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고]미니멈의 법칙

쇠사슬 강도, 가장 약한 고리가 결정부족한 요인에 의해 결과 나와우리는 칭찬에 주안점 두지만치명적인 약점의 한계 못 넘어극복할 수 있을 때 '높은 이상' 실현사슴이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호수로 물을 마시러 간다. 여기서 사슴은 물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다 커다란 위용을 가진 자신의 뿔이 자기 몸 중에 가장 위대하고 아름다운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황홀한 자신의 뿔에 감탄하고 난 후 사슴은 다리는 보게 되었는데 너무도 가늘고 힘없이 보이자 '이런 다리를 없는 이만 못하다'고 혼잣말을 한다. 때마침 사슴을 노리고 나타난 사자가 달려들자 볼품없다 불평했던 다리에 의지해 쏜살같이 사자의 공포로부터 생명을 건질 수 있게 된다. 그렇게 안도의 한숨을 돌리려는 순간 자랑스럽게 생각했던 뿔이 나뭇가지에 걸려 움직일 수 없게 되고 불쌍하게도 사자의 일용할 양식이 되어 버린다. 사슴은 볼품없는 다리 덕분에 목숨을 건사했고 큰 자랑이라 생각했던 뿔 때문에 죽음을 맞이한다. 이솝우화에 나오는 이야기로 여기서 사슴의 빈약한 다리는 외모를 기준으로 평가할 때 '약한 고리'로 작용하고 반면 사슴의 크고 자랑스러운 뿔은 생명을 기준으로 평가할 때 '약한 고리'다. 모든 조건이 다 충족되더라도 결국 가장 부족한 조건에 맞춰 능력이 결정된다. 이를 '미니멈의 법칙(law of minimum)'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쇠사슬을 들어보자. 쇠사슬의 강도는 가장 강한 고리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약한 고리가 전체 강도를 결정한다. 당기는 힘을 높여가다 보면 끊어지는 것은 약한 고리다.독일 화학자 유스투스 폰 리비히는 '미니멈의 법칙'을 통해 수확물의 크기가 달라지는 이유를 설명한다. 때에 맞게 거름을 주고 비료를 뿌리며 가뭄에는 물을 대주는데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그리고 병충해를 막기 위해 농약을 주기도 한다. 이런 수고로움 속에 크고 좋은 결실을 얻을 수 있다. 그런데 농작물이 잘 자라기 위한 최적의 조건이 충족되었다 하더라도 사람마다 결실의 크기가 다르고 같은 사람이라도 매 해마다 수확물의 크기가 만족스럽고 그렇지 아니한 경우도 생긴다.결국 가장 부족한 요인에 의해 결과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즉 부족한 한 가지가 결과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그의 이론은 높이가 다른 여러 개의 통나무 판자를 세워서 붙여 만든 나무 물통이 있을 때, 이 물통에 담을 물의 양은 높이가 가장 낮은 나무물통에 의해 결정된다는 '리비히의 물통'으로도 설명된다.전문성이 아무리 우수해도 그리고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어도, 청렴성이 떨어지면 그 이상의 자리에 가기 힘들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거대하고 대단한 조직도 때때로 팀원의 작은 실수에 의해 힘없이 무너진다. 화려한 발놀림과 건강한 신체, 지구력을 갖춘 권투선수도 유리 턱을 가지고 있으면 챔피언의 자리에 오르기가 힘들다. 농구, 축구, 배구 등 단체 구기종목에서도 수비수 한 명이 약하면 대회에서 우승하기 힘들다. 회사생활이건 정치활동이건 회의 시간이 되어도 참석자가 성원이 되지 않으면 시작할 수 없고, 앞서가는 차량이 느리게 달리면 뒤차들은 같은 속도로 줄을 선다. 리더의 작은 실수나 존재감 없었던 직원의 무능력이 굴지의 회사를 무너뜨리기도 한다.우리의 생활 속에서 나타나는 사회현상의 문제점은 자신 또는 상대방의 부족한 점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작금의 우리는 자기가 가장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물어보고 다른 사람과 협업의 잘된 사례, 소통, 강점을 발견하고 아낌없는 칭찬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미니멈의 법칙을 보면 강점이 아닌 약점, 부족한 점에서 결정되는데 말이다. 장점, 강점, 칭찬, 소통, 협업을 아무리 강조해도 치명적 약점의 한계를 넘어설 수 없다. 스스로 부족한 점을 인식하고 극복할 수 있을 때 높은 이상을 실현할 수 있다. 개인의 부족한 부분이 일상의 삶과 조직에 누가 되지 않고 약한 점과 부족한 점을 알아내기 위해 미비한 점을 서로 소통·공유하며 데이터화하고 보완함으로써 우리의 삶과 공동체의 행복지수를 높여야 한다./채신덕 경기도의원(더불어민주당·김포2)채신덕 경기도의원(더불어민주당·김포2)

2019-05-07 채신덕

[기고]어버이날에 즈음하여

'孝' 백행의 근본·생활 지침 삼은 우리민족가족의 근간 허물어지는 것 같아 안타까워어르신들 활짝 웃게 하는 것이 최고의 복지5월 8일 하루 아닌 '365일 어버이날'이어야8일은 정부가 공식적으로 제정 공포한 어버이날이다. 가없는 어버이의 은혜를 기리기 위하여 정부는 1956년 어머니날을 만들었다가 추후 1973년부터 어버이날로 변경 공포했다. 요즘 우리 주변은 도덕과 윤리가 존중되던 아름다운 공동체는 사라지고 인간성 상실, 황금만능주의, 한탕주의, 환락주의가 판을 치고 있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효(孝)를 백행의 근본으로 삼아 충(忠), 예(禮)와 함께 생활의 지침으로 삼았다. 孝가 살아야 가정이 행복하다. 孝가 살아야 사회가 안정된다. 孝가 살아야 국가가 부흥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어버이날은 5월 8일 하루만이 아니라 365일 내내 어버이날이어야 한다.요즘 주변에서 효자, 효녀, 효부를 찾기가 힘들다는 여론이 많다. 부모님이 나이가 연로하고 거동이 불편하면 자식들은 당연하다는 듯 양로원 또는 요양병원으로 보낸다. 옛날같이 함께 부모님을 모시면서 지극 정성으로 병간호하고 세끼 식사를 대접하면서 수발드는 자손이 점점 사라지는 풍조를 보며 그동안 우리 사회를 지탱하였던 가족의 근간이 허물어지는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필자가 속한 단체에서는 매년 어버이날을 맞아 효자, 효녀, 효부를 널리 발굴하여 표상으로 삼고 있다. 올해 효녀상을 수상하는 안성자(70)씨는 7남매 중 막내딸로서 인천의 최고령자이신 120세 이화례 여사를 41년 동안 지극정성으로 모시고 살면서 효행의 가치를 몸소 실천하고 계신 분이다. 또 효부상을 수상하는 이소혜(33)씨는 필리핀에서 귀화한 다문화가정의 주부로서 2011년 남편과 사별한 뒤 두 자녀를 키우기도 벅찬 환경에서 고령인 시어머니의 병수발까지 들면서 밝게 살아가고 있다. 두 분 다 타인의 귀감이 되어 주위로부터 칭송이 자자하다. 점점 자신의 이익만을 챙기려 하고 천륜도 마다하는 각박한 세상에 이분들의 효행을 들어보면 이밀(李密)의 진정표(陳情表)가 떠올려진다. 예로부터 출사표를 읽고 눈물을 흘리지 않은 사람은 충신이 아니고 진정표를 읽고 눈물을 흘리지 않는 사람은 효자가 아니라고 하였다.인천의 만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36만8천명으로 전체인구의 12.5%다. 그중 100세 이상 된 노인은 848명이며 110세 이상 된 어르신도 217명이다. 많은 사람들이 노인이 되면 질병, 고독, 빈곤이라는 3고(苦)에 시달리며 사회적 약자로 몰리게 된다. 사회적 약자인 노인들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주거, 의료, 여가선용 등이 아니라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다. 일할 수 있고 일하고 싶어 하는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주는 것은 단순한 경제 논리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이것은 필자가 다년간 노인 일자리 업무를 담당했던 경험에서 얻은 소신이요, 철학이다.노인들이 살기 좋은 도시가 곧 모두가 어우러지는 선진도시이다. 지역사회 구성원들 모두에게 따스한 햇볕이 골고루 비추게 하는 것 그것이 시정의 궁극적인 목표가 돼야 한다. 최고의 복지는 어르신이 활짝 웃는 사회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인천시가 고령자 친화기업의 일환으로 출범시켜 노인 일자리 창출의 성공 사례로 꼽혀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미추홀카페 사업을 문 닫게 한 것은 오래오래 실정(失政) 사례로 남을 것이다. 어버이날을 상징하는 꽃은 카네이션이다. 꽃말이 모정(母情)이다. 어버이가 살아있는 사람은 붉은 카네이션을 드리고 어버이가 돌아가셨으면 흰 카네이션을 영전에 모신다. 누구나 다 노인이 된다. 해마다 연례행사같이 어색하기도 한 어버이날을 맞으며 꼭 이날만 어버이의 은혜를 생각하는 날이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낳아주고 길러주고 가르쳐주신 은혜 실로 무엇에 비길 수 있겠는가?/신원철 (사)인천연수원로모임 이사장·전 인천연수구청장신원철 (사)인천연수원로모임 이사장·전 인천연수구청장

2019-05-06 신원철

[기고]우리 도자문화의 명성, 도자분야 디자인 보호부터

얼마 전, 친한 도예가가 자신이 오랫동안 심혈을 기울여 만든 도자 상품 디자인이 몇 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도용돼, 대기업이나 중국 OEM 제품으로 둔갑되는 경우가 많아져서 보증 인원이 적은 소규모 행사에서는 신규 상품을 팔기가 두렵다고 하는 고민을 들은 적이 있다. 수공예 도예가들은 대량생산성이 약한 반면 스스로 자부할 수 있는 본인만의 디자인과 기능을 입힌 유니크한 도자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한다. 디자인 개발 시간이 길고, 제작이 까다로운 창작품일수록 상품의 완성도는 높아지지만 가격경쟁에서 불리해지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도예가들은 독창성과 기능성, 심미성을 갖춘 상품을 개발·출시하는 것에 사활을 걸고 있다.그런데 이렇게 창작된 도예가들의 좋은 도자 상품들이 제대로 출시되기도 전에 위협을 받고 있다. 중국 OEM을 통한 유통업자들은 도예가들의 상품이 생산량이나 가격경쟁에서 불리한 점을 악용, 반응이 좋은 상품들을 싸구려 멜라민 재질로 변형하거나 대량생산해 싼 가격으로 소비자를 현혹한다. 창작은 더욱 힘들어지고, 어렵게 만든 도자 상품 디자인이 불법 복사돼 대량으로 유통되는 것은 쉬워지고 있다. 원칙적으로 창작한 디자인은 특허청에 등록하여 권리를 보장받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기업에서도 비용과 시간을 부담하기에 어려움이 있어 수십 개의 디자인 중 특정 상품의 디자인에 대해서만 권리화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물며 개인 공방을 운영하는 도예가들에게 특허등록은 기업들의 일반적인 관행보다 더욱 어려움이 따른다. 특허등록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디자인을 이미 도용당할 수도 있고, 제대로 된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등록을 진행하다가 시간, 비용 등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혀 포기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2010년 1월 특허청 고시(제2009-38호)에 따라 디자인공지증명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디자인공지증명제도는 해당 분야의 공신력 있는 기관을 전문 공지 기관으로 선정해, 비록 권리화되지 않은 디자인이라도 경쟁업체의 모방 및 분쟁에 보다 손쉽게 대응하고, 출원 등록비용 및 시간을 줄여주기 위해 마련된 제도라고 한다. 디자인 공지 기관의 역할은 디자인 등록 플랫폼을 구축하고, 창작 디자인의 공지 신청이 접수되면 플랫폼을 통해 해당 디자인을 일반인들에게 공개하여 공신력을 높이고, 인터넷을 통해 디자인DB 등을 제공한다. 또한 신청인에게는 공지 증명서가 발급된다. 이를 통해 출원 등록보다 빠른 대응으로 모인 출원을 방지할 수 있게 되고, 분쟁이 일어날 경우, 공지일 및 창작자에 대한 효과적인 증명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특허청 방문조차 어려웠던 도예가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4차 산업혁명 시대 흐름에 따라 도예계도 변화가 일고 있다. 젊은 세대 도예가들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기성세대의 고정관념이 깨졌으며, 각자의 방식대로 서로 소통 없이 작품 활동을 하던 작가들은 근래 도예촌 같은 마을이나 모임을 형성하여 서로의 노하우와 문제점을 공유하며 환경 변화와 시대 흐름에 따른 자구책을 찾아가고 있다. 지난해 한국도자재단에서 조사한 도자 센서스 결과에 의하면 전국에 수공예 요장은 1천600여개소이고 특히, 이 중에서 약 60%가 질 좋은 흙과 재료, 유통의 편리성 등 지리적 조건이 좋은 경기도 지역에 모여 있다고 한다. 디자인 도용에 대한 문제와 디자인 보호의 중요성에 대한 문제의식 역시 경기도에서 활동하고 있는 도예가들에게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대응책으로 경기도와 한국도자재단이 지난 3월, 도자 디자인 피해 사례가 있는 도예인들을 대상으로 특별 간담회를 개최하고, 도용사례 청취 및 디자인 보호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경기도와 한국도자재단이 도자 디자인 보호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책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선량한 도예가들이 창작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날이 더 빨리 올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 본다./김수산 여주도자기사업협동조합 이사장김수산 여주도자기사업협동조합 이사장

2019-05-02 김수산

[기고]잠깐 주정차 이젠 안 통합니다

불법주정차로 소방활동 지장·교통사고 유발31개시·군에 '단속지역' 알기쉽게 표시예정소화전·교차로모퉁이·버스정류소·횡단보도4곳은 도민 안전위해 불편해도 꼭 비워둬야경기도가 정부와 함께 고질적인 안전 무시 관행인 불법 주·정차 근절을 위해 소화전, 교차로 모퉁이, 버스정류소, 횡단보도 등에 1분 이상 주차를 하면 과태료가 부과되는 주민신고제를 지난 4월 17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불법 주정차 주민신고제'란 주민이 스마트폰 '안전신문고 앱'을 통해 주정차 위반사항을 쉽게 신고하는 것을 말한다. 앱을 통해 신고가 이뤄지면 단속 공무원의 현장 출동 없이도 위반자에게 즉시 과태료가 부과된다. 안전신문고 앱은 안드로이드 구글 플레이나 아이폰 앱스토어에서 누구나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앱을 구동하면 소화전, 교차로, 버스정류소, 횡단보도라는 4개의 메뉴가 나오는 데 해당 지역을 눌러 불법 주·정차된 차량의 사진을 찍으면 신고가 완료된다. 사진은 위반 지역과 차량번호가 식별 가능하도록 동일한 위치에서 1분 이상 간격을 두고 사진을 2장 이상 촬영해야 한다.차량은 넘쳐나는데 공간은 턱없이 부족하고, 유료 주차장을 이용하려니 없거나 주차료가 비싸고, 택배 등 영업용 차량이라 유료 주차장에 대기도 뭐하고. 불법 주·정차의 이유는 다양하고 저마다 사정이 있다. 문제는 그런저런 사정으로 아무 데나 주·정차를 할 경우 다른 사람에게 끼치는 피해가 크다는 것이다. 불법 주·정차는 제천 복합건물 화재사고 사례와 같이 소방 활동에 지장을 초래해 피해를 키우거나 운전자와 보행자의 시야를 방해해 교통사고를 유발한다.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에 의하면 최근 5년간 불법 주·정차 관련 사고발생 건수가 연평균 22.8%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도와 호소에도 불법 주·정차 문화가 근절될 기미가 안 보이면서 정부가 단속강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잠깐 주차도 이젠 안 통한다는 것이다. 불법 주정차 주민신고제가 전국적으로 시행되면서 찬반 논쟁도 뜨겁다. 찬성하는 도민들은 "진작 시행되었어야 했다"며 불법 주·정차 주민신고 대상 구간은 엄격하게 주·정차를 금지할 필요가 있는 구역인 만큼 강력하게 단속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반대 의견도 일부 있다. 상인들이나 일부 도민들은 취지는 공감하지만, 주차공간이 부족한 현재의 실정에서 행정기관이 주차공간을 더 확보하고 단속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과태료만 부과한다는 비판도 있다.전문가들은 "보호구역 내 감속과 안전운전은 권고가 아닌 필수"라며 "운전자뿐만이 아니라 시야를 가로막는 불법 주·정차는 사고로 연결될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아울러 행정안전부에서는 주민신고 활성화를 위해 전국 안전보안관을 작년의 2배 수준인 1만5천명으로 확대하여 안전신문고 앱에도 별도의 메뉴를 만들어 주민들이 간편하게 신고할 수 있도록 시스템 개선을 완료했다.경기도에서는 운전자와 신고자가 불법 주정차 단속지역이란 것을 쉽게 알 수 있도록 31개 시군에 소화전 부분 경계석(연석)에 절대 주정차 금지구간임을 알 수 있게 적색으로 표시하고, 교차로 모퉁이 등 3개 구역 노면에는 황색 이중선을 표시할 예정이다. 불법 주정차 특별단속구역인 4곳은 도민 모두의 안전을 위해 꼭 비워둬야 하는 장소라서 시행 초기 불편이 있겠지만 불법 주·정차를 예방하여 교통사고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도민들의 자발적인 동참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가 넘는 국가에서 기본적인 기초질서로서 후진적인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불법 주·정차 근절이 필요하다. 이제 우리 모두 주변을 돌아보고 선진국 도민답게 솔선수범하여 4개 구역 불법 주·정차 안 하기를 지켜나가야 할 때다./박원철 경기도 안전기획과장박원철 경기도 안전기획과장

2019-05-01 박원철

[기고]노트르담 대성당의 화재를 보며

경기도 143개 목조문화재 소재화재위험성 시민의식 중요소중한 역사적 가치 보존하고불상사 되풀이 되지 않도록관련분야 많은 관심과 노력 필요1163년 교황 알렉산데르 3세가 초석을 놓으면서 182년 동안 지어올린 대성당. 700년간 유럽 역사의 현장이자 숱한 질곡의 나이테를 간직하고 있는 곳. 노트르담 대성당이 화마의 위력을 버티지 못하고 무너져 버렸다. 불타는 역사 앞에 프랑스 사람들은 망연자실했고 세계인들은 충격에 빠졌다. 샤르트르 대성당, 랭스 대성당, 아미앵 대성당 등과 함께 고딕 양식의 걸작으로 꼽히는 노트르담 대성당은 프랑스에서 제일가는 가톨릭의 성소이자 대중적 명성이 가장 높은 곳이다.노트르담 대성당은 웅장하며 아름다운 건축물의 대명사다. 높이 69m의 바실리카 구조로 축조됐고 남북의 측면에는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의 명층이 줄을 잇는다. 눈부신 예술성을 자랑하는 지름 13m의 '장미 창', 외부의 균형 잡힌 구조와 다채로운 조각상은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그러나 17세기 루이 13세는 성당 내부를 대리석과 청동장식으로 형태를 달리하고, 루이 15세 때에는 궁중가마의 통행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중앙문을 넓히는 등 수난 아닌 수난을 겪기도 했다. 프랑스 혁명 당시는 부패한 가톨릭을 향한 공격의 대상이 되어 훼손되기도 했다. 심지어 성당 내부가 외양간으로 사용되는 조롱을 겪는다. 1804년 나폴레옹 황제 대관식 즈음에는 역사적 이벤트를 위한 리모델링으로 오히려 더 황폐하게 되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빅토르 위고가 1831년 성당의 훼손, 파괴를 막으려고 쓴 소설 '파리의 노트르담'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마침내 성당 재건이 시작되었고, 1864년 오늘날의 모습을 갖춘다.프랑스에 가면 반드시 찾아야 할 관광지 중 외국인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곳이며, 유럽 내에서도 가장 많은 관광객이 발길을 재촉한다. 2012년 한 해 동안의 관광객 수가 1천400만명을 넘었다. 루브르 박물관이 그 다음으로 연간 900만명의 방문객을 기록한 것을 보면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부활절을 며칠 앞두고 사람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북적거렸을 성당에서 인명 피해가 없었던 것은 불행 중 다행이지만 꼭 다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필자의 소망은 당분간 이루기 힘들 듯하다.우리도 화재로 문화재를 소실한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 2005년 4월 강원도 양양군에서 발생한 산불이 낙산사에 옮겨붙어 보물 제497호 낙산사 동종이 흔적도 없이 녹아내렸고 대웅전, 보타전, 원통보전, 요사채, 홍예문 등이 전소되었다. 그리고 2006년 5월 세계문화유산 및 사적 제3호인 서장대가 늦은 밤 20대 취객의 방화로 2층 누각이 전소되었다. 당시 서장대는 수원화성의 문화유적 중 가장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곳임에도 야간 순찰 인원 및 소화전이 없는 상태였다. 2008년 2월 국보 제1호인 숭례문이 70대 남성의 어처구니없는 방화로 석축을 제외한 모든 건물이 붕괴, 소실된 참담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 많은 문화재가 화마로 인해 소실됐는데, 문화재는 목조로 만들어진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화재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경기도에는 143개소의 목조문화재가 있다. 소화기, 소화전, 불꽃감지기, 방수총 등 방재시설을 전반적으로 구축하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문화재를 관리하는 주체와 우리의 화재 안전 의식이다. 화재는 예고 없이 오기에 문화재 관리 주체는 화재의 위험성을 살피고 또 살펴야 한다. 심신의 피로를 풀고 삶의 활력을 얻기 위해 문화재를 즐기는 우리도 화기 취급 요령을 알아두고 위험 요소를 감지하면 발견 즉시 119나 관계자에게 알려주는 시민의식이 필요하다.문화란 장구한 세월, 역사를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며 문화재의 파괴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듯'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역사적 문화적 가치의 상실로 이어지기에 문화재 보호에 대한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노트르담 대성당은 지금까지 수많은 우여곡절을 이겨냈고 앞으로도 이겨낼 것이기에 예전의 그 모습으로 다시 돌아오기를 손꼽아 기도해본다. 그리고 이번 눈물의 사태를 계기로 이런 불상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우리도 문화재와 관련된 여러 분야에서 많은 관심과 노력, 예산 투입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김달수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더불어민주당·고양10)김달수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더불어민주당·고양10)

2019-04-30 김달수

[기고]PLS 시행! 철저한 대비로 안전농산물 생산

이름도 생소한 '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인체·환경 피해 없도록 최소한의 안전장치아직도 이해 못한 농민 있어 현장교육 절실행복한 농장·건강한 식탁 만들 것이라 믿어PLS란 용어 자체가 주는 느낌은 조금은 생소하고 어색하다. PLS란 Positive List System의 약자로 '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이다. 이는 농약이 인체와 환경에 피해가 없도록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하기 위하여 만든 제도로 농업인들이 농약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고 소비자에게는 평생 섭취해도 인체에 해가 없는 수준의 농약잔류기준을 제시한 것이다.선진국인 미국은 1960년대, 일본은 2006년, 유럽연합(EU)은 2008년부터 실시하여 농민은 물론 소비자에게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우리나라도 금년 1월부터 '농약허용물질목록제도'인 PLS가 수입 농산물 및 국내 생산 모든 농산물에 적용되어 시행되고 있다. 그동안 잔류농약 안전성 검사에서 해당 작물에 등록되지 않은 농약성분이 나오면 국제기준, 유사농산물의 최저기준 등을 적용하여 판정하였지만 이제는 등록되지 않은 성분이 0.01ppm 이상 검출되면 부적합 농산물 판정을 받는다. 그만큼 농산물의 안전성이 강화되는 것이다. 우리의 먹거리 안전성을 더욱 강화하여 국민건강 증진을 도모한다는 데는 소비자나 농업인의 이견이 있을 수 없으나,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업 현장에서는 등록농약 부족, 좁은 땅에서 다양한 작물 재배에 따른 비의도적 오염 등 많은 염려가 생기고 있다. 이에 범정부 합동으로 대책을 마련하였는데, PLS 시행에 따라 농업현장에서 가장 우려되는 등록농약 부족 해소를 위해 직권등록과 함께 잠정등록으로 사용할 수 있는 농약이 대폭 늘어났다. 그리고 환경유래 농약, 전후 작물 간 영향을 줄 수 있는 농약에 대한 잔류기준이 마련되었다. 또한 항공방제 매뉴얼 제정, PLS 시행 전 수확한 농산물에 대한 PLS 미적용 등 보완대책이 마련되었다. 그동안 PLS에 대비하여 농업인 대상 다양한 교육과 홍보를 추진하였고, 모든 농산물에 적용이 되는 금년에는 집합교육과 함께 마을별 방문교육 및 컨설팅을 추진하고 있으나 아직도 이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농민이 있어 농업 현장 교육이 더욱 절실히 요구되는 실정이다. 그러면 농업현장에서는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첫째, 재배하는 작물에 등록된 농약만 살포해야 한다. 농약 구입 시 농약판매업자에게 재배작물을 정확히 말하여 구입하고, 방제 전 해당 작물에 등록된 농약인지 다시 한번 확인하여야 한다. 둘째, 등록된 농약을 안전사용기준에 맞게 방제하여야 안전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다. 같은 농약이라도 작물마다 안전사용기준이 다르므로 방제 전 농약 포장지 등에 나와 있는 기준을 꼭 확인해야 한다. 농약 사용시기, 용량, 희석배수, 살포횟수, 수확 전 마지막 살포일 등을 준수해야 한다. 셋째, 농약 포장지 표기사항을 꼭 확인해야 한다. 농약 포장지에는 안전사용기준뿐만 아니라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다. 그동안 귀에 익숙한 농약의 상표명만 알고 방제하였다면 같은 농약의 중복살포를 막기 위해 포장지에 함께 나와 있는 품목명도 살펴봐야 한다. 같은 품목명이 여러 상표명으로 판매되고 있는데 상표명이 다르지만 품목명이 같으면 모두 같은 농약으로 분석되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넷째, 농업 현장에서 방제의 가장 좋은 방법은 최대한 농약을 덜 쓰고 병해충, 잡초를 방제하는 것이다. 병해충 발생 초기에 발견하여 방제를 하면 할수록 더욱 효과는 높기 마련이고 농약을 방제하는 시간과 비용도 아낄 수 있다. 루페, 끈끈이 트랩 등을 구비해 놓고 자주 작물을 살펴봐야 한다. 또한 환기팬이나 방충망 설치로 병해충이 덜 발생하게 하는 환경조성도 중요하다. 그리고 수확기를 앞두고 농약잔류가 걱정이 된다면 친환경자재를 이용한 방제도 고려해볼 만하다. PLS 시행에 따라 당장 농약 선택, 비의도적 비산문제 등의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번 기회에 올바른 농약 사용에 따라 보다 안전한 농산물 생산으로 우리나라 농업경쟁력 향상과 소비자에 대한 신뢰성 증대를 가져올 수 있을 뿐 아니라 행복한 농장, 건강한 식탁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김현기 경기도농업기술원 기술보급과장김현기 경기도농업기술원 기술보급과장

2019-04-28 김현기

[기고]수소차 논쟁 장기적으로 생각하자

세계는 환경문제 악화와 환경규제 강화로 탄소경제에서 수소경제로 거대한 패러다임 이동 중이다. 그 중심에 오늘날 수소차가 자리하고 있다. 그런데 유달리 우리나라에서만 수소충전소를 포함한 수소차에 대한 논쟁이 언론지상에 뜨겁다.그 이면에는 두 가지가 자리 잡고 있다. 하나는 친환경차로 급성장 중인 전기차 보급에 신경을 쓰고 있는데 웬 수소차냐 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전기차에 비해 친환경성과 경제성이 떨어지는데 정부가 적극 추진하는 것에 대한 불만 섞인 우려 때문이다. 필자도 이러한 여론에 일면 동의한다. 다만, 이는 수소차를 두고 단기적인 정책지향, 단편적인 지식과 정보로 볼 때만 이런 동의가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수소차에 필요한 수소제조시설이 화석연료 기반 전기를 이용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많은 이산화탄소를 유발하여 되레 탄소발자국(footprint) 측면에서 환경친화적이지 않아 전기차에 비해 친환경성이 떨어진다는 논리다. 그러나 전기차도 신재생에너지보다는 화석연료발전소의 전기로 주로 충전할 수밖에 없고 수소차 보급과 수조제조시설이 어느 정도 규모의 경제에 이르면 환경훼손 비용보다 환경오염저감 효과가 전체적으로 앞설 수 있으며 무엇보다 차량만으로는 공기정화효과까지 있는 수소차가 전기차보다 장기적으로 봐서는 더 친환경적일 수도 있다. 경제성 면에서도 보급 초기에는 시설당 500억~1천억여원에 이르는 수소제조시설 건설 비용, 전기차보다 적게는 대당 25배나 많은 수소충전소 구축 비용, 높은 차량 가격, 정부의 많은 보조금 지출 등으로 수소차가 열세라는 것이다. 그러나 역시 장기적으로 봐서는 수소차의 더 나은 충전시간과 주행거리의 편의성 유지, 기술개발에 따른 가격 인하와 수소차 보급 및 수소충전소 구축이 어느 정도 궤도에 이르면 규모의 경제에 따라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필자가 주장하고 싶은 요지는 전기차와 수소차를 배타적인 대체재가 아닌 상호 보완재로 정책을 이끌어 가고 활성화하자는 것이다. 현재 전기차 대 수소차 보급은 세계적으로 255만여대 vs 1만3천여대, 우리나라로는 5만7천여대 vs 1천여대지만 정책추진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수소차 보급이 활성화되어 전기차와 보조를 맞추어 미래 친환경차 시대를 이끌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친환경차는 향후 하이브리드에서 전기차와 수소차가 대세를 이룰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친환경차 패러다임은 하이브리드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전기차, 수소차 순으로 이어진다면서 2035년에는 수소차가 전기차를 추월할 것이라고 하였다.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자동차제작사들은 날로 강화되는 자동차배출가스 규제에 한 대라도 더 팔기 위해 전기차에 이어 수소차에도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수소차의 장기 보급 전망을 더욱 긍정적으로 보게끔 하고 있다.수소차에 가장 적극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국가는 일본이다. 우리나라보다 상용화가 1년 뒤졌는데도 과감한 규제완화를 통해 현재는 수소차 보급 4천여대, 수소충전소 113기 운영 등으로 세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방정부로는 미국 캘리포니아이다. 현재 5천여대의 수소차와 40개소의 수소충전소로 가장 앞서고 있는 지역이며, 2030년 수소차 100만대 보급과 수소충전소 1천개소 운영 등 원대한 비전을 가지고 매년 8~9개소씩 수소충전소 구축을 해 나가고 있다.우리나라도 소모적인 논쟁에서 벗어나 심각한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서도 전기차와 함께 수소차의 보급에 박차를 가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수소차 구매보조금 확대, 수소충전소 확충과 운영비 지원, 경유차량 규제 강화, 수소에 대한 대국민 안전성 홍보 강화, 준주거지역과 상업지역 등 대도시 도심지역 수소충전소 설치 활성화, 수소차 버스전용차로 이용 및 민간주차료 할인과 같은 인센티브 확대 등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강철구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강철구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19-04-25 강철구

[풍경이 있는 에세이]미세먼지의 공습

'최악'에 창문 닫자 "덥다"는 아이마스크 안쓰면 신나서 '폴짝폴짝'놀이터 보고 심드렁하는게 더 슬퍼먼지 없는날은 운좋다는게 가엽고봄바람 향기 모르고 자라 안쓰럽다잠자리에 들기 전 보일러 온도를 적절히 맞춘다는 게, 정신을 어디다 판 건지 무려 27도로 설정해두었나 보았다. 새벽녘, 다섯 살 아이가 칭얼거리는 소리에 잠을 깼다. 등을 토닥이는데 땀으로 푹 젖어 있다. 그러고 보니 침실이 후끈했다. 침대에서 내려 바닥에 발을 딛자 그야말로 찜질방이다. 이불을 걷어차는 습관 때문에 잠옷을 꼼꼼히 챙겨 입은 아이가 더위를 참지 못하고 칭얼댄 것이었다. 미련한 나는 그제야 더워지기 시작했다. 부랴부랴 아이의 잠옷을 벗겼다. "여름이 왔어, 엄마?"잠이 덜 깬 아이가 물어서 나는 엉덩이를 내처 두들겼다. "봄 다시 오니까 걱정 말고 자."보일러 온도를 낮춘다고 해서 방이 금방 식을 리 없었다. 결국 창문을 열었다. 낮 동안 미세먼지가 없었기에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창문으로 찬바람이 들어오자 아이가 그제야 헤벌쭉 웃는다. 나도 좀 살 것 같았다. 간밤에 비가 온 것인지 창문턱이 젖어 있었다. 어차피 잠은 깼다. 하루에도 백 가지씩 질문을 던지는 호기심쟁이 다섯 살은 왜 방이 이렇게 뜨거워졌는지, 엄마는 왜 보일러 온도를 제대로 맞추지 못했는지, 왜 더우면 땀이 나는 건지, 아침이 되면 말린 체리를 넣은 시리얼을 얼마만큼 줄 것인지 쉬지도 않고 재재거렸다. 워킹맘들 사정이 다 같겠지만, 종알거리는 아이의 입술이 아무리 귀여워도 새벽잠을 이렇게 설치고 나면 아침이 되어 아이는 일어나지 않으려고 보챌 것이고, 왁왁 우는 아이의 팔을 잡아당겨 억지로 어린이집에 끌고 가야 할 것이고, 지각을 할세라 정신없이 지하철역으로 뛰어야 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하루 종일 병든 닭처럼 자울자울 졸게 될 것이었다. 아아, 끔찍한 일상들이여.실컷 떠든 아이가 다시 잠이 들려 할 때 문득 생각이 났다. 낮에 미세먼지가 없었다고 밤에도 괜찮은 것이 맞을까. 비가 왔으니 먼지도 사라지지 않았을까. 괜찮을까. 정말 괜찮을까. 침실은 여태 뜨겁고 식을 기미는 아직 보이지도 않는데. 더 참지 못하고 스마트폰을 들어 미세먼지 지수를 확인했다. 미세먼지 최악. 벌떡 몸을 일으켜 창가로 뛰어갔다. 사십 분도 넘게 최악의 미세먼지를 아이와 둘이서 들이마시고 있었다니. 창문 닫는 소리에 아이가 깼다. "싫어! 덥단 말야! 창문 닫지 마!""미세먼지가 많대. 창문 열면 안된대.""미세먼지가 들어오면 쟤가 쏙쏙 빨아먹잖아!"아이가 가리키는 '쟤'란 공기청정기다. 그래도 안된다. 그렇게까지 믿을 만한 녀석은 아니다. 짜증을 내는 아이를 도닥이며 더운 침대에 누웠다. 발음이 서툰 다섯 살도 '미세먼지'는 또렷하게 발음할 줄 안다. 아침에 일어나면 엄마의 스마트폰을 들어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하는 재미도 붙였다. 마스크를 하지 않겠다고 떼를 쓰는 일도 없다. 가끔 미세먼지 없는 날이라고 마스크를 벗겨주면 신이 나서 폴짝폴짝 뛸 뿐이다. 미세먼지는 아이들에게 이제 일상이다. 끔찍한지도 모르는 일상.지금 이 집으로 처음 이사를 왔을 때 아이는 창밖 풍경을 내다보며 와아, 신이 났다. 아파트 2층 발코니 창으로는 놀이터가 한눈에 들어왔던 것이다. 이 집을 고른 이유도 나에게는 그것이었다. 창문을 열고 "밥 다 됐어! 얼른 들어와!" 소리칠 수 있다는 점 말이다. 아직 아이 혼자 놀이터에 내보내려면 몇 년은 더 있어야 할지 모르겠지만. 고작 15개월이었던 아이는 놀이터에 환호했지만 다섯 살이 된 지금, 이제는 심드렁하다. 그네가 있고 미끄럼틀이 있으면 뭘 해, 미세먼지 때문에 나갈 수가 없는걸. 미세먼지고 뭐고 무조건 나가자고 조르지 않아서 나는 더 슬프다. 원래 이곳의 하늘은 그런 거야. 아주 독한 먼지들이 떠다니고, 어쩌다 그렇지 않은 날이면 그날은 운이 좋은 날이라고, 그런 생각을 하는 아이가 가엾다. 베이비로션의 향기, 새 샴푸의 향기는 맡을 줄 알지만 봄바람의 향기, 여름비의 향기, 마른 흙의 향기를 모르고 자라는 아이가 안쓰럽다. 그런 생각이 드는 새벽이다. 아아, 어쩌다 보일러 온도를 잘못 맞춰가지고 이 야단이람. 내일 회사에선 얼마나 또 졸려고./김서령 소설가김서령 소설가

2019-04-25 김서령

[기고]독립야구의 길을 묻다

수원 kt 탄생, 경기도 야구 '변화의 물결'부흥기 왔지만… 일본에 비해 열악한 현실道 '독립야구단 활성화 계획' 가뭄에 단비道체육대회 시범종목 선정등 머리 맞대야프로야구가 탄생한 지 38년이 되었다. 2018년 기준 야구장을 찾은 팬은 1억5천500만명에 육박한다. 6개 구단으로 시작한 프로야구는 김우열, 김봉연, 백인철, 장효조, 최동원, 선동열 등 기라성 같은 걸출한 스타를 배출하며 구단 수가 두 자리인 10구단에 이르게 됐다. 경기도에도 커다란 변화의 물결이 생겼다. 프로야구 구단 중 10번째로 탄생한 kt 위즈 야구단이 경기도청이 소재한 수원에 새 둥지를 틀며 야구 인기몰이를 시작한 것이다. 2018년엔 대형신인 kt 강백호가 개막전 데뷔 첫 타석에서 상대팀의 에이스를 상대로 홈런을 쏘아 올렸다. 개막전에서 뜨겁게 데뷔했던 강백호는 여세를 몰아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리그 시상식에서 일생에 단 한번밖에 없는 신인왕의 타이틀을 거머쥐며 새로운 스타의 탄생을 알렸다. 야구에 있어서는 이렇다 할 명함을 내밀지 못하던 경기도로서는 새로운 야구 부흥기를 맞이하게 된 셈이다. 그러나 한국 야구가 가야 할 길은 멀고도 험하다. 가까운 나라인 일본의 경우만 보아도 우리의 야구환경은 열악하기 그지없다.'사회인들이 참여하는 야구경기'를 뜻하는 사회인 야구는 우리나라에서는 선수가 아닌 일반인들이 참여하는 야구경기를 뜻하는 반면 일본의 경우는 의미가 다르게 해석된다. 선수가 아닌 일반인들이 참여하는 리그뿐 아니라, 일본야구연맹에 소속되어있고 기업의 관리를 받으며 운영하고 있는 사회인 야구리그가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1878년 신바시 스포츠클럽을 일본 최초의 야구팀이자 사회인 야구팀으로 규정짓고 있다. 또한 신바시 보건장(保健場)이라는 일본 최초의 야구장을 만들어 활동했다. 이후 일본은 1927년에 출범한 전일본도시대항야구대회라는 이름의 사회인 야구를 창설했으며 이를 일본 최초의 실업야구대회로 규정하고 있다. 매년 7월 중순에서 8월 초에 열리는 이 대회는 줄여서 도시대항전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야구팀도 일본에 비해 적고 리그도 지역을 전전하면서 경기하는 경우도 많으며, 일례로 대한야구협회에 등록된 초등부 야구팀은 92개, 중등부는 111개, 고등부는 80개, 대학부는 32개 팀에 불과하다. 그리고 시·군의 재정부담, 민간기업의 참여저조, 야구장 확보 부진 등 여러 가지 이유로 2013년 경기도가 주도했던 독립야구리그 창단은 중단된바 있다. 그러다 2015년 이후 어렵사리 2개 리그 7개 독립야구단이 자생적으로 창단해서 운영 중이나 열악한 현실은 야구에 대한 상실감으로 다가온다.그러던 중 경기도가 지난 3월 '민선 7기 독립야구단 활성화 추진계획'을 마련, 경기도가 독립야구리그를 주관·운영하고, 협회 등록과 경기도체육대회 등 공식대회 참가 지원을 통해 자생력을 키울 수 있는 제도적 장치와 여건이 조성되었다. 학창시절 야구를 했던 필자는 생활체육인의 한 사람으로서 반가운 소식이라 아니할 수 없다. 4월 23일 양주 레볼루션과 성남 블루팬더스의 경기로 개막전 팡파르를 울리며 고양 위너스, 연천 미라클, 파주 챌린저스, 의정부 신한대학교 피닉스 등 6개팀이 9월 26일까지 경기도 광주 팀업캠퍼스에서 매주 1, 2회 리그전 형태로 경기를 펼친다. 내년 경기도체육대회부터 시범경기종목으로 독립야구단이 선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경기도 체전과 전국체전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도록 적극적으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경기도에서 독립야구리그를 활성화하고 광주 팀업캠퍼스와 연계한 다양한 독립야구와 관련된 프로그램을 도입하게되면 경기도가 전국 최고의 독립야구 인프라를 갖출 수 있다고 생각한다./오광덕 경기도의원 (더불어민주당·광명3)오광덕 경기도의원 (더불어민주당·광명3)

2019-04-24 오광덕

[기고]화씨지벽(和氏之璧)

학생이 행복한 대학만들기 위해선택형 통합교육과정 운영산학프로젝트로 취업률 높이고AI기반 4차산업혁명시대 선도혁신 실천 '지속가능한 대학' 기대지난 3월 28일 통계청은 장래인구 특별추계를 발표했다. 애초 2029년으로 예상했던 인구 자연감소 시점이 무려 10년 당겨져 올해부터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보다 많아지는 인구 '데드 크로스(Dead Cross)'가 시작된다는 것이다. 새로운 추계에 따르면 올해 출생아 수는 30만9천명, 사망자는 31만4천명이 되면서 사망자가 출생아보다 많아지는 해가 될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2018년 출산율은 0.98명이다. 출생아 수의 감소는 앞으로 우리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대학들도 예외는 아니다. 당장 2020학년도 입시부터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올해 대학 입학자원은 지난해 52만2천여명에서 45만9천여명으로 급감한다. 입학자 감소문제는 올해만의 문제가 아니라 장기적인 과제로 대두하고 있다. 지방으로부터 시작된 정원미달 사태가 수도권에도 미칠 기세다. 경쟁력이 없는 대학은 살아남기 어려운 상황이다. 교육부에서도 몇 년 전부터 대학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시행한 2주기 대학 기본역량진단평가를 통해 자율개선대학과 역량강화대학으로 구분해 정원감축과 각종 일반재정지원을 차등화하고 있다. 대학들은 입학자원 감소와 더불어 10년째 등록금 인상동결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학생들은 이제 재정수입의 대상이 아니라 고객이다. 고객을 경시하면 고객은 떠나기 마련이다. 변화와 혁신만이 살길이다.변화와 혁신은 갈고닦지 않으면 탄생할 수 없다. 화씨지벽(和氏之璧)이란 사자성어가 생각난다. 화씨지벽은 한비자(韓非子) 화씨편(和氏編)에 나오는 이야기로 춘추전국시대 초나라에 화씨란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옥을 감정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옥돌을 발견해 여왕(려王)에게 바쳤으나 보통 돌이라고 밝혀져 여왕은 화씨가 자기를 속이려 했다고 왼쪽 발을 잘랐다. 여왕이 죽고 무왕(武王)이 즉위하자 옥돌을 무왕에게 바쳤으나 또다시 보통 돌로 감정되어 오른쪽 발을 잘렸다. 무왕이 죽고 문왕(文王)이 즉위하자 화씨는 초산 아래서 옥돌을 끌어안고 사흘 밤낮을 울어 피눈물을 흘렸다. 문왕이 이 소식을 듣고 화씨를 불러 물었다. 화씨는 "나는 발을 잘려 슬퍼하는 것이 아닙니다. 보옥을 돌이라 하고 거짓말을 했다고 벌을 준 것이 슬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문왕이 그 옥돌을 다듬게 하니 천하에 둘도 없는 명옥(名玉)이 되었다는 이야기다.명옥은 하루아침에 탄생하는 것이 아니라는 교훈을 주고 있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대학도 2017년, 2018년 2년 연속 수도권 대학(졸업생 2천 명 이상) 중 취업률 1위를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화씨지벽에서 말하는 천하의 명옥이 되기 위해 대학 경쟁력 향상에 힘쓰고 있다.명옥이 되기 위한 출발점은 철저하게 학생들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는 것이다. 첫 번째는 학생이 행복한 대학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학생선택형 통합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학과별 모듈(module)형 교육과정으로 학생이 개인별 선택을 통한 교육과정을 선정하고 인증평가를 통해 공신력을 확보해나간다는 목표다. 두 번째는 100% 취업보장형 학과를 완성한다는 것이다. 학과별 취업보장 협약기업의 질적 개선과 교수, 학생, 산업체가 참여하는 산학 프로젝트 위원회 운영을 통해 취업률을 지속해서 높여 나간다는 목표다. 세 번째는 인공지능(AI) 기반 에듀인(Edu-Innovation) 시스템 구축으로 4차 산업혁명시대를 선도해 나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 AI 티칭(teaching) 시스템 단계별 구축과 챗봇 캠퍼스(Chatbot in Campus) 구축을 통한 학생 수준별 개별 지도와 AI 강의 그리고 대학행정의 혁신을 이뤄나간다는 목표다.주역 '계시전'에 나오는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窮則變 變則通 通則久)' 문구가 생각난다. '궁하면 변하라, 변하면 통하고, 통하면 오래간다'는 뜻이다. 작금의 변화 소용돌이 속에서 묵묵히 변화를 실천하는 노력과 열정으로 모든 대학이 지속 가능한 대학으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이승용 경복대학교 복지행정과 교수 겸 홍보센터장이승용 경복대학교 복지행정과 교수 겸 홍보센터장

2019-04-23 이승용

[기고]총을 알아야 총기 관련 범죄를 막을 수 있다

지난해 식당업을 하는 50대 여성이 식당운영이 어렵게 되자 혼자서 못 박는 타정총을 들고 은행을 털었다. 그러나 타정총은 총구를 벽면에 밀착하고 누르면서 방아쇠를 당겨야 못을 박을 수 있기 때문에 이 여성은 은행벽면에 못 6발을 발사하여 꽝 하는 소리로 은행직원들을 위협하고 현금 2천754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고 하니 실소를 금할 수가 없다. 은행직원들도 군에 갔다 온 분들이 많고, 장총·소총·권총 등의 외형과 발사원리를 잘 알 것인데 이런 허술한 방법에 속았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이뿐만 아니라 지난 2015년 2월 25일과 2월 27일 등 두 차례 엽총사건으로 8명이 목숨을 잃자 일부 방송은 엽총으로 수박과 맥주병을 깨뜨리는 화면을 보여주면서 엽총이 '수박과 맥주병'을 산산조각낼 수 있는 위력이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공기총도 수박과 맥주병을 깨뜨릴 수 있는데 하물며 엽총은 공기총 위력의 20배가 넘는다는 사실을 몰랐을까, 아니면 엽총위력을 극명(克明)하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을까?총포화약법(약칭)시행령 제6조의2는 '분사기(가스총)는 사람의 활동을 일시적으로 곤란하게 하는 최루 또는 질식 등의 작용제를 내장된 압축가스의 힘으로 분사하는 기기'라고 정의하고 있어, 실제 권총과 모양이 동일해도 약제 통에 '내장된 압축가스'가 없으면 허가 없이 제조·판매·소지할 수가 있다. 허가 없이 소지할 수 있는 분무기는 아이들 장난감 물총처럼 방아쇠를 연속하여 당겨주면 약제 통에 공기가 들어가면서 약제를 밖으로 밀어내는 원리다. 이런 원리는 가정에서 빨래를 다림질할 때 물을 뿌리는 분무기로 이해하면 되는데, 다림질할 때 사용하는 분무기는 작은 입자의 물방울이 넓게 퍼져 나가지만 호신용 분무기는 '내장된 압축가스'가 없기 때문에 약제를 한 줄로 모아야 2m 이상 날려 보낼 수가 있어 범인얼굴을 맞힌다는 것은 매우 힘이 든다. 그러나 압축가스가 내장된 가스총은 작은 입자가 반경 50cm가량 원을 그리며 3m 이상 날아가므로 범인의 얼굴을 쉽게 맞힐 수 있다. 따라서 허가제품과 비허가 제품의 성능이 확연히 다르지만 비허가 제품이 시중에 많이 유통되고 있는 것은 분무기의 성능을 잘 모르고 구입하는 것으로 보인다.총포화약법(약칭) 시행규칙 제2조의3은 전자충격기의 성능기준에서 실효전력·절연상태·실효전류·최대전압 등 전류와 전압의 상한선만 규정하고 하한선이 없어, 전자충격기로서 성능이 떨어지는 제품도 허가를 얻어야 했다.그러나 서울중앙지방법원은 '10mA이하의 전자 충격기는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고 판결(2003노 6324판결)한 바 있어 10mA 이하의 전자충격기는 허가를 얻지 않아도 제조·판매·소지할 수가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은 총기처럼 생긴 분무기와 전자충격기의 외형과 불빛만 보고 성능은 간과한 채 호신용으로 구입하고 있고, 심지어 금융기관에서도 이런 조잡한 제품을 구입하는 사례가 있다고 한다. 특히 금융기관이 가스총과 전자충격기를 사용해야 하는 경우는 총·칼 등 무기를 들고 저항하는 범인을 검거하기 위한 것인데 이런 조잡한 제품으로 범인을 제압한다는 것은 오히려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가 있다. 또한 가스총 약제는 2년이 지나면 약제 자체에서 화학반응을 일으켜 성능이 급격히 떨어져 가스총으로서 효력이 없어지지만 약제를 교체하지 않고 몇 년 씩 방치하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총기를 알아야 총기 관련 범죄를 막을 수 있는 것이다./오수진 前 한국총포협회 중앙회 회장오수진 前 한국총포협회 중앙회 회장

2019-04-18 오수진

[기고]2019년 화성시 도시농업

삭막한 도심 속 흙 만지고 땀 흘리며 보람을 찾을 수 있는다채로운 프로그램 운영나만의 작은 텃밭정원 꿈꾼다면 농기센터 문을 두드려 보자봄이 오는 소리와 함께 더욱 바빠지는 사람들이 있다. 도시에서 자란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삽, 괭이, 호미를 친구삼아 흙을 만지고 땅을 일구는 사람들, 바로 도시농부들이다.화성시농업기술센터 도시농업팀에서는 도시농부학교, 빌딩 숲 텃밭정원 아카데미, 학교 텃밭, 도시농업관리사 양성교육 등 삭막한 도심 속 흙을 만지고 땀을 흘리며 보람을 찾을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매년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새로운 주말 여가 활동으로 화성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는 도시농부학교는 일반 주말농장 프로그램과는 달리 큰 차이점이 있다. 일반 주말농장은 개인이 분양을 받아 개별적으로 운영하면 되지만, 도시농부학교는 130명의 교육생으로 선발되면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기간 동안 '도시농부학교'의 '학생'이 된다. 화성시 오산동 일대에 8천300㎡(2천500평) 규모로 조성된 행복텃밭에서는 이랑 만들기, 쌈채소 및 열매채소 심기, 친환경 방제제 만들기 등 초보 도시농부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교육을 하고 있다.3월부터 파릇파릇한 싹이 돋아나 한겨울 양식이 되는 김장채소까지 1년 과정을 모두 교육받고 나면 '나도 이제 농사 좀 지어봤어'하는 뿌듯함과 함께 가족들과 함께했던 즐거웠던 시간이 추억으로 남는다. 이처럼 매년 화성시민 행복텃밭에는 부모님 손잡고 나온 해맑은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정겨운 이웃들의 정담이 넘친다. 이곳 공동체 텃밭에서 생산된 감자, 고구마, 신선 안전 농산물은 모두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되어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동탄 센트럴파크 선큰광장의 도심 속 빌딩 사이에 자리 잡은 나뭇잎 모양의 텃밭상자들. 누가? 왜? 여기에? 많은 궁금증을 유발하는 그곳에서 빌딩 숲 도시텃밭 아카데미가 이루어진다. 공원과 조화롭게 놓인 텃밭상자에 우리 식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쌈채소, 열매채소를 비롯해 도심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수수, 조, 토종종자 등 다양한 작물들이 7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의 손길로 수놓아진다. 봄부터 겨울까지 절기에 맞는 작물들을 다양하게 도심에서 볼 수 있다.학교텃밭 프로그램은 관내 초·중·고등학교 13개소 300여명의 학생들에게 농사경험과 텃밭의 생태를 체험하는 자연학습으로 텃밭활동을 통해서 공동체 의식과 생명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과거 농촌에서는 아이들도 쉽게 농업을 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처럼 도시에서 자란 아이들은 우리 식탁에 올라오는 먹거리들이 어떻게 생산되는지, 농촌은 어떤 곳인지 잘 모른다. '쌀 한 톨은 농부의 땀 한 방울이다'라는 말도 있듯이 작물 하나를 생산해 내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학교텃밭의 농사체험을 통해 농업과 농촌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바른 인성을 함양시키고자 한다.도시농업 활성화를 위한 전문인력양성 방안으로 2019년에는 도시농업관리사 양성과정을 운영한다. 도시농업관리사는 도시농업 관련 국가기술자격을 취득한 자가 지정된 전문인력 양성기관에서 운영하는 도시농업 전문과정을 이수한 경우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이 부여하는 자격을 말한다. 화성시는 점점 활성화되고 있는 도시농업분야의 전문가를 양성하여 화성을 대표하는 도시농업전문가의 발판을 마련하고자 한다. 이 모든 화성시 도시농업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오는 9월 7~8일 동탄센트럴파크 일대에서 열리는 '제5회 화성도시농업박람회'에 참여하는 것이다. 개막행사, 도시농업 홍보·전시·체험 등 다양한 체험행사로 꾸며질 이번 박람회는 2018년 전국단위 제7회 대한민국도시농업박람회를 치렀던 경험을 살려 한층 더 깊이 있는 박람회가 될 예정이다. 봄에는 꽃이 만발한 텃밭을, 여름에는 싱그러운 초록이 일렁이는 텃밭을, 가을에는 두 손 가득 열매가 가득한 도심 속 나만의 작은 텃밭정원을 꿈꾼다면 화성시농업기술센터 도시농업팀의 문을 두드려 보자./김양숙 화성시농업기술센터 도시농업팀장김양숙 화성시농업기술센터 도시농업팀장

2019-04-16 김양숙

[기고]시니어 보릿고개

나의 어린 시절 고향의 봄을 돌이켜 보면 그리 낭만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먹을 것이 턱없이 부족했던 시대라 늘 배가 고팠다. 보릿고개라는 말이 사라져 버린 지 오래라 젊은 사람들은 보릿고개를 잘 모를 수 있다. 햇보리를 수확할 때까지 넘기기 힘든 고개, 춘궁기라고 사전적 의미만 알아도 훌륭하다. 어린 학생들은 보리를 심어 놓은 언덕쯤으로 생각한다니 헛웃음이 절로 난다. 보릿고개가 태산보다 높다는 속담도 있다. 한없이 높은 고개, 굶으며 넘던 고개, 누군가는 죽어서 못 넘은 대한민국의 보릿고개. 이제는 국어사전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옛 추억 속의 말이라고 여겼던 보릿고개가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시대를 맞은 대한민국 사회에 여전히 존재한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바로 '시니어 보릿고개'다. 우리나라의 노년층은 시니어 보릿고개라는 말이 나올 만큼 삶이 고단하다. 예전에는 나이든 어르신은 그 마을 구성원 모두에게 존중의 대상이었다. 그 어르신의 농사의 지혜가, 삶의 지혜가 가치를 인정받았으며, 집안의 정신적 지주이자 버팀목이었다. 오늘날은 어떤가? 낡은 지식과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을 지닌 구세대이고, 젊은 세대의 짐이라고 생각하고 있진 않은가? 후손에게 정성 어린 봉양은 고사하고 기본적인 부양조차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 자식농사 잘 지으면 노후 걱정 없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아니다. 자식에게 노후를 기대는 시대는 지났다. 자식들도 먹고살기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자식에게 부담주기 싫으니 어쩔 수 없다. 연골이 다 닳아 없어지고 허리가 꼬부라질 때까지 밥벌이하다가 그마저 힘들면 기초연금에 의지해 보릿고개를 넘기는 수밖에. 노인의 3대 문제는 빈곤, 질병, 고독이다. 흔히 노인 3고(苦)라고 한다. 우리나라 노인들은 빈곤과 건강 문제에 가장 큰 관심을 가지고 있고 그다음으로 여가 선용과 오락 및 외로움을 달래주기를 원하고 있다. 우리나라 65살 이상 노인 빈곤율은 48%로 OECD 회원국 평균보다 4배 높고, 노인 10명 중 6명이 3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고, 5명 중 1명은 독거노인이란다. OECD 국가 중 빈곤율과 자살률 1위라는 부끄러운 기사도 보인다. 몸 아픈 것이야 생로병사의 하나인지라 감내하고 살아간다 해도 내 청춘을 바친 이 나라가 한강의 기적이라 불릴 만큼 잘살게 됐는데 노년에 이르러 또다시 보릿고개와 마주하게 될 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젊은 시절 허리띠를 졸라매고 잘 살아보자고 밤낮없이 일하며, 개인보다는 사회와 국가를 위해 살아온 세대들인데 어쩌다 이런 처지가 되었나? 서글프다.하지만 고맙게도 내 고향 안성에서 어르신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주었다. 만 70세 이상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어르신 건강지킴이 의료비 지원 사업을 시행한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안성지역화폐를 지급해 지역 병·의원 및 약국, 약방 등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하니, 지역 어르신들에게 꼭 필요한 혜택이 아닐 수 없다. 내 고향이 나를 잊지 않고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 준다는 사실이 감동을 더한다.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기대되니 일석이조, 아니 일석삼조라 해도 무방하다. 그러나 반가움도 잠시, 이 사업이 난관에 부딪혀 시행이 불투명하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이유를 추측건대, 의료비 과잉 지출 걱정, 건강보험재정에 영향을 준다는 등 보건복지부에서 우려를 표명하는 목소리 때문이 아닐까? 안성시가 추진하는 어르신 지원 사업이 바로 정부가 제시한 '혁신적 포용국가'라는 목표에 부합하는 사업이다. 현재 대한민국은 본격적인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모두가 걱정한다. 노년층이 늘어나니 그만큼 사회가 부양해야 하는 부담이 커지고 늘어나는 복지예산을 어떻게 감당할 것이냐고.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밑거름이 된 우리 세대가 보릿고개로 시작해 보릿고개로 생을 마감하는 비극은 없어야 한다. 어르신 건강지킴이 의료비 지원 사업은 마을 어르신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이다. 안성시의 선한 정책 의지가 왜곡되고 오도돼 어르신 건강지킴이 사업이 좌초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어르신들 마음의 허기까지 달래줄 희소식이 하루빨리 전해지길 고대한다./윤민용 안성시기로회장윤민용 안성시기로회장

2019-04-11 윤민용

[기고]관광으로 견인하는 '골목상권'

담소로 '소통' 불통의 벽 허무는 '사랑방役'생명 불어넣지 못한다면 도시재생 불가능문화·도시계획 등 '관련기관 협업' 바람직소상공인 지원 등 세밀한 정책도 적극추진토요일 저녁이면 모 방송에서 배우 김영철과 함께 도시의 구석구석을 사람지도로 돌아보는 '동네 한 바퀴'가 시청자와 공감대를 같이 하며 방영 중이다. 봄꽃의 화려함도 느껴보지 못하고 높고 푸른 하늘을 못 본 채 앞만 보고 바쁘게 살아가던 시대에 잊고 지나쳤던 도시의 매력을 '동네 한 바퀴'는 찾아준다. 필자는 '동네 한 바퀴' 프로그램을 즐거움으로 누리다 언뜻 배우 대신 경기도가 도내 31개 시·군의 알려지지 않거나, 숨겨진 골목골목을 한 바퀴를 돌아보는 장면이 불현듯 머릿속에 오버랩됐다. 정책 협약 등 중요 사업에 대한 시·군과의 교류, 소통도 중요하지만, 사랑방 또는 담소할 수 있는 곳에서 서로 간 관심사를 흉금 없이 이야기로 나누는 것이 잔유물처럼 남아있는 불통의 벽을 허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유튜브 등 SNS를 통해 더 많은 분들과 소통의 범위를 넓히면 다다익선이다. 그 주제의 하나로 골목상권 활성화를 논한다면 고민의 주 대상지역은 대부분 골목길로 이루어진 구도심 지역이다. 그리고 낙후 도심을 살리는 도시재생 사업에서 골목상권 재생은 핵심 사업으로 꼽는다. 상권에 생명을 불어넣지 않고는 도시재생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모종린 교수는 '골목길 자본론'에서 성공한 골목상권은 공통적으로 문화 인프라(Culture), 임대료(Rent)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 접근성(Access), 도시 디자인(Design), 정체성(Identity) 등 6가지 조건을 충족한다. 골목길 문화자산을 확충하고 임대료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골목창업을 지원하고 필요 인력을 훈련·육성, 골목길 연결성과 대중교통 접근성을 개선하며 골목길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한 공공재에 투자하는 것을 골목상권 활성화의 주안점으로 거론한다.그러면 각 지역의 골목상권을 경제 중심지로 육성하려면 누가 어떤 정책을 추진해야 할까? 시장, 문화, 관광, 도시계획 등 도시의 모든 분야가 골목상권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하나의 기관이 골목 정책을 독점할 수는 없다. 모든 관련 기관이 참여하고 협업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경기도에서는 관광산업 정책을 수립하는 문화체육관광국이 골목상권 활성화의 주연이 될 수 있다. 골목상권은 다양한 산업에 포함될 수 있으나 그중 상권 성장을 견인하는 가장 강력한 동력이 관광산업이기 때문이다.골목상권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지원하기 위한 정책으로는 소상공인 정책, 상권활성화 정책, 도시재생 사업, 지구단위 계획, 젠트리피케이션 정책이 있다. 그럼에도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홍대, 이태원, 삼청동 등 서울의 주요 골목상권이 한국 대표 관광지로 부상했음에도 골목길 관광을 촉진하는 섬세한 정책은 찾아보기 어려웠던 사례를 기억해야 한다. 소상공인 보호 정책이나 도시재생 지원 정책으로는 한국의 골목상권이 선진국 대표 쇼핑거리와 경쟁할 만큼 매력적인 상권으로 성장하기에는 한계가 있고 현재 추진하는 전통시장과 상점가 지원 사업만 가지고 글로벌 수준의 골목상권을 육성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골목산업의 거의 모든 업종이 직·간접적으로 관광진흥법에 따른 규제와 지원 대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화랑, 미술관, 공방, 공예, 서점, 스포츠 시설 등 경기도 문화체육관광국이 지원하는 문화산업의 많은 업소가 골목상권에 입지해 있기에 문화체육관광국이 이들 업소를 관광객들이 즐길 수 있는 시설로 자연스럽게, 그리고 전략적으로 지원하면 골목상권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성공적인 관광도시를 육성하려면 지역 내 골목들이 공통된 도시 테마를 지향하면서 교통, 문화시설, 숙박, 음식점 등 우수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도시관광 인프라구축도 필요하다. 글로벌 수준의 골목상권 조성을 간절하게 원한다면 경기도에서는 도시재생,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지원, 골목경제 지원 등 분산된 골목상권과 관련된 정책사업들을 관광육성 정책과 연계해 혁신적 도시형 관광단지로 육성해야 한다. 골목상권에 대한 다양한 분야 속 의견이 공정하게 녹아내린 새로운 발상을 통해 경기도 골목상권이 글로벌 수준의 명소로 거듭나기를 기대해본다./최만식 경기도의원(더불어민주당·성남1)최만식 경기도의원(더불어민주당·성남1)

2019-04-10 최만식

[기고]물때를 보는 눈

매우 정확하고 과학적인 '물때'그 흐름 알아야 물고기 많이 잡고소비자에게 신선·저렴하게 공급행정규제·민원도 시기 놓치지 말고제때 처리해야 '효과 극대화' 가능조선 효종(1651년) 때 고산 윤선도의 어부사시사(漁父四時詞)의 춘사(春詞)에 보면 '앞 포구에 안개 걷히고 뒷산에 해가 비치니 밀물이 밀려온다. 배 띄워라 배 띄워라'라는 구절이 있다. 얼마 전 대통령께서는 국무회의에서 각료들에게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고 독려하였다. '물 때'를 삶에 반추해 보면 그 '때'를 안다는 것은 정말로 중요하지만 깨닫는 것은 쉽지 않다.각론하고 그 자체 의미만을 한 번 살펴보자. 물때는 사전적 의미로 하루에 두 번씩 밀물과 썰물이 들어오고 나가고 하는 때이다. 어부들이 고기를 잡기 위해선 반드시 알아야 하는데, 현대에 이르러서는 낚시, 서퍼 등 해양레저 활동하는 사람들은 물론,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쓰임이 있다. 조석(潮汐)은 매일 2회씩 6시간 12분 간격으로 밀물과 썰물이 나고(간조) 들고(만조) 하는데 만조(滿潮)에서 다음 만조, 간조(干潮)에서 다음 간조까지는 12시간 25분의 시간이 걸리며 하루에 두 번씩 반복되기 때문에 24시간 50분이 소요돼 물때는 매일 약 50분씩 늦어진다. 물때는 보름 간격으로 편의상 정형화시키면 1물에서 15물(무시)까지 변하며, 만월(滿月)과 그믐 때에는 태양과 지구, 달이 일직선상에 놓여 일월의 힘이 동시에 작용해 기조력(起潮力)이 겹쳐 물이 많이 나고 들어 '사리'(15일, 30일)라고 하며, 보통 사리 2~3일 후에 최고조에 이른다. 반면에 '조금'은 반달이 뜨는 시기로 8일(상현달)과 23일(하현달)로 태양과 지구, 달이 직각 방향이 되어 서로의 기조력이 상쇄되어 바닷물이 상대적으로 적게 나고 든다. '무시'는 조금 다음날로 바닷물의 나고 드는 현상이 거의 없다. 이렇듯 물때는 매우 정확하고 과학적이다. 물때를 알려면 음력을 알아야 한다. 물때는 음력 날짜에 6을 더해서 15가 넘으면 15를 빼고 30이 넘으면 30을 빼면 된다. 만약 오늘이 음력 14일이면 14+6=20이 되는데 여기서 15를 빼주면 5물인 것이다. 세계에서 조수간만의 차가 제일 큰 곳은 캐나다의 펀디만(Fundy Bay)으로 조고가 16.3m이며, 우리나라에서는 인천으로 조고가 8.2m, 남해안은 약 3m, 동해안은 10cm 내외로 아주 작다. 바다 생물의 산란도 달과 물때의 주기와 관련이 깊다. 산호·굴·정어리·성게 등은 보름달에 산란을 하고 우럭·돔·광어·전복 등은 5월경 밤에 알을 낳는다. 대부분의 어패류 산란이 사리 물때인 보름날 밤에 이루어지는 것은 조류가 세서 성숙된 어미에게 자극이 이루어지고, 부화된 어린 새끼들 또한 조류 타고 멀리 퍼지게 하며, 다른 생물들에게 잡혀먹히지 않기 위해서이다. 전복 종묘생산에 있어서도 원하는 날에 알을 받기 위해서는 성숙된 어미를 물속에서 꺼내 2~3시간 공기 중에 노출시켰다가 다시 물속에 넣으면 알을 낳은데 이것은 자기가 살던 환경을 일시적으로 불리하게 해 줌으로써 종족보존의 본능적인 습성을 이용하고 있다. 조금 물때는 조수간만의 차가 작고 물의 흐름이 적어 물이 맑고 물고기가 없다. 반면 사리 물때에는 조수간만(潮水干滿)의 차가 크고 물의 흐름이 빠르기 때문에 부유물과 유기물이 발생해 물고기들의 먹이활동이 활발해져 많은 물고기를 낚을 수 있다.바닷물이 많이 빠지는 사리 때에는 굴, 바지락, 낙지 등 주로 갯벌에서 채취하는 해산물과 주꾸미, 꽃게 등이 많이 잡히고 조류의 흐름을 이용한 안강망어업에서 잡히는 조기, 병어 같은 생선도 풍부하다. 따라서 어패류의 가격이 저렴한 시기는 음력 보름과 30일 '사리'쯤이며, 신선도는 그물보다는 낚시로 잡은 것이 좋고, 사리 때 잡힌 새우젓은 물 흐름이 빨라 뭉개져 상품가치가 떨어진다. 요즈음은 연근해나 수입산 어패류도 많아 물때에 따른 영향이 적다.행정이나 기술의 궁극적인 목표는 인간화라고 본다. 섬 지방에서는 조금 물때에 태어난 아기는 어장 일에 소질이 없다는 속설이 있다. 물때를 알아야 물고기를 많이 잡고, 소비자는 신선한 물고기를 저렴한 가격에 사 먹듯이, 행정규제나 민원처리도 시기를 놓치지 말고 제때에 처리해야만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물때를 보는 눈은 타이밍의 예술을 보는 것이다./김남근 경기도해양항만정책과장김남근 경기도해양항만정책과장

2019-04-09 김남근

[기고]사무장병원 척결! 건강보험공단 특사경제 도입해야

현행법상 수사권 없어 혐의 입증 어려워송기헌 의원, 작년 '일부 개정안' 대표 발의전문인력·빅데이터 토대로 수사기간 단축조속한 통과로 국민 건강권 보호되길 기대더불어민주당 송기헌 의원이 지난해 12월 6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직원이 사법경찰관리 직무를 수행하는 내용의 '사법경찰관리 직무를 수행할 자와 그 직무 범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발의배경은 '현행법상 건강보험공단에 수사권이 없어 행정 조사만으로 불법 의료기관개설 혐의를 입증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지방검찰청 검사장이 공단 이사장이 추천한 임직원을 특사경으로 지정, 사무장병원 등 관련 범죄에 사법경찰 관리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법률에 명시했다.의료법상 의사나 법인이 아니면 병원을 개설할 수 없음에도 의사가 아닌 자가 의사를 고용해 불법으로 운영하는 의료기관을 일명 '사무장병원'이라 하는데, 환자의 치료나 의료서비스의 질보다는 영리추구에 급급하여 밀양세종병원 화재사고와 같은 대형 인명사고, 보험 사기, 과밀병상 운영, 부당청구 등으로 건강보험 재정 누수는 물론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정부는 사무장병원을 9대 생활적폐로 지목하고 척결에 나섰다. 2009년부터 2018년 10월까지 비의료인에 의한 불법개설기관으로 적발되어 부당하게 지급된 건강보험 요양급여비용은 1천550개 기관, 2조7천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재산은닉 등으로 인해 환수율은 약 6%에 불과하다. 약 2조5천억원의 건강보험재정이 낭비된 셈이다.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작년 1월부터 10월까지 불법개설기관으로 의심되는 90개 의료기관을 적발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부당하게 지급된 요양급여비용은 약 5천812억원에 달한다. 경찰청에서도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생활적폐 특별단속 및 상시단속을 진행한 결과, 174건의 불법 사무장 요양병원을 적발했다. 이를 통해 317개 병원에서 1천935명을 검거해 22명을 구속했으며, 요양급여비용 편취 적발금액은 3천389억원에 달한다. 사무장병원 척결을 위해서 검찰, 경찰 및 보건복지부 특별사법경찰관이 수사를 하고 있으나 역부족이다. 검찰·경찰은 보건의료에 대한 전문성 부족 및 강력사건, 사회적 이슈사건에 밀려 사무장병원에 대한 수사 인력 확보가 쉽지 않다는 이유로 수사기간이 평균 11개월 소요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작년 7월 '불법 사무장병원 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특사경을 10명 내외로 구성할 계획이었으나 관련 기관과의 파견 협의가 난항을 겪으면서 4명으로 축소되었다. 수사의뢰 대상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인력이다. 건강보험공단의 수사의뢰건은 2017년 104건, 2018년에는 140건을 상회한다. 공단 자체적으로 행정조사를 강화하게 되면 수사의뢰건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보건복지부 특사경이나 검·경에서 적기에 처리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남인순 의원은 지난 3월 18일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복지부와 지자체의 특사경을 활용한 단속에 한계가 적지 않아, 관련법을 개정해 건강보험공단에 특사경 권한을 부여해 행정조사와 수사를 연계해 사무장병원을 조기에 근절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는 사무장병원의 폐해가 국민의 생명과 건강권을 침해하고 있고 건보재정 누수가 심각한 상황으로 사무장병원의 척결대책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공단에서는 수사권이 없어 행정조사에 한계가 있다. 공단에 특사경제가 도입되면, 경찰 및 복지부의 사무장병원 수사에 다년간 인력을 파견하여 터득한 경험과 변호사, 의사, 전직수사관 등 200여명의 전문인력 그리고 의료기관 및 청구 정보 등 빅데이터를 토대로 한 예측·적발시스템을 활용하여 수사기간을 평균 11개월에서 3개월로 단축함으로써 건강보험재정 누수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건강보험공단에 특사경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송기헌 의원의 개정법률안이 조속히 통과되어 사무장병원이 척결되고 국민의 건강권이 보호되기를 기대한다./최호규 국민건강보험공단 수원동부지사장최호규 국민건강보험공단 수원동부지사장

2019-04-08 최호규

[기고]적정 부채비율에 관한 고찰

특정지점 넘으면 영업성과 감소 '역U자형'매출액 순이익·영업수지 각각 326%·404%정부제시 200% 수준 '훨씬 상회'하는 수치투자위축 저성장·高 실업률 우리경제 현실1997년 초유의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한국경제는 한가지 큰 교훈을 얻었다. 과도한 부채는 기업을 부도로까지 이어질 수 있게 한다는 사실이다. 외환위기 이전까지 평균 부채비율 500% 이상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던 한국 기업들은 외환위기 충격을 감당하지 못하고 무너져내렸다. 이 같은 과정을 목격한 한국사회는 부채차입경영을 악행이자 부도덕한 것으로 인식했다. 이에 정부는 기업의 부채비율 가이드라인을 200% 이하로 하향 제시했다. 실제로 1997년 396%였던 국내 제조업 평균 부채비율은 2017년 77%를 기록하면서 지속적인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적어도 부채비율만 놓고 본다면 한국 기업들은 안전해 보인다.그런데, 한가지 의문이 생긴다. 기업 경영에서 부채비율은 낮을수록 좋은 것인가? 이 문제에 대해 시대를 앞서 고민한 이들이 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모딜리아니와 밀러(1958)는 M.M이론을 통해 부채비율과 기업가치 간 관계에 별다른 상관성이 없으나, 법인세까지 고려한다면 부채의 증가로 인해 기업가치가 상승하게 됨을 제시했다. 같은 맥락에서 크라우스와 리첸버거(1972)는 부채증가가 기업이익과 상충되기 때문에 적정 수준까지의 부채비율 증가는 기업의 가치 향상으로 이어지게 된다는 상충이론(trade-off theory)을 발표했다. 이 이론이 맞는다면 기업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최적의 부채비율이 존재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이를 확인하고자 필자는 몇 해 전 적정 부채비율에 대한 연구를 착수한 바 있다. 대상은 서울주택도시공사를 비롯한 15개 광역시·도 도시개발공사였다. 대규모 개발사업을 수행하는 지방도시개발공사들은 보상비 등의 지출을 위해 사업 초기에 많은 자금을 타인자본으로 조달해야 한다. 문제는 정부의 부채비율 가이드라인이 하향 조정되는 추세 속에서 지방 도시개발공사들의 적극적인 사업 추진이 위축된다는 데 있다. 정부가 초창기 400%였던 부채비율 가이드라인을 2018년 250%까지 줄이면서 매년 단계적으로 하향 조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연구는 전국 15개 지방 도시개발공사들의 10년간의 영업성과 및 부채비율 관련 자료 분석을 통해 다음과 같은 사실을 발견했다.첫째, 부채비율이 일정 구간까지 상승하는 동안 영업성과도 동반 상승하지만, 부채비율이 특정 지점을 벗어나면 영업성과는 감소하는 전형적인 역 U자형 패턴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과거 연구에서 부채비율과 영업성과 간의 관계를 우하향하는 반비례 관계로 규정한 것과는 관점 상 차이가 존재하는 결과다.둘째, 추정된 모형을 통해 영업성과를 최대로 하는 지점의 부채비율을 산출한 결과, 매출액 순이익률 및 영업수지 비율을 극대화하는 부채비율은 각각 326%와 404%로 확인됐다. 이는 정부에서 제시하는 부채비율 200% 수준을 훨씬 상회하는 수치이며, 분석결과로만 해석할 때 최적 성과는 부채비율이 300% 이상일 때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어찌 보면 이는 지극히 상식적인 결과로 보인다. 타인자본 조달을 늘려 더 큰 규모로 투자하는 사업일수록 수익이 높아질 가능성 또한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부채비율과 영업성과 간 관계가 역 U자형 패턴을 나타낸다는 점을 고려할 때 과한 부채비율은 독이 될 수 있다는 점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2001년 8월 23일. 대한민국은 IMF 관리 체제에서 완전히 벗어났음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그로부터 약 18년이 지난 현재, 우리 사회는 여전히 IMF의 후유증을 앓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투자위축으로 인한 저성장, 그로 인한 높은 실업률. 안정성이라는 미명 아래 부채의 긍정적 측면을 부정한 채 스스로의 잠재력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 우리 경제 현실이 아니겠는가. 성장의 동력을 잃어가는 작금의 경제 현실 속에서 이제 우리는 건강하고 진취적인 기업환경 조성을 위해서라도 적정 부채비율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김대원 부동산학 박사·인천도시공사 경영관리처 차장김대원 부동산학 박사·인천도시공사 경영관리처 차장

2019-04-07 김대원

[기고]깨끗하고 풍부한 지하수의 활용 '지하수저류지'

생활용수난 겪는 도서·해안주민물부족 해결위해 2011년 도입 친환경 기술로 많은 연구자 관심대이작도에 2020년까지 설치 예정새로운 수자원 인식… 전국 확대정부는 지난 2018년 6월 부처별로 분리돼있던 물 관련 업무를 환경부로 이관하는 '물관리 일원화'를 시행했다. 그간 국토교통부와 환경부에서 수량, 수질을 각각 관리하던 지하수 업무도 물관리 일원화를 통해 국토부의 수량 관리 업무가 환경부로 이관됐다. 수량, 수질로 이원화돼 관리해오던 방식에서 통합적 관리를 추진하게 되면서 앞으로 지하수의 가치와 국민들이 거는 기대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우리나라는 2017년 말 기준 전체 인구의 99.1%인 5천246만8천명이 상수도를 공급받고 있다. 이와 같이 거의 모든 국민이 상수도를 이용하고 있지만, 상당수 도서·산간지역에서는 여전히 지하수 등에 의존하고 있어 이러한 지역에 거주하는 국민들에게 지하수는 오래전부터 중요한 수자원으로 인식돼왔다.정책적 관점에서는 물관리 일원화와 더불어 수원 다변화 개념도 중요시되고 있다. 지표수뿐만 아니라 지하수 활용, 해수 담수화, 빗물 이용, 하수 재이용 등 다양한 수원 확보 방안이 논의되고 있으며, 이 중 수원 개발에 따른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고 지역 맞춤형 스마트 수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지하수 활용의 중요성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환경부는 2011년 상수도 미급수 지역 및 해수 유입에 따른 생활용수 사용에 지장을 겪는 도서·해안지역 주민들의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하수저류지' 도입을 계획했다. 지하수저류지는 땅속에 인공 차수벽을 설치해 지하수를 저장함으로써 지하수자원을 추가 확보하고 해안지역에서는 해수 침투를 방지하는 친환경적인 수자원 확보 기술이다. 수몰구역과 구조물 붕괴 등이 없는 안전한 시설로 평가되고 있다. 요즘처럼 급격한 기후변화에 따른 가뭄 발생 시 지표수 증발 손실, 오염 문제에 따른 대안으로 땅속에 물을 저장하는 친환경 기술인 지하수저류지에 많은 연구자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해외에서는 수량, 수질을 고려해 지하에 물을 저장하는 방식이 과거 로마 시대부터 시행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1천여 개의 지하수저류지 시설이 지역별 기후·지형 특성에 맞는 저장 형태로 설치돼 이용되고 있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에도 도서지방 생활용수,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20여 개의 지하수저류지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과거 1980년대 극심한 가뭄에 대응하기 위해 농업용수 10개년 개발계획(1982~1991) 일환으로 5개의 농업용 지하수저류지가 설치됐다. 1998년에는 속초시가 쌍천 지하수저류지를 설치해 속초지역 전체 수요량의 약 80%를 생산·공급하고 있다.올해 환경부와 K-water(한국수자원공사)는 인천 옹진군 대이작도에 2020년까지 약 21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지하수저류지를 설치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환경부와 지자체(인천시·옹진군)가 지하수저류지 설치사업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해 소외지역 물 복지 실현을 위한 추진 기반 마련을 공고히 했다. 이와 같이 지하수저류지 사업은 정부와 지자체의 상호 협력을 통해 단계적으로 소외지역의 물 복지를 실현하는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국민의 물 복지를 도모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많은 노력과 심혈을 기울여 정책을 추진하고 있을 뿐 아니라, 지역 여건이 반영된 스마트한 맞춤형 수자원에 대한 연구도 추진하고 있다. 미래 세대에게 풍부하고 깨끗한 물을 제공할 수 있고, 도서·해안지역의 특성이 고려된 지하수저류지 사업을 새로운 수자원으로 인식하고 전국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유영권 한국수자원공사 지하수자원부장유영권 한국수자원공사 지하수자원부장

2019-04-04 유영권

[기고]보이스피싱, 모두의 관심으로 예방해야

지난해 피해액 '4440억' 전년比 82.7% 늘어피해자도 4만8743명 하루평균 134명 달해연령대, 60대이상 보다 '40~50대'가 더 많아 개인정보로 가족등 사칭 '메신저피싱' 급증살다 보면 많은 뉴스를 접하게 되지만, 그게 내일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게 인지상정이다. 세상 끔찍한 사건도, 세상 황당한 사건도, 매일매일 많은 일들이 일어나지만 분명 남의 일이다. 그런데 최근 뉴스에서만 봤던 일이 나에게 일어났다. 이른바 보이스피싱에 내가 속은 것이다. 혼자만 알고 지내기에는 너무 기가 막히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이 같은 사고를 당하면 안 되겠기에 용기를 내서 글을 남기기로 했다. 사연은 이렇다. 지난 3월 15일 오전 10시 53분 며느리가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안부를 물었다. 아버님 바쁘세요? 이렇게 대화가 시작됐다. 며느리의 메시지는 계속해서 스마트폰을 울렸다. '핸드폰이 고장 나서 수리를 맡기는 바람에 현재 컴퓨터로 말씀을 드린다. 갑자기 부탁할 일이 생겨서 연락을 드리게 됐다. 어제 친구에게서 집 보증금을 받았는데 다시 입금하려고 했더니 은행 인증에 문제가 생겨서 오후 5시에나 해결이 된다고 한다. 아버님이 돈을 먼저 보내주시면 이따 오후 5시에 보내 드리겠다' 이런 내용이었다. 얼마인지를 물었더니 600만원이란다. 지금 밖이라서 스마트폰으로는 300만원 밖에 보낼 수 없다고 했더니 계좌번호를 하나 보내며 이리로 보내주시면 된다고 한다. 친절하게 내 계좌번호도 남기란다. 오후에 보내준다며. 메신저 창에 내 손자 사진이 보인다. 분명히 며느리다. 한 줌의 의심도 없이, 더군다나 며느리 부탁이고 하니 급하게 돈을 보냈다. 그렇게 1시간쯤 지났나. 은행에서 긴급전화가 왔다. 보이스피싱을 당했다고 빨리 신고를 하라고 한다. 놀란 마음에 며느리에게 전화를 했다. 메신저가 해킹을 당해서 친정아버지, 어머니에게도 똑같은 연락이 갔단다. 아차 싶었다. 은행에 신고를 하고 나니 또 메시지가 울린다. '아버님 죄송한데 한 번만 더 부탁드려도 될까요?'아. 이런 나쁜 놈들을 봤나. 기가 막혔다. 이틀 후인 3월 18일 수원서부경찰서에서 피해신고를 하고 은행에 피해구제신청서를 제출했다. 피해구제 신청을 하면 이체한 계좌에 남아있는 잔액에 한해 다른 피해자들과 함께 피해금액 비율에 맞춰 환급금액을 결정한다고 한다. 하지만 대부분 이체 즉시 인출을 하기 때문에 환급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이체통장 역시 학생, 노숙자, 노인 등 영세하고 취약한 사람 명의로 만든 이른바 대포통장이어서 배상청구도 쉽지 않단다. 금융감독원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4천440억원으로 2017년 2천431억원보다 82.7% 증가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보이스피싱 피해자는 4만8천743명이었으며 매일 평균 134명이 피해를 입었다. 피해액은 매일 평균 12억2천만원, 1인당 평균 910만원에 이른다. 60대 이상이 가장 많은 피해를 입고 있다고 알려진 바와 달리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연령대는 40~50대로 피해액이 2천455억원으로 전체의 56.3%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처음에는 국세청, 검찰청 등 공공기관을 사칭해 피해자를 현금지급기(ATM) 앞으로 유도하는 방식이었으나, 최근에는 사전에 입수한 개인정보를 활용해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특히 SNS가 활성화되면서 필자처럼 지인을 사칭한 메신저피싱이 급격히 늘고 있다. 메신저피싱 피해액은 2018년 216억원으로 2017년 58억원보다 272.1%나 증가했다.이런 보이스피싱에 대처하는 유일한 길은 작은 사건이라도 반복적으로 보도하고, 예방법을 널리 알리는 우리 모두의 관심이다. 더 이상 남의 일도 아니고 개그 프로의 소재도 아니다. 언제든 나한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우리 모두의 관심으로 보이스피싱이 하루빨리 사라졌으면 한다./문제열 국립한경대학교 연구교수문제열 국립한경대학교 연구교수

2019-04-03 문제열

[기고]기부가 열어준 발달장애인 평생교육 기회

서구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개인 통 큰 기부로 최근 개관정부 종합대책·예산 확대에도학교 교육 마친 성인 시설여전히 턱없이 부족해발달장애인의 부모님들의 염원인 인천 서구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가 개인의 통 큰 기부로 지난 3월 4일 개관했다. 이 센터는 서구 가좌동에 소재한 화장품 용기 생산업체인 (주)연우 기중현 대표의 40억원 개인 기부로 건립하게 돼 더욱 뜻깊다.서구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는 연면적 2천362㎡(715평)로 전국 최대의 규모다. 서구는 이 시설을 전국 최고의 장애인교육센터로 운영하고자 한다. 센터 직원 28명은 장애와 비장애를 구분하지 않고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열의로 가득하다.발달장애는 지적·심리적·사회적·신체적 발달 등에 장애가 유발돼 그 장애가 평생 지속된다. 성인이 돼서도 간단한 일상조차 타인의 도움 없이 영위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천 서구발달장애인 등록 인구는 1천805명으로, 이 중 성인 발달장애인은 68%(1천237명)에 달한다. 이들은 학교 교육과정을 마치면 갈 곳이 턱없이 부족하다. 서울에선 11개의 성인 대상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가 운영 중이다. 인천에선 이번 평생교육센터가 처음이다.한 자녀가 발달장애인이면 그 가족은 발달장애인 가족이 된다.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이 겪는 고통은 개인의 불행으로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무겁고 다양한 문제가 사회 전반에 발생하고 있음을 현장에서도 느낀다. 부모가 없는 발달장애인에 대한 대책은 현재의 사회복지체계에선 없다. 학업을 마친 발달장애인의 부모들은 자녀들의 노년을 위한 발달장애인요양원도 만들어야 한다는 소리도 높다. 전국에서 발달장애인 전문 요양원은 한 곳도 없다. 발달장애인 가족들은 성인 발달장애인의 능력을 조금이라도 향상해 줄 교육시설 같은 시설이 한 개라도 확대되길 기원하고 있다.정부는 지난해 범정부 차원의 '발달장애인 평생케어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 대책에서는 영유아기 발달장애인 조기진단과 관리체계구축, 장애아전문·통합어린이집 증설, 발달장애 부모를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 청소년발달장애인 방과 후 돌봄서비스, 특수학교, 특수학급 증설, 발달장애인훈련센터 건립, 최중증 성인 발달 장애인 주간활동서비스, 중·노년기의 발달장애인을 위한 활동지원, 장기요양 등 방대한 사업을 펼친다고 한다. 이러한 모든 사업은 사업명만 들어도 거창하고 꿈만 같다.2019년 정부의 발달장애인의 예산은 전년보다 818억원이 늘어난 1천230억 원이라고 한다. 이번에 개관한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도 부지비용과 건축 비용(기부채납)이 총 98억 원 규모였다. 1개소의 장애인시설을 건립하는데 만도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므로 전국 지자체로 예산이 분산되면 우리 서구의 장애인에게 얼마만큼의 혜택이 돌아갈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선다.인천 서구는 발달장애인을 위한 구립직업재활시설도 운영하고 있다.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와 함께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모범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나 막대한 예산이 지원되고 있다. 그럼에도 장애인을 위한 시설, 특히 성인 발달장애인을 위한 시설은 여전히 부족하다. 하루빨리 전국에, 인천광역시 자치단체마다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가 지어져 발달장애인을 둔 부모님들의 고충과 시름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길 기대해본다. 더 나아가서 우리 사회가 발달장애인의 권리를 찾아주고 그들과 더불어 살 수 있는 따뜻한 사회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발달장애인에게 평생 교육의 기회를 제공해주신 기중현 대표께 관계 공무원으로서도 진심 어린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기부자의 마음을 이어받아 지역사회의 소중한 자산으로 만들어가고자 한다./허은주 인천광역시 서구 자립지원과장허은주 인천광역시 서구 자립지원과장

2019-04-02 허은주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