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미시네

 

[이준배기자의 텔미시네]지.아이.조2(G.I.Joe:Retaliation)

멤버 교체속 '스톰 셰도'로 살아남아 비중 커져격투신 정교한 CG 불구 허술한 이야기 아쉬워2013년/미국/110분/SF 액션감독 : 존 추출연 : 브루스 윌리스, 드웨인 존슨, D.J. 코트리나, 이병헌개봉일 : 03.28. 목. 15세 관람가별점:★★★★★★(6/8개 만점)'이병헌, 할리우드에 아시아의 카리스마를 새기다'.지난 2009년 개봉해 전 세계 3억달러 이상의 흥행 수익과 국내 27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지.아이.조 - 전쟁의 서막'이 한층 스타일리시하고 감각적인 액션과 스펙터클한 볼거리로 무장하고 돌아왔다. 개성 강한 캐릭터와 최첨단 하이테크 무기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새로운 프랜차이즈화를 예고했던 1편보다 더욱 강력해졌다.전편으로 할리우드에 진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스톰 셰도' 이병헌은 더욱 높아진 비중으로 월드스타로서의 이름을 확고하게 각인시켰다. 1편에서 다양한 캐릭터 중 5~6번째였다면 이번 편에서는 3~4번째의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무게감이 높아진 것.특히 전편에선 복면으로 얼굴을 가린 모습이 대부분이었지만 2편에선 고뇌에 찬 표정연기까지 선보여 눈길을 끈다. 전편에서 지.아이.조를 이끈 '듀크' 역 채닝 테이텀 등 기존 주역들이 액션 스타 드웨인 존슨과 브루스 윌리스를 비롯 애드리앤 팰리키, D.J. 코트로나 등 새로운 멤버들에게 배턴을 넘겨주는 과정에서 살아남은 '스톰 셰도'의 존재는 스토리 전개상 중요한 축으로 더욱 빛을 발한다.'지.아이.조2'는 최정예 특수 부대인 '지.아이.조'가 테러리스트 코브라 군단의 음모로 인해 최대 위기에 처하게 되는 과정을 그렸다. 그 과정에서 '파쿠르'(일명 야마카시)를 비롯 고공 낙하, 육탄전과 총격전을 오가는 다양한 액션의 향연은 잠시도 지루할 틈이 없다. 특히 고지대 추격전과 히말라야 산 정상에서 벌어지는 격투신은 정교한 CG로 리얼리티를 살려내 압권이다.그러나 볼거리에 치중하다 보니 허술한 이야기 전개는 옥에 티. 워낙 만화 같은 소재의 액션에 몰입하다 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 하지만 조금 더 치밀한 고민과 번뇌가 곁들여졌다면 화려한 액션 이면의 간극을 충실하게 메울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다소 남는다.■ 일장일단(一長一短)장=대규모 물량공세 및 중력을 거스르는 와이어액션 등 화끈한 3D로 눈요기 듬뿍.단=장르에 충실한 걸까, 복잡한 세상사 이렇게 만화처럼 너무 쉽고 간단할 수 있나.

2013-03-29 이준배

[이준배기자의 텔미시네]연애의 온도

'사랑했으므로 충분히 행복했느니라(?)'드라마나 영화 속에 로맨틱하게 포장되는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그걸 보아온 사람들은 항상 그런 이상적인 연애를 꿈꾸곤 한다. 하지만 생활 속 연애는 판타지가 아닌 현실이다.이 영화는 바로 이런 현실연애를 겪는 대다수의 사람을 위한 리얼한 반추(되새김질)다. '화차'의 변영주, '용의자X'의 방은진 감독의 뒤를 잇는 차세대 여성 감독 노덕은 겉으론 쿨한 척하지만 속내는 그렇지 못한 평범한 남녀의 연애담을 현실감있게 그려냈다.영화는 다큐멘터리 속 인터뷰 형식으로 자연스레 인물들의 내면을 들여다본다. 감독은 내뱉는 말과 상반된 인물들의 디테일한 행동들을 통해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 게 연애라는 진실을 속속들이 파헤친다.3년간의 사내 비밀연애를 하다 어느날 이별한 동희(이민기)와 영(김민희)은 어찌된 건지 그 이후 더욱 서로에게 집착하며 종잡을 수 없는 행동들을 반복한다. 앞에선 시원하다면서 뒤에서 상대방의 사생활을 궁금해 하는 그들의 심리를 통해 '금성 여자와 화성 남자'라는 어느 책의 비유처럼 감정의 온도차가 다른 남녀의 세밀한 연애담을 엿볼 수 있다.대다수 로맨스물이 주로 사랑을 시작하는 일명 '콩깍지 단계'에 초점을 맞춘다면 노덕 감독은 어느새 익숙해져 만남과 헤어짐을 되풀이하는 과정에서 상처를 주고 받는 우리내 자화상을 가감없이 그려낸다. 그리고 그런 과정들이 결코 헛된 것이 아님을 우리는 영화를 통해 직면하게 된다.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진리를 말이다. 그러나 역시 수많은 인생에 모범답안이 없듯 연애에서도 해답은 각기 다르다는 것은 새삼 되돌아볼 일이다.2013년/한국/112분/멜로 드라마감독:노덕출연:이민기, 김민희, 최무성, 라미란개봉일: 2013.03.21. 목. 청소년관람불가별점:★★★★★☆(5.5/8개 만점))■ 일장일단(一長一短)△장=세상 대부분이 겪는 연애 그리고 이별에 대처하는 남녀에 대한 100% 리얼.▽단=흠, 사족이랄까. 여지를 남기는 것 자체가 없느니보다 못할 때가 있다는 거.

2013-03-22 이준배

[이준배기자의 텔미시네]미스진은 예쁘다

부산 '동래역' 주변 무대로노숙자·고아·알코올 중독자따스한 삶 유쾌하게 그려무명배우 내공 연기도 눈길2013년/한국/98분/드라마감독 : 장희철출연 : 진선미, 하현관, 최웅, 박나경개봉일 : 2013.03.14. 목. 12세 관람가별점 : ★★★★★★(6/8개 만점)'잠깐 비친 햇살에도 희망은 꽃을 피운다'.영화 '미스진은 예쁘다'는 부산 동래역을 배경으로 풍족하지 않아도 마음만은 부자인 우리네 이웃들의 왁자지껄 세상 사는 이야기다. 부산 동래역 주변서 노숙 생활을 하는 미스진과 그 친구들이 만들어가는 유쾌한 이야기는 노숙자, 알코올 중독자 등 소외계층에 대한 선입관을 넘어 더불어 사는 관계가 주는 희망을 전한다."우린 요래 가마이 있을기라서 피해 안줍니다", "그리고 저 아줌마 아인데"라며 넉살좋은 웃음으로 구수한 부산 사투리를 쓰는 미스진과 그녀가 돌보는 고아 소녀 '꽃돼지', 알코올 중독 수다쟁이 동진이 등장하며 무료하던 철도건널목 지킴이 수동의 일상에 조금씩 파문이 일기 시작한다.서로 다른 처지지만 같은 공간에서 어느새 정든 이들은 같이 밥먹고 어울리며 특별한 유대관계를 쌓아간다. 그러나 세상이 녹록지만은 않은 법, 그들에게도 서서히 이별의 위기가 닥쳐오는데.노숙자, 알코올 중독자 그리고 밑바닥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지만 그들의 삶이 불행할 거란 편견은 여지없이 깨진다. 정작 자신 안에 갇혀 자유롭지 못한 우리네 삶이 감옥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특히 이 영화는 등장인물들의 과거보단 현재의 삶을 지탱해주는 따뜻한 인간관계에 집중한다.밥도 혼자보다 여럿이 먹을 때 즐겁듯 행복은 함께 어울릴 때 오는 것. 이런 감독의 이야기에 귀기울이다 보면 일상에 치여 정작 중요한 것을 놓쳐버렸던 삶의 진실이 힘있게 다가온다.또한 무명배우들이지만 다년간 연극무대 내공을 쌓은 연기자들은 리얼한 연기에 감칠맛나는 대사는 보는이의 입가엔 미소가 지어진다.한편 독립영화라 상영관이 많지 않다. 전국 20여개 개봉관 중 수도권은 롯데시네마 건대입구, CGV 구로·대학로, 인디플러스 인디스페이스, 아리랑 시네센터, 아트나인, 필름포럼(3월 21), 롯데시네마 일산 주엽·부평, 인천 영화공간 주안 등에서 만날 수 있다.■ 일장일단(一長一短)장 = 애써 외면해 온 우리 이웃들이 어우러져 푹 고아낸 가슴 따뜻한 감성의 도가니탕.단 = 설정이겠지만 노숙자나 소시민 등 등장인물들이 하나같이 착해도 너~무 착해.

2013-03-15 경인일보

[이준배기자의 텔미시네]사이코메트리

2013년/한국/108분/미스터리감독 : 권호영출연 : 김강우, 김범개봉일 : 03.07. 목. 청소년 관람불가별점 : ★★★★☆(4.5/8개 만점)영화 '사이코메트리'를 연출한 권호영 감독도 매번 새로운 소재로 과감한 도전을 이어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전작 '평행이론'에서 다른 시대의 사람이 서로 같은 운명을 반복한다는 충격적인 운명 규칙을 내세운 권 감독은 이번엔 물체와 접촉해 그것과 연관된 정보나 기억을 읽어내는 초능력 '사이코메트리(Psychometry)'를 들고 돌아왔다.일본만화 '사이코메트러 에지', 스티븐 킹 원작의 미국드라마 '데드존'에서나 보아왔던 소재를 이젠 한국 영화에서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일단 호기심을 불러오기에 충분하다. 물론 국내 드라마 '마왕' 등에서 다룬 적이 있지만 본격적인 이야기 축으로 스크린에 내세운 건 국내에선 거의 처음이 아닐까 싶다.영화는 남의 기억을 읽는 특별한 능력을 가졌지만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주어져 감당하지 못하고 숨어사는 등 비극적인 삶을 살고 있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다. 단순히 신기한 능력에 대한 호기심을 양산하는 만화같은 초능력물과는 차별화를 시도한다.초능력자와 형사가 함께 범인을 뒤쫓는 과정에서 과거의 상처에 버거워한다는 설정에선 버디무비 성격도 드러난다. 여기에 '묻지마 살인'을 일으키는 사이코패스(Psychopath)도 등장하는 등 소재가 풍성하다.그러나 다양한 재료에 너무 많은 걸 기대한 탓일까. 이색 소재에 집중하다보니 캐릭터 설정이 다소 모호하다. 그리고 그걸 가공하고 조리해 보여주는 과정이 너무 협소하다. 수사보단 초능력자의 고뇌에 집중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다.■ 일장일단(一長一短)장=신기한 초능력이 선물이 아닌 저주가 될 수도 있다는 동전의 양면에 주목한 건 좋은데.단=사이코메트리나 사이코패스 등 멋진 소재가 진하게 우러나지 않고 따로 따로 겉도네.

2013-03-08 경인일보

[이준배 기자의 텔미시네]제로 다크 서티

2012년/미국/157분/첩보 액션감독 : 캐서린 비글로우출연 : 제시카 차스테인, 제이슨 클라크, 크리스 프랫, 조엘 에저튼개봉일 : 2013.03.07. 목. 15세 관람가별점:★★★★★★(6/8개 만점)'철저히 건조하게, 그러나 더없이 냉철하게 진실을 파고든다'.'제로 다크 서티(Zero Dark Thirty)'는 9·11테러 이후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10여년간 펼쳐온 오사마 빈라덴 추적·사살 작전을 다뤘다.제목인 제로 다크 서티란 가장 어둡다는 그믐 밤 0시30분, 바로 빈라덴 체포작전 시각을 의미한다.지난해 말 국내에는 빈 라덴 제거작전명인 '코드네임 제로니모'를 내세운 영화가 개봉한 바 있다. 전작이 마지막 체포작전의 액션에 초점을 맞췄다면 '제로 다크 서티'는 알 카에다 조직원들을 하나하나 체포하면서 우두머리를 추적하는 첩보가 중심이다.영화는 정보수집 및 분석에 탁월한 CIA 요원 '마야(제시카 차스테인)'의 시선으로 치밀하고 사실적인 알 카에다 추적과정을 따라간다. 특히 CIA의 알 카에다 조직원 물고문 등 짧지만 여과없이 치부를 과감히 드러내 미국 영화치고는 상당히 진일보했다.그렇다보니 이미 지난해 개봉한 미국내에선 사실이냐 아니냐를 두고 시끄러웠다는 후문이다. 세계 최고의 인권국가를 자부하는 미국이 아니던가. 게다가 영화 중 TV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은 절대 고문을 하지 않는다 단언하는 장면을 대비, 미국의 말뿐인 허울을 꼬집는 자아비판도 서슴지 않는다.제3자 입장에서는 한쪽 눈만 뜬듯 다소 갑갑할 수 있다. 정작 직시해야할 건 바로 미국에서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다분히 미국적인 시각은 미리 감안해야 한다. 다만 상황에 맞지 않는 이율배반적인 논리를 과장하지 않고 무미건조하게 써내려간다는 점에선 높이 평가할 만하다.그래서일까. 앞서 전미비평가협회, 워싱턴DC비평가협회 그리고 골든글로브에서 차례로 여우주연상(제시카 차스테인)을 거머쥔 '제로 다크 서티'가 보수적인 아카데미에선 음향편집상 공동수상(007 스카이폴)에 그치며 외면당했다.■ 일장일단(一長一短)장=너무 과장되지 않게 차분하게 써내려간 10년간의 이야기가 리얼리티 짙은 한 편의 다큐.단=최대한 객관적으로 그렸지만 일방적이고 철저하게 미국적인 시선(?)은 다소 거부감.

2013-02-28 이준배

[이준배 기자의 텔미시네]스토커 (Stoker)

욕망·금욕 '광기의 이중주'박찬욱표 '할리우드 진출작'스토커 가문 얽힌 핏빛 음모절제된 영상·사운드로 풀어2013년/미국·영국/98분/스릴러감독 : 박찬욱출연 : 미아 바시코브스카, 매튜 구드, 니콜 키드먼개봉일 : 2013.02.28. 목. 청소년 관람 불가별점 : ★★★★★★☆(6.5/8개 만점)'흑백 세상에 박찬욱표 핏빛 광기의 꽃이 활짝 피다'.박찬욱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작으로 관심을 모은 작품 '스토커'는 니콜 키드먼, 미아 바시코브스카, 매튜 구드 등 할리우드 톱스타들이 출연하고 미국 Fox 드라마 '프리즌브레이크'를 통해 '석호필'이란 애칭으로 더 유명한 웬트워스 밀러가 8년여에 걸쳐 완성한 시나리오로 세간의 화제가 됐다.'18살 생일, 아빠가 죽고 삼촌이 찾아왔다'는 포스터 카피처럼 중의적 의미의 스토커(Stoker) 가문에 얽힌 욕망과 음모가 절제된 영상미와 사운드로 탄생했다. 무균실의 모르모트처럼 외딴 가족이야기는 최소 한도로 축소된 마을안에서 인간의 본성을 실험하고 있다.깔끔하지만 그로테스크한 미장센과 소용돌이에 휩싸인 불안함을 표현하는 단조롭지만 강렬한 음악, 그리고 금지된 욕망과 본능 사이 광기의 이중주는 캐릭터의 표정만으로도 충분히 읽을 수 있다. 18세 생일을 맞아 성인으로 넘어가는 경계에 선 여주인공 인디아 역 미아 바시코브스카가 강한 흡입력을 발휘하고 건조한 표정과 육감적인 몸짓이 상반된 니콜 키드먼과 비밀의 키를 쥔 매튜 구드의 초점없는 눈동자는 호기심을 증폭시키기에 여념이 없다.뜨거운 유혹과 차가운 광기 사이에서 방황하는 인간의 내면은 잔혹동화 '빨간 구두'처럼 욕망하지만 위험하기 그지 없는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보는 듯하다.특히 절제된 소리들은 무언가 튀어나올듯한 기대심리와 함께 야릇하게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처음과 마지막이 묘하게 오버랩되며 그 선연한 핏빛 광기를 재생하는 시퀀스는 다분히 박찬욱표 스릴러답다.다만 일종의 상징일까, 아니면 나면서부터 짊어진 천형인가(?). 사실 확실하게 보여지는 몇몇 장면들 빼고는 모든 전개가 모호하고 몽환적이다. 퍼즐을 맞추듯 대사들을 통해 조심스레 넘겨짚어 나가는 건 조금 갑갑하다.■ 일장일단(一長一短)장=러닝타임 내내 심장엔 쫄깃쫄깃한 긴장감과 함께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거야' 호기심은 만땅.단=아무리 작은 동네지만 무균실험실도 아닌데 인간의 욕망과 금기가 너무 단순 대비되는거 아닌지(?).

2013-02-22 이준배

[이준배 기자의 텔미시네]헨젤과 그레텔:마녀사냥꾼 3D

감독:토미 위르콜라출연:제레미 레너, 젬마 아터튼, 팜케 얀센개봉일: 2013.02.14. 목. 청소년관람불가별점:★★★★★★(6/8개 만점)'헨젤과 그레텔, 더 이상 동화 속 어린이가 아니다(?)'그림형제의 동화 속에서 숲에 버려졌던 어린 남매 헨젤과 그레텔이 할리우드 최초의 성인동화 블록버스터의 주인공으로 색다르게 성장했다. 아기자기한 남매의 이야기는 화끈한 액션과 유머, 그리고 매력적인 캐릭터와 드라마가 접목된 완벽한 성인용 오락 영화로 탈바꿈했다. 감독은 동화 속에 감춰진 공포와 스릴에 초점을 맞춰 동화의 한계를 뛰어넘는 19금 상상력을 서슴없이 발휘한다.과자집 마녀를 물리친 후 15년이 흐르는 동안 전설적인 마녀 사냥꾼으로 성장한 남매. 전국을 돌며 여러 마녀들을 물리치며 종횡무진 활약하는 그들의 활약상 자체로 일단 호기심을 끄는 데는 부족함이 없다.물론 어느 정도 동화의 한계일까. 시공을 넘나들거나 거창한 기원을 들먹이는 거대한 스케일은 아니다. 그러나 B급 장르영화로서의 본분에는 충실하다. 오히려 복잡한 이야기 구조에서 탈피해 확실한 선악 구분으로 고민할 필요없이 액션에 집중할 수 있는 게 장점. 각종 마녀들과 사냥꾼 남매의 다양한 액션에 비중을 둬 관객은 아무 생각없이 장면에 집중하며 통쾌한 쾌감을 맛볼 수 있다.호러 장르영화 특성상 하드코어 무비로 잔인한 장면도 다소 등장한다. 하지만 피와 내장이 튀는 잔혹한 현실감은 다소 줄이고 스타일에 초점을 맞춘 영화 '300'처럼 너저분하지 않고 깔끔해 거부감이 크지 않다.무엇보다 3D 영화의 입체성을 대폭 살린 것이 압권이다. 3D로 지난 2011년 관심을 모은 공포영화 '파이널 데스티네이션5' 3D보다 더 진일보한 돌출장면으로 가끔 보는 이들이 움찔거릴 정도의 입체감은 서늘한 긴장감을 선사한다.'어벤져스', '본 레거시'의 액션스타 제레미 레너와 '007 제22탄-퀀텀 오브 솔러스', '타이탄' 등에서 차세대 안젤리나로 급부상한 젬마 아터튼이 헨젤과 그레텔 남매로 분했고 '엑스맨' '테이큰' 시리즈의 섹시 스타 팜케 얀센이 잔혹한 대마녀 뮤리엘 역을 맡았다.■ 일장일단(一長一短)장=동화의 어두운 이면을 부각시키며 장르를 잘 살린 성인 호러액션, 3D라 더욱 실감나네~단=뭔가 더 있을 것 같은 기대를 불러오다 단박에 의문이 풀리네. 어쨌든 동화는 해피엔딩(?)

2013-02-15 이준배

[이준배 기자의 텔미시네]베를린

2013년/한국/120분/첩보 액션감독 : 류승완출연 : 하정우, 한석규, 류승범, 전지현개봉일 : 1.29. 화. 15세 이상 관람가별점:★★★★★★☆(6.5/8개 만점)이념 경쟁 빛 바랜 회색도시서이익 쟁취위한 각국의 첩보전총격전·차량 폭파신 '백미'한국형 액션의 새지평 열어'권력, 국경과 인종마저 뛰어넘는 인류의 가장 오래된 이데올로기(?!)'.1989년 장벽이 무너지기 직전까지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최전선이었던 도시 베를린. 미소 양극 냉전시대가 종말을 고하고 벌써 24년, 그동안 세상은 빠르게 변화했고 더 이상 중요한 건 이념이나 국경이 아니다. 이념 경쟁의 빛이 바랜 베를린은 이제 각국의 이익을 쟁취하기 위한 격전장이 됐다.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는 모든 것이 불확실한 시대. 국익이란 미명 하에 권력을 쟁취하기 위한 음모와 배신이 끊임없이 들끓는 곳, 그곳에 남과 북, 그리고 인간이 얽혔다.한국형 첩보영화하면 떠오르는 게 바로 한석규가 국정원 요원으로 등장했던 '쉬리'(1999년)다. 격세지감일까, 그만큼 세상은 달라졌고 이제는 한나절이면 아프리카까지 직항으로 날아가는 글로벌 시대다. 국내에서 국외로 옮겨진 무대 그리고 그만큼 다양해진 각국의 이해관계로 영화의 외연은 확대되고 복잡해졌다.또한 류승완 감독표 액션의 임팩트는 강해지고 화려해졌다. 할리우드 부럽지 않은 총격신과 차량 폭파신은 압권이다. 물론 스케일면에서야 물량공세로 나서는 할리우드를 따라잡기에는 아직 아쉬움이 많다. 그렇지만 한국형 액션이 새로운 지평을 연 것만큼은 확실하다.넓어진 스펙트럼만큼 이야기는 복잡해졌지만 그것을 꿰뚫는 사상은 변함없는 휴머니즘. 인간이 공존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지니게 되는 휴머니즘과 조국의 이름 아래 더많은 권력을 얻기 위한 정치외교가 맞닥뜨린 셈이다. 신자본주의시대, 인간은 스스로를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여기고 어느새 그걸 당연시하고 있다. 감독은 국적불명 '고스트' 비밀요원 표종성의 설정 자체로 인간의 존재 의미를 되묻고 있다.속편을 연상하게 만드는 마지막 장면은 새로운 한국형 첩보영화 시리즈를 예고한다. 영국의 007이나 미국의 본 시리즈가 한국에서도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 이제 첫 시험대 위에 올라선 셈이다.■ 일장일단(一長一短)장=할리우드 부럽지 않은 대규모 총격신과 자연스런 와이어(?) 액션까지 한국영화가 진일보했네.단=초반 무기 거래에 얽힌 복잡한 국제 외교관계와 그 뒤의 음모를 설명하는 과정, 다소 난해해.

2013-02-01 이준배

[이준배 기자의 텔미시네]더 헌트(The hunt)

2012년/덴마크/115분/드라마감독 : 토마스 빈터베르출연 : 매즈 미켈슨, 토마스 보 라센, 아니카 베데르코프개봉일 : 2013.01.24. 목. 15세 관람가별점 : ★★★★★★★(7/8개 만점)아이는 거짓말 안한다는 상식 깬 '현대판 마녀사냥'심리변화 절제된 연기로 '폭력보다 무서운 불신' 경종'마녀사냥, 시대를 뛰어넘는 인간의 본성인가?'진실과 거짓의 차이는 무엇인가. 많은 사람들이 그렇다고 믿는 것이 진실일까. 영화에서는 나비의 단순한 날갯짓이 날씨를 변화시킨다는 나비효과처럼 작은 거짓말이 돌이킬 수 없는 커다란 파장을 불러온다.아이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기존 상식을 깨는 시도를 통해 영화는 묻고 있다. 아이를 탓하기 이전에 아집과 오만으로 마음 속에 편견을 만들어가는 어른들의 강한 자기 보호본능을 세밀하게 파헤쳐간다. 그러나 진짜 무서운 건 한번 자리잡은 편견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다는 엄중한 현실일 것이다.인터넷이 생활화돼 손바닥 휴대전화까지 넘어온 최첨단 시대. 작은 소문도 몇 시간이면 국민 대다수가 알게 되는 대한민국에서 이런 맹목적인 폭력은 더욱 아슬아슬하다. SNS에서 무심코 내뱉은 한마디가 금세 일파만파 퍼지고 결국 한 사람에게 크나큰 상처를 주는 무서운 결과를 불러왔단 소식은 더이상 우리에게 낯선 일이 아니다.특히 기존 영화와 달리 '마녀사냥'을 직접적이지 않고 냉철하고 객관적으로 묘사하는 독특한 시선은 또 다른 긴장감을 제공한다. 억울한 처지에 몰린 주인공의 답답함과 분노 등 세심한 심리변화가 절제된 연기로 더욱 진중하게 전해온다. 눈앞의 적극적인 폭력보다 보이지 않는 불신이 더 무섭다는 사실을 목도하게 된다.또한 추운 겨울 북유럽 숲의 건조한 스산함은 이런 인간 사회의 불편한 치부를 미장센으로 상징한다. 하얀 설원 위를 가로지르며 뛰어노는 사슴을 겨냥하여 울리는 한 방의 총성은 너무나도 본성(?)에 충실한 인간에게 울리는 무언의 경종이다.영화 말미 주인공 루카스의 아들 마쿠스가 사냥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돼 온 마을 사람들이 성인식에 모여 이런 노래를 부른다. '소년이 어른이 되는날, 어른이 소년이 되는날'. 정작 이날 성인이 된 소년은 어른들로부터 무엇을 보고 배웠을까. 새삼 두려워지는 대목이다.■ 일장일단(一長一短)장=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매즈 미켈슨의 눈빛과 아니카 베데르코프의 천진난만함이 압권.단=누명을 쓰고도 적극 항변하지 않는 인간다운 주인공의 냉철한 대처가 관객이 보기엔 너무 갑갑(?).

2013-01-25 이준배

[이준배 기자의 텔미시네]더 임파서블

2013년/스페인·미국/113분/드라마감독 : 후안 안토니오 바요나출연 : 이완 맥그리거, 나오미 왓츠, 톰 홀랜드개봉일 : 2013.01.17. 목. 12세 관람가별점 : ★★★★★(5/8개 만점)'진정한 인류애란 무엇인가?'지난 2004년 아시아 8개국을 강타한 '동남아 쓰나미'의 생생한 고통이 고스란히 스크린 위에 되살아났다. 당시 기적같이 생존한 가족의 감동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단순한 재난의 재현을 넘어 그 속에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인간군상을 통해 진정한 휴머니즘이 무엇인지를 관객에게 되묻고 있다.휴양지 지옥으로 바꾼 '쓰나미'누군가 애타게 신을 찾고누군가 가족을 건져 올린다2004년 12월 26일 오전 7시59분 인류 최대 '쓰나미'가 아시아 8개국을 휩쓸었다. 단 10분만에 모든 것이 거대한 물살에 휩쓸려갔고 순식간에 30만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쓰나미는 대략 수소폭탄 270개, 히로시마에 투하됐던 핵폭탄 약 250만개의 강도보다 더 큰 재앙이었다.당시 우리는 대다수 TV와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쓰나미의 끔찍한 재난 현장을 지켜봤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워했다. 그러나 타국의 전쟁실황조차 경마식 보도로 볼거리로 전락하는 시대가 아닌가. 너무 급작스런 먼나라의 재난은 영화를 보듯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그런데 아이러니일까. 영화는 단순한 재난 영화가 아니다. 오히려 더욱 현실감있게 당시 재난속으로 안내하며 어쩌면 현실과 영화가 뒤바뀐듯 뒤늦은 전율에 관객을 묘한 감정으로 이끈다. 우리가 목도하게 되는 진실은 영화가 보여주는 스펙터클만이 아니라는 거다.할리우드 스타일의 화려한 볼거리 및 모험 액션 스토리를 기대했다면 다소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그만큼 냉정하게 진실을 좇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머리보다 심장에 떨림을 선사한다. 너무 미화하지도, 그렇다고 무턱대고 비난하지도 않는 건조한 시선을 통해 그 순간을 함께 이겨낸 사람들의 인간미가 곳곳에 묻어난다.피할 수 없는 비극 앞에서 인류애는 멀리 있지 않았다. 거대한 자연 앞에 한없이 작아진 사람들은 누구에게 감사하고 누구를 탓하느냐보다는 서로에게 유일하게 힘이 될 수 있는 인류의 존재가치를 강하게 인식하게 된다. 또 역시 강한 가족애에서 인류애가 비롯된다는 진리도 새삼 일깨워준다.一長진정성이 담긴 진실의 힘은 역시 위대하다. 인류애란 거창한 게 아니구나 하는 작지만 긴 여운.一短갑작스런 위기 상황에서 기댈 수 있는 건 역시 가족과 보험뿐일까(?) 되묻게 되는 씁쓸한 현실.

2013-01-18 이준배

[이준배 기자의 텔미시네]로봇 앤 프랭크

2013년/미국/89분/SF 코미디감독 : 제이크 슈레이어출연 : 프랭크 란젤라, 제임스 마스던, 리브 타일러, 수잔 서랜든개봉일 : 2013.01.17. 목. 12세 관람가별점:★★★★★★(6/8개 만점)'역시 늙으면 자식보다 반려자가 더 낫다(?)'영화는 인간과 로봇 사이에 우정이 가능할까란 호기심에서 출발한다. 이어 인간과 로봇이 의기투합해 도둑질에 나선다는 사상 초유의 기발한 설정으로 인연의 소중함을 코믹하게 풀어간다. 시종일관 티격태격하면서도 귀엽고 코믹하게 작전을 실행해가는 두 주인공의 모습은 일종의 버디무비를 연상시킨다.노인과 '반려봇' 별난 동거 이야기인연의 소중함 코믹하게 풀어나가인간을 도와주는 가정용 로봇이 보편화된 가까운 미래. 은퇴한 금고털이범 프랭크는 화려했던 전성기를 뒤로 하고 따분한 전원생활을 보낸다. 어느날 멀리 있던 아들은 거의 홀로 지내는 그의 건강을 걱정해 간병로봇을 특파시킨다.꼬장꼬장한 프랭크에게 잔소리쟁이 로봇은 못마땅하기만 할뿐. 그러나 이 휴머노이드 로봇도 한마디도 지지 않고 촌철살인으로 응수하는 게 만만치 않다. 게다가 로봇은 요리와 청소는 물론 금고까지 잘 연다. 처음부터 로봇을 대놓고 거부하던 프랭크는 그런 신기한 테크닉에 혀를 내두르고 일생일대 마지막 도둑질을 계획한다.프랭크의 건강관리를 위해 귀여운 협박(?)까지 일삼는 등 융통성까지 지닌 로봇에게 프랭크는 치매예방에는 치밀한 도둑질이 최고라고 제안하기에 이른다. 베테랑답게 정교한 손기술을 자랑하는 '프랭크'와 금고번호 무작위로 대입하는 고성능 CPU를 보유한 로봇은 환상적인 찰떡 콤비로 드림팀을 결성한다.이런 그들 사이에는 어느새 존재의 벽을 뛰어넘는 우정이 쌓이게 된다. 관객은 그 과정을 지켜보며 가족이나 친구, 반려동물 등 주변의 크고 작은 인연의 의미에 대해 자연스레 생각해보게 된다.■일장일단(一長一短)장=미래엔 반려동물을 능가하는 반려로봇시대가 오지 않을까 하는 신선하고 매력적인 발상.단=로봇 대사들이 전부 짧고 유치한 인터넷 어투다. 모험적인 시도긴 하지만 눈에 좀 거슬려.

2013-01-11 이준배

[이준배 기자의 텔미시네]박수건달

2013년/한국/128분/코미디감독 : 조진규출연 : 박신양, 김정태, 엄지원, 정혜영개봉일 : 01.09. 수. 15세 관람가별점:★★★★★☆(5.5/8개 만점)박신양, 6년만에 스크린 복귀작 '기대'낮에는 神모시고 밤엔 주먹세계 호령상충되는 이미지·사건들 웃음보 자극'갈 때 옷 한 벌 건지는 게 전부라면 얼마나 허망한 인생인가!'.건달이 무당이 돼 투잡(two job)을 하는 기상천외한 컨버전스를 들고 나온 코미디 영화. 제목부터가 남자 무당을 뜻하는 박수와 건달을 합친 박수건달.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가지 일을 어쩔 수 없이 하게 된 사람이 겪게 되는 평범하지 않은 소동들을 보여준다.일단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콘셉트의 두 가지 직업을 하나로 엮는데는 어느 정도 성공한듯 싶다. 낮에는 할머니 신을 모시는 박수무당으로, 밤이면 카리스마와 주먹으로 부하들을 호령하며 부산을 휘어잡는 건달로 사는, 도저히 섞일 수 없는 두 세계를 오가며 벌어지는 아찔한 이중생활이 웃음보를 자극한다. 서로 상충되는 이미지가 빚어내는 연속적인 해프닝에 여기저기 실소가 지뢰처럼 터진다.지난 2001년 '조폭마누라'로 조폭 영화 신드롬을 불러온 조진규 감독이 또한번 흥미로운 캐릭터를 선보였다. 박신양은 6년만에 선택한 스크린 복귀작으로 기존 배역에서 입체적으로 진일보한 박수건달로 나서고, '선행 천사' 정혜영의 생애 첫 영화로도 눈길을 모은다.박신양의 오른팔 춘봉 역은 '범죄와의 전쟁'에서 확실한 건달 이미지를 심어놓은 배우 김성균이 맡았다. 그리고 특별출연한 조진웅도 몸을 사리지않는 인상 깊은 열연을 펼친다.그런데 한국영화의 전형적인 흥행 공식, 감동코드를 만들어내기 위한 과정은 다소 억지스럽다. 주인공을 극한의 어려움까지 몰고가는 것까진 어느 정도 수긍한다. 하지만 극적인 해결 방법이 갑작스런 판타지로 돌변하는 모습은 무척 안쓰럽다.또 무당이 영혼과 대화하는 영매 역할을 한다거나 매개체로 아이를 등장시키는 설정은 '식스센스'를 연상시키고 주인공의 묘한 로맨스 설정은 '약속'에서 전도연과 보여준 여의사와의 사랑과 다소 오버랩된다. 메시지를 뚜렷하게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조금 과했다. 차라리 코미디에만 집중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일장일단(一長一短)장=새해들어 아무 생각없이 박장대소하며 마음껏 웃어보고 싶다면 괜찮아! 단=기존 여러 영화들을 짬뽕해놓은 듯 어디선가 본듯한 설정은 좀 그래~

2013-01-04 이준배

[이준배 기자의 텔미시네]레미제라블(Les Miserables)

2012년/영국/158분/뮤지컬 드라마감독:톰 후퍼출연:휴 잭맨, 앤 해서웨이, 러셀 크로우, 아만다 사이프리드개봉일: 2012.12.18. 화. 12세 관람가별점:★★★★★★★(7/8개 만점)'명작은 시대뿐 아니라 형식도 관통한다'.세계 4대 뮤지컬 하면 '오페라의 유령', '캣츠', '미스 사이공' 그리고 '레미제라블'을 꼽는다. 특히 1862년 11개국 동시 출간된 프랑스 작가 빅토르 위고의 원작 '레미제라블' 자체가 걸작으로, 1985년 뮤지컬로 런던 초연 이후 27년째 영국에서 1만1천회 연속 공연 기록을 세웠다. 현재 전 세계 42개국 308개 도시에서 21개 국어로 공연중이다. 워낙 대작이다 보니 영화화 도전이 쉽지 않아 초연 27년에 '레미제라블'이 스크린에 선보인 것만으로도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기대를 모았다.뮤지컬 초연 27년만에 영화화장르영화중 최초 현장 녹음주옥같은 뮤지컬 음악 감동삶 개척하는 민중의 이야기개성파 연기자 매력 살아나이런 부담에도 불구, 아카데미 4관왕 영화 '킹스 스피치'의 톰 후퍼 감독과 프로듀서 카메론 매킨토시는 새로운 뮤지컬 영화의 장을 열었다. 뮤지컬 영화 사상 최초 촬영현장 라이브(Live) 녹음은 무모한 모험이었지만 기존의 고정관념을 바꾸는 성공적인 시도였다.뮤지컬보다 더 큰 거대한 스케일에 인물 클로즈업으로 배우들의 매력도 물씬 살려냈다. 든든한 배경 위에 휴 잭맨, 앤 해서웨이, 러셀 크로우, 아만다 사이프리드, 헬레나 본햄 카터, 에디 레드메인, 사챠 바론 코헨, 사만다 바크스 등 개성파 연기자들은 마음껏 열정의 나래를 폈다.후반부를 혁명의 물결로 수놓는 'Do you hear the People sing?'을 비롯 판틴이 자신의 인생을 뒤돌아보는 'I Dreamed A Dream', 코제트와 마리우스가 서로 사랑을 느끼며 부르는 'Heart full of love', 그리고 한 남자를 향한 에포닌의 애절한 순애보 'On my own', 혁명 하루 전날 여러 사람이 각자의 상황에 따라 부르는 'One day more' 등 유명 뮤지컬 넘버들은 직접 무대 위에서 보듯 캐릭터의 감정을 살려내 관객을 몰입시킨다. 여기에 장발장 스페셜 솔로곡 'Suddenly'는 영화에만 나오는 보너스다.뮤지컬에 익숙지 않은 관객들에겐 노래식 대사 전달이 다소 생소할 수 있다. 하지만 거대한 역사의 수레바퀴 아래에서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 나가는 장발장을 비롯한 민초들의 이야기에 빠져들면 긴 러닝타임이 지루할 틈이 없다.

2012-12-28 이준배

[이준배 기자의 텔미시네]주먹왕 랄프

2012년/미국/108분/애니메이션감독 : 리치 무어출연 : 정준하, 존 C.레일리개봉일 : 2012.12.19. 수. 전체 관람가별점 : ★★★★★(5/8개 만점)'편견, 그것은 깨지기 위해 존재하는 것(?)'지금이야 PC가 대중화되고 온라인 게임이 유행이 된지 이미 오래지만 1980~90년대 오락실은 아이들의 빼놓을 수 없는 놀이문화였다. 80년대 전자게임기가 등장한 이래 갤로그, 너구리 등 8비트 게임부터 격투기, 레이싱, 1990년대 DDR 등 모션게임 및 슈팅게임 등 다양한 아케이드게임은 대다수 유년시절의 추억과 함께 했다.오락실게임기 속 세상 배경악역이 불만인 캐릭터 '랄프'게임 탈출 새 역할 도전나서추억의 게임·캐릭터 볼거리이런 오락실을, 아니 오락게임기 속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애니메이션이 바로 '주먹왕 랄프'다. 아이들이 떠난 불이 꺼진 오락실, 게임기속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에서 시작된 호기심은 이야기의 축을 이룬다. 사용자의 조이스틱에 따라서만 움직이는 게임기 속 캐릭터들이 '자유 의지'를 가지고 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탄생 순간부터 영웅 아니면 악당으로 자기의 역할이 프로그래밍된 캐릭터가 반기를 든다면 어떨까하는 호기심에서 영화는 출발한다.주먹왕 랄프가 태어난 게임 '다고쳐 펠릭스'는 1980년대 유행했던 8비트 게임. 악역을 맡은 랄프가 거대한 주먹으로 건물을 마구 부수면 황금 망치를 든 정비공 펠릭스가 나타나 건물을 고치고 영웅이 된다. 30년간 나쁜놈만 맡아온 랄프는 당연히 불만이 크다.게임 캐릭터는 프로그램을 거스를 수 없다는 룰을 깨고 싶은 랄프는 게임을 탈출, 슈팅 게임 '히어로즈 듀티'와 레이싱 게임 '슈가 러시'를 넘나들며 편견을 벗어나는 영웅을 꿈꾼다.시대를 풍미했던 인기 게임 캐릭터들과의 조우는 무척 반갑다. 오락실 안의 모든 게임들이 연결되는 일명 '게임 센트럴'에서 '스트리트 파이터'의 켄과 류는 퇴근길 '태퍼'에서 맥주를 마시고, 춘리는 드레스를 입은 소녀들과 수다를 떤다. 또 '슈퍼 마리오'의 쿠파왕과 '소닉'의 에그맨, '스트리트 파이터'의 장기에프와 바이슨 등은 '나쁜 놈 모임'에서 서로를 위로한다.디즈니는 그동안 공주님과 왕자님이 만나 행복하게 산다는 해피엔딩이 주류를 이뤄왔다. 하지만 '주먹왕 랄프'는 기존 공식에서 탈피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그러나 다양한 캐릭터에 비해 우연을 남발하는 단순한 구조는 조금 밋밋하다.

2012-12-21 이준배

[이준배 기자의 텔미시네]라이프 오브 파이(Life of Pi)

2012년/미국/126분/어드벤처감독 : 리안출연 : 수라즈 샤르마, 이르판 칸, 라프 스팰개봉일 : 2013.1.3. 목. 전체 관람가별점:★★★★★★(6/8개 만점)스테디셀러 소설 영화화야생동물과의 생존 여정삶에 대한 '물음표' 던져영상·스토리 구성 '탄탄''인생은 바로 믿음을 선택해가는 과정이다'.폭풍우를 만나 조난당한 뒤 태평양 망망대해 한 가운데 조그만 조각배 위에 호랑이와 한 인도 소년이 살아남았다. 무인도조차 보이지 않는 막막한 절망의 바다 위에 도움을 주기는커녕 오히려 서로를 위협하는 존재와 함께 있다면 과연 무사히 생존할 수 있을까. 영화는 이런 특수한 상황의 전제 아래 삶에 물음표를 던진다.2002년 영국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부커상을 수상한 전세계적 스테디셀러 얀 마텔의 '파이 이야기'(원제 LIFE OF PI)를 스크린 위에 생생하게 되살렸다. 바다 한가운데, 좁은 구명보트 위에서 호랑이와 함께 227일간을 버텨낸 놀라운 여정은 현실을 뛰어넘는 상상력을 발휘하게 만든다.독특한 소재와 놀라운 상상력을 품은 이 소설의 영화화를 진두지휘한 것은 바로 세계적인 거장 리안 감독. 그는 19세기 영국을 무대로 한 '센스 앤 센서빌리티',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수상작 '와호장룡', 아카데미 감독상의 '브로크백 마운틴',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거머쥔 '색, 계'까지, 국경과 시대는 물론 문화와 젠더까지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통해 경계를 아우르는 섬세한 이야기로 전세계의 사랑을 받아왔다.매번 새로운 도전으로 화제를 모은 리안 감독의 첫 3D 영화는 바다 한 가운데에서 맞닥뜨리는 다양한 모험을 신비로운 영상미로 살려낸다. 특히 표정과 털끝 하나까지 정밀하게 표현된 호랑이의 컴퓨터 그래픽은 실사를 능가할 정도로 위협적이다. 물론 '아바타' 등 기존 3D영화보다 더 나은 테크놀러지를 기대한 관객이라면 다소 아쉬울 수도 있다. 하지만 탄탄한 스토리의 힘은 이를 상쇄하고도 남는다.게다가 험난한 역경 극복을 마친 다음 말미에 들려주는 예상치 못했던 또다른 이야기는 영화 전체를 뒤엎는 거대한 반전의 쓰나미다. 생과 사는 스스로의 믿음과 선택에 의해 결정된다는 감독의 철학이 이 부분에 물씬 묻어난다. 그의 질문이 들리는 듯하다. "당신이 살아남고자 한다면 무엇을 믿겠는가?"

2012-12-14 이준배

[이준배 기자의 텔미시네]반창꼬

2012년/한국/120분/드라마감독 : 정기훈출연 : 고수, 한효주, 마동석, 김성오, 쥬니, 진서연개봉일 : 12.19. 수. 15세 이상 관람가별점:★★★★★☆(5.5/8개 만점)아내 잃은 까칠한 소방관무조건 들이대는 여의사아픔 극복한 러브스토리'내가 아프면 남도 아픈 법이다'.얼마 전부터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회자되기 시작한 용어중에 트라우마(trauma)라는 말이 있다. 사전을 찾아보면 '재해를 당한 뒤에 생기는 비정상적인 심리적 반응'이라 나온다.우리말로 하면 큰 일을 겪은 뒤 가슴에서 지워지지 않는 생채기 정도로 해석될 것이다. 이렇듯 사람들은 누구나 저마다의 크고작은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대다수 세월에 맡기며 망각이라는 과정을 통해 상처를 어떻게든 극복해 나가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과정을 거치는 동안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기란 쉽지 않은 법이다.영화는 그런 상처를 품고 살아가는 두 남녀에 카메라 앵글을 맞춘다. 특히 타인의 생명을 살리는 일을 하면서도 미처 자신을 돌아보지 못하는 역설적인 상황에 처한 소방관과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두 남녀의 이야기다.아내를 잃고 세상사 무서운게 없어진 까칠한 소방관 '고수'와 사랑 앞에선 무조건 들이대는 의사 '한효주'가 바로 그들. 희생을 업으로 삼은 숭고한 사람들이지만 이들도 나약한(?) 인간이기에 고민하고 번뇌할 수밖에 없다는 시선이 참 따뜻하다.어쩌면 상처 위 덧바르는 '반창꼬'가 그리 큰 효험은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잠시나마 상처를 무언가 혹은 누군가 감싸주고 있다는 그 느낌에 영화는 집중한다. 어떤 방법으로도 이미 천형처럼 새겨진 상처를 지울 수는 없다. 하지만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잖은가. 나를 알아주고 함께 짊어질 동반자가 있다면 삶이 덜 고달프지 않겠는가 조언하는 듯하다.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필연적인 아픔을 두려워하지 않는 의연한 자세의 첫걸음은 바로 사랑이다.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이란 시구처럼 사랑하는 순간만큼은 깊은 상처도 잠시 잊을 수 있는게 아닐까.자신에게 맞는 옷을 입은듯한 주연들의 호연은 관객의 시선을 끌어모으기에 부족함이 없다. 또한 탄탄한 개성을 가진 마동석·김성오·쥬니 등 실력파 조연들과 영화 '와일드 카드'의 형사콤비 '정진영+양동근', 조민기, 이동규 등 스타들의 우정출연으로 다채로운 캐릭터도 풍성하다.

2012-12-07 이준배

[이준배 기자의 텔미시네]나의 PS파트너

2012년/한국/114분/코믹 로맨스감독 : 변성현출연 : 지성, 김아중, 신소율, 강경준개봉일 : 2012.12.06. 목. 청소년 관람불가별점 : ★★★★★☆(5.5/8개 만점)"연애하고 싶다면 먼저 나부터 사랑하라?!"영화 '나의 PS파트너'는 2012년 현재 대한민국 남녀의 19금 연애담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로맨틱 코미디에 단골로 등장하는 훈훈한 남자들의 전혀 현실적이지 않은 극단적인(?) 매너나 끊임없이 자신을 부정하며 서서히 밀고당기기를 시도하는 여자들의 은밀한 내숭은 여기선 보기 힘들다.제목 중 'PS'가 '폰스캔들'의 약자라지만 성인이라면 더 야릇한(?) 것을 상상하게 되는 것은 당연지사. 영화는 그런 관객의 호기심 너머 파격적인 남녀의 연애심리를 발칙하게 들여다본다.7년간 사귀던 여자친구와 헤어진 지 83일 된 남자 '현승(지성)'은 찌질한 인생의 종지부를 향해 달리고, 5년째 프러포즈만 기다려온 순정녀 '윤정'(김아중)은 남친의 시들해진 마음에 불을 지피려 안달이 났다. 여기에 '현승'과 '윤정'의 친구들은 성에 관한 거친 독설과 거침없는 조언으로 주변에서 흔히 보는 친구들을 연상시킨다.특히 크기에 집착하는 남녀의 오묘한 심리나 콤플렉스, 그리고 남녀의 숨길 수 없는 치명적인 본능 등을 코믹하게 버무려놓아 보는 이의 공감대를 자극한다."뻔하거나 유치하지 않은 로맨틱 코미디를 만들고 싶었다"는 감독의 말은 충분히 인상적이다. 뒤집어말하면 성인이라면 충분히 성에 대해 뻔뻔하고 오히려 더 유치해질 수 있다는 반증인 듯하다. 다만 극중 등장인물들이 빼어난 훈남훈녀들이라서 가능한 것이 아닐까 하는 다분히 현실적인(?) 지적도 가능하다.하지만 '내 눈에 콩깍지'라고 누구나 사랑에 빠지면 상대는 이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사람이 돼 있을터. 잠시 고민은 접고 '사랑 앞에선 더이상 버티고 참지말라'는 그들의 이야기에 집중하기에 부족함은 없다.여기에 극중 인디 뮤지션 '현승'의 자작곡, 일명 '팬티송'은 익숙한 멜로디 위에 발칙한 가사로 영화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그리고 '미녀는 괴로워'에서 가수 뺨치는 가창력을 과시한 김아중의 호소력 짙은 노래를 잠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는 덤이다.

2012-11-30 이준배

[이준배 기자의 텔미시네]음치클리닉

2012년/한국/128분/코믹 멜로감독 : 김진영출연 : 박하선, 윤상현, 박철민, 임정은개봉일 : 2012.11.29. 목. 12세 관람가별점 : ★★★★★(5/8개 만점)"노래 못하는 것도 죄가 됩니까?!"대한민국에서 남녀노소 어느 세대를 막론하고 같이 향유하는 놀이문화가 하나 있다. 바로 노래방이다. 노래방이 국내에 소개된 지 벌써 20여년이 지나며 대중화된 사이 너도나도 노래 한 곡쯤은 뽐내는 전 국민이 가수인 대한민국이다. 노래방은 이제 친구나 가족모임 그리고 비즈니스나 회식까지 빠지지 않는 필수 코스가 됐다.'청담보살' 김진영 감독 메가폰박하선의 '모태 음치' 코믹연기송새벽 등 화려한 카메오 볼거리그렇지만 이런 대한민국에도 노래 못하는 사람들은 분명히 존재한다. 일명 '음치'인 이들은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불러야 하는 상황이면 한없이 작아진다. 심지어 인터넷 포털 고민코너에 '회식 노래방 문화 없는 회사는 없습니까'라고 올린 글이 몇 백명의 지지를 받기도 하고 한 기업체 설문조사 결과 '음주가무 회식 가장 싫어 고역이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만 봐도 음치들의 괴로움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크단 것을 짐작할 수 있다.감독은 이렇듯 노래를 즐기는 주류 사회에서 소외돼 남몰래 본인의 콤플렉스를 극복하고자 고군분투하는 음치들에게 카메라를 들이댄다. 영화는 사람들 앞에서 웃음거리로 전락한 이들을 단순히 희화화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들의 남몰래 숨겨놓은 아픈 사연이나 우리 사회의 편견으로 괴로워하는 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나름의 힘을 실어준다. 우리 사회에서 노래는 그저 놀이에 그치지 않고 사회생활까지 큰 영향을 미친다는 설정은 정도의 차이는 있을망정 무척 현실적이다.김진영 감독이 '청담보살', '위험한 상견례'에 이은 세 번째 코미디물의 메가폰을 잡았다. 사극 '동이'와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에서 완전히 상반된 캐릭터를 맡았던 박하선이 모태 음치녀로 변신했다. 드라마 '내조의 여왕'에서 노래 솜씨를 뽐내더니 드라마 '시크릿가든'서 원조 아이돌가수로 화려하게 데뷔했던 배우 윤상현이 노래선생님으로 데뷔 7년 만에 스크린 공략에 나섰다. 여기에 김해숙, 박철민, 장광 등 묵직한 명품 조연진과 송새벽, 안내상, 백두산, 백청강, 김준호, 이창명, 문메이슨 형제 등 다양한 카메오들이 또 다른 볼거리다.

2012-11-23 이준배

[이준배 기자의 텔미시네]브레이킹 던 part2

2012년/미국/115분/로맨스 판타지감독 : 빌 콘돈출연 : 크리스틴 스튜어트, 로버트 패틴슨, 테일러 로트너개봉일 : 2012.11.15. 목. 15세 관람가별점 : ★★★★★★(6/8개 만점)트와일라잇 시리즈 마침표엄마가 된 여주인공 매력적다양해진 캐릭터 재미 더해'현실에 없어 더욱 아름다운 영원 불멸(?)의 사랑.'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30주간 랭크되며 45개국에서 총 1억5천만부라는 놀라운 판매부수를 기록한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트와일라잇' 시리즈가 5년여간의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 2008년 첫 개봉 이후 '뉴문', '이클립스', '브레이킹 던 part1'까지 '트와일라잇' 시리즈는 전 세계 여성 관객들을 열광시켰다.이번 최종편은 '트와일라잇' 시리즈 중심 축이었던 에드워드와 벨라 사이의 딸 르네즈미가 태어난 이후 벌어지는 이야기들이다. 먼저 결국 뱀파이어로 다시 태어난 벨라가 그동안의 모습과는 180도 다른 강인한 면모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역시 마지막 편 최고의 관심사는 빠르게 성장하는 인간과 뱀파이어 혼혈인 르네즈미에 대한 호기심이다. 또 여기에 새롭게 등장하는 30여명의 새로운 뱀파이어 캐릭터들이 볼거리를 풍성하게 장식한다. 뱀파이어들의 최고 수장 볼투리가는 르네즈미를 '불멸의 아이'로 여겨 제거하려고 나선다. 결국 이에 맞선 에드워드 등 컬렌가는 아일랜드, 미국, 아마존, 루마니아, 이집트 등 전 세계에서 친구들을 불러모은다. 영화는 이 과정에서 전 세계 다양한 인종의 뱀파이어들과 그들이 가진 각양각색의 능력을 차례차례 소개하며 자칫 느슨해지기 쉬운 긴장감의 끈을 놓치지 않고 있다.그러나 볼투리가와 컬렌가가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치닫는 등 일단 분위기를 한껏 띄워놓은 영화의 피날레는 다소 허무하다. 시리즈 사상 가장 큰 스케일이라지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처럼 실소를 자아낼 만큼 밋밋하다. 물론 멜로 특성상 영원한 공식 '그후로도 오랫동안~'의 완벽 재현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볼거리까지 요구하는 욕심많은 관객들을 외면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아무래도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양수겸장이라 더 안타까운 건지 모르겠다.또한 시리즈 내내 나름 대등하게 경쟁해 오던 늑대인간의 비중이 마지막에 축소된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이준배기자

2012-11-15 이준배

[이준배 기자의 텔미시네]나우 이즈 굿

2012년/영국/103분/드라마감독:올 파커출연:다코타 패닝, 카야 스코델라리오, 제레미 어바인개봉일: 2012.11.08. 목. 15세 관람가별점:★★★★★(5/8개 만점)"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라! 당신이 아직 살아있다면."지난 2002년 국내 개봉한 영화 '아이 엠 샘'에서 불과 여덟 살의 나이로 전세계를 울린 다코타 패닝이 19세 어엿한 숙녀로 성숙했다. 이번 영화에서 첫 멜로 연기에 도전한 그녀는 암 선고후 소녀에서 여인이 되어가는 '테사'로 분해 성인연기자로서 전환점에 섰다.여기에 영국의 하이틴 스타 제레미 어바인과 카야 스코델라리오가 가세했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워 호스'로 발탁한 영국의 차세대 훈남 배우 제레미 어바인이 옆집 훈남 '아담'으로 분했고 영화 '타이탄', '폭풍의 언덕'으로 국내에 얼굴을 비쳤고 배우 김수현의 이상형이라는 카야 스코델라리오가 순수한 악녀인 '테사'의 베스트프렌드 '조이' 역할을 맡았다.동명의 영국 베스트셀러 원작소설을 영화화한 '나우 이즈 굿'은 모든 인생이 끝을 향한 여정이라는 사실을 재확인시켜준다. 암 선고를 받은 사람뿐 아니라 사람에겐 누구나 죽음이라는 끝이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소중하다는 자명한 진리를 너무나 쉽게 잊고 산다.영화는 이렇게 외친다. "삶은 순간의 연속이다. 지금 이 순간을 느끼는 것 그것이 바로 삶이다. 전속력으로 삶을 질주하라!~지금 이 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물론 '삶의 질주'가 주위사람들과의 무한경쟁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특히 대다수 사람들을 생존경쟁 레이스에 줄세워놓는 한국같은 곳에선 더더욱 그래선 안된다. 자신을 돌아볼 여유조차 없을 정도로 끊임없이 남과 비교하는 것은 자신을 인생의 조연 혹은 엑스트라로 전락시키는 비겁(?)한 행위다. 도대체 어떤 사람이 자신이 삶의 주인공이기를 거부하고 싶을까.영화는 제목 'Now is Good'의 숨은 의미처럼 '지금 당장 자신의 인생을 시작하라'고 감히 조언한다. 제목처럼 우리에게 주어진 1분 1초를 최고의 순간으로 여긴다면 마음도 자연스레 충만해지지 않을까. 물론 너무 연연할 필요도 없다. 그저 주어진 시간을 의미있는 순간들로 충실하게 채워가면 그 뿐. 시간은 어차피 흘러가고 인생은 그렇게 살아지는 거니까.

2012-11-08 이준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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