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기술 해외이식' 앞장서는 전민재 항나딤바탐공항운영 부사장 인천공항, 2021년부터 印尼 민관협력사업 참여… 개발·운영 첫 동시수주年 400만명 이용 불구 조명 어둡고 화장실 노후 등 방문객시설 매우 열악이용 순위 3위 잠재력 높아… 베트남·태국 등 신규 참여 기회도 늘어날 것"100여년 전 제물포 개항이 제국주의 세력의 강압에 의한 치욕이었다면, 오늘날 신공항 개항은 전 세계를 향한, 세계를 중심으로 의지와 비전을 갖고 나아가는 자주 대한민국에 대한 찬사와 영광이 될 것입니다."고(故) 김대중 대통령은 2001년 3월 인천국제공항 개항식에서 이같이 말했다. 인천국제공항을 바탕으로 우리나라가 세계를 향해 나아가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이다. 동북아 허브 공항으로 자리매김한 인천국제공항은 22년 전 김대중 대통령이 공언한 대로 우리나라 기업들과 함께 해외 곳곳에 진출하고 있다. 중동·동남아시아를 주요 무대로 공항 운영·기술 지원 등 컨설팅 사업과 지분 투자, 위탁 운영에 나서고 있으며 해외 공항을 개발하고 직접 운영하는 사업까지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인천공항공사는 2021년부터 인도네시아 바탐 항나딤공항 운영·개발 민관협력사업(PPP)에 참여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2020년 인도네시아 제1공항공사(AP1), 국영 건설사 위자야 카르야(WIKA)와 함께 항나딤바탐공항(주)를 만들어 해당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가 해외 공항의 개발·운영사업을 동시에 수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항나딤바탐공항 전민재(57) 부사장 겸 기술담당이사는 "개항 당시 여러 나라의 공항을 벤치마킹했던 인천국제공항이 이제는 우리만이 가진 특별한 기술을 해외공항에 전해주고 있다"며 "항나딤공항이 동남아시아를 대표하는 공항으로 도약하는 것에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전 부사장은 인천국제공항 건설공사가 한창이던 1997년 인천공항공사에 입사했다. 당시 국내에는 대형 공항을 건설해 본 기술이 없었기 때문에 선진 공항 기술을 배우기 위해 싱가포르 창이공항이나 일본 간사이공항 등 아시아의 선진 공항뿐 아니라 유럽지역 공항을 수시로 방문했다고 한다. 그는 "인천공항공사 직원들이 찾아가겠다고 연락을 하면 현지 공항 직원들이 '왜 자꾸 오냐'고 핀잔을 줄 정도로 우리를 싫어했다"며 "당시에는 대형 공항 건설이나 운영 노하우를 얻으려면 반드시 해외 공항들을 방문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절박한 심정으로 매달렸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다른 나라 대형 공항의 기술을 토대로 만들어진 인천국제공항은 금세 동북아 허브 공항 위치에 올라섰다. '공항 분야 노벨상'으로 불리는 공항서비스평가(ASQ·Airport Service Quality)에서도 세계 1천700여개 공항과 경쟁해 사상 처음으로 6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했다.인천국제공항이 이룬 성과는 신뢰 향상으로 이어졌고, 이제는 인천국제공항을 배우러 오는 다른 나라 공항관계자들의 발길이 계속되고 있다. 전 부사장은 "개항할 때만 해도 인천국제공항이 이런 위치에 올라올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을 못했다"며 "인천공항공사 직원들의 노력 덕분에 다른 공항에서 사실상 '문전박대'를 당하던 인천국제공항이 180도 달라졌다"고 웃으며 말했다.인천공항공사 공항시설처장을 맡고 있던 전 부사장은 2021년 10월부터 항나딤바탐공항에서 부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항나딤바탐공항은 2040년까지 항나딤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리모델링·확장하고, 제2여객터미널을 추가로 건설하는 공사를 진행한다. 또 2046년까지 항나딤공항의 운영을 담당하며 세계적인 허브 공항으로 성장한 인천국제공항의 노하우를 전수한다. 그는 "입사 초기 다른 나라 공항들을 방문하던 나처럼 이곳 직원들도 하나라도 더 배우고 싶어하는 마음이 느껴진다"며 "인천국제공항이 가진 노하우를 최대한 많이 알려주기 위해 열심히 하고 있다"고 했다.연간 400만명이 이용하는 항나딤공항의 시설은 아직 매우 열악하다는 게 전 부사장의 설명이다. 전 부사장이 처음 부임했을 당시에는 천장 곳곳이 훼손돼 있었고, 조명을 제때 교체하지 않아 공항이 어두웠으며, 화장실 등 방문객들이 주로 사용하는 시설도 낡아 있었다고 한다.이 때문에 전 부사장을 포함한 인천공항공사 직원들은 공항의 시설 개선 작업부터 착수했다. 그는 "항나딤공항의 천장과 내벽, 조명을 바꾸는 작업을 마무리하는 등 승객들이 불편할 수 있는 시설물부터 개선해 나가고 있다"며 "내년부터 본격적인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하면 항나딤공항 제1여객터미널은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게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인천공항공사는 항나딤공항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항나딤공항이 있는 바탐은 발리, 자카르타에 이어 인도네시아에서 세 번째로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는 섬이다. 아직 국제선이 2개밖에 없는 국제공항이지만, 2040년까지 성공적으로 공항 확장 작업을 마무리하면 발리, 자카르타 공항에 이어 제3의 인도네시아 관문 공항이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전 부사장은 "항나딤공항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면 인천공항공사를 신뢰하는 사람이 더 많아질 것"이라며 "항나딤공항을 발판으로 인도네시아뿐 아니라 베트남, 태국 등 다른 아세안 국가들의 신규 공항 운영·건설 작업에 인천공항공사가 참여할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인천국제공항의 해외 진출을 통해 국내 다른 기업들의 해외 진출도 활발해질 것이라는 게 인천공항공사의 설명이다. 항나딤공항에도 많은 국내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국산 공용여객처리시스템(CUPPS)을 만든 에어커스(AirCUS)는 항나딤공항에 해당 시스템을 도입·운영하고 있다. 항나딤공항 제2여객터미널 건설 사업 설계와 감리도 국내 업체들이 맡는다.특히 면세점 분야의 해외시장 개척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인천공항공사는 전망하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내년 3월 항나딤공항에 면세점을 개장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자카르타나 발리 등 다른 인도네시아 공항에도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전 부사장은 "항나딤바탐공항 운영에 파견 나와 있는 모든 직원이 인천공항공사를 대표한다는 마음으로 작업마다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항나딤공항이 좋은 선례가 돼 인천국제공항의 해외 진출이 더 활발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글·사진/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전민재 부사장은?▲1997년 인천국제공항공사 입사 ▲2012년 사업개발팀장 ▲2018년 일자리창출팀장 ▲2019년 공항경제처장 ▲2020년 공항시설처장 ▲현 항나딤바탐공항운영 부사장 겸 기술담당이사전민재(57) 항나딤바탐공항운영(주) 부사장 겸 기술담당이사는 "인천국제공항의 우수한 기술력을 세계에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람사는 이야기] '나누는 삶 2283시간' 정용숙 부천 중동 새마을부녀회장 자녀 결혼식에도 화환대신 쌀 기부20명 회원들과 연간 20여 차례 활동여름은 삼계탕·겨울엔 김장 등 선행'2천283시간 30분'.'1365 자원봉사포털'이 인증하는 정용숙(59) 부천시 중동 새마을부녀회 회장의 누적 봉사활동 시간이다. 흔히 2천 시간 이상이면 '우수자원봉사자'로 꼽힌다.의뢰 오는 봉사를 마다않고, 곳곳을 찾아다니며 다른 사람을 위해 헌신하는 삶을 살고 있다는 반증이다.단순한 수적 시간만으로는 정 회장의 봉사 일상을 다 표현하기 힘들다. 어려운 이웃을 향한 베풂이 생활이 된 그는 콩 한 쪽을 나눌 때도 진심을 담는다.자신에게 찾아온 축복의 순간도 나눔의 기회가 된다. 정 회장은 올해 4월 자녀의 결혼식을 치렀는데, 화환 대신 기부받은 10㎏ 쌀 23포를 지역 내 저소득가구와 홀몸노인 등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내놓았다. 따뜻한 온정을 전하는 그야말로 '아낌없이 주는 나무'라 불릴 만하다.이런 정 회장의 봉사 정신은 지금으로부터 15년 전 싹텄다.정 회장은 "40대 초반에 통장을 맡게 됐는데, 그때는 막연하게 이웃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으로 어르신 목욕봉사에 동참하게 됐다"면서 "그곳에서 내가 남을 위해 무언가를 해줄 수 있어 행복하다는 보람을 알게 됐다. 오히려 내가 더 큰 활력을 찾게 된 순간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이후 그의 봉사 행보는 거침이 없었다. 사회적으로 소외되거나 어려운 이웃에게 사랑의 손길을 내밀었고, 고령의 어르신들은 사실상 '밀착 마크'하며 생활 속 고충을 꼼꼼히 챙겼다.2021년에는 중동 새마을부녀회장으로 취임하면서 봉사 스케일도 키워나갔다. 정 회장을 중심으로 20여 명의 회원들이 똘똘 뭉친 새마을부녀회는 연간 20여 차례의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들이 연간 11차례 실시하는 사랑의 반찬나눔은 새마을부녀회 봉사활동의 상징이 됐다. 손수 만든 각종 밑반찬과 간식 등은 매달 70여 가구에 전달돼 지역 내 저소득가정 등이 사회적 온정을 느낄 수 있는 매개체가 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정월대보름에는 오곡밥을, 7월에는 건강한 여름을 나기 위한 삼계탕을, 11월에는 김장 나눔 봉사활동을 통해 이웃사랑을 실천한다. 고유명절인 설과 추석을 비롯해 혹서기를 앞둔 7월에는 사랑의 바자회도 개최한다.정 회장은 "내년에는 주민들과 공유할 수 있는 마을 거리청소 등 새로운 봉사에도 도전할 계획"이라며 "남을 돕고 사는 행복을 전하기 위해 앞으로도 힘이 닿는 데까지 봉사를 이어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부천/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
[FOCUS 경기] '전국 유일 쌀 산업특구' 여주시, 농업 현황… 내년도 市 지원 정책 수매량 70% '진상' 품종 소비자 만족에도적은 수확량·잦은 병충해 농민들에 큰 부담민선 8기 주력사업들 '품질 관리'에 포커스'먹거리통합지원센터 설립' 선순환 카드직거래땐 가격·충성도 등 '수익 대안' 불구소농·고령농 판로 어려움… 급식 우선 제안행정·농협·생산자, 안정적 소득보장 한뜻도농복합도시 균형발전땐 상생역량 극대화우리나라에서 농업은 '아픈 손가락'이다. 여주시는 경기도에서 농업 종사 인구 비율이 높고, 전체 농업인구의 60%가 소농이거나 고령 농민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국에서 유일한 '쌀 산업 특구'인 여주의 대표 브랜드인 '대왕님표 여주쌀'은 지난 10월 농특산물 쌀 브랜드 부문 대상 수상 등 고객들의 신뢰와 사랑을 확인한 바 있다. 그럼에도 지난 22일 여주 농민들은 거리로 나섰다. 여주통합RPC(미곡종합처리장)의 부실 경영과 운영위원회에서 합의된 벼 수매가격을 이사회에서 일방적으로 낮게 결정한 것에 대해 항의하기 위해서다. 양질의 쌀을 생산한다 해도 재생산을 위한 농민들의 적절한 수입 보장은 아직 멀어 보인다. 반면 여주통합RPC는 "수매가 인상은 곧 재고와 적자로 이어지니 수매가를 낮출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다양한 지원 사업으로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시의 농업 정책은 농민, 농협, 소비자 사이 어디쯤 있는 것일까. 여주의 쌀 농업 현황과 내년도 시 농업 정책을 톺아본다. → 표 참조·편집자 주쌀 농업은 여전히 산업 역량이 제한되고 있다. 농산물 수입 자유화와 정부의 수급 조절을 통한 가격 안정 정책 때문에, 농가의 소득향상보다 물가안정이 우선돼 수매가는 '양곡관리법'에 종속돼 있다.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에 의해 거부된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수매를 하거나 시장격리를 하는 것을 '할 수 있다'에서 '반드시 해야 한다'로 바꾸는 것이었다.이 때문에 종자 선택과 수매가격 결정이 농민에게 완전히 주어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주력 품종 결정은 지역 농협과 통합RPC가 해 지역별로 상대적인 자유가 있다. 시의 주력 품종 '진상'은 병충해에 약하고 수확량이 적지만 품질이 뛰어나 시장에서 인기가 좋다. 이와 함께 계절에 따라 수확량이 많은 '영호진미'(2021)나 '추청'(2022)을 판매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고품질로 자부심 키웠지만 가격과 유통에 불만 쌓여여주시농민단체협의회(이하농민단체협의회) 류병원 회장은 "여주 쌀 수매 물량의 70%가 '진상' 품종으로 찰지고 고소하면서 부드러운 밥맛으로 소비자들을 만족시키지만 수확량이 적고 도열병 등 병충해에 약해 농부들에게는 농자잿값과 인력관리비가 늘어 부담이 크다"고 말한다.여주 농민들은 재배가 까다롭고 비용은 더 들지만 전국 유일의 쌀 산업 특구라는 자부심으로 고품질의 쌀 생산에 전력을 쏟아 왔다. 하지만 여주통합RPC의 운영은 이 같은 농민들의 의지와 열정에 미치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진상미'와 '영호진미'에서 올해는 '진상미'와 '추청'으로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등 품종선택이나 가격 면에서 뒷걸음질 치고 있다"는 것이 농민들의 주된 불만이다.농민단체협의회는 "개정된 '쌀산업특구운영에관한조례'에 따라 생산자가 참여하는 운영위원회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로 이뤄진 민관TF팀이 협력해 의견을 조율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품질 향상에 맞춰진 쌀 산업 발전 방향이런 농민들의 생존을 위한 요구와 물가안정이라는 정부의 상반된 목표 속에서 지속가능한 농업을 지향하는 시의 속내는 그래서 더 복잡하다. 우선 농자재 및 토양 개량제 지원, 가공 저장 시설현대화, 여주쌀 브랜드 홍보로 요약되는 '쌀 산업 특구 지원 사업'은 민선 8기의 주력 사업이다. 여주 쌀의 품질 경쟁력을 높이고 브랜드를 알리는 일은 지속돼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못자리용 상토와 맞춤 비료 지원, 친환경 농업 지원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신품종 개발과 우량종자 보급 시범 사업, 재배 기술 교육 등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이것이 시가 수립한 내년도 '여주쌀 산업 발전을 위한 종합 계획'에 담긴 주요 지원 사업이다. 거의 모든 지원 사업이 여주 쌀의 품질관리에 맞춰져 있다.그리고 시는 농가 소득을 높여줄 먹거리통합지원센터 설립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먹거리에는 쌀뿐만 아니라 고구마, 참외, 배, 가지, 땅콩 같은 전략 품목도 들어 있다. 지역 농특산물을 지역 주민에게 우선 공급해 지역 먹거리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직거래 활성화 등 농가 수익 대안 찾아야문제는 판매다. 불확실한 후불제 수매가에 농가의 생존을 전적으로 맡길 수 없다면 직접 수요자와 만나는 직거래를 늘리는 것이 옳다.여주의 쌀 생산량은 한 해 약 4만t이다. 이 중 3만2천t이 통합농협RPC를 통해 수매되니 그 나머지 8천t이 직거래 되는 셈이다. 내년에는 수매량을 2만5천t으로 줄인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직거래의 경우 10㎏ 판매가를 4만원 정도로 잡으면 수매가보다 25% 정도를 더 받고, 또 충성도가 높은 고객도 확보하니 이보다 더 나은 대안은 찾기 어렵다. 그러나 소농이나 고령농의 경우 직거래 판매가 쉽지 않다.이에 농민단체협의회는 "우선 지역 농특산물을 학교급식이나 음식점 등 지역 주민에게 우선 공급하는 방향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를 통해 여주쌀은 지역 식당과 학교 급식에서 우선 사용하는 로컬푸드 원칙을 기반으로 하고 품질·맛을 높이 평가받는 것이 목표다. 이런 방향성을 통해 여주쌀이 품질 좋은 농산물로 인정받고, 농민들의 수익도 높아질 수 있다는 논리다.■ 행정, 농협, 생산자 간 신뢰와 소통 늘려야지난 10월에 새로 위촉된 현종기 시 농업분야 정책자문관은 "여주시의 농업 발전을 위해서는 안정적 소득 보장이 전제돼야 한다"며 "행정, 농협, 생산자 간의 신뢰와 소통을 통한 지역의 파워브랜드 육성"을 제안했다.여주는 도농 복합도시다. 도시화와 농업인구의 고령화로 농지는 줄고, 1인당 쌀 소비는 30년 만에 절반으로 줄었다. 농촌과 도시의 공존을 위해서는 상호보완적인 발전 전략이 필요하다. 지역의 균형발전이란 각자가 보유한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역량을 조성하는 것이다. 도시는 농촌에서 안전한 농식품을 구매하고, 농촌은 도시의 과밀화된 인구를 흡수하며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제공한다면 이보다 나은 상생 방안은 없다. 여주/양동민기자 coa007@kyeongin.com지난 22일 여주시청 별관 앞에서 여주시농민단체협의회 소속 농민들이 여주시 농민대회를 열고 여주시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의 부실 경영을 비판하고 쌀 수매가 재결정을 촉구하고 있다. 2023.11.22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여주시 대표 브랜드인 '대왕님표 여주쌀'이 지난 10월 '2023 대한민국 쌀페스타'에서 쌀브랜드부문 대상(농촌진흥청장상)과 '2023 고객만족 브랜드대상'에서 농특산물 쌀브랜드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여주시 제공대왕님표 여주쌀 이미지. /여주시 제공
'초연 공연 연달아 호평' 송한샘 공연제작사 (주)쇼노트 부사장·프로듀서 굵직한 작품 대극장 입지 다진뒤 '더 테일…' 등 소극장 무대도 꾸준중소극장 신인·작가 등 대극장까지 연결하는 시너지 '선순환' 기대브로드웨이 뮤지컬 '컴프롬 어웨이' 논 레플리카 진행 한국이 최초 올 한해도 쉴 틈 없이 달려왔다. 멤피스, 셰익스피어 인 러브, 테베렌드, 더 테일 에이프릴 풀스에 이어 다음 달 개막을 앞둔 '컴프롬 어웨이'까지 중소극장과 대극장을 넘나들며 주제와 형식이 다양한 극을 무대에 올렸다. 공연 제작사 '(주)쇼노트'의 이야기다. 쇼노트가 올해 선보인 작품들을 쭉 훑어보다 보니 궁금한 점들이 생기지 않을 수 없었다. 이들 공연 대부분이 초연이었음에도 호평을 받으며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됐기 때문. 팬데믹이 지나고 공연예술이 그 어느 때보다 인기를 얻고 있다지만, 눈에 띄는 흥미로운 결과다. 경인일보가 쇼노트의 부사장이자 프로듀서인 송한샘을 만난 이유이다.쇼노트가 그동안 보여준 극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도전' 또는 '시도'와 같은 단어들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작품을 고르는 데 어떤 기준이라도 있는 걸까. 아니면 독특한 극이 제작사의 정체성인 걸까. 송 프로듀서는 "저희는 정말 누가 봐도 휘황찬란하고 멋진 대중적인 작품을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어떤 색깔을 염두에 두고 그 길로 가야겠다 생각하는 건 아닌데, 헤드윅처럼 기존 히트작 중에 그런 느낌을 주는 작품이 많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고 웃었다. 그렇다면 여러 후보작 가운데 실제 무대에 올릴 작품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주요한 점이 있었다는 건데, 이에 대해 송 프로듀서는 '관객'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윤을 내야 하는 기업이다 보니, 관객이 무엇을 원할까란 생각을 가장 먼저 하게 되는 것 같다"면서 "관객이 원한다는 것은 곧 배우가 원하는 작품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배우들 역시 관객이 원하는 작품을 하고 싶어 하기에, 배우와 관객이 만족하는 작품이라면 흥행이 담보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면서 "배우를 포함해 창작진이 작품을 향해 불을 태워도 성공할까 말까 한 것이 현실"이라며 "참여하는 사람 모두가 올인할 만큼의 기쁨과 가치를 주는 작품이 나와야 관객분들이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고 했다.굵직한 작품들로 대극장에서의 입지를 다진 쇼노트는 소극장 극도 꾸준히 무대에 올리고 있다. 올해는 '더 테일 에이프릴 풀스'가 그 중심에 있었다. 송 프로듀서는 이를 두고 '경제적'인 측면만 따지지 않고, 미래에 파생될 수 있는 다른 이익의 측면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그는 "작아 보였던 사업이 어느 순간 개발돼 2차 저작물이라는 결과를 가져온다거나, 소극장 극이 중극장 또 대극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고 있다"며 "배우의 풀을 더 확충할 수 있고, 창작진도 교류하게 되면서 더 좋은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중소극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신인이나 작가들과 함께 대극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장에도 기여하는 선순환 구조를 일으키고 싶은데, 시간은 좀 걸릴 것 같다"고 덧붙였다. 특히 '전설의 리틀 농구단', '더 헬멧', '데미안', '구텐버그'와 같이 다른 공연 제작사들과의 공동제작 부분도 성장시켜 나갈 계획이다.송 프로듀서는 이러한 시너지의 예로 개막을 앞둔 뮤지컬 '컴프롬 어웨이'를 들었다. 이 작품은 12명의 배우가 퇴장 없이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데, 공연계 전반을 아우르는 화려한 캐스팅으로 주목받았다. 송 프로듀서는 "출연하는 배우들이 사실 각자 선 자리에서 주조연 이상을 하는 정말 좋은 배우들이다. 그러나 면면을 유심히 보면 중소극장만 하는 배우, 대극장만 하는 배우들이 있다"며 "그렇게 모인 12명이 앙상블을 이뤄 합을 맞출 때 서로 놀라곤 한다. 대극장과 중소극장의 연기가 한데 어우러져 서로 시너지를 내는 불꽃 튀는 장면을 목도하게 된다"고 했다.최근 공연예술계에서는 '티켓값'이 화두다. 송 프로듀서는 올해 초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를 통해 오른 티켓값에 대한 의견을 밝힌 바 있는데, 퀄리티 높은 작품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송 프로듀서는 "극을 만들 때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고 전제하며 "현재 한국 최고의 라이선스 극들을 제외하고 대극장에서 유료 객석 점유율이 70%를 넘기는 게 쉽지 않다. 티켓 가격을 올려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티켓값으로 소비자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것도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늘 고민이라고 한 그는 "관객은 늘었는데 수익이 나지 않거나 소폭의 적자가 생기게 됐을 때 그 공연을 다시 할 수 있는 동력이 생길까란 생각을 해보면, 무작정 가격을 내리는 것만이 답은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며 "다른 제작사들도 이 부분에 대해 많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데, 어떻게 작품을 바라보고 접근하느냐에 대한 차이인 것 같다"고 말했다.그럼에도 공연예술 시장은 점차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한국 창작 뮤지컬은 이미 라이선스 뮤지컬의 비중을 뛰어넘었다. 중소극장 무대에 오르는 창작극들의 성공사례가 많아지고 있으며, 신진 창작자들이 데뷔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토양도 점점 두터워지고 있다. 이에 송 프로듀서는 "풍부해진 문화적 식견을 가진 지금의 소비자들이 10년 뒤에도 즐길 수 있는 문화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공연기획자들의 과제이자 꿈"이라고 했다. 그리고 우리나라 공연예술계의 밝은 미래를 그렸다. 그는 "케이팝이 보여준 것처럼 문화 콘텐츠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바뀌고 있는 상황이지만, 공연은 언어 장벽으로 인해 한계가 있다고들 했다. 하지만 훌륭한 선배들이 이미 우리 공연을 라이선스화 해 여러 나라에 수출하고 있다"며 "훗날에는 아시아권에서 영미권 작품보다 한국 뮤지컬이 무대에 많이 오르는 시기가 오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고 전망했다.올해 마지막 공연으로 쇼노트는 '컴프롬 어웨이'를 준비하고 있다. 브로드웨이 극이었던 이 작품은 송 프로듀서의 '최애' 극이기도 하다. 막을 내린 지 얼마 되지 않은 '컴프롬 어웨이'를 논 레플리카로 진행하는 나라는 한국이 처음이다. 이 극의 매력에 대해 그는 "공동체의 힘이나 인류애라는 주제도 그렇지만, 그 주제를 풀어내는 방법이 뒤통수를 칠 정도로 재밌었다"며 "12명의 에피소드가 각각 다 묻어나면서 호흡이 빠르고 계속해서 집중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또 국경과 종교와 언어를 넘어서 하나가 되는 '대동의 장'으로 가는 내용이 우리나라 정서와 맞닿아 있기도 한 작품이다. 송 프로듀서는 현장에서 배우와 스태프들이 즐거워하며 '이런 극을 가지고 와줘서 고맙다'고 말해준다든지, 어떠한 혼란이나 흐트러짐 없이 작품을 완벽하게 정리해 온 창작진의 모습 등을 보면서 떨리지만 자신감을 얻고 있다고.송 프로듀서는 작품성과 흥행성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단순히 좋은 작품을 넘어서 관객에게 사랑받는 소위 '잘 팔리는' 공연을 만들고 싶다는 것. "창작 뮤지컬을 산업화의 한복판으로 끌고 가고 싶어요. 언젠가 배우나 연출만큼 제작사의 이름도 작품을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의 하나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신뢰를 쌓아 가겠습니다." 글/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사진/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송한샘 프로듀서는?(주)쇼팩 대표이사와 제미로 제작팀장·마케팅 팀장을 지내고, 현재 (주)쇼노트 부사장 겸 프로듀서로서 활동하고 있다. 국제예술대 전임교수를 맡았으며, 홍익대학교 공연예술대학원·세종대학교·동서대학교·서울아트스쿨 등에 출강한다. 2022년 제6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프로듀서상을 수상한 바 있다. 뮤지컬 헤드윅·젠틀맨스 가이드: 사랑과 살인편·그레이트 코멧·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이프덴·멤피스, 연극 테베랜드·셰익스피어 인 러브·알앤제이 외 다수의 공연과 YB·세븐틴·몬스타엑스·자우림을 포함한 다수의 콘서트를 진행했다.올해 마지막 공연으로 브로드웨이 극이었던 뮤지컬 '컴프롬 어웨이' 개막을 준비하고 있는 송한샘 쇼노트 부사장이자 프로듀서.
경찰의날 맞아 실천… 동참 목소리도지난 4월 '유공장 명예장' 받아 귀감"헬스 등 꾸준히 운동… 건강 선순환""고등학교 3학년부터 시작했던 헌혈이 어느새 100회를 넘고 이젠 113회까지 됐네요. 모두 기부했어요."안산 단원경찰서에서 여성청소년과 학대전담경찰(APO)로 근무하는 권세윤 순경은 경찰의 날(매년 10월21일)을 맞아 최근 모든 헌혈 증서를 기부했다. 애지중지했던 첫 헌혈 증서까지 전부 기부함에 넣었다.권 순경은 "첫 헌혈 증서는 의미가 남달라 계속 지갑에 지니고 다니려 했지만 생각해보니 가지고 있다는 게 별로 중요하지 않더라"며 "모두 기부했다고 헌혈을 멈추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멋쩍게 웃었다.이처럼 권 순경은 단원경찰서에서 아니 안산에서 헌혈 천사, 헌혈 전도사로 통한다. 지난 4월에는 100번째 헌혈을 하고 헌혈 유공장 명예장을 수상해 동료들의 귀감을 사기도 했다. 말이 쉽지 31세의 권 순경이 고3 때부터 헌혈을 시작해 지금까지 약 10여년 간 113회를 참여했다는 것은 헌혈이 가능한 시간을 모두 투자했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전혈은 약 두 달, 혈소판이나 혈장 등 성분헌혈은 2주 간격으로 가능하다. 전혈 31회, 혈소판·혈장 40회, 혈장 41회 등을 한 권 순경이 기부한 혈액의 양은 성인 남자(1인 당 5천400㎖) 8명에 해당하는 4만2천여㎖에 달하기도 한다. 게다가 감기 등으로 몸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헌혈에 참여할 수도 없다.권 순경은 "처음에는 헌혈을 하기 위해 오히려 건강을 더 챙겼는데 헌혈을 하면 혈압을 비롯해 BMI, 항체 등 건강도 수시로 확인이 가능해 이제는 매번 건강검진과 같은 선순환 효과를 보고 있다"며 "헌혈을 하기 위해 헬스와 수영 등 운동도 꾸준히 하다 보니 더 건강해지는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이어 그는 "툭하면 접하게 되는 혈액 부족 뉴스가 매우 안타깝다"라며 "자신을 비롯해 우리 가족, 지인, 이웃 등 누구도 언제든 혈액이 필요할 때가 올 수 있는 만큼 모두 가능할 때 동참하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목소리에 힘을 주었다.끝으로 권 순경은 "경찰관이셨던 아버지를 본받고자 어렸을 때부터 봉사활동을 좋아했고 우연히 접한 헌혈도 지금까지 이어오게 됐다"며 "헌혈을 꾸준히 하는 것뿐 아니라 학대전담경찰관으로서 국가에 봉사하며 사회적 약자에 도움이 되는 경찰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안산/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단원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소속의 권세윤 순경은 지금까지 모은 헌혈증서를 최근 모두 기증했다. 안산/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
이승만 대통령, 6월27일 대전역 도착… 당시 충남도청 '정부청사' 역할 '동요하지 말고 생업 충실하라' 서울에 있는것처럼 녹음 방송에 큰 피해'대전협정' 통해 북한군 진격 일주일 저지… 낙동강 방어선 구축에 도움기관사·철도원들, 수송작전·전투 등 투입… 美 딘 소장 구출에도 헌신'순직' 김재현 기관사, 철도인 최초로 국립서울현충원 안장·특별 훈장전국 최대규모 '보훈테마파크' 조성 추진… 용역 거쳐 2029년 준공 목표철도 경부선과 호남선이 지나던 대전은 교통과 물류 중심 도시로 성장했다. 6·25 전쟁 시 대전은 국토의 중심이면서 교통·물류 중심이었던 만큼 지리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수밖에 없었다. 6·25 전쟁 발발 후 북한군에 속수무책으로 밀리던 이승만 정권은 수도 서울을 버리고 피란길에 올라 대전에 도착, 임시수도로 공표하기도 했다. 옛 충남도청(등록문화재18호)을 임시정부로 사용했다. 이승만 대통령이 마치 서울에 있는 것처럼 '동요하지 말고 생업에 충실하라'는 취지의 방송 녹음을 대전에서 했다는 사실은 이미 역사적으로 검증된 일이다. 이 방송을 믿고 피란을 주저한 서울시민들이 북한군의 점령 아래 희생이 컸던 역사적 아픔도 있다.피해는 컸지만 국군과 미군이 결사항전으로 막은 '대전전투'는 북한군의 남하 진격을 일정 시간 저지, 낙동강 전선에 견고한 방어선을 구축할 소중한 시간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당시 미군 24사단장 윌리엄 딘 소장을 구출하기 위한 철도기관사들의 활약 등 대전은 6·25 전쟁의 많은 사연을 간직한 도시로 기억된다.■ 대한민국 임시수도 대전과 임시정부 충남도청=1932년 지어진 옛 충남도청. 6·25 전쟁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공간이다. 이승만 대통령을 비롯, 각료들은 27일 새벽 2시 서울 경무대를 떠나 피란길에 올랐다. 이 대통령을 태운 열차가 대전역에 도착한 시간은 이날 오후 4시 무렵, 이렇게 늦어진 데는 열차가 대구에 내려갔다가 다시 대전으로 돌아왔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이영진 당시 충남도지사가 머물던 대흥동 관사에 짐을 풀었다. 그렇게 충남도지사 관사는 '대전경무대(大田景武臺)'로 불리며 대통령의 임시 관저가 됐고, 충남도청은 정부청사가 된 것이다. 대전은 28일 임시수도로 공표되기도 했다.이 대통령은 "정부는 대통령 이하 전원이 평상시와 같이 중앙청에서 집무하고, 국회도 수도 서울을 사수하기로 결정했으며, 일선에서도 충용 무쌍한 우리 국군이 한결같이 싸워서 오늘 아침 의정부를 탈환하고, 물러가는 적을 추격 중입니다. 국민 여러분은 군과 정부를 신뢰하고, 조금도 동요함이 없기를 바라는 바입니다"라는 내용으로 육성녹음을 했다. 이 녹음은 27일부터 서울중앙방송국에서 방송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방송만 믿고 이 대통령이 서울에 머무는 줄 알았다. 그러나 이승만 정권은 28일 새벽 2시30분, 인민군의 진출을 저지하기 위해 한강인도교를 폭파했다.이 대통령의 녹음 방송 말만 믿다가 뒤늦게 피란길에 올라 다리 위에 있던 무고한 피란민 수백 명이 희생을 당했다. 북한군을 저지하다 한강 이남으로 후퇴하지 못한 국군 수만 명도 발이 묶이는 결과를 초래했다.그래도 유의미하게 7월 12일 관저에서 한국과 주한미국대사가 '대전협정'을 맺었는데, 이 협정으로 국군과 미군이 '대전전투' 등을 통해 일주일 동안 북한군의 진격을 저지하는 고군분투를 했다. 16일 금강방어선까지 무너지자, 윌리엄 딘 소장은 대전 갑천 동쪽 천변에 새로운 진지를 구축하고, 북한군의 남하를 필사적으로 막았다. 비록 북한군의 승리로 끝났지만 이는 훗날 낙동강 전선에 견고한 방어선을 구축하는데 필요한 시간을 버는 값진 전투로 평가됐다.현재 옛 충남도청은 2013년 대전근현대사전시관으로 개관했다. 이승만 대통령이 머물던 6·25 전쟁 당시 모습 등 100년간의 대전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기관사, 미카 3-129호, 그리고 호국철도기념관=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이 영면을 하고 있는 보훈의 성지 국립대전현충원 한쪽에는 멈춰선 철마가 있다. 이 철마는 6·25 전쟁과 무슨 사연이 있을까? 북한군에 대전이 위협을 받자 이승만 대통령과 내각이 또다시 대구로 피란길에 오른다. 이후 군인과 미국군은 1950년 7월 19~20일 이른바 '대전전투'를 벌인다. 당시 미군 24사단장 윌리엄 딘 소장은 오산-평택-천안-조치원 등 앞선 전투에서 패전을 거듭하자, 계획에 없던 대전을 방어선으로 구축했다. 딘 소장은 미 8군 사령관 워커 중장의 지시에 따라 3일의 시간을 벌기 위해 대전 외곽의 갑천을 중심으로 진지를 구축, 북한군과 격전을 벌였지만 결국 대전을 내주며 후퇴하고 말았다. 미 제24사단은 1950년 7월 20일까지 대전을 방어해 미 제1기병사단의 옥천, 영동 일대 투입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는 임무를 완수했지만, 이 과정에서 부대가 제각기 철수하며 투입 병력 3천933명 중 4분의1에 달하는 1천150명의 전사자와 다수의 전투 장비 손실 등 많은 희생을 감수했다. 특히 딘 소장은 북한군의 포로가 되고 만다.충남 논산 출신인 김재현 기관사(1923~1950)는 7월 16일 북한군이 대전까지 내려오자 수송지원을 위해 약 1만9천300명의 철도원과 함께 전투에 참여했다. 포로가 된 딘 소장을 구하기 위해 김재현 기관사는 미군 특공대원 30여 명과 함께 증기기관차 미카 3-129호를 몰고 딘 소장 구출 작전을 벌였다. 그러나 적탄을 뚫고 대전역까지 갔으나 작전에 실패하고 귀환하던 중 매복하던 적으로부터 8발의 총상을 입고 순직했다. 김재현 기관사가 쓰러지자 곧이어 현재영 부기관사가 운전대를 잡았지만, 그도 왼팔에 총상을 입었으며 마지막에는 황남호 부기관사가 운전대를 잡고 기적적으로 탈출에 성공했다. 탈출 과정에서 김재현 기관사를 포함, 모두 33명이 순직했다. 딘 소장은 1953년 포로교환으로 귀환했으며, 세 기관사는 미 국방장관 특별민간공로훈장이 수여됐다. 특히 김재현 기관사는 철도인 최초로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이 됐고, 대전 판암기지 인근에 그를 기리는 순직비가 있다.대전현충원은 미카 3-129호와 함께 6·25에 참전한 철도인들의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2013년 '호국철도기념관'을 건립했다. 6·25 당시 군사 수송작전에 투입됐다 순직한 기관사 287명을 기리고 있다. 김재현 기관사를 비롯, 전쟁에서 활약한 철도기관사 등도 소개한다. 나아가 한국철도의 시작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철도의 역사를 만날 수 있다.■ 기억하라, 호국보훈메모리얼파크=이렇듯 대전시는 6·25 전쟁의 역사적 아픔이 있는 곳이다. 여기에 보훈의 성지인 국립대전현충원까지 있지만 국가를 위해 헌신한 이들을 위해 필요한 제대로 된 보훈인프라는 부족한 실정이다. 국립대전현충원의 경우 국가유공자, 유족뿐만 아니라 시민들까지 1년에 약 331만명이 방문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이나 후대를 위한 교육 등의 시설은 열악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대전에 '호국보훈메모리얼파크(호국보훈파크)'가 조성되는 이유다. 호국보훈메모리얼파크 조성사업은 윤석열 대통령의 지역 7대 공약이다. 대전시가 제안한 후 윤 대통령이 지역공약사업으로 채택하며 본격화됐다. 유성구 구암동 현충원역 일원 약 70만5천㎡ 부지에 8천995억원을 들여 전국 최대 규모의 추모를 위한 보훈테마파크 조성이 골자다.최근 대전시는 메모리얼파크 조성을 위해 '호국보훈파크 조성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발주했다. 용역은 보훈복합커뮤니티센터와 보훈휴양원 등 국가보훈시설 건립의 타당성 조사와 함께 사업계획 수립 추진, 각 사업 개발의 시행자 선정과 방식·규모·콘텐츠 구상, 행정절차 대응 등 사업추진에 필요한 기술·학술적 검토를 목적으로 한다. 시는 용역을 통해 자체적 사업계획 마련 후 국가보훈부 등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2029년까지 준공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국가보훈파크 조성으로 잊혀져 가는 보훈문화를 확산하는 것이 목표"라며 "의미를 갖는 만큼 모두가 한목소리로 조성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일보=이다온 기자대전 국립현충원 호국철도기념관에 전시된 미카 3-129호와 1950년 6·25전쟁 당시 대전 모습. /대전일보 제공옛 충남도청사 전경.대전 국립현충원 호국철도기념관 내부 전경. /대전일보=이다온 기자대전 국립현충원 호국철도기념관 내부 전경. /대전일보=이다온 기자
"시민들이 직접 환경문제를 해결하고, 환경운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시민 연대에 더욱 힘쓸 생각입니다."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은 인천녹색연합의 향후 목표는 시민 친화적인 환경단체다. 시민들과 연대를 바탕으로 온전히 인천 환경운동을 시민과 자연을 위한 활동으로 만들겠다는 취지다. 인천녹색연합은 1천800명의 회원이 참여하고 있으며, 생태계 보전, 야생동식물 보호, 후학 양성 등 전방위적인 환경운동을 진행 중이다.오늘날 인천녹색연합이 있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초창기엔 운영비가 부족해 활동가들은 제대로 임금을 받지 못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많은 활동가들이 이탈했다. 많은 사람들이 들어오고 나가기를 반복하면서도 30년 내내 인천녹색연합의 자리를 지켜온 이가 있다. 계양산 골프장 설립 반대 운동을 주도했던 활동가로 알려진 생태교육센터 이랑 유종반(65)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인천 최대 규모의 환경단체인 인천녹색연합의 창단 멤버이자 30년 동안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유 대표는 '인천 환경운동의 산증인'이기도 하다.유 대표는 "그냥 남들과 똑같이 열심히 했을 뿐이다"라고 자신을 낮췄다. 그는 2014년부터 인천녹색연합 전문교육기관 사단법인 생태교육센터 이랑 대표로서 환경 운동가 후학 양성과 시민들을 위한 환경·생태교육을 하고 있다. 낙동강 페놀 유출 이후 배달환경클럽 결성… 원년 50명 중 3명만 남아계양산 골프장 개발 반대 가장 기억… 시민 품에 공원 돌려준 점 의의개발 이익 연루 주민 "환경 보전 아닌 보상금 목적" 회의감 든 경험도 인천녹색연합의 모태는 인천배달환경 클럽이다. 배달환경 클럽은 우리 민족 고유 환경단체를 만들고 싶어 '배달'이라는 단어를 썼다고 한다. 배달환경 클럽은 1991년 대전에서 결성됐고 인천배달환경 클럽은 1993년 5월 7일 결성됐다. 1991년 '낙동강 페놀 유출 사건'이 발생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기였다. 지인이 인천배달환경 클럽의 창립멤버로 활동하자는 제안을 수락하면서 환경운동가로서의 삶이 시작됐다.인천배달환경 클럽 원년 멤버로 50명 정도가 있었지만 지금까지 활동하는 운동가는 유 대표를 포함해 총 3명이다. 유 대표는 "설립 후 10년 정도까지는 운영비가 부족해 활동가 급여도 주지 못했을 만큼 열악했다"며 "지금까지 환경운동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자연과 생명을 볼 때마다 느끼는 벅차오르는 감정"이라고 말했다.배달환경 클럽은 1996년 녹색연합으로 개명한다. 푸른한반도되찾기시민의모임, 대한녹색당창당준비위원회 등 환경단체 2곳이 연대하자고 제안했기 때문이다. 인천배달환경 클럽도 자연스레 지금의 인천녹색연합으로 바뀌었다.인천은 우리나라 도시 중에서도 손꼽히는 항만, 공단 도시다. 항만과 공단의 발달은 인천시의 경제 발전을 의미하기도 했지만 반대로 인천 환경을 빠르게 파괴하는 주범이라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유 대표는 과거 인천을 '공해 백화점'이라고 지칭했다.항만, 공단에서 발생하는 비산먼지로 인한 인천의 대기오염도 심각했지만, 이보다 유 대표는 갯벌에 주목했다. 인천시가 곳곳에서 진행하는 간척사업으로 갯벌이 빠르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인천국제공항, 송도국제도시 개발을 반대하는 운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개발 과정에서 간척사업은 계획돼 있었고, 이는 영종도갯벌과 송도갯벌이 파괴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유 대표뿐 아니라 인천 지역 환경운동단체가 목소리를 높였지만 갯벌 매립을 저지하지는 못했다. 유 대표는 "인천의 갯벌은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천연생태자원의 보고인데 인천시는 오로지 경제발전에만 집중해 환경정책을 등한시한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환경운동만 30년 활동했기에 그에겐 기억에 남는 사례도 많다. 갯벌 간척 사업과 같이 열심히 활동했지만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던 부분도 있었고 반대로 환경운동을 통해 환경 보전을 넘어 사회적 여론을 바꾼 사건도 있었다. 대표적으로 계양산 골프장 개발 반대 운동이다. 유 대표는 계양산 개발 저지를 두고 "기념비적인 시민운동"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그동안 자연 개발 반대 운동에서 환경단체가 이기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계양산 골프장 개발은 사업을 저지했을 뿐만 아니라 인천시민에게 계양산을 있는 그대로 돌려줬다는 점이 의의가 크다"고 했다. 계양산 둘레길은 인천의 대표적 트레킹 코스로 여름엔 등산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그는 '바닷모래 채취 상한제' 제정도 대표적인 성과로 꼽았다. 유 대표는 "2004년에 옹진군 덕적도 앞바다 모래가 유실돼 조사해 보니 건설사가 무분별하게 바닷모래를 채취한 것이 해안가 모래 유실로 이어진 것으로 파악했다"며 "인천녹색연합은 이를 공론화하며 전국에 바닷모래 채취에 따른 부작용 등을 알렸고, 바닷모래 채취 상한제도를 만들 수 있었다"고 했다. 환경운동을 하며 가장 힘들고 단체 운영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감이 든 경험도 있었다. 유 대표는 "개발 이익과 관련해 연루된 적이 있는데, 많이 힘들었다"고 했다. 2000년대 초반 남동구 논현동 남동산단 인근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다고 하자 주민들이 인천녹색연합에 '환경 파괴를 부르는 개발을 막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대표는 "주민들이 개발 보상금 등을 원하는 걸 알았지만 환경문제도 분명히 있었기에 시민들과 연대했다"고 말했다. 유 대표를 포함해 인천녹색연합은 시와 협의해 개발에 따른 환경 파괴를 최소화하도록 했다. 유 대표의 기대와 달리 주민들 사이에서 반대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는 "주민들은 '왜 이렇게 쉽게 협의했냐?'며 인천녹색연합 사무실을 무단 점거했다"고 했다. 주민들은 한 달 가까이 농성을 지속했다. 유 대표는 "인천시민을 위해 존재하는 시민단체인만큼 무단 점거한 시민이라도 경찰에 신고하기는 싫었다"며 "그 이후론 주민들과 연대할 땐 주민들의 참여 동기를 더 꼼꼼히 살펴본다"고 했다.유 대표는 최근 인천녹색연합 창립 30주년 좌담회를 열어 "앞으로 녹색연합은 반대운동이 아니라 전환 운동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전환 운동은 정부 정책의 무조건적인 'No'가 아닌 대안을 제시해 정부 정책을 전환하는 생산적인 시민운동을 뜻한다. 그는 "전환 운동의 의의는 결국 시민들의 삶을 좋은 쪽으로 전환하는 것이다"라며 "개발과 환경 보호의 공존을 목표로 합리적인 환경운동을 앞으로도 이어 나갈 것이다"라고 했다. 글/이상우기자 beewoo@kyeongin.com, 사진/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유종반 대표는?1958년 전북 정읍 출생. 1993년에 인천녹색연합 창립하고 이후 공동대표를 역임했다. 30년 동안 환경 운동가로 활약하면서 계양산 롯데 골프장 반대 시민대책위 집행위원장과 인천환경교육네트워크 공동대표로 활동했다. 2014년부터는 인천녹색연합 부설 교육전문기구 생태교육센터 이랑 상임대표로 활동하며 환경·생태 인문학 전문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때를 알다 해를 살다', 그림동화 '도토리 할아버지 왜 춥고 더운 거예요', '놀자 놀자 해랑 놀자'(공저) 등이 있다.유종반 생태교육센터 이랑 대표는 1993년부터 인천 지역에서 환경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30주년을 맞는 인천녹색연합이 창립했을 때부터 활동한 유 대표는 "더 많은 시민이 환경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데 역량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선 8기 용인특례시를 대표하는 키워드는 '반도체'다. 처인구 원삼면의 반도체클러스터에 이은 이동·남사읍 일대 시스템반도체 국가첨단산업단지 유치를 통해 미래 먹거리를 위한 든든한 뿌리를 내렸다. 하지만 용인시가 반도체 못지 않게 공을 들이는 분야가 또 있다. 바로 '교육'이다.이상일 시장은 용인의 미래를 책임질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 교육에 있고, 그만큼 학생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공부해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취임 이후 수시로 관내 학교들을 찾아 교장·교사·학부모·학생들을 만나며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는 이유다. 시장이 직접 교육 행정의 최일선에서 발로 뛰며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는 것. 이게 민선 8기 용인시가 지향하는 '교육 르네상스'다. ■현장 속으로 '500일의 여정'이 시장은 지난해 시장에 당선된 직후부터 교육과 인재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시장직 인수위원회 내에 별도의 '교육인프라 TF'를 구성했다. 앞서 국회의원을 역임했을 당시에도 교육문화위원회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는 이 시장은 인재 육성을 위한 첫걸음으로 교육 인프라 확충에 방점을 찍었다. 그래서 취임 이후 줄곧 학교를 직접 찾아다녔다. 그동안 총 12차례 관내 189개에 달하는 초·중·고교의 교장, 학부모, 학생 등과 간담회를 진행했고 학교 현장에서 발생하는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였다. 듣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문제 해결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이상일 시장, 인수위때 TF 구성 '교육 인프라' 방점189개 초·중·고 교장·학부모 등 간담회 '민원 청취'용인시교육지원청과 경기도교육청뿐 아니라 교육부와도 잇따라 접촉하며 문제 상황을 설명하고 지원을 요청했다. 시장이 교육 현장의 민원을 직접 챙기는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이 시장은 "어머니가 교육자셨고, 국회 교육문화위원회에서도 활동한 바 있어 교육 분야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며 "학교마다 매년 새로운 고민거리와 애로사항이 생기기 마련인데, 그래서 교장 선생님과 학부모들로부터 각 학교가 처한 상황을 듣고 용인시가 같이 해결 방안을 찾자는 의미에서 지금까지 여러 차례 간담회를 진행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적극 행정 실천…변화의 시작동백고의 경우 여름철 폭우가 내리면 인접 아파트에서 쏟아지는 빗물로 학교 본관 뒷길이 항시 흙탕물에 잠겨 학생과 교직원들이 큰 불편을 겪어 왔다. 간담회에서 이 같은 사정을 전해 들은 이 시장은 관리 책임을 지닌 LH(한국토지주택공사) 관계자들과 함께 동백고를 직접 방문해 문제 해결을 당부했다. 이후 LH는 담장 우수관에 누적된 오물·토사·낙엽 등을 모두 걷어내고 빗물을 받을 수 있는 집수정 두 곳을 설치했으며 낙엽 등이 떠내려와 우수시설을 막지 않도록 담벼락 100m 구간에 그물망까지 달았다. 동백고 뒷길 폭우시 '상습 흙탕물' 직접 방문 조치성복고 노후승강기·제일초 다목적강당 등 예산 해결이렇게 오랫동안 방치됐던 고질적 문제가 한 달 만에 해결됐다. 조정길 동백고 교장은 "앞으로 큰비가 내려도 학생들이 진흙탕 길에 미끄러지는 일이 없게 됐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성복고 노후 승강기 교체 문제도 해결됐다. BTL(민간투자사업) 방식으로 교육지원청의 예산 지원 대상이 아니었지만, 장애인 학생들의 이동과 안전상 승강기 교체가 시급했던 상황을 인식한 이 시장은 교육지원청에 거듭 협조를 구했고 결국 9천여만원의 예산이 배정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순교 성복고 교장은 "시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에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밝혔다.제일초 다목적 강당과 송전중 농구장 개선사업이 도교육청의 경기형 특화사업에 선정된 것도 이 시장이 발로 뛰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두 사업 모두 이 시장과의 간담회에서 학교장들이 제안했던 사업으로, 이후 시는 도교육청과의 협력을 통해 사업 예산을 받는 데 성공했다. 제일초 다목적 강당 개선사업에는 9억5천만원이, 송전중 농구장 개선사업에는 6천6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민간 기업의 지원 중단으로 통학버스 운행에 위기를 맞은 삼계고에는 추경 예산 편성을 통해 통학차량 운영비 3천900만원을 긴급 지원하기도 했다. 이에 삼계고 이찬희 학생회장은 직접 쓴 편지를 갖고 이 시장을 찾아와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교육 예산 확보에 사활 건다이 시장은 지난달 27일 장상윤 교육부 차관을 만나 역북초 체육관 건립 지원, 포곡중 체육관 리모델링 특별교부금 지원, 장애인 평생학습도시 운영 지원 등을 요청했다. 그 결과 교육부의 올해 제3차 특별교부금 지원 대상에 용인 관내 3개 학교가 선정됐다. 대상 사업은 역북초 체육관 증축(25억600만원), 백봉초 체육관 증축(8억1천300만원), 원삼중 급식실 증축(7억9천500만원) 등으로 지원 예산 규모만 41억1천400만원에 달한다. 교육부 차관에 지원요청… 3차 특별교부금 3곳 선정총 500억 넘게 외부 유치 "미래 위한 최고의 투자"역북초 체육관 증축의 경우 지난 7월 학부모와 학생들이 직접 시장실에 찾아와 민원을 요청한 사안이었다. 학교 건물 4층 교실 일부를 리모델링해 체육관으로 이용 중이지만, 높이가 낮아 구기 종목은 수업을 진행할 수 없고 층간소음으로 다른 수업에도 지장을 주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이 시장은 지난 장 차관과의 회동 당시 역북초 상황을 상세히 설명하며 지원을 요청했고 그 결과 3층 규모의 체육관 건립이 확정됐다. 시는 교육부 지원 외에 14억4천500만원을 추가 지원키로 했다.원삼중 내에 조리시설을 갖춘 급식실을 만드는 건 이 시장의 공약사항이었다. 조리시설이 없어 인근 학교에서 조리된 음식을 공수해 오고 있는 사정을 듣고 이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하며 공약에 포함한 바 있다. 이번 교육부 지원과 더불어 도교육청 예산 9억4천200만원, 시 예산 3억원 등 총 20억여 원이 투입돼 마침내 원삼중 학생과 학부모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조리시설을 갖춘 급식실이 만들어지게 됐다.민선 8기 출범 이후 관내 18개 학교에 교육부 특별교부금 164억1천400만원, 도교육청 교육비 특별회계 132억3천700만원의 예산을 지원받았다고 시는 밝혔다. 이 밖에 백암복합문화센터와 용천초 내 복합체육시설 등 2개 시설 건립에 필요한 지원 예산 212억원까지 포함하면 총 500억원이 넘는 교육 예산을 외부에서 끌어온 셈이다.이 시장은 "시의 미래를 위해선 좋은 인재 양성이 곧 최고의 투자"라며 "재정적 어려움은 있지만, 앞으로도 교육에 관한 예산만큼은 최선을 다해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용인/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 일러스트/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지난 10월11일 용인시청소년수련관 세미나실에서 열린 이상일 용인시장과 중학교 학부모회장단과의 간담회 단체 기념 사진. 2023.10.11 /용인시 제공지난 9월7일 삼계고교 이찬희 학생회장이 통학버스 문제 해결에 힘써준 이상일 용인시장을 찾아와 감사의 뜻을 전하고 있다. 2023.9.7 /용인시 제공(왼쪽부터)이상일 용인시장,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용인시 제공
전쟁, 재해·재난 등 참상이 벌어진 장소를 여행하는 '다크 투어리즘'(Dark Tourism)은 한국에선 아직 낯설지만, 해외에선 점점 중요해지고 있는 여행 방식이다. 영광스러운 역사를 가졌거나 경관이 수려한 장소로 향하지 않고 굳이 어두운 기억을 찾는 이유는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선 안 된다'는 교훈과 성찰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등 전쟁의 불씨가 다시 살아나고 있는 국제 정세에서 더욱 주목받는 여행 방식이기도 하다. 국립국어원은 다크 투어리즘을 대체할 우리말로 '역사교훈여행'을 제시하기도 했다. 다크 투어리즘 장소 대부분은 볼품없거나 오히려 흉물스럽기까지 하다. 그 장소를 특별하게 만드는 건 전쟁과 갈등, 재해·재난의 '기억'이다.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으로 기획 취재를 위해 지난달 독일 베를린을 찾았다. 1990년 10월 3일 동·서독의 통일을 기념하는 '통일기념일'인 3일 세계적으로 유명한 다크 투어리즘 장소인 '베를린 장벽'을 비롯해 전쟁과 분단 역사를 담은 현장을 답사했다. 베를린 장벽을 둘러보고 만져보면서 인천에 있는 부평 미군기지 '캠프 마켓'의 옛 일본육군조병창(군수공장) 병원 건물이 떠올랐다. 여전히 존치·철거 논란이 가시지 않는 조병창 병원 건물을 포함한 캠프 마켓 전체를 베를린 장벽에 견줄 다크 투어리즘으로 활용할 가능성을 봤다.영광스러운 역사나 경관 수려한 장소 아닌일부러 어두운 기억 찾아 나서는 여행방식전쟁의 불씨 살아나는 국제정세에 더 주목분단·나치 아픈 흔적 그대로 남겨둔 독일'다시는 일어나선 안될 역사' 메시지 전달가치 높은 인천 캠프마켓 조병창 병원 건물얼마 안 남은 유산인데 철거··존치 논란 중 ■ 다크 투어리즘 성지 베를린1961년 동독이 동베를린 서쪽 경계선에 기습 축조, 국경을 봉쇄한 베를린 장벽은 독일의 분단과 냉전을 상징한다. 1989년 11월 9일 동·서 베를린 시민들이 직접 장벽을 허물었는데, 냉전의 종식을 상징하는 유명한 장면이다. 장벽은 모두 허물어지지 않았다. 베를린 곳곳에는 장벽이 남아있고, 일부는 갤러리로 활용되는 등 많은 관광객이 모여드는 명소가 됐다.통일기념일에 방문한 '베를린 장벽 기념관'은 가장 길게 남은 장벽을 활용한 공간이다. 약 300m의 장벽을 원형 그대로 보존하고 있으며, 장벽의 흔적을 전시한 1㎞의 공원이 조성돼 있다. 철골이 드러났거나 그래피티(Graffiti)로 채워진 언뜻 폐허 같은 장벽을 보러 온 국내외 관광객으로 북적였다. 단체로 자전거를 타고 베를린 장벽 기념관 주변을 답사하는 프로그램도 눈에 띄었다. 기념관 맞은 편은 박물관과 전망대가 있어 장벽의 전경을 조망할 수 있도록 했고, 일부 장벽은 옛 동·서 베를린처럼 출입할 수 없게 완전히 막아 분단 상황을 느끼도록 했다. 주로 동쪽에서 서쪽으로 장벽을 넘다가 희생된 이들의 사례와 추모비가 곳곳에 세워져 있었다.공원처럼 여유롭게 거닐면서도 장벽이나 그 흔적의 역사를 기록한 안내판을 꼼꼼히 읽는 사람이 많았다. 건물 벽면에는 바로 그 장소에서 장벽이 생기기 전, 장벽을 세울 당시, 장벽이 점점 두텁고 견고해지는 과정, 장벽 철거 이후를 비교한 사진이 걸려 있었다. 건물 벽면 자체가 장벽 일부로 쓰인 건물, 땅속에서 장벽을 통과하려고 판 지하 통로, 국경을 넘는 급박한 순간 등을 담은 기록이 그 사건이 일어난 현장에 전시돼 있다. 전쟁을 반성하는 메시지를 담은 '화해의 교회'도 건립돼 있다. 기념관 주변 조용한 주택가와 역사 유적이 어우러진 분위기가 인상 깊었다. 베를린은 분단 역사만 전시하지 않았다. 나치 독일 시절 부끄러운 역사도 그대로 전시하고 있다. 베를린 중심가 포츠담광장 인근에는 '공포의 지형학'(Topographie des Terrors)이란 공간이 있는데, 나치 친위대의 비밀경찰 '게슈타포'(Gestapo) 본부가 있던 곳이다. 나치 독일 당시 게슈타포가 저지른 인종 학살과 참혹한 만행을 기록한 박물관을 조성했고, 야외엔 베를린 장벽을 80m가량 남겨 그 끔찍한 사진과 자료를 걸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파괴된 건물 흔적도 그대로 남겼다. 포츠담광장 북쪽으로 가면 나치에 학살당한 유대인의 넋을 기리고자 2천711개의 석관을 세운 '홀로코스트 추모비'가 나온다. 베를린 거리를 걷다 보면 건물 현관 앞 인도에 사람 이름이 새겨진 황금색 현판을 발견할 수 있는데, 그 집에 살다 나치에 붙잡혀 끌려간 유대인들의 이름이다. 베를린은 도시 전체를 '다시는 일어나선 안 될' 전쟁과 분단 유적으로 보존하고 있고, 세계 곳곳에서 베를린을 찾는 이유 중 하나다.■ 식민지·전쟁·분단 기억 다 가진 캠프마켓한반도 또한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 식민지, 전쟁, 분단의 상처가 깊다. 그러나 그 상흔을 있는 그대로 보여줄 장소와 유산은 많이 훼손됐거나 상당수 사라졌다. 아직 완전히 개방되지 않은 인천 캠프 마켓은 한반도 식민지·전쟁·분단 역사를 온전히 보존하고, 국내외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을 몇 안 남은 '기억 유산'이다. 캠프 마켓에는 조병창 병원 건물을 비롯한 수많은 근·현대 건축물이 남아있다.캠프 마켓의 전신 조병창은 1937년 중일전쟁이 발발하자 일본이 1939년 부평평야에 조성하기 시작해 1941년 완공한 초대형 군수공장이다. 조병창은 제2차 세계대전(아시아·태평양전쟁)에서 일본이 패망할 때까지 한반도 병참기지화 핵심 지역이었다. 일본은 중국 사찰에서 건너온 철제 범종부터 민가의 숟가락까지 온갖 쇠붙이를 공출해 조병창 제련소에서 녹여 전쟁에 쓸 무기를 찍어냈다. 그때 제련소로 추정되는 굴뚝 2개짜리 대형 건물이 현재 캠프 마켓에 남아있다.캠프 마켓 내부에 조병창 병원 추정 건물이 있는데, 강제동원된 노동자들이 치료를 받던 공간이었다. 국사편찬위 구술사료집에 따르면, 조병창에 강제동원된 명단 1만2천584명이 확인된다. 실제론 더 많을 것으로 학계에서 추정하고 있다. 조병창 병원 건물은 현재 지역사회에서 토양 오염 정화를 이유로 철거하자는 쪽과 어떻게든 역사적 가치를 담은 건물을 존치해야 한다는 쪽으로 나뉘어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캠프 마켓 맞은편 부평공원(미쓰비시 군수공장 터)에 일본의 위안부 동원 만행을 고발하는 '평화의 소녀상'과 함께 '징용 노동자상'이 서 있는 이유다. 캠프 마켓의 지하를 포함해 주변 지역에 일본군이 조성한 23곳의 땅굴이 있다. 캠프 마켓과 연계하면 다크 투어리즘 코스로도 개발할 수 있는 공간이다.해방 직후 미군은 조병창 자리에 주한미군 군수 보급기지 '애스컴'(ASCOM·제24군수지원사령부)을 조성했다. 인천항을 통해 남한으로 들어오는 미군 물자를 총괄하는 기지로, 그 주변엔 남한 최초의 기지촌이 형성됐다. 애스컴은 한국전쟁 이후 '애스컴 시티'라고 불릴 정도로 확장을 거듭했고, 기지촌도 커져 '신촌'이란 마을까지 생겼다. 부평 기지촌엔 미군을 상대로 하는 술집과 클럽, 미용실, 세탁소 등이 성업했다. 기지촌 여성들의 아픈 이야기가 서린 곳이며, 한편에선 미군 클럽에서 공연한 밴드를 중심으로 한국 대중음악이 싹을 틔웠다. 이와 관련 캠프 마켓에서 일부 개방된 공간에 인천음악창작소가 들어서기도 했다. 1970년대 이후 부평 미군기지가 현 캠프 마켓 면적으로 축소됐고, 캠프 마켓마저 평택 미군기지 등지로 이전하면서 건축물 등 이젠 흔적만 남았다. 한국과 미국은 캠프 마켓 전체 부지에 대한 반환 절차를 거치고 있고, 토양 등 오염정화작업도 진행 중이다. 캠프 마켓은 곧 완전히 개방되지만, 내부 건축물을 얼마나 보존하고 무엇으로 활용할 것인지 구체적 계획이 마련되지 않았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지난 2021년 보전 대상지를 선정하는 '이것만을 꼭 지키자!' 특별상에 조병창 병원 건물을 선정했다. 강제동원 역사가 서린 공간으로 보존 가치가 크다고 평가했다.부산시는 2015년부터 옛 미군 하야리아기지(현 부산시민공원), 유엔묘지, 피란 주거지, 임시중앙청 등 전쟁 유산을 묶은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해왔다. 최근 세계유산 등재 전 단계인 잠정목록에 오를 정도로 지자체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인천은 캠프 마켓의 기억 유산들을 그대로 보존해 활용할 것이 옳을까 아니면 상당수 없애서 확보한 토지에 새로운 것들을 조성하는 게 옳을까. 베를린과 부산 사례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지난 3일 찾은 독일 베를린 '베를린 장벽 기념관'에 보존돼 있는 장벽. 2023.11.3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지난 3일 찾은 독일 베를린 '베를린 장벽 기념관' 내부에는 공원과 함께 장벽을 넘다 희생된 이들의 추모 공간이 조성돼 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나치 독일의 비밀경찰 '게슈타포' 본부가 있던 공간에 조성된 박물관 '공포의 지형학' 외부에 장벽과 함께 나치의 만행을 기록한 사진이 전시돼 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베를린 중심가 한복판에 조성된 '홀로코스트 추모비'.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인천 '캠프 마켓' 내 일본육군조병창 병원 건물. 토양 오염 정화 등으로 인한 철거·존치 논란이 진행 중이다. /경인일보DB인천 부평구 캠프마켓 전경. /경인일보DB
경제가 전반적으로 하락세다. 오랜 팬데믹 터널을 지나왔지만, 아직 회복의 길은 멀기만 하다. 서민들의 고통이야 말로 할 수 없을 정도지만, 경제의 또 다른 주체인 기업인들도 힘들게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그렇다고 절망만 있는 건 아니다. 묵묵히 자기 일에 집중하다 보면, '성공'이라는 볕 들 날이 올 것이라는 희망이 이들을 버티게 한다. 성공은 혼자서 해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당겨주고 밀어주고 격려해 주는 멘토가 있다면, 고된 길도 보다 편히 걸을 수 있다. 경기도기업경제인협회는 경기도를 대표하는 경제인 단체 중 하나다. 15년의 역사와 650명의 회원으로 구성돼 있는데, 네트워크를 만들어 정보를 공유하고 서로 협력해 협업하기도 한다. 문종배 회장은 지난 2020년 3대 회장으로 취임해 단체를 이끌고 있다.30년 '외길' 연간 두세건 특허 등 제품개발 방충망 업계 1위'만석공원 상생박람회' 시민들에 지역기업 홍보행사 열기도60대 '젊은 시니어' 고용 등 정부 나서서 인력 대책 세워야 -(주)인익스라는 회사의 대표로, 성공한 기업인이다. 기술개발 분야에 성과를 인정받아, 올해 수원시 중소기업인 대상에 선정되기도 했다."건축자재 업종을 시작해 30년 가까이 한 업종에만 파고들었다. 건축자재에서 벗어나 새로운 업종으로 전환하려 하지도 않다 보니 전문성이 생겨 큰 어려움은 없었다. 회사가 제조업 기반이라 1년에 두 세건 정도 특허를 출원하는 등 끊임없이 제품 개발을 했다. 원가를 절감하고 불량이 적어 AS를 덜 받는 등 조금이나마 더 좋은 제품을 생산하려고 노력해 회사도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것 같다. 제품을 만들고 설치하고 AS까지 우리 회사에서 자체적으로 다 이뤄진다. 그래서 시장에서 원하는 부분이 있다면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신속한 조치로 거래처와 신뢰를 쌓아 지금까지 안정적인 매출을 내고 있고 올해도 지난해보다 20~25% 매출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또 방충망 업계 1위를 하고 있다. 2년 전 미세먼지 차단망을 개발했다. 하이브리드형 미세먼지 차단망을 개발해서 조달청으로부터 혁신 제품으로 인정을 받았다. 방충망이면서 미세먼지 방호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인데 파손이나 성능을 잃게 되면 보통 전체 틀을 교체해야 한다. 하지만 자사의 제품은 소비자도 쉽게 교체할 수 있게끔 만들어서 경제성을 인정받아 조달청에서 혁신 제품으로 선정된 것. 현재 자사 제품은 제주국제공항에 설치돼 있고 군산시청, 괴산군청, 서울과 경기도 일부 학교에 설치됐다."-경기불황이 지속되고 있다. 기업인들의 어려움이 지속되는데."경기가 많이 어렵다고 하는데, 코로나를 겪으면서 생활패턴이 많이 변했다. 일부 업종은 호황을 누린 곳도 있지만 대다수 업종이 상당히 어려웠다. 코로나가 끝나면 경제가 호전될 줄 알았는데 그렇지 못하다.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전쟁으로 인해 자잿값 상승과 인건비 상승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들은 제1금융권에서 대출받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자금들도 첨단 산업, IT 업종에 쏠려있어 많은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들은 정부에서 지원하는 자금의 혜택을 받는 것도 어려운 상태다."-이럴 때 일수록 기업들의 자구책도 필요할 것 같다. 특히 중소기업은 인력난이 심하다."경기도기업경제인협회는 올해 경기도 지원을 받아서 기업 CEO를 상대로 노무 관련 교육을 진행 중이다. 노무 교육은 노동자를 위한 교육이 아니고 고용주를 위한 교육이다. 나도 고용주 중 한사람이다. 현재 여러 부분에서 인력이 부족해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는데 외국인 노동자는 한국에 들어오기 전에 한국의 노무 교육을 받고 온다. 반면에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은 노무 교육을 받을 기회도 없고 잘 알지도 못한다. 그래서 역으로 당할 때도 있다. 고용 상황이 어려워 중국 동포를 고용한 적이 있는데 다른 곳에서 '만원 더 준다'하니 아무 말 없이 회사를 옮겼던 경험이 있다. 공백이 생겨 공정이 안 돼 생산 라인을 가동할 수 없었다. 노동청에 불만을 얘기하니 외국인 근로자가 고용주한테 보고할 의무가 없다고 했다. 그 후로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지 않다가 사업이 확장되면서 여러 비용을 들여서 올해 1월 외국인 10명을 고용했다. 하지만 3월에 2명이 퇴사하겠다고 밝혔다. 한 명이 보내달라고 큰 어필을 해서 보냈는데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할 때 기숙사와 내부 집기 등 회사에서 비용을 투자했지만 한 달도 안 된 상황에 회사를 나간 상황이었다.그 후 퇴사 의사를 밝혔던 다른 한 명은 고의적으로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아 수차례 경고하다가 징계를 했던 사례도 있는데 노동청에 진정을 넣어서 소송이 진행 중이다. 징계 절차가 적절했는지 따지고 있는데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우리 같은 소기업, 중소기업, 소상공인이 모든 의무 교육을 다 받고 노무 문제를 인지한 상황에 근로자와 문제가 생겼을 때 절차대로 할 수 있는 곳이 몇 군데나 있을까'의 질문에서 노무 교육의 필요성을 인식했다. 고용주가 근로자보다 더 못한 노무 지식을 가지고 있어서는 안 된다.-기업 간 교류 없이 나홀로 사업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인도 많다.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은."지난달 수원 만석공원에서 상생박람회를 열었다. 30여 개 업체를 모집해서 경기도 경제부지사, 수원시장, 경기도의회 의원 등 손님도 많이 오고 도민들에게 반응도 좋아 성황리에 잘 끝났다. 박람회 목적은 주변에 있는 기업들의 상품을 관내의 시민들이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 시민들에게 지역 기업의 제품을 알리려는 취지였다. 지역 기업이 회사를 알리고, 지역민들이 지역 기업에 취업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계기가 됐다. 기업 간 네트워킹의 방법 중 하나가 박람회다. 협회 내에서도 서로 어떤 업종을 영위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다양한 행사를 통해 기업 간에 네트워크도 형성하면서 정보 교류를 하면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아울러 경기도,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차원의 다양한 역량 강화 교육이 많다. 이런 교육이나 행사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경기도 경제단체들의 역할이 과거보다 축소됐다는 이야기도 있다. 정부 정책이나 수도권 역차별 등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왔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3~4년 전에는 협회 쪽에 1년에 사업할 수 있는 예산이 많이 지원됐다. 과거에는 10억원씩 지원받던 때도 있었는데 코로나가 유행한 뒤 거의 0원이 됐다. 지방선거 때도 양당 정치인을 모아서 경제단체로서 지역사회에 이바지하는 부분이 있는데 도움을 줘야 하지 않겠나 요청했고, 도와주겠다 했는데 올해 들어와서 보니 예산이 많이 축소됐다. 협회 활동이 활성화 되지 못한 이유도 있다. 그런 점이 아쉽다."-중소기업계를 대표해 정부와 경기도 등에 하고 싶은 이야기는. "첫 번째는 인력을 어떻게든 중소기업이 많이 고용할 수 있게끔 대책을 세워줘야 한다. MZ세대 등 청년세대 대부분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중소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 제조업은 인력이 필요한데 데려올 인력이 없는 것이다. 이런 부분에서 젊은 시니어를 고용하는 것도 언급했었다. 60세에 퇴직하고 능력이 있고 노하우도 있는 젊은 시니어를 고용하는 것이 그분들은 제2의 인생을 살고 본인의 능력을 발휘하는 등 좋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들을 지자체와 정부에서 고심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정부나 지자체에서 기업에 지원해주는 자금이 첨단 산업이나 IT로 향하는 경향이 있다. 주변에 뿌리 기업이 상당히 많은데 이들이 고용한 인력도 상당하다. 뿌리 기업은 사람을 고용하기에도 어려운 상황도 있는데 정부나 지자체에서 지원을 받는 것도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이런 부분들에서 형평성을 잘 가려서 기업에 지원해줬으면 좋겠다."글·사진/이영선기자 zero@kyeongin.com■문종배 회장은? ▲(사)경기도기업경제인협회 회장 ▲(주)인익스 대표 ▲2022 제품안전의 날 대통령 표창 ▲2023 수원시 중소기업인 대상 기술개발 부문경기도기업경제인협회 회장이자 (주)인익스 대표인 문종배 회장이 자사 제품인 하이브리드형 미세먼지 차단망을 설명하고 있다. /이영선기자 zero@kyeongin.com지난해 11월 제품 안전의 날 행사에서 문종배 회장이 제품안전관리 부문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주)인익스 제공지난 10월16일 수원시 중소기업인 대상에서 문종배 회장이 기술개발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2023.10.16 /(주)인익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