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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 촉발된 노인 무임수송 논란… 경기·인천도 남일 아냐
檢, 김성태 '대북송금 의혹' 집중추궁
작년比 32.3% 오른 난방비… IMF 이후 '전기·가스' 최다폭
처음엔 '11월인데 바다 앞이라면 춥지는 않을까?'란 생각에 잠겨있었지만, 본선 대회장에 들어서고 나서부터 그 생각이 싹 사라졌습니다. 날씨는 11월이라는 말과는 다르게 온화하고 따뜻했습니다. 그 날씨와 맑은 바다를 보면서 멋진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거 같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바닷속의 아름다움을 제 그림에 녹여내기 위해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였습니다. 오색찬란한 산호초를 봤었던 감동을 제 느낌으로 다시 풀어내어 이런 그림을 그리게 되었습니다. 이 상을 계기로 실력도 더욱 성장시켜 미래의 꿈인 최고의 그래픽디자이너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그림을 좋아해서 무턱대고 시작한 지 1년도 안 되어 경험 삼아 대회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준비하면서 그림이 뜻대로 안 나와줘서 마음고생이 많았습니다. 결과가 어떻든 경험 쌓고, 즐기자는 마음으로 준비해서 상은 기대도 안 했습니다. 본선에 올라간 것도 놀라웠는데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되어서 우리 가족도 놀라고 저도 놀랐습니다.제가 돌잡이 때 연필을 잡았다고 해서 엄마가 우리 집에 판검사 나오겠다고 항상 말씀하셨는데 연필이 지금 생각해 보면 미술 연필인 거 같아서 웃음이 나오네요. 이 기회를 발판삼아 제 미래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하게 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인천 미추홀구 도화동에서 무료급식소 '제물포 밥집'을 운영하는 한용걸(59) 성공회 신부는 올해 9월부터 일회용품 대신 유리·스테인리스·플라스틱으로 만든 다회용 용기에 밥과 국을 담아 취약계층에 제공하고 있다.그는 지난해 9월부터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며 홀몸노인과 노숙인들의 끼니를 챙겼는데, 항상 마음이 무거웠다고 한다. 매주 1천200여 명에게 무료 급식이나 도시락 배달을 하다 보니 플라스틱부터 나무젓가락, 비닐, 은박지 등 버려지는 일회용품 수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았기 때문이다. 이웃을 돕자는 뜻에서 시작한 활동인데 늘어나는 쓰레기를 보며 환경 문제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수천 명이 사용할 수 있는 다회용 용기를 당장 구하기란 쉽지 않았다. 한용걸 신부는 고민 끝에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집에서 쓰지 않는 식품 보관 용기나 텀블러, 에코백 등을 제물포 밥집으로 보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SNS로 소식을 접한 지인들이 다회용 용기를 한가득 주고, 어느 단체에선 직접 만든 에코백을 기부하는 등 전국 곳곳에서 물품을 지원해줬다"며 "덕분에 일회용품 대신 재사용할 수 있는 용기에 급식을 나눠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홀몸노인 '에코백 도시락' 전달"쓰레기 줄어 뿌듯하다고 말해"재활용 의류·방한용품 지원도 '환경 보호는 실천에 답이 있다'는 한용걸 신부의 얘기처럼 지금은 홀몸노인과 노숙자 등 누구 하나 잊지 않고 자신에게 지급된 에코백에 도시락통을 넣어서 밥집을 찾는다. 처음에는 불편함을 토로하던 이들도 지금은 깨끗이 씻어온 다회용 용기와 텀블러를 내밀면서 "쓰레기도 줄고, 내가 먹은 건 내가 씻고 관리하니 뿌듯하다"고 한다는 게 한용걸 신부 얘기다.한용걸 신부는 밥집을 찾는 이들이 추운 날씨를 따뜻하게 보낼 수 있도록 겨울옷도 지원하고 있다. 이 역시 사람들이 더는 사용하지 않지만, 다시 쓸 수 있는 의류와 방한용품이다. 우리 생활 주변에 낭비되는 자원을 재활용해서 이웃 간 온정을 나누고 환경 보호, 자원 순환을 함께 실현하자는 취지다.그는 지역사회를 위한 나눔과 더불어 환경을 보호하는 활동도 지속해서 실천하겠다고 했다. 한용걸 신부는 "일상에서 우리가 버린 쓰레기에 대해 고민하고 환경 보호를 실천할 기회가 많았으면 한다"며 "사소해 보일지 몰라도 환경을 생각한 작은 변화가 지구를 지키는 데 많은 영향을 끼친다"고 강조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무료급식소 '제물포 밥집'을 운영하는 한용걸 성공회 신부. 그는 일회용품 대신 재사용할 수 있는 다회용 용기로 친환경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2021.11.14 /한용걸 신부 제공
우리나라 최고 수준의 콘서트홀을 갖춘 인천 송도국제도시 '아트센터 인천'이 진화를 준비한다. 오페라하우스와 뮤지엄을 건립하는 2단계 사업 추진을 앞둔 것이다.이번 사업이 마무리되면, 아트센터 인천이 시민은 물론 세계인들이 찾는 글로벌 복합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2단계 사업 내년 본격 추진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내년 1월 '공립 미술관 설립 타당성 사전평가'를 문화체육관광부에 신청할 계획이다. 아트센터 인천 2단계 사업 추진을 위한 첫 행정 절차를 시작하는 것이다.아트센터 2단계 사업은 인천 연수구 송도동 80의 9 일대에 대공연장(오페라하우스)과 뮤지엄을 건립하는 내용으로 추진된다. 대공연장은 지하 2층~지상 4층, 연면적 3만1천300여㎡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관람석은 1천500여 석이 설치된다. 뮤지엄은 지상 5층, 연면적 약 2만㎡ 규모로 계획돼 있다.인천경제청은 내년 5월께 문체부 사전 평가 절차를 마무리하면, 한국지방행정연구원(LIMAC) 타당성 조사와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 절차도 속도감 있게 진행할 예정이다. 2024년 착공, 2025년 준공이 목표다. 사업비 2200억원 규모… 2025년 완공1단계와 달리 시 재정사업으로 추진그간 국내 최고 수준 음향 사랑 받아공연·전시 세계적 복합문화공간 기대2단계 사업은 1단계와 달리 인천시 재정사업으로 추진된다. 1단계 시설인 콘서트홀은 NSIC(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가 송도국제도시에 아파트 단지를 개발해 얻은 수익금으로 건립했다. 1단계 공사비 정산 등의 문제로 2단계 사업 추진 일정이 지연되면서, 인천시와 인천경제청은 2020년 재정사업으로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2단계 사업 총사업비는 2천200억원 규모가 될 전망이다. 글로벌 복합문화 공간 기대2018년 문을 연 아트센터 인천 1단계 콘서트홀은 국내 최고 수준의 음향을 즐길 수 있는 공연시설로 시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지하 2층~지상 7층, 1천720여 석 규모의 콘서트홀 외부는 서해를 배경으로 한 독특한 건축미를 자랑한다. 콘서트홀 내부는 측벽 반사음 효과를 극대화하고 정밀한 소음·진동 차단 시스템으로 음악적 몰입감을 높일 수 있도록 설계됐다. 독주와 실내악은 물론 대편성 오케스트라까지 최상의 사운드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는 평가다.이곳에선 개관 후 최근까지 150여 건, 180여 회의 각종 공연이 열려 6만9천여 명이 콘서트홀을 찾았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비대면 공연으로는 13만여 명이 공연을 관람했다. 올 4분기 콘서트 오페라, 조수미 초청 공연, 송년음악회 등 5차례의 기획공연은 매진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시민을 대상으로 한 '예술교육 아카데미'도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올해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클래식 라운지'와 '미술, 여행이 되다'를 비롯해 어린이 대상 '어린이 작곡 프로젝트 꿈꾸는 음악가' 등이 이달 말까지 총 48차례 진행될 예정이다. 손미나 작가,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장항준 영화감독, 김경일 아주대 교수 등과 함께한 명사특강 '대담한 대담' 프로그램도 시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2단계 사업이 마무리되면, 클래식 음악 공연은 물론 오페라·무용·연극·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시 공간도 갖추게 돼 세계 최고 수준의 복합문화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인천을 대표하는 문화시설로 수도권 주민은 물론 세계인이 찾는 글로벌 복합문화 공간으로 만들 수 있도록 해 시민 삶의 질 향상 등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아트센터 인천 1단계 사업으로 조성된 콘서트홀 내부. /인천경제청 제공아트센터 인천 1단계 사업으로 조성된 콘서트홀 외부 전경. /인천경제청 제공
경인일보와 가천문화재단이 주최한 '제24회 바다 그리기 대회' 중·고등부 본선이 지난 6일 인천 중구 월미도 문화의 거리 일대에서 개최됐다.경인일보는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바다 사랑의 마음을 심어주자는 취지로 매년 바다의 날을 기념해 그리기 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예선(온라인 공모)과 본선을 따로 치렀다. 이번 대회 예선에 참가한 학생은 8천명에 달하며 이 중 초등부 900명, 중·고등부 72명이 본선에 진출했다.이날 중·고등부 본선 대회에는 참가자와 학부모 등 100여 명이 나와 청명한 가을 날씨를 만끽하며 화폭에 인천 앞바다를 새겨 넣었다. 본선 진출자 중에는 부산에서 온 참가자도 있었다.경인일보는 심사를 거쳐 교육부 장관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해양수산부 장관상, 인천광역시장상, 인천광역시의회 의장상, 인천광역시교육감상, 해군 참모총장상 등을 수여할 계획이다. 수상자는 이달 말 경인일보 홈페이지와 지면에 게재될 예정이며, 시상식은 별도 통보된 참가자에 한해 12월 열릴 예정이다.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경인일보와 가천문화재단이 주최한 '제24회 바다 그리기 대회' 중·고등부 본선이 지난 6일 오전 인천시 중구 월미도 문화의 광장에서 개최돼 본선에 진출한 참가자들이 도화지를 배부받고 있다. 2021.11.6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행 후 맞이한 첫 주말 인천 월미도에서는 특별한 행사가 펼쳐졌다. '바다의 날(5월31일)'을 기념해 올해 상반기에 열린 바다 그리기 대회 예선을 통과한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인천 앞바다가 보이는 월미도에 모여 본선을 치렀다.경인일보와 가천문화재단이 주최한 '제24회 바다 그리기 대회' 본선이 지난 6일 인천 월미도 문화의 광장에서 본선 진출 중·고교생 7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대회 참가 학생들은 친구, 가족과 함께 행사장을 찾아 바다가 한눈에 펼쳐지는 월미도 광장에 자리를 잡고 정성껏 그림을 그렸다.코로나19 여파로 그동안 바깥출입조차 자유롭지 않았던 학생들은 오랜만에 야외에서 진행된 그림 그리기 대회에 큰 만족감을 나타냈다. 아버지와 함께 대회에 참가한 이호경(인천 청람중2)양은 "코로나19 때문에 외출도 거의 못했다. 이렇게 아빠랑 같이 밖에 나와 그림을 그리는 것도 오랜만인 것 같다"며 "그늘막을 설치해놓고 아빠와 같이 시원한 가을바람을 쐬면서 대회에 참가해 좋은 추억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가족·친구와 함께 오랜만에 나들이 부산서 온 학생 "가족여행 분위기" 놀라운 솜씨에 관광객들 시선 고정 중·고등부 위드 코로나로 야외 진행멀리 부산에서 바다 그리기 대회에 참여한 학생도 있었다. 김태희(부산예고1)양은 학교에서 바다 그리기 대회 공모전이 있다고 출전을 권유해 참가했다고 한다. 그는 "가족과 여행 다니는 것을 좋아하는데 코로나19로 제대로 된 여행을 하지 못했었다"며 "가족과 여행가는 마음으로 월미도에 왔는데 바다를 보면서 그림을 그릴 수 있어서 즐거웠고,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작한 만큼 앞으로도 이런 행사가 자주 열렸으면 좋겠다"고 미소를 지었다. 월미도광장 한가운데서 학생들이 모여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관광객들도 관심 있게 지켜봤다. 친구인 조예찬(인천예고1), 최원석(인천 인항고1)군과 나란히 본선 대회에 진출한 이동협(인천예고1)군은 "코로나19 이후로 실내에서 혼자 작업하는 시간이 많아 답답했는데 친구 등과 함께 밖에서 그림을 그리니까 상쾌하고 작품에 대해 많은 영감도 얻었다"며 "많은 사람의 시선을 느끼면서 작업을 한 경험은 나에게 색다른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바다 그리기 대회는 인천은 물론 전국에서 매년 수만 명이 참여하는 전국 최대 규모의 미술대회로 성장했다. 올해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초등부의 경우 예선과 본선을 우편 공모전으로 치렀고, 중·고등부는 정부의 '위드 코로나' 전환과 이에 따른 방역 지침을 준수하며 이날 월미도 문화의 광장에서 본선을 열게 됐다. 우수 작품에는 교육부 장관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해양수산부 장관상, 인천광역시장상, 인천광역시의회 의장상, 인천광역시교육감상, 해군 참모총장상 등이 수여될 예정이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지난 6일 오전 인천시 중구 월미도에서 개최된 '제24회 바다 그리기 대회' 본선에 참가한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정성껏 그림을 그리고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한 참가자가 사진과 구별이 안 될 정도로 비슷한 작품을 그리고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그림을 그리는 참가자의 가족이 양산을 펼쳐 그늘을 만들어주고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월미도를 찾은 관광객들이 행사장에서 작품활동을 하는 참가자의 그림을 살펴보고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천에서 환경과 구도심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꾸준히 만들고 있는 임기웅(40) 감독은 최근 '쓰레기'가 있는 현장을 부지런히 찾아다니고 있다.지저분한 광경을 생생히 드러내야 한다는 임 감독의 구상은 인천의 한 재활용품 선별장을 카메라에 담을 때 더욱 분명해졌다고 한다. 임 감독은 "코로나19로 인해 폭증하는 일회용품이 선별장 컨베이어 벨트에서 폭포수처럼 흐르고, 기계에 빨려 들어가듯 재활용품을 선별하는 노인과 외국인 노동자들의 모습은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임 감독은 쓰레기 문제를 약자가 떠안다 보니 우리 눈에 잘 드러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는 "재활용품 선별은 노인과 외국인 노동자들이 떠안고, 서울·경기 쓰레기는 인천 수도권쓰레기매립지로 간다"며 "쓰레기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제목을 '문명의 끝에서'라고 지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임 감독이 제작하고 있는 다큐멘터리 '문명의 끝에서'는 내년 하반기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를 통해 상영될 예정이다. 환경·구도심 소재 꾸준히 제작"선별장 노인·외국인 모습 충격"내년 '문명의 끝에서' 상영 준비 임 감독은 인천 동구 배다리 지역을 중심으로 개발의 압력에 구도심 생태계가 파괴되는 현장을 담은 다큐멘터리 '숨은 지혜 찾기'로 올해 서울환경영화제 경쟁작,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경쟁작, 인디다큐페스티벌 봄 프로젝트 선정작 등에 진출했다. 2011년 임 감독은 섬을 제외한 인천 연안에 거의 유일하게 남은 자연적 해안선인 송도국제도시 갯벌을 담은 다큐멘터리 '고잔갯벌'을 제작한 이후 10년째 인천의 환경 생태를 기록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그는 서구의 유일한 유인도인 '세어도'를 비롯해 인천 섬 영상도 계속해서 찍었다. 임 감독이 환경 영화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멀리 있지 않았다. 임 감독은 "원래 환경 감수성이 뛰어나진 않았지만, 인천에서 활동하면서 환경을 이야기하는 사람들과 친밀해지고 그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다"며 "그들로부터 영향을 받은 나 또한 영상을 통해 사람들이 환경 문제를 고민할 수 있는 영향력을 영상을 통해 전파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지난달 29일 인천 미추홀구 '창작실험실 수봉정류장'에서 만난 임기웅 감독. 2021.10.29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환경파괴에 따른 기후변화 위기를 가장 먼저 체감하는 사람들은 농업이나 어업 등 1차 산업에 종사하는 이들이다. 오롯이 땅과 바다, 날씨 등 자연환경에 기대 사는 농민이나 어민들은 이런 변화와 징후 등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인천 강화군 볼음도에서 20년 넘게 농약을 쓰지 않는 친환경 농업을 고수하고 있는 오형단(61)씨는 자연이 우리에게 준 선물인 땅을 더럽히지 않고 그대로 돌려줄 책무가 농부들에게는 있다고 말한다.20년이상 농약 안쓰는 농사 고수친환경 쌀 사주는 단체·기관 큰힘민통선 생태관광 안내사 활동도 오씨는 "2000년대 초 미국 농산물 시장 개방을 앞두고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친환경 농업을 시작했지만 이제는 그런 경제적 차원이 아니라 환경 문제에 대한 책임감으로 친환경 농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농산물 시장 개방 당시 볼음도 농가 중 72%가 넘게 친환경 농업으로 전환했지만 이제는 고작 3가구만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농약을 사용하지 않다 보니 기존 관행농에 비해 수확은 절반으로 줄고 반면 일손을 많이 투입해야 하는 탓에 친환경 농업을 오래 유지할 수 없다는 게 오씨의 설명이다.오씨는 "상황이 쉽지는 않지만 볼음도 친환경 쌀을 사주는 단체나 기관 등이 있어 포기하지 않고 있다"며 "땅이 숨 쉴 수 있도록 화학비료 대신 유기질 비료를 사용하고 밭농사를 지을 때도 비닐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오씨는 민통선 지역으로 천혜의 자연 경관을 자랑하는 볼음도의 생태관광안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오씨는 "볼음도 해역은 한강과 예성강이 흘러들어와 모래 퇴적이 활발한 지역"이라며 "갯벌에 모래 성분이 많아 백합 조개 산지로도 유명했는데 최근에는 모래가 많이 유실돼 백합을 보기 힘들어졌다"고 했다.그는 "덕적군도 일원에서 무분별한 바닷모래 채취가 이뤄지면서 강화 볼음도 해역에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이런 게 앞으로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오씨는 "우리 후세들에게 물려줄 땅을 곱게 쓰고 돌려줘야 한다"며 "당장 눈앞의 이익에 급급해 환경을 파괴하면 결국 우리 생존이 위협받게 된다"고 말했다.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강화군 볼음도에서 친환경 농사를 짓고 있는 오형단씨. 2021.10.18 /오형단씨 제공
"아이들이 도시 속에서 잠시나마 흙내음을 맡고, 손수 작물을 키우면서 자연이 지닌 소중함을 느꼈으면 좋겠습니다."인천 부평구 주민 송윤미(53)씨는 올해로 11년째 지역 어린이집과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원아·학생들에게 작물 재배 방법을 가르치는 '텃밭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농작물을 키울 수 없는 한겨울을 제외하곤 1년 중 10개월가량 학생들과 함께 흙이 있는 운동장이나 화단, 건물 옥상에서 텃밭을 조성해 작물을 키운다.매일 자라는 농작물을 관찰하면서 자연의 이치와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게 텃밭 교육의 특성이다. 흙 만지기를 싫어했던 아이들도 내 손으로 텃밭에 모종을 심고, 물을 주고, 잡초를 뽑으면 어느새 흙밭을 누비는 것을 좋아하게 된다고 한다. 2008년 자녀와 경작 재미 계기다른 애들도 기회 주고파 시작편식하던 아이 변화 모습 뿌듯 그는 아이들과 키운 농작물을 수확해 조리하는 수업도 진행한다. 그동안 마트에서 돈 주고 사오기만 했던 농작물이 얼마나 소중한 과정을 거쳐 식탁에 올라오는지 교육하기 위해서다. 봄에는 상추로 샐러드와 햄버거를 만들고, 여름에는 오이를 따서 피클을 담근다. 가을에는 수확한 무를 고춧가루에 버무려 김치를 만들기도 한다."아이들이 평소 편식하던 토마토나 무 같은 채소도 '내가 직접 재배해 남길 수가 없다'고 맛있게 먹더라고요. 우리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음식을 섭취하는 건 필수지만, 정작 이 재료가 어디서 오는지는 잘 모르잖아요. 아이들이 그동안 몰랐던 농작물의 소중함을 느끼고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뿌듯합니다."송씨는 2008년 계양산에서 16㎡짜리 텃밭을 분양받아 처음으로 도시 농업의 재미를 알았다고 한다. 도심 아파트에서만 생활했던 두 자녀에게 흙을 밟으며 뛰어놀 공간을 제공하고, 수확의 재미도 알려주고자 했던 게 도시 농업을 시작한 계기였다. 기뻐하던 자녀들을 보면서 도시에 사는 다른 아이들에게도 이 같은 기회를 주고 싶어 텃밭 강사 자격 과정을 수료했다.송씨는 "농사는 우리가 결국 자연의 일부이고, 자연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존재임을 깨닫게 한다"며 "앞으로도 우리 아이들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농사가 우리를 살리는 활동이라는 것을 느끼게 할 수 있도록 텃밭 강사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11년째 '텃밭 강사'로 활동하는 송윤미씨가 지난 8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환경보호 수업 중 '쓴 맛 나는 식물 맛보기' 활동에 참여한 모습. /송윤미씨 제공
최근 찾은 인천 연수구 송도동 28의 1번지 일대 8만700여㎡ 부지는 이름 모를 풀들만 가득했다. 높이 솟은 빌딩과 아파트가 익숙한 이 일대 풍경과 사뭇 달랐다. 이 부지는 애초 국제병원이 들어설 수 있도록 마련된 땅이다. 2004년 매립이 준공됐으며 중간에 국내병원 유치도 가능하도록 바뀌었지만 지금까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인근 송도동 106번지 일대 7만1천700여㎡ 부지도 비슷한 모습이었다. 일반인들의 출입을 막고 있는 철제 펜스 안쪽으로 어른 키보다 높은 풀들이 부지 가득 자라고 있었다. 주변의 아파트 숲과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이곳은 국제학교 부지이지만 매립이 마무리된 2006년 이후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장기간 제 모습 못 찾는 국제병원·학교 부지이들 국제병원과 국제학교 부지는 인천경제자유구역에서 사는 외국인의 최소 생활 여건 마련을 위해 계획됐다.국제병원 부지에 설립 가능한 병원은 외국인 투자가 일정 비율을 넘어야 하고, 건강보험 적용이 안 되는 영리병원이었다. 국내엔 개원한 사례가 없는 투자개방형 병원이었다. 2005년엔 미국 뉴욕 프레스비테리안(NYP) 병원, 2009년엔 미국 존스홉킨스 병원 등과 병원 설립을 위한 논의를 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외국인 생활여건 마련 목적 불구진료 대상 한정시 수익 한계 발생국내 종합병원 허용에도 '제자리'세브란스병원 등 설립에 걱정 커수천억원 규모의 건립 비용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외국인만을 대상으로 진료한다면 수익을 내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병원 운영이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부담도 있었다.2018년 규제 개선 차원에서 국내 종합병원 건립도 허용됐지만 아직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국제학교 부지엔 수도권 최초의 외국 교육기관인 채드윅국제학교(2010년 개교) 이후 송도의 두 번째 국제학교를 유치해 활용하겠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렇다 할 결실을 보지 못하는 실정이다. 올해 초 채드윅국제학교 측에서 이곳을 기숙사 부지로 활용할 수 있겠느냐는 제안이 있었지만 이후 관련한 논의는 없는 상태다.부지 경쟁력 저하 우려송도국제도시엔 세브란스 병원 설립이 추진 중이다. 지난 2월, 사업 추진 15년 만에 기공식을 가진 송도 세브란스 병원은 송도동 162의 1번지 일대 8만5천800여㎡ 부지에 지하 3층, 지상 14층, 연면적 16만3천㎡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총 800병상 규모로 2026년 12월 개원이 목표다. 송도국제도시와 가까운 경기 시흥 배곧신도시엔 서울대병원 조성이 추진되고 있고, 인천 청라국제도시엔 청라의료복합타운 사업시행자로 서울아산병원 컨소시엄이 선정된 상태다. 10년 넘게 비어 있는 송도 국제병원 부지의 경쟁력이 점점 낮아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국제학교 부지도 상황이 비슷하다. 캐나다 국제학교인 CMIS가 송도국제도시에 학교 설립을 추진 중인데, 설립 부지는 교육연구 부지인 옛 인천가톨릭대 부지다. 국제학교 부지와 직선거리로 1㎞ 정도에 불과하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CMIS 측에 국제학교 부지 활용 방안을 제안했지만 CMIS는 부지가 지나치게 넓다는 등의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CMIS가 들어설 경우 기존 국제학교 부지 활용은 더욱 불투명해질 수 있다.병원·학교 유치 노력 강화이들 병원·국제학교 부지는 NSIC(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가 사업시행자인 '송도국제업무단지'에 포함돼 있다. NSIC는 지난해부터 '송도국제업무단지 개발 활성화 전략 수립 용역'을 추진 중인데, 이 용역은 개발되지 않고 있는 업무용지 활성화 방안 마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채드윅국제학교 이은 유치 계획기숙사 부지 제안 후 논의 없어CMIS 활용 제의 거절에 '난항'개발 활성화 용역에도 '후순위'병원·학교 부지 활용 방안은 후순위에 있는 것이다.인천경제청 관계자는 "(국제)병원과 학교 부지는 용도가 정해져 있어 그 용도에 맞게 유치 노력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현재 해당 부지에 대한 용도 변경을 계획하고 있는 건 없는 상태로, 현재 용도에 맞춰 관련 시설 유치 노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장기간 비어 있는 송도 국제병원 부지.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펜스로 막혀 있는 송도 국제학교 부지.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