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수복과 떠나는 즐거운산행

 

[송수복과 떠나는 즐거운 산행]강원 인제 방태산

# 3둔 4가리 난을 피해 살만한 곳으로 알려진 방태산내린천의 푸른 물빛에 신록의 푸르름이 내려앉고 물안개가 구름처럼 피어오르는 계곡을 건너 한껏 푸르른 숲으로 들어가자니 어디선가 낯선 짐승 하나가 툭 하고 튀어나올것만 같다.하늘을 가린 나뭇잎 사이로 간신히 햇살이 그 흔적을 남기고, 발걸음을 옮기기가 망설여지는 이곳은 온갖 야생식물이 숨쉬는 자연박물관이다. 수많은 식물의 먹이사슬 위로 다양한 생명체가 삶을 이어가는 곳에 난(亂)을 피해 사람들도 목숨을 이어가도록 터전을 마련해 주었다. 그곳을 3둔 4가리라 하여 살둔(生屯), 달둔(達屯), 월둔(月屯)의 3둔, 인제군 기린면의 아침가리, 적가리, 연가리와 홍천군 내면의 명지가리를 4가리라 한다. '둔'(屯)의 뜻은 산 기슭의 편평한 땅으로 몇몇의 사람이 숨어 살만한 곳이다. 또한 '가리'는 계곡 안쪽의 땅으로 한나절 정도 밭갈이를 할 수 있는 너른 곳을 일컬으니 어쨌든 두 곳 모두 사람이 살아가기에 부족함이 없는 곳으로 정감록에서 꼽아 두었다 하나 녹록지 않은 산골살이를 하던 곳에 현대화된 건물들이 들어서고 매연을 뿜고 기름띠를 흘리는 사륜구동의 차량들이 계곡을 건너다니는 지금의 모습에서 옛 기록은 그저 한때의 흔적으로만 남았으니 고요한 산중의 휴식은 언감생심이런가 싶다. # 식물살이 하기 가장 좋은 땅"오랜만에 만나서 이야기 나누며 걸어볼까?" 친구로부터 걸려온 전화에 계획들을 뒤로 미루고 소형버스에 몸을 싣고 도시를 벗어나면서 차창밖을 바라보니 참으로 고운색의 초록빛에 눈의 피로가 사라지는 듯하다. 잠깐 조는 듯 싶더니 어느덧 홍천을 거쳐 개인약수 방향으로 길을 들어서는 버스를 산불감시원 노릇을 하고 앉았던 동네 노인들이 가로막고 선다. 산나물을 채취하지 말아달라는 당부였는데 여전히 몰지각한 사람들이 몇 푼 안되는 양심을 팔고 있나보다. 소형버스로 지나는 계곡길은 곡예를 하듯 오르고 내린다. 먼지 풀풀 날리던 그런 옛길은 사라지고 멋스런 포장으로 말끔하게 길을 내 놓았기에 손쉽게 개인약수 들머리의 산장인근까지 들어가 비로소 땅을 밟게 만들어 놓았다. 개인약수 산장에서 오르는 길은 완만하게 산책하듯 계곡물소리를 벗삼아 오르면 되는데 40여분 정도면 충분하다. "단맛 없는 사이다 같은 약수도 암약수가 있고 숫약수가 있다"며 호들갑 떠는 친구에게 물 한 바가지를 떠주며 입을 막아 놓고보니 마치 '천상의 아리아'를 듣는 듯한 산새 소리가 머릿속을 날아다닌다.# 정상석 없는 정상에서 한 눈에 넣기 어려운 너른 품약수터 좌측의 마른 계곡안부를 따라 오르는 길로 접어들자 제비꽃이 얼굴을 내민다. 가던 걸음을 멈춰 설수록 더 많은 세계가 보이는 법. 복수초, 노란 앵초가 음지식물인 뱀고사리와 함께 지천으로 피어있고 능선에 가까워지면서 백합과의 '박새'풀이 군락을 이루어 널렸다. 재래식 화장실의 살충제로도 쓰였던 독초다. 박새풀의 군락을 지나 5분여를 더 가면 배달은석과 주억봉을 잇는 능선 삼거리에 다다르게 된다. 봉오리만 맺은 철쭉과 이미 만개한 진달래가 어우러진 능선은 지금껏 올랐던 펑퍼짐한 육산의 체면을 벗어던지고 과감하게 바위를 드러내어 사방의 조망을 마음껏 뽐내고 있기에 북쪽으로 멀리 설악산의 주능선들을 감상하기 좋은 곳이다. 주말임에도 오가는 이가 없는 한적한 능선 길을 걷자니 흥이 절로 난다. 산행시간도 길고 마냥 오르다 내려가야만 한다는 평판으로 인해 산악회로부터 소외 받기 때문인데 오히려 그런 인식이 호젓한 산행을 만들어 주고 있었다. 능선삼거리를 지난지 1시간 30여분이 지나서야 주억봉 정상에 섰다.# 한낮에도 어두운 적가리골주억봉에서 구룡덕봉 방향으로 내려서다 만난 삼거리 이정표에서 발걸음을 잠시 멈추어 주변에 널린 쓰레기들을 손을 모아 주워본다. 사람의 손길이 닿기 쉬운 탓이리라. 아무런 제재없이 옛 군사도로를 따라 오르는 차량과 사람들로 인해 주변 환경이 황폐해지고 심지어 관광버스로 실어 나른 사람들로 인해 나물이며 약초며 주변을 초토화 시킨 일도 있었다 하는데 그 폐해를 눈으로 보게 되는 곳이다. 인제군 산림조합측에 문의한 바 2009년 7월까지 생태복원을 위해 공사를 마칠 예정이라 하고 군사도로의 차량 통행 또한 철저히 차단할 것이라 하니 붉은 민둥머리의 구룡덕봉이 푸르른 머릿결을 가질 수 있는 날을 기대해도 좋으리라 본다.도로를 따라 10여분을 더 내려오면 왼편의 안내판을 따라 적가리골로 내려설 수 있도록 안내를 해준다. 고래등처럼 너른 능선을 두고 흡사 밀림과 같은 계곡으로 접어드니 한낮의 햇살이 모두 가려져서 시원하기 그지없다. 한시간여를 내려서자 계곡의 물소리를 접하게 되는데 한모금의 물을 마시기 위해 내려선 계곡에는 한기가 서려 손이 시릴 정도다. 높이 10m의 이폭포와 3m의 저폭포가 있는 휴양림 부근까지 하산하는데 걸린 시간은 대략 1시간 40분 정도 되었다. 산행 날머리에 위치한 휴양림은 하루쯤 묵고 싶은 충동이 이는 좋은 경관속에 위치하나 깊은 골은 해가 쉬 지는 법. 서둘러 버스에 올라 방태산이 아름다움 그 이상의 삶이 순연히 존재하는 곳으로 남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보며 햇살에 반짝이는 내린천을 따라 바깥세상으로 나아간다.■ 등산로휴양림~적가리골~지당골~방태산~주억봉~대골~주차장 (4시간 30분)휴양림~매봉령 삼거리~구룡덕봉~방태산~대골~매표소 (6시간)미산리~용늪골~깃대봉~배달은석~방태산~지당골~적가리골~휴양림 (6시간)■ 교통자가용: 분당-홍천-철정-상남-방동2리 (미산리)대중교통: 홍천-인제(상남)-현리-방동2리

2009-05-21 송수복

[송수복과 떠나는 즐거운 산행]충북 괴산군 악휘봉

# 백두대간에서 한발 빗겨 서있는 악휘봉희양산에서 대야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은 그야말로 어려움의 연속이다. 잦은 바위지대도 그렇거니와 암벽의 위용이 여느 구간과 확연히 차별이 되기 때문이다. 악휘봉은 백두대간 능선에서 한발 빗겨서 있는 봉우리로 종주자들도 빼어난 풍경을 구경하기 위해 일부러 발품을 파는 곳이기도 하다. 그만큼 아름다운 경치가 일품인 까닭에 많은 산악회들이 마분봉과 악휘봉을 연결하는 코스를 선택하여 종종 정체구간이 생길 만큼 인기가 높은 곳이다. 가장 선호하는 코스로는 은티마을에서 출발하여 마분봉을 지나 악휘봉을 오른 후 입석마을로 하산하는 것인데 현재 입석마을 앞으로 도로가 포장이 되어 현재는 차량을 통제하고 있지만 앞으로 입석마을을 하산 코스로 잡을 경우 도로 밑을 관통하는 터널을 이용해서 입석마을로 내려와야 할 형편이다.# 산악인들의 영원한 쉼터 은티마을은티마을에 들어서면 백두대간의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왼편으로 이만봉, 희양산, 구왕봉 등 백두대간이 감싸안은 은티마을은 다양한 산행의 시작점이 된다. 찌그러진 양은 주전자가 멋스레 걸려있는 작은 상회 처마에 수많은 표식기들이 달려있어서 얼마나 많은 산객들이 지나갔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왼편의 과수원 밭으로 질러 가는 길로 방향을 잡는다. "여기는 길이 여러갈래라 조금만 신경을 안쓰면 엉뚱한 곳으로 가기 일쑤라니깐요." 전수길(44) 등반대장이 앞서가는 사람들에게 뒤따라 올 것을 당부했다. 조팝나무꽃의 향기가 가득한 산길을 따라 줄지어 오르는 길이다. 일제말기까지 도공들이 거주하며 도자기를 굽던 터를 지나며 푸르른 숲이 더욱 강렬하게 푸르게 변하는가 싶더니 이윽고 파아란 하늘을 열어 놓는다. # 한눈에 보이는 황홀한 절경에 감탄사만 연발설렁설렁 마음 놓고 편하게 걷는 길에 오르내림이 이어지더니 어느새 은티재다. 다시 이어지는 오르막에 서서 가야할 능선을 겨우 조망하니 하얀 속살의 바위지대. "바위구간에서 작년도에 사고가 있었다고 하던데 회원들이 안전하게 지날 수 있도록 신경 좀 써주세요." 유기동(52) 회장의 당부가 무전기를 통해 집행부에 전달된다. 고사목이 바라보는 희양산의 자태도 그렇고 구왕봉의 푸르름이 배낭을 내려놓게 할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다. 점심식사를 하기위해 다시 이동을 하던중 만나게 된 작은 비석 하나. 작년 4월에 10여m를 추락하여 사망사고가 난 자리에 놓여진 작은 대리석이 주의를 당부하고 있는 모양새다. 안전이 최고임에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 천하절경의 악휘봉 장성봉에서 오른 이들도 악휘봉과 갈라지는 지점에 배낭을 내려놓고 악휘봉을 다녀오고 있었다. '입석바위'라고도 하고 '촛대바위'로도 불리는 바위 하나가 우뚝 서있다. 촛대바위를 지나면 5분도 안되어 악휘봉 정상에 서게 되는데 너른 바위로 이뤄져 있어서 여러사람이 함께 앉아 쉬어가기 알맞은 곳이지만 내리쬐는 햇빛은 어쩔 도리가 없다. 남쪽으로 펼쳐지는 백두대간과 멀리 속리산의 모습이 멋지게 눈에 들어오고 서쪽으로 작은 군자산의 능선과 악휘봉 너머의 칠보산 자락이 시원스레 펼쳐져 있는 모습을 한눈에 담아갈 수 있는 최고의 전망터다. 사방으로 거칠 것 없는 조망에 이어 한참이나 떨어져야 바닥에 닿을 듯 염려스러운 암벽에 매달린 밧줄을 잡고 내려서니 까마득한 암벽이 가로막고 서있다. 힘겹게 밧줄을 잡고 오르니 고생스레 오른 보상을 해주는 듯 또 다른 세상의 풍경에 넋을 놓아 버릴 지경이다. "이렇게 멋진 곳인지 몰랐는데 정말 아름답네요. 이걸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이영주(30·여) 등반부대장의 말에 무언의 공감으로 고개를 끄덕일뿐 다들 배낭을 내려놓고 해바라기 노릇을 하고 앉았다. 그렇게 한참을 쉬었어도 마냥 더 있고픈 곳에서 내려서면 오른편의 (북쪽 방향) 사면을 따라 내려서게 되는데 급경사로 이뤄져 있어서 조심스레 발을 옮겨야 한다. 30분 정도의 거리에 계곡의 물소리를 들을 수 있고 식수로도 이용이 가능하다. 하산에는 50분정도가 소요되는데 새로운 도로가 건설되어 있어서 앞으로 어떻게 하산로가 바뀔지 현재로서는 알 도리가 없지만 예전처럼 입석마을 회관으로 하산하는 옛길을 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등산로·은티마을 ~ 은티재 ~ 장성봉 삼거리 ~ 악휘봉 ~ 입석마을 (4시간 30분)·은티마을 ~ 마분봉 ~ 장성봉 삼거리 ~ 악휘봉 ~ 입석마을 (4시간 30분)▶ 교통 ·영동고속도로 ~ 중부고속도로 ~ 괴산IC ~ 은티마을

2009-05-07 송수복

[송수복과 떠나는 즐거운 산행]서울 도봉구·경기 고양시, 북한산 인수봉

■ 산행지: 서울·고양시 북한산 인수봉 (810.5m)■ 산행일시: 2009년 4월 11~12일 (토·일요일)■ 산악회: 경기도 등산학교 (39명)■ 삼각산(?), 북한산(?). 난데없는 이름 싸움에 휩싸인 수도권 명산서울시 성북구와 고양시가 산 이름을 놓고 한바탕 할 태세다. 백운대·인수봉·국망봉을 일컫던 삼각산으로 부르자는 성북구와 북한산 그대로 사용해야 한다는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중이다. 그러잖아도 사람들로 북적여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는 산중과 산 아래가 같은 양상이다. 연일 많은 일반인들이 찾는 백운대와 달리 인수봉은 암벽등반 교육과 함께 장비를 착용해야만 등반이 가능한 봉우리다. 한국의 등산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역사의 장이며 등산교육의 메카로 자리한 동양 최대의 단일한 화강암 재질의 인수봉을 경기도 등산학교 강사·학생들과 함께 올랐다.■ 햇살에 눈부신 이른 아침 인수봉다음날 등반을 위해 야영 또는 비박(Biwak:독일어로 산에서 텐트를 사용하지 않고 지형지물을 이용하여 하루를 지내는 일)을 하고 있는 인수봉 아래 북한산 하루재 고개에 오후 10시에 올라섰다. 다음날 아침 서둘러 장비와 물을 챙겨 작은 배낭에 넣고 서둘러 인수봉 하단에 도착했다. 다른 조들은 이미 암벽 중하단에 있는 오아시스라는 곳에 올라 있고 2조가 인수 B 코스를 오르기 위해 대슬랩(크고 넓은 바위) 부분을 통과중이다. 첫 번째 피치(여러 사람이 매달리거나 앉아 쉴 수 있는 지점)에는 이미 선등자와 몇몇 등산학교 학생들이 있고 다음 차례로 오르는 민관식(46)씨가 발을 떼며 대각선 방향으로 오르기 시작한다. 한발 한발 신중하게 손톱 끝으로 바위를 긁으며 떨어지지 않으려 애쓰며 10여분만에 첫 피치에 올라선다. "올라와보니 다른 세상이 펼쳐지네요." 첫피치에 올라선 민관식씨가 비로소 여유를 찾으며 웃어 보인다. 첫 피치에 도착하니 2조 강사 중 10년 이상 국가대표로 활약한 한국 대표 여성클라이머 김현정(여·41)씨가 눈에 띈다. 그 사이 이영탁(38) 강사는 두 번째 피치로 오르는 중이다. 인수B 코스 중 가장 어려운 구간인 항아리 크랙(crack:바위의 갈라진 틈)에서 잠깐 머뭇하더니 이내 오른다. 그 과정을 지켜보던 학생들은 표정이 하나같이 굳는다. 그러나 등산학교 학생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여성인 이부용(여·57)씨는 오히려 씨익 웃는다. "까짓거 오르면 되는거죠. 발바닥이 간질거리는 아찔한 것도 다 즐거움인데요.뭐."■ 작은 공간, 큰 기쁨 '테라스'세 번째 피치 등반을 마치자 여럿이 모여 앉을 수 있는 넓은 테라스(terace·암벽에서 작게 튀어 나온 부분)가 보인다. 각자의 배낭에서 꺼내놓은 간식거리로 여유를 가져본다. 김현정 강사는 "테라스에서 쉴때 반드시 주변 돌멩이가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당부를 잊지 않는다. 암벽 등반시 반드시 헬멧을 써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위에서 떨어지는 돌멩이는 바위와 부딪히며 회전력을 얻으면 무서운 흉기로 돌변한다. 필자도 지난 1988년 오아시스 부근서 상단의 등반자가 건드린 책가방만한 바위가 엄청난 굉음을 내며 떨어지면서 무수한 파편으로 튀어 바위에 바짝 붙어 피했으나 오르던 사람들 중 몇몇이 맞아 심각한 부상을 당한 것을 본 적이 있다.■ 안전 등반, 안전 하강 6피치로 나누어 등반을 시작한지 6시간만에 정상에 선 2조 강사와 학생들이 하강을 기다리던 중 민관식씨가 배낭에서 한가득 먹을거리를 꺼내자 한바탕 난리가 난다. "백운대에서 인수봉을 바라보며 저 사람들은 무슨 생각으로 저길 올랐을까하고 궁금했었죠. 하지만 암벽등반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안가졌어요." 학생장을 맡은 송재선(56)씨가 인수봉 정상에서 백운대를 바라볼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며 감격에 겨워 말한다. 백운대 배경 단체사진을 찍은 뒤 유승조(44) 강사와 류기헌(52) 책임강사가 학생들의 안전한 하강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인다. "하강은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다들 장비 확인하고 챙겨주세요." 류기헌 강사가 거듭 당부하며 자일을 아래로 내린다. 마침 아래에는 김덕진(52) 경기도등산학교 학감이 직접 나와 안전 하강을 지시하느라 무전기에서 입을 떼지 못한다. 오전 7시 시작한 등반은 오후 4시를 넘겨서야 끝이 났다.※ 경기도 등산학교기초·정규·동계원정훈련반 구성… 건전한 산악문화 보급에 최우선27차 수강생들과 함께 오른 인수봉은 그간의 경기도 등산학교 교육과정에서는 없던 것이다. 새롭게 구성된 집행부와 강사들이 심혈을 기울여 명품 등산학교로 거듭나기 위해 경주하고 있는 노력의 일환으로 등반을 잘하는 등반기술자를 양성하기보단 건전한 산악문화 보급을 위해 다양한 교육과정을 선보이고 있다. 주말을 이용한 6주간의 교육과정은 정규종합반이며 기초반과 동계원정훈련반도 편성되어 있다. 정직·투명·안전·상호간의 인격존중을 최우선으로 하는 강사들이 안전하게 교육과정을 수료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므로 등산을 제대로 배우기엔 더할 나위없이 좋은 여건이다.학교장 양위석, 학감 김덕진, 교무 백기영, 간사 박은영, 문의:(031)247-9977

2009-04-23 송수복

[송수복과 떠나는 즐거운 산행]충북 단양·제천 가은산

# 청풍호반의 다양한 아름다움을 지나는 길남제천 IC를 벗어난지 채 10여분이 지나지 않아 청풍호를 내다보는 본격적인 창밖구경이 시작되었다. 호숫가로 도열하며 서 있는 벚나무가 이번 주말 본격 만개해 충주호 수몰 전 문화재를 옮겨 놓은 망월산 기슭 청풍문화재단지와 청풍문화마을에서 벚꽃축제가 열린다 하니 주말 가족나들이로 괜찮을 듯싶다. 굽이굽이 호숫가를 끼고 돌다 정방사(淨方寺) 입구를 지나 작성산, 동산의 산행 들머리인 성내리를 지나자 인공암장과 번지점프대 등 청풍랜드의 여러 시설물이 한눈에 들어온다. 버스가 한굽이를 더 돌자 새로운 모습으로 단장중인 청풍교의 위용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명미하고 아름다운 풍광을 즐기려 서둘러 산행준비를 마친 일행들이 주차장 건너편의 산행들머리로 접어들자 시원한 바람과 봄날의 따스한 햇살이 한가득 가슴을 채운다.# 풍류가 별것이더냐, 유람선 노랫가락이 발걸음을 돋운다.'중부내륙의 바다' 충주호를 가로지르는 유람선의 노랫가락에 흥겨운 산길로 접어들었다. 옥순봉과 마주하며 잔잔한 호수의 물빛과 윤슬에 눈이 부신 발걸음인지라 부산을 떨지 않게 되는 길로 둥지봉 방향 V자 모양의 '새바위'가 시선을 끈다. 20여분 가벼운 걸음 끝에 만나는 사거리에서 오른편으로 내려서면 새바위와 둥지봉(406m)으로 가는 길이다. 어느쪽으로나 가은산에 닿지만 북쪽의 전망암 방향으로 곧장 오르는 길을 따랐다. 기암과 노송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어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각기 다른 풍경으로 다가온다. "아침햇살이 구담봉과 옥순봉의 그림자를 청풍호에 만들어 더욱 운치 있는 산행을 만들어 주네요"라며 후미를 따르던 김영민(49)산악이사가 가리키는 곳을 보니 단양팔경중의 하나인 옥순봉이 깊이를 알 수 없는 검푸른 청풍호 위로 솟아 있다. "남자들이 저를 여자로 보질 않아서 힘들거나 어려운 구간이 있어도 도와주질 않는다니깐요"라며 웃으며 푸념하던 이영주(39·여) 산악부대장이 손을 내밀만큼 한 두 걸음이 어려운 전망암(452m)은 쉬며 걸어도 옥순대교에서 한 시간이면 충분하다. 척박한 땅보다 더한 바위틈에서 뿌리를 내리고 수백년을 버티어 살아온 노송을 바라보니 인간의 삶이 그저 고달픈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북쪽 방향으로 전망암과 지척에 위치한 시계바위는 정오바위라고 불리기도 하며 초경동 주민들이 시계가 없던 시절 해가 바위에 걸리면 점심을 먹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가는산, 가은산과 금수산이 품은 오지마을 초경동가은산 산행 중 가장 경치가 좋기로는 둥지봉을 꼽을 수 있으나 이번에는 아쉽게도 전망암과 가은산을 잇는 능선을 종주키로 했다. 유기동(52) 회장은 "전설에 의하면 마고할미가 이곳에 놀러왔다가 반지를 잃어버려서 온 산을 손으로 긁으며 반지를 찾는 통에 수많은 골짜기가 생겼다고 합니다"라고 말을 전한다. 전망암에서 한시간 여를 걸으면 석문과 능선상에서 가장 좋은 전망을 가진 기와집바위를 지나게 되는데 석문은 한사람이 지나갈 좁은 바위틈으로 능선상에 있지만 찾아보지 않을 경우 그냥 지나치기 쉽다. 기와집 바위 부근에서 점심식사를 마치고 가은산 정상으로 가는 길에 다시 곰바위(562m)에 올라서서 마음껏 청풍호를 내려다 보며 봄바람을 음미하던 산악회원들의 발걸음이 암벽구간에서 멈췄다. 별로 어렵지 않은 구간이라 밧줄을 잡고 내려서는 사람들의 즐거워하는 표정을 몇몇 회원이 분주히 카메라 셔터에 담아낸다. 시계바위, 새바위, 벼락바위, 물개바위, 기와집바위, 곰바위 등 다양한 형태의 바위들을 거느린 가은산의 정상은 생각보다 밋밋하다. 마침 산행일이 청명, 한식날이라 가은산 정상의 아래로 위치한 봉분에 창녕 조씨 문중사람들이 모여 무덤의 떼를 가꾸어 입히는 사초(莎草) 후 제례를 지내고 있었다. 가은산 정상에서 동북쪽으로 능선을 이어갈 경우 금수산으로 오르는 길이며 고개골 등에서 초경동 마을로 하산할 수 있지만 선두를 이끌던 전수길(44) 산악대장이 북쪽의 계곡길로 내려서는 코스로 방향을 잡는다. 하산을 시작한지 10분 후부터는 급경사지대와 너덜지대를 번갈아 지나며 급속히 고도를 낮춘다. 무성한 다래덩쿨을 지나면서 마을과 급속히 가까워지며 20여분만에 초경동 상류마을에 내려섰다.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다시 20여분을 걸어 내려가면 금수산 산행 들머리와 맞닿은 상천리 마을이 나온다. 이곳에는 300년은 족히 넘겼을 산수유 나무들이 즐비한 가운데 상춘객들의 차량이 빼곡한 주차장과 상천휴게소가 있다. ※ 산행 안내■ 등산로옥순대교 휴게소~452봉 전망암~기와집바위~곰바위(562m)~가은산~초경동~주차장 (4시간)옥순대교 휴게소~사거리고개~둥지봉~가은산~기와집바위~전망암~상천휴게소 (4시간 30분)■ 교통영동고속도로~원주 만종분기점~중앙고속도로 남제천IC~옥순대교※ 안산 한백산악회2003년 첫발 이후 133번째 산행… 인지도 높아 참여신청 서둘러야2003년 7월에 설립한 산악회로 최근 133차 정기산행을 가졌다. 안산지역에서 비교적 인지도가 높은 편으로 산행공지 후 단 시간에 정원을 채운다 한다. 그러나 그간 집행부의 비정상적인 산악회 운영 및 회원간 불화로 한동안 내홍에 시달리다 현재 회장인 유기동(52)산악회장이 1년4개월 전부터 회장직을 맡으며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고 말한다. 회원 상호간의 화합과 산악회발전을 위해 회계의 투명성과 집행부의 헌신적인 희생 덕분에 많은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며 집행부와 산악회 회원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는 유 회장의 리더십과 집행부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 산악회로 안산시 등산연합회에 소속되어 대외활동도 왕성하다.회장 유기동 011-894-0151 사무국장 010-5432-6580

2009-04-09 송수복

[송수복과 떠나는 즐거운 산행]충북 제천시 백운면 삼봉산

전국의 산에 입산금지령이 떨어졌다. 지역별 편차는 있지만 대부분 2월부터 5월 중순까지 거의 같은 기간에 산불방지 차원에서 입산을 불허, 대상지 선택이 까다로운 계절이다. 국립공원도 일부 구간만 개방한 상태라 결국 제천시 백운면에 위치한 삼봉산에 찾아들게 되었다. 덕동계곡을 끼고 있는 삼봉산은 백운산을 모산으로 하여 주변으로 구학산, 주론산 등이 있다. 백운산에서 뻗어나온 산줄기가 십자봉을 지나 삼봉산을 세운 뒤 화당리 방향에서 야트막한 언덕으로 가라앉았다. 지형적인 특성 때문인지 약 60여년 전까지만 해도 많은 호랑이들이 서식했던 곳으로 대호지 마을 일원 너럭골 부근에 호식총(虎食塚)이 있었다 한다. 호식총은 호랑이에게 변을 당한 사람의 유골을 수습해 그 자리에서 화장을 한 후 무덤을 만들었던 것으로 산간지방에서 흔하게 볼 수 있던 양식. 무덤에 시루를 뒤집어 씌우고 시루 구멍에 부엌칼을 꽂아둬 원귀가 나오지 못하게 했다한다. 호식총 양식은 강원도 태백, 삼척, 정선군에서 볼 수 있는데 제천시 인근에선 이 일대가 유일하다. 하지만 현재 호식총은 볼 수 없고 돌무덤의 흔적만 남아 있을 뿐이다.■ 버려진 양심으로 신음하는 계곡402번 지방국도에서 대호지 마을 방향으로 좌회전하자마자 삼봉산 등산 안내판이 보인다. 조금 더 직진하면서 만나는 화당교를 건너면 좌우로 갈라지는 삼거리가 나오고 오른편의 민가와 창고 사이의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걷는다. 바로 보이는 지능선으로 올라붙어도 삼봉산과 연결되지만 약수동 계곡이 여름철에 볼만하다해 계곡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곳이 바로 꽃댕이라는 옛지명을 가진 화당리 마을. 예전 꽃들이 만발한 작은 연못이 많은 데서 연유한 것이라고 한다. 한가롭고 여유롭게 길을 걷다 과수원 사이의 계곡길로 접어들어 산으로 진입했다. 손때 묻지 않은 계곡을 기대했는데 이와 달리 얼마 되지 않은 물이 흐르는 그곳에는 타이어와 과수원에서 버린 농약병과 헌 비닐 등이 심심찮게 보여 실망하고 말았다. 계곡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아 아마도 다시 삼봉산을 찾게 된다면 화당리 마을 뒷산으로 오르는 길을 택할 것 같다. 완만하게 오르던 길이 급경사로 바뀌면서 발목을 덮는 낙엽에 미끄러지며 올라서니 등산로 주변으로 각종 버섯들이 눈에 많이 띈다. 능선에 올라 고도계를 보니 724m의 전위봉쯤 되는 듯하다.■ 작지만 옹골찬 맛의 산행지 능선에 서서 바람맞이를 하고 앉았다. 코르크 마개의 원료로 쓰인다는 굴피나무도 어루만져 보고 햇살과 바람이 조화를 이루는 곳에 자릴잡아 여유롭게 후미를 기다리고 있으려니 어느새 산행이 90분 가량 소요됐다. 생각보다 시간이 꽤 걸리는 코스다. 이후 삼봉산까지는 밋밋한 육산에서 암릉으로 이어지는 듯 잦은 바위지대를 만나게 되지만 녹음이 무성한 계절에 오면 주변을 볼 수 있는 조망터가 단 한 곳도 없을 정도로 나무가 빼곡하다. 비로소 두어 시간만에 선 삼봉산의 정상은 열명 남짓 서있기도 불편할 정도로 비좁다. 북쪽으로 눈을 돌려 멀리 바라보면 치악산 비로봉이 보이고 바로 앞의 백운산까지 이어지는 능선을 볼 수 있다. 식사를 하기 위해 십자봉 방향으로 2~3분가량 내려서서 넓은 공터에 자리를 잡았다. 선두는 이미 식사를 마친 상태라 후미를 민봉기(49) 총무에게 맡기고 선두와 능선길을 이어갔다. 삼봉산 정상과 가까운 이곳이 대호지마을의 주막거리와 송골 사이의 등산로와 너럭골 윗마을쪽으로 이어지는 곳이므로 탈출로로 안성맞춤이다. 산행 안내판과 통나무 계단이 있다. 다만 경사가 심한 것이 흠. 십자봉 방향으로 가는 길은 더더욱 사람의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애매하다. 대체적으로 능선길도 희미하고 표지기도 거의 없기에 일반인들이 찾아오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삼봉산 정상에서 십자봉 방향으로 20분 정도를 더 진행하자 작은 삼거리가 나오고 오른편의 능선길은 곧이어 덕동계곡으로 내려서는 길이다. 왼편의 길로 접어들자 완만한 오르막 하나가 버티고 섰는데 이곳에서 왼편의 능선길을 따라 임버럭골 방향으로 내려서기로 한다. 능선에서 20분 정도를 내려서면 오래된 임도를 만나게 되고 대호지 마을까지 이어진다. 아직 많은 사람들이 찾지 않은 삼봉산은 겨울철 산행이 더 매력적일듯 보이고 여름철이라면 원덕동 계곡과 연계하여 산행하면 좋을 듯싶다. ■ 등산로화당리 약수동계곡~724봉~삼봉산~828봉~870봉~임도~대호지 (5시간30분)화당리 마을 뒤편~삼봉산~대호지~주막거리 (4시간)■ 교통자가용: 영동고속도로~중부고속도로 충주방면~감곡IC~앙성방면~봉양방면~화당리대중교통: 제천시~덕동행 (1일 3회운행) 제천교통 (043-643-8601)■ 산행가능한 제천지역의 산동산 : 금성면 성내리 ~ 동산 금수산 : 수산면 상천리 ~ 용담폭포용두산 : 송학면 도화리 용담사 ~ 용두산까치봉 : 의림지 솔밭공원 ~ 까치봉

2009-03-26 송수복

[송수복과 떠나는 즐거운 산행]충북 영동 월영산·갈기산

■ 산행지: 충북 영동 월영산(529m)~갈기산(595m)■ 산행일시: 2009년 3월 8일(일)■ 산악회: 인천 행복한 산행(40명)# 차오르는 달을 바라보며 풍년을 기원하던 월영산(月迎山)남한의 중심부에서 수태극(水太極), 산태극(山太極)을 이루는 가운데 금강은 수많은 산들을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한다. 그러한 금강을 조망하기 좋은 산 중에 충남 금산군과 충북 영동군에 걸쳐 위치한 월영산의 기암과 절벽에서 금강을 굽어보는 풍경은 가히 일품이라 할 수 있다. '달을 맞이한다'는 뜻의 월영산은 동국여지승람에 '금산 동쪽 20리에 있다'고 소개돼 있으며 지역주민들 사이에 산 중턱에 구름이 걸치면 큰비가 내리는 징조로 받아들이고 준비를 한다며 추앙하고 있는 산이다. 이러한 월영산 산행 들머리는 금산 IC에서 영동방향으로 10여분이면 충분한 거리에 위치한 길가 돌탑과 산행안내판을 기점으로 한다. 당일 인천에서 출발한 '행복한 산행 산악회'와 신갈 간이정류소에서 만나 2시간여 만에 도착, 돌탑을 기념삼아 촬영을 한 뒤 곧바로 산행을 시작했는데 시골 뒷산과 같은 정겨움이 묻어난다. 가파르게 올라서지만 그렇다고 빼곡한 숲길을 걷는 것도 아니고 잦은 바위길과 듬성듬성 보이는 노간주 나무를 보며 얼마 높지 않은 산임을 느낀다. "좌측의 강가로 솟은 암봉들을 보면 설악의 한 단면 같아 보이기도 하죠"라고 말을 걸어오는 김도희(52)씨만 아니었다면 한참을 뒤처져서 걸었을 지도모를 일이었다. 가벼운 발품만으로도 아름다운 정경을 접할 수 있는 월영산의 매력에 빠지다 보니 서둘러 가는 걸음이 야속하다. 30여분만에 도착한 월영산 꼭대기엔 대리석 정상석이 우리를 반겨주었고 주변의 조망을 원활하게 하기 위함인지, 인위적인 벌목 흔적이 눈에 거슬린다.# 도처에 숨은 비경을 간직한 능선길월영산과 어깨를 견주고 있는 안자봉은 금강 방향으로 내려서는 가선리로 향하는 길과 성인봉으로 가는 능선의 갈림길이 있어서 지도를 참고하지 않거나 앞사람을 놓칠 경우 길을 헤맬 위험이 있다. 왜냐하면 가선리 방향의 길은 능선과 나란히 가는 길이지만 성인봉 방향의 길은 마치 소골계곡으로 내려서는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안자봉을 지나 자사봉과 비들목재를 지나면서 악천후시 탈출로로 이용하면 좋을 듯한 좌우 계곡으로의 갈림길이 눈에 들어온다. 지나온 월영산이나 안자봉보다 100여m나 더 높은 성인봉으로 오르기전 갈기산 능선이 한 눈에 들어오는 전망 포인트가 나오는데 이곳 소나무의 생김새가 마치 누군가에 의해 가꿔진 것처럼 매끈하며 아름답기 그지없다. 성인봉에는 이렇다할 정상표지 없이 돌무덤이 하나 서있을 뿐이어서 갈기산 방향으로 발길을 돌린다. 갈기산 방향은 능선에 비석하나 없는 무명의 묘지가 자리하고 있고 지금껏 지나온 길에서 많은 사람들이 쉬어 갈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이미 다른 산악회 사람들이 식사를 하는 중인데 연소기구를 이용해 밥을 짓고 음주와 흡연까지 서슴지 않는걸 보니 눈살이 찌푸려진다.# 말갈기를 닮은 능선과 금강을 굽어보는 암봉의 갈기산소골재를 지나면서 길이 더욱 좁아져 마주오는 이들을 기다렸다 올라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기기 시작하더니 이윽고 말갈기를 닮은 갈기산의 능선은 천천히 기다리는 여유와 조심스레 서로를 도와주며 오르내려야 하는 수고스러움까지 안겨준다. 전반적인 산행에서 가장 위험한 곳이지만 또한 가장 멋진 조망을 선사하는 곳이다. 능선 왼편으로는 소골을 안고 있는 안자봉, 자사봉, 성인봉을 마주보고 북쪽의 천태산과 능선 오른편의 절벽에 자리한 소나무의 단아함이 금강을 배경으로 한 폭의 그림이다. 행복한 산행 산악회의 산행대장인 이영하(46·여)씨와 다시 만나게 된 곳도 갈기산 능선인데 앞서 가던 이가 되돌아오기에 그 연유를 물으니 선두 그룹이 소골계곡을 보고싶어 하기에 갈기산 정상을 다녀와 다시 소골로 하산한다는 것이다. 후미에서 여유를 부리며 사진을 찍던 필자와 강대근(47) 총무만 덩그러니 남겨두고 떠나는 이들을 바라보니 대단한 준족들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갈기산 능선은 매우 좁은 능선이라 신경을 곤두세우고 지나야 하며 마주오는 사람들이 있을때는 더욱 위험하므로 교행하지 말고 순서를 기다려 한사람씩 오가야 하는 곳이다. 우리는 중간그룹의 일행을 헬기장에서 만나 하산을 하던 중 "행복한 산행 산악회는 잘 알려지지 않은 멋진 산을 안내해주기 때문에 종종 함께 산행을 한다"는 최종철(56)씨의 말에 다시한번 지나온 길을 되새겨 본다.※ 산행 안내■ 등산로·천내리~월영산~안자봉~자사봉~성인봉~갈기산~우곡교 주차장 (4시간30분)·천내리~월영산~안자봉~우곡교 주차장 (2시간)·우곡교 주차장~갈기산~호탄리 (2시간)·우곡교 주차장~갈기산~소골재~소골계곡~우곡교 주차장 (2시간 30분)■ 교통경부고속도로~옥천IC~이원~영동군 양산면 가선리경부고속도로~금산IC(영동방향)~충남 금산군 제원면 천내리, 충북 영동군 학산면 호탄리※ 인천 행복한 산행 "안내전문산악회 2007년 첫발… 잉여이익금 사회단체 기부도"2007년 가이드 산행을 시작한 산악회다. 일반적인 동호회 단체가 아닌 안내전문산악회로, 잘 알려지지 않은 산으로 안내하는 단체로 인천지역에서 유명하다. 2008년에는 인천노인복지센터, 김포시가정봉사원파견센터, 세림병원무료병동센터, 송암재활작업장 및 독거노인지원 등에 500여만원을 지원하는 등 일부 동호인 산악회에 비해 자원봉사 활동도 하고 있다. 게다가 자유롭고 싶어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산악회여서 참여하는 회원들이 순수동호회 이상으로 열성적이다. 이 산악회는 산행예약인원도 45명으로 한정해 잇속을 챙기기보다 수익금 대부분을 사회단체 봉사기금으로 조성하고 있다. 올해에도 보다 많은 봉사단체에 기부하려한다는 산악회 대장의 말에 많은 회원들이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대장 이영하:010-2880-5816, 총무 강대근:011-441-1893

2009-03-12 송수복

[송수복과 떠나는 즐거운 산행]경북 김천·충북 영동 황악산

■ 산행지: 경북 김천, 충북 영동 황악산 (1천111) ■ 산행일시: 2009년 2월 22일(일)■ 산악회: 부천 산노을 산악회(87명)천년고찰 직지사 품은 황학산, 황악산(?)"학이 찾아들던 산이어서 황학산으로 불렸으나 천년고찰 직지사 현판이나 택리지(擇里志) 기록에는 황악산으로 표기돼 있답니다." 김규열(45) 등반대장의 설명을 듣고 바라본 차창밖엔 모처럼 단비가 흩뿌리며 대지를 적시고 먼 산 자락에 쌓인 눈길을 갈망하게 만든다. 그 시선이 머문자리 하늘가에 황악산이 있었다. 이윽고 해발 357m의 괘방령에 내려선 회원들이 산행을 준비한다. 우리나라 고속도로 고개 가운데 가장 낮은 추풍령(221m)에 인근한 황악산은 그 너른 품에 천년고찰 직지사를 안고 있다. 직지사는 신라 눌지왕 2년 (419년)에 아도화상(阿道和尙)이 선산의 도리사(挑李寺)와 함께 개창(開創)하였다고 전하며 절 이름이 직지(直指)라 한 까닭은 '직지인심 견성성불(直指人心 見性成佛)이라는 불교 선종(禪宗)의 가르침에서 유래하였다 한다. 또한 황악산의 '황'자는 흑, 청, 황, 적, 백의 5색에서 중앙색을 상징하며 남한내 백두대간의 중심으로 황악산이 품은 직지사도 해동(海東)의 중심부에 자리한 으뜸가는 가람이라하여 동국제일가람(東國第一伽藍)이라 일컬어지고 있다. 황악산이 품은 또 다른 것으로 능여, 내원, 운수라는 이름을 가진 세 개의 계곡이 멋들어진 정취를 더해주지만 가장 아름답다는 능여계곡은 수질보전 차원에서 입산금지 구역으로 통제중이다. 충북과 경북의 경계 괘방령에서 백두대간을 따라 오르다괘방령은 국가기관에서 역참을 두어 이용하던 추풍령과 나란히 영남, 호서, 한성을 잇는 길로 주로 과거시험을 위한 선비들과 장사꾼들이 이용하던 곳이다. 또한 북쪽으로 흐르면 '금강'이 되고 남쪽으로 흐르면 '낙동강'이 되는 분수령이기도 하여 군사적으로도 상당히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괘방령에는 어느새 빗줄기가 눈으로 바뀌어 떨어지고 있었다. 입산금지구간을 지나기 위해 김 대장이 영동군에 미리 연락해둬 산불감시원이 나와서 산행을 지도 감독했다. 후미와 간격을 조율하기 위해 김 대장이 멈칫거리며 "경사가 심한 구간이 나오니까 미끄러지지 않도록 조심하시고 천천히 따라오세요"라며 충분한 여유를 갖고 오른다. 목장지대를 지나면서 나타난 가파른 길을 지나 30여분을 더 오르자 능선길이 열리고 고도계를 보니 625m 봉으로 확인된다. 이어지는 고만고만한 산등성이를 타고 오르내리며 조금씩 고도를 높여 나가자 여시골산을 지나 운수봉에 오르는 사이 눈과 비가 혼재돼 떨어지고 있다. "올해 겨울산행에서 눈 구경하기 힘들었는데 그나마 이 정도에 위안을 삼아야 할 것 같네요. 그리고 올겨울 마지막 눈산행이 되지 않을는지요"라는 이중형(49)회원의 말대로 지독히도 긴 가뭄이었다. "이렇게 눈을 맞으며 걷다보면 잔칫집 만난 각설이가 안 부러워요"라고 말하며 웃는 황미숙(51·여)회원의 말에 한참을 웃다 보니 황악산 정상 부근의 특징인 갈대밭이 눈에 들어온다.한폭의 동양화 연상케 하는 황악의 물안개조금씩 빗줄기가 잦아 들기에 남동쪽 능여계곡과 신선봉을 바라보니 첩첩이둘러싼 산 능선마다 안개가 피어오르고 있다. 괘방령에서 3시간여를 오른 그 끝에서 보여주는 황악산만의 자태를 한껏 뽐내기라도 하듯 안개가 군무를 추며 피어올라 졸지에 얼이 빠져 발을 떼지 못한다. "능여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은 상당히 가파르고 위험하니 절대 가지마세요"라는 원희옥(41) 후미등반대장의 일침에 그제야 정신을 다잡는다. 어느새 바람재로 향하는 백두대간 길을 버리고 능선 좌측 신선봉으로 방향을 바꾸자 선두에 있던 김 대장이 애초 하산길로 잡았던 문바위골 계곡도 통제구역이라며 망월봉 직전에서 내려서자며 앞서 나간다. 망월봉을 앞둔 안부에서 비로소 능선길에서 벗어나 계곡 하산길로 접어들자 고요한 적막을 깨뜨리며 들리는 물소리가 정겹게 들려온다. 곧이어 만나는 포장도로를 따라 내려오다 내원교에 이르러 아이젠을 벗어드니 발놀림이 한결 가볍다. 주차장으로 향하면서 직지사 경내를 분주히 오가는 행자들의 발소리에 잠시 멈추어 주변을 돌아보니 고즈넉한 산자락에 어울리지 않는 대형 건축물들이 보인다. 대단한 불사(佛事)를 한 모양이다. "황악산 일대에 친환경 생태관광 파크를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조성한다는 발표가 얼마 전에 있었죠. 무엇을 어떻게 지을것인지 아직은 모르겠지만 한 번 훼손된 자연은 복구가 힘들다는 점은 꼭 기억해줬으면 좋겠어요." 산악인 엄홍길씨를 후원하고 있다는 김달식(62) 고문의 말에 필자가 몇 년 전에 다녀갔던 황악산과 직지사에 대한 기억을 떠올려보니 참으로 많이 변해있다. 이곳을 다시 찾을 때면 개발이란 미명하에 또 얼마나 많이 변해있을지 쓴웃음만 나온다. 누군가의 업적으로 남을 현상과 형식에 얽매여 집착하는 우리네 삶과 다르지 않은 종교인들의 모습에 단하천연 스님이 불상(佛像)을 아궁이에 밀어 넣으며 던진 단하소불(丹霞燒佛)이란 화두(話頭)가 남아 있기나 한지 궁금해진다.※ 산행 안내■ 등산로·직지사-운수암-백운봉-황악산-신선봉-내원교-직지사 (5시간30분)·괘방령-여시골산-운수봉-황악산-신선봉-내원교-직지사 (6시간30분)■ 교통자가용: 경부고속도로 김천IC-추풍령 방면 4번 국도-977번 지방도-향천리-직지사대중교통: 경부선(기차) - 김천역 - 역앞 버스정류장 (직지사행 버스 수시운행)-직지사※ 부천 산노을산악회1999년 전문등반가들을 주축으로 시작돼 일반 산행까지 이어지고 있다. 현재 대한산악연맹 공인 2급 등산가이드 자격증을 가진 2명의 가이드가 선·후미 등반대장을 맡고 있는 순수한 비영리 동호회다. 부천지역 1천여명의 회원들이 활동중이며 소규모 그룹 전문등반도 하고 있다. 특히 사진을 취미로 하는 회원들이 많아 열정적이다. 부천뿐 아니라 인근지역 동호인들도 많이 참여할 만큼 인지도도 높고 안전한 산행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산악회로 초보자도 친절히 안내를 해준다. 회장 신연호 011-331-1018 총무 조성애 010-6231-2649/송수복객원기자 gosu8848@hanmail.net

2009-02-26 송수복

[송수복과 떠나는 즐거운 산행]강원 영월·평창 백덕산

한여름의 원시림을 간직한 백년계곡과 겨울의 눈꽃산행지로 각광받는 백덕산은 수도권에서 비교적 접근성이 좋아 많은 산악회의 단골 산행지로 알려져 있다. 필자가 매년 이곳을 찾을 때마다 문재에서 백덕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온통 눈천지여서 산행에 애를 먹기도 했지만 그 덕분에 '겨울산행'하면 떠올리는 곳 중 하나이기도 하다. 문재~백덕산 구간의 경우 조망권이 좋은 곳은 서너곳 남짓 되나 법흥사 방향의 단애를 우회하는 길을 버리고 암릉 길을 따르면 더할 나위 없는 경치를 보여주기도 한다. 백덕산은 여러 갈래의 길로 다양한 산행을 즐길 수 있으며 과거 사재산(四財山)으로 불릴 만큼 인간에게 더할 나위 없이 자애로운 산이다. 발 앞에 놓인 길 그대로 따르되 서두르거나 앞서가려 애쓰지 말고 겨울의 풍경을 만끽하는 넉넉한 마음으로 오르도록 하자.1. 아침햇살에 부서지는 설화가 한가득인 능선길해발 830m에 위치한 문재터널을 지나 평창방향으로 자리한 작은 공터는 등산객들의 산행 준비로 어수선했다. 아이젠을 차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는 가운데 라종일(51) 산악회장의 지시에 따라 회원들이 준비운동을 하며 백덕산 산행의 첫걸음을 내딛는다. 산악회원들과 도란도란 말을 섞으며, 양보를 하고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발이 가볍게만 느껴진다. 어느새 다다른 능선 길에는 늘어선 나뭇가지마다 설화가 한가득이라 "우와!! 너무 예뻐요"를 남발하는 사람들로 소란스럽다.2. 능선에서 굽어보는 백년 계곡의 깊은 골짜기라종일 산악회장이 안병석(42) 산악대장에게 회원들을 계획대로 이끌도록 지시하는 가운데 주변을 조망하기 좋은 헬기장(해발 1천5m)에 당도했지만 아직 정상은 보이지 않는다. 서서히 고도를 높여 헬기장에서 바라보던 백덕산 방향의 봉우리에 사자산 정상이란 안내판이 서있다. 하지만 국내 5대 적멸보궁중 하나인 법흥사를 품고 있는 사자산은 이곳에서 1시간30분 정도를 더 가야 만날 수 있는 1천160m의 봉우리다. 사자산이란 안내판이 있던 1125봉을 지나면서 능선은 뚜렷하게 육산에서 골산으로 변모하며 오른편의 단애에서 백년계곡을 굽어볼 수 있는 멋진 경관으로 가는이들의 걸음을 붙잡는다. 3. 소담스런 정상석왼편의 운교1리 비네소골과 반대편 관음사 방향으로 내려설 수 있는 1천150m의 작은당재 사거리를 지나자 이제껏 지나던 산길과는 다른 양상이다. 오르막이 줄곧 이어지고 그 끝에 1천275m의 봉우리가 있고 삼거리 역할과 쉼터 제공을 해주기에 많은 사람들이 마음 편히 쉬어간다. 설악산 공룡능선상의 1275봉과 같은 높이로 오름세나 주변 경관에 있어서 설악산만 못하지만 산이 내어주는 푸근함만은 백덕산이 나은 듯하다. 대다수 등산객들이 백덕산 정상을 다녀와 이곳 삼거리에서 비네소골과 먹골 방향으로 하산하기에 오가는 사람들로 붐비며 다소 시간이 지체되기도 한다. 넉넉히 품어주는 산세와 달리 비좁은 백덕산 고스락에서 순서를 기다려 앙증맞도록 소담스런 정상석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돌아선다. 다시 1275봉 삼거리를 지나 먹골로 가는 동쪽 능선의 헬기장에 도착하니 회원들이 모여들며 산악회만의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른바 '정상식'이라는 것인데 산행시 항상 정상에서 치르는 의식같은 것이라 한다. '정상식'을 마친 회원들이 안병석 산악대장을 따라 눈 쌓인 비네소골의 깊은 품으로 내려서기 위해 통신탑 옆길을 따라 줄줄이 걷는다. 그 모습이 마치 잘 훈련된 병사들처럼 일사분란하여 한두해 함께 한 이들이 아님을 보여준다.4. 보전과 발전 그리고 백덕산 송전탑 산모롱이 돌아 1시간10여분만에 두엄냄새 가득한 밭둑을 지난다. 동네를 지나다 마실나온 동네분들을 만나게 되어 그분들이 권하는 자리에 잠시 합석해 본다. 이야기는 자연스레 평창올림픽과 백덕산 보전으로 이어지며 어느새 송전탑 건립반대운동까지 전개되어 갔다. 내용인즉 백덕산 능선으로 송전탑이 지나가고 그 아래로 리조트가 건설된다는 것이다. 송전탑이 건립될 경우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함께 동계올림픽 유치에도 좋지않아 해악(害惡)을 끼치게 될 것이란 지적이다. "저희가 무조건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백덕산도 보전하고 동계올림픽 유치에도 지장을 주지 않게 백덕산 건너편 사유지로 변경해달라는 것"이라며 '백덕산 사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는 황재진(58)씨가 설명해준다. 기분 좋게 산행을 마치며 내려선 길에 듣게 된 뜻밖의 얘기에 일어날 줄 모르다 시간에 쫓겨 버스로 향하는 발걸음이 무겁다. 어둑해진 백덕산 자락의 운교리를 떠나는 버스가 문재 터널로 들어서니 오히려 주변보다 밝다. 밤이 어두운 것은 자연의 이치요, 터널이 밝은 것은 사람이 살 길이기 때문이다. 모든 일에는 이면이 있고 순리대로 풀어나가야 하는데 너무나 많은 인사(人事)로 애꿎은 산만 시끄러워 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마음 한 편이 아려온다.※ 산행 안내■ 등산로문재~당재~작은당재~1275봉~백덕산~1275봉~먹골방향 헬기장~비네소골 운교1리(6시간)문재~당재~작은당재~1275봉~백덕산~1275봉~먹골재~먹골(6시간40분)관음사~작은당재~1275봉~백덕산~신선바위봉~고인돌~백년계곡(6시간)■ 교통영동고속도로~새말IC~42번국도 안흥방향~안흥~문재(산행들머리)~운교리(산행날머리)※ 수원 종 산악회경기도 등산학교의 전신인 알파인 산간학교 졸업생들이 주축이 되어 구성된 24년차의 역사를 자랑하는 산악회다. 전문등반으로 시작해 보다 많은 사람들과 산행을 하기위해 일반산악회를 결성하게 되었다. 역사와 전통에 걸맞게 산악회 운영에서도 모범을 보이도록 노력하고 있다 한다. "한 번 시작하면 끝을 맺어야 한다"고 종산악회라 명명하게 되었으며 별다른 찬조 없이 순수하게 회비로만 운영하고 있어 그만큼 잡음이 덜하다는 설명이다. 심재덕 전(前) 수원시장 시절부터 효행길 순례코스를 개발하여 그것이 지금의 정조대왕 능행차 코스가 되었다며 자부심 또한 대단하다. 집행부가 전문산악인들로 구성되어 산악안전에 긴급히 대처할 능력을 갖춘 것도 장점이다. 회장 라종일 017-226-7239 총무 이지연 010-4525-7703/송수복객원기자 gosu8848@hanmail.net

2009-02-12 송수복

[송수복과 떠나는 즐거운 산행] 충북 제천 봉양읍 백운면 시랑산

박달과 금봉의 이루지 못한 사랑이 깃든 박달재반야월 작사 유행가로 널리 알려진 '울고 넘는 박달재'가 있는 시랑산은 천등산(807m)에게 박달재를 내어준 결과를 낳았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것. 천등산에는 충주를 거쳐 한양으로 향하는 길목인 다릿재가 있고 원래의 박달재는 시랑산과 주론산 능선을 관통하고 있으며 이곳은 제천시에서 명소로 지정하여 여러 기념물을 설치해 놓았다. 천등산의 다릿재와 시랑산 박달재는 거리상으로 약 20㎞ 정도 차이가 있으며 유행가 가사대로 알고 있던 많은 사람들이 달리 인식해야 할 부분이다. 시랑은 신라시대에서 고려에 이르기까지 있던 관직으로 지금의 차관급에 해당하는 벼슬을 일컫는 말이다. 산 이름 또한 제천시 봉양읍 공전리 소시랑골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는데 소씨 성을 가진 사람이 시랑이란 벼슬에 오르면서 산 이름도 시랑산이라 부르게 되었다 한다. 그렇다면 박달재의 유래는 어떠할까. 설화에 따르면 조선 중엽 경상도 선비 박달이 백운면 평동리에 이르러 날이 어두워져 인근의 농가에서 하루를 머물기로 하고 사립문을 젖히며 들어선다. 바로 그 자리에서 보게 된 금봉이란 처녀의 자태에 마음을 빼앗겨 잠을 이루지 못하다 달밤에 나와보니 선비의 모습에 마찬가지로 마음을 빼앗긴 금봉이가 나와 있었다. 그리하여 둘은 급속도로 가까워졌으며 다음날 박달은 과거급제 후 돌아오겠다며 길을 나섰지만 과거시험에서 합격하지 못한 박달이 하루 이틀 귀향을 늦추는 동안 애가 타도록 박달을 기다리던 금봉이 그만 상사병으로 죽게 되었다. 이러한 사정을 모르는 박달이 평동리에 들어 금봉에 대한 소식을 듣게 되고 울면서 고개를 드니 금봉의 환영이 보이매 그녀를 따라 고갯길로 올라 금봉을 끌어 안았으나 낭떠러지로 떨어져 죽게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설화 이전에 역사속의 박달재는 전략적으로도 중요한 곳으로 고구려 김취려 장군이 거란족의 10만 대군을 물리친 곳으로도 유명하다. 옛 영화는 가고 스산한 바람만 남은 박달재 시산제.제천~충주를 잇는 38번 지방국도에 있는 박달재는 많은 차량들이 쉬어 가던 곳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박달재는 고개 아래를 관통하는 터널로 인하여 일부러 찾아가지 않으면 만날 수 없는 옛길이 된 것이다. 찬바람만 가득한 고갯마루에 도착하니 관광객이 하나 둘 눈에 띌뿐이다. 시산제를 지내기 위해 산악회원들이 분주하게 준비하는 가운데 김주영(61) 부회장이 직접 작성한 정성스런 한자체의 축문이 눈에 들어온다. 이태갑(61)교육위원장과 막역한 사이를 누가 시기라도 할까 한글이냐 한자냐를 놓고 투닥거리는 사이, 박달재 표지석을 앞에 두고 마련된 조촐한 제물을 두고 회원들이 모여든다. "음력정월 보름 전에 시산제를 지내려고 준비한 자리입니다. 방위(方位)에 대해 북쪽을 원칙으로 하지만 편의에 의해 방위를 잡기도 하죠. 축문도 한자가 원칙이라 하더라구요. 하지만 이런저런 것 다 따져가며 하기엔 갖출 것이 너무 많아 어느 정도 융통성을 발휘하면서 지내야 하는게 현실이잖아요" 라며 이순옥(55·여) 회장이 시산제를 진행한다. 시산제는 사실 우리네 역사에서는 그리 오래지 않다. 기껏해야 1966년 설악산악회와 속초시에서 공동 주관한 설악제가 축제형식을 빌려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최초로 보는 시산제로는 동국대학교 산악회에서 그 근원을 찾는다. 1968년 신년초에 북한산에 올라 돼지머리 등 음식물을 준비하여 제사를 올린 것인데 각종 등반 중 유명을 달리한 악우(岳友)를 기리던 것이 이후 대학산악부를 통해 급속히 퍼져갔으며 지금과 같은 시산제의 형식을 갖추게 된 것은 1971년 2월 첫째주에 실시한 서울시 산악연맹의 '설제(雪祭)'를 들 수 있다. 이러한 시산제가 80년대에 들어서 각 단위 산악회별로 유행처럼 번져나가 연중행사의 하나로 자리하게 되었으며 무사산행을 기원하며 회원간의 친목을 도모하는 형식으로 많은 변화를 겪게 되었다. 더군다나 시산제의 시기마저도 연말이나 연초에 이뤄지는 등 어떠한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있다보니 산악회 마다 각기 다른 형태로 치러지고 있는 실정이다. 무명의 설움에서 벗어난 시랑산박달재에서 시작하는 시랑산 산행의 기점은 박달재 모텔 오른편으로 나있는 길이다. 작은 산행 안내판이 안내해 주는 소나무 숲길로 걸어가는 길인데 산책로처럼 잘 정비되어 있는 느낌을 준다. 길을 따라 5분여를 오르면 길은 두 갈래로 나뉘어진다. 바로 오르는 길과 왼편으로 비스듬히 나있는 길이다. 여기서 바로 오를 경우 주능선까지는 20여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능선은 오랜 소나무 군락과 산자락 가득 메운 박달나무 사이로 산길을 더듬어 가는 길이다. "일제시대에 군수용 원료를 얻기 위해 소나무 껍질을 벗겨내어 송진을 채취한 흔적이 가슴 아픈 과거를 말해주네요"라며 이태갑 위원장의 손끝에 두텁게 벗겨나간 소나무의 깊은 상처가 드러나 있다. 이후 푹 파인 듯 떨어져 있는 늘앗고개에 내려서면 봉양면 방향으로 누군가가 지나지 못하도록 나무를 걸쳐 놓았다. 지난 번 도솔봉편에서 언급하였던 것처럼 시랑산 고스락엔 충북에서 제작해 놓은 쌍둥이표 까만 대리석으로 된 정상석이 있으니 그간의 무명에서 벗어난 것이 아닌가 싶다.기도도량으로 소문난 박달재 성황당2시간 20분만에 시랑산을 다녀와서 다시 박달재에 도착하니 산악회원들이 척사대회를 한다며 분주하다. 1등에게 준비하였다는 선물을 차지할 요행을 바랄까 하다 주변을 돌아보기로 하고 휴게소 건너편에 자리한 성황당으로 발걸음을 옮기니 한양으로 떠난 박달도령을 위해 금봉이가 빌었다는 자리에 제천시에서 성황당을 세웠는데 그 과정이 결코 순탄치 않았다며 마침 성황당을 청소중이던 자칭 강화도령이 배경을 말해준다. 박달재 휴게소 인근에 세워진 여러 가지 남자 성기 모양의 조각물과 조형물에 대해 철거하라며 일부 종교단체에서 궐기를 하고 성황당 건립에도 상당한 압력을 가하는 등 순탄치 않았던 과정을 말해주는 사이 여러사람이 성황당에 들러 절을 하고 간다. "이곳은 인근 주민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기도를 위해 오는 분들이 많아요"라던 강화도령이 청소를 마치고 정성스레 절을 올리는 모습을 뒤로한 채 돌아서는데 '한가지 소원은 반드시 들어주니 정성스레 절을 올리세요'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믿고 안 믿고의 문제를 떠나 태고(太古)로부터 내려오던 민간신앙의 한 부분으로 인정하고 배려하는 것이 어떨지 생각해보게 된다. 종교와 신념에서 갈등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반목하고 대립하는 우리사회에서 내가 아는 것이 전부이고 진리라는 아집만큼은 버려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고 내려선 박달재에서 바라본 석양이 유난히 붉다. 박달이 밝은 하늘기운과 밝은 땅의 기운을 일컫는 말이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나보다. 산행안내■ 등산로박달재~단군비석~시랑산~갈림길~왕당~모정리 정류장 (3시간 30분)박달재~단군비석~시랑산~단군비석~박달재(2시간 10분) ■ 교통 중앙고속도로 제천IC에서 충주방면 38번 국도를 타고 봉양읍을 지나 박달터널 입구에서 오른편으로 가는 옛길을 따르면 된다.수원 여상산악회2004년도부터 산행을 이어온 산악회로 경상도 지역에서 태어나거나 자란 여성들이 수원에서 정착하며 자생적으로 생겼다고 한다. 그래서 이름도 여상이라 지었으나 지금은 그러한 연고적 기반의 색깔 구분 없는 회원들도 활동중이다. 또한 자발적 봉사활동 중 죽음을 앞둔 암말기환자를 돕는 호스피스 활동이 가장 두드러지며 이외에도 수원지역 봉사활동에도 적극적이다. 회장:이순옥 010-7311-5795 부회장:김주영 017-212-1332

2009-02-05 송수복

[송수복과 떠나는 즐거운 산행]덕유산 종주 나홀로 산행 >下<

#매서워서 그리운 어머니의 손길눈만 감은 채 어둠에 묻혀있다 일어난 탓인지 가뜩이나 작은 눈이 더 부었다. 성냥개비라도 끼워야 떠질 것 같은 눈을 비비며 저녁내내 시끄럽던 취사장에 들러 컵라면 하나로 요기를 하고 다시 길을 나선다.먹은 것 없는 뱃속이 꾸륵거리며 생존신고를 해댄다. 야외 화장실에서 변(便)을 보다 추위에 변(變)을 당할 것 같아 참고 걸어본다. 인간에게 있어서 재생할 수 없는 두 군데의 근육중 하나인 항문 근육에 문제가 생길까봐서다. 의학상식이 풍부한 탓에 근육 하나를 위기에서 구했다고 생각하며 실실거린다. 아무래도 뇌도 부었나 보다.새벽 5시 20분, 아직은 어두운터라 랜턴을 머리에 착용하고 옷깃을 올리며 무룡산의 깊은 어둠속으로 미끄러지듯 들어간다. 삿갓골재 대피소를 출발한지 30분 정도를 지났을까 바람이 무섭게 불어대기 시작한다. 어느새 눈까지 합세해서 몰아쳐대는 통에 잠시 멈춰서서 복장을 재정비해본다. 6시를 조금 넘긴 시각의 무룡산 정상. 익숙한 어둠과 새삼스러울 것 없는 눈보라 속에서 잠시의 여유를 가져보려 하지만 바람이 계속해서 채근을 해댄다. 1천491m의 무룡산 정상에는 그래서 나무 한그루 자라고 있지 않은가 보다. 완만하게 내려섰다 올라서기를 반복하는 동엽령으로 가는 길마다 나무 사이로 숨을 때는 그럭저럭 참을만 하지만 이내 낮은 나무지대나 바위를 지날 때면 눈보라에 노출되어 가는 발걸음이 마냥 무겁다. 바람이 불어대는 방향도 일정치가 않아서 이리저리 몸을 돌려가며 피해보지만 눈보라가 얼굴의 이곳저곳을 때려가며 갈피를 못잡게 한다. 등산스틱으로 균형을 잡아가며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면서 동엽령에 도착하니 예상했던 시간보다 30여분이 더 소요되었다. 동엽령에 설치되어 있는 쉼터 계단 아래로 몸을 숨겨 바람을 피하면서 간식을 먹는데 장갑을 벗는 순간 차가운 고통이 밀려온다. 장갑을 벗으면 바로 눈보라에 노출되어 손이 젖는데 그대로 장갑을 끼게 되면 장갑도 젖어버리기에 수건을 꺼내 손을 닦아보지만 배낭에서 나오는 물건들마다 눈보라의 습격을 받아 모두 젖어버린다. 손을 추위로부터 보호하려 애쓰면서 약간의 휴식을 취하니 조금은 살만한 느낌이다. "그래 겨울산행에서 이정도 쯤은 애교지 뭐…"하며 애써 위로를 해보지만 혼자 계단아래 궁상떨며 앉은 모습이 내가 봐도 처량하기만 하다. 그래도 뭐가 좋은지 히죽이며 보온물통을 꺼내 따스한 물 한모금과 간식을 먹는데 지나던 사람들이 흘낏거린다. 어린시절 친구들과 놀다 저녁 늦게 집에 들어가서 엄마에게 맞아본 사람은 알 것이다. 아프다. 하지만 그립다. 겨울산은 어머니의 회초리와 같으면서 역설적이게도 하이퍼 리얼리즘과 맞닿아 있는 그것이다.#폭풍설에 가려진 능선과 등산객들의 비명겨우 허기를 달래고 다시 배낭을 메니 바람에 몸이 휘청일 정도로 더욱 거세게 몰아쳐댄다. 고개를 들 수가 없을 지경이라 바라클라바를 쓰고 스키용 고글까지 착용하니 한결 나아져서 지나는 등산객들이 고개를 들지 못하고 아예 뒤돌아서거나 옆으로 걸으며 힘들어하는 모습을 여유롭게 바라본다. 한편 반대편 방향에서 내려오던 일반 등산객들이 비명을 질러대며 지나는데 다들 겁을 먹은 표정이다. 빨리 하산하라며 산악회 임원인 듯한 사람들이 채근하면서 서둘러 스쳐지나간다. 그 중에 12~13세의 아이들도 있었는데 청바지에 운동화를 신고 있다. '겨울산행을 하면서 청바지에 운동화라니…' 어이가 없어 서둘러 세워 아이 손을 보니 이미 젖어서 말이 아니다. 배낭을 열어 수건으로 닦아주고 핫팩을 양손에 쥐어준 후 장갑 한 켤레를 끼워준다. 신발도 이미 젖어서 보온효과가 없기에 지나던 일행들에게 비닐봉지 두개를 얻어 마른양말로 갈아 신키고 비닐봉지로 씌운 후 다시 신발을 신겼다. 임시방편으로 발이 젖지 않게 한 것인데 오래 지속되는 것이 아니어서 하산을 종용하니 산악회 회원들이 연방 고맙다고 인사한다. 아이의 푸른 입술과 눈물이 잊혀지질 않아 돌아서서 한동안 그들이 지나간 자리를 바라보며 서 있다가 발걸음을 옮긴다. 백암봉을 오르는 길에 기억마저도 떨쳐내라며 눈보라가 악다구니 써댄다. 어딜 걷고 있는지 무엇 때문에 왔는지 조차 잊으라 한다. 그러다 어느 순간 무아의 경지에 이른 것처럼 추위도 눈보라도 무뎌진다. 비로소 마음에 평온을 찾으며 덕유산의 겨울을 마음껏 즐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겨울산행은 준비된 자에게 그 기쁨을 선사하여 준다는 믿음을 갖고 있기에 이런 날씨야말로 겨울 산을 제대로 즐기기에 안성맞춤이 아닌가 싶다. 기상청의 예보대로라면 해가 떴어야 옳을 것이지만 산에서는 준비만이 해결책이다. 송계삼거리에 서서 신풍령을 내달리는 백두대간의 길을 바라보며 한숨 쉬어간다. 마음껏 달리고픈 길이다. 4시간 정도면 신풍령에 닿을 무난한 능선길이지만 향적봉으로 가기 위해 중봉 방향으로 나아간다. 주저 없는 눈보라가 더욱 극성인 덕유평전에 이르니 일회용 우의를 뒤집어쓴 사람들이 호들갑 떨며 잰걸음으로 스쳐가며 비명을 질러대고 "집에 있으면서 마누라랑 영화나 보러 갔으면 이런 고생 안하는건데…"라며 지나던 중년의 남자가 중얼거린다. # 북적이는 향적봉과 곤돌라를 기다리는 사람들중봉으로 오르는 덕유평전에는 눈이 없다. 눈이 쌓일 수가 없을 만큼 바람이 불어서이다. 등산스틱에도 눈이 달라붙어서 애써 떼어내지만 도로 달라붙는다. 카메라도 꺼내기가 무섭게 눈이 달라붙어 당최 떨어지려 하질 않는다. 추위로 배터리에 문제가 생길 것 같아 핫팩을 붙였는데 다른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눈을 털어내도 떨어지지 않는 기현상으로 사진 찍기를 포기하기에 이른다. '렌즈 후드가 컸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안고 중봉에 서자 눈보라가 절정에 달한다.향적봉으로 나아가며 주목군락에서 잠시 눈보라를 피해보지만 몸을 주체하기 힘든 거센 바람이다. 높다란 철탑과 바람이 합작한 무시무시한 소리를 피해 향적봉 대피소로 내려서니 이미 많은 등산객들이 대피소 곳곳에서 식사와 휴식을 취하고 있다. 어수선한 분위기가 싫어 곧이어 오른 향적봉에서 더욱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대부분의 등산객들이 곤돌라를 이용하여 설천봉으로부터 유입되고 있는 향적봉엔 마치 이때가 아니면 눈 구경 못할 것이라고 계시라도 받은 양 엄청난 숫자의 사람들이 운집해 있다. 대부분이 안내산악회를 따라 온 것으로 보이는데 대개의 하산방향이 백련사쪽이다.필자의 소견으로는 산악회의 이러한 산행코스는 참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오르막 코스가 길어야 심폐기능과 근지구력이 생기는데 쉽게 올라와 긴 내리막을 가게 된다면 당사자들의 관절 수명은 불을 보듯 뻔한 것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잡아야 옳다. 내리 꽂듯 뚝뚝 떨어지는 계단 길을 한 시간여 이상 내려서야 하는 길을 오르는 길로 선택하는 올바른 길잡이가 필요한 때가 아닌가 싶다. 설천봉에서 오르는 이들에게 물어보니 곤돌라를 타고 오르려 기다리는 줄이 끝도 없다 한다. 내딛는 걸음마다 손발이 오그라들 것 같은 간지러운 오랜 기억 속의 백련사로 향한다. 깨어지기 쉬운 불안한 평온이 맞아주는 겨울 산을 등지고 내려서니 눈보라가 빗줄기로 바뀌어 있다. 마침 수원에서 온 엘레강스 산악회 회원들이 백련사로 올라와 설천봉으로 하산하였다 하여 주차장에서 만나니 자아의 정체성이라도 찾은 모양으로 반갑기 한량이 없다. 14시간 소요 … 북쪽서 내려가야 유리■ 덕유산 종주 가이드26.9㎞에 이르는 거리로 평균 14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전라북도 무주군에 속한 삼공탐방지원센터에서 백련사~향적봉~중봉~동엽령~무룡산~삿갓봉~남덕유산~영각사 탐방지원센터에 이르는 장쾌한 덕유산맥은 겨울철에 많은 적설량과 상고대의 주목이 더욱 빛을 발하는 아름다움이 있는 곳이다. 차량지원이 가능한 경우엔 이른 새벽에 시작하여 늦은 저녁에 끝마칠 수도 있다. 대개 향적봉 대피소에서 1박을 하거나 삿갓골재에서 1박을 하는 코스로 잡는다. 북쪽에서 내려가는 것과 남쪽에서 오르는 것과는 대략 1시간30분 정도의 시간차로 북쪽에서 내려가는 것이 유리하다. 식수를 구할 수 있는 곳으로는 향적봉 대피소와 동엽령, 삿갓골재, 남덕유산 참샘 정도이나 대피소의 경우 식수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생수를 판매중이다.■ 대피소 현황▲향적봉 대피소 : 수용인원 40명 현장예약만 가능하며 연락처는 (063) 322-1614▲삿갓골재 대피소: 수용인원 45명 인터넷 예약만 가능하며 연락처는 011-423-1452▲덕유산 관리사무소: (063) 322-3174~5

2009-01-29 송수복

[송수복과 떠나는 즐거운 산행]덕유산' 종주 나홀로 산행 >上<

■ 내 안으로부터의 자유를 꿈꾸며 나선 길여행정보랄 것도 없는, 엉망인 글씨체로 여러 해 전에 기록해 둔 수첩을 뒤적여 함양으로 가는 교통편과 영각사로 가는 길도 알아보곤 아예 다시 정리할 요량으로 인터넷 검색을 시작한다. 넘쳐나는 자료들 중 필요한 것만 발췌하고 터미널에 확인 전화까지 해놓고나니 이미 절반은 끝난 셈이다. 혼자 가기로 마음먹은 이상 몇몇의 동행 제의를 거절하곤 가게에 들러 간단한 식료품을 구입하고 동계 산행에서는 항상 무게와의 싸움과 습기와의 전쟁이므로 배낭에 장갑과 양말을 몇 켤레 더 챙겨넣는 것으로 모든 준비를 마친다. 일정표대로 움직인다면 당일 저녁은 덕유산 삿갓골재에서 하루를 묵고 다음날이면 수원으로 돌아오는 계획이다. 왜 혼자가냐고 물어오는 이들에게 대답하기도 번거로워 다녀와서 말해 준다하고 길을 나서며 "왜 혼자가는거지?" 하며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혼자가는 길은 외롭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외로워서 풍요로울 수 있다. 생각을 공유하려 노력할 필요도 없고 스스로에게 자유를 부여하는 것이 그저 좋을 따름이다. ■ 함양을 거쳐 영각사에서 시작한 산행오전 9시10분 수원시외버스터미널을 출발한 버스는 한 시간여만에 옥산휴게소에서 잠시 정차를 한후 다시 출발, 12시를 갓 넘겨 함양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가는 날이 장날, 사람들로 북적이는 읍내 식당에서 점심을 때우고 시외버스터미널과 찻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함양지리산고속'이란 버스터미널로 발길을 옮겨 오후 1시에 영각사로 출발하는 버스표를 구입하니 50여분을 기다려야해 터미널 근처를 배회하기로 했다. 함양은 지리산과 통하는 곳이다. 백무동·뱀사골·성삼재…. 그래서 그런가 덕유산으로 가는 길은 참으로 낯설기만 하다. 함양의 속살까지 들여다 볼 기회없이 지나쳐 갔기에 50여분의 여유에서 모든 것을 알 수는 없었지만 함양에도 8경이 있고 아름다운 유산으로 보존중이란 사실만큼은 알 수 있었다. 인구 4만의 함양군에는 상림사계·금대지리·용추비경·화림풍류·칠선시류·서암석불·덕유운해·괘관철쭉이 자랑거리로 곶감을 특산품으로 판매하고 있다는 정도의 메모를 하곤 시간에 쫓겨 버스터미널로 발걸음을 옮긴다. 읍내를 떠나는 버스가 시골마을 이곳저곳을 돌며 승객들을 내려주고 태우는 가운데 동남아인 아주머니 한 분이 할머니에게 자릴 양보하고 짐까지 정리해 주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갑자기 가슴속에서 뜨거운 무엇이 치밀어 오르면서 버스 뒷자리에 앉아 배낭을 끌어안고 있던 필자를 안절부절못하게 한다. 머릿속이 하얘지고 얼굴이 뜨거워진다. 우리의 예절문화 탓일까 아니면 원래 몸에 배어있던 행동이었을까. 아니면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지극히 개인적인 행동이었을 뿐인데 확대해석하고 있는 것일까. 갑자기 머릿속이 복잡해져 온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어느새 화림풍류라 일컬어지는 농월정을 지나면서 시선을 고정시켰다. 암반 위를 흐르던 계곡물은 얼어붙어 있지만 그 자태와 아름다운 주변 경관 때문이었다. 한여름 시원한 물줄기를 상상해보니 가슴 벅차오르는 풍광임에 틀림이 없다. 계속해서 버스가 지나는 길에 황암사·경모정·동호정·군자정·거연정이 고풍스럽고 단아한 자태로 서있다. 놓치고 싶지않은 풍경이 연이어 나타나면서 자리를 창밖 가까운 곳으로 다가가 앉게 한다. 그렇게 1시간여의 시간을 달려 영각사에 당도하게 된 시각은 오후 2시를 조금 넘기고 있었다. 영각사 입구를 앞에 두고 왼편 계곡으로 들어서는 등산로를 따라 5분여 오르자 영각탐방지원센터가 나온다. ■ 구름속의 남덕유산을 넘어 밤 깊어가는 삿갓골재로….남덕유산 정상에서 일몰 사진을 찍기 위해 발걸음을 서둘러 보지만 이내 배낭의 무게가 어깨를 짓누르기에 빨리 오르려 힘쓰지 않고 서서히 고도를 높여간다. 혼자 오르는 길이라 부담도 없고 누가 뭐라할 이도 없다. 하산하는 사람들마다 어디까지 가느냐며 질문세례다. 혼자 왔다는 말에 이상한 눈길로 바라보는 시선이 오히려 부담스러워 입을 꾹 다문채 땅만 바라보며 걷는다. 1시간 20분만에 올라선 영각재. 아직은 날씨가 좋다. 다만, 육십령 방향에 놓인 구름이 조금은 신경이 쓰인다. 머릿속에 일몰사진 정경을 그리면서 다가가는 남덕유산 방향으로 등산객들이 계단마다 줄지어 내려서며 가는 길을 더욱 지체시킨다. 좁은 계단이라 빗겨 갈 수도 없어 마냥 기다리는 도중 안개가 자욱하게 올라오며 주변을 가려버린다. 바람마저 거세지면서 금방이라도 눈세례를 퍼부을 태세다. 남덕유산 전위봉을 올라 함양 방면을 바라보니 월봉산과 금원산이 안개속에서 사라졌다 나타나기를 반복한다. 일몰사진에 대한 집착으로 부지런을 떨며 올라선 남덕유산 정상. 기다리고 있는 것은 세찬 바람과 자욱한 안개뿐 이었다. 안개가 걷히기를 기다리며 조바심속에 옷 하나를 더 껴입고 버텨보기로 한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하산하는 중이라 홀로 정상석 옆으로 쭈그리고 앉아 하늘만 바라보고 있다. 걷힐 듯 하며 밝은 하늘을 보여주다 말기를 여러 차례 반복하면서 이내 날이 어두워진다. 땀으로 젖은 몸에 한기가 스며들어 추위가 엄습한다. 심호흡 몇 번으로 진정을 시키고 삿갓골재 방향으로 내려서다보니 안내산악회가 바닥에 뿌리고 달아난 흔적들이 남았다. 화살표 방향으로 당일 산행 코스를 인도하는 인쇄물을 돌로 눌러 놓고 거둬가지 않은 것이다. 한 두개도 아니고…. 30여분만에 내려선 월성재는 더욱 가관이었다. 수십여장의 화살표 인쇄물이 바닥에 너저분하다. 기분이 상했다. 도대체가 어떤 생각들을 갖고 산행을 하는지 그 사람들의 뇌구조까지 궁금해진다. "제발 좀 자신들이 갖고 온 것 만이라도 가져가란 말야. 다른 사람들 것까지 주워가라 하지 않을테니 말이다." 처음으로 입을 열고 황점 방향에 대고 구시렁거려 본다. ■ 악몽과도 같은 대피소에서의 밤월성재를 지나자 뭔가가 흩날리면서 시야를 가린다. 반짝이는 눈가루들이 사방으로 날아다니며 랜턴 불빛에 반사되어 눈이 부시다. 황점마을 불빛도 자꾸만 내려오라고 손짓하는 것 같아 마음이 어수선해진다. 오른 편의 황점마을 방향 월성계곡의 깊은 품과 왼편의 토옥동 계곡의 멋스러움으로 기억되는 삿갓봉에 다가설 즈음 갑자기 발걸음이 둔해진다. 하늘이 맑았기 때문이다. 쏟아지는 별빛들을 감당하기가 벅차서 자꾸만 하늘을 올려다보게 된다. 삿갓봉을 지나자 대피소의 불빛도 함께 눈에 들어온다. 덕유산 너머 리조트를 밝히는 불빛 또한 요란하기만 하다. "도대체 어두운 밤은 어디로 갔지?" 또다시 구시렁대는 사이 대피소에 도착해 그동안 메고있던 배낭을 비로소 풀어 놓는다. 가장 좋은 자리는 어느 산악회 사람들이 차지하고 앉아 질펀하게 술자리를 이어가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중이다. 10여분만에 끝낸 나만의 만찬 흔적을 치우고 오는 길 복도에서 덕유산 국립공원에서 12년째 근무중이라는 황인대(52) 대피소 소장을 만났다. 무주 사람 특유의 구수함과 사람냄새 물씬 풍기는 황 소장의 입에서 참으로 개탄스런 경험담이 흘러 나온다. "아무데서나 야영하는 것도 그렇지만요, 산에 와서도 술 취해 행패부리는 등산객들로 골치가 아픕니다. 대피소 직원들이 말리면 욕설에 주먹다짐까지 생길 정도거든요." "등산객들의 음주는 정말 문제예요." 황 소장은 등산객들의 편의를 위해 빗물을 받아 놓기도 하고 전국의 대피소에서 최초로 취사장에서 직접 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등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었다. 그런 황 소장이 힘들어할 지경이라니…. 대피소는 밤 9시의 소등시간을 준수하는 곳이다. 서둘러서 주변 정리를 끝내고 자리에 누웠는데 옆의 여러 자리가 비어있다. 신경이 쓰이긴 했지만 애써 잠을 청하려 눈을 감는다. 얼마가 지났을까…. 어두운 대피소 안을 여러 개의 불빛이 어지럽히며 시끄럽다. 얼큰하게 취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잠자리를 찾아 온 것이다. 안하무인이다. 참으로 어이가 없어 한마디 해대니 일행들 모두가 같은 편이다. 흥분을 가라앉히며 애써 잠을 청해보지만 연방 울려대는 휴대폰 소리에 잠이 오질 않는다. 그나마 코고는 소리가 들어줄만한 소음이라니 잠자긴 글렀다. 어느새 여명이 밝아오고 대피소의 또 다른 하루가 시작되고 있었다. 산행안내

2009-01-22 송수복

[송수복과 떠나는 즐거운 산행]경북 영주시·충북 단양군 '도솔봉'

# 불가(佛家)의 도솔천으로 오르는 길도솔천은 석가모니가 보살(깨달음을 추구하는 이 또는 깨달음이 확정된 이를 지칭하는 말)이었을 당시 지상으로 내려가기 위해 머물렀던 곳으로 현재는 차후 세계의 부처인 미륵보살이 설법하며 수많은 천상세계의 사람들이 머물고 있는 곳이라 한다. 이러한 불가의 이름을 따온 봉우리로 소백산을 바라보며 죽령을 사이에 두고 백두대간의 한가운데인 소백산맥의 남쪽에 위치한 곳이다. 소백산의 완만하고 펑퍼짐한 능선과는 상반되는 모습으로 능선상으로는 암릉군을 형성하고 있어서 속도를 내기가 어렵다. 겨울을 제외한 계절에 도솔봉으로 오르다보면 다양한 식물군을 만날 수 있으며 한국의 에델바이스라 불리는 왜솜다리를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하지만 보호종이므로 함부로 손을 대지 말아야 할 것이다. 또한 고구려와 신라의 경계이기도했던 죽령에는 다자구할매의 전설이 남은 곳으로 매년 산신제를 올리는 산신당이 충북 단양군 대강면 용부원리에 남아 있다.# 마음속 빗장 열려는 심술바람과 맞서다1월의 산행에서 1천m가 넘는 산을 가려면 보다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 그래서 이것저것 평소 갖고 다니던 배낭에 챙겨 넣다가 다시 큰 배낭으로 옮겨 담는데 등 쪽의 보온과 혹시라도 모를 일에 대비하기 위해 동계장비를 하나라도 더 가져가기 위함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마음에 걸리는 것이 급강하한 기온인데 어차피 약속된 것이라 핫팩 몇 개 더 챙기는 것으로 마음을 비우고 집을 나선다. 수원에서 3시간여만에 도착한 죽령에는 칼바람이 몰아치고 있어서 온기(溫氣) 가득한 버스에서 내리기가 싫었다. 아무 생각없이 나갔다가 휘몰아치는 바람에 황급히 버스로 돌아와 옷을 하나 더 껴입고 내리니 산악회원들은 이미 체조를 하고 있다. 해발 697m의 죽령에서 도솔봉으로 오르기 위해 죽령휴게소에서 도로 건너편 산자락 뒤로 숨어 바람을 피해 오르기 시작한다. 예전에 백두대간을 종주할 당시 그야말로 편안한 마음으로 내려오던 길을 오늘은 반대 방향으로 오르려니 많은 생각이 교차한다. "1시간여 가까이 이어지는 솔향기 가득한 산길이었는데…"하던 회상도 잠시, 산자락을 비켜 오르던 길이 능선으로 붙으면서 다시 북풍한설(北風寒雪)을 만나니 모든 생각이 그대로 멈춰버리고 어느새 바람을 피할 궁리만 한다. 언제 내렸는지 모를 묵은 눈이 바람과 함께 얼굴 한가운데로 날아올라 눈을 뜨기도 쉽지 않다. 체온유지 때문인지 몰라도 앞뒤로 걷는 회원들 모두 입을 굳게 다물고 걷기만 한다. 카메라를 꺼내들기도 귀찮아 걷는데만 집중하는데 발 빠른 선경섭(57) 일요산행 팀장이 어느샌가 카메라를 들이대며 "바람이 너무 불어 못살겠어요"라고 말하는데 필자는 "바람 피면 서로 못살죠"라며 동문서답을 한다. 모든 게 바람 탓이다. # 두개의 정상석을 가진 도솔봉죽령을 출발한지 1시간30여분만에 삼형제봉의 정상으로 곧장 오르는 길을 놔두고 정상 전 좌측 길을 따라 도솔봉으로 향하는데 다소의 높낮이가 있는 봉우리들이 있어 오르내림을 반복하는 길이다. 기세등등한 바람만 아니라면 다소곳한 산행이 되련만 야속한 바람은 그칠 줄을 모르고 도솔봉으로 오르기 전 안부에서 점심식사를 하려 자릴 잡고 앉았는데도 수저에 담긴 밥알이 바람에 흩어질 지경이다. 흙먼지 뒤집어써가며 겨우 식사를 마치고 올라선 도솔봉 고스락에서의 조망은 시원스럽기 그지없어 그나마 위안이 되어준다. 단양군에서 설치한 아담한 정상석과 누군가의 손길에 의해 쌓인 돌탑이 정겹게 일행을 맞아주기에 주변의 산군과 백두대간 능선을 감상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보온통에 준비해온 연유를 섞은 보리차 한 잔을 나누어 마시던 황용수(45) 총무가 "소백산 국립공원내 최남단에 위치한 묘적봉이 저곳이죠. 깨달음의 오묘한 경지에 오른다는 뜻을 가졌다는데 범인(凡人)으론 알기 어려운 말 같아요. 그 의미도 그렇고…. 하지만 우리가 걸어온 길과 가야할 길을 그저 발걸음대로 걷고 걷다 보면 조금은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라는 말에 "길 자체가 오르내림도 오고감도 없는 길(道) 그대로를 따르는 것이 그 이치를 깨닫는 과정인지도 모르겠다"며 필자도 동의해 본다. 단양군의 정상석과 30여m 떨어진 헬기장에 충북 단양군에서 세운 까만 대리석에 도솔봉이라 표기되어 있어 의아하게 쳐다보니 충북의 산들 정상에 세워진 것과 똑같은 모양새다. 아마도 충청북도에서는 행정구역에 있는 산의 정상석을 똑같이 통일시키려나 보다. 개성없는 정상석에 무슨 의미를 두어야 할지 그저 씁쓸하기만 해서 차리리 없느니만 못하지 않나 싶다. # 사동리 방향의 통제와 묘적령 너머의 고항치 고개도솔봉~사동리 구간은 2008년 6월 30일자로 통제를 하고 묘적령~도솔봉 구간을 출입금지 구역에서 해제하여 탐방로로 지정하고 있다. 이러한 까닭에 도솔봉에서 1시간20분 거리의 사동리로 하산하려는 계획이 일부 수정이 되어 선두그룹은 묘적령으로 떠나고 후미에서 사진을 찍던 필자는 시간상으로도 애매하여 후미에 있던 일부회원들과 사동리로 내려서기로 한다. 통제와 해제를 수시로 해대는 국립공원 탐방로의 그것과 함께 변한 것으로 최근에는 고항치의 옛길이 사라지고 포장된 도로가 나있어서 대형버스도 통행이 자유롭게 되었다. 그래서 자연스레 고항치를 기점으로 고항치~묘적봉~도솔봉~죽령을 잇는 코스도 인기를 얻고 있으나 한편으로 예스럽던 고갯길 하나가 없어진 아쉬움도 남는다. 준족을 자랑하는 선두그룹이 죽령을 출발한지 6시간30분만에 사동리에 도착을 하고 연이어 후미그룹도 속속 사동리로 모여들었다. "사동리는 묘적사라는 절이 있던 곳인데 흰봉산, 삼형제봉, 도솔봉, 묘적봉 등이 품은 마을로 예전에 단양에서는 이곳을 하늘아래 첫 동네라고 불렀다고 하네요."선경섭 산행팀장의 설명이 끝나자 이근의(57) 전회장이 묘적사가 폐사된 연유를 전설의 고향을 보는 것처럼 말해주고 나서 "이곳에서 차량으로 10여분 거리에는 고려시대 사인(정4품 벼슬)을 지낸 우탁이란 사람이 머물렀던 단양팔경 중의 하나인 사인암이 있으니 들렀다 가기로 하죠"라며 회원들을 미리 준비해둔 코스로 안내를 한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떠나는 길에 이야자(49·여) 회원이 "산에 오면 마치 마음속의 무지개를 발견한 것처럼 마음에 풍요를 안고 돌아가게 돼요"라며 추위에 붉어진 얼굴을 더욱 데우며 수줍게 말하며 버스에 오르고 어느새 사위(四圍)를 가둔 어둠속에서도 도솔봉 산자락으로 흐르는 바람을 타고 도솔천의 미륵보살의 설법이 들려올테지만 무명(無明)으로 애꿎은 옷자락만 여민채 뒤돌아서고 만다. 그래서 범부(凡夫)라 하는가보다. 산행안내■ 등산로1코스:죽령~삼형제봉~도솔봉~묘적봉~묘적령~사동 리 (6시간30분)2코스:죽령~삼형제봉~도솔봉~묘적봉~묘적령~고항 치(5시간)■ 교통영동고속도로~만종분기점~단양IC~죽령 옛길수원 영통산악회설립3년만에 회원수 1천명 훌쩍…평일·주말없이 언제든 입맛대로2006년 3월에 비영리로 설립된 3년차 산악회지만 수원지역에서 왕성한 활동을 자랑한다.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평일, 주말 가릴 것 없이 매주 산행이 이어지며 회원수도 1천여명이 넘는다. 각종 테마산행과 이벤트가 준비되어 있어 회원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고 산행 전·후로 이어지는 회의와 평가로 보다나은 산행을 위해 노력하는 집행부가 듬직한 조직이다. "입맛대로 골라먹는 재미랄까요. 참여하고 싶은 날짜를 정할 수 있어서 더욱 좋아요."라는 이소화(47·여) 회원의 말처럼 시간되는 대로 참여할 수 있는 것 또한 매력이다. http://cafe.daum.net/illsyt, 산행팀장 선경섭 011-336-8943, 총무 황용수 019-380-2496

2009-01-15 송수복

[송수복과 떠나는 즐거운 산행]경기 양자산~앵자봉~관산

■ 산행지: 여주, 양평, 광주 잇는 양자산~앵자봉~관산■ 산행일시: 2009년 1월 3일(토)■ 산악회: 4050수도권남부산악회 (41명)여주로 올라 양평을 보고 광주로 내려오는 능선. 산악회에서 마련한 버스가 작아 그 이유를 물으니 뒤풀이 식당에서 내어준 버스란다.산행대장인 이강철(56) 부회장이 등산을 마친 회원들의 편의를 위한 아이디어다. 양자산(709m), 앵자봉(670m)은 당일 산행 코스로 손색이 없고 산행 코스도 위험 구간이 없기에 가족끼리 다녀오기에 안성마춤이다. 다만 불편한 교통편으로 인해 대중교통 보다는 자가용을 이용한 원점회귀 산행을 권한다. 분당을 출발해 50여분이 채 지나지 않아 하품교를 앞에 두고 영명사의 작은 간판을 따라 좌회전하여 양자산과 각시봉이 품은 하품리 작은 골짜기로 들어섰다. 영명사까지의 길은 큰 차가 다니기엔 무리가 있고 입구부터 걸어간다면 족히 30분은 걸린다. 소박한 가정집 같은 영명사를 바라보며 각시봉으로 접어드는 길머리, 이강철 부회장을 따라 회원들이 줄지어 오르기 시작한 시각이 오전 10시. 빼곡히 늘어선 북미산 소나무와 전나무 숲이 솔내음도 좋고 겨울치고는 따스한 날씨다. 동행하던 전임회장 윤영일(52)씨가 "하품리는 표고버섯 산지로 유명한 곳이지만 지명때문에 애써 가꾼 농산물을 하품(下品) 취급 당하는 불이익이 있어 개명을 추진중"이란다. 말잇기가 벅찬 솔숲의 가파른 오르막, 조경수로 가꿔 놓은 듯한 노송들을 만나면서 능선길로 변했다. 각시봉에 이르기전 각시바위에서의 조망은 가히 수준급이다. 각시봉에 오르자 양평 방향의 용문산이 흰머리를 한 채 앉아있고 오른편으로 중원산과 도일봉이 한 눈에 들어온다. #앵자지맥을 따라 걷는 아기자기한 오솔길각시봉에서 양자산으로 가는 길은 간벌이 되어 있어 산행하기가 편하다. 하품리 안두렁 계곡에서 삼거리를 지나 헬기장에서 점심을 하기로 하고 자리를 잡으니 따뜻한 햇살에 졸음이 쏟아질 지경. 양자산은 709m로 앵자봉보다 높기에 주변 조망에 더할나위 없이 좋다. 양평쪽의 남한강과 유명산은 그렇다 치고 가야할 방향인 앵자봉과 관산으로 이어지는 뚜렷한 능선은 앵자지맥의 일부구간이다. 앵자지맥은 한남정맥에서 뻗어나온 산맥으로 안성 칠장산(492m)에서 김포의 문수산(376m)까지 이어지는 한남정맥 중 용인의 문수봉(403m)에서 북동으로 나아가는 줄기가 바로 '앵자지맥'인 것이다. 산경표에 기록된 이러한 마루금(능선을 이은 선)을 따라 걷는 길은 언제나 가야할 길과 걸어온 길을 볼 수 있기에 산행의 또 다른 매력을 안겨준다. 양자산에서 앵자봉으로 가는 길엔 고압선 철탑이 많아 눈에 거슬렸지만 이러한 시설이 없다면 산업이나 생활 전반이 어려운 까닭에 눈 딱감고 능선 아래 여주 방향으로 조림된 자작나무 은빛 물결의 위로를 받으며 급한 내리막을 따른다. 주어고개는 양평군 강하면과 여주군 산북면을 잇는 고갯마루로 많은 사람들이 왕래를 하였던 곳, 여주방향 문바위 계곡에서는 장마철 폭우에 조난사고가 종종 일어나기도 한다. 내리막 끝 주어고개에서 앵자봉으로 가는 오르막은 그다지 힘들거나 지치게 하지 않는다. 비교적 잘 가꿔진 정원처럼 소담스럽고 아기자기한 산길인데다 발목을 덮는 낙엽으로 인해 무릎관절 고생은 덜하게 할 듯. 또한 등산로가 여주군에서 신경 쓴 흔적을 엿볼 수 있었는데 나무에 붙은 표찰을 유심히 보니 나무가 손상되지 않도록 스프링구조로 해놓은 것이며 주변경관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설치한 밧줄구간과 나무의자도 그랬다. 다른 산의 요란한 철계단과는 차별 되는 것이라 앞으로도 가급적 환경을 훼손치 않는 범위에서의 편의시설을 설치했으면 좋겠다는 사견을 가져본다. 주어고개에서 출발, 1시간 20분정도 지나서 양자봉 고스락에 서니 발아래 천진암과 퇴촌방향으로 검단산과 예봉산이 자태를 뽐내고 섰다. 이곳 앵자봉 일원은 200여년 전만해도 8곳의 사찰이 있었으며 실학의 영향을 받아 불교와 무관한 사람들도 들어와 공부를 했다고 한다. 1777년 정유년 겨울에 이벽(李檗)을 위시해 정약전, 정약용, 이승훈, 권철신 등의 학자들이 앵자봉 아래 천진암에 터를 잡고 천주교 교리강학을 하였고 이외의 다양한 학문을 연구, 강의하였던 역사적인 장소로 이곳이 천주교의 성지가 된 연유이다. 본래의 천진암은 옛터의 흔적과 그 이름만 남았고 천진암 주변으로 10만㎡에 달하는 대지에는 100년에 걸쳐 지을 기념성당과 박물관이 건립을 준비중이다. #치잣빛 노을을 안겨준 관산의 해거름앵자봉 이후로 평온한 길이 방화선처럼 뚜렷하고 거칠 것이 없어 마음 편히 걷는다. 어느새 바람은 자고 햇살만 분주해져서 산너머 어디론가 떠나려 한다. 조금 잰걸음으로 나아가 보지만 관산 하나가 덩그러니 남아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삐죽거리며 못생긴 철판 이정표가 관산으로 안내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어느샌가 관산(555m)정상에서 산행의 마지막 기념촬영을 마쳤다. 무갑리 방향의 하산 길로 접어들자 식수로 쓸만한 계곡이 나오고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민가가 연이어 나타나면서 산행은 끝나간다. 계곡 한가득 쏟아지던 햇살을 품에 안으며 내려서던 회원들의 얼굴을 담홍빛으로 물들였던 노을만 남긴 해가 서산너머로 지고 어깨를 견주며 내려오던 길에 즐거운 산행이었다고 말하는 필자에게 이병환(55) 회장이 "마음이 모든 문제의 근원이며 해결책이라고 하잖아요. 장시간 산행이었지만 회원들 모두가 즐거워하고 보람된 하루였다고 느낄 수 있도록 집행부가 최선을 다해야지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노력과 끊임없는 반성뿐이란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어요"라고 말하는 모습 뒤로 회원들이 사랑의 하트를 전하고 있었다.■ 산행안내■ 등산로여주군 산북면 하품리 영명사~각시봉~양자산~앵자봉~관산~광주시 초월읍 무갑리 (7시간)여주군 산북면 하품리 영명사~각시봉~양자산~하품리 (2시간30분)광주시 퇴촌면 우산리~관산~앵자봉~천진암 (3시간30분)■ 대중교통곤지암~만선리~건업리(삼합리)~상품리~하품리 (1일5~6회) 광주시~천진암 (1일 8회)

2009-01-08 송수복

[송수복과 떠나는 즐거운 산행]가평·포천 '국망봉'

국망봉은 휴양림과 오염되지 않은 광산골 계곡을 품은 경기도의 몇 안되는 1천 이상의 봉우리로 '산'이 아닌 '봉'으로 불리며 겨울의 심설산행으로 유명한 곳이다. 그도 그럴것이 화악산(1천468m), 명지산(1천267m)에 이어 세 번째로 높고 주능선 길이만도 15㎞에 이르기 때문에 '경기도의 지리산'이란 별칭을 가졌다. 그만큼 정상과 능선 조망이 빼어나 등산객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산으로 아직까지 인공 시설물이 많지 않아 더욱 좋은 곳이다. 2003년에 일가족 6명이 조난을 당해 4명이 사망한 사고 이후에 생긴 무인대피소와 언제 생겼는지 모를 수많은 전투용 참호와 시멘트로 지어진 벙커들만이 인공 시설물에 속할 따름이다. 일반적인 들머리로 장암리 저수지 방향에서 시작하는 원점회귀 산행과 가평군 방향인 용수목에서 개이빨봉으로 올라 국망봉을 거쳐 장암리로 넘어 오는 코스 등이 있으나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장암리 방향을 선호하는 편이다. 어느 방향에서 올라도 정상을 거쳐 가려면 적어도 5시간의 여유를 가져야 할 만큼 줄기차게 올라야 한다.#마음만큼 못따르는 둔중한 발걸음"한북정맥의 한 구간인 국망봉은 아직까지 개발로 인한 폐해에서 조금은 빗겨나 있어 오염도 덜하고 군사보호구역도 있는 까닭에 생태계 보전도 양호한 곳이라네요." 산악회장을 맡고 있는 강성란(46·여)씨의 설명에 귀기울이는 동안 어느새 장암리로 접어들어 휴양림 방향으로 버스가 들어선다. 주차장은 고사하고 차량을 돌릴만한 장소도 안나오는 좁은 도로에서 산악회원들이 내려 류경수(45) 등반대장의 구령에 맞춰 준비운동을 하는 가운데 올려다본 국망봉은 흰눈을 머리에 이고 있다.휴양림을 지나 장암저수지로 오르는 기존 등산로가 아닌 국망봉과 개이빨봉 사이의 능선으로 붙기 위해 작은 소로를 따라 산행을 시작하자 곳곳에 매달린 작은 리본들이 일행을 반겨준다. 고도계를 보니 해발 350를 가리키고 있으니 정상까지 800여가 남아있어 "어지간히 올라가야 하겠군" 하며 마음을 추슬러 본다. 산행 시작 30여분이 지나면서 곳곳이 미끄러운 눈길. 준비해온 아이젠을 차고 오르는데도 여전히 미끄럽다. 그다지 가파른 느낌은 없지만 꾸준히 오르다 보니 어느새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어 온다. 한겨울 산행시에는 땀을 흘리지 않기 위해 가벼운 옷차림으로 오르는데도 발걸음도 무겁고 힘이 들기에 핑계를 찾아보니 연말의 잦은 술자리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몇 개의 잦은 오르내림을 끝내고 본격적인 오르막에서 뒤돌아보니 이미 많은 회원들이 뒤로 처지는 모습을 볼 때 결코 만만한 산행지가 아님을 느끼게 한다. #힘든 등정, 장쾌한 조망으로 위로사계정리가 안된 헬기장을 지나쳐 끝도 모를 오르막을 오르면서 더욱 숨이 가빠온다. 그렇게 오르고 나면 다시 하나의 작은 봉우리가 이어지는 까닭에 잔뜩 기대하고 올랐다가 다시 올라야 하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어느새 일행들은 몇몇의 부류로 나뉘어 산행을 하게 된다."허허허 참으로 사람 지치게 하는 코스네요. 기껏 올랐더니 앞에 또 다른 오르막이 기다리니 참으로 인생의 발자취만큼이나 굴곡진 곳이군요." 수원 화서동에서 주민자치위원장을 지냈다는 김병규(67) 회원이 나이를 무색케 하는 발걸음으로 나아가며 웃음진 얼굴로 건네는 말에 뭐라 응대를 하려해도 그저 숨만 들이쉬며 멀리 보이는 강씨봉만 바라보고 설 수밖에 없었다. 산행을 시작한지 두어 시간이 지나도록 끝날 것 같지 않던 오르막이 주능선을 만나면서 비로소 멈춰 선다. 삼거리 이정표를 만나 사진을 찍을 요량으로 국망봉과 반대방향인 개이빨봉 방향으로 나아가자 황홀하리만치 훌륭한 눈요깃거리에 발걸음을 멈추고 눈을 크게 떠본다. 개이빨봉, 만드기봉, 강씨봉이 연이어 늘어서 있고 가평 방향의 석룡산과 화악산이 한 눈에 들어온다. 근래에 다녀 본 어떤 산 보다도 조망이 훌륭하다. 십 수년전 여름에 산악회 선배의 발꿈치만 보며 지나쳤던 기억을 떠올리니 국망봉은 역시 겨울에 그 진가를 발휘하는 곳이라 여겨진다.#왜 '산'아닌 '봉'으로 불릴까?주능선 삼거리에서 국망봉까지는 20여분의 거리로, 능선 길을 따라 진행하다 보면 오른편의 화악산과 북쪽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를 감상하느라 한결 발걸음이 가볍다. 먼저 도착한 회원들이 점심식사를 맛나게 하는 가운데 국망봉의 고스락에서 생소한 정상표지석이 눈에 들어오기에 자세히 보니 2008년 10월에 가평군에서 세웠다고 표기되어 있고 예전부터 서있던 나무기둥과 작은 대리석 기둥은 어디로 버려졌는지 보이질 않는다. 정상석엔 여지없이 '국망봉'으로 표기되어 있기에 경기도에서만도 세 번째로 높은 곳인데 어째서 '산'으로 불리지 못한 것일까 하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보통의 상식으로 주산이 있고 그에 딸린 봉우리가 있음에 ○○봉으로 불리는게 상식이라 주변의 산 이름을 거들먹거리지만 774의 가리산이 바로 지척이다. 그렇다면 가리산 보다 높은데 가리산 국망봉일리 만무일텐데 어째서일까.조선 정조때 실학자인 신경준의 '산경표'에서 실낱같은 근거로 찾은 것이 한북정맥 중 백운산과 운악산 사이에 망국산이란 이름이 있다는 정도다. 적어도 조선시대까지는 '산'으로 불렸다는 얘기인데 그 다음의 과정이 생략된 채 현재에 이르고 있다고 보여진다. 정상석 앞에서 주변을 한참동안 구경하다 북쪽방향으로 내려서면서 왼편 능선으로 이어지는 가파른 내리막을 따르는 구간에서 수북이 쌓인 눈 덕분에 수월하게 미끄러지며 600여를 내려오니 조난사고 이후 지은 대피소가 있다. 이후의 길도 가파르기 그지 없지만 지나온 길에 비할 바 아니어서 담소를 나누며 내려오게 된다. 장암저수지를 구경하고 휴양림 입구로 내려오니 사유지인 까닭에 2천원의 입장료를 받고 있었음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한참을 기다린 끝에 만난 박봉규(41)후미등반대장이 "겨울에 조난사고가 종종 생기는 산이라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들 무사히 산행을 마치게 되어 다행입니다"라며 겨우 웃음을 짓는 모습을 보니 적잖은 마음고생을 했음이 비쳐진다. ■ 등산로1코스:국망봉 자연휴양림~삼형제폭포~신로봉~국망 봉~대피소~자연휴양림 (5시간30분)2코스:등산로 표지판~470봉~헬기장~주능선~국망봉~ 대피소~자연휴양림 (5시간)3코스:용수목~개이빨봉~국망봉~무주치폭포~적목리 (4시간30분)■ 교통47번 국도를 이용해 서울~구리시~진접~내촌~베어스타운~일동을 지나 이동 장암리까지 간다. 장암리의 이동교(다리)에서 우회전하여 약 2.4㎞ 가면 휴양림이 나오지만 대형버스는 휴양림 입구 아래의 식당에서 회차하여야 한다.수원 숙지산악회수원시 팔달구 화서동에 위치한 주공아파트 주민들로 구성된 산악회로 입주자대표회의가 주축이 되어 주민들의 화합과 취미활동을 위해 조직되었다 한다. 햇수로는 5년차에 접어들고 있으며 인근의 주민들도 참여하고 있는 관계로 지역적인 활동도 잦은 단체다. 정기산행은 매월 넷째주 일요일이며 화서주공4단지 입구에서 출발하고 있다.

2009-01-01 송수복

[송수복과 떠나는 즐거운 산행]해맞이 수도권 명산 5선

시간적인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 수도권에서 새해맞이 산행을 계획하고 있는 많은 등산객들을 위해 호젓하게 산행을 즐기며 더할 나위없이 아름다운 일출을 감상할 수 있는 산행지 5곳을 꼽아 보았다. 동절기엔 오전 7시30분 전후에 일출을 기대할 수 있는데 땀을 흘리며 올랐다가 앞사람에 가려 까치발을 들고도 제대로 일출구경을 못해 기분 상했던 기억만큼이나 힘들었던 것이 추위와의 싸움이었을 것이다. 산에 오를 땐 보온병에 따뜻한 물을 준비하는 것은 물론 체온을 유지할 수 있도록 충분히 의류도 챙겨넣고 올라야 한다. 특히 상체에는 집중적인 신경을 쓰는데 반해 하체 쪽에는 이렇다 할 준비 없이 오르는 이들이 많은데 간단하게나마 앉아서 쉴 수 있도록 깔고 앉을 단열 보온재와 가벼운 담요 정도는 갖고 오르자. 바람막이용으로 김장비닐을 갖고 올라도 좋다. 새해의 해맞이는 추위와의 싸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므로 준비물들을 꼼꼼히 챙겨서 새해를 당당하게 맞아 보자. 강줄기에 갇힌 짙은 운무 운치더해1. 검단산(657m): 하남시, 광주시팔당댐과 가까우며 팔당호 주변을 굽어 볼 수 있는 조망권을 가진 능선이 한강을 사이에 두고 예봉산과 마주하고 있으며 시원한 가시권과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근심 걱정이 사라지고 푸근한 인정만 안고 돌아오는 길이 그저 즐겁기만 한 곳이다. 검단산 고스락의 넓은 공터에 서면 북한강과 남한강이 합수되는 지점인 양수리가 보이며 때로는 짙은 운무가 강변의 운치를 더욱 아름답게 가꿔주기에 발아래의 운해를 감상하기에 좋은 곳으로 유명하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어느 때고 즐겨 찾는 곳으로 새해 해돋이 명소로도 잘 알려져 있다. 코스=배알미동(한국수자원공사)~정상(1시간), 신안아파트 건너편 검단농장~호국사~정상(1시간10분), 새능~육모정~정상(1시간10분)수종사 앵글포인트 카메라행렬 장관2.운길산(610m):남양주시 조안면운길산은 이미 새해 일출 감상지로 명성이 자자한 곳이다. 특히 수종사에서 바라보는 일출은 가히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진작가들에 의해 선보여졌던 곳으로 정상에서의 감상 보다는 수종사를 더 선호하는 편이다. 수종사 버스 정류장에서 수종사까지는 산책하듯 걸어 오르면 된다. 가끔 지나가는 차량들을 무시하고 오르다 보면 어느새 일주문을 지나 석불입상에 다다르게 되며 5분 뒤에 닿는 운길샘에서 목을 축이고 100여m를 걸으면 수종사에 이르게 된다. 수종사 앞마당에 이르게 되면 이미 자리를 잡고 있는 수많은 카메라의 행렬을 보게 될 것이다. 전문 사진작가들로부터 아마추어 작가들까지 손과 발을 비벼가며 해돋이를 기다리는 모습을 지나쳐 급경사 계곡길로 접어들어 10여분을 오르면 자연석굴이 나오고 작은 석불이 모셔져있다. 이곳에서 대략 25분 정도면 정상에 이르게 되는데 조망이 그다지 좋지 않아 어느새 수종사의 조망을 그리워 하게 된다. 코스=중리 버스정류장~수종사~운길산 정상~수종사~송촌리(2시간30분)북한산까지 탁 트인 시야 '황홀'3. 예봉산(683.2.m): 남양주시 와부읍수림이 울창하기로 유명해서 서울로 땔감을 공급했을 정도로 빼곡한 숲길로 들어서는 산행이다. 산행 들머리는 팔당2리 버스정류장에서 철로방향을 따라 마을회관 앞길을 지나 계곡으로 접어들어 사슴목장을 만나면서 등산로가 시작된다.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다소 가파른 면도 없지 않지만 곳곳에서 쉬기 편한 공간도 나오고 한강을 조망하기 좋은 전망대에 서서 잠시 둘러보기 좋은 길이 이어진다. 예봉산에서는 가끔 패러글라이더들의 화려한 날갯짓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도 가질 수 있으며 다산 정약용, 정약전의 역사가 깃든 철문봉이 인근에 있다. 정상에서는 멀리 도봉산과 북한산이 보이며 발아래의 팔당교와 강건너편의 검단산이 보이는 훌륭한 조망을 가졌음에도 가볍게 오를 수 있는 곳이기에 평소에도 많은 이들이 즐겨 찾고 있으며 원점회귀 산행시에는 3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코스=팔당역~갈림길~쉼터~예봉산~철문봉~팔당역(3시간)줄지어 늘어선 암릉 기묘한 절경4.도드람산(349m):이천시 마장면 목리용인과도 가깝고 수원에서도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산으로 중부고속도로 이천휴게소에서 바라보면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암릉들이 줄지어 늘어선 까닭에 정상 표지석엔 '기암괴석이 절묘한 경관을 이루고 있는 돌산'으로 표기되어 있다. 4개의 암봉으로 이루어진 능선은 3시간 안팎이면 모두 돌아 볼 수 있고 암릉에서 느끼는 재미가 더할 나위 없이 즐거운 까닭에 인근의 어느 산 보다도 자주 찾게 되는 곳이다. 산행의 들머리는 용인방향에서 42번 국도를 따라 가다 도드람산 이정표를 따라 들어가면 된다. 잘 정비된 이정표를 따라 험한 길과 쉬운 길로 나누어 오르도록 안내되어 있기에 많은 사람들이 '험한 길'을 암릉으로 착각하고 오르지만 실상은 계곡길이어서 속은 기분마저 든다. 이 길은 그저 험하기만 하다. 그래서 어차피 만나는 길이므로 쉬운 길을 따라 오르기를 권해본다. 산 높이는 349m지만 이천 일대를 내려다볼 수 있는 주변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그만큼 조망도 좋다. 코스=표교초등학교~영보사~제1봉~제2봉~제3봉~제4봉~효자문~목리(3시간30분)예부터 지리적 요지… 암봉병풍 눈길5. 감악산(675m) : 파주시, 양주시, 연천군삼국시대부터 전략적 요충지로 유명한 산으로 북쪽과 서쪽으로 보이는 임진강 하류 부근은 북한땅이다. 서부전선의 최북단 도시인 파주시 적성면에 위치해 있으며 남쪽으로 한 눈에 들어오는 감악산 정상에 서면 이곳이 얼마나 전략적으로 중요한 곳인지 알게 된다. 산행 전 올려다 본 정상으로 이어지는 능선의 암봉들이 험준한 인상을 주기 쉬운데 막상 올라보면 아기자기한 모습에 매료되며 한때 구월산이 주무대였던 임꺽정의 중간거점으로 활용하였던 까닭에 봉우리와 동굴에도 그의 이름이 남아 있음에 세월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산행의 시작은 설마리를 기점으로 하여 오르는 것이 보편적이며 법륜사를 지나 임꺽정봉으로 올라 감악산 정상에 서면 양주 불곡산이 손에 잡힐 듯한 거리에 있고 도봉산과 수락산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개성의 송악산도 볼 수 있을 정도로 주변이 확트인 까닭에 훌륭한 조망지로 일출 감상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할 수 있겠다.코스=감악산휴게소~큰고개~까치봉~감악산(1시간), 법륜사휴게소~숯가마터~묵밭~감악산(1시간)■ 일출사진 TIP좋은 구도 나오는 명당자리 선점…감도 100~400 유지 삼각대 필수구도를 잡기 위해서는 좋은 자리를 선점하여야 하며 일반적으로 산의 정상에서는 밋밋한 구도이기 십상이어서 주제와 부제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도록 꼭 정상이 아니더라도 좋은 구도가 나올 수 있는 자리를 잡도록 한다. 다음으로 깨끗하고 선명한 사진을 위해서는 삼각대가 필수이며 감도는 100~400을 넘기지 않도록 한다. 감도(ISO)가 높을수록 노이즈 발생빈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며 가급적 필터를 빼놔야 플레어(빛내림) 현상을 줄일 수 있다. 조리개 값을 8~11 정도를 유지시키는 것이 좋으며 날이 어두울 경우 셔터속도를 확보하기 어려운데 삼각대로 이를 만회하도록 한다. 이때 릴리즈가 있으면 더욱 좋으나 없다면 손끝으로 충격이 전달되지 않도록 조심해서 셔터를 누른다. 렌즈는 광각보다 망원렌즈가 떠오르는 태양을 보다 크게 포착, 주제를 명확히 할 수 있어서 많이 사용하는 편이다. 독자여러분 모두 다양한 모습으로 자신만의 작품을 멋지게 남길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2008-12-25 송수복

송수복과 떠나는 즐거운 산행·가평군 '장락산'

장락산맥이라 불리는 널미재~왕터산 구간. 가평군 설악면에서 강원도 홍천군 모곡면으로 향하다 넘게 되는 널미재가 산행기점으로 홍천강에서 멈춰선 산줄기 끝 왕터산까지 능선 길로 이어져 8시간 정도 소요되는 12㎞구간이다. 왕터산까지 산행을 할 경우 교통편이 불편하여 대개 화채봉을 지나면서 좌측의 하산로를 따라 미사리 방향으로 내려온다. 이 경우 산행시간은 식사시간을 포함하여 7시간이 소요되며 중간에 식수가 없으므로 물을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 중간에 하산하려면 장락산을 지나 1시간여를 가다 보면 미사리방향 2㎞라 쓰인 삼거리에서 안내판을 따라 내려가는 곳이 유일하다. 이 경우 널미재에서 하산까지 대략 4시간 정도가 소요된다.뚜렷한 한줄기 능선길가평군에는 유달리 많은 봉우리와 산이 있다. 100대 명산이나 50대 명산으로 축약해 볼 수 있을 정도이니 산꾼 입장에서는 즐거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지형적인 이점을 취미로 십분 활용하며 지역사회 발전을 이끌어 온 가평의 산꾼들과 청평에서 만나 인사를 나눈 후 버스로 이동, 널미재 해장국집 건너편에서 내렸다. 해장국집 옆으로 난 산길을 시작으로 초반부터 가파르다. 재빨리 등산화 끈을 발목부터 발등까지 충분히 풀어줬다. 산행 오르막에선 신발 끈을 충분히 풀어주고 내리막에선 꽉 조여서 동여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피로 증가로 부상의 위험이 높기 때문에 반드시 행해야 할 과정이다. "지난주에 눈이 많이 와서 황홀한 설경을 보여줬는데 지금은 다 녹고 없네요." 하재유(52) 회장이 등산화 끈을 풀고 있는 필자 옆에서 말을 하며 아쉬운 표정이다. 널미재에서 25분 정도 오르니 어느새 오른 627봉, 홍천방향 쪽을 바라보니 산간마을을 감싼 운무가 물안개처럼 피어오른다. 후미그룹이 모두 도착하는 것을 보고 다시 장락산으로 향한다. 길 앞엔 6·25 전쟁 전사자 유해발굴 지역이라는 안내판이 눈길을 끈다. 그리고 곳곳에서 구덩이들이 보인다. 하 회장에게 물으니 대략 40~50년 전에 이곳 주민들의 생계 수단인 숯을 굽던 가마터라 한다.장락산에 자리한 통일교지난 7월 문선명 통일교 총재와 가족, 수행원이 탄 헬기가 불시착한 지점이 장락산 능선이다. 울창한 숲이 완충작용을 해준 덕에 무사할 수 있었다는 해석이 한눈에 보기에도 이해가 가는 형세다. 능선 왼편으로 통일교 건물이 상당한 규모로 자리하고 있었다. 9시에 출발해서 두어시간 만에 도착한 장락산 고스락에 서니 서쪽으로 북한강, 청평호가 뚜렷한 선을 그으며 흐르고 청평호 옆으로 뾰루봉과 오른편의 호명산이 눈에 들어온다. 북쪽으로 화악산과 응봉이 하얀 눈을 이고 있는 모습이 이채롭다. 하지만 가장 관심을 두고 본 것은 통일교 건물들이었는데 장락산 복판에 앉은 건물이 천성산 본전성지라 불리며 3만9천660여㎡ 부지에 연건평 1만6천100여㎡의 본궁은 지구촌 누가 오더라도 한번에 교육할 수 있다 한다. 이외에도 청심국제중·고등학교, 청심국제병원, 천주청평수련원, 실버타운 등이 장락산 자락에 자리하고 있었다. 앞으로도 2만7천여명이 거주할 주택단지까지 조성한다 하니 그야말로 통일교의 세계 총본산이 될 것이란 주장에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가평군민들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지역경제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는 게 사실이고 병원도 국제 수준이라 서비스도 좋다보니 대개 흡족해 합니다." 하 회장이 장락산 정상석을 앞에 두고 기념사진을 찍는 와중에 설명을 해준다. 주택단지 난개발로 몸살앓는 미사리2010년 완공을 목표로 한창 공사가 진행중인 서울~춘천간 고속도로가 통일교 건물들과 함께 눈에 들어오던 장락산 정상을 지나면서 능선 내내 보게 되는 것은 강줄기이다. 홍천강과 북한강 줄기가 더욱 뚜렷하게 보이며 조망하기 좋은 바위가 종종 나타나 잠깐씩의 여유를 갖고 산행하기에 좋다. 그러나 직선 능선길이라고 만만하게 볼 것이 아닌 게 장락산을 지나면서는 산세가 급격히 날카로워지고 바위가 곳곳에서 버텨서 잦은 오르내림이 만만찮다. 1시간여를 걷자 미사리 방향으로 내려서는 삼거리를 만나 일부 회원이 하산을 하고 나머지 회원들은 계속 능선을 이어간다. "미사2리 마을회관에서 떠나는 설악행 버스가 오후5시30분이 막차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등산객들은 대부분 삼거리에서 미사리 방향으로 하산한다"고 설명하는 손영수(50) 산악대장은 가평에서 군(軍) 생활만 29년째인 베테랑 군인으로 막내아들도 특전사에서 부사관으로 근무중인 군인가족이다. 곧이어 오른 깃대봉은 전 구간에서 전망이 가장 좋은 곳이다. 걸어온 능선 뒤로 양평의 용문산과 축령산이 하늘금으로 뚜렷하고 장락산맥이 연이은 봉우리도 빼어난 모습이다. 깃대봉을 뒤로하고 20여분을 더 가다 만나는 봉우리에 안내판만 덩그란 화채봉을 만난다. 이곳에서 왼쪽으로 내려서는 길은 절벽구간이 있어 다소 위험성이 있으므로 오른편의 급사면을 10여분 정도 내려가다 삼거리에서 왼편의 길을 따라 내려서면 이지펜션이 있는 강가로 나오게 된다. 미사리 주변으로 버려진 주택단지와 압류되어 사용금지된 건물 등이 여럿 보이는 곳에서 대형차량이 주차가 가능한 미사2리 마을회관까지는 1.5㎞의 좁은 길로 10여분 정도 발품이면 충분하다. 산행안내■ 등산로1코스:널미재~장락산~깃대봉~화채봉~미사리(7시간)2코스:널미재~장락산~삼거리~미사2리(3시간30분)■ 교통1.경부고속도로~외곽순환도로 퇴계원IC~경춘국도~청평대교~설악~널미재2.서울~설악(청량리역에서 1330-5번 버스 1시간 간격)3.서울 상봉터미널~유명산행(1일 8회) 모곡행(1일5회) 널미재 하차4.미사리~설악(1일 4회: 09:00, 11:30, 13:30, 17:30) 설악~청평(수시운행)가평이 좋은 사람들 산악회180명 지역 이웃사촌 모여…산행마다 1천원 온정 손길 가평 지역에 대해 애정과 관심을 갖던 지역 사람들로 인터넷 동호회에서 시작하여 산악회로 발전하게 된 모임으로 2004년부터 산행시마다 1인당 1천원의 적립금을 통해 연말 불우이웃돕기 행사를 하고 있으며 현재 회원은 180명으로 매월 둘째주 일요일이 정기산행이나 거의 매주 산행을 하고 있다 한다. 경기도의 경계를 따라 산행을 이어가는 도계종주를 두 번이나 했을 정도로 산에 대한 애정도 남다른 산악회로 앞으로 보다 더 왕성한 활동이 기대되며 많은 지역주민의 참여를 원하고 있다.회장 하재유 011-419-6780 카페지기 양금숙 017-304-4103

2008-12-18 송수복

[송수복과 떠나는 즐거운 산행]철원군 '복계산'

숨 막히는 적막과 긴장의 밤을 보낸 비무장지대와 철원평야가 산 아래로 펼쳐져 있고 지금은 들리지 않는 확성기의 소리가 귓가에 맴돌던 기억의 전선이 형성되어 있는 이곳 철원에 북측의 땅을 고스란히 바라볼 수 있는 산으로서, 민간인 신분으로 아무런 제재없이 다녀올 수 있는 산이 복계산이다. 매년 겨울이면 남한 내에서 가장 낮은 영하의 온도를 오르내리는 지역으로 유명한 철원지역에서 1천m가 넘는 산군 중 하나인 복계산은 주변의 조망도 좋고 가족이나 친구들과 오르면서 담소를 나누기도 편한 산길을 열어주는 곳이어서 사시사철 등산객들이 찾고 있지만 그 수는 많지 않은 편이다. 능선 길은 소담스러운 모습으로, 계곡은 깊게 숨어서 맑은 물로 산꾼들의 피로를 풀어주는 청량제의 역할을 하고 있다. # 생육신으로 알려진 매월당 김시습의 흔적을 따라 걷는 길복계산의 산행에서 빠질 수 없는 인물이 매월당 김시습으로 현재 그의 호를 딴 지명이 곳곳에 남아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김시습은 생육신의 한 명으로 세조의 왕위찬탈에 분개하여 책을 불사르고 전국을 떠도는 방랑자의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하지만 신동으로 소문난 김시습에게 시험을 치르게 하여 비단 50필을 하사하였던 세종대왕이 승하한 후 장자인 문종의 뒤를 이어 보위에 오른 단종을 위폐시킨 세종의 둘째 아들인 수양대군과 정치계로 진입하게 된 집현전 학자들간의 정치운영과 관련한 대립과 갈등에 따른 단종 복위계획이 실패하면서 빚어진 결과로 죽임을 당하거나 쫓겨난 이들이 사육신과 생육신이란 호칭을 얻게 된 것. 이러한 역사적 논란은 차치하고라도 김시습은 당대를 풍미한 문장가이면서 세조의 왕위찬탈에 울분을 참지 못하고 21세에 머리를 깎고 승려가 되어 전국을 떠돌기도 했던 학자로, 복계산은 산자락에 40여m 높이의 층암절벽을 '매월대'로 그 아래 계곡의 폭포는 '매월폭포'로 불리게 된 인연을 맺은 곳이다. # 손 끝에 닿을듯한 북한의 산과 들"암벽등반을 하기 위해 매월대를 찾는 사람들이 간혹 있기는 합니다만 아직까지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탓에 활발하다고 보긴 어렵네요." 주차장에서 매월대를 올려다 보며 등산화 끈을 동여매던 임철수(47) 김화우체국장이 매월대에 암벽 등반루트가 개척되어 있느냐는 필자의 질문에 답한 말이었다. 주차장은 매월대와 매월폭포, 원골 세 방향으로 산행이 시작되고 끝을 맺을 수 있는 곳으로 매점과 화장실이 있고, SBS드라마 '덕이', '임꺽정'과 MBC드라마 '다모'의 촬영장이었던 청석골 세트장이 바로 보인다. 하지만 한눈에 보기에도 이미 관리소홀로 그 명성은 다 한 것 같아 아쉽다는 생각을 하며 매월대 폭포방향으로 길을 재촉한다. "저 앞에 보이는 산이 북한의 오성산입니다. 눈이 많이 온 다음날이면 저 산에서 남쪽으로 겨누고 있는 포의 실체를 볼 수 있는데 거리상으로는 이곳과 6㎞ 밖에 안 떨어져 매우 위협적이죠." "북한측에선 굉장히 중요한 곳인지라 휴전선을 협상할때도 저 산 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고 했답니다." 앞선 걸음으로 가던 박병열(50) 와수우체국장이 능선에 올라서서 눈앞에 펼쳐진 철원평야와 그 끝에 선 오성산을 가리키며 설명을 하는데 철원우체국에서만 31년째 근무중이라니 그야말로 철원의 터줏대감으로 지역 특색을 꿰차고 있었다. 복계산 등산로의 특성은 곳곳에 군사용 진지가 구축되어 있고 잔뜩 녹슨 철책도 여러 곳 있어 방치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주차장에서 출발해 산행을 시작한지 2시간여 만에 도착한 복계산 고스락은 주변을 조망하기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했다. 남쪽으로 복주산, 국망봉, 화악산이 펼쳐져 있고 동쪽으로 대성산이 어깨하고 있는 가운데 북쪽으로는 북녘의 산하가 펼쳐져 있다. # 한북정맥이 품은 계곡의 청정미가 고스란히….산악회의 살림살이를 담당하고 있다는 최태수(50) 총무가 준비해온 만찬을 즐기려 헬기장에 자리를 잡자 갑자기 눈발이 날리며 운치를 더해준다. 뒤이어 단체 등산객을 따라 올라온 세 마리의 건장한 개들이 있는게 아닌가. "산 아래 민가에서 키우는 개들인데 산까지 올라와 길안내를 해주기로 유명해서 방송에 소개되기도 했어요"라는 최태수 총무의 설명이 아니었으면 들개로 착각했을 정도였다. 어느새 잦아든 눈발 사이로 비추는 햇살을 받으며 대성산을 지나 수피령에서 올라와 남쪽으로 이어지는 한북정맥의 능선을 걷다가 칼바위를 지난 950봉에서 점곡리 방향으로 떨어지는 능선으로 접어드는 일행들. "원골방향으로 내려가면 1시간 정도 소요될 겁니다. 비교적 원시성이 잘 보전된 지역으로 예전의 심마니터도 볼 수 있을 거예요." 임철수 김화우체국장의 설명을 듣고 원골계곡으로 접어들자 등나무, 다래넝쿨, 소나무와 각종 활엽수들로 빽빽한 숲이 이어진다. 내려오는 길가로 화전민터였을 공터도 보이고 심마니의 구들장도 지나는 계곡길이 가꿔지지 않은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바위마다 붉은 칠로 표시를 해둔 탓에 길잃을 염려는 없어 보이며 능선에서 촬영지까지는 1시간여가 소요됐다. "철원관내 우체국을 총괄하는 김영기 국장이 산행을 무사히 끝냈냐며 전화가 왔네요." 박병열(와수우체국장)씨가 산악회원들의 무사산행을 보고하는 사이 서산으로 넘어가던 햇살 사이로 다시 눈발이 날리기 시작한다.산행안내■ 등산로1코스:주차장~매월대 폭포~삼각봉~복계산~칼바위~한북정맥 갈림길~원골~주차장 (5시간)2코스:주차장~매월대~삼각봉~복계산~매월폭포~주차장 (3시간)■ 교통1.신철원에서 43번 국도를 타고 북쪽으로 직진~문혜사거리에서 우회전~463번 국도~서면사거리 직진~육단삼거리에서 좌회전~매월동 산채마을 입구 표지석이 보이면 우회전2.퇴계원IC~47번 국도~일동방향~철원 점곡리~매월동 산채마을철원우체국 산악회"정붙이면 떠나기 힘든곳" 지역발전·복지향상 노력군사지역이 밀집한 지역 특성상 계절과 때에 따른 물량의 증가로 특근이 잦고 날씨에 따라 업무가 중과되기도 하는 등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는 철원우체국과 그 소속우체국에 근무하는 직원들로 구성된 산악회로 독거노인지원, 소년소녀가장돕기, 철원지역명산 쓰레기 줍기 등의 행사를 통해 철원지역의 발전과 복지향상에 노력을 경주하는 단체다. 철원우체국의 행사로는 불우이웃에게 건강보험지원을 하며 군부대를 방문하여 장병들의 부모님께 소포를 보내는 '효도소포보내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한 번 정붙이면 떠나기 어려운 곳이 이곳입니다. 1년간 근무해보고 떠나려 했던 이들이 30년 넘게 근무하게 된 배경이죠." "집을 떠나와 군 생활을 하는 장병들을 바라볼 때면 늘 동생 같은 생각이 들어 하루도 우편물과 소화물 배달을 거를 수 없다는 일념이 모두에게 배어 있어요"라고 말하는 철원우체국 산악회원들의 손과 발에서 소식을 기다리는 군 장병들의 기다림과 믿음을 지키기위한 신념이배어나고있다.

2008-12-11 송수복

[송수복과 떠나는 즐거운 산행]전남 영광군 구수산

원불교 창시자 소태산 박중빈의 역사가 어린 구수산.굴비 산지로 유명한 법성포는 불교가 처음 전래되었다는 역사가 남아있고 원불교 창시자인 소태산 박중빈의 생가를 비롯해 원불교의 성지로 알려진 지역이다. 어려서부터 우주 삼라만상의 진리를 깨우치는 수도 끝에 26세의 나이에 대각을 이뤄 원불교를 창시한 소태산 박중빈. 그의 아홉 제자가 올라 기도를 드렸다는 옥녀봉·설레바위봉·마촌앞산봉·촛대봉·장다리봉·대파리봉·공동묘지봉·밤나무골봉·중앙봉을 거느린 구수산(九岫山)은 흡사 아홉 마리의 호랑이를 닮았다하여 구호산(九虎山)으로 불리기도 한다. 산자락은 내륙에서 해안가를 따라 펼쳐지고 해안가 해상공원에는 모자바위·거북바위가 있으며 이곳 백수해안도로는 전국의 아름다운 도로 10곳 중 한 곳으로 선정되어 있을 만큼 경관이 빼어나다.#원불교의 상징을 보고 오르는 옥녀봉(152m)용인 신갈에서 출발한 버스가 4시간만에 도착한 원불교대학 앞길. 소태산과 그 아홉 제자들이 교리를 가르치기 위해 세웠다는 구간도실(九間道室)터를 지나 영춘교를 건너다보면 왼편으로 솟은 봉우리 끝에 원불교 표시인 흰색의 커다란 원이 그려진 바위가 보이는데 오늘 올라야 할 첫 봉우리인 옥녀봉이다. 길옆에 버스를 정차시키고 옥녀봉을 오르기 위해 '제명바위'라는 안내 푯말을 따라 산행을 시작하는데 처음부터 급한 오르막이라 종아리 부근이 뻐근해 온다. 잡목들 사이로 오르는 등산로는 마치 수도권 인근의 뒷동산같이 작은 오솔길 구간이어서 느긋하게 구경하며 오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렇게 산책하듯 옥녀봉 고스락에 올라서자 와탄천의 배수갑문과 그 물줄기 주변의 간척지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간척지는 정관평으로 불리우며 소태산과 그의 제자들이 1918년에 바닷물을 막아 축조한 것으로 소위 방언공사(防偃工事)라 하여 소태산이 펼친 교리의 한 방편이라 한다. 옥녀봉 아래에는 소태산 생가가 초가집 형태로 복원되어 있고 구간도실터가 있어 많은 이들이 찾는단다. "옥녀봉의 또다른 이름은 망성봉이라 하여 성인이 법성포로 들어오기 바라는 염원이 서린 곳으로 전해진다"는 한인희(65) 회장의 설명을 듣고 옥녀봉을 내려서는 길에 다시금 법성포 방향을 바라다 본다. #발목을 덮는 소복한 낙엽의 능선길뾰족하게 솟은 옥녀봉을 뒤로 하고 내려서는 가파른 바윗길은 매여진 밧줄이 유일한 통로이다. 미끄러지지 않으려 다리에 힘을 주고 내려가다 고개를 들어보니 눈앞에는 코끼리를 닮았다는 상여봉이 보인다. 한달음에 달려가고 싶지만 마음뿐…, 잦은 미끄럼때문에 쉬엄쉬엄 가기로 한다. 이어지는 오르내림 끝에 상여봉에 도착하니 17분가량 걸렸다. 그리곤 전망좋은 자리를 찾아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세번째 봉우리인 설레바위봉으로 가는 길, 뒤에 오던 회원의 얼굴과 목에 땀이 한가득이다. 상여봉과 마주 붙어있는듯한 설레바위봉을 지나자 야트막한 내리막과 삼밭재의 널따란 공터가 나온다. 이곳엔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임도가 있는데 배수갑문 방향에서 기도실 방향으로 오르는 길로 이 고갯길을 삼령(參嶺)으로 불렀으며 삼전(參田)이라고도 하였다는 동국여지승람의 기록이 남아있다. 삼밭재에서 구수산 정상으로 향하는 길에서 가끔 임도를 따라 길을 잘못드는 일이 종종 발생하곤 하는데 이 구간은 산행표식기가 많이 붙은 능선 방향을 보고 오르면 정상으로 이어지므로 표식기를 따르도록 해야만 한다. #호남정맥의 지맥이 흘러흘러 빚어낸 산봉우리들삼밭재에서 20여분 거리의 구수산 정상은 나무로 둘러싸여 조망할 경관은 안보이지만 둘러앉기에는 더없이 좋다. 간단하게 요기를 하려 자릴 잡았는데 구수산이란 나무푯말이 굴참나무에 매어져 있다. 오히려 커다란 정상석들보다 환경을 훼손하지 않아서그런지 소담스럽고 더욱 정겹다. "자연은 자연스럽게 놔두는 것이 가장 좋다고 봐요. 인간이 이래저래 손을 대기 시작하면 그 멋스러움도 사라지고…"라며 함께 앉은 김성기(70) 회원이 한말씀 한다. 구수산을 내려와 불복재에 이르러 좌우로 펼쳐진 능선에서 좌측 방향으로 들어서면 주변의 산중 가장 높은 봉화령에 이르게 되는데 호남정맥의 장암산에서 흐르는 지맥을 타고 갓봉을 지나 이곳에 이르러 갈라지는 곳이다. 여기까지의 등산로는 미개척지처럼 방치되어 있어서 온갖 잡다한 나뭇가지들이 줄지어 가는 길을 잡아채는 사나운 구간이다. "여기를 반바지에 반팔을 입고 지난다면 상당히 괴로울 것 같네요.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아서 그런가"라며 앞서가던 한석호(67) 회원이 말한다. 봉화령을 지나자 서해 바다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바다는 해무로 인해 뿌옇다. 그나마 위안거리는 잡목이 사라지고 소나무길이 호젓하게 펼쳐져 걷는 걸음이 한결 가볍다는 것이다. 봉화령에서 20여분 거리인 봉화재에서 야동방향 하산길의 유혹을 떨쳐내고 눈 앞의 다 무너져가는 돌무덤처럼 덩그러니 있는 봉화대를 넘어 가자봉 직전의 안부에서 15분 거리인 해상공원으로 내려선다. "한창때 열정으로는 하루 종일 산만 타도 모자랐지만 지금은 좋은 사람들과 어울려 건강하고 즐겁게 살기위해 산을 다닌다"는 박승구(65) 등반대장의 안내로 법성포 포구의 식당에 들러 저녁식사를 마치고 일어서니 초승달이 대덕산 자락 위에 떠올라 법성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네온의 불빛에 점령당한 포구를 떠나 고속도로에 접어들어도 내내 우릴 비추는 것은 달빛 뿐이었으니 자연을 자연스럽게 하는 것에 대한 의문으로 쉽게 잠들지를 못했다. 산행안내■등산로도로→옥녀봉→상여봉→삼밭재→구수산→봉화령→가자봉→뱀골봉→모열사(대신리) : 5시간도로→옥녀봉→상여봉→삼밭재→구수산→봉화령→가자봉 직전 삼거리→해상공원 : 4시간■교통경부고속도로→서해안고속도 영광IC→영광→844지방도(원불교성지방면)→길용리 용인 신갈산악회온라인 카페 500여명 도란도란 산행2004년 5월에 설립된 산악회로 용인시 기흥구에 거주중인 주민들로 구성되었으며 온라인 카페 회원의 수가 500여명에 이르고 3월 시산제, 5월 산나물 채취, 7월 초복행사, 12월 송년모임을 통해 회원들의 결속을 다지고 있다.최고령 78세의 남성부터 30대의 여성회원까지 다양한 이력과 경력을 가진 회원들로 이뤄진 가족과 같은 분위기로 회원 상호간의 애경사를 꼼꼼하게 챙겨주는 산악회이며 매주 화요일 오전 8시면 용인 신갈에서 전국의 명산으로 출발하고 있다.회장 한인희 011-892-7881 등반대장 박승구 010-7788-1490

2008-12-04 송수복

[송수복과 떠나는 즐거운 산행]포천시·강원도 철원군 명성산

시월 둘째주 주말이면 열리는 억새꽃축제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경기도의 명산이다. 산자락 끝에는 산정호수가 자리잡고 있으면서 한낮에는 은빛물결, 해질녘엔 금빛으로 물 들은 억새가 바람을 타고 일렁이는 장관이 호수의 잔잔한 물결과 어우러져 더욱 빛을 발하는 곳이다. 후고구려의 왕이었던 궁예가 왕건에게 쫓겨 숨어 들었다가 망국의 슬픔으로 이 산에서 울었다 하여 울음산으로 전해 오던 것을 한자로 표기하면서 명성산(鳴聲山)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주변에 군사시설 및 사격장이 있는 관계로 산행을 통제할때도 있으니 산행 전 확인해야한다. 문의:산정호수관리소(031-532-6135)# 엄홍길 대장과 함께 오르는 16좌 대장정의 마지막 나라 안팎에서 전해오는 어수선한 분위기로 다가온 겨울을 보내기가 녹록지 않다고들 말한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형편의 사람들에게 겨울은 잔인한 계절이다. 산행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겨울은 준비없이 맞이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쉬운 혹독한 계절이다. 미리미리 장비를 점검하고 챙겨야 한다. 준비된 자에게는 어떠한 환경도 장애가 될 수 없다. 그러한 준비와 노력으로 히말라야의 8천m 봉우리를 16개나 오른 산악인 엄홍길씨와 등산장비업체가 후원하는 전국 16명산 오르기 행사의 마지막으로 명성산만을 남겨두고 있는 안양TS산악회 회원들을 만났다.일요일 아침. 범계역을 마지막으로 회원들을 태운 버스가 안양을 벗어나면서 김기선(47) 회장이 금일 산행과 회원들에 대한 소개를 마치고 자리에 앉는데 밝은 표정에 힘이 들어가 있다.# 바람에 저항하는 억새위로 펼쳐진 푸른 하늘 상동주차장 아래에 마련된 행사장에 많은 사람들이 엄홍길씨의 사인을 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이른 아침 쌀쌀한 날씨임에도 사람들에게 일일이 사인을 해주며 정성을 다하고 있어서 인사도 못나누고 산행에 들어섰다. 초입길 서남쪽 암벽들이 늘어서서 그 위용을 자랑한다. 상동주차장에서 구천동 계곡을 따라 등룡폭포를 지나는 구간으로 줄지어 오르는 일행들은 반대편에서 내려오는 사람들과 가끔 부딪히며 인사를 나눈다. 완만한 오르막이 이어지는 길이라 아이들도 보이고 가벼운 차림의 사람들이 별다른 등산장비없이 다녀가고 있다. 30여분을 가볍게 걷다보니 눈앞에 등룡폭포가 얼어붙은채 서 있다. 조금 더 단단히 얼면 빙벽등반을 위해 몰려온 클라이머들에게 자리를 내어주는 곳이기도 하다. 물 한모금 들이켜고, 폭포를 바라보기 좋은 전망대에 기대어 사진을 찍고 다시 정상을 향한다. 폭포에서 20분쯤 갔을까 등산로 왼편으로 천년약수터가 있다. 이곳부터 억새밭이 시작되는데 이미 꽃은 지고 줄기만 남아 바람에 따라 하늘거리는데 바람에도 눕지 않는 억새를 억지로 눕힌 사람들의 발자취에 얼굴이 뜨거워진다. # 궁예의 전설과 분단국가 현실이 공존바람을 타고 억새가 울며 마지막 남은 꽃들을 떨쳐내고 있다. 바람이 더 불자 능선으로 이어지는 억새밭 사이에 조성해 놓은 바람개비가 유난히 시끄럽게 돌아 억새 소리가 묻혀버린다. 팔각정에 올라서자 생뚱맞게도 정상석과 커다란 우체통이 있다. 무슨 연유로 이것들이 자리하고 있는지 자연에 대한 배려가 없어서일까 억새밭에 앉아 노을이라도 흠뻑 받아 보고픈 마음을 간신히 억누르고 일어서는 자리에 푸석한 먼지만 인다. 능선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걸으며 말벗이 되어준 김영현(52)씨. 주말마다 안양 삼막사에서 국수를 나눠주는 봉사를 한다는 그가 가리키는 곳을 보니 군사훈련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능선 북쪽의 궁예의 설화와 동남쪽의 군사훈련장에 묘한 동질성을 느끼며 생각이 깊어진다. 능선따라 올망졸망한 봉우리가 북쪽으로 이어지며 그중에 두 개의 봉우리가 솟아 있는데 앞의 것이 삼각봉이고 뒤의 것이 명성산으로, 행정구역으로는 철원에 속한다. 팔각정에서 삼각봉까지는 1시간30분 정도가 소요되며 삼각봉에서 명성산까지는 10분여의 거리다. 명성산의 고스락에 서면 철원의 신시가지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며 강포3교로 이어지는 암릉이 눈앞으로 펼쳐진다. "강포3교 방향으로 가야 궁예가 낮잠을 즐겼다는 침전바위를 볼 수 있는데 오늘은 신안고개로 내려서지만 중간에 멋진 폭포를 볼 수 있으니 그걸로 만족해야죠." 전철진(51) 후미대장이 앞서가며 설명해준대로 얼마가지 않아 숨은폭포가 주변의 분위기를 압도하고 있다. 이곳도 12월 중순이 지나면 빙벽등반 대상지가 된다. 필자도 10여년전에 다녀간 곳으로 주변의 바름폭포도 빙벽대상지로 유명한 곳이다. 폭포에서 신안고개로 내려서는 길은 무난하게 내려설 수 있으면서 심심하지 않아서 좋은데 가을철이면 단풍의 빛깔도 고운 곳이라 인기가 높은 코스다. 능선에서부터 1시간여의 내리막 끝에 만난 신안고개는 여전히 비포장인 까닭에 주차장까지 10여분의 발품을 팔지만 오히려 비포장이어서 기분 좋게 걸을 수 있는 길이다. "군사적인 목적 때문에 비무장지대가 자연유산의 보고로 남았듯이 우리에게도 자연의 멋 그대로를 보고 느낄 수 있는 곳을 좀 더 구체적으로 보전해야 되지 않을까 싶네요. 시설물만 늘려갈 것이 아니라…"라고 말하는 변봉래(63) 고문이 "역사속에서 많은 변화를 몸소 겪었기에 더욱 간절하게 다가오는 문제인지도 모르죠…"라며 말끝을 흐린다. 어느새 먼저 내려온 이들이 전국 16명산을 모두 오른 이들을 위해 등산스틱으로 터널을 만들어 축하를 해주며 박수로 맞아주고 있었고 벌써 서산으로 기운 햇살의 느낌도 모두 사라져 가고 없는 자리에 인간만이 느낄 수 있는 정다움만이 훈훈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산행안내■등산로1.산정호수 주차장~비선폭포~억새군락지~등룡폭포~ 비선폭포~주차장 (3시간)2.산정호수 주차장~비선폭포~등룡폭포~삼각봉~명성 산 정상~신안고개~주차장 (6시간)■교통서울~43번 국도~포천읍~포천 영북면에서 좌회전~78번 지방도~산정호수수원~의정부IC~43번 국도~포천읍~포천 영북면에서 좌회전~78번 지방도~산정호수안양 TS산악회프로 못잖은 등산실력 사회봉사도 열심10여년전부터 안양시 등산연합회의 사무장을 맡으며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해온 김기선씨가 회장과 산행총대장을 맡고 있는 산악회로 산행과 연계된 다양한 이벤트로 회원들의 참여가 왕성하다. 1천여명의 온라인 회원 외에도 등산장비점을 운영하고 있는 관계로 오프라인의 지인들 참여 또한 많은 까닭에 김 회장의 장비점에는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 농촌과 자매결연을 맺어 봉사활동과 노인 돌보기 지원사업을 병행하기도 하였으며 산행마다 모금활동을 통해 마련한 기금으로 불우이웃을 돕기도 한다. KBS의 '산'이란 프로그램을 통해 해외오지산행에도 참여하였을 정도로 회원들의 등반 실력 또한 뛰어나지만 선두와 후미를 모두 아우르는 임원들의 활약에 초보도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도록 프로그램화 되어 있어 관심있는 초보산꾼들에게도 권할 만하다. 회장 김기선:011-473-3862

2008-11-27 송수복

[송수복과 떠나는 즐거운 산행]전북 순창군 강천산

단풍 끝물, 늦가을 여운을 즐기는 산.백두대간에서 갈라진 산줄기는 남쪽 방향으로 전북 완주의 주화산에서 시작해 모악산·내장산·추월산·강천산 등을 남겨 놓으며 전남의 무등산·사자산·조계산·백운산을 솟구쳐 놓았는데 이것이 호남정맥이다.호남정맥은 섬진강과 영산강을 구분짓게 하는 기점이기도 하며 그중 강천산은 1981년 국내 최초로 군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으로 가을 단풍 절경이 내장산과 견줄 만큼 아름다운 곳이기도 하다. 유순한 산자락의 아래로 4㎞에 이르는 깊은 계곡과 계곡을 뒤덮은 울창한 숲은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고이 간직하고 제법 규모를 갖춘 폭포들과 인공으로 조성된 호수가 두 곳이나 있는 까닭에 단풍색이 곱기로 유명하다. #가족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계곡길수원에서 4시간만에 도착했다. 그것도 가을이 멀찌감치 물러나고 있어서 단풍은 올해 마지막이겠거니 하며 나선 길이다. 순창읍에서 10㎞의 거리에 있는 강천산의 입구로 다가서는데 주차장이 따로 없다. 벼를 베어내 속살을 드러낸 논바닥까지 빼곡하게 차들이 들어서 있다. 매표소까지 제법 발품을 팔아야 하는 제2주차장에 내린 일행들을 맞이하는 것은 전국에서 몰려온 차량과 북적이는 사람들 물결이었다. 고광열(46) 등반대장의 구령에 맞춰 가볍게 몸 풀기를 마치고 도로를 따라 제1주차장을 지난 후 매표소에서 다시 집결하기로 했으나 계속해서 밀려오는 사람들로 일행 구분조차 쉽지가 않다. 올라가는 길엔 강천호수에서 흘러나오는 물줄기 주변으로 이미 앙상한 가지만 남은 나무와 마지막 흥행에 열을 올리듯 일부 단풍나무들이 그나마 작은 위안이 되어주며 서있다. 강천산 단풍은 내장산과 그 시기가 비슷해서 11월 초에 그 절정을 이뤄 조금 늦은 감이 있는데도 아이가 할머니 할아버지의 손을 잡고 걷는 가족들로 인해 풍경이 빛을 더해주고 있다. #마른 가을의 흙먼지에 덮인 등산로 매표소를 지나면서 오른편 깃대봉으로 오르는 길이 보인다. 강천산 전체를 조망하려면 깃대봉·왕자봉·형제봉·강천2호수를 거치는 코스를 타는 것이 좋다. 이곳을 지나 계곡의 물소리를 따라 오르면 인공으로 조성한 폭포가 시원한 물줄기로 가던 걸음을 멈추게 하고 그 옆으로 메타세콰이아 나무가 하늘 높은 줄 모르게 솟아 올라있는데 나뭇잎이 금빛으로 타올라 아래를 지나는 모든 이들이 금빛으로 물들어 그 아름다움을 더해 준다. 이러한 길이 강천2호수까지 편안하게 이어져 있고 그 주변을 공원화해 조성물도 많은 까닭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강천사 입구의 300년생 모과나무를 지나면 높이 50여m의 현수교가 머리위로 보이고 길 오른편으로 강천산 왕자봉을 오르는 등산로가 나있다. "이 나이까지 산에 다니면서 산행시간에 구애받으면서 욕심 부린 적 없어서 그런지 관절은 아직 쓸만해요. 하하하." 산악회를 이끌고 있는 김재영(68) 회장이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오르막에서 거침이 없이 숨을 고르며 말하는데 옆에 같은 나이의 친구들도 따라 웃는다. 대단한 근성과 평소의 건강관리가 잘 되어 있음을 몸으로 보여주는 것 같아 갑자기 필자의 몸이 왜소해지는 느낌이다. 그렇게 30여분을 오른 끝에 도착한 왕자봉. 조망 거리가 없어 물 한 모금으로 목을 축이고 후미를 기다리다 인근에서 점심식사를 한후 형제봉으로 향한다. #계곡으로 몰아놓은 강천산의 비경왕자봉에서 형제봉으로 가는 길은 완만한 능선으로 이어져 힘들지가 않으며 거리 또한 얼마 되지않는 까닭에 별 어려움 없이 산행할 수 있는 곳이다. 형제봉을 지나 강천2호수로 내려서다 보면 전망 좋은 바위가 두 곳이 나오는데 이곳말고는 주변을 볼 수 없기에 다소의 시간을 지체시키면서 내려왔다. 호숫가를 따라 제방쪽으로 내려가면 강천사 방향으로의 계곡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제방 아래쪽으로는 순창군에서 조성해 놓은 공원과 구장군폭포가 자리하고 등산객들을 유혹한다. 강천산 계곡의 길이는 약 4㎞, 그리 길지 않은데다 볼거리가 다양하고 편의시설도 잘 되어있어 연인이나 가족등산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가벼운 산행을 하기에도 좋고 공원 경계를 따르는 장거리 산행도 할 수 있는 곳으로 어떤 이들은 내장산의 단풍보다 강천산의 것을 더 아름답다고 말하기도 한다.다소 늦은 감의 아쉬움이 남는 단풍산행이었지만 여전히 매혹적인 단풍을 자랑하던 강천산의 늦가을 정취에 '호남의 소금강'이라 불렸던 연유의 의문을 풀게 되었다. 산행안내■등산로1.매표소→강천사→현수교→신선봉→광덕산→시루봉→비룡폭포→강천사→매표소 4시간 30분2.매표소→강천사→왕자봉→형제봉→강천2호수→강천사→매표소 3시간 40분 3.매표소→깃대봉→왕자봉→형제봉→연대봉→산성산→강천2호수→강천사→매표소 5시간■교통1. 전주IC→전주시내→17번국도→임실→30번국도→덕치→27번국도→순창 2. 순창읍내 4거리~우회전하여 담양 방면 24번 국도로 2.8㎞~백산리에서 우회전 793번 지방도로로 6.5㎞ 북상~강천저수지를 끼고 좌회전하여 강천산 진입로 (승용차로 전주에서 1시간10분 정도 소요) 수농산악회3070 나이 초월 끈끈한 연대1936년 6월 8일 수원공립농업학교로 설립되어 수많은 인재를 배출하여온 수원농고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학교로 한국 농업의 선구자적 역할을 자임하여 왔으며 현재에도 많은 이들이 각지에서 학교의 명예와 전통을 잇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수원농고 졸업생들로 구성된 수농산악회는 설립후 9년째 이어져 오는 선후배간 대화의 장으로 칠순의 선배로부터 삼십대의 후배까지 다양한 나이도 무색하게 끈끈한 정으로 뭉쳐진 산악회로 많은 선후배들이 건강한 산행에 동참하길 바란다고 한다. 선배의 배려와 후배의 봉사로 어우러진 모습에서 보다 발전된 앞날이 기대된다. 회장 19회 김재영 016-329-6378등반대장 41회 고광열 011-232-1957

2008-11-20 송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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