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미시네

 

[텔미시네]숨바꼭질

장르 : 스릴러감독 : 허정출연 : 손현주, 문정희, 전미선개봉일 : 8월 14일 (15세 관람가)실화에 바탕… 두려움 증폭숨가쁘게 충격적 상황 연속'연기파 손현주' 영화 압도지난 2008년 도쿄, 1년간 남의 집에 숨어살던 노숙자가 체포됐다. 이어 2009년 뉴욕, 남의 아파트에 숨어사는 여자의 모습이 CCTV를 통해 포착됐다.그리고 2009년 말 한국의 수도권지역에는 집 초인종 옆에 수상한 표식을 발견했다는 주민신고가 무더기로 접수되면서 '낙서 괴담'이 유행처럼 번졌다.영화 '숨바꼭질'은 가장 안전하고 사생활이 보장돼야 할 '집'이라는 공간을 공포의 대상으로 떠오르게 했던 이 같은 사건들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완전한 가상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에서 벌어졌던 사건들을 기반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두려움은 더욱 증폭된다.하나뿐인 형이 실종됐다는 소식에 수십년 만에 형의 아파트를 찾아간 주인공 성수(손현주).그는 형의 아파트에서 만난 주희(문정희)에게 "제발 그 사람한테 제 딸 좀 그만 훔쳐보라고 하세요"라는 뜻밖의 말을 듣는다. 그리고 형의 아파트에서 발견한 집집마다 새겨진 이상한 암호.두려움에 떨고 있는 주희에게서 이상한 예감을 느낀 주인공은 이상한 암호들을 찬찬히 살펴보고, 그것이 그 집에 사는 사람의 성별과 수를 뜻하는 것임을 알게 된다. 형의 아파트를 떠나 자신의 집으로 돌아온 성수.뜻밖에도 자신의 집 초인종 옆에도 의문의 암호가 적혀 있다. 그리고 영화는 숨가쁘게 충격적인 상황들을 쏟아놓는다. 낯선 사람들로부터 내 가족과 집을 지켜야 하는 두 가장의 사투는 눈물겹다.영화는 마지막 반전이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한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손현주라는 걸출한 연기자에 기대어 가는 느낌이다.수많은 시나리오 중 '숨바꼭질'을 선택해 화제를 낳았던 손현주는 어릴 적 트라우마로 지독한 결벽증에 시달리는 가장 '성수'로 분해 20년 넘는 연기 내공이 역시 만만치 않음을 과시한다.그리고, 손현주·문정희·전미선이라는 뛰어난 연기자에 더해진 또 하나의 존재, 바로 영화의 배경이 된 '아파트'들이다.관객들은 폐쇄성과 안락함이라는 아파트의 두터운 상징성이 속절없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면서, 섬뜩한 두려움에 빠져든다./박상일기자

2013-08-15 박상일

[텔미시네]나에게서 온 편지(The Dandelions)

하루하루가 소중한 소녀들이해할수 없는 어른들의 삶'상큼 발랄한' 성장 이야기행복의 의미 생각해보게돼2012년/프랑스/89분/ 드라마감독 : 카린느 타르디유출연 : 줄리엣 곰버트, 안나 르마르샹, 아그네스 자우이, 드니 포달리데스개봉일 : 2013년 8월 8일. 12세 관람가.개학 전날 밤 가방을 메고 잠들 만큼 걱정 많은 9살 소녀의 눈에 세상은 어떻게 보일까?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첫 번째 친구와의 엉뚱 발랄한 우정은 어떤 느낌일까?'나에게서 온 편지'는 기억조차도 가물가물한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아름다운 영화다. 적어도 아직은 세상의 때가 묻지 않은 어린 시절.돌이켜 보면 가장 행복하고 순수했던 그 시절은 지금도 수많은 어린 꼬마들에게 '진행중'이다. 우리는 기억의 깊숙한 안쪽에 먼지 켜켜이 쌓인 채 던져두어 이제는 꺼내어 보기도 쉽지 않지만….영화는 1980년대가 배경이다. 9살 꼬마 여자아이 라셸(줄리엣 곰버트)은 '먼 훗날, 오늘을 하루라도 잊을까 두려워'라고 고백할 만큼 순진하고 걱정이 많다.라셸의 생애 첫 번째 친구는 엉뚱 발랄함으로 똘똘 뭉친 발레리(안나 르마르샹). 발레리는 수줍음 많은 라셸과 달리 시험지 몰래 바꿔치기, 선생님 데이트 장소 미행하기, 무단 횡단하기 등 자유분방하기 이를 데 없다.라셸의 가족은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남은 아빠, 섹시하지 않은 엄마, 그리고 언제 죽을지 모르는 치매 걸린 할머니다. 모두가 한 귀퉁이씩 부족하거나 아픔을 갖고 있는 가족들.라셸의 눈에는 이런 어른들의 삶이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라셸과 발레리는 학교에서 섹시한 여선생의 은밀한 성생활을 엿보게 되고, 이해할 수 없는 어른들의 행동에 대한 호기심을 무럭무럭 키워간다.'나에게서 온 편지'를 보는 가장 큰 재미는 사랑스러운 라셸과 발레리의 순진하면서도 엉뚱한 말과 행동들이다.무려 6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줄리엣 곰버트와 안나 르마르샹은 아역답지 않은 완벽한 연기력과 천진한 모습으로 관객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다.순간순간 웃음보를 터뜨리게 하거나 추억에 잠기게 하는 소녀들의 모습을 보는 것은 상큼한 레몬주스를 마시는 느낌이다.사랑스럽고 귀여운 영화이지만, 그 배경에 깔려있는 어른들의 이야기는 문득 '과연 행복이 무엇인가?'라는 인생 뒤돌아보기를 하게 한다./박상일기자

2013-08-08 박상일

[텔미시네]설국열차 (Snowpiercer)

불평등 태우고 달리는 기차언제나 그랬듯, 맞서는 인간빙하기 인류 최후의 생존지억압받던 꼬리칸의 사람들분노로 무장 앞칸으로 질주2013년/한국/125분/SF, 액션, 드라마감독: 봉준호출연: 크리스 에반스, 송강호, 에드 해리스, 존 허트, 틸다 스윈튼개봉일: 2013년 8월 1일. 15세 관람가.영화에서 늘 그렇듯이, 상황이 악화될수록 평등은 뒷걸음질 친다. 그리고 불평등이 한계에 달했을때, 밑바닥에서 참고 굶주렸던 사람들이 스스로를 위한 전쟁에 나선다.너무도 뻔한 공식이지만, 이런 상황은 실제 역사에서도 쳇바퀴 돌듯이 반복돼 왔다. 영화가 이같은 설정을 반복하는 것은 어쩌면 '역사'로부터 배운 것일지도 모른다.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 역시 최악의 상황에서 벌어진 이같은 불평등을 스토리 전개의 출발로 삼았다.인류가 대비할 틈도 없이 다시 닥친 빙하기에 겨우 살아남은 인류를 태우고 달리는 기차라는 독특한 설정으로 영화는 시작된다.묵시록적인 SF를 연상하기 딱 좋은 설정이지만, 영화는 봉준호 감독의 전작들이 그랬듯이 장르의 통념을 벗어나 달려 나간다.영화는 SF 장르의 기술적 새로움과 VFX의 비주얼 스펙터클에 기대기 보다는, 좁고 긴 기차 안을 벗어날 수 없는 인물들이 만들어가는 팽팽한 긴장과 충돌을 기본 동력으로 삼는다.영화에서 기차는 인류를 전멸의 위기로 몰아간 빙하기에 마지막으로 남은 생존지역으로 그려진다. 가까스로 올라탄 사람들을 태우고 질주하는 기차.하지만 꼬리칸 사람들이 헐벗은 채 창도 없는 비좁은 화물칸에서 지옥같은 상황에 빠져있는데 반해, 비싼 티켓으로 탑승한 앞쪽칸 사람들은 술과 마약이 난무하는 사치와 쾌락속에 빠져 있다.이들 사이에 배치된 군인들은 꼬리칸 사람들이 앞쪽 칸으로 넘어오는 것을 막고 꼬리칸 사람들을 억압한다.마침내 분노한 꼬리칸 사람들의 폭동이 일어나고, 분노로 무장한 사람들은 앞쪽 칸을 향해 한발 한발 돌진해 들어간다.압도적 열세를 딛고 일어선 꼬리칸의 전사들은 칸을 돌파해 낼 때마다 앞쪽칸의 군인들과 치열한 전투를 벌이며 생생한 액션을 스크린에 펼쳐보인다.이런 가운데 무섭게 질주하는 기차는 기차 안에서 질주하는 주인공들과 묘한 조화를 이룬다.특히, 좁은 기차 안이라는 특수한 공간은 극한의 상황에 놓인 인간들이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위해 발버둥치는지를 현미경 들여다 보듯 그려낸다.'설국열차'는 한국과 미국, 영국 등 국적 불문의 정상급 연기파 배우들을 캐스팅하고, 한국·미국·영국·체코·헝가리 등 다국적 스태프를 구성해 체코 바란도프 스튜디오에서 촬영됐다.어찌보면 국적불명의 다국적 영화 같지만, 봉준호 감독은 크리스 에반스, 송강호, 에드 해리스, 존 허트, 틸다 스윈튼, 제이미 벨, 옥타비아 스펜서 등 강렬한 연기파 배우들을 이끌고 '새로운 한국영화'를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다.그리고 '설국열차'는 전세계 대부분의 국가에 선판매되는 한국영화 사상 초유의 기록을 세우고, 한국영화라는 자존심에 걸맞게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먼저 개봉됐다./박상일기자

2013-08-01 박상일

[텔미시네]더 울버린 (The Wolverine)

불사신의 '죽지 못하는 고통' 부각극 중간 재생능력잃고 벌이는 사투기존 시리즈 액션·속도감엔 못미쳐크레디트속 후속작 장면 꼭 챙겨야감독 : 제임스 맨골드 출연 : 휴 잭맨 , 사나다 히로유키 , 윌 윤 리 , 브라이언 티2013년/미국/129분/액션, SF 개봉일 : 2013년 7월 25일. 15세 관람가죽음을 피해 갈 수 없는 인간은 늘 '불멸의 존재'를 꿈꿔 왔다. 영화 속에서도 불멸의 존재가 되기 위해 어떤 일도 서슴지 않는 악당의 모습이 종종 등장한다. 그만큼 인간은 죽음을 두려워 한다.하지만, 정작 불멸의 존재들은 그만큼 행복할까? 적어도 영화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크리스토퍼 램버트 주연의 영화 '하이랜더' 시리즈에서 주인공 '코너'가 그랬듯이.'엑스맨' 시리즈의 여섯 번째 편인 '더 울버린'에서 울버린(휴 잭맨) 역시 불멸의 삶이 고단하기만 하다.그는 자신의 연인이었던 진(팜케 얀센)을 비롯해 사랑하는 이들을 모두 잃고 혼자 남겨진 채 캐나다에서 방랑과 은둔을 하며 지낸다.그런 그에게 어느날 일본인 여성 유키오(후쿠시마 리라)가 찾아온다.제2차 세계대전 중 울버린이 자신의 재생능력으로 목숨을 구해줬던 거대 그룹의 회장 야시다(야마노우치 할)가 세상을 뜨기 직전이며 울버린에게 보답을 하고 싶어 한다는 것.일본으로 찾아간 울버린에게 야시다는 불멸의 삶을 끝내게 해 줄 테니 재생능력을 넘기라는 제안을 한다.고심에 빠져드는 울버린. 하지만 야시다는 곧 세상을 떠나고, 야시다의 주치의로 위장한 돌연변이 바이퍼(스베트라나 코드첸코바)에 의해 울버린은 재생능력을 잃는다.그리고 야시다의 장례식 날, 야시다의 손녀 마리코(오카모토 다오)를 납치하려는 테러가 발생하고, 울버린은 마리코를 돕기 위해 다시 싸움에 나선다.'더 울버린'은 2000년부터 시작된 '엑스맨' 시리즈 중에서 처음으로 '엑스맨'이라는 이름을 달지 않은 영화다.제목의 변화만큼, 영화는 기존 엑스맨에서 벗어나 '울버린'에 초점을 맞추려고 애썼다.불멸의 존재인 울버린이 모든 고통을 감수하면서도 죽지 못하는 자신의 능력을 놓고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은 안쓰러움마저 느끼게 한다.영화는 울버린이 자신의 손으로 죽일 수밖에 없었던 연인 '진'을 기억하며 괴로워 하는 모습을 중간중간 삽입하면서 울버린의 고통을 부각시킨다.하지만 '엑스맨' 시리즈의 화려한 액션을 기대하는 관람객들에게 이런 울버린의 인간적인 고뇌는 오히려 지루함을 안긴다.재생능력을 정지당해 싸움에서 부상을 입고 고통스러워 하는 울버린의 모습은 처절하기는 하지만, 액션의 속도감을 떨어뜨린다.어쩔 수 없이 영화는 한국에서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휴 잭맨의 인기를 등에 업어야 하는 상황으로 보인다.마지막 엔딩 크레디트에서는 내년 개봉 예정인 '엑스맨: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를 암시하는 장면이 등장하니, 잊지 말고 볼 것./박상일기자

2013-07-25 박상일

[텔미시네]미스터 고

中 서커스단 고릴라 프로야구 입단능청스런 성동일 깨알 재미 선사순제작비 230억… 공들인 촬영아시아 10개국서 대규모 개봉할리우드 3D영화와 '어깨 나란히'2012년/한국/132분/드라마, 코미디감독: 김용화출연: 성동일, 서교, 김강우개봉일: 2013년 7월 17일.12세 관람가영화 '미스터 고'는 국민 만화가 허영만 화백의 '제7구단'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다.만화에서는 고릴라가 신나게 야구를 하지만, 이것을 영화로 만들려니 어쩔 수 없이 컴퓨터 그래픽(CG)을 사용해야 했다.그래서 이 영화는 한국 영화 최초로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진 고릴라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라는 타이틀을 갖게 됐다.관객들은 영화의 주인공인 고릴라 '링링'이 CG로 만들어진 존재라는 것을 이미 알고서 영화를 본다. 하지만 '미스터 고'는 그걸 알면서도 영화에 빠져들게 할만큼 재미가 있다.잘 만들어진 CG를 통해 링링은 진짜 고릴라 처럼 움직이고, 살아있는 듯한 표정을 짓고, 심지어 뭔가를 말하는 듯한 눈동자로 관객들을 빨아들인다. '링링'은 결국 관객을 웃기고 가슴 찡하게 하는 주연배우로서의 연기를 제대로 해내는데 성공한다.김용화 감독은 전작인 '미녀는 괴로워'나 '국가대표'에서 보여줬던 특유의 코미디 감각을 잊지 않고 살려냈다. 특히 주연배우 성동일의 능청스러운 연기는 영화를 보는 내내 깨알같은 웃음을 터뜨리게 한다.줄거리는 야구를 좋아하는 룡파 서커스단의 고릴라 '링링'과 서커스단 단장의 손녀인 웨이웨이(쉬자오 분)의 이야기다.한때 잘 나가던 서커스단이 재정 위기를 맞고 설상가상으로 지진까지 일어나 단장이 세상을 떠난 뒤 손녀인 웨이웨이가 서커스단의 운명을 짊어지게 된다.사채업자들의 빚 독촉에 시달리던 웨이웨이 앞에 어느 날 한국 프로야구계의 최고 에이전트 성충수(성동일)가 나타난다.성충수는 한국에서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설득해 링링과 웨이웨이를 한국으로 데려오고, 치밀한 공작으로 링링을 프로야구단(두산)에 입단시키게 된다.프로야구 선수가 된 링링은 엄청난 힘과 감각으로 홈런을 쳐대며 최고 인기 선수가 된다.하지만, 사람으로 따지면 환갑줄이나 마찬가지인 링링의 몸에 심각한 문제가 생기고, 중국 사채업자들의 협박도 날로 심해지면서 링링과 웨이웨이에게 시련이 닥치는데….한국 영화 최초로 전체를 3D로 촬영한 이 영화는 할리우드의 3D 영화들과 비교해도 크게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는다.순제작비만 230억원이 들어간 '미스터 고'는 한국 개봉을 시작으로 중국의 5천여개 3D 상영관을 비롯해 아시아 10여개국에서 대규모로 개봉한다./박상일기자

2013-07-18 박상일

[텔미시네]퍼시픽 림 (Pacific Rim)

파일럿 2명 조정 로봇 '예거'거대 외계 생명체와 맞서인류 '최후의 전쟁' 벌여'괴수 전문' 델 토로 메가폰2013년/미국/131분/액션, SF감독 : 길예르모 델 토로출연 : 찰리 헌냄, 론 펄먼, 이드리스 엘바개봉일 : 2013년 7월 11일. 12세 관람가.거대하고 흉폭한 외계 생명체에 맞선 인류가 모든 기술을 동원해 만들어낸 거대 로봇들이 벌이는 메가톤급 대결. 영화는 단 한 줄의 설명 만으로도 액션과 스케일을 짐작하게 한다.인류에 대재앙이 된 외계 생명체는 지금껏 영화에 등장했던 어떤 외계 생명체보다 크고 잔인한 '카이주'다. 일본어로 '괴물'이라는 뜻을 가진 이 괴물은 태평양 해저에 거대한 균열을 일으키며 등장한다.카이주에게 첫번째로 공격받은 샌프란시스코는 지옥같은 아비규환에 빠지고, 전 세계 여기저기에서 카이주의 공격이 시작된다.인류 멸망의 기운이 감도는 가운데 카이주들과 싸우기 위해 인류는 마지막 전쟁을 준비한다.모든 기술과 자원을 총동원해 인류가 만들어낸 무기는 역사상 가장 크고 역동적이며 폭발적인 무기인 '예거'. 독일어로 '사냥꾼'이란 뜻의 예거는 25층 빌딩 높이의 거대로봇으로, 두 명의 파일럿이 신경계를 통해 연결돼 조종한다.이제 인류가 만든 최후의 무기와 거대한 외계 생명체는 '지구'를 놓고 최후의 전쟁을 벌이게 되는데….전 세계에서 카이주와 싸우는 예거는 다섯대가 등장한다. 그 중 주요 전투를 벌이는 4대의 예거는 미국의 집시 데인저, 중국의 크림슨 타이푼, 러시아의 체르노 알파, 호주의 스트라이커 유레카다.각각의 예거는 출신 국가에 따라 모양도 전투 기술도 다르다. 카이주와 싸우는 스타일도 각각 달라서 영화는 육상에서, 바다에서, 때로는 공중에서 거대하면서도 다양한 전투를 펼쳐낸다.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세계 최대 규모의 세트인 토론토의 파인우드 스튜디오에 '콘포드'라고 불리는 거대한 세트를 만들어 촬영을 진행했다.거대한 짐벌 장치 위에 레거시 이펙트가 제작한 특수 슈트를 갖춰 입은 배우들이 올라서서 실감나는 액션 연기를 펼친다.두 명의 파일럿이 한 몸처럼 움직여 예거와 합체해 조종하는 '드리프트(Drift)'란 신개념 조종시스템은 대단히 정교하면서 어려워서, 두 파일럿의 정신까지 완전한 연결을 이뤄야 가능하다.이런 어려운 설정은 단순한 기술을 넘어선 '정신의 힘'이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철학적 요소가 담겨 있다.'괴수 영화 전문가'로 꼽히는 델 토로 감독이 최고의 콘셉트 아티스트, 일러스트레이터, 조각가, 디자이너를 모아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 만든 카이주는 타고난 본능과 전술적 지능이 합쳐진 '살아있는 무기'로 등장한다.카이주는 어찌보면 외계에 대한 인류의 경외와 공포를 대변하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감독은 인류의 생존을 놓고 벌어지는 전투의 와중에도 그것을 이용해 돈벌이를 하는 존재를 등장시킨다.암시장에서 카이주의 장기를 팔아 큰 돈을 버는 '한니발' 같은 인간 군상은 인간의 끝없는 욕심을 반성하게 한다./박상일기자

2013-07-11 박상일

[텔미시네]감시자들

2013년/한국/119분/드라마, 액션감독: 조의석, 김병서출연:설경구, 정우성, 한효주, 이준호개봉일: 2013년 7월 3일.15세 관람가숨막히는 추격전 몰입도 최고설경구·한효주 경찰로 호흡좁은 골목 1신 1컷 롱테이크정우성의 액션 '영화의 백미'범죄 대상에 대한 감시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경찰내 특수조직과 치밀한 범죄조직간의 쫓고 쫓기는 추적을 그린 영화.동물적인 직감과 본능으로 범죄를 쫓는 감시 전문가 '황반장'(설경구)이 이끄는 감시반에 탁월한 기억력과 관찰력을 지닌 신참 '하윤주'(한효주)가 합류한 가운데, 얼굴은 물론 단서 하나 남기지 않은 치밀한 무장강도 사건이 발생한다.범인들은 치밀한 계획에 따라 움직이며 단 1초의 오차도 용납하지 않는 범죄 조직. 조직의 리더 '제임스'(정우성)는 감시반의 추적을 비웃듯 더욱 치밀한 작전으로 범죄를 이어가고, 감시반은 모든 것을 걸고 제임스와 일당들을 쫓는다.영화에서 감시반들은 감시만을 전담으로 하고, 허가된 임무 외에는 개입이 불가능하며, 신분이 노출되는 즉시 임무에서 제외되는 특수한 조직이다.범인이 눈 앞에 있어도 잡을 수 없고 오직 감시만을 담당하는 특수조직이라는 특별한 설정은 이전에 볼 수 없었던 흥미를 이끌어낸다.이런 감시반과 탁월한 능력을 가진 범죄 설계자 제임스가 서로의 정체를 숨긴 채 벌이는 쫓고 쫓기는 추격전은 시종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며 관객들의 심장을 조인다.영화의 긴장감은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로 꼽히는 설경구와 정우성, 한효주의 연기력으로 뒷받침된다.'공공의 적' 시리즈와 '실미도' '해운대' 등으로 연기력과 흥행력을 입증해온 설경구는 카리스마 넘치는 감시반 리더로 코드명 '송골매'를 가진 '황반장'을 맡아 극을 이끈다.감시반에 맞서는 비밀스런 범죄 조직의 리더 '제임스'는 독보적 존재감의 배우 정우성이 맡아 새로운 연기 변신을 꾀했다.주로 부드럽고 선한 이미지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정우성은 작은 표정과 몸짓만으로도 강력한 무게감을 뿜어낸다.'광해, 왕이 된 남자'와 '반창꼬' 등으로 20대를 대표하는 여배우로 자리매김한 한효주는 뛰어난 기억력과 관찰력을 지닌 코드명 '꽃돼지'의 감시반의 신참 '하윤주' 역을 맡아 기존의 여성스런 이미지를 벗고 긴장감 넘치는 배역을 소화해 냈다.여기에 이번 영화를 통해 스크린에 첫 도전하는 2PM의 이준호가 감시반의 에이스 '다람쥐' 역으로 가세, 또다른 매력을 선보인다.영화에서 돋보이는 장면은 좁은 골목에서 1신 1컷의 롱테이크(long take)로 이어지는 제임스의 액션 장면이다.'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전우치' '신세계' 등을 연출한 허명행 무술감독의 꽉 짜여진 연출과 직접 모든 액션을 소화한 정우성의 세련되고 빈틈 없는 액션이 결합해 만들어낸 액션 장면은 이 영화의 백미라고 할 만하다./박상일기자

2013-07-04 박상일

[텔미시네]더 웹툰: 예고살인(Killer Toon)

만화가 현실로… 처음 다뤄의문의 피살 둘러싼 스릴러배우들 연기력 기대감 높여2013년/한국/104분/공포스릴러감독 : 김용균출연 : 이시영, 엄기준, 현우, 문가영, 권해효개봉일 : 2013년 6월 27일. 15세 관람가잔인하게 살해된 시체가 발견됐다. 피살자는 포털사이트 웹툰 파트 편집장. 담당 형사 기철(엄기준)은 피살자가 죽기 전 담당 작가인 지윤(이시영)의 웹툰을 보고 있었고, 죽음에 이른 방식이 웹툰 속 내용과 동일하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작가 지윤을 용의자로 지목한다.그러는 사이 웹툰과 똑같이 살해된 두번째 피해자가 나타나고, 지윤의 웹툰에 얽힌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나기 시작한다.올해 한국 영화계에 '웹툰 열풍'이 불고 있다.'전설의 주먹'을 비롯해 '은밀하게 위대하게' 등 인기 웹툰들이 영화로 제작돼 흥행에 성공하면서 웹툰과 영화의 결합이 만들어내는 폭발적인 시너지 효과가 확인됐다.이런 가운데 개봉한 '더 웹툰:예고살인'은 기존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가 아닌 웹툰 자체를 소재로 한 최초의 스릴러 영화라는 새로운 시도로 개봉 전부터 눈길을 모아왔다.'더 웹툰: 예고살인'은 웹툰 속 상황이 현실에서 일어난다는 미스터리한 설정으로 새로운 묘미를 선사한다.자신의 잘못이 웹툰을 통해 공개되는 순간, 의문의 죽음을 맞는 피해자들. 그에 얽힌 충격적 비밀이 하나하나 밝혀지면서 영화는 짜릿한 몰입감을 안긴다. 남녀 주인공들의 변신과 매력을 보는 재미도 짭짤하다.영화의 여 주인공을 맡은 이시영은 그동안 '남자사용설명서' '위험한 상견례' 등 로맨틱 코미디에서 엉뚱하고 발랄한 매력을 선보여 왔다.이번 영화에서 이시영은 처음으로 호러퀸에 도전, 180도 달라진 모습을 선보였다.살인을 예고하는 웹툰 작가 '지윤' 역을 맡아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에너지를 뿜어낸다. 김용균 감독도 "이시영은 타고난 배우"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남자 주인공을 맡은 엄기준은 '그들이 사는 세상' '유령' '더 바이러스' 등의 드라마에서 선보였던 이성적이고 냉철한 카리스마를 이번 영화에서도 보여준다.까칠하면서도 매력적인 형사 역할을 안정된 연기력으로 거의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지난 2005년 웰 메이드 스릴러 '분홍신'으로 공포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새로운 인식을 심어줬던 김용균 감독은 자신의 두번째 스릴러인 이번 영화에서 자신만의 개성을 유감 없이 발휘하며 한국 공포 스릴러의 대표주자임을 확인시켰다.웹툰이라는 특별한 소재를 부각시키기 위해 웹툰의 형식을 활용한 다양한 시각효과를 도입해 지금껏 느껴본 적 없는 감각적인 공포감을 만들어가는 것에서 김용균 감독의 매력을 확인할 수 있다./박상일기자

2013-06-27 박상일

[텔미시네]인류 위협하는 좀비의 대공습… 월드워Z (World War Z)

원작 소설, 밀리언셀러 돌풍브래드 피트 제작·주연 눈길전세계 무대 '압도적 스케일'손에 땀 쥐게 하는 액션 일품2013년/미국/115분/스릴러, SF감독 : 마크 포스터 출연 : 브래드 피트, 미레일 에노스개봉일 : 2013년 6월 20일. 15세의문의 항공기 습격, 국가별 입국 전면 통제, 국경선을 둘러싼 높은 벽….세계 곳곳에서 원인을 할 수 없는 이변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정체불명의 존재들로부터 무차별 공격을 받으면서 도시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다.브래드 피트의 초대형 블록버스터 영화 '월드워Z'는 맥스 브룩스의 밀리언셀러 소설이 원작이다.맥스 브룩스의 소설 'World War Z'는 출간과 동시에 대중과 평단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으며 '뉴욕타임즈'와 'USA 투데이'에서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는 것은 물론, 미국 최대의 온라인 서점 '아마존닷컴'에서 종합 베스트셀러 1위와 함께 50주 동안 전쟁 부문 소설 1위를 차지하는 기록을 세웠다.'World War Z'의 영화화 판권을 사들인 '플랜B 엔터테인먼트'의 제작자이자 배우 브래드 피트는 물론 대표인 데드 가드너까지도 원작에 흠뻑 빠졌을만큼 원작은 탄탄하고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갖고 있다.영화화 판권을 놓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이끄는 '아피안웨이 프로덕션'과 치열한 경쟁을 펼쳤던 브래드 피트는 주연은 물론 제작까지 맡아 이 영화에 대한 애정과 멀티 플레이어로서의 능력을 과시했다.영화 '월드워Z'는 전세계에서 원인불명의 이변들이 벌어지면서 결국 누구도 살아남을 수 없는 인류 최후의 대재난이 빚어지는 상황을 그리고 있다.인류 대재난의 원인을 밝히고 이에 맞설 최후의 적임자로 지목된 주인공 '제리'(브래드 피트)의 여정을 따라 대륙을 횡단하는 영화 '월드워Z'는 전세계를 무대로 한 초호화 로케이션이 압권이다.특히, 예고편에 등장해 시선을 사로잡았던 대규모 광장 장면과 이스라엘의 장벽, 비행기 액션은 관객들을 압도하기에 부족함이 없다.스코틀랜드 글래스고 광장에서 촬영된 광장 장면으로 포문을 연 영화는 수백 명의 사람들이 정신 없이 뛰어다니는 가운데 벌어지는 짜릿한 자동차 질주 장면과 변종인류의 거침없는 습격으로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변종인류들의 습격으로 높은 장벽이 무너져 내리고 예루살렘이 위기에 처하게 되는 장면은 높은 장벽을 점점 점령해가는 변종인류들의 모습이 스릴 넘친다.아울러 이스라엘의 위기에서 가까스로 탈출해 비행기에 오른 '제리'가 기내에서 또다시 변종인류를 만나게 되면서 2만 피트 상공의 비행기 안에서 펼쳐지는 비행기 액션 장면 역시 짜릿하다./박상일기자

2013-06-20 박상일

[텔미시네]맨 오브 스틸(Man of Steel) 배트맨 부활시킨 '놀란' 과연 슈퍼맨도 살려낼까?

감독 : 잭 스나이더출연 : 헨리 카빌, 에이미 애덤스, 러셀 크로우, 케빈 코스트너개봉일 : 2013년 6월 13일.12세 관람가.7년 만에 돌아왔다. 한결 세련되어지고, 더욱 빠르고 강해졌다. 하지만 크리스토퍼 리브가 주연한 예전의 슈퍼맨 시리즈를 좋아하던 관객이라면 조금은 고개를 갸우뚱할지도 모른다. 분위기가 달라졌기 때문이다.스토리를 놓고 본다면 '맨 오브 스틸'은 슈퍼맨 시리즈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셈이다. 영화의 시작도 슈퍼맨이 지구로 오게 된 배경에서 시작한다.무차별적인 자원 개발로 멸망위기에 처한 크립톤 행성. 행성 최고의 과학자 조엘(러셀 크로우)은 갓 태어난 아들 칼엘(헨리 카빌)을 지키기 위해 크립톤 행성의 꿈과 희망을 담아 지구로 보낸다.자신의 존재를 모른 채 지구에서 클락이라는 이름으로 자란 칼엘은 남들과 다른 엄청난 능력 때문에 오히려 따돌림을 당하고, 아버지 조나단 켄트(케빈 코스트너)로부터 우주에서 온 자신의 비밀을 듣게 된다. 혼란에 빠진 칼엘에게 아버지는 그가 지구에 온 이유가 있을 것으로 믿고 사람들 앞에서 '능력'을 드러내지 말고 때를 기다리도록 조언한다.이런 가운데, 크립톤 행성의 반란군 조드 장군(마이클 섀넌)은 파괴된 행성을 다시 재건할 수 있는 모든 유전자 정보가 담긴 코덱스가 칼엘에게 있다는 것을 알고 그를 찾아 부하들을 이끌고 지구에 온다.이제 칼엘은 자신을 거부하던 사람들이 사는 지구의 존폐를 두고 최강의 적 조드 장군과 피할 수 없는 운명의 전쟁을 시작한다.시리즈의 여섯째 편이라고 하지만, 이 같은 스토리는 마치 영화를 다시 처음으로 돌린 것 같은 느낌이다.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전편인 '슈퍼맨 리턴즈(2006)'가 사실상 슈퍼맨 시리즈를 부활시키는 데 실패했기 때문에, 이 영화는 무언가를 딛고 설 게 없어진 셈이다.게다가 이 영화의 제작은 '다크 나이트' 시리즈로 배트맨을 부활시킨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맡았다. 영화의 전체적인 톤이 전편보다 어둡고 무거워진 것도 놀란 감독의 영향이다.하지만 영화는 후반부로 가면 엄청난 속도와 스케일의 액션을 쏟아부으며 조금은 지루해 하고 있던 관객들을 흥분시킨다.전작들이 다소(?) 촌스러운 장면들로 아쉬움을 남겼던 것과 반대로, '맨 오브 스틸'은 후반부에서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화려하고 박력있는 액션을 선보인다.전체적으로 보자면, '맨 오브 스틸'은 제작기법 면에서 전편의 기억을 잊게 할 정도의 변화를 담았다. 하지만 그래도 무언가 아쉬운 것은, 정신을 쏙 빼놓는 액션과 스펙터클한 영상 속에 '철학'을 집어넣으려다 보니, 무언가 딱 부러지게 말하긴 힘든 어색함이 남았다는 것이다./박상일기자

2013-06-13 박상일

[텔미시네]은밀하게 위대하게' 동명 인기웹툰 원작 영화화

한국 달동네 파견된 요원들마을 사람과 처절한 생존기배우 김수현 바보연기 화제2012년/한국/123분/액션, 코미디감독:장철수출연:김수현, 박기웅, 이현우, 손현주, 박혜숙개봉일:6월 5일. 15세 관람가북한의 남파 특수공작 5446부대에서도 전설 같은 존재들이 남파돼 한국 달동네에 스며든다.2만대 1의 경쟁률을 뚫은 5446부대 최고 엘리트 요원 원류환, 공화국 최고위층 간부의 아들이자 류환 못지않은 실력자인 리해랑, 공화국 사상 최연소 남파간첩 리해진이 그들이다.'조국통일'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안고 남파된 그들이 맡은 임무는 어처구니없게도 달동네 바보, 가수 지망생, 고등학생.한동안 전달되는 임무조차 없이 달동네 사람들과 아무렇지도 않게(?) 부대끼며 살아가던 이들에게 드디어 '은밀하고 위대한' 임무가 내려진다.'은밀하게 위대하게'는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다. 네티즌이 선정한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웹툰 1위, 누적 조회수 2억5천만 뷰라는 놀라운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100만 독자를 거느리고 있는 웹툰계의 대작이기도 하다.독특한 소재와 웃음과 감동이 조화를 이루는 매력적인 작품이어서 이미 오래 전부터 영화 관계자들이 눈독을 들여왔고, 원작 팬들 역시 영화화를 간절히 원했다.지난 5일 뚜껑을 연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이런 영화 관계자들과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배우 김수현과 박기웅, 이현우를 캐스팅하면서 원작의 위세에 힘을 보태더니, 개봉 첫주 예매율에서 할리우드 대작들을 멀찌감치 밀어내고 독보적인 1위 자리를 차지했다.'김수현 티켓파워'라는 말이 실감난다.최고의 엘리트 요원 원류환 역을 맡은 김수현은 이름값을 한다. 그는 들짐승처럼 예민하고 날카로운 원류환과 순박한 바보 동구를 자유롭게 오가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준다.상황에 따라 순간적으로 바뀌는 그의 눈빛은 특히 여성관객들을 사로잡을 만하다. 후줄근한 녹색 트레이닝복과 덥수룩한 더벅머리로 완성한 김수현표 동구의 모습은 원작 캐릭터가 살아서 돌아온 듯하다.원류환의 라이벌이자 동료 리해랑 역을 맡은 박기웅은 영화 '최종병기 활'과 드라마 '각시탈'을 통해 보여줬던 연기력을 다시 확인시켜 준다.가수(록커) 지망생이라는 해랑의 임무를 위해 오렌지 컬러로 머리를 염색하고 기타를 메고 다니는 모습이 매력 넘친다.원류환과 리해랑의 감시자이자 북한 최연소 남파요원 리해진 역을 맡은 이현우도 북한말과 액션, 날카로운 눈빛 등 이전에 보여주지 않았던 새로운 연기를 선보인다.여기에 최정예 요원들을 길러내는 5446 특수공작부대 총교관 김태원 역으로 분한 손현주, 류환과 해랑, 해진을 끝까지 살리고 싶어 하는 국정원 요원으로 등장하는 김성균, 16년째 남한에서 우편배달부로 살아가고 있는 고정간첩 역을 맡은 고창석 등 명품 배우들의 든든한 지원사격도 영화의 맛을 살린다.다만, 원작 웹툰의 내용과 분위기를 충실히 옮기려고 한 탓에, 때때로 '좀 오버한다'는 느낌이 들면서 몰입을 방해하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박상일기자

2013-06-06 박상일

[이준배기자의 텔미시네]뜨거운 안녕

죽음 앞에 선 시한부 환자들아이돌 가수와의 '에피소드'쉴틈없이 눈물샘 자극하지만담담하게 끝맺어 더 큰 울림2013년/한국/99분/드라마감독 : 남택수출연 : 이홍기, 마동석, 임원희, 백진희, 전민서개봉일 : 5.30. 목. 12세 이상 관람가별점:★★★★☆☆(4.5/8개 만점)'자기가 진정 원하는 게 뭔지, 끝까지 알고 살자'.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웰빙과 대치되면서도 일면 통하는 단어로 웰다잉(Well-Dying)이 있다. 이는 죽음에서도 품격있는 존엄성을 보장받고 싶다는 생각이다.즉, '언제 죽느냐'보다는 '어떻게 죽느냐'가 중요하다는 뜻. 얼마 전부터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반대하는 '자발적 치료 거부'가 하나의 권리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이런 추세를 따라 죽음을 앞두고 이별을 준비하는 호스피스 병원을 배경으로 한 영화가 나와 눈길을 끈다.영화 '뜨거운 안녕'은 겉으로 나이롱 환자처럼 보이지만 시한부 선고를 받고 하루하루를 절절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사연을 다룬 최루성 드라마다.이들 사이에 사회봉사 명령을 받은 트러블 메이커 아이돌 가수 '충의'가 끼면서 좌충우돌한다.시한부 환자들은 "너한테 아무 것도 아닌 것도 어떤 사람한테는 생의 마지막 부탁이 될 수 있다"며 절박한 메시지를 전한다. 이들의 생활을 들여다보며 진정 삶에서 소중한 게 무언지 충의는 스스로에게 묻는다.누가 그랬다. 불행하지 않으면 행복한 거라고. 행복은 거창한 게 아니라 평소 아무렇지 않게 누려오던 작고 소소한 일의 소중함을 깨달을 때 되새겨지는 거라고 말이다.그런데 무겁지 않은 가벼운 코믹의 틀 안에 다양한 캐릭터들로 나름 긴장의 끈을 유지하던 영화는 중반 이후 절제됐던 둑이 터진다. 감동을 너무 의식한 탓일까.여과없이 이어지는 눈물의 레이스는 무리한 감정소모로 이어진다. 눈물도 너무 반복되면 역효과를 불러온다.감정은 극도의 절제가 동반될 때 상상력을 발휘해 관객에게 이입되는데 그런 여유가 안타깝다. 오히려 마지막 에필로그 사진에서 담담하게 전하는 사랑이 짧지만 더 큰 울림을 준다.이번 영화로 스크린 출사표를 던진 FT아일랜드의 매력보컬 이홍기와 흥행 구원 투수로 떠오른 마동석, '신스틸러의 원조' 임원희, 라이징 스타 백진희, 성인 배우 못지않은 연기력 아역 스타 전민서가 의기투합했다.■ 일장일단(一長一短)장=세상에 이런 사람만 있다면 삶이 이다지 팍팍하진 않을텐데.단=울리는게 목적(?). 작위적이고 뻔한 설정이 몰입을 방해하네.

2013-05-31 이준배

[이준배기자의 텔미시네]스타트렉 다크니스

JJ 에이브럼스 4년만의 속편IMAX 카메라 '스케일 짜릿'엔터프라이즈호 초유의 위기대원들간의 우정·사랑 그려2013년/미국/132분/SF 어드벤쳐감독:J.J.에이브럼스출연:크리스 파인, 재커리 퀸토, 조 다나, 베네딕트 컴버배치개봉일: 2013.05.30. 목. 12세 관람가별점:★★★★★★☆(6.5/8개 만점)'인류 역사는 정과 반이 만나 합이 되는 끊임없는 반복(?)'.J.J.에이브럼스 감독의 초대형 블록버스터 '스타트렉:더 비기닝'에 이은 4년만의 속편 '스타트렉 다크니스'.전작이 젊고 패기 넘치는 대원들의 엔터프라이즈호 탑승 과정으로 관심을 모았다면 속편은 카리스마 넘치는 악역 등장과 함께 IMAX 3D의 거대한 스케일로 관객을 압도한다.영화 전체 분량중 3분의 1을 IMAX 카메라로 촬영해 펼쳐내는 광활한 스케일은 시선을 떼지 못할만큼 강한 흡입력을 발휘, 2시간 내내 우주여행하듯 짜릿한 영화적 즐거움에 빠져든다.영화는 미지의 외계 행성에서 갑작스레 벌어지는 화산폭발이란 다이내믹한 장면으로 화려한 귀환을 알린다.이어 연이은 무자비한 공격을 감행하는 테러리스트 '존 해리슨'의 이야기로 앞으로의 험난한 여정을 예상케한다.여기에 엔터프라이즈호 대원들의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은 서로 한치의 양보없이 부딪쳐 갈등을 고조시킨다. 그때그때 자신의 직감에 따라 판단하는 함장 '커크'와 언제나 냉철하고 이성적인 벌칸족과 인간 혼혈 일등 항해사 '스팍'이 대표적이다.감정과 이성의 대표주자를 자부하는듯한 이들의 위태위태한 동반 관계는 매번 강도높은 갈등으로 치닫는다. 그러나 이내 철학자 헤겔의 정·반·합(正反合)처럼 파트너십으로 승화해 종족을 뛰어넘는 우주적인 우정의 형성 과정을 보여준다.특히 죽음과 사랑, 그리고 우정 등 인간의 본성을 배워가며 심적 갈등과 함께 변화하는 동적인 캐릭터의 스팍은 무척 매력적으로 성장해 간다.여기에 또다른 복병은 새로운 악역 베네딕트 컴버배치다. 국내에 마니아층을 형성중인 영국 드라마 '셜록'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그는 그 이상의 강력한 존재감으로 앞으로 스타트렉 앞에 나타나게될 거대한 적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일장일단(一長一短)장=상영시간 내내 오르락내리락 우주 롤러코스터를 타듯 짜릿한 스펙터클.단='생각할 시간 따윈 개나 줘버려(?)'. 빠른 전개에 내용 쫓아가기 바쁘네.

2013-05-24 이준배

[이준배기자의 텔미시네]춤추는 숲

성미산마을 이야기다룬 생활밀착형 다큐멘터리공동 어린이집·극장·밥상 등 운영 훈훈한 동네뒷동산 개발 위기에 노래부르며 맞선 이웃의 힘2013년/한국/95분/다큐멘터리감독:강석필출연:쟁이, 짱가, 꽃다지 외 성미산 마을 주민들개봉일: 2013.05.23. 목. 전체 관람가별점:★★★★★☆(5.5/8개 만점)'땅에는 주인이 있어도 생명에는 주인이 없다'.예부터 '멀리 있는 친척보다 가까이 사는 이웃이 훨씬 낫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급속한 산업화와 함께 1인 가구가 늘어가는 현대 도심에서 '이웃사촌'이란 말은 이제 무색한 시대다.오히려 층간 소음에 윗집 아랫집이 다투고 심지어 칼부림까지 일어나는 세상, 어느새 가까워야할 이웃이 가장 무서운 존재가 되어버렸다.게다가 아이들의 교육은 또 어떤가. 빗나간 교육열로 공교육보다 사교육시장이 훨씬 비대해진 기형적인 현실에 옆집 아이에게 뒤질세라 아이들은 학원으로 내몰리기 일쑤다. 문제점을 인식해도 '적자생존'이란 고루한 가치 아래 모두가 경쟁자로 살기에 급급하단 이유로 악순환의 고리는 무한 반복되고 있다.그러나 도심에서도 '다른 삶은 가능하다!'며 힐링캠프를 꿈꾸는 별종들이 있다.서울 한복판에서 1994년 공동육아 어린이집을 비롯 '성미산 마을극장', '성미산 밥상' 등 훈훈한 공동체를 꾸리며 살아가는 성미산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12년차 마을주민이자 부부인 강석필 감독과 홍형숙PD가 생활밀착형 동네다큐멘터리로 내놓았다.평화로운 이 마을에 지난 2010년 한 교육재단에서 산을 깎아 학교를 짓겠다고 나서 위기가 찾아온다. 해발 66m의 성미산은 마을 사람들에게 단순한 뒷동산이 아니라 삶의 터전이자 아이들에겐 꿈과 추억이 담긴 고향이다. 이런 산을 지키기 위해 마을 사람들은 함께 노래를 부르는 등 남다른 방법을 찾아간다.특히 13세 승혁군은 생명의 소중함을 애써 외면하려는 무지한 어른들을 꾸짖는다. "생명에는 주인이 없어요. 모든 생명에는 주인이 없는데, 학교를 만들려는 이 산에는 너무나 많은 생명들이 살고 있어요."프랑스 작가인 폴 부르제의 소설 '정오의 악마'(1914년)에 이런 말이 나온다. "용기내어 그대가 생각하는대로 살지 않으면, 머지않아 그대는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당신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되돌아볼 일이다.한편 이 다큐는 제10회 서울환경영화제 국제환경영화경선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했다.■ 일장일단(一長一短)장= 아무리 세상이 험악해도 더불어 힘이 되는 이웃은 있다.단= 자신의 얘기를 여과없이 하니 다소 감정에 호소하는듯.

2013-05-16 이준배

[이준배기자의 텔미시네]고령화가족

2013년/한국/112분/드라마감독:송해성출연: 박해일, 윤제문, 공효진, 윤여정개봉일: 2013.05.09. 목. 15세 관람가별점:★★★★★★(6/8개 만점)'용서와 포용은 가족의 또다른 이름'.'고래'(2004), '나의 삼촌 부르스 리'(2012) 등 작품마다 화제를 일으킨 베스트셀러 작가 천명관의 '고령화가족'이 스크린에 새롭게 재창조됐다. 동명 원작소설 '고령화가족'은 지난 2010년 발간 당시 '가족'에 대한 새로운 의미 제시로 뜨거운 호응을 얻은 바 있다.연출은 '역도산', '파이란' 등으로 섬세하고 내밀한 연출력을 인정받은 송해성 감독이 맡았다. 공지영의 베스트셀러 동명소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에 꽃미남 강동원을 사형수로 내세워 흥행시켰던 감독은 천명관의 동명소설도 대중적으로 재탄생시켰다.영화는 엄마한테 빌붙어사는 철없는 백수 첫째 '한모(윤제문)', 데뷔작부터 흥행 참패한 영화감독 둘째 '인모(박해일)', 세 번째 결혼을 준비하는 뻔뻔한 로맨티스트 셋째 '미연(공효진)'과 그녀를 닮아 되바라진 사춘기 여중생 '민경(진지희)'이 '엄마(윤여정)' 혼자 살던 집에 하나 둘 모이면서 벌어지는 껄끄러운 동거를 다룬다.원작에서 첫째가 52세, 둘째가 48세 등 좀더 무겁고 대책없는 막장가족이었지만 스크린에서는 나이를 8세가량 대폭 낮췄다. 수십, 수백만을 감안해야하는 영화 특성상 배우의 비주얼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게 감독의 전언.그렇다보니 고령화의 의미는 다소 퇴색됐다. 다만 스크린에서는 가족의 의미에 방점을 찍는다. 특히 흔한 가족 이야기는 뻔할 수밖에 없다는 선입관을 여지없이 깬다.영화 속 무대포 막장가족도 다같이 밥상머리에 앉아 숟가락을 들 때의 끈끈한 모습은 세상에서 가장 따뜻해 보인다. 물론 그 중심에는 잘난 구석 전혀 없는 삼남매를 끝까지 끌어안으려는 '엄마'가 있다.가족은 이렇듯 모든 구성원들을 포용하는 이해와 용서의 용광로다. 1인 가구가 대세가 되어가는 시대, 원자화된 삶에서 가족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하지만 가족에 내포된 수많은 의미는 지금 이 순간에도 현재진행형이다. 가정의 달이다. 공기처럼 당연시했지만 무엇보다 소중한 우리네 가족들을 돌아볼 시간이다.■ 일장일단(一長一短)장= 원작의 무거운 캐릭터가 경쾌하고 발랄해져 거부감이 줄었네.단= 당초 주요 사건 누락과 상당부분 거세된 캐릭터에 실망할 수도.

2013-05-09 박상일

[이준배기자의 텔미시네]셰임 (Shame)

능력·외모 모두 갖춘 뉴요커세상과의 소통은 실패만 거듭24시간 '섹스 중독' 빠져 고뇌선정성 논란에도 무삭제 개봉절제된 영상미 영화 몰입도↑2011년/영국/101분/드라마감독 : 스티브 맥퀸출연 : 마이클 패스벤더, 캐리 멀리건개봉일 : 2013.05.09. 목. 청소년 관람불가별점 : ★★★★★★☆(6.5/8개 만점)'문명이 발전할수록 오히려 소통은 퇴보한다(?)'.뉴요커 브랜든은 유능함에 멋진 외모까지 갖춘 겉보기엔 완벽한 남자다. 그러나 그는 24시간 벗어날 수 없는 섹스 중독을 앓고 있다.이 영화는 성공한 뉴욕 여피지만 하루종일 섹스 생각에 사로잡혀 벗어나지 못하는 그의 모습을 통해 현대인의 이중성을 조명한다.특히 '대만 등급심사 반려, 싱가포르 상영 금지, 일본 모자이크 처리'에도 불구 국내에서는 아시아 주요 지역 중 유일하게 무삭제 개봉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비디오 아티스트, 사진작가, 설치 미술가로 1999년 영국 최고 권위 현대 미술상인 터너상을 수상한 스티브 맥퀸 감독은 지난 2008년 장편 데뷔작 '헝거'에 이어 마이클 패스벤더와 두 번째로 호흡을 맞췄다.이번 영화는 2011 베니스 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 및 크리틱스 초이스, 2011 LA 영화평론가협회상 및 2012 밴쿠버 영화평론가상 남우주연상, 2011 세빌 유럽영화제 남우주연상 및 감독상 등을 휩쓸며 작품성을 입증한 바 있다.영화 '엑스맨-퍼스트클래스'로 대중에게 알려진 마이클 패스벤더는 과감한 노출에도 에로영화류의 외설스러움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위험수위를 넘나드는 섹스신에도 불구 허무하면서도 강렬하게 던지는 그의 눈빛이 내면의 고뇌를 그대로 관객에게 투사하기 때문이다.누구에게나 애정을 갈구하며 외로움을 채우려는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클럽 여가수 '씨씨'는 섹스에 집착하는 그와는 상반된 캐릭터로 등장한다. 사랑에 목매지만 제대로 된 관계를 맺지 못하는 씨씨는 극중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뉴욕, 뉴욕'을 부르며 군중속의 고독에 휩싸인 도시인들의 깊은 슬픔을 대변한다.또한 뉴욕의 뒷모습도 감각적으로 담았다. 페르소나인 마이클 패스벤더가 괴로움을 견디지 못해 뉴욕거리를 뛰는 장면 등은 뛰어난 영상 미학을 보여준다. 여기에 바흐, 글렌 굴드, 쉭, 쳇 베이커, 블론디, 존 콜트레인 등 OST도 음악팬들의 가슴을 설레게한다.■ 일장일단(一長一短)장=절제된 영상미와 단조로운 음악의 무미건조한 하모니.단=야하진 않지만 너무 적나라한 노출이 다소 생경할지도.

2013-05-03 이준배

[이준배기자의 텔미시네]시저는 죽어야 한다

거장 타비아니 형제 신작실제 범죄자 캐스팅 화제내면갈등하는 모습 '긴장'감옥에 이탈리아 현실 투영반복되는 인생 모순 드러내2012년/이탈리아/77분/드라마감독:파올로 타비아니, 비토리오 타비아니출연:살바토레 스트리아노, 지오반니 아르쿠리, 코시모 레가개봉일: 2013.05.02. 목. 12세 관람가별점:★★★★★★(6/8개 만점)'시저는 왜 매번 무대 위에서 죽어야 하는가'. 비토리오(84)와 파올로(82)는 이탈리아뿐 아니라 세계영화계를 이끌어가는 거장이자 코엔 형제나 워쇼스키 남매보다 앞선 원조 형제 감독이다. 1954년 데뷔 이후 여든을 넘겨서도 왕성한 창작욕을 불태운 이들은 지난해 제62회 베를린 영화제 황금곰상 수상으로 다시한번 건재를 과시했다.특히 이번 영화는 실제 중범죄자들이 주인공이 되어 실명 열연을 펼쳐 눈길을 사로잡는다. 시저 역 '지오반니 아르쿠리'는 마약 밀매로 2001년 체포 후 17년 형, 카시우스 역 '코시모 레가'는 살인으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브루투스 역 '살바토레 스트리아노'는 조직 관련 범죄로 14년 8개월 형을 받고 복역 중 사면 출소했다.전문 연기자들 부럽지 않은 이들의 연기는 바로 그들 자신과 오버랩되는 부분이 많아서일 것이다. 배우 재소자들은 배역에 몰입할수록 과거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우울해 하며 동료들과 말다툼으로 연습이 중단되는 등 어려운 과정을 거쳐 연극을 완성해 간다.연기자들은 허구와 현실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연극의 특성상 자신의 내면으로 빠져들며 팽팽한 긴장감을 형성한다. 게다가 셰익스피어의 연극 '줄리어스 시저'는 권력, 야망, 우정, 배신, 살인 등 모든 인간 관계가 집대성돼 재소자들에겐 단순한 연기가 아닌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결국 한 재소자는 연극이 끝나고 이렇게 푸념한다. "예술을 알고 나니 이 작은 방이 감옥이 되었구나." 뿐만 아니라 감독은 감옥이란 작은 창을 통해 이탈리아의 현실을 보여준다. 밀라노 중심 북부와 나폴리 중심 남부 지역의 빈부차가 큰 이탈리아는 이런 지역 편차로 각종 사회문제를 앓고 있다.감독은 나폴리 출신 범죄자들을 캐스팅해 이 점을 드러낸다. 또 원작과 달리 영화에서는 카시우스의 '얼마나 오랫동안 이 장대한 장면을 반복할 것인가'와 브루투스의 '시저가 앞으로 오늘처럼 무대에서 얼마나 죽어야 하는가'를 통해 되풀이되는 인간사의 모순을 지적한다.

2013-04-26 이준배

[이준배기자의 텔미시네]로마 위드 러브(To Rome with love)

2012년/미국, 이탈리아, 스페인/111분/코믹 로맨스감독 : 우디 앨런출연 : 알렉 볼드윈, 엘렌 페이지, 제시 아이젠버그, 페넬로페 크루즈, 로베르토 베니니개봉일 : 2013.04.18. 목. 청소년 관람불가별점 :★★★★★★★(7/8개 만점)'현실과 적당히 타협하며 꿈꾸는 게 인생(?)'영화 속 유럽여행을 이어온 거장 우디 앨런(77)이 이번엔 로마를 들고 돌아왔다. 그는 젊은 시절 예술영화 감독으로 알려졌다.그런 이미지를 벗어던지며 대중영화의 터닝포인트로 꼽히는 게 지난 2005년작 '매치 포인트'다. 런던을 배경으로 펼친 그 영화 이후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에선 바르셀로나, 지난해 '미드나잇 인 파리'에선 '황금시대의 파리'를 재조명해 온 그의 관심이 로마로 향했다.'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시간이 멈춘 도시' 로마는 고대 건축물부터 좁은 골목마다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그득하다. 특히 불후의 명작으로 남은 고전영화 '로마의 휴일'처럼 누구나 한번쯤 짜릿한 일탈을 꿈꾸는 낭만의 대명사가 바로 로마다.영화는 한 편의 이야기로 풀어내기엔 아쉬운 4가지 주제를 각기 다른 옴니버스로 교차시킨다. 다양한 일탈에 휘말리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감독 특유의 재치와 로맨틱함을 고스란히 살린 추억, 명성, 스캔들, 꿈이라는 네 가지 키워드로 펼쳐진다.평범한 일상을 살던 인물들이 젊은 시절의 자신과 만나고, 하루 아침에 일거수일투족 주목받는 스타가 되고, 단 하루 짜릿한 스캔들과 평생 꿈꾼 목표를 이루게 되는 마법 같은 일탈을 하룻밤의 꿈처럼 경험한 뒤 다시 복귀한다.영화는 로마의 멋진 풍광을 뒤로 하고 엮어 내는 우디 앨런의 농익은 풍자와 원숙한 해학으로 여기저기 웃음꽃이 만발이다. 어처구니없는 에피소드로 얄팍한 미디어의 속성을 꼬집고 유서 깊은 로마 오페라 극장에서 퍼포먼스를 벌이고, 얕은 군중심리를 마음껏 조롱한다. 따라서 시종일관 이어지는 경쾌한 음악과 함께 웃게 되지만 곱씹게 되는 뒷맛이 결코 상쾌하지만은 않다.■ 일장일단(一長一短)장=낭만과 일탈의 도시 로마에서 만나는 위트와 풍자의 멋들어진 대거리 한판.단=현실과 판타지의 분기점이 모호한 상황, 재미는 있는데 거 구분이 어렵네.

2013-04-19 이준배

[이준배기자의 텔미시네]전설의 주먹

동명웹툰 스크린에 옮겨… '흥행파이터' 19번째 영화고교 친구들 리얼리티쇼 '격투' 생생한 액션 흥미자극폭력 악순환·매스미디어 속성 지적 원작보다 아쉬워'주먹보다 돈이 앞서는 세상(?)'.'흥행마법사' 강우석 감독은 한국 영화사상 최고 흥행 성적으로 충무로에선 전설로 통한다. 강 감독은 지난 2003년 '실미도'로 한국영화 천만 관객시대를 열어젖힌 것을 비롯 '공공의 적' 시리즈, '투캅스' 등 굵직굵직한 영화들을 내놓으며 무려 3천843만명 관객동원이란 초유의 기록을 세웠다. 어쩌면 그의 19번째 영화 '전설의 주먹' 제목과도 일맥상통하는 별명이다.'전설의 주먹'은 동명웹툰 원작을 스크린 위에 되살렸다. 복싱 챔피언의 꿈을 코앞에서 좌절당한 국수집 사장 임덕규, 학창시절 학교를 주름잡는 싸움짱이지만 가족을 위해 자존심 죽이고 사는 대기업 부장 이상훈, 남서울고 독종 미친개로 날렸으나 이제는 한물간 삼류 건달 신재석. 고교 시절 친구들이 동명의 TV 파이트 리얼리티쇼 프로그램에서 25년만에 다시 만났다.원작보다 더 커진 격투기 비중으로 다채로운 격투기 기술 등을 보는 재미는 쏠쏠하다. 격투기 마니아뿐만 아니라 일반 성인 남자라면 심장이 벌렁거려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바라보게 될 만큼 액션신은 역동적이고 생생하다.그러나 끊을 수 없는 폭력의 악순환과 그걸 이용하는 매스미디어의 속성을 꼬집은 원작과 달리 보다 우정과 가족애란 비교적 가벼운 주제로 그 위에 토핑, 대중성을 더 살렸다. 그렇다보니 TV 리얼리티쇼 PD(이요원)의 비중이 많이 축소됐다. 단순히 링 위로 끌어내기 위한 가벼운 연결고리 역할일뿐 돈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이용(?)하는 상업방송의 꼼수는 잠시 스치는데 그쳐 안타깝다.지난 2010년 '이끼'를 통해 지금까지 나온 웹툰원작 영화들 중 가장 좋은 흥행성적(340만)을 거둔 바 있는 강우석 감독이 다시 한번 홈런을 날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2013년/한국/153분/액션 드라마감독 : 강우석출연 : 황정민, 유준상, 이요원, 윤제문, 정웅인개봉일 : 2013.04.10. 수. 청소년 관람불가별점 : ★★★★★★(6/8개 만점)■ 일장일단(一長一短)장 = 전·후반부를 수놓는 생동감 넘치는 격투 장면을 현장서 보는듯 피가 끓네.단 = 개연성을 살리기 위해서겠지만 얕은 드라마 때문에 느슨해지는 건 어쩔겨.

2013-04-12 이준배

[이준배기자의 텔미시네]호스트 (Host)

2013년/미국/125분/SF 멜로감독:앤드류 니콜출연:시얼샤 로넌, 맥스 아이언스, 제이크 아벨, 다이앤 크루거개봉일: 2013.04.04. 목. 15세 관람가별점:★★★★★★☆(6.5/8개 만점)'사랑은 전 우주를 관통하는 가장 위대한 감정(?!)'뱀파이어와 늑대인간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간 소녀의 3각 로맨스 판타지 '트와일라잇' 시리즈로 전 세계 45개국 1억500만부를 판매한 스테파니 메이어.그녀가 이번엔 외계 존재와 인간 사이에 벌어지는 세상에 없던 로맨스로 돌아왔다. 이번엔 인류의 영혼이 침략당한 미래, 인간과 외계 생명체의 영혼이 공존하는 소녀에게 벌어지는 전작보다 더욱 복잡 미묘해진 4각(?) 로맨스로 전 세계 여성팬들의 판타지를 자극한다.'소울'이란 외계 생명체들이 인간의 육체를 지배하는 미래. 이들은 무조건 지구를 파괴하고 인류를 파멸시키는 무식(?)한 존재들과 차원이 다르다. 평화를 사랑하고 조화를 추구하는 소울들이 인간을 착한 심성만을 지닌 완벽(?)한 종족으로 변화시킨다는 어쩌면 무시무시한 설정.'피스(Peace)'란 스프레이를 무기로 사용할 만큼 평화를 대변하는 소울들에게 침략당한 인간의 생존 몸부림은 참 아이러니하다. 자기가 살아가는 지구를 끊임없이 파괴하고 서로 전쟁을 일으켜 죽이는 등 갈등을 일으켜온 인간과 지구의 환경에 적응하며 조화로운 삶을 꿈꾸는 소울 중 과연 누가 지구에 어울리는 존재일까.이런 모순은 인간이 생명의 존엄성을 앞세우기 전에 먼저 우리 스스로를 돌아볼 것을 촉구하고 있다. 가장 인간적인 감정이라는 '사랑'이 단지 인간만의 것은 아니라는 우주적 확장은 인간의 오만함을 꾸짖고 어떤 생명이든 하찮은 것은 없다는 깨달음으로 이어진다.또한 침략과 복수라는 다분히 이분법적인 기존 SF영화의 한계를 뛰어넘는 결말도 스테파니 메이어답다.'인타임', '가타카'의 앤드류 니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어톤먼트', '러블리 본즈', '한나' 등으로 어린 나이에 연기력을 인정받은 시얼샤 로넌이 1인2역을, 배우 제레미 아이언스의 아들 맥스가 제라드를, 제이크 아벨이 완더러의 다정한 남자 이안 역을 맡았다.31세 기다리는일 해결되기 어려우니 너무 앞서가지말기를. 43세 정리할일 있다면 손해있더라도 서둘러 처분하는 것이 이로 운 길. 55세 가치없는일에 목숨거는일 결국 손해뿐이니 조심하고. 67세 오랜만에 가족친지만나 즐거운 주말보내니 신상에 좋은일 생 기고.장 =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존재와 정체성을 찾고자 하는 모든 생명의 유구한 방황기.단 = 장대한 SF로맨스를 기대한 사람에게 협소한 무대와 지루한 감정흐름은 치명타.

2013-04-05 이준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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