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스토리]산업혁명이 낳은 '미세먼지의 공습'

1952년 영국서 1만여명 목숨 잃은 '그레이트 스모그'캡슐서 공기받아 사는 '영화 인 더 더스트'도 재조명심각성 느낀 정부, 특위 설치·범국가기구 추진단 발족경기도등 지자체도 해결 적극 동참… 효과는 설왕설래1952년 12월 5일. 영국의 수도 런던의 하늘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웠다. 짙은 안개까지 더해지면서 대낮인데도 바로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어두워졌고, 이 같은 현상은 10여일 동안 지속됐다. 이후 런던시민들은 호흡기와 심장의 통증을 호소하다 급기야 사망에 이르렀다. 사망 인원만 1만여명이 넘었다. 당시 영국은 런던 전역에 퍼진 정체불명의 먼지를 사망 원인으로 지목했다. 해당 먼지는 추후 'smoke(연기)'와 'fog(안개)'의 합성어인 'smog(스모그)'에다 'great(엄청난)'가 붙은 '그레이트 스모그'라 불렸다. # 미세먼지의 역습'그레이트 스모그'는 매연을 비롯한 도심 대기 속 오염물질이 기화해 안개 모양이 된 것을 가리키는데 요즘에는 일명 소리 없는 살인자로 불리는 '미세먼지'가 이에 빗대어 불리고 있다. 미세먼지는 석탄·석유 등의 화석연료를 태울 때나 공장·자동차 등의 배출가스에서 많이 발생하는 먼지가 대기 중에 떠다니거나 흩날려 내려오는 입자상 물질을 말한다.미세먼지 문제는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한 영화 '인 더 더스트'에 더욱 자세히 나와 있다. 다니엘 로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지난해 11월 개봉한 해당 영화는 미세먼지가 인류에 미치는 영향을 상세히 설명했다. 이 작품은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가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는 우리나라의 미래 모습을 담았다는 평가를 받으며 뒤늦게 재조명되고 있다. 영화에는 밀폐된 캡슐 안에서 신선한 공기를 공급받아야만 살아갈 수 있는 인물이 등장하는데 이는 마스크를 쓰고 등교하는 우리나라 학생들의 미래의 모습과 유사하다는 것이다.이에 정부에서는 뒤늦게 나마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고려, 국무총리실 산하 민·관 합동 심의기구인 '미세먼지특별대책위원회(이하 특위)'를 설치하는가 하면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미세먼지 범국가기구' 설립추진단을 발족하기로 했다.미세먼지 특위는 반 전 총장이 이끌 범국가적 기구가 향후 미세먼지와 관련해 외교적인 협력을 도출하면 이 내용을 토대로 정책화하는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반 전 총장은 '미세먼지 범국가기구' 설립추진단 발족에 앞서 지난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공직자 대상 특강에서 "우리 인류사회는 모든 타이틀이 긴밀하게 연계돼 있어 어떤 하나도 하나만을 가지고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대국민 합의를 이뤄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이와 함께 정부는 미세먼지 대책의 법적 기반이 되는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이하 미세먼지 특별법)' 시행을 통해 ▲사업장, 건설공사장 가동률 조정 및 공사시간 변경 ▲자동차 운행제한 ▲학교 등의 휴업 및 수업시간 단축 등을 추진하며 2022년까지 35.8%(2014년 배출 기준)의 미세먼지 감축 달성 목표를 세웠다. # 경기도 미세먼지 골머리경기도 역시 정부의 미세먼지 문제 해결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경기도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오는 2022년까지 13억4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산하 25개 공공기관에 전기차 55대를 보급하기로 했다. 이번 조처는 경기도가 추진 중인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수송 분야 대책의 하나로 도는 지난 1월 미세먼지 저감 대책으로 2022년까지 6천643억원을 들여 전기차, 수소차, 전기버스 등 친환경 차량 3만3천569대를 보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경기도는 교체 시기가 된 노후 차량 8대를 새 차로 교환하고 임차 차량 47대는 현 임차 계약이 끝나면 전기차로 전환할 방침이다. 경기도시공사, 경기문화재단 등 7개 기관에 전기차 충전기 10기를 추가로 설치해, 총 24기를 확보하기로 했다.경기도 관계자는 "친환경 차 보유 확대로 교통 분야 미세먼지 저감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정부와 협력해 공공기관의 친환경 차 보유 비율을 계속해서 늘려나가겠다"고 말했다.하지만 경기도의 미세먼지 특별대책이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3월 12일 주간 논평을 갖고 "경기도 민선 6기 '알프스프로젝트'는 임시방편 대책이었고, 민선 7기도 특별대책을 추진한다고 하지만 효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알프스프로젝트'는 도가 지난 2016년 6월부터 도내 미세먼지 배출량을 2020년까지 3분의 1로 줄이는 내용의 골자로 추진되는 사업이다. 도는 2015년 기준 연간 4천400t(PM10 기준)인 도내 미세먼지 배출량을 2020년 1천500t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세운바 있다. /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2019-03-28 김종찬

[이슈&스토리]반쪽 지원에 그친 8년… '평화의 섬' 걸맞은 인프라 구축돼야

22일(매년 3월 넷째 금요일)은 서해수호의 날이다.제2연평해전과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 등에 맞서다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호국 영웅들을 추모하기 위해 제정한 법정기념일이다.서해에서 벌어진 남북 교전은 비단 군인들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서해5도 주민들은 연평도 포격 당시 피난 행렬 속에서 느낀 불안과 공포를 여전히 잊지 못하고 있다.이러한 서해5도 주민들의 정주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2011년 처음 마련된 '서해5도 종합발전계획'이 오는 2020년 종료를 앞두고 있다.서해5도 지원 특별법에 따라 만들어진 이 계획은 그동안 접경지역이라는 이유로 소외됐던 서해5도 지역에 대한 종합적인 발전 계획을 수립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정부 예산은 충분히 뒷받침되지 못해 '반쪽짜리' 계획에 그쳤다는 지적도 뒤따랐다.8년이 지난 지금, 연평도 포격의 상흔으로 얼룩진 2011년과 달리 한반도에 평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자연스레 '제2차 서해5도 종합발전계획(2021~2030)' 수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남북 관계가 개선된 만큼 대북 사업, 관광 사업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 지원이 주민들의 실질적인 소득 증대로 이어질 수 있는 청사진 수립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北위협 속 정주환경 개선위해 2011년 특별법 제정 9천억대 구상국비 지원율 53% '실망' 노후주택 개량 올해는 30여가구만 수혜 옹진군·의회 노력등으로 정부 2차 계획 수립 용역발주 추진 '다행'민간 자본 관광육성 지지부진… 소득 증대 등 현실적 사업 필요서해5도 종합발전계획이 처음 마련된 건 남북 관계가 냉랭했던 2011년이었다. 정부는 2010년 11월 발생한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주민생활 안정대책 차원에서 이듬해 서해5도 지원 특별법을 제정하고 서해5도 종합발전계획을 수립했다. '풍요로운 평화의 고장, 서해5도'라는 비전을 세우고 주민을 위한 쾌적하고 수준 높은 정주환경 조성과 동시에 북한의 도발로부터 대비하기 위한 대피시설 확충 사업을 동시에 담았다. 또한 섬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해 경쟁력 있는 특화 산업과 관광 산업 육성과 관련한 사업도 포함했다. 사업비는 2011년부터 2020년까지 국·시비, 민간 자본 등 9천109억원이다. 서해5도 도로 개설, 항만시설 정비, 관광 기반 구축, 대피소 확충, 해상 교통망 개선 등을 위한 것이다. 이중 지난해까지 예산 3천128억원이 투입됐다. 그러나 국비는 계획된 4천599억원에서 2천434억원이 지원되는 것에 그쳤다. 서해5도 종합발전계획 시행이 8년이 지났는데도 국비 지원율이 53%로 미흡한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민들에게 호응을 받고 있는 노후주택 개량사업의 경우 신청을 원하는 군민이 200가구를 넘지만, 올해 수혜를 받는 가구가 30여 가구에 불과하다. 이러한 문제는 서해5도 종합발전계획 종료 시점이 다가오자 수면 위에 올랐다. 게다가 지난해 말 옹진군이 서해5도 여건변화에 따라 서해5도 관련 사업 계획을 변경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 기획재정부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옹진군과 옹진군의회가 반발하고 나섰다.옹진군의회는 지난해 12월 열린 제207회 제2차 정례회에서 '제2차 서해5도 종합발전계획 연장 마련 촉구 결의안'을 채택하기도 했다.당시 홍남곤 옹진군의회 의원은 "우리 군이 행안부에 최저생계비 증가율, 물가 상승률 등 현실적 여건을 고려해 서해5도에 대해 대폭 지원할 수 있도록 지속 건의했는데 여러 여건상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과거처럼 북한의 위협이 늘 도사리는 여건이 아니라 4·27 판문점 선언 이후 서해5도가 평화의 섬으로 주목받으며 서해평화수역 조성이 가시권에 들어오는 만큼 서해5도의 지역 특성과 주민생활 안전대책을 반영한 종합발전계획을 지속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들은 서해5도 종합발전계획 용역 조속 수립을 촉구하며 용역 수행 기관의 일방적 청사진 수립이 아닌, 옹진군민의 의견이 반영된 실질적이고 장기적인 종합발전대책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화와 안보가 공존하는 서해5도의 특성을 살린 사업을 추진하되 그 사업이 주민들의 실질적인 소득을 증대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행히 최근 행정안전부는 '제2차 서해5도 종합발전계획' 수립을 위해 내년께 용역 발주를 계획하고 있어 서해5도 주민을 위한 지원은 지속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옹진군과 주민들은 이번 계획에는 옹진군 주민들이 피부에 와 닿을 수 있는 사업이 제시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한 기존에 담긴 계획 중 실현이 불가능하거나 현실에 맞지 않는 사업에 대한 정리도 필요하다.현재 2020년 종료를 앞둔 서해5도 종합발전계획에 담긴 사업 78건 중 현재 완료됐거나 진행 중인 사업은 52건이다. 특히 민간 자본을 투입해 조성하는 사업은 대부분 진행되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평화관광육성 및 세계적 평화거점 조성'이라는 목적으로 백령도 남포리 일원에 국제회담장, 숙박시설, 출입국관리시설, 크루즈항, 골프장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남포리에 평화공원을 세우고 각종 편의시설에 민간 자본을 일부 투입할 구상이었다. 옹진군은 2021년부터 2030년까지 10년의 청사진이 담길 제2차 서해5도 종합발전계획에는 이러한 사업을 축소·정리하고 주민들이 꼭 원하는 사업이 담기길 기대하고 있다.옹진군 관계자는 "1차는 대피소 마련, 정주 생활금 지원, 노후주택 개량 사업, 교육비 등에 그쳤고 아예 진행되지 못한 사업도 있었다"며 "이제는 남북 평화 분위기 변화에 따라 전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영구적인 평화 관련 사업과 관광 활성화 사업, 주민들이 실질적으로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주민 소득 증대사업, 인프라 구축, 개발 사업 등에 초점을 맞추는 계획이 담길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인천 옹진군 연평도 전경. /옹진군 제공인천 옹진군 연평도에 설치된 현대식 대피시설. 비상진료소 등을 갖추고 있다. /옹진군 제공인천 옹진군 소연평도 전경. 이곳에는 서해5도 종합발전계획에 따라 노후 주택 개량 사업이 진행됐다. /옹진군 제공남북관계 경색 국면 당시 포사격 훈련에 따라 백령도 대피소로 피난한 주민들. /옹진군 제공

2019-03-21 윤설아

[이슈&스토리]올해 1908개 문여는 '경기 꿈의 학교'

'퇴사하겠습니다'.청년 실업과 취업준비생들의 애환이 종종 사회면을 장식하는 오늘날, 한편에선 청년들의 잇따른 퇴사가 또 다른 사회 이슈로 떠올랐다. 세상에 무수한 아이러니가 존재하지만, 이보다 기막힌 모순도 별로 없다. 이들 상당수가 공무원이 되기 위해 한 뼘짜리 고시원 방에서 청춘을 보냈고, 대기업 입사를 위해 수십종의 자격증을 취득했다. 이렇게 꿈을 위해 안간힘을 쓰는데,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들은 왜 꿈을 버릴까.얼마 전 입시경쟁의 폐부를 적나라하게 묘사해 열광적 지지를 받은 드라마 '스카이캐슬'에서 그 답을 살짝 엿볼 수 있다. 전국 학력고사 1등과 서울대 의대 수석입학에 빛나는 대학병원 의사 강준상은 딸을 잃은 후 어머니를 향해 "나이 50이 돼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모른다. 어머니가 시키는 대로 시험에서 1등하고 의사가 됐다. 어머니가 날 이렇게 키웠으니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좀 알려달라"고 울부짖었다.흔히 우리는 아이들에게 꿈을 묻는다. "엄마랑 장난감 가지고 놀고 싶다"고 말하면 십중팔구는 실망할 것이다. 십중팔구가 원한 답은 의사, 변호사, 공무원 같은 '직업'이다. 사회적 명성과 부, 혹은 밥벌이의 안전을 담보하는 직업을 갖는 것이 꿈이라고 여긴다.그렇게 오매불망 원하던 학교를 가고 직업을 갖고 난 후 아이들이 방황한다. 끝없이 방황하다 퇴사를 결정한 이들은 한결같이 '내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을 찾겠다'고 떠난다. 이 모순을 어떻게 해결할까. 올해로 5년 차에 접어든 '경기 꿈의학교'의 고민도 이 지점에서 출발했다. 그리고 그 고민은 지금도 유효하다.진정한 꿈찾지 못해 뒤늦게 "퇴사하겠습니다"가 유행하는 요즘 세대道교육청, 마을·학교 등 연계 '스스로 인생의 답 찾는 기회' 5년차 맞아첫해 143개서 양적 성장 이뤄… 정규교육서 풀지 못한 '갈증 해소' 도움# 인생의 답은 스스로 찾는다평일 하루 평균 10시간을 학업에 쏟는 도내 고등학생들은 '되고 싶거나 관심 있는 직업이 없고' '좋아하는 일과 잘 할 수 있는 일을 모르는' 쳇바퀴 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다. 지난 5년 간 꿈의 학교는 조금씩 모습은 변화했지만 목적은 같다. 몸도 마음도 한창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스스로 인생의 답을 찾는 기회를 주자는 것. 그래서 고안한 것이 초창기 모델이다.2015년 초창기에는 '마을과 학교가 연계한 다양한 마을교육공동체 주체들이 참여하되, 학생들의 자유로운 상상력을 바탕으로 학생 스스로 기획·운영하고 진로를 탐색하면서 꿈이 실현되도록 도와주는 학교 밖 학교'를 지향하면서 마을과 학교 어른들의 지도를 받는 것에 무거운 비중을 뒀다면, 3년 차인 2017년에는 '학교 안팎의 학생들이 꿈을 실현하기 위해 스스로 참여·기획·운영하는 학교 밖 교육활동'에 무게를 두고 마을교육공동체 구성원들은 아이들이 무한히 상상하고 질문하고 스스로 성찰하며 자기 삶을 개척하는 데 지원하는 후원자로 바뀌었다.꿈의 학교는 크게 '학생이 만들어가는 꿈의 학교(만꿈)'과 '학생이 찾아가는 꿈의 학교(찾꿈)'로 나뉜다. 만꿈은 말 그대로 운영 주체가 '학생'이다. 길잡이 교사나 마을 공동체 교사 등이 있긴 하지만, 프로그램의 정체성과 기획 등 모든 면에서 학생들이 구성하고 책임진다. 찾꿈은 운영주체가 교사, 학부모, 비영리단체, 지자체 등 다양하다. 정규교육 외에 학생들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자원을 갖고 있는 어른들이 제공하는 형식이다. 특히 만꿈의 성장속도는 가파르다. 2015년 25개에 불과했던 만꿈은 지난해 374개로 15배 이상 성장했다. 학생들이 꿈의 학교를 찾는 이유로 '평소에 하고 싶었던 것을 할 수 있어서'가 압도적으로 높다는 데서 꿈의 학교 참여율이 매년 증가하는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또 '나의 꿈을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재미있을 것 같아서'가 그 다음으로 높았는데, 자발적으로 꿈의 학교를 만드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그동안 정규 교육만으로는 충족되지 않은 갈증이 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올해도 내 꿈을 찾아 떠난다2015년 143개에서 시작한 꿈의 학교는 올해 1천908개 학교가 개설되는 양적 성장을 이뤘다. 올해 꿈의 학교는 더욱 다양해졌다. 남양주 월문초등학교를 함께 다닌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여행을 주제로 한 꿈의학교를 개설했다. '더 멀리 더 넓게 하늘 끝까지'란 이름을 가진 이 학교는 13명의 동창들이 주말과 방학을 이용해 철길을 따라 기차타고 동해를 가기도 하고, 버스를 타고 전주 한옥마을을 체험하며, 북한강과 남한강변을 따라 자전거 여행을 시도한다. 아이들은 "걸어서 내가 사는 남양주 한바퀴를 돌고 기차를 타고 저 멀리 북녘 땅의 친구들도 만나고 싶다"며 "월문초등학교 출신 중학교 1학년 친구들과 6학년 동생들이 함께 여행을 떠나는데, 어떤 일이 벌어질지 무척 기대된다"고 말했다.김포의 '우.동.둘'은 우리동네 둘레길 만들기의 줄임말이다. 우동둘 학교는 고촌읍 주민 자치위원회의 어른들과 주변 초등학교 학생들이 함께 고촌읍 당산미의 3·1운동 유적지를 중심으로 둘레길을 조성했다. 올해는 천등고개와 보름산 미술관, 골안태, 아라뱃길 등의 2코스를 만들 계획인데, 사진전·음악회·미술전 등 다채로운 문화행사를 기획할 예정이다.양평 '틴즈 위즈 코레일'은 공공기관이 기획한 꿈의 학교다. 한국철도공사 수도권동부본부가 양평역을 기점으로 학생들과 기차여행을 떠나는 프로그램이다. 역사와 안보를 주제로 기차 여행을 하면서 코레일 업무를 미리 체험하는 직업교육도 함께 한다. 또 기차를 타고 가장 멀리 떠날 수 있는 '부산여행'을 졸업여행으로 정해 여행을 통한 학습기회를 제공한다. 가사·비트·무대까지 전문적 교육… 준비한 만큼 인정 받아 뿌듯■나에게 꿈의 학교란… '랩스쿨' 김준석·배지훈군"꿈의 학교에서 래퍼로 도전 중".13일 군포문화재단 광정동청소년문화의집, 꿈의 학교 '랩 스쿨'에서 만난 김준석(18·왼쪽), 배지훈(17)군은 초창기 멤버이면서 실력파로 소문났다. 이 곳에서 이들은 전문 강사에게 가사 쓰기부터 비트 만들기, 무대 서는 방법 등 전문 래퍼가 갖춰야 할 기술과 덕목을 배우고 있다.고모의 추천으로 시작한 김 군은 요즘 래퍼의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김 군은 "지난해 진로박람회 행사에 초청 받아 공연했을 때 열심히 준비한 만큼 인정도 받아 뿌듯함을 느꼈다"고 말했다.랩 스쿨에서 힙합을 처음 알게 된 배 군도 래퍼와 작곡가를 꿈꾸고 있다. 배 군은 "2년 전 처음 내 이야기를 담은 가사로 공연을 했을 때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며 "내가 흥미를 느끼는 분야에서 전문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어 좋다"고 전했다.이들에게 꿈의 학교는 어떤 의미일까. 그들은 자기 자신도 미처 발견하지 못한 적성을 고민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군은 "우리처럼 한 곳에서 계속 수업을 받기도 하지만 하고 싶은 것을 찾아 여러 꿈의 학교를 찾아가는 학생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올해에도 이 곳 랩스쿨을 다닐 예정인 이들은 꿈을 실현해나가는 데 많은 재미를 느끼고 있다. 김 군은 "올해는 실력을 갈고 닦아 TV 힙합경연프로그램에 도전할 것"이라고 했다. 배 군도 "직접 작사도 하고 뮤직비디오 같은 다양한 경험도 쌓고 싶다"고 말했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지난해 경기 꿈의 학교 양평 '철길 따라 꿈의 학교'에서 기차를 타고 부산여행을 함께 떠난 모습. /양평 '틴즈 위즈 코레일' 제공양평 '틴즈 위즈 코레일' 학생들이 DMZ 안보유적지를 둘러보고 있다.

2019-03-14 공지영·이원근

[이슈&스토리]'내달 26일 개장' 준비 한창 인천항 크루즈 전용 터미널

'수도권 최초 시설' 세계 최대 규모 22만5천t급도 수용 가능이동식 승하선용 통로 '갱웨이' 2기 설치 조석간만의 차 극복인프라 부족으로 인한 출입국 수속·면세점 이용 불편 사라져접근성 개선 위한 철도 연결·선박 없을때 활용방안 등 숙제로크루즈는 바다 위 특급호텔로 불린다. 부가가치가 높아 세계 주요 항구도시는 크루즈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인천항은 2천500만명의 배후 인구를 두고 있어 국내 크루즈 항만 가운데 가장 발전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인천항만공사와 인천시는 최근 몇 년 동안 인천항에 크루즈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인천항에는 2014 인천아시안게임 개최를 전후해 2013년 95척, 2014년 92척, 2015년 53척의 크루즈가 기항했다. 하지만 메르스 사태와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 등을 겪으면서 크루즈 기항 횟수는 급격히 줄었고, 지난해에는 10척의 크루즈만 인천항을 찾았다.크루즈 업계 관계자들은 인천항에 오는 크루즈가 감소한 이유 중 하나로 '인프라 부족'을 꼽는다. 부산이나 제주, 속초 등 국내 주요 크루즈 항만과 달리 인천에는 크루즈 전용 부두와 터미널이 없었다.사정이 이렇다 보니 인천항에 오는 크루즈 관광객은 북항 화물전용부두에서 승하선해야 했고, CIQ(세관·출입국관리·검역) 시설이 없어 인천항에서 출발하거나 도착하는 크루즈 승객들은 차로 30분 이상 걸리는 제2국제여객터미널에서 출입국 절차를 밟아야 했다.크루즈 입항 장소를 2014년 인천 신항에 있는 임시 크루즈 부두로 옮겼을 때도 사정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면세품 인도장이 없다 보니 임시로 설치된 천막 앞에서 겨울에는 추위에 떨면서, 여름에는 더위와 빗속에서 면세품을 받아야만 했다. 지난해 5월 인천항 모항 크루즈에 탑승하는 2천825명의 승객도 부두에 천막 형태로 만들어진 임시 CIQ에서 출국 절차를 진행해야 했다.오는 4월26일 인천항 모항 크루즈로 운영되는 '코스타 세레나(Costa Serena·11만4천t급)'호에 탑승하는 승객들은 이 같은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이날부터 인천항 크루즈 전용 터미널이 문을 열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가기 때문이다.6일 인천국제공항을 향하는 국내 최장 교량인 인천대교가 한눈에 바라보이는 송도국제도시 9공구 바닷가. 뿌연 안개 속에 두루미의 날갯짓을 형상화한 인천항 크루즈 전용 터미널 모습이 보였다. 미세먼지 속에서도 현장 근로자들은 쉴 새 없이 크루즈 전용 터미널 주차장 공사에 한창이었다.인천항 크루즈 전용 터미널은 430m 길이 부두와 지상 2층(연면적 7천364㎡) 규모의 터미널로 구성됐다.이곳은 수도권 최초의 크루즈 전용 터미널로,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22만5천t급 크루즈선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를 자랑한다. 이미 크루즈 전용 부두가 운영 중인 부산 북항(22만t급), 제주 서귀포 강정항(15만t급), 속초항(10만t급) 보다 크다.크루즈 전용 터미널에 들어서자 입국장과 승객 대합실이 눈에 들어왔다. 인천항을 찾는 크루즈 관광객들은 예전처럼 부두에 내리는 것이 아니라 날씨에 영향을 받지 않는 실내에서 출입국 관련 수속을 밟을 수 있게 됐다. 2층 출국장에는 면세품 인도장이 별도로 만들어져 관광객들이 면세품을 받기 위해 추위나 더위에 고생할 필요가 없어졌다. 인천항만공사는 터미널에 출입국 게이트 25개, X-RAY 수하물 검사기 9개를 설치해 출입국 과정에서 관광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방침이다.인천항 크루즈 전용 터미널 뒤에는 이동식 승하선용 통로(갱웨이·gangway) 2기가 보였다. 이 통로는 공항 탑승구처럼 크루즈의 출입구에 따라 움직여 승객이 편하게 타고 내릴 수 있게 만든 장치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인천항 크루즈 전용 터미널에 설치됐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인천항은 조수 간만의 차가 크기 때문에 물때에 따라 승객들이 하선에 불편함을 겪을 수 있어, 78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갱웨이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크루즈 전용 터미널이 만들어지면서 인천항은 동북아 해양관광의 메카로 도약할 준비를 마쳤다. 그러나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4월26일 터미널 개장에 맞춰 인천항 모항 크루즈를 운영하는 롯데관광개발(주) 백현 대표는 "인천항 크루즈 전용 터미널은 아직 접근성이 많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터미널까지 갈 수 있는 철도 교통이 아직 없다. 반면, 일본 요코하마와 대만 지룽(基隆) 등 수도권을 배후에 둔 크루즈 항만은 지하철과 연결돼 있다"면서 "접근성이 개선돼야 인천항 크루즈 전용 터미널을 찾는 사람이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인천항만공사는 인천도시철도 1호선을 인천항 크루즈 전용 터미널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인천시에 건의하고 있지만, 사업성 부족으로 수년째 지연되고 있다.인천항에는 올해 총 18척의 크루즈선이 방문한다. 2~3주에 한 번꼴로 크루즈가 입항하는 셈이다. 속초 등 다른 크루즈 전용 터미널이 예산 낭비 논란을 빚고 있기 때문에, 인천항만공사는 인천항 크루즈 전용 터미널도 크루즈가 기항하지 않을 때의 활용 방안 등을 고민하고 있다.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크루즈를 유치하는 마케팅 활동과 함께 크루즈 전용 터미널 인근에 자리 잡은 신국제여객터미널 등대를 관광 명소로 이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크루즈 전용 터미널이 크루즈만을 타러 오는 곳이 아니라 수도권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4월 26일 인천항 모항 크루즈로 운영되는 '코스타 세레나'호.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경인일보DB국내 최초로 인천항 크루즈 전용터미널에 설치된 이동식 승하선용 통로(갱웨이·gangway). 이 시설은 조수간만의 차가 큰 인천항에서 승객이 안전하게 타고 내릴 수 있도록 크루즈선의 출입구에 맞춰 움직인다.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경인일보DB새로 문을 여는 인천항 크루즈 전용 터미널로 인해 이용객들은 더이상 출입국 수속이나 면세점 이용에 날씨로 인한 불편을 겪지 않게 된다.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경인일보DB인천항만공사가 크루즈가 입항하지 않을때 관광 콘텐츠로 활용 방안을 검토중인 크루즈 전용 터미널 인근의 신국제여객터미널 등대.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경인일보DB오는 4월 26일 인천항 크루즈 전용터미널이 문을 연다. 인천항 크루즈 전용터미널은 지상 2층, 연면적 7천364㎡ 규모다. 인천항 크루즈 전용터미널과 접한 인천항 크루즈 전용 부두에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22만5천t급 크루즈가 정박할 수 있다.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2019-03-07 김주엽

[이슈&스토리]'잊지 않겠습니다' 대일 항쟁기 유골 봉환

日 국가총동원령 후 800만 강제징용… 150만 국외 동원 추정근근이 이어온 봉환작업, 2015년 관련 위원회 해산으로 끊겨아태평화교류협회, 2004년부터 민간차원 봉환 활동 계속해와진정성 주목한 北 "연구 조사 함께 할 뜻…" 평양 초대장 보내안부수 회장 "봉환 시급… 정부 안되면 지자체라도 나서달라"일본 나가사키항에서 남서쪽으로 18㎞ 떨어진 곳에 위치한 섬, 우리에게는 영화 제목으로 더 익숙한 '군함도'가 그곳에 있다. 남북으로 480m, 동서로 160m 크기인 군함도는 섬 전체가 탄광이다. 정부 산하 '대일항쟁기 강제 동원 피해 조사 및 국외 강제 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1943년부터 1945년까지 500~800명 가량의 조선인이 이곳에 징용됐다.평균 45도를 넘나드는 갱도 속에서 하루 12시간 이상 고강도 노동에 시달리던 조선인들은 하나 둘 숨을 거두었다. 영양실조와 각종 사고로 숨진 조선인과 탈출을 시도하다 바다에 빠져 숨진 이들도 다수였다. 공식적으로 이곳에서 숨진 조선인은 134명으로 기록됐으나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 숫자까지 합치면 훨씬 많은 희생자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군함도는 강제 징용의 피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지만, 또 한편으로 극히 단편적인 사례에 지나지 않는다. 일본이 국가총동원령을 내린 1938년부터 해방이 된 1945년까지 800만명 가량의 조선인이 강제 징용 대상이 됐다. 그 중 국외로 동원된 조선인은 150만명으로 추산된다.이들은 태평양전쟁의 동부 전선이 그려졌던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병참기지가 됐던 일본 본토 곳곳의 비행장·광산·공장 등의 건설에 동원됐다. 이 중 끝내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숨진 이들이 부지기수다.2004년 12월 17일 노무현 대통령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를 만나,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된 한인들의 유골을 조사하고 봉환해 줄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이에 따라 이듬해 5월 한일 정부의 '유골협의체'가 가동되고, 2008년부터 일부 유골에 대한 봉환이 시작됐다.유골은 유해와는 다르다. 유해는 화장을 하지 않고 땅 속에 있는 상태인데 비해 유골은 화장해 함에 넣어 보관된 형태다. 일본은 화장이 일반적인 장례 문화여서 유골함이 보편화 돼 있다. 사찰에 보관된 유골함에는 사망자의 신상정보를 기록한 '과거장'이 있어, 해당 유골이 조선인인지 강제 동원으로 희생된 것인지를 확인할 수 있다.이 유골을 국내로 들여오는 '유골 봉환'은 아픈 과거를 치유하는 일이자, 다시는 그런 비극을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 일본과의 합의에 따라 근근이 이어져 오던 봉환 작업은 지난 2015년 대일항쟁기 위원회가 해산되면서 사실상 끊기고 말았다.비슷한 시기 한일 위안부 합의 등 역사의 물줄기를 과거로 되돌리는 일련의 행태가 계속되면서 정부 차원의 유골 봉환도 어려워진 것이다. 새벽이 가까울수록 어둠이 짙듯, 수 년 간 어려움을 겪던 유골 봉환 작업은 최근 들어 다시금 활기를 찾고 있다.유골 봉환의 새로운 국면은 바로 지난해부터 진행된 남북 관계 개선에서 시작됐다. 지난 2004년부터 민간 차원의 유골 봉환 작업을 하던 사단법인 '아태평화교류협회'의 노력을 인정한 북한 측이 '대일 항쟁기'에 대한 연구와 조사를 함께 할 뜻을 밝혀온 것이다.실제로 북한은 지난해 11월 아태평화협회와 경기도가 주최한 '아태평화 국제대회'에 대표단을 파견하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남북이 하나이던 시절, 대일 항쟁이라는 공통사로 공감대를 이룰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특히 북한은 민간 단체인 아태평화협회가 지난 15년 동안 국가 지원 없이 이 활동을 계속해 왔다는 점을 눈여겨 본 것으로 전해진다. 협회의 '진정성'이 지자체 최초로 북한 대표단이 방남하는 남북 교류의 성과로 이어진 셈이다.아태평화교류협회 안부수 회장은 "지난해 12월 북한의 공식 초청을 받아 평양을 방문했다. 우리는 한일협정으로 대일 항쟁기에 대한 피해 보상을 받았지만, 아직 북한은 보상을 받지 않았다. 북측이 대일 항쟁기 연구에 관심을 가지는 것도 그런 부분이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안부수 회장과 아태평화교류협회의 변상기 사업본부장은 실제로 지난해 12월 22일부터 27일까지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초청으로 평양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고양에서 열린 '아태평화 국제회의'의 향후 대책을 마련하는 협의가 진행됐다. 변변한 지원없이 자비를 들여가며 협회 살림을 꾸려온 안 회장과 변 본부장의 진심이 협회가 민간 대북교류의 선두에 설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이 됐다.임시정부 수립과 3·1 운동 100주년을 맞은 올해는 남북관계 변혁의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태평화교류협회는 반세기 이상 분단된 남북이 하나가 되기 위해선 저 먼 과거 타국에서 숨져간 조선인들의 영혼을 함께 위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안부수 회장은 "일본은 1952년부터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군 유골 조사를 시작해 체계적인 작업을 진행했다. 수백 차례에 걸쳐 조사단이 해외에 파견됐고, 지금까지 130만명의 유골을 송환했다"면서 "그런데 우리는 아직까지 본격적인 유골 봉환을 시작하지도 못한 상태다. 일본 본토에서도 시간이 흐르며 각종 개발 사업이 진행돼, 하루에 수 기의 유골이 유실되는 상황이다. 지금이라도 정부가 나서야 한다. 정부가 안되면 지자체라도 나서달라"고 요청했다.미국은 미군 전사자의 유해가 세계 어디에 있든 얼마의 비용이 들든 본국으로 송환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독일은 자국민이 아닌, 자신들에 의해 희생된 유태인을 기념하는 홀로코스트 기념관을 만들었다. 베를린 브란덴부르크문으로부터 불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시내 한 가운데에는 2천711개의 콘크리트석이 가지런히 도열해 있다.2차 대전 종전 60주년인 지난 2005년, 2천500만 유로의 비용을 들여 만든 홀로코스트 기념관은 아픈 역사를 잊지 않겠다는 그들의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물이기도 하다.아태평화교류협회가 일본에서 봉환한 177위의 조선인 유골은 천안 망향의 동산에 안치됐다. 망향(望鄕)이라는 이름에는 조국을 그리워하다 숨진 동포들의 한이 서려 있다. 아직 고향을 찾지 못하고 먼 타국에 안치된 동포들이 많다. 그들에게는 고향이, 안식을 찾을 공간이 필요하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2012년 김포공항을 통해 봉환된 강제동원 희생자 유골 3차 36위. /아태평화교류협회 제공북한 측이 유골 봉환 연구·조사를 함께 할 뜻을 보이며 아태평화협회에 보낸 평양 방문 초청장.아태평화협회 안부수 회장(왼쪽)과 변상기 사업본부장이 평양 옥류관 앞에서 촬영한 기념사진.

2019-02-28 신지영

[이슈&스토리]새학기 입학생 자녀 둔 학부모를 위한 조언

곧 새 학기다. 유치원·초·중·고교에 입학하는 자녀를 둔 예비 학부모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을 준비해야 할지 몰라 어려움을 겪는 일이 많다. 인천시교육청이 추천한 현직 교사들의 조언을 들어본다.즐거운 곳 인식 시키고혼자하는 습관 들여야놀이도 교육 지각 금물■정현빈 은지초 병설유치원 교사 (경인여대 유아교육과 외래교수)유치원 생활은 아이가 보호자 품을 벗어나 세상과 만나는 첫 경험이다. 아이가 태어나서 처음 가는 유치원이 즐거운 곳이라는 생각이 들게끔 해야 한다.예를 들면 "유치원에 가면 친구도 많고 장난감도 많아. 유치원 놀이터는 더 재밌어"라는 식의 기대감을 주는 얘기를 많이 들려주는 것이 좋다.처음 자녀를 유치원에 보내는 부모 입장에서는 불안하거나 걱정스러운 것이 당연하다. 그래도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부모의 걱정·불안을 본 아이는 긴장한다."○○야 참 잘 컸구나, 네가 유치원에 갈 수 있어 뿌듯하다"는 존중의 말을 자주 들려주며 아이가 잘 성장했다는 것을 스스로 느끼게 해줘라. 단체 생활을 하는 교육기관인 만큼 혼자 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멋진 형님·언니가 됐으니 혼자 해야 하지 않을까?" 독려하며, 시간을 정해 연습해야 한다. 일어나기 시작해서 등원 준비를 마치는 과정을 연습해 시간을 줄여가면 좋다. 혼자 세수하고 밥 먹고, 옷 입고 전 과정을 끝까지 스스로 완수하는 경험을 줘야 한다. 훈육이 필요하다면, 이야기책을 이용하자. 이야기책에 등장하는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지적하며 간접 교훈을 얻을 수 있도록 해라.유치원에 가면 놀이·정리·간식·야외활동 등 규칙적인 일과가 진행된다. 따르기 힘들어 할 수 있는데, 공부 시간을 지켜야 한다는 것을 유아기 때부터 알게 해야 한다.지각은 금물. 유치원도 교육기관이다. 등원 시간을 안 지키는 부모가 많다. 지각하면 혼나서가 아니라 등원 즈음 아이가 주도적으로 경험을 만드는 '자유선택놀이'가 진행된다. 이 자유선택놀이시간에 중요한 유아 교육이 이뤄진다. 아이가 주도적으로 친구나 선생님과 상호작용을 만드는 시간이다. 이 시간이 지나면 선생님이 주도하는 수업이 진행된다. 지각하면 선생님이 집단 속의 아이만 관찰하게 된다. 유치원의 놀이는 곧 교육이다. 자유선택시간을 뺏긴 아이는 충분히 놀지 못해 하루 종일 짜증을 부린다.'시험없는 1학년' 중요대화·여행 많이 할수록중2병 극복도 수월해져■이유경 동암중 1학년 부장교사환경이 많이 바뀌는 만큼, 학교에 적응하는 게 최대 관건이다. 초등학교와 비교해 생활이 많이 바뀐다. 수업시간도 40분에서 45분으로 늘어난다. 학생들은 5분을 크게 느낀다. 등교 시간도 앞당겨지고, 집과 학교 간 거리가 멀어져 더 오래 걸린다. 체력적으로, 심리적으로 힘들어하는 모습도 나타난다. 과목별로 선생님들이 다 다르다는 것도 새롭고 낯선 부분이다. 가장 큰 변화는 초등학교는 담임 선생님이 교실에 상주하는 반면 중학교에서는 거의 종례·조례 때만 마주한다. 학생들만 교실에 있는 경우가 많아 다툼도 자주 생기는데 학교폭력으로 번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중학교는 학생부에서 학교폭력을 법과 규정에 따라 처리하니 참고하자.창의적 체험활동이 초등학교와 크게 다른 부분인데, 진로·봉사·자율·동아리 영역으로 구분된다. 부모님이 신경 써야 하는 건 봉사활동 부분이다. 형식적인 봉사보다는 오래도록 진정성을 가지고 꾸준히 할 수 있는 봉사를 잘 선택하도록 돕는 것이 좋다. 고등학교 진학 이후에도 할 수 있는 봉사를 찾는 것이 좋다.중간·기말고사가 없는 1학년 자유학년제 기간은 아이에게 자신감을 키워주기 좋은 기간이다. 이 기간은 중·고교 6년을 지내는 토대가 된다. 좋아하는 것이 있을 때 깊이 탐색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면 좋다. 시험 부담이 없으니 책 읽기 좋은 시기다. 독서는 모든 활동의 기본이 된다. 중학교 땐 이른바 '중2병'이 나타난다. 1학년 시기는 사춘기가 오기 전에 자녀와 부모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마지막 시기다. 성적표가 나오지 않는 시기 아이들과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고 대화도 많이 하자. 그렇다면 힘들기로 소문난 중학교 2학년 시기를 잘 수월하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주말을 포함해 최대 20일 동안 가족체험 학습을 갈 수 있다. 여행도 추천한다. 가장 중요한 건 대화다.2학년이 되면 시험을 보고 성적표가 나오면 부모와 자녀가 '트러블'을 겪는다. 믿고 전폭적인 신뢰를 주는 것이 가능한 시기가 1학년이다. 선생님은 늘 가까이에서 효과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다. 자녀에게 "어려운 일이 있으면 선생님에게 이야기해"라고 자주 이야기해주면 좋다.안전사고 주의 시켜야순서 지키는 연습 필요교내 다툼 개입 피할것■유철민 산곡북초 교사(같이교육교사연구회 대표)아늑하게 꾸며진 유치원 교실과 달리 책·걸상이 일렬로 정리된 초등학교 교실은 공포감을 줄 정도다. 교실 문을 열지 못하고 쭈뼛거리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는 것은 흔한 일이다. 학교라는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시기로, 학교에 대한 긍정적인 말을 보호자가 자주 해줘야 한다. 앞으로 6년 동안 다녀야 할 학교다. 학교 가는 상상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장소가 돼야 교육 효과도 좋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입학 전 미리 몇 차례 학교를 다녀가고 아이 걸음으로 어느 정도 거리인지 점검도 해야 한다.1학년 아이들이 많이 다친다. 안전사고에 조심해야 한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과 달리 안전보호시설이나 장치가 많지 않다. 아이들끼리 뛰고 서로 엉키다 보면 다치는 경우가 생긴다. "학교에는 유치원이나 집보다 딱딱하고 위험한 물건이 많으니까 교실 내에서 뛰면 안 되겠지?"라고 자주 이야기해줘야 한다.학교는 모두가 더불어 생활하는 공간이다. 나누고 배려하는 습관을 미리 익히면 학교생활에 도움이 많이 된다.1학년 아이들은 자기중심적일 수밖에 없어 떼를 쓰기도 하는데 입학초기 이런 것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많다. 집에서 순서를 지키는 연습을 하는 게 좋다. 무조건 아빠 먼저, 막내 우선이 아니라 차례를 바꿔보는 순서 정하기 연습을 각 가정에서 해보는 것도 좋다.아이가 학교에서 발표를 잘하는지 여부가 부모님의 관심사다. 손을 번쩍 들고 발표하는 모습을 보고 싶겠지만, 당장 우리 아이가 발표에 소극적이어도 걱정할 일이 아니다. 아이가 손을 들지 않는 이유는 다양하다. 부끄러워서 몰라서가 아니라 다른 이유도 있다. 학교 생활을 못한다고 생각하지 말아달라.크고 작은 다툼이 학교에서 벌어지는데 부모님이 개입하는 순간 일은 커진다. 학교를 믿고 학교가 처리할 수 있도록 해달라.입시 준비·진로 고민…도움 요청할때 나서야성실한 수업 태도 강조■문덕순 인천영종고 1학년 부장교사대학입학이 당면과제다. 하지만 아이가 도움을 청하기 전에 부모가 먼저 얘기하지 말아라. 대학입시, 공부는 학생들이 알아서 스스로 하는 것이다.학교에서 하루 종일 듣는 이야기가 공부와 입시, 그리고 진로에 대한 이야기다. 생활기록부가 이렇고 저렇고 따위 이야기를 부모가 할 필요는 없다.자녀가 집에서라도 쉴 수 있도록 믿어주고 가급적 말을 아껴야 한다. 자녀가 말 걸어오기 힘들다고 먼저 뭘 해주려 하는데 부모가 먼저 나서면 좋은 결과를 얻기 힘들다.부모의 내면 성찰도 반드시 필요한 시기다. 부모들은 자녀에게 자신의 욕구를 투사한다. 어떤 목표가 있다면 그 목표가 자녀가 원하는 것인지, 부모가 원하는 것인지 솔직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자녀에게 진로 결정 여부를 물어보지 않는 것이 좋다. 요즘 부모들은 자녀가 좋아하면 전폭적으로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 그걸 아는 아이들은 좋아하는 것이 있어도 섣불리 이야기하지 않는다. 미술을 좋아한다면 미술학원부터 보내주겠다고 부모들이 덤비니 아이들이 입을 닫는다. 믿고 기다려주고, 도움을 요청할 때 함께 고민해주면 된다. 입시 문제의 경우, 1학년 때부터 가고 싶은 학과를 염두에 둔 학생부 관리가 중요하다. 수시로 대학에 진학하는 비율이 높은데, 교사가 학생부에 기록하는 수업 시간의 태도와 성실성이 중요하다.수업에 충실할 것을 강조해야 한다. 2019학년도부터 동아리를 1개만 학생부에 기록한다. 진로에 맞는 동아리를 스스로 조직해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단 결석과 무단 지각은 입시에 치명적이다. 독서도 중요한 영역이다. 진로에 맞는 독서도 중요한데, 책을 구경하는 다독보다는 의미를 새기는 정독이 더 좋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2019-02-21 김성호

[이슈&스토리]'3·1운동 100주년' 다양한 기념행사

화성서는 1919년 조명 '음악+영상 다큐멘터리 콘서트''성지' 안성, 음악회·무명 애국지사비 건립… 연중행사김포·용인 만세운동 재현 여주박물관 관련유물 특별전수원 도서관 곳곳서 특강·독립선언문 필사 체험등 열려 민주주의, 평화, 비폭력 정신이 빛난 3·1운동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다양한 행사들이 준비 중이다. 3·1운동 100주년 관련 행사는 기존 정부 중심의 행사가 아닌 지역별로 그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움직임이 강하다. 특히 3·1운동이 거세게 일어났던 지역들을 중심으로 100년 전 그날 무슨 일이 일어났고,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전해주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다양한 행사들이 많다.# 경기지역 3·1운동의 중심지역 어떤 행사를 준비하고 있나수원시는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3·1운동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도록 시민 참여형 행사들을 준비 중이다.역사적은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기 위해 수원시 내 도서관들은 '3·1운동·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의 의미를 되새기는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호매실·버드내·서수원·한림도서관은 2~3월 온 가족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우선 호매실도서관은 2월 '함께 보고, 제대로 읽는 독립선언문'을 주제로 전시회를 연다. '기미독립선언문' 원문 필사본을 전시하고, 한글로 재해석한 해석본을 비치·배포한다. 버드내도서관도 2월 어르신들이 3·1운동을 주제로 그린 작품 50점을 전시하는 '3·1 운동 100주년 기념 작품 전시회', 독립선언문 원문과 한글판을 필사해보는 '독립선언문 필사하기' 프로그램으로 시민을 찾는다.서수원도서관은 3월 '독립운동가 한용운의 삶과 시' 강연을 연다. 3·1 독립 선언을 이끈 한용운 시인의 삶과 시에 대해 알아본다. 또 독립운동과 관련된 국내 영화를 상영한다. 한림도서관은 3월 '3·1 운동 100주년 기념 특강'을 개최한다. 시민(중학생 이상) 40명을 대상으로 수원지역 3·1 운동 100년사에 대한 강좌를 진행하며 박환 수원대 사학과 교수가 강연자로 나선다. 화성에서는 평화적인 외침으로 시작했던 한국의 독립운동과 화성지역에서 벌어졌던 가슴 아픈 역사를 되돌아보는 공연을 준비했다. 화성시문화재단은 다음 달 2일 오후 5시 동탄복합문화센터 반석아트홀에서 영상과 음악, 내레이션이 어우러진 다큐멘터리 콘서트'1919: 정의의 시작'을 초연한다. 이번 공연 제작에는 전통의 현대화를 위한 창작활동과 함께 사회적인 이슈를 담아낸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정가악회가 참여했다. 정가악회는 2000년에 창단한 국악전문단체로, 'KBS국악대상',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표창' 등을 수상하며 국악계서 독보적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1919년 한반도 전역에서 일어난 3·1운동과 일제의 보복으로 발생한 화성시 제암·고주리 학살사건을 바탕으로, 100년 전 참혹했던 사건과 나라를 지키기 위한 민중의 외침, 그리고 그 세월 속의 사람을 마주한다. 특히 공연은 영상과 음악이 어우러져 눈길을 끈다. 3D맵핑 기술을 활용한 영상은 항일 투쟁의 역사와 시대적 장면을 담아내고, 음악으로 100년 전 그날의 노래를 부른다. 또한 변사(내레이터)의 특별 출연으로 이야기를 생생하게 그려낸다.3·1운동 당시 '2일간의 해방'을 맞아 역사학계로부터 '3·1운동의 성지 중 성지'로 평가받고 있는 안성시는 관련 행사들을 연중 진행한다.안성시는 3월 2일 안성맞춤아트홀에서 3·1운동 100주년 기념음악회를 시작으로 4월 2일에는 안성3·1운동기념관에서 3·1운동 100주년 기념식을, 4월 6~7일에도 안성3·1운동기념관에서 독립운동가 유족 초청 행사 등을 개최할 예정이다. 또 4월에서 10월 사이에는 독립운동을 모티브로 창작 뮤지컬을 제작해 관내 공연장에서 공연을 개최하고, 8월에는 무명 애국지사비 건립, 10월에는 기념관 건립 및 유공자 공적비 건립 등의 행사를 준비 중에 있다.경기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인원이 만세운동에 참여한 김포시에서도 '백년의 발걸음 평화로의 달걸음'이라는 주제의 3·1운동 100주년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김포시와 김포문화재단은 3·1절에 운양동 김포아트빌리지에서 종일 만세장터를 운영하고 오후 2시 오라니장 만세운동을 재현한다. 이날 아트빌리지에서는 연희만담꾼·국악앙상블 등 볼거리와 목판태극기·평화그림판 등 체험프로그램이 함께 펼쳐진다. 또한 사우동 김포아트홀에서는 전날과 당일 이틀에 걸쳐 김포만의 이야기를 담은 창작음악극 '오래된 내일'을 무대에 올린다.용인시는 '다시 밝히는 100년의 횃불'을 주제로 독립의 횃불, 참여의 횃불, 기억의 횃불, 미래의 횃불, 문화의 횃불 등 5개 분야로 나눠 기념사업을 진행한다. 우선 3월 1일 시청광장에서 3·1절 기념식과 만세운동을 재현한다. 100년 전 만세운동에 참여한 인원을 상징하는 '1만3천200시민 만세꾼'을 모집하고 3월 21일 용인지역 3·1운동의 시발점이 된 처인구 원삼면 좌항리 좌전고개에서, 3월29일에는 수지구 고기동 머내마을에서 릴레이로 만세운동을 재현한다. 용인 독립운동 역사를 재조명하는 학술 심포지엄은 2월에 개최하고, 중국과 만주 일대에서 활약한 용인 출신 독립운동가들의 자료와 관련 연구 성과를 모아 총서도 발간한다. 여주시는 3월 1일 현충탑 헌화와 기념식을 시작으로 오전 11시부터 세종로 일대(여주시청~여주경찰서)에서 시민, 관계기관 사회단체, 학생, 독립운동 가족 등이 참여하는 3·1운동 재현 및 만세운동 행사를 개최한다. 특히 여주박물관에서는 3월 1일부터 8월 18일까지 3·1운동 관련 유물을 전시하는 '3·1운동 100주년 특별기획전'과 여주박물관 전통문화 동아리에서 7월 26일부터 8월 18일까지 3·1운동 관련 서예, 닥종이 인형, 수채화 작품전 등이 열린다. 또 지역문화 예술 플랫폼 육성사업으로 금사면, 북내면, 대신면 등 여주 독립운동 유적지 탐방(4~8월)을 진행한다. 이 밖에도 4월 11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을 맞아 여주의 독립운동가 '조성환'의 3·1운동 참가부터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까지의 일대기를 그린 뮤지컬 '임정의 불꽃'을 여주국악당에서 4월 11일부터 13일까지 공연한다.전 연령·계층 '시민참여형' '지역이야기 초점' 돋보여유사한 프로그램 난립 통일된 메시지 부재는 '아쉬움'# 3·1운동 100주년 기념행사 허와 실각 지역에서 준비되고 있는 3·1운동 100주년 행사들은 시민 참여형 행사를 지향하고 있다. 100년 전 그날 그 지역에서 일어났던 역사적인 사건과 의미를 시민들이 알 수 있도록 꾸미려고 하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여기에 3·1운동이 다양한 직업과 계층의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진 만세운동이었다는 점에 착안해 다양한 연령대와 계층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것도 이전 행사들과는 차이를 두고 있다. 또 지역의 숨은 인물을 발굴해 재조명하거나 지역의 역사적인 사건을 알리기 위한 노력도 박수 받아야 한다.하지만 공연과 전시, 탐방 프로그램 등 유사한 행사들이 지역별로 난립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지역에 국한된 행사에서 벗어나 지역의 정체성과 역사성을 알리는 행사로 승화시키지 못하는 점도 아쉽다. 특히 국가적인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통일된 메시지를 전하지 못하는 모습은 안타깝다.유경숙 세계축제연구소장은 "3·1운동 100주년이 다가오면서 정부와 관련 기관, 지방자치단체들이 쏟아내고 있는 홍보 자료들을 보면 행사 기획 자체가 소재만 바뀌었을뿐 이전 행사들과 큰 차이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마치 기념식을 경쟁적으로 하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도 받는다"고 지적했다.유 소장은 "자주적인 독립운동을 통해 독립을 한 한국의 사례는 우리에게도 중요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도 언급될 수 있는 중요한 사건이다. 지역 정체성을 찾고 역사를 찾는 분위기에서 벗어나 3·1운동이 갖고 있는 민주주의, 평화, 비폭력 정신을 세계 사회에 알려 화합의 미래를 만들어 가자는 메시지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화·강효선기자 jhkim@kyeongin.com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아이클릭아트2012년 3월 21일 좌전 만세운동 기념공원에서 열린 용인시 3·1만세운동 재현 행사. /용인 100주년 기념사업 민·관합동추진단 홈페이지 제공수원시가 지난해 진행한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 선포식. /수원시 제공

2019-02-14 김종화·강효선

[이슈&스토리]인천에서 출발한 화교사회 '한국 근대사의 거울'

1882년 정착… 단순 이주민 아니라 고유 정체성 유지 대부분 산둥성 출신… 해방前 농업 등 경제활동 요직 1992년 형성된 서울 대림 차이나타운과 비교 '시사점'이달 말 북미 정상회담에 이은 미국과 중국 간 정상회담이 예고됐다. 연쇄적인 이번 정상외교가 한반도의 운명을 좌우할 정세 변화를 이끌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처럼 중국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한반도에 강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한반도에 접한 지정학적 위치상 앞으로도 중국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한반도에서 가장 가까운 중국인은 화교(華僑)라 할 수 있다. 화교는 130년 넘게 한반도에서 삶을 영위하고 있으면서도 그동안 역사적·문화적으로 우리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었다. 하지만 중국을 더욱 세밀하게 이해하기 위해선 한반도 속 화교부터 들여다보는 게 중요하다. 근대 시기 화교가 어떻게 한반도에 진출했는지, 이후 어떠한 경제활동과 사회활동을 이어왔는지를 살피면 '앞으로의 한반도와 중국'이 보인다.# 한반도 화교의 시발지, 인천중국인의 한반도 이주는 고대부터 있었지만, 이들을 화교라 부르진 않는다. 다른 나라로 이주한 중국인이 그들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사회단체를 조직하고, 경제활동을 이어갈 때 단순한 이주민이 아닌 '화교'라고 분류해 칭한다. 이 같은 화교 인구는 전 세계에 약 1억명으로 추산된다.한반도 화교는 인천에서 출발했다. 1882년 임오군란이 일어나자 명성황후의 요청으로 리훙장(李鴻章)이 이끄는 청나라 군대 3천명이 인천에 주둔했다. 이때 군역상인 40여명이 함께 들어왔다. 이들이 인천과 서울 등지에서 상업활동을 하면서 인천에 정착한 것을 한반도 화교의 시발점으로 보고 있다. 이를 계기로 조선과 청은 1882년 중국인의 조선 이주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개항장에서 상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한 '조청상민수륙무역장정'(朝淸商民水陸貿易章程)을 체결했다. 1884년에는 인천 개항장에 청나라의 치외법권지역인 '청국조계'가 지금의 북성동 일대에 설정됐다. 청국조계에는 청국영사관이 설치돼 중국인들의 행정을 관장했고, 사회단체, 학교, 중국식 사당인 의선당 등이 들어서면서 화교 사회의 체계를 다졌다. 당시 화교들이 구축한 집단거주지가 오늘날 인천차이나타운으로 13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인천대학교 중국학술원 이정희 교수가 쓴 '화교가 없는 나라'(2018)에 따르면, 1883년 조선 화교 인구는 166명에 불과했다. 10년 동안 2천100여명으로 급증했다가 청일전쟁(1894~1895년)으로 상당수 중국인이 본국으로 귀환했으나, 1907년에는 7천739명으로 또다시 큰 폭으로 늘었다. 일제강점기가 시작된 1910년 1만1천818명으로 처음으로 1만명을 넘어섰고, 이후 꾸준히 증가해 1930년에는 6만7천794명에 달했다. 1931년 발생한 이른바 '화교배척사건'과 1937년 중일전쟁이 발발하면서 화교 인구가 증감을 반복하다가 해방 직전인 1944년에는 7만여명으로 증가했다. 당시 외국인 인구의 90% 이상이 화교였다.# 화교를 통해 본 근대 경제사한반도 화교는 다양한 경제활동으로 개항기부터 해방기까지 근대사의 한 축을 담당했지만, 상대적으로 조명되지 않았다. 화교들은 가위(양복점), 면도(이발), 식칼(중화요리)로 상징되는 '삼도업'(三刀業)을 중심으로 경제활동을 꾸렸다. 가장 친숙한 중화요리점은 1880년대 말부터 서울과 인천 등지에서 영업하고 있었다. 1906년 인천에서는 연남루, 동흥루, 합흥관, 사합관, 동해루, 흥륭관 등 중화요리점 6곳이 운영하고 있었고, 널리 알려진 공화춘은 1912년께 설립됐다. 초기에는 중국에서 이주한 화교가 주요 고객이었지만, 한국인들에게도 대중화하면서 1930년에는 전국에 중화요리점이 1천635곳에 달했다. 갑오개혁의 하나로 '양복 착용 허용'과 '단발령'이 공포된 1895년 이후부터는 화교가 운영하는 양복점과 이발소가 성업하기도 했다. 중국인의 이미지 가운데 하나인 '비단장수 왕서방'도 이 시기에 한국인들에게 각인되기 시작했다. 상하이에서 영국산 면직물, 중국산 비단·삼베 등을 대량으로 수입해 국내에 판매한 화교 주단포목상점은 1930년 전국에서 2천116곳이 영업했다. 일본인 상점 714곳보다 1천402곳이나 많았다. 하지만 일본이 중국산 비단에 높은 관세를 매기고, 중일전쟁 등을 거치면서 점차 쇠락했다. 화교는 솥 등을 만드는 주물업과 건축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했다. 인천 답동성당, 서울 명동성당과 약현성당, 전주 전동성당 등 대표적인 근대 종교건축물은 모두 벽돌조 건물인데, 화공(華工)이라 불린 중국인 노동자들이 시공을 도맡다시피 했다. 당시 화공이 조선인과 일본인보다 임금이 저렴하고, 기술력, 성실성 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근대 한반도에 이주한 중국인 대부분은 산둥성 출신이다. 산둥성은 중국 대륙의 채소 생산기지이기도 하다. 화농(華農)이라 불린 화교 농민들은 인천과 부천지역에서 채소를 재배하면서 지금의 인천 신포시장 쪽에 처음으로 채소 상설시장을 열었다. 당시 인천의 채소 수요 70%를 화교가 공급했다. 인천뿐 아니라 서울, 평양, 원산, 청진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도 화농이 채소 공급을 독점했다. 다양하고 저렴한 채소를 재배하는 화농에 한국인 농민들은 밀릴 수밖에 없었다. 한국인 채소 농가가 다시 주도권을 잡은 것은 해방 이후다. # 노(老)화교와 신(新)화교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차이나타운은 인천차이나타운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가장 큰 차이나타운은 서울 대림차이나타운이다. 두 차이나타운의 성격은 정반대라고 볼 수 있다. 인천차이나타운은 137년 전 정착한 한족 출신 화교들이 4~5세대까지 뿌리를 내리고 살고 있다. 사회단체인 인천화교협회가 활발히 활동하고 있고, 유치원과 초·중·고교 과정이 있는 인천화교학교, 중국식 사당인 의선당, 인천중화기독교회가 있어 국제적인 차이나타운의 요건을 고루 갖췄다. 인천차이나타운 같은 화교 사회를 '노화교'라고 부른다. 반면 대림차이나타운은 1992년 한중수교 이후 국내로 이주한 재한조선족을 중심으로 형성됐다. 이들을 '신화교'라고 한다. 인천차이나타운 화교 인구가 3천명 안팎인데 비해 대림차이나타운의 화교 인구는 2만6천명을 넘어섰지만, 화교학교나 의선당 등이 없어 전통적인 차이나타운의 모양새는 아니다. 음식점 또한 인천은 '한국화'한 중화요리이고, 대림은 본토의 맛에 가깝다는 평가다. 노화교와 신화교를 비교하는 것은 한국 화교 사회를 이해하는 핵심이다. 이정희 교수는 경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도 한반도는 중국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데, 화교의 배경에는 중국이 있다는 점에서 다른 외국인 문제와는 다르다"며 "근대 시기 화교의 한반도 진출, 현재의 화교 사회 등을 통해 앞으로 우리가 중국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 것인가에 대한 시사점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인천차이나타운에 있는 인천화교중산학교에서 열린 쌍십절(대만 건국 기념일) 기념행사에서 화교 학생들이 용춤을 추고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주말이면 국내외 방문객들로 북적이는 인천차이나타운 풍경.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1910년대 지어진 청국영사관 부속건물인 '회의청'(會議廳) 내부에 마련된 화교역사관.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2019-02-07 박경호

[이슈&스토리]인천 지역사회 '경인고속도로 요금 폐지' 촉구

수익총액 1조2863억원… 건설·유지비 총액의 두 배 초과당초 30년 수납기간 '연장' 유료도로 통합채산제 전환 탓시민 "부당 이득" 소송… 法 "수익 적은 지역위해 불가피"예외 적용 법 개정 추진돼 군·구의회도 지원사격 '새 국면'우리나라 최초의 고속도로인 경인고속도로가 개통한 지 꼭 50년이 되는 지난해 12월 인천시 10개 군·구의회는 일제히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폐지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여야 할 것 없이 118명의 인천 군·구의원들이 한목소리로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징수가 부당하다며 정부와 국회에 폐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수입이 건설 투자·유지비의 2배를 초과한 상황에서 아직도 일반 승용차 기준 900원의 통행료를 징수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이유다.반대로 정부는 모든 고속도로 노선이 통합 채산제로 운영되고 있어 특정 고속도로에서 수익이 초과 발생했다고 해서 통행료를 면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2017년 12월 경인고속도로 구간 중 인천 기점~서인천IC 구간이 일반도로로 전환되면서 통행료 논란에 다시 불이 지폈다. 그리고 경인고속도로 개통 50주년이었던 지난해 12월 인천 기초의회가 일제히 폐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경인고속도로의 어제와 오늘경인고속도로는 1967년 3월 24일 착공해 1968년 12월 21일 개통한 우리나라 최초의 고속도로다. 서울 영등포~인천 가좌동 구간이 먼저 개통됐고, 1969년 7월 21일 인천항(용현동 인천 기점)까지 연결됐다. 완전 개통 당시 기준 고속도로 총 길이는 29.5㎞였고, 이 가운데 인천 구간은 17.3㎞로 전체의 60%를 차지했다.1965년 1월 정부는 부평·주안 공업단지 조성, 인천항 제2도크 공사로 인천~서울 간 교통 수요가 늘어나자 고속도로 건설을 추진했다. 제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사업의 첫해인 1967년 사업비 2천만원을 확보해 공사를 착수했다.경인고속도로는 착공 20개월이 지난 1968년 12월 21일 개통했다. 경인고속도로를 건설하기까지 총인원은 60만5천명, 장비는 연 11만2천대, 시멘트 40만포, 철근 2천650t, 아스팔트 3만2천드럼이 투입됐다.건설비는 공사비 23억3천300만원과 용지보상비 5억4천900만원, 기타 부대비용 2억6천800만원 등 총 31억5천만원이 투입됐으나 이후 확장 공사를 거치면서 건설 투자비는 수천억원 대로 늘어났다.경인고속도로는 1985년 11월 12일 서울 신월IC~양평동 구간 5.5㎞가 일반도로로 전환돼 서울시에 이관됐다.1993년 기존 왕복 4차선의 신월IC~서인천IC 구간(12.3㎞) 도로 폭이 8차선으로 확장됐고, 1999년 인천IC~서인천IC 구간(10.5㎞)이 왕복 6차선으로 확장됐다. 2014년에는 서인천IC~청라국제도시 직선화 구간(7.5㎞)을 개통하기도 했다. 2017년 12월 인천 기점~서인천 IC 구간(10.45㎞)이 일반도로로 전환돼 인천시로 이관됐다.# 통행료를 폐지하라!경인고속도로 개통 이후 2017년 말까지 걷힌 통행료 수익은 총 1조2천863억원으로 건설·유지비 총액(8천801억원) 대비 247%에 달한다. 도로관리비와 유지보수비용을 뺀 순수 회수액만 6천억원이 넘는다. 이 역시 건설 투자비용 2천700억원의 두 배 이상이다. 경인고속도로 개통 당시 통행료 수납 기간은 30년이었다. 하지만 정부는 1998년 징수 기간이 지난 후에도 계속 통행료 수납 기간을 연장했고, 지금까지 이르렀다.경인고속도로 통행료 논란의 시작은 정부가 1980년 유료도로법을 개정해 2개 이상의 노선이 지나는 유료도로를 통합채산제로 운영하면서부터다. 통행료 수익이 고속도로 노선별로 차이가 커 형평성 문제가 있고, 낙후지역에 신규 노선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통합채산제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이런 통합채산제는 오히려 통행료 수납 총액이 건설유지비 총액을 초과한 도로에서 통행료를 징수하는 것이 합당한지에 대한 논란으로 번졌다.1999년에는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납부 거부 시민대책위'가 구성돼 통행료 폐지를 촉구 했지만 정부는 이를 외면했다. 2011년 인천시민 30명이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징수가 부당하다며 그동안 낸 통행료를 반환하라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도 이들의 청구를 기각했고, 2015년 대법원에서 판결이 확정됐다.당시 원고들은 "이미 수익이 회수된 고속도로에 통행료를 내는 것은 부당 이득"이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통합채산제 도입 취지와 관련한 정부 논리를 그대로 인용했다.법원은 "경인고속도로는 전국의 다른 고속도로와 교통상 관련성이 있고, 통행료를 고속국도별로 받는 경우 통행료 수입의 지역적 불균형이 초래돼 통행료 수입이 적은 도로의 유지·수선이나 새로운 고속도로 신설이 곤란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헌법재판소도 앞서 2014년 통행료 부과가 합헌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유료도로법 개정경인고속도로 통행료 폐지는 통합채산제에서 경인고속도로를 제외하는 유료도로법 개정 추진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자유한국당 민경욱 국회의원(인천 연수구을)은 지난해 3월 경인고속도로처럼 개통 50년이 지나고, 통행료 순수익이 건설투자비의 2배를 초과한 유료도로는 통행료를 폐지한다는 내용의 유료도로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지난해 11월 국회교통위원회에 상정됐으나 아직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고 계류 중이다.민경욱 의원이 발의한 법안을 보면 통행료 폐지 대상에 포함하는 노선은 경인고속도로와 언양~울산고속도로(울산선) 뿐이고, 경부고속도로는 현 추세대로라면 2024년이면 해당할 것으로 보인다. 울산선은 현재 투자 대비 회수율이 244%이고, 경부선은 146%다.경인고속도로의 경우 2019년 예상 수입이 458억원이고 2025년 521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법 통과가 늦어질수록 경인고속도로의 수익은 그만큼 늘어나게 된다.인천지역 10개 군·구는 결의안을 통해 민경욱 의원이 발의한 유료도로법 개정의 신속한 통과를 국회에 요구하고 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1968년 12월 21일 개통한 우리나라 최초의 고속도로인 경인고속도로 요금소 전경. /경인일보DB인천지역 시민단체들이 지난해 1월 인천시청에서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폐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경인일보DB인천 동구의회는 지난해 12월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폐지 촉구 결의안을 채택하고 정부와 국회에 전달했다. /동구의회 제공

2019-01-24 김민재

[이슈&스토리]달라진 세법… 연말정산, 한푼이라도 더 받으려면

1억5천만~5억원 구간 신설 소득세율 상향 올해 적용 '체크'15~34세 中企 취업 청년 5년까지 소득세의 90% 감면 '확대'작년 7월부터 신용카드 결제 도서 구입·공연 관람비도 혜택시력교정용 안경·보청기·중고생 교복 '영수증' 꼭 챙겨야'정부24'사이트서 재학증명서등 관련 증빙서류 발급 '편리'매년 연초가 되면 직장인들은 또 하나의 기쁨을 누린다. '13월의 보너스'라고 불리는 연말정산이 드디어 시작되기 때문이다.하지만 바뀐 개정 세법에 따른 관련 서류를 제대로 챙기지 않을 경우 환급은 고사하고 세금을 더 내야 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다. 비록 국세청의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 덕택에 예년보다 연말정산이 쉬워졌어도 직장인들에게 서류준비는 결코 쉽지 만은 않다. 이에 따라 직장인들에게 바뀐 세법에 따라 알아두면 돈 되는 연말정산 절세 방법을 소개한다. # 개정된 세법, 올해 2월 연말정산 시작분부터 적용우선 올해 연말정산은 소득세 최고세율이 상향조정됐다. 1억5천만원 이하의 소득세율은 종전과 동일 하지만 개정안에는 1억5천만원부터 5억원 사이 구간이 신설되고 구간 신설에 따른 세율이 상향조정됐다. 지난해 1월 1일 이후 발생 소득분부터 1억5천만~3억원은 38%, 3억~5억원 40%, 5억원 초과는 42%의 소득세를 내야 한다.이와 함께 정부는 보편적 아동수당 도입에 따른 이중 지원을 막고자 중복된 자녀 세액공제를 폐지했다. 지난해까지 6세 이하 자녀 둘째부터 1인당 15만원의 추가공제를 받을 수 있었으나 올해는 관련 세액이 폐지돼 받을 수 없다. 다만 1인당 150만원 세제지원을 받던 부양가족 소득공제와 1인당 15만원(셋째부터 30만원)의 자녀세액공제는 종전과 동일하게 받을 수 있다. 또 출산·입양시 첫째 30만원, 둘째 50만원, 셋째부터 70만원 추가공제를 받을 수 있다.의료비 세액공제대상도 확대됐다. 그동안 공제 한도가 없었던 거주자, 65세 이상인 자 및 장애인을 위해 지급한 의료비 및 난임 시술비가 올해부터는 중증질환, 희귀난치성질환, 결핵 등의 진단을 받아 본인 부담 산정특례대상자로 등록한 자로까지 확대된다. 이중 난임 시술비의 공제율은 15%에서 20%로 상향조정됐다.# 맞춤형 연말정산 이번 연말정산부터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들의 소득세 감면이 확대된다.이전까지는 취업일로부터 3년까지 70%를 감면했다면, 올해부터는 취업일로부터 5년까지 소득세의 90%로 늘어났다. 연령대도 15세부터 34세까지로 확대됐다.또 총급여액 5천500만원 이하 근로자의 월세액 세액공제율이 10%에서 12%로 인상된다. 다만 근로소득자 중 종합소득금액이 4천만원을 초과하는 경우는 해당되지 않는다. 전세자금 대출의 원리금 상환액, 주택마련저축 납입금도 세액공제 대상이다.특히 이번 연말정산부터는 연간 총급여 7천만원 이하 근로소득자의 경우 2018년 7월부터 신용카드로 결제한 도서 구입비와 공연 관람비에 대해서도 지출 금액의 30%가 소득 공제된다. 공제한도는 100만원이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에는 부부의 소득이 비슷하다면 일반적으로 연봉이 높은 배우자의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목회자의 경우는 근로소득이나 종교인소득 중 선택해 연말정산을 하면 된다. 공제 감면 폭은 근로소득이 더 높고, 필요경비로 인정되는 금액은 종교인소득이 더 많다. 소득공제에 있어서는 근로소득과 종교인소득 연말정산 모두 공통적(인적공제, 공적연금보험료공제, 창업투자조합출자금공제, 개인연금저축공제)으로 적용되지만, 소득공제항목인 건강보험료, 고용보험료, 주택자금, 신용카드 등 공제는 근로소득의 경우만 적용된다. 세액공제에 있어서는 자녀세액, 연금계좌, 기부금세액공제는 공통적으로 적용되고, 그 외의 공제인 보험료, 의료비, 교육비세액공제는 근로소득의 경우만 공제된다.성도의 경우 다른 근로자와 동일하게 연말정산을 신청하면 된다. 다만 헌금은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를 통해 조회되지 않으므로 출석 교회에서 직접 기부금 영수증을 받아 회사에 제출해야 한다.종교단체기부금은 지정기부금에 해당하며, 공제대상 기부금 중 2천만원까지는 15%, 2천만원 초과분에 대하여는 30%를 세액공제 한다. 아울러 이번 연말정산에서는 기부문화 진작을 위해 이월공제기간이 5년에서 10년으로 확대됐다.#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 제외 챙길 서류연말정산 항목에는 해당 되지만 간소화 서비스 등에 빠지는 서류가 있다. 이 때 구입처에서 영수증을 미리 챙겨뒀다가 연말정산 서류에 포함 시켜야 한다.우선 시력교정용 안경이나 콘택트렌즈 등 구매 비용은 연말정산 항목에 해당 되지만 국세청 간소화 서비스에 포함되지 않아 안경원 등에서 시력교정용 안경이라는 구매영수증을 받아 회사에 제출해야 한다. 보청기, 휠체어 등 장애인 장비 구입 비용이나 임차 비용 역시 영수증을 발급받아 제출하면 의료비 세액공제 대상이 될 수 있다. 또 기본공제 대상자가 암, 치매, 난치성 질환 등 지속 치료를 필요로 하는 경우에는 의료기관에서 장애인 증명서를 받을 수 있다. 장애인 증명서를 발급받아 제출하면 1인당 200만원을 소득공제 받을 수 있다. 가령 암 수술을 받아 향후 5년간 추적검사를 하면서 약처방을 받으면 연말정산에서는 장애인에 해당하게 된다. 이 밖에 중·고생 자녀를 둔 경우 교복도 1인당 50만원까지 교육비 공제 대상에 들어가고, 연간 소득 7천만원 이하의 무주택 근로자는 월세를 내면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월세 지출액의 10~12%에 대해 최대 750만원까지 세액공제가 가능한데 월세 증빙은 현금영수증이 아니어도 임금 내역서 등으로도 가능하다. 국민주택규모(85㎡ 이하) 이하의 주택, 주거용 오피스텔 등도 가능하며 계약서 사본과 월세 납입 이체 입금증 등만 있으면 된다. 아울러 전세보증금보험에 가입했을 경우에도 공제받을 수 있다. 올해부터 서민층 주거 안정을 위해 일반보장성보험 항목에 전세보증금보험료가 포함됐다. 중고자동차를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등으로 구매할 때도 구매금액의 10%를 공제받을 수 있다. 다만 신차를 샀을 경우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현금으로 구매할 때는 현금영수증이 꼭 필요하다. # 관련 증빙서류 무료 발급받고 놓친 연말정산 다시 받자서류 준비 미비나 착오 등으로 연말정산을 받지 못할 경우 추가로 청구할 기회가 남아있다. 국세청 홈택스 홈페이지에서 경정청구 자동작성 서비스를 이용하면 되는데 이때 5년이 지나지 않는 연말정산 항목에 대한 서류를 첨부하면 된다.만약 홈택스를 통해 청구하는 것이 어렵다면 주소지 담당 세무서를 찾아가 경정청구서를 작성하거나 세무사 등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 바쁜 직장인들을 위한 편리한 연말정산증빙서류 발급 서비스도 실시 된다. 행정안전부는 '정부24' 사이트에 오는 31일까지 '연말정산 간소화 화면' 서비스를 제공한다. 여기에서는 연말정산에 필요한 주민등록표등본, 재학증명서, 장애인증명서, 국민기초생활수급자증명서, 외국인등록사실증명서 등 5종의 증빙서류와 연말정산 시 자주 이용하는 개별(공동)주택가격확인서, 교육비납입증명서 등 2종을 무료로 신청·발급받을 수 있다. /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2019-01-17 김종찬

[이슈&스토리]인천내항 재개발 시기·방향 두고 '이견'

해수부·인천시, 역사문화 체험·업무지구·주거·산단·리조트 단장 '마스터플랜' 공개인천항발전협 "2·6부두, 물동량 충분… 폐쇄는 탁상행정" 축산농가도 어려움 예상지역단체들, 관 주도 계획진행땐 역사·정체성 상실 우려… 공론화등 의견수렴 요구영국 리버풀은 한때 세계 최대 무역항으로 명성을 떨쳤지만, 20세기 들어 물류 방식이 바뀌고 전쟁을 겪으면서 급속도로 황폐해졌다. 리버풀은 오랜 노력 끝에 항만 재개발 사업에 성공했고, 지금은 수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관광·문화 명소로 바뀌었다. 독일 함부르크의 하펜시티도 물동량 감소로 어려움을 겪다가 1999년 시작한 항만 재개발을 통해 관광산업을 주력으로 다시 발전하고 있다.우리나라에서도 항만 재개발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경남 거제 고현항은 최근 1단계 부지 조성 공사가 끝났고, 부산 북항도 재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인천에서는 1883년 개항한 인천 내항이 재개발 사업 대상지로 확정되고 최근 마스터플랜이 발표됐다. → 위치도 참조인천 내항은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었다. 1974년 국내 최초의 컨테이너 전용 부두와 동양 최대 크기의 갑문이 만들어진 내항은 수도권의 관문으로서 그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 남항, 북항, 신항 등 외항이 잇따라 개항하면서 내항의 물동량은 급속도로 줄었다. 해양수산부와 인천시, 인천항만공사 등은 내항 재개발이 침체한 원도심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재개발 시기와 방향에 대해서는 항만업계, 인천시민 등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사업 추진에 난항이 예상된다.# 내항의 '다시 개항'을 위해지난 9일 인천 하버파크 호텔에서 열린 '인천 내항 미래비전 선포식'에서 해양수산부와 인천시 등이 '내항 재개발 마스터플랜'을 공개했다. 마스터플랜에 따르면 내항 8개 부두는 5대 특화지구로 개발된다. 해양문화지구인 내항 1·8부두는 상상플랫폼을 포함한 해양역사·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도시 관광 명소로 꾸며진다. 바다로 돌출돼 있어 부두의 특징을 고스란히 가진 2·3부두는 '복합업무지구'로 만들어 신규 일자리를 창출한다. '열린주거지구'로 지정된 4부두 일대는 수변 정주 공간으로 만들어지며, 5부두는 스마트팩토리 산업단지가 들어선 '혁신산업지구'로 육성된다. 인천항 갑문 양측에 있는 5·6·7부두는 인근 월미산과 연계한 '도심형 리조트'로 재개발된다. 내항 주변 지역과의 상생 발전을 위해 차이나타운과 신포동 등 배후 원도심, 인천역 등 개항창조도시, 월미산 등은 내항과 연계한 3대 축을 형성한다. 마스터플랜 수립 용역을 담당한 인하대 산학협력단 김경배 교수는 "인천 내항을 새로운 변화의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게 재개발 마스터플랜의 가장 큰 핵심"이라며 "내항은 1883년 이후 2019년 '다시 개항'을 하게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재개발 시기를 둘러싼 엇갈린 시선해수부는 인천 내항을 3개 단계로 나눠 재개발할 계획이다. 1·8부두 42만㎡는 올해부터 2024년까지 이뤄지며, 2·6부두 73만㎡는 2025년부터 2030년, 나머지 3·4·5·7부두 185만㎡는 2030년 이후 내항 물동량 변화 추이를 고려해 재개발하겠다는 게 해수부의 방침이다. 1·8부두 재개발 추진은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8부두는 시민에게 개방됐고, 인천항 제2국제여객터미널로 사용되는 1부두는 올해 말 개장하는 신국제여객터미널로 이전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2·6부두 재개발 시기에 대해선 해수부·인천시와 항만업계 간 입장이 다르다. 김경배 교수는 "1·8부두는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해양역사·문화 공간으로 꾸며질 계획"이라며 "이들 시설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선 1·8부두 재개발 사업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2·6부두 재개발을 위한 공사를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항만업계는 2·6부두 재개발에 대해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2·6부두는 항만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해수부 포트미스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2·6부두에서는 291만1천594t의 물동량을 처리했다. 2017년 같은 기간 299만4천71t에 비해 조금 줄었으나, 이는 내항 부두운영사 통합 이후 6부두 물량을 의도적으로 줄였기 때문이라는 게 항만업계의 분석이다. 사료 부원료를 주로 하역하는 2부두의 물동량은 지난해 195만1천246t에서 올해 202만2천84t으로 소폭 증가했다.인천항발전협의회 관계자는 "충분한 물동량을 창출하고 있는 부두를 무작정 폐쇄하는 것은 개발 편의에 의한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며 "대체 부두 마련 없이 2부두 운영을 중단한다면 사료 부원료 수급이 원활하지 않게 돼 수도권 지역 축산 농가가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많은 시민 참여하는 공론화 자리 필요"'건축재생공방'과 문화예술단체 '복숭아꽃'은 지난해 9월부터 다섯 차례에 걸쳐 시민 175명이 참여하는 내항 시민 답사 프로그램을 운영했고, 최근 시민 의견을 담은 자료집 '공유지를 사유하다:받아쓰다, 바다쓰다'를 내놨다.지난 5일 열린 자료집 출판기념회에서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시민들이 내항의 존재를 잘 모르는 상황에서 너무 빠른 속도로 재개발이 이뤄지고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인천의 모태 공간인 내항의 정체성을 담은 재개발이 필요하다"면서 "시민들이 내항을 자유롭게 사용하며 고민할 기회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시민이 배제된 채 내항 재개발 마스터플랜이 만들어졌다고 우려했다. 해수부는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지난 4월부터 지역 주민과 전문가 30여명으로 구성된 '인천 내항 통합개발 추진협의회'를 운영했다.하지만 일부 시민만 참여하는 협의체보다 더 많은 시민이 의견을 낼 수 있는 공론화 자리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게 '건축재생공방'의 주장한다. 건축재생공방 이의중 대표는 "대부분 참가자가 내항을 처음 방문했고, 재개발이 왜 이뤄져야 하는지도 제대로 알지 못했다"며 "지금처럼 관 주도로 재개발이 진행되면 송도와 같은 '빌딩 숲'이나 동화마을 같은 정체성 없는 공간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소한 1·8부두만이라도 항구의 정체성과 역사성을 담은 공간으로 꾸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인천 내항 단계별 개발 위치도.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1883년 개항해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한 축을 이루었던 인천 내항이 항만 재개발을 통해 관광·문화 명소로 탈바꿈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인천 내항 7부두 대형 사일로(곡물저장용 산업시설) 슈퍼그래픽 배경의 인천 내항 일대 모습.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지난 9일 오후 인천하버파크 호텔에서 열린 '인천 내항 미래비전 선포식'에서 마스터플랜을 발표하고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내항 재개발 사업 메인 조감도. /인천시 제공인천내항 미래비전 선포식 행사장에서 시민단체회원들이 시민주도형 항구재생방안을 촉구하는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2019-01-10 김주엽

[이슈&스토리]슬로라이프와 만난 '즐기는 걷기 문화'

'하루 1만 보'에서 출발한 건강을 위한 걷기 최근 운동 수단 넘어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동료와 산책·좁은 골목길 탐방등 걷기예찬'걷는 사람, 하정우' 베스트셀러 15위 관심 道, 2020년 산티아고 길 같은 순례길 조성건강을 지킬 가장 간편한 수단쯤으로 치부되던 '걷기'가 슬로라이프(slow life) 문화와 결합돼 새로운 '걷기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걷기'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운동이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조사에 따르면 운동을 하는 사람 중 3명 중 1명(35.6%)은 '걷기'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등산(16.7%)보다 2배나 많은 수치다.이 조사에서 보듯 '걷기'는 생활체육의 한 분야로 주목받아왔다. 2천 년 대 들어 체지방을 줄여준다는 '파워워킹', 아름다운 몸매 굴곡을 만든다는 '마사이워킹', 두 개의 폴 스틱을 이용해 스키를 타듯 걷는 '노르딕워킹'이 차례로 열풍을 탔다.건강을 위한 '걷기' 열풍의 정점은 '하루 1만 보 걷기'였다. 하루 1만 보를 걸으면 건강 전반이 향상된다는 '1만 보 건강론'은 1960년대 일본에서 출발했다.지난해 영국 BBC는 '1만보 건강론'이 마케팅의 산물이라는 내용의 다큐멘터리를 방송했다. 1962년 도쿄 올림픽이라는 국가적 이벤트에 걸음 수를 측정하는 만보계 개발이 합쳐져 시너지를 낸 것이라는 분석이다.BBC는 "만보 걷기가 성공을 거둔 것은 마케팅의 승리다. 건강 지식과 운동법이 훨씬 진보한 지금도 이 방법이 최선인지는 의문"이라고 평가했다.건강만을 목적으로 한 걷기는 더 이상 매력적인 운동 수단이 아니다. 최근에는 스스로를 아끼는 삶의 방식으로서의 걷기, 동료와 함께하는 걷기, 좁은 골목길을 탐방하는 산책으로서의 걷기가 떠오르고 있다.새로운 걷기 열풍을 선도하는 것은 방송·서점가다. 유명 배우인 하정우씨가 지난해 11월 출간한 '걷는 사람, 하정우'는 그의 유명세뿐 아니라 책의 내용으로도 서점가의 주목을 받고 있다.3일 기준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15위에 안착한 이 책의 표지에는 하정우씨의 걷기에 대해 "그에게 걷기란, 두 발로 하는 간절한 기도. 나만의 호흡과 보폭을 잊지 않겠다는 다짐. 아무리 힘들어도 끝내 나를 일으켜 계속해보는 것"이라고 소개하고 있다.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배우 중 한 명인 그는 '걷기'를 통해 '구도자'(求道者)의 아우라를 얻었다. 그는 "나는 나의 기분에 지지 않는다. 나의 기분을 컨트롤할 수 있다는 믿음, 나의 기분으로 인해 누군가를 힘들게 하지 않겠다는 다짐, 걷기는 내 자신과 타인에게 하는 약속"(걷는 사람, 하정우, p32)이라고 걷기를 정의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길 끝에서 느낀 거대한 허무가 아니라 길 위의 나를 곱씹어보게 되었다. 그때 내가 왜 하루하루 더 즐겁게 걷지 못했을까. 다시 오지 않을 그 소중한 시간에 나는 왜 사람들과 더 웃고 떠들고 농담하며 신나게 즐기지 못했을까. 어차피 끝에 가서는 결국 아무것도 없을텐데"(같은 책, p25)라며 길 위의 깨달음을 전하기도 한다.배우라는 그의 직업은 '걷기'에 휘광을 부여하는 요소다. 그는 책에서 "애초부터 모든 것이 잘못되어 있다고, 이 길은 본래 내 것이 아니었다고. 그렇게 스스로 세운 목표를 부정하며 '포기할 만하니까 포기하는 것'이라고 합리화 하고 싶었던 거다. 이것은 꼭 걷기에 관한 얘기만은 아닐지도 모르겠다"고 말한다. 불확실한 미래를 두고 꿈을 등대 삼아 최고의 자리에 오른 그의 배경이 '걷기'와 결합해 새로운 의미를 자아낸다.지난달 방송을 시작한 예능 프로그램 '두발라이프'도 하정우씨의 책과 같은 맥락을 품고 있다. 주요 출연자인 배우 황보라씨는 '왕뚜껑 소녀'로 큰 인기를 얻은 뒤 10년 이상 오랜 무명기를 겪었다. 하루 2만보 이상을 매일 걷는 그의 걷기 모임 주요 멤버는 무명배우들이다.황보라씨는 아무 생각 없이 걷는 것, 매일 걷는 것을 통해 스케줄 없는 일상을 극복한다고 설명한다. 무명배우인 그들에게 걷기는 불분명한 삶을 견디기 위한 효율적인 방법이기도 한 셈이다. 하정우씨와 황보라씨는 모두 같은 걷기 모임 '걷기 학교'의 멤버다. 이들은 혼자 걷기보다 함께 걸어야 하며, 쉬는 시간을 반드시 지켜 체계적으로 걸어야 한다고 조언한다.첫째, 오래 걷다보면 물집은 생기기 마련이다. 둘째, 50분을 걷고 꼭 10분을 쉬어야 한다. 쉬어야 오래 걷는다. 셋째, 사람마다 보폭에 따라 걸음 수가 다르니 동료의 걸음 수와 비교하지는 말라. 걷기 학교의 조언이다.이 같은 걷기 문화의 변화는 '빠르게 빠르게'만을 강조해 온 현대 문명의 반작용으로 탄생한 '슬로라이프' 문화와 맥이 닿아 있다. 차량으로 이동하지 않고 걸어서 이동할 때, 우리는 골목골목을 누빌 기회를 얻는다. 낙후된 수원 행궁 주변이 '행궁길'로 탈바꿈하고 평택 소사벌 택지개발 지구에 카페를 중심으로 '소사벌 거리'가 조성되는 것도 '걷기'의 부활과 무관하지 않다.사람들은 이제 걷기에서 운동 효과와 여유를 넘어 자신만의 철학을 얻길 원한다. 매년 600만명의 관광객이 자기 몸집 만한 배낭을 메고 800㎞에 달하는 스페인 산티아고 길을 찾는 이유가 그것이다. 경기도에도 오는 2020년 산티아고 길과 같은 순례길이 조성된다.강원도 고성군의 '수묵화를 그리는 송정마을'을 출발해 강원도 인제의 '자연을 품은 서화리', 강원도 화천 '산소길 쉼터', 철원 '푸른숲 쉼터'를 거쳐 경기도로 이어지는 '통일을 여는 길'이다. 총포로 남북이 서로를 겨눴던 비무장지대에 조성되는 이 길은 파주·고양·김포의 '바람길 쉼터', '율곡 거점센터', '나룻길 쉼터'를 지나 강화도 '강화도령 쉼터'에서 끝이 난다. 오랜 기간 적막에 싸여있던 비무장지대 순례길에 스스로를 아끼고, 삶의 의미를 찾는 구도자들이 가득할 그 날을 상상해 본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2019-01-03 신지영

[이슈&스토리]3기 신도시 중심축으로 부상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사업

'파주 운정~화성 동탄' A노선 착공 2022년 개통예타 면제 추진중 B노선 완공땐 '송도~서울역' 20분대최근 예타 통과 C노선은 '수원~서울 삼성' 22분 거리 진입김현미 국토부 장관 "광역교통 중추망 조기 구축" 밝혀신도시 성패 달려… 'B'도 내달부터 후속절차 돌입 기대최근 정부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Great Train Express)를 중심축으로 하는 3기 신도시 입지를 발표했다.일부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3기 신도시의 성공 여부를 GTX 사업과 연결짓기도 한다. 서울과의 접근성이 얼마나 향상되느냐가 3기 신도시에 지어질 아파트 분양률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정부 또한 GTX 조기 착공 의지를 밝히면서 벌써 이 노선이 통과할 예정 지역 부동산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GTX가 개통될 경우 수도권 전역의 이동 시간이 1시간 이내로 좁혀져 '수도권 교통혁명'을 가져올 것이란 시각도 있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서울 쏠림' 현상이 가속화되고 지방 경쟁력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측한다.2007년 사업 계획 발표 이후 지지부진했던 GTX 사업이 최근 정부의 3기 신도시 입지 발표와 맞물리면서 급물살을 타고 있다.GTX가 수도권의 획기적인 교통 편의성 확대와 3기 신도시 성공이란 2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GTX 어떻게 시작됐나GTX는 수도권 외곽에서 서울 도심의 주요 거점을 연결하는 광역철도로 지난 2007년 경기도가 국토교통부(당시 국토해양부)에 제안하면서 추진됐다. 기존 수도권 지하철이 지하 20m 내외에서 시속 30~40㎞로 운행되는 것에 비해 GTX는 지하 40~50m 공간을 활용, 시속 100㎞ 이상(최고 시속 200㎞)으로 운행하는 신개념 광역교통수단이다.경기도의 사업 제안 이후 정부는 사업 타당성 조사를 시작, 2011년 제2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2011~2015년)에 포함시켰다. 하지만 사업 추진 주체를 놓고 국토부와 경기도가 갈등을 겪고 GTX 사업 타당성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결과가 나오면서 사업이 지연되기 시작, 결국 정부는 GTX 개발 시기를 늦춰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2016~2025년)으로 사업 추진 시기를 조정했다. 정부는 GTX가 완공되면 인천과 경기도 등 서울 인접지역에서 강남·서울역 등 중심부까지의 이동 시간이 현재 2~3시간 수준에서 20~30분 이내로 크게 단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GTX 노선GTX 사업은 3개 노선으로 각기 진행되고 있다. A 노선은 파주 운정~일산~서울 삼성~화성 동탄까지 83.1㎞, B 노선은 인천 송도~경기 부천~여의도~서울역~청량리~남양주 마석까지 80.1㎞, C 노선은 경기 양주~청량리~서울 삼성~수원까지 74.2㎞다.3개 노선 중 '황금 노선'이라 불리며 일찌감치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A 노선은 지난 27일 착공됐다. 총 사업비는 3조3천641억원으로 지난 4월 신한은행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후 국토부와 신한은행 컨소시엄은 총 131차례의 회의를 통해 최근 협상을 마무리했다. 지난 12일에는 사업시행자 지정·실시협약이 기획재정부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면서 착공이 가시화됐다. GTX-A 노선은 2022년 개통 예정이다.B 노선은 3개 노선 중 유일하게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에 있다. 이 노선은 애초 송도~청량리역 구간(48.7㎞)을 대상으로 추진되다가 경제성 부족 등으로 구간 자체를 청량리에서 남양주 마석까지 확대해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인천시는 최근 정부에 이 사업을 예비타당성 면제 대상으로 포함시켜 줄 것을 건의한 상태다.총사업비가 5조9천억원 규모로 B 노선이 완공되면 인천 송도에서 서울역까지 20분대에 진입할 수 있다.C 노선의 경우 애초 의정부~금정으로 계획됐으나 경제성 부족으로 사업성을 확보하지 못하자 노선을 양주와 수원으로 연장하는 방법으로 수익성을 높여 최근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C 노선이 완공되면 수원에서 서울 삼성까지 현재 78분 걸리던 것이 22분으로 크게 단축되고 의정부~삼성 구간은 74분에서 16분, 덕정~청량리 구간은 50분에서 25분으로 교통 편의성이 크게 개선된다.# 3기 신도시 입지와 연계 GTX 사업 속도정부는 지난 19일 3기 신도시 입지를 발표하며 GTX를 중심에 둔 광역교통 대책도 함께 내놨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3기 신도시를 GTX 등 광역교통망을 충분히 갖춰 서울 도심까지 30분 내 출퇴근이 가능한 도시로 조성하겠다"며 "GTX로 대표되는 광역교통 중추망을 조기에 구축하겠다"고 밝혔다.당장 2014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GTX-A 노선이 지난 27일 착공됐다. 완공 시점은 2022년으로 예정돼 있지만 3기 신도시 입주가 2021년부터 시작되는 것을 고려하면 사업에 더 속도를 낼 가능성도 크다. 정부는 최근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GTX-C 노선의 경우 내년 기본계획 수립에 착수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교통영향평가와 환경영향평가, 토지보상심사 등 남아 있는 행정 절차가 많아 완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아직 예비타당성 조사 문턱도 넘지 못한 GTX-B 노선의 운명은 내년 1월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내년 초까지 예비타당성 조사를 마치겠다는 입장인 데다가 인천시 또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대상으로 건의한 만큼 3기 신도시 입지 발표와 맞물려 어떤 방식으로든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인천시 관계자는 "3기 신도시가 성공하려면 GTX의 조기 완공은 필수 조건으로 사업에 속도를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 사업 진행 속도가 가장 늦은 GTX-B 노선의 경우도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가 발표되는 내년 1월부터 후속 절차에 본격적으로 돌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파주시 제공최근 정부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를 중심축으로 하는 3기 신도시 입지를 발표했다. GTX는 지하 40~50m 공간을 활용, 시속 100㎞ 이상(최고 시속 200㎞)으로 운행하는 신개념 광역교통수단이다. 사진은 GTX A노선 중 수도권 고속철도(KTX) 선로를 활용할 수서~동탄구간(28.1km) 선로 작업현장. /경인일보DB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파주시 제공

2018-12-27 김명호

[이슈&스토리]'# Me Too'의 날갯짓… '젠더감수성' 일깨우다

최고 엘리트집단의 현직 女검사TV서 남성 간부 성폭력 고백전 국민 분노·공감 일으켜문화계부터 직장 곳곳서 '미투운동''뿌리깊은 악습' 경각심 불러와올 한해 대한민국을 뒤흔든 이슈는 단연 '젠더'다. 지난해 소설 '82년생 김지영'의 인기로 회자되기 시작한 여성 문제가 올해는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열풍으로 옮겨와 본격적인 사회 이슈로 다뤄졌다. 문제인 줄 알지만 관행이라 덮었고, 그래서 그것이 문제인지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 마치 폭포수처럼 여성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미투 운동을 통해 촉발된 성폭력 문제는 곧 사회 전반에 뿌리내린 여성차별 문제로 확대됐고 남성과 여성의 성 대결로까지 비화됐다. 이에 올 한해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군 젠더 이슈를 정리하고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한다.# 뿌리 깊은 성폭력 관행을 폭로하다올해 1월, 현직 검사인 서지현 경남 통영지청 검사가 TV 뉴스에 출연해 자신의 성폭력 경험을 고백했다. 8년 전 한 장례식장에서 간부급 남성검사가 검찰 식구들이 보는 앞에서 자신의 특정신체를 수차례 만졌다고 폭로한 것. 수치심과 자괴감에 괴로워하던 그가 방송에 자신의 얼굴까지 공개하며 폭로한 데는 "나와 같은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그 일이 결코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이야기 하고 싶어서"였다. 우리 사회 최고의 엘리트 여성, 성공한 커리어우먼이라 꼽히는 그녀의 고백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분노와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이는 곧바로 사회 전반의 미투운동으로 번졌다. 미투운동은 문화계로 옮겨갔다. 연희단패거리 예술감독이자 유명 연극연출가인 이윤택 씨가 오랜시간 여성 단원들을 상대로 상습적인 성폭력을 자행해왔다는 폭로가 이어졌다. 비단 연극계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배우 조민기, 조재현을 비롯해 영화감독 김기덕 씨 등 연예계 유명인사들도 미투운동의 가해자로 등장했다. 이들의 성폭력은 권력형 성폭력 사건의 전형이었다. 상식을 벗어난 이들의 성폭력에 피해자들은 꿈을 포기하기도 했고, 오랜시간 침묵하며 괴로움에 몸서리치기도 했다. 결국 용기 있는 고백이 이어지며 문화계에 잘못된 악습을 바로잡는 계기가 됐다.특히 미투운동은 유명인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았다. 각자의 직장 안에서 벌어지는, 사회 안에서 은연중에 용인됐던 성폭력에 대해 각성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반발하는 남성들도 많았지만, 상당수의 남성들은 그간의 무지를 인정하며 스스로 성찰하는 태도로 미투운동을 지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투운동 이후 피해자들이 호소하는 이른바 '2차 가해'는 또 다른 문제로 떠올랐다. #여성, 나의 문제를 이야기하다미투운동의 확산은 성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사회 전반에 걸친 여성 차별문제로 확대됐다. 일부 여성운동 시민단체와 학계에서만 거론되던 이른바 페미니즘을 거부하지 않고 평범한 여성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 각종 미디어는 물론, 출판계도 이에 부응하듯 페미니즘을 이야기하는 작품을 쏟아냈다. 올해 출판계는 총 114종의 페미니즘 관련 도서를 출판했는데 최근 3년간 가장 높은 수치였다. 이 같은 관심은 몰래카메라와 디지털 성범죄 등 여성들이 겪어야 했던 여성 대상의 범죄해결을 위해 여성들이 직접 행동에 나서 사회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적극적인 활동으로 이어졌다. 특히 홍익대 남성누드모델의 사진이 인터넷에 유출되는 과정에서 오히려 여성 범죄의 공포를 알리는 분위기로 반전됐다는 점은 아이러니하다. 몰래카메라로 남성모델을 찍은 여성이 경찰에 긴급체포됐는데, 상당수 여성들이 "우리는 날마다 몰카의 공포 속에 살고 있다"며 시위를 시작한 것. 혜화역 시위는 온라인 상에서 여성 권리를 주장하는 또 다른 캠페인으로 이어졌고, '탈코르셋'과 '여성소비총파업' 등의 새로운 운동으로 전개됐다.많은 여성들이 참여하는 적극적인 여성운동이 여성 차별의 문제를 해결하는 단초가 됐지만, 이는 갈등의 시작이기도 했다. 특히 '워마드' 등 극단적인 여성운동단체들의 등장은 여성운동을 남성혐오 프레임에 가두는 안타까운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일간베스트' 등 여성을 성적대상으로 취급하거나 혐오하는 남성 단체들이 이들 여성단체를 싸잡아 페미니즘 자체를 부정하며 공격하기 시작했고, 이들간의 싸움은 사회적 현상으로까지 비화됐다. 그럼에도 이제껏 우리 사회에 이만큼 여성문제가 전면에 대두된 적이 없거니와 활발하게 성차별의 문제를 논의한 적이 없었던 만큼 여성운동의 발전적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몰카 여성대상범죄 소극적 수사등사회 전반 '성차별' 문제로 확대일반 시민도 페미니즘에 '관심'관련 법·제도 보완논의 이어져'구조 변화' 장기적 대책 목소리# 법과 제도의 변화 시급이와 같이 올 한해는 페미니즘을 필두로 사회적 차별의 현실을 끄집어 내 공론화하는데 집중했다. 이제는 한걸음 더 나아가 차별을 조장하는 법과 제도의 보완으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스토킹처벌법과 디지털 성폭력을 비롯해 강간죄 등 여성이 타깃이 되는 각종 범죄에 대해서는 가해자를 강력하게 처벌하는 방향으로 기존의 법을 강화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더불어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피해자 구제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도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여성의 열망과 상관없이 국회 등 정치권의 반응은 아직 미지근한 상황이다.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정혜원 연구원은 "올 한해 미투 운동으로 정치권 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젠더 불평등에 대한 감수성을 가지기 시작한 것이 가장 고무적인 일이다. 정부 뿐 아니라 경기도 등 지자체에서도 실질적인 성평등을 이루기 위한 중장기적 정책을 만들기 위한 공감대가 형성돼있다"며 "단순히 가정폭력, 데이트폭력 등 행위적인 해결책에만 천착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이 상당히 사회 구조적인 문제이고, 관계 중심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시각이 마련됐고, 정부에서도 내년 젠더폭력 방지를 위한 국가행동계획을 준비 중이며 경기도 역시 지역 특수성에 근거한 중장기 발전계획을 계획하고 있다. 앞으로 단기적 처방보다는 구조를 변화시켜 패러다임을 바꾸는 형태로 여성운동이 진화할 것이며, 이는 저출산, 가족, 일자리 등 다양한 분야의 성평등 정책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사진/연합뉴스·민음사 제공 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미투, 세상을 부수는 말들' 퍼포먼스 참가자들성추행 혐의 첫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하는 이윤택 연극연출가성폭력 의혹이 제기된 김기덕 감독'미투운동'을 촉발한 서지현 검사책 '82년생 김지영'

2018-12-20 공지영

[이슈&스토리]'인천경제청 영종2 매립지 개발' 찬반 가열

2031년까지 1조981억 들여 항공단지등 조성'마지막 가용토지' 앵커시설·외투 유치 노력선박 수심확보로 준설토 투기장 불가피 이유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영종도 북단과 영종도 준설토 투기장 사이 공유수면(갯벌) 약 3.93㎢를 매립해 개발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곳을 영종2지구(중산지구)라고 한다. 인천경제청은 2015년 10월 영종2지구를 매립·개발하기로 결정하고, 이듬해 7월 개발계획 수립 용역을 시작했다. 올해 6월에는 개발계획안과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에 대한 주민 의견을 청취했다. 인천경제청은 2031년까지 1조981억원을 들여 한류콘텐츠제작소, 스포츠파크, 오토캠핑장, 미래 신산업 및 물류(항공)단지, 주택과 상업시설 등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영종2지구를 영종국제도시 내 마지막 가용 토지로 보고 있다. 이곳을 개발해 앵커시설을 유치하고 외국인 투자를 이끌어 내겠다는 게 인천경제청의 계획이다. 하지만 환경단체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인천녹색연합 등 환경단체들은 "매립·개발 사업으로 갯벌 생태계가 파괴될 것"이라며 개발계획 전면 백지화 및 습지보호지역 지정을 요구하고 있다. 멸종 위기종이자 보호대상 해양생물인 '흰발농게'가 서식하는 것도 확인했다.인천은 공유수면을 매립해 도시를 확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송도국제도시다. 청라와 영종 일부도 매립으로 만들어진 땅이다. 갯벌 매립 과정에선 늘 '개발'과 '환경' 논리가 충돌했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다. 송도·청라·영종 개발 상황을 보면, 영종2지구는 갯벌 매립을 놓고 개발과 환경이 충돌하는 마지막 땅이 될 수 있다.# 인천경제청, "미래 성장 동력 확보"인천경제청은 인천국제공항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선 영종2지구 개발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인천공항 확장으로 항공물류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데다, 연계 산업을 육성하려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송도국제도시 가용 토지는 6공구와 11공구에 불과하다. 새로운 용지를 미리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 위치도·표 참조인천경제청은 영종2지구를 정부의 일자리 정책과 연계할 수 있는 고용 창출 중심의 단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영종2지구 개발은) 인천공항 확장과 연계해 항공·물류산업 기능을 강화하고 비즈니스 환경을 조기 구축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미래 산업구조 변화에 대비한 바이오, ICT 산업 유치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특히 영종2지구 주변은 개발 압력이 증대되고 있다. 영종도 북단과 준설토 투기장에서는 각각 미단시티, 한상드림아일랜드 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청라와 영종을 잇는 제3연륙교가 개통(2025년 예정)하면, 영종2지구 개발 예정지가 속한 영종도 동북지역의 접근성은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인천경제청은 미단시티, 영종2지구, 한상드림아일랜드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추진해 영종국제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인천경제청이 영종2지구 개발을 추진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인천 앞바다는 선박이 다닐 수 있도록 일정 수심을 확보해야 한다. 이 때문에 준설 작업이 불가피하다. 인천경제청이 영종2지구 개발사업을 추진하지 않아도, 언젠가 준설토 투기장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준설토 투기장 소유권은 해양수산부에 있다.인천경제청은 준설토 투기장 조성으로 영종도 동북지역 갯벌의 생태적 가치가 저하된 것으로 보고 있다. 준설토 투기장 조성으로 해수 흐름이 변화해 순환 기능이 약화됐다는 게 인천경제청의 설명이다. 인천경제청은 영종2지구를 개발하면서 법정보호종(흰발농게와 조류) 서식지 등 친환경 생태 공간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 수(水)공간을 활용해 미래 친환경 도시 개발의 모델을 제시할 방침이다.환경단체들, 관련계획 전면백지화 요구나서보호대상 흰발농게 5만4천여마리 등 서식지사업성 결여 부분해제 상황 '불필요' 주장도# 환경단체, "갯벌 매립 중단해야"인천경제청의 영종2지구 개발계획에 반대하는 환경단체 목소리는 작지 않다. 멸종위기종 보호와 함께 불필요한 갯벌 매립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는 게 반대의 주된 이유다.영종2지구 개발 예정지는 멸종위기종인 '흰발농게'의 대규모 서식지다. 야생 동식물 연구기관인 '생명다양성재단'과 인하대학교가 지난 9월 공동으로 실시한 흰발농게 서식 범위 조사 결과, 이곳에는 최소 5만4천마리의 흰발농게가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면적은 최소 5천900㎡로 추정된다. 1㎡당 약 9마리의 흰발농게가 살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사실은 인천경제청의 실태 조사에서도 확인됐다. 흰발농게는 환경부가 지정한 2급 멸종위기종이자 해수부가 지정한 보호대상 해양생물이다.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계획대로 매립이 이뤄질 경우 수만 마리에 달하는 이 종이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흰발농게는 모래와 진흙의 중간 크기 흙에서 사는데, 이러한 퇴적물은 해류의 흐름이 바뀔 경우 쉽게 사라지는 특성이 있다. 국내에서는 이 같은 유형의 퇴적물이 형성되기 어려운 점을 감안하면 대체 서식지를 찾기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또한 이곳에는 흰발농게뿐만 아니라 알락꼬리마도요 등 멸종위기 조류까지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반대의 또 다른 이유는 '불필요한 매립'이다. 영종국제도시가 사업성 결여 등의 이유로 부분적으로 계속 해제되고 있는 상황에서 개발 목적의 갯벌 매립은 불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인천경제청이 지난 2003년 영종지구로 지정한 땅은 138.3㎢인데, 현재 경제자유구역으로 남은 곳은 51.26㎢다. 약 60%가량이 개발 제한, 사업성 결여 등의 이유로 해제됐다.인천녹색연합 관계자는 "도심 속 생태공원을 계속해서 조성하겠다던 인천시는 멸종 위기종을 몰아내는 이 같은 개발 행위에 손을 놓고 있다"며 "매립·개발 계획을 당장 중단하고 오히려 갯벌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해야 한다"고 했다.환경단체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지만 인천경제청은 영종2지구 개발을 포기할 생각이 없다. 영종2지구 개발을 둘러싼 갈등은 지속될 전망이다. /목동훈·공승배기자 mok@kyeongin.com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영종2지구 개발 예정지를 지나는 영종대교.영종2지구 개발 예정지 모습. /인천녹색연합 제공영종2지구 개발 예정지에서 발견된 흰발농게.

2018-12-13 목동훈·공승배

[이슈&스토리]4차산업혁명 기반 '막오른 5G 시대' 두 얼굴

세계 최초 5세대 상용전파 송출… 4G보다 최대 200배 빨라내년 3월 스마트폰 대중화 "사물이 거미줄처럼 超연결사회"KT아현지사 화재 '파장' 사회시스템 전체 먹통 위험성 커져자율주행차시대였다면 '아찔' 명확한 법 규정 등 대책 절실우리나라가 '초(超)연결사회'에 접어들었다. 일상생활에 정보 기술이 깊숙이 들어오면서 모든 사물들이 거미줄처럼 인간과 연결됐다. 이에 국내 이동통신사들도 세계 최초로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빅데이터 등 4차산업혁명의 기반이 되는 5세대(5G)의 상용 전파를 일제히 송출하며 '초연결사회'에 맞는 발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동통신사들은 이른바 '초연결사회'로 불리는 새로운 변화를 5G가 주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인해 현대사회의 대부분의 기능들이 네트워크로 연결돼 유기적이고 원활하게 움직일 수 있게 됐지만 이와 반대로 불안심리도 더욱 확산되고 있다. 최근 발생한 'KT 아현지사 화재'와 같은 사고가 되풀이될 경우 5G를 기반으로 한 사회 시스템 전체가 먹통이 되는 '블랙 아웃' 현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 5G로 보는 장밋빛 초(超)연결사회지난 1일 0시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5세대(5G) 통신 전파를 쐈다. 5G는 4G(LTE)보다 최대 200배 빠르다. 성남, 과천, 서울 마곡 등에서 송출된 5G전파는 수도권과 6대 광역시 등 주요 광역시를 비롯해 제주도와 울릉도 등 일부 도서 지역까지 퍼졌다. 본격적인 5G시대가 개막했지만 대중화되기까지는 아직 시일이 걸릴 예정이다. 대중화의 관건은 스마트폰인데 이르면 내년 3월 LTE와 5G를 동시에 사용하는 스마트폰이 첫 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그러나 별도로 모바일 라우터(무선 신호 발생 장치)를 구매한 기업들은 송출 시점부터 5G 신호 수신이 가능하다.5G는 새로운 시장의 개막이기도 하다. 자율주행차,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들이 모두 5G 네트워크 위에서 구현되기 때문인데 대중화되면 제조업·방송·농업·건설·의료·교육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지연이나 끊김 등 통신을 이용한 의사소통의 한계가 사라지게 된다. 이에 5G는 우리 생활을 전혀 다른 차원으로 진보시킬 혁명적인 기술로 꼽힌다. 또한 5G의 도입으로 경제 성장 및 일자리 창출도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KT경제경영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5G 창출 사회경제적 가치에 따르면 2030년이 되면 5G가 창출하는 사회경제적 가치는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2%에 해당하는 48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5G로 인한 운영비용 절감과 범죄율 감소 등에 따른 사회적 비용도 크게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글로벌 IT 전문 시장조사업체 IHS마켓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5G기술로 인한 산업규모가 2035년이면 12조3천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자리 역시 2035년까지 2천200만개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5G는 일상생활에 정보 기술이 깊숙이 들어오면서 모든 사물이 거미줄처럼 인간과 연결돼 있는 초연결 사회"라며 "이로 인해 개인을 둘러싼 네트워크는 훨씬 더 촘촘해져 인프라 혁명은 시작됐다"고 말했다.# 5G로 보는 초(超)연결사회의 민낯내년 3월 이후 5G의 대중화에 속도가 붙을 경우 앞으로 통신의 원래 의미인 원격 의사소통이 축소되게 된다. 5G의 가장 큰 특성이 '초고속과 초저지연'이기 때문인데 그 대가로 작은 사고가 사회 시스템 전체를 먹통으로 만들 위험성도 급격히 커진다. 최근 발생한 KT 아현지사 화재를 보더라도 사람의 인적이 없는 지하에서 발생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낳았다. 비단 통신시설 화재로 치부할 수 있었던 사고가 인터넷 뱅킹, 온라인 쇼핑, 게임, 폐쇄회로TV(CCTV) 등 우리 생활과 밀접한 대부분의 서비스 '먹통'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번졌다.서울 지역 KT 통신망을 쓰는 가게에는 카드 결제가 안된다는 안내문이 걸리고 길거리 공중전화에는 오랜만에 이동통신의 발달로 사라졌던 긴 줄이 다시금 선보이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이어 PC방과 게임방 등은 대목에 개점휴업 상태가 됐다. 특히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경찰청과 소방청, 국방부의 일부 통신까지 장애가 발생했다. 아직 정확한 화재원인이나 피해규모는 나오지 않았지만 정부 추산 서울의 4분의 1 규모에 통신망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이 같은 문제는 5세대(5G) 시대의 초연결사회로 가는 길목에서 발생해 더 큰 우려를 낳고 있다. 5G통신을 기반으로 운행되는 자율주행차 시대에 이와 같은 사고가 발생해 통신망에 문제가 생길 경우 초래할 혼란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사물인터넷으로 작동되는 산업시설이나 생활기반시설의 오작동이나 마비에 따른 피해 역시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편리하게 생활하던 일상생활이 KT 아현지사 화재진압 10시간 동안 사실상 멈춰 서면서 IT강국을 자랑하는 우리나라의 민낯을 여실 없이 보여줬다"며 "전적으로 5G통신에 의존해 운영되는 초 연결사회에서 KT아현지사 화재와 같은 통신망 사고가 다시 재발한다면 통신 암흑기가 도래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5G로 보는 초(超)연결사회의 숙제통신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5G가 마비됐을 때 발생하는 문제점은 단순 사고가 아닌 교통, 통신, 의료 등 사회 전반에 걸쳐 발생할 수 있다. 이에 KT 아현지사 화재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는 보다 실질적이고 신뢰성 높은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이 같은 상황으로 정부와 통신 3사는 뒤늦게 나마 올 연말까지 통신망 안전대책을 내놓기로 했으며, 정부는 이와 별도로 통신 3사가 보유한 전국 통신구 안전 실태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하기로 했다.이를 위해 지난달 27일부터 정부와 통신사가 참여하는 TF(태스크포스)가 가동됐다. KT도 계획 수립에 맞춰 전국 네트워크 시설 특별점검 및 상시점검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KT는 계획 수립 즉시 소방법상 의무 설치 구역이 아닌 통신구에도 스프링클러와 CCTV(폐쇄회로TV)를 설치키로 했다. 하지만 재난 시 통신망 공동사용에 대한 명확한 법 규정은 아직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다.이와 관련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KT 혜화전화국에서 열린 통신 3사 CEO(최고경영자)와의 긴급 회동에서 "통신은 공공성을 가진 공공재인 만큼 (법 규정 미비와 별도로) KT아현지사 화재와 같은 유사 상황이 재발 되지 않도록 정부와 통신3사가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최근 발생한 'KT 아현지사 화재'와 같은 사고는 사회 시스템 전체가 먹통이 되는 '블랙 아웃' 현상이 발생해 또 다른 재난이 될 수 있다. 사진은 소방관계자가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KT 아현지사에서 현장 감식을 벌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 개시일인 지난 1일 오전 성남 분당 SK텔레콤 인프라관리센터를 방문해 5G 망구축·운용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제공지난 1일 0시 SK텔레콤 박정호 사장과 임직원 등이 성남시 분당구 '네트워크 관리센터'에서5G 전파 송출 기념행사를 열고 있다. /SK텔레콤 제공지난 6월 17일 오전 서울 영동대로에서 열린 자율주행차 국민체감행사에서 'kt 5G, 자율주행버스'가 도로를 달리고 있다. /연합뉴스

2018-12-06 김종찬

[이슈&스토리]뜨거운 감자 떠오른 '옛 송도유원지 수출단지 이전 움직임'

인천, 물류 원활하고 해외바이어 이용 편해 매력적 위치포화 상태 現부지 벗어나고 싶어도 지역내 옮길 곳 없어항만공사 '남항 자동차 물류클러스터 ' 최적의 대안 강조'민원의 온상' VS '수출 효자 상품'인천 연수구 옛 송도유원지 부지에 자리 잡은 중고차 수출단지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중고차 수출업체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 지역 경제계와 항만업계에서는 중고차 수출단지가 지역 경제에 미치는 경제적 효과가 크므로 인천에 대체 부지를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한다. 하지만 이전 대상지로 떠오른 인천 남항 주변 지역 주민들은 "중고차 단지가 들어서면 교통난과 환경 피해가 우려된다"며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인천항, 전국 중고차 수출량 88%지역 경제 차지하는 비중 크므로다른곳 가기 전 대체지 마련해야# 중고차 수출은 지역경제 효자인천항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중고차 수출항이다. 지난해 인천항을 통해 수출한 중고차는 25만 2천 대로, 전국 수출 물량 28만6천대의 88.1%를 차지한다. 올해(1~9월)에도 인천항 중고차 수출 물동량은 20만4천대를 기록하며 전국 수출량(23만1천대)의 88.3%에 달했다. 금액으로 따지면 20억 달러(2조원 상당) 규모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중고차 수출이 늘면 부품 수출도 함께 증가한다. 해외 바이어들이 중고차를 사면서 타이어나 배터리 등 차량에 맞는 부품을 함께 수입하기 때문이다.중고차 바이어이자 국내 타이어의 리비아 총판 회사인 도룹리비아(DOROUB)의 하이삼 후세인(Heitham Hussien) 대표는 "리바아에서 한국의 중고차가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다. 한국에서 리비아로 수출하는 타이어 대부분은 중고차를 위한 것"이라고 했다. 또 "한국 중고차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리비아의 경우 연간 4천만 달러 상당의 타이어를 수입한다"고 했다.리비아로 수출하는 중고차가 인천 지역 전체 물동량의 20~30%를 차지하는 것을 고려하면, 타이어 수출액은 연간 1억2천만 달러 이상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지금도 항만 물류시설서 나오는먼지·매연으로 고통받고 있어…생활피해 불보듯 뻔해 이전 반대# 민원의 온상 중고차 수출지역 주민들은 중고차 수출단지로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옛 송도유원지 부지에 중고차 수출업체가 밀집하면서 인근 주민들은 소음·분진 등의 민원을 끊임없이 제기하고 있다. 중고차 수출업체들은 불법 컨테이너 적치 문제 등으로 연수구와 갈등을 빚으면서 소송전을 벌이기도 했다.인천시와 인천항만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자동차 물류클러스터도 주민 반발에 부딪혔다. 인천시와 인천항만공사는 2025년까지 인천 남항 배후단지(중구 항동 7가 82의 7 일원 39만6천㎡)에 중고차 물류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중고차 판매·경매장, 검사장, 정비장, 자원재생센터, 주차장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그러나 중구 주민들은 "지금도 이곳 주민들은 석탄부두 등 항만 물류시설에서 나오는 먼지와 매연 등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며 "환경오염 등 주거 생활 피해가 불 보듯 뻔해 사업 추진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자동차 물류클러스터가 들어설 곳은 주거·상업지와 석탄 부두, 저탄장 등 항만 물류시설이 섞여 있는 곳이다.주민들은 애초부터 잘못된 도시계획으로 수십 년 동안 환경 피해를 봤는데, 자동차 클러스터가 들어서면 교통난과 환경 피해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중구의회도 '늑대를 피하니 호랑이를 만난 격'이라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중구청은 "자동차 물류클러스터 조성사업에 대해 찬반 입장을 내기는 힘들다"고만 밝히고 있다.# 대체 부지 마련 서둘러야중고차 수출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크다. 인천항만공사가 2016년 실시한 '자동차 물류클러스터 조성 타당성 검토 및 운영방안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자동차 물류클러스터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경제적 효과는 1천436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와 함께 570명의 일자리가 생겨나는 것으로 조사됐다.여러 지자체에서는 중고차 수출단지를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한국지엠 공장이 철수한 군산은 중고차 수출단지 조성을 위해 움직이고 있고, 경기도 평택이나 화성 등 인천과 가까운 지역에서는 이미 중고차 업계와 접촉하고 있다.인천 지역 경제계와 항만업계에서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내항 물동량 유지를 위해 중고차 수출단지를 다른 도시에 빼앗기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인천상공회의소와 인천항발전협의회는 올 연말 운영이 종료되는 내항 4부두 한국지엠 KD센터(자동차 반제품 수출센터)에 중고차 수출단지를 조성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인천 지역 중고차 수출업체나 바이어들도 포화 상태인 옛 송도유원지 부지를 벗어나 인천 내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기를 바란다. 하이삼 후세인 대표는 "인천은 인천항과 인천국제공항을 갖추고 있어 물류도 원활히 이뤄지는 데다, 해외 바이어들이 이용하기 편리하다"며 "현재는 사업을 확장하고 싶어도 부지가 좁아 할 수 없는 상태다. 대체 시설이 만들어지면 인천 지역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인천항만공사는 자동차 물류클러스터가 최적의 대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남항에 자동차 물류클러스터를 조성하면, 차량 통행량이 연간 16만대에서 4만대 수준으로 줄어들어 주민들이 걱정하는 교통 체증이 오히려 완화될 것이라는 게 인천항만공사의 설명이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송도유원지에 있는 중고차 수출단지가 무질서하게 운영되다 보니 주민들이 오해하는 측면이 있다. 이곳(남항) 자동차 물류클러스터는 정비와 판매 시설이 분리된 첨단시설을 갖추고 있어 환경적인 피해가 전혀 없다"고 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남항 자동차 물류클러스터 조감도. /인천항만공사 제공송도유원지 중고차 수출단지. /경인일보DB사실상 중고차 수출단지 역할을 하고 있는 옛 송도유원지 부지, 인천상공회의소와 인천항발전협의회가 중고차 수출단지로 만들어달라고 건의한 내항 4부두, 인천시와 인천항만공사가 자동차 물류클러스터 조성 대상지로 선정한 남항 위치도.

2018-11-29 김주엽

[이슈&스토리]술취한 운전대 '살인의 책임'을 묻다

"저희는 그저 상식이 통하는 사회, 나라다운 나라, 국민이 보호받고 국민이 의지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다 싶어 이 일을 하고 있는 것 뿐입니다." 지난 9월 25일 새벽 부산 해운대구의 한 보행로에 서 있던 윤창호(22)씨가 혈중 알콜농도 0.134%의 만취 상태로 운전하던 박모(26)씨의 승용차에 치였다. 사고 직후 윤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뇌사에 빠졌고, 사고 46일 만인 지난 9일 끝내 숨을 거뒀다. 지난 9월 16일 오전 0시 43분께 성남 분당 판교역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이모(62)씨와 강모(38)씨를 외제 승용차가 덮쳤다. 이씨는 현장에서 숨을 거뒀고, 강씨는 양쪽 다리와 어깨를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된 승용차 운전자 박모(26)씨의 혈중 알콜 농도는 0.098%(면허 정지 수준)로 나타났다. 부산과 성남에서 발생한 안타까운 음주사고 사망 사건의 유족들과 친구들은 일명 '윤창호법'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올 상반기 적발 교육생 8만2천명 전국 '사고 상위30'중 경기·인천 평택·수원남부 등 13곳 차지 '오명' 재범률 42%… 관련사고 잇따라#'음주운전=살인행위' 이들이 말하는 '윤창호법'의 취지는 그간 의례적 표현으로 사용되던 '음주운전=살인행위'를 규정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음주운전 적발을 3회에서 2회 위반으로 바꾸는 것과 음주운전 수치 기준을 혈중 알콜 농도별 심신 변화에 따라 강화하고, 사망에 이르게 할 경우 '살인죄에 준해 처벌한다'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 조항의 개정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정치권은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 대표발의로 지난달 22일 특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내놨다. 주요 내용은 특가법 제5조의11(위험운전 치사상)의 음주 또는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자동차(원동기장치자전거를 포함)를 운전해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는 현행 조항을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강화하는 것이다.#음주사고의 높은 재범률과 치사율 지난 2013~2017년 5년간 음주사고 재범률은 42.5%로 집계됐으며, 3회 이상 만취 상태로 차를 몰다 사고를 낸 비율도 16.6%에 달했다. 치사율도 전체 사고 치사율보다 15.8%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인지역은 음주사고 상위 30개 지역 중 13곳을 차지하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2015~2017년 3년간 경찰서 관할 기준 서울 강남경찰서(879건)이 가장 많았고 이어 평택경찰서(837건), 수원남부경찰서(820건) 순이었다. 6~15위 안에도 시흥경찰서(708건), 화성동부경찰서(705건), 일산동부경찰서(705건), 안산단원경찰서(681건), 인천남동경찰서(677건), 용인동부경찰서(672건) 등 6곳이 이름을 올렸다. 경찰은 현행 단속 기준인 혈중알콜농도 0.05%를 0.03%로 강화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연말 이동식(게릴라식) 단속을 통해 음주사고 예방 노력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법 당국의 엄벌주의 사법 당국도 엄벌주의를 채택하는 추세다. 수원지법 형사3단독 차주희 판사는 지난 21일 혈중알콜농도 0.205% 만취 상태로 차량을 몰다 주차된 차량 2대를 파손한 혐의(도로교통법 음주운전)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6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차 판사는 "반성의 기미가 없고, 경찰에서도 진술을 수차례 번복하는 등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판시했다. 차 판사는 이날 선고를 앞두고 피고인석에 서서 진지하게 반성하며 차량을 완전히 처분했다는 반성문을 제출한 음주운전자들에게는 '법규 준수'를 강조하며 집행유예나 벌금형을 선고했다.#17년 걸쳐 음주운전 3차례 적발된 공무원 음주운전 삼진아웃 제도에 걸린 공무원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최초 음주운전 적발부터 삼진 아웃까지 걸린 시간은 17년이었다. 김모(47)씨는 지난 7월 27일 오후 10시 25분께 화성 동탄의 한 도로에서 혈중알콜농도 0.180%의 술에 취한 상태로 자신의 승용차를 몰다 신호를 위반해 송모(33)씨가 몰던 화물차를 들이받아 운전자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김씨는 2007년 4월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돼 벌금 70만원을 선고받았고, 2011년 10월에도 술에 취해 운전을 하다 벌금 250만원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었다. 수원지법 형사2단독 이성율 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상),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80시간을 명령했다.法, 징역형·법정구속 '엄벌추세' 文정부 음주운전 특별사면 제외 사망사건 1→5년이상 징역 상향 투아웃제등 담긴 '윤창호법' 추진 #음주운전 삼진아웃 음주운전 삼진아웃 제도는 상습적인 음주운전을 예방하고 가중처벌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형사상 삼진아웃과 행정상 삼진아웃으로 나뉜다. 법령상 근거는 2001년 6월 30일 개정된 도로교통법이다. 행정상 삼진아웃은 음주운전으로 2회 이상 운전면허 행정처분(정지 또는 취소)을 받은 사람이 다시 음주운전(혈중 알콜 농도 0.05% 이상)으로 적발되면 운전면호를 취소하고 2년간 운전면허 시험에 응시 자격을 박탈하는 제도다. 형사상 삼진아웃은 상습 운전자에게 형사 처벌을 강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로 3년 내 2회 이상 음주운전을 한 전력자가 재차 적발될 경우 혈중 알콜 농도 0.05% 이상이면 '무조건 구속 수사하도록 하는 개념을 도입한 수사 지침'이다. 상습적인 음주운전 사범의 경우 면허 결격 기간도 달라진다. 1~2회 적발 시 1년간 운전면허 취득 자격이 박탈되지만, 삼진아웃의 경우 2년간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없게 된다. #'음주운전'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꼬리표 사면을 받더라도 범죄전력이 사라지지 않는다. 음주운전 기록 자체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생계를 위해 운전대를 잡아야 하는 사람들에게 면허취득 결격 기간을 소멸시키는 데 그치기 때문이다. 음주운전자에 대한 특별사면도 문재인 정부에서는 사라졌다. 지난해 12월 30일 문재인 정부의 첫 특별사면에서 운전면허 정지·취소 등 행정처분 대상자 165만여명에 대해 벌점을 삭제하거나 면허 정치·취소 처분을 면제했지만, 음주운전자는 단 한 차례 위반했더라도 감면 대상에서 제외됐다. 음주운전 특별사면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광복 70주년 특별사면'이 마지막이었다. 단 1회 음주 단속에 적발된 음주운전자 23만여명에 한해 벌점 삭제와 행정처분 감면이 이뤄졌다.#부끄러운 음주운전 교육생 숫자 올해만 8만2천명 음주운전 적발에 따른 도로교통공단 음주운전 교육생 수는 올해 상반기 전국 8만2천228명, 경기·인천 2만1천730명으로 집계됐다. 이 추세로 연말까지 이어지면, 지난해(전국 16만8천395명, 경기·인천 4만4천910명)와 비슷한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음주운전 교육시간은 위반 횟수에 따라 교육 이수가 달라진다. 강민수 도로교통공단 교육관리처 대리는 "마지막 적발일을 기점으로 5년 내 1회차는 6시간, 2회차는 8시간, 3회 이상은 16시간 동안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철승 법무법인 정상 변호사는 "최근 지침이 강화되면서 음주운전 3회 이상 적발 시 원칙적으로 실형을 선고하고, 극히 예외적으로 집행을 유예하는 추세"라며 "사면 전력도 포함되기 때문에 음주 상태로 운전대를 잡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 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아이클릭아트지난 9월 4일 수원시 이의동 신분당선 광교중앙역 인근에서 술에 취해 자가용 SUV를 몰던 권모(37)씨가 버스전용 지하차도로 추락했다. /경기소방재난본부 제공음주운전 단속 중인 경찰. /경인일보 DB

2018-11-22 손성배

[이슈&스토리]사람 떠난 인천 구도심… 박물관·공원·농장 화려한 부활

시, 집주인 합의거쳐 5년간 941곳 정비붕괴우려 360동 철거·454동 안전조치주차장 24곳등 주민공간 127곳 재탄생미추홀구 전국 첫 전수조사 데이터구축행복·청년주택·공공임대상가 조성키로빌라 공실 작물재배 옥상텃밭보다 쉬워인천 구도심 마을의 골칫덩이 빈집이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사람이 떠나 황폐해진 빈집이 박물관, 주차장, 공원, 도심농장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인천시가 추진하고 있는 빈집 정비사업이 구도심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인천 미추홀구 도화동 제물포역 뒤편(북부역)에 있는 '쑥골마을 박물관'. 허름한 주택가 골목에 자리한 이 박물관에선 도화동의 지명에 얽힌 이야기와 경인철도, 북망산, 선인재단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쑥골박물관은 2년 전만 해도 방치된 빈집이었다. 미추홀구가 빈집을 리모델링해 주민들을 위한 박물관과 평생학습 교육시설로 꾸몄다. 애물단지였던 이 도화동 빈집은 지금은 주민들의 사랑방이 됐다.쑥골박물관이 있는 제물포역 주변은 불과 10여 년 전까지는 밤낮으로 사람이 몰리던 인천의 대표적인 상권이었다. 그러다 2009년 제물포역 인근 인천대학교가 송도국제도시로 떠나면서 활력을 잃었고 점차 슬럼화돼 빈집이 하나둘 늘어갔다. 옛 명성을 잃은 이곳은 슬럼화돼 비행 청소년들이 몰렸고 담배꽁초가 나뒹구는 '담배 골목'이라는 오명까지 쓰기도 했다. 불 꺼진 빈집은 쓰레기가 넘쳐났고, 깨진 유리창과 아무렇게나 놓인 폐목재, 부서진 담벼락은 안전에도 큰 위협이 됐다.인천시는 이런 빈집을 정비하기 위해 2013년부터 빈집을 대상으로 정비 사업을 진행했다. 집주인과 협의해 안전에 위협이 되는 빈집을 정비하고, 구도심의 부족한 주차장으로 사용하거나 작은 공원, 텃밭으로 가꿨다. 이를 통해 지난 5년 동안 941곳의 빈집을 정비했다. 붕괴 등 안전사고 우려가 있어 철거된 집이 360동, 부분 폐쇄 등 안전조치를 한 집이 454동이다. 이 가운데 127곳은 쑥골도서관처럼 주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주차장이 24곳, 공원·텃밭이 92곳, 공동이용시설이 8곳, 임대주택이 3곳이다.인천에서 빈집 정비사업에 가장 앞서나가고 있는 곳은 미추홀구다. 아직은 '남구'라는 옛 이름이 더 익숙한 미추홀구는 인천의 대표적인 구도심 지역이다. 제물포역과 수봉공원(도화동), 토지금고(용현동) 시장 일대, 구청 주변(숭의동)은 오래된 단독주택과 빌라들이 빼곡히 들어찼다. 주안동 일부는 오랜 기간 재개발 사업이 진행되지 않으면서 마을 곳곳이 슬럼화됐다.인천시는 지난해 11월 미추홀구, 한국국토정보공사(LX)와 함께 빈집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지역의 빈집을 전수조사했다. 빈집 현황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빈집의 밀집도, 노후도 등을 다각적으로 분석·진단해 활용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였다. 이는 전국에서 최초로 진행되는 빈집실태 선도사업이었다.인천시와 미추홀구는 1천197개 빈집에 대한 조사를 완료했다. 전력 사용량, 상수도 사용량 등을 통해 1년 이상 사람이 거주·사용하지 않은 집을 추려내고, 소유주와 면담해 빈집을 선정했다. 노후 상태를 조사해 등급을 매기고 데이터를 온라인에 구축했다. 조사결과 빈집은 단독주택과 다세대·연립이 736동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35동은 철거가 시급했고, 11동은 상태가 양호했다. 미추홀구는 분석 자료를 근거로 빈집을 행복주택, 공공임대상가, 청년주택 등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구도심 정비 사업은 청년층 취업 문제와 마을 공동체 회복과도 연결된다. 미추홀구는 도시재생사회적협동조합과 '빈집은행'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 빈집은행 프로젝트는 빈집을 청년들이 정착해 활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신청사로 이전해 비어버린 용현1·4동 행정복지센터 옛 건물을 중심으로 다양한 실험들이 진행되고 있다.가장 눈에 띄는 사업은 빌라나 주택의 공실을 활용한 작물 재배다. 미추홀구는 빈집 문제 해결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빈집 20여 채에 '도심농장(Urban Farm)'을 조성했다. 농장이 조성된 곳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소유 주택으로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빈집으로 방치된 곳이다. 도시농장은 대게 주택 옥상을 텃밭으로 조성하는 방식으로 이뤄졌지만, 실내에도 책장 형태의 재배 공간을 설치하고 적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는 장치를 놓으면 어렵지 않게 작물을 재배할 수 있다. 병충해 차단과 습도·온도의 적정 유지 등 오히려 실외 도시농장보다 관리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미추홀구의 빈집은행 프로젝트는 최근 경주에서 열린 대한민국 지방자치박람회에서 공동생산 우수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부평구에서도 '한 뼘의 행복 프로젝트'를 추진해 정비구역 내 빈집을 도서관이나 주차장으로 활용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한 뼘의 나눔(철거 후 공동이용시설 조성) ▲한 뼘의 배려(가림막 설치) ▲한 뼘의 상생(빈집 리모델링 임대사업 추진) 등 3가지 방식으로 진행된다. 노후 빈집은 철거해 주민 공동 이용시설을 조성하고, 상태가 양호한 빈집은 리모델링해 저소득층의 임대주택으로 활용하는 프로그램이다. 철거가 불가능한 곳은 가림막을 설치해 안전사고 위험을 예방한다. 부평구 18개 정비구역 내에 322개의 빈집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이밖에 동구는 창영동의 노후 주택을 헐고 운동시설을 갖춘 마을 공용 공간으로 조성했다. 송림동에서는 텃밭이 조성됐다. 빈집 정비사업은 구도심의 슬럼화를 방지하고, 침체된 지역에 생기를 불어넣는 역할을 하지만 아직 사회적·제도적으로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 인천연구원 윤혜영 연구위원은 최근 낸 '인천시 빈집정비계획 수립방향 연구 추진현황'에서 "빈집 정비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공공과 민간 영역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개인 소유 집에 공공의 영역이 개입해야 하기 때문에 소유자와 마을 주민들의 공감대 형성이 없이는 어려운 사업이다. 빈집 전수조사는 무엇보다 집주인의 협조와 이해 없이는 불가능하다. 민간영역에서 선도적으로 빈집을 활용한 사업을 발굴하고 실행하는 일이 함께 진행돼야 한다는 얘기다. 일본의 경우 2013년부터 빈집 관리를 위한 '기반강화추진사업'을 실시해 매년 민간 사업자,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단체를 대상으로 빈집 관리 사업 공모를 실시하고 있다. 빈집을 적절하게 관리하고 철거하는 상담 인력 양성과 환경정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빈집의 매매와 임대 물량 검색이 가능한 '빈집·공터뱅크'도 구축해 놓은 상태다. 빈집 구입 목적과 원하는 지역을 선택해 간단하게 빈집을 검색할 수 있고, 가격·주택구조·건물 종류·면적·준공일 등 세부검색 설정으로 원하는 빈집을 찾아볼 수 있다.인천시는 미추홀구의 성과를 바탕으로 최근 나머지 9개 군·구에 대한 빈집실태조사에 들어갔다. 인천시는 내년 9월까지 실태조사를 마무리하고 빈집정비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인천 미추홀구 숭의동 노후 빈집 전경. /미추홀구 제공미추홀구 도화동 빈집을 활용해 만든 쑥골마을박물관. /인천시제공인천 미추홀구 숭의동 빈집에 꽂힌 우편물. /미추홀구 제공최환 빈집프로젝트 대표가 신청사 이전으로 비어버린 용현 1,4동 옛 행정 복합센터 건물을 활용해 버섯을 재배하고 있다. /미추홀구 제공노후 빈집을 헐어 공원으로 조성한 동구 송림동 마을공원. /인천시제공

2018-11-15 김민재

[이슈&스토리]지방정부 '대북 교류' 선두에 선 경기도

오는 14일부터 17일까지 경기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평화 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 북한 대표단이 참석한다. 한국에서 열리는 학술대회에 북측 대표단이 참여하는 것은 남북 교류 협력 사상 첫 사례다. 이처럼 경기도는 지방정부 차원의 남북교류에서 가장 선두에 서 있다. 과거에도 그랬다. 16년 전부터 시작된 경기도의 남북교류는 2008년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피살 사건, 2010년 천안함 피격·연평도 포격 등으로 남북 관계가 부침을 겪는 와중에도 명맥을 이어갔다. 지난 4월 판문점 선언 이후 남북 관계가 해빙을 맞자, 경기도는 접경지대를 품은 최대 지자체로서 정부 기조에 발맞춰 학술·농업·체육 등으로 교류의 폭을 넓히는 모습이다. 향후 경기 북부에 조성될 통일경제특구와 DMZ 평화지대 개발, 경원선 복원, 미군반환공여지 개발 등 남북 교류의 발전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 경기도가 펼쳐온 남북교류협력 사업의 과거를 토대로 발전해 나갈 미래상을 전망해 본다.농림·축산·스포츠등 남북 협력사업 2002년부터 올해까지 274억 투자이화영 평화부지사 2차례 방북, 옥류관 분점 설치등 6가지 사항 합의# 경기도 남북교류협력사업 추진 성과=2002년부터 올해 9월까지 경기도는 남북교류협력사업에 모두 274억원을 투자했다. 교류협력분야는 호혜적·인도적 지원 뿐 아니라 농림, 축산, 산림협력을 비롯해 스포츠, 북한 이탈주민 지원 등 다양했다.지난 2006년부터 2008년까지는 평양 당곡리 농촌현대화 사업이라는 명목으로, 변형된 '새마을 사업'을 추진했다. 3년 동안 평양직할시 강남군 당곡리에서 남북 공동 벼농사 재배, 농업 인프라 조성 사업, 생활환경개선사업 등을 벌인 것이다.도는 비닐하우스 육묘장을 설치하기 위한 기술진을 북측에 파견하고, 경기도 재배법을 이용해 남측 오대벼를 파종했다. 설비·장비·기자재는 경기도가 제공하고 북한은 노동력을 제공하는 식이었다.'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줬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는 사업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성과도 있었다. 남한의 평균 수확량(991㎡당 500㎏)과 맞먹는 450~500㎏의 소출을 기록해 북한의 평균 수확량(270~300㎏)을 크게 앞섰다.2009년부터 그 이듬해까지는 평양 덕동리에 양돈장 현대화 사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 밖에 황해북도에 농기계를 지원하고 양강도의 농지개량·농가 지붕 보수 등의 사업에도 42억원이 투입됐다.인도적 지원과 스포츠 등 문화체육 교류는 최근까지 이어졌다.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농·축·산림 등 경제와 직간접적인 연관이 있는 사업은 대부분 2010년 이후 중단됐다. 하지만 말라리아 공동방역(2008~2011년) 등은 계속됐다. 지난 7일 열린 남북의 보건의료회담에서도 결핵과 말라리아는 주요 협력 사업으로 거론됐다. 북한에서는 매년 1만5천명 가량이 결핵 치료에 실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 중 상당수가 기존 결핵 처방에 내성이 생긴 '다제내성 결핵' 환자로, 이들은 2~3년 간 값비싼 다제내성 결핵약을 복용해야 한다. 경기도도 지난해까지 북한 다제내성 결핵환자 치료지원(2013~2015년, 2017년)을 이어왔다.이 뿐 아니라 도는 '2015 평양 국제유소년 축구대회' 등 남북 스포츠 교류, 가극 '금강'의 평양공연(2005년) 등도 진행했다. 개성지역 한옥보존 사업(2012~2015년), 개성만월대 남북공동 평창 특별전(2017~2018년) 등도 주요 성과로 꼽힌다.14일 열릴 '亞太번영 국제대회' 北최고위급 리종혁·김성혜 방남 예정道, 내년 '인도적 지원·남북… 네트워크 구축' 등 7개 분야 교류 계속# 경기도 남북교류협력사업, 앞으로의 방향=경기도는 지난달 이화영 평화부지사가 2차례 방북하며 교류협력에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10·4 남북선언 10주년 행사차 북한을 방문한 이 부지사는 북한과 6가지 사항의 교류에 합의했다. 양측은 ▲'아시아·태평양의 평화 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 북측 대표단 파견 ▲북한 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리는 국제프로복싱대회에 남북단일팀 참여 ▲농림복합사업·축산업·양묘사업 협의, 협력사업에 필요한 기구 설립 추진 ▲경기도 옥류관 분점 유치 ▲북한의 대일 항쟁기 당시 강제동원 진상과 실태규명 공동참여 ▲보건위생 방역 사업 협조 및 장애인 단체와의 협력사업 추진에 뜻을 같이 했다.합의사항 이행을 위해 오는 14일부터 17일까지 북측 대표단이 '아시아·태평양의 평화 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 참여한다. 고양 킨텍스에서 열리는 이 학술대회에는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위) 부위원장과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 등 북측 최고위급 관계자가 참여할 예정이다.경기도와 북한은 민족 공동의 관심사인 대일 항쟁기 피해 현황을 학술적으로 검증해 공감대를 넓힌다는 방침이다. 북측 대표단이 한국에서 열리는 학술대회에 참여하는 것은 유례없는 일로, 경기도가 지방정부의 남북교류의 선두에 서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례로 꼽힌다.옥류관 분점의 경기도 유치는 북한과 합의 이후, 고양·파주·동두천시가 공식적으로 유치 의사를 밝히면서 유치 경쟁도 가속화되는 모양새다. 농림협력사업은 과거 농촌현대화에서 진일보한 '스마트팜'을 주제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는 황해도 1개 농장을 인공지능이 농업 과정 전반을 조정하는 스마트팜 시범 농장으로 지정해 개선사업에 참여할 예정이다.경기도가 직접 추진했던 남북교류협력사업이 기초지자체 차원으로 확대됐다는 점도 과거와 달라진 점이다. 도는 지난달 중순 2차 방북을 통해, 북측에 경기도 시군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교류협력 아이디어를 소개했다.이 자리에서 남양주시의 크낙새 광릉숲 복원, 용인시의 남북 유소년 축구대회, 화성시 체육교류사업, 연천군 국제유소년축구 개최가 소개·제안됐다. 도는 향후 추가 방북이 진행되면 시군 단체장과 동반 방북하는 방안도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뿐 아니라 경기도는 교류협력사업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예산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열린 '2018 제7차 남북교류협력위원회'에서는 인도적 지원을 비롯한 7개 분야 교류사업을 중점 추진할 예산 108억원이 확정됐다.도는 내년 남북교류협력사업으로 '인도적 지원', '사회·문화·체육 교류', '농림축산협력 및 전염병 방제', '남북교류협력 네트워크 구축', '개성공단 기업지원', '북한이탈주민 정착 지원', '공감통일교육' 등 7개 분야의 남북교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계획안은 도의 두 차례 방북에서 북측과 논의했던 합의사항들을 중심으로 수립됐고, 정부의 기조에 맞춰 실현 가능성과 정책적 효과, 시급성 등을 감안해 순차적으로 추진된다.과제도 남아 있다. 지방정부의 남북교류를 확대하기 위해선 지자체가 남북교류협력사업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남북교류협력법'을 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도는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을 추진하는 동시에 교류협력사업 성과를 높이기 위한 제도 정비에도 힘쓰겠다는 방침이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2018-11-08 신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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