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고] 순망치한(脣亡齒寒), 입술이 망하면 이가 시리다

얼마 전, 수도권 물류기업 경영자들의 소모임에 다녀왔다. 한창 이슈가 되고 있는 해운업 구조조정과 관련하여 밝지 않은 분위기였고, 그 자리에서 뇌리를 스친 고사성어가 바로 '순망치한'이다.우리는 1997년 '일시적' 금융위기 때, 알짜배기 기업과 부동산들이 해외의 '먹튀' 투기꾼들에게 사냥감이 됐던 씁쓸한 기억을 품고 있다. 구조조정이 잘되어 경기가 회복되고 보니, 엄청난 국부가 해외로 유출되어 남 좋은 일이 되고 말았다. 이번 세계경제위기 속의 구조조정도 해운업은 작은 시작일 뿐, 조선, 건설, 철강 등 기존의 주력산업치고 21세기에 최적화되도록 살갗이 벗겨지는 환골탈태를 앞두지 않은 부문이 없을 정도다.물론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등 대기업들이 혹시라도 시대착오적인 방만한 족벌 경영, 비합리적 조직문화, 중대한 경영판단 실책이나 불법·탈법 등으로 현 사태를 야기한 측면이 있다면, 그 책임은 엄중히 물어야 한다. 하지만 정의구현 일변도의 속 시원한 극약 처방으로 국적선사가 고사하여 멸종되기라도 한다면 그건 더 큰 위기를 자초하는 셈이다. 조만간 세계 경제가 회복됐을 때, 우리 무역업계는 지금껏 집구석 호랑이로 국내 물류업계만 닦달해온 처지에, 글로벌 물류 공룡들에게 휘둘리는 영원한 '글로벌 을'의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될 테니 말이다. 입술이 망하면 치아가 시린 법이다. 그러니 미우나 고우나 내 자식을 키워내야 하고, 매서운 회초리로 다스리더라도 이번 위기를 기회로 삼아 반듯한 세계적 일꾼으로 성장시켜 놓아야 한다고 본다.이런 생각이 개인적 소회에 불과하다거나 무역업계의 시각치고는 새삼스럽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지난 2004년 화물연대파업으로 항만과 컨테이너야드가 텅텅 비고 해외 납기를 맞추지 못하는 곤욕을 치른 바 있었다. 그 당시 무역협회는, 물류비 절감으로 국제 가격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물류업계를 압박만 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무역업계에 이익이 되는 것이 아니고, 무역과 물류가 '상생 동반자'라는 사실을 절감했다.이에 따라 무역협회는, 2005년에 출범한 인하대 물류대학원과의 공동 프로그램으로 GLMP (물류최고경영자과정)를 설립했고, 11년째 성공적으로 운영하면서 1천여명의 원우들을 배출하고 물류와 무역업계 간의 상호 이해를 위한 소통 네트워킹, 최신 지식정보의 공유, 물류업계의 조직문화 향상 등에 힘쓰고 있다. 아울러 6월 현재 취업준비생들을 모집 중인 '전자무역물류 마스터 과정'을 지난해 출범시켜, 종이 없는 무역실무와 물류 현장지식, 그리고 GLMP 원우기업 등에 취업하여 물류업계의 글로벌화를 책임질 미래 인재에게 필수인 외국어능력까지 겸비토록 하는, 취업과정도 운영 중이다.이번의 해운산업 구조조정은 물류산업의 동반자인 우리 무역업계의 중장기적 이익 측면에서도 지극히 중요하다. 무역업계가 예의주시하는 이유다. 세계교역량(2015 무협 통계)이 연간 약 33조 달러 언저리에서 지지부진하고 우리 무역규모가 약 1조 달러이니, 세계교역에서 우리 무역이 이바지하는 비중은 약 3% 정도다. 그런데 글로벌 물류시장 규모가 3.3조 달러인데 반해 우리 물류산업의 매출액은 93조원(2015 국토부통계)이니 그 비중이 2.5% 정도로 뒤처졌고 그나마 국내 매출 위주일 뿐 글로벌 물류시장에서의 매출액은 권위 있는 통계조차 구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글로벌 공룡들과 경합할 정도로 덩치를 키워가던 국적 해운사들이 이번 구조조정에서 '원기'를 훼손하지는 않기를 바란다. 물류산업은 병참 등 국가안보와도 직결된다는 점에서, 미국도 특별법 등 온갖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연안 해운업을 보호하고 있지 않은가.특히 경기 북부지역은 대륙 물류의 교두보이자 유통과 무역의 중심지이며, 6천여 무역협회 회원사들이 21세기형 세계 산업구조에 최적화하기 위한 자기 혁신을 거듭하고 있는 지역이다. 이 지역에서는 무역과 물류업을 병행하는 등 서비스 수출에도 진출하는가 하면, 오프라인과 온라인, 나아가 모바일 무역을 병행하는 창의적인 회원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무역협회가 지난 3월 말 경기 북부지역본부를 킨텍스에 설치한 것이다. 전국적으로도 그렇지만 특히 경기 북부에서의 '무역과 물류와 IT의 융합'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는 점에서, 그리고 현재 진행 중인 해운업 구조조정이 큰 틀에서 보면 물류산업의 자기 혁신이라는 점에서, 부디 전화위복의 결실을 보게 되기를 기원한다./박진성 한국무역협회 경기북부지역본부장박진성 한국무역협회 경기북부지역본부장

2016-06-13 박진성

[기고] 국민 건강·안전 보장되는 선진화장실문화 정착을 위해

우리나라는 88서울올림픽과 2002한일월드컵 등 굵직한 국제행사가 개최되면서 화장실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으며 2004년 세계 최초로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까지 제정되기에 이르렀다. 이후 아름다운 화장실, 친환경 화장실, 선진 화장실을 내세우며 우리의 공중화장실은 각종 서비스 시설·용품을 두루 갖춘 복합 문화공간으로 바뀌었으며, 일부 개발도상국에서는 우리의 화장실 문화를 벤치마킹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는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 등에서 설치·관리하는 화장실에 국한되어 있으며, 관련 법에 적용받지 않는 화장실의 설치·관리는 제도권 밖에서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소셜메트릭스 빅데이터 분석결과, 5월 한 달간 화장실이라는 단어와 관련한 감성키워드 순위는 기다리다, 범죄, 여성혐오 등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기타 연관 키워드로는 살인, 남성, 흉기 등 매우 부정적인 이미지로 비쳐지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얼마 전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으로 인해 더욱 심화되었다. 현행법에서는 법 제정 이전의 시설과 연면적 3천㎡ 미만의 건축물(1·2종 근린생활시설은 연면적 2천㎡미만)에 설치되는 화장실에 대해서는 남녀분리 설치의무가 없다. 그러다보니 공용화장실과 같이 남녀가 분리되지 않은 것을 기본으로 잠금장치 등 시설 파손, 화장지·비누 등 소모용품은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고 유지·관리가 미흡하여 악취는 물론 세균이 득실거리는 화장실이 너무나도 많이 있다.다행히 최근 발생한 사건을 계기로 남녀화장실 분리 등 설치기준 강화를 비롯하여 화장실법 적용 대상 확대, 공용화장실 개선 시 인센티브 제공, CCTV나 비상벨 등과 같은 보안시스템 설치, 화장실 관리인의 상시 투입, 국비지원을 통한 화장실 개보수 실시 등 다양한 개선방안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다.그렇다면 법의 적용을 받는 공중화장실 등은 과연 제대로 설치·관리되고 있을까?2015년 행정자치부와 한국화장실협회가 공동으로 실시한 전국 공중화장실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조사대상 : 전국의 독립형 공중화장실 120개소), 남녀화장실 변기 수 비율이 1 : 0.88로 여성의 변기수가 남성에 비해 적은 것으로 조사되었다(법 제7조 위반).장애인화장실이 설치되지 않은 곳이 21%나 있었으며, 설치된 곳 중에서 남녀공용으로 설치된 곳이 25%에 달했다(장애인·노인·임산부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어린이용 대변기, 세면대 설치율은 각각 28%와 16%로 나타났다(법 제7조의2 위반). 법적 의무는 아니지만 사회적 약자를 위한 장애인화장실과 여성화장실 내 비상벨 설치율은 단 12%와 8%에 불과하였다. 화장실법 제4조와 제12조에서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국민의 편익증진 및 위생수준 향상을 도모하기 위하여 공중이 이용할 수 있는 공중화장실 등의 설치, 지정 및 관리에 필요한 시책을 마련해야하며 연1회의 정기점검과 필요시 수시점검을 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대책을 발표하고 잠잠해지면 또 흐지부지 되는 급조된 정책이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 가능한 실질적인 해결책 마련을 위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더욱 고민해야 할 것이다.불특정 다수가 사용하는 화장실이 범죄구역이 아닌 안전보호구역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정부와 설치·관리주체, 그리고 이용자가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할 것이다. 국민의 건강과 안전이 보장되는 선진화장실문화 정착을 위하여…./이은주 한국화장실협회 사무처장이은주 한국화장실협회 사무처장

2016-06-09 이은주

[기고] 뜬 모를 아시나요?

들녘의 모내기가 마무리 되어 가고 있다. 신록의 푸르름에 더해 들판의 색깔이 녹색으로 채워지면서 절로 배부름이 느껴진다. 한세대 전에는 보릿고개가 있었다. 배고픔을 극복하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 종자를 개발하고 저수지와 비료 공장을 만들었다. 그렇게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먹는 문제를 해결하게 되었고 이제는 수출을 얘기하고 있다. 우리는 중진국을 넘어 이제 선진국 문턱에서 열심히 뛰고 있다. 선진국의 정의를 명쾌하게 내리기가 쉽지는 않지만 그 나라들은 몇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다른 나라의 공격을 방어할 수 있는 군사력, 산업을 이끌어 가는 우수한 과학기술 그리고 식량의 자급력이다. 모두 스스로 나라를 유지 발전시킬 수 있는 기본 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선진국의 대명사 미국을 보자. 미국에는 특이하게 아일랜드 출신 이민자들이 많다. 본국인 아일랜드의 인구는 500만 명도 안되는데 비해 미국에는 3300만 명이 살면서 케네디와 레이건 등 대통령과 수많은 주지사, 시장 등 정치인을 배출했다. 당시 아일랜드에는 몇 년에 걸쳐 주식인 감자가 흉년이었는데 배고픔을 못 이겨 신대륙으로 떠난 것이 오늘날 미국에서 아일랜드 파워의 배경을 이루고 있으니 역사의 아이러니이기도 하다. 1차, 2차 세계 대전을 겪은 유럽 국가들은 전쟁 중 많은 배고픔의 기억이 있고 농업 강국인 네덜란드도 나라꽃인 튤립 뿌리를 한때 식량으로 먹었을 정도로 식량 위기를 겪었기에 선진국들은 배고픔과 농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 왔다. 몇 년 전 튀니지의 재스민 혁명을 비롯해서 중동과 아프리카의 독재 국가들이 국민 봉기로 무너지는 배경에는 계속되는 가뭄과 농사 실패에 따른 배고픔과 물가 폭등이 자리하고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식량인 쌀만큼은 거의 100% 자급을 하고 있어 식량 부족으로 인한 어려움은 남의 나라 얘기처럼 들리기도 한다. 오히려 쌀을 수출하는 나라가 되었고 쌀 소비의 감소와 재고 증가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으니 역사의 대 반전이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쌀농사를 포함해서 농업 현장 곳곳이 기계화, 자동화되고 ICT와 스마트폰이 연결되면서 농사짓기도 한층 편리해지고 생산성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기계가 하지 못하는 부분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뙤약볕 아래 허리를 구부리고 발 내딛기도 힘든 논 한가운데서 부지런히 손을 움직여야 하는 것이 뜬 모(floating seedling) 작업이다. 너무 힘들고 허리도 아프고 쌀 가격도 높지 않은데 고령화로 어려운 농촌에서 요즘에는 잘 하지 않는 것이 뜬 모 작업이다. 논바닥이 골고루 잘 펼쳐져 있으면 이앙기가 시원스럽게 착착 소리를 내면서 모를 정확하게 심을 텐데 실제 논바닥에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종종 생긴다. 이런 곳은 그냥 포기하든지, 아니면 사람이 들어가서 그 빈자리를 심어줘야 하는데 심지 않고 포기하는 양을 전국적으로 합산하면 엄청난 양이 될 것이다. 논 한가운데에 홀로 허리를 구부리고 뜬 모 작업을 하는 농민들을 보면서 무던히도 잘 참아내고 잘 버텨온 우리의 저력을 느낀다. 다시 한번 뜬모 작업을 하신 분들에게 격려를 보내자. 40년 전 보릿고개가 사라진 배경에는 묵묵히 뜬 모 작업을 해온 농민들의 수고가 있었다는 생각이 다. 새삼 그 버거운 고통 속에서도 묵묵히 한발 한발 내딛는 농민의 손길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김충범 경기도 농업정책과장김충범 경기도 농업정책과장

2016-06-08 김충범

[기고] 메르스이후 신종 감염병에 대한 대응방향

지난해 5월 20일 국내 첫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자가 발생해 전국이 감염병 위기 상황이었으나,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인천은 감염자가 없어 청정 지역을 유지한 바 있다.메르스로 한국 사회의 유행을 포함해 2012년 4월부터 2016년 1월 21일까지 총 26개국에서 638명이 사망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5년 총 186명의 확진환자가 발생해 이 중 38명이 사망했으며, 1만6천명이 넘는 인원이 자가격리 또는 시설에 격리조치 됐다. 첫 환자 발생부터 상황 종료 시까지 직접적인 피해와 관련 산업에 끼친 간접적 경제적 손실 규모를 합하면 그 피해액은 수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메르스와 같은 감염병 대처를 위해 관련 법령 개정과 중앙정부의 방역조직체계 개편, 지방과 중앙의 지휘체계 혁신, 의료기관의 응급실 과밀화 해소,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확대, 응급실 호흡기계 감염병 환자 격리시설 보완, 공공의료체계 확대 등의 의료체계 개선, 사회적 관행인 병문안 개선 등 다각도의 노력으로 과제를 풀어가야 할 것이다.예전과는 다르게 해외 유행 감염병이 대륙을 넘나들어 쉽게 유입될 수가 있고, 인류의 거주 지역 또한 넓어짐에 따라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았던 신종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의 병원체들이 인류사회로 침투할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 또한 토착화되는 것이 쉽지 않았던 해외 유입 감염병이 기후 변화로 인해 토착화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해외유입 신종 감염병의 발생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실정에서 해외 여행객의 70%가 이용하는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이 위치한 우리 인천은 감염병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중앙정부로부터 39억3천만원의 국비를 확보해 공공의료기관인 인천의료원, 상급종합병원인 인하대 의과대학부속병원, 가천대 길병원에 총 16개 국가 지정 음압치료병상을 지정, 호흡기 감염병 환자를 최단 시간 내 격리해 감염을 차단할 수 있도록 올해 공사를 완료할 예정이다. 또한 응급의료기관으로 지정된 20개 종합병원에 선별진료소 운영 장비 지원을 완료했고, 오는 8월 말까지 '감염병 안심 응급실 구축사업'을 진행해 한림병원 외 9개 의료기관 응급실에 음압병상 및 격리시설 장비를 보강할 계획이다.시설·장비 개선뿐 아니라 2016년 2월 2일 보건복지부, 인천시, 중구보건소, 인하대 의과대학부속병원 4자간 병문안 문화개선 실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해 병문안 인식개선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환자는 감염 우려 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고 환자 보호자는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도움을 주는 간병·간호통합시스템도 확대 운영 중이다.올해 초부터는 북중미, 중남미 대륙에서 지카 바이러스(Zika virus)가 한창이다. 우리나라에도 해외 유입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가 발생했다. 우리 인천시에서는 모기 유충 구제와 서식지 제거 등 방역시스템을 가동하고 있으며, 24시간 업무 연락 체계를 유지해 긴급 상황 발생 시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하절기 비상방역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인천시민 여러분께서도 감염병 예방 수칙을 준수해 개개인의 건강뿐 아니라 공동체 안전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 주길 바란다./강신원 인천시 보건복지국장강신원 인천시 보건복지국장

2016-06-07 강신원

[기고] 청년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나?

청년 실업, 청년 고용 문제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경험하고 있는 글로벌 이슈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올 2월 청년 실업률이 무려 12.5%까지 치솟으며 1999년 통계기준 변경 이후에 사상 최악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15~29세 청년 10명 중 1명이 일자리를 찾았지만 취업을 하지 못했다는 의미이다. 안양시의 총인구 59만6천485명 중 15세~29세 이하 청년은 12만6천598명으로 총인구의 21.22%를 차지하고 있고, 34세까지 확대하게 되면 17만1천393명으로 28.7%에 달한다.2015년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만 15세~29세 이하 청년실업률은 59.4%이며, 반면 중년층(30~49세)의 실업률은 24%로 청년 실업률보다 2배 이상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청년 취업 문제는 우리 모두의 문제이고 국가적 난제이다. 정부는 청년 취업난을 해소하기 위해 미래 세대인 청년들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수립하여야 한다. 지난 4월 27일 정부는 '청년·여성 취업연계 강화 방안'을 통해 전 정부부처가 나서서 일자리 발굴 및 중개, 수요자 맞춤형 종합 서비스 제공, 중소기업 취업·근속 지원 등의 다각적인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지방자치단체들도 중앙정부와 발맞추어 청년실업률을 낮추기 위한 절대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그러나 청년 실업만이 청년 문제의 전부는 아니다. 현시대 청년들이 처한 불안정한 현실에 맞게 청년정책의 사각지대를 보완할 수 있는 다각적, 다변화된 청년 정책을 마련하여 청년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을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청년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공감대 확산이 절실히 필요한 때 다음과 같은 준비가 지자체에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첫째, 청년들의 일자리·설자리·놀자리·살자리 문제를 반영한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 ▲일자리(노동) : 일자리 진입 지원 및 안전망 구축 ▲설자리(활동) : 청년 사회참여 기회 확대 및 역량강화 ▲놀자리(공간) : 청년활동 생태계 조성 및 정책기반 확대 ▲살자리(주거) : 청년 주거 및 생활 안정 지원은 물론 금전적·비금전적 통합적 지원 및 다양한 사회참여 기회를 제공하여야 한다. 둘째, 청년기본조례 제정이 필요하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의 모든 분야에서 청년들의 참여 확대, 권익증진, 청년발전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청년정책 추진 시 실질적이고 활발하게 실천할 수 있는 지원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셋째, 청년의회 추진을 통하여 청년들의 목소리를 듣자. 청년의회를 통해 청년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청년들의 제안을 담은 청년정책 의제를 발굴하여 정책에 반영하고 정책 설계, 집행, 평가 과정에 청년들의 참여 활성화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넷째, 청년지원협의체 구성을 통하여 문제 해결을 찾아보자. 청년들이 청년 문제의 주체가 되어 참여하고, 지역 청년들의 문제에 대한 논의, 청년 지원사업의 기본계획 수립과 평가, 청년 정책 시행을 위한 주요사항 등을 심의하는 협의체 구성을 추진해야 한다.다섯째, 청년포럼 운영을 통하여 소통기회의 장을 마련하자. 청년발전 과제 발굴을 위한 포럼 운영으로 사회참여 및 소통기회 제공은 물론 청년 전반에 대한 관련 이슈를 공유하고 청년들의 실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대화의 장을 마련하여 현시대 청년의 사회문제를 재조명해야 할 것이다.여섯째, 청년취업 및 창업 지원을 통하여 웃는 청년들로 만들자. 청년층을 특화하여 중소기업과 청년 일자리를 잇는 구인·구직 매치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청년 창업 초기단계부터 성장까지 분야별·단계별 지원 추진이 필요하며, 또한 능동적 역량강화 교육 및 직업훈련을 지속해서 실시해야 할 것이다./심재민 안양시의회 의회운영위원장심재민 안양시의회 의회운영위원장

2016-06-06 심재민

[기고] 따복 하우스 추진계획에 대한 소고

경기도가 전국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선 최초로 중장기 임대주택 추진계획을 발표하였다. 경기도형 주거복지 모델인 '따복하우스' 1만 가구를 2020년까지 공급하여 경기도의 주택문제를 획기적으로 혁신하겠다는 계획이다. 이것이 우리사회에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가를 생각해 보자. 광역이든 기초든 지방자치단체는 공공차원의 임대주택 건설을 부담의 대상으로 생각을 했지, 지역민의 고민을 해결하는 정책대상으로 삼은 적이 없었다. 이번 발표가 과연 시대적 변화를 겸허히 받아들인 것인지, 아니면 주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기도민을 위한 단순한 자구책인지는 현재로서는 판단하기에 이르다. 하지만 전월세 주택문제로 고생하는 시장소외계층에게는 크게 환영할 만한 대사건임에 틀림이 없다. 이번 경기도 발표는 급변하고 있는 주택시장의 주요 사회경제적 변화를 다각적으로 내포하고 있다. 가장 쉽게 읽혀지는 내용은 주택문제가 이제는 중앙정부정책의 전유물이 아니고 광역 및 기초 자치단체 차원으로 승화시켜야 한다는 사실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제까지 그러한 인식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공공차원의 임대주택 건설은 적자사업이라는 비용적 측면 외에도 저소득층의 밀집을 유발하고 그로인해 복지비용이 눈덩이처럼 늘어난다는 현실을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한 환경에서도 이렇게 전향적 자세를 보여주는 배경에는 임대주택이 주택시장에서 사회적 안전망으로 작동하고 있으며 지방자치단체가 그 주체가 되어야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둘째, 주택문제가 단순히 공급문제를 벗어나 사회경제적 이슈와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인식한 것이다. 주거복지의 가장 중요한 타깃 계층인 신혼가구, 대학생, 사회초년생 등 시장참여 초년생을 도와야 우리사회의 사회경제적 원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경제는 저성장, 고령화, 인구절벽으로 요약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그런 시장의 주역이면서도 주택시장의 주된 타깃계층인 신혼가구와 1~2인가구를 위해 사회가 앞장서서 도와주어야 한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개진하고 있다. 셋째, 인구 성장이 거의 멈춘 지금의 도시에서 주택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은 도시재생과 주거복지 밖에 없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를 융복합하지 않고는 어느 것도 성취하기 힘들 것이라는 절박함을 계획수단의 활용단계에서 느끼게 해준다. 부지 확보방안에서 국공유지를 활용하면서도 공공시설의 복합개발을 통해 임대주택을 공급한다는 계획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의 고질적인 저출산 문제를 경기도가 해결하는 표본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저출산문제는 인구감소 또는 결혼포기와 같은 단순한 문제로 치부해서는 근원적인 문제 해결이 요원하다. 저출산문제는 여성의 사회적 진출, 맞벌이의 사회적 요구, 자녀양육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 등이 점철되어 국가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거대한 암적 존재이다. 이러한 문제를 적극적으로 타개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신혼부부의 지원을 자녀수에 따라 차등을 두자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경기도의 대담한 발표가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몇가지 선결조건이 필요하다. 건설비용에 대한 도의회 차원의 적극적 지원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부지확보에 대해서는 기초자치단체가 해당 지역의 문제를 해결한다는 자긍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호응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정책이 장기간동안 지속될 수 있도록 추진력과 일관성이 필요하다. 이 모든 것이 특정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사회의 원동력이 될 젊은이를 위한 생각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생각보다 쉽게 경기도가 설정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박환용 가천대 도시계획학과박환용 가천대 도시계획학과

2016-06-02 박환용

[기고] 외국인력제도 효율적 운영에 대해

지난 5월 19일 서승원 경기지방중소기업청장이 외국인력제도의 효율적 운영과 관련한 몇 가지 제안을 했다. 최저임금이 아닌 외국인 본국의 임금수준을 기준으로 급여를 정하고, 체류기간도 일률적으로 5년으로 정하기보다 장기간 근무가 가능하도록 정하며, 셋째 외국인력 관리도 중앙부처가 아닌 기초자치단체에서 하는 것이 효율적이고, 넷째 외국인 근로자의 처우 등 근로조건에 대한 법 위반 여부도 기업의 현실을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소기업 입장에선 수긍이 되는 점도 있지만 국가 전체적으로 보면 과연 합당할지는 의문이 든다.'최저임금제'는 임금의 최저수준을 보장해 근로자의 생활안정과 노동력의 질적 향상,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할 목적으로 1988년부터 시행하는 제도로써 외국인력도 동일 적용한다. 외국인력에 최저임금보다 적은 임금을 지급할 경우 헌법상 '평등권' 침해 및 근로기준법상 '균등한 처우' 위반의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더 많은 임금을 받을 수 있는 사업장으로 옮기려는 욕구 때문에 불법 취업자가 증가하고, 사업주의 외국인력 채용을 부추겨 내국인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임금수준도 떨어지는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산업연수생제도'가 시행되던 1994년 상공자원부는 불법체류자 증가의 원인 중 하나로 합법적 연수생의 월평균 수당이 25만~40만원인데 비해 불법 취업자는 50만~80만원을 받는 등 연수생 근로조건이 열악한 점을 지적, 연수생의 기본수당을 당시 국내 최저임금 수준으로 올리고 국가별로 차등 적용되던 기본수당을 단일화하는 방안을 검토했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된다.또한 체류기간을 늘릴 경우에는 외국인력이 귀국을 기피하고 우리나라에 정주함으로써 교육·의료·연금·복지 등 사회적 비용 증가와 함께 불법체류 문제도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미국이나 캐나다와 같은 국가에서는 체류기간을 짧게 정해 '단기순환의 원칙' 아래 외국인력을 사용하고 있다.'외국인력 관리도 중앙부처가 아닌 기초자치단체에서 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의견에 대해 살펴보면,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국가 차원에서 외국인력 도입 총량을 결정하는 등 내국인과 다른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운영한다. 우리도 국무총리 소속으로 '외국인력 정책위원회'를 두고 관계 중앙행정기관이 외국인력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공동으로 기본계획을 포함한 도입 업종 및 규모 등을 심의 의결하고 있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도 인력수요 등 필요한 사항을 반영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 아울러 고용보험시스템 등 인프라가 부족하고, 자치단체 간 이동을 엄격하게 관리하기 곤란한 상황에서 기초자치단체별로 외국인력을 관리할 경우, 체계적 인력관리가 어렵고 외국인력의 도입을 부추겨 노동시장이 교란되는 등의 문제를 내포한다. 끝으로 '외국인 근로자의 처우 등 근로조건에 대한 법 위반 여부를 기업의 현실을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는 의견은 외국인 근로자뿐만 아니라 모든 법 집행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로, 법 집행의 형평성과 사안별 타당성에 대해서는 앞으로 고민해야 할 사항이다. 일부 기업에선 현행 고용허가제가 아쉬운 부분이 있을 수는 있지만, 국가 전체적인 관점에서는 불가피한 측면도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정성균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장정성균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장

2016-06-01 정성균

[기고] 교권 살리려면 '교권 안심보험'등 실효적 대책 시급

우리나라에서 선생님으로 살아가기란 쉽지 않다. OECD가 2013년 내놓은 자료(TALIS 2013)를 보면, 우리나라 중학교 선생님 5명 중 1명(20.1%)이 "교사된 것을 후회한다"고 답했다. 이는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고, 평균 응답률(9.5%)의 두 배를 넘는 수치다. 특히, "다시 직업을 택한다면 교사가 되고 싶지 않다"는 응답도 우리나라가 36.6%로 나타나, 조사국 평균 22.4%보다 훨씬 높았다.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우리 학교 현장에서 빈발하는 교권 침해가 주요 원인이란 분석이 설득력 있게 들린다. 실제로 선생님이 학생·학부모에게 매를 맞거나, 욕설을 듣거나, 심지어 성추행까지 당한다는 사실이 종종 보도된다. 한국교총 조사에 따르면, 교권 침해 사건은 최근 10년 사이 약 3배가량 늘었다. 교권 침해는 단지 교사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선생님의 자존감이 떨어지면 수업의 질이 덩달아 떨어질 게 뻔하다. 교권 침해에 따른 피해가 부메랑이 되어 학생에게 돌아가고 만다. 이는 자칫 국가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이 악순환을 끊으려면, 교권이 보호받아야 한다.하지만, 교권을 침해당한 선생님을 향한 도움의 손길은 사실상 전무하다. 피해 선생님 혼자서 학부모와 대응하고, 교육청 조사에 시달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교권 보호에 가장 앞장서야 할 한국교총조차도 나 몰라라 한다. 교권을 수호하기 위한 근본 대책 마련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 사후약방문으론 곤란하다. 교권 침해를 뿌리 뽑기 위한 실효적 제도와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이를테면, '교권 안심보험'은 어떤가? 교권 침해 분쟁에 따른 비용과 사후 심리치료비까지 보장할 수 있는 든든한 안전장치가 될 수 있다. 이제껏 한국교총은 교권 수호를 기치로 내세우며 갖가지 방안을 제안해 왔지만, 정작 실행을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땅에 떨어진 교권을 되살리려면, 교원단체가 적극 나서서 정부를 설득하거나 교육감에게 쓴소리하는 강력한 협상력을 발휘해야 한다. 대한민국 유일한 합법 교원단체인 한국교총이 그 위상에 맞는 정치력과 행정력을 갖춰야 한다. 학부모의 인식 전환도 필요하다. 선생님에게 원망의 시선만 보내는 것은 오히려 학생이 선생님을 무시하는 부작용만 초래한다. 이는 곧 교권 침해로 이어지고, 결국엔 아이들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악순환을 낳는다.정부도 더 이상 교권이 무너지는 현실을 외면하지 말고 '선생님을 존경하는 교육풍토', '선생님·학생·학부모 모두가 행복한 교실'이 조성되도록 제도 개선에 앞장서야 한다. 교권의 보호는 단지 선생님만을 위한 게 아니다. 학생에게 더 나은 교육을 제공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본적 장치가 교권이다. 이런 공감대가 널리 확산되길 바란다./김경회 성신여대 교육학 교수김경회 성신여대 교육학 교수

2016-05-31 김경회

[기고] '갭 이어'로 한걸음 더

숨 가쁘게 하염없이 달리게 하는 우리 교육 현실에서, 진로를 고민하며 나아갈 방향을 깊이있게 생각해 본 적이 있나. 인생을 바꾸고 정할 수 있는 다양한 질문을 쏟아내 본 적은 있었나. 정부는 중학교 과정 중 한 학기 동안 시험을 치르지 않고 체험활동을 하면서 진로를 찾게 한다며 올해부터 자유학기제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중학교 과정 중에 진로를 결정하고 찾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 자유학기제가 외려 다른 형태의 사교육의 기승을 부르고 있으니 말이다. 진로에 대한 고민은 꼭 필요하다. 필자는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고민을 심도있게 할 시간이 주어져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이를 위해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갭 이어(Gap Years)' 도입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1960년 영국을 시작으로 미국, 캐나다, 아일랜드, 호주, 뉴질랜드 등이 갭 이어를 시행하고 있다. 갭 이어는 대학 진학을 앞둔 고교 졸업생이 진학 대신 1년간 여행이나 봉사활동, 인턴 등의 다양한 체험을 쌓는 기간을 일컫는다. 입학은 보장하면서 통상 1년의 등록 유예시간을 주는 것으로 휴학제도와는 차이가 있다. 일본에 이어 중국도 갭 이어를 도입하려 하는데 국내 대학 중 갭 이어 제도를 도입한 곳은 어느 지역에도 없다. 갭 이어를 보낸 학생의 학업성취도가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높았다는 해외 교육당국 발표는 제도의 효과를 방증하고 있다. 최근 버락 오마바 미국 대통령의 큰딸 말리아 오바마가 하버드에 입학, 갭 이어를 하며 입학을 1년 미뤘다는 소식은 외신을 통해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앞서 영국 윌리엄 왕세손이나 해리왕자, 영화배우인 에마왓슨 등은 갭 이어를 통해 봉사활동, 환경보호 등 다양한 경험을 가진 바 있다. 이를 통해 가치관 정립과 삶의 방향 제시 등 자아를 찾는 시간을 갖으며 자신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뚜렷이 발견하고 학교에 다시 돌아갔을 때 더 선명한 미래를 내다보며 임할 수 있게 된다. 우리의 청춘들은 어떤가? 대다수 청춘들은 대학입학을 위해 달리고 다시 취직을 위해 달린다. 스스로 삶을 어떻게 디자인할 것인지 돌아볼 여유도 없이 끝모를 앞을 향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내달리고 있다. 정녕 내가 원하는 길인지 헷갈려 하며 말이다. 스펙쌓기에 바쁜 우리 청춘들에게 더 큰 가치를 찾도록 하는 '작은 쉼표'인 갭 이어가 주어져야 한다. 대학이 등록시기를 일정 기간 유예해주고 주어진 작은 쉼표의 시간을 통해 한걸음 잠시 물러나 성숙한 가치관을 정립하고, 재능을 발견하고, 원하는 진로를 찾아 한 걸음씩 내디딜 수 있다면 어떨까. 폭넓은 선택의 자유가 대학 입학생들에게 주어지는 내일을 희망해본다. 갭 이어를 도입하는 대학이 하루빨리 나오길 기원한다./김정훈 경기평택항만공사 전략기획팀장김정훈 경기평택항만공사 전략기획팀장

2016-05-30 김정훈

[기고] "경기도에서는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지난 21일 도쿄에서는 일본 트라이텍스 주식회사의 구와야마 히로아키(桑山裕章) 대표와 남경필 경기도지사 간의 투자양해각서(MOU) 체결식이 있었다. 나는 트라이텍스사의 한국 법인인 트라이테크 코리아 대표로 참석했다. 이날은 자동화 장치 설계·제조업체인 우리 회사가 경기도에 생산 거점을 마련하고 투자하겠다는 것을 양측이 확인하는 자리였다. 한국에 첫 공장을 설립하기 위해 발로 뛰었던 지난 1년간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본사에서는 지난해 2월부터 한국 법인 설립을 위해 지자체별 투자 환경을 조사하고 관련 자료를 검토해 왔다. 한국 진출이 처음이니만큼 여러 지자체의 투자유치 담당 공무원들을 만나서 상담했다. 당시 본사에서는 초기 투자 금액을 300만 달러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한국에서 사업을 하고자 한다는 나의 말을 들은 각 지자체 담당 공무원들의 첫마디는 "얼마나 투자할 계획이십니까?"였다. 심지어 "저희는 투자 금액으로 결정합니다"라는 노골적인 말까지도 들었다. 그들에게는 투자금액이 최우선이고, 아무리 기술력이 우수해도 중소기업은 상대를 해주지 않는 듯했다. 몇 군데나 헛걸음을 하고 한국 진출 포기까지 생각했다. 그러던 중 KOTRA 나고야 무역관을 통해 경기도 투자진흥과의 담당 공무원들을 만나게 됐다. 그 간의 경험에 비추어 큰 기대 없이 한 번 이야기나 해보자는 심정으로 나갔다. 그런데 우리 회사의 투자 계획을 들은 담당 공무원의 첫 마디는 놀랍게도 "그러면 저희 경기도에서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였다. 한국 투자가 진전되지 않아 답답한 마음에 직접 일본에서 건너오신 일본인 사장도, 나도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그 어느 지자체에서도 들어본 적이 없는 말이었다. 사장과 나는 더 이상 고민하지 않고 경기도로 투자를 결정했다. 이후 담당자와 만나 세부적으로 투자계획을 상담하고 도움을 받아 제조업체들이 밀집해 있고, 우수한 인적자원과 인프라를 갖추고 있으며, 고속도로와 공항 접근성까지 좋은 안산 반월공단으로 한국에 첫 거점을 결정했다. 경기도를 신뢰하게 된 본사에서도 투자금액을 2천만 달러로 변경했다. 기업인은 투자유치 담당자의 첫인상이나 친절만으로 투자할 곳을 결정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똑같은 조건의 두 곳을 놓고 선택을 해야 할 때는 조금이라도 특별한 느낌이 들었던 곳을 선택하게 될 것이다. 처음 외국에 진출하는 기업들은 아무리 투자환경이 훌륭해도 이질적인 문화, 기업 정서, 노사문화 등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낯선 곳에서 누군가 친절하고 진심 어린 목소리로 응대한다면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한줄기 빛을 보는 기분일 것이다. 남 지사는 내 이야기를 듣고 향후 기업들의 투자 문의가 오면 "우리 도에서는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라고 응대하도록 지시하셨다고 한다. 투자를 결정하는 건 기업이지만 그 기업의 선택에 결정적인 1%의 영향을 미치는 것은 투자유치 담당자들의 진심 어린 한마디일지도 모른다./김철민 (주)트라이테크 코리아 대표이사김철민 (주)트라이테크 코리아 대표이사

2016-05-26 김철민

[기고] 경기과학기술진흥원 폐지 움직임은 시대착오적 발상

한미약품의 기술수출 성공, 자율주행 자동차 시험주행 허가,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 등으로 인해 국가적으로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과학기술은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의 핵심이며 경제성장의 원동력으로 인식되고 있다. 과학기술의 성과가 산업발전으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혁신자원을 실제로 보유하고 있는 지역의 역량이 중요하다는 것은 '제3차 과학기술기본계획(2013~2017)'에서도 강조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지역의 과학기술 역량 강화가 국가의 성장을 견인한다는 것은 대다수의 국민이 공감하는 논리이다. 하지만, 경기도는 이러한 시대 흐름을 일부러 외면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최근 발표한 경기도의 '공공기관 경영합리화 방안'용역결과에 의하면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이하 경기과기원)을 폐지해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이 기관은 경기도의 과학기술발전을 위해 정책수립, 연구개발, 첨단 산업 육성 및 생태계 조성 등을 지원해 왔다. 경기과기원은 2010년에 전국지자체 중 최초로 설립되어 전국 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는 기관이다. 부산에서는 경기과기원을 모델로 지난해에야 부산과학기술기획평가원을 설립했고, 타 지자체에서도 유사기관 설립을 검토 중에 있다. 타 지자체는 경기도가 경기과기원을 설립하는 등 과학 진흥에 발빠르게 나서는 것을 부러워해왔던 터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5년 동안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지역과학기술 정책의 모범사례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경기과기원의 폐지 움직임 소식은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다.용역결과를 살펴보면 경기과기원은 산업 분야에 포함되어 산업진흥 기능이 경기테크노파크(TP) 또는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GSBC)와 중복되고 내부 기능 간에 연관성이 낮기 때문에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주로 기업지원 관점에서 바라본 측면에서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공공에서 과학기술 관련 사업을 통해 경제발전까지 유도하기 위해서는 정책의 기획부터 연구개발, 기업지원 서비스가 연계되었을 때 보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 경기과기원은 그러한 목적에서 설립되었고, 효과 또한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는 시점이다. 이를 간과하고 경기과기원을 폐지한다고 하면, 기관수 줄이기에 무게를 둔 정책 결정이라는 질책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또 경기과기원의 기능을 뿔뿔이 흩어버리겠다는 안이한 판단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과거 경기과기원은 경기연구원에서 과학기술정책지원 기능을 독립시키고, 경기바이오센터·천연물 신약연구소의 연구기능, 경기도 기술개발사업에 대한 관리와 지원 기능 등을 통합하여 설립했었다. 지금도 그 결정은 가장 효과적인 정책 결정으로 과학계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이를 무시하고 최근 단순히 다른 기관과 유사한 사업들이 수행되고 있다고 해서 폐지 대상으로 거론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경기도 산하기관 구조조정 용역 결과는 바이오센터가 한국나노기술원 또는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과 합쳐지면 시너지 효과가 나올 것으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또 바이오센터에는 정책연구 인력의 비율이 낮아 경기연구원에 포함시켜도 될 거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 그러나 이는 공공기관의 전체 개수를 줄이기 위해 맞지도 않는 퍼즐을 억지로 끼워 맞추려는 것 같아 보인다. 아직까지 경기과기원의 폐지가 결정된 것은 아니다. 이번 용역 결과를 수용하기 어려운 경기도 산하 상당수 기관이 일제히 들고 일어나는 등 그 파장이 심각하게 퍼지고 있다. 경기도의회에서도 TF팀을 가동해 현명한 대안을 찾고 있다. 경기도 역시 경기과기원의 역할을 심도 있게 고려하여 과학기술의 시대에 대세를 역행하는 경기도의 결정이 이루어지지 않기를 바란다.과학기술은 한 번 실기하면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 국가 경제에도 주름살을 만드는 큰 요인이 된다는 점을 경기도 당국이 상기했으면 한다./박방주 가천대 전자공학과 교수박방주 가천대 전자공학과 교수

2016-05-25 박방주

[기고] 50만 이상 市에도 3급 직제가 필요한 이유

최근 공무원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70년대 우리 세대가 공직에 입문할 때와는 달리 젊고 유능한 인재들이 높은 경쟁률을 뚫고 임용되고 있다.과거 손글씨로 공문을 작성하던 시대에서 지금은 인터넷의 시대로 공직환경도 너무나 많이 변하였고 더욱이 관선의 시대에서 민선자치 시대로 바뀐지도 만 21년이 되었다. 지방자치시대가 되면서 지방이양사무가 관선시대 보다 41.7%가 증가되었고, 지방공무원의 수도 2000년 이후만 하더라도 12년간 11.3%가 늘어나 지방의 조직도 많이 커지고 변모했다.그 만큼 기초단체의 조직은 비대해졌으나 직급 체계는 지방자치 이전인 30년전 그대로 4급 직제가 한계직급으로 머물러 중앙이나 광역자치단체에 비해 한 직급씩 낮게 책정되어 있다. 그러다보니 기초단체 공무원은 30년 이상을 근무해도 사무관에 임용되지 못하는 사례가 수두룩하다.공무원 1인당 인구수를 보면 광역단체는 201명, 100만 도시는 389명, 50~99만 도시는 358명으로 50만 이상 도시가 광역보다 1.5배 정도 많은데도 직급이 한 직급씩 하향됨에 따라 100만 도시의 특례를 인정받고 있는 수원시, 고양시, 창원시를 제외하면 3급 공무원은 지방자치단체에 존재하지 않는다.안양시의 경우 50만 이상 도시로서 부시장이 2급, 구청장·국장급은 4급으로 중간 역할을 하는 3급이 없는 구조로 인해 부시장 혼자 무려 12명의 국장단을 지휘, 통솔해야 하는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50만이상 기초자치단체에도 원활한 조직관리를 위해 최소한 2명의 3급직제가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또한 부단체장의 자리도 지역발전에 헌신해 온 지방공무원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는 3급직제가 필요하며 부단체장의 직무 몰입도도 한층 높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물론 3급직제가 생긴다 하더라도 승진소요기간이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20여년 후에나 가능한 일이니 금방 지방공무원이 부단체장으로 임용 될거라는 생각은 기우에 불과할 뿐이다.중앙과 광역, 기초단체간 직급의 불균형은 협력적 유지관계 보다는 수직적 상급기관으로 착각하게 만들고 신세대 유능한 인재들에게 더 좋은 승진환경을 위해 지방을 떠나게 할 뿐이라고 생각한다.아직도 중앙정부는 자치조직권을 지방에 자율로 맡길 경우, 기구의 남설과 인력운영의 방만함을 가져올 것으로 예단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지방자치법 제9조에 지방자치단체의 조직에 관한 사무를 자치사무로 규정하고 있음에도 대통령령으로 이를 제한하고 있는데 급변하는 지방행정의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하여 이제는 지방자치의 본질적 부분인 자치조직권을 지방에 돌려주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민선자치가 시작된지 20년이 지났음에도 30여년 전의 직급체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분명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거나 다름없고 지방의 인재들이 현재의 직제에서 한계를 느끼고 스스로 정체되어 가는 것 또한 국가적 손실일 수도 있다.전국의 모든 지방공무원들의 염원 또한 21세기 지방행정에 걸맞는 직급의 상향화일 것이다. 이제는 자치조직권을 지방에 돌려주는 것이 진정한 지방자치를 위한 지름길이란 점을 관계당국에 알리고자 하는 마음에서 이글을 쓴다./이강호 안양시 안전행정국장이강호 안양시 안전행정국장

2016-05-24 이강호

[기고] 안전(Safety)은 기초(Base)다

국가의 발전과 도시 고도화에 따른 시민의 안전 욕구가 증가하면서 도심은 하루에도 수많은 사건·사고가 일어나고 있다. 특히 화재, 교통, 재해, 범죄, 감염병, 자살, 안전 등 7개 분야는 사건·사고가 일어날 때 마다 안전의식 미흡과 시스템 부재에 대한 지적을 받아왔다. 물론 모든 분야에 대하여 완벽한 대책은 없다. 기본적으로 예방, 대비, 대응, 복구, 사후 재발방지 대안까지 마련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지만, 예기치 않은 후진국형 사건·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는 것이 현실이다. 왜 그럴까. 재난안전부서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모든 기관과 시민 전체가 안전을 담당한다는 기본에서 출발해야 하는 인식 또한 중요하다. 대수롭지 않게 보아오던 작은 기본의 위반이나 무시가 대형 사건으로 이어진 사례를 우리는 종종 보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안전 시스템을 확보하려면 어떤 조치들이 필요할까. 우선적으로 '안전은 기초다'에서 출발해야 한다. 또 사회 전반에 안전에 대한 기본의식과 기반이 구축돼야 한다. 압축 성장으로 소득수준은 향상되었으나, 세월호 사고 등 일련의 대형 사건·사고를 보면 상대적으로 우리 사회는 아직도 안전 의식이 매우 낮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안전사고 사망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보다 두 배 가량 높다는 자료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인천시는 지난해 재난안전본부를 신설해 2015년과 2016년 두 차례에 걸친 국가안전대진단으로 안전에 대한 환기와 사회 곳곳의 위험요소 해소라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인천시는 바다와 섬, 항만과 인천국제공항, 발전소, 가스·유류저장고, 산업시설 등 위험요소도 많이 있는 도시다. 이 때문에 인천시가 추진하는 '인천형 국제안전도시'를 통해 도시의 물리적·사회적 저해 환경을 개선하고, 지역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상호 협력해 안전한 도시 구축을 위한 역량 결집이 필요하다. '인천형 국제안전도시'는 안심마을 만들기 조성 사업, 안전전문기동점검단의 무료 안전점검 서비스 제공, 재난취약지역(쪽방촌·독거노인·다문화 가정)의 재난 대응능력 제고, 다양한 위기관리 대응 매뉴얼 등을 추진해 재난대응과 지휘체계를 확립할 계획이다. 안전대응훈련과 시스템적인 안전점검 정례화 등 안전에 대한 정책적 관심과 시민들의 참여의식을 높이는 전략도 추진할 것이다. 설마 하는 방심과 안전 불감증, 무책임, 적당주의는 대형사고의 근본원인이므로 안전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본과 안전수칙을 지키려는 문화가 중요다. 이를 지키면 안전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야 할 것이다. 박쥐들이 한낮에도 동굴에서 나와 날아다니고, 개미가 기존의 행렬은 깨뜨리며 대이동하는 것은 지진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한다. 안전사고는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나는 것이 아니고 무단히 우리 생활 속에서 암시하고 있다고 한다. 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그와 관련된 수많은 경미한 사고와 징후들이 반드시 존재한다는 허버트 윌리엄 하인리히(Herbert William Heinrich)의 '하인리히 법칙'을 평소에 상기할 필요가 있다. 기초 없는 건축물이 없듯 우리는 생활 속에서 위험하다고 느끼면 위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심에 익숙해 져야 한다. 정부가 애플리케이션으로 개발한 '안전신문고'를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리하면 모두가 행복하고 안심하게 생활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안전(Safety)은 기초(Base)다./김동빈 인천시 재난안전본부장김동빈 인천시 재난안전본부장

2016-05-23 김동빈

[기고] 세계인의 날, 이민·다문화정책 방향전환 필요

20일은 '재한외국인처우기본법'에서 정한 제9회 '세계인의 날'이다. 혼인귀화자가 10만 명을 넘었고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한국사회에 체류하고 있는 체류 외국인이 200만 명에 육박을 하고 있다. 한국사회는 이미 다문화사회로 진입했다. '다문화'라는 용어가 공식적으로 사용된 지 10년이 흘렀고, 그동안 사회통합을 위하여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하지만 지난 10년을 되돌아보면 아직 갈 길은 멀고 험하다. 정부와 단체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의사소통문제, 사회적응문제, 인권문제, 2세 교육문제, 차별과 편견의 문제 등 다양한 사회문제들이 나타나고 있다. 건강한 다문화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해 사회 변화에 맞게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이민정책 수립 및 집행이 시급한 때다.이민·다문화 관련 정책은 인구, 경제, 복지, 노동, 안보, 치안, 문화 등 다방면에 걸쳐 장기적으로 큰 파급효과를 가져오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이민자 지원 정책은 법무부, 여성가족부, 고용노동부 등 10여 개 부처에서 담당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정책에 일관성이 떨어지고, 효과적인 외국인 정책이 나올 수 없었으며, 심각한 예산낭비, 과잉보호에 따른 국민의 역차별 문제, 사회갈등으로 인한 반다문화 현상도 나타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정부는 외국인 관련 출입국·국경관리, 체류·국적관리, 이민자 사회통합 등을 포괄하는 정책기조 하에 이민·다문화 업무를 총괄할 정부 부처(가칭 국적이민부) 신설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정책 방향 역시 치안과 안보를 위한 체류 및 국경관리의 큰 틀 속에서 이민자의 인권과 권익을 보호하는 가운데 질서 있는 사회통합 정책을 펼쳐나가야 한다. 안전한 치안과 튼튼한 안보를 위해 대 테러 대비를 위한 적극적인 국제공조는 물론, 장기체류를 희망하는 이민자의 한국 사회적응을 이민 초기부터 지원하기 위한 한국사회 기초 법, 제도 교육제도인 '조기적응프로그램'의 전 이민자 대상 의무 확대 시행도 시급하다. 이민자 사회통합을 위하여 아직 한국사회에 만연해 있는 차별과 편견 해소 및 이민자의 정체성을 유지 시키면서 한국사회와의 원활한 소통을 위한 언어, 사회, 문화 등의 통합을 위한 제도마련도 필요하다. 이민자들이 권리는 물론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사회교육제도 활성화가 필요하며, 이민자(가정)의 빈곤퇴치 및 사회참여, 자녀교육, 가족해체 등과 같은 보편적인 사회문제 및 사회적 욕구는 보편적 사회복지 지원정책의 틀 속에서 지원할 수 있게 해야 한다.제9회 '세계인의 날'을 맞이해 이민자를 복지수혜자로만 판단하지 말고 이민자 스스로 사회참여의 기회를 늘려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가운데 사회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하게 할 수 있는 사회를 상상해야 한다. 만연한 차별과 편견의 경계를 무너뜨려 다름을 어울림으로 승화시켜 나가길 기대한다./서광석 인하대 이민다문화학과 겸임교수 · (사)이주민사회통합지원센터장서광석 인하대 이민다문화학과 겸임교수 · (사)이주민사회통합지원센터장

2016-05-19 서광석

[기고] 창의발명을 넘어 지식재산교육으로

세계 최초의 철갑선인 거북선의 지식재산 가치는 얼마일까?거북선을 발명하여 풍전등화의 위기에서 조선을 지켜낸 이순신 장군에게 조정은 직무발명 보상을 제대로 한 것일까?오늘 제 51회 '발명의 날'을 맞아 발명교육의 새로운 관점을 함께 고민하고자 한다. 지금까지 발명교육은 단순 공작이나 생활용품 개선에 머물러 있었다. 특허청과 시도교육청의 협력으로 전국에 설치된 '발명교육센터' 명칭도 처음엔 '발명공작실'이었다.이제 창의발명교육은 지식재산교육으로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 '2007 개정교육과정'부터 발명교육이 도입된 이래 '2015 개정교육과정'의 고등학교 기술·가정에 '지식재산 일반'이 비록 선택 과목으로 포함된 것은 아쉬움과 늦은 감이 있지만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과거 지적재산권, 지적소유권으로도 불렸던 지식재산권(IP, intellectual property)은 대개 산업재산권, 저작권, 신지식재산권으로 나뉜다. 특허, 실용신안, 상표, 디자인이 산업재산권에 속하고 문화예술 분야의 모든 창작물은 저작권으로 보호되며 최근 새로운 트렌드에 맞춰 신지식재산권이 따로 분류되는 추세이다. 이제 지식재산권은 말 그대로 모든 분야에서 개인은 물론 기업, 국가의 커다란 자산이 되고 있다.최근 많은 기업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신약 대박'의 돌풍을 일으킨 한미약품의 성공 비결도 바로 지식재산권이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7월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에 8천300억원의 폐암 치료제를 수출했고 11월엔 제약산업 사상 최대인 4조8천344억원의 당뇨 신약 수출 계약을 프랑스 사노피와 맺었다. 이렇게 다국적 제약사와 7건의 신약 라이선스 수출 계약을 맺은 한미약품이 지난 5년간 국내에서 출원한 특허는 180여개로 업계 평균보다 4배가 많다.또한 작년 우리나라 전체 수출이 8% 줄었지만 이른바 강소기업으로 불리는 중견기업 2천271곳의 총수출액은 929억 달러로 재작년보다 3.2% 증가했다. 유아용품업체 보령메디앙스는 인체에 무해한 유아용 젖병세제를, 디스플레이 제조업체 삼진엘앤디는 인간 감성에 따라 조도와 색깔이 변하는 첨단 LED 조명제품을 발명해 수출 대박을 터뜨렸다. 이렇게 중견기업 수출이 늘어난 것은 이들 기업이 주력하는 소재·부품의 경쟁력을 높인 지식재산 전략 때문이다.지난해 11월 서울 글로벌인재포럼에서 세계 석학들도 새로운 지식재산 발굴을 통해 스스로 일자리를 창출하는 인재가 세상을 바꾼다며 지식재산교육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그동안 우리도 여러 관계 부처가 함께 여러 분야에서 지식재산교육에 힘써 왔다. 전국 196개의 발명교육센터는 이미 기초 IP교육의 산실이 됐고 특허청과 한국발명진흥회가 카이스트와 손잡고 2009년 시작한 IP영재기업인교육원 학생들은 6년간 1천700개의 특허를 출원하는 역사를 썼다. 이곳을 거쳐 간 학생들이 곳곳에서 학교기업을 세우고 벤처사업가로 성장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도 창의발명교육의 초점을 지식재산 인재육성을 통한 창업교육 플랫폼 구축에 맞추고 있다. 이제 이런 지식재산 인재들이 우르르 쏟아지도록 개성과 적성을 살려줄 수 있는 교육제도가 뒷받침되고 경쟁력있는 벤처기업을 창업할 수 있게 지원하는 사회구조가 절실한 시점이다.지식재산교육 활성화를 위해 발의된 '발명교육지원법안'이 19대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고 폐기된 것은 그래서 더욱 안타까움으로 남는다./이철규 경기도교육청 장학사이철규 경기도교육청 장학사

2016-05-18 이철규

[기고] '역시! 答은 현장에 있더라'

필자는 26년 공직 생활 중 21년을 경기도청 도시주택실, 문화관광국, 감사관실, 건설본부 등에서 주택·건축분야 정책업무 실무를 담당하다가 지난 1월 광명시 민원토지과장으로 발령돼 민원토지과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설레임과 두려움을 갖고 부임한 지 벌써 100일.누군가가 나에게 그 간의 근무 소감을 묻는다면 나름대로 도청에서도 현장 위주의 맞춤형 행정을 했다고 자부했는데 '역시! 답은 현장에 있더라!'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종합민원실에서 시민들을 직접 만나면서 민원인들의 고충과 애로사항 등을 신속하게 해결해 주면서 보람과 함께 공무원으로서의 자긍심마저 들기 때문이다.광명시에 부임해 줄곧 과연 시민을 감동하게 하기 위한 민원행정을 어떻게 해나갈까를 생각했다. 우리 부서는 광명시정의 가장 최 일선에서 현장업무를 담당하는 민원부서로 주민생활과 가장 밀접한 주민등록, 가족관계, 여권발급 민원과 정밀성및 기술성을 요구하는 지적업무(측량, 지번관리, 새 주소관리 등)를 담당하고 있다. 먼저 시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불편사항이 무엇인지를 찾기 시작했다. 도로명 주소가 전면 시행된 지 3년째 접어들었으나 아직도 시민들이 혼란과 함께 상당한 불편을 겪고 있음을 실감했다. 현행 법령상 다가구주택 등의 건축주나 임차인이 상세주소(1호, 2호 등)를 신청해야만 상세주소를 부여할 수 있기 때문에 상세주소 보급실적이 저조하다는 사실을 행정적으로 체감했다.이 같은 제도적 미흡은 곧바로 시민들의 불편으로 이어지고 있다. 우편물 반송, 택배 배송 혼선 등이 그 실례다. 따라서 지난 3월 관련 중앙부처에 시민들의 불편사항을 해소하기 위해시장·군수가 요구하면 즉시 상세주소를 부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 줄 것을 건의했다.또한 현행 주택임대차보호법에 의하면 임차인이 당일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받더라도 같은 날 임대인이 은행대출 등을 받고 근저당권을 설정하면 은행권이 대출 당일 대항력을 1순위로 받아 임차인은 뒷순위를 확보하게 되는 모순점도 알게 됐다.임차인의 변제권확보와 사유재산권 보호를 위해서는 확정일자 효력 발생 시점을 '주민등록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받은 당일(현행은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받은 그 다음 날 효력 발생)로 개정해 줄 것을 관련 중앙부처에 건의했다. 그리고 시민이 맘(Mom) 편하게 민원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편의시설 확충에도 나섰다.첫째로 영유아를 동반해서 찾아오는 여성 민원인 등을 위해 육아 정보를 갖춘 아늑하고 편안한 수유방을 민원실에 설치했다. 둘째로 임신부들이 민원처리 과정에서 대기하는 불편을 해소해 주기 위해 임신부 전용 리클라이너 전동의자도 갖췄다. 셋째로 종합민원실내 임산부·장애인·어르신 등 노약자 민원인이 민원 처리 순서를 대기치 않고 원스톱으로 민원을 먼저 처리 받을 수 있도록 민원우선처리창구도 별도로 개설하는 등 다각적인 시민 감동 편의행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앞으로도 더 빠르고, 더 간결하고, 더 만족스러운 민원행정을 펼쳐서 '사람중심 행복도시 광명시'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는 등 시민들로부터 신뢰받는 공직사회 조성에 앞장설 것을 다짐해 본다./고용수 광명시 민원토지과장고용수 광명시 민원토지과장

2016-05-11 고용수

[기고] 시민의 행복한 미래! 도서관에서 길을 찾다

'한 국가의 과거를 보려면 박물관에 가고, 현재를 보려면 시장을, 미래를 알고 싶으면 도서관에 가라'는 말이 있다. 수원시는 민선 6기 역점시책으로 시민이 독서를 통해 가치있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공공도서관 확충 및 작은도서관 지원에 주력하고 있다.수원시 공공도서관은 현재 16개로 오는 2017년에는 총 20개가 조성된다. 수원시의 도서관은 책만 읽는 공간을 벗어나 교육과 정보, 휴식의 장소로 책과 함께 이웃들과 어울리며 원하는 것을 배우는 문화콘텐츠 라이브러리를 지향한다. 문학을 기반으로 다양한 독서정보를 제공하는 '문학, 작가와의 만남'과 사서가 직접 북 큐레이터로 나서 책을 설명하는 '북 큐레이션 코너' 등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의 특색있는 문화를 소개하는 '예술이 숨 쉬는 공간으로의 동행'은 수원 예술인의 다양한 전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수원시 도서관은 생애 주기별로 필요한 맞춤형 지식정보, 교육, 여가생활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도서관별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 운영으로 독서문화 확산에 노력하고 있다. 역사와 사회복지, 건강, 육아, 문학, 여행, 예술, 청소년, 환경, 철학 등 여러 테마로 시민들에게 생활 밀착형 지식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팔달산이 여러 꽃과 나무로 매력을 발산하듯 도서관도 다른 색상과 레시피로 시민들을 만나는 셈이다. 또 수원의 도서관은 소통과 사랑, 나눔의 공간으로 대표할 수 있다.도서관을 통해 도서나눔(기증·교환) 운동과 배우고 소통하는 동아리 프로젝트, 문화다양성 수용을 위한 다문화 서비스 등 시민들의 소통 공간을 조성 중이다. 취약 계층별 특성과 수요를 고려한 다양한 도서관 서비스 개발 및 지원으로 지식정보 격차 해소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와 함께 시는 우리동네 작은도서관의 활성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작은 도서관은 지식의 빛이 흐르는 창을 열어 주었다"는 미국의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의 말처럼 작은도서관은 주민밀착형 공간으로 큰 역할을 한다. 지난해 개관한 공립 작은도서관인 '인도래 작은도서관'은 지역주민의 사랑방 기능을 톡톡히 하고 있다. 주변 대학들의 도서관과 네트워크를 통해 '시민이 편한 도서관' 만들기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이처럼 시민들에게 행복과 꿈을 주는 종합 비타민, 수원시 도서관. 수원시 도서관은 인프라 확충, 평생교육기능 강화, 취약계층 정보복지 실현, 지역커뮤니티 센터로의 기능 확대 등 양적·질적으로 큰 성장을 이뤘다. 수원시 도서관은 문화강좌, 전시회, 공연은 물론 급변하는 지식정보 세상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시민들에게 독서상담과 다양한 정보 제공으로 '수요자 중심의 열린도서관'과 '복합문화 공간의 기능'을 확대하고 있다. 앞으로 수원시의 도서관은 시민의 미래문화를 선도하고 사람중심 도서관으로 책향기와 글향기가 넘치는, 내집만큼 편한 사랑방 역할을 담아낼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이용영 수원시 도서관사업소장이용영 수원시 도서관사업소장

2016-05-10 이용영

[기고] 제19회 광주왕실도자기축제를 개최하며

경기 광주는 한강을 젖줄로 해 민족의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꽃피워 온 역사의 고장이다.특히 조선왕조 400여 년간 왕실에서 사용하던 도자기를 제작한 분원 관요가 운영됐던 조선백자도요지가 곳곳에 산재해 있는 역사와 문화를 자랑하는 지역이다.예로부터 광주는 수도에서 가깝고 땔감이 풍부했으며 양질의 백토가 인근에서 산출돼 도자기 생산지로 적합한 지역이었다. 15세기 중엽에 이르러 조선 왕실은 광주에 사옹원의 분원을 설치해 궁중에서 사용하는 그릇을 생산하게 했으며 이에 따라 조선백자의 주요 생산지로 역할을 했다. 광주 도자기의 유구한 역사를 알리고 조선왕실 도자기의 전통 계승과 현대와의 융합, 도자문화의 발전을 목표로 하는 광주왕실도자기축제가 오는 15일까지 곤지암도자공원에서 개최된다. 지난 1998년 처음 시작해 올해로 19회째를 맞이하는 광주왕실도자기축제는 매년 수만의 관람객이 찾아 지역경제 활성화와 광주도자기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올해 축제는 다양한 도자체험을 비롯해 광주시 왕실도자기 명장 특별전시전, 광주백자공모전 수상작 전시 등을 준비해 광주도자기의 특별함을 체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채로운 공연과 경연프로그램을 기획해 축제를 찾는 관람객에게 많은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왕실도자기축제의 으뜸은 단연 도자체험이다. 이번 도자체험에는 전통물레를 관람객이 직접 돌려가며 도자기를 만드는 물레체험과 전통적인 도자기 소성 방법인 장작 가마 소성 체험, 가족 흙놀이 체험 등을 할 수 있으며 이밖에 전통 차 문화를 체험하는 다례시연, 오카리나 그리기, 말 먹이주기와 같은 다양한 체험행사가 준비돼 있다.도자전시판매장에서는 광주왕실도예사업협동조합과 강진청자협동조합이 준비한 다양한 백자와 강진청자 등 도자기 작품과 생활자기를 최대 50%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전시 프로그램으로는 경기도자박물관에서 한국 도예의 역사를 재조명하는 '한국인이 빚어낸 아름다움' 전시전과 제4회 광주백자공모전 수상작 전시전이 함께 개최되며 도자 전시판매장 옆에 마련된 특별 전시관에서는 광주왕실도자기 명장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또한 5일 어린이날을 기념해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고 10일 세계인의 날에는 다문화가족 어울림 축제가 개최돼 풍성한 볼거리를 더한다.녹음이 싱그러운 계절에 가족, 연인과 함께 조선백자의 본고장 광주에서 고품격 도자문화를 느껴보시길 바라며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만큼 광주왕실도자기축제가 경기도의 대표 축제를 넘어 전 국민이 즐길 수 있는 수준 높은 축제로 거듭나기를 기대해본다./조억동 광주시장조억동 광주시장

2016-05-03 조억동

[기고] 공공기관 경영합리화 추진위한 조건

공공기관 경영합리화를 추진 중인 경기도가 26개 공공기관에 대해 12개로 통폐합하는 용역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러한 통폐합은 민선 4기와 5기에도 수차례 논의됐었다. 여러 이유로 무산된 경험이 있어서인지 민선 6기에는 통폐합 의제를 '연정실행위원회'에서 결정하는 모양새다. 남경필 도지사는 더불어민주당이 도의회 다수당인 정치적 상황을 돌파하고자 양당 연합정치(연정)를 핵심 정책으로 삼고 있다. 최근 경제 상황이 위기 상태고, 세수확보에 비상이 걸린 경기도의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아는 경제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설립 목적을 이미 달성했거나 도민 서비스가 부실하다고 증명된 공공기관들을 통폐합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도는 다음의 3가지 사항을 반드시 고려하길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공공기관 통폐합은 또다시 무위로 돌아갈 것이 우려된다.첫째, 추진 절차의 문제다. 도의 의제는 도의회 소관 상임위가 최종 결정 권한을 가진다. 조례 제정과 개정을 총괄하고 예산편성 결정 권한을 갖기 때문이다. 그런데 도는 각 당의 의장단으로 구성된 연정실행위원회에서 통폐합 의제를 결정하는 모양새다. 이미 상임위가 무조건 반대가 아닌 '합리적 이유와 구체적 사유'를 들어 중기센터와 과기원의 통폐합을 한 목소리로 반대했음에도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그러면서 도는 전적으로 연정실행위가 결정하는 것이라고 책임을 회피한다. 상임위를 무시한 행태다. 도는 먼저 상임위를 설득하고, 조율된 의견이 연정실행위에서 추인되도록 절차를 개선하라.둘째, 이번 통폐합안엔 경제 논리만 있고 전략과 정책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통폐합 대상이 된 중기센터와 과기원, 경기테크노파크는 그동안 경제 정책과 과학기술 정책이 병합된 목표를 갖고 운영돼 왔다. 오히려 타 지자체의 모범사례다. 통폐합을 결정하면서 기능 분류뿐만 아니라 정책적으로 도가 경제 정책을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 과학기술 정책 포기에 대한 대안은 있는지 등이 먼저 제시됐어야 한다. 도 사업을 80% 이상 위탁받아 운영하는 기관들의 사업과 기능이 중복된다면 도가 기획한 사업도 중복된다는 방증이 아닌가? 도정 사업 재편이 먼저여야 한다.셋째, 통폐합의 결과로 기대하는 미래 비전의 모습이 없다. 지난해 6월부터 공식적으로 논의해 온 경영합리화 방안의 결과와 용역 결과 어디에도 통폐합 결과가 도정에 어떤 변화를 줄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서 통폐합안을 먼저 결정해주면 향후 연구를 통해 만들어가겠단다. 앞뒤가 맞지 않는다. 공공기관 통폐합과 병행해서 남경필 지사는 이미 일자리재단을 출범시켰고 향후 경기도 주식회사, 글로벌 협력재단 등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잘하고 있는 기존 공공기관들에 대해서는 도와 기관의 역할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 단기 용역결과로 통폐합을 강행하면서, 역할과 기능이 분명치 않은 기관을 또 새롭게 만든다고 한다. 무슨 명분을 제시할지 매우 궁금하다.경기도가 공공기관을 설립해서 운영하는 근간은 전문성을 기반으로 대민서비스 질을 높이고 대외 환경 변화와 위기에 유연하게 대응해서 도정을 완성하는 데 있다. 경기도는 이런 근본적인 취지를 분명히 인지해서 공공기관 경영합리화가 남지사의 연정에 오명으로 남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길 바란다./이동화 경기도의회 경제과학기술위원장(새·평택4)이동화 경기도의회 경제과학기술위원장(새·평택4)

2016-05-02 이동화

[기고] 이란 진출과 우리의 대응

박근혜 대통령이 경제불황의 돌파구를 찾기 위한 방안으로 오는 5월 초에 이란을 공식 방문한다. 우리나라와 이란이 국교를 1962년 수립한 이후로 정상의 이란 방문은 처음이라 이란 측이나 우리 측이나 자못 기대가 크다. 이란은 1979년 호메이니 옹에 의하여 이슬람 혁명을 성공한 이후, 반미·반서구 노선으로 치달으면서 국제사회에서 고립을 재촉하였다. 이런 이란에 대해 서구가 2010년 경제·금융제재를 하게 된 계기는 2002년 반정부 단체인 국민저항위원회(NCRI)가 이란 중부에 비밀 우라늄 농축시설이 있다고 폭로하면서였다. 그러다 작년 7월 중순에 이란과 P5+1(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및 독일)간 핵협상이 최종적으로 타결된 후, 올 1월 16일에 대 이란 경제제재 조치가 해제되었다.이란의 지정학적 위치를 보면 아시아-유럽-아프리카를 연결하는 요지로 석유매장량은 세계3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천연가스 매장량은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인구가 8천만 명으로 전 인구의 30세 미만이 70%라 고급노동력도 풍부하다. 2014년 현재 국내총생산(GDP)은 4천14억 달러로 중동에서 제2의 경제대국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란 정부는 경제사회문화발전을 위하여 '20년 계획(2005~2025)'을 추진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8개 분야 즉 경제, ICT, 대외정책, 사회, 보안 및 방어, 법률, 문화, 과학기술 및 혁신 분야에 우선권을 두고 있다. 이란 정부는 경제 활성화를 위하여 가스와 정유 플랜트 발주, 원유수출 확대를 꾀할 것으로 보이며 이로 인한 항공 및 해운 교역량 증가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는 그간 우회무역을 활용해왔으며 대이란 수출은 작년에 25개 중동국가 중 이란은 29억 달러에 불과하였다. 이란 정부는 2020년까지 경제재건을 위하여 214조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경제적 진출은 기업이나 정부가 알아서 잘하겠지만 다음과 같은 점을 유의하여 리스크도 줄이면서 장·단기적인 우호관계를 다질 필요가 있다고 본다.첫째, 중동의 종교적 입장을 고려하여야 한다. 이란은 이슬람의 양대 종파중 하나인 시아파의 종주국이다. 그 나머지로 이슬람교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순니 파의 이슬람국가들과의 관계도 금이 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균형있는 외교전을 펼쳐야 한다. 너무 한 쪽에 치중하지 않도록 이 점을 유의해야 한다.둘째, 이란과의 문화적 교류도 한층 심화시켜야 한다. 우리는 그간 너무 경제교류에만 함몰되어 왔다. 경제교류는 마치 밀물이나 썰물과 같다. 그간 필자가 만났던 이란 인사들은 이란 고전의 중요성을 설파하며 자부심이 대단하였다. 정치, 경제교류를 넘어 선 문화교류를 통하여 진정한 동반자적 관계정립과 그리고 이란인들의 문화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 셋째, 이란의 지역적 중요성을 감안하여 이란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 우리의 단점은 미리 전문가를 양성해 놓지 않고 항상 뒷북을 치는 양상이었다. 현재 이란 전문가는 국내에 손가락을 꼽을 정도이다. 일본이나 서구를 보면 연구 인력이 엄청나게 많다. 이란 법을 전공한 학자가 한 명도 없으니 앞으로 교류관계가 많아져서 법적 문제가 발생하면 고스란히 외국 로펌회사를 통해서 해결해야 한다. 정부는 주요국가에 대한 지역전문가를 양성하는 데 우선 순위를두어야 한다.넷째, 이란진출의 리스크를 줄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이란 진출은 분명히 플러스요인이 많다. 그러나 이란은 오랜 경제봉쇄조치로 금융제도, 물류, 인프라의 수준이 미비하기에 이로 인한 리스크가 우리 기업들에게 발생할 수 있다. 이런 문제를 줄이기 위하여 우회적인 방법으로 아랍에미리트를 통하여 순차적 접근을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그간 이란은 아랍에미리트를 통하여 기본적인 생필품이나 자재구입과 대금결재방법을 이용해왔다./김종도 명지대 교수·한국중동학회장김종도 명지대 교수·한국중동학회장

2016-04-28 김종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