체험프로그램 '하우스 워밍 파티'미추홀·중구 등 11곳서 프로그램인천시와 인천문화재단이 오는 20일까지 중구, 동구, 미추홀구에 있는 11개 문화공간에서 문화예술 특화거리 공동 프로젝트 '집들이 하우스 워밍 파티(HOUSE WARMING PARTY)'를 개최한다.이번 행사는 문화예술 단체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고, 문화공간을 찾는 시민들에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할 기회를 준다는 취지로 기획됐다.문화예술 특화거리 '점점점'은 문화예술 단체가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공간을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과 연계한 이번 행사는 중구, 동구, 미추홀구에 있는 11개 문화공간에서 공연, 워크숍, 전시, 체험 등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시민들은 무료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인천문화재단은 시민의 다양한 취향을 고려해 문화예술 특화거리 점점점 문화공간에서 즐길 수 있는 코스도 제안하고 있다. 각 코스는 서로 다른 주제로 구성했다. 또 지역 가게와 협력해 '투어 인증 이벤트'도 진행한다. 행사 기간 2개 이상 공간에 방문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지역 식당에서 쓸 수 있는 쿠폰을 주는 방식이다. 행사와 연계한 굿즈(기념품)도 준다.문화예술 특화거리 점점점 공동 프로젝트 참여 단체는 공예루틴, 공간인공빛, 창작집단발아, 올라아트컴퍼니, 모이소, 카츠오리진(이상 중구), 어벙또벙이야기수선집(동구), 한울소리, 위드달, 작업장봄, 코드아트(이상 미추홀구)다. 단체별 프로그램은 인천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재단 관계자는 "방문객이 자연스럽게 지역 상점과 문화공간을 이용하도록 유도해 지역과 상생하는 데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질곡의 삶, 섬에서 바위를 만나다''Beyond Island' 시리즈 2번째인천의 정체성과 인물에 대한 작업을 이어가는 사진 작가 류재형의 개인전 '질곡의 삶, 섬에서 바위를 만나다'가 오는 15~20일 인천 중구 인천아트플랫폼 전시장2에서 열린다.류재형 작가가 5년 전부터 시작한 'Beyond Island' 시리즈의 두 번째 전시다. 2020년 송도국제도시 케이슨24에서 진행한 첫 전시는 인천의 작은 섬에 존재했던 옹기 가마터를 통해 1970년대 왕성했던 삶의 애환을 표현했다.이번 전시는 '바위'를 소재로 한다. 섬과 바다, 바위들이 상징하는 아우라를 통해 섬사람들의 '질곡의 삶'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사진 작품들을 선보인다. 작가는 3년을 준비했다. 바위와 더불어 풀, 바람, 짠물, 이끼, 미역, 홍합이 어우러져 있는 바닷가에서 자연을 경외할 수밖에 없고, 자연을 숭상하면서 살아가는 인간들의 삶을 바위를 통해 들춰 본다.작가는 4인치×5인치(10㎝×12.5㎝) 대형 필름으로 작업했다. 작가가 직접 현상한 아날로그 사진을 디지털로 변환해 대형 작품으로 만들었다.80호 정도(110㎝×150㎝) 크기의 대작 11점과 60㎝×90㎝ 크기 작품 10점을 전시한다. 작가는 "바위가 가지는 끝없는 에너지의 분출, 바다와 친화적인 융화 관계를 가지는 적응력에 주목했다"며 "바위의 상징성은 사람과 동물을 닮은 거대한 외형과 어둠으로 상징되는 내면의 깊은 울림으로 표현된다"고 설명했다.15일 오후 5시 열리는 개막식에서는 영상과 춤, 음악이 어우러지는 퍼포먼스를 펼친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류재형 作 떡바위(자월도), 1394×1100㎝. /류재형 제공
'노벨문학상' 한강의 작품세계 1980년 5월 광주에서 벌어진 사건지옥같은 참상 전한 '소년이 온다'제주 4·3 조명 '작별하지 않는다'치유되지 못한 아픔 오롯이 담겨너무도 쉽게 망각해버리는 누군가의 아픔, 현대사에 생채기를 남긴 참사, 그리고 여전히 그런 과거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이들의 우울. 지난 1993년 시인으로 데뷔한 이래 한강(53)이 부단히 좇아온 실존하는 삶이다. 그렇다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한강이 이야기하고자 했던 부조리는 무엇이었을까. 2024 노벨문학상의 영예를 얻으며 덩달아 그의 작품이 조명받는 지금, '한강 문학'의 정수라 불릴만한 대표작과 작가로서 그의 일생을 톺으며 그 의미를 되짚어봤다.■ 혼의 등장… 너무 아파서 죽지 못한다 | 작품세계작품마다 소재는 제각각이지만, 문장 곳곳을 지탱하는 심지는 동일하다. 한강의 작품에서 주요하게 다뤄지는 주제의식은 '인간의 고통'이다. 특히 몇몇 작품에서는 이런 고통을 한으로 체화한 '망자의 혼'이 화자로 나타나기도 한다.이는 결코 굴곡진 한국의 현대사와 떼려야 뗄 수 없다. 앞서 한강은 아버지 한승원이 보여준 한 사진첩이 자신의 인생을 바꿔놓았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이 사진첩에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신군부에 의해 무참히 학살된 시민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이런 한강의 작품에 대해 김태선 문학평론가는 경인일보와의 통화에서 "한강의 작품은 우리에게 은폐되고 그동안 고통에 짓눌렸던 목소리를 들리도록 하게 한다"며 "그러면서 억압된 존재, 타자를 향한 관심을 모색하게 하는 소설"이라고 평했다. 지난 10일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선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며 한강을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꼽은 스웨덴 한림원의 심사평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그 흔적은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한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에서 가장 명징하게 드러난다. 각각 5·18 민주화운동 당시 상황과 여전히 끝나지 않은 제주 4·3 사건을 그리며, '현대사의 트라우마'를 문학적으로 승화시킨 작품이다."은폐되고 고통에 짓눌렸던 목소리"를 우리의 눈앞에 형상화한 한강의 소설을 읽다 보면, 백 년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무심코 잊어버렸던 타인의 고통이 우리의 감각으로 생생하게 전이된다.[대표작1 '소년이 온다']■ 소년이 온다(2014)┃한강 지음. 창비 펴냄. 284쪽. 1만5천원"썩어가는 내 옆구리를 생각해. 거길 관통한 총알을 생각해. … 그걸 쏘아보낸 총구를 생각해. 차디찬 방아쇠를 생각해. 그걸 당긴 따뜻한 손가락을 생각해. 나를 조준한 눈을 생각해. 쏘라고 명령한 사람의 눈을 생각해."(2부 '검은 숨' 중에서)16살, 중학교 3학년이던 '정대'는 1980년 5월 광주에서 총살당한다. 그를 조준한 두 눈은 한국 군인, 그를 쏘라고 명한 사람은 전두환을 필두로 한 신군부였다. 망령이 된 화자는 이승을 떠돌며 썩어 문드러져 가는 자신의 시신을 가만히 쳐다보기도 하고, 둘도 없는 친구 '동호'마저 전남도청 앞에서 살해당하는 상황을 마주한다.앞서 총에 맞아 쓰러진 정대를 두고서 홀로 도망쳤던 동호는 일말의 죄책감을 안고 전남도청 상무관에서 시신을 수습하는 일을 돕는다. 그는 불편한 마음을 떨쳐내지 못하며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 시신 옆마다 겸허하게 촛불을 밝힌다. 얼마 뒤 자신마저도 처참한 죽음을 맞이하게 될 미래를 모르는 그는 "용서하지 않을 거다. … 아무것도 용서하지 않을 거다. 나 자신까지도"라며 한없이 부끄러워한다. 치열하게 부끄러워해야 할 사람은 분명 따로 있는데도.살아남은 생존자에게도 그날의 참상은 여전히 생생한 지옥과 같다. 한강은 1980년 5월 광주에서 벌어진 사건을 망자와 생존자 등 총 7명의 시선으로 풀어낸다. 그 고통이 7명의 인물을 통해 고스란히 전해지며 우리의 뇌리에 광주의 5월을 강하게 아로새긴다.[대표작2 '작별하지 않는다']■ 작별하지 않는다(2021)┃한강 지음. 문학동네 펴냄. 332쪽. 1만4천원"눈은 거의 언제나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그 속력 때문일까, 아름다움 때문일까? 영원처럼 느린 속력으로 눈송이들이 허공에서 떨어질 때, 중요한 일과 중요하지 않은 일이 갑자기 뚜렷하게 구별된다. 어떤 사실들은 무섭도록 분명해진다."(1부 '새' 중에서)5·18 광주민주화운동에 관한 글을 썼던 소설가 '경하'는 새하얀 눈이 내리는 꿈을 꾼다. 천천히 땅을 향해 내려오는 눈 아래로는 수천 그루의 검은 통나무가 심겨 있다. 마치 묘비처럼 보인다고 생각하는 찰나, 바닥으로 물이 차오른다. 누군가의 묘가 순식간에 바다에 휩쓸리기 전에 뼈들을 옮겨야 한다고 몸부림치지만 경하는 어쩌지 못한다. 그러고서 꿈은 끝난다.꿈은 마치 경하에게 닥칠 미래를 예견하는 듯했다. 제주도에 살던 경하의 친구 '인선'이 서울의 어느 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경하는 인선이 기르는 새 '아마'를 돌보러 제주도에 간다. 그곳에서 경하는 분명 서울에 있어야 할 인선과 조우하는 초현실적인 경험을 한다. 인선이 들려준 이야기는 1980년 5월의 광주보다 한참 전, 제주도에서 벌어진 민간인 학살 사건이었다. 그리고 이런 제주 4·3에는 인선의 아픈 가족사가 서려 있었다.제주도 땅을 덮어가는 눈 아래서, 경하는 죽어서 혼령이 된 듯한 인선의 이야기를 들으며 제주 4·3의 처참한 장면을 눈앞에서 보는 듯 체감한다. 시공간을 초월해 전해지는 그때의 고통은 치유되지 못했고,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깨닫는다. 무수한 시간이 흘렀지만 제주 4·3과 결단코 작별할 수 없는 이유이자, 작별하지 않겠다는 한강의 결연한 외침이 행간 곳곳에 담겼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2016년 '채식주의자' 부커상 명성 아버지 '아제아제…' 집필 한승원한국인으로서, 또 아시아 여성으로서 노벨문학상에 호명된 최초의 이름, '한강'. 소설가로서의 첫 시작은 필명 '한강현'이었다. 대학을 졸업한 뒤 잡지사 기자, 시인으로 활동하던 그는 지난 1994년 한 언론사의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붉은 닻'이 당선되며 이름을 알린다.이듬해 발표한 '여수의 사랑'부터는 본명을 사용한다. 이후 '내 여자의 열매', '그대의 차가운 손', '검은 사슴', '바람이 분다 가라', '희랍어 시간' 등 여러 작품을 발표하며 이상문학상·황순원문학상 등을 수상, 한국 문단의 젊은 거장으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한다.전 세계에 그의 이름이 더욱 진하게 각인된 건 2016년 '채식주의자'로 부커상을 받으면서다. 당시 심사위원으로부터 "압축적이고 정교하고 충격적인 소설이 아름다움과 공포의 기묘한 조화를 보여줬다"는 호평을 받았다.부커상을 받으면서 한강은 노벨문학상 문턱에 더욱 가까워진다. 그간 수상자에 아시아 여성이 없었다는 점에서, 세계 유수의 문학상 트로피를 하나둘 세워가고 있던 한강을 눈여겨보기 시작한 것. 이후 2017년 '소년이 온다'로 이탈리아 말라파르테 문학상, 2018년 '채식주의자'로 스페인 산클레멘테 문학상의 영예를 얻었다.소설가로서 발표하는 작품마다 화제를 낳은 한강. 그의 문학적 재능은 '문인 집안'으로 불리는 가족력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한강의 아버지는 '아제아제 바라아제', '초의', '달개비꽃 엄마' 등을 집필한 유명 원로 소설가 한승원(85)이다. 한승원은 1988년 '해변의 길손'으로 국내 문학상 중 권위 있는 상으로 손꼽히는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 한강 역시 2005년 '몽고반점'으로 해당 상을 받으며, '이상문학상 부녀 2대 수상'이라는 타이틀을 세웠다.소설가 아버지와 소설가 딸은 문학적으로 서로의 버팀목이 되는 듯하다. 한승원은 딸의 작품에 대해 "어떤 때 한강이 쓴 문장을 보며 깜짝 놀라서 질투심이 동하기도 한다"며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한강은 아버지를 통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이 치열해서 날마다 죽음이 실려 나가고 그러는데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무슨 잔치를 하고 즐거울까"라며 수상 소감을 묵직하게 전하기도 했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한강의 아버지인 소설가 한승원이 11일 한강(왼쪽 두 번째)의 성장기 시절이 담긴 가족사진을 공개했다. /연합뉴스1995년 4월 15일 전남 목포문학관 뜰의 김현 기념비를 찾은 한승원(왼쪽)과 한강(가운데) 부녀의 모습. /연합뉴스
子(쥐띠)=96년 미련은 남으나 길이 아니면 정리하는 것이 신상에 이롭고 84년 감정적 대립은 이롭지 않으니 화해의 길 가는 것이 좋을 듯 72년 쥐가 고양이 앞에 서 있는 형상이니 이해충돌로 다툼 생길 수도 60년 사소한 실수라도 가볍게 넘기지 말고 마무리 잘하도록 48년 세상일이란 고집만 부린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고丑(소띠)=97년 작은 선행이 큰 보답으로 되돌아오니 하늘이 내려준 선물인 듯 85년 말은 입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니 마음속에 담아 두도록 73년 어려운 일 있다면 혼자 고민하지 말고 가족의 도움 받도록 61년 눈앞에 넓은 평야가 펼쳐지니 사업에 활력을 찾을 듯 49년 올바른 일이라면 남의 눈치 보지 말고 소신껏 밀고 나가도록寅(범띠)=98년 사소한 실수가 금융사고로 이어지니 보이스피싱 등에 주의하고 86년 좋은 소식 있게 되니 문서관계일 해결되고 목돈 만질 수도 74년 과욕부리면 돈 잃고 사람까지 등 돌리니 마음 비우고 62년 당장의 이익보다 장기적인 안목 갖고 기다리는 것이 이로울 수도 50년 중요문서는 가족과 상의하는 것이 후한 막는 길卯(토끼띠)=99년 분가 등의 문제로 가족과 대립하나 부모의 입장도 헤아려 보도록 87년 꿈과 현실은 다른 것이니 주어진 환경에 맞추어 길을 이어가도록 75년 사소한 실수라도 가볍게 넘기지 말고 잘 마무리 잘하고 63년 금전지출 돈거래 이익 없으니 거절함이 바람직 51년 집안일에 너무 강하게 대응하면 반발 생기니 타협하도록辰(용띠)=00년 일확천금의 꿈은 허상에 불과하니 도박 등에 빠지지 말기를 88년 호흡기 질환 등에 주의해야 하니 전염병 관리 잘하도록 76년 능력이 있어도 지금은 때가 아니니 이동문제 신중히 64년 무슨 일이든 지나치면 마음만 무거워지니 자제하고 52년 급작스런 질병으로 병원 찾을 일 생기니 평소 건강관리 잘하도록巳(뱀띠)=01년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니 너무 자책하지 말기를 89년 현실에 불만 있더라도 내색하지 말고 조용히 지내도록 77년 직업선택 문제로 고민하나 투자보다는 취업의 길이 좋을 듯 65년 당장은 손해이나 더 큰 이익으로 되돌아오니 강하게 추진을 53년 생각에 따라 길이 달라지니 긍정 마인드에 담아 보도록午(말띠)=02년 학업과 취업 사이에서 고민하나 경제적 여건이 중요할 수도 90년 윗사람 도움으로 원하는 소원 이루니 가볍게 출발하도록 78년 어려운 일 하나둘 풀리고 목돈 만질 일 생기니 만사형통 66년 일이 잘 풀리고 사방에서 도와주니 만사형통 54년 말이 초원에서 풀을 뜯는 형상이니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고未(양띠)=03년 이성 친구와 여행할 일 생기나 무책임한 행동은 하지 말기를 91년 깊은 골짜기로 들어가는 형상이니 과욕부리면 후회할 일 생기고 79년 할 말 있어도 참고 본연의 업무에만 충실하도록 67년 남의 말 한마디에 신뢰 잃게 되니 마음가짐 바로 하고 55년 사소한 일로 이웃과 대립하나 양보하면 쉽게 해결될 일이고申(원숭이띠)=04년 성인이 된다는 것은 책임감도 따르는 법이니 시행착오는 당연 92년 이동문제로 고민하나 움직여도 이익 없으니 참아야 하고 80년 남의 일에 개입하면 구설 듣게 되니 말 한마디 신중히 68년 새로운 환경 원하나 서둘면 낭패 보게 되니 신중하도록 56년 바깥일에만 신경 쓰지 말고 집안일부터 말끔히 정리하도록酉(닭띠)=05년 원하는 꿈 이룰 기회 생기니 절호의 찬스 놓치지 말기를 93년 일을 해결하려 여러 방법을 동원하나 뜻 이루기 어렵고 81년 어려운 일 하나둘 해결되고 목돈 만지게 되니 만사형통 69년 이익이 생기고 원하는 문서 얻게 되니 만사형통 57년 일이 잘 풀리고 많은 사람이 도와주니 평소 쌓은 선업의 결과이고戌(개띠)=06년 혼자 감당하기 힘든 일은 벌이지 않는 것이 후한 막는 길이고 94년 성급하면 손해만 커지니 묻지마 투자는 절대 하지 말기를 82년 길이 아니면 당장 멈추는 것이 손해 줄이는 길이고 70년 투자도 지나치면 문제 생기니 과욕부리지 말고 58년 남의 물건을 탐하면 책임질 일 생기니 부덕한 행동은 하지 말고亥(돼지띠)=07년 과도한 욕심으로 부모 가슴에 못 박는 행동은 죄악임을 알아야 95년 능력도 없는 사람이 부자 흉내 낸다면 파산은 당연하고 83년 금전 문제로 고민하나 부채를 줄이는 방법이 우선이고 71년 가까운 사이일수록 돈거래는 피하는 것이 마음 편한 길 59년 부동산 구입 등 계약 등에 하자 생기니 꼼꼼히 살펴보도록
촉망받는 국악소녀에서 국내 경서도(경기서울지방) 소리의 대표 국악인으로 거듭난 양은별(25) 씨가 국가무형유산 경기민요 이수자가 됐다. 16년간 김영임 명창을 사사한 그는 지난달 실기평가와 면접평가로 구성된 국가유산청의 어려운 시험을 통과하며 또 한 번 큰 성장을 이뤄냈다. 최근 김포문화원에서 만난 은별 씨는 “다음 단계인 전승교육사(옛 전수교육조교)와 보유자까지는 멀고 먼 길이 될 수 있지만, 그래도 그 길로 가려 한다"고 의연하게 소감을 밝혔다. 무대에 오르면 좌중을 압도하는 은별 씨도 이번 이수자시험은 떨릴 수밖에 없었다. 그는 “주어진 곡의 장단도 칠 줄 알아야 하고, 유래나 역사에 대해서도 인지하고 있어야 했다"며 “이수자시험이 매년 열리는 게 아니어서 긴장이 많이 됐던 것 같다"고 시험 당시를 떠올렸다. 또래들이 유행가를 흥얼거릴 때 국악 카세트테이프를 반복해서 듣고 '풍년가'만 따라 부르는 어린 딸을 보며 가족들은 김영임 명창에게 편지를 보내고 찾아갔다. 은별 씨가 김포 고창초등학교 5학년에 재학 중일 때다. 김 명창을 처음 본 날, 스스로 표현을 빌리자면 '어디서 나온 지 모를 패기'로 그는 '울산 아가씨'를 불렀다. 그날의 패기는 은별 씨가 꿈에 다가서는 디딤돌이 됐다. 은별 씨는 “10살 때 우연히 들었던 풍년가는 내게 꿈을 만들어줬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나의 뒷바라지를 위해 장거리 운전하는 어머니의 차 안에서 그 꿈을 키웠다"고 회상했다. 국립 국악고에서 기량을 쌓은 은별 씨는 한양대 음대의 유일한 경서도 소리 전공 입시에서 30대1의 경쟁을 뚫고 진학했다. 2021년에는 한양대 음대 대학원에서 경서도 소리로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박사과정 2기를 마치는 등 학업에도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대학을 막 졸업했을 때 그는 생애 첫 앨범 '시작의 갈피'를 발매했다. '마음을 노래하는 소리꾼'이라는 찬사가 따랐다. 그 무렵부터 KBS '열린음악회' 등 지상파 프로그램에 잇따라 출연하며 대중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은별 씨는 오는 12월 새로운 음원 '사랑히 눈이 온다'를 공개한다. 노랫말은 시각적 묘사와 감정의 묘사를 유연하게 넘나든다. 은별 씨는 “눈이 어떤 이에겐 추운 이미지, 어떤 이에겐 보기 좋은 존재일 수 있고 또 누군가는 눈을 보며 '눈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거나 포근한 솜이불처럼 덮고 싶은 마음이 들 수도 있을 것"이라며 “나에게 눈은 입김조차 투명한 겨울의 느낌과 하얀 설렘이었다"고 했다. 엄마 김정옥 여사는 은별 씨에게 가족이자 매니저이자 친구다. 둘이 차를 타고 이동하는 와중에 공연 얘기며 TV드라마 얘기, 개인적인 고민 등을 주고받는다. 은별 씨는 “이미 엄마 덕분에 나는 잘 컸다고, 엄마 덕분에 바르고 행복하게 잘 사는 거라고 말해주고 싶다. 엄마도 항상 행복한 마음으로 내 옆에 건강하게 있어줬으면 좋겠다"며 동석한 김 여사의 손을 꼭 잡았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너무도 쉽게 망각해버리는 누군가의 아픔, 현대사에 생채기를 남긴 참사, 그리고 여전히 그런 과거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이들의 우울. 지난 1993년 시인으로 데뷔한 이래 한강(53)이 부단히 좇아온 실존하는 삶이다. 그렇다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한강이 이야기하고자 했던 부조리는 무엇이었을까. 2024 노벨문학상의 영예를 얻으며 덩달아 그의 작품이 조명받는 지금, '한강 문학'의 정수라 불릴만한 대표작과 작가로서 그의 일생을 톺으며 그 의미를 되짚어봤다. 작품마다 소재는 제각각이지만, 문장 곳곳을 지탱하는 심지는 동일하다. 한강의 작품에서 주요하게 다뤄지는 주제의식은 '인간의 고통'이다. 특히 몇몇 작품에서는 이런 고통을 한으로 체화한 '망자의 혼'이 화자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는 결코 굴곡진 한국의 현대사와 떼려야 뗄 수 없다. 앞서 한강은 아버지 한승원이 보여준 한 사진첩이 자신의 인생을 바꿔놓았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이 사진첩에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신군부에 의해 무참히 학살된 시민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런 한강의 작품에 대해 김태선 문학평론가는 경인일보와의 통화에서 “한강의 작품은 우리에게 은폐되고 그동안 고통에 짓눌렸던 목소리를 들리도록 하게 한다"며 “그러면서 억압된 존재, 타자를 향한 관심을 모색하게 하는 소설"이라고 평했다. 지난 10일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선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며 한강을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꼽은 스웨덴 한림원의 심사평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그 흔적은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한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에서 가장 명징하게 드러난다. 각각 5·18 민주화운동 당시 상황과 여전히 끝나지 않은 제주 4·3 사건을 그리며, '현대사의 트라우마'를 문학적으로 승화시킨 작품이다. “은폐되고 고통에 짓눌렸던 목소리"를 우리의 눈앞에 형상화한 한강의 소설을 읽다 보면, 백 년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무심코 잊어버렸던 타인의 고통이 우리의 감각으로 생생하게 전이된다. ■소년이 온다(2014)┃한강 지음. 창비 펴냄. 284쪽. 1만5천원 “썩어가는 내 옆구리를 생각해. 거길 관통한 총알을 생각해. … 그걸 쏘아보낸 총구를 생각해. 차디찬 방아쇠를 생각해. 그걸 당긴 따뜻한 손가락을 생각해. 나를 조준한 눈을 생각해. 쏘라고 명령한 사람의 눈을 생각해."(2부 '검은 숨' 중에서) 16살, 중학교 3학년이던 '정대'는 1980년 5월 광주에서 총살당한다. 그를 조준한 두 눈은 한국 군인, 그를 쏘라고 명한 사람은 전두환을 필두로 한 신군부였다. 망령이 된 화자는 이승을 떠돌며 썩어 문드러져 가는 자신의 시신을 가만히 쳐다보기도 하고, 둘도 없는 친구 '동호'마저 전남도청 앞에서 살해당하는 상황을 마주한다. 앞서 총에 맞아 쓰러진 정대를 두고서 홀로 도망쳤던 동호는 일말의 죄책감을 안고 전남도청 상무관에서 시신을 수습하는 일을 돕는다. 그는 불편한 마음을 떨쳐내지 못하며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 시신 옆마다 겸허하게 촛불을 밝힌다. 얼마 뒤 자신마저도 처참한 죽음을 맞이하게 될 미래를 모르는 그는 “용서하지 않을 거다. … 아무것도 용서하지 않을 거다. 나 자신까지도"라며 한없이 부끄러워한다. 치열하게 부끄러워해야 할 사람은 분명 따로 있는데도. 살아남은 생존자에게도 그날의 참상은 여전히 생생한 지옥과 같다. 한강은 1980년 5월 광주에서 벌어진 사건을 망자와 생존자 등 총 7명의 시선으로 풀어낸다. 그 고통이 7명의 인물을 통해 고스란히 전해지며 우리의 뇌리에 광주의 5월을 강하게 아로새긴다. ■작별하지 않는다(2021)┃한강 지음. 문학동네 펴냄. 332쪽. 1만4천원 “눈은 거의 언제나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그 속력 때문일까, 아름다움 때문일까? 영원처럼 느린 속력으로 눈송이들이 허공에서 떨어질 때, 중요한 일과 중요하지 않은 일이 갑자기 뚜렷하게 구별된다. 어떤 사실들은 무섭도록 분명해진다."(1부 '새' 중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관한 글을 썼던 소설가 '경하'는 새하얀 눈이 내리는 꿈을 꾼다. 천천히 땅을 향해 내려오는 눈 아래로는 수천 그루의 검은 통나무가 심겨 있다. 마치 묘비처럼 보인다고 생각하는 찰나, 바닥으로 물이 차오른다. 누군가의 묘가 순식간에 바다에 휩쓸리기 전에 뼈들을 옮겨야 한다고 몸부림치지만 경하는 어쩌지 못한다. 그러고서 꿈은 끝난다. 꿈은 마치 경하에게 닥칠 미래를 예견하는 듯했다. 제주도에 살던 경하의 친구 '인선'이 서울의 어느 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경하는 인선이 기르는 새 '아마'를 돌보러 제주도에 간다. 그곳에서 경하는 분명 서울에 있어야 할 인선과 조우하는 초현실적인 경험을 한다. 인선이 들려준 이야기는 1980년 5월의 광주보다 한참 전, 제주도에서 벌어진 민간인 학살 사건이었다. 그리고 이런 제주 4·3에는 인선의 아픈 가족사가 서려 있었다. 제주도 땅을 덮어가는 눈 아래서, 경하는 죽어서 혼령이 된 듯한 인선의 이야기를 들으며 제주 4·3의 처참한 장면을 눈앞에서 보는 듯 체감한다. 시공간을 초월해 전해지는 그때의 고통은 치유되지 못했고,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깨닫는다. 무수한 시간이 흘렀지만 제주 4·3과 결단코 작별할 수 없는 이유이자, 작별하지 않겠다는 한강의 결연한 외침이 행간 곳곳에 담겼다. 한국인으로서, 또 아시아 여성으로서 노벨문학상에 호명된 최초의 이름, '한강'. 소설가로서의 첫 시작은 필명 '한강현'이었다. 대학을 졸업한 뒤 잡지사 기자, 시인으로 활동하던 그는 지난 1994년 한 언론사의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붉은 닻'이 당선되며 이름을 알린다. 이듬해 발표한 '여수의 사랑'부터는 본명을 사용한다. 이후 '내 여자의 열매', '그대의 차가운 손', '검은 사슴', '바람이 분다 가라', '희랍어 시간' 등 여러 작품을 발표하며 이상문학상·황순원문학상 등을 수상, 한국 문단의 젊은 거장으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한다. 전 세계에 그의 이름이 더욱 진하게 각인된 건 2016년 '채식주의자'로 부커상을 받으면서다. 당시 심사위원으로부터 “압축적이고 정교하고 충격적인 소설이 아름다움과 공포의 기묘한 조화를 보여줬다"는 호평을 받았다. 부커상을 받으면서 한강은 노벨문학상 문턱에 더욱 가까워진다. 그간 수상자에 아시아 여성이 없었다는 점에서, 세계 유수의 문학상 트로피를 하나둘 세워가고 있던 한강을 눈여겨보기 시작한 것. 이후 2017년 '소년이 온다'로 이탈리아 말라파르테 문학상, 2018년 '채식주의자'로 스페인 산클레멘테 문학상의 영예를 얻었다. 소설가로서 발표하는 작품마다 화제를 낳은 한강. 그의 문학적 재능은 '문인 집안'으로 불리는 가족력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한강의 아버지는 '아제아제 바라아제', '초의', '달개비꽃 엄마' 등을 집필한 유명 원로 소설가 한승원(85)이다. 한승원은 1988년 '해변의 길손'으로 국내 문학상 중 권위 있는 상으로 손꼽히는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 한강 역시 2005년 '몽고반점'으로 해당 상을 받으며, '이상문학상 부녀 2대 수상'이라는 타이틀을 세웠다. 소설가 아버지와 소설가 딸은 문학적으로 서로의 버팀목이 되는 듯하다. 한승원은 딸의 작품에 대해 “어떤 때 한강이 쓴 문장을 보며 깜짝 놀라서 질투심이 동하기도 한다"며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한강은 아버지를 통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이 치열해서 날마다 죽음이 실려 나가고 그러는데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무슨 잔치를 하고 즐거울까"라며 수상 소감을 묵직하게 전하기도 했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재난과 참사로 인한 공동체의 슬픔과 애도의 감정의 담은 회화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치명타 작가의 개인전 '반도 엘레지'가 인천 중구에 있는 '임시공간'에서 진행 중이다. 작가의 신작 회화 8점을 펼친 이번 전시는 재난, 참사의 공동체적 회복을 방기하고 나아가 진실을 은폐하는 한국 사회에서 애도와 추모를 멈추지 않는 이들이 겪는 슬픈 감정에 집중한다. 애도가를 뜻하는 그리스어 엘레게이아(Elegeia)에서 유래한 '엘레지'는 주로 문학과 음악에서 슬픔을 담아 표현한 작품을 일컫는다. 작가는 슬픔을 노래하고 죽은 이를 애도하는 '엘레지'라는 정서를 통해 사소한 개별 감정으로 폄하됐던 슬픔을 불가결한 공동체적 추모 과정으로 견인하고 있다. 작가는 슬픔의 단계를 밟아가며 다양한 종류의 슬픔을 마주하는 행위는 역설적으로 그 어떤 방해와 기망에서도 끝내 기억하고 애도할 수 있는 힘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믿는다.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메시지가 적힌 메모지(혹은 포스트잇)를 그린 그림들을 먼저 만난다. 그리고 미간을 찌푸리거나 입을 앙다문 얼굴들을 마주하고, 빈 메모지 더미에 덮여 있는 알 수 없는,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여러 색상의 '노란 리본'들을 매단 검은 색 배낭을 멘 여성이 군중 사이에서 뒤를 돌아보면서 마치 질문을 하듯 관람객과 눈을 마주친다. 치명타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그의 그림들에 담긴 감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 “10·29(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보름도 되지 않은 시기, 세월호 참사 유가족 한 분이 SNS 게시글을 통해 책 한 권을 추천했다. '떠나보내는 길 위에서'(펜타그램·2015)라는 책이다. 정신과 의사인 노다 마사아키가 대형 참사를 겪은 유가족을 상담 치료한 내용으로, 유가족이 거치는 상(喪)의 과정을 여러 단계로 나눠 정리하고 슬픔 또한 세분화해 다루고 있다. 저자는 '유가족이 쇼크, 분노, 긴 슬픔과 우울 상태의 시기를 거쳐, 드디어 (…) 고인의 유지를 깊이 듣는 때가 온다. 그리고 고인의 유지를 사회화하기 위해 슬픔을 가슴에 안고 앞을 향해 걷기 시작한다'고 서술했다. 책을 읽고서, 이러한 슬픔의 과정이 어쩌면 유가족에게만 국한된 경험은 아닐 거란 생각이 들었다. 추모 집회와 기억 행사에서 만났던 시민들이 참사로 인한 상처를 고백할 때 울고, 분노하고, 말을 잇지 못했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 또한 재난 참사를 오랜 작업 주제로 다루며, 참사의 이름을 호명하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흐르는 시기가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의 나는 어떤 슬픔의 단계를 지나고 있어서 그랬던 것이 아닐까, 이제야 추측해 본다." 작가는 유가족이 가족의 상실을 단계별로 받아들이고 슬퍼하며 끝내 '사회화의 단계'로 나아가듯, 애도하는 이들도 슬픔의 다양한 단계를 겪고 견디며 기억을 지속하게 될 때 공동체는 비로소 사회화의 단계로 들어서 '재조직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반도 엘레지'는 사회적 재난, 참사를 애도하는 공동체 구성원들의 다양한 슬픈 감정을 '엘레지'의 정서로 다룬다. 작가는 슬픔의 종류와 단계를 드러내는 행위를 통해 슬픔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기억과 추모를 지속하기 위한 필수적이고 자연스러운 과정으로서 슬픔을 마주하길 제안한다. 이번 전시는 오는 19일까지다. 전시는 11월1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서대문구 미학관에서 열리는 작가의 개인전 '반도 엘레지, 레퀴엠'과 연결된다. 곧 10·29 참사 2주기가 다가온다. 이번 전시와 함께 읽으면 좋을 글을 권한다. '황해문화' 2024년 가을호(통권 124호) 비평란에 실린 최성용 성공회대 열림교양대학 강사의 '10·29 이태원 참사의 사회적 애도와 기억을 위하여'다. 최성용은 이 글의 말미에 이렇게 썼다. “지난 참사 1주기, 슬퍼하는 시민들은 애도하고자 이태원을 방문했지만, 정작 핼러윈을 즐기기 위해 이태원을 찾지 않았다. 야간의 이태원은 과도하게 설치된 폴리스라인과 공무원·경찰들로 가득했다. 참사로 인해 우리는 이태원 핼러윈 축제와 그 즐거운 기억도 상실해버렸다. 돌아오는 2주기엔 그 모든 상실을 애도하고 기억해보자. 방법은 간단하다. 참사가 벌어진 장소에서 다시 축제를 즐기는 것이다. 유령처럼 분장을 하고서 핼러윈 축제마다 돌아올 죽은 자들과 함께 핼러윈 축제에 참여하는 것이다. 삶과 죽음이, 기쁨과 슬픔이 뒤섞인 축제는 이윽고 문란함의 의미를 전복한다. 문란하기에 죽은 것이 아니다. 문란한 자들의 카니발이야말로 참사의 정확한 애도 의례다. 그리고 그 가운데서, 풍기문란의 역사가 아로새겨진 이태원의 애도되지 못한 수많은 죽음까지도 되살아나 함께할 것이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전 세계인의 사랑받는 뮤지컬의 한국 초연...뮤지컬 '알라딘' 뮤지컬 '알라딘'은 전 세계 4대륙 11개 프로덕션에서 공연해 약 2천만 명의 관개기 관람했다. 디즈니의 살아있는 역사로 토니상만 24개를 수상한 공연 예술의 장인들이 탁월한 상상력으로 예술성과 대중성을 구현해 낸 작품은 토니상, 드라마데스크상 등 전 세계 주요 어워즈 수상 및 노미네이션 됐다. 알라딘과 지니, 자스민의 아름다운 러브스토리와 진실된 우정이 담긴 스토리, 'Friends ike Me', 'A Whole New World' 드 황홀한 음악과 명장면이 눈앞에서 생생하게 펼쳐진다. 알라딘의 한국 초연을 위해 전 세계 프로덕션에서 완벽한 캐스트들을 찾아냈던 케이시 니콜로 연출 겸 안무 등 오리지널 크리에이터들 내한해 한국 크리에이터들과 함께 10차례에 걸친 오디션을 진행했다. 케이시 니콜로는 “한국을 처음 방문했는데 이토록 깊이 있고 풍성한 인재들을 만날 수 있게 되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며 “우리가 찾아낸 뛰어난 재능의 배우들이 '알라딘' 프로덕션에 즐거움과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알라딘' 역에는 한국 뮤지컬의 대표 스타 김준수·서경수·박강현이 맡는다. 대체 불가능한 존재감을 지닌 한국의 '지니' 역에는 정성화·정원영·강홍석이, 자스민 역에는 이성경·민경아·최지혜가 캐스팅됐다. 이와 함께 '술탄' 역의 이상준·황만익, '자파' 역의 윤성용·임별, 자파의 부하 '이아고' 역의 정열 등 노련한 연기로 손꼽히는 베테랑 배우부터 훌륭한 기량의 실력파 배우까지 화려한 조연, 앙상블, 스윙 캐스팅이 기대감을 높였다. 뮤지컬 '알라딘'의 한국 초연은 서울과 부산에서 공연되며, 11월 22일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한다. ■여덟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 '여신님이 보고 계셔' 한국 창작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가 지난해 10주년 전국 투어를 성황리에 마치고 새로운 라인업으로 재정비했다. 특히 이번 시즌은 초연 이후 처음으로 공개 경쟁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멤버들로 구성돼 눈길을 끈다. '여신님이 보고 계셔'는 한국전쟁이라는 시대적 배경을 바탕으로, 인간애와 희망을 말하는 작품이다. 서로 다른 목적을 가졌던 적군과 아군이 무인도에 표류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남북한 군사들은 무사히 돌아가고 싶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여신님'의 존재를 상상해 내며 서로 믿음을 쌓고 하나가 되어간다. 미움과 다툼, 상처가 난무하는 전쟁 속에서도 사람들의 내면에 존재하는 순수함과 따뜻함을 조명하는 극이다. 처세와 허풍으로 별 탈 없이 군인 생활을 하고 있던 국군 대위 '한영범' 역에는 이동하·강기둥·김지철이, 전쟁의 후유증으로 공황 상태에 빠진 북한국 '류순호' 역에는 신우(B1A4)·박준휘·류동휘·류찬열이 캐스팅됐다. 냉혈한으로 소문이 자자한 북한국 상위 '창섭' 역에는 차용학·안재영·안창용이, 가슴 속에 첫사랑을 품고 있는 남한군 '신석구' 역에는 김찬종·장두환·조용휘가, 말 못할 사연을 지닌 북한국 창섭의 오른팔 '조동현' 역에는 장민수·김방언·정세윤이 무대에 오른다. 부드럽고 섬세한 재주꾼인 북한군 '변주화' 역에는 문성일·최민우·김도하, 꿈과 희망을 담고 있는 신비로운 존재인 '여신님' 역에는 한보라·강지혜·주다온이 함께한다. 여덟 번째 시즌을 맞는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는 11월 26일부터 내년 3월 3일까지 대학로 인터파크 유니플렉스 1관에서 공연된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제주 4·3을 배경으로 한 소설가 한강의 장편 '작별하지 않는다'가 2024 노벨문학상 수상 발표 하루 만에 15만부 중쇄에 들어갔다. 한강의 수상으로 그동안 해외 작품이 독점해오던 '노벨 특수'를 한국 문학이 가져오면서 '한국 문학 붐'이 일 거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11일 출판사 문학동네 관계자는 “노벨문학상 발표를 앞두고 관련 부서 직원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올해는 아시아 여성 작가의 수상 확률이 높아 보였기 때문"이라며 “한강의 대표작인 '작별하지 않는다'는 원래도 판매가 잘 되는 작품이기는 하나, (노벨문학상인 만큼) 수상 발표 후 다음 날 15만부 중쇄에 들어갔다. 다만, '노벨상 에디션'은 아직은 계획에 없다"고 전했다. 문학동네는 국내에서 한강의 소설 작품을 가장 많이 출간한 곳이다. 통상 책을 출판할 때 많게는 1쇄에 3천부가량을 찍는다. 15만부를 중쇄하는 건 단번에 50쇄를 돌파하게 된다는 점에서 기념비적인 수치다. '소년이 온다'를 출간한 창비와 한강의 시집을 선보였던 문학과지성사 역시 바쁘게 추가 물량 공세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주요 온라인 서점에서는 판매량이 폭증했다. 알라딘에 따르면 노벨문학상 수상자 선정 이후와 전일 판매량을 비교한 결과 '소년이 온다' 521배, '채식주의자' 901배, '작별하지 않는다' 1천719배, '흰' 2천72배, '희랍어 시간' 1천235배 증가했다. 예스24와 교보문고 역시 비슷한 수치를 발표했다. 출판계에서는 이런 현상을 이른바 '노벨 특수'라고 부른다. 앞서 지난해 2023 노벨문학상을 받았던 노르웨이 작가 욘 포세의 작품이 수상 직후 베스트셀러에 오른 것과 맞물린다. 올해 노벨문학상을 사상 최초로 한국 작가인 한강이 수상한 덕에, 매해 해외 작가의 저서가 반짝인기를 얻던 '노벨 특수'를 한국 문학이 누리게 된 셈이다. 이렇듯 출판계와 서점가가 분주해지면서, 한국 문학계 전반으로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도 기대된다. 현재 독서의 계절 가을을 맞아 한국 문학을 대표하는 스타 작가들이 하나둘 신작을 발표하는 중이다. 한국 문학의 젊은 거장이라 불리는 김애란은 지난달 13년 만의 장편 '이중 하나는 거짓말(=8월30일자 11면 보도)'을 발표하는가 하면, 섬세한 문체로 탄탄한 팬층을 확보한 김금희는 지난 4일 장편 '대온실 수리 보고서(=10월11일자 11면 보도)'를 들고 독자를 찾았다. 간만에 서점에 방문한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만한 대작들이다. 한편, 이는 한국 문학의 소비층을 다양화하거나 보다 적극적으로 글로벌화 할 기회로도 평가받는다. 그간 한국 문학은 3040세대 여성이 핵심 독자층으로서 소비를 견인해왔다. 하지만 이번 한강의 수상 이후 그의 저서 판매량은 전 연령층에 고르게 분포하는 등 일부 고무적인 모습을 보였다. 알라딘에 따르면,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한강의 작품을 구매한 고객의 연령대는 각각 20대 이하 18%, 30대 21%, 40대 29%, 50대 24%, 60대 이상이 8%을 차지했다. 아울러 통상 노벨 문학상이 세계 3대 문학상(노벨문학상·부커상·공쿠르상) 중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데다 높은 권위를 자랑하는 점을 고려한다면, 한국 문학이 국내 시장을 넘어 'K-문학'으로 발판을 넓힐 마중물이 될 수도 있다. 김태선 문학평론가는 “상대적으로 이른 나이의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것이라 감동이 더 컸다. 독서 마니아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다른 한국 작가에게 관심을 갖는 등 파급 효과가 이어지지 않을까 싶다"며 “이런 상황에서 번역가들의 처우가 개선된다면, 번역 분야도 더욱 활성화돼 한국 문학을 해외에 알리는 주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