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앗이(K-Pumassi) 글로벌 캠페인

 

[우리시대의 품앗이人(K-Pumassian)]김창언 포천 신북면 '노아의 집' 원장

母 김옥이 전도사 영향 사회복지 헌신가족 없는 장애아동 한집에서 보살펴성장한 원생들 나눔 품앗이 한몫보태포천시 신북면에 위치한 장애아동보호시설인 노아의집을 책임지고 있는 김창언(69) 원장은 가족을 잃은 아이들을 돌보면서 평생을 살아왔다. 김 원장은 "어머니때부터 이어져 온 사회적 역할"이라고 했다.김 원장은 "성장한 아이들이 성인이 돼 또 다른 아이들을 돌 보는 것이야 말로 품앗이의 선순환"이라고 했다.그가 지금껏 아동복지에만 전념할 수 있었던 데는 그의 모친인 김옥이 전도사의 영향을 빼놓을 수 없다. 6·25 전쟁 직후 거리마다 부모를 잃은 아이들이 넘쳐났을 당시 김옥이 전도사는 아이들을 하나, 둘 집으로 데려와 키우기 시작했다.김 원장은 "초등학교도 입학하기 전부터 어머니는 주변의 부모를 잃은 또래 친구들을 집으로 데려와 함께 살았다"며 "덕분에 나는 한 방울의 피도 섞이지 않은 아이들과 형제처럼 지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시간이 지날수록 좁은 집에서 함께 사는 가족이 늘어났고 김 원장에게는 이에 대한 불만도 생겼다.김 원장은 "집으로 들인 아이들의 수가 늘어날수록 나는 절대로 사회복지는 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었다"고 했다.그러나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어머님의 피를 물려받는 김 원장이기에 그 역시 성인이 된 이후에는 어머님의 뒤를 따를 수 밖에 없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규모가 큰 기업에 입사했지만 부모를 잃은 아이들을 돌봐야 한다는 어머니의 뜻이 그에게는 이미 숙명같았다. 1980년 어머니의 뒤를 이어 김 원장은 의정부시 호원동에 위치한 이삭의집 원장을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가족이 없는 아이들을 돌보기 시작했다.김 원장은 "어머니께서 갑작스레 돌아가시면서 어릴 적 내키지 않았던 사회복지가 내가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이삭의집에서 처음으로 가족을 잃은 아이들을 돌본 이후 40년 가까이 아이들과 함께 지냈다"고 말했다.그동안 아이들을 돌볼 수 있도록 한 원동력 역시 어머니께서 실천했던 조건 없는 사랑이다. 지난 1999년 포천시 신북면 산골에 가족이 없는 장애아동들을 위한 노아의집을 설립해 또 다른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김 원장의 손을 거쳐 간 아이들이 성장해 교수가 되고, 선교사가 돼 다시 사회의 어려운 이웃들을 보듬는 모습을 볼 때면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김창언 원장은 "내가 어머니께 받았던 사랑을 다른 아이들에게 전해주고 그 아이들이 성장해 다시 나에게 받았던 사랑을 다른 아이들에게 전달하는 것이야말로 품앗이의 진정한 의미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포천/정재훈기자 jjh2@kyeongin.com김창언 노아의 집 원장이 환하게 웃고 있다. /정재훈기자 jjh2@kyeongin.com

2017-07-31 정재훈

[우리시대의 품앗이人(K-Pumassian)]군포 광정동 통장협의회

35명 회원들 환경미화등 몸소 나서15년넘게 어르신 150인분 식사지원조리·설거지·뒷정리 도맡아 '훈훈'"살기 좋은 우리 동네 만드는 일에 통장들이 앞장섭니다"군포시를 대표하는 중심상가인 '산본로데오거리'가 한복판에 들어서 있는 광정동은 1만여 세대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이뤄진 동네다. 2만7천여명의 인구가 모여 사는 광정동의 행정구역은 35개 통, 210개 반으로 나눠져 있다.광정동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주민센터의 사회복지 업무 중 상당 부분은 바로 35명 통장들로 구성된 통장협의회의 참여로 짜임새 있게 추진되고 있다. 주민 대상 시정소식 알림을 비롯해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계속되는 환경미화 활동뿐만 아니라 관내 독거 노인들을 위한 급식 지원 활동은 통장협의회가 오랜 시간 꾸준히 실시해오고 있는 봉사활동이다.특히 광정동은 임대주택 비중이 높다 보니 독거 노인과 차상위 계층이 상당수 거주하고 있다. 때문에 이들을 대상으로 한 무료급식은 직접적으로 생계와 연계돼 통장협의회 소속 회원들은 한 끼도 소홀히 지나칠 수 없다.무료급식 활동에는 통장 8명씩 조를 나눠 참여하고 있다. 매일 참여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도 동 주민센터가 추진하는 각종 사업을 보조하는 통장으로써의 역할을 맡다 보면 힘든 일임에 분명하다.게다가 한 끼당 150여명에게 대접할 급식에 필요한 재료 손질에서부터 조리, 설거지와 뒷정리까지 통장 회원들이 해야 하는 만큼 하루종일 매달려야 하는 일이다. 이렇게 노인분들을 위해 정성스레 대접하고 있는 급식지원은 올해로 15년이 넘었다.통장협의회 정영자(56) 회장은 "통장들이 강한 책임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어 오랜 시간 봉사활동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이어 그는 "지금까지 무엇을 하며 살았나 생각해보면 봉사활동을 통해 얻은 보람과 즐거움을 떠올리게 된다"며 "힘들고 어려운 부분이 있어도 이웃들과 함께 하다 보면 계속 참여하게 된다"고 덧붙였다.실제로 통장협의회는 현직 통장들로 구성되기는 하지만 이들 상당수 통장들은 이미 십 수년 전부터 동네에서 부녀회와 주민자치위원 등을 맡으면서 지역 활동에 지속적으로 참여해오고 있다.김명필 광정동장은 "주민센터가 주민 대상 각종 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 통장들의 역할이 매우 크다"며 "자발적으로 나서 지역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지역이 더욱 발전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군포/이성철기자 lee@kyeongin.com 이미지/아이클릭아트군포 광정동의 행정구역은 35개 통으로 나뉘어 있다. 사진은 통장협의회 모습. /군포 광정동 통장협의회 제공

2017-07-24 이성철

[우리시대의 품앗이人(K-Pumassian)]과천 중앙동 내점길 굴다리

주민센터 캘리그라피 수강생 '재능기부'마을입구 글판 설치 삭막한 풍경 바꿔재건축등 침체된 분위기에 '감성 행복'과천시 중앙동에 가면 캘리그라피로 멋들어지게 쓰인 글귀가 오가는 이의 마음을 붙잡는다.'꽃 피고 지는 일이 내 마음 속에 있네'라고 적힌 글귀는 지난 4월 중앙동 내점길 굴다리 위에 걸려 중앙동의 새로운 명소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주민들은 글귀를 보고 "출퇴근길에 항상 오가는 길인데 멋진 작품 덕분에 산책을 하는 기분이 난다"며 "그동안 굴다리를 지날 때 조금 으슥한 기분이 들었는데 이제는 입구가 달라져 기분이 한결 좋다"고 했다.중앙동 내점길이 캘리그라피 명소가 된 것은 중앙동 주민센터에서 운영하는 문화센터 캘리그라피 수강생들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수강생들은 센터에서 갈고 닦은 재능을 지역주민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 고민한 끝에 삭막한 거리 풍경을 바꾸기로 한 것이다.수강생들은 "좋은 의미의 글귀가 담긴 멋진 캘리그라피 작품들을 우리만 보기에 아깝다"며 "주민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글판을 만들어 주민들이 많이 오가는 길목에 설치해 주민들이 볼 수 있게 하자는 데 생각이 모아졌다"며 "적합한 장소를 찾다가 마을의 입구이면서 등산객과 주민들이 가장 많이 오가는 내점길 굴다리 위에 설치하기로 했다"고 했다.장소가 결정되자 이를 실행에 옮기기 위해 캘리그라피 수강생들은 동 주민센터에 글판 설치를 건의했다. 동시에 어떤 글귀로 캘리그라피 작품을 만들지 좋은 글귀를 모으고 시안을 만드는 작업을 했다. 여러가지 글귀와 시안을 놓고 주민자치위원을 대상으로 선호도 조사를 실시하고 최종적으로 '꽃 피고 지는 일이 내 마음 속에 있네'라는 지금의 글귀를 선정하게 됐다.동 주민센터에서도 주민들의 참신한 아이디어에 전폭적인 지원을 펼쳤다. 주변 경관과 어울리는 글판을 제작하기 위해 글판의 제작 크기와 색상 등을 함께 검토하며 힘을 보냈다.감성 글판 만들기 작업에 참여한 주민 방성미(47·여)씨는 "글판을 걸고 나서 이웃들이 마을 분이기가 달라졌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며 "최근 재건축 등으로 다른 지역으로 이주한 주민들이 많아져서 마을 분위기가 다소 침체됐는데 이런 분위기를 감성 글판으로 조금이나마 쇄신할 수 있었던 것같아 더욱 큰 의미가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중앙동 문화센터에서 캘리그라피 수업을 진행하고 글판에 캘리그라피 작품을 기부한 여인숙(55·여) 강사는 "좋은 글귀로 행복한 감성을 나눌 수 있게 된 것 같아 뿌듯하고 기쁘다"며 "새로 시작한 문화센터 강좌에 글판을 보고 오게 되었다는 수강생이 생긴 걸 보니 주민들의 문화 예술 향유에도 기여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과천/이석철기자 lsc@kyeongin.com과천시 중앙동 내점길 굴다리 위에 '꽃 피고 지는 일이 내 마음 속에 있네'라고 적힌 캘리그라피가 걸려 있다. /과천시 제공

2017-07-17 이석철

[우리시대의 품앗이人(K-Pumassian)]NH농협은행 광명시지부 직거래 장터

18년 넘게 매주 화·금 운영 '지역 명물'장날 600여명 방문 연매출 수억원 인기"18년째 나눔을 팔고 있습니다." NH농협은행 광명시지부(지부장·한재봉) 앞 공터에는 매주 화·금요일(12월 말~3월초·매주 화요일) 오전 9시~오후 6시마다 생산농가와 소비자인 시민들이 서로 윈-윈하는 농산물 직거래 장터가 열린다.도심 한복판에 집 앞 텃밭처럼 이용할 수 있는 자그마한 농산물 직거래 장터는 벌써 18년 넘게 운영돼 지역의 명물로 자리매김했다.이 장터는 지난 1999년 5월 농가의 소득증대와 함께 시민들에게 질 좋은 농산물을 제공하기 위해 시작됐다. 고층 아파트가 밀집해있고 번화가인 상업지구와도 맞닿아 있어 입지적 여건이 좋다.광명시지부는 장소만 무료로 제공할 뿐 관내 전업농들로 구성된 '광명시 농산물 직거래장터협의회'에서 운영 모두를 맡고 있다.농가에서 직접 재배한 배추와 무, 상추, 감자, 고구마, 토마토 등 계절 농산물을 판매 당일 새벽이나 전날 수확해 장터로 직접 운반해 판매하고 있다. 정성껏 가꾼 농작물은 신선함이 살아있어 시민들 사이에서는 좋은 먹거리로 소문이 날 수 밖에 없다. 장터가 열리는 날이면 언제나 인근 아파트 등에 사는 고객들이 저마다 장바구니를 들고 나와 북적인다.장 날이면 대략 600~700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를 끌면서 연간 매출액이 수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들은 질 좋은 먹거리도 사고 농가소득에도 보탬을 주는 1석 2조의 장터로 사랑을 받고 있다. 게다가 시민들은 신선한 농산물을 안심하고 살 수 있고 흥정을 통해 덤을 받는 재미가 쏠쏠하다며 장터를 사랑하는 마음을 드러냈다.주부 김숙자(51·여)씨는 "전통시장이나 대형마트와 비교해서 가격이 많이 싼 것은 아니지만 신선한 농산물을 안심하고 살 수 있고 장터만이 가진 재미가 있다"며 "한 달에 몇 번씩 이곳에서 장을 보고 있다"고 했다.게다가 이 곳을 운영하는 광명시 농산물 직거래장터협의회는 매출액을 지역에 환원을 하고 있어 '나눔을 파는 장터'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지난해에 200만원을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광명희망나기운동본부에 기부하는 등 이웃 사랑 실천에 앞장서고 있기 때문이다.한재봉 농협 광명시지부장은 "생산 농가에서 항상 질 좋은 농산물을 재배해 판매하도록 지도한다"며 "시민들이 항상 만족하는 장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광명/이귀덕기자 lkd@kyeongin.com 이미지/아이클릭아트지난 7일 오전 NH농협은행 광명시지부 앞 공터의 농산물 직거래 장터 모습. 장맛비가 오락가락한 궂은 날씨에도 이곳을 찾는 시민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광명/이귀덕기자 lkd@kyeongin.com

2017-07-10 이귀덕

[우리시대의 품앗이人(K-Pumassian)]동두천 송내동 주민자치위 돗자리 장터

중고 학용품·의류·장난감등 매매주민·가족들 소풍처럼 '이야기꽃'아이 교육마당·이웃사랑 두 토끼"쓰지 않는 중고 물품도 팔고 이웃에게 온정을 전합니다."동두천시 송내동 주민자치위원회(위원장·추철호)가 돗자리 물물교환 장터를 마련해 어린이들에게는 경제교육의 장이자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장으로 꾸며 시민들을 훈훈한 지역공동체 속으로 흡수하고 있다.지난해부터 차 없는 거리에서 자치위가 주관, 진행하고 있는 돗자리 물물교환 장터는 매회 50여 명 시민이 참여해 이웃에게 희망을 전달하고 있다. 어린이부터 학부모까지 다양하게 구성된 이들은 사용하지 않거나 재활용이 가능한 학용품, 헌 옷, 장난감, 책, 가방, 인형 등을 다른 시민에게 팔아 쌈짓돈을 마련한다.큰 욕심 없이 자신의 물건과 다른 물품을 교환이나 해보자고 차 없는 거리로 발걸음한 시민들은 가족들과 야외 소풍이라도 나온 듯 여기저기 돗자리를 옮겨 다니며 이야기꽃도 피운다.참여 시민들은 깔고 앉은 돗자리가 자녀에게 경제활동을 체험하게 해 주는 소중한 장소라고 말한다.아침부터 가족과 함께 지내며 벌어들인 돈이 얼마 되지 않지만 이들은 다시 자녀 손에 쥐어진 돈을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동 주민자치센터에 기부한다.하루 반짝 장터에 나와 한 개에 500원 짜리 작은 인형부터 수 천원 정도 신발과 의류 등을 팔면서 가족 간 소통하는 기회를 갖고 큰 돈은 아니더라도 이웃사랑을 베풀 수 있어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높다.지난해 물물장터를 통해 모은 기부금은 80만원이다. 장터가 열릴 때마다 6~7만 원 정도로 소액의 기부금이 모였지만 주민자치위는 액수의 많고 적음을 따지지 않고 지난해 겨울 장애인 배움터에 난방비를 지원해 장터 참여자들에게 보람을 갖게 했다. 지난 5월 개장한 올해 물물장터는 8월 한 달 무더위로 인해 잠시 휴식기를 갖고 9월~10월까지 월 1회 진행될 계획이다. 최재덕 자치위 부위원장은 "작은 사랑이 샘솟는 물물장터에 대한 시민 반응이 좋다"며 "차 없는 거리 돗자리 물물장터에 많은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시 전역 규모로 확대하고 싶다"고 말했다. 동두천/오연근기자 oyk@kyeongin.com 이미지/아이클릭아트지난달 22일 동두천 차없는 거리에서 열린 송내 돗자리 물물장터에서 학부모와 어린이들이 진열해 놓은 인형을 시민들이 고르고 있다. /동두천시 제공

2017-07-03 오연근

[품앗이 나들길(Pumassi)·(2)·시흥문화원 '문화 품앗이안']나눔의 또 다른 길 '10만원의 기적'

준비된 품앗이안 류홍숙씨의 성과 '눈길'10만원으로 아파트창고서 동네잔치 열어이후 주민과 신뢰쌓여 각종 프로그램 진행김경윤씨 '마을여행 가이드' 등 사례 다양생생한 아이디어로 문화원 사업도 '활기'참 이상한 실험이었다. 지난해 8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때, 시흥문화원은 지역의 문화자원봉사자를 한 데 모았다. 활동비 10만원을 손에 쥐어 주고 '마음대로 활동하라'고 주문했다. 정해진 주제도 달성해야 할 목표도 없었다. 하고 싶은대로 하면 그만이라고 했다. 미션(?)을 받은 시흥의 문화자원봉사자 13명이 각자의 마을로 흩어졌다. 보름의 활동기간이 지나고 그들이 가져온 결과물은 놀라웠다. 아주 작은 시도였는데, 마을 공동체가 살아났다. 10만 원이 이렇게 가치 있는 돈이었나 싶을 정도였다.경기도문화원연합회가 이 무모한(?) 실험을 강행한 이유는 '문화 품앗이안(Pumasian)'을 육성하기 위해서다. 조건 없이 서로 돕고 나누자는 품앗이의 기본 정신을 실천으로 옮기는 이, 즉 품앗이안들 중에서 문화를 수단으로 품앗이를 행하는 이들을 양성하는 일이었다. 연합회의 고민은 깊었다. 기본 철학과 매뉴얼을 만들어 교육하고 과제를 정해 수행케 하는 과거의 방식으로 과연 품앗이안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의문이 일었던 것. 무엇이 되었든 나누고 돕는 일은 자발적 의지 없이는 거의 불가능하며, 만들어진 대로 따라가기만 한다면 일회성에 그칠 가능성도 높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지역 문화원에 소속돼 있는 문화자원봉사자를 대상으로 실험을 해보기로 했다. 시흥문화원이 손을 번쩍 들었다. "활동비를 토대로 당신들 마음대로 이웃과 함께 문화활동을 해보세요." 주제도, 범위도 국한되지 않은 자유로운 활동 보장에 봉사자들도 당황했다.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했지만 이내 해답을 찾았다. 늘 해오던 것을 이웃과 나누어보자. 용기만 있으면 되는 일이었다. 실험의 시작은 그랬다.# 문화 품앗이안, 류홍숙씨 이야기류홍숙(44)씨는 그 13명 중 한 명이다. 그는 이미 자녀와 함께 문화원에서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시흥 연성문화제가 열릴 때는 도슨트 활동도 했다. 그냥 문화가 좋아 이것저것 찾아다니며 즐겼다. 하지만 마음 한 편에 이웃과 즐거움을 나누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그런 그에게 기회가 찾아온 셈이다.10여 년 전 결혼하면서 고향을 떠나 처음 밟은 시흥 땅에서 그는 힘들었다고 했다. "혼자 무작정 제주도 배낭여행을 떠난 적이 있었어요. 그때 많이 힘들었거든요. 그 여행의 끝에서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돼야겠다는 깨달음을 얻었어요." 그는 망설이지 않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주변에서 찾아 나섰다. '육아 품앗이'가 첫 걸음이었다. "우리 아파트에 많은 아이들이 살고 있는데 서로 얼굴도 모르고 지내는 게 마음에 걸렸어요. 우리 집에 아이들을 불러서 같이 놀기도 하고, 체험활동도 하기 시작했죠. 처음엔 주변 엄마들이 함께 호응을 하다가도 금방 그 열기가 시들기도 하고, '자기 아이나 잘 키우지, 왜 남의 애까지 참견이냐'며 불편함을 표시하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그래도 10년이 지나니까 주변 시선이 나아지기도 했고 이제 굳은살이 박이기도 해서 괜찮아졌죠."그렇게 뿌리 내린 육아 품앗이를 통해 마음 맞는 몇몇의 엄마들과 동아리 '일·창'을 결성했다. 일상에서 하는 창의활동의 준말인 일창은 엄마들이 선생님이 돼 아이들의 놀이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교육하는 동아리였다. 요리 수업을 준비하는 엄마가 있는가 하면 솔방울로 놀잇감을 만드는 전통놀이 수업을 진행하는 엄마들도 있었다. 엄마들의 정성이 가득 들어간 놀이를 통해 함께 육아하는 공동체가 형성된 것이다.이어 류씨는 '꼬마기자단'을 결성했다. 처음엔 아이들이 마을에 관심을 갖고 사회활동을 경험하게 하려고 시작했는데, 마을 지역신문이 참여하면서 일이 커졌다. "마을신문사인 장곡타임즈에 견학을 갔는데, 편집장이 아이들이 직접 취재하고 쓴 기사를 신문에 실어주겠다고 했어요. 아무래도 공식매체에 실리는 것이라 아이들도 저도 무척 긴장됐지만 참 보람된 활동이었습니다."이렇게 보니 류씨는 준비된 품앗이안이나 다름없었다. 수 년 간 자발적으로 나서 이웃과 소통하는 법을 연구해 온 그는 문화원을 등에 업고 10만원의 활동비를 활용해 동네 잔치를 열었다. "줄곧 눈여겨 본 공간이 하나 있었어요. 아파트 관리사무소 한 편에 창고가 있었는데, 그 공간을 마을 사람들과 공유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해왔죠. 그래서 이번 기회에 관리소장을 찾아가 설득했어요. 아이들과 함께 창고를 청소하고 문화공간으로 꾸미기 시작했어요. 지난해 크리스마스, 동네 아이들 모두에게 초대장을 돌렸어요. 많은 아이와 부모님이 잔치에 참여해 이웃을 알아가는 알찬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날 잔치는 너무 흥겨워서 도통 아이들이 집에 돌아가고 싶어하지 않았다고 한다. 미처 못 온 친구들까지 소식을 듣고 뒤늦게 와 류씨 집에서 '2차(?)'까지 하고서야 돌아갔다."그 날 이후 아이들은 주말이면 같이 야구를 하고 놀이터에서 뛰어 놀아요. 마을주민들은 아파트 입주민회장이 제공한 텃밭에서 함께 채소와 꽃을 기르며 소통하고요. 그때 그 잔치로 쌓은 주민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문화원에서 공식 지원을 받아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진행하게 됐습니다."# 나눌 때 더 커지는 문화의 힘이 같은 이야기가 류씨 만의 사례는 아니다. 김경윤씨는 '마을여행 가이드'라는 여행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마을 청소년들과 함께 마을 구석구석을 여행하고 여행 루트를 직접 기획했다. 그리고 마을여행 가이드가 돼 다른 이웃에게 마을의 색다른 모습을 소개하는 일을 시작했다. 김씨는 원래 내가 살고 있는 마을을 조사하고 연구해보자는 작은 호기심으로 마을 조사연구가로 활동해왔는데 이번 마을여행이 '공정여행'으로 알려져 지역에 입소문이 났고 시흥시에선 이 아이디어를 높게 사 시 프로그램으로 지원을 시작했다. 한국무용을 전공한 박지온씨는 지역의 요양원을 방문해 공연을 시작했다. 시흥문화원 최경애 과장은 문화 품앗이안 덕에 가장 혜택을 보고 있다며 웃었다. 그는 "아무래도 사무실에서 처리해야 할 업무들 속에 싸여있다 보면 아이디어가 쉽게 나오지 않죠. 품앗이안들이 직접 현장에서 느낀 이야기를 전달해주고 생생한 아이디어를 내면서 문화원 사업들도 활기를 띠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올해 사업을 구상할 때도 품앗이언들과 격렬한(?) 회의를 통해 사업안을 짜기도 했다. 이젠 아예 문화 품앗이안을 주축으로 '문경사(문화를 경작하는 사람들)'를 조직해 활동의 범위를 늘렸다. "이렇게까지 잘 될 거라곤 생각지 못하고 시작했는데, 지금은 무척 힘이 되는 존재입니다. 시흥시를 가장 잘 알고 사랑하는 사람들이라 지역의 성격에 맞게 문화를 나눌 수 있는 사업을 자발적으로 수행하고 주변에 확산합니다. 시흥시는 이제 문화 품앗이가 무르익어가는 것 같아요."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지난 22일 시흥문화원에서 만난 류홍숙씨가 문화 품앗이안 활동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아이클릭아트류홍숙씨가 아파트 주민들과 함께 지난해 9월 '재미한마당'을 주제로 잔치를 열었다. /류홍숙씨 제공마을 잔치 이후 류씨는 문화원의 지원을 받아 '수다장이' 프로그램을 운영, 다채로운 교육프로그램을 주민들과 진행하고 있다. /류홍숙씨 제공마을의 공동텃밭에서 주민들이 아이들과 텃밭을 가꾸고 있다. /류홍숙씨 제공재미한마당을 함께 준비하는 주민들의 모습. /류홍숙씨 제공

2017-06-26 공지영

[우리시대의 품앗이人(K-Pumassian)]송부연 디딤사회적협동조합 사무국장

장애 가진 청년들 '바리스타' 제2인생경제적 자립생활 돕는 조합설립 제안부모·사회복지사등 9명모여 운영나서조합원 '차별없는 공간 만들기' 한마음"장애 청년들에게 경제자립을 위한 직장을 제공해 자존감을 찾고 꿈과 희망을 품은 사회 일원이 돼가는 모습에 보람을 느낍니다."안성에 장애인 부모들과 함께 장애청년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협동조합과 사회적 기업을 만드는 데 힘을 쏟은 30대 젊은 여성이 화제다. 주인공은 디딤사회적협동조합 사무국장이자 디딤까페 점장인 송부연(34)씨. 송씨는 대학과 대학원 모두 사회복지학 전공은 물론 사회복지사로 활동하면서 체득한 지식을 바탕으로 장애인들의 자립에 대한 연구를 끊임 없이 고민해왔다. 그녀가 장애청년들의 경제적 자립에 관심과 지원을 시작하게 된 것은 지난 2013년 경기도 공모사업을 추진하던 과정에서 만난 장애인 부모들과의 인연 때문이었다. 그녀는 장애인 부모들과 사업이 종료된 이후에도 4년간 함께 관내 독거노인들에게 반찬지원 봉사활동을 이어 나갔다.이 과정에서 그녀는 장애인 부모들이 가장 걱정하는 문제가 자녀들의 경제자립임을 알게 됐다. 이에 그녀는 사회복지법인 한길에서 사업팀장으로 활동하면서 습득한 행정지식을 토대로 장애인 부모들에게 사회적협동조합 설립과 사회적기업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사회적협동조합을 만들기 위해선 고용노동부의 인가를 받아야 했고,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그녀를 포함한 3명의 사회복지사와 6명의 장애인 부모들이 동분서주했다.그녀는 "장애청년들의 경제적 자립을 정부와 지자체 등에 손 벌리지 않고 직접 만들어 보자는 취지로 의기투합해 시작한 일이지만 실제 조합 결성과 사업장 운영을 위해 필요한 재원 조달과 서류 작성 등에서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이러한 노력 끝에 탄생한 것이 2015년 1월 출범한 '디딤사회적협동조합'이고, 같은해 8월 문을 연 '디딤까페'다.오픈 당시 디딤카페에는 지적장애를 가진 20대 남·녀 청년 4명이 바리스타로 일을 하고, 그녀를 비롯한 사회복지사와 장애인부모들이 지점장 등 관리자를 맡았다. 그녀는 자신이 사회복지사로 일하면서 배운 현장지식을 카페운영에 도입하고 장애 청년들에게 카페 직원의 근무 요령을 알기 쉽게 하나하나 알려줬다.장애청년들은 한 달여 만에 손님맞이 부터 주문받기, 커피제조, 서빙, 설거지까지 모든 업무를 남의 도움 없이 직접 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지난해에는 이곳에서 일하던 장애 청년 중 2명이 업무 능력을 인정 받아 경기도립 안성의료원과 동아방송대로 이직 하는 성과도 거뒀다.이제 디딤까페는 장애 청년의 자존감과 꿈, 그리고 희망이 되살아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송씨는 "저 혼자만의 노력이 아닌 조합원 모두의 노력이 있어서 가능했던 일"이라며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장애 청년들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최종적으로는 장애·비장애인들이 동등한 입장에서 활동하는 공간으로 만들어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안성/민웅기기자 muk@kyeongin.com장애인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디딤사회적협동조합 설립 공신 송부연 사무국장. /민웅기기자 muk@kyeongin.com

2017-06-26 민웅기

[우리시대의 품앗이人(K-Pumassian)]박영미 파주시새마을부녀회 광탄면 지회장

40세 2002년부터 지역나눔 열정적 참여방충망·생신상·돋보기 선물 활동 차별화하천 수질정화등 가정·환경 지킴이 역할주위서 본받아 광탄면 참여마을 확대도"자랑하려고 하는 봉사가 아닌데, 본의 아니게 알려져 멋쩍네요."40대 인생 황금기를 봉사활동에 내놓으며 봉사현장이면 항상 나타나는 '봉사의 감초'로 눈코 틀새 없이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주부가 있다. 파주시새마을부녀회 광탄면 지회 박영미(54) 회장이 주인공. 박 회장은 1988년 파주시와 인연을 맺었다. 시부모님 모시고 아들 둘을 낳으며 회사 생활에 열심이던 박 회장에게 '봉사'라는 빛이 들어오기 시작한 건 40세가 되던 2002년 동네 주민자치위원으로 활동하면서다. 당시 10여 년째 회사에 다니는 터라 주변으로부터 "돈이나 벌지, 무슨 봉사를 하느냐"며 핀잔도 들었지만 '돈보다 중요한 것도 많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박 회장은 '돋보기안경 맞춰주기'와 '방충망 설치와 파리채 나눠주기', '반찬 배달', '칠·팔순 생신상 차려주기', '도배' 등 다른 지역과 달리 '특별한 봉사'를 다양하게 펼치며 '건강한 가정 지킴이' 역할을 도맡아 하고 있다.지난 4월부터 마을별 33명 노인을 추천받아 진행하는 '돋보기 맞춰주기'는 노인들을 직접 안경점으로 데려가 시력검사를 거쳐 '맞춤 돋보기'를 선물하고 있다. 방충망 설치와 파리채 나눠주기는 홀몸 노인의 건강한 여름나기를 위해 실시하고 있으며, 광탄면 부녀회가 20년째 매주 월요일 진행하고 있는 독거노인 21가구 반찬 배달봉사는 대상을 확대해 가고 있다. 박 회장은 또 자식이 없거나 돌봄이 필요한 노인과 경제적 사정 등으로 칠·팔순 잔칫상을 챙기지 못한 노인들을 위해 조촐한 생신 잔치를 준비하고 있다. 이 밖에 환경 지킴이로서 EM(유용미생물균)을 이용한 하천 수질정화, 쌀 기부, 치매 요양원 설거지, 이동목욕, 푸드마켓 등 '봉사하면 박영미 회장'이 연상될 정도다.'오디농장' 등 농사일을 병행하며 봉사에 여념이 없는 박 회장은 "베풀면 되돌아오는 릴레이 세상, 봉사하는 사람들이 더 많이 알려져 봉사를 지역사회에 더욱 확산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의 활동에 힘입어 광탄면 새마을부녀회 참여마을도 계속 늘어나는 등 새마을부녀회 유연희 회장과 함께 파주지역 '새마을부녀회 르네상스 시대를 맞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그동안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 보면서 내 자신에게 칭찬할 수 있다는 점에 뿌듯함을 느낀다"고 미소 지었다. 파주/이종태기자 dolsaem@kyeongin.com박영미 파주시새마을부녀회 광탄면 지회장. 파주/이종태기자 dolsaem@kyeongin.com

2017-06-19 이종태

[우리시대의 품앗이人(K-Pumassian)]시민연구동아리 '시흥 행복한 동행'

시, 14명 회원 치매예방 활동가 위촉백세건강학교서 기본·심화과정 이수경로당 순회 체조·종이접기 등 교육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평생교육 프로그램에서 습득한 능력을 다시 이웃들과 공유하는 시민들이 있다.시민연구동아리 '시흥 행복한 동행(회장·김영희)'의 회원이 그들이다. 행복한 동행은 치매예방활동으로 시흥 시민들이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앞장서고 있다.6월 현재 우리나라 치매환자 수는 72만4천여명으로, 2024년에는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치매환자로 인한 사회경제적 부담도 현재 13조원 가량에서 2050년에는 100조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문재인 정부가 치매예방 및 관리를 국가현안으로 선정한 이유다.행복한 동행 회원들이 처음 만난 곳은 시흥시 시민 교육프로그램인 '시흥아카데미 백세건강학교'다. 79세인 김영희 회장을 비롯해 40대인 박희정 총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직업과 이력, 연령대인 14명의 동문들이 의기투합해 지난 2014년 모임을 결성했다. 본격적인 활동 전에 백세건강학교에서 기본·심화과정을 이수했고 시는 이들을 치매 활동가로 위촉했다.이들은 치매 조기검진과 예방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지역내 경로당을 돌며 치매예방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실버체조, 건강박수, 종이접기, 소품만들기 등의 교육을 실시하는 치매 예방프로그램 활동가 역할을 수행중이다. 치매 예방뿐 아니라 인지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위해인지저하'가 현저한 노인들에게는 인지 증진활동 12주 프로그램을 기획해 '치매 안심경로당'을 운영하고 각종 행사와 연계한 치매 홍보부스 운영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김영희 회장은 "치매는 누구나 걸릴 수 있는 병인데 관심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치매 예방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자격과 기회가 주어져 오히려 감사하다"고 했다.또 "왕성한 활동을 통해 치매없는 시흥시를 만들기 위해 회원 모두가 노력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한편 백세건강학교는 시민들의 치매 예방관리를 목적으로 마련됐으며 치매예방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시민들에게 전파하고 있다. 시흥/김영래기자 yrk@kyeongin.com시흥 아카데미 백세건강학교 졸업식 모습. /시흥시 제공

2017-06-12 김영래

[우리시대의 품앗이人(K-Pumassian)]양창석 평택시 국무도연합회 회장

피해·가해학생 만나 화해 주선등 힐링2차폭력 발생 않도록 보호조치도 앞장4년간 각종 차량 몰며 '삶의 방향' 조언대가 없이도 눈높이 상담 '용기 메신저'"삶의 경험이 학교폭력으로 멍든 아이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양창석(64·사진) 평택시 국무도연합회 회장이 청소년 학교폭력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 것은 10년 전 무술관장인 아들의 권유로 운동하는 학생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일을 하면서부터다.당시 학교폭력의 후유증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된 양 회장은 피해·가해 학생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평범한 삶을 살던 양 회장이 학교폭력의 어두운 그늘을 직시하게 된 것이다.양 회장은 "감수성이 예민한 학생들 사이에 폭력이 발생하면 피해 학생이 느끼는 분노와 스트레스는 엄청나다. 젊디젊은 영혼까지 병이 드는 후유증은 상상 이상"이라고 설명했다.양 회장은 아들의 체육관을 상담의 공간으로 활용했다. 이곳으로 피해·가해 학생들을 오게 해 다툼의 원인을 찾아내고, 화해를 주선하면서 폭력의 틀에 갇힌 아이들의 마음을 치유해 갔다.피해 학생을 보호하는 일에도 적극적이었다. 같은 학교 선배들이 피해 학생을 보호하게 하고, 가해 학생을 지켜본다는 점을 알게 해 2차 폭력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일에도 앞장서 왔다.학교폭력 해결 전문가는 아니지만, '아이들 마음을 읽어내 상처를 치유하는 일은 꽤 잘한다'는 것이 양회장 주변의 평가다.양 회장은 "대가를 바라고 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며 "바쁜 학부모들을 대신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은 편하다. 주변에서 많은 용기를 주기도 한다"고 웃어 보였다.낮에는 학교폭력 예방활동과 피해·가해 학생 화해주선 등의 일을 하면서 밤에는 대리운전 기사로 일한다. 낮과 밤이 갈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또 다른 세상과 소통을 하고 있다.'직업을 통한 다양한 사람과의 만남은 삶의 활력소'라고 밝힌 양 회장은 4년여간 대리운전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과 대화하며 조언도 해주는 길잡이 역할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그는 "어느 날 중소기업 사장 차를 운전했는데, 딸과 전화통화 하는 걸 듣게 됐다. 사업이 어려워 죽고 싶을 만큼 힘들다고, 미안하다고 하면서 우는 모습에 마음이 아렸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며 대리운전을 하면서 생긴 에피소드를 소개했다.자신의 옛 모습이 생각나 그 날 밤 아빠와 딸의 대화를 지금도 잊지 못한다는 양 회장은 20~30대 시절 정비기술로 외국에서 일한 뒤 돌아와 사업을 하다가 실패해 힘든 시기를 보낸 바 있다.시련의 시간을 보낸 뒤 1995년 신대동에 지게차 정비공업사를 차려 운영하기도 했던 그는 비전2동 작은 도서관 추진위원, 평택시 교육희망네트워크와 '나눔과 환경사랑' 대표를 맡기도 했다.양 회장은 "학교폭력으로 멍든 아이들을 위로하고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선 그들의 눈높이에서 대화하고 이해해야 한다"며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괜찮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평택/김종호기자 kikjh@kyeongin.com/양창석 평택시 국무도연합회 회장 제공

2017-06-05 김종호

[품앗이 나들길(Pumassi)·(1)·부천시 원미동 '문학이 있는 행복한 마을'] 소설 속 주인공 '원미동 사람들' 문학을 즐기다

양귀자 소설 배경 근현대 추억과 1980년대 서민 삶 간직뉴타운 진통 겪고 '함께 사는 마을 만들기' 자발적 움직임소식지 '원미마루' 통해 삶의 이야기 쏟아내 위로로 화답글쓰기 재미붙인 주민기자들 수필집 내고 강좌까지 개설 옥상텃밭·골목문화 등 서로 부대끼며 살아 "이게 품앗이"'상부상조'는 반만년 동안 공동체를 이끌어 온 우리 민족의 원동력이었다. 조상들은 조건없이 돕고 아낌없이 베푸는 상부상조를 신념으로 여겼다. 그리고 그 신념이 구체적인 현상으로 구현된 것이 '품앗이'다. 농번기, 관혼상제 등 삶의 중요한 순간들마다 조상들은 품앗이를 통해 서로 돕고 살았다. 그게 삶의 미덕이었다. 경인일보가 우리 가슴 속에 유산처럼 남아있는 '품앗이' 정신을 찾아 길을 떠난 지 열 달의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수많은 품앗이인(K-Pumassian)을 재발견했다. 그 과정 속에서 우리는 이미 희미해졌다고 생각했던 품앗이가 아직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작은 불씨처럼 살아 있음을 깨달았다. 그래서 그 작은 불씨를 살려내 아름다운 미래로 나아가는 횃불로 키우는 것이 후손의 몫이라 다짐했다. 이에 경인일보는 '품앗이 나들길' 연재를 통해 품앗이를 실천하고 있는 공동체를 소개하고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부천시 원미동은 근현대 추억을 그대로 간직한 곳이다. 양귀자 소설 '원미동 사람들'에서 묘사됐던 80년대 서민들의 삶이 아직 남아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장미연립'도 그 모습 그대로 제 기능을 다하고 있다. 흘러온 세월의 수만큼 낡고 헐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밥을 먹고 잠을 자는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 원미2동 주민자치위원회 서주아 위원장은 "우리 마을은 오래된 마을이라 곳곳에 우리만의 전통이 살아 숨쉰다"며 "원미동 사람들만이 갖는 자부심이 강하다"고 마을을 소개했다. 사실 원미동도 뉴타운 개발을 통해 재개발 붐이 일었던 곳 중의 하나였다. 하지만 낡은 도심의 모든 것을 부수고 새 것으로 갈아치우는 방식의 뉴타운 개발은 공동체가 무너지는 파괴성을 지녔다. 원미동도 뉴타운 때문에 우애 좋던 주민들 사이가 두동강이 났었다. 이런 뉴타운 개발 방식에 다들 이골이 났을 무렵, 원미동 주민들은 새 것 대신, 공동체를 지키기로 마음먹었다.원미동 마을은 수년 전부터 '함께 사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그 중 하나가 '원미마루'다. 원미마루는 마을 주민들이 직접 발행하는 소식지다. 분기마다 한번씩 발행하고 있는데 벌써 횟수로 5년이 넘었다. 서 위원장은 "원미마루는 오랫동안 함께 살아온 주민들끼리 소통하는 공간을 만들려는 목적으로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신문 제작은 물론이고 기사도 써본 적 없는 주민들은 글쓰기 강의를 스스로 찾아 다니며 공부했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조금씩 소식지를 채워나갔다. "처음에 소식지를 발간할 때 인쇄비를 모아야 했다. 고심 끝에 소식지에 원미동 전통시장들의 광고를 싣자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상인들에게 우리 동네 신문을 만든다고 하니 1만원, 5천원을 손에 쥐어주며 십시일반 돈을 모아주더라"고 서 위원장은 그때를 회상했다. 평범한 듯 보이지만, 사연 없는 삶이 어디 있겠는가. 원미동 주민들이 쏟아내는 삶의 이야기들이 소식지를 가득 채웠고 그렇게 주민들은 서로의 삶을 위로하고 토닥였다. 서 위원장은 "원미마루는 그저 작은 시작에 불과했다. 여기서 글쓰기에 재미를 붙인 주민기자들이 한 발 더 나아가 매년 수필집을 만들고 있다. 지금은 아예 주민센터에 글쓰기 강좌를 만들었는데, 수강생이 넘쳐날 만큼 인기가 좋다"고 웃었다. 이것은 마을의 자산이 됐다. 소설의 주인공이었던 원미동 사람들은 이제 문학을 즐기는 주민 공동체를 만들어 가고 있다. 문학마을이라는 자존심도 생겨났다. 이웃집에 숟가락이 몇개인지, 옆집 아이가 어디 아픈 것은 아닌지, 주민들 스스로 공동체를 돌보면서 원미동은 자연스럽게 '마을'이 되어갔다. 여기에 뉴타운 개발 방식을 포기하고 환경·문화적 방식의 도시재생사업으로 정책방향을 전환한 정부와 지자체들도 마을 만들기에 적극 지원하고 나섰다. 지난 주에 열린 경기도 시장공유형 도시재생사업 중 하나인 '도시재생마을학교'에는 주민 60여 명이 몰려 북새통을 이루기도 했다. 그만큼 공동체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또 원미동 마을은 얼마 전부터 '도시농업'을 시작했다. 시장 건물 옥상에 공동 텃밭을 기르는 일이다. 상인들이 직접 꽃을 심고, 물을 주며 밭을 키우고 있는 옥상 텃밭은 상인들과 주민들이 몸을 부대끼며 상부상조하는 계기가 됐다. "마을이 유명해지는 걸 원하지는 않는다"고 서 위원장은 딱 잘라 말했다. 유명세로 인해 집 값이 상승하면 오히려 이 곳에 살고 있는 주민들이 떠나야 하는 비극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마을 주민들 모두 '사람'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마을에는 아직 골목문화가 그대로 남아있다. 오후가 되면 아이들이 나와 뛰어놀고 어르신들은 집 앞에 나와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그런 문화가 있다"며 "품앗이는 어려운 것이 아니다. 우리 마을처럼 서로 이해하고 도우면서 함께 삶을 살아간다면 그게 품앗이 아니겠느냐"고 서 위원장은 말했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25일 'K-품앗이' 탐방단과 서주아 원미2동 주민자치위원장, 원미동마을 환경개선에 앞장서고 있는 이환 작가가 함께 마을을 둘러보고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위에서 내려다 본 장미연립의 모습.원미동 금강시장 상인연합회 사무실 옥상에 만든 공동텃밭.연탄장이 그대로 보존돼있는 장미연립의 모습.지난 5월, 고가도로를 걷어내고 생태하천으로 재탄생한 심곡천.

2017-05-29 공지영

K-품앗이 사외추진위원장 최창섭 교수·김만수 부천시장 대담

25일 부천 원미동 마을 탐방과 함께 서강대 명예교수이자 경인일보 K-품앗이 사외추진위원장인 최창섭 교수와 김만수 부천시장이 만나 '품앗이 나들길'과 관련한 대담을 나눴다.최 교수는 "원미동 마을의 인상이 깊다. 옛 모습을 잘 지키면서 주민들끼리 화합하며 살고 있는 모습이 아름다웠다"며 품앗이 나들길 1호로 부천 원미동 마을을 지정한 이유를 설명했다.김 시장은 관 주도의 재개발 방식이 지양되고 시민주도의 도시재생사업들이 각광받는 상황 속에서 부천시에서는 오랜 시간 끈끈하게 이어져 온 '원미동'의 공동체 정신이 도시를 다시 살아나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시의 역할은 마을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중심이 된 마을을 유지하기 위해 관련 조례를 만들어 뒤에서 조용히 지원하는 것"이라며 "거리 정비와 같이 주민들이 할 수 없는 일을 요청하면 인프라를 구축해주고 주민들이 스스로 결정한 사안에 대해 지원하는 정도의 역할이 좋다"고 설명했다. 원미동 인근에 복원된 심곡천도 이같은 행정적 철학에서 나온 일환이다. 심곡천은 주민들을 집 밖으로 나오게 하는 매개체다. 이웃의 얼굴을 보며 도담도담 정을 나누며 인성을 쌓아가는 품앗이 플랫폼이 될 수 있다.최 교수는 "결국 품앗이는 주민들의 자발적 의지로 인해 자연발생하는 정신이라는 걸 원미동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며 "마을만의 정서가 쌓이고 그것이 미래의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교육되는 것이 품앗이 나들길의 취지 아니겠느냐"고 물었다. 김 시장은 이에 공감하며 "원미동을 중심으로 부천 전역에 이같은 문화가 퍼져나가도록 노력할 것이다. 마을마다 자체 활동가를 양성해 역량을 키워나가는 일부터 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지난 25일 서강대 명예교수이자 K-품앗이 사외추진위원장인 최창섭(왼쪽)교수와 김만수(오른쪽)부천시장이 부천시청 시장실에서 만나 품앗이 대담을 나누고 있다.

2017-05-29 공지영

[우리시대의 품앗이人(K-Pumassian)]김찬중 이천시 주민자치위원장

양돈협회장·체육회장 등 직책 도맡아시 '행복한 동행' 매월 2마리 나눔실천축구 꿈나무들 1천만원 장학금 기증도"축산인으로서 누구나 즐겨 찾는 돼지고기를 소외된 이웃과 함께 나눠 이웃과 함께 행복한 사회가 되길 희망하는 마음입니다."이천시 주민자치위원장 김찬중(55·축산업) 씨. 이천시 양돈 협회 회장과 한돈 협회 이천시 지부장을 맡으면서 회원들과 함께 분기별 소외된 이웃을 돕기 위해 매월 돼지 2마리를 이천시의 행복한 동행에 기부하고 있다.김 회장은 "축산농장이 이웃들에게 악취와 벌레 등으로 폐를 끼치는 데 죄송스러움도 있었고 봉사활동을 하다가 소외계층은 육류를 드실 기회가 적다는 것을 듣고 봉사를 결심했다"며 "축산인으로서 회원들과 함께 고민 끝에 우리가 가장 잘하는 것, 잘할 수 있는 것이 축산인 만큼 돼지고기를 기부하자는 데 뜻을 모아 기부를 시작했다"고 말했다.평소 관내 큰 행사가 있을 때마다 아낌없이 퍼주는 생활습관에 많은 주민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다 보니 맡은 직책도 여러 개다. 이천시 주민자치위원장, 이천시 양돈협회장, 이천 도드람 양돈농협이사, 호법면 체육회장, 새마을 지도자 협의회장, 호법 농업경영인회장, 중앙 로타리클럽 회원 등 봉사 및 사회단체에 적극 활동하고 있다.김 회장이 현재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이천시 주민자치위원회는 김 회장의 독려로 회원들 모두 이천시의 '행복한 동행' 사업 1인 1계좌 갖기 운동에 참여 하고 있다.김 회장은 "어려운 가정형편 속에서 성장했기 때문에 어려운 이웃의 아픔을 잘 알고 있다"며 "할 수 있는 것은 함께 나누고 싶어 회원들과의 의논 끝에 이천시가 추진하고 있는 행복한 동행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이어 "돼지 몇마리로 시작했지만 전 회원의 뜻이 같아 큰 부담 없이 봉사활동을 함께 하게 돼 행복하다"고 덧붙였다.김 회장은 지역 꿈나무들에게도 지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매년 축구부원에게 돈육을 제공하고 장학기금으로 1천만원을 쾌척하기도 하며 지역의 등불을 자처하고 있다.김 회장은 마지막으로 "남을 위해 무언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첫 번째 행복이고 그들이 조금이나마 행복한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이 두 번째 행복"이라며 "모두가 항상 웃을 수 있는 이천지역을 만들기 위해 앞장서겠다"고 했다. 이천/서인범기자 sib@kyeongin.com이천시 주민자치위원장 김찬중씨. /서인범기자 sib@kyeongin.com

2017-05-29 서인범

[우리시대의 품앗이人(K-Pumassian)]황재수 의정부 한마음회장

홀몸 어르신·소년소녀가장 온정 노력집집마다 방문 소고기 식사대접 '훈훈'기지촌 뺏벌 할머니 향한 도움 손길도"아주 작은 힘이라도 합치면 큰 힘이 된다는 이치를 실천하는 것뿐입니다. 힘들게 사는 사람들에게 이보다 더 필요한 것이 없다는 것을 지켜봐서 잘 압니다."십시일반 힘을 모아 어려운 이들을 돕는 '한마음회'를 이끌고 있는 황재수(44) 회장은 "언제나 자기 일처럼 발 벗고 나서는 회원들이 없었다면 이렇게 많은 사람에게 힘이 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한마음회는 연로한 몸으로 외롭게 황혼을 보내는 홀몸노인과 어린 나이에 집안의 가장역할을 하며 공부하는 청소년들을 돕는 일에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봉사단체다. 황 회장은 30대 때부터 이웃돕기를 해온 터라 오래전부터 홀몸노인과 소년소녀가장 돕기를 마음먹고 있었지만, 이 일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한마음회를 조직하면서부터다.황 회장은 "마음 한구석에 늘 이들이 자리하고 있었다"며 "무작정 돕기보다 좀 더 효과적인 방법을 찾다가 마음 맞는 이들과 함께 시작해 보기로 했다"고 했다.한마음회는 의정부를 구석구석 찾아다니며 온정의 손길을 뻗쳤다. 매달 소고기를 사서 가가호호 찾아가 식사대접 하는 것은 2008년부터 10여년째 이어져왔다. 이제는 사람들의 기억에서조차 멀어진 채 40년 된 낡은 집에서 홀로 사는 '뺏벌' 할머니들에게 도움의 손을 내민 것도 한마음회였다. 뺏벌은 1970년대 의정부의 대표적인 미군 기지촌으로 이곳에 사는 할머니들은 당시 '양공주'라는 손가락질을 받으며 일했던 여성들이다. 그들은 아직도 이곳을 떠나지 못하고 국가에서 나오는 최저생계비에 의존해 하루하루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 황 회장은 "우리가 하는 일은 이곳 할머니들처럼 누구의 관심조차 받지 못한 채 어렵게 살아가는 이들을 돕는 것"이라며 "작은 힘을 모아 이들에게 아직 세상은 살만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의정부/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불우이웃을 위해 봉사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행복하다고 말하는 황재수씨. 의정부/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

2017-05-22 최재훈

[우리시대의 품앗이人(K-Pumassian)]심미섭 양주시 경인일보 사랑봉사단원

의정부교육청 인권침해 모니터링 활동장애인 자녀 둔 부모로서 학부모 상담홀몸어르신 위로 양로원 순회 연주도기부자·공연 팬 등 늘어나 '이심전심'"난타 공연을 배우고 외롭게 사시는 어르신들에게 위안을 드릴 수 있어 보람을 느끼고 자신감도 얻었습니다."양주시 경인일보 사랑봉사단 심미섭(54·양주시 덕계동)씨는 의정부교육지원청의 모니터링 요원으로 활동하며 각급 학교에서 장애청소년들의 인권 침해를 감시하고 있다. 자신 또한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로서 장애인부모회에서 같은 어려움을 겪는 부모들을 상담해 주는 일도 하고 있다. 심씨가 홀로 외롭게 사는 노인들을 위문하며 돌보게 된 것은 4년 전 난타공연을 배워 재능기부를 하면서부터다. 주위에서 일반인들이 난타공연을 하는 것을 보고 매료되면서 자신도 배워볼 용기를 내게 됐다. 심씨는 "처음에는 배우기 너무 어려워 포기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차츰 적응되면서 재미가 붙어 지금은 제법 잘한다는 소리를 듣는다"며 수줍게 말했다. 악기연주와 연기가 몸에 익을 무렵 함께 배운 몇몇과 재능기부에 나서게 됐다. 그렇게 처음 자선공연을 한 곳이 바로 양로원이었다. 그곳에서 자신들의 공연을 보고 즐거워하는 어르신들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심씨는 "그동안 장애인 부모로서 혼자 외롭고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양로원에서 생활하시는 어르신들을 보고 깨달은 바가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심씨의 재능기부는 점점 더 늘어갔고 범위도 의정부, 양주, 동두천 등 경기 북부지역으로 확대됐다. 여러 재능을 가진 기부자들도 늘었다. 이제는 심씨의 공연을 손꼽아 기다리는 양로원 어르신 팬도 생겨났다.심미섭씨는 "아직 미숙하고 부족한 점이 많지만, 공연을 보고 즐거워해 주는 이들을 보면서 오히려 스스로 위안을 얻는 기분이 들었다"며 "덕분에 장애인 부모들의 고민상담에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양주/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경인일보 사랑봉사단 심미섭 총무가 불우 이웃을 위해 봉사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행복하다고 말하고 있다. 양주/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

2017-05-15 최재훈

[우리시대의 품앗이人(K-Pumassian)]김경태 가평군 설악면 설악마을공동체 대표

주민 재능기부 이끌어 지역화합 이뤄내벽화그리기·다중지능 상담사 육성 추진다문화센터 오픈 이민자 자조모임 구성"지역 주민들이 보내주신 손길과 관심으로 마을의 모습은 재탄생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주민 간 소통도 늘어나 지역공동체 일원으로 뿌듯합니다."마을 구성원들의 재능기부로 마을벽화 그리기, 학생 진로지도, 다문화가정 교류 등 마을공동체 사업을 운영, 지역사회 소통과 화합의 가교역할을 하는 이가 있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가평군 설악면 설악마을공동체 김경태(43) 대표.김 대표는 지난해 주민들과 설악마을공동체를 결성, 경기도의 따복공동체 공모에 선정돼 공동체 구성원들의 도움을 받아 마을벽화 그리기, 다중지능상담사 육성 등 마을가꾸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이 사업이 구성원들의 재능기부를 통한 '품앗이'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김 대표는 "그간 이 사업을 통해 송산1리 마을회관, 설악파출소 등을 새로 단장했고 앞으로 가평경찰서, 방일초등학교 등에도 벽화를 그릴 계획"이라며 "방일초등학교 벽화 그리기에는 전 교생이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마을이 벽화그리기를 통해 변모하고 있다"면서도 "벽화를 그리면서 공동체 안에서 주민 간 '소통과 화합'이라는 더 큰 소득이 쌓이고 있다"고 했다.이어 "지난해 공동체 프로그램으로 실시한 다중지능상담사 2급 과정을 개설, 13명이 자격증을 취득해 설악중학교·청심공부방 등에서 학생진로 지도를 했다"며 "앞으로 다중지능 연구모임도 만들어 지속적으로 관내 학생을 대상으로 전문 진로지도에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밝혔다.김 대표는 "주민 등 공동체 구성원들은 재능기부와 지원 등으로 동참하고 지역에서 나오는 격려의 목소리는 우리를 춤추게 하고 있다"며 "현지인·외지인·다문화가정 간의 갈등이 있었던 지역에 이런 바람이 불고 있다는 것 자체가 마을공동체에 대한 희망의 불씨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지난 2008년 가평에 정착한 김 대표는 앞서 광명시에서 다문화센터를 운영한 경험을 살려 가평 다문화교류센터를 열고 결혼이민자들의 자조 모임을 구성하는 등 한국 정착을 돕는 일을 시작으로 가평에서의 본격적인 사회활동에 들어갔다.현재 설악마을 공동체는 다문화 가정 한국정착을 위해 민간교류 단체인 가평 국제문화교류 센터와 협력해 다문화 음식을 통한 자립사업 등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김경태 대표는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지역 특성상 마을별 개별사업을 마련하고 있는 사회적 기업들이 산재해 있지만, 전문성 등이 떨어져 사업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설악마을공동체는 공동체 자원 등을 활용해 지역의 고민 해결을 위한 해결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평/김민수기자 kms@kyeongin.com재능기부로 새 단장된 설악파출소 벽화에서 사진포즈를 취하고 있는 김경태 대표. 가평/김민수기자 kms@kyeongin.com

2017-05-02 김민수

[우리시대의 품앗이人(K-Pumassian)]김형곤 하남지역건축사회 회장

아동센터 가족들과 봄나들이 7년째 기획다문화가정 등 나눔실천 '기부천사' 유명1천만원 상당 플루트 교육비 마련하기도김형곤(58·아원건축사사무소 대표) 하남지역건축사회 회장의 별명은 '키다리 아저씨'다. 올 초부터 인연을 맺고 있는 하남 미사강변종합사회복지관 부설 미사강변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이 김 회장을 키다리 아저씨라고 부르면서 붙여졌다.그는 지난 22일 하남지역건축사회 회원과 함께 이천과 충주로 미사강변지역아동센터 가족 봄나들이를 다녀왔다. 수백만원에 달하는 봄나들이 비용은 물론 행사 프로그램도 김 회장이 손수 계획했을 정도로 열정이 남다르다.김 회장은 재능기부, 발달장애아동 후원, 다문화가정 지원 등 '부업이 건축사'로 불릴 정도로 이미 하남지역에서는 나눔을 실천하는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건축사 수입의 상당 부분은 다른 사람을 위해 쓰고 있지만, 정확한 금액은 김 회장 본인만 알고 있을 뿐이다.기부천사들이 주로 후원금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나눔을 실천하지만, 그는 매주 수요일 미사강변지역아동센터를 찾아 아이들이 먹고 싶어하는 간식을 전달해 주고 동요를 함께 부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미 그에게 아이들과의 만남은 일주일중 가장 중요한 일과의 하나로 자리를 잡았다.인터뷰 도중 웃으며 "아이들과 같이 노래를 부르기 위해 동요를 배우고 있다"는 김 회장은 "가난은 돈이 잠시 없을 뿐이지 아무것도 아니다"며 "아이들이 먹고 싶은 것을 마음껏 먹고, 배우고 싶은 것을 마음껏 배울 기회를 제공해야 하는 것이 우리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청년시절부터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것이 좋았다는 그는 목회자를 겸하면서 지난 2008년 하남문화예술회관에서 오케스트라 무료공연을 통해 지역사회에 재능과 성금을 기부하기 시작했다.그러던 중 2010년 찾아가는 음악회의 일환으로 천현동 주간보호시설을 찾아가 공연을 시작한 것이 인연이 돼 하남지역건축사회와 함께 지역 발달장애아동 및 가족들과 매년 봄나들이 행사 등 나눔과 교류의 장을 7년 동안 이어왔다.나눔을 실천하는 그에게도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마음의 상처가 되곤 하지만, 새로운 만남을 통해 힘을 얻게 된다고 한다.김 회장은 요즘 20여명의 아이들이 플루트를 배울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사실 플루트 악기값만 1천만원이 넘고 전문 강사료까지 김 회장 혼자 감당하기엔 부담이 큰 편이다. 그러나 가족 봄나들이에 참석했던 황정복 경기도건축사회 회장이 플루트 구입비로 100만원을 후원하는 등 동참하려는 사람이 있어 곧 플루트 수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김 회장은 "아직도 아이들에게 해 주고 싶은 것이 많이 남아 있다"는 짧은 말로 생각을 담아냈다. 하남/문성호기자 moon23@kyeongin.com'키다리 아저씨' 김형곤 하남지역건축사회 회장이 생일을 맞은 미사강변지역아동센터 아이들과 생일 파티를 하며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미사강변종합사회복지관 제공

2017-04-24 문성호

[우리시대의 품앗이人(K-Pumassian)]말리 홀트 홀트아동복지회 이사장

전재산 입양 헌신 아버지 정신 대물림1956년 한국전쟁 고아 보금자리 찾아고양서 215명 장애인등과 함께 생활국내 복지 서비스 도입 디딤돌 역할한국전쟁 직후 수많은 전쟁고아가 쏟아져 나와 배고픔과 전염병에 쓰러졌다. 미군기지 주변 혼혈아동들은 혈연중심 유교문화 속에 핍박과 고통을 받았다. 당시 전쟁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한국사회는 아이들을 품을 수 없었다.이 무렵 탄생한 홀트아동복지회는 단체수용 방식의 기존 고아원과 달리 아이들에게 '가정'(입양)이라는 울타리를 선물했다. 미국 오리건에서 농사를 짓던 해리 홀트(1905~1964)는 1955년 우연히 12명의 아이를 입양한 것을 계기로 홀트아동복지회를 설립, 전 재산과 생애를 바쳐 한국 입양사업에 헌신했다.홀트아동복지회는 지난 2000년부터 셋째 딸인 말리 홀트(82) 이사장이 운영을 잇고 있다. 조건 없는 사랑과 고결한 봉사정신의 대물림이다. 미국에서 간호대학을 다니던 말리 이사장은 1956년 아버지의 부름으로 이역만리 서울에서 고아들을 돌보기 시작했다.17일 고양시 소재 홀트일산복지타운 내 사택 '말리의 집'을 찾았을 때, 말리 이사장의 반세기 조력자이자 소아과 의사인 조병국(84·여) 원장이 맞았다. 현재 215명이 생활하는 홀트일산복지타운은 입양되지 못한 아이들의 보금자리로 60년을 서 있었다. 주로 장애를 안고 태어난 이 아이들을 가리켜 조 원장은 '웨이팅 차일드'라 표현했다.잠시 후 말리 이사장이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나왔다. 모든 게 설레었을 스물한 살 청춘은 결혼도 마다하고 이곳에서 불우한 아이들과 평생을 보냈다. 갈 곳 없는 아이들이 하나둘 자립해 나가는 걸 보는 게 인생의 기쁨이었다. 말리 여사가 유창한 한국어로 오랜 기억을 떠올렸다."한국에 와서 효창동 고아원 아이들을 처음 만났는데 혼혈아동이 많았어요. 마을 사람들이 아이들을 구경하려고 매일 기웃거렸죠. 영아원이나 시립병원에서는 갓난아기들이 제대로 먹지 못해 죽거나 전염병에 걸려 많이 죽었어요. 한 번은 숨이 멎어가는 아기를 병원에 데려갔는데 산소 호흡기가 하나뿐이라 다른 아기의 산소 호흡기를 벗겨서는 교대로 호흡기를 대주며 밤을 지새우기도 했죠. 다음날 아기가 죽었는데 정말 슬펐어요."50~60년대 한국은 장애인 복지서비스가 사실상 전무했다. 홀트아동복지회가 벌인 각종 활동은 국내 장애인복지정책의 선구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남겼다. 홀트아동복지회는 이제 가정위탁, 미혼모, 다문화가정 지원 등 소외된 약자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한민국 대표 사회복지 전문기관으로 성장했다.2013년부터 골수암으로 투병 중인 말리 여사는 "홀트일산복지타운 중증 장애인을 위한 병원건립과 직업교육장 확장 계획이 꼭 이뤄졌으면 좋겠다"며 끝없는 사랑을 보였다. 고양/김재영·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홀트일산복지타운 내 사택인 '말리의 집' 앞에 나와 배웅을 하는 말리 홀트 이사장. 고양/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2017-04-17 김재영·김우성

[우리시대의 품앗이人(K-Pumassian)]참여·발전 모범 '여주 흥천면 상백1리'

2015년 정해정 이장 부임후 120명 선뜻 지원금 없어도 발벗고 나서벚꽃축제 장터 성황 이뤄… 6월 청보리축제 자발적 행사 기획 '활기'주민들의 참여와 봉사로 마을발전을 일구는 여주 흥천면 상백1리가 모범이 되고 있다. 지난 7일 제1회 여주 흥천 남한강 벚꽃축제가 개막했다. 벚꽃이 덜 핀 관계로 축제장은 벚꽃보다는 농특산물 판매장과 먹거리 장터가 문전성시를 이뤘다. 특히 주행사장에 상백1리 주민들이 운영하는 장터는 옛날 어머니의 손맛을 느낄 수 있는 4천~5천원의 국밥과 어죽·수육이 금방이라도 동날 지경이다. "집 된장으로 민물고기를 푹 고아내고 뼈를 발라낸 맑은 어죽과 시래기를 넣은 개운한 옛날 순대국밥이 대박 났습니다. 70·80대 어르신들은 삶은 돼지고기를 썰고, 부녀회원은 음식을 만들고 노인회와 청년회원들은 쟁반을 나르며 알아서 척척 입니다."상백1리 정해정(55) 이장은 "주민들이 스스로 움직이는 모습에 큰 힘을 얻는다. 지역발전도 중요하지만 참여와 봉사 속에 주민들의 화합된 모습이 기쁘다"고 말했다. 흥천면 상백1리 120여 주민들의 단합된 힘은 한순간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다. 과거 3년 전만 해도 여느 마을처럼 각종 이해관계로 주민 갈등과 크고 작은 시비가 잦았다.2015년 말, 정 이장이 마을 일을 맡으며 분위기는 확 바뀌었다. 한마음 마을 단합대회로 주민 간 화합을 다지고 지난해 여주시 깨끗한 마을만들기 우수마을로 선정돼 상금 1천500만원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정 이장과 주민들은 상금과 손수 팔을 걷어붙여 마을징검다리, 하우스 쉼터, 농산물판매장, 주차장, 가로등, 진출입로 공사 등 마을 곳곳을 정비했다. 그리고 상백리 이름으로 정월대보름 축제와 1회 남한강 청보리 축제를 열어 대박을 터트렸다. 정월대보름 축제에 가족 500여 명을 초청했고 5월 말 남한강 청보리 축제는 보리밥, 보리 식혜, 보리 개떡 등을 만들어 관광객을 유치했다. 2회 청보리 축제는 오는 6월 2일부터 4일까지 열리며, 보리를 수확하고 난 뒤에는 해바라기 씨를 심어 10월에 해바라기 축제를 계획하고 있다.지자체의 지원 한 푼 없이 주민들이 역할을 분담하며 각종 행사를 기획해가는 모습에 지역사회에서는 놀랍다는 반응이다. 정 이장은 "마을 주민들에게 역할을 주고 주인의식을 갖고 참여토록 하면 노력에 보람을 느끼며 주민들은 스스로 움직이고 마을은 활력이 넘친다"고 귀띔한다. 또 "현재 마을공동체로 영농 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며 농촌관광체험마을로서 '상백리 둘레길'을 조성해 사시사철 주민들이 돈을 벌고, 아이 울음소리 나고, 젊은이들이 들어와 사는 활력이 넘치는 마을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여주/양동민기자 coa007@kyeongin.com지난 7일 제1회 여주 흥천 남한강 벚꽃축제가 개막했다. 주행사장에 상백1리 주민들이 운영하는 장터는 옛날 어머니의 손맛을 느낄 수 있는 4천~5천원의 국밥과 어죽, 수육이 금방이라도 동날 지경이다.(사진은 상백1리 주민과 축제추진위원들) /양동민기자 coa007@kyeongin.com

2017-04-10 양동민

[우리시대의 품앗이人(K-Pumassian)]안양 '로즈마리 봉사단'

안양평생교육원 회원 친목모임서 결성매달 1~2회 요양원·경로당서 발마사지12년째 고교생 대상 '봉사 코치' 활동도"봉사는 어려운 것이 아니라 행동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것입니다."친목모임이 정식 봉사단체로 거듭나며 소외된 이웃들의 발을 어루만지는 봉사단이 있다. 주인공은 '로즈마리 봉사단'으로, 안양평생교육원의 천연화장품과 마사지 교육을 수강한 회원들이 헤어지는 것이 아쉬워 만든 단체다.봉사단은 지난 2004년 안양시자원봉사센터에 '로즈마리봉사단'이란 이름을 등록한 이후 10년이 넘도록 요양원, 경로당, 복지관, 주간보호센터 등에서 마사지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봉사활동 시간이 늘어난 만큼 봉사단 회원(25명)들의 평균 연령도 어느덧 30~40대에서 50대 중후반을 훌쩍 넘겼다.로즈마리봉사단을 이끌고 있는 김미옥(51) 단장은 "세월이 흘러 예전과 건강 상태는 다르지만 마음은 한결 같다"며 "봉사는 나이와는 전혀 상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가정주부가 주축을 이룬 봉사단의 경우 상당수가 평일에 자유롭지 못하지만 로즈마리 봉사단은 예외다. 로즈마리봉사단은 창단이래 15년간 매달 최소 1~2회씩 목요일에 정기봉사를 실시하고 있다.김 단장은 "다들 본업과 가정이 있어서 평일에는 좀처럼 시간을 내기 어렵지만 봉사 당일 만큼은 웬만하면 회원들 모두 참석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라고 미소를 지었다.봉사단은 특히 지난 2006년부터 봉사의 기쁨을 나누기 위해 봉사자 양성을 위한 활동도 하고 있다. 매주 토요일 양명여고와 신성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발마사지 봉사 코치로 활약하는 한편, 방학 중에는 관내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발마사지 교육 '틴볼 그룹 키우기'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틴볼 그룹 키우기'는 고등학교 자원봉사 동아리와 단체, 수요처가 1대1로 결연해 연간 지속적인 봉사활동을 하는 프로그램이다.김 단장은 "남을 위한 삶이 자신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고 자신을 한 단계 더 성장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며 "봉사를 통해 얻은 기쁨과 즐거움을 주위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 봉사자 양성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마사지 봉사 외에도 로즈마리 봉사단은 다양한 봉사활동을 실천하고 있다.봉사단은 1년에 한번 열리는 안양시민축제에서 손수 만든 천연화장품과 비누를 팔아 마련한 수익금으로 요양원 어르신을 돕고, 십시일반 걷은 회비로는 난치병 어린이들을 후원하고 있다. 김 단장은 "욕심은 점차 작아지고 봉사와 기쁨은 점차 커질수록 따뜻한 세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를 위해 로즈마리 봉사단은 앞으로도 소외된 이웃을 위한 사랑을 실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안양/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김미옥(사진 왼쪽에서 두번째)로즈마리 봉사단장과 단원들이 경로당을 방문해 어르신들에게 발 마사지를 해주고 있다. /로즈마리 봉사단 제공

2017-04-03 김종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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