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고]난세에 영웅이 나타난다고 했는데…

장자(莊子)가 말했던 붕새는 아니더라도 지금쯤 영웅이 나타날 때가 되었다. 그런데 보이질 않는다. 불안한 국민이 늘고 낙담과 좌절감이 휘몰아치는 작금의 상황은 마치 번개가 치고 우박이 쏟아져 내릴 듯 먹장구름이 온 누리를 덮은 것 같지 않은가. 이 어둠과 두려움을 뚫고 무엇인가 활짝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지 않은가.우리는 영웅을 찾고 있다. 영웅이라고 해서 평범한 사람보다 지혜나 용기가 더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다만 지혜는 필요한 때 발휘되고 에머슨의 말처럼 용기는 평범한 사람들보다 약 5분쯤 길 뿐이라 해도 이 위기를 극복할 위인을 기다리고 있다. 주말마다 타오르는 촛불은 비단 대통령뿐 아니라 국정을 이끌어가는 리더들에 대한 국민의 분노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표한 2016년도 국가경쟁력 평가 중 정치인에 대한 공공의 신뢰는 조사대상 144개국 가운데 96위로 2015년보다 더 떨어졌다. 필자의 기억으로 2004년도의 순위가 104개국 중 85위였으니 우리가 제대로 가는 것인지 모르겠다. 따라서 신뢰받지 못하는 정치인들과도 연관된 정부정책 결정의 투명성은 거의 바닥 수준인 115위(2015년 123위)인 게 이상하지 않게 느껴진다.우리가 기다리는 영웅은 달변이나 전쟁시 필요한 무예로 다져진 영웅이 아니다. 대립과 갈등을 중재하는 조정자로서의 영웅, 비전을 갖고 조직을 이끌어가는 리더로서의 영웅,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의사로서의 영웅, 잘못된 정책을 시정하고 냉철하게 결정하는 판관으로서의 영웅, 창의력 발상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혁신가로서의 영웅들이 있으나 지금 우리가 만나보고 싶어 하는 영웅은 이 모든 것을 가슴으로 품은 소박하고 담백한 영웅이다. 이미 어둠을 밝히는 촛불의 파도와 국민의 원성이, 꺼져가는 경제의 불씨가, 영웅의 모습을 그려주고 있다. 시대가 영웅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리라.어떤 영웅이 지금 필요한지는 각자의 시각과 관점에 따라 다를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우선 무자기(無自欺)와 신독(愼獨)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 국민을 생각하는 마음, 즉 측은지심(惻隱之心)으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결정하고 집행한다면 비록 말솜씨가 부족하고 배경이 약할지언정 이 위기를 극복하는 영웅이 될 것이다. 국민들이 힘을 실어주고 어려움을 함께 나눌 것이기 때문이다.한나라를 세운 유방이 용맹함으로 시대의 영웅이 되었는가? 그는 미천하고 연약하였던데다 직업도 변변치 못하였다고 전해진다. 그런 그가 절대적으로 거친 항우를 이길 수 있었던 것은 그에게는 항우가 가지고 있지 못한 원대한 비전과 흐트러진 질서를 확립하고자 하는 신념이 있어서 였을 것이다. 그리고 유능한 참모를 인정하고 자신의 부족한 점을 메웠다. 우리나라 최초로 제정된 헌법의 이름은 홍범(洪範) 이었다. 중국 하나라 우왕이 제정했다는 국가 경영의 대 원칙인 홍범9주(洪範九疇) 중 3덕(三德)은 정직과 강극(剛克)과 유극(柔克)이다. 이것을 영웅에게 대입해 본다면 영웅은 정직해야 하고, 미래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있어야 하며, 상대를 대하는데 부드럽고 편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무자기와 신독·측은지심이 없다면 그 3덕은 한낱 보여주기에 불과할 뿐이다. 이런 영웅이 우리에게 나타나 주기를, 시대가 부르고 오기를 바라는 것이다.그런 영웅이 나라를 이끌어준다면 정직하고 유능한 정부가 서고 공공질서와 안보·경제·문화 등 국정 전반의 신뢰는 확보될 것이다.우리는 미국의 대공황시절 어떤 신문에 났던 기사를 다시 음미해 보아야 한다. "사람들이 열을 지어 지나가고 있다. 영원히 기다리고 있다. 수프를, 일터를, 하룻저녁의 숙박처를, 내일도 또 기다릴 것이다."왜 우리에게는 이런 날이 오지 않으리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 것인가. 거짓 영웅이 이끌어 내놓는 정책의 내용에 정당성이 있을 수 없고, 집행에 신뢰를 받지 못할 것이다. 그 밑에서 정치를 하는 리더들은 제 욕심만 차리고 국민을 아래로 내려다보고 이합집산에 입신에만 신경을 쓰면 그리될 것이다. 하지만 영웅이 났다고 해도 혼자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곁에 훌륭한 책사를 두지 않고는 기름도 없이 횃불을 밝히려고 하는 것과 다름없다. 군주의 생명은 책사(策士)가 쥐고 나라의 운명은 책사의 손에 달려 있음을 알아야 한다. 무릇 책사는 옛 사관(史官)의 정신으로 무장하고 본연의 책무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지금 어두운 시대가 영웅을 기다린다. 지금 우리에게는 국민의 서럽고, 억울하고, 실망한 눈물을 닦아줄 영웅이 필요하다. 부디 진정으로 국민을 우러르는 영웅이 나타나기를 기원한다./신원철 (사)인천연수원로모임회장· 전 인천 연수구청장신원철 (사)인천연수원로모임회장· 전 인천 연수구청장

2017-01-04 신원철

[기고]주민친화사업 위해 민·관협의체 설치·운영

'먼지를 폴폴 맞으며 작은 집 안에서 걷어낸 쓰레기가 2t 트럭을 가득 채웠다. 맨살을 드러낸 장판은 턱턱 갈라져 있었고, 벽지는 너덜거렸다'. 이 집에는 독거노인 김영철(70·가명)씨가 산다. 김씨는 무엇이든지 모으려는 '수집증'이 있어 길거리에 버려진 온갖 쓰레기를 가져다 놓아 집 안에는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김씨 집에 각종 기능을 가진 사회봉사명령 대상자들이 투입돼 청소와 함께 도배·장판 및 전등 교체 작업도 실시했다. 같은 날 부천시 B초등학교 교실에서는 부천준법지원센터 법교육 담당 직원이 한 반 30여 명의 학생을 상대로 아동학대예방교육도 했다. 자칫 딱딱하기 쉬운 내용이지만 사례를 중심으로 영상자료까지 곁들여 강의를 이어가자, 집중력이 흐트러졌던 아이들도 "어떻게 신고해야 하느냐"며 교육 내용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지난 8월부터 시작한 부천준법지원센터의 법교육이 벌써 100회를 넘었고 많은 학교로부터 강의신청이 쇄도하고 있다. 부천준법지원센터는 종합적이고 효율적인 주민친화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민·관 협의체인 준법지원 자문위원회를 두고 있다. 자문위원회는 주민친화형 사회봉사명령 집행 분야 발굴, 시민 법교육 홍보·지원, 범죄예방환경개선사업(준법 CPTED) 필요 지역 선정과 유지·보수, 보호관찰 청소년 및 학교 밖 청소년 비행예방에 관한 사항, 기타 주민친화사업에 관한 사항 등을 협의한다. 위원으로는 준법지원센터장, 지방자치단체의 부서장, 교육청 장학사, 민간자원봉사자, 청소년지도단체장 등이다.준법지원 자문위원회를 통한 사회봉사명령 집행 장소 선정 및 법교육 홍보·지원 등은 현대 행정에서 중요시하는 민주성과 대응성에 있어 큰 의미가 있다. 즉 행정이 공공문제의 해결 및 서비스의 생산·분배 과정에서 국민의 의견을 존중하고 국민의 요구에 부응해야 하는 이념이 있기 때문이다.부천준법지원센터는 준법 자문위원회의 의견을 받아들여 기존 복지시설과 농가일손 돕기 위주의 집행에서 벗어나, 지방자치단체와 손잡고 영세민 주거환경 개선사업까지 활동 영역을 확대하였다. 지난 9월에는 중4동 행정복지센터와 10월에는 원미1동 행정복지센터와 영세민 주거환경 개선사업 업무협약을 맺은 후 30여 가구에 대해 개선작업과 이삿짐 옮겨주기, 공원 화단 가꾸기와 골목길 청소, 등굣길 페인트 작업 등을 실시했다.법 교육 분야에서도 아동학대예방뿐만 아니라 학교폭력예방, 공익법무관을 활용한 지역 주민 무료 법률상담 및 시민로스쿨, 전통시장·경로당으로 찾아가는 법교육, 다문화가정, 저소득층 등 법률 사각지대 발굴, 법률 서비스 제공 등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다.부천준법지원센터는 새해에도 범법자 사회 내 처우 기관의 역할에 머물지 않고, 영세민 주거환경 개선활동, 법교육 홍보·지원, 학교 밖 청소년 비행예방 활동 등 지역사회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주민친화 사업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장흥수 부천준법지원센터 집행과장장흥수 부천준법지원센터 집행과장

2017-01-03 장흥수

[기고]문명 간의 대화, 몽골

제7대 인천서구의회는 그동안 해외 연수를 통해 보고 겪은 것을 의정활동에 접목하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그 일정의 첫 번째가 동유럽의 쓰레기처리 및 도시 내 혐오시설물 운영 현황, 두 번째는 서구 관내 기업의 진출국인 베트남에서의 고충민원 관련 일정이었다. 다음으로 이제 막 도시개발의 기지개를 펴는 몽골을 세 번째 연수 장소로 택하게 됐다.첫 일정으로, 몽골수도 울란바토르시로 이동해 우리 서구의 절반밖에 안 되는 인구 25만명의 바양골구를 친선방문했다. 무척 인상적인 것은 여성 의원의 수가 의회의원의 3분의 1을 차지한다는 것이었다. 사회주의 국가의 특성상 여성의 활발한 사회진출을 어느정도 예상하고 있었지만, 정치영역까지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모습은, 우리 서구가 좀더 전향적으로 살펴봐야 할 사안이라고 판단된다. 토라 강을 중심으로 길게 타원형으로 형성된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시(도시계획청과 투자청)를 방문했다. 이곳은 현재 지하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자본과 기술이 접목되어 이루어진다는 대목에선 입맛이 썼다. 노선의 총 길이가 인천2호선보다 짧고 수도 치고는 인구가 많지 않아, 2량으로 무인 운행하는 2호선의 경쟁력이 돋보였기 때문이다. 2호선의 개통이 좀더 빨랐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컸다.울란바토르시의 전체적인 도시계획은 우리 세종시를 롤모델로 하고 있다. 청라, 송도신도시 같은 계획도시라면 우리 인천만한 곳이 없다는 자부심이 있기 때문에 인천과의 협력 가능성을 문의했고 초청이 있다면 언제든 환영한다는 답을 얻었다. 독특한 행정문화도 인상적이었다. 도시계획청이 계획을 하면 곧바로 투자청에서 투자에 대한 검토와 투자유치에 들어간다. 그 과정에서 오류 지적, 개선, 추가 등 상호간의 피드백이 상당히 신속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특히 핵심사업을 추진하는 각 부처 간에 칸막이가 없다는 것은, 그 효율성과 추진력을 볼 때 우리 서구에서도 고민해볼 만한 것이었다.몽골은 테를지 국립공원에서의 전통가옥인 게르체험을 통해 양젖이 듬뿍 담긴 수제과자와 마유주를 대접하는 것을 자국의 대표적인 관광상품으로 밀고 있었다. 문명 간의 만남은 충격 후 교류 순서로 이어져왔듯이, 마유주의 높은 알코올도수와 역한 냄새는 이내 정신을 아찔하게 했다. 그럼에도 몽골의 거칠었던 환경과 역사를 떠오르게 만드는 일종의 토템과도 같기에, 게르 안에서 마유주를 한사발 들이키는 것이야말로 몽골을 이해하는 중요한 의식으로 다가왔다.지역관광의 먹거리 측면에서 그동안 놓쳤던 것을 순박한 유목민을 통해 되찾는 기분이었다. 화려한 볼거리와 서양식 먹거리만이 전부는 아님을 주목하게 되었다. 타지 사람이나 외국인에게 다소 부담스러운 먹거리일지라도, 오히려 그들이 필수코스로 인식하게끔 서구의 역사를 담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이번 몽골 연수를 통해, 정치면에서의 여성의 적극적인 진출과 공공행정면에서의 부처 간 유기적인 업무소통과 신속한 피드백처리를, 문화관광 면에서는 한 국가의 정수가 담긴 문화를 상품화하는 것을 보았다. 차후 이러한 두 가지 면을 중심으로 하여 의정활동에 접목하는 후속작업을 곧 시작할 것이다./심우창 인천서구의회의장심우창 인천서구의회의장

2017-01-02 심우창

[기고]경기도 통상촉진단과 손잡고 새로운 유럽시장 공략

당사는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30년차 기업으로 꽃 포장에 사용되는 메쉬롤을 제조해 국내 및 유럽과 북·중남미 지역으로 수출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OPP 투명 비닐과 포장무늬 디자인을 직접 개발한 꽃 포장재 제조 전문 업체이기도 하다. 현재는 월마트 등 세계 최대 유통업체와 이들 고객사로부터 당사 제품의 품질과 디자인 우수성을 인정받아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제시해 지속적인 신규바이어 발굴에 매진하고 있다. 우리 회사가 해외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은 중국산 제품의 수입증가로 국내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소비둔화로 인한 매출이 감소하면서부터다. 수출 시작 단계에서 아무런 노하우가 없던 우리 회사는 정부의 도움을 받기로 결정했다. 그 과정에서 정부의 해외수출마케팅 지원사업 중 하나인 해외전시회를 참가하게 됐고 자연스레 경기도 해외마케팅 지원사업인 '경기도 통상촉진단'을 알게 됐다. 이를 계기로 지난 9월 경기FTA센터에서 주관한 유럽 통상촉진단의 일원으로 루마니아와 네덜란드를 방문했다. 말로만 듣던 유럽 화훼시장을 직접 확인하면서 성공적인 꽃 포장재 시장진입의 가능성을 확신하는 계기가 됐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과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각각 수출상담을 진행했고, 그중 대박 상담은 루마니아에서 이루어졌다. 현지 상담에서 한-EU FTA 관세 혜택을 내세워 중국 제품과도 겨룰만한 가격경쟁력이 있음을 어필했다. 바이어도 당사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해 2개 업체로부터 적극적인 러브 콜을 받았다. 현장에서 12만 달러 이상의 주문을 받았고, 500만 달러 수출을 목전에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주에는 루마니아 바이어가 공장을 직접 방문해 약 2만 달러의 1차 계약을 체결했고 조만간 선적이 진행될 예정이다. 루마니아에서의 상담은 이번 통상촉진단의 가장 큰 성과였다. 이러한 결과는 사전 현지 시장조사와 내실 있고 심도 있는 바이어 선택이 한몫했기 때문이다. 현장에서의 매끄러운 프로그램 진행도 대단히 만족스러웠다. 다만, 계획대로 진행되어야 하는 상담회 특성상 실질적인 바이어와의 상담시간이 부족한 건 아쉬움으로 남았다. 다양한 바이어와의 만남도 중요하지만, 우리에게는 단 한 명이라도 성사 가능성이 높은 바이어와의 상담과 한 건의 계약이라도 성약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중소기업이 스스로 해외시장을 개척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해당 국가의 기본적인 시장정보부터 바이어와의 접촉, 통역까지 정보들이 부족해 시간에 물리적인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노하우와 인력이 부족한 우리 중소기업이 해외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정부와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사업에 적극 참여하는 것이다. 해외 시장동향을 직접 확인하고 기업의 요구에 부응하는 바이어를 발굴해주며, 재정을 지원하는 등 해외시장으로 뻗어 나갈 수 있는 방향성을 제시해주기 때문이다. 앞으로 경기도의 통상지원사업이 중소기업들의 수출에 디딤돌이 되기를 부탁하며, 우리와 같은 특수 업종에 대한 관심과 지원(개별전시회)으로 실질적이고 유용한 버팀목 같은 지원사업으로 발돋움 했으면 한다./이경구 삼원코리아 대표이경구 삼원코리아 대표

2016-12-29 이경구

[기고]환경문제, 우리 모두가 해결해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사회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민들이 환경 문제 전반에 대해 크게 불안함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황사와 미세먼지에 대한 불안은 80%에 육박하고, 5년 후에는 지금보다 악화될 것(31.5%)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개선될 것(24.7%)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보다 많았다.이러한 결과는 사람들의 막연한 기우(杞憂)가 아니라 우리에게 닥친 현실이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상 환경 분야에서 예외 없이 최하위권에 위치하고 있다. 보고서에는 우리나라가 향후 대기오염 문제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할 경우, 2060년에 이르러서는 대기오염에 따른 사망률이 OECD 회원국 중 최고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았기 때문이다.그렇다면 우리 국민의 환경보호 의지는 어떨까? 통계청의 같은 조사에서 환경보호를 위해 세금을 더 내는 것에 대해 찬성한다는 사람의 비율(36.2%)은 오히려 2년 전(36.8%)보다 줄었다. 경제 상황 악화에 따라 환경문제가 심각하다고 인식을 하고 있음에도, 환경개선을 위해 내 주머니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것에는 주저하는 분위기가 더 커진 것이다. 또한, 공장 폐수와 매연을 무단 배출하는 불법 행위는 지금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으며, 한정된 단속 인력으로 배출 사업장을 관리하고 감독하는데는 물리적 한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하고 복잡해진 오염원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다면 적발도 어려운 실정이다.이에 한강청은 올해 환경정책과 법률이 현장에서 효율적으로 집행될 수 있도록 '선택과 집중'을 통한 현장관리를 강화했다.매년 여름철이면 발생하는 녹조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하수처리장, 가축분뇨시설 등 점오염원 관리를 강화하고 도로, 경작지 등 비점오염원 차단에도 주력했다. 특히, 팔당 상수원에 위치한 음식점, 숙박업소, 수상레저시설 등 행락철 위락시설들에 대한 특별단속을 실시해 불법행위 78곳을 적발했고, 공공하수처리장에서 녹조유발 물질인 총인을 작년대비 70% 이상 줄였다. 이러한 노력을 토대로 올해 단 하루도 한강유역에 조류 경보 및 주의보가 발령되지 않는 성과를 거뒀다.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보일러를 사용하는 섬유공장에 대한 기획점검을 하여 고유황 면세유를 불법 사용하는 12개 업체를 적발했다. 또한, 화학물질 취급업체 집중점검, 유관기관 합동 사고대응 훈련, 화학물질 위해등급지도 작성 등 화학사고 사전예방을 강화하고 기업 스스로 예방과 공동으로 대응하는 협업체계를 확대한 결과 올해에는 화학안전사고가 작년 대비 약 54% 감소하는 효과가 있었다.이러한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에도 가야 할 길은 여전히 멀다. 그건 환경 문제 전반의 개선은 한강청만의 노력으로는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민·관이 함께 나설 수 있어야 한다. 환경 문제를 우리 모두의 문제로 인식하고, 함께 나아갈 때 비로소 더 나은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진정한 의미의 '진일보'란 이런 연대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우리는 이제 문제를 알고 있고 그 해답도 알고 있다.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 더 중요하다'란 말처럼 이제는 우리 모두가 환경을 보호하고 지켜나가야만 한다./홍정기 한강유역환경청장홍정기 한강유역환경청장

2016-12-28 홍정기

[기고]의료기기 품질향상으로 국민 건강 'UP'

우리나라는 2000년에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였고, 2026년에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보건기구(WHO)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평균수명은 82.2세(남성 78.8세, 여성 85.5세, 2014년 기준)이다. 자연히 잘 먹고 건강하게 잘 사는 것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특히 100세 시대를 맞이하게 되면서 헬스케어 패러다임도 질병진단과 치료중심에서 사전예방 및 일상 건강관리로 변화하고, 신체적·사회적·정신적으로 건강하게 나이가 들어가는 헬시 에이징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국내외에서 유전자 분석을 통한 맞춤형 의료, IT(정보기술, Information Technology)·BT(생명공학기술, Bio Technology) 기술을 이용한 생활 속 건강관리를 위한 모바일 기반의 첨단 헬스케어 제품 출시와 인공관절, 인공머리뼈 등 3D 프린팅 기반 환부 맞춤형 의료기기 개발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요즘 들어 스마트 워치, 스마트 안경, 핸드폰에 탑재된 심(맥)박수 측정기능, 산소포화도 측정기능 등 첨단 ICT(정보통신기술,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ies)와 연계된 웨어러블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이러한 웨어러블 기기는 18년까지 4억8천500만대가 출하될 것으로 예상되며, 일상생활의 건강관리를 도와주는 첨단 헬스케어 제품이 출시되면서 의료기기와 非의료기기의 구분 명확화와 의료기기의 안전관리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식약처에서는 국민이 보다 안전한 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의료기기가 판매되기 전에 의료기기 GMP 심사와 허가를 실시하고, 판매 후에는 사후관리를 통하여 의료기기의 품질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란 항상 일관된 양질의 제품이 공급될 수 있도록 의료기기의 개발에서부터 원자재의 구입, 제조, 검사, 포장, 설치, 보관, 출하 및 클레임이나 반품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공정에 걸쳐 의료기기의 품질을 보증하기 위한 제반 사항을 규정한 '의료기기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으로서 식약처에서는 철저한 GMP 평가를 통해 의료기기 GMP 적합성을 인정하고 있다.또한, 의료기기의 품목별 사전관리를 위해 원재료, 성능 및 구조 등이 관련 규정에 적합한지를 심사하여 안전성·유효성 등이 확보된 품목만이 허가(인증)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다. 아울러, 제품의 판매 이후에도 의료기기 업체에 대한 지도·점검, 유통 의료기기의 수거·검사 및 부적합 제품의 신속한 회수·폐기 등의 사후관리를 통해 전주기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있다.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는 안전성·유효성이 확보된 의료기기만이 소비자들에게 제공될 수 있도록 사전·사후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전종민 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전종민 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

2016-12-27 전종민

[기고]청년 창업 불씨 꺼지지 않게 창업 생태계 숙성시켜야

세밑에 듣는 소식은 밝은 것을 찾기 어렵다. 청년 실업률은 외환위기 때와 비슷할 정도로 높고, 내년 경제성장률마저도 2% 초·중반에 머물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다. 우리나라 경제가 장기 침체의 늪으로 계속 빠져 들어가는 것 같다. 더구나 박근혜 정부 들어 신성장동력 발굴의 창구 구실을 했던 창조경제혁신센터도 '최순실 사태'로 날벼락을 맞았다. 그 바람에 이제 겨우 일기 시작한 청년 창업의 불씨마저 사그라질까 걱정이다.경제 위기는 새로운 기회를 일구는 계기가 될 수 있다.한때 핀란드의 경제를 떠받쳤던 노키아의 몰락으로 '스타트 업(start-up)'붐이 일고, 그 결과 핀란드에 새로운 활력이 넘쳐 나는 것은 경제 침체 일로에 있는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노키아는 한때 핀란드 전체 법인세의 23%, 수출의 20%를 담당할 정도로 공룡 기업이었으며, 인재의 블랙홀이었다. 노키아가 무너지면서 그 직원들이 나와 세운 벤처기업만 400여 개가 된다는 통계는 흥미롭다. 상처가 아물고, 새살이 돋아나는 듯하다.경제가 어려울수록 청년 창업을 계속 육성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실 지금까지 정부는 청년 창업 등 스타트 업 육성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각종 정책 자금을 쏟아부으며 중앙정부와 지자체 할 것 없이 나서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그 덕에 청년 창업을 비롯한 스타트 업을 위한 인프라가 어느 정도 갖춰졌고, 일부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창업현장을 지켜보는 필자의 눈에는 여전히 부족한 것이 많아 보인다. 양적인 지표에 치중한 나머지 알찬 성공 창업은 찾기 어렵고, 글로벌 성공 창업도 가뭄에 콩 나듯 한다. 청년들이 보는 창업관 역시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무엇이 문제일까.먼저 정부 정책의 궤도 수정이 필요하다. 공급자 위주의 정책 자금 집행을 수요자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 퍼주기식 각종 지원 정책은 '좀비 기업'을 양산하게 된다. 이 때문에 자생력을 키우기보다는 창업 초기부터 지원 정책에 맛을 들인 기업들은 여전히 정부만 바라보게 된다. 실제 주변에는 중앙정부와 지자체, 각종 공공기관을 철새처럼 떠돌며 '지원 정책'의 단물을 챙기는 기업이 간간이 눈에 띄기도 한다.두 번째는 정부 지원에 대한 양적인 평가지표를 최소화해야 한다. 정부 정책은 지원 첫 단추부터 끝날 때까지 평가 지표가 사업의 모든 것을 좌우한다. 단 하나의 창업 기업을 육성하는 한이 있더라도 지속적이고, 효과적으로 지원해 '성공 창업'이 되게 해야 한다. 보여주기식 창업 건수보다 질로 경쟁하는 정부 정책이 돼야 한다.세 번째는 시장원리에 따라 창업이 이뤄지고, 그 기업의 가능성을 보고 투자하는 개인과 창업투자사가 많아지고, 그 자금을 자양분으로 더 큰 기업으로 커 갈 수 있는 '창업 생태계'가 하루빨리 정착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가 주변에 널려 있는 각종 규제를 최소화하는 것이 정부 지원을 늘리는 것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 특히 '실패=영원한 신불자'라는 공식이 계속 적용되는 사회에서는 청년 창업가의 싹이 제대로 자라기 어렵다는 것을 정부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 때문에 가족들이 자녀의 창업을 극구 말리는 현상이 빈발하고 있다.내년에는 '창업생태계'의 미비점이 개선돼 청년들의 창업 대열 합류가 급증하고, 가족들도 자녀의 창업을 권유하는 모습을 더 많이 보고 싶다./박방주 가천대학교 전자공학과 교수박방주 가천대학교 전자공학과 교수

2016-12-26 박방주

[기고]이천 중리 택지지구에는 누가 살까?

한 사람이 온다는 것은 큰 일이다. 왜냐하면 그 사람의 과거·현재·미래가 함께 오기 때문이다. 정현종의 '방문객' 중에서 사람은 살다보면 어떤 이유든 이사를 하게 된다. 같은 지역에서 더 넓은 집으로 옮기는 경우는 좋지만 경제적 이유 또는 직장, 결혼 등 환경적 이유로 타지로 이사하는 경우에는 무척 망설여지게 된다. 교육, 교통, 편익시설, 주택가격 등을 고려할 때 그곳이 정말 우리가 살기 좋은 곳인지를 고민하게 된다. 그럼 중리 택지지구는 과연 어떤 사람들이 올까? 이천은 물론 다른지역에서도 유입이 예상되지만 우리 시는 외부 유입이 더 많기를 기대하고 있다. 국토부에서도 인정하였듯이 우리 시는 조만간 33만 인구의 계획도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외부 유입이 많기위해선 경강선이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된다. 만일 외부에서 이사를 고민하고 있다면 분명히 이천에 있는 역 주변을 선택할 것이다. 그 이유는 경강선을 타 본 사람이라면 모두 느꼈을 것이, 주변 환경이나 발전 잠재력을 비교할 때 이천시의 3개 역세권이 월등하며 그중에서도 이천역이 객관적으로 우수하다. 중리지구는 이러한 이천역 뿐 아니라 300병동의 종합병원, 설봉공원, 행정타운, 원도심과 도보로 이동 가능한 거리에 있으며 주거·교육·상업·근린생활시설을 모두 갖춘 미니 신도시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그들을 이천으로 오게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는 않는다.1996년 이천시에 임용되어 평촌에서 이사 온 때를 회상해 본다. 교차로를 통해 전셋집을 구하던 그때와 달리 수 백개가 넘는 중개업소를 보면 얼마나 개발압력이 높은지를 엿 볼 수 있다. 백화점은 물론 아웃렛에서 쇼핑, 영화나 뮤지컬을 즐길 수 있으며 어린이 전용 장난감 도서관이 있어 아이들에게 희망을 전해 줄 수 있고 서울 친구들이 전철을 이용해 설봉산을 같이 구경할 수 있다니. 그 당시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들이다. 무엇보다도 달라진 것은 시민 의식이다. 친절한 점포들이 많아졌고, 거리가 깨끗해졌으며, 아파트의 엘리베이터에서 먼저 인사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어려운 이웃을 돕는 손길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배려·존중·소통을 시정 목표로 두고 있어 더욱 그럴 것이고, 이를 모토로 하는 참시민 이천행복나눔운동에 전시민이 공감하고 동참하고 있어 이천시의 미래는 밝아 보인다. 물질만능과 이기주의가 팽배한 이 시기에 사람을 우선 배려하고 존중하는 그런 도시는 모든 사람이 갈망하는 곳이기에 자연히 사람이 모일 것이다. 중리지구는 전원과 도시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다음 세대인 아이들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개발보다는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도시를 꿈꾸고 있기 때문에 더욱 가능하다고 본다.또한 중리지구는 시장공약사항으로 부동산 경기침체로 LH에서 사업을 포기하려는 등 무산 위기에 있었으나, 특전사와 국토부 협력을 이끌어내고, LH에 설득과 항의를 반복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사업을 재추진하게 되었다. 더욱이 지역주민들의 잇단 민원에도 불구하고 난개발을 방지하고 쾌적한 주거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시의 소신과 헌신이 있었고, 오랜기간 개발행위 등이 제한되어 불편하였음에도 묵묵히 그 희생을 감수하고 있는 주민들이 있기에 더욱 소중하다. 무엇보다도 어린 시절과 청년기를 서울과 평촌에서 지내온 제가 감히 추천할 수 있기에 그 의미가 있다고 본다.중리지구는 2021년 준공을 목표로 사업이 진행될 것이다. 부지면적은 61만㎡, 전체 세대수는 4천564(공동주택 4천371·단독주택 193)세대이다. 주택은 전용면적이 85㎡ 이하로 다양하게 계획되어 있고, 그 외 12만 ㎡의 공원 및 녹지, 상업·근린생활부지, 초등학교 및 유치원 등이 계획되어 있다./박철희 이천시청 택지개발팀장박철희 이천시청 택지개발팀장

2016-12-22 박철희

[기고]대통령의 직무유기는 대한민국의 위기다!

2014년 4월 16일 수백 명이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참사가 발생했다. 그로부터 2년 8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그 당시 대통령은 무엇을 했는지 속 시원하게 밝혀진 게 없다.많은 사람은 세월호참사 당일 박 대통령이 한 일을 궁금해 하고 있으며, 검찰 및 특별검사 그리고 국회도 당시 박 대통령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밝히려고 수사도 하고 국정조사도 하고 있다. 그런데 박대통령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잘못을 했는지 밝히려는 이러한 노력이 나에게는 참으로 이상하게 여겨진다.만약, 대형참사가 닥쳤을 때 대통령이 즉각적으로 위기수습을 위한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면 어떠한 일이 벌어지겠는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또한 국가적 위기상황은 예고없이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대통령이 정상적으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사정이 예정되어 있다면 그것이 단 몇 시간이라고 하더라도 그 사정을 공개하고 직무를 대행할 사람을 미리 정해놔야만 한다. 그 시간에 북한의 도발이 없으리라고 어찌 장담할 수 있으며, 지진과 같은 대형 재난사고가 발생하지 않으리라고 누가 알 수 있겠는가.미국의 경우 1985년 7월 레이건 당시 대통령은 대장종양 제거수술에 들어가기 전 부시 부통령에게 대통령 권한을 넘겨주는 서명을 했다고 하며, 2002년 부시 대통령은 결장암 정기검사를 받기 위해 2시간 15분 동안 딕체니 부통령에게 권한 이양을 했다고 한다.그러나 세월호 참사 이후 지금까지 박 대통령은 스스로 당일 위기수습을 위해 어떠한 일을 했는지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지 않고 있다. 여기서 분명히 강조하고 싶은 게 있다. 그것은 국민이 당시 대통령의 잘못된 행위를 구체적으로 밝혀야 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 스스로 어떠한 일을 했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혀 직무유기를 하지 않았음을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다.박 대통령은 세월호참사 당일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 분명히 알고 있다. 따라서 대통령이 직무를 유기하지 않았다는 것은 대통령 스스로 증명해야 하고, 그것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직무를 유기한 것이 된다.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이라고는 세월호참사가 있던 날 대통령은 점심을 혼자서 먹었고, 미용사를 불러 올림머리를 했으며, 오후 5시 조금 넘어서 중앙재해대책본부에 들러 간단한 브리핑을 듣고 곧바로 청와대로 돌아와 저녁식사를 했다는 것뿐이다.단원고 학생들을 비롯한 수백명의 국민들이 바다 속에 수장되어 가고 있는 국가적 위기상황에도 대통령은 업무를 보는 '공관'이 아니라 집(관저)에 있었다고 한다. 진실을 알고 있는 대통령이 진실을 밝히지 않으니까 국민들은 언론을 통해 드러난 정황을 근거로 이런저런 의심을 할 수밖에 없는데, 대통령은 국민들의 의심에 대해 '그런 짓은 안했다' '이것도 아니고 그것도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으니 마치 '스무고개놀이' 하는 것같아 너무나 이상하고 화가 난다. 대통령의 직무유기는 대한민국의 위기이다. 국가적 위기상황에서 대통령 역할을 다했는지와 관련해서는 국민이 대통령의 잘못을 일일이 증명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 스스로 직무유기를 하지 않았음을 증명해야 하는 것이다./엄태준 민주당 이천시 지역위원장엄태준 민주당 이천시 지역위원장

2016-12-21 엄태준

[기고]안전의 출발은 겸양지덕(謙讓之德)이다

얼마 전 서설(瑞雪)이 내렸다. 본격적으로 겨울이 시작인 듯 이쯤이면 다들 화재, 폭설 등 재난사고가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을 한다. 특히 화기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인지 불조심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히기도 한다.우리는 이제 먹고 사는 데 크게 지장이 없을 만큼 생활 수준이 좋아졌고, 복지도 선진국 문턱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 보니 마슬로우의 욕구 5단계 설에서도 보듯이 생존 욕구 단계를 넘어 안전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이젠 우리 자신이 안전하기를 원하고 또한 안전을 위해 다소 부담도 감수할 자세가 되었으나 선뜻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고 있으며, 그렇게까지 비용을 들여가면서 실익이 있을지 이해타산을 따지면서 망설이고 있다.그래서인지 아직은 중대사고가 발생하면 약방의 감초같이 안전불감증이 주요 원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헬렌 조페에 의하면 이런 상존하는 위험에 대해 대중들 스스로는 자신은 무관하다고 믿으며 그 위험을 야기한 것은 다른 외부 존재라 여기는 반응, 즉 '나 아닌 타인'이라는 반응을 보인다고 하였다.그러면 왜 사람들에게 안전불감증이 생기는 것일까?다소 시간이 흘러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나 세월호 참사는 아직도 많은 사람의 뇌리 속에 생생히 기억되고 있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위험에 대비하는 태도는 별로 달라진 게 없다. 안전불감증 때문이다.따라서 우리는 지금까지의 사고와 태도를 획기적으로 바꾸는 시도를 해야 할 때라고 생각을 한다. 다소 불편하고 번거롭더라도 서로에게 위험과 안전을 일러주는 수고를 마다해서는 안 된다. 이것이 안전생활의 실천이고, 안전을 담당하는 우리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안전의 적은 오만, 자만, 거만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이 정도면 되겠지", "괜찮아", "대충대충", "빨리빨리"와 같이 몸에 익혀진 대로 그냥 생각없이 행동을 하다 보니 끊임없이 사고는 계속되고 있다. 사고나 사건이 날 때마다 잠시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한다고 부산을 떨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원래의 위치로 돌아가곤 하였다.이제 안전은 겸손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자기를 뒤돌아보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씨와 행동을 익히는 작업을 시작할 때이다.그래야만 지금까지의 그 묵은 앙금을 씻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노력이 없다면 안전은 구호에 그치고 말 것이다.안전의 기본은 '잊지 않고 기억하면서 지키는 것'이라고 한다. 머리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몸이 스스로 알아차릴 수 있을 때까지 끊임없이 익혀야 한다는 말이다. 겸손하게 디테일한 부분부터 출발 할 때이다.그 좋은 예가 2001년 9·11테러가 발생하였을 때 월드트레이드센터에 입주해 있던 모건스탠리가 기적적인 일을 했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릭 리스콜라라는 안전총괄책임자의 헌신적인 노력과 18년간의 지속적인 대응훈련의 결과로 위기가 왔지만 2천700여명의 직원들이 안전하게 대피를 할 수 있었다.나는 소방안전을 담당하는 기업을 운영하고 있지만 종 종 이러한 부분에 대하여 많은 고민을 해 왔다.내가 하는 이 일이 정말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행복을 지켜주는데 조금이나마 밀알이 되고 있는지? 스스로 물어보곤 한다. 우리는 위기에 닥쳤을 때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생사가 갈린다. 평상시에 익힌 지식과 기술이 위기가 닥쳤을 때 잘 적용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몸으로 익히는 것이 최선의 안전대책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신건진 건진 소방시설 관리업신건진 건진 소방시설 관리업

2016-12-20 신건진

[기고]노인에게 '사회활동(노인일자리)'은 최고의 묘약이다

우리나라도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21% 이상 되는 초고령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게 됨에 따라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효과적인 노인복지 대책마련이 시급하다.최근 통계, 2016 고령자 통계 조사에 의하면 65세 이상 고령층의 절반은 별다른 노후 준비를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 빚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자녀 뒷바라지 등으로 자신들의 노후를 준비할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국가 중 2015년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크게 늘어 49.6%로 가장 높다. 이는 OECD 평균 12.4%의 4배에 달한다.우리나라 노인 60% 이상은 퇴직 후에도 계속 일을 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들이 일하려는 목적은 생활비 보탬(58.0%), 일하는 즐거움(34.9%) 순으로 조사됐고 노인의 자살원인은 가난과 질병 그리고 소외감과 고독으로 나타났다. 노인들은 경제적 빈곤으로 노후 여가활동은 고사하고 생존권마저 위협을 받게 되는 셈이다.고령노인의 경제적 빈곤과 사회적 박탈감 해소를 위한 가장 바람직한 대책은 노인이 직접 사회활동(노인일자리)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경제활동을 희망하는 건강한 노인들이 사회구성원으로 열심히 일하며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경기도의 경우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 1천250만 도민 중 10.76%(2016년 10월말 기준)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노인에게 적합한 일자리 창출이 무엇보다 중요한 정책과제다. 이에 경기도는 노인의 사회활동(노인일자리) 지원을 위해 다음과 같은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첫째, 정부지원 중심의 공공형 노인일자리 정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도내 12개 민간기업과 노인인력 채용 업무협약을 맺고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민간분야 노인일자리 510여 개를 발굴, 지원하고 있다. 그리고 사회 흐름을 반영한 노인일자리를 신규로 발굴해 보급하고 있다. 둘째,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로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 시장의 규모증가에 대비해 시니어 반려동물 돌보미(펫시터) 41명을 양성해 취업과 창업을 지원하고, 1~3세대가 함께 하는 체험교육(떡, 두부, 제빵, 천연비누)사업단을 통한 일자리 마련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셋째, 경기도는 연령에 의한 고용차별을 해소하고 노인 사회활동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노인일자리 한마당'과 민간 기업이 참여하는 '찾아가는 노인일자리 박람회'를 개최했다. 5천155명이 참여한 가운데 취업을 희망하는 2천여명의 노인에게 현장면접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민간취업 연계를 도모했다. 이 외에도 경기도는 노인일자리 사업의 체계적인 지원을 위해 '경기도 노인일자리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 노인일자리지원센터는 노인일자리 사업추진을 위해 노인일자리 개발과 보급, 수행기관 전담인력과 노인일자리 참여자에 대한 안전·소양· 직무 교육, 노인일자리 사업단의 사업 컨설팅, 노인생산품 홍보, 노인일자리 창출을 위한 재정지원 등으로 노인일자리 활성화의 중심축 역할을 하고 있다. 노인일자리는 노인이 경제적으로 안정되고 사회활동에 참여해 건강하고 활기찬 노후 생활을 영위하는데도 큰 기여를 할 수 있다. 어르신들이 노후를 의미 있고 활기차게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해 노년이 즐겁고 행복한 경기도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강윤구 경기도 사회적일자리과장강윤구 경기도 사회적일자리과장

2016-12-15 강윤구

[발언대]인천 만석동 특색 살린 관광정책 세워야

인천 동구 만석동(괭이부리)에서는 10여년전 주꾸미 축제가 있었다. 여러 도시에서 주꾸미 축제가 열리고 있는 것을 모방해 동구청의 후원으로 열린 만석동 주꾸미 축제였다. 만석동하고는 조금도 연관성이 없는 주꾸미를 만석동을 대표하는 것처럼 메인 이름으로 내세워 만석동 주꾸미 축제를 거행했으나 주민들로부터 관심받지 못한 축제였다. 주민들의 무관심 속에 3회까지 열린 후 폐지된 주꾸미 축제는 예산만 낭비한 사례였다. 얼마전에는 주민들의 생활모습을 살펴보고 체험하는 관광객 모집 계획도 있었으나 우리가 동물원 원숭이냐며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이 있자 흐지부지된 일도 있었다. 이번에는 만석동에 청사초롱 벽화를 조성한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마을 담벼락에 청사초롱 벽화를 그리고 한옥 풍의 외벽도 꾸민다는 것이다. 옛 주막촌도 조성해 술 마시는 시음장으로 사용한다는 계획에 주민들이 반대하고 있다. 다른 도시에서도 벽화 마을 조성에 찬성하고 나섰던 주민들이 찾아드는 몰지각한 관광객들로 인해 조용하던 마을이 시끄럽고 쓰레기가 늘어나면서 마을의 꼴도 더러워지자 후회하는 마을주민이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을 알고 있는 만석동 주민들도 반대하고 나서는 것이다. 만석동 고유의 정서를 해치는 술 부대들이 수시로 찾아와 술타령이나 할 장소가 되니 주막촌 계획도 반갑지 않다는 지적이다. 본인도 만석동 토박이로 주민들과 생각이 같다. 역사, 문화, 체육분야에서 인천을 대표하는 마을로 자랑스러워하는 주민들인데 만석동의 특색을 살리지 못하는 청사초롱 조성계획은 무의미한 일이다. 청사초롱 계획을 내놓았으면 예산도 준비된 것으로 보인다. 만석동에 진정으로 관심이 있다면 주민들이 반대하는 일보다 만석동의 자긍심으로 주민들이 자랑스러워하고 잘 알고 있는 내용이 국내외로 알려져 수준있는 관광객들이 만석동을 관광코스로 잡을 수 있도록 정책 방향을 틀어 줄 것을 주문하면서 몇가지 제언을 하겠다. 첫째, 주거생활의 긴 역사를 가지고 있는 만석동에는 민속학적 소재가 있다. 고려 태조 왕건의 증조부가 서해용왕의 딸과 혼인했다는 서해용궁과 가까이 마주하고 있는 마을이다. 어촌마을인 만석동에는 용왕에게 제사 올리는 당집이 있었다는 마을 어른들의 이야기를 어릴적 듣고 자랐다. 서해용왕을 모시는 당집을 조성해 놓는다면 일본, 중국, 대만, 동남아 지역 관광객들이 찾을 수 있는 관광코스가 될 수 있다. 인천 8경 중 하나인 석양의 아름다운 모습도 보고 당집도 찾아 소원을 기원할 수 있는 관광자원이 된다. 둘째, 1897년 첫 종합운동회가 열려 인천 체육의 발상지이기도 한 만석동에서 1913년 4월 제1회 전조선 자전거 대회가 열렸다. 올해로 103주년이 된다. 조선의 중심지 만석동 그라운드로 국내 선수들과 일본에서도 대표 선수들이 참가한 대규모 행사였다. 이 대회와 엄복동 선수가 참가해 일본 선수들을 제치고 우승기를 거머쥔 뜻깊은 장소다. 시민들과 국민들에게 뜨거운 감명을 주었던 자전거 대회였다. 자전거 대회 장소를 제공한 만석동은 엄복동 선수를 배출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엄복동 선수를 국민들에게 처음 알린 장소인 것이다. 제1회 전조선 자전거 대회 개최지와 엄복동 선수를 알리는 기념물 또는 기념관이라도 조성한다면 이것도 관광자원이다.셋째, 만석동에 거주하며 마을 청소년들에게 인성 문화 예술교육에 힘쓰고 있는 작가 김중미의 괭이부리말아이들 소설이 전국적으로 알려져 있다. 이 책을 교육적 스토리로 해서 벽화 조성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오히려 주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학생, 교사, 학부모들의 교육적 탐방 관광코스로 기대되는 관광자원이다. 넷째, 만석동은 해양관광지로 일본에까지 그 명성이 알려져 있다. 일제 때 일본인들의 전용해양관광지였던 만석동 해수욕장은 갯벌이 탄력있고 부드러워 최적의 해수욕장이자 조선 최초의 해수욕장이라는 타이틀로 여러 일간, 월간지에 소개된 곳이다. 해수욕장은 아니어도 만석부두가 번성했던 시절처럼 바다낚시 관광객들이 다시 북적이고 낚싯배와 주변상가가 활성화되도록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지원은 무엇인지 소통하는 자리를 자주 만들어 만석부두의 번영과 관광명소의 명성을 되찾아야 한다./이강동 인천 중구 우현로이강동

2016-12-14 이강동

[기고]어린이집 CCTV의무화, 아동학대 예방 해결책?

2015년 인천의 한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사건이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다. 정부와 보건복지부는 이에 대한 대책으로 영유아보육법을 개정하고 전국 어린이집에 CCTV 설치를 의무화했다. 그럼에도 아동학대 사건은 여전히 계속 일어나고 있다. CCTV 설치 의무화 이전과 비교해 어린이집과 보육교사의 아동학대 발생 빈도가 현저히 줄었다는 연구결과도 아직 없다. 사실 CCTV 설치 의무화 법안의 발단이 된 인천의 어린이집은 사건 발생 전부터 이미 CCTV가 설치돼 있던 곳이다. 보육인의 한 사람으로서 교사의 인성이 CCTV 설치로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으며, 오히려 이러한 감시체계가 교사의 역량 발휘를 제한할 가능성이 있음을 이야기하고 싶다. 어린이집에서 10년째 근무하고 있는 제자 교사는 "요즘은 꼬집는 것 같아서, 아이 옷에 밥알이 묻어도 떼어주기 겁난다"고 이야기한다. 이러한 상황은 부모로부터 어린이집과 보육교사에 대한 불신 분위기를 만들어 어떤 교사는 "부모님이 매일 와서 CCTV를 보는데 나를 학대범으로 보는 것 같아 속상하다"고 토로하고 있다. 때로는 "아이와의 단순한 접촉이 학대로 몰릴 때가 있어 억울하다"면서 "영아(만 0세~2세)의 경우에는 애착 형성이 중요한 시기인데 이러한 오해가 두려워 잘 안아주지도 못한다"고 했다.물론 CCTV 설치 의무화는 어린이집 교사의 아동학대 발생 시 판단자료를 확보해 사후 추적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어린이집 교사를 잠재적 가해자로 보는 부모와 사회적 시각은 교육 자율권 침해와 교사의 자부심에 상처를 줘 사기가 저하되고, 심지어 천직이라고 여기던 보육현장을 떠나는 결과도 초래하고 있다. 따라서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는 어린이집 아동학대에 대한 궁극적인 해결수단이라기 보다 그러한 사고의 예방 및 사후 대응을 위한 보충수단이라는 점을 명확하게 전제할 필요가 있다. 모든 보육교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것은 옳지 않으며 보육현장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아동학대 예방의 근본대책인 교사 처우개선과 좋은 인성의 교사 양성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하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보육현장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 2015년까지만 하더라도 정부는 교사 한 명당 만 0세의 경우 3명, 1세 5명, 2세 7명, 3세 15명, 4세 이상 20명 등 법령이 정한 정원을 넘어서는 초과보육을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하지만 2016년 올해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보육사업 안내'에는 지난해와 달리 '반별 정원 탄력 편성'이라는 명목으로 교사 1인당 연령별로 1명에서 3명까지 초과보육을 허용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같은 초과보육 허용은 교사의 노동 강도를 높이고, 보육의 질을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이는 아동학대 예방은 물론 보육의 당사자인 영유아와 교사에게 어떤 이로움이 있다고 판단한 결정인지 의문스럽다.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가 어린이집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최선의 해결책이었는지, 그리고 2016년 정부는 CCTV 설치 이외에 어떤 노력을 했는지 묻고 싶다./박미경 경복대 유아교육과 교수박미경 경복대 유아교육과 교수

2016-12-12 박미경

[기고]우리들의 고독한 시간들

20억 기독교인이 구원자라 믿는 예수는 당대 최고의 정신적 지도자로서 가는 곳마다 수많은 사람이 그의 말과 행동을 통해 희망과 위로를 얻었다. 유대인들은 그가 이스라엘 왕이 될 것이라고 믿었지만 고독할 때도 많았다. 처형되기 전날 밤 제자 세 명과 함께 마지막 기도를 위해 게세마네 동산으로 갔다. 밤이 새도록 기도하는 동안 같이 갔던 제자들은 잠이 들었고 고독과 죽음의 두려움이 그를 엄습했다. 기도의 시작은 죽음에서 건져달라고 간청이었지만 끝은 인류구원을 위한 십자가 죽음이라는 비장한 결단이었다. 자신에 대한 깊은 성찰과 기도가 없었다면 한 나라의 군주가 되 달라는 주변의 유혹을 이겨내지 못했을 것이다. 석가모니는 홀로 보리수 아래에서 고행하며 성불했고 스님들은 한해에 수개월을 개인 선방(禪房)에서 부처의 가르침을 묵상하며 진리를 깨우친다. 이순신은 가끔 한산섬 홀로 망루에 올라가 나라의 운명을 걱정했고 모차르트, 니이체, 칸트는 고독한 시간을 보내며 불후의 명작을 남겼다. 지혜로운 자에게 고독은 헛되고 무익한 것이 아니다. 나를 발견하고, 자신이 숭배하는 신과 교감하며 이를 통해 정제되고 단련된 정신이 창의력으로 승화하는 계기가 된다. 나는 지금 혼밥 생활을 하며 고독의 여정을 걷고 있다. 달포 전, 동병상련(同病相憐)의 심정으로 의정부 신한대학교 혼밥 대학생 14명과 조촐한 저녁식사 자리를 마련했다. 김웅용 교양학부 교수, 김영성 식품영양학과 교수, 김기인 시인도 초청했다. 아이큐 210의 천재소년이었던 김웅용 교수는 여덟 살부터 미국 항공우주국(NASA)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그러나 지혜의 축복만큼 아픔도 있었다. 어린 나이에 10년 동안 이역만리 타국의 한 조그마한 연구실에 홀로 앉아 수학계산을 했던 외로움과 향수는 얼마나 견디기 어려웠을까 짐작이 되고도 남는다. 그러나 그 상황에 마냥 갇혀있지 않았다. 한국으로 돌아와 초중고 검정고시를 거쳐 당당히 박사학위까지 취득했다. 그 고독한 나날들을 이겨낸 결과였고 그 역경과 인내의 삶은 오늘 날 많은 사람들에게 감흥을 주고 있다. 지금도 청주의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살고 있지만 학생들을 비롯한 여러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평범하게 사는 것이 행복하다고 한다. 이기인 시인은 혼자일 때 찾아오는 고독을 애써 피하려 하지 말고 능동적으로 향유하라고 일러줬다. 그러면서 "고독할 때는 시를 써보라. 고독감이나 상실감이 훌륭한 시를 창작하는 원천이 된다."고 말했다. 식품영양학의 권위자인 김영성 교수도 한마디 거들었다. "혼자서 생활하는 청년들에게 건강은 필수요소. 요즘 유행하는 저탄수화물 고지방 다이어트는 건강에 해롭다. 특히 공부하는 학생에게는 뇌작용을 원활하게 하는 포도당의 원천인 탄수화물 섭취가 필수적"이라고 했다. 그날 밤 우리는 친구처럼 모여 앉아 삼겹살을 구우며 밥을 먹고 도란도란 담소하면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모두가 혼자만의 시간을 체험하고 있는 터라 모처럼 서로 소통하며 공감하는 의미 있는 만남으로 여겼으리라. 이제 그들과 나는 다시 각자의 고독한 삶으로 돌아갔다. "혼자 있는 시간이 나를 단단하게 만든다"는 사이토 다카시 교수의 말처럼 학생들은 능동적 고독 속에서 더 성장할 것이다. 나는 매일 해가 지면 숙소로 고독을 맞으러 간다. 우선 지친 몸을 쉬고 깊은 사색에 젖을 수 있는 나만의 둥지가 있어 감사하다. 그곳에서 니이체 철학서, 안데르센 동화를 읽기도 하고 여러 문제로 고뇌에 빠지기도 한다. '무엇을 먹고 입고 마실까'하는 문제만은 아니다. 영유아 인성예절교육원이 문을 닫게 생겼다는데, 장애인 가족들의 심리치유 공간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등의 수많은 민원사항에 대하여도 고민을 한다. "혼자 있을 때 볼 수 없던 것을 본다",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그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는 말이 있다. 그래 ! 깊이 고민하고 애절히 기도하면 그 길을 보여주시겠지./이세정 경기도 복지여성실장·컬럼니스트이세정 경기도 복지여성실장·컬럼니스트

2016-12-08 이세정

[기고]수원을 빛낸 국가보물 조선최초 법전 '조선경국전'

지난 2014년 방영된 KBS 1TV 드라마 '정도전'은 사극의 일대 선풍을 일으켰다. 고려에서 조선으로 교체되는 시기에 새 왕조 조선을 설계한 야심가 정도전(조재현 분)의 이야기는 당시 시청률 20%에 이르는 최고 인기 드라마였다. 조선의 창업에 혁혁한 공로를 세운 개국공신 정도전(1342~1398)은 1394년 국가 경영의 요체를 담은 '조선경국전'을 지어 태조 이성계에게 바쳤다. 이에 태조는 그 공로를 인정하여 유학으로도 으뜸이요, 나라를 일으킨 공으로도 으뜸이라는 뜻으로 '유종공종(儒宗功宗)'이라는 글을 직접 써서 하사했다.드라마에서도 정도전은 이제 막 첫발을 내딛는 조선을 반석 위에 올리고자 정치적 역경과 갖은 고뇌 속에서도 새로운 세상에 대한 꿈을담은 '조선경국전'을 찬술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고려 말의 암울함을 떨쳐버리고 백성과 함께 새롭게 일어서려는 의지를 천심에 담아 '조선경국전'을 저술하였던 것이다. 이 법전은 개인 저술이지만 조선왕조의 건국이념을 정리, 제시한 국가운영의 실질적인 설계도라 할 수 있어 역사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그 실물이 국내 유일본으로 수원화성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수원화성박물관 소장본 '조선경국전'은 1책으로 모두 79장이며, 목판본이다. 드라마의 선풍적인 인기로 인해 '조선경국전'은 2014년 5월 KBS의 대표 인기 프로그램인 'TV쇼 진품명품'에도 출품되어 그동안 출품된 고문헌 중에서 가장 높은 감정평가액인 10억원을 감정받아 장안의 큰 화제가 된 바 있다.사실 수원화성박물관에서는 한 해 앞선 2013년에 이미 문화재청에 문화재 지정신청을 하였는데, 다음 해 방송 출연까지 하게 되면서 전국적으로 소개된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학술적인 가치를 규명하고자 2014년 12월 역사, 서지, 법제 분야의 전문가들을 모시고 '삼봉 정도전과 조선경국전'이란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를 통해 조선 최고 법전으로서 '조선경국전'의 가치를 재확인했다. 문화재청의 몇 차례 실사를 거친 후 수원화성박물관 소장 '조선경국전'은 드디어 지난 11월 16일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제1924호로 최종 확정됐다. 이 책이 토대가 되어 '경제육전(經濟六典)'(1397, 1412년)은 물론 '육전등록(六典謄錄)'(1426년) 등이 만들어지고 최종적으로 조선의 기본 법전이자 국가운영서인 '경국대전(經國大典)'(1485년)이 편찬됐다. 따라서 조선 법전의 모체가 된 서책이라는 평가와 조선 전기의 간본으로는 이 책이 유일하다는 점에서 중요한 가치가 인정된 것이다.이후 조선후기 개혁정치를 꿈꾼 정조대왕은 조선의 건국이념과 국가체재를 정비한 '조선경국전'을 연구하며 새로운 체재 정비에 나섰다. 이것이 바로 1785년 편찬된 '대전통편(大典通編)'이다. 정도전의 새로운 세상에 대한 꿈이 '조선경국전'에 담겨있듯 정조대왕의 개혁 의지가 담긴 국정운영의 요체가 '대전통편'인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수원화성박물관은 '조선경국전'을 수집하게 된 것이다. 이번에 보물로 지정된 '조선경국전'은 향후 수원시에서 유일하게 국보로 승격 지정될 가능성이 높은 유물이어서 수원 시민뿐만 아니라 전 국민의 뜨거운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기대된다./박래헌 수원시 박물관사업소장박래헌 수원시 박물관사업소장

2016-12-07 박래헌

[기고]불합리한 복지대상 선정기준, 이제는 개선돼야

복지는 이유 없이 지역별로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 그런데 복지대상자 선정에 있어 경기도는 타 시·도와 비교했을 때, 불합리하게 차별받고 있다. 2000년 이후 우리나라의 공공부조제도는 대부분 소득인정액 방식을 사용해 대상자를 선정한다. 보건복지부의 기초생활수급자나 기초연금대상자도 그렇다. 일반소득과 재산에서 주거유지 비용을 공제한 금액 등을 소득으로 환산해 일정기준 이하를 수급자로 선정하는 것이다. 문제는 보건복지부의 주거유지 비용 공제기준이 현실과 다르다는 데 있다. 경기도의 경우, 서울시를 제외한 다른 광역 시·도와 비교했을 때 주거유지 비용이 월등히 높은 데도, 소득환산에서 제외되는 주거유지 비용 공제기준이 현실 주거비보다 상대적으로 낮다.주거유지 비용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자. 주거유지 비용은 주택 전세금 등에 소요되는 비용을 말한다. 보건복지부는 대도시와 중소도시, 농어촌 지역 등 3단계로 단순 구분해 주거유지 비용 공제기준을 정했다. 현재 보건복지부의 공제 기준은 기초(노령)연금의 경우 대도시는 1억3천500만원, 중소도시는 8천500만원, 농어촌은 7천250만원이다. 기초생활수급자의 경우는 기준액이 대도시는 5천400만원, 중소도시는 3천400만원, 농어촌은 2천900만원이다.경기도는 지표상 중소도시와 농어촌 지역에 속한다. 하지만 실제 경기도의 평균 주택가격은 1억8천만원으로 6대 광역시(대도시) 주택 평균가격인 1억 4천만원 보다 높다. 결국 경기도민은 주거유지비용을 모두 공제받지 못해 주거유지비용이 낮은 다른 시·도와 비교했을 때 복지혜택을 못 받는 불평등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주택가격 차이를 보정해 실제 소득수준을 추출해 내기 위한 조치가 경기도에서는 제 구실을 못하는 것이다. 사례를 들어보자. 현행 기초연금대상자는 65세 이상 소득하위 70%이거나 월 소득 100만원 이하(부부 합쳐 160만원 이하)인 경우다. 부천시와 인천시 계양구에 거주하는 어르신이 똑같이 소득 84만원이며 전세 1억3천500만원에 거주하고 있다고 하자. 다른 모든 조건이 같다면 인천시에 거주하는 어르신은 주거유지비용인 1억3천500만원을 고스란히 공제받아 재산의 소득환산액이 0원이 된다. 따라서 이 어르신은 월 소득 기준 100만원에서 실제 월 소득 84만원을 뺀 16만원을 기초노령연금으로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부천시에 거주하는 어르신은 8천500만원만 공제받아 나머지 5천만원이 소득으로 추가 환산된다. 이렇게 되면 전체 소득이 월 100만원을 넘게 돼 기초(노령)연금을 한 푼도 못 받게 된다.경기도는 이 같은 불합리한 기준을 개선하고 싶은 것이다. 삶의 질이 똑같음에도 지역에 따라 받고, 못 받는 결과가 발생하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얼마 전 경기도는 불합리한 기준을 개선하면 국비 4천억원을 지원받아 기초생활수급자 7만9천명, 기초연금수급자 1만5천명을 추가 지원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경기도는 지난 7월 보건복지부에 이러한 문제점을 정식 건의했다. 현행 3단계 지역별 주거유지 비용 공제 기준을 국토교통부가 실시 중인 4단계 기준을 도입하거나, 대도시권의 기준으로 경기도를 상향하는 안이었다. 또한 이번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이러한 문제점이 거론된 것으로 안다. 복지대상자 선정에 불평등한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빠른 시일 내 개선안이 마련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김문환 경기도 복지정책과장김문환 경기도 복지정책과장

2016-12-05 김문환

[기고]경기 농식품 수출을 뚫어라!

한·칠레, 한·미, 한·중 등 자유무역협정(FTA) 확산으로 우리 농업이 심각한 위기 상황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사방에 들려오고 있다. 여기다 한·EU FTA 협상이 남아있어 우리 농식품 개방화 물결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그러나 '위기는 곧 희망'이라 했던가. 시장 개방은 위기인 동시에 상대국 시장 또한 개방되는 것이기에 새로운 기회의 장이 열릴 수 있다는 희망도 엿보인다. 우리 농산물을 상대국 시장에 수출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때가 왔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 까닭이다. 농업의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는 국가는 절대 선진국이 될 수 없다는 말은 농업부문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주는 말이다. 농업분야 발전에 있어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할 한 가지는 농식품 수출의 중요성이다. 농산물을 상대국 시장에 수출하려면 농산물 자체도 중요하지만 농산물을 가공해 만든 농식품 수출이 바탕이 돼야 한다. 즉, 농업분야 수출이 늘기 위해서는 농산물과 함께 농식품 산업도 발전해야 한다. 경기도는 올해 농식품 수출목표액을 10억5천만 달러로 세우고 해외시장 개척 및 판촉전 등 각종 지원에 나서 지난 10월말까지 10억 달러의 농식품 수출실적을 올렸다. 품목별로는 채소, 인삼 등 신선농산물이 지난해 8천434만 달러에서 19% 늘어난 9천996만 달러를 기록했고, 비스킷, 라면 등 가공식품이 4억4천130만 달러에서 5억1천906만 달러로 18% 신장했다. 특히 최다 수출국인 중국으로 수출된 농식품은 2억4천394만 달러로 52%나 증가했으며, 미국은 19% 증가한 1억5천340만 달러로 두 번째 수출액을 기록했다. 할랄식품은 전년보다 23% 증가한 5천712만 달러의 수출실적을 기록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러한 농식품 수출 증가는 인기 드라마, K팝 등 한류, 중국·일본·미국 등 주요 수출국의 수출 여건 개선, 경기도의 적극적인 해외마케팅과 수출지원사업이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경기도는 새로운 수출전략으로 경기 농식품 돌파구를 찾고 있다.도는 올해 중국과 베트남에서 우수 농식품 해외판촉전 추진, 도쿄, 상하이 등 국제식품박람회 참가(27개 업체) 등 해외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진행한데 이어, 수출 농식품 생산 및 품질 고급화 등 수출 인프라 구축을 위해 수출포장재 공급(330만개), 물류비 지원(2천342톤), 신선농산물 수출단지 시설개선(17개소), 수출농산물 생산자재 공급(37개 생산자)을 추진했다. 내년부터는 농식품 수출 증가세를 이어가기 위해 중국·아세안 시장 등 주력시장 공략 및 시장 확대를 위해 적극적인 해외 마케팅을 추진할 계획이다. 수출 유망품목인 쌀, 인삼, 영유아식품 등을 중심으로 해외 판촉전을 열고, 해외 신규 소비자 발굴을 위해 시식행사 등도 병행하는 한편 해외 바이어 발굴을 위해 중국 칭다오 경기도 농식품 홍보관 운영, 홍콩·베트남·중국 등 국제박람회, 해외 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 등을 활성화할 예정이다.이밖에도 해외 TV홈쇼핑, 온라인 쇼핑몰 등을 활용한 새로운 소비채널을 개척할 계획이다. 또한 꾸준한 경제성장으로 구매력이 상승하고 있는 아시아 지역은 K-FOOD 시연, 시식 등 한류문화와 연계한 홍보를 통해 시장을 확보하고, 기존 미주·유럽 시장은 김, 포도, 딸기, 버섯, 음료, 소스류, 면류 등 현지에서 인기가 높은 고품질 농식품으로 공략할 계획이다.말처럼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경기도 농식품이 수입농산물과 당당히 겨뤄 세계로 수출될 수 있도록 경기도는 전쟁에 버금가는 전략을 마련하고 지원할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문제열 경기도 농식품유통과장· 이학박사문제열 경기도 농식품유통과장· 이학박사

2016-11-30 문제열

[기고]새클턴은 무엇으로 사람들을 끌어모았을까?

얼마 전 중소기업인들과의 간담회에서 중소기업의 인력난에 대해 논의한 적이 있다. 전반적인 방향이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임금이나 기타 복지수준이 낮고 환경이 열악해 청년들이 오지 않으니 정부가 나서서 임금도 보전하고 환경개선에 좀 더 많은 예산지원을 늘려달라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당돌하게도 필자는 이런 질문을 던져보았다. 과연 처우나 복지수준을 최고로 해주면 사람들이 몰리고 직원들이 조직에 충성을 할까요?1914년 12월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던 해 영국에서는 작지만 의미있는 출항식이 있었다. 언스트 새클턴 선장이 이끄는 남극 횡단탐험대가 27명의 선원을 모아 출항에 나선 것이다. 전쟁 때문에 국가의 지원이 없는 것도, 얼마 전에 아문젠이 먼저 남극에 도달했다는 소식도 이들의 열정을 막기는 부족했다. 개인 기부자들과 새로운 탐험에 동조하는 어린 학생들의 성금으로 마련된 출항은 최초의 남극 횡단이 목적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출항 1개월만에 남극에 도달도 못하고 수킬로씩 늘어선 빙벽에 갇혀 꼼짝 못하게 되었다. 10개월이나 갇혀 지냈지만 얼음벽이 배를 조여와 급기야 배는 침몰해버렸고 3개의 구명정에 올라타 가까스로 인근의 작은 섬에 표류하였다. 백방으로 노력을 해보았지만 모두 헛수고가 되었고, 마지막으로 새클턴 선장은 중대한 결정을 한다. 새클턴 선장 자신이 직접 다른 5명과 함께, 남은 썰매와 개를 끌고 무려 1천300㎞ 떨어진 곳으로 구원요청에 나선 것이다. 이들은 극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무려 8개월의 악투 끝에 구조대를 이끌고 돌아왔고 이듬해 모든 대원을 이끌고 안전하게 귀환하였다. 놀라운 것은 무려 2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극심한 추위와 식량 부족, 그리고 미래를 알 수 없는 불안한 환경 속에서 단 한 명도 죽지 않고 살아왔다는 것이다. 보통이라면 극한 조건 속에서 사소한 의견차이로 다툼이나 폭동이 일어나기도 하고, 나 혼자 살겠다고 동료를 저버리거나 심하면 서로를 잡아먹기도 하지 않는가? (영화 '파이'를 본 독자들이라면 극한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 지를 잘 알 것이다) 역시 영국은 선진국이어서 그런지 비록 남극횡단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새클턴 선장의 지도력과 선원들의 용기를 높이 사서 모든 국민이 열렬히 환영하고 이들을 진정한 영웅으로 대했다고 한다.그 후 무엇이 이들을 그토록 극한의 상황에서 견디게 해주었을까? 그것은 새클턴이 선원을 모집한 광고 문안 때문이었다. 보통의 구직광고라면 이렇지 않겠는가? '선원을 모집함. 탐험대 참여 경력있고 항해에 필요한 자격을 갖춘자. 연봉은 얼마. 탐험에 성공하면 성과보수는 얼마. 성공 후 일정기간 휴가를 보장. 경력자 우대 등등'. 하지만 새클턴이 런던타임지에 실은 짤막한 광고 문안은 이런 내용과는 전혀 달랐다. '목숨을 건 탐험에 동참할 사나이를 모집함. 쥐꼬리 만한 수입에 지독한 추위, 완벽한 어둠속에서 반복되는 위기에 맞서 수개월을 보내야 함. 무사귀환도 보장할 수 없음. 보상이라고는 성공 후의 영광과 자기만족, 그리고 우리들끼리의 인정뿐'.사람들은 인센티브에 반응하기 마련이니 당연히 좋은 조건이라면 더욱 끌리는 게 당연할 것이다. 하지만 조직은 그런 당근만으로는 굴러가지 않는 것 같다. 필자가 아는 많은 좋은 기업에서 실상 그리 나은 대우를 해주거나 좋은 환경이 아닌데도 직원들이 똘똘 뭉쳐 열심히 일하는 것을 본다. 거기에는 부족하지만 조직과 직원들에게 최선을 다하려는, 그러나 나름의 확고한 비전과 철학을 가지는 경영진을 볼 수 있었고, 그런 경영진의 철학에 공감하는 직원들의 모습이 보인다. 어려운 여건에서 미국 시민의 지지를 끌어낸 미국의 마틴루터킹 목사도 I have a 'dream'이라고 했지 'plan'이라고 하지는 않았지 않던가?/서승원 경기지방중소기업청장서승원 경기지방중소기업청장

2016-11-28 서승원

[기고]300만 시대 인천에 바란다

지난 10월 인천시는 서울, 부산에 이어 인구 300만명을 돌파한 도시가 됐다. 300만명을 돌파하기까지 송도국제도시, 영종하늘도시, 청라국제도시와 같은 대규모 개발사업과 도심 곳곳에서 진행된 대단위 도시재생사업의 영향이 컸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인천에는 130년 전에 개항한 서해안 제일의 무역항인 인천항과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인천국제공항이 있어 국제도시로 널리 알려져 있다. 최근 인천 지하철 2호선 개통으로 교통망이 대폭 개선됐고,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인천 김포구간이 개통을 앞두고 있어 외곽 교통망 개선에 탄력을 받고 있다.인천은 어느 도시보다도 매립지가 많아 미래 발전 가능성이 높은 도시다. 지금도 구 도심지에 대한 개발 사업이 진행 중이고 10여 년간 끌어온 루원시티 개발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됨에 따라 인천 서북부 지역 발전에 가속화가 붙을 전망이다. 그러나 각종 개발 사업도 중요하지만 인천의 지역적인 특색을 살려 역사적 가치가 있는 건물이나 유적을 보존하고 가꾸는 사업에 역점을 둘 필요가 있다. 인천이 안고 있는 부채비율을 줄이기 위해 무리한 사업을 확장하기 보다는 산재해 있는 매립지의 체계적인 개발을 통해 수익을 늘려나가고 불요불급한 지방세 감면제도 축소와 토지의 공시지가를 현실화해 부채비율을 최대한 줄여나가야 한다.인천은 광역시중 면적이 가장 큰 도시로 300만 도시에 걸맞는 맞춤식 개발을 통해 세계적인 명품 도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중구, 동구, 남구, 북구와 같은 구 도심지를 기반으로 형성된 지방자치단체의 명칭을 현실에 맞게 개칭해 구시대적인 이미지를 쇄신하고 지역적 특성을 최대한 살려 특화된 도시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인천에는 170여개의 섬이 있다. 옹진군은 전체가 섬으로 이뤄져 있어 접근성이 떨어진다. 특히 북한과 인접된 섬들이 많아 많은 제약이 따르지만 해상교통망을 개선하고 사계절 관광지로 각광받을 수 있는 관광명소 개발해 힘써야 한다. 또한 중구와 동구에는 구한말 개항부터 해방 직후까지 애환이 서려있는 골목이나 역사적 가치가 담긴 건물들이 많다. 이러한 특색을 살려 옛 모습을 보존하고 가꿔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진 도시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강화도는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로 큰 섬으로 역사적 가치가 높은 유적들이 섬 전역에 흩어져 있어 역사의 보고라 할 수 있다. 특히 강화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지석묘를 비롯해 17∼19세기에 축성된 해양관방유적인 돈대, 보, 산성뿐만 아니라 매년 개천절에 제례를 올리고, 전국체육대회의 성화를 채화하는 마니산 참성단이 있다. 이러한 유적들을 활용해 다양한 관광코스를 개발하고, 전통시장을 활성화해 역사와 문화가 살아있는 관광도시로 발전시켜야 한다. 특히 인천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강화 고인돌 유적이 유일하다. 하루빨리 강화해양관방유적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해 강화의 가치를 높이고 인천의 위상을 높여 나가야 할 것이다./심우섭 LX(한국국토정보공사) 인천지역본부장심우섭 LX(한국국토정보공사) 인천지역본부장

2016-11-24 심우섭

[기고]'담 너머, 감'과 생물자원 권리

오성과 한음으로 잘 알려진 오성 이항복과 관련해 '담 너머, 감' 이란 일화가 전해 내려온다. 어린 시절 오성의 집에 감나무 가지가 옆집 권율 장군의 담장 밖으로 넘어갔다.권율 장군의 집에서 해마다 그 감을 다 따먹자, 오성이 권율을 찾아가서는 방문 창호지에 주먹을 찔러 넣고 "대감님, 이 주먹이 누구의 주먹입니까" 하고 물었다. 권율은 "네 주먹이지, 누구 주먹이겠느냐"고 대답했고, 어린 오성의 재치에 탄복해 다시는 그 감을 따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이는 500여 년이 지난 오늘날 '생물자원의 권리'와 관련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이 일화는 '나고야의정서'(유전자원의 접근 및 이익공유에 대한 국제적인 강제 이행사항을 규정하는 의정서. 2014년 10월 12일 발효)가 발효되기 전 생물자원을 둘러싼 국제 상황과 묘하게 닮았다. '나고야의정서' 이전까지 생물에 대한 권리는 강대국과 약소국의 힘의 논리에 의해서 결정되었고, 경제적 약소국은 생물자원을 제공했다 하더라도 그 어떤 이익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중국에는'팔각회향'이라는 자생식물이 있다. 신종플루 치료제인 타미플루의 주원료다. 타미플루는 신종플루가 한참 유행이던 2009년 유일한 치료제로 품귀 현상을 빚기도 했다. 타미플루를 개발한 스위스의 제약회사는 엄청난 이익을 얻었으나, 중국은 아무런 수익도 배분받지 못했다. 이러한 예는 우리나라에서도 찾을 수 있다. 나무가 사슴의 뿔처럼 단단해 멋진 노각나무는 1910년대 말 지리산에서 미국으로 반출돼 고급 정원수로 상품화되었으나,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한 푼의 로열티도 받지 못하고 있다. '나고야의정서'가 발효됨에 따라 이러한 불합리함은 개선됐다. 나고야의정서는 국가의 생물 주권을 인정해, 국가 간 생물자원의 이용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공정·공평하게 나누어 갖도록 했다. 그러나 안심하기는 이르다. 우리나라는 바이오산업계의 절반 이상이 해외에서 생물자원을 조달하는 주요 수입국이기 때문이다.인천에 위치한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24일 '나고야의정서 대응 생물자원 콘퍼런스'를 열어 생물자원의 권리에 대한 대처 방안을 모색한다. 이번 콘퍼런스에서는 그동안 밝혀낸 우리 생물자원과 가치를 학계 및 산업계와 공유하고, 국내 바이오산업계가 나고야의정서 체제에 적응할 수 있도록 생물 소재 제공과 증식 기술 전파 등 지원 방법을 논의하게 된다. 아울러 'ABS포럼'과 '생물자원 전통지식 포럼'도 함께 열려 현재 입법 중인 나고야의정서 이행 법률에 대해 설명하고, 생물자원 관련 전통지식의 발굴, 활용에 대한 지혜도 모은다.'생물자원이 있는 곳에 미래가 있다'는 말은 과언이 아니다. 전 세계의 과학자들이 생물자원에서 항산화·항균·항알레르기 등의 답을 찾고 있다. 그러나 오성이 그저 앉아서 감이 제집으로 떨어지기만 기다리지는 않은 것처럼 우리도 생물자원의 쓰임과 가치를 부지런히 찾아야만 이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우리도 이번 콘퍼런스에서 현명함과 창조성을 발휘하기를 기대해본다./백운석 국립생물자원관장백운석 국립생물자원관장

2016-11-22 백운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