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다양성 기획 다름은 문화다·10·끝]문화다양성 확산위한 문화예술 활동 방향 토론회

■권은숙 배다리 요일가게 대표벼룩시장 '만국시장' 판매자색다른 주제로 즐거운 교류■여백 인천독립영화협회 대표이주 청소년들과 영화제작익숙하지 않은 한국어 큰 고민■양경민 인천영상委 기획팀장'디아스포라 영화제' 해결점인천지역 상영관 확보 시급■정희숙 부천문화재단 차장부천서 문화다양성사업 경험교육통해 서로 문화존중 중요문화다양성 확산의 해법을 찾기 위해 문화·예술·행정 등의 영역에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 9일 오후 인천 중구 신포동의 한 카페에서는 '문화다양성 확산을 위한 라운드 테이블'이 인천문화재단 주최로 열렸다.이 자리에는 청산별곡(권은숙) 배다리 요일가게 대표, 여백 인천독립영화협회 대표, 양경민 인천영상위원회 기획홍보팀장, 정희숙 부천문화재단 생활문화사업팀 차장 등이 참여했다.인천문화재단과 인천영상위원회, 요일가게 등은 문화다양성 확산을 위한 '무지개다리사업'의 하나로 지난 5월부터 10월까지 '만국시장'이라는 테마 벼룩 시장을 6차례 개최했다.다양한 참여자를 모아 '만국시장'을 운영한 권은숙씨는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느낀 성과와 아쉬움을 중심으로 이야기했다.인천의 근대 개항기 조계지역에 만들어진 서구식 공원인 '만국공원'에서 이름을 딴 이 시장에서는 다양한 판매자(셀러)들이 물건을 판매했고, 문화다양성 관련 영화 상영회와 음악 공연이 동시에 열리는 방식으로 진행됐다.권은숙 대표는 "무엇보다 많은 판매자들이 즐겁게 행사에 참여할 수 있었던 점이 가장 중요한 성과였다"고 했다. 그는 "장터를 이끌고 가는 핵심이었던 판매자들이 함께 뭉쳐 잘 놀았고, 만족했다"며 "천편일률적인 평범한 벼룩시장에서 탈피해 색다른 주제로 다양한 판매자들이 모여 교류할 수 있었던 자체가 즐거움이었다"고 했다. 판매자가 즐거워야 장터를 찾는 일반 시민(소비자)도 즐거울 수 있고, 그래야 이 사업의 취지도 제대로 전달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문화다양성 활성화 사업에 가장 중요한 것은 참여자가 스스로 만족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하는 것"이라며 "모든 사업도 이러한 원칙을 세워두고 지켜가야 한다"고 말했다.여백 대표는 올해 5~9월 이주민 청소년들과 영화를 만들어왔던 과정을 소개하며 이에 대한 경험과 아쉬움을 다른 참석자와 공유했다.그는 "외국에서 태어나 부모를 따라 중도에 입국한 청소년들의 경우 한국어에 익숙하지 않은 점을 가장 고민으로 안고 살아가고 있다"며 "이러한 점을 제외하면 이주민 청소년이라고 해서 평범한 한국 청소년의 고민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끼게 됐다"고 했다. 이주민이라고 우리와 다른 특별한 문제가 있을 거라고 섣불리 예측하는 것 자체가 고정관념이며 정형화된 사고라는 것이다. 그는 또 "자신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며 이들 스스로 변화하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면서 사업을 진행할 때는 무엇보다 이주민들의 자존감을 높이는 방식의 활동이 가장 중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양경민 팀장은 전국에서 펼쳐지는 무지개다리 사업 가운데 가장 모범적인 사례로 손꼽히는 '디아스포라 영화제'의 성과와 앞으로의 고민에 대해 이야기했다.디아스포라라는 말은 흩어진 사람들이라는 뜻으로 본래 팔레스타인을 떠난 유대인을 뜻했지만 지금은 나라를 구분하지 않고 태어난 곳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는 현상이나 사람들을 뜻하는 말로 쓰인다.인천문화재단과 인천영상위원회는 한국 최초 공식 이민이 이뤄진 도시가 인천이라는 점에 착안, 지난 2013년 영화제를 기획해 4년째 이어오고 있다. 첫해 2천만원의 예산으로 시작한 영화제가 내년에는 2억원 이상이 투입되는 큰 축제로 계획될 정도로 기대와 호응을 얻고 있다.양 팀장은 "축제 규모가 커지며, 영화제 주제도 '디아스포라'에서 '문화다양성'으로의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며 "몸집이 커지며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더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영화제기간 인천 지역에 상영관을 확보하는 등의 문제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했다.정희숙 차장은 부천에서 5년 동안 진행된 문화다양성 증진 사업을 소개했다. 특히 학교 현장과 결합한 교육활동에서 목격한 놀라운 변화를 소개했다.그는 "자유학기제 시행 학교와 문화다양성(다문화) 교육 시간을 확보하고 교육을 진행했는데, 교육을 받은 학년의 학생들이 교육을 받지 않은 학년의 학생들보다 학교폭력 발생 비율이 현저하게 낮아 지는걸 봤다"며 "교육을 통해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자각하도록 하는 게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이 기사는 문화다양성 확산을 위한 무지개다리 사업의 일환으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인천문화재단이 협력해 진행합니다.지난 9일 오후 인천 중구 신포동 한 카페에서 열린 '문화다양성 확산을 위한 라운드 테이블'에서 여러 전문가들이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인천문화재단 제공

2016-12-14 김성호

[문화다양성 기획 다름은 문화다·9]고용허가제 속 이주노동자 여전히 이방인

취업 가능 '합법적 경로' 마련되레 기본권 외면한채 '방치'사업장 변경 원칙적으로 금지일자리 선택할 권리마저 없어퇴직금도 본국으로 가야 수령주거권 가이드라인 없어 열악일손이 부족한 제조업 현장이나 농어촌 마을 곳곳에서 일하는 외국에서 온 이주노동자들의 모습은 이제 한국에서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됐다.작은 생필품부터 매일 식탁에 오르는 농·축·수산물까지 모든 이들이 생활하는 데 필요한 대부분의 것들이 이주노동자들의 손을 거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그들이 한국 사회를 지탱하는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주요 주체임에도 한국 사회 구성원으로 보듬으려는 제도적 노력은 부족하기만 하다.한국은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이하 법, 고용허가제)을 통해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에 입국해 취업할 수 있는 '합법적' 경로를 마련해 놓고 있다. 하지만 이 제도에는 차별적인 요소가 가득하다.이주노동자를 받아들이고자 만든 이 법이 오히려 이들의 기본권을 외면하며 한국사회의 구성원이 아닌 이방인으로 머물도록 방치하고 있는 것이다.이 법은 "사용자는 외국인근로자라는 이유로 부당하게 차별하여 처우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차별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 한 문장이 전부일 뿐 그에 따른 처벌 조항도 없다.오히려 조금만 관심을 갖고 살펴보면 다른 차별적인 내용을 더 많이 발견할 수 있다.가장 대표적인 것이 이주노동자의 직장 선택의 권리를 제한하는 조항이다.고용허가제는 이주노동자의 사업장 변경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어 사실상 그들에게는 일자리를 선택할 권리가 없다. 직장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옮길 수 없게 만든 조항 때문에 사실상 강제 노동을 강요 당할 가능성이 큰 것이다.이들이 직장을 옮길 수 있는 경우는 직장이 휴·폐업하거나 고용주가 근로조건을 위반했을 경우, 폭언이나 차별 등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경우로 극히 제한적이다. 하지만 근로조건 위반이나 부당대우 등의 이유로 사업장을 변경하려면 이주노동자 스스로 그 것을 입증해야 해 사실상 보호받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직장을 그만 두거나 직장이 없어지면 마땅히 받아야 할 퇴직금을 받는 일도 이주노동자들에게는 간단한 일이 아니다.이주노동자들의 퇴직금은 '출국만기보험'이라는 제도로 운영되고 있다.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퇴직금을 받으려면 한국을 떠나 본국으로 돌아가야만 수령할 수 있다. 이주노동자가 사업장이 휴·폐업 상태가 돼 구직기간 생활비가 필요하더라도 퇴직금 수령을 위해서는 본국으로 돌아가야만 하는 웃지 못할 상황도 빚어진다고 한다.이주노동자들은 주거권도 여의치 않다. 이 법에는 이주노동자들에게 사업주가 제공하는 주거시설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전혀 없다 보니 열악한 비닐하우스나 컨테이너에 살아야 하는 상황에 처하기 일쑤다.이주노동자와 난민의 권리 찾기를 위해 활동하는 시민단체인 한국이주인권센터의 박정형 상담팀장은 "고용허가제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제도는 노동자가 아닌 사업주의 입장과 관점에서 만들어진 제도로 노동자가 중심인 '노동허가제'의 관점에서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 사회가 이주노동자들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들을 구성원으로 받아들이기 위한 준비를 다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이 기사는 문화다양성 확산을 위한 무지개다리 사업의 일환으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인천문화재단과 협력해 진행합니다.

2016-12-07 김성호

[문화다양성 기획 다름은 문화다·8]법률·제도적 뒷받침 서둘러야

2010년 유네스코협약 발효국내엔 2014년 관련법 기틀정부부처 정책공감대 부족다문화 지원 등 갈 길 멀어이주노동자, 결혼이주여성, 유학생, 이민자 등의 유입이 가속화 하며 한국은 다문화 사회로 진입했지만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고 꽃 피우기 위한 법률적 제도적 뒷받침은 더디다. 국제협약에 따라 법만 겨우 제정됐을 뿐, 중앙정부조차도 법이 정한 것을 제대로 이행하기까지 아직 갈 길이 멀다. 지자체의 조례 제정도 거의 전무한 상황이다.지난 2014년 5월 한국 정부는 '문화다양성의 보호와 증진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다. 이 법은 유네스코의 '문화적 표현의 다양성 보호와 증진에 관한 협약'(이하 문화다양성협약)의 국내 이행을 위한 것이다.유네스코는 2001년 '세계문화다양성 선언'을 발표했고, 이를 기반으로 2005년 문화다양성협약을 채택했다. 한국은 이 협약의 110번째 비준국가가 됐고, 2010년 7월 협약이 한국에서도 정식 발효됐다.법은 문화다양성협약의 당사국으로서 국제협약이 요구하는 권리와 의무를 반영했다. 한국의 문화적 다양성이 주변국과 세계적 문화 발전에 기여 할 수 있도록 할 뿐 아니라 '소득계층 간, 세대 간 지역 간의 문화 차이', '노인·장애인·청소년·여성 등 사회의 다양한 소수자 문화와 주류문화', '농어촌과 도시 문화' 등 우리 사회에 내포해 있는 다양한 문화 갈등을 해소해 사회 통합을 추구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모두 15개의 조항으로 구성돼 ▲유네스코 협약을 기반으로 한 '문화다양성' 및 '문화적 표현'의 정의 ▲문화적 다양성을 보장하기 위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 ▲문화다양성 증진 및 보호 기본계획 수립·시행 ▲국무총리 소속 문화다양성위원회 설치 ▲협약에 따른 유네스코 국가보고서 작성·제출 ▲문화다양성 실태조사 및 연차보고 ▲문화다양성의 날 지정 ▲문화다양성 보호와 증진을 위한 지원 등이 포함돼있다.법은 정부가 해야 할 최소한의 것들을 명기하고 있다. 4년마다 수립해야 하는 '문화다양성 보호 및 증진계획' 수립, 국회에 제출해야 하는 연차보고, 국무총리 산하의 '문화다양성위원회' 설치, 문화다양성 실태조사 등이다. 하지만 법 제정 2년이 지났지만, 이 가운데 제대로 이뤄진 것은 없다.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정부가 추진하는 문화다양성 정책에 대해 부처별로 공감대가 없는 상황이며, 다문화·외국인 정책을 추진하는 여러 부처와도 아직 조율을 못 하고 있다"며 "단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이 법은 문화다양성의 보호와 증진을 위해 국가 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장의 '노력'도 동시에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장의 노력을 독려하고 뒷받침할 근거인 지자체의 조례 제정은 거의 전무한 상황이다.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조례를 제정한 곳은 전라남도가 유일하다. '전라남도 문화다양성의 보호와 증진에 관한 조례'는 지난달 15일 도의회 본회의를 통과해 발효를 앞두고 있다.전남에서 제정한 조례의 특징은 문화다양성 보호와 증진에 관한 도지사의 책무를 규정하는 한편, '문화적 차별'에 대한 정의를 명기하며 차별을 금지하고 있다. 또 '문화다양성 터'를 설치해 계획과 사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했으며 실태조사를 진행할 수 있게끔 제도화했다.이 조례 제정은 전남문화관광재단이 주도했다. 전남은 결혼이주여성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고령화로 인한 문제, 외국인뿐 아니라 귀농, 귀촌 확대에 따른 국내 이주민과 선주민의 갈등도 빚어지고 있다고 한다.전남문화관광재단 나은희 씨는 "지역 특성을 반영한 문화다양성 사업을 더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 조례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하게 됐고 이를 위해 지난 2014년부터 정책연구를 진행해 조례안을 만들어 의회를 통해 조례를 제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그는 "조례 제정으로 끝이 아니라, 관련 위원회 설치, 센터 구성 등 예산을 확보, 전남도 집행부에 대한 공감대를 얻어야 하는 등의 과제가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이 기사는 문화다양성 확산을 위한 무지개다리 사업의 일환으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인천문화재단과 협력해 진행합니다.

2016-11-30 김성호

[문화다양성 기획 다름은 문화다·7] 탈북민도 우리 이웃, 남동구 가보니

市 71%… 1800여명 거주통일동산엔 '가족 그리움'낯선 요리 북한식당 성업"탈북민, 내 몫까지 뺏어"조화부족 크고작은 갈등남한 거주 탈북 주민 수가 조만간 3만 명에 이를 전망이다.통일부에 따르면 북을 벗어나 남한에 정착한 탈북 주민은 지난 9월 기준으로 2만7천542명이고 이 가운데 6%가 넘는 1천800여명의 주민이 인천 남동구에 거주하고 있다. 인천 전체 탈북 주민(2천584명)의 71%를 차지하는 규모다.남동구는 전국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탈북민이 가장 많이 살고 있어 통일 이후의 한국 사회를 가늠해볼 수 있는 곳이다.지난 22일 오후 인천 남동구에 있는 작은 공원인 '통일동산'을 찾아갔다. 겉으로 보기에는 여느 평범한 공원과 다를 것 없지만, 자세히 보면 한반도 모양을 하고 있다. 이곳 100여 그루의 나무들은 꼬리표를 달고 있는데, 여기에는 북에 두고 온 가족의 이름과 자신의 고향이 적혀있다.공원 인근의 한 아파트 단지 상가에는 북한 식당이 영업을 하고 있었다.이 식당의 메뉴판에는 '콩고기밥(인조고기밥)', '두부밥', '쉼떡' 등 남한에서는 생소한 이름의 음식이 메뉴판에 적혀 있다. 아침 손님도 꽤 많아 오전 9시부터 장사를 시작한다는 이 식당의 남성 사장은 "북한에서 먹던 음식을 그리워해 찾는 이들이 많다"고 했다. 최근에는 이 식당에서 기술을 배운 직원이 조금 떨어진 곳에 또 다른 북한 식당을 열었을 정도로 북한 음식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이곳 사장은 "대다수의 탈북 주민들이 하루하루 열심히 살고 있는데, 남한 언론은 탈북 주민들의 부정적인 모습을 위주로 보여줘 그럴 때면 힘이 빠진다"고 했다. 탈북 주민들과 남한 주민이 어울려 사는 이 일대 아파트 단지에는 서로의 이해가 부족해 크고 작은 갈등이 빚어지기도 한다.단지에서 만난 한 탈북 주민은 "단지에 폐지가 널브러져 있어 주우려 했는데, 폐지를 주워 사는 다른 노인에게서 '생활비와 집까지 나라에서 신세 지고 살면서 폐지까지 뺏어가려 하느냐'며 핀잔을 들었던 경험도 있었다"며 "남한의 일부 사람들은 아직도 우리가 같은 국민이라는 생각을 안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한 기초단체 공무원으로 일하는 한 탈북 주민은 "형편이 어려운 남한 원주민들은 '탈북자들이 내 몫을 뺏어간다'는 정서가 있고, 실제로 이를 민원으로 제기하는 경우도 있다"며 "같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인식이 부족한 경우가 더러 있다"고 설명했다.남한 원주민과 탈북 주민들이 서로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서로 어울리며 같은 주민임을 느끼게 할 기회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탈북 주민들은 이야기했다.2008년 딸과 함께 남한에 입국한 김신애(71·가명)씨는 "입국 초기에 탈북 주민이 겪는 대부분의 어려움은 어울리고 살아가다 보면 자연스레 해결되는 문제들이 대부분이었다"며 "공공기관에서 남북한 주민이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작은 모임이나 자리들을 자주 만들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이 기사는 문화다양성 확산을 위한 무지개다리 사업의 일환으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인천문화재단과 협력해 진행합니다.전국에서 가장 많은 탈북 주민이 거주하는 인천시 남동구에 조성된 통일동산.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2016-11-23 김성호

[문화다양성 기획 다름은 문화다·6]한국문학에 나타난 문화 다양성

다문화 한국사회의 현실 다룬 작품 최근들어 '봇물'20세기 민족·국가 한계점 탈피 새로운 단계로 진입인물·주제·사건·문체 등 다방면으로 큰 변화 일으켜김려령의 소설 '완득이'에서는 난쟁이 아버지와 베트남에서 온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다문화 가정의 청소년 완득이가 주인공이다.이 작품은 완득이가 세상과 온몸으로 부딪쳐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집도 가난하고 공부도 못하지만 싸움 하나 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열일곱 소년 완득이가 성장해 가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희망의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설이다.손홍규의 '이슬람 정육점'은 한국전쟁에 참전했다가 한국에 눌러살게 된 터키인 하산이 주인공으로 나온다.그가 상처투성이의 한 아이를 입양하면서 그 아이의 상처까지 보듬어 안는 이야기를 그린다. 하산은 독실한 무슬림 임에도 불구하고 정육점을 운영하고 돼지고기를 파는 모순된 생활을 한다. 그러다 상처를 지닌 한 고아를 만나고, 아이는 입양 후 따뜻한 세상을 알아간다.한국소설의 변방에만 머물렀던 이주민·다문화가정·탈북자 등이 이제는 소설 속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있다.한국소설이 다문화 사회가 된 한국의 이러한 현실을 주목하면서 이들을 다룬 문학 작품도 최근 들어 쏟아지고 있다.기존 20세기 한국의 소설이 담아낸 주요 담론 가운데 가장 중요한 하나는 '민족'과 '국가'였다고 한다.춘원 이광수는 자신의 문학론을 밝힌 '문학이란 하오'란 글에서 문학이 '조선인의 사상 감정을 담은' 것이라고 주장할 정도로 '문학은 곧 민족'이라는 식의 민족주의 문학론을 강조하기도 했다.'다문화 시대의 한국소설 읽기'의 저자인 이경재 문학평론가는 "20세기 한국소설이 정치적 이데올로기의 영향권에서 창작되었고, 다양한 이념 중에서도 민족주의가 주도적인 담론으로 기능했다는 것은 재론할 필요가 없는 사실이다"면서도 "하지만 다문화 사회가 된 한국문학은 더는 민족이나 국가 등의 범주로 포괄할 수 없는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고 책에서 밝히고 있다.그는 "2000년대 이후 한국문학이 민족이라는 경계 안에서 작동하던 이전의 상상력과 감수성을 초월하기 시작했다"며 "이제 기존의 민족주의적 문학관을 넘어서 다문화 현실을 다루는 소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도 2000년대 문학은 다문화 다인종 다언어 상황에 대해 활발한 논의를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결혼이주여성, 이주노동자, 탈북자 등 다양한 우리 사회의 구성원을 다룬 소설을 만나는 것은 어렵지 않다.해이수는 자신의 소설집 '젤리피쉬'를 통해 호주 이민자들의 애환을 다뤘고, 금희는 '세상에 없는 나의 집'에서 조선족 사회의 탈북자의 모습을 그려낸다. 박범신은 '나마스테'에서 이주노동자의 모습을 통해 전 지구적 병폐를 보여주고, 한수영의 소설 '그녀의 나무 핑궈리'에는 조선족 결혼이주여성이자 이주노동자인 한 여인의 고통을 그려낸다.이경재 문학평론가는 "한국의 다문화 시대가 소설의 공간과 인물, 주제, 사건, 문체 등 다방면에 걸쳐 심대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다문화적 상황은 앞으로의 소설을 규정짓는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고 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이 기사는 문화다양성 확산을 위한 무지개다리 사업의 일환으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인천문화재단과 협력해 진행합니다.이주 노동자·결혼 이주여성·다문화 가정·탈북자 등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문학 작품이 많아지고 있다.

2016-11-16 김성호

[문화다양성 기획 다름은 문화다·5]이주민 예술가 이찬욱·아마리 미호 부부

록밴드 'pAdma' 결성 한국인 남편·일본인 부인 다문화가정새로운 환경서 다양한 음악 경험하고 싶은 도전 정신 공통점아마리씨 "한국사람들 아무렇지 않게 개인 질문 쏟아내 당황""서로 비슷한 음악을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로 마음을 열게 됐죠."한국인 남편 이찬욱(45)씨와 일본인 여성 아마리 미호(41)씨는 지난 2011년 결혼해 한국에서 살고 있는 다문화가정 부부다. 둘은 지난 2011년부터 'pAdma(파드마)'라는 이름의 록밴드를 결성해 활동 중인 5년차 예술가 부부이기도 하다.둘은 다국적 멤버로 구성된 프로젝트 활동이나 각종 이주민 축제, 지역의 길거리 공연 등의 무대에 꾸준히 서며 이름값을 높이는 중이다. 파드마에서 부인 미호씨는 보컬과 작사·작곡을, 남편 이씨는 기타와 편곡 등을 맡고 있다.한국 사람의 입장에서는 미호씨가 이주민이지만 이주민의 삶을 그녀보다 먼저 경험한 것은 남편 이씨다.이씨는 한국에서의 음악활동이 지루해질 무렵인 지난 2007년 일본의 다양한 음악을 경험하고 싶어 무작정 일본으로 향했고, 지인의 소개로 일본 클럽에서 밴드활동을 하던 지금의 아내를 만났다. 그렇게 둘은 이주민인 서로의 모습을 번갈아가며 지켜보고 있다고 한다."우리 부부는 공통점이 참 많아요. 다양한 음악을 경험하고 싶어하는 음악적 욕심도 많고, 새로운 환경에서 살아보고 싶어하는 도전정신도 그렇고요."미호씨가 이씨와 결혼을 결심하고 일본을 떠난 것도, 전혀 다른 세상에서 다양한 음악을 경험해 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어서였다고 한다.2011년 둘은 일본에서 간단히 서류상 결혼절차를 마무리 짓고, 둘만의 결혼식을 필리핀 세부에서 마친 뒤 바로 한국으로 들어왔다.한국에 아는 사람이라곤 남편 한 사람밖에 없었고, 결혼이라는 새로운 생활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지만 한국에서의 음악활동이 그녀에게는 너무나 행복했다.그녀는 "일본의 관객들은 매너를 중요시하는 경우가 많아서 연주하는 동안 박수도 치지 않을 정도로 반응을 거의 보이지 않는다"며 "하지만 한국 관객들은 적극적으로 소리치고 박수치며 즐길 준비를 하고 올 정도로 에너지가 넘쳐 아주 고맙다"고 했다.그렇지만 무대 밖을 벗어나면 상황은 너무나 크게 달라진다. 한국생활 5년 차인 그녀임에도 당황할 때가 적지 않다.그녀는 "시장이나 마트에서 서툰 한국말로 뭔가 말하려고 하면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왜 한국에 왔느냐?' '결혼은 왜 했냐?', 심지어 '몇 동 몇 호에 사느냐?' 등 아무렇지도 않게 개인적인 질문을 쏟아내곤 한다"며 "전혀 다른 한국 사람의 모습을 보게 돼 당황스러운 경험을 지금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남편 이씨는 "일본에서 활동했던 기억을 떠올려보면 음악적 인프라가 다르다는 것 빼고는 크게 이주민이라는 생각을 못 하고 살았다"며 "아직 한국에서는 무대를 벗어나면 우리가 낯선 이웃으로 여겨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미호씨는 "음악을 들을 때처럼 아무런 선입견 없이 이주민인 우리를 그냥 평범한 이웃으로 대해 줬으면 좋겠다"며 "우리 한국인·일본인 부부로서, 이주민 예술가로서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이 기사는 문화다양성 확산을 위한 무지개다리 사업의 일환으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인천문화재단과 협력해 진행합니다.록밴드 pAdma(파드마)로 한국에서 2011년부터 활동 중인 이찬욱(45), 아마리 미호(41) 다문화 가정 부부.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2016-11-09 김성호

[문화다양성 기획 다름은 문화다·4]이주민 공동체 '아이다마을'

여성 인권활동으로 첫 출발2013년 비영리 단체로 독립남편·자녀등 5개 모임 활성한국정착·문화멘토 역할도인천에는 결혼이주여성과 가족들이 서로 돕고 사는 아름다운 마을인 '아이다마을'이 있다. 아이다마을은 '아시아 이주여성 다문화 공동체 마을'의 줄임말로 많을 때는 200명 적을 때는 50명의 주민이 이 '마을'에 적을 두고 살아간다. 마을이라고 하지만 실제 여러 집이 모여 사는 부락은 아니어서 마을의 실제 공간은 부평깡시장 인근에 있는 허름한 빌딩 2층 99㎡ 남짓한 사무실이 전부다.'아이다마을'의 대표를 맡고 있는 필리핀 출신 결혼 이주여성 메리제인 노(43)씨는 "필리핀·베트남 이주여성들과 그 남편들, 자녀들에게는 이 공간이 서로 돕고 의지하고 교류할 수 있는 더없이 소중한 공간이다"고 말했다.아이다마을은 지난 2008년 여성단체 '인천여성의전화'가 진행한 이주여성인권 활동의 하나로 출발한 모임으로 한국인 활동가와 이주민이 결합해 마을을 기반으로 다양한 활동을 했다.하지만 언제까지 한국 사람의 지원을 받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 이주민들은 홀로 서기를 결심, 4년여 만인 2012년 12월 이주민끼리 힘을 모아 '인천여성의전화'에서 독립했다. 2013년 5월에는 비영리단체로 등록을 마쳤다.아이다마을에는 필리핀 이주여성 모임인 '다마얀', 베트남 이주여성 모임인 '녀웨흥', 이주 여성과 결혼한 남성모임 '다모아', 자녀들의 모임인 '리틀 다마얀' 등 5개 모임이 활성화돼있다.다문화 식당도 열고, 한국어 교실도 열었지만 홀로서기와 함께 사업들을 대폭 정리했다.메리제인은 현재 아이다마을의 대표를 맡아 3명의 자원봉사 상근자와 함께 결혼이주여성들이 한국에서 겪는 가정폭력, 질병, 생활고 등 다양한 어려움을 해결해 주는 상담사 역할을 주로 하고 있다.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지난 2000년 1월 입국해 17년차 주부인 그는 고교 1학년·중학교 1학년·초등학교 5학년 등 세 자녀를 키우고 있는 엄마이기도 하다.지금은 이주 여성들의 멘토 역할을 자처하고 있지만, 그도 이민 초기에 문화적 차이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환경, 식습관, 명절풍습, 친인척 관계 등 모든 것이 낯설었다.그는 "특히, 명절 연휴 단 하루도 쉬지 못하고 시댁을 찾아온 친척 손님을 접대해야 했을 때는 정말 힘들었다"며 한국에서도 이런 명절 풍경이 점차 사라지고 있어 꼭 맹목적으로 따라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 뒤에는 허탈한 마음도 느껴졌다고 했다.그는 "전통 풍습 등 한국 사람이 지키지 않을 때는 관대한 것들도 유독 이주여성에게는 강요하는 것들이 많은 것 같다"며 "한국인과 이주여성에게 달리 적용하는 두 가지 잣대가 이주여성들의 초기 적응을 더 어렵게 만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그가 한국 사회에 바라는 것이 있다. 한국에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자기 주변과 이웃을 돌아볼 줄 아는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것이다.그는 "옆집에서 가정폭력이 벌어지고, 아동학대가 발생해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해도 이웃이 전혀 몰랐다는 뉴스를 자주 보고 직접 겪기도 한다"며 "이웃에 대한 관심이 있었다면 이런 비극적인 일은 일어나지 않을 텐데 너무 안타깝다"고 했다.그는 또 "자기 이웃을 돌보지 못하는 사회가 어떻게 결혼이주여성이나 다문화 가정을 돌볼 수 있겠냐"며 "편견 없이 모든 이들이 서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사회가 되기 위해선 내 이웃에 대한 관심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이 기사는 문화다양성 확산을 위한 무지개다리 사업의 일환으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인천문화재단과 협력해 진행합니다.메리제인 노(맨 우측) 아이다마을 대표와 결혼 이주여성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아이다마을 제공

2016-11-02 김성호

[문화다양성 기획 다름은 문화다·3]다문화교육 현장, 인천한누리학교

낯선 한국학교 적응돕기절반은 특성화 교육과정최대 1년간 머물며 공부무언가 주려는 생각 보다이해 하려는 마음이 중요학교 운동장에 국제연합(UN)과 세계 24개국의 국기가 걸려있다. 교사(校舍) 입구에 세워진 신입생 모집 안내 표지판은 영어·일본어·러시아어·중국어 등 4개국의 언어로 쓰여있다. 복도에서 만난 교장 선생님에게 아이들이 다른 언어로 인사한다. 선생님은 아무렇지도 않게 '안녕하세요'라고 답하며 미소를 건넨다. 복도에는 이집트, 터키 등 각국에서 보내온 그릇, 장신구, 인형 등이 있어 여느 박물관 못지 않았다. 지난 25일 찾아간 전국 최초의 기숙형 다문화 대안학교인 공립 인천한누리학교(인천 남동구 논현동)의 풍경이다.이 학교 박형식 교장은 기자를 만나 8개국어로 된 학교 설명자료를 내밀며 어느 나라의 언어인지 맞혀 보라고 했다. 기자는 자신 있게 러시아어라고 답했지만, 틀렸다는 답이 돌아왔다. 몽골어였다.2013년 문을 연 이 학교에는 외국인 부모를 따라 한국에 온 중도 입국 청소년, 결혼이주여성의 자녀, 탈북자 자녀 등 26개국에서 온 200명의 초·중·고교 아이들이 공부하고 있다.낯선 한국학교에 적응하기 위한 가르침이 필요한 학생들을 위해 정규 학교의 교육과정과 특성화 학교의 교육과정을 절반씩 섞은 교육과정을 운영 중이다.학생들은 6~12개월의 한국학교 적응교육이 끝나면 원래 소속된 학교로 돌아가야 한다. 이 학교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한국어다.박형식 교장은 "아이들이 한국 땅에서 꿈을 키우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가장 필요한 것이 한국말과 문화를 배우는 것"이라며 "각자의 모국과 한국의 다리를 놓는 소중한 인재로 성장할 보물 같은 아이들이다"고 했다.이 학교의 장점은 일반 학교와 달리 적응기 학생의 스트레스를 덜어 줄 수 있도록 한국어 실력에 따라 '사랑방', '디딤돌' 등 수준별 한국어 과정이 있다는 것이다.한국에서 의사가 되는 것이 꿈인 캄보디아에서 온 고교 1학년반 A(16)양은 "선생님들이 나를 이해해줘 조급함 없이 천천히 한국말을 배울 수 있어 좋았다"며 "다른 나라에서 온 친구도 많아 좋다"고 했다. 같은 반 학생이 10명인데, 9개 나라에서 왔다고 한다.이 학교에서 이중언어 강사로 일하는 김사랑(33·러시아어)씨와 장향화(41·중국어)씨는 학생들이 차별을 느끼지 않고 여러 나라에서 온 친구들과 어울리며 꿈을 키워 갈 수 있는 것이 학교의 장점이라고 했다. 두 사람은 모두 각자의 집에서는 '다문화' 가정의 엄마이기도 하다.중3과 고2 두 자녀를 키우고 있다는 장씨는 "다문화 가정의 엄마로 한국에 살며, 많은 사람들로부터 의도하지 않은 차별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런 경험을 되새기며 이곳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고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했다.김씨는 "내가 나고 자란 옛 소련 국가들에서는 다른 민족이나 피부색이 다른 사람들을 구분 짓는 '다문화'라는 단어조차 없다"며 "한국에 첫 적응을 시작하는 아이들이 대부분인 만큼 어려움을 덜 겪도록 여러 선생님과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이들은 다문화 교육 현장에서 강사로 다문화 가정의 엄마로 살며 가장 크게 느끼는 것이 있는데, 다문화 정책이 가장 필요한 것은 '다문화'로 불리는 대상을 직접 지원하는 것보다 평범한 한국 사람을 대상으로 한 교육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김씨는 "달라 보인다는 이유로 그들에게 무언가를 더 주어야겠다는 정책이나 시선보다, 다문화가 무엇인지 배우고 이해하려는 마음가짐이나 다문화 정책이 필요하다"며 "우리 사회가 열린 마음으로 다른 이들을 이웃으로 인정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이 기사는 문화다양성 확산을 위한 무지개다리 사업의 일환으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인천문화재단이 협력해 진행합니다.인천한누리학교는 한국 적응이 필요한 중도입국 학생들을 위해 세워진 국내 최초의 기숙형 공립 다문화 대안학교로 지난 2013년 개교했다. /인천한누리학교 제공

2016-10-26 김성호

[문화다양성 기획 다름은 문화다·2]인천의 무지개다리 사업

세대·하위·소수문화 등 표현개항장 상징 '만국시장' 사업예술·나눔·생활장터 등 꾸며새터민·예술가 만남 전시회'여기와 저기 사이' 눈길 끌어'디아스포라 영화제'도 인기인천은 근대문화의 별천지로 불렸다.작은 마을에 불과한 아주 작은 도시였던 인천은 1883년 외세에 의한 강제 개항 이후 근대화된 도시 모습을 갖추며 주목을 받는다.열린 항구를 통해 외국의 근대 문물을 포함한 다양한 문화가 유입되고 미국·영국·독일·프랑스·러시아·중국 등 각국은 앞다퉈 조계(租界·외국인이 자유로이 거주하며 치외법권을 누릴 수 있는 구역)에 자리를 잡았다.20세기 초반에는 인천 인구의 40%를 외국인이 차지했을 정도로 '국제도시', '다문화도시' 로서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다문화도시 인천에서는 이러한 도시 특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무지개다리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인천문화재단이 사업 책임 주관기관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무지개다리사업이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문화다양성' 확산을 목표로 펼치는 정책 사업이다. 다문화와 세대문화, 하위문화, 지역문화, 소수문화 등 지역사회의 다양한 문화를 표현하고 함께 나눠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기 위해 2012년부터 시작된 문화융성 국정 기조의 주요 사업이라고 정부는 밝히고 있다.인천에서도 문화 다양성 확산을 위한 무지개다리 사업의 일환으로 다양한 사업들이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올해부터 시작된 사업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있다면 '만국시장'을 꼽을 수 있다.인천에는 1888년 '만국공원'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연 우리나라 최초의 서구식 공원이 있다. 현재는 자유공원으로 불리고 있는 이 공원은 인천 개항과 함께 한국으로 건너온 외국인들의 향수를 달래기 위해 만들어진 장소다. 인근에는 이들의 사교 공간인 '제물포구락부'라는 서양식 클럽이 지금도 남아 있다.다양한 문화가 뒤섞였던 인천 개항장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공간인 이곳의 이름에서 따와 '만국시장'이라는 이름을 붙였다.만국시장은 매달 다른 주제로 열리는 벼룩시장으로 지난 5월부터 10월까지 인천아트플랫폼 일대 등에서 매달 1차례 열렸다.예술창작·나눔활동·생활 장터 등이 함께 어우러지는 '별난 마켓', 각양각색의 개성을 가진 뮤지션을 만날 수 있는 '만국음악살롱', 동네방네 자랑하고 싶은 영화를 상영할 '별별극장' 등으로 꾸며진다.'봄', '고양이', '커피', '술', '지구촌', '책' 등의 테마를 다뤄 큰 호응을 얻었다.새터민과 예술가의 만남의 결과물을 전시한 '여기와 저기 사이' 사업도 눈길을 끌었던 사업이다.미디어아티스트 정연두 작가가 새터민을 만나고 인터뷰한 결과물이 전시됐고, 재일 조선인의 역사와 현실을 꾸준히 연구해 온 디아스포라 연구자 서경식 도쿄경제대 교수를 초청해 대담을 진행했다.이 전시와 대담은 '디아스포라'영화제 기간에 열려 그 의미를 더했다.디아스포라영화제도 빼 놓을 수 없는 사업이다.'디아스포라'라는 말은 흩어진 사람들이라는 뜻으로 팔레스타인을 떠난 유대인을 이르던 말이었다. 지금은 나라를 구분하지 않고 태어난 곳을 떠나서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는 현상이나 사람들을 뜻하는 말로 쓰인다.이 영화제에선 이민, 소수자, 성정체성 등 경계를 넘어선 다양한 맥락에서 '디아스포라'의 의미를 찾는 국내외 장·단편 영화를 만날 수 있다.지난 2013년부터 매년 열리며 인천을 대표하는 영화제로의 성장을 꿈꾸고 있다.다문화 노래단 '몽땅' 단원들과 현직 교사들의 문화 다양성 감수성을 높이기 위한 교육인 '문화다양성 매개자 양성 연수'도 좋은 반응 속에 결실을 거두고 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이 기사는 문화다양성 확산을 위한 무지개다리 사업의 일환으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인천문화재단과 협력해 진행합니다.지난 9월 디아스포라영화제 기간 열린 정연두 작가와 서경식 교수의 좌담회 현장. /인천문화재단 제공

2016-10-19 김성호

[문화다양성 기획 다름은 문화다·1프롤로그]차가운 편견 대신 살가운 미소

개방성 중심 천년제국 로마 유네스코 문화다양성 선언UN 5월21일 기념일 지정도국내 외국인 200만 넘지만'다문화가족' 용어로 차별"지성에서는 그리스인보다 못하고, 체력에서는 게르만인보다 못하고, 기술력에서는 에트루리아인보다 못하고, 경제력에서는 카르타고인보다 뒤떨어지는 로마인이라고 스스로 인정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로마인이 1천년 동안 번영할 수 있었던 것은 타민족에 대한 개방성과 유연함 때문이었다."(로마인 이야기, 시오노 나나미)이탈리아 반도 지중해 작은 마을에서 시작된 로마가 드넓은 제국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핵심은 개방성이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유럽, 아프리카, 아시아에 이르기까지 형성했던 제국이 오랜 시간 유지될 수 있었던 이유는 로마인의 지배 기득권을 다른 민족에게도 활짝 열어줬기 때문이다.로마제국 멸망 이후 지금부터 500여년 전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태동한 르네상스 예술도 억압적인 기독교 문명에서 벗어나 다양한 문화적 가치를 받아들이며 꽃을 피운 결과 지금을 사는 우리의 영혼에게 매력적인 예술로 남아있다.물론 르네상스를 거치며 형성된 서양 근대기에 민중을 억압하고 밖으로는 제3세계를 침략하며 '문예부흥'이라는 애초 이상으로부터 추락했다는 한계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르네상스가 일깨운 다양한 문화적 가치의 중요성은 지금도 충분한 의미가 있다.지난 2001년 프랑스에서 열린 제31차 총회에서 유네스코는 "강대국이든 약소국이든 자국의 문화를 유지하고 종의 다양성을 보존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세계 문화다양성 선언'을 채택했다. 유행처럼 번지는 세계화가 약자의 문화를 소외시키거나 약하게 만들 우려가 많아 이를 극복하고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자는 취지의 선언이다.이후 UN은 2002년 12월 문화다양성의 중요성에 대한 만국의 인식을 높이기 위해 매년 5월 21일을 '세계 문화다양성의 날'로 정했다. 한국도 문화다양성 보호와 증진에 관한 법률을 만들고 문화다양성을 중요한 정책의 하나로 삼고 있다.하지만 한국의 현실은 어떨까?한국은 10년 뒤 10가구 중 1가구가 다문화 가정일 것으로 전망되는 한편, 한해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이 200만명을 넘어서는 등 이미 다문화 사회로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하지만 이들을 대하는 한국인의 시선은 여전히 차갑고, 배타적이면서 차별적이다. 경기가 나빠지고 실업이 증가하면 국내에 체류 중인 이주노동자를 탓하거나 간혹 외국인 범죄가 일어나면 이들을 추방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는 등 '제노포비아'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다문화가족'이라는 용어는 그들을 자연스럽게 인정하기 보다는 아직도 당사자들을 구분 짓고 불편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사용되기 일쑤다.온전히 '사랑'을 바탕으로 탄생한 다문화가족에게도 '국적 취득 때문에', '일자리를 얻으려고', '형편이 나빠서' 이뤄진 특별한 가족일 거라는 편견 섞인 시선으로 대하는 것은 남 얘기가 아닐 것이다. 이에 경인일보는 앞으로 문화다양성의 가치를 느끼게 하는 한국사회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줄 계획이다. 달라서 더 재밌고 그래서 더 풍요로운 삶의 모습과 문화적 가치가 있는 현장에 찾아갈 예정이다.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존재감을 알리기 위해 열심히 영화를 만들고 있는 이주민 청소년들과 이주 여성을 만날 예정이고, 때로는 문학 작품 속에 나타나고 있는 다양한 문화를 소개할 계획이다. 또 문화다양성의 가치를 알리고 지키기 위해 우리 사회 현장 곳곳에서 활동하는 이들의 모습도 지면을 통해 소개할 계획이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이 기사는 문화다양성 확산을 위한 무지개다리 사업의 일환으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인천문화재단과 협력해 진행합니다./경인일보DB/아이클릭아트

2016-10-12 김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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