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 봉사활동 등 더불어 살기 실천'부캐' 정체성서 때로 '본캐'로 역할도대하드라마 '임꺽정'의 주연 배역으로 이름을 알린 배우 정흥채(59)씨가 '임꺽정'으로 살아온 자신의 인생사를 소개하며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삶을 강조했다.정씨는 7일 오후 수원 파티움하우스에서 열린 제12기 미래사회포럼 강연자로 나섰다. 이날 정씨는 자신의 지난 생애를 3막으로 구분해 소개했다. 1987년 연극 작품으로 데뷔한 정씨는 무명시절을 거쳐 30대 무렵 임꺽정 배역을 맡아 인지도를 얻기 시작, 1996년 SBS 연기대상에서 남자 신인상을 수상하기에 이른다.이때 자신의 배역처럼 정의로운 삶을 살아가는 데 관심이 생겼다고 한다. 다수의 봉사활동과 광고는 물론, 지역 문화예술 활동과 쌀농사까지 아우르며 지역사회와 더불어 살고자 하는 목표를 몸소 실천해 왔다. 이 과정에서 임꺽정 배역은 30여년 동안 그에게 부여된 하나의 '부캐' 정체성이자, 때로는 '본캐'로도 역할하는 자신의 일부 모습이 됐다.정씨는 "몸도 마음도 건강이 최고"라며 자전거를 즐기는 취미활동과 함께 매사 가족들과 친밀하게 소통하는 일상을 소개했다.한편 정씨는 양주시 등 다수 지자체의 지역 행사 홍보대사 경력을 갖고 있다. /김산기자 mountain@kyeongin.com7일 오후 수원파티움 하우스에서 열린 미래사회포럼에 강사로 나선 정흥채 배우가 '임꺽정으로 살다'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2024.8.7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한국 프로스포츠에서 '라이온 킹'이란 칭호는 종목마다 단 한 명의 선수에게만 부여됐다. 야구 이승엽, 축구 이동국, 그리고 농구에서는 인천 출신 국보급 센터 오세근(서울 SK 나이츠)이 있다. 2011년 한국프로농구(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안양 KGC 인삼공사 유니폼을 입은 '갈색 사자머리'의 오세근은 입단 첫해부터 골대 밑을 지배하며 '왕좌'(2011~2012 시즌 챔피언 결정전 MVP)에 올랐다. 4차례의 KBL 우승, 3차례의 챔피언 결정전 MVP, 정규 시즌 MVP를 차지하며 오세근의 시대를 이어갔다. 국가대표 농구팀 센터로 출전한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과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각각 은메달과 금메달을 따낼 때 큰 힘을 보탰다. 완숙기에 접어든 오세근은 12년 동안 몸담았던 안양 KGC에서 지난해 서울 SK로 이적해 한 시즌을 치르며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KBL '라이온 킹'은 아직 권좌를 내려놓지 않았다. 지난달 16일 경기도 용인에 있는 서울 SK 나이츠 클럽하우스 체육관에서 2024~2025 시즌 준비에 한창인 오세근을 만났다. 지난 시즌이 아쉬웠다는 그는 “열심히 몸을 만들고 있다"며 “올 시즌은 분명히 코트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어린 사자가 뛰놀던 곳은 대초원이 아니라 서해의 포구다. 부모님은 충북 청주에서 오세근을 낳자마자 인천으로 이주했고, 소래포구에서 회와 각종 해산물을 파는 가게 겸 식당을 30년 넘게 운영하다 접었다. 오세근의 조부모가 먼저 소래포구에서 장사했다고 한다. 어린 시절에는 그 가게가 집이자 놀이터였다. 예나 지금이나 소래포구는 관광객으로 붐비는 어시장이기도 하지만, 오세근이 어린 시절을 보낸 1990~2000년대 초반은 소래논현지구 도시개발사업으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약 1만2천가구)가 들어서기 전이라 지금보다는 더 어촌다운 풍경이었다. “지금은 소래포구 주변 환경이 워낙 많이 변해서 어릴 때 모습은 거의 없다시피 하네요. 예전엔 시장 같은 느낌이 더 컸고요. 배가 들어오면 그물째로 해산물을 옮기는 모습도 신기했습니다. 그땐 갯벌에도 들어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프로 선수가 돼서도 가끔 부모님 가게에 들러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가게 일을 도와줬어요." 강제윤 시인이 2010년 펴낸 인천문화재단 문화의길 총서 1권 '바다의 노스탤지어 파시'를 보면, 소래포구는 협궤열차로 수원~인천을 오갔던 옛 수인선 철도(1937~1995년 운행)가 건설되면서 생겨났다. 일제는 주안, 남동, 소래, 군자 일대 대규모 천일염전에서 생산하는 소금과 여주·이천 곡창지대의 쌀을 인천항으로 반출하고자 1935년부터 수인선 건설에 나섰다. 철도 건설 노동자와 염전에서 일하는 염부들을 태운 나룻배가 소래포구로 드나들었다. 더러는 소래포구에 정착해 작게나마 어업 활동을 시작했다. 소래포구를 키운 건 실향민을 비롯한 이주민들이다. 1960년대 초 인근 섬 지역과 인천 연안부두 등지에서 황해도 출신 실향민들이 새우잡이를 위해 소래포구로 모여들었다. 어민들은 1962년 2월 소래어촌계를 결성했다. 1970년대 초에는 어선들이 어획물을 하역할 수 있는 물양장도 조성됐다. 1982년 인천항에 소형 어선의 출입이 금지되면서 어선들이 소래포구로 대거 몰렸다. 시흥시사편찬위원회가 2007년 발간한 '시흥시사'에 따르면 1976년 80가구 320명에 불과했던 소래포구 일대 인구는 1986년 500가구 2천명으로 늘었다. 횟집도 번성했다. 정부는 1983년 무허가 횟집을 양성화했는데, 이때 소래포구 주민 32명이 허가를 얻었다. 1984년 11월 한 달 동안 소래포구를 찾은 관광객은 18만명을 넘었고, 관광버스가 하루 100대씩 오갔다. 실향의 아픔을 다룬 이원규 작가의 단편소설 '포구의 황혼'(1987년 발표)은 당시 소래포구 풍경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경인 산업도로로 이어지는 관통 도로가 뚫리자, 소래포구 종점 거리에는 수십 개의 횟집이 들어섰다. 주말은 물론 평일 저녁에도 자가용을 가진 도회 사람들이 싱싱한 생선회를 먹으러 찾아왔다. 김장철에는 물 좋은 새우를 사려고 사람들이 몰려와 경쟁을 벌였다.' (이원규 '포구의 황혼' 중에서) 오세근은 초등학교 6학년이 되기도 전에 키 170㎝를 넘겼다. 종종 함께 농구를 했던 담임 선생님과 키가 비슷했다고 한다. 소래포구 동네에서도 중학생 형들보다 큰 키로 유명했다. 조용한 성격이라서 튀는 학생은 아니었다. 초등학교 때 잠시 볼링 선수로 활동하기도 했고, 농구와 축구 가릴 것 없이 운동이라면 다 좋았다. 중학생이 돼서도 운동부에 들어가진 않았지만, 운동을 취미로 아주 열심히 즐겼다. 동네 친구들과 함께 길거리 농구에 푹 빠졌다고 한다. 오세근이 미추홀구 주안동에 살면서 동인천중학교에 다닐 때였는데, 집 근처 인천고등학교 농구 코트가 그의 주무대였다. 1997년 KBL 출범과 일본 농구 만화 '슬램덩크' 신드롬에 힘입어 청소년들 사이에서 길거리 농구가 큰 인기를 끌었다. 인천에서도 지자체, 사회단체 등이 각종 청소년 길거리 농구대회를 개최했다. 신세계백화점 인천점(현 롯데백화점 인천점 자리)은 1999년 3월부터 매주 일요일마다 길거리 농구대회를 열기도 했다. “키만 조금 컸지, 길거리 농구를 평정할 실력까진 아니었어요. 그저 친구들과 즐겁게 농구를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길거리 농구를 하는 다른 학교 친구들도 많이 알아서 연습 경기도 정말 많이 했고요. 대회도 여러 번 나갔습니다. 중학교 3학년 때 송도중학교에서 개최한 길거리 농구대회에 출전했는데, 주최 측에서 저를 잘 봤는지, 저에 대한 얘기가 농구부가 있는 계양구 안남중학교 코치님한테까지 들어갔다고 합니다. 코치님이 동인천중까지 찾아와 스카우트 제의를 했어요." 오세근은 중학교 3학년 때 키가 190㎝에 달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농구 선수가 되는 것을 반대했다. 아버지도 어렸을 때 운동선수 생활을 했다고 한다. 아버지는 운동부 활동이 얼마나 힘들지 알기에 아들을 고생시키기 싫었다고 한다. 다른 선수들보다 비교적 늦게 운동을 시작하는 것도 걱정이었다. 오세근은 좋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아 아버지를 계속 설득했고, 결국 승낙을 받았다. 이때 아버지와 아들은 두 가지를 약속했다. '운동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하겠다. 최고의 선수가 되겠다'라는 약속이다. 오세근은 2002년 여름 안남중학교로 전학해 농구부에 입단했다. 운동을 일찍 시작한 선수들보다 체력과 기본기 모두 부족했다. 대회에서는 8강에 오르기도 쉽지 않을 정도로 아쉬운 성적이었다. 오세근은 더 좋은 선수로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싶었고, 학교 코치와 부모님과 상의한 끝에 유급을 결정했다. 그리고 학교 인근에 사는 농구부 동기의 집에 머물면서 1년 더 연장한 중학교 생활을 오로지 운동으로 채웠다. 어려운 선택이었지만, 그 덕에 탄탄한 기본기를 갖출 수 있었다. 오세근은 2004년 제물포고등학교로 입학해 농구부에 입단했다. 인천에서는 송도고등학교 농구부의 역사가 더 깊었고, 서울의 다른 고등학교에서도 입학 제의가 있었으나, 오세근은 “안남중 동기 6명과 함께 운동하고 싶어서" 제물포고를 택했다. 제물포고 농구부는 송도고에 이어 인천에서 두 번째로 창단한 고교 농구부다. 1998년 5월7일 창단했다. 경인일보 1998년 5월7일자 신문에 실린 '港都(항도) 바스켓 새요람 선언'이란 제목의 기사를 보면 창단 선수는 10명, KBL 광주 나산 플라망스 트레이너직을 맡았던 김태일 코치로 팀을 꾸렸다. 오세근의 모교인 안남중과 효성중 선수들을 영입했다. 제물포고 출신으로 연세대 농구부와 한국은행 실업팀, 국가대표에서 주전 센터로 활약했던 최종규 당시 KBL 대우 제우스 감독을 중심으로 제물포고 동창과 조기농구회 '농우회'가 1997년 10월 후원회를 조직해 농구부 창단을 주도했다. 제물포고 농구후원회가 농구부 창단을 위해 모은 기금은 3천만원이었다. 제물포고 농구부가 초창기 기반을 닦는 데에는 1997년 인천을 연고지로 창단한 프로농구단 대우 제우스가 많은 도움을 줬다. 제물포고 농구부 창단식에도 대우 제우스 오기택 단장, 최종규 감독, 훗날 명장으로 이름을 날리는 유재학 코치, 선수들이 참석했다. 제물포고와 대우 제우스의 친선 경기도 개최했다. 대우 제우스는 'IMF(국제통화기금) 사태' 여파로 1999년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그해 신세기통신으로 넘어가 신세기 빅스(SK 빅스), 2003년 전자랜드 엘리펀츠(블랙슬래머)로 이어졌다. 2021년 한국가스공사가 전자랜드 엘리펀츠를 인수해 연고지를 대구로 옮기면서 인천 프로농구단의 명맥이 끊겼다. 신생 제물포고 농구부는 고교 농구계의 '다크호스'로 떠올랐으나, 첫 우승은 오세근이 3학년 재학 중이던 2006년 8월24일 제1회 고려대총장배대회(옛 쌍룡기)에서 이뤄냈다. 키 2m에 육박한 '빅맨' 오세근이 주목받기 시작한 때다. “고등학교 1·2학년 때는 두각을 나타내진 못했던 것 같아요. 2학년에서 3학년으로 넘어갈 때 동계훈련을 열심히 하면서 실력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그 시기 김영래 코치님이 새로 부임하고, 좋은 후배들이 들어오면서 농구부가 성적을 내기 시작했고, 이듬해 창단 첫 우승까지 달성했어요. 당시 제물포고 농구부는 신생 팀인지라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운동했던 것 같아요. 인근 자유공원 산책로와 계단을 엄청 뛰었던 기억이 아직 생생합니다." 2006년 부임해 현재까지 제물포고 농구부를 이끌고 있는 김영래 코치는 고교 시절 오세근에 대해 “보자마자 물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영래 코치의 얘기를 더 들어보자. “세근이는 농구에 대한 센스와 기본기가 워낙 좋은 선수였습니다. 신장에 비해 스피드가 빠르고 체격 조건도 좋았죠. 가장 큰 장점은 성실함과 농구에 대한 집중도였습니다. 당시 전국 고교에선 두각을 나타낸 장신 센터가 4명 정도 있었는데, 제가 보기에 오세근은 네 번째 정도였습니다. 다른 선수들보다 농구를 늦게 시작한 탓도 있었죠. 서울의 한 고등학교와 시합을 하는데, 세근이가 전국 최정상급 센터와 맞붙었어요. '시합에서 져도 좋으니 저 선수를 철저히 맨투맨으로 막고 40점을 득점하라'고 세근이에게 주문했죠. 정말로 그 경기에서 상대 선수보다 득점과 리바운드를 두 배 이상 해냈어요. 그때부터 오세근은 랭킹 1위라는 자부심을 갖게 된 것 같아요." 2007년 중앙대 농구부로 진학한 오세근은 현재 서울 SK 동료이기도 한 가드 김선형과 함께 대학리그에서 파죽지세로 52연승이란 진기록을 세웠다.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는 기록이다. 2010년 대학리그에선 상명대와 맞붙어 14점, 18 리바운드, 13 어시스트, 10 블록으로 한국 농구 역사상 첫 '쿼드러플 더블'을 달성했다. 오세근은 이미 대학생 때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대표로 뛰었다. 2011년 프로 데뷔 무대에서도 안양 KGC의 정규리그 2위에 이은 창단 첫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이끌며 '신인왕'에 등극했다. 그동안 너무 쉬지 않고 질주한 탓이었을까. 발목 인대가 끊어지는 부상으로 이듬해 2012~2013 시즌은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하고 재활에 집중해야 했다. 2016~2017 시즌에는 팀의 정규리그 우승과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만들었고, 정규리그 MVP와 챔피언 결정전 MVP까지 휩쓸었다. 오세근은 안양 KGC 시절에 대해 “롤러코스터를 탄 것 같은 선수 생활이었다"고 말했다. 팬들이 붙여 준 또 다른 별명 '건세근'은 '건강한 오세근은 아무도 못 막는다'는 뜻으로, 아쉬움의 표현이기도 했다. “정상에 올랐다가 바닥을 찍기도 하고, 그런 상황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물론 안양에서 좋은 기억이 더 많아요. 국제대회도 많이 나갔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는 아무래도 제가 자란 곳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입니다. 인천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어 큰 영광이었고, 저의 자부심입니다." 오세근은 큰 경기에서 더욱 강해진다. 큰 경기를 앞두고는 농구 코트뿐 아니라 일상까지도 경기에 맞춰 집중력을 쏟아붓는다고 한다. 사춘기를 겪었는지도 모를 정도로 다소 내성적이면서 무난한 성격이 오세근의 집중력을 만드는 동력 중 하나인 듯했다. 그러한 측면에서 서울 SK에서의 첫 시즌(2023~2024)은 조금 아쉬웠다고 했다. “지난 시즌에 대해 핑계를 대고 싶진 않지만, 세 시즌 연속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해 몸 관리할 시간도 부족했고, 팀 이적과 함께 아킬레스건 시술도 받으면서 운동할 시간이 부족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시즌은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습니다. 팀 동료들과의 호흡도 더 좋아질 거고요. 지난 시즌 때 팀이 6강 플레이오프에 들긴 했지만, 팬들은 조금 아쉬워했어요. 외부에서 올해 시즌 서울 SK는 우승 후보가 아니라는 생각을 많이 하니까 오히려 더 편하게 새 시즌에 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희가 '언더도그'가 한 번 돼 봐야죠. (웃음)" 그는 세 남매의 아빠다. 가정적인 선수로도 유명하다. 그 모습은 오세근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라이온 킹의 인생 목표가 의외다. “그냥 무탈하게 사는 게 가장 좋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소소한 행복을 위해 살아가는 것을 추구합니다." '농구는 재능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오세근은 “99% 노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약력 1987년 충북 청주 출생 2000년 인천영화초등학교 졸업 2004년 인천안남중학교 졸업 2007년 제물포고등학교 졸업 2011년 중앙대학교 체육교육학과 졸업 2011~2023년 안양 KGC 인삼공사 선수 2014년 상무 농구단 선수 2023년~ 서울 SK 나이츠 선수 ■주요 수상 KBL 2011~2012 시즌 신인 선수상, 플레이오프 MVP(신인 최초) KBL 2016~2017 시즌 MVP, 올스타전 MVP, 플레이오프 MVP KBL 2022~2023 시즌 플레이오프 MVP ■국가대표 주요 경력 2008년 베이징올림픽 최종 예선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은메달 2012년 런던올림픽 최종 예선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불어로 옮긴 '우리 소리'… 프랑스에도 구전될 '판소리의 위대함' 단편영화 속 커플로 출연… 친구서 스승·제자, 동반자로 발전매년 佛'한국소리 페스티벌'·'Kvox 단체' 등 이끌며 보급 활동"다섯바탕 전부 출판해 파리 센강서 큰 잔치 벌이는게 우리 꿈"지난달 18일 인천 미추홀구 학산소극장에서는 한 백인 남성이 프랑스어로 판소리 심청가의 한 대목을 멋지게 선보였다. 한국어가 아니었음에도 객석은 멋진 추임새로 화답했다. 그 가운데 한 한국인 여성이 흐뭇한 표정으로 지켜보며 즐기고 있었다. 프랑스에서 '판소리 전도사'로 활약하고 있는 한유미·에르베 페조디에(Herve Pejaudier)씨 부부다. 서울에 잠시 머물고 있는 부부를 최근 서울의 한 한옥 카페에서 만났다.에르베씨는 '우정출연'으로 지난 무대에 섰다. 김경아 명창과 조정래 영화감독이 지난 4월부터 4차례에 걸쳐 선보인 '심청 이야기' 공연의 마지막 무대였다. 강산제 심청가를 4차례에 걸쳐 나눠 부르는 공연이었다. 마지막 4회차에 심봉사가 눈뜨는 대목을 김경아 명창이 먼저 부르면 이어서 불어로 에르베씨가 연기를 한 것이었다. 불어를 못하는 관객도 이해할 수 있는 만큼 재미있게 연기했다. 관객들의 '엄청난' 추임새에 그는 많이 놀랐다고 했다.에르베씨는 "관객이 불어를 모르실 텐데, 너무나 적절한 '타이밍'에 추임새를 해주셔서 놀랐다"면서 "아마도 제가 프랑스에서 불어로 판소리를 연기하고 한국 전통을 알리고 있다는 사실을 높이 평가해 주신 것 같은데, 아주 기뻤다"고 말했다.이들 부부가 프랑스 관객이 아닌 인천 관객과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김경아 명창과의 인연으로 인천 무대에 섰다. 이들은 지난해 김경아 명창이 정리한 책 '강산제 판소리 심청가'를 프랑스어로 번역해 파리에서 출판했다. 그리고 이들이 프랑스에서 매년 개최하고 있는 11번째 'K-Vox Festival'(한국소리 페스티벌)에 김 명창을 초청해 무대를 만들었다. 에르베씨의 우정 출연은 그에 대한 화답이다.아내 한유미씨는 프랑스에서 판소리 연구가로 활동하고 있고 남편 에르베 페조디에씨는 극작가이자 배우이면서 한국문학을 불어로 번역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둘이 인연을 맺은 이야기를 소개하면 이렇다. 한씨는 한국에서 언어학(석사) 공부를 마치고 심리언어학을 공부하러 프랑스로 건너갔다. 프랑스 유학 둘째 해에 프랑스 친구가 15분짜리 단편 영화를 만드는데 '외국인' 억양이 있는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제게 도움을 요청했다.촬영장으로 갔는데 에르베씨가 파트너 배우로 정해져 있었다. 연기 경험이 없었지만 한씨는 30초 정도 커플이 싸우는 장면을 연기했다. 영화 촬영이 끝나고 그걸로 끝이었다. 둘이 다시 만난 것은 영화 발표회 자리였다. 그렇게 인연이 된 둘은 친구가 됐다. "처음에는 번역을 함께 하는 공역자로, 나중에는 한국어를 가르치고 배우는 스승(한씨)과 제자(에르베)로 발전했고 지금은 인생을 함께 하는 동반자로 살고 있다"고 한씨는 말했다.이들 부부는 프랑스에서 '판소리 전도사'로 활약하고 있다. 매년 프랑스에서 한국 판소리를 소개하는 축제 한국소리 페스티벌(K-Vox Festival)과 단체(kvox)를 이끌고 있다. 이들이 판소리 전도사가 되는 데는 번역일이 계기가 됐다. 극작가인 에르베씨는 한국 연극에 관심이 많았다. 한국 연극을 불어로 번역하고 프랑스 배우가 프랑스 무대에서 한국 작품을 불어로 올리는 꿈을 꾸며 희곡 번역가로 활동했다. 그러다 2001년 파리에서 열린 상상 페스티벌에서 판소리 '수궁가'와 '흥보가'의 불어 번역 자막을 부부에게 의뢰해 왔다. 한 씨는 "한국인으로서 좀 부끄럽지만 그때 처음으로 판소리를 문학 텍스트로 접하면서 판소리의 가치를 알게 됐다"고 했다. 남편 에르베씨 또한 판소리의 음악적 존재를 알기는 했지만 이때를 계기로 "판소리의 높은 음악성과 더불어 문학적 가치가 어우러진 종합예술로서의 판소리에 매료되기 시작했다"고 했다.파리 대표 행사인 2002년 '파리 가을 축제'에서 한국을 주빈 국가로 초청하면서 프랑스에서 처음으로 판소리 다섯바탕 공연을 선보인다. 당시 조세핀 마르코비치 축제 예술감독은 다섯바탕 전체의 불어자막 번역을 의뢰했고 프랑스에서는 처음으로 불어 자막이 있는 판소리 다섯바탕 공연이 성황리에 끝나게 된다. 이 축제는 2003년에는 판소리가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는 결정적 계기로 평가받는다. 이들은 이후 한국연극과 판소리 공연을 정기적으로 프랑스에 소개하겠다고 마음먹고 에르베(Herve)와 유미(YuMi)의 이니셜을 딴 힘(HYM)이라는 비영리 한-불 문화단체를 2002년에 만든다.한씨는 "2000년대 시작된 K-Pop이나 드라마 등 대중문화에 대한 한류 열풍이 2010년 이후에는 한국어와 전통음악 등 한국문화 전반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며 "프랑스 관객들에게 좀 더 폭넓게 한국문화를 소개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부부는 2012년에 단체 이름을 코리아 'K'와 라틴어로 소리를 의미하는 'Vox'를 조합한 한국소리K-Vox)로 변경하고 페스티벌 조직위원회를 만들어서 1년에 1회(보통 6월) 정기적으로 판소리 공연 및 콘퍼런스, 출판 기념회 등의 행사를 프랑스와 벨기에 등지에서 열고 있다. 2024년 올해로 12회를 맞고 있다. 이들이 진행하는 판소리 보급 활동은 쉽고 체계적이다. 판소리가 프랑스 관객에게 제대로 전달되고 이해를 돕기 위해 만든 '해설이 있는 재미있는 판소리 강연회'를 해마다 열고 있고, 더불어 '불어 자막이 있는 판소리 공연'을 기획하고 공연 후 열리는 '판소리와 소리북 워크숍'을 통해서 '눈대목'과 장단을 직접 배워 불러 보는 강좌도 마련하고 있다. 문학으로도 접근하는데, '수궁가' '심청가' '숙영낭자가' 등을 불어로 번역해 책으로 출판했다. '흥보가' 8월말 출간을 앞두고 있다. 전통 판소리뿐 아니라 창작 판소리도 번역하고 있다. '이자람의 사천가'도 불어 출판을 마쳤고 출판기념회도 마쳤다. 한국문학번역원의 지원을 받았다. 에르베씨는 판소리 텍스트를 접하는 프랑스 독자들이 "판소리 작품이 영국의 셰익스피어의 작품과 프랑스의 16세기 최대 작가였던 라블레의 작품만큼 위대하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고 했다. 한 씨는 "판소리의 위대함은 문학, 음악, 연극 이렇게 3가지 요소를 다 갖춘 장르이기 때문"이라며 "판소리를 음악 공연만으로 보게 되면 이야기가 지닌 힘은 잊게 되는 경향이 있는데, 번역가로서 판소리의 '문학적 힘'을 불어를 통해서 프랑스 독자들에게 알리고 싶다. 번역된 판소리가 한국 고전을 대표하는 문학으로 남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했다.이들이 느끼는 판소리의 매력은 무얼까. 에르베씨는 "엄청나게 재미난 이야기가 엄청난 소리꾼의 목소리를 통해서 엄청난 음악으로 관객 앞에서 재현되는 복합적인 예술 장르"라며 "서양음악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처음부터 판소리가 아름답지 않을 수도 있지만 판소리라는 예술 장르의 위대함을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한씨는 "수백년동안 쌓이고 쌓인 여러 층위의 목소리가 한 소리꾼의 몸을 통해서 음악으로 나올 때 관객들은 인생의 희로애락을 판소리라는 음악예술을 통해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맥이 끊기지 않도록 이어온 한국의 전통 예술인들의 위대함을 느끼게 된다"고 했다.이들에게 우리나라 판소리가 'K-pop'처럼 대중적인 사랑을 받는 장르가 될 수 있냐고 질문했다. 에르베씨는 "예를 들면 '랩음악처럼 바로크 오페라도 대중적인 사랑을 받을 수 있는가'라는 식의 질문일 것 같다. 장르별로 향유하는 대중이 다르다"면서 "다만 거의 20년 넘게 대중문화가 이끄는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전통음악예술에 눈길을 주는 이들이 많아지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이들 부부의 눈앞의 목표는 판소리 다섯바탕을 모두 불어로 번역·출판하는 것이다. 내년에는 '춘향가'가, 후년에는 마지막 남은 '적벽가'가 나올 예정이다. 한씨는 "판소리 다섯바탕이 모두 불어 번역이 되어 출판된다면 저희 둘이 20년 전에 한 약속을 지키게 되는 것"이라며 "아마도 그때는 센 강에서 배를 타며 큰 잔치를 벌이고 싶다"고 했다.이들은 조만간 또 인천을 찾을 예정이다. 오는 8월께 백령도 심청각을, 또 가을에 '청어람' 공연에도 설 예정이다. 에르베씨는 "심청가를 번역하면서 인당수를 상상했는데, 심청각에서 심봉사 눈뜨는 대목을 불어로 꼭 불러보고 싶다"고 했다. 한 씨는 가보고 싶은 도시를 돌며 판소리를 가르치며 늙어가고 싶다고 했다."오랫동안 한국어를 가르쳐 왔는데 잠시 쉬고 있습니다. 제가 전 세계에서 로망하는 도시가 몇 곳이 있어요. 그 도시에 잠시 머물면서 한국어와 판소리를 가르치는 할머니로 늙어가고 싶습니다."글/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사진/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프랑스에서 한국 '판소리 전도사'로 활약하고 있는 에르베 페조디에(왼쪽)·한유미 부부가 인천의 김경아 명창이 쓴 '강산제 판소리 심청가' 프랑스어 번역판을 들고 인사하고 있다.
[사람사는 이야기] 정순옥 시흥 시화병원 영양팀장 복지사각 이웃 영양 공급 재능기부매년 상·하반기 각각 20가구 지원병원 관두더라도 계속 이어가고파환자들에게 맞춤형 식단을 짜고 먹거리 재활을 돕는 시흥 시화병원 영양팀장 정순옥(50)씨의 이웃사랑 재능기부가 화제다.시흥시 정왕3동 지역사회보장협의회 소속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정씨는 지난 2018년부터 7년째 지역내 홀몸 어르신과 돌봄이 필요한 복지사각지대 이웃들에게 신선한 식재료 키트를 짜서 사랑의 영양소를 공급하는 일명 '드림키트 숨은 천사'로 알려져 있다.정씨는 지난 1998년 시화병원에 입사해 시흥과 인연을 맺었다. 병원 환자들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영양사로 근무하다 가정일로 그만둔 뒤 2014년 영양팀장으로 재입사해 1천200여 명에 이르는 병원 환자와 의료진들의 안전한 먹거리를 책임지고 있다.지역사회 봉사는 직장 동료의 소개로 재능기부 요청을 받아 흔쾌히 수락했다. 정씨와 함께 활동하는 30여 명의 지역 봉사자들은 홀몸 어르신들과 장애인 등 취약계층에게 도시락을 제공하거나 요구르트 배달봉사를 하며 안부묻기, 생필품 전달 등 찾아가는 선행을 해오다 정씨가 드림키트 아이디어를 내놓았다."이왕 먹거리를 제공할 경우 완성품 보다는 매주 식단을 짜서 원재료를 공급해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식재료 키트를 드리는 게 받는 분들에게 더 큰 감동을 주고 꼭 필요한 영양소 제공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 시작했는데 반응이 좋아서 다행이에요."정씨의 재능기부로 동료 영양사들도 덩달아 바빠졌다. 매주 수요일 지역 취약계층에게 보낼 먹거리 키트 식단회의를 하고 재료를 구입해 포장하는 일까지 정씨를 도와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환자들의 식단을 책임지는 본업이 중요하기 때문에 짬을 내 봉사하는 것이지만 시화병원 최병철 이사장의 배려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정씨는 강조한다.드림키트 재원은 정왕 3동 행정복지센터와 지역사회보장협의회에서 기부금 등을 통해 마련한 수익금으로 제공되고 있으며 매년 상반기(4~6월)와 하반기(9~11월) 각각 취약계층 20여 가구를 발굴해 3개월씩 지원하고 있다.정씨는 다소 생소하거나 만들기 어려울 수 있는 식단을 짤 경우 드림 키트내에 상세한 레시피까지 만들어 요리방법을 제공하고 재료 보관방법 등에 대한 세심함도 잊지 않고 있다.그는 이어 "드림 키트의 풍성함을 위해 음식 알레르기 조사나 꼭 먹고싶은 음식 등의 수요조사도 해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마지막으로 정씨는 "큰 뜻 없이 시작한 재능기부가 멈출 수 없는 제 인생의 소망이 될 줄은 몰랐다"며 "병원을 그만두더라도 시흥을 떠나지 않는 한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시흥/김성규기자 seongkyu@kyeongin.com
'올림픽 포상금' 지자체 천차만별 고양 특정종목 1억, 의왕 100만원시장·군수 의지·체육정책이 좌우지방선거후 팀 해체·창단 반복도'금지현(경기도청), 김민종(양평군청), 김하윤(안산시청), 안바울(남양주시청)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경기지역 지방자치단체 직장운동경기부 소속 선수들의 활약에 이목이 쏠리는 가운데, 이들이 지자체로부터 받는 금메달 포상금이 100만원부터 많게는 1억원에 달해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적으로 지자체팀의 처우는 정량적 기준보다는 '단체장 의지' 등으로 좌지우지되는 경향이 크고, 이에 따라 일부 종목은 해체와 재창단을 반복하기도 해 운영 기반이 불안정하다는 지적도 나온다.4일 경기지역 32개(경기도와 31개 시·군) 지자체의 관련 조례·내규 등을 종합해 분석한 결과, 지자체 직장운동경기부 소속 국가대표 선수들의 올림픽 금메달 포상금은 개인전 기준 최소 100만원부터 최대 1억원에 이른다. 고양시는 육상·마라톤·수영 등 특정 종목 한정 금메달 포상금이 1억원으로 가장 큰 액수를 내걸었고, 전체 종목으로 보면 수원·성남시(7천만원), 화성시(6천만원) 등의 순으로 포상금 규모가 컸다. 반면 의왕시는 100만원으로 가장 적었고, 안성·여주시(400만원), 군포·이천시(500만원), 광명시(600만원) 등은 1천만원을 밑도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도내 지역 평균 금메달 포상금 액수는 2천940만원 가량이다.포상금이 지자체의 규모에 비례하진 않는다. 광역지자체인 경기도의 금메달 포상금(3천만원)은 군 단위인 가평·양평·연천(3천만원)을 포함한 8개 시·군과 같고, 상위 10개 시·군보다 적은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은 구리시(인구 18만명)와 동두천시(인구 8만명)는 포상금이 5천만원으로 경기도보다 많다.이는 일차적으로 체육 관련 예산과 인프라 규모에 영향을 받지만, 장기적으로는 성적 등 정량 기준보다는 조례상 '구단주'인 단체장 의지나 지자체 차원의 정책적 접근에 좌우되는 경향이 크다.실제 동두천시는 지난 2019년 해체된 빙상팀을 3년 만인 2022년 지방선거 이후 새로 선출된 시장이 재창단을 발표하기도 했다. 의왕시는 2년 전에 이어 올해 또 다시 경기도체육대회 우승(2부)을 거머쥐었음에도 예산 부족을 이유로 13년째 시 직속 직장운동경기부를 따로 운영하지 않고 있다.도 관계자는 "포상 기준은 지자체가 각자 여건에 따라 형평성과 적절성을 두고 오랫동안 논의해 온 결과를 조례·시행규칙 등으로 규정해 운영하는 것"이라며 "지자체가 전략적으로 특정 소외 종목을 육성해 우수한 인재를 배출해내는 역할도 소화하는 만큼, 시각에 따라 순기능과 역기능이 있다"고 했다. 한편 지자체 포상금 외에도 대한체육회와 각 종목 협회·연맹 등 관련기관 포상은 별도로 이뤄진다. 관련기사 ([경인 WIDE] 예산 한계·운영 불안정… 임금도 복지도 '기업팀'에 밀린다) /김형욱·김산기자 mountain@kyeongin.com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유도 혼성단체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마지막 대전에 나선 한국의 안바울이 혈전끝에 승리한 뒤 경기에 참가한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한국 혼성유도팀은 독일을 4-3으로 꺾어 동메달을 획득했다. /연합뉴스
'올림픽 포상금' 지자체 천차만별 처우 제각각 선수들 매력 못느껴"코치만 믿고 와보라" 식 설득뿐재능기부·봉사활동·지역문화 촉진공적 역할 약화 체육발전 부정적"요새는 더 기업팀으로 가려고들 하죠. 막을 방법도 없구요."경기도청 직장운동경기부 소속 지도자 A씨는 4일 "지자체가 넘볼 수 없는 임금 처우는 물론이고, 훈련 여건부터 복지 지원까지 보장되는 규모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실업팀은 재활이나 부상방지 목적으로 운영되는 의무 트레이너조차 갖추지 못한 종목도 다수여서 기업팀은 늘 부러움의 대상"이라고 했다.그는 "그나마 지역에 애착이 있어서 출신 지자체를 지망하는 분위기도 있었지만, 요즘은 초기부터 계약금과 연봉 등 처우를 고려하는 경향이 커져서 설 자리는 점점 줄고 있다"며 "포상이라도 넉넉히 제공되면 좋은 성적으로 선순환이 될텐데, 이 처우조차 제각각이거나 전반적으로 뒤떨어지다 보니 내실을 제대로 갖추기는 더 힘들다"고 했다. 지자체팀의 예산 한계와 불안정한 운영 구조 등으로 인해 선수들이 상대적으로 지원이 풍부한 기업 스포츠팀을 선호하는 경향은 뚜렷해지고 있다. 수원 출신으로 '탁구 신동'으로 불렸던 신유빈(20·대한항공)은 중학교 졸업 직후 곧바로 대한항공 실업팀에 입단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경기지역 한 지자체팀 지도자 B씨도 "지자체가 과거부터 주력해 온 종목이 아니라면, 선수들이 굳이 기업팀보다 지자체팀을 선호할 요인은 드문 것이 사실"이라며 "잠재능력이 있는 유망주 선수들을 육성하려면 특별히 대우하면서 '코치만 믿고 와보라'는 식으로 설득할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이는 나아가 지역사회 스포츠 발전을 도모하는 지자체팀의 공적 역할도 약화시킬 우려를 낳는다.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라 지역사회 체육 진흥을 취지로 창단하는 지자체팀은 인기·비인기 종목을 가리지 않고 두루 육성하는 동시에, 지역민들의 일상적인 스포츠 문화를 촉진하는 목적을 갖는다.실제 도내 다수 지자체들도 다양한 종목에서 재능기부와 봉사활동 등을 이어가고 있다. 수원시청 선수들은 올해 지난달까지 8개 종목에서 멘토링 등 재능기부 활동을 37회 수행, 652명의 학생 선수와 체육 동호인들이 수혜를 입었다. 역도선수 출신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선수 시절 몸담았던 고양시청 역도팀 선수들도 지난 2013년부터 매년 동호인과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무료 역도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고양시는 역도팀뿐만 아니라 직장운동경기부 9개팀 모든 선수들이 각 종목에서 시민 대상 운동교실 재능기부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박성배 안양대 아리교양대학 교수(안양대 스포츠단 단장)는 "직장운동경기부가 취지에 부합하도록 운영되려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운영 기반이 갖춰져야 한다"며 "지자체장 의지에 따른 정책적 접근보다는 체육계 차원의 전문적 관점에서 운영되는 게 바람직하다. 장기적으로 운영권을 지자체가 아닌 지역 체육회에 이관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김형욱·김산기자 uk@kyeongin.com중학교 졸업 후 곧바로 실업팀에 입단한 신유빈. /연합뉴스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2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에서 여자 핸드볼 대한민국과 독일의 예선 경기를 관람하며 응원하고 있다. 2024.7.26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종합복지관 동(洞) 중심 세세히 차별·소외없이 주민 챙긴다 광명·철산·하안종합복지관 18개洞 개편수요자 중심·지역사회 현장형 돌봄 활동6월말까지 2839건 발굴… 작년比 11배↑市-민간 복지단체간 활용 장벽도 사라져'차별없이, 소외없이, 누구나 평등한 복지광명'을 추구하고 있는 광명시는 새로운 복지 정책 아이디어를 꾸준히 발굴하며 슬로건에 다가가고 있다. 지난 2011년 전국 최초로 범시민 지역 복지 나눔 운동인 '광명희망나기 운동본부'를 설치해 나눔을 실천하려는 기업, 개인들과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연결하고 있다. 또 2013년 동장과 간호사, 동 사회복지담당공무원을 3인 1조로 해서 가정방문상담 사업을 진행하는 복지동을 전국 최초로 운영하면서 지금의 '행정복지센터'의 개념을 만들어내기도 했다.이밖에 경기도 최초로 시 1인가구지원센터를 개소하면서 홀로 사는 어르신의 고독사를 예방하거나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저장장애 의심가구를 지원하는 등 앞선 복지정책으로 시가 주목을 받고 있다.최근에는 복지사각지대 해소에 포커스를 맞춘 '광명 온(ON) 동네 복지관'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시의 다양한 자원이 어려움에 빠진 주민들을 돕는데 사용되고 있다.■ 줄어들지 않는 복지사각지대, 어떻게 할까복지에 대한 사회의 요구는 꾸준히 늘어나고 재정 역시 매년 늘어나고 있는데 왜 사각지대는 줄어들지 않을까.서울 송파 반지하에 살던 세 모녀가 빈곤에 내몰려 생을 마감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2022년 8월 수원, 같은해 11월 서울 신촌, 지난 5월 서울 송파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던 이웃들이 제때 필요한 도움을 받지 못하고 우리 사회를 등졌다.시는 여전히 복지정책의 사각지대에 남은 이들을 발굴하기 위해 도 최초로 종합복지관을 동(洞) 중심 조직으로 개편하는 '온(ON) 동네 복지관 사업'을 지난 3월부터 시작했다.광명·철산·하안종합사회복지관을 시 18개 동 행정복지센터로 나눴다. 그간 공급자 중심, 행정사무형, 기능중심의 복지관을 수요자 중심, 지역사회 현장형, 동중심 통합돌봄으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복지관은 보통 관장과 부장, 그 아래 총무팀, 사례관리팀, 서비스제공팀, 지역조직화팀으로 구성되는 데, 부장 책임아래 총무팀·동팀으로 나눠 지역별로 발굴에서 지원까지 진행되도록 했다. 철산종합사회복지관은 복지수요에 따라 철산2동팀, 철산3동팀, 철산1·4동팀, 무한돌봄팀으로 나눠 주민들을 찾아가고 있으며, 영구임대아파트 등으로 복지수요가 많은 하안종합사회복지관은 하안동팀 2개와 소하동팀이 활동하고 있다.최경순 시 나눔복지팀장은 "종합사회복지관은 시대가 변화하면서 노인종합복지관 등에 비해 역할이 제한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행정구역으로 조직을 세분화하면 보다 많은 주민들을 직접 만나 복지사각지대가 해소될 것이라는 발상으로 온동네복지관 사업을 시작했다. 이미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조직 개편으로 효과를 거둘 수 있을까#사례 1-은둔형 외톨이소하동에 거주하는 50대 A씨는 고교시절 당한 폭력으로 인한 심각한 후유증으로 일반적인 사회생활을 하지 못했다. 점심 때쯤이면 아침 식사를 했는지조차 잊는 그가 지금까지 생활할 수 있었던 것은 어머니의 돌봄 덕분. 그러나 어머니가 건강악화로 요양원에 들어가자 A씨는 간단한 식사도 해결할 수 없었다. 이때 A씨를 찾아온 건 소하1동 최미진 주무관. 행정복지센터를 찾은 주민들이 알려준 데로 찾아가 A씨가 위기에 처한 사실을 알고 하안종합사회복지관과 연계해 기부자를 찾아 도시락을 받을 수 있게 연결했다. 또 정신장애 등록 등 복지정책을 받을 수 있도록 관련절차를 돕고 있다.#사례 2-거주 불안하안동에 거주하는 50대 B씨는 폭염이 기승인 최근까지 비닐하우스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개에 물려 손을 크게 다쳤는데도 병원비가 없다는 그를 발굴해낸 건 하안종합사회복지관 직원들이었다. B씨를 돕다가 알게 된 사실은 병원비뿐 아니라 마땅히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 선풍기 하나만을 두고 비닐하우스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이다. 시 복지 네트워크를 활용해 주거안정지원과 생활용품지원 등이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종합복지관 조직개편을 핵심으로 한 '온동네 복지관' 사업 시행 이후 3개월여가 지난 현재 복지대상자 발굴과 시설 공유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까지 복지대상자 발굴 건수는 2천839건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57건에 비하면 11배나 많은 숫자다.그간 시의 시설은 시에서만, 복지관 시설은 민간 복지단체만 활용했던 장벽마저 사라져 같은 기간 시설공유도 230건에서 395건으로 늘었고, 거점 공간 활용은 지난해 단 한 것도 없었던 것을 올해 상반기에만 20건으로 늘어 시의 한정된 자원을 보다 가치있게 사용하고 있다.하안종합복지관 관계자는 "온동네복지관 사업 이후 민간과 공공기관의 협력이 보다 강화됐다"며 "지역의 자원을 충분히 활용해 복지에 투입할 수 있어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 [인터뷰] 유태형 하안종합복지관 팀장 "직원들 다양한 소통하며 스스로 역량 키워""일이 많아지긴 했지만, 할 수 있는 역량이 늘었다는 점에서 힘이 납니다."하안종합복지관 유태형(사진) 팀장은 온동네복지관 사업 이후 업무량에 대해 물어보자 "만족스럽다"고 답했다. 조직개편 이전에도 사례관리팀장으로 소외된 이웃에게 도움을 주던 그가 현장에서 딱한 사정에 처한 사람들을 찾는 업무까지 더 끌어안게 됐지만, 복지사각지대에 머물던 이들을 발굴하는 과정을 설명할 때는 보람에 찬 표정이었다.유 팀장은 "이전엔 복지관을 찾아오는 분들께 도움을 드리는 방식이었다면, 직원들이 맡은 행정구역이 있으니 파라솔을 설치해 주민분들에게 저희가 하는 일을 설명하기도 하고 어렵게 사시는 분들 소개도 받는다"고 밝혔다. 이어 "제도적으로 장애 등급을 받지 못해 도움을 못받는 분들도 있고, 갑자기 형편이 어려워진 분들도 있지만, 어떻게 도움을 받아야 할지 모르는 거나, 도움을 청할 수 없는 상황인 분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고 밝혔다.지난 3월 도입된 온동네복지관 사업이 일찍 자리를 잡은 비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시와도 자주 회의를 하면서 협력을 이어왔지만, 더욱 긴밀해졌다"며 "직원들도 각자 고정된 역할이 있었던 것에 비해 다양한 일을 해야 하다 보니 더욱 소통하면서 스스로 역량을 키운다는 느낌에 만족감이 높았다"고 했다.유 팀장은 "복지관이 주민들에게 다가가자, 주민들도 많이 호응해주고 계셔서 힘이 된다"며 "시의 지원도 늘어나 앞으로도 더 많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광명/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클립아트코리아광명 하안종합복지관과 주민들이 간담회를 갖고 복지서비스 전달체계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하안종합복지관 제공광명 하안종합복지관 직원들이 현장 상담 '찾아가는 파라솔 상담소'를 진행하고 있다. /하안종합복지관 제공지난 3월 열린 광명 평생학습원에서 열린 '온(ON) 동네 복지관' 발대식에서 박승원 광명시장과 복지관 직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광명시 제공
올해 연말 '동탄1·2' 온전한 신도시로 탈바꿈 2013년 LH직원 아이디어로 경부고속도 박스형태 지하화 추진상부 특색있는 공원·잔디마당·대형게이트 등 2026년 완공 계획하부에는 동탄터널·광역환승센터·SRT·GTX 철로 중첩 구조동탄역 상부 공원과 접한 중심상업지구 '초역세권 입지' 관심올해 연말이면 경부고속도로로 인해 동탄1·동탄2로 나눠졌던 동탄신도시가 동탄1신도시 입주를 시작한지 18여년만에 온전한 신도시로 탈바꿈한다. 동탄1·2 신도시를 관통하는 경부고속도로를 지하화한데 이어 2026년 말까지 경부고속도로 상부 공간에 조성된 대규모 공원은 동탄신도시를 넘어 2025년 1월부터 특례시로 출범하는 화성시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동탄신도시는 어떻게 추진됐나동탄1신도시 계획은 2000년에 처음 입안됐다. 동탄면 오산천 서쪽지역에 조성됨에 따라 신도시의 이름은 화성동탄으로 붙여졌다. 그리고 2007년 6월께 정부가 오산천 동쪽에 동탄2신도시 개발을 발표하며 기존 동탄신도시 지역은 동탄1신도시, 동탄면 잔여지역은 동탄2신도시로 지구가 나눠져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동탄신도시의 면적은 동탄1신도시 903만5천㎡, 동탄2신도시 2천402만7천㎡, 동탄산업단지 1천998만3천㎡ 등 3천504만5천㎡로 지금까지 조성된 신도시 중 최대규모를 자랑한다.동탄신도시의 계획인구도 동탄1신도시가 4만1천410가구 12만5천549명, 동탄2신도시가 11만7천278가구 28만5천866명 등 5만8천688가구 41만1천415명에 달한다.동탄산업단지는 지난 2014년 12월 준공·완료했고 동탄1신도시는 올해 12월 말, 동탄2신도시는 2026년 12월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경부고속도로 직선화 과정은당초 동탄2신도시의 실시계획에는 지하화 구간을 410m로 하되 교량으로 두 신도시를 잇는 방안이 추진됐다. 2013년 LH 직원의 아이디어로 경부고속도로를 박스형태로 지하화하면서 상부에 공원을 조성하는 방안이 마련됐다. 지하화 구간도 종전 410m에서 1.2㎞로 3배로 길어졌다.LH는 당초 2016년 말까지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를 완료할 예정이었지만 SRT, GTX-A 등 여러 변수로 인해 지난 2017년부터 동탄 신도시를 가로지르는 경부고속도로의 지하화 및 직선화 사업을 추진했다.■ 경부고속도로 상부 공원 조성LH는 지난 3월 경부고속도로의 직선화 및 지하화(동탄터널)가 모두 완료됨에 따라 축구장 12배 면적(8만7천5㎡)에 달하는 동탄터널의 상부 공간을 공원으로 본격적으로 조성한다.상부 공원은 고속도로를 지하화하고, 그 위에 대규모 공원을 조성하는 국내 첫 사례이자, 고속도로로 단절된 지역 생활권을 하나로 이어주는 대표 사례라고 LH는 설명했다.'화성동탄2지구 경부직선화 상부공원 조성공사'의 사업면적은 과업면적 기준으로 8만7천㎡에 달한다. 사업목적에 대해서도 '동탄역을 품은 차별화된 랜드마크 공원조성 및 대중교통중심 개발도시(TOD) 구현으로 공원과 교통체계의 연계를 통한 지구 활성화 도모'라고 LH는 설명한다.상부공원과 공원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6개의 도로가 정비되면, 공원 내 광역환승센터를 통한 GTX-A노선 이용이 더욱 편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LH는 지난 7월 말부터 상부공원 조성 공사를 시행해 오는 2026년 완공할 계획이다.상부공원은 연장 1.2㎞, 폭원 92∼105m 규모의 선(線)형공원으로, 광역환승센터가 위치하는 동탄역 광장을 중심으로 5개 구역으로 조성된다. 지상에는 공원이, 공원 하부에는 경부고속도로 동탄터널 그리고 동탄터널의 하부에는 동탄 광역환승센터와 SRT, GTX의 철로가 위치하는 중첩구조이다.공원에는 '봄꽃정원', '단풍정원' 등 계절감을 느낄 수 있는 테마별 특화 정원과 '소나무숲'과 '단풍나무숲' 등 특색있는 숲이 조성된다. 또한 가족 피크닉부터 대규모 축제까지 가능한 넓은 잔디마당과 공원 조망을 볼 수 있는 대형 게이트인 '하늘문'과 '난초전망대'도 함께 조성된다.이한준 LH 사장은 "경부고속도로 상부공원은 동탄 1·2신도시를 하나의 생활권으로 연결하는 가교이자 도심에 활력을 불어넣는 지역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며, "최근 개통된 GTX-A와 더불어 동탄신도시가 더욱 살기 좋은 신도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경부고속도로 상부 공원의 최대 수혜지역은부동산업계는 경부고속도로 상부 공원조성 공사가 완공되면 동탄신도시의 부동산 지형도가 확 바뀔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경부고속도로 지하화로 동탄1신도시 주민들은 동탄역을 도보로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고 동탄2신도시 주민들도 동탄1신도시의 기반시설을 쉽게 이용 가능하게 된다. 지상부에는 대규모 공원을 비롯해 동서 연결도로도 놓이면서 단절됐던 동탄신도시가 하나의 생활권으로 합쳐지는 셈이다.상부에 조성된 5개의 공원 서편에는 일반상업지구 4곳과 중심상업지구 1곳 등 공원부지와 엇비슷한 상업지구 5곳이 들어선다.특히, 동탄역 서편에 조성되는 중심상업지구는 경부고속도로 상부 공원조성 공사의 최대 수혜지역으로 손꼽힌다. 동탄역 상부 공원과 접해 이른바 '숲세권'과 함께 광역환승센터와 지하로 직접 연결되면 '초역세권'까지 갖추게 된다.이들 상업지구는 올 연말께 분양이 진행될 예정인데 중심상업지구의 최저 입찰가격(감정가격)은 3.3㎡당 4천만~5천만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중심상업지구의 실제 입찰가격은 최저 입찰가격의 400~500%인 3.3㎡당 2억원 선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동탄역 인근 공인중개사는 "중심상업지구는 얼마전 10억원 로또라고 불리며 294만대 1이란 역대 최고기록을 달성했던 무순위 줍줍 아파트인 동탄 롯데캐슬과 마주 보고 있을 정도로 최고의 요지다"라며 "GTX-A 삼성역 개통 등 호재로 인해 중심상업지구의 가치는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생성형 AI 미드저니 이미지 재가공/클립아트코리아경부직선화 상부공원 조성공사가 진행되는 위치도. /LH 제공상부 공원과 상업용지가 조성될 동탄역 인근 전경.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경부직선화 상부공원 조성공사 이후의 조감도. /LH 제공2013년 본격적 조성공사를 앞둔 동탄2신도시 예정부지 전경이다. 올 연말까지 상부 공원을 가로지르는 6개 도로가 조성되면 동탄1·2가 동탄신도시로 전환된다. /LH 제공상부 공원에는 '봄꽃정원', '단풍정원' 등 계절감을 느낄 수 있는 테마별 특화 정원과 '소나무숲'과 '단풍나무숲' 등 특색있는 숲이 조성된다. 사진은 봄꽃정원 조감도. /LH 제공
경기도마약중독치료센터는 전국 최초로 '공공'에서 운영하는 마약중독치료시설이다. 20여년간 '중독' 분야 전문의로 일해온 윤영환 경기도립정신병원장을 1일 센터에서 만났다. 그는 16년 동안 민간병원에서 일하다가 지난 2022년 7월 23일 도립정신병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윤 병원장은 지난달부터 시대적인 요구를 반영해 공공 차원의 마약중독 치료에 나섰다. 사명감을 갖고 시작한 분야지만, 마약중독 치료 현장은 녹록지 않았다. 각종 인프라가 열악한 탓에 의료진 수급마저 쉽지 않았다. 그런 탓에 윤 병원장은 센터장과 마약중독 치료 전문의(과장)를 겸하고 있다. “마약중독자를 치료한다고 하니까, 의사와 직원 뽑는 게 정말 힘들었습니다. 저는 병원장이니까 치료를 같이하는 거죠. 그런데 전문의는 공고를 여러 번 냈는데도 2년째 구하지 못하고 있어요. 다행히 지금은 간호사, 간호보조, 정신건강사회복지사 등 직원이 구해져서 14명이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직원은 월급을 기존 대비 1.5배 올린 뒤에야 구할 수 있었지요." 윤 병원장은 한국의 마약치료 시스템이 다양한 치료 공동체가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미국처럼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에도 치료와 재활을 연계할 수 있는 의료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센터 의료진들과 선진 사례 연구를 위해 미국을 다녀왔거든요. 미국은 회복자가 서로를 돌보는 공동체인 필라델피아 단결회복공동체센터, 공립 중독치료재활센터인 메릴랜드중독회복센터, 마약중독자 치료를 위해 의료진과 환자가 함께 생활하는 사마리탄 데이탑 빌리지 등이 있어요. 이 세가지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작동하면서 마약중독자 재활치료가 지속해서 이뤄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죠." 반면 한국에서는 '마약'에 대한 편견 탓에 마약중독치료시설이 들어서는 것부터 쉽지 않다. 실제로 마약중독 재활치료 시설이 마련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인근 지역 주민들의 반대 여론이 거셌다. “주민들이 집값이 떨어진다는 얘기를 했어요. 그래서 센터 개소식도 미뤄지고… 민감한 사안이니까요. 그런 사람들의 고정 관념을 깨기 위해 (센터가) 노력해야죠. 정신질환자가 늘고 있잖아요. 정신병원은 도심 속으로 조심스레 파고들어갈 수 있어야 합니다. 아직까지 정신병원이라고 하면 낙인효과가 상당해서 대부분의 병원에서 '정신병원'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거든요." 윤 병원장은 마약중독치료센터에 대한 접근성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정신병원은 대개 번화가를 벗어난 곳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다. 센터 역시 도심과는 거리가 먼, 용인 외곽에 자리하고 있다. “외래환자들은 보통 1주일에 한번 오는데 교통이 너무 불편해서 어려움을 겪거든요. 저희 병원만 해도 차가 없으면 오기 힘든 곳에 위치해있죠. 마음을 먹어야지 올 수 있어요. 재활은 지속적으로, 반복해서 이뤄져야 하는데 그런 부분은 조금 아쉽습니다." 의료진 부족·님비 현상 등 여러 어려움에도 '공공'에서 마약중독치료시설을 운영을 이어가야 한다고 윤 병원장은 강조했다. “공공이 살아야 마약 치료가 살고, 그래야 민간이 삽니다. 우리(공공)는 마약중독 치료의 길을 잘 터주는 역할과 함께, 스탠다드(기준)를 만들어야 합니다. 여성 입원 치료 병상도 마련하고 마약중독 사례자들의 치료 경과를 기록으로 남겨 일종의 지침서도 만들 계획입니다." /이시은·이영지·공지영기자 see@kyeongin.com
"민중의 지팡이가 돼서, 봉사의 기쁨 외면할 수 없었죠" 대학생 시절, 전문직들 재능기부 보며 몸소 겪은 '사회환원 참맛'"알량한 권력에 취하지 말고 약자 도와라" 어머니의 당부 원동력활동하며 들은 감사인사, 매너리즘 빠진 동료들에게 긍정적 영향시민의 안전과 치안을 담당하는 '민중의 지팡이' 경찰에게 '봉사'란 단어는 어찌보면 당연한 임무인 것처럼 느껴진다. 시민에게 헌신하겠다는 마음 없이 공무를 집행하는 일을 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경찰의 봉사와 헌신을 넘어 자발적으로 소외계층을 향해 온정의 손길을 전하는 경찰관이 있다. 수원서부경찰서 형사과 실종팀 형사이자 경기남부경찰청 최초의 경찰관 자원봉사단 '가든버런티어(Garden Volunteer)'의 단장을 맡고 있는 김정원(33) 경사다.김 경사는 지난해 10월 가든버런티어를 만들었다. 자신의 이름인 '정원(Garden)'에서 착안, '자원봉사자(Volunteer)'를 뜻하는 영단어를 합성해 가든버런티어로 정했다. 사계절 내내 울창한 정원처럼 초심을 잃지 않고 활동하겠다는 각오를 이름에 담았다. 현재는 수원 서·남·중부서와 안산상록서, 부천오정서 등에 근무하는 경기남부청 소속 경찰관 35명이 활동 중이다. 수원 지역을 중심으로 홀몸어르신, 노숙인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도시락과 떡을 만들어 제공하는 일을 지난해부터 매달 한 차례 진행해 오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어르신 240여명에게 식사를 대접했고, 지난달에는 최근 큰 화제를 모으고 있는 '뉴진스님(개그맨 윤성호)'과 함께 취약계층을 위한 도시락 제작에 나서기도 했다.김 경사는 자타가 공인하는 대표적 '봉사 경찰관'이다. 본연의 업무로 바쁜 와중에도 주말마다 시간을 쪼개 각종 봉사활동에 앞장선다. 2년 전 제20대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당시 김 경사는 1천228시간 봉사활동의 기록을 인정받아 전준영(천안함 피격 사건 생존자), 김나영 소령(3대 병역명문가 출신 간호장교), 성민정 소방장(14년간 매년 660여건 구급활동을 한 코로나 전담 구급대)과 함께 '국민영웅 4인'에 선정, 대표로 국기에 대한 맹세문을 낭독하기도 했다.■ 우연한 기회에 깨달은 '나눔의 기쁨'지난 15일 수원서부서에서 만난 김 경사는 줄곧 겸손함을 유지했다. 말 한 마디 한 마디에는 신중함이 묻어났다. 우연한 기회에 봉사활동을 시작했다는 그는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게 참 좋다는 마음을 가지게 됐고, 스펙을 위해 시작한 봉사활동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어요"라며 과거 봉사를 시작한 당시를 회상했다.김 경사가 처음 봉사활동을 접한 건 2011년이었다. 대학생이 된 그는 한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해외자원봉사 프로그램에 지원해 인도를 갈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처음엔 스펙을 쌓기 위한 목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지만, 인도에서 터닝포인트를 맞았다. 누군가를 도움으로써 얻을 수 있는 가치가 꽤나 크다는 것을 몸소 깨달았기 때문이다.김 경사는 각자가 가진 재능을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으로 봉사를 택했고, 점차 봉사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그는 "21살 때 부천시에 있는 외국인 노동자의 집에 봉사활동을 갔어요. 의료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았는데 그곳에 의사, 약사, 간호사 선생님들이 쉬는 날마다 십시일반 돈을 모아 의료봉사를 하셨어요. 어찌 보면 전문직을 가진 사람들은 더 많은 돈을 추구할 수 있을 텐데 말이죠. 자신이 가진 재능을 사회에 환원하는 점이 너무 멋있었어요"라고 전했다.■ "약자 외면 말라" 어머니의 당부봉사 이야기에 또렷해지는 눈과 확신에 찬 목소리에 그가 봉사활동에 나서는 동기와 원동력이 궁금했다. 단순히 봉사활동의 가치가 멋있다는 이유만으로는 다소 설명이 부족했다. 김 경사는 돌아가신 어머니 이야기를 꺼냈다.그는 "과거에 어머니께서 투병 중이실 때 병원에 입원해 있는 어머니 옆에서 경찰공무원 시험 공부를 했어요. 당시 어머니는 '네가 혹시 경찰이 되면 알량한 권력 가지고 까불지 말고 사회에서 약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 베풀고 주변에 어려운 사람이 있으면 그들을 외면하지 말라'고 하셨어요. 당시 어머니의 당부는 제가 지금까지 봉사활동을 놓을 수 없는 큰 이유 중 하나입니다"라고 말했다.바쁜 경찰 업무 중에 시간을 내서 봉사활동에 나서고 봉사단까지 운영하는 게 지치거나 버겁지 않냐는 질문에 김 경사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러면서 봉사의 행복을 많은 이들이 누리길 바라는 마음뿐이라고 했다. 그는 "예전에는 단순히 봉사에 참여하는 것에 의의를 뒀다면, 지금은 봉사를 통해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즐거움과 도움을 받은 분들이 감사해 하고 기뻐하는 모습을 다른 사람들도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봉사의 기쁨을 주변에 알리고 그 기쁨을 깨달은 사람들이 다시 주변에 전한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 가치를 실현하고 싶다는 생각에 지치지 않고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답니다"라고 힘줘 말했다.■ 선한 영향력…'가든버런티어' 출범김 경사는 봉사의 기쁨과 행복을 동료들도 경험하길 바라 왔다. 하지만 경찰 본연의 업무가 아닌 자원봉사에 몰두한다는 부정적 인식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고민도 깊었다. 그는 가든버런티어 창단 당시를 이렇게 설명했다. "경찰이 되고 봉사활동을 하면서 내가 속한 경찰 조직에서도 각자가 가진 재능들로 봉사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자원봉사단을 만들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지만, 경찰이 봉사활동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전해보자는 다짐으로 총대를 메고 봉사단을 만들었어요.".경찰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싶다는 마음도 가든버런티어를 만드는 중요한 이유가 됐다. 그는 "경찰에 대한 기사를 검색하면 항상 범인 검거 또는 경찰 개인의 비위 이렇게 두 가지만 나와요. 시민들이 경찰에 대한 인식이 안 좋을 수밖에 없는데, 사회에 긍정적인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수단이 봉사라고 생각했어요"라고 말했다.이런 포부를 가지고 가든버런티어를 만들었지만, 자원봉사단 인원을 모으고 실제 봉사활동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적잖은 발품을 들여야했다. 김 경사는 "봉사단을 만들었는데 홍보 방법이 가장 큰 문제였어요. 그래서 A4용지 크기의 홍보 포스터를 만들어서 수원 지역에 있는 모든 지구대와 파출소에 방문해 포스터를 부착했어요. 또 내부 메신저를 이용해 수원 전역의 경찰관들에게 한 분 한 분 쪽지를 보냈어요. 그렇게 처음 모인 게 5명이었답니다"라고 밝혔다.적은 인원으로 시작했지만, 주위 동료들에게 동참을 권하고 점차 입소문이 퍼지며 회원 수는 꾸준히 늘어났다.그는 "많은 사건을 처리하고 사람을 만나야 하는 경찰관들은 오래 일을 하면 사람에 대해 지치는 순간이 있다"며 "근데 봉사를 통해 시민들을 만났을 때 그들의 감사 인사와 따뜻한 말 한 마디는 업무로 매너리즘에 빠진 경찰관들에게 큰 힘이 되고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했다.현재 가든버런티어 회원들이 십시일반 회비를 내고 있고 봉사단의 존재를 아는 주변 지인들도 도움을 주고는 있지만, 지속적 활동을 이어가기 위한 재정적 부담은 여전한 고민이기도 하다. 그는 "감사하게도 경기도자원봉사센터의 도민사업에 저희 봉사단이 선정됐고 지원을 받게 돼 향후 몇 달은 봉사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지만 지원이 끝나는 오는 10월부터는 재정 공백기가 생겨요"라며 "이런 시기에 어떻게 봉사활동을 할 수 있을지 고민인데 어떻게든 해봐야죠"라고 웃어보였다.■ "봉사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김 경사는 가든버런티어를 통한 봉사활동을 멈추지 않을 예정이다. 취약 계층에 대한 도시락 봉사뿐 아니라 다가올 겨울에는 수원 평동 취약가구에 연탄을 나눠줄 계획이다. 연탄 봉사는 가든버런티어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함께 참여하는 쪽으로 구상 중이다. 그는 "경기남부청 최초로 소속 경찰관들이 모여 자원봉사단을 만들었는데, 꼭 가든버런티어가 아니더라도 조직 내 일선 경찰서나 부서에서 주관하는 공식적인 봉사활동도 많아졌으면 좋겠어요"라고 전했다. 이어 "봉사하는 게 어렵다는 사회적 통념이 있는데, 봉사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 아니겠어요. 우리 사회에서 자발적으로 봉사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봉사가 어렵지 않다는 인식이 사회에 퍼지길 바랍니다"라고 덧붙였다.글/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 사진/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김정원 경사는?▲1993년생 ▲수원 영생고등학교 졸업▲중앙경찰학교 졸업(공채 287기)▲2016년 경기남부청 수원서부서 형사과 근무■주요 활동▲2021~2022년 경기도청년봉사단 단장▲2022년 제20대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국민영웅수원서부경찰서 형사과 실종팀 김정원 경사는 "경기남부청 최초로 소속 경찰관들이 모여 자원봉사단을 만들었는데, 조직 내 일선 경찰서나 부서에서 주관하는 공식적인 봉사활동도 많아졌음 좋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