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스토리]공무원이 결식아동급식카드 허위발급 충격

개인정보보호법 강화 주민번호 삭제추천→검증→발급 복지체계 구멍나복지부-지자체 데이터 연동조차 안돼서울·인천 관리 비슷 제2불법 가능성최근 오산시 공무원 A씨가 결식아동을 위한 급식카드 31장을 허위로 발급한 뒤 1억4천500만원 가량을 무단으로 사용하다 경찰에 입건돼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최일선에 배치된 공무원이 급식카드 발급 시스템의 허점을 이용해 배고픈 아이들에게 돌아가야 할 지원금을 3년간이나 자신의 생활비로 써온 것이다. 이 문제가 언론에 보도되며 파문이 확산되자 곽상욱 오산시장은 즉각 사과 성명을 발표하고, A씨를 직위해제했다. 그리고 그가 부정하게 쓴 돈 전액을 환수조치했다. 하지만 시민들의 분노는 아직까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인터넷 '○○맘 카페'를 비롯해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A씨와 급식카드 시스템을 질타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으며, 특히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오산시 공무원의 결식아동급식 횡령을 일벌백계하고 부패사례로 전 공무원 대상 교육자료에 넣어달라"는 청원이 게재되기도 했다. 이번 사건을 통해 매스컴에 널리 알려진 아동급식카드란 과연 무엇이고 여기에는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살펴보기로 한다. #각 지자체별로 운영되고 있는 아동급식전자카드아동급식전자카드는 빈곤과 가정해체, 부모의 실직과 질병 등으로 결식이 우려되는 아동에게 급식을 효율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기존의 종이 식권을 대체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 2009년부터 각 지자체에서 발급하고 있다. 지원 대상으로는 보호자의 식사제공이 어려워 결식 우려가 있는 18세 미만의 취학 및 미취학 아동, 지자체로부터 소년소녀가정으로 지정된 아동, 한부모가족지원법상 지원대상 가정 아동, 보호자가 장애인복지법상 등록 장애인으로서 중위소득 52% 이하 가구의 아동 등이며, 담임교사, 사회복지사, 이·통 반장, 시·군 담당 공무원이 급식카드 지원 대상을 추천할 수 있다. 지자체에서 각 시·군의 상황과 예산규모에 맞게 발급하기 때문에 지역마다 끼니당 지원하는 금액은 조금씩 달라진다. 경기도의 경우 'G-드림카드'라는 이름으로 1식당 4천500원을 지원하며 현재 도내 22개 시군에서 이를 활용하고 있다. 서울과 제주의 경우 5천원, 인천·광주는 4천500원, 경북·대전·울산은 4천원을 지원한다. 현재 보건복지부에서는 1식 지원금액을 최소 4천원으로 권고하고 있다. 급식카드는 각 지자체와 가맹계약을 맺은 마트나 편의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데 실제로는 GS25, 세븐일레븐, CU 등 주요 편의점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1식에 4천500원이 지원되지만, 카드 1회 사용 한도는 6천 원이기 때문에 가령 하루에 2식(9천원)이 지원되는 아동의 경우 6천원짜리 도시락을 사 먹을 수도 있다. 다만 과일·유제품·반찬류 등 급식카드로 구매할 수 있는 품목이 제한돼 있으며, 아동들의 건강을 고려해 과자나 탄산음료 등의 구매는 불가능하다.#급식카드 무단발급 사고 왜 터졌나오산시 공무원이 결식아동을 위한 급식카드를 허위로 발급받아 1억4천500만원(카드 사용 건수, 2만 5천건)이나 무단으로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은 '경기도 아동급식전자카드시스템(gdream.gg.go.kr)'에 치명적인 허점이 있었기 때문이다.저소득가정 아동들이 급식카드를 지원받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해당 행정복지센터(동사무소)에 인적사항과 신청(추천)인의 의견이 들어간 '아동급식 신청(추천)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담당 공무원은 아동의 개인신상정보를 '사회보장정보시스템(행복e음)'에 입력한 뒤 각 시·군의 재가를 받아 급식카드 지원을 확정하고, 경기도 아동급식전자카드시스템에 개인정보를 추가로 입력해야 카드 발급이 완료된다.그런데 사회보장정보시스템에는 주민등록 번호가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반면, 경기도 아동급식전자카드시스템에는 해당 아동의 성명, 생년월일, 연락처, 주소 등 아주 기본적인 신상정보만 입력하게 돼 있다. 더구나 두 시스템은 서로 호환되지 않으며 특히 두 곳에 모두 정보를 입력하지 않고, 경기도 아동급식전자카드시스템에만 아동의 정보를 허위로 입력하더라도 카드발급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오산시 공무원 A씨는 이런 점을 악용, 2014~2016년 지역의 행정복지센터 근무 당시 아동들의 이름, 생년월일, 학교 등을 허위로 입력한 뒤 총 31장의 아동급식카드를 발급 받았던 것이다. 특히 급식카드는 기프트 카드, 선불식 카드처럼 이미 결제시스템이 준비돼 있고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곧바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카드여서 카드발급사인 금융기관에서도 사용자의 신원확인을 추가로 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급식카드 문제 과연 경기도만의 일인가?오산시 급식카드 사건을 계기로 현재 경기도에서는 급식카드를 사용하고 있는 22개 시·군 아동들의 전수 조사를 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12일 아동급식카드 관련 현안회의를 개최해 보건복지부와 협의해 사회보장정보시스템과 경기도 아동급식전자카드시스템의 정보 공유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문제는 이번 전수조사를 통해 급식카드 무단 발급 사례가 추가로 더 나올 가능성이 있고, 이것이 비단 경기도만의 특수한 사례가 아니라는데 있다. 경기도 외에 광역·지자체에서도 급식카드 발급 시 지원대상자인 아동의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서울의 경우 행정복지센터 직원이 우리은행 내 사이트에 아동의 이름, 생년월일, 개인정보, 공카드(사용하기 전의 급식카드) 번호 등록 등을 하고 있다. 부산도 급식카드 사이트(busan.nhdream.co.kr)에서 주소, 학교, 전화번호, 이름, 카드번호만 등록하면 신규아동을 등록하고 카드 발급이 완료됐다. 인천 역시 같은 방식으로 동에서 일괄적으로 관리하는데 푸르미 사이트(www.purmeecard.com)에 주민번호를 제외한 아동의 기본 인적사항만 입력하면 카드발급이 가능했다. 따라서 제2, 제3의 급식카드 불법발급 및 무단사용이 나오지 말란 법이 없다.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2014년도에 개인정보보호법이 강화되면서 정부가 주민등록번호가 악용될 소지가 있다고 판단, 급식카드 발급을 위한 정보입력 항목에서 주민번호를 삭제한 것"이라며 "복지부에서 담당하고 있는 행복e음 시스템과 정보망 연결을 하면 앞으로는 가상인물을 넣어 카드를 무단 발급하는 일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도내 한 복지담당 관계자는 "경기도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급식카드 발급 시 주민번호를 입력하게 한 곳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급식카드제도의 취지도 좋고 운영도 잘 되고 있는 편이지만, 이번에 드러난 취약점을 수정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얼마든지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있다. 이는 복지부차원에서 총체적인 점검을 통해 개선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선회·박연신기자 ksh@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2018-07-19 김선회·박연신

[이슈&스토리]세월호 사고로 끊긴 뱃길, 4년 만에 여객선 재운항 준비

인천해수청, 공모 참가 7곳 중 '대저건설' 신규사업자 선정'최대 1500명 탑승' 2만4천t급 오리엔탈펄 8호 투입 계획1국제여객부두 이용해야 하는데 내년 6월 이후에나 가능운항 지연땐 지역경제도 손해… '선석 확보'부터 서둘러야인천~제주 항로 여객선을 다시 운항하려는 준비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인천~제주 항로 여객선 운항 신규 사업자로 선정된 대저건설에 조건부 면허를 발급했다.이로써 2014년 4월 세월호 사고로 운항이 중단됐던 인천~제주 뱃길이 4년 만에 재개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새 여객선이 여객·화물을 싣고 인천과 제주를 오가면 관광과 물류 등 관련 산업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4년 넘게 끊어진 인천~제주 뱃길인천과 제주도를 곧바로 잇는 여객선이 처음 운항한 건 1995년 5월이다. 1990년 1월 해운항만청(현 해양수산부)이 해상관광 항로 다변화를 위해 인천~제주 항로를 개설하겠다고 밝힌 지 5년 만이다. 당시 여객선 운항 인가를 받았던 업체가 사업을 포기하면서 항로 개설이 늦어진 인천~제주 뱃길은 이후 네 번이나 사업자가 교체되는 어려움을 겪은 뒤에야 처음 운항할 수 있었다.우여곡절을 거쳐 운항을 시작한 인천~제주 뱃길은 2014년 4월 세월호 사고로 중단됐다. 사고 여파로 이 항로를 운항하던 유일한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면허가 취소됐기 때문이다. 청해진해운은 세월호(6천 825t)와 오하마나호(6천 322t)를 주 3차례 운항했었다.이 항로를 다시 운항하려던 시도는 계속됐다. 스웨덴 한 선사가 2만7천t급 선박으로 운항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여객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에 고민하다 사업을 접었다. 수협에서도 인천~제주 항로 여객선 운항을 저울질했으나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검토 작업을 중지했다. 2016년 한 업체가 사업 제안서를 제출하면서 인천~제주 항로 여객운송사업자 공모가 진행됐다. 하지만 제안서를 낸 업체가 적격 기준(100점 만점에 80점)에 미달해 탈락했다.# 인천~제주 여객선 운항 '물류·관광 활성화' 기대인천~제주 항로 여객선 운항 수입의 70%는 화물, 30%는 여객이 차지했다. 이 노선은 수학여행객과 중국 단체관광객이 애용하면서 한때 '황금 노선'이라는 말도 나왔다. 세월호 사고 전인 2013년에는 10만8천 명이 배를 타고 인천과 제주를 오갔다. 그해 이 배에는 108만 1천t의 화물이 실렸다.지난해 제주지역 물동량은 1천892만7천t으로, 세월호 사고 직전인 2013년보다 50%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뱃길이 끊기면서 화물과 여객 운송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제주도에서 개발사업과 인구가 증가하면서 건축자재나 생필품 수요 등은 늘었지만, 수도권에서 바로 가는 항로가 없기 때문이다. 제주도로 가는 화물은 여객선 항로가 있는 목포 등 남해안에 위치한 항구까지 화물차로 이동해 배로 실어 나르거나 김포공항에서 비행기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인천~제주 항로를 이용할 때보다 물류비용이 추가될 뿐만 아니라 시간도 더 든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하소연이다. 서울을 기준으로 인천까지 화물차로 이동하면 1시간이면 충분하지만, 목포까지는 4시간이 넘게 걸린다.통행료와 유류 비용도 인천까지는 5천500원이면 되는데, 목포까진 5만8천원이 든다.# 선석 마련해 여객선 조기 운항 필요인천해수청이 4월 실시한 인천~제주 항로 여객운송사업자 공모에는 7개 업체가 제안서를 냈다. 인천해수청은 안전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여객운송사업자 선정위원회를 열어 이들 업체의 사업 수행 능력과 사업계획 실현 가능성 등을 평가해 대저건설을 신규 사업자로 선정했다.대저건설은 경북 포항~울릉도(저동항) 항로 여객선을 운항하고 있는 점과 재무건전성(신용도)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인천해수청 관계자는 설명했다. 대저건설은 2016년부터 포항~울릉도 항로 여객선을 운항하고 있다.대저건설은 인천~제주 항로에 한중카페리 항로를 다니던 '오리엔탈펄 8호'(2만4천748t)를 투입할 계획이다. 2016년 7월 건조한 오리엔탈펄 8호는 최대 1천500명의 승객과 차량 120대, 컨테이너 214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를 실을 수 있다. 인천~제주 항로를 운항하던 세월호의 최대 정원은 921명이고, 차량 적재 대수는 220대였다.그러나 대저건설이 여객선을 운항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오리엔탈펄 8호의 선박 규모가 세월호보다 3배 이상 크기 때문에 인천~제주 항로 여객선이 사용하던 연안여객터미널에서 배를 출발하기 어렵다. 이러한 이유로 인천항 제1국제여객부두·터미널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데, 신국제여객터미널이 완공되는 내년 6월 이후에나 여객선을 투입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인천항만공사는 기존 제1·2국제여객터미널을 신국제여객터미널로 이전 통합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내년 하반기 신국제여객터미널이 개장하고 제1국제여객터미널이 이곳으로 이전해야 그 부두(제1터미널)를 인천~제주 항로 여객선이 쓸 수 있는 것이다. 면허를 획득했음에도, 선석을 확보하지 못해 1년 넘게 더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인천~제주 항로 여객선 운항 지연은 지역경제 측면에서도 손해라고 한다.대저건설은 인천~제주 항로에 투입할 여객선을 이미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배를 댈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하루빨리 운항을 재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항로 여객선을 이용하면 인천에서 제주도로 건축자재와 생필품 등을 저렴한 가격에 더 빨리 옮길 수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 역시 지역 농축산물을 가장 큰 소비시장인 수도권으로 유통하기 위해 인천~제주 여객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여객 운송에 따른 관광산업 활성화 효과도 기대된다.대저건설 관계자는 "면허 조건을 조속히 이행해 본 면허를 앞당겨 취득할 계획"이라며 "인천∼제주 여객선이 다시 운항하면 제주를 찾는 수도권 관광객 편의는 물론 현재 화물차를 목포와 완도 등지로 육상 이동시켜 제주행 여객선에 싣는 수도권 화주들에게도 물류비 절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인천~제주 항로 새 여객선 사업자로 선정된 대저건설의 오리엔탈 펄 8호. 2016년 7월 건조한 오리엔탈펄 8호는 최대 1천500명의 승객과 차량 120대, 컨테이너 214TEU를 실을 수 있다. 이 배는 인천과 제주를 매주 3차례 왕복 운항할 예정이다. /대저건설 제공

2018-07-12 김주엽

[이슈&스토리]야구장에서 즐기는 이색 여름휴가

■SK 오늘부터 테마별 16경기워터캐논 설치·수박무한리필 행사외야광장서 새벽까지 EDM파티도17~19일엔 스트레스 날리는 '물싸움'생활 속 영웅찾기·좀비 출몰 기대감■kt 위즈파크 '워터페스티벌'물대포 쏘아 올리고 물총싸움 벌여강우기·드론도 동원 구석구석 '샤워'45m 길이 '5G 워터슬라이드' 운영27~29일·내달 4~5일·9~10일 이벤트30도가 넘는 뜨거운 열기, 그라운드에서 열정을 다하는 선수들 그리고 선수들의 열정을 다하는 플레이에 열광하는 팬들.여름 불볕더위 보다 더 뜨거운 그라운드가 서늘해진다.프로야구 인천 SK와 수원 KT가 올해도 어김 없이 도심속 피서를 꿈꾸는 야구팬들을 위해 다양한 여름 이벤트를 선보인다.SK는 6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홈경기 16경기를 여름 테마 이벤트로 진행한다.SK가 준비한 테마 이벤트 키워드는 '물과 얼음', '피서와 휴가', '오싹함과 공포', '아이스크림' 등 4가지다.6일부터 시작되는 한화와의 주말 3연전은 '물과 얼음'으로 꾸며지는 '이마트 썸머 페스티벌'이 진행된다. 3연전 동안 1루 응원단상에 워터캐논 6대를 설치해 득점 상황과 열정적인 응원시, 레드몬스터 공연, 불금파티 등의 상황에서 물대포를 발사한다.또 가족대상 관람객 중 그린존에서 관람하는 가족을 대상으로 수박 무한리필 파티와 가족 그림대회도 개최한다. 경기 종료 후 외야광장에서는 새벽까지 DJ EDM파티와 레드몬스터 공연이 진행된다.오는 17일부터 19일까지는 '물싸움 대전'이라는 테마로 남성팬들간의 치열한 물싸움, 아이스버킷 대결, 커플 대상 물풍선을 활용한 게임 이벤트, 물풍선 투척을 활용한 스트레스 풀기 이벤트 등으로 꾸며진다.SK는 10개 구단 중 가장 독특한 이벤트도 준비 중이다.그 첫번째는 오는 24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되는 '썸머 히어로 데이'다. 3연전 중 첫번째 경기는 헌혈을 독려하기 위해 '헌혈 테마 이벤트'를, 두번째 경기는 소화기와 심폐소생술 등을 체험할 수 있는 '119 구조 테마 이벤트'로 꾸며진다. 또 마지막 경기인 26일에는 생활속 소소한 영웅 발굴 이벤트인 '숨은 영웅을 찾아라'가 진행된다.SK가 야심차게 준비한 두번째 이벤트는 '좀비 특집'이다.오는 31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진행되는 넥센과의 경기에는 좀비와 강시 등 다양한 귀신들이 관중석에서 출몰한다. 특히 SK는 관람객들이 정해진 시간 동안 좀비 바이러스 감염을 피해 최후의 생존자를 가리는 게임도 진행한다.KT 홈구장인 kt위즈파크는 올해도 어김 없이 워터파크로 변한다.여름 kt위즈파크하면 떠오르는 워터페스티벌이 7일간 진행된다.1루측 내·외야석 응원단상에 설치된 총 10여대의 워터 캐논은 홈런, 득점, 안타 그리고 선수들의 멋진 플레이가 나올 때마다 팬들에게 시원한 물 대포를 선사한다. 워터캐논이 물대포를 쏘아 올리면 워터페스티벌을 즐기기 위해 1루 응원단상쪽 관람석을 찾은 야구팬들이 물총을 꺼내 치어리더들과 물총싸움을 벌이는 장면은 재미 있는 볼거리다. 지난해의 경우 시구를 위해 방문한 아이돌 스타들이 워터페스티벌에 참여해 팬들과 물총싸움을 벌였었다.워터캐논의 물 대포가 닿지 않는 내야석 상단 구역에는 영화 촬영에 사용되는 대형 인공 강우기인 'wiz shower'를 설치해 더 많은 팬들이 체험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드론(Drone)으로 야구장 상공에서 인공 강우를 분사해, 팬들에게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 어린이 팬들을 위해 메이저리그에서도 찾아 보긴 힘든 45m 길이의 '5G 워터 슬라이드'를 외야 5G존부터 외야 응원단상까지 설치, 운영한다. 워터 슬라이드는 워터 페스티벌 행사 기간을 비롯해 평일 전 경기까지 확대 운영한다. 신장 120㎝ 이상이면 구장을 찾은 남녀 노소 누구나 이용이 가능하다.KT의 대표 여름이벤트는 오는 27~29일 LG전, 다음달 4일과 5일 넥센전, 같은달 9일과 10일 두산전 등이다. KT 선수단은 워터페스티벌 기간 동안 파란색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선다. /김종화·임승재기자 jhkim@kyeongin.com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인천 SK는 그린존 관람 가족을 대상으로 수박 무한리필 파티를 연다.인천 SK는 1루 응원단상에 워터캐논을 설치, 물폭탄을 쏜다.인천 SK는 썸머 페스티벌 이벤트가 진행되는 경기 종료 후 DJ EDM 파티를 연다.수원 KT는 여름 동안 45m 높이의 '5G 워터슬라이드'를 운영한다.수원 KT위즈의 인공강우기와 드론을 이용한 'Wiz shower'.

2018-07-05 김종화·임승재

[이슈&스토리]전 세계 최초 '공항 중심 대규모 도시개발'

1터미널 인근 파라다이스시티 2차 시설부티크 호텔·스파·클럽등 9월 개장 앞둬T2옆 1조8천억 카지노복합리조트 추진인근 '페덱스'등 글로벌 물류사 잇단 입주반도체 제조 '스태츠칩팩코리아'도 둥지전통적 여객·화물터미널 기능 뛰어넘어기존 인프라 연계 주변 동시 개발 '시너지'새로운 수요 창출 '공항복합도시' 발돋움'균형발전' 밀려 항공정비시설 유치 불발인천시·LH등 제각각 사업 '효율성' 발목지난 27일 오후 4시,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교통센터에서 무료 자기부상철도를 타고 5분간 이동해 파라다이스시티역에 도착했다. 역사 옆으로는 파라다이스시티 1단계 2차 시설이 웅장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부티크 호텔, 워터파크형 스파, 플라자, 클럽 등으로 구성된 1단계 2차 시설은 오는 9월 개장을 앞두고 있다. 2차 시설 건물의 외관 공사는 이미 끝났고, 이날은 마무리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호텔, 컨벤션, 외국인 전용 카지노 등으로 구성된 파라다이스 1단계 1차 시설은 지난해 4월 문을 열어 120만 명 이상이 다녀갔다. 1차 시설은 세계적인 거장부터 국내 신진 작가까지 아우르는 2천700여 점의 예술 작품, 세계적인 주얼리·주류 브랜드와 협업한 최고급 시설 등을 자랑한다.파라다이스시티 옆에서는 18홀 규모 대중골프장 건설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오렌지엔지니어링(40%), 오렌지이앤씨(40%), 오렌지링스(20%) 등이 주주로 있는 (주)영종오렌지는 앞으로 인허가 절차를 거쳐 올해 10~11월 정도에 공사를 시작하고, 2020년까지 골프장 개발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인천공항 환승객이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에서 게임과 쇼핑, 엔터테인먼트 시설 등을 즐기고, 바로 옆에서 골프까지 할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인천공항 주변이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다. 공항이 전통적인 여객, 화물터미널의 기능을 뛰어넘어 주변 구역과 연계 개발을 통해 하나의 도시, '에어시티'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네덜란드 스히폴 공항, 싱가포르 창이공항 등 해외 유수의 공항도 앞다퉈 주변 지역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데, 공항을 중심으로 공항구역 내에서 대규모 개발이 이뤄지는 것은 전 세계에서 인천공항이 유일하다고 한다.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인천공항은 주변에 넓은 부지가 확보돼 있다 보니 이 같은 에어시티 개발이 가능했다.올해 1월 개장한 제2여객터미널 등 대형 공항 인프라 확대로 에어시티의 확장성도 넓어졌다. 인천공항은 제2여객터미널 건설을 포함한 3단계 사업을 거쳐 현재 연간 7천200만명의 여객을 처리할 수 있는 2개 여객터미널과 연간 화물 500만t 처리가 가능한 화물터미널, 3개 활주로, 인천·서울 도심을 연결하는 공항철도, 여객·화물 계류장 212곳 등 인프라를 확보했다. 앞으로 제2터미널을 확장하고, 제4활주로를 건설하는 4단계 건설사업을 통해 인천공항은 더욱 확대된다. 공항 고유 인프라와 주변 공항구역 개발이 동시에 이뤄지면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대표적인 것이 인천공항 제2터미널 옆에 있는 제3국제업무지역(IBC Ⅲ)에서 추진되는 카지노복합리조트 조성 사업이다. 미국 동부의 카지노업체 MGE(Mohegan Gaming&Entertainment)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인스파이어인티그레이티드리조트가 추진하는 복합리조트 사업은 1단계 사업비 규모만 1조8천억원에 달한다.인천공항 물류단지도 화물터미널과 함께 확장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세계 최대 항공 특송 회사인 페덱스(FedEx Express)와 '글로벌 특송항공사 맞춤형 화물터미널'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인천공항에서 화물터미널을 운영하고 있는 항공화물회사인 에이에이씨티(유)도 신규 화물터미널 개발을 시작한다.인천공항공사는 총 사업비 약 540억 원을 투입해 32만㎡ 규모의 3단계 물류단지를 추가로 조성하는 사업도 진행 중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장기적으로 인천공항 4단계 물류단지(55만㎡)를 개발할 계획이다. 이미 조성된 인천공항 물류단지 1단계(99만2천㎡)와 2단계(55만3천㎡), 2단계 추가 공급 부지(9만8천㎡)를 합하면 물류단지 규모만 250만㎡에 달한다. 여의도 면적(290만㎡)과 비슷한 규모의 물류단지가 인천공항 옆에 조성되는 셈이다.인천공항 물류단지에는 유명 글로벌 해외 직구 사이트 '아이허브(iHerb)'와 같은 해외 전자상거래업체의 글로벌배송센터(GDC)가 속속 입주하고 있다. 반도체 제조기업 스태츠칩팩코리아의 제조 시설도 들어와 있다. 물류단지가 새로운 항공 물류를 창출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인천공항 주변에 항공관련 산업시설을 집적화할 계획도 갖고 있다.기존 공항의 전통적인 인프라와 연계한 공항복합도시 개발은 여객·화물 수요를 새로 창출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에어시티는 공항 구역을 벗어난 영종도와 인근 송도, 청라국제도시로도 확장할 수 있다. 정부에서는 공항복합도시 개발로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는 효과도 클 것으로 보고 공항 주변에 연관산업을 육성하도록 하는 '공항경제권' 도입을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그러나 지역균형발전 논리, 관계기관 협력 부족 등에 가로막혀 에어시티 개발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점은 답답한 부분이다. MRO(항공 정비시설) 단지의 경우 국내에서 최적의 입지를 갖춘 인천공항이 아니라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논리로 경상남도 사천에 넘어갔다. 영종도를 보더라도 인천공항공사, 인천시,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이 제각기 사업을 추진하다 보니 일관된 개발계획 수립이 어렵다. 영종도에서 대형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업체의 한 관계자는 "영종도에서 사업을 추진하려면 협의해야 할 기관이 많아 효율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사업 협의 기관에서 바로 옆에서 이뤄지는 개발 행위를 모르는 경우도 있다. 만약 기관 간 협의를 통해 단일화된 창구가 만들어진다면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홍현기기자 hhk@kyeongin.com 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아이클릭아트현재 마무리 공사가 진행 중인 파라다이스시티 1단계 2차 시설 모습. /인스파이어인티그레이티드리조트·파라다이스세가사미 제공인스파이어 카지노복합리조트 조감도(변경예정). /인스파이어인티그레이티드리조트·파라다이스세가사미 제공파라다이스시티 조감도. /인스파이어인티그레이티드리조트·파라다이스세가사미 제공연간 약 1천800만명의 여객 처리 능력을 갖춘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전경.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2018-06-28 홍현기

[이슈&스토리]'경기도민의 친구' 동수원병원 1968년 첫발… 의료봉사 외길 50년

1991년 지역응급의료센터 지정1997년 양·한방 협진 자리매김주민 건강강좌·저소득층 지원수해·지진등 의료봉사도 열정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한다.의료법인 녹산의료재단 동수원병원은 강산이 5번이 바뀌는 동안 지역 의료법인으로 경기도민들과 함께 했다.변상현 이사장이 지난 1968년 수원에 변외과의원을 개원하면서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녹산의료재단은 1975년 수원제일병원을 거쳐 1983년 동수원병원으로 성장했다. 녹산의료재단은 설립 이후 '환자중심의 병원'이라는 이념을 실천하기 위해 최첨단 의료장비와 체계적인 의료시스템, 신뢰할 수 있는 전문 의료진을 기반으로 50년째 지역 주민과 함께 해 오고 있다. 녹산 의료재단은 동수원(D,S,W)의 영문이니셜 약자를 상징화해 헌신(Devotion), 공감(Sympathy), 존중(Worth)을 핵심가치로 모든 진료가 환자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병원이다.녹산의료재단은 동수원병원에 1991년 응급센터를 준공해 24시간 언제든지 응급수술을 시행할 수 있는 지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 받았다.지난 1997년에는 환자에게 보다 나은 진료를 제공하기 위해 동수원한방병원을 개원해 명성 있는 양·한방 협진병원으로 자리매김했다. 녹산의료재단은 종합병원이 없는 화성시 서부권 시민들의 의료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지난 1997년 110병상 규모의 동수원남양병원을 개원, 2014년까지 운영했다. 사실 동수원남양병원은 의료재단으로서 수익 보다는 지역 주민의 의료 혜택 제공을 위한 차원에서 개원하게 됐다. 동수원남양병원 개원 이전까지는 화성시 서부지역은 24시간 진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이 없었다. 하지만 동수원남양병원 부근이 대대적인 택지개발에 들어가면서 문을 닫았다.녹산의료재단은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한 소통과 나눔 활동도 다양하게 펼치고 있다. 1998년 6월에는 경기도 안성군 보개면, 8월에는 경기도 고양시와 파주시, 1999년 8월에는 파주시 문산읍의 수해지역에서 의료 자원봉사를 실시하는 등 실의에 빠져 있는 이재민들에게 사랑의 인술을 펼쳤다. 또한 1999년에는 지진피해로 많은 사상자를 낸 터키 얄로바시에서 의료 봉사활동을 펼쳤다. 수원시와 함께 2008년과 2009년 2012년 2016년 캄보디아 시엠립주 프놈끄라움 수원마을에 의료봉사단을 파견해 국제적인 의료봉사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녹산의료재단은 매년 어려운 이웃을 직접 찾아가는 의료봉사와 의료지원뿐만 아니라 지역민들을 위한 건강강좌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저소득환자 생계비 지원을 위한 협약과 최근 수원시 팔달구보건소와 재활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각각 체결했다. /김종화·공지영기자 jhkim@kyeongin.com동수원병원은 개인병원으로 시작해 대표 지역종합병원으로 우뚝섰다. /녹산의료재단 제공동수원병원은 수원에 변외과로 1968년 첫발을 내딛은 후 경기도민과 50년째 함께하고 있다. /녹산의료재단 제공동수원병원은 지역사회와 함께 하기 위해 다양한 사회활동도 펼치고 있다. /녹산의료재단 제공

2018-06-21 김종화·공지영

[이슈&스토리]인터뷰|변상현 녹산의료재단 이사장

수원서 개원 50년간 추억 많아'사각지대'에 종합병원 열기도요양병원 부지 매입 설립 노력"환자들에게 더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이 되기를 바란다."녹산의료재단 변상현 이사장은 앞으로도 동수원병원과 동수원한방병원이 지역 주민들에게 사랑 받는 병원이 되기를 바란다는 소망을 밝혔다.변 이사장은 "국립의료원에서 외과 전문의 과정을 밟고 스태프로 근무하다 수원에 개원한게 1968년이다. 50년이라는 동안 지역과 함께 많은 추억을 만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저는 외과 전문의지만 제 전문분야가 아닌데도 찾아 오는 분들이 참 많았다. 찾아 오는 환자분들을 돌려 보내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경기 남부권 시민들에게 좋은 의료 혜택을 제공하자는 생각에서 변외과를 확장해서 제일병원을 개원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변 이사장은 "지역 거점 병원으로서 전문 의료진이 더 많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동수원병원을 개원하게 됐다"고 소개했다.녹산의료재단은 현재 동수원병원과 동수원한방병원 2곳을 운영하고 있다. 양·한방 협진이 정착하기 전 동수원한방병원을 설립한 곳이 녹산의료재단이다.변 이사장은 "양방이 절대적이지만 한방도 장점이 있다. 양방에서 부족한 부분을 한방에서 채워주고, 한방에서 하지 못하는 부분을 양방에서 채워 주는게 협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환자 중심 병원을 강조한 변 이사장은 "그런 차원에서 화성시 서부권 지역에 의료 혜택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동수원남양병원도 개원했던 것"이라며 "지난 2014년에 문을 닫은 후 그 부지를 매각한 돈으로 요양병원을 설립하기 위해 부지를 매입했다"고 밝힌 후 "제 세대에서는 못할 수 있지만 다음세대에서는 꼭 이뤄내기를 바란다"고 전했다.마지막으로 변 이사장은 "지난 50년간 외형적인 성장을 하며 지역에 뿌리를 내렸다면 앞으로는 내실 있는 병원이 되어 주기를 바란다. 내실은 바로 좋은 의료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진료를 잘해서 지역사회에 인정 받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종화기자 jhkim@kyeongin.com의료법인 녹산의료재단 변상현 이사장이 변외과를 시작으로 현재 동수원병원까지 지난 50년을 말하고 있다. /녹산의료재단 제공

2018-06-21 김종화

[이슈&스토리]인천시 2022년까지 문화공간 1000개 조성사업

일상공간 곳곳 시민주도로 변화동네 가게·카페·맥줏집·갤러리맥주양조·판소리·자서전쓰기등문화예술 교육·공유 커뮤니티로영화관까지 가지 않아도 집 앞 카페에서 영화를 볼 수 있다면, 비싸게 학원을 등록하지 않아도 동네 갤러리에서 글쓰기를 배울 수 있다면, 맥줏집에서 수제 맥주를 마시며 필라테스를 배울 수 있다면, 내 삶은 어떻게 변할까. 인천의 문화 공간이 바뀌고 있다. 행정기관이 직접 문화 시설을 건립하거나 운영을 주도하는 것이 아니다. 일반 시민들이 직접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하고 시민들이 참여한다. 시민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 하나가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 수도 있다. 6월부터 인천 곳곳에 이러한 소규모 문화 공간이 하나씩 열린다. 민간 상업 시설이나 가게, 유휴공간 등 공간을 통해 일상 속에서 쉽게 문화예술 활동을 할 수 있게 하는 '생활 밀착형 문화공간'을 1천 곳까지 만드는 인천시의 '천 개의 문화오아시스' 사업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지난 2일 중구 영종도 발달장애인 예술공간인 '꿈꾸는 마을'에서는 '제1회 긴마루음악회'라는 작은 공연이 열렸다. 공연의 의미는 남다르다. 지난 2011년부터 발달장애인의 악기 연습 공간이었던 이곳이 이날 처음 시민을 대상으로 연주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먼저 발달장애인 사물놀이팀인 '평화도시'의 공연이 시작되자 50여 명의 관객들이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찍거나 박수를 치며 호응했다. 장구, 꽹과리, 북소리가 어우러져 흥이 절정에 달하자 관객들은 '잘한다', '얼씨구'하며 추임새를 넣으며 참여하기도 했다. 이어 발달장애인 예술인과 비장애인 예술인의 합동 공연인 '새별퓨전앙상블'에서는 국가무형문화재 1호 종묘제례악 이수자인 해금 명인 차영수 박사와 기타리스트 조용현씨, 발달장애인 플루트 연주자 박혜림씨, 김지윤씨가 멋진 화음을 냈다. 이들의 연주가 시민들에게 선보인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공간이 시민들에게 열리면서 발달장애인들도 그간 연습했던 공연을 펼친 계기가 됐다. '꿈꾸는 마을'은 발달장애인들이 악기 연습을 하는 전문 예술 공간이자 단순 사무실이었다. 그러나 인천시 문화예술 오아시스 사업으로 지원비를 받아 갈라진 바닥을 정비하고 결로로 곰팡이가 핀 벽을 리모델링하며 시민들에 개방됐다. 꿈꾸는 마을 관계자는 "앞으로도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우러질 수 있는 멋진 공간을 꾸리겠다"고 말했다.이렇게 전문 예술 공간이 시민에게 개방되기도 하지만 일반 카페, 식당, 주점과 같은 민간 상업시설이 개방되기도 한다. 남동구 '게일앤스톰'은 평상시엔 다른 맥줏집과 같이 수제 맥주를 파는 곳이다. 그러나 6월부터 낮 시간에 한해 시민들에게 공간이 개방된다. 오는 16일 오후 1시에는 '맥주공방'이 열린다. 준비물은 없으며, 시민들은 이곳에서 직접 맥주를 양조할 수 있다. 자신이 만든 맥주는 1주일간 발효시킨 후 1인당 3병씩 가져갈 수도 있다. 30일 오전 11시30분에는 맥주를 마시며 필라테스, 요가를 배우는 '비어 요가'란 독특한 프로그램도 열린다. 중구 신포동 갤러리인 '다인아트'에서는 시민들에게 자서전을 만들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선사한다. '책모임 활동을 통한 자서전 출판'이라는 프로그램에서는 참여자들이 자서전과 평전을 읽고 무용, 그림, 영상, 글짓기 등 활동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서로 공유하며 12월까지 자서전을 제작하게 된다. 다인아트 윤미경 대표는 "사람들이 글쓰기, 자기 표현에 대한 욕구가 강해지면서 지금 참가 신청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시민들이 자연스레 독립출판의 경험까지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생활문화 공간으로 활용되는 곳도 있다. 시민들이 모여 동아리 활동을 하거나 문화·예술을 계기로 커뮤니티를 조직할 수 있는 것이 핵심이다. 서구 검암동 '커뮤니티펍 0.4km'에서는 '풍성한 삶의 기술을 익히는 모임'이라는 프로그램이 열린다. 시민들이 한데 모여서 살아가는 얘기를 나누고 공유할 수 있다. 동구 생활문화공간 '달이네'는 요일마다 자신이 가게 주인이 돼 물건을 팔 수 있는 공간으로, 남구 '행복공작소'는 시민과 외국인이 판소리를 노래하며 친해질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한다.인천시는 앞으로도 민간에서 운영하고 있는 갤러리, 북카페, 공방 등의 작은 문화공간과 지하철 역사, 지하보도, 고가도로 하부공간, 공공시설 유휴공간 등을 활용해 시민들의 일상 속에서 즐길 수 있는 문화,교육 공간을 2022년까지 1천 곳으로 늘려갈 계획이다. 교육 프로그램 참여 등은 개별 운영 주체나 인천시 문화예술과(032-440-4012)에 문의할 수 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라이브 공연을 즐기고 공연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중구 신포동 '버텀라인'. /인천시 제공자가양조, 요가, 필라테스 강의가 열리는 남동구 구월동 '게일 앤 스톰'./인천시 제공음악을 통한 일상공유 모임이 이뤄지는 서구 검암동 '커뮤니티펍 0.4km'. /인천시 제공

2018-06-07 윤설아

[이슈&스토리]'산입범위 확대' 개정안 국회 통과… 여전히 거센 후폭풍

최저임금 25% 초과 상여금·7% 초과 복리후생비도 최저임금 포함노동계 "기존 인상 효과보다 최대 51.3%나 임금 축소" 거센 반발소상공인 "연봉 2400만원 이하 해당사항 없어… 실효성 떨어진다"중소기업 "대기업과 임금격차 다소 줄일 수 있을 것" 긍정적 평가재계 "진일보한 측면 있지만… 실질적 개선 효과 기대할 수 없어"산입범위 논란 국회 통과 했지만 산 넘어 산, 속도 조절 관건될 듯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를 다룬 최저임금법 개정안이 지난 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내년도 최저임금을 둘러싼 논의가 2라운드에 돌입했다.하지만 개정된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두고 여전히 후폭풍이 거세다. 찬·반 논쟁을 넘어서서 노동계와 소상공인, 중소기업, 대기업 등 경제 단체들이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관해 각각 다른 시선으로 해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 개정된 최저임금 산입범위 핵심은?이번에 통과된 산입범위 확대의 핵심은 숙식비와 상여금 등 각종 수당을 산입범위에 추가한 것이다. 그동안 최저임금은 총임금에서 기본급, 고정적인 직무수당만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됐다. 이번에 통과된 최저임금법 개정안에는 정기 상여금과 복리후생비(식비, 교통비 등) 일부가 포함된다. 정기상여금은 최저임금 대비 25% 초과분과 복리후생비 7% 초과분이 해당 대상이다. 또 연차별로 그 비율이 단계적으로 축소돼 2024년 이후에는 매월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상여금과 복리후생비 모두가 최저임금에 포함됐다.이밖에 사용자가 개정법에 따라 상여금 등 1개월을 초과하는 주기로 지급하는 임금을 매월 지급하는 것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할 때는 과반수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의 동의가 아니라 의견만 청취해도 가능하도록 했다.# 경제 단체들 각양 각색의 반응들최저임금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경제 단체들은 각자의 입장에서 다양한 의견을 내고 있다. ■ 노동계 - '최저임금 개정안은 최저임금 삭감법'가장 반발이 심한 단체는 노동계다. 노동계는 최저임금법 개정안은 노동자의 실질 임금을 줄이는 '최저임금 삭감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향후 열릴 최저임금위원회 불참을 결정했으며, 민주노총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까지 요구하면서 청와대 앞 농성과 촛불 행진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지난 23일 민주노총이 발표한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임금삭감 효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는 저임금 노동자의 임금을 삭감하는 효과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최저임금 인상률을 15%로 가정했을 때 기존의 최저임금 인상 효과보다 최대 51.3%(현행+정기상여금+급식·통근비)까지 임금이 축소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만약 기본급 157만원, 복리후생비 27만원(식대 12만원+교통비 5만원+ 가족수당 10만원)을 받는 노동자의 경우 2019년 최저임금이 10% 인상(월 173만원) 된다고 보면, 사업주는 현행 산입 범위 기준으로 월 16만원 인상된 월 193만원을 지급해야 한다. 하지만 산입범위가 확대되면 복리후생수당 27만원 중 11만원을 제외한 16만원이 산입범위에 포함돼 기준임금은 173만원(기본급 157만원+산입금액 16만원)이 된다. 따라서 사용자는 의무적으로 올려야 하는 인상액을 기대할 수 없게 되며 임금 동결 가능성이 커진다.■ 소상공인 - '실효성 떨어져'올해 최저임금 인상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던 소상공인들은 산입범위 확대 논의에 주휴수당이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번 개정안에는 포함되지 못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반응이다.현재 근로기준법은 주 15시간 이상 근로자에게 1주일에 1일분 이상의 '주휴수당'을 지급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소상공인들은 2018년 최저임금은 시급 7천530원이었지만 주휴수당을 더하면 사실상 9천45원을 지급하는 실정이라고 강조했다.또 소상공인연합회는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된 정기상여금과 복리후생 수당에 따른 혜택은 영세한 소상공인들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산입범위 문제가 국회에서 처리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겼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일로 평가된다"면서도 "전반적으로 연봉 2천400만원 미만의 근로자들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다"며 "단기 근로가 많은 소상공인 업종의 특성이 반영되지 않아 최저임금의 영향이 가장 큰 소상공인들에게는 실효성이 떨어지는 방안"이라고 평가했다.■ 중소기업계 - '충격 완화될 것'중소기업계는 산입범위 조정으로 업계의 충격이 완화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영세 중소기업계가 줄곧 요청했던 숙식비 등 복리후생비 및 정기상여금을 단계적으로 인정해 줬기 때문이다.중소기업중앙회는 "불합리한 제도로 발생한 각종 부작용을 줄이고 대·중소기업 임금 격차를 다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일정 한도 이상의 월 정기상여금만 최저임금에 포함하는 것은 당장 올해 고율 인상으로 경영난에 시달리는 영세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을 바로 해결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중기중앙회는 "이번 법 개정을 통해 최저임금제도는 더욱 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임금제도로 자리 잡을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최저임금 제도와 수준을 논할 때에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재계 - '개선 효과 미미'대기업들은 진일보한 측면이 있지만, 실질적인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매월 지급하는 정기상여금과 일부 복리후생 수당을 한 번에 일괄 포함하는 내용이었던 TF 권고안과 달리 이번 개정안은 최저임금 대비 정기상여금은 25% 초과분, 복리후생비는 7% 초과분에 한해서만 먼저 산입범위에 포함하기로 했기 때문이다.때문에 노조가 없는 기업은 정기상여금과 숙식비를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해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의 부담을 다소나마 줄일 수 있지만, 노조가 있는 기업은 여전히 노조 동의 없이는 정기상여금 지급 방식을 변경할 수 없어 산입범위 개선 효과가 미미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최저임금 인상으로 고임금을 받는 대기업 근로자가 여전히 혜택을 보는 불공정한 상황이 지속되고 양극화 해소에도 도움이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이 경우 대기업이나 노조가 있는 기업의 직원이 중소·영세기업 직원보다 임금 인상 혜택을 더 많이 받게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경총은 "현재 최저임금 산입범위 문제의 기저에는 우리나라의 복잡한 임금체계가 자리 잡고 있다"며 "경총은 입법 이후 개정된 산입범위가 기업 현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임금체계를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로 개편해 최저임금제도의 공정성을 높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9년 최저임금 결정 이슈는 '속도조절'내년도 최저임금 논의의 첫 단추로 평가됐던 산입범위 논란이 진통 끝에 국회를 통과했지만 넘어야 할 산은 아직 많다. 최저임금 인상의 최대 이슈는 '속도 조절' 여부로 넘어왔다. 지난해 문재인 정부는 대선 공약으로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을 내걸었고 최저임금위원회는 사상 최대 인상 폭인 16.4% 인상을 단행했다. → 그래픽 참조정부는 올해 초 최저임금 여파를 상쇄하기 위한 '일자리 안정자금'을 신설했지만,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최저임금 상승이 각종 외식물가 상승과 고용 축소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호소하고 있다.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3월 30일 최저임금위원회에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요청했다. 최저임금법에 따라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 시한은 6월 28일이다. 최저임금 고시를 8월 5일까지 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늦어도 7월 중순까지는 결론이 나야 한다. /이원근·조윤영 기자 lwg33@kyeongin.com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를 다룬 최저임금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내년도 최저임금을 둘러싼 논의가 다시 시작됐다. 사진은 국회 본회의에서 최저임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가결되는 모습. /연합뉴스최저임금법 개정안 통과에 노동계가 반발하고 있다. /연합뉴스김영주 고용노동부장관의 발언 모습. /연합뉴스

2018-05-31 이원근·조윤영

[이슈&스토리]인천 남동산단 주변에 자리잡은 다국적 상점들

논곡중 150m 거리 식료품점 등 10여개 몰려부평산단 인근과 거북시장 중심에도 증가세인천 외국인 6만여명… 남동·부평·서구 집중게토화 진행은 낙후·주민갈등 부정적 측면 커생성 단계부터 정책·제도 지원으로 관리 필요인천 남동국가산업단지를 비롯한 인천지역 중소 공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 등 외국인 주민 수가 증가하면서 이들을 중심으로 한 전문 상점가가 자생적으로 생겨나고 있다. 타국에서 녹록지 않은 일상을 보내야 하는 외국인 근로자 등 인천지역 외국인들이 잠깐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쉼터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석가탄신일인 지난 22일 인천 남동구 논현동 논곡중학교 인근 상가 주변에선 삼삼오오 어울려 거리를 오가며 휴일을 즐기는 외국인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이 일대 150m 정도 거리 안에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다국적' 상점이 10개 가까이 몰려 있다. 상점 간판들도 이국적이다. '아시아 모바일'(휴대전화 가게), '카바얀 포린 마트'(할랄 식료품점)를 비롯해 미용실 간판에도 '러시아'가 들어가 있다. 뒤편 상가에 들어선 음식점들은 그야말로 다국적이다. 고기와 러시아 특유의 향채를 넣어 누린내를 없앤 러시아 전통 만두 '벨메니'와 우즈베키스탄 음식 '라그만'을 맛볼 수 있는 음식점을 비롯해 베트남, 태국 등의 현지 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도 있다.이곳에서 외국인을 상대로 상점을 운영하고 있는 임모씨는 "남동산단에 다니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이 동네 빌라 등에 많이 산다"며 "주변 외국인 음식점들은 주로 현지에서 온 분들이 차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했다. 그는 "러시아나 우즈베키스탄 출신 근로자들이 주로 물건을 구입하러 오고, 동남아 지역 출신들도 더러 온다"며 "요샌 경기가 안 좋은 편인데, 2~3년 전까지만 해도 직원을 두고 가게를 운영할 정도였다"고 했다.인근 다른 상점 주인 최모씨는 "정확히 언제부터 이런 외국인 상점들이 생겼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꾸준히 늘었다"며 "남동산단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이 일대에 많이 사는데, 그 때문으로 안다"고 했다.이곳뿐만 아니라 부평산단이 가까운 경인전철 부평역 일대에는 미얀마 음식을 전문적으로 하는 상점들이 들어서고 있고, 중소 규모 공업지역이 많은 서구 석남동 거북시장을 중심으로도 외국 음식 식료품점 등 외국인 대상 상점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산단 등 공업 지대를 중심으로 외국인 근로자들이 생활하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한 전문 상점들이 그 주변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인천에 살고 있는 외국인 주민 수는 2012년 4만7천명에서 지난달 말 6만4천명으로 2만명 가까이 늘었다. 인천 동구 주민 수가 6만8천명인 점을 감안하면, 하나의 기초단체를 구성할 정도의 인구 규모로 늘어난 셈이다. 전문가들은 인천의 경우 외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서울·경기와의 접근성이 높다는 점, 외국인 근로자들이 좋아하는 '도시형 공장'이 많다는 점에서 선호 생활지역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인천지역 6만4천여명의 외국인 주민 가운데, 60% 가까운 3만6천890여명은 남동구와 부평구, 서구 등 세 곳에 살고 있다. 외국인 전문 상점들이 밀집해 있는 지역과 맞아떨어지는 특징이 있다.국적별로는 중국이 2만7천명(약 40%)으로 가장 많은 숫자를 차지하고, 베트남이 7천명(약 10%) 정도다.우즈베키스탄을 비롯해 필리핀과 대만, 인도네시아, 태국, 미얀마, 캄보디아, 몽골, 네팔,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카자흐스탄 출신 외국인도 국가별로 1천 명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인천지역 외국인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인천에 사는 외국인들이 많아지는 상황에서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상점들이 늘어나는 건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외국인 근로자 등 외국인들이 자주 찾는 안산, 시흥과 같은 이치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전문가들은 외국인이 모여드는 지역의 '게토(ghetto)화'를 우려하고 있다. 게토는 중세 이후 유럽 각 지역에서 유대인을 강제 격리하기 위해 설정한 유대인 거주지역을 의미하는데, 국내에선 내국인들과 소통이 단절되는 외국인 밀집지역이라는 뜻으로 통용된다. 외국인 밀집지역이 외국인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과 인종적 편견이 작용해 내국인들이 꺼리는 배타적 공간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걱정이다.게토화가 진행될 경우 해당 지역이 고립·낙후될 수 있고, 주민 간 갈등 요인으로 작용해 사회적 부담이 커지는 등 지역 발전에 부정적인 측면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이 때문에 외국인 밀집지역 생성 단계부터 정책적인 관리를 통해 게토화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인천외국인력지원센터 황인경 상담통역팀장은 "외국인들이 많이 사는 서울과 경기의 일부 지역은 이미 늦은 밤이나 주말 같은 경우 내국인들이 해당 지역을 찾지 않는 게토화가 진행 중"이라며 "게토화는 해당 지역 발전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는 만큼, 이를 예방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의 정책적·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외국인과 내국인 간 소통 폭과 접촉면을 넓히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는 지자체도 늘고 있다.서울 서남권인 구로구, 금천구, 영등포구, 관악구, 동작구 등은 중국 동포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지역 낙후 우려가 커졌다. 중국 동포와의 갈등 탓에 타 지역으로 이주하는 주민들이 늘면서 이 지역이 중국 동포들만 생활하는 고립된 공간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서울시는 이 지역을 한국과 중국의 문물 교류 중심이자 한국인과 중국 동포가 상리공생(相利共生) 하는 생활 공간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정책을 연구 중이다.외국인 주민 수가 3만명 정도 되는 경남 김해시는 지역 전통시장인 '동상시장'을 내외국인이 함께 즐겨 찾는 공간으로 적극 육성하고 있다. 시장 곳곳에 한글은 물론 영어와 베트남어, 중국어 등이 함께 적힌 안내판을 설치하고 최근엔 여러 나라 문화와 역사를 배울 수 있는 다문화 쉼터와 홍보관도 만들었다. 이들 정책을 바탕으로 동상시장이 인기를 끌면서 젊은 층 고객도 늘고 있다. 내국인과 외국인이 함께 소통하고 상생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인천시 관계자는 "우리 시는 그동안 외국인들의 창업과 일자리 지원 등에 초점을 맞춰 지원 정책을 펴왔다"며 "외국인 근로자 등 외국인 주민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정책적 지원 범위를 확대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했다.5월20일은 다양한 민족·문화권 사람들이 서로 이해하고 공존하는 다문화 사회를 만들자는 취지로 2007년 제정된 '세계인의 날'이었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인천지역 공장 지대를 중심으로 외국인 근로자 등 외국인 주민을 상대로 한 전문 상점가가 자생적으로 형성되고 있다. 사진은 외국인 대상 상점이 다수 들어서고 있는 인천 남동국가산업단지 인근 거리 모습. 이곳은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태국 등의 국가 출신 외국인 근로자들이 자주 찾는다고 한다.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2018-05-24 이현준

[이슈&스토리]비리 얼룩진 수원 '노송지대'

정조 능행차길에 적송심어 조성… 이후 도기념물·보전지역 지정돼"문화재보호구역 규제 풀어주겠다" 토지주 돈 받고 도의원에 뇌물구청장 출신 주도 일대 비석도 제거 2009년 도심의위 신규건축 완화주변 난개발에 새 길 뚫리며 역사문화적 가치 '옛길' 폐쇄·방치돼관련자 "약속한 대가 달라" 땅주인과 소송 벌이며 사건 전모 밝혀져정조대왕의 능행차 옛길이 폐쇄됐다. 뒤주에 갇혀 여드레 만에 숨진 아버지를 기리며 닦은 효(孝)의 길이 끊겼다. 대신 옛길에서 스무 발자국 떨어진 곳에 새길이 났다. 길을 내는 과정에서 금품이 오갔고 향토유물인 공적비는 화성 창룡문 앞 나대지로, 수원문화원 창고에 처박혔다. 뒤늦게 박물관에 옮겨졌으나 여전히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기념물 19호 노송지대 현상변경, 잘못 꿴 첫 단추수원 장안구 파장동(이목동)의 노송지대(경기도지방기념물 제19호) 일대 개발행위는 금지돼 있었다. 지난 2009년 3월 경기도문화재심의위원회는 노송지대 2권역의 8개구역 중 1구역(왼편 12m)은 원형보존, 2구역은 개발행위 시 도 심의 절차를 밟도록 규정하고 3~8구역에 최고 높이 8m~47m(2층~15층 이하)의 평평한 슬래브 지붕 건축물을 지을 수 있도록 완화했다. 대가성 뇌물이 오간 탓이다. 당연직 문화재심의위원을 맡은 도의원과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 물망에 올랐던 브로커 L(66)씨가 '개발행위 허가'를 청탁한 토지주들로부터 뒷돈을 받아 챙겼다.검은 커넥션은 영원히 묻힐 뻔 했다. 토지주 K(80)씨와 L(76)씨가 정치권과 개발사업을 원하는 토지주 사이의 다리(브로커)를 놓아준 파장동 원주민 '집사' S씨를 변호사법 위반과 사기·공갈 혐의로 고소하면서 사건의 전말이 폭로됐다.앞선 2008년 8월 집사 S씨는 K씨 등 토지주와 '이목동문화재보호구역 규제완화 달성'을 약속하며 10억원짜리 이행각서를 쓰고 5천만원을 선수금으로 받았다. 이후 노송지대 부근 토지 소유자 120여명과 규제완화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장직을 맡았다.현상변경 심의가 통과된 뒤 S씨는 K씨 등에게 이행각서에 명시된 10억원 중 자신에게 지급하지 않은 돈을 달라고 요구했지만, K씨 등은 S씨가 문화재보호구역 지정을 해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는 이유로 돈을 지급하지 않고 검찰에 고소장을 냈다. 피고소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게 된 S씨는 수원지검에 브로커 L씨에게 자신이 100만원권 수표 260장을 건넸고, 이 돈의 일부가 도 문화재위원회 내 현상분과위원회 당연직 심의위원이었던 L(60) 전 도의원과 같은 당 소속 C(64) 전 도의원에게 전달됐다고 진술했다.검찰 수사 결과 S씨의 진술은 사실로 드러났고, 검찰은 2014년 11월 28일 S씨를 불기소 처분하는 동시에 L 전 도의원과 C 전 도의원, 토지주 K·L씨, 브로커 L씨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알선수재), 뇌물공여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1심 법원은 이들에게 1년~3년 6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5천만원~1억6천만원을 추징했다. 2016년 1월 대법원은 이 사건 원심을 확정했다. 법원은 "문화재심의위원으로 참여한 피고인이 현지조사를 나간 문화재 위원이 제시한 의견보다 토지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제시했다"며 "최종적으로 이 사건 토지 대부분이 포함된 구역이 신규건축 불허 지역에서 심의 없이 최고 높이 2층 이하의 건축물은 건축 가능한 지역으로 변경된 점을 고려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왕의 길목' 노송지대 망가뜨리고 떳떳한 시 공무원정조대왕은 즉위 13년차인 1789년 아버지 장헌세자(사도세자)를 양주 배봉산에서 수원 현륭원(현 화성시 태안읍 안녕리)에 모신다. 이후 9년간 총 13차례 현륭원을 찾았다. 묘소를 참배하고 돌아오는 길에 지지대 고개에서 행차를 멈추고 아버지가 묻힌 화산(花山)을 바라보며 울었다. 지지대는 왕의 행차가 느릿느릿했다는 데서 유래한 고개 이름이다. 정조는 현륭원에서 팔달산, 노송지대와 서호를 잇는 능행차길에 조선 전래 적송(赤松)과 연꽃 등을 심는 등 조경에 힘썼다. 이때 심은 나무들은 일제 식민지시대를 지나며 배를 만든다거나 송진을 채취하기 위해 베어지는 아픔을 겪었다. 파장동 노송지대는 그나마 우량 소나무림으로 보존돼있어 1973년 도 지정기념물로 지정됐고, 2004년 도 소나무림 보전지역 50곳 중 1곳으로 선정됐다.노송지대엔 비석도 즐비했다. 심겨진 소나무를 따라 역대 수원부사, 수원유수, 관찰사, 판관 등을 역임한 인물들의 선정비(백성을 어질게 다스린 벼슬아치를 표창하고 기리기 위해 세운 비석), 불망비(후세 사람들이 잊지 않도록 어떤 사실을 적어 세우는 비석) 35기가 늘어서 있었다. 본래 이 비석들은 수원 중동사거리 등 각처에 흩어져 있다가 1970년대 노송지대로 모였다. 수원시는 향토 유적 제3호로 지정된 비석들을 문화재구역 완화 심의를 앞두고 노송지대에서 뽑아 수원문화원 지하 창고로 옮겼다.전직 K시장 시절 혈연과 지연 등으로 얽혀 수원시를 '주물럭' 거렸던 구청장 출신 등 고위공직자 3명이 주도한다. 당시 비석 이동에 관여한 관계자들은 "공적비가 야지에 놓여 있어 훼손 우려가 있기 때문에 뽑은 것"이라고 입을 맞추고(?) 있지만 개발행위 허가를 위한 사전 조치였다는 의혹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이후 수원시는 2009년 1월 장안구 파장동(이목동)의 노송지대(경기도지방기념물 제19호)에 대해 도 문화재심의위원회에 현상변경 허용기준안 심의를 신청했다. 노송지대가 문화재로 묶인 탓에 부동산을 활용하지 못하고 세금만 '꼬박' 내는 파장동 주민들과 토지주들의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서란 명분이다.당시 도 심의 신청안을 작성한 시 주무관은 "토지주들과 주민들이 문화재 주변에 재산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재산권 행사를 하지 못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이기 때문에 규제 완화 심의안을 작성한 것"이라고 말했다.#"이제라도 폐쇄된 왕의 길, 살려야 한다."노송지대 옛길은 2012년 경기문화재단이 발간한 '경기 남부 역사문화탐방로 개발 및 활용 연구'에서 정조 능행차길 18.7㎞로 지정됐다. 이 길은 당시 문헌에 조선 육로교통의 중심축인 삼남대로로 활용된 곳으로 명시돼있다. 삼남대로는 한양에서 경기도를 거쳐 충청 수영과 해남 땅끝마을, 통영으로 이어지는 도보길이다. 차량 통행을 막고 보행전용으로 탈바꿈한 옛길은 '노송로'라는 새 이름을 얻었지만, 찾는 이 없이 방치돼 있다. 문화계 전문가들은 원형을 훼손하지 않고 주변 경관을 최대한 보호하는 '원형보존'의 원칙을 깼기 때문에 외면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도내 유적지 발굴 업무를 하는 경기문화재단의 한 연구원은 "임금의 거동길로 조성된 노송지대를 보존하겠다며 길을 막았지만, 길의 상징이 되는 나무를 이식하는 등의 가꾸기 사업이 전혀 되지 않은 채 방치돼 있는 모습이 안타깝다"며 "노송지대는 그 길이 가진 역사성을 살리지 못했을 뿐 아니라 길이라는 원초적 기능도 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경희대 민족학연구소 남찬원 연구원도 "옛길은 유형이지만 무형유산의 성격도 띠는데, 과거 많이 이용한 길은 현재도 경제성이 높기 때문에 역사성을 보존하기보다 새로운 길로 덮였다"며 "길이 갖는 역사성을 잘 드러내는 것이 최근 트렌드이며 문화재 보존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설명했다.한편 수원시는 노송지대 일부 토지를 매입해 녹지로 조성하고 소나무(후계목) 35주와 지피식물(토양을 덮어 풍해나 수해를 방지하는 식물) 34만 본을 심고 지난해 6월 시민에 개방했다. 시 관계자는 "시의 복원 노력이 뇌물 사건이 불거지면서 빛을 바래고 있어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2020년까지 노송 유전자 분석을 통한 후계목 증식으로 정조대왕의 소나무를 시 곳곳에 남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지영·배재흥·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 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아이클릭아트노송지대 옛길이 폐쇄되자 인근에 건물이 들어섰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수원시 제공수원시 파장동 노송지대 옛길이 폐쇄, 새로운 길이 조성되면서 그 옆으로 중고자동차 관련 시설이 들어서자 인근에 관련 쓰레기가 방치되고 있는 모습.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수원시 제공수원시 파장동 노송지대에서 열린 '정조능행차연시' 모습.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수원시 제공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신규 건축이 불허돼 '길'로서의 기능만 했던 노송지대 옛길.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수원시 제공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2018-05-17 공지영·배재흥·손성배

[이슈&스토리]익명 SNS 게시판의 명과 암

#갑질·비리 고발하는 신문고신변 불이익 없이 문제제기 가능대한항공 총수 일가 제보 불거져직원들 모여 마스크 쓰고 거리로#2차 피해·폭로 부작용 속출누드모델 얼굴·나체 도촬 당해범인 처벌 공론화중 사진 퍼져악용·루머 팩트체크 기준 필요신라시대 한 노인이 임금님 귀가 당나귀 귀라는 비밀을 알게 되자 대나무숲에 들어가 비밀을 외쳤다는 설화에서 유래된 익명 SNS 게시판 '○○ 대나무숲'. SNS 관리자가 익명의 제보를 받아 그 내용을 게시해주는 방식이다. 2012년 한 출판사 직원들이 직장 생활의 고충을 나누기 위해 처음 만든 이후 대학가 등으로 퍼지면서 평소 하기 힘들었던 얘기를 나누는 '고백의 장' 역할을 했다. 특히 지난 1월 사회 각계 각층에서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일어나자 익명 SNS 게시판은 익명이라는 장점 덕분에 많은 이들의 폭로의 장으로 쓰이며 큰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근거 없는 제보 등 무분별한 폭로가 이어지면서 그로 인해 생기는 부작용이 적지 않다. 익명 SNS 게시판의 명(明)과 암(暗)을 들여다 본다. # "실생활에선 못 하는 얘기, 익명 SNS가 제격"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지 않고 사회로부터 받은 피해를 폭로하고 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익명 SNS는 사회적 약자들이 유일하게 믿고 기댈 수 있는 소통 수단이 됐다. 익명 SNS가 활성화되면서 성폭행, 직장 비리, 갑질 문제 등 그동안 다루기 힘들었던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 이는 우리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관심받지 못 하던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는 익명 SNS를 통해 세상에 밝혀지기도 했다. 지난 3월 학교 성폭행 피해를 접수하기 위해 만들어진 익명 SNS 게시판 '스쿨미투'에는 '평택의 한 여자중학교 A교사'에게 당한 성폭행 피해 글이 올라왔다. 교사가 위로하는 척 등을 쓰다듬고 엉덩이를 만졌다는 내용의 폭로였다. 논란이 확산되자 해당 학교 교장은 A교사를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해당 교사를 구속했다. 뿐만 아니라 수사 과정에서 다른 교사 4명의 성추행 사실까지 밝혀지면서 이들 역시 입건돼 수사를 받고 있다. 최근 확산되고 있는 대한항공 총수 일가 퇴진 운동도 익명 SNS 게시판이 기폭제가 됐다. 대한항공 직원들은 조양호 회장 일가의 갑질 문제가 불거지자 추가 피해 사례를 접수하는 수단으로 SNS 오픈 채팅방을 택했다.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 논란 이후 지난달 18일 카카오톡에 '대한항공 갑질 불법 비리 제보방'이라는 오픈 채팅방을 자체적으로 만든 것이다. 이 채팅방에는 대한항공의 각 직군 직원들이 익명 또는 실명으로 참여해 조양호 일가의 갑질·불법비리 의혹 등을 고발하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이 채팅방에서 기내면세품 운영에 따른 수익 배분 과정에서 총수 일가가 상당 몫을 챙겼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대한항공 직원들은 최근 이 채팅방 폭로를 계기로 집단 행동에 나서고 있다. 오픈 채팅방에 모인 직원들은 지난 4일 서울 광화문에서 조양호 회장 일가의 '갑질'을 규탄하고 경영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 집회를 열었다. 신분이 드러나는 것을 우려해 마스크, 가면 등으로 얼굴은 가렸지만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으로 나와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오는 12일에도 서울역 광장에서 2차 촛불집회를 연다는 계획이다.익명 SNS를 통한 폭로 분위기는 한진그룹 계열 항공사인 '진에어'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진에어 직원들도 지난 2일 자체적으로 '카카오톡 갑질 불법 비리 제보방'을 만들었다.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비리를 밝히기 위한 익명 폭로 행위는 점점 확대되고 있다. 이에 대해 윤상철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는 "익명에 기대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최근 대한항공 오픈 채팅방을 비롯한 SNS 익명 플랫폼에 올라오고 있는 폭로, 내부 고발 등은 상향식 문제 제기라고 볼 수 있다"며 "오늘날 우리 사회는 아직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면서 사회 문제를 지적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시민들이 직접 사회문제를 파고들 수 있는 유일한 창구로서 SNS 익명 플랫폼이 긍정적 작용을 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2차 피해, 누가 책임지나"'미투 운동'이 사회 각계 각층에서 일어나자 SNS 제보 플랫폼은 익명이라는 장점 덕분에 폭로·공론화의 장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제보자의 익명성이 보장되는 만큼 무차별 폭로와 공론화가 이어지면서 선의의 피해자를 낳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지난 3일 홍익대학교 익명 SNS 게시판 '홍익대학교 대나무숲'에는 회화 수업이 진행 중인 한 교실에 누워 있는 누드 모델의 나체 사진과 함께 '공론화를 통해 범인을 처벌해 달라'는 내용의 제보 글이 올라왔다. 지난 1일 인터넷 여성 커뮤니티인 '워마드'에 한 이용자가 미술 수업 중 누드 모델의 나체를 찍어 게시한 것을 인용했다. 대나무숲 페이지를 통해 사건이 일파만파 퍼지자 워마드의 해당 글은 삭제됐다. 하지만 얼굴과 나체가 공개된 모델의 사진은 이미 인터넷 상으로 퍼진 뒤였다. 이 남성은 일부 누리꾼 사이에서 조롱의 대상이 되는 등 2차 피해 겪으며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받았다. 이 모델을 관리하고 있다는 하영은 한국누드모델협회 회장은 "어떤 사이트든 누드 모델을 찍어 올린 행위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며 "사건이 공론화되면서 해당 모델이 너무 힘들어하고 있다. '이 세상을 떠나고 싶다'라는 말까지 할 정도다"라고 말했다.대나무숲 제보자의 취지는 이 사건을 공론화해 사진을 몰래 찍어 유포한 사람을 강력히 처벌해 달라는 것이었다. 페이지 관리자도 그대로 글을 게시했다. 하지만 SNS 제보 페이지를 통해 사건이 퍼지는 동안 사진 속 남성은 그 누구에게도 보호받지 못했다. 남성은 홀로 고통을 떠안아야 했다.이처럼 뜻하지 않은 피해자의 발생이 이어지자 일부 대학교 SNS 게시판 운영자들은 자체 검열에 나섰다. '한양대학교 대나무숲' 운영자는 지난 3월 공지사항을 게시하고 "더 이상 미투 관련 제보는 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제보 내용의 사실 관계 확인이 어렵고 특정인을 악의적으로 공격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뿐만 아니라 '동국대학교 대나무숲' 운영자도 같은 달 "미투 제보는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서만 받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근거 없는 제보가 난무하는 상황에서 제보자의 신원을 최소한이라도 확인하겠다는 목적이다.익명 SNS 게시판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대학생들 역시 익명성의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수원대 4학년 김도연(24)씨는 "익명 SNS 게시판이 처음에는 평소 할 수 없었던 말을 하는 순수한 면이 강했다"며 "미투 운동 이후에는 폭로 분위기로 바뀌었고, 지금은 일부 사람이 악의적으로 다른 사람을 공격하려는 의도로 사용한다는 느낌이 강하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익명성의 악용을 막기 위해서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성동규 교수는 "기본적으로 제보에 대한 팩트 체크가 되지 않으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관리자 자의적으로 판단해 글을 게재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며 "가장 먼저 사실 관계 확인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만들어져야 하고, 명예훼손과 사생활 보호 부분에 대한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천대 신문방송학과 유우현 교수는 "익명 SNS 게시판의 경우 자기 신분이 노출되지 않으니 과격한 표현이나 확인되지 않은 정보로 여론을 호도하는 분위기가 일어날 수 있다"며 "우선 관리자들이 잘못된 방식으로 표출된 글을 걸러낼 수 있도록 기준이 마련돼야 하고 교육을 통해 누리꾼들의 인식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공승배·김태양 기자 ksb@kyeongin.com 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

2018-05-10 공승배·김태양

[이슈&스토리]공시책에 파묻힌 '청춘을 깨우다'

'안정된 직장, 최고의 축복' 사회적 인식융기원 '남과 다른 길' 나서는 이들 독려서울대 교수등 '1대1 융합기술 창업 지도'기발한 아이디어 앞세워 320명 새 일자리'지적재산권' 출원도 166건, 눈부신 성과안정된 직장을 얻는 게, 최고의 축복인 시대. 공무원 시험에 열을 올리는 공시생들이 20대 청춘의 다수라는 말도 있지만, 이들과 남다른 길을 가려는 청년들도 있다. "세계적인 기업가들도, 시작은 창업이었다"는 믿음을 통해 취업보다 창업에 나선, 대학생 스타트업이 그 주인공이다. 경기도는 대학생 창업의 메카다. 남경필 도지사는 "경기도가 확실히 밀어주겠다"며 대학생들의 도전을 장려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차세대융합기술원(이하 융기원)이 있다. 융기원 청년창업지원센터는 도내에서 가장 많은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며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16년과 2017년 사이 90여 개 팀이 이곳에서 창업을 시도해, 85개팀이 창업에 성공했고 320명에 달하는 일자리 창출도 만들어냈다. 이 때문에 오는 7일까지 예정된 '2018년도 청년창업 집중육성을 위한 예비창업자' 모집에 신청문의가 쇄도하며, 대학생들의 창업 열기를 끌어 올리고 있다.#기발한 아이디어, 독특한 창업=(주)에코로커스는 초음파 위치추적 기술개발로 창업해 드론 및 게임시장 등 미래 폭넓은 활용분야로 기대되는 기업이다. 융기원 창업지원을 통해 창업에 성공한 (주)에코로커스의 안광석 대표는 "융기원 창업지원 프로그램은 여러 가지 장점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예비창업자에게 가장 중요한 제품개발비용과 공간을 아낌없이 지원하고 투자유치 연계를 위한 지원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초기 창업자에 많은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이다"라며 "창업선배와 교수님을 비롯해 다양한 전문가의 멘토링을 통해 사업진행중 힘든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었다. 창업을 꿈꾸는 예비창업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가장 우수한 성적으로 창업지원에 선발돼 인큐베이팅을 거쳐 창업에 성공했다. 이들이 발한 초음파 유도기술을 활용한 드론 이착륙 솔루션을 개발한 팀이다. 초음파 위치추적 기술을 활용, 기존 GPS가 가진 오차를 극복하고 조종사 개입이 필요한 이·착륙 단계를 완벽히 대체했다. 기존 음파 활용 기술은 향후 물류를 비롯해 인명·재난구조 등 미래 드론과 관련된 응용분야 게임시장 등으로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당뇨환자를 위한 SNS 기반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닥터다이어리(Dr. Diary, 대표 송제윤)도 융기원 바이오융합연구소의 1대1 창업지도를 통해 의료부문의 전문성을 키워 성공한 사례다. 닥터다이어리는 당뇨 전문 애플리케이션, 커머스를 이용한 헬스케어 플랫폼기업이다.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당뇨환자용 서비스로 당뇨환자들 사이에서 관련 앱다운로드 1위를 할 정도로 인기가 높은 앱이다. 또 관련업계에 빠른 속도의 입소문으로 당뇨관리앱의 끝판왕을 달리고 있다. 기술력과 전문성을 인정받은 닥터다이어리는 올해 '프라이머'와 헬스케어 전문 액셀러레이터 'DHP'로부터 2건의 시드머니 투자유치에 성공한 상태다.#청년창업 메카된, 차세대융합기술원=대학생 및 젊은 창업자들의 당당한 도전과 성공의 뒷 배경에는 융기원이 있다. 융기원은 도내 기관들 중 가장 많은 청년 일자리와 청년창업기업을 배출해 냈다. 지난 2015년 'NEXT 경기도 일자리창출 대토론회'에서 경기도 지원사업인 '경기도 대학생 융합기술 창업지원사업'의 운영기관으로 선정됐다. 이에 지난 2016년 5월, 융기원내 창업지원센터를 오픈하고 사업을 본격 운영해 왔다. 수원 광교테크노밸리 융기원 건물 2층에 위치해 있는 창업지원센터는 자유로움이 흐르는 공간이다. 융기원 스타트업 창업 지원이 다른 수많은 기관들의 지원보다 돋보이는 이유는 이곳만의 창업지도 프로그램 등에 있다. 연구원 및 서울대 교수 등이 참여하는 1대1 융합기술 창업지도는 이곳만의 대박 프로그램이다. 세계적인 석박사들이 직접 창업아이템 선정부터 제품화까지 꼼꼼히 챙기며 멘토역할을 하고 있다. 연구자 창업지원제도도 눈여겨 볼만 하다. 창업에 성공한 (주)엔트리움 정세영 대표 등 선배들이 멘토로 나서서 지도하고 관악에 소재한 서울대학교 공대 아이디어 창의공간인 '아이디어팩토리'에서 기술창업교육과 교류 등이 세심하게 이뤄졌다. 융기원과 서울대를 넘나드는 우수한 창업인프라와 차별적 지원공세가 도내 가장 많은 청년일자리 창출을 이끌어 내고 있는 셈이다. 그 결과 총 매출액은 20억여원, 지적재산권 출원은 166건으로 대부분의 창업팀이 융합기술 기반 스타트업에 성공했다. 또 이중 6개 기업은 네이버, 프라이머 등 총 23억 원 이상의 투자유치에 성공한 실적까지 거뒀다. → 그래픽 참조#올해도 예비창업가 모집. 신청 문의 쇄도=융기원은 올해도 경기도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오는 7일까지 '2018년도 청년창업 집중육성을 위한 예비창업가'를 모집하고 있는 가운데 신청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융기원은 특히 올해부터는 스프링캠프, DHP(Digital Healthcare Partners)등 지난 기수 실제 투자로 연결됐던 민간VC(벤처캐피탈)와 네트워킹을 강화해 투자유치까지 연결되는 체계적인 지원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이를 통해 해외진출로 확대하는 등 글로벌 스타트업으로 육성한다는 목표다. 지원대상은 도내 창업을 희망하는 예비창업자 또는 사업개시일로부터 3년이 지나지 않은 도 소재의 초기 창업자이다. 또 도내 대학 대학(원)생 혹은 경기도에 거주하는 대학(원)생이 자격조건이다. 지원 분야는 4차 산업혁명 대응 차세대 융합기술 분야(지능형 헬스케어, 미래형 도시설계, 차세대 교통시스템), 그 외 기술기반 창업 등이다.선정된 팀에는 창업공간을 제공하고 제품 연구개발, 홍보마케팅, 지식재산권 출원 등에 필요한 창업지원금을 최대 3천만원까지 지원한다. 또 서울대 교수진의 1대1창업지도, 수준·단계를 고려한 전문가의 '맞춤형 멘토링', 사업화 진단을 통한 로드맵 작성 등 창업성공에 필요한 각종 멘토링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신청방법은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홈페이지(aict.snu.ac.kr)를 참고하면 된다. 정택동 융기원 원장은 "창업 초기단계에 있는 대학생들의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경기도의 지원정책과 융기원의 연구 인프라를 만나면서 눈에 띄게 빠르게 성장하고 좋은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며 "기술창업과 일자리창출은 융합과학기술을 모체로 생태계가 조성돼야 새로운 비즈니스와 창업의 기회가 있다고 보고 있으며 앞으로도 대학생 창업가를 발굴하고 우수창업기업으로의 성장도약 단계까지 체계적인 지원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김태성·김성주기자 mrkim@kyeongin.com

2018-05-03 김태성·김성주

[이슈&스토리]"창업대회 우수상, 우리 회사 시작점"

건강한 마요네즈 '더플랜잇' 양재식 대표"시설·자본부터 전문가 상담까지 큰도움""스타트업에 없는 자본과 전문성, 연구설비까지 차세대융합기술원에서 모두 찾았습니다."두유와 약콩으로 만든 건강한 마요네즈를 개발해 주목을 받는 스타트업 '더플랜잇'의 양재식 대표는 "융기원의 대학생창업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것이 우리 회사의 시작점"이라고 말했다. 양 대표는 서울대학교 농생명과학대 박사과정을 밟던 지난 2016년 자신의 전공을 살려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식품사업에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내겠다'는 각오로 스타트업을 시작했다. 그는 "마요네즈는 완제품이자 원료이기도 하고 시장성을 갖춘 제품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콩을 이용한 마요네즈 개발을 시작했지만 마케팅과 디자인, 경영 등 기업이 갖춰야 할 여러 부문의 전문성이나 경험이 없어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때 융기원의 경기도대학생융합기술창업대회에서 수상하면서 활로를 찾았다. 연구에서부터 시제품 제작까지 필요한 대부분의 비용을 지원받았고 사무실과 공동연구시설을 사용하면서 사업의 토대를 탄탄히 다질 수 있었다. 당시 제작한 시제품으로 서울대 창업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비더로켓 론칭데이 대상까지 수상해 현재는 기업 등에서 자금 투자부터 인프라 투자까지 받고 있다.양 대표는 "식품 부문은 유통과 생산에 대한 인프라뿐 아니라 연구개발 등에 자금이 필요해 스타트업이 성장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서도 "융기원 안에서 시설, 자본과 같은 유형의 지원과 제품 분석에서부터 개발 등 필요한 부문의 전문가, 멘토를 만나 상담을 받을 수 있다는 무형의 지원을 동시에 받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다양한 식물성제품을 개발해 지구의 환경과 인류의 건강을 생각하는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태성·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스타트업 '더플랜잇'의 양재식(오른쪽) 대표는 "융기원의 대학생창업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것이 우리 회사의 시작점"이라고 말했다. /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

2018-05-03 김태성·김성주

[이슈&스토리]역대 남북정상회담 다시보기

오늘 27일, 남북정상회담이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개최된다. 그야말로 역사적인 사건이다. 온 나라가 정상회담 분위기에 푹 빠져 있다. 그동안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이 있었다. 그때마다 온갖 이야기들이 풍성하게 쏟아져 나왔다. 그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본다.■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 = 6·15 남북공동선언은 '자주적 통일'이 핵심이다. 통일의 방법으로 남한은 '연합제'를, 북한은 '낮은 단계의 연방제'를 제안했다. 연합제는 남과 북이 각각 독립 국가로서 단계적으로 협력 기구를 제도화하는 것이 골자다. 다만 국방·외교권은 남북이 각자 가지는 '1민족 2국가 2체제 2정부'를 표방했다. 북한의 연방제는 지역 정부에 국방과 외교권을 부여하는 것이다. 북한의 연방제는 '1민족 2체제 2정부'를 표방하는 점에서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두 정상은 흡수·적화 통일을 사실상 포기하고 인도적 차원의 교류를 확대하기로 한다는 점에서 의견을 모았다.■ 2007년 10·4 남북정상선언 = 10·4 남북정상선언은 기본적으로 6·15 남북공동선언을 적극 구현해 나가고, 어떤 전쟁도 반대하며 불가침 의무를 확고히 준수하는 데 있다. 또한 남과 북은 종전선언을 위한 3~4자 정상회담 개최로 불필요한 긴장을 종식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밖에 해주지역과 주변 해역을 포괄하는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를 설치, 공동어로구역·평화수역 설정, 경제특구 건설, 민간선박의 해주 직항로 통과, 한강하구 공동이용 등에 두 정상이 합의했다. 또한 개성공업지구 1단계 조기 완공 및 2단계 개발 착수, 문산~봉동 간 철도화물수송 시작, 개성~신의주 철도와 개성~평양 고속도로 공동 이용, 백두산~서울 직항로 개설 등 비교적 구체적인 합의도 이끌어냈다.출발 전 아침식사 얘기 등 시시콜콜한 농담도 보도'통일문제 우리 민족끼리 해결' 6·15 남북공동선언교류·협력 합의도… 작별인사 세 차례나 포옹 눈길#김대중 대통령-김정일 국방위원장(평양)2000년 6월 13일 오전 10시25분께 평양 순안공항. 김대중 대통령이 탑승한 특별기가 도착하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도부와 함께 공항에 등장했다. '꽃술'을 흔들던 평양시민들의 '만세' 소리가 공항에 울려 퍼졌다. 특별기에서 내린 김 대통령이 잠시 서서 승강기 아래 카펫 중앙에 선 김 국방위원장과 눈인사를 나누자 김 국방위원장은 박수로 화답했다. 김 대통령이 내려오자 김 국방위원장은 서너 걸음 앞으로 나왔다. 두 정상은 손을 맞잡고 곧 환하게 웃었다. "반갑습니다." 분단의 한(恨)을 넘어 통일의 첫 불씨를 품은 남북 정상의 역사적인 '첫' 만남이었다.경인일보는 2000년 6월 14~16일자에서 두 정상의 시시콜콜한 농담까지 세세하게 보도했다. 국내 언론과 외신의 예상과 달리 회담 대부분이 그대로 공개됐다. 가히 파격적이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첫날 오전 11시 45분께 백화원 영빈관에서 김 대통령에게 "오늘 아침 비행장에 나가기 전에 TV를 봤습니다. 공항을 떠나시는 것을 보고 비행장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아침에 (김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계란 반숙을 절반만 드시고 떠나셨다고 하던데, 구경 오시는데 아침 식사를 적게 하셨나요"라고 물으니 김 대통령이 "평양에 오면 식사를 잘할 줄 알고 그랬습니다"며 웃기도 했다.김 국방위원장은 "자랑을 앞세우지 않고 섭섭지 않게 해드리겠습니다. 남쪽에서는 광고만 하면 잘 되는지 모르지만 우리는 실리만 추구하면 됩니다"라며 남한을 바라보는 시각을 가감 없이 전달하기도 했다.두 정상은 첫날 바로 열린 1차 회담에서 '핫라인' 설치 의견에 접근하는 한편 경제협력, 이산가족 상봉, 통일을 위한 구체적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날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발언을 놓고 외신은 "이제 통일에 근접하는 것이 아니냐"며 크게 주목했다. 하루 뒤인 14일 열린 2차 회담에서는 ▲남북 간 화해 및 통일 ▲긴장 완화와 평화정착 ▲이산가족 상봉 ▲경제·사회·문화 등 4개 부문에서 교류·협력하기로 합의를 했다. 다음날 두 정상은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 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했다'로 시작하는 6·15 남북공동선언을 하고 2박 3일의 역사적 회담을 마무리했다. 당시 경인일보 1면 사진 기사를 보면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헤어지기 전 세 차례나 포옹을 하며 아쉬운 작별인사를 했다. '남·북 대결시대는 끝났다'는 기사의 제목처럼 6·25전쟁 이후 한반도에 처음으로 평화 분위기가 조성된 것 자체가 큰 결실로 평가됐다.포괄적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10·4 남북정상선언안상수 시장 "가장 큰 혜택 누릴 것" 후속조치 발표11년 흐른 오늘, 北 최고지도자 처음 남한 땅 밟아#노무현 대통령-김정일 국방위원장(평양)이로부터 7년 후에야 남북 정상은 다시 손을 맞잡았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10월 2~4일)은 무엇보다도 인천이 대북 교류의 전진 기지로 세계적 주목을 받게 된 시초가 됐다. 해주 지역과 주변 해역을 포함하는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 공동어로 조성, 평화수역 설정이라는 합의 사안 모두 인천 앞바다가 중심이었기 때문이다.2007년 10월 2일 낮 12시 정각, 평양 4·25문화회관 광장. 광장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도착하기 5분 전부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나와 기다렸다. 노 대통령은 천천히 차에서 내린 후 시민들의 열렬한 '만세' 환호를 받으며 김 국방위원장을 향해 걸어갔다. 얼굴을 마주 본 두 정상은 손을 꼭 맞잡았다. 이튿날 노무현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다시 만나 "전날 아주 성대히 맞아주셔서 감사합니다. 특히 위원장께서 직접 나오셨었죠"라며 감사를 표하니 김 국방위원장은 "환자도 아닌데"라며 특유의 유머 감각을 다시 발휘하기도 했다. 3일 두 정상은 오전·오후 두 차례에 걸쳐 정상회담을 열고, '포괄적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10·4 남북정상선언에 합의했다. 4일 두 정상은 선언문을 통해 ▲종전선언을 위한 3자 혹은 4자 정상회담 추진 ▲남북 정상 수시회동 ▲서해평화협력지대 설치 ▲공동어로구역 조성·북방한계선(NLL) 평화구역 설정 등을 약속했다. 가장 주목받은 도시는 인천이었다. 경인일보 2007년 10월 5일자 1면 '인천, 정상회담 가장 큰 혜택'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면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10·4 선언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남북 정상회담 성과의 가장 큰 혜택은 인천이 누릴 것"이라며 공동 어로에서 잡은 수산물로 인천을 물류·가공 기지로 해 상품화하고 개성~강화를 연결하는 구상을 발표했다.그로부터 11년이 흐른 이번 4·27 정상회담은 처음으로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대한민국의 땅을 밟는다는 점에서 이전 두 회담과 큰 차이를 보인다. 이제 오늘, 남쪽의 대통령과 국민들이 북녘에서 온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먼저 손을 내밀고 따뜻하게 반겨줄 차례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 사진/통일부 제공/아이클릭아트2000.6.13-2007.10.2 /통일부 제공2000.6.13-2007.10.2 /통일부 제공경인일보 2000년 6월17일자 '경인일보 김은환 기자입네까' 제하의 기사.2000.6.13-2007.10.2 /통일부 제공

2018-04-26 윤설아

[이슈&스토리]달라지는 대학입시제도… 각 학년도 주요 변화&논란

■ 2020학년도 선발주요대학 수시에서 '수능 최저기준 폐지' 잇따라"수험생 부담덜기" "내신 공정성 담보못해" 논란■ 2021학년도 선발개정교육과정 따라 고1부터 '통합사회·과학' 적용관련 수능출제 1년 유예돼 '학업 집중도 하락' 지적■ 2022학년도 선발학종 축소 교내 수상경력 기재 못하고 내용도 줄어"사교육 개입 최소화" "도농지역 형평성 무시" 맞서대학입시제도가 또 바뀐다. 교육부는 지난 11일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을 내놨고, 국가교육회의에서 공론화를 거쳐 오는 8월 확정될 예정이다. 크게는 1997학년도에 도입된 수시모집 제도가 25년 만에 없어지고 정시와 통합 선발된다. 학생부종합전형(학종)과 수능전형 간 비율이 조정돼 수능의 비중은 높아질 전망이다. 세부적으로 고려할 논의는 그야말로 어마어마하다. 이때문에 '교육은 백년대계'라는 말이 무색하게, 하루가 멀다 하고 달라지는 교육 정책으로 대입을 앞둔 학생과 학부모는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특히 2022학년도에 대입을 치를 현 중3은 물론 재수하게 될 경우 당사자가 될 현 고1, 당장 입시를 코앞에 둔 예비 고3(현 고2) 등 이들이 준비하는 2020학년도부터 매년 대입 제도에 변화가 예상된다. 각 학년도 대입의 주요 변화와 논란, 알맞은 대입 방안 등을 모색해본다.#수시, 수능 최저기준 폐지 논란오는 2019학년도 대입 선발에서 주요 대학 15곳이 수시 모집인원 3만1천709명 중 42.7%에 해당하는 1만3천539명을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해 선발할 예정이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이화여대, 홍익대 등은 수시 영역 중 학종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한다. 반면 2020학년도 대입선발에서는 수시에서 수능 최저기준을 폐지하겠다는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일 '2020학년도 입학전형 시행 계획(안)'을 발표한 연세대를 비롯해 수도권 주요 대학이 수시에서 최저학력기준을 폐지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한 것. 수능과 학종 중 하나를 선택해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 수험생의 부담을 덜기 위한다는 것이 이유다. 수시와 같은 정성 평가에서 정량적 평가로 꼽히는 수능 최저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여론 또한 한몫을 하고 있다. 실제로 서울대의 경우, 지역균형선발전형에 국어·수학(가/나)·영어 사회탐구/과학탐구(2과목 모두) 중 3개 영역 2등급의 수능 최저기준을 맞춰야 한다. 학종을 준비하는 대부분 학생은 교과 영역보다 비교과 영역 활동에 충실해 왔기 때문에 최저기준을 맞춰야 한다는 데에 부담감이 따른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하지만 수능 최저기준 폐지에 따른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교과전형은 특성상 정량적 평가인 내신이 합격선의 기준이 되는데, 내신만으로는 수험생을 온전하게 평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각 학교 내에서 실시되는 중간·기말고사 점수인 내신의 경우, 비교 대상과 해당 학교의 문제 난이도에 따라 학생마다 평가받는 기준이 달라진다. 수능 최저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면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문제점이 나온다.#융합형 인재 양성을 위한 2015 개정 교육과정'융합형 교육과정'이라 불리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을 놓고 '통합사회'와 '통합과학' 수능 출제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현 고1 학생부터 배우는 통합사회·과학은 기존의 사회/지리/윤리 교과와 물리/화학/생명과학/지구과학의 내용을 통합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교육부가 '2021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에서 통합교과의 수능 출제에 대한 결정을 1년 유예하면서 현 고1은 융합형 수능을 치르지 않게 됐지만, 2022학년도 수능에서는 통합형 교과로 치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교육부 측은 "모든 학생이 인문·사회·과학기술에 대한 기초 소양을 함양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창의·융합형 인재를 기른다는 교육과정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통합사회·통합과학을 수능에 출제해야 한다"고 밝혔다.하지만 8종에 달하는 통합사회·과학 검정교과서의 내용이 각각 달라, 수험생의 부담 또한 늘어날 전망이다. 또 융합형 교과목이라는 특성상 객관식 대신 주관식으로 시험이 치러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 융합형 시험을 치르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2021학년도 대입에서 실패한 재수생 등 N수생의 부담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입시 전문가는 통합교과에 대한 수능 출제를 놓고 "현 고1부터 적용되는 새 교육과정이 수능에 반영되지 않는다면 학생의 학업 집중도 또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학생부 기재사항 축소, '학종축소·정시확대'?2022학년도 대입에서는 학종과 수능전형 간의 적정비율을 조정하는 논의가 이뤄질 예정으로, '학종축소/정시확대'가 유력하다. 교육부가 개편안 발표와 동시에 학생부 기재 방안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학생부 기재요령이 줄어든다는 이유에서다. → 표 참조이번 개선안에 따르면 더이상 교내 수상경력과 자율동아리, 소논문(R&E) 활동내용을 학생부에 기재할 수 없게 된다. 기재할 수 있는 양도 줄어든다. '자율/동아리/봉사/진로활동'에 대해 기록할 수 있는 창의적체험활동상황 특기사항 글자수는 현행 3천자에서 1천700자로 분량이 줄어들고,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의 기재분량도 현행 1천자에서 500자로 축소된다. 봉사활동 사항은 아예 입력할 수 없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부에 대한 사교육 개입 여지를 최소화해 '금수저 전형'이라는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학생과 학부모들은 "학종의 평가요소 축소가 학종 취지를 무색하게 해 결국 학종을 위축할 것"이라는 주장이다.경기도 내 도농복합지역에 위치한 고등학교에서는 벌써부터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정량평가의 폐해를 줄이고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고교교육을 정상화한다는 목적으로 시작된 학종을 축소하는 것은 형평성을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는 주장이다. 수능 확대로 인해 학교 수업도 수능 중심으로 이뤄지면, 공교육 교실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양주시에 거주하는 고1 학부모 조모(50·여)씨는 "학종의 평가요소를 줄이겠다는 것은 곧 학종을 축소하겠다는 방침 아니겠냐"며 "교육 환경이 취약한 곳에 거주하는 학생들은 학종이 축소되면 대도시로 나가서 사교육에 의지해야 한다"고 토로했다.이 같은 논란 속에서 학생부 신뢰도 제고방안은 여론조사와 국민 모니터링단 의견조사 등 '국민참여 정책숙려제'를 거쳐 6월까지 최종안이 정해질 계획이다. 확정된 안은 오는 8월 대입개편안과 함께 공개된다. 이후 법령 개정 절차를 거쳐 내년부터 전국 초·중·고 1학년을 대상으로 적용될 방침이다. /박연신기자 julie@kyeongin.com 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아이클릭아트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2022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을 발표한 뒤 질문받고 있다. /연합뉴스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2022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을 발표한 뒤 질문받고 있다. /연합뉴스

2018-04-19 박연신

[이슈&스토리]3만7천명 동문중 고인이 된 137명 발자취 담은 '인천고 인물사' 발간

기업가·학자·독립투사등 연대별 수록친일·월북한 졸업생도 가감없이 다뤄27회 동문들 창씨개명·학병 거부 순국작가 함세덕·야구 대부 김선웅 큰 업적학계·종교계등 사회곳곳 수많은 인맥123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인천고등학교가 '인천고 인물사'를 펴냈다. 3만7천명이나 되는 졸업생 가운데 한국 근현대사의 주역 아닌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마는 인천고 총동창회는 당대에 큰 발자취를 남긴 동문 137명을 압축했다. 인천고 출신의 소설가 이원규를 비롯해 8명의 시인, 학자, 교수, 언론인으로 구성된 편찬위원회는 1년 동안 먼지 쌓인 옛 학적부와 신문기사, 국가기록원의 원문을 들춰보고, 유족들을 만나 인터뷰했다. 1895년 관립외국어학교 인천지교에서 출발한 인천고는 관립인천일어학교, 관립인천실업학교, 인천공립상업학교를 거쳐 1951년 지금의 인천고등학교 이름을 쓰기 시작했다. 책은 기업가와 문화·체육·언론인, 학자·교수, 정치·행정가, 독립투사 등 각계에서 이름을 알린 졸업생을 연대별로 소개했다. 친일 행적이 있거나 공산주의자로서 월북한 인물들도 더러 있으나 미화나 찬양, 배척 없이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담아냈다는 게 편찬위 측의 설명이다. 여기 실린 137명은 이제는 고인이 된 졸업생들이다.# 독립운동의 산실 인천고남구 주안동 지금의 인천고등학교 교정에는 인상 제27회 동문의 추모비가 있다. '인상'은 인천고 전신인 인천공립상업학교의초반 일제의 창씨개명, 학병소집을 거부했다가 감옥에 갇혀 모진 옥고 끝에 순국한 인상 27회 동문들의 정신을 기리기 위한 추모비다.정구택(1921~2011)을 비롯한 안학순, 홍사성, 추중호 등 인상 27회 4명은 1학년이던 1936년 비밀 결사 '오륜조'를 결성해 항일 애국 활동을 벌였다. 오륜조를 중심으로 조선인 학생들이 여럿 뭉쳤다. 당시 우리나라 학생들은 일본인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피해를 당하고는 했지만, 학교 측은 이를 눈감았다. 이런 차별에 분노한 정구택 등은 창씨개명에 반대하기로 결의했고, 학교 측은 이들에게 졸업장을 주지 않았다. 1941년 졸업한 이들은 각자 직업을 갖거나 대학에 진학해 뿔뿔이 흩어졌지만 태평양 전쟁으로 총동원령이 내려지자 다시 모였다. 하지만 1942년 7월 일본 메이지대학에 재학 중인 비밀조직 멤버 송재필이 학병거부 운동을 전개하자는 편지를 다른 학생들에게 보냈다가 일제에 발각했다. 이 일로 일제의 대대적인 조사가 이뤄졌고, 편지의 출처가 알려지면서 정구택이 제일 먼저 구속됐다. 이후 안학순, 홍사성 등 24명이 차례로 구속됐다. 이들은 옥에서 심한 고문을 당해 숨지거나 해방된 후에도 후유증으로 얼마 살지 못하고 생을 마감했다. 1987년 1월 30일 생존한 인상 27회 동기생들은 앞서 간 동기생의 넋을 기리고 후배들에게 독립운동 정신을 알리기 위해 교정에 추모비를 세웠다. 비문 뒤에는 정구택 등 24명의 투옥자 명단이 새겨져 있다. 정부는 인상 27회 비밀결사 사건 주역 10명을 독립유공자로 지정하고 훈장·포장을 수여했다. 이밖에 고종의 다섯째 아들인 의친왕 이강(1877~1955)의 상해 임시정부 망명작전을 주도했던 이을규(1984~1972·인상1회)·이정규(1987~1984·인상2회) 형제도 인고가 낳은 대표적인 독립운동가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딴 손기정의 가슴에 있는 일장기를 지운 주역 동아일보 사진부장 신낙균(1899~1955·인상6회)도 있다.# 인천을 사랑한 문화·예술인과 체육인인천고 출신 중에는 문화·체육계에 큰 업적을 남긴 인물이 많다. 함세덕(1915~1950·인상 20회)은 '해연'을 비롯해 '무의도기행', '황해' 등 작품으로 유명한 극작가다. 1936년 처녀작 '산허구리'를 발표한 이후 걸출한 작품을 다수 내놓았지만 1941년 대표적인 친일극단 '현대극장' 창립회원으로 참여하는 등 친일행적을 남겼다. 해방 후에는 좌익 진영 '조선연극동맹'에 가입해 문화투쟁을 전개하고 월북했다.'그리운 금강산'으로 유명한 한상억(1915~1992·인상21회)은 인천의 문화·예술계에 헌신한 강화 출신 시인이다. 그는 해방 이후 시인 김차영과 동인회 '시와 산문'을 만들어 작품활동에 매진했고, 1951년 한국문인협회 인천지부 위원장, 문총 인천지부 위원장(1961년), 한국예총 경기지부장(1963년) 등을 역임하며 문화계를 이끌었다. 생전에 발표한 시집 '평행선의 대결'(1961년)과 '창변사유'(1976년), 유고집 '그리운금강산'(1993)년에는 '인천찬가' 시리즈 등 그의 인천사랑이 듬뿍 담긴 시가 수록됐다. 분단시대 인천을 속 깊이 전달한 소설가 한남규(1937~1993·인고 55회)도 인천고 출신이다. 주요 작품으로 '바닷가 소년'이 있다.인천 야구의 대부 김선웅(1919~1978·인상 24회)은 당시 인천상업학교의 야구 전성기를 이끈 인물이다. 1936년 전조선중등야구대회 우승의 주역이었고, 여기서 따낸 일본 고시엔(甲子圓) 대회 출전권을 얻어 한국 대표로 참가했다. 일제 말기 중단된 야구부를 1946년 재창단해 무보수 감독을 맡았고, 1950년대 제2의 전성기를 가져왔다. 이밖에 선동열과 류중일 등 한국 야구의 기둥을 키워낸 고려대 야구 감독 최남수(1947~1993·인천고 65회), 1960~70년대 한국의 연식정구를 이끈 함관수(1935~2014·인천고 56회), 일제강점기 1937년 조선 복싱 챔피언에 오른 뒤 5년 뒤 중국으로 진출해 그곳까지 평정한 박순철(1917~1978·인상22회) 등이 있다.# 각계에 뻗어 나간 인천고의 인맥인천 지역 사회 곳곳에 포진해 있는 인천고 출신은 위인들은 일일이 거론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서울대 총장을 지낸 한국 경제학계의 큰 별 신태환(1912~1993·인상19회) 박사, 노동법의 권위자였던 금동신(1934~2009·인천고52회) 단국대 전 부총장, 서울대 교수로서 한국 질병 예방을 위한 미생물 연구에 일생을 바친 최성배(1935~2003·인천고53회) 박사가 학계에서 인천의 이름을 알린 인물이다. 한국인로는 처음으로 미국 FDA 승인 신약을 개발해 한국 생명과학의 새 장을 연 홍창용(1958~2003·인천고 76회) 박사도 있다. 인천의 대표 기업 영진공사의 창업주이자 인천시의회 의장을 지낸 이기상(1936~2016·인천고55회), 신민당 부총재를 지낸 법조인이자 정치인 이택돈(1935~2012·인천고52회), 인천 정치계의 거목 5선 국회의원 한영수(1934~2009·인천고54회)도 인천고 출신이다. 한편 북한 사법상을 지낸 이승엽(1905~1954·인상10회), 제주 4·3항쟁을 지휘하고 처형된 이두옥(1911~1950·인상17회) 등 좌익 공산주의자도 '인천고 인물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6·10 만세운동을 주도했지만 결국 친일파로 변절한 차재정(1902~1963·인상6회), 인천에서 큰 정미소를 운영해 조선 3대 재력가 반열에 올랐던 친일파 김태훈(1898~?·인상3회) 등도 인천고 출신이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아이클릭아트

2018-04-12 김민재

[이슈&스토리]2020년 물동량 '69만7천TEU'… 글로벌 물류기지 급성장 기대

평택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오는 2020년까지 69만7천TEU로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2015년 56만6천TEU에서 5년 새 4.3% 늘어난 물동량으로, 전국 항만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한중, 한베 FTA 체결 등으로 중국과 수도권에 인접한 평택항은 지정학적으로 가장 유리한 수혜 지역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평택항만공사는 앞으로 물동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베트남과 태국 등 현재 교역국의 항차 횟수를 늘리고 인도, 인도네시아 등 인접 국가에 대한 신규 항로 추가 개설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평택항 컨테이너 정기선은 12개 항로, 카페리 노선은 5개 항로(롄원강, 웨이하이, 르자오, 옌타이, 릉청)다.또 전국 31개 무역항 가운데 가장 많은 자동차를 수출·입하는 자동차 대표 항만인 평택항의 강점을 살려 자동차 전시장 등 SHOWROOM 비즈니스를 통한 자동차 클러스터 관련 시설 도입도 검토 중이다.국제 여객 편의시설을 구축하고 현재 2개의 여객 부두도 2020년까지 6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 경우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국제여객부두 여객 수요가 2020년 79만7천명으로 7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소비와 생산의 중심인 수도권, 중부권의 집약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배후 도시 개발과 연계한 기업 유치와 인근 산업단지 활성화로 배후 단지 인프라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조윤영기자 jyy@kyeongin.com

2018-04-05 조윤영

[이슈&스토리]경기도 유일 무역항, 사통팔달 교통망 앞세워 '최저 물류비 경쟁력'

경기도 유일의 무역항인 평택항은 사통팔달 교통의 요지로 내륙 교통망의 '관문 항(港)'이다.서울, 경기, 인천, 충청, 대전 등에 밀집해 있는 인구는 3천21만여명. 전체 인구의 60%에 달한다. 포승국가산업단지 등 수도권과 중부권에만 435개의 산업단지가 집중돼 있다. 국내 총생산(GDP)의 61%(911조 원)가량을 생산하는 경제의 중심에 평택항이 있는 것이다.평택항을 통한 교통망도 10여개에 달한다. 고속도로 5개(경부, 서해안, 평택-화성, 평택-수원, 평택-충주), 국도 8개(1, 34, 38, 39, 43, 45, 77, 82), 철도 5개(경부, KTX, 수서-평택, 서해안, 포승-평택) 등이 평택항으로 연결돼 있다.이 때문에 물류 시장에서 소비와 생산의 중심에 있는 평택항은 절대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다.전국화물자동차운송사업연합회는 평택항에서 출발한 40 FT 컨테이너 1대가 왕복 시 서울 36만4천원, 수원 31만7천원, 천안 30만6천원, 청주 40만8천원, 대전 51만원 등의 운임이 들 것으로 추산했다. → 표 참조 서울을 제외한 나머지 수원, 천안, 청주, 대전 지역까지 인천항보다 더 저렴하고 더 빠르게 화물을 운송할 수 있는 셈이다. 화물 입항비 역시 컨테이너 기준 1TEU당 평택항 2천741원, 인천항 4천200원, 부산항 4천429원 등 순으로 최저 물류비를 기록하고 있다.이에 따라 평택항은 삼성, LG, 현대, 기아차 등 국내 대기업의 수출 기점 항만이자 중국 연안산업 벨트, 베트남 및 동남아시아, 일본을 연결하는 동북아시아의 전진 기지로 성장할 전망이다. /김종호·조윤영기자 jyy@kyeongin.com

2018-04-05 김종호·조윤영

[이슈&스토리]'진격의 평택항'

베트남·태국 등 신규 항로 개설 '동남아 교역 거점 항구'로 급부상동남아로 뱃머리 돌리자 물동량 첫 60만TEU 진입… 대중국 의존도 ↓평택항이 베트남과 태국 등 동남아 신규 항로를 개설하면서 동남아 교역의 거점 항구로 성장하고 있다. 교역국 다각화로 90%대까지 치솟았던 대중국 의존도도 낮아지고 있다. 베트남은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하는 신 남방정책의 핵심 국가로, 교역량은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5일 경기평택항만공사에 따르면 평택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지난 2016년 처음으로 62만3천TEU(TEU·twenty footer equivalent unit, 20피트(6.096m) 길이의 컨테이너 크기를 부르는 단위)를 돌파했다. 2011년 53만TEU, 2012년 51만7천TEU, 2013년 51만9천TEU, 2014년 54만6천TEU, 2015년 56만6천TEU 등 50만TEU대에 머무르다가 60만TEU대에 처음 진입했다. → 표1 참조평택항 컨테이너 물동량이 60만TEU대를 넘어선 데는 베트남과 태국 등 동남아 신규 항로 개설이 주효했다. 2016년 4월(평택-부산-홍콩-베트남 하이퐁-중국 셔코우-인천-평택)과 8월(평택-광양-부산-베트남 호찌민-태국 람차방-태국 방콕-태국 람차방-베트남 호찌민-인천-평택) 등 동남아 신규 항로 개설 효과로 물류 시장에도 지각 변동이 일기 시작했다. 베트남과 태국 신규 항로가 개설된 첫해인 2016년 당시 중국 컨테이너 물동량은 56만9천TEU로 전체 물동량(62만3천TEU)의 91.4%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해 중국 점유율은 87.6%로, 1년 만에 80%대로 추락했다. 중국 물동량(56만3천TEU)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등의 영향으로 전년보다 소폭 줄었지만, 필리핀(4.9%), 베트남(3.5%), 태국(0.9%)의 비중이 커졌기 때문이다. → 표2 참조실제 태국은 2016년 1천TEU에서 지난해 5천TEU로 1년 새 4배 넘게 치솟았다. 같은 기간 필리핀(1만7천TEU→3만1천TEU)과 베트남(1만5천TEU→2만2천TEU)도 각각 84%, 49%의 성장세를 보였다.태국과 베트남 교역량 급증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현지 생산 공장 확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생산 공장이 평택시 고덕면과 진위면에 들어서면서 집약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이에 따라 태국과 베트남발 전기기기, VTR·TV, 자동차 부품 등이 대거 들어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과 베트남 현지 공장에서 생산한 기계제품을 한국으로 역수입하는 것이다. 반대로 베트남과 태국 현지 공장 건설에 필요한 건축 자재, 철 스크랩, 설비류 등이 수출되고 있다.또 국내에서 유통되는 필리핀산 바나나의 65%가량이 평택항을 거쳐 전국으로 판매 중이다. 필리핀은 바나나, 파인애플 등 대표적인 과일 교역국으로, 세계적인 청과물 회사인 스미후루사와 Dole(돌)사가 평택 포승국가산업단지에 들어서 교역량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김종호·조윤영기자 jyy@kyeongin.com평택항이 베트남과 태국 등 동남아 신규 항로를 개설하면서 동남아 교역의 거점 항구로 성장하고 있다. 사진은 평택항 자동차 부두 전경. /경인일보DB평택항 수출 컨테이너 작업. /경인일보DB평택항 동부두 수출 야적장에서 줄지어 대기 중인 수출 차량. /경인일보DB

2018-04-05 김종호·조윤영

[이슈&스토리]영종~청라 연결 '제3연륙교' 통행료 예상 쟁점

건설 확정 됐지만 기존 민자도로 통행량 감소로 인한 손실금 인천시 부담 결정분양가에 건설비 포함 청라·영종 "무료화" 요구 속 관리비 수준 1천원도 검토관광객 유치 이유 전면 무료 목소리도… 세금으로 통행료 대신 납부해야할 판인천 청라국제도시와 영종도를 잇는 '제3연륙교' 건설사업이 지난해 11월 사실상 확정됐다.인천시가 제3연륙교 건설·개통에 따른 기존 민자도로(인천대교·공항고속도로) 손실보전금을 부담하겠다고 약속하면서 국토교통부와의 갈등이 해소된 것이다.인천대교와 공항고속도로 실시협약에는 이른바 '경쟁 방지 조항'이 있다. 이 때문에 제3연륙교 신설로 이들 민자도로의 통행량이 감소하면, 그 손실을 보전해줘야 한다.그동안 인천시는 '공동 부담'을 국토부에 요구했고, 국토부는 인천시에서 손실보전금 전액을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국토부가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으면서 제3연륙교 건설 여부에 대한 결정이 지연됐었다. 제3연륙교 건설 시기와 손실보전금 부담 주체를 둘러싼 논란이 10여 년 만에 해결됐지만, 앞으로 통행료에 관한 갈등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통행료 책정 과정에서 예상되는 쟁점을 살펴봤다.# 청라·영종 주민 통행료 있다? 없다?인천시의회는 지난해 12월 '제3연륙교 건설사업 손실보전금 부담 동의안'을 원안 가결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동의안에서 "제3연륙교가 기존 민자도로 교통량에 영향을 미칠 경우 금전적 보상은 원인자 부담 원칙에 따라 인천시가 부담하는 조건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추정 교통량으로 산정한 손실보전금 규모와 청라·영종 주민 통행료를 '1천 원' 또는 '0원'으로 책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표 참조청라·영종 주민들은 제3연륙교를 무료로 이용하거나 관리 비용 수준의 통행료만 낼 가능성이 크다. 이들이 낸 아파트값에는 제3연륙교 건설비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청라·영종 개발사업 시행자인 LH는 아파트 조성원가에 제3연륙교 건설비를 반영해 5천억 원의 건설비를 확보해 놓은 상태다. 인천경제청 김진용 청장도 지난해 12월 시의회 산업경제위원회에서 "LH가 아파트 분양 당시 조성원가에 제3연륙교 건설비를 포함했기 때문에 청라·영종 주민 통행료 감액 부분은 어쩔 수 없다"고 했다.당연히 '무료화'를 요구하는 주민이 많다. 인천경제청은 당초 제3연륙교를 무료도로로 계획했다가 민자도로 '경쟁 방지 조항'이 문제가 되자 최소한의 통행료를 징수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청라·영종 주민들로부터 통행료를 받지 않으면, 손실보전금으로 써야 할 통행료 수입이 줄어든다는 점에서다. 인천경제청 한 관계자는 "청라·영종 주민들이 제3연륙교 건설비를 부담했기 때문에 통행료 감면이 필요한 건 사실"이라며 "무료·유료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 유료라고 해도 관리비 수준만 내게 될 것"이라고 했다.인천경제청이 기존 민자도로 운영자에게 손실보전금을 줘야 하는 기간은 제3연륙교가 개통하는 2025년부터 공항고속도로는 2030년, 인천대교는 2039년까지다. 인천경제청이 청라·영종 주민을 대상으로 통행료를 받기로 해도, 인천시의 손실보전금 부담이 줄어들거나 없어지는 일정 기간 이후엔 무료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제3연륙교 통행료 체계는 개통 시점인 2025년에 임박해 확정될 예정이다.# "제3연륙교 완전 무료화 필요"인천 영종도에선 제3연륙교를 무료도로로 운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이 나온다. 영종도 주민들은 공항고속도로와 인천대교 등 유료도로를 이용해야 육지로 나올 수 있다. 주민들이 경제적 부담 없이 영종도와 인천 시내를 오갈 수 있게 하려면 무료도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라·영종 주민들의 정주 여건 개선뿐만 아니라 관광객 유치 등 영종도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도, 제3연륙교가 무료로 운영돼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청라·영종 주민은 물론 외부인에게도 통행료를 받지 말자는 얘기다.문제는 제3연륙료를 무료로 운영할 경우 기존 민자도로 운영자에게 줄 손실보전금을 어떻게 마련하느냐다. 인천시와 인천경제청은 제3연륙교 통행료 수익을 손실보전금으로 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제3연륙교를 무료로 하면, 기존 공항고속도로 이용자들이 제3연륙교로 통행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인천시에서 부담해야 할 손실보전금이 늘어날 수 있다. 무료도로 운영으로 인해 통행료 수익이 없다면, 인천시 예산에서 제3연륙교 관리 비용과 기존 민자도로 손실보전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 이 경우, 인천시가 시민 세금으로 인천~영종 구간 도로 이용자들의 통행료를 대신 납부해 주는 격으로 볼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또 다른 과제는?국토부는 기존 민자도로 손실보전안을 '신규시설(제3연륙교) 개통 직전년도 교통량 대비 70% 이하로 교통량이 현저히 감소하는 경우'로 유권해석했다. 실시협약에 명시된 손실보전 기준인 '통행량의 현저한 감소'와 관련해, '현저한 감소'를 '직전년도 교통량 대비 70% 이하'로 본 것이다. 기존 민자도로 운영자 입장에선, 어느 정도 손실을 볼 수밖에 없어 다툼이 예상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민자도로 운영자와 (손실보전 기준에 대해) 협의를 벌이고 있다"며 "(합의가 어려울 경우) 중재 절차 또는 소송을 통해 결정될 수도 있다"고 했다. 국토부와 민자도로 운영자 간 협의는 손실보전금 규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인천시는 제3연륙교 통행 요금으로 손실보전금의 상당액을 마련할 계획인데, 통행료 수익금을 도로 관리·유지가 아닌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지도 따져봐야 할 문제다.인천시가 기존 민자도로 운영자에게 손실보전금을 주려면 통행료 수익 외의 재원도 필요하다. 통행료 수익만으로 손실보전금을 모두 마련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인천시는 LH 등 관계 기관과 손실보전금 분담에 관한 협의를 진행 중으로, 협의가 잘 이뤄지지 않으면 다른 곳에서 부족한 비용을 충당할 수밖에 없다. /목동훈기자 mok@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유정복 인천시장이 2017년 11월 24일 오후 시청 공감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3연륙교' 건설사업 추진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제3연륙교는 인천시 서구 원창동에서 영종도 중산동까지 4.66㎞ 길이에 왕복 6차로의 교량으로 총사업비는 5천억원이다. 시는 2020년 착공, 2024년 준공에 이어 2025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인일보 DB

2018-03-29 목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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