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수복과 떠나는 즐거운산행

 

[송수복과 떠나는 즐거운 산행]강원 평창 금당산

■ 산행지: 강원 평창 금당산(1천174m) ■ 2011년 11월 5일(토)#가을바람 가득한 금당계곡산불을 막기 위해 입산금지령이 떨어진 터라 어느 곳으로 가야할지 방향을 잡지 못하는 발걸음들을 모아 가볍게 떠나본다. 평창군에 의뢰하여 선자령·고루포기산·금당산 정도는 입산이 가능하단 정보를 입수하곤 뒤돌아 볼 것 없이 금당계곡으로 유명한 평창의 금당산으로 4명의 가을 남자들이 길을 나섰다. 강원도는 이미 가을을 지나고 있는듯 나무들은 나뭇잎을 떨구고 겨울을 준비하고 있었다. 가을 나들이 특유의 시끌벅적함 없는 나들이라 좋긴 하지만 가을산으로 떠난 남자들만의 산행이 평창강에 내려앉은 안개만큼이나 마음을 무겁게 한다. 아직은 이른 시각인지라 산허리까지 잠긴 안개 덕분에 폐교인 등매초교를 지나서도 햇살을 전혀 보지 못한채 걷는다. 시골 모습과 어울리지 않는 펜션들이 다소 낯선 풍경을 연출하지만 여러 차례 다녀간 곳인지라 곧 익숙한 지형의 강변길을 앞장서서 걸으며 숲속으로 다가간다. 관광버스의 접근성때문에 이용해왔던 금당산 동편의 고대동 마을 코스를 버리고 서편을 택한 것은 하늘을 가릴 정도로 울창한 숲속 길이 좋아서이며 가장 좋은 조망권을 지닌 왕관바위를 오르기 위해서다.#무분별한 남획에 속수무책인 숲숲속 깊은 곳까지 펜션이 지어져 있어서 산길은 이미 산 길이 아니다. 그래도 산으로 오르는 길이기에 걷지만 여전히 개운치가 않다. 산을 배경으로 들어선 펜션이 그 주인네들은 아름답다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할지는 몰라도 필자의 눈에는 흉물스런 괴물의 흔적으로 밖에 보이질 않는다. 예전의 금당산이 아니기에 씁쓸한 마음으로 산 길을 오르니 답답하기만 하다. 마음이 답답하니 발걸음도 느려지고 도무지 의욕이 나질 않는다. 이런 생각을 뒤로 하고 억지로 수풀이 우거진 임도 방향으로 천천히 오른다. 복잡한 속내를 갖고 오르다 가던 걸음을 멈추게 하는 기이한 흔적이 보이길래 다가가보니 망개나무의 뿌리를 캐기 위해 파놓은 흔적들이다. 여기저기 흩어져서 나뒹구는 망개나무 열매와 미처 캐내지 못한 뿌리가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는 장면을 보고 박윤남(46)씨가 "저거 멧돼지가 그런거 아닐까?"라고 말하니 평소 약초에 조예가 깊은 최창민(51)씨는 "사람이니까 저 지경으로 해놓지. 멧돼지는 먹을만큼만 캐내지만 사람은 안그래…"라고 대꾸한다. 여전히 안개에 묻힌 산허리 속에서 때아닌 자연보호 난상토론을 벌인 후 입막음용 사과를 한입씩 베어 물곤 다시 산을 오른다. 차돌바위를 힘겹게 지나 능선에 다다를 즈음 앞서 가던 박윤남씨가 걸음을 멈추고 한 곳을 응시하기에 함께 걸음을 멈추었다. "저건 나무를 통째로 베어버린거네…", "겨우살이를 벌써 채취하나? 바닥에 잎사귀들이 떨어져있는데…." 일행들이 바라보다못해 다가간 곳엔 수령이 40년 이상은 됨직한 참나무가 통째로 베어진 채로 나뒹굴고 있었다. 어이없는 모습에 아연실색하곤 다들 할 말을 잃은 표정들이다. 이후로도 자신이 먹을만큼의 수준이 아니라 상업적 용도로 임산물을 싹쓸이하는 사람들이 남기고 간 흔적이 여기저기서 발견됐다. #늦가을 정취에 삭막한 고요만 남은 금당산 고스락오를만큼 오르고 나면 나타나는 능선길은 유순하게 정상으로 인도를 한다. 손에 잡힐듯 길 하나를 아래에 두고 동편으로 잠두산(1천243m)과 백적산(1천364m)이 보이며 이어지는 능선을 좀더 남쪽으로 두면 중왕산과 가리왕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길도 보인다. 금당산을 기점으로 북쪽으로 오대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길도 굽이굽이 평창강처럼 이어져 있다. 태기산·회령봉·계방산 등도 모두 가시권에 들어오니 금당산에서의 조망은 가히 손에 꼽을만하다. 참고로 아직까지 금당산을 찾는 이가 많지 않으므로 인공미도 덜하고 자연스런 아름다움이 남아 있다. 대개의 경우 동편의 법장사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다시 동편의 신리로 넘어가기 때문에 평창강이 있는 서편이 상대적으로 오염도 덜 되었을 뿐만 아니라 산길도 청아함이 남아있다. 넓게 펼쳐진 주변 경관을 충분히 즐긴 후 백암동으로 하산하기로 했다. 다소 가파른 구간이 있긴 하지만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그다지 위험하지 않은 코스다. 등산로를 푹신하게 덮어주고 있는 단풍을 밟으며 천천히 여유를 갖고 내려서니 1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됐다. 하산을 마치니 산 정상에서 만났던 바람처럼 을씨년스런 바람이 계곡을 스치고 지나간다. 가을이 지나고 있다. 한 여름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웠던 계곡의 이슬이 따스한 느낌으로 얼굴을 비추고 바람에 날리운 낙엽이 강물을 따라 흘러간다. /송수복 객원기자■ 등산로고대동 ~ 법장사 ~ 거문산 ~ 금당산 ~ 제재고개 (5시간)금당골 ~ 금당계곡 ~ 왕관바위 ~ 금당산 ~ 거문산 ~ 법장사 (5시간)금당골 ~ 금당계곡 ~ 왕관바위 ~ 금당산 ~ 대왕사 ~ 백암동 (4시간) ■교통(서편) 영동고속도로 면온 IC ~ 금당계곡 ~ 등매초등학교(폐교)(동편) 영동고속도로 장평 IC ~ 신 2리

2011-11-10 김종화

[송수복과 함께 전철로 가는 산행]검단산

■ 산행지: 경기도 하남시 검단산(657m) ■ 산행일시: 2011년 10월 1일(토)검단산은 두물머리의 풍경도 그렇거니와 일출의 장관으로 인해 등산에 관심이 없던 이들조차 올라볼 정도의 매력을 지녔다. 검단산은 하남시에서 동쪽으로 솟아 있으며 한강을 사이에 두고 예봉산(禮峰山, 683m)과 운길산(雲吉山, 610m)을 마주 보고 있다. 백제시대 검단선사(黔丹禪師)가 은거했다는데서 유래해 이름이 지어진 검단산, 한성시대 하남 위례성의 숭산(崇山), 진산(鎭山)으로 왕이 하늘에 제사를 지냈을 만큼 신성시 여겨졌던 산이다. 산의 고스락에서 동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북한강과 남한강이 합류하는 양수리의 두물머리와 팔당대교, 팔당댐 등을 조망하기 좋다. 등산로 또한 가족을 동반해 산행하기 알맞고 산행시간도 그리 길지 않아 부담 없이 오르기 좋은 산이다.한편 서울 강남과 강동권에서 접근이 쉬우나 안양이나 수원에서 접근하기 어려운 까닭에 모임장소로 적합하지 않았던 곳이었으나 필자가 거주중인 수원에서 하남을 잇는 직행버스가 운행되다 보니 보다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는 지역이 되었으니 남양주로의 접근도 한결 쉬워졌다. 다만 경기중부권에서의 접근은 아직도 서울을 거쳐와야 하는 수고로움이 아쉬운 부분이다.# 북새통 속을 헤치고 가는 길 두 달에 한 번씩 모임을 갖는 대학 동기들과의 만남을 검단산 산행으로 결정하고 애니메이션 고등학교 앞에서 모이기로 했다. 이른 아침부터 검단산 산행을 앞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는 등산로 입구를 벗어나 보지만 한적함과는 이미 거리가 멀어진 상태다. 그 많은 사람들이 산으로 향하는데 신기하게도 수 없이 나있는 샛길들로 사라지면서 다소 번잡스러움은 해소가 되었다. 정식 등산코스가 아닌 샛길이 이리저리 길을 모았다가 헤쳤다가 하면서 정상으로 향하는 길이 되었으니 당연한 결과다. 검단산 등산코스는 공식적으로 5개가 있지만 수도 없이 나 있는 샛길들로 인해 산이 몸살을 앓는 형국이다. 차량들이 길가를 점령하고 있는 도로를 따라 현충탑에 이르러 조형물 아래에서 등산로 현황을 살피던 필자 곁을 한무리의 등산객들이 지나간다. 기존의 등산로가 아닌 길로 그 무리를 따라 뒤를 잇는 등산객들이 줄을 만든다. 이유가 궁금해지기에 지나던 이를 붙들고 몇 마디 물어보았다. 대답은 간단했다. 기존의 등산로에 계단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산을 보호한다는 명분아래 만든 계단이 가져온 역효과다.# 물 걱정 없는 검단산에서 물 구경하기호국사를 지나면서 완만하던 길이 경사를 더해 간다. 너덜대는 돌길과 소나무 숲길이 만났다 헤어지기를 반복하다 곱돌약수터에 이르러 너른 마당 가운데 나무의자에 걸터 앉는다. 마당 끝에서 나오는 샘에 다가가 한바가지의 물을 떠서 공허한 뱃속을 채워본다. 이마를 벗어난 땀방울이 목을 타고 등을 적실 즈음 검단산 고스락은 느닷없이 다가왔다. 탁 트인 하늘광장에 다다르자 별천지가 펼쳐진다. 팔당호와 팔당댐의 전경이, 특히 가을 하늘과 어우러져 물빛인지 하늘빛인지 구분이 어려울 지경으로 힘들게 지고온 카메라가 유용하게 활약하는 장소다. 신년 해돋이 행사때는 발디딜 틈 없이 사람들로 빼곡한 곳이기도 하며 이른 아침 물안개가 신령스런 기운을 간직하고 피어오르는 장면을 빠짐 없이 볼 수 있기도 하다. # 염원을 담아 쌓아 올린 통일기원탑, 장수탑검단산 고스락에 서있는 정상석 뒤편으로 펼쳐지는 능선에 용마산(龍馬山)이 지척으로 보이지만 3.7㎞의 거리에 있다. 두 개의 산을 연속해서 종주할 경우 유길준 묘 방향으로 올라 검단산, 용마산을 오른 후 하산하면 하남시로 돌아올 수 있고 반대로 광주시 방향으로 갈 수도 있지만 산곡초등학교 방향으로 하산하기로 한다. 하산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우선 곰터 약수터에 이르러 물 맛을 본 후 통일탑과 장수탑을 만나게 되는데 2004년도에 완공한 것이라 한다. 지금은 작고하신 노인의 염원이 담긴 돌탑을 지나면 장수약수터가 나온다. 1시간 10분 가량 하산해 산곡초등학교를 지나면 산행은 끝나게 되며 공용 차고지에서 나오는 버스를 이용해 전철역이나 시외버스가 정차하는 하남시청으로 향하는 것으로 각자의 귀가를 서두른다.※ 산행 안내■ 등산로1 애니메이션 고등학교~현충탑~곱돌약수터~정상~산곡초등학교 (3시간30분)2 애니메이션 고등학교~유길준묘~정상~곱돌약수터~현충탑~애니메이션 고등학교 (3시간10분)3 한국수자원공사~정상~곱돌약수터~현충탑~애니메이션고등학교(3시간) ■ 교통잠실역, 강변역, 천호역~검단산행 수시운행수원~검단산행 1일 6회 운행(50분 소요)/송수복 객원기자

2011-10-13 송수복

[송수복과 함께 전철로 가는 산행]경기 광주 남한산성 ~ 검단산

■ 산행지: 경기 광주 남한산성 ~ 검단산(537m)■ 산행일시: 2011년 9월 17일(토)■ 한양의 동쪽을 지키던 남한산성주말을 맞아 8호선 남한산성역 2번 출구로 쏟아져 나오는 사람들에 떠밀리듯 길가로 올라왔다. 등산복을 입은 사람들과 간편한 나들이 복장을 하고 나온 사람들이 한데 어우러져 길을 걷는다. 이른 아침인지라 다소 쌀쌀함이 감지되는 날씨에도 많은 사람들이 몰려가는 형국이다. 그런 그들과 5분여를 걷자 버스정류장에 다다른다. 9번 버스를 타고 남문로터리 주차장까지 편하게 오르느냐 아니면 발품을 팔아서 남문으로 오르느냐 고민에 빠진다.걷기로 하고 산성유원지 관리소를 지나 남문으로 오르자 휴식공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듯 시민들이 편안한 복장으로 길을 걷거나 운동을 즐기는 모습이다.널따란 산책로가 조성된 남문 가는 길. 하늘을 가린 나무그늘에 아침 햇살이 가리워지고 싱그런 녹음(綠陰)이 아직은 한창이기에 더할 나위 없이 걷기 좋다. 남문으로 오르는 길은 나온 뱃살에 비해 부실하기 짝이 없는 하체를 소유중인 필자와 닮은 꼴을 한 대부분의 가장들이 아이를 앞세우고 큰소리치며 걷기에 알맞다. 길가의 사찰을 둘러보며 쉬엄쉬엄 걸어도 30여분이면 충분한 거리에 남문이 있다.■ 천년의 역사를 가진 산중마을현재 행정구역으로는 경기도 광주시 중부면에 속해 있으며 본성 둘레만 9.05㎞, 옹성과 외성을 포함하면 11.76㎞에 이르는 남한산성은 북한산성과 함께 한양을 지키던 곳이다. 산성내에는 9개의 사찰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10여㎞에 이르는 성곽을 따라 걷는 길은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역사 교과서와 같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 남한산성의 축조와 관련해 학계에서는 2천여년 전 고구려 동명왕의 아들 온조때 쌓은 토성을 신라 문무왕때 다시 쌓아 '주장성'을 만들고 후대에도 여러 번 고쳐 쌓다가, 조선 광해군(1621년)때 본격적으로 축성했다고 한다. 남한산성이 현재의 모습을 갖춘 것은 인조 2년(1624년)으로 기록되고 있다. 최근 극장가에 개봉된 '최종병기 활'의 시대적 배경인 인조 14년(1636) 병자호란때 왕이 이곳으로 피신하였는데, 인조는 오래 버티지 못하고 세자와 함께 성문을 열고 삼전도에서 치욕적인 항복을 했다. ■ 2011년 남한산성은…이런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남한산성은 현재 복원공사가 한창이지만 토착 주민들과의 마찰 또한 만만치 않은듯 보인다. 게다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송신탑과 관련 시설이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어수선한 분위기다. 하지만 시민들의 휴식처와 건강을 위한 산행지로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곳이 아닐까 싶다. 봄과 가을에 꽃과 단풍을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남문길이 으뜸이며 한여름 더위를 피해 계곡을 따라 오르는 동문코스가 그 다음이다. 전반적으로 성곽에서 시내를 바라보는 조망권은 좋은 편이지만 양재대로에서 수서를 통해 대왕교와 산성로터리를 거치는 코스는 탁트인 경관으로 인해 전혀 지루하지 않다. 산성로터리에 즐비한 음식점들 만큼이나 맛집 또한 많으므로 즐겨찾기에 넣어 두기 좋은 곳으로 기억될 것이다. ■ 등산로 거리 : 3.8㎞, 소요시간 : 80분 산성종로(로터리)~북문~서문~수어장대~영춘정~남문~산성종로(로터리) 거리 : 2.9㎞, 소요시간 : 60분 산성종로(로터리)~영월정~숭열전~수어장대~서문~국청사~산성종로(로터리) 거리 : 5.7㎞, 소요시간 : 120분 관리사무소~현절사~벌봉~장경사~망원사~지수당~관리사무소 거리 : 3.8㎞, 소요시간 : 80분 산성종로(로타리)~남문~남장대터~동문~지수당~개원사~산성종로(로터리) 거리 : 7.7㎞, 소요시간 : 200분 관리사무소~동문~동장대터~북문~서문~수어장대~영춘정~남문~동문 /송수복 객원기자

2011-09-22 송수복

[송수복과 함께 전철로 가는 산행]불곡산 ~ 영장산

■ 산행지: 성남 분당, 광주 오포 불곡산(313m) ~ 영장산(413.5m)■ 산행일시: 2011년 9월 3일(토)성남은 크고 작은 산들이 도심을 에워싼 곳이다. 산들이 도심과 인접해 있기에 어느 곳에서 내려와도 전철과 연계가 잘 되어 있다. 성남시계에 위치한 남한산성은 워낙 많이 알려진 유원지이고 강남을 비롯해 수도권 등산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청계산도 걸쳐 있다. 이 곳은 동네 뒷산처럼 쉽게 다가가서 넓고 높게 보고 오길 권하고 싶다. 또 오고감에 불편함이 없는 널찍한 산책로와 같은 길이므로 오가는 이들에게 경쟁심을 가질 필요가 없는 걷기 좋은 길이다.■ 오리역~태재오리역 3번 출구에 내려서면 비슷한 처지의 산꾼들이 모여있다. 들머리는 이미 정해져 있으니 방향만 잘 잡고 걸으면 될 터인지라 한 줄로 서서 앞서간 이들을 따라간다. 분당교 다리를 건너 무지개마을로 접어들어 산행 들머리에 들어서니 6분 정도가 소요됐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하다는 날씨는 햇살이 보이는 위치에선 도통 먹히지 않는 말인지 이마에선 벌써부터 땀이 나기 시작한다. 동네 주민들이 양산을 받쳐들고 지나가는 산책로에 접어들자마자 용인시와의 경계점에 다다른다. 산길을 따라 야트막한 언덕이 줄지어 나타나며 서서히 고도를 올리는가 싶더니 제법 다리에 힘을 줘야 할 구간도 나온다. "어휴 동네 뒷산인 줄로만 알았는데 이런 구간도 있군요"라며 일행을 자처한 염숙현(47·여)씨가 엄살을 부린다. 산행 중에 만난 대부분의 등산객들은 동네 주민들이 압도적으로 많으며 배낭을 갖춰 메고 산을 오르는 이는 보기 힘들다. 등산로에는 각종 운동기구가 즐비한 데다 쉬어가기 편한 나무의자들이 곳곳에서 서둘러 가던 걸음을 유혹한다. 나무그늘 아래로 이어지던 등산로를 따라 한 시간 반 정도를 걷다 보면 처음으로 하늘이 나타나며 곧이어 불곡산 정상이라는 표지석을 만나게 되는데 많은 주민들이 정자에 앉아 망중한을 즐기고 있다. 야간에 왔더라면 도시의 야경을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산행 안내판은 곳에 따라 태재를 가리키다 영장산을 가리키기도 하는데 어차피 같은 방향이다. 무리없이 서서히 고도를 낮추다가 태재로 내려서니 식당과 상가들이 즐비하다. 이른 아침부터 힘들여 싸온 도시락이 괜스레 무겁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도로를 따라 내려가다 편의점에 들러 얼음커피 한 잔으로 몸을 식히고 도로에 나선다. 태재고개를 넘어 분당으로 들어가는 시내버스의 텅 빈 좌석들을 에어컨 바람이 채워주고 있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발걸음을 영장산으로 옮겼다.■ 태재 ~ 영장산 갑자기 변한 것이라곤 등산객들의 수가 확연히 줄었다는 것인데 약간은 어수선하던 등산로가 한적해진 것이 오히려 어색한 순간이다. 다만 열병합발전소의 굉음이 한동안 그 자릴 메워주다 능선 오른편 광주시 방향에서 각종 공사현장의 소음이 분주한 일상을 살아가는 도시민에게 익숙한 소리로 자리를 잡아간다. 태재에서 새마을고개로 이어지는 능선 또한 완만한 길이다. 편안한 쉼터를 제공해 주는 그늘 아래의 나무의자에 아무렇게나 앉아서 쉴 수도 있고 한적해서 좋은 길이다. 능선 오른편으로 한창 건축 중인 주택지를 지나기도 하고 택지조성을 목적으로 토목공사를 끝낸 널따란 부지를 만나면서 비로소 주변을 돌아볼 기회를 얻는다. 고급주택들의 모습을 보던 박형욱(56)씨가 "저 넓디 넓은 집이 있어도 누워 잘 땅은 두 평도 안 될 것을…"이라고 말한 뒤 능선 아래로 깎여 나간 터를 말없이 바라보고 섰다. 고갯마루라고 여겨지지 않던 새마을고개를 지나 서두를 것 없는 발걸음으로 한 시간여를 걸으니 오른편으로 강남300CC 골프장의 모습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골퍼들의 한가로운 모습을 내려다보며 잠시 쉬어가기 좋은 장소다. 영장산은 이곳에서 30분 정도의 거리에 있으나 완만하게만 지나오던 길에 익숙해져서인지 꽤나 솟아 있는 느낌이다. 태재고개에서 6㎞를 걸어와서 만난 영장산은 야탑동과 이매동, 새마을연수원 등에서 올라올 수 있는 등산로가 정비되어 있어서인지 제법 많은 등산객들이 모여 있다. 서서히 지는 해를 안고 이매역 방향으로 내려서기 위해 종지봉을 거쳐 갈 것인지 약수터를 통해 갈보리교회 방향으로 내려설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만드는 구간에 이르러 돌마고등학교 안내판을 따라 내려선다. 두 군데의 약수터를 지나자 성남을 관통하는 고속도로 위를 건너는 육교를 만나게 되는데 산행이 끝나는 지점이다. 갈보리교회와 돌마고등학교를 지나면 수원과 안양, 과천, 서울로 향하는 버스가 연이어 지나간다. 분당 불곡산과 영장산은 수원~분당 간 전철이 개통되면 지금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게 될 산행지로 손꼽히는 곳이다. 남한산성이 지척이므로 불곡산~영장산~남한산성을 잇는 종주코스 또한 권장할 만한 코스다. ※ 산행 안내■ 등산로1. 오리역 - 무지개주공12단지 - 불곡산 - 태재고개 - 새마을고개 - 영장산 - 이매역(7시간)2. 오리역 - 불곡산 - 태재고개 - 영장산 - 갈마치고개 - 검단산 - 남한산성 서문 - 남한산성역(11시간)/송수복 객원기자

2011-09-08 김종화

[송수복과 떠나는 즐거운 산행]구봉대산

■ 산행지: 강원 영월 구봉대산(870m)■ 산행일시: 2011년 8월 21일(일)■ 막바지 피서객들로 가득찬 법흥계곡물 맑고 풍부한 수량으로 유명한 법흥계곡은 사자산 법흥사와 더불어 많은 이들이 찾는 곳으로 백덕산, 사자산, 구봉대산에서 샘솟은 물이 한 곳으로 모여들어 여름철 더위에 지친 이들에게 시원한 쉼터를 제공해준다. 한 해에 약 10만명이 찾는다 하니 강원도 지역에서 가장 많은 계곡 피서객을 모으고 있는 곳이다. 이러한 법흥계곡에서 막바지 피서를 즐기는 사람들이 쳐 놓은 형형색색의 텐트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야영에 대한 기본지식이 생길 지경이다. 해발 824m에 쌓아올린 법흥산성을 오른편으로 두고 계곡을 따라 오르다 법흥사 방향으로 접어들면 2004년도에 건립된 일주문이 덩그러니 서 있다. 그 옆으로 등산로가 정비되어 있어서 구봉대산으로 오르고 내리는 등산객들이 연이어 보인다. 휴일을 맞아 사자산, 구봉대산 산행을 위해 법흥사 주차장으로 관광버스들이 들어차고 있는 가운데 모처럼 화창한 날씨에 개운한 기운을 안고 계곡을 따른다. 예전의 모습과는 다르게 정비된 계곡을 건너 널목재로 오르기로 한다. ■ 법흥사를 굽어보는 9개의 봉우리법흥사를 정면으로 바라보아 왼편으로 보이는 계곡이 절골로 사자산과 구봉대산을 오르기 위해 거쳐야 할 곳이다. 구봉대산은 이 계곡을 건너면서 산행이 시작된다. 하필이면 안내판이 이곳에만 없냐고 투덜거리는 등산객에게 길을 안내해 주며 함께 완만한 계곡을 따라 오르기로 한다. 예전과는 달리 계곡 진입로에 캠프장이 조성되어 있는데 하이원 리조트 측에서 후원하여 조성된 것이라 한다. 누군가와 경쟁하며 오르고 싶지 않은 순초록의 숲길에서 차라리 길을 잃고픈 마음이 간절하다. 하지만 전날까지 비가 내린 까닭에 후텁지근한 습기가 땅바닥에서 오르고 나뭇잎으로 가리기엔 너무나도 강렬한 햇살이 시커먼 머리를 다 태우겠다고 벼르는 동안 몸은 지쳐만 간다. 친절하게도 마지막 계곡이라는 안내판을 보니 물을 떠가지 않을 경우 어떠한 일을 당할지 모른다고 경고를 하는것 같아 비워져 가던 물통을 서둘러 채우고 일어선다. 어디든 그렇지만 계곡이 끝났다는 것은 가파른 오르막만 남았다는 얘기가 된다. 그나마 햇살이 나무에 가려져 다행이라 가슴을 쓸어내리고 보이지도 않는 널목재를 향해 장마에 눅눅해진 이불을 덮고 산에 오르는 것처럼 무겁게 발을 옮긴다. ■ 9봉을 넘으며 지나는 인생길산악회 남성 회원들과 앞서거니 뒤서거니를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널목재에 이르러 숨을 몰아쉬고 앉게 됐다. 남양주에서 온 박승재(55)씨는 "평소 건강에 대해 무관심하다 산악회에 나오면서 제가 얼마나 건강에 대해 무지했는지 알게 되었지요"라고 말한 후 "하지만 피할 수 없는 술자리 때문에 많이 힘들다"고 말을 마쳤다. 연이어 술이 문제라며 하산주도 가급적 줄여 마셔야겠다고 입을 모은다. 널목재에 오르면 일단 힘든 산행은 끝났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아홉 개의 봉우리가 기다리고는 있지만 작은 오르내림만 반복하면 그만인 데다 발아래를 굽어보는 맛에 힘든 줄을 모르기 때문이다. 겨울이면 수많은 등산객들로 붐비는 백덕산(1천350m)을 마주보며 봉우리를 넘어가다 욕심과 현실의 경계에서 확실한 판단을 내려야 할 때가 나타난다. 결코 녹록지 않은 암봉들이 나타나면서 현실적인 우회로와 암봉에서의 스릴 사이를 넘나드는 번뇌를 봉우리마다 쓰인 글귀들을 보며 녹여내야 한다. 어디든 우회로는 있게 마련이라 과감하게 우회로를 택하여 안전한 산행을 하도록 한다. 4년 전 사망사고가 나기도 하였거니와 크고 작은 부상으로 헬기가 동원되기도 하는 곳이니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널목재와 5분도 안 되는 거리에 있는 1봉부터 9봉까지는 사람의 삶과 관련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제1봉 - 양이봉(養以峰) : 아기를 가진 어머니의 마음, 제2봉 - 아이봉(兒以峰) : 자식을 키우는 어버이의 마음, 제3봉 - 장생봉(長生峰) : 부모의 품을 떠나는 두려움을 극복, 제4봉 - 관대봉(官帶峰) : 벼슬 길에 나서기 전 기초를 충실히 다짐, 제5봉 - 대왕봉(大王峰) : 큰 영광과 망각의 사이, 제6봉 - 관망봉(觀望峰) : 인생을 되돌아봄, 제7봉 - 쇠봉(衰峰) : 늙어지는 덧없는 인생, 제8봉 - 북망봉(北亡峰) : 생을 마감함, 제9봉 - 윤회봉(閏廻峰) : 돌고 돌아가는 인생'각 봉우리에 설 때마다 바람이 아래에서 세차게 올라온다. 더운 여름산행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계곡 안부에서 쉴 때 끊임없이 괴롭히던 산모기도 보이질 않으니 살 맛이 난다. 2봉과 3봉을 지나면서 법흥사를 품에 두고 있는 사자산의 자태가 또렷이 눈에 들어온다. 이중환(1690~1752)이 '택리지'에서 "원주 적악산(치악산) 동북쪽 사자산은 수석이 삽십 리에 뻗쳐 있으며 주천강의 근원이 여기다. 남쪽에 있는 도화동과 무릉동도 아울러 계곡의 경치가 아주 훌륭하다. 또 복지라 부르는데 참으로 속세를 피하여 살 만한 곳이다"고 말한 곳도 이곳이다. 골 깊은 산길을 따라 어렵지 않게 정상석이 있는 8봉을 지나 9봉을 넘어 법흥사로 내려선다. 눅눅했던 이불을 바짝 잘 말린 기분으로 음다래기골 계곡에 앉아서 발을 씻은 후 머리 위로 떠 있는 나뭇잎들을 걷어내고 아스팔트 길로 내려섰다. 볕 좋은 날 멍석에 널린 고추를 반질거리도록 닦아내던 것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연방 얼굴의 땀을 닦아내며 법흥사 주차장으로 돌아오기까지 4시간20분이 소요되었다. 가족산행 코스로도 손색이 없는 산행코스다.※ 산행 안내■ 등산로법흥사 - 절골 - 널목재 - 1봉~9봉 - 법흥사 일주문 (4시간)■ 교통영동고속도로 - 중앙고속도로 만종JC - 신림IC - 황둔로 주천강 방향 - 법흥사(간판)

2011-08-25 송수복

[송수복과 떠나는 즐거운 산행]당신의 쿨한 선택은?

"남들이 자는 시각에 이동을 해야한다. 지도를 외우고 외우고 있을 정도는 되어야 한다." 이 이야기는 피서철을 맞아 이동시간을 절약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고 있는 배정숙(안산·여)씨의 이야기다. 휴가 시즌이 다가옴에 따라 동선 그리기에 바빠졌다. 남들과 같이 움직였다가는 꼼짝없이 차안에서 기약 없는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김성원(37)씨는 평소에 외지로 출장을 가기 위해 사용하는 내비게이션이 휴가철 만큼은 대접받기 힘들다고 말한다. 단거리가 되었든 장거리가 되었든 정해진 프로그램에 의해 고만고만하게 길안내를 해주기 때문이다.작년의 경우 대강의 국도를 숙지하고 새벽에 이동하는 것으로 분산효과를 톡톡히 봤다며 올해도 어김없이 새벽시간을 이용하되 4~5시를 주요 이동 시간으로 할 것이라고 한다. 상대적으로 피곤한 일임엔 틀림없으나 낮 동안 차안에서 고생하는 것보다는 낫다는 얘기다.선택은 각자의 몫이다.계곡이나 강, 바다 등 어느 곳으로든 떠나야만 하는 이 시점에 1박 이상의 숙박이 가능한 경기도권의 계곡으로 여러분을 안내하고자 한다. 참고로 모기에 시달리지 않으려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출시되어 있는 모기장을 지참해 보자. 생각보다 유용한 여름 아이템이 될 것이다.'네비의 힘' 빌리지 않고기약없는 여행이 될 수도 있고"고생은 죽어도 싫다"새벽부터 출발하는 여유도…결정은 자유지만'물맑은 양평'은 기다리고 있습니다■ 양평 사나사 계곡(양평군 옥천면 용천2리) 사나사 계곡으로 안내를 받아 가는 길은 "이 길이 맞나?"싶을 정도로 주변이 산과 논, 밭으로 온통 초록 일색이다. 논길처럼 좁은 도로를 따라 용천2리 마을회관을 지나니 비로소 주차장과 화장실 그리고 아담한 관리사무소가 눈에 띈다.입구에 놓여진 봉재산(340m) 등산안내판과 사나사 입구를 알리는 앙증맞은 간판만이 계곡의 시작임을 알려준다. 주차장에서 사나사까지 이어진 계곡 옆으로 차량이 통행할 만한 도로가 있으나 외길이다. 간혹 교행이 가능한 공간이 나오는데 만약 사람이 몰릴 경우 주차로 인해 진입 및 탈출에 상당한 애로가 있어 보인다. 가급적 주차장을 이용하고 도보로 이동하는 것을 권한다.계곡의 규모는 그다지 크지 않으나 울창한 나무 그늘이 계곡을 덮고 있어서 뜨거운 태양을 피할 수 있다. 게다가 사나사 위로 진입을 금지하고 있으므로 수질 보전은 잘되고 있는 편이다. 양평지역의 계곡으로는 수도권에서 가장 가까우며 수량도 제법 많으나 위험구간이 거의 없으므로 안심하고 물놀이를 할 수 있는 곳이다. ■ 양평 중원계곡(양평군 용문면 중원리)중원산(中元山·800.4m)과 도일봉(道一峰·864m) 사이의 계곡을 일컬으며 양평지역 주민들에겐 오래전부터 인기가 있었으나 용문산의 그늘에 가려 있던 곳이다. 등산객들에겐 중원폭포로 유명하지만 일반인에겐 다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까닭에 개발도 늦었다.등산로 입구까지 차량 진입이 가능하고 30여대 정도 주차가 가능한 간이주차장과 화장실이 있지만 마을 입구의 주차장을 이용하도록 하자. 성수기나 주말엔 마을입구 주차장까지 진입하는 것도 곤혹스럽기 때문이다. 최근들어 등산로 입구 주변 계곡에 공원을 조성해 놓아 물놀이를 하거나 간단한 나들이를 하기에 더욱 편리해졌다. 잘 조성된 잔디밭과 수도시설이 있어서 각종 단체에서 등산 겸 야유회 장소로 이용하고 있다. 용문산 방향에서 진입하다 보면 길가로 물놀이를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고 펜션도 많은 편이다.■ 양평 석산계곡(양평군 단월면 석산리)봉미산(鳳尾山·856m)에서 발원하여 석산리를 지나 홍천강으로 흐르는 석산천을 가리켜 석산계곡이라고 한다.석산리 일대에 조성된 유원지에서는 안전한 물놀이를 즐길 수 있으며 가파른 산세의 소리산을 바라보는 맛이 일품이다.석산리가 있는 유원지에는 자연수영장이 형성되어 있을 만큼 안전하다. 모호한 경계로 인하여 석산계곡과 인근의 산음계곡이 혼용되어 불리고 있으나 주변 어느 곳이나 풍부한 수량과 훌륭한 경관을 자랑한다.■ 양평 산음계곡(양평군 단월면 산음리)가평과 양평에 걸쳐있는 봉미산과 늪산(814m)에서 발원한 계곡물이 석산계곡으로 흘러가는 산음천을 산음계곡이라 한다. 산음자연휴양림이 주변에 있으며 소리산계곡으로 더욱 유명하다. 산세가 험하고 가파른 지형의 소리산자락을 굽이 돌아 흐르는 계곡인지라 대개 계곡에 위험성이 많지 않고 주말 낮 동안은 중류에 해당하는 석간수 나오는 지역만 다소 붐비다가 이내 조용해지는 곳으로 밤이면 적막함만 가득한 지역이다.■ 양평 명달리계곡(양평군 서종면 명달리)삼태봉 아래 고즈넉이 자리한 계곡으로 아는 사람도 찾는 이도 많지 않은 오지이다.동네 자체도 한적하거니와 외길로 이어져 있어서 불편한 점도 있지만 의외로 양수리에서 북한강 강변을 따라 형성된 카페촌에서 가까운 위치에 있다.계곡 입구에 해당하는 수입리를 지나기까지 시원한 강변 드라이브를 즐겼다면 이번에는 푸르름 가득한 비포장 산길 드라이브다.통방산(650m) 자락으로 오르는 길가로 시원한 물소리가 이어지며 어느 곳이나 차를 대고 쉴 수 있는 곳들이 나타난다. 개발이 안되어 있는 까닭에 여전히 청초한 아름다움이 남아 있는 문호리, 명달리 일대의 모습에서 자연에 대한 혜택을 톡톡히 누리고 갈 수 있다. 마을 농가에서도 무농약 농사를 지을 만큼 환경에 대해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는 만큼 이곳을 찾는 이들 또한 쓰레기나 오물투기 등 환경문제에 대해 각별한 신경을 써주기 바란다. /송수복

2011-07-28 송수복

[송수복과 함께 전철로 가는 산행] 청계산

청량한 새소리·물소리 교차하는 수종폭포 / 무오사화 겪은 정여창의 피눈물 맺힌 혈읍재신선대 절벽사이 자리한 공터 기막힌 조망 / 대공원역서 능선타고 향토문화 답사 한바퀴■ 산행지: 경기 과천 청계산(淸溪山, 618m) ■ 산행일시: 2011년 6월 4일(토) ■ 산악회: 과천문화를 사랑하는 모임(18명)■ 청계산 깊은 골, 수종폭포(水種瀑布)를 찾아 떠나는 길대공원역에 내려 공원 입구에 위치한 분수대를 찾아간다. 함께 산행하기로 한 '과천문화를 사랑하는 모임(이하 이과사모)'의 회원들을 만나기 위해서다. 흐린 날임에도 많은 이들이 대공원 안으로 빨려가듯 스쳐간다. 그 분주한 걸음들 사이로 멀리서부터 누군가가 반가운 걸음으로 달려온다. 과천시체육회 정재성(53) 사무국장의 마중으로 시작해서 과사모 회원들과 인사를 나누며 청계산 산행으로의 즐거운 발걸음을 내딛는다. 공원의 동문 주차장을 지나 옥녀봉(玉女峰) 방향으로 들머리를 잡고 일행들과 함께 오르는데 몇 주 차이로 산은 온통 푸르다 못해 하늘을 가린채 길조차 막아선다. 그러나 인간의 발길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 사방으로 길을 내어 놓아 산에서 길을 잃을 판이다. 눈 밝은 정재성 국장의 뒤를 따르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의외로 한적한 길이다. 청량함을 더해주는 새소리가 멀어져 갈 무렵 쏟아지는 물소리가 산 속을 가득 메운 폭포 앞에 도착했다. 회원들은 서둘러 준비해온 수종폭포 안내판을 나무에 걸었고 과천시 문화관광해설사로 동행한 지광명(62)씨는 폭포에 대해 설명했다. "갱맹이라고 시흥군 과천읍 막계리에서 가장 큰 동네를 지칭하던 옛말이 있는데 지금의 수종폭포를 당시에는 동쪽에 있는 폭포라고 하여 '동폭포'(東瀑布)라고 하고 '갱매폭포'라고도 불렀지요. 청계산 맞은편 관악산의 문원폭포는 '서폭포'라고 했답니다." 지광명 해설사의 설명이 끝나자 폭포소리를 뒤로 한 채 계곡을 따라 오르기로 한다.■ 정여창의 피눈물이 서린 고개 혈읍(血泣)재계곡길을 오르는 일은 그다지 힘들지 않아서 평상복 차림으로도 다녀갈 만한 곳이었다. 게다가 서울랜드에서 곧바로 올라오는 사람들도 간간이 눈에 띄는데 등산복장이 아닌 자유복장이다. 그만큼 편하게 다가설 수 있는 곳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계곡이 끝나는 지점부터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산길이 가파르게 다가선다. 두 손을 쓸 곳도 없어 마냥 두발로 올라야 한다. 능선에 다다르기 전 멀찌감치 낯익은 얼굴이 눈에 들어온다. 함께 걸어왔음에도 누군지 몰랐다가 뒤늦게야 인사를 나누고 보니 탤런트 김태영(51)씨다. 이후 혈읍재에서 과천서 강력1팀의 나청학 팀장도 합류를 하고 성남시에서 나온 문화해설사도 잠시 신선대까지 동행하기로 한다.한편 조선 전기의 치열했던 당쟁의 희생자로 유학적인 이상 사회를 꿈꾸던 정여창(1450~1504)의 한(恨) 많은 역사를 되짚어 보는 자리로 찾은 혈읍재에서 무오사화(戊午士禍)와 갑자사화(甲子士禍)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조선의 9대 왕인 성종(1457~1494) 시대에 득세를 했던 사림파로서 연산군(燕山君, 1476~1506)이 10대 왕으로 등극을 하면서 세력을 잡은 훈구파에 의해 유배를 당하고 결국 부관참시까지 당해야만 했던 당시의 시대상황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피눈물로 넘었던 혈읍재와 무오사화를 피해 두 번이나 목숨을 구할 수 있었던 청계산의 이수봉 모두 후학이며 정여창과 동문수학한 김굉필(1454~1504)의 외증손 정구에 의해 지어진 이름이다.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마왕굴(麻王窟)이다. 고려말 충신인 조견(1351 ~ 1425) 선생이 샘물로 목을 축이며 쉬어가던 곳으로 인근에 금정수(金井水)라는 샘터가 있다. "이곳 또한 정여창의 은신처로 추정되는 곳인데 주변에 기왓장이며 자기 등이 다수 발견되고 있어요. 앞으로 더 연구 조사해 봐야 할 곳이죠"라며 이남수(54) 뿌리산악회 회장이 어느새 주워든 기왓장과 옹기조각을 보여주고 있다 (뿌리산악회는 2012년 100주년을 앞둔 과천초등학교 총동문산악회다).■ 반공(反空)의 신선대 단애(斷崖)목적지로 삼은 신선대는 이곳에서 5분여 거리에 있는데 위치상으로는 망경대의 아랫부분에 해당한다. 탁 트인 조망도 그러려니와 절벽사이 절묘하게 자리잡은 공터에서 바라보는 조망이 기가 막히다. 멀리 백운산과 광교산 자락까지 손에 닿을 듯 다가와 있는 느낌이다. 발아래 낭떠러지를 두고 작은 공간이나마 소중하게 나누어 앉은 자리에서 "과천의 역사와 향토문화를 보존하고 계승하기 위해 만든 모임인데 청계산 자락에 얽힌 과천지역의 문화를 조금 더 연구해보려 종종 찾고 있는 곳입니다"라며 백장흠(65) 과천 거북이산악회 부회장이 신선대를 찾게 된 과정을 설명해준다.이후 대공원역으로 돌아오기 위해 능선 하나를 타고 내려오는 것으로 산행은 생각보다 쉽게 끝이 났다. 뜨거운 햇살이 잔뜩 달궈놓은 아스팔트 길을 걷는 일만큼 고역이 또 있을까. 그러나 값진 선물을 한 아름 얻어가는 기분으로 대공원역에서의 잠시 만남을 기억한 채 헤어짐의 길을 간다. "어느 카메라회사의 광고문구인데 '기록이 기억을 지배한다'는 말대로 지역의 역사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과사모'를 기억해 달라"는 정재성 사무국장의 말이 귀로를 아쉽게 한다. ※ 산행 안내■ 등산로-대공원역~대공원 분수대~동문주차장~옥녀봉 방향~수종폭포~혈읍재~마왕굴~신선대(3시간)-대공원역~주차장 오른쪽 과천매봉방향~응봉~석기봉~청계산~옥녀봉~대공원관리사무소(5시간)■ 교통-1호선 수원역~금정역(4호선 환승)~대공원역(37분)-1호선 인천역~신도림(2호선 환승)~사당역(4호선 환승)~대공원역(1시간20분)■ 과천문화를 사랑하는 모임과천문화원장을 역임한 현(現) 한국문화원연합회 최종수(72) 회장의 지원에 힘입어 과천시체육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정재성(53)씨가 주축을 이루어 15년 전에 결성하게 된 단체다. 과천 관내 문화유적을 연구 조사하고 있으며 매년 과천시 경계답사를 하고 있다. 현재는 신현희(52·여)대표가 모임을 이끌고 있다.'QR코드' 스마트폰에 담아가세요자세한 여행 정보와 지면에 실리지 못한 다양한 사진들이 펼쳐집니다.

2011-06-16 송수복

[송수복과 함께 전철로 가는 산행] 강원 춘천 삼악산

■ 산행지: 강원 춘천 삼악산(654m)■ 산행일시: 2011년 5월 29일(일)낭만 가득한 추억의 장소 강촌역에 서서….중앙선을 이용했던 사람들이라면 강촌역을 한 번 이상 경험해 봤을 것이다. 깊은 시름에 잠겼던 역사에서 젊은이들의 해방구로 통했던 추억이 아련한 그곳 강촌역은 1939년 역무원이 없는 간이역에서 1961년 들어서 승무원이 근무를 시작한 역사(驛舍)였다. 지금은 현대식 역사가 새롭게 들어서 여행객들을 맞고 있다. 옛 추억의 강촌역으로 가기 위해 새롭게 지어진 경춘선 전철역에서 내리던 날 쏟아져 내리는 사람들 사이로 나의 아버지와 형들의 모습이 아련히 스쳐간다. 비록 세월 속에 익숙지 않은 낯선 풍경으로 변했을지언정 두 손 가득 먹을거리를 든 채로 길을 가는 청춘들을 바라보며 잔잔한 미소가 입가에 저절로 번져간다. 20여분을 터벅거리며 걸으면 구역사를 만나게 되는데 예전에 그려 넣었던 그래피티(graffiti art)가 피암터널까지 이어져 있다. 추억속의 강촌으로 떠나는 길은 언제나 즐겁고 기쁜 일이다.추억의 강촌 아스라이… 기억의 풍경 고스란히■ 등선봉으로 향하는 가파르고 험한 길많은 사람들로 붐빌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오전 9시에 상봉역에서 출발하는 급행전철 안은 등산객들로 발 디딜틈 없이 빼곡했다. 결국 40여분을 꼿꼿하게 서서 갔다. 다리가 아파 배배 꼬이는 몸을 이리저리 뒤척이는 것조차 옆사람에게 민폐인지라 아무 말 못하고 서서 가는 길이 고행 그 자체다. 탈출하듯 내려선 강촌역까지, 이미 산행을 마친 것처럼 온 몸에서 기운이 다 빠져나간 기분이다. 지친 몸으로 버스를 타기 위해 두리번거리다 보니 등산객들을 손님으로 맞기 위해 식당에서 운행하는 승합차량들이 눈에 들어온다. 차량 이동을 원하는 등산객들을 의암댐 매표소까지 태워다 준다고 한다. 승합차의 유혹을 뿌리치고 50번 시내버스를 이용해 구강촌역에 내리는 것으로 내심 합의를 보고 실행에 옮기기로 한다. 한 정거장을 더 갈 수도 있지만 구강촌역을 둘러보는 것으로 산행을 시작하려는 마음에서다. 강촌교를 건너 등선봉으로 오르는 길은 다소 가파른 데다 능선으로 이르는 구간은 암릉지대로 사시사철 사고가 빈번한 곳이다. 잡을 곳과 발 디딜 곳을 설치해 놓아서 주의해서 오르면 문제가 없겠지만 아이들이나 노약자의 경우 이 구간을 피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일단 능선에 서게 되면 보이는 곳에 따라 북한강과 의암호, 붕어섬, 춘천시내 등을 조망할 수 있으며 남쪽으로 검봉과 봉화산이 마주보인다. 젊은이들 해방구였던 舊 강촌역 둘러보고 산행 첫발가파른 등선봉 능선따라 자리한 성터 궁예 축조설 유명하산길 朴 전 대통령 별장이던 삼악산장서 '차 한잔 여유'■ 푸른 꿈 꾸었던 청운봉 아래의 역사삼악산(三岳山)은 삼국시대 이래로 강원도 지역에서 한양으로 향하는 관문 중의 하나로 중요 요충지였던 탓에 크고 작은 전투가 끊이지 않았다. 청운봉과 능선을 따라 성터가 남아 있는 것 또한 이와 무관하지 않다. 산성터에 대해서는 삼국시대 이전의 것이라는 의견과 궁예가 철원으로 도읍을 정한 뒤 쌓은 것이라는 의견이 대립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가장 유력한 전설로 맥국의 성터로 태봉국의 궁예가 왕건에게 패한 뒤 이곳에 패잔병들과 함께 숨어들어 주능선을 따라 5㎞를 축조했다는 설이다. 삼악산의 흥국사는 이 성을 지키는 본영 역할을 하였다고도 한다. 한편 말을 타고 지날 수 없어 내려서서 걸어야 했던 석파령 길엔 산적도 많았다고 한다. 지금은 춘천시에서 조성한 트레킹 코스인 봄내길 '석파령 너미길'로 재조성돼 여행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죽기살기로 넘었던 고개를 현대사람들은 건강을 위해 넘는 셈이다. 비좁은 청운봉 고스락을 지나 암릉을 한 시간여 따르다 보면 삼악산 중 가장 높은 용화봉에 서게 된다. 비교적 한적한 길을 왔다고 치자면 이제부터는 다소 붐비는 등산로가 된다. 많은 사람들이 상원사 방향에서 오른 뒤 등선폭포 방향으로 하산하기 때문이다. 남들과 다른 등산로를 따른 것은 다 이유가 있어서였는데 그것은 1967년도에 건립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별장이었던 삼악산장에서 오미자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기 위함이었다. 오후 햇살을 받으며 그늘막에 앉아 의암호와 댐을 내려다보면서 갖는 시간이 더할 나위 없이 좋았던 옛 기억 때문이다. 애써 하산코스로 잡고 자리에 앉아 나만의 시간을 마음껏 즐겨 본다. 어느새 북한강을 굽어보며 물가를 따라 펼쳐진 은백의 백사장에 어둠이 내리고 곳곳에서 피어오르는 모닥불과 함께 기타 소리에 열창하던 젊음의 목소리가 강변 바람을 타고 들려오는 듯하다. 무엇인가를 놓고 온 듯해 뒤돌아보고 또 돌아보던 강촌을 뒤로 하고 전철에 오르니 술판을 벌인 등산객들이 통로를 점령하고 앉았다. 한때 낭만이던 것이 지금은 추태라 불리니 삼가야 할 행동이다. 산행 안내■ 등산로강촌교 ~ 등선봉 ~ 청운봉 ~ 용화봉 ~ 상원사 ~ 삼악산장 ~ 매표소(4시간30분)상원사 매표소 ~ 용화봉 ~ 흥국사 ~ 등선폭포 ~ 금산사 ~ 등선폭포 매표소 (4시간)■ 교통1호선 수원역 ~ 중앙선 회기역 ~ 경춘선 강촌역 (3시간)1호선 인천역 ~ 중앙선 회기역 ~ 경춘선 강촌역 (3시간)※강촌역에서 상원사 매표소까지 30분 간격 버스 운행■ 주변 볼거리삼악산장 - 1967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별장으로 지어진 건물로 의암호를 내려다보는 경치가 일품이다. 주차장에서 3~5분 거리로 가깝다. 매표소가 있으나 산장출입은 무료다.구곡폭포 - 강촌역에서 4㎞ 정도 떨어진 위치에 있다. 봉화산 자락으로 높이는 약 50m에 달한다. 겨울철이면 많은 클라이머들이 빙벽을 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입장료는 1천600원이며 유원지에서 자전거를 빌려 이동하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다(자전거 1시간 2천원, 휴일 3천원).강촌유원지 - 예전에 비해 다양한 레저활동을 즐길 수 있다. 사륜오토바이, 산악자전거, 번지점프, 서바이벌 게임장 등이 있으며 숙박시설도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다.'QR코드' 스마트폰에 담아가세요자세한 산행 정보와 지면에 실리지 못한 다양한 사진들이 펼쳐집니다.

2011-06-02 송수복

[송수복과 함께 전철로 가는 산행]경기 가평 청우산~불기산

■ 산행지: 경기 가평 청우산(619m) ~ 불기산(601m)■ 산행일시: 2011년 5월 1일(일)[경인일보=송수복객원기자]경춘선이 복선화가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가평이나 춘천으로 산행 계획을 세운다.전철을 타보면 느끼는 점이 노령의 등산객들이 상당수라는 점이 눈에 띄었다. 이번 산행 대상지로 청평역과 그 다음 정거장인 상천역에서 접근하기 쉬운 청우산과 불기산을 연계하는 산행으로 잡았다. 청우산은 여름철 피서지로 유명한 녹수계곡에 가려진 이름이다 보니 잘 알려져 있는 산이 아니다. 그렇기에 사람의 손길이 덜 닿은 곳인지라 잘 보존되어 있는 편이며 등산하기에 어렵거나 위험하지 않아서 가족 나들이에도 손색이 없다. 등산 들머리를 청오사 방향으로 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그러나 청평역에서 조종천 방향으로 접근하는 길을 찾는 것도 좋을 것 같아 그 방향으로 길머리를 잡고 청우산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하산은 상천역으로 할 예정인데 대략 6시간 정도 소요된다.■ 명지지맥의 끝자락 청우산 오르기조종천을 따라 걷다가 도로 옆 청평산장호텔까지 진입한다. 그 뒤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오르면 작은 봉분이 하나 나오면서 걷기 편한 등산로가 나온다. 약간의 오르내림을 경험하고 나서 본격적으로 청우산으로 향하는 능선에 진입하게 되면 솔향기 가득한 잣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처음 이곳을 찾았을 땐 청솔모가 떨군 잣송이가 등산로에 심심치 않게 떨어져 있어서 손이 시커멓도록 잣을 깠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지루할 정도로 심심한 길이다. 오롯이 나무 그늘에 가려진 채 걷는 산길이다. 그나마 봄에 오르면 진달래와 산벚꽃나무의 수수한 꽃들이 간간이 눈에 들어오며 산길에 핀 붓꽃과 갖은 나물을 뜯던 사람들이 두릅 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자루를 동여매고 나온 사람도 종종 볼 수 있는데, 전문가 수준으로 보인다. 산림청은 본인 소유의 산림에서는 임의채취가 되지만 국유림에서 채취하려는 경우에는 입산허가와 임산물 양여 또는 매각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면 산나물을 채취할 수 없게 하고 있다. 산주의 허락 없이 임산물을 채취할 경우 현행법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며 국립공원의 경우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규정을 정해 놓고 있다. 소형버스를 대놓고 전문적으로 나물을 채취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하니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등산객들이 호기심에 뜯는 수준과는 너무나도 차이가 있다.■ 방화선 따라 이어지는 등산로 작년엔가 방화선을 따라 걷다 온 몸을 가시덩쿨에 뜯겨서 고생한 기억이 있는 길에 들어섰다. 청우산 정상을 지나고 헬기장을 지나고 나서의 일이다. 수풀이 우거지는 7월 이후에 이곳을 들어섰다가는 풀에 베이고 가시에 찔리는 수난을 각오해야 한다. 이번 산행에선 그런 일을 당할 염려가 없어서 콧노래를 할 지경이다. 방화선은 길게 능선을 따라 이어지며 명지지맥을 따라간다. 대금산을 바라보고 걷던 길에서 방향을 틀어 동쪽의 불기산 방향으로 능선을 이어간다. 이곳을 산행하며 만나게 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나물을 뜯으러 온 사람들뿐이다. 자루를 손에 들고 메고 얼마나 뜯어 댔는지 한 자루를 가득 채운 사람도 있다. 불기산 정상에 올라서야 등산객을 만났다. 상천역에서 올라왔다는 이들은 곧바로 다시 상천역으로 내려간다고 하기에 동행하기로 한다. 인천 남동공단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는 박국현(57·인천시 남동구)씨가 "가평지역의 산들을 너무나도 좋아해서 봄마다 가평에 와서 산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자주 온다"고 말을 건넸다. 이어 박씨는 "인천에서 오기엔 다소 먼 감이 없지 않지만 그나마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곳이 여기가 아니냐"며 가평지역 산에 대해 애정을 보인다. 불기산 정상에서 상천역으로 가려면 약간 우측으로 나 있는 하산로를 따라야 한다. 잠깐 한눈이라도 팔게 되면 어김없이 가평학생교육원 방향으로 가기 때문이다. 물론 버스를 타거나 걸어서 상천역으로 와도 문제될 건 없다. 봄날의 지독한 황사를 뚫고 지나온 길을 되짚어 보며 '상천역으로 향하던 중 반대방향으로 진행했더라면 다만 얼마간의 먼지라도 녹수계곡에서 씻기라도 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등산로 청평역 ~ 청평산장호텔 ~ 청우산 ~ 수리재 ~ 불기산 ~ 상천역(6시간30분)상천역 ~ 419봉 ~ 불기산 ~ 419봉 ~ 상천역 (3시간30분)■ 교통 수원역 ~ 중앙선 회기역 ~ 경춘선 망우역 ~ 상천역 (2시간 20분)인천역 ~ 중앙선 회기역 ~ 경춘선 망우역 ~ 상천역 (2시간 30분)자세한 산행 정보와 지면에 실리지 못한 다양한 사진들이 펼쳐집니다.

2011-05-19 경인일보

[송수복과 함께 전철로 가는 산행]용문산

■ 산행지: 경기 양평 용문산(龍門山, 1,157m)■ 산행일시: 2011년 4월 16일(토)용문사 앞 수령 1100년 은행나무가 상춘객들 반겨돌밭길·가파른 경사·끝없는 계단 등 '험로의 연속'힘겹게 만난 가섭봉 정상… 도내 4번째 고봉 위용■ 용문산으로 향하던 발걸음 용문사에 멈추고…[경인일보=송수복객원기자]주말에 찾은 용문역은 상춘객들로 가득했다. 용문역에서 30분마다 운행하는 용문사행 버스를 기다렸다가 타는데 택시의 경우 1만원 정도의 요금을 받고 있었다. 봄나들이 등산객들의 형형색색 옷차림이 봄 날씨에 수줍게 고개 내민 푸른 잎과 어우러져 꽃처럼 피었다. 얼마 안 가 친환경농산물 박물관을 지나 한시수비기(漢詩竪碑記) 앞에 발걸음을 멈춰선다. 시비(詩碑)들은 사가정 서거정, 백사 이항복, 화서 이항노, 택당 이식 등 유명인들의 한시들이 주를 이루어 각자(刻字)되어 있다. 그 가운데 겸재(謙齋) 양창석(梁昌錫)의 용문팔경의 머리글을 모아보면 '용문사 새벽종소리, 조계골 열두 여울, 윤필암의 돌아가는 구름, 봉황내의 바람, 칠보산의 아지랑이, 중원산 폭포, 흑천의 어부피리소리, 백운봉의 저녁노을'이다. 용문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여러 차례 화재로 인해 중건을 반복한 용문사 경내로 들어서기 전 은행나무에 관련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수령 1천100년 된 이 나무는 조선 세종(世宗) 때 정삼품(正三品)보다 더 높은 당상직첩(堂上職牒)을 하사받았다. 이 나무는 신라 경순왕(敬順王)의 세자였던 마의태자가 나라 잃은 슬픔을 안고 금강산으로 가는 길에 심었다고도 하고, 또 신라의 고승 의상대사(義湘大師)가 그의 지팡이를 꽂은 것이라고도 한다. 현재는 천연기념물 30호로 지정되어 있다. 한편 용문사는 870년(경문왕 10) 두운조사(杜雲祖師)가 창건했다. 사적기(寺蹟記)에 따르면 936년 태조가 직접 중건했고, 1165년에 의종의 왕명으로 중수했다고 한다. 그리고 중요문화재로는 보물 제531호인 정지국사부도와 경기도유형문화재 제172호인 정지국사부도탑비가 있다. 이외에도 금동관음보살좌상은 지방유형문화재 172호로 등록되어 있다. ■ 명불허전(名不虛傳) 경기도의 제1명산용문사를 출발해 많은 사람들이 오르는 2코스를 향하지 않고 마당바위 방향으로 오르는 1코스로 들머리를 잡고 등산객들과 한 무리를 이루어 움직인다. 1코스와 2코스는 약 30분 정도의 시간 차이가 있으며 2코스가 보다 쉬운 편이다. 오솔길 같던 등산로가 끝나고 평탄치 않은 산행을 예고라도 하듯 길은 온통 돌투성이로 발동작이 부자연스럽다. 몇몇의 사진사들은 진작부터 봄을 맞고 있었던 야생화를 보기 위해 경쟁적으로 계곡으로 내려가 아직도 겨울을 끌어안고 있는 묵은 눈을 헤집으며 야생화를 찾아낸다. 눈 뜬 장님으로 등산로 주변을 돌아봐도 그저 현호색과 제비꽃만 알아보는 눈이기에 종종 걸음으로 그들을 지나쳐 부지런히 길을 따른다. 크지도 않은 마당바위에 실망한 사람들이 옹기종기 앉아 목을 축이며 갈 길을 걱정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남은 1.5㎞가 쉽지 않은 까닭이다. 위험한 구간에는 밧줄이 매어져 있으나 가파르고 험하다. 그렇다고 아주 험한 길은 아니지만 힘든 길이다. 40여분간 숨을 헐떡이며 능선에 올라서 만난 사람은 빙과류를 판매하는 노점상이었다. 잠시 달달한 유혹에 빠지며 쉬어가는 능선길이다. 본격적으로 계곡에서 올라온 보람으로 선선한 바람을 맞는다. 능선길은 계단의 연속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지겹도록 계단의 숫자와 싸워야 하는 까닭에 지겹다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그래도 차츰 푸른 옷으로 갈아입고 있는 자연과 함께 하는 길이라 한걸음 한걸음에 흥이 실리고 기운이 돋는다. 3시간 만에 선 가섭봉 정상에서 바라보는 경치는 경기도에서 네 번째로 높은 산의 위용을 갖추고 있었다. 모두가 발 아래다. 그래서인지 용문산과 관련된 속담도 있는데 옷을 치렁치렁하게 걸친 모양의 '용문산 안개 두르듯'과 여기저기서 한 곳으로 모이는 모양의 '용문산에 안개 모이듯'이 있다. 원래의 용문산은 '미지산'으로 불렸다. 경상, 제주도 방언으로 '미지'는 용을 뜻한다. 이렇듯 용과 밀접한 관계로 불린 까닭에 조선 태조 이성계가 '용이 날개를 달고 드나드는 산'이라 하여 '용문산'이라 칭했다는 설화도 있다. 가섭봉이란 이름으로 등산객을 맞고 있는 용문산이 바람과 함께 안개에 숨고 해거름으로 붉게 물들 즈음 서둘러 하산을 시작한다. 명불허전의 용문산 깊은 계곡의 물소리가 아침보다 한층 힘차게 들려온다.'가섭봉' 이름으로 다시 찾은 용문산. 산의 정상은 있으나 이렇다 할 이름 없이 자리하고 있던 용문산 정상에 세계적인 조각가인 이재훈 선생의 작품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 2009년 12월에 설치된 이재훈 선생의 조형물은 규장각에 소장중인 1882년 발행의 '지평현 여지도'에 용문산 가섭봉이란 표기를 근거로 만들어졌다. 용문산은 2007년 이전까지는 일반인이 출입할 수 없는 금단의 지역이었지만 양평군과 공군 제8145부대가 협의 끝에 개방하기로 하면서 사람들의 곁으로 돌아왔다.■ 산행안내■ 등산로용문사 - 마당바위 - 용문산 - 백운봉 - 세수골(7시간)용문사 - 마당바위 - 용문산 - 함왕봉 - 사나사 (6시간)용문사 - 마당바위 - 용문산 - 1055봉 - 상원사 - 용문사 (6시간30분)용문사 - 마당바위 - 용문산 - 절고개 - 용문사 (6시간)■ 교통▲ 전철 = 수원역 - 중앙선 회기역 - 용문역 (2시간40분)인천역 - 중앙선 회기역 - 용문역 (2시간40분)▲ 버스 = 용문터미널 정류장 - 용문사 정류장 (배차:30분 간격, 소요시간: 20분) 'QR코드' 스마트폰에 담아가세요자세한 산행 정보와 지면에 실리지 못한 다양한 사진들이 펼쳐집니다.

2011-04-21 송수복

[송수복과 함께 전철로 가는 산행] 호명산

■ 옛기억으로 남은 호랑이 울음소리오죽했으면 호명산(虎鳴山)일까. 옛사람들을 벌벌 떨게 했던 '산중의 왕' 호랑이 울음소리가 쩌렁쩌렁 울렸을 것을 생각하면 오싹한 기분이 든다. 경기도에 속해 있으면서 강원도와 맞닿아 있는 가평에는 오지에 해당하는 곳들이 꽤 있다. 그 중에서 대중교통의 발달로 인해 그나마 접근성이 좋은 곳이 청평이다. 주말이면 경춘국도를 따라 도심에서 빠져 나가는 행렬로 북새통을 이루고, 경춘선 기차에 몸을 실었던 청춘의 추억들이 고스란히 남은 청평에 최근 전철이 개통, 등산객들의 발걸음까지 가세해 가평군 전체가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대부분의 등산객들은 호명산을 오르기 위해 청평역에서부터 산행들머리를 잡는다. 대학생들의 MT 장소로 유명한 안전유원지를 가로질러 조종천 둑방에서 잠수교를 건너는 것으로 산행은 시작된다. 강변 산행의 특징으로 인해 몸풀기 운동을 하지 않고 오를 경우 가파른 오르막에서 다리에 쥐가 날 수 있기에 산행전 5분 정도는 몸을 풀고 오르는게 좋다. 초보자나 가족 동반시 가급적 서두르지 말고 신체적으로 적응을 할 수 있도록 천천히 올라야 한다.전망대에 오르기 전까지 이렇다할 조망이 없기에 다소 지루할 수 있지만 봄을 맞아 꽃을 피우기 시작한 생강나무 꽃과 산수유꽃으로 위안을 삼는다.산행 들머리에서 30분 정도면 전망대에 도착을 하게 되는데 청평댐을 내려다 볼 수 있도록 조성된 곳이다. 가슴을 열고 강바람을 맞으며 잠시 숨을 돌리고 난 후 호명산으로 향하는 길에 서면 지금껏 걸어온 길보다 가파른 등산로가 기다리고 있다.■ 명지지맥의 끝자락 호명산 한북정맥에서 귀목봉으로 갈라져 나온 능선이 40여㎞를 달려 호명산에서 솟구치고 난 후 북한강과 조종천의 합수지점에서 끝을 맺는다. 청평역에서 산행을 시작하는 것은 그 끝의 한자락을 오르는 것이다. 당연히 가파를 수밖에 없는 길이다.하지만 호명산의 정상에 서는 것으로 그 수고로움은 끝을 맺고 비교적 안온한 길이 이어진다. 정상에서의 조망은 청평댐을 내려다보며 그 너머로 화야산 뾰루봉과 용문산을 볼 수 있으며 서북쪽으로 깃대봉, 축령산, 서리산이 한 눈에 들어온다. 북쪽으로는 청우산, 대금산이 지척이고 그 뒤로 명지산과 화악산 등 경기도의 고봉들이 펼쳐져 있다.커다란 정상석의 위용이 호명산의 이러한 분위기를 잘 반영해 주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곳에서 하산을 할 경우 대성사 방향으로 하거나 올라온 길을 더듬어 내려가는 것도 한 방법이긴 하나 급경사인데다 단조로운 산행이 될 수 있으므로 호명호수로 방향을 잡는 것을 추천한다. 완만하게 이어지는 능선길을 따라 걷다보면 이렇다할 표지석 없는 기차봉을 지나 수리봉에 이르게 되는데 국내 최초로 양수발전용으로 건설된 상부저수지인 호명호수가 있는 곳이다.청평역서 전망대 향해 '강변산행' 봄꽃 환대속 30분 워밍업…가파른 코스 수고로움도 경기도 고봉들 펼쳐진 정상서 위로…호명호수 둘러보며 하산…상천~복장리 구간 드라이브 강추…■ 가평의 하늘연못 호명호수 즐기기지난 2008년도부터 개방한 호명호수를 보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데 현재는 매년 3월부터 11월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에 맞춰 개방하고 있다. 일반 차량으로는 호수 아래에 위치한 주차장까지만 올라갈 수 있다. 주차장과 호수를 왕복하는 셔틀버스가 20분 내외로 운행되고 있다. 청평터미널에서도 1시간 간격으로 호수까지 운행하는 마을버스가 있으므로 상황에 맞게 이용하면 된다.상천리와 복장리를 잇는 10.8㎞의 도로 또한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로 각광을 받고 있기에 상천리에서 차량으로 주차장까지 오른 후 버스로 환승해 호명호수를 둘러보고 복장리로 내려가기도 한다. 하산은 제방이 끝나는 지점에서 큰골 능선으로 접어들면 상천역으로 이어지며 좀 더 긴 코스를 타려한다면 기념탑 뒤로 이어진 능선을 따라 주발봉에 이른 후 가평역으로 내려서면 된다.■ 산행지: 경기도 가평 호명산(虎鳴山, 632.4m)■ 산행일시: 2011년 4월 3일(일)■ 산행 안내■ 등산코스청평역 ~ 전망대 ~ 호명산 ~ 대성사(2시간30분)청평역 ~ 호명산 ~ 호명호수 ~ 우무내골 ~ 대성사(3시간30분)청평역 ~ 호명산 ~ 호명호수 ~ 큰골능선 ~ 상천역(4시간30분)청평역 ~ 호명산 ~ 호명호수 ~ 주발봉 ~ 가평역(6시간30분)■ 교통 수원역 - 중앙선 회기역(환승) - 경춘선 망우역(환승) - 청평역 (2시간30분)인천역 - 중앙선 회기역(환승) - 경춘선 망우역(환승) - 청평역 (2시간30분)'QR코드' 스마트폰에 담아가세요자세한 산행 정보와 지면에 실리지 못한 다양한 사진들이 펼쳐집니다.

2011-04-07 송수복

[송수복과 떠나는 즐거운 산행] 추읍산

■ 산행지: 경기 양평군 추읍산(趨揖山, 583m)■ 산행일시: 2011년 3월 22일(화)양평에서도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추읍산은 지리적으로도 용문산의 유명세에 밀려 홀대받던 산이었다. 하지만 중앙선의 개통으로 원덕역을 통해 보다 손쉽게 다가갈 수 있는 산이 된 지금, 추읍산은 등산객들이 꾸준히 찾고 있는 산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용문면과 개군면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추읍산은 용문산을 읍(揖)하고 있는 형상이라 추읍산이란 이름을 갖게 되었다 한다. 한편으로 칠읍산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산의 정상에서 7곳의 고을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산행은 원덕역에서 우선 두레마을 방향의 흑천을 건너는 것으로 시작한다. 흑천은 덕촌리와 마룡리에서 흐르는 물이 연수리에 이르러 큰 물줄기를 만들었는데 바닥에 검은 돌이 깔려 있어서 물빛이 검게 보인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흑천을 건너는 잠수교를 지나 두레마을로 접어들면 삼림욕장으로 향하는 길이 이어져 있다. 이 길을 따라 오르면 삼림욕장이 나오고 그 뒤로 등산로가 형성되어 있는데 갈수록 점입가경인 북서릉길이다. 왜냐면 보기와는 달리 경사가 급하고 능선에 다다를수록 바위지대가 발길을 더디게 하기 때문이다. 진입로 마중나온 검은물빛 '흑천'정상서 만난 고래산 손에 닿을듯하산길 붙잡는 남한강 조망 으뜸매년 4월초 산수유 황금물결 절정■ 확 트인 조망으로 사방이 시원한 정상"이거 이거 만만하게 봤는데 힘이 드는 산이네…." 이른 아침 산본에서 전철을 타고 왔다는 김인철(54·군포 산본)씨 내외가 앞서가던 걸음을 멈추고 한참이나 쉬면서 내뱉은 말이다. 다소 좋은 햇살의 봄날이라 그런지 반팔 차림으로 산행을 하면서도 몹시 험한 비탈길로 인해 힘에 부쳐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뒤로 하고 다리에 힘을 주고 앞서나가 본다. 등산로를 인위적으로 조성하면서 걸리적거리는 잡목과 조망을 위해 능선의 나무들을 베어놓은 모습을 보며 정상에 올라서니 2시간을 조금 넘기는 시간이 소요되었다.눈앞으로 한강기맥의 일원인 용문산과 중원산, 도일봉이 보이고 여주군에 속한 고래산도 손에 잡힐 듯 가까운 거리에 있다. 앵자봉과 양자산이 서쪽 지평선을 맡고 있으며, 남쪽으로 치악산의 자태도 눈에 들어온다. 남한강의 제멋대로 구불거리며 흐르고 있는 길고 긴 강줄기를 바라볼 수 있는 조망 또한 추읍산이 주는 즐거움이다. ■ 매년 4월 초 '개군 산수유축제'가 열리는 추읍산 일대정상에 서면 계절별로 하산코스가 달라질 수 있다. 한여름이라면 시원한 물놀이를 위해 삼성리 방향으로 하산을 할 것이고 봄이면 추읍산 남서쪽 내리와 남동쪽의 주읍리 일원으로 하산하는 것을 추천한다. 추읍산자락에서 자생하는 수령 400~500년의 산수유나무 1만5천주에서 피어나는 산수유꽃이 만들어 내는 노란 물결의 아름다운 자태를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매년 4월 초에 열리는 '개군 산수유축제'와 '추읍산 등산대회'가 얼마 남지 않았으니 많은 등산객들과 상춘객들이 추읍산을 찾게 될 것이다. 양평군에서 개설해 놓은 '희망볼랫길'의 1코스인 용문역에서 원덕역으로 이어지는 대강의 윤곽을 그리다 질마재를 거쳐 삼성리 방향으로 서둘러 내려선 후 흑천을 끼고 도는 시멘트길을 따라 원덕역으로 회귀하는 것으로 산행을 마친다. ※ 산행 안내■ 등산로원덕역 ~ 두레마을 ~ 추읍산 ~ 질마재 ~ 삼성리 ~ 원덕역(4시간)원덕역 ~ 두레마을 ~ 추읍산 ~ 두레마을 ~ 원덕역(3시간)원덕역 ~ 공세리 ~ 산수유마을 ~ 등골 ~ 섬실고개 ~ 용문역(4시간30분)■ 교통1호선 인천역 ~ 중앙선 회기역(환승) ~ 원덕역(2시간 30분)1호선 수원역 ~ 중앙선 회기역(환승) ~ 원덕역(2시간 30분)희망볼랫길은 용문역에서 시작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으나 1코스인 용문역 ~ 원덕역의 경우엔 반대로 진행해도 무난하며 추읍산 정상을 지나도 된다. 4월 초에 열리는 '개군 산수유축제' 장소를 두루 지나는 1코스는 18㎞에 이르는 길이다. 걷기 편한 길이므로 가족과 함께 걸어도 무난하며 천천히 걸어도 4시간이면 충분하므로 추천한다.'QR코드' 스마트폰에 담아가세요자세한 산행 정보와 지면에 실리지 못한 다양한 사진들이 펼쳐집니다.

2011-03-24 송수복

오솔길따라 배우는 여유 '비좁은 정상' 도심을 품다

■ 산행지: 군포시 수리산(475m)■ 산행일시: 2011년 3월 5일(토)[경인일보=송수복기자]성남시의 남한산성, 가평군의 연인산(1천68m)에 이어 2009년도에 세번째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수리산 일대는 도심속 나들이를 위한 시설을 보다 완벽하게 시민들에게 지원하고자 주차장, 화장실, 방문자센터를 올해 말까지 조성하고 있다. 2012년부터 야생화증식원, 산림체험장, 습지체험원, 수생식물관찰로 등을 추가로 설치해 이용객들이 체험학습을 통해 자연과 친숙해질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자연을 지키고 숲을 배우는 공간'이라는 조성목적을 갖고 3개의 공간에 생명이 숨쉬는 숲, 건강이 넘치는 숲, 배움이 가득한 숲 등의 테마를 가진 학습 및 휴식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는 바 탐방객들의 의욕여하에 따라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 제공이라는 의미에서 크게 기대할 만하다 하겠다. 각각의 등산로 또한 전철을 이용해 접근하기 편리하며 악천후시 탈출도 용이한 까닭에 가족 나들이에 제격이다.■ 1호선 명학역에서 시작한 산행비교적 한산한 명학역에 내리자 비슷한 복장의 사람들이 한 곳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인근의 마트나 김밥집에 들러 식사준비하는 등산객을 뒤로 하고 성결대학교, 성문중고등학교 방향으로 도로를 따라 오르다 오른편의 산길로 접어들자 번잡한 도심에서 갑자기 벗어난 모양새다. 서서히 높아져 가는 오솔길에 쌓인 눈만큼 머리가 흰 노객들이 눈에 많이 띈다. 좁은 산길에서 앞서가는 게 눈치가 보여 머뭇거리자 "어여 앞으로 가요"라고 하시며 일부러 길을 내어주신다. 감사하다는 말을 남기고 관모봉까지 도망치듯 달려간다. "양보와 여유의 미덕을 배워야 할텐데…" 속으로 생각하며 오른 관모봉은 지나온 길에 비해 다소 많은 사람들로 인해 어수선한 분위기다. 직장 단체와 가족 산행객들, 동호인 단체 등이 마구 뒤엉켜 비좁은 정상에 가득찬 모습이다. 관모봉에서의 조망은 태을봉보다 좋은 편이어서 북쪽으로 삼성산(478m)과 관악산(629m)이, 동쪽으로 의왕시의 모락산(385m) 너머로 청계산에서 백운산, 광교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한 눈에 들어온다.뒤이어 오르는 등산객들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충분한 조망을 즐기지 못하는 아쉬움을 뒤로 한 채 태을봉으로 뻗은 능선길로 내려선다. ■ 수리산 으뜸봉인 태을봉계절의 영향으로 인해 다소 질퍽대는 태을봉에 서자 조망은 한물 건너간다. 별도의 데크가 마련되어 있어서 일부러 품을 팔아야 멀리 시화호까지 내려다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뿐 별다른 매력이 없는 곳이다. 하지만 태을봉에서 슬기봉으로 이어지는 구간은 지금까지의 등산로와는 확연히 다른 형태로 다소 위험스런 구간이 이어진다. 물론 우회로가 적절하게 있어서 구태여 암릉을 타지 않아도 되지만 스릴있는 산행을 즐기는 등산객들은 칼날처럼 솟은 암릉을 회피하지 않는다. 산본역이나 수리산역을 통해 올라오거나 내려설 수 있는 무명봉을 거쳐 군사시설을 우회하는 터널을 지날 즈음이면 암봉인 수암봉(398m)이 손에 닿을 듯한 거리에 있다. 대부분의 등산객들은 이즈음에서 군사도로를 따라 병목안 시민공원으로 하산을 한다. 안양역을 통해 서울이나 수원으로 가는 교통편이 좋기 때문인데 수암봉의 빼어난 조망을 감안하면 아쉬움이 남는다. 행정구역상 안산시에 속하는 수암봉은 수리산 전구간에 걸쳐 가장 빼어난 조망으로 압도적인 사랑을 받는 곳이다. 수도권 외곽순환도로와 서해안 고속도로의 기하학적인 모습과 물왕저수지를 바라보다 334.7m의 무명봉을 거쳐 병목안 시민공원으로 하산하는 것으로 산행을 마친다.※ 산행 안내■ 등산로명학역 ~ 관모봉 ~ 수리산(태을봉) ~ 슬기봉 ~ 수암봉 ~ 병목안 시민공원 (4시간)산본역 ~ 슬기봉 ~ 태을봉 ~ 관모봉 ~ 명학역 (3시간)수리산역 ~ 슬기봉 ~ 수암봉 ~ 병목안 시민공원 (3시간)■ 교통1호선 명학역, 4호선 산본역, 수리산역1호선 안양역, 안산역 (버스로 환승)'QR코드' 스마트폰에 담아가세요자세한 산행 정보와 지면에 실리지 못한 다양한 사진들이 펼쳐집니다.

2011-03-10 송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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