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미시네

 

[텔미시네]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

1994년 게임 첫 출시… 시리즈 통해 장대한 이야기 녹여내다른 세계서 넘어 온 오크 종족과 인간 명운 건 '생존 전쟁'감독 : 던칸 존스출연 : 트래비스 핌멜, 벤 포스터, 폴라 패튼개봉일 : 6월 9일 액션·판타지 / 12세 관람가 / 122분전 세계에서 한국인이 가장 잘하는 종목 중 하나가 바로 '게임'이다. 외국 게이머들 사이에서 한국 게이머는 말 그대로 공포의 대상이다. 지난 2012년 블리자드사가 12년 만에 내 놓은 롤플레잉 기대작 '디아블로3'가 출시됐을 당시, 한국 직장인들로 구성된 한 클랜(똑같은 인터넷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모임)은 게임을 고작 5시간 30분 만에 클리어해버리며 전 세계를 경악케하기도 했다.한국인이 게임을 대하는 시각(?)은 남다르다. 세계에서 수위를 점하는 한국 게이머들은 특유의 분석력과 경쟁심리로 가장 효율적인 방식을 찾아 이를 반복수행하며 게임을 공략한다. 이른바 '빠름의 미학'이다. 그러나 반대로 외국의 경우 게임 속 모험이 주는 간접체험의 재미와 몰입도를 높여주는 스토리 라인을 중요시한다. 단순한 임무 하나에도 그것을 왜 해야하는 지에 대한 당위성을 부여하는 식이다. 때문에 외산 게임은 제작 과정부터 게임 속 스토리와 캐릭터간의 갈등관계를 튼튼하게 구축하는 것에 주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특히 블리자드사가 지난 1994년 처음 출시한 '워크래프트'는 탄탄한 스토리와 확고한 세계관으로 게임계의 정점에 있던 작품이다. 단순 모의전투 방식으로 시작한 게임은 4개의 시리즈와 8번의 확장판을 거치면서 대서사시가 녹아든 작품으로 변했고, 2000년부터는 소설로도 제작돼 현재까지 20권이 넘는 시리즈가 발간되기도 했다.감독 던칸 존스에 의해 재창조된 영화는 장대한 스토리의 초입부를 다뤘다. 서로 다른 세계에 살고 있던 인간과 오크가 처음으로 대면하는 지점에서 출발한다. 오크의 행성이 황폐해지자 이들은 마법사 '굴단'의 인도 아래 살아있는 생명체를 제물로 한 어둠마법을 이용해 인간의 행성으로 넘어온다. 다양한 부족들의 연합으로 구성된 오크 무리 중 일부는 굴단의 독단과 잔학함에 반발하기도 하지만 양 종족 모두 서로의 생존을 위해 싸워 이겨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다.게임 속 배경을 최대한 묘사해 게이머들이 어색함을 느끼지 않도록 하겠다던 감독의 말과 달리 영화 속 영상미는 단순 게임의 모방 수준이 아니라 반지의 제왕을 연상케 하는 압도적 스케일을 자랑한다. 늑대를 타고 숲 속을 달리는 시점부터 협곡을 넘어 활강하는 그리폰의 시점까지 다양한 앵글의 영상이 주는 박진감이 대단하다. /권준우기자 junwoo@kyeongin.com · 사진/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2016-06-09 권준우

[텔미시네] 정글북(The Jungle Book)

바람 나부끼는 동물 털까지 구현 '열대우림' 생생함 그대로모성·동료애 초점 세련된 스토리… 명배우 성우 맡아 '몰입'감독 : 존 파브로출연 : 닐 세티(모글리 역), 빌 머레이(발루 목소리), 스칼렛 요한슨(카아 목소리)개봉일 : 6월 9일 모험·드라마 / 12세 관람가 / 106분영화는 간접체험의 예술이다. 관객들은 자신이 경험해보지 못한 풍경과 상황에 늘 호기심을 느끼고 영화적 표현이 만들어 낸 또 하나의 현실을 체험하고 싶어한다. 이런 요소가 소위 말하는 영화의 '몰입감'이다. 그렇기에 미지의 땅에서 벌어지는 '있을 법한' 모험은 SF영화의 단골 소재가 됐고, 무대가 되는 장소가 독특할수록 관객들의 호기심을 더욱 자극해 왔다.그 중 정글은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대중들의 관심을 사로잡아 온 곳이다. 러디어드 키플링의 소설 '정글북'이 발간된 것은 1894년으로, 이미 두 세기가 넘어가고 있지만 늑대소년의 정글 속 모험은 만화와 애니메이션, 영화 등으로 수차례 제작되고 수많은 작품에 모티브를 제공하며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그런 정글북이 '디즈니 라이브 액션'을 통해 3D 실사영화로 재탄생돼 스크린에 오른다. 똑같은 스토리를 재탕한 일반적 어린이 영화로 폄하 하기엔 시각적 요소가 너무나 놀랍다. 주인공 모글리를 연기한 아역 배우 닐 세티를 제외하고는 모두 컴퓨터그래픽으로 만들어진 영화는 70종이 넘는 동물들의 근육과 피부, 바람에 날리는 털까지 생동감 있게 구현했고, 10만 장이 넘는 실제 정글 사진을 통해 마치 열대우림에 있는 듯 살아있는 배경을 만들어냈다.디즈니 특유의 감동 연출이 가미되니 스토리도 한층 세련돼졌다. 정글에 버려진 모글리가 늑대 아킬라의 무리 속에서 아기 늑대로 자라고, 모글리의 존재를 알아챈 호랑이 쉬어칸에 의해 평화롭던 정글에는 위기가 찾아온다. 인간에게 병적인 증오감을 갖고 있는 쉬어칸은 모글리를 죽이기 위해 늑대 무리를 공격하고, 결국 모글리는 정글을 떠난다. 영화는 정글을 떠나는 모글리를 통해 숱한 위기 속에서 느껴지는 모성애와 동료애에 초점을 맞췄다.디즈니 영화답게 청각적 요소도 영화의 질을 높인다. 정글의 웅장함을 강조하는 듯한 클래식 오케스트라 사운드가 보는 맛을 더한다.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등의 음악감독을 지낸 존 데브니는 기존 애니메이션 음악에 오케스트라 뿐 아니라 인디언 바이올린 등 민속 악기를 섞어 새로운 소리를 만들어냈다. 또 빌 머레이, 닐 세티, 스칼렛 요한슨, 크리스토퍼 워큰 등 할리우드의 명배우들이 성우를 맡아 몰입감을 높여준다. /권준우기자 junwoo@kyeongin.com · 사진/브에나 비스타 코리아

2016-06-02 권준우

[텔미시네] 아가씨

일본풍·유럽풍이 기묘하게 뒤섞인 전근대적 미장센 연출신인배우 김태리 전격 캐스팅 … 하녀 연기 흥행 좌우할듯감독 : 박찬욱출연 : 김민희, 김태리, 하정우, 조진웅개봉일 : 6월 1일 스릴러·드라마 / 19세 관람가 / 144분비록 칸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박찬욱은 세계적으로 존재감이 충분한 감독이다. 그의 신작 '아가씨'는 7분 하이라이트 영상만으로 120개 국가에 선판매됐고, 칸 영화제 필름 마켓에서 55개 국가에 추가 판매돼 '설국열차'를 넘어 가장 많은 국가에서 상영되는 영화가 됐다.그런 그는 영화의 견인차 역할을 맡을 배우로 작품경험이 고작 단편 하나 뿐인 신인 김태리를 선택했다. 하녀인 숙희 역만큼은 새로운 얼굴을 캐스팅하고 싶다는 취지였다. 당연히 대중의 우려가 뒤따랐다. '노출수위 합의 불가'라는 캐스팅 조건은 하녀의 이미지를 오로지 성적인 대상으로 오인하게 만들기 충분했다.영화의 원작소설 '핑거스미스'와 다르지않게, 하녀는 극의 흐름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전설적 여도둑의 딸로 태어나 장물 거래소에서 소매치기 교육을 받으며 자란 하녀는 아가씨의 재산을 빼돌리기 위해 저택에 들어간다. 그러나 아가씨에게 인간적 연민을 느낀다. 하녀의 존재는 영화가 가진 심리적 갈등과 서스펜스 그 자체다. 극의 내레이션 역시 하녀의 시점으로 진행된다.주연들의 열연도 하녀가 느끼는 내재적 갈등을 더욱 부각하는 역할을 한다. 아가씨 역의 김민희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다각도의 연기를 선보인다. 색과 표정, 목소리 등 그녀의 모든 것이 관객의 눈을 사로잡지만, 그런 '미친' 연기는 되레 엇갈리는 입장 속 하녀가 가질 부화뇌동을 변호할 뿐이다.결국 영화의 흥행 성패는 하녀 김태리의 연기를 관객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감독이 추구한 신선함은 명백히 드러나 있다. 낯선 얼굴이 주는 순진무구한 표정은 배우가 아니라 진짜 하녀인 듯 스크린에 자연스레 녹아들었고 , 부담감에 짓눌린 긴장된 연기는 배역의 특성과 편집으로 잘 감춰졌다. 또 한가지 눈길을 끄는 것은 영화의 배경이다. 감독이 일본풍과 유럽풍이 기묘하게 섞인 전근대적 미장센을 구현하기 위해 시대적 배경을 선택한 듯한 느낌이다. 그가 그간의 작품에서 서스펜스와 뇌쇄적 비주얼을 적절히 조화시켜 왔다면, 이번 작품은 퇴폐적이기까지 한 비주얼을 극한까지 강조했다. 영화는 과연 '청불'이란 말이 나올 만큼 시각적 요소와 극적 요소 모두 성인들을 위한 동화로 채워져 있다. /권준우기자 junwoo@kyeongin.com · 사진/CJ엔터테인먼트

2016-05-26 권준우

[텔미시네] 레이스

최초 올림픽 4관왕 '제시' 일대기 소수자 시선담아 스크린 옮겨미국 사회 흑인 선수 차별·멸시 '울분'… 인권운동으로 '승화'감독 : 스티븐 홉킨스출연 : 스테판 제임스, 제이슨 서디키스개봉일 : 5월 25일 드라마 / 12세 관람가 / 134분슈트를 입고 하늘을 날거나 방패를 휘두르는 슈퍼 히어로가 아닌 지극히 현실적인 영웅의 이야기다. 심지어 위기와 노력, 극복이라는 일반적 영웅 서사를 그에게 온전히 대입할 수 있느냐에도 물음표가 붙는다. 흑인이라는 인종적 편견과 맞서 트랙을 달렸고, 위대한 코치를 만나 올림픽 4관왕의 영광을 차지한 불세출의 인물이지만 사실 그의 신체적 능력은 신이 선물한 타고난 능력이었고 스나이더 코치를 만나기 전부터 그는 이미 세계 최고속의 러너였다. 그런 그의 삶이 영웅적 드라마로 승화될 수 있는 건 스포츠가 아닌, 되레 스포츠와는 전혀 상관없어야 할 정치놀음과 사회적 배타심 때문이다. 세상은 제시 오언스를 '나치의 홍보관'으로 불린 베를린 올림픽에서 히틀러의 아성을 깨고 신화를 쓴 인물로 기억하고 영화의 포커스도 대부분 그 장면을 조명한다. 그러나 그가 진정으로 싸운 건 나치 독재가 아니라 모국인 미국 사회 내에서 벌어지는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과 멸시였다.미국 앨라배마주에서 태어난 제시 오언스의 유년기는 그 시절 대부분의 흑인처럼 불우했다. 노예 출신인 그는 6살 때부터 생계를 위해 하루 45㎏의 목화를 따야 했고 태생적으로 몸이 약해 큰 수술까지 받았다. 달리기의 재능을 깨친 이후에도 그는 훈련 시간을 줄여가며 주유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다. 그럼에도 낭중지추(囊中之錐)와 같았던 제시의 능력은 억압 속에서도 뿜어지듯 튀어나왔고, 베를린 올림픽에서는 이후 48년 동안 깨지지 않은 올림픽 금메달 4관왕(100m, 200m, 400m 계주, 멀리뛰기)이라는 환상적인 기록을 세우는 데 이른다.분명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올림픽에서 메달을 차지한 이 대목일 터다. 하지만 모국으로 돌아간 제시는 환대는커녕 자신을 축하하기 위해 만들어진 연회에서조차 흑인이란 이유로 뒷문 출입을 종용받는다. 미국 정부 역시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흑인들의 사회적 지위가 올라간 1945년까지 국민 영웅인 그에게 냉담한 반응을 보인다.영화에서 다루는 내용은 여기까지다. 그러나 제시를 진정한 영웅으로 칭할 수 있게 하는 건 사실 그 이후다. 모국의 멸시를 받으면서도 그는 사회적 한계를 인정하며 그 사실을 담담히 받아들였고, 쌓인 울분을 흑인 인권운동을 위해 썼다. 흑인의 인권을 위한 자서전을 출간하고 사후에도 제시 오언스 재단을 통해 어린이들의 잠재적 재능과 사회적 역량을 이끌어내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미국사회에서 공유되는 흑인의 위상이 만들어지기까지 다양한 사건이 있었지만 그 선두는 분명 제시 오언스였다.감독은 이런 제시 오언스의 일대기를 감정 과잉 없이 담담하게 풀어낸다. 비록 나치 독재와의 대립에 지나친 분량을 할애한 느낌이 없지 않지만 제시의 삶을 온전하게 기록해냈다는 것만으로도 영화적 가치는 충분하다. /권준우기자 junwoo@kyeongin.com · 사진/(주)영화사 빅

2016-05-19 권준우

[텔미시네] 제3의 사랑

과잉없는 담백 멜로 '관객 공감'실제 연인 송승헌·유역비 호흡상해 배경 골목길 미장센 '눈길'감독 : 이재한출연 : 송승헌, 유역비, 지아, 구한성개봉일 : 5월 19일 멜로 / 15세 관람가 / 113분뭔가 심심하다. 외모와 배경, 성격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재벌 2세와 평범하지만 아름답고 정의감 넘치는 일반 여성 간의 로맨스는 그 뿌리조차 찾기 어려울 정도로 흔한 클리셰다. 때문에 이런 이야기가 특별함을 가지기 위해선 다른 전작들과 다른 시각적 요소와 관객의 몰입을 자아내는 연출력이 필수다.그런 부분에서 이재한 감독은 명명백백히 탁월한 이야기꾼이다. 남녀 간의 흔한 사랑에 알츠하이머라는 소재를 부여해 공감을 이끈 '내 머리 속의 지우개(2004)'처럼 '제3의 사랑'에는 우울증을 앓고 있는 동생을 통해 극의 긴장감을 유지한다. 치림 그룹의 후계자 임계정은 우연히 비행기 옆 좌석에 앉아 울고 있는 추우를 보고 알 수 없는 이끌림을 느낀다. 치림 그룹에 다니는 추우의 동생 추월은 임계정을 짝사랑해 자살 시도까지 하게 되고, 추월의 일을 항의하기 위해 추우가 치림 그룹 사장실을 찾은 기이한 상황에서 둘의 두 번째 만남이 이뤄진다.'제3의 사랑'은 중국 소설가 '쯔유싱쩌우'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이재한 감독은 이 이야기를 순수한 사랑으로 해석해 감정의 과잉 없는 담백함으로 풀어낸다. 추우는 자신과 임계정의 각기 다른 입장을 너무나 잘 이해하면서도 이뤄질 수 없는 사랑에 가슴 아파한다. 상해를 배경으로 한 아름다운 미장센도 관객의 눈을 사로잡는다. 임계정이 살고 있는 안개 낀 마천루와 추우가 거니는 화창하고 번잡한 거리는 묘한 대조를 이루며 극 중 인물의 심층 심리를 담아낸다. 또 실제 연인인 송승헌과 유역비의 아름다운 투샷은 골목 뒷길처럼 흔한 장소마저 로맨틱하고 특별한 공간으로 만들기에 충분하다. /권준우기자 junwoo@kyeongin.com · 사진/(주)쇼박스

2016-05-12 권준우

[텔미시네] 곡성

무속인·귀신 저지르는 살인등'황당무계' 코드들 의식적 구성서서히 관객 조이는 스릴 오싹곽도원 리얼한 연기력에 '공감'감독 : 나홍진출연 : 곽도원, 황정민, 천우희개봉일 : 5월 12일 미스터리·스릴러 / 15세 관람가 / 156분삼인성호(三人成虎)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황당무계한 이야기라도 자꾸 들으면 믿게 된다는 뜻이다. 일종의 세뇌인데 이런 식의 수사는 사기사건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뒷산에 금괴가 묻혀 있으니 채굴비용을 내라든가 '내가 대통령 친척인데' 등으로 시작하는 얼토당토 않는 이야기라도 타고난 달변가들에 의해 반복적으로 듣다 보면 멀쩡한 사람도 이를 신념처럼 믿게 된다. 나홍진 감독의 신작 '곡성' 역시 다분히 '사기적'이다. 영화는 그간 한국 관객들이 선호하지 않은 코드들을 의식적으로 모조리 끌어모아 놓은 느낌을 준다. 조용한 시골 마을에 의문의 살인 사건이 계속 발생하고, 감독은 영화 초반부터 이 사건들의 범인이 사람이 아닌 악령의 소행이라는 것을 직간접적으로 제시해버린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타난 것 역시 무당이라는 영적인 존재다. 범죄수사와 무속인, 악령의 존재 등은 한국 영화계에서 잊을 만 하면 나오는 소재지만 그간 개봉한 영화들의 흥행성적이 말해주듯 관객들에게 철저히 외면당한 코드들이다.그러나 반박이 불가능한 연기파 배우들로 구성된 출연진은 그 특유의 몰입감으로 이 황당무계한 이야기를 믿게 만든다. '범죄와의 전쟁(2012)', '타짜-신의 손(2014)' 등 기존 작품에서 강인한 역할의 배우로 각인돼 있던 주인공 곽도원은 겁 많은 시골 경찰이 어린 딸을 위해 광포하게 변해가는 점층적 캐릭터를 선보여 눈길을 모았다. 평범한 역할을 가장 자연스럽게 연기하니 극 중 인물에 대한 관객들의 공감은 배가 된다.출연작을 모두 흥행작으로 이끌고 있는 '국민배우' 황정민의 비중은 예상과 달리 극히 적다. 그는 필요한 부분에 꼭 필요한 연기만을 하며 사건의 실체를 찾아가는 과정의 궁금증을 더욱 증폭시킨다. 별다른 대사 없이 표정만으로 사건을 혼란에 빠뜨리는 '외지인' 쿠니무라 준과 선역인지 악역인지 종잡을 수 없는 '무명' 천우희 역시 더하고 뺄 것 없이 관객을 황당무계한 이야기 속으로 끌고 들어간다. 심지어 악령이 씐 딸을 연기하는 아역 김환희 역시 14살이라는 어린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신들린 듯한 연기력을 보여준다.황당무계한 이야기를 믿게 된 관객들에게 남은 것은 미칠듯한 오싹함이다. 2시간이 넘는 긴 런닝타임 동안 영화는 숨통을 서서히 조이며 스릴을 강화시키는 새로운 스타일의 긴장감을 선사한다. '추격자'와 '황해'를 거치며 파워풀한 구성력을 인정받은 나홍진 감독의 군더더기 없는 연출 역시 긴장감을 더하는 또 다른 요소다. /권준우기자 junwoo@kyeongin.com · 사진/이십세기폭스

2016-05-05 권준우

[텔미시네] 극장판 '안녕 자두야'

1997년 '월간 파티'때부터 20년째 사랑 '스테디셀러'여민정·양정화 등 정상급 성우들 리얼 목소리 연기감독 : 손석우출연 : 여민정(자두), 양정화(이난향) 개봉일 : 5월 4일 애니메이션 / 전체 관람가 / 75분국민 캐릭터로 사랑받는 매력만점 '자두'의 첫 극장판이 어린이날을 앞두고 개봉한다.'안녕 자두야'는 1997년 월간 순정만화 잡지 '파티'에서 연재를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23권 단행본으로 출간돼 100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스테디셀러 만화다. 1970년대를 배경으로, 원작 작가 이빈의 어린시절 추억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코믹하게 그려냈다.2011년 TV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해 원작보다 강력해진 캐릭터와 다채로운 스토리로 여전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극장판 안녕 자두야'에서 자두네 가족은 놀이공원 '꿈의 랜드'로 놀러 간다. 동생들과 신나게 놀이기구를 타던 천방지축 최자두는 급히 화장실을 찾게 된다. 우연히 들어가게 된 건물에서 오래된 동화책을 한 권 꺼내들었는데, 책장을 펼치는 순간 알 수 없는 빛과 함께 책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TV 애니메이션 방영 때부터 함께 호흡을 맞춘 국내 정상급 성우진이 총출동해 영화에 재미를 더한다. 통통 튀는 '자두'목소리는 여민정 성우가 맡았다. '짱구는 못말려'에서 짱아와 철수 등 1인 2역도 모자라 성별을 가리지 않고 폭넓은 배역을 소화한 여 성우는 이 밖에도 '명탐정 코난', '포켓몬 더 무비 XY 후파 : 광륜의 초마신' 등에서 활약했다. 자두네 가족의 카리스마 넘치는 절대 권력자 '엄마' 역은 양정화 성우가 맡았다. '개구리 중사 케로로'의 케로로와, '냉장고나라 코코몽'의 아로미로 관객들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남긴 성우다.투니버스 5기 공채 성우인 정유미는 '미미', '아줌마', '마녀' 역할을 맡아 새침데기 공주님부터 사악한 마녀까지 무려 1인 3역을 다채로운 목소리 연기를 소화해냈다. /민정주기자 zuk@kyeongin.com · 사진/CJ 엔터테인먼트

2016-04-28 민정주

[텔미시네]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루소 형제, 전작 윈터솔져 이어 메가폰 '스펙타클 액션''정부 관리 등록제' 찬반 놓고 어벤져스 멤버 내전 그려감독 : 조 루소·안소니 루소출연 : 크리스 에반스, 로버트 다우니개봉일 : 4월 27일 액션·SF / 12세 관람가 / 147분어벤져스와 관련된 사고로 부수적인 피해가 일어나자 정부는 어벤져스를 관리하고 감독하는 시스템인 일명 '슈퍼히어로 등록제'를 내놓는다. 어벤져스 내부는 정부의 입장을 지지하는 찬성파(팀 아이언맨)와 이전처럼 정부의 개입 없이 자유롭게 인류를 보호해야 한다는 반대파(팀 캡틴)로 나뉘어 대립하기 시작한다.전작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를 통해 압도적인 호평과 신뢰를 얻으며 자신들의 역량을 입증해낸 루소 형제가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의 마무리로 원작 속 '시빌 워'를 영화화했다. 이번 작품에서 어벤져스 멤버들은 '슈퍼히어로 등록제'를 놓고 서로 대립한다. 어벤져스의 멤버들이 협력하는 것이 아닌, 내분한다는 점에서 시빌 워의 영화화에 반대하는 팬들도 있었다.불의와 타협이 절대 불가한, 가장 현실적이고 이상적인 슈퍼히어로의 캐릭터를 가지고 있는 캡틴 아메리카가 스토리의 중심에 있다. 슈퍼히어로가 되기 전에도, 된 이후에도 여전히 포기를 모르는 성격의 그와 역대급 슈퍼히어로들의 끝을 알 수 없는 전쟁이 시리즈 마지막을 화려하게 마무리한다.어벤져스 멤버들 간의 전쟁을 담아낸 만큼 많은 히어로들이 대거 등장해 더욱 다채로운 스토리와 스펙터클한 액션을 선사한다. 캡틴 아메리카, 아이언맨, 블랙 위도우, 호크아이 등 기존 어벤져스들을 비롯해서 비전, 스칼렛 위치, 워 머신, 팔콘, 윈터솔져, 여기에 새롭게 합류하는 앤트맨, 블랙 팬서와 스파이더맨까지 등장한다. 루소 형제는 "영화 속 등장인물들의 모든 조합을 생각해보고 잘 어울리는지 판단해 결정했다. 각 인물들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안에서 어떤 일들을 겪어왔는지 추적했다. 관객들을 놀라게 하고 싶었고 흥미로운 조합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민정주기자 zuk@kyeongin.com · 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2016-04-21 민정주

[텔미시네] 트리플 9(Triple 9)

인질 잡힌 가족 구하려는 범죄자경찰과 총격전·폭파 장면 '강렬'CG 최소화· 애틀랜타 지형 활용감독 : 존 힐코트출연 : 치웨텔 에지오포, 케이시 애플렉개봉일 : 4월 20일 범죄·스릴러 / 청소년 관람불가 / 115분4인조 은행강도가 은행을 휩쓸고 갔지만 돈은 그대로 있는 의문의 사건이 발생한다. 경찰은 실마리 조차 잡지 못하고 그들을 놓친다. 한편, 범죄조직의 리더인 '마이클'은 인질로 잡힌 가족을 위해 마지막 범죄를 계획한다. 하지만 완벽한 보안으로 범죄의 성공은 불가능한 미션이 된다. 결국 그들은 시간을 벌기 위해 전 도시의 경찰들을 유인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경찰 피살 코드 '트리플 9'을 발동시키기로 한다. 마침내 D-day가 오고, 범죄를 실행하려는 자들과 막으려는 자들의 목숨을 건 한 판이 시작된다.최근 영화계에는 CG 사용을 최소화해 영화와 현실의 경계를 혼돈시키는 일명 '아날로그 액션'이 자주 시도되고 있다. 국내 관객들에게 호평받은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가 그 대표작이다. 광활한 사막에서 150여대의 차량을 동원해 극도의 스릴감과 생생한 파괴감을 선사했다.'트리플 9'은 애틀랜타 도로 지형을 최대한 활용해 현실적인 액션 장면을 구현했다. 제작진은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가기 전, 미국 애틀랜타의 다양한 도심 지형에 대한 사전 조사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 결과 은행 절도로 훔친 현찰 더미 속에서 폭발하는 붉은 염색약과 그로 인해 붉게 물들어가는, 파격적인 비주얼의 고속도로 도주장면이 탄생했다. 액션 신의 클라이맥스인 자동차 추격신 역시 CG 효과를 최소화해 보다 현실적인 명장면을 만들어냈다. 이 밖에 영화 속 다양한 범죄 장면과 총격전, 폭파 장면 등을 강렬하게 연출해내며 아날로그 액션이 주는 생생한 쾌감을 전달한다. 전작 '더 로드'에서 사실감을 극대화 한 연출 기법으로 언론과 평단의 호평을 받은 존 힐코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신뢰감을 더한다.'트리플 9'은 초호화 캐스팅으로도 주목받았다. 케이트 윈슬렛은 마피아 보스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노예 12년'과 '마션' 등에서 선 굵은 연기를 보여줬던 치웨텔 에지오포는 범죄 조직의 수장으로 차갑지만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마이클' 역을 맡았다. 케이시 애플렉은 범죄조직에 맞서는 정의로운 경찰로 등장한다. 이들은 선과 악이 분명하지 않은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경찰과 마피아 그리고 범죄조직이라는 세력으로 얽히는 가운데 자신의 이익과 정의 그리고 명예 등 다양한 욕심이 충돌하면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탄탄하고 긴장감 넘치게 보여준다. /민정주기자 zuk@kyeongin.com · 사진/(주)메인타이틀 픽쳐스 제공

2016-04-14 민정주

[텔미시네] 해어화(解語花)

'가수' 꿈꾼 마지막 예인 기생격변하는 1940년대 경성 배경천우희·한효주 목소리 '심금'감독 : 박흥식출연 : 한효주, 유연석, 천우희개봉일 : 4월 13일 드라마 / 15세 관람가 / 120분소율(한효주)은 경성 제일의 기생 학교 '대성권번'에서도 빼어난 미모와 탁월한 창법으로 최고의 예인으로 불린다. 소율의 둘도 없는 친구 연희(천우희)는 심금을 울리는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졌다. 이 둘은 선생 산월(장영남)의 총애를 받으며 조선 최고의 예인이 되기를 꿈꾼다. 소율의 정인이자 당대 최고의 작곡가인 윤우(유연석)는 민중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조선의 마음'이라는 노래를 작곡하려 한다. 윤우의 노래를 부르고 싶은 소율은 예인이 아닌 가수가 되려한다. 하지만 윤우는 연희의 목소리에 점차 빠져든다.비운의 시대, 가수를 꿈꾸는 마지막 기생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 영화 '해어화'는 당시 대중가요계와 권번 기생의 모습을 스크린으로 불러내 호기심을 자극한다. 국내에는 1920년대 이후 음반의 보급이 대중화됐고, 1926년 발매된 한국 최초의 소프라노 성악가 윤심덕의 노래 '사의 찬미'가 최초의 대중가요로 등장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1940년대 전후 일제강점기 시대의 대중가요는 고통 받는 민중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즐거움을 안겨주는 대중문화로 각광 받았다. 1941년 태평양 전쟁을 시작으로 일본은 민족 의식을 선동한다는 이유로 황금기를 맞이한 한국 대중가요를 억압하기 시작한다. '해어화'는 이러한 시대적 배경에서 민중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노래와,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그 노래를 부르고자 한 마지막 기생의 운명적 스토리를 전한다.우리나라의 전통 가곡인 '정가'의 명인으로 불리는 소율 역의 한효주는 청아한 소리가 특징인 정가를 완벽 소화했을 뿐만 아니라, 예인으로서 자태까지 갖추며 우아한 매력을 선보인다. 연희 역의 천우희는 민중의 마음을 울리는 목소리를 들려준다. 연희가 부른 윤심덕의 '사의 찬미'는 윤우뿐아니라 노래를 듣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당대 최고의 작곡가 윤우 역의 유연석은 유려한 피아노 연주로 여심을 흔든다. '아리랑'을 연주하며 수준급 피아노 실력을 모자람 없이 펼쳐보인다. /민정주기자 zuk@kyeongin.com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2016-04-07 민정주

[텔미시네] 독수리 에디

동계올림픽 최초 출전 선수 실화킹스맨 에거튼·울버린 휴잭맨 등단단한 연기 호흡 유쾌한 도전기감독 : 덱스터 플레처출연 : 태런 에거튼, 휴 잭맨개봉일 : 4월 7일 드라마 / 12세 관람가 / 106분영국 스키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떨어진 '에디(태런 에거튼)'는 동계 올림픽 출전이라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스키 점프' 선수가 되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돌아오는 건 비웃음뿐이다. 부모님의 걱정을 뒤로 하고 무작정 독일의 스키 점프 훈련장으로 떠난 그는 반항적인 성격으로 미국 국가대표 선수에서 퇴출 된 천재 스키 점프 선수 '브론슨'(휴 잭맨)을 우연히 만난다.에디는 자신의 코치가 되어 달라며 막무가내로 매달린다. 브론슨은 처음에 거절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에디의 간절함에 마음이 움직여 결국 에디와 훈련을 시작한다. '독수리 에디'는 1988년 캘거리 동계 올림픽 출전 선수인 에디 에드워즈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에디 에드워즈가 살고 있던 당시의 영국은 동계 올림픽에 스키 점프 선수를 출전시킨 적이 없었다. 건축 공사장에서 미장이로 일한 경력을 가진 에디는 프로 선수라고 하기에는 실력이 충분하지 않았다. 올림픽에서 70m와 90m 스키 점프에 도전해 모두 꼴찌를 기록했다. 그러나 진정한 올림픽 정신을 환기시키며 화제의 인물이 됐다.영화는 에디를 순위를 떠나 아름다운 도전을 한 이 시대의 진정한 영웅으로 그린다. 에디 역을 맡은 태런 애거튼은 영화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로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다. 고속 성장하던 킹스맨에서의 모습은 없는, 한없이 모자라기만 한 역할이지만 에디가 지닌 진솔하고 간절한 마음을 과하지 않은 연기로 보여준다.피어리 브론슨 역의 휴 잭맨은 태런 애거튼과의 단단한 연기호흡을 보여주며 뻔한 감동스토리를 유쾌하게 풀어간다.'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2015)를 제작·연출한 매슈 본이 제작을 맡았고, '와일드 빌'(2013), '선샤인 온 리스'(2014)를 연출한 덱스터 플레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민정주기자 zuk@kyeongin.com20세기폭스 제공'독수리 에디'의 한장면. /20세기폭스 제공

2016-03-31 민정주

[텔미시네] 하이-라이즈

40층 첨단아파트 상류층의 야만기술발전으로 뒤틀린 인간 심리톰 히들스턴 안정적 연기 '호평'감독 : 밴 웨틀리출연 : 톰 히들스턴(Dr.랭), 제레미 아이언스(안토니 로열), 시에나 밀러(샬롯 멜빌)개봉일 : 3월 30일 액션·드라마 / 청소년 관람불가 / 119분1975년 런던, 모두가 꿈꾸는 상류층 라이프를 대변하는 최첨단 고층아파트 '하이라이즈'가 모습을 드러낸다. 세계적인 건축가 '안토니 로열'이 설계한 40층 타워인 하이라이즈는 철저히 고소득층에게만 허용된 그들만의 비밀스런 공간이다. 모든 편의시설과 서비스가 마련돼 외부로 나갈 필요조차 없는 건물은 자연스레 내부와 외부를 단절시킨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건물의 치명적 결함이 밝혀지고 25층에 사는 'Dr. 랭'은 이해할 수 없는 이웃들의 이상 징후를 발견해 나간다. 이어 호화로운 파티가 열린 밤, 의문의 추락사고가 발생한 이후 Dr.랭은 진짜 하이라이프의 실체를 목격하게 된다.더 타임스가 '위대한 작가'로 선정한 J.G. 발라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하이-라이즈'는 1975년 런던, 최첨단 고층아파트 '하이라이즈'를 배경으로 하는 21세기형 신세계 스릴러다.소설은 빌딩 정글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내재된 야만적 본성을 파헤친다. 그 본성은 사회적 결함의 원인으로 자라나고, 테크놀로지의 존재감은 인간의 정신세계가 나약해질 수록 점점 커지며 미래사회를 디스토피아로 만들어간다.1975년에 쓰여 졌지만 현대를 배경으로 한다고 해도 무관할 만큼 최첨단 설비와 현대적인 디자인을 갖춘 고층아파트가 등장한다. 신분사회를 연상케 하는 이 거대한 유토피아는 고소득 직업군들만을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선발하며 '마치 완벽해 보이는' 세계를 연출했다.사실 영화의 진짜 주인공은 이 거대한 건물이다. '하이라이즈'라는 공간 자체가 마치 살아있는 듯한 캐릭터로서 긴장감과 삭막함, 상류 퇴폐문화의 묘한 흥분이 버무려진 독특한 분위기를 뿜는다.건물의 위용에 부화뇌동하는 인간들을 한발 뒤에서 바라보는 'Dr.랭' 역의 톰 히들스턴은 예상대로 안정된 연기를 펼쳐준다. 그는 이번 영화로 토론토, 런던영화제의 평론가들로부터 '톰 히들스턴 필모그래피 중 최고의 작품'이라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실제 고층아파트와 건물들이 즐비한 세상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이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는 상당하다. 기술발전이 인간의 심리를 기괴하게 뒤트는 양상이 섬세한 편집을 거쳐 현대인의 야성을 자극한다. /권준우기자 junwoo@kyeongin.com · 사진/찬란 제공

2016-03-24 권준우

[텔미시네] 폴링(The Falling)

'단짝' 아비가 죽고 학교에 퍼진 전염병리디아는 '기묘한 증상'을 파헤치는데…감각적 배경·십대 배우들 호연 '인상적'감독 : 캐롤 몰리출연 : 메이지 윌리암스(리디아), 플로렌스 퓨(아비), 맥신 피크개봉일 : 3월 24일 드라마·미스터리 / 청소년 관람불가 / 102분1969년 영국의 명문여학교에 다니는 리디아와 아비는 둘도 없는 단짝친구다. 둘은 가장 은밀한 경험까지 공유하던 사이지만 언젠가부터 아비에게 비밀이 생기고, 리디아는 그런 아비가 못마땅하다. 둘의 우정이 흔들린 순간, 아비는 리디아의 곁을 떠나게 된다. 리디아와 친구들이 슬픔에 잠겨있는 무렵, 소녀들에게 미스터리한 증상이 퍼진다. 이 증상은 전염병처럼 학교 전체로 번진다.여성감독 캐롤 몰리는 한없이 유쾌하고, 또 한편으로는 고약하기 이루 말할 수 없는 사춘기 소녀들의 예민하고 섬세한 감성을 날카롭게 포착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십대 소녀 배우들은 베테랑 연기자들 틈바구니 속에서도 자신의 현재를 투영한 캐릭터에 충실하며 그 자체로 빛나고 아름다운 에너지를 발현한다.특히 메이지 윌리암스는 이번 영화에서 제 나이에 꼭 맞는 사춘기 소녀 리디아를 연기해 관객을 매료시킨다. 기묘한 증상의 비밀을 파헤치는 리디아를 통해 특유의 마력 같은 카리스마로 극 전체의 중심을 잡는다. 학교와 가정에서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사춘기 소녀의 복잡미묘한 심리를 완벽한 연기로 표현해낸 메이지 윌리암스는 지난 1월 열린 제36회 런던 비평가 협회 시상식에서 영국아역상을 수상했다.감각적인 배경과 소품은 미스터리한 사건과 대조를 이루면 묘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영화 전반에서 통용되는 메인 컬러는 여학생들의 교복인 블루와 자연을 상징하는 그린이다. 호숫가에서 이뤄지는 소녀들의 야외 미술시간을 담은 장면은 구도에서부터 색감, 소품에 이르기까지 한 폭의 아름다운 명화를 연상시킨다. 미술뿐만 아니라 문학, 과학 등 학창시절의 향수를 부르는 여러 수업시간 장면도 인상적이다. 그 중, 호숫가 야외 미술시간은 대사가 한마디도 없지만 클래식하면서도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민정주기자 zuk@kyeongin.com · 사진/더블앤조이 픽쳐스 제공

2016-03-17 민정주

[텔미시네] 헝거

붙잡힌 공화국군 단원들 英 교도소내 투쟁죄수복·샤워 거부이어 '단식' 마지막 저항마이클 패스벤더 14㎏ 감량 리얼연기 공감감독 : 스티브 맥퀸출연 : 마이클 패스벤더, 리암 커닝햄개봉일 : 3월 17일드라마 / 청소년 관람불가 / 96분영국으로부터의 완전 독립을 목표로 하는 아일랜드공화국군 단원들은 신념을 지키기 위해 메이즈 교도소에서 죄수복 착용과 샤워를 거부하며 투쟁을 벌인다. 이들의 핵심인물인 '보비 샌즈' (마이클 패스벤더)는 자신들의 요구를 묵살하고 대화를 거부하는 마가렛 대처 수상에 맞서 마지막 저항을 시작한다. 비주얼 아티스트 출신 스티브 맥퀸 감독의 논란의 데뷔작이자, 마이클 패스벤더의 첫 주연작이다. '보비 샌즈'의 마지막 저항에 대한 생생한 묘사와 함께 개인의 몸이 정치적 장이 되어가는 현 시대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아냈다.스티브 맥퀸 감독은 극단적인 체중 감량을 요구했고, 마이클 패스벤더는 하루에 600kcal만을 섭취하며 10주 만에 14kg을 감량했다. 감독은 배우의 앙상한 몸을 카메라로 비추는 동안 감상주의를 배제하고 육체적 투쟁에 집중하며 아일랜드 독립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을 객관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그가 가장 공을 들인 장면은 신념을 위해 목숨까지 내던진 주인공 보비 샌즈와 그를 설득하려는 '도미니크' 신부의 불꽃 튀는 대담 장면이다. 신념과 폭력, 자살과 타살, 순응과 저항, 생명과 윤리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오가는 이 장면은 무려 24분간의 원테이크로 촬영되어 16분의 롱테이크로 완성됐다. 도미니크 신부 역을 맡은 리암 커닝햄은 24분간 연속해서 촬영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농담이냐고 되물었지만, 감독과 배우들은 이 장면을 성공적으로 완성해내지 않으면 영화 전체가 무너질 거라는 부담감을 갖고 있었다. 이들은 끝내 영국의 지배와 독립을 위해 맞서는 아일랜드인들의 굳은 신념이 응축된 명 장면을 완성해냈고, 마이클 패스벤더는 2016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됐다.영화 속 보비 샌즈는 "옳다고 믿는 것에 제 목숨을 걸 겁니다.", "내가 실패해도, 다음 세대는 더욱 굳은 결의로 투쟁할 거예요"라는 대사로 굳은 신념을 드러낸다. 영화는 자유가 목숨보다 중요한 가치가 될 수 있는가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지고, 관객은 영화속으로 속절없이 빨려들어 간다. /민정주기자 zuk@kyeongin.com · 사진/오드(AUD) 제공

2016-03-10 민정주

[텔미시네] 런던 해즈 폴른

세계정상들 英 수상 장례식 참석정체 불명 조직의 동시다발 공격 짐승남 제라드 버틀러 '맨몸액션'숨 쉴틈없는 압도적 스케일 짜릿감독:바박 나자피출연:제라드 버틀러, 아론 에크하트, 모건 프리먼개봉일:3월 10일액션, 범죄/98분/15세 관람가 영국 수상의 장례식 참석을 위해 전 세계 28개국 정상들이 모인 런던은 역사상 가장 철저한 보안 태세가 유지되고 있다.그러나 런던 도심 전체에 동시다발적인 테러가 일어나 5개국 정상이 희생되고 미국 대통령이 납치 당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다.적군과 아군을 구분할 수 없는 아비규환 속에서 비밀 경호원 마이크 배닝은 영국의 해외정보 전담 정보기관 MI6와 함께 전세계를 위협하는 정체불명의 세력을 막기 위해 나선다. 지난 3일 국내 개봉한 '갓 오브 이집트'에서 극악무도한 어둠의 신 '세트'로 출연한 제라드 버틀러가 훈남 영웅으로 돌아왔다.극중 일급 경호원 '마이크 배닝' 역으로 열연하는 제라드 버틀러는 깔끔한 경호원 수트를 말끔하게 차려입고 적을 단숨에 제압하는 맨몸 액션부터 쉴 틈 없는 총격전, 긴박감 넘치는 카 체이싱까지 선보인다. 바박 나자피 감독의 속도감 넘치는 연출력과 제라드 버틀러, 아론 에크하트, 모건 프리먼 등 할리우드 최고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져 역대급 액션 블록버스터로 개봉 전부터 눈길을 끌었다.극중 정체불명의 테러리스트들이 처음 공격하는 장소는 '세인트 폴 대성당'이다. 제작진은 세인트 폴 대성당과 광장의 웅장함을 그대로 재현했으며, 이밖에도 국제 테러리스트 '바카위'의 본거지인 '하이브'와 영국의 고급 주택지, 런던 동부와 소호의 길을 실제처럼 만들어냈다.여기에 CG를 통해 현실감을 극대화했다. 런던의 랜드마크인 '빅 벤', '웨스트민스터', '첼시 브릿지' 등이 붕괴되면서 폭발하는 장면은 CG로 리얼함을 극대화시켜 스크린 너머로 강력한 타격감을 전한다. 뿐만 아니라 제작진은 실제 차량과 건물 폭파기법으로 머리 위로 덮쳐오는 차량과 건물 유리창이 동시다발적으로 파열되는 장면을 완벽하게 구현해 압도적인 폭파 장면을 완성시켰다. /민정주기자 zuk@kyeongin.com · 메가박스㈜플러스엠 제공

2016-03-03 민정주

[텔미시네] 갓 오브 이집트

오시리스 신화에 새 이야기 첨가원조 짐승남 제라드 버틀러 열연신화 주인공들 왕좌전쟁 '압도적'감독 : 알렉스 프로야스출연 : 제라드 버틀러, 니콜라이 코스터 왈도, 브렌튼 스웨이츠개봉일 : 3월 3일판타지 / 12세 관람가 / 126분신과 인간이 공존하며 번영을 누리던 이집트 제국에서 세계 역사를 뒤바꿀 거대한 전투가 벌어진다. 어둠의 신 '세트'가 싸움을 시작한다. 그는 반란을 일으켜 태양의 신 호루스의 양쪽 눈을 빼앗고 왕위에 오른다. 모든 힘을 박탈당한 호루스는 전설적인 도둑으로 알려진 인간, '벡'의 도움으로 겨우 한 쪽 눈을 되찾는다. 벡과 호루스는 세트를 이길 힘을 얻기 위해 험난한 여정을 떠난다. 지옥과 천국의 세계를 넘나드는 험난한 여정과 신들의 관문을 지나 마침내 최종 대결을 눈앞에 둔다.이집트 신화, 신과 인간이 공존하던 시대,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신화 사상 가장 격렬한 전투 등 흥미를 끄는 요소들이 영화를 가득 채운다. 제작진은 이집트 신화에서 가장 유명한 오시리스 신화에 새로운 상상을 곁들여 이야기를 완성했다. 어둠의 신 '세트'와 태양의 신 '호루스', 사랑의 여신 '하토르', 지혜의 신 '토트', 빛과 우주의 지배자 '라', 전쟁의 두 여신 '아스타르테'와 '아나트' 등 다양한 신들이 대거 등장한다. 평소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다가 전투에 앞서 각기 본연의 모습으로 변신하는 이들의 모습은 관객을 압도한다. 제작진이 재현한 고대 이집트의 모습도 흥미롭다. 거대한 석상과 피라미드, 눈부신 황금으로 뒤덮인 상상 속의 이집트에서 왕좌를 놓고 벌어지는 신들의 격렬한 전투는 현란하고 화려하다.마성의 남자, 원조 짐승남 제라드 버틀러가 어둠의 신 '세트'역을 맡아 극악무도한 짓을 서슴지 않는 잔인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태양의 신 '호루스'역은 세계적인 인기 미드 '왕좌의 게임'의 '킹슬레이어' 니콜라이 코스터 왈도가 맡았다. 험난한 여정을 이어가면서 점차 진정한 왕으로 거듭난다. 또 하나의 주인공 '벡'으로 최근 할리우드 유망주 중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브렌튼 스웨이츠가 등장한다. 마음만 먹으면 뭐든지 훔칠 수 있는 전설의 도둑 벡은 강력한 힘의 원천인 눈을 훔쳐 호루스에게 돌려주고 함께 평화로운 이집트를 되찾기 위한 여정을 떠난다. /민정주기자 zuk@kyeongin.com · 사진/올댓시네마 제공어둠의 신 '세트'태양의 신 '호루스'

2016-02-25 민정주

[텔미시네] 귀향

'日 위안부' 고통, 영상으로 기록여러차례 투자 거절 씁쓸한 과정국민들 후원 통해 수년만에 제작감독 : 조정래출연 : 강하나, 최리, 손숙개봉일 : 2월 24일 드라마 / 15세 관람가 / 127분1943년, 천진난만한 열네 살 정민(강하나)은 영문도 모른 채 일본군 손에 이끌려 가족의 품을 떠난다. 정민은 함께 끌려온 영희(서미지), 그리고 수많은 아이들과 함께 기차에 실려 알 수 없는 곳으로 향한다. 정민과 아이들은 제2차 세계대전의 차디찬 전장 한가운데 버려졌다.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일본군이 가득한 고통과 아픔의 현장이었다. 이 지옥같은 곳에서 살아 돌아온 아이들이 몇 명인지는 알 수 없다. 일본군 '위안부'피해자로 정부에 등록된 숫자는 238명이다. 이 중 45명이 살아있다. 조정래 감독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여성의 삶과 그들이 겪은 고통을 영상으로 기록했다. '홀로코스트'를 다룬 영화 '쉰들러 리스트'(1993)나 '인생은 아름다워'(1997), '피아니스트'(2002)와 같은 '문화적 증거물'로서의 역할에 기여하고자 하는 진심에서 출발했다.'귀향'은 제작 과정 또한 영화 같은 작품이다. 조 감독은 강일출 할머니의 그림 '태워지는 처녀들'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아 시나리오를 완성시켰지만, 이후 수 년 동안 여러 차례 투자를 거절당했다. 이후 전 국민을 대상으로 자유로운 후원을 받는 '크라우드 펀딩' 방식으로 눈을 돌렸다. 공식 홈페이지와 포털사이트 다음, ARS 문자 후원 등 다양한 방법으로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 제작비를 조달해 영화 제작에 착수할 수 있었다. 모두 7만5천270명이 이 영화를 후원했다. 순 제작비 중 절반이 넘는 금액 12억여원의 제작비가 모였다.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과 미국 등 전 세계 각지에서 후원의 손길이 이어졌다. 엔딩 크레딧에 이들 후원자의 이름이 모두 담겨있다.연기자와 스태프들의 재능기부도 이어졌다. '영희'(서미지) 역의 현재 역할 '영옥' 역을 맡은 손숙은, 지난 2014년 영화의 시나리오를 읽고 조정래 감독에게 노 개런티 출연 의사를 밝히며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배우 오지혜와 정인기, 재일교포들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사명감과 강한 의지를 드러내며 제작을 도왔다. /민정주기자 zuk@kyeongin.com · 사진/와우픽쳐스 제공

2016-02-18 민정주

[텔미시네] 드레스메이커

감독 : 조셀린 무어하우스 출연 : 케이트 윈슬렛, 주디 데이비스, 리암 헴스워스개봉일 :2월11일드라마/15세 관람가/ 118분소년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억울하게 쫓겨났던 틸리(케이트 윈슬렛)가 25년만에 마을로 돌아온다. 틸리는 마을 사람들에게 화려한 드레스를 선물해 환심을 산다. 자신이 없는 동안 엄마를 돌봐 준 테디(리암 햄스워스)와 연애도 시작한다. 그러나 틸리가 과거의 살인사건 뒤에 숨겨졌던 엄청난 비밀을 찾아내고, 마을로 돌아온 진짜 이유가 서서히 드러난다. 어딘지 수상한 마을 사람들을 향한, 총 대신 재봉틀을 든 드레스메이커의 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복수가 시작된다. 호주의 대표 여성작가 로잘리 햄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호주 최고의 여성감독 조셀린 무어하우스가 연출과 각본을 모두 맡아 원작이 가진 신선한 소재와 깊이 있는 주제를 의외의 웃음과 반전, 섬세한 연출력으로 그려냈다. 여기에 주디 데이비스, 휴고 위빙, 리암 햄스워스, 사라 스누크 등 세계적으로 인정 받은 배우들이 대거 등장해 완성도를 높였다. 직접 영화 소품을 구하러 다니거나 바느질을 배우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케이트 윈슬렛은 도발적이면서도 내면에 깊은 상처를 가진 틸리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관록의 연기파 배우 주디 데이비스가 틸리의 엄마 '몰리' 역을 맡아 30여년간 쌓아온 연기 내공을 발휘했다. 휴고 위빙은 틸리의 조력자 '패럿'으로 분했다. 근엄한 외모와는 달리 레이스와 스팽글, 여성복에 관심이 많은 그는 과거 소년 살인사건에 숨겨진 진실의 단서를 제공하며 영화의 긴장감을 부여한다. 또한 '토르' 크리스 햄스워스의 동생으로 잘 알려진 리암 햄스워스가 마초 같은 겉모습과 달리 틸리의 여린 마음을 보듬는 연인 '테디' 역을 맡아 여심을 공략한다. '물랑루즈' 제작진이 만들어낸 뛰어난 영상미와 350벌의 드레스, 50년대 오뜨꾸뛰르 황금기의 완벽한 재현으로 호주영화협회상 12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돼 케이트 윈슬렛이 여우주연상을, 주디 데이비스와 휴고 위빙이 각각 남녀조연상을, 의상상과 관객상을 수상했다. /민정주기자 zuk@kyeongin.com · 사진/브릿지웍스엔터테인먼트(주) 제공

2016-02-11 민정주

[텔미시네] 세기의 매치

할리우드 명배우 연기 앙상블천재성·광기 심리묘사 '한 수'감독 : 에드워드 즈윅출연 : 토비 맥과이어, 리브 슈라이버, 피터 사스가드 개봉일 : 1월 28일 드라마/12세 관람가/115분어린 시절부터 체스에 천부적 재능을 보인 바비 피셔는 13세에 미국 체스계를 제패하고 15세에 최연소 그랜드 마스터 타이틀을 획득했다. 미국을 대표하는 체스 영웅으로 성장한 '바비 피셔'에게 남은 유일한 목표는 러시아의 체스 황제 '보리스 스파스키'를 꺾고 체스 세계 챔피언에 오르는 것이었다. 한 수를 두는 데 평균 3초밖에 걸리지 않는 보리스 스파스키와 매 수를 둘 때마다 150수 이상을 앞서가는 바비 피셔의 대결은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게된다. 장장 4개월에 걸쳐 진행된 이 '세기의 대결'은 실제 전쟁을 방불케 할 정도의 긴장감을 자아내며 '소리 없는 제 3차 세계대전'으로 불릴 만큼 놀라운 파급력을 보였다. 무승부를 참지 못하고 패배를 싫어했던 바비 피셔는 전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된 일생일대의 승부를 앞두고 대결에 대한 압박감에 시달린다. 첫 경기에서 패배한 그는 러시아가 자신을 감시하고 있다는 불안감에 시달리다 결국 두 번째 대결에 나가지 않아 몰수패를 당한다. 세 번째 대결을 앞두고는 관객 앞에서 승부를 할 수 없다는 무리한 조건을 제시하고, 보리스 스파스키는 이를 받아들여 둘의 재대결이 벌어진다. 바비 피셔 역을 맡은 토비 맥과이어는 비범한 천재성과 내면의 광기를 오가는 '주인공의 심리 변화를 사실적으로 그려내기 위해 심리학자들과 정신분석가들에게 자문을 받았다. 제작자로 참여하기도 하며 영화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이 영화의 시나리오는 일명 '할리우드 블랙 리스트'라고 불리며 최고의 기대작으로 손꼽혀왔다. '할리우드 블랙 리스트'란 매해 아직 영화화되지 않은 시나리오 중 제작진들에게 호평을 받는 작품을 일컫는다. 천재적인 심리 묘사의 귀재 에드워드 즈윅 감독이 실제 사건과 인물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으로 영화를 완성했다. 할리우드 명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도 영화보는 재미를 키운다. '엑스맨 탄생: 울버린'으로 사랑받은 리브 슈라이버가 보리스 스파스키역을 열연하며 극의 긴장감을 더해준다. 바비 피셔를 정상의 자리에 올리기 위해 뒤에서 돕는 체스 코치 '빌 롬바디' 신부역은 연기파 배우 피터 사스가드, 최고의 협상가이자 변호사 '폴 마샬' 역은 마이클 스털버그가 맡았다. /민정주·황성규기자 zuk@kyeongin.com · 사진/판시네마 제공

2016-01-28 민정주·황성규

[텔미시네] 브루클린의 멋진 주말

수십년 된 안식처 떠나는 노부부집안 곳곳에 배인 옛기억 되짚어모건 프리먼·다이안 키튼 첫호흡까순남·마섹녀 훈훈한 케미 선봬감독 : 리처드 론크레인출연배우 : 모건 프리먼(알렉스 카버), 다이안 키튼(루스 카버)개봉일 : 1월 21일드라마 / 12세 관람가 / 92분뉴욕에 사는 노부부 알렉스(모건 프리먼)와 루스(다이안 키튼)의 평소와 다른 주말 이야기가 펼쳐진다. 루스는 계단 오르기가 힘들어진 남편 알렉스를 위해 40년 된 아파트를 팔고 엘리베이터가 있는 새집으로 이사할 계획을 세운다. 부동산 중개인 조카 릴리의 도움을 받아 집을 내놓는다. 이후 알렉스는 집안 곳곳에 배어 있는 추억들과 마주하게 되고, 아내 루스를 처음 만나 행복했던 당시의 아름다운 기억들을 떠올린다.영화 '브루클린의 멋진 주말'을 가장 빛나게 하는 것은 할리우드 연기파 배우 '다이안 키튼'과 '모건 프리먼'의 환상적인 연기 조합이다. 이번 영화에서 처음 호흡을 맞춘 두 배우는 탄탄한 내공과 관록 넘치는 연기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완벽한 궁합을 선보였다.주인공 알렉스 역의 모건 프리먼은 영화 '쇼생크 탈출', '다크 나이트', '나우 유 씨 미' 등의 작품을 통해 국내 관객에게 익숙한 배우다. 다양한 작품 속에서 스펙트럼 넓은 연기력을 보여줬던 그는 2005년 '밀리언 달러 베이비'로 제77회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할리우드 명품 배우의 반열에 올랐다. 이번 영화에서는 고집스럽고 까칠하지만 평생 자신의 부인 루스밖에 모르는 '까순남(까칠하지만 순정적인 남자)'의 모습을 연기, 관객들에게 로맨티스트의 정석을 보여줄 예정이다.루스 역을 맡은 다이안 키튼은 1978년 우디 앨런 감독의 '애니 홀'로 제50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일찍부터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다. 할리우드 역사상 가장 사랑스러운 여배우로 손꼽히는 그녀는 영화 '대부', '우리, 사랑해도 되나요?',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 등의 작품에 출연했다. 동시에 작가와 다큐멘터리 감독으로도 활약하며 활동 범위를 넓혀 왔다. 이번 영화에서는 투덜거리는 알렉스를 감싸주며, 사랑을 위해서는 주위 시선도 아랑곳하지 않는 당찬 여성 루스 역을 맡아 관객에게 '마섹녀(마음이 섹시한 여자)'의 매력을 선사한다.아카데미 커플이 선사하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는 수많은 영화 팬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해줄 전망이다. /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사진/네이버영화 제공

2016-01-21 황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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