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고]친절한 노신사의 도움 간직하며…

우리는 서울시청역 안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내 아내와 나는 방금 막 지하철 2호선에서 내려 강남역으로 가는 길을 찾고 있었다.우리는 그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우리가 원하는 장소로 바뀌는 마법과 같은 일이 일어나길 바랐지만, 시간은 흐르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우연찮게도 어느 한 친절한 노신사에 의해 그 마법과 같은 일이 일어났다. 그는 꽤 노쇠해 보였지만 인자한 미소를 갖고 있었다."무엇을 도와드릴까요?" 그가 우리에게 말했다. 그리고 몇 분 뒤, 우리는 목적지로 가고 있었다. 늘어가는 좌절은 지난날 버지니아 여행에서 얻었던 지혜에 대한 의심과 함께 사라져 가고 있었고, 의심 또한 낯선 땅에서 낯선 이로 인해 사라져가고 있었다.이 일은 2015년 3월에 일어났다. 이 일이 있기 전, 난 워싱턴 D.C 외곽 북버지니아에 있는 조지메이슨대학교에서 교수로 일하고 있었다. 그 친절한 노신사 이후로도 나와 내 아내는 친절한 한국인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많은 사람이 주저하지않고 우리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곤 했다. 그들의 친절은 나에게 감동과 영감을 주었다.한 여자는 남편과 아이들을 잠시 두고 가까운 지하철역까지 우리를 태워다 주었다. 한 자전거 가게 주인은 내가 미국으로 돌아가기 한 달 이전부터 내 자전거를 무료로 검사해 주었다. 한 버스 운전기사는 우리가 잘못된 정거장에서 내리는 것을 막고 올바른 정류장으로 안내해 주었다.이러한 일들은 계속되었다.내가 한국 조지메이슨대학교에 온 지 세 번째 학기밖에 되지 않았지만, 가족 및 친구들과 미국에 돌아가는 이야기를 하노라면 내부인과 나는 늘 한국에서 사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이것은 아직 답하기 쉬운 질문이다. "따뜻하다", "편안하다", "매력있다"라는 말은 아직 우리가 쓰고 있는 말이다. 이 단어들은 단지 우리의 경험에서만 나온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 겪은 외국인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다.하지만 이 모든 것들에도 불구하고, 나는 우리가 한국에 오고 난 후 21개월 동안 겪었던 일 중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고 싶지 않은 것도 있었다.예를 들면, 난 아직도 음식을 고를 때 많이 망설인다. 나는 종종 너무 맵거나 단 음식을 본 적이 있다. 하지만 요즘은 도전해 보지 않은 음식들에 도전 중이다.또 다른 경우는 운전이다. 국제운전면허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난 여전히 운전하기 꺼려진다. 주된 이유는 도로 신호들 때문이다. 현재 이 글을 쓰는 나는 아직 한국어 실력이 미숙한 상태다. 이곳 한국에서의 운전자들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공격적이었다. 그들이 차선을 바꾸고 다른 운전자들 뒤에 곧바로 따라올 때면 그들은 두려울 것이 없어 보였다. 이후 난 처음으로 자동차 사고를 목격했고 그것은 나를 긴장하게 만들었다.시장 또한 나에게는 위협적이었다. 특히 주말의 남대문 시장과 광장시장은 꽤 나 매력적이긴 했으나 많이 붐볐다. 나는 그곳에서 나이 든 여자가 움직일 때면 옆으로 물러나 있어야 한다고 배웠다.내가 좋아하는 현실 중 하나는 송도가 바로 자전거 타기에 좋은 도시라는 것이다. 아파트 건물 문 앞에서부터 나 있는 자전거 길로 우리가 원하는 곳 어디든지 갈 수 있다.이곳에 온 지도 많은 시간이 지났다. 때때로 나는 미국이 아닌 다른 어느 곳에서 얼마나 머물든 간에 그곳에서 살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었고, 그에 따른 내 대답은 "전혀 아니다", "아마 그럴 것이다", "그렇다"로 나뉘었다. 하지만 내가 송도에 처음 온 후, 내 대답은 한 단계 더 나아갔다. 나는 긍정적으로 대답할 것이고 실제로도 그렇게 할 것이다. 우리는 미국뿐 아니라 한국에도 집이 있다. 우리의 몸과 마음은 서울에 있는 그 지하철역에서 노신사에게 받은 도움을 감사하는 마음과 함께 항상 이곳에 머물러있다./다니엘 월쉬 한국조지메이슨대 사무총장다니엘 월쉬 한국조지메이슨대 사무총장

2016-11-07 다니엘 월쉬

[기고]감소하는 북극해빙, 한반도 영향과 인공위성 역할

얼마 전 SNS에 올라온 '카페트 곰'이라는 한 장의 사진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캐나다 작가 폴 니클렌이 찍은 이 사진은 카페트를 연상시킬 만큼 마른 상태의 북극곰이 바위에 널브러진 채 죽은 장면이 담겨 있었다. 이러한 사진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북극 해빙의 감소가 생태계에 미치는 무서운 영향이다.최근 연구에서는 북극 해빙의 감소는 수천 킬로 떨어져 있는 우리나라의 기후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2015년 국내 연구진에 의해 북극 해빙과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 및 북미대륙 한파와의 연관성에 관한 연구가 'Nature Geoscience'에 소개되었다. 실제로 작년 12월, 바렌츠-카라 해역에서 해빙 면적이 감소했을 때 우리나라는 1월 말 잦은 한파가 몰아쳤으며 한강이 얼고 많은 가구에서 수도가 동파되었다. 이에 기상청에서는 북극 해빙의 면적 변화를 상시 감시하고 다양한 북극 정보 제공을 위해 2013년부터 인공위성을 이용한 '북극해빙감시시스템'을 구축해 서비스를 시작했다.북극 해빙 관측은 1970년대 관측위성 발사로 상시관측이 가능해졌다. 기상청에서는 1988년부터 28년 동안 위성에서 관측된 연속적인 자료를 이용하여 북극 해빙변화를 분석하고 있다. 분석한 결과, 여름철 북극 해빙 면적은 1년에 9만5천㎢씩 감소하고 있으며 겨울철엔 1년에 4만2천㎢씩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기상청에서는 순수 국내기술을 이용하여 해빙표면거칠기 정보 산출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해빙 표면이 얼마나 녹아 있는지에 따라 수치 값이 달라진다. 특히 해빙표면거칠기는 해빙이 감소하는 시기에, 해빙감소를 선행하여 보여주는 지표가 되기 때문에 여름철 해빙감소시기를 전망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된다. 또한 통계적 해빙 면적 전망기술은 단순히 해빙 면적 값만을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해빙분포를 전망하는 것이기 때문에 해빙의 면적이 어느 지역에서 과거에 비해 증가 또는 감소하는 지 여부를 전망할 수 있는 유용한 정보이다. 기상청과 전남대학교는 통계적 기법을 이용한 해빙자료의 장기간 특성분석을 기반으로 북극 해빙변화를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어 향후 북극 항로 이용자나 기후변화 분석자들에게 유용한 정보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현재 많은 나라에서는 북극 환경을 감시하기 위해 다양한 인공위성 발사계획을 하고 있다. 기상청 또한 2020년 발사를 목표로 저궤도 인공위성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위성의 여러 임무 중에 북극 해빙을 감시하는 것도 포함 되어 있다. 이는 기상청이 독자적으로 북극 해빙을 감시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다.이러한 기상청의 노력으로 한반도의 한파 예측뿐만 아니라 정부의 북극정책 종합계획을 지원하고 북극항로 개척, 북극의 에너지·자원개발 등 다양한 정책 수립에 유용하게 활용되길 기대해 본다./남재철 기상청차장남재철 기상청차장

2016-11-03 남재철

[기고]수원 축만제(서호)에 날아든 희소식

기쁜 소식이 하나 날아들었다. 1799년(정조 23) 수원화성 건설의 완결판으로 조성된 축만제(祝萬堤, 서호, 경기도기념물 제200호)가 국제기구인 국제관개배수위원회(ICID)에서 '관개시설물 유산'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오는 8일 태국에서 열리는 ICID 67차 집행위원회의 발표만 남았다. 그동안 중국이 7건, 일본이 13건이나 등재된 것에 비해 우리나라는 전무했으나 올해 처음으로 수원 축만제와 김제 벽골제가 등재되면 축만제와 수원시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ICID가 축만제를 높게 평가한 이유는 ▲정조 시대 가뭄에 대비한 구휼 대책과 수원 화성을 지키는 군사들의 식량과 재원을 제공하는 등 백성들 식량 생산과 생계에 기여했고 ▲수원화성이라는 '신도시' 건설의 하나로 조성한다는 아이디어가 혁신적이었고 ▲1831년 항미정 건립으로 관개용수를 공급하는 단일 목적을 뛰어넘어 조선후기 선비들의 풍류와 전통을 즐기는 장소가 되었다는 역사문화적인 특징 등이다. 국제관개배수위원회는 1950년 비정부기구(NGO)로 설립되어 관개, 배수, 홍수조절, 하천개수 및 환경보전 등 농어촌 정비 사업에 관한 과학기술의 연구개발과 국제 교류를 목적으로 활동 중이다. 우리나라는 1969년 가입했고 농식품부 소속 사단법인인 한국관개배수위원회(KCID)가 국제관개배수위원회(ICID)의 한국지부로 활동한다.만석(萬石)의 꿈을 축원한다는 뜻을 지닌 축만제는 본래 축만제둔(서둔)을 위한 관개시설로 조성되었다. 1795년 화성의 북쪽에 이미 축조한 만석거의 효과가 아주 좋았기에 이를 더욱 극대화시키기 위한 조치였다. 만석거의 혜택을 받는 대유평(대유둔, 북둔)과 축만제의 수리답인 서둔(西屯) 평야에 이르기까지 모두 신도시 화성을 위해 조성된 기반 시설이다. 이것도 사실 화성 성역의 일환이었지만 빈민 구제를 위한 토목 공사이면서 농업용수 확보를 위한 기반 시설이므로 농업 생산성 증대를 위한 프로젝트였다. 화성판 '뉴딜' 정책인 것이다. 만석거와 축만제 등 저수지와 둔전은 화성을 지키는 또 하나의 성(城)이 된다. '서쪽 둔전의 방죽에 물을 가두어서 북쪽 둔전의 논과 이어지게 하고 만석거와 통하게 하며 요충도로를 차단하여 앞쪽과 왼쪽에 물과 못을 두는 뜻을 가지게 된다.' 는 논리이다. 성 밖에 힘들여 해자를 두르는 대신 저수지와 둔전을 경영함으로써 적군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게 한 것이다. 서호에 비치는 낙조는 아름답기로 유명해 수원팔경 중 하나로도 꼽힌다. '서호의 낙조는 하늘 끝의 해 그림자를 물속에 드리우네. 불타듯 붉게 타오르니 파도 아래 물고기도 잠 못 들어 하노라' 1912년 4월 '매일신보'에 수록된 이원규의 수원팔경가 중 일부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서호는 1970년대 유원지가 되다시피 하여 인산인해를 이루었고, 서울대 농대의 음악서클인 '샌드페블즈'의 연습장이 되기도 하였다. 그 멤버였던 SM엔터테인먼트의 이수만 씨와 방송인 김창완 씨 등도 축만제에서 노래 부르며 꿈을 키웠을 것이다. 이제 세계적인 유산으로 등재되는 만큼 화려하고 풍요로웠던 축만제의 문화가 축제 등의 형태로 부활되면 좋겠다./염상덕 수원문화원장염상덕 수원문화원장

2016-11-02 염상덕

[기고]근생시설 주거용 구입, 이행강제금 폭탄 맞을 수도

같은 건물인데도 유독 한두 층만 집값이 유난히 저렴한 경우가 있다. 이때 건축물대장을 확인해보면 다른 층은 모두 주택인 데 비해 저렴한 층만 근린생활시설로 되어 있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근린생활시설로 허가받고는 준공검사 뒤 주택으로 분양하는 것이다. 다세대주택은 세대당 1대의 주차공간을 확보해야 하지만, 근린생활시설은 그런 제한이 없기 때문에 건축주 입장에서는 한두 층만 근린생활시설로 해두면 주차장 부지를 덜 확보해도 된다. 뿐 만 아니라 다세대주택의 경우 660㎡ 이하이어야 한다. 건축주의 입장에서는 용적률을 다 채우기 위해 일부 근린생활시설을 추가하는데 그 면적 부분은 위 660㎡에 포함되지 않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건축주가 불법적으로 주거용으로 개조해 분양하는 것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분양 당시 이러한 사실을 수분양자들에게 제대로 고지하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근린생활시설의 경우 취득·등록세가 주거용의 경우보다 거의 두 배나 많이 부과되어 확연히 차이가 난다. 그러나 법에 무지한 일반인에게는 이러한 사실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통상가격보다 10∼20% 싸게 내놓아 현혹하는 것이다. 이러한 불법개조 사실이 발각되면 당장 시정명령과 벌금이 부과되고, 그래도 시정하지 않을 경우 이행강제금까지 부과된다. 법적으로는 행정대집행(강제철거)도 할 수 있다고 되어 있지만 구청에서 현실적으로 그렇게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나아가 건축물대장 상에 '위반건축물'이라고 표시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에는 위반 부분에 대한 원상복구를 하지 않는 한 다른 부분에 관하여도 용도변경도 전혀 허용되지 않는다.금전적 피해도 만만치 않다. 일단 근린생활시설의 경우 취득·등록세는 물론 재산세도 주거용보다 고액이며, 금융권에서 대출조건도 훨씬 불리하다. 하지만 가장 큰 피해는 매년 부과되는 이행강제금이다.주택의 경우 특례법이 적용되어 연면적85㎡ 이하는 최대 5회까지 이행강제금이 부과되지만 연면적85㎡ 초과 주택이나 상가(근생포함)의 경우는 횟수의 제한 없이 해마다 계속 부과하게 된다. 따라서 근린생활시설의 경우 원상회복을 하지 않는 한 계속하여 매년 이행강제금이 부과되는 불이익을 당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분양가 몇 푼 아끼려다 엄청난 손해를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불법개조된 건물을 산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분양계약서 상 근린생활시설임이 명시되지 않은 경우에는 사기죄로 형사 고소하거나 민사상 계약취소도 가능하다. 하지만 계약서에 근린생활시설임이 명시되어 있는 경우에는 이러한 구제방법이 어려울 수 있다. 결국 다른 건물에 비해 저렴한 건물일 경우 일단 조심해야 한다. 따라서 다세대주택을 분양받을 경우에는 거래 전에 건축물대장을 떼어 용도가 주거용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강민구 변호사(법무법인 진솔)강민구 변호사(법무법인 진솔)

2016-10-31 강민구

[기고]'산학 일체형 도제교육' 또다시 학교 현장을 흔들어

'산학 일체형 도제교육'은 지난 2014년 1월 박근혜 대통령이 스위스의 베른 상공업 직업학교를 방문한 것을 계기로 구성원의 내부적 직업교육 변화요구가 아닌 외부적 압력에 의해 시행되었다. 2014년 9월 교육부는 '특성화고, 이제는 학교와 기업을 오가며 배운다'는 보도자료를 내고, 스위스 도제식 직업학교 모델을 시범 운영한다고 하였다. 2015년 9개교에서 시범 시행되고, 2016년 현재 전국 60개 특성화고(경기도 3개 사업단 8개교 참여), 830개 기업에서 2천674명의 학생이 도제학교에 참여하고 있다. 정부는 2017년 '산학 일체형 도제학교' 프로그램을 200개교로 확대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공업 분야에 국한되어 있던 교육 분야는 IT, 서비스, 경영사무 등으로 확대된다. '도제학교' 200개교 확대 목표를 맞추기 위해서는 단 6개월간 140개 학교가 이 사업에 참여해야 한다. 단기간에 '도제교육' 체제를 확대 정착시키기 위해 준비되지도 않은 학교 현장을 무리하게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94~97년에 시행되었던 '공고 2+1 체제' 역시 2학년까지 학교에서 이론 교육을 받고, 3학년 1년 동안 산업체에 파견되어 현장기술 교육을 받도록 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이러한 계획을 수용할 수 있는 산업체가 부족하여 2006년에 폐지되었던 경험이 있다. 특성화고에서 선발된 도제 교육생들은 1학년 2학기부터 학교와 기업을 오가며 다양한 방식으로 교육을 받으며 기업교육기간에 최저 임금에 해당하는 급여를 받는다. '산학 일체형 도제교육'은 3학년 학생들의 노동력을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착취하던 현장실습을 저학년부터 가능하게 하는 합법적인 노동력 착취 제도로 변질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2015년에 시행된 도제교육에 참여한 학교의 실상이다. 1) '도제교육'은 설명대로라면 특정한 기술 분야에서 필요한 직업교육의 한 형태로 전문기술인이 고급기술 전수가 필요한 직업분야에서 운영되어야 한다. 그러나 기존의 '도제학교'에서 운영되는 실태를 파악해보면 협약된 기업체의 기술 수준이 '도제교육'을 할 정도의 고급기술이라고 보기 어려운 현실이다. 2) NCS 기반 직업교육과정은 아직 학교현장에 제대로 정착되어 있지 못한 상태이다. '도제교육과정'과 NCS 교육과정을 연계하는 것은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을 높일 뿐이다. 또한, 법률적 정비도 마련되지 않은 제도로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소지가 크다. 3) 학교에서 배워야 할 기초실무교육은 방과 후 학교 형태로 운영하는 등 기본 교육과정이 무시되고 있다. 4) 전공교사들의 교육활동이 아닌 행정과 같은 외적 업무로 도제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의 학습권 침해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도제교육 담당 교사는 시간제 교원을 채용해 자신의 수업을 맡기고 도제교육 연계 업체를 구하기 위해 외부로 출장 다니고 있다. 5) 학생들의 균등한 교육기회를 훼손하고 있다. 학급이 도제반과 비 도제반으로 구분되어 반별 간 교육환경의 차별이 발생하게 된다.하물며 도제교육이 필요하지 않은 분야를 포함하고 '도제학교'를 전국 200개교로 확대하는 것은 실적주의일 뿐이다. 또한, 중등단계의 직업교육에 대한 사회적 합의 과정 없이 학생을 조기에 노동시장에 편입시키는 제도로 학습자의 교육기회를 빼앗는 초중등기본법 위반이다.따라서 2017년 200개교로 도제교육을 확대하려는 교육부의 정책은 마땅히 철회되어야 한다./김경엽 전교조 경기지부 실업교육위원장김경엽 전교조 경기지부 실업교육위원장

2016-10-27 김경엽

[기고]대선 겨냥한 '모병제' 논란

2017년 12월 치러질 대선을 앞두고 대권 도전자들은 너도나도 몸풀기(?)에 나섰다. 그들이 내놓은 정책 중 '모병제'를 두고 논란이다. 창세기 이후 인류역사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전쟁이다. 그 전쟁의 억제 수단이라면 오직 강한 군대뿐이다. 문제는 어떤 경우든 전쟁은 생명을 담보로 한다. 그래서 누구나 입대를 기피한다. 이 때문에 국가는 법으로 일정 연령에 달한 국민에게 병역의무를 지우고 강제적인 징병제도를 채택했다. 그런 것이 점차 직업군인으로 전환, 지원자를 모집하는 모병제로 바뀌고 있다. 모병제는 중국 당나라 헌종 때 지방 절도사 등 토족에게 사병을 인정하면서 이들이 군인을 모병, 세를 과시한 것으로부터 시작됐다. 근대 모병제는 246년 전인 1770년 호주에서 시작해 미국, 일본, 유럽 대부분의 나라가 채택하고 있으며 최근엔 대만도 모병제로 전환해 현재 76개국에서 채택하고 있다. 모병제는 생명위험 때문에 재력·권력이 없는 자들의 몫이라는 점과 비용부담이 가중되고 필요 병력 확보가 쉽지 않다는 단점도 있지만 인재 활용에 따른 사회적 비용 부담 감소와 젊은이에게 직업을 제공한다는 점, 필요 인원만 선발 효율을 극대화하고 탈영, 군 내부사고, 자살감소와 인권침해방지, 병영 부조리 등 부적절한 행위를 최소화하는 효과가 있다. 이 때문에 선진국 대부분은 모병제를 선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48년 창군 이래 헌법에서 국민개병주의 원칙에 따라 징병제를 채택하고 있다. 단 예외적으로 육군 지휘관과 해군, 공군 등에서 일부 모병제를 병행하고 있다. 한때는 충원자원이 넘치기도 했었으나 1960년대 이후 철저한 가족계획정책으로 신병 충원이 절대 부족해 군 생활 부적합판정을 받은 젊은이들까지 입영시키는 등 현재 육군 내에는 적지 않은 관심병사가 쓰기에 따라 엄청난 흉기로 변하는 무기를 소지하고 근무하는 실정이다. 이로인해 총기 난동으로 많은 부대원들의 사상, 선임병의 폭언·폭행, 자살 등 군대 내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들을 입영시키는 데에는 병력 충원자원이 부족하기도 하지만 국민개병주의에 따른 징병제가 원인이 되고 있다. 2014년 초 윤모 일병 사고 후 젊은이들이 입대를 꺼리고 있으며 부모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고 한다.이제 우리도 육군 사병에 대한 징병제도를 모병제로 개선할 때가 아닌가 싶다. 모병제 단점에서 보았듯이 비용부담 증가라는 문제가 있으나 더 중요한 것은 군인들의 사기다. 사기가 떨어진 병력, 의무 때문에 마지못해 복무기간만을 채우려는 병력, 관심병사 등급 판정을 받은 병력, 그런 군대로 적의 침입에 적극 대응 한다는 것은 기대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예전과는 달리 요즘은 군인에게도 전문 지식과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다. 이 점을 감안해도 징병제를 모병제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모병제 전면 도입이 쉽지 않다면 병과별 또는 기능별 모병제와 징병제를 병행 시행하되 점차 모병제로 전환, 부족한 병력을 확보하고 군 내부 가혹행위, 자살 등 사고를 방지하고, 젊은이들에게 군인이라는 새 직업을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한정규 문학평론가한정규 문학평론가

2016-10-26 한정규

[기고]적절한 육류 섭취로 건강을 지키세요

오늘날 채식과 육식에 관한 다양한 생각들이 책과 매스컴에 소개되면서 논쟁을 일으키고 있다. MBC 다큐멘터리 '밥상, 상식을 뒤집다-지방의 누명'이 방송된 이후 '고지방 저탄수화물' 식사를 통한 다이어트가 화제다. 이는 채식주의자들에게 그동안 일방적 수세에 몰려 있던 육식주의자들의 반격이라 평하는 사람도 있으리라.하지만 현대 전문가들은 고지방 다이어트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면서 채식·육식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양질의 균형 잡힌 식단을 권장한다. 이는 채식만으로 신체 활동 에너지와 철, 아연, 칼슘 등 미네랄과 비타민 B12 등 육류에 포함된 다양한 영양소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인간의 뇌는 생활에 필요한 에너지의 25%를 소비하며 뇌 활동을 위해 고단백질, 고칼로리 식품이 필요하고 생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도 육식은 필연적이라고 알려져 왔다.미국 과학저널 e-life에 따르면 2014년 200여 개 국가의 만 18세 남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 여성 평균 신장은 162.3㎝, 남성은 174.9㎝로 아시아에서 가장 컸으며, 남녀 신장 증가 폭도 최상위권이었다. 이러한 급격한 신체 발달은 1970년 국민 1인당 5.2㎏에 불과했던 육류 소비가 2015년 47.6㎏으로 9배나 증가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이렇게 육식은 인류 발전과 우리 국민들의 신체 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현대인의 필수적인 먹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육식에 따른 부정적인 측면이 부각돼 소비자들을 불편하게 하고 있다. 건강에 대한 부정적 측면은 과다한 육식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비만, 당뇨, 고혈압 등 각종 성인병과 가축의 사양 및 축산물 생산·가공 과정에 사용되는 유해 물질들이 적절하게 제거되지 않음으로써 국민 건강에 위해를 주는 경우다.국내 가축 사육 두수는 소 300만, 돼지 1천만, 닭·오리 1억8천만 마리다. 대량 소비에 맞춰진 대량 생산 체제의 밀집 사육 환경은 가축의 면역력을 저하시켜 질병으로부터 취약하게 만들었다. 그러다 보니 항생제 등 다양한 약품 사용이 필수가 되어 항생제 내성 문제가 세계적으로 대두됐다. 올해 9월 유엔 총회에서 항생제 내성 관련 고위급 회담을 열고 193개 유엔 회원국이 '현대의학의 가장 큰 위협, 항생제 내성과의 전쟁'에 합의했다고 영국 대표 일간지인 가디언은 보도했다. 항생제 내성 문제는 유엔 총회 고위급 회담에서 앞서 논의된 에이즈, 성인병, 에볼라에 이어 네 번째로 논의되는 보건 이슈로, 항생제가 세계 보건에 가장 위협적인 존재가 되었다는 의미다.EU는 2006년 이후 성장과 질병 예방 목적으로 사용되던 배합사료에 항생제 첨가를 금지했고, 국내에서도 2011년 7월부터 금지하고 있다. 또한 2014년 8월부터 동물 약품 수의사 처방제를 실시하여 전문지식이 필요한 20개 항생제에 대해서 처방제를 실시하고 2020년까지 40개 성분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2003년부터 축산 분야 항생제 사용 및 내성 모니터링 사업을 시작하여 2008년 농림축산식품부 주관 '축산용 항생제 관리 구축 사업'으로 확대 실시했다.우리 연구원에서는 소·돼지·닭고기를 대상으로 항생제, 합성항균제, 농약 등 143종의 잔류물질에 대해 모니터링 검사와 규제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최근 3년 동안 4천374건의 정밀 검사를 한 결과, 부적합 61두를 적발하고 해당 식육을 폐기하여 항생제 잔류 식육의 유통을 사전 차단했다. 앞으로도 우리 연구원은 양질의 안전한 축산물이 유통될 수 있도록 첨병 역할을 보다 충실히 담당하여 시민 건강 유지에 적극 노력하고자 한다./이성모 인천시 보건환경연구원장이성모 인천시 보건환경연구원장

2016-10-17 이성모

[기고]드론 스포츠 시대의 개막을 이끌자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PC방에서 아이들끼리 모여서 하는 것이 고작이라고 여겨졌던 컴퓨터게임이 이제는 e-스포츠라는 이름으로 당당히 제 영역을 구축했다. e-스포츠는 짧은 시간에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게임개발, 방송, 장비 등 각종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을 창출했다. 이러한 e-스포츠의 발생과 성장은 현대에서 새로운 사업이 개념수립부터 구축까지 얼마나 빠르게 이루어질 수 있느냐를 보여줬고, 기존의 산업과 차별화된 업종도 자생적 수요만 충분하면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흔히 드론이라 부르는 소형무인기의 성장이 놀랍다. 군사용으로 주로 사용되던 고가의 대형 무인기는 전자부품산업의 발전에 힘입어 그 기술이 저가의 개인 취미용 시장까지 전파되었다. 잘 갖추어진 전자부품 생태계를 갖춘 중국은 개인 취미용 드론 시장의 절대 강자가 되었다. 비교적 고성능의 중형급 드론 기술은 우리나라도 세계적으로 앞선 나라들에 들어간다. 하지만 일반인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가격에 안전에 무리 없고 쉽게 운용할 수 있는 취미용 드론을 개발해 내는 능력은 솔직히 중국이 우리보다 한 수 위다. 드론의 보급은 드론의 활용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제 경주나 촬영용 드론을 가지고 조작하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개인의 드론 활용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것 중 하나가 드론 경주다. 각종 드론 경주는 전 세계적으로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국가 간의 경쟁은 물론 국내에서도 지자체 및 단체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이러한 경쟁은 드론 경주라는 신종 분야의 정착에 기여할 것이 명백하다. 마치 e-스포츠가 그랬던 것처럼. 하지만 차별성 없는 대회가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는 것은 이에 따른 부작용도 함께 가져올 수 있다. 차별성 없이 여기저기서 반복되는 대회는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그 결과 안전문제 등에 소홀해지며 자칫 사고마저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부정적인 면이 자주 노출될 경우 세계적인 드론 경주 활성화의 방향과는 달리 국내 드론 경주의 잠재력이 저하될 수 있다.단순히 장애물을 넘어 빠르게 결승에 도달하는 현재의 일률적인 드론 경주방식은 대중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다. 흥미를 지속시킬 수 있는 시각적인 효과도 부족하고 빠른 속도로 인해 관중들과 같이 호흡할 수 없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드론 경주대회가 e-스포츠처럼 자리 잡으려면 이러한 면이 극복되어야 한다. 세계 각국은 이 분야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경쟁할 것이다. 단순히 상금규모로만 대회의 질이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경주의 내용으로 차별성이 생길 것이다. 일단 주도권을 쥐게 된 드론 경주방식은 이후 세계적인 카르텔을 형성하고 대회개최와 방송중계 등 산업의 이익을 독점할 것이다.우리도 서둘러야 한다. 차별화된 드론 경주가 지역 산업의 발전을 이끌 수 있도록 인천시의 체계적 계획수립과 지속적 지원이 기대된다. 잘 조직된 드론 경주대회는 참여하는 선수와 관중 모두에게 흥을 제공하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산업의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 항공산업육성을 내세우는 인천시는 드론 경주대회를 하나의 아이템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인천은 드론 경주 활성화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비교적 넓은 드론비행 가능 구역은 서울의 드론비행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 로봇랜드, 아시아드 주경기장 등 넓은 유휴시설은 적절한 시설 보완을 통해 훌륭하게 드론 경주 시설로 활용될 수 있다. 문제는 차별화된 전략이다. 천편일률적인 진행방식에서 벗어나 함께 즐길 수 있는 스포츠로 발전할 수 있는 경주내용의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 국제협력도 함께 추구해야 한다. 중국, 일본과의 연계를 통해 동아시아권 협력체제가 전 세계적 주도권을 잡을 수 있도록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이와 함께 지속적인 정책적 관심과 적절한 지원책은 인천을 드론산업의 선도 지자체로 만들고 항공우주 R&D의 중심이 되는데 기여할 것이다./최기영 인하대학교 항공우주공학과 교수최기영 인하대학교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2016-10-13 최기영

[기고]대학 축제, 걱정만 할 것은 아니다

여름의 막바지를 알리는 선선한 가을바람이 부는 9월이다. 9월이면 대학에서는 젊음의 패기가 뜨겁게 달아오른다. 바로 대학축제의 달이기 때문이다. 대학축제가 시작되면 식상한 프로그램, 선정적인 주점 등 고질적인 대학 축제 문제들이 매스컴에 즐비하다. 대학생 딸을 가진 나 역시도 그런 보도와 기사들로 인해 마음이 쓰이기 마련이었다. 우리 딸이 다니는 학교 역시 9월에 축제를 진행하기에 더욱 그랬다. 그러던 중 가천대학교에 다니고 있는 둘째 딸에게서 전화가 왔다. 이번 축제 때 학부모 초청행사를 진행하는데 시간이 되면 학교로 와줄 수 있냐는 전화였다.9월 30일 오후 4시, 가천대 캠퍼스는 9월28일부터 시작되어 온 축제로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고, 거리는 젊음의 물결로 활기차게 움직이고 있었다. 캠퍼스 곳곳에 학생들이 직접 키우는 텃밭이 있고 광장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었다.'매년 여기저기 대학 축제 때 말도 탈도 많던데, 우리 아이가 다니는 대학은 과연 안전할까?' 등의 궁금증을 띤 부모님들의 표정을 읽기라도 한 듯이 깔끔한 어조의 사회자 진행으로 학교측의 '학교 설명회' 시간이 이어졌다.설명회를 들으며, 학교 측에서는 학문만이 아니라 인성교육에도 힘쓰고 있음을 알았고, 매스컴에서 주로 이슈가 되는 축제 음주문화, 흡연, 사행성 게임 등의 문제점들에 대하여 학생들과 함께 고민하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예방에 앞서서 행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학생들의 안전과 건강을 위한 것이라면 작은 부분도 마음을 쓰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학생들 뿐만 아니라 가족단위로 온 가천대학교 주변 지역주민들의 발걸음도 적지 않아 보였다. 그리고 운동장에서는 이길여 총장의 축사가 학교에 퍼지고 있었다."학생 여러분! 제가 평상시엔 공부 열심히 하라고 하죠? 그러나 오늘은 이 축제를 마음껏 즐기십시오!" 라는 젊은이보다 더 열정적인 격려사도 듣고 짧지만 가까이서 뵐 기회도 가졌다. 또한 총장이 직접 푸드트럭을 준비하여 혹시라도 모자랄지 모르는 축제의 먹거리를 제공해주시는 것을 보고 남다른 세심함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학생이 주도적으로 만들어나가는 프로그램들과 학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지친 학생들의 마음을 위로해주는 학교, 총장과 교수, 학부모, 학생 모두가 함께 나누고 어울리며 소통하는 이런 축제라면 우리 딸이 마음껏 축제를 즐겨도 전혀 걱정되지 않는다. 사회에서 문제시되는 획일적이고 선정적인 대학축제문화가 이렇게 변화되어 정착된다면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며 우리 사회도 대학 축제를 색안경을 끼고만 볼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권은숙 가천대 산업디자인과 3학년생 학부형권은숙 가천대 산업디자인과 3학년생 학부형

2016-10-12 권은숙

[기고]진정한 명의가 되어주실 경기도민 여러분께

어린 시절 읽은 삼국지에서 아직도 기억나는 한 토막은 전쟁에서 부상을 입은 관우를 천하의 명의라는 화타가 치료하는 장면이다. 독화살을 빼고 뼈를 긁어내는 엄청난 고통을 아무렇지도 않게 견뎌내는 관우의 모습에서 느낀 사나이 상은 나이가 들어도 좀처럼 가시지 않는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관우와 함께 했던 인물인 화타에 대한 기억이 점차 새로워진다. 죽은 사람도 살려냈다는 그의 의술보다는 명의였던 그의 소박한 삶의 자세와 겸손한 태도 때문에.알려진 이야기지만 화타는 자신이 천하의 명의라는 세간의 평에 대해 자신보다 훌륭한 의사로 자신의 두 형들을 꼽았다고 한다. 그의 둘째 형은 상대방의 병의 미세한 상태를 미리 알아보고 이를 치료해주었다고 하고 큰 형은 상대방이 아프기도 전에 미리 그 징후를 알아보고 병이 나기 전에 예방해 주었다고 한다. 환자 입장에서야 전혀 아프지 않았거나 아주 미미한 병을 고쳐준 것이라 고마운 맘을 모르지만 누가 알아주든 말든 고통 없이 원천적인 병을 제거해준 것이야말로 진정한 천하명의가 아니겠느냐는 내용인 것으로 기억한다.지금 경기도내 골목상권이나 전통시장은 내수 침체 속에서 상대적인 어려움이 크다. 중소기업청에서는 이러한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그중의 하나가 요즘 언론에 자주 나오는 코리아 세일페스타이다. 하지만 언론을 통해 보면 이 행사는 백화점이나 대기업만이 주로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듯하다. 그러나 원래 이 행사의 기획 의도를 따라가 보면 작년에 추진했던 전통시장 홍보 및 활성화 시책과 맥이 닿는다. 올해에도 이달 말까지 진행되는 코리아세일페스타에는 경기도내 65개 전통시장이 참여하고 있다. 전통시장별로 자체적인 할인행사는 물론 다양한 축제도 병행되어 볼거리, 먹을거리, 살거리가 있는 쇼핑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대규모 세일기간은 지난 토요일까지였지만 아직도 많은 시장이 축제와 연계한 세일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전통시장에서 주로 사용되는 온누리상품권을 이용하면 추가적으로 5% 싸게 살 수 있으니 이중으로 가계에 보탬이 된다. 아직도 부족한 점이 있지만 주차장을 비롯해 쇼핑의 편리성도 많이 나아졌다.앞서 예를 든 의술에 비유하자면 중소기업청은 화타와 같은 명의(?)를 꿈꾸는 어설픈 의사다. 현재 문제가 된 전통시장을 살려보기 위해 만들어 추진하는 것이리라. 여러가지 대책을 만들어 보지만 솔직히 말해 그 효과는 기대만큼 크지 않은 게 사실이고 소비자 선택을 제한한다거나 자유시장 경제에 맞지 않는다는 원론적인 비판도 많이 받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 전통시장이 예전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친근한 이웃으로 금방 다가올 수 있을까?필자는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경기도민 여러분들이 진정한 명의가 되어줄 차례이다. 전통시장의 회생 가능성도 그리고 그 속도도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잠재적인 화타의 형님들인 경기도민 여러분들이다. 도민 여러분이 얼마나 전통시장을 많이 자주 찾아주느냐에 따라 우리 이웃들의 주름살 펴지는 속도가 빨라질 것이다. 이미 많은 도민 여러분이 전통시장을 찾아주고 있다. 지난주 영동시장 한복맵시선발대회에는 3천명이 넘는 관객이 모여 대성황을 이뤘고, 얼마전 찾은 한 전통시장에서는 행사개최 이후 찾아오는 고객이 예전에 비해 많이 늘었고 실제 시장에서의 매출도 15% 이상 증가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하지만 아직도 전통시장에서 그런 행사를 하는지, 얼마나 좋은 쇼핑 기회인지를 모르는 도민 여러분들도 많은 듯하다. 이번 기회를 빌려 보다 많은 경기도민 여러분들이 전통시장에 관심을 갖고 찾아주시기를 부탁드리고 싶다. 사실 따지고 보면 서로 좋은 일 아니겠는가? 값싸고 좋은 물건을 구매할 수 있고 더불어 우리 이웃들의 주름살도 펴게 하는 진정한 명의의 역할도 할 수 있으니…./서승원 경기지방중소기업청장서승원 경기지방중소기업청장

2016-10-10 서승원

[기고]농업·농촌은 '인류의 보물창고'

누렇게 익은 황금들판을 바라보면서 마냥 흐뭇한 미소를 머금지 못하는 이유는 왜일까? 108년 만의 폭염도 아랑곳하지 않고 튼실한 열매로 대풍(大豊)을 이뤄낸 생명의 경외감도 무색하게 농업인들 근심이 아른거리기 때문이다.올해 벼 재배면적이 77만㏊로 지난 해에 비해 대략 2만㏊가 감소했다. 하지만 양곡 창고마다 재고가 많아 재배면적 감소가 쌀값 지지로 연결될지는 알 수 없다. 매년 이맘때면 갖게 되는 불편한 마음이 여기에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275만 명의 농가인구가 2025년에는 201만 명까지 줄어들고, 107만호의 농가호수는 95만 호로 감소한다. 또한 65세 이상 농가인구는 현재 39% 수준에서 47%까지 증가하고, 농가소득은 약 600만원 정도 늘어난 4천330만원에 머물 것이란다. 농업·농촌에 깊은 애정이 있는 한 사람으로서 우울한 전망이 아닐 수 없다. 이 뿐만이 아니다. 현재 국내 곡물 자급률은 24%로 34개 OECD회원국 중 최하위권이다. 최근 잦은 기후변화로 국제 곡물가 변동성 또한 더욱 커지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 등 농산물 수출국들의 자원화 추세도 확대되고 있다. 더욱이 콩 자급률은 8.7%, 밀과 옥수수는 1% 미만으로 식량안보가 위태로운 지경이다. 독립운동가 매헌 윤봉길 의사는 '농민독본'을 통해 농민이 세상 인류의 생명창고를 지키고 있다고 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돌연히 상공업 나라로 변하여 하루아침에 농업은 그 자리를 잃어버렸다 하더라도 이 변치 못할 생명창고의 열쇠는 의연히 지구상 어느 나라의 농민이 잡고 있을 것이며, 농민의 세상은 무궁무진하다"고 호소했다. 산업화로 농업·농촌이 겪게 될 어려움을 예견하면서도 농민과 농업의 역할, 희망을 내려놓지 않았던 것이다.사실 농업과 농촌은 엄청난 가치와 의미를 지닌 생명 창고다. 식량생산 기능 외에도 환경보전, 농촌경관, 전통문화, 지역 공동체 유지, 수질개선, 담수효과 등 다원적 기능이 넘쳐나고 공익적 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그 공익적 가치는 무려 252조원이라고 한다. 도시민들에게 주는 정서적 안정 등 공감적 의미는 수치화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선진국치고 농업 대국이 아닌 나라가 없듯, 선진국들은 농업과 농촌 가치에 대한 재인식하에 농촌경관 보전과 생물 다양성 유지 등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국제미작연구소 소장인 지글러 박사는 "돈으로 식량을 언제든지 살 수 있다는 생각은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곡물 수출국들의 자원 무기화가 강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식량 주권을 남의 손에 의지한다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농업 분야는 타 산업보다 중요하게 인식되지 못하고 있으며, 정부 정책 결정에서도 언제나 후순위로 밀려나고 있다.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으로 농축수산물에 대한 전면 개방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우리 농업과 농촌의 피해는 막대하다. 또한 출처를 모르는 먹을거리의 범람은 국민 건강의 심대한 위협으로 작용한다.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8월26일 aT센터에서 열린 '2016 A Farm Show-창농귀농 박람회'에서 농업의 6차 산업화 지원을 다짐하면서 "농업 분야가 미래 성장산업으로 발전하고 농촌을 사람들이 찾는 활기찬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정부가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농업은 신기술과 창조적 아이디어를 가진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블루오션"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이제 농업과 농촌의 가치가 새롭게 부각되는 계기가 조성돼야 하고 그 기반이 확고해져야 하겠다. 농업과 농촌의 다원적 가치와 의미를 되새겨보고 단순한 경제적 블루오션을 넘어 우리 삶의 창조적 공간으로서 영원히 지속되길 바란다./염동식 경기도의회 부의장염동식 경기도의회 부의장

2016-10-06 염동식

[기고] 소상공인 생존권·지역경제 위협 '부천 복합쇼핑몰' 입점계획

최근 우리나라는 다양한 분야에서의 양극화 문제로 심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는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를 더욱 고착화하여 자영업자의 생계와 일자리, 근로자 간 임금격차, 지역 경제침체 등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마련하여 시행하고 있으나 시간이 거듭될수록 양극화 문제는 더욱 심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최근 부천시가 상동 호수공원 근처의 영상문화단지에 2018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신세계복합쇼핑몰 건립사업이 부천의 소상공인은 물론, 부천에 인접한 인천 부평구와 계양구 등 자영업자들의 생존권에 커다란 악영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심히 우려스럽다.인천시의 경우 2014년 자영업자 수가 32만명에서 2015년 29만7천명으로 7.2% 급감하는 등 이미 자영업자의 폐업증가율이 전국 최고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부천에 들어설 신세계복합쇼핑몰에는 백화점과 쇼핑몰, 전문점, 시내면세점 등 다양한 형태의 대형유통점이 들어설 계획으로 인천 자영업자들의 어려운 경영상황과 복합쇼핑몰의 규모와 파급력 등을 종합 고려해 볼 때 쇼핑몰 주변의 인천지역 소상공인 상당수의 폐업과 이에 따른 인천지역 경제의 악영향은 명약관화하다 할 것이다.지난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조사에 따르면 복합쇼핑몰이 문을 연 후 반경 15km 이내의 상권 매출은 평균 46.5% 감소했으며, 음식점은 80%, 의류는 58.8%, 식료품 및 담배판매점은 43.1% 줄었다고 한다. 또한 2014년 서울시립대 성낙일 교수의 논문을 보면 대형 할인마트 1개가 추가로 문을 열 때 지역 내 소규모 슈퍼마켓은 22.03개, 전통시장으로 상징되는 식료품 소매점은 20.1개, 전체 소매업 사업체는 83.3개가 감소한다고 한다.이와 같은 조사결과에 따르면 대형유통업체의 진입은 주변 상권 매출의 감소뿐만 아니라 주변 소매업체들의 폐업까지 유발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부천 신세계복합쇼핑몰이 입점할 경우 반경 800m 거리에 있는 삼산시장과 반경 3km 이내에 있는 부평종합시장(2.2km), 부평문화의 거리(2.3km), 부평지하도상가(2.7km)도 매출 감소 및 소매업체 폐업 등의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또한 복합쇼핑몰이 들어설 부지가 상습정체 지역인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중동IC와 바로 인접해있어, 이 지역이 교통지옥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로 인해 부천시는 물론 부평구 및 계양구 주민들의 삶의 질이 현저히 악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이와 같이 대형유통업체의 입점은 주변 상권의 붕괴뿐만 아니라 교통문제 유발 등 지역의 경제 및 사회분야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해당 지자체에서는 대형유통업체의 입점 전에 해당 지역과 인접지역의 상권영향평가를 통해 사전에 제반 문제점을 파악하고 인접지역 지자체의 동의 등을 통해 입점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며, 또한 정부와 정치권은 지자체가 이러한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서 대형유통업체를 유치하도록 유통산업발전법 등 관련법 개정을 추진하여야 할 것이다. "교각살우(矯角殺牛)"라는 한자성어가 있다. 소의 뿔을 바로 잡으려다가 결국 소를 죽인다는 말이다. 부천시가 외형적인 지역발전만을 위하여 소상공인의 경영 애로와 주변 도로의 차량정체 상황을 무시하고 신세계복합쇼핑몰 입점을 강행한다면 부천과 인천지역의 소상공인은 물론 시민들로부터 끊임없는 원망과 민원에 시달리게 되는 우를 범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부천시는 부천과 인천지역 소상공인들의 생존권과 주변도로의 교통정체 상황, 인천시의 지역경제 악영향 등을 종합 고려하여 신세계복합쇼핑몰 입점을 신중하게 결정해 주기 바란다./황현배 중소기업중앙회 인천지역회장황현배 중소기업중앙회 인천지역회장

2016-10-05 황현배

[독자기고] 인천시, 고려 상정예문 책 찾기에 나서야 한다

인천 근대 개항 이후 국내 거주 일본인들이 늘어나자, 일문으로 된 각종 인쇄물이 출간되기 시작했다. 1900년초 일본학자 아사미린에 의해 고려의 상정예문이 1232년 인천 강화도에서 금속활자로 출간된 책이라고 일본인들에 알려지는 것을 보게 되었다. 1944년 일본에서 출간되어 국내로 들어온 조선과학사라는 책에서도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 상정예문이 영국 국립박물관 도서관실에 소장돼 있다는 자료를 보게 되었다. 이러한 자료들을 근거로 금속활자활자본 상정예문 책을 인천시가 주도적으로 나서 찾아야 한다는 주장을 지난 2013년부터 해왔다. 금속활자본 직지보다 145년 앞서 인천 강화도에서 인쇄 출간된 상정예문 책이 어떻게 멀리 영국에까지 나가야 했던 것인지, 그 경위를 알아보고 찾으려는 노력은 인천 문화의 자긍심이라는 주장 이었다.몽골의 침략으로 인천강화도로 천도한 고려는 1232년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 상정예문을 출간할 정도로 인쇄 문화를 발전시켰던 국가다. 인천 바닷길을 사이에 두고 몽골군과 대치 중에도 세계최초의 금속활자본 상정예문을 세상에 내놓은 국가인 것이다. 금속활자본 상정예문은 고려국가의 예식과 생활로 전해오는 예법들을 모아 출간한 책이다. 고려 학자 17인이 모여 엮어낸 50권으로 완성된 책이며 28부를 인쇄해 각 지역 관아에 배부했다는 기록만 있었을 뿐이었다. 본인도 나름대로 일본의 주요 책자에 소개된 상정예문에 관한 자료를 모아 여러 경로를 통해 찾아보려고 노력을 경주해 왔었다. 많은 노력과 시간, 비용이 드는 일이지만, 우리 인쇄 문화의 우수성과 인천의 상징물이 될 수 있는 고려의 금속활자본 상정예문 책 찾기를 멈출 이유가 없었다. 인천의 성격처럼 끈끈한 기운을 가지고 노력하던 중 상정예문 책 찾기에 실마리가 될 수 있는 놀라운 자료를 보게 되었다. 108년 전인 1908년에도 우리나라에 고려의 상정예문 책이 존재하고 있었다는 자료다. 국권이 약해지는 시기이기도 했다. 여러 방면으로 세계 최고의 자리를 차지하자는 하뽀오정신을 가지고 있는 일본인들이, 국내에서 생활하면서 상정예문 책이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이라는 것을 알게 돼 일본으로 반출시킬 수 있었던 상황이기도 했다. 일본 최초의 금속활자판이라 일컫는 1592년에 출간된 효경본이 있는데 조선에서 금속활자를 가져다가 출간한 것이라는 일본학계의 정설도 있어 상정예문 책에 일본인들이 눈독을 들였을 거라 충분히 추측할 수 있다. 상정예문이 국내에 있었다는 자료는 1908년 5월 출간된 한적목록고본(국립도서관 소장)에 나오고 있다. 일본동경외국어학교 한국교우회 회보 제1호 부록편에 나온 책인데 거기에는 우리나라 고서 목록이 총 망라해 있었다. 이 책자는 한국인과 일본인이 공동으로 집필하고 출간된 최초의 우리나라 고서목록이다. 고려의 금속활자본상정예문은 50권이 한 벌인데 누렇게 색이 변한 한적목록고본 전장부에서 상정예문 30권이라는 문자가 눈부시게 보였다. 상정예문 30권이 게재돼 있다는 것은 1908년에도 누군가가 소장하고 있거나 어디에 분명히 있다는 증거라 할 수 있다. 상정예문 책 찾기에 인천시의 적극적인 태도를 보고 싶다. / 이강동 (인천 중구 우현로)

2016-10-03 이강동

[기고] DMZ에 국제기구와 4천500㎞에 코리아 둘레길을…

우리나라는 1950년 6월 25일 동족 간 전쟁을 시작해 1953년 휴전을 하고서 60년이 넘도록 휴전선을 경계로 각 2㎞를 비무장지대(DMZ)로 지정, 자유민주주의와 공산주의 정부를 각각 수립 대치하고 있는 분단국가다. 이때문에 비무장지대 내에는 남북간 군대는 물론 민간인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반세기가 넘는 동안 지구 상에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은 그렇게 흔하지 않을 것이다.그런 점에서 비무장지대는 희귀동식물 보고로 보존 가치가 큰 곳이다. 아프리카 탄자니아 세렝게티 국립공원에 결코 뒤지지 않는 가치가 있다. 그런 곳이 어느 곳보다도 전쟁위험이 높다.지금 세계는 새로운 질서 재편에 휩싸여 요동치고 있다. 그중 가장 위험한 곳은 동남아와 동북아로 이 지역에는 인구 14억의 신흥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중국과 오랫동안 미국을 등에 업고 경제패권을 누려 온 일본이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또 세계적인 질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핵무기 개발에 몰두, 전쟁 준비만 하고 있는 북한이 있는가 하면 한반도에 사드 배치를 빌미로 러시아까지 중국과 호흡을 같이 하고 있다. 이렇게 이 지역은 그 어느 곳보다도 긴장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한반도를 사이에 두고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가 한 치 양보할 여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곳에서 전쟁이라도 발발하면 3차 세계대전으로, 핵전쟁으로 확대될 우려가 높다. 그렇게 되면 지구의 최대 재앙이 될 것이다. 가설이기는 해도 공룡이 화산폭발과 멕시코 만에 떨어진 운석 충돌로 멸종했다면 인류는 핵폭발로 종말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분명한 것은 한반도에서의 전쟁이 일어날 경우 인류가 재기할 수 없는 지경으로 빠지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한반도에서의 전쟁을 막기 위해선 동서로 펼쳐진 비무장지대에 중요한 국제기구를 유치, 국제평화와 인류 번영을 논의하는 장소로, 그리고 비무장지대를 생태공원으로 보존하는 것은 물론 정부가 추진 예정인 한반도 해안 길과 비무장지대를 포함한 4천500㎞ 코리아 둘레 길 (2016년 6월 17일 대통령 주재로 열린 문화관광산업 경쟁력 강화회의에서 결정)을 조속히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이곳이 세계인들이 함께 걷고 숨 쉬며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된다면 한반도 평화는 물론 미·일·중·러 등 주변강대국에게도 완충지대로 더 나아가 세계평화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그 길이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을 완화하는 것은 물론 한 민족의 숙원인 진정한 통일이 이루어질 것으로 본다. 그렇지 않고 남쪽이 주도한 일방적 통일, 또는 북한을 중심으로 한 적화통일을 하는 것은 주변 강대국들이 존재하는 한 불가능하다. 그들 자국의 이익 때문에 절대로 두고 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자칫 잘못하면 청일·노일전쟁, 가깝게는 6·25 때와 같이 강대국들 간 대리전쟁터로 우리 민족과 국토만 피해를 당하고 또 다른 분단으로 재편될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북한과 주변국들을 설득, 비무장지대에 국제기구유치와 생태공원조성 그리고 세계인들이 함께 걷고 숨 쉬며 즐길 수 있는 코리아 둘레 길 조성을 서둘러야 한다. 뿐만 아니라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주변 강대국들도 자국의 안전을 위하고 세계평화를 진정으로 바란다면 한반도 비무장지대 내 국제기구 유치와 생태공원 및 코리아 둘레길 조성에 적극 협조하기를 바란다./한정규 문학평론가한정규 문학평론가

2016-10-03 한정규

[기고] 밀라노에서 작지만 의미있는 실험 '디자인 엑스포트 클럽'

경기지방중소기업청이 주관한 디자인 엑스포트 클럽이 밀라노 소비재 박람회에 참가하여 250억원 계약(2천200만달러)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다. 상담실적이 아닌 실계약 기준 금액이라는 점과 향후 추가계약 가능성 등은 모두 제외한 것임을 고려해 주길 바란다.기업당 10억원 총 300억원 수출성과 목표를 정할 때만 해도 불가능한 것에 도전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며 스스로 가능성에 회의를 품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참으로 감개무량하다. 이 지면을 빌어 참여기업과 주관기관 계원예술대학교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지난 4월 철쭉과 영산홍이 울긋불긋 지천이었던 봄 어느 때였을 것이다. 경기지방중소기업청은 계원예술대학교와 협력하여 작은 아이디어 하나를 실험에 옮겨보기로 공모하였다. 중소기업의 진입 문턱이 유독 높은 유럽 소비재 시장을 타겟으로 이른바 '수출대박' 작품을 함께 만들어 보자는 발칙한 아이디어였다. 우리나라의 수출이 연속 8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기록하며 수출부진의 늪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면서 시름이 깊어가던 때였다.아이디어의 핵심 키워드는 바로 디자인. 흔하디흔해 식상한 개념 같지만 현대 자본주의 상품시장에서 디자인은 신이고 권력이다. 스마트폰에서부터 연필 한 자루에 이르기까지 이 디자인 신이 관여하지 않은 것이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런데 정작 우리 중소기업은 절대적으로 디자인에 취약하다.우리는 한 끗 차이 디자인이 기업의 손익계산서를 좌지우지하는 현실에 착안하였다. 유럽인의 시선을 잡아끌 아이디어 제품을 선별하여 디자인이라는 날개옷을 입혀 보기로 했다. 디자인 엑스포트클럽(DEC) 참여기업은 수준 높은 강의를 통해 디자인 의식을 내재화하고 전문가의 세심한 컨설팅으로 제품이 생명력을 얻어 새롭게 탈바꿈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하나의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쳐보았다. DEC의 최종 목적지이자 결전지는 유럽의 고색창연한 도시 밀라노에서 개최된 HOMI 전시회. 52년 역사를 가진 유럽 3대 소비재 박람회로 올해 40개국에서 1천441개 기업이 참가, 관람객 수가 7만여명에 이르는 대형 전시회다. DEC의 성공은 정부의 수출지원 체계와 전시회 지원방식에서 고정관념을 탈피한 하나의 롤 모델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DEC의 작은 성과의 원인은 첫째, 고정관념을 탈피한 과감한 사업설계에 있다. 기존의 단발적 지원이 아닌 이른바 패키지 지원체제의 구축으로 사업단계별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였다.둘째는 전시회에 대한 철저한 사전준비. DEC는 처음부터 호미전시회를 겨냥하여 조직하고 설계되었기 때문에 성과가 극대화될 수 있었다. 전시회 콘셉트에 부합하는 제품과 기업을 세심하게 선정하였다. 아무리 탐이 나도 콘셉트와 동떨어진 제품은 과감하게 선정에서 제외하였다.리플릿, 동영상자료, 선적규격 등 제품 소개자료를 일관되고 통일성 있게 제작하여 하나의 세일즈 키트에 담아 바이어에게 제공하여 신뢰도를 높였다. 전시회를 앞두고 주기적으로 수차례 초청장을 보내 전시회를 바이어와의 교류와 네트워킹의 장으로 활용하였다. 마지막으로 세련되고 개방적인 부스 디자인. 기둥을 끼고 있어 자칫 불리할 수 있는 위치를 배정받았으나 기둥을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부스를 배치하여 멋스러움과 세련미를 연출하였다. 진열대가 관람객의 동선과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4면이 오픈되어 누구나 쉽게 제품과 감성적 교감이 이루어졌다. 바닥 카펫은 태극문양을 모티브로 색상을 입혀 한국관임을 간접적으로 부각시켜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우리가 만든 것들이 우리를 변화시킨다. 그리고 우리는 스스로 기대한 대로 성취하며 기대한 대로 경험한다. DEC의 작은 실험과 성공이 널리 확산되어 중소기업의 수출활로가 넓어지고 수출물꼬가 봇물처럼 터져나가길 기대해 본다./서승원 경기지방중소기업청장서승원 경기지방중소기업청장

2016-09-29 서승원

[기고] 재난 대응에 앞장서는 '안전 도시' 인천

올해는 연일 계속되었던 불볕더위로 발생한 온열병 환자 수가 1천16명으로 사상 최고라고 한다. 향후 지구 온난화 등의 불안정한 기후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인류는 더 큰 재앙을 겪게 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지난 9월 12일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지진은 온 국민을 공포의 도가니로 밀어 넣었다. 이제 지진은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현실로 나타나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게다가 북한이 5차례에 걸친 핵실험과 탄도 미사일 발사를 감행하면서 핵 비확산 정책을 견지해 온 미국과 UN에서는 이를 제지하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한국은 핵확산금지조약(NPT)을 가장 충실히 이행하는 나라지만, 명백히 핵 위협을 받고 있는 절박한 위기에 내몰려 있다. 인천시는 강화군과 서해 5도가 북한 접경 지역으로, 대남 무력 공격 위험에 노출돼 있는 곳이기도 하다.이처럼 국민의 경제 사회 활동을 보장하는 안전관리 필요성은 크게 증대되고 있으나, 생활 안전의 개념 정의와 범위는 명확하지 못한 상태다. 국립방재연구원(2012)의 자료에 따르면 "생활 안전이란 국민이 일상생활을 영위함에 있어 각종 사고와 위험으로부터 벗어나 안전한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상태"라고 정의하고 있다. 2014년 4월에 발생한 세월호 참사 이후 반복된 각종 사회적 재난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항만, 공항, 지하철과 도로, 유해화학물질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에 대한 안전관리 체계 등에 대한 점검 강화가 요구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국민안전처가 국가 재난 대비태세를 점검하기 위해 지난 5월 16~20일에 실시한 '2016 재난대응 안전한 한국훈련'의 평가에서 지난 7월 말에 지하철 2호선을 개통한 인천시가 대구시와 함께 C 등급으로 재훈련을 받아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이번 평가는 274개 정부 기관을 대상으로 중앙평가와 시도 평가로 나누어 실시했다. 평가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평가단에서 사전, 현장, 사후 평가로 나누어 기관별 등급을 산정했다고 한다. 2016 재난 대응 안전한 한국 훈련평가에서 인천시가 C 등급을 받은 데에는 훈련의 충실성뿐만 아니라 훈련 주관 기관장의 적극적인 참여를 중요하게 고려했다는 것이 국민안전처의 설명임을 고려해 볼 때 시사하는 바가 크다.인천은 GTX와 KTX 등으로 국내 교통망의 전국 연결을 통해 국제도시를 꿈꾸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국가 재난 대비 태세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항만과 공항은 수출입 하역 장소의 위험물 규제 업무를 철저히 시행해 안전사고에 대한 근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국제적 테러에 항시 노출돼있는 인천공항의 위험 요소를 제거하고, 국제업무지구 투자 유치 손실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인천의 산업단지 내 화학공업은 유해물질 유출과 폭발 위험을 내재하고 있으며, 대기 환경오염도 커다란 숙제로 남아 있다. 인천의 가치 재창조는 안전을 전제로 해야 최종 완성이 가능한 것이다./한원일 인천부평으뜸포럼 위원장한원일 인천부평으뜸포럼 위원장

2016-09-28 한원일

[기고] 썩고 또 썩어 냄새나는 사회

준치는 썩어도 준치고 홍어는 삭혀야 제맛이 난다. 그러나 사람이 썩으면 인격이 떨어지고 국가는 망하게 된다. 선거 때가 되면 부정부패 척결이 공약의 단골손님이다. 정권 말기 때마다 부패의 씨앗이 싹트고 있다. 대통령을 지낸 사람까지 감방으로 가는 사회다. 부정부패의 방법도 교묘하고 합리적이다. 극히 일부이기는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보좌관의 봉급을 가로채고, 사업의 인허가에 관여하며, 의원들은 사업정치를 하면서 예산을 부풀리고, 국방관계자는 무기수입에서 뒷거래를 하고 있다. 기업에서는 회계서류와 주가 조작으로 몇천억 원의 흑자를 냈다고 상여금 잔치를 하고 세금 포탈과 근로자 체임, 경영자는 갑질 횡포와 비자금을 조성하고 국민 혈세인 공적자금을 요구한다.노조는 경영주와 이면계약으로 경영·인사권에 관여하고 폭력배와 이익단체들은 이권 사업에 독이 올라 떼법과 집단행동으로 국가 기물을 파괴하며 교수는 제자들의 연구수당을 착복, 교사는 학생부를 조작해 주고 돈을 챙기는 현실이다. 이러한 일들은 어찌 보면 자신의 생존을 위한 수단과 방법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썩어서는 안 될 곳이 썩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들의 부정부패를 막아주는 국가 최고의 권력기관이요, 최후의 보루인 검찰이 피의자와 결탁해 돈을 주고받아 범죄 사실을 은폐하고 있으며, 냉정한 판단을 내려야 하는 판사까지도 뇌물을 먹고 술에 취해 죗값을 경감 해 주며 횡설수설하고 있으니 국민들은 누구를 믿는다는 말인가? 정말로 썩어도 너무나도 썩어 방부제가 필요한 사회이다.일각에서는 5공 때의 '삼청교육대'가 그립다고 말한다. 최근 필리핀의 '두테르테' 대통령은 마약사범 삼천 명을 사형시켰다.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대다수의 국민들은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려놓기 위하여 매월 5만여 건의 고소 고발을 접수하고 있다. 국가의 보상 기준도 천차만별이다. 원칙과 기준이 없다. 떼법이 결정하고 있다. 6·25 전몰장병들의 보상, 연평해전과 천안함 폭침 사건의 보상, 세월호의 보상 등은 우리가 냉철한 판단과 고민을 해야 할 사안들이다.최근에 부정과 청탁의 비리 척결을 위한 '김영란 법'이 생겼다. 밥값 3만원을 넘지 못하게 하니까 국민들은 경제 위축을 걱정하고 남을 탓하고 있다. 모두가 이율배반적이다. 우리 모두는 법의 제정과 적용보다는 인간의 양심과 도덕성을 키워야 한다. 마이클 센델은 "1%의 정의와 도덕과 윤리와 양심이 있다면, 그 사회와 조직은 존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얼마 전 싱가포르의 이광요 수상은 자신의 부하가 우리 돈 30만원 정도를 착복한 것을 보고 용서할 수가 없어, 그 장관을 헬기에 실어 바다에 투하 하면서 전국에 TV로 생중계 하도록 하였다고 한다. 우리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그러기에 아시아의 일등 국가요, 용의 머리가 된 것이 아닐까? 부정부패가 없는 국가, 여성이 살기 좋은 국가, 사회복지가 잘된 깨끗한 국가가 바로 싱가포르이다.인도의 마하트마 간디는 자신의 어록에 7대 사회악을 다음과 같이 외치고 있다. 1)원칙 없는 정치 2)노력 없는 부(富) 3)양심 없는 쾌락 4)특성 없는 지식 5)도덕성 없는 상거래 6)인간성없는 학문 7)자기희생 없는 신앙을 외쳤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진정 인간 생활의 올바른 면목과 철학을 보여 주고 있다. 우리는 자신의 입장을 거울삼아 행동해야 할 것이다./이세재 안중읍 노인복지관운영위원장이세재 안중읍 노인복지관운영위원장

2016-09-26 이세재

[기고] 민간의료보험은 건강보험제도 속에서 보충적으로 운영돼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저출산과 고령화에 대비해 새로운 10년이라는 미래를 설계했고 실현가능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최근 언론을 통해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민간의료보험(사보험)의 가파른 성장이라는 아주 큰 복병을 만났다. 최근 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2015년 한국의료패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민간의료보험 가입규모는 2013년 전체 가구 중 77.0%로, 2008년 71.6%에 비해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 민간의료보험 가입가구당 가입개수는 평균 4.79개이며, 월 평균 28만8천215원을 보험료로 납입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3년 1천820만 가구가 있었으니 민간의료보험가입자들이 낸 총보험료는 52조5천억원으로 추산된다.같은 해 건강보험료 수입은 39조원이었다. 여기에 정부지원금 5조8천억원을 더해 44조8천억원으로 건강보험수입을 계산하더라도 민간의료보험이 국민건강보험보다 7조7천억원이나 많은 규모인 것이다. 실손의료보험이 건강보험의 위기를 가속화하고 있는 추세다.프랑스와 독일의 민간의료보험은 우리나라의 그것과는 본질적으로 내용과 성격이 달라, 이들 국가의 건강보험과 민간의료보험은 '발전적 협력관계'에 있다. 대부분의 민간의료보험은 이윤이 아닌 공익을 목적으로 하고 있기에 이러한 관계가 가능하다. 프랑스 민간의료보험사들은 민간의료보험의 손해율(지급률)은 '보험금(의료비) 총지급액/당해연도 보험료 총수입'으로 계산된다. 프랑스 보충보험 평균 손해율은 81.8%정도이며, 단체보험이 개인보험보다 10%정도 높다. 이는 우리나라 손보사들의 실손의료보험 손해율 계산방식과 달리 분모를 부가보험료를 포함한 총 보험료로 하기 때문이다. 최근 프랑스 건강보험은 10년 전부터 약 70억 유로의 큰 적자를 보이고 있다. 민간의료보험에서 이익을 남기면 법인세로 세금(10∼15%)을 부과해 국고지원금으로 건강보험공단(공보험)에 환원시키고, 보충보험지원제도(CMU)지원금으로 활용한다. 프랑스와 독일 등 주요 국가들의 공보험과 민간의료보험의 작동은 우리와 현저히 다르다. 이들 국가에도 실손의료보험이나 보충형보험이 있다. 그러나 이들 민간의료 상품은 국가의 통제하에서 공공성이 유지된다. 공보험은 강력한 보장성을 기반으로 높은 신뢰를 받고 있어 민간의료보험 때문에 훼손되는 일은 상상하기 어렵다. 우리나라는 앞으로 미래사회를 대비해 적정부담과 적정급여의 체계를 유지하고 보장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건강보험 제도를 어떻게 변화시켜야 하는가의 기로에 서 있다. 민간의료보험을 외국사례의 경우처럼 건강보험의 보충보험방식으로 접근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이상철 성균관대 겸임교수 의학박사이상철 성균관대 겸임교수 의학박사

2016-09-22 이상철

[기고] 농촌은 청년들에게 새로운'블루오션'이다

최근 농촌힐링 프로그램이 인기다. 바쁜 삶과 각박한 세상에서 벗어나 조금이라도 자연과 가깝게 생활해 보려는 대리만족의 일환인걸까? 요즘 도시청년들은 너무나 힘든 삶을 사는 것 같다. 원하는 직장에 취업하기는 어렵고, 퇴직불안과 실적압박에 시달리며 건강을 잃어가는 젊은이들도 늘고 있다.삼성경제연구소(SERI)의 '탈도시화는 시작되는가(박용규, 2012)' 보고서에 따르면 1960년대 산업화 이후 지속된 이촌향도(移村向都) 현상이 2011년을 기점으로 이도향촌(移都向村)으로 변하기 시작했다.일찍이 농촌으로 향한 역발상의 도시청년은 창의적인 도전정신으로 대기업연봉 부럽지 않은 소득을 올리며 마을 주민들과 함께 공동체를 형성하고 지역발전을 선도하고 있다. 이들은 농장 한쪽에 체험농장을 만들며, 먹기 편한 꼬마감자를 상품화하는 등 현대인의 취향을 만족시키고 있다.이는 농촌도 과거의 모습과는 많이 변화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인터넷이 안 되는 곳이 거의 없으며 차를 타고 조금만 나가도 문화생활을 즐기는 건 그리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특히, 경기도 농촌은 도시와 근접해 있어 의료, 교육, 문화, 여가활동, 교통시설 등이 잘 갖춰져 농촌과 도시가 공존 상생하는 창농·귀농의 최적지이다. 최근 통계청(KOSIS)이 조사한 귀농귀촌 통계조사('16.6.30)에 따르면 경기도를 찾는 귀촌인구가 1만3천여명으로 광역지자체 중 전국 1위다. 이 중 40대 이하가 70.3%나 된다.이를 바탕으로 경기도는 농업·농촌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은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첫째, 예비농업인을 육성하기 위한 공공임대 농장인 팜셰어(Farm Share) 사업이다. 팜셰어는 농업분야 창업을 희망하는 예비농업인에게 농장을 빌려주고 원하는 작목을 직접 생산·가공·판매까지 할 수 있도록 돕는 농업분야의 스타트업 캠퍼스이다. 참여자들은 전담교수의 1대1 맞춤형 컨설팅과 다양한 창농 지도를 받을 수 있다. 둘째, 청년 창농(創農) 인큐베이터 농장이다. 도시청년들이 선도농가 및 농업회사에서 농업을 배움으로써, 농촌 사회를 이해하고 농업에서의 본인의 가능성과 역할을 찾아 성공적인 농촌 정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셋째, 농식품 창업 코디네이터 운영으로 농식품 창업 5개 분야(창업, R&D, 기술이전, 투자유치, 판로)연관 기관이 합동으로 농식품 창업 예정자의 애로사항을 해결하면서 초기 단계부터 정착에 이르기까지 지원하고 있다. 넷째, 안정적인 귀농정착을 지원하고자 농업기술원, 경기농림진흥재단과 함께 운영하고 있는 귀농귀촌 대학이다. 2009년부터 지금까지 2천300여명의 수료생을 배출하였고, 평균 수료율 96%, 만족도 92% 이상을 기록하며 귀농귀촌 희망자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앞으로의 농업은 단순 작물재배 위주에서 벗어나 기술과 아이디어에 기반한 스마트팜(smart-farm)과 6차산업으로 진화하여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조할 것이다. 청년이야 말로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설 주인공들이다. 농업은 미래의 '블루오션'이다. 청년들의 씩씩한 도전을 기대해 본다./김충범 경기도 농업정책과장김충범 경기도 농업정책과장

2016-09-21 김충범

[기고] 반갑다 건축, 모여라 도시!

'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 달려라 냇물아 푸른 벌판을…'. 근래에는 어린이날 노래를 목청껏 부르며 뛰노는 어린이들을 보기 드물다. 우리나라 초·중·고교 학생이 공부에 투자하는 시간은 다른 나라 또래에 비해 월등히 많다고 한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학교와 학원에 떼밀리듯 부지런히 오간다. 좋은 대학에 진학하고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중압감이 나는 누구인지, 어떤 인생을 살아가야 할지를 진지하게 생각하지 못하게 한다.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어른들이 어떤 역할을 해야 미래의 주인이 될 어린이와 청소년이 입시와 경쟁의 굴레에서 벗어나서 즐거운 학교생활을 할 수 있을까.최근 이러한 문제의 해법으로 어렸을 적부터 다양한 '창의체험'을 하게 하고, 진학이 아닌 진로를 고민하는 교육프로그램이 제시되고 있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창의체험 관련 의무교육과 재량학습이 늘고 있다. 성적이 아닌 적성과 인성에 맞춘 교육프로그램으로써 행복한 학교생활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다음 달 15~16일 인천 송도글로벌캠퍼스에서 '2016 어린이 건축 창의교실'이 열린다. 어린이 건축 창의교실은 건축에 대한 이해를 도와 창의성과 상상력을 키워 준다. 인문학, 과학, 수학, 예술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건축과의 만남이 이뤄진다. 아이들에게 익숙한 놀이와 마인드맵을 이용해 낯설고 어려울 수 있는 건축물 스케치와 입체 표현을 자기 손으로 직접 해보게 하는 것이다. 건축학 교수와 건축사들이 곁에서 돕는다. 모둠별 주제에 따라 도시를 탐사하고, 행사를 치르는 송도국제도시의 주요 건축물을 관찰·분석해 자신만의 창의적 도시를 디자인하고 발표하는 워크숍도 준비했다.또 중구 개항장 답사를 통해 올바른 우리 역사와 문화를 배우는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IFEZ)을 어린이의 시각으로 편집해 새롭게 구성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모둠별로 친환경 재료를 활용해 IFEZ를 만들고, 모둠과 모둠의 작품 사이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도시에 대한 이해를 돕기도 한다. 생소하지만 기억에 남을 신선한 도전이 될 것이다.어린이 창의교실은 올해로 5회째다. 인천시와 국가건축정책위원회, 대한건축사협회가 공동 주최한다. 건축체험 학습에 관심 있는 학생 중에서 대상자를 뽑아 1박 2일로 진행한다. 귀한 손님도 초대한다. 교육 환경이 도시와 다른 접경지역인 서해 5도 어린이들이다. 섬지역 어린이들의 참여는 의미를 크게 부여하고 싶다.특별한 체험을 앞둔 어린이나 손님맞이에 분주한 관계자 모두 설렌다. 어린 시절의 낯선 경험과 도전은 새로운 꿈을 향한 씨앗이 될 것이다. 모둠별 활동이 성장기의 거름이 되어 작은 것부터 배려하고 협동하는 공동체 의식이 싹틀 것이다. 책을 통한 경험과는 다른 몸으로 직접 체험하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직접 체험한 건축으로 꼭 미래의 건축사가 안 되더라도, 좋은 건축물을 볼 줄 아는 안목으로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어갈 것이다.1박 2일이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이 체험을 디딤돌 삼아 어린이 건축 창의교실에 참여한 모든 어린이가 행복하고 아름다운 미래 사회 주역으로 성장하길 바란다./이종호 인천시 도시계획국장이종호 인천시 도시계획국장

2016-09-19 이종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