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스토리]사진으로 되돌아보는 18일간의 여정

많은 사람들의 버킷리스트에 올라가는 단어 '히말라야'.하지만 쉽게 갈 수 없는 곳 '히말라야'. 지난달 14일 한국 청소년 15명이 많은 사람들이 갈망하는 히말라야로 떠났다. 경인일보 창간 73주년을 기념해 진행된 2018 경인일보 히말라야 청소년탐험대가 도전한 곳은 히말라야 3대 트레킹코스로 알려져 있는 랑탕국립공원.대원들은 랑탕국립공원의 여러 트레킹 코스 중 가장 어렵다고 평가받는 헬람부 코스, 아름다운 계곡으로 알려져 있는 랑탕마을 가는 코스에 도전했다. 또 랑탕마을을 지나 해발 4천773m인 캉진리 정상에 도전하기로 했다.고산을 아직 경험해 보지 못한 한국의 평범한 청소년들의 18일간의 도전은 이렇게 시작됐다. 대원들은 때로는 고산병으로, 때로는 체력적인 문제로, 때로는 음식과 현지 문화로 인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어서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입을 모은다.지난달 24일 네팔 랑탕국립공원 일대에는 폭설이 내렸다. 건기인 네팔에서 1월에 폭설이 내리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하지만 대원들은 폭설을 뚫고 트레킹을 강행했다.탐험대는 트레킹에만 시간을 쏟지 않았다. 한국과 네팔 청소년간의 교류를 위해 지난달 27일과 28일에는 다딩시에 위치한 사회복시시설 'C.F.O 네팔'을 방문해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10여일간 진행한 트레킹은 대원들에게 쉽지 않은 일정이었다.한국과 네팔 청소년간의 우애를 다지기 위해 진행한 축구경기에서는 서로 세골씩을 나눠 가졌다.트레킹을 시작하기 전 장비에 대한 교육을 받았고, 매일 트레킹을 시작하기 전 준비운동을 하며 부상을 당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했다.2018 경인일보 히말라야 청소년탐험대를 환영이라도 하듯 트레킹 일정은 하루만 빼고 맑았다. 낮에는 히말라야 산맥을 바라보며 걸었고, 저녁에는 하늘에 촘촘히 박혀 있는 별들이 대원들을 반겨줬다. /김종화기자 jhkim@kyeongin.com

2018-02-01 김종화

[이슈&스토리]히말라야를 다녀와서

■성정연 대원이번 히말라야 여행은 좋은 사람들과 함께해서 즐거운 시간이었다. 팀원들끼리 우정을 쌓을 수 있어서 좋았다. 힘들었지만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또 도전하고 싶다. ■유승윤 대원너무나 힘든 일정이었지만 돌이켜보면 내가 이 힘든 일정을 완주할 수 있었던 건 함께했던 대원들과 이정현 대장을 비롯한 스태프분들의 도움 때문인거 같다. 모두가 너무 고맙다.■정지완 대원참으면서 하루하루를 보내며 힘들지만 재미 있고 신나는 산행을 할 수 있었던거 같다. 처음으로 히말라야 설산 모습을 보고, 랑탕계곡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주형민 대원가고 싶었지만 갈 용기가 나지 않아 가지 못했던 그곳을 용기내어 다녀왔다. 힘든 트레킹 일정이었지만 처음보는 대원들과 함께 추위를 극복하고 도우며 하나가 됐다.■채종민 대원너무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올라갔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가면 된다는 것을 배웠다.대원들 모두 다치지 않고 일정을 마무리해서 기쁘다.■현유림 대원힘들때도 많았지만 주변 대원들이 파이팅을 불어 넣어 줬고 나 스스로에게 계속 할 수 있다고 각성 시켰다. 지금까지 여행 중 가장 힘들었지만 가장 의미있는 여행이었던 것 같다.■현채원 대원 히말라야에 와 보니 멋진 추억이 하나 더 생긴것 같다. 내 자신을 더 잘 알게 됐고 내가 잘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 경험이었다. 행복했고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다.

2018-02-01 김종화

[이슈&스토리]경비원과 공존 결정한 인천 가좌동 진주2단지 아파트

경비원들, 임금 오르는 만큼 관리비 부담 커지는 것 알고 '한숨'"14명 모두 재계약은 어렵겠지…" 감원대상 알 수 없어 속앓이입주자대표회, 7명 감원 '통합경비시스템 제도개선' 안건 올려"성실하게 일하시는 분들 왜 떠나보내나" 주민 과반 반대 투표성민경 반장 "사람 냄새 나는 곳에서 근무할 수 있어 행복하다""반장님, 잘됐네요. 주민들이 (경비원) 감원안에 반대했어요."인천 서구 가좌동 진주2단지 아파트 경비원 성민경(72)씨는 지난해 10월 24일 주민 투표 결과를 아파트 관리소장에게 처음 전해 들은 순간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절반 이상이 '경비원 감원'에 반대했다. 믿기 힘든 일이었다. 진주2단지 경비 B팀반장인 성민경 씨는 주민투표 이튿날 아침 팀원들에게 그 사실을 알렸다. 모두 마음속 불안과 걱정이 사라지는 순간이었다.진주2단지 아파트는 정부가 "경비원과 입주민이 상생하는 모범 사례"로 꼽은 곳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5일 방문해 주민과 경비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전국에 홍보했다. '동행'과 '공존'의 가치를 선택한 아파트. 단지에 찾아가 경비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주민들을 만났다. 무엇보다 경비원들은 성실했다. 그런 경비원을 주민들은 신뢰하고 있었다.# "주민이 우리를 많이 생각해주니 다행이고 고마웠다."1984년 지어진 진주2단지 아파트는 올해로 34년이 된 아파트다. "오래됐다"기보다 "단정하다"는 느낌이었다. 지난 19일 하루 동안 아파트 단지에 머물며 사람들을 만났다. 검은색 계통의 경비복에 모자를 쓴 경비원들과 자주 마주쳤다. 입주민에게 온 택배 물품을 대신 받아주고, 빗자루를 들고 나와 경비 초소 주변을 쓸고, 분리수거장을 정리하는 모습은 이 아파트의 일상적 풍경인 듯했다. 7개 동 644세대가 사는 이 아파트를 지키는 경비원은 총 14명. 이들은 하루에 7명씩 2개 팀으로 나뉘어 주민들의 안전을 지키고 있다. 오전 5시30분 출근해 다음 날 아침까지 일하는 경비원은 이 아파트의 빠질 수 없는 존재와 같았다.2016년 4월 진주아파트와 인연을 맺고 올해로 주민들과 함께 생활한 지 3년째가 된 성민경 씨는 7명으로 구성된 경비원 B팀을 대표하는 반장이다. 아파트 경비원들은 통상적으로 1년에 한 번씩 재계약을 하기 때문에 성씨는 진주아파트 경비원 생활을 하는 동안 두 번의 재계약을 했다. 성씨는 그중 작년에 있었던 재계약 과정을 잊지 못한다. 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날이었다.지난해 각 정당 대선 후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최저임금 1만원 시대' 공약을 내걸었다. 기대도 없었다. 공약이 지켜지지 않을 것으로 봤다.대선 이후 8월 2018년 최저임금이 시급 7천530원으로 결정됐다. 계산해보니 한 달 평균 30만원을 더 받을 수 있었다. 좋을 줄 알았지만, 기대는 걱정과 한숨으로 바뀌었다. 경비원 임금이 오르는 만큼 아파트 주민들의 관리비 부담이 커지게 된다는 것을 알고부터였다. 아파트에서 14명의 경비원을 모두 재계약할 수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 누가 감원 대상이 될까. 답답한 마음을 동료에게 표현하지 못하고 숨겼다. 그게 서로에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배려였다. 성씨는 경비반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함께 근무하는 6명의 형편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경비원 감원 문제가 결정되지 않았지만, 성씨는 만약의 상황에 대비하려고 했다. 형편이 좋지 않은 동료가 감원대상이 되지 않도록 입주자대표회와 관리소장에게 부탁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이어 10월 아파트 주민들은 경비비 절감 문제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입주자대표회는 기존 14명의 경비원을 7명으로 줄이는 '통합경비시스템 제도개선안'을 안건으로 올렸다. 예상했던 일이었다. 주민들에게 재계약을 요구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는 것을 모두 알고 있어 큰 동요도 없었다.성씨가 마지막으로 희망을 걸었던 것은 주민투표였다. 주민투표 결과 통합경비시스템 제도개선안은 부결됐다. 관리비 부담을 안고 14명의 경비원 모두와 함께 가겠다고 결정한 진주아파트 주민들이 고마웠다. "주민이 우리를 많이 생각해 주는구나", "다행이고 고맙다. 우리를 위해 부담을 안고 가는구나"라고 생각하니 주민들에게 미안했다. 재계약의 기쁨과 경비원 모두를 수용하기로 한 주민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뒤섞여 있을 무렵, 정부에서 자영업자 등 최저임금 상승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을 지원하는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사업'을 시행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지원사업을 통해 아파트 주민들은 경비원 1명당 한 달 13만원을 보전할 수 있게 됐다. 주민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정부의 지원사업은 성씨와 경비원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가볍게 해줬다. 진주아파트가 자신의 마지막 일터라고 생각하고 있는 성민경 반장은 "사람냄새가 나는 곳에서 근무할 수 있어 행복하다"며 "언제까지 진주아파트에서 근무할지 모르겠지만, 마지막까지 주민들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항상 바쁘게 움직이는 경비 아저씨들, 감축하면 안 된다."진주2단지아파트 주민들의 '경비원 전원 고용유지' 결정은 경비원들의 성실함과 주민들의 배려가 만들어 낸 결과물이었다. 진주아파트에서 '경비원 축소조정'이 논의됐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5년 10월에도 최저임금 인상문제로 경비원을 14명에서 7명으로 축소하는 안에 대한 주민투표가 있었다. 당시 주민투표를 앞두고 2016년 최저임금은 시간당 6천30원(전년도 대비 8.1% 상승)으로 결정됐다. 주민투표에 참여한 세대 중 255세대가 찬성(39.6%), 269세대가 반대(41.7%)했다. 경비원 축소에 찬성하는 주민이 과반수를 넘지 못했다. 경비원 축소조정안은 부결됐다. 지난해 주민투표는 최근 10년간 최대치의 최저임금 인상률(16.4%)이 결정된 후 진행됐다. 2년 전 주민투표 당시보다 임금상승률이 2배나 높아 이번에는 경비원 축소안이 통과되지 않겠냐는 의견이 내부에서 많이 나왔다. 하지만 주민투표 결과 과반수(58.2%) 주민들이 축소 조정안을 반대했다. 2년 전보다 최저임금 상승률이 높은 상황에서 진행된 주민투표였는데, 경비원 감원을 반대하는 목소리는 이전보다 더욱 커지는 현상이었다. 왜 그랬을까.진주아파트에서 6년째 사는 전옥경(52·여)씨는 "항상 바쁘게 움직이는 아저씨들이 있기 때문에 아파트가 관리되고 방범효과도 크다"며 "경비원을 감축하게 되면 그동안 정든 아저씨들 중 누군가 떠나야 한다는 건데 그분들이 어디로 가겠는가"라며 경비원 축소에 반대한 이유를 설명했다.김찬무(73) 입주자대표회장은 "매년 최저임금이 오를 때마다 경비원 감축을 고민하는데 이번에는 '최저임금이 너무 많이 올라 경비원 감축안에 주민들이 동의하지 않겠나'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며 "하지만 결과를 보니 주민과 경비원 사이 유대관계가 굉장히 끈끈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성민경 경비반장이 빗자루를 들고 경비 초소 주변을 쓸고 경비초소에서 주민과 웃으며 대화를 하는 모습은 이 아파트에서 일상적으로 볼 수 있는 풍경이다.성민경 반장은 "사람냄새가 나는 곳에서 근무할 수 있어 행복하다"며 "마지막까지 주민들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소회를 밝혔다.성민경 진주2단지 경비반장(사진 왼쪽)과 김찬무 입주자대표회장이 인사를 하며 악수 하고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2018-01-25 김태양

[이슈&스토리]투자인가, 투기인가 '가상화폐' 논란

급등락 최고 20배 뛰어… 20·30대 위주 참여이미 가격 뛴 11월이후 투자자들 대거 몰린듯"기성세대 부동산처럼 관심 향후 가치 있을 것"당국 가상계좌 거래 금지·거래소 폐쇄 검토…고강도 규제 방침 발표되자 비트코인 등 급락상승세 반전 가능성 여전 韓銀 관련 연구 시작지난해 말부터 급격하게 번진 '가상화폐(암호화폐)' 열풍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못하고 있다. 가상화폐 시장에 돈이 무더기로 몰리면서 가상화폐 가치가 치솟아 올랐고, 정부는 이 같은 현상을 '투기'로 해석하고 급기야 가상화폐 거래를 규제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하지만 투자자들과 관련 업계가 정부의 규제를 '과도한 개입'이라고 반발하고 나서면서 가상화폐 논란에 불이 붙었다. 지난 11일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까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강경하게 대응 방침을 밝히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가상화폐 규제에 반대하는 청원이 빗발치기도 했다. 이후 국무조정실이 지난 15일 "법무부 장관이 언급한 거래소 폐쇄방안은 지난달 28일 특별 대책에서 법무부가 제시한 투기억제 대책 가운데 하나"라며 거래소 폐쇄는 확정된 방침이 아니라는 정부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지만 가상화폐 반대 청원은 20만명을 넘어섰고 청와대는 공식 답변을 해야 하는 상황에까지 몰렸다.# 급등하는 가상화폐에 투자자들 몰려가상화폐에 엄청난 관심이 몰린 것은 지난해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가치가 최고 20배 이상 치솟은데 따른 것이다.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지난해 1월 18일 1비트코인 가격은 103만7천원 선이었지만 11월 26일에는 1천만원선을 돌파했고, 12월 8일에는 2천만원을 넘어섰다. 지난 1월 7일에는 한때 2천500만 원까지 넘어서 1년 전과 무려 20배가 넘는 가치 상승을 보였다. 이처럼 가상화폐 가치가 급격하게 뛰면서 투자자들은 너도나도 가상화폐 투자에 뛰어들었다. 연령별로는 20·30대의 젊은 층이 가상화폐 투자에 가장 많이 뛰어들었고, 가상화폐 가격이 급등했던 지난달 이후 투자자들이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이 거래소 이용자 4천1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가상화폐 투자는 20·30대의 참여율이 절반을 넘어섰다. 20대와 30대가 각각 27%의 참여율을 나타냈고, 40대는 20%, 50대는 12% 순이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계층 사다리'가 붕괴돼 희망을 잃은 젊은이들이 '인생 역전'을 노리고 무리한 투자에 나섰다고 비판이 일기도 했다.가상화폐 투자가 이미 가격이 뛴 이후인 지난달 이후에 무더기로 몰렸다는 분석도 나왔다. 와이즈앱이 최근 11주간 전국 2만 3천여 명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 표본조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거래·시세조회·게시판 등 관련 상위 10개 앱의 주간 순 사용자 추정치는 조사 1주차(10월 30일∼11월 5일)에는 14만명에 불과했지만 11주차(1월 8일∼14일)에는 196만명에 이르렀다. 11월 이후 가상화폐 관련 앱 사용자가 급증했다는 것으로, 이 기간에 가상화폐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몰렸음을 의미한다. 가상화폐에 투자한 김모(29·여) 씨는 "주변에서 가상화폐를 통해 수백만원의 돈을 벌었다는 얘기를 듣고 솔깃해져 소액이지만 투자하게 됐다"며 "기성세대가 부동산에 관심이 많은 것처럼 젊은 층은 가상화폐에 관심이 많다. 가상화폐가 앞으로 더 발전한다면 투자한 만큼의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 가상화폐는 '투기' 정부가 나서다정부는 잇단 대책에도 가상화폐 광풍이 꺾이지 않자 '초강수'를 던졌다.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카드다. 현재까지 정부가 내놓은 특별대책은 ▲가상화폐 거래 실명제 ▲가상화폐 관련 범죄 집중단속과 엄정처벌 ▲가상화폐 온라인 광고 등의 규제 강화로 요약된다.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의견을 포함한 모든 가능한 수단을 열어 놓겠다는 것이다. 앞서 정부는 가상통화 가격이 큰 폭으로 변동해 큰 손실을 볼 수 있고 투자 사기 등에 따른 피해 가능성에도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해 왔다.하지만 상당수의 가상 통화 국내 시세가 해외보다 지나치게 높게 형성되자 '묻지마식 투기'를 더는 내버려둘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정부는 당장 이번 달부터 가상계좌를 통한 가상화폐 거래를 금지하기로 했다. 본인 확인이 어려운 기존 방식의 가상 계좌 활용을 금지한 것으로, 앞으로는 본인 확인이 된 거래자의 은행 계좌와 가상통화 거래소의 동일은행 계좌 간에만 입출금을 제한한다. 금융당국도 ▲미성년자·저소득자 등과 거액의 빈번한 거래 ▲고액의 현금 입금 후 가상화폐 거래소 이체 ▲다수의 개인으로부터 자금을 받아 가상화폐 거래소 이체 등을 '의심거래' 유형으로 정하고 의심거래가 보고되면 집중적으로 분석해 국세청 등에 자료를 제공한다. 수사당국 역시 '2018년 가상통화 관련 범죄 집중단속 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시세조종 등 불법행위 시 구속 수사하고 법정최고형을 구형한다는 원칙이다.# 여전히 흔들리는 가상화폐 앞으로 어떻게 될까정부가 고강도의 가상화폐 규제를 발표한 뒤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세를 나타냈다.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원에 따르면 지난 17일 비트코인 가격은 한 때 1천151만원까지 떨어졌다. 6일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인 2천661만 6천 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이다.이날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가상 화폐 거래소 폐쇄도 살아있는 옵션"이라며 "부처 간 진지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고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밝혔고, 중국 당국이 채굴업자 규제와 가상화폐 플랫폼 관련 사업을 모두 막겠다는 의중을 내비친 탓이다.가상화폐 가격이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은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매입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손해를 감수하고 파는 손절매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한 직장인 투자자는 "여윳돈으로 하던 투자라 버텨보려고 했는데 다들 던지는 분위기라 투자금을 뺐다"며 "가상화폐에 대한 기대가 컸는데 아쉽다"고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시장에서는 '더 기다려 보겠다'는 투자자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기대 때문에 가상화폐 가격은 급락 이후 일부 가격을 회복하기도 했다. 기대감이 남아있고 팔자는 물량이 많이 나오지 않고 있어 가상화폐 가치가 다시 상승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직접 나서 가상화폐 연구에 대한 논의에 들어간 것이 눈길을 모은다. 이미 코닥과 같은 거대 기업과 영국·중국 등이 가상화폐 발행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응이 늦을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9일 '가상통화 및 CBDC 공동연구 태스크포스' 첫 회의를 개최했다. 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형태의 법정화폐를 뜻한다. 한은은 가상통화가 지급결제시스템 및 금융시스템 전반에 미치는 영향 등 중앙은행 차원에서의 관심사항을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국제기구와 일부 중앙은행을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 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 발행 관련 이슈에 대한 연구도 진행하겠다고 했다. /이원근·조윤영 기자 lwg33@kyeongin.com 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아이클릭아트서울 중구의 한 가상화폐 거래소 시세표. /연합뉴스서울 최대 규모의 지하상가인 강남고속버스터미널 지하상가에서 HTS코인 직원과 상인이 비트코인 결제 시범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가상화폐 비트코인 투자 열풍이 급속히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일반 상점에서도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를 받는 곳이 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용산구의 한 레스토랑. /연합뉴스

2018-01-18 이원근·조윤영

[이슈&스토리]새해 지역 법조계 '서울고법 원외재판부 유치' 뜨거운 화두

규모 적은 대구·광주·대전 '고법' 있고 인천 없어2심 받으려 해마다 2천건 이상 '서울 서초동 원정'옹진·강화 섬 시민들 최소 하룻밤 묵어야해 불편시간·비용 사회적 손실 커 기록이관 분실 위험도고법, 인력·예산등 번거로움 '원외재판부' 현실적정치권·시민단체 설치 목소리 불구 '제자리걸음'"재판받을 권리위해 형사부등 5개 꼭 필요" 지적인구 300만명 돌파로 대한민국 제3의 도시가 된 인천. 최근에는 인천의 경제 규모가 부산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제2의 도시로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외형적으로도 팽창하고 있는 인천이 사법 행정은 아직 제자리걸음이다. 인천보다 규모가 적은 대구, 광주, 대전에도 있는 고등법원이 인천에는 없다. 인천지역 시민사회 단체와 법조계는 서울고법의 일부 재판부라도 인천지법 내에 설치해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2018년 인천 지역 법조계의 화두로 '서울고법 원외재판부 유치'가 오르고 있다.'삼세판'. 흔히 가위바위보나 내기놀이를 할 때 자주 쓰이는 말이지만 재판에도 '삼세판'이 있다. 우리나라에 근대 사법체계가 도입된 이후 모든 소송 당사자는 1심(지방법원), 2심(고등법원), 3심(대법원)까지 3번의 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다. 하지만 인천 시민들은 인천지법에서 1심 재판을 받고 나서 2심 재판을 받으려면 서울고법이 있는 서울 서초동으로 가야 한다. 인천에는 고등법원이 없기 때문. 대법원 사법연감을 보면 인천지법의 2016년 전체 사건은 부천지원을 포함해 137만6천건으로 같은 서울고법 관할 지방법원 9개 중 수원(276만8천건), 서울중앙(192만7천건) 다음으로 많다. 관할 인구는 인천시 전역과 부천시, 김포시를 합쳐 415만7천명에 달한다. 지방법원 1심에 불복한 모든 항소심 사건이 서울고법으로 보내지는 것은 아니다. 1명의 법관이 1심 재판을 진행하는 이른바 '단독 사건'의 경우에는 같은 지방법원 항소 합의부가 2심 재판을 맡는다. 서울고법으로 가는 1심 사건은 1명의 부장판사와 2명의 배석 판사 등 총 3명의 법관이 심리하는 '합의부 사건'의 경우에만 해당한다.최근 10년간(2007~2016년) 인천지법의 1년 평균 형사합의부 사건은 1천632건이다. 여기에 평균 항소율 61.7%를 적용하면 매년 1천여 건의 형사 항소심이 서울고법에서 처리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민사와 행정, 가사 사건 항소심까지 더하면 매년 2천건 이상의 소송 당사자들이 항소심 재판을 위해 서울과 인천을 오가는 것으로 추산된다. 소송당사자는 형사사건의 피고인, 민사·행정의 원고, 피고이지만 증인, 변호사, 방청자 등 관련자를 모두 더하면 그 숫자는 소송 건수의 최소 2~3배에 달한다. 이들이 재판을 받기 위해 서울과 인천을 오가는 비용과 시간은 큰 사회적 손실이다. 특히 옹진군과 강화군 섬 지역에 사는 시민들은 소송을 위해 최소 하룻밤을 육지에서 묵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인천에 고등법원이 설치되는 것이 가장 좋은 일이지만 많은 인력과 예산이 필요하고, 법원조직법을 개정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또 수도권이라는 지리적 요인 탓에 쉽게 동의를 얻지는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인천에서는 2015년부터 서울고법 원외재판부 유치 바람이 불고 있다. 원외재판부는 쉽게 얘기하면 고등법원의 소재지 이외 지역에 항소심 재판부를 별도로 설치해 그곳에서 고법 관할 사건을 담당하도록 하는 제도다. 현재 서울고법 산하에서는 춘천지법, 부산고법은 창원지법, 광주고법은 제주·전주지법, 대전고법은 청주지법에 각각 원외재판부가 설치돼 있다.인천지방변호사회는 2015년 원외재판부유치위원회를 구성하고 법원행정처와 지역 정치권에 원외재판부 유치 필요성을 알리고 있다. 여기에 지역 20여개 시민사회단체도 힘을 보태 10만 명 서명운동을 벌이기도 했고, 당시 유정복 인천시장이 직접 법원행정처장을 만나 서명서를 전달했다. 원외재판부 설치는 인천지법에서 가정법원, 등기국이 분리된 2016년 현실화되는 듯했으나 아직 구체적인 진행이 없는 상황이다. 당시 법조계에서는 가정법원으로 이동한 가사부와 소년부 법정과 사무공간을 활용하면 공간 및 비용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기대했다.원외재판부가 설치되면 사법 접근성 향상으로 인한 이득이 숫자로는 환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막대하다. 우선 소송 당사자들의 시간·비용이 절감된다. 적어도 서울에 가야 하는 거리 문제 때문에 항소를 포기하는 사태는 없어진다는 얘기다. 법원 내부적으로도 항소기록을 인천에서 서울로 넘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건비, 배송비용이 크게 절감될 뿐 아니라 분실·파손 등 보안 위험도 사라진다. 확정된 재판의 기록 보존도 원칙적으로 1심 지방법원 또는 검찰이 해야 하는데 이런 기록 이관의 불편도 덜어진다. 이밖에 형사사건에서 구속된 피고인이 항소할 경우 인천구치소에서 다른 구치소로 이감해야 할 필요가 없어진다. 특히 인천에 근무하는 법관들이 재판을 진행하기 때문에 재판부에 의한 현장검증이 용이해지고 지역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판결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물론 원외 재판부 설치 위해서 선결돼야 하는 과제는 있다. 구속된 피고인을 항소심까지 수용할 수 있는 구치소 시설의 확충과 인천지법 내 한정된 법정과 사무공간 문제 해결 등이다. 인천변호사회는 형사부 2개, 민사부 2개, 특별(행정)부 1개 등 5개의 원외재판부 설치를 요구하고 있지만 최소한 형사, 민사 1개씩이라도 우선 설치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원외재판부 유치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천변호사회 소속 배영철 변호사는 "서울, 부산에 이은 전국 3대 도시에 고등법원도 없고 원외재판부조차 없다면 인천시민들의 상실감이 클 것이다"며 "시민들의 재판받을 권리를 위해서 원외재판부 설치는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 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인천지법 전경(왼쪽). 유정복 인천시장·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원외재판부 설치 청원'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인천지방변호사회 제공

2018-01-11 김민재

[이슈&스토리]광역철 스크린도어 설치, 어디까지 왔나

139개 역중 66개 역은 설치 안했거나 작동안해5년간 96명 사망·70명 부상 안전사고 쏠림현상교통약자·음주후 부주의 폭넓게 손배책임 인정공사작업 '현실적 고충' 작년 100% 완료 못지켜미설치역 선로당 안전요원 2명뿐 실효성 논란내달까지 모든역 가동… 현실적 보완대책 필요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지만 현장에서 바뀐 것은 거의 없는 상태다. 광역철도를 이용하는 국민들의 '안전'은 당초 계획보다 늦어지는 스크린도어 설치로 또 한 번 유예됐다. 지난 2015년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시설공단(공단)은 국민의 안전을 위해 2017년까지 총 139개 역에 이르는 모든 광역철도역에 승강장안전문(스크린도어)을 설치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8월 스크린도어 미설치 역에서 투신사고가 잇따르고, 기한 내 스크린도어 설치는 무리라는 지적이 제기되자 국토부는 2017년내 '100%' 설치 완료를 공약했다. 하지만, 2018년 1월 현재 139개 역 중 66개 역은 스크린도어가 설치되지 않았거나, 설치됐지만 작동되지 않고 있다. 이때문에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든다는 문재인 정부의 약속이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 투신사고 몰리는 스크린도어 미설치 역지난해 8월31일 안산선(4호선) 중앙역에서 A(22·여)씨가 선로에 스스로 뛰어들어 오이도 방면으로 향하던 전동차에 치여 숨졌다. 같은 달 2일 비슷한 투신사고로 50대 남성이 사망한 지 불과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4개월 후인 12월에는 80대 남성이 선로에 뛰어들어 진입하던 전동차에 치여 숨졌다. 한 해 같은 역에서 3번의 투신사고가 벌어진 것이다. 당시 중앙역에는 스크린도어가 설치되지 않았다. 스크린도어 미설치 역인 초지·수리산역(안산선)에도 각각 2건과 1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등 2017년에만 총 6건의 광역철도역 투신사고가 잇따랐다. ┃표 참조4일 자유한국당 박완수 국회의원이 국토부와 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2012~2016년)간 투신·추락 등 승강장 안전사고로 인해 사망한 사람은 총 96명이다. 부상자 70명까지 포함하면 사상자는 모두 166명에 이른다. 지난해는 8월 기준 8명이 사망하고 6명이 다쳤다.문제는 스크린도어 미설치 역이 이미 투신사고 빈발지역으로 낙인됐다는 것. 이로 인해 미설치 역이 주소지 근처가 아니더라도, 투신을 하기 위해 미설치 역을 찾는 경우도 발생했다. 실제 지난해 8월 중앙역에서 투신한 A씨의 주소지는 안산시가 아닌 서울시였다.경기도자살예방센터 관계자는 "장소와 시간 등은 매우 민감한 부분이다. 비슷한 장소에서 연속된 투신사고가 잇따르는 건 넓게는 '베르테르효과'로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통약자 보호 못하는 정부지난 5년(2012~2016)동안 '지하철 추락 사상사고' 현황을 보면 총 25건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 중 3명이 사망하고, 22명이 중·경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눈에 띄는 것은 사망하거나 다친 25명 중 10명이 시각장애인이거나 (전동)휠체어를 타는 교통약자였다. '시각장애인 추락'이 2건, 휠체어 조작 미숙으로 인한 사고가 8건이다. 나머지는 술을 마셨거나, 주변을 제대로 살피지 않은 부주의로 인한 사고였다. 결국 스크린도어 설치 없이는 보호가 필요한 장애인 등 교통약자들의 안전은 담보할 수 없는 셈이다.일각에서는 스크린도어가 설치되지 않아 사고가 발생한 것이 아닌, 이러한 사고가 개인의 부주의로 일어난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지난 2012년 1급 시각장애인인 B씨가 선로로 추락해 한국철도공사에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대해 법원은 "스크린도어 미설치 등 장애인에 대한 안전조치 보호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에 책임이 있다고 보아 손해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또 같은 해 교통약자가 아닌, 음주 후 부주의로 인한 추락사고에 대해서도 법원은 "추락사고를 가장 잘 예방할 수 있는 스크린도어가 설치되지 않고, 예방을 위한 노력을 제대로 기울이지 않았다"며 철도공사 측에 일부 손해배상을 하라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스크린도어 미설치에 대한 안전책임을 폭넓게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스크린도어 설치 안하나, 못하나각종 투신·추락사고를 예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광역철도역 스크린도어 설치는 계속 늦어지고 있다.사실 국토부와 공단의 '2017년' 설치완료는 무리한 계획이었다. 사고가 잇따르자 부랴부랴 당초 설치계획을 6년이나 앞당긴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토부와 공단이 두 차례에 걸친 공언에도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비판은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설치공사를 담당하고 있는 공단 측은 공사의 어려움을 토로한다. 실제 설치작업은 협소한 공간에서 벌어지다 보니, 많은 노동자를 투입한다고 해서 일의 효율이 늘어나는 것도 아니고, 하루 작업은 열차 운행이 모두 종료된 새벽 시간 3~4시간 정도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스크린도어 가동에 필요한 '비상전원 공급장치' 납품업체가 갑자기 부도가 나는 악재도 겹쳤다. 이로 인해 53개 역은 스크린도어 설치를 완료하고도, 운영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단 관계자는 "군포역 등 53개역은 비상전원 공급장치 등이 설치되면 즉시 시운전을 시행하여 2월까지 정상가동하고, 승강장 구조보강공사 등이 추진 중인 13개역은 2월부터 순차적으로 정상가동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예된 안전 지킬 방안은광역철도 모든 역에 대한 스크린도어 설치완료와 가동은 다음 달 말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 남은 건 계획보다 늦어진 스크린도어 미설치 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투신·추락사고를 '어떻게' 예방할 것인가에 대한 현실적인 대책이다.국토부와 공단은 지난해 1월부터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승객이 몰리는 출·퇴근 시간대에 승강장 안전요원을 배치하여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지난해 발생한 대부분의 투신사고는 현장에 '안전요원'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벌어진 것이어서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실제 스크린도어 미설치 역의 안전요원은 선로 당 2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10량에 달하는 열차 구간을 단 2명이 맡아서 투신·추락예방 등 안전관리를 하고 있어 스크린도어 설치가 완료될 때까지만이라도 이에 대한 보완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갑자기 뛰어드는 사람들을 막는 것은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 현재 배치된 안전요원을 제외하고도 공단 직원들이 현장에 나가 안전관리도 진행하고 있다"며 "안전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지난해 5월 출근과 등교를 앞둔 승객들이 스크린도어가 설치되지 않은 승강장에서 들어오는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경인일보DB

2018-01-04 배재흥

[이슈&스토리]예술 작품 속 이야기가 된 인천의 섬

전통연희단 잔치마당의 '인천아라리'장봉도 '인어설화' 재즈 더해 재창작굴포문학회 27명, 여름 내내 섬 찾아시·수필·소설 담긴 작품집 '섬' 발간 인천 '토박이 서양화가' 고제민 작가포구·개항장 일대 등 캔버스에 담아섬은 영화나 소설 등의 무대로 단골 소재로 자주 등장한다. 인천의 바다에는 170여개의 섬이 뿌려져 있는데, 최근에도 이러한 활동은 활발하다.# 음악으로 부활한 섬지난 26일 인천 송도신도시 트라이보울 공연장에서는 전통연희단 잔치마당의 '인천아라리' 공연이 열렸다.'인천아라리'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하는 '2017전통예술 지역브랜드 상설공연 지원사업'에 선정된 작품으로 '장봉도 인어설화 음악으로 부활하다'는 부제가 붙은 공연이었다.이 공연은 인천의 섬 지역에서 만선과 풍어를 기원하며 부르던 어민들의 소리 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보인 창작 작품이다.전통연희단 잔치마당은 인천에서 활동해 온 창단 25년 전통의 문화예술 사회적기업으로 인천아라리는 잔치마당의 대표 레퍼토리다.인천 앞바다 장봉도에서 어부의 은덕을 만선과 풍어로 보답한 '인어설화'를 모티브로 제작된 공연으로 전통 연희의 원음에 재즈의 느낌을 더해 재창작했다.해안가와 농지가 공존한 과거 인천의 고유한 소리와 이야기를 시대의 흐름에 따라 현대적인 느낌으로 재해석해 선보였다.이날 공연은 첫 곡으로 연주된 '나나니타령'으로 시작됐다. 전통 북과 꽹과리, 장구 등의 악기에 신디사이저, 일렉기타 등이 곁들여진 음악이 시작되자 8명의 아낙들이 호미를 들고 갯벌에 나섰고, 모두 허리를 숙이고 조개를 캐기 시작했다. 조개를 캐고 한 번씩 펴고 숙이기를 수차례, 바구니를 조개로 가득 채운 아낙들은 이내 밝은 표정으로 수다를 떨며 웃음을 지었다.고층 빌딩이 가득한 송도 신도시에 우주선을 닮은 공연장 안에서 인천의 섬마을에서조차 자취를 감춘 노동요를 감상한 외국인 관광객들은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시종일관 무대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나나니타령은 인천 앞바다 여러 섬지방의 아낙들이 굴이나 바지락을 캐면서 부르던 노래로 인천시 무형문화재 제3호인 인천근해갯가노래보존회 차영녀 보유자를 비롯한 회원들이 나서서 첫 무대를 꾸몄다.첫 곡이 끝나자 객석에서는 '얼씨구', '절씨구', '잘한다'하는 추임새와 박수가 터져나왔고 외국인들도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이날 공연은 총 3마당으로 구성됐다.잔치마당은 1마당은 '인천의 바다'를 주제로 인천의 바다와 섬을 주제로 한 '만선가', '술비타령' 등의 곡을 선보였고 2마당에서는 '인천의 육지'를 주제로 설장고 시나위와 세벌매기 등의 곡을 들려줬다.인천의 아리랑을 재현해 선보인 3마당 '인천아리랑'도 무척 흥미로운 무대였다.인천아리랑은 조선말기와 일제 강점기에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힘쓴 미국 감리교 선교사이자 교육자인 호모 헐버트 박사에 의해 채보된 곡으로 1894년 우편호우치 신문에 수록돼 '인천 제물포 살기는 좋아도 왜인 등살에 못살겠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어얼쑤 아라리야'라는 가사와 함께 기록이 남아 있었다.이를 김영임 명창이 부른 '쌀의 노래 아리랑'음반에 수록, 발매돼 있다. 최근에는 영화 '대장 김창수'에서 경인철도 공사를 하는 노동자들에 의해 '인천아리랑'이 불리는 모습이 나와 눈길을 끌기도 했다.# 문학으로 부활한 섬지난 24년간 단 한차례의 결산 없이 해마다 동인지를 펴낸 여성 문인회 '굴포문학회'는 올해 섬을 주제로 '섬'이란 제목의 작품집을 발간했다.굴포문학회 27명의 회원들이 여름내내 섬을 스케치하고 편집한 시와 수필, 소설이 담겼다.27명의 필자가 각인각색의 섬을 재창조했다.소야도, 영종도, 제주도, 원산도, 울릉도, 굴업도, 우도, 자월도, 거제도, 세어도, 운염도, 풀등, 홍도, 무의도, 마라도, 누렴, 무인도, 오륙도, 이작도, 석모도 등을 모셔와 고운 문자를 입혀 책으로 펴냈다.세상엔 섬 아닌 것이 없다. 창밖의 뭍을 바라보는 이태원 헬 카페도 섬이고, 건너갈 다리가 없는 우주의 모든 별도 섬이고, 벽에 걸린 모자도 섬이다. 구부정하게 책을 읽는 노인의 미소도 섬이고, 벙어리장갑 속에 갇힌 열 개의 손가락도 섬이고, 가려운 등짝 손이 닿지 않는 부분도 섬이다.사는 동안 수심을 앓는 여자들, 바다를 겹겹이 입은 여자들의 향긋한 비린내를 좇아 작품집 '섬'을 여행하다 보면, 다람쥐처럼 저장해놓고 까마득히 잊어버린 미안한 과거가 문득 생명을 얻어 부화하는 기쁨을 맛보게 된다.강명미(시), 고경옥(시), 구자인혜(소설), 김상기(수필), 김수지(시), 김순자(시), 김순희(수필), 김진초(소설), 민순영(수필), 배천분(수필), 신경옥(시), 신미송(소설), 양진채(소설), 유로(수필), 윤한나(시), 이난희(수필), 이목연(소설), 이상은(시), 이성재(수필), 이수니(시), 이혜숙(시), 장향옥(시), 정이수(수필), 조경숙(시), 조연수(시), 최추랑(시), 허은희(시) 등의 작가가 참여했다.# 화폭에 담긴 섬인천 토박이 서양화가 고제민(57) 작가는 인천의 섬을 비롯한 인천의 모습을 그린 그림과 짧은 글 등을 담아 최근 작품집을 냈다.지역의 한 인터넷 매체와 인천시 소식지에 연재한 작품을 추려 책으로 엮었는데, ▲인천항 ▲인천의 섬 ▲인천 마을 이야기 ▲글과 스케치 등 4부로 구분해 작품을 실었다. 작가는 1960년 인천 남구 숭의동 '독갑다리'라고 불리는 옛 공설운동장 인근 동네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좋아하는 그림 공부를 하기 위해 고등학교와 대학을 서울로 다니다, 1984년부터 다시 인천으로 와 30여 년간 인천에서 미술교사로 재직 중이다. 작가는 50이 다 돼서야 인천의 모습을 담기 시작했고, 인천의 섬과 바다, 노을이 깔린 북성포구, 만석동 괭이부리마을, 송월동 골목길, 백령도·굴업도 등 개항장 일대 등을 캔버스에 차곡차곡 담아 그려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송도신도시 트라이보울 공연장에서 열린 전통연희단 잔치마당의 '인천아라리' 공연. 인천의 섬 지역에서 만선과 풍어를 기원하며 부르던 어민들의 소리 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보인 창작 작품이다. /전통연희단 잔치마당 제공인천 토박이 서양화가 고제민 작가가 인천의 섬을 비롯한 인천의 모습을 그린 그림과 짧은 글 등을 담아 낸 최근 작품집. /굴포문학회 제공지난 24년간 단 한차례의 결산 없이 해마다 동인지를 펴낸 여성 문인회 '굴포문학회'. /굴포문학회 제공굴포문학회가 올해 섬을 주제로 발간한 작품집 '섬'. 굴포문학회 27명의 회원들이 여름내내 섬을 스케치하고 편집한 시와 수필, 소설이 담겼다. /굴포문학회 제공

2017-12-28 김성호

[이슈&스토리]한국판 메가시티 '광역서울도' 태풍인가 찻잔 속의 태풍인가

中 베이징권-日 도쿄권-美 대도시권인접 도시 연결·개발 효과 시너지 추진규제대신 고향세·국가공동세 도입 주장극대화된 이익, 수도권 밖 지역과 나눠부산·광주·대구등도 광역도 여론 형성내년 지방선거 '핵심 어젠다 부각' 예고'경기도 포기' 위기에 몰린 남경필 지사1200만 도민 '명확한 필요성 설득' 과제#21일 오전 7시 광역서울도민 김가정씨는 부천구(區) 당아래에서 송파구 잠실까지 운행하는 GTX를 탔다. 잠실 회사까지 30분 정도를 이동하는 동안 김 씨는 휴대전화로 '고향세(稅)'에 대해 검색했다. 연말이 가기 전, 내년에 낼 세금을 한 푼이라도 줄이고 싶었던 김 씨는 고향인 광역광주도 목포구에 10만 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광역서울도 대신 타지방에 고향세를 납부하면 10만 원 한도 내에서 내야 할 주민세와 소득세를 공제받을 수 있다. 연말 회사 송년회가 있는 이 날, 김 씨는 늦은 시간까지 술을 마시다 택시를 이용해 귀가할 예정이다. 예전 같으면 GTX 막차 시간에 맞춰 눈치껏 회식 자리를 벗어났겠지만, 경기도와 서울시가 광역도로 통합된 뒤 시외할증요금이 폐지되면서 요금 부담이 줄었다. 이윽고 '광역서울도 송파구청 역'에 하차한 김 씨는 역명이 여전히 낯설다는 생각을 하며 회사로 걸음을 옮겼다.위 사례는 현재까지 상상에 불가하지만 서울, 경기, 인천을 합치는 광역서울도가 출범하면 현실이 될 장면이다. 경기도민과 인천시민이 광역서울도민이 되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광역서울도, 南柯之夢(헛된 꿈을 이르는 말)?= 현역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사면초가다. 적폐와 거리를 두겠다며 창당에 참여했던 소속 바른정당은 공중분해를 앞두고 있고, 내년 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후보군에게 큰 격차로 뒤처진 상황이다. 5선 국회의원과 도백(道伯)이란 화려한 경력을 뒤로하고 정치 낭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위기의 남 지사는 돌연 '경기도를 포기'하고, 서울시와 합쳐 '광역서울도'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세간의 평가는 처참했다. 도청 직원들까지 "경기도는 남 지사의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고, 한경대 행정학과 이원희 교수는 "어리석은 구상이다. 실현 가능성을 차치하고 지방분권에도 역행하는 처사"라고 평했다.남 지사는 돌발 발언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여러 연령층, 다양한 도민들을 대상으로 FGI(포커스그룹인터뷰·표본 면접 조사)를 해보니 처음에는 의구심을 가졌던 사람들이 그 효과와 영향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차츰 찬성 의견으로 돌아섰다"면서 "앞으로 도 전역을 순회하며 광역서울도 구상을 도민에게 직접 설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남 지사의 구상대로라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그의 대표공약 중 하나는 바로 이 광역서울도가 될 가능성이 크다.■ 메가시티(mega city), 세계는 지금= 중국의 베이징권과 일본의 도쿄권, 미국의 대도시권 등 세계 각지의 메가시티(mega city)와 경쟁하기 위해선 수도권을 통합해 시너지를 내야 한다는 게 광역서울도 구상의 근거다. 일본은 지난 2014년 7월 도쿄권·나고야권·오사카권을 리니어 중앙 신칸센으로 연결해 슈퍼메가리전(Super Mega Region)을 만들겠다는 '국토그랜드비전 2050' 계획을 발표했다. 각각 국제적 기능, 첨단 제조업, 문화·역사·상업의 중심지인 3대 도시권을 연결해 그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중국 지도자인 시진핑 주석 역시 베이징과 톈진, 허베이성을 연결하는 징진지(京津冀)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세 지역의 인구만 1억 명 이상으로 수도 베이징은 정치, 문화, 국제교류의 중심지로 육성하되 톈진과 허베이성은 제조업과 상업·무역 위주로 발전시키고 있다.미국의 'America 2050'도 있다. 미국은 오는 2050년 전세계적으로 10개의 메가리전(Mega-Region)이 출현할 것으로 분석하고, 초고속철도를 이용해 Cascadia(시애틀-포클랜드-밴쿠버-브리티시 콜롬비아)·Northern California·Texas Triangle 등 인접 지역을 묶어 개발하는 계획을 추진한다.■ 지자체 통합이란 오래된 미래= 국내에서도 과거 도시를 통합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이미 10여 년 전부터 경기도 남부 지역에선 수원·화성·오산, 동부권에선 성남·하남·광주, 북부에선 의정부·양주·동두천을 통합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하지만 이해득실에 따라 입장이 엇갈렸고, 통합 대상 일부 시군의 반대로 경기도 내에서 시군 통합은 성사되지 않았다. 광역서울도 찬성론자들은 시군 단위의 통합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을 거론하며, 광역도라는 큰 단위의 통합이 선행되면 시군을 재편하는 작은 단위의 통합을 손쉽게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한다.광역서울도는 해묵은 문제이자 경기도의 숙원인 '수도권 규제 완화'를 성사시킬 수 있는 묘책이기도 하다. 노무현 정부의 경제 정책통이었던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저서 '경제철학의 전환'에서 "수도권은 경쟁관계에 있는 해외 대도시권을, 비수도권은 경제력이 집중되어 있는 수도권을 각각의 경쟁 상대로 설정하고 있다"면서 "비수도권->수도권->해외 경쟁 대도시권으로 이어지는 비대칭 구조가 수도권 규제의 효과와 부작용을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하게 만드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변 전 실장은 "균형발전이 실현 가능한 정책적 목표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객관적 검토가 필요하다"며 '균형발전'이란 미명으로 수도권 규제를 지속하는데 대해 회의감을 표하고, 규제를 완화하되 그로 인해 발생하는 이익을 나눠야 한다고 설명한다.바로 이 부분이 남 지사의 광역서울도 구상과 변 전 실장의 주장이 만나는 지점이다.■ 광역도, 무엇이 어떻게 변하나= 광역서울도는 일종의 발전론이다. 광역도의 핵심축은 국제 경쟁력과 이익 공유를 통한 동반성장인데, 남 지사는 서울·경기·인천의 통합과 함께 고향세와 국가공동세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경기도는 토착민보다는 산업화시대 이촌향도(離村向都)를 통해 외부에서 유입된 인구가 많다. 고향세는 이에 착안해 고향에 일정 금액을 기부하면 그 중 일부를 거주지에 내야 할 세금 일부로 공제해주는 방식이다. 세수가 부족한 수도권 외 지역에서 재정을 보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국가공동세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특정 세목을 지정해 공동으로 걷고 나눠 쓰는 제도다. 이 방식을 도입하면 지역 별 세수 격차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남 지사는 더 나아가 광역서울도를 통해 얻게 될 이익을 지자체와 주민에게 직접 나눠주는 형태까지 거론하고 있다.특히 주민들에겐 진보 진영의 대표 정책인 '기본소득' 방식으로 광역서울도 통합의 이익을 나눠주겠다고 발언하고 나섰다.광역서울도가 출범하면 광역지방정부의 역할은 이해관계 조정 정도로 축소되고 기초지방정부의 권한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남 지사는 "해외에 나가면 수원에 산다. 서울에 산다고 얘기하지 '경기도에 산다'고 말하지 않는다. 지역민의 아이덴티티(정체성)는 바로 도시"라면서 "광역서울도의 권한은 줄이고 시장·군수의 자치권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광역도 통합 실현 가능성은= 남 지사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야권의 핵심 어젠다는 '광역도 통합'이 돼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미 부산에서 광역도 구상에 찬성한다는 입장이 나왔고, 광주광역시와 전남·대구광역시와 경북의 바닥 민심에서도 "뭉쳐야 산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는 분석이다.광역도가 실현되기 위해선 통합 대상인 지자체의 당선자들이 이 같은 구상에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 통합 방식은 지난 2012년 통합한 청주·청원시의 사례처럼 주민투표를 하거나 마산·진해·창원시 통합과 마찬가지로 지방의회의 의결을 통한 통합 모두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법적, 절차적 문제보다 큰 문제는 광역서울도 자체의 내부 논리다. 남 지사가 역설한 고향세와 공동세는 이미 문재인 정부의 과제 중 하나로 도입이 추진 중이고, 수도권규제를 완화하기 위해 광역서울도를 출범시키는 것은 '배보다 배꼽이 큰 꼴'이라고 보는 회의적 시각이 다수다.무엇보다 1천200만 경기도민에게 "왜 경기도와 서울, 나아가 인천까지 합쳐야 하는가"를 명확히 설명해 내는 것이 과제다. "경기도를 포기하겠습니다"라는 구상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태풍으로 부상할지, 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칠지 지켜볼 일이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

2017-12-21 신지영

[이슈&스토리]지친 현대인에 묘약이 되는 '무대'

치매환자 가족이야기 '사랑해요, 당신' 의학 자문 받아 완성도 흥행 행진 인천시교향악단 매년 '아이사랑 음악회' 세심한 선곡·지휘자 해설 곁들여타지역 시각장애인 합류 '혜광브라인드오케스트라' 단독 공연 갈채 받아감동과 즐거움을 줘 인간이 행복한 삶을 영위하도록 돕는 것은 예술의 중요한 역할 가운데 하나다. 감동과 즐거움을 주는 수단이라는 인식을 뛰어넘어 예술로 사회를 치유하는 데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주변에 많아지고 있다.연극이나 음악 등의 예술 장르가 현대인의 심리적 불안이나 현대 사회를 치유하는 치료 약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치매 환자 가족을 위한 연극올해를 기준으로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711만명 가운데 10%가 넘는 72만명이 치매 환자라고 한다.노인 10명 가운데 1명 꼴로 치매를 겪고 있을 만큼 이 질환은 누구나 어느 날 갑자기 겪을 수 있는 흔한 질병이 된 것이다.연극 '사랑해요, 당신'은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닌 질병이 된 치매로 고통받는 환자와 환자 가족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작품이다.인천 부평아트센터 해누리극장에서 오는 22~24일 공연을 앞두고 있는데, 치매 환자와 가족에게는 공감과 위로를, 관객에게는 행복과 사랑이 무엇인지 되돌아보게 할 작품이다.서울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전체 56회 공연 중 40회 가까이 전석 매진되는 등 중·장년층 관객을 중심으로 큰 호응을 받기도 했다.아내이자 엄마로 40년 넘게 살아온 한 여성에게 치매 증상이 찾아오며 변화를 겪는 지극히 평범한 가정의 이야기로 진정한 가족의 의미에 대한 메시지를 던진다. 최근에는 이낙연 국무총리 부부가 직접 연극을 관람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연극을 제작한 극단 사조의 유승봉 대표는 "치매 가정의 어려움이 단순한 통계와 글이 아닌, 연극이란 무대언어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코자 기획한 작품"이라며 "치매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에 이바지 하는 공연이 되기를 바라는 소망도 담겼다"고 했다. 이 작품은 기획 단계부터 치매 질환 전문가의 자문을 받았다. 가천대 길병원 김우경·이현·최수정 교수 등이 자문에 참여했다.연극에서 치매라는 질병과 치매 환자가 의학적으로 최대한 명확하게 서술될 수 있도록 했다. 또 치매 환자 가족 내에서 발생 가능한 상황에 중점을 두고 의학적 자문이 이뤄졌다.물론, 극적 재미를 위해 너무 의학적으로 접근해 다소 딱딱하게 전달 될 수 있는 부분은 배제하도록 노력하며 균형을 맞췄다고 한다.이번 작품이 치매 환자와 환자 가족에게 도움이 되는 부분이 어떤 것인가에 대해 최수정 교수는 "이 연극을 통해 환자와 환자 가족에 대한 공감과 이해를 준 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결국 개개인이 치매라는 질병은 우리 인생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고 이를 미리 알고 조금이라도 준비를 일찍 시작한다면 그로 인한 고통스러운 부분이 조금이나마 완화될 수 있을거라는 바람이 연극에 담겼다"고 설명했다.이현 교수는 "연극에서도 알 수 있듯이 치매라는 질병은 특히 현대 가족구성 형태에서 감당할 수 있는 영역을 넘어서고 있어 국가가 이를 책임지려 나선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노인의료·복지정책이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이 과정에서 전문가집단의 이야기와 경험을 듣고 더 튼튼한 정책 시스템을 만들어 나갔으면 한다"고 했다.# 산모를 위한 음악회출산을 앞둔 산모와 태아의 심리적 안정에는 클래식 음악이 제격이다. 인천시와 인천시립교향악단, 인구보건복지협회는 매년 1차례, 벌써 3회째 '아이사랑 태교음악회'를 열고 있다.저 출산 시대에 출산 장려정책의 일환으로 기획된 음악회로 무엇보다 산모와 그 가족들에게 아름답고 편안한 클래식 음악을 선사하여 '힐링'의 시간을 주고자 한다는 것이 중요한 취지다.산모와 아이가 들어도 좋을 편안하고 안정적인 곡 위주로 선곡이 된다.지난 10월 27일 열린 3회 음악회에서는 로시니의 오페라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 서곡과 하이든 '교향곡 제101번' 시계 중 제2악장 등이 연주됐다.또 인천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 태선이가 인천시립교향악단과 호흡을 맞춰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제1악장을 연주했고, 소프라노 최정원은 차분하고 따뜻한 음성으로 '내 마음에 아이가 산다'를 들려줬다. 이경구 인천시립교향악단 부지휘자가 지휘에 해설까지 곁들였다.음악 뿐 아니라 대학병원 전문의가 나와 출산관련 강의를 들려주며 산모 뿐 아니라 가족이 새로 태어날 아이와 만날 때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도 들려줬다.인천시립교향악단 관계자는 "템포가 일정해 급변하지 않고 선율이 아름다운 주로 고전시대의 음악을 위주로 선곡이 이뤄졌다"며 "산모와 태아의 심리적 안정을 주는 데 도움이 될 곡들로 충분한 힐링의 시간을 가지시라는 바람을 담았다"고 했다. 산모를 위한 정통 클래식 공연이다 보니 관객 반응도 무척 좋다고 한다.인구보건복지협회 인천지회 김성식 담당은 "실력을 인정 받는 인천시립교향악단의 정기연주회로 진행되는 행사여서 대외적으로 손색없는 퀄리티를 자랑하는 공연이다 보니 관객들이 매우 만족스러워 한다"며 "인천의 특별한 행사로 매년 개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장애인을 위한 음악활동앞을 볼 수 없는 장애인들에게 음악은 좋은 치료제가 된다.인천에 있는 시각장애 특수학교인 인천혜광학교 학생들은 클래식 악기를 연주하며 세상과 당당히 소통한다.혜광학교에는 재학생을 주축으로한 '혜광브라인드오케스트라'가 있어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혜광학교 오케스트라는 시각장애 특수학교인 인천혜광학교 재학생을 주축으로 지난 2011년 창단했다. 그동안 6차례의 정기공연과 크고 작은 공연에 게스트로 참여했고, 지난 1월에는 재학생·동문·시각장애 교사·타 지역 시각장애인 등으로 문을 넓힌 '혜광브라인드오케스트라'로 이름을 바꿔 재탄생했다.지난 4월에는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단독 공연을 개최할 정도로 대외적으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이 오케스트라의 특징은 학생들이 악보도 지휘자도 볼 수 없는 힘든 여건을 극복하고 멋진 음악을 선보인다는 것이다.악보도 지휘자도 볼 수 없기 때문에 학생들은 악보를 통째로 외워야 하고, 귀에 이어마이크를 꽂고 지휘자의 지시를 들으며 연주한다.권성진 인천혜광학교 교사는 "오케스트라활동이 학생들에게 정서적 안정을 주는 것은 물론, 적응력을 높이는 데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오케스트라가 운영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시는 주변 많은 분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치매 환자와 가족을 위한 연극 '사랑해요, 당신'의 한 장면으로 배우 이순재·정영숙이 열연을 펼치고 있다. 이 작품은 오는 22~24일 인천 부평아트센터 해누리극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컬처마인·인천시·인천혜광학교 제공지난 10월 27일 인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펼쳐진 아이사랑 태교음악회 공연장면. /컬처마인·인천시·인천혜광학교 제공시각장애인 특수학교인 인천혜광학교 학생과 동문 등이 주축으로 결성된 혜광브라인드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음악으로 세상과 당당히 소통한다. 지난 4월 20일 제37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장애인의날 기념음악회에서 학생들이 연주에 몰두하고 있다. /컬처마인·인천시·인천혜광학교 제공지난달 28일 인천 부평아트센터 해누리극장에서 공연한 혜광브라인드 오케스트라 타악 앙상블의 모습. /컬처마인·인천시·인천혜광학교 제공

2017-12-14 김성호

[이슈&스토리]'국민취미' 된 낚시, 안전 '비상'

올 처음 등산 제치고 취미활동 1순위 올라승부욕·힐링 '매력' 작년 동호인 767만명도시어부등 미디어 영향 젊은층 인기몰이'대중화' 반면 안전제도·의식 제자리걸음영흥도 앞바다 낚싯배 전복 전형적 '인재'구명조끼 미착용·정원초과·음주 ‘불법행위’2년새 7.6배 ‘급증’… 사고도 2.4배 늘어나‘명당’ 선점경쟁 이른 새벽 출항·과속 운항10t안되는 배 선원 1명 손님 20여명 태워정부 규제안 마련불구 선주·업계 ‘눈치’만올해 처음 등산 인구와 낚시 인구의 수치가 뒤바뀌었다. 중장년 남성들의 전유물로 취급됐던 낚시가 부동의 1위 등산을 제치고 남녀노소 모두 즐기는 '국민 취미'로 등극했다. 6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전국의 낚시 인구수는 지난해 기준 767만명으로 추산된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90만명 늘어나, 성인 5명 중 1명이 낚시를 경험했거나 즐기고 있는 상태다. 지난해 바다낚시 어선 이용객 수도 전년대비 16% 증가한 약 343만명으로, 처음 300만명을 돌파했다. 그간 국민 취미로 불렸던 등산이 급격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대조되는 실정이다. 이 같은 역전현상은 등산 인구의 급격한 감소가 원인으로 꼽힌다.지난 10월 발표된 세종대 관광산업연구소와 컨슈머인사이트 소비자동향연구소의 여행동향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3월까지 취미활동 계획으로 응답자의 51%가 등산을 꼽았으나 올해 2/4분기에는 34%로 급감했고, 이어 3/4분기에는 31%로 더 떨어졌다. 가장 인기가 높았던 취미활동이 2년이 채 안 된 시점에 무려 20%P 하락한 것이다.반면 만년 2위였던 낚시는 올해 2/4분기에 40%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처음으로 등산을 앞질렀고, 3/4분기에는 그 차이를 9%P 더 벌렸다. 전문가들은 건강 및 친목 도모 등으로 산을 찾았던 사람들이 등산에 무료함을 느끼다가 활동적인 취미를 찾는 와중에 낚시에 매력을 느껴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 낚시는 가족이나 커플, 친구 등 함께 즐기면서 경쟁을 통해 승부욕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스포츠적 요소가 다분히 섞여 있다. 또 혼자 낚시 할 때에는 명상과 사색을 하면서 '힐링'도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특히 젊은 층들이 유입속도가 빠른데, 미디어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정글의 법칙'이나 '삼시세끼' 등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낚시를 통해 직접 식재료를 구하고 잡은 물고기로 음식으로 해 먹는 등의 낚시 특유 매력을 부각, 초보자들과 젊은 층의 호기심을 자극했다는 것. 최근에는 '도시어부', '성난 물고기' 등 본격 낚시 프로그램도 등장해 낚시 인기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컨슈머인사이트의 한 관계자는 "최근 한국은 낚시가 TV 등 대중 매체에 자주 등장하며 30·40대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며 "미국은 전 인구의 20%인 6천만명이, 일본은 6%인 600만명이 낚시를 즐기는 등 해외에서는 가장 인기 있는 취미"라고 말했다.■구멍 뚫린 낚싯배 규정, 부재한 안전의식낚시는 '국민 취미'로 자리매김하고 있는데 반해 이에 걸맞은 안전제도와 수칙, 안전문화와 안전의식은 '제자리걸음'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난 3일 인천 영흥도 앞바다는 수십명의 생명을 앗아갔는데, 태풍과 폭풍 등 자연재해가 아니었다. 22명을 태운 9.77t의 낚싯배가 덩치가 30배나 큰 급유선에 들이받혀 전복되면서 발생한 전형적인 '인재'에서 비롯됐다. 6일 해양수산부 및 해양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낚싯배의 불법행위 적발 건수는 853건으로 지난 2014년(112건)보다 7.6배 급증했다. 불법 유형의 상당수가 구명조끼 미착용(178건), 금지구역 운항(115건), 입출항 미신고(63건), 정원초과(40건) 등으로 지킬 수 있는 수칙들이다.이 같은 불법 행위는 바로 사고로 이어지기 십상인데, 실제 2014년 86건이었던 낚싯배 사고는 지난해 208건으로 2.4배 증가했다. 하지만 낚싯배는 대부분 소형이고 어업인들의 생계와 연관돼 있다 보니 관련 규정은 느슨하다. 85%를 차지하는 10t 미만의 낚싯배는 지자체에 신고만 하면 낚시업이 가능하고, 선원 승무 기준도 1명이다. 최대 22명의 승원이 가능해 수십명의 손님을 1명의 선원이 상대하는 실정이다. 게다가 해수부는 지난 3월 3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낚싯배에 대한 안전·규제방안 용역을 마련해놓고도 선주·업계의 반발을 우려해 눈치를 보느라 정책에 반영시키지 못하고 있다.낚시꾼들의 안전의식 부재도 문제로 지적된다. 선상에서 음주 낚시를 즐기는 것을 당연지사로 여겨, 선주와 선원의 제지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또 생명줄인 구명조끼도 불편하고, 젖어있어 더럽다는 이유로 착용을 거부하는 경우도 일쑤다. 또 접근 금지 구역에서 낚시를 벌이는가 하면, 쓰레기 무단 투기도 비일비재하다. 수협중앙회 수산경제연구원은 낚시꾼이 연간 5만t의 쓰레기를 버리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명당찾기 경쟁, 도사린 사고유발 가능성시화방조제에서 낚싯배를 운영하는 선주 김모(53)씨는 엔진의 최대 출력을 동원해 과속 운항을 한다. 조금이라도 늦으면 물고기가 많이 잡히는 속칭 '명당'을 놓치기 때문에 가장 빠른 속도를 낼 수밖에 없다. 과속 운항이 위험한 것은 알지만, 명당을 찾지 못하면 손님들의 불만이 커지고 바로 소문이 나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김씨는 "고기를 잡지 못하면 손님들이 돈을 돌려 달라고 항의하기도 한다"며 "명당을 많이 알고 선점해야 생업을 이어 갈 수 있는 게 바로 이 업계"라고 말했다. 이처럼 대부분의 낚싯배는 캄캄한 새벽에 일찍 출항해 오후 다시 귀항하는 당일치기이고, 치열한 명당 선점 경쟁에 어선이 낼 수 있는 최대한 빠른 속도로 운항되는 실정이다.하지만 무역항에서만 시속 5~20노트 속력 제한 규제가 있을 뿐, 실제 사고가 발생한 영흥도 인근 해역을 비롯해 소형 항구에는 속력 제한이 없다. 지역 해경이 자체 판단에 따라 저속 운항을 유도하는 계도 활동만 있고, 어선 엔진의 불법 개조에 대한 조사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부 선주들의 경우 자신만의 명당을 숨기고 단골을 만들기 위해 승객들이 물고기가 많이 잡히는 곳으로 가자고 하면 위성항법장치(GPS)를 끄고 먼 바다로 나가기도 한다.또 궂은 날씨에도 예약된 일정은 반드시 소화해야 한다. 현지 사정으로 운항이 취소되면 허탕을 치게 되고 멀리서 온 손님들에 대해서는 교통비까지 물어줘야 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자동차와 달리 브레이크가 없어 과속 운항에 따른 접촉 사고는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생업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인 만큼 안전에 대해서는 강제할 수 있는 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경 관계자는 "이번 참사를 계기로 일정 규모 이상의 낚시어선업을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변경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고, 일제 점검 및 안전교육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준성·윤설아기자 yayajoon@kyeongin.com인천 팔미도 앞 어선에서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은 채 낚시를 하고 있는 낚시꾼들과 지난 3일께 인천 영흥도 인근 해상에서 전복된 낚싯배에 타고 있던 실종자들을 수색하고 있는 해경 대원들.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 ·연합뉴스

2017-12-07 황준성·윤설아

[이슈&스토리]인천 곳곳에 부는 '인문학 바람'

경인교대 기전문화硏 인문도시사업단, 12개 주제 '달빛강좌''부평 산곡동 영단주택 건축학적 조명' 등 지역 주민들 호응화도진도서관도 '인천' 중심 이야기 풀어가는 시민강좌 선봬골목에 퍼진 인문학, 지역 정체성 확립·공동체 활성화 기여인천 곳곳에서 '인천'을 소재로 한 강좌가 마련돼 주민 호응을 얻고 있다. 동네에 확산하는 '인문학 바람'은 지역 정체성 확립, 관광 콘텐츠 개발, 지역 고유 역사·문화 자산 활용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긍정적이다.29일 오후 7시 30분께 인천시 부평구평생학습관. 30여 명이 강의실에 앉아 일본인 교수의 설명을 듣고 있다. 이날 '인문 시민을 위한 달빛 강좌' 4번째 강의를 듣기 위해 찾아온 이들이다. 이날 강의 주제는 '부평 산곡동 영단주택의 건축학적 조명'. 도미이 마사노리가 한양대 건축학과 객원교수가 강연자로 나섰다.영단주택은 일본에서 서민계급의 주택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급되기 시작한 주택유형이지만, 일제강점기엔 전시체제에서 일제가 조선의 병참기지화를 위해 건설한 군수산업체에 근무하는 노동자의 주택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련됐다. 부평 산곡동에는 약 700호의 영단주택이 건설됐으며, 아직 일부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도미이 마사노리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부평 산곡동 영단주택의 건설과정과 현황을 중심으로 부평 지역의 일제 강점기 건축물에 대해 설명했다.도미이 마사노리 교수는 "한국의 영단주택은 일본에 있는 건축물과는 그 형식이 다르다. 이는 일본에서 공부한 한국인이 설계와 감리를 맡았기 때문일 것"이라며 "영단주택과 비슷한 용도의 건축물은 1940년대에 일본과 중국, 대만 등에도 지어졌지만, 지금까지 계속 이어져 온 것은 한국이 유일하다"고 했다.이날 강연 중간에도 질의가 이어지는 등 수강생들은 도미이 교수의 강연 내용에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이날 강좌에 참석한 민경선(69)씨는 "산곡동 영단주택에서 35년간 살았지만, 그동안 조병창 근로자들을 위한 숙소로만 알고 있었는데 한국인이 설계했다는 사실은 오늘 처음 알게 됐다"며 "지역의 역사인 만큼 전부는 아니더라도 건축학적으로 의미가 있다면 일부는 남겨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이번 강좌는 경인교대 기전문화연구소 인문도시사업단이 기획한 12개 주제 달빛강좌의 일환이다. 달빛강좌는 지난 9월부터 내년 6월까지 진행되며 인천시민을 대상으로 근대이행기의 부평지역을 대상으로 한 지리, 역사, 생태, 건축, 문학 등 인문학 분야의 다양한 강좌를 마련했다. 기전문화연구소 전종한 소장은 "행복, 정의, 소유 등 기존의 인문학에서 다루는 소재들에 대해서 시민들은 좋은 이야기이지만 추상적이고 구체적이지 못하다고 느낄 수 있다"며 "시민들의 삶에 더 다가가기 위해 지역의 인문학적 자산을 활용하는 강연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지역'을 소재로 한 강좌는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에 사는 주민들이 직접 역사·문화 자산을 발굴하는 데 역할을 할 수 있고, 지역 관련 콘텐츠를 생산하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다.인천화도진도서관은 '인천학 강좌'를 매년 열고 있다. 화도진도서관은 향토자료 특성화 도서관으로 지정돼 있고, 개항시기 관련 자료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 화도진도서관은 올해 지역 역사와 관련한 자료를 시민들과 나누기 위해서 '인천학 시민강좌'를 10월 16일부터 11월 20일까지 6차례에 걸쳐 진행했다. 강좌의 주제는 '인천'을 공통점으로 다양하게 마련됐다. ▲세월을 이기는 힘, 인천의 오래된 가게 ▲은막에 새겨진 삶, 인천의 영화 ▲도시와 예술의 풍속화, 인천의 다방 ▲질주하는 인천철도의 역사 ▲흔들리는 생명의 땅, 인천의 섬 ▲야구의 시작, 인천의 야구 이야기 등이다. 또한 '한국과 중국의 가교, 인천'을 주제로 한 강연도 지난 14일부터 열고 있다. 인천대 중국학술원과 공동으로 진행하는 이 강좌는 인천의 미래비전, 경인철도와 중국철도 등 인천과 중국의 연결고리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화도진도서관 박현주 독서문화과장은 "인천학 시민강좌는 인천의 과거·현재·미래를 공부하면서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줄 것"이라며 "강좌 등을 통해 시민들은 인천의 정치·경제·사회·문화에 대해 자신만의 관점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지역 강좌가 일회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 이는 주민들의 자부심을 높이고, 지역 공동체 활성화와 정체성 확립 등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지역 강좌는 단순히 강의실에서만 이뤄지지 않는다. 역사·문화 현장을 직접 체험하는 '현장 특강'이 활발하다.화도진도서관은 지난 7월 '인천의 심장, 공장은 멈추지 않는다'를 주제로 인천지역 공단 일대를 돌아보는 답사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여기에 더해 인천학시민강좌 수강생들이 모여 인천의 역사·문화 현장을 답사하고, 인천의 기록물을 연구하는 '향토역사연구모임'이 최근 결성됐다. 박현주 과장은 "'인천학'은 학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든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것"이라며 "수강생 모임 등이 활발해지면 이들 중에서 다른 이들에게 인천학을 전파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이러한 선순환이 지역의 역사·문화를 풍성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의 역사문화 자산은 강좌뿐 아니라 문화콘텐츠를 생산하는 데 활용되기도 한다. 인천시립극단은 인천을 소재로 한 창작극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시민공개 강좌'를 열었다. 처음 창작자를 위한 학습의 목적이었으나, 이를 시민들에게 개방해 강좌 형태로 운영한 것이다. 창작자들은 시민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창작극을 개발하고 있다. 인천시립극단은 이러한 시민공개강좌를 내년에도 열어 지역 연구자와 시민, 그리고 창작자를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프로그램으로 창작자는 시민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고, 시민들은 자신들의 이야기가 공연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경험한다. 인천시립극단 강량원 감독은 "과거엔 문화가 서울에 집중되는 경향이 컸지만, 최근엔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과 마을 등을 중심화하는 활동이 많아지고 있다"며 "이러한 움직임은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앞으로도 인천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시민, 창작자 그리고 연구자를 연결하는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29일 오후 7시 30분께 인천시 부평구평생학습관에서 열린 '인문시민을 위한 달빛 강좌' 4번째 강의에서 일본인 교수인 도미이 마사노리가 한양대 건축학과 객원교수의 '부평 산곡동 영단주택의 건축학적 조명'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29일 오후 7시 30분께 인천시 부평구평생학습관에서 열린 '인문시민을 위한 달빛 강좌' 4번째 강의에서 일본인 교수인 도미이 마사노리가 한양대 건축학과 객원교수의 '부평 산곡동 영단주택의 건축학적 조명'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기전문화연구소가 인문학달빛강좌의 일환으로 부평에서 현장특강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기전문화연구소 제공화도진도서관이 10월부터 최근까지 진행한 '인천학 시민강좌'의 모습.화도진 도서관은 11월부터 인천과 중국을 소재로 한 강좌를 진행하는 등 '인천학'과 관련한 다양한 강좌를 열고 있다. /화도진도서관 제공

2017-11-30 정운

[이슈&스토리]잇단 강진으로 인기에 금간 '필로티 건물'… 치명적인 하체부실

기둥으로만 이루어진 1층 구조 주차장 활용·낮은 건축비 등 이유 각광건물하중 벽과 분산 못해 지진 취약… 내진설계 의무화도 2년밖에 안돼규제 완화 앞장서 온 경기도, 공공주택 상당수 필로티 채택 '논란' 일어국토부 1차관 안전보강 방안 주문… 만만치 않은 비용마련 숙제로 남아지난해 경주 지진에 이은 이번 포항 지진으로, 더 이상 우리나라도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게 증명됐다. 지진으로 인해 사상 초유의 수능연기까지 발생하면서, 국민들의 지진에 대한 불안 체감도는 더 높아졌다. 또 이로 인해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내진설계가 검색어 상위에 오르는가 하면 지방정부들도 이에 대한 정보제공에 나서기도 했다.각광받던 주택 형태에서 지진 때문에 순식간에 핍박받는 흉물로 변한 건축구조도 있다. 바로 필로티(pilotis)다. 공간활용성이 높다고 각광을 받던 설계방식이지만, 지진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단번에 미운오리 새끼가 됐다. 이에 지진에 대비해 필로티 건축을 지양하고, 현재 지어진 건축물들에 대한 안전점검도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필로티는 무엇? 우후죽순 된 필로티필로티는 건물 상층을 지탱하는 독립기둥으로, 1층에 벽이 없이 기둥만 세우고 그 위에 건물을 얹는 형식이다. 건물 1층을 거의 기둥만으로 한 층이 되게 해, 그 공간을 주차장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도시형 생활주택이 보급되면서, 관련 건축 설계가 급속도로 늘었다.필로티 건물은 지난 2002년 주택의 주차 기준이 대폭 강화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사생활 보호를 위해 1층을 기피하는 주택 수요에도 부합했다. 원룸을 중심으로 필로티 구조의 건물이 늘어났다. 1·2인 가구를 위한 도시형생활주택 보급도 이를 부추겼다. 실제 도시형 생활주택의 88%가 지진 발생에 취약한 필로티 구조로 돼 있다는 통계도 있다.필로티 구조가 도시형 생활주택이나 원룸 등에 많이 적용되는 이유는, 건축비가 저렴하기 때문이다.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지역별 필로티 건축물 추정현황'에 따르면 국내 필로티 추정 건축물은 23만6천810동이다. 이 중 85%인 20만여동이 빌라 등 주거용이다. 경기 4만4천40동, 인천 1만4천동 등 수도권에만 10만여동의 필로티 건축물이 몰려 있다.임 의원은 "필로티 건축물의 내진 취약성 등으로 국민들의 불안감이 큰 만큼, 실태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필요하다"고 했다.# 필로티는 왜 지진에 취약한가?필로티 구조는 지진에 취약한 대표적인 건축 방식으로 꼽힌다. 실제 이번 포항지진에서도 주택 중 필로티 건축물의 피해가 유독 컸다. 통상 건축물의 하중은 1층이 가장 크게 받는데, 그 중량의 대부분이 기둥과 벽에 분산되도록 설계됐다. 그러나 필로티 구조는 벽이 없다. 4∼8개의 기둥만이 건물 하중을 모두 떠안아야 한다. 이에 지진 등으로 인한 진동이 발생했을 때, 피해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또 필로티 구조는 지상층에 면한 부분에 기둥과 내력벽 등 하중을 지지하는 구조체 이외의 외벽이나 설비 등을 설치하지 않고 개방시켜 주차장 등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 데, 1층 주차장 안쪽에 입구가 있는 경우가 많아 1층 화재 시 대피나 진입이 어렵고 지진 때 붕괴 위험도 일반 주택보다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우리나라는 2015년부터 3층 이상 또는 500㎡ 이상인 모든 건축물에 대해 내진 설계를 의무화했지만, 대부분의 필로티 건축이 이 시기 이전에 이뤄진 부분도 있다. 법이 소급 적용되지는 않기 때문에, 취약상태에 놓인 필로티 건축물이 다수 존재하는 상황이다.# 경기도에서 논란된 필로티'필로티 포비아'까지 제기되는 와중에 따복하우스 등 경기도가 만든 공공주택 상당수가 필로티 구조로 지어진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되고 있다.경기도의회 도시환경위원회 김지환(국·성남8) 의원이 도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본설계가 완료된 따복하우스 24곳 중 절반에 달하는 11곳이 필로티 구조로 설계됐다. 기존 주택을 도가 매입해 리모델링한 후 저렴하게 임대하는 '매입임대주택' 41곳 역시 상당수가 필로티 구조로 다시 조성됐다. 김 의원은 "도가 조성한 공공주택 다수가 지진에 취약하다는 필로티 구조로 설계·조성됐는데 도에선 보완 대책조차 제대로 마련돼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경기도 역시 필로티 구조를 장려해 왔다. 따복공동체 추진을 위해 아파트 필로티 공간을 북카페, 어린이 놀이 시설 등으로 활용할 수 있게끔 법령 개정을 주도했던 게 경기도라는 게 도의회의 주장이다.경기도는 게다가 지난 2015년에는 원룸형 주택의 필로티 주차장도 다른 도시형 주택과 마찬가지로 층수에서 제외해 달라는 내용의 건의를 정부에 전달한 적도 있다. 필로티를 활용한 주차공간 확보를 위해 해당 필로티 구조를 규제개선 차원에서, 장려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당시 이병길 도 규제개혁위 공동위원장 등 위원들은 "1인 가구가 30%에 육박하는 현 시대에 맞지 않는 정책으로 공급이 늘어나고 있지만 주차장 등 기반공간 확보가 용이하지 않아 생활환경을 악화시키고 있다"면서 "단지형 연립주택이나 다세대 주택과 마찬가지로 필로티 주차장을 층수에서 제외하는 인센티브를 주고 주차장 설치를 유도하자"고 건의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물론 필로티 구조에 대한 위험성이 알려지기 전의 이야기다.# 필로티 구조 대책은 무엇인가?손병석 국토교통부 1차관은 최근 필로티 건축물의 안전 강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손 차관은 "이번 지진으로 필로티 건축물에 대해 많은 국민이 불안해하고 있다"며 "기존 필로티 건축물에 대한 내진 보강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주문했다.현재 필로티 기둥에 대해 강한 내력을 확보하게 하는 건축 기준은 있지만 필로티 구조 자체에 대해 별도로 내진 설계를 강화하게 하는 규제는 없다.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필로티 건축물에 대한 구조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구조검증을 통해 안전 유무를 확인하고,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건물에 대한 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주장이다.기존에 만들어진 필로티 건물도 내진 보강작업은 가능하다. 단 만만치 않은 비용이 투입돼야 한다는 게 숙제다. /김태성기자 mrkim@kyeongin.com 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포항 지진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건축구조는 필로티다. 필로티 구조 건물 1층은 기둥이 뼈대만 드러내 위태로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연합뉴스포항 지진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건축구조는 필로티다. 필로티 구조 건물 1층은 기둥이 뼈대만 드러내 위태로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연합뉴스포항 지진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건축구조는 필로티다. 필로티 구조 건물 1층은 기둥이 뼈대만 드러내 위태로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연합뉴스포항 지진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건축구조는 필로티다. 필로티 구조 건물 1층은 기둥이 뼈대만 드러내 위태로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연합뉴스

2017-11-23 김태성

[이슈&스토리]세계 최고 명장 꿈꾸는 인천지역 젊은 기술자들

인천기계공고 영재반 80명 기능올림픽 준비에 피와 땀주영환군 수업후 밤늦게까지 철근구조물 '불꽃튀는 연습'에몬스가구 2인방 올해대회 목공·실내장식 직종 '금메달'"반대하던 부모님도 지금은 지지" "완성할수록 만족감"현실은 기술직 편견·일자리 미스매치… 우대정책 필요10월 14일부터 19일까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제44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서 우리나라는 2위를 차지했다. 중국에 처음으로 우승을 빼앗겨 우리나라의 6연패가 좌절됐다. 한국은 1977년 제23회 대회를 시작으로 종합우승을 19번이나 차지하며 국제기능올림픽 최강자의 자리를 지켜왔었다.그러나 국제기능올림픽에 대한 관심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기술자(技術者)는 '어려운 형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직업'이라는 인식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하지만 이러한 현실 속에서도 미래의 기술 '명장(名匠)'에 도전하는 젊은 기술인들이 있다. 이들은 국내 최고 기술자가 되기 위해 남들보다 몇 배의 땀을 흘리며 노력하고 있다.지난 13일 오후 2시 30분께 인천 남구 주안동 인천기계공업고등학교 판금 실습실에서는 주영환(정밀기계과 2학년)군이 철판을 산소로 절단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주군은 철골구조물 직종의 기능경기대회 출전을 준비하고 있다. 철골구조물 직종은 주어진 도면을 해석한 뒤 두꺼운 철판과 파이프 등을 가공해 과제물을 만드는 종목이다. 주군의 2년 선배인 조성용(21·현대중공업)씨도 아부다비 국제기능올림픽 이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냈다.주군의 목표도 국제기능올림픽에 나가 금메달을 따는 것이다. 이를 위해 주군은 학교 수업이 끝나면 실습실에서 오후 10시까지 연습을 하고 집에 돌아간다. 주말에도 학교에 나와 연습하는 일이 잦다는 게 학교 관계자 설명이다. 주군은 "반복적인 작업을 통해 기술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연습을 게을리할 수 없다"며 "기능올림픽 금메달을 따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술 명장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인천기계공고에는 주군처럼 기능올림픽 출전을 준비하는 '기능영재반' 소속 학생이 80명이나 된다. 학교 관계자는 "이들의 목표는 당연히 기능올림픽에 나가 금메달을 차지하는 것이지만, 설사 대회 출전에 실패하더라도 훨씬 뛰어난 기술을 갖고 졸업하게 된다"며 "기능영재반 출신들은 여러 기업체에서 젊은 기술자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인천 남동인더스파크(남동국가산업단지)에 있는 에몬스가구는 올해 2명의 젊은 기술자가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 출전해 금메달을 따냈다. 목공 직종에서 금메달을 딴 장재연(19) 대리는 처음 특성화고를 들어갈 때,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다고 한다. 그는 "부모님은 일반계고를 졸업해 정상적으로 대학에 가기를 바라셨지만, 나는 공부에 크게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기술을 배워 취업하기를 원했다"며 "아버지 몰래 학교에 입학원서를 넣었다"고 했다. 이어 "부모님에게 기술자로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학교 기술영재반에 들어가 열심히 노력했다"며 "지금은 부모님도 나를 지지해주신다"고 했다.난도가 높기로 유명한 '실내장식'(목재 등을 활용해 건축물 실내와 조형물 등을 장식하는 기술) 직종에서 금메달을 따낸 조겸진(19) 대리. 그는 고등학교에서 처음 목공 기술을 배웠다. 그는 "처음에는 취업을 위해서였지만, 기술이 손에 익고 장식물을 하나씩 완성할수록 만족감을 느꼈다"며 "세계 최고의 숙련 기술인이 되자고 마음먹었고, 국가대표도 될 수 있었다"고 했다. 그의 목표는 실내장식을 하나의 예술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조 대리는 "실내장식이라고 말하면 단순히 나무로 만든 인테리어로 보는 사람이 많아서인지 작품에 들어가는 노력과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할 때가 많다"며 "실내장식 부문에 국내 최고의 명장이 되겠다"고 했다.그러나 이들의 이러한 노력에도 우리나라 기술자에 대한 편견은 여전한 것이 현실이다. 기능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장재연·조겸진 대리의 부모님도 처음에는 특성화고 진학에 반대했다. 인천기계공고 박근태 전문교육부장은 "중학교 학부모를 대상으로 입학설명회를 열면 가장 많이 듣는 내용이 '특성화고를 졸업하면 기술자밖에 안 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라며 "정부와 지자체에서 기술자 우대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기술자는 고생하는 직업'이라는 인식은 사라지지 않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사정이 이렇다 보니 기술 인재가 절실한 중소기업은 심각한 구인난을 겪고 있다. 기술직에 대한 편견에 대학 진학을 필수로 여기는 사회 풍조까지 더해지면서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은 더욱 심화됐다. 한국의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은 OECD 회원국 중 가장 심각한 수준이다. 기술인에 대해 낮은 처우와 사회적 인식 탓에 고급인력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도 주요 문제로 지적된다.인천기계공고 김교운 교감은 "결국, 일자리의 질이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학교에서 기술을 배운 학생들은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보다 더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대기업 취직은 더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국가 기술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도 기술자를 우대하는 정책이 더 많이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서정석 인천기능경기대회 기술위원장은 "기술자로서도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고, 훌륭한 직업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학부모에게 심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고용노동부·교육부 등 관계기관이 중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체험 교육 등을 시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지난 13일 오후 인천 남구 주안동 인천기계공업고등학교에서 기능올림픽 출전을 준비하는 '기능영재반' 소속 학생들이 내일을 향한 꿈을 실현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며 실습에 열중하고 있다. 전기용접실습실에서 희망의 불꽃을 일으키며 전기용접을 하고 있다.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국제기능올림픽대회 목공직종에서 금메달을 수상한 에몬스가구 장재연(왼쪽)대리와 국제기능올림픽대회 실내장식 부문에서 금메달을 수상한 에몬스가구 조겸진 대리.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아이클릭아트학생들이 자동차 실습실에서 자동차 정비 실습에 열중하고 있다.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밀링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학생의 눈빛에서 국제기능올림픽 금메달을 향한 열정이 묻어나고 있다.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

2017-11-16 임순석

[이슈&스토리]중등 자유학기제 '실효성'에 대하여

한 학기동안 토론등 학생 참여형 수업 개선디자인·연극·과학… 다양한 진로탐색 활동중간·기말 지필고사 없애고 관찰·수행평가내년 전면 도입 1500곳은 1년으로 기간 확대제도 도입후 2017년 사교육 참여율 감소 효과스스로 '미래 설계' 적성 찾고 끼 펼쳐 긍정적지역·학교·교사 역량따라 '질적 수준差' 지적'대입 체제는 그대로' 선행학습만 횡행 우려도교육부가 내년부터 모든 중학교에 자유학기제를 도입하는데 이어, 1천500개 학교에서는 자유학기를 1년으로 확대하는 자유학년제로 운영키로 했다. 혁신교육 정책의 일환으로 자유학기제 시행에 적극적이었던 경기도교육청은 이미 올해 도내 중학교에 자유학년제를 도입해 전면시행 중이다.자유학기 동안은 학생들이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 참여 위주의 수업을 받게 되며, 진로탐색 등 다양한 체험 활동에 나서게 된다. 이를 통해 학생 스스로 적성과 소질을 찾아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준비 과정을 경험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금의 대입 입시경쟁 체제가 바뀌지 않는 이상 오히려 사교육 시장을 배불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자유학기 활동이 지역이나 교사 역량에 크게 좌우되고 있어 질적으로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자유학기제란?자유학기제는 중학교 과정 중 한 학기 동안 토론·실습 등 학생 참여형으로 수업을 개선하고, 진로탐색 활동 등 다양한 체험 활동이 가능하도록 교육과정을 유연하게 운영하는 제도다. 크게 교과수업과 자유학기 활동으로 나눌 수 있는데, 오전에는 국어·영어·수학 등 교과수업이 이뤄진다. 수업은 토론, 실험·실습, 프로젝트 학습 등 전 과정에 학생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평가는 지속적인 관찰평가, 형성평가, 자기성찰평가, 포트폴리오 평가, 수행평가 등을 통해 꼭 배워야 하는 내용은 반드시 학습하도록 한다.오후에는 자유학기 활동으로 주로 진로탐색 활동, 주제선택 활동, 예술·체육활동, 동아리 활동 등이 이뤄진다. 진로탐색 활동은 진로검사, 초청강연, 직업탐방, 일터체험 등 적성과 소질을 탐색해 스스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하는 활동이며, 주제선택은 헌법, 경제·금융, 고전 토론 등 심층적인 프로그램 운영으로 깊이 있는 학습 기회를 제공하는 활동이다. 예술·체육 활동은 연극, 뮤지컬, 오케스트라, 디자인, 축구 등 다양한 신체 및 예술 교육을 의미하며, 동아리 활동은 학생들의 공통된 관심사를 기반으로 문예토론, 과학실험, 천체관측 등 다양하게 운영된다.■수업참여도 높고 만족도 좋아도교육청은 기존 한 학기 동안 운영돼 온 자유학기제에 '연계자유학기'를 추가하고 지필고사를 폐지하는 등 올해 자유학년제를 시행 중이다.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학교 사례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지난해 자유학기제 우수사례로 꼽힌 하남중학교는 양질의 수업을 위해 전문외부강사를 활용한 자유학기 활동을 기획했다. 해금반, 바둑체스반, 난타반을 개설해 학생들의 꿈을 넓힐 수 있는 계기를 제공했고 바둑체스반은 전국 체스대회에 출전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자유학기제 동안 꿈도 찾고 활동을 통해 친구들과도 가까워졌다"며 "교과 수업도 일반적인 교과서 위주 수업이 아니라 과목과 관련된 활동을 하다 보니 더 재밌었다"고 말했다. 김유현 용인 원삼중 동아리 지도교사도 "동영상 제작 동아리를 담당하면서 학생들이 영상 제작 관련 직업을 체험하고 관련 기술을 습득하는 시간을 가졌다"며 "스스로 기획부터 촬영, 편집 등 과제를 수행하는 전 과정이 의미 있었다"고 말했다.자유학기제를 도입한 이후 사교육을 받는 중학생이 줄어들었다는 조사도 나왔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7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청소년의 사교육 참여율이 67.8%로, 1년 전보다 1%p 감소했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생의 80%, 중학생의 63.8%, 고등학생의 52.4%가 사교육을 받고 있었다. 1년 전과 비교할 경우 고등학생의 사교육 참여율은 2.3%p 증가했고 초등학생은 0.8%p 늘었지만, 중학교 사교육 참여율은 같은 기간 무려 5.5%p나 감소했다. 윤옥연 통계청 사회통계기획과장은 "중학교에 자유학기제가 도입되면서 사교육 참여율이 많이 감소했다"고 말했다.■안착하려면중간·기말고사 등 지필평가에서 벗어나 다양한 체험을 하도록 돕는 자유학기제 취지에는 대부분 공감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모든 학교에서 양질의 진로탐색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느냐에 대해선 일부 의문도 제기된다. 자유학기 활동 등은 지역이나 학교, 교사 개인의 역량에 따라 프로그램의 질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섣부른 전면시행이 일부 학교에서의 부실 운영 결과를 낳을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이 때문이다. 자유학기제를 담당했던 한 교사는 "대학이나 중소기업청 등과 연계한 프로그램의 경우 학생들의 만족도도 높았지만, 그 이외의 체험 장소를 섭외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며 "학생들이 원하는 직업분야는 다양한 반면, 각종 업무 부담에 시달리는 교사들이 그만큼의 진로체험이 이뤄질 수 있도록 역량을 발휘하기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한 학부모는 "자유학기제의 수행평가가 지필평가보다 더 부담"이라며 "관심 없는 아이들은 손 놓고, 평가를 잘 받고 싶은 학생만 고생해서 준비하는데 무슨 잣대로 점수를 매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현재의 대학입시 위주 교육체제가 바뀌지 않는 한, 자유학기제 기간에도 선행학습이 횡행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내신 부담 없이 이 기간 사교육을 보충하려는 학부모들로 인해 학생들의 공부량이 늘어나면, 자유학기제의 취지는 흐려질 수밖에 없기 때문. 실제로 도교육청 자유게시판에는 이를 우려하는 학부모들의 의견도 잇따르고 있다. 한 학부모는 "주요 교과과목의 경우 진도도 제대로 안 나간다"며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1년으로 확대되면 더 심해질 것"이라고 꼬집었다.이와 관련 교육부는 "행정기관, 대학 등과 협력을 강화해 양질의 체험처와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겠다"며 "자유학기나 자유학년을 이용해 학부모의 불안감을 부추기고 사교육을 조장하는 학원 등은 집중 모니터링해 교육청 등과 합동점검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선미·박연신기자 ssunmi@kyeongin.com중학교 자유학기제 진로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이 마술사 공연 등 다양한 직업 체험을 하고 있다. /경인일보DB·연합뉴스중학교 자유학기제 진로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이 자동차 디자이너 직업 체험을 하고 있다. /경인일보DB·연합뉴스자료/교육부중학교 자유학기제 진로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이 영화필름 보수 업무 직업 체험을 하고 있다. /경인일보DB·연합뉴스

2017-11-09 신선미·박연신

[이슈&스토리]책과 함께하는 하룻밤의 여유 '강화도 북스테이'

줄어드는 독서량과 반대로 사람들 책에 대한 욕구 높아져독서공간 넘어 책에만 집중하는 북스테이 프로그램 각광그림책 전문 '바람숲 도서관'·시골집 책방 '국자와 주걱'하루 1팀씩 접수 운영… 작은공간이지만 여유·정취 만끽전국 각지 단골손님은 물론 외국인 방문객도 발길 잇따라책이 사람들과 멀어지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전국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성인의 연평균 독서율은 65.3%다. 1년 동안에 1권의 책도 읽지 않은 사람이 10명 중 3명이 넘는 것이다. 2년 전인 2013년과 비교하면 6.1%p 감소했다. 책 읽는 시간도 줄고 있다. 성인은 평일은 하루 평균 22.8분, 주말엔 25.3분간 책을 읽을 뿐이다. 이러한 통계와는 달리 책에 대한 욕구는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책을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공간을 바라는 사람들의 바람은 커지고 있다. 이를 반영해 대형 서점은 서가 사이에, 고객이 책을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상'을 설치하는 분위기다. 테이블이 설치되자 서점에서는 책을 읽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다. 많은 이들이 책을 읽으러 서점으로 향한다. 더 나아가 책을 '온전히' 경험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북스테이'(Book Stay)는 이러한 사람들의 바람으로 생겨났다. 집에서 멀더라도 편하게 책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을 찾는 것이다. 인천 강화에 북스테이를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 있다. 북스테이는 책을 읽으며 1박 2일을 보내는 프로그램이다. 책이 가득하고, 집중할 수있는 공간에서 종일 마음에 드는 책을 골라 읽는 것이다. 북스테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강화도의 서점과 도서관에서는 새들의 울음, 바람이 속삭이는 소리가 책 읽는 이들 곁에 있다. 도심의 소음이 스며들 틈이 없다. 고즈넉한 풍광 역시 '온전한 책 읽기'의 동반자다. 일요일인 지난달 27일 강화도 '바람숲 그림책 도서관'과 '국자와 주걱'을 찾았다.# 그림책 가득한 힐링 공간27일 오전 11시께 이화윤(31·여)씨가 4살, 2살인 두 아들과 함께 '바람숲 그림책 도서관'을 찾았다.김포에 사는 이 씨는 지인의 추천으로 이날 이곳에 처음 왔다. 이 씨는 "아이들과 함께 책을 보려고 왔는데, 아이들이 무척 좋아 한다"며 "도시에서는 아이들이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별로 없는데, 이곳은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책도 많고 편하게 지낼 수 있는 것이 좋다"고 했다.개관한 지 4년째인 이 도서관에 매달 오는 단골도 있다. 이날 만난 신루시(36·여)씨는 개관 즈음부터 매달 1~2차례 이상 도서관을 이용했다고 했다. 이날도 딸(3)아이와 함께 도서관을 찾았다. 집은 경기도 군포이지만 매달 이 곳에 오면서 자신도 그림책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고 했다. 자주 오다 보니 딸 아이의 돌잔치를 이 곳에서 하기도 했다. 신 씨는 "아이가 아직 어리지만, 도서관에 오는 것을 좋아한다"며 "저도 이곳에 자주 오면서 책을 더 가까이하게 됐다"고 말했다.'바람숲그림책도서관'은 2014년도에 개관한 국내 최초의 '그림책 전문 도서관'이다. 이용자들은 이곳에 있는 6천여권의 그림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다. 도서관 앞마당에 있는 해먹을 타면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그림책은 흔히 '아이들'을 위한 책으로만 인식하는 사람이 많지만, 최지혜 관장은 "어른들을 위한 책이지만 아이들'도'보는 책이 그림책"이라고 설명했다. 이 도서관은 최지혜 관장이 사재를 들여 마련한 개인도서관으로, 후원 등을 통해 운영되고 있다. 이 도서관에는 최지혜 관장의 책에 대한 철학이 녹아들어 있다. 그중 하나가 대출이다. 바람숲그림책 도서관은 다른 공공도서관과 달리 책을 대출해주지는 않고 있다. 책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에서 책을 보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한다.최 관장은 "이곳은 책을 읽기에 너무나 좋은 공간이다. 바깥으로는 논이 펼쳐져 있고, 도시의 소음 대신 낙엽소리와 바람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며 "집에서보다는 이러한 공간에서 책을 보면 더욱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도서관 이용은 무료이며, 예약제다. 공간이 크지 않은 탓에 이용자가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책과 함께 하룻밤을 보내는 북스테이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도서관 2층이 북스테이 이용자들을 위한 공간이다. 북스테이는 하루에 1팀만 이용할 수 있다. 1명이 오기도 하고 친구, 가족 단위로 찾기도 한다. 공간이 작기도 하지만, 여러 팀이 함께 지낼 경우 책에 집중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최지혜 관장은 "도서관은 책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좋은 책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북스테이 이외에도 책과 관련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골의 여유와 정취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좁은 길을 따라서 가다 보면 다른 시골집 사이에 작은 간판이 있다. '국자와 주걱'. '이런 곳에도 서점이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서점으로 들어서면 벽면은 책으로 가득하고 도서관의 의자가 아닌 방석과 낮은 테이블이 놓여 있다. 한쪽에서는 고양이 '요리'가 방석에서 자고 있었다. 이 고양이는 서점 이용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한다고 한다. 서점 창밖으로 줄지어 있는 항아리를 볼 수 있다. 전형적인 시골집의 모습이다.'국자와 주걱'은 시골 어디에서나 있을 법한 가정집 모습이다. 김현숙 대표는 10여 년 전 시골이 좋아 강화도에 왔고, 책이 좋아 3년 전 집을 서점으로 꾸몄다.국자와 주걱은 서점이지만 책만 파는 곳이 아니다. 책과 더불어 다른 것을 함께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 김현숙 대표의 설명이다.김현숙 대표는 "지나가다 들르는 곳이 아닌, 책을 사고 책을 읽기 위해 찾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길이 좁고 불편해도 사람들이 책을 읽는 공간을 찾아서 오고 싶은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조금 불편함이 있을 수 있지만, 도시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여유와 정취를 경험할 수 있다"고 했다. 사람들은 시골 책방의 정취를 느끼기 위해 이곳을 찾아 책을 고르고 구입한다. 또한, 북스테이를 신청해 하룻밤을 보내기도 한다. 국자와 주걱에서는 하룻밤을 보내는 북스테이는 하루 1팀만 신청을 받고 있다. 제주도와 전라도, 경상도뿐 아니라 미국과 일본 등 외국에서 와 '국자와 주걱'의 북스테이를 체험하기도 한다.김현숙 대표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다"며 "북스테이는 특별한 프로그램이 없이 편하게 책과 함께 하루를 보내는 것이다. 다양한 분들이 오시고, 산책을 하시거나 저와 책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또 책을 읽으면서 하루를 보낸다"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인천시 강화군 불은면 '바람숲 그림책 도서관'을 찾은 가족단위 방문객들이 그림책을 살펴보고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바람숲 그림책 도서관에 진열된 그림책 모습.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바람숲 그림책 도서관 2층 모습.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인천시 강화군 양도면에 위치한 '국자와 주걱'은 시골 어디에서나 있을 법한 가정집 모습을 지니고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국자와 주걱 내부 모습.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2017-11-02 정운

[이슈&스토리]현실이 된 금리 상승, 짐으로 돌아온 가계부채

주요국 금리 인상, 한국도 큰 압박업계, 빠르면 내달 30일 인상 전망소득비해 빚 많은 서민들이 큰 타격新DTI 등 다주택자 대출 규제 집중부동산, 당분간 숨고르기 들어갈듯돈을 빌린 사람들에게는 '행복한 시간'이었던 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린다. '언젠가는 터질 폭탄'이라고 걱정했던 금리 상승이 현실이 됐다. 그동안 우려를 비웃으며 무섭게 늘어온 가계부채는 고스란히 짐으로 돌아왔다. 금리가 조금씩 오를수록 가계부채우리 경제를 무겁게 짓누를 참이다. 급해진 정부는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내놨다. 그보다 앞서 부동산 대책을 잇따라 내놓으며 집값 잡기에 나섰다. 가계부채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는 주택담보대출부터 발목을 잡기 위해서다. 이제 한국경제는 금리상승으로 촉발될 가계부채 위기를 무사히 탈출하느냐, 그렇지 못하고 주저앉느냐의 기로에 섰다. 금리와 가계부채 문제는 그렇게 우리 경제의 운명을 가를 중요한 문제로 떠올라 있는 것이다. # 금리 왜 오르나세계 경제는 그동안 기나 긴 불황의 터널을 지나왔다. 각국은 불황에서 탈출하기 위해 대대적인 완화정책을 펼칠 수밖에 없었다. 금리를 최저 수준으로 낮추고 시중에 막대한 돈을 풀었다. 소비를 살려야 경제가 돌아가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세계 경제는 최근 차츰 회복세로 돌아섰다. 경기의 지표나 다름없는 세계 주식시장은 주가가 지난 1년간 35%나 뛰었다. 미국의 주식시장도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이처럼 세계 경제가 회복 신호를 보이자 경기부양을 위해 완화정책을 이어왔던 주요 국가들은 금리를 올리고 돈을 거둬들이기 시작했다. 완화정책을 계속 이어가면 국가 살림살이가 그만큼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B)는 지난 3월에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한데 이어 6월에 다시 0.25%p를 올렸다. 12월에 다시 인상이 유력하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조만간 양적 완화 정책을 끝낼 것이라는 신호를 계속 밝히고 있다. 주요국이 이처럼 금리를 인상하면 우리나라 역시 금리인상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세계 경제 회복으로 수출이 사상 최고 실적을 이어가는 등 우리나라도 경기회복 신호가 켜진 상황에서 외국과 금리역전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이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해 이미 기준금리 차가 없어진 상황에서, 당장 12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금리역전을 초래하게 된다. 금리역전은 자칫 대규모 해외 자본 유출을 빚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간단히 넘길 문제가 아니다. # 금리 언제 오르나 지난 1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기준 금리를 1.25%로 동결하는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일형 금통위원이 이번 금융통화위원회에서 0.25%p 인상을 주장하는 의견을 내 관심이 쏠렸다. 소수의견이었지만 금리 인상 의견이 나온 것은 지난 2011년 9월 이래 6년 만이었다.금융계에서는 이것을 금리 인상의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앞서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기존 2.8%에서 3.0%로 상향 조정했다. 수출 호조 속에서 소비가 회복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설비 투자도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북한 리스크가 확대됐지만 정부의 소비·경제활성화 정책이 민간 소비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한은은 26일 3분기 실질 경제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1.4% 성장했다고 밝혔다. 2010년 2분기에 1.7% 성장률을 기록한 이후 7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지난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경기 회복세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물가도 목표 수준에 수렴할 것으로 확인되는 시점에 기준 금리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고 언급한 상황에서 이같은 경제성장률 발표는 금리인상에 힘을 보태게 된다. 이미 시중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본격적으로 올리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빠르면 오는 11월 30일 금통위, 늦어도 내년 1월 금통위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보고 있다. # 서민 부담 가중금리가 인상되면 일단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것은 대출을 받은 서민이다. 정부는 지난 24일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1천388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 중 가계대출이 1천313조원으로 전체의 95%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가계대출에서 주택담보대출은 744조원으로 54%를 차지했고 신용대출을 비롯한 기타대출이 569조원(41%) 규모다. 가계부채 차주를 소득·자산 등 상환 능력에 따라 4개 그룹(A,B,C,D그룹)으로 분류했을 때 정부는 상환 능력이 취약한 하위 2개 그룹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상환능력 부족에 따른 부실화가 우려되거나 상환 불능한 하위 2개 그룹은 총 32만여 가구로 부채액은 약 19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했다.특히 C그룹은 가구당 연간 소득이 4천100만원 수준으로 A그룹(6천만원), B그룹(5천200만원)에 비해 낮은 반면, 부채 비중은 2억9천만원으로 A그룹(9천700만원), B그룹(1억6천800만원) 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A·B그룹은 담보대출 비중이 각각 83%와 81.9%로 높고 C그룹은 상대적으로 담보대출 비중은 75.8%로 낮은 반면 신용대출·신용카드 대출 비중 및 사업자금 마련용 대출 비중이 높았다.금리가 인상되면 소득에 비해 부채가 많은 C그룹과 D그룹은 견디기가 어려워진다. 정부가 이번 가계부채 종합대책에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각종 정책을 포함시켜 놓은 것은 이 때문이다. # 핵심은 주택담보대출정부가 지난 24일 발표한 '가계대출 종합대책'은 마치 부동산 대책이 아닌가 라는 착각이 들 만큼 부동산에 집중됐다. 부동산 구입을 위해 받는 주택담보대출이 가계대출 문제의 핵심이라고 여긴 정부가 부동산 관련 대출을 조이는데 힘을 집중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도 가계부채 종합대책이 앞서 발표했던 6·19 부동산 대책과 8·2 대책의 연속선상에 있는 사실상 부동산 규제책의 연장이라고 입을 모았다.특히 정부는 다주택자의 대출 규제에 집중했다. 실제로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과 총체적상환능력비율(DRS)이 도입되면 다주택자가 사실상 추가 대출을 받아 부동산을 구입하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대출로 부동산을 사들여 돈을 버는 비정상적인 구조부터 깨겠다는 것이 정부의 의지다. 이렇게 해서 집값 오름세를 잡고 '집을 사면 돈을 번다'는 공식이 깨지면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사람들이 줄어들어 가계부채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 술렁이는 부동산시장정부의 가계부채 종합대책 발표 이후 부동산 시장은 크게 술렁이고 있다. 말이 가계부채 대책이지 사실상 부동산규제 강화라는 것이 부동산업계의 입장이다. 이들은 앞으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은 실수요자들까지 주택시장에서 빠져나가는 것이다. 당장 다음달에 전국에 6만여 가구, 수도권에 3만8천여 가구가 분양에 들어가는 등 시장에 쏟아져 나올 물량부터 걱정이다. 시장이 얼어붙어 대규모 미분양 등이 발생할 경우 집값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고 부동산업계는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이번 대책으로 집값이 내려갈 것으로 보면서도 문제가 될 만큼 하락하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금융시장이 건전해 지고 집값 상승세가 꺾이면, 실수요자들은 금리 상승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는 계산이다. 여기에는 앞으로 대대적으로 공급하게 될 공공주택·임대주택 등을 통한 효과가 감안됐다. 앞으로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갈 것인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당분간은 어쩔 수 없이 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것은 정부나 업계의 공통적인 판단이다.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박원갑 수석전문위원은 "내달 주거복지로드맵 발표가 예정돼 있고, 금리인상, 수도권 입주물량 증가 등 악재가 줄줄이 대기 중"이라며 "내년 4월 시행되는 중과를 피하기 위한 절세 매물도 쏟아질 예정이어서 당분간 주택시장은 숨고르기에 들어갈 공산이 크다"고 밝혔다. /최규원·이원근기자 mirzstar@kyeongin.com

2017-10-26 최규원·이원근

[이슈&스토리]'반려동물' 명암과 과제

맞벌이·한자녀·홀몸 가정 허전함 채워자아만족감·우울증 감소 삶의 질 개선소음·위생 문제 개물림 사고까지 발생애완견 둘러싼 부부 살인·복수 사건도 목줄 착용 필요 타인 배려 문화 키워야우리나라 국민 5명 중 1명이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반려동물은 우리 사회에서 보편화 되고 있다. 공원에선 반려견과 산책하는 모습이 일상이 됐고, 도로에선 승용차 조수석 창밖으로 얼굴을 내민 채 바람을 쐬는 반려동물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반려동물 전용 가구와 카페는 물론 전용 수영장과 호텔까지 등장했다. 반려동물이 보편화 되면서 이를 둘러싼 이웃 간 갈등도 함께 늘고 있다. 인천시 등 지자체가 이런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용 놀이터 조성에 직접 나설 정도다. 반려동물과 인간의 바람직한 공존을 위한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에 힘이 실리고 있다. # 반려동물의 등장동물과 인간 간 정서적 유대는 선사시대 때부터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 메소포타미아나 고대 이집트의 그림엔 개, 고양이 등이 인간과 특별한 관계인 것으로 묘사돼 있고, 약 1만2천 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이스라엘 북부의 구석기시대 고분에선 개가 인간에게 반려동물의 역할을 했음을 알 수 있는 유물이 발견되기도 했다. 특히 개는 인간의 사냥과 경계, 경호 등을 돕는 역할을 하면서 인간과는 특별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반려동물은 인간의 가족이나 친구, 반려자와 같은 역할을 하는 동물을 의미한다. 인간과 동물 간 동반자적 가치를 인정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그 가치는 더욱 커지고 있다. 반려동물이란 말은 노벨상 수상자인 오스트리아의 동물학자 K. 로렌츠(Konrad Zacharias LORENZ) 박사가 1983년 관련 심포지엄에서 학술적으로 처음 명명했다. 당시는 사람에게 귀여움을 받고 즐거움을 준다는 의미의 애완동물이란 말을 쓰던 시절이었다. 더 이상 애완동물을 장난감 같은 존재로 여기지 말고,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반려자로 인정하자는 취지가 컸다. 이 심포지엄을 계기로 반려동물이란 말은 사회적으로 확산됐다. 반려동물은 핵가족화, 고령화, 전문화된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정서적 안정을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특히 주인에 대한 맹목적이고 변하지 않는 반려동물의 애정은 인간과의 관계와 다른 특별한 행복을 주는 든든한 동반자가 되기도 한다. 우리나라도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천만 명에 달하는 등 그 수가 크게 늘고 있다. 인천의 경우 등록된 반려견만 지난달 기준 7만4천여 마리에 달하는 상황이다. 미등록 반려견을 합치면 인천지역 반려견은 10만 마리가 훌쩍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삶의 질 개선 윤활제반려동물은 인간의 정서적 삶의 질 개선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학계의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 우선 반려동물을 기르는 어린이의 경우, 다른 사람들을 더욱 잘 보살피고 원만한 또래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고 한다.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고 한 자녀 가정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반려동물이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은 어린이에게 부모나 형제·자매, 혹은 친구의 빈자리를 채워줄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노인이나 독신 여성의 경우, 반려동물을 기르게 되면 외로움을 적게 느낀다는 보고와 함께, 우울증 증상이 덜하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면 자아만족감과 가족유대감, 운동량 등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높다는 연구도 있다. 반려동물은 현대인의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한 하나의 전략일 뿐만 아니라 삶의 질을 윤택하게 하는 윤활제 역할을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갈등의 씨앗 되기도반려동물 숫자가 늘어나는 만큼, 반려동물을 둘러싼 갈등과 분쟁도 많아지고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일반 시민들로부터 소음과 위생, 안전문제 등에 대한 민원 접수가 늘고 있는 것이다. "아파트에서 개가 짖어 시끄럽다"는 민원이 제기되기도 하고, "공원에서 개 배설물을 치우지 않는다", "목줄이 풀린 개가 공원을 돌아다녀 무섭다"는 등의 민원이 많다. 인천 부평구 동물보호팀 관계자는 "지난 2월부터 활동을 시작한 이후 반려동물 관련 민원으로 현장에 출동한 것만 100여 건"이라며 "민원이 접수되면 현장으로 출동해 반려견 소유주에게 협조를 구하고 해결을 위해 노력하지만, 협조가 잘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서울시 서초구에서는 반포근린공원에 반려견 놀이터가 조성됐지만, "아이들이 개에 물릴 수 있다"는 주민의 극심한 반발에 부닥쳐 개장조차 못 하고 올해 7월 철거됐다. 개한테 물려 다치는 일도 많이 발생하는 상황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4년부터 올 6월 말까지 개 물림 사고 건수는 전국적으로 3천970여 건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루 평균 3건 이상 발생하는 수치다. 인천·경기지역에선 같은 기간 1천270여 건의 개 물림 사고가 접수돼 전체의 32%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개 물림 사고를 당했을 경우 근육이나 혈관, 신경 등에 심각한 상해를 입을 수 있고, 세균 감염에 의한 2차 피해 가능성도 있다. 반려동물을 둘러싼 사건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 경기 파주에선 키우던 반려견이 짖는다는 이유로 화를 낸 남편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40대 여성이 경찰에 구속되는 일이 있었고, 고양에선 자신의 반려견을 물어 죽인 이웃집 진돗개를 찾아가 둔기를 휘둘러 죽인 50대가 경찰에 붙잡히는 일도 있었다. # 타인 배려 인식 확대 필요전문가들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든, 그렇지 않은 일반 시민이든 타인을 배려하는 인식을 키워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하고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은 주인으로서 자신이 키우는 반려동물의 잘못된 행동을 고칠수 있도록 하고, 주인과 반려동물 간 올바른 관계설정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외출 시 동물보호법이 정하고 있는 목줄 등을 착용해 다른 일반 시민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는 예방적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일각에선 일종의 반려동물 키우기 자격증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일반 시민도 반려동물을 자식처럼 여기면서 키우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동물자유연대 조희경 대표는 "반려견(동물)을 키우거나 그렇지 않거나 간에 서로를 배려해 상호 불쾌감을 줄일 수 있도록 하는 인식개선 교육도 함께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반려동물이 사회적으로, 정서적으로 우리에게 이득을 주는 부분이 있다"며 "반려동물을 둘러싼 분쟁이나 갈등도 일상에서 일어나는 다른 분쟁이나 갈등처럼 사회적 논의와 조율을 통해서 해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

2017-10-19 이현준

[이슈&스토리]우리사회 '기부 문화' 되짚기

'어금니 아빠' 만행 '새희망씨앗' 횡령에 부정적 인식 확산작년 2천여명 실태조사 비기부자들중 64% 후원한 적 있어"단체 못 미덥거나 정보없어 더 안한다" 무경험자보다 많아신뢰 하락·불편한 탓… 모금단체 운영방식 변화 필요 의미정부 장려책으로 '15% 세액 공제 혜택' 적극적 홍보 지적"이웃뿐만 아니라 나를 위한 즐거운 나눔" 인식 바뀌어야활성화·사회문제 해결 위해선 개인 기부행위 초점 벗어나'외적인 자극·매개자役' 기업·비영리조직 모금활동 관심을선(善)으로 시작된 행동이 악(惡)으로 나타난다면 어떨까. 최근 기부금으로 딸의 치료비를 비롯해 생계를 이어왔을 것으로 알려졌던 '어금니 아빠'의 극악무도한 범행이 드러나면서 기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사회 곳곳에 자리 잡힐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어려운 환경에서 생활해 나가는 사람을 돕자"는 뜻에서 모인 돈이 외제차 구매 등 사리사욕을 채우는 데 쓰였는가 하면, 범죄에까지 이용돼 자발적인 의미로 시작된 기부 문화가 퇴색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8월에는 한 기부단체의 기부금 횡령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어려운 학생들을 돕는다는 취지로 모금활동을 펼친 사단법인 '새희망씨앗'은 4년 간 모아진 기부금 128억 원 중 2억 원만을 당초 목적대로 이웃에게 전달했고 나머지 돈을 횡령했다. 단체 운영자들은 횡령한 기부금으로 고급 외제차를 구입하고 요트 선상파티 등을 즐기는 등 유흥에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이렇듯 한국 사회에서의 기부 문화가 점점 퇴색되는 상황이 속출하면서 기부에 대한 신뢰도 함께 낮아지고 있다. 기부문화에 대한 현주소를 짚어보고 올바른 기부 문화가 형성되기 위한 대안을 모색해본다. ■한국 사회의 기부 문화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가 주최한 2016 Giving Korea에 따르면 2천 500명의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2015년 한 해 동안 기부를 경험한 사람의 비율은 45.61%로 나타났다. ┃그래프 참조 기부 분야별 참여율을 살펴보면 전체 기부자들의 절반이 넘는 58%가 국내 자선 분야에 기부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고, 다음으로 해외구호 분야 22%, NGO 분야 10%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 사회에서 기부는 국내 불우이웃을 돕는 비율이 가장 많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이어 기부자들은 '기부를 하게 된 가장 중요한 이유를 꼽으라'는 질문에 불쌍한 사람을 위해 기부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30.8%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남을 돕는 것이 행복하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29.6%, 시민으로서의 책임이라는 응답이 29.3%로 뒤를 이었다. 자신보다 처지가 어려운 사람을 돕기 위해 시작된 기부의 비중이 가장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사회 전체의 구성원으로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시민 의식을 고취시킬 수 있는 교육환경이 제공된다면 기부 문화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 기부에 대한 제도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교육과정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고 '내가 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인식이 잡힌다면 기부에 대한 선호가 자연스럽게 형성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그렇다면 비기부자의 경우는 어떨까. 이번 조사에서 비기부자들 가운데 64%는 일생 동안 기부를 해본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과거에 기부를 했던 경험이 기부에 대한 현재의 선호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점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기부에 대한 현재의 관심은 기부 경험 유무에 관계없이 비슷한 비율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기부를 해본 적이 있는 사람일수록 기부단체를 신뢰하지 못하거나 기부단체와 기부방법에 대한 정보가 없기 때문에 지난해 기부를 하지 않았다고 응답한 비율이 기부의 경험이 없는 사람들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를 미뤄 기부에 참여했던 과거의 경험에서 기부단체에 대한 신뢰성이 하락했거나, 적절한 기부단체를 찾아 원하는 기부를 하는 것이 불편하다고 느껴서 현재 기부를 망설이는 경향이 발생했을 가능성을 유추해볼 수 있다. 기부단체의 운영방식에 대한 성찰을 통해 앞으로의 운영방식에 대한 방향이 바뀌어야 할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올바른 기부문화가 형성되려면정부는 기부를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행위로 간주하고 국민들에게 이를 장려하기 위해 기부금에 대한 세금혜택을 부여한다. 대표적으로 근로소득자들에게 일정 한도 내에서 기부금의 15%를 세액에서 공제해주는 제도와 종합소득자들에게 기부금을 필요경비로 인정해주는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이를 홍보하면서 기부를 독려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또 해외 원조 등을 통해 남을 돕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제시한다.전문가들은 개인적 차원과 사회적 차원에서의 기부 문화에 대한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는 것에 방점을 두고 있다. 정슬기 중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기부의 정의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기부의 정의에 대해 "'타인을 위해'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나눈다는 것도 맞지만 나눔의 기쁨을 느끼기 위해 기부를 하는 것은 '자신을 위한 행동'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며 "나 혼자의 힘으로만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기부를 통해 다른 사람과 함께 더불어 생활하면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정 교수는 한국 사회의 기부 문화에 대한 사회적 현실을 문제 중 하나로 꼽았다. 그는 "지금까지의 한국사회에서는 개별 시민들의 기부행위나 인식에만 초점을 두고 기부를 해왔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개인의 기부를 매개하는 비영리단체의 모금 활동과 기업의 기부에 대해서는 거의 다루지 않고 있다"며 "대부분의 연구와 모금활동이 개인의 기부 행동에 초점을 두고 기부자 개인의 특성이나 인식 등만으로 여기는 경우가 다반사다. 대부분의 기부가 기업과 같은 외적인 자극에 의해서 이뤄진다는 점뿐 아니라 모금활동을 수행하는 비영리조직이 기부를 요청하는 방법 등이 일반 시민들의 기부행위나 기부에 대한 인식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못한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기부란 사회구성원들이 타인을 위해 또는 전체 사회를 위해 물질적 자원을 제공하는 자발적 행동이다. 자발적으로 사회적 자원을 분배하는 행동을 효과적, 효율적으로 이끌어 내기 위해서 비영리조직이 매개자로서 역할을 수행해 기부를 활성화해야 할 것"이라며 "사회문제나 욕구의 체계적인 해결을 위해 기부자 개개인의 특성뿐만 아니라 기업, 비영리 단체 등의 모금 활동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연신기자 julie@kyeongin.com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2017-10-12 박연신

[이슈&스토리]인천 신포동 카페·문화공간의 진화

이규영 루비레코드 대표·이의중 건축가 합심허름한 여관 '인천여관 X 루비살롱' 새로 꾸며커피등 팔며 팟캐스트 녹음실·공연장도 마련인천 인문학 서적 전문 다인아트의 '북앤커피'지역극단 '십년후' 장기공연 무산에 공간제공30객석 갖춘 소극장으로 변신 '살롱극' 선봬옛 개항장 일대에 들어선 인천 신포동의 카페를 겸한 문화공간들이 진화하고 있다.기존 신포동의 문화 공간을 표방한 카페들이 차를 마시며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그림이나 사진 등을 감상하는 공간이었다면, 이제는 보다 적극적으로 예술을 카페 공간에 끌어들여서 예술 활동이 이뤄지는 데 직접 관여하고 있다.음악 공연이 이뤄지고, 예술가들이 머물며 작품을 만들고, 음악 방송을 창작하는 팟캐스트를 만들어내는 창작 공간이 새로 생기는가 하면, 기존 '북 카페'를 연극이 열리는 극장으로 모습을 바꾸는 등의 새로운 시도가 인천 신포동 일대에서 벌어지고 있다.# 인천여관×루비살롱21일 가오픈해 손님을 받기 시작한 공간 '인천여관×루비살롱'은 10년 가까이 버려져 있던 50년 넘은 허름한 여관 건물을 새롭게 꾸며 탄생했다. 지난 2월부터 시작한 보수 공사가 최근 마무리됐다.인천에서 출발해 홍대에서 자리를 잡은 인디레이블인 루비레코드의 이규영 대표와 인천 곳곳에 있는 근대건축물을 현대적 쓰임에 맞게 활용하는 사람들을 돕고 있는 건축가 이의중씨가 의기투합해 만들었다.두 사람의 관계를 건축주와 시공자의 관계로 보는 것은 정확하지 않고 '인천여관×루비살롱'이라는 작품을 함께 탄생시킨 협업 관계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고 둘은 설명한다.99㎡가 조금 못 미치는 땅에 2층 규모로 지어진 빨간 벽돌건물 1층은 커피와 레몬차 등을 판매하는 주방과 손님들이 쉴 수 있는 좌석, 테이블 그리고 작은 무대가 마련돼 있다.그리고 2층에는 5개의 공간이 있는데, 예전 여관 객실로 쓰이던 공간을 가급적 그대로 살렸다고 한다. 각 공간의 정확한 용도는 정해지지 않았고 전시장과 팟캐스트 녹음실, 사무실 등으로 사용될 계획이다. 건물 옥상(3층)에도 테이블과 휴식 공간이 있다.나중에서야 알게 된 사실인데, 건물의 이력도 조금 특별하다. 이곳의 처음 주인은 1970년대 가수로 활동한 이숙의 소유였다고 한다. 미군부대 무대에서 20대부터 노래를 불러온 이숙은 길옥윤 작곡가에게 발탁돼 1974년 '눈이 내리네', '우정' 등의 노래를 발표하며 인기몰이를 했다. 그러다 1990년대 초반 노부부가 여관을 인수하지만 큰 길가에 번듯한 여관과의 경쟁에서 밀리며 폐업 후 10년 가까이 방치됐다.이곳은 다음 달 28~29일 열릴 '사운드 바운드 인(Sound Bound in) 개항장' 축제가 열리는 음악 공연장으로 사용될 예정으로 나이와 세대를 초월한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이 무대에 선다. 축제 기간 2층 전시장에서는 인천과 부평의 음악과 역사를 주제로 하는 전시회인 '비욘드 레코드'전도 함께 진행된다.앞으로는 이 곳을 기반으로 지역 문화·예술과 관련된 팟캐스트를 제작하거나 지역 작가들의 창작 활동이 이뤄지는 레지던시로 운영하겠다는 구상도 있다.주소 : 중구 관동 3가 4-37. 운영시간:오후 1~7시(일요일 휴무). 문의:070-8867-1825# '북앤커피''북앤커피'는 책을 보고 전시를 감상하던 북카페가 연극을 감상할 수 있는 소극장으로 변신한 경우다.북카페 '북앤커피'는 20년 넘게 인천 관련 인문학 서적을 전문적으로 펴내고 있는 도서출판 다인아트가 운영하는 공간이다.다인아트는 '인천'을 키워드로 하는 다양한 책을 펴내던 중 책을 홍보할 방법을 고민하다 북카페를 선택해 지난 2015년 8월 문을 열었다.장소는 인천문화재단과 인천아트플랫폼 등이 있어 지역에서 활동하는 문화 예술계 인사가 많이 몰리는 신포동을 택했다. 이전 사무실은 인천문화예술회관 인근에 있었다.아무래도 책이 중심이 되는 공간이다 보니 그동안은 시낭송회와 출판기념회 등이 열렸고, 카페라는 공간을 활용한 미술·사진 등의 전시가 이뤄졌다. 작은 세미나나 모임 등도 열리는 동네 사랑방 역할도 하고 있다.하지만 이달 초 객석 30석을 갖춘 소극장으로 모습을 바꿨다.모습을 바꾼 이유는 이렇다. 20년 넘게 지역에서 활동 중인 극단 십년후가 30일 넘는 장기공연을 시도하려고 공연장을 수소문하다 여의치 않아 공연을 포기하려던 순간에 이 소식을 듣고 안타까워한 다인아트 윤미경 대표가 극단 윤용일 대표와 이야기를 나눈 뒤 선뜻 공간을 내어주게 된 것이다.일단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것이 시급하다고 판단해 아무런 조건 없이 공간을 내어줬다고 한다. 덕분에 지난 9일부터 이곳에서는 오후 7시 30분이면 연극 공연이 열리고 있다. 6개의 작은 작품으로 이뤄진 옴니버스 형식의 '살롱극'인 '사랑 소묘'(위성신 작, 송용일 연출)가 매일 무대에 오르며 관객과의 즐거운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극단 관계자는 처음에는 기존 카페에 설치된 시설을 그대로 활용했지만, 기왕이면 관객에게 더 좋은 작품을 선보이고 싶어 객석과 조명, 음향 등을 설치했다고 한다.카페 공간이다 보니 연극을 감상하는 가운데 창밖으로 행인의 대화도 들리고, 주변 상가의 조명이 들어오는 나름 독특한 매력이 있다.주소: 인천시 중구 개항로 14 2층. 운영시간:오전 10시~오후 7시. 문의:(032)772-0228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10년 가까이 버려져 있던 50년 넘은 허름한 여관 건물을 새롭게 꾸며 탄생한 '인천여관×루비살롱'.10년 가까이 버려져 있던 50년 넘은 허름한 여관 건물을 새롭게 꾸며 탄생한 '인천여관×루비살롱'.허름한 여관 건물을 새롭게 꾸며 '인천여관×루비살롱'을 만든 건축가 이의중(사진 왼쪽)씨와 루비레코드의 이규영 대표.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인천여관×루비살롱' 건물 옥상에 마련된 테이블과 휴식 공간.도서출판 다인아트에서 운영하는 '북앤커피'는 책을 보고 전시를 감상하던 북카페에서 연극을 감상할 수 있는 소극장으로 변신했다./아이클릭아트

2017-09-21 김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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