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앗이(K-Pumassi) 글로벌 캠페인

 

[우리시대의 품앗이人(K-Pumassian)]파주지역 파수꾼 삶 이어가는 김춘식씨

50년째 이발관 운영 매월 재능기부… 자율방범대 창단 자비 들여 활동도"무슨 대단한 일도 아닌데…. 힘 닿는 데까지 봉사활동은 계속할 작정입니다." 봉사시간 마일리지가 도입된 2002년 이후만 산정해도 1만5천100시간이 넘는 경기도 봉사왕 김춘식(70)씨. 김씨는 파주시 파주읍 연풍리(일명 용주골)에서 50년째 이발관을 운영하면서 '지역 파수꾼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충청도에서 먹고살기 위해 용주골로 이사 와 68년부터 이발관을 운영했어요. 그 당시 이곳은 미군기지촌이다 보니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들어 범죄가 아주 많았습니다."김씨는 동네에서 크고 작은 범죄가 빈발하자 주변 상인 등 몇몇 지인들과 함께 1988년 자율방범대를 결성했다. "88올림픽을 앞두고 그해 1월 1일부터 야간 통행금지가 없어졌어요. 그렇다 보니 좀도둑이 더욱 기승을 부리는 거예요. 그래서 자율방범대를 창립하게 됐지요."당시 주변 상가에서 일정 부분 대가를 급여형태로 받는 경찰 파출소 소속 기동순찰방범대가 있었지만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자율방범대의 손길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김씨는 자율방범대가 필요하자 직접 창단해 모든 비용을 방범대원들이 스스로 해결하며 지금까지 하루도 쉬지 않고 활동하고 있다."오후 8시 자율방범대 사무실에 가서 장비를 챙기고 간단한 회의 후 밤 12시까지 용주골 일대를 샅샅이 순찰합니다. 정말 너무 많이 아플 때를 빼고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습관적으로 나갑니다." 김씨가 순찰활동이 몸에 밸 정도로 애를 써도 아쉬움이 남는 부분은 있다. "예전에는 좀도둑이나 잡고 술 먹고 행패 부리는 미군들을 관리했다면 요즘은 길 잃은 치매 노인들이 가끔 발생해 찾아주는 일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근에 고등학교가 있어 학생들의 비행 감시도 하고 있는데, 아이들 덩치가 너무 커 쉽지가 않네요. (허허…)"김씨의 이 같은 봉사활동은 하루 4시간씩 한 달이면 120시간, 1년이면 1천460시간이다. 여기에 '머리 깎아주기' 재능기부 시간은 포함되지 않았다. 김씨는 '이발사'란 직업적 재능으로 주변 장애인복지시설 3~4곳을 매월 찾아다니며 이발 봉사를 하고 있다."예전엔 정말 어려웠지요.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는 복지시설은 수용자들 머리도 깎아 주지 못할 정도로 열악했어요. 머리는 한 달에 한 번씩만 깎으면 되니까 매월 이발관 쉬는 날 시설을 찾아가 머리 깎아주며 같이 하루 놀다 옵니다."어려서부터 아버지의 봉사활동을 보고 자라온 김씨의 자녀들도 아버지 삶을 본받아 타인을 위한 삶을 살고 있다.김씨의 큰 딸은 양평에서 사위와 함께 목회활동을 하고 있고, 간호사인 둘째 딸은 인도에서 4년 동안 의료봉사활동을 하다가 현재는 미국에서 선교사로 활동 하고 있다.김씨는 "봉사활동이라기보다 그동안 계속 해오던 일이라 습관적으로 한다"면서 "앞으로 가봐야 알겠지만, 내 몸을 내가 움직일 수 있는 한 계속 봉사활동을 하겠다"고 말했다.미군들이 철수하면서 슬럼화되어 가고 있는 용주골. 김 씨가 있어 오늘 밤도 마을 안길은 훈훈하다. 파주/이종태기자 dolsaem@kyeongin.com이발사 김춘식(70) 씨는 29년 동안 지역을 돌보는 자율방범대원으로, 장애인들의 이발사로 활동하며 그가 사는 용주골을 훈훈하게 돌보고 있다. 파주/이종태기자 dolsaem@kyeongin.com

2017-01-23 이종태

[우리시대의 품앗이人(K-Pumassian)]시흥 군자동에 '거리 미술관' 꾸민 정연호씨

일터 밝게 보이고 싶은 마음에 붓 잡아주민동의 구하고 담벼락에 풍경화 작업청년시절 극장간판 그려… 실력 '유명'근무 쉴때 재능기부 '꾸준한 활동' 다짐"부끄러운 재주이나 내 일터를 밝게 보이고 싶어 풍경화를 쉬엄쉬엄 그렸고, 주민들이 좋아해 주니 그려왔던 것인데…." 시흥 군자동 거리를 걷다 보면 전문가 솜씨로 보이는 벽화가 곳곳에 그려져 있다. 주민들과 오가는 사람들이 잠시 발길을 멈추고 벽화를 감상한다. 마치 전시회장에 온 것 같은 기분. 한때 주민들은 벽화를 그린 사람이 퇴직한 미술선생님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소문과는 다르게 길거리 미술관의 주인은 군자동에서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는 정연호(72)씨다. 정씨는 단순히 자신의 일터를 밝게 보이게 하기 위해 주민 동의하에 풍경화를 그렸고 그 솜씨가 소문이 나면서 동네 유명 작가가 됐다.얼마 전에는 시흥시가 발간하는 소식지인 '뷰티플 시흥'에 소개되기도 했다.그림을 학문으로 배운 것은 아니지만 청년시절 극장 간판을 그리면서 그림 그리는 기술을 터득했다. 직업으로 그린 그림이지만 손그림간판이 사라진 이후 학생 몇명을 가르치거나 미술선생님으로 근무하던 지인이 해외 출장 등으로 5~6개월간 자리를 비웠을 때 대신 수업을 맡을 만큼 그의 그림 실력은 주변에서도 알아줬다.그가 그린 벽화가 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으면서 정씨는 최근 군자동주민센터에서 추진한 거리환경조성 사업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그림 그릴 기회만 주어지면 근무가 없는 날을 이용해 언제든 붓을 들고 벽화를 그리는 것이다. 정씨는 "나는 늘 아마추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내가 그린 벽화를 주민들이 지나가며 눈요기하는 정도로만 봐주면 좋겠다"고 겸손해 했다. 그는 또 "충분한 시간을 갖고 멋있는 그림을 그리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앞서는 마음만큼 몸이 따라 줄지는 모르겠다"며 "몸이 허락하는 한 계속해서 활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정연호씨의 사연을 소개한 시흥시 한 공직자는 "정 어르신이 그린 벽화는 단순한 벽화가 아니다. 벽화를 보는 이들을 따뜻하게 하고, 삭막해지는 도시의 거리를 밝히는 등불"이라며 "정 어르신의 활동이야말로 재능기부며 봉사"라고 감사를 표했다. 시흥/김영래기자 yrk@kyeongin.com최근 군자동으로 간 '소통코끼리'를 삭막한 컨테이너 박스 면에 그려넣는 정연호 씨는 자신의 재주로 주변을 밝게하는 품앗이로 유명하다. /시흥시 제공.

2017-01-16 김영래

[우리시대의 품앗이人(K-Pumassian)]유봉학 평택 은보건축설비 대표

1년간 저축 쌀 85포 쾌척 '기증 생활화'용돈 이웃 전달 어머니 노트 보고 다짐가족도 동참… 자식 대대로 이어졌으면"늘 봉사와 기부에 앞장섰던 어머니가 저에게 심어주신 나눔의 씨앗이 저의 시대에서 만개해 자식 대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더욱 더 노력해 나가겠습니다."평택지역에서 소규모 건축설비업체를 운영하면서 넉넉하지 않은 살림에도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남 모르게 꾸준히 기부를 해 온 이가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평택지역에서 '기부천사'로 불리고 있는 은보건축설비 대표인 유봉학(55)씨. 유씨가 이런 애칭(?)을 갖게 된 것은 젊은 시절부터 적으나 많으나 매년 거르지 않고 기부활동을 이어오고 있기 때문이다.그는 지난해에도 올해도 1년간 차곡차곡 모은 260여만원의 돈으로 85포의 쌀을 구입해 자신이 살고 있는 임대아파트 관리사무소에 기증했다.그가 젊어서부터 남다른 기부활동에 동참하게 된 것은 돌아가신 어머님의 영향이 컸기 때문이다.그는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저에게 '이미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눠줬으니 패물과 돈을 찾지 말라'고 말씀하신데다 매달 자식들이 준 용돈을 어디에 기부했는지 적혀 있는 유품인 노트를 발견하면서 '아! 내가 어머니의 유지를 받들어야겠구나'란 생각을 하게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때부터 그의 기부 활동은 시작됐고 지금은 부인과 아이들에게까지 나눔의 전도사가 돼 이제는 온 가족이 기부 활동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그는 "처음에는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 기부를 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며 "하지만 이제는 적게라도 기부를 하고 나면 제 자신이 행복해지는 느낌을 받게 됐고 그래서 해마다 기부를 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기부를 통한 행복함을 아내와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마음에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얼마를 벌든지 적게라도 기부를 해야 한다고 가르쳤고 이제는 별다른 거부감 없이 함께 동참해 주고 있다"며 "인터뷰를 통해 아내와 아이들에게 어머니와 저의 뜻을 잘 이해해주고 따라와 줘서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그는 앞으로 기부활동뿐만 아니라 자신이 가진 재능을 기부하겠다는 마음도 비췄다.그는 "나중에 나이가 들면 전국을 돌며 혼자 사는 노인들을 위한 집수리 봉사를 하고 싶다"며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제가 가진 기술로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것이 제 꿈인 만큼 반드시 이를 실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평택/김종호·민웅기기자 muk@kyeongin.com평택지역에서 건축설비업체를 운영하면서 남다른 기부활동을 펼치고 있는 유봉학 은보건축설비 대표. 평택/민웅기기자 muk@kyeongin.com

2017-01-09 김종호·민웅기

[우리시대의 품앗이人(K-Pumassian)]이승남 대한적십자봉사회 양평지구협의회장

10여년전 투병중 깨달음 봉사 뛰어들어장애인 세 식구 삶 희망준 일 가장 보람활발한 활동 공로 '행복나눔인' 표창도가슴에 단 사랑의 열매가 유난히 잘 어울리는 여성 봉사자, 이승남(55) 대한적십자봉사회 양평지구협의회 회장. 이 회장이 적십자봉사회에 몸 담은 건 10여년 전이다. "2006년 담도 폐쇄 등으로 몸이 많이 아팠어요. 이대로 아무것도 한 것 없이 저 세상으로 가기엔 너무 안타깝고 서운하단 생각이 들어 적십자봉사회에 가입해 봉사활동에 전념했죠."양평시장에서 그릇가게를 하는 그는, 봉사활동에는 남편의 외조가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넉넉한 살림이 아닌데도 제 동기와 의지를 들은 남편이 적극적으로 배려했습니다. 덕분에 봉사회에 내집마냥 들락거리며 연탄봉사·김치담그기 봉사·목욕봉사 등 열심으로 일하다 보니 모든 병 치레가 말끔히 사라져 지금은 거뜬하게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팔자인가봐요, 봉사가."대한적십자봉사회 양평지구협의회는 14개 읍면별 단위봉사회에 450여명의 회원이 저소득 중증 장애인 주거 환경개선을 위한 행복의집 희망 릴레이 사업과 노인·다문화가정·새터민·한부모가정 등 사회 취약계층 180가구와 결연을 맺고 매달 정기방문을 하며 양곡과 반찬, 구호품을 전달하는 사업을 전개하고 있어, 양평군에는 이 회장의 손끝이 안 닿은 곳이 없다. 특히 이 회장이 이끌고 있는 협의회는 봉사활동의 재원인 적십자회비 모금도 꾸준히 홍보해 지역주민과 유관기관의 적극적인 협력을 이끌어내고 있다. 이에 지난 2012년 1억1천만원에 이어 2013년 1억3천만원, 2014년 1억2천만원, 2016년 1억1천만원을 달성하는 등 4번이나 목표액 대비 모금실적에서 도내 1위를 차지했다. 이러한 이 회장의 활발한 활동으로 지난해에는 보건복지부 장관으로부터 '행복나눔인'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그는 지난해 12가구의 집 수리를 마쳤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양동면에 거주하는 지체장애인 아빠와 아들, 시각장애인 어머니, 이렇게 세 식구가 쓰레기 더미와 함께 살면서 가족 모두가 삶을 포기하는 상태에 이르렀던 집"이라고 소개했다. "그 집 수리를 마치고 새로운 환경을 조성하고 6개월여간 정기적인 방문으로 정상적인 생활환경을 마련했다. 그후 장애아들은 부모와 함께 관내 장애인 복지관을 이용하며 힘차고 희망찬 모습으로 사회에 적응하고 있다. 이 모습을 보니 가장 마음아프고 보람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회장은 "우리 적십자 모토가 '인류가 있는 곳에 고통이 있고 고통이 있는 곳에 적십자가 있다'다. 그러나 인류를 논하기 전에 가장 가까운 이웃에 고통이 있더라. 양평에도 보이지 않는 소외가정을 찾아 적십자 사랑의 열매가 피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9월 청운면의 한 가정주거 개선작업 도중 도배하다 낙상해 무릎 연골이 파열됐다. 쉰 중반의 나이때문인지 아직까지도 목발을 사용하고 있다. 그에게 이전과 같이 봉사활동에 매진하는 것은 무리 아닐까. 이 회장은 "아직 젊다"고 잘라 말한 뒤 "더욱더 열심히 회원 모두가 단합해 이웃과 함께 행복한 양평을 만드는데 일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집 수리하는 현장에서 한손엔 목발을, 다른 손엔 건축도구를 들고 봉사원을 지휘하는 그의 모습에서 양평의 희망을 본다. 양평/서인범기자 sib@kyeongin.com봉사활동으로 건강을 되찾은 이승남(55) 대한적십자봉사회 양평지구협의회 회장. /서인범기자 sib@kyeongin.com

2017-01-03 서인범

[우리시대의 품앗이人(K-Pumassian)]이국군 포천시사랑의열매나눔봉사단장

2012년 대진대 학생회 출신 졸업생 뭉쳐다양한 직업군… 능력 활용해 재능기부2013·2015년 도모금회 유공자상 받기도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1지자체-1봉사단' 설립을 추진하면서 만들어진 '포천시사랑의열매나눔봉사단'(이하 포랑단). 포랑단은 지난 2012년 초 포천시 일대 지역아동센터와 그룹홈(사회적 보호가 필요한 소년·소녀 가장들이 그룹을 이뤄 관리자와 함께 생활하는 가정)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재능봉사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포랑단을 이끌고 있는 이국군(34) 단장은 대진대학교 학생회 출신 졸업생들이 주축이 돼 만들어졌음을 소개하며 "대학시절 10년 가까이 생활했던 포천시 이웃을 돕기로 마음먹은 선·후배들이 힘을 보탰지만 처음에는 어려움이 많았다"면서도 "지금은 완전히 자리잡아 한달에 한번씩 꾸준히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30대 초반 사회초년생들이 주축을 이룬 봉사단이라 경제적으로 넉넉한 지원은 할 수 없지만 단원 개개인이 가진 능력을 활용한 재능봉사로 소외된 아이들에게 기쁨을 선사하고 있다.이 단장은 "전공이 서로 다른 졸업생들이 모이다 보니 직업군도 다양하다"며 "이런 능력들을 활용해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어 아이들도 아주 즐거워한다"고 말했다.실제 포랑단에는 유아교육연구원을 비롯 방송작가와 기업교육전문가, 드라마PD, 뷰티산업 관련학과 교수, 변리사, 기자, 회계사, 직업군인, 스튜어디스, 격투기선수, 마술사, 성악가 등 다양한 직업군을 가진 단원들이 포진하고 있다.매달 아이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봉사활동은 이런 단원들의 재능을 바탕으로 프로그램이 만들어진다.이 결과 지난 2013년과 2015년 도모금회로부터 이웃돕기 유공자상을 받기도 했다.또한 2013년부터는 포천시 신북면에 위치한 장애아동보호시설인 노아의집과 결연을 맺고 4년째 매달 한번씩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올해는 포랑단과 노아의집이 함께 제안한 '마음가족만들기'라는 프로그램이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사업에 선정돼 노아의집 아이들과 더욱 두터운 친분을 쌓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이 단장은 "노아의집 아이들과 만난 시간이 워낙 길다 보니 봉사활동이라기보다는 차라리 친한 동생들을 만나러 가는 기분"이라며 "처음에는 자원봉사자와 봉사활동의 수혜자로 만났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의 안부를 묻는 형·동생이 됐다"고 말했다.지난 24일, 크리스마스이브 때도 산타 복장을 한 포랑단원들이 노아의집을 찾았다. 아이들은 매년 크리스마스이브 때 찾아오는 산타가 포랑단 형·누나들이란 사실을 알지만 시치미 뚝 떼고 온갖 놀라운 표정을 지으며 반갑게 맞아줬다.이 단장은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을 돕기 위해 시작한 봉사활동이었지만 이제는 우리가 아이들로부터 기쁨을 누리고 있다"며 "이런 편안한 관계가 바로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품앗이의 정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포천/최재훈·정재훈기자 jjh2@kyeongin.com이국군 포천시사랑의열매나눔봉사단장이 양손에 사랑의열매를 들고 웃고 있다. /정재훈기자 jjh2@kyeongin.com

2016-12-26 최재훈·정재훈

[우리시대의 품앗이人(K-Pumassian)](주)하나 서재원 대표

수출 3천만 달러 달성한 해 1억 기부가죽브랜드 벨라보르사 론칭등 번창국제봉사 등 '현재진행형' 실천 노력"나눔은 더 큰 보람과 행복을 얻을 수 있는 아름다운 실천이죠." 성공한 기업인 서재원(53) (주)하나 대표의 별명은 '봉사왕'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고 있지만 아직도 소극적 실천에 머무는 현실을 고려하면 기업 대표의 별명이 '봉사왕'인 것은 그 의미가 크다. 1996년 원단 무역에 뛰어든 서 대표는 2001년 제조분야까지 보폭을 넓히면서 양주시에 지금의 (주)하나를 설립했다. 그때부터 서 대표는 기업인협의회, 국제라이온스협회 등을 통해 나눔활동에 적극 나섰다. 봉사는 서 대표를 덕장으로 만들었고, 좋은 인연들이 사업성공에도 보탬이 됐다. 이후 사업은 나날이 번창했고, 2013년에는 '수출 3천만 달러 달성'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그해 11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억원이라는 통큰 기부를 통해 양주지역 최초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됐다. 2014년 가죽제품 전문 브랜드 '벨라보르사(BellaBorsa)'가 탄생했고, 이듬해에는 국제라이온스협회 354-H지구 총재가 됐다. 사업성공과 나눔은 서 대표에게 '따로'가 아니었다. 서 대표는 늘 성공을 '나눔×5'라고 정의한다. 나눔이 성공과 다르지 않고, 외려 나누는 만큼 성공하는 것이다. 그만큼 값진 나눔을 위해 스스로 절제하는 삶을 살며 기부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내는' 것은 어쩌면 그에게 당연한 것이다. "흔히 말하는 '굳은 돈' 생겨본 적 있죠? 내 돈이지만, 술 한잔 덜 먹었다 치면 남을 위해 쓸 돈이 생기는 셈이죠. 그럼 아까울 게 하나도 없겠죠. 나눔은 나를 비우는 마음에서부터 시작되는 거에요."서 대표의 나눔활동은 주변 인물들마저 변화시켰다. 지난 2월 부인 박명희 씨 역시 고액기부를 약속하면서 양주시 최초의 '부부 아너소사이어티'로 거듭났다. 7월에는 서 대표가 운영하는 (주)하나 임직원들이 십시일반으로 1억원 기부에 동참하면서 '착한 일터'를 일궈냈다. 서 대표의 나눔봉사는 현재 진행형이다. 각종 협회를 통해 어려운 이웃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캄보디아와 미얀마에 있는 한인학교를 지원하는 등 끊임없는 나눔활동으로 사회를 감동시키고 있다. 서 대표는 "습관이 돼 버린 나눔활동은 이제 내 삶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며 "앞으로도 소외계층과 저소득층 등 어려운 이웃을 돕고 나눔문화가 널리 확산하는 데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미소지었다. 양주/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서재원 (주)하나 대표가 손가락으로 '하트' 모양을 그리며 어려운 이웃들에게 사랑을 표현하고 있다. /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

2016-12-19 김연태

[우리시대의 품앗이人(K-Pumassian)]김영화 광주배움터 교장

10년넘게 교육·가정폭력 해결 '여장부'중·고 검정고시 아픔 '학업의 한' 공감초등학교 졸업장 자격기관 인증 '성과'"남편·두 아들 지원 활동 밑바탕 감사"품앗이 문화를 생활화하는 유전자, 다시말해 남을 돕고 베풀고 나눔을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실천하는 유전자 DNA가 따로 있는 것일까.광주배움터를 운영하는 김영화(68) 교장을 보면서 많은 이들은 그러한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타고 나는 듯하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보통 한가지 봉사활동이라도 꾸준히 하기가 쉽지 않은데 김 교장은 배움에 목마른 이들을 위한 '광주배움터'를 비롯 가정폭력상담소인 '광주열린상담소'까지 자비로 문을 연 이래 10년 넘게 광주지역의 문해교육과 가정폭력 해결을 위해 역할을 해오고 있다. 그전에도 불우이웃돕기, 취약계층 합동결혼식, 독거노인 장례식 지원 등 굵직한 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온 그는 지역에서도 소문난 여장부로 통한다.'타고난 갑부도 아닌데 어떻게 이런 큰 일을 계속해 오는지 대단하다'는 주위의 놀라움과 존경을 한몸에 받고 있는 이가 바로 김 교장이다. "사실 어릴때 집안이 넉넉하지 못했다. 10남매 중 7째로 태어나 사정이 여의치 않다보니 초등학교만 졸업했다. 하지만 배움에 대한 목마름은 쉽게 가시지 않아 중·고교를 검정고시로 나왔다. 그래서인지 배움에 대한 한이 있으신 분들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겠다." 그는 이런 이유로 지난 2004년 광주시 송정동에 '광주배움터'를 세웠다. 그 어떤 지원도 없이 오롯이 '사정이 딱한 이들의 한글 깨침에 도움을 주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 올해로 12년을 맞았고, 지난 2012년에는 초등학교 과정 졸업장과 동등한 자격을 부여할 수 있는 기관으로 인증받으며 졸업생을 배출해내고 있다."이곳을 거쳐간 이들만 150여명이 넘고, 예전 다문화여성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았을 때는 한국어교육을 실시하며 정착을 돕기도 했다"는 김 교장은 "지난해부터는 초교과정 졸업생을 배출해 뿌듯함이 배가 되고 있다"면서 지난해 한 졸업생의 사연을 전했다."할머니 한분이 정말 열성적으로 공부하셨다. 그래서 도지사 표창도 받았고, 가족 모두가 할머니를 응원하며 졸업식날 그 기쁨을 함께 나누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졸업 3일을 앞두고 할머니가 지병으로 갑작스레 사망하셨다. 졸업식날 며느리가 졸업장을 받으러 왔는데 눈물이 앞을 가렸다." 그는 붉어진 눈시울을 가리며 이후 더욱더 배움터의 학생 한분 한분이 애틋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김 교장은 배움터를 운영하기에 앞서 1980년대에는 새마을부녀회장, 광주군부녀회장 등을 맡았고 90년대 들어선 광주여성단체장을 7년간 역임할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해왔다. 하지만 아무리 의욕이 넘쳐도 남편과 두 아들의 지원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가족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최근에는 평생을 봉사에만 매진하며 살아오는 그를 친구들이 걱정하고 나섰다. "제 친구들이 그러더라구요. 이제 봉사도 할만큼 하지 않았냐고. 이제 편히 여행이나 다니자구요. 근데 전 노는 게 더 힘든 것 같아요. 몸속에 봉사 유전자가 있나봐요. 일할때 만큼은 힘든 게 없고 즐겁기만 하네요." 광주/이윤희기자 flyhigh@kyeongin.com지난 9일 '2016년 광주시 문해 한마당'의 부대행사로 열린전시회 행사장에서 김영화 교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광주/이윤희기자 flyhigh@kyeongin.com

2016-12-12 이윤희

[K-품앗이 좌담회]품을 나누고 품어안는… 우리안에 잠든 '나눔 DNA'를 깨우자

대가 바라지않고 조건없이주는 마음 이시대 절실한 정신 전문가들 고민현대적 개념정립·확산·교육 공감대봉사자지원·인성배움 나들길 제언경인일보·3개기관 품앗이운동 협약대가를 바라지 않고 타인을 돕는 행위, 우리 선현들은 이를 품앗이라 불렀다. 품앗이 정신이 절실한 지금, 제대로 품앗이를 논하기 위해 전문가들이 지난 6일 경인일보에서 좌담회를 열었다. 지난 11월10일 경인일보와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경기도문화원연합회·경기도자원봉사센터가 K-품앗이운동 공동추진 협약식을 맺었다. 이날 좌담회는 협약기관들이 향후 K-품앗이 운동 확산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였다. 국회품앗이포럼 공동대표인 최창섭 서강대 명예교수를 좌장으로 정민화 농협경기본부 부본부장, 김영진 경기도자원봉사센터장, 박현미 경기도문화원연합회 기획팀장이 참석해 'K-품앗이' 운동에 대한 열띤 토론을 벌였다.최창섭 교수(이하 최): 우리가 K-품앗이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하는데, 무엇보다 품앗이 정신에 대한 현대적 개념 정립이 필요한 것 같다.김영진 센터장(이하 김): 맞다. 일반적으로 품앗이라 하면 요즘 사람들은 "너무 뻔하다"라며 그저 옛 이야기로 치부해버리기 십상이다. 하지만 품앗이 정신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찾기 드문 게 현실이다.전통적인 품앗이가 마을마다 두레 형태로 있어 왔다. 공동으로 농사일을 돕고 지붕도 개량하고. 힘든 일을 함께 하는 것이 품앗이였다. 하지만 시대적인 변화로 이런 협동이 전부 없어지고 이기적인 사회현상만 만연해 있다. 품앗이는 사회계층 간 갈등, 사회 전반에 흐르는 문제들을 해소하는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최 : 품앗이는 선현들의 삶의 지혜가 고스란히 묻어있는 가장 한국적인 정신이다. 서양의 '기브앤테이크' 정신과는 정반대 개념이다. 우리의 품앗이는 주고받는게 아니라 그저 주고 싶어서, 조건없이 도와주는 그 마음이다. 어느 시골마을에는 아직도 이런 문화가 남아있다. 동네 주민들이 다같이 추수한 후 남은 볏짚으로 지붕에 이엉을 얹는데, 그 동네 가장 연로한 어르신 집부터 지붕 이엉을 얹어준다. 정민화 부본부장(이하 정): 품앗이 개념을 새롭게 정립해 교육시켜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요즘 품앗이를 인터넷에 검색해보면 일반적으로 사회공헌으로 생각한다. 사회공헌 차원에서 물품 같은 물질적인 것을 제공하고, 대신 제공하는 사람은 정신적 행복을 대가로 받는다. 지금까지 말한 품앗이의 개념을 생각했을 때 다르지 않다고 본다. 젊은 사람들, 현대인들이 품앗이를 현대식으로 접근하기 쉽게 정리하고 그 의미를 공유하고 전파하는 게 중요하다.최 : 그렇다면 우리가 해야 할 첫번째 일은 우리 사회가 받아들일 수 있게 품앗이의 개념을 정립하는 일부터 시작해야겠다. 품앗이와 관련된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지금 세 단체를 비롯해 전문가들과 함께 품앗이 포럼을 여는 것도 한 방법이다. 또 신문기사와 방송 다큐멘터리를 통해 품앗이를 잘 설명할 수 있는 기획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도 전파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다.박현미 팀장(이하 박): 문화원연합회도 각자 가지고 있는 문화자원을 바탕으로 봉사하는 활동이 있다. 사실 지금의 자원봉사라는 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봉사하는 봉사자를 찾기가 힘들다. 우리는 그 중에서 자발적으로 봉사하겠다는 사람들을 모아 지역별로 네트워킹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우리는 이들을 자원봉사자라고 부르지 않고 '활동가'라 부른다. 현재 시흥과 화성에서 이같은 활동가들을 양성하는 교육을 하고 있는데, 나는 이들에게 품앗이 정신을 가르치면 품앗이 정신을 곳곳에 전파하는 '품앗이언'들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김 : 현재 국민의 약 21%가 자원봉사에 참여하는데, 선진국은 40%대의 참여율을 보이고 있다. 자발성, 무대가성, 지속성, 이타성 등 자원봉사의 핵심가치는 사실상 품앗이에 기초하고 있다. 정부나 각 기관에서 비용만 투자하면 자원봉사자들, 즉 품앗이언들이 각자 잘하는 활동을 할 수 있는 곳이 많아진다.정: 그런 차원에서 농협은 올해 들어 일주일에 한번씩 직원들이 농촌봉사활동을 가고 있다. 일거리가 있을 때는 농사일을 돕지만, 일이 없으면 쓰레기라도 줍고 농가의 다른 일들을 돕는다. 단순히 그 일을 돕는 데만 그치지 않고 그 분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돌아와 개선점도 찾는 선순환의 과정을 거치고 있다. 이미 농협도 이렇게 품앗이 정신의 전파를 시작했고 앞으로는 농촌 곳곳에 퍼져있는 품앗이 문화를 발굴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최: 나는 '품앗이 나들길'을 제안해본다. 쉽게 말하면 품앗이 문화가 잘 보존돼 있는 마을을 연결해서 품앗이 나들길을 만드는 것이다. 이는 어떤 관광자원을 보러 가는 게 아니라 '인성'을 배울 수 있는 배움길이 될 수 있다. 부모와 함께 아이들이 품앗이 나들길을 여행하면서 품앗이 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배운다면, 지금 우리 사회에 우려되고 있는 인성 문제는 해결될 수 있으리라 본다. 이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각 기관들의 실무팀을 구성해 '품앗이로드팀'을 만들고 공동으로 품앗이 문화를 개발해 나가자.정 : K-품앗이의 시발점은 마련된 것 같다. 이제 우리가 힘을 합쳐 중구난방으로 퍼져있는 각 기관의 활동을 품앗이라는 개념 아래 새옷을 입히는 과정이 필요하다.최: 우리는 그동안 우리의 것을 너무 우습게 생각했다. 이제 전국 지자체 중 가장 큰 규모의 경기도가 나서 품앗이의 바퀴를 새롭게 갈아 끼고 활성화 시키면 자연스럽게 전국으로 퍼지고, 중앙정부가 거꾸로 이것을 흡수하려는 시도를 할 것이다. 정리/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지난 6일 경인일보 회의실에서 K-품앗이 좌담회에 참석한 (왼쪽부터)정민화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 부본부장, 국회품앗이포럼 공동대표 최창섭 서강대 명예교수, 김영진 경기도자원봉사센터장, 박현미 경기도문화원연합회 기획팀장이 손을 맞잡고 있다. /강승호기자 kangsh@kyeongin.com

2016-12-07 공지영

[우리시대의 품앗이人(K-Pumassian)]김순성 대한적십자회 가평읍 봉사회장

이웃돕기 위해 일부러 미용기술 배워머리손질·목욕·집안청소 전천후 도움남편실직등 '고된 시기' 불구 선행 지속이웃과 인연 '깨달음' 고단함도 눈녹듯"제게 있어 봉사는 인생의 고단함을 잊게 하는 엔도르핀입니다."어려운 이웃을 대하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고 그 힘으로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고 있다는 김순성(64) 씨.현재 대한적십자회 가평읍 나눔의 봉사회 회장이기도 한 그의 나눔 실천인생은 20여 년 전, 미용기술을 배우며 본격화됐다. 김 회장은 "변변한 기술이 없어 남을 돕기 어렵다고 생각했던 때 친구가 던진 '미용기술' 카드는 적중했다"며 "생활비절약에 대한 기대도 있었는데, 실제로도 많은 도움이 돼 내겐 특별한 기술"이라고 소개했다. 김 회장은 미용기술을 배운 후 동료 등과 의기투합해 청소년 수용시설, 정신병원, 사회복지시설, 마을회관 등을 돌며 지금까지 이·미용봉사를 하고 있다. 몇몇 거동이 불편한 이웃은 직접 찾아가 머리 손질 뿐만아니라 목욕과 집안청소 등 영역을 가리지 않고 나서고 있다. 그렇게 쌓인 봉사시간이 1만7천 시간. 그것도 적십자 이름으로 한 봉사시간만 센 것이다. 김 회장이 봉사활동에 적극 나서는 것은 1997년 IMF로 남편이 실직해 가정 내·외에 변화가 오면서였다. 김 회장은 알 수없는 무기력감에 몸도 마음도 무거워 삶을 끌어가기 어려웠는데, 그 와중에도 봉사의 끈은 놓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봉사요청으로 가평읍의 거동을 못하는, 남편과 비슷한 연배의 이웃을 찾았다. 그와 동료는 여느 때처럼 이발과 목욕 등의 봉사를 마쳤다. "너무 시원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어눌한 말투로 이웃이 건넨 인사말은 김 회장을 길고 어두운 무기력의 터널에서 끌어냈다. 그의 눈빛을 본 김 회장은 가슴속에서 무언가 울컥하는 것을 느꼈다. 순간 가족들의 얼굴이 스쳤고 이내 그간 가슴앓이하던 근심과 걱정 등 억누름이 눈 녹듯이 사라졌다.김 회장은 "삶에 대한 감사함을 잊은 채 어리석게도 괜한 푸념을 하며 힘든 시기를 자처했다"면서 "풍요롭진 않지만 내 곁에는 건강한 가족이 있고 또 나의 손을 필요로 하는 이웃들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그날의 깨달음이 얼마나 컸던지 당시 봉사 후 돌아오는 길에 차창으로 들어오는 신선한 북한강 바람마저도 생생하다"며 "그날 이후 이웃들과의 만남을 인연으로 생각하고 봉사하며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입꼬리를 올렸다. 가평/김민수 기자 kms@kyeongin.com봉사활동을 위해 배운 미용기술로 20여 년간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김순성씨. 가평/김민수기자 kms@kyeongin.com

2016-12-05 김민수

[우리시대의 품앗이人(K-Pumassian)]홍연수 하남시 덕풍2동 통장

주부교실 다니며 우울증극복 나눔 첫발2003년 대한적십자 인연 9376시간 '온정'매년 100만원 꾸준한 기부 '희망 전도사'"봉사가 삶의 낙이 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홍연수(65·여) 씨는 1999년 서울에서 하남으로 이사 온 뒤 심각한 우울증 등에 시달렸다. 이를 보다 못한 남편은 자신의 근무지 인근의 주부대학에 다닐 것을 권유했다. 주부교실을 다니면서 우울증을 극복한 그녀는 몇몇 졸업생들과 주부대학 인근 장애인복지관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이때부터 그녀의 삶은 봉사로 점철됐다.2003년 대한적십자 하남지구협의회와 연을 맺으면서 지금까지 그녀의 봉사시간은 무려 9천376시간에 달한다. "시간이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손사래 치는 그는 "봉사를 하는 것은 가정생활에도 윤활유가 되고 기쁘기 때문에 굳이 봉사시간을 헤아릴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덕풍2동 통장이기도 한 홍씨는 주말을 제외하고는 매일 지역 주민들을 만나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필요한 것들을 메워줄 고민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무려 10년 넘게 매년 100만여원 씩 기부하고 혼자 사는 노인을 만나 반찬·떡·빵·과일을 전해주는 것은 물론 매주 수요일에는 하남지역 저소득 가정을 위한 반찬봉사에도 빠지지 않는다.홍씨는 스포츠 댄스 등 문화생활도 하고 싶다. 하지만 막상 집을 나와 여러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문화생활을 하고 싶어도 시간이 없다. 그는 "어려운 사람을 도우면서 얻는 기쁨에 빠져 시간이 흘러가다 보면 문화생활은 뒷전이 된다"며 멋쩍어했다.개인의 취미와 발전 등에 쓸 시간은 없고, 남을 위해 쓸 시간만 넘치는 홍씨에게 봉사란 뭘까. 기자의 질문에 그는 "나이먹고 할일 없어 하는 일"이라고 너스레를 떤다. 그러나 그의 남다른 봉사열정은 주변 사람들에게 '희망'이다. 주변 어려운 이웃들에게 먼저 다가가 손을 내밀어 주는 것이 그에게는 일상이지만 그의 손을 잡는 사람들에게는 그저 한없이 고마울 뿐이다.자신에게 투자할 시간이 없다고 말하면서도 늘 남을 먼저 생각하는 그녀는 건강이 허락되는 한 봉사활동을 계속하고 싶다고 한다. 그녀는 "즐겁게 살면서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났다"며 "남을 돕는다는 생각보다 내가 즐거워할 수 있는 일을 하다보니 지금까지 왔다. 앞으로도 힘닿는 데까지 주변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나고 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남/최규원기자 mirzstar@kyeongin.com9376시간 봉사를 달성한 홍연수 하남시 덕풍2동 통장.하남/최규원기자 mirzstar@kyeongin.com

2016-11-28 최규원

[우리시대의 품앗이人(K-Pumassian)]윤진형 (사)한국희망연맹 회장

공연·청소·연탄배달등 건강하면 누구나 나눔 동참4년만에 지회 14곳 회원 600명 달성 '몸의 봉사왕'"봉사단체가 많지만, 우리는 회비로 운영하기보다 회원들이 직접 몸으로 때우며 봉사한답니다. 그것이 다른 봉사단체와의 차이점이지요"지난 18일 여주시 능서면에 소재한 (사)한국희망연맹 사무실에서 만난 윤진형(54) 회장은 자신들의 봉사활동에 대해 '직접 몸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12일 연맹의 이천·여주지회는 지역의 소외계층에 연탄 4천장을 후원받아 배달했다. 집수리 봉사도 십시일반 회비를 모았지만 자재 구매비가 부족해 다솜둥지복지재단에게 후원받아 일손을 보탠다. 교도소나 요양원의 위문공연과 효도잔치도 연맹소속 연예인들이 공연을 펼치고 나머지 회원은 음식을 장만하고 설거지와 청소를 맡는 식이다. 이천·여주지회의 경우 회원 300명 중 회비납부를 하는 회원은 10% 정도 수준이다. 윤 회장은 "회비나 지원받는 것이 언제나 부족해 마음으로 더 해주고 싶은데 여건이 안되니 가슴이 아프다"며 봉사에 가장 큰 어려운 점이라고 말했다. '몸으로 때우는 봉사'는 이웃을 돕겠다는 욕구로 가득한 사람들을 빠르게 끌어모았다. 4년 전 여주시에서 시작한 연맹이 전국 14곳에 지회를 만들고 이천·여주지회 회원 300명과 함께 전체 회원 600여명이 활동하는 단체로 큰 것이다. "처음에는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조용히 시작한 것이 장호원·제천·음성·남양주로 퍼져가면서 부산에서도 뜻을 같이했어요. 봉사자들이 자연스럽게 늘어나면서 지역적으로 활성화하자는 측면에서 전국지회로 바꿨지요."연말을 맞아 윤 회장에게 희소식이 많다. 여주의 E마트 봉사회가 함께 활동하기로 했고, 다솜둥지복지재단에서 (사)한국희망연맹의 노고에 감사의 뜻으로 공로패를 전하겠다고 했다. 또 윤 회장이 12월 초 전국 회장으로 취임하는 영광을 안았다. 윤 회장은 마지막으로 "도움을 받는 분들이 '친자식보다 낫다'고 말할 때 보람도 느끼지만, 마음 한편에서 자기 부모인데 못 모시는 자식들을 보면 안타깝다. 자기들도 자식들한테 효도하라고 가르치지 않겠냐"며 자기 살기 바쁜 자식들을 채근했다. 그는 또 "희망연맹과 뜻을 같이하고 싶은 분은 언제나 대환영입니다. 몸만 건강하시면 돼요"라며 웃었다. 여주/양동민기자 coa007@kyeongin.com여러 사람들이 힘을 합해 몸으로 봉사하는 (사)한국희망연맹의 윤진형 회장. /양동민기자 coa007@kyeongin.com

2016-11-21 양동민

[우리시대의 품앗이人(K-Pumassian)]이언영 안양시 만안구청 민방위팀장

매주 토요일 호스피스 병동 미술치유외로운 환자 130명에 27회 위로 건네난치병 어린이 후원도 직장에 '귀감'안양시 만안구청의 이언영(54) 민방위팀장에게 있어 토요일은 휴무일이 아닌 미술치유자원봉사하는 날이다. 이 팀장은 올해 1월부터 매주 토요일 안양 샘병원 호스피스병동에서 미술치유자원봉사를 펼쳐오고 있다. 미술치유는 그림을 그린 상담자의 심리상태를 파악해 그 상황에 적절한 치유프로그램을 가동함으로써 행복한 삶을 누리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삶을 마감하는 시점에 놓였거나 심리상태가 불안한 이들에게는 유용한 치유가 아닐 수 없다.안양시공무원들의 그림(한국화) 취미회 모임인 수묵회 회장이기도 한 그는 임상미술심리상담사 2급 자격증 보유자다.호스피스병동 환자들을 대상으로 현재까지 총 27회에 걸쳐 130여명에게 미술치유를 실시했다. 일반인들을 상대로는 총 36회 동안 180여명에게 미술치유를 했다. 그는 "말로는 표현 못하는 것이 그림으로는 나타난다"며 "그림을 통해 드러난 심리상태를 치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별한 일이 없고서는 토요일 봉사활동을 거른 적이 없다. 공무수행과 같이 피치 못할 사정이 있는 경우는 호스피스병동 등에 미리 양해를 구하고 있다. 자신의 특기인 미술로 매주 토요일 환자들을 돕는 이 팀장은 "그림을 통해 외로운 환자들에게 혼자가 아니라는 위로를 건네고 싶다"고 전했다.지난 9월 1일에는 안양샘병원 호스피스병동에 자신의 작품 2점 기부와 함께 500만원 후원을 약정하는 협약을 맺은 바 있다.그의 봉사는 미술치유봉사활동 뿐만이 아니다. 그는 지난 1997년부터 어린이재단에 매월 1만원을 정기 후원해 오고 있다. 2007년에는 조달청 주관 전국체험수기공모전 대상수상으로 받은 상금 50만원 전액을 난치병어린이돕기재단에 기부하기도 했다. 또 2010년부터 '사랑의집수리'에 매월 5천원을, 2014년부터는 작은어린이도서관에 매월 1만원을 각각 기부해 오고 있다. 지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간은 안양시인재육성장학재단에 매월 1만원씩 후원했다.평소 업무처리에 있어서도 상사와 부하직원들로부터 귀감이 되는 것으로 알려진 이 팀장은 "봉사는 수혜자에게 행복감을, 자신에게는 자부심을 심어준다"며 "자신의 그림이 많은 이들에게 행복 전령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양/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이언영 안양시 만안구청 민방위팀장(왼쪽)이 안양샘병원에서 미술치유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안양시 제공

2016-11-14 김종찬

상부상조 전통, 국제문화로 '우뚝'

도내 300만 자원봉사자 참여 첫걸음농촌 공동체 어려움 극복 '대안' 기대지자체·국회 협력 사업성과 일구기로"조건 없이 품을 내어주는 품앗이 정신으로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자."경인일보와 경기도문화원연합회·농협중앙회경기본부·경기도자원봉사센터가 10일 'K-품앗이운동 공동추진 협약식'을 갖고 한민족이 전승해온 상부상조의 문화인 품앗이 전통을 계승 발전시켜 대한민국과 국제사회의 상생문화로 확산시켜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이날 수원 경인일보 본사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4개 기관 협약식에는 국회품앗이포럼·품앗이운동본부 관계자들이 함께 했다.염상덕 경기도문화원연합회장은 "품앗이운동 확산을 위해 지역 문화원들과 함께 적극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기열 농협경기본부장도 "K-품앗이운동은 농촌 공동체가 붕괴되고 있는 암울한 현실을 극복하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강조했다.김영진 경기도자원봉사센터장은 "도내 300만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품앗이운동을 시작하는 중요한 첫걸음을 뗐다"고 밝혔다. 송광석 경인일보 사장은 "수많은 논의 끝에 드디어 K-품앗이운동이 시작됐다"며 "보통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부터 차근차근 해 나가며 공감대를 넓히고 품앗이 일꾼을 양성해 우리 사회 위기를 극복하는 원동력으로 키우자"고 역설했다.국회품앗이포럼 공동대표인 최창섭 서강대 명예교수는 "지방자치를 선도하는 경기도가 품앗이운동의 중심이 돼야 한다"며 "오늘을 시작으로 도내 지자체가 적극 나서 품앗이 나들길 개발 등 품앗이운동을 확산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국회품앗이포럼 공동대표인 홍일표 국회의원은 영상을 통해 "품앗이정신 확산을 위한 지원군이 생겨 감사하고 든든한 마음"이라며 "앞으로 국회품앗이포럼과 함께 큰 성과를 이뤄나가자"고 협력 메시지를 보내왔다. 4개 기관은 향후 국회품앗이포럼·국회품앗이연구회·품앗이운동본부 등과 함께 품앗이운동 확산을 위한 다양한 캠페인과 사업을 실천할 계획이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10일 오후 경인일보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K-품앗이 운동 공동추진 협약식에서 (맨앞줄 왼쪽부터) 염상덕 경기도문화원연합회장, 송광석 경인일보 대표이사 사장, 한기열 농협 중앙회 경기지역본부장, 김영진 경기도자원봉사센터장, 최창섭 서강대 명예교수(두번째줄 가운데) 등 품앗이운동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종택기자 jongtaek@kyeongin.com

2016-11-10 공지영

[우리시대의 품앗이人(K-Pumassian)]이정호 성공회 남양주교회 주임 신부

이주민 2천여명 삶터 성생공단 '대부'샬롬의집 운영 노동권·인권운동 나서임금체불 적극 해결 노·사 신뢰 쌓아성생공단 외국인노동자들은 성공회 남양주교회 주임 이정호(60) 신부를 '파더'라고 부른다. 현재 600명의 외국인노동자와 그 가족 등 이주민 2천여명의 삶 터인 성생공단은 '코리안드림'을 꿈꾸며 모여든 동남아 외국인근로자들로 북적인다. 하지만 이전의 공단은 실상 음주와 폭행, 도박과 마약으로 얼룩져 치외법권이나 다름없었다. 이곳에서 피부색 다른 노동자들의 인권이란 배부른 소리일 뿐이었다. 그런 성생공단이 바뀌게 된 것은 한 사람의 인권운동 덕이었다. 이 신부는 외국인노동자를 위한 쉼터인 샬롬의 집과 외국인복지센터를 세워 운영하면서 그들의 인권·노동권의 문제에 적극 개입했다. 이 신부는 밀린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왔고, 음주와 폭행 등 불미스러운 사건 중재에 나섰다. 이국땅에서 병을 앓거나 산업재해를 당한 외국인노동자를 병원에 데려가 치료받게 돕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특히 다른 공단과 달리 외국인노동자의 임금체불문제 해결은 이 공단의 자랑거리다. 한 이주노동자는 "성생가구단지에서는 임금체불을 하지 않는다. 업주들도 이 신부를 믿고 모두 대화로 문제를 풀어 나간다"고 말했다. 이 신부의 존재가 이해관계가 다른 양측의 신뢰 연결고리인 것이다.이 신부가 거주하는 '성생마을'은 1960년대 성공회가 한센병 환자들이 정착해 살 수 있도록 마련해 준 곳이다. 이 신부는 1990년 한센인들을 돌보기 위해 이곳에 부임했다. 그러다 공단이 들어서고 외국인노동자들이 유입돼 영어로 미사를 집전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들의 어려운 처지를 알게 된 것이다. 이 신부가 관장으로 있는 남양주시 외국인복지센터에서는 외국인근로자들의 고용·인권·이혼·국적취득 등의 다양한 문제에 대해 상담을 진행하고 있으며, 한국어 교육을 비롯한 직업능력개발교육, 거주지 환경개선사업, 통합보육지원센터 의료상담과 무료지원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외국인노동자들의 과거·현재를 이끌어온 이 신부는 이들의 미래를 위해 지난 4월 방글라데시에 친교센터를 설립해 현지에서 한국어교실과 한국현지 생활에 대한 강의, 이주노동자 가정방문과 상담, 무료이동건강검진, 환경미화 캠페인, 행복한 도시락 배달사업, 컴퓨터 교실 등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남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문화 정착이 중요하다"며 "이제는 이주노동자들과 이주민들이 귀국 후 탈이 없도록 애프터서비스 지원 사업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남양주/이종우기자 ljw@kyeongin.com한센인부터 외국인노동자까지 약자들의 삶을 곁에서 지켜온 이정호 신부. /이종우기자 ljw@kyeongin.com

2016-11-07 이종우

[우리시대의 품앗이人(K-Pumassian)]나광덕 송전휴게소 대표·백형기 광명의집 관장

노후준비 못한 목회자 40여명 안식처사업 부분 정리·아파트 처분해 설립운영비 부족해도 "봉사할수 있어 감사""평생 헌신하며 사신 분들이 정작 늙어서 자기 몸 하나 맡길 곳 없는 사회라면, 누가 그들에게 '사욕을 버리고 일하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화성시 봉담읍 덕우리 '광명의 집'은 미처 노후준비를 하지 못한 은퇴 목회자들의 안식처. 지난 2004년 문을 연 뒤 현재 적게는 71세 '막내'에서 최고령 96세에 이르기까지 40여 명의 전직 목사 부부들이 모여 여생을 보내고 있다. 은퇴한 목회자들의 시설. 으레 교단의 지원으로 이뤄졌음직한 이 복지시설은 놀랍게도 한 독지가가 내놓은 사재로 건립됐다.용인 송전휴게소 나광덕(57) 대표가 사업을 일부 정리해 가며 수십억원 거금을 선뜻 내놓은 건 목사-교인 관계였던 백형기(80) 관장과의 오랜 인연에서 비롯됐다. 교단 총회장까지 지내며 왕성하게 활동하던 백 관장은 지난 2001년 돌연 자원은퇴와 함께 해외선교의 험한 길을 택했다. 청년시절부터 백 관장을 멘토로 의지했던 나 대표는 그의 은퇴이유가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기 위해, 또 편안함을 버리고 진정한 목회자의 길을 걷기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극구 만류에 나섰다. 그가 평소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 반지하방을 전전하는 은퇴 목회자들을 보살폈던 사실을 알고 있던 나 대표는 백 관장을 설득 끝에 "그럼 그분들을 위한 시설을 만들테니 목사님이 맡아서 봉사를 해달라"고 간청했다. 버려진 아이들을 돌보고 싶은 게 일생의 꿈이었지만 '먼저 할 수 있는 일부터 하자'는 생각이었다. 운영하던 사업체를 부분 정리하고도 비용이 모자라자 부인 김명희 씨는 부창부수 유일하게 자기 명의로 돼 있던 아파트를 처분해 보탰다."관장님의 장인어른 역시 일제 강점기 교편생활과 목회활동으로 평생을 봉사하신 분이셨는데, 노후에는 기도원 방 한칸에서 기거하다 돌아가셨답니다. 그걸 몹시도 안타까워하셨는데, 스스로 같은 길을 가시려고 하더군요. 가만히 지켜볼 수는 없었습니다."나 대표는 "독립운동가든, 공직자든, 성직자든 누군가를 위해 사는 삶은 사회적 시스템으로 최소한의 보장이 이뤄져야 건강한 사회"라면서도 자신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한 것뿐"이라고 몸을 낮췄다. 광명의집은 사회복지시설이지만, 은퇴 목회자들을 위한 시설인 탓에 정부지원을 받지 못한다. 후원금만으론 살림이 어려워 노인들이 텃밭을 일구고 상근 관리인력도 3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백 관장은 "일생을 봉사하신 분들이 쓸쓸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이 감사할 뿐"이라며 내내 눈시울을 붉혔다. 화성/배상록기자 bsr@kyeongin.com평생 봉사하다 노후를 챙기지 못한 은퇴 목회자들을 위해 사재를 털어 안식처를 지은 나광덕(사진 오른쪽)대표와 이들을 보살피고 있는 백형기 관장은 '누군가를 위해 산 삶'에 대한 공경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배상록기자 bsr@kyeongin.com

2016-10-31 배상록

[우리시대의 품앗이人(K-Pumassian)]임성택 부천 '향기네 무료급식소' 사장

16년 9개월간 매일 어르신께 나눔 실천하루 세차례 60여 좌석·밖 대기석 만원식비·봉사자 부족해도 이웃돕기 '열정'지난 2000년 1월 2일부터 2016년 10월 현재까지 16년 9개월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하루 150~180명의 어르신들에게 무료급식을 하는 '향기네 무료급식소'.지난 20일 오후 1시 20분, 부천 송내역 남부로 나와 왼쪽으로 20~30m에 위치한 시골해장국집과 맞붙은 향기네 무료급식소(부천시 송내동 299의 1)에는 임성택(50) 사장과 자원 봉사자들이 설거지 등으로 분주했다.향기네 무료급식은 오전 11시 40분, 낮 12시, 12시 20분 등 모두 세 차례 이뤄지지만 실질적인 일은 오전 9시 30분부터 시작된다. 60여개의 좌석이 꽉 들어차고 급식소 밖 대기 의자도 '만원'이다. "예전에는 배고픔 때문에 오셨지만 지금은 외로움을 달래고 비슷한 처지의 분들과 소통하기 위해 오시다 보니 아침 일찍 '일'이 시작된다"는 게 임 사장의 말이다. 향기네 무료급식의 대표이자 시골해장국집 사장인 임 씨는 여주고를 졸업한 뒤 첫 직장이던 H사가 1995년 문을 닫자 노조활동 덕분(?)에 다른 회사에 취직이 힘들었다. 결국 여주터미널 앞에서 식당을 열었고, 5년 만에 봉사를 시작했다."누구나 한번쯤 먹고 살만해 지면 남을 돕겠다고 결심한다. 그런 이유였다"며 그냥 시작했다고 했다. 그것이 16년째다.반대가 심했던 부인은 이제는 가장 든든한 후원자가 됐고, 학원과 과외 한번 제대로 못 받은 고3 아들, 고 1 딸도 주 1~2회 자원봉사활동을 한다.그러나 늘 부족하다. 급식소 운영비가 그렇고, 자원봉사자가 그렇다. 한달 평균 식비 650만원, 가게 월세 100만원 등 800만원 수준이다. 후원금 350만원, 송내 남부역 등 공연 수익금 150만원, 나머지 300여만원은 오롯이 임 사장의 몫이다. 시골해장국집에서 나오는 이윤이다. 임 사장은 "매월 200여명이 정말 힘들게 고생해 주시지만 각자 일정에 맞추다 보니 어느 날은 아내와 둘이서 할 때도 있다"며 "매주 금요일과 둘째 주 수요일에는 고정 자원봉사자가 필요하다"고 말한다."매주 일요일 오후 3시부터 8시까지 부천 송내역 남부광장에서 모금 공연을 합니다. 많은 관심과 함께 각종 행사에 이들 공연팀 좀 불러주시면 안될까요?"임 사장은 이날 운영비 충당을 위해 부천시 평생교육원에 아르바이트 자리가 생겼다며 인터뷰를 빨리 끝내달라고 재촉했다. 부천/이재규기자 jaytwo@kyeongin.com(뒷줄 왼쪽부터) 임성택 사장과 자원봉사자인 오현진, 최보현, 안철환(앞줄 왼쪽) 유미진, 김성숙, 이세영씨가 손 모양으로 하트를 날리며 환하게 웃고 있다. 부천/이재규기자 jaytwo@kyeongin.com

2016-10-24 이재규

[우리시대의 품앗이人(K-Pumassian)]조덕연 김포복지재단 이사장

지역갈등 '체육대회로 화합' 박수 받아이웃→사회→국가 '선한 연결고리' 이어해외 성금 '한네연' 이름딴 학교 짓기도"남을 돕는 일, 즉 봉사활동을 하는 것 자체가 나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만들어 줍니다."네팔 오지에 학교를 짓거나 지진피해 지역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펼쳐 온 조덕연(69) 국제교류회 한국네팔연합회장은 17일 김포복지재단 이사장에 취임한 뒤 가진 경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비즈니스 보다는 봉사하는 삶으로 남은 삶을 가꿔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조 이사장은 최근 지역섬기기운동으로 열정을 불살라 온 봉사활동의 경력 등을 인정받아 김포복지재단 이사장으로 임명받았다.지난 2013년부터 2년간 김포사랑운동본부 이사장 직을 역임하기도 한 그는, 한강신도시 등 유입되는 인구가 많아지면서 지역간 갈등이 극심해지자 한마음체육대회를 열어 화합의 장을 펼치기도 해 지역사회로부터 존경을 받아왔다. 조 이사장과 한국네팔연합회(이하 한네연)는 일찍부터 '품앗이 정신'으로 똘똘 뭉쳐서 네팔의 어려운 이웃을 도와왔다. 조 이사장의 '품앗이 정신'은 남다르다. 그는 "(내가) 지역사회의 유명한 교육가인 조한승(77)님 등으로부터 선한 영향을 받아 성장했듯이 (나도) 내 이웃과 지역사회, 국가, 더 나아가 네팔의 친구들까지 돕게 된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와 한네연은 지난해 지진피해를 입은 네팔 현지에서 물품과 복구지원사업을 펼친 것은 물론, 제2김포한네연 제2교육관(2015)을 지어줘 250여명의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 주기도 했다. 이에 앞서 2009년에는 김포한네연 회원들의 성금과 정성을 모아 단체의 이름을 딴 학교를 네팔 현지에 지어주기도 했다.봉사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한네연은 주한 네팔·몽골대사관과 네팔 청년들로 결성된 '그린네팔' 등을 국내에 초청해 국제사회 교류확대 추진을 다짐하는 잔치를 내년 3월 준비하고 있다. 이는 한네연 정기월례회가 내년 3월 100회째를 맞으며 1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봉사단체로 지역사회에 자리매김하게 됨에 따라 제2의 도약을 준비한다는 의미가 크다. 김포복지재단을 이끌게 된 조 이사장은 마지막으로 "재단의 복지사업들이 주민들의 관심과 사랑이 없으면 안 되는 만큼 시민들의 사랑이 필요하다"며 "앞으로도 재단이 하는 일에 관심과 애정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시민 모두가 행복한 김포를 만들어 가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김포/전상천기자 junsch@kyeongin.com지역사회를 넘어 네팔의 지구촌 이웃을 돕는데 헌신하고 있는 조덕연 국제교류회 한국네팔연합회장이 한네연 사무실에서 "봉사로 남은 삶을 가꿔갈 것"이라며 봉사에 대한 소신을 밝히고 있다. /전상천기자 junsch@kyeongin.com

2016-10-17 전상천

[우리시대의 품앗이人(K-Pumassian)]송재용 드림하이 고양시민합창단 지휘자

대안학교서 교편… 소외계층에 '관심'요양원·군부대·학교 등서 나눔 릴레이단원 65명 십시일반 정성 시설 후원도고양시립합창단 상임단원인 송재용(43) 씨는 이탈리아와 영국에서 성악을 공부하다가 IMF가 터지면서 귀국, 서울 성지고등학교 음악교사가 됐다. 대안학교인 이곳에서 송씨는 학생들과 울고 웃으며 청춘을 보냈다. 울랄라세션 멤버인 고(故) 임윤택 씨가 그의 제자다. 송씨는 "상처받고 온 아이들의 재능에 관심이 많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송씨는 성지고에 재직하는 동안 고양지역 교사오페라단과 함께 자선공연을 다닌 인연으로 2003년 고양시립합창단에 수석테너로 입단했다. 소외계층과 더불어 사는 삶에 익숙했던 그는 자신의 소임에 늘 고민했다. 그러던 어느 날 전환점이 찾아왔다. 장애인과 다문화가정, 북한이탈주민 등으로 구성된 드림하이고양시민합창단(단장·오경환, 이하 드림하이합창단)이 창단된 것이다."KBS '드림하이' 제작을 고양시에서 지원했어요. 드라마가 끝나고 아이유, 수지 등 출연진이 콘서트 형식으로 종방연을 열었죠. 그 자리에서 '고양시도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음악프로젝트를 꾸며보자'는 의견이 나왔던 게 합창단으로 결실을 맺었어요."송씨는 드림하이합창단의 지휘를 맡았다. 고양시립합창단 활동중에 개인적인 시간과 노력, 재능을 쏟았다. 초기 40여 명이던 단원은 65명으로 늘었다.드림하이합창단은 원래 단발성 프로젝트였다. 음표도 볼 줄 모르는 이들이 모여 박칼린 음악감독의 지도로 KBS '남자의 자격'에 출연했고,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방송 출연 후에도 단원들은 계속 합창을 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고, 어느덧 오는 25일이면 창단 5주년 특별정기연주회를 개최한다.송씨는 단원들을 데리고 1주일에 한 번씩 연습에 매진한다. 때로는 자정을 훌쩍 넘기기도 한다. 여전히 음표는 볼 줄 모르는 중구난방이지만, 10대 청소년부터 70대 노인까지 생동하는 열기가 연습장을 달군다.드림하이합창단은 요양원과 군부대, 학교 등지를 찾아다니며 공연한다. 이 과정에서 단원들은 '더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며 십시일반 정성을 모아 시설에 후원한다."부모 없이 쉼터에서 살던 흑인혼혈 청소년이 초등학교 6학년 때 입단했는데 곧 대학에 진학해요. 음악 덕분에 비뚤어지지 않고 잘 성장한 것 같아 보람을 느낍니다. 학비도 단원들이 마련해줬거든요."지난해 필리핀 보홀 국제합창대회에 초청돼 혼성합창 부문 은상을 거머쥐기도 한 드림하이합창단은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의 도시'라는 슬로건에 딱 어울리는 고양시의 마스코트가 됐다. 최근 단원들과 평창동계올림픽 응원가 녹음에 참여했다는 송씨는 "앞으로 더 바빠질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고양/김재영·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드림하이 고양시민합창단의 창단 일화를 설명하는 송재용 지휘자. 합창단은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의 도시를 진실한 화음으로 물들이고 있다. 고양/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2016-10-10 김우성·김재영

[희망 경인일보 70+1, 품앗이]경인일보가 찾아낸 품앗이人들

세대·계층간 단절로 공동체 무너져연민의 정 품은 한국인DNA 되살려냉정한 사회 온기 불어넣자는 취지품앗이는 옛 것이 아닌 현대적 가치착한 마음 먹기 참 힘든 시대다. 제 몸 하나 건사하기도 힘들어, 주변의 이웃을 돌아볼 한끗의 여유도 찾기 힘들다. 측은지심은 옛말이 돼 버린지 오래다. 이런 시대에 남을 불쌍히 여기는 착한 마음이라니. 그러나 대한민국이 걸어왔던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우리의 DNA에는 이웃과 공동체를 향한 연민의 정이 내장돼 있다. 저 먼 남쪽 바다에서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때도 가장 먼저 달려가 구호를 시작한 건 민간단체였고 민간잠수사들이었다. 태안 기름 유출 사고로 어민들의 생계가 파괴됐을 때 전 국민이 두 팔 걷어붙여 기름 때를 벗겨냈고, IMF 사태 때도 장롱 속에 꽁꽁 숨겨둔 작은 금반지까지 꺼내다 기부했던 민족이다.경인일보는 지난 7월18일 '품앗이 글로벌 캠페인'을 시작했다. 전통적 가치인 품앗이로 싸늘하고 냉정한 네트워크 사회에 인간적인 온기를 불어넣어보자는 취지에서였다. 캠페인의 일환으로 우리 사회 곳곳에 숨겨진 품앗이 일꾼을 발굴해 알리는 '우리시대의 품앗이人(K-Pumassian)'을 연재중이다. 그동안 이 코너를 통해 소개된 품앗이인(Pumassian)들은 평범한 우리 주변의 이웃이었다. 그들이 어떤 특별한 능력을 가졌다거나 별도의 교육을 받은 것도 아니다. 그저 측은지심, 타고난 착한 마음이 이끄는대로 이웃과 공동체에 자기 품을 보태주었을 뿐이다. ■ 일상에서 시작하는 품앗이지난 8월 폭염이 한창이던 그 때 우리를 시원하게 만들어 준 허정만(79)옹의 이야기는 품앗이 정신, 그 자체였다. 그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산에서 주워온 죽은 나무로 지팡이 만드는 일을 했다. 지팡이가 필요한 이웃에게 나누어주기 위해서다. 그가 지팡이로 품앗이를 하게 된 건 거창한 이유가 아니었다. 등산을 갔다 죽은 나뭇가지를 꺾어 지팡이로 대신했더니 아주 편했단다. 나만 편하면 안되지 싶어 근처 복지관의 비슷한 또래들에게 나눠 줄 요량으로 고사한 나뭇가지를 주어다 지팡이를 깎기 시작했고, 그렇게 나누게 된 지팡이가 500 여개에 이르렀다.그의 품앗이는 사람을 향한, 세상을 향한 일관된 연민에서 비롯된다. 등산을 하던 중 썩은 나뭇가지가 떨어져 머리를 다치는 일을 겪은 후에는 톱을 들고 산 일대를 돌아다니며 위험한 나뭇가지를 베어냈다. 산을 오르다 낙상사고를 당한 뒤에는 혼자 18개 계단을 만들었다. 모두 다른 이가 다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다.한창 대입시험 준비에 바쁜 성남서고등학교 3학년 석민규 (19)군의 사례는 어른들의 반면교사가 되기에 충분했다. 석군은 매주 주말마다 용인시에 위치한 호스피스 병원인 샘물의원에서 암 말기 환자를 돌보고 있다. 어머니의 권유로 시작한 일이었지만, 환자들을 돌보는 일은 이제 석군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 됐다. 혼자만 경험하긴 아까워 친구들과 함께 동아리를 결성, 주말마다 함께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잘 던진 부메랑이 되돌아오는 것처럼 봉사에는 진심을 담아야 한다고 말한 석 군은 "봉사활동은 부메랑과 같다"는 어른스러운 금언을 남기기도 했다.■ 점차 퍼져 나가는 품앗이의 힘살아가다 보면 타인의 도움이 동아줄같이 반갑고 힘이 될 때가 있다. 도움의 크기는 상관없다. 절실한 그때 도움을 받은 이들은 그 도움을 잊지 않고 다시 베푼다. 적어도 우리가 만난 품앗이인들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이천시 증포동에는 손 큰 할머니가 살고 있다. 신기남(63) 이천시 증포동 주민자치위원회 봉사단장이다. 물질적으로 이웃에게 도움을 줄 형편이 되지 않지만, 타고난 손맛으로 반찬 봉사 품앗이를 8년 째 이어오고 있다. 2천640㎡ 남짓한 밭에서 나는 각종 채소는 모두 이웃들과 나눠 먹기 위함이다. 그가 반찬 봉사를 시작하게 된 건 젊은 시절 사별 후 5명의 자녀를 홀로 키우면서 받았던 이웃들의 도움을 되갚기 위해서다. "이웃이 행복해야 나도 행복하다"는 평범하지만 비범한 진리를 전하기도 했다.찢어질 듯한 가난에도 품앗이 정신을 잊지 않고 실천한 이에스녹턴의 송재영(34) 씨의 이야기는 가슴을 따뜻하게 한다. 16살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와 포장마차로 생계를 이어가던 송씨에겐 든든한 친구들이 있었다. 친구들은 도시락조차 싸올 수 없었던 송씨를 위해 돌아가며 도시락을 준비해왔고 수업시간에 필요한 준비물과 옷, 신발까지 사다주며 송씨를 도왔다. 지독한 가난 속에서도 그가 용기를 잃지 않고 지금의 성공을 이뤄낸 것은 친구들의 품앗이 정신 때문이다. 송씨는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한 의류를 지난 날 자신처럼 어려운 청소년들에게 기부하고 있다.다문화 가족을 돕는 이병희(53) 오산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은 한국어 강의 자원봉사를 하다가 아예 다문화 가정의 지키미가 되겠다고 결심한 사례다. 그의 이야기도 주목할만 하지만, 더욱 감동을 주는 건 도움을 받았던 결혼이주여성들이 어엿한 시민으로 성장해 또 다른 이주여성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신입 이주여성들의 멘토가 돼 한국어 강사 보조 역할을 하기도 하고 같은 국가 출신 이주여성들의 살림을 보살피기도 한다. 한 사람의 품앗이 결과가 미치는 선한 영향은 그 크기를 함부로 재단할 수 없다. 한 사람이 품앗이 씨를 뿌리면(Pumaseeding) 놀라운 결과를 만들수 있다.세대간, 계층간 단절화를 겪으며 공동체가 무너져 가는 한국 사회에 품앗이는 퇴색하는 전통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건강을 위해 되살려야 할 현대적 가치이다. 사익 실현을 위한 무한경쟁을 강요받는 세상이다. 그러나 경인일보가 찾아낸 품앗이인들은 우리가 얼마든지 지금과 달리 인간답게 건강하게 살 수 있음을 자신의 삶으로 보여주고 있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① 어려운 이웃들의 노후주택을 무료로 보수해주는 조은상 두원인테리어 대표 ② 4년간 2억원대 의류를 기부한 송재영 이에스녹턴 대표 ③ 고교 생활을 호스피스 병원 봉사활동으로 채운 성남서고등학교 석민규군 ④ '골프 꿈나무들의 조력자' 최연이 시흥골프클럽 회장 ⑤ 반찬나눔 봉사로 지역사회 누비는 신기남 이천시 증포동 봉사단장 ⑥ 품앗이 콘서트를 열고 있는 (사)어설픈 연극 마을 이원승씨 ⑦ '다문화가족의 대부' 이병희 오산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⑧ '지팡이 할아버지' 허정만옹10년째 재능기부를 이어온 한국국악협회 동두천시지부 회원들6·25 참전 노병들과 태국 파병군 후손들어려운 주민들을 소리소문 없이 도와주는 '마당발' 백승철 오산시 초평동 체육회장

2016-10-06 공지영

[우리시대의 품앗이人(K-Pumassian)] 김명환 법무부 법사랑의정부보호관찰위원장

자립 지원 '기관-기업 네트워크' 첫구성학업포기 청소년 새삶 동남아 봉사 나서'패자 부활 기회' 진정한 교정 실천 노력"지난날의 잘못을 반성한 사람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패자부활이 가능한 관용의 사회가 되는 데 밑거름이 되고 싶습니다."잘못 들어선 인생길을 바로 잡도록 이바지한지 30년. 의정부 교정사의 산 증인, 김명환(63) 법무부 법사랑 의정부지역보호관찰위원장은 1986년 우연한 기회에 고교 선배의 권유로 의정부교정위원으로 첫발을 디뎠다. 처음엔 서툴고 수동적이었다. 범죄를 지은 사람들은 일반인들과는 달라 일이 낯설었다. 하지만 봉사활동의 회차가 늘면서 주도적으로 이끌게 되고 위원회서도 솔선수범하게 됐다. 김 위원장은 "조금씩 교정봉사의 가치에 눈을 뜨면서 재소자들이 달리 보였고 애정을 느끼게 됐다"며 "무엇보다 많은 재소자를 접하면서 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일을 시작한지 5년이 지난 1991년부터는 사무국장을 맡아 10년 동안 교정위원회를 이끌면서 교정봉사의 기틀을 다졌다. 이때 의정부교정위원회는 법무부로부터 수많은 표창을 받았다. 출소자의 사회정착에 가장 필요한 생활안정을 위해 기업을 설득해 일자리를 마련하고 작지만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창업도 도왔다. 김 위원장은 아예 출소자의 자립을 돕는 기관과 기업을 연결하는 네트워크도 구성했다. 의정부에서 처음 만들어진 이 네트워크는 이제 시스템으로 정착돼 해마다 수십 명의 출소자가 자립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그의 '길잡이 인생'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법무부 범죄예방과 보호관찰 봉사로 이어진다. 범죄예방위원회에서도 안살림을 맡으며 각종 봉사활동에 몸을 아끼지 않았다. 또 법무부 법사랑 의정부지역보호관찰위원회에서도 주로 청소년들을 인도하며 이들에게 새 삶의 의지를 심어주는 데 헌신했다. 대학생 자원봉사자를 모집해 학업을 포기한 청소년에게는 보호관찰 중 꾸준한 멘토링을 통해 학업 의지를 북돋아 다시 학교로 돌려보내고 매년 정기적으로 장학금도 지급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최근에는 보호관찰 청소년들이 동남아 빈곤국가의 어린이를 돕는 일에 나서는 놀라운 변화를 만들기도 했다.김 위원장은 "한 사람의 잘못을 평생 색안경을 끼고 바라본다면 제2, 제3의 범죄를 짓도록 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며 "누군가 나서 이들에게 용기를 북돋우고 기회를 줘서 다시 사회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하는 게 진정한 교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의정부/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잘못된 길로 들어선 타인의 인생을 바로잡고 사회 구성원으로 설수 있도록 돕고 있는 김명환 법무부 법사랑 의정부지역보호관찰위원장. 의정부/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

2016-10-03 최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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