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문화기자

 

'개성만점' 나만의 교복을 만들다

 8일 김포시 청소년동아리 축제에서 교복패션쇼(9월 8일 개최)를 선보인 '레인보우'를 찾았다. 레인보우는 김포시 시설관리공단 사우청소년 문화의집에서 활동중인 봉사동아리다. 반갑게 맞아주는 그들을 만나 당시 열렸던 교복패션쇼 얘기를 나눴다.  교복패션쇼는 레인보우 동아리 학생들이 평소 교복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하던 중 조아라(풍무고1)학생의 제안으로 추진하게 되었으며 첫 패션쇼는 기존 동아리 학생 5명에 추가로 모집한 5명, 인솔선생님 1명으로 꾸려 여름방학기간 내내 준비해 11개의 개성있는 교복을 선보였다. 학생들은 여름방학 중 1주일에 3번씩 모여 교복패션쇼를 준비 했고 패션쇼가 1주일 앞으로 다가 왔을때는 매일모여 오후 9시까지 작업을 했다. 교복 만들기서부터 모델까지 모든게 생소했지만 그들은 이론수업에서부터 디자인, 동대문에서 원단을 고르기, 재봉하기, 원형 만들기, 워킹연습하기 등 차근차근 배워나갔다. 모든게 초보인 학생들은 산고를 겪는 임신부처럼 진통의 연속 이었지만 열정 하나로 똘똘뭉친 10명의 학생들은 힘든 과정을 이겨냈고 자신이 직접 만든 '교복'을 선보이는 결실을 거뒀다.  레인보우의 대표이자 이번 교복패션쇼의 리더인 조아라학생은 "공부하는 학생이라 교복을 만들면서 서로 시간을 맞추는 게 가장 힘들었어요, 각기 다른 학교에 다니다보니 모일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았다"며 당시 힘들었던 패션쇼 준비를 회상했다. "기존 교복은 개개인의 개성과 체형을 다 충족시켜주지 못해요" 이구동성으로 말하는듯 학생들의 작품은 분홍에서부터 하늘, 빨강색까지 기존 교복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색깔들로 10대의 감성을 나타내며 각양각색의 창의적인 색깔과 모양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학생들은 이번 교복패션쇼에선 각자가 입고 싶었던 교복을 만들었다고 했다.리더인 조아라학생은 "모양에 중점을 두고 만들다 보니 천의 재질을 잘 선택하지 못해 블라우스가 너무 얇아서 비치는 등의 시행착오가 있었어요. 또한 생각 했던 것 보다 교복을 입었을 때 불편한 점도 있었죠"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교복패션쇼에 대한 내년 계획을 묻자 조아라 학생은"저희는 문화 쪽에 관련된 봉사동아리 이니까. 내년에는 다른 것을 해야 하겠죠. 청소년을 다 아우를 수 있는 새로운 활동을 기획해서 선보일 예정입니다"라며 당찬 포부를 내보였다. 지난 9월에 열린 레이보우의 교복 패션쇼는 똑같은 교복을 입어도 개성대로 줄여 입고, 늘려 입고, 변형시켜 입고 싶어 하는 학생들의 욕구와 학교생활에서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은 교복에 대한 관심이 하나의 문화를 창조한 사례였다. 또한 이미 교복 값 논란이 일어났던 시기와 맞물려 5만원이라는 돈으로 교복을 만들어 마음껏 개성을 뽐내는 학생들의 모습에서 우리 사회가 깨달아야 할 부분이 무엇인가를 제시하는 좋은 본보기가 된 무대였다.

2007-10-09 윤애림(청소년문화기자)

문화 나눔의 작은 시작

콩 한쪽도 나누어 먹는 것이 우리네 인심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 타인은 없고 오직 자기 자신만을 챙기는 것이 보편화 돼버렸다. 이런 현실때문에 경제적 빈곤층과 사회의 소수 계층들은 의식주 문제와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문화생활의 권리까지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극단 민들레(대표·송인현)는 이러한 사회적 문제를 일찌감치 인지하고 소외계층과 더불어 문화 나눔을 실천하고자 만들어진 단체다. 1996년에 '깨비깨비 도깨비'로 창단공연을 한 후 지금까지 관객이 있는 곳이라면 그들은 어디든 찾아가서 공연을 했다. 그러한 그들이 이번엔 용인시에 위치한 한 요양원을 찾아 공연을 했다. 지난 2일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삼계리에 위치한 '행복한 집'. 행복한 집은 치매나 중풍과 같은 중증의 노인성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요양원이다. 노인성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야 말로 문화 혜택을 제대로 받을 수 없는 사람들이다. 극단 민들레는 행복한 집에서 농촌 노동을 소재로 한 연극 '똥벼락'을 공연했다. 연극 '똥벼락'은 원래 어린이와 가족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작품이지만 농촌을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노인들도 아주 좋아하는 연극이다. 더구나 이 연극은 관객이 직접 참여하는 부분이 있어 연극의 새로운 맛을 느끼게 해준다. 연극을 이끌어가는 주인공 돌쇠아범은 시종일관 익살스런 표정과 몸짓으로 관객들을 즐겁게 해주었으며 배우와 관객이 함께 섞여 노는 마을 잔치같은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덕분에 연극을 지켜본 행복한 집의 노인들은 이곳에 처음 찾아온 극단의 연극을 신명나게 즐겼다. 행복한 집의 원장 최말리나 수녀 역시 "이번 연극이 어르신들께는 마치 잔치같은 행사였다"며 극단 민들레에 대한 감사의 표시를 했다. 극단 민들레의 송인현 대표는 "이번 공연은 극적인 부분보다 놀이적인 부분을 강조했고 작품 자체의 의미를 전달하기보다는 어르신들께 즐거움을 드리기 위한 공연이었다"고 공연의 기획의도를 밝히면서 "앞으로도 행복한 집의 노인분들 같이 문화혜택을 충분히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어디든 달려가 공연을 하겠다"며 밝게 웃었다.

2007-10-08 엄선

난 지적으로 논다. '제3회 서울와우북페스티벌'

서울와우북페스티벌조직위원회가 주최하고 문화관광부, 서울특별시 등이 후원하는 ‘제3회 서울와우북페스티벌’이 지난 10월 5일부터 7일까지 3일간 서울시 홍익대학교 걷고 싶은 거리, 문화플래닛 상상마당 등에서 개최됐다.문화적 상상력의 원동력이 될 수 있는 책을 통해 새로운 자극을 주고받으며 새로운 독서문화를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 가고 문화와 산업, 산업과 예술을 결합한 다양한 시도를 통해 출판문화 발전에 기여한다는 취지로 마련된 이 행사는 ‘와우북판타스틱서재’, ‘와우북-상상만찬’, ‘거리로 나온 책’이라는 세 가지 주제아래 70여 가지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와우북판타스틱서재’는 홍대 걷고 싶은 거리에 설치된 행사부스와 홍대에 위치한 ‘카페 Factory’, ‘클럽 打(타)’ 등에서 시인 신현림의 포토에세이,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 김난주와의 만남 등을 진행했다.책을 전시, 연극, 영상,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으로 접할 수 있었던 ‘와우북-상상만찬’에서는 ‘꽃아 꽃아 문 열어라 - 권신아 일러스트 전’, ‘공연으로 느끼는 동시-나뭇잎 배’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접할수 있었다. 시민들은 “책을 미술, 영화, 음악처럼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 독특하다.”, “그동안 책을 읽으면서 삽화 같은 경우는 그냥 넘기고 읽었지만 이번 행사를 통해 삽화의 매력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는 반응을 보였다.‘와우북판타스틱서재’, ‘와우북-상상만찬’도 유익한 프로그램이었지만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제일 많은 관심을 받았던 프로그램은 ‘거리로 나온 책’이었다. ‘와우책시장’은 시민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책 벼룩시장으로, 책을 판매하거나 교환할 수 있고 책을 직접 만들어보거나 책갈피를 만들어볼 수 있었다. 그리고 ‘거리도서전’에는 국내 60여개의 출판사가 참여해 좋은 책을 온라인·오프라인 서점보다 더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어 관람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뿐만 아니라 출판사들은 ‘책 쌓기 이벤트’ ‘길거리 마술’ 등 다양한 이벤트를 벌였다. 이 외에도 야외무대에서 진행된 특별행사에서는 시민들이 참여하는 ‘아동문학가 故권정생선생 그림동화 낭독릴레이’ ‘백창우와 굴렁쇠 아이들의 동요콘서트’ 등 다양한 공연들이 진행됐다.

2007-10-07 이가영(청소년문화기자)

"당신의 추억을 우리 사진으로 남겨 드릴게요”

지난 14일 이천시 장호원읍에서는 ‘장호원 복숭아 축제’가 열렸다. 하늘은 맑고 복숭아는 무르익어 그 향기가 코를 찔렀다. 또한 축제 곳곳에서 중·고등학교의 사생대회와 축제를 보러 온 지역주민들로 북적였다.오늘의 주인공은 그곳에 있는데, 바로 장호원공업고등학교 사진동아리다. “그동안 찍었던 사진을 선별해서 전시회를 열었어요. 보시고 있는 사진은 용인 돌박물관에서 제가 찍은 사진이에요”라고 사진동아리 회장 정보연(3학년)양이 소개했다. “단순히 돌만 찍은 게 아니라 우리의 천년의 우정을 찍었답니다.”장호원공업고등학교 사진동아리는 20명 정도가 매주 토요일에 함께 모여 박물관이나 등산, 교내 동아리들의 활동사진 등을 찍는 활동을 한다. “교내 40개 동아리가 있는데 그들의 활동하는 모습을 남길 수 있도록 사진을 찍어주면서 우리도 추억을 만들어요”라며 정현우(2학년)군이 흐뭇하게 말했다.“여기 말고도 이천 지역 직업박람회에서도 전시회를 가졌는데 타교 학생들이 많이 오는 곳에서 했죠. 그리고 그들이 우리가 찍은 사진을 많이 봐주고 칭찬해줬을 때 뿌듯했지요." 자신들의 사진전에 모두들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듯했다. 이에 정현우 군은 “사실 창피해요. 잘 찍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라며 민망한 듯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선배들의 잘 찍은 작품을 보고 ‘다음에는 잘 찍어야지’라는 생각을 갖으며 늘 전시회를 마무리 합니다”라며 웃음을 보였다.인터뷰를 하는 도중에도 그들이 찍은 사진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많이 오갔다. 한 할아버지는 “6∙25 시절 이곳을 지나친 적이 있어 와봤어. 그런 김에 학생들이 찍은 사진도 보고 가네 그려”라며 정보연양과 김은경(3학년. 동아리 부회장)양이 찍은 작품을 보며 이야기 했다. “이 작품은 ‘천년의 우정’이라는 작품이에요. 천년된 두 돌 사이에 저희 둘이 앉아 있는 모습을 담아봤어요.”라며 정보연 양이 할아버지에게 작품 설명을 해준다. 이에 뒤질세라 김은경 양은 “두 돌이 천년동안 서로 마주보고 지내왔듯이 보연이와 저의 우정이 그렇게 되길 바라는 마음을 뜻하기도 해요”라며 보연 양을 보며 웃음을 지었다.눈에 띄는 것은 선배들의 작품만이 아니었다. 옆에 걸린 ‘장호원의 명품’ 역시 가관이다. 정현우 군은 “이번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장호원 지역의 명품인 복숭아를 담아보고 싶었다”고 말한다. 하늘은 맑게 게이고 나무는 푸르렀고 복숭아꽃은 활짝 피어 있었다. 인터뷰 내내 말한마디 없던 문현정(2학년) 양이 입을 열였다. “이번 전시전이 끝나면 바다의 지평선을 찍어보고 싶어요.”그들의 사진은 고등학생다운 그들의 초상화다. 사진은 단순히 피사체만이 아니라 고교시절의 꿈과 희망을 또 한번 온전하게 보여준다. 오는 10월 25일 장호원공업고등학교의 축제 ‘청미제’ 현장에서. 그리고 그 밖에 ‘이천 쌀축제’에서도 그들은 지난 3년간 열정으로 찍어낸 자신들의 꿈을 보여줄 작정이다. / 이솔우 (경기대신문사 기자)

2007-09-26 이솔우

2007 둥근달 어울림 한마당

민족 고유의 명절 한가위를 맞이하여 수원 우만 복지관에서는 우만3단지 지역 주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2007 둥근달 어울림 한마당’ 을 열었다. 9월20일, 21일 이틀간에 걸쳐 열린 이 행사는 가족들이 함께 모여 훈훈한 정을 나누는 명절에 자칫 외로울 수 있는 저소득 지역주민을 위해 자원봉사자, 후원자 그리고 복지관이 함께 가족을 대신하여 따뜻한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마련되었다. 9월 20일에는 삼성전자정보통신총괄의 임직원 자원봉사자들과 지역주민들이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며 송편을 빚어 우만3단지 저소득 지역주민들과 송편을 나누고, 거동이 불편하여 집에서 쓸쓸히 지내시는 어르신 및 장애인의 각 가정을 방문하여 송편 및 안부를 전했다. 이튿날인 21일은 비가 내릴 거라는 기상청의 예보와는 달리 구름만 약간 낀 날씨 속에서 극단 ‘살판’의 흥겨운 길놀이를 시작으로 행사는 시작되었다.한 시간 정도 공연 되었던 극단 ‘살판’의 신명나는 “인생백년 마당놀이”는 ‘살판’의 열정과 지역 주민들의 웃음이 함께 만들어낸 멋진 공연이었다. 이어서 '으랏차차 대동줄당기기'로 지역 주민의 화합을 만들어 냈다. ‘살판’의 단원 하창범씨는 “우만3단지 주민들과 함께 해서 즐겁고 보람있는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이런 행사가 많이 진행되었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점심시간이 되자 주민들을 위해 먹음직스러운 야채전과 송편 등이 준비되어 '먹거리 한마당'이 진행되었다. 지역 주민 자원 봉사자와 ‘한전 사회봉사단’의 자원 봉사자들이 직접 정성스레 음식을 만들고 지역 주민들과 함께 즐겼다. 한전 사회봉사단은 전직원이 봉사에 참여하고 있고. 직원들 희망에 따라 월급에서 조금씩 모아진 금액으로 봉사활동기금인 ‘러브펀드’도 운영한다고 했다. 한전수력관리처 처장 하광을씨는 “지난 4월에 우만 3단지 시각 장애인 주민들과 함께 삼척 해수욕장에 다녀온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또 전자제어부에 장순묵씨는 “건강한 우리들이 많은 것을 잊고 사는 것 같다. 사회적으로 어려운 분들이 많은데, 개인이 먼저 나서서 봉사하는 사회가 된다면 더욱 더 정이 있고 밝은 사회가 될 것”이라고 작은 소망을 말하였다. 오후에는 지역주민 노래자랑 결선이 진행되어 지역주민들의 노래솜씨를 뽐내고, 노랫가락에 맞춰 덩실덩실 춤도 추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노래자랑에서는 지역 주민들과 화합하며, 즐겁고 신나게 노래를 불러주었던 ‘정양순’씨가 1등을 차지하였다. 연신 즐겁고 합박웃음을 짓던 우만 3단지 사람들은 “수원시 우만 3단지에서도 ‘KBS 전국 노래자랑’이 개최 되었으면 좋겠다”고 함박웃음을 터뜨렸다.이번 둥근달 어울림 한마당은 보는 재미, 참여하는 재미, 먹는 재미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역주민들간에 정을 쌓을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 되었다. 우만 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들은 한가위 행사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준 "삼성전자정보통신총괄, 삼성전자로지텍, 한전 수원전력관리처, 경기문화재단, 한국연예인협회 경기지회, (주)거성 EBI의 관계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2007-09-26 이은정

"다함께 어깨에 흥을 싣고 얼쑤~"

전통음악과 대중음악이 만나 신명이 나는 난장판을 만들었다. 지난 15일 경기문화재단은 창립 10주년을 맞아 의정부에서 ‘굿 음악제’ 벌였다. ‘굿 음악제’의 두 번째 판이 벌여진 의정부 시청 앞 잔디마당에서 벌여진 굿 놀음판에 함께 했다. 잔디마당에 들어서자 한지로 만들어진 화려한 장식물들이 마련되어 있어 굿 음악제의 분위기를 한층 더 느낄 수 있었다. 7시부터 행사가 시작됨에도 불구하고 잔디마당은 시민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걸음마를 떼지 못한 세 살배기 아기부터 지긋한 연세의 노인 분들과 각 국의 외국인들까지 그야말로 남녀노소, 국적불문하고 다함께 즐기는 굿마당 이었다.첫 시작을 알리는 사물놀이 팀의 공연을 보며, 나도 모르게 옆 사람들과 함께 손장단을 맞추며 어깨를 들썩거리고 있었다. 평소 굿 음악은 지루할거란 나의 생각은 단숨에 바뀌었다. 공연자들과 눈을 맞추고 함께 흥을 나누면서 공연을 즐긴다는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누구나 흥이 나면 언제나 공연하고 있는 무대 앞에서 춤을 추며 즐길 수 있는 스테이지도 마련되어 있었다. 처음에는 한 두 분들이 함께 하셨지만, 공연이 계속 진행될수록 스테이지는 많은 분들이 흥을 함께 나누고 있었다. 우리나라의 전통 굿 음악을 들으며 외국인도 함께 어깨를 들썩거리며 춤을 추는 걸 보니 왠지 모르게 뿌듯했다. 피아노와 드럼, 그리고 장구와 꽹과리의 특별한 연주가 시작되었다. 말 그대로 서양악기와전통악기의 거침없는 만남이었다. 의외로 그 두 음악의 음색은 생각지도 못했던 어울림을 표현하고 있었다. 마치 퓨전음식과 같이 친근하면서도 각자 악기음만의 독특한 매력 또한 지니고 있었다. 평소 교과서와 형식적인 행사에서만 들었던 굿 음악은 친숙해야 하지만 낯 설은 음악 이었다. 이번 굿 음악제를 함께 하며 전통문화를 몸소 느낄 수 있던 좋은 경험이었을 뿐만 아니라 전통문화를 온 국민, 또한 세계인들과 다함께 나누는 일이야 말로 신명이 나는 일이라고 본다. 또한 굿 음악! 그것은 우리 곁에 있었다. ‘굿’의 매력 속으로 빠져 봅시다.~의정부 시청 앞에 도착한 시간은 7시. 잔디마당이 사람들로 채워져 굿 음악제는 2부가 진행되고 있었다. 도착하기 전부터 들려오는 진행 멘트 소리에 기대하며 공연장으로 향했다. 굿 음악제를 보러 나온 사람들은 어린아이부터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나이, 성별 구분 없이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였다. 사회자의 우렁찬 목소리에 시원시원한 진행은 관객들의 흥을 더욱 더 돋우었다.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굿을 사물놀이에 맞춘 굿 음악과 재즈와 굿이 합쳐진 굿 음악이었다. 며칠전 더불어 사는 사회문화제에서 사물놀이를 본 적이 있다. 그 때 본 사물놀이와는 사뭇 달랐다. 굿과 함께 연주 될 수 있다는 것에 놀라기도 했지만 정말 아름다운 소리였다. 4가지악기(징, 꽹과리, 장구, 북)로 관객들의 어깨를 들썩거릴 만큼 힘 있고, 활력이 넘치는 공연 이었다. 재즈와 합쳐진 굿 음악. 왠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지만 의외의 장면이 연출됐다. 굿이라고 하면 정말 재미없고 엄숙한 분위기에서만 진행되어야 할 것 같았지만, 재즈와 합쳐진 굿 음악은 달랐다. 무엇보다도 피아노 연주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마치 사람 몸에 귀신(?)이 들어와 연주하는 것처럼 보였다. 굿 음악에 맞춰 소리꾼들뿐만 아니라 관객들까지 무대에 나와 함께 춤을 추었는데 그 곳에서는 외국인도 찾아 볼 수 있었다. 한국인보다 더욱 흥에 겨워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을 보니 한국의 문화가 국적을 불문하고 모든 사람들을 즐겁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귀가길이 멀어 다보고 오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짧은 시간이라도 한국의 문화를 접해보고 생각하지 못했던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던 색다른 음악회였다. "어기야~ 점점 복이 온다!"의정부 시청 앞 잔디마당에 도착하자 무대 앞에 사람들이 오순도순 돗자리를 깔고 앉아있는 모습이 보였다. 일반 공연과는 달리 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난장 방식이여서 누구나 한가족같은 분위기로 공연이 시작되었다.공연은 판소리와 굿이 합쳐진 것 같았다. 장구장단을 치시는 고수분이 추임새를 넣으시고 굿을 하시는 할머니께서 복을 기원해 주시는데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시는 할머니 같은 느낌이 들어 보통 굿과 달리 친숙하게 공연이 진행되었다.신성함이 느껴지는 방울 소리가 들려오면서 피아노와 장구장단 굿이 섞여 들려왔다. 색다른 소리로 빠르고 경쾌하게 진행되는데 빠른 리듬에도 불구하고 굿의 애절하고 서글픈 감정이 담겨져 있었다.마지막엔 모든 사람이 무대 위로 올라와 함께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었는데, 모두가 함께 복을 기원하고 춤을 추는 게 한국인의 인정이 넘치는 문화를 보여주는 듯했다.

2007-09-26 이상명·전소연·정주호

게임올림피아드 수원 2007

E스포츠란 Electronic Sports의 약자로 네트워크를 이용해 진행되는 게임대회 등을 뜻한다. 뿐만 아니라 대회에서 활동하는 프로게이머, 게임 방송국 등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서의 의미도 포함되어 단순한 게임문화와는 또 다른 신문화로 일컬어지고 있다. 새로운 E스포츠 문화와 함께 국내 대회뿐만 아니라 WCG, WEG등 전 세계 게임 유저들을 대상으로 하는 게임대회도 큰 인기와 관심을 모으고 있으며 천안, 광주 등의 지역들도 지역의 특성을 살려 해마다 다양한 E스포츠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그 중 지난 9월 15일부터 9월 16일까지 수원에서 진행된 E스포츠 행사인 <게임올림피아드 수원 2007 & 미래를 여는 학생과학축제한마당>은 어느 지역 E스포츠 축제와 비교해 큰 규모와 원활한 진행으로 수원시민뿐만 아니라 타 지역 시민들도 많이 참가하였다.수원시와 경기도 수원교육청이 주최하고 문화관광부, 정보통신부, 경기도 등의 후원으로 9월 16일 성황리에 폐막된 이 행사는 미래의 고부가 가치 산업인 첨단 게임 산업의 활성화로 지역경제에 기여하고, 청소년들에게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개최된 국내 최고의 E스포츠 행사 중 하나이다. FT아일랜드, 타이푼 등의 인기 가수의 개막공연으로 시작된 <게임올림피아드 수원 2007 & 미래를 여는 학생과학축제한마당>에서는 E스포츠대회, 학생과학축제한마당, 정보올림피아드대회, 로봇레이싱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 등이 진행되었다. 특히 E스포츠대회를 참가하기 위해 대회전부터 전국 각지에서 많은 참가자들이 참가신청을 해왔으며 치열한 온라인 예선을 통해 9월 15일, 16일에 진행되는 본선진출자가 결정되었다. 수원시의 많은 초, 중고교가 참여한 학생과학축제한마당에서는 화학, 물리, 생물, 지구과학 등의 다양한 과학 영역에 걸쳐 ‘파란 장미 만들기’, ‘야광 팔찌 만들기’ 등의 행사가 진행되었다. 또한 개인, 학생, 단체부 등으로 진행된 정보올림피아드 대회는 참가자들의 인터넷 사용에 관한 지식과 활용능력을 평가하는 대회로 정보올림피아드 대회 또한 많은 사람들이 참가하였다.아주대학교가 주관하는 로봇레이싱 행사도 큰 관심을 받았다. 수원시 소재의 초,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 행사에서는 로봇특별교육, 로봇조립체험, 로봇경연대회 등의 프로그램들이 진행되었고 우수참가자에 한해서는 아주대학교 총장상이 수여되어 참가한 학생들의 열성적인 모습도 볼 수 있었다.뿐만 아니라 게임올림피아드 수원 홈페이지(http://www.gosuwon.com)를 통해 진행되는 UCC공모전, 디지털카메라콘테스트 등의 부대행사도 네티즌들의 많은 관심 속에 성황리에 진행되었다.▲이가영

2007-09-20 이가영

강릉단오굿 김명광 전수자를 만나

굿판이 벌어졌다. 평소 쉽게 접하기 힘든 굿판이 크게 한판 벌어졌다. 그것도 의정부 시청 앞 광장에서 무박 2일간 제대로 한판이다. 경기문화재단은 창립 10주년을 맞아 '굿음악제'를 14일과 15일 수원시와 의정부시에서 각각 펼쳤다. 세계최초라 불리는 굿음악제 그 현장에는 굿을 하는 사람도 즐기는 사람도 모두 굿에 빠져있었다. 소리굿 난장의 첫무대를 장식한 '강릉단오제' 굿패. "감자래요"라는 강원도 특유의 사투리도 시작된 '푸너리 예술단'은 무형문화재답게 관객을 굿음악제로 인도했다. 1시간가량 '굿이란 이런것이다'라고 에게 보여준 김명광(53) 단장을 만났다.-제목이 '강릉단오굿'이다. 단오굿이라 불리는 이유가 무언가.단오날 굿을 시작한다는 데서 붙은 이름이다. 음력 4월 5일(단오)에 시작해 5월 4일까지 한 달 동안 굿판을 벌인다. 그 사이 한신제와 신주 빚기 등이 펼쳐진다. 이 굿판은 강릉에서 매년 펼쳐지고 있다. 특히 어느 특정 단체가 아닌 민간인들이 순수 주축이 돼서 펼친다는 것이 특징이다. 역사로 따지면 천년이상 됐다. -굿이란 무엇이라고 보는가.굿은 예로부터 복을 불러온다. 들에서는 곡물이, 바다에서는 생선이 많이 나오도록 비는 것이다. 사업자의 발전을 비는 것도 있다. 사람의 명을 길게하고 복을 불러오는 것이 굿이다. 굿의 종류에는 세습무와 강신무가 있다. 단어그대로 집안의 전통에 따라 세습되는 무가 세습무고 신을 받아서 하는 것이 강신무다. 지역마다 각각의 특색을 담은 굿들이 있지만 공통된 것은 돌아가신 분을 기리고 사람들의 복을 불어넣어 주는 것이 굿이다. -굿을 보면 무당이 추는 춤이 떠오른다. 한바탕 악기도 연주되고 여하튼 소란스럽다. 왜 그런가.소란스러운 것이 굿이다. 춤을 추는 것은 일종의 행위다. 춤사위는 극락왕생하라는 의미다. 춤으로 고인의 넋을 위로하고 이승에 대한 미련 없이 가란 의미도 있다. 그것을 단순히 춤을 춘다는 행위로 보지 말고, 의미를 알았으면 좋겠다. -굿 전수자로 활동하고 있다. 전수는 어떻게 이뤄지나. 원래 굿은 세습무가 했다. 가족에서 전통으로 이어가는 것이다. 하지만 핵가족화로 자녀들이 줄면서 그런 세습무가 많이 사라졌다. 하지만 굿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굿에 대한 관심은 생각이상으로 크다. 배우려는 사람들도 많다. 특히 대학교에서 전통연희 관련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많이 배운다. 굿을 종교적으로 보던 것이 예술의 한 가락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났다. 그래서 그런지 배우려는 사람도 많다. 전수는 강릉에 위치한 단오 문화회관에서 연습실을 두고 있다. -이번 굿음악제는 굿과 음악의 접목이 테마다. 이에 대해....굿도 음악이다. 국악인 것이지 굿이 특별한 것이 아니다. 굳이 구분 지을 필요 없다. 굿은 소리 나고, 두드리고, 추는 것 그 자체다. 예전 농사가 잘 되길 빌었던 농악도 굿이다. 음악제와 굿은 너무 잘 어울린다. 이번 행사의 참가 역시 그런 굿과 음악이 잘 어울려서였다. 물론 주최측인 경기문화재단에도 우리 굿을 배우러 오는 사람들이 있어 그분의 소개로 참가하긴 했지만(웃음). 여하튼 굿판을 벌여 사람들을 만나기 좋은 자리라 참가했다. -'푸더리 예술단'이라는 굿패 이름이 있다. 푸더리가 무언가.강릉단오제의 '체' 이름이다. 가장 먼저 올리는 올림체의 이름을 '푸더리'라 한다. 음악의 전주곡이라 보면 된다. 무언가를 두드러 신께 고한다, 올린다는 의미다. -사람들에게 '굿이란'굿을 종교적으로만 보지 말고, 그 가치를 깊이 새겼으면 좋겠다. 우리 것을 고귀하게 생각해 달라. 우리 음악을 대대적으로 이어갔으면 좋겠다.

2007-09-18 이진호(청소년문화기자)

과거와 현재, 충돌하며 소통하다

그야말로 '난장'판이다. 사람들이 한데 모여 섞여 소리 지르고 춤을 춘다. 술에 거나하게 취한 시민도 제지당하지 않는다. 섞인 건 비단 사람뿐이 아니다. 음악과 음악이 섞이고 정체불명의 몸짓들도 섞인다. 2007년 처음으로 소리 내는 '굿 음악제'의 현장이다.지난 9월 15일 의정부 시청 앞 잔디마당에서 펼쳐진 '소리굿 난장'. 무박2일로 진행된 이번 축제는 종교적 시각으로 바라 본 굿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자정부터 시작된 굿은 전통굿을 재현했다.) 태초부터 우리의 대중예술이며 음악문화였던 '굿'의 의미로서의 접근이었다. 과거와 현재를 잇고 있는 굿. 가무를 즐기는 우리 민족은 신명나는 굿판이 있었기에 세상사에 찌든 마음을 잊을 수 있고 복을 기원할 수 있었다. 종교를 가지고 있다고 말한 강신철(가능동, 18) 군은 "종교랑은 상관없어요. 소원을 비는 게 아니라 일단 굿이라고 하면 신나잖아요! 시끄럽고 산만하고. 그런데 그게 굿의 매력인 것 같아요." 이처럼 종교적 이유로 멀리하기엔 가까운 '굿' 문화는 우리만의 것인 노래방 문화로 이어졌다. 현대인들은 의식으로서의 굿판을 노래방에서 벌이며 거침없이 '살'을 풀어내고 있는지도 모른다.'공연'이 아닌 '난장'으로서의 굿대중이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예나 지금이나 대중예술의 한결같은 고민이다. 굿 음악 역시 그렇다. 죽은 이의 영혼만을 위하는 것이 아닌 산 이들의 복을 비는 굿의 역할. 그중 씻김굿이 그러하다. 사방의 나무지신들의 복을 받자고 기원하며 너울너울 복을 나눠주는 모습에서 관객들은 기쁨을 느낀다. 춤추고 노래했던 관객들 모두 잘 될 거라고 빌어주자 얼굴이 환해진다. 이 얼마나 대중들에게 확실한 자리매김의 수단일까.굿은 그것이 산 이든 죽은 이든 간에 영혼을 위로하는 노릇을 맡는다. 흑인들의 삶의 애환을 노래하던 영가에서 파생된 재즈와의 궁합. 두말할 필요 없는 최고의 앙상블이다. 재즈시나위가 그렇다. 건반악기가 존재하지 않는 굿 음악이다. 악기 속에 피아노의 선율이 흐르자 더욱 박진감 넘치는 즉흥연주가 펼쳐진다. 강하지만 약하고, 여리지만 힘찬 새로운 굿 음악이 탄생되는 순간이다."핸드폰은 끄지 않아도 좋다. 관객과 소통하기 위해 바리게이트도 없앴다. 흥이 나면 같이 노래하고 춤추자." 사람들은 기쁘면 크게 웃고 슬프면 눈물을 흘리며 화나면 소리를 지른다. 그것이 바로 인간의 본성이 아닐까. 그런 본성을 깨우기 위해 굿 음악은 존재한다. '생 음악'에서 찾는 인간의 '생 감정'. 날것으로서의 예술의 진가를 굿 음악에서 찾을 수 있다.문명충돌론과 문명공존론이 존재하는 시대"처음엔 조금 창피했지만 뛰면서 춤추다 보니 정말 신나던데요! 나이를 잊게 될 정도로." 장은혜(의정부2동,43)씨가 웃으며 말한다. 바리게이트 대신 관객이 참여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 놓은 까닭은 이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을 흥겹게 하기 위해 더욱 새로운 '굿 음악'이 탄생했다. 옛 것을 바탕으로 현대와 손잡고 새롭게 대중예술로 발전해 나가는 굿 음악. 새뮤얼 헌팅턴은 서로 다른 문명이 충돌하면서 부정적 효과를 일으킨다 말한다. 그것의 원인은 서로 다른 문화를 가졌음에서 찾고 있지만 지금 한국에서는 문화가 충돌하면서 또 다른 긍정적 하모니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것은 충돌하지 않고 서로 공존하면서 또 다른 대중예술의 장르를 깨우고 있다.

2007-09-18 김인하(청소년문화기자)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구분 없는 사회

지난 8일 토요일 안산문화 예술의 전당 중앙광장에서 자갈치 극단이 마당극 ‘둥글어진다는 것은 낮아짐입니다.’를 선보였다.마당극이 시작하기 전 한 배우가 관객들한테 수화를 가르쳐 주며 마당극을 소개한다. 이 마당극의 제목인 '둥글어진다'는 돌고 돌면 다시 그 자리라는 것이고, 낮아진다는 것은 삶의 이치를 말한다. 그러나 이 제목엔 특별히 정해진 의미가 없다. 관객들이 제목에 의미를 부여할 때 그것이 이 마당극의 의미가 되는 것이다.이 마당극은 뇌성마비장애인과 정신지체 장애인 서로를 도와가며 평범한 사회인으로서의 자신의 목표를 이루는 과정을 마당극으로 풀어냈다. 정신지체장애를 갖고 있는 ‘종수’라는 인물과, 김밥을 파는 그의 어머니, 같이 사는 뇌성마비장애가 있는 형과, 사복지사 ‘복실’이를 중심으로 마당극이 전개된다.처음엔 종수의 꿈 내용으로 아무대사 없이 마당극이 진행된다. 관객들이 “무슨 내용인가?” 하고 마당극에 집중하게 만드는 것이다. 꿈속에선 뇌성마비로 휠체어를 타고 다녀야 하는 ‘형’이 일어나 뛰고, 춤을 춘다. 다음엔 종수와 형의 일상이 그려지는데, 형이 학교 가는 것을 종수가 도와 같이 간다. 그러나 학교 가는 길 횡단보도가 없어지고 육교가 생겨 다른 길로 가야하는 불편함과, 길에 턱이 있어 휠체어를 타고 가기 불편해 주위사람에게 도움을 청하는데 불쾌해 하는 사람, 힐끔힐끔 보다가 도와주고 자기 갈길 가는 사람이 나온다. 또, 지하철을 타는데 공익요원이 몸도 불편한데 사람 많은 출근시간에 나오느냐고 면박을 주는 장면이 나온다. 여기서 현대인이 장애인을 무시하고, 단지 동정 때문에 장애인을 돕는 것이라는 게 확연히 드러난다. 종수의 생일 날. 복실이와, 종수의 어머니는 집에서 파티 준비를 하고, 종수와 형은 엄마의 선물을 사러 백화점으로 간다. 백화점 직원은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앞에서 친절하게는 대하지만, 뒤에선 그 둘이 빨리 갔으면 하는 속내를 보인다. 종수는 어머니의 스카프를 선물로 사고, 자신의 생일날 어머니께 선물을 드린다. 여기선 장애인도 부모님께 효도를 한다는 것을 보여주며, 오히려 현대에 부모님께 무관심한 몸 건강한 사람들보다 장애를 가진 종수가 낫다는 것을 보여준다.이렇게 평범한 일상을 그려 장애인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바꿔주려 만든 마당극은 마지막에 종수는 그렇게좋아하던 '말아톤' 대회에서 일등을 하고, 그들도 우리와 다를 것 하나 없는 한 생명으로 봐주는 것이 그들을 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보여주었다.이 마당극은 장애인들은 공감하고, 비장애인들이 장애인들을 바로 보는 시각을 갖게 하는 그런 마당극이었다.

2007-09-17 황가영(청소년문화기자)

“다 함께 흔들어 Rock & Roll ♫”

지난 8일 안산문화예술의 전당에서 사회적 소수자를 위한 축제가 열렸다. 안산에서는 처음 열리는 더불어 사는 사회 문화제이기에 관심을 가지고 가 보았다. 오후 2시, 별무리 극장에서는 소수자 예술 활동 발표회가 시작 되었다. 남녀노소, 나이 구분 없이 많은 사람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내 주었다. 이 발표회에는 많은 팀(사랑 나눔 국악 봉사단 ‘국악’, 들꽃 피는 학교 ‘난타’, 상록구 노인 복지회관 ‘풍물, 댄스, 한국무용’, 장유진 ‘시낭송’, Eko ‘인도네시아 밴드’, 로레나 ‘볼륨댄스', 고향마을 풍물 동아리 ’영남 사물놀이‘, 사할린 단체 ’합창‘)이 참가하였다. 상록구 노인복지회관 참가팀은 2005년에 구성된 어르신들의 여가 프로그램이다. 풍물, 댄스, 합창, 한국무용 4가지의 분야로 나누어져 있으며 오늘 풍물, 댄스, 한국무용을 공연하였다. 사회자(안산시지역사회복지협의체 장지훈씨)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아요.”라며 “어르신들이지만 정말 경쾌하며 힘이 넘치는 공연이었어요”라고 말하였다. 볼륨댄스를 선보였던 로레나는 필리핀에서 온 여성4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주일에 3.4번 모여 연습하고 있다. 이국땅에서 외로움을 달래고 자신의 끼도 살리며 유익한 시간을 가져보려고 만들었다고 한다. 로레나는 ‘칠리차차’외 1곡을 선보였다. 들꽃 피는 학교의 난타 동아리인 ‘양은냄비와 솥뚜껑’은 2005년 평등가족 페스티벌의 제의로 결성되었다. 양성평등의 날, 환경의 날 등 행사가 있을 때마다 초청공연을 많이 가졌다고 한다. 로레나의 멤버인 네나브러스(36)는 “한국 사람과 결혼하게 되어서 다른 멤버들도 만날 수 있었어요.”라며 “필리핀의 전통 무용을 보여주고 싶어서 취미생활로 즐기게 되었어요”라고 발표회에 참여하게 된 동기를 말하였다. 또한 “연습했던 것만큼 잘하지 못해서 아쉬워요.”라고 아쉬움을 전하였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더 많은 나라가 각자의 문화를 잘 보여줬으면 좋겠어요”라고 작은 소망을 전달하였다. 북한에서 오신 구순복(67)할머니께서는 “남한 사람들의 많은 활동으로 즐겁게 해주셔서 감사해요”라며 “이러한 축제가 자주 열렸으면 좋겠어요”라고 전하였다. 이 축제를 보러 나온 옥은희(37)씨는 “안산에는 외국인이 많이 사는데 그런 사람들을 위한 의미 있는 행사였다”라며 “안산시의 특색을 잘 살려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사회적 소수자라고 하면 신체적, 환경적인 것 때문에 차별, 소외받는 사람들을 말한다고만 알고 있었는데, “다수 속에 속해 있으면서 외로움과 고독을 느끼면 소수자이기에 모든 인간은 소수자”라는 문병하 문화제 조직위원장의 말씀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 주었다. 안산에서는 처음으로 개최된 더불어 사는 사회문화제가 올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개최되어 소수자 문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확산되고 소외받고 차별받는 사람이 없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2007-09-12 전소연

소수자의 '쌩얼'을 보다

지난 8~9일 이틀간 안산 문화 예술의 전당 전시회에서는 다양한 소수자들의 모습을 촬영한 사진과 회화, 또 이주여성과 아이들의 영상과 사진, 장애를 이긴 화가들의 ‘소울음’ 전시회가 열렸다.먼저 성남민족미술인협회 작가들이 기획한 '우리 內 우리 展' 을 돌아보았다. 사회적 소수자들과 함께 호흡하며 살아가고자 하는 예술인들이 공동체의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온 마음을 다해 다양한 소수자들의 모습을 촬영한 전시회다.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이 땅에 들어와 열심히 일하는 이주 노동자들. 우리는 그들을 가난한 나라에서 왔다는 이유로, 우리와 다르게 생겼다는 이유로 그들을 차별하고 소외하지 않았는가? 또 가난한 가족을 먹여 살리려는 이유로 자기 아버지 벌, 할아버지 벌 되는 처음 보는 남자에게 시집와서 낯설은 나라에서 살아가는 이주 여성들. 그들을 촬영하고 초상화를 제작하여 전시회를 가졌다. 홍황기, 김성수 작가는 “이 전시가 끝나고 이들에게 전해질 이 그림들을 멀리 이국에서 온 이들에게 한국에서의 작은 추억거리로 기분 좋은 선물이 되길 바란다” 는 소망을 전시회 한쪽 벽면에 썼다. 전시회장에서 만난 최은경(안산시 상록구)씨는 “우리가 너무 옛날을 잊어버리고 동남아 외국들을 차별하는 태도 등이 아쉽다”고 말했다. 또 유그림(12)양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일을 많이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는 소망을 들려주었다. 기지촌 이주여성과 아이들을 담은 영상과 사진전 은 3D 업종에서 한국인이 떠나간 자리를 메워주는 이주노동자처럼 기지촌 업주들에 의해 한국여성이 떠나간 자리를 대신하는 러시아, 필리핀 등지의 여성들의 일상이 담담하게 전시돼 있었다. 미군을 상대로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려는 이들 여성들의 야망과 슬픔, 그리고 열약한 상황을 감싸 안으려는 뜨거운 동지애가 교차하는 사진과 영상들이었다. 전시회를 기획한 김동령 작가는 “1년 동안 이주 여성들과 신뢰감을 가지고 기지촌에서 상담가로 일하며 그 친구들과 같이 커피도 마시고, 이야기도 나누며 여느 친구들과 다름없이 지냈다”고 한다. '소울음'전은 그림으로 세상과 소통하려는 장애화가들의 그림공간이었다. 소울음의 회장 최진섭씨는 “ 이번 전시회는 소식을 늦게 접해서 새로운 작품을 준비하지 못한 아쉬움과 북부 지역 소외계층들에게 정보가 어두운 점도 많이 아쉽다"며 "하지만 전시회를 준비하며 빛과 소금 같은 역할을 하는 것 같아 뿌듯하다”고 했다.

2007-09-12 이은정

찢겨진 꿈조각 다시맞추기

징소리로 막이 오르고, 불이 다 꺼진 무대에 세 사람만을 향하여 조명이 비쳤다. 여자 한복과 학사복이 걸려 있고 그 옆에는 55세의 박씨, 공장의 작업복을 가지고 있는 최씨, 한국에 돈을 벌려고 네팔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 하도르가 보였다. 2007 더불어 사는 사회문화제의 연극 ‘꿈’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자신의 꿈인 아들의 국가고시 합격을 위해 돈을 벌려고 하는 55세의 박씨는 그 55라는 숫자 때문에 일자리를 얻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최씨는 13년 동안 작업반장으로 일하던 공장에서 쫓겨나고 다시 불러줄 날만 기다리면서 작업복을 가지고 일자리를 구하러 다닌다. 6살짜리 아들이 있는 최씨는 아이를 이웃집에 맡기고 일을 하겠다는 아내와도 부딪치게 된다. 네팔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 하도르는 결혼을 약속한 사라와 결혼하기 위해서 돈을 벌려고 한다. 이렇게 각자 돈을 벌어야 하는 사연을 가진 주인공들은 서울역에서 지낸다. 서울역은 실제로도 실업과 고용의 불안정으로 인해 생겨난 노숙자, 비정규직노동자, 하도르와 같은 외국인 이주 노동자들이 모인다. 그 사람들에게는 서울역이라고 하는 공간은 집과 같은 곳이다. 일자리를 구하다가 밤에는 어김없이 서울역으로 돌아오는 사람들.... 박씨는 돈을 벌기 위해 결국 장기매매를 하고 만다. 신장을 팔아 1000만원이라는 돈을 받아서 집에 갔지만 박씨의 꿈이었던 첫째아들은 국가고시를 포기하고 군대에 갔고 둘째아들은 집을 나가서 소식이 없다. 꿈을 잃은 박씨는 다시 서울역으로 돌아온다. 최씨는 돈을 벌기 위해 술집에 나가게 된다. 최씨의 아내도 술집에 나가서 똑같은 상황으로 쫓겨나는 과정을 극에서는 우습게 표현 했지만 최씨와 그의 아내가 술집에까지 나가게 된 것은 웃을 일만이 아니다.하도르는 회사를 부도내고 도망간 사장에게 1년 동안 일한 돈을 받으려고 찾아다니다가 사라가 다른사람과 결혼한다는 소식을 듣는다. 이 세 사람은 돈을 벌기 위해 끝까지 가게 되었다. 각자 최후의 방법들로 돈을 벌어보지만 결국엔 서울역이라는 곳으로 돌아오고 만다. 결국 안정된 일자리도 얻지 못한 이들이 연극의 마지막부분에서는 인형처럼 춤을 춘다. 사람들은 하나같이 굳은 표정으로 춤을 춘다. 하루하루 똑같이 지나가는 삶을 인형이 춤을 추는 듯한 모습에 비유한 것처럼 보였다. 또 하나의 인상적인 부분은 커다란 이력서를 들고 춤을 추다 이력서를 다 찢어 버리는 모습이었다. 돈 때문에 힘들어지는 세상을 찢어버린것일까? 아니면 자신의 꿈이 찢겨진 것을 표현한 것일까? /청소년문화기자 백규옥(안산 강서고)

2007-09-12 백규옥

'공존'을 느끼다

모두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서 사회적 소수자들은 우리와 다른 존재가 아니며, 그 들만의 개성을 지닌 사람들이다. 지난 8일과 9일 안산 예술의 전당에서는 그들에 의한, 그들과 함께 하는 축제가 열렸다. '2007 더불어 사는 사회문화제' 프로그램 가운데 다문화 음식축제와 야외음악회 ‘상생’을 함께 해 보았다. 4시부터 시작 된 다문화 음식축제는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몽골, 우즈베키스탄의 음식을 즐길 수 있었다. 안산시 국민 복지관의 문화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정명현씨는 “무엇보다 음식을 함께 즐긴다는 것이 다른 나라의 문화를 피부로 직접 느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고 했다. 처음에는 의아해 하며 기웃거리던 사람들도 어느새 독특한 음식냄새에 이끌려 길게 줄을 서고 있었다. 필리핀의 음식을 판매한 네나브러스(36)은 “같은 장소에서 함께 필리핀 음식을 먹는다는 건 정말 기쁘다”라며 함께 즐기는 기쁨을 전했다. 다문화 음식축제가 중앙광장에서 계속 진행되는 사이 5시부터 계단광장에서는 야외음악회 ‘상생’이 시작되었다. 이 무대는 사회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소수자 대표 그룹의 모습을 보며 그들과 공감할 수 있는 장으로 마련되었다. 정윤숙씨의 판소리를 시작으로 5살 피아니스트 유예은 양의 연주가 이어졌다. 선천적으로 앞을 못 보는 유양의 천재적인 피아노 연주는 관중석을 감동의 물결로 만들었다. 뒤를 이어 스리랑카 밴드 Freedom의 공연을 시작되었다. 짬짬이 주말마다 연습한다는 스리랑카 밴드는 팀 이름처럼 어느 팀보다 자유롭고 활기차 보였다. 그 외 가수 김연택씨의 공연과 조미경씨의 아코디언 연주가 이어졌다. 함경도에서 온 조미경 씨는 “의미 있는 공연은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해서 좋다”고 했다. 이어 트렌스 젠더라는 사회적 편견을 깨버리고 당당하게 자신의 꿈을 이루며 활동하는 하리수씨의 무대가 이어졌다. 가수 하리수씨는 “모든 분들이 외국인 노동자들을 비롯해서 사회적 소수자분들을 같은 이웃과 가족으로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근로복지 공단 직장인밴드 ‘블리스 데이’와 맞벌이 부부의 어린이집 친구들의 공연이 ‘더불어 사는 사회 문화제 2007’의 대미를 장식했다. '상생'공연을 지켜본 이슬기(18)씨는 “나와는 조금 다른 사람들을 이해해주며 함께 즐기는 소중함을 알게 됐다”며 “앞으로도 다문화 도시인 안산에서 자주 열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 날 축제를 함께 한 김학천(52)씨는 “세상은 함께 살아나가는 문화 화합의 장이라는 걸 직접 느끼게 됐다”며 다음에도 또 참가하고 싶다는 마음을 표했다.

2007-09-12 이상명

[청소년문화기자] 소수자 마당극 '일곱빛깔 무지개'

빨간색이 없는 무지개를 생각해 본적이 있는가. 노란색이 없는 무지개를 상상해 본적이 있는가. 무지개는 일곱 가지 색깔을 가지고 있다. 여섯 가지 색깔은 어딘가 이상해 보인다. 한 가지 일 때 더욱 그렇다. 무지개의 '빨주노초파남보' 모두 그들만의 색깔을 가진다. 우리들 사회도 그러하다. 각자의 색깔을 가지고 자신의 삶을 그려나간다. 그들의 삶은 그 색깔 자체만으로 빛난다. '소수자'라는 이유로 편견을 받아온 사람들. 그들의 삶을 이해하기 위한 마당극이 펼쳐졌다. 소수자들의 네트워크 축제라는 부제로 열린 행사 한가운데에서 그들의 삶을 유쾌하게 펼친, 극단 현장의 '일곱빛깔 무지개'를 만날 수 있었다. '베트남 처녀와 결혼하세요.'이제는 익숙한 문구다. 우리나라 농촌을 살리기 위해 '농촌 총각 결혼 지원사업'은 실시되었고 저개발국가 여성들이 코리안 드림을 안고 한국을 향했다. 하지만 이후는 아무도 그들을 책임지지 않았고, 책임지려 하지도 않는다. 그 현주소를 곱씹으며 마당극은 관객들과 소통했다.베트남에서 시집 온 '응우엔 티 주엔(주인공, 베트남 처녀)'. 그녀 역시 환상을 쫓아 한국으로 시집을 온다. 하지만 문화차이와 자신을 이해하지 않으려는 남편 때문에 집에서 도망치게 된다. 그녀를 도망치게 만든 그들에게, 그리고 자신을 그저 물건에 지나지 않게 다루는 사람들에게 정리 되지 않는 한국말로 또박또박 일침을 가한다. "나는 물건 아닙니다! 베트남 하늘도, 한국의 하늘도 똑같은 하늘입니다! 그리고 난 똑같은 하늘을 보는 똑같은 사람입니다!"극중에서 그녀를 도우려는 비정규직 청소부, 노숙자, 농촌의 노총각. 실제로 그들은 한국 사회의 소수자들이다. 그들은 무지개 빌딩에 한데 모여 그들의 존재를 서로 확인한다. 물론 그들이 빛나는 무지개임도 관객에게 호소한다. 박상옥 씨(의정부 장암동)는 "베트남 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한국에 오는 외국인들에 대한 편견을 없앨 수 있는 공연 이었다"라고 말하며 같은 사람끼리 왜 그리도 모질고 매정하게 구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공연은 국제 결혼의 허와 실을 고발하며 관객에게 그들의 삶을 이해시킨다. 땀에 젖은 배우들의 연기와 창피함을 무릅쓰고 무대로 나선 시민관객들로 하여금 연극은 '더불어산다'는 말의 의미를 깨우친다. 베트남처녀의 어색한 한국어도, 농촌총각의 구수한 사투리도, 노숙자의 서글픈 노래구절도 공연이 갈수록 귀에 익어가는 건 그런 탓일 것이다. 재밌는 장면도 많았지만 진지하게 연극을 관람했다는 유하나(22·인천) 양은 "이주여성에 대한 사회적 배려 뿐 아니라 정부의 대책이 시급하다. 그들의 2세를 가리키는 '코시안'이라는 단어 역시 차별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든다"며 연극의 소감을 들려주었다. 연극의 영향이기도 하겠지만 시민들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소수자들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음이 느껴졌다. 농촌총각의 자살도, 베트남 처녀의 설움도, 노숙자의 애환도 하루밤의 꿈처럼 사라진다. 모든 배우들이 손을 맞잡고 인사하며 무지개빌딩에서의 하루를 마무리 짓는다. 연극은 이렇게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되었지만사회적 인식이 그같이 되려면 얼마나 걸릴까. 연극을 느낀 사람들은 곧장 축제의 장을 떠나지 않았다. 축제 장소 한 켠에서 다르게 표현하고 다르게 걷는 사람들을 직접 경험했다. 그들의 문자로 소통하고 그들의 다리로 걸어보기 위해 휠체어 면허시험, 수화체험, 점자책 체험으로 연극의 여운을 이어갔다.

2007-09-11 김인하(청소년문화기자)

[청소년문화기자] '공감'했다면 당신이 주인공

"왜 이리 조용하지." 문화제 준비에 한창인 사람들이 너무도 조용했다. 무심코 그들의 조용함에 이상함을 느꼈지만 그들의 손동작을 보고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수화를 통해 그들만의 대화를 나누는 그들을 보는 순간 '소리 나는 것만이 흥겹다'라는 편견이 소리 없이 깨지는 걸 느꼈다. 우리와 다르면 뭔가 이상하다는 편견을 깨드린 그곳, '2007 더불어 사는 사회문화제(사회소수자 축제)'를 찾았다. 경기문화재단과 의정부예술의 전당, 안산문화예술의 전당이 공동주최한 문화제는 올해로 3회째. 지난해까지는 의정부에서만 열렸으나 올해는 안산까지 규모를 넓혔다고 한다. 7일과 8일 양일에 걸쳐 열린 의정부 예술의 전당은 문화제로 약간 들떠있는 듯했다.'문화를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의 하나가 그 나라의 음식을 먹는 것이다.' 예술의 전당 한마당에 펼쳐진 다문화음식체험장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맛있어요." 서툰 한국어지만 사람들의 발걸음을 돌리기엔 충분했다. 태국을 비롯해 베트남, 몽골, 스리랑카, 인도, 싱가포르, 중국 7개국이 각국의 문화를 팔고 있었다. 특히 사람들의 입맛을 당긴 것은 지글지글 향기를 내며 사람들을 이끈 각국의 튀김요리였다. 베트남의 '짜요(고기와 야채를 넣고 튀긴 만두)', 태국의 '카놈크록(쌀과 코코넛을 섞어서 튀긴 음식)', 스리랑카의 '롤스(생선과 야채를 버무려 동그랗게 튀긴 음식)', 중국의 '자오즈(돼지고기, 소고기, 야채를 넣고 튀긴 만두)', 몽골의 '호쇼르(양고기를 넣고 튀긴 음식)', 인도의 '사모사(감자와 야채를 넣은 인도식 만두)' 등 각국의 튀김요리에 사람들은 어느새 그 나라의 문화를 느끼고 있었다. "소스에 찍어드세요." 종이컵에 담긴 소스를 건넨 싱가포르 판매원에게 넌지시 "한국생활 어때요?"라며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쑥스러운 듯 싱가포르 판매원은 도우미로 보이는 한국인에게 대답을 넘겼다. "이주노동자뿐 아니라 외국인 특히 동남아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많다. 박대도 많이 받는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의 물음을 피하게 된다." 우리 대화를 곁에서 듣고 있던 나원식는 "이런 문화제를 통해 그들과 함께 하며 그들을 이해했으면 한다"고 답변을 대신했다. 옆에서 "냉면을 좋아해요"라는 한마디를 수줍게 던진 판매원. 마음은 통하지 않아도 음식은 통한다는 의미가 떠올랐다.이날 문화제의 주제는 '공감'이다. 말 그대로 함께 하자는 것이다. 우린 얼마나 더불어 살고자 했을까. 소극장에서 펼쳐진 소수자예술활동발표회의 타이틀도 '공감'이었다.. 사회자의 소개가 끝나기도 전에 자신의 몸을 끌고 등장한 노작가는 붓을 손에 쥐지 않고 입에 물었다. 때론 발로 그린 그의 그림은 하얀 도화지를 물감으로 채워가기 시작했다. "나는 비록 몸이 불편하다. 그러나 나는 정신이 불편한 것은 아니다. 나는 꿈과 희망이 있다." 사회자의 목소리에 그는 그러함을 보여주듯 붓질을 계속했다. 물론 입과 발로. 어느새 관중의 입에서는 "힘내라", "일어나"라는 말이 그를 응원하고 있었다. 모든 그림을 완성 후에 안 사실은 방두영 작가는 청각장애인이었다는 것이었다. 그에게 힘을 준건 관객의 소리가 아닌 공감하는 마음이었다. 사회자인 박현동(의정부청소년쉼터십대기지)씨는 "소수자에 대한 편견은 누군가가 자기들의 이익을 위해 그은 작은 선이다. 소수자들도 모두 주인공이다. 그들은 모두와 그저 친구와 사람으로 통하길 바라고 있다"며 이날 발표회를 공감해 달라고 했다. '한꿈학교' 새터민 학생들의 핸드벨 연주 무대도 관객의 탄성을 자아냈다. 이국땅의 낯설음을 처음 느낀 그때처럼 그들의 눈빛은 긴장돼 보였다. 하지만 그들의 연주가 끝마칠 때 마다 소극장을 채웠던 박수소리에 그들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다. 핸드벨 소리가 아름답기보다 그들의 마음이 아름다웠다. 시작할 때는 허전했던 좌석은 어느새 박수소리로 가득한 만큼 빈자리가 없었다. 관객들은 장암종합사회복지회관 아이들의 '장암요들송', 의정부 청소년쉼터십대지기 학생들의 '힙합댄스', 가산 이주노동자센터 꼬마들의 '구연동화', 유쾌한 사기 고등학생들의 '마술' 그리고 태국공동체 사람들의 '전통춤'을 함께 즐기며 발표회를 공감하고 있었다. 파주에서 문화제를 보러 온 한 가족은 "소수자에 대해 다시금 바라볼 수 있는 공연이 특히 좋았다"며 "다음에도 꼭 오겠다"는 말을 전했다. 소수는 특별함이다. 이날 문화제에서 내가 만난 그들 모두는 특별한 존재였다. 행사장을 가득채운 외국인도, 장애인도 그리고 시민들 모두 그날의 특별한 주인공이었다.

2007-09-11 이진호(청소년문화기자)

[청소년문화기자] '타임머신 타고 고고씽'

♩♪♬~♩♪♬~안산 청소년 문화의 집으로 가기 위해 안산차량등록사업소 1층에 발을 내딛자마자 가슴을 쿵쿵 울리는 음악소리가 들려왔다. 안산차량등록사업소 3층에 위치한 청소년 문화의 집에서 명랑운동회의 시작을 알리는 음악소리였다. 청군 이겨라~ 백군 이겨라~명랑운동회는 부모세대가 즐겼을 운동회 종목을 청백 팀으로 나누어 아이들이 직접 참가하는 시간이었다. 굴렁쇠 굴리기, 2인3각 경기, 콩 주머니 던지기 등 이제는 추억이 되어버린 운동회 종목에 아이들은 땀 흘려가며 열심히 뛰어다녔다. 이긴 팀은 물론 응원을 열심히 한 팀에게도 점수가 부여되어, 청군 백군 모두 승부와는 상관없이 운동회를 즐겼다. 총 아홉 개의 종목을 마친 결과 청군과 백군의 무승부였다. 결과에 만족하며 서로에게 박수를 보내는 아이들의 모습은 남보다 위에 오르려 아등바등하는 어른들의 세상과 달랐다. 친구와 손잡고 함께 참가한 임예지(13)양은 “ 엄마, 아빠가 했던 놀이를 직접 하니 신기해요.”라며 두 눈을 반짝였다. “집에서는 항상 컴퓨터나 텔레비전을 보며 시간을 보냈는데 오늘은 친구들이랑 뛰어 노니까 정말 재미있어요.” 라는 박미해(13)양은 10․ 11월에도 있을 두 번의 프로그램에도 또 오고 싶다고 전했다. 명랑운동회에 참가한 약 스무 명의 어린이들은 전화(485-1318)와 이메일(1318teenzzang@hanmail.net) 신청을 통해 모인 아이들. 각자 모인 아이들은 이번 운동회를 통해 새로운 친구들과도 쉽게 친해지며 맘껏 뛰노는 기회가 되었다.타임머신 타고 고고싱?안산청소년문화의 집에서는 우리의 부모세대가 어떤 놀이를 하며 자랐을지 아이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타임머신 타고 고고싱~!’이라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과거로부터 현대로 거슬러 올라오며 놀이문화를 체험해보자는 프로그램이다. 전화와 이메일을 통해 신청한 어린이들에게는 ‘타임머신 티켓’이 발행되어 ‘타임머신 타고 고고싱’에 참가할 때마다 도장을 모을 수 있다.안산청소년문화의집에 소속된 청소년운영위원회 ‘한울’이 연초부터 계획에 들어간 이번 프로그램 일정은 총 네 번으로, 명랑운동회가 두 번째 날이다. 지난 6월 9일에는 팽이 돌리기, 공기, 딱지치기 등은 물론 뽑기, 쫀드기, 아폴로를 나눠 먹는 등 그야말로 ‘추억의 놀이’로 아이들을 초대했다. 10월에 있을 게임대회는 스타크래프트, 카트라이더 등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인터넷 게임과 할리갈리, 젠가 등 보드게임대회로 진행될 예정이다.마지막 일정인 11월 동아리 축제는 밴드, 댄스, 마술 등 청소년 동아리가 함께 공연을 펼쳐지며, 현재까지 진행 된 놀이가 부스별로 진행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참가할 때마다 티켓에 받은 도장으로 공기, 딱지 등 장난감을 살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될 것이라고 한다.안산청소년문화의집 청소년운영위원회 ‘한울’의 지도교사 박정화 간사는 “신청인원에 비해 적은 아이들이 모여 실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첫 일정에 참가했던 아이들이 그 이후 이 프로그램을 잊었을 줄 알았는데 처음에 받은 꼬깃꼬깃한 티켓을 가져온 아이들을 보니 무척 뿌듯했다.”고 말했다. 또한 “내년에는 행사를 더욱 확대하고 분야를 세분화시켜서 진행하고 싶다”며 행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07-09-10 김하얀(청소년문화기자)

연극 나마스떼 감상기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평택북무문예회관에서 공연된 연극 '나마스테'는 네팔에서 온 이주노동자 나바라즈가 한국에서 일하며 겪었던 시련과 좌절, 아픔 등을 담은 작품이다. 이 연극은 억울하게 해고를 당한 가구공장 직원 오동식의 등장으로 시작된다. 아픈 아내를 돌보느라 며칠 결근했을 뿐인데 해고를 당한 동식은 공장에 들어와 계속 술을 마시며 신세를 한탄하고 사장을 원망한다. 그런데 그때 공장으로 한 괴한이 나타나 오동식을 밧줄로 묶고 흉기로 그를 위협하기 시작한다. 오동식은 금세 그 괴한의 정체를 눈치 챈다. 그 괴한의 정체는 다름 아닌 오동식의 가구공장 동료 직원이었던 네팔 출신의 나바라즈. 오동식은 놀라며 나바라즈에게 왜 이러한 행동을 하냐며 묻는다. 왜 나바라즈는 공장에서 직장 동료 오동식을 위협했던 것일까? 나바라즈는 네팔에서 대학교육까지 받은 역사 교사 출신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병든 어머니가 있으며 네팔에서 버는 수입만으로는 어머니의 병 치료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머나먼 한국에까지 와서 일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나바라즈의 한국에서의 삶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고국에서는 교사 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난생 처음 하는 공장일이 서툰 것은 당연지사. 게다가 같이 일하는 동료 오동식은 나바라즈를 '깜시'라 부르며 멸시하고 공장일 외에도 청소 따위의 궂은 일을 시키기도 했다. 나바라즈가 피곤해 잠시 쉬고 있을 때에도 오동식은 그가 불법체류자임을 이용해 "말을 잘 듣지 않으면 신고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한다. 설상가상으로 가구공장 사장은 나바라즈에게 반 년 동안 임금도 주지 않았다. 그에 비해 나바라즈가 해야 할 일은 점점 늘어만갔고 나바라즈는 일하던 도중 피곤해 졸다가 한 쪽 팔을 크게 다치고 마는 신세가 된다. 가구공장 사장은 그런 그에게 팔이 부러졌을 뿐이라며 곧 나을 것이라 했다. 하지만 사장 몰래 병원을 찾은 나바라즈는 자신의 팔이 썩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 사실을 사장에게 말했다가 오히려 해고를 당하고 만다. 반 년 동안 일했지만 임금도 받지 못하고 큰 수술이 필요한 산업재해까지 당한 나바라즈는 부당한 처우에 항거하기 위해 인질극을 결심하게되고 때 마침 가구공장에 우연히 있던 동료 오동식을 인질로 삼게 된 것이다. 자신을 인질로 붙잡은 사람이 나바라즈라고 알게된 동식은 우선 나바라즈에게 온갖 욕설을 퍼붓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는 이내 마음을 진정시키고 왜 나바라즈가 자신을 인질로 삼아 위협까지 하게 되었는지 생각하게 된다. 그동안 이주 노동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나바라즈를 괴롭혀왔던 자신의 예전 모습을 떠올리게 된 것이다다. 그 생각에 이르자 동식은 나바라즈에게 사과를 한다. 그런데 나바라즈의 대답은 의외였다. 동식에게 악감정이 있었기 때문은 아니였고 그냥 공장에 우연히 있던 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인질로 삼은 것이라고 했다. 두사람은 공장안에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기 시작한다. 동식의 해고 이야기를 듣고 나바라즈도 자신을 괴롭히기만 했던 그를 동정하기 시작했고 동식 또한 한국까지 와서 일 할 수밖에 없었던 나바라즈의 상황을 이해한 것이다. 둘의 사이가 어느 정도 가까워지자 나바라즈는 동식에게 부탁을 하나 하게 된다. 사장에게 자신의 사정을 말해달라는 것. 동식은 흔쾌히 승낙했고 그 순간 둘만 있던 공장에 사장의 전화가 걸려온다. 사장의 전화를 받은 동식은 나바라즈의 안타까운 사연을 말해주며 그에게 밀린 임금을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사장은 동식의 부탁을 무시한 채 전화를 끊어버린다. 이에 화가 난 나바라즈는 갑자기 몸에 석유를 뿌리며 분신자살을 시도한다. 동식은 곧바로 나바라즈를 말리고 나바라즈는 자신을 말리는 동식에게 "어서 아내가 있는 집으로 돌아가라"고 한다. 동식은 순간 머뭇거렸다. 나바라즈가 걱정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바라즈는 걱정 말라며 동식에게 "나마스테"라며 네팔어로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한다. 이 연극은 나바라즈가 노동에 대한 대가를 받고 고국으로 다시 돌아가거나 동식이 회사로 복귀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끝을 맺는다. 나마스테의 결말이 이렇게 끝나버리고 만 것은 우리 사회 곳곳에 있는 이주노동자들의 대부분이 아직도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고 이에 대한 해결책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는 방증은 아닐까. 다소 어두운 주제를 다루고 있기에 이 연극의 분위기는 대체로 무겁고 심각하고. 하지만 자신을 위협하는 나바라즈에게 동식이 '타임'을 요구하는 장면, 실수로 동식을 다치게 한 나바라즈가 동식을 치료해주는 장면등에는 다소 코믹적인 요소를 가미해 관객들에게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바라즈와 동식 외에도 이 연극에서는 감초 같은 역할을 하면서 상황을 해설해 주는 등장인물 코러스 1'과 '코러스 2'의 감칠맛 나는 연기가 관객들에게 웃음을 주었고 장면이 바뀔 때마다 흐르는 오카리나 연주는 연극을 이국적 분위기로 만들었다. 바라즈는 많고 많은 나라 중 한국에 와서 일하기를 결심한 까닭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한국은 올림픽과 월드컵과 같은 세계적인 스포츠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나라이고 전 세계에 한국인들은 친절하다고 소문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평소 인정이 많기로 소문난 민족중 하나이다. 하지만 같은 피가 흐르는 우리 민족에게만 친절했던 것은 아니었을지. 그동안 우리는 길가에 우리와 다른 인종의 사람이 지나가기만해도 신기한 듯 흘끗 쳐다보고 심지어는 '우리는 한민족'을 주장하며 지나치게 다른 나라 사람, 특정 인종을 멸시해왔었다. 우리 모두는 똑같은 인간인데 국적과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서로를 차별해서야 되겠는가. 차별받는 그들과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본다면 쉽게 그들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몸이 편찮으신 나바라즈의 어머님 얘기를 들으며 크게 공감한 동식처럼 말이다.

2007-08-30 이가영

2007 수원화성국제연극제 - 파랑새를 찾아서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독일 극단 '톤 운트 기르슈엔(점토와 체리)'의 '파랑새를 찾아서(The Blue Bird)'가 수원 장안문에서 공연됐다. '파랑새를 찾아서'는 2007 수원화성국제연극제 초청작 중 유일한 가족극이다. 최근 아동극이나 가족극에 대한 높아진 관심을 반영하 듯, 장안문을 찾은 가족 관객들은 한 시간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기도 했다. 준비된 160석 남짓한 객석을 꽉 채운 후에도 무대 바로 앞쪽까지 관객들이 촘촘히 앉았다. '파랑새를 찾아서'는 벨기에 작가 모리스 메테를링크(Maurice Maeterlinck)의 동명 희극을 바탕으로 연출된 작품이다. 어느 날 가난한 나무꾼의 아들 치르치르와 그의 여동생 미치르는 요정 할머니를 만난다. 할머니는 남매에게 자신의 아픈 딸을 위해 행복을 가져다준다는 파랑새를 찾아달라고 부탁하며, 진실이 보이는 모자를 준다. 남매는 개와 고양이, 빵과 빛의 영혼들과 함께 파랑새를 찾는 모험을 떠난다. 남매는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계신 추억의 나라, 온갖 질병이 있는 밤의 궁전, 인간에 대해 분노를 가지고 있는 숲, 물질적 풍요로움이 무의미함을 가르쳐준 행복의 궁전, 어떤 영혼도 보이지 않는 묘지 등을 지나가지만 파랑새를 찾지 못한다. 결국 남매는 미래의 나라에서 태어나기를 기다리고 있는 파란 아이들을 만난 후에 집으로 돌아온다. 다음 날 아침, 잠에서 깬 치르치르와 미치르는 늘 옆에 있었던 치르치르의 비둘기가 파랗다는 것을 깨닫는다. 남매는 이 비둘기를 옆 집 아주머니의 아픈 딸에게 전해주는데, 그녀는 새를 받고 걸을 수 있게 된다. 그리고는 모두 모여 비둘기를 하늘로 날려 보낸다. 극단 톤 운트 키르슈엔의 '파랑새를 찾아서'는 독특한 가면, 창의적인 소품을 통해 유명해서 진부할 수도 있는 이 줄거리를 독특하게 표현했다. 기괴하기도 하고 유쾌하기도 한 느낌의 가면들은 각 캐릭터의 느낌을 강렬하게 나타낸다. 마치 동화책의 선명한 그림처럼 공연 중에 사용되는 소품들도 창의적인데, 특히 긴 막대에 뿔을 붙이고 천을 늘어뜨려 황소의 모습을 표현한 것과 옆집 할머니의 아픈 딸을 인형으로 나타낸 것이 인상적이었다. '독특한 가면'과 '창의적인 소품의 사용'이라는 두 가지 특징이 가장 잘 나타난 장면은 미래의 나라에서 태어나기를 기다리는 파란 아이들이 등장하는 곳에서다. 아이들은 눈이 두드러지게 표현된 파란색 가면을 쓰고 파랑새 그림이 날아다니는 것처럼 만든 장치를 시연한다. 극 중 대사 없이 진행되는 유일한 장면이며, 가장 기괴하고 신비스런 느낌의 장면이다. 배우들의 익살스럽고 경쾌한 연기는 단연 일품인데, 개와 고양이를 연기하는 배우들은 여러 차례 관객들 사이로 뛰어든다. 관객들은 배우들이 객석을 돌아다닐 때마다 즐거워하며 연방 웃음을 터트렸다. 빵을 연기한 배우와 일인 다역을 소화해 낸 요정 할머니의 익살스러운 표정 연기도 극의 즐거움을 더했다. 파랑새가 달린 긴 막대 소품을 이용해 날아가는 파랑새를 표현한 장면 역시 객석에서 연기되었는데, 어린 관객들은 물론 성인 관객들도 머리 위를 스쳐가는 파랑새에 손을 뻗곤 했다. 아쉬웠던 점은 마치 긴 공연을 짧게 줄인 것처럼, 이야기가 매끄럽지 않고 툭툭 끊어진다는 것이다. 특히 치르치르와 미치르가 한 장소를 거쳐 다른 장소로 이동할 때, 상황의 변화가 갑작스럽게 이루어져서 극의 흐름을 따라가기가 어려웠다. 게다가 상당한 양의 대사에도 불구하고 영어로 공연된 점은 어린 관객들이 관람하기에 다소 어려움이 있지 않았나 싶다. 우리나라의 아동극 또는 가족극과 확실히 다른 분위기를 가진 '파랑새를 찾아서'는 장안문을 찾은 가족 관객들에게 좋은 추억이 되었을 것이다. 행복은 항상 가까운 곳에 있다는 진리를 새삼스럽게 되새기는 순간에 가족들이 옆에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기쁨일지.

2007-08-23 임지혜

2007 수원화성국제연극제 - 나비부인

2007수원화성국제연극제의 벨기에 초청작인 '나비부인(A Propos de Butterfly)'은 실내 공연인데다가 유료 공연이다. 연극제 공연 작품들 대부분이 야외무료공연이라는 점을 상기하면 좀 의아하다. 세 명의 배우와 연출가만이 등장하는 나비부인은 왜 실내에서 공연될까? 이유는 작품의 형식적인 독특함에 있다. 조세 베스프로스바니(Jose Besprosvany)의 나비부인은 저 유명한 푸치니의 오페라를 소재로 한다. 19세기 말 일본 나가사키 항구를 배경으로 하는 오페라 나비부인의 줄거리는 이렇다. 미국 해군중위 핑커톤은 15세의 아름다운 게이샤 쵸쵸상(나비부인)을 아내로 맞는다. 나비부인은 남편의 사랑을 받기 위해 불상을 내버리고 기독교로 개종하기까지 한다. 그러나 핑커톤은 결혼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를 남겨두고 미국으로 떠난다. 나비부인은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3년 동안 기다리지만, 일본으로 돌아온 핑커톤은 미국아내 케이트와 함께였다. 케이트는 나비부인에게 아이를 데려가겠다고 말하고, 남편의 배신과 아이를 넘겨주는 슬픔을 견디지 못한 나비부인은 결국 자살하고 만다. 조세 베스프로스바니의 나비부인에서는 배우들이 장중한 오페라 음악에 맞춰 힙합과 현대무용을 함께 선보이는데 어떻게 보면 다소 이상할 수도 있는 공연이다. 이 어울리지 않을 것처럼 보이는 조합은 푸치니가 나비부인의 캐릭터 안에 담았던 동서양 문명의 충돌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간 핑커톤이 추는 힙합은 건들거리는 걸음으로 형상화되어 매우 우스꽝스럽게 보인다. 미국 권력의 거창한 대의명분 뒤에 숨은 오만함을 희화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 전통 인형극 분라쿠의 인형처럼 분장한 나비부인의 우아하고 진지한 춤은 핑커톤을 더욱 경박스러워 보이게 한다. 세 명의 배우가 출연한다고 했는데, 등장하는 인물은 핑커톤과 나비부인뿐이다. 이상하지 않은가? 사실, 나비부인은 두 명이 연기한다. 그녀 뒤에는 항상 인형사가 서 있는 것이다. 나비부인은 인형사의 손에 의해 꼭두각시처럼 움직이는 인형일 뿐이다. 심지어 나비부인이 자살할 때조차 인형사는 그녀의 떨리는 팔을 칼에 가져다 놓는다. 그녀는 자의를 상실한 존재로 표현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죽음조차 자신의 의지로 할 수 없는... 이러한 설정은 공연 내내 무대 뒤로 비춰지는 영상과 정교하게 맞물려 있다. 연출가 조세 베스프로스바니는 영상을 통해 관객에게 직접적으로 질문을 던진다. '현대극이란 무엇인가?', '극은 무슨 이유로 행해지는가?', '가미가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가미가제는 외부의 침략이 있어야만 존재할 수 있는가, 침략 없이도 존재할 수 있는가?' 질문은 여럿이지만, 그가 묻고 싶은 것은 하나다. '당신은 당신의 의지로 사고(思考)하고 살아가고 있는 것인가?' 나비부인이 죽을 때까지 한시도 인형사의 손을 떠날 수 없다는 점은 이러한 질문에 대한 그의 개인적 해답일 것이다. 그녀는 타인으로부터 죽음을 강요당했던 것은 아닌가? 연극을 보며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연출가가 직접 개입하는 극의 형식이다. 관객들이 공연장에 처음 발을 들여놓을 때부터 공연이 시작되기까지 연출가는 무대 오른쪽 가장자리에 가만히 서있었다. 그리고 극이 중반쯤 접어들었을 때 돌연 극에 개입한다. 갑자기 공연을 중지시킨 그는 "도대체 내가 뭘 하고 있지?"하는 질문을 던진다. 그가 이 질문을 던짐으로써 동시에 관객은 자신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생각하게 된다. 그는 무대 위에 뛰어드는 것뿐만 아니라 무대 뒤로 투사되는 영상에 의해서도 극에 개입한다. 그러면서 극의 줄거리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지 않는 질문들을 끊임없이 관객에게 던진다. 이러한 장치를 '브레히트 기법' 또는 '낯설게 하기'라고 부르는데, 관객에게 그들이 연극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하는 방법이다. 관객이 극에 감정적으로 몰입하는 것을 막고, 주체적으로 극의 내용과 그것이 의미하는 바에 대해 생각하도록 요구하는 것이 이 기법의 목적이다. 이러한 기법 때문에 조세 베스프로스바니의 나비부인은 푸치니의 동명 오페라와는 달리 슬프지 않다. 아니, 오히려 그의 나비부인은 ‘웃긴’ 작품이 되어버리고 만다. 비록 유럽과 다른 문화적 환경을 가지고 있는 한국 관객들은 많이 웃지 못했지만 말이다. 나비부인의 자결 후, 영상 속의 연출가는 말한다. "나는 무용극을 만들었고, 당신들은 그것을 보고 집으로 돌아가며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것이다. 그러나 그게 전부다." 문득 그가 꿈꾸는 것은 잘 만든 한 편의 연극이 아니라, 세상을 변화시킬 ‘무엇’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연이 끝난 후 집으로 돌아오던 그 길, 내 안에서는 확실히 그 '무엇'이 변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2007-08-22 임지혜
1 2 3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