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수복과 떠나는 즐거운산행

 

[송수복과 떠나는 즐거운 산행]양평군 '중원산'

용문산에 속해 있다고 말들은 하지만 실제로는 주맥과 떨어져 독립봉으로 우뚝 솟아 있는 봉우리다. 중원산을 오르는 길은 중원리 방향과 용문사 방향인 용계~조계골로 오르는 두가지 방법이 있는데 중원계곡과 용계~조계골을 모두 탐방할 수 있는 코스로 계곡을 비교해가며 볼 수 있는 길이 있기에 추천하고싶다. 중원산은 70년대부터 계곡의 풍부한 수량과 시원함으로 전문 등산객들의 관심을 받아오던 양평의 진산이나 용문산의 유명세에 가려져 있었다. 곳곳에 비경을 품은 중원산의 깊은 품에서 늦가을을 만끽하기 위해 길을 나선다.#가을을 보냈으나 아직 오지 않은 겨울을 준비하는 용계~조계골용문사 주차장에 들어서기 전 오른편으로 용계~조계골로 가는 길이 갈라지며 안내판이 나오는데 이 길을 따라 오를 경우 산행들머리인 밤나무 밭까지 600여m를 발품을 팔아야 하기에 용문사 주차장까지 차로 올라가고 용문산 광관단지를 알리는 비석을 바라보며 오른편 상가사이로 난 길을 따라 용계~조계골 초입으로 접어든다. 두 개의 계곡이 만나는 합수점에서 오른편의 밤나무밭과 민가 사이의 길을 따라 들어서면 용계골을 따라 오르는 길이다. 계곡에 들어서면서 능선을 올려다 보며 암릉코스로 오를 경우와 일반적인 등산로를 따를 경우에 대해 회원들에게 설명을 마쳤다. "기왕 가는 길인데 다양한 볼거리, 즐길거리가 있는 암릉길로 가자"는 김영경(58)회장의 제안에 따르기로 한다.밤나무밭을 지나 1㎞ 남짓 오르다 보면 우측으로 절벽이 보이고 그 아래 마당이 있는데 무속인들이 자주 왕래한 흔적이 남아 있다. 17분여쯤 갔을까 삼거리 이정표가 서있는 계곡 합수점에 섰다. 계곡을 따라 계속 오르면 중원산(상봉·2.85㎞)으로 가는 길이다. 일행들은 애초 계획대로 이정표상의 중원산을 오르기 위해 우측의 능선 길을 따라 오르기로 하는데 거리상으로는 1.95㎞가 남았다. 잠시 뒤처진 일행들을 기다리며 숨을 고르고 있는데 싸늘한 기운이 금방 몸으로 전해져 오싹하다.#산책로 같은 계곡길이 끝나고 본격적인 오르막의 시작대부분의 산행이 그렇듯이 계곡이 끝나가면서 능선으로 붙는 길은 가파른 힘든 구간을 넘어야 하는 고통이 따른다. 이곳 또한 예외는 아니어서 합수점 삼거리를 지나 작은 계곡을 따르다 다시 우측으로 붙는데 밧줄이 곳곳에 매여 있고 두텁게 앉은 낙엽들로 인해 발밑이 미끄러워 밧줄에 의지하며 오르게 된다. 등산스틱을 준비하지 않은 회원들은 이곳과 하산길에서 다시금 후회를 하게 만들기도 한다. 사실 늦은 가을부터 이른 봄까지 등산스틱이야말로 가장 훌륭한 등산조력자가 아닐 수 없기에 반드시 갖고 다녀야 한다. 가을 낙엽으로 인한 미끄러움을 한 겨울의 눈이 대신하고 이른 봄에는 해빙기의 질퍽한 흙이 미끄러움을 더해주므로 등산스틱의 유용함은 말해 무엇하겠는가. 숨가쁘게 30여분을 올라 겨우 능선에 서니 널따란 공터가 펼쳐져 여전히 뒤처진 일행을 기다리기로 하고 잠시 쉬어가기로 한다. 이후 중원산까지 암릉길이 이어지는데 그다지 어려울 것 없는 길이다. 북한산, 도봉산의 바위들처럼 매끄러운 바위가 아닌 쇄락형 암석으로 잡을 것과 디딜곳이 많은데다 밧줄까지 매어져 있어서 힘들지 않게 지날 수 있고 위험한 구간도 없다.# 눈이 시리도록 푸른 하늘과 맞닿은 용문산을 멋지게 조망할 수 있는 중원산 고스락암릉길이라곤 하지만 조망은 그다지 훌륭한 편은 아니나 중원산 정상에서는 최상의 조망권을 보장한다. 특히 용문산을 바라보는 맛이야말로 일품이라 할 수 있으며 헬기장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둘러앉아 점심식사를 하기에도 안성맞춤인 곳이다. 이곳에서 북쪽 방향으로 바위지대를 따라 10여분을 가면 우측으로 중원폭포 가는 길이 나오는데 이곳은 맑고 풍부한 수량으로 여름철에 산행하면 좋은 곳이다.취재팀은 남동쪽의 중원리 방향으로 나있는 능선길을 따라 하산하면서 후미를 민봉기(48) 총무에게 떠맡기고 서둘러 내려서는데 낙엽이 너무나도 많이 쌓여 있어서 좀처럼 속도를 내기가 어렵고 여기저기서 미끄러지며 비명과 탄성이 나왔다. 수북이 쌓인 낙엽이 가파른 내리막에 가득하니 어쩔 수 없이 주저앉아 엉덩이로 밀고 내려오는 회원이 있을 정도로 낙엽이 많은 길이다. "산행구간 전체에 침엽수의 개체수 보다 활엽수가 월등히 많이 분포한 까닭에 몇몇 구간을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낙엽이 많은 코스였다"는 민봉기 총무의 말처럼 어느 산의 구간보다도 많은 낙엽으로 인해 산행의 어려움은 다소 있었지만 마음껏 낙엽을 밟는 기회도 가졌으니 좋은 추억 하나 건지고 가는 셈이다. 중원리로 하산하는 길은 마을에서 산나물이나 약초를 채취하기 위해 주민들이 오르내렸던 길이 여럿 나있으므로 반드시 선두와 후미는 긴밀한 연락체계를 갖추고 중간에 다른 길로 빠지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한다. 만약에 일행을 놓쳤을 경우 중원리 주차장으로 집결하도록 당부도 잊지 않았다. "여름철만이 아니라 겨울에도 산행하기 좋을 것 같아서 앞으로 자주 찾게 될 것 같네요"라고 말하는 조동이(44·여) 총무의 말대로 다녀간 사람이면 중원산의 멋스러움을 잊지 못할 것이다.산행안내■ 등산로■ 등산로1코스:용문사주차장~용계·조계골~중원산~중원폭포~ 중원리(5시간)2코스:용문사주차장~용계·조계골~중원산~중원2리(4시간)3코스:중원리~중원폭포~싸리재~중원산(상봉)~중원 산~중원리(5시간 30분)■ 교통1.중원리: 서울~6번 국도~양평~용문~용문교에서 331번 지방도로 좌회전, 금곡리에서 오른쪽길 선택~광탄리~중원리2.용문: 서울~6번 국도~양평~용문3.청량리~용문(1일 10회 출발하는 중앙선 및 영동선 탑승, 용문역서 하차), 용문~용문사(용문버스정류소에서 1일 15회 운행)문의:양평군청 산림경영사업소 031~770~2349, 3330

2008-11-13 송수복

[송수복과 떠나는 즐거운 산행]충남 '칠갑산'

가족끼리 연인끼리 오르는 오붓한 칠갑산. 다섯 줄기 일곱 색깔의 등산로를 오르는 맛이 제각각인 칠갑산 도립공원은 보기 드물게 소나무가 등산로를 가득 메우고 있어서 한겨울에도 그 푸르름을 잃지않는 산이다. 그래서인지 가을이 되어도 여전히 푸르름을 간직한 숲길이 고운 빛과 어우러져 걷는 걸음마다 떠나는 여름의 아쉬움이 묻어난다. 칠갑산은 초보자나 부담없이 산행을 즐기려는 이들에게 추천할만한 산으로 '충남의 알프스'로도 불린다.#길마다 넘쳐나는 차량 행렬과 인파로 가득한 휴게소이미 수차례 만나온 인연이어서 그런지 필자를 더욱 반갑게 맞아주는 회원들. 때가 때인지라 고속도로로 접어드니 많은 차량들이 정체되고 있었다. 전용차로를 따라 1시간30여분을 달려 천안~논산간 고속도로의 정안휴게소로 들어가니 얼핏 보기에도 사람들로 미어 터진다. 버스에서 내려 화장실로 가보니 여성용은 줄서기가 이어지고 급기야 남성용에까지 여성들이 줄을 섰다. 휴게소에서 간이화장실이라도 비치해 주는 배려가 아쉬웠다.#지천으로 널린 밤나무, 소나무 숲으로 가려진 등산로공주를 지나 장곡사로 가는 길에서 오른 편 지천교를 지나 지천리 마을 입구에 버스가 멈춰 섰다. 분주히 산행준비를 마치고 마을 안 밤나무 과수원을 지나는 등산로로 접어드는데 마을 아주머니께서 "조심히들 댕겨와유~"라며 특유의 시골 인심이 묻어나는 사투리로 인사를 건넨다.이창용(60) 회장이 "밤 딸 때는 입산통제가 됐었겠죠"라며 말을 건넨다. "밤 딸 시기에 왔었더라면 주인과 합의해서 하산 길에 회원들 밤 따는 행사를 했으면 좋았을 걸…." 옆에 있던 문진규(49) 등반대장이 시기를 놓쳐 산악회 행사로 밤따기를 못한걸 못내 아쉬워한다. 수확이 끝나 밤송이 껍질로 가득한 과수원을 따라 20여분 가까이 오르고나서야 소나무 숲길이 능선으로 이어졌다. 많은 사람이 찾는 구간이 아니어서 그런지 비교적 푹신하게 쌓인 낙엽, 발바닥에 전해오는 느낌이 좋다. 하지만 산행 중에 주변을 조망할만한 장소라곤 삼형제봉 밖에 없어서 다소 지루할 수 있는 구간이다. 출발한지 1시간 10분만에 도착한 삼형제봉 정상의 헬기장에 서니 운무가 채 걷히지 않아서 뿌연 하늘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나마 처음으로 하늘을 열어주는 곳이라 잠시 여유를 부리며 조망하는데 도통 주변의 산들이 가시권으로 안들어와 꺼내든 카메라로 연방 사람 얼굴만 찍어댄다. 바로 눈앞 칠갑산 정상까지는 30여분 정도의 거리. 바싹 마른 낙엽이 많은데도 등산로 옆에서 고기를 구워먹는 사람들이 있다. 걱정이 돼서 불조심 당부의 말을 하니 남의 일에 웬 참견이냐는 표정들이다. #하늘마당처럼 널찍한 칠갑산 고스락칠갑산 고스락엔 가족 단위로 많이 찾아서 그런지 아이들이 많았다. 그중 간난아이부터 노인까지 대가족이 함께 온 것 같아 다가가 물으니 '서천신문'의 강신설(55) 대표와 강신훈(58) 서천군의회 부의장 가족들이란다. 7남매 24명의 가족이 한 달에 한 번씩 산행을 통해 건강과 친목을 다진다는 얘기에 친족간 우애와 화목이 눈에 보이는듯하여 마냥 부러웠다. 그리곤 앞서 가는 일행을 따라 부지런히 하산 길을 서두른다. 장곡사로 향하는 길은 누구나 쉽게 다닐 수 있을 만큼 완만하고 정비가 잘 되어 있다. 굴참나무와 떡갈나무, 그리고 가끔 보이는 단풍나무를 합쳐도 견주지 못할 만큼 울창한 소나무 숲이 이어지는 구간이다. #콩밭 매는 아낙네야~ 베적삼이 흠뻑 젖는다~노래에 취하는 도립공원일곱군데 명당터, 일곱명의 장군, 도인…. 갖가지 설화와 전설이 전해지는 칠갑산. 그 가운데 가장 유력한 설은 불교에서 말하는 천지만물이 생성한다는 '七元星君' 또는 '七星'에서 따온 '칠'과 천체 운행의 원리가 되는 육십갑자(六十甲子)의 '갑'자에서 연유된 것이 '칠갑산'이 되었다는 설이다. 그런 원리에서인지 신라 지눌국사가 창건하였다는 칠갑산 아래의 장덕사는 규모는 작지만 여러 개의 보물과 문화재를 지닌 사찰이다. 대웅전도 상하로 나뉘어 두 개를 지닌 전국 유일의 형태로 천계와 하계를 뜻한다고 한다. 정상에서 한 시간도 안되어 도착한 장곡사 경내를 둘러보고 내려 가는 길. 주차장까지 1.3㎞의 거리로 20여분을 더 걷는데 도립공원에서 틀어주는 칠갑산 노래가 끊임없이 흘러나와 좋던 노래가 나중에는 소음으로 들린다. "등산로가 솔향기 산악회를 위한 것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소나무가 울창해 산악회 이름과 잘 맞아 떨어진다"는 문 대장. 회원들은 그가 정성껏 준비해 온 음식을 나누는 것으로 산행을 마쳤다. "산은 인간을 맺어주고 엮어주며 삶을 풀어가는 과정에 있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좋은 만남은 계속 이어져야겠죠"라고 말하는 이 회장의 뒤로 웃는 얼굴의 장승들이 사람처럼 어울려 서 있었다. 산행안내■등산로1)산장로 (철쭉로) 3.0㎞ 등산:1시간 / 하산:50분2)사찰로 (송림로) 3.0㎞ 등산:1시간20분 / 하산 50분3)휴양로 (계곡로) 6.5㎞ 등산:3시간40분 / 하산:2시간40분4)지천로 (설경로) 3.9㎞ 등산:2시간20분 / 하산:1시간40분5)장곡로 (단풍로) 5.0㎞ 등산:3시간20분 / 하산:2시간6)천장로 (호수로) 3.7㎞ 등산:1시간30분 / 하산:1시간10분7)도림로 (온천로) 2.5㎞ 등산:1시간10분 / 하산:50분■교통서해안 고속도로→홍성IC→국도29번(청양)→국도36번(공주)→칠갑산경부고속도로→천안분기점→천안~논산간고속도로→정안IC→국도23번(공주)→국도36번(청양)→칠갑산수원 솔향기 산악회열린 마인드·열린 산행 교류 활발기존의 여타 산악회에서 활동하다 뜻이 맞는 사람들로 재구성된 산악회로 회원등록제를 통해 정규회원들의 산행을 추진하고 있으며 연합을 구성하듯 다른 산악회와도 상호 교류가 활발한 산악회로서 연혁은 짧지만 회원들의 산행 경력이 30년을 넘기는 사람도 다수며 봉사와 화합을 통해 친목을 도모하고 있다하니 앞으로의 활동이 기대되는 산악회다.정기 산행일은 매월 첫째 일요일이다. 회장:이창용(011-9713-1782) 등반대장:문진규(011-441-7859)

2008-11-06 송수복

[송수복과 떠나는 즐거운 산행]전북 완주,충북 금산·논산시 '대둔산'

늦게 온 가을이 서둘러 자리를 겨울에게 내어주려는지 어느덧 아침 저녁으로 쌀쌀해져 걸쳐 입는 옷이 두터워지고 있다. 그만큼 산행시간도 짧아져서 같은 코스라 하더라도 하산하다가 어두워져 낭패를 겪기 일쑤이므로 산행 코스와 시간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산행 중 빗줄기를 만나게 되면 어김없이 체온 저하를 우려해야 하는 때이니만큼 늦가을 단풍을 찾아나서는 길엔 랜턴과 우의는 반드시 챙겨가도록 해야 한다. 이번 주는 호남의 금강산으로 불리는 대둔산에서 가을의 정취를 한껏 느끼며 산길을 걸었다. 1973년 전라북도가, 1980년 충청남도가 지정한 도립공원이면서 구름다리와 삼선계단으로 유명세가 더해진 대둔산은 능선 아래로 늘어선 암봉과 단풍으로 물든 계곡의 정취가 깊어가는 가을을 만끽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곳이다.# 산에 물든 단풍과 등산로에 가득찬 형형색색의 등산객들 집단 위락시설지구를 벗어나려는 일행을 붙잡는 가파른 비탈길이 야속하다. 아스팔트 비탈길에 선 일행의 머리 위로 왜 힘들이며 올라가냐는듯 비웃으며 케이블카가 지나가고 가파른 길때문에 벌써부터 종아리에 힘이 잔뜩 들어간다. 138명의 안전한 산행을 책임져야할 집행부 임원들이 분주한 가운데, 오는 내내 1·2·3호차를 돌며 안전산행에 대한 각별한 당부를 해두던 서정수(54) 부회장이 후미를 맡기로 하고 뒤로 빠진다. 평소 단전호흡과 기공을 수련한 분이어서인지 산행 자체를 편안한 마음으로 즐기라고 늘 당부하던 분이다. 선두는 김광수(54) 회장이 맡고 앞으로 나가며 후미와 무전을 통해 회원들을 정상으로 안내하기로 했다. 도로가 끝나고 돌계단이 길을 터주는데 아직 오전이라 그런지 하산하는 사람들보다 오르는 사람들이 많다. 주차장을 벗어나 금강계곡을 따라 산행을 한지 30여분만에 휴게소를 지나고 가파른 계단으로 이어지는 동심바위 팔각정에서 잠시 쉬어간다. 이곳까지는 별 어려움이 없지만 약수정으로 간는 길은 턱이 무릎에 닿을 지경으로 올라야 한다. 그래봤자 겨우 20여분 남짓 걸리므로 부담을 덜어내고 천천히 오르면 된다. 돌계단을 따라 오르고나면 삼거리가 나오는데 바로 오르면 금강구름다리나 삼선계단에서의 스릴을 맛보지 않아도 되는 길이다. 우측의 계단을 오르면 구름다리 입구에 서게 되며 구름다리를 앞에 두고 뒤편의 삼선계단과 마천대를 배경으로 사진에 담아 본다. 케이블카로 휴게소까지 오른 사람들과 계곡 길을 타고 오른 등산객들이 만나는 지점이 구름다리이므로 다소 혼잡스러운 구간이다. 한 무리의 중국인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어달라기에 카메라를 받아들고 하나, 둘, 셋을 외치니 그렇게 웃고 떠들던 사람들이 일순간 조용해진다. 한국인이나 중국인에게도 카메라는 여전히 무서운 존재(?)인가보다. 예전만큼 좋은 빛을 지니지는 못했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암봉들과 어우러진 단풍이 삼선계단을 오르는 등산객들과 함께 한 눈에 들어온다. # 변형된 인공의 아름다움과 자연미의 어색한 만남대둔산의 명물이라고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던 금강구름다리를 지나는 마음이 그다지 즐겁지 않은 것은 자연 그대로가 아닌 변형된 인공구조물을 자꾸 늘려가는 것 같아 마음에 들지않기 때문이다. 흔들거리는 구름다리에서 발밑을 내려다보는 것이 스릴로 느껴질 수 있지만 이것이 여기에 왜 있어야 하는 것인가에 대한 강한 의구심이 생기는 것은 영리 외에 목적이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도립공원임에도 불구하고 관리가 제대로 되지않는 탓에 등산로에서 술장사가 성업(?)중 이기에 관리사무소로 전화를 하니 절대 그런 일 없다고 되레 큰소리다. 술에 취하고 단풍에 취하는 대둔산 약수암 휴게소를 지나니 급경사의 127계단이 기다리고 있다. 줄지어 오르는 사람들이 소리를 질러대느라 정신이 없고 한참동안 줄을 잡고 앉는 사람까지 생기는 구간이다. "옆 난간을 놓치지 않게 꽉 쥐고 발은 확실하게 계단을 밟고 올라야 위험하지 않으니까 조심하세요." 진창운(50) 등반대장이 계단을 오르는 회원들에게 당부한다. 그다지 어렵지 않지만 노약자나 아이들에겐 다소 무리가 있을 듯싶다. 이곳은 일방통행이므로 하산시에는 우회로를 통해야 한다. 계단을 오르면 마천대(摩天臺)가 멀지않은 오름길이 이어지고 5분여만에 능선길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가다보면 바로 마천대에 서게 된다. 삼거리에는 막걸리를 팔고있는 노점상이 있어 여전히 술판이 벌어지고 이래저래 대둔산 산행이 어수선하기만 하다. 원효대사가 하늘과 가장 가까운 곳이라 하여 이름 지어진 마천대는 우리나라 어느 산을 가도 보기 힘든 거대한 첨탑이 정상석을 대신하고 있는데 이것 또한 무엇때문에 서있는지 알 수 없는 구조물인데다 개척탑이란 명칭이 대둔산과 무슨 연관이 있는지 도무지 아리송하기만 하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발아래 펼쳐진 풍경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즐거워하는 곳이다. 케이블카를 이용해 오를 경우 3시간 안팎이면 충분히 구경하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는 곳이어서 산행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사람들이 오가기에도 부담이 없는 곳이다. # 하산 끝에 만난 안심사의 인심"이제껏 오르던 길은 무언가 인위적이고 딱딱하며 가공된 느낌이었는데 능선길에 들어서니까 그나마 위안이 되네요." 능선길을 따르던 우영식(48·여) 회원이 나름대로 느낌을 말하니 주변 사람들이 공감한듯이 한마디씩 거든다. 안심사 방향으로 하산하면서는 전혀 등산객을 만날 수가 없어 회원들만의 호젓한 산행이 이루어졌다. 바짝 말라버린 지장폭포를 지나면서 움막같은 지장암을 뒤로한 채 내려서는데 계곡마다 물이 보이질 않는다. 마천대에서 날머리인 안심사까지는 대략 1시간 30분 거리. 급경사도 없는 무난한 내리막이어서 다소 편안한 하산길이다. 하산 끝에 세수라도 해볼 요량으로 찾은 계곡은 언제 물이 흘렀는지 흔적조차 없다. 다행히 화장실과 샤워실을 내주는 안심사의 인심 덕분에 회원들 모두 개운한 차림으로 돌아오는 차에 오를 수 있었다. 부처님 진신사리가 모셔진 곳으로 조용하고 고즈넉한 안심사에서 여러모로 배려해 준 까닭에 개운하게 산행을 마치게 되었다며 스님께 인사를 다녀온다던 서정수 부회장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다. 까닭을 물으니 "불편함이 없었는지 오히려 물어오더라"며 연방 싱글벙글한다. 그 얼굴을 바라보니 덩달아 미소가 지어졌다. 일행들 모두는 전염성 높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처럼 웃는 얼굴로 잠을 청한다.산행안내■ 등산로1코스:대둔산국민관광단지 주차장~마천대~낙조대~ 태고사~배티재 (4시간)2코스:주차장~금강구름다리~삼선계단~마천대~조망 대~안심사 (4시간)3코스:주차장~금강구름다리~삼선계단~마천대~220계 단~경찰승전탑 (4시간) ■ 교통자가용 : 경부고속도로~무주·통영고속도로 방향진입~추부 IC~복수,진산(17번국도)방향~대둔산 입구대중교통 : 강남터미널에서 금산행 버스 하루 8회(07:10~18:40) 운행. 2시간40분 소요. 요금 일반고속 1만100원, 우등고속 1만4천700원. 금산시외버스터미널(041-754-2759) 하루 7회(08:30, 11:10, 12:30, 13:10, 15:40, 16:40) 운행하는 대둔산행 버스로 갈아탄다. 25분 소요. 케이블카(063-263-6622)는 오전 9시부터 20분 간격 운행. 왕복 6천원, 편도 3천원. 완주 대둔산 관리사무소 063-263-9949. 대둔산 버스터미널 063-262-1260. 수원 솔뫼 산악회주말피해 매월 셋째 화요일 정기산행,답사 '꼬박꼬박' 성실한 집행부 자랑수원 북문과 병점에서 출발하는 산악회로 5년여를 넘긴 경력으로 정기산행시 항상 120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하고 있으며 매월 셋째주 화요일을 정기산행일로 하고 있다. 주말에 시간을 내기 힘든 사람들이 쉬는날을 이용해 산을 다닐 수 있도록 배려하면서 조직되었다하며 32명의 집행부가 회원들을 위해 활동하는 보기드문 체제로 활동중이다. 산행 1주일전 반드시 답사를 통해 문제점을 해결하는 성실함과 위기대처 능력이 뛰어난 집행부의 도움을 받은 이들이 주변사람들에게 소개하면서 인기가 치솟고 있다하니 주중 산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할만 하다. 회장 김광수 016-698-3005 부회장 서정수 011-414-3855

2008-10-30 송수복

송수복과 떠나는 즐거운 산행·충남 공주시 '계룡산'

가을 햇살 맞으며 소원안고 오르는 길 들녘 푸르름이 옷을 갈아입는 계절이다. 벼를 베어낸 자리가 어린 시절 기계충에 빠진 머리 모양으로 듬성듬성 비어 있는 논에서 바쁜 하루를 보내는 농부들 일손이 그저 따스한 겨울을 보내기에 부족함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가을로 가는 길 위에 낙엽이 살포시 얹혀져 발 아래로 사각거리며 온몸으로 저항하는 소릴 듣는다. 바람에 이리저리로 흔들리는 나무는 힘겨운듯 하나 둘 생명을 다한 잎새들을 떨구고 겨울맞이 채비에 여념이 없다. 아직 걷히지 않은 희뿌연 산허리의 새벽 안개가 어느새 시원한 바람 앞에 멀리 물러나며 자연성릉이 아름다운 가을 능선길을 열어 주는 계룡산에 소박한 소원 하나씩 안고 올라 본다.#가는 길마다 둘러보고 갈 것 많은 신원사 계곡 생각보다 가까운 거리에 국립공원 계룡산이 있었다. 아니 엄밀히 말해서 교통편이 나아졌다고 해야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동학사 방면으로 가기 위해 대전시내를 지나던 것과는 달리 시간적인 여유가 더 있어서 신원사쪽을 택했다는 박순란(51·여) 회장의 설명이다. 수원에서 1시간40분만에 도착한 신원사 입구. 가을 아침 산자락을 타고 흐르는 계곡의 시원한 공기 속에 몸을 맡기고 걷다보면 어느새 경내로 들어선다. 30년 만에 찾은 산이라며 언제 다시 올지 모를 곳이니 한 번 둘러보자는 어느 회원의 부추김에 경내를 돌아나오는데 채 10여분이 걸리지 않는다. 신원사를 벗어나 서늘한 계곡의 기운을 좇아 길을 따라 오르는데 가는 길 곳곳에 암자와 요사채가 앉았고 휴일 아침도 아랑곳 없이 스님들 목탁소리가 계곡을 타고 흐르고 잠시 눈을 돌려 오르는 길 왼편에 중악단(中嶽壇)을 바라본다. 중악단은 보물 1293호로 묘향산의 상악단, 지리산의 하악단과 함께 국토를 지키는 신께 제를 올리던 곳으로 세 건물 중 유일하게 남아있다. 1879년 명성황후에 의해 재건, 궁궐양식으로 지었기에 일반 사찰과는 조금 달라 보였다. 10여분을 오르다 소장원에 이르러서 차가 다닐만한 도로는 끝이 나고 제법 넓직한 산길을 따라 고왕암 방향으로 오른다. 신원사에서 고왕암까지는 대략 40여분이 소요, 여유로움과 마음 편한 대화가 이어지는 길이다. 고왕암 좌측의 산죽밭 길로 나서자마자 계곡 하나를 건너는 다리를 만나며 이곳은 도치샘이 있어 식수를 구할 수 있다. 이후부터는 온통 돌계단 투성이의 등산로가 시작된다.#가을 머무는 닭벼슬 능선 자연성릉한 시간여를 오르고 쉬기를 반복하는 사이 온 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어 시원한 바람이 요원할 때쯤 연천봉 고개 사거리에 섰다. 손에 잡힐듯한 거리에 수련원 건물이 보이고 연천봉까지는 200여m 거리다. 흐르는 땀을 연방 닦아내던 회원들에게 "갑사 방향에서 올라올 때 보다 이쪽 길이 그래도 수월합니다"라며 한재일(54) 등반대장이 거리와 소요시간을 설명해주니 간사한 사람 마음에 다른 길보다 편하다니 올라온 길이 쉬운 길이었구나 하고 위로를 한다.준비해온 과일과 음료수로 간식을 먹고 관음봉 방향으로 가려는데 중간 문필봉 방향으로는 진입금지다. 많은 사고들로 얼룩졌던 문필봉을 우회하는 길에 고운 빛 단풍이 가을이 머물고 있음을 전해주고 있어서 걸음을 쉽게 이어간다. 30여분을 더 걸어 중천에 떠 있는 햇살을 온몸으로 받으며 수많은 발걸음으로 미끌거리는 바위 꼭대기에 세워진 관음봉 정상석을 끌어안고 기념촬영을 해본다. 날머리로 정한 갑사 방면이 훤히 보이는 정상에서 바람을 타고 전해오는 백제의 역사를 온몸으로 받아가며 하늘을 올려다보니 그저 무심한 구름과 햇살만 가득하다. 문득 중악단에서 본 '三日修心千載寶(삼일 닦은 마음은 천년의 보배요) 百年貪物一朝塵(백년의 탐물은 하루아침의 티끌이다)'라는 문구를 떠올리며 마음에 실체라도 있었다면 요즘의 복잡하고 어수선한 마음을 가을 햇살에 널어놓고 말리고 싶은 다소 생뚱맞은 상상을 해본다. 정상아래 팔각정에서 점심식사를 마치고 일어나 전망대에 서니 자연성릉이 한눈에 들어온다. 바윗길이 삐죽거리며 이어지는 자연성릉은 언뜻 보기엔 다소 위험해 보이지만 오른편의 절벽구간에는 난간들이 설치되어 있어서 과욕만 부리지 않는다면 어렵지 않게 지나는 구간이다. 아름다운 단풍의 향연을 즐기러 온 사람들에게는 실망감을 주는 다소 이른 시기지만 올해의 단풍은 가뭄 끝에 말라가는 형상이다. 계룡산의 단풍도 마찬가지여서 생각만큼의 좋은 빛깔이 아니다. 그래도 산꾼들에겐 그저 산을 타는 것만으로 행복한가 보다. 삼불봉(三佛峰)에 오른 회원들의 입가에서 웃음이 떠나질 않으니 말이다. #간절한 기원으로 가득 찬 갑사계곡"삼불봉에 올라 자연성릉은 반드시 보고 가야합니다." 한재일 대장의 단호한 목소리에 기어이 삼불봉에서 섰다. 우회로도 있지만 일부러라도 올라야 한다는 말에 설득 당한 몇몇 회원들이 "오지 않았으면 후회할 뻔 했네요"라며 감상평을 늘어놓는데 관음봉 방향에서 볼 때와는 또다른 황홀한 풍광이다. 일정이 빠듯해 서둘러 삼불봉 고개 사거리에서 오누이 남매탑을 뒤로하고 샘터가 있는 금잔디고개로 향했다. 관음봉에서 1시간20분 정도 소요될 듯. 쉬어가기 좋은 금잔디 고개에 다다르기 전 오른편 샘물에 목을 축이고 본격적인 하산을 시작한다. 쉽고 편하게 이어지는 길을 따라 30여분정도 내려오자 계곡을 따르는 산길과 차량이 오르내릴 수 있는 비포장 길로 나뉘어지는 기점에 신흥암이 자리하고 있다.신흥암 뒤로 보이는 천진보탑은 느닷없는 방광(放光)으로 세간을 놀라게 하는 천연사리탑으로 알려져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역사와 설화가 혼재하는 신흥암에서 왼편의 계곡 길로 내려서면 용문폭포가 다소곳한 물줄기로 등산객들을 맞아준다.고갯마루로 오르던 이들이 앉아 담소를 나누고 내려가던 이들도 잠시 쉬어가며 목덜미까지 흐르던 땀을 닦아내는 곳이다. 계곡길이 끝나가면서 대성암과 작은 기도터를 지나자 갑사가 모습을 드러낸다. 갑사에는 중요문화재인 철당간 및 지주(보물 제256호), 갑사부도(보물 제257호), 갑사동종(보물 제478호), 월인석보판본(보물 제582호)이 있어서 그냥 지나치기에 아까운 곳이다.누구나 갖고 있는 고민과 염원들을 모두 풀어내고 너와 나의 구분 없이 모두를 위해 살고픈 마음이 절로 이는 계룡산 자락의 길에서 문득 산새 밥으로 남겨 놓은 홍시가 매달린 감나무를 바라보는데 "넉넉해서가 아니라 배려하는 마음이 몸에 밴 옛사람들의 푸근한 인정이 그리운 시절이라 더 아름답게 보이네요"라며 양영순(51·여) 회원이 심중소회(心中所懷)를 털어 놓는다. 가을볕이 시들해질 무렵에 떠나는 모두에게 갑사 길머리에 앉아 장을 마치던 할머니들의 비어진 소쿠리 보다 넉넉한 마음을 안고 돌아가길 바라본다.산행안내■등산로1. 동학사 주차장 - 동학사 - 남매탑 - 삼불봉정상 (4.0㎞, 2시간 10분) 2. 갑사 주차장 - 금잔디고개 - 삼불봉고개 - 동학사주차장 (7.5㎞, 3시간 35분)3. 갑사 주차장 - 용문폭포 - 삼불봉 - 자연성릉 - 연천봉 - 신원사주차장 (9.7㎞, 5시간 10분)■교통경부고속도로-천안논산고속도로-정안 IC-23번국도-갑사방면 진입-계룡면사무소-계룡저수지-갑사경부고속도로-천안논산고속도로-탄천IC-697 지방도로-신원사 수원 아름다운 산악회2008년 2월부터 산행을 시작한 비영리 산악회로 여성회장이 이끌며 여성회원들을 위주로 운영이 되고 있다. 매월 셋째주 수요일을 정기산행일로 하고 있으며 여성회원들이 평일에 산행할 수 있도록 매주 수요일이면 근교산행을 이어가고 있다.차내 음주가무가 없는 조용한 분위기로 수원 남문에서 등산장비점을 운영하는 전영국(50)회원의 주선으로 많은 회원들의 참여가 줄을 잇는다. 평일산행에 관심 있는 여성들은 관심을 가져볼만하다 하겠다.회장 박순란 010-9168-4883

2008-10-23 송수복

송수복과 떠나는 즐거운 산행·전남 진도군 '남망산'

진도군 접도 남망산? 한번도 들어본 적 없는 생소한 이름이어서 고개를 갸우뚱해가며 전화를 받는다. "그러면 거긴 어떻게 가실건데요?" "무박으로 가면 될 것 같아. 그리고 이번에 등산로 정비도 새로 했다니까 가볼만 할거야."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김흥선(56) 좋아요산악회 등반대장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 있다. 항상 남다른 산행지를 선택하고 답사 다니는 부지런함이 몸에 배어 있는 산악인이다. 수화기를 내려놓고 인터넷 검색을 해 보았으나 자료가 없다. 몇 장의 사진과 일부 카페글이 전부. 진도군청 사이트에 들어가니 드디어 '웰빙등산로'라는 단어가 눈에 띈다. 진도와 인접한 접도에 있는 높이 164m의 작은 산으로 옛날 유배지였으며 전직 군의원 장재호씨가 산길을 정비하여 '웰빙등산로'라 이름을 붙였다 한다. #국가가 지정한 아름다운 어촌 수품항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새벽녘, 41명의 회원을 실은 버스는 해남을 거쳐 진도로 들어서면서 형형색색 불빛으로 한껏 치장한 진도대교를 건너 진도전망대 주차장에 다다랐다. 선잠탓에 비몽사몽 차에서 내려 야경을 바라보니 눈가에 불빛이 번져 부옇게 보인다. 이른 아침 미리 예약해둔 식당에서 백반으로 아침 끼니를 때우고 다시 30여분을 달리자 산행 들머리인 수품항에 도착하였다. "수품항은 국가가 지정한 어항이어서 곧 관광명소가 될 겁니다. 인근 바다에 어초들이 많아 낚시객 들도 몰리구요." 김 대장의 설명에 항구에서 떠나는 낚싯배들로 눈이 간다. 이른 아침인데도 항구 부근에 주차한 차량이나 낚시를 떠나는 배들이 많아 분주해 보인다. 마을 뒤편으로 보이는 '웰빙1등산로'라는 간판을 보고 저리 오르나 싶었는데 김 대장은 미리 봐둔 등산로로 일행들을 안내하기 시작한다. 수품항 끝자락 바윗길로 오르면서 "이리 올라야 일출전망대로 가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요"라는 설명에 의문이 풀린다. 10여분을 오르니 일출봉 정상이다. 산행이랄 것도 없이 쉽게 오른 정상에 서자 구름에 가렸던 태양이 비로소 바다 위로 떠오르는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이재철(61)고문이 "여기까지 오면서 춘란이 이렇게 많은 곳은 처음보네"라고 말해 주변을 둘러보니 지천으로 널려있다. 이와 함께 '채취금지'안내판이 곳곳에 보였다. #춘란과 동백이 숲을 이룬 천연생태 식물원일출봉을 떠나 소담스런 산길을 가다보면 삼거리를 만나게 되고 우측은 입산금지 구역이다. 좌측 길을 따라 20여분을 걸으면 제일수산(여미) 방향으로 안내판이 서있는 삼거리다. 좌측으로 20m 정도 가면 아홉봉 봉우리가 나오는데 들러서 해안가를 조망한 후 돌아와야 한다. 제일수산 방향의 길은 내리막길이며 시멘트로 포장된 도로와 제일수산과 여미해수욕장을 가기 위한 진입로를 만나게 되는 길이다. 안내판을 따라 쥐바위 방향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10여분이면 임도가 나오는 공터에서 쉬게 되고 쥐바위 전망대까지는 10분이 채 걸리지 않기에 한숨만 몰아쉬면 단 번에 오를 수 있는 길이다. 쥐바위로 곧바로 오르지 않고 오른쪽의 우회로를 따라 가다 삼거리에서 걸음이 멈춰 선다. 오른쪽은 남망산 정상으로 가는 길이고 왼편은 쥐바위로 오르는 길인데 진도군에서 만든 안내지에도 남망산 방향으로의 코스는 소개되어 있지 않아서 전망대로 올라 남망산을 눈으로만 바라보게 되었다. 전망대와 돌탑을 뒤로하고 거북바위와 병풍바위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멀리 솔섬바위의 절벽들이 눈에 들어오는 구간이다. 거북바위를 지나면서 눈에 띄게 많아지는 나무가 동백이다. 동백의 군락이 절정을 이루는 병풍바위~솔섬 구간에서는 길가에 즐비한 씨앗을 주워들고 분재용으로 얼마씩 나눠 갖기도 하였는데 동백나무가 군락을 이루면서 자생하는 것을 처음 본 필자로서도 11월부터 4월까지 피는 꽃이 장관을 연출할 날이 기대되는 곳이다. #2㎞에 이르는 해식애(海蝕崖)와 세계최대 모새나무 병풍바위를 지나면 첫 번째 삼거리에서 직진해서 오르면 솔섬으로 향하는 길이고 좌측 길을 따르면 여미사거리에 이르게 된다. 여미사거리에는 통나무로 의자처럼 엮어 놓은 자리가 여럿 있어서 앉아서 쉬기 좋고 하늘을 가린나무들로 따가운 햇살을 피하기도 좋다. 대도전 촬영지로 유명한 작은 여미 해안으로 내려가기 위해 고갯마루를 넘어 가듯 아래로 향하는 길을 따른다. 이미 지난해에 다녀왔다는 김 등반대장이 막힘없이 자연스레 회원들을 인솔하지만 초행인 사람들에게 여미사거리부터는 다소 어리둥절할 수도 있겠다. 작은 여미에 내려서니 우측으로 늘어선 암벽들이 일행을 압도하는 분위기로 위세가 당당하다. 오랜 기간의 침식작용으로 기이한 형태를 띠고 있는 모습에서 일행들 모두 탄성을 자아내며 솔섬 해안으로 가는 사다리 앞에 멈춰선다. 작년까지만 해도 밧줄과 나무로 엮은 사다리였으나 지금은 그 위로 목재데크 사다리가 새로 놓여져 있는데 그 연유인즉 "작년 이곳을 다녀가고 나서 해풍에 삭기 쉬우니 튼튼하게 해달라고 진도군에 요청을 했는데 이번에 와보니 이렇게 잘해놨네요"라며 김 등반대장이 설명해준다.솔섬으로 오르는 가파른 길을 앞서가던 김종기(54) 부회장이 "여기 어디에 세계 최대의 모새나무가 있다던데…"하며 나무를 찾는 모습이다. "대개 1~3m의 크기로만 발견되었던 나무인데 작년에 세계에서 가장 큰 나무가 발견되어 학계에 보고된 바 있어요"라고 말하며 분주히 찾아보지만 발견하지 못하고 아쉬운 발걸음으로 솔섬 정상에 선다. 접도의 웰빙등산로 중 가장 경관이 뛰어나다는 곳이 솔섬바위다. 정상에 서서 발아래로 굽이치는 파도와 수평선으로 이어지는 작은 배들이 오가며 만드는 포말에 눈이 즐겁고 시원한 바닷바람이 일품인 곳이다. 솔섬 아래 작은 여미로 내려서는 코스도 있지만 일행은 다시 여미사거리를 지나 여미해수욕장에서 산행을 마감한다. 명량해전 축제로 분주한 진도대교를 지나는데 김 부회장이 "전국의 어느 곳을 가더라도 우리의 것이 아닌 후손의 것이라는 마음으로 아끼고 사랑해야겠습니다"라고 말을 맺는다. 청정해역, 천연생태식물원으로 알려진 남망산의 모습이 지금처럼 잘 보전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한데 화장실과 해안가 쓰레기 문제 등은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들로 보여진다.산행안내■ 등산로1코스: 수품항~아기밴바위~아홉봉(1시간 왕복, 일출코스 약 3.5㎞)2코스: 제일수산~쥐바위~병풍바위~여미사거리~대도전 촬영지~솔섬~말똥바위~여미주차장(4시간, 9㎞)3코스: 1·2코스 연결 (약 5시간 11㎞)■ 교통서해안고속도로 목포IC~영산강하구언~삼호면 용앙삼거리(49번지방도)~금호방조제~해남문내(18번국도)~진도대교~진도~접도■ 산행안내새벽 5시 전후로 진도에 도착하여 아침 식사 후 접도 일출봉에서 일출을 보도록 시간 조정을 하며 식당들이 이른 시각에 문을 열지 않으므로 예약이 필수다. 산행안내는 웰빙등산로를 개척하여 지금의 모습으로 세상에 공개한 장재호(58) 전 진도군의원과 진도군 문화관광과에서 친절히 안내를 해준다.접도가든: 접도 웰빙마을 내에 있으며 백반, 매운탕, 회정식 등의 메뉴가 있다. (061)544-3389장재호 전 진도군의원 011-9610-3007진도군 문화관광과 (061)544-0161

2008-10-16 송수복

[송수복과 떠나는 즐거운 산행]경북 청송군 주왕산

주왕의 설화가 전해지는 국립공원 주왕산.중국 당나라 덕종 12년에 진의 회복을 꿈꾸던 주도(周鍍)가 군사 1만명을 이끌고 난을 일으켰다. 하지만 실패해 신라 땅에 들어와 숨어지내게 되는데 지금의 경북 청송 일대가 그 곳이다. 이들이 식량을 약탈하고 도적질을 일삼자 신라의 왕은 마일성 장군과 그 형제들에게 이를 토벌토록 명하였고 주왕산 일대에 숨어지내던 주도는 마씨 형제가 쏜 화살에 목숨을 거두고 만다. 주왕산 일대의 동굴과 협곡은 국가적 난이 일어나면 인근의 주민들이 대피하였던 곳으로도 알려져 있을 만큼 접근이 어렵고 깊은 골짜기로 유명한 곳이다. 자칭 후주천왕(後周天王)으로 불렀던 주도의 아들과 딸의 이름에서 유래된 대전사(大典寺)와 백련암(白蓮庵)이 주왕산이 간직한 설화의 일부분으로 남아 있다. 신라시대에는 석병산으로 불렸으며 말기에 이르러 주왕산으로 개명, 공식 지명이 된 것은 1937년 청송군지에 실리면서부터다. #전설 간직한 기암 망월대, 급수대, 학소대, 시루봉동탄에서 4시간만에 도착한 주왕산 국립공원 주차장에는 이미 많은 차들이 들어차 있다. 전국에서 몰려온 등산객들로 대전사 방향으로 오르는 길이 어수선하기 짝이 없다. "대추 한 번 보고 가이소" "시원한 동동주 한 잔 하고 가이소" "사과가 꿀 맛이라예, 사갖고 가이소." 길옆 상인의 호객행위와 등산객들로 북적이는 초입, 한시라도 빨리 벗어나고파 발걸음을 재촉한다. 매표소에서 문화재 관람료를 지불하고 난후 선두를 맡은 김희태(50) 부회장을 따라 가는데 "대전사 뒤편 기암(旗岩)이 멋있어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네요"라며 천명기(52) 운영위원이 가던 길을 멈춘다. 그래도 어쩌랴, 대전사를 뒤로 하고 주방계곡 오르는 길에 병풍처럼 늘어선 절벽, 그 오묘한 형상들을 바라보며 전진하니 주왕굴로 향하는 갈림길을 지나쳐 간다. 주왕굴은 주왕암의 안쪽 협곡에 위치해 있으며 주왕이 마장군에게 쫓겨 이곳에 숨어살다가 맞은 편 촛대봉에서 쏜 화살에 맞아 최후를 맞이한 곳이다. 주왕과 함께한 병사들이 흘린 피로 주방천을 붉게 물들인 까닭에 붉은 수달래(水丹化)가 되었다는 전설도 전해진다. 주왕굴이 계곡 길에서 벗어나 있는 까닭에 일행들은 주왕의 자식들이 달구경을 하며 향수를 달랬다는 망월대에 멈춰서서 잠시 여유를 부린다. 50여m 정도 더 오르니 하늘로 솟아있는 급수대가 계곡쪽으로 기울어져 넘어질듯 아찔한 풍경을 연출한다. "급수대는 신라 37대 선덕왕이 후예가 없어서 무열왕 6대손인 상재 김주원을 38대 왕으로 중대 및 각부 대신들이 추대했었죠. 그런데 즉위 직전에 김경신이 왕위 찬탈 내란을 일으켜 김주원이 왕위를 양보하고 석병산으로 은신해 대궐을 건립한 곳으로 아래 계곡에서 물을 길어 올렸다고 전해지는 곳입니다"라는 김희태 부회장 설명에 일행들은 한 번 더 올려다 본다. 협곡으로 이어지는 길은 탐방객들의 편의를 위해 잘 정비되어있는 편이고 오르막도 적당하여 남녀노소가 어렵지않게 접근할 수 있는 길이다. 청학과 백학이 살았다는 학소대, 시루떡을 얹어놓은 형상의 시루봉, 그곳을 지나는데 학소대에 까마귀떼가 자리를 잡고 있어 필자 생각에 후세에는 오봉(烏峰)이라 하지 않을는지 궁금해진다.#1, 2, 3 폭포라는 무명폭과 내원동 오지마을별다른 이름없이 숫자로만 불리는 1폭포 주변으로 병풍처럼 바위들이 둘러싸고 그 위에는 선녀탕과 구룡소가 있어 또다시 걸음을 멈춰야 했다. 한여름이면 멋진 물줄기가 오가는 이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을만한 곳이다. 등산로에서 일부러 200여m를 찾아 들어가야 하는 2폭포는 2단에 걸쳐 떨어지는 물줄기가 볼만하여 많은 사람들이 추천하는 곳이다. 이후 3폭포로 가는 길과 주왕산으로 오르는 갈림길에 도착해서 고민하는 필자에게 "3폭포에 먼저 갔다 왔는데 날이 가물어서 이름값도 못하고 있네요. 여름철이면 시원한 물줄기가 장관인데…"라며 윤석복(49) 등반대장이 말하자 일행들은 망설임없이 후리매기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3폭포 위는 얼마전까지 9가구가 전기 없이 살았던 내원동 마을이다. 국립공원내 수질 보호를 목적으로 2006년 6가구, 2007년에는 3가구를 이주시켜 사람이 살지않는 곳이다. 방송에도 소개되었던 동네로 지금은 어떤 모습인지 궁금증이 내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한국 3대 암산이 무색한 부드러운 능선사창골로 접어들면서 본격적인 산행 기분이 들기 시작한다. 골짜기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오르다보니 예전 모습처럼 흐르던 물줄기는 자취를 감춘듯 겨우 졸졸거리는 시냇물이다. 하늘을 덮은 나무들로 햇볕이 닿지않는 길을 30여분 진행해 도착한 후리매기 삼거리에서 가메봉 방향은 입산통제 구역이다. 주왕산 방향의 오르막을 쳐다보니 꽤나 힘이 들게 생겼다. 하지만 생각보다 여유로운 길이고 그다지 어렵지않게 능선에 올라설 수 있어서 보았던 것과는 다른 느낌을 주는 길이다. 후리매기 삼거리에서 40여분 정도를 오르고 난후 묘지 부근 공터에 자리를 잡고 점심식사를 했다. 여러팀이 앉을 수 있는 넓은 곳이다.묘지를 기점으로 능선길은 편안하게 이어진다. 길을 걷다가 태풍에 쓰러진 나무들과 곳곳에서 마주치게 되는데 생태계를 위해 놔두고 있다는 설명을 붙인 안내판이 서있다. 다른 산에서는 보지 못한 표지여서 실소를 자아낸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공단에 항의를 했을까 짐작이 간다. 밑에서 보던 것과 달리 부드러운 흙길의 능선을 따라 오른 주왕산의 고스락은 넓은 공터로 주변의 조망은 기대만큼 좋지 않았다. "차라리 내원동 구경이나 할걸…." 쓸데없는 후회를 해본다. 그래도 산꼭대기라는 위안을 하며 정상석을 끌어안고 기념촬영을 마친 일행들, 대전사 방향쪽 하산 길로 내려섰다. 경사도 그다지 심하지 않고 돌투성이 길도 아니어서 부담이 없다. 30여분 정도 진행하면 관리공단에서 설치해 놓은 전망대가 어서 오라 손짓한다. 주왕산의 진면목을 두루 조망할 기회를 주는 까닭에 많은 사람들이 여유를 갖고 쉬어간다. 맞은편 금은광이에서 장군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바라보던 심현섭(43) 총무가 "세계적으로 희귀한 망개나무와 둥근잎 꿩의 비름, 노랑무늬 붓꽃 등의 식물자원이 풍부한 산인데 오늘은 산행에 몰두하다보니 귀중한 자원들을 관찰할 여유가 없었네요"라며 아쉬워하며 다시 하산길을 서둘러 대전사 경내로 들어섰다. 산행안내주왕산 정상에서 대전사까지 50분 정도 걸리지만 곳곳의 비경을 감상하느라 시간이 더 길어지는 구간이다. 대전사 경내로 들어가 추녀 뒤로 바라보는 기암이 또다른 모습으로 다가오고 쉽게 발걸음을 옮기지 못하고 많은 이들이 멈추어 감탄사를 쏟아낸다.돌아오는 차안에서 김연수(63) 회장이 채근담(菜根譚)의 한구절이라며 "대인춘풍 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이라. 남을 대할 때는 봄바람처럼 부드럽게, 자신을 대할 때는 가을서리처럼 엄하게 하라"라고 말하니 회원들의 박수가 쏟아진다. "남에 대한 배려가 돋보이는 산악회로 영원한 우정을 만들어 가도록 모두 노력합시다"라는 천명기 운영위원의 덧붙이는 말에 회원들 모두 고개를 끄덕이고…. 어느덧 동탄 신도시 불빛이 멀리서 보이기 시작한다.■등산로매표소→망월대→1폭포→후리매기→주왕산→대전사(4시간30분)매표소→주왕산→후리매기→1폭포→망월대→대전사(4시간30분)매표소→백련암→월미기→금은광이→대피소→망월대→대전사(4시간)■교통자가용: 영동고속도로→중앙고속도로→서안동 나들목→34번 국도→임하호→청송읍→주왕산대중교통: 청송~주왕산 1일 65회 버스 운행 (20분 소요) 동탄산악회…번개산행으로 친목 가족적 분위기창립 1주년을 맞은 새내기 산악회로 계획도시인 동탄지역의 이주자택지 상인연합회 회원들을 주축으로 결성되었으나 현재는 아파트 입주자들도 참여하고 있고 회원들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200여명의 회원들이 가족과 같은 분위기로 송년회와 신년초 시산제를 지내며 향후 체육대회와 소년소녀가장 돕기 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매월 첫째주에 정기산행을 하며 셋째주에는 번개산행으로 회원의 친목을 도모한다. 산악회 임원들의 단합과 회원들의 화합이 어우러지는 산악회로 보다 많은 활동을 기대해본다. 회장:김연수(011-9889-0967)

2008-10-09 송수복

[송수복과 떠나는 즐거운 산행]경남 사량도 '지리산·불모산'

경남 통영시 사량면의 행정구역에 속한 사량도에는 지리산(398m)·불모산(399m)·옥녀봉(303m)으로 이어지는 암릉미가 뛰어난 종주 코스가 있다. 섬 자체로는 윗섬과 아랫섬으로 구분되어 불리어지고 있으며 지리산이 있는 윗섬에는 등산과 해수욕을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집중되어 연중 20만명이라는 적지않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아랫섬은 낚시꾼들이 다양한 낚시 포인트에서 여러 어종들을 만나 볼 수 있어서 한층 더 재미있는 곳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곳이다.#유람선에서 맡는 이른 아침의 바다내음새벽 4시를 넘긴 시각에 삼천포 상족암 포구의 덕명마을에 도착했다. 아직은 어둡고 쌀쌀한 날씨. 첫배가 뜰 때까지 기다려야하기에 잠시 버스에서 내렸다. 비릿한 바다내음에 칼바람이 먼저 엄습한다. 얼마전까지 더위로 인해 잠못 이루던 때와는 상반되는 날씨. 먼 바다와 맞닿은 하늘에는 별들이 가득하다. 조금씩 여명이 밝아오는 5시를 넘기자 김옥수(45)산악대장과 김선주(45·여)총무가 분주히 오가면서 식사 준비를 한다. 첫배가 5시30분이니 서둘러서 요기를 마칠 계획이란다. 콩나물국에 밥을 말아 게 눈 감추듯 해치우곤 바로 옆 선착장 유람선에 올라탔는데 예약을 마친 상태라 바로 출발. "사량도까지 20분 정도 소요되고예… 좌우로 보이는 양식장은 굴이 80%이고 나머진 홍합입니더." 선장의 구수한 설명이 이어진다. 그새 얼마나 갔다고 코까지 골며 단잠에 빠진 회원을 보면서 일행들중 누군가 "한국인의 끈기가 느껴진다"는 말에 웃음이 터지고 그렇게 이른 아침 유람선은 햇살과 함께 사량도 내지항에 닿았다.#내륙의 지리산을 바라보는 사량도 지리산내지항에 도착하자마자 일행들은 산행 준비로 바삐 움직인다. 김옥수 산악대장과 4명의 등반대장, 회원들의 장비 점검과 함께 체조로 몸을 푼뒤 내지항 오른편 도로를 따라 산행시작, 5분여를 걷다 왼편 능선 길로 접어드는데 표식기가 수도 없이 걸려 있다. 제법 쌀쌀한 기온으로 보온의류를 껴입었던 회원들이 하나 둘 옷을 벗어 배낭에 넣느라 바쁘다. "우와… 저기 배 지나가는 것 좀 봐." "여기가 이렇게 멋있는 곳인줄 몰랐네." 30여분만에 능선에 서니 회원들이 탄성과 감탄사를 연발한다. "오길 잘했어요. 푸른 바다를 바라보는 이곳에 서니 이탈리아 나폴리 풍경이 부럽지 않네요." 조광제(45)총무의 찬사대로 멀리 배들이 하이얀 포말을 그리며 지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직립보행을 방해하는 암릉에서 들리는 즐거운 비명산행을 시작한지 1시간 20분만에 내륙의 지리산이 보인다하여 지리망산이라고도 불리는 지리산에 도착하니 한려해상공원의 다도해가 한 눈에 들어온다. 바로 앞에 삼천포의 와룡산이 오가는 배들 사이로 보인다. "이야… 염소들이 절벽을 기가 막히게 잘타네." 박범석(46) 회원의 말에 고개를 돌려보니 아슬아슬한 절벽을 타고있는 염소들이 보이는데 방목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지리산에서 촛대봉으로 가는 길은 그다지 험하지 않다. 하지만 암반이 많고 지표면이 고르지 않아 균형을 잃지 않으려 몸을 좌우로 흔들며 걷는다. "여기 땅바닥에 널린 콩자반이 서말은 넘겠다. 주워 먹고 가자"는 박범석 회원의 말에 뒤에 오던 회원들이 박장대소를 한다. 염소 배설물이 바위마다 까맣게 쌓여있기 때문. 돈지항을 내려다보는 촛대봉을 지나면서 능선에서의 조망이 바뀌기 시작하는데 금평리 방향의 포구마을을 오른편으로 두고 내려다 보게 되며 멀리 옥녀봉이 어서 오라고 손짓을 한다. 내지분교에서 능선으로 오르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에서 불모산으로 향했다. 나무가 없고 바위만 있어 고려시대부터 불모산으로 불리어지게 되었다 한다. "불모산을 지나면서 각 등반대장님들은 안전에 더욱 신경 써주시기 바랍니다." 산악대장이 선두로 나서면서 안전 다짐을 하고 "불모산에서 옥녀봉에 이르는 구간이 사량도 산행에서 가장 재밌지만 위험한 구간"이라는 설명도 곁들인다. 능선길에서 나무와 흙이 아닌 바위와 밧줄과 사다리를 접하게 되면서 팔다리가 동시에 피곤해지기 시작한다. #가슴아픈 전설을 간직하고 있는 옥녀봉"아주 재밌고 기분이 상쾌해지는 산이네요. 여름에는 조금 힘들거 같고…." 문제왕(54) 부회장이 연거푸 물을 들이키며 말한다. 하긴 여름철에 물이 없는 능선길에서 암벽을 오르내리다보면 무척 갈증도 나고 힘들 것이다. 지리산과 마찬가지로 가마봉에도 같은 재질의 까만 대리석 비석이 납작하게 바위에 붙어있다. 주변 어디에 시선을 두어도 마냥 즐거운 곳에서 사진 찍는 것만큼 재미있는 것이 또 있을까. 회원들이 여기저기서 사진 촬영에 여념이 없다. 여전히 시원한 조망에 힘든 줄 모르겠다던 김선주 총무가 문득 옥녀봉을 바라보며 "저길 꼭 올라야 하나요?"라고 물어본다. 이에 박재권(53) 회장이 "힘들 것 같으면 우회로가 있으니까 돌아서 오면 돼요. 꼭 오르려고 하지 말구요"라며 답을 준다. 하지만 향봉에서의 아찔한 고도 사다리를 지나온 회원들이 옥녀봉을 그냥 지나칠리 있을까. 전원 우회로 없이 오르기로 하고 산행을 진행하는데 옥녀봉에 오르기 전 한 번 더 내려서는 절벽에서 다소 시간이 지체된다. 밧줄에 매달려 안간힘을 쓰며 내려서는 사람들과 반대편에서 오르려는 사람들로 붐비기 때문이다. 선두를 따라 옥녀봉에 올라 주변을 바라보고 있는데 최창근(61) 감사가 "옛날 부녀만 살던 집에서 어느 날 아버지가 딸(옥녀)을 겁탈하려 한 까닭에 딸이 도망쳐 절벽 아래로 몸을 던진 곳이 여기"라며 옥녀봉 전설을 들려 주고 덧붙여 "일부 학자들은 섬 주민들의 노동력 확보와 혈통 보존과도 맞물려 있는 설화라고 주장하기도 한다"는 부연 설명까지 곁들이는데 이렇게나 아름다운 곳에 걸맞지 않는 근친상간의 전설이라니… 전설은 전설인가 보다. 올라온 절벽의 반대방향으로 줄사다리를 타고 내려가는 길 또한 만만치 않다. 유람선이 기다리는 대항이 바로 눈앞에 보이지만 여전히 가야할 길이 멀어 보인다. 그러나 철사다리를 타고 내려서는 것으로 산행은 거의 끝나간다. 사거리 갈림길이 나오면서 왼편의 길을 따라 일행을 좇는데 사거리에서 대항까지는 15분 거리다. 철 지난 해수욕장을 따라 선착장으로 가는 길에 즐비한 해산물 가게들. 그들의 호객행위를 외면하고 삼천포로 가기위해 서둘러 유람선에 오른다. 돌아오는 유람선에서 사량도를 바라보던 김옥수 산악대장이 "우리나라 100대 명산이면서 통영팔경의 하나라더니 명불허전(名不虛傳)"이라고 말하곤 배낭을 걸쳐 메고 하선을 서두른다. 상족암 포구를 떠난지 6시간만에 다시 돌아온 것이다. 하선하는 회원들이 언제 힘들었는지 기억에도 없는듯 모두 희색만면(喜色滿面)하다.산행안내■ 등산로내지항(돈지항)-지리산-불모산-옥녀봉-대항(진촌) 4시간30분내지항-불모산-옥녀봉-대항(진촌) 3시간■ 교통대전통영간 고속도로-대전 -통영-도산면 가오치 터미널-사량도문의 : 경상남도 통영시 사량면, 관광안내 055-650-4690~3지리산~옥녀봉 산행조언험한산세에 매년 20여명 사상·산악회·초보등산객 '안전주의'사량도 지리산~옥녀봉 구간을 오르거나 내리는 일은 초보 등산객들에게 다소 가혹한 면이 없잖다. 손과 팔의 힘이 약할 경우 자칫 밧줄을 놓치거나 실족하는 실수를 범하기 쉬운 곳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많은 산악회에서 사량도를 산행 대상지로 삼고 있는데 각별하게 안전에 신경을 써야 한다. 현재 사량도에는 15명의 주민들로 구성된 '사량 산악구조지원단'이 있으나 산악회내에 등반지원조를 구성하여 회원들의 안전을 도모하는 편이 낫다고 본다. 매년 20여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안타까운 현실 앞에 헬기구조나 해경구조선을 기다리다 운명을 달리하거나 신체의 장애를 갖게 되는 사람들이 날로 늘어가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고도의 기술적인 등반 실력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개개인의 안전의식과 산악회 집행부의 안전의식과 헌신적인 노력이 반드시 필요한 산행코스임에는 틀림이 없다.

2008-10-02 송수복

[송수복과 떠나는 즐거운 산행]경북 '금오산'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태어난 인연을 안고 있는 금오산은 소백산맥의 지맥이다. 박 전 대통령은 혁명 후 국토개발 당시 귀향하여 금오산을 오르다 널려 있던 쓰레기와 병 조각을 보고는 손수 주우며 자연보호에 관심을 갖게 된다. 이를 계기로 금오산은 자연보호 발상지가 됐다. 이러한 일련의 일들 때문이었는지 1970년 6월 전국에서는 최초로 금오산이 도립공원으로 지정됐다. 금오산의 원래 이름은 중국 허난성(河南省)의 숭산(嵩山)과 생김새가 비슷하고 남쪽에 있다 하여 남숭산으로 불렸다 한다. 황해도 해주에 북숭산이 있는 관계로 남북 대칭을 이루게 되었다. 금오산은 불교와도 인연이 깊은데 그 연유는 신라에 불교를 전한 아도(阿道)화상이 노을속 황금빛 까마귀가 날아오르는 모습을 보고 이름을 지었다 한다. 또 고려 문종의 넷째 아들로 태어나 출가한 왕자가 훗날 대각국사 의천으로 금오산에서 수행하며 머물렀고 풍수사상으로 유명한 도선국사가 깨달음의 경지에 오르게 된 수행처가 금오산 내 도선굴이다.# 비가 오면 더욱 신나는 산행길서로 반기며 안부를 묻는 등 버스 앞은 모여든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정겨움이 이런 것이리라. 정기산행을 떠나는 이들의 마음에 얼마나 많은 기대와 설렘이 자리하고 있으며 얼마나 서로를 반기고 있었는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속내를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였다. 안양시 만안구청 맞은편에서 오전 7시를 조금 넘긴 시각에 39명의 산악회원을 태운 버스가 오늘의 목적지를 향해 출발한다. "법성사에서 출발, 약수암을 거쳐 정상인 현월봉에 오른 다음 정상 아래 헬기장에서 점심식사를 한 후 금오산 저수지 방향으로 하산하는 5~6시간 정도 소요되는 코스가 되겠습니다." 박유찬(43) 산행대장의 간략한 금오산 소개와 더불어 신입회원들의 인사말이 이어진다. 차창을 보니 경부고속도로를 시원스럽게 달리는 버스 안으로 아침 햇살이 번져온다. 그렇게 3시간40여분이 걸려 법성사 입구에 내려서니 그곳엔 비가 내리고 있다. 경내로 들어가 수통에 물도 채우는 사이 주차장에선 회원들이 구령에 맞춰 체조 중이다. 몸을 푼 회원들은 곧바로 산행길에 접어들었다. 빗줄기가 점점 굵어지며 가는 길을 막아서려 한다. 그러나 비가 와도 산행은 해야 하는 것. 그렇게 두어기의 봉분을 진행하니 우리를 반기듯 하늘이 열려있는 돌길로 이어졌다. 이렇게 법성사에서 약사암으로 오르는 길은 20여분의 순탄한 길과 1시간의 가파른 길로 되어 있다. 특히 약사암 직전 돌계단 길은 거친 숨을 내쉬게 만든다. 일행들은 약사암에 모였다가 다시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쉬엄쉬엄 따라붙는 필자의 걸음으로도 약사암까지 대략 1시간40여분 정도 소요되었다. #거대한 바위 아래 자리한 약사암과 종각"맑은 날이었으면 더욱 황홀한 경관을 볼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약사암 바로 앞 작은 암봉 위에 자리한 종각까지 이어진 구름다리를 보고 있자니 더욱 그렇다. 풍광을 못 본 것은 비협조적인 날씨 탓으로 돌리고 어쩔 수 없이 종각의 실루엣만 바라보고는 약수암으로 발걸음을 되돌린다. 거대한 바위 아래 자리한 약수암은 공사 중이라 건축자재들이 널부러져 있고 비까지 내려서인지 어수선하다. 약수암에서 현월봉 정상까지 가는 도중 왼편으로 '맑은샘표' 약수가 흘러나오고 있다. 그야말로 천연의 약수다. 한모금 마시지 않으면 억울할 것 같아 순서를 기다려 겨우 한잔 얻어먹고 정상으로 향한다. "군포산악회 파이팅!!" 이 한마디를 외치기 위해 10여분을 기다려야 할 만큼 사람들로 북적이는 현월봉에는 통신탑과 고압 전선탑까지 있어 장터를 방불케 한다. 이곳에서 맑은 날이면 볼 수 있는 산으로는 북쪽으로 황학산, 서북쪽의 삼도봉과 민주지산, 남쪽으로는 수도산, 그리고 동남쪽의 팔공산을 볼 수 있다. 이래저래 정신이 없는 현월봉을 뒤로 하고 바로 밑 헬기장으로 점심성찬을 먹기위해 자리를 옮겼다. 오가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능선에서 헬기장으로 내려서니 족히 200여명은 되는 등산객들이 점심식사 중. 그래도 헬기장의 공간은 충분히 넓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장소여서 그런지 여기저기에 음식물 찌꺼기들이 널려 있어 눈에 거슬린다. 기분이 언짢아지고 누구에게든 화를 내고픈 마음이 울컥해 밥맛도 좋을 리 없다. 정상주라고 한잔씩 걸쳤을 법한 한 무리는 노래에 몸을 흔들기까지 한다. 이럴 때 쓰라는 단어가 꼴불견이 아닌가 싶다. 문득 이 산에는 얼마나 많은 종류의 동물이 서식하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이러한 환경이라면 동물이 살 수 없는 조건이 아닌가 싶다. 산이 인간만을 위한 놀이터로 변해버린 것은 아닌지 안타깝기만 했다. "우리나라에서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된 곳이 제주지역 일부로 알고 있어요." "설악산도 신청은 했는데 보류되었다고 하네요. 서식동물의 분포도가 미약하다는 게 그 이유였답니다." 식사를 마치고 일어서는 송화석(48) 회장이 유네스코 지정 배경과 관련된 정보라며 귀띔을 해 준다.#볼거리 즐비한 하산길자리를 정리하자마자 일행들은 할딱고개 방향을 하산길로 잡고 내리막 비탈길에 들어선다. 빗줄기가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다가도 재차 소낙비를 쏟아붓는 통에 일행들은 그냥 젖은 차림으로 내려간다. 송 회장은 "등산스틱은 하산길 무릎보호 역할이 크기 때문에 꼭 필요한 장비"라며 "나이 들어 산행을 온전하게 즐기려면 등산스틱은 필수품"이라고 일행들에게 설명한다. 등산에서 무릎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덧붙여 등산스틱은 반드시 두 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특히 가파른 내리막에서는 더더욱 진가를 발휘하는게 등산 스틱이다. 반면 낭떠러지와 같은 구간에서 등산스틱을 의지해서 오르는 행위 등은 삼가야 한다. 한 시간여를 내려가니 할딱고개다. 햇살이 살포시 반겨주니 일행들은 주변 풍경을 구경하느라 한참을 머무르며 시간을 보낸다. 할딱고개 암봉에서 왼편으로 보이는 도선굴로 가기 위해 하산을 서두르는데 다시 비가 온다. 참으로 변덕스런 날씨다. 도선굴에 도착하기 전 대혜폭포를 지나는데 수량도 별로고 물줄기가 아예 없는 듯하다. 도선굴은 미끄러운 바위표면으로 인해 조심해야 하는 구간이다. 하산길과는 무관한 곳이지만 반드시 들렀다 갈 만한 곳이므로 시간이 걸려도 올라보는 게 좋다. 바위 아래 해인사 옆으로 케이블카 정류장이 있어서 이를 이용하여 오르내리는 사람들을 뒤로 하고 돌탑들이 즐비한 하산길을 따르며 산행을 마치니 5시간30분이 소요되었다. "채미정에 들러 고려말 충신인 길재 선생의 뜻을 기리는 시간이라도 가졌어야 히는데…." 마음만 두고 떠나는 금오산 뒤편으로 구름이 피어오른다.산행안내■ 등산로법성사~약사암~현월봉~할딱고개~대혜폭포~관리사무소 (5시간 30분)법성사~약사암~현월봉~약사암~마애보살입상~할딱고개~관리사무소 (6시간)■ 교통대중교통: 구미역에서 12번 버스가 자주 다니며 25분 정도 소요된다. 택시로는 15분 거리다.자가용: 경부고속도로~구미IC~중앙로~금오산사거리에서 좌회전.군포산악회체육대회 개최 등 단합 돋보여,군포시민 주축 회원수 830여명군포시민들이 주축이 되어 2005년 9월 7일 창립된 군포산악회는 이번 정기산행이 36회째이다. 인근 타도시 주민의 참여도 많은 편이며 온라인 회원은 830여명. 정기산행은 매월 둘째주 일요일에 하고 있다. 안양시 만안구청 건너편에서 출발한다. 현재 백두대간 산행을 매월 넷째주 토요일에 무박으로 진행 중이기도 하다. 매년 5월이면 온 가족이 모여 체육대회를 치르면서 산악회 단합을 도모한다. 먼 거리도 서슴지 않고 달려와 산행에 동참하는 회원들이 많은 열정적인 모임을 갖고 있다. 회장 송화석 : 010-2668-8123산행대장 박유찬 : 010-9302-7019

2008-09-25 송수복

[송수복과 떠나는 즐거운 산행]충북 '도명산'

# 빛바랜 옛 명성만 남은 화양구곡여름철이면 인파가 구름처럼 몰려들었던 기억의 화양동 계곡에 들어섰다. 요 몇 년간 화양동 계곡의 모습은 옛 명성은 잊혀진채 초라한 물줄기가 이어지는듯한 느낌을 받았다. 국립공원 매표소에서 입장료를 받지않는 덕에 주차료만 내고 탐방지원센터를 지난다. 일행들에게 길가 나무들이 그늘을 제공해 주어서 그런지 덥지는 않았다. 화양3교 방향으로 도로를 타고 거슬러 올라가며 화양구곡(華陽九曲)의 정취를 느껴보려 이리저리 둘러보지만 예전의 유명세만큼의 감흥이 없다. 맛난 음식만 골라 먹다 질린 것 같은 밋밋한 기분으로 둘러보며 걷는다. 화양2교를 지나면서 하얀 모래사장과 어우러진 운영담과 조선 후기의 유학자인 우암 송시열의 화양서원을 지나쳐간다. 조선후기 학자들이 모였던 곳이라 하는데 서원 철폐의 원인을 제공했던 역사적인 장소이기도 하다. 지난 주말 화성시 매송면 천천리에 송시열의 위패가 모셔져 있는 매곡서원(梅谷書阮)을 들렀던 기억이 새롭게 난다. 주변에는 임진왜란때 조선에 원군을 보내준 중국 명나라 황제 신종·의종의 위패를 모시고 있는 만동묘라는 사당도 있다.# 화양구곡의 절정 금사담음식점과 민박집들이 운집한 읍궁암(泣弓巖) 앞을 지나면서 노론의 수장으로 효종의 승하 소식에 통곡을 하였다는 곳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김영경(58) 회장이 "말년이 편치 못했던 정치인이자 학자였는데 그 당시나 지금이나 당파와 파벌간의 다툼은 변함이 없어 보인다"라며 "지도자나 정치인들도 국민들이 불행한 순간을 맞지 않도록 보다 많은 신경을 써줘야 하고 단합된 모습을 보여줘야할 상황이 지금이 아닌가 싶다"고 말을 맺는다.이어가는 발걸음에 지나치던 화양계곡 구간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금사담에 가기 전 계곡가로 가족나들이가 안성맞춤인 모래사장이 널렸다."절벽 위의 암서재가 내려다보는 여기가 제4곡으로 일컫고 가장 아름다운 금사담"이라고 말하는 민봉기(48) 총무의 말에 잘난 체(?) 하려고 설명을 준비했는데 선수를 빼앗겼다. 아직은 이른 시간, 금빛 고운 모래가 반짝이는 것을 구경하지 못하고 지나치는 것이 아쉽지만 하산 길에 보게될 금빛모래를 기대하며 발걸음을 옮긴다. 주차장에서 20여분을 걸어 도착한 화양3교. 건너기 전 오른편으로 도명산 안내판이 서 있다. 계곡 위 암벽에서 들려오는 "와~~아" "허이ㅤㅆㅑㅤ~허이ㅤㅆㅑㅤ~"소리에 누군가 특전사 군인들의 훈련장이 있는 곳이라고 설명한다. 그러자 "저 소리를 들으니 힘이 불끈 솟는 것 같다"라고 김상순(48) 회원이 말한다. "나는 배고프고 추운 기억 밖에 없어서 힘이고 뭐고 모르겠다"는 민봉기 총무의 말에 친구인 김종태(48) 회원이 "거지를 양성한 것도 아닐텐데 뭐가 그리 배고프고 추웠냐"는 핀잔에 일행들이 웃으며 산행을 시작한다. 군복만 입혀 놓으면 비정상으로 돌아가는 변신로봇과 같은 필자도 춥고 배고팠다에 적극 가담해보려 했지만 여성회원들에게 점심 반찬을 얻어 먹기 위해 슬쩍 꼬리를 내린다.# 화양계곡을 굽어보는 기암이 자리한 도명산의 고스락산행을 시작하자마자 갈림길이 나오면서 등산로 폐쇄 안내판이 좌측 방향으로 길을 안내한다. 5분여를 더 오르자 완만하게 515m봉 아랫방향으로 길이 이어진다.뒤에서 따라 오르는 회원들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속도를 조절하며 40여분을 지나자 가파른 오르막 구간이 나오기 시작한다. 서서히 고도를 올리는데 일순간 몇 개의 철사다리가 나오면서 바위 위로 힘겹게 몸을 올리게 만든다. 주변 경관이 뚜렷해지면서 화양구곡이 내려다 보인다.515봉에 도착한 것이다. 조망도 좋고 시원한 산바람을 맞을 수 있는 곳이어서 한걸음 늦춰 가기로 한다. 미리 와있던 천안에서 왔다는 등산객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최 후미 회원들을 기다리는데 여전히 군인들의 훈련소리가 산 전체에 걸쳐 울리고 있다. 5개의 오밀조밀한 바위가 자리한 도명산 고스락에 서니 낙영산 너머의 톱날 같은 속리산 능선이 한 눈에 들어온다. 북으로 눈을 돌리면 군자산이 고스락 주변의 분재와 같이 오랜 세월 이겨내어 자리한 소나무와 잘 어우러져 속세를 떠나온 도인의 모습을 금방이라도 볼 것만 같은 분위기를 연출해 내고 있다.주변 풍경에 정신을 빼앗기며 사진 촬영에 여념이 없는 회원들을 민봉기 총무가 안내를 하며 식사를 하기 위해 옛 낙영사터로 하산을 한다. 정상에서 5분여를 내려가면 안내판과 함께 삼거리가 나오는데 우측으로 갈 경우 낙영산과 연계해 산행할 수 있는 코스이기도 하다. 이 경우 도명산에서 낙영산 공림사 방향으로 하산하면 되는데 대략 4시30분이 소요된다. 삼거리에서 다시 5분을 내려가면 ㄱ자로 꺾어진 암벽에 새겨진 마애삼존불이 있는 옛 낙영사터가 나오는데 널찍해서 여러 사람이 쉬어가기 안성맞춤이다. 이곳에 위치한 불상은 15m가 넘는 크기로 고려 초기에 유행하였던 선각마애불상(線刻磨崖佛像)과 같은 경향을 보여 주고 있어서 고려 초기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이곳에는 불상이 있는 바위 아래에서 샘이 솟는데 물맛이 기가 막히다. 민봉기 총무가 "부처님 발밑에서 나는 샘이라 각별하지 않겠냐"고 말한다. 식사를 마친 회원들이 내려가는 하산길. 사방에 도토리가 지천이어서 서로 줍느라 정신이 없다. 도명산 정상에서 하산하는 길은 학소대가 있는 계곡까지 무난하고 1시간이면 충분하다. 하산을 마치고 와룡암 앞 식당에 집결을 한다. 이곳에서 주차장까지 30분은 족히 걸어야하는데 이곳 식당에서 손님들을 승합차로 실어 나르고 있다. 유원지 음식에 대해서는 할 말을 잃었던지라 별반 기대없이 앉아 동동주와 파전 등을 시켜먹는데 역시 돈 값어치가 참으로 없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한다. 형편없는 음식을 겨우 털어넣고 일어서는 자릿세치고는 터무니 없는 대가를 치른 민봉기 총무의 낯빛이 안좋다."수원 광교산 자락 어느 음식점에 가도 이 맛보단 낫다"고 말하는 김영경 회장도 같은 생각인가보다. 여름철 4시간 안팎으로 산행을 끝내고 계곡에서 여유를 가져보는 코스로는 좋으나 반드시 식사는 지참하도록 하는 것이 좋을듯 하다. 내려오는 길가로 번지는 금사담의 모래 빛에 그나마 위안을 삼는다.산행안내■ 교통중부고속도로 증평IC → 증평읍내 → 592번 지방도로(청안면 방면) → 질마재 → 부흥사거리 → 금평삼거리(좌회전) → 화양1교 → 화양동 종합주차장 (증평에서 40∼50분 소요) 주차료 : 소형차 4천원, 대형차 6천원■ 등산로▲ 화양3교 → 515봉 → 도명산 → 마애삼존불 → 학소대 : 3시간30분▲ 화양3교 → 515봉 → 도명산 → 삼거리 → 낙영산 → 공림사 : 4시간 30분▲ 화양3교 → 515봉 → 도명산 → 낙영산 삼거리 → 무영봉 → 가령산 → 울바위 : 5시간 30분수원덕영산악회여성회원 전체 90% '여인천하' 재밌는 산행… 알찬 추억만들기수원시생활체육협의회 등산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영경(58) 회장이 10년째 이끌어오고 있는 산악회이다. 건국산악회를 모체로 하여 조직되었으며 매월 둘째주 화요일이 정기산행일이다. 정기산행에 70~80명씩 다닐 정도로 회원들이 많은데 특이점은 여성 회원이 전체의 90%가 넘는다는 점이다. 집행부 남성 회원 몇몇을 빼면 모두가 여성 회원들이란 것이다. 30대에서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고루 분포되어 힘들지 않으면서 재밌는 산행을 추구하며 추억을 만들어가는 산악회로 알려져 있다. 회장:김영경 011-429-0045총무:민봉기 010-2067-1252

2008-09-18 송수복

[송수복과 떠나는 즐거운 산행]강원 '설악산'

바람이 몰고 온 구름이 고개를 넘고 산을 넘는다. 산허리를 감싸던 구름은 힘겹던 짐을 덜어 놓듯 그렇게 쏟아내는 빗줄기에 여기저기에서 난리가 났다. 예전의 아름답던 계곡의 모습은 없어지고 토사와 굴러온 바위들로 메워져 어딘지 분간키도 힘들게 변했던 아픔을 뒤로하고 조금씩 예전의 모습을 찾아가기 위해 손을 모아 바위를 들어내고 흙을 퍼냈던 그 길에 들어섰다. 그런데 언제 다시 같은 일을 겪을지 몰라 가슴이 먹먹했었던 그 현장이 온갖 인공구조물로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다. 하지만 설악의 품을 그리워하던 이들에게 욕심은 단 한가지. 그저 설악에 안겨 설악의 모든 것을 온전히 사랑하고픈 마음뿐이니 무엇을 탓하고 무엇을 기대하겠는가. 수많은 이들의 꿈과 아픔을 모두 받아주던 산에 단풍이 찾기전 늦여름 정취에 빠져보려 길을 나선다.# 대청봉행 최단거리 오색약수 코스개교 100주년을 맞아 기념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수원중·고등학교 총동문회가 추진하는 100대 명산 순례중 설악을 간다하여 저녁 10시 수원시청 앞에 모여 설악으로 출발했다. 반갑게 맞아주는 김영진(54) 사무총장의 안내로 인사를 나누다보니 '산꾼'들만 모아놓은 듯하다. "오색약수에서 출발, 대청봉 일출을 본 다음 중청과 끝청을 지나는 백두대간을 타고 한계령으로 내려오는 9시간짜리 장쾌한 코스가 될 겁니다." 김영진 사무총장의 설명이 끝나자 조금이라도 눈을 붙여보려 몸을 뉘어보지만 설악산으로의 발걸음은 늘 가슴을 설레게 하는 뭔가가 있기 때문일까 한밤인데도 거의 뜬눈으로 차창 밖만 바라본다.오색약수에 도착하니 새벽 2시. 대청봉에서 5㎞정도 아래에 있는 남설악 탐방지원센터를 기점으로 산행을 시작하면 그나마 공용버스정류장이 위치한 설악산국립공원 오색분소에서 출발하는 것보다 1㎞ 정도 발품을 덜 팔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이다. 이른 시각임에도 사람들이 산행을 준비하고 있다. 준비해준 도시락과 물통을 배낭에 집어넣고 화장실 앞에서 잠깐 몸을 풀고는 대청봉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일행과 겹치는 다른 등산객들이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오르는 길이 랜턴불빛들로 어지럽다. 춤추는 불길과 말없는 움직임이 반복되어 가는 가운데 권오창(55) 부회장이 "그간 많이 변한 것 같아." "철사다리며 고무판이며 예전에는 못 보던 구조물이 많은데… 옛스러움과 힘들게 오르던 그 시절이 그리워지네"라며 말끝을 흐린다. 산행을 시작한 지 한 시간여가 지났을까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배낭커버를 씌우거나 옷을 껴입으면서도 일행의 표정들은 밝고 힘차다. 기온이 다소 서늘해진 까닭에 배낭을 멘 채 서서 휴식을 취하고 간식으로 빈속을 달래가며 2시간쯤 걸으니 설악폭포에 다다른다. 어둠에 가려진 폭포. 물소리로만 짐작하고 옆의 철다리를 건너간다. 설악폭포를 기점으로 발걸음을 더디게 만드는데 첫째 이유는 가파름이요. 둘째는 풍경이다. 폭포를 떠나 30여분 후부터는 본격적인 능선길이다. 낮아지는 나무들과 옆으로 따라 오르는 능선들이 눈에 들어오면서 멀리 양양, 주문진에서 발하는 불빛들이 새벽녘 산행의 유일한 볼거리여서 자주 눈길을 돌리게 된다. # 동해에서 솟는 해를 마주하다"대부분 오색에서 출발하여 대청봉에 오르는 코스는 대략 3시간30분에서 4시간가량 소요되는 최단거리인데 오늘은 3시간30분만에 대청봉에 도착했으니 동문들의 기량이 보통은 넘는다"는 조규성(52) 사업국장의 말에 동문도 아닌 내 어깨도 함께 으쓱해지는 이유는 뭘까. 오전 6시가 가까워 오면서 동해 앞바다는 타오르는 불길, 솟구치는 태양으로 인해 여기저기서 탄성과 사진을 찍는 사람들로 분주하다. 다소 쌀쌀한 날씨로 인해 벌써부터 장갑을 준비한 사람도 보이고 배낭에서 옷을 꺼내어 입는 사람도 있다. "수없이 올랐던 대청봉에서 이렇게 맑은 날을 본적이 몇 번 없었는데 오늘은 정말 운이 좋은 날"이라고 말하는 조 사업국장이 "9월말이면 본격적인 겨울장비를 준비하지 않으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라며 향후 등산에 철저한 준비를 당부한다. 대청봉에서 15분이면 닿는 거리에 중청산장이 앉아있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아침식사를 하거나 준비중이어서 앉을 자리조차 없다. 현재 양양군에서는 오색약수에서 대청봉 구간에 케이블카 설치를 준비중이라 한다. 그때가 되면 배낭 메고 오르던 길은 그저 몇몇 사람들의 추억으로 사라질 것이다. 같은 길을 오르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던 문승주(39) 홍보부장도 같은 생각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 설악의 속살 굽어보는 백두대간 능선중청산장에서 잠시 쉬던 일행들은 곧바로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나아가며 백두대간 길로 접어든다. 완만한 능선이 끝청까지 이어지며 오른편 용아장성 아래로 굽이치는 수렴동 계곡길을 보여주는데 이철한(43) 부장이 "날씨가 도와줘 청아한 하늘 아래 기암과 푸른 숲 풍경이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추억이 될 것 같다"며 눈을 떼지 못한다. 중청에서 25분 거리에 위치한 끝청에 서면 전망안내판이 있어 등산객의 편의를 돕는다. 한국의 마터호른으로 불리는 가리봉이 멋진 자태를 뽐내며 서있고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귀때기청봉의 너덜지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능선 곳곳에 주목과 빨간열매를 가득 매단 마가목이 지천이다. 끝청에서 귀때기청봉을 바라보다 암봉이 눈앞을 가로막는데 그 너머가 한계령으로 갈라지는 삼거리 분기점이다. 분기점까지의 길은 이제껏 걷던 모양새에서 벗어나 잦은 오르내림을 반복해야 하는 구간이다. 발목에 힘좀 주어야 하기에 시간은 흘러도 거리가 좁혀지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이 한계령에서 시작하여 대청봉으로 향하면서 일행들과 교차하는데 모두들 땀 범벅 얼굴이어도 밝은 표정이다. 끝청에서 한계령 삼거리 분기점까지는 대략 2시간 정도 소요되는데 물이 없는 구간이라 충분한 식수를 준비해야 한다. 삼거리에서 한계령으로 내려가는 길은 1시간30분이면 충분하다. 예전에 능선에서 10분 거리에 샘터가 있었으나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옛말이 되었다. "마르지 않는 샘처럼 많은 후배들이 국가와 지역을 위해 헌신할 수 있도록 개교 100주년 기념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권오창 부회장의 말을 끝으로 한계령에 내려선 일행들. 그들 머리위로 가을 걷이를 알리는 햇살이 가득하다.산행안내■ 등산로오색약수~오색폭포~대청봉 (4시간)오색약수~중청봉~대청봉 (4시간 40분)오색약수~오색폭포~대청봉~끝청~한계령 갈림길~한계령 (9시간)'수원의 거목 산실' 1세기, 장학사업·봉사활동 전개수원 중·고 개교100주년 사업추진위국회의원, 시장, 언론사 사장 등을 배출해낸 수원중·고등학교 출신들이 개교 100주년을 맞아 기념사업을 추진하는 조직이다. 국가와 지역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는 많은 동문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지지하는 가운데 장학사업과 봉사활동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으며 2009년 4월25일이면 개교 100주년을 맞는다. 많은 선·후배들이 백년 역사의 혼과 천년미래의 꿈을 4만 동문의 힘으로 잇자는 표어로 단합되는 멋진 모습을 기대해본다.총회장 이순국 011-262-3396 준비위원장 권오창 011-229-6017사무총장 김영진 010-4738-6366

2008-09-11 송수복

[송수복과 떠나는 즐거운 산행]충북 '칠보산'

■ 쌍곡구곡의 백미 떡바위, 문수암"우리 산악회는 특별해서 취재해도 좋을듯한데…" 동네 하찮은(?) 친구가 만나자해서 사무실로 찾아갔더니 자기가 나가는 산악회가 특별하다고 허풍을 떨며 호들갑이다. "그래. 너희 산악회랑 한 번 가보지 뭐." 그렇게 해서 일정에도 없는 산행 스케줄이 생기는 바람에 일요일 아침의 늦단잠은 물 건너 가버렸다. 이른 아침 약속 장소에 나가 28인승 리무진 버스에 올라 타보니 생각보다 더 쾌적하고 넓은 느낌이 든다. '간사한 몸뚱이가 좋은건 먼저 알아서 한다'고 자릴 잡고 앉았는데 잠이 절로 오는듯 하다. 민박집들과 펜션이 빼곡히 있는 쌍곡계곡으로 차량이 들어서면서 "산행시간은 3시간30분으로 하고 원점 회귀 산행이니 편안하게 산행하시고 내려오시면 맛나는 식사가 기다릴겁니다." 양재호(56) 회장의 안내말에 벌써부터 배가 고파온다. 버스는 군자산 산행 들머리를 지나 보배산(775m) 능선이 한 눈에 들어오는 주차장에 일행을 내려 놓는다. 간단한 체조와 스트레칭을 통해 몸을 푼 다음 최상범(50) 등반대장의 안내로 계곡으로 내려서는데 어제까지 내린 비로 인해 쌍곡계곡의 수량이 불어나 있어서 건너기가 수월치 않아 보인다. 그 중 김정헌(39) 회원이 "회장이 된다면 산행때마다 계곡에 다리를 놓아서 회원들이 빠지지 않게 하겠다"고 사전선거 운동에 열심이었지만 아무도 들어주는 사람이 없다. 마음 상해할까봐 웃으면서 맞장구를 쳐준다. 산행 시작은 시루떡 모양의 떡바위에서 건너다 보이는 큰바위 문수암 위로 등산로가 나 있다. 그 길을 따라 오르면 청석재로 올라가는 구간으로 오른편에 작은 계곡을 두고 걸어간다. 이 계곡이 끝나는 지점에서 5분 거리에 청석재가 있고 보개산과 칠보산으로 가는 분기점이다. 완만한 구간이어서 그다지 어렵지않게 걷다가 계곡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청석재로 올라서는데 가파른 고개가 잠깐이다. 계곡부터 청석재까지 구간은 1시간이면 넉넉하다.■ 암봉 줄잇는 능선 '황홀한 조망'"예전에는 칠봉산으로 불렸던 곳인데 9월이면 송이가 지천이었다"고 회상하는 류정우(53) 운영위원장의 말에 다들 발밑을 살펴보느라 정신이 없다. 칠보산 고스락을 향해 청석재에서 오른편으로 방향을 잡고 올라 뒤돌아보면 쌍곡구곡을 칠보산과 사이에 두고 솟은 군자산(948m)과 작은 군자산(827m)이 손에 잡힐듯 다가와 있다. 두 아들을 데리고 오르던 최성근(39) 회원이 바위 구간에서 아이들을 챙기느라 여념이 없고 회원들도 이리저리 손을 모아 도와주니 아이들이 잘도 올라온다. 순간 필자도 가족과 함께한 산행이 있었는가 생각을 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칠보산 자체로는 심심한 면이 없잖아서 보배산과 연계해 산행하거나 청석골로 들어가 신라시대에 창건하였다는 고찰 각연사와 보물 433호인 석조비로자나불좌상, 통일대사탑비 등을 구경하고 나오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청석재에서 칠보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왼편으로 가파른 비탈과 벼랑을 이룬 청석골을 굽어 보면 산 아래 각연사가 고즈넉한 자태로 앉아있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며 북쪽으로 보배산이, 서쪽으로는 여전히 군자산과 작은 군자산을 조망할 수 있어서 심심하지 않게 오를 수 있다. 역시 이 구간도 암봉과 소나무의 자태에 넋을 잃을 지경이다. 청석재에서 오른 편으로 방향을 잡고 이것저것 구경하며 들이미는 카메라에 억지 웃음을 지어가면서 올라도 20여분이면 칠보산 고스락에 서게 된다. 작은 돌기둥에 칠보산이라 각인하여 세워 놓은 고스락에 서니 많은 사람들이 식사를 하느라 정신이 없다. 서쪽 방향으로 탐방 제한을 해놓은 펜스를 넘어가면 남쪽 방향으로 속리산 구간이 시원하게 조망된다. 이곳도 많은 사람들이 식사자리로 점령을 하고 있어서 여전히 북적인다. 하긴 하늘과 맞닿아 시원하게 펼쳐진 산군을 보며 식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은 까닭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자리이기도해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것일게다.■ 푸른하늘 맞닿은 쌍곡구곡"가끔은 마음으로 오르는 산을 생각하며 산에 다녔는데 좋은 사람들과 다니는 것 자체가 좋은 산을 이미 마음에 두고 오르는 것이란 점을 깨닫게 해준 산악회가 엘레강스"라고 윤정희(46·여)회원이 운을 뗀뒤 "어느날 돌이켜 본 시간들 중에 가장 소중했던 시간을 꼽으라면 주저없이 산에서 보낸 시간일 것"이라며 산 예찬론을 편다. 칠보산 정상에서 희양산(999m)을 바라보던 김정헌(39) 회원과 이남식(39) 회원이 백두대간의 구왕봉·장성봉에서 대야산으로 이르는 선을 그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면서 친구들과도 함께 가야할 산이 많음을 느낀다. 칠보산 산행의 가장 좋은 코스는 구봉능선 길인데 아쉽게도 입산금지 구역이 돼버려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기 위해 돌아서는데 발걸음이 도무지 내키질 않는다. 칠보산 고스락에서 대부분의 하산 코스는 거북바위를 통해 살구나무골로 내려가는 길이다. 막장봉에서 흘러내리는 시묘살이 계곡과 악휘봉의 살구나무골 계곡이 만나는 합수점과 강선대를 지나 쌍곡폭포까지 볼거리가 널려있어 많은 산악회가 하산코스로 잡는 곳이다. 오전에 건너던 쌍곡계곡 위로 해가 걸려있어서 계곡의 물소리가 더욱 힘을 다해 굽이치며 흘러 시원하게 느껴진다. 다시 신발을 벗고 건너는데 내친김에 몸을 담그어 땀을 씻어내고 서둘러 배고픔을 해결하러 다시 신발을 신는다. 식당 시설을 임차하여 점심식사를 준비하여 놓은 장소에 이르러 양재호 회장 내외분이 마련해 놓은 푸짐한 메뉴에 양껏 배를 채우는데 배부른 것만큼 사람을 간사하게 하는 게 또 있을까. 몇몇의 회원과 의기투합해 회장님의 장기집권을 기원해 본다. 산행안내■ 교통▲ 자가용: 영동고속도로 → l 중부고속도로 → 연풍IC → 34번국도 → 신대교 지나 517번 지방국도▲ 대중교통: 괴산 → 칠성면 쌍용구곡 (1일 4회 운행) 30분 소요■ 등산로떡바위 → 청석재 → 칠보산 → 청석재 → 떡바위 (3시간 10분)떡바위 → 청석재 → 칠보산 → 거북바위 → 살구나무골 → 쌍곡구곡 (4시간 30분) 떡바위 → 1·2·3·4·5·6·7·8·9봉 → 칠보산 → 살구나무골 → 쌍곡구곡 (5시간)도미골 → 보배산 → 칠보산 → 거북바위 → 살구나무골 → 쌍곡구곡 (5시간 20분)엘레강스산악회(수원)2007년 6월에 창립하여 7월에 첫 산행을 시작하여 이제 14회차를 넘긴 산악회다. 월중 번개산행을 통해 회원들의 산행을 지원하고 정기산행에서도 선두와 후미가 항상 함께 이동하는 소수 정예를 지양하는 산악회이다. 보통의 45인승 버스가 아닌 28인승으로 운영되므로 항상 예약이 필수이며, 산악회 인원을 증대시키려 하지 않으므로 신속 정확한 산행 예약이 선결조건이다. 산행회비 또한 일반산악회의 2배에 해당하는 금액이며 적립금으로 연말의 송년회와 신년 시산제 행사를 치르고 있다. 회원들의 자부심 또한 남다르고 산악회에 대한 애정 또한 각별한데 수원에서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양재호(56) 회장의 무한사랑과 회원들의 단결로 한층 빛을 발하는 산악회다.회장 : 양재호 011-229-5553후미대장 : 김정헌 010-4122-3779

2008-09-04 송수복

[송수복과 떠나는 즐거운 산행]감악산

충북 제천시 봉양읍과 강원도 원주시 신림면 경계에 있는 감악산은 국립공원 치악산 동남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치악산을 모산으로 보고 있다. 대부분이 '악'자가 들어가는 산들은 모두 힘들고 어렵다고들 말한다. 그렇다면 감악산도 그럴까? 의외로 감악산은 일부 구간만 험하고 대부분의 코스는 그다지 힘들지 않다.감악산은 신성한 숲이란 지명을 가진 원주시 신림면 황둔교 만남의 광장을 출발지로 해서 많은 등산객들을 불러 모은다. 또한 감악산은 민간신앙을 비롯해 천주교, 불교 등 다양한 종교의 성지가 자리하고 있다. 남쪽으로는 대원군의 박해를 피해 천주교인들이 생활하였던 배론성지가 있고 능선 아래로는 의상대사가 창건하였다는 신라 고찰인 백련사가 자리하고 있다.이 절은 창건 당시 절터 아래 연못에서 흰 연꽃이 피어올라 백련사라 지었다 한다. 감악산의 산세는 전반적으로 크지 않고 아기자기하다. 치악산과 비교를 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지만 정상으로 이르는 능선에서 만나는 암봉과 송림의 절묘한 조화가 눈에 들어온다.#만남의 광장에서 등산 시작=16일간의 올림픽경기가 끝나갈 무렵 온 국민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야구경기에 대한 이야기로 말문을 연 원창범(50) 회원이 "우리나라 사람 특유의 단결력과 집중력이 빚어낸 감동의 드라마였다"고 감상평을 말한다. 다른 회원들도 이구동성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가운데 빗속을 달려온 버스가 어느덧 황둔교를 건너고 있었다.대부분의 차량들은 황둔교를 건너기 전에 위치한 '만남의 광장'에 주차를 하는데 영통 네파산우회에서 황둔교 건너 산 아래에 위치한 식당에 예약을 한 관계로 식당 주차장까지 오게 되었다.이곳에서 산을 바라보고 좌측의 계곡 건너편 민박집 방향으로 가면 능선으로 곧장 오르게 되고 계곡을 따라 오르면 백련사 방향의 계곡 길이 이어진다."금일 산행 코스는 능선으로 곧장 올라 1, 2, 3봉을 지나 정상에 갔다가 계곡으로 내려오는 3시간30분 짜리 코스입니다. 식사는 내려오셔서 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김옥수(46) 산악대장이 설명을 마치자 회원들이 하나 둘 버스에서 내리는데 빗줄기가 줄어들 기미가 안 보인다. 기상청에서도 내년부터는 '장마'라는 표현 대신 '우기'를 쓴다고 할 만큼 연이틀에 걸쳐 내린 비가 계곡물을 엄청나게 불려 놓았다. 맑은 날 주차장에서 감악산 정상방향을 바라보면 산(山)모양을 닮은 3개의 암봉이 보이는 곳이다.김옥수 산악대장이 선두에 서서 회원들을 능선 길로 안내한다. 그런데 예전 계곡물을 가로질러 올랐던 곳으로 다리가 놓였고 전엔 없었던 민박집도 있었다. 이 곳도 개발의 영향권을 피해가지 못한 느낌이다.비는 계속해서 내리고 능선을 오르기전 산악회에서 나눠준 우의를 입을까 하다 그냥 간다. 옷이 젖어가는 느낌이 영 좋질 않다. 하지만 능선길은 계속 되는 오르막, 거친 숨소리에 흐르는 땀을 씻어 주는듯 시원한 빗방울을 맞으며 30여분을 진행하니 능선이다.산에 오면 이러한 날씨를 즐기는 사람도 많다. 그냥 쨍한 날씨보다 빗속에 걷기를 즐기고 좋아 한다면 증세가 같은 사람이라고 할수 있을까. 느긋하게 마음 먹어도 될 평탄한 참나무와 소나무 사이의 능선길로 안개가 자욱한 몽환적인 분위기가 오름짓의 힘든 과정을 잊게 만든다.#아기자기한 암봉과 기암괴석이 절경인 능선길=능선 오른편으로는 단애(깎아 세운 듯한 낭떠러지)에 위태롭게 소나무가 걸쳐져 절경을 이루고 안개가 바람을 타고 흩어졌다 모이면서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능선의 왼편은 재사동 방향의 완만한 경사로 골짜기 안으로는 화전민터와 숯가마터 등이 남아 있고 소나무들이 계곡 전역을 점령하고 있다. 날씨가 좋은 날이면 능선길은 기가 막힌 조망터. 계곡 건너편의 매봉이 보이고 서쪽으로 구학산과 북쪽의 치악산이 눈에 들어온다. 좀 더 시선을 멀리 두면 금수산, 백덕산이 보이고 소백산 능선도 보일 정도로 전망이 좋은 곳이다. 탑바위를 지나면서 밧줄 구간이 곳곳에 나타나는데 남성 회원들이 힘들어 하는 여성회원들을 도와 오르내리는 구간이다. "눈이 호강하는 곳인데 비가 와서 그 좋은 경치를 보지 못해 아쉽다"며 박재권(54)회장이 정상석에서 아래를 굽어 보며 말한다. 암봉과 암봉을 오르내리면서 펼쳐지는 선경(仙境)과 주변의 산이 두루 조망되는데 오늘은 안개 사이로 숨은 것이다.감악산은 두 개의 봉우리에 각기 다른 정상석을 이고 있는데 원주시에서 설치한 930m로 표기된 정상석과 제천시에서 제작하여 설치한 945m로 표기된 정상석이 서로 다른 봉우리에 자리잡고 있는 관계로 아리송할 따름이다."재사동 계곡은 여전히 출입통제구역으로 계곡 옆 능선길로 정상에 섰다가 이 길로 하산하기도 합니다"며 박 회장이 물안개에 가려진 재사동 계곡 방향과 우리가 걸어온 능선 길을 가리킨다.# 하산길로 쏟아지는 물줄기=정상 조망이 안개에 가려져 있어 아쉽지만 굵어지는 빗줄기에 하산을 서두르기로 한다. 하산 길로 잡은 감바위골 계곡물이 얼마나 불어 있을지 모르는 상황이라 김옥수 산악대장이 선두에서 고민하는 모습이 스쳐간다. 우중 산행은 오르막 보다 내리막이 훨씬 힘들고 위험한 상황이 많다. 특히 몇 년 사이의 집중호우를 떠올려 보면 앞으로도 기습적인 호우시 계곡산행은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이다. 다른 산악회도 산행 하산 길로 계곡을 택할때는 기상악화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사건에 대비해 일부 우회구간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특히 협곡을 지나는 경우는 더욱 신경을 써야할 것이므로 암릉이 많고 협곡을 하산 길로 택하는 경우엔 반드시 경험자와 동행하고 적당한 장비를 지니고 있어야 할 것이다. 감바위골로 올라올 경우 백련사와 감악산 정상으로 가는 갈림길이다. 내려오는 방향에서 보면 좌측으로 굽은 길이 백련사 방향이므로 일행들은 오른편의 계곡쪽으로 접어든다. 지나온 능선길은 비교적 위험한 구간도 있어서 가족산행 코스로 잡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이지만 백련사 방향의 코스는 아주 완만하고 계곡이 길게 늘어져 있는 관계로 권할 만하며 식수 걱정도 한결 덜하다. 계곡으로 흘러가는 물길이 등산로와 같아서 차라리 흐르는 물을 따라 가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몇몇 사람들이 물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하다가 아예 신발을 벗어들고 건너기 시작한다. 하산하는 과정까지 몇 번의 물길을 건너야 했는지 기억조차 없지만 보통 때보다 다소 많은 양의 계곡물이 넘쳐나고 있었다. "감악산 산행의 진면목은 1, 2, 3봉을 거치는 능선길이라고 말할 수 있지요. 겨울에도 기막히게 멋진 풍경을 보여주는 곳이어서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산행지예요." 최창근(62) 감사의 말대로 올 겨울 흰 눈 쌓인 능선에서 내려다보는 조망을 기다리며 산행을 마쳤다.■ 등산로 1. 창촌~백련사~정상~비끼재~학산리(4시간 30분)2. 창촌~백련사~정상~885봉~재사동(4시간 30분)3. 창촌~능선~1봉~2봉~3봉~정상~백련사 갈림길~만남의 광장 (3시간10분)■ 교통 영동고속도로~만종분기점~중앙고속도로~신림IC~88번 지방도(주천 방향)~신림터널~창촌■ 수원 영통네파산우회2007년 4월에 수원 영통지역 주민들이 이용하는 등산장비점을 중심으로 형성된 비영리 산악회다. 대한산악연맹 경기도연맹에서 이사를 맡고 있으며 '네파'라는 브랜드로 장비점을 운영하는 김옥수(46) 사장이 산악대장을 맡고 있고 경험이 풍부한 회원들이 등반대장 역할을 자임하면서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며 정기산행과 번개산행 등 매주 산행을 이끌 정도로 회원들의 참여도가 높고 김재권(54) 회장의 넉넉한 인품이 회원들이 편한 산행이 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정기산행은 매월 넷째주 토요일이지만 산행이 잦은 편이므로 카페에서 확인하여 편한 시간에 참여해 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산악대장 김옥수 010-3422-9922 총무 김선주 016-307-1159

2008-08-28 송수복

[송수복과 떠나는 즐거운 산행]백운산

강가에 반쪽짜리 산모양으로 동강 굽어보는 백운산하늘도 보이지않는 나무그늘 헤집고 1시간여.정상서면 시원한 바람보다 이웃한 고고산·왼편으로 빨려들 듯 흐르는 강물보며 한걸음 한걸음… 하산 맛 '일품'#정선아라리 굽이쳐 흐르는 동강을 굽어보는 백운산. 점재나루에서 배로 건너던 마을정선과 평창의 깊은 산골을 지나온 오대천, 골지천, 임계천, 송천 등이 정선읍으로 모여들어 조양강을 이루고 강은 흐르고 흘러 정선읍 가수리에서 동남천을 만나면서 비로소 '동강'이라는 이름을 얻는다.영월을 기점으로 동쪽에서 흘러오는 동강과 서쪽에서 흘러오는 서강이 영월에서 만나 '남한강'으로 이름을 바꾸고 충북 단양, 충주를 지나 양평 양수리에서 북한강과 합쳐져서 '한강'이 되는데 예전의 동강은 사람들도 접근하기 어려워 정선사람들에 의해 '골안'이라는 명칭으로 불렸었다.이러한 동강은 1950년대 후반까지 뗏목이 떴던 곳이다. 정선과 평창에서 벌채한 목재를 운반하기 위해 물길을 열었던 곳으로 동강을 거쳐 정선에서 모아진 뗏목들을 크게 엮어 남한강을 따라 서울까지 운송하던 통로였었다. 지금은 보트를 저으며 물길을 따르는 래프팅 열기가 뜨겁지만, 그 옛날에는 뗏목을 몬다고 해서 혹은 돈을 떼로 번다해서 붙여진 이름인 '떼꾼'들 조차도 통과하려면 목숨을 걸어야했던 곳이 '골안'이다. 그 까닭에 떼가 닿을만한 곳이면 떼꾼들이 쉬어가는 객주집이 성시를 이뤘다. 그것이 1957년 철로가 개통되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나앉게 되었고, 서방을 떼꾼으로 보낸 후 마음 졸이던 아내들이 부르던 정선아라리도 함께 잊혀져 갔다. '골안'의 힘겨운 물살을 헤치고 된꼬까리 여울을 지나면서 마음을 놓으며 유순한 물길을 따르던 떼꾼들이 목청껏 부르던 정선아라리도 이젠 옛 추억이 되었을 뿐이다.물길을 따르고 객주(客主)의 성격만 바뀌었을 뿐 동강은 여전히 사람들을 모으고 부르고 있다. 떼꾼들의 뒤를 이어 레프팅이 그 자리를 차지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동강으로 몰려왔고 그리고 강가에 반쪽짜리 산 모양을 하고 강물을 굽어보는 백운산이 동강과 함께 정선을 대표하는 명물로 자리잡은 지 오래이다.그 백운산자락 아래에 있는 예전의 점재나루터는 마을 주민들이 동강을 건너려 이용했던 배가 있던 곳이다. 지금은 나루터라는 이름이 무색하게도 잠수교가 놓여져 있고 두 가구가 살고 있는 마을이 강 건너 시멘트 도로와 맞닿아 있다."아저씨 배 좀 띄워 주세요~." "그러들 말고 줄 잡아 댕겨서 배 끌어다가 타고 건너와." 돈 없는 학생들로 보였는지 사공은 돈 안내고 강을 건너오는 방법을 일러줬었다. 10여년 전까지 백운산으로 가기 위해 불러대던 그 아저씨, 그 사공을 기억 저 멀리로 접어 두고 그동안 내린 비로 불어난 강물을 바라보며 시멘트로 만들어 놓은 잠수교를 여유롭게 걸으며 강을 건넌다. 강을 건너면서 바라본 백운산의 뼝대(자연절벽이라는 뜻의 강원도 사투리)가 강 아래까지 뻗으면서 절경을 만들어 내고 있다. 점재마을엔 등산객들을 위한 시설물로 화장실도 생기고 산행안내 표지판도 생겼다. 변한 것도 있지만 물결만은 변하지 않았고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올라서야 할 뼝대 조차도 의연하게 서 있다. 동강의 물길을 바라보려 점재마을 왼편의 밭길을 지나 산길로 접어든다. 밭을 지나면서 산은 곧바로 가파르게 돌변한다. 하늘도 보이지 않는 나무 그늘 속을 헤집고 코가 땅에 닿을 듯 고개를 숙이고 오르는 것에 열중하다 보니 땀이 비 오듯 쏟아진다. 빗물에 젖은 땅인지라 발걸음이 뒤로만 밀려난다. 그렇게 한시간여를 힘겹게 오르고 능선에 서면 시원한 바람을 맞는다. 하지만 한여름 시원한 바람 보다 눈의 호사스러움이 앞서는 곳이 이곳 백운산이다. #마음 놓고 걷기 힘든 반쪽짜리 능선백운산 정상에는 조그만 돌탑 하나가 서 있다. 주변 조망을 위해 나무를 베어낸 흔적도 있고 밋밋한 정상에서 동강을 바라보기 위해 한껏 목을 빼어 보지만 그다지 좋은 장면은 보이질 않아 이리저리 자리를 바꾸어 가며 구경에 나선다. 차라리 오르기 전 능선 길에서의 풍경이 더 그럴싸하게 느껴진다. 백운산 고스락의 동쪽에서 남쪽으로 흐르는 능선에는 닭이봉(1천28m), 곰봉(1천15m), 고고산(854m), 완택산(916m)이 자리하고 있으면서 북서쪽으로는 푯대봉(916m)이 백운산과 이웃하며 지키고 서 있다. 발아래 가까스로 보이는 소동마을의 가옥들이 손에 잡힐 듯 닿아 있고 그 뒤로 고구려에서 쌓은 것으로 알려진 고성산성(425m)이 한 눈에 들어온다. 다양한 볼거리에 이렇게 눈이 즐거운 이곳도 한동안 댐 건설 계획으로 인해 몸살을 앓았는데, '영월댐 백지화 3개군 투쟁위원회' 소속 영월, 정선, 평창 군민들의 반대운동과 수 많은 환경운동 단체와 회원들이 발 벗고 나서서 동강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였고 그 결과물이 눈앞에 있는 것이다. 댐건설 논란이 극성이던 시절에 우연히 들른 동강에서는 유실수 심기가 한창이었다. 보상을 받기 위해 이런 저런 나무들을 심었던 것인데, 지금은 그 흔적들을 찾기가 어렵게 된 것이 차라리 다행스럽다.백운산 정상에서 칠족령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은 왼편에 낭떠러지를 두고 걷는 길이어서 다소 위험하다. 특히 비가 오거나 눈이 오는 상황에서는 더욱 안전을 염두에 두고 걸어야 한다.발아래를 가만히 내려다 보노라면 동강의 물속으로 그대로 빨려들 것 같아 발바닥이 간지럽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절벽쪽으로 붙지 않도록 한다.옛날 제장마을에서 옻을 끓일 때 이진사댁의 개가 발에 옻을 묻힌 채 고갯마루에 올라 발자국을 남겼다고 해서 지어진 칠족령(柒足嶺) 능선에는 젊은 시절 이곳을 찾았다가 목숨을 잃게 된 여자의 추모비가 있다. 70년대 호사스러움을 구가하던 어느 부잣집 담벼락에 솟은 유리조각처럼 날카롭기 그지없는 능선을 따라 여전히 왼편에 동강을 두고두고 굽어보며 하산하는 맛이 일품이다. 능선이 낮아지면서 동강이 점점 더 가까이 와 닿으려 한다.칠족령에 이르면 우측으로 나 있는 길은 문희마을로 향하게 되고 아래로 나있는 길을 따르면 제장마을에 이르게 된다. 취재팀은 제장마을로 하산하였는데 날머리 끝에는 주민이 거주하던 가옥을 개조해서 민박도 받고 등산객들에게 이런 저런 술과 음료를 팔고 있었다. 동강에서 잡은 물고기를 튀겨서 내놓는 메뉴는 없어서 못 팔 지경인지라 눈요기로만 만족을 하고 부지런히 주차장으로 향한다. 제장잠수교를 건너면서 올려다 본 백운산으로 안개가 피어 오르고 궁궁을을(弓弓乙乙) 흐르는 동강에 서서 맘껏 푸르른 나무들과 산을 바라보면서 아름다움이 오래도록 지속되길 기원해본다.산행안내■ 교통영동고속도로 남원주IC~중앙고속도로~신림IC~황둔~주천~소나기재~장릉~영월~정선 신동읍 예미리~고성리재~예미초등학교 고성분교(고성분교에서 정선방향으로 시멘트 포장길로 5분 정도 달리면 좌측으로 점재나루터가 나온다).※고성리재를 넘으면 마을 어귀에서 입장료를 받고 있다. 성인 1천500원, 소인 1천원■ 등산로1. 점재잠수교~백운산 정상~칠족령 능선~추모비~제장잠수교 (4시간 10분)2. 점재잠수교~용가능선 안부~백운산 정상~칠족령~제장마을 (5시간)3. 점재잠수교~용가능선 안부 ~전망대~백운대 정상~점재잠수교 (3시간)■ 산행 TIP ▲치수는 양말을 신고 발을 앞으로 밀었을 때 뒤꿈치에 손가락이 들어갈 공간이 있는 정도로 선택하되 자신의 발 너비도 염두에 두어 구매한다.▲가급적 발목이 있는 제품을 선택하여 발목을 감싸도록 한다(이물질 유입차단, 해충방지, 발목보호).▲국내에서 겨울을 제외한 계절에 고어텍스 제품은 사치이다. 겨울용은 별도로 구매하여 사용하도록 한다.▲등산화를 고를 때 바닥창이 뒤틀리는 정도로 구분하여 선택하도록 한다. ▲산을 오를 때에는 끈을 느슨하게 하여 발과 발목의 혈액순환을 돕는다.▲산에서 내려올 때에는 반드시 끈을 발목까지 조여서 발이 신발 안에서 돌지 않도록 하며 발목을 보호하도록 한다.

2008-08-21 송수복

[송수복과 떠나는 즐거운 산행]마산봉~물구비계곡

#백두대간 종주자들의 꿈 진부령을 굽어 보는 마산봉한낮의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휴가차량들과 뒤엉켜 마산봉에 도착한 시각은 오전 10시가 넘어서였다. 수원에서 4시간여를 달려온 것이다. 지난주에 이미 답사를 왔었던 김흥선(56) 등반대장이 "진부령 스키장의 내부 공사관계로 예전의 길을 이용할 수 없게 되어서 우회하는 길로 가야합니다"고 안내를 해준다.현재 예전의 진부령 스키장은 단성사에서 인수하여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고 신임 고성군수도 마산봉 일대를 관광자원화한다고 발표해 이 지역이 어떻게 변모할지는 알 수 없지만 천혜의 자연경관이 훼손될까 우려된다.할 수 없이 변경된 코스인 흘리마을의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산행을 시작한다. 오른편의 고랭지 채소 재배단지 쪽으로 방향을 잡으니 마산봉으로 가는 산행기점. 길은 점차 좁아지지만 완만하게 마산봉까지 이어진다.산행 시작 1시간 10여분만에 도착한 마산봉에는 가스(짙은안개)가 가득차 주변 풍광을 전혀 볼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이날도 어김없이 백두대간 남쪽 구간의 마지막인 마산봉에서 감격을 맞이하는 이들이 일행들에게 자리를 내어준다. 맑은 날씨에 이곳에 서면 가까이는 흘리마을이, 멀리는 향로봉(1천296m)과 칠절산(1천172m)의 향로봉산맥이 백두대간의 북쪽 방향으로 안내해준다. 정상표지석도 없는 마산봉을 뒤로하고 남쪽으로 내려오다 만나게 되는 첫 번째 갈림길에서 오른쪽 길은 백두대간 종주자들이 리조트 방향으로 하산하는 길이므로 직진하는 방향으로 들어선다. 여기서부터 대간령까지의 길 또한 어렵지 않다. 느긋한 마음으로 산책하듯 걸어도 되는 길이어서 부담이 덜하다. 하지만 등산로 주변으로 곳곳에 멧돼지가 파헤쳐 놓아 드러난 나무뿌리에 걸리지 않게 조심해야한다. 주변으로 갈림길도 없어서 길을 잃을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암봉(890m)에서는 자리가 좁아 많은 인원이 함께하기 어렵다. 하지만 조망은 일품인 지역으로 동해바다와 포구들이 한눈에 들어오고 설악산의 신선봉이 손에 잡힐듯 다가와 있는 곳이다. 암봉을 내려오면서 너덜지대를 만나게 되는데 발을 디딜때 바위가 흔들거리는 것을 확인하고 내려오도록 한다. 오후나절에 도착한 대간령은 고성과 인제를 잇는 옛길의 고갯마루이다. 대간령에서 왼편은 고성으로 가는길이고 오른편이 인제로 향하는 길이다.#주민들의 생활장터이면서 소상인들의 휴식처였던 마장터대간령에서 인제 방향으로 50여분을 내려오면서 만나게 되는 너른 지대가 마장터이다. 한국전쟁 전까지 진부령이나 미시령 보다 많은 사람들이 오갔던 곳이기도 하다. 완만한 경사를 따라 인제군 북면과 고성군 토성면을 가장 빨리 오갈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한다. "장사하던 사람들의 뒤를 이어 들어온 화전민과 약초꾼들로 30여가구를 이루던 곳이었지만 70년대초부터 독가촌 정리사업을 하면서 사람들을 내보내고 나무를 심어 지금의 낙엽송 군락을 이루고 있는 곳이 바로 사람이 살던 곳이었고 밭이었던 곳입니다"라고 김흥선 등반대장이 설명해준다.주막과 마방들이 있었다는 곳들이 지금은 나무군락지와 무성한 수풀이 자리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많은 사람들이 살았음에도 그 흔적을 찾기 힘든 이유를 "우리 조상들의 가옥들은 자연으로부터 얻어지고 구한 것으로 흙벽은 흙으로 기둥을 이루던 나무는 썩고 지붕의 나무껍질도 모두 자연으로 돌아가는 환경친화적 소재여서 그렇다"라고 말해주는 신현익(52) 회원의 말에 모두 수긍하는 듯하다.현재 마장터에는 신식구조물인 태양열 집열판이 설치되어 있는 가옥 한 채와 신선봉 상봉방향의 계곡옆으로 3채의 집이 있다. 이곳에 들어와 자리잡은지 31년이 되었다는 정준기(66) 노인은 마장(馬場)이란 이름이 원통장으로 다니던 마꾼들이 지나던 주막이 있던 연유로 붙여진 이름이라고 말한다."옛날에 샛령 정상 서낭당에서는 인제군수하고 양양군수가 서낭제를 소까지 잡아서 올렸지요." 노인의 말처럼 샛령에는 예전의 흔적만이 남아있을 뿐이지만 그 흔적을 알고 지나는 이는 별로 없을 것이다.마장터에서 인제 방향으로 10여분을 걸으면 소간령에 닿게 되고 이후 50여분 정도면 차량이 다니는 도로를 만나게 되는데 이 구간도 산책길처럼 편안한 구간이다. 마장터에서 취재팀은 인제 방향이 아닌 흘리 방향으로 가기위해 계곡을 건너 물길 옆으로 나있는 작은 길을 따라 걷는다. 하지만 계곡을 따라 가야하기 때문에 신발도 옷도 모두 물에 젖어야만 하는 길이기도 하다. 물길을 이리저리로 건너면서 길을 찾다가 길을 잃기도 하지만 예전과는 달라진 등반형태 중의 하나인 GPS 활용이 눈에 띄게 돋보이는 곳이다. 김흥선 등반대장이 답사하면서 체크해 놓은 방향으로 따라가니 정확하게 길을 찾아든다. 계곡은 깨끗하고 투명하다. 오염원이 없어서 더욱 그렇다. 목이 말라 물을 마시더라도 선 채로 손으로 받아 먹는다. 인적도 없고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곳이 아니라서 사람의 손이 닿은 흔적을 찾기 어려운 계곡이 더할 나위없이 아름답다. "많은 계곡들을 다녀 봤지만 이 계곡은 특별한 존재감 같은 느낌을 안겨준다. 이러한 아름다움이 언제까지 보존될지 모르겠지만 남에게조차 소개해주기 아까운 계곡"이라는 김영애(52)씨의 말 끝에 계곡을 바라보니 해거름에 젖은 물빛과 옥색의 물빛이 순백의 암반에 비치면서 계곡 전체가 황홀한 비경을 만들어 내고 있다. 마장터에서 계곡길을 따라 40여분을 따라 내려가면 물굽이계곡과 흘리방향의 계곡이 만나는 합수점이 나온다.청정 물길 상류개발로 '흙탕'#관광산업의 최대피해자 물구비 계곡계곡은 청정한 물빛으로 내리 치닫는다. 가슴을 넘고 목까지 차오르는 깊이로 흐르는 물 옆으로 몽돌과 곡선이 예쁜바위들이 물길을 트고 있다. 물밑으로 부지런히 오가는 수많은 물고기들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김흥선 등반대장이 "열목어가 하류까지 고루 분포하고 있는 청정지역"이라고 말한다. 조용관(39) 회원이 물고기를 잡아보려 연방 손을 놀려대는데 "저러다 진빠지면 물고기가 사람을 잡는다"는 송대순(46) 회원의 말에 한바탕 웃음이 터졌다. 두 계곡이 모이는 합수점에 도착을 해서 보니 주변의 상황이 말이 아니게 피폐해 있다. 군사용 참호 주변으로 산에서 보기 힘든 쓰레기들이 곳곳에서 보인다."군사훈련하러 나왔다가 버리고 간 것들로 보인다"는 유광수(48) 회원의 말처럼 군용침낭과 군용으로 보이는 천조각들이 보인다. 이곳의 좋지않은 광경을 피해 흘리방향으로 계곡을 따르려고 보니 물빛이 이상하다. 맑은 물을 자랑하던 계곡이 우윳빛으로 변해서 도무지 믿기 힘든 색깔로 계곡을 따라 흐르고 있었다. 합수지점에서 흘리까지는 약 40여분의 오름길이다. 이곳도 어렵지 않은 오르막이어서 계곡을 따라 가는 것에는 무리가 없고 중간에 나타나는 두 개의 폭포가 장관으로 멋진 계곡이었던 곳이다.하지만 필자가 찾은 10일의 계곡은 이미 죽음의 계곡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이 물이 흘러 내린천으로 들어가면 그나마 탁도가 떨어질 것이다. 하지만 계곡을 지나면서 보게 된 광경은 참담하기 그지 없었다. 차량용 타이어가 굴러다니고 각종 건설자재들이 나뭇가지에 얹혀있는 모습을 보니 화가 머리 끝까지 치민다. 흘리의 포장길에 올라서서 인근 주민들에게 물어보니 진부령스키장 리모델링 공사 때문이라고 말한다. "예전에 알았던 청정계곡의 모습을 언제 다시 보게 될지 모르겠지만 안타까워도 희망은 놓지 말고 지켜 보자"는 유진수(50) 회원의 말처럼 지켜보는 도리밖에 없지 않은가. 무거운 마음이 한구석에서 떠나질 않은 채 돌아오는 길에 바라본 네온등이 온통 번져서 보인다. 빗물 때문인가 보다. 아무도 모르게 내리는 마음의 빗물 때문에….산행안내■ 교통양평~6번국도~홍천~44번국도~인제~한계리민예관광단지~진부령스키장 ■ 등산로▲중흘리~마산봉~암봉~대간령~마장터~창암 (5시간)▲중흘리~마산봉~암봉~대간령~마장터~흘리(6시간 30분)▲중흘리 초입: 흘리삼거리(스키장 앞)에서 좌측으로 2.2㎞ 지점에서 우측 시멘트포장길

2008-08-14 송수복

[송수복과 떠나는 즐거운 산행]조령산~신선암봉

#충주와 문경을 잇는 이화령 고갯마루충주와 수안보를 거쳐 문경, 상주 방향으로 가는 버스가 정차하는 연풍에는 3~4대의 개인택시가 운행중이다. 연풍에서 5천원의 택시비로 10여분을 달리면 이화령(548m) 고개에 닿는다. 15년 전만 해도 흥청거렸던 휴게소는 이화령을 관통하는 터널로 인해 그저 관광을 위해 들르는 몇몇 등산객들과 어쩌다 지나는 차량이 전부로 예전의 모습과는 딴판이다. 이곳은 지난 93년 백두대간을 종주하던 필자가 당시 식량지원팀을 기다리는 동안 지나가던 꼬마아이가 다가와 쥐고 있던 아이스크림을 슬며시 건네주고 엄마에게 달려가서 "엄마 거지 아저씨야" 라고 말해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던 추억의 장소이기도 하다. 휴게소 건너편으로 가기 위해 많은 차량들 사이로 아슬아슬하게 건너던 전과는 달리, 한가한 도로를 가로질러 가니 들를때마다 만져보던 문경 땅임을 알려 주는 비석이 반갑다. 이곳을 기점으로 조령산 산행은 시작된다. 엄밀히 말하자면 이미 반 이상을 올라와 버린 후라 등산이라고 말하기도 쑥스러운 높이이지만 그래도 조령산 정상까지는 2㎞의 거리에 1시간30분 가량의 발품을 팔아야 한다. 비도 그친 후라 후텁지근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 능선의 8부쯤 되는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바람 한 점 없는 답답함에 짜증이 밀려온다. 그렇게 50여분을 걸었을까. 등산객들에게 목을 축여주는 조령샘이 반겨준다. 고도계를 보니 890m. 상당히 높은 위치임에도 수량이 제법 되는 샘터 주변에는 야영할 만한 공간들도 곳곳에 보인다. 조령샘에서 수통에 물을 가득 채우고 다시 산행길에 오른다. 곧바로 급경사의 소나무 숲길이 앞을 가로막는다. 장마철이나 비온 후에는 능선 바로 아래까지도 물길이 생겨 발을 적시는 곳이기도 하다.이곳의 오름은 특징도 없고 조망도 없어서 무조건 빨리 올라야 한다. 열심히 오른 끝에 사위가 트이면서 시원한 바람이 부는 봉우리에 서게 되는데 대개 이곳이 조령산 정상으로 착각을 한다. 하지만 조령산 정상은 저만치 10여분 거리에 버티고 서서 약을 올리고 있다. 힘겨움을 참고 발품을 더 팔아 조령산 정상에 섰다. "야호! 정상이다" 북쪽으로는 마패봉 뒤로 월악산이, 동쪽으로는 주흘산과 부봉 등이 보이며 황홀한 전망을 연출한다. 물론 가야할 방향에 당당히 서서 하얀 암봉미를 자랑하는 신선봉도 한눈에 들어온다. 이화령에서 조령산으로 오는 구간은 앞으로 가야할 신선암봉 방향의 오르내림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전반적으로 조령 3관문까지는 수많은 암봉의 오르내림으로 인해 체력 소비도 심하고 샘터도 없는 관계로 사전 식수 보충이 필수다.#천혜의 절경을 자랑하는 신선암봉조령산 정상에서 신선암봉으로의 길은 가파른 내리막으로 일단 악산의 맛보기를 시켜준다. 줄을 잡고 안간힘을 쓰며 끝없이 산 아래로 떨어지듯 내려서면 다시 올라야 해 등산에 회의를 품게 한다. 일단 내려서면 좌측으로 상암사터 갈림길이 보이는데 이곳을 탈출로로 활용할 수 있으며 절골까지는 대략 1시간 안팎이 소요된다. 그리고 10여분을 더 신선암봉 방향으로 가면 좌측으로 절골방향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서있다. 이곳으로 20여분을 내려가면 신선암(일명 쌀바위)이라는 거대한 암벽지대가 나오는데 충청북도 산악연맹 소속의 산악회원들이 자주 들러 암벽등반을 하는 곳이다. 신선암에는 20여개의 등반루트가 조성되어 있고 초급자부터 중급자까지 자신의 실력에 맞게 등반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조령산 고스락에서 신선암봉까지는 보이는 것보다 실제 많은 시간을 요구하는 구간이라서 약 1시간여를 산행해야한다. 신선암봉 직전에서 양옆이 낭떠러지인 구간이 나오는데 밧줄을 잡고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해야 하며 겨울철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곳이다. 이후 작은 슬랩바위를 오르면 좌우 모두 멋진 조망을 보여준다. 대부분의 등산객들이 한참동안 넋을 놓고 바라보다 가는 구간이다. 우측으로는 2관문 앞의 조곡교와 KBS 드라마 촬영지가 눈에 들어온다. "저기에서 오가는 배우들이나 보며 막걸리나 한 잔 하는 게 제격인데 더운날 뭔 고생이람…." 지나던 등산객 한분의 푸념을 들으니 내려가서 뭐부터 먹을지 고민이 생기기 시작했다. 대개 단체로 온 산악회원들이 신선암봉의 고스락에서 점심식사를 하는데 가급적 이곳에서의 음주는 삼가야 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조령산에서 조령3관문에 이르는 능선은 양옆으로 가파르거나 낭떠러지가 많고 체력소모가 심한 구간이므로 서로 각별히 조심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등산스틱을 잡고 오르는 경우도 있는데 얼마 전 앞서간 사람이 건넨 등산스틱을 잡고 오르다가 스틱의 아랫부분이 빠지면서 15m아래로 추락, 사망한 사례도 있으니 항상 안전에 유의하여야 할 것이다.#절골에서만 볼 수 있는 너른 암반과 폭포신선암봉에서 백두대간을 따라 2시간여를 북진하게 되면 조령 3관문이 나오게 되는데 약간 유순해진 능선이지만 결코 방심해서는 안되는 곳들이 도처에 있으므로 조심해야한다. 그리고 신선암봉에서 바로 하산하는 코스는 서쪽 방향으로 한섬지기와 절골을 꼽을 수 있다. 한섬지기나 절골 방향 모두 좋은 코스이므로 어느 방향을 선택해도 후회 없는 곳들이다. 신선암봉에서 좌측으로 방향을 잡고 10여분을 내려오면 한섬지기와 절골 방향의 갈림길 이정표가 있고 여기까지 밧줄이 여러군데 있으므로 힘을 좀 써야한다. 이곳에서 필자는 산행에서 만난 일행을 따라 절골로 내려오는데 등산로 한가운데 똬리를 틀고 앉은 까치살모사를 보게됐다. 한껏 독이 오른 눈으로 쳐다보고 있어 스틱으로 툭툭 쳐보니 오히려 덤벼든다. 같이 내려오던 일행이 이 모습을 보고는 한마디 한다. 산에서 독사를 만나게 되면 스틱 등으로 등산로 밖으로 걷어내면 된다고.절골 방향으로 내려오는 길은 등산스틱이 비로소 진가를 발휘하는 구간이기도 하다. 마사토와 낙엽이 적당히 섞여있어 미끄러지기 쉬운데 그 때마다 두 손에 쥐어진 등산스틱이 얼마나 고마운지 겪어 본 사람만이 알 것이다. 40분 정도 소나무 군락들이 안겨주는 싱그런 솔내음을 만끽하며 하산하다 보면 산중 암자의 풍경 소리가 작은 계곡의 흐르는 물소리와 어우러져 등산객들의 발길을 잡는다. 암자 옆으로 흐르는 계곡물에 목을 축이는 것까지야 뭐라 할 것 아니지만 소란스레 떠들고 다니는 몇몇 등산객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사소하지만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가짐이 아쉬운 때다.암자 아래로 길을 따르다 보면 거대한 슬랩바위의 끝에 올라와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바위 꼭대기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재미가 쏠쏠하기만한 바위지대가 연속해서 자태를 뽐낸다. 여기서부터 신풍리까지는 무난한 계곡길로 약 30여분이 소요되고 가을이면 길옆 농가 과수원에서 갓 딴 사과를 구할 수 있는 곳이다. "비도 그맹키로 왔으면 되았재…올핸 작년보단 나을랑가…." 전라도에서 시집와 30여년을 살았다는 박이분(67)할머니가 애지중지 가꾸는 작은 텃밭자락에 늘어선 사과나무를 보며 다음에 다시 뵙기를 약속했다. 충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정류장에서 올려다 본 조령산 자락이 하얀 구름 아래로 한결 푸르다.■교통대중교통: 충주~수안보 온천~ 연풍 (연풍에서 이화령은 택시로 이동)자가용: 중부내륙고속도로~ 충주IC~충주(3번국도)~수안보~연풍~이화령 ■등산로▲이화령~조령샘~정상~1관문 갈림길~마당바위(4시간)▲이화령~조령샘~정상~신선암봉~절골(4시간 30분)▲이화령~조령샘~정상~신선암봉~한섬지기 계곡(5시간)▲이화령~조령샘~정상~깃대봉삼거리~조령 3관문(6시간)

2008-08-07 경인일보

[송수복과 떠나는 즐거운 산행]중대봉~대야산

#곰바위 능선의 바윗등에 서서 백두대간을 바라보는 중대봉계속되는 빗줄기가 산행을 앞두고는 이내 맑은 하늘에 자리를 내어준다.충북 괴산군 청천면 삼송리 마을에 들어서니 멀리 중대봉 암벽이 하얀 속살을 보여준다. 이규범(52) 산행대장이 "날씨가 후텁지근하니 물을 충분히 준비하시고 집행부는 안전에 각별히 신경쓰라"는 설명과 스트레칭을 끝내고 산행을 시작한다. 초입이라 일행은 산비탈 아래 밭둑을 보수하는 동네 주민과 인사도 나누며 10여분 걸었을까 얕은 개울 하나가 앞을 가로막는다. 수량이 불어나 녹록지 않았지만 무사히 건넜다. 그리고 굽이굽이 이어지는 산행. 중대봉에서 흘러내리는 작은 물줄기들이 끝나가면서 곰바위 코스로 오르는 갈림길 안내판이 서 있다. 곧장 따라가면 백두대간 밀치로 이어지는데 그다지 힘을 쓰는 길이 아니어서 모두들 좌측 곰바위 코스로 따라 붙는다.이제부터는 본격적인 오르막이다. 크고 작은 암벽들이 중대봉으로 가는 일행을 힘들게 했지만 30여m 높이의 바위를 줄을 타고 힘들게 올라 정상에 서니 봉우리의 파노라마를 보여준다. 남쪽으로 조항산, 청화산, 속리산 구간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모두 백두대간의 산들이어서 그런지 그 보는 맛이 더할 나위없이 오묘하다."줄을 잡고 오를 때는 힘들기만 했는데 이렇게 멋진 풍경을 보게 될 줄이야…." 박임숙(45·여) 총무가 곰바위에 올라서며 한 말이다. 하지만 중대봉을 오르기 위해서는 50여m 바위구간을 더 타야 한다. 경사가 곰바위 구간보다 심하고 사람들이 몰릴 경우 정체현상을 빚는 곳이기도 하다. 정면 직벽구간에 사람이 몰릴 경우 좌측으로 오르는 구간도 있으므로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대개 삼송리에서 중대봉을 오를 경우 2시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지만 등산객이 몰릴 경우 30분 정도의 여유를 더 줘야한다. 중대봉에서 도시락 식사를 마친 일행은 곧바로 암봉 능선이 반복되는 대야산 정상으로 향했다. "중대봉에서 대야산까지는 50여분 정도가 소요됩니다. 아기자기한 암봉을 오르내리면서 잘 살펴보면 에델바이스(솜다리꽃)를 보실 수 있으니 잘 살펴 보세요"라며 서광일(41) 산행대장이 설명해준다. #백두대간의 한가운데서 아름다움을 뽐내는 대야산그리 심하지 않은 능선의 굴곡을 따라 가다보면 백두대간 줄기와 닿고 5분여를 더 진행하면 대야산 정상이다. "대야산의 매력을 꼽으라면 용추계곡을 으뜸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소와 담, 폭류, 와폭이 연이은 계곡이 철마다 황홀합니다.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만가지 매력을 가진 산이죠." 이규범 산행대장이 대야산의 매력에 대해 말해준다. 하긴 그도 그럴것이 다채로운 바위능선과 화강암 암반을 타고 흐르는 계곡의 물빛 또한 유난히 맑고 곱기로 유명한 곳이 용추계곡이어서 사시사철 등산객들이 몰릴 수밖에 없다. 대야산 정상에서 북쪽으로 장성봉, 희양산, 월악산 등이 보이고 동쪽으로 둔덕산이 자리잡고 있다. "햇살이 그리 반갑지 않은 오후엔 그저 계곡으로 내빼는 수밖에 없다"는 이숙이(41·여)씨를 따라 건폭방향 가파른 내리막 길로 접어들었다. 정상에서 15분여 위치에 있는 건폭은 그야말로 가뭄끝 단비와도 같은 물줄기를 뿌리면서 열기에 허덕이는 등산객을 가슴으로 맞고 있었다. #두 마리의 용이 승천하였다는 용추계곡용추계곡은 대야산 정상에서 건폭방향으로 하산할 경우 1시간이면 닿을 수 있다. 벌바위 방향으로 하산하면서 만나게 되는데 옥색의 물빛과 시원스럽게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에 매료된 피서객들이 한가득이다. 용추계곡은 아무리 가물어도 물이 마르는 일이 없어서 극심한 가뭄에는 기우제를 지내는 곳으로도 유명했다한다. 건폭방향에서 내려오다가 만나는 월영대는 휘영청 밝은 달이 중천(中天)에 높이 뜨는 밤이면 하얀 바위와 계곡의 맑은 물위에 어리는 달그림자가 낭만적인 곳이다. 발걸음을 재촉해 더 내려오면 위아래로 연결된 두 개의 용추를 만나게 된다. 두개의 용추가 매끄러운 암반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간혹 개구쟁이 꼬마처럼 미끄럼틀로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위의 용추는 깊은 소(沼)이므로 조심해야 한다. 용추계곡 하산길에는 자연풀장도 즐비해 산행을 마친 일행들을 유혹한다.엄마를 따라 처음 산에 왔다는 원혜린(19·여)양은 "힘들긴 했어도 소중한 추억과 산행을 무사히 마쳤다는 만족감이 좋다. 앞으로도 계속 산을 찾고 싶다"며 소감을 말한다. 보석과도 같은 바위를 흩뿌려 놓은 대야산. 지친 심신을 안고 돌아오는 차안에서 "격려와 칭찬은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원동력과 같다. 서로에게 격려하고 칭찬하는 문화, 그런 클럽을 만들어 가자"라는 공명진(52) 자문위원의 당부소리에 당연한 말인데도 필자는 순간 뭉클함을 느끼며 가슴 깊이 새겨야 할 말로 남았다.산행안내■ 교통수도권=영동고속도로 강릉방향~여주분기점~중부내륙고속도로~문경 새재 IC~지방도 901번(가은석탄박물관 방면)~지방도 922번(봉암사 방면)~벌바위~용추주차장 ■ 등산로▲벌바위(주차장)~용추(40분)~월영대(40분)~밀재(45분)~정상(60분)~폭포(15분)~피아골경유 월영대(60분)~용추(45분)▲상관평~대야산(120분)~촛대봉(30분)~블란티재(45분)~상관평(40분)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삼송리~중대봉(2시간)~대야산(50분)~용추계곡(1시간)~주차장(30분)수원 산7000 산악회2002년도에 일반 등산 동호인들이 부담없이 만나서 산행하자는 취지로 수원에서 결성되었다. 현재 다음 카페에 600여명이 넘는 회원들이 활동중이며 15명으로 구성된 임원진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 산악회이다. 정기산행 공지후 단시간에 인원을 채울 정도로 인기가 높으며 회원 가족들의 참여도 높은 만큼 건전한 산행을 하기로 유명하다. 정기산행은 매월 넷째주 일요일이며 수원 화서역~북문~시청~영통을 거쳐 간다.회장: 황영산 016-316-3006산행대장: 이규범 011-328-9889산행대장: 서광일 011-9066-9599

2008-07-31 송수복

[송수복과 떠나는 즐거운 산행]팔봉산

■ 요산요수의 절묘한 조화로 빚은 홍천의 명산"홍천강을 바라보면서 아기자기하게 오르내리는 묘미와 하산 후 강물에 발을 담그는 재미가 무엇보다도 이곳에 오게하는 매력인 것 같다"는 조한육(51) 회장의 말처럼 팔봉산은 인근의 여러 산 중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으뜸으로 꼽을 수 있는 산이다.팔봉산의 등산기점인 매표소 부근에 도착하니 많은 사람들이 산행을 준비하고 있었다. 일행에 합류하여 산행을 하기 위해 등산객들이 늘어선 등산로 입구에 서니 매표소에서는 성인 1천500원, 소인 1천원의 입장료를 받고 있다. 표를 받아들고 걷기를 시작하는데 기상청으로부터 발효된 폭염주의보가 괜한 것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드는게 얼마 오르지 않아 땀이 비오듯 쏟아지기 시작한다. 매표소에서 15분 정도 오르막을 오르면 1봉으로 오르는 바위벽과 좌측으로 우회하는 두갈래 길이 나온다. 마치 인생의 한 쪽을 선택해서 살아가는 것처럼, 1봉의 봉우리를 올라 주변을 바라보며 갈 것인지 1봉 정도는 지나치고 시간절약을 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길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찾는 만큼 1봉을 가기 위해 줄지어선 사람들의 행렬 끝에 서서 차례를 기다린다. 1봉을 올라서면 홍천강을 굽어보는 작은 봉우리에 서게 된다. 어렵지 않은 바위구간의 오름짓은 이후 최고봉인 3봉까지 아기자기하게 이어지며 여전히 줄서기를 반복하기도 하고 일부의 사람들은 우회로를 택해 봉우리 하나씩을 빼먹기도 한다. ■ 올망졸망한 암봉에서 바라보는 절경암벽을 오르내리는 산이라 굉장히 힘들고 어려울 것 같지만 봉우리마다 바라다보이는 절경에 그저 탄성이 나온다. 가야할 곳도 잊고 자리에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하면서도 "여름이 아니고는 땀 흘릴 겨를조차 없다"던 고영운(47)이사도 더운 열기는 참기 힘든 듯 보인다.2봉 정상에는 삼부인당(三婦人堂)이라는 당집과 함께 칠성각이 있는데 이곳은 400여년 전부터 인근 마을 주민들이 매년 3월과 9월 보름에 당굿을 한다. 삼부인당이 갖는 의미는 주민들의 안녕과 질병, 재액, 풍년과 흉년을 주재하는 세 여신을 모신 곳으로 매년 당굿을 보러 많은 사람들이 몰리기도 하는데 이 굿을 보면 소원 성취와 무병장수할 수 있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3봉으로 가기위해 내리막 길에 접어드니 산 아래 강으로부터 불어오는 바람이 여간 시원한 것이 아니다. 2봉과 3봉 사이에는 홍천강 방향으로 내려가는 하산 길과 쉬어 갈 수 있도록 의자도 마련되어 있다. ■ 해산굴 앞에 모두가 하나겨우 올라선 3봉의 고스락에서는 용문산, 중미산, 마유산, 화야산, 운길산, 명지산, 화악산, 삼악산, 구룡산, 가리산 등을 조망할 수 있다. 하지만 여러사람이 함께 하기 어려워 다시 4봉으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4봉에 오르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해산굴'이 다시금 발걸음을 더디게 한다. 3봉에서 내려온 사람들이 능선 안부에서 4봉을 오르기 위해 다가서면 10여m에 이르는 바위틈새의 가장 꼭대기 부분에 사람 한 명이 겨우 빠져 나갈만한 공간이 있는데 체구가 육중한 사람이라면 다른 길로 돌아가야 할 정도로 빠져 나가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하지만 이곳을 빠져 나가야 무병장수한다는 전설 때문인지 모두들 기를 쓰고 빠져나가려고 아우성이다.그래서일까. 이곳 해산굴에서는 신발이 벗겨진 사람과 배낭을 놓친 사람, 배가 끼어서 숨도 못쉬겠다는 사람까지 다양한 소재로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4봉에 이르면 비로소 5·6·7·8봉이 시원스레 조망된다. 이곳부터 5·6·7봉은 그간 지나온 것에 비하여 그다지 어려울 것도 없는 구간이다. 다만 7봉을 내려서면 하산길과 8봉으로 오르는 길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한다. 8봉으로 오르는 길은 그다지 어렵지 않으나 주변에 경험자가 없거나 힘에 부치는 경우에는 하산을 하도록 한다. "햇살이 부딪히는 윤슬 (물에 햇빛이 반사되어 반짝이는 모습)이 아름답기 그지없는 홍천강을 바라보고 있자니 시간가는 줄을 모르겠다"는 정군화(61) 이사의 말대로 시간이 멈춘듯 아름다운 강물에 견짓대를 드리우고 낚시에 열중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한 폭의 동양화같은 풍경이다. 8봉에서의 내리막길은 급경사의 연속이다. 밧줄구간과 쇠난간을 반복하면서 20여분을 내려오면 홍천강에 닿는다. 강변으로 등산로를 정비해 놓아서 차량이 있는 주차장으로 다리품을 파는 이들도 있지만 대개는 강을 가로질러 가는 낭만을 즐긴다. 등산화를 목에 걸고 손에 들고 강을 가로지르다 보면 으레 물에 빠져 즐거운 비명을 듣게 되는데 건너편에 이르면 동료들의 손에 이끌려 억지로 물에 빠지는 제물이 되는 경우도 있다. "팔봉산은 겨울철에는 다소 위험한 산행이 될 수 있어서 가급적이면 다른 계절에만 산행을 하도록 하고 있다"고 윤재욱(54) 이사가 말한다. "307m 밖에 안되는 팔봉산에서 손과 발이 얼마나 유용하게 쓰이는 가를 뼈저리게 느끼게 하여 결코 만만하게 볼 산은 아니었으나 인상이 깊게 남은 산"이라는 박찬수(56) 감사의 말처럼 강을 건너는 사람들의 뒷모습에서 같은 느낌을 받기에 충분하였다.■ 등산로1.주차장=팔봉교~1봉~2봉~정상(3봉)~해산굴 (일명 홈통바위)~4봉~5·6·7봉~8봉~팔봉교~주차장(4㎞, 3시간)2.주차장=팔봉교~약수터~정상(3봉)~해산굴 (일명 홈통바위)~4봉~5·6·7봉~8봉~팔봉교~주차장 (3.5㎞, 2시간 20분) ■ 교통 1.구리시 교문동 4거리~가평~강촌~광판삼거리~남동진~팔봉산(2시간 소요)2.홍천읍~부사원 검문소 좌회전~구만리~팔봉산(40분) 3.홍천시외버스터미널~팔봉산 입구(40분)~반곡리(1일 3회 운행)4.춘천시외버스터미널~팔봉산 입구(50분)~반곡리(1일 12회 운행)

2008-07-17 송수복

[송수복과 떠나는 즐거운 산행]내연산

"장마전선이 북상하면서 남부지방부터 많은 비가 오겠습니다." 버스에 오르면서 듣게 된 날씨 예보는 남부지방부터 많은 비가 온다며 엄포를 주고 있었다. 하지만 산쟁이들이 늘 그렇듯이 비가 오면 빗줄기를 온몸으로 받아가며 숲속을 거니는 기분과 그 향긋한 풀내음을 늘 머릿속에 간직하고 있어서인지 별로 개의치 않고 산을 다닌다. 포항으로 떠나는 42인의 산쟁이들도 같은 생각이었는지 다들 개의치 않는다는 표정으로 버스에서 칼잠이라도 자려는 듯 눈을 감는다.수원에서 출발한지 5시간 만에 도착한 내연산 보경사 입구에는 가랑비가 흩뿌리며 등산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비가 많이 오니까 안전에 더욱 유의해 주시고 체온유지에 신경 쓰세요." 박범석(46) 산악대장은 회원들이 챙기지 못한 부분이 없는지 꼼꼼하게 살핀 다음 앞장서 나가기 시작했다. 보경사 경내를 지나 12폭포를 간직한 청하골로 빨려가듯 들어가는 일행들이 산책길과 같은 계곡가 길을 따라 10분 정도 지났을까 오른편 문수암으로 오르는 길을 택해 능선으로 올라 붙는다. 거침 없는 오르막이라 가쁜 숨을 몰아쉬며 전진하다 보니 떨어지는 빗물에 섞여 땀방울이 쉴 틈 없이 몸으로부터 떨어져 나간다. 30여분이 지나 한가로운 소나무지대가 나오면서 이어지는 능선길은 평탄하기 그지없다. 능선 길로 바로 오르면 문수산이지만 바로 아래 샘터의 물맛을 보기위해 우회하기로 한다. 수량은 적었지만 갈증 난 목을 달래기엔 더할나위 없이 맛나는 물이다. 이어진 능선길은 조망할 만한 장소를 보여주지 않으면서 빼곡한 소나무 숲길이 삼지봉까지 이어져 나간다. 보경사 입구에서 출발한지 1시간 40분 만에 도착한 내연산 삼지봉에는 이미 다른 팀들이 도착해서 점심식사를 하고 있었다. 삼지봉 정상에서의 조망은 사계가 모두 울창한 숲인데다 안개까지 자욱하여 조망할 것도 없었다. 원창범(50) 부회장이 "내연산의 백미는 계곡이라 어차피 능선에서의 조망은 크게 염두에 두지 않았다"며 "계곡의 수려함을 기대해 보자"고 하신다.삼지봉에서 간단히 요기를 한 후 그토록 염원하던 계곡으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다들 분주해 보이는 것이 모두들 계곡에 대한 기대감이 큰 까닭일게다.하산 길은 삼지봉에서 5분 정도 되돌아 오다 오른편 은폭포 방향 팻말을 따라 진입, 계곡길로 가면 된다. 이곳부터는 내리막이 이어지므로 등산화 끈을 발목까지 추켜 묶어야 발가락이 밀리면서 등산화에 닿게 되는 아픔을 조금이나마 줄여준다. 1시간 30여분의 내리막이 끝나면서 청하골로 접어드니 그간의 비로 인해 계곡물이 늘어난 것인지 성난듯 쏟아져 내려오는 계곡물의 수량이 보통이 아니다. 계곡의 길이만도 9㎞가 넘고 많은 소와 협암과 제각각의 바위들이 즐비하게 늘어서서 계곡을 위시하고 있는데 그 이름도 기와대, 선일대, 비하대, 학소대 등 이름만 들어도 대강은 짐작이 갈만한 규모와 모양을 갖춘 절벽이다. "마치 설악의 천불동을 옮겨 놓은 듯한 아름다움과 장엄함이 고루 갖춰진 계곡미가 너무나 인상적이다"라는 우혜영(48·여)씨의 말처럼 계곡은 갖가지 이름을 가진 폭포들로 이뤄져 있다. 보경사 방향에서 계곡 상류방향으로 오르다 보면 제1폭포인 쌍생폭, 2폭포는 보현폭, 3폭포는 삼보폭, 4폭포는 잠룡폭, 5폭포는 무풍폭을 지나 제6폭의 관음폭과 제7폭의 연산폭. 계곡미의 절정으로 쌍폭으로 이뤄진 관음폭은 쌍굴로 이뤄진 관음굴과 폭포위로 걸친 연산적교로 이름지어진 구름다리가 층암절벽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자태를 뽐내고 있는데 구름다리를 건너 높이 20m의 연산폭에 다가가면 학소대 암벽을 타고 쏟아지는 물줄기가 또 다른 구경거리를 제공한다.이후 보역사 방향으로 계곡길을 20분 정도 내려오면 돌 갓을 머리에 얹은 갓부처가 있는 보현암을 지나게 된다. 이때부터는 계곡의 폭도 넓어지고 깊은 폭포가 없어서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종종 눈에 띄기 시작했다. 여유롭게 주변의 풍광을 즐기며 경내로 들어서는데 이명환(48) 회장이 "이곳 보경사에 대한 유래는 두가지가 있다"며 "사명대사의 '금당기문(金堂記文)'에 의하면 서역승 마등(摩謄)과 법란(法蘭)이 중국에 가져온 팔면경(八面鏡)을 제자인 일조선사(日照禪師)가 황해를 건너 해동 땅에 가져와 종남산 아래에 있는 연못 속에 묻고 메운 다음 절을 지어 보경사라고 했다"는 설과 "신라 진평왕 시절 진나라로 유학을 다녀온 대덕지명 법사가 왕께 아뢰어 동해안의 명산에서 명당을 찾아 팔면보경을 묻고 그 위에 불당을 세우면 왜구의 침략을 막고 장차 삼국을 통일하리라"고 하자 왕이 기뻐하며 포항을 거쳐 해안을 타고 오르는데 오색구름이 덮인 산을 보고 찾은 곳이 내연산이며 그 연못을 메우고 팔면보경을 묻고 절을 창건하게 되었다"는 보경사의 유래를 알려 주신다. 아침과는 달리 빗줄기도 소강상태로 접어든 오후, 상가들이 즐비한 도로를 따라 주차장에 들어서니 서광석(50) 회원과 김경주(54) 회원이 싱싱한 동해안의 활어를 준비, 든든히 뒤풀이를 하고 느긋하게 출발했는데도 수원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9시를 조금 넘겼을 따름이었다. 장마를 무릅쓰고 찾은 내연산 열 두 폭포의 정취가 오는 내내 필자의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고 또한 앞으로 만나게 될 수 많은 비경들에 대한 기대감에 쉽사리 잠에 들지 못했다.■ 등산로1.보경사∼관음폭포∼향로봉∼정상∼문수산∼보경사 (8시간). 보경사에서 삼거리까지 가는 길은 왕복 8시간이 걸린다. 등산로만 따르면 12폭포의 절경을 모두 볼 수 없는 단점이 있다. 하루 예정으로 내연산을 찾을 경우 문수산으로 올라 향로봉까지 간 후 청하골로 하산하거나, 우척봉으로 올라 삼거리로 내려와 청하골로 내려오면 다양한 산행이 된다. 2.보경사~문수암~문수산~삼지봉~음지골~연산폭~보경사 (5시간30분)■ 교통 대중교통 :포항~보경사(시내버스가 하루 14회 운행, 1시간 소요). 승용차: 경부고속도로 경주 IC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나 경주를 감아도는 외곽도로를 이용한다. 경주 톨게이트에서 포항시 우회도로를 따라 5㎞쯤 북상하면 포항시 북부 삼거리다. 이곳에서 7번 국도로 21㎞쯤 북상하면 왼쪽에는 송라교, 오른쪽에는 광천교가 있다. 송라교를 건너 300m쯤 간 뒤 왼쪽길로 4.2㎞쯤 들어가면 보경사 입구 주차장이다. 서울에서 약 460㎞, 5시간40분 거리이며 수원에서는 5시간 안팎이 소요된다.2002년도 3월 수원지역을 중심으로 설립하여 6년째로 접어든 산악회이다. 회원제로 운영중이며 가입 조건이 일반 산악회보다 엄격하여 회원 상호간의 신뢰와 존중하는 모습은 부담스럽지 않고 품위를 손상시키는 행위가 없는 산악회이다. 신입회원은 3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친 후 승인절차를 밟아야 정회원이 될 수 있다. 연중으로 '사랑나눔찻집'행사와 연말에 '소년소녀가장돕기 후원의 밤'을 개최하고 있으며 매주 일요일 아침 6시에 광교산을 등반하며 매월 둘째주 일요일이 정기산행일이다. 특이사항으로는 아마추어 사진작가인 원창범(50) 부회장의 기록사진들을 통해 다시금 산행의 추억을 반추하는 것이 묘미이기도 하다.회장: 이명환 011-345-4126산악대장: 박범석 011-9777-9756

2008-07-03 송수복

[송수복과 떠나는 즐거운 산행]은티마을

"경인일보에서 오셨죠? 생각보다 일찍 오셨네요." 안산역에서 고잔역 방향으로 늘어선 관광버스들을 지나치며 산악회를 찾고 있는데 '산을 찾는 사람들' (이하 산찾사) 총무를 맡고 있는 구은숙(31)씨가 반가운 얼굴로 맞아준다. "나이먹어 잠이 없다." 응수하고는 충북 괴산으로의 길을 서두른다. 버스가 고속도로로 접어들면서 등반부대장인 최신식(30)씨가 산행 들머리부터 날머리까지 소개를 하는데 나눠준 안내서를 받아보니 다른 산악회와는 운영 방식이 다른 것이 산행을 조별로 편성해서 하는 방식과 설문지 코너가 있는 것이 이색적이었다. 조별 조장이 등반대장 역할을 맡아서 한다는 것인데 "젊은 사람들인 만큼 등반대장의 역할 부담을 줄여주고 조별간의 긴밀한 유대관계를 조성하기 위해서…"라는 심명섭(37)회장의 설명을 들으니 산행을 어떤 식으로 할지 궁금해졌다.백두대간이 품은 은티마을= "소백산맥이 품은 멋진 암봉미를 자랑하는 희양산(998m)에 가려진 2인자의 산이어서 발길이 적고 대간 종주자들에게만 알려졌던 산이었으나 희양산을 오르는 구간이 통제되고 있어서 앞으로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구왕봉을 찾게 될 것"이라는 이재현 등반대장(36). "대한불교조계종에서 희양산 봉암사를 성역화하는 작업을 하면서 일반인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는 관계로 충북 괴산 땅의 은티마을이 등산객들의 집합소처럼 되어가고 있다"며 설명을 덧붙인다.은티마을은 '괴산지명지'에서 표기한대로 조선초 생성된 지명으로 보이며 여느 산골처럼 개울을 따라 형성되어 산세가 마치 여인의 자궁을 닮아 여궁혈(女宮穴)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 마을에 대한 기록은 삼국유사에도 나오는데 신라 선덕여왕이 세가지의 일을 알아냈는데 그 중에 하나가 은티마을의 여근곡에 숨어 있던 백제병사들을 찾아낸 일이다. 이 산골 마을에 그토록 등산객들이 몰리게 되는 이유는 뭘까? 그 이유는 은티마을을 기점으로 산행을 하기 적합한 대상지가 많기 때문이다. 은티마을에 서서 오른쪽에서 왼편으로 마분봉(776m) 악휘봉(845m) 구왕봉(877m) 희양산(998m) 시루봉(915m)이 늘어서 있고 그 산들이 백두대간의 중심을 이루는 산이어서 더욱 산꾼들이 즐겨찾는 곳이 되었으나 최근에서야 대형 버스가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을 갖추는 등 이제껏 입소문으로만 찾던 동네였던 것이다.이름표를 얻게된 구왕봉=조별로 나누어 몸풀기와 자기 소개를 마치고서야 산행에 나섰다. 아담한 과수원 길 사이로 밭을 일구는 할머니와 인사를 나누고 그늘진 숲길로 접어들어 40여분을 오르니 안동 권씨 문중 산소가 있는 오봉정 고개에 도착했는데 박문규(29) 회원이 배낭에서 수박 한 통을 꺼내어 가르는 것이 아닌가. 역시 젊음이 좋다면서 얻어먹는 수박 맛을 무엇에 비유할까 싶다. 산중 수박파티를 끝내고 다시 50여분을 오르니 정상석도 없고 조망도 안되는 나무 그늘의 구왕봉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점심식사를 하기로 하고 그동안 이름표 없이 서 있던 봉우리에 작은 팻말 하나를 세우기 위해 작업들을 한다. '구왕봉'이란 이름표 하나를 얻게 된 정상에서 지름티재쪽으로 조금 내려서면 멋진 소나무가 서 있는 암반이 있는데 이곳에서 희양산과 봉암용곡, 그곳에 자리잡은 봉암사가 한 눈에 들어온다. 봉암사 창건 내력은 신라의 대문장가 최치원이 남긴 유명한 '사산비명'중의 하나인 '봉암사지증대사비문'에 자세히 적혀있다고 한다. 하루는 문경에 사는 심충이라는 사람이 지증대사 도헌을 찾아와서 자기의 땅인 희양산 봉암용곡을 바치며 가람을 세우기를 간곡히 청하는지라 대사가 따라가서 지세를 살펴보니 병풍같이 사방을 둘러싼 산은 마치 큰 봉황이 구름을 흔들며 날아오르듯 하고, 백겹으로 굽이 도는 물은 뿔 없는 용이 허리를 돌에 걸쳐 누워있는듯 한지라 이에 지증대사가 감탄하고 "만약 이곳이 스님들의 거처가 되지 않으면 아마도 도적의 소굴이 될 것이다"라며 봉암사를 창건하였다고 하니 바로 당대 사상을 이끌었던 구산선문(九山禪門)의 하나인 희양산문(曦陽山門)이 탄생된 것이다.드디어 대사가 절을 짓기위해 4기둥으로 지기를 누르고 연못을 메우려고 하니 연못에 살던 아홉 마리 용들이 불을 뿜고 꼬리를 치며 난동을 부리는지라 즉각 도인의 신통력을 발휘하여 그들을 내동댕이쳐 쫓아 보냈다고 한다. 그러나 쫓겨난 용들이 멀리가지 않고 하필이면 봉암사와 희양산이 잘 보이는 이 봉우리에 자리를 잡았다. 그래서 용들이 지증대사를 내려다보며 연못을 메우지 말고 살게해 달라고 날마다 빌었으나 소원을 들어주지 않자 그만 여기에서 돌로 변했다. 그 봉우리가 바로 구왕봉이고 원래는 구룡봉으로 불렸다고 전해진다. 출입금지 구역이 되어버린 희양산= 구왕봉에서 지름티재로 내려오는 길은 급경사로 겨울철이나 비오는 날에는 조심해야 할 구간이지만 3군데 정도에서 희양산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기막힌 전망대를 만날 수 있다.희양산을 바라보던 김종윤(30·여)씨가 "자유롭게 걷고 힘차게 올라 넓게 보고싶어 산에 오는데 구왕봉은 삶에서 얻은 옹진 매듭 하나를 풀고 가기 좋은 산으로 기억 될 것"이라며 "마냥 앉아 바라보는 희양산의 암봉미가 너무 아름다워 남자 친구의 손을 잡고 다시한번 오고 싶다"고 말하자 심명섭(37) 회장이 "산에 오면서 성내고 조바심 내어 스스로를 힘들게 하는 것보다 더 힘든 것은 그리움"이라고 말한다. 전망 좋은 바위를 지나 밧줄이 엮인 내리막이 걸어온 길을 돌아보게 할 겨를도 없이 지름티재로 치닫는다. 문경과 가은을 넘나드는 최단 거리여서 이름지어졌다는 설과 희양산과 구왕봉을 오르는 길이 지름(기름의 방언)을 발라 놓은 것처럼 미끄럽다해서 지어졌다는 두 개의 설이 있는 지름티재에서는 희양산 방향으로 오르는 길을 봉암사 스님들이 목책을 치고 등산객들이 희양산 정상으로 오르는 것을 막고 있었다. "산 정상에서 노래하고 소리질러 대는 통에 조용히 수행하기 어려워 나와서 지키게 되었다"고 스님 한 분이 설명해 주신다. "결국 산에 오는 것도 못오게 하는 것도 우리들의 몫이 아니겠는가. 앞으로 우리들로 하여금 스스로를 옥죄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는 박문규(29)씨를 보니 참으로 멋진 친구 하나 얻은 기분이 들었다. 은티마을에서 안산까지의 귀로가 지겹지 않고 내내 즐거울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젊은 산꾼들이 만들어가고 가꾸어가는 산악회가 멋져 보이고 부러웠기 때문이었고 스스로를 일꾼이라 칭하는 조별 조장들이 이끄는대로 따라주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주는 회원들이 있어서 이들과 함께한 산행이 더없이 소중하게 느껴졌다.■산행안내■ 등산로은티마을~마분봉~악휘봉~오봉정재~은티마을 (3시간30분)은티마을~오봉정재~구왕봉~지름티재~은티마을 (4시간)은티마을~지름티재~희양산~시루봉~은티마을 (4시간)■ 교통 대중교통 : 충주~수안보~연풍 (직행버스 20~30분 간격, 40분 소요)자가용: 중부내륙고속도로~수안보~연풍~은티마을■안산 '산을 찾는 사람들'1993년 안산지역 노동조합의 회사별 연대 형식으로 구성되어진 산악회로 출발하여 97년 환란 이후 주춤하였다가 2001년도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재개한 산악회이다. 노동운동이 한창이었던 시대 상황과 맞물려 일반 노조원들이 함께 하였던 시대를 지나 현재는 일반적인 회사원들과 근로자들이 근간을 이루어 운영되는 비영리 산악회로 안산지역에서 뛰어난 활동성을 보이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매년 봄, 가을에 회원들의 가족들과 함께 체육대회도 하며 무엇보다도 인터넷상에서 이뤄지는 정보 교환과 인적 교류가 활발하여 회원수가 2천명이 넘는다. 전문 등반을 이끄는 40대층과 일꾼을 자임하는 30대 주류층이 20대층을 이끌어가는 보기 드문 젊은 구성원들로 이뤄진 산악회여서 패기와 왕성한 혈기가 돋보이는 산악회이다.홈페이지: cafe.daum.net/rlflso회장:심명섭(017-503-0422)총무:구은숙(010-2894-0526)

2008-06-19 송수복

[송수복과 떠나는 즐거운 산행]촉대봉

■ 청정계곡 집다리골 품에 안은 촛대봉가평과 춘천을 경계로 화악산으로 향하는 화악지맥의 방화선. 홍적고개에 내리자 벌써부터 햇살이 부담스럽다. 단체사진을 찍고 방화선을 따라 촛대봉으로 오르는 길은 높이 자란 풀과 나무의 잔가지가 많다.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산을 증명이라도 하듯 일행들의 가는 걸음을 더디게 한다.등산로 주변은 고사리와 씀바귀가 지천, 일행들은 귀한 나물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는지 산행을 하는 중에도 열심히 뜯느라 정신이 없다. 그렇게 얕은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하며 서서히 고도를 높여 가는 도중 정면을 바라보니 멀리 촛대봉이 보이고 뒤로는 이미 올라선 홍적고개의 도로가 궤적으로 남아 있다.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의 신선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기분을 좋게해 다들 "시원하다"며 이구동성으로 감탄한다. 하지만 990봉까지는 방화선을 따라 올라야 하므로 강한 햇빛을 피할 데가 없으니 고스란히 감내해야 할 산행이다. 30여분을 진행하고 만난 이정표에다 대고 갈 길이 얼마나 남았는지 물어 보던 주윤재(44) 등반부대장이 뒤를 돌아본다. 후미로 처진 회원에 대한 걱정 때문에 선뜻 앞으로 치고 나가지 못하고 자꾸만 멈춰서서 무전을 하느라 정신이 없다.어느새 들어선 숲길엔 가평의 특산인 잣나무가 빼곡하고 굴참나무가 하늘 가득 덮고 있어서 더 이상 햇빛에 시달리며 산행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렇게 일행들은 1시간30여분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오르며 990봉에 다다르자 우리가 올라온 홍적고개 방향과 화악2리 하산길과 촛대봉으로 향하는 삼거리 이정표가 우릴 반겨준다. ■ 촛대봉인지 촉대봉인지…삼거리에 앉아서 이리저리 둘러보니 사방이 산나물로 마치 자연학습장을 방불케 한다.참나물, 곰취, 단풍취, 당귀, 두릅나무…가만히 보니 이미 어느 정도 채취해 간 흔적도 보이는 것이 인근 주민이나 수도권에서 아는 사람들만 다녀가는 듯 싶다. 뿐만 아니라 능선 구간에는 오래된 철쭉들이 많아서인지 아예 통째로 나무를 뽑아간 흔적들이 상당히 많이 눈에 띄었는데 구덩이가 그대로 방치된 것을 보면 불법으로 채취한 흔적이 역력했다. 990봉에서 촛대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은 몇 년은 묵은듯한 낙엽들이 쌓여 완충작용을 해주어서 그런지 발걸음이 폭신폭신 삼림욕을 즐기듯이 상당히 편안했다. 삼거리에서 1.4㎞ 떨어져 있는 촛대봉은 촉대봉이란 이름으로 자리를 하고 있는데 받침대에서 분리가 되어 있어 기대어 놓지 않으면 안되게 서있다. 촛대봉에서 바라본 북쪽엔 응봉(매봉)이 있었다. 이곳은 군사지역으로 출입금지구역, 화악지맥 종주자들은 정상을 우회하여 산행을 한다고 한다.북서쪽으로는 경기도 최고봉인 화악산 정상(1천468), 그 너머로 국망봉, 서남쪽으로는 두 번째로 높은 명지산(1천267m)이 넓게 자리하고 있었다. 동쪽 발아래로는 북한강과 춘천 시가지의 모습도 볼 수 있는데 오늘은 무성한 나뭇가지들로 인해 그다지 훌륭한 조망 조건이 아니어서 조금은 아쉽다.김광중(38) 등반대장이 "촛대봉에서 바로 아래로 이어지는 하산길은 집다리골 휴양림으로 가는 길인데 대략 1시간20여분 정도 소요되고 집다리골 계곡은 원시성을 보존하고 있어서 여름철 피서지로 추천할 만하며 홍적고개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집다리골로 내려올 경우 4시간이면 충분하므로 여름철 산행 대상지로 잡아도 무난하다"고 설명한다.■ 단아한 노시토굴 계곡일행들은 촛대봉에서 점심을 계획했으나 시간적인 여유로 다시 삼거리 쪽으로 내려가 너른 길가에 자릴 잡고 둘러앉아 즐거운 얘기를 반찬삼아 식사를 했다. 이곳 또한 산나물들이 지천이다. 하지만 제대로 알고 채취하지 않으면 큰 일을 겪을 수도 있으니 함부로 뜯어갈 일은 아니다. 삼거리 능선에서 노시토굴 방향으로 하산하다 군사도로 절개지에서 밧줄을 잡고 내리는 구간이 얼마간의 시간을 지체하는 것을 빼고는 무난한 산길이다. 절개지에서 10여분 정도 내려오다 왼편으로 들리는 물소리를 따라 가다 만나게 되는 노시토굴 계곡. 일행중 황은정(40)씨와 오진혜(41)씨가 "계곡물이 너무 맑고 아름답다"며 손을 담근다. 그리곤 차가움에 놀라 "폭은 작지만 풍부한 수량과 맑고 깨끗한 모습의 계곡이 매력적"이라고 말한다.일행들은 그렇게 즐거운 마음으로 계곡을 따라 오늘 산행의 종착지인 화악천에 다다랐고 이은목(41) 회장이 준비해온 음식으로 간단한 뒤풀이를 했다. 오르는 버스에서 무심코 돌아본 화악산 자락. 매번 똑같지만 거기엔 우리가 그리워하는 어머니 같은 산이 있었고 수많은 추억을 풀어놓고 온 것 같아 아쉽게만 느껴졌다.■산행안내■ 등산로홍적고개~(1시간 40분)~990봉~(40분)~촛대봉~(1시간20분)~집다리골 휴양림천은사~(1시간 20분)~990봉~(40분)~촛대봉~(1시간20분)~집다리골 휴양림■ 교통 가평에서 화악리행(상행:08:50, 12:40, 17:00, 19:40, 하행:07:20, 09:30, 13:40, 18:00) 군내버스로 천은사 또는 화악리 종점에서 하차한다. 가평 시외버스터미널에서 홍적리행 시내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내리거나, 가평 시외버스터미널에서 화악리행 시내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내린다. 승용차로 가려면 363번 지방도를 타고 목동(북면)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직진하여 341번 지방도를 타고 화악리를 지나 신당 삼거리에서 우회전하여 윗홍적을 지나면 홍적이 고개이고, 신당 삼거리에서 좌회전하면 화악 2리이다. ■수원 산악회5년전 인터넷 동호회로 모여 봉사·불우이웃돕기 내 일처럼5년전부터 수원에서 활동하고 30~40대 인터넷 동호회 산악회이며 '사람을 좋아하고 산을 사랑하자'라는 산훈으로 회원간의 친목을 도모하면서 매월 첫째주 일요일은 가족단위 산행을, 셋째주에는 무박산행을 하고 있으며 매월 넷째주 일요일에는 화성시 송산면 소재 아름마을이라는 복지회관에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또한 연말에는 독거노인을 지원하는 '사랑나누기'행사를 통해 수익금으로 불우이웃을 돕고 있다. 금월 중 행사로는 6월 28일(토) '사랑나누기 1일호프집'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홈페이지: www.cafe.daum.net/a3013회장: 이은목 011-9043-3013부회장: 박경호 010-3035-4566

2008-06-05 송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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