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와이드·영원한 숙제 ‘육아’] 미혼 여기자의 반나절 속성 육아일기

기저귀 갈기는 커녕 처음 안는 것부터 막막알 길 없는 아기 마음… 30분도 안돼 식은땀‘끝모를 밀당’ 나도 모르게 엄마처럼 혼잣말떠날때 쯤 핀 웃음꽃 “예쁘니까 참지” 공감“육아는 자신을 내려놓는 것과 같아요.”예쁘고 귀여운 인형과 함께 노는 인형 놀이지만 결코 내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인형 놀이. 육아의 백 분의 일도 채 맛보지 못한 미혼 여기자가 느낀 육아의 한 단면이었다.화성에 사는 곽민혁(생후 8개월)군과의 하루는 긴장의 연속이었다. 한 아이의 엄마이자 기자에게는 선배인 권순정(35)기자의 품에서 아이를 넘겨받아 무릎에 앉힌 순간 아이는 금방이라도 울 듯한 얼굴이 됐다. 평소 엄마와 아빠 품에서 느꼈을 편안함과 안락함이 아닌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내 생각일 뿐. 속을 알 수 없는 아이는 그저 울먹거렸다. 자세를 이리저리 바꿔도 봤지만 아이는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평소 낯을 가리지 않는다던 아이 눈에서 닭똥 같은 눈물이 떨어지자 30여 분 만에 등에 땀이 차는 게 느껴졌다. 자리는 좌불안석이었고 갑자기 불안해지기 시작했다.3월생인 아이는 어른이 없으면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었다. 하지만 육아를 해 본 경험이 없는 미혼자 역시 어른이지만 서툰 것은 마찬가지였다. 소변을 본 아이의 기저귀가 불룩하게 차올랐지만 어떻게 옷을 벗기고 천 기저귀를 풀러야 할지부터 막막했다. 권 기자는 처음부터 타고나는 엄마는 없다고 말했다. 권 기자 역시 권 기자의 엄마, 그 엄마도 본인의 엄마를 통해 엄마가 되는 방법을 알음알음으로 익혔을 터였다.물 한 모금 마시는 것마저 돌이 채 안 된 아이에게는 난제였다. 힘차게 물병은 빨지만, 물병을 기울여야 물이 나온다는 사실은 8개월 된 아이가 깨닫기에는 좀더 시간이 필요하다. 아이 곁에서 물병을 기울여주지만 한 모금 마시곤 이내 물병을 밀었다가 잡고 흔드는 등 ‘밀당’을 되풀이했다. 이유식을 먹고 싶은지 물이 마시고 싶은지 아니면 배가 부른 건지 한 길 물속은 알아도 아이의 속은 알 수 없었다. 엄마들의 혼잣말을 어느 순간 따라 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예쁘고 귀엽지만, 말이 안 통하고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인형. 24시간 내내 아이와 생활하는 엄마에게 이따금 찾아온다는 산후 우울증은 극단적인 충동을 일으킬 만큼 위험하다. 아이가 생기기 전 직장 생활 등을 하며 자신을 위한 시간을 보냈을 엄마들이 느낄 무력감과 공허함의 깊이는 가늠하기 어려웠다. 권 기자는 아이를 사랑하지만, 가끔 아이를 위해 자신이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고 설명했다. 권 기자는 “24시간 육아라는 직장에 다니는 것과 같다”며 “말 못하는 아이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시간을 보내고 있으면 엄마 본인의 욕구는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하지만 육아는 엄마만의 몫은 아니다. 직장을 그만두지 않는 이상 일터에 나가는 것은 맞벌이 부부 모두 같은 입장이기 때문이다. 권 기자 역시 육아 휴직을 마치고 내년부터 복직할 예정이다. 앞으로 권 기자가 회사에 있을 동안이나 퇴근이 늦어질 경우 아이를 돌볼 누군가가 필요한 것이다. 권 기자와 같이 복직을 앞둔 맞벌이 부부에게 주어진 통과의례다. 만 1세 반을 운영하는 어린이집이나 시부모, 친부모 등 여러 가지 선택지가 있지만, 핏덩이를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맡기기에는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고 한다. 시부모나 친부모에게 손을 먼저 손을 내밀 수밖에 없는 이유다.아이를 키우면서 육아에 대한 욕심이 나는 동시에 포기해야 할 것이 생긴다. 아이를 돌보면서 포기하게 된 것들을 묻자 권 기자는 “내 자유”라며 웃었다. 손이 많이 가는 천 기저귀부터 밤을 꼬박 새워가며 손수 만든 이유식까지 아이에게 최선은 아니어도 차선까지 챙겨주고 싶은 게 엄마의 마음이었다. 그러면서 엄마의 하루는 아이의 하루가 되고 마는 것이다.숨넘어갈 듯 울던 아이가 기자가 떠날 때쯤 돼서야 감춰둔 웃음을 내보였다. 아이가 예쁘게 웃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아이가 예쁘니까 육아를 할 수 있다던 권 기자 말의 의미를 그제야 풀이해 본다. 하지만 고작 반나절 짜리 속성 육아가 끝나고 기자의 몸에는 여느 때보다 피곤함이 배인 하루였다. /조윤영기자 jyy@kyeongin.com그칠줄 모르는 울음… 울고싶은 초보맘1일 엄마에 도전한 조윤영 기자가 딸랑이 등 아기 장난감을 동원해 아기를 달래보고 있다. /하태황기자 hath@kyeongin.com

2015-11-05 조윤영

[금요와이드·영원한 숙제 ‘육아’] 초보맘을 위한 ‘모유 수유 프로젝트’

전문가, 초유 적극 권장… 첫 1주 고비 넘겨야아이 성장에 맞춰 젖물리는 시간 간격 조절통증·스트레스 심할 땐 전문가와 상담해야모유는 아이의 면역력과 두뇌발달을 돕고 산모들의 유방암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아이에게 좋은 모유를 먹이기 위해 많은 초보 엄마들이 6~12개월 동안 완벽한 모유 수유(완모)를 시도하지만 생각보다 녹록지 않다. 첫 출산 직후 젖의 양이 많지 않을 뿐 더러, 잦은 수유는 지친 산모에게 피로를 가중시켜 어렵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초보맘의 완모를 위해 어떤 방법이 있을까.■ 완벽한 모유 수유모유 수유는 출산 직후 초유로 시작한다. 초유는 이 기간 동안 며칠 동안만 나오는 노란색의 묽은 젖으로 단백질과 무기질, 비타민과 면역물질이 풍부하다. 전문가들은 산모가 완모를 선택하지 않더라도 초유는 꼭 권장한다.초유를 끝내면 비로소 ‘완모 프로젝트’에 접어든다. 완모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6개월 프로젝트는 반년 동안 모유 수유를 한 뒤 이유식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12개월 짜리는 이유식을 생략하고 1년 동안 모유 수유를 한다.초보맘처럼 육아 경험이 부족한 산모는 수유 계획 작성이 필요하다. 보통 출산 1~2개월 후는 2시간 간격으로 아이에게 수유를 한다. 아이가 잠든 밤 시간에는 3시간 간격이 좋다.아이가 자라나면서 모유 수유 시간 간격도 길어진다. 생후 3~7개월 된 아이는 3~4시간 간격으로 젖을 물린다. 생후 8~10개월 차에 접으들면 5시간 간격으로 모유 수유를 권장한다. 완모가 마지막으로 접어드는 11~12개월에는 모유 수유 주기가 12시간 간격이면서 산모에게 부담을 덜어주게 된다.■ 완모의 어려운 점산모가 밤 잠을 설치면서 2~3시간 간격으로 아이에게 모유를 먹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산모가 완모를 시작하더라도 가장 많이 포기하는 이유는 젖의 양 때문이다. 산모들은 모유 수유 첫 일주일을 고비로 꼽는다.이 시기는 누구나 젖이 적게 나오는 시기다. 생리적으로 모유가 특히 적어 수유가 어려운 산모는 전체 산모 중 2~3%로 드문 편이다. 젖의 양은 물릴 수록 늘어나기 때문에 산모 스스로 인내심을 가지고 첫 일주일의 고비를 넘기는 것이 중요하다.또 이 시기를 넘기지 못하고 바로 분유를 먹이게 되면, 아이가 엄마 젖꼭지와 우유병 젖꼭지를 혼동하게 된다. 결국 아이는 우유병만 찾게 돼 앞으로도 모유 수유가 어려워진다.두 번째 고비는 모유 수유를 시작한 지 100일 전후로 찾아온다. 아이가 점점 힘이 세지고 수시로 수유를 하면서 산모에게 옷깃만 스쳐도 칼로 베이는 듯한 통증이 몰려온다. 자연적으로 굳은 살이 생겨 고통을 이겨내는 산모도 있지만, 초보맘들에게는 육아휴직 등을 통해 외출을 자제하고 집안에서 육아를 하는 방법도 있다. 이 기간 고통을 감내하다 보면 스트레스가 쌓여 자칫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언제든지 가까운 모유 수유 전문가를 찾아 상담을 받는 게 고통을 더는 데 도움이 된다.■ 모유 수유의 효능모유 수유 전문가들은 “모유는 아이에게 최고의 영양원이다. 모유에는 글로불린, 유산균, 비피더스 균 등 각종 면역물질과 항체가 포함돼 있다”며 “아이는 엄마 젖으로만 키가 크고 전체적인 신체기능을 성장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또 아이의 정서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 엄마와 아이가 신체를 접촉하면서 친밀감을 높일 뿐더러 아이의 두뇌발달에도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김범수기자 faith@kyeongin.com

2015-11-05 김범수

[금요와이드·영원한 숙제 ‘육아’] 내 아이니까 ‘특별한 관심’

“아이에게 입히고 먹이는 건데 어떻게 아낄 수 있겠어요.”지난달 말에 첫 아들을 출산한 장모(32)씨는 최근 아이에게 입힐 유기농 배냇저고리를 구입했다. 유기농 제품은 한 벌당 평균 2만~3만원으로 일반 배냇저고리보다 배 이상 비싸지만 장씨는 개의치 않았다. 유기농 제품이 아이의 아토피 피부염 예방에 탁월하다는 말을 듣고 나서다.장씨는 “아이는 특히 피부가 약해 아토피 같은 피부병이 쉽게 걸리기 때문에 유기농 제품을 입혔다”며 “배냇저고리를 세탁할 때도 일반 세제를 사용할 수가 없어서 독일에서 만든 무독성, 무형광증백제, 무환경호르몬 성분의 유기농 세제도 함께 구입했다”고 말했다.이처럼 아이에게 입히고 먹일 유기농 제품을 찾는 산모들이 많아지면서, 산모들끼리 정보를 공유해 유기농 제품을 공동구매하거나 출산 전부터 준비물 목록을 작성하는 산모도 늘어났다.유기농 출산용품의 인기를 말해주듯이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서 유아용품 판매율을 보면 지난해 동기대비 유기농 위생용품은 30.2%가 증가했고, 유기농 유아 간식 역시 25.6% 늘어났다.하지만 경제적으로 넉넉지 않은 부모들에게 ‘유기농’ 제품은 부담이다. 부담은 자칫 육아 스트레스로 발전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자신의 사정에 맞는 육아용품을 구입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범수기자 faith@kyeongin.com

2015-11-05 김범수

[금요와이드·헬조선과 청년 정치] 스물여덟 진달래씨 지방선거 도전기

최연소 후보 노란 머리·차별화 공약… 비용·인력 걸림돌“관심영역 대변하는 목소리 작을 때 다시 뛰어들고 싶어”지난해 6·4 지방선거에서 인천시의원 녹색당 비례대표로 출마한 진달래(28·여) 씨는 당시 인천 최연소 후보자였다. 서울대학교 사회학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그는 ‘역 주변 장애인·자전거 이동권 보장’, ‘성 소수자 차별금지 조례 제정’ 등 다른 후보자와는 차별화된 공약을 내세워 눈길을 끌기도 했다. 머리카락을 노랗게 염색한 채로 선거운동에 나선 것도 파격적이라는 반응이었다.진달래 씨는 “경제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정치를 할 수 없는 요즘 현실은 결국 사회가 생존의 마지노선으로 갔다는 의미”라며 “자립이나 생명 존중 등 대안적인 세계 구축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그는 녹색당 창당 과정에 참여하면서 정치를 경험하기 시작했다. 소수정당 소속의 청년 후보로 선거에 나서는 과정에는 수많은 걸림돌이 있었다. 진달래 씨는 “광역의원 기탁금 300만 원부터, 한 장에 10원짜리 공보물을 수십 만장을 만들어야 하는 것까지 청년 후보에겐 선거비용 마련이 가장 큰 고민”이라며 “대학원 조교로 일하면서 시간을 쪼개가며 선거운동을 해야 했다”고 말했다.제한된 비용과 인력으로 선거를 치르기 위해선 그야말로 ‘발’로 뛸 수밖에 없었다. 주로 당원들과 함께 인천 곳곳을 돌며 선거운동을 했지만, 이른 새벽 지하철역 앞에서는 홀로 선거운동을 해야 했다. 다른 정당 후보들은 새벽 일찍 선거운동원 수십 명씩을 데리고 지하철역 광장의 좋은 자리를 바둑판처럼 차지하고 있었다고 한다. 6·4 지방선거 결과, 녹색당은 인천에서 1만399표(0.85%)를 얻었다. 인천에서 녹색당의 유일한 지방선거 출마자였던 진달래 씨가 받은 표나 마찬가지다. 그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소속 정당을 지지한다는 것이 뿌듯했다”며 “선거 과정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들은 것이 많은 공부가 됐다”고 말했다. 진달래 씨는 앞으로도 정치를 계속 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성 평등, 인권 등 내가 관심을 가진 영역을 대변하는 목소리가 작을 때 다시 뛰어들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치까진 아니어도 삶의 권리를 지킬 수 있고, 다양한 얘기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많은 게 좋은 사회”라며 “하지만 청년들이 참여해 얘기할 수 있는 그런 공간들이 점점 닫혀가는 게 안타깝다”고 강조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지난해 6·4 지방선거에서 인천 최연소 후보로 인천 시의원 녹색당 비례대표로 출마한 진달래(28·여) 씨.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2015-10-29 박경호

[금요와이드·헬조선과 청년 정치] 청년층 지방의회 진출 필요성

유럽 ‘20대 장관·10대 의원’ 선출IT등 전문성 살린 정책활동 강점‘정당공천제’ 극복 토양 만들어야2013년 말 오스트리아 연립정부는 당시 27세인 세바스티안 쿠르츠(Sebastian Kurz) 내무부 산하 사회통합 담당 차관을 신임 외무장관에 임명했다. 오스트리아 역대 최연소 장관이다. 23세에 인민당 청년위원장을 맡으며 정계에 입문한 쿠르츠 장관은 2010년 빈 시의회 의원에 선출돼 정치 경험을 쌓았다.앞서 2011년 영국에서는 18세의 최연소 지방의회 의원이 보궐선거를 통해 당선되기도 했다. 영국의 정치학자 제임스 브라이스(James Bryce)는 “지방자치란 민주주의의 최상의 학교”라며 지방자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방의회는 주민 투표를 통해 뽑힌 대표자들이 모여서 주민의 의견을 가장 가까이서 듣고, 의정 활동에 반영하는 ‘풀뿌리 정치’의 현장이다.특히 청년층의 지방의회 진출은 단순히 세대별 대표성만 가지는 것이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전문성을 가진 미래 정치인 육성, IT나 글로벌 문화에 익숙한 세대의 강점을 활용한 다양한 입법·정책 활동을 펼칠 수 있다는 점에서 지방자치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20~30대의 지방의회 진출은 극히 저조한 실정이다. 지난해 6·4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20~30대 광역의원은 총 17명으로, 인천은 1명, 경기도는 4명이 각각 당선됐다. 20대 광역의원은 단 한 명(세종시)에 불과했다. 20~30대 광역의원 총 31명이 당선된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경기도가 10명, 인천이 2명을 배출한 데에 비해 줄어든 수치다.지난해 6·4 지방선거 기초의원 당선자 경우도, 전체 2천519명 가운데 40대 미만은 고작 3%인 88명이다.청년의 지방의회 진출에 가장 큰 걸림돌 가운데 하나는 ‘정당공천제’이다. 청년층이 지역 내 조직력, 인지도, 경제력 등에서 중장년층 정치인보다 열세이기 때문에 정당에서 공천을 꺼린다는 것이다.김회창 한국지방정부연구원장은 “청년의 지방정치 참여는 현재의 정당공천제가 존재하는 한 하루아침에 이뤄질 수 없는 문제”라며 “유럽 여러 국가의 사례처럼 정부 정책이나 지방자치에 대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시민교육의 법제화 등으로 청년들 스스로 조직화해 정치에 나설 수 있는 토양을 만드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2015-10-29 박경호

[금요와이드·헬조선과 청년 정치] ‘정치참여’ 청년세대의 무한도전

비정규직 노동·취업난 심화권리조차 지켜지지 않는 삶SNS 퍼지는 분노와 무력감변화 위한 청춘들의 ‘움직임’“왜 한국을 떠났느냐. 두 마디로 요약하면 ‘한국이 싫어서’지. 세 마디로 줄이면 ‘여기서는 못 살겠어서’. 무턱대고 욕하진 말아 줘. 내가 태어난 나라라도 싫어할 수는 있는 거잖아.그게 뭐 그렇게 잘못됐어?내가 지금 ‘한국 사람들을 죽이자. 대사관에 불을 지르자’고 선동하는 게 아니잖아? 무슨 불매운동을 벌이자는 것도 아니고, 하다못해 태극기 한 장 태우지 않아.”올해 20~30대에게 가장 화제가 된 소설은 동아일보 기자 출신 소설가 장강명 씨가 쓴 장편소설 ‘한국이 싫어서’이다. 올 5월 출간된 이 소설은 3개월 만에 1만 부 이상 팔리며 베스트셀러 대열에 합류했다. 심각한 취업난에, 비정규직 노동에 허덕이는 이른바 ‘2030세대’의 서글픈 자화상을 생생히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소설 속 주인공 ‘계나’는 가난한 집의 세 자매 중 둘째로 태어난 20대 후반 여성이다. 그는 종합금융회사 신용카드팀 승인실에 겨우 취직해 ‘꾸역꾸역’ 근무를 하다가 매일 반복되는 출퇴근 ‘지옥철’을 참지 못하고, 일의 의미도 찾지 못해 결국 사표를 제출하고 호주로 떠난다. 호주행을 극구 말리는 가족과 남자 친구, ‘외국병’에 걸렸다며 비아냥거리는 친구들에 대해 계나는 이렇게 읊조린다.실제로 최근 청년층을 중심으로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에서는 ‘헬조선’이란 말이 유행할 정도로 청년 문제에 대한 분노나 무력감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해답이 과연 소설 속 계나처럼 ‘한국이 싫어서’ 떠나는 것일까.지난해 6·4 지방선거 때 비례대표 인천시의원으로 출마한 경험이 있는 대학원생 진달래(28·여) 씨는 “정상적인 사회에서 자기 권리를 지킬 수 있으면 정치에 관심을 가지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자신의 삶이 지켜지지 않기 때문에 정치로 눈을 돌리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지난 2012년 총선에서 20~30대 청년들이 일자리와 대학등록금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겠다며 ‘청년당’을 결성해 지역구 3명, 비례대표 4명의 후보를 냈다. 하지만 정당 지지율 0.34%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으며 사라지고 말았다.내년 제20대 총선을 앞뒀지만, 청년의 정치 참여는 여전히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기성 정치권의 높은 진입 장벽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고, 청년층의 저조한 투표율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청년 문제를 꼭 청년만 해결할 수 있는가’라는 반문도 나온다. 하지만 한 세대에서 발생한 문제는 세대 당사자가 주도적으로 풀자는 ‘청년 정치’에 대한 요구가 청년 세대 사이에서 또다시 높아지고 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우리 사회에 ‘헬조선’이라는 신조어가 유행하는 것은 청년문제에 대한 심각성의 방증이다. 무기력에서 탈출하고 당면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청년들이 직접 정치에 참여, 그 속에서 풀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수도권 대학의 한 취업박람회에 참석했던 한 취업준비생이 상념에 잠겨있는 모습.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2015-10-29 박경호

[금요와이드·헬조선과 청년 정치] 신조어로 바라본 한국사회

22.4% 극심한 체감 실업률 ‘금·흙수저’ ‘n포’ 표현프레임 다툼보다 정책 논의 등 담론으로 활용해야젊은층 “탈조선만이 최선” 정치적 대안 찾기 포기투표 외면=사실상 자학… 선거참여로 목청 키워야최근 ‘헬조선’이라는 신조어가 논쟁거리로 떠올랐다. 헬조선은 지옥을 뜻하는 ‘헬’(Hell)과 우리나라를 뜻하는 ‘조선’(朝鮮)을 합해 만든 말로, 우리나라가 지옥에 가깝고 전혀 희망이 없는 사회라는 의미다. 주로 청년세대에서 많이 쓰고 있다. 이 단어를 놓고 ‘무기력한 비관주의’라는 비판의 목소리와 ‘청년세대 현실을 적나라하게 표현했다’는 이해의 목소리가 교차하고 있다.# 신조어로 본 청년 문제헬조선과 비슷하게 쓰이는 신조어들도 최근 들어 속속 등장해 온라인을 중심으로 급속하게 퍼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태어날 때부터 이미 사회적 계층이 나뉜다는 ‘금수저·흙수저’, 기성세대가 청년에게 하는 조언이나 충고를 비꼬는 ‘노오력’ 등이다.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한 20~30대를 지칭하는 ‘삼포세대’는 최근 ‘5포’(취업·주택 추가), ‘6포’(인간관계 추가)를 넘어 ‘n포’(무한대로 포기한다는 의미)까지 확장됐다.이 같은 신조어들이 쏟아지는 배경에는 심각한 청년 실업 문제가 있다. 통계청이 조사한 올해 1~8월 청년층(15~29세)의 공식 실업률은 9.7%이지만, 같은 기간 한국경제연구원이 분석한 청년층 체감 실업률은 22.4%로 통계청 조사보다 2.3배나 높았다. 체감 실업률이란 임시직·일용직 등의 불완전취업자, 취업준비자, 구직단념자 등을 실업자로 보고 계산한 실질 실업률이다.또한 교육을 받지 않고 있으면서, 취업 또는 직업훈련을 하지 않고 있는 사람을 의미하는 ‘니트(NEET)족’의 규모도 올 3월 기준 20대 생산가능인구 635만4천명 가운데 147만3천명(23.1%)에 달한다는 통계 조사도 있다. 니트(NEET)는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의 줄임말이다. 신조어가 한국사회의 청년 문제에 대한 화두를 던지고, 정부와 국회 등 정치권에서 정책의제를 설정하게 한다는 차원에서는 긍정적인 면이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자칫 신조어가 청년 문제의 본질을 흐리면서 부정적인 측면만 두드러지거나 소위 ‘프레임 싸움’에만 몰입하게 하는 ‘양날의 칼’이라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헬조선’에서 파생돼 이민을 뜻하는 ‘탈(脫)조선’이란 말도 SNS에 자주 등장하는 신조어다. 백승국 인하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최근 청년 문제와 관련한 신조어가 SNS상에서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단어의 감각적인 측면만 소비되는 경향이 있다”며 “단어의 의미가 어떻게 부여됐는지에 초점을 맞춰 다양한 사회 담론이 형성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 신조어를 넘어 정치 참여로신조어로 상징되는 청년 문제가 사회 이슈화되면서 결국 해법은 정치에서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강준만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올 9월 출간한 ‘청년이여, 정당으로 쳐들어가라!’에서 “현 단계에선 정치를 사랑하는 것 외에 다른 탈출구는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년들 사이에 팽배한 정치혐오 인식에서 벗어나 청년의 관점에서 정치를 보자는 것이다.하지만 정치 참여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선거에서 청년층 투표율은 여전히 저조한 상황이다. 지난해 6·4 지방선거 나이별 투표율을 보면, 인천(평균 투표율 53.1%)에서는 30~34세가 41.5%, 25~29세 43.2%, 35~39세 46.4% 등 순으로 낮았다. 경기도(평균 투표율 53.3%)는 25~29세가 42.1%, 30~34세 42.8%, 35~39세 48.7% 등의 순으로 투표율이 낮았다. 반면, 경기도와 인천 모두 60~69세 투표율이 70%를 넘었다.강준만 교수는 앞서 언급한 책에서 “그간 청년들은 투표 행위가 주는 이득보다 투표를 하기 위한 비용이 크다는 생각으로 투표를 포기하는 이른바 ‘합리적 무시’를 해왔지만, 이젠 합리적 무시로 보긴 어렵고 자학에 가까운 무시로 봐야 옳다”고 했다. 청년들이 말하는 ‘헬조선’에서 투표를 하지 않는 것은 ‘자학’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청년층 목소리를 국회에서 담아낼 이른바 ‘2030세대’의 제도권 정치 진출 확대 필요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2012년 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각 정당이 청년 비례대표 후보들을 내세워 30대 의원 6명이 원내에 진출했으나, 청년층을 대변하기엔 아직 부족한 숫자라는 평가도 있다.임기웅 인천청년유니온 정책팀장은 “헬조선에서 개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이 탈조선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서 정치가 얘기되지 않고 있다”며 “결국 개인의 문제가 아닌 청년세대가 모여 정치의 영역에서 목소리를 키워야 청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지난 26일 성남 한국잡월드에서 열린 청년 20만+ 창조 일자리 박람회를 찾은 청년 구직자들이 일자리 정보를 찾고 있다. /하태황기자 hath@kyeongin.com

2015-10-29 박경호

[금요와이드·대한민국 주부들의 고군분투] 아저씨는 못해도… “아줌마는 할 수 있다”

20대 새댁부터 50대 워킹맘까지 4인4색 세대공감 수다“직장·가사 두 마리 토끼잡기, 가족의 힘 덕분에 가능”에너자이저, 1인 다(多)역, 버팀목, 아직은 피하고 싶은 존재. 20대부터 50대까지 세대별 ‘아줌마’ 네 명이 만나 ‘아줌마’를 논했다. 여자가 셋 모이면 접시가 깨진다고 했던가. 아줌마가 넷이나 모이니 이들의 대화를 받아적는 손가락이 아려왔다.20대 대표 이진형(27)씨는 이제서야 만 1년을 채운 ‘초보 아줌마’다. 몇 번이나 “저 아줌마로 얼굴이 알려지는 건가요?”라며 물을 만큼 아직은 호칭조차 낯설다. 올해 말 출산을 앞둔 30대 아줌마 성옥희(36·여)씨도 결혼 2년차로, 아줌마가 낯설긴 마찬가지다. 쭈뼛거리는 초보 아줌마들 옆에서 여유로움을 한껏 풍기는 이들도 있다. 40대 아줌마 한경희(46), 50대 아줌마 김미정(59)씨다.이들은 아줌마로 불리는 것에 대해서도 극명한 의견차를 보였다.이씨와 성씨는 “아직은 우리 사회가 아줌마라는 호칭에 대해 인식이 좋지 않은 것 같아서 웬만하면 아줌마로 불리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한씨는 “‘주부 한경희’라는 명함을 갖고 다니고 싶을 정도로 아줌마로 불리는 것이 좋다”고. 더 나아가 김씨는 “할머니가 아닌 아줌마로 불러준다면 고마울 정도”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공통점이 있었으니 바로 바쁘다는 것이다. 아직 자녀가 없는 이씨는 육아 대신 쿠킹클래스 사업과 가사일에 매진하며 ‘내집 마련’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경인일보에서 9년차 그래픽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성씨 역시 전문직 여성으로서 만삭의 몸을 이끌고 일과 가사를 병행하고 있다. 21년차 아줌마 한씨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바쁘다는 고3 수험생 자녀를 둔 데다 15년째 직장생활을 하면서 바리스타지도사, 생활안전지도사 관련 공부까지 하고 있는 슈퍼 맘이다. 대한적십자사 봉사회 수원지구협의회 부회장인 김씨는 두 자녀를 둔 35년차 아줌마. 오히려 가족들의 외조를 받을 정도로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피하고 싶지만 결코 피할 수 없는 아줌마가 된 이들. 자신도 모르게 어느새 가정과 사회의 버팀목으로서 1인 다역을 소화하고 있는 이들. 이들의 저력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스스로를 버리는게 아니라 비우는거야. 엄마로서 아내로서 직장인으로서 사업가로서 내가 없어지는 것 같지만, 결국 가족의 힘 덕분에 ‘멀티플레이어 아줌마’로 재탄생하는거지. 아저씨는 못해도, 우린 아줌마니까.” /신선미기자 ssunmi@kyeongin.com“자신을 버리는 게 아니라 비우는 거야”라고 말하는 20대부터 50대까지 세대별 아줌마 네 명이 만나 슈퍼맨 자세를 취하고 있다(왼쪽부터 50대 아줌마 김미정, 40대 아줌마 한경희, 30대 아줌마 성옥희, 20대 아줌마 이진형씨). /강승호기자 kangsh@kyeongin.com

2015-10-22 신선미

[금요와이드·대한민국 주부들의 고군분투] 가정과 직장사이 ‘아줌마 24시’

어려워진 형편에 ‘직업전선’ 뛰어들어어느새 성취감 느껴 인생 전환점으로집집마다 돌며 정수기점검 고된 하루귀가후 밀린 가사 “자식 잘되는 게 꿈”안산에 사는 ‘아줌마’ 황순희(55)씨의 하루 속엔 엄마와 아내, 직장인이 뒤섞여 있었다.지난 19일 오전 7시께 알람소리에 눈을 뜬 황씨는 무거운 발걸음으로 주방으로 향했다. 다 큰 딸(27)에게 과일 한 조각이라도 챙겨 먹이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자녀들이 사회생활을 하면서부터 아침 식사를 거르는 날이 늘었지만, 빈속으로 내보내는 것은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간단한 아침 식사후 아이들과 남편의 출근 준비가 어느 정도 마무리 되자 그제서야 황씨는 서둘러 출근 준비를 했다. 오전 9시 30분부터 예약된 정수기 점검 일정 탓에 출근 채비를 서둘렀다. 오전 9시께 정작 황 씨는 빈속으로 집을 나섰다.지난 2009년부터 시작한 정수기 점검일은 가정형편이 갑자기 어려워진 황씨에게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전업주부였던 황씨 인생의 전환점이기도 했다. 한때 집안일을 하거나 취미로 운동을 하곤 했던 오전시간. 이제 황씨는 안산시 상록구 일대 가정집이나 사무실을 돌며 정수기를 점검하면서 보낸다. 황씨는 체감상 3㎏ 정도 되는 맥가이버식 가방을 손에 들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여름엔 땀으로 속옷까지 흠뻑 젖고 겨울엔 건조해진 손이 부르트곤 했다. 황씨의 손마디는 종종 걸음한 지난 세월만큼이나 굵고 거칠어져 있다.황씨는 “처음에는 어쩔 수 없이 시작한 일이어서 두렵고 서글프기도 했지만, 막상 일을 하면서 ○○엄마나 ○○아내가 아닌 황순희라는 이름을 되찾게 됐다”며 “전업주부로는 느끼지 못했던 자신감과 성취감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오후 2시께 안산시 단원구의 사무실에 들어서자 황씨와 같이 ‘아줌마’로 불리는 여성들이 앉아 하루 일과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3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아줌마들은 아줌마의 원동력에 대해 묻자 “젊은 시절에는 건강하게 자라는 아이들을 보면서 힘을 냈다면 아이가 하나둘 품을 떠나면서는 자신을 돌아보게 됐다”며 “아줌마는 억척스럽고 용감하다고 말하지만, 엄마이자 아내로서 발현되는 열정의 다른 이름”이라고 입을 모았다.오후 8시께 황씨는 집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하지만 집에 도착한 황씨를 반기는 것은 싱크대에 쌓인 그릇들과 방바닥에 굴러다니는 머리카락이었다. 주말에 빨래, 걸레질 등을 몰아한다 해도 자고 나면 쌓이는 먼지는 그냥 봐 넘길 수가 없다. 아랫집 눈치가 보이지만 얼른 청소기를 돌리고 본다. 그제서야 남편과 딸이 집에 들어와 고요했던 집안에 활기가 돈다. 가족에게 던진 그녀의 첫 마디는 “밥 먹었어?”였다.황씨의 꿈은 ‘딸과 아들이 잘 먹고 잘사는 것’이다. 그녀 자신보다 엄마로서 아내로서의 꿈을 먼저 생각하는 황씨에게 원동력은 ‘가족’이었다. 그렇게 아줌마 황씨의 하루는 저물어갔다. /조윤영기자 jyy@kyeongin.com · 사진/강승호기자 kangsh@kyeongin.com

2015-10-22 조윤영

[금요와이드·대한민국 주부들의 고군분투] “50평생 첫 월급… 내 자신이 장하고 떳떳”

남편 사업이 부도가 나자 가정 형편이 어려워지고 살 길이 암담했다. 전업주부로 아이들을 키우며 살림만 했던 난 직업을 갖기도 두려웠다. 하지만 집에 있는 것은 더욱 불안했다.지인의 소개로 힘들게 용기를 내 일한 지 벌써 7년째.살림하랴, 아이들 챙기랴, 처음에는 모든 면에서 서툴고 두려워 눈물도 많이 흘리고 포기하고 싶었다. 하지만 꽉 찬 50살이라는 나이는 함부로 결정할 수 없이 약해져 있었다.1년만 참고 다녀보기로 결심하고 인내하며 성실히 일했다. 다음 달 내 이름 석 자가 찍힌 통장에 첫 월급이 들어왔다. 내겐 너무 큰 돈이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이 벅찼고 아들딸에게도 자랑했다.생애 처음으로 내 힘으로 생활비에, 용돈에, 저축도 했다. 두 달, 석 달이 갈수록 내 통장에 돈이 불어나니 욕심도 생겼다. 좀 더 젊었을 때 일할 걸 후회하기도 했다.엄마로서 능력을 보여주니 나 자신이 장하고 떳떳하다. 언제까지 일할지 확실치 않지만 60살까지 계획을 세우고 일할 생각이다. 아들딸 혼수 자금도 도와주고 장한 엄마의 모습을 쭉 보여주고 싶다. 이 세상의 장한 엄마는 가족을 아끼고 사랑하며 가족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직업 전선에서 일하는 모든 아줌마들, 건강하고 파이팅합시다. 오늘도 회사 가방을 들고 파이팅을 외쳐봅니다. /안산에 사는 아줌마 황순희

2015-10-22 황순희

[금요와이드·대한민국 주부들의 고군분투] 고무장갑 벗고 ‘키보드로 소통’

수도권 신도시 ‘아줌마’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한 인터넷 커뮤니티 ‘맘 카페’가 지역 사회의 버팀목으로 진화하고 있다.실생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만들어진 맘 카페가 이제는 경력 단절 여성의 재교육과 재능기부는 물론 치안활동까지 펼치면서 지역 사회의 핵심 단체로 떠오른 것이다. 회원 수가 17만 명이 넘는 고양지역 맘 카페 ‘일산아지매’는 컴퓨터 디자인, 영어, 미용, 메이크업 등 매달 수십 개의 강좌를 진행하면서 회원들의 재능 기부가 활성화되고 있다. 사회, 정치적 쟁점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오가는 공론의 장으로도 활용된다. 13만3천여 명이 가입한 ‘수원맘모여라’ 카페에는 시사&이슈 카테고리가 따로 마련돼 있을 정도다. 군포와 산본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산사모’ 카페의 10만여 명 회원들은 피해·불법신고 카테고리를 통해 회원들이 같은 피해를 보지 않도록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동네 세탁소나 이사업체의 부당함을 고발하거나 병원, 식당의 서비스에 대한 지적도 가감 없이 이뤄지고 있다.용인 엄마들의 모임인 용인맘에 가입한 김모(33·여)씨는 “같은 동네에 사는 이웃들끼리 주기적으로 오프라인 모임도 하고 여러 가지 고민도 나누면서 지역 사회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럽게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신선미·조윤영기자 jyy@kyeongin.com

2015-10-22 조윤영·신선미

[금요와이드·대한민국 주부들의 고군분투] 아줌마들이 바꾸는 세상

경력단절 고민등 툭 터놓고 토론의 장봉사부터 강의까지 ‘팔방미인’ 존재감양성 평등·탈외모지상주의 목소리도“네트워킹 활성화해 함께 해결 나서야”아줌마들이 바꾸는 세상은 어떨까.‘잉여인력’, ‘제3의 성’ 등 부정적 편견을 깨고 사회 곳곳에서 아줌마의 저력을 펼치고 있는 이들이 있다. 여성, 청소년 인권, 복지, 환경 각 분야 사회 이슈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인천YWCA 김말숙(53) 회장, 외모지상주의를 벗어나 여성의 권익을 찾고 양성평등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는 인천여성민우회 채현자(45)대표, ‘행복한 아줌마, 행복한 가정, 행복한 사회 지향’을 모토로 생활 밀착형 이슈를 토론하는 아줌마 단체인 아줌마포럼 윤미경(47) 공동대표·장경순(56) 사무국장이다.우리 시대 ‘대표’ 아줌마들이 바꾸는 세상에 대해 들어봤다.김말숙 회장은 14년 전 선배의 권유로 YWCA에 처음 가입하면서 탈핵·평화 운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김 회장은 여성과 청소년의 권익을 위한 캠페인, 활동은 물론 사회 현안에 적극 목소리를 내면서 여성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김 회장은 “아줌마들이 사회에 직접 뛰어들어 우리에게 직면한 문제들을 풀어나가는 힘을 발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채현자 대표는 15년째 인천여성민우회 활동을 하면서 탈외모지상주의 운동, 성폭력 피해자 재판동행 활동 등 여성의 권익과 양성평등을 위한 인식 개선 운동에 힘쓰고 있다. 채 대표는 “육아 때문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경력단절에 대한 소외감을 받고 민우회 활동을 시작한 만큼 같은 처지에 놓인 사람들의 권리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장경순 사무국장은 지속적인 봉사활동, 여성리더 공개특강 등 활동으로 아줌마들의 토론의 장을 만들고 있다. 장 국장은 “아이를 다 키우고 나니 문득 우울감이 왔는데 봉사, 강의, 토론 등 활동으로 극복했다”며 “아줌마들과 함께 여성, 육아, 교육 등의 문제를 같이 고민하고 싶다”고 말했다.이들은 아줌마의 특징으로 ‘뭐든 다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윤 대표는 “‘여성’이라는 단어가 진취적이고 이성적인 느낌이라면, ‘아줌마’는 보다 주관적·자기경험적·감정적 인식을 주는 단어”라며 “그러나 시각만 조금 바꾸면 우리가 겪은 엄마의 모습처럼 ‘일당백’이 가능한 사람”으로 정의했다. 이들은 실제로 약사로, 어머니로, 출판사 대표로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사회 현안에도 목소리를 내고 있는 ‘멀티플레이어’다. 이들은 이러한 아줌마들의 힘이 사회 각층에서 발휘될 수 있으려면 아줌마의 권익과 사회활동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함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 대표는 “아줌마는 결혼을 할 때까지 남성과 같은 상승 곡선을 타지만 임신·육아 문제로 사회활동이 중단된다”며 “여성의 경력단절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보육정책이 가장 중요한 이유”라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경력단절 여성의 취업을 돕는 기관은 수치에 급급해 질적으로 떨어져 있다”며 “3~6개월 단위 비정규직 직업에서 벗어나 여성의 정규직을 늘려 나가기 위한 정부, 기업의 사회적 합의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아줌마들의 네트워킹을 보다 활성화해 함께 목소리를 내면 ‘저출산’, ‘보육 문제’ 등 우리 시대 문제를 건강하게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 · 사진/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

2015-10-22 윤설아

[금요와이드·자전거 여행] ‘천고마비의 계절’ 자전거길 낭만여행

강아지풀 손짓하고 바람이 답하는 풍경전문라이더도 가족·연인도… 힐링 질주지난 11일 모처럼 휴일을 맞아 찾은 자전거길. 이미 많은 사람이 자전거 여행을 즐기기 위해 모여 있었다. 가족들과 함께 찾은 이들도 있었고 친구, 연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자전거’라는 매개체를 통해 삼삼오오 집합했다. 근처 자전거 대여점에서 자전거를 빌리기로 했다. 직접 자전거를 갖고 나온 사람들도 있었지만 이렇게 대여소에서 1∼2시간 자전거를 빌리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일단 2시간 대여료를 내고 자전거를 골랐다. 자전거를 받고 나니 자전거 길로 향하는 안내 표지판이 눈에 들어온다. 자전거 길이 유명한 이유는 자전거를 타면서 느긋하게 주변 경치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늘이 높고 말이 살찐다’는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인 요즘, 자전거 여행처럼 가을을 즐길만한 게 없을 듯하다.자전거 길의 매력은 각기 다른 장소마다 주변 환경이 다르다는 점이다. 어떤 길은 강아지 풀이 무성하고, 또다른 길은 강변의 모습이 눈앞에 펼쳐진다. 언덕도 지나고 다리를 건너기도 한다. 그때 살결에 스치는 바람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시원했다.또 자전거길 곳곳에는 음식점과 카페들이 숨어있다. 자전거를 타러 나온 사람들은 자전거 코스를 지나며 지친 몸을 이곳에서 푼다. 자전거 위에서 본 풍경과 한 모금의 커피를 마시며 바라보는 경치는 사뭇 다르기에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자전거 타기가 지루해졌다면 자전거 길 옆으로 마련된 인도를 걸으면서 산책을 해도 무방하다. 이 길은 각자의 목적에 맞게 모두가 다 같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전문 자전거를 즐기는 동호인들은 자신이 목표한 지점까지 질주하면서 속도를 즐겼다. 짧게는 몇 ㎞에서 길게는 수십 ㎞까지 되는 거리다. 가족, 친구, 연인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방문한 이들은 천천히 페달을 밟으며 이야기 꽃을 피웠다. 자전거 길에서의 에티켓만 잘 지킨다면 전문가이든, 초보자이든 크게 문제 될 것이 없다.하늘은 높고, 나무들은 저마다의 색으로 물들어가는 계절. 일상으로부터 잠시 벗어나 자전거를 타며 힐링을 꿈꾸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15일 오전 의왕시 고천4교 인근 1㎞에 이르는 대나무 숲 사이 자전거길에서 동호회원들이 가을 날씨를 만끽하며 라이딩을 즐기고 있다. /강승호기자 kangsh@kyeongin.com지난 11일 북한강철교를 찾은 시민들이 자전거를 타며 즐거운 추억을 만들고 있다. /강승호기자 kangsh@kyeongin.com

2015-10-15 이원근

[금요와이드·자전거 여행] 홍근호 생활체육 광주시자전거연합회장

“헬멧과 장갑은 자전거 안전을 위한 필수 아이템입니다.”홍근호(사진) 국민생활체육 광주시자전거연합회장은 자전거를 탈 때 유의 사항으로 ‘안전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홍 회장은 “자전거는 심폐 지구력 향상과 하체 근력 발달 등 건강을 유지하는데 좋은 운동이다”면서 “자전거는 운동을 위한 것이니 만큼 안전하게 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그는 “아직까지 자전거 타기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안전을 간과하는 분들이 많다”고 설명하면서 “점차 자전거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어릴 때부터 자전거 안전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 “자전거를 갖고 밖으로 나갔을 때는 법적으로 ‘자동차’와 같이 분류가 되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홍 회장은 광주시에서 자전거 매장을 운영 중이다. 그는 “자전거는 엔진에 해당하는 부분이 먼지 속에 노출돼 있기 때문에 고장이 쉽게 날 수 있다”며 “온라인으로도 구매할 수 있지만 근처 가까운 매장에서 직접 사는 것이 향후 서비스를 생각한다면 더 유리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그는 “무엇보다 나에게 ‘맞는’ 자전거를 고르는 것이 가장 좋다”면서 “많은 분들이 비싼 자전거가 최고일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자신에게 맞는 자전거로 안전하고 즐겁게 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

2015-10-15 이원근

[금요와이드·자전거 여행] 자전거 고르는 팁 & 에티켓

사이클 선수들은 ‘로드 자전거’ 이용산에서 주행하고 싶을땐 ‘MTB’ 필요도심 생활용은 ‘하이브리드’가 적합자전거길 나설 땐 반드시 한 줄 이동추월전 “지나가겠습니다” 기본매너자전거 여행을 떠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준비물은 자전거다. 자전거 전문가가 아니라면 매장에 들어선 자전거를 보고 ‘어떻게 골라야 할지’ 어리둥절할 수 밖에 없다. 초보자는 자전거 매장 주인이 건네준 자전거에 의심이 들기도 하고 합리적인 구매인지 고민에 빠지게 된다. 매장에 들어서기 전 기초 지식은 있어야 내가 원하는 자전거를 선택할 수 있다. 자전거를 구매하려고 할 때 유의해야 할 점과 자전거 여행을 위해 갖춰야 할 매너와 준비물이 무엇인지 살펴보자.■목적에 맞는 자전거를 선택하자!자전거는 그 종류와 크기가 다양하다. 또 가격 대도 적게는 6만∼7만원에서 많게는 1천 만원을 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자전거를 고를 때 가장 먼저 ‘어떤 용도를 위해 자전거를 구매하려고 하는지’를 확실히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등·하굣길, 출퇴근 길에 타기 위한 것인지, 주말에 가족·친구들과의 여가를 즐기기 위한 것인지, 속도를 즐기기 위한 것인지, 혹은 산에서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기 위한 것인지 등을 생각해야 한다. 또 내 체격에 맞는 자전거를 고르는 것도 중요하다. 무심코 자전거 매장에 갔다가는 과소비로 이어질 수도 있을 뿐 더러 자칫하면 몸에 무리가 올 수도 있다.■자전거 종류를 이해하자!자전거의 종류도 목적에 따라 형태가 달라진다. 자전거는 그 목적에 따라 로드, MTB, 하이브리드, 올마운틴, 다운힐 등으로 구분된다.로드 자전거는 흔히 사이클 선수들이 타는 자전거다. 로드 자전거는 먼 길을 보다 빠르고 멀리 가기 위해 만들어졌다. 자동차로 따지면 스포츠카에 해당한다. 로드 자전거의 바퀴는 폭이 좁고 핸들 손잡이가 안장보다 낮다. MTB자전거는 산악용 자전거다. 산의 능선을 타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됐으며 바퀴가 로드 자전거보다 작고 두껍다. 산의 경사진 곳을 올라야 하기 때문에 완충 장치가 설계돼 있다.로드자전거와 MTB자전거의 특징을 합친 자전거가 하이브리드 자전거다. 하이브리드는 도심에서 가볍게 탈 수 있는 자전거로, 생활용 자전거로 불린다. 시내 주행과 가까운 하이킹 용으로 사용되는 자전거다. 올마운틴 자전거는 MTB자전거 보다 험한 산을 오를 때 타는 자전거로 주로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길 때 사용되며, 다운힐 자전거는 산 정상에서 내려올 때 속도감을 즐기기 위한 자전거다. 다운힐 자전거의 경우엔 도로 주행이 힘들다.이밖에 접이식 자전거도 많이 애용되고 있다. 자전거를 접어서 보관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승용차로 이동해야 할 경우 뿐만 아니라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도 운반이 편하다.■기본 에티켓을 지키자!나에게 맞는 자전거를 선택한 뒤 자전거 길을 나서게 됐을 때 지켜야 하는 에티켓이 있다. 자전거 도로는 대개 왕복 2차선으로 구축된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앞·뒤 자전거와의 간격 유지가 중요하다. 추월할 경우에는 “지나가겠습니다”라고 얘기를 건넨 후 옆으로 지나가는 것이 좋다. 지인들과 함께 자전거를 탈 때도 두 줄로 가기보다는 한 줄로 이동해야 한다. 자전거를 타던 도중 갑자기 방향을 바꾸거나 자전거를 세우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자전거 매장에 늘어선 자전거들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전거를 구매하기 전 목적과 체격에 맞는 자전거를 선택할 것을 조언한다. /강승호기자 kangsh@kyeongin.com바퀴의 폭이 좁고 핸들 손잡이가 안장보다 낮은 로드자전거. 보다 빠르고 멀리 가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원근 기자 lwg33@kyeongin.com산의 능선을 타기 위해 ‘산악용’으로 제작된 MTB자전거. /이원근 기자 lwg33@kyeongin.com자전거 헬멧과 장갑 등은 안전을 위해 꼭 갖춰야 하는 필수 아이템이다. /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로드자전거와 MTB자전거의 특징을 합친 하이브리드자전거. 시내 주행과 가까운 하이킹 용으로 사용되는 자전거다. /이원근 기자 lwg33@kyeongin.com산 정상에서 내려올 때 속도감을 즐기기 위해 제작된 다운힐자전거. 다운힐 자전거의 경우엔 도로 주행이 힘들다. /이원근 기자 lwg33@kyeongin.com

2015-10-15 이원근

[금요와이드·자전거 여행] 경기·인천 지역 명품 자전거 코스

아라뱃길, 서해~한강~낙동강 잇는 4대강 종주 출발점경의중앙선 연계 남한강길, 호수·기차역 분위기 ‘아늑’바다내음 품은 신도·시도·모도 ‘가을섬 베스트9’ 뽑혀대나무숲 우거진 안양천·탄천 주변공원 동호인에 인기자전거 길은 우리 동네 주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특정한 코스가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다. 자전거 길은 크게는 4대강 물줄기를 따라, 작게는 지역 하천과 도로를 따라 정비돼 있다. 특히 수도권은 한강을 끼고 있기 때문에 한강을 중심으로 하는 자전거 길이 동호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또 인천 서해 갑문부터 낙동강까지 자전거 길이 이어져 있어 종주도 가능하다.■ 남한강 자전거길남한강 자전거길은 팔당역부터 북한강철교~덕구실 보도육교~양근성지~양평전통시장~후미개고개~이포보를 잇는 길이다. 팔당호부터 이포보까지 이어지는 경치가 이곳을 찾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또 경의 중앙선 전철역을 따라 자전거 길도 이어지기 때문에 각자의 상황에 맞는 여행이 가능하다.근처 볼거리로는 팔당댐, 두물머리, 다산유적지, 양평전통시장, 양근성지, 이포보 등이 있다.팔당역을 출발해서 팔당댐을 지나면 능내역이 나온다. 한 때 기차역으로 사용됐던 이곳은 이제 자전거 동호인들의 쉼터로 자리매김 했다. 이곳은 옛 역사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어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한다.■ 섬과 섬을 달린다! ‘신도~시도~모도’인천에선 다리로 연결된 3개의 섬 신도~시도~모도가 자전거 여행지로 유명하다. 최근 행정자치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가을여행 하기 좋은 섬 베스트9’에 뽑히기도 했다.공항철도 운서역에서 내려 버스를 타면 10여 분 거리에 삼목선착장이 나온다. 이곳에서 배를 타면 인천시 옹진군 북도면 신도에 바로 닿는다. 섬과 섬 사이에 다리를 놓은 신도~시도~모도는 반나절이면 모두 돌아볼 수 있다. 신도를 출발해 시도와 모도까지 왕복 2차선 도로를 따라 달리는 코스에선 드넓은 바다와 갯벌의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신도 선착장 부근에는 옹진군에서 운영하는 무인 자전거 대여소가 있다. 선착장을 나서면 곧바로 갈림길이 나오는데, 시도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된다. 그렇게 모도까지 달리다 보면 배미꾸미 해변과 조각 공원이 나온다. 이곳에선 초현실주의 작가 이일호의 조각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 ‘시간’이 촬영된 곳이기도 하다. 돌아오는 길에선 강화도가 한눈에 펼쳐지는 수기해변을 들러보는 것도 좋다.■ 수도권 광역 자전거도로망, ‘경인아라뱃길’가족이나 연인들의 주말 나들이 장소로 딱 좋은 곳이다. 특히 주운 수로 양쪽으로 폭 5~8m, 총 연장 41.3㎞의 자전거·인라인 전용도로가 조성돼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자전거를 즐기는 사람들이 꽤 있다. 성남·안양·하남 등에서 행주대교까지 이어진 기존 한강 자전거도로망과 연결되면서 그야말로 수도권 광역 자전거도로망이 구축된 셈이다. 예를 들어 탄천을 출발해 한강을 건너 김포여객터미널에서 인천여객터미널까지 달릴 수 있다. 이 코스는 약 80㎞로 4시간(평균속도 20㎞/h 가정) 가량 걸린다. 아라인천여객터미널, 시천교 남단, 계양대교 북단, 계양대교 남단, 아라김포여객터미널 등 5곳에 자전거 대여소가 있다. ■ 한강 자전거길한강 자전거 길은 한강을 따라 강남과 강북에 모두 만들어져 있다. 서울시, 하남시, 남양주시, 구리시, 고양시 등으로 이어지는 이 자전거길은 국토종주 자전거길로도 이용된다. 양화한강공원을 출발해 여의도한강공원~광나루한강공원~팔당대교~구리한강시민공원~난지한강공원까지의 코스다. 한강 다리와 50여 개의 나들목을 통해 자전거길로 들어설 수 있다. 남한강 자전거길과 한강 자전거 길은 한국관광공사가 지정한 ‘아름다운 자전거 여행길 30선’에 선정되는 영예를 얻기도 했다.■ 안양천 대나무 길안양천을 따라 난 자전거길에는 대나무 숲을 볼 수 있다. 의왕시 고천4교 밑으로 난 1㎞에 이르는 대나무 숲이 그 곳이다. 자전거길 양쪽에 대나무가 우거져 있는데 운치 있는 모습이 장관이다. 이곳은 자전거 길 뿐만 아니라 지역민들의 산책 코스로도 적격이다. 게다가 안양 학의천~양재천~탄천 합수부~안양천 합수부~안양천 자전거 도로~학의천으로 이어지는 코스는 그 모양이 하트와 유사하다고 해서 하트 코스로 불리며 자전거 동호회 사이에서 유명한 코스다.■ 그밖에 자전거 코스한강 탄천 합수부~수서역~성남을 지나 수원 광교호수공원을 잇는 탄천 종주 코스도 자전거 애호가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탄천종주코스 주변으로는 양재 시민의 숲, 성남 율동공원과 분당 중앙공원 등이 있다. 시흥 물왕저수지~연꽃테마파크~갯골 생태공원으로 이어지는 자전거 길은 초보자들이 타기 쉬운 대표적인 자전거 코스다. /임승재·이원근기자 isj@kyeongin.com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팔당호를 가로지르는 자전거길. /양평군 제공팔당역에서 운길산역으로 가는 자전거길에 있는 능내역/ 강승호 기자 kangsh@kyeongin.com

2015-10-15 임승재·이원근

[오늘 한글날]한글, 그 아름다운 유혹… 주택 건축 ‘새로운 기둥’ 한글 철학

‘ㄷ’·‘ㄱ’ 등 형태 모듈화 설계자·모음간 분리-합 특징 반영겹치는 공간 내·외부 통로 활용집안곳곳 디자인 소품 멋 더해한글로 된 주택은 어떤 모습일까. 지난 7일 양평군 용문면 오촌리의 한글주택을 찾아갔다. 줄지어 선 주택들 사이로 회색 바탕에 남색으로 디자인된 한 주택이 유난히 눈에 띄었다. 한글주택인 이곳은 외벽에 자음 ‘ㅅ’과 ‘ㄱ’이 형상화돼 있었다. 건물 1층은 모음 ‘ㅡ’가, 2층은 ‘ㅣ’가 눕혀 배치됐으며 엇갈린 곳에는 필로티 공간(뜬 공간)과 베란다가 위치했다. ‘ㅅ’이 형상화된 지붕 부분은 옥탑방으로 활용돼 공간배치가 돋보였다.한 지상파 방송프로그램에 소개돼 유명해진 한글주택은 지난 2013년 방송 당시 설계 과정에서 그 모양이 한글의 자모와 닮았다고 해 지어진 이름이다. 설계된 집이 ‘ㅁ자 집’ 또는 ‘ㄷ자 집’으로 불린다는 것이다. 이때부터 한글주택의 설계는 ‘한글 모듈화’ 작업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한글 모듈화’는 한글의 자음과 모음으로 각 층의 배치를 구상한 뒤 위아래를 합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1층을 ‘ㄱ’자 모양으로 배치하고 2층은 ‘ㅏ’자 모양으로 배치한 뒤 둘을 합쳐 이층집을 짓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각 층을 비틀거나 한쪽을 늘어뜨려 건축주 기호에 맞게 공간을 배치하고 원하는 디자인이 되도록 돕는다.이때 획의 길이를 달리해 아래층엔 기둥만 세우고 벽을 막지 않는 ‘필로티 공간(뜬 공간)’을 만들어 실용성을 높인다. 이는 자·모음의 분리와 합이 가능한 한글의 특징을 본받아 내·외부 연결을 위해 겹치는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거주자는 이곳에서 휴식을 즐기거나 빨래를 너는 등 상황에 맞게 활용한다. 또, 외부의 소음을 막고 비바람을 피하는 효과를 얻는다. 외벽의 디자인도 한글을 담고 있다. 대다수 주택이 ‘ㅁ’자 모양의 창문이 있는 등 한글의 형태를 지니고 있지만, 한글주택은 실용적인 부분에 자모의 디자인을 강조하는 방법으로 차별화한다. 현관과 창문의 빗물막이를 회색빛 외벽과 다른 색으로 칠해진 ‘ㄱ’, ‘ㅅ’ 자로 강조하는가 하면 2층 베란다를 ‘ㅡ’, ‘ㅁ’자로 형상화하는 등 실용성과 더불어 멋을 더한다. 이러한 차별화된 작업을 통해 멀리서 봐도 한글이 어우러진 주택임을 한눈에 보일 수 있도록 한다. 이 주택을 설계한 한글주택(주) 이관수 소장은 건축 과정에 한글을 적용하는 노력과 함께 집을 짓는 마음도 한글을 만든 세종을 닮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소장은 “한글은 쉽고 간편해 그 중요성이나 위대함을 잊고 사는 경우가 많지만, 서민의 삶과 매우 밀접해 있다”며 “주택도 이와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어 편안하면서도 실용성이 높은 주택을 지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시언기자 cool@kyeongin.com한글의 자음 ‘ㄷ’과 ‘ㄱ’자 모양으로 모듈화 작업을 통해 만든 개그맨 김병만의 집. /한글주택 제공

2015-10-08 전시언

[금요와이드·한글, 그 아름다운 유혹] ‘활자에 담은 감성’ 캘리그라피

익숙한 우리글 속 낯선매력배희열 작가 ‘손글씨 예찬’주택 건축·컴퓨터 폰트 등‘한글의 미’ 삶에 스며들어“야, 네가 쓴 글씨는 팔아도 되겠다.”매일 읽고 쓰던 한글이 캘리그라피 작가 배희열(30)씨에게 ‘아름다움’이 된 것은 꼭 10년 전 일이다. 군에 막 입대했을 무렵 그가 쓴 글씨를 본 조교가 던진 이 한 마디 때문이었다.어릴 때부터 글씨를 특이하게 쓴다는 이야기는 종종 들어왔다. “글씨를 그림처럼 판다고? 한 번 해볼까?” 제대 후 커피 한 잔에, 영화 표 한 장에 그의 글씨가 아름답다는 이들에게 ‘한글’을 선물했다. 캘리그라피가 지금처럼 널리 알려지지 않았을 때였다. 취미는 머지않아 직업이 됐다.초성과 중성, 종성이 만나 하나의 글자를 이루는 한글은 영어 등 단순히 정해진 글자를 나열하는 다른 문자보다 색다르게 변형해 새로운 아름다움을 발견할 여지가 많다는 게 배씨가 글자를 쓰고 또 쓰며 느낀 한글의 매력이다. ‘달’이라는 글자를 쓸 때 ㄷ은 더 작게, ㅏ와 ㄹ은 더 크게 쓰는 등 크기와 획의 굵기, 길이, 글자 사이의 간격, 기울이는 정도에 따라 이제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한글을 만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쓰는 이가 표현하고 싶은 바를 새겨 넣기도 한결 쉬운 문자라고도 했다. 예를 들면 ‘길’이라는 글자를 쓸 때 ㄱ과 ㅣ는 아주 작게 쓰는 대신 받침 ㄹ을 길게 흘려 쓰는 것으로 먼 길을 표현하는 것이다.익숙한 것을 낯설게 보는 데서 오는 아름다움도, 배씨가 생각하는 ‘우리 글’만이 가질 수 있는 매력이다. 눈과 손에 자연스럽게 배어 들어 일상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읽고 쓰는 한글이, 평소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올 때 아름답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매일 쓰는 글씨를 새롭게 바꾸는 것은 곧 일상 속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고 미처 몰랐던 면을 찾는 작업이 되기도 한다. 배씨는 “캘리그라피를 처음 배우는 이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할 때는 자신의 이름과 옆 사람의 이름을 차례로 써보라고 한 후 이를 서로 바꿔서 보라고 한다. 남의 글씨로 쓰인 내 이름을 볼 때 느껴지는 신선한 충격이 있다”며 “천편일률적인 글자를 타이핑하는게 일상화된 지금 늘 읽고 쓰는 ‘우리 글’을 낯설게 보는 그 자체가 아름다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글의 아름다움에 주목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취미로 캘리그라피를 배우며 일상 속 작은 예술을 즐기는가 하면 아예 한글 모양을 본떠 집을 짓기도 한다. 한글을 좀 더 예쁘고 개성 있게 표현하기 위한 컴퓨터 폰트 시장의 열기는 식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장지훈 경기대 서예문자예술학과장은 “문자 ‘한글’이 갖는 매력은 자·모음의 굵기나 길이를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감정을 쉽게 담을 수 있는 ‘표정’을 가진 문자라는 것”이라며 “익숙한 도구가 가진 표정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전달할 수 있다는 부분에 주목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 ·사진·캘리그라피/배희열 작가

2015-10-08 강기정

[금요와이드·한글, 그 아름다운 유혹] 글자체에 담긴 ‘전략’

“서체가 예뻐서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고 싶습니다. 양평군체 세트를 맥용(OS X 10.9.5사용중)으로 받을 수 있을까요?”양평군은 지난 2009년 ‘양평군체’를 등록한 이후 이 서체를 누구나 영리·비영리 목적으로 쓸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매년 70명가량이 양평군체를 받아 쓰고 있는데 주로 인쇄업체가 많이 이용한다고 군 관계자는 전했다. 또 양평군은 자체 개발한 서체를 도서관·보건소 등의 간판에 적용하고 있다. 양평군 전산정보팀 김원칠 주무관은 “처음에는 ‘물맑은체’ 같은 방식으로 작명하려다가 서체 이름에 ‘양평군’을 넣어 홍보 기능을 강화했다”며 “낮은 비용으로 개발한 서체가 군 홍보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기업도 한글 글자체 개발을 통한 기업홍보와 이미지 개선에 공을 들이고 있다. SK텔레콤의 뫼비우스체, 아모레퍼시픽의 아리따체, CJ제일제당의 한글손맛체 등이 대표적이다. 한글 서체를 자사의 제품에 적용해 ‘통일성’을 높이면서 고객들에게 친숙한 이미지를 심어주려는 전략이다.서체뿐 아니라 한글 상표도 늘고 있는 추세다. 올 들어 지난 6월까지 특허 출원한 문자상표 중 한글상표 비율은 34.2%로 5년 전인 2010년 29.0%보다 5%p 이상 증가했다. 올해 출원된 한글상표는 ‘꽃다인’, ‘산초롱’, ‘꿈여울’, ‘꿀까닭’, ‘우아누리’ 등이 있다.외국인의 한글상표 출원 비율도 2010년 4.4%에서 2015년 6월 현재 4.9%로 소폭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허청 최규완 상표디자인심사국장은 “외국인도 우리나라에서 사업하는 데 있어 국내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한글 상표의 필요성을 점차 인식해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명래기자 problema@kyeongin.com국립한글박물관 제공

2015-10-08 김명래

[금요와이드·한글, 그 아름다운 유혹] ‘동네의 자랑’ 양평 최덕인씨 한글주택

“한글 모양의 주택, 이제는 동네의 자랑거리입니다.”양평군 오촌리의 한글주택에 사는 최덕인(77·여)씨의 말이다. 지난봄, 매년 추위에 떨며 겨울을 보내는 어머니가 걱정됐던 아들 김윤배(48)씨는 어머니와 식구를 위한 집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김씨는 팔방으로 알아본 끝에 ‘한글주택’을 짓기로 했다.김씨는 “직장이 부산이라 늘 어머니가 걱정돼 제대로 된 집을 지어야겠다고 결심했다”며 “한글주택은 설계과정에서 한글 자모를 이용해 쉽고 간편했고, 실용성 있게 짓는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었다”고 말했다.6개월째 한글주택에 사는 최씨는 단층면적이 80㎡가 채 되지 않는 작은 집이지만 알찬 공간배치와 예쁜 외벽디자인에 흡족해했다. 특히 자모의 획을 달리해 만든 필로티 공간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최씨는 “현관에 비는 막아주면서 선선한 바람이 들어오는 공간이 있어 식구들이 오면 이곳에서 함께 식사하는 등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또, “처음엔 외벽이 잿빛이라 어둡게 보일까 봐 걱정했는데 한글 모양 디자인이 두드러져 더 멋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최씨의 가족은 네살배기 증손녀까지 있는 19명의 대가족이다. 최씨는 집에 편리하면서도 꼭 필요한 한글처럼 가족도 그렇다는 의미를 담았다.최씨는 “이제 한글을 배우기 시작한 증손녀에게 도움 주고 싶은 마음도 컸지만, 가족도 한글처럼 편안하지만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자손들에게 가르치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시언기자 cool@kyeongin.com양평군 오촌리의 한글주택에 사는 최덕인씨가 “온 가족이 이렇게 예쁜 집에 한데 모일 수 있어 행복하다”며 환하게 웃고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2015-10-08 전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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