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와이드·이산가족 상봉] 이산가족상봉 역사와 개선점

6·15 선언 후 매년 1~2회씩 이어져北도발등 관계경색땐 수년간 중단절반 80세 이상… 규모 확대 시급역사적인 첫 남북 이산가족 상봉은 지난 1985년 처음 성사됐다. 남북적십자대표단은 광복절인 같은 해 8월 15일 ‘남북 이산가족 고향방문 및 예술공연단’의 교환방문을 하는 데 합의했고 9월20일부터 3박4일간에 걸쳐 뜻깊은 만남이 이뤄졌다.당시 남측 35명과 북측 30명 등 모두 65명이 92명의 가족·친지들과 기적적으로 재회했다. 이들의 만남은 방송을 통해 전국으로 알려졌고 전 국민을 눈물바다로 만들기도 했다.이후 2차 방문단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15년이 지난 2000년 8월 15일이 돼서야 이산가족 상봉이 재개됐다. 남측 102가족 853명, 북측 101가족 319명 등 모두 1천172명이 남북을 오가며 해후의 정을 나눴다.2005년 8월 15일 평양과 인천·수원·서울·대전·대구·광주·부산 등을 연결한 최초의 이산가족 화상 상봉도 이뤄졌다. 이후 2014년까지 모두 7차례에 걸쳐 남과 북의 헤어진 가족이 화면을 통해 만났다. 대면·화상 상봉을 통해 만날 수 있었던 남북 이산가족은 4천491가족 2만2천547명이다.하지만 남북관계가 냉각될 때마다 이산가족 상봉은 중단됐다. 금강산을 방문했던 박왕자씨 피격사건과 대청해전, 천안함 폭침 및 연평도 포격 도발 등이 이어지면서 이산가족 상봉은 기약 없이 미뤄졌다. 이후 지난 2014년 2월 19차 행사 이후 지금까지 이산가족 상봉은 이뤄지지 않았다.그리고 약 1년 반이 흐른 지난 25일 새벽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에서 이산가족 상봉에 합의함에 따라 추석 이후에 이산가족 상봉이 재개될 전망이다.대한적십자사는 북측과 9월 초 적십자 실무회담을 통해 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남북이 실무회담 내용에 합의하면 대한적십자 측은 상봉 대상자 선정 작업에 들어간다. 외부인사 포함 7명으로 구성된 이산가족상봉대상자 인선위원회는 신청자 중 고령자와 직계가족에게 가중치를 주고 컴퓨터 추첨을 통해 상봉 후보자 500명을 선정한다.이후 상봉 의사 확인 절차를 거쳐 후보자를 250명으로 줄인 뒤 북측과 생사확인의뢰서를 주고 받는다. 다음 건강검진을 받은 뒤 북측으로부터 생사확인회보서가 도착하면 후보자 중에서 최종명단을 확정, 명단을 교환한다. 그동안 대부분 100가족 안팎의 상봉자가 선정됐던 것을 고려해볼 때 이번 상봉도 100명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 따르면 지금까지 이산가족 상봉신청자 12만9천698명 중 생존자는 6만6천292명으로 이중 90세 이상이 11.9%, 80대는 42.4%로 80대 이상 상봉신청자가 과반수다. 여기에 70대 신청자 27.3%까지 더하면 전체 생존 이산가족의 81.6%가 70대 이상이다. 한국인 평균 기대수명은 2013년 기준 81.9세 밖에 되지 않고, 더구나 현재 80세 생존자의 경우 기대여명(앞으로 생존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간)은 9.5년에 불과하다. 앞으로 10년 이내 이산가족 생존자의 절반이 사망한다는 얘기다.세종연구소 정성장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이산가족 상봉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이고 강력한 의지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이산가족의 한을 풀기 위해선 상봉의 상시화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조영상기자donald@kyeongin.com

2015-08-27 조영상

[금요와이드·신 광복군] 국내에서… 日사죄위해 맞서는 국민·사회단체

미쓰비시, 위안부 문제 중국에만 사과‘…시민모임’ 불매운동 기자회견 반발독도사랑회 광복 70주년 기념 사진전반출문화재 환수 독지가 손길 줄이어■ 상처 보듬으며 싸운다= 36년간의 제국의 어둠에서 민족의 빛을 찾은 지 70년이 됐지만 상처는 여전히 아물지 않고 있다. 가해자는 사죄는커녕 소금물을 시뻘건 상처에 들이붓는다. 그럴 때마다 상처가 덧나지 않게 보듬는 게 바로 신 광복군이다.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은 지난달 30일 광주광역시의회에서 ‘전범기업 미쓰비시(三菱) 제품을 구입하지 말아 달라’는 내용의 범국민불매운동 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미쓰비시 머터리얼(옛 미쓰비시광업)이 지난달 24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강제동원된 중국 노동자 3천765명에게 사죄하고 1인당 10만 위안(한화 1천881만원)의 보상금을 지불하겠다고 밝힌 반면, 같은 계열사인 미쓰비시 중공업은 국내 근로정신대 피해 할머니들의 사죄와 보상요구를 여전히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미쓰비시 머터리얼의 갑작스러운 중국쪽 태도 변화는 매우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같은 달 19일 미쓰비시 머터리얼은 강제노역에 동원된 미국 전쟁포로들에게도 사과한 바 있는데 보상계획은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모임이 격노하는 이유다.오카모토 유키오(岡本行夫) 미쓰비시 머터리얼 사외이사는 지난 달 일본 산케이 신문에 실은 기고문에서 “한국이 주장하는 징용문제는 전쟁 포로 문제와 상당히 성질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일본으로 데려온 중국인 노동자는 전쟁포로와 유사하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 역시 같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강제징용은 국제노동기구(ILO)가 금지한 강제노동에 해당하지 않는 것은 물론 개인에 대한 배상청구권은 1965년 맺은 한일협정에 의해 종결됐다는 것이다.미쓰비시 중공업은 국내 법원에서 2심까지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유족 등에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으나 불복해 상고한 상태다. 현재 국내 한 대형 로펌이 미쓰비시 중공업의 변호를 맡고 있다.시민모임은 상고를 준비하면서 불매운동 여론전을 벌이고 있다. 불매운동 대표 대상은 계열사인 니콘 카메라를 비롯해 기린 맥주, 미쓰비시 예초기, 미쓰비시 빔프로젝트, 미쓰비시 엘리베이터 등이다. 이국언 시민모임 공동대표는 “당연한 얘기지만 일제 전쟁범죄와 관련해 중국과 한국인 피해자들이 어느 것 하나 국적에 따라 달리 취급받아야 할 이유가 없다”며 “같은 전쟁 시기에 같은 현장으로 끌려가 같은 중노동을 강요받았는데, 국적에 따라 그 목숨 값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한국인에 대한 노골적인 차별과 멸시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며 “우리 외교부가 사법부의 판결을 존중하고 피해자들의 권리가 회복될 수 있도록 외교적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사단법인 영토지킴이 독도사랑회도 여전히 일본 정부와 싸우고 있는 단체다. 일본의 독도 침탈 야욕에 맞서는 다양한 전략을 구사 중이다. 연중 행사인 독도 탐방 외에 ‘독도는 우리 땅’ 노래비 건립 10주년 기념행사에 이어 최근에는 광복 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고양 가온 갤러리에서 ‘제16차 독도사진전’을 진행했다. 명명백백한 것이지만 주장하지 않는 자에게 돌아오지 않는 게 바로 영토문제다.지난 2002년 개최된 한일 월드컵 때 이뤄진 설문조사는 일본에 대한 우리 국민의 인식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당시 갤럽은 전국 만 20세 이상 성인 남녀 1천11명(경기·인천 248명 포함)을 대상으로 ‘일본과 터키의 16강 대결 중 어느 나라가 이기길 바랐습니까’를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일본’을 선택한 응답자는 29%에 불과했다. ‘터키’는 52.6%, ‘아무 팀도 응원하지 않았다’는 18.4%였다.■ 빼앗긴 우리 것 되찾는다= 문화재청과 국립문화재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1월 1일 기준으로 국외로 반출된 우리 문화재는 모두 20개국, 16만342점이다. 이중 일본에 전체의 42.2%를 차지하는 6만7천708점이 있다. (사)우리문화재찾기운동본부는 하반기에 국제 경매사이트인 소더비(SOTHEBY’S), 일본 코기레카이 등을 통해 국외소재 우리문화재 환수사업을 원활히 추진할 계획이다.운동본부로의 독지가의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 현지 매입을 통한 환수에 대비해 조성한 문화재 환수기금에 2012년부터 3년 동안 6억3천여만원이 쌓였다. 모금 대열에는 경제계와 사회단체, 학교, 기관, 일반시민 등 9천200명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500만원 이상 목돈을 기부한 기부자만도 20명이나 된다는 게 운동본부의 설명이다. /김민욱기자 kmw@kyeongin.com▲ 일본의 독도침탈야욕에 맞서 싸우는 사단법인 영토지킴이 독도사랑회가 광복70주년을 기념해 지난 6월4일 경상북도 울릉군 독도를 찾아 일본정부를 비판하는 성명서를 발표한뒤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고 있다. /김종택기자jongtaek@kyeongin.com▲ 근로정신대 피해 할머니가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이 열리는 재판장으로 향하고 있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제공▲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이 조선인 강제노역에 사과하지 않는 미쓰비시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을 선언하며 구호를 외치는 모습. /연합뉴스

2015-08-13 김민욱

[금요와이드·신 광복군] 광복 70주년 ‘국위선양’ 최일선에 선 사람들

한일 과거사 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민간단체, 해외 문화재 반환을 위해 외롭게 싸우는 시민단체,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세계시장에 도전장 내민 청년벤처인, 목청껏 ‘대~한민국’을 외치던 한일월드컵 길거리 응원단…일본 제국주의의 만행이 극에 달했던 1940년 9월 17일. 중국의 임시 수도 충칭(重慶)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 ‘광복군’이 창설됐다. 광복군은 1943년 8월부터 일본이 패망할 때까지 인도·미얀마 전선에서 영국군과 합동작전을 벌였고, 비록 뜻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미국 전략사무국(Office of Strategic Service·OSS)과 함께 국내 진입작전인 독수리 프로젝트를 준비하기도 했다. 이들의 세력과 활약상은 비록 일본 패망에 결정적·직접적 타격을 줄 만큼 강건하지는 못했지만, 그 열정과 투지만큼은 “일본 제국주의를 타도하며 연합군의 일원으로 항전한다”는 광복군 선언문에 적힌 창설 목적 그대로였다. 광복 이듬해인 1946년 미 군정 당국 아래 해체되기까지 엄연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군대였던 것이다. 광복 70년이 된 지금, 대한민국 곳곳에서 다시금 광복군이 부활하고 있다. 이들에겐 M1 카빈 소총도 암살용 폭탄도 손에 들려 있지 않지만, 대신 세계를 놀라게 할 기술력과 나름의 사명감으로 중무장한 채 대한민국을 이끌고 있다. 각각의 분야에서 국위를 선양하고 애국심을 바탕으로 새 지평을 열고 있는 이들의 행보는 70여년 전 광복군과 너무도 닮아있다. 세계의 높은 벽에 맞서며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기업인, 아이디어와 열정 하나로 당당히 세계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청년 벤처인, 한일 과거사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는 민간 단체들… 우리는 이들을 ‘신(新) 광복군’이라고 부른다. IMF 국가위기 때 장롱 속 금반지며 금목걸이를 들고 나왔던 국민들도, 한일월드컵 당시 길거리고 쏟아져 나와 목청껏 ‘대~한민국’을 외치던 응원단도, 해외 문화재 반환을 위해 외로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시민단체들도 모두 당당한 신 광복군의 일원이다. 분단의 아픔 속에서도 대한민국이 세계 속에 당당한 선진 국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데에는 이들 신 광복군의 열정과 활약이 밑바탕이 됐다.민간외교단체 관계자들은 “기적이라고 평가받았던 한국의 경제성장이 침체의 늪에 빠지고 전쟁 가능 국가로 둔갑한 일본이 우경화에 빠진 요즘 신 광복군의 역할이 보다 커졌다”며 “대일 항쟁기때 국가와 민족을 위해 신명을 바친 과거 광복군처럼, 제2의 광복을 위해 신 광복군들이 활약할 때”라고 말했다. /김민욱기자 kmw@kyeongin.com▲ 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광복70주년을 맞아 펼쳐진 대한민국 임시의정원(臨時議政院) 태극기 퍼포먼스. 광복군 등 애국선열에 대한 감사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국가보훈처 제공

2015-08-13 김민욱

[금요와이드·신 광복군] 해외에서… 종횡무진 누비는 기업과 벤처

필리핀·스페인 ‘성공신화’ CEO들특유의 꼼꼼함 국가 이미지 높여국내 중소업체 초청 판로확대 지원친환경 가습기·맞춤 교육 콘텐츠등기발한 아이템 개발 국제시장 관심우리는 한국 광복군 악마의 원수 쳐물리자/ 나가 나가 압록강 건너 백두산 넘어가자/ 진주 우리나라 지옥이 되어/ 모두 도탄에서 헤매고 있다/ 동포는 기다린다/ 어서 가자 고향에/ 등잔 밑에 우는 형제가 있다/ 원수한테 밟힌 꽃 포기 있다/ 동포는 기다린다/ 어서 가자 조국에/- 박영만 작사·한유한 작곡 ‘압록강 행진곡’ 中.광복군의 군가로 불렸던 압록강 행진곡이다. 광복군가는 1940년 9월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중국 충칭에서 한국 광복군을 창설하면서 만들어졌다. ‘나가’, ‘가자’ 등의 가사가 진취적이면서 빼앗긴 조국을 되찾으려는 광복군의 기개를 잘 나타내고 있다. 신 광복군은 군가도, 총도 없지만 각종 성과와 활동에서 과거 광복군을 연상케하는 진취성 만큼은 닮은 꼴이다.■ 국위선양 기업(인)= 대표적인 신 광복군은 성공한 한상(韓商)들이다. 1997년 필리핀에 설립된 선박 대리점·복합물류 운송업체인 ‘시 파인 시핑(Sea Pine Shipping)’은 연간 1천만 달러(한화 117억6천500만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주수입원은 정기선·부정기선 등 선박 관리와 7천t 규모의 벌크선 운항이다. 시 파인 시핑은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이규초(52) 필리핀지회장이 이끌고 있다. 한국인 특유의 꼼꼼함에 필리핀 현지 고객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인이 경영하는 기업의 이미지는 곧 국가 이미지가 된다. 이 지회장은 8년째 필리핀 현지로 부천시 중소기업들을 초청해 상품전시회를 개최하는 등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고 있다. 고향인 경상북도내 중소기업들과도 교류하고 있다.그는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필리핀 마닐라의 로페스센터에서 월드옥타 아세안(ASEAN)통합무역스쿨을 열기도 했다. 통합무역스쿨은 일종의 후배 한상 양성 차원의 교육인데 성공 한상을 꿈꾸는 105명의 아세안지역 한인 청년이 모였다. 스쿨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된 창업 프로젝트 설명회에서는 캄보디아 뚝뚝이(오토바이택시) 운전기사들을 위한 보금자리 프로젝트 ‘뚝뚝호텔’ 투자가 소개돼 참가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대부분 지방출신인 뚝뚝이 기사들은 벌집처럼 방이 다닥다닥 붙은 좁은 집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주거환경을 개선해주자는 공익성 투자 프로젝트다. 실제 투자가 이뤄져 성공하게 되면 한상은 한 단계 높게 평가될 것이다.스페인 현지에서 온열치료기, 저주파치료기 등 의료기기를 판매하는 한라누가 상사는 연매출 100만 달러(약 11억7천650만 원) 이상을 올리고 있다. 개인기업으로는 확실히 안착한 셈이다. 김부향(60) 대표는 30여년전 홀연히 단신으로 스페인으로 유학을 가 한국인 특유의 성실함으로 버티며 성공담을 쓴 인물로 알려져 있다. 제품을 공급하는데에만 초점을 두지 않고 철저한 사후관리로 한국제품에 대한 신뢰도를 쌓았다.경기도내에도 신 광복군 기업이 있다. 성남의 힐링팟(주)는 친환경 부직포 가습기 제작업체로 일본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부직포가 물을 흡수하고 증발하는 원리를 이용한 가습기로 세균 증식과 세척제 위험으로부터 자유롭다. 물에 아로마 오일 등을 첨가하면 가습기 겸 방향제가 된다. 2013년 서울 국제 발명전 동상, 2014년 국제 제네바 발명전 금상을 차례로 수상했다. 지난 5월 열렸던 ‘2015 지 트레이드 제팬(G-TRADE JAPAN) 수출상담회’에서 일본 기업과 수출상담을 진행했다.■ 세계시장 두드리는 벤처기업= 맞춤형 수학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벤처기업 (주)노리(KnowRe)는 미국에 이어 중국 교육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팽창하는 중국의 사교육 시장에서 성공 잠재력이 높다고 판단한데 따른 결정이다. 노리는 2013년 뉴욕시 교육청이 선정한 갭앱챌린지(Gap App Challenge)에서 1등을 한 바 있다. 갭앱챌린지는 학생들 간의 학업성취도 격차를 메울 소프트웨어를 선정하는 대회로 노리가 미국 시장에서 안착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노리(KnowRe)는 지식을 뜻하는 노우(Know)에 교육치료를 의미하는 리미디에이션(Remediation)을 결합한 말이다. 왜 틀렸는지 원인을 분석한 뒤 맞춤형 교육 콘텐츠를 제공해 문제해결 능력을 향상시켜주는 플랫폼이다. 지난해 투자사들로부터 73억원을 유치했다.이같은 성공과정은 지난해 11월 개최됐던 ‘경기도 청년창업 드림리그’에 참가한 예비 벤처 창업자들에게 소개되기도 했다. 노리는 ‘세계적 수학교육 회사’를 꿈꾸고 있다. /김민욱기자 kmw@kyeongin.com▲ 힐링팟(주)가 개발한 친환경 부직포 가습기.▲ 한라누가 상사의 마사지 의자.

2015-08-13 김민욱

[금요와이드·힐링공간으로 진화하는 도심공원] 다양한 기능 갖춘 공원들

공원의 이미지가 새롭게 변화하는 만큼 공원을 이용하는 이용객들의 활용법도 독특하다. 공원은 이제 도심 속에서 꼭 필요한 힐링 장소가 됐다.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공원을 찾아가는 것도 좋지만, 다른 시에서 운영되는 다양한 볼거리와 건강 프로그램도 챙겨본다면 삶의 질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가족·연인들은 힐링의 공간!집에서 못다한 대화 풀어내가장 먼저 떠오르는 공원의 이미지는 ‘힐링’이다. 시끄럽고 복잡한 도심 가운데 나무와 숲, 물길 등이 조성돼 있는 공원은 누구나 찾을 수 있는 쉼터다. 가족·연인들은 함께 공원을 찾아 지친 마음을 달랜다. 시끌벅적한 도심을 떠나 조용함이 있는 공원에 오면 여느 휴가 못지 않다는 게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얘기다. 안양에 사는 직장인 민진아(28·여)씨는 “일은 서울에서 하고 있지만 주말에는 안양의 공원을 자주 찾는 편이다”라면서 “남자 친구와 함께 공원을 걸으며 데이트를 하고 혼자 조용히 나와 산책을 하며 생각을 정리하기도 한다. 또 가족들과 함께 공원을 찾을 때에는 그간 하지 못했던 얘기들을 풀어내는 공간이 된다”고 공원 활용법에 대해 설명했다.■스포츠 시설은 기본!게이트볼·농구 등 만능시설공원은 단순히 산책을 할 수 있는 장소 만은 아니다. 각각의 공원마다 농구장, 축구장, 배드민턴장 등 체육 시설을 함께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또 어르신들을 위한 게이트볼 장도 공원 내 설치돼 있어 건강을 지키는 훌륭한 체육시설로도 활용된다. 특히 청소년들에게 있어 공원은 이제 만남의 장소가 됐다. 맘껏 뛰놀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해진 대신 이들은 공원에 삼삼오오 모여 농구, 자전거 타기, 익스트림 스포츠 등 다양한 스포츠를 즐긴다. 물론 학교 운동장과 체육관이 있지만, 야외에서 운동하고 싶어하는 학생들을 수용하기에는 공간이 좁을 수밖에 없다. 10대들은 친구들과 함께 공원에 나와 운동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부천 상동호수공원에서 스케이트 보드를 즐기고 있다는 김도현(14)군은 “스케이트를 배운 지 1년 6개월 정도가 됐다”면서 “친구들과 함께 타다 보니 더 재미있고 스트레스도 풀려 좋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대부분의 공원들은 산책로를 따라 자전거 도로도 함께 만들어져 있다. 자전거를 타고 공원을 한 바퀴 돌고 나면 상쾌함도 느낄 수 있다. 평소 자전거 타기를 좋아한다는 이원석(27)씨는 “공원도 이제는 숲과 나무가 많아 자전거 타기가 더 재미있어졌다”면서 “자전거 코스를 다니는 것도 좋지만 공원을 돌아보는 자전거 타기도 나름 매력 있다”고 소개했다.■이제는 생활체육도 배운다!광장 체조·댄스 어깨춤 들썩공원에선 생활체육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보통 아침마다 진행되는 광장 체육 프로그램이 바로 그 것이다. 현재 도내에는 약 20곳의 공원에서 생활체육광장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시·군생활체육회 소속 생활체육지도자가 이른 아침 또는 저녁 시간에 공원에 모인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건강체조, 광장체조, 재즈 댄스 등을 지도한다. 물론 모든 수업료는 무료다. 배우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환영이다. 또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운동을 할 수 있다는 점, 전문적인 강사로부터 수업을 받을 수 있다는 점 등은 생활체육 프로그램만이 갖는 매력이다.■캠핑도 즐기세요!‘가족 캐러밴’ 이국적 풍경캠핑도 요즘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공원 트렌드다. 경기 지역에는 수원 광교 호수공원, 인천대공원, 부천 여월농업공원 등 다양한 캠핑 시설이 있다. 부천 여월농업공원 캠핑장은 25개 구역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족구장, 배드민턴장 등 체육시설과 주차장, 세척장, 화장실, 샤워장 등의 편의 시설이 갖춰져 있다. 이용 요금은 1만5천원이다. 예약은 인터넷을 통해 부천시통합예약서비스를 활용하면 된다. 깔끔한 시설과 저렴한 가격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 곳으로 이미 정평이 나 있다. 수원 광교 호수공원은 가족캠핑장을 설치했다.오로지 가족 단위의 캠핑만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광교 호수공원 가족 캠핑장은 4인용 가족 오토 캠핑장 26면, 4인용 가족 캐러밴 7면이 설치돼 있다. 화장실과 샤워실, 식기세척장, 전기콘센트 등 부속시설도 마련돼 있어 가족단위의 캠핑족들이 즐기기에 최적의 공간이다. 수원시에 주소를 둔 사람은 사용료의 30%를 감면받을 수 있고 장애인이나 기초생활 수급자, 국가유공자, 한부모가족, 3자녀 가정 등은 관련 증빙서류 제출 시 50%의 감면 혜택도 받을 수 있다.■문화 생활에 톡톡튀는 아이디어까지!숲속도서관은 ‘마음의 양식’공원은 스포츠와 레저 뿐만 아니라 문화 행사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도 발전했다. 용인 동백호수공원 광장은 주말에 무용, 재즈, 음악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열린다. 오는 15일에는 한국 다문화 예술인 협회 용인시지부의 색소폰 연주가 펼쳐지고, 16일에는 아름색소폰 동호회에서 색소폰, 태평소 등의 연주가 진행된다. 22일에는 2015 용인시 청소년어울림마당 ‘무지개를 품다’가 개최돼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수원 광교호수공원에선 수원YMCA가 함께하는 생태교육 프로그램도 열리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유아-초등학생-청소년-성인-가족 단위로 나눠 광교 호수공원의 숲과 생태에 관한 교육·문화 모임 등을 제공한다. 인천대공원의 숲속 도서관은 2010년 9월 문을 열었다. 일반적인 도서관과는 달리 공중전화 부스 형태로 만들어진 야외 서가 시설로, 시민들로부터 자발적으로 기증받은 책을 모아 만들어졌다. 공원 곳곳에 설치됐고 총 5개소를 운영 중이다. 공원 내에서 자유롭게 본 후 제자리에 놓으면 된다. /임승재·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 화성시 동탄 센트럴 파크에서 시민들이 음악 분수 쇼를 보며 무더위를 식히고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수원시 광교 호수 공원 캠핑장에서 어린이들이 배드민턴을 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강승호기자 kangsh@kyeongin.com

2015-08-06 임승재·이원근

[금요와이드·힐링공간으로 진화하는 도심공원] 경기·인천지역 공원들 ‘매력 업그레이드’

경인지역에 위치한 공원들은 각각 특색있는 모습으로 지역민들을 반긴다. 산책로와 몇 개의 운동시설 만을 볼 수 있었던 예년의 장소가 이제는 복합문화 시설로 탈바꿈했다. 특히 경기도와 인천시 관내 공원들은 각기 다른 모습과 볼거리로 시민들을 유혹하고 있다. 공원의 매력에 빠져보자.■ 인천 송도 센트럴공원삼둥이 명소 송도판 베네치아송도 센트럴공원은 이국적인 도심 풍경 속에서 수상 레저를 즐길 수 있는 인천의 대표적인 공원이다. 길이 1.8㎞, 폭 최대 110m의 물길(면적 6만3천390㎡)을 따라 ‘수상택시’ ‘카누’ ‘카약’ ‘패밀리보트’ 등을 타고 송도 마천루 도심을 만끽할 수 있다. 이 곳은 최근 인기 예능프로그램에서 송도 주민인 배우 송일국씨와 세쌍둥이의 나들이 모습이 종종 보이며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이 곳은 찌는 듯한 무더위 속에서도 수상 레저스포츠를 즐기러 온 나들이객들로 늘 북적인다. 작은 유람선과 같은 수상택시는 가족들에게 인기다. 배터리로 가는 보트인 패밀리보트는 어린이도 운전할 수 있다. 5명을 기준으로 30분에 3만5천원이다. 또 직접 노를 젓는 무동력 수상 레저스포츠인 패들링(카누·카약 등)을 체험할 수 있다. 2~3명이 타는 카누·카약은 친구나 연인들로부터 반응이 좋다. 3명 기준으로 50분에 2만5천원이다. 보드 위에 선 채로 패들을 저어 나가는 신종 레포츠 SUP(Stand Up Paddle Board)도 눈길을 끈다. 60분에 1만원을 받는다.수상 레저 외에도 공원에는 숨은 볼거리가 많다. 최근 문을 연 한옥호텔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의 앞뜰은 아늑한 분위기를 즐기는 나들이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주변 문화예술 공간인 트라이볼 등을 들러 전시와 공연도 즐길 수 있다.■ 인천대공원시원한 물썰매장 인기만점인천 남동구에 있는 인천대공원은 습지원·숲속도서관·어린이동물원 등의 테마 공원이 있다. 야외음악당·사계절 썰매장 등의 시설도 설치돼 있다.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것은 사계절 썰매장이다. 여름에는 물썰매를, 겨울에는 눈썰매를 탈 수 있다. 오전 10시∼오후 5시까지 운영되는데, 여름 시즌에는 6시에 문을 닫는다. 다만, 금요일과 토요일은 오후 7시까지 한 시간 더 연장한다. 성인은 7천원, 청소년은 5천원, 어린이는 4천원이다. 물썰매장 이용시 수영장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또 인천대공원 한 편에는 365일 항상 이용할 수 있는 ‘너나들이 캠핑장’도 마련돼 있다.■ 인천 자유공원개항·한국전쟁 역사 오롯이인천 중구에 자리 잡은 이곳은 한국 최초의 서구식 공원이다. 자유공원의 조성 시기는 1888년으로 탑골공원보다 9년 앞선다. 자유공원 정상에는 한미수교 100주년 기념탑이 있고 맥아더 장군 동상도 서 있다. 또 한국전쟁 당시 학도의용대가 일어난 것을 기리는 호국기념탑도 세워져 있다. 특히 정상에서는 인천 앞바다와 항구 도시 인천을 느낄 수 있는 내항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다. 인근에는 차이나타운과 100여 년이 된 근대건축물이 남아있는 개항장 거리도 있다.■ 안양 평촌중앙공원토요 벼룩시장 분수쇼 피날레평촌중앙공원은 안양시청 맞은 편에 있다. 이 곳의 특징은 한 여름 더위를 날려줄 분수대다. 분수대에선 시민들이 아이들과 함께 나와 물놀이를 즐긴다. 돗자리와 먹거리를 준비해 아이들과 손 잡고 공원을 찾는 가족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분수대는 6∼8월까지는 평일 오전 11시~오후 1시, 오후 5~8시까지 운영되며, 주말과 공휴일에는 오후 1~8시까지 분수를 즐길 수 있다. 또 4·5·9·10월에는 오전 11시~오후 1시와 오후 5~7시, 주말과 공휴일에는 오후 1~7시까지다.매주 토요일 마다 열리는 벼룩시장도 볼거리다. 벼룩시장은 시민들이 집에서 쓰지 않는 물건들을 갖고 나와 장사를 할 수 있다. 권다영(10)-권혁민(9) 오누이도 부모님과 함께 공원에 나왔다. 평소 쓰지 않는 장난감과 옷가지를 차려놓고 장사를 하고 있던 다영 양은 “지난해부터 이 곳에 오고 싶어서 부모님을 졸랐다”고 했고, 혁민 군도 “내가 내놓은 장난감이 가장 잘 팔린다”고 밝혔다.■ 수원 광교호수공원은은한 야경 트레이드 마크광교호수공원은 기존의 원천유원지를 광교택지개발사업에 포함시켜 산과 저수지의 자연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아름다운 수변공간인 어반레비와 함께 6개의 테마(어반레비, 마당극장, 신비한 물너미, 인공암벽장, 조용한 물 숲, 향긋한 꽃 섬)를 가진 공원으로, 국내 최대 도심 속 호수공원이다. 국토교통부 선정 2012년 조경대상·2014년 경관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신비한 물너미’는 더운 여름철 아이들의 물놀이장으로 많이 찾는 곳으로 원형광장에 바닥분수가 솟아 오른다. 또 거울못·물보석분수·안개분수 등 9개의 분수시설도 어우러져 있다. 호수 주변 1.6㎞의 길이로 설치된 어반레비는 호수를 가까이 조망하면서 산책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야간에 볼 수 있는 은은한 경관조명은 이 곳의 트레이드 마크다. 주변 인공암벽장은 국제규격으로 만들어져 전문 선수들의 훈련 장소로도 사용된다.■ 부천 상동호수공원X-게임 애호가들 연일 북적이 곳은 인라인 스케이트·스케이트 보드 등을 즐기는 X-게임장이 설치돼 있다. 또 상동호수공원 옆 고가 밑에 위치한 해그늘체육공원 X-게임장도 익스트림 애호가들로 북적인다.지난 2008년 공원 내 농업공원이 조성돼 물레방아를 비롯 생태연못, 논과 채소밭, 우물, 초가집 등이 독특하다. 스케이트 보드를 타는 손혁준(13) 군은 “이곳은 X-게임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항상 몰린다”면서 “요즘은 남학생뿐 아니라 여학생들도 스케이트보드를 즐겨 한다”고 말했다. 또 임현성(9) 군도 “이제 보드를 배운 지 6개월 됐다. 3~4시간 정도 타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있다”고 했다.■ 성남 율동공원45m 높이 번지점프대 ‘짜릿’성남 분당동 일원에 위치한 율동공원은 자연의 멋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번지점프와 분수대, 수변산책로와 책테마파크 등 현대적 시민 휴식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45m 높이의 번지점프대는 타 시·도 주민들도 찾을 만큼 인기가 높다. 또 번지점프대 옆 호수 가운데 설치된 103m까지 올라오는 분수대도 멋진 풍경을 연출한다. 인천에서 번지점프 체험을 하기 위해 공원을 찾은 대학생 김윤주(21·여) 씨는 “방학을 맞아 언니와 함께 율동공원에 놀러 왔다. 소리를 지르니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특히 이곳은 국내 최초로 책을 테마로 공원을 조성했다는 점도 특징이다. 기존의 책을 읽는 도서관의 개념에서 벗어나 상상력과 독서의욕을 고취 시키는 창조적인 공간이다.■ 용인 동백호수공원클래식·물기둥의 커플 댄스용인 동백호수공원은 생태 개념이 도입된 호수공원이다. 인공호수의 수질 개선을 위해 호수 주변부에 정화력이 높은 갈대·부들 등 정수식물과 소나무 등을 심어 녹지 공간을 조성했다. 이 곳의 가장 큰 특징은 국내 최고 수준의 음악 분수다. 클래식 음악과 물기둥의 조화는 시민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임승재·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사진/임순석·강승호기자 kangsh@kyeongin.com

2015-08-06 임승재·이원근

[금요와이드·힐링공간으로 진화하는 도심공원] 자연스러운, 도시

직장인 김모씨는 일과를 마친 후 종종 아내와 공원을 찾는다. 해가 지고 어둑어둑해진 공원에서 풍기는 풀 내음은 하룻동안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절로 풀리게 한다. 김씨는 이번 주말에는 공원으로 아이들과 소풍을 갈 생각이다. 먼 곳으로 여행을 다녀오는 것도 좋지만, 비용과 시간을 생각하니 엄두가 나지 않는다. 요즘 공원은 뜨거운 여름을 피할 수 있도록 분수대가 잘 구비돼 있다. 아이들은 분수대 속에서 즐거워한다. 아이들과 함께 돗자리와 김밥 등 간단한 도시락을 준비해 잔디밭에 누워있으면 여느 피서지 못지 않다.최근 동네 공원이 문화·운동·레저 등을 즐길 수 있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변모해 가고 있다. 과거 공원은 어르신들이 주로 찾고 산책 정도를 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하지만 요즘 공원은 그 모습이 확 달라졌다. 주말에는 많은 사람들이 공원을 찾아 축구, 테니스, 배드민턴 등 각각 생활 스포츠를 즐긴다. 또 일부 공원에는 캠핑 시설도 마련돼 있어 캠핑족들을 불러 모은다. 각종 문화·예술 공연도 공원에서 자주 열려 굳이 콘서트 장이나 공연장을 찾지 않아도 문화 공연을 맘껏 즐길 수 있다.실제로 수원 광교호수공원에는 호수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어반레비, 분수대인 신비한 물너미, 조용한 물 숲, 향긋한 꽃 섬과 같은 인공 식물섬을 비롯해 국제 규격의 인공암벽장, 공연 전문가 혹은 아마추어 동호회가 무료 공연을 열 수 있도록 한 마당극장, 캠핑장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안양 평촌중앙공원은 매주 토요일 마다 시민들이 자신들이 쓰던 물건을 파는 벼룩시장이 열리고, 인천 송도 센트럴공원은 이국적인 도심 풍경 속에서 다양한 문화 및 레저 스포츠 체험을 할 수 있다. 또 부천 상동호수공원에는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X-게임장이 있다.과거의 ‘따분한’ 이미지에서 탈피한 공원은 이제 지역 시민들의 여가와 복지 증대를 위해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문화·스포츠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내가 살고 있는 곳에 어떤 공원이 있는 지 주말에 한번 나가보면 어떨까. /신창윤·이원근기자 shincy21@kyeongin.com▲ 도심 속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는 인천 송도국제도시 센트럴공원 내 꽃사슴 농장. 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이국적인 도심 풍경을 배경으로 뛰어놀고 있는 꽃사슴들을 보며 신기해하고 있다.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

2015-08-06 신창윤·이원근

[금요와이드·도시, 영화를 품다] 각계 3인에 물었다 “영화로 나아갈 길은”

■지방자치단체 오병권 부천시 부시장… 도시를 발전시키는 힘으로경제·문화 등 마케팅 효과 뛰어나다양한 콘텐츠로 ‘발전 발판’ 마련“영화는 지속적 성장이 가능한 문화상품이며, 도시 발전에 꼭 필요하다.”부천시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를 비롯한 각종 영화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다. 오병권 부천시 부시장은 “영화라는 콘텐츠가 도시의 발전과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도시 전반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로 BiFan이 19회째를 맞았는데, 지역의 경제·문화·관광 등 마케팅 효과가 매우 뛰어날 뿐 아니라 도시브랜드를 한단계 높이는 계기가 됐다”며 “지역주민의 정체성과 자긍심에도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부천시는 현재 상동영상단지 내 영화촬영소 신설을 검토 중이다. 오 부시장은 앞으로도 영화를 통해 도시의 미래 비전을 세우고, 단계적으로 청사진을 그릴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BiFan이라는 국제적인 행사를 비롯해 영화산업이 지역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 효과에 주목해야 한다”며 “애니메이션이나 음악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영화와 융합해 문화·관광산업으로 육성하고, 도시 발전의 기틀을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문화행정단체 김영빈 BiFan 집행위원장… 지자체 상생 장기플랜 필요이벤트 행사 줄여 전문인력 양성을‘상업적 수단 활용’ 낡은 틀 벗어야“영화계와 지자체의 협력이 전제돼야 영화와 도시가 함께 발전할 수 있다.”김영빈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집행위원장은 영화와 도시가 더불어 성장하기 위해선 ‘협력’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BiFan 집행위원장을 맡으며, 영화와 도시가 상생하는 방법을 고민해 왔다. 그는 “영화는 도시 성장의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다”며 “다만 영화계와 이를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지자체 간 상호 협력이 있어야만 양쪽 모두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김 집행위원장은 BiFan에서 진행한 국내·외 영상문화 교육프로그램과 프로젝트 등을 예로 들며, 영화를 단순히 돈을 벌려는 수단으로만 활용하려는 낡은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러 지자체에서 계획 없이 이벤트성 행사나 시설을 만들어 골칫거리로 전락한 모습을 많이 봤다”며 “단발적이고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예를 들어, 영화를 제작하는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데 투자가 이뤄진다거나 하는 식의 중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지자체가 함께 발전계획을 세우고, 영화계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협력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밝혔다.■영화계 신정균 영화감독… 촬영소 팬들의 발길 끌어야美 유니버설 스튜디오 관광 접목문화행정단체·지자체 지원 강조“영화의 가치를 살리기 위해선 문화행정분야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자체의 투자 지원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상업영화에서 독립영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화를 연출한 신정균 감독은 현재 영화인들이 겪고 있는 상황, 즉 현장의 목소리에 주목해야 한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영화계 사정을 잘 아는 문화행정단체의 적극적인 관심을 호소했다. 그는 “시대 변화를 숱하게 겪으며 요즘은 소규모 영화를 비롯해 다양한 영화들이 제작되고 있지만, 여전히 촬영을 할 수 있는 촬영소가 부족한 실정”이라며 “전문 촬영소를 늘려 열악한 제작 환경을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지자체의 지원 노력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할리우드의 ‘유니버설 스튜디오’처럼 촬영과 관광이 모두 가능한 촬영소가 생긴다면, 영화인들은 촬영할 장소가 생겨서 좋고 지자체는 관광 효과를 누릴 수 있지 않겠느냐”며 “영화팬들의 촬영소 방문이 활발해지면 자연스레 지역경제도 활성화되고, 영화제작자로서는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영화는 미래 문화 사업의 씨앗인 만큼, 씨앗이 좋은 토양에 뿌리내릴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재규·유은총기자 yooec86@kyeongin.com · 사진/강승호기자 kangsh@kyeongin.com

2015-07-30 이재규·유은총

[금요와이드·도시, 영화를 품다] 경기·인천지역 촬영지 명소

꽃미남 남파공작원이 헤집고 다니던 달동네그 흔적 보존한채 ‘벽화 마을’로 새롭게 탄생관상쟁이 초가집·카페거리 배우모습 눈가에영화를 통해 현실 공간을 가상 공간으로 바꿨다면, 이제는 가상 공간에 등장했던 곳을 거꾸로 현실 속에서 되짚어보자. 영화의 감동을 다시 느끼는 것은 물론, 해당 장소가 지니고 있는 숨은 매력까지 다시금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경기·인천지역 대표적 촬영 명소를 짚어보고, 이곳의 느낌과 어울리는 음악과 음식도 함께 소개한다.■ 남양주에서 만난 판문점 - 남양주종합촬영소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긴장감을 넘어 삼엄한 분위기가 감도는 장소, 판문점. 당시 남양주촬영소 내에 판문점 세트장이 조성됐다. 영화의 흥행과 함께 ‘판문점 신’은 명장면으로 남았다. 이 때문에 다수의 영화팬들은 지금도 이곳 세트장을 찾고 있다. 영화가 개봉한 지 15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이곳에는 필름이 돌아가고 있는 듯하다. 다만 영화에서 경필(송강호)과 수혁(이병헌)이 자유롭게 넘나들었던 남북 경계선은 여전히 넘을 수 없는 영화 속에서나 가능했던 이야기로 남아 있다.주소 - 남양주시 조안면 북한강로 855번길 138 남양주종합촬영소 / 추천 음악 - 김광석 ‘이등병의 편지’ / 추천 음식 - 초코xx 과자 (경필과 수혁이 북한군 벙커에서 나눠 먹었던 국민 과자)■ 관상쟁이가 사는 웃음 넘치는 초가삼간 -양평 설매재 고개 (영화 ‘관상’)관상쟁이 내경(송강호)과 처남 팽헌(조정석)이 살았던 곳. 영화 속 내경의 집은 멀리 바다가 보이는 산기슭에 위치해 있었지만, 실제 장소는 바다가 아닌 양평 설매재 자연휴양림 내 유명산 갈대 언덕이었다. 영화 속 장면처럼 바다를 기대할 순 없다. 다만 갈대숲과 탁 트인 산세는 바다 못지 않은 광경을 보여주며 답답한 가슴을 뻥 뚫어준다. 언덕 위에는 영화 속 내경과 팽헌이 살던 초가 두 채가 지금도 남아 있다. 이곳에 간다면 두 남자의 깨알 같은 대화가 귓가에 맴돌지 모른다.주소 - 양평군 옥천면 용천로 510 설매재 자연휴양림 / 추천 음악 - 이병우 ‘Armed and Ready’ / 추천 음식 - 양평해장국 (해장국의 원조는 그래도 양평)■ 첫 사랑과 함께 걷고 싶은 철로 - 양평 구둔역 (영화 ‘건축학개론’)서연(수지)과 승민(이제훈)이 어색한 듯 가위바위보를 하며 걸었던 철길. 20대의 순수함과 풋풋함이 묻어난 이 장면은 ‘나도 저럴 때가 있었는데…’라는 격한(?) 공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이곳은 과거 청량리와 원주를 오가는 열차가 머물던 간이역이었지만 현재는 노선이 사라지고 역사도 폐쇄됐다. 하지만 연인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며, 최근 녹슨 철로 주변이 데이트코스로 꾸며졌다. 들꽃이 핀 철로 사이를 걸으며 아련한 첫사랑을 추억해보는 건 어떨까.주소 - 양평군 지평면 일신리 1336의9 / 추천 음악 - 김동률 ‘기억의 습작’ / 추천 음식 - 지평 막걸리 (서연과 승민이 역 주변에서 함께 마셨던 양평 지역 대표 막걸리)■ 잘 생긴 바보 형이 사는 마을 - 인천 열우물길 마을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 인천 열우물길 마을촬영 작품 : 영화 ‘위대하게 은밀하게’영화속 장면 : 남파공작원 동구(김수현)가 바보연기를 하며 살던 동네.주소 : 인천광역시 부평구 십정동 열우물길 벽화마을.북한의 남파특수공작 5446부대의 최정예 대원 원류환(김수현)은 자신의 신분을 감추고 달동네 바보로 살아간다. 영화의 주 무대가 됐던 달동네는 인천시 열우물길 마을에서 촬영됐다. 소시민의 삶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달동네는 현재 아름다운 벽화 마을로 꾸며졌다. 또 영화 촬영지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어, 한류스타 김수현의 발자취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덕분에 이곳에 가면 마을 놀이터와 골목을 헤집고 다녔던 바보 동구가 눈 앞에 떡 하니 나타날 것만 같다. 촬영지 뿐 아니라 배우도 그 자리에 그대로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주소 - 인천광역시 부평구 십정동 열우물길 벽화마을 / 추천 음악 - 이현우 ‘청춘예찬’ / 추천 음식 - 소시지 꼬치 (동구가 유독 식탐을 부렸던 음식) /김성호·유은총기자 yooec86@kyeongin.com · 사진/강승호·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2015-07-30 김성호·유은총

[금요와이드·도시, 영화를 품다] 그때, 그곳을 캐스팅하다

BiFan·DMZ국제다큐영화제지역 특수성 살려 관광지 변신설매재 고개·열우물길 마을 등무명의 공간에 꽃핀 감성 한 컷바야흐로 문화의 시대다. 소위 먹고살기 바쁜 이들에겐 ‘문화는 곧 사치’라는 공식이 적용될 때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시대는 먹고 사는 기본적인 행위가 전부는 아니다. 삶의 질을 높이고 보다 인간답게 살기 위해, 현대인들은 ‘문화’라는 키워드에 주목하고 있다.수많은 문화 콘텐츠 중 대중과 가장 친숙한 분야는 단연 ‘영화’다. 영화는 단순히 보고 즐기는 차원이 아닌 관객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하며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영화는 더 이상 가상 공간의 세계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점차 스크린 밖에서도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영화로 인해 도시브랜드가 높아지는가 하면, 지역 정체성을 확립하는 커다란 매개로 작용하기도 한다.이 같은 대표적 사례가 부천시다. 최근 폐막한 제1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는 20년의 역사를 거쳐 오며 어느덧 지역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영화를 도시와 한데 결합한 성공적 모델을 통해 부천시는 부산·전주와 함께 국내 영화를 대표하는 도시 반열에 올랐다. 수도권 위성도시에 불과했던 일개 도시의 이미지는 크게 향상됐다. 1997년 1회 때 9만 여명에 달했던 관람객은 40만 명(지난해 기준)으로 4배 이상 늘었고, 예산 규모도 최초 당시보다 3배 커졌다.고양·파주시 일원에서 열리고 있는 ‘DMZ국제다큐영화제’ 역시 영화를 지역의 특수성과 결합해 국제적 행사를 만든 좋은 예다. 올해로 7회째를 맞아 세계 각국의 영화팬들이 이곳으로 몰려들며 명실공히 관광지로 거듭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경기·인천 지역에는 영화의 배경이 되면서 지역 내 명소로 자리 잡은 곳들도 상당수다. 영화 ‘관상’의 배경이 된 양평 설매재 고개는 가족 나들이 장소로, 영화 ‘건축학개론’ 속 구둔역은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인기를 얻고 있다. 용인 죽전의 카페거리는 영화가 현실에 자연스레 녹아내린 대표적 장소로 지금도 많은 이들이 일상 속에서 이곳을 찾고 있으며, 한낱 달동네에 불과했던 인천 열우물길 마을은 영화 촬영 이후 현장을 그대로 보존해 영화 속 김수현을 추억하는 한류 팬들의 발걸음을 붙잡고 있다. 이제 영화는 미래 산업의 한 축으로서 도시·지역과 함께 ‘공존(公存)’하고 ‘공생(公生)’해야 한다. 도시가 영화를 품고, 제2의 ‘충무로’를 넘어 ‘할리우드(Hollywood)’와 같은 랜드마크를 확립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황성규·유은총기자 homerun@kyeongin.com·사진/강승호기자 kangsh@kyeongin.com·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2015-07-30 황성규·유은총

[금요와이드·한여름 얼음이야기] 얼음의 현재-문화·예술 그리고 경제

지자체 축제마다 관광객 ‘북적일자리 등 지역경제 활성 도움빙수시장 1500억원 규모 급성장커피·호텔·편의점도 패권 경쟁21C 얼음은 그야말로 변화무쌍하다. 놀이터가 되기도 하고, 예술성을 지닌 작품이 되기도 하고, 축하의 의미를 담기도 하며, 돈벌이가 되기도 한다. 쓰임이 다양해진 것은 얼음의 역사가 시작된 100여 년 전보다 얻기 쉬워진 덕이 크다. 대형 얼음을 만들 수 있게 되고, 조각 기술이 발전하며 쓰임이 다양해진 것이다. 얼음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묘한 힘도 있다. 덕분에 시대 흐름에 영향받지 않고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환영받는 대상이 됐다.# 얼음, 문화와 예술이 되다얼음은 국내 여러 지자체 축제를 통해 문화의 한 축이 됐다. 즐길거리, 볼거리, 먹거리를 두루 내놓을 수 있는 얼음이야말로 최상의 축제 아이템이다.얼음은 특성상 겨울과 어울리는데, 우리나라 대표 겨울 도시인 강원도에만 얼음 관련 축제가 7개(6개 시·군)나 있다.화천산천어축제는 매년 1월 초·중순께 시작되는데 그 시기 다녀가는 인원이 150만 명에 이를 정도로 인기가 높다.축제 기간에는 마스코트인 얼곰이(얼음 곰) 성이 세워지는데, ‘얼음과 눈의 도시’라는 화천시의 정체성을 쉽게 전달하고, 축제에 대한 흥미를 높이는데 한몫한다.1997년 시작된 인제빙어축제는 특별한 얼음 축제다. 인위적으로 축제 환경을 만든 것이 아니라 자연이 허락해 준 범위 내에서 치르는 행사다. 인제빙어축제는 소양댐 물이 불어서 인제까지 넘어와 이룬 호수가 얼어 이룬 빙판이 축제 현장이다. 인제의 찬 공기와 물이 만나면 25~30㎝ 두께의 얼음은 거뜬하게 언다는 게 축제 관계자의 설명이다. 아쉽게도 올해는 극심한 가뭄으로 축제가 취소됐다. 자연이 허락한 선에서 행사를 열다 보니 생긴 상황이다. 인제군 관계자는 “인제빙어축제는 인제 지역에 많은 축복을 줬다. 특히 사람들이 인제를 기억하고, 다시 찾고 싶은 도시로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지난해의 경우 74만2천명이 인제빙어축제를 찾아 약 500억 원을 소비하고 돌아간 것으로 분석됐다. 지역 주민, 소양강댐 어부 등 모두에게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얼음 축제에 빠질 수 없는 감초, 얼음 조각은 어떨까.얼음 조각은 그야말로 예술성이 함축된 하나의 작품이다. 영원할 수 없고, 언젠가 녹아 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아름다움을 넘어 신비롭기까지 하다.우리나라의 얼음 조각은 1980년 후반 올림픽을 치르며 붐을 이뤘다. 올림픽과 더불어 크고 작은 행사가 열렸고, 얼음 조각 수요가 크게 늘었다. 이 시기 얼음 조각 전문가들도 증가했다. 하지만 고된 노동, 불안정한 노동 환경 등으로 얼음 조각 전문가는 전국에 150여 명 안팎만 남은 것으로 추정된다.다행히 얼음 조각을 사계절 볼 수 있는 곳도 생겼다. 2006년 생긴 아이스 갤러리(서울시 종로구)는 우리나라 최초의 얼음 전시관이다. 약 215㎡ 규모의 아이스 갤러리는 북극관, 아이스 펜션, 한옥마을, 7080관 등 6가지 주제 체험관으로 구성돼 있다. 365일 운영하는 아이스 갤러리는 상황에 따라 작품이 바뀌지만, 늘 100여 점의 얼음 조각을 볼 수 있다.아이스 갤러리는 작품 앞에 울타리가 없고, 원한다면 직접 조각도 해 볼 수 있어 더 특별하다. # 얼음, 경제가 되다지난 6월, 제20회 전국 지역경제 활성화 우수사례 발표대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충청남도 청양 알프스 마을. 이곳은 얼음으로 먹거리 창출에 성공했다.알프스 마을은 37세대 103명의 주민이 사는 산골 작은 마을이다. 칠갑산 바로 아래 자리 잡은 마을이라 겨울철에는 바람이 거세고, 해도 잘 들지 않아 농사도 짓기 어려웠다. 그 때문에 다른 곳보다 온도도 3~4℃ 낮아 살기 만만치 않은 마을로 꼽혔다. 상황이 바뀐 것은 마을의 자립성을 키우기 위해 직접 주민들이 나서면서부터다. 이들은 자연환경을 이용해 칠갑산 얼음 분수 축제를 기획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칠갑산 얼음 분수 축제는 얼음 분수 50점을 비롯해 얼음 동굴, 눈 조각 등을 전시하고 얼음 썰매, 얼음 봅슬레이 등 놀거리를 운영하는데 관람객 만족도가 높다. 칠갑산 얼음 분수 축제는 세계 조롱박 축제, 칠갑산 콩 축제 등으로 이어졌고, 지난해 기준 25만 명이 이 마을을 다녀갔다. 일자리 창출 효과도 컸는데, 상용직 15명과 일용직 5천190명의 채용이 이뤄졌다. 얼음이 곧 경제력이 된 사례는 식품산업에도 있다.얼음으로 만든 먹거리 중 가장 맛있는 ‘빙수’는 경제계의 핫 한 아이템이 됐다. 몇 년 사이 급속도로 성장한 빙수 시장은 1천500억 원 규모 시대를 열었다. 덕분에 아이템 빙수 브랜드 간 경쟁도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다. 천연 재료 사용을 내세운 곳, 우유를 얼려 갈아 만든 눈꽃 빙수를 개발한 곳 등 각 차별성도 분명하다. 빙수 수요 증가는 전문 빙수 업체뿐 아니라 커피전문점, 호텔, 제과점, 편의점까지 경쟁에 뛰어들게 했다.가정용 제빙기도 판매가 늘어나며 돈 버는 아이템이 돼 여러 가전 전문 업체가 앞다퉈 제품을 만들고 있다. 소형 가전 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 신일산업도 최근 미니 제빙기를 출시했다. 스테인리스 얼음(일명 아이스 큐브)같은 발명품도 돈이 된다. 잘 녹는 얼음의 특성을 보완해 이용 시간을 늘린 이 제품은 재활치료(찜질) 등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며 시장성을 높였다. /박석진기자 psj06@kyeongin.com▲ 북극곰의 얼음사냥 용인 에버랜드에서 북극곰이 얼음 과일을 먹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임열수기자pplys@kyeongin.com

2015-07-23 박석진

[금요와이드·한여름 얼음이야기] 얼음 보관 ‘장빙’의 역사

삼국시대부터 국가 주도 작업왕실·귀족층만 사용 특권가져겨울 주민 징발해 빙고에 저장장거리이동·유숙등 고통 심해18C 고기·생선 유통 수요급증민간 사빙고·빙어선 사업 인기일제 장빙업 독점으로 맥 끊겨얼음은 여름철 무더위를 날려주는 소중한 존재다. 오늘날처럼 냉장고가 없었던 시절에는 얼음이 여름철 음식의 부패를 막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왕실에서는 제사를 지낼 때 음식이 상하는 것을 막기 위해 얼음쟁반을 사용하기도 했다. 지금은 냉동실과 물만 있으면 여름철에도 쉽게 얼음을 만들 수 있지만, 불과 100여년 전까지만 해도 겨울에 캐서 보관한 얼음을 여름철에 썼다. 그러다 보니 얼음이 귀해 왕실 또는 고위직 관료만 얼음을 쓸 수 있는 특권을 가졌다.# 왕실과 권세가에게만 허락된 얼음한국에서 얼음을 보관한 ‘장빙(藏氷)’에 대한 기록은 삼국시대 초기부터 찾아볼 수 있다. 이때부터 국가가 주도해 겨울철에 얼음을 저장해 여름철에 쓰도록 했다. 삼국유사에는 28년(신라 유리왕 5)에 장빙고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다. 삼국사기에서는 505년(지증왕 6) 11월에 처음으로 소사(所司)에 명해 얼음을 저장하도록 했다는 기록을 볼 수 있다. 삼국시대에는 얼음을 저장하고 이를 관리하는 ‘빙고전(氷庫典)’이라는 기구가 있었다. 고려시대에도 겨울에 얼음을 저장해 입하절에 왕실 관청 귀족에게 나눠줬다고 한다. 이 때 민간인의 장빙은 금지했지만 최의가 1243년(고종 30)에 백성들을 동원해 빙고에 얼음을 저장한 것으로 보고 권세가일 경우 장빙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조선시대에는 수도 한양(서울)에 동빙고·서빙고를 건설했다. 동빙고는 국가 제사용 얼음을, 서빙고에는 왕실과 고위 관료들이 쓸 얼음을 저장했다. 세종대에는 여름철 어육(魚肉)이 썩지 않도록 대비하기 위해 궁궐에 내빙고를 만들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서빙고 터는 지금도 남아 있다. 경의·중앙선을 타고 서빙고역 1번 출구로 나오면 터를 확인할 수 있다. 지금은 덩그러니 놓인 표석을 제외하고는 어떤 규모와 형태였는지를 짐작조차 할 수 없다. 이곳에는 ‘조선시대 8채의 움막집 형태로 지어졌던 얼음창고 터, 이 얼음은 궁중과 백관들이 사용하였다’라는 문구가 적힌 표석만이 이곳이 서빙고가 위치했던 장소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유일한 증거다. 동빙고는 현재 서울 성동구 옥수동 8에 있다가 연산군 때 사냥터로 인해 용산구 동빙고동으로 이전했다. 고동환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인문사회과학부 교수는 “서빙고를 비롯해 동빙고는 목조로 건축돼 있었다. 내빙고의 경우 창덕궁 안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나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이 빙고들이 없어진 이유는 명확하지 않으나 갑오개혁을 전후해 일본에서 제빙업이 들어오면서 서서히 없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여름철 얼음을 사용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사회적 지위와 연결되기도 했다. 장사나 제사 때 얼음을 쓸 수 있는 경대부 이상의 높은 집을 일컫는 ‘벌빙지가(伐氷之家)’라는 말이 있기도 했다. 중국에서도 예전부터 얼음 사용이 사회적 지위를 구분하는 기준으로 쓰였던 것으로 보인다. ‘대학(大學)’에서 맹헌자(孟獻子)는 “얼음을 떠내는 집은 소와 양(羊)을 기르지 아니한다”고 했다. 얼음을 쓰는 집은 사회적 지위가 높은 만큼 사사롭게 소와 양을 길러 돈을 벌 생각을 하지 말라는 뜻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얼음을 쓰는 것은 음양의 조화를 추구하는 것으로 신성화되기도 했다.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얼음을 저장하고 얼음을 떠내는 것은 음양(陰陽)의 고르지 못한 것을 섭리(燮理)를 조화(調和)하는 일”이라며 얼음 저장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말이 여러 차례 나온다. 한강의 얼음이 얼지 않으면 불길한 징조로 여기기도 했다. 이 때문인지 얼음을 캐기 전에 얼음이 잘 얼도록 기원하는 기한제(祈寒祭)를 지내고 입춘에 빙고의 문을 열면서 북방의 신에게 사한제(司寒祭)를 지냈다. 동빙고 터 옆에는 빙고에서 얼음을 저장할 때와 꺼낼 때 수우신(水雨神)인 현명씨(玄冥氏)에게 제사를 지냈던 터인 ‘사한단 터’가 위치해 있다. 빙고에서 얼음이 잘 보관되기를 기원하는 사한제와 겨울에 얼음이 얼 수 있을 정도로 날씨가 추워지기를 기원하는 기한제 등이 사한단 터에서 진행됐으며, 이 제사들은 1908년 폐지됐다. # 얼음의 역사=고통의 역사얼음을 캐서 저장하는 것은 주민들의 노동력을 징발해 이뤄졌다. 이들이 직접 얼음창고를 짓고, 치수에 맞게 얼음을 캐서 창고에 저장했다. 이 과정이 고통스럽고 각종 폐단이 많다는 상소를 조선왕조실록에서 볼 수 있다. 세종 20년 사간원의 상소문을 보면 충청도·강원도 등 백성에게도 장빙역을 줘 백성들이 양식을 싸 가지고 올라 얼음이 굳게 어는 때를 기다리느라 여러 날 유숙하기도 한 것으로 나와 있다.또한 성종 1년 신숙주의 상소문을 보면 동빙고에 질이 좋은 얼음을 저장하기 위해 20리나 떨어진 곳에서 얼음을 캐와 사람들이 매우 괴로워한다는 내용이 있다. 성조 4년 경기도에 흉년이 들자 호조에서는 “빙고(氷庫)는 경기(京畿)의 연화 인민(煙火人民)을 부려서 수리(修理)하게 하고, 그 얼음을 저장하는 데 소용되는 잡초(雜草)도 경기의 백성들로 하여금 준비해서 바치게 하니, 폐막이 작지 아니합니다”라고 했다.겨울이 따뜻하면 얼음을 캐는 일이 추울 때보다 훨씬 힘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얼음이 어는 한강 상류까지 올라가야 하다 보니 얼음을 옮기는 데 몇배의 노력이 들어갔던 것이다.얼음이 귀하다 보니 이를 도적질해 백성들의 고통을 크게 하는 일도 많았다. 세종 22년에는 지평(持平) 송취(宋翠)가 “얼음을 저장할 때에 백성을 수고롭게 하고 재물을 상하는 것이 적지 않은데, 문소전(文昭殿) 환자(宦者) 홍득경(洪得敬)이 진상한다고 사칭하고 날마다 얼음을 도적질하였으니 핵실하기를 청합니다”라고 말하며 홍득경, 최경인 등의 탄핵을 요청하기도 했다.얼음 저장은 시간이 가면서 민간 주도의 사업으로 변모했다. 고동환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인문사회과학부 교수가 쓴 ‘조선시대 서울도시사’를 보면 성종조부터 한강 연안에 사빙고가 건설되기 시작했다. 성종의 친형인 월산대군이 양화진에 사빙고를, 진산군 강희맹이 합정 지역에 사빙고를 설치했다.18세기에 들어 민간의 얼음 수요가 급증하면서 사빙고는 30여곳으로 크게 증가했다고 한다. 조선 후기 돼지고기, 소고기, 생선 등을 판매하는 현방, 저육전, 생선전과 어선의 얼음 수요가 크게 늘었다. 18세기에는 빙어선이 출연했다. 한강에 얼음을 싣고 서해로 나가 포획된 어물을 옮겨 싣고 다시 한강에 들어와 판매한 것이다. 이 때부터 선어 형태로 어물이 유통되기 시작했다.조선 후기 얼음 저장은 막대한 수익을 낳는 사업으로까지 발전했다. 1908년 한국수산지를 보면 모두 15만관 얼음을 저장하는 데 1천400원~1천500원의 비용이 들었고, 이중 녹아 없어지지 않은 3분의 1인 5만관만 상품화해도 4천원을 벌 수 있었다. 1년 사이 2천500원~2천600원을 벌 수 있는 수익성이 높은 사업이었던 것이다. 고 교수는 “조정에서 운영하던 관영 빙고뿐만 아니라 민간이 운영하던 사빙고도 한강 인근에 30여 곳 위치했었다”며 “동빙고와 서빙고 외에 민간에서 필요로 하는 얼음의 수요는 한강 인근에 위치한 사빙고가 담당했었다. 현재의 마포동, 망원동 등에 큰 규모의 사빙고가 있었으며, 이를 통해 민간 업자들이 큰 이익을 거뒀었다. 그러나 곧 이 사업은 일제가 장빙업을 접수해 그 자리를 넘겨줘야 했다”고 말했다. /홍현기·신상윤기자 hhk@kyeongin.com▲ 2015년 안동 석빙고 장빙제. /안동시청 제공

2015-07-23 홍현기·신상윤

[금요와이드·한여름 얼음이야기] 얼음공장에 가다

제빙실 → 저빙실 → 작업장거쳐 하루 130t생산시원한 건물에서 일해도 흐르는 ‘뜨거운 땀방울’얼음은 물의 또 다른 이름이다.영하(零下)에서 태어나 영상( 零上)에서 가치를 발하는 고형화된 물이다. 이제 얼음은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의 삶에 물처럼 녹아있다.얼어붙은 한강에서부터 현재의 얼음공장, 얼음 예술품에 이르기까지 각지고도 유연한 얼음의 세계를 폭염에 찌든 한여름에 들여다 보았다. ┃편집자 주마른 장마가 이어지면서 기온에 습도까지 불쾌지수를 끌어올리는 요즘이다. 사람들은 머릿속에 시원한 계곡과 푸른 파도가 넘실대는 바다를 떠올리며 휴가를 계획한다. 일상에선 얼음이 최고의 ‘청량제’ 역할을 한다.날씨가 더울수록 얼음의 수요는 늘고, 얼음을 생산하는 공장은 쉴 새 없이 돌아간다. 여름이 반가운 얼음공장의 표정을 읽으려 부천시 오정구의 대원냉동산업사를 찾았다. 자정부터 아침까지 주요 공정이 이뤄지는 얼음공장의 특성상 오전 5시에 공장 문을 두드렸다. 공장은 성수기를 맞아 스무 명의 인력을 투입해 풀 가동 중이다. 방한복과 장갑, 장화를 신은 공장의 인부들은 꼬박 하루 동안 냉각한 식용 얼음을 떼어내서(탈빙) 저빙실로 옮기는 작업에 한창이었다. 더운 여름에 시원한 얼음과 씨름하는 기분은 어떨까. 한 인부는 “건물 자체가 시원하기는 해도 일할 때는 땀을 흘린다”고 했다. 채소와 생선 등의 선도를 유지하는 데 사용되는 20여 개의 거대한 얼음 덩어리들이 제빙실 한 켠에 쌓여 있었다. 가로 140㎝, 세로 55㎝의 직육면체 모형의 이 얼음 한 덩어리의 무게는 135㎏에 달한다. 식용 얼음의 두 배 가까이 큰 이 얼음은 얼리는 데에만 이틀이 걸린다.요즘 이곳 공장에서 하루에 생산되는 얼음의 양은 130t 가량이다. 겨울철에 비해 열 배 정도 늘었다. 제빙실에서 만들어진 얼음 덩어리들은 저빙실로 가서 저장되거나, 분쇄기가 있는 작업장으로 옮겨진다. 쇄빙기를 거쳐 파이프를 타고 쏟아져 내리는 하얀 얼음조각들, 쳐다만 봐도 시원하다. 분쇄 작업을 마친 얼음은 포장 작업을 거쳐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 인천 연안부두 어시장을 비롯해 주류와 음료를 취급하는 업소 등 수도권 전역으로 팔려나간다. 대원냉동산업사는 10년 전만 해도 여름철 하루 생산량이 220t이었다고 한다. 현재 130t이니 절반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윤정현 대원냉동산업사 대표는 “얼음의 수요가 많은 시장이나 업체에선 공장에서 주문을 하지만, 1~2 덩어리 정도 주문했던 업체들 상당수가 소형 제빙기를 마련해 자체적으로 얼음을 공급하면서 거래처가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이재규·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 얼음조각가 이원택씨가 23일 오전 서울 아이스갤러리에서 무더위로 지친 관람객들의 더위를 식혀줄 얼음조각을 만들고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부천시 오정구 내동의 한 얼음생산공장에서 관계자가 생산된 얼음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2015-07-23 이재규·김영준

[금요와이드·인류의 삶 뒤바꾼 ‘기후변화’] 인터뷰/남재철 수도권기상청장

전기 절약·대중교통 이용 이산화탄소 배출 줄여야날씨 빅데이터 활용 수익창출 ‘창조경제 기반’ 으로경인 지역의 날씨와 기상 예보를 책임지는 남재철 수도권기상청장은 “최근 이상 기상 현상은 지구가 인류에게 경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기후변화가 지구촌 이슈다.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이슈는 이제 세계적 화두다. 산업혁명 이후 이산화탄소 농도가 1900년대 중반부터 100년 새 400PPM을 넘었다. 이런 추세를 유지한다면 기후변화는 3배 이상 빨라져 과거 100년간 전 지구 기온이 1.8도 상승한 것에 비해 미래 100년 후에는 5.3도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구 온도가 4℃만 상승해도 빙하가 녹고 해수면이 높아져 인류를 위협할 수 있다.그런 상황을 막기 위해 기후변화가 얼마나 심각한지, 우리가 기후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전 세계인이 해결방안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실제 지난 6월 프란체스코 교황이 기후변화에 관한 회칙을 발표했다. 회칙이란 교황이 가톨릭 신자와 성직자에게 보내는 가장 강력하고 구속력 있는 메시지로, 교황이 회칙을 통해 지구 온난화 문제를 언급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선진국들이 가난한 나라를 도와주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축해야 한다는 교황의 이번 발표는 단순한 환경문제를 넘어 그 의미가 크다.-수도권기상청의 역할과 앞으로 계획은.수도권 지역은 도시가 밀집돼 있고 에너지 관련 온실가스의 70% 정도를 배출해 장기적 관점에서 기후변화 완화 및 적응대책이 중요하다. 이에 수도권청은 수도권 지역에 특화된 맞춤형 기상기후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신설됐다. 수도권 지역은 도시지역이지만 지역별, 산업별 다양한 특징이 공존하는 복합지대로, 기존 지방기상청에서 했던 서비스를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이러한 수도권 지리, 문화, 산업별 특징을 반영한 서비스를 발굴하고 수요자 요구에 맞춘 최적화된 기상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기상정보는 단순히 재해예방을 위한 수단의 차원을 넘어 고부가 가치를 창출하는 빅데이터로 다양한 분야에 활용하여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는 창조경제의 기반이 되고 있다. 앞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한 기상자료를 가공하여 제공하고 그 정보들이 산업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게 하는 것도 수도권청이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국민들이 해야 할 일이 있다면.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개인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 에너지 소비를 줄이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안 쓰는 전기는 끄고, 자동차보다는 대중교통을 이용해보자. 언제까지나 지구가 인간을 먹여 살릴 수는 없다. 지구는 우리가 지켜야 할 존재이고 후손에게 물려주기 전까지 잠시 빌려 쓰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때이다. /조윤영기자 jyy@kyeongin.com▲ 남재철 수도권기상청장은 “최근 이상 기상현상은 지구에 대한 경고로 온난화를 막기 위한 개인적인 노력이 필요할 때다”라고 밝히고 있다.▲ 수도권기상청 직원들이 이상기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회의를 하고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레이저로 구름의 높이를 측정하는 운고계.▲ 종관용기기상관측장비(ASOS).

2015-07-16 조윤영

[금요와이드·인류의 삶 뒤바꾼 ‘기후변화’] 이상기후에 건강도 이상

4년간 폭염에 36명 사망2011년 대비 두 배 늘어쯔쯔가무시병·말라리아 등2050년 전세계 65%가 노출기후는 인류의 건강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기도 한다. 과거 알렉산더 대왕 역시 익숙하지 않은 더운 인도지역 원정을 벌이다가 달라진 기후에 적응하지 못해 말라리아로 이른 나이에 요절했다.최근 이상기후로 기온이 상승하면서 한해 10명 이상이 목숨을 잃는 등 지난 4년간 폭염으로 36명이 숨졌고, 1천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지난 2011년 폭염으로 6명이 목숨을 잃은 것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특히 기온이 0.5℃도 올라갈 때마다 2배 이상 늘어나는 말라리아 모기는 인류에게 치명적인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다. 지금도 인류가 다른 생물로 목숨을 잃는 이유는 사자도, 곰도 아닌 말라리아 모기다. 해마다 말라리아로 피해를 입는 수는 경기도에서만 50여명, 사망하는 인구 수는 전 세계적으로 100만명이 넘고 있다. 말라리아 뿐만 아니라 고열과 근육통을 유발하는 뎅기열, 오한과 림프절 종대를 일으키는 쯔쯔가무시증, 간과 신장에 합병증을 일으키는 렙토스피라 질환 모두 고온현상으로 해마다 도에서만 100~300여건씩 늘어나고 있다. 게다가 해마가 평균기온이 0.5℃ 이상 상승하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오는 2050년에는 전 세계인구 65%가 이같은 병에 노출될 전망이다.이상기후 현상으로 국내에서 발생하는 건강 손실비용도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지난 4월에 열린 기후건강포럼에서 지난 2011년 건강 손실비용은 8천914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해마다 비용이 증가해 2020년에는 1조7천461억원, 2030년에는 2조4천992억원, 2050년에는 4조4천311억원 까지 늘어난 것으로 내다봤다. /김범수기자 faith@kyeongin.com

2015-07-16 김범수

[금요와이드·인류의 삶 뒤바꾼 ‘기후변화’] ‘물부족’ 농업현장 가보니

하얗게 타들어간 논·밭, 양수기·관로로는 역부족태풍·가뭄 재해 번갈아가며 흉작 ‘식량안보’ 위기농업은 기후 등 자연 환경에 사실상 지배를 받는 산업이다. 올해만 하더라도 그 어느 때보다 가뭄이 심했던 탓에 농민들은 울상을 지었다. 특히 경기도의 경우 태풍의 영향권에 놓인 지금도 여전히 해갈에는 부족한 강수량을 보이고 있다.15일 찾은 용인시 처인구의 한 농가. 이곳에서 55년째 농사를 짓고 있는 유모(73)씨는 한숨을 내쉬며 논을 바라봤다. 지난해 이맘때까지만 해도 수심이 3m를 넘었던 주변 개울이 지금은 발목을 간신히 넘는 상태로, 이곳 농민들은 그야말로 ‘물부족’ 사태의 한복판에 서 있었다.지난 주말 제9호 태풍 찬홈의 영향권에 들게 됐지만, 불과 사나흘만에 다시 무더위가 시작됐다. 농민들은 이번에 내린 비도 해갈에는 역부족이라고 입을 모은다.유씨는 “지난 5월말 모내기 이후 매일 같이 물을 끌어 올려 쓰고 있다”며 “양수기마저 고장 나 새로 구입할 수밖에 없었다. 천수(天水)에 의존하는 시대가 아닌데도 해도 너무한 가뭄”이라고 성토했다.같은 시간 광주시 퇴촌면의 이모(62)씨도 똑같은 고민에 빠졌다. 이씨의 호박밭에 나온 잎사귀는 하얗게 시들어가고, 논에 심은 모는 타들어 가고 있었다.이씨는 “마을 관로가 40여년 이상 돼 이마저 고장이 나 물을 대기도 어려웠다”며 “비가 한방울이라도 더 오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털어놨다.최근 5년간 5월부터 태풍이 오기 직전인 7월 9일까지의 총 강수량을 확인한 결과 지난 2011년 749.2㎜였던 강수량은 5년만에 63.9㎜로 줄어들었다. 5년 전에 비해 10% 수준도 되지 않는 것이다.이렇다 보니 농가에서는 해마다 가뭄으로, 그 이후에는 곧바로 태풍을 맞아 흉년을 맞기 일쑤다. 그러나 문제는 기후의 영향이 농가에만 미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환경부 등에서는 지난 40년간 동·서·남해의 수온이 1℃ 가량 상승, 세계에서 수온 상승이 가장 빠른 곳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열대성 어종이 곳곳에서 발견되는 사례는 물론 수산업 전반에 커다란 변화도 예상되고 있다. 이밖에 기후변화에 따른 온실가스 규제 등 국내·외 관련 규제들이 시행되면 산업 전반에 미칠 타격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환경부 관계자는 “기온 상승 등 기후 변화는 농작물 수확과 같은 식량안보 등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많다”며 “기후 요소에만 의존하지 않고 농·어업, 산업 전반에 끼칠 영향을 다각도로 고려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영훈기자 kyh@kyeongin.com ·사진/하태황·조재현기자 hath@kyeongin.com▲ 이상기온 등으로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강화도의 한 논바닥에 미처 모내기를 하지 못하고 말라버린 모판이 방치되어 있다.▲ 장마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려 화성시 일부 논이 물바다로 변해 있다.

2015-07-16 강영훈

[금요와이드·인류의 삶 뒤바꾼 ‘기후변화’] 열대 작물·어류, 차례상까지 올라

이상 기온은 우리의 식생활까지 바꿔놨다. 과거와 달리 재배 작물이 바뀌고 그로 인해 식재료까지 변하면서 음식 문화가 크게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우선, 연평균 기온이 올라가고 호우 빈도가 증가하면서 국내 주요 과수의 재배지까지 덩달아 북상하고 있다. 제주에서만 재배되던 한라봉이 충주에서도 재배되고 있다. 전남 보성에서만 유명했던 녹차 밭은 어느새 강원도 고성에서도 볼 수 있게 됐다. 이밖에 사과는 포천까지, 멜론도 양구까지 재배지가 북상하고 있을 정도다.제주에서는 최근 키위를 비롯해 망고, 용과, 구아바, 아테모야 등 아열대 과일들도 재배할 수 있는 여건이 됐다. 수입 과일로만 여겨졌던 바나나는 충남 청양군의 한 마을에서 재배에 성공해 대량 생산을 눈앞에 두고 있다.기후 변화는 수산물 생산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동해에서는 한류어종인 명태와 임연수어, 꽁치, 털게 등의 어획량이 감소했고 난류어종인 오징어와 도루묵, 붉은 대게 등의 어획량은 증가했다. 게다가 열대어종인 다랑어와 가오리, 상어, 보라문어까지 심심치 않게 발견되고 있다. 서해에는 남해에서만 잡히던 멸치와 참돔이 증가했고 대표 어종이던 갈치와 갯장어 꽃게 등도 크게 감소했다. 이로 인한 우리나라 전통음식도 변했다. 전주비빔밥의 주재료로 사용했던 콩나물과 애호박 등 전주10미를 이용한 오방색 재료가 파프리카와 숙주로 만든 비빔밥이 나오기도 했다. 전남 순창에는 차례상에 옥돔과 전복, 파인애플 등이 오를 정도다. /조영상기자donald@kyeongin.com · 사진/하태황·조재현기자 hath@kyeongin.com▲ 바닥을 드러낸 뱃길.▲ 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는 수산시장의 어패류들.

2015-07-16 조영상

[금요와이드·인류의 삶 뒤바꾼 ‘기후변화’]이상기후에 뜨는 새사업

이상기후로 건강관리에는 황색불이 켜졌지만, 이상기후 현상을 역으로 이용한 새로운 사업 가능성도 커졌다.폭염이 이어지면서 기업들은 시민들이 잠을 편하게 잘 수 있도록 도와주는 통풍 매트 등 숙면상품을 앞다투어 내놨다. 실제로 7월동안 아이스방석 등 숙면상품 판매량은 동기대비 다섯 배 이상 늘어났다. 또 10년 전보다 고온다습한 날이 2주 가까이 늘어나면서 제습기 역시 판매율이 67% 늘어나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지자체 역시 이상기후를 대비하는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기 시작했다.수원시는 지난 2009년부터 총 사업비 25억원을 들여 ‘레인시티 사업’을 계획해 빗물 재활용 방안을 제시했다. 레인시티 사업은 이상기후로 장마가 사라지고 사막화현상을 대비한 수자원 확보와 수질관리 일환이다.수원시는 빗물을 저류하는 방안으로 조례를 통해 1천㎡ 이상 건축물은 빗물이용시설 설치를 의무화했다. 또 시민과 함께 ‘빗물저금통 문화’를 조성하고 있다. 설치비의 90%를 지원해 빗물로 화장실과 비상용수, 조경용수를 활용하는 방안을 만들었다.수원시 뿐만 아니라 이상기후를 대비한 사업은 전 세계적인 흐름이다.독일은 하천 유역에서 빗물을 가장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활용하는 나라로 유명하다. 빗물저류 공급업체인 Mall-Beton Gmbn 사는 독일 지방자치단체와 협약을 통해 지난 10년동안 1만개 이상의 저장탱크를 토지와 주택 등에 공급했다. 독일 베를린에 고급 호텔과 컨퍼런스 센터, 극장과 상점들이 들어선 ‘소니센터’, 뮌헨을 대표하면서 카페·화랑·극장들이 들어서 있어 학생과 예술가에게 사랑받는 ‘레오폴드 거리’ 역시 빗물 이용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대표적인 지역이다.수원시 관계자는 “수자원확보 필요성이 더욱 커지는 상황에서 레인시티 사업을 오는 2018년까지 확대하고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범수기자 faith@kyeongin.com

2015-07-16 김범수

[금요와이드·인류의 삶 뒤바꾼 ‘기후변화’] 대한민국 4계절이 무너졌다

폭우 쏟아질땐 ‘전신우산’차례상에 ‘빙수’ 한그릇무중력 침대 ‘수면 온도조절’홀몸노인 ‘캡슐텔’■온실가스 가상 시나리오대표농도경로(RCP, Representative Concentration Pathways) 8.5로, 기후변화를 완화하기 위한 별다른 노력 없이 현재 추세로 온실가스를 배출해 오는 2100년에 이산화탄소 농도가 940PPM에 도달하는 것으로 예측했다.2115년 7월17일 오후 2시 한반도에 거주하는 회사원 김모(50)씨의 스마트워치 홀로그램 온도계가 42℃를 가리킨다. 숨을 쉴때마다 뜨거운 기운이 몸속으로 빨려들어온다. 김씨는 자연스럽게 휴대용 개인 에어컨을 켜고 한시름을 놓는다. 50여년전부터는 한반도에도 봄·여름·가을·겨울 4계절 공식이 무너졌다. 100년전인 2015년에 비해 7월 한달 평균 기온이 5℃가 상승했다. 이처럼 지구 온난화로 양극의 빙하가 녹으면서 한반도 주변의 해수면은 최대 99㎝ 상승해 일부 해안가 지역은 지도상에서 사라진지 오래다. 기후변화는 의식주 등 인류의 모든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대한민국 경기도에 사는 김씨는 시시때때로 내리는 폭우로 전신형 대형 우산을 매일 소지하고 다닌다. 버튼만 누르면 몸 전체를 감싸주는 전신 우산의 발명으로 우비와 장화는 사라진 지 오래다. 비가 그치고 나면 열대야가 50일 이상 이어진다. 때문에 모든 가정마다 최적의 수면 온도를 자동조절 해주는 무중력 침대를 사용하고 있다. 4계절이 무너지면서 한반도에는 사실상 여름과 겨울 등 두 계절만 있는 셈이다. 하지만 1년중 겨울은 고작 2달 가량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모두 여름이다. 그나마 겨울에도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지 않은지 수십년이 넘었고, 단지 여름에 비해 선선하다는 느낌이 고작이다. 경기도 곳곳에는 홀몸노인들의 개인 거주지인 캡슐텔이 더욱 늘었다. 폭염으로 지친 100세 이상의 노인들의 이동 주택인 캡슐텔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최적의 온도뿐 아니라 습도 등까지 맞춤식으로 조절해줘 70~80대 장년층(?)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 불쾌지수가 80이 넘어 위험 수준에 다다르자 한낮에는 은행과 병원, 공공기관 운영이 동시간대에 중단되면서, 오후시간이면 얼음 목욕탕과 인공 얼음동산 등에서 여가를 즐기는 휴가족들도 등장했다. 출근 시간은 50여년전부터 조금씩 빨라져 대부분의 기업과 공공기관들이 2시간 가량 앞당긴 오전 7시까지 출근하고 있다. 이상 기후는 차례상에 오르는 음식도 180도 바꿨다. 제주도 차례상에는 파인애플과 바나나를 올리고, 고인이 생전에 즐기던 빙수를 올리는 가정마저 생겨났다. /김대현·조윤영기자 jyy@kyeongin.com ·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2015-07-16 김대현·조윤영

[금요와이드·기록이 일상으로] ‘밥 먹듯이 찍는 사진’ 다양한 소통창구로

식당·길거리 안가리고 SNS 공유… 일상·취미생활 자리전문가 못잖은 장비·스마트폰 전시회 개최 ‘무너진 영역’“인생 전환점” “삶의 활력소” 남녀노소 저마다 다른 의미타인 신체 도촬·불특정 다수 유포 등 ‘부작용’은 아쉬움인천대 학생 이종원(24)씨는 거의 매일 사진을 찍는다. 찍은 사진을 인스타그램 등 SNS에 올린다. 이씨가 사진을 찍는 장소와 주제는 제한이 없다. 항상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을 통해 즉흥적으로 사진을 찍는다. 음식점에서 요리를 찍기도 하고, 오랜만에 찾은 동네 상가의 간판을 찍기도 한다. 길을 걷다가도 특이한 모습이 보이면 스마트폰을 꺼내 든다. 이씨는 이렇게 찍은 사진을 사진 공유 SNS인 ‘인스타그램’에 올려 사람들에게 보여준다. 자신의 생활을 사진을 통해 사람들과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이씨는 스마트폰으로만 사진을 찍지 않는다. 인천의 역사에 대해 관심이 많은 이씨는 역사와 관련된 장소를 찾아 디지털카메라로 사진을 찍기도 한다. 이렇게 촬영한 것은 페이스북에 게시한다.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끼리 사진을 보면서 소감을 나눈다. 자신도 다른 이들이 올린 사진에 댓글을 단다.이씨는 “사진은 나를 표현하고,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도구라고 생각한다”며 “말과 글로도 다른 사람과 소통할 수 있지만 시각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사진은 다른 수단보다 더욱 직관적으로 나를 알리고 표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이씨의 생활처럼 사진은 일상이 됐다. 사진 없는 삶을 상상하는 것조차 어려운 것이 현재의 삶이다. 사람들은 이야기하고 밥을 먹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사진을 찍고 다른 이들의 사진을 본다.30~40년 전만 해도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특별한 일’이었다. 과거에는 명절, 소풍, 입학식·졸업식, 여행 등 주로 일상과 다른 특별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 사진을 찍었다. 이렇게 찍은 사진을 사진관에서 현상과 인화를 거쳐 집에 있는 앨범이나 액자에 넣어 보관했다. 하지만 지금은 사진을 찍어서 그 자리에서 보고, 다른 사람들과 공유한다.사진의 ‘일상화’는 사진의 다양성으로 나타났다. 과거엔 기념사진과 전문가의 작품 사진이 대부분이었다면, 현재는 일상을 기록하거나 취미로 사진을 즐기는 이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모두가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다 보니 부작용이 생기기도 한다. 다른 사람의 신체를 몰래 찍다가 경찰에 붙잡히는 일이 끊이지 않고 발생한다. 자신도 모르게 다른 사람에 의해 촬영되고, 그 사진이 불특정 다수에게 유포될 수 있는 위험이 있는 것이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은 채 셀카를 촬영하고, 남을 찍어 주기보다 자신을 촬영하는 데 열중하는 모습에 대해 ‘극단적 개인주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아마추어와 프로 사진작가의 영역 구분도 모호해졌다. 때로는 아마추어가 더 좋은 장비를 갖추고 있기도 하고,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이 전시회에서 호응을 얻기도 한다.지난 4일 아마추어 사진가들의 출사 현장을 동행했다. 이날 오전 7시께 경기 시흥시의 관곡지(官谷池) 인근 도로변은 이른 주말 아침 시간대임에도 이미 주차된 차들로 빼곡했다. 이곳은 조선의 한 사신이 명나라에서 새로운 품종의 연꽃을 들여와 처음 심었던 향토 유적이다. 그런데 지금은 사진 동호인들의 연꽃 ‘출사(出寫)’ 장소로 더욱 이름나 있다.사진 동호인들은 햇빛을 가릴 수 있는 큰 차양의 모자, DSLR 카메라와 렌즈, 삼각대 등 전문가 못지않은 장비를 갖추고 있었다. 관곡지 연꽃을 자신만의 사진으로 담아내기 위해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인터넷 사진 동호회 ‘마음을 담는 사람들’ 운영자 경재현(58·경기 성남시) 씨는 새벽 2시에 이곳에 왔다고 했다. 밤에 피는 ‘수련’을 찍기 위해서다. 그는 “뷰파인더로 아름다움을 보고, 사진에 담는다는 것에 큰 기쁨을 느낀다”고 했다. 사진 경력이 10년 정도 됐다는 그는 “사진은 내가 느끼는 심정을 투영시키고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매개가 된다”며 “사진을 찍다 보면 자신을 낮추지 않으면 촬영할 수 없는 경우가 많은데, 피사체를 사진에 담는 과정에서 겸손함을 다시 한 번 배운다”고 했다.사진을 즐기는 데에는 성별도, 직업도 관련이 없었다.식당을 운영하는 최옥순(54·여·경기 용인시)씨는 사진을 배운 지 5년 정도 됐다. 그는 사진이 인생의 ‘터닝 포인트’라고 했다. 그는 갱년기로 힘들던 때 남편의 권유로 사진에 입문했다. 남편과 함께 주말마다 전국 곳곳으로 출사를 다녔다. 최씨는 “그냥 지나치기 쉬운 야생화의 수술 하나하나가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다”며 “몰랐던 세상을 알게 되는 기쁨을 느낀다”고 했다. 또 “남편과 함께 사진을 찍는 과정, 결과물 하나하나가 모두 추억이 된다”며 “갱년기 극복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회사원 박정구(46·서울 관악구)씨는 사진을 ‘생활의 활력소’라고 했다. 박씨는 “내가 생각한 구성과 의도대로 사진에 표현될 때 큰 희열을 느낀다”며 “남들이 흔히 보지 못하는 것을 내 사진에 담을 때 기쁨을 느낀다”고 했다.홍원표(76·인천 서구) 할머니는 “젊어서부터 등산을 했는데, 체력에 한계가 와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며 “숨어있는 찰나를 발견하는 기쁨이 있다”고 했다. 이어 “(출사를)나와서도 찍고, 집 뜰에서도 찍는다”며 “식구에게 사진첩 같은 걸 만들어 선물하면 그렇게들 좋아한다”고 했다.이제는 ‘사진전’도 사진 전문가만의 영역이 아니다. 비전문가들이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을 전시하는 행사가 열리기도 한다.경성대 한창민(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는 흔히 ‘스마트폰 사진작가’로 불린다. 2013년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만으로 ‘한창민 사진전-지난 일년’을 열었고, 사진전을 열게 된 과정 등을 담은 책 ‘나는 찍는다. 스마트폰으로’를 집필했다.한창민 교수는 “이제 사진은 밥을 먹고, 말을 하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행동 패턴이 됐다”며 “모두가 사진을 찍는 시대에 전문가와 비전문가의 영역 구분이 모호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스마트폰 카메라와 DSLR 등 고성능 카메라는 각각의 고유 영역이 있다”며 “스마트폰 카메라는 성능이 점점 좋아지고 있고, 고성능 카메라는 스마트폰 카메라의 장점인 휴대성을 높이는 등 서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홍상수 감독의 영화 ‘옥희의 영화’는 영화학과 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영화에서 나오는 주인공의 대사는 사진이 일상화된 사회를 잘 표현하고 있다.“요즘은 뭐 전 국민이 사진작가야.” /이현준·정운기자 jw33@kyeongin.com ·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2015-07-09 이현준·정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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