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이 국력이다

 

[지적(地籍)이 국력이다∥·3]전문가 제언

[경인일보=최규원기자]지적학회 등 전문가들은 지적재조사는 시급히 이뤄져야 할 국가 현안사업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학계에서는 재조사사업의 다양한 방법과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목포대학교 지적학과 임이택 교수는 "우리나라 지적은 종이 위에 기록된 지적도를 사용하고 있어 보관을 아무리 잘해도 온도·습기 등 주변 환경에 의해 미세한 오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더욱이 전국 구도심의 경우 전체 개발이 아닌 개별 개발을 시도할 경우 불부합지 문제가 큰 사회문제로 번질 수도 있기 때문에 지적재조사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청주대학교 지적학과 홍성언 교수도 "지적재조사는 근본적으로 불부합지를 해결해 경계 분쟁 발생을 예방, 소송비용과 불필요한 측량비용 등 사회적 비용 낭비를 최소화할 수 있는 사업"이라며 "또한 고품질의 국토 정보를 확보해 선진화된 지적제도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일"이라고 말했다.신구대학 지적정보과 이용호 교수는 "과거 지적재조사의 목적은 단순히 경계 분쟁(소유권 문제) 해결이 목적이었다면, 현 시점의 재조사는 소유권 문제를 포함한 도시계획 등 토지 관련 전 분야를 일원화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사업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지적재조사에 대한 다양한 추진 방법과 해법들도 제시됐다.청주대 홍 교수는 "(재조사)사업추진 과정에서 발생될 수 있는 예상치 못했던 문제에 대한 대처나 예산낭비 방지를 위해 사업추진 방식은 많은 예산을 일시에 투입해 추진하기보다는 적은 예산으로 단계적인 추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는 사업추진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나 중요한 것은 사업이 시행됐을 경우를 대비해 지역별 세부적인 측량 방법 및 절차, 등록 방법 등에 대한 사항들이 사전에 정립돼 있어야만 효율적 사업 추진이 가능할 것"이라고 조언했다.목포대 임 교수는 "재조사는 지금도 시기가 늦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사회적 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에 사업 전체 비용이 많더라도 반드시 추진돼야 하며 단계적으로 착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10년 계획을 세울 경우 1년에 2천억~3천억원이면 가능하지만 예산이 부족하다면 15년 연차 계획을 세워서라도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신구대 이 교수는 "재조사는 단순히 개인의 소유권을 보호하는 것뿐만 아니라 국가 공간 정책의 근간이 되는 사업으로 추진돼야 한다"며 "국가 공간 사업은 국토해양부뿐 아니라 행정안전부, 소방방재청 등 지적(도)을 활용하려는 분야가 많기 때문에 각 분야의 요구사항 등에 대한 협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그는 또 "이제 지적은 과거 단순한 국토의 주소 개념을 넘어선 관련 분야에서 다목적 이용이 가능한 사업으로 이해 관계 기관과의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공동작업)이 필요하며, 이 방법이 도입되면 사업 재원 조달에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1-06-21 최규원

[지적(地籍)이 국력이다∥·2]지적 재조사가 국가경제 원동력

[경인일보=최규원기자]요즘의 대세는 '스마트(smart)'다. 그러나 우리나라 토지 주소인 '지적(地籍)'은 여전히 아날로그 상태다. 국토의 효율적 이용 및 그동안의 지적 불부합지 등 사회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지적재조사만이 '스마트키' 역할을 하게 될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국토해양부 등에 따르면 현재 국토의 15%가 불부합지로 지적(도)과 실제 측량이 어긋나 있다. 이 때문에 정부 및 공공기관 등이 각종 개발 사업을 추진할 경우 불필요한 측량 비용이 엄청나게 지출되고 있다. 하지만 지적 재조사가 이뤄졌다면 이는 굳이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비용이다.개인 토지소유주 역시 마찬가지다. 지적재조사가 완료되면 측량후 사업지구내 불부합지에 따른 사업시행자와 토지 소유주간의 분쟁에 따른 소송 비용이 절감될 수 있다.2010년 현재 토지 관련 민사소송 건수는 연간 10만8천여건에 이르고 그 비용만 3천800억원에 달하는 실정이다.2010년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지적재조사사업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 지적재조사에 따른 경제적 편익 비용은 연간 1천3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이와 함께 사회적 갈등 조정 효과도 최소 1조5천억원에 달하며, 한국중소기업학회 조사에서는 최대 9조7천억원 효과를 예상했다.지적재조사는 특히 지적행정뿐 아니라 부동산 가격 산정, 부동산 공부 발급 일원화 등 부동산 관련 중복관리 업무를 해소할 수 있고 재조사를 통해 구축된 지적데이터베이스는 15종의 부동산 공부를 1종의 공부로 일원화할 수 있어 업무처리 시간 단축이 가능하다. 이로 인해 얻어지는 효과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1조7천억여원에 달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뿐만 아니라 선진 IT기술이 도입된 지적재조사 시스템을 유럽 및 중남미, 아프리카와 아시아 등에 수출할 경우 27조원 가량의 외화를 벌어들이는 국가 경제원동력 사업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대한지적공사 관계자는 "지적재조사는 단순히 토지의 지적을 재측량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최고의 IT 기술과 접목시켜 국토의 효율적 이용을 위한 토대를 만드는 동시에 시스템 수출로 국가 성장동력의 큰 축을 담당하는 고부가치산업 창출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2011-06-20 최규원

[지적(地籍)이 국력이다∥·1]재조사사업 왜 시급한가

[경인일보=최규원기자]우리나라 땅의 지도(지적도)는 100여년 전에 만들어졌지만 이 가운데 15%가 실제 측량과 지적도면이 일치하지 않은 불부합지다. 때문에 각종 국토개발사업은 물론 개인간 재산권 관련 경계 분쟁 소송이 늘어나면서 엄청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는 등 문제점이 심각하다. 경인일보는 지난 2007년 '지적 원점 독립 캠페인 : 지적이 국력이다'(한국기자상 수상)를 통해 지적 재조사의 필요성을 보도했고, 정치권을 비롯한 사회 각계에서 지적 재조사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현재의 지적도가 일본의 동경원점으로 작성돼 있어 세계표준과 464m 차이가 난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지적독립선언으로 불리는 불부합지 해결의 시급성이 또다시 대두되고 있다. 그동안 꾸준히 지적 재조사의 필요성을 역설해 온 경인일보는 지적재조사의 시급성 및 경제적 가치, 효율적 조사방향에 대해 긴급진단한다. ┃편집자 주대한지적공사의 지적재조사 사업은 2007년 경인일보 '지적 원점 독립 캠페인 : 지적이 국력이다' 시리즈 보도 이후 본격화됐다. 공사는 2007년 양평 양근지구와 인천 서구 신현지구 등 전국 20개 지구를 선정, 디지털 지적구축시범사업(지적재조사)을 추진했다. 양평군 양평읍 양근리 일대 양근지구에 대한 재조사 결과 지적 도면상 면적은 17만6천206.0㎡였으나 조사결과 17만6천496.1㎡로 290.1㎡의 면적이 늘었다. 더욱이 전체면적의 증가는 물론이고 조사 과정에서 경계조정 대상토지 뿐만 아니라 불부합지로 인해 토지대장상 드러나지 않은 미소유 토지 등으로 지적 재조사를 통한 확정조정까지 3년여 시간이 소요됐고,지난 1월에야 지적공부정리가 시작됐다.제1, 2종 일반주거지역이 대부분을 이루고 있는 주택밀집지역인 양근지구는 특히 양평군내 개별공시지가와 실거래가격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2006년 부동산실거래가 신고 가격은 3.3㎡당 200만원이었으나 2009년말 3.3㎡당 600만원에 거래되는 등 4년사이 3배 이상 거래 가격이 뛰었다. 2009년말 전철 개통 이후 토지거래 가격은 계속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양평군 관계자는 "지적재조사가 늦어졌을 경우 개발 호재 등의 이해관계로 토지소유주와 불부합지에 대한 협의 문제 해결이 늦어졌을 것"이라며 "지적재조사가 늦어질수록 추가 비용이 더 소요되는 만큼 재조사가 하루라도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이처럼 지적 재조사 사업은 단순 지적정리가 아닌 재산권을 다투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됐다. 수도권내 개발이 한창인 택지개발사업지구의 경우 재측량 결과 지적도면상과 실제측량 면적이 달라 사업이 지연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더욱이 지적도면상과 실측량이 겹치는 경우로 인해 보상가 시비로 인한 소송건수가 해마다 늘고 있다.지적공사 관계자는 "지적선진화사업(지적재조사)은 단순히 측량을 다시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해 지적 정보를 디지털화해 개인의 재산권 보호 및 국가 토지의 효율적 활용이 가능하게 하는 것"이라며 "재조사 사업은 대한민국의 위상을 업그레이드시키는 국가위신의 문제"라고 말했다.

2011-06-19 최규원

[지적(地籍)이 국력이다]일제가 만든 지적도 100년만에 바꾼다

[경인일보=전상천기자]정부가 경술국치 100년을 맞아 전국의 지적도를 새롭게 만드는 대역사(大役事)에 나선다.경인일보가 지난 2007년 '지적 원점 독립 캠페인:지적이 국력이다' 연중 기획보도(이달의 기자상 및 한국기자상 수상)를 통해 '지적재조사 사업'의 필요성을 역설한지 3년여만에 정부가 지적 현대화 사업에 나서게 된 것.국토해양부는 기존 지적도와 실제 땅의 생김새나 크기가 다른 토지가 많은 현실을 고려해 전국 3천715만7천필지의 지적도를 디지털화하기 위한 지적 재조사 사업에 착수했다고 22일 밝혔다.기획재정부는 이에 따라 다음달중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의뢰한 뒤 필요성이 인정될 경우, 지적 재조사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 내년부터 재조사에 들어갈 방침이다.정부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지적도는 1919년 일제가 우리나라를 강제 병합하면서 만든 것으로, 100여년만에 지적 재조사를 통해 일제 잔재 지우기 등 역사 바로 세우기에 나서기로 했다고 사업 배경을 밝혔다.그러나 이 사업에 소요될 경비가 10년동안 무려 3조4천678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재원 조달을 전제로 한 지적재조사를 위한 '특별법 입법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이와 관련, 지적 관계자들은 "뒤늦게나마 정부가 지적 재조사 사업에 나선 것은 다행스런 일"이라며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이번에야말로 반드시 입법화돼 후진적인 대한민국의 지적 수준이 업그레이드 되길 바란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한편 경인일보는 그동안 현행 지적도와 실제 땅의 생김새나 크기가 달라 '측량 불일치 토지(불부합지)'가 많아 분쟁이 빈발한데 따른 문제점을 낱낱이 지적하며 지적재조사 사업의 조속한 실행을 촉구해 왔다.특히 우리나라 전체 필지중 측량 불일치 토지가 15%에 달하는데다 토지 경계 확인을 위한 측량 비용으로 연간 800억~900억원이 쓰이고, 엉터리 지적도로 방치된 국유지도 4억㎡가 넘는 등 사회적 비용이 엄청난 실상도 밝혀냈다.

2010-03-22 전상천

[지적원점독립캠페인 Ⅱ 지적(地籍) 재조사 해외현장을 가다·8]외국사례

우리나라 지적제도는 주변국들에 비해 뒤늦게 도입됐다. 지적재조사 사업 역시 주변국들에 비해 최대 50년 이상이 뒤처지고 있다.하지만 이는 우리나라가 지적재조사 사업에 있어서 주변국들의 시행착오 경험을 충분히 살릴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중앙정부 의지에 달렸다=중국이 자본주의 국가보다 보다 신속하게 지적재조사 사업을 펼칠 수 있었던 것은 사회주의 국가이기 때문이다. 중앙정부가 의제를 설정하면 지방정부는 이를 신속하게 해결해야 하는 구조인 것이다. 중국 다롄시 도시 및 국토연구센터 우장영(于長英) 위원은 "행정의 효율성이라는 측면에서는 사회주의 국가가 나은 점도 있다. 한국이 지적의 낙후로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면서도 개인의 토지소유권 문제 등으로 재조사 사업을 실시조차 하지 못한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일본과 대만의 비교에서도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중앙정부의 지휘 하에 재조사 사업을 펼친 대만은 일본보다 22년 늦게 재조사 사업을 실시했지만 이미 도시지역의 재조사 사업을 마쳤다. 반면 일본은 재조사 사업 실시 56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국토의 절반도 재조사 사업을 마치지 못했다. 중앙정부의 의지가 결과의 차이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지적 관계자들은 이런 점에서 한국이 지적재조사를 하루라도 빨리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간이 지체될수록 토지가치가 상승해 재조사 사업을 펼치기가 어려워진다는 점은 차치한다고 해도 지방자치제의 강화는 사업의 실행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 토지가옥조사회 나오타케 마츠오카(松岡直武) 회장은 "재조사 사업은 국가경쟁력과 국민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국가의 중요한 사업이지만 재조사 사업을 완수했다고 해서 크게 티가 나는 사업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임기가 한정된 민선 단체장들이 재조사 사업을 펼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며 "중앙정부의 힘이 셀 때 재조사 사업을 바로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적 조정기구가 필요하다=어느 국가든 지적재조사 사업의 가장 큰 장애물은 토지 경계 분쟁 해결 문제이다. 토지경계의 불일치로 인한 사유지의 해당 토지의 면적 증감 발생 문제는 사업비용과 기간을 당초 예상보다 기하급수적으로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감사원이 2002년 지적재조사 중단이라는 권고조치를 내린 핵심이유도 전국적으로 최소 129만여 필지에서 발생할 수 있는 토지경계 소송이었다. 하지만 공적기구가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선다면 분쟁해결 문제는 의외로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주변국의 교훈이다. 불부합지 문제를 토지소유주 당사자 해결원칙을 고집한 일본은 여전히 토지경계 불일치 문제가 지적재조사 사업의 발목을 잡고 있지만, 관련 문제 발생 때마다 관할 행정기관이 조정에 적극적으로 나선 대만은 이미 사업을 끝마쳤다. 토지 경계 관련 소송비율도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조정방식에 따라서 소송문제는 재조사 사업의 고려요소조차 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민간 기구를 이용하라=지적재조사 사업은 전국 토지를 재측량해야 하는 만큼 막대한 인원과 예산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중국, 일본, 대만은 이를 민간 기구를 활용하는 것으로 해결했다. 재조사 업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민간기업에 위탁시킨 것이다. 하지만 3개국의 지적과 관련된 민간기구들이 대부분 소규모 업체들이기 때문에, 토지정보의 민간위탁은 언제라도 문제점이 발생될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 대만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경인일보 12월7일자 3면보도), 어떤 방법론을 채택하느냐에 따라서 오히려 사업 이후의 공적기구의 효율성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대만 중국측량공정학회 곽옥구(郭玉玖) 감사는 "지적업무를 민간에 위탁시키는 것은 이미 시대적 흐름이 됐다"며 "국가가 전체적인 시스템을 만들고, 관리·감독만 철저히 한다면 민간에 이양했다고 해서 큰 문제는 발생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7-12-17 윤인수·김무세

[지적원점독립캠페인 Ⅱ 지적(地籍) 재조사 해외현장을 가다·8]

"서울에서 제주도 등기를 확인할 수 있다고요. 놀랍습니다." 일본 지적 관계자들은 지적과 관련된 한국의 전산화 작업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일본에서는 특정지역의 등기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직접 해당지역을 방문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우리나라 지적제도는 여타 국가들이 갖고 있지 못하는 여러가지 장점을 갖고 있었다. 주변국 지적 관계자들은 지적재조사에서도 한국이 한국만의 특성과 '후발자의 이익'을 살린다면 오히려 자국에서보다 효율적으로 재조사 사업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지적도의 정밀성한국의 지적도와 중국, 일본, 대만 등의 지적재조사 사업 실시 이전에 작성된 지적도는 모두 정확성이라는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4개국의 지적도 모두 80~130년 전에 작성돼 현 시대가 요구하는 토지정보의 정확성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또 이들 지적제도 모두 세금징수를 목적으로 한 '세(稅)지적'의 특성으로 시작돼 개인의 소유권적 특성을 나타내는 '법(法)지적'의 특성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공통의 문제점이다. 그렇지만 지적 전문가들은 그나마 우리나라 지적도가 상대적으로 정확하다며 부러움을 나타냈다. 일본(1876~1882), 대만(1897~1914년) 등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 지적제도(1910~1924년)가 시기적으로 가장 늦게 완성됐기 때문이다. 또 우리나라에 도입된 지적 기술 및 장비들은 일제가 자국과 대만에서 검증한 기술을 들여왔기 때문에 그만큼 오류 가능성도 낮다. GIS전문기업인 한국공간정보통신 김상수(59) 상임고문은 이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김 고문은 "부잣집 아들은 첨단기기가 나오자마자 물건을 구입한다. 그러나 평범한 가정의 자식들은 처음에 도입된 장비의 문제점과 새로운 기술이 보완된 다음에 장비를 구입한다. 결과적으로 평범한 가정의 자식들이 더 좋은 기기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도 일본, 대만 등에서 지적사업을 실시한 후에 가장 좋다는 기술을 들여온 것이기 때문에 정확성의 측면에서는 다른 나라들이 따라올 수가 없다"고 말했다. # 지적제도의 지속성우리나라는 근대지적 완성 이후 단 한 번도 지적제도 자체가 단절된 적이 없다. 물론 우리나라도 1950년대 한국전쟁 중에 강원도 등을 비롯한 일부 지역의 지적도가 소멸돼 종전 후 이를 재구축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최소한 대만처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의 폭격에 의해 지적도의 대부분이 소멸되거나, 중국처럼 사회주의가 들어서 근 반세기 동안 지적제도 자체가 사라진 역사적 경험은 없다. 대만 내정부 토지측량국 채홍훈(蔡鴻勳) 과장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지적도가 불타 없어져버려서 겪어야 했던 어려움은 상상을 초월한다. 하지만 한국은 최소한 이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지 않느냐"며 한국적 상황을 부러워했다. # 늦어서 다행인 지적재조사 현대사회에서 지적도를 구축하는 데 더 이상 도해지적을 채택하는 나라는 없다. 도해지적은 지적 측량기사가 아무리 정확성을 기한다 해도 인간이 지적도를 그림으로 표현하는 데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측량 오차와 보관과정 중에서 생기는 오류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경인일보 7월12일자 3면보도).때문에 중국, 일본, 대만 등도 지적재조사 사업을 할 때는 모두 도해지적을 폐기하고 수치지적을 도입했다. 문제는 수치지적이 1980년대부터 도입됐다는 것. 일본과 대만 등이 재조사 사업을 펼쳤지만 80년대 초중반에 작성한 지적도는 '재조사 사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정확성의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대만 국토측회(測繪)센터 임연산(林燕山) 주임은 "대만의 도시지역의 재조사 사업은 지난 2005년에 이미 끝마쳤다. 그렇지만 1980년대 초반 이전에 재조사한 부분은 도해지적으로 작성됐기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해당지역을 3차 재조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일고 있다. 이런 점에서 한국의 재조사 사업이 늦어진 것은 어쩌면 다행인 일인지도 모른다"고 조언했다. # 인재풀이 충분하다우리와 유사한 지적사(史)를 갖고 있는 인접국가에서는 지적이 학문으로서 제대로 대접받은 적이 없다. 때문에 대학 등의 정규 교육기관을 통해서 지적 전문가를 양성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국가행정의 기본이 되는 토지정보가 홀대 받으면서 지적학에 대한 관심은 점차 엷어지고 있다(경인일보 7월6일자 3면보도).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최소한 지적학을 전공으로 하는 4년제 대학의 지적학과가 있고, 석·박사 과정을 두고 있는 대학원도 존재한다. 한국지적학회, 한국지적정보학회 등의 학술단체들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동아시아의 지적 관계자들을 회원으로 두고 있는 국제지적학대회 초대 및 명예회장도 한국에서만 유일하게 배출했다. 지적재조사 사업에 필요한 다양한 방법론 및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데 유리한 국면인 것이다. 일본 토지가옥조사사회연합회 타다가츠 우에다(上田忠勝) 이사는 "일본에는 지적 전문가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이 한 곳도 없다 보니 지적제도를 발전시키는 데 어려움이 있다. 반면 한국은 다양한 교육기관이 활성화돼 있어 여러모로 유리한 측면이 있다"며 "이런 현실이 한국이 지적재조사 사업을 펼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7-12-17 윤인수·김무세

[지적원점독립캠페인 Ⅱ 지적(地籍) 재조사 해외현장을 가다·7]

"낙후된 지적은 2000년대 초 일본의 부동산 거래시장까지 침체시켰다. 토지나 주택을 매매할 때마다 측량을 새로 해야 하고 등기할 때도 이웃과 합의를 해야하니 부동산 시장이 제대로 형성될 수가 없었다."일본 민간 지적기업들의 연합체인 토지가옥조사사회연합회(이하 연합회) 관계자들은 낙후된 지적이 공적인 피해는 물론 개인들에게도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일본은 이같은 이유 때문에 2000년대 초반부터 지적재조사 사업에 대대적인 손질을 가했지만 여전히 사업의 진행이 더디기는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한 핵심적인 원인을 중앙정부의 무관심에서 찾았다. 중앙정부가 사업 초창기부터 재조사 사업에 필요한 측량 등 기본적인 작업은 물론 재조사 사업의 가장 큰 난관인 토지 경계분쟁 문제조차 철저하게 '나몰라라'는 식으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 정부는 토지 경계분쟁을 공적기구의 개입 없이 당사자들이 알아서 해결하도록 했다. 전 세계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높기로 유명한 일본에서 경계분쟁이 제대로 해결될 수가 없는 구조인 것이다. 정부도 이와 같은 문제점을 인식, 지난 2003년부터 경계 분쟁이 발생하면 민간 지적기업의 연합체인 연합회의 중재과정을 의무적으로 거치도록 했다. 하지만 연합회 역시 민간기구여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실례로 지적재조사 진행률 전국 최하위권을 기록하고 있는 오사카현 연합회의 상담 건수는 2005년 15건, 2006년 2건에 불과했다. 연합회 오사카현지부 경계문제상담센터 아사이타카(淺井敬) 위원은 "연합회의 결정이 법적 효력이 없다 보니 처음부터 큰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웠다. 이러다 보니 많은 토지소유자들이 연합회 중재과정을 아무 실효성도 없는 요식행위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법원이 연합회의 결정을 존중해주는 것도 아니다. 연합회의 타다가츠 우에다(上田忠勝) 이사는 "경계분쟁이 법원까지 가게 되면 경계확정소송과 소유권확인소송 등 2단계 소송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연합회가 경계확정을 어떻게 했든 소유권확인소송에서는 이와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일본의 분쟁해결 과정의 어려움을 전했다. 지방자치제 실시가 뜻하지 않게 지적재조사 사업을 더디게 만드는 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정부는 물론이고 민선단체장들조차 자신의 임기 내에 끝낼 수도 없는 지적재조사 사업에 커다란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이다. 오사카현 토요나카시(豊中市) 야나가와 시게노부(柳川衆信) 주간은 "일본의 지적재조사 사업방식이 지방정부와 민간에만 맡겨 놓다 보니 결과적으로 사업이 더 어려워졌다"며 "처음부터 중앙정부가 적극적으로 재조사 사업에 관여했다면 상황은 많이 달랐을 것"이라고 밝혔다.

2007-12-13 윤인수·김무세

[지적원점독립캠페인 Ⅱ 지적(地籍) 재조사 해외현장을 가다·6]

'이웃집 건물이 자신의 땅을 침범한 것으로 밝혀지자 경계 분쟁이 발생한다. 원만한 합의에 실패하자 분을 이기지 못하고 이웃을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지적정보와 실제 토지정보가 다른 불부합지(不符合地)가 살인까지 부른 것이다.'이 이야기는 지난 2003년 일본에서 출판된 소설 '경계살인(境界殺人)'의 대강의 줄거리다. 세계 최고의 경제대국이자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근대지적을 도입한 일본에서 낙후된 지적제도가 소설의 소재로 사용될 만큼, 일본의 엉터리 지적은 해마다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키고 있다. ▲일본, 지적 선진국에서 후진국으로=1868년 메이지유신으로 일본 전 사회에는 일대 개혁의 바람이 분다. 토지분야도 예외는 아니어서 일본은 1873년 동아시아에서 최초로 '지조개정사업'이라는 이름의 근대지적 설립 작업에 나선다. 하지만 당시의 기술력이란 것이 워낙 열악한 수준이어서 일본은 1951년 또 다시 지적재조사 사업을 펼친다. 이 역시 아시아 최초다. 그러나 100여년이 지난 지금 일본의 지적제도는 주변국에도 뒤처지는 '지적 후진국'으로 전락했다. 실제 일본은 재조사 사업 50년이 넘었지만 2005년 현재 일본의 지적재조사 사업진행률은 47%에 불과하다. 그나마 오사카(2%), 교토(6%), 나라(10%), 치바(12%), 도쿄(18%) 등 정확한 토지정보가 보다 절실한 대도시의 재조사 사업 진행률은 평균에도 한참 뒤처진다. 당연히 재조사 미완료 지역의 토지정보는 부정확할 수밖에 없다. 특히 일본은 지적재조사 사업 이전에 작성된 지적도를 현재의 지적도와 구분해 공도(公圖)라고 하는데, 재조사가 완료되지 않아 공도만이 존재하는 지역의 토지정보는 100여년 동안 지적도를 그대로 방치해 온 우리나라 지적도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대부분의 일본인들은 등기부에 기재된 토지정보 자체를 신뢰하지 않는다. 부동산소개소에서 조차 "해당 토지가 등기부 상으로는 OO㎡이지만 실제 면적은 측량을 해봐야 안다"라고 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낙후된 지적제도로 인한 사회적 비용도 엄청날 수밖에 없다. 동경공공촉탁등기토지가옥조사사협회(東京公共囑託登記土地家屋調査士協會) 와시오켄지(鷲尾賢司) 이사장은 "현재 일본에서는 낙후된 지적제도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통계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는 사회적 비용이 없다는 의미가 아니라 국민들조차 낙후된 지적을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해 굳이 통계를 작성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는 의미다"며 일본의 지적제도에 대한 심각성을 설명했다. ▲최신 기술에 후진적 지적=그렇다고 일본이 지적재조사 사업에 마냥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낙후된 지적제도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치솟자 지난 2004년에는 300억엔(円)의 예산을 들여 전국 각지의 구역별 측량을 시작한 것이다. 일필지별 측량작업으로는 사업의 진행속도가 나지 않자, 정부가 국공유지인 도로만 측량하고 도로로 나뉘어진 각 구역 내에 있는 사유지는 토지소유자끼리 해결하라는 것이다. 여기에 2004년부터는 미국 GPS 위성 24개로부터 전파를 잡아 측량의 기준점을 결정하는 전자기준점제를 도입했다. 지진이 많은 일본의 지리적 특성을 고려해 측량 기준점을 지구 표면이 아니라 지구 밖에서 정한 것이다. 오사카현 토요나카시(豊中市) 도로관리과 야나가와 시게노부(柳川衆信) 주간은 "일본 지적기술은 세계 최고수준이다. 주변국들도 일제(日製) 장비들을 많이 사용한다. 그러나 지적제도 자체가 잘못돼 있다 보니 많은 돈을 쓰고서도 그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며 "정확한 지적제도와 올바른 지적재조사 방법론이 아쉽다"고 말했다.

2007-12-12 윤인수·김무세

[지적원점독립캠페인 Ⅱ 지적(地籍) 재조사 해외현장을 가다·5]

지적에 조금이라도 관심있는 사람들이라면 한국의 지적재조사 사업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누구나 공감한다. 문제는 '최소 3조~4조원이 드는 사업비용을 어떻게 마련하느냐'이다.특히 이 과정에서 지난 2002년 감사원의 지적재조사사업계획안의 평가안은 지금까지 지적재조사 사업시행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감사원이 재조사사업은 심각한 토지분쟁을 일으켜 최소 5조~17조원의 소송비용을 발생시킬 것이라고 평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만 지적 관계자들은 국가기관이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사업 시행에 있어서 소송비용을 전혀 부담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공공기관이 중재에 나선다=대만이 1976년부터 2005년까지 전국의 도시지역을 대상으로 지적재조사 사업을 펼치는데 든 총 비용은 71억 대만달러(약 2천130억원)이다. 이 중에서 토지경계 분쟁으로 인한 비용은 대만 관계 당국조차 파악하지 못할 정도로 미미한 정도다. 실제 30여년간 사업을 진행하면서 지적재조사로 인한 토지소송은 전체 필지의 0.0003%였다. 사실상 토지경계 분쟁소송은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는 대만이 지적재조사 사업을 하면서 '부동산 분쟁조정위원회'를 만들어 공공기관이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섰기 때문이다. 토지경계 분쟁 발생시 측량사가 일단 적극적으로 화해를 권고하지만 이의 실패시에는 조정위원회가 나서 양측의 면적 증감이 발생하지 않도록 토지경계를 분할해 주는 것이다. 법원 역시 대만의 지적낙후성을 인정, 대부분 조정위원회 의견을 수용하기 때문에 소송 건수가 많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다. 중화민국지적측량학회 오만순(吳萬順) 이사장은 "한국, 일본, 대만 3국의 지적에는 모두 심각한 문제점이 있지만 그나마 한국의 지적이 시기적으로 가장 늦게 완성됐기 때문에 가장 정확한 편이다. 그렇다면 한국 정부가 어떻게 중재하느냐에 따라서 지적재조사 사업에서 토지소송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은 대만보다 낮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민간을 활용하라=대만도 지적재조사 사업 이후 1997년까지는 정부가 측량, 등록, 등기 등 지적과 관련된 사업의 전 분야를 독점했다. 토지정보가 국가의 핵심정보인 만큼 사업주체가 관련 정보에 대한 책임성을 담보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대만도 결국 1997년부터 매년 지적사업의 일부를 민간시장에 개방했다. 한정된 공무원 인원만으로는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그렇다고 필요 인력 및 장비 등을 무한정 충원할 수도 없었다. 재조사 사업 이후 공무원 및 지적장비의 과대 충원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물론 지적과 같이 객관적이어야 할 국가사무에 민간업체가 참여함으로써 예상되는 문제점도 있었다. 경쟁입찰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모든 업체의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고, 사업 이후 문제 발생시 책임소재도 불분명했다. 또 지적관련 민간업체는 소규모이기 때문에 언제라도 부도와 같은 예상치 못한 상황도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대만은 이와 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입찰가격은 물론 기술력, 회사규모, 회사의 재무상태까지 꼼꼼하게 평가한다. 또 민간업체의 성과물은 규정에 따라 공공기관의 검증절차를 거친다. 여기에 경쟁입찰 방식으로 매년 4~6개의 업체를 새롭게 선택해 민간업체에 내재해 있는 위험부담을 최소화했다. 타이쭝 중정지정사무소 진방무(陳芳茂) 주임은 "한국은 여전히 공공기관이 지적사무를 독점하고 있지만 대만뿐 아니라 세계 각국은 이미 민간에 시장을 개방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 또 민간에 시장을 개방했다고 해서 어떤 문제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 못하다"며 "한국적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지적사무를 공공기관이 독점한다면 지적재조사 사업의 공감대 형성에도 도움이 될 리 없을 거 같다"고 조언했다.

2007-12-10 윤인수·김무세

[지적원점독립캠페인 Ⅱ 지적(地籍) 재조사 해외현장을 가다·4]

대만의 지적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일제에 의해 도입된 만큼 우리나라와 똑같은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오히려 일본의 대만 점령시기는 우리나라보다 더 빨랐기 때문에 2차 세계대전 이후 대만의 지적제도의 정확성은 우리나라보다 뒤처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하지만 대만은 1972년부터 지적재조사사업에 나서 지난 2005년에는 이미 도시 전 지역의 지적재조사 사업을 끝마쳤다. ▲미군의 폭격을 전화위복의 계기로=대만의 근대지적도 일제에 의해 도입됐다. 일본이 청일전쟁에서 승리, 시모노세키조약에 의해 대만을 할양받자 토지(세) 수탈을 위해 지적제도를 도입한 것이다. 이를 위해 일제는 대만총독부에 토지조사국을 설치하고 1898년부터 본격적인 지적사업에 나서 마침내 1914년 대만의 근대지적을 완성했다. 하지만 대만총독부가 2차 세계대전 중 미군의 폭격을 받으면서, 대만의 근대지적은 기본부터 흔들리게 됐다. 결국 대만은 1972년 항공측량에 의해 일부 지역을 실험측량하고 이를 바탕으로 1975년 7월부터 본격적인 지적재조사사업에 나섰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 2005년 전 도시지역의 재조사사업을 완성했다. 하지만 대만이 지적재조사 사업에 나선 것은 꼭 미군의 폭격 때문만은 아니다. 중국측량공정학회 곽옥구(郭玉)감사는 "전 세계적으로 수치측량 기술이 도입된 것은 1982년이다. 이는 82년 이전에 도해측량으로 작성된 지적도는 여전히 문제가 많다는 의미다. 때문에 사업이 모두 끝난 지금도 도해측량으로 작성된 지역은 또 다른 재조사 사업을 펼쳐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며 "미군의 폭격이 있었든 없었든 지적재조사 사업은 실시됐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대만의 토지정보에 대한 관심은 지적재조사 사업 담당부처인 내정부(內政府)의 위상에서도 확인된다. 정부 부처 중 두번째로 실세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내정부가 지적재조사 사업을 담당한 것이다. 오랜 독재의 역사 때문에 국방부가 가장 실세 권력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가장 핵심부처에 지적재조사 사업을 맡긴 것이다. 대만의 수도 타이베이(臺北)는 중국 본토와 매우 가까운 거리다. 때문에 대만은 핵심적인 행정부처를 제2의 도시인 타이쭝(臺中)으로 이전시켰는데 이 때 가장 먼저 타이쭝으로 이전한 정부부처 중의 하나가 지적재조사를 담당하는 내정부 토지측량국이다. 토지측량국 유정륜(劉正倫) 부국장은 "국가의 3대 요소 중 하나가 국토라면, 지적재조사 사업을 펼치는 부서가 가장 먼저 이전하고 이를 담당하는 부처에 힘이 실리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정부의 의지가 성공의 열쇠=대만은 지적재조사 사업진행의 신속성을 유지하기 위해 전체 예산의 80%를 중앙정부가 떠맡고 있다. 재정이 취약한 지방정부가 이를 빌미로 사업을 지연시키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봉갑(逢甲)대학교 숙보도(輔導) 교수는 "해외 사례를 보면 정부가 사업만 벌여 놓고 인력과 예산을 나몰라라 한 나라치고 지적재조사 사업이 단기간에 끝난 나라가 없다. 가장 중요한 게 정부의지인 것이다. 지방정부마다 재정력이 다른 만큼 당연히 예산은 중앙정부가 떠맡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대만은 또 애초 정부가 독점하던 지적재조사 업무의 일부를 1997년부터 민간업체에 위임했다. 소규모 업체의 난립, 취약한 인력구조, 개인측량사의 자질저하 등의 우려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이제는 이에 대한 걱정을 조금도 하지 않는다. 타이쭝 중정지정(中正地政)사무소 진방무(陳芳茂)주임은 "정부가 모든 업무를 담당하는 것이 좋기는 하다. 그러나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예산과 인력이 필요하고, 결국 사업 자체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 일부 분야에서는 민간업체의 기술이 더 뛰어나다는 점도 인정해야 한다. 또 민간업체에 대한 불안감은 기술력, 재정력 등을 총괄적으로 검토하기 때문에 조금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한국도 지적측량을 꼭 공공기관이 독점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수치측량 ?토지경계나 면적 등의 정보를 수치로 표현하는 측량방식으로 도해(圖解)측량의 반대개념이다. 모든 정보를 수치로 측량하기 때문에 해당정보는 바뀌지 않는다. 반면 도해측량은 관련 정보를 그림으로 표시하기 때문에 외부요인(온도, 습도)에 따라서 관련 토지정보가 변경된다. 대부분의 국가들이 1980년대 중반 이후 수치측량을 도입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도해측량을 고집하고 있다.

2007-12-06 윤인수·김무세

[지적원점독립캠페인 Ⅱ 지적(地籍) 재조사 해외현장을 가다·3]

중국 관계당국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자국의 지적사업이 일정한 한계가 있음을 인정했다. 19세기부터 시작된 세계 열강들의 침탈과 이후의 공산화로 50년 이상 방치된 지적을 단기간에 완성하려 하다보니 무리한다 싶을 정도의 사업을 강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은 토지소유권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주의 특성과 지적 관련 기술이 충분히 발전한 이후에 지적제도를 도입한다는 '후발자의 이익'을 내세우며 이른 시간 내에 인접국가보다 더 정확한 현대식 지적제도를 완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중앙 및 지방정부의 높은 관심은 가장 든든한 후원세력이었다.▲빨리만 끝난다면 어색해도 좋다=중국이 도입한 토렌스 방식은 영국에 의해 1860년 호주에서 첫 시행됐다. 정부가 일괄적으로 전국을 측량하기에는 토지가 너무 넓은 데다가 어차피 대부분의 토지가 미개발지였기 때문이었다. 뉴질랜드, 피지, 온두라스, 미국 콜로라도, 일리노이 등 토렌스제도를 도입한 대부분의 나라 등이 신대륙에 위치해 있다는 사실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하지만 토렌스방식에는 근본적인 한계가 존재한다. 개인이 자신의 토지를 측량 및 등록하는 방식이어서 지적도(파일도)가 한 장씩 작성돼 종합적인 토지정보 파악이 어렵다. 때문에 종합적 토지정보를 위해서는 이들 개별 지적도를 '퍼즐 맞추기'식으로 별도의 행정절차를 거쳐야만 한다. 중복행정은 물론 전국 일괄측량방식보다 오류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중국은 미개발지나 저개발지에 지적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선진, 다롄, 칭다오 등 이미 선진국 수준으로 개발된 동북해안지역부터 지적재조사 사업을 펼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중앙정부는 물론 실무부서인 각 성(省)의 토지국 조차도 해당지역의 지적재조사 사업에 대한 기본적인 통계자료 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 국토자원화방실국(國土資源和房室局) 관계자는 "중국이 수치측량 방식을 도입했다지만 아무래도 토렌스방식이 일괄방식보다 정확성은 떨어질 수 있다. 그런데도 이 방식을 도입한 것은 정부의 부담을 줄이면서도 빠른 지적제도의 완성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우선 사업으로 떠오른 중국 지적재조사 사업=개혁·개방정책 이후 중국은 해마다 급성장하면서 토지가치도 덩달아 뛰고 있다. 때문에 중국은 지적제도를 속히 완성시키기 위해 사회주의 체제라는 점을 십분 활용했다. 중앙정부가 토지정보와 관련된 사업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다롄피니크(Finic)투자자문관리유한공사 리잉 씨는 "현재 중국 지적사업은 각 성(省)별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여서 지방정부가 상부의 지시를 어길 수가 없다. 때문에 아무리 관련 예산이 부족하더라도 지적사업은 각 지방정부의 최우선 순위의 사업이 될 수밖에 없다. 이는 중국이 정확한 토지정보를 얼마나 강조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밝혔다. 정확한 토지정보에 대한 중국 당국의 관심은 2차에 걸쳐 진행되고 있는 토지조사사업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1차 사업(1984~1996년)의 사업주체는 각 성의 토지국이었지만 지난 7월부터 시행된 2차사업의 주체는 중국의 최고 행정기관인 국무원으로 결정한 것이다. 다롄시 도시및국토연구센터 우장영(于長英) 위원은 "최근 중앙정부는 토지정보와 관련된 사업에 사활을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중앙정부가 지적재조사 사업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나 2차 토지조사 사업기간을 2년(2009년 12월 완성)밖에 주지 않은 사실에서도 알 수 있다.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하루라도 빨리 관련 사업을 끝내야 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 토렌스방식 ?토지소유권자가 토지 분할, 합병 등의 토지이동이 있을 때마다 자신의 땅을 측량한 관련 정보를 담당기관에 등록하는 제도. 즉 각 개별 토지소유권자의 개별 토지정보가 점차적으로 쌓여나가는 방식이다. 때문에 토렌스제도는 일괄측량방식보다 정확성이 떨어지고 미등록토지가 있어도 관련 정보조차 파악되지 않는다.

2007-12-04 윤인수·김무세

[지적원점독립캠페인 Ⅱ 지적(地籍) 재조사 해외현장을 가다·2]

세계 각국은 토지사유권을 인정해 주는 대신 이에 대한 대가로 토지세를 징수한다. 그러나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기본적으로 지적이라는 개념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개인의 토지소유권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은 1980년대부터 본격적인 '수치지적' 중심의 지적재조사 사업에 나서고 있다. 정확한 지적제도가 마련되지 않고서는 효율적인 행정도, 급속한 경제성장도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중국 지적의 역사=1949년 중국이 공산화되면서 중국 정부는 토지사유제를 폐지하고 도시는 국유지로, 농촌은 국유지나 집체 소유지로 변경했다. 이로써 중국에는 자본주의 국가에서 존재하는 지적제도가 사라지게 된다.하지만 중국이 1980년대부터 본격적인 개혁, 개방의 길을 걸으면서 지적제도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토지이용도가 올라감에 따라 토지정보 가치도 상승했기 때문이다. 특히 1988년부터 개인 및 법인에 국유지를 빌려주는 토지 '사용권' 제도가 도입되면서 정확한 지적제도는 필수적인 행정요소가 됐다. 자본주의 국가와 같이 토지소유권은 인정하지 않지만, 불분명한 토지경계는 언제라도 토지사용자 간 경계분쟁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에는 국가가 토지사용료를 징수하기 위해서라는 현실적인 판단도 작용했다. 결국 중국은 1982년 무안지역을 지적제도 시범지구로 선정하고 이의 성과를 바탕으로 1980년대 말부터 전국을 대상으로 지적측량 작업에 나섰다. 조직도 신설했다. 중앙정부 부처인 국토자원부 밑에 지적관리사를 설치하고, 지적관리사가 각 성(省)별로 진행되는 지적재조사 사업을 총괄토록 한 것이다. 이로써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서도 반세기 만에 지적재조사가 이뤄지게 된 것이다. 다롄해사(大連海事)대학 양충진(楊忠振 )교수는 "체제 문제를 떠나서 토지의 가치가 증가하면 당연히 정확한 토지정보가 필요해진다. 이런 점에서 중국이 뒤늦게나마 지적제도 재확립에 나선 것은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중국의 지적재조사 방법=중국 지적재조사 사업에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은 그 방대한 토지규모이다. 섬을 제외한 중국 본토 면적만도 960만㎢여서 지적재조사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예산과 인력이 필요했던 것이다. 때문에 중국은 각 지역별로 축적이 다른 지적도를 도입해 사업기간을 단축시켰다. 토지가치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농촌에는 1만분의 1 지적도를 도입하는 대신 도시에는 500분의 1~1천분의 1 축적을 도입한 것이다. 특히 동북 해안지역을 따라 상공업 발전지역으로 급부상한 베이징, 상하이, 선전, 칭다오(靑島), 다롄(大連) 등에는 500분의 1의 정밀한 지적도를 채택했다. 중국은 이 과정에서 예산 절감을 위해 아시아 국가들 중에서는 드물게 토렌스(torrence) 방식의 지적제도를 도입했다. 토렌스 방식이란 우리나라와 같이 국가가 전국을 대상으로 일률적으로 지적측량을 하는 것이 아니라, 토지 소유권자나 사용권자가 토지에 대한 권리 변경 때마다 자신의 땅을 측량한 후 측량결과를 국가에 등록시키는 방식이다. 중국은 또 측량 주체도 민간위탁 방식을 택했다. 엄청난 규모의 토지를 측량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인력이 필요한 만큼 지적 측량을 민간업자에게 맡기고 그 부담도 토지 사용권자가 지불토록 한 것이다. 대신 각 정부는 사후 점검을 통해서 토지 정보의 정확성을 담보했다. 이에 대해 중국 다롄시 도시및국토연구센터 우장영(于長英) 위원은 "중국이 단기간에 지적재조사를 하다보니 한국이나 일본 등에는 낯선 지적제도를 도입한 것은 사실이다. 때문에 단점이 많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그만큼 정확한 지적제도의 확립이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그 어떤 것도 지적재조사 사업을 한다는 것보다는 우선할 수 없다"고 말했다.

2007-11-28 취재반

[지적원점독립캠페인 Ⅱ 지적(地籍) 재조사 해외현장을 가다·1]

토지는 국민, 주권과 함께 국가의 3대 구성요소 중 하나다. 그만큼 토지정보를 담고 있는 지적도는 국가 행정의 핵심요소 중 하나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낙후된 지적제도로 해마다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제에 의해 1910년대에 도입된 지적제도를 아직까지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이에 경인일보는 과거 우리와 유사한 지적제도를 가지고 비슷한 문제점을 겪은 중국, 일본, 대만 등의 지적(재)조사 현황을 살펴보고, 우리나라 지적재조사 사업이 나아갈 길을 모색해본다.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근대적 지적제도를 도입한 나라는 일본이다. 일본이 1868년 메이지유신을 통해 근대화 작업에 나서면서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근대적 토지제도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일본의 근대 지적은 일제(日帝)가 본격적인 제국주의 수탈에 나서면서 한국, 중국, 대만으로 뻗어나가게 된다. 실제 일본은 1894년 청일전쟁에서 승리하면서 1897년부터 수탈을 목적으로 청나라로부터 할양받은 대만에 자국의 지적제도를 이식했다. 우리나라의 지적 역사도 이와 유사하다. 애초 우리나라는 1907년부터 자체적으로 근대 지적제도 확립에 나섰지만 1910년 한일병합이 되면서 도쿄(東京)를 원점으로 하는 일제의 지적제도를 도입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일본 제국주의는 이후에도 승승장구를 거듭, 1920년대에는 마침내 중국 본토 일부에도 일본의 지적제도를 도입했다. 중국 공산화 이전의 만주, 다롄(大連) 등지에서 일본의 지적제도가 사용됐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이처럼 약간의 시차를 두고 한·중·대만에 일본의 지적제도가 도입됐던 만큼 이들 4개국의 지적제도는 조직, 측량 단위, 측량 방법 등에서 유사점이 많았다. 하지만 그로부터 100여년이 지난 지금 4개국의 지적 수준은 천차만별이다. 당시만 해도 최신식이었던 도해(圖解) 중심의 일본 지적도의 문제점이 불거지자 각국이 경쟁적으로 지적재조사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일본은 1951년부터 지적재조사 사업에 나서기 시작했고, 대만도 1973년 지적재조사 사업에 나서 2005년도에 도시 전 지역의 지적을 새롭게 완성했다. 토지의 사유권을 금지하는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마저도 개혁·개방정책을 가속화시키면서 최근 각 성(省)별로 최신 지적도를 작성 중에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100여년 동안 몇 가지 미봉책을 제외하고는 낙후된 지적에 대해 어떠한 근본적인 대책도 세우지 않고 있다. 지적재조사 사업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최소 4조~6조원으로 추산되는 사업비용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중국 다롄시 도시및국토연구센터 우장영(于長英) 위원은 "세계 10대 경제대국이 사업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예산 때문에 지적제도를 그대로 방치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낙후된 지적제도는 시간이 갈수록 사회적 비용을 더 발생시키는 만큼 이에 대한 재조사가 필요한 것 같다"고 조언했다.

2007-11-27 취재반

경인일보 '地籍이 국력이다' 시리즈 결산좌담회

경인일보의 '지적이 국력이다' 연재 기획과 관련, 전문가들이 한결같이 지적재조사 사업의 필요성을 한 목소리로 강조했다.지난 3일 경인일보 본사에서 가진 '지적이 국력이다' 기획시리즈 결산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은 "낙후된 지적은 연간 수백억~수천억원의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키고, 토지 정보의 가치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정확한 토지정보는 필수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황보상원 신흥대 교수는 "지적은 국가의 3대 구성요소 중 하나인 토지를 다루는 행정이다. 이런 지적제도를 계속해서 방치해 두는 것은 국가의 직무유기"라며 "주민등록증을 잘 관리해야 하는 것처럼, 지적제도도 시대상을 따라 현실에 맞게 정비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철수 신구대 교수도 "비용이 많이 든다고 국민이 불합리한 국가의 제도로 인해 피해 보는 걸 알면서 방치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덧붙였다.조병현 대한지적공사 지적정보화팀장은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도 지난 7월부터 제2차 토지조사 사업에 들어갔다. 이는 정확한 토지정보 없이는 지속 가능한 발전 자체가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결단"이라며 "자본주의인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또 그동안 지적재조사 사업의 가장 큰 장애물이었던 비용 문제도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는데 견해를 같이했다.조 팀장은 "지적재조사 사업은 국내 지적의 해외 진출, 고용창출, 국·공유지 창출로 인한 세수증대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편익을 기대할 수 있다"며 "실제 한국토지공법학회 연구결과에서도 지적재조사 사업은 비용 대비 편익이 매우 높은 사업"이라고 밝혔다. 서 교수는 "지적재조사 사업을 점진적, 단계적으로 진행한다면 정부가 충분히 감당할 수 있고, IT 등 인접 분야에도 경제적 파급 효과를 미치는 만큼 비용 대비 효용가치가 크다"고 말했다. 황보 교수도 "선진국은 토지정보를 가공·판매하는 것만으로도 부를 창출하고 있다"면서 "두고두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지적재조사 사업 추진에 정부가 왜 망설이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2007-08-06 김무세

[지적(地籍)이 국력이다]지적재조사 사업 전문가 간담회

경인일보는 지난 6월12일부터 7월31일까지 '지적 원점 독립캠페인 : 지적이 국력이다'라는 제목으로 총 14회에 걸쳐 우리나라 지적제도 전반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 '지적재조사 사업'을 주장했다. 이에 시리즈를 마감하면서 ▲서철수 신구대학 교수 ▲황보상원 신흥대학 교수 ▲조병현 대한지적공사 재조사팀장 ▲주성호 대한주택공사 차장 등 4명을 초청해 지적재조사 사업 전반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지적 주무 부처인 행정자치부 관계자도 초청했지만, 행자부는 현재 지적재조사 사업을 위한 특별법이 발의돼 있다는 이유로 초청을 거부했다. 좌담회는 경인일보 본사에서 지적시리즈에 대한 평가로부터 시작됐다. 참석자들은 경인일보가 100여년동안 방치돼오던 지적에 대한 문제점을 공론화시키고, 지적 전반에 대해 깊이 있는 취재가 이뤄졌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다만 지적제도 개선방안에 대한 논의가 부족했고, 지적이 방대한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측량 중심으로만 취재가 이뤄졌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지적했다. -지적은 모든 행정의 기본이다. 그런데도 지적을 낯설어 하는 국민이 많다. 지적과 민생(民生)의 관계는 어떤가. ▲서철수 신구대 교수(이하 서)=지적은 부동산 매매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하지만, 공인중개사·법무사 등이 업무를 대행해주고 있다. 현실을 경험할 기회가 적은 것이다. 또 지적 사무 자체가 국가가 공적 장부를 관리한다는 측면과 개인재산권을 보호한다는 측면만을 갖고 있어 정부가 이를 홍보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조병현 지적공사 팀장(이하 조)=오랜기간 소수 특권층이 부동산을 독점하다 보니 서민들이 지적을 남의 일로만 여겼다. 또 지적이 개화기 초기부터 도입, 운영되다 보니 일상생활에서 중요성을 잘 느끼지 못하고 있다. 물의 중요성을 느끼지 못하듯이 말이다. 하지만 연간 수백만명이 공사에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전국 25%에 해당되는 국·공유지 관리도 잘 안된다. 이로 인한 피해만 2조8천억원이라는 통계도 있다. 정보화시대를 맞아 토지 정보가 더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국민들도 이에 대한 중요성을 체감하게 될 것이다. ▲황보상원 신흥대 교수(이하 황보)=토지는 국가 3대 구성요소 중 하나다. 지적은 바로 이 토지를 다루는 행정이다. 그럼에도 이에 대한 논의가 여전히 부족하다. 정보화시대가 도래하면서 토지정보에 대한 가치가 증대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지적제도가 세금징수를 목적으로 한 '세지적'과 토지소유권을 보호하는 '법지적'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도 관심층을 좁히고 있다. 하지만 개인의 토지소유층이 넓어지고 있고, 다목적 지적으로 가게 된다면 국민의 관심도 높아질 것이다. -낙후된 지적이 구체적으로 어떤 피해를 발생시키고 있는가.▲주성호 주택공사 차장(이하 주)=불부합지는 물론 미등록지, 권리관계가 일치하지 않는 토지 등이 넘쳐난다. 택지개발에서 실제 면적이 공부상 면적보다 좁으면 소유자가 동의해 주지 않는 경우도 있다. 지적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줘야 하는데, 토지 소유권 정도만 확인해 주는 수준인 것이다. 중복행정과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지적도와 지형도도 평균 2~3나 차이가 난다. 지적 사무는 국가의 기본 업무임에도 사업시행자가 모두 해결하고 있는 실정이다. ▲조=부정확한 지적도 때문에 연간 지적공사 의뢰건수가 25만건이나 된다. 이를 돈으로 환산하면 917억원이다. 토지경계 소송도 연간 3천800억원, 많게는 1조원이 든다는 주장도 있다. 또 지적이 낙후되다 보니 국민들조차 토지거래시 측량을 당연히 해보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모든 것이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이다. ▲서=지적공부가 잘못 관리되면서 과세가 부정확하게 됐고, 토지보상비도 실제와 차이가 난다. 정보화시대가 발전하면 할수록 토지정보의 부족 및 부정확성에서 오는 피해도 더 늘어나게 될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지적제도 개선을 방치하고 있다. ▲서=지적 관리의 측면에서 국가가 많이 반성해야 한다. 하지만 토지소유권 측면에서는 개인의 잘못도 있다. 자신의 토지경계를 관리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불부합지가 발생하면 타인의 토지를 뺏으려고만 하지 양보는 하지 않는다. ▲황보=국가는 지적관리의 제도적 측면에서 보다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아직까지도 지적과 등기조차 분리돼 있다. 두가지를 합치든지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지적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이런 제도적 문제점이 해결되지 않고서는 아무 소용이 없다. 물론 정부도 나름대로 노력은 했다. 그렇지만 현재 지적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는 법령이나 제도조차 마련되지 않는 것은 더 큰 문제다. -지적재조사 사업 필요성은 모두 공감하지만 효율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감사원은 효용대비비용(B/C)이 너무 많이 든다고 반대하고 있다. ▲조=한국토지공법학회는 지적재조사 사업이 충분한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한 반면, 감사원이 의뢰한 중앙대학교 연구팀은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조사 방법, 비용 항목 선정 등 여러 측면에서 중앙대팀의 연구는 허점이 많다. 떡은 떡집에 맡겨야 한다. 전문가들이 연구한 연구결과가 보다 신뢰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서=국가의 제도는 돈의 가치를 뛰어넘는 문제다. 또 국민의 피해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 국가의 잘못된 제도로 국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면 위정자는 당연히 이를 개선해야 한다. 비용편익 측면에서도 편익이 훨씬 더 크다. 시범사업을 한 지역을 보면 엄청난 국유지가 창출되고 다목적 지적제도가 구축되면 엄청난 부가가치도 발생한다. 또 지적재조사사업이 이뤄지면 IT 분야 등 인접 분야의 경제적 파급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황보=다른 시각에서 접근해도 지적재조사는 이뤄져야 한다. 지적은 땅의 호적이니 주민등록증에 관련됐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주민등록증을 전산화하자는 주장에 아무도 '그걸 왜 하냐'고 묻지 않는다. 국가의 핵심정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적재조사에 아무리 많은 비용이 든다고 해도 지적재조사는 무조건 이뤄져야 하는 것이다. 국부 창출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다. 선진국에서는 정부가 부동산 및 토지 정보를 제공해주는 것만으로도 부를 창출하고 있다. 정부는 지적재조사 사업만으로도 두고두고 써먹을 수 있는 엄청난 자원을 보유하게 되는 셈이다. 비용이 많이 든다 해도 어느 시점에서는 비용을 모두 뽑아낼 수 있다는 의미다. -정부의 지적재조사 사업에 대한 노력은 2번이나 좌절됐다. 왜 이런 일이 발생되는가. ▲조=국민공감대 형성이 안됐다. 조금 불편하지만 참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정책입안자들의 의지가 부족한 것도 원인이다. 또 정치적 외풍에 시달린다는 점도 지적해야 한다. ▲주=지적재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16년 동안 들었다. 하지만 공감대 형성을 위한 홍보도 부족했고, 논리개발도 미진했다. 지적재조사 사업을 하자고만 했지 그런 노력이 정말 뒷받침됐는지는 모두가 반성해야 한다. ▲서=지적재조사 사업을 너무 성급히 추진해 왔다. 사업을 한꺼번에 전국적으로 시행하려고 했는데 연 1천억원이 넘는 돈을 수십년동안 지불해야 한다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올해는 경기도, 내년은 경상도 등의 식으로 점진적, 단계적 접근방식이 필요하다. 정부부처 간 조정작업도 이뤄지지 않았다. 지적재조사 사업 시행 여부를 놓고 예전에는 정부와 대법원이 싸웠지만 지금은 (정부 부처 내에서도) 행자부와 건설교통부가 싸우고 있는 형국이다. 누군가의 의지가 필요하고, 이후에는 이를 조정해 줄 수 있는 기구가 필요하다. ▲황보=다른 접근도 필요하다. 지적재조사가 필요하다고 하지만 누구에게 필요한 것인가. 부동산 개발업자, 소송 당사자들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닌가. 지적재조사는 소수가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로 공론화시켜야 한다. 지적재조사 사업이 땅 한 평 없는 국민에게도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논리를 개발하고 이를 홍보해야 한다. ▲주=지적공사가 지적을 독점하려는 것도 공감대 형성에 장애물이다. 시장 압력을 높여 지적재조사가 지적공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지적재조사 사업시 민간 업체의 참여를 두고 의견이 갈리고 있다. ▲조=지적은 국가사무의 핵심이다. 민간이 참여하게 되면 경쟁입찰 등으로 전국이 투기장, 난장판이 된다. 특수법인이 특수사업을 전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주=난장판이 된다고 하지만 그건 자본주의 기본 속성인 경쟁으로 해석해야 한다. 또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지적재조사 사업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공사가 양보하는 부분이 있어야 한다. 여기에 지적공사보다 기술력이 뛰어난 민간 업체도 많지 않은가. 항공 및 위성측량 등 민간이 보유하고 있는 최신기술을 활용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 ▲조=공사는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이 아니다. 오히려 공사 입장에서는 지적재조사를 안해야 일거리가 더 많이 생긴다. 시대적 사명감을 갖고 주장하는 것이지 단순히 공사가 지적을 독점하기 위함이 아니다. -좌담회가 과열되고 있다. 끝으로 지적재조사 사업에 대해서 한마디씩 해달라. ▲조=세계 지적시장 규모가 28조원이다. 이중 10%만 차지해도 지적재조사 비용을충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돈을 안받아도 된다. 인프라를 구축해주고, 정보 이용료만 받아도 엄청난 국부창출이 가능하다. 지적재조사 사업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서=우리나라 경제력이 세계 10위권이다. 정치도 안정돼 있다. 지금이 지적재조사 사업 시행을 위한 적기다. 이 기회를 놓치면 시간이 갈수록 비용은 더 많이 들게 돼있다. ▲황보=지적재조사 사업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플러스 알파가 필요하다. 지적재조사 핵심문제는 토지소유권과 관련돼 있지만 온 국민에게 지적재조사 사업은 '내 일이다'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지적재조사 사업은 우유 배달원, 부동산 중개업소 등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새로운 접근법의 예가 될 수 있다. 지적재조사 사업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수단으로 접근해 나가야 한다.정리=김무세

2007-08-06 김무세

[지적(地籍)이 국력이다·14]새로 그려야 할 대동여지도-유휴자원 활용방안

대동여지도는 김정호가 1861년(철종 12년)에 축척 16만분의 1로 제작한 전국 지도이다. 한데 대동여지도는 일반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1장짜리 지도가 아니라 22첩의 책자가 하나의 지도를 이루는 분첩절첩식(分帖折疊式) 지도이다. 놀라운 점은 대동여지도가 현재 기준으로 평가해도 책자와 책자의 접합 부분에 오차가 거의 없을 정도로 정교하게 제작됐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로부터 150여년이 지나 위성 및 항공측량도 가능한 지금, 우리나라는 100여년 동안 행정의 무관심으로 지적 낙후국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일제가 1910년 동경원점을 기준으로 작성한 지적체제를 지금까지 사용하면서 전국적으로 최소 138만여 필지의 불부합지가 발견되고 있고, 2차원 도해지적 체제로 한정된 정보만을 사용하고 있을 뿐이다. 여기에 낙후된 지적으로 일부 시·군 간에는 지적도상 토지경계마저 중첩되고 있다. 부분 손질론 부족 다시그려야 문제 해결이처럼 낙후된 지적은 공적인 피해를 제외하고서도 연간 5천억원에 이르는 유·무형의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키고 있다. 정부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해 199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인 지적재조사 사업에 나섰지만, 정부 부처간 갈등 및 편익보다 비용을 앞세운 감사원의 반대로 지적재조사 사업은 번번이 좌절됐다. 지난해 국회에서는 지적재조사 사업을 위한 특별법이 발의됐지만 이마저도 지금까지 제대로 된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지적 전문가들은 특별법을 통한 지적재조사 사업만이 문제 해결의 근본책이며, 재조사 사업은 국내 지적의 해외진출, 불경기 시대의 뉴딜사업 등의 부가효과까지 창출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소 4조여원의 예산도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의 분담, 신규 재원의 발굴 등이 이뤄진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우리나라 지적제도는 몇 가지 손본다고 해결될 수준이 아니며 더 늦기 전에 대동여지도를 새로 그리는 방법만이 낙후된 지적으로 파생되는 문제점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재조사규모 방대 수십만 인력·장비투입한편 지적재조사 사업은 워낙 방대한 만큼 사업에 필요한 구체적인 인력 및 장비에 대한 규모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일치되지 않고 있다. 다만 십년 이상의 사업기간이 필요한 지적재조사 사업에는 최소 수십만명의 인원과 엄청난 장비가 투입돼야 한다는 점은 모두 동의하고 있다. 문제는 사업 종료 이후다.지적재조사 사업에 투입된 인력과 장비가 사업 종료 이후에는 그대로 유휴자원으로 남게되기 때문이다. 물론 사업 과정중에 정년퇴직, 장비의 마모 등의 이유로 자원의 자연감소분이 이뤄지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전문가들은 바로 이 때문에라도 지적재조사 사업, 특히 가장 많은 자원이 투입되는 지적 측량 부분에 대해서는 민간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주대학교 강태석 교수는 "일본이 1951년 특별법을 통해 지적재조사 사업의 첫 삽을 뜬 때부터 지금까지 신설된 민간 지적 측량 업체만 1만개가 넘는다"며 "각 업체에 10명씩만 고용됐어도 10만명 이상의 신규 인력이 투입됐다는 계산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는 단순 업무 분담 차원을 넘어 사업 종료 이후를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민간 업체의 참여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업무분담·사업종료후 대비 민간업체 동참을사업 과정중에 공공 자원을 무한정 늘리지 않아도 되는 것은 물론 사업 이후 이들 유휴자원을 민간업체에 흡수시킬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또 과잉 인력 및 장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적극적인 해외시장 개척이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전세계 지적 시장 규모는 27조~30조원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데 전문가들은 도해지적 및 동경원점 등의 이유로 국제적으로 국내 지적 이미지가 실추된 상태이지만, 기술력 자체가 뒤떨어진 것은 아니라고 평가하고 있다. 노력 여하에 따라 국내 지적의 해외 진출도 가능하다는 의미다. 사정이 이런데도 우리나라 지적의 해외 진출에 정부 차원의 지원은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한지적공사 관계자는 "국부 창출은 논외로 한다해도 해외 진출에 성공하는 순간 지적재조사 사업의 유휴자원 문제는 깨끗이 해소된다"고 밝혔다.

2007-07-30 취재반

[지적(地籍)이 국력이다·13]지적청 신설과 민간참여

지난달 28일 헌법재판소는 민간 측량업자들의 업무범위를 수치지역의 측량과 지적확정 측량 업무로 제한한 지적법은 위헌이 아니라는 판결을 내렸다. 민간 지적측량 업체 관계자의 '대한지적공사의 도해측량의 독점은 평등권과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는 주장에 우리나라의 낙후된 지적을 고려할 때 당분간 공적기구가 이를 전담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헌재의 이번 판결이 민간업체의 지적재조사 사업 참여 불가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지적재조사 사업 시행시에는 어차피 수치지적으로 통일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경인일보는 헌재의 이번 판결을 계기로 지적재조사 사업에 대한 측량체계와 사업주체에 대한 논의를 긴급 점검해 봤다.#수치측량, '지적공사+민간'=현재 정부의 한계로 지적재조사 사업에 필요한 측량은 위탁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는 ▲지적공사 전담 위탁 ▲민간 위탁 ▲지적공사 및 민간 공동위탁 방식 등으로 갈리고 있다.얼마 전까지는 공사 전담 위탁이 대세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공사와 민간이 공동으로 측량업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점점 힘을 얻고 있다.사업의 방대함을 고려할 때 지적공사의 인력과 장비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일부 분야에서는 민간 기술이 더 뛰어나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공사 관계자는 "전체 업무에서는 공사가 더 뛰어나지만, 지적재조사 사업에 필요한 항공·위성 측량 등에서는 민간업체가 비교우위에 있다"고 인정했다. 사업 후의 상황을 고려할 때도 민간이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공사가 전담할 경우 필요 인원 및 장비를 모두 공사가 부담해야 하는데, 재조사 사업 종료 후에는 이를 활용할 방안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사업 후 공사가 부담해야 할 부담이 너무 커진다는 얘기다.민간 전담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지적업무의 책임성을 담보할 수 없고, 또 관련업체 도산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K 대 L 교수는 "결국 여러 요소를 고려할 때 지적재조사 측량은 공사와 민간업체가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방식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독립기관으로서의 지적청 신설=현재 지적재조사 사업 주체에 대한 논의도 크게 ▲주무부처인 행정자치부가 주관하는 방안 ▲유관기관인 행자부, 법무부 등이 공동으로 주관하는 방안 ▲국무총리 산하의 독립기관으로서 지적청을 신설하는 방안 등으로 견해가 분분하다.그러나 대다수 전문가들은 지적재조사 사업이나 사업 이후의 토지행정을 위해서도 지적청을 신설하는 방안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입을 모은다.행자부 단독안은 지적재조사 사업의 방대함을 고려할 때 한 개의 정부부처로는 도저히 사업을 진행해 갈 수 없고, 특히 한국정치의 특성상 장관이라는 자리가 정치적 외풍(外風)에 시달리기 때문에 사업의 연속성을 담보하기가 힘들다.행자부, 법무부 등의 공동 주관 방안도 그간 우리나라의 토지행정 역사를 살펴볼 때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토지행정 일원화가 필요하다는 오랜 주장에도 불구하고 토지행정의 기본인 지적(행자부)과 등기(법무부) 업무조차 '밥그릇 싸움'으로 일원화시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칫 사공이 많아 배를 산으로 몰아갈 수 있다는 것.반면 지적청 신설안은 독립된 주체가 사업을 주도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또 지적과 관련된 유관기관이 별도의 기구를 통해서 업무적으로 통합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업무의 효율성과 통일성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기대된다. 한국토지공법학회 관계자들은 "이미 지적재조사 사업에 나선 네덜란드, 일본, 대만 등이 독립기관을 신설한 이유도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라며 지적청 신설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또 지적재조사 사업 이후를 위해서라도 지적청이 신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등기와 지적의 분리는 물론, 측량에 대한 지적공사와 국토정보지리원의 분리 등 지적업무가 제각각이어서 사업의 정확성도 떨어지고 중복행정으로 인한 비용낭비가 엄청난 상태를 개선하려면 통합기구인 지적청이 필요하다는 것이다.지적재조사 특별법을 발의한 중도통합민주당 노현송 의원 측은 "대한제국과 일제가 100년 전 지적사업을 할 때도 토지조사국이라는 별도의 기구를 신설했다"며 "이는 지적재조사 사업은 물론 사업 이후를 위해서라도 지적청이라는 독립된 기구가 필요하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2007-07-23 취재반

[지적(地籍)이 국력이다·12]문제는 재원이다

행정자치부 4조7천617억원, 한국토지공법학회 3조4천437억원, 중도통합민주당 노현송 의원 4조1천393억원. 조사기관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지적재조사 사업 비용이 엄청나다는 점만은 분명하다.지적 전문가들은 이처럼 막대한 예산이 드는 사업을 담당부처에 모두 떠넘긴다면 사업의 실행 가능성도 낮아지고, 논리적으로도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지방자치단체도 분담해야=우리보다 앞서 지적재조사 사업을 펼친 나라들의 경험에 비춰볼 때 중앙정부가 관련 비용을 전액 부담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었다(경인일보 7월12일자 3면 보도). 하지만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재정 여건상 국비부담을 원칙으로 하되, 지자체의 비용분담이 전제될 때 사업의 효율성을 더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행자부가 지적 사무를 총괄하고 있지만 지적 민원과 관련된 수수료는 전액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귀속돼 지적불부합지 정리사업 비용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는 각 지자체가 거둬들인 수입의 일정 부분을 지적재조사 사업 비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불부합지 정리사업 자체가 커다란 의미에서는 지적재조사 사업의 하위분야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적정보를 바탕으로 택지 및 지하수 개발, 농공단지 지정, 공유지 관리 등 수많은 국가 위임 및 자체 업무를 지자체가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관련 비용을 분담한다 해도 이의를 제기하기 힘든 입장이다.또 지적재조사 사업은 공평과세는 물론 재산세 수입 증대 등의 기대효과도 거둘 수 있기 때문에 당연히 지방정부들도 지적재조사 사업 비용 일부를 분담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였다.그러나 전문가들은 지자체 재정부담시 재정자립도 등을 고려치 않고 일률적인 비용 분담은 오히려 사업의 지연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2007년 6월말 현재, 지방세 수입만으로는 인건비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기초자치단체가 전국적으로 무려 140개에 이르기 때문이다.한국토지공법학회 관계자는 "지적재조사 사업을 펼친 스위스, 일본, 대만 등에서도 재정자립도에 따라서 지방정부들의 비용분담을 달리했다"며 "우리나라도 재정자립도에 따른 분담 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수익자부담 원칙'에 따른 유관기관들의 비용 분담=택지 및 신도시 개발, 국토계획, 그린벨트 관리 등 최소 수십가지의 건설교통부 업무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적공부가 필요하다. 때문에 건교부는 해당 사업 때마다 협조공문을 통해 관련 정보를 '무료'로 사용하고 있다. 건교부뿐만이 아니다. 재정경제부, 산업자원부, 해양수산부 등의 정부 부처와 대한주택공사, 한국토지공사, 한국수자원공사 등 수많은 공공기관도 지금까지 토지정보와 관련된 사무에서는 사실상 무료나 다름없는 비용으로 행정업무를 처리해왔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각 기관별로 얼마만큼의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였지만, 그동안 공짜나 다름없는 비용으로 지적정보를 사용해온 각 정부 부처 및 유관기관들의 무임승차를 차단시키고 사업 비용 일부를 부담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현재의 토지정보뿐만이 아니라 지적재조사 사업을 통해 각 기관이 얻을 수 있는 무형의 가치까지 계산한다면 '수익자 부담 원칙'에 따라 이들 기관들의 최소한의 비용부담은 오히려 너무나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신규재원 발굴=현행 지적과 관련된 각종 수수료는 원가의 70%에도 이르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지적 측량 비용 등은 대중교통, 수돗물 등과 같이 전 국민이 직접적으로 혜택을 보는 공적 서비스가 아니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수수료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주장은 수년째 계속돼왔다. 대한지적공사 관계자는 "현재의 지적 측량 수수료는 직원들의 기술료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며 "이를 현실화해 재조사 사업 비용으로 사용한다면 연 800억~900억원, 사업기간 동안 수천억원의 예산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토지와 관련된 세금인 양도소득세, 종합토지세 등에 낮은 세율의 목적세 등을 신설하고, 기금관리법에 따라 기금 등을 설치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지적재조사 사업과 관련 특별법을 발의한 노현송 의원은 "지적재조사 사업에 많은 예산이 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각 정부 부처 및 유관기관, 지방정부 등이 사업비를 분담하고, 목적세 및 기금 신설 등이 이뤄진다면 국가가 실제 부담하는 비용은 연 1천억원 수준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2007-07-18 취재반

"지적낙후로 국민이 내는 돈 연 5천억"

중도통합민주당 노현송(서울 강서을) 의원은 지난해 9월 김종률, 정동채 의원 등 24명의 서명을 받아 지적재조사 사업을 위한 '토지조사특별법안'을 제출했다. 하지만 1년여가 지난 지금까지도 관련 법안은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않고 있다. 이에 노 의원을 만나 법안 처리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우리나라 지적에 대해 평가해 달라."총체적인 문제에 빠져 있다. 지적의 기본 요소도 통일돼 있지 않고 불부합지는 넘쳐난다. 토지 관련 소송비용만 연 3천800억원에 이른다. 제도혁신이 시급하다."-부분적인 개정을 통한 문제 해결은 어렵나."당선 이후 3년동안 지적에 대해 연구했다. 결론은 전면적인 접근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특별법을 통해 총체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왜 굳이 특별법인가."현행 지적법은 지적관리를 위한 일반규정이기 때문에 재조사 사업에 필요한 절차, 상황 등을 규정할 수 없다. 특별법으로 가는 것이 맞다."-정부입법이 번번이 좌절됐다. 의원입법이 더 효과적인가."사업 시행의 시급성을 감안하고 관계부처 합의를 이끌어내려면 의원입법이 효율적이다."-재조사 사업 찬성자들도 예산을 우려한다."4조원 이상의 예산이 필요하지만 측량수수료, 기술료, 국가보조금 등을 확보하면, 국가부담액은 연 1천억원 정도다.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액수다. 또 대한지적공사의 노하우에 최신 기술을 접목시키면 사업비를 더 줄일 수도 있다."-법안 발의후 많은 시간이 흘렀는데 통과 가능성은 있는가."기획예산처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공감하고 있다. 올해안에 특별법 제정이 가능토록 관계기관과 협의하고 있다."-낙후된 지적으로 엄청난 사회적 비용이 발생되고 있다. 그러나 공감대는 형성되고 있지 않은데."한 조사에 따르면 낙후된 지적으로 국민이 직접 부담하는 비용만 연 5천억원에 이른다. 문제는 지적이 매우 전문적 분야라서 국민들이 이를 모른다는 것이다. 물론 정부가 그동안 이 문제를 숨겨온 측면도 있다. 언론을 비롯해 정부가 공감대 형성을 위한 대국민 홍보에 나서야 한다."

2007-07-17 김무세

[지적(地籍)이 국력이다·11]지적재조사 방법론 >하<

1990년대 초반 안양시 평촌 일대를 신도시로 개발하면서 동안구청은 1994년 인근 지역 4천여 필지의 축척변경사업에 나섰다. 신도시 개발지역의 제각각이던 축척을 500대 1로 통일시키면서 인근 지역의 축척도 이와 맞춰야 했기 때문이다. 당초 사업 관계자들은 해당지역에 불부합지가 넘쳐났던 만큼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했지만, 전체 면적 중 단 8필지만 토지대장상의 면적을 맞춰주지 못했다.지적도상에 나와있는 토지경계를 현장에 복원하는 '도상경계방식'이 아닌 행정기관의 중재하에 토지소유자들의 합의에 따라 토지 경계선을 결정하는 '사실경계방식'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토지경계선이 당초 지적도상과 차이가 나는 대신 토지 소유 면적은 지켜주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동안구청 관계자는 "도상경계방식을 사용했다면 지금도 사업을 끝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엄청난 소송에 시달렸을 것"이라며 "지적재조사 사업이 이뤄진다면 당연히 사실경계방식을 채택해야 한다"고 말했다.우리나라 지적법은 도상경계방식을 원칙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지적재조사 사업이 이뤄진다 해도 도상경계방식에 따라 사업이 이뤄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즉 지적도에 나타나 있는 토지경계를 현장에 복원시킨 후, 이를 기준으로 다시 재측량작업에 나서는 것이다.하지만 지적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지적재조사 사업은 '특별법'을 통해 사실경계방식으로 사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도상경계방식은 2단계 사업(현장복원 및 재측량) 방식이기 때문에 관련 비용 및 사업 기간이 대폭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100년 동안 방치돼 왔던 토지경계를 현장에 복원하는 것 자체가 어렵고, 설령 가능하다 해도 지적도상의 토지정보가 정확하다는 보장은 누구도 할 수 없는 실정이다. 당연히 토지경계를 둘러싼 소송도 급증할 수밖에 없다.반면 사실경계방식은 당사자간 합의를 기초로 하기 때문에 면적의 증감만 일어나지 않는다면 토지 소유주들이 불리할 이유가 전혀 없다. 필지당 면적 증감이 일어난다 해도 청산 절차에 따라서 증가 면적은 돈으로 환수하고, 면적이 줄어드는 경우에는 돈으로 보상해주면 되기 때문에 큰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는 안양시 동안구의 예에서 뿐만이 아니라 이미 지적재조사에 나선 네덜란드, 대만, 일본 등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한국토지공법학회 관계자들은 "일반적인 민사사건의 경우에도 사전조정제도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지적재조사 사업도 조정제도를 바탕으로 사실경계방식을 취한다면 사업의 효율성은 높이면서도 관련 예산 및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2007-07-17 취재반
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