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고]모르는 여자가 아름다워요

노숙인에게 밥 한끼 대접한 여성은그 여느 사람들처럼 방관하지 않고용기를 내 행동으로 '사랑' 실천한것요즘 시대가 필요로 하는진정한 사회복지 가치 아닌가 싶다20여 년 전 이맘때의 일이다. 필자가 근무했던 직장은 '사랑의 열매'로 알려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였다. 지금은 회사들이 당직제도가 많이 사라졌지만 그 당시만 해도 순번제로 점심 당직제도가 있었다. 청명했던 그날 필자는 당직을 서고 오후 1시쯤 혼자 점심식사를 하러 즐겨 찾던 회사 근처 단골 설렁탕집을 찾았다. 점심당직의 좋은 점은 비록 혼자 식사를 하지만 낮 12시부터 오후 1시까지 일반적인 점심시간이 아닌 1시 이후에 식사를 할 수 있기에 번잡하지 않고 여유 있게 맛집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날 찾은 단골 설렁탕집은 조금 큰 규모로 손님이 다 빠져나가고 두셋 테이블 정도 손님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설렁탕이 나오고 막 한술을 뜨려는 순간 30대 초반쯤 되어 보이는 여성 한 분이 노숙인 한 명을 데리고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근데 들어오는 두 사람의 느낌이 너무도 대조적이었다. 여성의 목에는 신분증을 패용하였고, 세련된 원피스에 깔끔한 정장구두, 잘 손질된 헤어스타일, 모습만 봐서는 누가 봐도 능력 있는 커리어 우먼처럼 보였다. 반면 노숙인은 남성이었는데 몇 달은 감지 않은 것 같은 떡진 머리에 수염은 긴 머리를 연상케 했으며, 다 해지고 더럽혀진 옷에 이불 보따리 같은 큰 포대기를 어깨에 메고 같이 들어오는 게 아닌가. 냄새는 또 어떻고.스치는 생각이 왜 하필 저 노숙인이 이 식당에 들어와서 모처럼 맛난 식사를 즐기려는데 밥맛 떨어지게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채 몇 분도 지나지 않아 내 생각이 정말 부끄러울 정도로 어리석게 느껴지고 말았다. "사장님 혹시 이분 여기서 식사해도 될까요?" 사장 아주머니는 노숙인을 보며 순간 멈칫하더니 홀을 한번 둘러보고는 손님도 빠져나가고 마침 빈 테이블이 많아서인지 괜찮다고 하셨다. 여성은 설렁탕 값 5천원을 사장 아주머니에게 주면서 "이분 여기서 식사 잘하고 가실 수 있도록 해주세요." 그러고는 노숙인에게 "아저씨 식사 맛있게 하시고 건강하세요"라고 하면서 공손히 인사하고 나가는 것이 아닌가. 아마 본인은 점심식사를 마치고 회사로 들어가는 것처럼 보였다. 순간 이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조합의 대화가 내 머리를 한 대 치는 것 같았다. 그동안 난 사회복지를 한다고 하면서 노숙인에게 밥 한 끼 사준 적이 있었던가? 어려운 이웃을 위해 모금활동한답시고 좋은 곳만 찾아다니지는 않았는지. 아니 오히려 그들을 보면 불결하게 느껴져 돌아서서 가지 않았던가? 심리학에서는 방관자 효과(Bystander Effect)라는 것이 있다. '구경꾼 효과'라고도 하는데 주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을 경우, 곁에서 지켜보기만 할 뿐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방관함으로써 생기는 여러 현상 가운데서도 특히 어려운 처지에 놓인 낯선 사람을 도와주지 않을 때 흔히 쓴다. 사람들이 위기에 처한 사람을 도와주는 데는 도와줄 수 있는 능력이나 성격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한다. 그러나 연구결과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사람 주위에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도와줄 확률은 낮아지고, 도와준다고 하더라도 행동으로 옮기는 데까지 시간은 더 길어진다. 아무 대가 없이 남을 도우려는 마음, 남을 아끼고 귀중하게 여기는 마음, 인간만이 지닌 그 불가사의한 힘을 일컬어 '사랑'이라고 한다. 노숙인에게 밥 한 끼를 대접한 여성은 그 여느 사람들처럼 방관하지 않고 의지를 가지고 행동으로 '사랑'을 실천한 것이다.안도현의 시 '너에게 묻는다' 의 한 시구처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고 그날 그 여성은 나에게 묻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 물음은 지금도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노숙인에게 여성은 분명 뜨거운 사람이었을 것이다. 노숙인에게 따뜻한 밥 한 끼 사줄 수 있는 행함과 용기, 그것이 요즘 시대가 필요로 하는 진정한 사회복지의 가치가 아닌가 싶다. 지금은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사회복지를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다. 매년 신입생을 받을 때면 무엇보다도 사회복지는 인간존중의 가치를 가지고 이론과 관념만이 아닌 결단과 행함이 필요하다고 이 이야기를 들려주곤 한다. 20여 년 전 깊어가는 가을 어느 날, 나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해준 그 여인과 대화를 나누지 못한 게 아쉽다. 지금도 이맘때가 되면 모르는 노숙인을 도와주었던 그 모르는 여자가 생각난다. 아름답게…./조승석 경인여자대학교 사회복지과 교수조승석 경인여자대학교 사회복지과 교수

2018-11-13 조승석

[기고]학교·가정밖 청소년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때

단순한 문제아 부정적 시선 아닌학교 밖이 그들의 새통로 인정자립할수 있는 기반 만들어올바른 사회구성원 자랄수있게국가·지역사회 따뜻한 손길을어느덧 깊어가는 가을, 겨울로 가는 길목에 서있다. 학생들은 2학기 중간고사를 치렀고, 고등학교 3학년생들은 오는 15일 수능을 코앞에 두고 있다. 이렇게 정상적인 교육 제도하에 있는 학생들은 저마다 나름의 꿈을 위해 열심히 정진하고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청소년들은 학교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교육을 받지 못한 채 밤늦은 시간에 공원이나 골목 등에서 삼삼오오 모여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마시는 등 각종 비행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 이런 청소년은 학교·가정 밖 청소년일 가능성이 높다.'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제2조(정의)를 보면 학교 밖 청소년이란 ▲초·중학교(의무교육) 3개월 이상 결석 또는 취학의무 유예 청소년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거나 제적·퇴학 처분을 받거나 자퇴한 청소년을 뜻한다.필자가 학교전담경찰관 업무를 담당하면서 학교·가정 밖 청소년들을 만나 이들이 학교에 가지 않고 집을 나오게 된 이유를 모니터링한 결과, 그중 상당수가 학벌 중심의 한국 사회에서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개개인의 특성은 고려하지 않은 성적 중심의 교육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뒤처지거나 겉돌다 결국 학교를 그만두거나, 가정폭력을 경험하고 이를 견딜 수 없어 가정 밖의 삶을 선택한다고 하였다. 과연 이러한 결과를 청소년들 개개인의 문제로만 치부할 것인가. 이렇게 사각지대에 있는 학교·가정 밖 청소년을 위한 법률과 기관은 이미 존재한다. 청소년 지원 정책 중 가장 늦게 시행된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 제11조(자립지원)에 따르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지원이 필요한 학교 밖 청소년에게 '청소년복지 지원법' 제14조에 따른 위기청소년 특별지원을 우선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다. 하지만 실제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제도는 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예산이나 사회적 관심은 턱없이 부족하다. 일례로 학교·가정 밖 청소년들을 만나서 따뜻한 밥 한 끼 사주는 용도로 예산을 사용할 수 없어 학교전담경찰관들이 사비를 들여 이들을 만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정상적으로 학교에 다니는 청소년들은 무료로 Wee 프로젝트 기관(Wee클래스·Wee센터·Wee스쿨)을 이용할 수 있는 반면 학교 밖 청소년들은 이런 서비스를 이용할 권리조차 없다. 학교 울타리를 벗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상대적으로 정책에서 소외되어 사회적 차별의 대상이 되고 있다. 게다가 2017년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이하 꿈드림) 이용경험이 있다고 답한 학교 밖 청소년은 전체 학교 밖 청소년의 4.5%에 불과하고 나머지 95.5%는 이용경험이 없다고 답하였다. 이는 꿈드림에 대한 홍보가 부족하고 실질적인 지원에 대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반증하는 수치로밖에 생각되지 않는다.현재 꿈드림에서 진행하고 있는 상담지원, 교육지원, 직업체험 및 취업지원, 자립지원 등의 프로그램을 지원받을 수 있는 조건을 완화하고 대상을 확대하여 어렵지 않게 학교 밖 청소년들이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학교 밖 청소년들이 꿈을 가지고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준비하여 공평한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사회가 뒷받침해줘야 한다. 학교·가정 밖 청소년들을 단순히 문제아로 생각하며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기보다는 학교 밖이 그들이 선택한 새로운 통로가 될 수 있음을 인정하고 실질적인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학교·가정 밖 청소년들이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고 나아가 올바른 사회의 구성원으로 자라날 수 있도록 국가·지방자치단체·청소년 관련 기관 및 지역사회가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김우진 일산동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계 경사김우진 일산동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계 경사

2018-11-08 김우진

[기고]이천시 도시재생 너무 늦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

우리에겐 지역생활문화와 역사 자원이 없지 않다서희 장군·이천향교·이섭대천설봉공원·중리천 복원 등 연계계획한다면 충분히 경쟁력 있어도시재생은 도시개발법,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등에 의한 대규모 철거를 수반하는 재개발에서 기존 주민의 삶과 추억이 담긴 생활문화유산에 가치를 두는 재생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또한 관주도형에서 주민주도형으로 변화되고 있다. 이는 도시 재개발 후 주민이 재정착하지 못하는 문제점을 인식한 결과이며, 모든 사업은 주민의 동의 없이는 일체 추진 할 수 없기 때문이다.도시재생 뉴딜사업은 상기 법령에 의하여 사업시행의 근거가 마련되어 있지만 뉴딜사업을 권장하기 위하여 2013년에 도시재생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특별법(이하 특별법)을 제정하여 국비지원의 근거를 마련하였다. 국비는 공모를 통하여 선정된 지자체에 50억~250억원의 규모로 지원하되, 법률에서 정한 도시재생전략수립 및 활성화 지역지정에 대한 승인을 사전에 득한 경우에 한하여 신청 가능하다. 결국 뉴딜사업은 특별법에서 정한 절차를 이행한 후 공모사업을 통하여 국비지원 사업으로 추진할 것인지, 아니면 이러한 절차 없이 자체예산만으로 사업을 추진할 것인지에 대하여는 지자체의 몫이다.도시재생은 최근 문재인 정부에 들어서면서 본격화되고 있다. 그 이유는 뉴딜사업에 매년 10조원씩 5년간 총 50조원을 지원하는 국가 정책이 결정되자, 모든 지자체에서는 너 나 할 것 없이 전부 도시재생 공모사업에 뛰어들게 되어 과열 경쟁이 되고 있다. 이를 통해 2017년에 68개소, 2018년에 99개소가 선정되었다. 이 때문에 혹자들은 이천시가 늦었다고들 하는지 모르겠다.그런데 선정된 도시를 보면 서울시, 부산시와 같은 대도시이면서 도시의 쇠퇴도가 높은 지자체가 대다수이다. 도시재생 활성화 지역으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주민수의 3년 연속감소, 사업체수의 3년 연속감소, 20년 이상 건축물이 50% 이상 중 2개 이상이 충족되어야 한다. 이천시의 경우는 창전동만이 이 조건에 충족되는 유일한 지역이다.반면 금년에 공모선정에서 제외된 105개 지역을 살펴보면 위에서 언급한 모든 조건이 충족되고 이미 오래전부터 준비를 해왔음에도 탈락하였는데, 그 이유에 대하여 국토부 관계자는 도시가 좀 노후하였다고 도시재생 공모사업에 다 참여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관주도가 아닌 지역주민과 상인이 참여주체가 되어 자생적 사업추진체계 구축과 그 지역의 생활문화나 역사가 얼마나 담겨 있는가에 따라 선정 여부가 결정된다고 전하였다.그렇다면 우리도 가능성이 있다. 우리에게도 지역생활문화 및 역사 자원이 없지 않다. 서희 장군, 이천향교, 이섭대천, 설봉공원, 중리천 복원 등을 연계하여 도시재생을 계획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이천시 보다 월등히 우선순위에 있는 지역들이 이미 선정되어 경쟁 대열에서 빠져주었기에 이제 우리가 준비할 적기인 셈이다.더욱이 구도심의 도시재생은 민선7기 시장공약사항으로 특별한 관심으로 앞으로 탄력을 받을 것이다. 다만, 금년 8월에 도시재생팀을 신설하여 타 지자체에 비해 많이 늦었지만, 그래도 우리는 신속하되 조급하지 않을 것이다. 다른 지역보다 늦다는 이유로 조급함은 오히려 재생의 실패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우리는 우선 내년에 도시재생 전략계획을 수립하여 국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공모사업과 자체사업으로 추진할 사업을 분리하되, 병행 추진함으로써 늦은 출발을 만회할 것이다. 무엇보다 주민의 행복을 우선으로 하는 전략을 수립하고 계획 단계부터 주민이 주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주민이 재정착하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며, 또한 지역주민의 삶과 추억이 담긴 생활문화 유산과 역사가 살아있는 도시로 재생할 것이다./박철희 이천시 도시개발과장박철희 이천시 도시개발과장

2018-11-06 박철희

[기고]'예술의 길' 백남준에 물어보다

'예술은 사유재산 아니다' 그의 선언 느껴져아트센터, 과거로부터 배우고 새 10년 설계추구해야 할 역할과 의문점 찾는데 의미 커'그만의 실험' 빛 발하며 신뢰 얻기를 바란다아침 저녁으로 부는 바람이 제법 차가워졌다. 가을은 찬바람이 불면서 산과 들에 단풍이 내려와 형형색색의 자태를 뽐내며 나들이 나오는 이들에게 손짓하는 계절이다. 언제부터인가 가을은 단풍의 계절, 독서의 계절, 축제의 계절로 이름을 바꿔가며 여행을 재촉한다. 필자는 여행 가기 참 좋은 계절에 용인에 있는 세계적 비디오 아티스트의 혼이 담겨있는 백남준아트센터로 발걸음을 옮겼다.백남준 선생은 젊은 시절 독일로 건너가 유럽 철학과 현대 음악에 심취하여 '열공'하는 동안 플럭서스 예술가들과 활발하게 토론하면서 기존 예술의 영역에서 탈피한 급진적인 예술활동을 펼친 대한민국 아티스트 가운데 손꼽히는 분이다. 유학시절 창조적 상상력으로 새로운 미디어를 이용한 예술방식을 모색하기 시작했고, 60년대 초 TV 내부 회로를 변조하여 예술 작품으로 표현한 '음악의 전시-전자 텔레비전'을 통해 세계적 반향을 일으키며 미디어아트 세계를 개척하기 시작했으며 이후 비디오 신디사이저 개발과 위성을 이용한 생방송 제작 등 지구적 소통과 참여의 매체로서 TV를 탐구하였다. 그리고 백남준은 1993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유목민의 예술가'라는 작업으로 황금사자상의 영예를 거머쥐기도 했으며 레이저 기술에서부터 환경까지 두루 아우르며 설치의 영역까지 비디오아트를 확장시킨 세계적인 비디오아티스트, 작곡가, 전위예술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필자가 지난 10월 중순 백남준아트센터를 방문했을 당시에는 백남준아트센터 개관 10주년 기념전 '#예술 #공유지 #백남준'이 열리고 있었는데 전시는 백남준의 선언 "예술은 사유재산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과 연결선상에 있음을 감성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이번 전시에서 백남준의 작품 '데콜라주 바다의 플럭서스 섬'은 가상의 지도로 종이 위에 유럽형상과 비슷한 플럭서스 섬을 그리고 "적대적 종족이 섞인 공간", "원자폭탄과 그 희생자들의 무덤"등의 글을 적어놓았는데 이 작품이 이번 전시의 주제인 '공유지로서의 예술'의 출발점이 된다는 설명이다. 그리고 나무로 만든 거대한 코끼리 조각상과 우산을 쓴 부처, 붉은 수레 위에 놓인 여러 대의 고전적 텔레비전과 라디오, 나팔 모양 확성기 등으로 구성된 '코끼리 수레'라는 작품은 빠르게 변화하는 스피드 시대에 과거를 되돌아보고 지금의 통신수단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이외에 일본 공학자 슈야 아베와 함께 제작한 비디오 합성기기 '백-아베 비디오 신디사이저', '굿모닝 미스터 오웰' 등을 통해 공유재로서의 미디어의 과거를 둘러볼 수 있다.또한 지난 10년간 백남준아트센터의 전시, 교육 프로그램, 퍼포먼스 등에 참여했던 작가들의 작품도 감상할 수 있는데 정재철, 다페르튜토 스튜디오, 언메이크랩 X 데이터 유니온 콜렉티브, 옥인 콜렉티브, 안규철은 미래 10년간 백남준아트센터가 나아갈 정체성과 방향성을 제시한다. 이 중 정재철 작가는 '블루오션 프로젝트'의 연장선으로 '크라켄-또 다른 부분'이라는 작업을 선보였는데 2018년의 제주도와 신안 앞바다의 쓰레기를 채취하고 기록한 것이라 한다. 공유지인 바다에서 수거한 쓰레기들을 통해 모든 인류의 공유지에서 발생하는 비극적 상황 속 예술의 역할이 무엇인지 질문한다.이번 전시는 백남준아트센터가 과거로부터 배우고 새로운 10년을 설계하는 시점에서 우리가 추구해야 할 예술의 역할에 대해 의문점을 모색하고 질문하고 답을 구하는 장이 마련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할 것이다. 사유화와 상품화로 신음하는 예술을 비디오아트를 통해 답을 구했던 백남준의 실험이 빛을 발하며 예술이 사회로부터 신뢰를 얻는 자리로 거듭나길 소망해본다./문형근 경기도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안양3)문형근 경기도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안양3)

2018-11-05 문형근

[기고]영통구민이 함께 그린 지도

주민 평균연령 36세로 젊고문화수준도 높은글로벌 첨단기업들 들어선區 개청 15년 맞은 '스마트 도시'더욱 발전된 모습 담기길 바란다영통구청이 개청 15주년을 기념해 주민들이 그린 지도를 11월 말까지 구청에 전시한다. 열다섯이란 숫자는 결코 작지 않다. 정조대왕은 아들 순조가 15세가 되면 상왕으로 물러나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모시고 수원에 낙향해 정조의 개혁사업을 완수하고자 했었다.'영통'이란 이름은 마을의 지형이 염통처럼 생겼다 하여 염통 혹은 영통이라 한 데서 비롯되었다. 이와는 달리 용인시 영덕동, 하갈동과 영통의 경계에 접해 있는 해발 191.1m의 청명산 봉우리에 있는 우물 속의 보물이 영(靈)과 통(通)하는 신비한 힘을 가지고 있어 그 주변의 마을을 영통이라 부르게 되었고 구의 명칭도 영통구로 정했다.지도는 언제부터 그렸을까? 지금까지 보존되어 있는 지도로는 기원전 900년경에 만들어진 고대 바빌로니아 지방(현재 이라크 남부지역)의 진흙판 지도가 가장 오래되었다. 우리나라의 지도는 일찍이 삼국시대부터 만들어져 국경을 정하거나 전쟁시 또는 외교적 교섭에 활용되었다. 조선시대에 지도의 제작과 소장은 극비 사항이었다. 민간인의 소장도 금했다. 특히 일본이나 중국으로의 유출은 철저히 금지되었다. 현존하는 우리나라 지도는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混一疆理歷代國都之圖)다. 조선 태조가 한양으로 도읍을 이전하고 팔도의 행정구역을 개편하고 나서 태종2년(1402)에 그려졌다. 이회, 권근 등을 비롯한 학자들이 문밖에 나가지 않고도 천하를 알 수 있도록 만든 세계지도로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까지 표현되어 있다. 세조 때에 제작된 필사본 원본은 소실되고 모사본만 남아있다. 이처럼 세계적으로도 자랑할 만한 이 지도가 우리나라에는 없다. 임진왜란 전후 또는 일제 강점기에 일본으로 건너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조선시대 지도의 금자탑이라 할 수 있는 지도는 단연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다. 1861년 제작 당시까지 이어져온 지도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표현방식을 가미해 제작되었다. 행정·군사적 목적의 실용성, 판화적인 예술미 등 현재 지도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지도는 땅 위의 사회·문화적인 현상이 나타나 있는 그림이다. 내비게이션이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종이 지도책을 옆에 놓고 가고자 하는 곳을 찾아다녔지만 이제는 지도가 없어도 기계음에서 나오는 소리만 잘 들어도 길을 찾아가는 세상이다.영통구는 크게 매탄권역, 영통권역, 광교권역과 망포권역으로 나뉜다. 15년 전 광교권역은 야산과 논밭이었다. 이제는 광교지구 개발로 경기도청 복합청사, 수원고등법원, 고등검찰청, 지방법원, 지방검찰청, 테크노밸리 등 경기 남부의 거점시설은 물론 박물관 · 도서관 등의 주민편의시설과 지하철로 30분이면 강남과 연결되는 첨단 신도시로 탈바꿈했다. 영통구는 구민의 평균연령 36세인 젊은 도시, 문화수준이 높은 도시, 글로벌 첨단 기업들이 입지한 스마트도시다. 구 개청 15주년에 주민들이 그린 지도는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들이 돋보여 좀 더 특별하게 다가온다. 앞으로 영통구 지도에 담길 더욱 발전된 모습은 사뭇 기대가 크다.영통구 개청 15주년을 맞아 그린 지도에는 주민들의 지역 사랑하는 마음들이 돋보여 좀 더 특별하게 다가온다. 구민의 평균 연령 36세인 젊은 도시, 문화수준이 높은 도시, 글로벌 첨단 기업들이 입지한 스마트도시 영통구의 지도에 더욱 발전된 모습이 담기길 바란다./지준만 수원시 영통구 종합민원과장지준만 수원시 영통구 종합민원과장

2018-11-01 지준만

[기고]IFEZ가 청년 창업을 응원하는 이유

'일자리 창출'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인식'스타트업 벤처폴리스'란 프로젝트 선보여2023년까지 이노베이션센터등 1천억 투입4차 산업혁명시대 '혁신창업 요충지' 기대요즘 시대의 화두인 청년 실업 문제가 심각하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고용동향을 보면 두드러진다. 실업자 수는 9개월 연속으로 100만 명을 웃돌고 있고 전체 실업률은 4% 안팎으로 정체된 가운데 특히 청년 실업률은 9% 내외로 1999년 10.7% 이후 최고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정부도 청년 실업의 심각성에 대처하기 위해 지난 3월 '청년 일자리 대책'을 마련, 창업 활성화 등 4대 분야 중점 추진과제를 적극 추진하고 있고, 지난 8월에는 지역 밀착형 생활 SOC(사회간접자본) 확충 방안을 마련해 지역 단위의 투자로 인한 지역 기반 일자리 창출 사업을 확대 추진하고 있다. 우리 인천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 완화를 위한 '인천사랑 프로젝트' 등 다양한 청년 일자리 창출 시책을 추진 중이다.이 같은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인천경제자유구역청도 일자리 창출이 가장 시급한 과제임을 인식, 최근 '인천 청년의 도전을 응원하는 액셀러레이터(Accelerator·창업기획자)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벤처폴리스'란 계획을 내놓았다. 이는 경제자유구역 최초로 IFEZ(인천경제자유구역)만 할 수 있는, IFEZ가 잘할 수 있는 특화된 산업(IT&BT, 스마트시티&항공, MICE) 분야를 발굴해, 인천지역 청년들의 창업을 응원한다는 점에서 무척 의미가 크다. 특히 IFEZ가 개청 15주년을 맞아 많은 성과를 거둔 가운데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환경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등 세계 속의 글로벌 도시로 우뚝 서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스타트업 벤처폴리스는 송도국제도시 투모로우시티(Tomorrow City) 내에 인천 스타트업 기업들과 역량 있는 청년 창업자들이 인천에서 창업할 수 있는 기반과 생태계를 마련하는 것이다. 올해부터 2023년까지 창업 지원 인프라 시설인 이노베이션센터 등에 495억원, 창업 기반을 위한 펀드 조성에 505억원 등 총 1천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올해 타당성 조사 및 기본·실시설계를 거쳐 내년부터 본격적인 조성에 착수한다. 1단계로 내년에는 청년과 스타트업 기업들의 아이디어를 구현할 수 있는 플랫폼과 다양한 스마트 시설을 제공해, 실제 도심에서 테스트하고 실현할 수 있는 전 과정의 시스템 자원을 원하는 만큼 원하는 시간 동안 제공하는 '스마트 이노베이션 센터'를 구축한다. 이어 2단계에서는 2020년까지 스타트업 기업의 성장에 있어 공유와 협업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함께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공간과 협업 체계를 구축,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사이언스 파크'를 조성한다. 마지막으로 2023년까지 예비 창업자와 스타트업 기업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창업 프로그램과 창업 공간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발굴된 아이디어의 사업화를 위한 공모전, 기술개발 자금 지원 등의 원스톱 지원 체계를 구축해 스타트업 육성 펀드를 조성한다. 독창적인 스타트업 기업을 발굴·지원해 '경제자유구역 최고의 국내 IT&BT, 스마트시티 메카'로서의 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다.현재의 창업 지원 정책은 서울과 경기도에 집중돼 있으며 우리 인천시의 창업 인프라는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지난해 신규 벤처투자의 경우 서울시가 2천401억원이 지원된 반면 경기도는 1천308억원, 인천시는 부끄럽게도 23억원에 그쳤다. 액셀러레이터도 서울시가 45개, 경기도가 8개인 데 비해 우리 인천은 2개에 불과해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이 같은 수치들은 IFEZ가 추진하려고 하는 '스타트업 벤처폴리스'의 가능성과 장래성을 엿보게 한다. IFEZ의 스타트업 벤처폴리스 조성사업이 '청년의 도전을 응원하는 경제특별시, 인천'의 성장 동력을 키우고 IFEZ가 4차 산업혁명 시대와 관련해 혁신창업의 요충지로 태어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나아가, 송도 외에 IFEZ를 이끄는 또 다른 축인 청라국제도시와 영종국제도시에도 이른 시일 내에 인천지역 청년들의 꿈을 실현하고 대한민국 성장 동력이 될 스타트업 벤처폴리스가 조성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백종학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스마트시티 과장백종학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스마트시티 과장

2018-10-31 백종학

[기고]백자문화의 산실이자 중심 고장 '광주'

300여개에 이르는 가마터들국가사적 제 314호로 지정예부터 맑고 풍요로운 고을로조선백자가 가진 담백함의 매력과 절제의 미 만끽해 보길 바란다경기도 광주시는 조선시대 500년간 우리나라 백자문화의 산실이며 중심이라고 할 수 있다. 광주 땅 곳곳에서 만든 우수한 백자들은 조선 왕실은 물론 국가의 모든 중요한 쓰임에 아주 귀하게 사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사대부와 일반인들의 삶을 풍요롭고 아름답게 하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광주가 백자의 산실이 된 원인은 다른 지역에 비해 몇 가지 특수한 조건이 있었기 때문이다. 흙과 나무와 물, 말 그대로 자연적 환경이 갖추어진 점이 첫 번째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한강을 통해 물길을 내려가면 한양으로 통한다는 지리적인 점도 중요한 조건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조건은 광주 땅에 고려시대 후기부터 이어온 도자문화의 기술적 전통이 계승되고 있었던 점이다. 이미 14세기 후반부터 광주 산골 곳곳에는 고려청자의 정신을 계승한 뛰어난 가마들이 자리 잡고 우수한 품질의 도자기를 생산해내고 있었다. 그러한 우수한 기술을 밑바탕으로 새로운 백자문화를 수용함으로써 광주에서 생산되는 백자는 중국 황실에 보낼 수 있을만한 수준에 이를 정도로 뛰어났고, 백자 생산과 관련된 모든 여건도 갖춰져 있었다. 중국에서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된 경질백자 기술이 도입되면서 15세기부터 경기도 광주를 중심으로 시작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세종 7년(1425년)에 명나라의 사신으로 조선에 온 윤봉이 명의 황제에게 보낼 많은 양의 백자를 요구하자 광주의 요장(窯場)에서 정성껏 만들어 보낸 사실이 바로 그것이다. 이 기록은 1425년 광주에서 만든 조선의 백자기술이 중국 황실용 백자에 뒤지지 않을 만큼 높은 수준이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자료이다. 이런 배경 하에 광주 땅에 국가가 직접 경영하는 최고 최대의 백자 가마를 만들게 된 것이다. 현재 광주시는 곤지암읍, 초월읍, 도척면, 퇴촌면, 남종면, 남한산성면, 동지역 등에 300여 개소에 이르는 백자가마터가 산재해 남아있는 것으로 볼 때, 광주시 전역이 문화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마터들은 국가사적 제314호로 지정돼 있다.조선백자가 사용될 당시 조선은 중앙집권적 관료사회이자 엄격한 계급사회였다. 따라서 도자기를 쓰는 데에도 엄격한 구분이 있었는데 광주분원에서 최고의 재료와 기술로 만들고 내화갑발 안에 넣어 구워낸 상품 갑번백자는 왕실 전용의 최고급 백자로서 처음에는 후계자인 세자도 쓸 수 없도록 제한된 특별한 것이었다.또한 분원의 백자가 조선시대 500년을 지나면서 독자적이며 일관성을 가질 수 있었던 요건은 바로 조형(造形)의 주체가 되는 사회지도층의 미의식과 의지에서 기인한다. 조선의 지적 엘리트들이 분원백자의 독자성을 지지하고 일관성 있게 지속시켰던 경위에는 그들 나름의 대의명분이 중요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그들은 조선개국 초기에 수립된 새로운 통치이념과 정연한 질서의식을 이상으로 여기고, 이것을 엄격하게 계승하는 것이 지식인으로 격조와 품위를 유지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그러나 당시 세계적 유행이 표면적 장식과 호화스러운 상품으로써 중상주의를 향하고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물질 고유의 성질을 그대로 활용해 백자내면의 미적가치를 발견하고 그것을 신중하고 겸손하게 표현하려 했던 분원백자의 도덕주의적 입장이 오히려 더 높이 평가돼야 할 것이다.성리학적 검소 검약 사상으로 도자기가 갖는 본질적 아름다움인 절제의 미를 표현한 분원백자로부터 21세기 도자문화의 꿈을 발견하고 실천해 나가는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몫이고 사명인 것이다. 예부터 맑고 풍요로운 고을로 불리던 광주시의 아름다운 풍광 아래서 조선백자가 가진 담백함의 매력과 절제의 미를 만끽해보길 바란다./이은채 경기 광주시의회 의원이은채 경기 광주시의회 의원

2018-10-30 이은채

[기고]가정폭력, 자세히 알고 제대로 대처하자

앞으로 닥칠 피해 막막하지만또 한편으론 가정 유지를 위해 신고를 못하는 경우가 많다 다양한 지원제도가 있으니꼭 경찰에게 도움 받기를 바란다가정폭력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경찰청 통계에 의하면 가정폭력 사건은 2015년 1만1천908건, 2016년 1만3천995건, 2017년 1만4천707건으로 매년 1천500여건 이상 증가하고 있다. 그렇다면 가정폭력은 무엇일까. 가정폭력은 쉽게 말해서 가정 구성원 일방이 그 상대방에게 신체적 또는 정신적, 경제적 피해를 주는 행위를 의미한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가정폭력의 범죄 유형은 형법상 상해, 유기, 학대, 감금, 협박, 강간 또는 강제추행, 명예훼손, 강요, 사기, 공갈, 재물손괴 등 다양하다. 지역경찰관서(일명 지구대 또는 파출소)에서 근무를 하다 보면 '남편이 때린다'는 등의 이유로 각 지방경찰청 112종합상황실에 신고가 접수된다. 그러면 통상 코드0 또는 코드1(코드 네임은 긴급성과 중대성으로 나뉘며 숫자가 적을수록 사안이 중하다는 것이다)로 출동 지령을 하는데 이는 그만큼 가정폭력이 위험하다는 것을 입증한다. 가정폭력을 당한 피해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우선 112신고를 접수한 경찰관은 현장 출입 및 조사를 실시한다. 또한 가정폭력 범죄 특성상 응급조치를 하게 되어있다. 첫 번째로 폭력행위 제지, 가·피해자 분리. 두 번째로 피해자 보호시설 연계. 세 번째로 피해자 치료기관 인도. 네 번째로 임시조치를 신청할 수 있음을 통보해준다. 임시조치는 검사 직권 또는 사법경찰관이 검사에게 신청하여 법원에게 청구하는 것이다. 다음은 임시조치의 내용이다. ▲1호 피해자가 주거하는 방실로부터 퇴거 등 격리 ▲2호 주거, 직장 등에서 100m 이내 접근 금지 ▲3호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 금지 ▲4호 의료기관 위탁 ▲5호 유치장, 구치소 유치가 있다.하지만 수많은 가정폭력 범죄 신고를 받고 출동했지만 피해자는 가정의 유지를 위해 가해자의 처벌을 원치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기에 가정폭력 피해자에게 다양한 제도를 지원하고 있다. 첫 번째로 피해자 임시숙소 제도가 있다. 이는 각 경찰서 청문감사실에서 운용하는 것으로 가해자와의 분리를 위해 임시로 거처할 곳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가해자의 처벌을 원치 않는 경우에도 사용할 수 있는 단기간 지낼 수 있는 제도이다. 두 번째로 심리지원 제도이다. 가정폭력 상담 경찰관은 피해자의 요청 시 피해자의 심리적인 안정을 유도하고, 심리상태를 평가하여 피해자지원센터와 연계하여 지속적으로 관리를 받을 수 있는 제도이다. 또한 긴급여성전화 1366을 통하여 의료기관 및 전문상담기관과 상담을 할 수 있다. 세 번째로 의료 지원이다. 가정폭력으로 인한 피해가 확인될 경우 신체적, 정신적 의료비를 지원해주는 제도이다. 신청 절차는 병원에서 치료받은 진료비 영수증과 가정폭력 피해상담사실확인서 등을 소지하여 보호시설이나 의료기관, 관할 시·군·구에 제출하여 청구하면 된다. 좀 더 구체적인 절차에 대하여 궁금하다면 여성긴급전화 1366을 통해 상담받을 수 있다. 네 번째로 무료법률지원이다. 대한법률구조공단(전화 132), 한국가정법률 상담소(전화 1644-7077)를 통해 무료로 법률적 구조를 지원하는 제도이다. 마지막으로 신변보호 제도이다. 가정폭력 가해자는 보복 우려가 있기 때문에 경찰 민원실에 방문하여 신변보호 대상자 신청을 하게 되면 심사를 통해 선정이 된다. 이 경우 경찰은 주거지 순찰을 주기적으로 하고, 스마트 워치 대여(긴급 시 누를 경우 자동적으로 112신고)를 해줌으로써, 상황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가정폭력 피해자 대부분은 범죄 피해로 인해 앞으로의 생활이 막막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가정을 유지해야 된다는 생각에 신고 여부를 혼자 쉽게 결정을 못 내리는 경우가 많다. 피해자를 위한 다양한 지원제도가 마련되어 있으니 혼자 힘들어 말고, 꼭 경찰에게 도움을 받기를 바란다./고정민 부평경찰서 철마지구대 경장고정민 부평경찰서 철마지구대 경장

2018-10-25 고정민

[기고]새로운 인천, 민선7기 시정운영계획

'시민과 함께하는 시정'등 5대 핵심 목표20대 전략·138개 과제·재정·입법 추진향후 4년간 비전·철학등 '큰 방향' 제시소통 통해 '살고 싶은 도시' 만들기 노력인천광역시는 지난 10월 15일 민선 7기 출범 100일을 맞아 향후 4년간의 시정운영계획을 발표했다. 민선 7기 시정운영계획은 지난 선거기간 캠프에서 수립했던 정책·공약, 당선 직후 '새로운 인천 준비위원회'에서 검토한 사항 등을 기본으로 취임 후 시 내부와 시민사회 및 전문가들이 주신 의견을 종합적으로 반영하여 새로운 인천특별시대를 위한 지향점을 제시하고 실현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이번 계획 수립은 우선 미래의 그림을 그리기 위해 기본이 되는 시정비전 슬로건을 시민의 참여에 의해 설정했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으며, 세부적인 시정전략 등을 마련하기 위해 내·외부 전문가 TFT를 구성해서 좀 더 체계적으로 계획을 수립하고자 노력했다. 그리고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하여 공약의 실현 가능성이 높아지도록 정비하고 각종 토론회를 통해 시민들에게 시정운영 방향을 알리고 시민의 바람을 시책에 반영하는 소통 과정을 거쳤다.주요 내용은 시민과 함께 수립한 시정비전 '살고 싶은 도시, 함께 만드는 인천'을 구현하기 위한 5대 시정목표인 ▲시민과 함께하는 시정 ▲더불어 잘사는 균형발전 ▲대한민국 성장동력 인천 ▲내 삶이 행복한 도시 ▲동북아 평화번영의 중심과 이를 실현하기 위한 20대 시정전략, 138대 과제와 재정 및 입법 추진 계획이다. 5대 목표와 전략을 간략히 소개하자면, 첫 번째 시정목표인 '시민과 함께하는 시정'은 시민과 진심으로 소통하고 시민을 시정의 중심에 모시겠다는 민선 7기의 철학을 담았다. 두 번째 목표는 도시 불균형 문제를 해소해서 시민 모두가 지역과 상관없이 잘사는 인천을 만들어 가자는 철학을 담은 목표로 '더불어 잘사는 균형발전'이다. 세 번째로 우리 인천은 세계적인 허브공항과 경제자유구역, 항만, 산업단지 등 산업구조가 다양한 형태로 발전할 수 있는 대한민국 경제의 중심지라 볼 수 있다. 이에 우리 인천이 가지고 있는 강점을 바탕으로 인천의 성장이 대한민국의 성장을 이끌 수 있도록 혁신적이고 지속가능한 경제 생태계 조성, 창업과 일자리 창출을 실현하고자 하는 '대한민국 성장동력 인천'을 목표로 삼았다. 네 번째 목표인 '내 삶이 행복한 도시'는 시민이 삶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을 정도로 행복한 도시 인천을 궁극적인 시정 목표로 삼아 우리 시에 맞는 촘촘한 복지 정책을 마련했다. 마지막 다섯째 목표인 '동북아 평화번영의 중심'과 관련해서는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 평화의 흐름이 인천의 번영을 이끌 수 있도록 남북간 경제협력, 역사·문화교류, 동북아 평화교류의 거점 육성 등의 내용을 담았다. 일부 언론과 시민단체의 지적처럼 해사법원 인천유치, 극지연구소 독립, 수도권정비계획법 개정 및 규제 특례도입 등 주요 현안이거나 장기 민원에 대한 내용이 일부 빠진 것도 사실이지만 어느 하나 소외되지 않도록 다양한 분야를 포함하려고 노력했다.이번 시정운영계획은 향후 4년간 민선 7기가 나아갈 비전과 철학, 목표 등 큰 방향을 제시하고 공약을 바탕으로 한 138개 과제들을 포함해 시정을 운영하겠다는 의미로 이해를 해주었으면 좋겠다. 시정운영계획은 이대로 마무리 짓는 것이 아닌, 향후 성과분석과 여건변화를 반영하여 지속적으로 수정하고 보완할 계획이며, 원도심 활성화 계획 등 구체적인 분야별 종합계획도 후속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그리고 위에서 지적한 현안들은 과거부터 우리 시에서 중점적으로 관리해온 과제들로 지역 국회의원과의 정책간담회를 비롯하여 중앙부처에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으며, 또한 일상 업무로서 앞으로도 계속 관리를 해가고 풀어나갈 계획이다. 시정계획에 대해 긍정적 시각뿐만 아니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하나, 부정적 견해에 대해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소통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또한 중요하다. 민선 7기의 새로운 비전은 시민 여러분의 관심과 부족한 점에 대한 문제 제기 등 다양한 참여가 이루어질 때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인천은 서울, 부산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인구 300만을 넘어선 대도시로서 대한민국 2대 도시로 발돋움해야 할 때다. 민선 7기가 출범한 지 이제 100일 남짓 지나고 있다. 미흡한 점이 있더라도 격려와 응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통해 시민과 함께 '살고 싶은 도시 인천'을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한다./박찬훈 인천시 정책기획관박찬훈 인천시 정책기획관

2018-10-24 박찬훈

[기고]동네서점의 변신과 부활을 주목한다

'2018 발견! 경기 동네서점展'지식창조의 근거지로 거듭나고정신적 가치상승의 주춧돌이 돼 4차산업혁명시대 문화예술강국자리잡는데 이바지하길 소망한다기원전 5세기경 활동한 고대 그리스의 대표적인 철학자인 소크라테스는 "남의 책을 많이 읽어라. 남이 고생하여 얻은 지식을 아주 쉽게 내 것으로 만들 수 있고 그것으로 자기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고 미국의 사상가 겸 시인인 에머슨은 "책을 읽는다는 것은 많은 경우에 자신의 미래를 만드는 것과 같은 뜻이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독서는 다양한 분야의 간접경험을 통해 지식, 역사, 문화, 정보를 습득하고 자기계발, 사고의 확장 등 우리의 삶 속에서 중요한 일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독서를 위해서는 읽을 도서를 구입해야 하는 게 선결과제인데 책을 구입하는 과정은 여러 방법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대형 프랜차이즈 서점에 들르거나 컴퓨터 안에 들어있는 온라인서점을 클릭해서 구입할 수도 있다. 예전 젊은 시절 필자는 책을 구입할 때면 서점, 책방, 문고 등의 이름으로 간판이 올라간 동네서점을 들르며 지난날의 따뜻한 정취와 매력도 느끼며 책과 접하는 시간을 많이 보냈다. 그런데 지금의 현실을 돌아보면 과거 학구열과 열독 열풍으로 호황을 누리던 동네서점은 하나하나 그 모습을 감추더니 지금은 동네서점으로서 명맥을 이어가는 서점을 찾아보기란 모래사장에서 바늘을 찾는 것처럼 힘들고 어려워진 것이 지금의 안타까운 현실이다.여기에 하나 더 안타까운 것이 10월 초에 공개한 경기도 '독서실태 관련 여론조사' 결과인데 문제적 내용은 수도권 주민 10명 중 1명은 1년간 책을 1권도 읽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경기·서울·인천 주민 2천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11.9%(261명)는 '지난 1년간 전자책포함 1권 이상의 책을 읽은 경험이 없다'라고 응답했으며 책을 안 읽게 된 이유는 '책 읽기가 싫고 습관이 들지 않아서'에 가장 많은 사람(35.2%)이 답했다. 여타 다른 이유로 '직장(학교)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가 26.4%,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가 13.0% 등으로 뒤를 이었다.이러한 시대적 독서실태에 잔잔한 파장을 일으키며 세간의 이목을 모으는 곳이 생겨나고 있다. 책을 읽는 장소생태계가 상큼하게 변화하고 있는 움직임이 포착된 것이다. 과거의 따뜻하고 정겨운 동네서점이 우리동네 단역에서 조연으로 조연에서 주인공으로 나서며 우리와 가깝고 친근하게 다가오고 있다. 바로 경기도가 지난해 5개 시(市)의 소규모의 이색적인 동네서점 16곳에서 특별한 문화행사를 펼친데 이어 2018년 책의 해인 올해도 작지만 특색있는 동네서점 21곳을 선정해 '2018 발견 경기 동네서점전'을 오는 26일부터 진행하는 것이다. '개성을 담다! 가치를 발견하다!'라는 주제 아래 26일 오후 7시 성남시 정자동 '좋은 날 책방'에서의 개막식을 시작으로 11월 4일까지 2주간 금·토·일요일마다 동네 서점별로 백일장, 글쓰기 교육, 북콘서트, 강연 등 흥미롭고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이번 경기 동네서점전 내용을 들여다보면 '생각을 담는 집'(용인)에서 용인시인 김종경의 '시로 읽는 우리동네 용인', 꿈틀책방(김포)에서 은유 작가에게 배우는 '일상의 글쓰기', ch공감(하남)에서는 '사랑한다면 음악공부 절대 시키지 마라'라는 주제로 김이곤 예술감독의 샹송공연, 그리고 필자가 사는 고장인 고양의 미스터버티고에서 임경선 작가의 '곁에 남아 있는 사람'으로 성찰해보는 우리 삶의 태도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동네서점 곳곳에서 전개된다. 느림과 여유를 준비해야 되는 책 읽기는 온갖 정보의 홍수 속에서 나에게 필요한 최적화된 정보를 찾아 미래를 설계하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 이번 '2018 발견! 경기 동네서점展'을 통해 우리 생활 속 동네서점이 지식창조의 근거지로 거듭나고 인간의 정신적 가치상승의 주춧돌이 되어 4차 산업혁명시대 우리나라가 문화예술강국으로 자리 잡는데 이바지하길 간절히 소망해본다./김달수 경기도의회 의원 (민주당·고양10·문화체육관광위원장)김달수 경기도의회 의원 (민주당·고양10·문화체육관광위원장)

2018-10-23 김달수

[기고]'위국헌신 군인본분' 제대군인에게 감사와 일자리를

지난 60여 년 간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경제발전의 토대를 마련한 것은제대군인의 희생과 공헌이있었기에 가능했다지난 10월 1일에는 제70주년 국군의 날을 기념해 '국군의 뿌리를 찾아서'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가 공중파를 탔다. 단국대 사학과 한시준 교수를 단장으로 육·해·공군 4명의 현역 군인들로 답사단을 구성해 국내뿐 아니라 중국 서간도와 북간도 그리고 러시아 연해주 일대의 항일 운동 역사의 현장을 4주간의 여정을 기록했다. 답사단 구성원으로 김좌진 장군의 증손자인 해군 김도현 대위와 광복군 송윤화 옹의 외손자인 해병대 박성욱 중사, 육군 박민석 소령과 공군 진권용 대위가 참여해 시청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고, 우리 경기동부보훈지청은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건립위원회 민간위원 중 한 사람인 단국대학교 한시준 교수가 함께한 것에 깊은 인상이 남았다. 방영된 내용에는 학술적, 역사적으로 가치 있는 장면들이 많았다. 그 중에서도 답사단이 러시아 크라스키노에 위치한 안중근 의사 단지동맹비를 찾아 태극기를 펼치고 각오를 다지고 있는 장면은 대한민국 군인이 함께했기에 참으로 의미 있다고 생각된다. 안중근 의사의 유묵인 '위국헌신 군인본분(爲國獻身軍人本分)'의 정신을 군인정신의 사표(師表)로 삼고 있는 듯했다.10월은 대한민국 군인에게 특별한 달이다. 국군의 위용과 발전을 기리는 국군의 날(10월 1일)로 시작해 재향군인과 전사자들을 기리는 재향군인의 날(10월8일), 전역한 제대군인에게 국민이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그들의 원활한 사회복귀를 돕는 기간인 '제대군인 주간(10월 15~19일)'까지 나라를 위한 소명을 받드는 군인들의 노고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하는 달이다. 특히 지난 2012년도에 시작되어 올해로 7회째를 맞은 '제대군인 주간'은 제대군인이 국토수호를 위해 헌신한 것에 대한 스스로의 자긍심을 높이고, 국민들로 하여금 존경과 감사를 표하는 사회분위기를 조성하는 한편, 그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자 '제대군인에게 감사와 일자리를'이라는 슬로건 아래 국가보훈처에서 지정, 운영하고 있다.지난 60여 년 간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경제발전의 토대를 마련한 것은 제대군인의 희생과 공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지원과 예우는 너무도 당연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특히 직업군인들이 전역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 걱정할 필요 없이 군 복무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은 국가안보와도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군은 계급정년제도로 인해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평균적으로 40대 중반 정도에 전역하게 된다. 이처럼 자녀 학비 등으로 인해 지출이 가장 많은 시기에 전역을 하면서도 이들 대부분은 전역 전까지 사회와 단절된 생활을 하다 보니 취업 역량 개발이나 준비가 부족한 상태로 전역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국가보훈처는 2004년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 9개 지역에 제대군인지원센터를 설치하여 전직지원금의 지급, 전문화된 교육과정의 운영, 취·창업 워크숍 등 중장기복무 제대군인들의 전직을 지원하고 취업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국민적 관심과 함께 지방자치단체와 기업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다.오는 10월 26일은 안중근 의사가 국권침탈의 주역인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날이다. 이날의 의거가 훗날 우리나라의 독립을 이룩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던 것처럼 대한민국 제대군인이 우리의 국토와 안보를 지켜 나갔기에 현재 우리가 평화의 계절을 맞이할 수 있는 것이다. 그 숭고한 희생을 기억하며 10월 한 달이 그들에게 존경의 마음을 전하고 제대군인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이 보다 확대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박용주 경기동부보훈지청장박용주 경기동부보훈지청장

2018-10-21 박용주

[기고]사색하는 삶

사색은 생각의 습관실천할 때 당당한 행복 완성 삶을 아름답게 만든다 학교는 이러한 사색 활동공간아이들 통찰·창의성에 꼭 필요우리는 생각 없이 사는 것을 행복으로 착각할 때가 많다. 생각이 많으면 삶이 복잡해진다고도 한다. 삶을 뭘 그리 고민하느냐고 쉽게 말하는 사람도 있다. 바람 부는 대로, 물결치는 대로 쉽게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사색하는 삶을 최고의 행복으로 여긴 것처럼, 생각은 삶을 복잡하게 만드는 장애물이 아니라 삶을 아름답게 만들어준다. 삶은 시간의 연속으로 이루어지지만 생각하지 않는 삶은 그저 흘러가는 무의미한 시간일 뿐이다. 철학이 우리에게 제시하는 가장 이상적인 인생의 모습도 '사색하는 삶'(vita contemplativa)이다. '사색하는 삶'이란 시간의 여백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당당한 행복을 완성해가는 삶을 말한다.사색하는 삶을 논하려면 요람에서 무덤까지 우리 삶의 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세상에 태어나서 부모의 보살핌을 받고 자라나, 제도화된 교육의 틀 속에서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습득한다. 학교를 졸업하면 취업하고 내 집 마련에 정진한다.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낳아 키운다. 나이가 들어 은퇴하면, 여생을 보내며 비슷한 삶의 형태를 다음 세대에 물려준다. 이러한 삶의 과정에서 부모의 보살핌, 학습, 취업, 집 장만, 결혼, 육아, 은퇴 등이 없는 상황을 상상해 보자. 이 상황에서는 당연히 시험, 경쟁, 노동, 자본 등의 제약을 받지 않고, 모든 형식의 필요, 속박, 근심 걱정이 사라진다. 그야말로 극도로 한가하고 따분하고 외롭고 고독하고 지루한 세상과 마주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고독과 지루함의 끝에서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 때, 우리는 그 막막한 상황에 대한 해답으로 행복 찾기를 시작할 것이다. 행복의 의미를 고찰하고 정의해서, 실현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하염없이 흘러가는 시간의 공허를 채우기 위한 고민과 몰입은 능동적인 행복 찾기, 즉 사색으로 나타난다.사색은 생각의 습관이며, 생각은 삶에 생명과 가치를 더하는 실천적 행위다. 생각한다는 것은 자신의 삶을 다듬는 것이고, 자신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일이다. 생각은 곧 삶의 철학으로 이어진다. 어떻게 살 것인지, 무엇에 가치를 둘 것인지에 따라 각자 삶의 모습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삶의 과정에서 본격적인 사색 활동이 시작되는 곳인 학교(school)는 그리스어 스콜레(schole)에서 왔다. 스콜레는 '여유, 한가로움'이란 뜻으로 학교란 여유를 가지고 사색하는 곳을 의미한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의 학교는 어떤 모습인가? 학교가 여유롭게 생각하는 공간이 되지 못하고, 주입식 교육에 의한 과도한 학습량으로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오히려 창의성을 잃게 하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보아야 한다. 아이들이 행복을 느낄 때는 '좋아하는 일을 실컷 할 수 있을 때'이고, 불행하다고 느낄 때는 '성적 압박과 학습 부담이 너무 클 때'라고 한다. 과도한 학습량을 줄여 여백을 만들고, 그곳에 독서, 문화예술 등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활동을 활성화시켜 사색의 공간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학교는 사색을 통해 아이들의 창의성이 신장되고, 꿈을 심어주며 그 꿈이 싹터 꽃피고 열매 맺도록 도와주는 곳이어야 한다.모든 가치는 여유와 사색 속에서 잉태된다. 사색은 통찰력과 독창성, 창의성을 기르는데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사색의 프리즘을 통해야만 미래를 밝혀줄 새로운 학설이 탄생되고, 그 폭을 넓혀 학문이 발달된다. 바로, 지금 여기가 사색해야 할 시간과 장소이다./정종민 성균관대학교 겸임교수정종민 성균관대학교 겸임교수

2018-10-18 정종민

[기고]'표준시장단가' 확대 추진 중단을

일부 건설업체들의 불·탈법사례 일반화 해정상적인 지역 중소업계까지 도산 시키는이재명 도지사 제도 시행 조속히 폐기해야아울러 생산적인 정책 발굴해 주길 바란다이 좋은 결실의 계절 가을에 2만여 지역건설업체들은 집단 우울증에 빠질 지경이다. 지난 8월 4일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시장에 가면 900만원인데 1천만원에 사라고 강요하면 되겠냐?"라는 논리로 표준시장단가의 적용 확대 계획을 밝혔다. 이 지사는 현행 규정을 혈세낭비 강요와 지방자치의 본질을 침해하는 중앙정부의 월권이라며 관련 규정의 개선(실질적으로는 개악)을 추진할 것을 보도하였고 실제 상위규정인 행정안전부의 관련 회계예규의 개정건의와 함께 도에서 직접 경기도조례의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지사로부터 발단된 소규모공사의 표준시장단가 확대 추진은 관련제도와 업계를 아는 사람들은 절대 동의할 수 없는 시도다. 공사원가 산정 시 사용되고 있는 표준품셈은 공종별로 소요되는 자재, 장비, 인력 등의 원가분석을 통해 공사비 산출에 폭넓게 쓰기 위해 만든 방식이고, 표준시장단가는 100억 원 이상 대형공사의 공종별 최종단가를 실제 조사한 가격이다. 이에 따라 당연히 '규모의 경제성'이 생기는 대형공사에서 실제 집행된 단가를 낙찰률(80%~88%)까지 적용하여 소규모현장에서 시공하라고 하는 것은 출발 자체가 잘못이며 동네 구멍가게에 가서 물건 값이 비싸니 대형마트 가격만 받으라는 격이다. 이 지사가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표준시장단가 확대 시 품셈적용 공사 대비 4.5%의 예산을 절감 할 수 있었다'와 '성남시장 재직시 시행결과 공사비를 낮춰도 많은 건설사가 입찰에 참여했다'라는 주장은 합리적 이유 없이 일방적으로 공사비를 삭감하겠다는 '공사비 후려치기'이며, 수주산업인 건설업의 특성상 공사를 수주하지 않으면 직원을 내보내거나 폐업을 할 수밖에 없어 이윤이 남지 않더라도 출혈경쟁에 뛰어드는 중소·영세업체들의 아프고 눈물 나는 현실을 도외시한 무자비함이라 할 것이다. 지난 8월 이 지사는 도정질의 답변 시 경로당 공사비가 평당 950만원대라는 주장과 함께 본인이 알고 있는 현장의 현실(불법사례) 즉 건설업자의 부당이득 문제를 강하게 제기했다. 도의회에서 진위 여부를 확인해 줄 것을 요청 드린다. 우리가 실제 수주하는 금액은 평당 400만원 내외라는 것을 밝히며, 경기도 전역에서 이루어진 경로당·마을회관 공사비용이 얼마에 진행되고 있는지 꼭 밝혀 주길 바란다. 이와 함께 건설산업이 온갖 부정과 불법의 온상인 양 호도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와같은 문제 척결은 지방정부의 책무이기도 하니 행정력을 발휘하여 바르게 세워나가야 할 문제라고 보며 일부 문제업체들의 불법 및 탈법사례를 일반화하여 대부분의 정상적인 업체들을 도산시키는 제도 추진은 당장 멈춰야 할 것이다. 여러 난관들을 뚫고 도민들이 사용하는 시설물을 납품하면 당연히 그에 따른 반대급부가 손에 쥐어져야 하는데 본사이익과 일반관리비는커녕 현장 실행비 맞추기도 빡빡한 게 현실인데 적폐의 굴레를 씌우고 세금 탈루의 주범 취급하는 것은 지역 경제의 한 축으로 일선에서 피땀 흘린 지역중소건설인들의 노력을 너무 무시하는 처사라 할 것이다. 정말 우리가 부당한 이익을 향유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건지 아니면 건설을 보는 일반국민들의 부정적인 시각을 이용하여 본인의 권한을 절제 없이 휘두르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이재명 도지사는 지금이라도 더 이상 지역건설업계를 도탄 시키고 혼란에 빠뜨리는 표준시장단가 확대 추진을 조속히 폐기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건설인이기 이전에 도민인 지역중소건설인들을 외면하지 말고 생산적인 정책을 발굴하여 줄 것을 간곡히 바란다./하용환 경기도건설단체연합회장·대한건설협회 경기도회장하용환 경기도건설단체연합회장·대한건설협회 경기도회장

2018-10-17 하용환

[기고]천고마비 가을은 독서의 계절

도내엔 '경기 동네서점' 프로젝트'평택 독서쉼터'등 책읽는 곳 많아온 국민이 생각의 깊이 확장하고가족·이웃간 사랑 재확인해 보는기회 많이 누려보길 소망해 본다단풍이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히는 산을 바라보면 가을은 하늘이 높고 말도 살이 붙는다는 천고마비의 계절이요 마음을 넉넉함과 풍성함으로 채워주는 감사의 계절로 다가온다. 사람들은 가을을 일컬어 '독서의 계절'이라 부른다. 가을이 오면 독서와 관련한 행사도 많아지고 책 읽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이러한 분위기와 더불어 낭만적인 자연을 음미하며 책과 어울리는 계절임을 알 수 있다.캐나다의 소설가 로버트슨 데이비스는 "정말 훌륭한 책은 젊을 때 읽혀져야 하고, 성인이었을 때와 나이 들었을 때 다시 또 읽혀져야 한다. 마치 좋은 빌딩이 아침 햇살에 비춰지고, 정오와, 달빛에도 보여져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고 했다. 인생에 있어서 독서는 삶의 매우 중요한 부분임을 알 수 있는 말이다. 영국의 저널리스트이자 문인인 리처드 스틸이 "독서가 정신에 미치는 효과는 운동이 신체에 미치는 효과와 같다"라고 말한 것은 독서의 중요성을 나타내며 책 속에는 삶을 살아가는 혜안이 담겨있음을 나타낸다.이처럼 '독서의 계절'에 '독서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출판계에선 시, 소설, 에세이 등 여러 장르의 작품들이 새로이 출간된다. 그러나 다양한 책들이 우리의 정신세계와 감성세계를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은 책을 읽을 태세가 되어있지 않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나타난다. 올해는 25년 만에 다시 정한 '책의 해'라고 하지만 2017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성인의 연간 독서율은 59.9%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40%가 넘는 성인이 지난해 1권의 책도 읽지 않은 셈이다. 이는 조사가 처음 이뤄진 199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라 한다. 직전 조사인 2015년 당시보다도 5.4%포인트 하락했다. 학생의 연간 독서율은 91.7%로 나타났다. 성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이지만, 2015년 조사보다는 3.2%포인트 감소했으며 세부적으로는 초등학생의 독서율이 96.8%로 가장 높았고, 중학생 92.5%, 고등학생 87.2%로 나타나 학력이 높아질수록 책 읽을 기회가 감소됨을 보였다. 전체 성인들의 독서량은 평균 8.3권으로 2015년 9.1권에 비해 낮아지고 종이책의 독서율과 독서량은 하락 추세로 나타났다. 평소 책 읽기를 가장 어렵게 한 원인으로는 성인과 학생 모두 '시간 부족'을 꼽았다. 성인의 경우 '일 때문에 시간이 부족하다'(32.2%)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학생 역시 '학교나 학원 때문에 시간이 부족하다'(29.1%)고 답했다. 이처럼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독서량. 바쁜 일상 속 책 읽을 겨를조차 없다는 이유로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책'이라 주장하는 현대인을 위해, 여느 때보다도 '책 권하는 사회'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경기도가 지난해 인기에 힘입어 올해에도 동네서점을 독서와 지역사회문화를 결합하여 문화활동 거점으로 만들기 위해 추진 중인 '2018 힘내라! 경기 동네서점'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힘내라! 경기 동네서점' 프로젝트는 경기도 소재 지역서점을 대상으로 기존 서점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바꿔주는 리모델링 지원형과 지역서점에서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리도록 도와주는 문화활동 지원형 2개 분야로 진행되고 있는데 필자는 이것이 독서율 향상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또한 평택시에서도 지난 9월부터 덕동산 근린공원·배다리 근린공원·소풍공원·부락산 문화공원 등 4곳에 1억3천여만원을 들여 야외테이블 6개소·그네 벤치 11개소·책꽂이 함 4개소 등 독서 편의시설을 설치해 놓았으며, 독서 쉼터 1곳당 소설·동화·만화·건강·교양 등 200여 권의 책을 비치해 놓았다. 이곳 또한 이용객들이 많이 늘었다 하니 마음 한편 흐뭇하지 아니할 수 없다. 이처럼 경기도내에는 '경기 동네서점' 프로젝트, 평택 독서쉼터, 시흥 책축제, 파주 별난 독서캠핑장 등 독서하기 좋은 곳이 많다. 온 국민이 다양한 독서 여가활동으로 생각의 깊이와 넓이를 확장하고 가족 간 이웃 간 사랑을 다시 확인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누려보길 소망해 본다./양경석 경기도의원(더불어민주당·평택 1)양경석 경기도의원(더불어민주당·평택 1)

2018-10-16 양경석

[기고]방치된 송도석산 이대로 좋은가

개발노력 불구 여러 장애요인으로 제동미관 해치고 안전사고 우려등 문제점 도출 영농체험 부지·캠핑장 활용등 방안 강구인천시는 중장기적 계획 결단 내려야인천 연수구 옥련동에 위치한 송도석산이 수십 년 동안 방치되어 있다. 송도석산 일대는 1970년 6월 도시계획시설인 송도유원지로 결정되고, 1973년부터 1985년까지 토석 채취장으로 운영됐다. 발파에 따른 진동·소음으로 인하여 인근에 사는 주민들의 민원이 다수 발생하면서 토석 채취가 중단되어 인천의 대표적인 미관 불량지역이 되었다. 현재 송도석산은 안전등급 D등급으로 언제든 낙산위협이 있는 상황이며, 인근 아파트 주민과 학교 학생들의 안전도 위협을 받고 있다.그동안 송도석산을 개발하거나 활용하기 위하여 인천시의회와 집행부에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으나, 애석하게도 여러 장애요인으로 인해 현재까지 개발되지않은 상태의 공한지로 방치되고 있다. 2007년에는 인천광역시, 인천관광공사, 대우자판(주)를 공동사업자로 지정해 2009년 인천세계도시축전과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등 국제적인 행사를 앞두고 송도석산의 미관을 개선하기 위한 개발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우자판(주)의 도시개발사업과 연계한 특혜의혹 등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2008년 2월 인천도시공사를 단독 사업시행자로 변경 고시하였고, 2008년 3월부터 2009년 10월 준공을 목표로 실시계획이 인가되어 사업이 시작됐다.인천도시공사는 한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촬영지로 인기를 끄는 송도석산의 국내 상품을 개발하겠다고 개발면적 13만9천462㎡를 대상으로 광장 등 조경녹지시설, 영상관, 공연장 등의 시설을 조성하고자 보상비 489억원을 투입하였다. 그러나 공원기능이 포함되는 기존의 조성계획으로는 사업추진이 어려워 2015년 인천도시공사에서 인천시 관광진흥과에 사업계획 지연에 따른 실시계획의 실효요청을 신청했다. 같은 해 12월에 실시계획 인가가 폐지되어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시 관광진흥과는 2017년 10월부터 송도유원지 주변 개발여건 변화 등을 고려한 도시관리계획 변경용역을 진행하던 중, 송도테마파크사업의 실시계획 인가 효력정지 등 상황변화, 민·관 협의체 운영결과, 의견조회 등 절차 이행을 이유로 송도유원지 도시관리계획 수립용역을 올 5월부터 일시 정지했다. 그동안 송도석산 미개발 및 방치로 인하여 인천대교와 해안도로 등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인천에 대한 이미지와 인식이 나빠지고 있는 것은 물론 안전사고 우려, 무단경작과 불법 점·사용 등에 따른 송도석산부지에 대한 관리문제가 현안으로 남아있다.도시개발방향이 산업도시에서 문화예술도시로 변모하고 있는 요즘 새로운 도시문화를 창출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하여, 또 지역주민들의 불만을 해소하고 인천발전을 위하여 송도석산 활용이 시급한 상황이다. 단기적으로는 인천도시공사 소유의 송도석산부지에 텃밭 등을 조성하여 시민들이 도시영농체험 활동에 사용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 시민들의 휴식공간인 힐링 캠핑장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송도석산의 활용계획이 포함되는 송도유원지 도시관리계획 변경용역사업을 재개해야 한다. 흉물로 방치된 송도석산이 인천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시설 조성계획 수립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 석산부지의 단기 활용방안과 함께 중·장기적 계획에 대한 인천시의 결단이 필요하다./김국환 인천시의회 의원김국환 인천시의회 의원

2018-10-10 김국환

[기고]이재명 지사님, 지지 마시라

원칙앞엔 적이 없듯헌법과 민주주의 절차 따라공정하고 준엄한 규칙 세우는것오로지 도민만을 생각하고위임받은 권력 행사하면 된다민선 7기가 시작되고 벌써 100여 일이 흘렀다. 선거 과정에서 잡음이 많았지만 16년 만에 '정권교체'였던 만큼 기대는 컸다. 공정과 정의를 앞세운 지사님의 취임 일성은 그간 켜켜이 남은 도정 적폐의 쇄신을 기대하게 했고 정권 기조에 맞춰 평화부지사를 먼저 임명했을 땐 새로운 경기도가 금방이라도 펼쳐질 줄 알았다. 인수위원회에 이런저런 정책을 제안한 것도 그 기대를 현실로 만드는데 미력이나마 기여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취임 한 달여가 지났을 때만 해도 민선 7기의 청사진을 향한 기대감은 유효했다. 예산 규모만 25조원로 서울과 함께 전국 지자체 중에 가장 큰 규모인 데다 인구 1천300만명의 메갈로폴리스다. 서울을 둘러싸고 있으면서도 수원, 안양과 같은 상권집약적 도시와 안산, 시흥 같은 산업도시, 남양주, 가평과 같은 도농복합도시는 물론 연천, 포천과 같은 군사도시까지 있으니 정책 하나를 만들어도 따져볼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을 것이다.맨 먼저 지사님의 행보를 가로막은 것은 도청 공무원들이었다. 전 직원 명찰 패용이 문제였다. 벌써 지사님보다 몇 년이나 더 오래 도청에서 근무한 공무원들이다. '당신은 4년 뒤에 떠나지만 우리는 남는다' 그런 생각들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조직 문화를 새롭게 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 않았던 일들, 불편한 일들은 많은 사람에게는 피하고 싶은 일이 된다. 게다가 복지부동의 표상인 관료사회다.우리 경기도공공기관노동조합총연맹(이하 경공노총)은 노동이사제도의 진행이 실망스러웠다. 공공기관의 노동이사제도를 도입하면서 노동자의 대표인 노동조합을 배제하는 안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정작 노동이사제도를 도입해야 하는 공공기관의 의견수렴은 형식에 그쳤고 우리 경공노총이 제출한 의견서는 '답정너', 사실상 묵살됐다. 후에 들으니 공약사항임에도 지사 보고 없이 집행부에서 결정했단다.최근에는 낙하산 문제가 불거졌다. 문화예술계 산하기관인 경기도문화의전당과 경기문화재단이 임원 선정에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전문성과 경험이 있는 인사가 필요하다는 요구였다. 공정과 정의를 앞세웠던 만큼 낙하산 운운은 뼈아픈 장면이었다. 게다가 지사와 같은 당 소속이 다수인 도의회까지 문제를 바로잡겠다고 나섰다. 가까이서 도정과 정책을 수행해야 할 공무원, 산하기관, 심지어 도의회까지 석 달 사이에 지사님과 등을 지는 모양새다.한발 물러나보자. 그간 여러 차례 정치인들의 제 사람 챙기기에 신물 난 문화예술인들의 분노는 민선 7기에 대한 실망감, 아니 기대감의 증거다. 도의회는 차제에 산하기관과 집행부에 힘을 보여주면서 정권을 주도하려는 명분을 찾고자 했을 것이다. 여기다 그간 관행에서 벗어나기 불편한 관료사회의 관성이 민선 7기의 정책 동력을 약화하는 요인이 된 것이다. 그렇지만 일련의 사태들을 마치 새 지사의 발목을 잡으려는 책동으로 읽는 것도 맞지 않는다.실책이다. 앞에서는 소통을 말하면서 뒤로는 정책을 밀어붙이고 앞에서 공정을 외치면서도 낙하산 후보군 리스트를 내보였다. 1천300만 명 경기도민의 주권을 대리하여 행정권을 집행하는 최종 집행권자라면 그 책임감의 무게는 꼭 1천300만 명의 삶의 무게와 같은 것이어야 한다. 조금 더 살피고 따졌어야 했다. 무엇이 원칙에 닿고 어느 것이 효율이 필요한 건지 물었어야 했다. 견고하게 뿌리내린 적폐가 명분의 탈을 쓰고 공정과 정의를 패배하려 들게 하지 않았어야 했다.나는 아직 지사님과 민선 7기를 믿는다. 방법은 하나다. 원칙이다. 원칙 앞엔 적이 없다. 헌법과 민주주의의 절차 따라, 지사께서 외치신 공정과 정의에 입각해 준엄한 원칙을 세우는 것이다. 오로지 도민, 오로지 도민만을 생각하고 위임받은 권력을 행사하시면 된다. 그 권력이 애민으로 향할 때 공무원들은 국민의 봉사자를 포기할 수 없으며 의회 역시 주민의 대의기관으로서 역할을 다 할 것이다. 우리 경공노총과 공공기관 노동자들 역시 그 길을 따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니 지사께서는 오로지 원칙, 오로지 도민만 생각하시라. 부디 지지 마시라./이기영 경기도공공기관노동조합총연맹 의장이기영 경기도공공기관노동조합총연맹 의장

2018-10-09 이기영

[기고]지 선배의 하루, 광화문 연가(年暇)

소외계층 지원 '문화누리카드' 수급권 '권리'로 간주되는 만큼바우처 형태가 아니라현금처럼 제한없이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지인 선배는 통신사 부장으로 명퇴한 지 한 삼 년 정도가 되었다. 늦은 아침을 혼자 먹고 동네 산을 오르는 게 주된 소일거리다. 당연히 가족 내 부딪힘도 잦아졌다. 처음 한 일 년은 심한 우울감에 정신과 도움을 받기도 했지만 아내의 핀잔을 바깥 탓으로 돌리는 데는 성공했다. 하루는 책도 보고 시간을 때울 요량으로 일찍 집을 나섰다. 지 선배가 사는 곳은 신도시로 서울 광화문까지는 전철로 한 시간가량이다. 늘 같은 일상에서 벗어나 오랜만에 연가(年暇)를 즐기고 싶었다. 서점에서 일이다. 적당히 붐비는 사람 속에 묻혀 한참을 기웃거리는데 말쑥한 노인이 점잖게 말을 걸어왔다. 책을 사실 거냐고, 책을 산다면 책값을 자신의 카드로 계산하고 대신 현금으로 돌려줄 수 있겠냐고 했다. 처음에는 무슨 영문인지 잘 몰라 머뭇거리자 카드를 내보이며 "여기에 십만 원도 넘게 돈이 있다"라고 했다. 지 선배는 급한 약속이 있다며 짧게 거절하고 돌아섰다. 왠지 마음이 개운치 않았다. 사실 노인이 내민 것은 문화누리카드다. 문화소외층의 삶의 질 향상과 계층 간 문화 격차 완화를 지원하는 '통합문화이용권'으로 소위 문화 복지사업이다. 지난달 문화체육관광부는 2019년 문화누리카드 예산규모를 951억원으로 책정하고 개인별 지원금을 연간 7만원에서 8만원으로 늘린다는 사업 예산안을 발표했다. 2017년부터 해마다 1만원씩 증가한 셈이다. 이처럼 매년 증가하는 예산에도 불구하고 낮은 사업성과는 고민이다. 선행연구에 의하면 물리적·정보적 접근성이 통합문화이용권 사업에 대한 만족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2017년 연천군 문화누리카드 발급률은 70.2%이다. 경기지역 평균 발급률 92.8% 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처럼 비도심 지역 노년층이나 장애인 등은 불충분한 정보와 열악한 이동수단 때문에 참여가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용률(경기도 평균 62%)도 저조할 수밖에 없다. 이용 가능한 가맹점수 또한 시·군 간의 차이가 심각한 상태로 문화예술 인프라 격차를 해소하는 정책이 절실하다는 주장이다.서점에서 만난 노인의 경우 사용자가 실구매 없이 문화누리카드로 결제하고 이를 현금으로 돌려받았다면 엄연히 부정사용자로 위법이다. 관행으로 알고 매달 용돈처럼 현금으로 받아 쓴 국회 특수활동비에 비하면 뭐가 그리 큰 문제인가 싶다. 도덕적 잣대의 무게가 다를 수 없지만 국민감정은 그렇지 않다.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은 "2014년 부정수급 통합 콜센터가 잡아낸 100억원의 부정수급 사례 중 97억8천만 원은 제공기관의 비리"라며 우리 사회의 불편한 진실을 지적한 바 있다.흔히 문화는 '삶을 담는 그릇'이라 한다. 문화 예술뿐만 아니라 여가를 위한 일상 활동까지 넓은 의미를 담고 있다. 홀로 사는 노인이 자식보다 잦은 걸음으로 찾아오는 독거노인 관리사에게 믹스커피라도 한 잔 대접할 수 있다면 이 얼마나 행복한 일상인가. 받아만 먹는 세금 충(蟲)이 아니라 사람이 본디 가져야 할 정(情)을 나누는데 쓰임이 더 요긴한 사람도 많다. 현대에 와서 수급권이 '권리'로 간주되는 만큼 현물이 아닌 현금 지급을 원칙으로 한다. 이런 이유로 문화 소외계층에 지원하는 문화누리카드는 바우처 형태가 아니라 현금처럼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땅 위의 모든 것이 궁극적으로 흙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생각하면 모든 것이 대수롭지 않다." 윤형근이 예순을 넘어 작업노트에 적은 글이다. 그의 언급처럼 글도 그림에도 잔소리가 없다. 다 지나고 보면 별것 아닌 것을, 서점에서 만난 노인에게 '카드깡'을 해드렸어야 했나?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쌀쌀하다. 요즈음 같은 날, 청진동 해장국이라도 한 그릇 자시고 싶지 않겠는가./정석원 사회복지사·서정대학교 겸임교수정석원 사회복지사·서정대학교 겸임교수

2018-10-04 정석원

[기고]정치인의 정치도구로 전락해버린 하남 발전

하남은 현재 인구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성장도시이다. 하지만 지속가능발전 측면에서는 산업구조, 성장동력, 인적자본, 자본스톡, 지역소득 등 제반 부문에서 여전히 취약하다. 설상가상으로 지역 내 갈등은 지역발전을 더더욱 저해하는 요인이다. 더 큰 문제는 작금의 하남 상황을 볼 때 이러한 지역 내 갈등을 정치인이 부추기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는 것이다. 가령 미사강변도시의 초·중등학교 신설 문제를 돌아보자. 지난 8월 개최된 토론회에서 이현재 국회의원은 초등학교 2개교, 중학교 1개교 신설을 주장했다. 더욱이 이러한 큰 문제와 관련해 하남시 전체 시민의 동의 없이 약 23만 하남시민의 가장 중요한 체육 인프라인 국민체육센터 일대의 공간을 허물고 학교를 짓자고 한다. 뿐만 아니라, 하남시민 특히 미사지구 전체 주민의 생활인프라인 근린공원 일대를 훼손해 학교를 세우자고 한다. 도대체 어디에서 어떻게 이러한 발상이 나올 수 있을까? 이해가 되지 않는다. 국민체육센터는 생활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하남시에 지난 2007년 전체 하남시민들을 위해 건립된 것이다. 마치 가뭄의 단비와 같은 소중한 지역 자산이다. 현재에도 제반 생활인프라 가운데 특히 체육 관련 인프라의 경우 하남시는 인구 천 명당 체육시설수가 경기도 31개 시군 평균에도 미치지 못한다. 턱없이 부족하단 이야기다. 과연 하남시민 전체가 이용하는 생활인프라를 훼손해 가면서까지 하남시민 전체의 이해도 양해도 없이 미사지구 초·중등학교 신설을 강행한다면 하남시민 전체가 동의할 수 있을까?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미사지구 초·중등학교 신설 주장이 정확한 학령인구 자료 분석에 근거하고 있지 않다는 것에 있다. 경인일보 보도에 따르면 자체조사 결과, 미사지구 초등학교별 학령인구가 2015년생을 정점으로 모두 감소세로 돌아선다. 또한 미사지구의 고등학교 부지 한 곳은 아직도 공터로 남아 있다. 정말 미사지구 초·중등학교 신설 주장이 타당한 근거가 있을까? 물론 미사지구 초등학교 가운데 일부 학교는 증설을 통해 구도심의 초등학교들보다 전체 학급수는 많다. 그러나 학급당 학생수를 보면 현재는 구도심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오히려 청아초등학교의 경우 일부 공동주택단지가 미입주 상태이나 현재 전체 학급수는 7학급, 학급당 학생수는 16.3명에 불과하다. 한홀초, 미사중앙초, 미사초 역시 현재 전체 학급수가 29학급, 31학급, 35학급을 유지하고 있다. 정작 중요한 것은 초등학교 신설보다는 중학교 1곳의 신설이 더 설득력이 있다고 할 것이다. 왜냐하면 미사지구 전체 초등학교의 총학급수 대비 전체 중학교의 총학급수 비율이 구도심과 비교했을 때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구도심의 경우 이 비율이 41%, 풍산지구의 경우 43%지만, 미사지구는 27%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초등학교 2곳, 중학교 1곳 신설만 무작정 주장할 것이 아니라, 보다 현실성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당장에는 미사지구 각 학교별 학령인구의 정확한 조사를 토대로 총량적 관점에서 학급당 학생수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현재 상황에서 2015년생까지 예상되는 일부 초등학교의 1~3학급 증설 문제는 증설의 여력이 있는 학교를 통해 이를 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동시에 지자체가 미사지구 내 전담 스쿨버스를 운행하여 학생들의 안전한 등하교를 책임질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새로운 학교설립 모델로 도입된 초중통합학교를 현재 공터로 남아 있는 고등학교 부지에 신설한다면 문제해결이 될 수 있을 것이다.정책 수립에는 유연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또한 정책 집행에 따른 풍선효과 유발을 지양해야 한다. 작금의 지역 위정자가 지역 내 시민 간 갈등을 조장하여 지역발전을 저해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교육은 백년대계라고 했다. 현재의 하남에 꼭 필요한 문구다. 하남은 산업구조도 취약하고 제조업은 더더욱 입지할 수가 없다. 고교 비평준화란 현실에서 기존 고교의 우수고교로의 육성, 교육질의 지역격차 해소에 주력해야 한다. 나아가 지역 내 인적자본 육성에 누구보다 지방정부가 앞장서야 할 것이다. 이것이 결국 시민과 함께 건설하는 명품도시 하남 건설의 초석이 되어야 한다./이창근 (사)KOVACA한국지역발전센터원장·전 서울대 교수이창근 (사)KOVACA한국지역발전센터원장·전 서울대 교수

2018-10-02 이창근

[기고]어머니의 여가생활을 응원합니다

노인 82.4% 휴식활동 'TV시청' 첫손 꼽아풍요로운 삶 제공위해 '여가정책' 절실道 '어르신 문화즐김'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맘껏 실력 발휘하는 행복한 모습에 '흐뭇'가끔 텔레비전을 보다 보면 뜻밖의 장면을 보게 되는데 시골장터나 들판에서 벌어지는 이를테면 어르신들의 춤 잔치다. 우리가 들려드리던 노랫소리에는 그토록 무뚝뚝하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예외 없이 나와 흥겨운 춤을 선사한다. 흥의 민족이라더니 정말 그런가 싶다. 하지만 조금만 더 생각을 해보면 이내 씁쓸해진다. 저렇게 흥이 많으신데 평소엔 어디서 풀고 사실까. 멀리 갈 것도 없다. 필자의 어머니는 내 나이 5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40여년을 홀로 자식들 뒷바라지만 하며 살아오신 시골 어머니이시다. 자식과 손자 손녀들 돌보며 행복하시다는 어머니를 보면서도 그런가 보다 했었다. 올해 노인복지과 업무를 맡으면서 이런 나의 편견은 금이 가기 시작했다. 어머니도 사람인데 왜 취미가 없으실까. 아니 분명히 하고 싶거나 좋아하는 일이 따로 있을 텐데 하는 궁금증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 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2014 노인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인세대의 82.4%는 휴식활동으로 TV시청을 꼽았다. 딱히 하고 싶은 일도, 가고 싶은 데도, 뭔가를 하기에는 경제적 여유가 없거나 건강이 허락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뭘 해야 하는지 모를 수도 있다. 평생을 가족을 위해 나라를 위해 일만 했던 이들은 일 외에 다른 걸 배우지도 생각하지도 못한 채 평생을 보냈기 때문이다. 지난해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전체 인구의 14% 이상을 차지하는 고령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가 2026년쯤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고 한다. 요즘 들려오는 합계출산율 추이를 고려해보면 그 시기가 앞당겨질 듯하다. 이에 대한 여러 가지 대비가 필요하지만 노인들의 여가문화시간을 채울 수 있는 여가정책도 절실한 상황이다. 행복하고 균형 잡힌 삶을 살기 위해서는 경제적 여유와 건강이 필수적이지만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여가생활도 필요하다. 경기도에서도 노인들의 여가생활을 정책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어르신 문화즐김' 사업을 추진 중이다. 먼저 어르신 즐김터. 어르신 즐김터는 노인들이 문화나 교육 관련 프로그램을 체험함으로써 여가활동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기존 노인복지관이나 경로당 외에 문화, 교육 및 관련 민간단체의 유휴 공간을 활용하는데 현재 40곳에서 진행 중이다. 두 번째는 여가활동의 중요성을 느낀 노인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소외계층 노인을 대상으로 전문가가 직접 현장을 찾아 공예, 미술, 음악, 연극 등을 지도한다. 현재 12곳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세 번째는 교육을 받은 노인들이 자신의 기량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것으로 어르신동아리 경연대회 '9988톡톡쇼'와 '작품공모전'이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하는 '9988톡톡쇼'는 춤, 기악, 노래, 세대통합 4개 분야로 나뉘어 경연을 하는데 올해 예선전이 지난 9월 부천과 수원에서 열렸다. 예선전을 보면서 어르신들의 건강하고 행복한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다. 기악 풍물 부문에 참가하신 시흥 어느 복지관의 한 노인은 1회 대회부터 매년 참가하는데 상보다는 무대에서 흥겹게 뛰며 놀 수 있는 기회가 더 행복하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하셔서 오히려 내가 더 기뻤다. 손자와 아버지, 할머니, 할아버지가 함께 연주하는 팀은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흐뭇해진다. 작품공모전도 마찬가지. '사랑家'를 주제로 열린 이번 공모전에는 노인들의 따뜻한 가족애를 표현한 문예, 미술, 문인화, 동영상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 오는 4일에는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이런 노인들의 열정이 담긴 공연과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번 대회에는 꼭 어머님을 모시고 가고 싶다. 그래서 하고 싶은 취미활동이 생기면 얼마나 다행일까. 또 하나의 행복을 발견하는 순간이 아닐까 싶다./박노극 경기도 노인복지과장박노극 경기도 노인복지과장

2018-10-01 박노극

[기고]실패한 통합, 진정한 통합은 진심과 책임감으로부터

무능하고 무책임한 원장은 가는 길까지 기관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공용차를 써 면접을 보러 다녔을 때도, 도민과 조직을 위해 써야 할 소중한 시간을 세미나 참석 따위로 채울 때까지 모른 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임기 마지막 날 보은 형태의 인사발령은 그가 지난 2년 동안 직원과 기관을 어떻게 여기고 있었는지를 보여줬다. 무책임한 정치로 시작된 통합, 진지한 고려 없이 선임된 원장 그리고 이어진 2년간 파국은 이렇게 한 단락을 마무리 지었다.경기도에 산하기관이 지나치게 많다면서 시작한 게 소위 공공기관 경영효율화였다. 스물네 개를 열다섯으로 만들겠다, 다시 열일곱 개로, 다시 스무 개로. 부당함을 호소하는 기관들이 먼저 대상에서 제외됐다. 도 정책이니 이행해야 하지 않겠냐는 기관들만 통합의 희생양이 되었다. 그 사이에 정책 사업을 위해 새로운 기관들이 생겨났다는 건 여러 생각을 하게 한다. 지사직을 대통령으로 가는 사다리쯤으로 생각했던 전 지사에게 공공기관 경영효율화는 경력 한 줄쯤이었을지 모르겠다. 통합 초기부터 기관은 시끄러웠다. 기간제 근로자의 월급을 왜 담당자가 내보내냐는 것이었다. 사업의 종류와 예산 항목이 많았던 舊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이하 舊중기센터)는 사업 담당자의 재량에 무게가 실렸고 상대적으로 종류가 적었던 舊경기과학기술진흥원(이하 舊과기원)은 중앙에서 행정을 관리했던 차이가 원인이었다. 모두 나름의 역사 동안 까닭과 이유 속에서 저마다의 방식을 만들어 왔던 것이다. 행정적으로 기관이 폐지되어야 했던 舊과기원 출신 직원들에게는 이런 순간순간들이 전부 상처였을 것이다. 원장은 직원들의 마음을 돌아보고 해결방안을 찾는 대신 결과 없는 회의 지시만 반복했다. 결정되는 일은 없고 직원들은 지쳐갔다. 그 사이 인사팀장이 세 번이나 바뀌었다는 것은 여러 가지를 시사한다. 최근 다시금 감사대상이 된 경영관리시스템 문제는 기관장의 무능이 어떻게까지 조직을 망가뜨리고 세금을 낭비할 수 있게 하는지 보여줬다. 통합 전 양 기관 총무부서장들은 舊중기센터의 시스템을 쓰기로 약속했다. 기존과 너무 다른 업무시스템에 어려움을 느꼈던 舊과기원 출신 직원들은 이에 문제 제기를 지속했고 결국 TF가 꾸려져 舊과기원의 시스템으로 전환됐다. 이 과정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도의 감사 결과가 밝혀줄 것이다. 문제는 그렇게 바꿔놓은 시스템이 현 진흥원 체제에서는 운영될 수 없는 하자가 있었다는 것이다. 결국 舊중기센터의 시스템으로 되돌아가면서 불필요한 세금이 수억 낭비 됐고 직원들 사이의 감정의 골은 깊어졌다. 통합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원장 스스로가 통합을 그다지 원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舊중기센터와 舊과기원이 통합해 새롭게 출범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의 대표로서 그에게 주어진 과업은 누가 뭐래도 조직 통합이었다. 시스템이 문제가 되고 기간제 근로자 처우가 문제 되는 상황에서 이뤄진 첫 인사발령. 그 무렵을 떠올리면 지금도 아찔하다. 경력이 몇 배나 되는 舊중기센터의 선배들이 보직을 잃었고 舊과기원 출신 신임 보직자, 본부장이 나왔다. 가능한 일이다. 젊은 부서장이 나오고 유능한 인물이 발탁되는 일이야 조직 혁신을 위해 필요한 일이다. 문제는 과연 통합이라는 과제를 놓고 그와 같은 인적 쇄신이 필요한 일이었냐는 것이다. 상실감을 느낀 직원들의 표정이 지금도 선하다. 특정 직원에 대한 편애는 어느 시점을 지나 혐의가 아닌 사실로 드러났다. 어느 출신 직원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감사 조치를 명하고 다른 직원의 신고사항은 모른 체했다. 퇴임 앞둔 시점의 인사발령은 화룡점정이었다. 지난해 본부장이 된 인물은 무려 '처장'으로 격상됐다. 동급의 처장들보다 10살이나 어린 데다 조직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 알 수 없는 인물의 초특급 승진. 민간에서도 이런 일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 당장 퇴임 이후부터 원장을 대행하는 처장과 인사팀장 역시 몇 차례나 무리한 인사라며 반대했으나 억지로 관철시켰다는 후문이다.노조가 여러 차례 道 낙하산 방지를 위해 내부승진으로 조직을 보호해야 한다고 건의했을 때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며 도망치던 원장이다. 게다가 당일까지 자신은 결코 인사발령을 내지 않으리라 두어 차례 힘주어 얘기했고 심지어 퇴임식으로 걸어가는 자리에서까지 자신은 모른다며 화를 냈다. 이쯤 되면 부도덕하다고 해야 할까. 기어코 당신은 당신이 통합 기관의 기관장으로서 해야 할 의무를 다하지 못하였고 그만한 자질과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걸 증명하고 가신 것이다.직원들 스스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또 격려하고 있었다. 이 기고가 혹여나 직원들의 마음에 상처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다. 직원들은 자조하듯 말한다. 통합을 원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도 기왕에 통합하게 되었으니 우리 스스로 한 가족으로 알고 도민들을 위해 일해야 하지 않겠느냐. 오래된 조직이었던 舊중기센터는 체계가 있었고 젊었던 舊과기원의 문화는 활력을 불러 왔다. 서로의 장점을 찾고 통합의 기반을 닦은 것은 직원들이 함께 땀 흘린 시간 덕분이었다. 여기 다시 상처를 입힌 건 공공기관의 장으로서 소양이나 책임감이라고는 한 푼도 갖지 못한 원장과 그 원장에 기대 도민의 삶 개선과 공공서비스 제공자로서 책임감을 망각한 채 일신의 영달만 좇은 자격 없는 인물들이었다.우리 진흥원은 지난 9월, 노사협력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수원시 모처의 아동복지 기관으로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땀을 흘리면서 서로를 돕는 모습에서 그간 통합으로 쌓인 마음의 응어리가 조금은 녹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직원들 스스로 이렇게 잘 해내고 있는데 라는 생각이 든 것은 다음이었다. 진정한 통합을 위해 필요한 기관장은 이런 마음을 아는 인물이다. 좋은 대학을 나오고 겉만 번지르르한 커리어를 갖춘 사람이 아니다. 통합으로 상처 입은 직원들의 마음을 보듬고 그 직원들이 정말로 도민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조직을 보호하는 기관장이다. 조직원에 대한 진심과 연간 2천억 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사용하는 기관의 기관장이라는 책임감을 소중히 여기는 기관장이다./ 김성원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노동조합 사무국장김성원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노동조합 사무국장

2018-09-30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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