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고]천고마비 가을은 독서의 계절

도내엔 '경기 동네서점' 프로젝트'평택 독서쉼터'등 책읽는 곳 많아온 국민이 생각의 깊이 확장하고가족·이웃간 사랑 재확인해 보는기회 많이 누려보길 소망해 본다단풍이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히는 산을 바라보면 가을은 하늘이 높고 말도 살이 붙는다는 천고마비의 계절이요 마음을 넉넉함과 풍성함으로 채워주는 감사의 계절로 다가온다. 사람들은 가을을 일컬어 '독서의 계절'이라 부른다. 가을이 오면 독서와 관련한 행사도 많아지고 책 읽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이러한 분위기와 더불어 낭만적인 자연을 음미하며 책과 어울리는 계절임을 알 수 있다.캐나다의 소설가 로버트슨 데이비스는 "정말 훌륭한 책은 젊을 때 읽혀져야 하고, 성인이었을 때와 나이 들었을 때 다시 또 읽혀져야 한다. 마치 좋은 빌딩이 아침 햇살에 비춰지고, 정오와, 달빛에도 보여져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고 했다. 인생에 있어서 독서는 삶의 매우 중요한 부분임을 알 수 있는 말이다. 영국의 저널리스트이자 문인인 리처드 스틸이 "독서가 정신에 미치는 효과는 운동이 신체에 미치는 효과와 같다"라고 말한 것은 독서의 중요성을 나타내며 책 속에는 삶을 살아가는 혜안이 담겨있음을 나타낸다.이처럼 '독서의 계절'에 '독서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출판계에선 시, 소설, 에세이 등 여러 장르의 작품들이 새로이 출간된다. 그러나 다양한 책들이 우리의 정신세계와 감성세계를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은 책을 읽을 태세가 되어있지 않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나타난다. 올해는 25년 만에 다시 정한 '책의 해'라고 하지만 2017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성인의 연간 독서율은 59.9%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40%가 넘는 성인이 지난해 1권의 책도 읽지 않은 셈이다. 이는 조사가 처음 이뤄진 199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라 한다. 직전 조사인 2015년 당시보다도 5.4%포인트 하락했다. 학생의 연간 독서율은 91.7%로 나타났다. 성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이지만, 2015년 조사보다는 3.2%포인트 감소했으며 세부적으로는 초등학생의 독서율이 96.8%로 가장 높았고, 중학생 92.5%, 고등학생 87.2%로 나타나 학력이 높아질수록 책 읽을 기회가 감소됨을 보였다. 전체 성인들의 독서량은 평균 8.3권으로 2015년 9.1권에 비해 낮아지고 종이책의 독서율과 독서량은 하락 추세로 나타났다. 평소 책 읽기를 가장 어렵게 한 원인으로는 성인과 학생 모두 '시간 부족'을 꼽았다. 성인의 경우 '일 때문에 시간이 부족하다'(32.2%)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학생 역시 '학교나 학원 때문에 시간이 부족하다'(29.1%)고 답했다. 이처럼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독서량. 바쁜 일상 속 책 읽을 겨를조차 없다는 이유로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책'이라 주장하는 현대인을 위해, 여느 때보다도 '책 권하는 사회'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경기도가 지난해 인기에 힘입어 올해에도 동네서점을 독서와 지역사회문화를 결합하여 문화활동 거점으로 만들기 위해 추진 중인 '2018 힘내라! 경기 동네서점'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힘내라! 경기 동네서점' 프로젝트는 경기도 소재 지역서점을 대상으로 기존 서점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바꿔주는 리모델링 지원형과 지역서점에서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리도록 도와주는 문화활동 지원형 2개 분야로 진행되고 있는데 필자는 이것이 독서율 향상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또한 평택시에서도 지난 9월부터 덕동산 근린공원·배다리 근린공원·소풍공원·부락산 문화공원 등 4곳에 1억3천여만원을 들여 야외테이블 6개소·그네 벤치 11개소·책꽂이 함 4개소 등 독서 편의시설을 설치해 놓았으며, 독서 쉼터 1곳당 소설·동화·만화·건강·교양 등 200여 권의 책을 비치해 놓았다. 이곳 또한 이용객들이 많이 늘었다 하니 마음 한편 흐뭇하지 아니할 수 없다. 이처럼 경기도내에는 '경기 동네서점' 프로젝트, 평택 독서쉼터, 시흥 책축제, 파주 별난 독서캠핑장 등 독서하기 좋은 곳이 많다. 온 국민이 다양한 독서 여가활동으로 생각의 깊이와 넓이를 확장하고 가족 간 이웃 간 사랑을 다시 확인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누려보길 소망해 본다./양경석 경기도의원(더불어민주당·평택 1)양경석 경기도의원(더불어민주당·평택 1)

2018-10-16 양경석

[기고]방치된 송도석산 이대로 좋은가

개발노력 불구 여러 장애요인으로 제동미관 해치고 안전사고 우려등 문제점 도출 영농체험 부지·캠핑장 활용등 방안 강구인천시는 중장기적 계획 결단 내려야인천 연수구 옥련동에 위치한 송도석산이 수십 년 동안 방치되어 있다. 송도석산 일대는 1970년 6월 도시계획시설인 송도유원지로 결정되고, 1973년부터 1985년까지 토석 채취장으로 운영됐다. 발파에 따른 진동·소음으로 인하여 인근에 사는 주민들의 민원이 다수 발생하면서 토석 채취가 중단되어 인천의 대표적인 미관 불량지역이 되었다. 현재 송도석산은 안전등급 D등급으로 언제든 낙산위협이 있는 상황이며, 인근 아파트 주민과 학교 학생들의 안전도 위협을 받고 있다.그동안 송도석산을 개발하거나 활용하기 위하여 인천시의회와 집행부에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으나, 애석하게도 여러 장애요인으로 인해 현재까지 개발되지않은 상태의 공한지로 방치되고 있다. 2007년에는 인천광역시, 인천관광공사, 대우자판(주)를 공동사업자로 지정해 2009년 인천세계도시축전과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등 국제적인 행사를 앞두고 송도석산의 미관을 개선하기 위한 개발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우자판(주)의 도시개발사업과 연계한 특혜의혹 등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2008년 2월 인천도시공사를 단독 사업시행자로 변경 고시하였고, 2008년 3월부터 2009년 10월 준공을 목표로 실시계획이 인가되어 사업이 시작됐다.인천도시공사는 한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촬영지로 인기를 끄는 송도석산의 국내 상품을 개발하겠다고 개발면적 13만9천462㎡를 대상으로 광장 등 조경녹지시설, 영상관, 공연장 등의 시설을 조성하고자 보상비 489억원을 투입하였다. 그러나 공원기능이 포함되는 기존의 조성계획으로는 사업추진이 어려워 2015년 인천도시공사에서 인천시 관광진흥과에 사업계획 지연에 따른 실시계획의 실효요청을 신청했다. 같은 해 12월에 실시계획 인가가 폐지되어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시 관광진흥과는 2017년 10월부터 송도유원지 주변 개발여건 변화 등을 고려한 도시관리계획 변경용역을 진행하던 중, 송도테마파크사업의 실시계획 인가 효력정지 등 상황변화, 민·관 협의체 운영결과, 의견조회 등 절차 이행을 이유로 송도유원지 도시관리계획 수립용역을 올 5월부터 일시 정지했다. 그동안 송도석산 미개발 및 방치로 인하여 인천대교와 해안도로 등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인천에 대한 이미지와 인식이 나빠지고 있는 것은 물론 안전사고 우려, 무단경작과 불법 점·사용 등에 따른 송도석산부지에 대한 관리문제가 현안으로 남아있다.도시개발방향이 산업도시에서 문화예술도시로 변모하고 있는 요즘 새로운 도시문화를 창출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하여, 또 지역주민들의 불만을 해소하고 인천발전을 위하여 송도석산 활용이 시급한 상황이다. 단기적으로는 인천도시공사 소유의 송도석산부지에 텃밭 등을 조성하여 시민들이 도시영농체험 활동에 사용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 시민들의 휴식공간인 힐링 캠핑장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송도석산의 활용계획이 포함되는 송도유원지 도시관리계획 변경용역사업을 재개해야 한다. 흉물로 방치된 송도석산이 인천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시설 조성계획 수립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 석산부지의 단기 활용방안과 함께 중·장기적 계획에 대한 인천시의 결단이 필요하다./김국환 인천시의회 의원김국환 인천시의회 의원

2018-10-10 김국환

[기고]이재명 지사님, 지지 마시라

원칙앞엔 적이 없듯헌법과 민주주의 절차 따라공정하고 준엄한 규칙 세우는것오로지 도민만을 생각하고위임받은 권력 행사하면 된다민선 7기가 시작되고 벌써 100여 일이 흘렀다. 선거 과정에서 잡음이 많았지만 16년 만에 '정권교체'였던 만큼 기대는 컸다. 공정과 정의를 앞세운 지사님의 취임 일성은 그간 켜켜이 남은 도정 적폐의 쇄신을 기대하게 했고 정권 기조에 맞춰 평화부지사를 먼저 임명했을 땐 새로운 경기도가 금방이라도 펼쳐질 줄 알았다. 인수위원회에 이런저런 정책을 제안한 것도 그 기대를 현실로 만드는데 미력이나마 기여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취임 한 달여가 지났을 때만 해도 민선 7기의 청사진을 향한 기대감은 유효했다. 예산 규모만 25조원로 서울과 함께 전국 지자체 중에 가장 큰 규모인 데다 인구 1천300만명의 메갈로폴리스다. 서울을 둘러싸고 있으면서도 수원, 안양과 같은 상권집약적 도시와 안산, 시흥 같은 산업도시, 남양주, 가평과 같은 도농복합도시는 물론 연천, 포천과 같은 군사도시까지 있으니 정책 하나를 만들어도 따져볼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을 것이다.맨 먼저 지사님의 행보를 가로막은 것은 도청 공무원들이었다. 전 직원 명찰 패용이 문제였다. 벌써 지사님보다 몇 년이나 더 오래 도청에서 근무한 공무원들이다. '당신은 4년 뒤에 떠나지만 우리는 남는다' 그런 생각들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조직 문화를 새롭게 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 않았던 일들, 불편한 일들은 많은 사람에게는 피하고 싶은 일이 된다. 게다가 복지부동의 표상인 관료사회다.우리 경기도공공기관노동조합총연맹(이하 경공노총)은 노동이사제도의 진행이 실망스러웠다. 공공기관의 노동이사제도를 도입하면서 노동자의 대표인 노동조합을 배제하는 안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정작 노동이사제도를 도입해야 하는 공공기관의 의견수렴은 형식에 그쳤고 우리 경공노총이 제출한 의견서는 '답정너', 사실상 묵살됐다. 후에 들으니 공약사항임에도 지사 보고 없이 집행부에서 결정했단다.최근에는 낙하산 문제가 불거졌다. 문화예술계 산하기관인 경기도문화의전당과 경기문화재단이 임원 선정에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전문성과 경험이 있는 인사가 필요하다는 요구였다. 공정과 정의를 앞세웠던 만큼 낙하산 운운은 뼈아픈 장면이었다. 게다가 지사와 같은 당 소속이 다수인 도의회까지 문제를 바로잡겠다고 나섰다. 가까이서 도정과 정책을 수행해야 할 공무원, 산하기관, 심지어 도의회까지 석 달 사이에 지사님과 등을 지는 모양새다.한발 물러나보자. 그간 여러 차례 정치인들의 제 사람 챙기기에 신물 난 문화예술인들의 분노는 민선 7기에 대한 실망감, 아니 기대감의 증거다. 도의회는 차제에 산하기관과 집행부에 힘을 보여주면서 정권을 주도하려는 명분을 찾고자 했을 것이다. 여기다 그간 관행에서 벗어나기 불편한 관료사회의 관성이 민선 7기의 정책 동력을 약화하는 요인이 된 것이다. 그렇지만 일련의 사태들을 마치 새 지사의 발목을 잡으려는 책동으로 읽는 것도 맞지 않는다.실책이다. 앞에서는 소통을 말하면서 뒤로는 정책을 밀어붙이고 앞에서 공정을 외치면서도 낙하산 후보군 리스트를 내보였다. 1천300만 명 경기도민의 주권을 대리하여 행정권을 집행하는 최종 집행권자라면 그 책임감의 무게는 꼭 1천300만 명의 삶의 무게와 같은 것이어야 한다. 조금 더 살피고 따졌어야 했다. 무엇이 원칙에 닿고 어느 것이 효율이 필요한 건지 물었어야 했다. 견고하게 뿌리내린 적폐가 명분의 탈을 쓰고 공정과 정의를 패배하려 들게 하지 않았어야 했다.나는 아직 지사님과 민선 7기를 믿는다. 방법은 하나다. 원칙이다. 원칙 앞엔 적이 없다. 헌법과 민주주의의 절차 따라, 지사께서 외치신 공정과 정의에 입각해 준엄한 원칙을 세우는 것이다. 오로지 도민, 오로지 도민만을 생각하고 위임받은 권력을 행사하시면 된다. 그 권력이 애민으로 향할 때 공무원들은 국민의 봉사자를 포기할 수 없으며 의회 역시 주민의 대의기관으로서 역할을 다 할 것이다. 우리 경공노총과 공공기관 노동자들 역시 그 길을 따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니 지사께서는 오로지 원칙, 오로지 도민만 생각하시라. 부디 지지 마시라./이기영 경기도공공기관노동조합총연맹 의장이기영 경기도공공기관노동조합총연맹 의장

2018-10-09 이기영

[기고]지 선배의 하루, 광화문 연가(年暇)

소외계층 지원 '문화누리카드' 수급권 '권리'로 간주되는 만큼바우처 형태가 아니라현금처럼 제한없이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지인 선배는 통신사 부장으로 명퇴한 지 한 삼 년 정도가 되었다. 늦은 아침을 혼자 먹고 동네 산을 오르는 게 주된 소일거리다. 당연히 가족 내 부딪힘도 잦아졌다. 처음 한 일 년은 심한 우울감에 정신과 도움을 받기도 했지만 아내의 핀잔을 바깥 탓으로 돌리는 데는 성공했다. 하루는 책도 보고 시간을 때울 요량으로 일찍 집을 나섰다. 지 선배가 사는 곳은 신도시로 서울 광화문까지는 전철로 한 시간가량이다. 늘 같은 일상에서 벗어나 오랜만에 연가(年暇)를 즐기고 싶었다. 서점에서 일이다. 적당히 붐비는 사람 속에 묻혀 한참을 기웃거리는데 말쑥한 노인이 점잖게 말을 걸어왔다. 책을 사실 거냐고, 책을 산다면 책값을 자신의 카드로 계산하고 대신 현금으로 돌려줄 수 있겠냐고 했다. 처음에는 무슨 영문인지 잘 몰라 머뭇거리자 카드를 내보이며 "여기에 십만 원도 넘게 돈이 있다"라고 했다. 지 선배는 급한 약속이 있다며 짧게 거절하고 돌아섰다. 왠지 마음이 개운치 않았다. 사실 노인이 내민 것은 문화누리카드다. 문화소외층의 삶의 질 향상과 계층 간 문화 격차 완화를 지원하는 '통합문화이용권'으로 소위 문화 복지사업이다. 지난달 문화체육관광부는 2019년 문화누리카드 예산규모를 951억원으로 책정하고 개인별 지원금을 연간 7만원에서 8만원으로 늘린다는 사업 예산안을 발표했다. 2017년부터 해마다 1만원씩 증가한 셈이다. 이처럼 매년 증가하는 예산에도 불구하고 낮은 사업성과는 고민이다. 선행연구에 의하면 물리적·정보적 접근성이 통합문화이용권 사업에 대한 만족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2017년 연천군 문화누리카드 발급률은 70.2%이다. 경기지역 평균 발급률 92.8% 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처럼 비도심 지역 노년층이나 장애인 등은 불충분한 정보와 열악한 이동수단 때문에 참여가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용률(경기도 평균 62%)도 저조할 수밖에 없다. 이용 가능한 가맹점수 또한 시·군 간의 차이가 심각한 상태로 문화예술 인프라 격차를 해소하는 정책이 절실하다는 주장이다.서점에서 만난 노인의 경우 사용자가 실구매 없이 문화누리카드로 결제하고 이를 현금으로 돌려받았다면 엄연히 부정사용자로 위법이다. 관행으로 알고 매달 용돈처럼 현금으로 받아 쓴 국회 특수활동비에 비하면 뭐가 그리 큰 문제인가 싶다. 도덕적 잣대의 무게가 다를 수 없지만 국민감정은 그렇지 않다.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은 "2014년 부정수급 통합 콜센터가 잡아낸 100억원의 부정수급 사례 중 97억8천만 원은 제공기관의 비리"라며 우리 사회의 불편한 진실을 지적한 바 있다.흔히 문화는 '삶을 담는 그릇'이라 한다. 문화 예술뿐만 아니라 여가를 위한 일상 활동까지 넓은 의미를 담고 있다. 홀로 사는 노인이 자식보다 잦은 걸음으로 찾아오는 독거노인 관리사에게 믹스커피라도 한 잔 대접할 수 있다면 이 얼마나 행복한 일상인가. 받아만 먹는 세금 충(蟲)이 아니라 사람이 본디 가져야 할 정(情)을 나누는데 쓰임이 더 요긴한 사람도 많다. 현대에 와서 수급권이 '권리'로 간주되는 만큼 현물이 아닌 현금 지급을 원칙으로 한다. 이런 이유로 문화 소외계층에 지원하는 문화누리카드는 바우처 형태가 아니라 현금처럼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땅 위의 모든 것이 궁극적으로 흙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생각하면 모든 것이 대수롭지 않다." 윤형근이 예순을 넘어 작업노트에 적은 글이다. 그의 언급처럼 글도 그림에도 잔소리가 없다. 다 지나고 보면 별것 아닌 것을, 서점에서 만난 노인에게 '카드깡'을 해드렸어야 했나?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쌀쌀하다. 요즈음 같은 날, 청진동 해장국이라도 한 그릇 자시고 싶지 않겠는가./정석원 사회복지사·서정대학교 겸임교수정석원 사회복지사·서정대학교 겸임교수

2018-10-04 정석원

[기고]정치인의 정치도구로 전락해버린 하남 발전

하남은 현재 인구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성장도시이다. 하지만 지속가능발전 측면에서는 산업구조, 성장동력, 인적자본, 자본스톡, 지역소득 등 제반 부문에서 여전히 취약하다. 설상가상으로 지역 내 갈등은 지역발전을 더더욱 저해하는 요인이다. 더 큰 문제는 작금의 하남 상황을 볼 때 이러한 지역 내 갈등을 정치인이 부추기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는 것이다. 가령 미사강변도시의 초·중등학교 신설 문제를 돌아보자. 지난 8월 개최된 토론회에서 이현재 국회의원은 초등학교 2개교, 중학교 1개교 신설을 주장했다. 더욱이 이러한 큰 문제와 관련해 하남시 전체 시민의 동의 없이 약 23만 하남시민의 가장 중요한 체육 인프라인 국민체육센터 일대의 공간을 허물고 학교를 짓자고 한다. 뿐만 아니라, 하남시민 특히 미사지구 전체 주민의 생활인프라인 근린공원 일대를 훼손해 학교를 세우자고 한다. 도대체 어디에서 어떻게 이러한 발상이 나올 수 있을까? 이해가 되지 않는다. 국민체육센터는 생활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하남시에 지난 2007년 전체 하남시민들을 위해 건립된 것이다. 마치 가뭄의 단비와 같은 소중한 지역 자산이다. 현재에도 제반 생활인프라 가운데 특히 체육 관련 인프라의 경우 하남시는 인구 천 명당 체육시설수가 경기도 31개 시군 평균에도 미치지 못한다. 턱없이 부족하단 이야기다. 과연 하남시민 전체가 이용하는 생활인프라를 훼손해 가면서까지 하남시민 전체의 이해도 양해도 없이 미사지구 초·중등학교 신설을 강행한다면 하남시민 전체가 동의할 수 있을까?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미사지구 초·중등학교 신설 주장이 정확한 학령인구 자료 분석에 근거하고 있지 않다는 것에 있다. 경인일보 보도에 따르면 자체조사 결과, 미사지구 초등학교별 학령인구가 2015년생을 정점으로 모두 감소세로 돌아선다. 또한 미사지구의 고등학교 부지 한 곳은 아직도 공터로 남아 있다. 정말 미사지구 초·중등학교 신설 주장이 타당한 근거가 있을까? 물론 미사지구 초등학교 가운데 일부 학교는 증설을 통해 구도심의 초등학교들보다 전체 학급수는 많다. 그러나 학급당 학생수를 보면 현재는 구도심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오히려 청아초등학교의 경우 일부 공동주택단지가 미입주 상태이나 현재 전체 학급수는 7학급, 학급당 학생수는 16.3명에 불과하다. 한홀초, 미사중앙초, 미사초 역시 현재 전체 학급수가 29학급, 31학급, 35학급을 유지하고 있다. 정작 중요한 것은 초등학교 신설보다는 중학교 1곳의 신설이 더 설득력이 있다고 할 것이다. 왜냐하면 미사지구 전체 초등학교의 총학급수 대비 전체 중학교의 총학급수 비율이 구도심과 비교했을 때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구도심의 경우 이 비율이 41%, 풍산지구의 경우 43%지만, 미사지구는 27%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초등학교 2곳, 중학교 1곳 신설만 무작정 주장할 것이 아니라, 보다 현실성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당장에는 미사지구 각 학교별 학령인구의 정확한 조사를 토대로 총량적 관점에서 학급당 학생수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현재 상황에서 2015년생까지 예상되는 일부 초등학교의 1~3학급 증설 문제는 증설의 여력이 있는 학교를 통해 이를 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동시에 지자체가 미사지구 내 전담 스쿨버스를 운행하여 학생들의 안전한 등하교를 책임질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새로운 학교설립 모델로 도입된 초중통합학교를 현재 공터로 남아 있는 고등학교 부지에 신설한다면 문제해결이 될 수 있을 것이다.정책 수립에는 유연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또한 정책 집행에 따른 풍선효과 유발을 지양해야 한다. 작금의 지역 위정자가 지역 내 시민 간 갈등을 조장하여 지역발전을 저해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교육은 백년대계라고 했다. 현재의 하남에 꼭 필요한 문구다. 하남은 산업구조도 취약하고 제조업은 더더욱 입지할 수가 없다. 고교 비평준화란 현실에서 기존 고교의 우수고교로의 육성, 교육질의 지역격차 해소에 주력해야 한다. 나아가 지역 내 인적자본 육성에 누구보다 지방정부가 앞장서야 할 것이다. 이것이 결국 시민과 함께 건설하는 명품도시 하남 건설의 초석이 되어야 한다./이창근 (사)KOVACA한국지역발전센터원장·전 서울대 교수이창근 (사)KOVACA한국지역발전센터원장·전 서울대 교수

2018-10-02 이창근

[기고]어머니의 여가생활을 응원합니다

노인 82.4% 휴식활동 'TV시청' 첫손 꼽아풍요로운 삶 제공위해 '여가정책' 절실道 '어르신 문화즐김'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맘껏 실력 발휘하는 행복한 모습에 '흐뭇'가끔 텔레비전을 보다 보면 뜻밖의 장면을 보게 되는데 시골장터나 들판에서 벌어지는 이를테면 어르신들의 춤 잔치다. 우리가 들려드리던 노랫소리에는 그토록 무뚝뚝하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예외 없이 나와 흥겨운 춤을 선사한다. 흥의 민족이라더니 정말 그런가 싶다. 하지만 조금만 더 생각을 해보면 이내 씁쓸해진다. 저렇게 흥이 많으신데 평소엔 어디서 풀고 사실까. 멀리 갈 것도 없다. 필자의 어머니는 내 나이 5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40여년을 홀로 자식들 뒷바라지만 하며 살아오신 시골 어머니이시다. 자식과 손자 손녀들 돌보며 행복하시다는 어머니를 보면서도 그런가 보다 했었다. 올해 노인복지과 업무를 맡으면서 이런 나의 편견은 금이 가기 시작했다. 어머니도 사람인데 왜 취미가 없으실까. 아니 분명히 하고 싶거나 좋아하는 일이 따로 있을 텐데 하는 궁금증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 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2014 노인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인세대의 82.4%는 휴식활동으로 TV시청을 꼽았다. 딱히 하고 싶은 일도, 가고 싶은 데도, 뭔가를 하기에는 경제적 여유가 없거나 건강이 허락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뭘 해야 하는지 모를 수도 있다. 평생을 가족을 위해 나라를 위해 일만 했던 이들은 일 외에 다른 걸 배우지도 생각하지도 못한 채 평생을 보냈기 때문이다. 지난해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전체 인구의 14% 이상을 차지하는 고령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가 2026년쯤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고 한다. 요즘 들려오는 합계출산율 추이를 고려해보면 그 시기가 앞당겨질 듯하다. 이에 대한 여러 가지 대비가 필요하지만 노인들의 여가문화시간을 채울 수 있는 여가정책도 절실한 상황이다. 행복하고 균형 잡힌 삶을 살기 위해서는 경제적 여유와 건강이 필수적이지만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여가생활도 필요하다. 경기도에서도 노인들의 여가생활을 정책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어르신 문화즐김' 사업을 추진 중이다. 먼저 어르신 즐김터. 어르신 즐김터는 노인들이 문화나 교육 관련 프로그램을 체험함으로써 여가활동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기존 노인복지관이나 경로당 외에 문화, 교육 및 관련 민간단체의 유휴 공간을 활용하는데 현재 40곳에서 진행 중이다. 두 번째는 여가활동의 중요성을 느낀 노인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소외계층 노인을 대상으로 전문가가 직접 현장을 찾아 공예, 미술, 음악, 연극 등을 지도한다. 현재 12곳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세 번째는 교육을 받은 노인들이 자신의 기량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것으로 어르신동아리 경연대회 '9988톡톡쇼'와 '작품공모전'이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하는 '9988톡톡쇼'는 춤, 기악, 노래, 세대통합 4개 분야로 나뉘어 경연을 하는데 올해 예선전이 지난 9월 부천과 수원에서 열렸다. 예선전을 보면서 어르신들의 건강하고 행복한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다. 기악 풍물 부문에 참가하신 시흥 어느 복지관의 한 노인은 1회 대회부터 매년 참가하는데 상보다는 무대에서 흥겹게 뛰며 놀 수 있는 기회가 더 행복하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하셔서 오히려 내가 더 기뻤다. 손자와 아버지, 할머니, 할아버지가 함께 연주하는 팀은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흐뭇해진다. 작품공모전도 마찬가지. '사랑家'를 주제로 열린 이번 공모전에는 노인들의 따뜻한 가족애를 표현한 문예, 미술, 문인화, 동영상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 오는 4일에는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이런 노인들의 열정이 담긴 공연과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번 대회에는 꼭 어머님을 모시고 가고 싶다. 그래서 하고 싶은 취미활동이 생기면 얼마나 다행일까. 또 하나의 행복을 발견하는 순간이 아닐까 싶다./박노극 경기도 노인복지과장박노극 경기도 노인복지과장

2018-10-01 박노극

[기고]실패한 통합, 진정한 통합은 진심과 책임감으로부터

무능하고 무책임한 원장은 가는 길까지 기관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공용차를 써 면접을 보러 다녔을 때도, 도민과 조직을 위해 써야 할 소중한 시간을 세미나 참석 따위로 채울 때까지 모른 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임기 마지막 날 보은 형태의 인사발령은 그가 지난 2년 동안 직원과 기관을 어떻게 여기고 있었는지를 보여줬다. 무책임한 정치로 시작된 통합, 진지한 고려 없이 선임된 원장 그리고 이어진 2년간 파국은 이렇게 한 단락을 마무리 지었다.경기도에 산하기관이 지나치게 많다면서 시작한 게 소위 공공기관 경영효율화였다. 스물네 개를 열다섯으로 만들겠다, 다시 열일곱 개로, 다시 스무 개로. 부당함을 호소하는 기관들이 먼저 대상에서 제외됐다. 도 정책이니 이행해야 하지 않겠냐는 기관들만 통합의 희생양이 되었다. 그 사이에 정책 사업을 위해 새로운 기관들이 생겨났다는 건 여러 생각을 하게 한다. 지사직을 대통령으로 가는 사다리쯤으로 생각했던 전 지사에게 공공기관 경영효율화는 경력 한 줄쯤이었을지 모르겠다. 통합 초기부터 기관은 시끄러웠다. 기간제 근로자의 월급을 왜 담당자가 내보내냐는 것이었다. 사업의 종류와 예산 항목이 많았던 舊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이하 舊중기센터)는 사업 담당자의 재량에 무게가 실렸고 상대적으로 종류가 적었던 舊경기과학기술진흥원(이하 舊과기원)은 중앙에서 행정을 관리했던 차이가 원인이었다. 모두 나름의 역사 동안 까닭과 이유 속에서 저마다의 방식을 만들어 왔던 것이다. 행정적으로 기관이 폐지되어야 했던 舊과기원 출신 직원들에게는 이런 순간순간들이 전부 상처였을 것이다. 원장은 직원들의 마음을 돌아보고 해결방안을 찾는 대신 결과 없는 회의 지시만 반복했다. 결정되는 일은 없고 직원들은 지쳐갔다. 그 사이 인사팀장이 세 번이나 바뀌었다는 것은 여러 가지를 시사한다. 최근 다시금 감사대상이 된 경영관리시스템 문제는 기관장의 무능이 어떻게까지 조직을 망가뜨리고 세금을 낭비할 수 있게 하는지 보여줬다. 통합 전 양 기관 총무부서장들은 舊중기센터의 시스템을 쓰기로 약속했다. 기존과 너무 다른 업무시스템에 어려움을 느꼈던 舊과기원 출신 직원들은 이에 문제 제기를 지속했고 결국 TF가 꾸려져 舊과기원의 시스템으로 전환됐다. 이 과정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도의 감사 결과가 밝혀줄 것이다. 문제는 그렇게 바꿔놓은 시스템이 현 진흥원 체제에서는 운영될 수 없는 하자가 있었다는 것이다. 결국 舊중기센터의 시스템으로 되돌아가면서 불필요한 세금이 수억 낭비 됐고 직원들 사이의 감정의 골은 깊어졌다. 통합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원장 스스로가 통합을 그다지 원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舊중기센터와 舊과기원이 통합해 새롭게 출범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의 대표로서 그에게 주어진 과업은 누가 뭐래도 조직 통합이었다. 시스템이 문제가 되고 기간제 근로자 처우가 문제 되는 상황에서 이뤄진 첫 인사발령. 그 무렵을 떠올리면 지금도 아찔하다. 경력이 몇 배나 되는 舊중기센터의 선배들이 보직을 잃었고 舊과기원 출신 신임 보직자, 본부장이 나왔다. 가능한 일이다. 젊은 부서장이 나오고 유능한 인물이 발탁되는 일이야 조직 혁신을 위해 필요한 일이다. 문제는 과연 통합이라는 과제를 놓고 그와 같은 인적 쇄신이 필요한 일이었냐는 것이다. 상실감을 느낀 직원들의 표정이 지금도 선하다. 특정 직원에 대한 편애는 어느 시점을 지나 혐의가 아닌 사실로 드러났다. 어느 출신 직원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감사 조치를 명하고 다른 직원의 신고사항은 모른 체했다. 퇴임 앞둔 시점의 인사발령은 화룡점정이었다. 지난해 본부장이 된 인물은 무려 '처장'으로 격상됐다. 동급의 처장들보다 10살이나 어린 데다 조직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 알 수 없는 인물의 초특급 승진. 민간에서도 이런 일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 당장 퇴임 이후부터 원장을 대행하는 처장과 인사팀장 역시 몇 차례나 무리한 인사라며 반대했으나 억지로 관철시켰다는 후문이다.노조가 여러 차례 道 낙하산 방지를 위해 내부승진으로 조직을 보호해야 한다고 건의했을 때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며 도망치던 원장이다. 게다가 당일까지 자신은 결코 인사발령을 내지 않으리라 두어 차례 힘주어 얘기했고 심지어 퇴임식으로 걸어가는 자리에서까지 자신은 모른다며 화를 냈다. 이쯤 되면 부도덕하다고 해야 할까. 기어코 당신은 당신이 통합 기관의 기관장으로서 해야 할 의무를 다하지 못하였고 그만한 자질과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걸 증명하고 가신 것이다.직원들 스스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또 격려하고 있었다. 이 기고가 혹여나 직원들의 마음에 상처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다. 직원들은 자조하듯 말한다. 통합을 원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도 기왕에 통합하게 되었으니 우리 스스로 한 가족으로 알고 도민들을 위해 일해야 하지 않겠느냐. 오래된 조직이었던 舊중기센터는 체계가 있었고 젊었던 舊과기원의 문화는 활력을 불러 왔다. 서로의 장점을 찾고 통합의 기반을 닦은 것은 직원들이 함께 땀 흘린 시간 덕분이었다. 여기 다시 상처를 입힌 건 공공기관의 장으로서 소양이나 책임감이라고는 한 푼도 갖지 못한 원장과 그 원장에 기대 도민의 삶 개선과 공공서비스 제공자로서 책임감을 망각한 채 일신의 영달만 좇은 자격 없는 인물들이었다.우리 진흥원은 지난 9월, 노사협력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수원시 모처의 아동복지 기관으로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땀을 흘리면서 서로를 돕는 모습에서 그간 통합으로 쌓인 마음의 응어리가 조금은 녹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직원들 스스로 이렇게 잘 해내고 있는데 라는 생각이 든 것은 다음이었다. 진정한 통합을 위해 필요한 기관장은 이런 마음을 아는 인물이다. 좋은 대학을 나오고 겉만 번지르르한 커리어를 갖춘 사람이 아니다. 통합으로 상처 입은 직원들의 마음을 보듬고 그 직원들이 정말로 도민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조직을 보호하는 기관장이다. 조직원에 대한 진심과 연간 2천억 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사용하는 기관의 기관장이라는 책임감을 소중히 여기는 기관장이다./ 김성원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노동조합 사무국장김성원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노동조합 사무국장

2018-09-30 경인일보

[기고]동두천 미군공여지개발 남북경제 핫라인

동두천시는 한국전쟁 이후 60여 년간 시 전체면적의 42%가 넘는 시가지에 미군부대가 주둔해왔다. 공여지 전체면적은 40㎢이며 이중 반환면적은 23㎢ 로 대부분 개발이 어려운 산지 위주로 반환이 이뤄졌고 반환이 완료된 기지는 짐볼스 훈련장과 캠프 님블, 캠프 캐슬 일부이다. 반환이 완료된 캠프 님블은 군관사로 계획되어 2020년 7월 준공을 목표로 현재 건설 중에 있으며 일부 반환이 완료된 캠프 캐슬은 2015년 동양대학교로 개발이 완료됐다. 그러나 개발가치가 가장 크다고 평가되는 캠프 케이시와 호비는 한미안보전략과 연계되어 반환 일정이 불확실한 상태이다. 2008년 공여지 특별법에 따라 수립한 공여지 개발계획은 캠프 케이시는 대학과 산학연구시설, 배후주거시설 캠프 호비는 복합시니어레저타운, 캠프 모빌은 쇼핑몰센터로 계획됐다. 짐볼스 훈련장은 수목원과 마을, 산림복지 타운을 계획했지만 개발이 미비하다.미군 주둔으로 인해 개발이 제한되고 자력으로 도시를 개발코자 해도 중첩된 규제로 인해 도시개발이 어려운 상황이다. 시 전체가 수도권정비기본계획 상 성장관리권역으로 지정되어 인구집중유발시설의 신설 및 증설이 불가하며,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개발사업 시 군사작전 상에 영향을 주지 않는지 군부대와 협의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시 전체면적의 68%가 산악지역으로 대부분 생태 자연도가 1·2등급 지역으로 개발보다는 자연보전을 우선하고 있어 민간투자 환경도 어렵게 만들고 있다. 도내 31개 시·군중 최하위 재정자립도와 높은 실업률에 기인된다고 할 수 있다.경기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미군이 주둔한 후 연평균 3천243억원의 지역경제 피해가 발생된다고 추정하고 있으며 캠프 케이시 등의 반환 지연에 따라 그 피해액은 더욱 더 커진다고 보고하고 있다. 공여지 개발을 하면서 느끼는 문제점은 다양하다. 첫째, 미군기지의 반환시기가 정확하지 않고 매번 주한미군에 의해 기간이 늘어난다. 둘째, 정부는 기존 미군 주둔 도시와 미군이 이전할 도시에 대한 차별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 평택은 정부가 주도하여 약 18조8천억원을 지원해주고 신도시와 대규모 산업단지를 개발해주고 있지만, 동두천시는 10여 년간 약 2천억원 국비 일부 지원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점들의 해결을 위해 동두천시는 반환공여지의 정부주도 개발을 적극적으로 주장하였는데 다행히 문재인 대통령께서 지방공약으로 채택하여 현재 행정안전부에서 검토 중에 있다. 필리핀 클락이나 일본 오키나와의 미군기지 개발의 경우 개발청에 개발자금, 반환, 개발 등에 대해 전담함으로써 반환기지 개발을 성공적으로 이뤄낸 사례가 있다. 동두천시가 원하는 내용은 클락과 오키나와의 사례와 같이 독자적인 개발청을 수립하여 공여지의 반환과 매각, 개발을 전담하도록 하고 정부와 경기도, 지자체가 자금을 출현, 개발비용을 확보하여 국가가 주도적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동안 국가 안보에 대해 접경지역의 수많은 도시의 시민이 희생하여 왔고 그 안보에 대한 혜택은 온 국민이 누렸지만, 희생한 국민들에 대한 보답은 전무한 실정이다. 다행히,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특별한 희생에 대한 특별한 보상을 공약하며 앞으로 경기북부 특별한 지원을 밝혔고 남·북간 종전과 평화선언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도 접경지역의 미래에 대해 희망적일 것이다. 정부는 한반도 신경제구상에서 서해안 라인과 동해안 라인으로 경제벨트화 하여 개발하는 것을 언급하고 있으나 중부에 위치한 접경지역에 대한 개발계획은 전무한 상태이다. 동두천시를 지나가는 경원선은 경기도와 원산으로 연결되는 라인으로 경기도 내 생산되는 공산품이 원산을 경유하여 지나갈 때 꼭 필요한 라인이기 때문에 경원선을 중심으로 하는 경제벨트도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남북 평화의 시대를 맞이하여 동두천시는 조심스럽다. 튼튼한 국가 안보와 경제활성화를 함께 이뤄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평화의 시대를 향한 발걸음이 멈춰서는 안될 것이다. 정부는 남북평화의 시대에 대한 희망과 국가 안보의 일선에 묵묵히 희생하는 접경지역의 시민들을 잊지 말고 통일시대의 한반도 신경제구상에 특별한 보상이 담겨야 할 것이다./이선재 동두천시 자치행정국장이선재 동두천시 자치행정국장

2018-09-27 이선재

[기고]청탁금지법 시행 2주년을 맞아 대한민국의 청렴한 미래를 기대하며

올해도 벌써 9월 중순에 접어들고 있다. 9월 하면 떠오르는 것은, 민족 대명절인 '추석'과 함께 2016년 9월에 시행된 '청탁금지법' 일 것이다.당시 본인은 감사담당관(청탁방지담당관)으로서 법 적용 대상이 워낙 광범위하고 적용 범위나 금액의 한도 등에서도 어느 기준으로 적용할지 몰라 쇄도하는 기관장 및 직원들의 문의로 힘들었지만 국민권익위원회의 적극 협조를 통해 전문강사 교육, 매뉴얼 배포, 해석사례 전파를 함으로써 청탁금지법을 조속히 정착시켰고 직원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노력했던 기억이 있다. 이제는 온 국민과 공직자들에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모습이지만 정부에서는 한 발 더 나아가 국가청렴위원회를 신설, 청렴한 대한민국을 만들고자 관련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국제투명성기구(IT)가 지난 2월에 발표한 '2017 부패인식지수(2017 Corruption perception index)'에 의하면 뉴질랜드와 덴마크가 각각 청렴한 국가 1, 2위를 차지했으며 프랑스, 노르웨이, 스위스가 공동 3위로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우리나라는 작년 52위에서 51위로 한 단계 상승했다. 이것은 우리나라가 외형적으로 이루어진 급격한 성장에 비해 내면적으로는 아직 그렇지 못하다는 통계일 수도 있다.그러나 국민권익위원회가 실시한 '2017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결과'에 의하면 '종합청렴도'가 10점 만점에 7.94, 민원인이 공공기관을 평가하는 '외부청렴도'는 10점 만점에 8.13으로 전년 대비 각각 0.09가 상승했다. 세부적으로는 공무원의 81%가 '인맥을 통한 부정청탁이 감소했다'고 응답했으며 민원인의 금품 제공률은 전년도 대비 0.70%에서 0.46%로 감소했다고 한다. 또한 학부모의 83%가 '학교에서 촌지가 사라졌다'고 답하는 등 교육현장도 전반적으로 청렴해졌다고 보여진다.지난 1월, 음식물·선물·경조사비의 가액 범위가 3·5·10만원이던 청탁금지법 시행령이 각각 3·5·5만원으로 개정되었다. 단, 농축수산물·농축수산가공품 등의 선물 상한액은 기존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상향됐다. 이는 농축수산물 영향업종의 소득 감소를 보완한 것으로, 청탁금지법이 개정된 이후 처음 맞이한 올해 설에는 지난해 추석보다 5만~10만원 미만 가격의 농식품 선물세트 구매가 증가했으며, 올 추석 연휴에도 우리 농산물 소비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이는 청탁금지법을 준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여러 시행착오를 보완한 것으로, 청렴한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가 기대되는 부분일 것이다.이러한 청탁금지법 시행 2주년 및 시행령 개정에 발맞춰 우리 경기남부보훈지청에서도 전 직원들의 반부패 청렴서약 결의 다짐, 청렴 사이버교육, 반부패·청렴 데이, 청렴 사적지 탐방, 청렴계단 설치 등 다양한 청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시민들과 함께하는 각종 청렴 캠페인 전개, 청렴 유튜브 영상 제작, 청렴 가온길 조성 등 공직자의 청렴문화 확산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 이 외에도 청렴봉투, 청렴명패 및 명함 등을 제작·활용하고, 오는 10월에는 남양주시 다산 공·렴(公廉) 아카데미에서 소속 직원들을 대상으로 직원 교육을 수료할 예정이다."받아도 되고 받지 않아도 될 때 받는 것이 청렴을 손상시키고, 주어도 되고 주지 않아도 될 때 주는 것은 은혜를 손상시키며, 죽어도 되고 죽지 않아도 될 때 죽는 것은 용기를 손상시키는 것이다."위의 글은 맹모삼천지교로 유명한 중국 철학자 맹자의 청렴 어록이다. 국어사전에 따르면 '청렴(淸廉)'이라는 단어는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다.'는 뜻이다. 2천300여 년 전, 맹자가 우리에게 문맥 그대로 실천할 수 있는 현실적인 청렴의 방법을 남긴 것이 아닌가 싶다. 청탁금지법 시행 2주년을 즈음해, 이 글을 되새기며 다양한 청렴 활동으로 청렴한 내면화 실천과 깨끗한 공직사회 정착을 위해 노력함으로써 대한민국의 청렴한 미래를 기대하는 국민에게 신뢰받는 공직자가 되기를 꿈꾸어 본다./나치만 경기남부보훈지청장나치만 경기남부보훈지청장

2018-09-26 나치만

[기고]흥과 문화가 있는 섬마을을 위하여

올해 두번째인 대이작도 음악회무대엔 섬주민들의 열정 넘쳐나뭍사람들에게는 쉼이 되고섬사람들에게는 삶이 되는 섬더이상 서럽고 소외되지 않길 희망섬은 서럽다. 이래저래 소외되고 외면당했다. 섭섭하여 그 이름도 섬이 되었다. 섬 주민들의 이야기다. 한편 뭍사람들에게 섬은 쉼이다. 짧은 머무름에도 위안과 위로를 받는다. 나도 가끔 잠시 섬에서 다시 일어설 힘을 얻는다. 누구 말마따나 일어'섬'이다. 태풍 '솔릭'이 한바탕 난리를 치고 지나간 지난 8월 말, 인천광역시 옹진군의 아름다운 섬 대이작도에서 섬마을 음악회가 열렸다. 이미자 선생은 1966년 방송된 KBS 라디오 드라마 <섬마을 선생님>의 동명 주제가를 불렀다. 곡은 일주일 만에 히트했다. 드라마와 노래가 히트하면서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고(故) 김기덕 감독의 <섬마을 선생>이 1967년 개봉했다. 이 영화의 촬영지가 대이작도이다. 계남분교를 비롯해 섬 곳곳에 영화의 흔적들이 아직 남아 있다. 섬 어르신들의 기억 속에도 당시 영화를 촬영했던 추억이 아직 또렷하다. '<섬마을 선생님> 음악회인가. 노래와 인연이 많은 섬이니 그런 공연을 하나 보다'고 생각하며 무대 옆에 차려진 음식 부스에서 막걸리와 안주를 시켜 먹으며 별다른 기대 없이 공연을 기다렸다. 풀벌레 소리가 그윽해지고 섬을 찾은 관광객들이 대이작도 해양생태관 야외 객석에 하나둘 모인다. 섬 주민들도 일찌감치 자리에 앉았다. 태풍이 지나간 뒤라 바람은 상냥하고 바다에 잠기는 노을은 더 붉다. "우리 며느리 나왔네", "우리 막내 나왔네". 객석에서 들뜬 소리가 들린다. 무대에 오른 주인공들은 섬마을 주민들이다. 민박집 아저씨가 어느새 무대에 올라 기타를 치고, 낮에 배를 태워줬던 선장님이 노래를 부른다. 멀리 강화도와 영흥도의 섬 주민들도 연주자로 음악회에 참여했다.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 클래식 기타를 연주하고 색소폰도 분다. 어딘가 서툴러도 진지한 마음이 느껴진다. 섬주민이 주인공인 '섬마을밴드 음악축제'. 인천문화재단에서 기획한 공연이다. 직업으로 인해 방송 공연 연출을 많이 해봤지만, 이 공연은 특별해 보였다. 섬을 찾아 주민을 '위문'하는 그런 흔한 음악회가 아니기 때문이다. 섬 주민이 문화의 주체인 공연.이날 공연을 위해 강화도, 이작도, 영흥도 섬마을 주민들은 전문 음악인들에게 교육을 받았다. 지난 5월부터 매달 두세 번씩 만나 연습을 했다고 한다. 생업을 이어가기도 바쁜데 그래도 음악을 연주하는 건 즐거웠다. 무대에 오른 이들의 표정에 모든 게 담겨있다. "연주만 하지 말고 노래를 불러", "트로트를 해줘". 객석에 앉아 있으니 주민들 요청이 생생히 들린다. 섬에서 이런 날이 흔치 않기에 요구사항도 많다. 아마추어들 무대이니 자리를 떠나는 여행객들도 더러 있다. 공연을 지켜보며 '아이고, 이건 이렇게 하면 더 좋을 텐데' 나도 모르게 PD 직업병이 나온다. 하지만 어떠랴. 무대는 흥이 넘친다. 서럽고 외면당한 섬. 오늘만큼은 그곳에 살고 있는 이들이 주인공이다. 섬을 찾은 관광객들도 이들의 열정에 점잖게 박수를 보낸다. 문화적으로 소외된 도서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음악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한 공연. 인천문화재단이 그 역할을 제대로 한 기획이었다. 본 무대가 끝나자 주민들의 노래자랑이 늦여름 밤 아쉬움을 달랜다. 유독 흥이 많은 이작도 주민들의 노래가 끊이질 않는다. 밀물이면 나타나고 썰물이면 사라지는 아름다운 모래섬 '풀등'을 노래한 가수 오예중의 무대도 이어진다. 섬마을 음악회는 올해가 두 번째라고 한다. 섬 주민들의 열정이 있으니 내년에는 더 멋진 무대가 될 듯하다. 여행객들도 향유할 수 있는 공연을 연출한다면, 섬사람과 뭍사람들이 한데 어울리는 무대가 될 수도 있어 보인다. 그리고 이 같은 기획을 섬을 찾는 계기로 활용할 수 있다면 모두에게 좋은 일이다. 뭍사람들에게는 쉼이 되고, 섬사람들에게는 삶이 되는 섬. 더 이상 서럽고 소외되지 않는, 흥과 문화가 넘치는 곳이 되길 희망한다./안병진 경인방송 PD안병진 경인방송 PD

2018-09-20 안병진

[기고]수원·안양·서울은 하나다

軍공항이전 등 지역간 갈등 대두이럴때 정조대왕 능행차로수도권 대표도시들이 뭉치는 것은매우 뜻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격물치지' 선인말씀 갈수록 소중세상 살다 보면 증명하거나 실증할 수 없는 것들이 참으로 많다. 대개 입증하기 어려운 것들은 우연의 일치이거나 견강부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럴 때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끝없이 궁구하여 합리적인 결론에 이르기 위한 '격물치지'를 해보는 것이다. 격물치지는 '대학'에서 나왔다. 요즘은 새삼 격물치지란 말이 실감 난다. '사물의 이치를 탐구하여 새로운 인식에 이른다'는 이 금언은 우리 문화유산을 궁구하는 데도 고스란히 통용된다. 올해도 정조대왕 능행차가 수원·화성·서울시의 공동 주최에 종로·동작·금천구와 안양· 의왕시 등 주요 지자체의 참여로 진행된다. 조선후기 최대의 국가행사였던 능행차가 철저한 고증을 거쳐 재현되며, 정조대왕 능행차는 이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지역협력 축제로 발돋움하고 있다. 그런데 이 축제의 행로를 보면, '원행을묘정리의궤' 같은 실증적인 사료만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흥미로운 점이 발견된다. 서울에서 시작하여 안양을 거쳐 수원과 화성의 융릉에 이르는 능행차길이 흡사 전통사찰의 가람배치와 매우 흡사하다는 것이다. 요컨대 능행차를 공동으로 재현하는 수원·안양·서울 등 수도권 주요 도시들이 경주 불국사와 영주 부석사 그리고 서산 개심사 같은 전국의 주요 사찰의 가람배치와 유사한 공간구조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알다시피 불국사는 신라인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세계를 축소해 놓은 대가람이다. 불국사의 공간 구성을 살펴보면 부처가 있는 극락세계에 이르기 위해서 거쳐야 하는 코스가 있다. 청운교와 백운교를 통해서 연지(蓮池)를 건너야 하고, 극락정토의 다른 이름이기도 한 '안양' 곧 안양문을 거쳐서 비로소 극락전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안양'이라는 당호는 불국사 외에도 서산의 개심사와 영주 부석사에도 있다. '안양루'가 그것이다. 안양루 앞에는 대개 연못이 있으며 '안양루'를 거쳐 최고의 이상적 공간인 대웅전이나 무량수전에 이를 수 있다. 그러니까 이상 세계를 가기 위해서는 물을 건너면서 심신을 정화하고 안양문이나 안양루를 통과해서 부처가 모셔진 본전(本殿)에 이르는 것이다. 이 우연한 일치를 서울·안양·수원에 대입해보면 물과 연지는 '수원시'에, 안양루와 안양문은 '안양시'에, 최종 목적지인 본전은 '서울'에 해당된다.본전에 해당하는 서울이란 지명도 불교와 깊은 관련이 있다. 서울의 지명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갈래의 설이 있으나 신라의 수도 '서라벌'에서 나왔다는 주장이 넓은 지지를 얻고 있다. 그러면 서라벌은 또 어디에서 나온 말인가. 서라벌은 인도 코살라국의 수도이자 기원정사가 있었던 사위성(舍衛城) 곧 슈라바스티( avatthi)에서 왔다고 한다. 한자로 옮기면 실라벌(室羅筏), 나중에는 'ㄹ'이 탈락하여 서라벌이 되었다. 한국에 지방자치제가 도입된 시기는 1952년이나 박정희 시대 중단되었다 1995년 문민정부 시대에 부활하였으니 올해로 23년째가 된다. 아직 여러 문제점과 부작용도 적지 않으나 지자제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으로 국가의 일방통행식 통치와 독주를 견제할 수 있는 좋은 제도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국가가 국민 위에 군림하며 폭력과 억압을 일삼아왔던 경우가 너무 많다. 자연법 사상가 홉즈(1588~1679)는 국가를 무시무시한 괴물인 '리바이어던'에 비유하기도 했다. 지자제가 시행되면서 군공항 이전 문제 등 지역 간 갈등이 대두되고 있다. 이런 때 수원·화성 ·안양·서울 등 수도권 대표도시들이 정조대왕 능행차로 하나로 뭉치는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 또 이는 유구한 우리 국토관의 전통을 따르는 것이기도 하다. 지명 하나에도 이렇게 소중한 의미가 깃들어 있다. '격물치지'란 선인들의 말씀이 갈수록 소중하게 다가온다./조성면 문학평론·수원문화재단 전통교육 팀장조성면 문학평론가·수원문화재단 전통교육 팀장

2018-09-18 조성면

[기고]새로운 경기도, 산하기관장 선정부터 신중 기해야

바람이 분다. 가을바람을 따라 인적 쇄신, 교체의 바람도 불어온다. 경기관광공사와 경기도체육회는 바람이 일기 전에 떠나버렸고 경기연구원은 민선 7기 인수위원회의 핵심인원이 기관장으로 확정됐다. 소위 경기도 빅 3라는 경기신용보증재단,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은 기관장 사퇴가 공식화돼 새 기관장 자릴 놓고 하마평이 무성하다. 경기도 문화의 전당은 새 기관장 선정절차가 시작되자 제대로 된 기관장이 필요하다며 노조가 피켓을 들고 나섰으니 바람도 각양각색이다. 이미 기관장 선임 마친 곳을 두고는 볼멘소리도 들려온다. 인수위 출신 아니면 성남 출신 측근 인사란 얘기다. 광역자치단체인 경기도청 소속 공무원들은 성남시 공무원들이며 인수위가 점령군 행사를 한다며 불편한 기색을 보이기도 했다. 지사께서 성남에서 성공한 행정 모델을 만들었고 인수위에서 새로운 경기도의 비전을 세웠다. 따지고 보면 같은 신념을 나누고 마음이 통한 사람들을 지근에 둔다고 문제 삼는 게 더 문제인지도 모르겠다.정권이 바뀌면 사람이 바뀌는 건 흔한 일이다. 민주주의 발전의 산통을 겪은 유럽은 의원내각제로 의회정치가 자연스럽게 행정부를 관리할 수 있도록 발전했고 미국은 아예 엽관제로 집권세력이 행정부를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놓았다. 선거의 승리를 패권주의적으로 보게 한다는 점에서 전근대적이라는 비판 있기는 하지만 오늘까지 제도가 유지되는 것은 나름의 까닭이 있어서 일 것이다. 진짜 문제는 다른 데 있다. 누구를, 왜, 쓰느냐는 것이다. 최근 기사화된 경기도 문화의 전당 사례를 보자. 특정 음악 혹은 공연에 편중되지 않는 인사, 예술계 전반에 경험 갖춘 전문가, 가능하면 공공예술 부문의 어려움을 해결한 경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공공서비스의 제공은 분배 정의 차원에서 형평성이 반드시 고려되어야 하고 클래식이 익숙하다고 해서 국악이나 무용이 무시 되어서는 안 된다. 게다가 문화자원은 '공공재'로써 이중의 지위를 갖는다. 도민들에게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만큼 보호와 관리도 필요한 것이다. 임원추천위원회를 앞두고 피켓을 든 노조의 목소리가 소중한 이유가 여기 있다.오는 사람뿐 아니라 가는 사람에게도 배울 건 있다. 사표를 낸 모 기관장은 제 일자리 알아보자고 휴가도 내지 않고 업무시간에 면접을 보러 다니고 그간 스펙으로 다음 일자리에 성큼 다가갔다는 소문이다. 기관장이 자기 살길 찾는 사이 기관에서는 성희롱, 갑질 신고에 가해자로 지목된 부서장이 계약직원에게 정규직 전환 운운하며 입조심 하라는 판이니 그간 기관 운영이 어땠을지는 보지 않아도 알겠다. 이게 세금으로 한해 일억 넘는 연봉에 경영평가 성과급까지 받는 기관장의 민낯이다. 인사원칙은 동이나 서나 예나 지금이나 같다. 적재를 적소에 두는 것이다. 공공기관장쯤 되면 업무에 대한 고도의 전문성은 물론 경기도민 삶을 위해 일한다는 책임감과 사명감, 그 자신의 업무가 가진 무게감을 견딜 수 있는 높은 도덕성도 필요하다. 서류평가, 임원추천 위원회, 청문회까지 절차를 마련해 뒀다지만 그만으로 적소에 맞는 적재인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전문성이 있는지 사명감과 책임감, 도덕성을 갖췄는지는 결국 지사께서 판단하셔야 한다는 얘기다.관리자는 조직에 공기를 불러온다. 아부 좋아하는 관리자는 조직원들이 아부나 하게 만들고 제 몸이나 사리기 바쁜 관리자는 냉소적인 조직을 만든다. 강직한 관리자 앞에서 조직원들은 원칙을 살피게 되고 관리자가 책임감으로 조직을 지킨다면 조직원들은 조직을 위해 스스로 방패 되길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지사께서는 새로운 경기를 천명하며 공정과 정의를 앞세웠다. 지사님의 새로운 경기는 가깝게는 경기도청과 공무원들을 바꿔 놓을 것이고 또 우리 산하기관의 공기를 바꿔 놓을 것이다. 이 변화가 바로 새로운 경기로 가는 한 걸음이다. 또 다른 중요한 한걸음이 기관에 맞는 공정하고 정의로우며 유능하고 사명감과 책임감 갖춘 기관장을 선임하는 것이다. 하여 간곡해 부탁드린다. 지사께서는 부디 이 한발에 신중에 신중을 다하여 주시기를. /이기영 경기도공공기관노동조합총연맹 의장

2018-09-17 경인일보

[기고]인천시 악취민원 왜 끊이지 않는걸까

얼마전 인천환경운동연합 사무실에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가 왔다.악취로 주민들이 고통받고 있는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문의하는 내용이었다.악취 민원의 현장은 올해 2월부터 입주가 시작된 인천시 도화동의 새 아파트였는데, 뉴스테이 사업으로 화제가 되었던 곳이었다. 지속적인 악취 피해로 일부 주민은 병원 신세를 져야 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는 주민대책위원회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현장을 확인한 순간 문제의 심각성을 바로 느낄 수 있었다. 아파트와 불과 50m 정도 떨어진 곳에 주물주조 사업장이 위치해 있었고, 주변 공단 여기저기의 굴뚝에서 올라오는 연기를 볼 수 있었다.곧바로 아파트 개발사업 환경영향평가 관련 자료를 살펴보니 관계기관 협의 내용은 주변 공단에서의 악취 피해를 우려하는 지적을 하고 있었지만, 사업 시행자인 인천도시공사가 내놓은 방안은 완충녹지지대 조성과 이동식 악취포집기 2기를 설치하는 것이었다. 두 가지 방안 모두 악취 피해를 저감할 수 있는 방안이 아님에도 협의 완료되어 사업이 진행된 것이다.특히, 완충녹지지대 조성 규모를 보고 코웃음이 나왔다. 폭 10m도 안 되는 공간에 나무를 식재한 것으로 완충 녹지지대라고 설치한 것을 보고 이런 방안을 협의해준 관계기관이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았다. 인천시는 악취를 유발하는 매립지, 발전소, 하수처리장 등의 환경기초시설과 공업지대가 산재해 있는 지역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도시가 확장되는 과정에서 주거지역을 개발할 때 주변에 공업지대나 환경기초시설 등이 위치한 부지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린다.대표적인 예는 남동산업단지 주변을 개발한 연수동, 논현동, 소래논현동 일대의 택지개발사업, 서구의 수도권매립지 인근 청라신도시 개발사업 등이 있었다. 당연하게도 인접한 악취유발 시설로 인해 현재는 악취 민원뿐만 아니라 각종 화학물질에 대한 영향 지역이 되었고 환경피해 저감을 위한 노력에 많은 자원이 소모되고 있다.이런 폐해를 계속적으로 겪으면서도 개발사업이 가져다주는 이권은 환경영향 우려를 불식시키고 환경영향평가를 졸속으로 만들기 때문에, 인천시는 개발사업 후에 악취 민원과 이로 인한 기존 시설 운영주체와 주민들의 갈등 문제를 반복해서 겪게 되는 것이다.도시개발사업은 그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악취 민원 발생 등 환경문제가 우려되는 개발 사업은 환경영향평가 단계부터 실질적인 해법이 제시되었을 때에 개발이 허가되어야 하는 것이 상식이 아닐까? 이런 문제가 사전에 예방되고 사후에도 지속적인 환경 개선이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개발사업과 관련한 인천시 관계기관의 환경의식이 크게 제고되어야 한다.인근 시흥과 안산시의 시화MTV 개발사업의 경우 개발 이익을 환경영향 저감을 위한 환경개선기금을 조성하여 대기환경개선기금 300억 조성 등의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인천시의 경우도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시행하였던 논현택지개발 사업에서 악취민원 저감을 위해 기금을 조성하여 남동산업단지 악취배출사업장의 악취 영향을 저감하기 위한 사업을 사업 완료 후에도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한 경험이 있다.이번에 문제가 되고 있는 도화 뉴스테이 사업의 환경영향평가 협의 내용을 보면, 관계 기관들이 작금의 상황을 예상하고 있었다. 지속적이고 실효적인 환경개선 방안을 강구하여야 하는 것으로 이해된다.이 문제의 결론은 곧 인천시의 환경의식을 의미하는 것이 될 것이다. 인천시는 이번 도화 뉴스테이 사태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서는 과거 LH 사례 등을 다시 한 번 짚어보고, 향후 개발사업 과정에서 환경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함은 물론이요 실효적이고 지속적인 해법을 제시하여 시민들의 쾌적한 정주환경을 보장하여야 할 것이다./장연규 인천환경운동연합 대기분과 위원장장연규 인천환경운동연합 대기분과 위원장

2018-09-16 장연규

[기고]공교육 정상화는 '교육권·교수권·선발권 조화'가 해법

現 정부의 도그마가 된 혁신학교'자기 객관화 능력 결핍증'이라는우(愚)를 벗어나기 위해서라도파편화 된 논의 보다는수면위에서 끝장 토론 요구된다우리나라 국가 가치사슬의 최정점에 있는 교육생태계는 무엇이 문제이며 대책은 무엇일까. 현상을 단순화하면 학생(학부모)에게는 교육권을, 교사에게는 교수권을, 대학(고등학교 포함)에는 학생선발권을 되돌려주는 것이 '해법의 단초'라고 본다. 전술한 3권은 지극히 원론적이면서 보편타당한 내용이다.문재인 정부의 교육 기조는 사교육 없는 공교육 정상화다. 공교육(초·중·고)을 정상화하자는데 이의를 제기하거나 사족(蛇足)을 달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정책이 이념에 따라 성역화되는 현실에서 모범 답안을 내기란 현실적으로 난관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더 큰 문제는 교육정책이 5년마다 리셋(초기화)되는 게 가장 큰 문제다.우선 사교육을 적으로 보면 안 된다. 필자는 사교육 찬성론자는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사교육은 공교육의 대체재는 될 수 없어도 보완재로서의 기능을 과소평가해서도 안 된다. 공교육에서 할 수 없는 심화 보충학습은 어느 정도 인정되어야 한다. 지금과 같은 입시 시스템에서는 두더지 게임에 불과하다. 특히 예체능과 영재성 교육은 공교육 범위 내에서 학생들과 학부모의 입장에서는 기대에 못 미치는 부분이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는가. 따라서 사교육 시장은 정부가 어떠한 정책을 내놓아도 생존의 더듬이가 발달되어 어지간해선 퇴출되지 않는다. 오히려 날개를 달고 훨훨 날아가는 형국이다. 우리나라 4년제 대학 197교, 2년제 137교, 총 334개교의 입시 전형 요소를 교육부가 다 통제하려는 발상부터 바꾸어야 한다. 학생 선발권을 네거티브 시스템(원칙허용, 예외금지)으로 바꿔 대학에 완전 자율화를 제안한다. 역대 정부 공통적으로 교육정책이 실패한 원인은 포지티브 규제(원칙금지, 예외허용)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육이라는 거대 시장을 국가가 만기친람(萬機親覽)할 정도로 교육계가 미숙하지도 않다. 초기 혼란을 피하기 위한 현장 교원과 대학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언론과 이해 당사자들로부터 동네북 신세가 되었던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위원회는 원초적 '구성의 오류'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책의 회임(懷妊) 기간을 감안하여 첫해에는 몇몇 대학을 시범 운영해 본 다음 보완하여 2년 차 3년 차에는 제도 정착을 주문해 본다. 교육부는 학생 선발권을 대학에 주고, 공정하고 합리적인 게임룰을 지키도록 행정지도만으로 족하다.다음으로 사교육의 이면에는 교사들도 일정 부분 귀담아들을 부분이 있다. 교육의 경직성이 가장 심화된 직역이 교원사회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도 교사들은 학생 가르치는 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 보자. 예를 들어 심화보충을 필요로 하는 학생을 사교육에 맡기지 말고 교사들의 사명감과 의무감으로 해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인재 5%에 드는 교사 집단의 역량을 극대화해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야 한다. 그들의 역량이 발휘되면 사교육 시장은 자연히 시장경제의 원리에 따라 소멸되거나 퇴출될 것임은 자명하다.오늘날 국민들의 다양한 이념적 스펙트럼은 사회의 건강성이 좋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렇다 보니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의 교육에 대한 생각도 전통적 가치관에서 신세대에 걸맞은 생각을 갖고 있다. 교육제도가 이를 못 따라갈 뿐이다. 같은 맥락에서 현 정부의 도그마(종교 교의)가 된 혁신학교도 '자기 객관화 능력 결핍증'이라는 우(愚)를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파편화된 논의보다는 수면 위에서 끝장 토론이 요구된다./김기연 前 평택교육지원청 교육장김기연 前 평택교육지원청 교육장

2018-09-13 김기연

[기고]인천시, 한국근대문학관 적극 지원해야

2013년 9월 인천 중구에 한국근대문학관이 처음 문을 열었을 때 국문학을 전공한 인천 사람으로서 매우 뿌듯했다. 전국 최초의 공공종합문학관이 들어섰다는 사실도 기뻤지만 그것이 우리 근대사에 매우 의미 있는 곳인 개항장에서 문을 연 까닭이다. 고등학교에서 문학을 가르치는 일을 업으로 하면서 학생들을 데리고 문학관을 다녀오는 것은 날을 잡아 행사를 치르듯 가야 하는 특별한 일이 아니라 가까이 손쉽게 갈 수 있는 일상의 일이 되었다. 교실에서 배운 문학 작품들을 직접 눈으로 보고 현장의 학예사를 통해 다시 설명을 듣는 것은 학생들에게 우리 문학에 대한 이해와 수용을 더욱 폭넓게 하는 매우 소중한 경험이 될 수 있다. 또한 자신들이 살고 있는 인천에 대한 자부심까지 함께 키우는 특별한 교육적 효과를 가져온다. 이것은 비단 학생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문학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일반 인천 시민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인천은 단일 도시로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지역을 차지하고 있고 인구도 300만이 넘는 광역시이지만 한편으로는 서울에 근접해 있다는 이유로 문화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저조한 편이다. 인천에는 무언가 내세울 만한 것이 많지 않다는, 일종의 문화적 갈증이라고나 할까. 그래서인지 인천 중구의 한국근대문학관이 더욱 좋은 문학관으로 자리매김하여 전국의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다. 그런데 좋은 문학관이란 대체 무엇일까. 학생은 무언가를 열심히 배우려고 할 때 가장 학생답고 예뻐 보이는 것처럼 문학관은 말 그대로 다양한 문학 작품들을 많이 소장하여 이를 시민들에게 알차게 소개할 수 있을 때 가장 문학관답고 아름다울 수 있을 것이다. 넓은 부지를 확보하여 화려한 시설로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관람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결국 문학관이 문학관다울 수 있는 본질적 요건은 결국 그 문학관이 소장하고 있는 자료의 수와 콘텐츠의 질에 달려 있다. 좋은 문학관은 이처럼 국내의 다양한 문학 작품들을 방대하게 보유하고 있을 때 비로소 그 존재의 가치를 스스로 보증하며 빛을 낼 수 있다. 기획 전시와 상설 전시 운용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것도, 이를 통해 근대 문학사의 흐름을 짚어내어 관람객에게 작품에 대한 이해와 감상의 안목을 제공하는 것도 모두 그 시작은 문학관이 소장하고 있는 자료의 수에 기인하며 그 질에 비례하는 것이다. 개관 5주년을 앞둔 현재의 한국근대문학관은 정기적인 기획 전시와 낭독콘서트 운영,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토요문화프로그램,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교양 강좌 프로그램 사업, 그리고 상설 전시실의 보완과 시설 확충 등으로 매년 발전을 거듭해 오고 있다. 그런데 조금 아쉬움이 있다면 문학관으로서 자료의 수집에 좀 더 노력을 기울였으면 한다는 점이다. 시, 소설, 수필 등 주요 근대 문학 작품들의 초판본들을 비롯하여 희귀본들에 대한 장서 확보는 문학관의 위상을 가늠하는 가장 중요하고 본질적인 잣대가 될 것이다. 우리 근대 문학을 알리는 문학관으로서의 본질에 더 충실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관련 자료의 확보에 관심을 갖고 공을 들였으면 좋겠고 이와 관련된 전시가 더욱 다채롭게 기획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마침 시장님도 새로 취임한 마당에 인천시가 문학관의 가치를 재인식해서 획기적인 지원책을 폈으면 한다. 이만한 문학관은 전국 어디에도 없는데 조금 더 힘을 보태서 시민들에게 자부심이 되는 문학관으로 만들어주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이런 일로부터 새로운 문화도시 인천을 만드는 일이 시작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이동구 인천 광성고 교사이동구 인천 광성고 교사

2018-09-09 이동구

[기고]부평 뮤직위크와 음악도시의 길

인천 부평 곳곳을 음악열정으로 가득 채운 뮤직위크가 지난달 23~25일 열렸다. 부평공원 및 신촌지역 일대, 부평역 지하상가(모두몰)와 부평 문화의 거리, 도시재생사업대상지인 굴포천먹거리타운 등 3곳을 중심으로 전문공연팀에서 음악동아리를 아우르는 70여 개 팀이 3일 동안 100여 차례에 걸쳐 길거리 버스킹, 북콘서트, 뮤직살롱을 꾸몄다.뮤직위크는 시민들이 살아가는 장소를 기반으로 시민들과 함께 부평을 음악도시로 가꾸어가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근자열 원자래(近者悅 遠者來), 그곳의 사람을 즐겁게 해주어야 멀리 있는 사람이 찾아온다는 말이 있다. 무엇보다 시민들이 음악도시사업을 즐기게 하자는 것이다.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에 걸쳐 진행되는 문체부의 부평 음악융합 문화특화지역 조성사업 3년차(2016~2020년)를 맞아 올해 3월부터 사업의 재정비계획이 수립되었다. 핵심가치는 장소의 음악중심 문화재생이다. 음악을 수용, 향유하는 생활환경이 뒷받침하지 않는다면 음악과 관련한 문화산업도, 문화재생을 통한 도시의 지속가능한 발전도 불가능하다.부평은 오랜 역사성을 지닌 도시이지만 근대를 거치면서 외부 요인들에 의해 내발적 발전이 질곡, 왜곡되어 왔다. 일제강점기의 군수기지, 해방 후 미군기지 애스컴시티, 개발독재에 의한 수출산업단지 조성 등 도시화과정 자체가 삶의 자기결정권과 문화주체성을 상실할 수밖에 없는 과정이기도 했다.지금 부평은 대중음악을 중심에 두고 문화특화지역 조성, 나아가 문화도시로의 발전을 꿈꾸고 있다. 그 출발점은 과거 부평의 미군기지 애스컴시티를 통해 해외의 대중음악이 한국으로 소개, 보급되는 창구였다는 역사적 사실이다. 비록 외생적 요인에 의해 형성, 소멸되었지만 그 당시 음악의 창조적 재생을 통해 지역의 대중음악씬(SCENE)이 새롭게 만들어질 수 있다. 2020년 이후 미군기지 반환과 연계될 수 있다면 더욱 실체화될 것이다.뮤직위크에 이어 10월 26일과 27일에는 지난 5년간 축적된 부평 밴드페스티벌을 업그레이드해 대중음악을 즐기는 경인권의 젊은 계층이 참여하는 부평음악도시축제 '뮤직게더링 2018'이 준비되고 있다. 미디어와 대자본에 의해 공장식으로 제작돼 소비되는 일방적, 몰지역적인 음악산업시스템에 대응하는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보고자 함이다.'뮤직게더링 2018'은 홍대 앞 라이브클럽과의 제휴, 협력을 통해 지역기반의 대중음악씬을 만드는 것을 중심에 두고 있다. 이와 함께 홍대 앞 라이브클럽데이와 인천 부평 라이브공연 공간의 협력 프로그램과 함께 애스컴시티의 음악적 재창조 프로그램이 신촌지역에서 진행될 예정이다.시민들의 자발적 참여에 의한 장소기반의 뮤직위크, 홍대지역과 인천 부평지역 대중음악의 연대에 의한 지역 기반의 대중음악생태계 형성이라는 양날개를 통해 부평은 음악중심 문화도시로 날아오를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모든 사업들은 부평을 음악중심 문화도시로 바꾸어나가려는 거버넌스 체계로 수렴된다. 위로부터의 탑다운 방식의 사업이 사업종료 무렵에는 시민이 주도하는 아래로부터의 버텀업 방식으로 전환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시민, 청년문화기획자들을 대상으로 자기주도형 지원공모사업도 본격적으로 펼칠 계획이다.2020년까지 주어진 시간과 재원으로 부평이 제대로 된 음악중심 문화도시로 가기에는 그 한계가 뚜렷하다. 다행히 올해부터 부평이 추진해온 문화특화지역조성사업을 예비단계로 설정한 문체부의 '5개년 문화도시 조성사업'이 개시된다. 사업을 완성하기 위한 사다리가 만들어진 셈이다.무엇보다 뮤직위크와 뮤직게더링을 통해 문화특화지역 조성사업이 지역의 지지와 참여를 이끌어내는 일이 중요하다. 이를 토대로 내년부터 사업성과를 인천시 전체차원에서 공유하고 지역 자산화하여 문화도시 지정을 위한 계획 수립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최정한 부평 음악융합도시 조성사업 총괄기획가최정한 부평 음악융합도시 조성사업 총괄기획가

2018-09-06 최정한

[기고]박항서 감독이 고마운 또다른 이유

한국, 베트남과 전쟁 악연우리가 일으킨 것은 아니지만양국 국민에 깊은 상처 남겨정치외교가 풀어내지 못한마음의 응어리 박감독이 치유요즘 베트남에서 박항서 축구감독 대표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고 한다. '파파'라는 애칭으로 '국민 아빠'의 반열에 올라 베트남 최고 유명인사가 됐다. 지난해 12월, M-150컵 대회에서 한일전만큼이나 뜨거운 라이벌 태국과의 경기를 2대1로 이겼고, 올해 1월 아시아 23세 이하 축구선수권대회 준우승에 이어, 이번 2018 아시안게임 4강 진출의 쾌거를 만든 그의 실력이 만들어낸 성과일 것이다. 덕분에 한국인 베트남 관광객들은 공짜 밥에, 공짜 술까지 얻어먹게 되었고, 거리에서 만나는 베트남 사람들은 한국인을 만날 때마다 하이파이브를 외치며 반가움을 표하고 있다고 한다.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에서 만들어내고 있는 '한국 열풍' '한국 예찬'을 보며 마음이 흐뭇해지는 이유는 단지 그가 일궈낸 축구에서의 성과만은 아닐 것이다. 과거 한국과 베트남은 베트남 전쟁이라는 악연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3년간 치렀던 한국전쟁보다 무려 5배나 긴 15년간의 전쟁기간 동안, 한국은 10여 년에 걸쳐 30만명의 군대를 파병했다. 이 전쟁에서 한국병사 5천여 명이 전선에서 사망했고 1만명 이상이 다쳤다. 지금도 1만6천여 명에 이르는 고엽제 환자가 전쟁의 후유증을 견디며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다. 베트남 국민의 피해는 이보다 훨씬 더 컸을 것이다. 1천여명이 넘는 베트남 양민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빈안 학살'과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한국군에 의한 양민학살, 한국인 2세인 '라이 따이한'의 아픔이 베트남 현대사에 새겨져 있다. 그동안 이런 양국 국민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어 왔다. 1998년 김대중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고, 2001년엔 서울을 방문한 베트남 주석에게 "불행한 전쟁에 참여해 본의 아니게 베트남인들에게 고통을 준 데 대해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은 베트남을 방문해 "우리 국민들은 마음의 빚이 있다"고 말했고, 2017년 문재인 대통령 역시 베트남을 방문해 "한국은 베트남에 마음의 빚을 지고 있다"고 했다. 공식 사과로 보기는 어려운 유감 표명 정도의 발언이다. 우리는 늘 '위안부' 문제를 외면하고 있는 일본을 비판하며 공식사과를 요구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베트남 국민들에게 당당한가? 스스로 자문해볼 때 흔쾌히 동의가 되지 않는다. 물론 우리가 일으킨 전쟁은 아니었지만 양국 국민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남긴 일임은 분명하다. 아직도 아물지 않은 상처를 간직하고 있는 양국 국민에게 정치외교가 풀어내지 못한 마음의 응어리를 박항서 감독이 치유해주고 있는 것 같아 감사하다. 이런 노력들이 어우러져 한국과 베트남이 새롭고 건설적인 관계로 발전해가길 희망한다. 때마침 문재인 대통령은 '신남방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며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해 가고 있다. 드라마, K-POP 등 '문화 한류'에 이어 '스포츠 한류'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박항서 감독의 성취가 더 많은 분야로 확대되길 기대한다. 더 많은 양국 국민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기를 희망한다. 아울러 정치외교가 감당해야 할 몫도 당당히 실천하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염원한다./윤종군 동아방송예술대 교수·문재인대통령 前 청와대 행정관윤종군 동아방송예술대 교수·문재인대통령 前 청와대 행정관

2018-09-04 윤종군

[기고]스티븐스 저격사건이 조선인 단결로

미국에서 전명운·장인환의 '거사'해외거주·내국인 단결토록 했으며독립운동에 크게 공헌했다 그 시절 분노하고 행동했던 '역사의 주인공들'을 생각해본다미국인 스티븐스는 1904년 12월 27일 미국 주재 일본외무성 고문으로 임명된 뒤 일본이 강제로 조선과 맺은 식민지조약을 미화하고 찬양했다. 그가 하는 행동에 미국 내 한인들이 크게 분노했다.스티븐스는 을사조약 관련 기자회견을 하면서 "을사조약은 미개한 조선인들을 위해 이루어진 조치로 조선인은 독립할 자격이 없는 무지한 민족"이라 망발을 서슴지 않았다. 그때 기자회견을 지켜보던 한국교민대표 4인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그를 구타했다. 그 후 하와이 노동이민자 전명운과 장인환은 스티븐스가 1908년 3월 23일 미국 워싱턴에 온다는 소식을 듣고 기차역에서 사살 계획을 세웠다. 전명운이 쏜 총알은 빗나가고 장인환이 쏜 총탄을 맞아 죽었다.스티븐스를 저격한 전명운은 증거불충분으로 무죄가 됐으며 장인환은 25년형을 받았다. 스티븐스를 저격한 그들을 돕기 위해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대동보국회와 공립협회가 통합하고 7천 달러 모금운동을 펼쳤다. 뿐만 아니라 '스티븐스 저격사건'을 계기로 이대위, 박용만, 김홍균이 이끄는 북미지방총회와 윤병구, 박상하, 정원명이 속한 하와이 지방총회가 1910년 대동보국회와 통합하고 강영소, 홍언, 안창호가 속한 만주지방총회를 포함 대한인국민회로 합해 해외조선인의 최고기관으로서 헌장을 제정하고 회보 겸 신문을 발간 최초 국민국가수립을 천명, 실질적 임시정부 역할을 했다.1910년 대한인국민회는 북미, 하와이, 멕시코, 쿠바, 시베리아령 만주지역 등 여섯 곳의 지방총회와 116개소 지역회가 있었으며 중앙회 위원만도 총 5천여 명이나 됐다. 그런 대한인국민회에는 전문 76조로 된 헌장을 제정해 사실상 망명정부와 같이 해외 한인사회 권익보호를 위해 활동했다. 대한인국민회는 미국정부에 미국 내 거주하고 있는 조선인에 대해 일본정부 영사가 개입하지 못하도록 협조할 것은 물론 재미 조선인에 관한 일은 대한인국민회를 통하여 처리해 줄 것을 건의하는 등 조선인을 보호하는 일을 했다. 장인환과 전명운의 '스티븐스 저격사건'을 계기로 미국에서 독립운동이 그 어느 지역보다 활발했다. 뿐만 아니라 그 사건을 계기로 미국을 비롯한 세계도처에서 독립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됐다. 그러자 일본의 횡포는 날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난폭해졌다. 그에 못지않게 조선인의 분노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 그 대표적인 것이 1919년 2월 강유구가 서울역 광장에서 새로 부임한 조선총독 사이토 마코토 일행에게 폭탄을 투척한 사건이다. 비록 실패했으나 전 세계에 일본의 흉계를 폭로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그 이외도 4월 29일 일왕의 생일인 천장절을 기해 홍구공원에서 상해전승축하식을 거행한다는 소식을 윤봉길이 듣고 김구와 협의해 중국군 김홍일 장군으로부터 폭탄 2개를 구해 전승축하식장 연단을 향해 투척했다. 일본인 시라카와 육군대장과 상해거류민단장 가와바다가 즉사하는 등 다수가 죽거나 부상을 입었다. 그 사건으로 상해 임시정부는 중경으로 피란을 했다. 강유구, 윤봉길 사건 외에도 안중근의 이토 히로부미 총살, 이봉창의 일왕 저격사건 등이 계속됐다. 미국에서 전명운과 장인환이 스티븐스를 저격한 사건은 결과적으로 중국 등 해외거주 조선인은 물론 국내거주 국민들을 단결하도록 했으며 독립운동에 크게 공헌했다. 광복절이 있는 8월의 끝자락에 그 시절 분노하고 행동했던 '역사의 주인공들'을 생각해본다./한정규 문학평론가한정규 문학평론가

2018-08-30 한정규

[기고]9월 6일 행궁동에 가야 하는 이유

'2018 수원한국지역도서전' 5일간 열려책 놀이터로 변신… '문화분권' 실현 계기뮤지션 공연·배우 낭독·강연·포럼 마련독서하며 즐기는 여유로운 공간 '풍성'유난히 무더웠던 올여름도 그 끝을 향해 가고 있다. 새벽 나절에는 제법 청량하다. 더욱이 해 질 녘 하늘을 보면 노을이 일품이다. 도서관사업소가 있는 팔달산 자락과 행궁동 일대는 요즘 시민들로 북적인다. 동네 골목 어귀에 자리한 어느 카페의 옥상은 장안문 일대를 비롯해 수원화성 성곽길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명당자리로 입소문이 나서 항상 만석이다.그런데 아시는가? 오는 9월 6일 저녁에 그곳에서 '작가와의 만남'이 열린다. 저음의 멋진 콘트라베이스 연주도 들을 수 있는 북콘서트가 1시간 반 동안 야외옥상에서 진행된다. '2018 수원한국지역도서전'(9월 6~10일)의 프로그램으로 말이다. 이런 공간이 6개가 된다. 골목골목에 자리한 카페에서 저마다 특색이 있는 작가들이 시민과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 9월 7일 작가와의 만남에 출연하는 조갑상 작가 소설 중 눈에 띄는 구절이 있다. "우리가 사는 곳을 제대로 읽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누구에게는 구석진 시골에 지나지 않는 곳도 그 땅에서 나고 사는 누구에게는 세계의 중심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지역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지역의 이야기를 이어가야 한다. 지역출판과 지역문화잡지가 이어가는 다양한 기록들이 지역의 문화가 되고 역사가 된다.수원, 오랜 역사를 지닌 출판기록의 도시다. 정조 시대에는 수원화성을 건설하면서 '화성성역의궤'를 남겼고, 1960년대에는 교동거리에 인쇄골목이 형성됐다. 기록의 가치와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지역이다. 2018 수원한국지역도서전은 중앙에 집중된 출판인쇄문화의 관심을 우리가 사는 곳으로 돌리고, '문화 분권'을 실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지역에 숨어있는 삶터 이야기, 지역문화의 우수성과 다양성을 담아내는 지역 출판물로 한판 즐겁게 놀아보자는 것이다. 6일부터 10일까지 5일간 행궁광장을 중심으로 행궁동 일대가 책 놀이터로 변신한다.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의 동네 구석구석까지 공간을 확장한 도서전이라니. 게다가 온 나라 지역책이 한자리에 모이는 지역도서전이다. 무언가 특별함이 가득할 것 같지 않은가.행궁광장에 오면 색다른 모습을 마주할 것이다. 두 개의 거대한 책 사이를 통과하면 간이역 형태의 안내소를 만날 수 있다. 도서전 여행의 출발지인 셈이다. 안내 책자를 받고 지역 출판물이 어떤 것인지 살펴보자. 그리고 전국 방방곡곡에서 숨겨졌던 책들이 쏟아져 나온 지역도서전시관을 마주할 것이다. 2천여 권의 책이 자리한 6개 전시관을 지나면 재활용 팔레트를 이용한 독특한 형태의 무대가 나온다. 이곳에서 매일 오후 3시·5시에 지역뮤지션들의 공연이 열린다. 책을 읽으며 쉴 수 있는 공간이다. 인쇄체험을 비롯해 책을 보며 여유를 즐길 수 있는 휴게공간도 풍성하다. 광장 옆 공원에는 어린이 책놀이 공간이 펼쳐진다. '제주 4·3 특별전'과 마을기록전을 둘러보고 작은 서점들이 선별한 개성 있는 책들을 만나고 살 수 있다. 화령전 앞에는 배우들이 낭독공연을 하루 2~3회씩 펼치고, 선경도서관에서는 수원독서문화축제가 이어진다. 9월 7~9일에는 '생태교통 수원 2013' 5주년을 기념해 차 없는 거리를 운영해 유유자적 책 세상을 거닐 수 있다. 공간 곳곳이 글자로 채워지고 사람이 거닐고 사색하는 곳으로 바뀐다. 평범한 시민들이 작가로 변신한 '한 권쯤 내책'도 볼만하다. 행궁광장에서 구 부국원까지 이어진 길에 들어서면 시도 만나고 공연도 즐기며, 근대역사를 재현한 공연도 접할 수 있다. 도서전 기간에 수원야행, 수원특별전, 출판인들의 강연과 포럼도 이어진다. 정말 다양성을 보장하는 도서전이다. 취향이 달라도 어느 한 곳에서는 나에게 딱 맞는 곳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수원한국지역도서전은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지역 도서의 새로운 매력을 느낄 좋은 기회다. 다양한 독서환경을 제공해야 하는 도서관의 역할과도 맞닿아 있다. 책으로 다양한 사람과 지역을 연결하고, 지역출판을 살리는 2018 수원한국지역도서전에 많은 사람이 함께했으면 좋겠다. 온 나라 책들이 가득하고, 책으로 행복할 사람도 넘쳐났으면 좋겠다. 팔도 방방곡곡 지역의 문화를 만나러 9월 6일 행궁동으로 놀러오시라./김병익 수원시 도서관사업소장김병익 수원시 도서관사업소장

2018-08-29 김병익

[기고]1910년 8월29일 국권을 빼앗긴 경술국치일로부터 '통한의 35년14일'

1910년 8월 29일 경술년은 우리나라가 일본에게 국권을 빼앗긴 날, 한일병합조약을 체결한 날로 '경술국치' 국권피탈이라고도 한다. 일본은 국권침탈을 정당화하기 위해 한일합방이라는 용어를 썼다. 1897년에 세워진 대한제국은 1905년 을사조약(을사늑약)이후 실질적 통치권을 유린당한 후 1910년 한일병합이라는 치욕스런 일제강점기가 시작되었다. 일본은 1907년 6월 1일 대한제국 국민들의 생활권을 통제하고 군대를 해산하기 위해 9월 3일 총포급 화학류 단속법을 공포하여 한민족에게는 무기를 가질 수 없도록 규제하고 강압하며 한일병합의 수순으로 들어간 것이다. 결국 1910년 8월 29일 치욕스러운 식민지로 전락하게 될 때까지 을사오적의 매국행위와 일본의 무력침탈은 더욱 공세를 높였다.인권과 언어, 나라까지 빼앗긴 선조들은 일제강점기 35년14일간 통한의 세월을 살아왔다. 일본은 1904년 11월 17일 대한제국 침탈의 신호탄으로 고종이 참석도 하지 않은 가운데 무력과 위협을 가하여 을사조약을 체결하였다. 이에 고종은 22일 미국정부에 을사조약의 무효를 알린다. 그러나 일본의 무력과 온갖 박해를 통하여 1910년 한일병합조약을 체결한다. 이 또한 순종황제의 동의 없이 친일파들이 순종황제의 어새를 가져다 찍는 매국행위가 벌어졌으나 황제의 서명은 없었다. 일본은 매국노들과 황제의 서명도 없는 조약서를 가지고 한일병합이라는 통한의 세월로 들어가게 되었다. 이렇듯 일본은 무력과 강압에 의해 대한제국을 침탈하고 친일파를 앞세워 선조들의 인권과 생명 마저 유린하는 일제병합의 시대로 돌입하게 된다. 지구상에 영원이란 없다고 하듯 선조들의 독립운동과 서양국가들의 도움으로 1945년 광복의 기쁨을 맞았다. 우리는 불법으로 체결된 을사조약과 한일병합조약은 모두 무효로 주장하며 통한의 세월을 일본의 강제강점기라 하고 있다. 왜 우리는 일제강점기를 36년으로 표현하는가? 치욕스러웠던 날들을 기억조차 하기 싫은데 기간을 왜 늘리는 건가. 일제강점기 통한의 세월을 살아온 날은 35년14일이다. 광복 이후 일본은 지금도 제국주의 망상을 떨치지 못하고 제2의 영토 침탈을 획책하고 있다. 대한의 영토 독도침탈을 위해 온갖 작태를 부리고 있다.미래세대 주역들은 깨어나야 한다. 일본을 아시아의 성장 동반국가로는 함께 할 수 있지만 영토침탈을 일삼는 일본에게는 영토 문제만큼은 적대적 관계일 수밖에 없다. 우리는 선조들이 지켜온 영토를 굳건히 지켜야 하며 더 이상 일본과 영토문제로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 일본은 14년째 방위 백서에 독도를 일본영토로 채택하고 중등사회 교과서에 독도를 일본 영토로 교육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방관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단호한 조치로 일본의 영토침탈계략을 막아내고 옛 조선의 영토였던 대마도를 되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지금은 일본의 자극과 반성이 필요할 때다. 정부가 국제사회의 이목을 생각해 직접 나서지 못한다면 독도를 지키고 대마도를 되찾으려는 애국단체들에게 지원과 협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일본의 독도침탈 야욕이 멈출 때까지 정부와 국민들은 대마도 되찾기 운동에 앞장서야 한다./길종성(영토지킴이독도사랑회 회장)길종성

2018-08-29 김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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