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미시네

 

[텔미시네]안시성

15만 vs 5천, 88일간의 공성전… 대규모 전쟁장면·전략 통쾌함 선사'양만춘' 조인성 튀는 현대극 톤, '당태종' 박성웅 중국어 어색 아쉬움■감독 : 김광식■출연 : 조인성, 박성웅, 배성우, 엄태구, 설현, 남주혁, 박병은■12세이상 관람가/액션/135분■9월 19일 개봉전쟁은 사람을 하찮게 만든다. 인류 역사 속에 '명분'을 핑계로 권력자의 야욕을 채우기 위해 숱한 전쟁이 벌어졌다. 그리고 항상 가장 낮은 곳의 '사람'이 피를 보았다. 우리가 승리한 전투라 할지라도 수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은 건 변하지 않은 사실이다. 그건 현재에도 유효하다. 그래서 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가 감동을 주기 위해선 이 사실을 증명해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영화 안시성은 절반의 점수만 줄 수 있겠다. 공성전과 액션은 꽤 완성도를 높였지만, 서사를 이끄는 배우들의 어색한 연기가 발목을 잡았다. 안시성은 15만 대군을 끌고 고구려에 전쟁을 일으킨 당나라 이세민에 맞서 안시성 성주 '양만춘'과 성 안의 모든 이들이 5천의 군사로 88일 간 전투를 벌인 전쟁이야기다. 한국영화에서 성을 공격하고 방어하는 '공성전'을 다루는 것은 처음 시도됐다. 그래서 영화 속 공성전은 그럴법한 '현실성'을 담으면서도 전쟁영화의 판타지를 충족해야 했는데, 안시성은 꽤 합격점을 받았다. 영화는 첫 장면부터 강렬한 전투신으로 관객의 이목을 사로잡는다. 아무것도 없는 너른 들판에서 고구려의 수많은 젊은 군사들이 당나라 군대의 칼과 화살에 죽어나갔다. 이때 잔인할 만큼 처절하게 쓰러지는 군사들의 모습이 클로즈업 되는데, 이는 이후부터 등장할 안시성 공성전의 승리를 더욱 값지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3번에 걸쳐 나오는 공성전은 전쟁을 다룬 중국 사극영화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공성전을 치르는 전술과 장면들의 몰입감이 높아 영화 초반 살짝 어설픈 CG는 전혀 눈에 거슬리지 않는다. 특히 15만 대군을 앞세운 막강한 화력의 당나라 군대에 맞서 치밀하게 계산된 전술을 통해 당나라를 물리치는 과정은 무리하게 애국심을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통쾌함을 선사한다. 연출을 맡은 김광식 감독은 "역사 책에는 사실 당나라 군대와 맞서 싸워 승리했다는 한 구절 뿐이라 고민이 많았다. 15만 대군을 5천의 군사로 물리쳤을 때 분명히 그 안에 어떤 것이 있을 거라 생각했고 상상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감독은 완벽한 공성전을 연출하기 위해 한국은 물론, 중국, 일본, 유럽 등 웬만한 국가의 공성전을 섭렵해 안시성의 공성전을 완성했다고 덧붙였다.그러나 완성도 높은 전쟁신을 만들었음에도 영화는 감동을 주지 못했다. 사극과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배우들이 총출동했는데 역시나 어색했다. 인물을 입체적으로 표현하지 못했고 신파적인 흐름을 이어가기에 드라마의 개연성이 떨어졌다. 특히 양만춘을 연기한 조인성은 관객이 갖는 기존의 '장군'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현대극의 톤을 그대로 가져왔지만 극과 지나치게 동떨어져 양만춘의 고뇌가 잘 전달되지 못했다. 당나라 태종 이세민 역을 맡은 박성웅은 어색한 중국어 연기로 극의 몰입을 방해했다. 성공한 전쟁영화들 상당수가 '생명보다 소중한 명분은 없다'는 진리를 깊이있게 표현했기에 감동을 줬는데, 안시성엔 남는 것이 없다. 그래서 아쉬움이 짙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사진/new 제공

2018-09-19 공지영

[텔미시네]물괴

전설의 동물 '해태' 바탕 생생한 CG중반 등장이후 공포감·긴장감 안겨사건추적 김명민 '조선명탐정' 연상김인권 감초役·이혜리 스크린 데뷔'성난변호사' 허종호 괴수장르 도전■감독 : 허종호■출연 : 김명민, 김인권, 이혜리, 박성웅, 최우식■개봉일 : 9월 12일 ■액션 / 15세 이상 관람가 / 105분 국내 스크린에서 괴수 영화는 아직 낯선 장르다. 지난 2006년 봉준호 감독의 '괴물'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한국 괴수 장르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후에는 주목할 만한 영화가 나오지 않았다. 이런 한국 영화 시장에 '물괴'가 개봉한다. 조선이라는 시대적 배경에 괴수라는 소재를 녹여낸 물괴는 한국 최초의 크리처 액션 사극을 표방한다. '카운트다운', '성난변호사'를 연출한 허종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중종 22년, 거대한 물괴가 나타나 백성들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물괴와 마주친 백성들은 그 자리에서 잔인하게 죽임을 당하거나, 살아남아도 역병에 걸려 끔찍한 고통 속에서 결국 죽게 된다. 물괴의 등장에 한양은 삽시간에 공포에 휩싸이고, 중종은 모든 것이 자신을 몰아세우는 영의정과 관료들의 계략이라고 여긴다. 중종은 옛 내금위장 윤겸을 불러들여 수색대를 조직해 물괴를 쫓지만, 믿을 수 없는 비밀과 마주하게 된다. 영화 초반, 실체가 없는 물괴의 존재로 민심을 흔들어 중종을 위협하려는 영의정의 계략과, 물괴인지 사람의 소행인지 알 수 없는 살인 사건을 추적해가는 윤겸의 모습이 긴박하게 그려지지만, 그것이 특별한 긴장감을 안겨주지는 않는다. 조정의 권력 다툼은 사극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재이고, 의문의 사건을 추적해 가는 윤겸의 모습에서는 '조선명탐정' 시리즈를 떠올리게 한다. 익숙한 흐름이 계속되면서 영화의 몰입도는 점점 떨어진다. 영화가 중반을 넘어서면서 지루함을 느낄 찰나에 기다리던 주인공 '물괴'가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조선왕조실록에 실린 '생기기는 삽살개 같고 크기는 망아지 같은 것이 취라치 방에서 나와 서명문을 향해 달아났다'는 내용을 바탕으로 탄생한 물괴의 모습은 상상 그 이상이다. 온 몸이 고름으로 차 있는 괴이한 모습을 하고 있는 물괴는 컴퓨터 그래픽이지만, 자연스러운 움직임과 표정 연기까지 완벽하게 소화해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제작진은 물괴를 형상화하는 데 가장 큰 공을 들였다고 했다.영화를 제작한 정태원 대표는 "물괴의 형상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키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 오랜 시간을 들여 만들었다. 전설의 동물인 해태에서 아이디어를 발전시켜서 나온 게 지금의 형상"이라고 설명했다.물괴는 관객에게 긴장감과 공포감을 안기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성을 누비며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공격하는 모습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존재하지 않는 물괴와 연기를 펼치는 배우들의 연기도 볼만하다. 배우들은 블루스크린에서 보이지 않는 물괴를 상상하며 연기를 펼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토로했지만, 탄탄한 연기 내공을 바탕으로 완벽한 장면들을 만들어내며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윤겸 역을 맡은 김명민은 믿고 보는 배우답게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로 극 전반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나가고, 김인권은 감초 역할로 관객의 웃음보를 자극한다. 반면 이번 영화로 스크린에 데뷔하는 이혜리의 연기는 극의 흐름을 방해하지는 않지만, 아직은 부족한 발성과 대사톤 등이 아쉬움을 남겼다. /강효선기자 khs77@kyeongin.com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2018-09-05 강효선

[텔미시네]서치

3통의 부재중 전화, 단서는 오직 SNS 뿐컴퓨터·휴대폰화면으로만 구성된 스릴러구글 출신 감독의 실험작, 선댄스 관객상존 조·미셸 라 등 한국계 배우 주역 맡아■감독 : 아니쉬 차간티■출연 : 존 조, 데브라 메싱, 미셸 라, 조셉 리, 사라 손■개봉일 : 8월 29일■스릴러, 드라마 / 12세 이상 관람가 / 101분10대 딸이 실종되고, 딸의 SNS를 통해 추적하는 아빠의 이야기. 최근 전세계적으로 유행하는 SNS를 활용해 독특한 추적 스릴러물이 탄생했다.한국계 미국 배우인 존 조 주연의 영화 '서치'가 한국 관객을 찾는다.목요일 늦은 밤, 마고는 아빠 데이빗에게 부재중 전화 3통을 남기고 사라진다. 데이빗은 딸의 실종신고를 하지만, 경찰 조사에서도 결정적인 단서가 나오지 않는다. 결국 데이빗은 마고의 노트북을 통해 현실에서는 찾을 수 없는 딸의 흔적을 파헤쳐 나간다.영화 속에서는 컴퓨터 모니터 화면과 모바일 모니터 화면이 러닝타임 내내 펼쳐진다. 화면 안에서 페이스북, 구글, 스카이프, CCTV 화면, 유튜브 등이 사라졌다 나타나길 반복한다. 숨막히는 온라인 세상 속에서 사라진 딸의 행적을 추리해 나가는 과정은 기존 스릴러 장르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색다른 매력과 신선함을 안겨준다. 이같은 연출은 감독의 독특한 이력과 연관이 있다. 1991년생인 아니쉬 차간티 감독은 구글 크리에이티브 랩 출신으로, 구글 프로젝트와 함께 다수의 광고 제작에 참여하면서 실력을 쌓아왔다. 특히 첫 장편 영화인 이번 작품에서 감독은 신선한 소재와 새로운 촬영 방식, 탄탄한 스토리로 호평받으며 올해 선댄스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하기도 했다.감독은 스릴러 장르의 긴장감도 놓치지 않았다. 데이빗이 온라인상에서 찾은 딸의 흔적을 하나하나 모아 추적해 나가는 모습은 잠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또한 마우스 커서 움직임, 메신저 대화창에서 메시지를 입력했다가 지우는 등의 행동을 통해 표현한 데이빗의 복합적인 심리 역시 몰입도를 높인다.한국계 미국인 가족으로 구성된 캐릭터도 눈길을 끈다. 주인공 데이빗을 연기한 '스타렉스' 시리즈의 존 조를 비롯해 마고 역의 미셸 라와 삼촌 피터 역의 조셉 리, 마고의 엄마 파멜라 역의 사라 손 등 한국계 배우들이 출연한다. 할리우드 영화에서는 이례적인 일이다. 이에 대해 감독은 "처음부터 존 조를 생각하고 영화를 만들었다. 그가 주인공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한국계 가족이라는 설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강효선기자 khs77@kyeongin.com 사진/소니픽쳐스 제공

2018-08-29 강효선

[텔미시네]상류사회

상류층에 올라가고픈 부부의 욕망 다뤄정경유착·갑질 민낯… '뻔한 소재' 아쉬움박해일·수애·라미란등 불꽃 연기는 볼만곳곳에 불륜·파격적 베드신 다소 '불편'■감독 : 변혁 ■출연 : 박해일, 수애, 윤제문, 라미란■개봉일 : 8월 29일■드라마 / 청소년관람불가 / 120분'인터뷰', '주홍글씨' 등을 통해 인간이 지닌 욕망과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주목받은 변혁 감독이 9년 만에 신작으로 돌아왔다. '상류사회'는 욕망으로 얼룩진 부부가 아름답고 추악한 상류사회로 들어가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학생들과 시민사회의 존경을 받는 경제학 교수 태준은 우연한 기회를 통해 촉망받는 정치 신인으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게 되고, 그의 아내이자 미래미술관의 부관장인 수연은 재개관전을 통해 관장 자리에 오르려 한다. 그러나 수연의 미술품 거래와 태준의 선거 출마 뒤에 미래그룹과 민국당의 어두운 거래가 있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두 사람은 위기에 처한다. 사실 한국 미디어에서 정치와 기업의 은밀한 거래, 재벌가의 갑질 등 이른바 상류층의 민낯은 흔한 소재다. 드라마와 영화의 단골소재인 것은 물론이고, 요즘은 영화보다 현실이 더 드라마틱하다. 이런 유의 소재가 끊임없이 한국 관객의 흥미를 끄는 것은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호기심일 테다. 그럼에도 너무나 흔하기 때문에 대중은 더 새롭고 독특한 이야기와 메시지를 원한다. 웬만한 것에는 아마 '뻔한 전개'라는 혹평이 쏟아질 지 모른다. 안타깝게도 이 영화는 좀 뻔하다. 상류층으로 올라가고 싶어하는 인간의 욕망이 끝을 모르고 달리다, 한순간의 실수로 무너지는 과정이 빠른 속도로 전개되지만 돈과 예술을 탐닉하는 재벌부터 겉으로는 시민을 위하지만 뒤로는 실속을 챙기는 정치인, 우아하고 지적이게 보이지만 돈세탁으로 재벌가의 배를 불려주는 미술관 관장 등 등장하는 인물들과 그들이 빚어낸 상류사회의 모습은 어디선가 한 번쯤 본 듯하다. 전혀 놀랍거나 신선하지 않다. 기억에 남을 강력한 메시지도, 상류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도 없다. 색다른 메시지를 기대했다면, 조금 실망할 수도 있다. 다만, 돈과 권력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상류층의 모습에 몸을 부르르 떨며 경멸하지만, 어떻게 해서든 그들만의 리그로 들어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수연을 통해 그려낸 욕망 정도만 공감을 느낄 수 있다.그래도 배우들의 치열한 연기열전으로, 이 영화의 진부함이 보완됐다. 장태준 역을 맡은 박해일은 인간의 순수성과 욕망을 입체적으로 잘 표현했다. 특히 데뷔 이래 가장 파격적인 변신에 나선 수애의 연기는 놀랍다. 표정, 말투, 걸음걸이 등 작은 부분까지 신경 쓰며 욕망에 가득 찬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또 오랜만에 스크린에 모습을 드러낸 윤제문과 캐릭터를 맛깔나게 살려내는 힘을 가진 라미란의 연기도 재미를 더한다. 청소년관람불가인 영화에는 불륜이 난무하고 파격적인 베드신도 곳곳에 등장하는데, 충격적이기보다는 불편하다. 성에 대한 인간의 욕구와 욕망을 담아내기 위해 필요한 장면이었을 수도 있지만, 그룹 총수가 여성을 성적 도구로 이용한 듯한 장면 연출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강효선기자 khs77@kyeongin.com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2018-08-22 강효선

[텔미시네]목격자

살인사건 보게된 평범한 가장 주인공범인 또한 자신을 보고… 추격 스릴러보편적 주거공간 배경, 현실적 공포감'방관자 효과' 통한 사회 민낯 드러내■감독 : 조규장■출연 : 이성민, 김상호, 진경, 곽시양■개봉일 : 8월 15일 ■스릴러 / 15세 이상 관람가 / 111분올 여름 한국영화 개봉작 중 유일한 스릴러 장르인 '목격자'가 관객을 찾는다. 15일 개봉한 '목격자'는 아파트 한복판에서 벌어진 살인을 목격한 순간, 범인의 다음 타깃이 된 목격자 상훈과 범인 태호 사이의 추격을 그린다. 상훈은 아내 수진, 딸과 함께 사는 평범한 가장이다. 어느 날, 회식을 마치고 새벽에 귀가한 상훈은 도움을 요청하는 한 여성의 비명 소리를 듣고 베란다에 나갔다가 끔찍한 살인사건을 목격한다. 그리고 살인범 태호 역시 상훈을 목격한다. 상훈은 급하게 불을 껐지만 손가락으로 자신의 집이 몇 층인지 세고 있는 태호의 모습에 소스라치게 놀란다. 사건 담당 형사인 재엽은 살인사건의 목격자를 찾아 나서지만, 상훈을 비롯한 아파트 주민 어느 누구도 입을 열지 않는다.영화는 현대인의 가장 보편적인 주거공간인 아파트를 배경으로 한다. 많은 사람이 살고 있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느낀 장소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했다는 설정은 현실적인 공포와 충격을 안긴다. 조규장 감독은 "시작은 단순하게 접근했다. 대한민국 국민 절반 이상이 아파트에 사는 걸로 알고 있다. 나 역시 아파트에 살고 있지만, 옆집에 누가 사는지 관심을 가진 적이 없었다. 이런 삶의 방식 안에 큰 사건이 침투한다면 사람들이 어떤 심리를 보여줄지 궁금했고, 이를 스릴러라는 장르에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감독은 처음부터 범인의 정체를 드러내 몰입도를 높인다. 기존 스릴러가 주로 정체를 알 수 없는 범인을 쫓는 것에 집중했다면, 영화는 살인을 저지른 범인을 극 초반에 공개하고 목격자를 쫓는 색다른 전개로 긴장감을 자아낸다.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만드는 데는 배우들의 힘이 컸다. 주인공 성훈 역을 맡은 이성민은 현실감 넘치는 감정 연기로 살인을 목격했지만, 가족의 안전을 위해 못 본 척해야만 하는 딜레마에 빠진 목격자의 모습을 완벽하게 표현했다. 형사 재엽을 연기한 김상호는 그동안 보여준 적 없는 새로운 모습과 카리스마로 극의 흐름에 긴장감과 무게감을 더한다. 살인범 태호 역을 맡은 곽시양은 영화를 위해 무려 13kg의 체중을 증량하며 작품에 열의를 드러냈다. 그는 영화 속에서 대사를 거의 하지 않지만, 눈빛과 표정만으로 섬뜩한 연기를 펼친다. 영화는 공포감과 함께 날카로운 메시지도 관객에게 전달한다. 내 일이 아니면 무관심한 현대인의 집단이기주의와 목격한 사람이 많을수록 제보율이 낮아지는 '방관자 효과'(제노비스 신드롬) 등 현실과 맞닿은 다양한 문제들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한다. /강효선기자 khs77@kyeongin.com 사진/NEW 제공

2018-08-15 강효선

[텔미시네]공작

1990년대 '흑금성 사건' 영화로 옮겨북한 최고위층 침투과정 사실적 묘사김정일 대면장면 등 세트디자인 탁월액션·총격신 대신 심리전 높은 긴장감황정민·이성민 등 연기대결 극 이끌어■감독 : 윤종빈■출연 : 황정민, 이성민, 조진웅, 주지훈■개봉일 : 8월 8일■드라마 / 12세 이상 관람가 / 137분한국 사회의 시대상을 영화적 세계로 풀어내 주목을 받아 온 윤종빈 감독이 이번엔 스파이 영화, '공작'으로 돌아왔다. 1990년대 중반, 냉전의 최전선에 있었던 남과 북의 이야기인데, 여지껏 북에서 온 간첩의 이야기가 아니라 거꾸로 북에 잠입한 남측 스파이라는 신선한 소재를 이용해 새로운 첩보물을 탄생시켰다. 영화는 1997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김대중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해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가 주도한 북풍 공작 중 하나인 '흑금성 사건'을 모티브로 한다. 암호명 '흑금성'으로 활동하며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며 겪는 갈등을 매혹적으로 풀어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스파이 영화지만 숨 가쁜 추격전, 화려한 액션신과 총격전 등을 배제했다. 대신 최대한 흑금성 사건을 사실적으로 구현하는데 집중했다. 감독은 군의 간부였던 주인공 박석영이 대북 사업가로 위장해 북한 최고위층까지 침투하는 모습을 사실감 넘치게 풀어냈다. 기존 첩보물의 공식을 전혀 따르지 않고 사실에 기반한 '진짜' 첩보극을 만들고자 했다는 감독은 "워낙 실화가 갖는 서사가 거대하기 때문에 굳이 액션 장면을 넣지 않아도 충분히 긴장이 넘쳤다. 배우들의 감정선만으로 이야기를 표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화끈한 액션은 없지만, 감독은 치열한 심리전으로 색다른 긴장감을 관객에게 선사한다. 북한 고위층에 접근하기 위해 끊임없이 거짓말을 늘어놓는 흑금성과 그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집요하게 의심하는 리명운 그리고 두 사람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을 조장하는 정무택의 모습은 러닝타임 내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또 생생하게 구현된 1990년대 북한의 공간도 영화의 몰입도를 높이는 데 한몫한다. 흑금성과 리명운이 처음 만난 고려관, 평화로운 평양시내와 굶주림에 찌든 영변의 상반된 모습 등을 사실적으로 제작해 스크린에 담았다. 특히 흑금성과 김정일이 대면하는 김정일 별장은 압도적인 분위기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영화에서 배우들의 열연은 더욱 빛난다. 대북 공작원 박석영 역의 황정민은 탄탄한 연기 내공으로 스파이를 이질감 없이 그려내며 극을 이끌어 나간다. 북의 외화벌이를 책임지는 대외경제위 처장 리명운을 연기한 이성민의 변신은 놀랍다. 극 초중반 속을 알 수 없는 눈빛과 표정, 대사들로 황정민과 끊임없는 심리전을 펼치며 극의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톡톡히 해나간다. 영화에 카메오로 출연하는 가수 이효리도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그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인 남북 협업 CF 촬영신에 등장하는데, 13년 전 헤어스타일과 메이크업, 의상 등을 그대로 재연해 눈길을 끈다. 스크린으로 옮긴 이효리와 북한 톱스타 조명애의 만남은 그 시절을 기억하는 관객에게 다시 한번 당시의 감동을 전한다. /강효선기자 khs77@kyeongin.com·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2018-08-08 강효선

[텔미시네]신과함께-인과 연

환생 담보 마지막 재판 과정속에 '과거' 밝혀져하정우·주지훈·김향기 한층 깊어진 감성 연기'새얼굴' 마동석 웃음코드·특수효과 '재미 UP'■감독 : 김용화■출연 : 하정우, 주지훈, 김향기, 마동석, 김동욱, 이정재■개봉일 : 8월 1일판타지, 드라마 / 12세 이상 관람가 / 141분지난해 겨울 1천441만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형 판타지 블록버스터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은 '신과 함께'가 속편으로 돌아왔다. "1편은 2편을 위한 예고편"이라고 했던 김용화 감독의 말처럼 속편 '인과 연'은 '죄와 벌'에서 못다한 이야기를 촘촘하게 풀어나간다. 영화는 전편에 이어 자홍의 동생이자 원귀인 수홍의 재판 과정이 그려진다. 저승 삼차사의 환생을 담보로 마지막 49번째 재판의 주인공이 된 수홍은 강림과 새로운 지옥 재판을 이어나간다. 이런 흐름은 전편과 비슷하다. 그러나 2편에서는 새로운 이야기가 더해진다.바로 저승 삼차사의 과거다. 염라대왕의 명으로 망자를 데리러 간 해원맥과 덕춘은 성주신을 만나면서 잊어버린 과거를 마주하게 된다. 이승과 저승,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펼쳐지는 강림과 해원맥, 덕춘의 천년 전 인연은 신선한 재미를 안긴다. 특히 강림과 염라대왕의 인연도 새롭게 밝혀지는데, 전혀 예상치 못한 두 사람의 관계는 놀라움을 자아낸다.속편에서는 감독이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도 정확하게 전달된다. 1, 2편 통틀어 약 4시간 40분 동안 펼쳐지는 이야기에 감독이 담아낸 궁극적인 메시지는 '용서'와 '구원'. 김 감독은 지난달 24일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작품의 원작인 동명의 웹툰을 처음 접하고, 이 두 단어에서 오랫동안 빠져나오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감독은 "용서와 구원은 삶을 살아가면서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고귀하고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영화에서 재미가 가장 중요하지만, 관객에게 하나의 메시지는 주고 싶어서 그 부분에 중점을 두기도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배우들의 열연은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저승 삼차사의 리더 강림 역을 맡은 하정우는 속편에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로 극을 이끌어간다. 해원맥 역의 주지훈과 덕춘 역의 김향기는 한층 풍부해진 감성 연기로 과거와 현재 캐릭터를 깊이 있게 표현해 냈다. 성주신으로 새롭게 합류한 마동석은 기존 출연 배우들과 완벽한 케미를 과시하며 웃음 코드를 책임진다. 저승에서는 악명 높지만, 인간 앞에서는 주먹 한 번 휘두르지 못하고 나약해지는 모습은 웃음을 자아낸다. 염라대왕을 연기한 이정재는 속편에서도 특별출연이지만 주인공 못지않은 존재감을 과시한다. 영화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이정재의 활약을 지켜보는 것도 영화의 또 다른 재미다.볼거리도 더욱 풍성해졌다. VFX(Visual FX, 시각적 특수효과)를 통해 구현한 저승 삼차사의 과거 속 배경인 신비로운 북방설원과 고려시대 전투신, 허물어지거나 소멸의 과정을 밟고 있는 지옥 재판장의 모습은 보는 내내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전편을 관람하지 않았어도 영화를 이해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지만, 전편을 보고 속편을 보는 것을 추천한다. 감독이 전편 곳곳에 뿌려놓은 이른바 '떡밥(단서)'들을 회수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강효선기자 khs77@kyeongin.com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2018-08-01 강효선

[텔미시네]인랑

日 애니 원작… 김지운 감독·강동원·정우성 만남 화제 통일 앞둔 한반도 '혼란기' 권력기관-개인 대립 담아남산타워 총기 난사·지하수로 전투신 '현란한 볼거리'■감독 : 김지운■출연 : 강동원, 한효주, 정우성, 김무열, 한예리, 최민호■개봉일 : 7월 25일■SF·액션 / 15세 이상 관람가 / 138분7~8월 극장가는 폭염 특수(?)에 대비라도 한 듯 한국형 블록버스터 영화를 쏟아낼 기세다. 그 중에서도 배우 정우성과 강동원 그리고 김지운 감독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은 '인랑'이 가장 먼저 베일을 벗었다. 인랑은 2029년, 통일을 앞둔 한반도의 혼란기를 가상의 배경 삼아 절대 권력기관과 개인의 대립을 그린 SF액션물이다. 그동안 감각있는 미장센과 남성미 넘치는 액션 연출 등으로 스타감독 반열에 오른 김지운이 헐리우드 주류 제작사인 워너브라더스의 투자를 받아 새롭게 선보이는 장르물이라 제작부터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영화는 일본 애니메이션계의 거장인 오시이 마모루 감독이 각본을 쓴 동명 SF 일본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했다. 원작이 2차 세계대전 패전 후 경제공황에 빠져 극심한 혼란을 맞이한 1960년대 가상의 일본을 배경으로 했다면 김지운 감독은 보다 현실적인 설정으로 시대적 배경을 바꿨다. 남북한 정부가 통일준비 5개년 계획을 선포한 후 혼돈의 시간이 이어지고 있는 2029년, 한반도가 통일 강국으로 부상하는 것을 우려한 주변 열강들이 경제 제재를 가하면서 민생은 점점 악화되고 통일에 반대하는 반정부 무장테러단체 '섹트'까지 등장, 시위와 테러를 주도하고, 정부는 새로운 경찰조직 '특기대'를 투입해 무력 진압에 나선다. 특히 지금의 현실적 상황과 상당히 부합하면서 제법 그럴 법한, 설득력 있는 설정이 됐다. 공감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한국 관객의 취향을 고려할 때 '통일' 설정은 김 감독에게 낯설지 않은 한국형 SF를 만드는 중요한 선택이었다. 그러면서도 기본적인 원작의 틀을 유지했다. 그리고 인물과 상황 속에 자신만의 새로운 해석을 가미해 보다 현실적인 한국형 SF를 완성했다. 헐리우드 SF의 전형을 따라가지 않고 감독만의 확고한 스타일을 고집한 듯 하다. 장르의 마술사라 불릴만큼 장르를 유연하게 접목시키는 그 특유의 장기를 발휘했다. 특히 이번 영화에서는 SF부터 느와르, 액션, 멜로, 스파이 등 다양한 장르가 녹아있다.그러나 복합적인 장르가 한꺼번에 표출되면서 오히려 이야기 전개에 있어서는 독이 됐다. 조직의 임무와 인간의 길 사이에서 갈등하는 임중경의 고뇌를 깊이 있게 표현하지 못해 감독이 전달하려는 울림은 깊게 다가오지 않는다. 또 임중경과 이윤희의 멜로는 개연성이 부족해 전체적인 흐름과 어울리지 않는 듯한 느낌을 안긴다. 감독은 개연성의 부족을 화려한 액션으로 채웠다. 난폭한 광화문 시위 현장, 남산 타워에서 벌어지는 총기 난사, 거대한 미로 같은 지하수로에서 특기 대원들이 전투를 벌이는 모습 등 정신없이 쏟아지는 액션신을 통해 영화의 몰입도를 높였다. 여기에 배우들의 열연도 돋보인다. 강동원과 정우성은 무게가 30㎏이 넘는 강화복을 입고 현란한 액션 연기를 펼치며 관객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또한 감독은 원작과 다른 몇몇 인물 설정과 결말로 새로운 해석을 시도했다. 그러나 원작을 본 팬들이라면 엔딩 부분에서 호불호가 갈릴 수도. 이에 대해 감독은 "결말에 대한 생각이 갈릴 수도 있지만, 한국적으로 해석했을 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강효선기자 khs77@kyeongin.com 사진/워너브라더스 코리아 제공

2018-07-25 강효선

[텔미시네]맘마미아!2

여행 마치고 돌아와 호텔 재개장 준비하는데…엄마 도나의 찬란했던 20대 추억통한 성장 그려10년만에 속편 '원년 캐스팅 + 신예' 완벽 앙상블화사한 영상에 '아바' 명곡 흥겨운 춤 '감동 두배'■감독 : 올 파커■출연 : 아만다 사이프리드, 릴리 제임스, 메릴 스트립■개봉일 : 8월 8일■뮤지컬 / 12세 이상 관람가 / 114분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이번 여름, 낮과 밤 가릴 것 없이 시원한 극장을 찾는 관객들이 늘고 있다. 이른바 여름 성수기 극장가는 액션, 첩보물, 판타지,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잇따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 뮤지컬 영화도 합류한다. 지난 2008년, 국내에서 45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던 뮤지컬 영화 '맘마미아!'가 10년 만에 속편으로 돌아오는 것. 다음 달 8일 개봉하는 '맘마미아!2'는 엄마 도나의 찬란했던 추억을 통해 딸 소피가 홀로서기를 배워가는 과정을 그린다. 스카이와 행복한 여행을 마치고 마침내 그리스 칼로카이리 섬으로 돌아온 소피는 엄마 도나의 모든 것이 담긴 호텔 재개장을 준비하며 홀로서기를 결심한다. 소피는 엄마의 영원한 친구 타냐와 로지, 그리고 사랑스러운 세 아빠 샘, 해리, 빌에게 호텔 재개장 축하 파티 초대장을 보낸다. 소피는 이들과 함께 파티를 준비하면서 엄마의 숨겨진 20대 추억과 비밀을 들여다보게 되고, 뜻밖의 손님인 할머니 루비셰리던 까지 만나게 된다. 소피는 엄마 도나를 위해 준비한 한 여름밤의 파티를 무사히 열 수 있을까.영화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화려한 영상미, 배우들의 흥겨운 춤과 노래로 러닝타임 114분 내내 관객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또한 신구의 조합이 돋보이는 캐스팅도 눈길을 끈다. 전작에서 활약을 펼쳤던 아만다 사이프리드, 콜린 퍼스, 피어스 브로스넌, 도미닉 쿠퍼, 스텔란 스카스가드, 메릴 스트립이 다시 한 번 출연해 환상의 앙상블을 선보인다. 여기에 신예 배우 릴리 제임스를 비롯해 제레미 어바인, 휴 스키너, 조쉬 딜런 등이 이번 영화에 새롭게 합류해 신선한 기운을 불어넣는다. 특히 어린 도나 역을 맡은 릴리 제임스는 이번 편에서 다수의 대표곡을 부르며 남다른 가창력을 선보인다. 그는 전편에서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노래했던 '아이 해브 어 드림'을 비롯해 '안단테, 안단테', '더 네임 오브 더 게임' 등 3곡의 솔로곡을 포함해 메릴 스트립과 함께 노래한 '마이 러브, 마이 라이프'까지 총 10곡을 소화한다. 전편보다 다채로워진 스웨덴 출신의 전설적인 팝그룹 '아바'(ABBA)의 명곡들도 만날 수 있다. 주인공 소피의 할머니로 영화에 깜짝 등장하는 셰어와 앤디 가르시아가 함께 부른 '페르난도'를 포함해 '워털루', '원 오브 어스' 등은 주인공들의 즐거움과 슬픔, 사랑, 희망을 더욱 풍성하게 표현한다. /강효선기자 khs77@kyeongin.com 사진/UPI코리아 제공

2018-07-18 강효선

[텔미시네]인크레더블2

'악당 물리치기' 스토리에 실사같은 액션 짜릿일라스티걸 활약 초점 '살림' 맡은 인크레더블놀라운 초능력 발휘 '막내 잭잭' 관전 포인트브릭·크러셔등 새 캐릭터 팀플레이도 '환상'■감독 : 브래드 버드■출연 : 크레이그 T. 넬슨(미스터 인크레더블), 홀리 헌터(일라스티걸)■개봉일 : 7월 18일 ■애니메이션·액션·모험 / 전체 관람가 / 125분 14년 만에 슈퍼 히어로 가족이 돌아왔다. 가족애와 슈퍼 히어로의 파워는 더욱 강해졌고, 액션도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 여기에 관객들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탄탄한 스토리까지 더해졌다. 디즈니·픽사의 최초 히어로 애니메이션 '인크레더블2'가 긴 공백을 깨고 오는 18일 한국 관객을 찾는다. 영화는 전편의 마지막 장면에서 시작된다. 여전히 히어로 활동이 불법이지만, 인크레더블 가족은 언더마이너 침공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앞장선다. 그러나 슈퍼히어로의 개입으로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는 여론이 커지면서, 정부의 히어로 사회적응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이 끊기고 대중마저도 이들을 외면한다.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이들에게 솔깃한 제안이 들어온다. 세계적인 통신회사 CEO인 윈스턴 데버와 그의 여동생 에블린 데버가 히어로 이미지 개선에 대한 홍보 프로젝트를 제안한 것. 이들은 프로젝트에 적합한 인물로 일라스티걸을 지목하고, 슈퍼 히어로의 활동을 합법화 하기 위한 계획에 돌입한다. 그러던 중 이 가족 앞에 새로운 빌런(악당) '스크린 슬레이버'가 나타나고, 가족들은 새 국면을 맞는다. 영화는 전편과 마찬가지로 온 가족이 힘을 모아 악당을 물리친다는 내용으로 전개된다. 그러나 이번 편에서는 인크레더블이 아닌 엄마 일라스티걸의 활약에 초점을 맞췄다. 새로운 은색 슈트를 착용한 일라스티걸은 엄청난 속도를 내는 전기 오토바이를 타고 거리를 질주한다. 또한 고무처럼 늘어나는 몸을 이용해 위험에 빠진 시민을 구해내며 영웅 역할을 톡톡히 해나간다. 특히 역주행하는 열차에 탑승한 시민을 구조하며 펼치는 화려한 액션은 웬만한 실사 액션 영화 못지않은 긴장감과 짜릿함을 안긴다. 반면 인크레더블은 바쁜 아내를 대신해 전업주부로 고군분투한다. 서툴지만 차근차근 아이들을 돌보고 이해하며 '육아 히어로'로 거듭나는 인크레더블의 모습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번 영화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막내 '잭잭'의 활약이다. 음식을 가지고 장난치기밖에 못한다고 생각했지만, 속편에서 잭잭은 괴물로 변하기, 괴력, 레이저 쏘기, 공중 부양, 순간 이동, 자가 증식 등 숨겨진 초능력을 하나씩 발휘해 놀라움을 자아낸다. 새롭게 합류한 히어로들의 등장도 눈여겨 볼만하다. 전편부터 등장한 얼음생성 능력을 지닌 프로존을 비롯해 빈 공간을 만들어 물체를 차원 이동시키는 보이드, 벽돌같은 근육으로 무장한 초강력 힘을 지닌 브릭, 뜨거운 용암을 입으로 내뿜는 리플럭스, 염력을 사용하는 크러셔, 하늘을 나는 능력과 엄청난 괴성으로 적을 공격하는 스크리치, 전류 감전 능력을 소유한 헬렉트릭스 등이 인크레더블 가족과 함께 히어로 합법화 프로젝트에 참여해 환상적인 팀플레이를 선보인다. /강효선기자 khs77@kyeongin.com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2018-07-11 강효선

[텔미시네]변산

6년째 오디션 탈락 서울살이중인 무명 래퍼 '학수'잠시 찾은 고향서 과거와 마주… 갈등·화해 담아이준익 감독, '힙합' 신선한 소재로 공감 이끌어랩 하는 박정민 체중 늘린 김고은 '변신'도 재미■감독 : 이준익■출연 : 박정민, 김고은■개봉일 : 7월 4일■드라마 / 15세 이상 관람가 / 123분'당신의 청춘은 개완한가요(개운하다의 전라도 방언)?'매 작품마다 틀을 깨는 이야기로 주목받는 이준익 감독이 이번에는 '힙합'이라는 소재로 관객을 찾는다. 어울릴 것 같지 않는 고향과 청춘, 그리고 힙합의 조화는 생각보다 잘 어울렸다. 4일 개봉한 영화 '변산'은 무명 래퍼 학수가 한 통의 전화를 받고 고향으로 내려가 잊고 싶었던 과거와 마주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고향 변산을 떠나 서울살이 중인 학수는 발렛 파킹, 편의점 아르바이트 등을 하며 '빡센' 청춘을 보내고 있다. 고단한 삶 속에서 학수의 유일한 낙은 '랩'. 그는 홍대 언더그라운드에서는 'a.k.a 심뻑'으로 꽤 잘나가는 래퍼지만,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 '쇼미더머니'에서는 6년째 탈락했다. 계속되는 실패에 지쳐갈 때쯤 학수는 고향에서 한 통의 전화를 받는다. 아버지가 뇌졸중에 쓰러졌다는 소식이다.가족은 나 몰라라 하고, 어머니의 장례식장에도 나타나지 않았던 아버지와 연락을 끊고 산 지 어느덧 10년. 학수는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소식에 어쩔 수 없이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았던, 자신의 흑역사 가득한 고향, 전라북도 변산으로 향한다.고향에서 학수는 원망스러운 아버지, 초등학교 동창생 선미, 첫사랑 미경, 자신의 시를 몰래 훔쳐 등단한 선배 원준, 학창시절 자신을 괴롭히던, 조폭이 된 용대를 만난다. 학수는 이들을 만나면서 자신이 잊고 싶었던 과거와 정면으로 마주하게 되고, 마음 속에 쌓아뒀던 응어리들을 하나씩 풀어나간다.영화는 '동주', '박열'에 이은 이준익 감독의 청춘 3부작 중 마지막 이야기다. 동주와 박열이 과거를 바탕으로 했다면, 이번 영화는 현재를 중점에 뒀다. 우리의 삶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인물이 주인공이며 이들 청춘의 치열한 삶을 영화 속에 그렸다. 사실 영화는 갈등과 화해라는 기존 청춘 영화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큰 사건이나, 충격을 안길만한 반전도 없다.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구조에 감독은 '힙합'이라는 신선한 소재를 사용했다. 랩으로 표출하는 청춘의 고난과 아픔은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여기에 배우들의 코믹 연기를 적절하게 배치하고, 유명 래퍼들을 등장시켜 무겁지 않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배우들의 새로운 변신을 감상하는 것도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생애 첫 원톱 주연으로 나선 배우 박정민은 무명 래퍼 '학수' 역을 맡아 꽤 많은 분량의 랩을 소화했다. 그는 래퍼 설정을 위해 귀를 뚫고, 타투를 하는 등 외적인 변신을 시도하고 1년 동안 랩을 끊임없이 연습했다. 또 학수의 감정을 담아내기 위해 직접 랩 가사를 쓰는 등 곡 작업에도 참여했다. 실제로 영화에서 랩을 하는 그의 모습은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학수를 짝사랑했던 동창생 선미 역을 연기한 김고은은 친근한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체중을 8kg 늘리는 선택을 했다. 여기에 차진 전라도 사투리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며 반전 매력을 선보였다. 이준익 감독은 김고은의 연기에 대해 "캐릭터에 대해 진중하게 고민하고, 그 누구보다 캐릭터에 어울리는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준다. 김고은의 연기는 볼 때마다 놀랍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강효선기자 khs77@kyeongin.com /아이클릭아트/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공

2018-07-04 강효선

[텔미시네]시카리오 : 데이 오브 솔다도

테러리스트 수송하는 멕시코 마약 카르텔 맞선 CIA 비밀작전알레한드로를 다시 합류시킨 맷, 예상치 않게 실패하는데…조슈 브롤린·베니시오 델토로 '환상 케미' 팽팽한 긴장감 압권■감독 : 스테파노 솔리마 ■출연 : 조슈 브롤린, 베니시오 델 토로, 이사벨라 모너■개봉일 : 6월 27일 ■액션·범죄 / 15세 이상 관람가 / 122분'이번에는 룰이 없다'범죄 스릴러 영화 '시카리오: 데이 오브 솔다도'가 27일 가장 먼저 한국 관객을 찾는다. 전세계 최초 개봉이다. 영화는 지난 2015년 개봉한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속편으로, CIA 요원 맷 그레이버와 알레한드로가 마약 카르텔과의 전쟁을 위해 비밀 작전을 펼치는 모습을 그렸다. 멕시코 마약 카르텔이 테러리스트들을 미국 국경 지역으로 수송하기 시작하면서 자살 폭탄 테러가 잇따라 발생하자, 미국 CIA는 이에 대응하는 작전을 펼친다. 이번 작전의 총책임자인 맷은 멕시코 최대 카르텔 보스 레예스에 의해 가족을 잃은 알레한드로를 다시 작전에 끌어들인다. 이들은 카르텔 안에서 전쟁을 유도하기 위해 경쟁 조직이 레예스의 딸 이사벨라를 납치한 것처럼 상황을 꾸민다. 이후 맷 팀은 미국이 위기에 처한 이사벨라를 구했다는 또 다른 상황을 만들고, 이사벨라를 멕시코 정부에 넘기기 위해 이송 작전을 펼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하고, 맷의 작전이 실패하면서 알레한드로는 이사벨라와 함께 CIA의 제거 대상이 된다.전편에서 연출진은 쉴 틈없는 팽팽한 긴장감을 주기 위해 각본부터 촬영, 음악, 음악편집 등 모든 작업에 심혈을 기울여 완성도를 높였다. 이번 작품도 쉴 틈이 없다. 전편에 이어 속편의 각본을 쓴 테일러 쉐리던은 "속편으로 시카리오의 명성을 더럽히고 싶지 않았다"며 전편보다 더욱 잔인하고 무자비한 극본을 썼다는 후문. 실제로 미국 곳곳에서 발생하는 자살 폭탄 테러와 오로지 임무 완수를 위해 법과 원칙을 무시하는 맷의 비밀 작전, 이사벨라와 함께 미국 정부의 표적이 된 알레한드로의 모습 등 아찔한 상황은 몰입도를 높인다. 여기에 영화 속 대사와 상황에 절묘하게 어우러진 음악은 관객을 시종일관 압박하는 장치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탄탄한 연출뿐만 아니라 배우들의 완벽한 호흡도 눈길을 끈다. 조슈 브롤린과 베니시오 델 토로는 속편에서도 각각 CIA 요원 맷 과 알레한드로 역을 맡아 환상의 케미를 선보인다. 두 사람은 남다른 카리스마와 강렬한 액션 연기로 다시 한 번 여심을 공략할 예정이다.새로운 얼굴도 등장한다. 전작에서 맷, 알레한드로와 멕시코 최대 마약 조직 소탕 작전을 펼쳤던 FBI 요원 케이트 대신 이사벨라가 자리를 채운다. 그는 오로지 임무 완수에만 몰두하는 맷과 정의 구현보다 개인의 복수에 집착하는 알레한드로를 도덕적 딜레마에 빠지게 만드는 중추적인 인물이다. 할리우드에서 주목받고 있는 신예 배우 이사벨라 모너가 이사벨라 역을 맡아 시리즈에 또 다른 활력을 불어넣는다. /강효선기자 khs77@kyeongin.com/코리아스크린 제공/코리아스크린 제공

2018-06-27 강효선

[텔미시네]여중생A

인기 웹툰 원작 영화화'곡성' 김환희 주연맡아꿈많은 소녀 실감 연기■감독 : 이경섭■출연 : 김환희, 김준면■개봉일 : 6월 20일 드라마 / 12세 이상 관람가 / 114분10대를 주인공으로 한 청소년 영화가 오랜만에 극장가를 찾아온다. 동명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 '여중생A'는 평범하지만, 자존감이 낮은 여중생 미래가 처음으로 사귄 현실친구 백합과 태양, 그리고 랜선친구 재희와 관계를 맺고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그렸다.주인공 미래는 집에서는 술만 취하면 폭력을 휘두르는 아빠에게, 학교에서는 친구들의 괴롭힘에 시달린다. 그런 미래의 유일한 즐거움은 글쓰기와 PC게임이다. 학교 도서관에서는 소설을 쓰고, 게임 '원더링 월드'에서는 자신만의 세상을 꿈꾸며 살아간다.항상 혼자였던 미래에게 같은 반 친구 백합과 태양이 다가온다. 미래는 난생 처음 생긴 현실친구에 조금씩 마음을 열지만, 뜻하지 않은 사건으로 인해 더 깊은 상처를 받는다. 또 유일한 세상이었던 '원더링월드'마저 중단한다는 소식에 미래는 자신의 삶도 중단하려는 극단적 생각을 한다. 마지막으로 미래는 게임 속 랜선 친구 재희(김준면 분)를 찾아간다. 미래는 재희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조심스럽게 털어놓고, 두 사람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최고의 추억을 만든다. 영화는 웹툰의 많은 에피소드 중 미래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 미래와 재희의 이야기에 집중하면서 주변 인물이 가지고 있던 이야기들은 생략했다. 영화는 러닝타임 114분 내내 큰 사건없이 담담하게 흘러가지만, 친구를 통해 변해가는 소녀의 성장기는 흥미롭게 다가온다. 극 초중반, 늘 폭력에 노출된 미래의 모습은 우울한 감정을 느끼게 하지만 감독은 미래가 접속하는 게임 속 세상을 실사로 구현해 판타지적 요소를 더했다. 현실에서는 친구가 될 수 없지만 게임에서는 모두 친구가 된다는 미래의 속마음을 실사로 그려내며 극의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이경섭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영화 '곡성'에서 놀라운 연기력을 보여준 김환희가 미래 역을 맡았다. 랜선 친구 재희 역은 김준면(엑소 수호)이, 미래에게 접근하는 친구 백합과 태양 역은 각각 정다빈과 유재상이 연기했다. /강효선기자 khs77@kyeongin.com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2018-06-20 강효선

[텔미시네]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

새로운 강적 '인도미누스 랩터' 등장대자연속 전반·밀실 공포 후반 조화 유전공학·신생물멸종 윤리성 질문도엔딩 크레딧 이후 '쿠키영상' 보너스■감독 : 후안 안토니오 바요나■출연 : 크리스 프랫,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 제프 골드브럼■개봉일 : 6월 6일 ■액션, 모험, SF / 12세 이상 관람가 / 127분할리우드의 공룡 블록버스터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이 6일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베일을 벗었다. 영화는 '쥬라기 월드' 시리즈 3부작의 두 번째 작품으로, 폐쇄된 쥬라기 월드에 남겨진 공룡들이 화산 폭발로 인해 멸종 위기에 처하고, 존재해선 안될 진화 그 이상의 위협적 공룡들까지 세상 밖으로 출몰하는 대위기를 그린다.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난 공룡 인도미누스 렉스 탈출 사건으로 인해 공룡 테마파크 쥬라기 월드가 폐쇄된지 3년. 코스타리카 인근 섬 이슬라 누블라는 공룡들이 누비는 섬이 된다. 그러나 화산섬이었던 이곳에서 화산 폭발 조짐이 감지되고, 공룡들은 다시 한 번 멸종 위기에 처한다.위기에 처한 공룡을 구해야 한다는 주장과 인간에 의해 탄생한 공룡의 멸종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뉘고, 결국 미국 의회는 이안 말콤 박사의 조언을 토대로 공룡을 구하지 않기로 결정한다. 과거 쥬라기 공원을 창조한 벤자민 록우드는 공룡보호연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클레어에게 위기에 처한 공룡들을 새로운 섬으로 옮겨달라고 부탁한다. 클레어는 시골에서 지내는 오웬을 찾아가 공룡들을 함께 구출하자고 제안하고, 유일하게 살아남은 벨로시랩터 '블루'를 훈련 시킨 오웬은 고민 끝에 이슬라 누블라로 향한다. 두 사람이 섬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화산 폭발이 임박했고, 그런 와중에 예상치 못한 상황이 펼쳐져 이들은 또 다른 위기를 맞는다.영화의 전반부는 이슬라 누블라에서 펼쳐진다. 광활한 대자연과 어우러진 공룡들의 모습은 경이로움을 안기고, 폭발하는 화산에서 용암을 피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달리는 인간과 공룡의 모습은 강렬한 긴장감을 선사한다.중·후반부 대부분은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록우드 저택에서 진행된다. 자연이 아닌 저택이라는 좁은 공간에서 활보하는 공룡들의 모습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특히 이번 영화에는 새로운 강적 '인도미누스 랩터'가 등장해 눈길을 끈다. 벨로시랩터의 지능과 인도미누스 렉스의 유전자로 난폭한 성격을 지닌 인도미누스 랩터는 저택을 휘젓고 다니며 인간들을 무자비하게 공격해 공포감을 안긴다.또한 전편에서 오웬과 특별한 교감을 나눴던 '블루'의 활약도 펼쳐진다. 블루의 분량은 다소 적은 편이지만, 위기의 순간에 등장해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원조 시리즈인 '쥬라기 공원' 1, 2편에 출연한 이안 말콤 박사도 21년 만에 영화에 등장한다. 그는 영화의 시작과 끝에 등장해 생명 윤리를 강조하고 유전공학의 위험성을 역설한다. 그리고 관객에게 묻는다. 인간의 욕망으로 태어난 공룡들이 다른 멸종 위기의 동물처럼 보호받아야 하는지, 아니면 그대로 방치된 채 사라져야 하는지.이번 영화 역시 쥬라기시리즈의 공룡의 습격, 탈출 등 기존 구조를 벗어나지는 않아 큰 기대를 했다면 아쉬움을 남길 수도 있다. 그러나 한층 진화한 CG와 3D 프린팅 기술로 더욱 정교해진 공룡들과 곳곳에 등장하는 액션신은 관객에게 다양한 볼거리와 짜릿한 재미를 선사한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를 본다면 엔딩 크레딧이 끝까지 올라갈 때까지 기다려보는 것도 좋다. 이번 시리즈에는 쿠키 영상이 포함됐기 때문. 이 영상은 큰 기대없이 가볍게 보는 편이 좋다. /강효선기자 khs77@kyeongin.com 사진/UPI코리아 제공

2018-06-06 강효선

[텔미시네]독전

'천하장사 마돈나' 이해영 감독 메가폰따뜻한 감성 벗어난 범죄액션극 도전홍콩영화 원작, 123분 쉴틈없는 전개조진웅, 범죄소탕 집념 형사역할 열연류준열, 버려진 조직원 선악공존 연기故 김주혁·차승원·김성령 등 인상강렬■감독 : 이해영■출연 : 조진웅, 류준열, 김성령, 박해준, 차승원, 김주혁■개봉일 : 5월 22일■범죄액션 / 15세 이상 관람가 / 123분충무로 명배우들이 캐스팅 돼 화제를 모았던 영화 '독전'이 지난 15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2013년 개봉한 홍콩 영화 '마약전쟁'을 원작으로 한 독전은 아시아 최대 유령 마약조직의 정체불명 보스 '이선생'을 잡기 위해 형사 원호가 이선생 조직의 멤버 락과 손을 잡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천하장사 마돈나',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 등을 연출한 이해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전작에서 주로 따뜻한 감성을 담았던 이 감독은 파격적이고 자극적인 범죄 액션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이날 시사회를 마치고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이 감독은 "세 편 연출작을 내놓고 새로운 영화를 찍고 싶다는 열망이 컸다. 안 썼던 뇌 근육을 써보고 싶었는데 독전을 만나면서 큰 에너지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배우들 역시 이번 영화를 통해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실체없는 조직을 잡기 위해 모든 것을 건 형사 원호 역을 맡은 조진웅은 연기 내공으로 캐릭터의 무서운 집념을 자신만의 색깔로 완벽하게 그려냈다. 버림받은 마약 조직원 '락' 역을 맡은 류준열이 선과 악이 공존하는 연기를 펼쳤다. 극중 가장 긴 시간 호흡을 맞추며 극의 전반적인 흐름을 이끌어가는 두 사람은 서로가 가진 '에너지'를 칭찬하며 "많이 배운 작품"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성령은 이야기의 시작을 여는 마약 조직 후견인 역인 '연옥'을 연기한다. '연옥'은 '원호'에게 조직의 실체와 관련한 정보를 흘리면서 이야기를 촉발시키는 인물. 극 초반 짧게 등장하지만 김성령은 첫 등장부터 독보적인 카리스마와 남다른 존재감으로 몰입도를 높인다. 이 감독은 "원래 시나리오 초반 중년 남성으로 생각했는데 김성령에게 캐릭터를 맡기고 싶어서 시나리오를 전면 수정했다. 감독으로서 가장 욕심냈던 인물 설정"이라고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한 특별출연한 배우들의 활약도 눈여겨 볼만하다. 마약 조직의 숨겨진 인물 브라이언 역의 차승원, 매 작품마다 명품 연기로 호평받아 온 故 김주혁은 강렬한 인상을 준다.이처럼 다채로운 캐릭터들의 쫓고 쫓기는 구조와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 스토리는 러닝타임 123분 내내 관객에게 쉴틈을 주지 않는다. 이 감독은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인물이 등장한다. 여기에 나오는 그 누구도 옷을 갈아입거나, 밥을 먹는 등 일상적인 행동을 할 시간이 없이 바쁘게 움직인다. 관객이 영화를 보면서 '벌써 여기까지 왔네'라는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결말에 대해 그는 "열린 결말이다. 어떤 분들에게는 불친절한 엔딩일 수도 있고, 더 적극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어 환영받을 수도 있다. 다른 버전의 결말도 하나 만들었지만 지금 결말에 만족한다"고 전했다. /강효선기자 khs77@kyeongin.com·사진/NEW 제공

2018-05-16 강효선

[텔미시네]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아이언맨·닥터 스트레인지·토르·헐크…만화·영화 등장 슈퍼 영웅들 '총출동'타노스와 인피니티 스톤 놓고 '맞대결'화려한 액션 첨단기술 화면 시간 '훌쩍'■감독 : 안소니 루소, 조 루소■출연 :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조슈 브롤린, 마크 러팔로, 톰 히들스턴, 크리스 에반스, 크리스 헴스워스, 제레미 레너, 스칼렛 요한슨, 엘리자베스 올슨, 안소니 마키, 폴 러드, 기네스 펠트로, 폴 베타니, 돈 치들, 베네딕트 컴버배치, 톰 홀랜드, 크리스 프랫, 조 샐다나■개봉일 : 4월 25일 ■액션·판타지 / 12세 이상 관람가 / 149분개봉 전 예매 관객 수 116만명. 개봉 전부터 포털사이트와 SNS, 유튜브 등 각종 온라인 채널은 왕의 귀환에 온종일 들썩였다. 마블 스튜디오가 마블 10주년의 종합판이라 예고했던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가 25일 개봉했다. 어벤져스-인피니티워는 예고한 대로 마블의 만화와 영화에 등장한 히어로들이 총출동했다. 마블 마니아들에겐 '종합선물세트'와 같은 영화인 것이 분명하다. 어벤져스 탄생의 가장 큰 공을 세운 아이언맨을 비롯해 토르, 캡틴 아메리카, 헐크 등 '어벤져스 1기' 격의 히어로는 물론이고 닥터 스트레인지, 블랙팬서 등 마블 속 독립적 영웅 캐릭터들이 새롭게 어벤져스에 합류해 저마다의 개성을 뽐내기 바쁘기 때문이다. 특히 어벤져스-인피니티워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선 이전의 영화를 복습하거나 각종 채널을 통해 히어로의 캐릭터를 복습하는 것이 좋다. 지난 시리즈에서 조연급의 캐릭터들이 이번 영화에선 이야기를 끌어가는 핵심으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아서다.이를테면 '어벤져스 :에이지오브 울트론'에 출연했던 안드로이드 '비전'은 이 영화에서 어벤져스가 목숨을 걸고 지켜야 하는 히어로로 등장하고,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에 등장한 '가모라'는 이 영화의 절대 악으로 나오는 타노스의 딸이자 인류 평화를 지킬 수 있는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본래 마블의 마니아 혹은 히어로 영화를 좋아하는 이라면 2시간이 훌쩍 넘는 긴 상영시간이 반갑겠지만, 지금의 열풍에 휩쓸려 준비 없이 이 영화를 선택했다면 지루할 수밖에 없다. 줄거리의 개연성이 없다고 혹평할 수도 있다. 타노스가 우주의 질서를 관장할 수 있는 인피니티 스톤을 모으기 위해 어벤져스와 싸우는 것이 이야기의 전부이기 때문이다. 각각의 캐릭터가 가진 이전의 이야기와 성격을 알지 못하면 149분은 정신없이 지나가는 고통의 시간이 될지 모른다. 애초에 개연성이나 주제의식을 기대하지 말고 화려한 액션과 첨단 영화기술을 즐기는 것도 한 방법이다.또 이번 편이 어벤져스의 완결판 쯤으로 여긴다면 그 또한 착각이다. 마블 10주년의 '클라이맥스'라고 홍보했지만, 마블은 이 영화를 통해 또 다른 세계를 열고 있다. 영화 부제 대로 그들의 전쟁은 무한대로 이어진다는 일종의 '프리퀄'로 기능한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2018-04-25 공지영

[텔미시네]크리미널 스쿼드

軍출신 메리멘 이끄는 최강 범죄조직'근육질 상남자' 닉의 수사망에 포착한 치 양보없이 쫓고 쫓기는 '추격전'1만발 넘는 총알 오고간 화끈한 액션'대세' 제라드 버틀러 열연도 볼거리감독 : 크리스찬 거드게스트 출연 : 제라드 버틀러, 파블로 쉬레이버 개봉일 : 4월 19일 액션, 범죄 / 15세 이상 관람가 / 123분 오랜만에 강렬한 할리우드 범죄액션물이 한국에 상륙했다. 할리우드에서 가장 핫한 액션 배우 '제라드 버틀러'가 주연한 영화 '크리미널 스쿼드'는 미국 전역의 돈이 모이는 연방은행을 노리는 은행강도 조직과 그들을 쫓는 경찰의 대결을 그린다. 하루에 9번씩 은행강도 사건이 발생한다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비어있는 현금수송차량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탈취한 새로운 은행강도 조직이 경찰에 포착된다.경찰관 닉은 이번 사건이 군인 출신 메리멘이 이끄는 전직 군인 범죄조직의 동일수법임을 확신한다. 닉은 최근 조직에 합류한 호프집 직원인 도니를 붙잡아 현금수송차량 탈취 이유를 묻지만 별 소득이 없자 첩자로 활용하기 위해 그를 풀어준다.강도단은 철통보안으로 LA에서 유일하게 단 한 번도 강도사건이 발생한 적이 없다는 연방준비은행 LA지점을 최종 목표로 삼는다. 메리멘은 이곳에서 파쇄 직전의 구권을 훔칠 계획을 세우고 도니에게는 연방준비은행이 아닌 작은 은행 지점을 털 계획이라고 거짓말을 하며 극의 긴장감이 높아진다. 메리멘은 빠른 눈치와 명석한 두뇌로 닉을 따돌린다. 도니가 닉과 연락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메리멘은 그를 조직에서 제거하고 이를 역이용해 거짓 정보를 흘린다. 반면 닉은 "범죄자를 위한 법은 필요없다"는 신념 하나로 강도단의 뒤를 바짝 쫓으며 긴장감을 더한다.영화 내내 강도단 메리멘과 경찰 닉의 한 치의 양보도 없는 팽팽한 대결이 이 영화의 재미다. 다소 할리우드 범죄액션의 이야기 구조를 답습하고 있지만, 그래도 치열하게 상대를 치고받는 두뇌싸움은 액션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또한 영화의 현금수송차량 탈취 신과 한낮의 도로 액션 신은 관객에게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강도단과 경찰이 수많은 차들이 늘어선 고속도로에서 총격을 벌이는 장면은 실제를 방불케 한다.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애틀랜타의 4개 거리와 고속도로를 통제한 상태에서 차량 250대를 세팅하고 1만 발이 넘는 총알을 사용했다는 후문이다. '디아블로', '런던 해즈 폴른' 등의 각본을 쓴 크리스찬 거드게스트가 메가폰을 잡았고 경찰관 빅 닉 역은 제라드 버틀러가, 강도단 보스 메리멘 역은 파블로 쉬레이버가 맡았다. /강효선기자 khs77@kyeongin.com/누리픽쳐스 제공

2018-04-18 강효선

[텔미시네]당신의 부탁

사고로 남편 잃고 전처 아들 맡게돼데뷔 첫 엄마역 임수정 감정선 절제윤찬영, 복잡 미묘 눈빛·연기 '주목'미혼모·의붓어미 등 어머니 총망라■감독 : 이동은■출연 : 임수정, 윤찬영 ■개봉일 : 4월 19일 ■드라마 / 15세 이상 관람가 / 108분 32살의 효진은 사고로 남편을 잃은 후 친구 미란과 공부방을 운영하며 평범하게 살고 있다. 어느 날 남편의 남동생의 전화를 받기 전까진 말이다. 남편의 동생은 남편과 전처 사이의 아들, 종욱의 엄마가 되어달라고 부탁한다. 종욱을 키우던 외할머니가 치매로 요양원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오랜 고민 끝에 피 한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효진은 종욱의 엄마가 되기로 결심한다.영화 '당신의 부탁'은 효진과 종욱이 함께 살아가며 서로를 이해하고 진짜 가족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그린 '가족 영화'다. 극적인 장치나, 특이할 만한 갈등도 발생하지 않는다. 처음부터 끝까지 효진과 종욱의 감정선을 따라 담담하게 극이 진행된다. 종욱은 아빠의 애인으로만 알았던 효진의 아픔을 굳이 들춰내려 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쉽게 효진에게 마음을 열지도 못한다. 효진도 마찬가지다. 외할머니의 부재로 갈 곳을 잃은 종욱에게 동정으로 다가가지 않는다. 어쩌다 가족이 됐고, 어색하기 그지 없는 상황들이 현실적으로 그려진다.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이에 대한 '상실감'을 매개로 두 사람은 서로를 조금씩 이해하고 가까워지는 과정이 영화 속에서 천천히 흐른다. 영화는 눈물샘을 자극하는 감동적인 사건, 기억에 남을 큰 사건이 없음에도 지극히 평범하고 차분한 흐름 만으로 인물들의 상처와 상황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엄마 역할을 맡은 임수정은 절제된 감정 연기로 새로운 엄마를 표현했다. 남편에 대한 그리움과 더불어 갑자기 종욱을 맡게 된 상황을 섬세하고 안정적인 감성으로 풀어간다. 사춘기인 종욱 역의 윤찬영은 긴 대사 없이도 풍부한 감정과 눈빛, 연기력으로 낯선 엄마와 살아가는 복잡한 감정을 잘 그려냈다.이 작품의 영어 제목은 'mothers(엄마들)'다. 그래서 영화에는 다양한 엄마가 등장한다. 죽은 남편의 아들을 돌봐야 하는 법적 보호자로서의 엄마 효진부터 아이를 갓 출산한 초보 엄마, 항상 딸이 잘되기를 바라며 잔소리하는 친정엄마, 예상치 못한 임신을 하게 돼 아이를 입양 보내려는 10대 엄마, 아이를 간절히 원하지만 낳을 수 없는 엄마, 자신이 살기 위해 아이를 두고 떠난 의붓엄마까지 여러 엄마가 등장해 '엄마의 역할'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강효선기자 khs77@kyeongin.com

2018-04-11 강효선

[텔미시네]당갈

인도 최초 여성 금메달리스트 실화 바탕'국민배우' 아미르 칸 열연 재미·감동 선사■감독 : 니테쉬 티와리■출연 : 아미르 칸, 파티마 사나 셰이크■개봉일 : 4월 25일■드라마 / 전체관람가 / 161분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못하고 딸을 통해 꿈을 이룬 아버지가 있다. 아버지의 끊임없는 노력 끝에 두 딸들은 주위의 편견을 극복하고 2010년과 2014년 영연방경기대회에서 여자 레슬링 자유형 부문에 출전해 각각 금메달을 따낸다.2016년 인도에서 개봉해 흥행에 성공한 '당갈'이 한국에서 개봉한다. '당갈'은 인도어로 레슬링을 뜻한다. 영화는 레슬링 선수 출신의 마하비르 싱 포갓이 자신의 두 딸을 인도 최초의 국제대회 여성 레슬링 금메달리스트로 키운 실화를 소재로 삼는다. 레슬링 금메달리스트를 꿈꾸던 마하비르는 아버지의 반대로 꿈을 이루지 못하고 레슬링을 포기한다. 그는 아들을 낳아 자신의 꿈을 이루겠다고 다짐하지만 딸만 넷이 태어나면서 또 다시 좌절된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첫째 딸 기타와 둘째 딸 바비타가 또래 남자아이를 때리는 모습에서 잠재력을 발견하고 레슬링 특훈에 돌입한다. 그는 주변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과 비웃음에도 불구하고 두 딸이 레슬링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이러한 노력 끝에 두 딸은 국가대표 레슬러로 선발돼 국제대회에 출전한다.'세 얼간이', '피케이: 별에서 온 얼간이'로 한국에도 잘 알려진 배우 아미르 칸이 주인공 마하비르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그는 레슬링 챔피언이었던 젊은 시절부터 50대 아버지 역할을 모두 소화했다. 마하비르의 딸 기타와 바비타 역에는 파티마 사나이 셰이크, 산야 말호트라를 캐스팅했다. 이들은 영화를 위해 수개월 간 레슬링을 배워 실제 국가대표 선수 못지 않은 열연을 펼쳤다.영화는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낮은 인도에서 레슬링이라는 생소한 종목을 통해 편견을 극복한 뜨거운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다. /강효선기자 khs77@kyeongin.com

2018-04-04 강효선

[텔미시네]지금 만나러 갑니다

일본소설 원작, 한국적 감성 더해손예진·소지섭, 자연스러운 연기초반부 코미디 요소는 '양날의 칼'액션·느와르 홍수속 반가운 멜로■감독 : 이장훈■출연 : 소지섭, 손예진, 김지환, 고창석■개봉일 : 3월 14일■로맨스 / 12세 이상 관람가 / 131분오랜만에 충무로에 달콤한 '사랑비'가 내렸다. 남성 중심의 범죄 누아르나 코믹 액션, 역사극이 활개를 치던 한국 영화계에 수채화 같은 멜로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가 개봉했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일본 소설이 원작이다. 이미 일본에서 영화로 제작돼 일본 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다. 워낙 인기가 높았던 작품이라, '리메이크'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웠을 법 하다. 감독은 "시나리오 작업을 하며 원작과 완전히 다르게 가볼까, 원작대로 따라갈까, 두 갈래 사이에서 갈팡질팡했는데, 내가 그리고 싶은 멜로물을 만들기로 하고 시나리오를 썼다. 다행히 원작자가 내 시나리오를 만족해 기분 좋게 작업했다"고 부담감을 이야기했다.비가 오는 날, 다시 돌아오겠다는 약속만 남긴 채 세상을 떠난 엄마. 아들 지호는 엄마가 죽고 비가 오는 '장마'만 기다리며 아빠와 단둘이 살고 있다. 단추도 제대로 여미지 못하고 매일 탄 계란프라이를 먹으며 아빠와 아들은 엄마를 그리워한다. 엄마가 세상을 떠나고 1년이 지난 여름, 장마가 시작돼 비가 내리고, 엄마와 아빠가 사랑을 확인했던 기차역에서 다시 죽었던 엄마가 나타난다. 가족은 다시 새로운 사랑에 빠진다.이 영화는 동화 같은 설정과 아름다운 공간, 주연배우의 풋풋한 감성 연기가 앙상블을 이루는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 특히 배우들의 감정이 지나치게 과하면 신파로 흐르고, 덜하거나 어색하면 보는 이가 민망한 것이 멜로물인데, 오랜만에 멜로영화에 출연한 배우 손예진과 소지섭은 다행히 '멜로 장인' 이라는 수식어답게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물 흐르듯 감정연기를 선보였다. 더구나 '클래식' '내 머리 속의 지우개' 등을 통해 수많은 남성들의 가슴 속에 '첫사랑'의 대명사로 남아있는 배우 손예진이 조금 엉뚱하지만, 맑고 청순한 여주인공 '수아'를 연기해, 손예진표 멜로를 좋아하는 관객에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다. 손예진 역시 "오랜만에 풋풋한 사랑을 그리는 영화에 출연하게 돼 나도 매순간 설렜다"며 "관객이 배우들의 감정선을 무리 없이 이해하고 따라오도록 감정을 절제하는 것이 중요했다"고 말했다.영화는 원작과 달리, 한국 정서에 맞게 재해석되며 코미디적 요소가 가미됐다. 그래서 영화 초반 고창석, 이준혁 등 조연 배우들이 흐름에 방해가 되지 않을 정도의 '개그'를 선보여 로맨틱 코미디로 보이기도 한다. 동화같은 원작의 느낌을 좋아하는 관객에겐 마이너스로 작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배신과 복수가 난무하는 이야기나 화려한 액션과 피가 철철 흐르는 장면이 쏟아지는 스크린에 피로감을 느낀 관객이라면, 충분히 촉촉히 감성을 적실만한 멜로 영화로 손색없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2018-03-07 공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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