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고]새로운 인천, 민선7기 시정운영계획

'시민과 함께하는 시정'등 5대 핵심 목표20대 전략·138개 과제·재정·입법 추진향후 4년간 비전·철학등 '큰 방향' 제시소통 통해 '살고 싶은 도시' 만들기 노력인천광역시는 지난 10월 15일 민선 7기 출범 100일을 맞아 향후 4년간의 시정운영계획을 발표했다. 민선 7기 시정운영계획은 지난 선거기간 캠프에서 수립했던 정책·공약, 당선 직후 '새로운 인천 준비위원회'에서 검토한 사항 등을 기본으로 취임 후 시 내부와 시민사회 및 전문가들이 주신 의견을 종합적으로 반영하여 새로운 인천특별시대를 위한 지향점을 제시하고 실현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이번 계획 수립은 우선 미래의 그림을 그리기 위해 기본이 되는 시정비전 슬로건을 시민의 참여에 의해 설정했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으며, 세부적인 시정전략 등을 마련하기 위해 내·외부 전문가 TFT를 구성해서 좀 더 체계적으로 계획을 수립하고자 노력했다. 그리고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하여 공약의 실현 가능성이 높아지도록 정비하고 각종 토론회를 통해 시민들에게 시정운영 방향을 알리고 시민의 바람을 시책에 반영하는 소통 과정을 거쳤다.주요 내용은 시민과 함께 수립한 시정비전 '살고 싶은 도시, 함께 만드는 인천'을 구현하기 위한 5대 시정목표인 ▲시민과 함께하는 시정 ▲더불어 잘사는 균형발전 ▲대한민국 성장동력 인천 ▲내 삶이 행복한 도시 ▲동북아 평화번영의 중심과 이를 실현하기 위한 20대 시정전략, 138대 과제와 재정 및 입법 추진 계획이다. 5대 목표와 전략을 간략히 소개하자면, 첫 번째 시정목표인 '시민과 함께하는 시정'은 시민과 진심으로 소통하고 시민을 시정의 중심에 모시겠다는 민선 7기의 철학을 담았다. 두 번째 목표는 도시 불균형 문제를 해소해서 시민 모두가 지역과 상관없이 잘사는 인천을 만들어 가자는 철학을 담은 목표로 '더불어 잘사는 균형발전'이다. 세 번째로 우리 인천은 세계적인 허브공항과 경제자유구역, 항만, 산업단지 등 산업구조가 다양한 형태로 발전할 수 있는 대한민국 경제의 중심지라 볼 수 있다. 이에 우리 인천이 가지고 있는 강점을 바탕으로 인천의 성장이 대한민국의 성장을 이끌 수 있도록 혁신적이고 지속가능한 경제 생태계 조성, 창업과 일자리 창출을 실현하고자 하는 '대한민국 성장동력 인천'을 목표로 삼았다. 네 번째 목표인 '내 삶이 행복한 도시'는 시민이 삶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을 정도로 행복한 도시 인천을 궁극적인 시정 목표로 삼아 우리 시에 맞는 촘촘한 복지 정책을 마련했다. 마지막 다섯째 목표인 '동북아 평화번영의 중심'과 관련해서는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 평화의 흐름이 인천의 번영을 이끌 수 있도록 남북간 경제협력, 역사·문화교류, 동북아 평화교류의 거점 육성 등의 내용을 담았다. 일부 언론과 시민단체의 지적처럼 해사법원 인천유치, 극지연구소 독립, 수도권정비계획법 개정 및 규제 특례도입 등 주요 현안이거나 장기 민원에 대한 내용이 일부 빠진 것도 사실이지만 어느 하나 소외되지 않도록 다양한 분야를 포함하려고 노력했다.이번 시정운영계획은 향후 4년간 민선 7기가 나아갈 비전과 철학, 목표 등 큰 방향을 제시하고 공약을 바탕으로 한 138개 과제들을 포함해 시정을 운영하겠다는 의미로 이해를 해주었으면 좋겠다. 시정운영계획은 이대로 마무리 짓는 것이 아닌, 향후 성과분석과 여건변화를 반영하여 지속적으로 수정하고 보완할 계획이며, 원도심 활성화 계획 등 구체적인 분야별 종합계획도 후속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그리고 위에서 지적한 현안들은 과거부터 우리 시에서 중점적으로 관리해온 과제들로 지역 국회의원과의 정책간담회를 비롯하여 중앙부처에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으며, 또한 일상 업무로서 앞으로도 계속 관리를 해가고 풀어나갈 계획이다. 시정계획에 대해 긍정적 시각뿐만 아니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하나, 부정적 견해에 대해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소통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또한 중요하다. 민선 7기의 새로운 비전은 시민 여러분의 관심과 부족한 점에 대한 문제 제기 등 다양한 참여가 이루어질 때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인천은 서울, 부산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인구 300만을 넘어선 대도시로서 대한민국 2대 도시로 발돋움해야 할 때다. 민선 7기가 출범한 지 이제 100일 남짓 지나고 있다. 미흡한 점이 있더라도 격려와 응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통해 시민과 함께 '살고 싶은 도시 인천'을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한다./박찬훈 인천시 정책기획관박찬훈 인천시 정책기획관

2018-10-24 박찬훈

[기고]동네서점의 변신과 부활을 주목한다

'2018 발견! 경기 동네서점展'지식창조의 근거지로 거듭나고정신적 가치상승의 주춧돌이 돼 4차산업혁명시대 문화예술강국자리잡는데 이바지하길 소망한다기원전 5세기경 활동한 고대 그리스의 대표적인 철학자인 소크라테스는 "남의 책을 많이 읽어라. 남이 고생하여 얻은 지식을 아주 쉽게 내 것으로 만들 수 있고 그것으로 자기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고 미국의 사상가 겸 시인인 에머슨은 "책을 읽는다는 것은 많은 경우에 자신의 미래를 만드는 것과 같은 뜻이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독서는 다양한 분야의 간접경험을 통해 지식, 역사, 문화, 정보를 습득하고 자기계발, 사고의 확장 등 우리의 삶 속에서 중요한 일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독서를 위해서는 읽을 도서를 구입해야 하는 게 선결과제인데 책을 구입하는 과정은 여러 방법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대형 프랜차이즈 서점에 들르거나 컴퓨터 안에 들어있는 온라인서점을 클릭해서 구입할 수도 있다. 예전 젊은 시절 필자는 책을 구입할 때면 서점, 책방, 문고 등의 이름으로 간판이 올라간 동네서점을 들르며 지난날의 따뜻한 정취와 매력도 느끼며 책과 접하는 시간을 많이 보냈다. 그런데 지금의 현실을 돌아보면 과거 학구열과 열독 열풍으로 호황을 누리던 동네서점은 하나하나 그 모습을 감추더니 지금은 동네서점으로서 명맥을 이어가는 서점을 찾아보기란 모래사장에서 바늘을 찾는 것처럼 힘들고 어려워진 것이 지금의 안타까운 현실이다.여기에 하나 더 안타까운 것이 10월 초에 공개한 경기도 '독서실태 관련 여론조사' 결과인데 문제적 내용은 수도권 주민 10명 중 1명은 1년간 책을 1권도 읽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경기·서울·인천 주민 2천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11.9%(261명)는 '지난 1년간 전자책포함 1권 이상의 책을 읽은 경험이 없다'라고 응답했으며 책을 안 읽게 된 이유는 '책 읽기가 싫고 습관이 들지 않아서'에 가장 많은 사람(35.2%)이 답했다. 여타 다른 이유로 '직장(학교)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가 26.4%,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가 13.0% 등으로 뒤를 이었다.이러한 시대적 독서실태에 잔잔한 파장을 일으키며 세간의 이목을 모으는 곳이 생겨나고 있다. 책을 읽는 장소생태계가 상큼하게 변화하고 있는 움직임이 포착된 것이다. 과거의 따뜻하고 정겨운 동네서점이 우리동네 단역에서 조연으로 조연에서 주인공으로 나서며 우리와 가깝고 친근하게 다가오고 있다. 바로 경기도가 지난해 5개 시(市)의 소규모의 이색적인 동네서점 16곳에서 특별한 문화행사를 펼친데 이어 2018년 책의 해인 올해도 작지만 특색있는 동네서점 21곳을 선정해 '2018 발견 경기 동네서점전'을 오는 26일부터 진행하는 것이다. '개성을 담다! 가치를 발견하다!'라는 주제 아래 26일 오후 7시 성남시 정자동 '좋은 날 책방'에서의 개막식을 시작으로 11월 4일까지 2주간 금·토·일요일마다 동네 서점별로 백일장, 글쓰기 교육, 북콘서트, 강연 등 흥미롭고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이번 경기 동네서점전 내용을 들여다보면 '생각을 담는 집'(용인)에서 용인시인 김종경의 '시로 읽는 우리동네 용인', 꿈틀책방(김포)에서 은유 작가에게 배우는 '일상의 글쓰기', ch공감(하남)에서는 '사랑한다면 음악공부 절대 시키지 마라'라는 주제로 김이곤 예술감독의 샹송공연, 그리고 필자가 사는 고장인 고양의 미스터버티고에서 임경선 작가의 '곁에 남아 있는 사람'으로 성찰해보는 우리 삶의 태도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동네서점 곳곳에서 전개된다. 느림과 여유를 준비해야 되는 책 읽기는 온갖 정보의 홍수 속에서 나에게 필요한 최적화된 정보를 찾아 미래를 설계하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 이번 '2018 발견! 경기 동네서점展'을 통해 우리 생활 속 동네서점이 지식창조의 근거지로 거듭나고 인간의 정신적 가치상승의 주춧돌이 되어 4차 산업혁명시대 우리나라가 문화예술강국으로 자리 잡는데 이바지하길 간절히 소망해본다./김달수 경기도의회 의원 (민주당·고양10·문화체육관광위원장)김달수 경기도의회 의원 (민주당·고양10·문화체육관광위원장)

2018-10-23 김달수

[기고]'위국헌신 군인본분' 제대군인에게 감사와 일자리를

지난 60여 년 간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경제발전의 토대를 마련한 것은제대군인의 희생과 공헌이있었기에 가능했다지난 10월 1일에는 제70주년 국군의 날을 기념해 '국군의 뿌리를 찾아서'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가 공중파를 탔다. 단국대 사학과 한시준 교수를 단장으로 육·해·공군 4명의 현역 군인들로 답사단을 구성해 국내뿐 아니라 중국 서간도와 북간도 그리고 러시아 연해주 일대의 항일 운동 역사의 현장을 4주간의 여정을 기록했다. 답사단 구성원으로 김좌진 장군의 증손자인 해군 김도현 대위와 광복군 송윤화 옹의 외손자인 해병대 박성욱 중사, 육군 박민석 소령과 공군 진권용 대위가 참여해 시청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고, 우리 경기동부보훈지청은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건립위원회 민간위원 중 한 사람인 단국대학교 한시준 교수가 함께한 것에 깊은 인상이 남았다. 방영된 내용에는 학술적, 역사적으로 가치 있는 장면들이 많았다. 그 중에서도 답사단이 러시아 크라스키노에 위치한 안중근 의사 단지동맹비를 찾아 태극기를 펼치고 각오를 다지고 있는 장면은 대한민국 군인이 함께했기에 참으로 의미 있다고 생각된다. 안중근 의사의 유묵인 '위국헌신 군인본분(爲國獻身軍人本分)'의 정신을 군인정신의 사표(師表)로 삼고 있는 듯했다.10월은 대한민국 군인에게 특별한 달이다. 국군의 위용과 발전을 기리는 국군의 날(10월 1일)로 시작해 재향군인과 전사자들을 기리는 재향군인의 날(10월8일), 전역한 제대군인에게 국민이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그들의 원활한 사회복귀를 돕는 기간인 '제대군인 주간(10월 15~19일)'까지 나라를 위한 소명을 받드는 군인들의 노고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하는 달이다. 특히 지난 2012년도에 시작되어 올해로 7회째를 맞은 '제대군인 주간'은 제대군인이 국토수호를 위해 헌신한 것에 대한 스스로의 자긍심을 높이고, 국민들로 하여금 존경과 감사를 표하는 사회분위기를 조성하는 한편, 그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자 '제대군인에게 감사와 일자리를'이라는 슬로건 아래 국가보훈처에서 지정, 운영하고 있다.지난 60여 년 간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경제발전의 토대를 마련한 것은 제대군인의 희생과 공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지원과 예우는 너무도 당연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특히 직업군인들이 전역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 걱정할 필요 없이 군 복무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은 국가안보와도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군은 계급정년제도로 인해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평균적으로 40대 중반 정도에 전역하게 된다. 이처럼 자녀 학비 등으로 인해 지출이 가장 많은 시기에 전역을 하면서도 이들 대부분은 전역 전까지 사회와 단절된 생활을 하다 보니 취업 역량 개발이나 준비가 부족한 상태로 전역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국가보훈처는 2004년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 9개 지역에 제대군인지원센터를 설치하여 전직지원금의 지급, 전문화된 교육과정의 운영, 취·창업 워크숍 등 중장기복무 제대군인들의 전직을 지원하고 취업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국민적 관심과 함께 지방자치단체와 기업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다.오는 10월 26일은 안중근 의사가 국권침탈의 주역인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날이다. 이날의 의거가 훗날 우리나라의 독립을 이룩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던 것처럼 대한민국 제대군인이 우리의 국토와 안보를 지켜 나갔기에 현재 우리가 평화의 계절을 맞이할 수 있는 것이다. 그 숭고한 희생을 기억하며 10월 한 달이 그들에게 존경의 마음을 전하고 제대군인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이 보다 확대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박용주 경기동부보훈지청장박용주 경기동부보훈지청장

2018-10-21 박용주

[기고]사색하는 삶

사색은 생각의 습관실천할 때 당당한 행복 완성 삶을 아름답게 만든다 학교는 이러한 사색 활동공간아이들 통찰·창의성에 꼭 필요우리는 생각 없이 사는 것을 행복으로 착각할 때가 많다. 생각이 많으면 삶이 복잡해진다고도 한다. 삶을 뭘 그리 고민하느냐고 쉽게 말하는 사람도 있다. 바람 부는 대로, 물결치는 대로 쉽게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사색하는 삶을 최고의 행복으로 여긴 것처럼, 생각은 삶을 복잡하게 만드는 장애물이 아니라 삶을 아름답게 만들어준다. 삶은 시간의 연속으로 이루어지지만 생각하지 않는 삶은 그저 흘러가는 무의미한 시간일 뿐이다. 철학이 우리에게 제시하는 가장 이상적인 인생의 모습도 '사색하는 삶'(vita contemplativa)이다. '사색하는 삶'이란 시간의 여백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당당한 행복을 완성해가는 삶을 말한다.사색하는 삶을 논하려면 요람에서 무덤까지 우리 삶의 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세상에 태어나서 부모의 보살핌을 받고 자라나, 제도화된 교육의 틀 속에서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습득한다. 학교를 졸업하면 취업하고 내 집 마련에 정진한다.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낳아 키운다. 나이가 들어 은퇴하면, 여생을 보내며 비슷한 삶의 형태를 다음 세대에 물려준다. 이러한 삶의 과정에서 부모의 보살핌, 학습, 취업, 집 장만, 결혼, 육아, 은퇴 등이 없는 상황을 상상해 보자. 이 상황에서는 당연히 시험, 경쟁, 노동, 자본 등의 제약을 받지 않고, 모든 형식의 필요, 속박, 근심 걱정이 사라진다. 그야말로 극도로 한가하고 따분하고 외롭고 고독하고 지루한 세상과 마주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고독과 지루함의 끝에서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 때, 우리는 그 막막한 상황에 대한 해답으로 행복 찾기를 시작할 것이다. 행복의 의미를 고찰하고 정의해서, 실현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하염없이 흘러가는 시간의 공허를 채우기 위한 고민과 몰입은 능동적인 행복 찾기, 즉 사색으로 나타난다.사색은 생각의 습관이며, 생각은 삶에 생명과 가치를 더하는 실천적 행위다. 생각한다는 것은 자신의 삶을 다듬는 것이고, 자신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일이다. 생각은 곧 삶의 철학으로 이어진다. 어떻게 살 것인지, 무엇에 가치를 둘 것인지에 따라 각자 삶의 모습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삶의 과정에서 본격적인 사색 활동이 시작되는 곳인 학교(school)는 그리스어 스콜레(schole)에서 왔다. 스콜레는 '여유, 한가로움'이란 뜻으로 학교란 여유를 가지고 사색하는 곳을 의미한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의 학교는 어떤 모습인가? 학교가 여유롭게 생각하는 공간이 되지 못하고, 주입식 교육에 의한 과도한 학습량으로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오히려 창의성을 잃게 하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보아야 한다. 아이들이 행복을 느낄 때는 '좋아하는 일을 실컷 할 수 있을 때'이고, 불행하다고 느낄 때는 '성적 압박과 학습 부담이 너무 클 때'라고 한다. 과도한 학습량을 줄여 여백을 만들고, 그곳에 독서, 문화예술 등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활동을 활성화시켜 사색의 공간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학교는 사색을 통해 아이들의 창의성이 신장되고, 꿈을 심어주며 그 꿈이 싹터 꽃피고 열매 맺도록 도와주는 곳이어야 한다.모든 가치는 여유와 사색 속에서 잉태된다. 사색은 통찰력과 독창성, 창의성을 기르는데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사색의 프리즘을 통해야만 미래를 밝혀줄 새로운 학설이 탄생되고, 그 폭을 넓혀 학문이 발달된다. 바로, 지금 여기가 사색해야 할 시간과 장소이다./정종민 성균관대학교 겸임교수정종민 성균관대학교 겸임교수

2018-10-18 정종민

[기고]'표준시장단가' 확대 추진 중단을

일부 건설업체들의 불·탈법사례 일반화 해정상적인 지역 중소업계까지 도산 시키는이재명 도지사 제도 시행 조속히 폐기해야아울러 생산적인 정책 발굴해 주길 바란다이 좋은 결실의 계절 가을에 2만여 지역건설업체들은 집단 우울증에 빠질 지경이다. 지난 8월 4일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시장에 가면 900만원인데 1천만원에 사라고 강요하면 되겠냐?"라는 논리로 표준시장단가의 적용 확대 계획을 밝혔다. 이 지사는 현행 규정을 혈세낭비 강요와 지방자치의 본질을 침해하는 중앙정부의 월권이라며 관련 규정의 개선(실질적으로는 개악)을 추진할 것을 보도하였고 실제 상위규정인 행정안전부의 관련 회계예규의 개정건의와 함께 도에서 직접 경기도조례의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지사로부터 발단된 소규모공사의 표준시장단가 확대 추진은 관련제도와 업계를 아는 사람들은 절대 동의할 수 없는 시도다. 공사원가 산정 시 사용되고 있는 표준품셈은 공종별로 소요되는 자재, 장비, 인력 등의 원가분석을 통해 공사비 산출에 폭넓게 쓰기 위해 만든 방식이고, 표준시장단가는 100억 원 이상 대형공사의 공종별 최종단가를 실제 조사한 가격이다. 이에 따라 당연히 '규모의 경제성'이 생기는 대형공사에서 실제 집행된 단가를 낙찰률(80%~88%)까지 적용하여 소규모현장에서 시공하라고 하는 것은 출발 자체가 잘못이며 동네 구멍가게에 가서 물건 값이 비싸니 대형마트 가격만 받으라는 격이다. 이 지사가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표준시장단가 확대 시 품셈적용 공사 대비 4.5%의 예산을 절감 할 수 있었다'와 '성남시장 재직시 시행결과 공사비를 낮춰도 많은 건설사가 입찰에 참여했다'라는 주장은 합리적 이유 없이 일방적으로 공사비를 삭감하겠다는 '공사비 후려치기'이며, 수주산업인 건설업의 특성상 공사를 수주하지 않으면 직원을 내보내거나 폐업을 할 수밖에 없어 이윤이 남지 않더라도 출혈경쟁에 뛰어드는 중소·영세업체들의 아프고 눈물 나는 현실을 도외시한 무자비함이라 할 것이다. 지난 8월 이 지사는 도정질의 답변 시 경로당 공사비가 평당 950만원대라는 주장과 함께 본인이 알고 있는 현장의 현실(불법사례) 즉 건설업자의 부당이득 문제를 강하게 제기했다. 도의회에서 진위 여부를 확인해 줄 것을 요청 드린다. 우리가 실제 수주하는 금액은 평당 400만원 내외라는 것을 밝히며, 경기도 전역에서 이루어진 경로당·마을회관 공사비용이 얼마에 진행되고 있는지 꼭 밝혀 주길 바란다. 이와 함께 건설산업이 온갖 부정과 불법의 온상인 양 호도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와같은 문제 척결은 지방정부의 책무이기도 하니 행정력을 발휘하여 바르게 세워나가야 할 문제라고 보며 일부 문제업체들의 불법 및 탈법사례를 일반화하여 대부분의 정상적인 업체들을 도산시키는 제도 추진은 당장 멈춰야 할 것이다. 여러 난관들을 뚫고 도민들이 사용하는 시설물을 납품하면 당연히 그에 따른 반대급부가 손에 쥐어져야 하는데 본사이익과 일반관리비는커녕 현장 실행비 맞추기도 빡빡한 게 현실인데 적폐의 굴레를 씌우고 세금 탈루의 주범 취급하는 것은 지역 경제의 한 축으로 일선에서 피땀 흘린 지역중소건설인들의 노력을 너무 무시하는 처사라 할 것이다. 정말 우리가 부당한 이익을 향유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건지 아니면 건설을 보는 일반국민들의 부정적인 시각을 이용하여 본인의 권한을 절제 없이 휘두르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이재명 도지사는 지금이라도 더 이상 지역건설업계를 도탄 시키고 혼란에 빠뜨리는 표준시장단가 확대 추진을 조속히 폐기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건설인이기 이전에 도민인 지역중소건설인들을 외면하지 말고 생산적인 정책을 발굴하여 줄 것을 간곡히 바란다./하용환 경기도건설단체연합회장·대한건설협회 경기도회장하용환 경기도건설단체연합회장·대한건설협회 경기도회장

2018-10-17 하용환

[기고]천고마비 가을은 독서의 계절

도내엔 '경기 동네서점' 프로젝트'평택 독서쉼터'등 책읽는 곳 많아온 국민이 생각의 깊이 확장하고가족·이웃간 사랑 재확인해 보는기회 많이 누려보길 소망해 본다단풍이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히는 산을 바라보면 가을은 하늘이 높고 말도 살이 붙는다는 천고마비의 계절이요 마음을 넉넉함과 풍성함으로 채워주는 감사의 계절로 다가온다. 사람들은 가을을 일컬어 '독서의 계절'이라 부른다. 가을이 오면 독서와 관련한 행사도 많아지고 책 읽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이러한 분위기와 더불어 낭만적인 자연을 음미하며 책과 어울리는 계절임을 알 수 있다.캐나다의 소설가 로버트슨 데이비스는 "정말 훌륭한 책은 젊을 때 읽혀져야 하고, 성인이었을 때와 나이 들었을 때 다시 또 읽혀져야 한다. 마치 좋은 빌딩이 아침 햇살에 비춰지고, 정오와, 달빛에도 보여져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고 했다. 인생에 있어서 독서는 삶의 매우 중요한 부분임을 알 수 있는 말이다. 영국의 저널리스트이자 문인인 리처드 스틸이 "독서가 정신에 미치는 효과는 운동이 신체에 미치는 효과와 같다"라고 말한 것은 독서의 중요성을 나타내며 책 속에는 삶을 살아가는 혜안이 담겨있음을 나타낸다.이처럼 '독서의 계절'에 '독서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출판계에선 시, 소설, 에세이 등 여러 장르의 작품들이 새로이 출간된다. 그러나 다양한 책들이 우리의 정신세계와 감성세계를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은 책을 읽을 태세가 되어있지 않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나타난다. 올해는 25년 만에 다시 정한 '책의 해'라고 하지만 2017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성인의 연간 독서율은 59.9%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40%가 넘는 성인이 지난해 1권의 책도 읽지 않은 셈이다. 이는 조사가 처음 이뤄진 199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라 한다. 직전 조사인 2015년 당시보다도 5.4%포인트 하락했다. 학생의 연간 독서율은 91.7%로 나타났다. 성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이지만, 2015년 조사보다는 3.2%포인트 감소했으며 세부적으로는 초등학생의 독서율이 96.8%로 가장 높았고, 중학생 92.5%, 고등학생 87.2%로 나타나 학력이 높아질수록 책 읽을 기회가 감소됨을 보였다. 전체 성인들의 독서량은 평균 8.3권으로 2015년 9.1권에 비해 낮아지고 종이책의 독서율과 독서량은 하락 추세로 나타났다. 평소 책 읽기를 가장 어렵게 한 원인으로는 성인과 학생 모두 '시간 부족'을 꼽았다. 성인의 경우 '일 때문에 시간이 부족하다'(32.2%)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학생 역시 '학교나 학원 때문에 시간이 부족하다'(29.1%)고 답했다. 이처럼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독서량. 바쁜 일상 속 책 읽을 겨를조차 없다는 이유로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책'이라 주장하는 현대인을 위해, 여느 때보다도 '책 권하는 사회'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경기도가 지난해 인기에 힘입어 올해에도 동네서점을 독서와 지역사회문화를 결합하여 문화활동 거점으로 만들기 위해 추진 중인 '2018 힘내라! 경기 동네서점'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힘내라! 경기 동네서점' 프로젝트는 경기도 소재 지역서점을 대상으로 기존 서점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바꿔주는 리모델링 지원형과 지역서점에서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리도록 도와주는 문화활동 지원형 2개 분야로 진행되고 있는데 필자는 이것이 독서율 향상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또한 평택시에서도 지난 9월부터 덕동산 근린공원·배다리 근린공원·소풍공원·부락산 문화공원 등 4곳에 1억3천여만원을 들여 야외테이블 6개소·그네 벤치 11개소·책꽂이 함 4개소 등 독서 편의시설을 설치해 놓았으며, 독서 쉼터 1곳당 소설·동화·만화·건강·교양 등 200여 권의 책을 비치해 놓았다. 이곳 또한 이용객들이 많이 늘었다 하니 마음 한편 흐뭇하지 아니할 수 없다. 이처럼 경기도내에는 '경기 동네서점' 프로젝트, 평택 독서쉼터, 시흥 책축제, 파주 별난 독서캠핑장 등 독서하기 좋은 곳이 많다. 온 국민이 다양한 독서 여가활동으로 생각의 깊이와 넓이를 확장하고 가족 간 이웃 간 사랑을 다시 확인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누려보길 소망해 본다./양경석 경기도의원(더불어민주당·평택 1)양경석 경기도의원(더불어민주당·평택 1)

2018-10-16 양경석

[기고]방치된 송도석산 이대로 좋은가

개발노력 불구 여러 장애요인으로 제동미관 해치고 안전사고 우려등 문제점 도출 영농체험 부지·캠핑장 활용등 방안 강구인천시는 중장기적 계획 결단 내려야인천 연수구 옥련동에 위치한 송도석산이 수십 년 동안 방치되어 있다. 송도석산 일대는 1970년 6월 도시계획시설인 송도유원지로 결정되고, 1973년부터 1985년까지 토석 채취장으로 운영됐다. 발파에 따른 진동·소음으로 인하여 인근에 사는 주민들의 민원이 다수 발생하면서 토석 채취가 중단되어 인천의 대표적인 미관 불량지역이 되었다. 현재 송도석산은 안전등급 D등급으로 언제든 낙산위협이 있는 상황이며, 인근 아파트 주민과 학교 학생들의 안전도 위협을 받고 있다.그동안 송도석산을 개발하거나 활용하기 위하여 인천시의회와 집행부에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으나, 애석하게도 여러 장애요인으로 인해 현재까지 개발되지않은 상태의 공한지로 방치되고 있다. 2007년에는 인천광역시, 인천관광공사, 대우자판(주)를 공동사업자로 지정해 2009년 인천세계도시축전과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등 국제적인 행사를 앞두고 송도석산의 미관을 개선하기 위한 개발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우자판(주)의 도시개발사업과 연계한 특혜의혹 등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2008년 2월 인천도시공사를 단독 사업시행자로 변경 고시하였고, 2008년 3월부터 2009년 10월 준공을 목표로 실시계획이 인가되어 사업이 시작됐다.인천도시공사는 한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촬영지로 인기를 끄는 송도석산의 국내 상품을 개발하겠다고 개발면적 13만9천462㎡를 대상으로 광장 등 조경녹지시설, 영상관, 공연장 등의 시설을 조성하고자 보상비 489억원을 투입하였다. 그러나 공원기능이 포함되는 기존의 조성계획으로는 사업추진이 어려워 2015년 인천도시공사에서 인천시 관광진흥과에 사업계획 지연에 따른 실시계획의 실효요청을 신청했다. 같은 해 12월에 실시계획 인가가 폐지되어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시 관광진흥과는 2017년 10월부터 송도유원지 주변 개발여건 변화 등을 고려한 도시관리계획 변경용역을 진행하던 중, 송도테마파크사업의 실시계획 인가 효력정지 등 상황변화, 민·관 협의체 운영결과, 의견조회 등 절차 이행을 이유로 송도유원지 도시관리계획 수립용역을 올 5월부터 일시 정지했다. 그동안 송도석산 미개발 및 방치로 인하여 인천대교와 해안도로 등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인천에 대한 이미지와 인식이 나빠지고 있는 것은 물론 안전사고 우려, 무단경작과 불법 점·사용 등에 따른 송도석산부지에 대한 관리문제가 현안으로 남아있다.도시개발방향이 산업도시에서 문화예술도시로 변모하고 있는 요즘 새로운 도시문화를 창출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하여, 또 지역주민들의 불만을 해소하고 인천발전을 위하여 송도석산 활용이 시급한 상황이다. 단기적으로는 인천도시공사 소유의 송도석산부지에 텃밭 등을 조성하여 시민들이 도시영농체험 활동에 사용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 시민들의 휴식공간인 힐링 캠핑장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송도석산의 활용계획이 포함되는 송도유원지 도시관리계획 변경용역사업을 재개해야 한다. 흉물로 방치된 송도석산이 인천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시설 조성계획 수립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 석산부지의 단기 활용방안과 함께 중·장기적 계획에 대한 인천시의 결단이 필요하다./김국환 인천시의회 의원김국환 인천시의회 의원

2018-10-10 김국환

[기고]이재명 지사님, 지지 마시라

원칙앞엔 적이 없듯헌법과 민주주의 절차 따라공정하고 준엄한 규칙 세우는것오로지 도민만을 생각하고위임받은 권력 행사하면 된다민선 7기가 시작되고 벌써 100여 일이 흘렀다. 선거 과정에서 잡음이 많았지만 16년 만에 '정권교체'였던 만큼 기대는 컸다. 공정과 정의를 앞세운 지사님의 취임 일성은 그간 켜켜이 남은 도정 적폐의 쇄신을 기대하게 했고 정권 기조에 맞춰 평화부지사를 먼저 임명했을 땐 새로운 경기도가 금방이라도 펼쳐질 줄 알았다. 인수위원회에 이런저런 정책을 제안한 것도 그 기대를 현실로 만드는데 미력이나마 기여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취임 한 달여가 지났을 때만 해도 민선 7기의 청사진을 향한 기대감은 유효했다. 예산 규모만 25조원로 서울과 함께 전국 지자체 중에 가장 큰 규모인 데다 인구 1천300만명의 메갈로폴리스다. 서울을 둘러싸고 있으면서도 수원, 안양과 같은 상권집약적 도시와 안산, 시흥 같은 산업도시, 남양주, 가평과 같은 도농복합도시는 물론 연천, 포천과 같은 군사도시까지 있으니 정책 하나를 만들어도 따져볼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을 것이다.맨 먼저 지사님의 행보를 가로막은 것은 도청 공무원들이었다. 전 직원 명찰 패용이 문제였다. 벌써 지사님보다 몇 년이나 더 오래 도청에서 근무한 공무원들이다. '당신은 4년 뒤에 떠나지만 우리는 남는다' 그런 생각들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조직 문화를 새롭게 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 않았던 일들, 불편한 일들은 많은 사람에게는 피하고 싶은 일이 된다. 게다가 복지부동의 표상인 관료사회다.우리 경기도공공기관노동조합총연맹(이하 경공노총)은 노동이사제도의 진행이 실망스러웠다. 공공기관의 노동이사제도를 도입하면서 노동자의 대표인 노동조합을 배제하는 안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정작 노동이사제도를 도입해야 하는 공공기관의 의견수렴은 형식에 그쳤고 우리 경공노총이 제출한 의견서는 '답정너', 사실상 묵살됐다. 후에 들으니 공약사항임에도 지사 보고 없이 집행부에서 결정했단다.최근에는 낙하산 문제가 불거졌다. 문화예술계 산하기관인 경기도문화의전당과 경기문화재단이 임원 선정에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전문성과 경험이 있는 인사가 필요하다는 요구였다. 공정과 정의를 앞세웠던 만큼 낙하산 운운은 뼈아픈 장면이었다. 게다가 지사와 같은 당 소속이 다수인 도의회까지 문제를 바로잡겠다고 나섰다. 가까이서 도정과 정책을 수행해야 할 공무원, 산하기관, 심지어 도의회까지 석 달 사이에 지사님과 등을 지는 모양새다.한발 물러나보자. 그간 여러 차례 정치인들의 제 사람 챙기기에 신물 난 문화예술인들의 분노는 민선 7기에 대한 실망감, 아니 기대감의 증거다. 도의회는 차제에 산하기관과 집행부에 힘을 보여주면서 정권을 주도하려는 명분을 찾고자 했을 것이다. 여기다 그간 관행에서 벗어나기 불편한 관료사회의 관성이 민선 7기의 정책 동력을 약화하는 요인이 된 것이다. 그렇지만 일련의 사태들을 마치 새 지사의 발목을 잡으려는 책동으로 읽는 것도 맞지 않는다.실책이다. 앞에서는 소통을 말하면서 뒤로는 정책을 밀어붙이고 앞에서 공정을 외치면서도 낙하산 후보군 리스트를 내보였다. 1천300만 명 경기도민의 주권을 대리하여 행정권을 집행하는 최종 집행권자라면 그 책임감의 무게는 꼭 1천300만 명의 삶의 무게와 같은 것이어야 한다. 조금 더 살피고 따졌어야 했다. 무엇이 원칙에 닿고 어느 것이 효율이 필요한 건지 물었어야 했다. 견고하게 뿌리내린 적폐가 명분의 탈을 쓰고 공정과 정의를 패배하려 들게 하지 않았어야 했다.나는 아직 지사님과 민선 7기를 믿는다. 방법은 하나다. 원칙이다. 원칙 앞엔 적이 없다. 헌법과 민주주의의 절차 따라, 지사께서 외치신 공정과 정의에 입각해 준엄한 원칙을 세우는 것이다. 오로지 도민, 오로지 도민만을 생각하고 위임받은 권력을 행사하시면 된다. 그 권력이 애민으로 향할 때 공무원들은 국민의 봉사자를 포기할 수 없으며 의회 역시 주민의 대의기관으로서 역할을 다 할 것이다. 우리 경공노총과 공공기관 노동자들 역시 그 길을 따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니 지사께서는 오로지 원칙, 오로지 도민만 생각하시라. 부디 지지 마시라./이기영 경기도공공기관노동조합총연맹 의장이기영 경기도공공기관노동조합총연맹 의장

2018-10-09 이기영

[기고]지 선배의 하루, 광화문 연가(年暇)

소외계층 지원 '문화누리카드' 수급권 '권리'로 간주되는 만큼바우처 형태가 아니라현금처럼 제한없이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지인 선배는 통신사 부장으로 명퇴한 지 한 삼 년 정도가 되었다. 늦은 아침을 혼자 먹고 동네 산을 오르는 게 주된 소일거리다. 당연히 가족 내 부딪힘도 잦아졌다. 처음 한 일 년은 심한 우울감에 정신과 도움을 받기도 했지만 아내의 핀잔을 바깥 탓으로 돌리는 데는 성공했다. 하루는 책도 보고 시간을 때울 요량으로 일찍 집을 나섰다. 지 선배가 사는 곳은 신도시로 서울 광화문까지는 전철로 한 시간가량이다. 늘 같은 일상에서 벗어나 오랜만에 연가(年暇)를 즐기고 싶었다. 서점에서 일이다. 적당히 붐비는 사람 속에 묻혀 한참을 기웃거리는데 말쑥한 노인이 점잖게 말을 걸어왔다. 책을 사실 거냐고, 책을 산다면 책값을 자신의 카드로 계산하고 대신 현금으로 돌려줄 수 있겠냐고 했다. 처음에는 무슨 영문인지 잘 몰라 머뭇거리자 카드를 내보이며 "여기에 십만 원도 넘게 돈이 있다"라고 했다. 지 선배는 급한 약속이 있다며 짧게 거절하고 돌아섰다. 왠지 마음이 개운치 않았다. 사실 노인이 내민 것은 문화누리카드다. 문화소외층의 삶의 질 향상과 계층 간 문화 격차 완화를 지원하는 '통합문화이용권'으로 소위 문화 복지사업이다. 지난달 문화체육관광부는 2019년 문화누리카드 예산규모를 951억원으로 책정하고 개인별 지원금을 연간 7만원에서 8만원으로 늘린다는 사업 예산안을 발표했다. 2017년부터 해마다 1만원씩 증가한 셈이다. 이처럼 매년 증가하는 예산에도 불구하고 낮은 사업성과는 고민이다. 선행연구에 의하면 물리적·정보적 접근성이 통합문화이용권 사업에 대한 만족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2017년 연천군 문화누리카드 발급률은 70.2%이다. 경기지역 평균 발급률 92.8% 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처럼 비도심 지역 노년층이나 장애인 등은 불충분한 정보와 열악한 이동수단 때문에 참여가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용률(경기도 평균 62%)도 저조할 수밖에 없다. 이용 가능한 가맹점수 또한 시·군 간의 차이가 심각한 상태로 문화예술 인프라 격차를 해소하는 정책이 절실하다는 주장이다.서점에서 만난 노인의 경우 사용자가 실구매 없이 문화누리카드로 결제하고 이를 현금으로 돌려받았다면 엄연히 부정사용자로 위법이다. 관행으로 알고 매달 용돈처럼 현금으로 받아 쓴 국회 특수활동비에 비하면 뭐가 그리 큰 문제인가 싶다. 도덕적 잣대의 무게가 다를 수 없지만 국민감정은 그렇지 않다.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은 "2014년 부정수급 통합 콜센터가 잡아낸 100억원의 부정수급 사례 중 97억8천만 원은 제공기관의 비리"라며 우리 사회의 불편한 진실을 지적한 바 있다.흔히 문화는 '삶을 담는 그릇'이라 한다. 문화 예술뿐만 아니라 여가를 위한 일상 활동까지 넓은 의미를 담고 있다. 홀로 사는 노인이 자식보다 잦은 걸음으로 찾아오는 독거노인 관리사에게 믹스커피라도 한 잔 대접할 수 있다면 이 얼마나 행복한 일상인가. 받아만 먹는 세금 충(蟲)이 아니라 사람이 본디 가져야 할 정(情)을 나누는데 쓰임이 더 요긴한 사람도 많다. 현대에 와서 수급권이 '권리'로 간주되는 만큼 현물이 아닌 현금 지급을 원칙으로 한다. 이런 이유로 문화 소외계층에 지원하는 문화누리카드는 바우처 형태가 아니라 현금처럼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땅 위의 모든 것이 궁극적으로 흙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생각하면 모든 것이 대수롭지 않다." 윤형근이 예순을 넘어 작업노트에 적은 글이다. 그의 언급처럼 글도 그림에도 잔소리가 없다. 다 지나고 보면 별것 아닌 것을, 서점에서 만난 노인에게 '카드깡'을 해드렸어야 했나?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쌀쌀하다. 요즈음 같은 날, 청진동 해장국이라도 한 그릇 자시고 싶지 않겠는가./정석원 사회복지사·서정대학교 겸임교수정석원 사회복지사·서정대학교 겸임교수

2018-10-04 정석원

[기고]정치인의 정치도구로 전락해버린 하남 발전

하남은 현재 인구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성장도시이다. 하지만 지속가능발전 측면에서는 산업구조, 성장동력, 인적자본, 자본스톡, 지역소득 등 제반 부문에서 여전히 취약하다. 설상가상으로 지역 내 갈등은 지역발전을 더더욱 저해하는 요인이다. 더 큰 문제는 작금의 하남 상황을 볼 때 이러한 지역 내 갈등을 정치인이 부추기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는 것이다. 가령 미사강변도시의 초·중등학교 신설 문제를 돌아보자. 지난 8월 개최된 토론회에서 이현재 국회의원은 초등학교 2개교, 중학교 1개교 신설을 주장했다. 더욱이 이러한 큰 문제와 관련해 하남시 전체 시민의 동의 없이 약 23만 하남시민의 가장 중요한 체육 인프라인 국민체육센터 일대의 공간을 허물고 학교를 짓자고 한다. 뿐만 아니라, 하남시민 특히 미사지구 전체 주민의 생활인프라인 근린공원 일대를 훼손해 학교를 세우자고 한다. 도대체 어디에서 어떻게 이러한 발상이 나올 수 있을까? 이해가 되지 않는다. 국민체육센터는 생활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하남시에 지난 2007년 전체 하남시민들을 위해 건립된 것이다. 마치 가뭄의 단비와 같은 소중한 지역 자산이다. 현재에도 제반 생활인프라 가운데 특히 체육 관련 인프라의 경우 하남시는 인구 천 명당 체육시설수가 경기도 31개 시군 평균에도 미치지 못한다. 턱없이 부족하단 이야기다. 과연 하남시민 전체가 이용하는 생활인프라를 훼손해 가면서까지 하남시민 전체의 이해도 양해도 없이 미사지구 초·중등학교 신설을 강행한다면 하남시민 전체가 동의할 수 있을까?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미사지구 초·중등학교 신설 주장이 정확한 학령인구 자료 분석에 근거하고 있지 않다는 것에 있다. 경인일보 보도에 따르면 자체조사 결과, 미사지구 초등학교별 학령인구가 2015년생을 정점으로 모두 감소세로 돌아선다. 또한 미사지구의 고등학교 부지 한 곳은 아직도 공터로 남아 있다. 정말 미사지구 초·중등학교 신설 주장이 타당한 근거가 있을까? 물론 미사지구 초등학교 가운데 일부 학교는 증설을 통해 구도심의 초등학교들보다 전체 학급수는 많다. 그러나 학급당 학생수를 보면 현재는 구도심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오히려 청아초등학교의 경우 일부 공동주택단지가 미입주 상태이나 현재 전체 학급수는 7학급, 학급당 학생수는 16.3명에 불과하다. 한홀초, 미사중앙초, 미사초 역시 현재 전체 학급수가 29학급, 31학급, 35학급을 유지하고 있다. 정작 중요한 것은 초등학교 신설보다는 중학교 1곳의 신설이 더 설득력이 있다고 할 것이다. 왜냐하면 미사지구 전체 초등학교의 총학급수 대비 전체 중학교의 총학급수 비율이 구도심과 비교했을 때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구도심의 경우 이 비율이 41%, 풍산지구의 경우 43%지만, 미사지구는 27%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초등학교 2곳, 중학교 1곳 신설만 무작정 주장할 것이 아니라, 보다 현실성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당장에는 미사지구 각 학교별 학령인구의 정확한 조사를 토대로 총량적 관점에서 학급당 학생수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현재 상황에서 2015년생까지 예상되는 일부 초등학교의 1~3학급 증설 문제는 증설의 여력이 있는 학교를 통해 이를 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동시에 지자체가 미사지구 내 전담 스쿨버스를 운행하여 학생들의 안전한 등하교를 책임질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새로운 학교설립 모델로 도입된 초중통합학교를 현재 공터로 남아 있는 고등학교 부지에 신설한다면 문제해결이 될 수 있을 것이다.정책 수립에는 유연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또한 정책 집행에 따른 풍선효과 유발을 지양해야 한다. 작금의 지역 위정자가 지역 내 시민 간 갈등을 조장하여 지역발전을 저해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교육은 백년대계라고 했다. 현재의 하남에 꼭 필요한 문구다. 하남은 산업구조도 취약하고 제조업은 더더욱 입지할 수가 없다. 고교 비평준화란 현실에서 기존 고교의 우수고교로의 육성, 교육질의 지역격차 해소에 주력해야 한다. 나아가 지역 내 인적자본 육성에 누구보다 지방정부가 앞장서야 할 것이다. 이것이 결국 시민과 함께 건설하는 명품도시 하남 건설의 초석이 되어야 한다./이창근 (사)KOVACA한국지역발전센터원장·전 서울대 교수이창근 (사)KOVACA한국지역발전센터원장·전 서울대 교수

2018-10-02 이창근

[기고]어머니의 여가생활을 응원합니다

노인 82.4% 휴식활동 'TV시청' 첫손 꼽아풍요로운 삶 제공위해 '여가정책' 절실道 '어르신 문화즐김'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맘껏 실력 발휘하는 행복한 모습에 '흐뭇'가끔 텔레비전을 보다 보면 뜻밖의 장면을 보게 되는데 시골장터나 들판에서 벌어지는 이를테면 어르신들의 춤 잔치다. 우리가 들려드리던 노랫소리에는 그토록 무뚝뚝하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예외 없이 나와 흥겨운 춤을 선사한다. 흥의 민족이라더니 정말 그런가 싶다. 하지만 조금만 더 생각을 해보면 이내 씁쓸해진다. 저렇게 흥이 많으신데 평소엔 어디서 풀고 사실까. 멀리 갈 것도 없다. 필자의 어머니는 내 나이 5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40여년을 홀로 자식들 뒷바라지만 하며 살아오신 시골 어머니이시다. 자식과 손자 손녀들 돌보며 행복하시다는 어머니를 보면서도 그런가 보다 했었다. 올해 노인복지과 업무를 맡으면서 이런 나의 편견은 금이 가기 시작했다. 어머니도 사람인데 왜 취미가 없으실까. 아니 분명히 하고 싶거나 좋아하는 일이 따로 있을 텐데 하는 궁금증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 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2014 노인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인세대의 82.4%는 휴식활동으로 TV시청을 꼽았다. 딱히 하고 싶은 일도, 가고 싶은 데도, 뭔가를 하기에는 경제적 여유가 없거나 건강이 허락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뭘 해야 하는지 모를 수도 있다. 평생을 가족을 위해 나라를 위해 일만 했던 이들은 일 외에 다른 걸 배우지도 생각하지도 못한 채 평생을 보냈기 때문이다. 지난해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전체 인구의 14% 이상을 차지하는 고령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가 2026년쯤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고 한다. 요즘 들려오는 합계출산율 추이를 고려해보면 그 시기가 앞당겨질 듯하다. 이에 대한 여러 가지 대비가 필요하지만 노인들의 여가문화시간을 채울 수 있는 여가정책도 절실한 상황이다. 행복하고 균형 잡힌 삶을 살기 위해서는 경제적 여유와 건강이 필수적이지만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여가생활도 필요하다. 경기도에서도 노인들의 여가생활을 정책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어르신 문화즐김' 사업을 추진 중이다. 먼저 어르신 즐김터. 어르신 즐김터는 노인들이 문화나 교육 관련 프로그램을 체험함으로써 여가활동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기존 노인복지관이나 경로당 외에 문화, 교육 및 관련 민간단체의 유휴 공간을 활용하는데 현재 40곳에서 진행 중이다. 두 번째는 여가활동의 중요성을 느낀 노인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소외계층 노인을 대상으로 전문가가 직접 현장을 찾아 공예, 미술, 음악, 연극 등을 지도한다. 현재 12곳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세 번째는 교육을 받은 노인들이 자신의 기량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것으로 어르신동아리 경연대회 '9988톡톡쇼'와 '작품공모전'이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하는 '9988톡톡쇼'는 춤, 기악, 노래, 세대통합 4개 분야로 나뉘어 경연을 하는데 올해 예선전이 지난 9월 부천과 수원에서 열렸다. 예선전을 보면서 어르신들의 건강하고 행복한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다. 기악 풍물 부문에 참가하신 시흥 어느 복지관의 한 노인은 1회 대회부터 매년 참가하는데 상보다는 무대에서 흥겹게 뛰며 놀 수 있는 기회가 더 행복하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하셔서 오히려 내가 더 기뻤다. 손자와 아버지, 할머니, 할아버지가 함께 연주하는 팀은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흐뭇해진다. 작품공모전도 마찬가지. '사랑家'를 주제로 열린 이번 공모전에는 노인들의 따뜻한 가족애를 표현한 문예, 미술, 문인화, 동영상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 오는 4일에는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이런 노인들의 열정이 담긴 공연과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번 대회에는 꼭 어머님을 모시고 가고 싶다. 그래서 하고 싶은 취미활동이 생기면 얼마나 다행일까. 또 하나의 행복을 발견하는 순간이 아닐까 싶다./박노극 경기도 노인복지과장박노극 경기도 노인복지과장

2018-10-01 박노극

[기고]실패한 통합, 진정한 통합은 진심과 책임감으로부터

무능하고 무책임한 원장은 가는 길까지 기관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공용차를 써 면접을 보러 다녔을 때도, 도민과 조직을 위해 써야 할 소중한 시간을 세미나 참석 따위로 채울 때까지 모른 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임기 마지막 날 보은 형태의 인사발령은 그가 지난 2년 동안 직원과 기관을 어떻게 여기고 있었는지를 보여줬다. 무책임한 정치로 시작된 통합, 진지한 고려 없이 선임된 원장 그리고 이어진 2년간 파국은 이렇게 한 단락을 마무리 지었다.경기도에 산하기관이 지나치게 많다면서 시작한 게 소위 공공기관 경영효율화였다. 스물네 개를 열다섯으로 만들겠다, 다시 열일곱 개로, 다시 스무 개로. 부당함을 호소하는 기관들이 먼저 대상에서 제외됐다. 도 정책이니 이행해야 하지 않겠냐는 기관들만 통합의 희생양이 되었다. 그 사이에 정책 사업을 위해 새로운 기관들이 생겨났다는 건 여러 생각을 하게 한다. 지사직을 대통령으로 가는 사다리쯤으로 생각했던 전 지사에게 공공기관 경영효율화는 경력 한 줄쯤이었을지 모르겠다. 통합 초기부터 기관은 시끄러웠다. 기간제 근로자의 월급을 왜 담당자가 내보내냐는 것이었다. 사업의 종류와 예산 항목이 많았던 舊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이하 舊중기센터)는 사업 담당자의 재량에 무게가 실렸고 상대적으로 종류가 적었던 舊경기과학기술진흥원(이하 舊과기원)은 중앙에서 행정을 관리했던 차이가 원인이었다. 모두 나름의 역사 동안 까닭과 이유 속에서 저마다의 방식을 만들어 왔던 것이다. 행정적으로 기관이 폐지되어야 했던 舊과기원 출신 직원들에게는 이런 순간순간들이 전부 상처였을 것이다. 원장은 직원들의 마음을 돌아보고 해결방안을 찾는 대신 결과 없는 회의 지시만 반복했다. 결정되는 일은 없고 직원들은 지쳐갔다. 그 사이 인사팀장이 세 번이나 바뀌었다는 것은 여러 가지를 시사한다. 최근 다시금 감사대상이 된 경영관리시스템 문제는 기관장의 무능이 어떻게까지 조직을 망가뜨리고 세금을 낭비할 수 있게 하는지 보여줬다. 통합 전 양 기관 총무부서장들은 舊중기센터의 시스템을 쓰기로 약속했다. 기존과 너무 다른 업무시스템에 어려움을 느꼈던 舊과기원 출신 직원들은 이에 문제 제기를 지속했고 결국 TF가 꾸려져 舊과기원의 시스템으로 전환됐다. 이 과정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도의 감사 결과가 밝혀줄 것이다. 문제는 그렇게 바꿔놓은 시스템이 현 진흥원 체제에서는 운영될 수 없는 하자가 있었다는 것이다. 결국 舊중기센터의 시스템으로 되돌아가면서 불필요한 세금이 수억 낭비 됐고 직원들 사이의 감정의 골은 깊어졌다. 통합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원장 스스로가 통합을 그다지 원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舊중기센터와 舊과기원이 통합해 새롭게 출범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의 대표로서 그에게 주어진 과업은 누가 뭐래도 조직 통합이었다. 시스템이 문제가 되고 기간제 근로자 처우가 문제 되는 상황에서 이뤄진 첫 인사발령. 그 무렵을 떠올리면 지금도 아찔하다. 경력이 몇 배나 되는 舊중기센터의 선배들이 보직을 잃었고 舊과기원 출신 신임 보직자, 본부장이 나왔다. 가능한 일이다. 젊은 부서장이 나오고 유능한 인물이 발탁되는 일이야 조직 혁신을 위해 필요한 일이다. 문제는 과연 통합이라는 과제를 놓고 그와 같은 인적 쇄신이 필요한 일이었냐는 것이다. 상실감을 느낀 직원들의 표정이 지금도 선하다. 특정 직원에 대한 편애는 어느 시점을 지나 혐의가 아닌 사실로 드러났다. 어느 출신 직원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감사 조치를 명하고 다른 직원의 신고사항은 모른 체했다. 퇴임 앞둔 시점의 인사발령은 화룡점정이었다. 지난해 본부장이 된 인물은 무려 '처장'으로 격상됐다. 동급의 처장들보다 10살이나 어린 데다 조직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 알 수 없는 인물의 초특급 승진. 민간에서도 이런 일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 당장 퇴임 이후부터 원장을 대행하는 처장과 인사팀장 역시 몇 차례나 무리한 인사라며 반대했으나 억지로 관철시켰다는 후문이다.노조가 여러 차례 道 낙하산 방지를 위해 내부승진으로 조직을 보호해야 한다고 건의했을 때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며 도망치던 원장이다. 게다가 당일까지 자신은 결코 인사발령을 내지 않으리라 두어 차례 힘주어 얘기했고 심지어 퇴임식으로 걸어가는 자리에서까지 자신은 모른다며 화를 냈다. 이쯤 되면 부도덕하다고 해야 할까. 기어코 당신은 당신이 통합 기관의 기관장으로서 해야 할 의무를 다하지 못하였고 그만한 자질과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걸 증명하고 가신 것이다.직원들 스스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또 격려하고 있었다. 이 기고가 혹여나 직원들의 마음에 상처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다. 직원들은 자조하듯 말한다. 통합을 원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도 기왕에 통합하게 되었으니 우리 스스로 한 가족으로 알고 도민들을 위해 일해야 하지 않겠느냐. 오래된 조직이었던 舊중기센터는 체계가 있었고 젊었던 舊과기원의 문화는 활력을 불러 왔다. 서로의 장점을 찾고 통합의 기반을 닦은 것은 직원들이 함께 땀 흘린 시간 덕분이었다. 여기 다시 상처를 입힌 건 공공기관의 장으로서 소양이나 책임감이라고는 한 푼도 갖지 못한 원장과 그 원장에 기대 도민의 삶 개선과 공공서비스 제공자로서 책임감을 망각한 채 일신의 영달만 좇은 자격 없는 인물들이었다.우리 진흥원은 지난 9월, 노사협력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수원시 모처의 아동복지 기관으로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땀을 흘리면서 서로를 돕는 모습에서 그간 통합으로 쌓인 마음의 응어리가 조금은 녹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직원들 스스로 이렇게 잘 해내고 있는데 라는 생각이 든 것은 다음이었다. 진정한 통합을 위해 필요한 기관장은 이런 마음을 아는 인물이다. 좋은 대학을 나오고 겉만 번지르르한 커리어를 갖춘 사람이 아니다. 통합으로 상처 입은 직원들의 마음을 보듬고 그 직원들이 정말로 도민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조직을 보호하는 기관장이다. 조직원에 대한 진심과 연간 2천억 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사용하는 기관의 기관장이라는 책임감을 소중히 여기는 기관장이다./ 김성원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노동조합 사무국장김성원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노동조합 사무국장

2018-09-30 경인일보

[기고]동두천 미군공여지개발 남북경제 핫라인

동두천시는 한국전쟁 이후 60여 년간 시 전체면적의 42%가 넘는 시가지에 미군부대가 주둔해왔다. 공여지 전체면적은 40㎢이며 이중 반환면적은 23㎢ 로 대부분 개발이 어려운 산지 위주로 반환이 이뤄졌고 반환이 완료된 기지는 짐볼스 훈련장과 캠프 님블, 캠프 캐슬 일부이다. 반환이 완료된 캠프 님블은 군관사로 계획되어 2020년 7월 준공을 목표로 현재 건설 중에 있으며 일부 반환이 완료된 캠프 캐슬은 2015년 동양대학교로 개발이 완료됐다. 그러나 개발가치가 가장 크다고 평가되는 캠프 케이시와 호비는 한미안보전략과 연계되어 반환 일정이 불확실한 상태이다. 2008년 공여지 특별법에 따라 수립한 공여지 개발계획은 캠프 케이시는 대학과 산학연구시설, 배후주거시설 캠프 호비는 복합시니어레저타운, 캠프 모빌은 쇼핑몰센터로 계획됐다. 짐볼스 훈련장은 수목원과 마을, 산림복지 타운을 계획했지만 개발이 미비하다.미군 주둔으로 인해 개발이 제한되고 자력으로 도시를 개발코자 해도 중첩된 규제로 인해 도시개발이 어려운 상황이다. 시 전체가 수도권정비기본계획 상 성장관리권역으로 지정되어 인구집중유발시설의 신설 및 증설이 불가하며,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개발사업 시 군사작전 상에 영향을 주지 않는지 군부대와 협의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시 전체면적의 68%가 산악지역으로 대부분 생태 자연도가 1·2등급 지역으로 개발보다는 자연보전을 우선하고 있어 민간투자 환경도 어렵게 만들고 있다. 도내 31개 시·군중 최하위 재정자립도와 높은 실업률에 기인된다고 할 수 있다.경기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미군이 주둔한 후 연평균 3천243억원의 지역경제 피해가 발생된다고 추정하고 있으며 캠프 케이시 등의 반환 지연에 따라 그 피해액은 더욱 더 커진다고 보고하고 있다. 공여지 개발을 하면서 느끼는 문제점은 다양하다. 첫째, 미군기지의 반환시기가 정확하지 않고 매번 주한미군에 의해 기간이 늘어난다. 둘째, 정부는 기존 미군 주둔 도시와 미군이 이전할 도시에 대한 차별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 평택은 정부가 주도하여 약 18조8천억원을 지원해주고 신도시와 대규모 산업단지를 개발해주고 있지만, 동두천시는 10여 년간 약 2천억원 국비 일부 지원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점들의 해결을 위해 동두천시는 반환공여지의 정부주도 개발을 적극적으로 주장하였는데 다행히 문재인 대통령께서 지방공약으로 채택하여 현재 행정안전부에서 검토 중에 있다. 필리핀 클락이나 일본 오키나와의 미군기지 개발의 경우 개발청에 개발자금, 반환, 개발 등에 대해 전담함으로써 반환기지 개발을 성공적으로 이뤄낸 사례가 있다. 동두천시가 원하는 내용은 클락과 오키나와의 사례와 같이 독자적인 개발청을 수립하여 공여지의 반환과 매각, 개발을 전담하도록 하고 정부와 경기도, 지자체가 자금을 출현, 개발비용을 확보하여 국가가 주도적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동안 국가 안보에 대해 접경지역의 수많은 도시의 시민이 희생하여 왔고 그 안보에 대한 혜택은 온 국민이 누렸지만, 희생한 국민들에 대한 보답은 전무한 실정이다. 다행히,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특별한 희생에 대한 특별한 보상을 공약하며 앞으로 경기북부 특별한 지원을 밝혔고 남·북간 종전과 평화선언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도 접경지역의 미래에 대해 희망적일 것이다. 정부는 한반도 신경제구상에서 서해안 라인과 동해안 라인으로 경제벨트화 하여 개발하는 것을 언급하고 있으나 중부에 위치한 접경지역에 대한 개발계획은 전무한 상태이다. 동두천시를 지나가는 경원선은 경기도와 원산으로 연결되는 라인으로 경기도 내 생산되는 공산품이 원산을 경유하여 지나갈 때 꼭 필요한 라인이기 때문에 경원선을 중심으로 하는 경제벨트도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남북 평화의 시대를 맞이하여 동두천시는 조심스럽다. 튼튼한 국가 안보와 경제활성화를 함께 이뤄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평화의 시대를 향한 발걸음이 멈춰서는 안될 것이다. 정부는 남북평화의 시대에 대한 희망과 국가 안보의 일선에 묵묵히 희생하는 접경지역의 시민들을 잊지 말고 통일시대의 한반도 신경제구상에 특별한 보상이 담겨야 할 것이다./이선재 동두천시 자치행정국장이선재 동두천시 자치행정국장

2018-09-27 이선재

[기고]청탁금지법 시행 2주년을 맞아 대한민국의 청렴한 미래를 기대하며

올해도 벌써 9월 중순에 접어들고 있다. 9월 하면 떠오르는 것은, 민족 대명절인 '추석'과 함께 2016년 9월에 시행된 '청탁금지법' 일 것이다.당시 본인은 감사담당관(청탁방지담당관)으로서 법 적용 대상이 워낙 광범위하고 적용 범위나 금액의 한도 등에서도 어느 기준으로 적용할지 몰라 쇄도하는 기관장 및 직원들의 문의로 힘들었지만 국민권익위원회의 적극 협조를 통해 전문강사 교육, 매뉴얼 배포, 해석사례 전파를 함으로써 청탁금지법을 조속히 정착시켰고 직원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노력했던 기억이 있다. 이제는 온 국민과 공직자들에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모습이지만 정부에서는 한 발 더 나아가 국가청렴위원회를 신설, 청렴한 대한민국을 만들고자 관련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국제투명성기구(IT)가 지난 2월에 발표한 '2017 부패인식지수(2017 Corruption perception index)'에 의하면 뉴질랜드와 덴마크가 각각 청렴한 국가 1, 2위를 차지했으며 프랑스, 노르웨이, 스위스가 공동 3위로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우리나라는 작년 52위에서 51위로 한 단계 상승했다. 이것은 우리나라가 외형적으로 이루어진 급격한 성장에 비해 내면적으로는 아직 그렇지 못하다는 통계일 수도 있다.그러나 국민권익위원회가 실시한 '2017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결과'에 의하면 '종합청렴도'가 10점 만점에 7.94, 민원인이 공공기관을 평가하는 '외부청렴도'는 10점 만점에 8.13으로 전년 대비 각각 0.09가 상승했다. 세부적으로는 공무원의 81%가 '인맥을 통한 부정청탁이 감소했다'고 응답했으며 민원인의 금품 제공률은 전년도 대비 0.70%에서 0.46%로 감소했다고 한다. 또한 학부모의 83%가 '학교에서 촌지가 사라졌다'고 답하는 등 교육현장도 전반적으로 청렴해졌다고 보여진다.지난 1월, 음식물·선물·경조사비의 가액 범위가 3·5·10만원이던 청탁금지법 시행령이 각각 3·5·5만원으로 개정되었다. 단, 농축수산물·농축수산가공품 등의 선물 상한액은 기존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상향됐다. 이는 농축수산물 영향업종의 소득 감소를 보완한 것으로, 청탁금지법이 개정된 이후 처음 맞이한 올해 설에는 지난해 추석보다 5만~10만원 미만 가격의 농식품 선물세트 구매가 증가했으며, 올 추석 연휴에도 우리 농산물 소비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이는 청탁금지법을 준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여러 시행착오를 보완한 것으로, 청렴한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가 기대되는 부분일 것이다.이러한 청탁금지법 시행 2주년 및 시행령 개정에 발맞춰 우리 경기남부보훈지청에서도 전 직원들의 반부패 청렴서약 결의 다짐, 청렴 사이버교육, 반부패·청렴 데이, 청렴 사적지 탐방, 청렴계단 설치 등 다양한 청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시민들과 함께하는 각종 청렴 캠페인 전개, 청렴 유튜브 영상 제작, 청렴 가온길 조성 등 공직자의 청렴문화 확산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 이 외에도 청렴봉투, 청렴명패 및 명함 등을 제작·활용하고, 오는 10월에는 남양주시 다산 공·렴(公廉) 아카데미에서 소속 직원들을 대상으로 직원 교육을 수료할 예정이다."받아도 되고 받지 않아도 될 때 받는 것이 청렴을 손상시키고, 주어도 되고 주지 않아도 될 때 주는 것은 은혜를 손상시키며, 죽어도 되고 죽지 않아도 될 때 죽는 것은 용기를 손상시키는 것이다."위의 글은 맹모삼천지교로 유명한 중국 철학자 맹자의 청렴 어록이다. 국어사전에 따르면 '청렴(淸廉)'이라는 단어는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다.'는 뜻이다. 2천300여 년 전, 맹자가 우리에게 문맥 그대로 실천할 수 있는 현실적인 청렴의 방법을 남긴 것이 아닌가 싶다. 청탁금지법 시행 2주년을 즈음해, 이 글을 되새기며 다양한 청렴 활동으로 청렴한 내면화 실천과 깨끗한 공직사회 정착을 위해 노력함으로써 대한민국의 청렴한 미래를 기대하는 국민에게 신뢰받는 공직자가 되기를 꿈꾸어 본다./나치만 경기남부보훈지청장나치만 경기남부보훈지청장

2018-09-26 나치만

[기고]흥과 문화가 있는 섬마을을 위하여

올해 두번째인 대이작도 음악회무대엔 섬주민들의 열정 넘쳐나뭍사람들에게는 쉼이 되고섬사람들에게는 삶이 되는 섬더이상 서럽고 소외되지 않길 희망섬은 서럽다. 이래저래 소외되고 외면당했다. 섭섭하여 그 이름도 섬이 되었다. 섬 주민들의 이야기다. 한편 뭍사람들에게 섬은 쉼이다. 짧은 머무름에도 위안과 위로를 받는다. 나도 가끔 잠시 섬에서 다시 일어설 힘을 얻는다. 누구 말마따나 일어'섬'이다. 태풍 '솔릭'이 한바탕 난리를 치고 지나간 지난 8월 말, 인천광역시 옹진군의 아름다운 섬 대이작도에서 섬마을 음악회가 열렸다. 이미자 선생은 1966년 방송된 KBS 라디오 드라마 <섬마을 선생님>의 동명 주제가를 불렀다. 곡은 일주일 만에 히트했다. 드라마와 노래가 히트하면서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고(故) 김기덕 감독의 <섬마을 선생>이 1967년 개봉했다. 이 영화의 촬영지가 대이작도이다. 계남분교를 비롯해 섬 곳곳에 영화의 흔적들이 아직 남아 있다. 섬 어르신들의 기억 속에도 당시 영화를 촬영했던 추억이 아직 또렷하다. '<섬마을 선생님> 음악회인가. 노래와 인연이 많은 섬이니 그런 공연을 하나 보다'고 생각하며 무대 옆에 차려진 음식 부스에서 막걸리와 안주를 시켜 먹으며 별다른 기대 없이 공연을 기다렸다. 풀벌레 소리가 그윽해지고 섬을 찾은 관광객들이 대이작도 해양생태관 야외 객석에 하나둘 모인다. 섬 주민들도 일찌감치 자리에 앉았다. 태풍이 지나간 뒤라 바람은 상냥하고 바다에 잠기는 노을은 더 붉다. "우리 며느리 나왔네", "우리 막내 나왔네". 객석에서 들뜬 소리가 들린다. 무대에 오른 주인공들은 섬마을 주민들이다. 민박집 아저씨가 어느새 무대에 올라 기타를 치고, 낮에 배를 태워줬던 선장님이 노래를 부른다. 멀리 강화도와 영흥도의 섬 주민들도 연주자로 음악회에 참여했다.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 클래식 기타를 연주하고 색소폰도 분다. 어딘가 서툴러도 진지한 마음이 느껴진다. 섬주민이 주인공인 '섬마을밴드 음악축제'. 인천문화재단에서 기획한 공연이다. 직업으로 인해 방송 공연 연출을 많이 해봤지만, 이 공연은 특별해 보였다. 섬을 찾아 주민을 '위문'하는 그런 흔한 음악회가 아니기 때문이다. 섬 주민이 문화의 주체인 공연.이날 공연을 위해 강화도, 이작도, 영흥도 섬마을 주민들은 전문 음악인들에게 교육을 받았다. 지난 5월부터 매달 두세 번씩 만나 연습을 했다고 한다. 생업을 이어가기도 바쁜데 그래도 음악을 연주하는 건 즐거웠다. 무대에 오른 이들의 표정에 모든 게 담겨있다. "연주만 하지 말고 노래를 불러", "트로트를 해줘". 객석에 앉아 있으니 주민들 요청이 생생히 들린다. 섬에서 이런 날이 흔치 않기에 요구사항도 많다. 아마추어들 무대이니 자리를 떠나는 여행객들도 더러 있다. 공연을 지켜보며 '아이고, 이건 이렇게 하면 더 좋을 텐데' 나도 모르게 PD 직업병이 나온다. 하지만 어떠랴. 무대는 흥이 넘친다. 서럽고 외면당한 섬. 오늘만큼은 그곳에 살고 있는 이들이 주인공이다. 섬을 찾은 관광객들도 이들의 열정에 점잖게 박수를 보낸다. 문화적으로 소외된 도서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음악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한 공연. 인천문화재단이 그 역할을 제대로 한 기획이었다. 본 무대가 끝나자 주민들의 노래자랑이 늦여름 밤 아쉬움을 달랜다. 유독 흥이 많은 이작도 주민들의 노래가 끊이질 않는다. 밀물이면 나타나고 썰물이면 사라지는 아름다운 모래섬 '풀등'을 노래한 가수 오예중의 무대도 이어진다. 섬마을 음악회는 올해가 두 번째라고 한다. 섬 주민들의 열정이 있으니 내년에는 더 멋진 무대가 될 듯하다. 여행객들도 향유할 수 있는 공연을 연출한다면, 섬사람과 뭍사람들이 한데 어울리는 무대가 될 수도 있어 보인다. 그리고 이 같은 기획을 섬을 찾는 계기로 활용할 수 있다면 모두에게 좋은 일이다. 뭍사람들에게는 쉼이 되고, 섬사람들에게는 삶이 되는 섬. 더 이상 서럽고 소외되지 않는, 흥과 문화가 넘치는 곳이 되길 희망한다./안병진 경인방송 PD안병진 경인방송 PD

2018-09-20 안병진

[기고]수원·안양·서울은 하나다

軍공항이전 등 지역간 갈등 대두이럴때 정조대왕 능행차로수도권 대표도시들이 뭉치는 것은매우 뜻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격물치지' 선인말씀 갈수록 소중세상 살다 보면 증명하거나 실증할 수 없는 것들이 참으로 많다. 대개 입증하기 어려운 것들은 우연의 일치이거나 견강부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럴 때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끝없이 궁구하여 합리적인 결론에 이르기 위한 '격물치지'를 해보는 것이다. 격물치지는 '대학'에서 나왔다. 요즘은 새삼 격물치지란 말이 실감 난다. '사물의 이치를 탐구하여 새로운 인식에 이른다'는 이 금언은 우리 문화유산을 궁구하는 데도 고스란히 통용된다. 올해도 정조대왕 능행차가 수원·화성·서울시의 공동 주최에 종로·동작·금천구와 안양· 의왕시 등 주요 지자체의 참여로 진행된다. 조선후기 최대의 국가행사였던 능행차가 철저한 고증을 거쳐 재현되며, 정조대왕 능행차는 이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지역협력 축제로 발돋움하고 있다. 그런데 이 축제의 행로를 보면, '원행을묘정리의궤' 같은 실증적인 사료만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흥미로운 점이 발견된다. 서울에서 시작하여 안양을 거쳐 수원과 화성의 융릉에 이르는 능행차길이 흡사 전통사찰의 가람배치와 매우 흡사하다는 것이다. 요컨대 능행차를 공동으로 재현하는 수원·안양·서울 등 수도권 주요 도시들이 경주 불국사와 영주 부석사 그리고 서산 개심사 같은 전국의 주요 사찰의 가람배치와 유사한 공간구조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알다시피 불국사는 신라인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세계를 축소해 놓은 대가람이다. 불국사의 공간 구성을 살펴보면 부처가 있는 극락세계에 이르기 위해서 거쳐야 하는 코스가 있다. 청운교와 백운교를 통해서 연지(蓮池)를 건너야 하고, 극락정토의 다른 이름이기도 한 '안양' 곧 안양문을 거쳐서 비로소 극락전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안양'이라는 당호는 불국사 외에도 서산의 개심사와 영주 부석사에도 있다. '안양루'가 그것이다. 안양루 앞에는 대개 연못이 있으며 '안양루'를 거쳐 최고의 이상적 공간인 대웅전이나 무량수전에 이를 수 있다. 그러니까 이상 세계를 가기 위해서는 물을 건너면서 심신을 정화하고 안양문이나 안양루를 통과해서 부처가 모셔진 본전(本殿)에 이르는 것이다. 이 우연한 일치를 서울·안양·수원에 대입해보면 물과 연지는 '수원시'에, 안양루와 안양문은 '안양시'에, 최종 목적지인 본전은 '서울'에 해당된다.본전에 해당하는 서울이란 지명도 불교와 깊은 관련이 있다. 서울의 지명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갈래의 설이 있으나 신라의 수도 '서라벌'에서 나왔다는 주장이 넓은 지지를 얻고 있다. 그러면 서라벌은 또 어디에서 나온 말인가. 서라벌은 인도 코살라국의 수도이자 기원정사가 있었던 사위성(舍衛城) 곧 슈라바스티( avatthi)에서 왔다고 한다. 한자로 옮기면 실라벌(室羅筏), 나중에는 'ㄹ'이 탈락하여 서라벌이 되었다. 한국에 지방자치제가 도입된 시기는 1952년이나 박정희 시대 중단되었다 1995년 문민정부 시대에 부활하였으니 올해로 23년째가 된다. 아직 여러 문제점과 부작용도 적지 않으나 지자제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으로 국가의 일방통행식 통치와 독주를 견제할 수 있는 좋은 제도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국가가 국민 위에 군림하며 폭력과 억압을 일삼아왔던 경우가 너무 많다. 자연법 사상가 홉즈(1588~1679)는 국가를 무시무시한 괴물인 '리바이어던'에 비유하기도 했다. 지자제가 시행되면서 군공항 이전 문제 등 지역 간 갈등이 대두되고 있다. 이런 때 수원·화성 ·안양·서울 등 수도권 대표도시들이 정조대왕 능행차로 하나로 뭉치는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 또 이는 유구한 우리 국토관의 전통을 따르는 것이기도 하다. 지명 하나에도 이렇게 소중한 의미가 깃들어 있다. '격물치지'란 선인들의 말씀이 갈수록 소중하게 다가온다./조성면 문학평론·수원문화재단 전통교육 팀장조성면 문학평론가·수원문화재단 전통교육 팀장

2018-09-18 조성면

[기고]새로운 경기도, 산하기관장 선정부터 신중 기해야

바람이 분다. 가을바람을 따라 인적 쇄신, 교체의 바람도 불어온다. 경기관광공사와 경기도체육회는 바람이 일기 전에 떠나버렸고 경기연구원은 민선 7기 인수위원회의 핵심인원이 기관장으로 확정됐다. 소위 경기도 빅 3라는 경기신용보증재단,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은 기관장 사퇴가 공식화돼 새 기관장 자릴 놓고 하마평이 무성하다. 경기도 문화의 전당은 새 기관장 선정절차가 시작되자 제대로 된 기관장이 필요하다며 노조가 피켓을 들고 나섰으니 바람도 각양각색이다. 이미 기관장 선임 마친 곳을 두고는 볼멘소리도 들려온다. 인수위 출신 아니면 성남 출신 측근 인사란 얘기다. 광역자치단체인 경기도청 소속 공무원들은 성남시 공무원들이며 인수위가 점령군 행사를 한다며 불편한 기색을 보이기도 했다. 지사께서 성남에서 성공한 행정 모델을 만들었고 인수위에서 새로운 경기도의 비전을 세웠다. 따지고 보면 같은 신념을 나누고 마음이 통한 사람들을 지근에 둔다고 문제 삼는 게 더 문제인지도 모르겠다.정권이 바뀌면 사람이 바뀌는 건 흔한 일이다. 민주주의 발전의 산통을 겪은 유럽은 의원내각제로 의회정치가 자연스럽게 행정부를 관리할 수 있도록 발전했고 미국은 아예 엽관제로 집권세력이 행정부를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놓았다. 선거의 승리를 패권주의적으로 보게 한다는 점에서 전근대적이라는 비판 있기는 하지만 오늘까지 제도가 유지되는 것은 나름의 까닭이 있어서 일 것이다. 진짜 문제는 다른 데 있다. 누구를, 왜, 쓰느냐는 것이다. 최근 기사화된 경기도 문화의 전당 사례를 보자. 특정 음악 혹은 공연에 편중되지 않는 인사, 예술계 전반에 경험 갖춘 전문가, 가능하면 공공예술 부문의 어려움을 해결한 경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공공서비스의 제공은 분배 정의 차원에서 형평성이 반드시 고려되어야 하고 클래식이 익숙하다고 해서 국악이나 무용이 무시 되어서는 안 된다. 게다가 문화자원은 '공공재'로써 이중의 지위를 갖는다. 도민들에게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만큼 보호와 관리도 필요한 것이다. 임원추천위원회를 앞두고 피켓을 든 노조의 목소리가 소중한 이유가 여기 있다.오는 사람뿐 아니라 가는 사람에게도 배울 건 있다. 사표를 낸 모 기관장은 제 일자리 알아보자고 휴가도 내지 않고 업무시간에 면접을 보러 다니고 그간 스펙으로 다음 일자리에 성큼 다가갔다는 소문이다. 기관장이 자기 살길 찾는 사이 기관에서는 성희롱, 갑질 신고에 가해자로 지목된 부서장이 계약직원에게 정규직 전환 운운하며 입조심 하라는 판이니 그간 기관 운영이 어땠을지는 보지 않아도 알겠다. 이게 세금으로 한해 일억 넘는 연봉에 경영평가 성과급까지 받는 기관장의 민낯이다. 인사원칙은 동이나 서나 예나 지금이나 같다. 적재를 적소에 두는 것이다. 공공기관장쯤 되면 업무에 대한 고도의 전문성은 물론 경기도민 삶을 위해 일한다는 책임감과 사명감, 그 자신의 업무가 가진 무게감을 견딜 수 있는 높은 도덕성도 필요하다. 서류평가, 임원추천 위원회, 청문회까지 절차를 마련해 뒀다지만 그만으로 적소에 맞는 적재인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전문성이 있는지 사명감과 책임감, 도덕성을 갖췄는지는 결국 지사께서 판단하셔야 한다는 얘기다.관리자는 조직에 공기를 불러온다. 아부 좋아하는 관리자는 조직원들이 아부나 하게 만들고 제 몸이나 사리기 바쁜 관리자는 냉소적인 조직을 만든다. 강직한 관리자 앞에서 조직원들은 원칙을 살피게 되고 관리자가 책임감으로 조직을 지킨다면 조직원들은 조직을 위해 스스로 방패 되길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지사께서는 새로운 경기를 천명하며 공정과 정의를 앞세웠다. 지사님의 새로운 경기는 가깝게는 경기도청과 공무원들을 바꿔 놓을 것이고 또 우리 산하기관의 공기를 바꿔 놓을 것이다. 이 변화가 바로 새로운 경기로 가는 한 걸음이다. 또 다른 중요한 한걸음이 기관에 맞는 공정하고 정의로우며 유능하고 사명감과 책임감 갖춘 기관장을 선임하는 것이다. 하여 간곡해 부탁드린다. 지사께서는 부디 이 한발에 신중에 신중을 다하여 주시기를. /이기영 경기도공공기관노동조합총연맹 의장

2018-09-17 경인일보

[기고]인천시 악취민원 왜 끊이지 않는걸까

얼마전 인천환경운동연합 사무실에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가 왔다.악취로 주민들이 고통받고 있는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문의하는 내용이었다.악취 민원의 현장은 올해 2월부터 입주가 시작된 인천시 도화동의 새 아파트였는데, 뉴스테이 사업으로 화제가 되었던 곳이었다. 지속적인 악취 피해로 일부 주민은 병원 신세를 져야 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는 주민대책위원회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현장을 확인한 순간 문제의 심각성을 바로 느낄 수 있었다. 아파트와 불과 50m 정도 떨어진 곳에 주물주조 사업장이 위치해 있었고, 주변 공단 여기저기의 굴뚝에서 올라오는 연기를 볼 수 있었다.곧바로 아파트 개발사업 환경영향평가 관련 자료를 살펴보니 관계기관 협의 내용은 주변 공단에서의 악취 피해를 우려하는 지적을 하고 있었지만, 사업 시행자인 인천도시공사가 내놓은 방안은 완충녹지지대 조성과 이동식 악취포집기 2기를 설치하는 것이었다. 두 가지 방안 모두 악취 피해를 저감할 수 있는 방안이 아님에도 협의 완료되어 사업이 진행된 것이다.특히, 완충녹지지대 조성 규모를 보고 코웃음이 나왔다. 폭 10m도 안 되는 공간에 나무를 식재한 것으로 완충 녹지지대라고 설치한 것을 보고 이런 방안을 협의해준 관계기관이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았다. 인천시는 악취를 유발하는 매립지, 발전소, 하수처리장 등의 환경기초시설과 공업지대가 산재해 있는 지역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도시가 확장되는 과정에서 주거지역을 개발할 때 주변에 공업지대나 환경기초시설 등이 위치한 부지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린다.대표적인 예는 남동산업단지 주변을 개발한 연수동, 논현동, 소래논현동 일대의 택지개발사업, 서구의 수도권매립지 인근 청라신도시 개발사업 등이 있었다. 당연하게도 인접한 악취유발 시설로 인해 현재는 악취 민원뿐만 아니라 각종 화학물질에 대한 영향 지역이 되었고 환경피해 저감을 위한 노력에 많은 자원이 소모되고 있다.이런 폐해를 계속적으로 겪으면서도 개발사업이 가져다주는 이권은 환경영향 우려를 불식시키고 환경영향평가를 졸속으로 만들기 때문에, 인천시는 개발사업 후에 악취 민원과 이로 인한 기존 시설 운영주체와 주민들의 갈등 문제를 반복해서 겪게 되는 것이다.도시개발사업은 그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악취 민원 발생 등 환경문제가 우려되는 개발 사업은 환경영향평가 단계부터 실질적인 해법이 제시되었을 때에 개발이 허가되어야 하는 것이 상식이 아닐까? 이런 문제가 사전에 예방되고 사후에도 지속적인 환경 개선이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개발사업과 관련한 인천시 관계기관의 환경의식이 크게 제고되어야 한다.인근 시흥과 안산시의 시화MTV 개발사업의 경우 개발 이익을 환경영향 저감을 위한 환경개선기금을 조성하여 대기환경개선기금 300억 조성 등의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인천시의 경우도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시행하였던 논현택지개발 사업에서 악취민원 저감을 위해 기금을 조성하여 남동산업단지 악취배출사업장의 악취 영향을 저감하기 위한 사업을 사업 완료 후에도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한 경험이 있다.이번에 문제가 되고 있는 도화 뉴스테이 사업의 환경영향평가 협의 내용을 보면, 관계 기관들이 작금의 상황을 예상하고 있었다. 지속적이고 실효적인 환경개선 방안을 강구하여야 하는 것으로 이해된다.이 문제의 결론은 곧 인천시의 환경의식을 의미하는 것이 될 것이다. 인천시는 이번 도화 뉴스테이 사태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서는 과거 LH 사례 등을 다시 한 번 짚어보고, 향후 개발사업 과정에서 환경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함은 물론이요 실효적이고 지속적인 해법을 제시하여 시민들의 쾌적한 정주환경을 보장하여야 할 것이다./장연규 인천환경운동연합 대기분과 위원장장연규 인천환경운동연합 대기분과 위원장

2018-09-16 장연규

[기고]공교육 정상화는 '교육권·교수권·선발권 조화'가 해법

現 정부의 도그마가 된 혁신학교'자기 객관화 능력 결핍증'이라는우(愚)를 벗어나기 위해서라도파편화 된 논의 보다는수면위에서 끝장 토론 요구된다우리나라 국가 가치사슬의 최정점에 있는 교육생태계는 무엇이 문제이며 대책은 무엇일까. 현상을 단순화하면 학생(학부모)에게는 교육권을, 교사에게는 교수권을, 대학(고등학교 포함)에는 학생선발권을 되돌려주는 것이 '해법의 단초'라고 본다. 전술한 3권은 지극히 원론적이면서 보편타당한 내용이다.문재인 정부의 교육 기조는 사교육 없는 공교육 정상화다. 공교육(초·중·고)을 정상화하자는데 이의를 제기하거나 사족(蛇足)을 달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정책이 이념에 따라 성역화되는 현실에서 모범 답안을 내기란 현실적으로 난관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더 큰 문제는 교육정책이 5년마다 리셋(초기화)되는 게 가장 큰 문제다.우선 사교육을 적으로 보면 안 된다. 필자는 사교육 찬성론자는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사교육은 공교육의 대체재는 될 수 없어도 보완재로서의 기능을 과소평가해서도 안 된다. 공교육에서 할 수 없는 심화 보충학습은 어느 정도 인정되어야 한다. 지금과 같은 입시 시스템에서는 두더지 게임에 불과하다. 특히 예체능과 영재성 교육은 공교육 범위 내에서 학생들과 학부모의 입장에서는 기대에 못 미치는 부분이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는가. 따라서 사교육 시장은 정부가 어떠한 정책을 내놓아도 생존의 더듬이가 발달되어 어지간해선 퇴출되지 않는다. 오히려 날개를 달고 훨훨 날아가는 형국이다. 우리나라 4년제 대학 197교, 2년제 137교, 총 334개교의 입시 전형 요소를 교육부가 다 통제하려는 발상부터 바꾸어야 한다. 학생 선발권을 네거티브 시스템(원칙허용, 예외금지)으로 바꿔 대학에 완전 자율화를 제안한다. 역대 정부 공통적으로 교육정책이 실패한 원인은 포지티브 규제(원칙금지, 예외허용)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육이라는 거대 시장을 국가가 만기친람(萬機親覽)할 정도로 교육계가 미숙하지도 않다. 초기 혼란을 피하기 위한 현장 교원과 대학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언론과 이해 당사자들로부터 동네북 신세가 되었던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위원회는 원초적 '구성의 오류'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책의 회임(懷妊) 기간을 감안하여 첫해에는 몇몇 대학을 시범 운영해 본 다음 보완하여 2년 차 3년 차에는 제도 정착을 주문해 본다. 교육부는 학생 선발권을 대학에 주고, 공정하고 합리적인 게임룰을 지키도록 행정지도만으로 족하다.다음으로 사교육의 이면에는 교사들도 일정 부분 귀담아들을 부분이 있다. 교육의 경직성이 가장 심화된 직역이 교원사회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도 교사들은 학생 가르치는 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 보자. 예를 들어 심화보충을 필요로 하는 학생을 사교육에 맡기지 말고 교사들의 사명감과 의무감으로 해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인재 5%에 드는 교사 집단의 역량을 극대화해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야 한다. 그들의 역량이 발휘되면 사교육 시장은 자연히 시장경제의 원리에 따라 소멸되거나 퇴출될 것임은 자명하다.오늘날 국민들의 다양한 이념적 스펙트럼은 사회의 건강성이 좋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렇다 보니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의 교육에 대한 생각도 전통적 가치관에서 신세대에 걸맞은 생각을 갖고 있다. 교육제도가 이를 못 따라갈 뿐이다. 같은 맥락에서 현 정부의 도그마(종교 교의)가 된 혁신학교도 '자기 객관화 능력 결핍증'이라는 우(愚)를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파편화된 논의보다는 수면 위에서 끝장 토론이 요구된다./김기연 前 평택교육지원청 교육장김기연 前 평택교육지원청 교육장

2018-09-13 김기연

[기고]인천시, 한국근대문학관 적극 지원해야

2013년 9월 인천 중구에 한국근대문학관이 처음 문을 열었을 때 국문학을 전공한 인천 사람으로서 매우 뿌듯했다. 전국 최초의 공공종합문학관이 들어섰다는 사실도 기뻤지만 그것이 우리 근대사에 매우 의미 있는 곳인 개항장에서 문을 연 까닭이다. 고등학교에서 문학을 가르치는 일을 업으로 하면서 학생들을 데리고 문학관을 다녀오는 것은 날을 잡아 행사를 치르듯 가야 하는 특별한 일이 아니라 가까이 손쉽게 갈 수 있는 일상의 일이 되었다. 교실에서 배운 문학 작품들을 직접 눈으로 보고 현장의 학예사를 통해 다시 설명을 듣는 것은 학생들에게 우리 문학에 대한 이해와 수용을 더욱 폭넓게 하는 매우 소중한 경험이 될 수 있다. 또한 자신들이 살고 있는 인천에 대한 자부심까지 함께 키우는 특별한 교육적 효과를 가져온다. 이것은 비단 학생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문학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일반 인천 시민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인천은 단일 도시로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지역을 차지하고 있고 인구도 300만이 넘는 광역시이지만 한편으로는 서울에 근접해 있다는 이유로 문화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저조한 편이다. 인천에는 무언가 내세울 만한 것이 많지 않다는, 일종의 문화적 갈증이라고나 할까. 그래서인지 인천 중구의 한국근대문학관이 더욱 좋은 문학관으로 자리매김하여 전국의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다. 그런데 좋은 문학관이란 대체 무엇일까. 학생은 무언가를 열심히 배우려고 할 때 가장 학생답고 예뻐 보이는 것처럼 문학관은 말 그대로 다양한 문학 작품들을 많이 소장하여 이를 시민들에게 알차게 소개할 수 있을 때 가장 문학관답고 아름다울 수 있을 것이다. 넓은 부지를 확보하여 화려한 시설로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관람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결국 문학관이 문학관다울 수 있는 본질적 요건은 결국 그 문학관이 소장하고 있는 자료의 수와 콘텐츠의 질에 달려 있다. 좋은 문학관은 이처럼 국내의 다양한 문학 작품들을 방대하게 보유하고 있을 때 비로소 그 존재의 가치를 스스로 보증하며 빛을 낼 수 있다. 기획 전시와 상설 전시 운용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것도, 이를 통해 근대 문학사의 흐름을 짚어내어 관람객에게 작품에 대한 이해와 감상의 안목을 제공하는 것도 모두 그 시작은 문학관이 소장하고 있는 자료의 수에 기인하며 그 질에 비례하는 것이다. 개관 5주년을 앞둔 현재의 한국근대문학관은 정기적인 기획 전시와 낭독콘서트 운영,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토요문화프로그램,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교양 강좌 프로그램 사업, 그리고 상설 전시실의 보완과 시설 확충 등으로 매년 발전을 거듭해 오고 있다. 그런데 조금 아쉬움이 있다면 문학관으로서 자료의 수집에 좀 더 노력을 기울였으면 한다는 점이다. 시, 소설, 수필 등 주요 근대 문학 작품들의 초판본들을 비롯하여 희귀본들에 대한 장서 확보는 문학관의 위상을 가늠하는 가장 중요하고 본질적인 잣대가 될 것이다. 우리 근대 문학을 알리는 문학관으로서의 본질에 더 충실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관련 자료의 확보에 관심을 갖고 공을 들였으면 좋겠고 이와 관련된 전시가 더욱 다채롭게 기획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마침 시장님도 새로 취임한 마당에 인천시가 문학관의 가치를 재인식해서 획기적인 지원책을 폈으면 한다. 이만한 문학관은 전국 어디에도 없는데 조금 더 힘을 보태서 시민들에게 자부심이 되는 문학관으로 만들어주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이런 일로부터 새로운 문화도시 인천을 만드는 일이 시작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이동구 인천 광성고 교사이동구 인천 광성고 교사

2018-09-09 이동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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