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스토리]인천 신포동 카페·문화공간의 진화

이규영 루비레코드 대표·이의중 건축가 합심허름한 여관 '인천여관 X 루비살롱' 새로 꾸며커피등 팔며 팟캐스트 녹음실·공연장도 마련인천 인문학 서적 전문 다인아트의 '북앤커피'지역극단 '십년후' 장기공연 무산에 공간제공30객석 갖춘 소극장으로 변신 '살롱극' 선봬옛 개항장 일대에 들어선 인천 신포동의 카페를 겸한 문화공간들이 진화하고 있다.기존 신포동의 문화 공간을 표방한 카페들이 차를 마시며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그림이나 사진 등을 감상하는 공간이었다면, 이제는 보다 적극적으로 예술을 카페 공간에 끌어들여서 예술 활동이 이뤄지는 데 직접 관여하고 있다.음악 공연이 이뤄지고, 예술가들이 머물며 작품을 만들고, 음악 방송을 창작하는 팟캐스트를 만들어내는 창작 공간이 새로 생기는가 하면, 기존 '북 카페'를 연극이 열리는 극장으로 모습을 바꾸는 등의 새로운 시도가 인천 신포동 일대에서 벌어지고 있다.# 인천여관×루비살롱21일 가오픈해 손님을 받기 시작한 공간 '인천여관×루비살롱'은 10년 가까이 버려져 있던 50년 넘은 허름한 여관 건물을 새롭게 꾸며 탄생했다. 지난 2월부터 시작한 보수 공사가 최근 마무리됐다.인천에서 출발해 홍대에서 자리를 잡은 인디레이블인 루비레코드의 이규영 대표와 인천 곳곳에 있는 근대건축물을 현대적 쓰임에 맞게 활용하는 사람들을 돕고 있는 건축가 이의중씨가 의기투합해 만들었다.두 사람의 관계를 건축주와 시공자의 관계로 보는 것은 정확하지 않고 '인천여관×루비살롱'이라는 작품을 함께 탄생시킨 협업 관계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고 둘은 설명한다.99㎡가 조금 못 미치는 땅에 2층 규모로 지어진 빨간 벽돌건물 1층은 커피와 레몬차 등을 판매하는 주방과 손님들이 쉴 수 있는 좌석, 테이블 그리고 작은 무대가 마련돼 있다.그리고 2층에는 5개의 공간이 있는데, 예전 여관 객실로 쓰이던 공간을 가급적 그대로 살렸다고 한다. 각 공간의 정확한 용도는 정해지지 않았고 전시장과 팟캐스트 녹음실, 사무실 등으로 사용될 계획이다. 건물 옥상(3층)에도 테이블과 휴식 공간이 있다.나중에서야 알게 된 사실인데, 건물의 이력도 조금 특별하다. 이곳의 처음 주인은 1970년대 가수로 활동한 이숙의 소유였다고 한다. 미군부대 무대에서 20대부터 노래를 불러온 이숙은 길옥윤 작곡가에게 발탁돼 1974년 '눈이 내리네', '우정' 등의 노래를 발표하며 인기몰이를 했다. 그러다 1990년대 초반 노부부가 여관을 인수하지만 큰 길가에 번듯한 여관과의 경쟁에서 밀리며 폐업 후 10년 가까이 방치됐다.이곳은 다음 달 28~29일 열릴 '사운드 바운드 인(Sound Bound in) 개항장' 축제가 열리는 음악 공연장으로 사용될 예정으로 나이와 세대를 초월한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이 무대에 선다. 축제 기간 2층 전시장에서는 인천과 부평의 음악과 역사를 주제로 하는 전시회인 '비욘드 레코드'전도 함께 진행된다.앞으로는 이 곳을 기반으로 지역 문화·예술과 관련된 팟캐스트를 제작하거나 지역 작가들의 창작 활동이 이뤄지는 레지던시로 운영하겠다는 구상도 있다.주소 : 중구 관동 3가 4-37. 운영시간:오후 1~7시(일요일 휴무). 문의:070-8867-1825# '북앤커피''북앤커피'는 책을 보고 전시를 감상하던 북카페가 연극을 감상할 수 있는 소극장으로 변신한 경우다.북카페 '북앤커피'는 20년 넘게 인천 관련 인문학 서적을 전문적으로 펴내고 있는 도서출판 다인아트가 운영하는 공간이다.다인아트는 '인천'을 키워드로 하는 다양한 책을 펴내던 중 책을 홍보할 방법을 고민하다 북카페를 선택해 지난 2015년 8월 문을 열었다.장소는 인천문화재단과 인천아트플랫폼 등이 있어 지역에서 활동하는 문화 예술계 인사가 많이 몰리는 신포동을 택했다. 이전 사무실은 인천문화예술회관 인근에 있었다.아무래도 책이 중심이 되는 공간이다 보니 그동안은 시낭송회와 출판기념회 등이 열렸고, 카페라는 공간을 활용한 미술·사진 등의 전시가 이뤄졌다. 작은 세미나나 모임 등도 열리는 동네 사랑방 역할도 하고 있다.하지만 이달 초 객석 30석을 갖춘 소극장으로 모습을 바꿨다.모습을 바꾼 이유는 이렇다. 20년 넘게 지역에서 활동 중인 극단 십년후가 30일 넘는 장기공연을 시도하려고 공연장을 수소문하다 여의치 않아 공연을 포기하려던 순간에 이 소식을 듣고 안타까워한 다인아트 윤미경 대표가 극단 윤용일 대표와 이야기를 나눈 뒤 선뜻 공간을 내어주게 된 것이다.일단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것이 시급하다고 판단해 아무런 조건 없이 공간을 내어줬다고 한다. 덕분에 지난 9일부터 이곳에서는 오후 7시 30분이면 연극 공연이 열리고 있다. 6개의 작은 작품으로 이뤄진 옴니버스 형식의 '살롱극'인 '사랑 소묘'(위성신 작, 송용일 연출)가 매일 무대에 오르며 관객과의 즐거운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극단 관계자는 처음에는 기존 카페에 설치된 시설을 그대로 활용했지만, 기왕이면 관객에게 더 좋은 작품을 선보이고 싶어 객석과 조명, 음향 등을 설치했다고 한다.카페 공간이다 보니 연극을 감상하는 가운데 창밖으로 행인의 대화도 들리고, 주변 상가의 조명이 들어오는 나름 독특한 매력이 있다.주소: 인천시 중구 개항로 14 2층. 운영시간:오전 10시~오후 7시. 문의:(032)772-0228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10년 가까이 버려져 있던 50년 넘은 허름한 여관 건물을 새롭게 꾸며 탄생한 '인천여관×루비살롱'.10년 가까이 버려져 있던 50년 넘은 허름한 여관 건물을 새롭게 꾸며 탄생한 '인천여관×루비살롱'.허름한 여관 건물을 새롭게 꾸며 '인천여관×루비살롱'을 만든 건축가 이의중(사진 왼쪽)씨와 루비레코드의 이규영 대표.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인천여관×루비살롱' 건물 옥상에 마련된 테이블과 휴식 공간.도서출판 다인아트에서 운영하는 '북앤커피'는 책을 보고 전시를 감상하던 북카페에서 연극을 감상할 수 있는 소극장으로 변신했다./아이클릭아트

2017-09-21 김성호

[이슈&스토리]제동 걸린 대형업체들의 골목 진출

전통시장 상인·시민단체들 '거센 저항' 반대집회·서명운동 확산롯데·신세계, 수원·부천·인천 금곡 등 대규모사업 잇단 브레이크정부도 신규 출점은 물론 기존 매장 영업제한 '규제 강화' 움직임실패 맛본 업계 '상생스토어' 해법… 지자체 경쟁력 확보 지원도골목상권 상인들의 목소리가 쩌렁쩌렁하다. 억눌려 있던 것이 솟구치듯, 막혔던 봇물이 터지듯, 곳곳에서 상인들의 요구가 쏟아진다. 이 정도면 '골목상권의 반란'이다.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워 전국 곳곳에 대형 매장을 열고, 거대한 스펀지가 주변의 물을 빨아들이듯 고객들을 빨아들이던 대형 유통업체들은 당황했다. 예전 같으면 밀어붙이면 됐을 일들도 브레이크가 걸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새 정부는 '골목상권 부활'을 아예 주요 정책으로 내세웠다. 유통업체들의 앞길에 '빨간 신호등'을 켠 셈이다. 편리한 시설과 세련된 서비스에 호의적이었던 고객들마저 대형 유통업체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예전 같지 않아졌다. 사방에서 압박을 받게 된 대형 유통업체들은 골목상권의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바야흐로 골목상권 상인들이 '만만치 않은 상대'로 발돋움 하고 있는 것이다. # 더는 못참겠다는 골목상권초여름 뙤약볕이 내리쬐던 지난해 6월 말, 부천시 상동의 한 대로변에 피켓을 든 수십 명의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부천·삼산동 신세계 복합쇼핑몰 입점 저지 인천대책위원회'라는 이름을 앞세운 이 사람들은 인근 인천 부평지역의 전통시장과 상가 상인들이다. 이들은 신세계가 이곳에 대규모 복합쇼핑몰을 건립하면 자신들의 생계가 위협받게 된다며 쇼핑몰 부지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며 복합쇼핑몰 입점 저지 서명을 받기 시작했다. 이때만 해도 골목상권 상인들의 저항은 그저 흔히 보는 모습처럼 보였다. 하지만 인천권 상인들의 반발은 이후로도 들불처럼 번져나갔고, 결국 사회적인 문제로 떠올라 신세계 복합쇼핑몰 사업의 발목을 잡았다. 이에 앞서 지난 2014년 7월에는 수원역 인근에 오픈을 앞두고 있던 '롯데몰'에 반발해 인근 전통시장 상인들이 들고 일어났다. 당시 집회에 참여한 상인들의 숫자는 1천여 명에 달했다. 아예 점포 문을 닫아 걸고 저항에 나선 상인들의 기세는 하늘을 찔렀고, 롯데는 수원시의 중재로 상인들과 협상을 벌인 끝에 거액의 상생자금을 내놓아야 했다. 이처럼 전통시장 상인들의 저항이 '거칠어진' 배경에는 대형 유통업체들의 공격적인 매장 확장이 자리해 있다. 통계청의 도소매업조사에 따르면 전국의 대형종합소매업체수는 지난 2007년 459개에서 2014년 634개로 늘었다. 백화점은 같은기간 84개에서 97개로 증가했다. 특히, 인구가 밀집한 경기도는 같은 기간 동안 대형종합소매업체가 103개에서 163개로 늘었다. 도내 대형종합소매업체 중 111개가 대형마트, 쇼핑센터가 37개다. 지난해와 올해도 스타필드하남과 스타필드고양(신세계), 시흥프리미엄아울렛(신세계사이먼) 등 초대형 쇼핑몰들이 연이어 문을 열었다. 앞으로도 동탄2신도시 '롯데타운', 용인시 기흥구 고매동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인천 송도신도시 '롯데 송도 쇼핑타운' 등이 줄줄이 문을 열 예정이다. 반면 골목상권을 대표하는 전통시장은 대형 유통업체에 손님을 빼앗겨 맥을 못추고 있다. 통계청 전통시장 현황조사에 따르면, 전국의 전통시장 점포수는 2013년 21만433개에서 2015년 20만7천83개로 3천350개나 줄었다. 2015년 기준 전국 전통시장 내 빈 점포수만 1만8천821개에 달한다. # 고개 숙인 유통 대기업골목상권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유통 대기업들은 곳곳에서 좌절을 겪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부천 상동 신세계 복합쇼핑몰이다. 신세계가 지난 2015년 9월 부천 상동 영상문화단지 복합개발 민간사업 우선협상자로 선정돼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됐을때, 이 사업이 표류할 것을 예상하는 이는 없었다. 당시 신세계는 2018년까지 8천700억원을 들여 영상문화단지(38만2천700여㎡) 내 7만6천여㎡의 상업부지에 문화·관광·여가 활동을 모두 즐길 수 있는 대규모 복합쇼핑몰을 건립해 지역의 랜드마크가 되도록 하겠다는 장밋빛 계획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 사업은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났다. 인근 인천지역 전통시장 상인과 시민단체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상인들이 대규모 집회를 이어가고 인천시와 정치권까지 이 문제에 개입하고 나서면서 사업은 브레이크가 걸렸다. 복병을 만난 신세계는 고심 끝에 규모를 3만7천여㎡로 대폭 축소해 백화점만 짓는 것으로 사업 계획을 수정했지만, 반발여론을 잠재우는데 실패하면서 사실상 사업이 무산됐다. 비슷한 상황은 서울에서도 벌어졌다. 롯데가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대규모 복합쇼핑몰을 조성하는 사업이 지역 상권의 반발에 직면하면서 사실상 무산된 것이다. 롯데의 상암 복합쇼핑몰 사업은 부천 상동 신세계 복합쇼핑몰보다 앞선 2012년부터 추진돼 서울시로부터 부지를 매입하고 건립계획까지 확정(2017년 완공)했지만, 2015년부터 진행된 지역상인들과의 상생협의가 파행을 거듭한 끝에 결국 롯데가 손을 들고 말았다. 인천에서는 올해 인천 금곡점 입점을 추진하던 이마트 노브랜드가 상인들의 반발에 부딪혀 진통을 겪다가 결국 입점계획을 포기하기도 했다. # '골목상권 보호' 내건 정부이같은 골목상권의 저항에 불을 붙인 것은 새 정부의 정책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거듭 '골목상권 보호'와 '대규모 복합쇼핑몰 규제'를 강조하면서 예견됐던 일이다. 정부가 내놓은 골목상권 보호 정책은 강도가 높다. 당초 공약으로 내걸었던 복합쇼핑몰에 대한 강력한 규제는 물론이고, 이미 규제를 받고 있는 대형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에 대한 규제 강화까지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대형 유통업체가 골목상권에 쉽게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하는 '출점 제한' 규제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에 포함될 전망이다. 골목상권 주변을 '상업보호구역'으로 지정해 이곳에는 아예 대규모 점포의 출점을 막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현재 월 2회로 돼 있는 의무휴업일을 월 4회로 확대하고 영업시간 제한 대상도 확대하는 안이 추진되고 있다.정부가 이처럼 골목상권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상인들의 목소리는 더욱 힘이 실리고 있는 반면, 유통업체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신세계 등 대형 유통업체들은 자신들에게 겨눠진 이같은 규제에 '억울함'을 호소하며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정부의 정책이 시장경제의 근본을 무너뜨리고, 규제 대상도 지나치게 편중돼 형평성에서 벗어난다는게 대형 유통업체들의 주장이다. # 해법을 찾아라골목상권 상인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한편에서는 지나친 마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유통업체들의 사업마다 브레이크가 걸리면서 지역 개발사업에 지장을 초래할 뿐 아니라, 시장 전반에 불신과 싸움이 확산되고 있는데 따른 우려다. 이에따라 대형 유통업체와 골목상권 간의 상생을 이뤄낼 해법을 찾는 시도도 조금씩 이뤄지고 있다. 규모가 큰 만큼 골목상권 상인들과의 마찰도 가장 많은 신세계가 내놓은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는 좋은 사례다.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는 그동안 상극처럼 여겨졌던 전통시장과 대형마트가 손을 잡은 상생점포다.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는 전통시장 내에 입점하면서 임대료 일부와 편의시설 등의 부담을 떠안고 전통시장과 판매가 겹치는 품목을 최대한 제한해 골목상권 침해를 줄였다. 지난해 8월 당진시장점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문을 열었고, 경기도내에는 지난달 안성맞춤시장점이 오픈했다. 당진시장 상생스토어의 경우 개점 이후 시장을 찾는 고객 수가 상생스토어 입점 전보다 4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에서는 골목상권의 경쟁력을 높이는 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경기도가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해 내놓은 '공공임대상가' 사업이 사례다. 조성된 지 20년 이상 된 상가 밀집지역이나 젠트리피케이션이 발생하고 있는 상권 등을 매입해 소상공인이나 청년 창업자에게 저렴한 가격에 임대해 주는 사업으로, 침체된 골목상권에 다시 힘을 불어넣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도 도입해 추진 중이다. /조윤영·이원근기자 jyy@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지난해 6월 인천 전통시장 상인들이 부천 상동 신세계 복합쇼핑몰 부지 앞에서 입점 반대 서명운동을 벌이는 모습. /경인일보DB2015년 판교상가연합회 회원들이 현대백화점 판교점 개점에 반대하며 집회를 벌이는 모습. /경인일보DB

2017-09-14 조윤영·이원근

[이슈&스토리]9·15 인천상륙작전 흔적찾기

북한군 보급선 차단 전쟁초반 열세 뒤집은 '결정적 순간'영화·소설·만화 다양한 장르서 다뤄 '다른 시각' 살펴보기15일부터 사흘간 월미도서 기념식·의장대 퍼레이드 축제무기등 전시 기념관·팔미도 등대 찾아 '역사 숨결 느끼기'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 발발 직후 북한군은 단숨에 수도 서울을 점령했다. 한국군과 미군을 비롯한 유엔군은 38일 만에 낙동강 전선까지 밀려 내려갔다. 당시 유엔군 총사령관이던 더글러스 맥아더(Douglas MacArthur·1880~1964)는 불리한 전세를 역전시킬 카드로 적의 후방을 치는 상륙작전을 택했고, 상륙지점으로 인천을 낙점했다. 9월 15일 유엔군은 함정 261척과 지상군 7만5천여 명을 투입, 인천 앞바다에 총공세를 퍼부으며 월미도를 비롯한 3개 지점에 상륙해 북한군의 보급선을 끊었다. 인천상륙작전을 감행한 지 12일 뒤인 9월 27일 한국군과 유엔군은 서울을 수복했다.한국전쟁의 초반 전세를 뒤집은 9·15 인천상륙작전일이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매년 이맘때면 인천상륙작전을 기억하기 위한 행사가 인천에서 열리고, 인천상륙작전과 관련한 역사적 장소를 찾는 발길이 전국 각지에서 이어진다. 영화, 문학, 만화를 비롯한 다양한 장르가 한국전쟁의 가장 결정적 순간인 인천상륙작전을 담아내고 있다. 문화예술작품이라는 프리즘을 거쳐 각기 다른 시각으로 인천상륙작전을 본다면, 올해 9월에는 인천의 그 역사적 장소들에 발을 디뎌 보자.■문화 속 인천상륙작전포털사이트 '다음'은 올 2월부터 윤태호 작가의 만화 '인천상륙작전'을 연재하고 있다. 2013~2014년 일간지에 연재된 작품을 웹툰으로 재구성해 무료로 공개하고 있는데, 일정 기간이 지나면 유료로 전환될 예정이다. 해방 전날인 1945년 8월 14일을 시작으로 하는 만화 '인천상륙작전'은 한국전쟁 발발과 낙동강 전투를 거쳐 인천상륙작전 이후 서울 수복 때까지의 현대사 속 평범한 가족이 겪는 비극을 다뤘다. 서울에 사는 주인공인 소년 철구네 식구를 중심으로 해방기와 전쟁 속에서 살아간 다양한 인간군상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만화 속 철구의 어머니는 친정이 인천이라 '인천댁'으로 불린다. 철구의 가족은 6·25 직후 인천으로 피란길에 오르지만, 인천도 이미 북한군이 점령한 뒤였다. 인민재판, 보도연맹 학살사건, 노근리 양민학살사건 같은 전쟁통에 일어난 비극이 철구네 식구를 스쳤고, 인천상륙작전 과정에서의 인천시내 폭격은 이야기의 절정에 해당한다. 지난해 7월 개봉해 700만 관객을 모은 영화 '인천상륙작전'은 상륙작전 성공을 위해 인천에 잠입한 우리 해군 첩보부대의 활약상이 주요 내용이다. 인천상륙작전 직전 인천 일대에서 펼쳐진 대북 첩보작전인 일명 '엑스레이(X-RAY) 작전'을 소재로 했는데, 역사적 고증보다는 액션에 초점을 둔 블록버스터 영화다. 이 영화에서는 세계적인 할리우드 배우인 리암 니슨이 맥아더 역할을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북한에서도 인천상륙작전을 영화화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1982년 제작된 북한 영화 '월미도'는 소설가 황건(1918~1991)이 1952년 발표한 장편소설 '불타는 섬'이 원작이다. 북한군 1개 포병중대가 유엔군의 대규모 병력을 단 4문의 포로 3일 동안이나 막아내다가 전사한다는 줄거리다. 북한에선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북한의 시각에서 인천상륙작전은 패배가 아닌 최후의 항전으로 묘사됐다.할리우드에서도 1981년 약 4천400만달러라는 어마어마한 제작비를 들여 '인천(Inchon)'이란 제목의 인천상륙작전 영화를 만들었다. '오, 인천(Oh, Inchon)'으로도 불리는데, 당시 최악의 영화라는 혹평을 받고 흥행에 참패했다. 화려한 제작진과 출연진을 자랑했지만, 종교적 색채가 짙어 줄거리가 어색해진 게 영화가 실패한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전쟁의 참상은 인천상륙작전을 다룬 소설에서 더욱 낱낱이 드러난다. 인천 태생의 소설가 이원규가 1989년 발표한 장편소설 '황해(黃海)'에는 인천상륙작전 당시 민간인이 사는 시가지에 가해진 폭격으로 얼마나 많은 피해가 있었는지 그 모습을 직접 보는 듯 생생하다. '갑자기 퍼부어진 수천 발의 항아리만한 포탄들은 공장과 집과 나무들과 길바닥을 박살내고 사람들의 몸뚱이도 박살내었다. 지난 이틀 동안 미군기가 날아와 공습을 했지만 그것은 월미도에 한정된 것이었는데 이번에는 천지를 흔들며 시가지로 날아와 단 한 발에 두세 채의 집을 날려버렸다.'이원규의 소설 '황해'는 1945년 해방부터 1950년 한국전쟁 직후까지의 인천이 주무대다. 만화 '인천상륙작전'과 비슷한 시간적 배경이어서 두 작품을 비교해가며 읽으면 당시 상황을 더 깊이 들여다 볼 수 있다.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끈 힙합 경연 TV프로그램 우승자인 인천 출신 래퍼 '행주'가 소속된 힙합그룹 '리듬파워'는 2010년 '인천상륙작전'이란 제목의 노래를 발표한 바 있다. 실제 전쟁에서의 인천상륙작전과는 연관이 없지만, 리듬파워 멤버들이 어린 시절을 보낸 인천에 대한 추억과 애정이 담긴 곡이다. ■인천상륙작전의 흔적을 보려면이달 15~17일 인천 월미도 문화의거리에서는 인천 중구, 해군과 해병대가 주최하는 '인천상륙작전 월미축제'가 열린다. 전승기념식, 시가행진, 의장대 퍼레이드 같은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고, 저녁에는 음악회가 마련됐다. 다만, 해군이 매년 인천 앞바다 해상에서 함대와 병력을 동원해 인천상륙작전을 재현하는 행사는 최근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등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인한 한반도 긴장감 고조를 이유로 취소됐다. 인천 연수구 옥련동에는 인천시가 1984년 시민 성금을 보태 건립한 인천상륙작전 기념관이 있다. 기념관에선 인천상륙작전과 한국전쟁 관련 무기류를 비롯한 다양한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야외전시장에는 영화 '인천상륙작전' 촬영에 사용한 팔미도 등대 세트도 설치돼 있다. 1903년 만든 우리나라 최초의 등대이기도 한 팔미도 등대는 연안부두에서 팔미도 유람선을 타면 직접 볼 수도 있다. 중구 자유공원에는 '보혁 갈등의 상징'인 맥아더 동상이 있다. 유엔군은 인천상륙작전을 강행하기 며칠 전부터 인천 월미도 일대에 네이팜탄 등으로 맹폭을 가했다. 이때의 폭격으로 월미도에 살던 주민 100여 명이 희생됐고, 상당수 주민이 터전을 잃기도 했다. 당시 월미산의 높이가 낮아질 정도로 월미도는 쑥대밭이 됐는데, 그 무자비한 폭격 속에서도 살아남은 나무가 현재 월미공원에 있다. 인천시는 지난해 월미도 폭격에서 살아남은 수령 70년 이상의 나무를 '월미 평화의 나무'로 선정, 공원을 찾는 시민들이 알아볼 수 있도록 안내시설을 설치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인천상륙작전기념관의 '자유수호의 탑'.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왼쪽부터 영화 '인천상륙작전'·'인천' 포스터, 인천상륙작전기념관내 팔미도등대 소품. /경인일보DB·인천상륙작전기념관·CJ엔터테인먼트 제공자유공원에 설치된 맥아더 동상. /경인일보DB인천에 상륙하기 직전 병사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 /인천상륙작전기념관 제공

2017-09-07 박경호

[이슈&스토리]대한민국 건설 '부실의 늪에 빠진 이유'

 대교 붕괴에 행정당국은 "책임 없다" 발뺌 미시공·날림공사·땜질보수 입주민들 분노 건설사에 乙 '내식구 봐주기식' 감리 만연 최저입찰·완성후인계 원인 규명조차 안돼 넘쳐나는 외국인노동자 숙련도 낮아 '불안' 영업정지 제재·열악한 근로조건 개선 필요중동 등지에 건설 기술을 수출하며 '한강의 기적'을 이룩한 대한민국이 부실시공의 늪에 빠졌다. 집과 도로 등 삶과 직결되는 분야에서 부실시공이 잇따라 발생하며 헌법적 권익인 재산권과 행복추구권뿐만 아니라 최고 법익인 생명권마저 위협받고 있다. 문제는 해결을 위한 첫 단추인 부실의 원인 규명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것. 그 결과 국민의 권익을 수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당국은 해결책 마련은 시장에 맡긴 채 책임자 가리기에만 급급한 모양새다. 그렇다면 학계·업계 등에서 보는 부실시공의 원인은 무엇일까? 이들은 부실시공의 원인으로 효력 잃은 감리시스템·부적절한 공공사업 계약방식·불안정한 건설인력 등을 꼽고 있다.# 효력 잃은 감리시스템, 무책임에 당당한 행정당국지난 2월부터 화성 동탄2신도시 부영아파트 등 경기도 내 사용승인을 앞둔 공동주택들의 입주예정자들이 '미시공·날림시공·부실시공', '날림공사·땜질보수' 등의 팻말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이들의 목소리는 "시가 해당 공동주택에 대한 사용을 승인하면 안 된다"는 방향으로 집중됐다. 사용승인은 '사람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곳'이라는 것을 허가권을 가진 시가 공식화하는 것인데, 사용승인을 앞둔 공동주택 현장이 입주일이 다가왔는데도 여전히 공사판이라는 이유였다. 이에 당국은 공사에 대한 관리 감독 책임은 감리사에 있다며 입주예정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지난 28일 평택시의회를 상대로 '팽택국제대교 붕괴 사고'의 경위를 보고하는 자리에서도 시는 같은 태도를 보였다. 발표자로 나선 공무원은 "공사 관리 감독 책임은 감리사에 있기 때문에 시는 책임이 없다"고 말했고, 이를 들은 한 시의원은 "진작 말하지 그랬냐"며 '무책임'에 안도했다. 그 결과 사고 현장은 안전통제도 되지 않은 채 사실상 개방된 채 방치됐다. 책임이 없다는 행정당국은 '재발방지 및 기간 내 공사 완료'만 외쳤고 시공사 및 하도급업체, 보험회사 등은 붕괴 사고의 책임을 덜기 위한 '작전'만 벌였기 때문이다.하지만 공사에 대한 책임은 원칙적으론 행정당국에 있다는 것이 학계·업계 등의 중론이다. 법령상 건축 심의 등의 책임과 사용승인 허가권이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행정당국은 무책임을 내세웠고 이에 국민의 기본권이 내동댕이쳐지는 사례가 나타나기도 했다. 동탄2신도시 부영아파트 사례가 대표적이다. 건설 업계에서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감리사가 규모가 큰 시공사의 방향성에 휘둘리게 되고 나아가 '동종업계 식구'라며 '봐주기 식' 감리문화가 자리 잡았음에도 이를 간과했다. 대신 시는 감리사 측이 "공사를 마쳤다"며 제출한 감리완료보고서와 "입주일까지는 공사를 완료하겠다"는 시공사의 말만 믿고 사용을 승인했고 그 결과 입주예정자들은 천장에서 물이 새는 집에서 장마철을 보내야 했다. 이에 경기도까지 나서서 정상화를 위한 대응을 하고 있지만, 사후약방문식 처방만 하고 있을 뿐 입주예정자들의 실질적인 피해 복구는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남경필 도지사는 최근 성명서를 통해 "경기도는 화성시와 함께 부영의 영업정지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며 "국토교통부 장관과의 면담을 통해 페널티를 가하고 향후 유사피해가 없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 "완성해서 달라. 기왕이면 가장 싸게" 잘못꿴 첫 단추건설 관련 계약의 대부분은 다음의 조건을 가진다. 첫째, 설계단계에서 계약한다. 둘째, 가장 최저가격을 제시하는 업체를 선정한다. 셋째, 완성된 상태에서 계약자에게 넘겨준다. 대표적으로 '턴키(일괄수주)'라고 불리는 이 계약방식은 열쇠(key)를 돌리면(turn) 모든 설비가 정상 가동되게 인도하는, 즉 업체가 공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책임지고 다 마친 후 발주자에게 열쇠만 넘겨 주는 방식을 말한다. 공공기관에서 도로, 정수장 등 대형 공익 공사를 진행할 때 주로 사용하며 예산 책정이 쉽다는 점과 공정 단계별 공직자의 부정부패 발생을 방지한다는 장점이 있다. 개별 소비자가 청약하는 신규 공동주택의 경우도 유사하다.하지만 학계에서는 이러한 계약 방식의 부적절함을 지속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주로 공공사업의 책임을 시장에 떠넘긴다는 논리다. '평택국제대교' 건설과 같이 수천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의 경우 완성돼 인도받기 전까지 단계별 공정은 베일에 싸여 있어 부실시공이 발생하거나 추후 사고가 발생했을 때 원인 규명조차 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최저 입찰제 여파로 철근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내부 자재를 올바르게 사용하는지도 영원히 장담할 수 없다는 게 학계의 설명이다. 시공사·감리사 등은 언제든 신고만으로 수명을 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턴키 등 대형공사 입찰방법 심의가 심의위원들의 주관적 판단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고 비판한다.이에 정부는 지난 2010년부터 직접시공의무제 실효성 제고, 페이퍼컴퍼니 퇴출 촉진, 턴키 등 대형공사 입찰방법 심의제도 개선, 부정당업자 제재처분 개선 등 건설시장 질서의 공정성·투명성 제고 방안을 도입하고 꼭 필요한 공사에만 턴키·대안입찰방식이 사용될 수 있도록 대형공사 입찰방법 심의를 강화했지만, 처벌도 약해 부실시공 사례는 줄지 않고 있다.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턴키 방식으로 진행된 공사 과정에서 비리를 저질러 구속돼도 상당수는 병 보석 등으로 풀려난다"며 "로비, 자재 바꿔치기 등 잘못된 관행이 뿌리내려 오히려 공정경쟁을 하는 건설업체들이 손해를 보는 만큼 현행 턴키 제도의 실질적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몰라, 몰라." 의사소통 안 되고 연속성 없는 건설인력 부실시공이 발생한 현장의 책임자, 현장소장들을 만나보면 하나같이 노동자와의 의사소통에 대해 어려움을 호소한다. 건설 인력 시장에서 내국인을 찾을 수 없게 되자 '울며 겨자먹기'로 외국인 노동자와 일을 하는데, 국내 취업비자의 특성상 한국에서 오랜 기간 일해 온 '한국형 숙련공'을 찾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이에 외국인 인력 중 그나마 의사소통이 되는 노동자를 조장으로 하고 4~5명을 조원으로 한 뒤 조별 임무를 주는 방식으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녹록지 않다. 최전선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노동자가 지시를 정확히 이해했는지를 확인할 수 없고 조 내부에 갈등이 생겼을 때 애로사항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어 알지 못해 대응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일하던 노동자가 불법체류 등의 혐의로 갑자기 출근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이를 대체할 인력이 충원될 때까지 공사진행은 더디게 된다.현재 고용허가제 쿼터(E-9 비자)와 취업등록제 쿼터(H-2비자)에 따라 국내에 들어와 단순 업무로 취업이 제한되는 외국인 근로자들은 연간 5만7천350명 규모다. 하지만 실제 건설현장의 외국인 근로자는 공식 쿼터의 2배 수준인 11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외국인 불법 취업자들이 내국인 기능인력을 대체하면서 건설현장에서는 부실시공이나 공기가 늘어나는 등의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내국인에 비해 숙련도는 낮고 업무 할당량이 많아 문제 발생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한국의 젊은 청년들이 건설현장을 외면하는 이유는 직업으로써 장점이 적기 때문이다. 일용직 특성상 경력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임금 조건도 열악하다는 것이다. 건설근로자 종합실태조사(2015) 보고서에 따르면 일용직 건설 근로자의 월 평균 근로일수는 15일로, 전 산업 평균(20.4일)보다 낮다. 월평균 임금도 181만3천원으로 전 산업 평균인 319만원보다 140만원 가량 적다. 건설근로자공제회 관계자는 "건설인력도 자동차 공장의 생산직처럼 고용 안전성과 적정 임금을 통해 직업 전망을 높여줘야 청년들의 발길을 건설현장으로 되돌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전시언기자 cool@kyeongin.com평택 서·남부지역을 직접 연결하는 평택호 횡단도로의 일부인 평택 국제대교(가칭) 건설 현장에서 상판 4개가 붕괴돼 처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인일보DB용인시 테라스형 공동주택이 건설중 부실시공 정황이 곳곳에서 발견돼 입주예정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경인일보DB도심 관광형 모노레일인 '월미은하레일'이 안전문제와 부실시공 논란으로 개통되지 못한 채 철거되고 있다. /경인일보DB

2017-08-31 전시언

[이슈&스토리]케이블카 열풍, 인천에도 상륙할까

■贊 '지역경제·관광 활성화' 매력적 시설전남 여수 국내 첫 '해상 케이블' 대표적 명물엑스포 개최로 편해진 교통망과 '시너지 효과'구도심 숙소·음식점등 덩달아 호황 함박웃음■反 '세금 낭비 흉물 전락' 우려 목소리경남 밀양 케이블카 '만성 적자' 고통 역효과"월미 은하레일 흉물로 있는데 뭘 또 만드나""월미산, 수요 많을 수 없는 곳" 부정적 시선케이블카 사업이 관광객 유치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효자 사업'으로 인식되면서 전국에서 케이블카 설치 붐이 일고 있다. 1천만 명의 이용객을 넘은 통영 한려수도 케이블카와 연간 200만 명이 찾고 있는 국내 최초 여수 해상케이블카의 성공으로 많은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인천 지역에서도 지난 2008년부터 월미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사업이 추진됐지만, 환경단체와 주민 반발에 부딪혀 실현되지 못했다. 그러나 해양수산부, 인천시, 인천항만공사, LH가 추진하는 '인천 내항 마스터플랜' 수립 용역에서 '월미도 케이블카' 설치 방안이 검토될 예정이어서 인천 지역에서도 다시 한 번 케이블카 문제가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인천 지역 케이블카 도전기인천 월미도 케이블카 사업은 2008년 민간이 최초로 제안해 검토됐다. 당시 인천시는 케이블카를 '월미도 문화의 거리'와 월미산 정상을 잇는 650m 구간에 운영하면 연간 35만 명의 이용객이 방문할 것으로 추산했다. 또 케이블카가 운행되면 인천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인천 앞바다와 인천항, 인천공항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좋은 볼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케이블카가 월미산과 월미도의 경관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고, 장기간 방치된 월미은하레일(모노레일) 사업을 우선 해결해야 한다는 여론에 따라 2011년 사업이 중단됐다.이후 인천시 재정난까지 겹쳐 아무런 진전을 보지 못한 월미도 케이블카 사업은 수년간 월미도 관광객이 급증하는 추세에 힘입어 지난해 다시 탄력을 받았다. 당시 인천시는 인천항을 중심으로 하는 '개항 창조도시 사업'의 하나로 월미도 이민사박물관에서 월미산 정상까지 550m 구간에 케이블카를 설치한다는 기본계획을 세웠다. 환경 훼손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민사박물관 인근 공터에 하부역사를 건립하고 월미산 정상 광장에 상부역사와 전망타워를 설치해 산림 훼손을 줄일 구상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시의회가 추가경정예산안에 있는 민간 제안 타당성 검증 용역 예산 5천만원을 전액 삭감하면서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당시 시의회는 "월미도 모노레일 개통 이후 유동인구 증가 추이를 따져보고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해도 늦지 않다"는 이유로 관련 예산을 삭감했고, 인천시는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게 됐다.# 케이블카 설치는 '득(得)'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하는 전국의 지자체들은 이구동성으로 케이블카가 지역에 큰 이익을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한다. 앞서 두 차례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했던 인천시가 내세운 첫 번째 이유도 관광 활성화다.실제 전남 여수의 해상케이블카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끌어 낸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지산공원부터 돌산공원까지 1.5㎞를 잇는 국내 최초의 해상케이블카는 지난 2014년 말 완공된 후 관광 명소로 떠올랐다. 케이블카 영향으로 여수 구도심에 있는 유람선, 오동도, 레일바이크 등도 관광객으로 북적이고 주변의 숙박시설과 음식점 등도 덩달아 호황을 누리고 있다.여수를 방문하는 관광객은 엑스포가 열린 지난 2012년 15만2천530명으로 최고치를 찍은 뒤, 2014년 9만9천200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케이블카가 운영된 이후 2015년 13만5천850명으로 300만명 이상 증가하는 효과를 누렸다. 여수시 관계자는 "엑스포 개최 이후 여수로 접근하는 교통망과 숙박시설이 잘 갖춰진 데다 케이블카 등 새로운 볼거리가 잘 합쳐져 시너지 효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무분별한 케이블카 설치는 '독(毒)'무턱대고 케이블카를 만들게 되면 세금을 낭비하는 흉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목소리도 크다. 실제로 경남 밀양 케이블카는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리는 등 전국 케이블카 중 수익을 내는 곳은 4~5곳에 불과하다는 게 케이블카 반대론자들 주장이다.지난해 열린 월미도 케이블카 주민 설명회에서도 "월미은하레일도 흉물로 남아 있는데 새 시설을 만들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이 많았다. 당시 주민들은 "월미도 모노레일도 수년째 개통을 못 하고 있다"며 "관광객은 한정돼 있는데, 모노레일과 케이블카를 동시에 운영할 경우 둘 중 하나는 적자를 내고 자칫 월미도의 흉물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정책위원장은 "월미산은 도보로도 30분이면 오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케이블카 수요가 많을 수 없는 지역"이라며 "인천시 계획대로 케이블카를 만들면 오히려 주변 경관을 해치는 시설물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반대 입장을 냈다"고 했다.# 관광 자원 연계 방안, 사업성 꼼꼼히 따져야전문가들은 케이블카 설치만으로 관광객 유입 효과를 누릴 수는 없다고 조언한다. 케이블카만을 타기 위해 찾아오는 관광객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여수 해상케이블카도 이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여수 엑스포 공원'과 '돌산 공원'을 잇는 노선으로 설치됐기 때문에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는 것이 전문가들 분석이다. 김성귀 전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원장은 "케이블카가 관광 수단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출발·도착 지점이 이미 관광 자원으로서 가치를 갖고 있어야 한다"며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고려하지 않은 채 만들어진 케이블카는 단순 교통 시설에 불과하다. 사업성 등을 세밀하게 따져보고, 선호도 등을 조사한 뒤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여수 해상케이블카. /여수시 제공월미스카이웨이 조성사업 사전 주민설명회에 참석한 주민들이 사업내용 설명을 듣고 있다. /경인일보DB통영 한려수도 케이블카. /통영관광개발공사 제공

2017-08-24 김주엽

[이슈&스토리]열악한 버스 핸들 '준공영제' 도착만 기다린다… 올해 말 첫 시동 거는 경기도

7월 고속도로 광역버스 사고 영향남경필 지사, 33개 노선 우선 도입민간업체 운영·지자체 수익금 배분운전기사 근무시간·급여 개선 기대노동자 "전체 2.8% 수준 효과 미미"적자폭 고의 확대등 부작용 우려도업계 "장시간 근무 예방 제도 중요"최대 8~10시간 제한 법개정 목소리지난달 9일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양재나들목 인근에서 오산교통 소속 수도권 광역급행버스(M버스)와 승용차 등 차량 8대가 추돌하는 사고가 났다. 이로 인해 사망자 포함, 18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당시 운전기사의 근무일지를 확인해 본 결과 전날 무려 18시간을 근무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안겨줬다. 운전기사의 졸음운전이 당시 사고의 배경으로 밝혀지면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일반 국민들의 불안감은 높아지고 있다. 안전과 직결된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자연스레 버스 근로자의 열악한 근무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그동안 버스 사고는 심심찮게 발생해 왔다. 지난해 7월 봉평터널에서 발생한 추돌사고로 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지난 5월 영동고속도로에서도 무려 4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이 대형사고들의 공통점은 모두 사고 원인이 졸음운전이었다는 것이다.이에 경기도는 버스준공영제 카드를 꺼내들었고, 올해 말 일부 지자체의 일부 노선에 한해 우선 도입하겠다고 발표하며 도내 지자체들의 동참을 촉구하고 나섰다.#버스준공영제란버스준공영제는 버스공영제에 준하는 형태를 일컫는다. 버스공영제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공적으로 운영되는 제도다. 민간 업체 대신 지자체나 국가가 모든 버스를 소유하고 직접 운영하면서 관리·감독 권한을 행사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철도나 지하철 등이 공영제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지자체의 재정 부담이 지나치게 커진다는 단점 때문에, 절충안으로 등장한 개념이 버스준공영제다.이는 기존 민간 업체들이 운영하는 방식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운송 수익금을 지자체가 관리·배분하는 방식이다. 업체들은 운행 편수 등 사전에 합의된 실적에 따라 지자체로부터 보조금을 받게 되며, 적자가 발생할 경우 지자체가 이를 보존해줘 적자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 버스 노선 설정과 근로자 관리 등 기존 업체 측이 갖고 있던 전반적인 운영 권한은 지자체가 행사하게 된다.버스준공영제가 도입되면 무엇보다 운전기사들의 근로 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앞서 준공영제를 도입한 서울시의 경우 1일 2교대를 통한 주5일 근무에 하루 근무도 8~9시간 수준이며, 운전기사들에게 공무원 수준의 복지 혜택까지 제공하고 있는 상황이다. 격일 근무에 하루 평균 17시간을 운전대를 잡고 있는 경기도와는 상황이 크게 다르다. 급여도 한 달 기준 100만 원 가까이 차이가 난다.#준공영제 시동 건 경기도지난달 9일 버스사고가 발생한 직후 남경필 경기지사는 버스운전기사의 열악한 근로환경을 개선코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사고 이틀 뒤인 지난달 11일에는 수원 권선구에 위치한 경진여객 차고지 현장을 방문해 광역버스 운전기사와 간담회를 갖고 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당시 간담회에 참석한 한 운전기사는 "10시간 이상씩 장시간 운전을 하다 보면 몸의 감각이 둔해지고 그냥 멍한 상태에서 운전을 하게 된다. 그러다 사고가 나면 내가 가해자인지 피해자인지도 모르는 상황이 벌어진다"며 장시간 운전에 따른 육체적 피로를 호소한 바 있다.이에 남 지사는 이 자리에서 "경기도는 준공영제 도입에 대한 의지가 확실하다. 올 연말까지는 반드시 준공영제를 실시해 근본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겠다"고 약속한 데 이어, 그로부터 1주일이 지난 뒤 31개 시·군 단체장들이 참여한 상생협력토론회에서 올해 말부터 버스준공영제를 실시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물론 김포와 안산 등 12개 일부 지자체에 한해서만 합의를 도출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지만, 그동안 구호로만 그쳤던 준공영제를 실제 제도권으로 이끌어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이후 용인과 광명 등의 지자체에서도 속속 준공영제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왔다.#기대 반 우려 반…아직은 의문버스준공영제가 버스 근로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대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아직은 우려의 시선도 큰 것이 사실이다. 지난 9일 도내 버스 업계 노동자 400여 명은 경기도청 앞에 모여 대규모 집회를 열고 버스준공영제의 전면 시행을 촉구하는 한편, 부분 시행의 한계를 보이고 있는 경기도를 향해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올해 말 우선 실시 범위에 적용되는 버스는 도내 전체의 2.8% 수준인 33개 노선 342대에 그쳐 현 상태로는 제도 도입의 효과가 미미하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당시 집회에 참가한 한 버스노동자는 "준공영제가 시범 실시된다 해도 일부에 한정되기 때문에, 격일제 근무와 장시간 운전이라는 기존 문제점은 계속 갖고 가는 셈"이라며 "생색내기만 하지 말고 진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 31개 시군이 나서달라"고 성토했다.현 상태로 일부 노선에 한해 준공영제가 도입될 경우 준공영제 혜택을 받는 자와 그렇지 못한 노동자 간 격차가 발생해 각종 혼란이 발생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준공영제가 도입되는 지자체 쪽으로 노동자 쏠림 현상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이 같은 이유로 업계 노동자들은 준공영제의 전면 시행을 촉구하고 있지만 아직은 상황이 여의치 않다. 연간 수백억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막대한 예산을 확보하는 부분이 가장 큰 난제다. 아직까지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는 지자체들이 내세우는 주된 이유다.앞서 준공영제를 도입한 지자체의 사례에서 발견된 각종 부작용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지자체가 적자분을 보전해주는 점을 악용해 업체가 적자 폭을 늘려 보조금을 더 받는 행위나 권한이 커진 지자체와 업체 간 유착 등 앞서 불거진 각종 폐해를 막을 수 있는 방어막을 만드는 것도 풀어야 할 숙제다.#법 개정으로 새 국면 맞을까졸음운전으로 발생하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운전기사가 졸리지 않도록 근무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훌륭한 최첨단 시스템을 장착하기에 앞서, 장시간 근로가 불가능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편이 더욱 중요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현재 근로기준법상 하루 8시간·주 40시간 근무가 정해져 있지만, 운수업의 경우 특례업종으로 적용돼 주 52시간 넘는 초과 근무가 가능했다. 이 같은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버스대형사고는 또다시 되풀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대다수의 인식이다.이에 버스준공영제 실시와 함께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노선버스를 근로시간 특례업종에서 제외하는 근로기준법 제59조 개정안 상정에 여야가 합의했다. 이로 인해 버스운전기사의 장시간 노동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될 지 주목된다.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선진국의 경우 하루 최대 운전시간을 8~10시간으로 제재해 장시간 운전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는 점을 되새겨봐야 하는 이유다. /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 일러스트/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경기도내 버스업계 종사자들이 지난 9일 경기도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버스준공영제 전면 시행을 촉구했다. /경인일보 DB올해 말 경기도내 버스준공영제 시범 실시 계획을 밝힌 남경필 경기지사. /경기도 제공

2017-08-17 황성규

[이슈&스토리]'불볕더위' 속시원한 대책 없나

인천·경기 7·8월 평균기온 오름세늦은 장마 끝나고 온열질환자 증가 밥상물가·교통·숙박비용도 덩달아'판에 박힌' 쉼터·재난 도우미 운영지자체 취약층에만 몰린 '반쪽짜리'도시계획·건축 협업 패러다임 변화차열성 도로 포장·쿨루프 등 필요성매년 그렇지만, 올 여름이 유난히 덥다고 느끼는 이들이 많다. 연간 평균 기온이 역대 가장 높았다던 지난 해의 여름보다 '체감 온도'가 높게 느껴진다. 8월 초순 인천·경기 지역의 온열 환자 발생이 전년보다 증가했다.폭염은 '취약 계층'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 각 분야에서 폭염으로 인해 치르는 '사회적 비용'이 적지 않다.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폭염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대응책은 무더위 쉼터 등과 같은 단발성 정책에 한정돼 있다. 중·장기 과제를 세워 다방면에서 체계적인 폭염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 연·월 평균 기온 상승세 9일 기상청 기후 통계 분석 자료를 보면 인천의 연평균 기온은 지난 2013년(11.9℃)이후 매년 높아져 지난 해 13.3℃를 기록했다. 수원은 2011년(11.8℃) 이후 오름세를 지속해 지난 해 13.6℃였다. 우리나라 전체적으로 보면 2016년 연평균 기온이 13.6℃로 1973년 기상 관측 이래 최고치를 찍기도 했다.여름 날씨도 마찬가지다. 매년 조금씩 더워지고 있다.인천, 경기 남·북부의 최근 3년간 7월 평균 기온이 상승세였다. 인천은 24.5℃(2015년), 25.2℃(2016년), 25.8℃(2017년)로 2년 간 1.3℃ 올랐다. 같은 기간 수원은 25.2℃에서 26.5℃로, 파주는 24.1℃에서 25.3℃로 1.2~1.3℃ 상승했다. 7월 한 달 간 경인 지역에서 기온 관측 이래 5순위 이내를 기록한 지역도 여러 곳이었다. 백령도는 7월 21일 최고 기온 31.8℃로 지난 2000년 11월 관측 개시 이래 3번째로 높았다. 수원은 같은 달 25일 최고 기온이 35.8℃까지 올라 1964년 관측 이후 5번째 높은 기록을 냈고, 동두천은 7월 6일 최고 기온 34.5℃로 1998년 관측 이래 5위였다. 기상청은 "북태평양고기압의 확장으로 인해 전국적으로 연일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낮에는 폭염이, 밤에는 열대야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인천·경기 지역의 8월 기온 역시 2014년 이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온열 질환자 급증온열 질환 감시체계가 가동된 지난 5월 29일 이후 7월 말까지 온열 질환 발생 인원은 902명. 최근 5년간(2012~2016년) 온열 질환자 수가 가장 많았던 지난 해의 같은 기간 816명보다 86명(11%) 늘었다.올해 불볕더위가 8월 들어 본격화되면서 온열 질환자 수가 증가가 눈에 띈다. 늦은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 더위가 시작되면서 폭염이 기승을 부린 탓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최근 5년 간 온열 질환자 5천910명 중 2천335명이 8월 1~2째주에 발생했다. 온열 질환자 10명 중 4명꼴이다. 올해 8월 경인지역 온열 질환 발생 건수도 늘었다. 지난 1~7일 기준 인천에서 열사병, 열탈진, 열경련, 열실신, 열부종 등의 질환으로 응급실에 내원해 신고된 온열 질환자 수는 22명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11명)보다 2배 늘었다. 경기 지역의 경우도 올해 8월 1~7일에 온열 질환자 78명이 발생해 전년도(70명)보다 증가했다. ┃표 참조# 폭염의 사회·경제적 비용 폭염은 온열 질환 외에도 다양한 사회적 비용을 유발한다. 폭염은 집중 호우와 함께 '밥상 물가'를 상승시키는 요인이다. 통계청의 '7월 소비자 물가 동향'을 보면 전년도 동월 대비 달걀(64.5%), 오징어(50.8%), 호박(40.5%), 감자(41.7%) 가격이 올랐다. 지난 6월과 비교하면 상추(87.4%), 시금치(74.0%), 배추(63.8%), 오이(63.1%)의 가격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통계청은 폭염·장마로 인해 농축산물의 가격 상승폭이 컸던 것으로 보고 있다.폭염이 심한 해의 여름철 물가가 그렇지 않은 해보다 높다는 분석 결과도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 해 낸 '폭염과 추석 물가' 보고서에 따르면 1990~2015년 중 폭염 일수 상위 5개년도인 1990년, 1994년, 1996년, 2004년, 2013년의 7~8월 평균 물가 상승률은 5.6%로 나머지 연도의 평균(3.5%)보다 2.1%p 높았고, 분야별로 보면 식료품, 교통·숙박 부문의 물가 상승이 두드러졌다.폭염 사망에 따른 사회경제적 비용도 크다. 이수형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 등 3명이 2016년 발표한 논문 '기후 변화 폭염으로 인한 초과 사망 위험 감소에 대한 통계적 인간 생명 가치 측정'에 따르면 폭염으로 1명이 숨졌을 때 경제적 손실 규모는 3억6천976만원이다. 연구진은 서울시의 30세 이상, 75세 미만 성인 801명을 대상으로 '초과 사망 위험 감소에 지불 의사 금액'을 조사하고 이를 근거로 '통계적 인간 생명 가치'를 산정했다. 연구진은 이 결과를 토대로 "현재의 기후변화 취약계층에 초점이 맞춰진 폭염 적응정책 이외에도 일반인들이 일상생활에서 인지하고 이행할 수 있는 적응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폭염 대책, 다변화해야""무더위 쉼터를 확대하고, 재난 도우미를 운영하고, 폭염 취약계층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도심 열섬 완화를 위해 도로물살수차를 가동하겠다." 인천시가 지난 5월 발표한 '폭염 대책 사업'이다. 경기도 역시 무더위 심터, 재난 도우미 운영 등을 골자로 한 대책을 수립했고 다른 지자체의 폭염 대비책도 이와 유사하다. 고령자, 건설 현장 근로자 등이 '폭염 취약 계층'으로 더위에 무방비로 노출될 경우 위험한 것은 사실이지만, 지자체의 대책이 폭염 취약 계층에게만 집중돼 있어 '반쪽짜리'라는 지적을 받는다.전문가들은 도시계획, 건축, 환경 등 각 분야 담당 부서의 '협업'을 통해 지역 특성에 맞는 중장기 폭염 대책 수립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열섬 현상이 심한 지역은 아스팔트 도로 대신 도로 온도를 낮출 수 있는 '차열성 포장'을 도입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다. 주거 환경이 열악한 취약 계층이 많은 지역에서 '쿨 루프'(Cool Roof·차열 페인트 도색)를 지원하는 것도 폭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이수형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지역 보건소 중심의 폭염 대책이 아니라 도시계획, 교통, 건축 등 사회 기반 시설 분야와 연계하는 계획을 수립해 각 부서가 협력해 폭염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공공 기관이 민간 부문과 협력해 폭염 적응 대책을 마련하는 것도 지자체가 생각해 볼 만한 정책"이라고 말했다. /김명래기자 problema@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아이클릭아트

2017-08-10 김명래

[이슈&스토리]'8·2 부동산대책' 향후전망

투기과열지구 재등장 투기지역 중복 지정전매제한등 서울·과천 재건축·재개발 '족쇄'盧정책 장점 살리고 허점 보완 '단기적 효과'일각 "갭투자 차단 시장 트렌드 완전 변화"하반기 23만여가구 쏟아지고 내년 '입주폭탄''공급과잉' 미분양 사태·역전세대란 가능성유동 자금 수도권 이동 '집값 상승' 후유증'수요억제' 한계 장기적 안정 어려움 분석도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 지정이라는 초강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앞선 6·19 대책에도 큰 흔들림 없이 급등세를 이어가던 부동산 시장이 이번에는 한바탕 요동을 칠 전망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새 정부가 노무현 정부 때 실패했던 부동산 정책의 장점을 살리고 허점을 충분히 보완했기 때문에 효과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이 주택시장의 트렌드를 완전히 바꿀 것이라는 예상까지 내놓았다. 하지만 강력한 규제를 피해 자금이 이동하는 '풍선효과'와 전세시장 불안 등 예상치 못한 후유증 우려도 함께 나오면서 부동산 시장의 앞날은 예측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 '투기' 잡힐까?정부는 이번 대책을 발표하면서 "투기 수요를 확실하게 잡는 정책으로, 실수요자에게는 오히려 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만큼 투기 방지에 역점을 두었다는 뜻이다. 19개의 규제가 한꺼번에 적용되기 때문에 강력한 투기 억제 수단으로 꼽혀온 '투기과열지구 지정' 카드를 6년 만에 다시 꺼내 든 것도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별도로 서울 강남4구를 포함한 11개 구와 세종시는 '투기지역'으로도 중복 지정해 이중삼중으로 족쇄를 채웠다.정부가 이처럼 예상을 뛰어넘는 강력한 대책을 내놓으면서 당장 서울과 과천, 세종 등은 적지 않은 영향을 받게 됐다. 특히 그동안 집값 불안의 '진원지'로 꼽혔던 서울과 과천의 재건축·재개발 시장은 찬바람이 몰아칠 전망이다. 이들 재건축·재개발 지역은 전통적으로 집값이 강세를 보였던 곳인 데다가 대규모 재건축·재개발 추진에 따른 자금 유입으로 집값이 급등세를 이어왔다. 하지만 정부의 투기과열지구 지정에 따라 이들 지역의 재건축 단지는 재건축 조합 설립인가 이후부터 조합원 지위 양도가 전면 금지된다. 재건축 조합원이 아파트를 팔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조합원이 아파트를 팔 수 있으려면 지위 양도 제한 예외 사유에 해당해야 하는데, 정부는 이 조항도 주택 소유 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강화했다. 정부는 아울러 지금까지 별도의 전매제한을 두지 않았던 재개발 또는 도시환경정비사업의 조합원 입주권에 대해서도 전매제한을 도입해 재건축 단지와 비슷한 규제를 적용키로 했다. 이에 따라 투기과열지구에서는 관리처분계획 인가 후부터 소유권 이전 등기 때까지 전매가 금지된다. 투기과열지구 내 정비사업지구에서 분양에 당첨된 경우 5년간 재당첨도 금지해 여러 채의 주택 구입도 원천 차단했다. 투기과열지구 및 투기지역에서 벗어난 기존 청약조정지역도 1세대 1주택자 양도세 비과세 요건을 '보유 2년'에서 '실거주 2년'으로 강화해, 실제로 거주하지 않고 집을 사고 팔 때는 양도세 부담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 같은 수준의 규제에 대해 "사실상 재건축·재개발 시장이 문을 닫게 할 정도의 강력한 규제"라고 분석했다. 서울과 과천의 재건축·재개발 시장은 당장 타격이 불가피하고,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도 전반적으로 투자 자금 유입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박원갑 수석전문위원은 "이번 대책은 12년만에 나온 초고강도 대책으로 주택정책의 패러다임이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주택시장의 갭투자 등 투자수요가 줄면서 시장의 트렌드도 완전히 바뀔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 쏟아지는 물량 어쩌나문제는 수도권 지역에 쏟아지고 있는 주택 공급물량이다. 지난해 11·3대책과 올해 5월 조기 대선 등에 따른 '눈치보기'로 분양 물량을 대폭 줄였던 건설업체들이 대선 이후부터 급하게 분양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전국 분양예정 물량은 23만1천여 가구로, 상반기 16만8천여 가구에 비해 40% 가까이 공급이 늘어난다. 특히 수도권에는 상반기(8만8천여 가구)보다 4만 가구 이상 늘어난 12만8천여 가구가 공급 예정이어서 시장이 이 같은 물량을 소화하지 못할 경우 지역별로 심각한 분양 양극화 현상이 빚어지거나 대규모 미분양 사태가 우려된다. 입주 물량이 늘어나는 것도 문제다. 올해보다 내년에 더 많은 입주가 예정돼 있어 입주 폭탄에 따른 '역전세대란'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2016년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29만2천여 가구였으나, 올해는 이보다 30%나 늘어난 37만9천여 가구가 입주한다. 2018년에는 올해보다 6만여 가구가 많은 44만여 가구가 입주 예정이다. 수도권에는 올해 17만 가구가 입주하는데, 경기도에만 12만7천여 가구가 몰려있고 인천에도 약 1만7천 가구가 입주한다. 특히 2017년 하반기 입주 물량은 1990년 1기 신도시 조성 이후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는 수도권에 올해보다 5만 가구 가까이 늘어난 21만8천여 가구가 입주한다. 경기도에만 16만3천여 가구, 인천에도 2만1천여 가구다. # 부동산시장 불안·풍선효과 우려도이처럼 주택공급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시장에 유입되는 투자가 줄어들면 시장은 '공급과잉' 상태에 놓이게 된다. 주택 시장에 공급과잉이 빚어지면 미분양이 늘어나고, 이에 따른 집값 하락과 역전세난 등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 국내 부동산 시장은 지난 2008년에도 공급과잉으로 미분양이 증가하고 역전세난과 급매물 발생으로 '입주 대란'이 빚어진 바 있다. 반대로 이명박 정부 때처럼 실수요자들도 집을 사지 않고 전세로 몰릴 경우 전셋값이 불안해질 우려도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에 대비해 '전월세상한제'나 '계약갱신청구권' 등의 전세시장 관련 추가 규제를 정부가 내놓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또 하나의 문제는 '풍선효과'다. 정부의 조치가 서울과 과천의 재건축·재개발에 집중되면서 부동산시장에 몰렸던 유동 자금이 수도권 일대 인기 지역으로 옮겨가 집 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우려되는 지역은 최근 집값 상승세가 뚜렷했던 경기도 성남·하남·고양·광명·화성(동탄)·김포 등이다. 또 규제가 심한 아파트 대신 상대적으로 규제에서 벗어나 있는 오피스텔 등으로 유동자금이 옮겨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이 지나치게 규제에 치중해 있어 장기적으로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하고 있다. 건국대 부동산학과 심교언 교수는 "과거 경험상 수요대책은 장기적으로 한계가 있고 효과도 크지 않았는데 이번 대책이 모두 수요 규제에 치중해 있다"며 "재건축 규제 강화는 도심 주택공급을 어렵게 하고, 장기적인 가격 안정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이번 대책으로 서울 재건축·재개발 시장에서 비롯된 아파트값 상승세는 제동이 걸리겠지만, 장기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안정되고 서민들에게 내 집 마련의 기회가 균등하게 제공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규원기자 mirzstar@kyeongin.com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2017-08-03 최규원

[이슈&스토리]카지노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 개장 100일만에 31만 발길

키즈존·수영장등 '가족맞춤' 놀거리 다채국내외 유명 작가 작품 2700여점 '눈 호강'풀 파티·밴드공연등 SNS서 명소 입소문마이스 행사도 유치… 카지노 실적 '선방'동북아시아 최초 카지노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가 28일로 개장 100일을 맞았다. 올 4월20일 인천 영종도 인천공항 국제업무지구에 문을 연 파라다이스시티는 중국 당국의 '사드 보복'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100일 만에 31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등 나쁘지 않은 개장 성적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주)파라다이스에 따르면 파라다이스시티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이례적으로 투숙률 90%를 기록했다. 파라다이스시티에 마련된 가족형 엔터테인먼트 시설이 방문객들의 호응을 얻은 것이다. 파라다이스시티에는 럭셔리 5성 호텔(711개 객실)뿐만 아니라 미슐랭 2스타 고급 레스토랑과 바(bar), 특화된 라운지(클럽 라운지, 패밀리 라운지, 크루 라운지) 등 최고급 리조트 시설이 갖춰져 있다. 키즈존, 실내외 수영장, 어린이 전용 볼링장을 갖춘 '텐핀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존 등 가족 단위 방문객이 즐길 수 있는 시설이 많다.파라다이스시티에는 세계 거장들의 다양한 작품이 전시돼 거대한 미술관을 보는 듯한 색다른 즐거움도 선사한다. 파라다이스시티 호텔 로비와 컨벤션, 객실, 라운지, 야외 정원 등 사이트 곳곳에는 데미안 허스트, 알레산드로 멘디니, 쿠사마 야오이, 수비드 굽타, 이강소, 오수환 등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 총 2천700여 점이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아트테인먼트(Art-tainment) 리조트'라는 명성을 얻게 된 이유다.파라다이스시티는 이런 강점을 토대로 개장 후 100일간 총 31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성과를 거뒀다. # 트렌드를 선도하는 이벤트파라다이스시티는 이국적인 분위기의 수영장과 라이브 뮤직 라운지 '루빅'(RUBIK)에서 풀파티, 유명 밴드의 라이브 공연 등 다양한 이벤트를 상시 진행하고 있다. 파라다이스시티는 유명인의 방문과 SNS 등을 통해서도 큰 관심을 받고 있으며, 드라마·뮤직비디오·패션화보 촬영 장소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파라다이스시티는 세계 최초의 '로얄 살루트'(위스키) 라운지, 세계 최대 규모의 '페리에주에'(샴페인) 전용 라운지, 아시아에서 유일한 '드 그리소고노'(주얼리 브랜드) 부티크 매장이 개장해 주목을 받았다. 또 세계적인 R&B 거장 '브라이언 맥나잇' 초청 공연, 그룹 JYJ 김재중 팬미팅 등 대형 이벤트를 유치하면서 국제적인 인지도를 높였다.# 인천 마이스(MICE) 산업 견인파라다이스시티에는 국내 특급호텔 기준 최대 규모의 그랜드볼룸을 보유한 컨벤션 등의 시설이 있어 해외 마이스(MICE) 관계자들과 방문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올해 하반기 세계항공허브콘퍼런스, KEB하나은행 LPGA, 세계수의사학회, 리복 스파르탄 레이스 등 대형 행사를 유치하면서 시설 경쟁력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다.파라다이스시티는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천관광공사와 함께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관련 행사 등 다양한 마이스 행사를 유치할 계획이다. 파라다이스시티를 운영하는 파라다이스세가사미는 인천관광공사와 인천관광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 연계 관광상품 개발 등 공동 마케팅을 추진 중이다. 두 회사는 ▲파라다이스시티 연계 관광상품 개발 ▲마케팅 채널을 활용한 유치 협력 ▲신규 서비스 및 상품에 대한 공동 연구 등에 협력하고 있다.파라다이스시티는 공항 이용 수요 창출 시설을 개발·운영하는 세계 최초의 사례다. 운영 기간인 50년 동안 약 78만명의 고용 창출, 8조2천억원의 생산 유발, 3조2천500억원의 부가가치 창출이 이뤄질 것으로 파라다이스그룹은 기대하고 있다.# 외국인전용카지노 실적은 선방올 4월20일 파라다이스시티가 개장할 당시는 중국 당국의 '사드 보복'이 본격화할 때였다. 개장을 앞두고 중국 당국은 자국민의 한국 단체여행 금지 등 관광업계를 대상으로 한 보복 조치를 시작했으며, 파라다이스시티는 직접적인 영향을 피해갈 수 없었다.파라다이스시티 개장에도 파라다이스그룹의 전체 외국인전용카지노 매출이 도리어 줄게 된 이유다. 파라다이스에 따르면 파라다이스그룹의 4개 카지노 사업장(인천·워커힐·부산·제주그랜드)을 포함하고 있는 파라다이스 연결 기준 상반기 매출액은 약 2천417억원으로, 전년 동기(3천47억원) 대비 20.7%가량 하락했다.이 같은 성적에 대해 파라다이스 측은 사드 여파 속에도 선방한 것으로 평가했다. 파라다이스의 연결 기준 영업실적을 보면, 올 상반기 테이블에서 고객이 칩 구입을 위해 지불한 금액은 2조 3천222억 원으로, 전년 동기(2조 4천319억원)보다 4.5%밖에 줄지 않았다.파라다이스는 파라다이스시티 개발·운영에 참여하는 세가사미홀딩스를 통해 일본 시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파라다이스 관계자는 "내년 2차 시설이 확충되는 그랜드 오픈까지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동남아 국가들에 대한 지속적인 맞춤형 마케팅을 통해 시장 다변화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했다. 파라다이스시티 2차 시설은 내년 상반기 준공 예정으로 현재 공정률은 55%다. 2차 시설로는 부티크 호텔, 플라자, 원더박스(가족형 엔터테인먼트), 아시아 최대 규모의 클럽, 스파, 아트 갤러리 등이 조성돼 '완성된 복합리조트' 모습을 갖출 전망이다. 파라다이스세가사미는 2차 시설 개장에 맞춰 1천여명 규모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홍현기기자 hhk@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파라다이스시티 호텔 객실의 모습. 창 밖으로 인천공항이 보인다. /파라다이스 제공소니플레이스테이션존. /파라다이스 제공어린이 전용 볼링장을 갖춘 '텐핀스'. /파라다이스 제공

2017-07-27 홍현기

[이슈&스토리]외국인전용카지노 허가권 규제 '우려 시선'

파라다이스는 외국인전용카지노 허가권을 5년마다 갱신하고, 허가권 지위를 승계할 때 사전 인가를 받도록 한 법률 개정안과 관련해 파라다이스시티 등 국내 복합리조트의 경쟁력을 하락시킬 것이라며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은 지난 13일 이 같은 내용의 '관광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과거에는 국내 카지노업 허가권에 3년의 허가유효기간이 있었는데, 1995년 카지노업이 '관광진흥법'에 편입된 이후 유효기간이 없어졌다. 이에 카지노업 허가 유효기간(5년)을 다시 도입해 주기적으로 사업자의 경영 상황, 불법 행위 등을 점검하도록 한다는 취지로 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 법률 개정안에는 카지노 허가권의 양수·양도를 현행 '사후 신고제'에서 '사전 인가제'로 변경해 부적절한 사업자가 엄격한 허가 심사 절차를 회피해 허가권을 획득하는 것을 방지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파라다이스 측은 이 같은 내용으로 법 개정이 이뤄질 경우, 복합리조트 개발사업들이 치명타를 입게 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지난해 공모를 통해 신규 복합리조트 사업자로 선정한 (주)인스파이어인티그레이티드리조트(미국MTGA·한국KCC 컨소시엄)도 국내 카지노업 유효기간이 영구적인 것으로 보고 공모에 참여했기 때문에, 갱신 허가제가 도입되면 투자가 무산될 수 있다. 대외적 국가 신인도 하락도 우려되는 부분이다.면세점 사업권 경우도 5년마다 원점에서 다시 심사하는 제도가 지난 2015년 도입되면서 국내 면세점의 장기 투자가 위축되고, 수만 명에 달하는 면세점 직원의 고용 불안도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했었다.파라다이스 관계자는 "외국인전용카지노 사업을 통해 외래 관광객 유치와 외화 획득에 이바지해왔다"며 "관광산업이 부진한 상황에서도 관광 선도기업의 사명감으로 동북아 최초의 복합리조트인 파라다이스시티를 건립했다. 국가의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복합리조트 산업을 육성하려고 했는데, 규제가 도입되면 경영 안정성이 악화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홍현기기자 hhk@kyeongin.com

2017-07-27 홍현기

[이슈&스토리]최저시급 1만원 시대… 뫼비우스 띠에 묶인 최저임금제도

근로자 생계 보장 취지 불구고용감소 vs 수익증가 갈등도입 30년 지나도록 그대로미국 등 타국가도 같은 고민'1만원 공약' 내건 文 대통령"소득주도 경제성장론" 첫발"이렇게 받아서는 못 살겠다." "그렇게 주면 우리가 죽는다."최저임금을 놓고 온 나라가 달아오르고 있다. '최저임금 1만 원' 목표 달성을 위해 시동을 건 정부·노동계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중소기업계가 맞붙은 상황이다. 사실상 선공은 정부와 노동계가 날렸다. 2018년 최저임금을 올 최저임금보다 1천60원(16.4%) 오른 7천530원으로 결정했다. 역대 최고 인상 폭이자, 11년 만에 나온 두자릿수 인상률이다. 최저임금위원회라는 논의기구를 통해 내린 결정이지만, 새 정부와 노동계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대세다. 중소기업계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감당해야 할 인건비가 수십조 원 규모여서 영세한 중소기업들을 망하게 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급기야 중소기업계의 집단행동도 시작됐다. 하지만 정부와 노동계의 의지는 굳건하다. 최저임금 인상을 디딤돌 삼아 지금의 경제구조를 획기적으로 뜯어고쳐야 우리 경제를 살릴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저임금과 일자리 불안이 소비 침체로 이어져 경제난이 악순환 되는 구조, 생산활동으로 만들어진 수익을 대기업이 쓸어가 '빈익빈 부익부'가 심화되는 구조를 개혁하겠다는 것이다. # 왜 '최저임금 1만 원'인가?최저임금은 '최소한의 생계비'와 함께 묶여있다. 최저임금제도가 도입된 취지 자체가 근로자의 생계비 보장이다. 국가가 노·사간의 임금 결정 과정에 개입해 임금의 최저 수준을 정하고, 사용자에게 이 수준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도록 법으로 강제해 저임금 근로자를 보호하겠다는 것이다. '최저임금 1만 원' 주장은 그 정도가 돼야 최소한의 생계비가 확보된다는 판단에 따라 나온 것이다. 2018년도 최저임금 결정에 앞서 지난달 한국통계학회가 최저임금위원회에 제출한 '비혼 단신근로자 실태생계비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비혼 단신근로자의 월평균 실태생계비(표본평균)가 175만2천898원으로 계산됐다. 실태생계비는 소비지출과 비소비지출(조세, 사회보장분담금 등)을 합쳐 계산한 생계비다. # 최저임금 인상 논란최저임금제가 도입된 지 30년이 지났지만, 사용자와 노동계의 입장 차는 좁혀지지 못하고 매년 마찰이 되풀이되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에서 한쪽이 일방적으로 퇴장해 버리는 일도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을 대통령 선거 당시 공약으로 내걸었다. 매년 큰 폭의 인상이 있어야 가능한 목표여서 앞으로도 노·사 양측의 치열한 대립이 예고된다. 이번 2018년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도 노동계는 처음부터 '1만원' 카드를 꺼내 들었다. 최저임금 1만 원은 노동계가 2015년부터 주장하고 있지만, 올해는 새 대통령의 공약 덕분에 더 힘이 실렸다. 반면 사용자측은 올해보다 2.4% 오른 6천625원을 꺼내놓고 협의가 시작됐다. 처음부터 인상률 적용 자체가 비교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양측의 입장은 팽팽했다. 사용자를 대변하는 경영자총협회는 '최저임금이 과도하게 오르는 것은 영세한 중소기업들의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논리로 테이블에 나섰다. 최저임금 적용을 받는 사업자의 98%가 300인 미만, 87%는 30인 미만 사업장으로 편의점이나 식당 등 열악한 영세기업이 많아서 과도한 인상을 감당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최저임금이 오르면 구조조정이 불가피해 일자리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것도 강조하고 나섰다. 노동계는 가계 소득이 늘어야 소비가 늘어나고 경기 활성화로 이어진다는 '소득주도 성장론'으로 맞섰다. 최저임금을 올리면 사람들이 소비를 늘리고 내수가 살아나야 자영업자도 돈을 많이 벌게 된다는 논리다.#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이러한 논쟁은 외국에서도 비슷하게 전개되고 있다. 2016년 최저임금을 11달러에서 13달러로 인상한 미국 시애틀의 경우 '소득 감소, 고용감소 vs 소득증가'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미국의 또 다른 주에서는 2022년까지 주 시간당 최저임금을 15달러로 올리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매년 인플레율에 맞춰 자동으로 올리도록 했다. 월급쟁이들은 일제히 환영의 의사를 밝혔지만 경영계측은 임금 인상분만큼의 노동생산성 향상이 이뤄질 수 없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처럼 최저임금을 도입한 나라들은 대부분 우리나라와 거의 비슷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노동계와 사용자의 입장 차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최저임금제도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35개 OECD 국가 중 27개 국가가 도입해 운영 중이다.# 결국 선택의 문제경제학적 논리로 따지면 상품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줄어드는 것이 기본원리다. 노동을 상품으로 본다면 가격이 상승하면 일자리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좀 더 넓게 보면 임금은 소비와 연결돼 있고, 소비는 다시 기업과 연결돼 있고, 기업은 다시 근로자(임금)와 연결돼 있다. 이런 연결구조로 인해 어느 한쪽이 살아나면 선순환이 이뤄지고, 어느 한쪽이 죽으면 악순환이 이어지게 된다.새 정부는 노동계와 함께 '선순환'을 택했다. 기업이 죽지 않고 버티게 해 선순환 구조가 깨지지 않도록 하는 것도 결국 정부가 떠안아야 할 숙제가 됐다. /최규원기자 mirzstar@kyeongin.com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 모습. /연합뉴스

2017-07-20 최규원

[이슈&스토리]각 나라별 최저임금제도…시급 1만원 독일도, 월급 15만원 러시아도 "인상"

독일 1년만에 실업·저임금 감소영국 연간소득 400파운드↑ 효과아베노믹스 성과 日, 1천엔 목표성장 둔화 중국, 아예 논의 안해최저임금위원회는 최저임금 심의를 위해 각국의 지표를 분석해 보고서로 냈다. 이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주요국가의 최저임금은 영국 9천904원, 독일 1만639원, 미국 8천145원, 일본 8천200원, 러시아연방 월 15만729원, 중국 월 30만8천957원 등으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표 참조보고서는 또 가장 기본적인 임금 수준이라고 할 수 있는 '풀타임 근로자 중위임금'과 비교한 최저임금 수준도 분석했다. OECD 회원국의 2015년 임금으로 따졌을때 이 임금 비율은 터키가 70.2%로 가장 높았고 칠레(66.2%), 프랑스(62.3%) 순 이었다. 한국은 48.4%에 그쳤다. 세계 주요국들은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쪽으로 정책을 추진하는 추세다. 독일은 2015년부터 최저임금제를 시행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최저임금제 시행 이후 우려했던 실업률 증가는 없었고 당시 실업률이 연초 4.8%에서 10월 4.5%로 하락했다. 또 독일 경제사회학연구소(WSI)는 법정 최저임금제도 도입으로 1년 전에 비해 8.5 유로 미만이었던 저임금 근로자 비중이 6%에서 3%로 현저히 감소했다고 발표했다.영국은 2016년 4월부터 25세 이상 모든 근로자에게 '국가생활임금'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시간당 7.2파운드(기존 21세 성인 최저임금 대비 9.7% 인상)까지 올렸고, 2020년까지 최소 9파운드 이상으로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4월 영국 저임금위원회 보고서는 국가생활임금 도입으로 주 26시간 일하는 근로자 기준 연간 400파운드 소득 인상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일본 역시 민주당 정권의 신성장 전략에 따라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전국 평균 1천 엔까지 인상할 것을 결정했다. 지난해 일본 후생노동성 중앙최저임금심의회는 아베노믹스 효과에 따른 경기 회복세 강화, 2016 춘계 노사임금협상 등을 반영해 최저임금을 평균 25엔 인상된 823엔으로 확정했다.최저임금이 최저생계비의 70% 수준에 불과한 러시아는 10월까지 최저임금을 최저생계비 수준으로 인상시킨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의 경우에는 2006년 '조화로운 사회' 건설을 내세우며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했지만, 이후 경제성장률의 점진적인 하락 등으로 인해 2016년 발표한 '13·5 규획'에서는 최저임금 인상 목표를 아예 제외했다. /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

2017-07-20 이원근

[이슈&스토리]'몰라봤던 꿀 휴양지' 인천 섬 해수욕장들

백령도 사곶 - 세계 2곳밖에 없는 천연비행장 대청도 모래울 - '한적한 남태평양' 사막은 덤연평도 구리동 - 흰 자갈·해송·시원한 바람승봉도 이일레 - 수심이 얕아 어린 자녀 안심대이작도 작은풀안 - '풀등' 유명 고둥 잡기도7월 중순이다. 인천지역 해수욕장들은 개장했거나, 개장을 준비 중이다.중구의 을왕리·왕산·실미·하나개해수욕장과 강화군의 동막·민머루·대빈창·조개골해수욕장 등 8곳은 이달 1일, 영흥도 장경리해수욕장은 7일, 장봉도 옹암해수욕장은 14일 문을 열었다. 15일 대청도 모래울해수욕장, 17일 연평도 구리동해수욕장에 이어 타 지역에 비해 수온이 낮은 백령도 사곶해수욕장이 20일 개장하면 인천의 21개 해수욕장 모두 문을 열게 된다. 그에 맞춰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도 시작된다.중구, 강화군, 옹진군에 걸쳐 168개의 크고 작은 섬을 보유하고 있는 인천은 섬 속 해수욕장들을 다수 간직하고 있다. 부산의 해운대를 비롯해 강원도의 유명 해수욕장 등 바다에 면한 육지 해수욕장과 다르게 섬 지역 고유의 특징을 안고 있다. 다소 먼 이동 거리에 많은 볼거리와 즐길거리 등으로 인해 최소 2박 3일에서 3박 4일 정도의 일정을 요하는, 여름 휴가철에 찾으면 제격인 인천지역 섬 속 해수욕장을 미리 가보자. 접근성은 다소 떨어지지만 일상에서 벗어나 색다른 환경에서 한적한 휴가를 보낼 수 있는 최고의 장소들이다.#백령도 사곶해수욕장서해 5도 최북단에 위치한 백령도까지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쾌속선으로 약 4시간이 걸린다. 사곶해수욕장 백사장은 이탈리아 나폴리 해변과 함께 세계에서 두 개뿐인 천연비행장(천연기념물 제391호)이다. 일반적인 해변과는 토질이 달라서 부드러우면서도 발이 빠지지 않는 단단한 규조토로 이뤄진 진귀한 해변이다. 약 4㎞ 길이에 썰물 때에는 300m 이상의 단단한 도로가 생겨 차도로도 사용되고, 군 수송기의 이착륙도 가능하다. 실제로 한국전쟁 때는 미 공군의 전투기들이 뜨고 내리는 활주로로 사용되기도 했다. 반대로 밀물 때 바닷물이 차면 수백m를 걸어 들어가도 수심이 성인의 가슴 높이밖에 안 되기 때문에 해수욕에 안성맞춤이다.사곶해수욕장 외에도 천연기념물 제329호로, 작은 자갈들이 깔린 콩돌해변, '신이 빚어 놓은 절경' '서해의 해금강'이라 불리는 두무진 등 200㎞ 넘는 바닷길을 달려 백령도에 갔다면 해수욕과 함께 비경들을 접하고 가슴에 담아와야 한다.#대청도 모래울해수욕장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백령도 가는 배를 타면 인근의 소청도와 대청도를 경유한다. 백령도에 비해 유명세가 덜한 대청도는 그만큼 자연 보전이 잘된 곳이다. 북적임이 싫은, 호젓한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는 휴가객들에게 제격이다.대청도는 섬 전체가 해수욕장이라고 해도 될 정도다. 10여 곳의 해변 중 길이 1㎞, 너비 100m의 모래울해수욕장이 가장 유명하다. 우리나라 10대 해변으로 손꼽히는 모래울해수욕장은 우거진 해송, 희고 고운 금빛 모래, 푸른 바다가 어우러져 남태평양의 해변에 와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할 정도다.모래울해수욕장 2배 정도 규모의 농여해변도 유명한데 이곳은 고목나무, 바위 등 기암괴석들이 많아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해수욕장 외에도 대청도 옥죽포에선 사막을 만날 수 있다. 환경부에서도 공식적으로 사막으로 지칭한 활동 사구로, 길이 1.6㎞, 너비 600m로 국내 최대 크기를 자랑한다. 해변의 마른 모래들이 바람에 날려 만들어지면서 해발 80m의 모래산이 형성돼 있다.#연평도 구리동해수욕장연평도는 해수욕장보다는 '조기와 꽃게', '안보'가 연상되는 곳이다.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쾌속선으로 2시 간 여 거리에 있다.예로부터 연평도는 전국 최대 조기 산지로 이름을 날렸다. 조기잡이가 시들해진 1970년대부터 꽃게가 잡히기 시작해 '꽃게의 섬'으로 친숙하다. 이어서 1999년 제1 연평해전과 2002년 제2 연평해전, 2010년 북한의 포격 도발 사건을 겪으면서 안보체험관광지로도 이름을 얻었다.평화공원에서 2㎞ 정도 가면 구리동해수욕장이 나타난다. 기암괴석과 흰 자갈 그리고 고운 모래가 어우러진 구리동해수욕장은 길이 1㎞, 너비 200여m의 자연해변이다. 특히 북녘 해안이 보이기 때문에 망향의 그리움을 달래주는 곳이기도 하다. 해송이 어우러져 한여름을 시원하게 보내기에 좋은 해변이다. 맑고 푸른 바닷물에 시원한 바닷바람이 연평도에 처음 발을 내디뎠을 때의 다소 무거웠던 마음을 날려 버린다.#승봉도 이일레해수욕장섬 전체가 마치 하늘을 비상하는 봉황을 닮았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진 승봉도는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쾌속선으로 1시간 여 달리면 도달할 수 있다. 승봉도의 최고 명소는 이일레해수욕장이다. 이일레해수욕장은 길이 1천300m의 고운 모래로 이뤄진 자연해변이다. 물이 맑고 수심이 얕으며, 백사장의 경사가 완만하다. 썰물 때가 되어도 갯벌 대신 고운 모래만 드러날 뿐이어서 어린 자녀가 있는 가족이 즐기기에 좋은 곳이다. 밤에 손전등을 들고 해변에 나가면 낙지, 고둥, 소라 등을 잡을 수 있다.해수욕장 인근에는 나무데크로 만든 부두치 해안 산책로가 마련돼 있다. 걷기 코스로 제격이며 산책로 끝 지점에선 아담한 목섬도 만날 수 있다. #대이작도 작은풀안해수욕장승봉도와 함께 옹진군 자월면에 속한 대이작도는 바다 위의 신기루 '풀등'을 품고 있어서 더욱 유명하다. 국내 공중파 방송 예능 프로그램의 전파를 타기도 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작은풀안해수욕장은 조수간만의 차가 심하지 않아 언제나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 간조 때는 고둥과 낙지 등도 잡을 수 있다.작은풀안해수욕장 동쪽 해안에는 데크 산책로가 개설돼 있다. 산책로가 끝나는 지점에 서 있는 정자에서는 큰풀안해변, 풀등, 사승봉도 등 주변 절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데크 산책로 중간쯤에선 자연사적으로 큰 의미를 지닌 우리나라 최고령 암석도 관찰할 수 있다. 깊은 땅속에서 높은 열과 압력을 받아 형성된 것으로 알려진 '혼성암'은 화강암과 변성암이 혼합된 암석이다. 학계에선 무려 26억1천만년 전의 것으로 보고 있으며 남한에서 가장 오래된 암석 연령을 띠고 있다.이 밖에도 덕적도의 서포리해수욕장과 밧지름해수욕장, 굴업도의 굴업도해수욕장, 자월도의 장골해수욕장도 해수욕과 함께 섬 분위기를 만끽하면서 휴가를 보내기에 좋은 곳이다. 시간적으로 여유가 많지 않다면, 육지와 도로로 연결된 강화도(석모도), 영종도(용유), 영흥도 등의 해수욕장을 찾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김영준·김민재기자 kyj@kyeongin.com백령도 사곶 해변.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대청도 모래울해수욕장. /옹진군청 제공연평도 구리동해수욕장. /옹진군청 제공이작도를 찾은 관광객들이 바다의 추억을 만들며 후릿그물(강이나 바다에 넓게 그물을 둘러치고 여러 사람이 두 끝을 끌어당겨 물고기를 잡는 방법)질을 하고 있다.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대이작도 작은풀안해수욕장. /옹진군청 제공

2017-07-13 김영준·김민재

[이슈&스토리]당신의 論文(논문) 안녕하십니까… '표절 시비'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2015년 '천재 소년' 송유근군 박사논문 '베끼기 판정' 지도교수 해임·징계 이슈표절 개념·의식 변화 판명기술 발전에학계·예술계 곳곳서 '논란' 끊이지않아2006년 김병준 교육부총리 의혹으로 낙마'사회적 문제' 대두 교육부 지침 마련해 文정부 인사청문회서도 역시나 '도마위'"승인받아" "전체 봤을때 제 작품" 해명김상곤 후보자 "당시 기준 따랐다" 답변'관행' 표현 "학자로서 책임회피" 우려도학문수준 저하 유발 '더 엄격히 감시' 지적일각 "대부분 표절 학사논문 폐지" 주장지난 2015년 천재 소년 송유근 군의 박사논문이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송유근과 한국천문연구원(KASI) 박석재 연구위원이 공동저자로 참여해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저널(Astrophysical Journal·2015년 10월 5일자)에 제출한 논문이 같은 해 11월 24일 게재 철회됐다. 저널이 밝힌 철회 이유는 지도교수이자 논문 제 2저자인 한국천문연구원 박석재 박사가 2002년 학회에서 발표한 발표자료(Proceeding)를 많은 부분 그대로 사용하고도 인용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는 것. 즉, 표절을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는 송유근군과 박석재 교수를 5개월이 지난 2016년 4월 징계 조치했다. 박 교수는 해임되고 송유근군은 2주간 근신하고 반성문을 제출해야 했다.표절시비는 흔하고, 점점 흔해지고 있다. 표절의 개념과 의식의 변화, 표절을 판명하는 기술이 발전해서 그렇다. 학계뿐 아니라 예술계 곳곳에서 사시사철 표절시비가 일어난다. 그런 가운데 '송유근의 표절'은 다른 표절과는 조금 달라보였다. 그의 표절이 남다른 이유는 '천재'라는 타이틀 때문이다. 천재의 핵심은 독창성 아닌가. 너무 독창적이어서 보통사람은 만들기는커녕 이해하기도 버거운 상대성이론 같은 걸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천재일 텐데, 표절하는 천재라는 것은 어쩐지 말이 되지 않는 말 같았다.그러나 꼭 그렇지만도 않다. 천재를 언급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모차르트를 비롯한 숱한 음악가들이 표절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하이든의 멜로디를 표절한 것을 지적받은 모차르트가 "그의 멜로디가 너무 좋아서 더 좋게 바꿀 수가 없었다"고 변명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그 유명한 베토벤의 교향곡 5번 '운명' 1악장은 베토벤이 자신의 할아버지의 작품을 베낀 것이라는 기사가 벨기에의 한 일간지에 실리기도 했다. 베토벤의 경우 '표절로 볼 수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지만 거장 음악가들에 얽힌 표절 논란 계보는 어지럽다. 그렇다면 이것을 '관행'이라고 말해도 괜찮을까?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두 달 가까이 인사청문회가 이어지고 있다. 논문표절 논란이 예외 없이 불거졌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는 6월 2일 노사정위원회 보고서와 산업노동연구 논문 내용이 같다는 자기 표절 의혹에 대해 "노사정위 승인을 받고 학회지 요청을 받아 게재된 것"이라고 답했다. 자유한국당 이주영 의원은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가 학위를 받은 1984년 박사학위 논문 가운데 35단어가 1976년 발표된 다른 논문과 일치하는데, 인용 표시를 하지 않아 표절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강 후보자는 "인정할 수 없다"면서 "일부 따옴이라든가 각주가 어디서 왔다는 것에 대해 미진한 점은 실수였지만 전체로 봤을 때 제 작품"이라고 잘라 말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 후보자는 석사 논문 표절 의혹을 묻는 자유한국당 박덕흠 의원의 질문에 "제 논문이 많이 부족하고 내세우기 어렵지만 표절했다는 것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런데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는 박사학위 논문표절 의혹과 관련해 "당시 기준과 '관행'에 따라 모든 것을 표시했는데도 (표절이라고) 오해를 하셔서 참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가 "학자의 양심을 걸고서 표절이 아니다"라며 "추후 부정행위라고 판명이 날 경우에는 장관직 사퇴를 포함해 거취를 판단하겠다"고 밝혔지만 '관행'이라는 표현은 경각심을 깨웠다.최근 강원도 모처에서 열린 수학과 학회 교수들은 저녁 자리에 모여앉아 자연스럽게 표절을 화제에 올렸다. 30년간 교수로 연구활동을 해온 김모 교수는 "학자로서 '관행'이라고 해명하는 것은 아주 큰 잘못"이라며 책임을 회피하려는 행태에 우려를 표했다. 김 교수는 "정치인이나 관료들의 논문 표절의혹은 순기능을 할 수 있다고 본다. 바로잡는 힘이 될 수 있으니까.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예전의 관행이라고 변명하는 것은 오히려 더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예전에는 객관적인, 외부의 검증이 안됐으니까 표절을 들키지 않고 넘어갈 수 있었던 것뿐, 표절한 사람은 모를 수 없다. 표절은 학자로서 정직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표절의 기준에 대해서는 "표절을 판정하는 기준이 지금 더 엄격해졌을 수는 있지만 기준이 없었던 적은 없다"며 "표절은 전체적인 학문의 수준 저하를 이끌어 더 엄격히 감시돼야 한다"고 말했다.표절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기 시작한 것은 2006년이다. 당시 김병준 교육부총리는 논문 표절논란으로 낙마했다. 이후 교육부는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을 마련했다. 당시에는 표절을 '타인의 아이디어, 연구내용·결과 등을 적절한 인용 없이 사용하는 행위'로 규정했다. 2015년에 '일반적 지식이 아닌 타인의 독창적인 아이디어 또는 창작물을 적절한 출처표시 없이 활용함으로써, 제3자에게 자신의 창작물인 것처럼 인식하게 하는 행위'로 개정하고, '타인의 연구내용 전체 또는 일부를 출처표시 없이 그대로 활용하는 경우', '타인의 저작물의 단어 및 문장 구조를 일부 변형하여 사용하면서 출처표시를 하지 않는 경우', '타인의 독창적인 생각을 활용하면서 출처표시를 하지 않는 경우', '타인의 저작물을 번역하여 활용하면서 출처표시를 하지 않는 경우'를 모두 표절에 포함시켰다.김 교수가 재직 중인 대학에서는 5년 전 박사 학위 취득 요건을 강화했다. SCI급 저널에 저자의 형태로 이름이 올라간 논문을 1편 이상 제출해야 한다. SCIE급 저널에서 높아진 것이다. 이렇게 바꾼 궁극적인 이유는 '학문의 발전'인데, 이 경우 표절 등 연구윤리를 벗어난 행위에 대한 감시도 높아진다. 김 교수와 같은 대학에서 박사과정 중인 김모(36)씨는 졸업요건이 강화된 후 졸업자 수가 크게 줄었다고 밝혔다. 그는 "석·박사 동기 13명 중 박사 졸업자는 2명뿐"이라며 "이전에는 거의 전원이 박사학위를 취득했지만 지금은 정말 잘 연구한 사람만 졸업할 수 있고 대부분 이렇게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논문표절을 없애기 위한 방안을 묻자 김씨는 '학사 논문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학사논문은 대부분 표절 아닌가. 그런데 그건 너무 당연한 일이다. 대학생들은 논문 쓸 시간이 없는데 어떻게 제대로 논문을 쓰겠나. 연구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학부를 졸업하면서 최초의 표절을 경험하고 학교는 이를 용인한다. 이런 점은 고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정주기자 zuk@kyeongin.com 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지난 3일 오후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유성엽 위원장이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장관청문보고서'를 채택하고 있다.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의원들은 보고서 채택에 반대해 불참했다. /연합뉴스

2017-07-06 민정주

[이슈&스토리]'江都 복원 프로젝트' 역사적 중요성과 의미

전시 수도서 문학·예술등 꽃피워고려 왕릉, 세계유산 등재 추진중대장경 등 풀어야 할 숙제도 많아경주·부여 같은 '古都' 야심찬 꿈강화도가 역사의 전면에 등장한 시기는 고려 때였다. 1232년 몽골의 침략을 받은 고려가 수도를 개경에서 강화로 옮기면서 39년간 강화도는 고려의 전시(戰時) 수도가 됐다.전시임에도 불구하고 이 기간 팔만대장경이나 금속활자 같은 민족문화의 정수가 강화에서 여전히 찬란히 빛났으며 고려의 문학과 사상, 예술이 강화에서 꽃을 피웠다. 강도(江都) 시대라 불린 이 기간 한반도 역사, 문화, 정치, 사회의 중심은 강화였다.남한 내에서 이런 고려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곳은 강화도가 유일하다. 인천시가 추진하고 있는 '강도(江都) 복원 프로젝트'는 남한 내에서 유일하게 강화도에 남아있는 고려 유적을 발굴하고 복원시켜 강화를 경주나 부여 같은 '고도(古都)'로 자리매김시키겠다는 인천의 야심찬 계획을 담고 있다.#고려는 왜 강화도를 택했을까고려 무신정권이 강화로 수도를 옮긴 가장 큰 이유는 해전에 약한 몽골과의 싸움에서 난공불락의 요새인 강화의 지리적 특성을 활용, 전쟁에서 승리하고자 하는 전략적 측면이 있었다. 여기에 고려 무신정권이 자신들의 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강화 천도(遷都)를 단행했다는 시각도 있다. 고려는 1196년 최충헌이 권력을 장악하면서 최씨 무신정권의 시대가 시작됐다. 최충헌은 강력한 사병조직을 키워 독재체제를 구축했다. 젊고 유능한 군인은 최씨 정권의 사병이 됐고 늙고 나약한 군인들만 중앙군으로 편입됐다.최씨 집안은 정권을 유지하고자 사병조직을 양성했는데, 이 때문에 국가는 정작 몽골 등 외세에 맞서 싸울 수 있는 강력한 군사력이 없었다. 고려 지배층이 사실상 정권 유지를 위해 강화도로 수도를 옮기면서 전쟁은 장기화 됐고, 몽골은 전국 곳곳에서 약탈, 파괴, 방화 등을 일삼았다. 강화 천도가 공식적으로 논의된 것은 1232년 2월이었다. 1차 여·몽전쟁이 끝나고 몽골군이 철수한 직후였다. 1232년 6월 천도가 결정된 후 국왕을 비롯한 왕족, 귀족 등 수십만 명의 개경 사람들이 강화도로 이주했고, 이에 따른 궁궐, 관청 주거시설들이 강화도에 속속 들어찼다. 수도를 방비할 대규모 성곽 공사도 이 시기에 진행됐다.#남한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고려 왕릉강화도가 고려의 수도였다는 것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증거가 현재 강화도에 남아 있는 고려 왕릉이다. 강화에는 석릉(碩陵·사적369호), 홍릉(洪陵·사적224호), 곤릉(坤陵·사적 371호), 가릉(嘉陵·사적370호) 등 4기의 왕릉이 있다. 신라시대 왕릉이 대부분 평지에 만들어진 것과 달리 고려의 왕릉은 산 중턱에 자리 잡은 곳이 많다. 고려 사람들은 '장풍득수(藏風得水)'의 자리를 명당으로 여겼는데 무덤의 북쪽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남쪽은 물이 흐르는 지역을 명당으로 꼽았다고 한다. 강화에 있는 고려 왕릉 중 석릉은 고려 21대 왕인 희종의 묘다. 희종은 재위 기간 당시 권력을 장악했던 최씨 정권을 무너뜨리려 했다는 이유로 최충헌에 의해 폐위된다. 희종은 이후 강화에서 유배생활을 했다.홍릉은 고려 23대 왕인 고종의 묘로 고려산 중턱에 있다. 고종은 어렸을 때 강화로 유배와 생활을 했고 왕의 자리에 오른 뒤에도 전시 수도였던 강화에서 평생을 보냈다. 양도면 길정리에 있는 곤릉은 22대 강종의 비인 원덕태후의 묘로 원덕태후 역시 강종과 함께 강화도에서 유배생활을 했으며, 강화도로 천도한 뒤 강화에서 생활했다. 가릉은 24대 원종의 비인 순경태후의 묘다. 고려가 수도를 강화로 옮긴 지 4년째인 1236년에 승하해 강화 진강산에 묻혔다. 인천시는 강화에 모여 있는 고려 왕릉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 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만월대를 포함한 '개성역사유적지구'는 이미 201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 '고려'를 매개로 한 남북 학술교류도 필요한 상황이다.#고려 문화 정수 고려대장경과 금속활자우리나라 기록문화의 정수라 불리는 고려대장경과 금속활자는 강화도와 깊은 연관이 있다.고려대장경은 고려가 몽골군을 피해 강화로 수도를 옮겼던 시기 가운데 1237년부터 1248년까지 12년 동안 제작됐다. 어마어마한 분량의 불경을 조판한 이유는 불력(佛力)으로 오랑캐를 물리치자는 것이었다. 고려가 처음 만든 대장경은 1011년(현종 2년)부터 1087년(선종 4년)까지 조판한 '초조(初雕)대장경'이다. 당시 거란족 침입을 물리치기 위한 바람으로 만들었다. 초조대장경판은 1231년 몽골군의 침입으로 소실되고 말았다. 그래서 다시 조판한 것이 현재까지 전해지고 있는 고려대장경이며, '재조(再雕)대장경'으로도 부른다. 고려의 전시수도 강화에서 두 번째 대장경을 만들기로 결정했지만, 그것을 어디서 어떻게 판각했는지, 또 보관은 어디서 어떻게 했는지에 대해 확정하는 일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현존하지는 않지만 금속활자로 인쇄된 책과 관련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록은 '동국이상국집'에서 전하는 '상정예문(詳定禮文)'이다. 강화에서 금속활자로 새겨 1234~1241년 사이에 편찬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책은 '직지심체요절'보다도 약 140년 앞섰지만, 현재 전해지지 않는다.인천시는 강화도와 연관이 깊은 이런 기록 유산 관련 자료를 한데 모아 전시할 수 있는 '강화 세계기록유산 자료관'을 2022년까지 건립할 예정이다.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사적 제132호 강화산성은 길이가 7.1㎞에 이르며 4대문, 암문, 수문 그리고 북장대, 남장대를 비롯한 장대가 있다. 사진은 남장대. /경인일보 DB강화 관방유적 용두돈대 . /경인일보 DB강화산성 서문. /경인일보 DB인천 강화군 강화읍에 있는 고려궁지 승평문. 현재 고려궁지에는 조선시대 관청인 강화유수부 동헌과 부속건물들만 남아있어 고려 때 궁궐 모습은 확인할 수 없다. 고려 궁궐의 정확한 위치도 발굴조사를 통해 밝혀야 할 과제다. /인천시 제공강화군 화도면에 있는 정수사(淨水寺) 대웅보전. 보문사, 전등사와 함께 강화의 3대 고찰 중 하나다. 639년(신라 선덕여왕 8년) 창건했다. /인천시 제공

2017-06-29 김명호

[이슈&스토리]강화 유적 복원프로젝트

1232~1270년 몽골침략 맞선 수도인천시, 2045년까지 대규모 발굴신도시 조성·강화읍 중심지 이동궁궐터발견땐 역사문화단지 조성본래 도읍 개성, 자료·전문가 많아전시·학술회의등 北교류사업 필수인천시가 39년간(1232~1270년) 고려의 수도였던 강화도의 역사유적을 대대적으로 발굴해 복원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남한 내에서 유일하게 강화도에 방대하게 남아있는 고려 유적을 발굴하고 복원시켜 강화를 경주나 부여 같은 '고도(古都)'로 자리매김시키겠다는 게 인천시의 구상이다.인천시는 최근 이런 내용이 담긴 '강도 복원 프로젝트 기본구상안'을 발표했다.강화도에 170만㎡ 규모의 신도시를 조성해 공공기관, 학교, 주택, 상가건물을 비롯한 강화읍 중심지역 전체를 옮기고, 비워진 땅에서 대대적인 발굴조사를 추진한다는 게 인천시가 구상하는 프로젝트의 핵심이다. 시는 궁궐터가 발견될 경우, 개성 만월대처럼 복원사업을 추진해 '고려역사문화단지'(약 100만㎡ 규모)를 조성하기로 했다. 남북한 학자들은 2007년부터 2015년까지 7차례에 걸쳐 개성 만월대 공동 발굴조사를 펼쳤다. 만월대를 포함한 '개성역사유적지구'는 201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기도 했다. 북한 쪽에 고려 유적 관련 전문가와 자료가 남한보다 많기 때문에 남북이 공동으로 강화도 고려 유적을 발굴하고, 강화와 개성을 연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 인천시 강도(江都)프로젝트 시동강도(江都)는 고려 왕실이 몽골의 침략을 당했을 때 수도를 개성에서 강화도로 옮기면서 부르던 강화의 이름이다. 그 기간은 39년에 달한다. 강화도에 신도시를 조성해 고려의 궁궐이 있던 지역으로 추정되는 강화읍 중심지역을 통째로 옮기고, 그 자리에서 대대적인 고려 역사유적 발굴조사를 진행해 2045년까지 강도의 옛 모습을 복원하는 게 프로젝트의 최종 목표다. 시는 프로젝트를 '고려 궁궐 재건·활용', '고려 기록유산 활용', '강화 역사건조물 활용', '강화 역사유적 가치창조', '고려 건국 1천100주년 기념사업'을 각각의 주제로 하는 5개 분야로 나눴다. 고려 강도 복원사업을 비롯해 총 20개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시는 고려 유적 발굴·복원 사업에 앞서 내년까지 약 60억원을 투입해 고려 궁궐 미니어처 전시관을 조성하기로 했다. 고려 궁궐 고증작업은 인천문화재단 강화역사문화센터와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가 협업할 계획이다. 인천시와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는 올 하반기부터 고려궁지 범위를 확정하기 위한 기초조사도 벌일 예정이다. 시는 내년부터 개성과 고려 역사 관련 교류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통일부, 남북역사학자협의회 같은 민간단체와 협의해 나갈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고려 복원 사업이 완성되기 위해선 북한과의 학술 교류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고려 강도 복원으로 강화도를 경주처럼 국내 최대 역사문화관광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고려복원 시동 거는 사업들 뭐가 있나인천시는 강도(江都) 프로젝트를 실현시키기 위해 20개 세부사업을 확정했다.우선 2018년까지 고려궁궐을 재현한 미니어처 전시관을 만들 예정이다. 강화읍에 있는 옛 조양방직 터나 강화군립도서관 자리에 고증을 거쳐 고려 궁궐을 미니어처로 재현시킬 계획이다. 2018년까지 추진될 이 사업 예산은 60억원으로 미니어처 전시관이 만들어질 경우 고려 역사·문화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관광상품이 될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강화 세계기록유산 자료관'을 건립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현재 강화도와 관련된 기록유산으로는 고려상정고금예문, 강화 외규장각 도서(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조선왕조실록(태조~명종·규장각 소장), 강화 출신 박두성 선생이 창시한 '훈맹정음'(국립한글박물관 소장) 등이 있다. 시는 강화도에 있던 이런 기록유산을 원래 자리에 되돌려 놓자는 취지로 자료관을 만들어 한데 모은다는 계획이다.이와 함께 강화 해안가에 집중돼 있는 해양관방유적과 고려왕릉 4기(홍릉, 석릉, 가릉, 곤릉)를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시키는 작업도 2021년까지 추진한다.강화해양관방유적은 17∼19세기 무렵 인천 강화도 해변에 건설된 보(堡), 돈대(墩臺), 산성 등을 말한다. 이 유적은 동아시아의 해안 방어 체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군사유산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등재대상은 강화산성, 강화외성, 삼랑성, 강화돈대 25개와 강화도에 남아 있는 고려왕릉 4기이다.이밖에 현재 보물로 지정돼 있는 강화 정수사 법당과 강화 전등사 대웅전을 국보로 승격시키는 것을 비롯해 강화·개성 유물 교류전, 팔만대장경 판당을 찾기 위한 학술조사, 고려궁지 정궁 발굴 및 재건 등이 주요 세부 사업으로 포함됐다.# 고려 복원 완성 위해 남북 교류 필수인천시가 39년간 고려의 전시(戰時) 수도였을 당시 강화도 모습을 복원하겠다는 '강도(江都)의 꿈 실현 프로젝트'가 현실화 하기 위해서는 북한과의 교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려의 본래 수도인 개성에서는 고려 역사유적 발굴과 복원이 상당히 진행돼 남한보다 관련 전문가와 자료가 더 많다. 개성 만월대 발굴조사는 남북한 학자들이 공동으로 진행하기도 했다. 만월대를 포함한 '개성역사유적지구'는 201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면서 국제적으로도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인천시의 고려 강도 복원 프로젝트가 개성과 연계돼야 하는 이유이다.우선 인천시는 남북한에서 각각 출토된 고려 관련 유물 교류전시전과 고려왕릉 사진전 개최를 추진할 계획이다. 시는 강화도·개성 교류 전시회가 전국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소재이기 때문에 고려 강도 복원 프로젝트의 국민적 관심도 함께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시는 내년에 강화도와 개성에 있는 중학생을 대상으로 '강화도·개성 교차 수학여행'도 추진하기로 했다. 유엔이 주최하고, 인천시와 개성시가 주관해 남북한 중학생 각각 40명이 고려역사유적을 답사한다는 구상이다. 내년에 남북한 학자와 해외학자를 초청해 '고려 건국 1천100주년'을 주제로 한 국제학술회의를 인천에서 개최하는 방안도 인천시가 추진할 교류사업 중 하나다.인천시와 개성시가 고려 역사를 매개로 자매결연을 맺는 게 강화·개성 교류사업의 최종 목표다.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강화도가 역사의 전면에 등장한 시기는 고려때 였다. 1232년 몽골과 전쟁을 치르던 고려가 수도를 개경에서 강화로 옮기면서 39년간 강화도는 고려의 전시(戰時) 수도가 됐다. 사진은 강화읍에 위치한 고려궁지는 1964년 사적 133호로 지정됐다. /경인일보 DB강화도에 있는 고려시대 임금이었던 원종의 왕비 순경태후의 무덤 가릉(嘉陵), 희종의 무덤 석릉(碩陵), 강종의 부인 원덕태후의 무덤 곤릉(坤陵), 고종의 무덤 홍릉(洪陵) 등 총 4기의 고려왕릉(사진 왼쪽부터). /경인일보 DB

2017-06-29 김명호

[이슈&스토리]문재인 정부 '자사고·외고 폐지' 급물살

다양한 학사운영 교육 선택권 확대 취지1983년 경기과학고 시작 '특목고' 첫 설립입시명문고 전락 우수 학생 싹쓸이 지적문 대통령 '공평한 교육기회' 대선 공약정부 의지 반영 경기교육감 첫 이행 선언국회 동의 필요없는 대통령령 개정 사안시행령서 설립조항등 삭제땐 폐지 가능고교 비평준화 지역·과학고·영재고 등 "계층화 여전 전반적 개혁 선행" 목소리일방적 진행 비판도… 여론 향배 '주목'고교 서열화의 주범으로 지목돼 온 외국어고(외고)·자율형사립고(자사고) 폐지 논의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급물살을 타면서 찬반 공방이 본격적으로 불붙고 있다.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외고·자사고 폐지를 이재정 경기교육감이 처음 실행에 옮기겠다고 선언한 후, 서울·강원 등 진보교육감들이 폐지에 찬성하자 그야말로 교육계·시민단체·학부모·학생 등이 찬반으로 엇갈리며 혼란스런 상황에 직면한 것. 계층화·서열화의 주범인 외고와 자사고를 폐지해 고교 교육의 정상화를 추진하겠다는 것이 이들의 궁극적 목표지만, 해당 학교들과 외고·자사고를 준비하는 중학생과 학부모 사이에선 다양성 교육을 무시한 일방적 정책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퇴출대상 오른 외고·자사고, 왜?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이었던 지난 3월 22일 교육공약을 발표하며 "공평한 교육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고교서열화를 완전히 해소하겠다. 설립 취지에서 벗어나 입시명문고가 돼버린 외고·국제고·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 역시 지난달 18일 한 강연에서 "현재 외고·국제고 등 특목고나 자사고는 대학입시를 위한 예비고로 전락한 상황"이라며 "교육 정상화를 위해 이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이같은 정부의 의지를 반영하듯 이 교육감은 최근 월례기자 간담회에서 경기도내 외고와 자사고 10곳을 오는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등 진보교육감 위주로 외고와 자사고 폐지에 힘을 싣고 있다. 이들이 폐지를 주장하는 가장 큰 이유는 외고·자사고 때문에 교육 불평등이 심화됐다는 것이다. 외고·자사고가 우수 학생을 싹쓸이해 일반고가 황폐화됐고, 고교를 서열화해 사교육을 유발하는 데다 초등학생까지 경쟁으로 내몰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는 곧 '공교육 부활'과 '사교육 줄이기'에 방점이 찍힌다. 또 이 학교들이 학생 선발권을 갖고 있어 우수 학생을 독점하고 학비를 일반고의 3배씩 받아 부유한 학생들만 갈 수 있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현재 도내에는 8개 외고(과천·동두천·안양·고양·김포·경기·성남·수원)와 2개 자사고(안산동산고·용인한국외대부고)가 있다.■외고·자사고의 시작은최근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특목고는 지난 1983년 우리나라 최초로 경기과학고를 시작으로, 그다음해 외국어 고등학교인 대원외고와 대일외고가 개교했다. 1974년 고교평준화가 전국적으로 실시되면서 엘리트 교육, 특수 영재를 위한 교육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된 후 탄생한 것이다. 특목고는 목적에 따라 과학고·예술고·외국어고·체육고·국제고 등으로 나누지만 보통 외고를 가리킬 때가 많다. 자사고의 경우 지난 2002년 강원 민족사관고 등 자립형 사립 고등학교 6개 학교를 시범 운영한 결과를 반영해 25개를 지정한 것이 시작이다. 자사고는 교과과정의 체계를 학교 자율에 맡기는 것으로, 학생의 교육 선택권을 넓힌다는 취지로 각 학교의 개성있고 다양한 학사 운영과 교육과정을 보장하는 학교다.■외고·자사고 폐지 이전에 교육 평등화 우선외고와 자사고가 학교의 계층화·서열화를 부추기는 주범으로 낙인찍혀 폐지 수순을 밟고 있지만, 이들 학교를 폐지하는 것만으로는 교육의 평등화를 이룰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내신성적을 위주로 선발하는 경기도 내 비평준화 지역 일반고와 자율형 공립고, 특목고의 또 다른 축인 과학고와 영재고 등 고교 전반에 대한 개혁 작업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것.추첨 방식으로 배정되는 도내 평준화 지역은 수원·성남·안양·부천·고양·광명·안산·의정부·용인 등 9개 학군으로, 199개 일반고교가 위치해 있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비평준화 지역에는 172개 일반고가 있으며, 해당 학교에 입학을 원하는 학생들이 지원하면 중학교 내신성적을 평가해 선발한다. 하지만 비평준화 지역에서는 일반고인데도 학부모와 학생들 사이에서 '명문대를 많이 보내는 학교', '입시 중점 학교' 등으로 알려져 해당 지역으로 이사를 하는 등 또 다른 의미에서 서열화를 부추기는 학교로 꼽혀 왔다. 이외에 오산 세마고, 남양주 와부고·청학고, 시흥 함현고, 파주 운정고 등 도내 자율형공립고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학교에 폭넓은 자율권을 부여해 교육의 질을 높인다는 취지로 도입됐지만, 일부 학교는 내신 점수가 200점 만점에 가까워야 입학할 수 있는 등 입학 경쟁이 치열하다.도내 A 외고 교장은 "대놓고 '서울대를 많이 보내는 학교'로 홍보하는 비평준화 지역 일반고와 자공고도 많은데, 외고 8곳과 자사고 2곳을 없앤다고 입시 경쟁이 사라지겠느냐"며 "외고와 자사고 정리 이전에 전반적인 교육 개혁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토로했다.■외고·자사고 폐지 가능할까?정부가 외고·자사고를 폐지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이다. 해당 시행령에 있는 특목고와 자사고의 설립 근거 조항을 삭제하고 고교 유형에 따른 선발시기를 규정한 내용도 없애는 것이다. 현재 특목고와 자사고는 전기고로, 일반고와 자율형공립고 등은 후기고로 분류돼 따로 선발한다. 대통령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실행할 수 있다. 이는 국회 통과가 필요한 법률 개정 대상이 아닌 대통령이 고칠 수 있는 대통령령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고·자사고 폐지 절차를 밟는다면 이러한 방법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 하지만 고교 서열화의 주범이라며 폐지 요구가 있지만, 다양성 교육을 무시한 일방적 정책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아 여론의 향배도 주목할 대목이다.교육부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확정된 게 없지만 만약 (외고·자사고 폐지가) 국정기획위에서 국정과제로 채택해 정책적 판단에 따라 시기가 결정될 경우 관련 법 시행령 개정으로 외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근거를 마련하는 수순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진·신선미기자 lkj@kyeongin.com 일러스트/박성현·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 /아이클릭아트

2017-06-22 이경진·신선미

[이슈&스토리]'자사고·외고 폐지' 두쪽난 여론

■경기·서울 학교·학부모단체의견수렴없이 일방적인 결정하향 평준화·강남학군 부활…재지정 취소땐 손해배상 고려■진보성향 교원·학부모단체우선 교육공약 압도적 1순위교육 다양성위한 자율권 남용국영수 중심 입시교육 문제외고·자사고의 폐지를 둘러싸고 여론은 찬반으로 나뉘어 그야말로 들끓고 있다. 특히 가장 먼저 이들 학교의 폐지를 선언한 경기와 인근 서울지역을 중심으로 학부모 단체와 학교의 반대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전국외국어고등학교 교장협의회는 22일 오후 6시 서울역 인근에서 모임을 가졌다. 외고 폐지와 관련해 협의회 차원의 입장을 정리하기 위해 만난 것으로, 회동 직후 성명을 내고 "외고에 대한 여론몰이식 폐지정책을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오전에는 학부모들로 구성된 자사고 학부모연합회도 기자회견을 열었다. 학부모들은 "거듭해 대화를 요청하는데도 단 한 차례의 공청회나 의견 수렴도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며 "아이들은 실험용 생쥐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전날에는 서울지역 자사고연합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오세목 자사고 연합회장은 "자사고를 없앤다고 하자마자 하향 평준화, 강남 학군 부활, 지역 격차 확대 등 획일적 평준화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며 "국가정책을 믿고 자사고들은 수백억 원의 인프라 투자를 했고 학부모들은 자녀들을 진학시켰는데, (재지정 취소가 결정되면) 그간의 노력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반대로 진보성향의 교원·학부모 단체에서는 외고·자사고 폐지가 일반고 정상화의 첫 걸음이라는 주장이다.송인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는 "3천500명의 시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육공약 우선 도입' 관련 설문에서 외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공약이 압도적으로 1순위를 차지했다"며 "교육의 다양성을 위해 자사고와 특목고 같은 학교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지만, 다양한 교육 대신 국가가 준 자율권을 남용해 일반고는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국영수 교과 중심 입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었다"고 강조했다.온라인에서도 논란은 이어졌다. 입시 정보를 공유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학교의 서열화를 없애고 대신 일반고의 학사과정과 인프라 등 질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과 "학교가 아닌 곳에서 입시준비를 해야 하니 사교육은 더욱 활개칠 것"이라는 의견 등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신선미기자 ssunmi@kyeongin.com자사고 폐지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는 자사고 학부모 연합회(맨위부터 시계방향)와 자사고 연합회, 외고등 단계적 폐지를 밝힌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연합뉴스·경인일보DB울산지역 자사고 가운데 한 곳인 성신고등학교의 학부모가 자사고 폐지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108배를 하고 있다(왼쪽사진부터 시계방향). 수원외고, 서울시내 한 외고, 경기외고 지역순회 입학설명회. /연합뉴스·경인일보DB

2017-06-22 신선미

[찬반 인터뷰]김재춘 전교조 경기지부 정책실장

암기식 교육 위주 학교공교육 자체 붕괴 불러年 1천만원 이상 부담"외고·자사고의 성과는 이들만의 특화된 교육과정 때문이 아닌, 애초에 우수한 학생들만 선발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김재춘(사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경기지부 정책실장은 "외고·자사고의 설립 취지를 기억하는 사람은 없다"며 "입시에 특화된 암기식 교육이 주를 이루는 학교들을 더 이상 남겨둘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이어 "기본적으로 우수한 학생을 선발해 좋은 대학에 보내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 외고·자사고의 별도 교육과정으로 이뤄진 성과는 아니다"라며 "오히려 외고·자사고로 인해서 일반고와 공교육에 미치는 파행적인 문제가 크다"고 지적했다.그는 대다수의 일반고가 슬럼화 되는 것을 가장 큰 문제로 제기했다.김 정책실장은 "외고·자사고로 우수한 학생들이 쏠리면서 나머지 일반 고등학교의 경우 슬럼화 되는 부정적인 현상이 발생했다"며 "외고·자사고가 설립 취지대로 다양한 교육을 시도해 일반고에까지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면 유지해야겠지만, 실제로는 입시 위주의 교육을 펼치며 고비용의 사교육을 선도해 사실상 90% 이상을 차지하는 일반고와 공교육 자체를 붕괴시켰다"고 강조했다. 이를 '교육 평등'의 관점에서 해결하기 위해서는 외고·자사고를 폐지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그는 "사실상 현재 외고·자사고는 교육비 자체가 연간 1천만원 이상 소요되는, 고비용을 요구하는 교육제도"라며 "부모의 재력과는 관계없이 같은 수준의 교육을 받을 기회 자체가 고르게 주어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이어 외고·자사고 폐지로 인해 풍선효과가 유발될 수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외고·자사고 폐지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중학교에서 외고·자사고를 가기 위해 입시 위주 교육이 진행되는 것은 줄일 수 있다"며 "앞으로 문재인 정부의 입시제도 개편과 같이 맞물리면 풍선효과를 막고 폐지에 따른 긍정적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신선미기자 ssunmi@kyeongin.com

2017-06-22 신선미

[찬반 인터뷰]박정현 인천교총 중등대변인

장기적인 인재로 성장결과보다 기회의 평등특정세력 정치 도구로"외고·자사고의 개별화된 노력이 입시교육에만 매몰 된다는 것은 지극히 단편적이고 표피적인 편견이다."박정현(사진) 인천교총 중등대변인은 "다양한 교육을 통해 학생들을 장기적으로 보다 유연하고, 창의적인 사고를 가진 인재로 성장시키는 것이 외고·자사고의 주된 교육 목적"이라며 "이 과정에서 입시결과 또한 좋게 나타나는 것을 단순히 입시만이 목적이라고 매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그는 이어 "외고·자사고를 포함한 한국의 모든 고등학교는 입시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구조"라며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간과한 채 모든 잘못을 외고·자사고에 돌린다는 것은 나름의 위치에서 교육이란 이름으로 헌신했던 일선 학교들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박 대변인은 외고·자사고를 폐지하는 것은 교육이 지향하는 '평등'의 관점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교육의 평등은 결과의 평등이 아닌 기회와 과정의 평등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기존에 있던 특성화고의 전형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확대할 수 있는 '기회의 평등'으로 나아가거나, 이 학교들이 독립돼 운영되는 것이 아닌 주변 학교들과 연계해 특화된 시스템을 함께 나누는 방식인 '과정의 평등'으로 나아가는 게 올바른 방향"이라고 말했다. 특히 외고·자사고 폐지라는 선의의 정책이 누군가에게는 엄청난 폭력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교육의 변화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서서히 이뤄져야 한다"며 "급변하는 교육환경은 특정 대상이 되는 학생들에게 큰 고통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박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특정세력이 주장해오던 교육 정책들이 계속 관철되고 있는 양상"이라며 "백년대계인 교육이 특정세력의 정치적 도구로 이용되는 것을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선미기자 ssunmi@kyeongin.com

2017-06-22 신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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