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스토리]스쳐가던 차량들이 '소비 대세'가 되다

美 카페·패스트푸드 매장서 시작… 2000년대 국내 정착코로나 사태 속 지자체들 '선별진료소 제안' 빠르게 도입'확진자 증가 억제 효과' 유럽·美·中 등 각국서 벤치마킹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 농산물 판매 접목 13회 매진 행진서점·청약·연예인 팬 사인회 등까지 영역 급속도로 넓혀자동차에서 내리지 않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Drive-Through)', 그 시작은 미국이었지만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사태를 계기로 한국에서 꽃을 피웠다. 1920~30년대 미국에서 시작돼 비교적 빠른 시간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카페나 패스트푸드점 등 매장에 주로 도입됐다. 차에서 내릴 필요없이 주문에서 결제, 제품 수령까지 동선이 짧아 인기를 끌었다. 한국에서는 1992년 맥도날드가 부산에 국내 최초로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연 것으로 알려졌다. 2000년대 이후 자동차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드라이브 스루는 도심 곳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시스템으로 자리 잡았다. 비교적 늦게 도입됐고 본격적인 확산도 늦은 한국이지만, '언택트(Untact-비대면)' 시대에 다양한 아이디어와 결합하면서 여러 형태의 드라이브 스루를 만들어내고 있다.■ 코로나19와 드라이브 스루코로나19 사태 대응 과정에서 한국이 세계의 주목을 받은 것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대표적인 것 하나가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코로나19 검사다. 병원이나 보건소에 가서 검체를 채취해야만 확진 여부를 알 수 있는 것이 보통인데, 확진자가 급증하는 시기에는 빠른 대처가 어렵기도 하고 검체 채취를 위해 대기하던 중에 되레 바이러스에 감염될지 모른다는 공포까지 겹쳐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검사다. 방호복 같은 물품 소모도 줄일 수 있어 효율적이다.지난 2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던 시기 한국은 패스트푸드점에서나 볼 수 있었던 드라이브 스루를 본격적으로 검체 채취에 활용했다.사실 이 방법은 2009년 신종플루가 유행하던 당시 미국 스탠퍼드 대학에서 처음 제안됐지만 실험에 그쳤을 뿐 공식적으로 시행된 적은 없었다. 신종플루 백신이 개발되면서 잊혀지는 듯했던 드라이브 스루 검사를 다시 주목한 것은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와 김진용 인천의료원 감염내과 과장,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등이다. 이들은 지난 2018년 생물테러 시 의약 배분과 관련한 질병관리본부 연구과제를 수행하면서 대규모 환자가 발생했을 때 해독제 지급 방식으로 드라이브 스루 도입을 검토하면서 주목을 받았다.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2월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에서 당시 논의 단계에 머물렀던 드라이브 스루 형태의 선별진료소를 본격제안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3일 뒤인 26일 고양시가 실제 드라이브 스루 방식을 도입한 전국 최초의 선별진료소, '고양 안심카 선별진료소'를 덕양구 주교동에 설치하면서 아이디어를 현실화했다.코로나19 사태가 긴박하게 전개될 때 지자체의 남다른 아이디어와 빠른 행동력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경기도 역시 긴급하게 음압시스템을 갖춘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의 문을 열며 대응한 결과 코로나19의 확산을 막는데 혁혁한 공로를 세웠다.확진자 증가폭이 줄어들면서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선별진료소는 하나 둘 문을 닫고 있지만 아직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지 않고 있는 해외 각국에는 한국의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를 벤치마킹해 대응하고 있다. 현재 영국과 독일, 프랑스, 미국, 캐나다, 호주, 아랍에미리트, 인도네시아, 중국 등이 도입했다. 한국의 드라이브 스루 방식을 비판했던 일본도 최근 이를 도입해 비난을 사기도 했다.■ 언택트 시대, 드라이브 스루가 새로운 돌파구 될까드라이브 스루의 재발견은 코로나19 사태를 막기 위한 한 때의 이벤트로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 사람들의 생활상을 바꿔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표준으로 드라이브 스루가 주목을 받기 때문이다.그 대표적인 사례 가운데 하나가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이 농식품 판매에 드라이브 스루 방식을 도입한 것이다. 농식품은 패스트푸드와 달리 소비자가 직접 보고 품질을 평가하는 만큼 드라이브 스루와 접목되기 쉽지 않은 상품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전통시장이나 대형마트 등 방문을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됨에 따라 농식품 판매의 방식이 바뀌기 시작한 것이다.진흥원은 학교급식중단 등으로 어려움에 빠진 농가를 도울 방법을 생각하다가 당시 외신들이 주목하던 한국의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 힌트를 얻어 유통시장의 판도를 바꾼 것이다. 진흥원은 그간 진행한 13차례의 드라이브 스루 방식 할인행사에서 준비한 상품을 모두 판매하는 등 새로운 기록을 써내려가는 중이다.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백화점 등도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를 시작했고 일부 매장은 모바일로 필요한 물품을 주문하면 설정한 상품 수령시간에 전달하는 진화된 형태의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를 선보이는 곳도 있다. 코로나19로 침체됐던 우리 경제에 새로운 활로를 열어주고 있는 셈이다.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관광업계와 요식업계도 드라이브 스루에 주목, 본격적인 언택트 시대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자동차에서 내리지 않고 풍광을 즐길 수 있는 드라이브 코스를 소개하는 한편, 화려한 비주얼과 맛까지 겸비한 호텔음식을 판매하는 곳도 등장했다. 신선함이 생명인 회도 드라이브 스루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 포항의 한 횟집은 3천마리의 횟감을 단 3시간 만에 모두 판매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이밖에도 드라이브 스루 서점이나 도서관, 어린이 장난감 대여, 악기 대여 등 상품을 주고 받는 서비스, 재건축 조합의 조합원 총회, 아파트 청약 계약, 연예인 팬 사인회까지 사실상 드라이브 스루와 접목되지 못하는 서비스가 없는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드라이브 스루가 이색 행사의 하나로 반짝 인기를 누리다 사라질 것이라는 견해도 있지만, 한국인에게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기발한 아이디어로 돌파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계기가 된 것은 사실이다. /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이 경기도내 농가 지원을 위해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농특산물 특별할인 판매행사'을 진행했다. 진흥원은 지난 3월 9일부터 지난 16일까지 13차례 진행한 행사에서 준비한 모든 상품을 판매하며 농식품 유통 방식에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 제공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2020-05-21 김성주

[이슈&스토리]'중구에서 송도국제도시로' 빠르게 이동하는 물류 허브

10공구 위치한 신항, 대형선박 입항하고 하역속도 빨라1분기 물량 69만TEU 중 56.2%인 38만9천TEU나 처리3선석 부두 건설 중… 2025년 완공 땐 전체 86.3% 집중인천항만공사 사옥도 올 하반기 중구에서 송도로 이전남항, 스마트 오토밸리등 '수출 전초기지'로 변화 시도인천항 물류 중심이 중구에서 송도국제도시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중구는 1883년 인천항 개항 이후 오랜 기간 물류 중심지 역할을 했다. 1974년 우리나라 최초의 컨테이너 전용 부두는 중구에 있는 인천 내항에 만들어졌다. 2004년 개장한 인천항 외항(外港) 첫 번째 컨테이너 전용 부두인 남항도 중구에 자리 잡고 있다. 내항과 남항은 우리나라 수도권 컨테이너 물류의 관문역할을 수행하며 인천항 물동량 상승을 이끌었다.2015년 6월 송도국제도시 10공구에 인천 신항이 문을 열면서 인천항 물류 중심은 송도가 되고 있다. 인천항 전체 물동량의 절반 이상이 신항에서 처리될 정도로 송도의 비중은 높아지고 있다. 신항 배후단지와 아암물류2단지 등 앞으로 인천항에 공급될 항만 배후단지의 90%는 송도에 들어선다. 올 하반기에는 인천항만공사 사옥도 중구에서 송도로 이전한다.물동량이 서서히 줄어들고 있는 남항은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부두' 역할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인천항 물류를 원활하게 만들어 줄 '수도권 수출 전초기지'로 개편하게 되는 것이다. 남항에는 수도권 최대 중고차 수출단지가 조성된다. 일부 부지는 이미 화물을 보관하는 컨테이너 장치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인천항 컨테이너 화물 중심지가 된 신항올 1분기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69만3천607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신항에서 처리된 물동량은 38만9천680TEU로 전체 물동량의 56.2%를 차지했다.개장 첫해인 2015년 29만6천TEU에 불과했던 신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2016년 82만2천TEU, 2017년 149만1천TEU, 2018년 167만6천TEU로 급격히 늘었고, 지난해에는 169만5천TEU를 기록했다. 4년 사이에 5.7배로 늘어난 것이다.신항 물동량이 급격히 늘어날 수 있었던 이유는 남항보다 더 큰 규모의 컨테이너선 입항이 가능해서다. 남항은 신항보다 수심이 낮은 데다, 항로도 길어서 최대 4천TEU급 컨테이너선이 입항할 수 있다. 반면 신항에는 8천TEU급 컨테이너선이 접안하고 있다. 컨테이너 선박들이 대형화하는 추세인 점을 고려하면 신항을 찾는 배들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신항 컨테이너터미널에는 장치장 크레인을 원격으로 조정하는 반자동화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 하역 속도가 더 빠르다는 것도 신항에 선박이 많아지는 이유다.대형 선박이 이용할 수 있다 보니 인천항 전체 컨테이너 항로 49개 가운데 33개가 신항 컨테이너터미널로 연결된다. 항로가 늘어나면서 화주·포워더 등의 선택 폭이 넓어졌고 물동량도 자연스레 늘어났다.신항을 추가로 개발하는 사업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해양수산부 '제2차 신항만기본계획'에서는 2025년 신항 물동량을 315만4천TEU로 예측했다. 연간 210만TEU를 처리할 수 있는 신항의 하역능력을 고려하면 2025년에는 100만TEU 이상을 하역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인천항만공사는 이에 따라 신항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SNCT) 옆에 안벽 길이 1천50m, 4천TEU급 이상 3선석 부두를 추가로 건설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해수부와 인천항만공사는 내달 부두 하부공사 턴키 발주(설계·시공 동시 발주)를 시작해 2025년까지 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새로운 부두가 건설되면 인천항 전체 컨테이너 하역 능력 403만TEU 가운데 86.3%가 신항에 집중된다. 컨테이너 물동량 중심이 남항에서 신항으로 완전히 옮겨지게 된다.# '부두'에서 '수출 전초기지'로 변화 시도하는 남항2004년 개장 이후 인천항 컨테이너 화물의 중심이었던 남항은 이제 새로운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인천컨테이너터미널(ICT)과 E1컨테이너터미널(E1CT) 등에서는 계속 컨테이너 하역이 이뤄지지만 배후부지는 다른 용도로 활용될 예정이다.인천항만공사는 남항 배후 부지에 중고차 수출 클러스터인 '인천항 스마트 오토밸리'를 조성할 계획이다.인천항은 전국 중고차 수출 물량의 80% 이상을 처리하는 항만이다. 지난해 인천항에서는 전국 중고차 수출 물량(46만8천881대)의 89%에 달하는 41만9천586대가 처리됐다.전국 제1의 중고차 수출 항만인 인천항은 큰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2~3년 이내에 인천 중고차 수출업체의 90%가 밀집한 옛 송도유원지 부지를 비워줘야 하기 때문이다. 인천과 가까운 지자체들은 저렴한 부지 제공 등을 '당근'으로 제시하며 중고차 수출업체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고차 수출업체가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면 인천항에서 처리하는 물량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지난해 내항 전체 물동량 중 18.1%를 차지한 중고차 수출 물량이 다른 항만으로 옮겨지면 인천항은 큰 타격을 받게 된다.인천항 스마트 오토밸리는 남항 배후단지 39만6천175㎡ 부지에 들어설 예정이다. 기존 중고차 수출단지와 달리 중고차 판매·경매장, 검사장, 자동차 부품 판매, 수리장, 자원재생센터 등을 갖추게 된다. 중고차 수출 강국인 일본의 대형 중고차 판매장처럼 온라인 판매 시스템도 도입할 예정이다.인천항만공사는 인천항 스마트 오토밸리 조성에 따른 경제적 효과가 1천436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570여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매년 55억원의 세수가 확보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5천명 이상이 인천항 스마트 오토밸리를 이용하는 등 주변 상권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인천항만공사는 기대하고 있다. 남항 옛 CJ대한통운 인천터미널 부지와 영진공사 잡화부두, 선광인천컨테이너터미널 부지 등에는 컨테이너 장치장이 만들어졌다. 이곳은 인천항 냉동·냉장 컨테이너 수출 전초기지로 자리 잡았다. 남항은 제2경인고속도로 능해나들목과 인천항, 인천국제공항 등과 가까워 컨테이너를 일시 보관하는 컨테이너 장치장으로 활용도가 높다.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신항 배후단지와 아암물류2단지 공급 등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컨테이너 물류 중심축이 송도로 이동하는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며 "신항은 컨테이너, 남항은 물류 부지 등 항만별로 기능을 특화해 활용도를 더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인천 송도국제도시 10공구에 있는 인천 신항과 항만 배후단지. /인천항만공사 제공인천항 스마트 오토밸리 조감도. /인천항만공사 제공인천 송도국제도시 9공구에 있는 인천항 신국제여객터미널. /인천항만공사 제공우리나라 최초의 컨테이너 전용 부두가 있는 인천 내항. /인천항만공사 제공

2020-05-14 김주엽

[이슈&스토리]침체된 지역 문화·공연계 '슬기로운 해법'

사라진 행사·기약없는 휴관 '코로나 생활고'경기도 '예술백신 프로젝트' 단체 1046곳 지원 랜선 생중계·자동차극장 눈돌려 '갈증 해소'현장 관람문화와 공존 변화 '영세성 걸림돌'코로나19가 지역사회에 전파되면서 지역 문화·공연계는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했던 침체기를 겪었다. 예정됐던 공연이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됐고, 관련 종사자들은 일감이 끊겨 생계를 걱정할 위기에 직면했다.지역 문화계 종사자들은 이번 위기를 '빙하기'라고 표현할 정도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점차 안정기에 들어가면서 얼어붙었던 지역 문화계도 새 순(?)이 돋아나고 있다. 지자체나 지역 문화단체 등은 고사위기에 몰린 예술인을 돕기 위해 긴급 지원 정책을 내놓고 있고, 지역 문화계 일부에선 그동안의 관람 방식에서 벗어난 새로운 시도로 관람객들을 찾고 있다.# 3개월 간의 공백지역 문화계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국내에 상륙하기 시작한 지난 2월부터 출입문의 빗장을 걸어잠그기 시작했다. 일주일간의 임시 휴관 형태로 이어지던 공연·전시 시설 등의 봉쇄 조치는 코로나19가 지역사회로 확산 되기 시작하면서 점차 기약 없는 휴관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봉쇄된 기간만 3개월에 달한다. 그 사이 지역에서 사라진 공연과 전시만 수백 개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며, 지역 예술인들 또한 예술 활동을 통한 수익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 한국예총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2천500여건, 피해액만 520여억원에 달한다.심지어 코로나19로 멈춰선 문화계의 피해는 기획 및 대관 전시 등을 넘어 '교육'이란 무형의 문화 활동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면서 예술가들이 아닌 강사나 해설사 등도 당장 생계를 걱정할 위기에 놓였다.하지만 코로나19가 안정화에 들어가면서 문화예술계의 공백은 현재 진행형이 아닌 과거형으로 탈바꿈되고 있다. 정부의 생활방역(생활속 거리두기) 전환에 맞춰 문을 걸어 잠근 박물관과 미술관 등 문화예술시설들이 다시 문을 열 준비를 하고 줄줄이 취소 혹은 연기된 공연과 전시도 다시 일정이 잡히고 있다.# 변화의 중심에 선 예술계코로나19로 인한 침체가 장기화 되자 지역 예술계는 '랜선'을 통한 안방 1열 공연 등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그동안 '랜선' 공연은 본 공연에 앞서 관객 관심을 유도하는 예고편이나 작품의 해설을 돕는 형식으로 제작되어 왔다. 이렇게 만든 작품은 온라인에 송출됐다. 다만 공연의 전체적인 내용은 담지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문화 공백이 길어지면서 지역 예술계에 새로운 시도가 접목되기 시작했다. 경기아트센터는 지난달 초부터 코로나19 여파에 따라 올해 예정된 레퍼토리 시즌제 공연을 무관중 생중계 공연으로 이어가고 있다. 경기아트센터가 지금까지 랜선으로 선보인 공연만 '경기필 앤솔러지Ⅲ'와 '춤-ON, 련' 등 5편에 달한다. 해당 공연은 실시간으로 경기아트센터 공식유튜브 '꺅!티비'와 네이버TV 경기아트센터 '꺅티비'를 통해 중계됐다. 광명문화재단 역시 지난달 29일 '재즈의 맛_전제덕 하모니카 콘서트, 봄의 왈츠'를 네이버 TV 라이브 생중계로 선보였다.콘서트가 자동차극장 영역으로도 들어왔다. 그동안 자동차극장은 영화를 보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침체된 사회적 분위기가 장기화 되자 용인문화재단은 지난달 25일 국내 최초로 자동차 극장 형식의 '드라이브 인 콘서트'를 선보였다. 콘서트는 이동식 무대인 '아트트럭' 위에서 라이브 공연이 펼쳐지고, 관객은 각자 자동차에서 별도로 지원받은 라디오 주파수를 통해 공연을 관람하도록 했다.# 경기도형문화뉴딜정책으로, 위기 예술인 지원경기도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예술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경기도형 문화 뉴딜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이를 위해 도는 경기문화재단, 경기아트센터, 경기관광공사, 한국도자재단, 경기콘텐츠 진흥원 등 5개 기관과 협업해 문화예술관광 분야를 지원한다.프로젝트는 크게 3개 분야로 ▲긴급활동지원 ▲취약근로자 보호 ▲공공시설 입주단체 임대료와 사용료 감면으로 총 지원규모는 103억원이다. 이 중 긴급활동지원으로 도내 예술단체 1천46곳이 지원을 받게 되며, 특히 경기문화재단은 ▲백만원의 기적 ▲드라이빙 씨어터 ▲전업 예술인을 위한 긴급 작품구입 ▲예술인 영상콘텐츠 제작 지원 ▲지속가능한 예술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예술인조합 공공예술 지원 사업 등 5개의 사업을 묶어 '예술 백신 프로젝트' 라는 이름으로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취약근로자 보호를 위해서는 코로나19로 일거리가 끊긴 도내 활동 문화예술 강사, 공예인, 영화종사자 등 총 913명에게 수입 보전 및 활동 유지 비용 등을 지원하고, 경기문화창조허브, 경기상상캠퍼스 등 공공시설에 입주해 있는 도내 예술단체(186곳)를 대상으로는 임대료, 사용료를 감면해준다.이 밖에 경기아트센터는 공연 취소 등으로 심각한 피해를 직접 겪고 있는 도내 공연단체를 위한 '코로나극복 경기예술단체 우수공연 지원사업'을 비롯해 곳곳으로 찾아가서 공연을 선보이던 경기아트센터 '문화나눔 사업' 출연 단체 등을 위한 무관중 공연영상 공개 등 다양한 형태로 예술인들을 돕는 무대를 지원한다.# 코로나 19가 남긴 숙제코로나19의 재확산 위험이 상존하는 데다 시설 운영과 관람에 여전히 많은 제약이 따라 문화예술 활동이 정상 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지난 6일을 기점으로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도서관 등 24개 국립문화시설의 운영이 재개됐다. 대신 사람이 일시에 몰리는 현상을 피하기 위해 사전예약제를 통한 개인 관람만 허용하고 관람객 이름과 연락처도 파악하기로 했다. 관람객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발열 여부도 체크 한다.국립문화시설을 필두로 민간 시설과 단체들도 서서히 재가동에 들어간다. 정부는 공·사립 문화시설의 개관을 생활방역 지침 준수를 전제로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야외활동 중단에서 비롯된 온라인 문화예술 활동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이에 국내 일부 대형 예술계에서는 코로나19를 계기로 문화 콘텐츠와 IT기술 결합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K팝 한류를 개척한 SM엔터테인먼트는 이미 홀로그램·AR·VR(가상현실) 기술을 전략적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해 왔고, 세계적 음악가·예술단체들은 과거의 공연을 온라인으로 재 생성해 판매하고 있다. 아울러 미술관과 갤러리들은 가상현실(VR) 등 첨단기술을 이용해 온라인으로 작품을 감상하도록 하는 언택트(비대면) 전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하지만 지역 문화계에서는 이와 같은 비대면 사회를 대비하는 문화 콘텐츠 창출에는 초보와 다름 없다. 비록 민간 예술계에서 현장 관람이 아닌 월정액 및 1회 비용 지급 시 원하는 공연을 볼 수 있는 비대면 온라인채널을 개설해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고 있지만 사실상 수익은 거의 없다. 민간 전시관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를 계기로 문화예술계에서는 앞으로의 공연 관람 문화는 현장 중심과 비대면이 공존하는 방식으로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지만 민간 전시관들의 경우 상당수가 개인으로 운영되거나 영세하다 보니 선뜻 비대면 서비스를 개설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지난달 11일 온라인 '꺅! tv 경기아트센터'에 경기도무용단 '련' 춤-ON, 무관중 생중계. /경기아트센터·한국도자재단 제공한국도자재단의 국제공모전 온라인 전시관. /경기아트센터·한국도자재단 제공4월 25일 용인시민체육공원 남문주차장에서 개최한 드라이브 인 콘서트에서 비상등을 켜며 환호를 보내는 시민들. /경기아트센터·한국도자재단 제공경기아트센터의 VR중계 장비. /경기아트센터·한국도자재단 제공

2020-05-07 김종찬

[이슈&스토리]사회적 거리두기 '느슨' 5월 코로나 확산 중대고비

징검다리 황금연휴 여행객 '급증'숙박·항공권 예약률도 90% 넘어5월 황금 징검다리 연휴를 어떻게 보내느냐가 '코로나19'의 운명을 가를 중요한 고비가 될 전망이다.코로나19 확산 초기 여행이나 외출은 감히 상상도 하지 못했던 지금까지와 달리 많은 시민들이 '밖으로 나가느냐, 마느냐'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그동안 적극 실천해온 '사회적 거리두기'가 느슨해지고 있는 지금이 오히려 진짜 위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떠나는 이, 남는 이근로자의 날과 주말, 어린이날 등이 겹치면서 과감하게 여행을 나서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초등학생 자녀를 둔 전업주부 이모(42)씨는 어린이날을 전후로 1박 2일간 가족들과 함께 전라도로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 이씨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나름 성실히 참여했다. 3개월 넘게 제대로 나들이 한 번 다녀오지 못했고, 육아 스트레스도 커 큰 마음을 먹고 결정했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19와의 싸움이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은 잘 알고 있다"며 "안전 수칙을 잘 지키며 여행기간 주의할 생각"이라고 했다.속초 강릉 등 강원지역 숙박시설 예약률이 97%에 달하는 등 연휴 기간 강원도를 비롯한 국내 주요 관광지가 다시 활기를 찾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제주도 항공권 예약률도 90% 수준에 달한다.'집콕'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직장인 박모(43)씨는 연휴기간 국내 여행을 떠나거나 근교 나들이를 가는 것도 생각해 봤지만, 결국 집에 머무르기로 했다. 그는 지난해 말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창궐하자 지금 이맘때로 예정된 스페인 여행을 취소했다. 어디도 안전하지 않다고 느껴서였다. 해외 여행도 취소하고 여태껏 나름대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충실히 이행해 왔는데, 국내 여행쯤 참지 못하겠냐는 것이 김씨 생각이다. 국내 관광지 숙박권이 동났다는 뉴스를 볼 때면, 굳이 나만 애쓸 필요가 있겠냐는 생각이 들었지만 마음을 다잡고 다시 꾹 참기로 했다. 그는 "온 국민이 긴장감 속에 동참하던 '사회적 거리두기' 분위기가 어느샌가 느슨해진 건 맞는 것 같다"며 "연휴가 끝난 뒤 코로나19 상황이 어떻게 될지 걱정되는 건 사실"이라고 했다.정부, 생활속 거리두기 전환 검토하루 신규 확진자수 4~14명 불구연휴 이후 잠복기 지켜봐야 주장# 방역 승패 가를 중대 고비이번 연휴기간이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중대 고비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정부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조만간 일상 생활 속에서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할 방침이라고 밝힌 상태다. 정부는 지난 3월22일부터 15일동안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고했고, 4월4일에는 이를 2주간 연장해 4월19일까지로 연장했다. 4월19일에는 5월5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의 근간을 유지하면서 일부 강력 권고를 완화해 5월 6일부터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4월30일 기준으로 코로나19 누적 확진환자 수는 1만765명으로, 현재 격리 치료중인 환자는 1천459명이다. 909명에 달하기도 했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도 최근 1주일간 4~14명으로 낮아지는 등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사회적 거리두기를 추가 연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연휴기간이 끝난 뒤 코로나19 잠복기인 2주동안 확산 상황을 지켜본 뒤 생활 속 거리두기 전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지적이다.정부 역시 이런 지적을 염두에 두고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그동안 코로나19로 움츠려 있던 시민들이 의욕적으로 나들이에 나서고 활동량이 많아지고 있는 만큼, 방역에 구멍이 뚫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관광객이 한꺼번에 몰릴 가능성이 있는 주요 관광지에는 문화관광 해설사를 배치해 방문객들이 방역 수칙을 준수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지역 주요 관광지마다 손소독제 등 방역물품을 비치하고 관광객의 발열체크, 마스크 착용 확인, 관람 동선 관리 등의 대책을 내놓고 있다.여행객이 몰리는 관광지가 있는 지방자치단체들도 자체 방역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제주도는 검역대상 발열 감지 기준을 종전 37.5℃에서 37.3℃로 낮춰 검역수위를 높이기로 했고, 지역 870여개 관광사업체에 대한 방역 특별 지도점검을 진행했다. 강원도도 외부유입 차단을 위해 고속도로 휴게소, 버스터미널, 기차역 등에 방역 소독을 진행하고 열화상 카메라 등을 배치했다.넓은 야외도 밀접접촉 발생 여지"안전하게 즐기는 방법이란 없어"# 끝난 게 아니다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 연휴가 마지막 고비라고 생각하고 제발 집에 계셔달라. 다른 선택은 없다"고 강조했다. 밖에 나가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하기 시작하면 지킬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게 그가 집에 머물러달라는 이유다.많은 이들이 모이는 곳을 피한다고 하지만, 실제 밖으로 나가보면 본인의 생각과 달리 아무리 한적한 공원이라 하더라도 많은 이들이 모여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모여 있는 이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 방역대책이라고 해야 기껏해야 마스크 한 장인데, 그마저도 잘 지켜지지 않는다. 밖에 나가면 뭔가를 먹어야 하고, 화장실도 써야 하고, 음식을 먹을 때는 마스크를 벗어야 한다. 휴양지뿐 아니라 도심의 유명한 음식점들은 이미 붐비고 있다. 자가 차량을 이용해도 목적지에 사람이 붐비면 사회적 거리두기가 의미가 없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구·경북지역과 같은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언제든지 빚어질 수 있는 중대 고비라는 것이다.실내가 아닌 탁 트인 야외라고 해서 안전하다고 보는 시각도 무리가 있다. 야외에서도 얼마든지 밀접접촉이 발생할 여지가 있고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확진자 가운데 감염 경로파악이 되지 않는 확진자의 비율도 상당 부분 존재한다. 엄중식 교수는 "코로나19 확산의 가능성 없이 안전하게 연휴를 즐길 수 있는 방법 따위는 없다고 보는 것이 현명하다"며 "마지막까지 '사회적 거리두기'에 최선을 다해야 하며 사회적 거리두기의 고삐를 늦춰선 안된다"고 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2020-04-30 김성호

[이슈&스토리]코로나19 주식 폭락 떠받쳤던 '동학개미운동'의 몰락

외국인 판 삼성전자주 등 매입회복 이끌며 상당한 수익 챙겨이후 추가 급락장 전망한 시장하락장 재미 'ETF인버스' 환승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으로 글로벌 증시가 폭락했지만 우리나라는 대체로 선방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일명 '동학개미운동'으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투자 열풍으로 자금이 증시로 흘러가 방어선을 구축했기 때문이라는 게 증권가의 지배적인 해석이다.실제로 코로나19 발 증시 폭락 과정에서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의 대장주로 꼽히는 코스피 시가총액 1위 종목인 삼성전자를 연일 팔아치울 때 개인 투자자들은 고스란히 주워담았다. 과거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때 폭락장이 상승장으로 전환된 점을 염두에 두고 우량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이로 인해 지난 17일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에 힘입어 상승세로 출발해 1주당 5만원을 한 달 만에 재돌파했다. 장중 최고가는 5만2천원까지 올랐다. 삼성전자의 올해 최저가가 지난달 19일 4만2천300원인 점을 고려하면 이 당시 매수한 개인 투자자들은 상당한 평가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하지만 동학개미운동의 열기가 투자 위험이 큰 인버스 금융상품 등까지 대거 옮겨붙고 있다. 인버스 금융상품은 지수가 하락했을 때 수익을 내는 것으로 동전의 앞뒤를 맞추는 것과 같아 리스크가 크다. 동학개미운동이 코로나19로 급락하는 우리 증시를 떠받친 점은 사실이지만 무분별한 투자로까지 이어지는 분위기는 주의가 필요하다.# 우량주에서 상장지수펀드(ETF) 통해 인버스로 갈아타는 개미들상장지수펀드(ETF, Exchange Traded Fund)는 특정 지수의 성과를 추종하는 펀드로 주식처럼 실시간 매매가 가능하게 만들어 놓은 상품이다. 쉽게 말해 여러 종목의 주식을 하나로 묶어 놓은 금융 상품이다. 가장 대표적인 코스피200은 한국을 대표하는 주식 200개 종목의 시가 총액을 지수화 한 것으로 선물지수200이라고도 불린다.펀드 형태여서 개별 주식을 선별하지 않아도 되고 언제든지 원하는 가격에 거래할 수 있는 주식투자의 장점을 갖추고 있다. 특히 ETF는 지수 상승과 하락에 모두 투자가 가능해 지수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시장지수 관련 ETF 및 레버리지 ETF에 투자하면 되고 지수 하락이 예상될 경우에는 인버스 ETF에 투자할 수 있다. 이에 최근 코로나19로 하락장이 예상되면서 우량주로 재미를 본 개인 투자자들이 인버스 ETF로 옮기는 분위기다. 실제로 ETF 시장 거래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지난 14일 기준으로 ETF시장 순자산 총액은 47조323억원 규모까지 증가했다. 지난달 말 45조3천500억원 대비 2조원, 2월16일 기준 41조9천억원보다는 5조원 넘게 급증했다.여기에 개인 투자자들이 이달 코스피 시장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KODEX200선물인버스2X'였다. 누적 순매수 금액이 약 9천368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기관 투자자는 해당 종목을 9천444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는데 기관이 뱉어낸 것을 고스란히 개인이 주워담은 셈이다. → 그래프 참조심지어 저점이었던 지난달 19일(1천457.54) 지수가 30% 이상 뛰어오르는 데도 인버스 ETF의 인기는 식지 않았다. 급락장이 한 번 더 올 것으로 예상했던 투자자들이 많았다는 뜻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를 복기한 것으로 분석된다. 당시 9∼10월 코스피는 1차 저점을 기록한 뒤 같은 해 11∼12월 기업 신용 위험에 따른 우려로 2차 저점을 형성했다. 돌아온 해외 자본, 순매수 행렬증시 상승 여파 개인 손실 커져2월부터 피해 구제 신청 증가세전문가들 "무분별 투자 피해야"# 암운 드리운 인버스 투자하지만 인버스 ETF 금융상품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의 장밋빛 미래는 회색빛으로 바뀌고 있다. 단기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인버스 ETF를 사들였으나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으로 증시 상승폭이 커졌기 때문이다.지난 17일 기준 코스피 지수는 한 달 만에 1천910선을 회복하며 3% 이상 상승 마감했다. 1천910선 회복은 지난달 10일(1천962.93) 이후 처음으로 지난달 5일부터 30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이어갔던 외국인이 귀환한 것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또 '팔자'였던 외국인이 전기전자 업종 위주로 순매수세를 보이며 '코리아 포비아'를 끝냈다.이로 인해 수익률은 처참한 상태다. 지난 1일 8천830원에 거래를 마쳤던 'KODEX200선물인버스2X'는 지난 17일 23.33% 급락한 6천770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KODEX인버스'와 'KODEX코스닥150선물인버스'도 수익률은 각각 -13.29%, -13.24%를 냈다. → 그래프 참조# 잘못된 주식투자 정보에 소비자 피해구제 신청도 증가, 전문가들 무분별한 투자 주의코로나19로 주식 시장이 불안정해지면서 주식투자정보서비스와 관련한 소비자들의 피해구제 신청도 늘고 있다. 주식투자정보서비스 관련 피해구제 신청이 2월부터 증가하고 있다는 게 한국소비자원의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1월에는 190건이 접수돼 전년 동기보다 28.8% 감소했지만 2월에는 204건으로 17.9% 늘었고, 3월에는 247건으로 12.8% 증가한 실정이다.한국소비자원은 이런 현상을 코로나19로 주식시장이 불안정해지면서 투자 손실이 발생한 소비자들의 계약 해지 요청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주의를 당부했다.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접수된 피해구제 신청 3천237건을 분석한 결과, 업체가 제공한 정보로 투자했지만 손실이 발생해 계약을 해지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피해가 96.5%로 대부분을 차지했다.하지만 증권사들의 투자 의견은 여전히 '매수' 일색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3월 기업분석보고서를 발행한 국내 증권사 32곳 중 30곳은 보고서의 투자의견에서 '매도'로 제시한 경우가 한 건도 없었다.올해 들어 코로나19 사태로 폭락장이 지속할 동안에도 주식을 계속 사라고 권유할 뿐 팔라고 이야기한 경우는 없었다는 이야기다.선택은 투자자들의 몫이지만 실패에 따른 책임도 스스로 감당해야 한다. 이에 전문가들은 무분별한 투자에 대해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수가 상승하지 않고 정체 구간에 들어선 것만으로도 인버스2X ETP(상장지수상품)는 수익률 측면에서 기초지수보다 불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도 "특정 시점에 투자를 올인하는 방식보다 매수시점을 적당히 분산해 나눠서 투자하는 것이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좋다"며 "인버스 ETF는 위험성이 높은 상품이라 투자를 피할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코스피가 이틀째 1% 가까이 상승하며 1,910선을 회복한 23일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8.58포인트(0.98%) 오른 1,914.73으로 마감했다. /연합뉴스

2020-04-23 황준성

[이슈&스토리]인천 국회의원 당선자 경제분야 대표 공약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인천 지역 당선자들의 지역 경제 공약은 무엇일까?경인일보는 인천 지역 선거구 당선자 13명에게 지역 경제 분야 대표 공약을 1~2개씩 꼽아달라고 했다. 당선자들의 지역 경제 공약은 일자리 창출, 구도심 재생 및 상권 회복, 교통 인프라 개선 등에 집중됐다. 지역 경제 현안이 공약에 반영된 셈이다. 특히 산업단지 구조 고도화 또는 신설을 통해 일자리를 늘리고, 개발사업을 추진해 지역 상권의 활력을 되찾겠다는 당선자가 많았다. 이들 사업 대부분은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에서 추진해야 하는 일로, 당선자들은 '중앙부처 설득' '국비 확보' '법령 개정' 등의 방식으로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중구중구 영종 지역은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곳이다. 인천공항은 2000년 개항 이후 성장을 거듭하면서 세계적인 허브공항으로 자리매김했지만, 항공MRO(수리·정비·분해조립) 사업은 아직 걸음마 수준에 머물러 있다. 중·강화·옹진 미래통합당 배준영 당선자는 영종 지역을 미국 시애틀과 같은 국제공항도시로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항공MRO 단지를 조성하고, 국토교통부가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항공교육원을 유치해 영종을 국내 항공교육의 요람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동인천 북광장 2030역전 프로젝트' 추진 - 허종식 (동·미추홀갑)'학익 ICT 클러스터' 첨단 물류 융합 단지로 조성 - 윤상현 (동·미추홀을)■동구동구는 인천의 대표적인 구도심 지역으로, 인천 지역 8개 구 중 인구가 가장 적다. 2016년 총선에서는 중·강화·옹진과 한 선거구를 이뤘으나, 이번 선거에서는 미추홀구와 한 선거구로 묶였다. 동·미추홀갑 선거구에선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후보가 당선됐다. 허종식 당선자는 동구 경제 활성화를 위해 경인전철 동인천역 주변을 개발하는 '동인천 북광장 2030역전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첨단 산업을 유치해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약속했다. 허종식 당선자는 부평에서 동구 인천재능대학교, 송림오거리, 배다리를 거쳐 중구 연안부두까지 이어지는 트램(노면전차)이 동구 지역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미추홀구미추홀구는 인천 구도심 중 한 곳이다. 미추홀구와 서구에 걸쳐 있는 주안국가산업단지는 조성된 지 50년이 넘었다. 동·미추홀갑 허종식 당선자는 주안산단 구조 고도화 사업을 진행해 청년 일자리 3만개를 확보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동·미추홀을 무소속 윤상현 당선자는 '미래 성장 동력'을 육성한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윤상현 당선자는 학익유수지를 매립한 자리에 '정보통신기술(ICT)-항만물류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했다. 윤상현 당선자는 "좋은 일자리 창출, 4차 산업혁명이 미추홀에서 태동할 것"이라며 "학익 ICT 클러스터를 첨단 물류 융합 단지로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허종식 당선자는 '청년창업드림촌 건설 추진', 윤상현 당선자는 '청년창업드림촌 용현동 이전 추진'을 공약하는 등 청년 창업 활성화도 약속했다.소래포구 '국가 어항 사업' 완수 - 맹성규 (남동갑)제조 인프라 바탕 산학 연계 강화해 지역경제 활성화 - 윤관석 (남동을)■남동구남동구 당선자들은 한목소리로 인천 최대 국가산업단지인 남동산단 활성화를 공약했다. 더불어민주당 남동갑 맹성규 당선자와 남동을 윤관석 당선자 모두 '남동산단 스마트산단 사업의 차질 없는 추진'을 앞세우고 있다. 남동산단은 7천여 개 기업이 모여 있는 인천 최대 규모의 산업단지다. 지난해 스마트산단 대상지로 선정되면서 구조 고도화 사업 등이 빠르게 추진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맹성규 당선자는 수도권 대표 관광지인 소래포구의 '국가 어항 사업 완수'를 약속했다. 윤관석 당선자는 남동구의 제조 인프라를 바탕으로 산학 연계를 강화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송도~옥련동~청학동~주안동 '옥련동 트램'건설 추진 - 박찬대 (연수갑) 마이스(MICE)·바이오(Bio)등 신성장 산업 육성 - 정일영 (연수을)■연수구연수구는 경제자유구역인 송도국제도시를 포함하고 있다.송도가 지역구인 연수을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당선자는 마이스(MICE), 바이오(Bio) 등 신성장 산업 육성을 공약했다. 송도에는 인천 최대 컨벤션 시설인 송도컨벤시아가 있으며,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 글로벌 바이오 기업이 입주해 있다. 이 같은 인프라와 기업을 활용해 지역 경제를 견인하겠다는 것이다. 정일영 당선자는 '스타트업 파크를 중심으로 한 송도 창업 밸리 구성'도 약속했다. 송도가 '규제 프리존'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연수갑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당선자는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송도에서 옥련동과 청학동을 거쳐 미추홀구 주안동까지 이어지는 '옥련동 트램'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했다.경인전철 송내역~백운역 4.5㎞ 지하화·상부에 핵심상업지역 유치 - 이성만 (부평갑)한국지엠 신차 개발, 고용 안정 위해 정책 지원 아끼지 않을 것 - 홍영표 (부평을)■부평구부평구 최대 사업장은 한국지엠 부평공장이다. 한국지엠 부평공장이 있는 부평을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당선자는 한국지엠이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홍영표 당선자는 한국지엠의 신차 개발과 고용 안정을 위해 필요한 예산을 지원하고,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공약했다. 부평갑 더불어민주당 이성만 당선자는 경인전철 송내역~백운역(4.5㎞) 구간을 지하화하겠다고 했다. 그는 경인전철 지하화 구간 상부에 핵심 상업 지역과 지식센터를 유치하는 방식으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겠다고 강조했다.는 방식으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겠다고 강조했다.제2서운일반산업단지 조성해 서운산단과 시너지 효과 - 유동수 (계양갑)첨단 산업단지 예정된 '계양테크노밸리' 차질 없이 개발 - 송영길 (계양을)■계양구계양구는 '베드타운' 성격이 강한 지역으로, 일자리가 필요하다. 더불어민주당 계양갑 유동수 당선자와 계양을 송영길 당선자는 계양구에 대규모 산업단지를 조성해 '자족 도시'로 발전시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유동수 당선자는 제2서운일반산업단지 조성을 약속했다. 제2서운산단을 지정해 현재 운영 중인 서운산단과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게 유동수 당선자의 설명이다. 송영길 당선자는 첨단 산업단지 조성이 예정된 계양테크노밸리를 차질 없이 개발하겠다고 공약했다. 165만여㎡ 규모의 계양테크노밸리가 조성되면 11만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송영길 당선자는 예상했다.'경인고속도로 일반화 사업' 바탕으로 지역 경제 활력 되찾을 것 - 김교흥 (서갑)검암역세권 주변·경인아라뱃길 관광자원 개발해 지역경제 활성화 - 신동근 (서을)■서구서구 구도심 지역은 제1경인고속도로로 오랜 기간 단절돼 지역 개발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서갑 더불어민주당 김교흥 당선자는 경인고속도로 일반화 사업을 바탕으로 지역 경제의 활력을 되찾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경인고속도로 주변 지역 전통시장을 '먹거리 타운'으로 만들고, 창업보육센터와 창업지원주택 등을 건립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경인고속도로 가좌나들목 주변을 서구테크노밸리로 개발하겠다고 했다. 서을 더불어민주당 신동근 당선자는 검암역세권 주변과 경인아라뱃길 관광자원을 개발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강화 남단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연안여객선 완전 공영제 도입 - 배준영 (중강화옹진) ■강화군강화군은 여러 규제로 묶여 있어 대규모 개발사업이 불가능한 지역이다. 강화 북부는 군사보호구역으로 묶여 있고, 강화 대부분은 문화재보호구역 지정에 따라 규제를 받고 있다. 인천에 속해 있는 탓에 수도권정비계획법 적용도 받는다.중·강화·옹진 배준영 당선자는 강화 남단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해 이 일대를 개발하겠다고 공약했다.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면 투자자에게 인센티브를 줄 수 있어 민간 투자 유치가 원활해진다.■옹진군옹진군은 섬으로만 이뤄진 곳이다. 영흥도 등 일부 지역은 연륙교가 건설돼 있지만, 섬 대부분은 여객선을 타야 방문할 수 있다. 백령도 콩돌해안과 사곶해변, 덕적도 서포리해변 등 훌륭한 관광자원이 있지만, 여객선 탑승 비용이 비싸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배준영 당선자는 연안여객선 완전 공영제를 도입해 여객선 이용 요금을 낮추고, 연평도 신항을 건설하는 등 인프라 구축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정운·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미추홀구와 서구에 걸쳐 있는 주안국가산업단지. /경인일보DB송도투모로우시티. /경인일보DB서구 경인고속도로 일반화구간 일대. /경인일보DB

2020-04-16 정운·김주엽

[이슈&스토리]또다른 n번방… '디스코드' 아동·청소년 성착취 영상 공유 범죄 진단

버젓이 재유포… 채널운영자가 만12세 '충격'스마트폰에 익숙한 아이들 음란물 쉽게 노출'박사방' 주범도 10~20대… 처벌강화 목소리"전원 신상공개해야" 국민청원 200만 돌파'성인에 돈받고 팔아' 수요 없애는 게 우선인권관점 교육 부재로 기성세대 성문화 답습'우리는 게이머들을 한 자리에 모으기 위해 디스코드를 만들었습니다'.디스코드 회사 홈페이지에 있는 문구다. 디스코드는 게임에 특화된 음성 채팅 프로그램이다.디스코드를 사용하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친구들과 마이크로 대화를 나누면서 게임을 할 수 있다.이용 방법도 간단하다. 디스코드 공식 홈페이지에서 프로그램을 무료로 다운받은 뒤 회원 가입을 하면 된다.이렇게 디스코드는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카카오톡만큼 익숙한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편리한 접근성을 역이용한 일당이 결국 디스코드를 범죄의 온상지로 만들었다.경기북부지방경찰청은 최근 디스코드로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유포한 남성 10명을 검거했다. 특히 이들 중 대다수는 만 19세 미만인 미성년자였다.경찰 조사 결과 직접 채널을 운영해 성착취물을 유포한 3명 중 2명, 텔레그램과 디스코드로 일정한 대가를 받고 성착취물을 재유포한 7명 중 6명이 만 19세 미만의 미성년자였다. 심지어 채널 운영자 1명은 만 12세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은 아동·청소년을 19세 미만의 자로 정의한다. 만 19세 미만의 가해자들이, 만 19세 미만의 피해자들이 등장하는 성폭력 영상을 재유포한 것이다. 문제는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는 연령이 점점 빨라지면서 사이버 성범죄에 가담하는 연령대가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스마트폰을 가지고 태어난 세대라고 불릴 만큼 기술에 익숙한 아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어린 나이에 범죄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의미다.가해 청소년의 상담을 포함해 청소년 성교육·성상담을 전문으로 하는 아하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최혜윤 상담가는 "이전보다 범죄 연령이 낮아지고 있다"면서 "저학년부터 스마트폰이나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고 있는데 온라인에서는 음란물을 접하기 쉬운 환경이라 아이들이 노출되기 쉬운 것"이라고 설명했다.디스코드 사건 이전에 이미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든 n번방의 주요 범인들도 10~20대다. 텔레그램 성착취물 거래·공유방을 운영하다 신상이 공개된 조주빈(25)의 '박사방'을 비롯한 'n번방' 사건에도 미성년자가 수사망에 잡혔다. 이 때문에 n번방 사건을 계기로 촉법소년 등 미성년자의 성범죄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한층 힘을 얻고 있다.현행법상 촉법소년은 형사책임연령인 만 14세가 되지 않은, 만 10세 이상 만 14세 미만의 형사미성년자다. 촉법소년은 검찰이 아닌 가정법원으로 보내진다. 최대의 처벌(보호기간)은 2년 이내의 장기 소년원 송치 처분이다. 촉법소년 처벌 강화는 형사미성년자 연령의 경계선에 있는 만 14세도 보호조치가 아닌 형벌을 받게 하자는 취지다.또 성착취물을 공유한 미성년자의 신상을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 19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텔레그램 n번방 가입자 전원의 신상공개를 원합니다'라는 게시글이 올라와 현재 200만명이 넘게 동의를 하기도 했고 이와 유사하게 나이에 관계없이 신상을 공개해달라는 청원도 이어지고 있다.성착취물 공유방에 피해자들의 신상이 유포되면서 'n차 피해'를 가하는 등 범죄의 중함을 고려해 해당 영상을 유포하거나 소비한 미성년자의 신상도 공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49조는 성범죄로 유죄판결이 확정된 자의 신상정보 공개 관련 피고인이 아동·청소년인 경우에는 신상정보를 공개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한다.전문가들도 미성년 성범죄자에게 엄한 처벌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짚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미성년자에게 칼만 휘둘러서는 범죄예방 효과가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수요가 있으면 언제든지 공급자가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수요를 없애는 게 우선이라고 설명했다.이 교수는 "미성년자들이 미성년자들에게 돈을 받고 판 게 아니라 돈을 낼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성인들에게 돈을 받고 판 것"이라며 "한 사람을 처벌한다고 해서 (성착취물 공유)방이 없어지지 않는다. 수요를 죽일 생각을 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이어 "어른들은 하나도 책임을 지지 않고 아이들한테만 엄벌하라고 하면 무슨 의미가 있냐"고 반문하면서 "텔레그램 박사방 유료회원 중 30대가 가장 많았다고 하는데 사리를 아는 어른들이 성폭행을 하라고 부추기고 했다는 거다. 그런 사람들의 신상을 공개해야 한다"고 꼬집었다.교육의 부재도 원인으로 지목했다. 최혜윤 아하서울시립청소년문화센터 상담가는 "인권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교육이 부재해 기성세대의 성문화를 그대로 아이들이 답습하고 있다"며 "사교육으로 인권이나 성교육을 하는 건 한계가 있어 공교육에서 다뤄져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서 "청소년들은 성인들과 달리 교육을 통해 변화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수사기관도 학계와 교육계의 문제 인식을 공감하고 있다. 김선겸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은 "인터넷에서 접근이 쉽다 보니 이게 범죄인가 하는 인식을 하지 못하는 친구들이 있다"며 "(청소년들이 n번방 성착취 대화방 등에서 유통되는) 영상이 어떤 범죄 동영상인지 모르고 공유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고 큰 고통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성배·남국성기자 nam@kyeongin.com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우리는 게이머들을 한 자리에 모으기 위해 디스코드를 만들었습니다'라는 문구가 있는 디스코드 홈페이지. /디스코드 홈페이지 화면 캡처미성년자 포함한 여성을 협박, 성 착취 불법 촬영물을 제작하고 유포한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연합뉴스텔레그램 성착취 공동대책위원회가 지난 3월 서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주최한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의 근본적 해결을 원한다'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2020-04-09 손성배·남국성

[이슈&스토리]집중 방역계획 세운 선관위… 방구석 유권자들 위한 배려

비접촉 발열체크·손소독 등 거쳐 입장증상 있을땐 별도의 '임시기표소' 안내줄간격 1m이상 유지… 주기적 환기도후보는 선관위 통계시스템서 확인 가능정책·공약 알리미사이트로 '상세 비교'선거정보도서관·공약이슈지도 등 활용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제21대 총선 투표일(4월 15일)까지 '사회적 거리 두기'가 이어질 전망이어서 최악의 투표율이 우려되고 있다.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투표소에 가길 꺼리는 유권자들이 투표 대신 기권을 선택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질병에 취약한 노년층과 어린 자녀를 둔 젊은 유권자들이 투표소에 가길 꺼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코로나19가 이슈를 빨아들이면서 총선 뉴스가 실종된 것도 한몫 하고 있다. 선관위와 총선 후보들은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어모으기 위한 갖은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선심성 공약(空約)과 자극적인 선거 구호에 현혹될 것이 아니라 차분하게 후보의 정책을 뜯어보고 살펴볼 좋은 기회라는 시각도 있다. 선관위는 이런 유권자들을 위해 안심 투표소 운영 방침을 세웠고, 거리로 나오지 않는 방구석 유권자들을 위해 공약 알림 플랫폼 홍보에 힘을 쏟고 있다.# 투표, 안심하고 하세요선거관리위원회는 전국 3천500여개 사전 투표소와 1만4천300여개 선거 당일 투표소에 대한 집중 방역 계획을 수립하고 유권자를 맞이할 준비에 한창이다. 방역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외부인의 투표소 출입도 전면 금지할 예정이다.투표에 참여하는 유권자들을 위한 매뉴얼도 새로 만들었다. 마스크와 위생장갑을 착용하고 투표용지에 도장을 찍는 유례 없는 풍경이 펼쳐질 전망이다.투표소에 갈 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면 헛걸음을 할 수 있다. 선관위는 유권자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매뉴얼을 정했다. 선관위는 투표소 입구에 발열 체크 전담 인력을 배치해 비접촉식 체온계로 발열 체크를 하기로 했다. 유권자는 비치된 손 소독제로 소독한 뒤 위생장갑을 착용하고 투표소에 들어가야 한다.체온이 37.5도 이상이거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은 다른 유권자와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별도 설치된 임시 기표소에서 투표하게 된다. 선관위는 임시 기표소를 투표일에 수시로 소독해 혹시 모를 감염을 방지할 예정이다.투표 사무원과 참관인은 유권자와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똑같이 마스크와 위생장갑을 착용한다. 유권자가 투표를 할 때 접촉하는 모든 물품과 장비, 출입문 등도 수시로 소독할 예정이다. 투표소 질서안내요원은 투표소 내부 또는 입구에서 선거인의 줄 간격을 1m 이상 유지하고, 주기적인 환기로 투표소 내 공기가 순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선관위는 지난달 24~28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들이 거소 투표를 할 수 있도록 사전에 신청을 받았다. 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 또는 자택에서 투표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 기간에 거소 투표를 신청하지 못한 확진 환자의 투표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사전 투표기간(4월 10~11일) 지정된 생활치료센터에 특별 사전 투표소를 설치하고 운영하기로 했다.선관위가 이런 대책을 내놓았지만, 자가격리자 또는 중증 확진 환자의 투표권이 모두 보장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또 확진 환자가 투표장을 다녀갔다는 역학조사가 나올 경우엔 큰 혼란이 빚어질 전망이다. 실제 코로나19 여파로 미국과 유럽 등 51개국 86개 재외공관의 재외선거사무가 중단되면서 유권자 8만5천919명이 이번 선거에서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돼 이런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선거 운동 개시일인 2일 이런 우려를 의식해서인지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중앙 선관위와 함께 비상한 각오로 안전한 투표 환경조성에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장관은 "이번 선거가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위기 상황 아래 열린다"며 "(재외공관 선거 사무가 중단된) 이들 국가에서 소중한 참정권 행사가 이뤄지지 못하게 된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며 해당 지역 재외국민 여러분들의 이해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장관들은 또 "코로나19 대응 상황에서 안전한 선거를 위해서는 투표소 내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이 중요하다"면서 "투표소에 오실 때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발열 확인, 거리 두기 등 투표 사무원의 안내에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투표, 따져보고 하세요2일부터 선거운동에 나선 후보들이 과거처럼 확성기를 사용한 선거운동을 자제하고, 대면 접촉을 최소화하면서 조용한 선거운동이 예상되고 있다. 선관위는 각 정당과 후보들의 공약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정책·공약 알리미 서비스를 개시했다. 유권자가 후보자를 길에서 직접 만날 수 없지만, 온라인으로는 얼마든지 찾아갈 수 있다.우리 동네에 어떤 후보가 나오는지는 선관위 선거통계시스템(http://info.nec.go.kr)을 방문하면 된다. 선거일정과 내가 사는 동네의 지역구 명칭이 무엇인지 누가 나왔는지 볼 수 있다. 여기서는 역대 선거 결과도 볼 수 있다.후보자 명단을 확인했다면 선관위 정책·공약 알리미 사이트(http://policy.nec.go.kr)에서 무엇을 약속했는지를 찾아보면 된다. 각 당의 정책을 비교할 수 있고, 지도에 표시된 각 시·도와 시·군·구를 클릭하면 후보자들의 개별 공약도 살펴볼 수 있다. 공약이슈지도(http://issue.nec.go.kr)에서는 지역별 유권자의 관심 사항을 파악할 수 있다. 공약이슈지도는 선관위와 국민권익위가 2016년 6월부터 2019년 9월까지 국민신문고 민원데이터 1천494만4천578건을 분석해 지역별, 성별, 연령별 민원 키워드를 추출해 만든 공약 지도다. 이밖에 선거정보도서관(http://elecinfo.nec.go.kr)에서는 과거 당선자들의 선거공보 등의 자료를 열람할 수 있어 당시 공약이 실현됐는지 살펴볼 수 있다. 또 국회정보시스템(http://likms.assembly.go.kr/)에서는 국회의원들이 어떤 법을 발의했고 회의에서 어떤 말을 남겼는지 확인할 수 있다.제21대 국회의원 선거는 4월 15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투표가 진행되고, 이에 앞서 4월 10~11일 사전투표가 열린다. 선거운동기간은 2일부터 14일 자정까지다. 이번 선거는 투표장에 가기 전 신분증과 함께 마스크를 꼭 챙겨야 한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자료/인천시선거관리위원회공약이슈 지도. /홈페이지 캡처

2020-04-02 김민재

[이슈&스토리]코로나19가 불러온 '경제위기 악순환'

손님 끊어져도 임대·인건비 등 '부담' 여전매출 타격 中企·소상공 "문닫는 일만 남아"경기신보·소진공 등 평소 2~7배 격무 불구인프라 한계 탓 대출 보증까지 수개월 필요줄폐업 땐 정책 금융기관도 연쇄 손실 우려정부 지원 확대·업무 분산 노력에도 '시름'코로나19가 발생한 지 두 달, 감염 공포만큼 큰 경제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가게에는 손님이 끊기고 기업들은 납품과 수출이 막혔다. 그 와중에도 월세는 내야 하고 직원들 월급도 줘야 한다. 이미 받은 대출금의 이자도 더해진다. 자금난이 심화되자 너도나도 대출 보증을 해주는 정책 금융기관으로 향하는 바람에 지역신용보증재단 등에 비상이 걸렸다. 업무는 한 달 전부터 마비됐고 처리가 늦어지면서 당장 돈이 급한 기업인·소상공인들은 물론, 보증을 받은 기업·가게들이 폐업해 빌린 돈을 갚지 못하면 손실이 커질 수밖에 없는 정책 금융기관에서도 한숨만 깊어지는 상황이다. 악순환 속에 정부가 자금 지원을 확대하고 업무 분산을 위한 창구를 늘리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나섰지만 아직 현장에선 시름이 깊다.#"한 달 고정비만 1천만원인데 수입은 200만원…대출받고 싶어도 못 받아요." 한숨 쉬는 기업과 가게물병을 제조하는 A회사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납품에 차질이 빚어졌다. 들어오는 돈이 반토막 나자 재료 값이며 인건비 지출에 막막함이 더해졌다. 대출이라도 받아야 급한 불을 끌 수 있는 상황. 대출증을 지원해주는 경기신용보증재단을 찾았지만 보증서를 발급받으려면 기다려야 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A회사와 비슷한 상황인 업체들이 이미 너무 많이 대기 중이란다. 언제가 될지는 쉽사리 기약할 수 없다고 했다. 눈앞이 캄캄해졌다.건설장비를 대여해 주는 B업체는 올해 들어 매출이 60% 이상 줄었다. 3월까지 매출은 590만원에 불과한데 인건비에 임대료까지 한 달 고정비만 1천만원 가까이 나온다. 계속되는 적자에 돈을 빌리러 소상공인진흥공단을 찾았지만 기나긴 줄에 대출 접수는 일찌감치 마감됐고 번호표조차 받지 못했다. 돈을 빌리고 싶어도 과연 빌릴 수 있을지, 언제 빌릴 수 있을지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것이다.코로나19 사태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업체 모두 주저앉았다. 한국은행의 기업경기조사에 따르면 올해 1월 79였던(100에서 숫자가 아래로 내려갈수록 좋지 않다는 의미) 경기지역 제조업체들의 업황 수준은 코로나19가 본격화된 2월 68까지 떨어졌다. 비제조업체들 역시 1월 79였던 업황 수준이 2월 65로 낮아졌다. 소상공인들이 체감하는 경기 수준 역시 1월에는 67.3이었지만 2월에는 41.5까지 떨어졌다. "이대로라면 남은 일은 문을 닫는 것뿐"이라는 중소기업·소상공업체들의 절망이 통계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사정이 이렇자 정부는 꾸준히 중소기업·소상공업체에 대한 자금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을 최대 20배까지 늘리고 소상공업체에는 특례보증·초저금리를 적용하는 한편 급기야 저신용 소상공인에겐 1천만원까지 보증서를 받지 않는 등 대출의 문턱을 대폭 낮췄다. 정부와 각 지자체가 추가경정예산을 연달아 편성하면서 지원 금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문제는 A회사와 B업체 사례처럼 정부 등이 자금을 계속 풀어도 실제 중소기업·소상공업체에까지 닿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너나 할 것 없이 자금난을 겪으면서 지원 수요가 전례 없이 폭증한 가운데 이를 처리할 수 있는 인프라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 상황이라면 중소기업·소상공업체들이 대출을 신청한 시점부터 실제 돈을 쥐기까지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점쳐진다. 그 시간을 버티는 게 관건이지만 제때 자금 수혈을 받지 못해 직원을 자르고 가게를 내놓는 기업과 업체들이 줄줄이 늘어날 처지다.#"기업·가게 줄폐업하면 우리도 큰일이에요." 빨간 불 들어온 정책 금융기관중소기업·소상공업체에 대한 보증지원을 담당하는 경기신용보증재단(이하 경기신보) 각 영업점의 상담은 오전 9시에 시작한다. 영업점 문을 열기 30분 전부터 이미 보증지원 상담을 받으려는 기업인, 소상공인들이 줄지어 서 있다. 밀려드는 인파에 영업점은 종일 북새통이다. "왜 이렇게 보증서 발급이 늦냐"는 항의도 빗발친다.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지난해 12월 하루 평균 300건 남짓이었던 보증지원 상담건수는 이달 2천건 가량으로 7배 가까이 뛰었다. 매일 300건 가량을 담당했던 직원들이 갑자기 7배 가까운 물량을 소화해야 하는 것이다. 직원들의 야근이 거의 매일 이어지는 가운데 급하게 150명 이상을 충원하고 본점 내부엔 보증서 발급 관련 업무만 전담하는 부서까지 만들어 그나마 발급 속도를 높였지만 일선에서 지원해야 할 자금 규모는 날이 갈수록 늘고 경기 침체로 수요 역시 계속 증가하다 보니 좀처럼 끝이 보이지 않는 실정이다. 경기도에 전국에서 가장 많은 중소기업·소상공업체가 있는 점도 한몫을 한다.다른 정책 금융기관들은 물론 실제 대출을 진행하는 은행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각 지역신보가 한계에 도달하자 정부는 시중은행에서 직접 보증지원 상담을 담당하게 하는 한편 중소벤처기업부 산하기관인 소상공인진흥공단(이하 소진공)을 통해 처음으로 직접 대출 업무까지 실시하고 나섰다. 이에 소진공 역시 업무 과부하에 시달리고 있다. 소진공 수원센터만 해도 하루에만 처리 물량의 2배 이상인 500건 가까운 대출 접수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 중순부터 대출 업무 담당 직원들이 하루도 빠짐없이 야근을 해 온 가운데, 지난 25일에는 대행이 아닌 직접 대출마저 시작됐다.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들에 대한 보증지원을 실시하는 신용보증기금에서도 경기 남부지역에서만 불과 나흘 만에 코로나19 특례보증 접수 규모가 486억원을 기록했다.업무 과부하가 이어져 제때 자금이 수혈되지 않아 폐업하는 중소기업·소상공업체가 늘어나면, 이들에게 직접 대출을 해줬거나 보증을 해준 정책 금융기관들의 손실도 연쇄적으로 커질 수 있다는 게 관건이다. 경제위기로 중소기업·소상공업체들의 자금 수요가 폭증해 정책 금융기관들의 업무 과부하를 초래하고, 이 때문에 자금 지원이 늦어져 줄폐업이 이어지면 해당 기관들도 피해가 막대해질 수밖에 없는 악순환의 고리인 것이다. 정책 금융기관들은 직원들의 피로도 증가에, 이와 맞물린 대위변제에 따른 손실 걱정까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보증심사를 간소화해 대출 속도를 높이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지만 심사가 부실하게 이뤄지면 그 부담 역시 지역신보 등 정책 금융기관들이 떠안아야 하는 것도 고민이다. 앞서 지역신보의 손실을 줄이기 위한 신용보증재단 중앙회의 재보증률(지역신보는 신용보증재단 중앙회로부터 손실을 일정 비율 보전받고 있다) 확대, 보증 지원 상담 업무를 함께 맡게 된 시중은행과의 리스크 분담 등을 건의했던 이민우 경기신보 이사장은 "자금 지원 확대를 처음 결정했을 때부터 수요 폭증에 대한 대책이 함께 시행됐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은 있다. 여전히 지역신보에 리스크가 집중되는 구조적 한계도 있다"면서도 "자체적으로도 인력을 계속 충원하고 있고 상담 창구를 확대하는 등 정부의 대처로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강기정·김준석기자 kanggj@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연초마다 벌어지는 보증지원 수요 폭증에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경기신용보증재단이 업무 마비 상태에 놓였다. /경기신용보증재단 제공

2020-03-26 강기정·김준석

[이슈&스토리]감염병 피해, 인천 항공산업·제조업 등 전방위 확산

인천공항에서 지상조업 업무를 하는 A씨는 이달에만 반강제로 연차를 8일이나 사용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업무가 줄어들자 회사 측에서 연차 사용을 요구한 것이다. A씨는 일상이던 연장 근무가 없어지면서 이미 월 급여가 50만원 이상 줄었는데, 앞으로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어 불안하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가 직원 감축 등으로 이어질까봐 두렵다"고 했다.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는 코로나19로 항공산업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고, 경제적 피해가 지역 사회 구석구석까지 확산하고 있다.인천공항 여객 수는 전년과 비교하면 90% 이상 줄었다. 이는 지상조업사와 면세점 등 관련 업계의 경영 악화로 이어졌으며, 현장 노동자들의 고용 불안을 초래하고 있다. 한 지상조업사는 계약직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 근무까지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면세점 등 공항 내 상업시설이 영업시간을 단축하면서 직원과 협력업체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야외 활동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관광지는 한산하다. 인천 차이나타운 식당은 매출이 90% 이상 줄어 직원 월급 주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인천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제조업 피해도 우려된다. 코로나19 사태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이어질 경우, 수출·수입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제품을 만들어도 팔 곳이 없어질 수 있는 것이다.정부는 코로나19 사태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11조7천억원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고,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0.5%p 내렸다. 정부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50조원을 지원하는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인천의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코로나19가 무서운 것은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다는 점"이라며 "국내 상황과 달리 외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면 항공업계를 비롯한 국내 산업 피해는 피할 수 없다.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

2020-03-19 정운

[이슈&스토리]'코로나19' 여객 감소 피해 전방위 확산

인천공항 하루 이용객 1만4천여명, 작년보다 92% ↓여객기는 고작 241기 뜨고 내려… 77% 감소 '직격탄'항공사 이어 지상조업사·기내식 제조업체등 어려움면세점 직원들 무급휴직중… 여행사·호텔도 '아우성'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전 세계 사망자는 6천명을 넘어섰다.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한 중국은 확진자 증가 폭이 줄어들고 있으나 미국과 유럽 등에서 확진자와 사망자가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팬데믹(Pandemic·세계 대유행)을 선언했다. 코로나19로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입는 분야는 항공업계다. 상점들은 '손님이 없는 것'이라면 항공업계는 '가게 문을 열지 못하도록 대못이 박힌 형국'이다. 각국은 코로나19 유입과 확산을 막기 위해 여객의 이동을 막았다. 한국인 입국을 제한하고 있는 나라는 150여 개에 달한다. 미국은 최근 유럽 모든 국가에서의 입국을 금지했다.전 세계 항공기는 멈췄고 그 영향은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무역 등 외국 의존도가 높은 국가다. 그 영향은 사회 구석구석까지 미치고 있다.인천국제공항은 지난 18일 1만4천846명의 승객이 이용했고, 241편의 항공기가 뜨고 내렸다. 2019년 3월18일 인천공항 이용객은 18만9천91명. 항공편은 1천54회 운항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여객은 92% 감소했고, 여객기 운항은 77% 줄었다. 이는 2001년 인천공항 개항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각국의 입국 제한 조치가 확대되면서 인천공항 이용객 감소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그래픽 참조항공기 여객 감소로 인한 피해는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우선, 직접적인 피해를 입는 항공사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인천공항에는 운항을 하지 못해 발이 묶인 항공기들이 주기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 항공사 임원들은 임금을 반납하고, 직원들은 무급 휴직을 실시하는 등 어려움을 견디기 위한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항공사의 어려움은 관련 업계로 이어진다. 지상조업사가 대표적이다. 지상조업사는 항공기 이착륙을 유도하고 승객의 짐을 싣고 내리는 일 등을 한다. 코로나19 사태로 많게는 한 기업에 수백억원의 영업 적자가 예상된다고 한다. 이들 역시 임원 임금 반납, 직원 복지 축소, 채용 동결 등을 시행하고 있지만,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하고 있다.각 기업은 위기를 이야기하지만, 기업에 속한 노동자들은 생계의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지상조업 노동자 임금은 최저임금보다 약간 높은 수준으로 책정돼 있다. 이들은 매달 추가 근로를 하면서 생활을 영위했다. 한 달 추가 근로 수입은 50만~100만원이라고 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일감이 줄었고, 근로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실질적인 임금 감소를 감내하고 있다.지상조업 노동자 A씨는 "추가 근무가 없어지면서 (월 수입이) 평소에 받는 것보다 50만원 이상 줄었다"고 했다.항공기 운항과 공항 이용객이 줄면서 공항 기내식 제조업체, 공항 급유업체 등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상업시설 중에서는 면세점이 큰 타격을 입었다. 해외 여행객 감소는 면세점 운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인천공항 면세점 직원들은 여객이 90% 이상 줄면서 무급휴직을 하고 있다. 시내면세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운영 시간을 줄이는 등 자구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어려움이 크다. 면세점 협력업체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인천공항 면세점 협력사에 근무 중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청원자의 글이 올라왔다. 이 청원자는 '인천공항 협력업체의 어려움을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에서 "면세점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영업시간을 단축하고, 비용을 절감하는 면세업체들의 자구책이 등장했다"며 "결국 이러한 비용 절감의 희생자는 협력업체"라고 했다.면세점 매출 회복 시기가 불투명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하나금융투자 박종대 연구원은 19일 "코로나19 사태가 중국과 한국의 국지적 문제였다면 면세점 실적 회복 시기는 5월 정도일 가능성이 컸지만 글로벌 문제가 되면서 계산이 복잡해졌다"고 했다. 이어 "중국 수요 회복으로 따이공(보따리상) 수요가 증가할 수 있으나 특별입국 절차와 항공 노선 축소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른다"며 "실적 부진 폭을 예상보다 빨리 줄일 수 있으나 매출 증가 전환 시기는 지연될 수 있다"고 했다.여행사와 호텔 등 관광업계도 아우성이다. 입국 제한으로 해외 여행 취소가 잇따르고 있으며, 입국 제한 국가가 아니더라도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은 여행을 꺼리게 만들었다. 국내 여행도 마찬가지다. 봄에 접어들었지만 월미도 등 인천의 대표적인 관광지는 한산하다. 영종도와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호텔들은 객실 점유율이 평소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더 큰 문제는 생산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에는 중국 공장의 운영이 중단되면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부품과 자재 수급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는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으로 예상됐다. 전 세계적인 수요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유럽 일부 국가들이 시행 중인 이동 제한 조치 등이 장기화하면 경기 침체가 심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한국은행은 최근 발간한 '최근 해외경제 동향 및 주요 이슈' 자료에서 미국, 중국, 일본, 유럽, 아세안(ASEAN) 주요국 경제가 코로나19 확산으로 부진이 심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등은 "이미 세계적 경기 침체(global recession)가 진행 중"이라고 진단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18일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지난해만 해도 여행객들로 붐볐지만 코로나19 사태로 한산하다. 지난 17일 인천공항 이용객은 1만4천여 명으로, 전년 같은 날 대비 90% 이상 줄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18일 인천공항 주기장에 항공기들이 줄지어 서 있다. 올해 3월 인천공항 항공 여객 수가 전년 대비 90% 이상 감소하면서 항공기들은 취항할 곳이 없어졌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2020-03-19 정운

[이슈&스토리]급변하는 사회환경속 눈부시게 발전하는 문화콘텐츠

'돈 되는 1인 미디어' 대세로 자리올해 800억원 모험투자펀드 신설도1인 가구와 고령 인구 증가, 노동시간 단축, 기술발전, 새로운 매체 및 유통망(플랫폼) 등장 등으로 우리 사회의 문화 환경이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1인 방송 열풍에 방송·통신업 상표출원은 4년 사이 50% 넘게 급증했고, 이로 인한 문화 파급 효과는 관광과 소비재 수출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아카데미 4관왕 달성과 방탄소년단(BTS)의 4집 앨범 세계 음악 시장 석권 등으로 인해 우리 문화의 세계적인 위상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다만 음원 사재기 논란과 상영관 독점 문제 등으로 인한 우리 문화 산업의 불공정과 불합리한 관행은 아직 해결해야 할 숙제다.■ 영상콘텐츠 시장 변화스마트폰 등장에 따라 TV 방송국이 지배했던 영상콘텐츠 시장의 영향력은 점차 축소되고, '크리에이터'가 진행하는 유튜브와 같은 온라인 미디어가 대세를 이끌고 있다.방송통신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2019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에 따르면 스마트폰을 필수 매체로 판단하는 비율은 지난 2018년 57.2%에서 지난해 63%로 5.8% 늘었다. 반면 TV를 필수매체로 판단하는 비율은 2018년 37.3%에서 지난해 32.3%로 줄었다. 인터넷 검색서비스 이용 역시 인터넷 검색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 중 60%가 유튜브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10대에서 특히 기존 인터넷 포털보다 1인 미디어의 대표격인 유튜브의 활용도(69.6%)가 높은 것으로 조사돼 향후 1인 미디어 시장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실제 1인 방송 열풍에 지난 2015년 3천298건에 불과했던 방송·통신업 상표출원이 지난해에는 5천173건으로 57% 증가했고, 개인 출원 연령대별로는 20대 이하(15.8%)가 30대(38.3%)와 40대(26.9%)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이는 적은 비용으로도 누구나 다양한 소재의 콘텐츠를 쉽게 제작할 수 있고 아프리카TV, 유튜브 등 콘텐츠를 공유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환경이 활성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정부도 콘텐츠산업의 혁신적인 성장에 발맞춰 가능성 있는 신규 콘텐츠에 투자하기 위한 800억원 규모의 '모험투자펀드'를 올해 신설했다.1인 미디어 등 온라인 미디어의 성장이 곧 우리나라 콘텐츠 산업 시장의 성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본 것이다.VR·5G기술 결합 콘텐츠산업 성장기생충·BTS, 변방서 주류 파고 들어■ 문화, 연관 산업 성장도 견인현대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경제주평'에 따르면 한국 대중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유통 및 소비되는 한류가 전파되면서 관련 문화 콘텐츠의 해외 수출이 급증하고 있다. 또한 문화 콘텐츠 수출액은 통계가 집계된 2005년 이후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기록하고 있으며, 그동안 중국 및 동남아 등 아시아 지역으로 증가하던 수출은 유럽과 미주 등 전 세계적으로 확산 되고 있다.아울러 방탄소년단(BTS)과 영화 '기생충'으로 대변되는 한류 산업은 이제 영화, 광고, 출판 등 단순 수출을 넘어 가상현실(VR) 등의 지식정보산업과 모바일 솔루션 등 콘텐츠 솔루션과 결합해 새로운 비즈니스 환경을 창출하고 있으며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의 폭발적 성장은 시장 가치사슬에 변화를 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 콘텐츠 산업은 지난해 1인 미디어 성장과 세대 이통통신(5G) 상용화 등에 힘입어 수출액이 역대 처음으로 100억 달러(약 12조3천억원)를 돌파했다.와중에 정부는 한류의 지속 확산과 연관 산업의 성장 견인을 위해 ▲한류스타, 중소기업 협업상품 개발 ▲한류콘텐츠 및 한류 종합박람회 확대·신설 ▲한국문화축제 등 대규모 한류 팬 유치 등을 추진한다.이와 함께 시장별 차별화된 전략 도입으로 한류 지역 다양화, 전통문화, 미술·공연 등 현대예술, 스포츠 등 전방위적인 한류 장르 확대를 추진한다. ■ 전 세계 대중문화의 중심, 한류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비영어권 영화로는 처음으로 아카데미 작품상 등 4개 부문을 휩쓴 이후 미국에서 흥행 바람을 타고 있는 데 이어 방탄소년단(BTS)의 새 앨범 '맵 오브 더 솔(Map of the Soul): 7'이 '빌보드 200' 정상을 예약하는 등 K무비와 K팝이 세계 대중문화의 중심지인 미국에서 비주류문화가 주류문화를 흔드는 '왝더독' 현상을 만들어 내고 있다. 봉 감독의 영화와 BTS 앨범은 동시대인의 관심사를 작가주의와 상업주의를 결합한 양식으로 선보였는데 전 세계 문화계에선 한국적인 요소를 세계적이고 보편적인 작품으로 승화시켰다고 평가받고 있다. 두 작품의 성공에는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 새로운 매체의 등장도 한 몫 거들었다. 각국의 언어와 평가, 기대감 등이 담긴 두 작품에 대한 영상이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으로 재가공돼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자막이 필요한 외국 콘텐츠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들었다. 이와 관련 현대경제연구원도 '방탄소년단(BTS)의 성공 요인 분석과 활용방안'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밀레니얼 세대의 등장과 해외 음악 시장 ▲디지털 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류 문화 ▲경쟁력 있는 음악 콘텐츠와 두터운 팬층 등이 핵심 성공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음원 사재기·상영관 독점 '독버섯'창작자 보호 공정 신호등 정부 노력■ 불공정한 문화 관행, 지속 가능한 문화생태계 구축으로 해결음원 사재기 논란과 상영관 독점 문제 등 문화생태계가 건전하지 않으면 국민의 문화향유와 더불어 우리 문화산업의 성장도 흔들릴 수 있다. 이 중 음원 사재기 논란의 경우 음반에서 음원으로 가요계가 재편되면서 벌어진 현상인데, 음원이 많이 판매될수록 각종 음악 방송 및 미디어콘텐츠 등의 상위권에 노출될 빈도가 많다. 노출이 많을수록 수익과 연결되다 보니 음원 사재기가 끊이질 않고 있다. 상영관 독점 역시 직접 투자 등의 영화가 전국 스크린의 상당수를 점유하고 수익률에 취약한 독립영화의 상영 기회가 계속 줄어들자 관람객들 사이에서 상영관 독점 문제가 불거졌다. 그간 정부도 이와 같은 음원 사재기와 상영관 독점 문제 등을 막기 위해 잇따라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는 못했다.이에 정부는 올해부터 '창작-소비-유통'에 있어 다양성·창의성·공정성을 강화하는 지속 가능한 문화생태계 구축에 힘을 쏟기로 했다. 또 국어문화, 전통문화, 기초예술, 인디 문화 등을 계속 지원해 우리 문화의 정체성과 다양성을 보존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올해 전통공연예술 창작거점을 조성하고 전국 20개교에 한복 교복을 개발해 보급하도록 조치한다. 이어 공연 창작에는 63억원의 예산을 신규 투입해 기초예술 활성화에 나선다.창작자의 정당한 권익 보장 및 불공정 관행 근절에도 앞장선다.창작자 보호 및 공정유통 확립 등을 골자로 근거법령 제정을 조속히 추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내 '공정신호등'을 신규 운영한다.프리랜서 비중이 높은 문화예술인 대상으로는 안정적 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창작준비금과 생활안정자금 융자를 대폭 확대하고 사회보험과 보육·심리상담을 지원해 생계 부담 완화 및 창작활동을 촉진한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지난 5일 발표한 올해 업무계획에서 "문화는 국민의 행복에 직접 영향을 주고 국가의 경제에도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면서 "모든 정책과 수단을 동원해 문화 활성화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연합뉴스·아이클릭아트

2020-03-12 김종찬

[이슈&스토리]'스마트산단'으로 거듭나는 인천 남동산업단지

1992년 준공돼 지역 생산 55%·수출 54% 차지… 제조업 이끌어와시설 노후·업체 영세화로 쇠퇴… 자동화 진행 불구 연구개발 미흡2019년 정부 구조고도화 사업에 선정 올해부터 4년간 5천억 투입스마트공장 1천개 보급·교통 개선… 바이오헬스 등 동반성장 모색우리나라 뿌리산업인 제조업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인천 남동산업단지가 '스마트산단'으로 탈바꿈된다.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해 생산·제조·유통 과정의 효율성은 높아지고, 공정상 불량률은 낮아진다.주문량과 재고량을 컴퓨터가 실시간으로 파악해 쓸데 없는 비용도 크게 줄어든다.연관성이 큰 기업은 서로 필요한 정보를 공유할 수도 있다. 함께 연구 개발에도 참여하며, 바이오 헬스, 드론, 자율자동차 등 미래 산업과의 동반 성장도 꾀한다.청년들이 다니고 싶은 쾌적한 근무 환경과 교통 인프라는 덤이다.인천시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러한 '스마트산업단지' 조성을 위해 남동산단에 2020년부터 4년간 5천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왜 이런 변화를 시도하게 됐을까. 산업단지는 제조업의 근간이자 중소기업의 요람, 지역 경제의 중추를 맡는 핵심 지역이다. 우리나라 전체 제조업 생산의 70%를, 수출의 73%를 차지하고 있다.남동산단 역시 1992년 준공돼 인천 지역 생산의 55%, 수출의 54%를 차지하며 인천 경제를 이끌어왔다.남동산단은 1980년 7월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에서 인천시 남동의 폐염전 지역을 공업단지로 조성해 수도권의 용도 지역 위반 공장들을 이전시킬 계획으로 만들어졌다.서울에서 40㎞ 떨어진 인천 해안 지역 남동구 논현동, 남촌동, 고잔동 일대의 폐염전이었다. 당시 해당 지역은 인천의 중심가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공업단지 조성 시 인력 조성과 교통의 문제점이 지적되기도 했다.그러나 국유지가 많고 광대한 폐염전 지대로 용도 확보가 쉽다는 점에서 개발지로 선정됐다.같은 해 9월 수도권 문제 심의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1984년 7월 수도권정비기본계획을 고시하고 공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조성 공사는 2단계로 나누어 진행됐다.수인선 협궤철도의 내륙 쪽인 1단계 공사는 1985년 4월부터 1989년 12월까지로 264만2천㎡가 조성됐으며, 해변 쪽의 2단계 공사는 1986년 10월부터 1992년 6월까지 693만1천㎡가 조성됐다. 단지 내 입주 업종은 한국표준분류상의 전 제조업이 해당한다. 처음 한국산업단지공단 입주업체 수는 2천800개로, 종업원 수는 4만5천여 명 정도였다. 2019년 말 기준 6천906개 업체가 입주했으며, 고용 인원도 10만2천명을 훌쩍 넘었다. 이는 인천 고용의 62.5%를 차지한다. 주요 업종은 기계가 52.2%로 가장 많고 전기전자(16.7%), 석유화학(11.1%), 목재·종이(4.2%) 순이다. → 그래프 참조그러나 제조업이 예전의 활기를 잃으면서 중소기업은 물론 지역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치게 됐다.기업이 수익을 낼 수 있는 최저 공장 가동률을 80%로 보는데 지난해 10월 남동 산단 전체 공장의 평균 가동률은 68.9%에 불과했다. 그것도 계속 하락하는 추세다.남동산단 쇠퇴의 주된 원인은 시설 노후화와 입주업체의 영세화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스마트공장 도입으로 자동화는 진전되고 있으나 일자리만 감소할 뿐 창업·혁신·연구개발 미흡으로 산업 구조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점점 도태된 것이다.정부는 2018년 12월 스마트산단 조성을 국정과제로 정하고 2019년 2월 반월시화산단과 창원산단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산단 구조고도화 사업을 시작했고, 마침내 2019년 9월 남동산단이 선정돼 사업에 탄력을 받게 됐다.스마트 산단의 3대 전략은 '산단 제조혁신', '근로자 친화공간 조성', '미래형 산단 구축'이다.인천시와 한국산업단지공단 인천본부는 남동 스마트산단에 생산·제조·관리·유통 과정에 자동화 설비를 갖춘 스마트공장 1천여 개를 보급하고, 근로자들의 쾌적한 근무환경 조성을 위해 교통 인프라도 대폭 확충할 계획이다. 송도와 청라국제도시의 첨단 산업단지와 연계해 바이오헬스, 드론 등 미래 산업과의 동반성장도 꾀한다.또한 개별 기업이 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해 기업 간 데이터를 공유해 연관성 있는 기업들이 함께 생산성을 높이는 기술 개발에 참여할 수 있게 도울 계획이다.또한 창업과 신산업 시험을 자유롭게 할 수 있으며, 쾌적한 근로환경과 정주환경을 갖춰 청년 근로자들이 많이 유입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인천시와 한국산업단지 인천지역본부는 최근 '인천 남동스마트산단사업단'을 출범하고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했다. 역량 있는 민간 전문가인 단장을 중심으로 스마트산업단지 구축과 관련한 각종 사업 추진을 전담하게 된다. 시를 비롯해 인하대, 남동구, 인천테크노파크, 한국산업단지공단, 인천 스마트시티주식회사 등 6개 기관도 참여한다.남동 스마트산단 조성 사업이 인천 산업 단지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고 다시 인천의 경제를 이끌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이고 있다.인천시 관계자는 "시설 노후화, 근로자 편의시설 부족과 영세기업 증가에 따른 고용의 질 악화로 인해 청년층 취업기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며 "산업단지를 제조혁신을 통한 경쟁력 강화, 근로자의 근무환경 개선, 스마트 통합인프라 등을 구축하여 청년들이 찾아오는 미래형 첨단 산업단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남동산업단지 전경. /경인일보DB

2020-03-05 윤설아

[이슈&스토리]2·20 대책 1주일도 안돼 들썩이는 아파트값

수원·안양 등 올 들어 경기 남부 급부상추가조정지역 지정·담보대출 제한 불구온라인·SNS, 안산·군포 다음 타깃 공유안시성·김부검 신조어 만들며 상승 유도정부는 지난 20일 풍선효과로 집값이 폭등한 수원과 안양, 의왕을 조정지역으로 묶는 부동산 규제를 내놨다. 풍선효과가 발생할 경우 규제로 묶는 과열 억제 정책이 이번에도 단행된 것이다. 이번 2·20 부동산 규제까지 정부는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진화하기 위해 매번 '규제→풍선 효과→추가 규제'하는 대안만 제시했다. 현 정부 들어서 19번이나 나온 부동산 규제 정책의 큰 틀은 이 구조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과열은 진화는커녕 지역을 옮겨가며 더 뜨겁게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서울 집값 안정을 위해 정책을 내놓을 때마다 그 풍선효과는 항상 인접한 경기도로 고스란히 퍼지고 있다. 서울을 규제하니 과천과 성남이, 과천과 성남을 억제하자 인접한 광명과 하남이, 또 이 지역을 누르니 수원과 용인, 의왕, 안양으로 풍선효과가 발생하는 사실상 '두더지 게임'과 같다. 그럼에도 정부는 이번 2·20 대책으로 과열된 수원과 의왕, 안양 등 경기남부 지역의 아파트값 오름세가 꺾일 것을 기대 중이다. 항상 엇나갔는데도 기대는 변치 않고 있다. 하지만 이번 기대도 수포로 돌아갈 공산이 벌써부터 예견되고 있다. 2·20 대책이 발표된 지 일주일도 채 안 돼 이제는 안산과 군포, 시흥, 부천 등의 아파트값이 꿈틀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2·20 대책은 왜 나왔나2·20 부동산 대책의 가장 큰 골자는 수원과 의왕, 안양(수의안) 등 경기남부 지역의 집값을 잡는 것이다. 경기도의 아파트값 상승률이 올해 들어 대폭 뛰었기 때문이다. → 표·그래픽 참조이를 위해 국토교통부는 크게 두 가지의 규제를 더했다. 추가 조정지역 지정과 조정지역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다. 먼저 수원시 영통구와 권선구, 장안구, 안양시 만안구, 의왕시를 조정대상으로 포함했다. 이로 인해 수원과 안양, 의왕은 모든 지역이 규제대상이 됐다. 또 경기도는 과천, 성남, 하남, 고양(7개 지구), 남양주(별내·다산동), 화성 동탄2신도시, 광명, 구리, 안양 동안·만안구, 수원 광교지구, 용인 수지·기흥구, 수원 팔달·영통·권선·장안구로 조정지역이 확대됐다.아울러 정부는 조정지역에 대한 분양권 전매를 기존 6개월(민간택지 기준, 공공택지 1년)에서 소유권 이전 등기일로 강화했다. 사실상 전매를 막았다. 청약이 뜨거운 지역에서 주로 부동산 과열이 일어나자 투기성 청약을 막기 위해 전매를 차단한 것으로 풀이된다.실제로 지난해 12·16대책 이후 올해 집값 상승 폭이 가장 높은 수원의 경우 지난 19일 진행된 '매교역 푸르지오 SK뷰(1천74가구, 특별공급 제외)' 청약 모집에 15만6천505명이 몰렸다.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145.7대 1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분양한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수원' 청약에도 7만4천519명이 몰려 평균 78.35대 1 경쟁률을 보였다.또한 조정지역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기존 60%에서 50% 강화했고, 9억원 초과분은 30%로 제한했다. 다만 서민 실수요자의 반발을 막기 위해 무주택세대주, 주택 가격 5억원 이하, 부부합산 연 소득 6천만원 이하(생애 최초 구입자 7천만원)의 요건을 모두 충족할 경우 LTV가산 10%를 적용해 기존과 같이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했다. 그럼에도 반발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 웬만해서 연소득이 6천만원을 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1주택 세대의 주택담보대출 시 요건을 높여, 기존 주택 2년 이내 처분에서 2년 내 기존 주택 처분 및 신규 주택 의무 전입으로 변경했다. 투기성 매입을 막기 위한 조치다.3기신도시 보상으로 더 커진 유동성 자금DLS·라임사태 탓 또 주택시장으로 몰려"타 투자처 발굴 안되면 단기효과 그칠것"# 2·20 대책 일주일, 벌써부터 나타나는 부작용하지만 정부의 의도와 달리 일주일도 채 안 돼 풍선효과 등의 부작용이 일고 있다. 규제지역을 피해 유동성 자금이 타 지역으로 옮겨가고 있어서다. 이미 부동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와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등에서는 다음 풍선효과 지역 후보지가 공유되고 있다. 정부의 2·20 대책 발표 이후 또다시 유동자금이 비규제지역을 찾아 발 빠르게 움직이는 셈이다.현재 거론되는 지역은 안산, 군포, 시흥, 부천 등 경기 서남부다. 이들 지역 부동산에는 최근 들어 매수 문의전화가 빗발치고 있다.군포 소재의 부동산들은 매물 품귀 현상이 벌어져 매수자들이 물건도 보지 않고 계약금부터 보내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2·20 대책 이후 매수세가 커져 기존 매도 물량마저 거둬지는 추세다.안산에 있는 부동산들도 2·20대책 발표 이후 확실히 분위기가 더 뜨거워졌고 특히 소사~원시선 라인인 선부역과 성포역, 초지역 등 신안산선 예정지 인근의 물건을 찾는 외지인들이 크게 늘었다고 말한다.일각에서는 집값 상승을 유도하기 위해 거주 지역이 포함된 신조어를 만들고 있다. '안시성(안성·시흥·화성)', '김부검(김포·부천·검단)', '오동평(오산·동탄·평택)', '남산광(남양주·산본·광명)'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수용성'이 신조어로 집값 상승이 견인됐던 터라 비슷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기존에 발표된 교통 개선 대책 외에는 특별한 호재가 없지만, 현재로서는 마땅한 투자처도 없어 갈길 잃은 유동성 자금을 선점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는 집값 거품 외에도 거래 중단에 따른 실수요자들 주택난, 전세난 및 전세난민 등의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집값 상승이 두드러진 수원 영통구의 경우도 전셋값도 두 달 새 5% 넘게 뛰었다. 용인 수지구와 기흥구도 각각 5%, 4.5%가량의 변동률을 보였다. 경기도 내 전셋값도 계속 상승하며 지난해 12월 16일 이후 1.43% 올랐다. 경기도 전체의 전셋값이 이처럼 오름세가 이어진 것은 지난 2015년 전세대란 이후 처음이다.결국 기존에 살던 전세세입자 등 도민들은 높아진 보증금에 삶의 터전을 옮겨야 할 형편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반복되는 풍선효과, 넘치는 유동성 자금 부동산밖에 갈 곳 없다정부가 과열된 부동산을 막기 위해 숱하게 규제를 내놓았음에도 풍선효과가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유동성 자금은 넘쳐나는데 마땅한 투자처가 없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국내 주식 시장은 오름세 속에서 변동이 큰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리스크도 커졌다. 하지만 부동산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부동산에 투자하면 결국은 돈을 번다는 말들도 이 때문이다.게다가 문제는 정부가 3기 신도시 조성으로 올해부터 최대 60조원가량의 토지보상금을 순차적으로 지급할 것이라는 점이다. 유동성 자금이 더욱 넘쳐날 것이란 얘기다. 갈 곳 없는 유동성 자금이 다시 부동산으로 몰려 집값 상승세를 더욱 끌어올릴 것으로 부동산 투자자들은 보고 있다. 정부가 대토보상과 리츠를 확대하려고 하지만 대부분 보상자들은 현금을 원하고, 이 자금을 부동산 매입으로 쓸 가능성이 높다. 다시 말하자면 반복되는 풍선효과를 막기 위해서는 규제에 규제를 추가하는 것보다는 다양한 투자처가 발굴돼야 한다는 소리다.사실 그동안 은행들은 정부의 느슨한 감시망을 통해 무분별하게 외환파생상품(키코)과 파생결합증권(DLS), 라임자산운용(라임) 사모펀드를 팔면서 수십조원의 손실로 수많은 투자자들을 울렸다. 결국 부동산 투자를 정답으로 여기는 것도 펀드나 증권 투자에 대한 정부의 안일하고 느슨한 감시도 한몫한 셈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대책에 만성이 되면서 단기간 만들어진 처방전의 효능 기간이 점점 단축되고 있다"며 "다양한 투자처가 발굴되지 않는 한 결국 유동성 자금은 계속 부동산으로 흘러갈 것이고, 정부의 대책 효과도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현재의 정책 추세로는 화성, 동탄, 오산, 평택 등으로 또다른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2·20 대책의 효과도 불과 2~3개월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 일러스트/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수원 지역의 집값 상승으로 광교에서 10억 클럽을 가입한 아파트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특히 광교 중흥S클래스의 경우 KB부동산이 조사하는 전국 상위 50개 아파트에 수원 지역 처음으로 이름을 올리며 '대장주'로 떠올랐다. 사진은 중흥S클래스가 위치한 광교 일대. /경인일보DB

2020-02-27 황준성

[이슈&스토리]'해상 격리' 호화여행 끝판왕의 초라한 침몰

日서 탑승자 3700명 중 634명 감염·2명 사망전문가들 "日 정부 안일한 대응이 사태 원인"'비말 전파 전염병 취약' 위험성은 설왕설래관련산업 '위축' 불가피… 亞 시장은 직격탄인천항만공사 '불안감 해소·항공 연계' 노력'떠다니는 특급호텔'이라 불리던 크루즈가 '떠다니는 세균 배양접시'로 전락했다.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코로나19 때문이다.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2명이 숨졌고, 확진자가 600명 넘게 발생했다. 여러 국가에서 입항을 거부당하다 캄보디아에서 겨우 승객이 하선한 크루즈 '웨스테르담'호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감염병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크루즈 내부의 특수한 조건이 세균 배양접시 역할을 하면서 바이러스를 확산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한때는 호화 여행의 '끝판왕' 대접을 받았던 크루즈 전반을 둘러싼 안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상감옥 된 호화 크루즈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지난 3일 일본 요코하마항에 입항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승객과 승무원 3천700여 명 중 2주가 지난 시간까지 배 안에 머물 것으로 생각한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애초 이들은 요코하마항에서 하룻밤을 머문 뒤, 곧바로 하선해 집으로 돌아갈 사람들이었다.비극은 다음 날 요코하마항 앞바다에서 진행한 검역에서 20여 명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이면서 시작됐다. 앞선 기항지였던 홍콩에서 일부 승객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이다. 일본 정부는 크루즈 승객 하선을 금지하고, 크루즈 내에 격리 조치했다. 요코하마에 입항한 10여 일 동안 이 배에서는 634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고, 20일 2명의 사망자가 나왔다.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집단으로 확진자가 나오자 여러 나라에서는 크루즈 입항을 거부했다. 미국 선적 크루즈 '웨스테르담'호는 지난 5일 대만 가오슝을 출항한 이후 일주일 넘게 여러 항구를 떠돌았다. 이들은 일본과 대만, 필리핀, 태국뿐만 아니라 미국령 괌에서조차 입항을 거부당하다 지난 13일 캄보디아 시아누크빌항에 겨우 입항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 배에 타고 있던 미국 여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웨스테르담호 승객 중에서도 확진자가 더 나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떠다니는 세균 배양접시' VS '일본 미숙한 대처'감염병 전문가들과 크루즈 업계에서는 일본 정부의 안일한 대응으로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가 벌어졌다고 지적한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11일자 아시아판 기사를 통해 "일본이 공중보건 위기 상황을 다룰 때 하지 말아야 할 교과서적인 예시를 보여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일본 정부를 비판했다.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일본 정부가 바보 같은 대응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일본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자체를 본토에 상륙시키지 않겠다는 전략을 폈다"며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도 같은 방침으로 하선을 시키지 않았는데, 철저히 방역에 실패했다"고 말했다. 크루즈 업계에서도 "감염 승객을 하선시켜 치료를 시작하고, 나머지 승객들을 지정된 장소에서 2주 동안 격리했으면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다.하지만 크루즈가 세균 배양접시 역할을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감염병 전문가들은 좁은 선박 내에서 수천명이 생활하는 크루즈는 전염병의 온상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크루즈 안에는 세계 각지에서 온 승객과 선원들이 생활하기 때문에 면역력 차이로 바이러스 감염이 생길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또 식당, 카지노, 강당 등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탓에 타액 등 비말(飛沫)을 통해 전파되는 전염병에는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반면, 크루즈 업계에서는 '성급한 일반화에 불과하다'고 반박한다.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가 잘못된 방역에 의한 특별 케이스에 해당할 뿐 이미 여러 감염병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세계크루즈선사협회(CLIA)는 "업계는 승객과 승무원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크루즈 272대 중 오직 1대에서만 '선상'에서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나왔다"고 해명했다. 식당 등 공용 공간에서는 전염병 전파를 막기 위해 엄격한 위생 관리를 진행하고 있으며, 24시간 음식을 제공하고 있어서 승객 간 접촉은 최소화된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 연이어 대형 악재 맞게 된 인천항 크루즈 산업전문가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크루즈 산업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을 중심으로 운항하는 아시아 크루즈 시장은 더 차갑게 얼어붙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뿐만 아니라 홍콩, 대만, 싱가포르, 일본 등 아시아 크루즈 시장 주요 국가들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했기 때문이다.지난해 4월 수도권 최초의 크루즈 전용 터미널인 '인천항 크루즈터미널'을 개장한 인천항만공사는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인천항만공사는 2013년부터 100척에 가까운 크루즈가 인천항에 기항하자 크루즈전용터미널 건설 계획을 세웠다. 당시에는 크루즈를 접안할 장소가 없어서 북항이나 내항 등과 같은 화물터미널에 승객이 하선할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2015년 메르스 사태가 터지면서 크루즈 기항은 50여 척으로 줄었고, 2017년 중국의 사드 보복 이후 인천항 크루즈는 연간 10~20척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사드 보복이 해제될 조짐을 보였는데, 코로나19 사태로 인천항 크루즈는 직격탄을 맞게 됐다.인천항만공사는 우선 크루즈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장기적으로는 '플라이 앤 크루즈(Fly and Cruise)' 프로그램 구축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플라이 앤 크루즈는 기항지까지 비행기로 이동한 다음 크루즈로 갈아타 관광하는 것을 뜻한다. 미주와 유럽 노선이 많은 인천국제공항과 가까운 인천항에서 활용하기 좋은 프로그램이다. 인천항만공사는 플라이 앤 크루즈를 바탕으로 중국 의존도를 줄여나가겠다는 생각이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인천항은 2천만명이 거주하는 수도권을 배후에 두고 있는 데다, 인천공항과 인접해 있어서 크루즈가 출발하는 항구로 발전할 가능성이 큰 항만"이라며 "유럽이나 미주 등 다른 지역의 관광객을 불러모을 수 있도록 마케팅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미국 선적 크루즈 '웨스테르담'호는 2주 동안 여러 국가에서 입항을 거부당하다 캄보디아에 겨우 승객들이 하선했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지난해 2월 인천항에 기항한 웨스테르담호에서 승객들이 하선하는 모습. /인천항만공사 제공지난해 4월 개장한 '인천항 크루즈터미널'. /인천항만공사 제공

2020-02-20 김주엽

[이슈&스토리]'코로나19' 급속히 퍼지는 가짜뉴스와 전쟁

감염자 정보 확인 사이트 유도 문자불륜설 확진자 신상공개 국민청원도경찰은 허위정보 유통 강력처벌 방침부산지하철 감염자 행세 20대 체포도"XX번째 확진자가 문란한 사람이었답니다. 여기저기 다니며 사람만나 바이러스를 뿌리고 다녔다네요."가짜 뉴스다. 코로나19 발병과 동시에 가짜 뉴스가 판치고 있다. 이 틈을 노려 거짓으로 확진자 행세까지하는 정신이상자스런 사람도 나타나고 있다. 가짜뉴스가 IT 강국인 대한민국을 강타했다.여기에 '국내 우한폐렴 급속 확산 감염자 및 접촉자 신분정보 확인하기' 라는 내용과 함께 특정 사이트 가입을 유도하는 URL을 불특정 다수에게 문자로 발송되거나 '중국 우한시에 발생한 스모그가 신종 코로나 감염 사망자의 시체를 무더기로 화장해서 생긴 것이다' 라는 괴담이 유튜브와 각종 커뮤니티등 온라인 상에 유포되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를 이용한 범죄이거나 허위 사실이다. 문제는 이 같은 가짜뉴스를 대다수 사람들이 믿고, 당하는데 있다.실제 청와대국민청원사이트에는 가짜 불륜설까지 터진 'XX번 확진자'의 신상공개와 벌금을 물게해달라는 청원이 등장, 1만2천640명의 동의(12일 오후 1시 현재)를 얻었다.이 같은 실정에 전문가들은 강력처벌도 중요하지만 가짜뉴스에 따른 사회적 손실 등 인식시킬 수 있는 교육 등이 필요하다 주장한다.권일용 동국대 경찰사법대학원 겸임교수는 가짜뉴스 배포 행위자에 대해 "자신의 행위로 인한 타인의 고통에 대해 공감하지 못하는 반사회적 성향이 높다고 볼 수 있다"며 "이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도 중요하지만, 그 행위로 인해 겪게 되는 사회적 손실이나 개인의 상처를 충분히 인식시킬 수 있는 교육을 실시하는 것도 가짜 뉴스를 억제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경찰대학교 치안정책연구소 윤상연 연구관은 "가짜뉴스 생성 유포자들은 자신들의 행위가 폭행, 절도 같은 일반적 범죄와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어떤 결과를 줄지 자각이 부족, 내 감정·목적에 기반해 행동해야겠다는 욕구는 강한데 반해, 행위의 위법성에 대한 인식이 비교적 적어 '이런 것 갖고 처벌받겠어' 라고 생각한다"며 "가짜뉴스를 줄이려면 중간 매개자들이 거짓정보를 적절히 차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유포행위의 위법성 인식 적은 게 문제중간매개자 거짓 정보 적절 차단 필요# 가짜뉴스와 전쟁 선포한 경찰 부산 지하철에서 코로나19에 걸린 것처럼 행세하며 시민들을 놀라게 하는 '몰카' 동영상을 찍어 유튜브에 올린 2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경찰은 업무방해혐의로 이 남성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이 영장을 기각, 구속은 면했다. 이 남성은 지난달 30일 오후 4시 30분께 부산 지하철 3호선 전동차에서 갑자기 기침하며 "나는 우한에서 왔다. 폐렴이다. 모두 나에게서 떨어져라"며 신종 코로나 감염자 행사를 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당시 함께 탄 승객들이 깜짝 놀라 자리를 피하는 등 소동이 일었다.자신을 온라인커뮤니티 사이트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회원이라고 소개한 A씨는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자진 출석해 "유튜브에서 유명해지려고 그랬다"며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이 코로나19 가짜뉴스를 퍼트리고 있는 유포자들에 대한 '강력처벌' 방침을 세웠다.국민의 불안감을 악용한 마스크 판매 사기와 매점매석 행위에 대해서도 지방청 사이버 수사대, 지능범죄수사대를 책임수사관서로 지정해 수사에 나선다.실제 경찰청은 코로나19 관련한 온라인상 허위조작정보·개인정보 유포 행위 8건을 검거했고 가짜뉴스 20건을 추가로 수사 중이다.경찰 관계자는 "고의적·악의적 허위조작 정보를 생산·유포하는 행위는 물론 단순한 호기심이나 장난, 모방에 의한 행위도 심각한 국민 불안과 사회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며 "허위정보를 조작·생산 유통 경로를 철저히 수사해 강력처벌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 코로나19코로나19는 2019년 12월 발생한 우한 폐렴의 원인 바이러스로, 인체 감염 7개 코로나바이러스 중 하나다. 이는 2019년 말 처음 인체 감염이 확인됐다는 의미에서 '2019-nCoV'로 명명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20년 1월 9일 우한에서 집단 발병한 폐렴의 원인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로 확인됐다고 밝힌 데 이어, 1월 30일에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 여기에 중국 정부는 2020년 1월 21일 우한 의료진 1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며 사람 간 감염 가능성을 공식 확인했는데, 의료진 감염 여부는 사람 사이의 전염을 판별하는 핵심 지표로 알려져 있다. 감염되면 약 2~14일(추정)의 잠복기를 거친 뒤 발열(37.5도) 및 기침이나 호흡곤란 등 호흡기 증상, 폐렴이 주 증상으로 나타나지만 무증상 감염 사례도 드물게 나오고 있다. 코로나19는 감염자의 비말(침방울)이 호흡기나 눈·코·입의 점막으로 침투될 때 전염된다. 여기서 비말감염은 감염자가 기침·재채기를 할 때 침 등의 작은 물방울(비말)에 바이러스·세균이 섞여 나와 타인에게 감염되는 것으로 통상 이동거리는 2m로 알려져 있다. 눈의 경우 환자의 침 등이 눈에 직접 들어가거나, 바이러스에 오염된 손으로 눈을 비비면 눈을 통해 전염될 수 있다. 다만 보건 당국은 공기 중 전파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WHO는 1월 24일 코로나19의 전파력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보다는 낮지만,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보다는 높은 것으로 파악한다고 밝혔다. WHO는 코로나19 '예비 R0 추정치'를 1.4~2.5로 밝혔는데, R0가 1보다 크면 전염병이 감염자 1명에게서 다른 사람 1명 이상으로 전파된다는 뜻이다. 사스의 경우 이 R0이 4였고, 메르스는 0.4~0.9로 알려져 있다.감염 증상으로는 발열, 기침, 호흡곤란, 근육통, 설사 등이 나타나며 치료를 위한 백신이나 치료제는 없다. 경기 11번째 확진 고양 명지병원 격리'19일전 전염' 14일잠복기 달라 이례적# 코로나19 경기도 상황11일 현재 경기도에서 11번째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전국적으로는 28번째다. 이중 4명은 퇴원했다. 현재 격리 중인 환자는 24명이고, 검사를 받고 있는 유증상자는 865명으로 집계된다.도에 따르면 지난 10일 확진된 28번째 확진자는 고양시에 거주 중으로, 지난달 25일 확진된 3번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28번째 확진자는 현재 고양 명지병원에 격리됐다.지금까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잠복기는 14일 정도로 알려졌지만, 28번째 확진자는 3번째 확진자와 19일 전에 접촉했기 때문에 이례적인 사례로 보인다.이 같은 상황에 '잠복기'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그간 신종 코로나의 잠복기는 14일로 알려졌는데, 28번째 확진환자는 산술적으로 볼 때 3번째 확진환자와 접촉한 지 14일을 넘긴 확진 판정이었다. /김영래기자 yrk@kyeongin.com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2020-02-13 김영래

[이슈&스토리]흔한 '잡지'… 장르와 시대별 근현대사 거울, 귀한 '가치'

1996년 4236권 기증받은 후 보유량 늘려… 창간호실 리모델링 거쳐 내달 재개방최초 대장경 '초조본유가사지론 권제53' 포함 보물 14점·국가문화재 15점 등 소장가천박물관(인천 연수구 옥련동 소재)은 인천 유일 국보인 '초조본유가사지론 권제53'(국보 제276호)을 소장하고 있다. '초조본유가사지론 권제53'은 우리나라 최초의 대장경인 초조대장경의 유가사지론 100권 중 53권째 해당하는 책이다. 초조대장경의 경판은 고려 현종 2년(1011년) 거란족의 침입을 불력(佛力)으로 물리치기 위해 새겨졌다. 초조대장경은 조판된 이후 대구 부인사에 소장돼 있다가 몽골군의 침입으로 경판이 모두 불타버렸고 지금은 2천700여권의 인쇄본만 국내와 일본에 전한다. 유가사지론이란 유식(唯識)불교의 실천 수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마음의 문제를 다룬 글로서, 인도의 미륵이 짓고 당나라의 현장(602~664)이 한문으로 번역한 것이다. 초조대장경은 현재 해인사에 보관 중인 팔만대장경보다 200년 앞서 제작됐으며, 중국 북송의 개보칙판대장경(971~983)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간행한 한역대장경이다. 이를 비롯해 가천박물관은 보물 14점 등 국가지정문화재 15점과 인천광역시 유형문화재 3점을 소장하고 있다. 이는 인천지역 국가지정 문화재의 50%가 넘는 수치다. 또 총 5만여점의 각종 고서를 보유하고 있다. 가천박물관은 많은 의료관련 고서를 수집·보관하고 있는데, 이는 설립 이후부터 한국 의료사를 연구하고 교육하는 국내 최고의 의료사 전문 특수박물관을 지향했기 때문이다.가천박물관은 의료관련 고서와 함께 국내에서 발행된 잡지·학술지 창간호 2만400여점을 보유하고 있어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가천박물관은 국내 최다 창간호 소장처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꾸준히 발간되며 우리 근현대사의 한 페이지를 비추고 있는 국내 잡지(雜誌·일정한 이름을 가지고 호를 거듭하며 정기적으로 간행되는 출판물)들은 시대별 흐름과 양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청장년 세대들의 추억을 되살리는 역할도 한다.박물관 2층(계단으로 올라와 왼편)에 창간호실이 자리해 있다. 가천박물관 창간호실은 국내에서 간행된 문학과 학술 등 잡지들 가운데 처음으로 간행된 것만을 수집해 보존·전시하는 공간으로, 지난해 말부터 리모델링 중이다.박물관을 찾았던 지난 4일,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었다. 창간호실의 면적은 이전과 같지만, 천장을 1m 가량 높여서 상부의 전시 공간이 그만큼 늘었다. 전시 시설들과 함께 주요 창간호들이 자리를 잡는 오는 3월엔 다시 일반에 공개된다.가천박물관의 심효섭 학예실장은 "리모델링 전 상시 전시된 창간호들은 주로 20세기 전반과 일제 강점기 등 한정된 시기의 것들이 다수였다"면서 "리모델링이 마무리되면 대한민국 창간호 100년의 역사를 테마로 해서 시기별로 주요 창간호들을 전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가천박물관은 1996년 10월 4천236권의 국내 창간호를 보유한 A씨에게 전권을 기증받은 후 보유량을 늘려 갔다. 2008년 1만권에 도달했으며, 2015년께 2만권에 이르렀다. 이후엔 보유량이 급속도로 늘진 않았다. 심 실장은 "꾸준히 의학과 인천 관련 자료, 창간호 등을 수집하고 있다"면서 "현재도 지속적으로 잡지가 창간되고 있기 때문에 미래를 내다보며 구입하고 있지만, 이전처럼 수천 권의 자료를 기증 받거나, 역사적 가치를 지닌 창간호를 구입하긴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대한민국의 근대화와 일제시기가 겹쳐있는 1900년대 초반보다 산업화가 급속하게 진행된 1960~1970년대 자료들이 더욱 구하기 힘들다"면서 "시장에 나오는 자료들도 잘 없지만, 가격을 너무 올려놔서 구하기 쉽지 않다. 100여년된 고서보다 수십 배에서 수백 배 비싸다"고 덧붙였다.스포츠 신문의 조상이라 할 수 있는 '선데이 서울' 창간호(1968년 9월 22일자)가 10여년 전 거래됐다. 정확한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상당히 높은 수준에서 가격이 형성됐다. 잡지는 20세기 대한민국의 무수한 단면을 담고 있다. 오는 3월 관람객들에게 재개방될 가천박물관 창간호실은 우리 자신을 들여다보게 해주는 거울이자 만화경으로서 그 역할을 이어갈 것이다.■소장 주요 정기간행물 창간호 소개1906년 창간 애국계몽운동 전개 대표 정치전문 잡지# 대한자강회월보1906년 7월 31일에 창간된 대한자강회의 기관지이다. 대한자강회는 국민의 민족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조직된 단체로 전국에 25개소 이상의 지회를 두고 1천500명 이상의 회원을 바탕으로 애국계몽운동을 전개했다. 교육과 산업의 진흥을 통해 '자강(自强)'을 펼치려 했던 대표적인 정치 전문 잡지로서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조선어학회 발족 이어 한글 맞춤법 통일안 제정 역할# 한글 1927년 주시경의 제자인 권덕규, 이병기, 최현배, 정열모, 신명균이 모여 만든 조선어문 학술잡지이다. 창간사에서 한글을 바르게 하여 문화의 원동력이 되게 하며, 조선이란 큰 집의 터전을 닦아 주춧돌을 놓기 위해 창간하였음을 밝히고 있다. 이러한 발행인들의 의지는 조선어학회의 발족으로 이어졌으며, '한글 맞춤법 통일안'을 제정하는 등 한글을 지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장준하 선생이 만든 종합교양지… 지식인 목소리 대변# 사상계 사상계(思想界)는 1953년 4월 장준하 선생이 창간한 월간 종합교양지로, 1970년 폐간될 때까지 당시 지식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잡지였다. 정치, 경제, 사회, 문학, 예술 등의 권위 있는 글들을 수록했다. 특히 신인문학상과 동인문학상을 제정해 역량 있는 신인들을 발굴하며 작가의 창작의욕을 높였다. 아동문예물·만화·취미 등 게재… 부록 편집에도 역점# 소년중앙 1969년에 창간되었던 월간 아동잡지로, 동화·소설·시 등 아동문예물과 일반교양기사·만화·취미·오락 등을 게재했다. 창간호는 '옷의 발달사', '로켓과 아폴로 우주선' 등을 기획특집으로 다뤘으며, 8만부가 팔릴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부록의 편집에도 역점을 두었다. 북 디자인 시스템 도입… 예술·대중문화 비평도 눈길# 뿌리 깊은 나무 1976년 3월 창간된 월간 종합잡지이다. 우리 고유문화의 전통의 맥을 지키면서도 사회의 발달과 변천에 맞춰 새로운 시대에 맞는 문화를 찾아냈다. 북 디자인 시스템을 도입한 새로운 잡지 편집체제를 갖추었으며 예술비평·대중문화비평·서평이 눈길을 끌었다.교양·생활정보 제공 건강한 가족·행복사회 구현 목적# 가정조선 1985년 1월에 창간한 월간 교양잡지로 조선일보사에서 발행했다. 창간호는 556면에 이를 정도로 많은 내용을 담았다. 건전한 가정윤리 및 가정생활을 위한 교양사항과 생활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건전한 가정, 건강한 가족을 바탕으로 한 행복한 사회구현에 기여할 목적으로 창간했다. 신군부에 의해 폐간된 '문학과 지성' 잇는 계간 문학지# 문학과 사회 1988년 창간한 잡지로 여전히 간행 중이다. 1980년 신군부에 의한 언론기관통폐합 조치 때 폐간당한 '문학과 지성'의 맥을 잇는 계간 문학지이다. 시·소설·평론·역사·사회·철학 등 인문 전반에 관한 글을 싣고 있으며 외국문학·논문·비평도 소개하고 있다.드래곤볼·슬램덩크 연재… 대표 만화잡지# 아이큐점프·소년챔프 1988년에 창간한 '아이큐점프'와 1991년에 창간한 '소년챔프'는 1990년대를 대표하는 만화잡지이다. 아이큐점프는 일본만화인 '드래곤볼'을 정식으로 수입해 연재했고, 이에 맞서 소년챔프는 '슬램덩크'를 연재해 큰 인기를 끌었다. 책형태 탈피·사이버시대 상황 반영# 'CD잡지' 카메오·대한사이버문학'카메오'는 1998년 7월에 간행된 CD형태의 연예전문잡지이다. 컴퓨터가 보편화되면서 종이로 된 책의 형태를 탈피해 CD에 내용을 담은 것이 특징이다. 2000년대 들어 PC통신문학이 활성화됐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에 맞춰 사이버 문학을 담은 '대한사이버문학'과 같은 잡지가 대거 창간했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아이클릭아트인천 연수구 옥련동에 위치한 가천박물관 전경. /가천박물관 제공

2020-02-06 김영준

[이슈&스토리]4·15 총선 뒤흔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거대 양당체제 공고' 기존 선거제 개선위해 도입정당득표율보다 적은 의석수 50%까지 연동·배분비례 47석 중 30석, 민주당 1석도 확보하기 어려워20대 6석 정의당, 새 방식으로 계산 땐 21석 차지설 연휴가 끝나고 각 정당이 공천 작업에 착수하면서 총선 레이스에도 본격적으로 불이 붙었다. 정당별로, 후보별로 각종 이슈가 어떻게 작용할지 유불리를 따지는 셈법도 복잡하다. 공직선거법 개정도 이를 어렵게 하는데 한몫을 한다.당장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이번 총선에 도입되면서 비례대표 국회의원에 도전하려던 공직자들은 고심이 깊어진 상태다. 자유한국당에선 준연동형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창당을 준비 중이고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자들도 신당을 만들어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그러나 정작 선거의 중심이 돼야 할 유권자 대다수에게 선거판은 다른 세상 얘기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무엇인지, 누구한테 좋은지, 왜 각 정당이 앞다퉈 위성정당 카드를 꺼내드는지 잘 와닿지 않는다. 너무 어려워서다. 경기·인천지역 유권자들의 선택을 돕기 위해 알쏭달쏭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조금 더 쉽게 풀이해봤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대체 왜 도입한거죠기존 비례대표제는 각 정당의 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배분했다. 2016년 20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은 33.5%를 얻어 비례대표 의석 47석 중 17석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각각 25.5%, 26.7%를 얻어 13석을 배분받았다. 7.2%를 득표한 정의당은 4석을 차지했다. 그러나 거대 양당인 새누리당·더불어민주당이 지역구 의석 수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전체적으로는 소수 정당이 확보한 의석 비율이 정당 득표율에 미치지 못했다. 20대 총선으로 새누리당이 확보한 총 의석수는 122석, 더불어민주당의 총 의석수는 125석으로 각각 전체 의석의 40%를 차지했다. 반면 정의당은 6석으로 2%에 불과했다. 지역구 의석 수를 감안하면 거대 양당은 정당 득표율보다 실제로는 더 많은 의석을, 소수 정당은 더 적은 의석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거대 양당 체제를 공고히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이에 보완책으로 제시된 게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다. 개정된 선거법에 따르면 비례대표 47석 중 30석에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적용하고, 나머지 17석은 기존처럼 정당 득표율로만 의석을 배분한다.30석은 한 정당이 확보한 득표율과 지역구 의석 수를 연계해 배분하는데, 지역구 의석 수가 많을수록 할당받는 의석 수가 적어진다. 원래 산식은 {(전체 의석 수-의석 할당 정당이 추천하지 않은 지역구 의원 당선 수)×정당 득표율-지역구 의원 의석 수}×50%다. 거대 양당이 후보 공천을 하지 않는 지역구는 사실상 없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한 정당이 득표율에 따라 보장받는 의석 수를 먼저 정한 후(전체 의석 수×정당 득표율) 지역구 의원 선거에서 그만큼을 확보하지 못하면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일부를 채워주는 방식이다. 50%만 적용해 '준'연동형이다. → 표·그래프 참조예를 들어 더불어민주당이 20대 총선에서처럼 25.5%의 정당 득표율을 얻었을 경우 민주당은 300석의 25.5%인 76석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런데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서 이를 초과하는 125석을 확보한 만큼 민주당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적용되는 30석 중에선 1석도 가져갈 수 없다. 대신 순수 정당 득표율로만 배분하는 나머지 17석 중에선 4석을 가져갈 수 있다.반면 정의당이 지난 총선처럼 7.2%의 정당 득표율을 기록했을 경우 300석의 7.2%인 21석을 확보할 수 있다. 지역구 의원 선거를 통해 2석을 얻었기 때문에 19석을 채워야 한다. 그러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적용되는 30석 중에서 9석(19석의 절반)을 가져갈 수 있다. 또 순수 정당 득표율로만 배분하는 나머지 17석 중 1석을 확보할 수 있다. 비례대표 의석 수만 놓고 보면 정의당이 민주당보다 더 많은 의석을 가져가게 되는 셈이다.한국당, 지역구 후보 없는 '미래한국당' 창당 움직임'반대 입장' 與 안팎 '깨어있는시민연대당' 등 추진관련법 상 당 소속된 출마자, 다른당 지원유세 못해유권자 '알아서 눈치껏' 투표 불가피… 효율성 의문#대안으로 제시된 위성정당, 과연거대 양당 지지층에선 그동안 지역구 의원 선거에서도 지지하는 정당 후보에 투표하고, 비례대표 의원 선거에서도 해당 정당에 표를 던졌다. 거대 양당에서 두 선거 모두 강세를 보였던 이유다. 그러나 지역구 의원 선거에서 많은 의석 수를 확보하는 거대 양당이 비례대표 의석 수는 거의 확보하지 못하는 구조가 됐다. 어느 것 하나 놓치고 싶지 않은 거대 정당이 대안으로 검토한 게 위성정당이다.자유한국당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시행이 결정되자마자 위성정당인 '비례한국당'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역구 의원 선거에선 자유한국당 후보를 찍고 비례대표 의원 선거에선 '비례한국당'에 표를 던지면 된다는 것이다. 만약 '비례한국당'이 지역구 의석 확보 없이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정당 득표율인 33.5%를 그대로 얻을 경우,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적용되는 30석 중 최대치를 차지할 수 있다. 중앙선관위가 기존 정당명에 '비례'를 붙인 명칭을 불허하겠다고 하자, 한국당은 위성정당의 명칭을 '미래한국당'으로 정해 창당을 추진 중이다.비례대표 의석 확보를 위한 위성정당에 반대입장을 밝혔던 민주당 안팎에서도 위성정당 추진 움직임이 일고 있다. 지난 21일 깨어있는시민연대당 창당준비위원회는 중앙선관위에 결성 신고를 했다. 창준위는 해당 정당을 민주당의 비례 위성정당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인데, 민주당에선 선을 긋고 있다.다만 선거법상 한 정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내면 다른 정당 비례대표 후보를 위해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순수 정당 득표율로만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받는 17석 중 일부를 확보하려면 민주당·한국당도 각 정당의 비례대표 후보를 내야 한다. 이 경우 민주당은 깨어있는시민연대당을, 한국당은 미래한국당을 위해 선거운동을 할 수 없게 된다. 한 정당 후보자가 '비례대표 의원 선거는 다른 정당에 하라'고 하면 선거법을 위반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해당 정당을 지지하는 유권자가 비례대표 의원 선거는 '알아서 눈치껏' 위성정당에 해야만 하는 셈인데,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준연동형 비례대표제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지난해 12월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사진은 문희상 국회의장이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항의 속에 공직선거법에 대한 투표 절차를 진행하는 모습. /연합뉴스

2020-01-30 강기정

[이슈&스토리]막오른 '경기도 민간 체육회장 시대'… 기대와 과제

지자체장 겸직 금지따라 이원성 회장등 선출… 초대 임기 3년·이후 4년씩연간 470억 다루는 도체육회장, 총회·이사회의 소집·사무처 관리등 중책지자체 원만한 예산안 책정 위해 '법인화·국민체육진흥법 개정작업' 시급공공체육시설 운영권 논의 필수… '분열 조짐' 지역 체육계 봉합도 힘써야'정치권과의 분리'를 목표로 치른 경기도체육회장 선거에서 이원성(60) (사)남북체육교류협회 중앙위원회장이 최종 당선되며, 당연직인 경기도지사 체제에서 전환된 첫 민간회장 시대가 개막됐다.초대 민간 도체육회장 선거는 468명의 도 선거인단 중 441명이 투표(투표율 94.23%)한 가운데 이원성 회장이 174표를 획득하며 새로운 체육 시대를 열었다. 이와 함께 시·군체육회는 수원 박광국(63) 회장을 비롯해 ▲성남 이용기(57) ▲고양 나상호(68) ▲용인 조효상(78) ▲부천 정윤종(65) ▲안양 박귀종(65) ▲의정부 이명철(60) ▲파주 최흥식(73) ▲구리 강예석(65) ▲오산 이장수(60) ▲평택 이진환(72) ▲남양주 김지환(63) ▲김포 임청수(60) ▲군포 서정영(60) ▲과천 김건섭(69) ▲광주 소승호(62) ▲양주 조순광(61) ▲의왕 김영용(57) ▲포천 김인만(81) ▲하남 구본채(66) ▲동두천 박용선(57) ▲이천 정원진(54) ▲여주 채용훈(58) ▲양평 김용철(76) ▲가평 지영기(64) ▲연천 강정복(66) 회장 등 26곳이다. 다만 안성시체육회는 오는 29일, 안산시체육회는 내달 20일, 시흥체육회는 내달 27일, 화성시체육회는 3월 3일, 광명시체육회는 3월 10일 각각 선거를 치른다.국민체육진흥법 개정으로 시·도 및 시·군·구 등 지자체장의 체육단체장 겸직이 금지됨에 따라 뽑힌 체육인이다. 지자체장의 단순 겸직 금지가 아닌 정치와 체육의 엄격한 분리를 통해 지방 체육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선거로 임기는 초대 회장에 한해 3년이고, 2대 회장부터 4년씩이다.연간 470억원 상당의 예산으로 경기도체육회를 진두지휘하는 임기 3년의 무보수 명예직 도체육회장은 대한체육회의 '시·도체육회 규정 및 각종위원회 운영에 관한 규정'을 준용해 ▲총회(매 회계연도 종료 후 3개월 이내 소집)·이사회의 소집 ▲임원 구성(부회장 및 이사 추천) ▲업무 총괄 ▲사무처 운영(사무처장과 임명 등) ▲위원 위촉(회장 위촉, 단 위원장은 이사회 동의) 등의 권한을 부여받는다.권한을 부여받게 된 이원성 신임 도체육회장 등은 그러나 선거 과정에서 제기돼 온 ▲체육회 재정 독립 ▲공공체육시설 확충 ▲분리된 체육계 봉합 등 산적한 숙제를 해결해야만 조직의 안정화를 이룰 수 있으며 동시에 원활한 체육인 육성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 체육회 재정 독립 = 임의단체인 도체육회 등은 내년부터 경기도 등 지자체로부터 원만한 예산안 책정을 위해선 법정 법인화 작업을 서둘러야만 한다. 이를 위해 주무관청에 법인 설립 허가 신청이 우선시 돼야만 한다.특히 체육회의 재정기반의 안정화를 위해선 정부와 국회의 동의를 얻어 국민체육진흥법 개정 작업을 속히 이뤄내야 한다.앞서 지난해 7월 이동섭(바른미래당) 의원이 대한체육회와 같이 법정법인화해 지방체육회의 지위 및 재정지원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관련법 개정안을 제출한 바 있다. 개정안에는 지방체육회 예산지원의 명확한 근거와 함께 조직 운영과 재정 등을 지자체 조례로 정할 수 있도록 규정해 독립적 법인격으로 안정적인 재원확보 근거를 마련할 수 있도록 했다. 임의기구였던 지역체육진흥협의회의 설치를 의무화해 지방자치단체장, 교육감(장), 지역체육회장의 원활한 협의를 유도했다. 그러나 해당 개정안은 현재 소관인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논의되지도 못한 채 계류 중인 만큼 제 20대 국회가 종료됨과 동시에 자동폐기될 확률이 높다.제 21대 총선 이후 국회 원구성이 이뤄지면 경기도가 대한민국 체육을 진두지휘하고 있기 때문에 이 회장과 시·군회장 등을 중심으로 타 시·도와 함께 새로운 문체위원들을 상대로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을 재발의시켜 국회 문턱을 이른 시일 내에 넘을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공공체육시설 확충 = 지자체 소유로 돼 있는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 논의도 필수다. 체육회만의 자체 수익 구조를 만들기 위한 일환으로, 도와 시·군으로부터 최대한의 협력을 이끌어 내야만 한다. 일례로 경기도 60%, 수원시 40% 지분구조로 운영되고 있는 수원 월드컵경기장의 운영권을 도체육회로 가져오는 방안이다.경기도체육회 안팎의 주요 인사들은 "도체육회 만의 수익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도와 수원시와의 협의 과정에서 최대한 협력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분리된 체육계 봉합 = 도체육회장 선거에는 3명의 후보가 난립하면서 선거 기간 중 시·군 및 종목단체 간 분열이 이뤄졌다. 선거에 쏠린 눈과 입이 많아지면서 비판을 벗어나 비방까지도 무성해지는 등 지역 체육계의 계파 분열 조짐도 보이고 있다.도종목단체 주요관계자 상당수는 "초대 회장은 분명히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약속하겠지만, 자신을 지지한 종목들은 예산 지원 등의 방식으로라도 챙겨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31개 시·군체육회 역시 도체육회와 연중 연계 사업이 많다 보니 비슷한 의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 밖에 선거제도 보완 문제도 있다. 대통령선거를 비롯해 지방선거, 총선에서는 모두 선거사무소를 열어 사무원을 두고 한시적으로 운영한다.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도 선거사무소 설치 근거 규정이 있어 이를 가동하고 있는 데 반해 체육회장 선거는 규정상 후보자 혼자 31개 시·군에 퍼져있는 선거인단을 상대로 선거 유세 및 인사, 홍보물 작성 등을 실시해야만 했다. 게다가 도체육회장의 기탁금은 도지사 선거와 동일한 5천만원 임에도 불구하고, 도체육회장 선거관리위원회의 토론회 지원도 제대로 받지 못한 데다가, 선거기간도 10일(지방선거·총선 20일)에 그쳐 형평성에도 맞지 않고 효율적이지도 못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선거인단에 후보자 홍보물을 배포하기 전 특정 정치인사들의 사진이 포함돼 물의를 빚은 만큼 차기 체육회장 선거는 그 취지에 따라 반드시 정치인들의 사진은 사라져야만 한다는 목소리도 상당한 만큼 도체육회장은 임기 동안 선거제를 수정·보완해야 한다. 아울러 위기에 처한 엘리트(전문)체육을 위해 각종 방안을 마련하면서, 경기도교육청과의 G-스포츠클럽 연계방안, 생활체육 활성화 대책 등도 머리를 맞대어 대중에 내놓아야 한다.대한체육회TF 소속이었던 한종우 오산시체육회 사무국장은 "지자체장의 적극적 관심과 투자로 생활체육 활성화 성과가 있었으나 민간 회장 시대에는 약화될 우려가 있다. 지자체의 직장운동부 육성 의지도 떨어질 수 있어 예상되는 문제점을 민간회장들은 대비해야 한다"며 "지방체육회의 법정 법인화 문제는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과제이기에 힘을 모아야 하고,지자체장과 민간회장간 정책 연동에 대한 장치 마련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경기도는 지난해 2월 평창에서 열린 동계체육대회에서 18연패를 달성했다. 총감독을 맡아 선수단을 이끈 박상현 경기도체육회 사무처장이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있다. /경기도체육회 제공

2020-01-16 송수은

[이슈&스토리]수도권매립지 올해 반입총량제 '폭탄선언'

#초과땐 두배 수수료·5일 반입 정지 '초강수'폐기물 늘어 조기포화 예고… 환경부와 강력 조치 약속인천 1만1천t·경기 3만6천t·서울 3만1천t 감축 목표#'2018년 배출량 10% 줄이기' 시민 참여 유도인천시 종량제봉투값 인상 검토·상벌 '목표관리제'경기도 용인 재활용 선별장 조성… 소각시설 확대도올해부터 수도권매립지에 들어올 수 있는 생활 쓰레기의 양이 지방자치단체별로 제한되는 '반입총량제'가 시작된다. 수도권매립지에 들어오는 반입 폐기물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어 조기 포화가 우려되면서다. 여기에 수도권매립지를 대체할 신규 매립지 선정까지 난항을 겪으면서 환경부와 3개 시·도는 '반입 폐기물량 제한'이라는 강력한 조치에 합의했다. 2018년 생활폐기물 배출량의 10%를 줄이지 못하면 지자체는 일정 기간 쓰레기 반입을 할 수 없다. 생활폐기물 반입총량제는 수도권 3개 시·도, 64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시행된다. 2018년 수도권매립지 생활폐기물 반입량을 기준으로 10% 감축한 양의 쓰레기만 반입해야 한다. 우선 소각 등의 중간 처리를 하지 않은 직매립 생활폐기물만 대상으로 했다.이 총량제에 따르면 2018년 반입량 대비 올해 서울시는 3만1천t, 인천은 1만1천t, 경기도는 3만6천t을 감축해야 한다. 할당된 반입량을 초과하는 지자체는 초과분에 대해 다음 해(2021년) 반입수수료를 두 배로 인상한다. 현행 생활폐기물 1t당 반입수수료 7만56원의 2배에 해당하는 14만112원을 내야 한다. 쓰레기 반입도 5일간 정지된다. 반입이 중단되면 해당 기초단체도 생활폐기물을 더 이상 수거하기 어려워 자칫 '쓰레기 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소각시설이나 재활용선별시설이 없어 직매립에만 의존해야 하는 일부 기초자치단체부터 가장 먼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도 바짝 긴장하고 쓰레기 배출 줄이기에 분주한 모습이다.이번 수도권매립지 반입총량제는 수도권매립지공사 반입량 분석에 따라 3개 시·도가 합의해 시행하는 것이다. 생활폐기물에 대해 우선 시행하지만 효과가 미흡할 경우 건설폐기물과 사업장폐기물도 반입총량을 설정해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이러한 초강수의 대책이 시행된 데에는 쓰레기 양이 예상보다 빨리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 지자체들이 지난해 9월부터 사용 중인 현 수도권매립지 3-1 매립장(103만㎡)은 애초 사용종료 시기는 2025년 8월로 예상됐지만, 최근 수년간 쓰레기가 늘어나 그보다 약 9개월 전에 포화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수도권매립지 하루 평균 반입 폐기물량은 1만3천t 수준으로 설계 당시 예상했던 1만2천t보다 매일 1천t이 더 들어오고 있다.생활폐기물 발생량이 많아진 원인은 1인 가구 증가, 온라인 쇼핑 증가, 배달문화 발달 등으로 포장재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지난해 12월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가구 특별추계'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가 600만명에 이르면서 전체 가구의 30%를 차지했다. 통계청은 2017년 28.5%인 한국의 1인 가구 비중은 2037년 35.7%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2045년까지 매년 10만 가구 가까이 증가하는 속도다. 1인 가구가 아니더라도 레토르트 음식, 간편식 등이 유행하면서 낱개 포장이 늘어나는 추세도 원인으로 꼽힌다. 현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 시 대체해야 할 매립지를 찾는 것은 더욱 쉽지 않은 일이다.환경부와 수도권 3개 시·도는 2015년 6월 수도권매립지 연장사용에 합의함에 따라 지난해 9월부터 현 수도권매립지 3-1매립지(103만㎡) 사용을 시작했다. 이마저도 조기 포화가 예상되자 환경부와 3개 시·도는 재빨리 대체매립지 용역까지 벌였지만 지역 간 갈등이 격해질 것을 우려해 발표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정치적 이해관계까지 개입되면서 쓰레기 처리 논란은 '무조건 반대' 식으로 대책 없이 흐르는 분위기다.지자체들은 쓰레기 배출 줄이기 대책 마련에 나섰다. 서울시는 쓰레기 배출을 줄이기 위해 자치구별 재활용선별장 시설개선과 신·증설을 지원한다. 장기적으로는 광역자원회수시설(쓰레기 소각장) 추가 건립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주민 반대에 부딪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시가 쓰레기 소각장을 추가로 건립하기 위해 올해 두 차례 후보지를 공모했으나 이에 응한 자치구는 없었다. 현재 서울시에는 강남구 일원동, 노원구 상계동, 마포구 상암동, 양천구 목동 등 4곳에 쓰레기 소각장이 있다.경기도는 용인시에 재활용 쓰레기 선별장을 새로 설치한다. 또 생활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지역 내 소각시설을 확대하고 대시민 홍보 캠페인을 실시한다.인천시는 쓰레기봉투 가격을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매립지 폐기물 반입 목표량을 정해 달성 여부에 따라 인센티브 또는 페널티를 주는 '목표관리제'도 시행키로 했다. 이밖에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음식물 폐기물 무선인식카드(RFID) 보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환경단체는 궁극적으로 지자체의 보다 더 강력한 쓰레기 감축 계획이 수립돼야 한다고 지적한다.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자료에 따르면 2015년 대비 2019년 매립된 폐기물 총량은 15% 가량 감소했으나, 생활폐기물 총량은 56% 이상 증가했다. 건설폐기물, 사업장 폐기물 등은 감소했지만, 지자체가 관리해야 하는 생활폐기물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서울시는 27.63%, 경기도는 81.23% 증가했으며, 인천시는 무려 106.7%가 증가했다. 인천녹색연합 등 인천지역 환경단체들은 2015년 4자 협약 당시에도 매립지의 '매립종료'냐 '사용연장'이냐에만 관심이 집중돼 환경부와 지자체의 폐기물 관리와 처리 계획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부족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쓰레기 감량에 대한 근본적 문제 해결책을 제시해야 하는 지자체가 근본적 문제 해결책은 제시하지 않고 공동매립지냐 자체매립지냐 등 정치적 논란만 벌이고 있다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인천녹색연합 측은 "인천시를 비롯한 서울시, 경기도는 사회변화에 발맞춘 생활폐기물 발생 감축 계획 수립을 등한시해 온 것이 사실"이라며 "이제라도 인천시와 기초지자체는 구체적인 쓰레기감량, 자원순환, 직매립제로 정책을 수립하고 시민들과 함께 실천해야 하며, 분기별로 감량성과를 공개해 시민참여 폐기물정책을 보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수도권 매립지 전경. /경인일보DB

2020-01-09 윤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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