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냐 존치냐…기로에선 대전차방호벽

 

"방호벽 철거·재정비해야"

경기북부의 도시환경과 변화된 군 작전개념에 따라 대전차방호벽이 철거 또는 재정비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관련기사 5면경인일보의 대전차방호벽 기획보도와 관련, 경기도 제2청은 10일 본청 상황실에서 '대전차방호벽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민·관·군 합동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 나온 교수들과 경기북부 시·군 관계자, 시민단체 등은 방호벽은 현대전에서 중요도가 낮은 만큼 철거 또는 대체시설 마련 등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방호벽의 현 주소'라는 주제발표를 한 한중정 신흥대 교수는 "최근 입체적으로 변경된 현대전(戰)의 특성상 평면적인 방어책인 방호벽의 중요성은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도2청 류호열 교통과장은 '교통환경 개선을 위한 방호벽 철거계획'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오는 2011년까지 18개의 방호벽을 철거하기 위해 지난달 3군사령부와 군·관 정책협의를 갖고 철거에 합의했다"고 말했다.조경화 의정부시녹색어머니회장도 "도심속 흉물로 전락한 방호벽에 최소한 페인트 칠이라도 해서 이미지를 쇄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날 토론회 좌장을 맡은 소성규 대진대 교수는 "방호벽 철거에 대한 공통된 의견이 도출된 만큼 군에서도 방호벽 철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당초 참석 예정이었던 군 관계자들은 사전협의 부족 등을 이유로 불참했다.

2009-06-10 취재반

[방호벽 철거관련 합동토론회]

※ 방호벽 철거관련 합동토론회■ 일시 : 6월 10일 오전 10시■ 장소 : 경기도 제2청사 상황실■ 주최 : 경기도■ 참석자 : 류호열 도2청 교통과장, 한중정 신흥대 교수(주제발표), 소성규 대진대 교수(좌장), 김남형 경기도도로사업소장, 박성복 고양시 건설교통국장, 우범찬 파주시 도로하천과장, 조근욱 양주시 도로과장, 이영재 포천시 건설도시국장, 양기원 연천군 지역경제과장, 시민단체 '경기북부를 사랑하는 사람들' 최종길 회장, 조경화 의정부시 녹색어머니회 회장■ 한중정 신흥대 교수-"대전차방호벽 위상 변화에 따라 민·관·군 협의하에 발전적 대책 필요"경기북부지역에 방호벽이 설치된 지 40여년이 경과됐다. 군은 국가안보의 목적으로 설치했지만 최근 급속한 도시화와 교통사고 유발 등 지역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대두되고 있다.방호벽은 전시 효율성에 비해 평시 유지 관리에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고 방호벽 설치구간의 도로폭 확장이 불가해 주민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방호벽은 군의 대국민 신뢰도에 부정적인 영향이 될 수 있다. 입체화되고 첨단화된 군 무기 시스템 변화에 따라 군도 방호벽 효용성에 대한 재고가 필요한 시기다. 작전상 꼭 필요한 방호벽은 도시미관을 고려해 리모델링하거나 대체시설을 설치하고, 필요없는 방호벽은 과감히 철거해야 한다.군 이미지 제고를 위해서도 군은 방호벽 존·폐 여부 및 유지 등에 대한 전향적이고 발전적인 대책 강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류호열 도2청 교통과장-"교통환경 개선을 위한 방호벽 철거 적극 추진"방호벽은 주로 협소한 도로와 굴곡부에 설치돼 있어 교통혼잡과 사고위험 요소가 많다. 도는 이런 방호벽 중 18곳을 선정해 오는 2011년까지 철거할 계획이다.이를 위해 도는 지난 3월부터 한 달간 경기북부에 산재한 방호벽 전수조사를 실시해 철거 대상을 선정했으며, 지난달 3군사령부와 군·관 정책협의회를 통해 군 합의를 도출했다.또 지자체 관계자와의 지속적인 협의로 지자체 예산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61억원의 도비를 책정하는 등 방호벽 철거와 관련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했다.경기북부의 발전이냐, 군사적 안보냐가 서로 상충되고 있지만 군·관이 서로 충분한 대화를 통해 합의점을 도출해 나갈 수 있다. 그동안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던 군도 도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방호벽 철거에 적극 합의하기로 했다. 특히 최소한의 비용으로 대체시설을 설치하고 협의 기간 또한 단축하기로 했다.■ 최종길 '경기북부를 사랑하는 사람들' 회장-"방호벽은 군사지역을 상징하는 랜드 마크"경기북부 어느 곳에서도 방호벽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40여년 전 설치된 방호벽이 경기북부 군사지역과 접경지역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것이다.그동안 경기북부 주민들은 북의 남침에 대한 두려움과 냉전의 산물로 방호벽에 대한 존재를 그저 인정만 해왔다. 그러나 걸프전 등 현대전은 전후방이 따로 없는 전방위 전쟁이다. 이런 상황에서 군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등을 운운하면서 고전적인 방호벽을 고집하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다.군은 과연 주민의 삶의 질과 지역발전에 대해 얼마나 고민을 했는지, 더 이상 군사안보만 생각하는 누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반드시 필요한 방호벽은 새로운 기능과 도시 디자인으로 재무장돼야 하며 나머지 방호벽은 모두 철거돼야 한다.■ 조경화 의정부시 녹색어머니회 회장-"흉물처럼 남아있는 돌기둥에 페인트 칠이라도 했으면"경기북부에 거주한다는 이유로 분단의 아픔을 대신 지고 살아가고 있다.주부의 입장에서 방호벽은 아이들의 교통사고와 안전에 위험요소가 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방호벽이 목적상 철거가 힘들다면, 강원도 철원처럼 지역 특성을 살린 지역 홍보물로 변신을 꾀해야 할 때다. 당장 도심 속에 흉물스럽게 방치된 방호벽에 페인트 칠이라도 해줬으면 한다.■ 조근욱 양주시 도로과장-"방호벽을 볼 때마다 군에 대한 피해의식을 떠올린다"관내 4개의 방호벽이 있다. 겨울철이면 도로 결빙으로 대형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또 커다란 군 시설물로 인해 위화감이 조성돼 '세계속의 경기도'를 표방하는 경기도의 가치가 추락하고 있다. 특히 지난 1998년 하천변에 설치된 방호벽으로 인해 양주를 비롯한 경기북부지역에 엄청난 수해 피해가 발생했다. 근본적으로 방호벽 리모델링보다는 철거가 추진돼야 한다. 남양주와 의정부 등 인근 지자체는 방호벽 철거 후 조망권과 일조권 등이 몰라보게 개선됐다.■ 우범찬 파주시 도로하천과장-"방호벽 기능을 검증할 수 있는 기관이 필요, 도로대화구가 아닌 폭약 설치만으로 가능할 수 있다면"관내 52개의 방호벽 중 교행이 불가한 21개의 방호벽에 대한 해결이 시급하다. 교행이 불가하기 때문에 병목 현상이 발생, 이로 인해 교통난이 심각하다. 지난해 3개소의 방호벽을 대체시설인 도로대화구로 교체했는데, 막대한 예산 투입은 물론 공사로 인한 우회도로 개설 등으로 6개월 이상의 긴 공사기간이 소요됐다. 또 도로대화구 내에 전기시설을 설치하고 우범지역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시건장치까지 마련했다. 그동안 관할 군부대에 대체시설보다는 유사시 폭약을 이용해 도로를 폭파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제시했지만, 대부분의 군부대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가능하다면 방호벽의 기능을 검증할 수 있는 기관이 있어 그 실효성을 확인한 뒤 필요성이 없는 방호벽은 모두 철거해야 한다.■ 박성복 고양시 건설교통국장-"철거와 대체시설 교체 등 국가 예산 투입돼야"가장 중요한 건 '돈'이다. 군사시설 철거에 대한 예산 부담을 지자체에만 떠넘기면 안 된다.고양시는 현재 방호벽 철거 외에도 한강 철책선 제거를 위해 관할 군부대와 긴밀한 협조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철책선 철거 협의시 80억원(전액 시부담)이 소요된다고 판단했으나 실제 철거에 들어가자 3배 이상의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방호벽도 마찬가지다. 국가 안보의 논리로 세워진 방호벽을 철거하는 데 국가 예산이 투입되는 것이 합리적이다.■ 김남형 경기도 도로사업소장-"군에 유리한 부분만 명시된 군 관련 법규정은 정비돼야 한다"도로사업소는 10개 시·군의 지방도 20여개를 관리하고 있다. 지방도에는 총 29개의 방호벽이 있는데, 그동안 20개의 방호벽을 도로 확장공사에 맞춰 재설치했다. 원활한 소통과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공익적인 목적으로 도로 확장공사를 실시했지만, 그에 따른 방호벽 재설치는 경기도의 의사와 상관없이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이는 군 관련 법이 철저히 군 입장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관련 법에는 군사 목적을 유지하기 위한 조항만 있을 뿐, 국민과 지자체의 의견은 하나도 수렴되지 않았다. 물론 군사시설보호구역 내 모든 행위에 대해서는 관할 군부대와 협의라는 조항이 있다. 그러나 이 조항이 바로 군을 위한 것이다.도로 확장을 하면서 구간 내 군사시설보호구역이 있을 경우 도지사는 물론 해당 시장·군수 어느 누구도 자유로운 권한이 없다. 군 관련 법규정이 공익적 목적보다 앞선다면 지방자치시대의 흐름에 역행할 수밖에 없다. 민·관·군의 합의를 통해 군 관련 법규정도 정비돼야 한다.■ 이영재 포천시 건설도시국장-"군시설의 활용방안 모색해야"최근 철거된 축석고개를 제외하고 16개의 방호벽이 있다. 이 중 3~4개소는 교통사고 유발 등으로 철거가 시급한 실정이다. 철거가 불가능한 방호벽은 지역 특성을 살린 홍보물로 활용하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양기원 연천군 지역경제과장 - "방호벽 철거에 원인자 부담 원칙은 불합리"경기도 최북단에 위치한 연천은 전체 면적의 98%가 군사보호구역으로 묶여 있다. 인구는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수도권 지역에 포함돼 낙후된 지역으로 전락하고 있다.최근 경기도의 방호벽 철거 계획에 따라 관내 3개의 방호벽을 철거할 예정으로 도비 15억원을 요청해 놓은 상태다. 군사도시라는 이미지가 각인된 연천은 오래 전부터 방호벽 철거에 대한 민원이 쇄도했다. 최근 군의회에서는 군사시설물에 대한 피해사례를 조사해 책을 발간하기도 했다. 특히 개인 사유지를 침범한 방호벽과 철조망으로 인한 피해는 엄청나다.방호벽 철거는 이른 시일 내에 실시돼야 하며 그 부담 또한 지자체가 아닌 국가에서 부담해야 한다.토론회에 군 관계자들이 참석하지 못해 너무 아쉽다. 앞으로 군 관련 토론에는 국방부 등 정부기관에서도 참여했으면 좋겠다.

2009-06-10 추성남

[기로에선 대전차방호벅·9]근본적 재검토를…

'대전차방호벽의 군 작전성부터 재검토돼야 한다', '최소한 지역발전의 장애물은 되지 말아야 한다'.경기북부 시민과 정치인, 공무원, 사회단체들이 이구동성으로 대전차방호벽의 철거와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군사시설보호구역이란 특수성을 고려해 그동안 다소 소극적이었던 지역 분위기가 적극적으로 변해가고 있다.17대 국회 국방위원으로 의정부의 방호벽 2곳을 철거하는데 앞장선 문희상(민주당·의정부갑) 의원은 "국방부는 무기 첨단화로 현대전 양상이 선형 방위개념에서 입체전 양상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정작 반세기 전에 설치한 방호벽의 작전성에 대한 재검토는 하지 않고 있다"면서 "방호벽이 작전상 꼭 필요하다면 경기북부 주민들의 편익을 위해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하고, 불필요할 경우 국방부 스스로 철거해 경기북부 지역발전과 국가안보를 동시 충족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김성수(한나라당·양주 동두천) 의원도 "국가 안보와 주민 불편사항 해소 중 어느 한 곳에 우선 순위를 두는 것이 아니라 오래된 군 시설물이 현재 군작전 측면에서 실효성이 있는지 개념정립이 필요한 시기"라며 "실효성에 대한 조사를 바탕으로 설치 및 철거, 보완에 대한 법규정을 마련하고 해당 지자체와 국가에서 그 비용을 부담하는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사회단체와 지자체도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시민단체 '경기북부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최종길(48) 회장은 "경기북부지역은 급속한 도시화로 변화의 바람을 타고 있는데 방호벽은 이런 시대 흐름을 따라가지 못한 채 지역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군사 이미지를 탈피하고 쾌적한 도시 공간과 자연을 느낄 수 있는 녹지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방호벽을 철거해야 한다는 것이 경기북부 주민들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주장했다. 52개의 방호벽이 설치된 파주시의 김영구 건설교통국장은 "방호벽으로 인해 교통사고가 빈발하고 주민들의 불편도 이만저만이 아니어서 철거하거나 현실에 맞는 시설로 대체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이에 대한 비용을 모두 지자체에 부담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는 만큼 국가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시민 정민수(61)씨는 "방호벽 철거를 요구할 수 있다는 현실에 격세지감을 느낀다"면서 "군도 이제는 40~50년 전에 설치한 방호벽을 고집만 할 게 아니라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대전차방호벽 이대로 좋은가? - 民·軍·官 합동토론회일시 : 2009년 6월10일(수) 오전 10시장소 : 경기도 제2청사 상황실 (2층)

2009-06-08 취재반

[기로에선 대전차방호벅·9] 인터뷰 / 문희상 국회부의장

"이제는 변화돼야 합니다. 대전차방호벽은 작전성에 대한 재검토없이 한반도에 냉전적 유산을 상징하듯 경기북부지역에 산재해 있습니다. 지역발전과 국가안보를 충족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17대 국회 국방위원인 문희상(민주당 의정부 갑) 국회부의장은 경기북부 일원에 산재한 대전차 방호벽의 실효성 논의에 대해 급속한 도시화에 따른 시민불편 해소와 국가안보의 논리가 충돌하고 있다며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문 부의장은 우선 경기북부 주민들이 반세기동안 각종 군사규제로 인해 심적·물적 피해를 감수하며 묵묵히 고향을 지켜왔다며 이들을 위한 대안 마련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그는 "국방부와 합참은 무기가 첨단화되면서 현대전 양상이 과거의 선형방위개념에서 육·해·공의 입체전 양상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을 누누이 강조해 왔다"며 "작전상 필요했던 과거의 시설물은 이제는 철거돼야 마땅하다"는 의사를 피력했다.또 "인구 증가와 새로운 도시계획 등에 따라 더이상 무조건적으로 인내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안보를 위해 설치된 방호벽은 도시의 미관을 해치고, 교통 혼잡과 사고까지 유발해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할 뿐만이 아니라 지자체의 도시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 부의장은 "이제는 우리 군이 현대전 양상에 걸맞은 작전계획에 따라 기존 방호벽에 대한 작전성을 재검토해야 할 시점에 왔다고 본다"며 "작전성 재검토를 통해 경기북부지역을 위해 불필요한 방호벽은 자진 철거하고, 꼭 필요하지만 주민들이 철거를 원하는 경우에는 신속한 협의를 통해 대체시설물을 설치, 주민들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취재반

2009-06-08 경인일보

[기로에선 대전차방호벽]軍이미지 벗고 '새옷입기'

급격한 도시화 속에 흉물로 전락해 가고 있는 대전차방호벽의 철거 요구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철거후 대안은 있는 것일까?지난달 29일 강원도 철원군을 찾았다. 의정부에서 차로 출발해 도착한 철원군 신철원 입구. 마치 수원 화성의 성문과 같은 방호벽이 한눈에 들어왔다. 후삼국시대 태봉국의 도읍지였던 철원군의 역사를 바탕으로 궁예가 축조한 성곽 모형을 본땄으며, 방호벽위에는 궁궐 형태의 지붕과 조명시설까지 설치됐다.방호벽 한 가운데 쓰여진 '어서오세요. 태봉의 수도, 통일시대의 중심 철원입니다'라는 문구가 눈길을 사로잡았다.방호벽이라기 보다는 철원군 브랜드 광고판으로 여겨졌다. 이곳 주민 정모(55)씨는 "방호벽이 도시 이미지에 맞게 디자인된 뒤에는 접경지역의 살벌함과 긴장감을 느낄수 없어 주민들은 물론 외지인들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철원군 관계자는 "방호벽 철거를 요구하는 민원이 폭주해 고민끝에 지난 2006년부터 군 전체 20여곳의 방호벽 중 2군데를 우선적으로 리모델링했다"고 설명했다.예비역 대령 출신의 한중정(57) 신흥대 교수는 "현대전에서, 방호벽의 실효성은 더이상 없다고 보면 맞는다"면서도 "군이 굳이 전략상 방호벽 존치를 주장한다면 도시미관 등을 고려한 '도로대화구'등 대체시설물이나 철원군과 같은 리모델링 방식 도입 등이 필요하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같은 대안에도 여전히 걸림돌은 있다. '돈' 이다.철원군 관계자는 "2곳의 방호벽을 리모델링하는데만 무려 5억여원의 예산이 투입됐다"며 "국방부 등 정부의 예산지원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지자체만의 예산으로 리모델링을 한다는 것은 현재로서는 무리다"고 말했다.경기북부 A시 관계자도 "경기북부에 신도시가 속속 들어서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방호벽을 '도로대화구' 등의 시설로 대체하거나 리모델링 할 필요가 있다"며 "문제의 해답은 결국 누가 돈을 대느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2009-06-02 취재반

[기로에선 대전차방호벽·6]낡은 광고판으로 軍시설 위장?

군사시설로서의 효용가치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경기북부지역 대전차방호벽이 흉물스런 상업용 광고판으로 전락하고 있다.군은 군시설 위장 목적으로 방호벽을 광고판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광고유치가 안 되면서 도심 속 흉물로 방치되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도시경관 훼손과 사고 위험성을 이유로 고속도로변 대형 광고판도 철거된 마당에 방호벽의 광고판 활용은 시대착오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12일 군과 광고기획사 등에 따르면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 재원마련을 위해 제정된 '국제대회지원특별법(한시법)'에 따라 수익목적으로 고속도로변 광고판 설치·운영이 허용된 이후 군도 방호벽을 광고기획사 등에 임대, 광고판으로 운영해 오고 있다.군은 특히 국제대회지원특별법이 2006년 폐지돼 고속도로변 광고판이 모두 철거됐지만 2007년 국방부 훈령 제840조 '군사시설 가림간판설치 및 관리에 관한 규정'을 시행, 이를 근거로 지금까지 방호벽을 광고판으로 운영 중이다.경기북부의 경우 A사령부 예하 각 군단에서는 공개경쟁 입찰 방식으로 광고기획사들에 광고판 사용 및 관리 권한을 주고 기획사들로부터 연간 1천400여만원의 사용료를 받고 있으며, 현재 20여개의 광고기획사가 20여곳의 방호벽에 광고판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 이들 기획사는 의정부와 고양의 경우 업체들로부터 월 800만~1천만원을 광고료로 받고 있고, 파주·포천에서는 월 500만~600만원 정도를 1년 단위로 계약, 광고료를 받고 있다.그러나 최근 경제불황으로 광고유치가 안 되면서 일부 방호벽의 경우 광고판이 훼손된 채 방치돼 도심 속 흉물로 전락하고 있다.파주시 월롱면 방호벽의 경우 지난해부터 광고판 일부가 뜯겨진 채 방치된 상태이고, 고양시와 포천시 등의 방호벽 광고판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주변경관을 훼손하는 시설물로 인식되고 있다.대진대학교 법학과 소성규(47) 교수는 "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 등 각종 국제대회 비용 충당을 위한 한시적 특별법이 폐지된 것에 비춰 볼 때 방호벽 광고판도 철거되거나 대체시설을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09-05-12 취재반

[기로에선 대전차방호벽·5]지자체 예산낭비 논란

"지방자치단체가 도로를 확포장 할 때 대전차방호벽이 있으면 군 동의를 받아 철거한뒤 다시 설치해야하기 때문에 상당한 예산이 듭니다." 대다수 지역이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묶여 있는 경기북부 시·군들에게 방호벽은 '돈 먹는 하마'로 통한다. 도로 확포장 외에 방호벽 재정비예산까지 시·군이 부담하면서 지금까지 수백억원을 쏟아 붓고 있기 때문이다.6일 경기도 도로사업소에 따르면 도가 관할하는 국지도와 지방도에 설치된 방호벽은 모두 29곳으로 이중 20곳은 지난 2000년 이후 도로 확포장 공사를 하면서 철거한 뒤 재설치했다. 정비된 방호벽은 국지도 39호선상의 양주시 백석면 등 18곳과 지방도 367호선상의 파주시 법원읍 등 2곳으로 이들 방호벽 정비에 투입된 예산만 80억~100억원에 달한다.그러나 이 금액은 순수하게 방호벽 정비에만 사용된 예산으로 부대 막사와 울타리 정비 등 군의 요구에 따라 추가 설치한 군시설 설치비용까지 합치면 약 150억원에 육박한다는 것이 도로사업소 관계자의 설명이다.이는 2009년 경기도 도로사업소 예산(2008년 이월 예산 포함) 1천196억원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규모다.도는 또 교행이 불가능한 국지도 78호선 상의 파주시 주내면 향양리 등 나머지 9곳의 방호벽도 재정비를 위해서는 약 40억원의 예산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특히 상대적으로 재정이 열악한 경기북부 시·군들은 방호벽정비 예산확보가 쉽지 않아 제때 시군도로 확장도 어려운 상황이다.실제 지난 2월 철거된 포천시와 의정부시의 경계지점인 축석고개 방호벽에는 철거비와 도로확장, 대체시설인 도로대화구에 사용될 폭약비용까지 25억원의 지자체 예산이 투입됐다. 2006년 철거된 의정부시 호원동의 방호벽과 회룡역 앞 방호벽에도 각각 42억9천만원과 28억8천만원의 예산이 소요됐고 경기북부 최초로 2005년 철거된 구리시 교문사거리 방호벽의 경우 철거에 13억원, 대체시설 설치에 15억원 등 모두 28억원이 투입됐다.경기북부 A시 관계자는 "시·군들이 도시발전을 위해 방호벽 철거와 재정비를 원하지만, 수십억원에 이르는 예산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일선 시·군의 열악한 재정상태를 고려해 정부가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2009-05-06 취재반

[기로에선 대전차방호벽·4]민원에 속타는 시·군 '공허한 외침'

대전차 방호벽 철거에 경기북부 시·군들도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요청에서 철거까지 여러해가 걸리는데다, 군에서 대체시설과 폭약, 기타 군시설까지 요구하고 있어 철거에 엄두를 못내는 사례가 허다하다.의정부시는 지난 2006년 12월 국도 3호선 회룡역 앞 1970년대 세워진 방호벽을 철거했다. 시는 지난 2001년 군에 공식 철거를 제안한 이후, 경기도와 지역출신 국회의원·국방부·합동참모부·관할군부대 등에 철거를 지속 요청, 2005년에서야 합참으로부터 대체시설 협의 검토 결과를 통보받았다. 이후 2006년 1월부터 6개월에 걸쳐 철거를 끝냈고, 회룡천 교량 폭파에 필요한 3억8천만원 상당의 폭약을 관할부대에 제공했다.가장 많은 방호벽(52개)이 설치된 파주시는 자체적으로 '정비대상'과 '불필요대상'으로 분류, 정비대상은 대체시설 설치를, 불필요대상은 철거를 관할 군부대에 수십년째 요청해 오고 있다. 그러나 군부대 측은 도로확·포장 공사에 따른 '방호벽 재설치'를 제외한 대체시설설치 및 철거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이다.파주시 관계자는 "파주 진입로인 통일로에 설치된 방호벽 2곳과 관광지인 임진각 입구 1곳, 교행이 불가한 마정리와 두포리 2곳 등에 대체시설을 요구하고 있지만 공허한 메아리만 돌아올 뿐"이라고 말했다.군의 지나친 요구도 방호벽 철거를 어렵게 한다. 파주의 한 부대는 방호벽 설치지역에 도로 공사가 진행되자 담당 관공서에 기존 방호벽 재설치는 물론 포진지(砲陣地) 설치를 요청했다. 파주의 모 사단도 검문소 재설치는 물론 농구대·검문소 울타리 설치를 요구했으며, 연천의 모 사단은 도로공사 일부구간에 부대 담장과 막사가 포함됐다며 2층규모의 콘크리트 막사와 방음벽 설치를 요구했다.이 관공서 관계자는 "도로 공사시 국유지는 자연적으로 편입되는데 반해 국방부 토지는 군측에서 내부 규정을 들며 보상을 요구, 공사진행이 어렵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2009-05-03 취재반

[기로에선 대전차방호벽·2]'수명다한 돌기둥' 흉물 눈총

■ 군전략상으로도 퇴물(?)=예비역 대령 출신의 한중정(57) 신흥대 교수는 "대전차방호벽은 '만리장성'으로 21세기 전쟁에 대비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방호벽은 적 전차나 장갑차 등 기계화 부대의 기동(機動)을 저지해 시간을 비축하는 개념의 장애물에 불과하며 절대적으로 불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큰 의미를 부여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한 교수는 또 "현대전은 평면전이 아닌 입체전 위주로 진행되고 있어 군 내부에서조차도 방호벽 기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37년간 군생활을 한 예비역 대령 이모(60)씨도 "방호벽은 적의 기계화부대가 방호벽에 막혀 멈추는 순간 집중포화로 기동력을 제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그러나 북한이 무너져내린 방호벽위를 카펫을 펴듯 장비를 깔고 넘어가는 전차장애물극복전차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에 비춰보면 큰 도움은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급격한 도시화와 개발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경기북부지역의 현실을 고려한 국방부의 새로운 대책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도심지역 방호벽은 철거하고 꼭 필요한 곳에만 설치하되 주민욕구에 맞게 도시미관 등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회진입 가능=방호벽 무용론의 또 다른 요소는 대전차방호벽을 통과하지 않고 우회도로를 통한 진입이 가능하다는 점. 실제 파주시 적성면에서 의정부시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방호벽이 설치된 367번~371번~39번~360번 지방도 등을 경유해야 하지만 타 지방도와 시·군도를 이용, 대전차방호벽을 거치지 않고서도 의정부시로 진입할 수 있다.이는 각종 신설도로와 우회도로 건설시 방호벽을 설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경기북부 A시 관계자는 "도로 확포장시 군은 기존의 방호벽에 대해서만 재설치를 요구할 뿐 신설도로 건설 때는 설치를 요구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는 군도 방호벽이 절대 필요한 것으로는 판단하지 않고 있다는 방증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 취재반=이상헌, 이종태, 왕정식, 최재훈, 추성남기자

2009-04-26 취재반

[기로에선 대전차방호벽·1]위험한 외출 교통사고 '마의 구간'

파주·의정부 등 경기북부지역에 대전차 방호벽이 설치된 지 40여년이 지난 지금, 이 거대한 석조물 철거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급속한 도시화와 첨단화된 군 무기시스템 등으로 그 효용성이 떨어지면서 철거해야 한다는 요구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군(軍) 전문가들도 도심속 흉물로 전락해 가는 대전차방호벽의 대체시설 필요성을 지적한다. 경인일보는 경기북부지역의 핫이슈로 떠오른 대전차방호벽 철거 논란을 집중 분석한다. ┃편집자 주 콘크리트 대전차방호벽이 마을을 남북으로 양분하고 있는 파주시 월롱면 위전 1리.360번 지방도가 유일한 마을 통로지만 80년대 이곳에 도로낙석방지벽 형태의 대전차방호벽이 설치되면서 400여세대의 마을 주민들이 수십년간 위험한 통행을 계속하고 있다.방호벽설치구간의 통행폭이 3.6m에 불과, 교차통행이 불가능한데다 북쪽 마을에 20~30개의 공장이 들어서면서 차량통행이 많아진 이후에는 접촉사고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특히 농기계 운행이 잦은 농번기에 방호벽 구간은 마을사람들에게 공포의 대상이다. 외지 운전자들도 방호벽을 사이에 두고 먼저 진입하려다 다툼을 벌이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주민 사모(58)씨는 "마을 사람 대부분이 수십년째 이 마을에 살고 있는데 대전차 방호벽으로 인한 불편과 스트레스가 심하다"며 "철거는 아니더라도 방호벽설치구간의 도로폭을 넓혀주기만 해도 좋겠다"고 하소연했다.대전차방호벽이 마을을 양분하고 있는 곳은 비단 위전 1리 뿐만이 아니다. 위전 1리를 시작으로 월롱역 부근 1번국도에서 끊긴 뒤 위전 2·3·4리를 양분한 방호벽은 옆 마을인 영태리와 도내리까지 무려 수십 ㎞에 걸쳐 길게 늘어서 있다. 위전 3리의 경우 방호벽으로 인한 피해는 더 심각하다. 100여 세대가 사는 이 마을도 도로마다 차량 1대가 간신히 통과하는 방호벽이 설치돼 사고가 빈번하다.실제로 이곳의 방호벽 벽면은 회전반경이 나오지 않으면서 차량들이 긁고 지나간 자국이 선명하고, 노인이 탄 휠체어를 밀고 있는 마을 주민이 방호벽구간을 통과하는 차량을 피해 아슬아슬하게 통행하는 모습도 목격되고 있다.위전 3리 이장 서모(48)씨는 "(경기북부)전체가 군사보호구역이라 축사하나 짓기도 힘든 판에 방호벽을 철거해 달라면 군에서 해주겠냐"면서 "언제까지 주민들이 고통을 겪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경기북부의 한 지자체 관계자는 "최근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방호벽철거에 대한 민원이 쇄도하고 있다"면서 "현재 설치된 방호벽은 60년대 이후 설치된 것으로 군도 현대전에 맞게 대체시설을 마련하거나 불필요한 방호벽은 철거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시민단체 '경기북부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최종길(48) 회장은 "주민들은 그동안 아무 대가없이 정부 방침에 따라 묵묵히 살아왔지만 최근 많은 인구가 유입되고 관광객들이 늘면서 대전차방호벽은 시대흐름에 역행하는 장애물로 인식되고 있다"며 "철거되길 바라지만 군사 목적상 존치해야 한다면 주민 불편이 없는 새로운 형태의 구조물이 설치돼야 한다"고 말했다.

2009-04-20 경인일보

[기로에선 대전차방호벽]대전차방어벽 종류·현황

대전차방호벽(對戰車防護壁)은 전차·장갑차의 기동, 방향전환 등을 저지 또는 지체시키기 위해 설치한 인공·자연 장애물을 지칭하는 대전차장애물의 일종으로 콘크리트와 석축 등을 도로 양쪽에 설치한 '도로낙석식'과 터널 형태의 '고가낙석식', 도로 자체를 폭파하는 '도로대화구', 방어벽 위에 동물이 이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든 '생태형 낙석식' 등으로 나뉜다.경기북부지역에 산재한 대전차방호벽은 대략 100여개로 일선 지자체의 조사 자료와 경인일보 현장 취재 결과, 현재 경기북부에는 약 109곳의 대전차방호벽이 설치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중 국지도와 지방도에는 29곳의 대전차방호벽이 있으며 국도에는 12곳, 나머지 68곳은 일선 지자체의 시·군도에 설치돼 있다.지자체별로는 DMZ가 있는 최전방 파주시에 전체의 절반 가량인 52개가 설치돼 있으며, 연천이 18곳, 포천 16곳, 의정부 9곳(대전차 방어선 포함), 고양 7곳 순으로 파악됐다.대전차방호벽 1곳을 철거하고 재설치하는데 투입되는 비용은 철거 시점과 방식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보통 도로낙석의 경우 8억원, 고가낙석 10억원, 도로대화구 15억원, 생태형 낙석 8억원이 소요된다는 것이 지자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파주시의 경우 도로 확·포장 공사시 10곳의 방호벽을 철거하고 재설치하는데 투입된 예산은 약 94억원으로 이 예산에는 유사시 방호벽 철거에 사용될 폭약 비용도 포함돼 있다.또 국지도와 지방도 29곳 중 정비가 완료된 20곳에는 약 80억원의 막대한 예산이 소요됐으며, 지난 2월 철거된 포천 축석고개 방호벽에는 25억(국비 8억, 도비 10억2천만, 시비 6억8천만)원, 지난 2007년 11월 경기북부 최초로 철거된 의정부시 호원동의 방호벽에는 35억원(도비 20억, 시비 15억)이 투입됐다.■ 취재반 = 이상헌(지역사회부), 왕정식(사회부), 최재훈, 추성남(이상 지역사회부)기자

2009-04-20 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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