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민 인문학강좌

 

[2013 하반기 인천시민 인문학강좌·8·끝]영화 '미션'으로 본 식민지 지배책임

박준형 인하대 HK연구교수"獨·日우익 '망각의 정치'범죄의식 탈피 위한 꼼수"경인일보·인하대·인천시립박물관 공동주최범죄자의식으로부터의 해방은 망각에 의해서가 아니라 속죄를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박준형 인하대 한국학연구소 HK연구교수는 17일 열린 2013 하반기 인천시민인문학강좌에서 "식민지배 역사에 대한 해방은 가해자의 속죄와 함께 피해자의 용서가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하다"고 말했다.그는 영화 '미션'으로 본 식민지 지배책임에 대해 강연하면서 이 같은 점을 강조했다.롤랑 조페 감독의 1986년도 작품 '미션'은 1750년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브라질 국경 지역에서 일어난 실화다.1492년 콜롬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면서 유럽 열강의 식민지배가 본격화된다.16세기 종교개혁의 시대에 접어들어 세속화된 가톨릭 대신 예수회가 라틴아메리카 해외선교에 앞장섰다.예수회 신부들은 정복 이주민들을 기독교로 개종시키고 이들을 노예상인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맡았다.그러나 1750년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영토를 교환하는 국경조약을 체결했고, 스페인은 약 30만명의 과라니 원주민들이 살고 있는 보호지역을 포르투갈에 넘겼다.이에 반발한 원주민과 예수회 신부들은 군대와 맞서 싸우다 학살당한다. 이 영화는 이 같은 배경에서 시작한다.영화 주인공 로드리고는 원래 노예사냥꾼이다. 애인의 변심으로 모든 것을 버리고 수도원에서 목숨을 끊으려 했지만, 노예학살에 대한 죄책감에 과라니 원주민 마을로 돌아온다.그가 노예사냥꾼 시절 입었던 갑옷과 짐을 들고 마을을 찾아갔을 때 원주민은 그 짐을 풀어주면서 그를 받아들인다. 주인공 로드리고는 결국 원주민과 함께 포르투갈·스페인 군대와 맞서 싸우다 최후를 맞는다.박 연구교수는 "원주민 학살에 사용했던 로드리고의 짐을 원주민 스스로 풀어주었다는 것은 그를 용서하기로 했다는 의미로 영화에서 매우 중요한 장면이다"며 "간혹 독일이나 일본 우익들이 범죄자 의식으로부터 해방하기 위해 '망각의 정치'를 사용하는데 이는 진정한 속죄가 아니다"라고 했다.박 연구교수는 일본이 최근 메이지시대 산업혁명 유산인 군함도(하시마)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시키려고 하는 것을 예로 들었다.그는 "일본 군함을 닮았다고 해서 군함도라고도 하는 하시마는 조선인 강제 징용 노동자들을 착취했던 대표적인 장소다"라며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시키려면 이 같은 내용도 잊지 말고 함께 넣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영화 '미션'은 속죄를 통한 화해를 강조했지만, '미션'에서조차 언급되지 않은 '망각의 역사'가 있다.박 연구교수는 "아메리카 대륙도 지구의 역사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발견'이란 말이 성립될 수 있는 것은 유럽을 주체로 했을 때, 유럽의 지적 소산을 근거로 했을 때만 가능하다"며 "아메리카 원주민 입장에서 신대륙의 '발견'은 곧 '재앙', 탐욕에 의한 '희생'에 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이어 "영화 '미션'에는 신대륙 발견 이후 서양에 의한 오랜 식민주의와 그로 인한 학살의 역사, 그리고 그에 깊이 연루된 기독교의 역사가 생략돼 있다. 사실 기독교는 식민주의의 첨병이기도 했다"고 말했다./김민재기자

2013-12-19 김민재

[2013 하반기 인천시민 인문학강좌·7]영화 '낮술'로 본 환상 너머의 몇가지 일들

박성수 인하대 한국학연구원"영화와 같은 매체 접할때단순히 보고 듣는것 너머보이지 않는 것을 보아야"영화는 그 자체로 '환상'이라고 할 수 있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일들이 가능하기 때문에 우리는 영화에 열광한다. 하지만 영화의 환상 그 이면에 있는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박성수 인하대 한국학연구소 연구원은 10일 열린 인천시민 인문학강좌에서 "우리는 영화의 환상성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대리적인 만족감 이외의 다른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환상이 덮고 있는 것, 그래서 보이지 않는 것을 찾아내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라고 말했다.그는 2009년 개봉한 독립영화 '낮술'을 소개하면서 '환상 너머의 몇가지 일들'이란 주제로 강연했다.영화 '낮술'은 상업자본에 의지하지 않고 창작가의 의도에 따라 제작된 독립영화다.다만, 제작 환경이 좋지 않아 최상의 화질과 오디오 특수효과를 기대하긴 어려워 흥행과는 거리가 먼 영화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낮술'은 누적관객수 2만5천명을 넘어서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낮술'은 남자 주인공 혁진이 뜻하지 않게 강원도를 여행하면서 겪게 되는 여러 상황을 실감나게 보여주는 영화다. 주인공은 영화 속에서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며 삶을 경험한다.그 경계에는 '술'과 '이성에 대한 욕망'이 있다. 아주 사소한(?) 환상을 '술'을 매개로 풀어주면서 동시에 환상 너머에서 벌어지는 아찔한 사건들을 유쾌하게 제시하고 있다.박 연구원은 "환상에 대한 욕망은 크든 작든 일상에서 누구나 경험하게 되지만 이뤄질 수 없기에 환상이라 부르는 안타까움이 있다"며 "영화 '낮술'은 이 안타까움을 달래주는 힘이 있다"고 설명했다.영화의 환상성이 중요시되는 이유는 인간이 '환상에 대한 욕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인간은 현실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환상을 영화를 통해서나마 경험하고 싶어한다.이때 환상의 실현은 리얼리티를 바탕으로 그럴듯하게 실현돼야 한다.박 연구원은 그러나 "환상을 통한 대리만족은 영화가 끝난 뒤 현실로 돌아오고 나서 사전적 의미의 '환상(현실 가능성없는 헛된 공상)'으로 변질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환상을 덮고 있는 무언가를 찾아내는 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이어 "바꿔 말하면 환상은 단순히 보고 이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것을 읽고 의미를 해석하는 일을 뜻한다"며 "보거나 듣고 직접적으로 알 수 있는 것 이외에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의식적인 사고(思考)를 요구한다"고 말했다.환상에 빠진다는 것은 시각적인 것만 좇고 생각하려 하지 않음을 뜻하는데, 인간은 '생각'을 통해 읽고 해석하는 작용을 할 때 비로소 인간다울 수 있다는 얘기다.박 연구원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자'는 것이다"라며 "보이지 않는 것을 보려는 노력이 바로 사고작용이라고 할 수 있고, 이는 영화와 같은 시각적 매체를 접할 때 무엇보다 필요하다.생각없이 시각적인 것만 좇다가는 정말로 환상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2013년 하반기 인천시민 인문학강좌 마지막 강좌는 17일 오후 2시 인천시립박물관에서 박준형 인하대 한국학연구소 HK연구교수가 영화 '미션'으로 보는 '식민지지배 책임문제'를 강의한다./김민재기자

2013-12-12 김민재

[2013 하반기 인천시민 인문학강좌·6] 영화 '괴물'에서의 재난과 공동체

치안·시스템 유지 매몰된권력과 쫓고 쫓기는 싸움화려한 영상 이상의 의미한국영화 사상 최단기간 1천만 관객을 돌파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2006년)'. 이 영화는 할리우드 재난영화에서 익숙하게 반복돼왔던 장르 관습을 뒤틀며 '지금 여기'의 이야기를 펼쳐냈다.재난·괴수영화로서 '괴물'이 더 뛰어난 점은 재난의 스펙터클이 아닌 그 너머의 다른 것을 보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이화진 인하대 한국학연구소 HK연구교수는 3일 열린 인천시민인문학강좌에서 "영화 '괴물'은 평범을 밑도는 한강변 '박씨 가족'의 재난 이야기를 통해 재난 속에 피어난 연대의 힘을 보여주는 영화다"라고 말했다.하루종일 한강변 매점에 앉아 컵라면을 먹는 게 일상인 주인공 박강두(송강호). 강두를 중심으로 종(縱)으로는 아버지(변희봉)와 딸 현서(고아성)가 있고, 횡(橫)으로는 백수 동생 남일(박해일)과 결정적 순간에 과녁을 맞히지 못하는 양궁선수 여동생 남주(배두나)가 있다.어느날 한강에 기이한 생명체가 나타나 한가롭게 일상을 즐기고 있던 시민들이 순식간에 괴물에게 잡아먹히거나 혼란속에 죽음을 맞는다.현서도 강두가 보는 앞에서 괴물에 잡혀가 어디론가 사라진다. 정부는 이 괴물을 바이러스를 퍼트리는 숙주(host)라고 발표하며 괴물과 접촉이 있던 강두 가족들을 감금하고 외부와 차단시킨다. 강두는 "아직 살아있다"는 현서의 전화에 휴대전화 위치추적으로 괴물을 찾아내지만,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다.이 교수는 "영화는 박씨 일가가 벌이는 괴물과의 사투를 정점에 두지만, 이들이 괴물과 부딪치기 위해서는 일단 자신들을 바이러스 보균자나 범죄자, 탈주자 등과 마찬가지로 취급하는 공권력과 쫓고 쫓기는 싸움을 계속해야 했다"고 말했다.현서가 하수구 속에서 간절하게 구조를 희망하는 '경찰·병원·119·군대'는 실은 현서의 구조엔 관심이 없다. 오히려 거대한 시스템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현서를 구하기 위해 일탈하는 가족의 행로를 방해하는 장벽일 뿐이다.이 교수는 "영화 오프닝은 미국의 잘못으로 인한 괴수의 탄생을 보여주고 있으나, 공권력은 이 괴물을 제거하는 것보다 시스템을 유지하는데 힘을 쏟는다"며 "박씨 일가는 괴물과 싸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궁극적으로 버텨 이겨내야 하는 것은 치안유지를 위한 공권력이다"라고 말했다.아버지마저 괴물에 희생되고, 드디어 원효대교 북단에서 괴물과 맞닥뜨린 강두, 남일, 남주 삼남매. 화염병과 화살, 쇠파이프, 그리고 우연히 만난 노숙자의 석유통까지, 그들의 모든 분노가 괴물을 향해 시위를 당겼을때 괴물은 비로소 최후를 맞는다.강두는 끝내 딸 현서를 구해내지 못했지만, 현서와 함께 괴물에 잡혔다가 구출된 아이 '세주'를 만나게 된다. 처음으로 의기투합했던 삼남매는 다시 흩어지고, 세주는 현서가 없는 자리를 대체한다.이 교수는 "괴물을 쓰러트리는 이는 경찰도 군인도 아니고 노숙자, 실업자, 실패한 메달리스트, 그리고 한강변의 매점아저씨다"라며 "비록 현서(주인공 딸)를 구하진 못했지만, 작고 힘없는 낙오자들의 연대가 다른 생명을 구하고 새로운 가족을 만들 수 있었다. 이게 바로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다"라고 말했다.다음 강좌는 오는 10일 오후 2시 인천시립박물관에서 박성수 인하대 한국학연구소 연구원이 영화 '낮술'을 통해 '환상 너머의 몇가지 일들'이란 주제로 강의한다./김민재기자

2013-12-05 김민재

[2013 하반기 인천시민 인문학강좌·5] 시계태엽 오렌지

영화 속 갱생프로그램악행 거세 순종적 인간돼기계 부속물 전락 지적결국 악한 본성 되살아나기득권 옹호수단 비판도수천 년 전부터 부랑아를 퇴치하는 일은 위정자들의 주된 관심이었다. 과거에는 이들을 구호하는 데 앞장섰지만, 근대에 들어서부터는 부랑아를 수상하고도 위험한 존재로 여기기 시작했다. 위정자들은 범법자와 부랑아를 처벌하는 형벌과 처벌규정을 마련했다. 그렇다면 인간은 교화될 수 있는 존재인가.유창호 인하대학교 한국학연구소 연구원은 19일 열린 인천시민인문학강좌에서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영화 '시계태엽 오렌지'(1971년)를 통해 가해자를 피해자로 만드는 '처벌'과 갱생과정에서 나타나는 '제도화된 폭력'을 소개했다.'시계태엽 오렌지'는 인간을 기계처럼 교화시키는 미래사회를 풍자적으로 그린 SF 사회풍자물이다. 주인공 알렉스는 중산층 가정에서 자란 학생이지만, 저녁이 되면 마약을 섞은 우유를 마시며 절도, 폭력, 강간 등 일탈을 계획한다. 그러다 우발적인 살인을 저질러 14년형을 선고받고, 교도소에 수감된다. 알렉스에게 죄의식은 눈곱만치도 없었다.유 연구원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간의 본성을 탐구하는 일은 철학자들의 오랜 과제였다"며 "타고나면서부터 인간이 가진 본성이 선하든 악하든 아니면 아무 것도 없든지 간에 동서양 모든 철학자들은 교화와 교육을 통한 선성(善性)으로의 이행을 공통적인 목표로 삼았음은 틀림없다"고 말했다.알렉스는 정부의 범죄교화 프로그램 '루도비코 프로그램'에 선발된다. 그는 몇 주간 정체불명의 주사를 맞으며 잔혹한 폭력물을 시청했다. 그리고 알렉스는 모든 악한 행동이 거세된 순종적인 인간이 됐다. '루도비코 프로그램'은 알렉스의 본성을 바꾸진 못했다. 다만, 생각하는 대로 행동하지 못하도록 길들여진 것이다.이에 대해 유 연구원은 "자유의지를 상실한 선(善)은 더 이상 선(善)이 아니다. 이 때문에 영화 속 교도소 신부는 '알렉스가 신의 피조물도 아니며, 시계태엽과 같은 기계의 부속물일 뿐'이라고 역설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이 영화는 복수를 위한 폭력, 교화를 위한 폭력은 정당한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철저히 순종적 인간으로 변한 알렉스는 부모로부터 외면당하고, 노숙자에게 폭행당하며, 경찰이 된 과거 불량배 친구들로부터 고문을 받는다. 또 자신이 살해한 여성의 남편으로부터 복수를 당한다.1975년 프랑스 철학가 미셸 푸고는 '감옥의 역사'라는 부제를 단 '감시와 처벌'이라는 책을 출간한다. 처벌은 시대가 흐르면서 유연하고 완화됐지만, 실제로는 처벌의 방법이 부르주아 사회계급의 이익만을 옹호하는 수단에 불과하다는 것이 푸코의 주장이다.공간을 구분하고, 규율을 강제하는 규율권력은 감옥뿐 아니라 군대, 병원, 공장, 학교 등 모든 소단위 체제를 통해 확산시켜 인간의 육체에 길들여지게 했다는 말이다.알렉스는 자살을 시도하지만 다행스럽게 성공하지 못했다. 그의 자살 미수사건은 언론에 크게 보도되고 '루도비코 프로그램'을 진행한 정부는 여론의 질타를 받는다. 정부는 이 사건을 알렉스에게 복수하려던 피해자의 음모로 꾸미고, 그에게 취업을 보장한다. 영화는 알렉스가 귀족들에게 둘러싸여 한 여인을 마음껏 강간하는 꿈을 꾸는 장면으로 마무리된다. 그의 악한 본성이 완전히 되살아난 것이다.다음 강좌는 12월 3일 오후 2시 인천시립박물관에서 이화진 인하대 한국학연구소 HK연구교수가 '재난과 공동체:최근 한국영화에서 재난의 문제'로 강의한다./김민재기자

2013-11-21 김민재

[2013 하반기 인천시민 인문학강좌·4] 영화 '최종병기 활'과 병자호란의 재해석

허태구 서울대 학예연구사"조선의 '중화'는 절대 기준인조 무능탓에 전쟁 났다면명 멸망후 척화론 남았겠나"학계정설과 다른 의견 제시병자호란(1636)은 인조정권 외교의 총체적 실패 탓인가. 전쟁의 빌미를 제공한 척화론자들은 어떻게 전쟁 이후에도 정권을 주도했을까.허태구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소 학예연구사는 지난 5일 인천시립박물관에서 열린 인천시민인문학강좌에서 "병자호란은 숭명배금(崇明排金)이라는 반정(反正)의 명분에 사로잡힌 인조정권이 국제정세를 오판하면서 발생했다는 게 기존의 통설이지만, 새로운 접근방식도 주목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허 학예연구사는 이날 '영화 <최종병기 활>과 병자호란의 재해석'이란 주제로 강연하면서 이같이 설명했다.광해군은 대외적으로 명과 후금 사이에서 신중한 중립외교를 펼쳤다. 반면, 인조반정을 주도한 서인은 숭명배금 정책을 추진해 후금을 자극했다.후금은 훗날 세력을 확장해 청으로 국호를 고치고 조선에 군신(君臣)관계를 요구한다. 외교적 교섭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는 '주화론'과 청에 굴복하지 말고 전쟁까지 불사하자는 '척화론'이 대립했다.결국 대세가 척화론으로 기울자 청은 대군을 이끌고 침입해 왔다. 청은 압록강을 건넌 지 일주일도 안 돼 도성을 급습했고, 인조는 남한산성으로 도망갔다가 삼전도에서 굴욕적인 항복을 하고 만다.허 학예연구사는 "광해군이 중립외교를 펼치면서 임진왜란을 도와준 '명과의 의리'를 저버렸고, 인목대비를 폐서인시켜 '효'를 저버렸다는 것이 인조반정의 명분"이라며 "동아시아의 정세가 청의 주도로 흘러가고 있는 상황을 인식하지 못하고 명분을 지키기 위해 국제정세를 오판, 병자호란이 발생했다는 게 가장 교과서적인 설명"이라고 말했다.2011년 10월 개봉한 '최종병기 활'은 병자호란에 대한 이 같은 학계의 정설을 그대로 반영한 영화다. 영화 주인공 남이는 인조반정 당시 역적으로 몰려 죽임을 당한 무신의 아들이다. 남이는 아버지로부터 "외교를 모르는 자들이 임금을 옹립하니 반드시 전쟁이 날 것이다"라는 유언을 듣게 된다.또 청에 포로로 잡혀간 여동생을 구출하면서 "백성과 나라를 버린 임금은 이미 큰 죄인이요"라는 말을 남긴다.인조는 과연 이같이 무능하기만 한 정권이었던 걸까. 이날 허 학예연구사는 학계의 정설에 반기를 든 '사상사적 시각'을 소개했다. 척화론자들과 인조정권의 청에 대한 저항을 강조한 새로운 시각이다.그는 "과거 정묘호란(1627) 등을 통해 청이 어느 정도의 나라인지는 파악이 됐을 텐데, 정말 이렇게 허술하게 전쟁을 대비했을지 의문이 든다"며 "나라를 망친 주범인 척화론자들이 훗날 조선 후기 사회를 지속적으로 장악한 것도 통설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라고 했다.허 학예연구사는 당대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질문도 던졌다.그는 "당시엔 중화(中華)사상이 보편적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에 대명의리는 어느 정파나 개인을 막론하고 반드시 준수해야 하는 절대적인 기준이었다"며 "척화론은 전쟁의 승리를 오판하거나 명의 문책을 의식하는 사대주의적 감정에서 제기된 것이 아니었다"고 말했다.이 때문에 명은 멸망했어도 중화 보편 문화를 상징하는 명에 대한 인식이 있었기 때문에 척화론자들이 계속 정권을 주도할 수 있었던 것이다.5번째 강좌는 오는 19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류창호 인하대 한국학연구소 연구원이 강사로 나와 영화 '집없는 천사' '도가니' 등을 통해 '우리의 불편한 이웃들:고아·부랑아·장애인'이라는 주제로 강연한다./김민재기자

2013-11-06 김민재

[2013 하반기 인천시민 인문학강좌·3] 영화 '시'와 일상의 윤리

조강석 인하대 한국학硏 교수"불완전한 생활속 주인공에거짓위안 아닌 애도의 기능"독일의 소설가 토마스 만(1875~1955)은 근대 예술가를 '사물이 복잡해지고 슬퍼지는데까지 들여다보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한사코 들여다보는 사람들. 심연에 빠진 그들은 누구일까.조강석(사진) 인하대 한국학연구소 조교수는 22일 인천시립박물관에서 열린 인천시민인문학강좌에서 "일상은 인과의 연속이며 심연의 자궁이지만, 불행하게도 근대는 일상에서 인과를 계산하는 눈과 심연을 들여다보는 눈의 경계가 확실해졌다"고 말했다.조 교수는 이날 '이창동 감독 영화 <시(詩)>와 일상의 윤리'라는 주제로 강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감독은 영화 첫 장면에서 일상과 심연의 간극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을 찔러두었다. 주인공 미자는 집으로 가는 길에 슈퍼마켓 주인에게 낮에 본 일에 대해 슬쩍 이야기를 꺼낸다.강에서 투신해 숨진 여중생에 대한 이야기다. 여기서 슈퍼마켓 주인과 손님은 미자를 슬쩍 한 번 쳐다보고 다시 자신들의 이야기를 이어간다. 그렇다고 미자의 얘기를 안들은건 아니다.조 교수는 "이 장면은 어쩌면 감독이 예술(시)을 생각하는 기본 관점을 대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일상적 질서에 대한 개입과 교란을 한 치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이들의 시선이 슬퍼지는데까지 이끌리는 시선의 교차, 그것이 이 작품의 상징적 구도"라고 설명했다.일상에서 주제넘는 일에 참견한다고 손가락질 받기 십상인 일까지 관심을 기울이는 미자. 미자는 '당신도 시인이 될 수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문학강좌 포스터를 보게 되고 여기서 '시'를 만난다.시를 배우게 된 미자는 딸과 통화하면서 "내가 시인 기질이 좀 있지. 꽃도 좋아하고, 이상한 소리도 잘 하고…"라고 말한다. 이 생각은 통상 우리가 시와 시인에 대해 보이는 관습적 인식과 멀지 않다.하지만 영화속 강사 김용탁 시인은 '본다'는 행위에 초점을 맞춘다. 일상적인 사물과 사건들을 시로 쓰기 위해서는 우선 그것을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미자는 이후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물이나 자연에 대해 새삼 남다른 관심을 기울이고 메모한다.영화 첫 장면에서 숨진 여중생은 손자의 성폭행때문에 죽음을 선택했음이 드러난다. 합의금이 필요한 미자는 병수발을 들던 노인에게 단도직입적으로 '500만원만 주세요'라고 메모지에 쓴다.흥미로운 점은 미자가 평소 심연에 귀기울이며 적던 메모는 실상에서 아무런 효용이 없지만, 이 글은 갈등을 일거에 해소시키는 결과를 낳는다.미자는 그러나 자신의 손자를 경찰에 신고함으로써 금전적 합의 대신 인과적 보상, 즉 인과응보를 도모한다.합의를 했다고 해서 사태가 '완전히' 진정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사태가 '완전히' 진정되기 위해선 또다른 보상이 필요했다.평소 자신이 없어 메모지에만 글을 썼던 미자는 죽은 여중생을 위해 시 '아네스의 노래'를 쓴다. 이 시는 삶에 대한 미적 보상으로서의 예술의 의의를 보여준다.시는 부박한 삶에 대한 거짓위안이 아닌 애도로써 기능한다. 조 교수는 "거짓위안과 합의금을 통한 보상 대신 시라는 애도를 통해 여중생의 삶이 완주되게 한다"며 "여중생이 시 내용처럼 자신을 기억하는 이를 축복하고 다시 꿈꿀 수 있었던 것은 시가 다녀갔기 때문이다"고 말했다.4번째 강좌는 11월 5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허태구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학예연구사가 강사로 나와 영화 '최종병기 활'을 통해 병자호란을 재해석한다./김민재기자

2013-10-23 박종윤

[2013 하반기 인천시민 인문학강좌·2] '광해' 폭군인가 성군인가

인기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오해와 혼란 야기 비판에도대중들 역사에 높은 관심과거와 현대의 의미 찾게돼우리는 왜 '팩션(faction)'에 열광하는가. 인하대학교 한국학연구소 차인배 연구교수는 8일 인천시립박물관에서 열린 인천시민 인문학강좌에서 "팩션의 유행은 미디어의 발달과 각종 문화산업의 활성화에 따른 결과겠지만, 무엇보다도 대중들이 역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차 교수는 이날 '광해, 왕이 된 남자-폭군인가 성군인가'를 주제로 강연하면서 "지금은 팩션의 전성시대며, 당분간 그 인기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팩션은 역사적 사실인 팩트(fact)와 작가의 허구적 상상력인 픽션(fiction)을 조합한 신조어로 우리말로는 각색실화라고 해석할 수 있다.팩션이 역사지식에 대한 오해와 혼란을 부추긴다는 비판도 있지만, 역사 대중화에 기여한 바도 적지 않다. 또 팩션 사극이 역사적 인물이나 사건에 대한 재평가 논쟁을 재촉발 시키기도한다.차 교수는 역대 박스오피스 흥행순위 5위에 랭크된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를 통해 팩션에 대한 대중의 열광의 원인을 분석했다.그는 "역사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은 '현재의 불확실성'과 '미래에 대한 선택의 기로'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광해, 왕이 된 남자'는 광해군일기 8년 2월28일자에 실린 '숨겨야할 일을 조보에 남기지 말라'는 글귀에서 시작한다. 여기에 "광해군 8년 역모의 소문이 흉흉하니 임금께서 은밀히 이르다.닮은 자를 구하라. 해가 저물면 편전에 머물게할 것이다"라는 허구를 덧씌우면서 영화가 시작된다. 영화에서 광대 '하선'은 광해와 꼭닮은 외모 때문에 가짜 광해로 발탁된다.그는 15일간 광해 행세를 하며 대동법을 실시하고, 중립외교정책을 펼친다. 천한 생활을 하면서 민중의 아픔을 알고 있는 '하선'의 시선은 어느새 관객의 시선이 된다.차 교수는 "하선은 단순하다. '하나를 내어주면 하나를 얻는다'는 대신들의 복잡하고 아리송한 정치논리가 이해되지 않는다.관객은 스스로 하선이 돼서 시대의미뿐 아니라 현대의미를 찾을 수 있다"며 "현대 정치에서 정치인들이 서로 싸우는 모습은 영화속 대신들의 그것과 같다"고 설명했다.팩션의 유행은 인문학적으로도 의미가 있다. 사극을 통해 실제 역사를 찾아보게 되고 과거와 현재를 알게 된다.영화는 '광해는 땅을 가진 이들에게만 조세를 부과하고, 제 백성을 살리려고 명과 맞선 단 하나의 조선의 왕이다'라는 글귀로 막을 내린다.광해가 폭군인지 성군인지에 대해선 역사적 평가가 엇갈리지만, 영화를 본 관객들은 광해군의 또다른 면을 찾으려하지 않을까.3번째 강좌는 22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인하대 한국학연구소 조강석 조교수가 '영화 <시>와 일상의 윤리'라는 주제로 진행한다./김민재기자

2013-10-09 김민재

[2013 하반기 인천시민 인문학강좌·1] 영화 읽기 그리고 인문학

문자 아닌 영상언어로 접근소품·이야기 통한 감성 표현철학처럼 영화도 질문 던져2013 인천시민 인문학강좌 하반기 과정이 시작됐다.하반기 과정의 주제는 '영화로 읽는 인문학'이다. 최근 인문학이 일반시민 및 학생들과 소통하는 방법으로 영화, 드라마, 그림과 같은 시청각 매체가 주목받고 있다.이번 강좌에선 영화학, 문학, 역사학 등 각 분야의 전공자들이 영화작품을 재료로 삼아 그 속에 담긴 인문학적 메시지를 해설해 준다. |편집자 주영화의 영상언어를 분석하면 인문학과 만날 수 있다.인천문화재단 정책연구팀 정재우 차장은 지난 24일 인천시립박물관에서 '영화 읽기 그리고 인문학'이란 주제로 첫 번째 강좌를 진행하면서 "영화를 읽다 보면 인문학과 만나게 된다"고 강조했다.'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첫사랑이었다'는 감성적인 포스터 문구로 유명한 영화 '건축학 개론'.스무살 첫사랑이었던 두 사람이 15년 뒤 다시 만나 과거를 떠올리는 내용의 이 영화는 멜로적인 성격만 있는 것이 아니라 관객들에게 다양한 말을 걸고 있다.정 차장은 '건축학 개론'을 통해 영화의 영상언어를 소개한다.영화는 다른 예술과 다른 고유한 언어로 의미를 생산하고 있는데, 크게 '미장센'과 '편집'으로 나눌 수 있다.먼저, 미장센은 하나의 쇼트를 구성하는 모든 것(조명·소리·세트·배우 등)을 의미한다.영화 현재시점에서 서연(한가인), 승민(엄태웅), 은채(고준희)가 만나는 카페 장면을 예로 들어보자. 첫사랑 관계인 서연과 승민 사이엔 승민의 약혼녀인 은채가 앉아 있다.이는 은채가 15년 만에 만난 서연과 승민 사이를 가로막고 있다는 느낌을 주게 한다. 다음 만났을 땐 승민이 서연과 은채 사이에 앉아 있다.승민을 사이에 두고 과거의 사랑과 현재의 사랑이 작은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듯 영화는 인물의 위치를 통해 전하고 있는 의미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편집은 쇼트와 쇼트를 연결한다. 이 연결은 움직임을 만들고, 감정을 고조시키기도 하고, 의미를 강화하기도 한다.영화 과거시점에서 '건축학개론'을 수강하는 승민이 서연과 같은 버스를 타고 정릉 집으로 돌아가는 장면과 수업 중 학교에서 집으로 가는 길을 승민과 서연이 지도에 똑같이 그리는 장면을 교차편집한 것은 감정을 강화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정 차장은 "영상언어를 미장센과 편집으로 단순화시킬 수도 없지만, 이것은 영화를 이해하는 기본적인 언어임에는 틀림없다"고 설명했다.일반적으로 인문학은 '문학·역사·철학'을 뜻한다. 문학이 문자언어를 통해 감정이나 의미들을 생산한다면, 영화는 영상언어를 통해 관객들에게 전달한다.역사는 문자언어로만 기록되는 것이 아니다. 영화도 특정한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감성구조를 여러 가지 소품과 이야기를 통해 영상으로 기록하고 있다.철학이 세상과 어떤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과정이라면, 영화는 우리에게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과 개념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렇게 영화를 읽는 행위는 인문학과 만나게 된다.'건축학 개론'의 첫 장면은 낡은 집에서 시작하고, 4분의 3이 되면 승민이 지은 새로운 집이 나온다.완성된 집은 과거에 있는 토대를 바탕으로 현대적으로 세련되게 재구성됐다. 현재와 과거는 그렇게 하나의 공간 안에서 조화를 이룬다.정 차장은 "어쩌면 우리는 인문학이 낡은 집의 모습처럼 오래된 것이며, 가치없는 것이라는 편견에 사로잡혀 있을 수도 있다"며 "하지만, 새로운 사람의 손을 통해 그 집이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은 것처럼, 요즘 인문학은 새롭게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다음달 8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두 번째 강좌에서는 차인배 인하대 한국학연구소 연구교수가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를 주제로 강의한다./김민재기자

2013-09-25 김민재

인천주안도서관, 인문학 주제 강좌·탐방 참가 모집

인천주안도서관(관장·최인숙)이 10~11월 진행되는 공공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흙에게 행복을 묻다' 프로그램 참가자를 모집한다.'공공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사업은 인문학을 통해 국민의 삶의 가치를 높이고 창조경제의 동력으로 삼자는 취지에서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도서관협회가 주관하는 강연·탐방 프로그램이다.주안도서관은 이번 사업이 전국 120개 운영지원관 중 한 곳으로 최근 선정됐다.주안도서관은 친환경적인 삶을 통해 인간성을 회복하고 인간 본연의 모습에 대한 물음을 던지며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고민해보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흙에게 행복을 묻다'라는 주제로 강연과 탐방을 진행한다.프로그램은 고규홍 나무 칼럼리스트의 '나무가 말하였네' 강연(10월18일), 천리포수목원 탐방(10월19일), 천호균 쌈지농부 대표의 강연(10월25일), 쌈지농부 작업장 견학 및 요리 체험(10월26일), 고제순(흙처럼 아쉬람 교장)의 '생명의 살림집, 흙집' 강연(11월1일), 흙처럼 아쉬람 탐방 및 흙집 짓기 체험(11월2일) 순으로 진행된다.인천 거주 성인은 누구든 참여가 가능하며 23일부터 참가자 접수를 받는다. 문의:도서관 열람봉사과(032-450-9139)/김성호기자

2013-09-12 김성호

[2013 상반기 인천시민 인문학강좌·8]임선기 시인 '나의 문학과 인천'

어린시절속 '갑문'의 존재잊을 수 없는 고향의 상징개인적 체험 '작품 무대로"시인에게 고향이란 시의 무대이다."인천출신 시인 임선기 연세대 불문과 교수는 지난 25일 인천시립박물관에서 열린 2013 인천시민인문학강좌 상반기 8번째(마지막) 강좌에서 이같이 말했다. 임 교수는 이날 '나의 문학과 인천―시와 고향'이란 주제로 강의했다.임 교수는 1967년 12월(음력) 인천시 동구 창영동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동명초등학교를 다니던 어린 시절 임 교수는 '갑문'이라는 말을 자주들었다."인천에는 갑문이 있다"는 어른들의 말은 임 교수에게 "인천에는 특별함이 있다"는 말로 들렸다. 어린 그는 갑문의 실체가 무엇인지 잘 몰랐지만 갑문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대단한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한다.『고향은 갑문/추억이 시간을 하역하면/말은 시간을 물고 항구를 난다…(중략) 고향은 갑문/추억을 풀어주고 제가 먼저 먼 바다로 가서/눈이 퉁퉁 불어 새벽이면 돌아온다』―임선기 시 '창영동'임 교수는 "자라서 보게된 갑문은 결국 단순한 원리에 의해 작동되는 기계였지만 내게는 그럴 수만은 없는 것이었다"며 "다가올 수 없는 곳에 천천히 다가올 수 있도록 자신을 열고, 머물러 있게 하고, 또 떠나가게 하는 갑문은 내게는 모던한 사랑이었다"고 말했다.이어 "고향(인천)을 떠나 타향(서울)에서 산지 벌써 여러 해가 지났지만, 서울은 갑문이 없기 때문에 고향이 될 수 없다"며 "사람들은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르겠지만, 누군가 인천을 물으면 나는 '갑문이 있는 곳'이라고 말한다"고 했다.임 교수가 제물포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그는 수업중 창밖에 날아다니는 나비를 보던중 태어나 처음으로 '관조(觀照)'라는 것을 했다.『꿈에 나비가 한 마리 날아와/내 가슴 위에 앉아있었다//가냘픈 바람에도 나는 불안하였다//간밤에 나비가 한 마리 날아와/창에 파닥였다/별 자국이 몸에 많은 그 나비를 보는데/'憧憬(동경)'이란 말이 떠올랐다//그때 좀더 낮은 곳으로/별 하나가 내려앉았다』―임선기 시 '꿈속의 나비'임 교수는 "당시 창밖을 날던 나비의 모습은 한장의 정중동(조용한 가운데 움직임이 있는) 사진처럼 마음에 걸려있다"며 "그때 처음으로 '관조'라는 걸 했다.일상의 시공간과 저 너머 세계의 통로가 열리는 순간 이 세계에서 저 세계를 바라보는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프랑스에서 유학생활을 보내고 현재는 서울에 살고 있는 그에게 고향 인천은 '시의 무대'다.임 교수는 "시는 개인적인 체험을 보편적 차원으로 풀어내는 작업이다. 고향은 시를 시답게 하는 요소라고 생각한다"며 "진정한 시는 고향과 관련이 있고, 고향 인천은 내 작품의 무대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2013 하반기 인천시민 인문학강좌는 오는 9월부터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상반기 강좌는 인천시민 114명이 수강했고, 총 8번의 강좌 중 6번 이상 수강한 42명이 수료했다./김민재기자

2013-06-26 김민재

[2013 상반기 인천시민 인문학강좌·7]안보윤 소설가 '나의 문학과 인천'

유년시절 기억 구월동철거중 건물 볼때마다통째 뜯겨나가는 기분왜 우리는 그 책을 쓴 작가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가. 인천 출신 소설가 안보윤은 "소설 속에 존재하는 어떤 순간(장면)들은 작가의 내밀한 고백과도 같다"고 말했다.지난 11일 인천시립박물관에서 열린 2013인천시민인문학강좌 상반기 7번째 강좌에서 안보윤 작가는 '나의 문학과 인천-가만히 귀 기울이면'이란 주제로 강의하면서 이같이 말했다.안보윤 작가는 1981년 인천 구월동 '어디쯤'에서 나고 자랐다. 어디쯤이라고 표현한 것은 그가 살던 구월주공아파트가 지금은 사라졌기 때문이란다. 안 작가가 지난 2월 펴낸 소설 '모르는 척'에는 그의 유년시절이 녹아있다.이 소설에는 망가지거나 부서진, 사라졌거나 사라져가는 도시들이 자주 등장한다. 안 작가는 소설 속 마을이 확장되면서 새로 들어선 건물들을 '완공된 건물은 너나없이 더럽고 추레했다'고 표현했다.사람들은 손쉽게 집을, 가게를, 거리를 부쉈다. 그곳에 고인 기억들이 함께 부서지는 것에 대해 안 작가는 "상처받았다"고 했다.안 작가는 "내가 살았던 '어디쯤'들을 찾아가 본 적은 여러 번 있었지만, 어느 때는 황폐한 누런 땅과, 어느 때는 앙상한 철근구조물과 마주쳤다"며 "고층아파트와 빌라, 철거중인 건물을 볼 때마다 유년의 기억이 통째로 뜯겨나가는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작가가 소설 배경을 선택할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자신의 기억을 뒤적거리는 일이다. 직접 경험은 상상보다 훨씬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 때문이다.소설에 어울리면서 의도에 부합하는 장소나 분위기는 '기억의 호주머니'에서 찾아낸 것들이다. 안 작가는 이를 '마주선 것들의 기록'이라고 했다.안 작가는 변화가 불가피한 '경계선'에 놓이는 일에 비교적 익숙했다. 살던 아파트가 헐리고 새 아파트가 들어선 것부터, 편리와 효율성을 내세운 개발계획에 헌책방 골목의 문화적 정취와 역사가 비틀거린 것 등을 경험했다. 기원을 따져나가면 인천 그 자체도 육지와 섬의 경계선에 놓여 있다.안 작가는 "우리는 수시로 변화의 경계선에 놓인다. 녹아버린 사탕처럼 허물어진 건물과 45층짜리 건물이 마주하는 장면에 위화감이 사라질 만큼 자주 말이다"라며 "전통시장에서 십 분도 채 되지 않는 거리에 들어선 대형마트와 전철역 지하상가 머리 위에 켜켜이 쌓인 쇼핑몰의 경계선, 그것들이 때로는 잃어서는 안 되는 소중한 것들의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여느 인천 작가와 마찬가지로 안 작가에게도 '철로'와 '바다'라는 이미지가 지속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단된 철로와 바다의 이미지는 그 작품에 고스란히 담겨있다.안 작가는 "소설에 있어 작가의 삶이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결론지으면서도 "소설 속 한 장면에 등장하는 월미도 '디스코 팡팡'이나 재개발 지역을 뒤덮은 거대기업 아파트단지, 수면이기도 무른 땅의 표면이기도 한 서해바다 귀퉁이는 나의 '내밀한 고백'과 같다"고 했다.상반기 8번째(마지막) 강좌는 오는 25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임선기 시인(연세대 불문과 교수)이 나와 '나의 문학과 인천' 시리즈 세 번째 강연을 한다./김민재기자

2013-06-12 김민재

[2013 상반기 인천시민 인문학강좌·6]장석남 시인 '나의 문학과 인천'

덕적도 유년기 어김없이 등장하는 바다의 추억파도거품이 잉태한 씨앗 '뭍의 생명체'로 탄생고향떠나 왔을때 팔미도 불빛이 꽃처럼 느껴져인천 출신 작가들이 쓴 작품을 통해 인천을 어떻게 추억했을까.지난 28일 인천시립박물관에서 열린 2013 인천시민인문학강좌 상반기 6번째 강좌에서는 장석남 시인이 '나의 문학과 인천-파도 속 불 켜진 빈 집:나의 시로부터'란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장 시인은 덕적도 서포리에서 태어나 유년기를 보낸 뒤 동구 송현동, 남구 도화동 일대에서 학생시절을 보냈다. 이 때문에 그의 첫 시집에서는 덕적도의 유년의 정서를 늘어놓은 시들이 많이 포함돼 있다. 그의 시에는 어김없이 바다가 등장한다.『아버지는 종일 모래밭에 와서 놀더라/아버지는 저녁까지 모래밭에 숨을 놓고 놀다/모래알 속에 아들과 딸을 따뜻이 낳아두고 놀다 가더라/해당화밭이 애타는 저녁까지….(후략)』-장석남 시 '해질녘'장 시인은 바닷가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면서 바다에서 생명이 탄생하는 모습을 상상하곤 했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떠밀려온 파도 거품에서 씨앗이 싹트고, 또 그것에 발이 생겨서 뭍으로 걸어나온 생명체가 사람의 원형이다.장 시인은 "나는 파도 속에서 걸어 나오는 나의 모습을 상상할 때가 있다"며 "막 물에서 나온 사람, 물이 뚝뚝 떨어지는 사람의 모습, 숨을 몰아쉬며 물에서 헤엄쳐 나온 한 싱그러운 사람의 모습, 그 모습을 내 탄생의 원형처럼 상상하곤 했다"고 말했다.그는 섬에서의 삶이 가난하고, 옹색하고, 비루하고, 먹먹하고, 허전한 것이었음을 회상했다. 하지만 덕적도를 떠나 육지(인천)로 넘어오면서 또 다른 세상을 만나게 된다.『이제 저 어지러운 발자취들을 거두자/거기에 가는 시선도 거두고/물가에 서 있던 마음도 거두자/나를 버린 날들 저 어지러운 발자취들을 거두어/멀리 바람의 길목에 이르자 처음부터/바람이 내 길이었으니/내 심장이 뛰는 것 또한 바람의 한/사소한 일이었으니』-'어지러운 발자취-해변에서'장 시인은 "어느날 문득 고향을 떠나게 됐는데, 객선을 타고 저녁이 되어서야 긴 멀미 끝에 인천항에 입항하던 때를 잊지 못한다"며 "찬란한 불빛들이 팔미도 저편에서 처음 보는 꽃처럼 반짝이고 있었다"고 말했다.장 시인의 가족들은 송현동 일대 수문통 시장 인근을 맴돌다 도화동에 정착했다. 그러다가 그는 어느날 '홍예문' 근처에서 시를 만났다고 했다.『어느 하루 홍예문을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수만 개의 돌을 쌓아 만든 홍예문 아래를 지나다가 그 많은 돌의 얼굴들 중에서 나는 한 가지 얼굴과 눈이 맞고 말았습니다…(중략) 나는 홍예문을 지나면서 그 돌 틈에 난 담쟁이 덩쿨이나 쑥부쟁이인지 뭔지 하는 풀에 내 눈빛을 걸어두고야 그곳을 지날 수 있었습니다』'돌의 얼굴-하나'장 시인은 송학동과 전동(중구청·자유공원 일대)에서 보낸 청춘을 회상했다. 동인천에서 시집을 한 권 사고, 커피집에 들어가 아껴가면서 보았던 일, 신문에서 김종삼 시인의 부고를 접하고 헌혈을 했던 일 등이 그의 시에 담겨져 있다.『스무살 초겨울/늦게 잠에서 놓여나/서너 줄 부음 기사 접하고/오후에는 동인천에 나가 헌혈…(중략) 근처 커피집에 가서 커피 마셨다…(후략)』-'송학동3-金宗蔘 訃音(김종삼 부음)'장 시인은 "시인 한 분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내가 시인 한 명이 돌아갈 때마다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헌혈을 했다"며 "그 이후로 돌아가신 시인이 많아 해야 할 헌혈이 많이 밀려있다"고 말했다.다음 7번째 강좌는 다음달 11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소설가 안보윤이 나와 '나의 문학과 인천' 시리즈 두 번째 강연을 한다./김민재기자

2013-05-29 김민재

[2013 상반기 인천시민 인문학강좌·5]동시대 한국문학의 흐름과 인천의 문학

日 인문학자 "목적을 다했다"는 주장에 조강석 교수 반대미래파·무중력글쓰기로 흘러… 김민정·김애란 등 대표적경인일보·인하대·인천시립박물관 공동캠페인2000년대 한국문학의 흐름 속에 인천문학은 어떤 사건을 만들고 있는가. 조강석 인하대 인문한국(HK)교수는 시인 김민정과 소설가 김애란을 한국 문학 속 '인천발 태풍'의 진원지라고 꼽았다.지난 14일 오후 2시 인천시립박물관에서 열린 2013 인천시민 인문학강좌 상반기 5번째 강좌는 '동시대 한국문학의 흐름과 인천의 문학'이란 주제가 다뤄졌다. 이날 강좌는 조강석 교수가 맡았다. 조 교수는 2000년대 한국 문학의 흐름을 설명하기에 앞서 '근대문학은 과연 종말했는가'에 대한 물음을 던졌다.일본의 인문학자 가라타니 고진은 한국에서 문학적 영향력이 급격히 저하된 것을 두고 그의 책 '근대문학의 종언(2006)'을 통해 "이제 근대문학의 시대는 종말을 고한 것 같다"고 했다.가라타니 고진은 문학의 실천적 기능과 사회적 영향력을 우선시했다. 근대소설은 그 끝, 목적(end)에 도달했기 때문에 종말을 맞게 됐다는 얘기다.조 교수는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는 "근대문학이 아니라 문학의 가라타니식 이상의 경로는 폐쇄될지 모르나 그것은 사회적 담론과 궤를 같이 하는 경향이자 특성이지 단계가 아니다"라며 "근대소설 종언론은 여러모로 다시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고 했다.조 교수는 이어 2000년대 한국문학의 흐름은 '미래파'와 '무중력의 글쓰기'의 논쟁이라고 설명한다.시인 권혁웅은 "겉으로는 난해하고 현실과 관계가 없어 보인다는 이유로 비판받던 젊은 시인들의 시도 생생한 체험의 소산이며, 감각적 현실의 표현이다"며 "이들의 시가 우리 시의 미래"라고 주장, '미래파' 논쟁을 촉발시켰다.또 문학평론가 이광호는 "2000년대 젊은 소설가들이 정치적 죄의식과 역사적 현실의 중력과는 무관한 자리에 글쓰기의 존재를 설정할 수 있게 됐다"며 '무중력의 글쓰기'를 옹호했다.조 교수는 '미래파' 글쓰기의 첫머리에 인천 출신 시인 김민정이 있다고 했다. 김민정은 '내가 그린 기린 그림 기린'이란 시에서 '창문'을 등장시킨다.창은 바깥의 풍경을 보는 동시에 '나'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거울의 기능을 한다. 얼룩진 창문으로 보이는 '너'가 실은 또 다른 '나'라는 것을 짐작케 한다.조 교수는 "김민정 시인은 감각적 사실관계를 통해 내적 현실을 창조하며, 언어적 현실과 사회적 현실에 동시에 충격을 가하는 시를 쓴다"고 평했다.'무중력의 글쓰기' 세대의 첫머리에는 인천 출신 소설가 김애란을 놓을 수 있다. 1980년생 김애란은 첫 단편집 '달려라 아비'를 통해 IMF세대의 감성과 현실 인식을 특유의 유머코드를 통해 개진한 작가로 주목받았다.최근 김애란은 '두근 두근 내 인생'에서 타인의 고통에 대한 존재론적 성찰을 선보이기도 했다. 주인공이 급격한 노화현상으로 죽음을 맞이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소설의 처음부터 '고통의 존재'를 배제했다.죽음을 앞둔 주인공에게 동정과 연민을 보이는 것이 주인공의 삶을 어떻게 정서적으로 침해하는지를 부각시킨 것이다.조 교수는 "김애란은 현실을 반영하는 작가라기보다는 현실을 창조하고 문제를 현실화하는 작가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조 교수는 이 밖에 안보윤의 장편소설 '우선멈춤'과 장석남의 시 '저물녘-모과의 일', '고대(古代)', 임선기의 시 '꿈 속의 나비' 등이 저마다 인천의 현대문학 흐름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다음 6번째 강좌는 오는 28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장석남 한양대 교수가 나와 '나의 문학과 인천'시리즈 첫 번째 강연을 한다./김민재기자

2013-05-15 김민재

[2013 상반기 인천시민 인문학강좌·4]문화예술의 지형과 특징

인천은 지리적 특성, 즉 서울을 코앞에 둔 지역적 불리함으로 인해 문학적인 면에서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인천 문학 인구의 서울 유출과 희곡·아동문학 인구의 희소문제는 인천문학예술계가 꼭 풀어야 할 과제라고 볼 수 있다.지난달 30일 오후 2시 인천시립박물관에서 열린 2013 인천시민 인문학강좌 상반기 4번째 강좌에서 김윤식 전 인천문인협회 회장이 '인천 문학예술의 지형과 특징'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김 전 회장은 인천 문화예술의 지형적 특색을 설명하기에 앞서 "무엇을 '인천문학'으로 규정할 것인지 분명한 개념설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통상적으로 '인천문학'의 범위와 개념은 '인천 태생이나 인천 거주 작가의 활동 또는 작품', '인천에서 이뤄진 문학 작품의 출판·간행 활동 및 그 작품'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여기서 고민해야 할 점은 인천 출생이나 출신 작가로서 그들이 서울을 포함한 타 시도에서 벌이는 문학활동이 과연 인천 문학활동 범주에 드는가 하는 질문이다.이에 대해 김 전 회장은 "인천은 다른 지역과 달리 '그만의 지역 문단, 혹은 지역 문학'을 논하기 어렵다"고 했다.인천은 정치·경제·사회·문화 모든 면에서 거대한 블랙홀을 형성하고 있는 '서울'과 최단거리에 위치해 있다. 또 전국 각지에서 모여드는 이주 인구가 '인천문학'을 규정하기 어렵게 만든다.일례로 지난 2009년 인천문화재단에서는 인천 출생 작가 김애란이 소설집 '침이 고인다'를 인천우수도서로 선정하면서 정작 '문화예술연감'에서는 이 작품을 다루지 않았다. 인천 출신 시인으로 인천에서 활동하다 서울로 옮긴 장석남 시인의 '뺨에 서쪽을 빛내다'의 경우도 연감에서 제외됐다.김 전 회장은 "인천은 '지역기반', 혹은 '지역성'을 명확히 하기 어려운 곳이긴 하지만, 각 문인·문학단체의 협조를 얻어 인천 출신 외지 문학활동가에 대한 정보를 정리해 보는 것을 향후 과제로 제안한다"고 주장했다.인천 문학예술은 1883년 개항 이후부터 그 역사를 논할 수 있다. 개항 이후 이른바 '문화적 결집력'이 생기면서 자연발생적으로 문인들의 활동이 싹트기 시작했다는 게 김 전 회장의 설명이다.경인철도 개통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서울의 문화적 추이를 쉽게 접촉할 수 있었고, 근대적 시설을 갖춘 항구를 통해 이웃 고장이나 이웃 나라의 문화적 영향을 빠르게 수용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졌기 때문이다.2000년대 이후 인천 문학의 특징은 아동문학 장르가 점차 양적 증가 양상을 보이면서도 특정 작가의 활동만 두드러진다는 점이다.이는 인천지역 아동문학가 인구 저변이 협소함을 드러내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또 희곡분야는 2~3년에 한 번씩 명맥이 유지되고 있는 등 빈곤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김 전 회장은 "내용면에 있어서는 일부 작가의 작품이 전국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지만, 대체로 '지역수준'에 머무른 작품이 많았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는 우리 인천 문학인 스스로 경종을 울려야 할 것이다"라고 했다.다음 다섯 번째 강좌는 오는 14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조강석 문학평론가가 '동시대 한국문학의 흐름과 인천의 문학'이란 주제로 강연한다./김민재기자

2013-05-01 김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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