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와이드·희망찾아 대한민국 땅 밟는 난민] 편견·제도와 싸우는 난민

영종초 금산분교 입학 앞둔 11명 “한국 학생과 정서적 충돌” 보류 본교로 발길 돌리니 학부모 반발 다문화 대안학교에 힘겹게 취학 다른 나라보다 긴 신청 기간 악용 2~3년씩 시간 끌며 돈만벌고 떠나 건수는 느는데 심사인력 태부족 색안경 대신 인도적 포용력 필요 우리나라는 지난 2013년 7월 아시아 최초로 난민법을 만들었다. 난민법은 난민들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법으로 법이 만들어지기 이전에는 출입국관리법 규약에 의해 난민을 받았다. 난민법에 따라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난민은 심사 과정에서 변호사 조력을 받고, 통역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인천 영종도에는 ‘출입국외국인 지원센터’가 세워졌고, 입국 6개월 안에는 생계비와 주거시설도 제공 받는다. 그러나 우리나라를 찾는 난민들은 아직도 사람들의 편견과 불합리한 제도 속에 고통받고 있다. ■ 편견과 차별에 힘겨워하는 난민들 지난봄 인천 영종도 출입국외국인지원센터에 거주하는 초등학교에 다닐 나이가 된 11명의 아이들은 학교에 입학하지 못했다. 당초 이들 학생은 학군에 따라 난민센터 인근 영종초등학교 금산분교에 입학할 예정이었지만 인천시 교육청은 이 학교에 재학 중인 한국인 학생이 40여 명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입학을 보류했다. 기존 한국인 학생과 정서적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교육청은 학생 수가 많은 영종초교 본교에 입학시킬 방침이었지만 해당 학교 학부모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 학부모들은 난민신청자가 입학하면 등교 거부 등 단체 행동을 하겠다는 의견을 밝히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지역 사회 여론에 밀려 어쩔 수 없이 아이들은 지난 4월 남동구에 있는 다문화 대안학교인 한누리 학교에 취학하게 됐다. 전문가들은 영종도 아이들이 대표적인 난민 차별 사례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난민에 대한 차별은 아이들만 겪는 것이 아니다. 난민들은 일반적인 외국인 노동자들보다 더한 차별을 받는다. 난민 신청자가 되면 G-1 비자를 받는데 이 비자로는 단순한 일밖에 할 수 없다. 게다가 난민을 고용한 사업주가 2주마다 체류자격 외 활동허가를 받아야 하는 탓에 대부분의 사람은 난민을 본인의 사업체로 받아들이기 꺼린다. 심지어 2주마다 자격을 갱신해야 하는 것을 알고서도 고용주가 이를 이행하지 않아 난민 신청이 취소되는 일도 있다고 한다. 난민인권센터에서 활동하고 있는 류은지씨는 “난민들은 고용허가제를 통해 비자를 발급받고 입국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외국인 노동자들보다 더 나쁜 조건에서 일하게 된다”며 “이러한 이유로 대다수의 난민은 소규모 공장이나 식당에서 열악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 난민 인정 어렵게 만드는 제도들 #지난 2013년 7월 우리나라에 온 이란인 A씨. 무슬림으로 살다가 기독교로 개종한 A씨는 종교 박해를 피해 우리나라에 난민 신청을 했다. 이란에서는 아직도 기독교인은 수감되고, 고문과 화형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 2012년 2월 정치 단체에서 활동했다는 이유로 정부로부터 구금되고, 고문을 당한 B씨도 정치의 자유를 위해 우리나라를 찾았다. 카메룬에서는 정당으로 등록되지 않은 단체가 정치 활동을 할 경우 경찰에 체포당한다. 그러나 A씨와 B씨 모두 난민으로 인정받지 못한 채 본국으로 돌아갈 위기에 처해 있다. 그 이유는 뭘까? 난민법 제정을 기점으로 우리나라를 찾는 난민의 수는 급증했다. 2010년 423명이었던 난민 신청자는 2013년에는 1천574명, 지난해에는 2천896명에 달했다. 그러나 난민 인정률은 2010년 11.1%에서 2013년 5.2%, 2014년 3.2%로 떨어지고 있다. 올 상반기에도 1천265명이 난민 심사를 받았지만 법무부 심사를 통해 난민지위를 인정받은 사람은 2명(0.16%)에 불과하다. 난민법 시행 후 오히려 난민으로 인정받기가 어려워진 셈이다. 법무부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불법 체류 외국인 노동자들이 대거 난민신청을 하면서 인정률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다른 나라에 비해 긴 우리나라의 난민 신청 기간이 오히려 불법 체류 외국인 노동자들이 난민 신청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다고 지적한다. 공익법센터 어필의 이일 변호사는 “불법 체류 노동자들이 난민신청을 하는 이유는 우리나라에서 난민 신청을 하면 법무부 심사·행정 소송을 거치며 최소 2~3년은 한국에 더 머물 수 있기 때문이다”며 “이러한 이유로 2~3년만 돈을 벌고 가려는 불법 체류자의 신청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법무부 난민심사관들은 난민신청 자체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경향이 강해졌고, 난민 심사는 까다로워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심사 인력 부족도 또 다른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 변호사는 “난민신청 건수는 늘고 있는 반면, 법무부 난민심사관 수는 그대로여서 심사가 1년 넘게 지연되는 사례도 많다”며 “또한 한 명이 수십 명의 난민을 심사해야 하기 때문에 부정적인 시각으로 거짓 난민들을 가려내야 하는 역할밖에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우리가 받아들여야 난민을 도와야 한다는 주제의 기사가 나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거부 반응을 보인다. 난민 활동가와 전문 변호사도 이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난민을 우리가 꼭 받아들여야 하는 대상이라고 말한다. 류은지 활동가는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하는 데 지금 우리나라에는 그러한 일이 생기지 않고 있을 뿐”이라며 “우리와 똑같은 인간인데 단지 다른 나라에 태어났다고 해서 돕지 않는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많은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이러한 부분을 알리고, 자주 접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 변호사는 “우리나라에는 아직 외국인에 대한 혐오감이 큰 것 같다”며 “그들이 우리 사회에 어울릴 수 있도록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만날 기회를 만들어야 이 같은 문제가 점차 해결될 수 있다”고 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 난민을 바라보는 편견의 시각 속에 지난 2013년 7월 18일 인천시 중구 영종도 출입국외국인지원센터 앞에서 영종도 주민들이 난민센터 개관을 반대하는 현수막을 내걸고 있다. /경인일보 DB▲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한누리 학교에 입학한 난민센터 입주민 자녀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난민센터 제공

2015-10-01 김주엽

[금요와이드·희망찾아 대한민국 땅 밟는 난민] 영종 난민센터의 생활

대학교 기숙사 같은 시설에 입소 6~9개월 거주 심사절차·취업훈련 언어·문화·법 등 한국 간접 체험 임신부·미성년 시급성 따져 선발 정원 반도 못미쳐 ‘높은 문턱’ 실감 지역 주민과 잇단 마찰 고민거리 “딸이래요, 딸! 하루 빨리 난민으로 인정돼 한국에서 잘 기르고 싶어요.” 며칠 전 출입국 외국인 지원센터(영종 난민센터)에 기쁜 소식이 들려 왔다. 아프리카 지역에서 온 난민신청자 리라(가명)씨가 딸을 출산한 것. 리라씨는 고국에서 부족 간 다툼과 차별로 괴로움에 시달렸다. 자식 만큼은 인종차별이 없는 곳에서 살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했다. 그녀는 굳은 결심으로 낯선 땅에서 딸을 기르기로 했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한국에 입국해 난민 신청을 한 리라씨는 한 달 전부터 이곳 난민센터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센터에서 머물 수 있는 시간은 단 5개월 뿐. 그녀는 하루빨리 대한민국 땅에서 ‘난민’으로 인정받기를 기도하고 있다. 종교 탄압이 없는 나라, 반정부적이란 이유로 옥살이를 하지 않아도 되는 나라, 인종 차별로 괴롭힘을 당하지 않아도 되는 나라, 지극히 평범하고도 이상적인 꿈을 꾸는 곳, 이곳은 바로 ‘난민센터’다. 인천 중구 영종도 한적한 동네 한 가운데 서 있는 3층 건물. 얼핏 작은 대학 캠퍼스처럼 보이는 이곳의 면적은 3만1천143㎡로, 생활관(기숙사), 교실, 휴게실, 체육실, 보육실, 아이 놀이방 등 각종 시설이 있다. 입소자는 주로 생활관에 머무는데, 각 방은 1인실, 2인실, 가족실 등 모두 34개 실로 구성돼 있다. 개별 방은 모두 크진 않지만 하얀 벽지에 침대와 화장대, 화장실을 갖춘 일반 대학 기숙사와 같은 모습이다. 오전과 오후에는 한국어 교육이나 한국사회, 문화, 법에 관한 교육을 듣는다. 한국 문화 특강 시간에는 국악에서부터 한국 대중가요까지 다양한 영상을 보며 센터 안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한국 생활을 간접적으로 경험한다. 엄마 아빠가 특강을 듣는 동안 아이들은 놀이방에서 또래 아이들과 놀기도 한다. 센터 관계자는 “한국어는 물론 한국 사회의 이해, 법질서 교육, 직업훈련 등 다소 어려운 수업이 진행되는데도 입소자들의 학업 열의가 높아 수강률이 높은 편”이라며 “아이들을 놀이방에 맡겨 놓아 입소자들이 안심하고 수업을 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입소자들의 거주기간은 기본 6개월이나 3개월까지 연장이 가능해 최대 9개월까지 머물 수 있다. 이 기간에 센터는 입소자들의 난민 심사 절차에 필요한 서류 준비를 돕고 이들의 취업 훈련을 독려한다. 센터에 머무는 동안 난민 신청자들은 일을 할 수 없게 돼 있지만 퇴소 후에는 일시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센터에서는 강사를 초빙해 직업 훈련을 위한 바리스타 특강, 요리 특강 등 다양한 직업교육을 하기도 하는데, 바리스타 교육은 특히 외국인들의 반응이 좋다. 대학 내 어학당을 연상케 하는 교실은 이들의 꿈과 희망, 삶의 의지가 함께 어우러져 색다른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한다. 이곳이 존재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나라는 1992년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에 가입해 94년부터 난민 신청을 받았다. 2001년 첫 난민이 인정된 후 하루 평균 20여 명의 외국인이 종교, 인종, 정치적 이유로 난민 신청을 하기 위해 우리나라 문을 두드린다. 그러나 난민 신청 후 심사를 통해 ‘난민’으로 인정받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통상 8개월~1년. 경제적인 여유가 돼 머물 곳이 있거나 우리나라에 지인이 있는 경우가 아니면 난민 신청자들은 이 기간까지 기댈 곳조차 없다. 이에 법무부는 지난 2013년 11월 출입국외국인지원센터를 개청, 2014년 2월부터 갈 곳 없는 난민 신청자들을 받아들였다. 센터 입소를 원하는 난민 신청자 중 영유아를 보육하고 있는 외국인이나 임신 중인 난민신청자, 부모 미동반 미성년자, 장애인·고령자는 센터 입소자 중 우선 순위다. 공동생활이 가능한가도 심사에 포함된다. 대체로 상황이 ‘시급한’ 사람을 위주로 선발하다 보니 정원은 83명이지만 현재는 33명의 난민신청자만 이곳에 머물고 있다. 일각에서는 입소 기준을 너무 까다롭게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센터가 문을 열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영종 신도시 주민들은 ‘영종을 대규모 난민촌으로 만드냐’며 반대 목소리를 내 센터를 완공하고도 개소까지 5개월이 더 소요됐다. 특히 난민 신청자들의 자녀들이 영종초등학교 입학 하루 전에 학부모들의 거센 반발로 취소돼 다문화학교인 한누리학교에 입학하는 안타까운 일로 난민과 영종 주민 간 상처의 골이 깊어지기도 했다. 센터가 주민들과 꾸준히 공청회, 간담회를 갖고 충분한 만남의 장을 열어 지금은 많은 우려와 불신이 잠식되기도 했지만 여전히 난민과 주민 간 사이를 좁히는 것은 묵은 과제로 남아 있다. 현근영 출입국외국인지원센터장은 “개청 당시 편견이나 우려는 많이 불식됐지만 아직도 극복해야 하는 점이 많다”며 “앞으로 많은 노력을 통해 난민들이 편안하게 머물고 주민들에게도 인정받는 센터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 지난해 2월 28일 인천시 영종도 출입국외국인지원센터(난민센터)에 첫 입주한 아프리카 라이베리아 출신 리라(38·여·가명)씨가 생활관(기숙사)에서 휴식하고 있다. /경인일보 DB▲ 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 난민센터 쿠킹클래스. /난민센터 제공

2015-10-01 윤설아

[금요와이드·추석 그리고 가족] 애끓는 ‘혈육의 정’

추석, 가족과 고향의 의미가 누구보다 절실하게 다가오는 이들이 우리 주변에는 아직도 많다. 러시아 사할린에서 영주 귀국한 동포와 북에 고향을 둔 실향민들은 가족과 고향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사할린 영주귀국자 윤정내씨 탄광 노동자 징용 아버지 찾아 러시아행 부모님 대신 60여년 만에 꿈만같은 귀향 ‘아들과 작별’ 고향 찾은 가슴 아픈 대가 ■ 만날 수 없는 가족 “아들 녀석하고 함께 살았으면 원이 없겠어요.” 지난 23일 인천 남동구에 있는 남동사할린센터 경로당에서 만난 사할린 영주귀국자 윤정내(74·사진·여)씨는 물론 평소에도 항상 보고 싶은 가족이지만 이맘 때면 함께 한국에 들어오지 못한 자식들이 더 사무치게 그리워진다. 윤씨의 아버지는 일제에 의해 1942년 러시아 사할린의 탄광 노동자로 강제 징용됐다. 갑자기 가장을 빼앗긴 윤씨의 가족은 이듬해인 1943년 가장을 찾아 사할린으로 이주했다. 그렇게 60여년을 러시아에서 살아온 그는 지난 2007년 한·일 양국 적십자사가 진행한 영주귀국 사업 대상자에 선정됐다. 꿈에도 그리던 고국 땅에서 그와 같은 사할린 한인 남편과 함께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하지만 고국 땅을 그렇게나 밟아보고 싶어 했던 그의 부모님들은 불행하게도 결국 모두 세상을 떠나고 난 뒤였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30여년이 지나서야 윤씨가 부모 대신 고향을 찾게 된 것이다. 고향을 얻은 대가로 사할린의 자녀와는 작별을 해야 했다. 영주귀국의 기회는 1세대에만 주어지고 사할린 한인 2세나 3세에게는 정착을 도울만한 아무런 행정적, 재정적 지원이 없기 때문이다. 너무 어릴 적 러시아로 건너간 윤 할머니는 한국의 추석에 대한 기억은 없다. 하지만 사할린에서의 추석에 대한 기억은 따뜻하게 남아있다고 했다. “사할린에서는 음력이 아닌 양력 8월 15일에 추석을 보내요. 온 가족이 모여 먹고 떠들고….” 사할린에서 돌아가신 그의 부모는 죽어서라도 고국에 가고 싶다며 화장을 해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한다. “나를 절대로 차디찬 땅에 묻어두지 말아 달라고 하셨어요. 뼈라도 고향 땅에 닿을 수 있도록 바다에 뿌려달라고 수도 없이 말씀하셨죠.” 윤씨는 함께 사는 ‘가족’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요즘 사람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그게 소원인 사람도 많다고. ◈황해도 연백에서 태어난 최병도씨 정든 삶터를 떠나야만 했던 전쟁의 상흔 새로 자리잡고 대가족 꾸렸지만 ‘허전함’ 北에 남긴 가족 강녕기원 추석망향대제 ■ 찾아갈 수 없는 고향 지난 23일 오전 11시 인천시 남구 수봉공원 망배단에선 인천지구 이북도민회 주관으로 북에 두고 온 가족의 강녕을 기원하는 ‘추석망향대제’가 열리고 있었다. “조상님들을 찾아뵙지 못하는 불경을 드려 죄송스럽다”는 말을 시작으로 조상님께 올리는 예가 시작되자 자리에 앉아있던 100여명의 실향민들은 참고 있던 눈물을 쏟아냈다. 황해도 연백에서 태어났다는 최병도(85·사진)씨 역시 눈물을 닦아내며 “언젠가는 고향에 갈 날이 오지 않겠느냐”며 애써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는 6·25 전쟁이 발발했을 당시에도 고향을 떠나지 않고 그대로 머물렀다. 고향을 영영 떠나게 될거라곤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그는 고향을 떠나던 날을 1950년 12월 12일로 기억하고 있었다.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하고 전세를 뒤집자 중공군의 개입으로 다시 수도 서울을 내주기 전이었다고 했다.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하자 황해도 연백에 있는 북한군도 모두 북으로 철수하며 고향의 경찰서에 주인이 없는 치안 공백기가 잠시 있었다. 그때 젊은이들과 학생들이 나서 경찰서에 있는 총기로 무장하고 자체 ‘치안대’를 조직했는데 그 일이 고향을 떠나야 했던 이유가 될 줄 몰랐다. “중공군이 다시 내려오니까 바닥 빨갱이들이 설쳐대며 치안대 활동했던 청년들을 색출하느라 혈안이니 버틸 수가 없었어요.” 그렇게 황해도에서 풍선(風船)을 타고 강화로 내려왔고 다시 인천으로 건너가 정착했다. 그걸로 끝이었다. 5남매 가운데 막내였다는 그는 자신도 다섯 자녀를 낳아 지금은 13명의 손주를 거느리는 대식구가 됐다. 해마다 명절이면 그의 집은 북새통을 이루지만 그래도 마음 한구석은 허전하기만 하다. 그는 “하루가 걸리든 이틀이 걸리든 고생스럽긴 해도 찾아갈 수 있는 고향이 있다는 것이 결코 작은 행복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추석을 나흘 앞둔 지난 23일 오전 인천시 남구 수봉공원 망배단에서 열린 이북도민회 추석 망향 대제에서 이북도민회 연합회 인천지구 회원들이 제를 올리고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2015-09-24 김성호

3포세대 '귀양같은 귀향'… 가장 싫은 명절 잔소리 '직장 구했니? 결혼은?'

낯선 어른들 막연한 관심 부담 대학생 69% “스트레스 받는다” ‘탈농경사회’ 추석 의미 빛바래 친척간 교류 줄어 서로 잘몰라 훈수보다 알아가는 대화가져야 추석이나 설 명절의 의미가 퇴색된 원인은 무엇일까. 노명우 아주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를 통해 현 세태의 배경을 짚어봤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이 아닌 ‘도시’ 노 교수는 명절의 의미가 퇴색된 가장 큰 원인으로 ‘탈농경사회’를 제시했다. 그는 “설과 추석은 모두 농경사회를 기반으로 하는 우리 고유의 민속명절이다. 한 해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일 년 농사를 준비하고 풍년을 기원하는 것이 설의 유래라면, 추석은 그동안의 농작물을 수확하며 기쁨을 나누는 시기다. 하지만 1960~70년대에 급속도로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우리나라는 농경사회로부터 벗어나기 시작했고, 명절이 지닌 본래의 의미는 점차 사라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도시화 과정서 농촌에서 도시로 이동한 세대만 해도 명절 때마다 고향을 찾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농촌에 아무런 추억이 없는, 도시에서 나고 자란 세대가 바라보는 시선은 아무래도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 노 교수의 분석이다. 그는 “도시생활에 익숙한 세대, 더욱이 모든 걸 쉽게 사 먹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요즘 세대가 과연 추석이 지닌 수확과 추수 감사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겠느냐”며 “시간이 흐를수록 자연스레 명절의 의미는 퇴색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국제화에 따른 글로벌 시대가 도래한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꼽았다. 노 교수는 “일이나 학업 등의 이유로 전 세계 각지에 흩어져 사는 가족이 상당히 많아진 부분도, 함께 모일 수 없는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라고 했다. ■“직장 구했니? 결혼은?” 명절이 부담스러운 이들 최근 구인 구직 포털사이트 알바몬에서 대학생 79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 중 70%가량이 명절을 앞두고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 이유로 ‘취업부터 학점까지 쏟아지는 친척들의 관심에 대한 부담(31.1%)’이 가장 많았다. ‘덕담을 가장해 아픈 곳을 콕콕 찌르는 잔소리(19.4%)’, ‘이렇다 하게 자랑할 것이 없는 처지와 신분(11.9%)’, ‘친하지도 않은 친척 어른들을 만나는 부담감(10.1%)’, ‘제사음식 준비나 설거지 등 쏟아지는 일거리(8.4%)’, ‘취업에 대한 압박감(6.8%)’ 등이 뒤를 이었다. 명절에 가장 듣기 싫은 말로는 ‘좋은 데 취업해야지(42.6%)’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졸업하면 뭐할 거니?(12.1%)’, ‘살 좀 빼렴(11.5%)’, ‘애인은 있니?(9.5%)’, ‘우리 아무개는 이번에 장학금 탔잖아(8.3%)’, ‘그러게 공부 좀 하지(3.8%)’ 등의 응답도 이어졌다. 취업 시즌이 한창인 요즘, 취업준비생에게 있어 명절은 썩 달갑지 않다. 아예 친척들의 청문회(?)를 피해 여행을 가거나 단기 아르바이트를 뛰는 경우도 있다. 결혼적령기 남녀나, 고3 수험생에게도 친척들의 질문 공세가 부담스럽긴 마찬가지다. 최근 간단한 동작만으로 가짜 전화가 걸려오도록 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 때아닌 인기다. 친척들의 불편한 잔소리에 대비, 조짐이 보일 때 곧바로 앱을 실행해 자리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부담의 선을 넘은 과도한 관심과 조언도 명절의 의미를 약화시키는 하나의 원인이 되고 있다. ■어설픈 훈수는 이제 그만. 서로를 알아가는 자리로… 노 교수는 이 같은 명절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근본적인 원인이 서로에 대한 ‘무지(無知)’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바쁜 현대인들은 만날 시간이 없다 보니 경조사나 명절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친척 간 교류조차 거의 없는 실정이다. 당연히 서로에 대해 잘 모를 수밖에 없고, 그렇기 때문에 막연한 조언을 던지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 교수는 온 가족이 모일 수 있는 명절이야말로 가족의 의미를 되찾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한다. “자주 만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겠지만, 이는 여의치 않다. 따라서 1년에 한두 번 어렵사리 만나는 명절에라도 ‘훈수 두기’가 아닌, 서로에 대해 알아갈 수 있는 대화의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대인에게 있어 명절의 의미가 퇴색된 부분을 ‘어쩔 수 없는 현상’으로 규정했다. 노 교수는 “여러 사회 변화들로 인해 명절이 가진 의미가 약해진 건 분명 아쉬운 현상이지만, 결국 시대의 흐름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가족과 고향이 지닌 절대적인 가치는 변하지 않기 때문에, 시대 변화에 맞게 이에 관한 의미를 되새기는 노력을 각자가 끊임없이 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 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노명우 아주대 교수.▲ 경인일보 DB

2015-09-24 황성규

[금요와이드·추석 그리고 가족] “이번에도 못갑니다” “밥은 꼭 묵으래이…”

“할머니, 이번에도 못 간대요” / “그…그래? 우리 강아지, 밥은 먹었니?” / “네에! 엄마 바꿔줄게요! (엄마, 여기~~)” 추석을 사흘 앞둔 24일, 경기 안성에 거주하는 이모(61·여)씨가 서울에 사는 5살 손녀딸과 나눈 영상통화 내용이다. 세상이 좋아져서 멀리 있어도 얼굴을 다 볼 수 있다며 위안을 삼지만, 1분도 채 되기 전에 끝나버린 통화는 못내 아쉽다. 이번 명절에도 아들 내외와 손녀딸을 만날 수 없다는 통보에 가까운 현실은 더욱 아쉽다. 이씨의 스마트폰에는 손녀딸과 함께 찍은 사진이 배경화면으로 돼 있다. 그게 벌써 2년 전이다. 작년 추석, 지난 설에 이어 이번에도 안 온다니 못내 야속하다. 그 말을 손녀딸에게 떠민 아들과 며느리가 괘씸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이내 ‘바쁘니까 그렇겠지 뭐…’라며 받아들인다. 새내기 직장인 강모(28)씨는 추석 연휴기간 동안 태국 휴양지로 여행을 떠날 생각에 즐겁다. 신입사원 신분으로 휴일은 물론 휴가조차 제대로 보낼 수 없었던 지난 6개월간의 고통(?)을 보상받기로 작심이라도 한 듯, 진작부터 명절 연휴에 맞춰 여행을 준비했다. 강씨에게 이번 추석은 휴식을 통한 힐링과 재충전의 시간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명절이 달라졌다. 대가족보다 핵가족이, 그보다는 개인이 더 우선시되는 모양새다. 바쁜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명절은 그저 연휴의 연장선에 불과하다. 과거 명절은 흩어진 가족들이 반드시 다 모인다는 전통적이고 정서적인 합의가 실현되는 시간이었다. 명절에 개인 행동? 불가능했다. 하지만 이젠 아니다. 납득할 만한 이유만 있다면 열외가 가능해졌다. 명절 가족 모임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 돼 버렸고, 이렇다 보니 우선순위에서 점차 밀려났다. 이젠 더 이상 명절 연휴에 해외여행을 떠나는 이들을 향해 손가락질하지 않는다. 구세대와 신세대 간의 명절에 대한 인식과 감성적 거리가 그만큼 멀어진 시대다. 여기에 취업·결혼·출산 등 인륜을 뒷받침하고 구성하는 기본을 포기해야 하는 청년층에게, 명절과 가족의 의미는 예전 같을 수 없다. 서글픈 세태다. 하지만 잠깐만 돌아보면 고향이 그리워도 못 가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잃어버린 가족이 그리워 속으로 눈물을 삼키는 이들도 있다. 사할린 동포를 비롯한 강제 이주동포들이 그렇고, 로또 당첨에 버금가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 이벤트에 목을 매는 실향민이 그렇다. 이들은 가족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너무 당연하게 소홀히 여기는 우리 시대의 메마른 감성이 낯설 것이다. 당연한 것으로 치부하며 잠시 낡은 서랍 속에 넣어 둔 가족의 소중함과 고향의 의미, 이번 추석에 꺼내보는 것은 어떨까. /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 · 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2015-09-24 황성규

[금요와이드·추석 우체국 택배전쟁] 특급 설렘, 지금 배송중입니다

하루 25만개 처리… 평소 2배↑ 고객 만족위한 실시간전달 원칙 직원늘려도 물량폭주 ‘고된작업’ 안녕 오늘도 난 눈을 뜨며 두근거려/ 하루종일 널 상상하면 나 설레 미칠것같아/ 난 그날에 너를 발견하고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 너는 꼭 가져야겠어/ 한눈에 딱 들어왔어/ 늘 처음인 듯 설레어 오지만/ 빨리 벗겨보고 싶어서/어디쯤 왔을까 언제쯤 만날까/ 모든 벨소리에 너 일까봐 숨이 멎어 조심스레 다뤄주고 싶어/ 열어보기도 아까워 ‘택배 중-컬투’ 인기 개그맨 겸 라디오 DJ인 컬투가 불러 인기를 끌었던 노랫말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다는 상상만으로도 설레는 마음을 택배를 기다리는 마음과 연결 표현해 발표 당시 큰 인기를 끌었다. 이처럼 ‘택배’는 사랑하는 사람과도 견줄(?) 수 있을 만큼 현재를 사는 우리들의 마음속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 요즘에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깜짝 선물도 택배로, 그동안의 추억을 담아 이별을 고할 때도 택배로 갈음하기도 한다. 택배는 도시로 나가 눈칫밥을 먹을 자식 걱정에 찬거리와 농산물을 챙겨 보내던 어버이의 마음이기도 하다. 또 쌈짓돈을 모아 인터넷 쇼핑을 통해 구매한 카메라나 노트북을 전해 받거나, 쇼핑몰에서 산 대형 냉장고까지 받는 등 언제부터 인지도 모르는 사이 우리의 삶 깊숙한 곳에서 사랑과 희망, 새로움을 전하는 메신저로 자리하고 있다. 택배는 민족 대명절인 한가위에 절정에 이른다. 가족·친지는 물론 지인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득 담은 추석 선물이 우체국이나 택배회사 등에 몰리면서 말 그대로 전쟁이 발발한다. 추석을 1주일여 앞둔 지금은 택배전쟁의 중심이다. 수도권 택배 물량의 25% 이상이 거쳐 가는 경인지방우정청 소속 안양물류센터는 지난 7일부터 평소보다 두 배 이상 많은 25만여 개(1일 평균)의 택배를 처리하느라 여념이 없다. 물류센터는 추석전쟁을 치르기 위해 70명의 직원을 두 배 가까운 130명으로 늘리는 등 만반의 준비를 마쳤지만, 밀려드는 물량에 직원들은 땀 닦을 시간도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우체국은 택배를 주고받는 사람들의 소중한 마음을 실시간으로 전달하기 위해 ‘다음날 배송(D+1)’ 원칙을 고수하면서 택배전쟁은 극에 달하고, 우체국 택배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만족도는 높아지고 있다. 또 우체국 택배의 경우 추석 7일 전 택배 업무를 종료하는 민간 택배회사와 달리 추석 전날까지 배달과 접수를 받으며 다음날 배송인 D+1원칙까지 고수한다. 추석 명절이면 우체국이 떠오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추석을 앞두고 우체국에 접수된 택배를 쫓아 의미를 새겨본다. /김대현·조윤영기자 kimdh@kyeongin.com · 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민족 대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수원 우편집중국에서 직원들이 물량이 늘어 산더미처럼 쌓인 택배물품을 배달하기 위해 분류작업을 하고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2015-09-17 김대현·조윤영

[금요와이드·추석 우체국 택배전쟁] 전국 최대 물류망 갖춘 우체국 택배와 쇼핑

올 추석, 연휴 직전 25일까지 접수… 26일까지 배달 서비스 우체국 쇼핑, 국내산 농산물 중심 3단계 절차 ‘깐깐한 심사’ 공인기관 품질 보증, 연간 매출 1800억원대로 착실한 성장 우체국 택배서비스는 전국 최고의 네트워크와 물류망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이번 추석에는 연휴 직전인 오는 25일까지 우체국 창구에서 소포(택배) 접수를 받고 연휴 첫날인 26일까지 추석 선물 배달서비스를 한다. 우체국 택배와 함께 국내산 농산물을 중심으로 한 우체국 쇼핑 또한 최고의 품질을 제공하고 있다. 우체국쇼핑 상품 선택은 안전하고 편리한 대표적인 방법으로 꼽히고 있다. 우체국은 30여 년 전부터 이러한 시대적 방향을 예견이라도 한듯 국내산 지역 상품만을 특화시켜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하는데 힘써 왔다. 우체국쇼핑의 상품선정 절차는 매우 엄격하기로 유명하다. 격년으로 신규 특산물을 선정하는데 1차 서류심사와 2차 현지실사를 거쳐 3차로 식품업계 전문가와 학계 교수 등이 참여하는 최종 심사를 거쳐야만 우체국쇼핑 상품으로 입점할 수 있다. 2014년도 우체국쇼핑을 통한 농어촌 지역 특산품 거래 건수는 544만 건으로 총 매출액은 1천875억원에 이른다. 거래 품목의 90% 이상이 농수축산물이고 순수 국내산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다. 이처럼 우체국쇼핑은 농어촌에서 생산되는 물품을 소비자에게 공급하는데 우체국 배달망을 활용하자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전국 3천600여 개의 우체국 영업망은 방방곡곡 안 닿는 곳이 없을 정도다. 지난 1986년 순창 고추장과 완도 김 등 8개 업체 11개 상품으로 출발한 우체국 쇼핑은 30년이 지난 지금 1천58개 업체 9천864개의 상품으로 성장했다. 백기훈 경인지방우정청장은 “우체국쇼핑의 힘은 무엇보다 공익성에서 나온다. 까다로운 심사를 통과한 우리 농수축산물인 데다 공인기관이 품질을 보증하기 때문에 믿고 구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영상기자donald@kyeongin.com▲ 구리우체국에서 집배원들이 각 가정으로 배달할 택배물품을 분류작업하고 있다. /경인지방우정청 제공

2015-09-17 조영상

[금요와이드·추석 우체국 택배전쟁] 인터뷰| 백기훈 경인지방우정청장

우정 사업, 공익·수익성 동시 고려해야 외딴지역도 같은 요금으로 서비스 제공 집배원들 지역 봉사활동에도 많은 노력 간혹 배달 늦더라도 많은 격려·응원을 우정청은 전국 3천549개의 우체국과 집중국, 물류센터를 통한 모세혈관 같은 네트워크를 활용해 우편, 예금, 보험 등 보편적 서비스를 제공하며 지역 주민들과 성장해 가고 있다. 백기훈 경인지방우정청장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공익기업으로서 국민들에게 행복을 배달하는 것 이외에도 사회공헌 활동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경인지방우정청은 농·어촌, 도서, 산간지역 등 복합적인 지형을 가진 경기·인천지역에서 한국 우편물류의 심장 역할을 하고 있는데. “경인지방우정청은 현재 580여 곳의 우체국과 8곳의 우편집중국 및 물류센터를 갖추고 전체 우편물량의 43%를 소화하고 있다. 하지만 우체국은 우정 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수입을 재원으로 운영돼 공익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단순히 경영의 관점에서 본다면 수익성이 낮은 시골이나 도서 지역의 우체국을 폐쇄해 수지를 개선해야 할 테지만, 우편서비스는 모든 국민이 공평하게 누려야 할 보편적 서비스다. 경인지방우정청도 접경지역인 백령도 등을 포함해 외딴 지역에 일부 가구가 살고 있더라도 같은 요금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국가기관으로서 역할이라고 본다.” -대한민국을 하나로 묶는 우체국 네트워크 덕분에 집배원의 손길과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우체국에서는 집배원들이 우편물 배달 이외에도 지역사회 어려운 이웃들을 보살피는 봉사활동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역 내 소년·소녀 가장 28명에게 매달 700만원씩을 지원하는 등 어려운 청소년들을 돕는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이외에도 각 지역 우체국마다 365봉사단을 꾸려 매월 정기적으로 장애인 시설을 찾아가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우체국은 전국적인 물류망과 전산망을 활용해 향토기업 제품 및 농수축산물 판촉을 통한 서민경제 지원에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추석 특별 배송기간동안 집배원과 고객 모두가 행복한 배달이 되길. “경인지방우정청은 부모, 친지, 지인에게 보내는 감사의 선물 소포가 신속하고 정확히 배달될 수 있도록 오는 26일까지 추석우편물 특별처리기간으로 설정하고 있다. 특히 지난 12일부터는 토요일에도 소포를 배달하고 있다. 하지만 추석이 가까워질수록 접수 물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해 원활한 기계 처리와 정확한 배송을 하려면 도로명 주소와 다섯 자리 새 우편번호, 발송인·수취인의 연락처를 정확하게 기재해 줄 것을 당부한다. 특히 고객 최접점에서 우편물을 배달하는 집배원들이 간혹 늦은 시간까지 배달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지만 많은 격려와 응원을 부탁한다.” /조윤영기자 jyy@kyeongin.com▲ 공익기업으로서 우편배달업무와 동시에 사회공헌활동에도 헌신하겠다고 밝히는 백기훈 경인지방우정청장. /경인지방우정청 제공

2015-09-17 조윤영

[금요와이드·추석 우체국 택배전쟁] 화성 우체국 집배원의 하루

한명 당 5600명 시민 담당 새벽5시~밤10시까지 강행군 수분만에 우편물 100개씩 처리 미로같은 구도심 손바닥 보듯 날이 채 밝지 않은 미명인 지난 15일 오전 5시. 화성우체국의 하루는 수원우편집중국에서 도착한 11t짜리 우편차량을 맞는 것으로 시작된다. 한가위를 일주일 앞두고 친척과 친지에게 보내는 선물이 급증하면서 화성우체국에서 소화하는 1일 물량 건수는 1만3천여건이다. 최근 동탄 2신도시 입주가 시작되면서 화성우체국 집배원 56명이 담당하는 시민은 31만명을 훌쩍 넘었다. 한 명당 5천600명을 맡는 집배원의 하루는 눈코 뜰 새 없이 지나간다. 오전 9시 25분, 한가위 택배 상자와 편지를 가득 채운 설원찬(34·10년 차) 집배원의 오토바이가 출발했다. 첫 배달지는 화성시 영천동의 자이아파트. 601동 앞에 오토바이를 주차한 설씨는 두 손 가득 우편물을 들고 현관을 두 계단씩 뛰어 우편함 앞에 도착했다. 설씨가 손에 든 100장의 일반우편물을 우편함에 꽂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5분. 번개 같은 손놀림이었다. 설씨는 “집배원은 뒷걸음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조금이라도 망설이면 배달시간에 늦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설씨가 엘리베이터로 이동하는 사이에도 전화기는 쉴새 없이 울렸다. 우체국 택배는 고객 만족을 위해 배송예정시간을 미리 알리는 데 자신이 편한 시간에 맞춰 배달해 달라는 전화들이었다. 설씨는 “가장 힘든 건 고객에게서 언제 와달라는 요청을 받을 때다. 집배원은 정해진 코스대로 배송하는데 몇 시에 배달해 달라는 요청을 받으면 난감하다”고 말했다. 이날 낮 12시께 화성시 병점동 구도심에선 이천수(47·20년 차)집배원이 한창 우편물을 배달하고 있었다. 이곳은 가장 배송이 어렵다는 협택(상가주택 복합 지역)이 몰려있는 곳으로 베테랑 집배원이 아니면 배달하기 힘든 지역이지만 이씨의 오토바이는 미로처럼 얽힌 골목골목 사이 배송지를 신기할 정도로 찾았다. 이날 이씨의 배달은 오후 7시에야 끝났다. 하지만 추석 선물을 기다릴 고객들을 떠올리며 이 씨는 다시 우편물 구분대로 향했다. 2시간 이상 분류 작업을 하고 난 뒤 오후 10시가 돼서야 퇴근하는 집배원들이 보였다. 이렇게 화성우체국의 하루가 저물었다. /조윤영기자 jyy@kyeongin.com▲ 화성우체국 집배원들이 이른 아침 추석 택배물품을 배달하기위해 분류작업을 한 후 오토바이를 이용해 동탄신도시 아파트와 주택단지 각 가정에 배달하며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2015-09-17 조윤영

[금요와이드·추석 우체국 택배전쟁] 비상체제 돌입한 경인지방우정청 안양물류센터

4만6천㎥ 물류센터 매일 가득 메워져 센터장·팀장까지 밤새가며 분류작업 새벽에 전국 75개지역으로 배송 마쳐 “물량이 아무리 많아도 ‘다음날 배달(D+1)’ 원칙은 깨지지 않습니다.” 한가위가 성큼 다가오면서 경인지방우정청에서 배달하는 물량은 평소보다 48.5%가량 늘어난 하루평균 30만3천통에 달한다. 이를 소화하기 위해 물류센터와 집중국, 우체국 등 모든 직원들은 비상근무체제에 들어갔다. 지난 14일 오후 10시께 안양물류센터 2층에는 너비 1m의 전동차가 가까스로 스치듯 마주쳐 지나갈 수 있는 통로를 제외하곤 소포 등을 가득 실은 팔레트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매년 ‘추석 우편물 처리기간’에는 4만6천㎥의 물류센터 공간이 택배상자로 가득 메워진다. 택배가 물류센터로 들어왔다가 다시 나가는 데까지 허락된 시간은 고작 3시간. 물류센터는 이 시간동안 밀려들어온 수십만 개의 소포가 전국 75개 지역으로 재분류된 뒤 인천을 비롯 부산·제주 등 국내 어디든 새벽에 도착해 다음날 고객들에게 배송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날 역시 끊임없이 밀려 들어오는 차량들에서 쏟아져 나온 화물 상자 수십 개가 전동차를 따라 기차처럼 연결된 8개 라인으로 나뉜 뒤 앞으로 밀려들었다. 각 라인에는 ‘추석우편물 완벽소통을 위한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한 130여 명의 근로자가 소포 하나하나를 분류했다. 일단 벨트에 올려진 소포는 430여개의 라인을 따라 1층으로 이동해 4분 만에 처리되며 평소 시간당 1만 4천 개를 처리하겠지만, 이 기간에는 2만 개가 넘는다. 안양물류센터는 서울 동작·관악, 경기 안양 수원 등 9개 집배국 448만4천여 명의 수도권 물량 25% 이상을 이합집산하며 평소 하루 평균 13만 개의 소포를 처리한다. 추석 등 명절에는 2배 가까운 25만 개의 소포 분류작업을 한다. 분류작업은 90% 이상이 자동화돼 99% 이상의 분류 정확도를 자랑하지만, 비규격 소포가 많은 추석에는 사람의 손길이 필요해 ‘다음날 배송’원칙을 지키기 위해선 직원들의 땀이 마를 시간이 없다. 추석 기간 소포 분류작업에 여념이 없던 소통팀장 연성흠(43)씨는 “이 기간에는 센터장, 팀장 할 것 없이 모두 밤샘 분류작업을 한다”며 “끝없이 밀려들어 보기만 해도 지치지만, 누군가의 진심을 전달해주는 과정에 함께 한다는 것에 뿌듯하다”고 말했다. /조윤영기자 jyy@kyeongin.com

2015-09-17 조윤영

[금요와이드·추석 우체국 택배전쟁] 보름달처럼 커진 집배원 고충

업무량 급증 탓 파손·지연·오배송등 민원 증가 아파트 오토바이 제한·대리 수령 거부 ‘이중고’ ‘웃으면서 받으세요(^^)’. 인천 백령우체국 집배원인 박정인(41)씨는 지난 7일부터 ‘추석 우편물 집중 처리기간’을 맞아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우편물 배달업무에 눈코뜰새가 없다. 바쁘지만, 도시로 나간 자식들이 보낸 추석선물을 전해줄 때 함박웃음을 짓는 고객을 볼 때면 구슬처럼 흐르던 땀방울도 다시 들어갈 정도로 힘이 난다. 박 씨는 “명절기간 물량이 몰리면서 배송 지연, 파손 등으로 얼굴을 붉히는 경우가 간혹 있지만, 한가위의 기쁨을 전하느라 밤늦도록 배달업무에 지쳐 있을 때 환한 미소와 격려의 한마디가 가장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박 씨를 비롯 집배원들은 간혹 분류 또는 배달 과정에서 파손됐다고 민원을 제기하거나, 배송지연 등을 호소하는 고객들을 만날 때면 몇 날 며칠이 고민스럽다. 경인지방우정청에 따르면 올해 설 전후(설 21일전~설 7일후)에 발생한 택배 민원은 전국적으로 836건이다. 민원 유형별로 살펴보면 지연배달(240건), 파손(105건) 등의 순이다. 우정사업본부는 물량 폭주로 원활하지 않은 소통과 업무처리 미흡이 주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명절기간에는 평소보다 50% 가까이 물량이 급증하면서 단기간 임시 인력을 투입하는 등 모든 직원이 비상근무체제에 들어가는데도 넘쳐나는 물량을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최근 공동주택 경비실 등에서 택배를 받기 꺼리고 일부 아파트 단지에서 오토바이 통행을 제한하는 경우가 생기면서 집배원들은 이중고로 속병을 앓고 있다. 이에 따라 우정사업본부는 대부분의 민원이 집중국과 배달과정에서 발생하고 있어 집중국 업무방식 개선과 집배원 민원 예방교육 강화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 단기간 임시 인력이 투입되면서 대리 배달과 관련된 민원을 최소화할 수 있게 고객과 사전 협의를 통해 정확한 장소에 배달하고 총괄국별 다량고객을 검토해 일반고객과 다량고객이 분산 접수할 수 있도록 일자별 시간 예약제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경인지방우정청 관계자는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지연배달·파손 등에 대한 민원예방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소통기간 중 물량이 집중되는 시기에 단기간 임시 인력이 지원될 경우 자주 발생하는 민원을 파악해 사전 예방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조윤영기자 jyy@kyeongin.com

2015-09-17 조윤영

[금요와이드·진화하는 자동차 산업] 이동수단에서 스포츠로 진화하는 자동차

변지현(31)씨는 신혼여행으로 간 독일에서 모터스포츠의 매력에 빠졌다고 했다. 그는 “독일에서는 일정 자격만 갖춰지면 우리나라의 고속도로처럼 비용을 내고 언제나 서킷(경주용 도로)을 주행할 수 있다”며 “독일에서 드라이빙을 경험하고 난 뒤, 최근에는 인천 영종도에 있는 BMW드라이빙센터에서 서킷체험도 했다”고 말했다. 최근 드라이빙 스쿨과정을 이수한 임채엽(29)씨는 “9년 전부터 운전을 했는데 운전을 하다 보니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며 “운전기술을 배우는 것도 필요했지만, 현직 레이싱 선수들로부터 선수가 되기 위한 방법 등을 들을 수 있어 좋았다”고 했다. 단순한 이동 수단에 불과했던 자동차가 생활 속 스포츠로 진화하고 있다. (사)대한자동차경주협회에 따르면 각종 운전기술 등을 교육하는 국내 공인 드라이빙 스쿨은 지난해부터 활성화돼 올 들어선 5곳까지 늘어났다. 협회 관계자는 “모터스포츠는 사람들이 가진 경쟁에 대한 욕구를 건강한 방법으로 충족시켜 준다”며 “사람이 만든 기계가 낼 수 있는 극한의 속도, 그리고 그 기계를 조종하는 사람의 실력 경쟁은 모터스포츠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물론 이를 보는 관중들에게도 만족감을 선사한다”고 했다.모터스포츠 관련 콘텐츠를 각종 미디어를 통해 쉽게 접할 수 있게 되면서 자동차를 즐기는 사람들은 더욱 늘고 있다. 경기 화성에서 드라이빙 스쿨을 운영하는 장순호 감독은 “자동차에 대한 인식이 점점 달라지고 있다”며 “차량 운전자가 많아지고, 자동차의 성능이 좋아지면서 자동차를 더욱 재밌게 타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

2015-09-16 정운

[금요와이드·음악, 대중속으로] ‘도돌이표 일상’ 음표라는 ‘쉼표’

각박한삶 선율따라 퍼지는 행복바이러스 非 전문 연주자의 음악하기 적극적 행보 #청중이 자리를 잡고 100여명의 연주자들이 자신의 악기를 가져와 준비 태세를 갖춘다. 지휘자가 지휘봉을 들면 곧바로 음악(관현악)이 울려 퍼진다.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함께 각각의 청중은 이미 타계한 위대한 작곡가의 작품에 귀를 기울인다. #수만명의 함성, 수만쌍의 손바닥이 마주쳐서 만들어내는 박수가 대규모 경기장을 메운다. 무대 조명과 요란한 악기 소리, 유명 아이돌그룹 등 K-팝 스타의 등장으로 관중의 함성은 더욱 커진다. #교회의 오르간 주자가 익숙한 찬송가 선율의 첫 부분을 연주하자 회중의 노래가 시작된다. 또한, 어느 실외 집회에선 수만명의 남녀가 우렁차게 애국가를 부른다. 찬송가와 애국가 제창 모두 잘 부르는 노래는 아니지만, 자신과 조국의 번영을 바라는 마음이 깃들어있다. #어느 주말 아침, 한 주부가 이부자리를 개며 흘러간 옛 노래를 흥얼거린다. 가사가 맞는지 틀리는지 신경 쓰지 않는다. 다양한 환경과 행위들 속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조직된 소리들이 의미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모든 것들은 음악이라는 카테고리 안에 자리하게 된다. 음악은 사물이 아니라, 행위에 대한 추상화의 결과이다. 음악학자이자 교육자인 크리스토퍼 스몰은 ‘음악’이 아닌 ‘음악하다(to music)’에 집중한다. 그는 자신의 저서 ‘뮤지킹 음악하기’(조선우·최유준 역, 효형출판)에서 ‘음악하다’를 일정한 공연에서 연주를 하든, 감상하든, 작곡 등 연주를 위한 재료를 제공하든, 이와 함께 춤추는 행위까지 각자가 가진 능력 만큼 그 공연에 참여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저자는 ‘음악하기’를 음향 매체를 통해 일어나는 인간들 사이의 만남으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공연의 비수기인 여름을 지나 성수기인 가을로 진입하면서 공연물의 수가 늘고 있다. 또한 일상에서 ‘음악하기’를 실천하는 대중 또한 보다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음악 수요가 많은 절기의 특성상 전문 연주자가 아닌 일상에서 ‘음악하기’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는 단체들의 활동 횟수도 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병원 로비와 야외 공연장 등 공간만 있으면 보수와 상관없이 청중과 어우러지며 ‘음악하기’에 열중한다. 그만큼 음향 매체를 통해 일어나는 인간들 사이의 만남은 보다 빈번히 일어나면서 ‘음악하기’ 바이러스도 퍼져나간다. 인천지역 최대 통기타 동호회로 매달 봉사활동도 하고 있는 인천통기타마을의 권혁태(61) 회장은 “각박한 삶 속에서 통기타 선율은 그 자체로 힐링이다”며 “통기타를 연주하는 우리나 옆에서 즐기는 청중까지 서로의 만남으로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데 일조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 일러스트/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 송도 센트럴 파크 야외공연 모습.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

2015-09-10 김영준

[금요와이드·음악, 대중속으로] 가을처럼 풍성한 ‘한류문화축제’

오는 주말 신선한 가을 바람과 함께 한류 문화 축제가 인천에서 열린다. 인천 서구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개최되는 한류문화축제 ‘더 케이 페스티벌(The K Festival)’이 인천도시공사와 HHcompany 주최·주관으로 11일부터 3일간 열린다. 3일 동안 펼쳐지는 이번 축제에선 한류 정상급 스타들의 K-POP 공연이 펼쳐진다. 11일 첫 날에는 AOA, EXID, JJCC, MFBTY(타이거JK·윤미래·비지), 린, 매드클라운, 소년공화국, 채연, 허각 등 9팀이 출연한다. 12일에는 SG워너비, 가인, 김예림, 러버소울, 보이프렌드, 소년공화국, 스윗리벤지, 앤씨아, 원더걸스, 은가은, 조관우, 조장혁, 채연, 캔, 타히티, 헬로스트레인저 등 16팀이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13일에는 GOT7, SG워너비, 거미, 몬스타엑스, 베스티, 서문탁, 언터쳐블, 여자친구, 영지, 이정&놀자, 장기하와 얼굴들, 헬로우비너스, 홍진영 등 13팀이 공연을 펼친다. 이번 축제는 K-POP뿐만 아니라 한국의 뷰티(K-Beauty), 패션(K-Fashion), 음식(K-Food), IT 등 다양한 콘텐츠로 구성됐다. 한국 음악과 영화, 드라마, 뷰티·라이프스타일 등 한류콘텐츠를 활용한 공연, 전시,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축제와 관련한 자세한 정보는 공식홈페이지(www.thekfestival.co.kr)나 공식 페이스북에서 확인하면 된다. /신상윤기자 ssy@kyeongin.com

2015-09-10 신상윤

[금요와이드·음악, 대중속으로] 직장인 밴드 입문 A to Z

몇 년 전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평균 연령 40대가 넘는 중년 남성들의 직장인 밴드가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평범한 직장 생활을 하던 이들이 밴드를 결성하고, 연습을 통해 ‘제1회 컴퍼니밴드페스티벌’에서 동상을 받은 것이다. 직장인 밴드는 어떻게 시작하는 것일까. 직장인 밴드 경력자들을 통해 직장인 밴드에 입문하기 위한 방법과 준비사항을 알아봤다. 악기를 다루지 못하는 초보자라면 악기 구매가 우선이다. 기타와 베이스 등 자신이 연주하고 싶은 악기를 선택하고, 자신이 어떤 장르(genre)를 연주하고 싶은지 정해야 한다. 악기를 고르고, 장르를 정했다면 자신의 실력에 맞는 직장인 밴드를 찾아야 한다. Mule(www.mule.co.kr) 등과 같은 커뮤니티 사이트를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기타리스트, 베이시스트, 드러머, 보컬 등 각 분야별로 직장인 밴드 구성원을 모집하고 있다. 단 직장인 밴드를 선택할 때는 밴드 구성원의 나이와 주 음악 장르, 연습실 위치, 연습시간 등을 자세하게 따져야 한다. 직장인 밴드의 경우 일정 수준에 오를 때까지는 개인 연습과 공동 연습을 충분히 거쳐야 팀도 오래 유지될 수 있다. 직장인 밴드가 유행하면서 사당, 양재, 홍대 등을 중심으로 직장인 밴드를 대상으로 한 연습실을 대여해주는 스튜디오도 크게 늘었다. 인천, 경기 지역에는 부천이나 부평 등이 시설이나 가격 면에서 직장인 밴드들이 많이 찾는 장소다. 대개 연습실은 시간당 대여료가 2만원 안팎이며, 퇴근 시간대인 오후 7시부터 오후 11시까지가 붐비는 시간이다. 직장인 밴드들이 연습장에서 키운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공연장들도 많다. 홍대 등에 음향 시설이 갖춰진 공연장의 경우 1회 대관료는 100만원 수준이다. /신상윤기자 ssy@kyeongin.com

2015-09-10 신상윤

[금요와이드·음악, 대중속으로] 인천항만공사 음악동호회 ‘인음회’

회원 50여명, 점심·저녁시간에 호흡 맞춰 매년 연말 작은 음악회… 재능기부 선행도 ‘음악하기’는 특정 계층의 전유물이 아니다. 삭막한 회색 건물 속 직장인들에게도 음악은 하나의 취미 활동이 될 수 있다. 인천항만공사(IPA) 음악 동호회 ‘인음회’도 음악이 좋아 모인 사람들로 구성됐다. 항만을 움직이는 이들이 인음회라는 조직에서는 일이 아닌 음악을 이야기한다. 대학교 클래식 기타 동아리 출신인 조충현 IPA 기획조정실장이 지난 2008년 동료들을 모았다. 한 사람이 1개의 악기를 다뤄보자는 취지였다. 그는 “대학교 때 클래식 기타 동아리를 했었는데 그 경험을 살려 우리 직원들과 함께 악기를 하나씩 배우면 좋겠다는 생각에 인음회를 결성했다”며 “지금은 인턴 직원들도 가입해서 기타를 배우는 등 IPA에서 가장 인기 있는 동아리”라고 소개했다. 인음회는 현재 50여 명의 동호회원이 있다. 통기타, 클래식 기타를 비롯 키보드와 플루트, 첼로 등을 연주하는 동료들이 가입해 있으며,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들어와 있다. 인음회 회원들은 악기만 연주하지는 않는다. 뮤지컬이나 재즈 콘서트 등 음악 공연을 즐기기도 한다. 악기 연습은 점심시간이나 저녁 시간을 이용한다. 이렇게 연습한 악기 연주는 매년 연말 ‘작은 음악회’라는 이름으로 연주회에서 실력을 뽐낸다. 인음회 회원들이 각자 팀을 꾸려 1년 동안 연습한 곡을 뽐내는 자리다. 또 1년에 1번씩 인천중구장애인종합복지관을 찾아 ‘허브콘서트’를 열어 재능 기부도 하고 있다. 최근에는 합창 중창단도 꾸려졌다. 이 중창단에는 유창근 IPA 사장도 함께 하기로 했다. 유 사장은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한다”며 인음회 중창단 가입에 적극적인 관심을 드러냈다고 한다. 올 연말 작은 음악회에는 유 사장을 비롯한 중창단의 공연도 펼쳐질 예정이다. 인음회 박현진 회원은 “사무실에서 업무에 지쳐 있다가 인음회 활동을 통해 쌓였던 스트레스도 풀 수 있고, 다른 사무실에 있는 동료들과 만날 수도 있어서 좋은 기회다”며 “음악을 전문가들처럼 잘 하겠다는 욕심보다는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좋은 시간을 함께 한다는 게 더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신상윤기자 ssy@kyeongin.com▲ 인천항만공사 음악 동호회 ‘인음회’의 회원들이 9일 점심시간을 이용해 연습을 하고 있다.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

2015-09-10 신상윤

[금요와이드·음악, 대중속으로] 일상서 일탈하는 사람들

문화재단 뮤지컬 시민50명 동참 수개월 ‘창작활동’ 감동 일깨워 온라인모임서 시작한 기타마을 수년째 꾸준한 활동·공연봉사도 청중 찾아 다니는 i-신포니에타 관객-연주자 ‘공감대 찾기’ 노력 동호회등 인프라 잘갖춰진 분당 악기 판매·수리 전국에서 발길 다양한 환경 속에서 다양한 행위를 통한 ‘음악하기’는 가을을 맞아 더욱 도드라진다. 일상과 직장에서 동호회 활동을 통해 악기를 접하고 있는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와 함께 한류 스타들의 K-팝 선율에 열광하면서 ‘음악하기’에 참여할 사람들을 위해 11~13일 인천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릴 ‘2015 더 케이 페스티벌’ 무대까지 들여다 본다. # 인천문화재단 시민창작뮤지컬 인천 왈츠 “나와 다를 것 없는 평범한 사람들, 특별한 장기가 없는 사람들, 평범한 직장을 다니며 퇴근 후 스트레스를 풀러 맥주 한 잔 하는 그런 사람들이 인천왈츠의 주인공입니다.” 지난 7월 인천문화재단은 2015 시민창작 뮤지컬 인천왈츠의 참가자를 공개 모집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공모를 통해 기획제작팀 4명과 연기팀 35명, 연주팀 15명 등 50여명의 시민이 선발됐다. 올해 인천왈츠는 참가자들의 자기소개서 속 이야기를 바탕으로 1차 시놉시스를 구성한 후 오리엔테이션 워크숍에서 즉흥극을 통해 결정됐다. ‘인천의 꿈 - 점심(點心)’이라는 타이틀에 과거, 현재, 미래의 꿈에 관한 이야기이며 어디에 마음을 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과 고민이 담겼다. 동시대 사람들의 꿈과 인천의 역사를 함께 이야기하게 되는 것이다. 지난달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워크숍과 공연 연습을 진행하고 있는 올해 인천왈츠는 오는 11월 7일과 8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연출과 극작을 맡은 이재상 극단 미르(MIR) 레퍼토리 대표를 비롯해 지역의 전문가들이 연기와 노래 지도를 맡았다. 지난 5일에는 1차 동선으로 장면 만들기, 안무 등이 시작됐다. 이달 안에 웬만한 요소들은 마무리 될 예정이며, 10월 한 달간 총연습을 거쳐 무대에 오르는 것이다. 문화예술의 향유자에서 창조자로 거듭나기 위해 시민이 스스로 만들고 함께 나누는 사업의 일환으로 2010년 시작된 인천왈츠는 해마다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관객의 호응도 좋다. 이유는 무얼까. 유명한 배우가 나오는 공연은 아니지만, 평범한 사람들이 평범한 이야기를 하는 ‘음악하기’가 인천왈츠의 본질이며, 그 본질이 감동을 일으키기 때문일 것이다. 눈길을 확 잡아끄는 무언가는 없지만,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을 준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문화재단 관계자는 “나와 내 친구, 부모, 형제자매, 주변 이웃이 만든 공연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 인천통기타마을 1회성 프로젝트가 아닌 수년째 지속적으로 ‘음악하기’를 이어오고 있는 인천통기타마을의 연습회장을 지난 7일 찾았다. 인천통기타마을은 매주 월요일 인천 도화동의 쑥골어린이도서관 2층에서 2시간 동안 연습한다. 참여 인원은 매주 달라지지만 30명 내외로 참석한다. 회원들의 연령은 40~60대이다. 연습 일정은 교육국장의 지시에 맞춰 1시간 정도 합주를 하고, 20분 정도 간식을 먹으며 환담을 나눈 후 나머지 시간은 개인적으로 연습하는 형태이다. 회원들은 “통기타 선율에 맞춰 함께 노래를 부르면 1주일간 쌓였던 스트레스가 모두 해소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노익장을 과시하면서 모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60세 이상 회원 7명으로 구성된 ‘노(老)노(No)클럽’ 회원들의 만족도가 높다. 인천통기타마을 권혁태 회장은 “3년 전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온라인 카페를 기반으로 인천통기타마을이 구성됐다”면서 “과거 학생 때 기타를 쳤다가 모임에 가입하면서 다시 기타를 잡았는데, 기타로 모두가 어우러지는 것이 너무 기분 좋다”고 말했다. 인천통기타마을은 각종 문화행사 무대에 오르고, 양로원이나 각종 재활시설 등에서 봉사 공연도 펴고 있다. 권 회장은 “전문 연주자들은 아니지만 수많은 공연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준 것 같다”면서 “서로 교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통기타의 장점을 앞세워 ‘음악하기’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 실내악 앙상블 i-신포니에타 전문 연주단체이지만, 일반인들과 함께 ‘음악하기’를 하며 인천지역의 음악문화를 살찌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단체도 있다. 인천의 i를 단체명으로 내세운 실내악 앙상블 i-신포니에타는 ‘박물관으로 떠나는 음악여행’이라는 테마로 2006년 10회, 2007년 20회 공연을 인천시립박물관에서 열며 시민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박물관으로 떠나는 음악여행’은 시립박물관의 공연 브랜드로 자리 잡았으며, 지역과 서울 등에서 활동하는 많은 공연 단체들이 현재에도 테마 아래서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i-신포니에타의 ‘박물관으로 떠나는 음악여행’이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주된 요인은 가족 단위 공연을 지향하면서 보다 많은 이들의 ‘음악하기’를 이끌어 냈기 때문이다. 어린이 대상 음악회도 자주 가짐으로써 미래의 청중을 만들어냈고, 학교를 비롯해 각종 공간의 찾아가는 음악회를 통해 보다 가까이서 청중을 만났다. 이들은 청중을 만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청중을 자신들의 무대에 올리는 데에도 적극적이었다. 듣는 ‘음악하기’에서 연주하는 ‘음악하기’로 이끌어내 연주자와 청중 간에 보다 많은 접점을 만들어낸 것이다. 지역 학교를 찾아 연주회를 갖는 ‘i씬+음악으로 얘기하자’가 대표적이다. 이 시리즈에선 i-신포니에타의 연주에 이어 학생들이 무대에 올라 숨겨진 재능을 뽐내는 형태로 진행된다. 노래에 재능을 보인 한 학생은 i-신포니에타의 상주 공연 공간인 콘서트하우스 현에서 청중을 대상으로 노래를 부르는 경험도 할 수 있었다. 조화현 i-신포니에타 단장은 “공연을 기획하면서 내가 청중이라고 생각해 본다”면서 “청중과 함께하는 공연을 시리즈로 열면서 매 공연 때마다 참석해 주시던 시민을 비롯해 어린 시절 ‘박물관으로 떠나는 음악여행’ 때 인연을 맺은 어린이 청중이 수년 후 우리 공연에 찾아와 주신 점 등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 성남 동신악기 이밖에 성남시 분당구의 동신악기는 20여년 동안 한 곳에서 ‘음악하기’를 지원하고 있는 걸로 유명하다. 통기타 부터 클래식 기타, 전자 기타 등 여러 기타류와 다양한 현악기와 관악기, 타악기, 건반악기 등 모든 악기를 만날 수 있다. 또한, 판매 공간과 수리하는 공간으로 나뉘어져 있어서 악기를 구입하고, 이미 구입한 악기의 수명을 늘리려는 사람들이 전국 각지에서 찾는 곳이다. 음악 동호회를 통한 ‘음악하기’ 인프라가 잘 갖춰진 분당 지역의 특성과도 어우러지며 동신악기의 입지는 오랜 역사와 함께 더욱 다져지고 있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2015-09-10 김영준

[금요와이드·진화하는 자동차 산업] 이동수단에서 스포츠로 진화하는 자동차

변지현(31)씨는 신혼여행으로 간 독일에서 모터스포츠의 매력에 빠졌다고 했다. 그는 “독일에서는 일정 자격만 갖춰지면 우리나라의 고속도로처럼 비용을 내고 언제나 서킷(경주용 도로)을 주행할 수 있다”며 “독일에서 드라이빙을 경험하고 난 뒤, 최근에는 인천 영종도에 있는 BMW드라이빙센터에서 서킷체험도 했다”고 말했다. 최근 드라이빙 스쿨과정을 이수한 임채엽(29)씨는 “9년 전부터 운전을 했는데 운전을 하다 보니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며 “운전기술을 배우는 것도 필요했지만, 현직 레이싱 선수들로부터 선수가 되기 위한 방법 등을 들을 수 있어 좋았다”고 했다. 단순한 이동 수단에 불과했던 자동차가 생활 속 스포츠로 진화하고 있다. (사)대한자동차경주협회에 따르면 각종 운전기술 등을 교육하는 국내 공인 드라이빙 스쿨은 지난해부터 활성화돼 올 들어선 5곳까지 늘어났다. 협회 관계자는 “모터스포츠는 사람들이 가진 경쟁에 대한 욕구를 건강한 방법으로 충족시켜 준다”며 “사람이 만든 기계가 낼 수 있는 극한의 속도, 그리고 그 기계를 조종하는 사람의 실력 경쟁은 모터스포츠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물론 이를 보는 관중들에게도 만족감을 선사한다”고 했다. 모터스포츠 관련 콘텐츠를 각종 미디어를 통해 쉽게 접할 수 있게 되면서 자동차를 즐기는 사람들은 더욱 늘고 있다. 경기 화성에서 드라이빙 스쿨을 운영하는 장순호 감독은 “자동차에 대한 인식이 점점 달라지고 있다”며 “차량 운전자가 많아지고, 자동차의 성능이 좋아지면서 자동차를 더욱 재밌게 타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 인천 영종 BMW 드라이빙센터 오프로드 체험을 하는 모습.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2015-09-03 정운

[금요와이드·진화하는 자동차 산업] 자동차를 즐기는 또 다른 방법 ‘튜닝 황금시대’

부품 교체·장착 통해 성능 극대화… 취향따라 외관도 꾸며 “세상에 한 대 밖에 없는 나만의 차 완성” 수요 꾸준히 늘어 정부, 2020년까지 4조원 규모로 시장 확대 ‘아낌없는 지원’ 인천 서구에 사는 최모(30)씨는 최근 자신의 검은색 스파크의 일부 색을 바꾸는 래핑 튜닝을 했다. 십수만원의 적지 않은 돈이 들었지만 아깝지 않았다. 최씨는 “세상에 한 대밖에 없는 나만의 차를 타는 것 같아 만족스럽다”며 “차의 접지력을 좋게 할 수 있도록 휠(바퀴)을 바꾼다거나, 주행 시 차의 안정감을 높이는 에어댐 등 다른 튜닝도 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주변에선 1천만원 넘게 들여 자기 차를 튜닝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로 튜닝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는 것 같다”고 했다. 우리나라가 자동차 2천만대 시대를 맞이하면서 청년층을 중심으로 자동차의 성능과 외관을 취향에 따라 변경하는 ‘튜닝’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정부도 자동차 튜닝 산업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모터스포츠의 기반이 되는 자동차 튜닝이 어느덧 ‘자동차를 즐기는 또 다른 방법’으로 부각되고 있다. ■자동차 튜닝, 이래서 한다! 자동차 튜닝은 차량의 성능을 극대화하고, 나만의 개성을 표현하기 위한 작업이다. 차량의 외관을 화려하게 꾸미는 것부터, 자동차 부품을 바꿔 엔진의 출력을 높이고 서스펜션과 제동력을 강화하는 등 차량의 한계치를 끌어 올리는 것까지 모두 튜닝에 해당한다. 일반 트럭을 캠핑카나 푸드트럭으로 개조하는 것도 자동차 튜닝 개념에 포함된다. 쓰임과 용도에 맞게 차량을 최적화시키는 게 바로 자동차 튜닝이다. 자동차의 보편화, 기술의 진화 등으로 자동차 부품 성능이 크게 좋아지면서 자동차 튜닝에 대한 일반 운전자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남도 타는 차’가 아닌 ‘나만의 차’를 갖고 싶어하는 20·30대 청년층이 그 중심에 있다. 몇 년 전부터, 자동차 튜닝에 관심을 보이는 연령층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 설명이다. 튜닝이 ‘차를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이 되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 튜닝은 모터스포츠의 기반이 되기도 한다. 서킷을 달리는 ‘머신’을 만들기 위해, 일반 차량의 성능을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튜닝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홍석명 한국자동차튜닝협회 사무국장은 “독일이나 미국 등은 완성차를 튜닝해 모터스포츠를 즐기고 모터스포츠를 통해 개발된 부품 기술 등이 다시 완성차를 만드는 데 쓰이는 선순환 구조가 마련돼 있다”며 “완성차 산업 발전뿐만 아니라 중소 자동차 부품기업들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 자동차 튜닝 활성화 나선 정부 우리나라 자동차 생산량은 세계 5위 규모다. 그런데 국내 자동차 튜닝 시장 규모는 주요 자동차 생산국에 비해 매우 작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튜닝 시장 규모는 연 5천억 원 수준으로, 미국(35조 원), 독일(23조 원), 일본(14조 원) 등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작은 수준이다. 자동차 전체 시장 규모 대비 튜닝 시장 규모도 1.6%에 불과하다. 정부는 국내 자동차 튜닝 시장의 성장 여지가 큰 것으로 보고 튜닝 산업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5천억 원 수준인 튜닝 시장 규모를 2020년까지 4조 원 규모로 8배 정도 늘리겠다는 것이다. 가장 우선적인 조치는 규제 완화다. 정부는 그동안 자동차 안전성 확보를 위해 구조변경을 금지했지만, 앞으로는 승인을 받으면 가능하도록 허용할 계획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일반 승합차를 캠핑카로 구조변경하는 것은 금지됐다. 그런데 정부는 일반 승합차에 소화기나 환기장치, 오수 집수장치 등을 설치해 승인을 받으면 캠핑카로 구조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 활성화되고 있는 푸드트럭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최근 튜닝부품 인증제를 도입해 ‘제1호 인증제품’을 선정하기도 했다. 튜닝을 하려는 소비자가 믿고 튜닝 부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이런 튜닝 부품 인증제를 계속해서 확대할 계획이다. 정부는 또 튜닝한 자동차의 손상을 보장하는 ‘튜닝보험상품’을 개발하는 등 튜닝 소비자 보호 장치를 마련할 계획이다. 일반적으로 3~7일 정도 걸리던 승인 기간을 하루로 단축하고 온라인으로 변경 완료 증명서를 제출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튜닝 승인 절차를 간소화할 계획도 갖고 있다. 튜닝 온라인 쇼핑몰 개설, 중소 튜닝업체 세제·자금 지원, 튜닝 전문인력 양성 계획 등도 추진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관련 규제 개선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자동차 튜닝산업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튜닝도 안전이 최우선 정부가 자동차 튜닝을 활성화한다고 해서 바꾸고 싶은 대로 튜닝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자동차 튜닝에도 ‘안전’은 최우선이다. 자동차 후미등과 제동등을 원래 색이 아닌 검게 색칠한 튜닝은 불법이다. 차 위치에 따라 방향이 조정되는 장치가 없는 HID 헤드램프 부착도 마찬가지다. 차체의 높이를 무리하게 높인다든가, 차량 문 열림 방식을 임의로 바꾸는 것, 지붕이 있던 차를 오픈카로 개조하는 것 역시 불법이다. 차량 자체뿐만 아니라 다른 차량, 차를 탄 승객의 안전에 위협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불법 튜닝을 하게 되면 관련 법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반면 별도의 승인 없이 변경할 수 있을 정도의 간단한 튜닝도 있다. 쇼크 업소버, 트럭 포장 운반대 설치, 색상 변경, 카오디오, 코일 스프링, 스키 캐리어, 그릴 가드, 선루프, 내부 방음재 등을 설치하는 것은 교통안전공단의 승인 없이 가능하다. 변속기나 엔진 실린더블록 교체, 배출가스저감장치 설치, 휠체어 리프트 설치, 캠핑카나 푸드트럭, 구급차 개조 등은 승인 절차를 밟아야 가능하다.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자동차 튜닝으로 자신만의 개성을 나타내거나 차량의 성능을 끌어올릴 수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자신과 타인의 안전”이라며 “적법하고 안전한 튜닝을 위해선 교통안전공단 홈페이지 등에서 제공하는 튜닝 관련 자료를 미리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자동차 튜닝 및 애프터마켓 전문전시회 ‘2015 서울 오토살롱’에서 선보인 머슬카(왼쪽)와 화려한 외관으로 눈길을 끈 아트카. /연합뉴스▲ 지난 2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의 한 자동차 전문 튜닝 업체에서 차량 작업을 하고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2015 서울 오토살롱’에서 뛰어난 성능과 디자인으로 주목을 받은 슈퍼카. /연합뉴스

2015-09-03 이현준

[금요와이드·진화하는 자동차 산업] 핸들 잡는 재미를 배우다

자세·비상탈출법 교육 등 기초부터 ‘안전’ 강조 S자·원코스 고속주행 매순간 짜릿한 쾌감 참가자들 5시간 넘는 강행군에도 “더 타고 싶어” 자동차를 ‘스포츠’로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지난달 9일 화성시 오토시티에서 열린 SH컴퍼니 주관 ‘드라이빙 스쿨’ 교육 현장. 급제동과 급가속·급회전 등 ‘운전하는 묘미’에 빠진 20여 명이 교육을 받고 있었다. 이곳은 일반 운전자들이 운전을 더 ‘잘’할 수 있도록 가르쳐 주는 곳이다. 교육 참가자들은 일반 도로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슬라럼(S자 구간), 8자 주행, 원 선회 등의 코스를 돌면서 운전 교육을 받는다. 특히 주어진 상황 속에서 차량의 능력을 극한으로 끌어올리면서도 안전하게 운전하는 방법을 배운다. 드라이빙 스쿨에 참여한 이들은 이유가 명확했다. 운전이 재밌고, 더 재밌게 운전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교육 참가자들은 자기 차량의 능력치를 시험하기도 하고, 자신의 운전 능력을 확인하기도 했다. ■ 드라이빙 매력에 빠지다 이날 교육은 3개 조로 나뉘어 진행됐다. 7명 정도의 참가자가 한 조에 배치됐다. 참가자들은 강사에게 각 코스와 교육 내용 등에 관해 설명을 듣고 각자의 차량에 탑승했다. 차량 탑승 뒤엔 무전기로 교육이 이뤄졌다. 기자도 교육과정에 직접 참가했다. 첫 번째 코스는 슬라럼. 일정 간격으로 세워져 있는 붉은색 라바콘을 S자 모양으로 주행하며 피하는 코스였다. 속도도 느리고, 통과하기에도 수월했던 연습 주행. 이 코스에 대한 교육이 필요할까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그 생각은 몇 분 지나지 않아 사라졌다. 연습 주행 후 시속 20~30㎞의 속도로 코스에 진입하라는 무전 통보를 따르자, 차체는 라바콘을 피할 때마다 좌우로 기울기 시작했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고 주행해야 했다. 긴장감과 스릴을 느낄 수 있었다. 두 차례 더 코스를 진행하자, “진입 속도를 시속 50㎞ 이상으로 올리라”는 강사의 무전이 들렸다. 긴장감이 커졌다. 강사의 지시대로 하니 1초 남짓한 시간 동안 좌회전과 우회전을 반복해야 했다. 차체는 물론, 몸도 좌우로 크게 요동쳤다. 발밑에서는 ‘끼이익’ 하는 타이어 마찰음이 들렸다. 슬라럼에 이어 진행된 교육은 ‘원 선회’다. 아스팔트 위에 그려진 두 개의 원을 돌며 원심력을 체험하는 코스다. 원을 돌다가 방향을 전환하는 교육도 진행됐다. 시속 50㎞ 이상으로 약 지름 20m의 원을 돌자 몸이 한쪽으로 크게 기운 상태가 이어졌다. 여기에 더 작은 원으로 옮기라는 강사의 지시에 핸들을 안쪽으로 꺾었더니, 차량이 기우뚱하면서 타이어 마찰음이 크게 났다. 강사는 무전을 통해 “원을 달리고 있을 때 핸들만 꺾으면 방향 전환이 쉽지 않다. 액셀러레이터 페달에서 발을 떼고, 핸들을 돌리는 것이 훨씬 부드럽게 방향을 틀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돌발 상황에 대한 대처능력을 기르기 위해 강사가 예고없이 주행 중인 차량 앞으로 라버콘을 던지고 이를 피하는 교육도 진행됐다. 강사는 “운전 중 돌발 상황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며 “교육이지만 사랑하는 가족을 지킨다는 생각으로 운행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운전대를 잡은 지 5년이 넘었고, 거의 매일 운전을 하고 있지만 이처럼 차량을 거칠게 운전한 적은 없었다. 처음엔 차량이 흔들릴 때마다 ‘이렇게 해도 괜찮은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교육이 진행될수록 ‘더 잘하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다. 각각의 상황에서 내 차가 어떤 반응을 나타내는지 알고, 또 더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는 기술을 배우는 것은 분명 유쾌한 경험이었다. ■ 모터스포츠에 빠진 이들 교육 참가자들은 모두 남성이었다. 오전 9시부터 시작된 교육은 오후 5시가 넘어서야 마무리됐다. 점심시간과 휴식 시간을 제외하더라도 5시간 이상을 운전해야 하는 힘든 과정이다. 그런데 이들의 얼굴은 피곤한 기색은커녕, 생기가 넘쳤다. 김민중(29) 씨는 “운전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운전기술을 더 배우고 싶어서 참여하게 됐다”며 “내 차가 갖춘 능력을 최대한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인 것 같다. 여러 코스를 돌며 기술을 배워보니 더 많이 배우고 싶다는 욕구가 생긴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자동차를 활용한 교육이나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다”고 했다. 아내와 함께 참여한 변지현(31) 씨는 “우리나라는 모터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시설이 충분하지 않아 아쉽다”며 “이곳은 자신의 차를 이용해 교육받을 수 있는 점이 좋고, 가족들이 함께 탈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라고 했다. 옥빈(39) 씨는 “교육을 받고 나니 내 차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게 됐고, 차량을 더욱 안전하게 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며 “앞으로는 자동차를 매개로 함께 어울리는 모임 등에도 참여해 보고 싶다”고 했다. ■ 최우선은 안전 이날 드라이빙 스쿨 교육은 초급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었다. 강사들은 가장 기본이 되는 핸들 쥐는 법부터 가르치며 교육과정 내내 ‘안전’을 강조했다. 한 강사는 “핸들을 한 손으로 잡고 운전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비상상황이 발생할 경우엔 반응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다”며 “핸들을 쥐는 법은 운전의 가장 기초고, 이것만 제대로 배워도 안전하게 운전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교육 참가자들은 운전기술과 함께 차량이 전복됐을 때 탈출하는 방법도 배운다. ‘비상탈출’은 차량 전복과 같은 상황으로 설정된 장비를 활용했다. 이번 교육을 총괄한 장순호 감독은 “무엇보다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핸들 쥐는 법 등이 교육과정에 포함된 것”이라며 “운전을 더 안전하게 할 수 있는 법을 알기 위해서 교육장을 찾는 분들도 많다”고 했다. 이어 “과거보다 차량의 안전성이 좋아졌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운전자다. 우리는 운전자가 안전하면서도 빠르게 주행할 수 있는 방법을 교육한다”고 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 인천시 중구 BMW 영종드라이빙센터를 찾은 시민들이 모터스포츠를 체험하기 위해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화성 오토시티를 찾은 일반 운전자들이 전문강사 의 차량을 따라 코너탈출방법을 익히고 있다.▲ 인천시 중구 BMW 영종드라이빙센터를 찾은 가족단위 시민들이 전시된 차 에 탑승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2015-09-03 정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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