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그"]다시 태어나 첫번째 생일맞은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

[경인일보=대담:심영미 문화체육부 부국장·사진:임열수차장·정리:김선회기자]일본 지진사태와 원전폭발, 리비아의 내전으로 나라 밖이 시끄러운 요즘. '아덴만의 여명작전'으로 영웅이 된 석해균(58) 선장은 우리의 관심에서 차츰 잊혀지고 있었다. 그런데 경인일보 취재팀은 그가 병원에서 생일을 맞는다는 소식을 접하게 됐고, 부상에서 얼마나 회복이 됐는지, 향후의 계획은 어떤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22일 오전 취재팀은 케이크와 작은 선물을 준비해 석 선장이 입원해 있는 아주대 병원을 찾았다. -건강이 많이 회복된 것 같다. 현재 본인이 느끼는 몸상태는 어떠한가."용변도 불편없이 볼 정도로 내부 장기는 거의 회복됐다. 다만 총상을 입은 왼손 손목과 다른 부위들은 좀더 지켜봐야 한다. 왼손손목이 다쳤을 때는 거의 절단된 것처럼 보였다. 끔찍했다. 그나마 수술이 잘 돼서 다행인데, 현재 손가락 2개는 감각이 살아났고, 나머지 3개는 아직까지 감각이 없다."-내년이면 우리 나이로 환갑이다. 병원에서 생일을 맞은 소감은."기자분들께서 찾아와 생일을 축하해 줄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동안 의사와 간호사들은 물론 영양사까지 꼼꼼하게 건강을 체크해줘서 무척 황송하고, 몸둘 바를 모르겠다. 평생 이렇게 병원에 오래 입원해 본 적이 없었는데, 그분들께 누를 많이 끼친것 같다. 감사드린다."-최근 검찰수사에서 구출 당시의 상황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는데."실제로 그랬다. 2월말까지는 전에 있었던 상황이 잘 기억나지 않았다. 아마도 대수술과 마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기억력을 거의 회복했다."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구출 당시의 상황에 대해 설명해 달라. "청해부대 최영함에서 경고 메시지를 보내자 해적들이 나를 끌고 배 밖으로 나갔다. 해적들은 나를 방패삼아 우리 군인들과 대치하기 시작했다. 총성이 들려 나는 순식간에 해적들이 잠자기 위해 깔아 놨던 매트리스를 뒤집어썼다. 그러던 중 배에 총을 맞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많이 아프지는 않았다. 상황이 너무 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배에 총을 맞은 뒤, 얼마 안 있어 다리 쪽에 통증을 느꼈다. 그때도 아프다는 생각보다는 '아 총에 또 맞았구나'라는 느낌 정도였다. 하지만 제대로 걸을 수가 없어 기어다녀야 했다. 그 상황에서도 정신만은 잃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누가 나에게 총을 쐈는지는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한 명이었는지, 여러 명이었는지. 그냥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총격이 오고가고 해적들은 서로 살겠다고 도망다니며 총을 난사했다. 그래서 추가로 총상을 입은 것 같다. 확실한 건 그때 당시 해적들의 주 타깃은 나였으니, 내가 총을 많이 맞은 게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사실 처음 맞은 총알은 무릎 윗부분이며, 우리 해군의 유탄으로 밝혀졌는데."그 당시는 칠흑 같이 어두운 밤이었다. 게다가 상황은 무척 혼란했다. 설마 우리 군인이 일부러 나를 맞혔겠는가. 작전 상황상 불가피한 사격이었을 것이다. 누구를 원망할 필요도 없다. 다들 그런 상황에 처한다면 나와 똑같은 판단을 하리라고 본다."-그럼 사건 당시 어느 과정까지 기억이 나나."부상을 입고 기어다니다 군인들에 의해 구출받고 현지 병원에 옮겨질 때까지는 의식이 있었다. 속으로 '무조건 정신을 차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여기서 쓰러지면 안된다고 계속 되뇌었다. 병원에 도착했다는 것을 확인한 순간 안심이 됐는지 그 때부터 의식을 잃었다."-구출 전 해적들에게 구타를 당했다고 하던데."심하지는 않았지만 구타를 당하긴 했다. 처음에는 거의 안때렸는데, 내가 배의 속도를 늦추고, 계기판의 몇몇 부품을 고장내고, 배를 지그재그로 몰고 있다는 것을 눈치챈 해적들이 화가 나 구타하기 시작했다. 어떤 해적은 나에게 총을 겨누며 영어로 "Kiil you!"하며 죽이겠다고 협박했다. 그래도 내가 눈하나 깜짝 안하자 배에 실렸던 화학약품 통을 폭파시키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나는 한국어로 "쏠테면 쏴봐라. 너도 죽고 나도 죽는거지"라고 응수했다. 결국 그 해적은 아무 것도 못하더라."-정말 죽음이 두렵지 않았나. "내가 평소 누구에게 지는 것을 무척 싫어한다. 그 당시는 더 오기가 발동했던 것 같다. 어차피 목숨은 하나니까 두렵지 않았다. 소말리아에 끌려가서 죽으나 배 위에서 죽으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내가 완강하게 저항하자 나를 방에 감금해놓고 외부와의 소통을 일절 차단시켰다."-해적에게 납치됐을 당시 외부에 어떤 식으로 연락을 했나."납치당하자마자 회사와 청해부대에 납치사실을 이메일로 알렸다. 청해부대는 나에게 현장상황을 알려달라고 했고, 나는 해적들의 인원, 위치, 무기 등을 상세하게 알려줬다. 초기대응을 잘했다고 생각한다. 만약 그때 이메일을 보내지 않았다면 구출은 쉽지 않았을 거라고 본다." -청해부대에 의해 구출될 것을 확신했나."이메일을 보낸 후 청해부대에서 답신이 오기를 배의 진행을 최대한 지연시켜 달라고 했다. 그래서 기지를 발휘해 최대한 그렇게 행동한 것이다. 얼마 안 있어 레이더로 확인해 봤더니 3~4마일 뒤에서 우리 군함이 따라오는 것을 확인하고 안심했다. 하지만 1차 구출 작전이 실패로 끝나고, 조금만 더 있으면 소말리아 해적본부로 들어가는 위기를 맞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구출되던 당일(1월 21일) 새벽 3시가 되자 당직 교대하는 해적들이 이제 귀환한다며 좋아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얼마 후 굉음과 총성 등이 들리기 시작하면서 구출될 수 있다는 확신을 했다."- 이번 일 말고 혹시 전에도 해적들에게 당한 경험이 있나."예전 해적은 좀도둑 수준이었다. 지난 1999년 인도네시아에서 해적을 만난 적이 있다. 새벽 4시쯤 잠을 자고 있었는데, 누군가 칼을 들고 돈을 달라고 위협을 하더라. 마침 내 옆에 금고가 있었다. 당시엔 배에 오를때 습관적으로 1달러짜리 50매 정도를 묶어 몇뭉치씩 금고에 넣어놨다. 만일의 경우를 대비했던 것인데, 그 도둑은 100달러를 주었더니 내 손을 묶어 놓고 달아나더라. 줄도 느슨하게 묶어 놔서 쉽게 풀 수 있었다. 그래서 좀도둑은 두려운 게 없었다. 그런데 이번 일을 겪고 나니 생각이 좀 달라졌다. 설마 내가 당하겠나 하는 생각이 여지없이 깨진 것이다."-해군에서 부사관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다. 이번 작전에 도움이 됐나."그때는 경제적으로 어려워 4년간 부사관 근무를 한 것인데, 실제로 이번 작전에 도움이 됐다고 보기는 어렵고 20년간 현장에서 배를 몬 게 실제 도움이 됐다고 보는 편이 맞다."-왜 선장이 됐고, 그동안 어떤 배를 몰았나."주위에 배를 탔던 사람도 있었고, 군대에 있을 때 배탔던 사람들을 만나면서 제대 후 나도 배를 타야겠다고 생각했다. 당시에는 경제적인 이유가 가장 컸다고 생각한다. 집안이 워낙 가난해 내가 집안을 한번 일으켜 봐야겠다고 결심한 것이다. 1977년에 선원이 돼 본격적으로 배를 타기 시작했으며, 1995년 선장으로 진급해 2만t 짜리 유조선을 몰게 됐다. 이후 다양한 화물선들을 몰았다."-본인은 남들이 꺼리는 특수 화물선을 주로 몰았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이번에 피랍됐던 '삼호주얼리 호' 같은 경우 화학약품인 인(P), 솔벤트 등을 싣고 운반했었다. 이런 약품들이 들어 있는 화물선은 운항 심사 기준이 까다로운데, 일례로 탱크로리의 염분농도가 2PPM을 초과하면 안된다. 그래서 다른 선장들은 운항이 편한 일반 화물선이나 유조선 등을 선택한다. 사실 다른 화물선보다는 특수 화물선이 임금이 높아 일을 하기 시작했는데, 일을 자주 하다보니 이제는 심사 조건도 무난하게 통과하게 됐고, 회사측에서도 내 경력을 높이 사 계속해서 이런 선박들을 운항하게 됐다."-대통령까지 방문했을 정도로 국민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부담은 없는가."아주대 병원에서 의식을 회복한 후 한참 지나서야 내가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대통령께서 방문해 '감사하다'는 말을 했을 때는 가슴이 찡하고 이상했다. 국민들의 관심이 사실 많이 부담된다. 내가 그 정도로 관심을 받을 만한 일을 했나 하는 생각마저 든다. 배를 모는 선장이라면 누구나 배를 지키기 위해 나처럼 했을 거다. 죽기를 각오하고 해적들에게 덤볐으니까 살았을 뿐이라고 생각한다."-퇴원후 다시 배를 탈 생각이 있나."물론 조건만 된다면 배를 다시 타고 싶다. 하지만 몸이 회복된다 해도 배를 탈 수 있는 신체조건이 되지 않을 것이다. 승선할 수 있는 신체조건은 무척 까다로운 편이다. 현재로선 다시 배를 탄다는 것은 100% 불가능하다고 본다. 앞으로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그곳에서 일하고 싶다.-해적들의 처벌은 원하나."재판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법적으로 죄에 대한 대가는 받아야 하지 않겠는가."-끝으로 회복을 기다려준 국민들에게 한 말씀 한다면."그동안 많은 분들이 성원해주시고 걱정해주셔서 생각보다 몸이 빨리 회복된 것 같다. 이국종 교수님을 비롯해 저를 치료해주신 아주대 의료진들에게 정말 감사드린다. 이 은혜는 앞으로도 잊지못할 것 같다."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가는 취재팀에게 그는 군인식으로 거수경례를 했다. 인사를 왜 그렇게 하느냐고 묻자 "단체생활을 많이 해서 그게 몸에 밴 것 같다"고 웃으며 대답했다. 억양은 영락 없는 경상도 사투리였다. 영웅이 없는 시대에 국민들에게 희망의 의지를 던져준 그는 분명 '캡틴'이었다.

2011-03-22 경인일보

[인터뷰 "그"]'젊은 명장' 신태용 성남일화 감독

[경인일보=대담:심영미 문화체육부 부국장·정리:김종화기자·사진:임열수차장]"축구는 창의적인 플레이가 필요한 단체 운동이다."프로축구 K리그 성남 일화의 신태용(41) 감독은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명실공히 40대 명장 반열에 이름을 올린 지도자다. 언론에선 이런 신 감독의 선수단 운영을 '신태용 매직'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특히 신 감독은 지난해 AFC 챔피언스리그컵을 들어 올리며 '스타플레이어 출신 지도자는 프로축구에서 성공할 수 없다'는 편견을 보란 듯이 깼다. 또 신 감독은 지난해 구단의 재정난으로 인해 국가대표 수문장 정성룡과 공격수 최성국, 용병 몰리나와 재계약에 실패하며 어려움을 겪었지만 5일 포항에서 열린 K리그 2011 개막 원정경기에서 포항과 1-1 무승부를 거두는 등 '신태용 매직'을 다시한번 재현했다.'축구는 창의적인 스포츠다'라는 철학으로 두 시즌 만에 팬들을 사로잡은 신 감독. 40대 감독의 선봉에서 K리그 흥행을 이끌고 있는 신 감독을 만났다.-올해로 성남을 맡은 지 3번째 시즌이다. 어떤가."성남 선수로 프로에 데뷔해 지도자까지 맡았는데 벌써 3년째라니. 믿기지 않는다. 하지만 지난 2년 동안 팀을 맡으면서 성남의 축구 철학을 선수들이나 코칭 스태프 모두 제대로 알게 된 것 같다. 올 시즌도 가슴이 설렌다."-어제 K리그가 개막했다. 첫 경기 소감은."기량차이에도 불구하고 1-1 무승부를 기록했다는 것은 성공했다고 평가한다. 남궁웅 선수는 올해 키워 보려고 개막전 주전으로 기용했는데 부상으로 전반기 시즌 출장이 불투명하게 돼 아쉽다. 정성룡의 이적으로 인해 새롭게 영입한 하강진도 위기 상황이 많았는데도 불구하고 잘 막아줬다. 인상적인 플레이를 선보였다."-성남 구장에는 왜 관중이 없다고 생각하나. 구단이냐, 성남시민의 문제냐."양쪽 다 문제다. 구단은 공격적인 마케팅 부족이 아쉽다. 팬을 경기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하는 수원 삼성과 FC서울을 보면 비교되지 않겠는가. 성남은 경쟁 구단의 마케팅 운영을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해 구단 성격에 맞는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성남 시민들의 문제보다는 한국 정서를 놓고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유럽과 남미도 가봤지만 오로지 축구로써 모든 모임이 형성된다. 하지만 한국은 정치도 알아야 하고 야구와 축구, 농구 등 모든 분야에 대해 알아야 한다. 이렇다 보니 축구에 대한 국민들의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일화 구단 하면 박종환 감독 때 축구가 재미있었다고 하던데, 지금은 어떤가."경기장에 와보면 알지 않는가. 경기도 재미있어야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스타 선수 발굴이다. 팬들은 이름있는 스타 선수들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는다. 실질적으로 여성 팬 10명이 오면 남성 팬들은 50명 이상이 온다. 이들을 경기장으로 이끌 수 있는 스타가 필요하다."-그렇다면 신 감독의 축구 철학은 무엇인가."축구는 창의적인 플레이가 필요한 단체 운동이다. 그라운드 내에서는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모른다. 순간순간 일어나는 상황들을 선수 스스로 생각해 만들어가야 한다. 감독이 요구하는 작전도 그라운드 내에서 일어나는 상황에 따라 맞춰서 변형해 운영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프로야구는 600만 관중을 넘어 1천만 관중 시대를 목표로 한다. 하지만 축구는 그렇지 못하다."야구와 축구의 종목 특성부터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우선 두 종목의 관전 포인트가 다르다. 야구는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경기장에서 음식과 음료를 즐기면서 대화를 나누며 볼 수 있는 스포츠다. 하지만 축구는 전후반 90분 내내 긴장 속에서 봐야 한다. 축구의 승부처는 한순간에 빠르게 지나간다. 그 순간을 놓치면 90분 동안 경기장에서 축구를 본 게 아쉬울 수밖에 없다. 가족 단위 또는 연인, 친구와 함께 경기장을 찾아 즐기는 한국의 프로스포츠 관람 문화를 놓고 보면 축구보다는 야구가 더 잘 맞는 게 사실이다."-그럼 프로축구는 관중을 끌어들일 방법은 없나."축구만의 매력이 있다. 이는 더 재미있는 축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선수들에게 페어플레이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줘야 한다. 팬들이 경기 시간 내내 축구에 빠져들 수 있도록 빠른 축구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나는 선수들에게 "동업자 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자주 말한다. 승리에 집착해 무리한 플레이로 상대 선수에게 부상을 가하거나 서로 몸싸움을 벌인다면 축구팬에게 외면당한다. 몸싸움을 고의로 해서는 안 된다. 나는 선수들이 이를 지키지 않을 때는 바로 교체해 벤치로 불러들인다."-'스타 선수 출신은 명감독이 되기 어렵다'는 속설이 있다. 신 감독도 스타 출신 아닌가."아니다. 이제는 충분히 스타 선수가 명장이 될 수 있다. 예전에는 자기 명성만 믿고 안주하려는 지도자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언론 매체나 주위 상황을 비춰볼 때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지금 선수와 감독들은 선수는 선수고, 감독은 감독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지금은 인터넷이나 안티 팬들이 노력하지 않는 감독을 가만두지 않는다. 스타플레이어는 분명히 다른 선수보다 무언가 더 노력해서 그 자리에 오른 것이다. 스타플레이어는 명감독이 되지 못한다는 것은 옛말이다."-구단의 재정 문제로 지난 시즌 뒤 주축 선수들이 빠져나갔다. 어떤 생각이 들었나."아시안컵을 나가기 전 구단에 꼭 정성룡, 최성국, 몰리나 등 주축 선수들을 잡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돌아왔을 때 정성룡, 최성국 등 주요 선수들이 떠난다는 소식에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나도 다른 데서 영입 제의가 들어오면 가야 하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스트레스는 정말 무섭다. 지난해 12월 25일 홍명보 자선 축구 '셰어 더 드림 풋볼매치 2010'에서 사령탑을 맡기로 했는데 전날 숙소에서 쓰러져 병원에 입원했다. 정말 속이 탔다. 아시아 챔피언인 팀이 이래서 되나 한숨도 많이 쉬었다. 그러나 나를 믿고 온 선수들이 있는데 다시한번 해 보자고 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생각을 바꿨다. 일본 전지훈련을 거치며 '어, 그래도 15~16명은 충분히 나오네'라는 생각이 들면서 이젠 이전처럼 축구를 재미있게 즐기려고 한다. 어떡하겠나 웃으면서 살아야지(하하)."-어려운 질문이다. 구단의 모태가 통일교다. 외부 소문처럼 통일교에서 종교적인 색채를 강요하지 않나."그런 건 전혀 없다. 오히려 나는 불교다. 구단이나 재단 측에서 개종을 요구한 적도 없다. 구단에서도 신앙은 개인적인 부분으로 간주하고 있다. 몇 년 전에 문선명 총재와 식사할 기회가 있었는데 종교에 대해선 한마디도 안했다. 오로지 축구만 열심히 하라고 했다. 외부에서 보는 건 오해다. 우리 선수 중에 기독교나 가톨릭을 믿는 선수들도 있다. 하지만 이들은 축구를 위해 성남에 온 것이지 종교 때문에 온 것은 아니다. 축구는 축구로만 봐 줬으면 좋겠다."-만약 구단에서 재정적인 문제를 떠나 선수 영입을 하라면 어떤 선수를 뽑고 싶은가."(웃으면서)하도 빈자리가 많아서 고민된다. 상무에 간 우리 팀 소속 (김)정우랑 운동하고 싶다. 정우가 잘 따르고 내가 원하는 축구를 잘한다. 그리고 용병 중에선 몰리나를 다시 데려오고 싶다. 나를 지금 이 자리에 오르게 만들어 준 선수 아닌가. 몰리나가 서울로 가면서 '이제까지 세계 여러 나라에서 축구를 했지만 성남에서 가장 마음 편히 운동했다. 성남에 끝까지 남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런 마음을 가져준 선수가 너무 고맙다. 축구 실력도 한국에 진출해 있는 외국인 선수 중에서 가장 낫다고 생각한다.- 감독으로 꼭 같이 운동을 해보고 싶은 선수가 있나."어느 지도자든지 다 마찬가지일 거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활약중인 리오넬 메시를 꼽고 싶다."-국내 축구 감독 중 명감독을 꼽는다면."초보 감독인 나한테는 모든 분이 배워야 할 점이다. (한참 고민한 끝에)꼭 한 사람 꼽으라면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을 꼽고 싶다. 항상 생각하면서 선수단을 잘 이끈다. 같이 있어 보지는 않았지만 선수 마음을 잘 읽고 상대에 따라서 전술도 잘 구상한다. 아직도 많은 것을 배우고 있지만 그 점은 꼭 배우고 싶다."-감독을 하면서 가장 화났던 때는."개인적으로 선수들에게 화내는 것을 싫어한다. 선수들에게 화내면 혼난 선수는 자신의 축구를 할 수 없다. 지난 2009년 후반기 경남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전반에만 3골 먹고 나오자 미칠 것 같았다. 선수들에게 화를 내자 갑자기 이런 모습을 접한 선수들이 당황했다. 결국 1-4로 패했다. 하지만 그 다음 경기에서 3-0으로 이기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챔피언결정전까지 진출했다. 1년에 1~2번은 분위기 반전을 위해 이 카드를 꺼내지만 잘 안하려고 한다."-스트레스 받았을 때 어떻게 하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은."골프와 여행도 가지만 시합 전에는 발마사지를 받으면서 긴장을 푼다. 중요한 경기 전에는 꼭 발마사지 받고 편안하게 자려고 한다. 감독 첫 해 혼자 고민도 많이 했다. 하지만 그건 몸이 많이 망가지는 것 같더라. 마사지는 가족들과 함께 받는다. 가족들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도 도움이 된다."-가족 이야기 좀 해 달라. 자녀들도 운동하는가."아들 둘을 두고 있다. 큰 아이 재원(중1년)이는 호주에서 운영하는 신태용축구학교에서 축구를 하고 있다. 둘째도 지난 2일 성남 중앙초 축구부에 입단했다. 아이들이 하고 싶다고 해서 하라고 했다. 아이들 인생이니까. 아이들이 축구로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다른 것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재원이는 방과 후 축구를 하니까 대학 가서 공부할 수도 있고 자질이 보이면 축구 선수로 키울 수 있지 않겠나. 아직까지는 직접 가르쳐 본 적이 없지만 자질이 보이면 붙잡고 시키겠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단계가 아니다."-신 감독은 축구 외에 뭘 잘하는가. 머리도 좋다고 들었다."경기대 대학원에서 스포츠 마케팅으로 박사 수료까지 받았다. 논문만 남은 상태다. 이런 질문 많이 받는데 솔직히 초교 3학년 때부터 축구를 시작했기 때문에 축구 외에는 한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아마 껄렁껄렁하게 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에게 축구는 인생이자 전부다."-팬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올해에는 힘든 시즌이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젊고 패기가 넘친다. 그렇기에 이번 시즌이 더 기대되고 재미있을 것 같다. 한국 축구도 이번 시즌이 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는 시기인 것 같다. 선수들과 함께 경기장에서 재미있는 축구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겠다. 팬들도 아낌없는 관심과 사랑 부탁드린다."

2011-03-06 경인일보

[인터뷰 "그"]취임 한달 맞은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경인일보=대담:최우영 정치부장/정리:이호승/사진:전두현기자]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3선에 걸쳐 의정활동을 하는 동안 국회 상임위(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를 한 차례도 바꾸지 않았다. '준비된 장관'이라는 수식어가 정 장관에게 붙는 이유다. 2018년 동계올림픽 후보도시인 강원도 평창을 방문한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조사평가위원회가 현지실사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던 것도 정 장관의 치밀한 사전준비가 없었다면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평가가 곳곳에서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취임 한 달을 맞은 정 장관을 지난 25일 문광부 장관실에서 만났다.-평창 IOC실사단의 현지실사를 어떻게 보는가. 기대를 해도 되겠는가."1차 시험을 본 셈이다. 틀리지는 않고 잘 봤다는 생각이다. 실사단이 실사결과를 110여명의 IOC위원들에게 전달하고, 7월 6일 더반에서 결과가 나오는 만큼 그때까지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평창이 타 후보 도시에 비해 우월한 부분은 무엇인가."이미 대회 시설의 절반 이상이 완성됐다는 점을 실사단도 높게 평가했다. 또 정부의 강력한 지지가 있다는 점이다. 대통령도 현장에 내려갔고, 국무총리도 프레젠테이션에 직접 참여하고 저도 일주일 내내 평창에 있었다. 실사단도 우리 정부의 열의를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지역주민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는 점도 다른 곳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특히 아시아 동계스포츠의 활성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도 큰 차이점이다."-일주일간 실사단과 함께 한 주무부처 장관으로서의 '느낌'은 어떤가."구닐라 린드버그 위원장이 마지막 현장 실사할 때 수준 높은 프레젠테이션을 해 만족스럽다는 말을 했고, 실사단은 2천18명의 대합창단 합창을 보면서 감동받고 눈물을 글썽였을 정도였다. 140만명 국민들의 유치 서명에도 감동을 받았다. 실사를 잘 받는다고 유치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1차 관문을 잘 통과했다고 본다. 아직 수많은 프레젠테이션이 남아있고, 특히 5월 런던에서 IOC위원을 상대로 하는 테크니컬 프레젠테이션이 가장 중요하다. 갈 길이 멀다."-실사기간 중 정 장관이 크로스컨트리 시범을 보인 장면도 보도됐는데 평소에 동계 스포츠를 즐기는 편인가."스키는 타지만 크로스컨트리는 처음이었다. 굉장히 힘들었다. 운동이라면 모두 좋아한다. 요즘엔 테니스를 하지만 이전에는 인라인스케이트·자전거도 타는 등 운동이라면 닥치는 대로 한다."-실사를 끝내고 아쉬운 점은 없었는가."전혀 없었다.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의 실무진과 대통령으로부터 장·차관, 지방정부, 지역 주민 등 국민 모두가 혼연일체됐다고 생각한다. 정말 준비를 잘했다."-정 장관은 이번에도 동계올림픽을 유치하지 못하면 국가적 수치라고까지 했다. 오히려 부담되지 않나."3~4년 전만 해도 누가 피겨스케이팅에서 한국이 금메달을 딴다고 상상이나 했겠는가. 그걸 넘어 스피드스케이팅에서도 금메달이 나오고, 심지어 봅슬레이·루지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는 등 우리나라의 동계스포츠 경기력이 급상승했다. 이 자체가 국민들의 열망이 반영된 것이다. 경제력 역시 세계 수준급으로 올라섰다. 동계올림픽을 유치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유치가 안 된다면 그게 이상한 것이다. 그런 생각 갖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한 말이다."-평창은 세 번째 도전이다. 세 차례나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느냐는 일각의 비판도 있다."일단은 한번 칼을 뺐으면 끝까지 가야 하는 것 아닌가. 한 번, 두 번 안 됐다고 해서 세 번째 도전할 가치가 없다는 건 언어도단이다. 가치가 있다. 경제적 효과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65조원의 직·간접 효과가 있다고 하고, 상대적으로 낙후된 강원도에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두 번의 실패를 했지만 헛된 실패는 아니다. 그런 과정이 있었으니 국민들이 동계스포츠에 관심을 갖게 됐고, 이런 관심이 지난 동계올림픽 메달 순위 5위라는 성적으로 나타난 것이다. 또 지금만 해도 동남아 관광객들이 스키 등을 즐기기 위해 한국을 많이 찾고 있다. 관광산업에 또 다른 시너지 효과를 가져오는 계기가 될 수 있다."-화제를 바꾸겠다. 청문회 당시 제기된 남한강 예술특구 사업과 관련, 장관의 취임으로 오히려 사업정비에 역차별을 받을 우려가 있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청문회에서도 나왔지만 무슨 문제가 있었나. 우리 지역구 사업이라 해서 안 된다면 할 수 있는 사업이 없다. 양평이 제 지역구가 아니라고 해도 했을 것이다. 그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 국민들에게 좋은 그림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면 당연히 해야 한다. 남한강 예술특구 일대는 다른 지역과 다르게 600~700명의 예술인들이 자연발생적으로 창작 스튜디오를 갖고 활동하고 있다. 인적 인프라가 마련돼 있는 지역을 특구로 지정, 발전시키는 것은 당연한 거 아닌가. 이미 많은 화가, 작가들 수백명이 활동한다. 그런 지역에 인프라를 구축하는 건 당연하다."-정치적 시각에서 보면 장관의 지역구인 가평지역 주민들의 상대적 불만도 있을 것 같다."이미 가평은 2008년 세계 캠핑 캐러반을 유치했다. 내가 이탈리아 등을 2년간 다니면서 유치했고, 250억원을 투자해 자라섬·연인산 캠핑장을 조성하지 않았는가. 인프라를 구축해서 우리나라 레저문화의 트렌드를 바꿨고, 그 중심지가 가평이 됐다. 가장 가보고 싶어하는 캠핑장이 가평에 몰려 있다. 더불어 재즈페스티벌과 어우러져 시너지효과를 만들어냈다. 또 관광공사에서 가까운 서울 근교에 당일코스가 가능한 관광코스를 개발 중인 곳 중 하나가 가평 와인밸리다. 지금까지는 양평군민들이 오히려 불만을 가졌다. 우리나라 미술의 발전을 위해 진행한 것이지만 이번 청문회를 계기로 (정병국이가)그런 일도 했구나라는 게 알려진 셈이다."-장관 취임 이후 대국민 업무보고는 어떤 취지에서 시작했는가."같은 분야 상임위를 10년간 해 왔다. 하지만 내가 초선 때 지적했던 것이 고쳐지지 않고 있었다. 정부에서 좋은 정책을 내놓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선 문제를 제기하고 불만이 있다. 첫째는 공무원 인사시스템이 순환보직이라는 점이 문제였다. 2년이면 담당자가 바뀌고, 장관·의원이 바뀌니 업무의 연속성이 떨어진다. 현장의 소리와 늘 괴리가 있는 측면도 있어 그런 측면을 좁혀 보고자 한 것이다. 실질적으로 일을 하는 공무원들이 장관을 위해 하는 것도 아니고, 모두 국민을 위해 일하는 것인 만큼 정책 고객인 국민의 의견을 들어보자는 취지다. 정책을 입안하면 국민이 생각하는 방향과 맞는지 직접 현장에 가서 보고하고 의견을 수렴하니 고민하고 만든 것인데도 보완할 게 있다. 큰 성과가 있다고 본다."-대국민 업무보고를 정례화할 생각인가."깊이 들어가야 하는 건 분야별로 더 깊이 들어가려 한다. 콘텐츠 분야가 광범위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영화계의 불만이 많고, 최고은 작가의 사망으로 불거진 문화예술인에 대한 처우개선 문제도 현안이다. 이 부분을 어떻게 풀어내야 할 것인지 파악하기 위해 오늘 저녁에는 영화 현장 스태프들과 저녁을 먹으면서 얘기를 듣고자 한다. 의정활동을 10년 하면서 느낀 건 답은 현장에 있다는 거다."-문광부 장관으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나 방향이 있다면."모두 다 중요하다. 크게 봤을 때 문화·예술이 지니고 있는 본연의 힘을 발휘하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문화예술의 힘은 강하다. 생각·이념·종교·언어는 달라도 예술을 감상하는 것은 모두 같다. 그게 예술의 힘이다. 문화예술은 사회를 통합하는 힘을 갖고 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우리나라에선 예술이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 문화 예술의 사회통합기능을 회복시킨다면 예술가들은 창작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된다. 그 환경을 조성하는 게 내 역할이다. 또 다른 현안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문화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문화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려면 선택·집중을 통해 콘텐츠를 만들어 내야 한다. 그 바탕하에 예술가들에게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실제 환경은 엄청난 규제가 상존하고 문화·예술가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모든 산업에 있어서 발목 잡는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 문광부 관련 규제 중 개선해야 할 것을 살펴보니 약 130건에 달한다. TF팀을 구성해 개선작업을 하고 있다. 그게 시급하다. 또 다른 하나는 문화적으로 소외된 사람을 방치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문화 소외감이라는 건 박탈감이 더 커질 수 있다. 문화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그쪽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문화 예술인의 처우 개선을 위한 방안이 있는가."문화예술인들의 80%가 월 100만원이 안 되는 수입으로 산다. 연극인들의 50%는 월 수입이 25만원에 불과하다. 문화예술로 인해 부를 얻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 정부가 출연해서 기금 혹은 예술인 복지재단을 만들 생각이다. 우선 4대보험을 처리해야 하고, 여러 기준을 정비해 어느 정도 활동하다 은퇴한 사람들에게 생활보호대상자에 준하는 지원을 하는 방안 등을 생각하고 있다."-한류의 세계화를 위한 별도의 구상이 있는가."정부가 어떻게 해서 되는 부분은 아니라고 본다. 전적으로 대중예술인들의 노력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다. 다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여러가지 대중예술 문화산업 종사자들의 노력을 현실성 없는 규제로 발목잡는 건 아니라고 본다. 이런 걸 최소화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또 한류가 지속되려면 일방적으로 우리 것만 나가려고 하고, 들어오는 걸 막는 것도 안 된다. 상호교류의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최근 일본드라마 개방을 언급했다."개인적 입장에서 말한 것이지만 처음 대중문화를 개방할 때 얼마나 논란이 많았는가. 하지만 이제 우리는 당당할 수 있다. 자신이 있다는 얘기다. 처음에는 일방적으로 일본문화에 밀릴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지만 지금 우리 대중문화는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누가 일본 드라마와 영화를 보는가. 요즘 할리우드 영화도 국내 관객수가 크게 줄었다. 우리도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일각에서는 내년 4월 총선을 이유로 시한부 장관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장관이 임기가 있는가. 아니다. 그런데 왜 시한부라는 말이 나오는가. 3일짜리 장관도, 한 달짜리 장관도 있다. 지난 청문회 때 평균을 내 보니 장관의 임기가 1년이 채 안 되는 것으로 나왔다.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판단이 중요한 것이다. 지금은 장관으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양평·가평지역에서 내리 3선을 하면서 맹주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기초자치단체장은 무소속이 많이 당선됐다."그 지역에서 한나라당이 강하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나라당 후보, 또는 보수성향의 후보들이 난립해 표를 갈라 먹는다. 반면 진보성향의 인사들은 아예 당 공천없이 무소속으로 입후보해 차별화한다. 한나라당 호감도가 강한 민심에 부응하기 위한 자성책 또는 대응책은 필요하다고 본다."-경기도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구제역으로 도민들이 상당히 많은 피해를 입었고, 이제는 침출수 등으로 환경오염을 걱정하는데 한 명의 국무위원으로서 도민여러분께 염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다. 하지만 정부에서 그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동원해 대비책을 추진 중이다. 막을 수 있다고 믿는다. 국제정세가 복잡하게 돌아가면서 물가 특히 유가 폭등 등으로 도민들이 많이 고통받고 있다. 이 부분도 정부에선 최우선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만큼 저희들이 더 노력하겠다. 또 문광부 장관으로 재임하면서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는 부분은 더 이상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다."

2011-02-27 경인일보

[인터뷰 "그"]'골리앗 서울과 맞선 다윗' 최성 고양시장

[경인일보=대담:윤인수 지역사회부장/정리:김재영·사진:김종택차장]잘 벼려진 칼날. 최성 고양시장의 인상이 그랬다. 그는 요즘 서울시와, 아니 더 정확하게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크게 한 판 벌이고 있다. 지난 1월 11일 고양시내에 있는 벽제승화원 등 서울시의 불법 시설물 60여곳에 직접 행정대집행 딱지를 붙였다. 54곳이 철거됐다. 지난 9일엔 난지물재생센터의 핵심 시설 등 13개소에 다시 딱지를 붙였다. 난지물재생센터는 서울시가 고양시에 불법으로 운영중인 혐오 기피시설들의 상징이다. 주민들이 오랜 세월 고통을 받았다. 서울시는 경기도와 고양시, 그리고 지역 국회의원들의 수업는 대책 촉구를 사안별로 수십년에서 10년 가까이 외면했다. 그러다 이번에 최 성 시장에게 걸렸다. 서울시의 '묵언'에 최 시장은 '철거'라는 강수를 들고 나왔다.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 이런저런 화제가 산더미다. 지나 14일 고양시청에서 최 시장을 만났다.-요즘 서울시와의 공방으로 뉴스메이커가 됐다. 정치인으로서 좋은 일 아닌가."호사가들은 그렇게 말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국회의원 시절에 9시뉴스, TV토론, 청문회 등으로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런 부분에서는 상당히 자유로워졌다. 서울시와 '기피시설 문제'로 언론에 부각된 건 사실이다. 관건은 수십년 묵은 문제인 만큼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이 중요하다. 시민들의 박수나 언론의 스포트라이트에 연연하는 것은 오히려 문제를 해결하는데 족쇄가 될 수 있다. 서울시는 기초단체장이 광역단체장에게 덤벼들고, 그걸 통해서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 한다고 비난한다. 웃기는 소리다. 정치적 욕심이 있다면 임기를 마쳤을 때 시민들로 부터 '정말 잘했다'는 소리와 함께 박수를 받는 것이다. 지금은 순간순간 살얼음판을 걷듯이 조심조심하고 하나하나의 행보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서울시 반응은 아닌 밤중의 홍두깨 아니냐는 식이다. 서울시 기피시설에 대해 행정집행에 나설수 밖에 없었던 급박한 사정이 있었나."아닌 밤중의 홍두깨? 서울시는 그동안 고양시의 요청을 철저히 무시하는 전략으로 일관해 왔다. 최근에 서울시의 윗분들은 아무 것도 모르고 있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사실이 아니다. 전임 시장(강현석 전 고양시장)이 문제 해결을 강력히 촉구했고, 경기도의회가 문제 해결을 위한 결의안을 채택했었다. 내가 국회의원일 때도, 또 현재 한나라당 김태원 의원 등도 수시로 문제 해결을 요구했던 사안이다. 내가 경찰에 고발한 불법 기피시설물이 80여건이다. 그런데 그중 몇십건은 전임 시장도 고발했던 사안이다. 서울시가 몰랐다는 건 말이 안된다. 서울시와 오세훈 시장은 철저히 무시한 것이다. 그 이유가 무엇이겠나. 감히 95만의 고양시가 천만의 서울시를 상대로 문제 제기를 해? 감히 기초단체장이 대권을 넘보는 서울시장에 대해서 문제 제기를 해? 어디 떠들어봐라 뾰족한 수가 있나. 뭐 이런 속마음이 아닐까 싶다."-얼마전에 조은희 서울부시장이 문제 해결차 시청을 방문했다는데."왔었다. 2차 행정집행까지 가니까 서울시에서 첫 반응이 온 것이다. 며칠 전(지난 10일)에, 조 정무부시장이 오세훈 시장의 메시지를 가져왔다면서 나를 만나겠다더라. 그래서 왜 나를 만나느냐. 정무부시장이면 우리 부시장을 만나라. 나는 오세훈 시장한테 답을 요청한다고 했다."-너무 냉대한 것 아닌가."취임한 이후 6개월동안 공문으로 현안 해결을 촉구하고 공문으로 면담 요청을 했다. 서울시청에서 면담 일정이 결정돼 간다고 했는데 G20 정상회의를 이유로 일방적으로 연기했다. 그리고 무소식이다. 이런 과정이 수십차례 진행됐는데 서울시는 대변인을 통해 '아닌 밤중의 홍두깨다' 이런 논리로 나오니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서 '최성이 정말 (대집행을) 할 것 같으냐 안할 것 같으냐'고 확인이나 하고…. 그런데 '최성은 정말 할거다'는 얘기를 들었나 보더라. 문제는 지금부터다. 우리는 여러 가지 감안해서 1차 행정대집행은 다 철거가 가능한 시설로 국한했지만 2차 행정대집행에 영장이 교부된 시설은 차원이 다르다. 3월 10일까지 확고부동한 오 시장의 답변이 나오지 않으면 만반의 대비를 하고 행정대집행을 강행할 것이다."-조 부시장이 전한 오 시장의 메시지는 무엇이었나."문제 해결을 위한 TF 구성인데, 이제 TF 구성하자는 건 몇년을 끌어보자는 얘기다. 그런데 조 부시장이 오 시장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순간에도 서울시 대변인은 납득할 수 없는 발언을 하더라(고양시 14일자 보도자료는 이종현 서울시 대변인이 모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오세훈 시장을 씹어대면 다 뜨는 줄 알더라. 요즘은 X나 X나 걸고 넘어진다'는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이제는 오 시장이 직접 나서야 한다. 그리고 95만 고양시민한테 정말 죄송하다. 불법 시설물 문제가 이렇게 심각해졌는데 진심으로 사과한다. 그리고 합리적 대화를 통해서 이러이러한 방향으로 문제를 풀어나가고 싶다고 하면 안 만날 이유가 없다."-법적으로는 고양시 입장이 옳지만 난지물재생센터는 환경기반시설이라서 실제 행정대집행이 가능하겠느냐는 의구심도 있다."이번 사태는 최소한의 상식만 있어도 해결할 수 있다. 그 오염과 악취와 불법성의 정도가 너무 끔찍하다. 지역주민들은 너무 오래 겪은 일이라 무덤덤하다. 오히려 현장을 방문한 내게 '최 시장이 뭘 믿고 싸우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자포자기한 거다. 오 시장이 딱 한 번만 음식물폐기시설, 쓰레기하치장, 분뇨처리시설을 찾아보면 안다. 본인이 철거에 앞장설 거다."-그래도 서울시민의 반발 등 엄청난 후폭풍이 일텐데."열쇠는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있다. 서울시장 주변에서는 내가 오 시장을 걸고 넘어져서 자기도 크고자 하는거 아니냐, 이런 얘기들이 돌아다니는 모양인데, 정말 얄팍하다. 수십년동안 불법 시설을 편법적으로 이용하고 악취에, 오염에 주민 피해를 발생시켜 놓고 대책도 없이 그 심각한 불법 시설을 합법화시켜줘라, 용도변경 시키라니. 대한민국에 그런 법이 어디 있나. 이런 내용들이 서울시민들에게 공개되면 쓰레기 대란, 분뇨 대란이 발생해도 그 책임은 서울시로 돌아갈 걸로 확신한다. 내게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면 한나라당이 위원장인 시의회 특위에서 나보다 강경한 기피시설물 대책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겠는가. 고양시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이 적극 지지를 하고 법 개정안을 내면 김문수 지사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나설 것이다. 하지만 오 시장과의 관계 때문에 내가 일부러 안끌어들였다. 오 시장에게 부담을 줄까봐. 그리고 난 민주당의 '민'자도 꺼내지 않았다. 신사적인 배려는 하겠지만 이번에는 끝장을 볼 생각이다."-결과를 낙관하나."끊임없이 대화와 대책을 요구했고 물밑대화를 시도했고 절차와 단계를 밟아 추진해 왔다. 그리고 기피시설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게 아니다. 이게 중요하다. 시의회에서는 서울시로 가져가라고 하고, 시민들은 보상문제를 강조한다. 하지만 우리 주장이 과도한 욕심으로 보이면 안되겠기에 내게 일임해 줄 것을 설득했다. 신중하고도 철저한 과정을 거치고 있는 만큼 좋은 결과로 나오지 않겠나."-지금 오 시장이 무엇을 해야 하나."이미 고양시장으로서 오세훈 시장에게 공개적으로 요청했고 조 부시장에게도 다시한번 전달하라고 부탁했다. 우선 고양시민에게 사과하고 불법 시설을 어떻게 철거할 것인지, 기존 기피시설을 어떻게 서울 수준으로 현대화할 것인지 밝혀야 한다. 또 기피시설 인근 지역의 SOC의 강화와 피해 주민에 대한 보상계획을 기본 입장으로 천명해야 한다. 그러면 얼마든지 만날 수 있다. 우리는 오 시장의 확고한 입장 표명이 없다면 3월 10일 예정된 2차 행정대집행을 강행한다. 모든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만약 한명숙 전 총리가 서울시장이었다면 이렇게까지 갔겠나."한 전 총리나 누구든 다른 사람이 시장이라면 작년에 내가 강도 높게 이 문제의 심각성을 전하고 부시장간의 접촉이 있었을 때, '최 시장 만나자, 우리가 오랫동안 고민해왔던 사안이다' 이런 해법이 나오지 않았을까? 당이 같고 아니고의 문제가 아니다. 김문수 지사와도 얼마든지 수평적인 대화를 나눈다. 조언을 해주면 메모하고 고맙다고 하더라. 환경과 법치와 사회정의와 차세대 지도자를 꿈꾸는 오세훈 시장이 아닌가. 7~8개월동안 무시하다가 나온 대변인 멘트가 인격모독적이라면 문제 아닌가. 오 시장에게는 무상급식 문제보다도 이 문제가 훨씬 더 큰 장애물이 될지 모른다."-고양시의 해법을 감수하기에 서울시의 부담이 너무 큰 것 아닌가."고양시 요구를 서울시장이 기분좋게 사인하고 오케이 하기에는 상당히 구조적으로 오랫동안 누적된 사안이고 재정적으로도 간단치 않은 문제인 건 맞다. 문제는 서울시의 혐오 기피시설들의 불법이나 환경파괴의 정도가 너무 심각하고 사회 정의에도 반하는데 있다."-광역자치단체간의 협의 의제로 올려볼 생각은 없었나."그런 시도가 수차례 있었지만 해결되지 않아 오늘에 이른 것 아닌가. 지금의 행보가 제일 적절한 수준이다. 서울시의 불법적인 핵심 기피시설에 대한 확실한 2차 행정대집행, 그로 인한 서울시의 환경대란, 쓰레기대란, 분뇨대란의 심각성, 이런 부분이 목에 차니 이제서야 제스처를 보인 것이다."-서울시 입장에서는 고양시 요구를 수용하면 타 지방자치단체와의 비슷한 문제에 선례가 될까 우려할 것 같다."서울시가 고양시가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안을 내서 지혜롭게 해결한다면 비슷한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모델이 된다. 좋은 일 아닌가. 나 같으면 이웃의 작은 시·군이 고양시 때문에 힘들어한다면 잠을 못 잘것 같다. 긴급대책위라도 꾸려서 문제를 해결해야 할테니…."-화제를 바꾸자. 작년 선거때 전국 최초로 야5당 단일 후보가 돼 당선됐는데, 시장 업무에 제약은 없나."야5당이 후보 단일화를 합의한 건 독점하고 부패하고 무능하고 수구적인 리더십을 거부하는 선거 민심의 반영이었다. 이제 7~8개월 됐는데 최근에 돌아가는 상황들을 보면 대한민국의 새로운 분권형 협의제 자치전형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그런 희망이 생겼다."-최 시장에게 고양시는 어떤 의미인가."무궁무진한 잠재력의 도시다. 출마할 때도 그렇게 생각을 했고 인터뷰를 했지만 시장이 돼서 8개월을 뛰어보니까 서울이나 경기도보다 더 중요한 지역이더라. 고양시의 시민 수준은 최고의 수준이다. 최고의 교육 수준과 교양과 지성을 가지고 있는 시민들이다. 그리고 인천국제공항,김포공항,KTX, 제1·2자유로, 경의선처럼 최고의 인프라가 있다. 문화적 수준도 최고다. 안타까운 건 이것이 잠재적이라는 것이다. 도시 인프라를 선택하고 집중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동력이 없었다. 주인의식이 없어서다."-고양시에 뼈를 묻을건가. 유시민 전 의원, 한명숙 전 총리는 떠났다."17대 총선때 단 한 명의 연고도 없는 고양시 덕양을 선택했다. 치열한 경선을 통해 고양시 토박이였던 전직 차관 출신을 이겼다. 나는 뼈를 묻는 각오로 왔고 그 각오는 변함없다. 내가 조금이라도 편한 길을 원했다면, 김대중 대통령을 모신 인연을 봐도, 지연을 봐도 고향인 광주로 내려갔을거다. 고양시의 잠재력을 주목했고 내 꿈과 비전을 실현시킬 곳이라는 확신때문에 감히 주저앉았다."-이희호 여사는 자주 뵙는가."설 전에 두 번쯤 문안 드렸다. 특별하게 말씀을 많이 하시는 분이 아니다. 국회의원과 시장의 할 일이 다르니 시장 잘하라고 덕담을 주셨다."-활동이 왕성해서인지, 말은 안되지만 내년 총선 출마설이 있더라."단 0.00001% 가능성도 없다. 만약에 그런 뜻을 갖거나 그런 유혹에 빠질거라면 시장 후보로 나서지 않았다. 나뿐 아니다. 어느 단체장이든 그런 마음을 먹는다면 시민을 모독하는 것이다. 시장직이 국회의원 시절보다 열배 스무배 바쁘다. 그런데 보람은 크다. 총선 대선에 휩쓸리지 않고 고양시정에 전념하겠다."-확인하겠다. 오 시장의 공식 사과와 확고한 서울시 대책이 없으면 난지물재생센터에 행정대집행 들어가나."한다. 한달 정도면 충분히 결정할 수 있다. 3월 10일이다. 그 때를 넘기면 언제든 한다. 어떻게 하는지 두고 봐라. 오 시장의 고뇌에 찬 결단을 지켜 보겠다."

2011-02-15 경인일보

[인터뷰 "그"]한국축구대표팀 '영원한 캡틴' 박지성선수 아버지 박성종씨

[경인일보=대담:심영미 문화체육부 부국장·사진:김종택·정리:신창윤차장]"제 아들한테는 '잘했다'는 말을 해 본 적이 없네요. 그저 부모는 자식 잘되길 바랄 뿐이죠."지난 2011 아시안컵 축구대회를 끝으로 대표팀 은퇴를 공식 선언한 '영원한 캡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부친 박성종(52)씨의 코멘트다. 누구나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그였지만, '아버지'라는 이름으로 오늘날의 박지성을 키웠다. 그는 박지성이 어린 시절 키가 작아 지도자들로 부터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자 전국을 돌아다니며 개구리 보양식을 구해 먹이기도 했으며, 아들의 축구 인생 뒷바라지를 위해 자기 인생을 과감히 정리하기도 했다. 이후 지금까지 박씨는 일본(교토), 네덜란드(PSV 아인트호벤), 영국(맨체스터 유나이티드)으로 옮겨가며 1년에도 수차례 한국과 외국을 오가며 박지성과 늘 함께했다.한국의 대표 '사커대디(soccer daddy)' 박성종씨를 8일 수원 박지성축구센터에서 만나봤다.-오랜만에 뵙네요. 얼마만이죠."지난해 남아공월드컵 이후 도지사 접견실에서 뵙고 다시 만났네요. 그동안 시간이 많이 흘렀습니다."-박지성 선수가 은퇴했는데 아버님과 의논했나요."1~2년 전부터 은퇴 여부를 놓고 의논을 했습니다. 아들이 상당히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월드컵 병역 특례와 국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하루아침에 태극마크를 반납하게 되면 그 여파가 본인에게 돌아간다는 부담도 있었겠지요. 하지만 15년간 축구를 하면서 많은 무릎을 사용했고 2~3차례 수술 이후 후유증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래서 아시안컵을 앞두고 아들과 은퇴에 대한 구체적인 얘기를 했고, 축구협회와 상의한 뒤 결국 은퇴를 결심했지요."-그렇다면 은퇴 이유는 무릎부상인가요."무릎도 무릎이지만 한 선수가 3차례 월드컵을 뛰었다는 것만으로도 후배들의 앞길에 큰 지장을 주었다는 생각이 컸지요. 분명 아들보다 나은 선수들이 많은데 말이죠. 아들이 대견한 것은 바로 후배 양성에도 관심을 가졌다는 것입니다. 어제 '박지성자선재단(제이에스 파운데이션)' 출범도 바로 이같은 맥락이죠."-박 선수의 효심이 대단하다고 들었는데요."이 세상 부모 가운데 자식 잘못되길 바라는 사람이 있나요. 그저 우리는 자식 잘되길 옆에서 빌었을 뿐입니다. 근데 어느 날 갑자기 아들이 우리 가족을 위해 용인에 주택을 마련했다는 겁니다. 그래서 깜짝 놀랐죠. 하지만 가질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주택 소유를 아들의 이름으로 했습니다. 자식이 가져온 재물은 제 것이 아닙니다. 바로 본인 것입니다."-자식을 키우며 가장 행복한 순간과 가슴 아팠던 기억은."명지대 시절 허정무 감독으로부터 국가대표 발탁 소식을 들었을 때가 가장 기뻤습니다. 당시 우리 가족은 모두 놀랐고, 지성이는 저에게 '혹시 청소년대표팀 뽑힌게 아니냐'고 묻기도 했어요(하하하). 가장 가슴 아팠던 기억은 지난 2007~2008년 유럽(UEFA) 챔피언스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첼시의 결승전입니다. 당시 지성이의 활약을 놓고 볼때 분명히 선발 명단에 이름이 포함됐을 것이라고 믿었는데, 24명의 출전 선수 명단에도 오르지 못했습니다. 저도 모스크바 현지에서 이 경기를 지켜봤는데 무척 가슴 아팠습니다. 지금도 이해가 안됩니다. 제 옆에서 이 경기를 지켜본 거스 히딩크 감독이 저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아직도 기회가 많다'며 위로를 해주기도 했습니다."-특별한 자식 교육법에 대해 들려주시죠."저는 지금까지도 지성이에게 '잘했다'고 칭찬한 적이 없습니다. 항상 만나면 '오늘 아쉬웠던' 말만 하지요. 이 세상 부모들은 모두가 자기 자식이 제일인 것처럼 믿고 있지요. 우리 아들은 '이래서 좋다. 저래서 좋다' 등 온갖 칭찬 일색일 것입니다. 그러나 그건 부모의 욕심이지요. 실제로 상대도 그렇게 생각하느냐가 문제죠."-그럼 아들이 잘한 경기는 없었나요."잘했다기보다는 지난 남아공월드컵 우루과이와의 16강전에서 최선을 다한 아들이 참 대견스러웠습니다. 최선을 다해준 경기였지요. 운동 선수는 끝까지 살아남는 게 중요합니다. 잘하고 못하는 것은 결코 축구 인생에 걸림돌이 될 수 없지요. 그동안 우리는 공 잘 차는 선수가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를 많이 봤지 않습니까."-박 선수의 어릴 적 환경은 어떠했나요."일기장에는 늘 축구에 대한 열정과 가족 사랑이 많은 아이였습니다. '시험을 잘봐서 축구를 계속하겠다', '국가대표에 뽑히겠다', '오늘은 행복했다. 엄마가 계타는 날이라서 그렇다' 등 축구 열정과 집안 환경에도 늘 관심을 가졌지요. 특히 가정형편이 어려워 축구화를 제대로 사주지도 못했어요. 하지만 지성이는 축구화 바닥의 봉을 바꿔가면서 볼을 찼습니다. 그당시 체육사에서 그만 봉 교체하고 새로 사 신으라고 할정도였지요. 정말 대견스러웠습니다."-아들에 대한 태몽은 있나요."태몽보다는 지나가는 사람이 잘 키우면 나중에 큰 인물이 될 거라고 얘길 들었습니다. 그것보다 본인의 성실함이 지금의 축구 선수가 되지 않았나 싶네요."-박 선수가 언제 대성할 것이라고 보셨나요."저는 대성할 수 없다고 봤습니다. 명지대 입학할 때도 체육교사를 시키려고 관련 학과를 보내기도 했어요. 축구를 중도에 포기하게 되면 먹고는 살아야되니 체육교사라도 시키려고 했습니다."-박 선수는 결혼 생각은 정말 없나요."물론 핑계일 수도 있지만 시간이 없다고 하네요. 국내보다 주로 외국에 있다보니 연인을 만나기도 쉽지 않고…."-그럼 맞선을 본 적도 없나요."선이 들어오기는 했지만 아들이 시간이 없다고만 했어요. 몇번 본 적은 있습니다."-아버님은 어떤 며느리가 좋으세요."인터넷에 떠도는 연예인은 싫고, 이해심 많은 며느리면 좋겠습니다. 저는 별로지만 우리 마누라같은 사람이 들어오면 좋겠어요(하하하)."-박 선수를 도운 분들이 많은데, 기억에 남는 지도자는."모든 분들이 소중합니다. 그래도 뽑으라면 기술적·인간적인 면에선 이학종 수원공고 감독을, 지성이를 크게 키워준 것이라면 거스 히딩크 감독이지요."-박 선수가 매년 용품을 모교에 기증하고 있다는데."요즘 유소년축구센터가 들어서면서 신경을 쓰지 못했습니다. 그동안 중·고·대학교 등에 축구용품을 지원한 것은 맞습니다."-박지성 재단 설립 취지와 운영 방안은."지성이는 축구행정학을 전공할 정도로 축구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후배들한테 쏟으려고 합니다. 축구 선수 은퇴후 지도자의 길보다는 축구 외교를 펼치겠다는 것이지요. 이런 취지에서 재단이 설립됐고 그 첫번째 사업으로 오는 6월 베트남에서 아시안드림컵을 개최합니다. 베트남을 선택한 이유는 우리와 같은 전쟁의 아픔을 치른 국가였고, 최근 불미스런 국가적 관계를 개선시키기 위한 것입니다. 내년에는 태국 등 동남아시아 각국 축구협회와 지속적인 교류를 하면서 유소년 축구 지원 사업을 펼칠 계획입니다. 이는 재단이 추구하는 아시아 축구 외교를 통한 세계 축구 외교에 한국의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의지입니다." -끝으로 국민들에게 한 말씀해주시죠."저 자신도 지성이가 축구 선수로 이렇게 대성할지 몰랐습니다. 분명한 것은 걸음마 단계부터 차근차근 밟아야지 욕심을 부려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부모님들은 욕심을 버리십시오. 어릴적 축구는 엘리트 축구가 아닙니다. 어릴 때는 그저 흥미와 재미로 축구를 해야 합니다. 박지성 선수를 끝까지 성원해 주신 경기도민을 비롯해 수원시민,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많은 성원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2011-02-08 경인일보

경기도 '뿌리' 대권 도전… 희망대장정 오른 손학규 민주당대표

[경인일보=대담=최우영 정치부장·사진=김종택·정리=김태성기자 ]지난 24일 손학규(64) 민주당 대표가 용인에 왔다. 희망대장정의 이름으로…. 손 대표는 경기도에서 뿌리 내린 몇 안되는 거물급 정치인중 하나다. 시흥 출생으로 광명에서 국회의원을 3선했고, 민선 3기 경기도지사를 지냈다.경기지사 시절에는 해외 첨단기업 유치 등으로 경기도 발전에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나라당에서 엘리트 코스를 밟아 승승장구하던 그가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기면서 의아해 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손 대표는 난관에 부딪칠때마다 험난한 여정을 자초하면서 항상 '밑바닥' 정서를 몸으로 체득하려 했다. 지금은 완전한 '민주당 사람'으로 자리잡았고 그것도 제1 야당의 총수다. 내년 치러질 대선에서 야권의 유력한 대통령 후보인 그는 대권을 향한 꿈을 너무나 자연스럽고 소탈하게 이야기 한다. 자신의 고향인 경기도에서부터 정권교체의 열망을 불사르겠다는 강렬한 의지도 엿보인다. 그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궁금했다.-젊어지셨다는 느낌이 든다. 너무 코디를 젊게 하는 것 아닌가."(웃으면서)요즘 염색 안하는 사람이 있나. 관리해야지."-희망대장정을 한창 진행중이다. 경기도를 방문하면 남다른가."물론이다. 아직 희망대장정 일정이 4분의 1도 채 되지 않았지만 구제역 여파때문에 민감해서 잘 못간다. 지난 3일 부천을 시작해서 군포, 양평·가평, 그리고 용인을 들렀다."-희망대장정의 목적은 무엇인가. 진행하면서 느끼는 점들, 반응은 어떤가."(희망대장정은)우리의 집권 플랜을 짜는거다. 정권을 교체해서 민주당이 집권했을 때 우리가 어떤 나라를 만들어 갈 것인가. 그것을 국민생활속에서 보고, 듣고, 우리가 만들어 나갈 사회의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지난해 12·8 한나라당의 날치기 이후 서울역 광장에서 성찰과 결단의 시간을 갖고, 전국을 돌았다. 그때는 이명박 정부 날치기를 규탄하고 날치기 예산을 돌려 오겠다, 심판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은 대답이 없는데 규탄만 하고 있을거냐. 아니다. 우리가 정권을 잡아야 한다. 대안으로서의 민주당. 이명박 정부가 가고 나면 아 민주당이구나 하는 인식을 전달하는 것. 그것이 희망대장정의 목적이다."-의도한 만큼 잘 진행되나."그렇다. 이야기가 재밌다. 준비된 질문도 있고 즉석에서 나오는 질문도 있고. 아마 우리 정치에서 '타운홀 미팅'(townhall meeting)은 첫 시도가 아닌가 싶다. 나는 이것이 새로운 정치 형태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진솔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예를 들면 오늘(용인 희망대장정에서) 한 시민은 2년전에 1억500만원에 전세를 계약했는데 집주인이 2년 만기후 2억원으로 전세를 올려달라고 했다 한다. 간신히 1억9천만원에 합의했지만 6천500만원을 대출받고, 나머지 돈은 빌렸다더라. 별안간에 빚쟁이가 된 것이다. 그런 이야기는 신문에서만 봤지만 이제 현장에서 전세 대책에 대한 절실함을 느끼고 당으로서, 대표로서 책임감도 느낀다. 좋은 정책 제안도 많이 나온다."-(희망대장정 일정이)해당 자치단체장이 민주당인 곳 중심으로 되는 것 같다. 민주당이 아닌 지역에서도 할 계획이 있는가."물론이다. 그리고 이미 대구에서 했다. (장소를)시청에서 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대구시장이 민주당 시당 사무실로 나를 찾아와서 인사를 하고 지원을 요청했다. 이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또 대구에서 고무된 일이 있었다. 아침 8시에 도착해 대구의 조그마한 동네 목욕탕에 갔다. 그전 같으면 나를 알아는봐도 모르는 척 했는데 이번에는 한사람도 빼놓지 않고 , 격려하고 음료수를 사겠다는 사람도 있었다. 사인해 달라는 사람도 있고 난리가 났다."-민주당 대표, 즉 거물급 정치인에 대한 국민들의 단순한 호기심 아닌가."당장 표로 연결되지는 않겠지만 민주당에 대한 TK의 거부감이 줄어들었다는 생각을 한다. 나에 대한 호감적인 생각, 상당히 희망적인 모습이었다."-정치권 이슈인 과학비즈니스벨트 이야기다. 광주를 방문해서 충청권에 배려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손 대표의 입장은 무엇인가."약속과 신의의 문제다. 과학비즈니스벨트는 역사가 있다. 없었던 것을 갑자기 만들자는 게 아니라 이명박 대통령이 충청권에다 과학기업도시를 만들겠다고 약속을 했다. 아마 의도는 집권을 하면 세종시를 무효화하고 이를 대신한다는 의도에서 시작된 것으로 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충청권에 세우겠다고 대통령이 공약했다는 점이다. 이 대통령이 세종시 계획을 수정하려 했지만 안됐다. 이렇게 되니까 경상도로 갈 움직임이 보였다. 당초 이 계획 당시 충청도 입지가 좋다는 명분을 내세웠으니 충청도에 줘야 한다. 그게 우리의 당론이다. 민주당도 약속을 지키겠다."-이 대통령 공약이라는 것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세종시 수정안이 부결된 상황에서 3조5천억원이 투입되는 대형 국책사업에 대해 다시 자료 분석하고 검토해야 하는 당위성도 있는 것 아닌가."입지라는게 과학적이라는 게 있나. 사실상 정치적 결정이다. 세종시를 기왕 만들었으면 자립도시 기반을 만들어줘야 한다. 인프라도 충분하다. 이명박 정부가 이런저런 변명할 것 없이, 과학벨트를 충청권에 주지 않으면 충청권과 세종시에 대한 보복이라고 본다."-경기도민 입장에서 본다면 과천 정부청사가 지방으로 내려가기 때문에 이 자리를 과학벨트로 채우는 것이 옳다고 보고 있다. 과천은 지정학적 장점은 물론 우수 인력 흡인력도 있고 , 교육기관도 주변에 많다. 과천이 적임지로 부각되는 이유다."처음부터 과천에 과학벨트를 만들겠다 했으면 그것도 좋다. 하지만 약속을 해놓고 뒤집게 되면 지역 갈등으로 번진다. 정부 통수권자는 국민간 그리고 지역간 갈등을 자꾸 만들면 안된다. 과천은 수도권에 있기 때문에, 발전할 수 있는 것은 얼마든지 있다."-만약 지금 경기도지사였다면 현재와 같은 입장이겠나."나는 도지사때 세종시를 찬성했다. 당시 지역 여론에 뭇매를 맞았다. 하지만 수도 이전은 반대했다. 균형 발전을 위한 협력이 필요하다. 내가 도지사할 때 경기도 발전을 소홀히 했나? 누구보다 성과가 좋았다. 경기도는 갖고 있는 장점으로 성장동력을 키워 나가고, 다른 지역은 지역대로 발전을 해야 한다. 경기도가 독식하면 발전할 수 없다. 같이해야 발전 기틀을 잡는다.-그것은 누구나 공감하는 이야기다. 하지만 비수도권에서는 수도권 규제 완화만으로도 피해 의식을 느끼며 집단행동에 나선다."그런 것은 지혜롭게 해야 한다. 정권 차원에서 대통령이 다른 지역을 자극하는 발언은 안된다. 내가 도지사하면서도 규제 완화를 실천했지만 다른 지방을 불필요하게 자극하진 않았다. 파주 LCD, 그리고 평택이나 화성에 산업단지를 개발하고 투자 유치하는 것은 경기도와 국가 발전을 동시에 추진한 것이다. 당시 경북 구미가 LG필립스의 파주 유치를 반대했지만 지금은 LG디스플레이 구미공장도 잘된다. 수요가 늘어나 두 지역 모두 잘된다. 만약에 중앙정부 차원에서 유치를 반대하고 막았다면 당시 LG필립스는 대만으로 갔을 것이고 그러면 구미도 더 작아졌을 것이다. 상생을 통한 상생의 전형적 모범이다.-복지 문제다. 손 대표는 무상급식, 무상보육, 무상의료까지 말하고 있다. 국민의 세금으로 추진되는 복지에 '무상'이란 단어가 타당한가."난 괜찮다고 본다. 엄밀하게 따지면 100% 무상이 아니지만 의료같은 경우 상위 10%를 유상으로 놔둔다고 하더라도 국민 대부분이 돈 걱정없이 병원에 갈 수 있으니까 무상이란 표현이 맞다. 무상보육도 경계를 따지고 하는게 아니라 보육때문에 애 낳지 않는 그런 걱정을 해방시켜 주자는 이야기다. 마음이 편해지는 게 보편적 복지다."-여전히 재원 조달이 문제다."단계적으로 해 나가는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우리는 16조원 들어간다고 보는데 여당이 말하는 것은 부풀린 게 있다. 부자감세, 법인세나 소득세 감세 등을 전부다 하지 않는다면 재원 조달이 가능하다. 또한 재정 지출구조를 바꿔야 한다. 토목 위주 경제가 아니라 사회서비스 쪽으로 바꿔 나가야 한다. 점점 늘어가는 복지비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자는 말이다. (무상복지를)해 나가면서 국민적 동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매년 5%씩 성장한다고 가정하면 그에 대한 세입이 늘어나게 돼 자연스레 비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마치 우리나라가 경제 성장은 안하고, 복지에만 돈을 쏟아붓는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것은 틀렸다. 4대강 예산 같은데서 있는 예산 줄이고, 세출 구조를 바꾸고, 비과세 줄이고, 새로운 경제발전에서 나오는 세입,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별도의 증세를 안하더라도 가능하단 이야기인가."지속가능한 제도를 위해서는 국민적 동의를 얻어야 한다. 증세는 저항을 받는다. 부드럽하게 하자. 4대강처럼 무지막지한 이야기 하지 말고, 우리가 만약에 4대강 사업을 했다면 처음에 몇군데 해보고 그게 괜찮으면 다른 데도 더하고 점진적으로 했을 것이다. 복지도 점진적으로 추진하겠다. 차근차근 하겠다. 나중에 집권할 경우 2~3년동안 해보고 가능하다 싶으면 더 확대하고 재원을 늘려 나가고, 국민이 동의하면 세목을 신설해서라도 확대한다."-점진적 복지를 주장하는데, 실제 무상이라는 이미지는 빠른 시일내 '공짜'라는 착각에 빠지게 한다."사회 구조를 바꾸는건데 1년만에, 혹은 우리가 대선에 승리한다고 무조건 다 공짜가 되는건 아니다. 우리는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너무 오래하고 있다. 3만달러 시대 되면 충분히 가능하다. 내가 자신하는 건, 나는 영국에서 살아봤다. 내셔널헬스서비스(NHS)로 유학생이지만 의료 서비스에 돈을 내지 않았다. 약도 작은 병이건 큰병이건 우리 돈으로 2천원만 내면 됐다. 그게 벌써 30년 전 일이다. 영국이 지금 우리보다 못살 때다."-어찌됐든 연차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것이라면 한나라당의 70% 복지론과 박근혜 전 대표의 맞춤형 복지와 무슨 차이가 있는가."그 쪽은 대국민 복지에 대한 의지가 없다. 안하겠다는 생각이다. 단적인 게 무상급식이다. 대통령이 말했다. 대기업 손자까지 그깟 한달 5만원 밥값 공짜로 주면 (재벌이)화낸다고 그랬다. 대통령이 할 말이 아니다. 그게 현 정권의 철학이다. 부잣집 애들 자존심 꺾는 것이고, 없는 애들 감지덕지 받아먹는 다는게 현정부의 생각이다. 우리는 똑같은 복지를 지향한다.-손 대표가 생각하는 남북관계 갈등 해소 방안은 무엇인가."교류 협력을 빨리 재개해야 한다. 북한의 개방이 통일의 기반이 된다. 우리가 대화하지 않으면 주체가 미국과 중국이 된다. 우리가 대화 안한다고 북한이라는 존재가 없어지지 않는다. 북한 핵문제에서 우리가 소외될 수 있다. 미국을 통해 의견을 전달하면 북한에 대한 모든 경제적 이득은 중국으로 간다. 개성공단이 더 발전됐으면 현재보다 더많은 이득을 얻었을 것이다. 나진·선봉은 중국에 빼앗기고 중국군까지 주둔하게 됐으며, 광물과 어업권까지 중국으로 갔다. 대화를 안해서 이득보는게 누구냐. 결국 우리 손해다. 북한 문제는 실사구시적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동포애라는 기본적 정신이 있어야 한다."-손 대표를 평가할 때 통큰 정치인이란 이야기를 한다. 소말리아 해적 관련해서도 현 정부를 칭찬했다. 협력할 땐 협력하고 이런 것이 국민에게 지지와 박수를 받는다고 생각된다. 야당 총수로서 거리로 나서는 것보다 다수결의 원칙을 존중하면서 '나중에 표로 심판받겠다'는 식의 야당의 모습은 안되는 것인가."미국과 영국같이 정상적인 민주주의면 그렇게 하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이번 날치기는 달랐다. 계수조정 소위하면서 심의를 하다가 어느 순간 잘라버렸다. 예산하고도 상관없는 파병 동의안도 문제다. 설사 논란이 있어도 국민의 축복속에서 나가야 한다. 물리력을 동원해서 하는데 가만히 있으면 야당도 아니다." -우리 정치사회에서 이같은 악순환은 되풀이돼야 하나."내가 주도적으로 집권하고 우리가 집권당이 되면 나는 그렇게 안한다. 내가 도지사 시절, 압도적 다수당이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나는 의회주의자다."-손 대표는 시대 정신을 강조한다. 현 시점에서 시대정신은 무엇인가."현 시점, 현 시대에서 우리가 가는 길이라는 게 아직도 민주주의라고 말하는 것이 안타깝다. 지난해 민주주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꼈다. (용인 토론회) 안들었으면 좋았을 이야기도 들었다. 천신일씨 땅때문에 송전탑 하나 설치하면서 천신일씨 땅을 피해 설치해 주민들이 피해를 봤다는 이야기다. 특권과 반칙이 문제다. 정치 권력은 국민에게 피해를 준다."-개헌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말도 안된다. 설사 하더라도 다음 대선때 후보의 국가권력 개조에 대한 생각에 따라 개헌 논의에 들어가야 한다. 처음에 집권해서는 레임덕온다고 개헌 이야기 안하고 온갖 횡포 다한 뒤 권력이 대통령한테 집중돼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런 뻔뻔한 소리를 어떻게 하나."-그럼 대선 후보가 된다면, 우리의 권력구조는 무엇이 옳다고 보나."4년 중임, 5년 단임, 모두 괜찮다. 그 기간동안 얼만큼 진정성을 갖고 열심히 일하느냐가 중요하다."-경기도민과 경인일보 독자들께 전하고 싶은 말은."경기도는 대한민국의 중심이다. 대한민국을 이끌어나가는 기관차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도지사 지낸 것에 무한한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있다. 경기도가 국가를 발전시키는데 선봉적 역할을 해야 한다. 성장 잠재력을 최대한 동원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동시에 경기도는 대한민국의 가장 큰 지방자치 단체로서 맏형 노릇을 해야 한다. 전국적인 균형 발전에도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구제역과 경제난으로 국민들의 고생이 많지만 기쁜 설을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손학규 약력-1947년 경기도 시흥 출생-경기중·고, 서울대 정치학과 졸업-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정치학 박사 -14·15·16대 국회의원-제33대 보건복지부 장관 -민선 3기 경기도지사 -현 민주당 대표

2011-01-25 경인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