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스토리]차세대 친환경 에너지원 '연료전지'… 경기도 발전소들 호재와 악재 사이

수소·산소 화학반응 일으켜 '전기 생산'환경오염·손실 적고 최고 수준의 효율경기도, 국내 공급량 40.4% '전국 1위'한전·SK건설등 건립·투자 활발 '호재' MCFC 방식 판권가진 美 퓨얼셀에너지포스코에너지와 갈등… '계약 해지' 우려해지땐 운영업체에 '스택'공급 못해 낭패"지원뿐 아니라 운영사 피해 정부 대책을"화성지역 일반가정 전력사용량의 약 48%, 수원 호매실지구와 화성 남양·뉴타운·봉담지구 아파트 단지 중 약 2만 가구.이곳엔 일반 화력발전소나 열병합발전소 등이 아닌 최근 신재생에너지로 각광받는 연료전지 발전소를 통해 생산된 전력이나 열원이 공급된다.국내 최대 규모로 7년 전부터 화성 발안산업단지 내에 가동되고 있는 경기그린에너지의 58.8MW 규모 연료전지(MCFC·용융탄산염형) 발전소에서다.이외에도 경기지역엔 한국전력공사나 대기업의 발전 자회사부터 중견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발전업체들이 MCFC를 포함한 PAFC(인산형 연료전지)·SOFC(고체산화물 연료전지) 등 3가지 방식으로 총 149MW(2019년 기준) 규모에 달하는 연료전지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발전용 연료전지가 전체 에너지원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작지만 신재생에너지로 각광받으며 정부 지원과 발전업체 투자가 늘어나는 등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있다.■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원 '연료전지'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의 전기 화학반응을 일으켜 연소과정 없이 전기와 열을 생산해 내는 차세대 발전설비로서 기존 화력·석탄 발전의 대체 에너지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화학에너지를 직접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다 보니 다른 발전 방식이 만들어 내는 에너지 규모와 비교했을 때 손실이 훨씬 적어 최고 수준의 발전 효율을 가지고 있다. 또 쉼 없이 365일 24시간 동안 안정적 발전이 가능한 데다 무엇보다 공간 효율성이 좋아 입지 제약을 거의 받지 않는 친환경 분산 전원이란 게 가장 큰 장점이다.기존 화력발전소는 대기오염 발생 등 특성 탓에 대부분 해안지역에 위치해 있어 여기서 생산된 전기를 내륙이나 도심지로 전달하기 위한 송전탑과 송전선 설치가 불가피했다. 이 때문에 수백kV 이상 대규모 전력을 운반하는 송전탑과 송전선이 도심지를 가로질러 이로 인해 전자파 노출을 우려하는 지역 주민들이 집단 민원을 제기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이는 지역 주민들의 피해 우려로 인한 해당 에너지원에 대한 신뢰도 하락뿐만 아니라 송전탑·송전선로 공사 등을 시행하는 관계기관의 공사 계획 지연 등으로 추가 비용마저 발생시킨다.반대로 연료전지 발전소의 경우는 기존 에너지원에 비해 환경 오염이 적고 상대적으로 좁은 부지에서도 시설 설치가 가능해 도심지에서도 활용 가능한 대체 발전시설로 주목받는다.■ 최대 연료전지 발전 중심지 발돋움 경기도경기도는 이미 국내에서 가장 많은 연료전지 에너지를 만들고 있을 만큼 발전용 연료전지 중심지로 자리 잡은 상태다.지난 2018년 기준 전국 연료전지 발전량 174만1천800MWh 중 70만3천900MWh(40.4%)가 경기도내 연료전지 발전소에서 생산돼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추후 발전시설 규모 역시 현재 149MW(2019년)에서 오는 2030년 1천MW(1GW)까지 확대할 계획이다.단일 연료전지 발전소 규모로도 경기도는 전국 최고 수준이다. 화성 발안산업단지 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경기그린에너지의 연료전지 발전소는 단일 발전 규모만 58.5MW에 달한다. 대부분 LNG(액화천연가스) 발전소 중 일부에 연료전지 발전시설을 설치하는 경우가 많고 단일 연료전지 발전소라 해도 5~20MW에 그치는 수준이 대부분이다.그런데 한국수력원자력이 470억원을 출자하고 포스코에너지와 연료전지 발전설비 공급·유지(LTSA) 계약을 맺어 지난 2013년부터 운영되고 있는 경기그린에너지는 단일 발전 규모만 58.5MW다.2.8MW 규모 연료전지 총 21기 발전설비로 한 해에 최대 42만3천MWh의 전력을 생산한다. 이는 화성시 일반가정이 사용하는 전력의 약 48%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외에도 한국전력공사의 발전 자회사인 한국남동발전과 SK건설이 신규 연료전지 발전소(19.8MW)에 공동 투자해 최근 상업 운전이 시작되는 등 지역 내 연료전지 발전소 건립과 투자 등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정부 '뉴딜정책' 따라가지만 발전방식 따라 엇갈리는 희비 정부가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내고 관련 부처도 분산형 에너지 확산 내용을 담은 '그린 뉴딜' 계획을 발표하면서 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 발전 기대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태양광·풍력과 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 확산기반을 구축해 저탄소 사회로의 전환을 가속화 한다는 정부 방침에 따라 전폭적인 지원과 업계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발전용 연료전지 업계가 순탄한 길을 걷고 있진 않은 모습이다.발전용 연료전지는 발전 방식에 따라 MCFC·PAFC·SOFC 등 3가지로 나뉘는데 해당 발전 원천기술에 대한 완전한 국산화를 이뤄냈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특히 국내 MCFC 연료전지 판권을 미국 퓨얼셀에너지란 원천기술 보유업체와의 계약을 통해 보유한 포스코에너지와 고객사인 전국 곳곳의 연료전지 발전소 운영업체들은 최근 뉴딜 정책으로 인한 수혜는커녕 당장 발전소 문을 닫아야 하는 것 아닌지 걱정이다.다른 연료전지 방식과 MCFC의 경우 포스코에너지와 퓨얼셀에너지의 계약 관계 해지 가능성이 계속 제기되고 있어서다.계약이 해지될 경우 아직 퓨얼셀에너지로부터 스택(연료전지 핵심설비)을 조달하는 포스코에너지가 고객사에게 이를 제때 공급하지 못하게 돼 고객사의 연료전지 발전소는 가동을 멈출 가능성이 커진다.문제는 최근 양측 갈등이 국제 소송전까지 치닫고 포스코에너지가 지난해 설립한 연료전지 전문 자회사는 정부 인가를 안 거쳐 징계조치를 받을 위기까지 놓였다는 점이다.■ 정부가 연구지원뿐만 아니라 발전운영사 피해 우려되는 부분까지 중개 나서야 산업통상자원부는 관련 예산과 산하 연구기관 등을 통해 매년 수백억원 규모의 연료전지를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발전업체 등에 연구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아직 완전한 국산화를 이뤄내지 못해 위와 같이 발생하는 문제 등을 막고 국내 신재생에너지 기술력을 높이기 위해서다.하지만 포스코에너지와 퓨얼셀에너지 간 갈등은 물론 이로 인해 현재 전국 곳곳에서 운영되고 있는 연료전지 발전소가 떠안을 피해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연구 지원은 하고 있지만 민간발전업체와 발전소 사이의 문제에 개입하기는 어렵다는 이유 등에서다. 이에 전국 곳곳에서 MCFC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는 발전업체들은 신재생에너지 기술을 통해 이익에만 몰두한 민간업체와 고객사 간 중개에 나서 피해를 최소화해주길 바라고 있다.한 연료전지 발전업체 관계자는 "연료전지 발전 원천기술을 갖고 국내에 시장 규모를 늘리려는 해외업체와 원천기술을 국산화해 이익을 내려는 국내 업체 간 싸움이 갈수록 심해지는 데 정부는 불구경만 하고 있다"며 "연구 지원만 할 게 아니라 머지않아 발생할 수도 있는 전국 곳곳의 발전소 운영사의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정부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한국판 뉴딜 정책으로 그린뉴딜을 추진하면서 발전용 연료전지 산업 규모가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파산 위기까지 몰렸었지만, 정부의 관련 산업육성 성장 기조에 힘입어 지난 6월 정상가동을 시작한 화성시 향남읍 소재 경기그린에너지. 2020.10.15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2020-10-15 김준석

[이슈&스토리]인천 초등생 형제 화재사고의 교훈

3차례 방치 신고… 기관 어머니와 분리 요청에 법원이 기각 보건부 관리대상아동 전수조사 불구 전담인력 턱없이 부족위기상황 친권 제재조치 필요성… 국회는 법개정에 들어가눈에 보이지 않는 방임 등 학대 인식 개선·지원 관리 논의코로나19로 학교에 가지 않는 비대면 수업 기간 집에서 단둘이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 불이 나 중화상을 입은 인천 초등학생 형제 사고는 전 국민의 안타까움을 샀다. 사고 이후, '제2의 초등생 형제 참변'을 막기 위한 다양한 대책이 쏟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보여주기식 대책이 아닌 소외된 아동이 없도록 사각지대까지 챙기는 실질적인 대책을 강조하고 있다.형제의 쾌유를 바라는 국민들의 염원이 통한 걸까. 지난달 14일 점심 무렵 집에서 끼니를 해결하려다 불이 나 크게 다친 인천 초등생 형제는 열흘 넘게 깨어나지 못하다가 다행히도 최근 의식을 되찾았다.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으며 회복 중이다. 형 A(10)군은 의식을 찾아 대화가 가능한 상태로 알려졌다. 동생 B(8)군은 의식을 찾았으나 고갯짓만 가능하고 대화는 어려운 상황으로 파악됐다. A군은 전신 40% 화상을 입었고, B군은 5% 화상을 입었지만, 장기 등을 크게 다쳤다. 이들 형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학교가 비대면 원격수업을 진행하는 중에 사고를 당했다. 국민들은 코로나19가 아니었으면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며 안타까워했다.앞으로 이런 비극을 막으려면 기존 제도상의 빈틈을 메워야 한다. 인천 초등생 형제의 사고는 코로나19 때문이라고만 하기엔 기존 제도의 허점이 많았다.아이들은 보건복지부가 사업을 총괄하는 드림스타트의 사례관리 대상 아동이었다. 이웃들은 2018년부터 올해까지 3차례에 걸쳐 아이들이 방치되고 있다고 신고했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지난 5월 형제가 어머니와 분리돼야 한다고 보고 법원에 분리·보호하기 위한 명령을 요청했다. 당시 미추홀구 드림스타트는 모자의 방문 상담도 원활하게 이뤄졌기 때문에 문제점을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두 기관의 입장 차이가 있었던 셈이다. 화재 발생 한 달 전인 지난달 인천가정법원은 분리·보호 명령 청구를 기각했고, 형제는 단둘이 빌라에 남아있게 됐다. 형제의 사고는 수차례 막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사회적 참사'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사고 직후 인천시와 인천시교육청이 돌봄시설 이용 현황을 전수 조사하고, 돌봄 소외 위험이 있는 아동을 대상으로 맞춤형 통합 서비스를 지원하기로 했다. 인천지방경찰청은 아동학대 긴급 조사를 진행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한 달간 '사례 관리 가정 집중 모니터링기간'을 지정해 드림스타트 취약 계층 사례 관리 대상 아동 7만명을 전수 조사하고 있다. → 표 참조인천시는 '학대·위기 아동 보호 및 지원 강화대책'을 발표하고 보건복지부 방침에 따라 조사해야 하는 지역 내 아동 3천200여명뿐 아니라 미취학 아동, 장기 미등교 아동 등 총 1만6천5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미 위기 아동으로 지정하고 관리하던 아동뿐 아니라 미처 파악하지 못한 학대·방치 아동을 발굴하기 위해서다.특히 이번 사고에서는 피해 아동을 발견하고 학대 피해 방지 방안 등을 제시하는 전담기관의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도 지적됐다. 전체 아동 인구는 788만8천218명이나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전국 67곳으로 전담 인력은 736명밖에 되질 않는다. 통합사례관리사 1인당 1만명이 넘는 아이들을 돌보다 보니, 학대 아동을 원활하게 발굴하고 지원하는 데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지난해 기준 인천지역 1~17세 아동은 45만8천490명인데, 인천에 아동보호전문기관은 3곳만 설치돼 있다. 1개 기관이 맡는 아동 수가 15만2천830명에 달한다. 경상남도가 1개 기관이 아동 18만1천210명을 담당해 가장 많고, 경기도는 1개 기관당 15만7천575명으로 두 번째로 많다. 인천은 세 번째로 많다.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강선우(서울 강서구갑) 의원은 "전국적으로 저조한 아동 학대 발견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아동학대전담공무원 확충이 더 두텁게, 더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며 "지자체별로 필요한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의 최소 인력을 파악하고 필요한 예산을 지원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정부의 노력이 시급하다"고 했다.이번 사고는 어머니와 아이들을 분리해야 한다는 아동보호전문기관 판단이 있었으나, 법원으로부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서 학대 피해 아동을 친권자와 즉시 분리해 보호하는 등 위기 상황 때 친권을 제재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냈다. 문 대통령은 "아동이 학대받거나 방치돼 이웃이 신고하더라도 부모의 뜻에 따라 가정에 다시 맡겼다가 비극적 결과로 이어지곤 했다"며 "상황이 해소될 때까지 강제로 아동을 보호하는 조치를 포함해 제도적 보완 방안도 찾아달라"고 했다.민주당 허종식(인천 동구·미추홀구갑) 의원은 아동이 학대받은 것이 의심되거나 재학대 위험이 있을 경우, 지방자치단체장이 보호자와 아동을 즉시 분리할 수 있도록 '아동복지법 일부개정법률안'(일명 라면형제법)을 발의하기도 했다.최근 5년간 아동학대 건수는 2015년 1만1천715건, 2016년 1만8천700건, 2017년 2만2천367건, 2018년 2만4천604건, 2019년 3만45명으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아동학대 유형별로 보면 2018년 기준으로 2만4천604건 중 정서학대가 4천728건(19.2%)으로 가장 많고, 신체학대 3천285건(13.4%), 방임 2천787건(11.3%) 순이었다. 학대 피해 아동은 원가정 보호를 지속하는 경우가 2만164건(82%)으로 가장 많았고, 분리 조치한 경우는 3천287건(13.4%)뿐이었다.전문가들은 아동 방임, 폭력 등 학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선 원활하게 아이들을 돌볼 수 있는 시스템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아동보호기관 통합·일원화 등을 포함한 아동 관리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명숙 상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지역마다 아동보호 기관이 다양하게 설치돼 있으나, 제 역할을 못하는 건 고질적인 인력난과 시설마다 위기아동에 대한 통합 공유체계 자체가 없는 게 가장 큰 이유"라며 "각 시설을 통합해 대표 중점기관을 지정하고, 전담인력 업무를 통합해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부모의 아동 학대를 단순히 사회 총체적인 문제로 접근해 서비스를 구축해야 아동 학대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박정순 굿네이버스 아동권리사업본부장은 "기관에선 교사, 의사 등 여러 사례 관리 신고 의무자를 대상으로 교육하고 대국민 학대 신고 홍보 사업을 추진하지만 아동 학대 중 특히 눈에 보이지 않는 방임은 '학대'로 보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인식 개선도 중요한 과제"라며 "인천 형제들 사고 이후, 위기 아동을 파악하기 위한 정책이 나오고 있는 만큼 이젠 '발견한 아이들을 어떻게 지원하고 관리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인천 미추홀구 용현동의 한 빌라에서 지난달 14일 점심 무렵 형제 단둘이 끼니를 해결하려다 불이 나 크게 다치고 집안 대부분이 불에 타거나 그을렸다. 형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학교가 비대면 원격수업을 진행하던 중 어머니 없이 단둘이 라면을 끓이려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형제 A(10)군과 B(8)군은 추석 연휴 동안 의식을 회복해 일반병실로 옮겨졌다. 2020.10.8 /경인일보DB인천 미추홀구 용현동의 한 빌라에서 지난달 14일 점심 무렵 형제 단둘이 끼니를 해결하려다 불이 나 크게 다치고 집안 대부분이 불에 타거나 그을렸다. 형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학교가 비대면 원격수업을 진행하던 중 어머니 없이 단둘이 라면을 끓이려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형제 A(10)군과 B(8)군은 추석 연휴 동안 의식을 회복해 일반병실로 옮겨졌다. 2020.10.8 /경인일보DB인천 미추홀구 용현동의 한 빌라에서 지난달 14일 점심 무렵 형제 단둘이 끼니를 해결하려다 불이 나 크게 다치고 집안 대부분이 불에 타거나 그을렸다. 형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학교가 비대면 원격수업을 진행하던 중 어머니 없이 단둘이 라면을 끓이려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형제 A(10)군과 B(8)군은 추석 연휴 동안 의식을 회복해 일반병실로 옮겨졌다. 2020.10.8 /경인일보DB형제가 라면을 끓이다 발생한 화재로 크게 다친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면서 사회 각계각층에서 후원 문의가 잇따라 현재까지 2억원 넘게 모였다. 2020.10.8 /경인일보DB

2020-10-08 박현주

[이슈&스토리]다시 속도내는 '주말 영동선'

2017년 41.4㎞ 도입이후 정체 심화수송인원·통행속도 개선효과 없어주말·휴일 운영 불구 평일도 비어'카니발·스타렉스 전용로' 오명도경인일보 보도 후 사후대책 시작경찰, 용역 거쳐 객관적 기준 마련12월초 '신갈~덕평 21.1㎞'로 단축2019년 2월 초. 편집국으로 한 통의 제보 전화가 걸려왔다. 텅 빈 버스전용차로를 왜 운영하는지에 대한 항의성 제보였다. 기자는 현장 상황을 알기에 곧장 현장취재에 나섰다.2월17일 오후 5시10분께 영동고속도로(영동선) 인천 방향 이천IC~신갈JC 구간은 차량들로 붐볐다. 주말이면 어김없이 발생 되는 교통체증이었다. 반면 전용차로제가 실시되고 있는 1차로는 텅 비어 있었다. 경인일보가 연속보도해 연말 절반 운영을 이끈 영동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제에 대한 첫 보도의 시작이었다.'영동선 버스전용차로제'는 지난 2017년 7월 29일 시범 도입됐다. 신갈JC~여주JC 간 41.4㎞ 구간에 주말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행된다.국토교통부는 영동선에 버스전용차로를 도입하면 최고 13.9㎞/h까지 속도가 증가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경찰과 협의, 도입했다.그러나 이 같은 예측은 빗나갔다.'2018 평창올림픽' 이후 실효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정체현상이 되레 늘면서 폐지론이 고개를 든 것이다.명절 등 특정 기간에만 한시적으로 운영하자는 목소리도 나왔다.경인일보는 2019년 2월18일자 7면을 통해 [빗나간 예측, 고개 든 폐지론]'텅 빈 영동선 버스전용차로'… 정체 가중 "통행료 아까워"라는 제목의 기사로 '영동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제'에 대한 문제점을 집중 조명하기 시작했고 결국 부분 폐쇄를 이끌어냈다.경찰이 영동선 버스전용차로 구간을 올 연말부터 절반으로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경찰청은 영동선 버스전용차로 시행구간을 '신갈분기점~여주분기점'(41.4㎞)에서 '신갈분기점~덕평나들목'(21.1㎞)으로 축소하는 개선안을 마련했다. → 노선도 참조경찰은 지난해 7월18일 한양대학교 ERICA 산학협력단 교통물류공학과 연구팀에 관련 용역을 의뢰하고, 지난해 12월 말 용역 결과를 받았다. 용역은 교통량이 어느 규모 이상일 때 버스전용차로가 필요한가에 관한 객관적 기준을 세우는 것에 방점을 뒀다.영동선 버스전용차로는 대중교통 활성화와 평창 동계올림픽 대비를 위해 지난 2017년 8월부터 '신갈분기점~여주분기점' 41.4㎞ 구간에서 시행됐지만, 주말이면 일반 차로가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게다가 해당 버스전용차로는 주말과 공휴일에만 운영하는데도 텅 비어 있는 경우가 많아 운전자들 사이에서 9인승 차량만 다닌다며 '카니발·스타렉스 전용로'라고 불렸다.2017년과 2019년 영동선 버스전용차로의 교통현황을 분석한 결과, 일반 차량 교통량이 5% 감소한 반면 버스교통량은 31% 감소했다. 통행차로가 감소하면서 통행시간은 21%, 정체길은 2배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동고속도로 폐지론'에 대한 경기연구원의 '이슈&진단'도 한 몫경찰이 지난 3월 '텅 빈 영동선 버스전용차로'라는 오명을 쓴 영동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제 폐지에 대한 정책적 결정에 착수(경인일보 2월 17일자 6면 보도=텅빈 영동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 상반기 '하차벨' 울리나)한 가운데 폐지가 타당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경기연구원(이하 연구원)은 이 같은 결과를 2019년 11월 발표했다.'영동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 존치가 필요한가?'에 대한 자체 '이슈&진단'을 통해 "영동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는 효과분석 결과 폐지가 바람직하다"고 결론 냈다.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전체 교통사고 건수는 줄었지만 심각한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늘었다는 결과도 발표했다.연구원이 조사한 결과 버스전용차로 시행 후 주말 수송인원은 시행 전인 2016년 36만4천여명에서 시행 후인 2018년 32만2천여명으로 감소(11.4%)했다.전체 도로 이용자의 평균 통행시간도 버스전용차로 시행 전 28분에서 시행 후 29.8분으로 오히려 1.8분(6.4%) 증가했다. → 표 참조특히 버스전용차로 운영시간 동안의 연간 사고는 13건이 감소됐으나 모든 유형의 인명피해는 증가(사망 1, 부상 6, 중상 1, 경상 5명)했다.연구원 관계자는 "버스전용차로 시행 후 연간 97억9천700만원의 부(-)의 사회적 편익이 발생됐다"며 "영동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는 정책목표인 도로의 전체 수송인원 제고와 통행속도 제고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후대책 이끈 경인일보 보도영동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제의 실효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경인일보의 보도 이후 연말부터 구간을 단축하는 축소 운영이 결정된 데 이어 2년마다 운영기준도 재검토된다.경인일보가 취재과정에서 입수한 경찰청의 '버스전용차로 설치 운영지침 연구용역'보고서에 따르면 연구팀은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를 운영할 때 2년마다 재검토를 받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버스전용차로에 대한 정확한 운영 타당성을 평가하기 위함이다.앞서 경찰청은 지난해 7월18일 한양대학교 ERICA 산학협력단 교통물류공학과 연구팀에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 설치 기준 및 운용지침'에 대한 용역을 의뢰했다.연구팀은 객관적인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시뮬레이션을 통해선 최근 3년간 교통량 자료를 기반으로 한 교통량 분석을 했다. 또 전문가 20명의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다양한 속도 차이·속도 편차를 이용해 기준을 마련했다. 정량적 요소로 평가하기 힘든 사회적 편익·통행시간 변화·버스전용차로에 대한 인식·이용자 편의성 등은 따로 정성지표를 만들어 분석했다.경찰청은 이 연구결과를 기준으로 영동선 버스전용도로 교통량을 적용했고, 심의 결과 기준에 충족한 '신갈분기점~덕평나들목' 21.1㎞에만 버스전용차로를 유지하기로 했다. 기존 '신갈분기점~여주분기점'(41.4㎞)의 절반 수준이다. 개선안은 오는 12월 초부터 시행된다. /김영래기자 yrk@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영동고속도로 일반차로가 정체를 빚는 반면 주말 버스전용차로제가 실시 되고 있는 1차로는 텅 비어 있다. 2020.9.24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2020-09-24 김영래

[이슈&스토리]인천~제주 카페리, 운항재개 준비 '순항'

1995년 첫 운항… 세월호 사고로 중단그간 수차례 재운항 시도 번번이 무산'하이덱스스토리지' 신규 사업자 선정'비욘드 트러스트' 내년 9월 진수 예정연안여객 증가·신선화물 운송 기대감제1국제여객터미널 한시 사용 협의중인천과 제주도를 잇는 뱃길에 카페리를 다시 투입하는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말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이 인천~제주 항로 카페리 운항 신규 사업자로 선정된 하이덱스스토리지(주)에 조건부 면허를 발급한 데 이어, 지난달엔 이 항로에 투입될 신규 선박을 만드는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014년 4월 세월호 사고로 운항이 중단됐던 인천~제주 항로를 재개하기 위한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새 카페리가 여객·화물을 싣고 인천과 제주를 왕래하면 관광과 물류 산업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장기간 중단된 인천~제주 뱃길.인천~제주 항로는 1995년 5월 첫 운항을 시작했다. 이후 20여년 동안 이 항로에 투입된 선박들은 인천과 제주를 오가며 여객과 화물을 실어 날랐다. 2014년 4월 발생한 세월호 사고로 인천과 제주를 잇는 뱃길 운항은 전면 중단됐다. 세월호 사고의 영향으로 이 항로를 운항하던 유일한 선사인 '청해진 해운'의 운항 면허가 취소됐기 때문이다. 청해진해운은 인천~제주 항로에 '세월호'(6천825t)와 '오하마나호'(6천322t)를 투입해 매주 3차례 운항했다.사고 이후에 이 항로를 재개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졌다. 스웨덴의 한 선사가 인천~제주 항로에 2만7천t급 선박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대형 사고에 따른 여객 수요 불확실성을 우려해 사업을 접었다. 수협에서도 이 항로 여객선 운항을 저울질했으나,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세월호 사고 2년 후인 2016년에 인천~제주 항로에 카페리를 다시 투입하기 위한 절차가 구체적으로 진행됐다. 인천과 제주지역에서 뱃길 복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다.2016년 11월 한 업체가 인천해수청에 사업 제안서를 제출하면서 인천~제주 항로 여객운송사업자 공모가 실시됐지만, 제안서를 낸 유일한 업체가 적격 기준(100점 만점에 80점)에 미달해 탈락했다.2018년 4월 진행한 공모에서는 7개 업체가 공모에 참여했고, 선정위원회 심사를 거쳐 (주)대저건설이 조건부 면허를 받게 됐다.대저건설은 인천~제주 항로에 투입하는 선박을 한중카페리 모항(母港)인 인천항 제1국제여객부두에 접안할 계획이었다. 선박의 크기가 기존 세월호·오하마나호보다 3배 이상 큰 탓에 이 배들이 이용하던 연안부두 잔교를 이용하기 어려워서다. 한중카페리가 송도국제도시에 건립되는 신국제여객부두를 새로운 모항으로 하면 사용하지 않게 되는 부두를 대저건설이 이용하는 방식이었다. 계획과 달리 2019년 6월로 예정됐던 신국제여객부두 개장이 지연됐고, 대저건설도 제1국제여객부두를 사용하기 어려워졌다. 결국 대저건설은 불어나는 용선료 등에 부담을 느껴 지난해 9월 사업을 포기했다.# 새롭게 시작하는 인천~제주 뱃길인천해수청이 지난해 10월 실시한 인천~제주 항로 카페리 운항 신규 사업자 공모에는 5개 업체가 제안서를 냈다. 인천해수청은 사업 수행 능력과 사업계획 실현 가능성 등을 평가해 하이덱스스토리지를 신규 사업자로 선정했다. 하이덱스스토리지는 1993년부터 인천항과 군산항, 광양항 등을 거점으로 화물 운송과 액상 화물 하역 등을 하고 있다. 하이덱스스토리지는 공모에서 사업계획과 예비선 확보 방안 등의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하이덱스스토리지는 인천~제주 항로에 '비욘드 트러스트(Beyond Trust)'호를 신규 건조해 투입할 계획이다. 2만7천t급 크루즈형 카페리 선박인 비욘드 트러스트호는 850여명의 승객과 차량 400여대(승용차 기준), 32.5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를 실어나를 수 있다. 비욘드 트러스트호에 국내 연안여객선 중 처음으로 대기오염을 막기 위한 스크러버(황산화물저감장치)가 설치된다고 하이덱스스토리지 관계자는 설명했다. 비욘드 트러스트호는 울산 현대미포조선에서 건조되고 있으며, 내년 9월께 진수될 예정이다.내년 하반기부터 비욘드 트러스트호가 본격적인 운항을 시작하면 인천항 연안여객 증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올해 인천항 연안여객은 지난해와 비교해 큰 폭으로 줄었다. 올 1~8월 인천항 연안여객은 49만8천26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8만2천587명과 비교해 27% 감소했다. 업계는 코로나19와 긴 장마, 태풍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세월호 사고 이전 수학여행과 중국 단체관광객이 애용하면서 한때 '황금 노선'으로 불렸던 인천~제주 항로가 재개되면 인천항 연안여객 수 증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월호 사고 전인 2013년 인천~제주 항로는 10만8천여명이 이용했다. 단체 관광객이 많은 인천~제주 카페리가 운항을 다시 시작하면 침체한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 주변 상권도 활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인천~제주 카페리 운항이 재개되면 제주지역 농·수산물 수도권 운송도 훨씬 더 원활해질 전망이다. 세월호 사고 이전 인천~제주 항로 여객선 운항 수입 화물 운송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제주 항로가 중단되기 전인 2013년 이 항로에선 108만1천t의 화물이 처리됐다. 인천~제주 항로를 통해 운송되는 화물은 주로 제주에서 생산하는 감귤이나 채소, 수산물이었다고 업계 관계자는 설명했다.인천~제주를 잇는 카페리 운항 중단 이후 화물선이 주 3차례 운항하고 있으나, 과일이나 수산물 등 신선식품 수송에는 어려움이 크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화물선은 운항 시간이 카페리보다 3배 정도 길기 때문이다. 카페리는 운항시간이 12시간 정도이지만, 화물선은 40시간 소요된다. 이 때문에 제주도에서 출발하는 신선 화물은 카페리 항로가 연결된 목포 등 남해안 항구에서 내린 뒤 화물차로 수도권에 실어 나르거나 항공기를 이용하고 있다. 항공기로 화물을 운반하면 비용이 비싸고, 카페리와 육상운송을 거치면 길어진 운송시간 때문에 신선도가 떨어진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하소연이다. 제주지역 농·수산물 최대 소비처인 서울을 기준으로 인천까지 화물차로 이동하면 1시간이면 충분하지만, 목포까지는 4시간이 넘게 걸린다. 통행료와 유류 비용도 인천에서는 1만원 정도면 되는데, 목포까진 6배의 금액이 필요하다.하이덱스스토리지는 선박이 건조되면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행정 절차를 진행해 카페리 운항 재개 시점을 앞당기겠다는 입장이다. 하이덱스스토리지는 여객들의 편의를 높이고자 한시적으로 인천항 제1국제여객터미널을 사용하기 위한 협의를 인천항 관계기관 등과 진행하고 있다. 비욘드 트러스트호가 접안하는 인천항 제1국제여객부두와 인천~제주 승객이 이용할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은 1㎞ 가까이 떨어져 있어 승객들이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제1국제여객부두와 가까이 있는 옛 제1국제여객터미널 개발계획이 있어 이를 보유하고 있는 인천항만공사가 동의해야 터미널을 사용할 수 있다.하이덱스스토리지 관계자는 "큰 사고가 났던 항로인 만큼 국내 최대 신조 선박을 투입하고, 철저하게 안전 관리를 시행할 계획"이라며 "보다 나은 서비스를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비욘드 트러스트호┃길이 170m×너비 26m×높이 20m, 2만7천t, 850여명 여객 수용, 400여대 차량(승용차 기준) 적재, 32.5TEU 화물 수송 가능. /하이덱스스토리지(주) 제공/아이클릭아트

2020-09-17 김주엽

[이슈&스토리]국내외 주목받는 '기본소득제' 정책효과

'선별적 복지'와 '보편적 복지' 논쟁은 10년간 반복돼 왔다. 어려운 이들에 한해 더 많은 지원을 하는 것과 모든 이에게 동일하게 지원하는 것, 그 중심에 놓이는 정책이 달라질 뿐 논쟁의 결은 엇비슷했다. 수혜층에 대한 낙인효과(선별적 복지), 혈세를 동원한 포퓰리즘(보편적 복지) 논란이 거듭됐다.2020년에도 선별적 복지와 보편적 복지 논쟁이 정치권을 뜨겁게 달궜다. 코로나19 사태 속 재난지원금의 대상을 어떻게 설정할지에 대한 논쟁이었다. 언뜻 보기엔 10년간 반복돼온 '선별 VS 보편' 논쟁과 비슷하지만 결은 사뭇 다르다. 그동안의 논쟁이 무엇이 더 훌륭한 복지인가에 대한 다툼이었다면, 최근 전개된 '선별 VS 보편' 논쟁에는 한정된 비용으로 침체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데 어느 쪽이 더 효과적인지에 대한 대결이 더해졌다. 코로나19 사태가 '선별 VS 보편' 논쟁의 2라운드를 본격화한 셈이다.이는 기본소득제를 새롭게 조명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모든 이에게 일정 정도의 소득을 보전해주는 일이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존엄을 지킬 수 있도록 하는 것에 더해, 개인의 소비 역량을 진작시켜 시장을 움직이는 동력으로 작용케 한다는 점에 눈길이 쏠리기 시작한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는 해묵은 논쟁에도 새 물꼬를 텄다. 그리고 기본소득은 명실상부한 차기 대선 어젠다로 떠올랐다.# 선거 때마다 이슈 '선별 VS 보편'코로나19 강타… 정부, 모든 가구 '재난지원금' 지급얼어붙었던 소비심리 살아나 '경제 활력' 불어넣어'선별 VS 보편' 논쟁은 선거 때마다 주요 이슈가 됐다. 2010년 지방선거에선 무상급식이 화두였고 2012년 대선에선 무상보육이 쟁점이 됐다. 청년 지원책을 두고도 수년간 갑론을박이 끊이지 않았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역시 이러한 논쟁 속에서 전국적인 이목을 끌었다. 성남시장 재직 시절 시행한 이른바 3대 무상복지(무상교복·청년배당·산후조리 지원)부터 기본소득까지, 일정 금액을 모든 이에게 보편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의 실효성을 꾸준히 주장해왔다.코로나19가 전국을 강타하고, 이에 따르는 경제 위기가 도래한 올해도 논쟁은 어김없이 반복됐다. 이번엔 재난지원금이 그 중심에 섰다. 상반기 1차 재난지원금 지급 당시 정부는 당초 소득 하위 70%에 대한 선별 지원을 유력하게 검토했지만, 이재명 도지사가 경기도 차원의 보편적 지급을 결정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결국 정부도 모든 가구에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 전 국민이 일정 금액을 보편적으로 지급받은 첫 사례였다. 코로나19로 얼어붙었던 소비 심리가 잠깐이나마 살아나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분석도 나왔다.그리고 최근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논의가 다시 불붙었다. 재원 문제가 걸림돌이 되자 이 지사는 재난지원금을 보편적으로 지급했을 때의 경제적 효과를 강조하며 국채 발행을 역설했다. 그러나 투입한 재원의 규모 대비 경제적 효과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이는 선별적 지원으로 한정된 재원 내에서 효과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가야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그리고 2차 재난지원금은 선별 지급으로 결정됐다. 다만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논쟁에서 눈에 띄는 점은 복지가 아닌 경제 효과에 그 초점이 맞춰졌다는 것이다.# 정치권의 '미래 대비 관심사'이재명 경기지사 "소비 확대로 투자수요 확충" 주장道, 오늘까지 '온라인 박람회'… 경제정책 효과 초점 여야 경계없이 주창… 강력한 소득 재분배 '설득력'보편적 복지 정책의 일환으로 여겨졌던 기본소득도 '선별 VS 보편' 논쟁이 새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재조명되고 있다. 경제 정책으로서의 효과에 주목하는 시선이 늘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는 11일까지 '2020년 기본소득 박람회'를 개최하는데, 지난 박람회와 달리 이번 박람회에선 기본소득의 이같은 면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이 지사는 "세계 경제의 지속적 저성장은 기술 혁명과 인간 노동 비중 축소에 따른 기업 이윤 확대와 개인 소득 축소로 수요가 구조적으로 부족해지면서 생긴다.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위축으로 경제 위기가 격화됐다"며 "투자 확대도 어려우니 소비 확대로 수요를 확충해야 한다"고 기본소득으로 소비 역량을 키워 수요를 확충하는 방안을 거듭 주장해왔다.10일 박람회 개막식 개회사에서도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면서 소비 역량은 한계를 맞이하고 있으며 일자리는 줄어들고 특정 소수가 부를 독점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기본소득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실용적이고 유일한 정책 대안"이라며 "코로나19 위기는 역설적으로 기본소득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도는 위축된 경기를 살리기 위해 '경기도 재난 기본소득(재난지원금)'을 사용 기한이 정해진 지역화폐로 전체 도민에게 지급했는데, 소비를 진작시켜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의 매출 상승을 견인하는 등 1회성이지만 경제 효과를 충분히 입증했다. 기본소득 논의가 좌우를 떠나 미래를 대비하는 주요 관심사가 된 이유"라고 강조했다.경기도 기본소득위원회 위원이자 경기도 공무원들의 기본소득 교육을 담당해온 김찬휘 위원 역시 경제 정책으로서 기본소득이 가지는 가능성을 역설했다. 김 위원은 정치권에서 여야를 가리지 않고 기본소득제를 주창하는 점을 언급하면서 "시대를 대표하는 사상이 되면 좌우를 가리지 않게 된다. 기존의 스펙트럼으로 설명할 수 없어야 새로운 아이디어"라고 말했다.특히 그는 기본소득제가 가진 소득 재분배 효과에 대해 집중적으로 언급했다. 김 위원은 "기본소득을 월 30만원씩 지급한다고 하면 '왜 이재용도 받는가'라고 반문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럴 때는 '당신은 5만원을 내고 30만원을 받지만 이재용은 수십억을 내고 30만원을 받는 것'이라고 설명해준다"면서 "똑같이 기본소득을 받고 세금도 소득에서 똑같은 비율로 내기에 기본소득은 강력한 소득 재분배 정책으로 설득력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기정·남국성기자 kanggj@kyeongin.com, 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2020-09-10 강기정·남국성

[이슈&스토리]출판물 정가 할인 제한 '도서정가제' 갑론을박

발행 18개월후 가격변동 가능15%이내 할인·사은품 등 골자3년 주기 '타당성 검토' 앞둬…웹툰·웹소설 가상화폐 허용등민관협의체 개선 공감대 불구"부담스러운 가격에 책 멀어져"폐지 청원에 문체부 결정 미뤄제도 시행후 서점·출판사 늘어업계·작가들 "후퇴 우려" 목청정부, 종합검토 방침 이목집중'책값' 때문에 시끄럽다. 도서정가제 때문이다.중·소형 서점들은 도서정가제가 사라지면 조금씩 늘어나던 동네 책방이 모두 사라질 것이라고 하고, 출판 업계에서는 도서정가제가 폐지되면 다양한 책이 나오지 못해 결국 독자들이 피해를 볼 거라고 한다.책값이 너무 비싸 책을 읽지 않아 더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도서정가제는 책값 즉, 출판물 정가의 할인을 제한하는 제도로 3년마다 타당성을 검토하도록 돼 있다. 그 시한이 11월 20일까지인데, 도서정가제를 어떤 기준으로 바꿔 더욱 합리적으로 운영할지 등을 두고 출판·서점 업계를 비롯한 곳곳에서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책값의 과도한 할인규제… '도서정가제'도서정가제부터 이해할 필요가 있다. '도서정가제'는 책을 정해진 적정 가격대로 팔자는 것이 기본 취지다. 책값의 과도한 할인을 규제하는 제도라고 할 수 있다. 자본을 앞세운 대형·온라인 서점과 대형 출판사의 할인 공세를 제한해 중소규모의 서점이나 출판사도 같은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도서정가제다. 대형마트의 횡포로부터 전통시장 상인을 보호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시작은 1977년 출판업계와 서점업계의 자율 협약으로 시작된 정가 판매제가 처음이다. 그러나 1990년대 말부터 대형마트, 인터넷 서점 등이 대량 할인판매를 실시하면서 이 자율 협약이 무력화됐다.정부는 출판계·유통계·소비자단체 등의 의견수렴을 거쳐 2002년 '출판 및 인쇄진흥법' 입법을 추진해 도서정가제를 법제화했다. 이후 2008년, 2012년, 2014년 세부적인 조항이 지속적으로 개정되면서 현재에 이르게 됐다.도서정가제 관련 법 조문 내용을 살펴보면 이렇게 요약된다. 출판사는 책에 그 정가를 표시해야 하고, 발행한 지 18개월이 지나야 가격을 바꿀 수 있는데 바뀐 가격도 표시해야 한다. 전자출판물도 정가를 식별하도록 해야 한다. 판매자는 정가의 15% 이내에서 가격 할인과 경제상의 이익을 조합할 수 있다. 가격을 할인하는 폭이 10%를 넘으면 안 되고 상품권이나 할인권, 사은품 등으로 '경제상의 이익'을 줄 수도 있다.예를 들면 1만원짜리 책을 9천원에 판매하고 500원의 현금성 포인트나 선물을 얹어 주는 것이다. 3년마다 갱신해야 한다는 조항도 법에 있다. 법 27조에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제22조에 따른 간행물의 정가표시 및 판매(할인율을 포함한다) 제도에 관하여는 3년마다 그 타당성을 검토하여 폐지, 완화 또는 유지 등의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돼 있다. 현행 제도는 2014년 11월 만들어진 것으로 2017년에는 '유지'했고, 다시 3년이 지났다. 조만간 '폐지', '완화', '유지' 등을 결정해야 하는 시한이 온 것이다.# 공감대를 이뤘지만, 결정 미루는 문체부 그런데 3년 전 별 탈 없이 '유지'로 결론이 났던 도서정가제를 두고 최근들어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문체부는 지난해 7월 출판계·전자출판계·유통계·소비자단체 등 13명으로 구성된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도서정가제 개선 방향을 논의해 왔다. 크게 3가지 방향에서 공감대를 이뤘다. 신간이 아닌 구간의 책값을 다시 책정할 수 있는 기준을 18개월에서 12개월 이상으로 완화했고, 웹툰·웹소설의 경우 정가 표시에 가상화폐 허용, 국가·지자체 구매도서 할인율 최대 10% 등이다. 최근까지 11개월간 16차례의 회의를 거쳐 마련한 안인데, 문체부가 관련 논의를 중단하고 최종 합의안 마련을 미루고 있다. 문체부는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 여론을 더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0월 1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와 1개월 만에 20만9천133명이 동의한 '도서정가제의 폐지를 청원합니다'라는 글과 무관하지 않다. 청원인은 "지식 전달의 매체로서 책은 언제나 구할 수 있는 곳에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돼야 한다. 도서정가제는 부담스러운 가격에 도리어 독자들로부터 책을 멀어지게 하고 있다. 그렇기에 도서정가제의 폐지를 청원한다"고 글을 썼다. 이에 서점업계와 출판업계, 작가들은 문체부의 석연치 않은 움직임에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문체부가 현행 도서정가제를 지금보다 나쁜 조건으로 바꾸려 한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우려 목소리 내는 서점과 작가들지난 8월 19일 전국 100여곳에 달하는 작은 서점 협의체인 동네책방네트워크(책방넷)는 서울에서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도서정가제 개악에 반대하는 전국 동네책방들의 성명서'를 발표했다.책방넷은 문화체육관광부가 도서정가제를 폐지하거나 후퇴시키는 방식으로 재검토하려 한다며 비판했다. 이들은 "민관협의체의 의견 수렴을 거쳐 결정된 합의안을 무시하고 갑자기 도서정가제 전면 재검토를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면서 "작은 서점 폐업을 속출하게 했던 2014년 이전 법제로 되돌아가려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2014년 현행 도서정가제 마련 이후의 긍정적인 변화를 소개했다. 전국 독립서점은 2015년 97곳에서 2020년 551곳으로 늘었고, 신생 출판사도 2014년 4만4천148개에서 2018년 6만1천84개로 증가했다. 신간 발행도 2013년 6만1천548종에서 2017년 8만1천890종으로 증가했다. 순수서점 감소 추세도 2014년 현행 법제 마련 이후 크게 둔화됐다. 현행 도서정가제가 서점·출판사 등의 증가를 이끌어내며 다양성을 높이고 풍성한 책 문화를 만들어냈다는 것이 요지였다. 책방넷은 "동네 책방들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새로운 책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며 "책은 후대에 전승될 문화공공재이므로 '저렴한' 가격이 아닌, '적정한' 가격에 공급돼야 한다"고 했다.한국작가회의는 지난 8월 31일 '도서정가제 개악에 반대하는 한국작가회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의 도서정가제 재검토 방침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작가회의는 성명에서 "도서정가제는 시장경제 논리로부터 출판계 전체의 다양성을 보호하는 최소한의 방어막"이라며 "서점과 출판계에 만연했던 가격 경쟁을 완화하는 데 일조했으며, 전국적으로 개성 있는 출판사와 독립 서점 등이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도서정가제 때문에 이제 간신히 작은 서점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고 도전적인 목소리를 가진 작가들이 다시 펜을 쥐려 힘을 얻고 있다. 또 다양한 내용과 판형을 실험해 보려는 출판사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도서정가제는 출판의 다양성뿐 아니라 독자의 권익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정책으로 만일 건강한 출판문화를 훼손하는 사태가 앞으로도 계속된다면 한국작가회의 소속 작가들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적절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관심 쏠리는 문체부의 최종안문화체육부는 도서정가제 개정안에 대해 업계의 의견과 국민들의 여론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개정 시한인 11월 20일 이전까지 최종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한다. 문화체육부 관계자는 "출판산업 업계에서는 도서정가제를 강화하거나 최소 유지하는 방향으로 원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들의 여론은 책값이 비싸고 할인 기회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여론이 있다"면서 "업계와 국민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다시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아이클릭아트시내 한 서점 출입문에 부착된 도서정가제 시행 안내문. /연합뉴스서점에서 책을 고르고 있는 시민들. /연합뉴스

2020-09-03 김성호

[이슈&스토리]거세지는 의료계 파업… 코로나 확산속 진료 공백 우려

의대 정원 확대 계획 정책 전면 철회 요구 전공의 이어 봉직·개원의 집단행동 '한배'수술 20~30% ↓… 대체인력 피로 누적도발길 돌린 환자들 'SNS 병원리스트 공유' 정부 '업무개시 명령' 법적조치 후속타 강수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등에 반발한 의료계의 파업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의료계는 국민 건강권 침해 등을 놓고 상반되는 주장을 펼치며 좀처럼 타협점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이 사이 코로나19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의료불안은 더욱 가중되고 있고, 환자들은 의료공백에 따른 필수 진료를 받지 못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 의료파업의 원인은?정부는 지난달 23일 의료정원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발표 안에는 의대정원을 3천58명에서 3천458명으로 400명을 늘리고 10년간 한시적으로 유지하겠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로 담겼다. 늘어난 의사는 의사가 부족한 지방의 의료기관, 특수 전문분야, 의과학 분야에서 활동하도록 추진한다는 계획이다.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비교해 전체적인 의사 수가 적고, 무엇보다 지역 간 의료인력의 편차가 크다 보니 정작 시골에서는 의료사각지대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서울은 인구 1천명당 의사가 3명 이상 있지만, 경북은 1.4명으로 절반도 되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를 의료정원 확대 방안 근거로 제시했다.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현재 인구 감소율과 의사 증가율을 고려할 경우 정부가 우려하는 의료 사각지대 등은 발생하지 않는다고 반박하며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계획 전면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늘어난 의사 가운데 10년간 특정 지역에서 의무적으로 근무해야 하는 지역 의사제의 경우 의대생들의 진로 탐색과 수련과정을 막고, 더 나아가 동일 교육을 받는 와중에 지역 의사와 지역 제한 없는 의사를 구분해 선발하는 방식은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이들은 지역 보건의료에 헌신하는 책임 있는 의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독립된 교육과정을 마련해야 한다며 대안으로 권역별 공공의대 설치 등을 요구하고 있다. # 치킨게임 언제까지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와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이하 의대협) 등으로 구성된 의료계는 지난 21일부터 순차적으로 의료파업에 들어갔다.21일 인턴과 4년차 레지던트, 22일 3년차 레지던트, 23일 1·2년차 레지던트까지 파업에 돌입하면서 사실상 23일을 기해 모든 전공의가 파업에 동참했다. 전공의의 업무 공백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임의, 봉직의, 개원의 등 의사 전 직역도 지난 24일부터 파업에 들어가 국내 의료시스템 자체가 붕괴될 위기에 놓였다. 전임의는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후 병원에서 세부 전공을 수련하는 임상강사, 펠로 등을 말하는데 이들은 집단휴진에 참여한 전공의의 업무 공백을 메웠던 인력이다. 봉직의는 의료기관에 고용된 의사로, 의사 직역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런 가운데 예비 의사들인 전국 의과대학생들도 국가의사시험 거부, 동맹 휴학 등으로 의사 표시를 진행하며 의료계 파업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정부는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 21일 의대 정원 확대 정책 유보카드를 내밀었다.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빠르게 확산하는 가운데 의료계 파업으로 의료인력이 부족해질 것을 염려해 정부가 한발 물러선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요구는 공허한 메아리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앞서 대한의사협회, 대한전공의협의회 등과 긴급회동을 갖고 의대 정원 확대 정책 유보와 관련한 내용을 제안했지만 의료계가 거부한 전력이 있다.의료계는 ▲의대정원 확대 계획 철회 ▲공공의료대학 설립 철회 ▲한방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철회 ▲비대면 진료정책 중단 등 정부가 제안한 정책을 전면 철회하지 않을 경우 의료계 파업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고래 싸움에 등 터진 새우정부와 의료계의 이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으면서 의료공백이 현실화하고 있다. 앞서 전공의들의 집단 파업으로 수술과 진료, 당직 일정 등을 조율했던 병원들은 전공의를 대신해 일정을 소화하던 전임의들까지 단체 휴진에 들어가 수술실의 정상 운영이 불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일선 병원에서는 수술 건수가 기존보다 20~30%가량 감소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데 경기와 인천지역 병원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현재 아주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 성빈센트병원, 가천대 길병원, 인하대병원,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등 경인지역의 굵직한 대형종합병원들이 파업에 동참 중이다. 이들 병원의 경우 전공의들이 자리를 비우면서 임상강사·교수 등이 응급실과 중환자실 근무에 투입된 상태로 알려졌는데 파업이 장기화함에 따라 교수들과 간호사 등의 업무 피로도가 누적되고 있다.일부 병원에서는 대체 인력 투입에 한계를 느껴 시급하지 않은 외래진료 및 수술 일정을 잇따라 연기하고 있고, 심지어 긴급 진료가 요구되는 응급실마저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면서 필수의료분야까지 진료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이로 인해 환자들은 제때 진료를 받지 못하는 등 정부와 의료계 간 힘겨루기의 피해를 고스란히 받고 있다.한국환자단체협의회는 지난 26일 "아무런 잘못도 없는 환자의 생명을 볼모로 정부를 압박하는 의사들의 집단행동은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 더구나 코로나19 대유행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의사들이 총파업으로 환자 치료를 거부하는 건 직무유기와 다름없다"고 지적하며 대한의사협회에 총파업 철회 촉구 성명서를 낸 바 있다.의료파업에 참여한 병원에 대한 미공개 부분도 환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병원을 찾았다 발길을 돌린 환자들 스스로 각종 SNS 등에 파업동참 병원 리스트를 자체 공유하며 의료공백의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다만 코로나 19 확산이 심각한 상황이라는 데는 정부와 의료계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엄중한 상황임을 지속 강조하며 의료진들의 진료현장 복귀를 요청한 바 있는데 의료계는 지난 23일 정부와 가진 긴급 면담에서 도출된 합의문을 통해 "코로나 19 대응을 위한 진료에는 적극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의료계 입장에서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급속하게 확산하고 있는 만큼 집단휴진을 강행하는 것은 부담일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그러나 나머지 분야 진료만큼은 의료계가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신설 및 첩약 급여화, 원격의료 추진 등 정부의 의료정책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쉽사리 절충안을 찾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실제 지난 26일 정부가 수도권 소재 한 병원에 근무하는 전공의와 전임의에 업무개시 명령을 내렸지만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정책 철회 없이는 집단휴진 등 단체행동을 멈추지 않겠다고 못 박은 바 있다. 이에 따라 환자들의 불편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데 정부는 업무개시 명령 이후에도 현장에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와 전임의를 신속하게 확인해 법적인 조치를 취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의료법에 따르면 업무개시명령을 정당한 사유 없이 따르지 않으면 면허정지 처분이나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김종찬기자chani@kyeongin.com, 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지난 7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 입구에서 대한전공의협의회 관계 학생들이 정부의 의사 정원 확대안에 대해 반대하며 단체행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전국의사 2차 총파업 첫날인 지난 26일 오후 서울대병원 앞에서 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가 의료 파업 즉각 중단 및 대한의사협회 해체를 요구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0-08-27 김종찬

[이슈&스토리]'인천시민의 날 첫 반환' 부평 미군기지 캠프마켓

1939년 일제가 대륙 침략위해 세운 무기 제조 공장해방 후 남측에 주둔한 미군이 접수·보급기지 사용3천여 근로자·기지촌 주변 등 지역 경제 한축 형성1990년대 시작된 반환 운동… 지난해 말 결실 이뤄인천시, 끈질긴 협상으로 일부 개방·시설 설치 승인10월 15일 첫선… 주민 참여공간 조성·활용안 모색80년 넘도록 금단의 땅이었던 인천 부평미군기지 '캠프마켓(Camp Market)'이 오는 10월이면 시민에게 개방되는 역사적인 순간을 맞게 된다. 인천시는 주한미군사령부, 국방부(주한미군기지이전사업단)와 끈질긴 협상을 벌여 지난 7월 일부 개방과 관련한 시설물 설치 승인을 얻어냈고, 10월 중 시민 공개를 추진하기로 했다.캠프마켓은 1939년부터 일본 육군의 무기공장인 조병창으로 사용됐다가 해방 이후부터 미군기지로 활용돼 왔다. 인천시는 시민의 날(10월 15일)에 맞춰 캠프마켓에서 시설 개방 기념식을 열고, 남측 야구장 일대 4만2천㎡를 일반 시민에 개방할 예정이다.캠프마켓의 역사는 일제가 대륙침략을 위해 1939년 부평에 세운 무기 제조공장이었던 조병창에서 시작한다. 1937년 중일전쟁이 발발하면서 일본군은 한국을 병참기지로 활용했다. 무기 제조와 군수물자, 강제동원 등이 본국 환경보다 유리했기 때문이다. 특히 부평은 서울과 인천항을 연결하는 경인철도의 중간 지점이었고, 드넓은 평야여서 군수기지를 짓기에 제격이었다. 조병창에서는 매달 소총 4천 정과 총검 2만 정, 소총탄환 70만 발, 포탄 3만 발, 차량 200대가 생산됐다. 성인은 물론 어린 아이와 여성까지 강제동원됐다. 조병창에는 중국 송·원·명대 제작된 철제 범종도 있었는데 일제가 중국에서 약탈해 가져와 녹여 군수물자로 활용하려다 패망 후 버리고 간 것이다. 지금은 인천시립박물관에 보관돼 있다.일제가 1945년 항복한 이후 한반도 남쪽에 주둔한 미군은 조병창을 접수해 군수보급기지로 활용했다. 애초에 조병창이 없었더라면 부평이 미군에 점령당할 일도 없었을 것이다. 미군은 일제와 마찬가지로 서울과 가깝고 교통이 편리한 부평을 제24군단 예하의 제24군수지원사령부(Army Service Command 24th Corps)로 편성했다. 일명 애스컴(ASCOM)으로 불리는 이곳에는 남한에 들어오는 거의 모든 미군 물자들이 모여들었다. 전국의 미군기지로 이 물품을 보급하는 역할을 수행한 것이다.당시 금속을 녹이던 주물공장은 최근까지도 미군의 창고용 건물로 사용되는 등 일제 강점기에 건립된 건물들도 현재 캠프마켓 안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애스컴 주변으로는 보급창과 신병보충대, 야전병원, 공병대, 화학창, 비행장, 병기대대 등 수십개의 단위 부대가 주둔하며 하나의 도시(애스컴 시티)를 이뤘다. 북쪽의 GM부평공장 일부에서부터 남쪽의 부평 서중학교까지, 서쪽의 3보급단 부근에서부터 동쪽의 부평 동초등학교, 뒤편의 백조주상복합아파트 주변에 이르기까지 애스컴 시티는 거대한 규모로 자리 잡았다. 지금의 부영공원은 6·25전쟁 당시 애스컴 시티 안에 있던 반공 포로수용소이기도 했다.미군기지 주변에는 여러 일자리가 생기기도 했다. 부평미군기지에서 근무한 한국인 노무자의 조합원은 3천여명에 달했다. 또 기지촌을 중심으로 술집과 클럽, 미용실, 세탁소 등이 들어섰고, 미군기지가 부평의 큰 경제축이 됐다. 애스컴시티 PX의 물건은 여러 경로로 빠져나와 일명 양키시장에 흘러나왔다. 동인천 양키시장, 서울남대문시장 등지에는 군복과 군화와 전투식량, 담배, 생활용품이 사고 팔렸다. 일명 '양공주'라 불리는 여성들은 미군을 상대로 성매매를 하기도 했다. 한국 여성과 미군과의 만남으로 버려진 혼혈아가 탄생하기도 했다.부평미군기지에는 빵공장이 있는 '캠프마켓'을 비롯해 '캠프하이예스', '캠프그란트', '캠프타일러', '캠프해리슨' 등이 있었다. 하지만, 1960년대 말부터 1973년까지 용산이나 평택 등지로 이전했고, 부평에는 캠프마켓만 남았다. 전국 주한미군이 먹는 빵을 생산하는 기능을 했다.미군기지가 떠난 자리에는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섰다. 미군기지 규모가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관련 산업도 쇠퇴했고, 부평의 생활·경제·문화도 바뀌게 됐다.부평 미군기지 반환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1990년대 중후반 무렵부터 일기 시작했다. 미군기지의 축소에도 캠프마켓은 여전히 금단의 땅이었다. 1996년에는 인천지역 시민단체들이 부평 미군기지를 둘러싸는 '인간 띠 잇기 대회'를 추진하기도 했다. 이 행사는 경찰의 해산으로 무산됐으나 참가자 64명이 연행되는 사태가 발생해 부평미군기지 문제는 오히려 인천의 중요한 현안으로 떠올랐다. 이후 인천지역 34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우리땅 부평미군기지 되찾기 및 시민공원조성을 위한 인천시민회의'가 공식 발족해 반환운동이 본격 시작됐다. 시민회의는 캠프마켓 앞에서 매주 토요일 집회를 열었고, 4개월 만에 5만명의 서명자를 확보하는 등 시민 공감대를 이끌어냈다.2019년 12월 11일 캠프마켓은 인천시와 시민들의 노력으로 80여년의 긴 장벽을 깨고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오게 됐다. 정부는 인천 캠프마켓을 비롯한 원주의 캠프이글, 캠프롱, 동두천 캠프호비 등 4개 주한미군기지 반환을 공식 발표했다. 반환은 2단계로 이뤄지는데 1단계 반환부지는 전체 44만㎡ 가운데 21만㎡인 미군기지 북측, 남측 구역이다. 중간 지점의 나머지 2단계 반환부지는 제빵공장이 있는 자리로 올해 안으로 반환이 이뤄질 예정이다. → 위치도 참조인천시는 1단계 반환부지 중 남측에 있는 공여구역 중 일부를 이번 시민의 날을 맞아 10월 개방하기로 했다. 환경정화에 지장이 없는 야구장 일원 4만2천㎡ 부지다.인천시는 캠프마켓 남측 야구장 부지에 주민참여공간을 만들어 캠프마켓의 정보를 공유하고 시민의견을 자유롭게 수렴할 수 있는 장소로 조성할 계획이다. 매달 1차례 시민 투어와 전문가 및 시민토론으로 이어지는 라운드 테이블을 열어 캠프마켓 활용방안에 대한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토론하기로 했다. 인천시는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2021년까지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해 구체적인 활용 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또 지난 80년의 역사를 기록화하는 '캠프마켓 아카이브'를 진행해 일제 조병창에서 주한미군기지로 이어진 역사의 가치를 되새길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일제 조병창 시절의 사진, 영상, 그 시절의 이야기 등을 엮어내고, 미8군사령부 주둔부터 현재의 캠프마켓으로 이어진 역사까지 자료를 구축하고 발간해 미래세대가 우리의 과거를 잊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준비할 예정이다.한편 인천시립박물관은 캠프마켓의 전신이었던 조병창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전시회를 인천도시역사관에서 오는 11월 1일까지 개최한다. 쇳물로 녹아 일본군의 무기가 될 뻔한 중국 철제 범종도 이곳에서 만날 수 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일본 육군의 무기공장인 조병창으로 사용됐다가 해방 이후부터 미군기지로 쓰인 인천 부평 캠프마켓이 인천 시민의 날인 10월 15일에 맞춰 남측 야구장 일대 4만2천㎡를 일반 시민에 개방한다. /경인일보DB철조망으로 출입이 통제된 인천 부평 미군기지 캠프마켓.인천 부평 미군기지 캠프마켓 1단계 반환구역에 포함된 주한미군 오수정화조 부지.

2020-08-20 김민재

[이슈&스토리]수도권 주민 주거안정 기대감 높인 경기도와 서울시 '자체적 부동산 대책'

경기주택공사 '보편적 주거서비스' 정책 제시3기 신도시 역세권등 30년 이상 장기거주 가능임대지원 혜택받는 무주택가구 8%→36% 목표장기간 걸쳐 주택 취득하는 서울시 '지분적립형'비율 늘어나면 임대료↓ 초기 보증금도 돌려받아경기도민도 가능… 2028년까지 1만7천가구 공급치솟는 아파트 가격을 막기 위해 정부가 23차례에 걸쳐 규제를 강화하고 공급을 늘리는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학습효과로 시장은 반응조차 보이지 않고 있어 무주택자들의 내집 마련의 길은 여전히 멀기만 하다. 청약 가점에서 밀려 분양시장에서 소외됐던 '흙수저' 3040세대들이 '주거 사다리'로 애용했던 갭투자 방식의 아파트 마련도 정부의 대출 강화로 사실상 막힌 상태다. 정부가 투기성 주택 매입을 막기 위해 각종의 규제를 꺼내 들었음에도 오히려 무주택자들은 정부가 평생 남의 집을 전전하며 주거 불안 속에서 살게끔 만든다고 아우성치고 있다.정부의 다소 무능력한 부동산 대책에 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거세지자 결국 경기도와 서울시는 자체적으로 주거안정 계획을 세웠다. 경기도는 무주택자들이 30년 넘게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장기 임대주택인 기본주택을, 서울시는 입주자의 초기 분양가를 낮추고 입주 후 20~30년에 걸쳐 나머지를 분할해 내는 지분형 주택을 제시했다.주거안정이라는 목표는 같지만 경기도는 장기 임대주택이고 서울시는 낮은 초기 입주금으로 결을 달리한다. 아직 두 광역단체가 제시한 주거안정 대책은 계획에 머물고 있음에도 현재의 평가는 그동안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대책보다는 낫다. 정확한 평가는 시행돼야 나오겠지만 기대감은 크다. # 무주택자 누구나 역세권 등 핵심요지에서 30년 이상 거주 가능한 경기도형 기본주택 "3기 신도시 역세권 등 핵심요지에 무주택자 누구나 30년 이상 장기거주가 가능한 경기도형 기본주택을 제안합니다." 경기주택도시공사(GH)는 지난달 21일 보편적 주거서비스를 위한 경기도 기본주택 정책을 제시했다. 기존 분양주택 확대만으로는 근본적 주거안정 해결에 한계가 있고 소득·자산·나이 등 입주자격 제한으로 인해 무주택자가 주거안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비판하지 않았지만 지자체가 스스로 주거안정안을 제시한 점에서 정부의 대책에 대한 불만족을 짐작할 수 있다.경기도형 기본주택의 가장 큰 틀은 경기도에 현재 거주하는 475만가구 중 44%에 달하는 209만가구가 무주택가구인데 이중 8%만이 정부 지원의 임대주택 혜택을 받고 있어 이를 나머지 36%까지 늘리겠다는 것이다.안정적인 주거서비스가 마련되면 고공행진하는 아파트 등의 주택 가격 안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봤다. 또 무주택자들의 주거 불안도 장기 거주로 해소할 수 있다.다만 기본주택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대량공급이 선행돼야 한다. 이를 위해 GH는 ▲공공주택특별법 시행령을 개정해 무주택자 대상 장기임대주택 유형을 신설 ▲핵심지역 역세권 용적률을 500%로 상향 ▲주택도시기금 융자 이율을 1%로 인하하는 등 자금조달 방법을 개선 ▲중앙 및 지방정부, HUG 등이 출자하는 장기임대 비축리츠 신설을 제안·건의할 예정이다.임대료는 공공사업자가 경제적 지속가능성을 얻을 수준으로만 책정해 부담을 낮춘다는 방침이다. 기존에 발표된 RIR(소득 대비 임대료 비중) 20%는 기준이 아닌 상한선으로, 실제 임대료는 임대주택의 관리운영비를 충당하는 더 낮은 수준으로 결정하고자 한다.임대보증금의 경우 1~2인 가구는 월세의 50배, 3~5인 가구는 월세의 100배로 산정했다. 임대주택용지 조성원가를 3.3㎡당 2천만원으로 가정하고 동일 평형 1천가구 단지를 기준으로 할 때 임대료는 1인 가구 28만원, 4인 가구 57만원, 5인 가구 63만원으로 예상된다. 또 상한선을 둬 임대료 부담을 최소화한다. → 표1 참조GH의 행보는 머릿속에만 머물고 있지 않다. 기본주택의 성공과 장기화를 위해 주택 수명을 100년 목표로 입주자의 필요에 따라 내부 구조를 쉽게 변경하도록 추진하고 있다. 기존의 벽식 구조를 기둥식 구조로 바꿔 평면 변경 및 배관·설비 교체가 용이하고 재건축 횟수를 줄인다는 방침이다. 이는 철거로 인한 건설폐기물 감소 등의 환경오염도 방지할 수 있다. 시범사업으로 남양주 다산 지금지구(A3블록)를 검토 중이다.아울러 기본주택에 식사, 청소, 돌봄 등 호텔식 주거서비스를 도입해 공공임대주택의 부정적 이미지 개선도 추진한다. 기본주택에 도입할 주거서비스의 실증을 위해 광교신도시에 추진 중인 중산층 임대주택과 동탄A105블록 행복주택에 시범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또 2021년 상반기 착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동탄2 A94블록(공정률 100% 후분양 예정) 1개동 최상층에 스카이라운지, 게스트하우스 등을 계획하고 있다. 분양시장 소외자 애용 '갭투자' 대출규제로 막혀 목표 같지만 결 다른 광역단체의 '두가지 대안'대량공급등 과제 있지만 정부안보다 기대감 타 기초단체도 맞춤 '무주택 지원책' 나올 수도 # 목돈 들이지 않고 내집부터 마련하는 서울의 지분형 주택 서울시가 제안한 무주택자들의 내집 마련 방안은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지분형 주택)'이다. 골자는 입주자가 초기에 분양가의 20~40%만 내고 입주한 후20~30년에 걸쳐 나머지 지분을 분할 취득하는 방식이다. 초기 부담금이 적어 3040세대도 주택을 매입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지분율만큼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에 매달 임대료를 내야 한다는 점에서 임대주택의 성격을 띠지만 전체 지분을 취득하고 나서는 매매를 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수분양자가 취득하지 못한 지분에 대해 행복주택 수준의 임대료를 내고 지분이 점차 증가하면 임대료는 점점 낮아지고 초기 납입 보증금도 돌려받을 수 있다.분양가가 5억원일 경우 25%인 1억2천500만원 내고 나머지 75%인 3억7천500만원은 4년마다 15%(약 7천500만원)씩 추가로 납입하면 된다. → 표2 참조 종류는 공공분양과 임대 후 분양으로 나뉘는데 공공분양은 지분일부 분양 후 20~30년간 분할 취득하고 임대 후 분양은 8년 임대 후 12~22년간 지분을 분할 취득하는 구조다.지분형 주택을 공급하기 위한 서울시의 발걸음도 빠르다. 또 정부도 지분형 주택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낸 만큼 경기도의 주거안정 대책보다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서울시와 SH공사는 2028년까지 1만7천가구를 지분형 주택으로 공급한다는 계획을 지난 11일 발표했다.또 정부가 과천청사 부지에 새로 공급하는 4천가구 중 절반 이상을 청년·신혼부부에 장기임대주택 형태로 공급하고 나머지 공간은 분양물량으로 설정하되 지분형 분양 방식을 활용하기로 하면서 경기도민들도 지분형 주택을 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약발이 먹히지 않자 광역단체 중 가장 큰 경기도와 서울시가 자신만의 주거 안정 대책을 내놓았다"며 "이들 정책이 자리를 잡으면 나머지 도와 광역시 등 광역단체들도 지역 성격에 맞는 주거안정안을 제안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 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21일 오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이헌욱 GH 사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 기본주택 및 사회주택'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사진은 아파트 단지 전경. /경인일보 DB김세용 SH공사 사장이 12일 서울시청에서 생애주기별 주택브랜드 '청신호-연리지홈-누리재'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사진은 항공에서 촬영한 송파와 강남지역 아파트단지와 주택가. /연합뉴스

2020-08-13 황준성

[이슈&스토리]코로나19로 짧아진 여름방학… 갈만한 인천의 문화공간

■ 인천문화예술회관/8월 14~16일, 8월 4일~9월 23일달달한 동요(ft. 피아노)… "고흐쯤이야" 명작 도전■ 아트센터 인천(ACI)/8월 22, 27일어! 배트맨 아니고 베토벤이래… 클래식 해설 듣고 싶다면 "컴온"■ 트라이보울/8월 15일맛깔나는 공연 '금다래꿍 국악이야기' 들어는 봤나, 책으로도 나온대코로나19로 인해 다소 축소될 여름방학이 다가오고 있다. 학생들은 늘 손꼽아 방학을 기다린다. 반면, 방학을 앞둔 부모들에겐 '아이들이 컴퓨터 게임에 빠져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앞선다. 걱정에 빠진 부모들에게 제안한다. 방학동안 자녀들의 숨은 감수성을 찾아서 길러줄 문화 피서를 함께 즐기자고.인천문화예술회관과 아트센터 인천을 비롯한 인천의 문화공간들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비롯해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과 전시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올해엔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객석 띄어 앉기'로 진행된다. 눈길 끄는 프로그램들을 선별해 소개한다.# 인천문화예술회관-해설이 있는 음악회 2020 썸머 페스티벌10년째 매해 여름방학에 열리고 있는 인천문화예술회관(이하 회관)의 청소년을 위한 공연축제이다. 청소년을 위한 맞춤형 해설과 알차게 구성된 프로그램은 지난해까지 4만2천여 관객의 발걸음을 이끌어냈다. 올해 '썸머 페스티벌'은 8월 14~16일 사흘 동안 회관 소공연장에서 진행된다. 14일 오후 7시30분에 개최될 첫 무대는 피아니스트 박종화(서울대 음대 교수)가 '동요, 클래식이 되다'로 꾸민다. 박종화는 이날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21번, 발트슈타인'과 쇼팽 '즉흥곡 2번' 등 클래식과 동요를 넘나드는 연주로 지난 추억을 끄집어낼 것으로 기대된다.15일 오후 5시엔 클래식칸 앙상블이 '빈센트 반 고흐의 음악적 영감'으로 무대를 꾸민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고흐의 그림과 음악이 어우러지는 공연이다. 표현 방식이 다른 예술 장르인 음악과 미술이지만, 감정을 표현하는 예술의 공통분모를 활용해 조화를 꾀할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오후 5시엔 인천 출신의 소프라노 오미선과 테너 나승서가 무대에 올라 '가곡, 시에 물들다'를 공연한다. 두 연주자는 시를 기반으로 한 아름다운 노랫말의 우리 가곡을 피아노, 기타, 하모니카 선율에 맞춰 부를 예정이다. 착한 관람료(전석 1만원)에 친절한 해설이 곁들여진 올해 페스티벌의 무대들은 어렵게 느껴진 클래식 음악의 묘미를 쉽게 전해줄 것이다.-불멸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 레플리카 체험전고흐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이 전시회는 8월 4일부터 9월 23일까지 회관 대전시실에서 개최된다. 네덜란드 출신의 고흐는 선명한 색채와 강렬한 필치로 불꽃 같은 정열을 화폭에 쏟아낸 후기 인상주의 화가이다. 10년이라는 짧은 활동 기간에 879점의 회화와 1천100여점의 스케치를 남겼다. 이번 체험전에선 그의 주요 작품 70점의 레플리카(3D 고품질 복제)가 시대별, 의미별로 전시된다. '내 손으로 만든 고흐의 방', '매직 큐브' 등 직접 만지고 느낄 수 있는 체험도 마련된다.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스토리 중심의 재밌고 유익한 예술 향유의 기회가 될 것이다. 작품 해설은 평일 3회(오전 11시, 오후 1시30분·3시)이며, 주말과 휴일엔 4회(오전 11시, 오후 1시30분·2시30분·3시30분) 진행된다. 관람료는 무료.# 아트센터 인천(ACI)-토요스테이지 : 베토벤 비긴즈 3 '영국의 베토벤'8월 22일 오후 3시 ACI 콘서트홀에서 개최될 '토요스테이지 : 베토벤 비긴즈'의 세 번째 무대이다. 2018년 하반기 개관한 ACI는 풀 타임 첫해였던 지난해 토요스테이지에 '모차르트 모자이크' 시리즈를 선보이며 큰 사랑을 받았다. 올해엔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맞아 베토벤의 작품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작곡가들의 숨은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이번 무대의 레퍼토리는 엘가 '사랑의 인사'와 '첼로 협주곡',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으로 구성됐다. 최수열이 지휘하는 코리안 체임버 오케스트라가 무대를 이끌며 협연자로 첼리스트 양성원이 참여한다.해설과 함께 국내 정상급 연주자들의 실연으로 베토벤과 서양음악을 더욱 자세히 알 수 있는 무대다. 관람료는 2만원.-해설이 있는 음악회 '어서와! 클래식은 처음이지?'8월 27일 ACI 콘서트홀에서 개최될 '어서와! 클래식은 처음이지?'는 ACI의 주민참여예산사업으로 기획된 해설이 있는 음악회이다. 이 공연은 문화향유 기회가 적은 취약계층 아동과 청소년들을 무료로 초청해 공연 관람기회를 제공할 계획이었으나, 초대 어린이들의 안전을 위해 온라인 영상으로 제작된다.레퍼토리는 주페 '경기병 서곡', 브리튼 '청소년을 위한 관현악 입문', 프로코피예프 '피터와 늑대' 등 클래식 입문 가이드 역할을 하는 작품들로 구성됐다. 김성진이 지휘하는 디토오케스트라의 연주에 해설과 샌드아트가 어우러질 흥미롭고 이색적인 공연이다.# 트라이보울-어린이 동화책 '금다래꿍 국악이야기' 출판기념 공연인천을 중심으로 창작활동을 펴고 있는 전통연희단 잔치마당은 동화책 '금다래꿍 국악이야기' 출판기념 공연을 오는 8월 15일 오전 11시, 오후 2시와 5시 3회에 걸쳐 인천 송도트라이볼 공연장에서 개최한다. 어린이 동화책 '금다래꿍 국악이야기'는 전통연희단 잔치마당에서 2017년 제작한 어린이 국악극 '금다래꿍'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이다. 국악극 '금다래꿍'은 황해도 황주지역에서 전해오는 서도민요를 모티브로 창작됐다. 할머니가 잃어버린 손녀를 찾는 과정을 산속의 동물친구(사물놀이)들의 도움으로 풀어나가는 유쾌한 어린이 국악극이다.어린이 동화책과 공연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금다래꿍 국악이야기'에선 탄탄한 이야기 구조와 흥미로운 스토리 전개, 동화책 그림 곳곳에 숨어있는 다양한 국악기를 찾아보는 재미를 더해 국악에 대한 정보와 즐거움을 전해줄 것으로 기대된다.관람료는 1만원, 잔치마당(032-501-1454)에서 사전 예약하면 된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 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내 손으로 만든 고흐의 방'에서 체험을 즐기는 어린이들. /인천문화예술회관 제공지난달 25일 아트센터 인천에서 무관중 온라인 중계된 '베토벤 비긴즈 1' 공연. /아트센터 인천 제공디토오케스트라 공연. /아트센터 인천 제공전통연희단 잔치마당이 2017년 제작한 어린이 국악극 '금다래꿍' 공연. /잔치마당 제공

2020-07-23 김영준

[이슈&스토리]기사회생 이재명 경기도지사, 속도내는 주요 정책들

성남시장때부터 기본소득 주도코로나 겪으며 다른 지자체 이목계곡·바다 불법시설 정비·복원'도민 실질혜택' 도정 높은 신뢰신도시 등 '개발이익 환원' 적용부동산 백지신탁제 정치권 주목'배달 앱' 수수료 문제 적극 개입공공플랫폼 경제질서 변화 관심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6일 대법원의 파기환송 결정으로 기사회생했다. 2018년 7월 취임 후 2년 동안 경기도정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던 그의 정책 행보도 한층 더 탄력을 받게 됐다.대권 행보 역시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면서 그의 역점 정책들이 차기 대선의 어젠다로 주목받을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 지사가 주력하고 있는 주요 정책들을 소개한다.# 기본소득이 지사는 코로나19 사태로 각광받은 기본소득제의 선두주자다. 성남시장 재직 시절부터 소득의 많고 적음 등과 관계없이 만 24세 청년 모두에게 동일하게 연간 100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하는 청년배당을 실시, '선별적 복지'와 '보편적 복지' 논쟁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도지사 취임 후 기본소득제를 더 과감하게 추진했다. 청년배당의 확장판인 청년 기본소득을 시작으로 농민 기본소득 시행 여부가 연내 확정될 전망이다. 예술인 기본소득, 플랫폼 노동자 기본소득으로 지원 대상을 확대해나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경기도 역시 기본소득 박람회를 개최하고 전국 지자체와 기본소득지방정부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기본소득제를 알리는 데 중점을 뒀다.전국적으로 기본소득제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진 것은 코로나19 사태 속 전면 지급된 재난 기본소득 때문이었다. 저소득층에 선별 지원하자는 주장이 대세를 이루던 때, 이 지사는 광역 단위에선 처음으로 보편적 지급을 결정해 눈길을 끌었다. 차기 대선 어젠다로 부상한 가운데 야권에서 오히려 도입 필요성을 주장하는 모습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인간의 노동력에 대한 의존도가 떨어지면서 일한 만큼 소득을 창출하는 일이 어려워진 가운데, 수요를 유지하기 위한 새로운 경제정책이자 복지정책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계곡·바다 정비이 지사 취임 후 도가 시행한 다양한 정책 중 청정 하천·계곡 복원 사업은 도민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낸 정책 중 하나다. 이 지사 스스로도 성과에 대해 "도민들이 느끼기엔 계곡 정비가 아닐까 싶다"고 언급했었다. "압도적 다수의 도민들에게 실질적 혜택을 줬다는 측면도 있고 '하면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측면도 있는 것 같다. 도정에 대한 신뢰가 높아진 게 큰 것 같다"는 게 이 지사의 분석이다. 그동안 도내 하천과 계곡에 설치된 불법 시설물이 소위 '관행'이라는 이름 아래 방치되면서 해당 공간을 이용하는 도민들의 상당한 불편을 초래했다. 도는 지난해 6월부터 청정 하천·계곡 복원을 역점 사업으로 추진해 최근까지 25개 시·군 187개 하천에 있던 불법 시설물 1천436곳 가운데 1천383곳(96.3%)을 철거했다. 도는 단순히 정비에만 그치지 않고 지역주민과 상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청정 계곡 복원지역 생활 SOC 공모사업'에 선정된 가평·포천 등에는 주차장, 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도는 곧이어 바다로 눈을 돌렸다. 하천·계곡처럼 바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불법 행위를 적극 단속하는 '깨끗한 바다' 만들기에 돌입했다. 도는 다음 달까지 해수욕장 불법 파라솔 영업과 포구 등지에 설치된 불법 시설물 등을 단속한다. 장기적으로는 폐어구, 어망 등 해양 쓰레기도 도가 직접 수거할 예정이다. 이 지사는 일련의 사업들을 추진하면서 "잘못된 관행을 끊어내 질서가 잘 지켜지고 공정한 환경이 되도록 공공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부동산·개발 정책이 지사는 취임 2주년을 맞아 후반부 집중하고 싶은 정책으로 부동산 문제 해결을 거론했다. 성남시장 재직 시절 추진한 대장동 개발과 관련, 발생한 이익 5천500억원을 공원 조성 등에 사용키로 하는 등 주민들에게 환원했던 그는 도지사 취임 후에도 수원 광교 도청 신청사, 남양주 다산신도시 사업에도 동일하게 개발이익 환원제를 적용한 바 있다. 도내에 조성되는 3기 신도시에도 이를 적용한다는 계획을 최근 밝힌 바 있다.30년 이상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장기 공공임대주택을 다량 짓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실효성을 두고 갑론을박이 거셌지만 경기주택도시공사(GH공사)도 수원 광교에 중산층 임대주택을 조성키로 하면서 이 지사의 이같은 방침에 보조를 맞췄다. GH공사는 조만간 기존 중산층 임대주택 안을 보완해 적정한 임대료의 장기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 직주근접형 미래도시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부동산 문제가 이슈화된 점과 맞물려 고위공직자·정치인의 다주택 문제가 논란이 되자 이 지사는 고위공직자 부동산 백지신탁제를 역설하기도 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법제화하겠다고 언급하고 미래통합당 대선 주자인 원희룡 제주지사가 통합당 당론화를 촉구하는 등 정치권 이슈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공공배달앱이 지사의 정치 철학은 '억강부약(抑强扶弱·강자를 누르고 약자를 도움)'이다. 억강부약이 대표적으로 실현된 게 공공배달앱 추진이다. 국내 1위 배달앱인 '배달의 민족'이 소상공인에게 불리한 방식의 수수료 체계 개편을 예고하면서 논란이 일자, 공공 차원에서 소상공인들을 위한 배달앱을 추진키로 했다.이 지사는 지난 4월 6일 배달의 민족 수수료 인상 관련 대책회의를 열고 "모두가 공존하게 하는 것이 바로 정부의 역할인데 경기도도 이 문제에 대해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이후 도와 경기도주식회사, 민간전문가, 산하기관 관련 부서 등 민관이 참여하는 TF를 구성해 개발에 나섰다.시·군 1곳을 선정해 오는 9월 시범사업에 들어간다는 계획으로, NHN페이코가 공공배달앱 구축 작업에 들어갔다. 우선협상대상자로 낙점된 NHN페이코는 기존 배달앱 업체, 배달대행사, POS사(판매정보관리시스템), 외식·유통 프랜차이즈 등 유수의 업체들과 함께 전국 최대 규모의 공공배달시스템을 내놓을 예정이다.이 지사는 앞서 카드 수수료 제한처럼 업체들의 배달 수수료 결정도 법적 상한을 두는 제도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민간이 주도하던 플랫폼 경제에서 경기도의 공공배달앱이 새로운 경제 질서를 만들어낼지 주목받았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틀릭아트경기도재난기본소득 수급신청 현장 접수 첫날인 지난 4월 20일 시민들로 북적이는 서류 접수처. /경인일보DB지난 6월 25일 가평군 용추계곡 '경기도 아름다운 계곡 만들기' 현장을 찾은 이재명 경기지사와 김성기 군수, 송기욱 군의회 의장. /경인일보DB지난 3월 12일 오후 경기도청 상황실에서 열린 '개발이익 도민환원 촉진을 위한 다산신도시 지역상생 업무협약식'. /경기도 제공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4월 17일 전국 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공공배달앱을 출시한 전북 군산시를 찾아 소상공인들과 공공배달앱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2020-07-16 강기정

[이슈&스토리]주말에 갈만한 인천·경기 언택트관광지

#인천교동도 대룡시장 옛 가게 '타임머신 여행'사랑의불시착 촬영지 '을왕리 선녀바위'굴업도 개머리 언덕 백패킹 성지라는데…#경기곤지암 리조트 힐링캠퍼스 '휴식의 모든 것'시흥갯골생태공원 옛염전의 정취 그대로동두천 '숲속의 집'·평택 '소풍정원' 눈길올 여름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휴가를 즐길 수 있는 곳이 없을까.한국관광공사가 코로나19 시대 새로운 여행 문화인 '안전여행'으로 여름철 밀접 접촉을 피할 수 있는 관광지 100곳을 '언택트(untact) 관광지'로 선정했다. 언택트란 접촉을 뜻하는 콘택트(contact)에 부정·반대를 뜻하는 언(un)을 붙인 것으로, 코로나19 이후 새롭게 등장한 신조어다. 비교적 인적이 드문 섬지역이나 청정 야외지역을 대상으로 한 것이 특징이다. 이 중에는 인천·경기지역 20곳도 포함돼 집에서 '당일치기'로도 훌쩍 갔다 올 만한 곳도 있다.■강화 교동도 대룡시장·망향대교동도는 황해도 연백군에서 피란 온 실향민들이 다시 고향으로 돌아갈 날을 기다리며 1960~70년대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며 살아온 섬이다. 지난 6월 28일 행안부에서 발표한 '2020년 휴가철 찾아가고 싶은 33섬' 중 이야기 섬으로 선정된 곳이기도 하다. 실향민들이 고향 연백시장을 재현해 생계를 꾸렸던 대룡시장 곳곳에는 다방, 양복점, 약방, 이발관 등의 오랜 가게들과 60~70년대의 생활상이 담긴 재미있는 벽화들이 곳곳에 있어 추억여행지로 제격이다. 또한 실향민들이 북녘땅에 두고 온 가족들을 그리워하며 만든 망향대에서는 바다 건너 북한의 모습도 생생하게 볼 수 있다.■강화 석모도 민머루해변·보문사2017년 개통된 석모대교로 강화도와 이어진 석모도에는 갯벌체험이 가능한 , 백사장 길이가 1㎞인 민머루해변이 있다. 이 곳에서 캠핑이 가능하며, 인근 항구에서 배를 타고 바다낚시도 즐길 수 있다. 우리나라 3대 관음성지인 보문사에는 눈썹바위에 새겨진 마애관음좌상이 유명하며, 이곳에서는 바라보는 일몰이 일품이다. 이밖에 석모도 자연휴양림, 미네랄온천 등이 있어 힐링 여행지로 안성맞춤인 곳이다.■중구 을왕리 선녀바위와 거잠포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바닷가인 을왕리해수욕장 인근의 선녀바위는 최근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서 남자 주인공이 탈북에 성공해 처음 마주한 남한의 바다 촬영지로도 알려져 있다. 을왕리·왕산해수욕장에 비해 한적하게 해수욕과 캠핑을 즐기며 기암괴석들이 빼곡하게 솟아오른 풍경과 낙조를 감상할 수 있다. 거잠포는 서해이면서도 포구가 동쪽 바다를 향하고 있어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일몰과 일출을 모두 볼 수 있는 곳이다. 상어 지느러미 모양으로 생겨 일명 '샤크섬'이라 불리는 매도랑 위로 떠오르는 일출이 장관이다.■옹진군 이작도 풀등, 갯티길하루 두 번 썰물 때만 모습을 드러내는 신기루와 같은 모래섬인 풀등은 이작도 여행의 백미로 꼽히는 곳이다. 풀등은 면적이 약 1.5㎢인 해양보호구역으로 하루에 6시간 정도 썰물 때만 모습을 드러냈다가 사라지기 때문에 시간을 잘 맞추면 부아산 정상에서 그 모습을 볼 수 있다. 대이작도 작은풀안해수욕장에서 사전 예약 후 허가된 보트를 타고 직접 들어가 볼 수도 있다. 소이작도에는 산과 바다를 모두 지나는 트레킹 코스인 갯티길과 함께 여행자센터가 조성되어 마을 곳곳을 둘러볼 수 있다.■옹진군 굴업도 백패킹한국의 갈라파고스라 불리는 굴업도는 인천 섬 중에서도 자연이 그대로 보전된 곳으로 꼽힌다. 한국인이 꼭 한번은 가봐야 할 여행지라는 격찬이 나오는 이유다. 수크령(빳빳하고 좁은 선 모양의 풀)과 야생 사슴을 볼 수 있고, 불빛이 적어 여름밤에는 아름다운 은하수를 관찰하기 좋다. 굴업도의 개머리 언덕은 캠핑족들에게는 백패킹의 성지라 불리고 있다.■가평 잣향기푸른숲경기도 잣향기푸른숲은 수령(樹齡) 80년 이상의 잣나무림이 국내 최대로 분포하고 있다. 피톤치드 가득한 쾌적한 잣나무숲에서 숲 체험과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복합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산림휴양 공간이기도 하다. 잣나무림은 축령산과 서리산 자락 해발 450~600m에 위치하고 있는데, 쭉 뻗은 잣나무들이 빽빽하게 우거져 이국적인 모습도 자아낸다. 여름에 가면 계곡 물에 발도 담가볼 수 있다고 한다. 이용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동절기는 오후 5시에 마감한다. 성인 기준 1천원의 입장료가 있다.■광주 곤지암 리조트 힐링캠퍼스광주 곤지암 리조트 힐링캠퍼스는 화담숲에 위치한 곳으로 스트레스와 만성피로 해소, 리더십 강화, 태교, 가치관 형성 등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명사를 초청해 강의를 하기도 한다. 힐링캠퍼스는 사전 상담을 통해 개인에 맞는 프로그램을 찾아 제공해준다. 화담숲은 맑은 공기, 피톤치드와 음이온 등 풍부한 치유물질로 힐링에 적합한 환경을 가지고 있으며, 전문적인 치유 시설과 산책로, 객실 식음, 요가 프로그램 등 '힐링', '휴식'을 위한 시설들을 갖추고 있다. 서울대학교 웰니스 연구팀과 공동으로 기획, 운영 중이며 문의·예약 후 이용할 수 있다.■시흥 갯골생태공원시흥갯골생태공원은 경기도 유일의 내만갯벌과 옛 염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생태 공원이다. 이 곳에서는 칠면초, 나문재, 퉁퉁마디 등의 염생식물과 붉은발농게, 방게 등을 관찰할 수 있어 아이들의 견학 장소로도 제격이다. 시흥갯골은 아름다운 경관과 생태적 우수성으로 시흥시의 생태환경 1등급 지역으로 지정됐다. 또한, 2012년 2월 국가 해양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기도 했다.■동두천 자연휴양림2020년 7월 1일 개장한 휴양림으로, 소나무를 바라보며 조용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독채 펜션 '숲속의 집'이 인기다. 4~20인까지 숙박이 가능한 콘도 형태의 산림휴양관, 숲 속 감성캠핑을 즐길 수 있는 야외 캠핑장, 숲에 대한 다양한 체험을 해보는 유아숲 체험원과 플리마켓, 숲 영화관이 운영될 넓은 잔디광장이 조성돼 있다. 매주 월요일은 휴무다. 최근 호캉스 등의 유행으로 덩달아 자연휴양림의 인기도 많아지고 있어 예약이 어려울 수 있다.■평택 바람새마을 소풍정원평택시 고덕면 궁리에 조성된 습지공원인 소풍정원은 자연과 사람이 함께 어우러져 생태를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소풍정에 올라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며, 나무데크로 된 소풍산책길을 따라가다 보면 연꽃 습지와 모래 놀이터도 만나 볼 수 있다. 곳곳에 설치된 철새 모양의 솟대를 찾아보는 것 또한 색다른 재미를 더한다. 철새 정자, 거울연못은 철새와 갈대를 함께 볼 수 있는 곳으로 진위천의 맑은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현장 예매 이용은 불가하며 인터넷 예약만 가능하다.이번에 추천된 여행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상황 변화로 현장 운영 여부와 시간, 예약 등이 유동적으로 바뀔 수 있어 반드시 사전 문의 후 방문해야 한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2020-07-09 윤설아

[이슈&스토리]'유관중 전환' 속도내는 프로야구·신중한 프로축구

KBO 통합 매뉴얼 마련… 10개 구단 만반의 준비야구장내 마스크 착용·좌석 간 간격등 조율 마쳐K리그는 차분… 연맹 이사진등 이견없을때 확정수용 규모·음식물 섭취등 구체적 방안 조정 남아각 구단 재정난 숨통… 메이저리그등 해외도 주목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무관중 경기로 리그를 진행해 온 프로야구와 프로축구가 정부의 유관중 경기 전환 허가 발표로 인해 관중석을 개방하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하지만 프로야구와 프로축구 각 구단은 대조적인 반응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정부의 발표를 기다렸다는 듯 관중을 들이는 방안을 속속 내놓고 있는 것에 비해 프로축구연맹은 구단별 입장은 물론 이사진의 목소리까지 청취한 뒤 의사를 확정하겠다며 다소 느긋한 반응을 보이기 때문이다.■ 유관중 전환 준비된 KBO와 10개 구단지난 5월 5일 어린이날에 맞춰 개막한 이후 무관중 속에 진행된 2020 KBO리그는 마침내 관중 입장이 허용되자 조심스럽게 준비하고 있다.류대환 KBO 사무총장은 "질병관리본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실무자들이 구체적인 입장 시기, 인원수, 입장 허용 범위를 정할 것이다. 점진적으로 얼마나 늘려나갈지 나올 것"이라며 "그 지침이 내려오면, 우리는 거기에 맞춰서 준비한다"고 밝혔다. 이같이 정부가 프로스포츠의 제한적 관중 입장을 허용하면서 KBO는 지난달 30일 서둘러 'KBO 코로나19 대응 3차 통합 매뉴얼'을 마련했다.이에 앞서 KBO와 10개 구단은 입장 시기와 관중 규모 등이 확정되면 팬들이 경기장에서 최대한 안전하게 야구를 즐길 수 있도록 사전에 철저히 대비를 마친 상태다. 경기 관람 시 모든 관중은 입장할 때부터 야구장 내에서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각 구단은 출입문과 화장실, 매점 등에서 거리 유지를 위해 '1m 거리두기 스티커'를 바닥에 부착하고 입장 시 출입구에서 체온을 측정해 37.5도 이상인 경우 출입을 제한한다.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동반인도 1칸 이상 좌석 간 간격을 두고 앉는다. 관람객 정보 확인을 위해 모든 티켓은 온라인 예매 및 카드 결제만 허용된다. 좌석이 확정되지 않는 자유석과 키즈존, 놀이시설과 같은 여러 사람이 밀집할 우려가 있는 구역은 운영이 중단된다. ■ 구단 의견 수렴 후 유관중 전환, 신중한 K리그지난 5월8~9일 무관중으로 각각 개막한 K리그1(1부리그)과 K리그2(2부리그) 역시 유관중 전환을 앞두고 있다.일단 한국프로축구연맹(이하 연맹)은 정확한 지침이 내려오면 일주일 정도 각 구단의 준비 기간을 거친 뒤 관중의 입장을 허용한다는 구상이다. 연맹 일각에선 이르면 오는 10일 진행되는 K리그1 11라운드와 K리그2 10라운드부터 관중 입장이 가능하다고 기대했다. 그러나 각 구단 프런트는 코로나19 추가 확진자가 1일 50여명에 달하는 만큼 구단의 입장을 확실하게 정리한 뒤 연맹 이사진의 입장 등을 모두 종합해 이견이 없는 시일을 확정한다는 입장이다. 당장 팬들과의 호흡과 소통이 시급하지만 서로의 건강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최대한 보수적으로 관객 수용 시기를 판단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유관중 경기로 전환된다고 해도 연맹이 각 구단에 전달한 코로나19 매뉴얼이 그대로 적용될 방침이다. KBO와 마찬가지로 관중들은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하고 입장 시 체온 측정, 관중석 떨어져 앉기 등이 기본적으로 지켜진다.세부 방침도 문체부와 협의 후 확정할 방침이다.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한 부분은 관중 수용 규모다. 연맹은 경기장 수용 규모의 40% 미만으로 일단 기준을 마련해 놨다. 착석 방식, 관중들의 동선도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 음식물 섭취 부분도 조정이 필요하다.■ 유관중 전환에 따른 적자 문제 해결되나-외신 주목체육계 안팎에서는 유관중이 진행될 경우 프로축구 구단보다 프로야구 구단의 재정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돼 숨통이 조금이나마 트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단 프로축구단은 홈구장 사용을 위해 이 시설을 관리하는 지역별 시설관리공단에 임대료를 지불해야 하는데 경기를 포함해 연간 일정을 그대로 진행해야 하는 만큼 예정된 지출은 변동이 없다. 다만 경기수 감소, 무관중 등으로 인해 후원 계약이 어려워 올해 큰 적자가 예상돼 유관중 전환 소식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유관중 전환이 신속히 이뤄질수록 프로스포츠계의 숨통이 적게나마 트일 수 있는 데다가 팬들도 직접 그라운드에서 선수들과 호흡을 같이 하고 싶어하는 만큼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이다.유관중 전환은 외신들도 주목하는 부분이다. 미국의 스포츠 전문채널인 ESPN은 KBO리그의 움직임에 대해 보도했다. ESPN은 "KBO 관중석을 채운 사람 모형의 패널들이 진짜 팬들로 교체된다. 메이저리그(MLB)에 청사진을 제공할 수도 있다"고 긍정 평가했다. MLB는 가까스로 이달 말 리그 개막을 확정했다. KBO의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은 MLB 외에도 최근 개막한 일본 프로야구,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에서도 공유하고 있어 관심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 일러스트/박성현 pssh0911@kyeongin.com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무관중 경기로 리그를 진행해 온 프로야구와 프로축구가 정부의 제한적 관중 입장을 허용하면서 각 구단이 조심스럽게 준비하고 있다. 지난 5월5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개막한 2020 KBO리그가 무관중 경기로 치러지고 있다. /경인일보DB수원삼성의 홈 개막전도 무관중으로 열렸다. /경인일보DB

2020-07-02 송수은

[이슈&스토리]인천공항 '정규직 전환' 균형 잡을 수 있을까

보안검색요원 임금체계 별도 적용"연봉 5천만원" 일반직 수준은 오해 공사 "노사전문가협의회 통해 합의"법·제도 개선TF 노조 빠진 탓 갈등 "알바생은 보안검색요원 될수 없어단독근무에 1년 이상 걸려" 해명도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인천공항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1만여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완료했다고 최근 밝혔다.인천공항공사는 정규직 전환 1호 공공기관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이후 첫 공식 외부 일정을 인천공항에서 진행했다. 취임 3일째인 2017년 5월12일이었다. 이날 인천공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중에 비정규직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며 "우선 공공 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을 드린다"고 말했다. 당시 정일영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공항가족 1만명 모두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 작업이 이날 첫발을 내딛게 된 것이다. 인천공항은 공공기관 단일 사업장 기준으로 비정규직 수가 가장 많다. 정규직 전환 1호 공공기관이라는 상징성도 가진다. 인천공항공사가 많은 관심을 받으면서 약 3년 만에 정규직 전환 작업을 마무리했지만, 이해관계가 복잡한 탓에 후폭풍도 거세다. 인천공항공사 정규직 노조, 정규직 전환 대상인 비정규직 노조, 취업준비생까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인천공항공사의 정규직 전환 방식에 반대하는 글이 올라왔고, 22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정규직 전환 방식과 처우는인천공항공사가 밝힌 정규직 전환 대상 비정규직은 9천785명이다.인천공항공사가 직접 고용하기로 한 비정규직은 공항소방대 211명, 야생동물통제 30명, 여객보안검색 1천902명 등 2천143명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안전과 밀접한 분야 비정규직을 직접 고용 대상으로 정했다. 나머지 7천642명은 전문 자회사에 편입된다. 외부 용역 방식으로 일하던 직원들이 (주)인천공항시설관리(3천490명), (주)인천공항운영서비스(2천423명), (주)인천공항경비(1천729명) 등 인천공항공사 자회사의 정규직이 되는 방식이다. 정규직 전환 대상과 방식은 인천공항공사, 노동계, 전문가로 구성한 노사전문가협의회에서 결정했다.인천공항공사 일반직(해외사업·전략·기획)은 입사 첫해 4천500만원을 받는다. 전체 직원 평균 연봉은 지난해 기준으로 8천만원 정도다.인천공항공사가 직고용하는 보안검색요원 등에게는 별도의 임금 체계를 적용한다. 수행 직무가 일반직과 다른 데다, 노사전문가협의회에서 결정한 사항이 있기 때문이다. 노사전문가협의회는 자회사에 편입되는 직원들이 직고용 직원보다 낮은 처우를 받지 않도록 합의했다. 자회사에 편입된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4천만원 정도다. 이 때문에 직고용되는 보안검색요원도 비슷한 수준에서 연봉이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보안검색요원 평균 연봉은 3천800만원 수준이다.일각에선 보안검색요원을 일컫으며 '알바하다가 연봉 5천만원 받는다'는 얘기가 나온다. 인천공항공사 직원이 되기 때문에 일반직 초임 연봉을 받는 것으로 오인한 것으로 보인다. 임금이 일반직과 다르게 책정될 예정이기 때문에 사실과 다른 측면이 있다.# 뜨거운 감자 '보안검색요원'논란의 중심에는 보안검색요원 1천902명이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이들을 자회사로 편입시킨 뒤 공개경쟁 방식을 통해 '청원경찰' 신분으로 직고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인천공항공사 노조와 취업준비생들은 보안검색요원 정규직 전환에 반대하고 있다. 보안검색요원들은 공개경쟁 채용에서 탈락한 이들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논란① "협의 없는 일방적 결정"인천공항공사 노동조합과 민주노총 소속 노조들이 이번 결정에 반발하는 가장 큰 이유는 '협의 없는 일방적 결정'이라는 점이다. 제3기 노사전문가협의회는 지난 2월28일 채용 방식 등을 결정했다. 하지만 이때 '청원경찰 방식의 직접 고용'은 합의되지 않았다. 이후 3개월간 아무런 협의가 없다가 인천공항공사가 일방적으로 합의되지 않은 내용을 발표했다는 게 노동계 주장이다.인천공항공사 노조는 감사원 감사 청구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는 최근 발표한 성명에서 "인천공항 현장 내부부터 외부까지 계속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사실과 정보가 확인되지 않는 왜곡된 소문과 억측들로 인해 정규직 전환의 취지까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며 "인천공항공사의 일방적이고 일관성 없는 정규직 전환 추진으로 인해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동자 대표들과의 협의를 시급히 진행할 것을 인천공항공사에 촉구한다"고 했다. ■ 논란② '취업준비생의 허탈감'6월23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화 그만해주십시요'라는 제목의 청원은 22만명 이상이 동의했다.글쓴이는 "이번 인천공항 전환은 정말 충격적"이라며 "정직원 수보다 많은 이가 정규직 전환이 된다니요. 이들이 노조를 먹고 회사를 먹고 (인천공항공사는) 이들을 위한 회사가 되겠지요"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또 "이곳(인천공항공사)을 들어가려고 스펙을 쌓고 공부하는 취준생들은 물론 현직자들은 무슨 죄입니까. 노력하는 이들의 자리를 뺏게 해주는 게 평등입니까"라고 했다.이 청원 외에도 보안검색요원을 인천공항공사가 직접 고용하는 것에 대한 불만의 글이 온라인 게시판 곳곳에 올라오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공기업 채용 선호도 1위를 자랑하는 곳이다.■ 논란③ 공개경쟁 채용으로 인한 '고용 승계 불안'인천공항공사는 이번 '정규직 전환 완료'를 발표하면서 2017년 5월12일 이후 입사자는 공개경쟁 채용 방식으로 정규직 전환 여부를 결정한다고 했다. 이전 입사자는 인·적성 검사를 통과해야 정규직이 된다. 보안검색요원 1천902명 중 공개경쟁 채용 대상자는 수백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보안검색요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은 공개경쟁 채용 방식에 반대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공개경쟁 방식으로 채용 여부를 결정하면 3년 넘게 일한 직원들도 탈락할 수 있다"며 "채용 탈락자에 대한 구제 방안도 구체적으로 마련되지 않았다"고 했다. 또 "공개경쟁 방식으로 청원경찰을 채용하면 인천공항 현장에서 오랜 기간 일한 보안검색요원보다 시험을 준비한 사람들이 유리할 수 있다"고 했다.# 인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 마무리"인천공항공사는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사실과 다른 측면이 많다"고 해명하고 있다. '노동단체와 협의 없는 일방적 직고용 추진'과 관련해선 2017년부터 노사전문가협의회를 통해 합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안검색요원 직고용에 따른 법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법·제도 개선TF(2020년 3~4월)를 운영했으며, 경찰청 등 관련 기관과 협의하고 외부 법률 자문도 받았다고 했다. 법·제도 개선TF에 노동단체는 참여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노동단체의 추가 협의 목소리는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취업준비생들이 허탈감을 보이는 부분과 관련해서는 오해가 있다고 설명했다.인천공항공사는 "보안검색요원은 2개월간의 교육을 수료하고 국토교통부 인증 평가를 통과해야 하는 등 단독 근무를 위해서는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며 "알바생은 보안검색요원이 될 수 없다"고 했다. 임금 체계도 일반직 직원과 다르다고 인천공항공사는 설명했다.인천공항공사는 내달부터 세부 채용 절차를 진행해 올해 말까지 채용을 완료할 계획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재직자 탈락 우려와 관련해 "추가 취업 기회 제공 등의 방안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인천공항공사 구본환 사장은 지난 22일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정규직 전환 완료'를 발표하며 "인천공항은 공공 부문 정규직 전환 최대 규모 사업장이자 다양한 노동단체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등 어려운 전환 여건 속에서도 끊임없이 대화를 이어 왔다. 남아 있는 정규직 전환 절차를 차질없이 이행할 것"이라고 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 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2017년 5월 인천공항공사에서 열린 '찾아가는 대통령.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열겠습니다!' 행사. 인천공항공사 비정규직 직원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건의하며 눈물을 닦고 있다. /연합뉴스인천국제공항공사노동조합 소속 조합원들이 25일 오후 서울 청와대 인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비정규직 보안검색 요원들의 정규직 전환 관련 입장을 발표하며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인천공항공사 노동조합은 지난 23일 공항공사 청사 앞에서 정규직 전환이 노동단체와 협의없이 결정된 것에 대해 반발하는 집회를 열었다. /인천공항공사 노조 제공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지난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해당화실에서 직접 고용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0-06-25 정운

[이슈&스토리]갭투자 잡으려다 금기 건드린 '규제의 갭'

수도권 대부분 지역제한·대출 기준 강화… 빚 끼고 매매 불가능투기세력보다 실수요 '서민 무주택자' 내집 마련의 꿈 무너뜨려# 멀어진 무주택자의 내집 마련 꿈정부의 21번째 부동산 규제인 6·17 대책은 풍선효과와 갭투자를 막는 것에 초점이 맞춰졌다. 규제 지역을 대폭 넓히고 대출 기준도 강화했다. 즉 돈을 빌려 집을 사지 못하게 했다.그런데 부동산 대책 발표 하루도 채 안 돼 수도권에 살고 있는 3040 무주택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평생 월세나 전세로 살게 만들고 있다는 성토다. 집값이 대폭 올랐는데 대출마저 묶이면서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지 못한 경우 집값을 치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갭투자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정부의 취지와 달리 시장은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 사다리를 무너뜨렸다는 데 더 집중하고 있다. 금기시 됐던 '실수요자 시장'까지 건드렸다는 것이다. 사실 서민들이 대출이나 전세보증금을 끼지 않고 통상 5억원 넘는 도내 아파트를 사기 쉽지 않다. 전세자금 대출을 받고 투기과열지구 내 3억원 초과 주택을 사면 대출금을 회수하기로 했는데, 투기과열지구에서 3억원 이하 아파트는 거의 찾기 어렵고 그 비중도 낮다. → 표 참조투기과열지구에서 사는 무주택 서민들은 내집 마련을 포기하거나 규제가 덜한 지역에서 집을 마련해야 하는 셈이다.하지만 규제지역 확대로 수도권 내에 집을 사는 것도 만만치 않다. 그동안 의정부, 남양주, 부천 등 비규제지역은 시세의 70%까지 주택담보대출(LTV)이 나왔지만 이번 6·17 대책으로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이면서 50%로 축소됐다. 서울 전 지역과 수원, 성남 수정구, 안양, 안산 단원구, 구리, 군포, 의왕, 용인 수지·기흥, 화성 동탄2, 인천 연수구와 남동구, 서구가 투기과열지구다.고양과 남양주, 군포, 안성, 부천, 안산, 시흥, 용인 처인, 오산, 평택, 광주, 양주, 의정부는 조정대상지역이다. 서울 생활권의 수도권은 모두 규제지역이라고 봐도 무방하다.이에 대출 한도 축소로 그동안 세웠던 무주택자들의 아파트 마련 계획도 다시 짜야 한다. 조정대상지역은 LTV가 9억원 이하는 50%, 9억원 초과는 30%다. 총부채상환비율(DTI)도 50%다. 투기과열지구는 LTV가 9억원 이하는 40%, 9억원 초과는 20%, 15억원 초과는 0%다. DTI는 40%다.직장과 주거 생활권이 수도권인 무주택자들은 현금부자를 제외하고 내 집 마련의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하는 처지다. 결국 전 정부에서 "빚 내서 집 사라"고 주장했던 것을 무시한 무주택자들은 후회만 남게 됐다.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등 규제범위를 넓혀버리면 서울 및 수도권의 모든 지역에서 대출 규제가 근본적으로 강화된다"며 "오히려 반서민정책으로 기능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렇게 되면 진작 집부터 샀어야 한다는 후회·상실감이 추후 학습효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무주택자의 내집 마련과 전월세 안정방안 등 실수요자 보호대책이 빠진 점이 아쉽다"며 "20~30대와 40대 실수요층은 6년이 넘는 장기간의 집값과 전셋값 급등에 따른 상실감과 불안감을 표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에 대한 맞춤형 대책이 시급해 보인다"고 강조했다.주담대 받고 산 아파트, 임대 매물로 못내놔… '전세난' 심화 우려'세입자 보호' 임대차 3법 발의 등 겹쳐 '시장 불안' 부추길 가능성# 예고되는 전세대란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으로 갭투자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평가 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번 대책으로 더는 투기수요가 피해갈 곳이 없어졌다"고 예상했다. 다만 당장의 부작용으로 전세대란을 꼽고 있다. 문제는 누군가가 갭투자로 매입한 아파트는 누군가가 전세로 살 수 있는 임대주택이라는 점이다. 갭투자가 줄면 임대주택 공급이 줄어드는 결과가 따른다. 갭투자 수요 감소로 이들이 공급하는 전세매물이 줄어 전체 전세시장의 공급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공급 위축이 전셋값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실제로 최근 수도권 전세 시장에서는 '전세 물량 부족'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KB국민은행의 6월 8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수도권의 전세수급지수는 167.2에 달한다. 경기도는 170을 넘었다. 100을 넘어갈수록 '전세 부족'이 심각하다는 의미다. → 그래프 참조전셋값 안정 등 세입자 보호를 위해 발의된 '임대차 3법'이 집주인 등 임대인을 불안케 하면서 오히려 전세시장을 흔들고 있는 가운데 이번 부동산 대책이 이를 더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심교언 교수는 "현재 전세시장이 불안한 것은 주택 가격대별로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수요자들이 전세 시장으로 밀려난 데 따른 영향"이라면서 "이번 대책으로 각종 규제로 매매거래를 못하게 되면서 전세수요는 더 늘어나는 반면 전세 공급 기여 물량이 사라지는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내달 분양 물량, LTV 등 조정… 계약시 수천만원 추가확보 필요일정 연기땐 공급난·집값 상승 연쇄작용 '현금부자 잔치'로 전락# 셈법 복잡해진 7월 분양당장 다음 달 분양을 앞둔 경기·인천의 분양시장도 이번 부동산 대책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오산시와 의정부시에서 '오산롯데캐슬스카이파크(2천339가구)', '의정부주상복합라과디아(1천88가구)'가 다음 달 분양 예정인데 조정지역으로 묶여 LTV 등 대출이 변동되기 때문이다. 인천시에서도 중구 '운서2차스카이뷰스카이시티(909가구)'가 7월 분양을 앞두고 있다. 분양을 고려한 실수요자들이 대출이 줄면서 현금을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데 한 달여 만에 수천만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만약 건설사들이 분양 계획을 미룰 경우에는 공급난이 우려된다. 공급 부족은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분양 업계 관계자는 "5억~6억원대의 아파트 분양에서 대출이 10%만 줄어도 수분양자들이 추가로 5천만~6천만원의 현금을 확보해야 한다"며 "당장 5천만원 넘는 현금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결국 하반기 예정된 아파트 청약 시장이 현금 부자 잔치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2020-06-18 황준성

[이슈&스토리]K-바이오산업 인천이 이끈다

송도에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등 60여개 입주단일도시 기준 세계 최대 규모 바이오산업 생산단지경제자유구역 '글로벌 혁신 클러스터' 정부도 힘싣기市, 11공구 산업기술단지등 '포스트 반도체' 로 육성인천경제청, 92만㎡ 클러스터 → 200만㎡로 '큰 그림'포스트 코로나시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제약·바이오 산업분야'가 급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 최대 바이오산업단지가 있는 인천이 'K-바이오산업'의 전진기지로 주목받고 있다.인천 송도국제도시는 명실상부 단일 도시 기준 세계 최대 규모(56만ℓ)의 바이오산업 생산단지를 확보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가 44만ℓ, 싱가포르가 27만ℓ, 아일랜드 더블린·코크가 23만ℓ 등으로 인천의 뒤를 따르고 있다.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위 기업인 인천 송도 소재 삼성바이오로직스(3위), 셀트리온(7위)을 비롯해 DM바이오, 얀센백신 등 60여개 바이오 기업이 입주해 있다. 2018년 국내에서 허가된 바이오의약품 12개 중 7개가 이곳에서 나왔다.최근 산업통상자원부의 국책 과제인 '바이오산업핵심기술개발사업-바이오산업생산고도화사업'에 선정된 '아미코젠'은 지난달 21일 인천 송도국제도시 인천테크노파크 확대산업기술단지(11공구)에 입주하기 위한 용지매입계약을 했다. 아미코젠은 바이오의약품 핵심 부품소재 사업에 400억원 규모의 선제적 투자를 예고하기도 했다.앞서 셀트리온도 송도에 의약품개발을 위한 시설확장(100만ℓ)과 글로벌 유통망 구축 등 25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으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4공장 증설을 준비하고 있다.코로나19 사태로 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제조업 분야 등은 위기를 맞았지만 바이오분야 기업들은 주식시장에서 시가 총액이 급상승하는 등 오히려 호황을 누리고 있다.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위 안에 인천 송도 소재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이 바이오기업을 대표해 나란히 이름을 올렸는가 하면 코스닥 시장에서도 시총 상위 10곳 가운데 5곳이 바이오관련 기업으로 채워질 정도로 바이오 산업은 포스트 코로나 이후 재편될 산업분야의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코로나19 진단키트 수요 확대 등으로 바이오헬스분야의 수출은 지난해 4월 8억4천만달러에서 올해 4월 10억9천만달러로 크게 증가했다.정부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이끌 주요 산업으로 바이오 업계에 주목하며 바이오 기업이 집적돼 있는 인천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지난달 28일에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인천 송도 투모로우시티에서 열린 '대한민국 새로운 경제성장의 주역, K-스타트업 바이오·언택트 창업의 허브, 인천 스타트업 파크' 비전 선포식을 찾았고, 20일에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서 열린 '제4차 포스트 코로나 산업전략 대화'에서 인천·충북경제자유구역을 '글로벌 바이오 혁신 클러스터'로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이와 관련, 인천시도 바이오산업을 '포스트 반도체'로 육성하겠다는 다짐으로 관련산업에 대한 전면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계획이다.인천시는 송도 11공구에 '바이오융합 산업기술단지(17만8천200㎡)' 등을 건립해 이들 바이오단지를 스타트업 파크와 연계해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같은 바이오 첨단기술연구단지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또한 바이오 산업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 육성을 위한 맞춤형 인력양성기관 유치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산자부 공모사업인 바이오 공정 인력양성센터를 유치해 대규모 전문인력을 투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센터는 바이오 관련 학위와 신입·재직자 교육기능을 한다. 2017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바이오 공정 전문 인력은 2022년 8천101명, 2027년 2만307명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됐다. 시는 우선 삼성바이오, 셀트리온의 후속 투자와 국내·외 바이오 시장의 급속 성장에 따른 인력 양성이 시급하다는 판단이다.90%를 웃도는 바이오 원부자재의 해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바이오 원부자재 국산화 지원센터'도 인천에 유치하겠다는 계획이다. 각국의 자국 산업 보호, 코로나19로 인한 바이오 원부자재 조달 차질 등에 대응하기 위해 원부자재 자체 개발력을 강화하자는 차원이다. 정부도 5년 내 바이오 원부자재 30% 국산화로 전후방산업의 동반성장을 지원하겠다는 '바이오헬스산업 혁신 전략'에서 이 같은 센터 설립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이러한 움직임에 국내외 바이오 기업들이 'K-바이오'를 선도하고 있는 송도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인천경제청 관련 부서에도 입주 문의 등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바이오 관련 기업과 기관이 모이게 되면 인천 소재 바이오 기업들이 상호 협력해 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천시도 이러한 움직임이 국가 바이오산업 성장에도 큰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인천경제청은 현재 송도 4, 5, 7공구 92만㎡에 조성된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를 현재 매립 중인 11공구 200만㎡로 확장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인천경제청은 최근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에 대한 적극적인 기업 유치를 통해 ▲입주기업(60개→700개) ▲고용규모(5천명→2만명) ▲누적투자(7조원→15조원) ▲연매출액(2조원→10조원) 부분에서 송도를 K-바이오를 선도하는 바이오 클러스터로 성장시키기 위한 2030년까지의 목표와 비전도 제시했다.앵커 기업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시설을 현재 56만ℓ에서 100만ℓ 이상으로 확대 유치하고, 급속한 성장이 예상되는 바이오헬스케어분야 기업을 현재 20여 개에서 300여 개로 늘리는 한편, 세포배양배지 등 바이오 공정 분야 소재·부품·장비 등의 원부자재 수급망을 강화할 계획이다.또 11공구 개발계획에 따라 지난 20일 실시계획의 변경을 완료한 데 이어 내년 상반기 기반시설 설계 완료, 내년 하반기 기반 시설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그래픽/ 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아이클릭아트지난 20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서 열린 제4차 포스트 코로나 회의에서 성운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 첫 번째)이 발언하고 있다. /경인일보DB코스피 시가총액 3위인 송도 소재 삼성바이오로직스(왼쪽)와 7위인 셀트리온. /경인일보DB

2020-06-11 윤설아

[이슈&스토리]옛 모습 잃어가는 경기만 갯벌-지역별 해법

해수 원활하면 스스로 살아나김종성 서울대 교수 조언20년 만에 다시 돌아본 경기만은 활력과 침체가 함께 엿보였다. 부흥했던 과거를 생각하며 망가진 바다와 갯벌을 바라보는 어민들의 절박함, 이제 다시 해보자는 긍정적인 기대감이 공존했다. 정부도 망가진 바다와 갯벌을 살리기 위한 예산 지원을 거듭하고 있다.옛모습을 잃어가고 있는 경기만 갯벌의 옛 모습을 찾기위한 다양한 정책에 대해, 어민들과 전문가들이 주장하는 대안은 무엇인지 살펴봤다.유부도·동검도 복원사례 '교훈'갯벌 제방 교량으로 개선 효과"해수만 원활하게 유입되면 자연적으로 갯벌은 살아날 수 있습니다."경기만 갯벌은 각종 간척 사업이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국내 해양 생태계의 보고였다. 안산 선감도는 전국 최대 바지락 황금어장으로 꼽혔고 화성 지역 갯벌들도 가리맛 조개 등 풍부한 어족 자원의 중심에 있었다. 하지만 1991년부터 시작된 간척 사업으로 경기만 갯벌은 옛 모습을 점차 잃어가기 시작했다. 갯벌의 중요성이 점차 부각되고 있는 이때 우리는 어떻게 갯벌 살리기에 나서야 할까?오랜 시간 국내 갯벌을 연구해 온 김종성(사진) 서울대 교수는 바닷물이 자연스럽게 갯벌에 들어오고 나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방조제로 갯벌에 물이 들어오지 못하게 되면 조개들이 깨끗한 산소를 공급받을 수 없게 된다"며 "갯벌 밑에서 사는 조개들이 숨을 쉬기 위해 올라오다가 다 죽어버릴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됐다"고 설명했다.김 교수는 충남 유부도와 인천 동검도 갯벌 복원 사례를 들면서 바닷물의 유입을 강조했다. 유부도는 지난 2017년부터 오는 2021년까지 유부도 남쪽 제방과 폐염전을 철거해 바닷물이 갯벌로 들어올 수 있도록 했다. 인천 동검도는 인근 갯벌을 갈랐던 제방형태 연륙교 일부를 해수가 통하도록 교량 형태로 바꿔 갯벌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그는 "인공어초 등 구조물을 만들어 해양 생태계를 살리려는 노력은 장단점이 있는데 궁극적으로는 해결 방법이 될 수 없다"며 "제한적으로 필요한 곳에 식수 공급이나 농업 용수를 제공하기 위해 댐 등으로 물길을 막는 것은 어쩔 수 없다지만 하구 전체를 막아서는 것은 그곳에 있는 생태계를 파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김 교수는 갯벌법 제정 등 최근 바뀌고 있는 시대적 흐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김 교수는 "과거에는 갯벌 생태계를 얘기할 때 늘어나는 종의 수 등 눈에 보이는 것들만 관심이 있었는데 이번 제정된 안은 보호 지역을 수심 6m 이하까지로 정의해 갯벌의 전반적인 생태계를 보호하겠다는 취지를 담았다"며 "갯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해수부 '어촌뉴딜' 총사업비 94억 확보 낙후된 어촌 시설 개선·자생력 강화 '활력'오이도 갯벌은 해양수산부의 '2020년 어촌뉴딜300사업'에 최종선정되며 활력을 되찾고 있다. 국비 66억원을 포함해 총 사업비 94억원을 들여 도시어촌인 오이도의 어항기반시설을 정비하고, 배후지역을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하는 것. 어민들은 이 사업으로 낙후된 시설을 개선하고, 해양자원 회복을 이끌어 내 오이도를 찾은 관광객에게 신선한 해산물을 쾌적하게 제공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2020년 어촌뉴딜300사업은 낙후된 선착장과 같은 어촌의 필수기반시설을 개선하고, 지역 특성을 반영한 특화개발로 어촌을 가기 쉽고, 찾고 싶은 곳으로 만들기 위한 지역밀착형 생활SOC사업이다.해양수산부는 낙후된 어촌의 생활인프라를 개선하고 지역의 자생력을 강화하기 위해 2022년까지 총 300개소를 선정해 2024년까지 약 3조원을 지원하기로 했다.어민들은 이 같은 지역 밀착형 지원이 늘어야 한다고 말한다. 한 어민은 "서해라고 하지만, 지역마다 나는 해산물이 조금씩 다르고, 각 특색이 있다"며 "천편일률적인 사업보단 그 지역민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한 특화사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흔한 맛조개·알찬 꽃게 흔적없이 사라져"뚝방 일부 터서 연륙교 건설 생태계 보전"소·중 맛조개의 산지 화성시 서신면 궁평항은 옛 명성을 잃었다.엄지손가락 굵기에 7㎝ 길이의 화성 맛조개는 특유의 감칠맛을 자랑하며 '맛의 황제'라 불릴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맛조개는 궁평항 앞에서부터 화성시 장덕리 부근 갯벌까지 어디에서나 볼 수 있었고, 14㎞에 달하는 갯벌 어디에나 들어가기만 하면 바구니 1개를 채우는 건 순식간이었다. 꽃게도 마찬가지. 궁평항 부근은 꽃게들의 지정 산란장소였다. 꽃게 2마리 중 1마리는 알을 가득 품고 있었다.하지만 간척사업으로 해수가 막히며 갯벌과 함께 사라졌다.뻘 성분(진흙) 퇴적이 늘고 모래가 줄어들며 서식 환경이 바뀌게 됐고, 갯벌 생물들이 먹고 살던 미세생물들도 점차 사라졌다. 어떤 곳은 영양분이 과하게 몰려 썩었고, 어떤 곳은 영양분이 없어 메말라갔다.궁평리에서 태어나고 자란 한 어민은 "뚝방을 일부 터서 고가로 만들면 물길이 원래대로 돌아오며 생태계도 보전할 수 있고, 갯벌도 산다"며 "태안 기름 유출 사건 때 보았듯, 바닷물이 민물과 공존하면서 자연이 자정하는데 이 효과가 어마어마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인천 동검도의 경우 뚝방을 일부 터 다리(연륙교)로 만들었다. 이후 황폐해지던 갯벌은 예년 수준으로 회복 중에 있다.권관항 국비 등 145억 '수혈' "서해대교 내해 지역 항만지구 제외" 어민 이구동성평택시 현덕면의 자그마한 포구인 권관항에 낭보가 전해졌다.해양수산부 '2020년 어촌뉴딜300사업'에 최종 지정돼 국비 102억원을 포함한 145억원이 투입되는 것. 권관항은 서해안 '노을'을 테마로 하는 어촌마을로 재탄생한다.예로부터 권관항은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서해안 유명 포구 중 하나였다. 하지만 평택항 개발로 인한 항만지구 설정과 서해안 고속도로 및 국도 39호선의 개설, 대규모 간척사업으로 해양자원이 급속도로 망가졌다.박판규 권관리 어촌계장은 "사업 선정에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말씀드린다"며 "지역 어민과 함께 옛 권관항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이 같은 낭보를 뒤로하고 이 지역 어민들이 공통으로 원하는 게 하나 있다. 바로 서해대교 내해 지역을 항만지구에서 풀어주는 것이다. 평택항 개발 사업 이후 서해대교 내해가 항만지구로 설정돼 평택시나 인근 다른 지자체가 도움의 손길을 전하려 해도 힘든 부분이 있었다. 서해대교가 생기며 내해지역은 사실상 항만기능을 잃었다. 물길 자체가 바뀌면서 퇴적이 늘고, 폐그물망 등 쓰레기도 늘었다. 예전에 갯벌로 나가면 잡혔던 모시조개·맛·바지락·대합·피꼬막 등은 개체 수가 확 줄었다. 한 어민은 "인근 당진·아산 어민에 우리(권관)까지 포함하면 300여 가구가 여전히 바다만 보며 살아가고 있다"며 "지자체가 지역민을 위한 올바른 정책을 내고 예산을 투입할 수 있도록 이젠 항만지구에서 이곳(내해지역)을 제외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38년전 완성 담수호·세계5대 갯벌 천수만 '반토막' "역간척 말고는 답이 없어유""부남호를 살리려면 역간척 말고는 답이 없어유."지난달 30일 찾은 충청남도 서산시 부남호 당암포구. 간척사업이 진행됐던 1980년대 이전부터 60여년간 당암포구에서 살아온 최병환(72) 전 당암어촌계장은 부남호를 살리기 위해선 역간척만이 답이라고 강조했다. 최씨는 "보릿고개라고 해서 당시에 먹고 살 게 없으니까 간척으로 농사를 짓게 해주려고 한거다. 근데 짠물이 들어와서 농사도 못 짓는다"라며 "간척해서 좋아진 건 도로 뚫린 거 밖에 없다"라며 허탈하게 웃었다.부남호는 지난 1979년 (주)현대건설이 서산 A·B 지구 매립 면허를 갖게 되면서 1980년 5월 공사를 시작해 1982년 10월 공사를 완료한 담수호다. 세계 5대 갯벌로 불리면서 천혜의 관광자원과 해양자원을 간직한 보고(寶庫) '천수만'이었지만, 간척사업으로 천수만의 갯벌 면적은 절반가량 줄어들었고 생물의 서식처가 파괴됐다.방조제 등으로 해수유통이 막힌 부남호의 수질 오염은 현재 심각한 수준이다. 최씨는 "가두리 양식장을 해도 수질이 너무 안 좋아서 물고기가 금방 죽어버렸다"라며 "간척하고 나서 어획량도 90% 가까이 줄었다"라고 토로했다.현재 부남호에는 10여개의 가두리 양식장만 떠 있는 상태다. 주변 음식점에는 관광객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처럼 간척사업으로 수질오염·생태계 파괴 등 지역경제까지 타격이 미치자 충남 태안군은 지난해 부남호에 2천972억원 규모 역간척 기본계획을 수립했다.역간척은 간척의 역과정으로 바다에 쌓은 제방을 열어 간척 이전의 자연상태로 되돌린다. 단순 환경오염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은 아니다. 해수유통으로 어획량이 늘어나고 자연이 회복되면서 이를 통해 관광 사업으로 발전한다. 충남도 관계자는 "갯벌과 같은 생태계 복원사업은 예전부터 진행됐는데 부남호 역간척 사업도 그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원근·김동필·신현정기자 lwg33@kyeongin.com대부도 오염된 갯벌에서 먹이를 찾는 백로.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2020-06-04 이원근·김동필·신현정

[이슈&스토리]바다를 삼켜버린 플라스틱… 내가 나에게 버린 쓰레기

바다거북 사체서 페트병 뚜껑·비닐 등 발견경인지역 해변, 미세플라스틱 농도 전세계 27곳중 두번째 높아수돗물 정수장서도 검출전체 해안 쓰레기의 75% 연구결과도파편화 과정 화학물질이 해양 오염시켜개인 텀블러·종이 빨대 사용 등 전 국민적 노력 절실플라스틱이 바다를 병들게 하고 있다.우리가 쉽게 사용하고 버린 플라스틱이 바다를 점령해 바다 속 생태계를 위협하는 존재가 된 것이다.바다를 삼켜버린 플라스틱의 위협은 결국 인류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는 만큼,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지금부터라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바다거북 뱃속 채운 플라스틱국립생태원은 2017년부터 국내 해안에서 발견된 바다거북 사체를 부검하고 있다. 바다거북의 정확한 사인을 분석하기 위해서인데, 사체 장기에서는 대부분 플라스틱이 확인되고 있다. 뾰족한 플라스틱 조각으로 장기가 찢기고, 플라스틱의 일종인 비닐은 장기를 막아 소화를 불가능하게 했다.이런 플라스틱과 비닐은 바다거북이 해초나 해파리 등 먹이를 먹는 과정에서 몸속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게 생태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해초를 먹는 과정에서 주변에 있는 플라스틱 조각을 함께 먹고, 떠다니는 비닐을 해파리인 줄 알고 먹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살기 위해 먹은 것들이 오히려 죽음을 재촉한 셈이다. 이혜림 국립생태원 전임연구원은 "바다거북 사체 속에선 우리가 흔히 쓰는 페트병 뚜껑이나 사탕 껍질, 각종 비닐 등이 확인된다"며 "우리가 쉽게 버린 것들이 바다거북에겐 생명을 위협하는 요인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는 결국 사람과 연결되는 문제일 수밖에 없는데, 바다거북이 우리에게 보내는 경고가 아닐까 한다"고 했다.플라스틱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작게 부서질 뿐 분해되지 않는다. 바다로 흘러든 플라스틱 역시 작게 부서져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플라스틱이 된다.미세플라스틱은 인천·경기지역 해변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영국 맨체스터대학 연구팀이 지난 2018년 4월 유명 학술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에 발표한 미세플라스틱 관련 논문을 보면, 인천·경기해변에서 확인된 미세플라스틱 농도는 전 세계 27개 조사지역 가운데 두 번째로 높았다. 플라스틱 소비가 많은 수도권이 가까이 있고, 태평양 등 큰 바다와 직접적으로 접해있지 않는 지형적 특성과 스티로폼 부표 사용 등 복합적 요인이 이런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미세플라스틱은 우리가 먹는 수돗물을 만드는 정수장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환경부가 지난 2017년 조사한 내용을 보면, 정수과정을 거치지 않은 원수(原水) 12곳 중 인천 수산정수장 1곳의 원수에서 ℓ당 1개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정수과정을 거친 24개 정수장 중에선 인천 수산, 용인 수지, 서울 영등포 등 3개 정수장의 수돗물에서 ℓ당 각각 0.6개, 0.2개, 0.4개의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다. 플라스틱 문제를 더는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사라지지 않는 플라스틱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연구자료에 따르면 북태평양 지대에 형성돼 있는 거대한 플라스틱 폐기물 지대는 면적이 160만㎢에 달하고 여기엔 8만t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 세계 해안 쓰레기의 75%가 플라스틱류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바다로 유입된 플라스틱은 떠다니면서 자외선에 의해 광분해와 부식, 풍화작용 등으로 점점 파편화된다. 플라스틱은 점점 작아질 뿐, 결코 분해되지 않는다. 그리고 크기가 5㎜ 미만인 미세플라스틱이 돼 장거리를 이동한다.미세플라스틱은 주변 환경에 있는 화학물질과 중금속 등을 흡수하고 축적하는 특성이 있어 이를 흡수할 경우 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이를 먹은 물고기와 요각류, 갯지렁이, 동물플랑크톤 등에선 생식률이 저하되는 공통적인 증상이 발견되고 있다.반대로 플라스틱의 원료나 첨가제 등 독성 화학물질이 플라스틱이 작은 크기로 파편화하는 과정에서 해수로 방출돼 바다를 오염시키기도 한다.미세플라스틱의 인체 위해성에 대해 명확하게 규명한 연구는 아직 없는 상태다. 미세플라스틱으로 오염된 바다생물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도 초기단계다. 하지만 미세플라스틱이 인간의 체세포와 조직에 직접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간독성, 신경독성, 면역독성, 기형유발 등 인체에 독성물질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더 늦지 않게"… 플라스틱 사용 줄여야정부는 지난해 5월 "해양 플라스틱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겠다"며 해양 플라스틱 저감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우선 어업인의 자발적인 폐어구·폐부표 회수를 유도하기 위해 어구·부표 보증금 제도를 도입하고, 단시간에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형되는 스티로폼 부표를 친환경 부표로 교체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육상과 해외로부터의 쓰레기 해양 유입을 최소화하고 해양쓰레기 전용 전처리시설 확대, 해양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개발 등도 추진하겠다고 했다.정부는 이 외에 2023년까지 해양 미세플라스틱 관리기반 구축을 위해 미세플라스틱 분포 현황조사와 미세플라스틱 통합 위해성 평가를 추진하고 해양 미세플라스틱 환경 위해성 관리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해양 플라스틱 문제와 관련한 정부의 정책적 활동 외에도 플라스틱 사용 자체를 줄이기 위한 전 국민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개인용 텀블러 활용하기, 스테인리스·종이 빨대 사용하기, 대나무 칫솔 사용하기, 물 끓여 마시기 등 방식으로 플라스틱 사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혜림 국립생태원 전임연구원은 "소비자 한 명 한 명이 의식적으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려고 노력할 필요가 있다"며 "그래야 파급력이 클 수 있다"고 했다.플라스틱 산화 생분해제 사용도 억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플라스틱이 사라진 것처럼 착각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엄유준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연구원은 "플라스틱을 아주 작은 크기로 만들어 눈에 보이지 않게 하는 '플라스틱 산화 생분해제'의 활용을 최소화 하도록 해야 한다"며 "바다나 토양에서 분해되는 플라스틱을 만들어 사용할 수 있도록 기술력을 집중할 필요도 있다"고 했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바다거북 사체와 플라스틱 폐기물. 이 비닐, 그물조각 등은 다른 바다거북 사체에서 확인된 것들이다. /국립생태원 제공인천녹색연합 회원들이 해안가에 널브러진 쓰레기들을 치우고 있다. /인천녹색연합 제공

2020-05-28 이현준

[이슈&스토리]스쳐가던 차량들이 '소비 대세'가 되다

美 카페·패스트푸드 매장서 시작… 2000년대 국내 정착코로나 사태 속 지자체들 '선별진료소 제안' 빠르게 도입'확진자 증가 억제 효과' 유럽·美·中 등 각국서 벤치마킹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 농산물 판매 접목 13회 매진 행진서점·청약·연예인 팬 사인회 등까지 영역 급속도로 넓혀자동차에서 내리지 않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Drive-Through)', 그 시작은 미국이었지만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사태를 계기로 한국에서 꽃을 피웠다. 1920~30년대 미국에서 시작돼 비교적 빠른 시간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카페나 패스트푸드점 등 매장에 주로 도입됐다. 차에서 내릴 필요없이 주문에서 결제, 제품 수령까지 동선이 짧아 인기를 끌었다. 한국에서는 1992년 맥도날드가 부산에 국내 최초로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연 것으로 알려졌다. 2000년대 이후 자동차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드라이브 스루는 도심 곳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시스템으로 자리 잡았다. 비교적 늦게 도입됐고 본격적인 확산도 늦은 한국이지만, '언택트(Untact-비대면)' 시대에 다양한 아이디어와 결합하면서 여러 형태의 드라이브 스루를 만들어내고 있다.■ 코로나19와 드라이브 스루코로나19 사태 대응 과정에서 한국이 세계의 주목을 받은 것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대표적인 것 하나가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코로나19 검사다. 병원이나 보건소에 가서 검체를 채취해야만 확진 여부를 알 수 있는 것이 보통인데, 확진자가 급증하는 시기에는 빠른 대처가 어렵기도 하고 검체 채취를 위해 대기하던 중에 되레 바이러스에 감염될지 모른다는 공포까지 겹쳐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검사다. 방호복 같은 물품 소모도 줄일 수 있어 효율적이다.지난 2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던 시기 한국은 패스트푸드점에서나 볼 수 있었던 드라이브 스루를 본격적으로 검체 채취에 활용했다.사실 이 방법은 2009년 신종플루가 유행하던 당시 미국 스탠퍼드 대학에서 처음 제안됐지만 실험에 그쳤을 뿐 공식적으로 시행된 적은 없었다. 신종플루 백신이 개발되면서 잊혀지는 듯했던 드라이브 스루 검사를 다시 주목한 것은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와 김진용 인천의료원 감염내과 과장,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등이다. 이들은 지난 2018년 생물테러 시 의약 배분과 관련한 질병관리본부 연구과제를 수행하면서 대규모 환자가 발생했을 때 해독제 지급 방식으로 드라이브 스루 도입을 검토하면서 주목을 받았다.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2월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에서 당시 논의 단계에 머물렀던 드라이브 스루 형태의 선별진료소를 본격제안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3일 뒤인 26일 고양시가 실제 드라이브 스루 방식을 도입한 전국 최초의 선별진료소, '고양 안심카 선별진료소'를 덕양구 주교동에 설치하면서 아이디어를 현실화했다.코로나19 사태가 긴박하게 전개될 때 지자체의 남다른 아이디어와 빠른 행동력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경기도 역시 긴급하게 음압시스템을 갖춘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의 문을 열며 대응한 결과 코로나19의 확산을 막는데 혁혁한 공로를 세웠다.확진자 증가폭이 줄어들면서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선별진료소는 하나 둘 문을 닫고 있지만 아직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지 않고 있는 해외 각국에는 한국의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를 벤치마킹해 대응하고 있다. 현재 영국과 독일, 프랑스, 미국, 캐나다, 호주, 아랍에미리트, 인도네시아, 중국 등이 도입했다. 한국의 드라이브 스루 방식을 비판했던 일본도 최근 이를 도입해 비난을 사기도 했다.■ 언택트 시대, 드라이브 스루가 새로운 돌파구 될까드라이브 스루의 재발견은 코로나19 사태를 막기 위한 한 때의 이벤트로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 사람들의 생활상을 바꿔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표준으로 드라이브 스루가 주목을 받기 때문이다.그 대표적인 사례 가운데 하나가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이 농식품 판매에 드라이브 스루 방식을 도입한 것이다. 농식품은 패스트푸드와 달리 소비자가 직접 보고 품질을 평가하는 만큼 드라이브 스루와 접목되기 쉽지 않은 상품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전통시장이나 대형마트 등 방문을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됨에 따라 농식품 판매의 방식이 바뀌기 시작한 것이다.진흥원은 학교급식중단 등으로 어려움에 빠진 농가를 도울 방법을 생각하다가 당시 외신들이 주목하던 한국의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 힌트를 얻어 유통시장의 판도를 바꾼 것이다. 진흥원은 그간 진행한 13차례의 드라이브 스루 방식 할인행사에서 준비한 상품을 모두 판매하는 등 새로운 기록을 써내려가는 중이다.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백화점 등도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를 시작했고 일부 매장은 모바일로 필요한 물품을 주문하면 설정한 상품 수령시간에 전달하는 진화된 형태의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를 선보이는 곳도 있다. 코로나19로 침체됐던 우리 경제에 새로운 활로를 열어주고 있는 셈이다.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관광업계와 요식업계도 드라이브 스루에 주목, 본격적인 언택트 시대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자동차에서 내리지 않고 풍광을 즐길 수 있는 드라이브 코스를 소개하는 한편, 화려한 비주얼과 맛까지 겸비한 호텔음식을 판매하는 곳도 등장했다. 신선함이 생명인 회도 드라이브 스루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 포항의 한 횟집은 3천마리의 횟감을 단 3시간 만에 모두 판매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이밖에도 드라이브 스루 서점이나 도서관, 어린이 장난감 대여, 악기 대여 등 상품을 주고 받는 서비스, 재건축 조합의 조합원 총회, 아파트 청약 계약, 연예인 팬 사인회까지 사실상 드라이브 스루와 접목되지 못하는 서비스가 없는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드라이브 스루가 이색 행사의 하나로 반짝 인기를 누리다 사라질 것이라는 견해도 있지만, 한국인에게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기발한 아이디어로 돌파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계기가 된 것은 사실이다. /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이 경기도내 농가 지원을 위해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농특산물 특별할인 판매행사'을 진행했다. 진흥원은 지난 3월 9일부터 지난 16일까지 13차례 진행한 행사에서 준비한 모든 상품을 판매하며 농식품 유통 방식에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 제공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2020-05-21 김성주

[이슈&스토리]'중구에서 송도국제도시로' 빠르게 이동하는 물류 허브

10공구 위치한 신항, 대형선박 입항하고 하역속도 빨라1분기 물량 69만TEU 중 56.2%인 38만9천TEU나 처리3선석 부두 건설 중… 2025년 완공 땐 전체 86.3% 집중인천항만공사 사옥도 올 하반기 중구에서 송도로 이전남항, 스마트 오토밸리등 '수출 전초기지'로 변화 시도인천항 물류 중심이 중구에서 송도국제도시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중구는 1883년 인천항 개항 이후 오랜 기간 물류 중심지 역할을 했다. 1974년 우리나라 최초의 컨테이너 전용 부두는 중구에 있는 인천 내항에 만들어졌다. 2004년 개장한 인천항 외항(外港) 첫 번째 컨테이너 전용 부두인 남항도 중구에 자리 잡고 있다. 내항과 남항은 우리나라 수도권 컨테이너 물류의 관문역할을 수행하며 인천항 물동량 상승을 이끌었다.2015년 6월 송도국제도시 10공구에 인천 신항이 문을 열면서 인천항 물류 중심은 송도가 되고 있다. 인천항 전체 물동량의 절반 이상이 신항에서 처리될 정도로 송도의 비중은 높아지고 있다. 신항 배후단지와 아암물류2단지 등 앞으로 인천항에 공급될 항만 배후단지의 90%는 송도에 들어선다. 올 하반기에는 인천항만공사 사옥도 중구에서 송도로 이전한다.물동량이 서서히 줄어들고 있는 남항은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부두' 역할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인천항 물류를 원활하게 만들어 줄 '수도권 수출 전초기지'로 개편하게 되는 것이다. 남항에는 수도권 최대 중고차 수출단지가 조성된다. 일부 부지는 이미 화물을 보관하는 컨테이너 장치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인천항 컨테이너 화물 중심지가 된 신항올 1분기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69만3천607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신항에서 처리된 물동량은 38만9천680TEU로 전체 물동량의 56.2%를 차지했다.개장 첫해인 2015년 29만6천TEU에 불과했던 신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2016년 82만2천TEU, 2017년 149만1천TEU, 2018년 167만6천TEU로 급격히 늘었고, 지난해에는 169만5천TEU를 기록했다. 4년 사이에 5.7배로 늘어난 것이다.신항 물동량이 급격히 늘어날 수 있었던 이유는 남항보다 더 큰 규모의 컨테이너선 입항이 가능해서다. 남항은 신항보다 수심이 낮은 데다, 항로도 길어서 최대 4천TEU급 컨테이너선이 입항할 수 있다. 반면 신항에는 8천TEU급 컨테이너선이 접안하고 있다. 컨테이너 선박들이 대형화하는 추세인 점을 고려하면 신항을 찾는 배들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신항 컨테이너터미널에는 장치장 크레인을 원격으로 조정하는 반자동화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 하역 속도가 더 빠르다는 것도 신항에 선박이 많아지는 이유다.대형 선박이 이용할 수 있다 보니 인천항 전체 컨테이너 항로 49개 가운데 33개가 신항 컨테이너터미널로 연결된다. 항로가 늘어나면서 화주·포워더 등의 선택 폭이 넓어졌고 물동량도 자연스레 늘어났다.신항을 추가로 개발하는 사업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해양수산부 '제2차 신항만기본계획'에서는 2025년 신항 물동량을 315만4천TEU로 예측했다. 연간 210만TEU를 처리할 수 있는 신항의 하역능력을 고려하면 2025년에는 100만TEU 이상을 하역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인천항만공사는 이에 따라 신항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SNCT) 옆에 안벽 길이 1천50m, 4천TEU급 이상 3선석 부두를 추가로 건설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해수부와 인천항만공사는 내달 부두 하부공사 턴키 발주(설계·시공 동시 발주)를 시작해 2025년까지 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새로운 부두가 건설되면 인천항 전체 컨테이너 하역 능력 403만TEU 가운데 86.3%가 신항에 집중된다. 컨테이너 물동량 중심이 남항에서 신항으로 완전히 옮겨지게 된다.# '부두'에서 '수출 전초기지'로 변화 시도하는 남항2004년 개장 이후 인천항 컨테이너 화물의 중심이었던 남항은 이제 새로운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인천컨테이너터미널(ICT)과 E1컨테이너터미널(E1CT) 등에서는 계속 컨테이너 하역이 이뤄지지만 배후부지는 다른 용도로 활용될 예정이다.인천항만공사는 남항 배후 부지에 중고차 수출 클러스터인 '인천항 스마트 오토밸리'를 조성할 계획이다.인천항은 전국 중고차 수출 물량의 80% 이상을 처리하는 항만이다. 지난해 인천항에서는 전국 중고차 수출 물량(46만8천881대)의 89%에 달하는 41만9천586대가 처리됐다.전국 제1의 중고차 수출 항만인 인천항은 큰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2~3년 이내에 인천 중고차 수출업체의 90%가 밀집한 옛 송도유원지 부지를 비워줘야 하기 때문이다. 인천과 가까운 지자체들은 저렴한 부지 제공 등을 '당근'으로 제시하며 중고차 수출업체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고차 수출업체가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면 인천항에서 처리하는 물량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지난해 내항 전체 물동량 중 18.1%를 차지한 중고차 수출 물량이 다른 항만으로 옮겨지면 인천항은 큰 타격을 받게 된다.인천항 스마트 오토밸리는 남항 배후단지 39만6천175㎡ 부지에 들어설 예정이다. 기존 중고차 수출단지와 달리 중고차 판매·경매장, 검사장, 자동차 부품 판매, 수리장, 자원재생센터 등을 갖추게 된다. 중고차 수출 강국인 일본의 대형 중고차 판매장처럼 온라인 판매 시스템도 도입할 예정이다.인천항만공사는 인천항 스마트 오토밸리 조성에 따른 경제적 효과가 1천436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570여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매년 55억원의 세수가 확보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5천명 이상이 인천항 스마트 오토밸리를 이용하는 등 주변 상권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인천항만공사는 기대하고 있다. 남항 옛 CJ대한통운 인천터미널 부지와 영진공사 잡화부두, 선광인천컨테이너터미널 부지 등에는 컨테이너 장치장이 만들어졌다. 이곳은 인천항 냉동·냉장 컨테이너 수출 전초기지로 자리 잡았다. 남항은 제2경인고속도로 능해나들목과 인천항, 인천국제공항 등과 가까워 컨테이너를 일시 보관하는 컨테이너 장치장으로 활용도가 높다.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신항 배후단지와 아암물류2단지 공급 등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컨테이너 물류 중심축이 송도로 이동하는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며 "신항은 컨테이너, 남항은 물류 부지 등 항만별로 기능을 특화해 활용도를 더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인천 송도국제도시 10공구에 있는 인천 신항과 항만 배후단지. /인천항만공사 제공인천항 스마트 오토밸리 조감도. /인천항만공사 제공인천 송도국제도시 9공구에 있는 인천항 신국제여객터미널. /인천항만공사 제공우리나라 최초의 컨테이너 전용 부두가 있는 인천 내항. /인천항만공사 제공

2020-05-14 김주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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