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망대

 

[경제전망대]산도 돈이요, 물도 돈인 세상에서

외계인이 자본주의 인간을 본다면車·아파트 부속품 정도로 여길 듯총선공약 미세먼지 꼭 들어갈텐데정치적 이해관계에 휘둘리는 현실돈 욕심, 문제 근원… 잘될까 걱정물론 돈만으로 세상을 살 수 있는 건 아니다. 돈을 세상살이의 근본으로 삼는 자본주의에서도 그 근본의 전제는 엄연하고 뚜렷이 있다. 사람과의 관계가 그 하나다. 돈이 많아 돈으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었던 집안을 알고 있다. 명예, 권력, 자식 공부와 군대 그리고 결혼까지 곳곳에서 돈의 위력을 만끽하던 집이었다. 그런데 돈으로 어찌할 수 없는 문제가 생기자 그 당황하고 황당해하고 무기력한 모습. 결국, 그 집안은 돈도 없어지고 가족도 해체되어버렸다.외계인이 지구의 도시를 보고 어떤 생각을 할까. 인간을 자동차와 아파트에 딸린 부속품 정도로 여기지 않을까 싶다(도시에서 아파트와 자동차가 차지하는 면적은 인간의 수십 배가 넘으니 외계인이 생태학적 자를 들이대면 지구 생태계의 우점종은 아파트와 자동차가 될 것이다). 인간이란 것이 아파트 사이에 껴있다가 자동차를 따라다니거나 피해 다니는데, 그것이 결국 돈을 얻어내는 것이며 그 돈을 모아 아파트와 자동차에 가져 바치는 무한 반복 행동. 아마 호모사피엔스와 일벌을 같은 유형으로 분류 하지 않을까.내년 총선을 시작으로 각종 선거의 주요공약에는 경제와 미세먼지가 반드시 들어갈 것이다. 돈벌이와 일자리는 어느 정도 개인의 노력에 따라 성과가 달라질 수 있어 전적으로 나라와 세상 탓을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공기는 내 탓이 아니다. 나 혼자 어찌할 수 없는 속성이 있다. 환경정책을 역사적으로 들여다보면 정책의 우선순위를 찾아낼 수 있다. 체감이 높은 것이 가장 먼저 다루어진다. 체감이 높다는 것을 몸에 직접 접촉하고 눈에 보이고, 인과 관계와 부작용이 명확하고 즉시 나타난다고 뜻풀이해 보자. 먹는 물의 질이 대기질보다 더욱 정치적인 이유를 알 수 있다. 위해도 기준을 들이대면 정책과 관리의 우선순위는 바뀔 수 있지만, 정치적 이해관계에서 최우선은 물이 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한국에서 미세먼지가 환경정책 맥락에서 구체적으로 거론이 된 계기 중의 하나는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이 있다. 온실가스를 줄이면 덤으로 대기 오염물질도 줄어들 테니 이를 연구해보자는 제안을 미국이 한국 정부에 한 것이 1998년이었다. 이를 계기로 대기오염 배출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그 화폐적 가치를 산정하는 한미 공동연구가 수행되었다. 그 당시는 미세먼지나 초미세먼지는 낯선 용어였다. 미세먼지 발생량 수준도 입자가 커다란 총부유물질 산출량을 기반으로 추정했을 뿐이었다. 이십 년이 지난 지금 미세먼지는 가장 대중적이고 정치적인 용어로 부각했지만, 한국 사회가 4대강 문제에 얽혀있다는 것은 서글프다. 원인제공 행위는 후진국의 후진국 수준이었고, 지금 벌어지고 있는 논쟁은 과학과 문명의 흐름에 어긋나, 정치적 이해관계에 휘둘리고 있으니 혀를 찰 일이다.미세먼지는 나라가 해결할 일이다. 이 세상 공기가 누구 하나의 것도 아니고 내 하나 잘한다고 어찌 되는 것도 아니라면, 미세먼지를 다루는 솜씨는 위정자의 역량과 같으며 잘되고 못되고에 따라 그들의 운명도 따라 붙여야 할 것이다. 미세먼지 기구가 만들어지고 전직 유엔사무총장이 손을 거들고 나섰다니 기대해 볼 일이다. 그런데 이런 문제의 근원이 돈 욕심이지 않은가. 그리하니 더욱 난감하고 잘될까 걱정이다. 눈에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일 때 우리는 그것에 대하여 비싼 값을 치르는 법이다. 돈에 치이고 밟혀 있던 진흙 속의 진주가 어찌 사람 사이의 정(情)만일까. 요새 부쩍 이런 생각이 드는 건 인생살이 철이 들어서일 수도 있지만 추운 겨울 동안 기다려온 봄이 봄이 아님일 터이기도 할 것이다.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어야 하는 게, 환경을 대하는 골든룰이건만. 이 봄날 마스크 속으로 웅얼거린다. 산도 돈이요, 물도 돈인 세상이라네./조승헌 인천연구원 연구위원조승헌 인천연구원 연구위원

2019-04-24 조승헌

[경제전망대]인천지역내 양질의 일자리 창출, 어떻게 할 것인가?

지난해 취업자수 예년比 적어 논란양적 지표선 인천 성적 '매우 양호'청년 취업 활발불구 '낮은 질' 여전서비스업·산업클러스터 인재 양성직업 재훈련·매칭 시스템 구축해야작년 한 해 전국 일자리 통계는 그리 좋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취업자수는 2000년 이후 연평균 30만명 내외로 증가해 왔으나 작년에는 증가 규모가 10만명 정도에 그쳤고, 이 때문에 그 원인을 둘러싸고 노동관련 제도 변화를 포함하여 논란이 분분하였다. 그런데 인천은 작년 한 해 양적 지표로만 놓고 보면 일자리 사정이 가장 좋았던 지역 중 하나였다. 전국 취업자수가 총 10만명 증가할 때 인천에서 4만명이 증가했고, 이는 5대 광역시의 5만명 감소나 인천의 예년 평균(약 2만명)과 비교해도 매우 양호한 실적이다. 업종별로는 인천의 제조업 생산이 작년 한 해 전년대비 3%가량 감소한 탓에 제조업에서는 취업자수가 감소하였으나, 서비스업 생산이 전국에 비해 견조한 증가세를 보이면서 대부분의 증가가 서비스업에서 발생하였다. 그렇다면 이렇게 증가한 일자리의 질은 어떠할까? 이를 가늠해 보기 위해서는 취업자 수 증가를 여러 측면에서 보다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연령대별로 보면 50세 이상, 특히 60세 이상에서 취업자가 가장 많이 증가하고 있다. 60세 이상의 경제활동참가율이 40% 정도로 30~40대의 절반에 그침에도 불구하고 이 연령대가 취업자수 증가를 주도한다는 것은 고용에 미치는 인구요인의 영향이 상당히 큼을 의미한다. 또한 최근 통계청이 조사한 대로 우리나라 중장년층이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에서 이직하는 연령이 평균 49.1세이고, 이직 후 일자리는 대개 자영업, 단순노무직, 임시직 등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작년 인천에서 증가한 일자리의 질이 대체로 그리 높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한다.이러한 특징은 인천뿐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거의 비슷하나, 인천지역이 다른 지역에 비해 조금 다른 점은 청년층(15~29세)의 취업이 비교적 활발하다는 점이다. 전국적으로 청년층 인구수가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취업자수는 증가하면서 청년층 고용률이 지난 5년간 2.2%포인트 증가했으나 인천은 6.4%포인트 증가하여 그 폭이 유독 크다. 이는 인천의 청년층 취업자수 증가가 다른 지역에 비해 두드러지게 컸기 때문이다. 인천의 청년층 실업률도 장기간 전국을 상회하다 2018년 중 처음으로 전국을 하회하였고 동 추세는 금년 1분기에도 이어지고 있다.그렇다면 청년층 고용지표의 개선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기인하는 것일까? 최근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한 보고서(2019년 3월)에 따르면 고소득(임금소득 4분위), 고학력(대졸 이상) 및 고숙련(관리자·전문가) 취업자 비중을 토대로 작성된 '일자리 질 지수' 면에서 인천은 다른 광역시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 보고서가 2015년 통계에 기반하므로 2018년 기준으로 다시 살펴보더라도 전국 및 5대 광역시에 비해 고학력 및 관리·전문직 비중이 두드러지게 낮고 임시직 비중은 뚜렷이 높은 인천의 특징에는 큰 변화가 없다. 인천이 60세 이상 인구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비교적 젊은 도시라는 점을 감안하면 청년층을 대상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일자리의 질도 그리 높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다.그렇다면 이미 취업자 증가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중고령층, 다른 지역에 비해 역동적인 인천의 청년층을 위한 일자리 대책은 어떠해야 할까? 우선 공통적으로는 취업유발계수가 높으나 다른 지역에 비해 생산성 및 경제 내 비중 면에서 부진한 서비스업을 보다 발전시켜 양질의 일자리가 다수 창출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현재 지자체 수준에서 추진하고 있는 산업 클러스터별 인재양성 프로그램은 청년층에 고유한 일자리 미스매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유효한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주된 일자리에서 은퇴한 중고령층이 보다 나은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지역 사정에 맞는 직업 재훈련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마련하는 한편, 진보된 정보통신기술에 기반한 일자리 매칭 시스템을 교육 프로그램과 연계하는 등 지역 고유의 일자리 인프라를 체계적으로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다./김현정 한국은행 인천본부장김현정 한국은행 인천본부장

2019-04-17 김현정

[경제전망대]성공과 운, 그리고 분배

'재능' 선천적이지만 능력은 후천적무능하고 게으르면 성공확률 '제로''運' 하늘에 맡기고 노력하는게 중요운에 의한 성과 모두 재분배 된다면누가 '위험 감수' 모험적 사업하겠나역경을 딛고 노력해서 성공한 이가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강연에서 청소년들을 격려하는 모습을 흔히 접할 수 있다. 실천에 옮기면 큰 도움이 되지만 진실과 다소 거리가 있다. 성공에는 재능과 노력, 그리고 운이 작용한다. 수학적 모델을 이용해서 시뮬레이션한 이탈리아의 연구팀은 운이 성공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심층적 연구를 하지 않더라도 재능 있고 열심히 노력한 사람 중에서도 크게 성공하는 사람은 소수이기 때문에 운이 큰 역할을 한다는 결론은 쉽게 내릴 수 있다. 사실 재능도 유전적 요인이 크고, 노력마저도 양육 및 교육 환경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는다.작은 성취라도 운에 영향을 받는 것은 마찬가지다. 북한과 남한에서 태어난 사람을 비교해보자. 북한에서 태어나 성공한 사람도 있겠지만 열에 아홉 이상은 남한에 태어난 사람이 더 유복하다. 재벌 1세가 없었으면 재벌 2세도 없다. 재능이나 노력으로 부모와 출생지를 선택할 수 없는 일이다. 미국은 새 학기가 9월에 시작한다. 8월 출생 자녀는 부모가 입학을 미루는 경우가 많아 6, 7월에 태어난 아이들이 신입생 중 가장 어린 편이라고 한다. 그런데 대기업 CEO 중 6, 7월생이 가장 적다는 통계가 있다. 출생 비율이 그대로 적용되면 16.91%여야 하는데 실제 비율은 12%였다. 초등학교 입학할 정도 어린 나이엔 몇 달 차이로도 발달에 차이가 있다. 따라서 같은 학년 친구들보다 발달이 느린 6, 7월생이 어릴 때 리더십 역할을 덜 맡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다고 한다.미국 벤처기업은 90%가 실패한다. 무능한 기업이야 당연히 실패하겠지만 실력 있고 노력하는 기업 다수도 실패한다. 혁신적인 기술과 시장의 미래는 누구도 정확히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성공에는 운이 크게 작용한다.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의 성공에는 타인과의 우연한 인연이 크게 작용했다. 이들처럼 초창기 컴퓨터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은 1950년대 생이 많다. 일반인들이 컴퓨터를 잘 모를 때 컴퓨터에 관심을 가질 기회가 청소년기에 있었고 성년이 되어 창업할 때가 PC의 태동기였다.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가 10년 빨리 또는 늦게 태어났으면 지금처럼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유명한 저술가 말콤 글래드웰의 주장이다.로버트 프랭크라는 학자에 따르면 성공한 사람은 노력을 성공의 요인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한다. 사실 실패하면 운을 탓하고 성공하면 자신의 능력이나 노력 덕분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인간의 속성이다. 하지만 로버트 프랭크는 자신의 성공에 운이 영향을 미쳤다고 인식하는 것이 당사자에게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겸손해져서 호감을 사기 쉽고, 감사한 마음이 들어 타인을 잘 돕게 되며 행복한 감정도 더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성공에 운이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해서 노력을 등한시해서는 안 된다. 운은 통제할 수 없지만 노력은 의지에 달렸다. 재능은 선천적이지만 능력은 후천적인 노력이 작용한다. 무능하고 게으른 사람이 성공할 확률은 0에 가깝다. 성공한 사람은 운이 좋은 사람이지만 재능에 노력을 더한 사람이기도 하다.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요인 즉 운은 하늘에 맡기고 할 수 있는 일은 열심히 하는 것이 성공 확률을 높이는 일이다. 개인적으로는 운이 중요해도 수많은 사람이 모인 사회 전체로는 운의 영향이 희석된다. 따라서 노력을 강조하는 것이 사회적으로도 바람직하다.운이 경제적 성취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포용적 성장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보수적인 사람은 성공을 노력의 결과로만 보고 소득재분배에 대해 부정적인 경향이 강하다. 이런 사람들은 부자에게 세금을 많이 부과하는 것은 성공과 노력에 벌칙을 주고 무능하고 게으른 사람에게 상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성공에 노력뿐만 아니라 운이 크게 작용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 다른 결론이 나온다. 성공한 사람이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은 운 좋은 사람 즉 사회에서 혜택을 많이 받은 사람이 불운한 사람을 돕는 것이므로 규범적으로 당연한 선택이 된다. 물론 정도가 지나치면 안 된다. 운에 의한 성과가 모두 재분배된다면 모험적인 사업가가 있을 수 없다. 대박이 없는데 누가 위험을 감수하겠는가?/허동훈 에프앤자산평가 고문허동훈 에프앤자산평가 고문

2019-04-10 허동훈

[경제전망대]미세먼지 해결은 정부노력·국민적 공감에서 출발

작년 경제적 비용 '4조230억' 추산환경 위협하는 요소에 세금 부과대규모 공공시설 등 기준치 강화주변국들과 공동연구 과학적 규명후손위해 적극적인 '기후인식' 필요'삼한사미'(3일은 춥고 4일은 미세먼지)라는 신조어가 무색할 만큼 올봄은 미세먼지가 극성이다. 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미세먼지 때문에 이민 가야겠다"라는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한다. 초창기에 "뭐 대단한 거라고?" 말하던 지인들도 이젠 마스크를 착용하고 외출을 꺼린다. 심한 날에는 실내에 있어도 목이 칼칼하다. 이제 미세먼지는 사회적 재난으로까지 규정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세먼지로 인한 경제적 비용은 4조230억원으로 추산됐다. GDP의 0.2% 수준이다. 응답자들은 미세먼지로 인한 가장 심각한 피해로 '건강 악화'(59.8%)를 꼽았고, '실외활동 제약'(23.5%), '스트레스 증가'(10.3%), '공기청정기·마스크 등 구매 비용 증가'(4.7%)의 부담을 들었다. 이 미세먼지의 답답함에서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정부의 정책이 가장 직접적이고 신속한 영향을 주게 된다. 당장 환경을 위협하는 것에 세금을 부과하고, 자국민을 나쁜 환경에서 보호하기 위해 공공기관을 비롯한 대규모 시설에 환경 기준치를 강화하게 된다. 더불어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범국가적 해결책이 필요하다. 이번 보고서에서 미세먼지의 원인에 대해 '중국 등 주변국의 영향'(73.8%)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선 '중국 등 주변국과 공동연구를 통한 과학적 규명'(67.9%)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답변 또한 가장 많았다. 정확한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다고 말하는 정부의 말에 듣는 국민들의 가슴은 답답하기만 하다. 70년대 영국은 자신들이 만든 오염물질이 스웨덴에 산성비를 내린다는 결과를 인정하길 거부했다. 스웨덴은 꾸준히 산성비 문제를 국제이슈로 만들었고, 결국 1979년 11월 영국과 독일을 포함한 유럽 31개국이 '협약' 체결해 산성비 문제를 해결했다. 환경부가 미국 항공우주국, NASA의 위성으로 한반도의 고농도 미세먼지 원인을 규명하는 공동 조사를 추진 중이고, 미세먼지 범사회적 기구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위원장으로 위촉하여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생겨 다행스럽기 그지없지만, 좀 더 발 빠른 정부의 행보가 간절하다.잘 가꾸어진 자연과 사람이 살기 좋은 쾌적한 환경은 엄청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향후 미래 가치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제 미래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과학적 원인분석과 그에 따른 기술적 해결방안이 반드시 필요하다. 세종과 부산에 구축되는 스마트시티 국가 시범단지는 정보통신 기술과 공간정보 데이터를 활용하여 도시 생활 속 교통, 에너지, 환경 등의 문제를 분석·해결하고 시민들이 쾌적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첨단 과학기술을 활용하게 된다.내가 근무하는 한국국토정보공사는 하루도 빠짐없이 실외에서 측량을 해야 하는 일이 거의 대부분이다. 미세먼지가 가득한 날이면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궂은 날에도 바깥에서 일할 수밖에 없는 직원들이 생각나서 출근길 마음이 무겁다. 맑은 하늘 아래 봄볕에서 겨우내 웅크렸던 몸을 펴고 들판을 뛰어다니던 유년시절을 기억하는 필자로서는 따스한 봄날, 두꺼운 마스크를 끼고 종종걸음 치는 아이들을 보면 만감이 교차한다. 가장 장수하기 좋은 사람은 딱 죽지 않을 만큼 큰 병에 한 번 걸려본 사람이라고 한다. 어쩌면 '이놈의 미세먼지!'하고 모두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절대적 공감을 일으켰을 때가 가장 좋은 환경으로 갈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기후변화는 가장 심각하나 가장 대책이 느린 분야이며, 모두의 삶에 심대한 영향을 주지만 대부분의 인간은 누구도 적극적으로 행동하지 않는 분야라고 한다. 우리 후손들의 건강한 미래를 위해서 정부와 기술, 범지구적 단체와 평범한 사람들의 적극적인 '기후인식'과 '기후행동'이 필요한 때이다./주한돈 LX(한국국토정보공사) 경기지역본부장주한돈 LX(한국국토정보공사) 경기지역본부장

2019-04-03 주한돈

[경제전망대]고정관념과 쇠침대이야기

틀에 맞추어야 직성 풀리는 쇠침대경직된 조직은 '눈치' 보게 만들어경영자와 간부는 잔소리꾼이 아닌구성원에 동기부여하는 역할 해야새시대 생존위한 인식 대전환 필요최근 우리나라의 경제전망은 참으로 어둡다. 잠재성장률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경제활력이 떨어지면서 청년실업률 증가와 양극화의 심화, 고령화와 생산가능인력의 감소 등 인구문제가 현실로 코앞에 와있다. 게다가 강대국의 패권 경쟁으로 세계 경제전망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미국은 내년까지도 금리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예측불가의 경제상황을 반영한 조처일 것이다. 우리는 지금 저성장, 저금리, 저투자, 저소비의 사회 속에 살아가고 있다. 세계 경제공황이 오는 것은 아닌가 불안하기만 하다. 사회적 요인들이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고 경제적 해법만으로는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자율자동차, 블록체인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예측할 수 없는 엄청난 변화 속에서 조직을 통제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기업을 경영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야만 한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이러한 외부환경을 이해하고 있느냐의 여부에 따라 국가경영이나 기업경영 또는 개인 간의 삶에서도 엄청난 차이가 난다. 예를 들어 미세먼지로 인해 초등학생들의 30% 정도가 아토피에 시달리고 있다. 면역력 저하와 공기 오염의 결과다. 마스크와 공기청정기 등 환경에 관련하여 지불하는 돈이 약 4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또한 우리나라의 인구감소는 지난해 가임여성의 합계출산율이 0.98로 세계 최저이며 마지노선인 1명의 벽이 무너지며 큰 충격을 안겨 주었다. 학령아동의 감소로 태권도장, 미술학원, 무용학원, 피아노학원이 계속 문을 닫고 있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호황을 누리던 학습지회사도 사업부진으로 주요 실적 지표가 줄줄이 하락했고 암담한 성과 앞에 경영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실정이다. 지금 우리는 수요는 계속 줄고 공급은 넘쳐나는 공급과잉시대에 살고 있다. 이 어려운 경영환경에도 불구하고 조직의 경영자와 관리자들 대부분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자기방어의 수단으로 자동생성되는 구시대적 고루한 고정관념을 타파하지 못하고 있다. '프로크루스테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대도(大盜)의 이름이다. 아테네로 들어가는 길목에 쇠침대 두 개를 설치해 놓고 그곳을 지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통행세를 받았다. 두 개의 쇠침대의 길이가 하나는 보통 사람보다 짧고 하나는 길었다. 여행자를 제압하여 일부러 길이가 맞지 않는 침대에 눕혀 그가 침대보다 길면 다리와 신체를 잘라내고, 짧으면 늘여서 침대에 맞추었다. 결국 그도 그의 수법대로 '테세우스'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 자기의 틀에 맞추어야 직성이 풀리는 쇠침대는 고정관념의 틀을 상징한다고 신화학자는 비유적으로 설명한다. 신입사원 때는 없던 쇠침대가 해가 갈수록 한 해에 하나씩 자동으로 생성된다. 나이가 들고 지위가 높아질수록 쇠침대의 수가 많아지고, 권력부서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더 많은 쇠침대를 가지고 권한을 휘두르며 통제하려 든다. 관료적이고 경직된 조직문화는 우리 모두를 힘들게 하고 눈치 보게 만들며 주눅 들고 비열하게까지 만든다. 갑질이 횡행하는 저질문화의 표본이다. 이제 열린 마음과 유연한 사고로 인간관계 중심의 집단지성을 향유하며 아름다운 조직공동체를 만들어 이 어려운 시대를 극복하는 지혜가 절실하다. 경영자와 조직의 고급간부들은 그들의 역할이 통제와 잔소리꾼에서 미래의 먹거리를 만들기 위해 시장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고 구성원들이 신나게 일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 하는 역할로의 재정립이 필요하다. 경영자들은 조직의 존재 이유와 미래의 비전, 그것의 달성을 위한 구성원들의 마음자세와 행동의 원칙을 정하는 조직의 작동원리이기도 한 '조직의 가치체계'를 시대정신에 맞게 재정립하여야 한다. 새로이 정립된 조직의 가치체계는 길을 잃지 않게 하는 나침반과 같다. 이를 일과 행동의 기준으로 삼아 낭비를 제거하고 본업에 몰입하여 열정을 발휘할 수 있어 다니고 싶은 환경을 만들어 지금의 어려운 경영환경의 한계를 돌파하는 지혜를 발휘할 때이다. 차별화된 가치로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하면 시장에서 퇴출당하고 마는 냉엄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새로운 시대에 생존을 위한 인식의 대전환을 위해 고정관념을 과감히 탈피하는 패러다임의 전환만이 리더들의 덕목이며 살길이다. 결국 국내 최대항공사의 최고경영자가 경영권을 박탈당한 소식을 접하면서 대변화를 실감한다. 우리 모두 쇠침대를 과감히 던져 버리자!/이세광 한국조직문화연구소장이세광 한국조직문화연구소장

2019-03-27 이세광

[경제전망대]봄은 왜 저 캐슬에만 오는 것일까

몇년새 소득격차는 더 벌어졌는데정치-경제권력은 '규제완화' 놓고"투자 더하라" "경제는 경제에게"국민에 와닿지 않는 줄다리기 급급마스크값 걱정 미세먼지에 '한숨만'애들은 싸우면서 큰다지만 큰 어른들이 저러는 건 무슨 가치가 있을까? 양쪽의 말이 다 맞는다면, 우리의 행복과 평안을 위해서 둘 다 물러나게 해야 할 법하다. 둘 다 틀린다면 둘 다 유언비어 유포와 혹세무민, 민심교란죄로 자격증을 박탈하는 게 도리다. '수석대변인'이라 하니 '국가원수모독범'으로 받아치는 국회 싸움의 본질은 제3자인 국민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자는 편가름이다. 양편 기세가 등등한 걸 보면 서로 다른 한쪽씩만 올바르다는 국민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문제는 속성상 정답이 딱 있을까 싶다. 두 개의 정답이 공존하는 것, 설사 진리이며 정답이지만 그런 것 때문에 불편한 사람이 있는 게 우리가 사는 세상살이의 참모습인 것을. 각자 취향이고 성향이고 가치관이니 그럴 수 있다 하자. 맛집과 인증샷으로 하루 거리 행복을 찾는 평범한 우리. 그러니, 나라님들 다툼은 힘 있고 가진 그네들만의 자기보존이자 기득권을 지키자는 거니 신경을 쓰지 말자, 라고 하자?정치 권력이 발끈거리며 서로 싸우는 사이 경제 권력의 성곽은 높아지고 굳어진다. 가장 가난한 가구 20%의 소득은 일 년 전보다 17.7% 떨어졌지만 가장 잘사는 가구 20%는 소득이 10.4% 올랐다. 처분가능소득은 격차가 더 벌어진다. 소득 하위 20%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은 2017년 4분기 124만9천원이지만 2018년 4분기는 99만1천원으로 20.7%가 줄어들었다. 하지만 소득 상위 20% 가구는 2017년 665만7천원에서 722만7천원으로 8.6% 늘어났다. 가구별 소득배율이 5.3배에서 7.3배로 벌어진 셈이다. 통계청의 2018년 4분기 소득 부문 가계동향조사이다. 소득 200만원 미만 가구의 자녀 사교육 참여율은 47.3% 월평균 사교육비는 9만9천원이다. 800만원 이상 가구의 자녀는 84.0%가 사교육을 하고 50만5천원을 지출한다. 통계청의 2018년 사교육비 조사이다. 이런 통계는 하루아침에 생긴 것도 아니며 얼마든지 있다. 최근에는 미세먼지도 리스트에 가세했다. 자녀 학원비 9만9천원이 힘든 가정에 마스크를 두 번 사용하는 건 금물이고, 4인 기준 마스크값이 20만 원이라면 억장이 무너질 일이다. 이런 문제를 교정하고 조율하라고 국민이 거두어 주는 세금을 받아, 밥 먹고 집 사고 학원 보내고 유학 보내는 분들이 핏대를 올리며 저리 한다는 건……. 국민은 서글퍼지고 세상이 싫어진다.'빨갱이 사회주의'가 자본주의에 역사적인 패배를 한 것은 결국 먹고사는 문제를 처리하는 역량이 지속가능한 정치 권력의 관건임을 검증한 것이다. 민주적이고 행복한 사회일수록 정치 권력과 경제 권력은 상호 창조, 혁신, 경쟁으로 단단해지고 사회적 지지를 얻으며 존속한다. 예를 들어보자. 2019년 대한민국. 정치 권력과 경제 권력은 규제 완화라는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정치 편에서는 투자와 일자리를 내놓으라 하고 경제 편에서는 경제는 경제에게 맡기라 한다. 정치권은 규제라는 밥그릇을 내주기 아쉬운 것이고, 기업은 이 기회에 '기업 하기 좋은 조건'을 하나 더 챙기겠다는 속내이다. 지지부진할밖에. 국민에게 와닿고 국민을 위한 규제 완화라면 국민이 팔 걷고 나서야 할 터인데, 아닌 것은 기업의 돈벌이가 국민 자신에게 득이 되지 않고 있다는 현실을 알기 때문이다. 국민 관점의 규제 완화를 풀지 못하는 순간, 혁신이니 창조는 영 가능성이 없다. 지금 정치 권력과 경제 권력은 견제와 감시가 아닌 전략적 공생을 하는 셈이다.살 만큼 살다 보니 배고프고 추운 시절을 겪곤 했다. 그때 누가 나에게 따뜻하고 마음 편한 밥 한 끼를 주었던가? 보수인가 진보인가? 타인능해(他人能解)를 찾는 시절이다. 여의도, 세종시, 청운동을 거쳐 도청, 군청을 기웃거린다. 끝내 이장 집까지 가야 할 것이다. 그런데, 쌀 한 바가지가 거기에 있을는지?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을 때(최승자 시, '삼십 세' 중에서), 바라는 건, 미세먼지만이라도 어찌 안 될까. 봄날 꽃놀이 사치는 애당초 포기했다. 우리들의 봄은 누가 가져갔는가? 봄은 왜 저 캐슬에만 오는 것일까?/조승헌 인천연구원 연구위원조승헌 인천연구원 연구위원

2019-03-20 조승헌

[경제전망대]인천의 미래 위한 투자·혁신역량의 현황과 과제

'설비·지식재산생산물' 동향 중요 2015~2017년 투자 거의 증가 안해전국 5.4%·5대광역시 3.7%와 '대조'과학기술자원·성과 측면 모두 부진 특구·공항 '국제협력 장점' 활용해야지난주에 한국은행은 2018년 중 우리 경제가 2.7% 성장한 것으로 잠정 발표하였다. 지역 GRDP는 2018년 수치가 올해 말 경 발표될 예정이므로 인천경제가 전년도에 어느 정도 성장했는지 현재로서는 확실하게 알 수 없으나, 통계청이 발표하는 산업부문별 지표들을 통해 어느 정도 짐작은 할 수 있다. 우선 인천의 서비스 생산은 2018년 중 2.7% 증가하여 2017년(2.2%) 및 전국(2.0%)에 비해 양호했던 것으로 집계되었다. 서비스업은 지역 부가가치 중 비중이 59%로 가장 크기 때문에 이는 인천경제의 성장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반면에 제조업 생산은 2017년의 5.7% 증가에서 2.7% 감소로 반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경제 내 제조업 비중은 30%에 조금 못 미치지만 과거 데이터를 보면 제조업 생산은 인천과 전국 간 성장률 격차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실제로 인천의 제조업 생산 증가율이 -4.8%로 부진했던 2015년에는 인천의 GRDP성장률이 전국평균을 하회하였고, 6% 내외로 양호했던 2016~2017년 중에는 인천의 GRDP성장률이 전국평균을 0.6~0.8 %p 상회하였다. 따라서 2018년 중에는 제조업 생산의 하향 변동폭이 커지면서 인천경제의 성장률이 전년대비 다소 낮아지고 전국평균을 하회할 수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와 같은 단기적인 생산 동향도 중요하지만 그 이면에 인천경제의 미래성장동력 및 지속성장을 위한 투자가 원활히 이루어지고 있는지가 실은 더 중요하다. 즉 설비투자와 지식재산생산물투자(R&D, 소프트웨어, 지식재산권 등)의 동향이 더 중요한 것이다. 통상 어떤 경제단위(국가, 지역경제, 기업 등)의 부가가치 성장률은 생산요소(노동 및 자본) 투입과 총요소생산성에 의해 설명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산성이 동일할 때는 요소 투입이 많아질수록, 투입 양이 동일하다면 생산성이 높을수록 해당 경제단위의 부가가치 생산량은 많아지게 된다. 인구고령화, 노동시장 경직성 등으로 인해 노동투입 증가에 한계가 있을수록 자본 및 생산성의 중요성은 커진다. 통상 새로운 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혁신활동과 이에 따른 부가가치 증가는 통계상으로는 최신 기계 및 설비 도입이 반영된 자본 증가, 이것으로도 설명되지 않는 효율성 제고는 총요소생산성 증가로 잡히게 된다. 최근 OECD 통계를 보면 2013~2017년간 우리나라 연평균 성장에 있어 자본투입과 총요소생산성 증가의 기여율은 87%에 달해 OECD평균(66%)을 상회하고 있다. 그렇다면 인천 경제도 자본투입과 생산성 증가에 의존한 성장을 이루고 있을까?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15~2017년간 인천은 연평균 3.5% 성장하여 전국(3.0%)에 비해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설비투자와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이 기간 중 거의 증가하지 않았는데, 이는 전국의 연평균 5.4% 증가, 인천을 제외한 5대 광역시 평균 3.7% 증가와 큰 대조를 이룬다. 한편 지역 혁신역량은 크게 과학기술 자원(인구당 이공계 학생수, 연구기관 및 대학수, R&D 투자 등)과 성과(학술논문수, 특허권, 특허료 수입, 논문인용 빈도 등) 두 측면에서 측정 가능하다. 그런데 최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펴낸 '2017년 지역 과학기술혁신 역량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인천은 양 측면 모두 크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이 과학기술 자원 면에서 유수 대학, 국책 및 민간 연구소들이 밀집해 있는 다른 지역(서울, 경기, 대전 등)에 비해 불리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단점은 산학연 및 기업-정부 간 협력, 국제 협력 등 기존 자원 간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함으로써 극복가능하다. 특히 인천은 경제자유구역과 국제공항이 위치하여 국제 협력에 장점이 있고, 이는 상기한 보고서를 보더라도 인천이 유일하게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따라서 인천은 경제자유구역 등 인천만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여 우리나라의 혁신을 주도하는 지역 중 하나로 거듭날 필요가 있다./김현정 한국은행 인천본부장김현정 한국은행 인천본부장

2019-03-13 김현정

[경제전망대]복지 정책은 중앙정부가 책임져야 한다

일부 지자체 현금복지 경쟁 과열같은 처지 국민들 '형평성 문제'지역별 대상·재정여건 차이도 커서비스 전달 지방정부에 맡기고중앙은 예산 늘리고 간섭 안해야재정 여건이 좋은 일부 지자체의 현금 복지 사업이 경쟁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책값 지원, 청년 배당, 어르신 공로 수당, 무상 교복, 청소년 수당, 육아 기본수당 등 종류도 많다. 지자체가 복지 사업을 확대하려면 사회보장기본법에 따라 복지부와 사전에 협의해야 한다. 지난해 협의 대상에 오른 복지 확대 사업은 천 건이 넘는다. 이렇듯 복지 사업을 늘리려는 지자체도 많지만, 과중한 부담을 이유로 현금 복지 경쟁을 멈추자고 주장하거나 대통령에게 재정위기를 호소하는 단체장도 있다. 어떻게 해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지자체가 개별적으로 복지 정책을 추진해서는 안 되고 정부가 정책과 예산 모두 책임지는 게 옳다.첫 번째 이유는 지자체 주민들 간 형평성 문제 때문이다. 같은 처지에 있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같은 복지 서비스를 받는 것이 규범적으로 옳다. 부자 동네에 산다고 복지 혜택을 더 받고 가난한 동네에 산다고 복지 혜택을 덜 받아서는 안 된다.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복지 정책을 결정하면 지자체 간 재정 여건에 차이가 없어도 복지 제도가 다를 수 있는데, 사는 곳이 다르다는 이유로 같은 조건을 갖춘 주민이 특정 복지 혜택을 받거나 못 받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복지 정책을 정부가 수립해서 지역별 차이 없이 균등하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두 번째 이유는 주민이 주거지를 옮길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동부 지역은 가난한 사람이 많다. 복지 지원을 강화했더니 세인트루이스 서부 지역 빈곤층이 동쪽으로 많이 이주했다. 당연히 동서 간 빈부격차가 커졌고, 복지 대상자가 늘어난 동부 지역 재정은 더 어려워졌다. 정책의 지속가능성이 없는 것이다.세 번째로 지자체 간 재정여건의 차이도 정부가 복지를 책임져야 하는 중요한 이유다. 부자 지자체는 복지 대상자가 적다. 반면에 가난한 사람이 많이 사는 지자체는 복지 대상자가 많다. 특정 지역에 잠재적인 복지 대상자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해당 지역의 세수기반이 약하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지자체가 자기 책임하에 자율적으로 복지 정책을 추진하기 어렵다. 지자체가 예산을 부담하도록 맡기면 복지 예산과 복지 대상자의 부조화가 발생하는 것이다. 요약하면 주민 간 그리고 지자체 간 형평성을 위해 전국적으로 균일한 복지제도를 운영해야 하고, 그러려면 당연히 정부가 정책을 수립하고 예산도 책임져야 한다.지자체가 자체적으로 하는 현금 복지는 지자체가 재원을 책임지지만 일반적인 복지 서비스는 정부와 지자체가 예산을 분담하는 경우가 많다. 복지 예산에 부담을 느끼는 것은 정부나 지자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지자체가 더 어렵다. 정부가 복지 정책을 만들고 집행할 때는 지자체도 부담하게 한다. 그런데 지자체의 사회복지 재정 증가율이 정부보다 높다. 정부 정책으로 지자체 살림이 더 빠듯해지는 것이다. 정부가 100% 책임을 질 수는 없겠지만, 지자체 간 재정여건 차이와 상대적으로 높은 지자체 복지 예산 증가율을 고려하면 정부가 부담하는 몫을 크게 늘려야 한다.정부가 정책과 예산을 책임져야 한다고 해서 복지와 관련된 지자체의 역할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복지 대상자를 선별하고 복지 서비스를 전달하는 일은 정부가 직접 하기 어렵다. 각 지역에 있는 지자체는 해당 지역 주민에 대한 정보를 많이 갖고 있고 접근성도 좋다. 세종시에 있는 중앙부처 공무원이 직접 대면 조사를 하고 복지서비스를 전달할 수 없다. 전국 각지 주민이 세종시 청사를 찾아가서 문의하기도 어렵다. 정부가 복지 서비스를 직접 전달하려면 전국 지자체별로 특별지방행정기관을 설치하고 운영해야 한다. 얼마나 비효율적인 일인가?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지만 복지 서비스의 전달체계는 지자체가 맡는 것이 옳다. 전달체계는 복지 서비스의 효율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정책 수립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다. 일부에서는 지방자치를 내세워 정부가 지자체의 복지 정책을 통제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지만 번지수가 틀린 지적이다. 정부가 할 일, 지자체가 할 일을 가려서 지자체가 잘할 수 있는 일에 간섭하지 않는 것이 제대로 된 지방자치다./허동훈 에프앤자산평가 고문허동훈 에프앤자산평가 고문

2019-03-06 허동훈

[경제전망대]북미정상회담, 한반도의 새로운 전환점 되길

북한 자원과 우리 기술력 투입땐엄청난 시너지효과로 투자가치 커전세계 주목 '경제적 블랙홀' 예상온 겨레 염원 '비핵화'·'종전선언'양국 한발씩 양보 '통근 합의' 기대오늘은 2차 북미정상회담 결과가 발표되는 역사적인 날이다. 합의문에 담길 양국 간의 이견이 얼마나 좁혀질지 세계의 이목이 하노이로 쏠리고 있다. 이번 합의문에는 지난해 6월 싱가포르 북미공동성명을 구체화한 내용인 완전한 비핵화와 북미 관계 개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의 이행계획이 비교적 상세하게 명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은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한 발씩 양보하고 상호 호혜의 원칙을 바탕으로 성공적인 회담으로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대화의 장은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온풍을 타면서 남북정상회담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 이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까지 1년에 걸쳐 숨 가쁘게 이어져 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경제 강국으로서 엄청난 잠재력이 있으며 김 위원장도 이를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전제한 바 있다. 그러면서 미국은 궁극적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 낼 것이기 때문에 북한 핵 실험이 없는 한 서두를 것이 없다며 이른바 '속도조절론'을 내세우며 북한을 압박했다. 진전이 없는 한 경제제재를 지속할 것이고 미국은 잃을 것이 없다는 논리다. 결국 시간이 흐를수록 개혁개방이 늦어지고 손해가 커질 수밖에 없는 북한의 입장에서는 이번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마지노선이 될 것이다.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9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견인하기 위한 상응 조치로 한국의 역할을 활용해 달라"며 "남북 철도·도로 연결과 경제협력사업 등을 떠맡을 각오가 돼있다"는 뜻을 전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회담에서 큰 성과가 예상된다"라며 회담결과를 공유하고 후속 조치 또한 긴밀하게 상의하겠다고 밝혔다. '투자귀재'로 불리는 세계적인 투자자 짐 로저스 회장도 북미관계 정상화를 사전에 예견하고 북한 투자에 상당한 관심을 보여 왔다. 그는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전 재산을 북한에 투자하고 싶다"고 공공연히 밝히기도 했다. 그만큼 북한은 평화가 보장된다면 투자가치가 크다는 것이다. 이렇듯 전 세계 투자가들의 관심이 북한으로 쏠리고 있는 가운데 이번 회담 결과는 북한에 엄청난 경제적 영향과 사회적 변화를 몰고 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이번 회담이 정체기를 걷고 있는 한국 경제는 물론 동북아 공동번영의 기반을 만들어 가는데도 큰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미래 북한의 경제가치 또한 밝다. 미국 온라인 경제전문 매체 쿼츠(Quartz)는 '북한은 이미 돈방석에 앉아있는 나라'라며 '손도 대지 않은 광물이 7조 달러에 이른다'고 분석한 바 있다. 또한 2008년 기준으로 북한 광물 매장량의 잠재가치는 무려 약 7천조원로 추정되며, 이는 우리의 자본과 뛰어난 기술력이 북한의 풍부한 자원과 양질의 노동력을 만난다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나타낼 수 있음을 방증한다. 이렇듯 한반도에 평화가 찾아온다면 전쟁으로 인한 코리아 리스크가 말끔하게 사라져 남북한의 국방비 절감은 물론 국가브랜드가치 또한 높아지면서 외국인 투자가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다. 이는 북한을 통한 대륙과의 물류연결로 이어지면서 한반도는 세계 각국의 집중 투자를 받는 이른바 '경제적 블랙홀'이 될 것으로 예견된다. 그렇게만 된다면 한국이 오는 2050년에는 1인당 GDP 세계 2위가 될 것이란 골드만삭스의 전망이 결코 허황된 것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바라건대 오늘 회담 결과가 온 겨레의 염원인 한반도 비핵화와 종전선언이라는 통 큰 합의로 이뤄졌으면 한다. 이는 북한 경제 제재가 해제되고 남북경협이 본 궤도에 이르면서 그동안 미뤄왔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답방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70여년 세월의 한반도 분단과 적대적 관계도 함께 청산하는 단초가 될 것이다. 나아가 2020년 도쿄 올림픽에 우리민족 단일팀이 진출하고 2032년에는 하계 올림픽을 남북한이 공동개최해 한반도의 새로운 위상을 세계만방에 보여주는 날이 온다면 이 얼마나 감격스러운 새 역사인가? 아무쪼록 이번 북미정상회담이 세계사에 마지막 남은 분단의 벽을 허물 수 있는 역사적 전환점이 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김기승 LX(한국국토정보공사) 경영지원본부장김기승 LX(한국국토정보공사) 경영지원본부장

2019-02-27 김기승

[경제전망대]훌륭한 리더십, 튼튼한 경제

모든 조직에서 '최고의 경쟁력'한 시대를 행복하게 만들거나우울하고 비참하게 만들기도어려운 경제·정치현실 타개 절실리더 만들고 지켜주는 사회 돼야리더십은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것 중의 하나이면서도 지구상에서 가장 덜 이해된 현상이다. 많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선천성이냐 후천성이냐를 놓고 해묵은 의문을 풀지 못하고 있기도 하다. 왕정시대에는 제왕들의 리더십, 근현대 국가에서는 정치지도자들의 리더십, 전장에서는 장군의 리더십, 기업과 조직에서는 최고경영자와 경영진의 리더십이 조직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모든 상황에 적합한 유일최선의 리더십 유형은 없다는 것이 정설이다. 리더십은 사람들이 스스로 따르게 만드는 기술이다. 리더십이란 주어진 상황에서 목표달성을 위한 개인 또는 집단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이며,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기 위한 능력, 조직의 행동을 방향 짓고 생기를 불어넣으며 영향을 미치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매니지먼트가 그러하듯이 아직은 하나의 과학이기보다는 기법(art)적인 측면이 강하다. 누구나가 어느 조직에서는 리더이고, 어느 조직에서는 부하이기도 하며, 특정 조직 내에서도 어느 수준을 기준으로 하는가에 따라 리더가 되기도 하고, 부하가 되기도 한다. 군대는 물론이고 모든 조직에서의 최고의 경쟁력은 리더십이다. 기술과 자본을 다루는 사람을 관리하여 조직의 높은 성과를 창출해 내고 사람들에게 일을 통한 삶의 보람을 느끼게 해주는 기술이야말로 가장 귀하고 훌륭한 기술이기 때문이다. 리더는 아무나 되어서는 안된다. 20세기에 스탈린과 히틀러 그리고 모택동보다 더 카리스마적인 지도자는 없었다는 것을 역사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인류에게 고통과 아픔을 안겨주는 엄청난 죄를 저질렀으며 따라서 그들은 '틀린' 엉터리 지도자들이었음을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 반면에 애민정신으로 우리 역사상 가장 뛰어난 민족문화를 이룩한 세종대왕, 조국에 충정으로 헌신한 성웅 이순신, 노예해방으로 인종차별에 대한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한 링컨, 세계 제2차 대전을 승리로 이끈 처칠 같은 위대한 리더들은 '옳았음'이 역사적으로 판명되었다는 사실이다. 훌륭한 리더는 한 시대를 행복하게 했고, 잘못된 리더는 우리를 우울하고 비참하게 만들었다. 튼튼한 경제와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훌륭한 리더들을 양성하고 그들이 역동적으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풍토 조성이 필요하다. 행복하고 번영된 우리의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 이제부터라도 훌륭한 리더 만들기에 모두 관심을 가져야 한다.당장 우리의 이 어려운 경제 현실과 좀처럼 희망을 찾아보기 힘든 정치현실을 타개할만한 리더십이 절실하다. 드러커 교수는 "리더십의 본질은 일, 책임감 그리고 신뢰이다"라고 했다. 첫 번째로 효과적인 리더십의 기초는 조직의 사명(mission)을 깊이 인식하고, 규정하고, 그것을 명확하고 뚜렷하게 설정하는 것이다. 드러커는 "올바른 지도자와 틀린 지도자를 구별하는 기준은 그들이 세운 목표에 달려있다. 그리고 몇 가지 기본적인 기준들을 엄수하는가. 또는 그 기준들을 그 자신에게도 제대로 적용하는가 하는 것이 그가 진정한 추종자를 거느린 리더인가, 아니면 단지 위선적인 기회주의자들만 데리고 있는 리더인가를 결정한다"라고 했다. 두 번째로 리더십을 계급과 특권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책임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자기 자신에게는 관대하고 남에게는 엄격한 엉터리 지도자는 일이 잘못되었을 때 책임을 지지 않는다. 훌륭한 리더는 자신이 최종적인 책임을 진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동료나 부하직원의 능력이 뛰어나다고 해서 위협을 느끼지 않는다. 대조적으로 잘못된 리더는 동료나 부하직원들의 능력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유능한 리더들을 즉시 제거해 버린다. 훌륭한 리더들은 유능한 동료나 부하들과 함께 일하기를 좋아한다. 세 번째는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다. 신뢰라는 것은 리더의 '언행일치'에 대한 확신이다. 진실성(integrity)에 대한 믿음이기도 하다. 훌륭한 리더십은 아주 오래된 지혜이며 영리함보다는 일관성에 기초를 두고 있다. 이런 리더의 조건을 갖춘 훌륭한 리더가 조직이나 나라의 경제를 튼튼히 한다는 믿음으로 모든 일에 책임과 신뢰로 준비된 리더를 만들고 지켜주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이세광 한국조직문화연구소장이세광 한국조직문화연구소장

2019-02-20 이세광

[경제전망대]다 버리고 다 얻는 길

천하의 권력 만들고 뒤 안돌아 봐토사구팽 예견하고 떠난 '범려'정치에서 손 떼고 큰 부자 일궈내최소이윤으로 건전한 상행위 구현이 어려운 세상에 필요한 이치버려야 얻을 수 있는 시대, 라고 하면 현실을 모른다고 욕을 먹겠지요, 범형.신기합니다. 이십 년 넘게 엎치락뒤치락 전쟁을 치르고 내부 권력 싸움 끝에 결국 승자가 되는 순간, 다 내려놓고 도망치듯 흔적 없이 잠적하셨지요. 보스가 적국 오왕 부차의 인분을 먹고 쓸개를 맛보는 독기가 있었던 것도 범형 같은 참모가 있었기에 가능했겠지요. 전쟁이 끝나면 전우가 정적이 될 것이라는 건 그 당시에도 상식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견물생심. 눈앞에 떡이 있는데 그대가 손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정점에 이르면 위험해진다는 스승 귀곡자(鬼谷子)의 가르침을 잊지 않은 덕이겠지요. 보스가 고난은 함께하지만 영화는 나눌만한 품성이 아닐 것이라는 그대의 판단도 정확했지요. 그대가 보스가 주는 떡을 받아먹었다면 동료 문종처럼 토사구팽의 주인공이 되었겠고 저와의 인연도 없었겠지요.정치에서 손을 떼고 범형은 큰 부자를 뜻하는 도주지부(陶朱之富)라는 말을 만들어냈죠. 춘추시대이니 고조선 말기쯤인데, 범형은 품질,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기초한 가격 책정, 물건과 자금의 원활한 순환이라는 비즈니스의 원칙이 있었죠. 정치권의 러브콜을 피하려고 치이자피, 도주로 이름을 바꾸고 몸을 숨길 때마다 큰 재산을 세상에 나누어 주곤 했죠(정치권을 떠날 때도 '거마비' 정도만 챙겼지만). 저는 명동, 연남동, 해외의 차이나타운에서 화상(華商)들을 볼 때마다 범형을 떠올립니다. 일할 이하의 이윤만을 남긴다는 원칙을 지키고 건전한 상행위를 하더라도 사업에 성공하고 사람을 챙길 수 있다는 가능성을 구현했기에, 그대는 장사의 신이라는 칭송을 받는 터이겠죠.천하의 권력을 만들어내고 세상의 돈을 긁어모았지만, 범형의 마음 한구석은 휑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대의 연인 서시(西施) 말입니다. 경국지색 그 말대로 패전국의 공물로 바쳐진 서시에게 빠진 오왕 부차는 싸움에 지고 자결을 하죠. 서시에 대한 공식적인 기록은 더는 없는 것으로 보아 그미가 사업가의 사모님이 되었다는 주장은 사실에 상당히 어긋날 듯합니다. 그런데도 서시의 최후에 대한 설 중에서 가장 사랑받는 것은 둘 사이의 해피엔딩 버전입니다. 살아 돌아온 연인과 함께 사랑의 도피를 했고 부귀영화를 누리며 백년해로, 후손도 줄줄이. 그대를 아끼는 세상 사람들이 그대의 개인사가 안쓰러워 둘을 맺어주고자 하는 애절한 마음이 쌓여 야사가 정사로 바뀔 정도네요. 아름다운 가짜 뉴스. 정치인으로 범형은 할 만큼 했지요. 자신의 지략을 마음껏 실행했고, 자신을 믿는 보스를 만났고, 적국에서 보스와 함께 유폐 생활을 이겨냈고, 무엇보다 자신의 여자를 이용한 미인계에 성공하여 승전의 일등 공신이 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왜 떠나셨습니까? 정치는 결국 둘 중의 하나라고 하던가요. 자기와 가족의 절대적인 희생을 전제로 하는 정치가 그 하나겠지요. 백성을 위해서 온마음 온몸을 바치는 것이죠. 이 과정에서 건강도 재산도 가족도 버릴 각오를 해야겠죠. 또 하나의 정치. 이전과 정반대로 나, 가족, 조직의 이익과 명예를 위해서 백성을 철저히 이용하는 것이죠. 현실 정치는 이 둘 사이겠지만 나쁜 정치인일수록 자신의 좌표를 두고 백성들과 생각하는 차이가 크겠지요. 백성들은 지도자가 한 만큼 따라줍니다. 보스의 사모님이 백성들과 함께 한 필의 베를 짜니 두 필, 세 필을 해내고자 몸을 아끼지 않던, 아! 그들. 민초의 염원이 뭉쳐 부모, 형제, 자식, 연인의 한을 풀게 되니 칼과 피를 꽃의 지천(至賤)으로 만들 수 있지 않았습니까.범형, 형수와 알콩달콩 잠깐 멈추시고 아래 세상 한 번 들르시죠. "지혜의 별이자 지략의 혼이요, 상인 중의 성인이자 사랑의 신"(세스쥔 소설, 상성). 그 이름값 기대해 봅니다. 지금 여기, 경제가 어렵다고 합니다. 정치가 좋아질 가능성은 더 아니라고 합디다. 청춘들이 결혼도 자식도 부담스러워합니다. 이 어려운 세상, 어찌할까요? 다 버리고 다 얻은 그대, 이천 오백 년 긴 잠 갈무리하고 이제 여기에 깨어나시지요, 범려./조승헌 인천연구원 연구위원조승헌 인천연구원 연구위원

2019-02-13 조승헌

[경제전망대]인천이 지향하는 미래 모습 만들기

'굴뚝산업' 강한 이미지 벗어나'첨단·서비스' 신성장산업 주도청년창업 쉽고 볼거리 많은 도시미래지향적인 방향으로 재설정여러 프로젝트 추진 동력 삼아야작년 7월 인천에 부임하고 나서 한국은행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해달라는 주문을 많이 받고 있다. 그만큼 지역민들은 한국은행을 멀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화폐를 발행하고 물가안정을 위해 통화신용정책을 수립·집행하는 것 말고도 실로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하고 있는 굵직한 업무들의 최근 동향은 연차보고서, 통화신용정책보고서, 금융안정보고서 등 한국은행이 주기적으로 발간하는 주요 보고서들에 잘 정리되어 있다. 그런데 지역민 입장에서 눈여겨봐야 할 한국은행 보고서 중 하나가 '지역경제보고서'이다. 이 보고서에는 한국은행 15개 지역본부(강남본부 제외)가 수행하고 있는 지역경제에 대한 밀착 모니터링 및 심층 조사연구 결과들뿐만 아니라 외국 지역발전 사례도 실려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주력 산업의 국제경쟁력 약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도시나 지역이 늘고 있는 만큼 이들 지역발전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미국, 영국 등의 주요 도시들이 한때는 융성했으나 기술 변화, 후발국의 추격 등으로 산업경쟁력을 잃고 침체를 경험한 후 신성장산업 육성, 산업 클러스터 형성, 도시 재생, 경제구조 다변화 등에 성공하여 성장동력을 회복한 사례들은 실로 흥미롭다.이들 성공 사례를 보면 두 가지 뚜렷한 공통점이 있다. 하나는 지자체가 확고한 도시발전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중앙정부와 주민을 설득해 지원과 협력을 얻는 한편 민간투자를 유치해가며 20년 이상 꾸준히 추진했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정책의 초점이 제조업, 서비스업 등 특정 산업 육성이 아니라 살기 좋은 곳, 기업하기 좋은 곳 만들기에 맞추어져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정주 여건 개선, 문화시설 확충 등에 대규모로 투자함으로써 거주민뿐만 아니라 해외 유수 기업 및 인재들도 들어와 살고 싶은 곳을 만드는 데 역점을 두었다.그 좋은 예가 영국 중부 서해안에 위치한 리버풀(Liverpool)이다. 19세기만 해도 세계물동량의 절반이 거쳐 가는 세계적인 무역도시이자 공업도시로 명성을 날렸던 리버풀은 기술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1950년대 이후 인구가 과거 번영기의 절반까지 줄어들 정도로 쇠락하였다. 그러나 1980년대 중반부터 지자체와 시민들이 리버풀이 가진 독특한 문화유산(비틀즈, 유구한 역사의 항만시설, 축구 등)을 토대로 도시재생의 방향을 문화도시로 설정하고 20년 이상 민관합심으로 노력한 결과, 2008년에 EU가 선정하는 유럽문화수도로 지정되어 목표를 이루는 데 성공하였다. 뿐만 아니라 문화도시로의 이미지 변신, 정주여건 개선 등에 힘입어 고급인력과 유수기업을 유치하는 성과도 얻었다. 현재 인천에서도 인천경제의 지속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가능케 할 미래 먹거리 마련을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진행 중이다. 바이오, 항공 등 신성장산업 육성 및 관련 클러스터 조성 사업이 가속화되고 있고 국제공항, 송도 컨벤시아 등 인천 고유의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 MICE산업, 개항 역사 등 독특한 문화유산을 토대로 한 관광산업 등 서비스산업 활성화도 차츰 힘을 얻어가고 있다. 신도시와 원도심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한 도시재생사업도 추진 중이며 경제구조 다변화를 위한 창업지원 및 관련 인프라 구축사업도 진행 중이다. 그러나 한정된 자원하에 여러 프로젝트들이 힘 있게 계속 추진되기 위해서는 이들을 하나의 비전으로 묶을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인천이 지향하는 미래 모습이 무엇인지가 보다 구체화할 필요가 있고 이를 지역민들과 공유해야 한다. 아직도 공단, 항구, 화물트럭 등 굴뚝산업의 이미지가 강한 인천을 바이오 등 첨단산업이 주도하는 도시, 청년 창업이 가장 손쉬운 도시, 문화와 볼거리가 넘쳐나는 도시 등 미래지향적이고 소프트한 방향으로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그 비전과 실현가능성을 보고 자금과 인재가 모여들 것이고 지역민 간 갈등도 완화될 것이며, 이는 다각도로 추진되고 있는 여러 프로젝트들을 연결하고 지속시키는 참된 동력이 될 것이다./김현정 한국은행 인천본부장김현정 한국은행 인천본부장

2019-02-06 김현정

[경제전망대]4차 산업혁명 바로 보기

슈밥의 주창에 한국 유독 '관심집중'기술 발전시 발전 더딘 산업 비중 늘고디지털 기술 '일부 영역'만 영향 미쳐4차 혁명 '급격한 변화 초래'는 과장신기술 통한 '지속경제성장'은 가능2016년 다보스포럼에서 클라우스 슈밥이 '4차 산업혁명'을 주창한 이후 한국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이 크게 일고 있다. 각계각층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인다. 네이버에선 4천722건의 관련 논문과 보고서가 검색된다. 별 관련이 없어 보이는 예체능, 초등교육, 종교 분야에서도 4차 산업혁명을 내세운 논문이 부지기수다. 언론도 연일 기사를 쏟아낸다. 최근 조선일보 chosun.com에서 '4차 산업혁명'을 검색했더니 기사만 6,143건이다. 중앙일보 joins.com에선 1만332건으로 나왔다. 그런데 한국의 뜨거운 반응과 달리 외국의 관심은 미지근하다. 검색 결과가 뉴욕타임스에서는 17건, 워싱턴포스트에서 16건에 불과하다. 이쯤 되면 4차 산업혁명의 실체에 대해서 따져볼 필요가 있다.슈밥은 4차 산업혁명이 디지털, 생물학적, 물리적 영역의 경계를 허물고 심대한 정치, 경제, 사회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기술진보 속도가 아주 빨라져서 인류가 유례없는 변화를 맞게 된다고 한다. 쉽게 말해 디지털 기술이 여러 곳에서 쓰이고 세상이 확 바뀌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슈밥이 나서기 전에 누리엘 루비니를 비롯한 여러 학자가 비슷한 주장을 했다. 차이가 있다면 그들은 그 변화를 3차 산업혁명으로 부른다는 점이다. 제러미 리프킨 역시 4차 산업혁명은 3차 산업혁명의 연장선에 있으며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는 마케팅 수단에 불과하다고 말한다.그나마 이들은 기술 발전에 대해 낙관적인데 아예 비관적 견해를 가진 사람도 있다. 저명한 경제학자 로버트 고든은 중요한 발명은 이미 다 이루어졌으며 지난 약 250년에 걸친 인류의 경제적 성취는 예외적인 사건이고 향후 기술 발전이나 경제성장 전망이 매우 어둡다고 말한다. 선뜻 동의하기 어렵지만 통계자료만 보면 설득력이 있다. 역사상 세 차례의 산업혁명이 있었는데 경제성장률을 보면 전기와 내연기관으로 대표되는 2차 산업혁명 시기에 가장 높았고 3차 산업혁명(디지털 혁명) 시기에 가장 낮다. 기술 발전을 선도하는 선진국 경제성장률은 갈수록 오히려 낮아지는 추세다.그 이유가 뭘까. 역설적이지만 기술이 발전하면 기술 발전이 더딘 산업(주로 노동집약적 서비스업) 비중이 커진다. 기술이 발전한 산업에선 임금이 오르고 제품 가격이 하락한다. 가격 하락 때문에 매출 증가가 생산량 증가 또는 성능 향상을 못 따라간다. 이때 기술 발전이 없는 산업의 임금도 동반 상승한다. 컴퓨터산업과 외식산업으로 구성된 경제가 있다고 하자. 컴퓨터 회사로 구직자가 몰리면 식당 일손이 달리기 때문에 식당 임금도 오른다. 컴퓨터산업에서 늘어난 소득은 외식에 대한 수요를 늘린다. 외식산업은 생산성이 안 올라도 수요가 늘어 가격이 상승한다. 즉 시간이 지날수록 기술 발전이 더딘 산업 비중이 커지는 쪽으로 경제구조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선진국 서비스업 비중이 높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따라서 기술 발전이 일어나도 경제 전체의 성장률은 낮아진다. 3차 산업혁명 시기 경제성장률이 그리 높지 않은 이유를 여기서 찾을 수 있다. 물론 거의 모든 영역에서 획기적인 발명이 이루어진 2차 산업혁명과 달리, 디지털 기술은 일부 영역에만 영향을 미친 점도 3차 산업혁명의 경제성장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라고 할 수 있다.경제구조 변화와 실증 자료뿐만 아니라 4차 산업혁명 역시 디지털 기술이 근간인 점을 고려하면 신기술 때문에 인류가 경험하지 못한 급진적 변화가 일어난다는 슈밥의 주장은 과장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가 경제성장의 원천이라는 사실에는 변화가 없다. 노동과 자본이라는 생산요소 대신 지식, 즉 기술과 아이디어가 중요해지는 것이 지식기반경제다. 노동과 자본을 지속해서 늘리기는 어렵다. 늘려도 추가적인 효과는 점점 둔화한다. 따라서 노동과 자본을 이용해 '생산하는 방식' 즉 기술의 발전만이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가능케 한다. 4차 산업혁명에서 과장된 부분을 덜어내면 그것이 바로 지식기반경제의 진전이다. 기술이 발전하면 기술 발전이 더딘 산업의 재화나 서비스도 더 비싼 돈을 치르지만 더 많은 양을 소비할 수 있다. 그것이 경제발전이다./허동훈 에프앤자산평가 고문허동훈 에프앤자산평가 고문

2019-01-30 허동훈

[경제전망대]애자일(Agile) 조직문화로 국가경쟁력 강화해야

빠르게 시제품 공개하고 수정·보완시장환경 유연한 대처 장점 알려져기업뿐 아니라 지자체도 적극 도입실효성 확보하려면 '열린사고' 기본잘 적용돼 변화 바람 불어오길 기대새해 들어 금융계와 산업계를 중심으로 산업과 경영전반에 걸친 조직문화 혁신을 이루기 위한 방편으로 '애자일(Agile)방식'의 도입이 주목을 받고 있다. 여기서 애자일이란 '민첩한', '날렵한'이란 뜻을 가진 형용사다. 오랜 기간에 걸쳐 비밀스럽게 많은 자원을 투자해 완벽한 상태의 제품을 출시하기보다는, 빠른 속도로 시제품을 공개해 고객과 시장의 피드백을 받아가며 수정·보완해가는 방법론을 뜻한다. 프로젝트 추진에 있어서도 시작단계에서 완벽하게 분석하고 기획하는 것을 최소화하고, 외부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반영함으로써 업무 완성도를 높이는 특징을 갖는다. 애자일의 의미에 대해 피터 카펠리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요리를 잘하는 요리사는 레시피를 따르기보다 끊임없이 맛을 보며 재료를 추가하곤 한다. 이것이 바로 애자일"이라고 정의한 바 있다. 애자일 방식을 조직문화에 적용하면 상명하달 형태의 '수직적 조직구조'보다 '소규모 조직'을 기반으로 직원 개개인의 오너십을 중시하는 수평적인 조직을 추구하게 된다. 본래 애자일은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창안한 방법론으로, 구글과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정보기술) 기업이나 스타트업 등에서 널리 활용돼왔다. 하지만 시장 환경 변화에 유연한 대처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점차 알려지면서 최근에는 업종이나 규모와 관계없이 사업 환경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방편으로 활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최근 국내 굴지의 기업들이 조직문화 혁신을 위해 애자일 방식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의 글로벌 기업이 10여년 전부터 애자일 방식을 적용해오긴 했지만, 주로 사업부나 개별 팀 단위에서 활용하는데 그쳤다면 이제는 전사적인 차원에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몇 년 전부터 은행, 카드, 보험 등 금융권을 중심으로 애자일 조직을 도입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ING생명은 국내 보험회사 최초로 '애자일' 조직을 전사적으로 도입하는 혁신을 단행했다. 기존의 임원, 부서장, 중간 관리자, 직원으로 이어진 수직적 직급체계는 철폐하고 '기능' 중심으로 나뉘던 기존 조직을 '업무 과제' 중심으로 개편했다. 그 결과 한 팀 내에서 집단 지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분위기가 정착되고 있다고 한다. 기업 뿐만 아니라 지자체의 행보도 눈에 띈다. 오규석 기장군수는 지난해 행정정책의 실행방안으로 '기장형 애자일 행정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오 군수는 "모든 행정 정책과 사업의 초기 단계에서부터 지역주민과 전문가단체, 이해관계자, 관련 부서 등과 대화하고 협업하는 등 행정 최종 수요자들의 다양한 의견이 처음부터 반영되고 피드백을 통해 완성해나가는 것이 바로 기장형 애자일 행정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이처럼 주요 그룹 최고경영자들을 비롯해 공공기관까지도 애자일 조직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데에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글로벌 경쟁의 파고를 넘기 위한 절박함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더욱이 과거엔 젊고, 작은 조직에 어울리는 업무방식으로 인식돼온 '애자일 조직'에 대기업을 포함한 여러 기업에서 주목하고 있다는 사실은, 많은 기업들이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조직의 유연성을 극대화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한편으론 자칫 애자일 조직문화가 '청바지 입은 꼰대'처럼 보여주기 식에 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없지 않다. 청바지를 허용해 겉보기에는 바뀐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과거와 동일한 방식으로 업무가 이뤄져 내용은 변하지 않을 수 있다는 염려에서다. 결국 애자일 조직문화가 가지는 장점을 극대화하고 실효성을 확보하려면 무엇보다도 혁신에 대한 열망과 변화를 추구하는 열린 사고가 바탕이 되어야 할 것이다. 실제로 당장 며칠 그리고 몇 달 후의 상황도 예측하기 힘든 불확실성의 시대에서 과거와 같이 장기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 오늘날 애자일 방식이 각광받는 이유도 분야와 관계없이 혁신과 변화가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에서든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부디 애자일 조직문화가 가진 본질적인 의미인 유연성과 탄력성이 업무현장에서 잘 적용돼, 기업뿐만 아니라 공공기관에까지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길 바란다. 이로써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큰 파고를 감지하고 선제적으로 대처하는 저력을 길러, 국가경쟁력을 가일층 높여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김기승 LX(한국국토정보공사) 경영지원본부장김기승 LX(한국국토정보공사) 경영지원본부장

2019-01-23 김기승

[경제전망대]경제는 심리다

세계경제전망 2%대 '장기 저성장시대'대외환경 갈수록 불확실… 험난한 여정투자·소비심리 위축 요인들 혁신 필요'희망' 있으면 고통 이겨내기 쉬워져국가 청사진을 다시 써보면 어떨까'불확실성'은 경제가 제일 싫어하는 단어다. 황금돼지의 해라는 말이 민망할 정도로 금년의 경기전망은 어둡다. 금년 세계경제 핵심변수는 미·중 경제동향이다. 두 나라의 경기하강국면,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 중국은 과도한 부채로 소비여력이 줄어들면서 경착륙이 예상되는 등 이어지는 악재는 미국과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40%에 가까운 한국의 경제에 온통 먹구름이다.미·중 무역갈등으로 전 세계 관세율이 10% 인상되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0.6%p 감소될 전망이다. 영국의 유럽연합탈퇴와 프랑스의 난폭해진 '노란조끼'시위 등 유럽의 정치적 갈등도 세계경제의 성장률 둔화를 가속화 시키는 악재이다. 세계은행은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지난해 6월 보고서의 전망치보다 0.1%p 낮은 2.9%로 제시했다. 내년과 후년의 성장률도 2.8%를 예측했다. '어두워지는 하늘(darkening skies)'이라는 부제를 단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는 2017년 3.1%에서 작년에 3.0%로, 올해는 2%대로 주저앉아 세계경제가 장기 저성장시대가 시작됨을 의미하기도 한다. 국내경기는 수출경기 둔화위험과 유동성제약에 따른 소비절벽으로 내수부진까지 겹쳐 경제성장률 둔화추세는 더욱 뚜렷해진다. 금년의 한국경제는 더 험난한 여정을 각오해야 할 것 같다. 정치의 불안정성과 경제 측면에서 좀처럼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고,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대외환경이 갈수록 불확실해진다는 것이 우리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 작년 12월 한국은행의 기업체감경기를 나타내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전달보다 2p 하락한 72였다. 2016년 12월(71) 이후 최저치이다. 또한 한국은행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작년 12월 97.2로 3개월 연속 100을 밑돌았다. 5월 108을 기록한 이후 7개월째 하락추세이다. BSI와 CCSI 모두 100 미만이면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과 가계가 더 많다는 의미이다. 점수가 낮을수록 비관론자 비중이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설비투자도 6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어 IMF 이후 최장이다. 이는 기업들의 경제에 대한 불안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제조업은 물론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하여 정부의 대대적인 규제혁신과 재정확충을 통한 경기부양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정부는 좀더 합리적이고 확실한 정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친노동정책이든 친기업정책이든 어느 한쪽으로 편향되지 않도록 균형을 유지하는 정책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기업들의 투자심리와 사람들의 소비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들을 과감히 혁신하여 투자와 소비를 살리는 정책입안에 몰두할 때이다. 경제는 심리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대니얼 카너먼 교수는 "인간의 심리에 대한 이해 없이 경제정책을 입안하고 펼칠 경우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 따라서 정부가 효과적인 경제정책을 시행하려면 인간심리의 기본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제대로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경제학에 인간 심리학을 접목시킨 행동경제학의 창시자이기도 한 대니얼 카너먼 교수는 "인간은 주관에 휘둘려 충동적이며, 집단적으로 똑같이 행동해 자기과신과 편향에 빠진다. 때로는 자신이 보는 대로, 때로는 남들이 하는 대로 따라 결정하는 존재이다"라 했다. '경제는 심리'라고 한다. "세상에는 주로 낙관주의자들이 승리하는데 그것은 그들이 항상 옳기 때문이 아니라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잘못되었을 때조차도 긍정적이다"라고 한 하버드대의 경제사학자 데이비드 란데즈 교수의 말도 깊이 있게 생각해 볼일이다. 대통령의 신년사에서 인용했듯이 김구 선생은 해방 직후 '나의 소원'에서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새로운 100년은 우리에게 새로운 마음, 새로운 문화를 요구한다. 우선은 경제부터 살리고 볼일이다.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라고 하면 오히려 코끼리를 떠올리듯이, 우리가 어떤 단어를 들으면 그와 관련된 프레임이 활성화된다. 마찬가지로 공적 담론의 프레임을 재구성하는데 성공하면, 대중이 세상을 보는 방식을 바꾸게 된다.언어가 프레임을 활성화하기 때문에 새로운 프레임은 새로운 언어를 필요로 한다. 이제부터는 '희망'을 얘기하자. 현재가 고통스러워도 그 끝에 행복이 온다는 희망이 있을 때 고통을 이겨내기 쉬워진다. '사람중심경제'정책이 제대로 평가받도록 국민에게 희망을 안겨주는 국가청사진을 이제라도 다시 써보면 어떨까. 경제는 바로 심리이기 때문이다./이세광 GWP Expert 조직문화연구소장이세광 GWP Expert 조직문화연구소장

2019-01-16 이세광

[경제전망대]오늘 힘듦 그러나 희망

맞벌이 회사원 사표 내던 IMF 시절사회적 약속 믿고 결혼 패물도 꺼내그 때 버금간다는 한국경제 상황나의 양보·선택으로 득 보는 누구손해 아깝지 않은 가치 있는 것인가내가 희희낙락 귀국하던 그해, 그는 숯검정이 가슴으로 산에 들어갔다. 1998년 나는 고국에 돌아왔으되 환영을 받지 못했다. IMF 외환위기니 국가 부도니 하는 변고를 맞은 얼굴얼굴은 온통 회색 석고상뿐이었다. 왜 이리되었을까, 한 달여 여행해 보니 곳곳마다 공통점이 있었다. 공공기관 청사마다 새롭고 크게 짓는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갈빗집, 러브호텔이 왜 이리 많은지. 게다가 도로, 인도, 골목골목을 다 파헤쳐 전국이 공사판이었다. 주지육림에 빠져있던 변 사또가 어사출두를 맞듯, 한국은 구제금융을 받아들였다. 이대로 가면 다 죽으니 당신들이 양보하고 우리가 되살아나면 같이하자 했다. 구조조정과 효율성이라는 이름으로 조직이 줄어들고, 맞벌이 회사원이 사표를 냈고, 하청회사가 문을 닫았다. 과장, 사장, 회장이 그리 달랬고 대통령도 그랬다. 1997년 12월 3일에 시작된 IMF 관리체제는 2001년 8월 23일 서류상으로 끝났다.얼마 전, 희망제작소에서 '2018 시민희망지수'를 발표했다. 소득과 부의 격차가 해소될 가능성에 답변의 70%가 부정적이라 했다. 불공정한 사회가 개선될 전망도 부정적이 50%, 긍정적은 10%가 되지 않는다. 세상이 바뀔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거나, 세상이 바뀐들 그들만의 잔치가 될 것으로 단정하는 기류가 강한 것이다. 이렇게 사회적 신뢰가 낮을수록, 나 먼저 챙겨야 하고 믿을 건 피붙이뿐이라는 처세가 득세를 하게 된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얻으려면 먼저 자기 것을 내놓아야 하는 것이 시대적 지혜라고 배웠다. 그래서 20년 전에 우리는 자식 돌 반지와 결혼 패물을 기꺼이 꺼냈다. 곧 다시 만나자며, 보냈고 믿으며 떠났다. 그런 사회적 약속, 지켜졌는지! 한국 경제와 사회가 20년 전 IMF 위기에 버금간다는 주장이 나온다. 평가는 입장과 이해관계에 따라 다양할 것이다. 항시적 위기론은 경영진의 영악한 엄살일 뿐, 닥치고 부정하는 건 정략과 진영의 케케묵은 논리, 조금만 기다려라 정책의 긍정적 효과가 드러날 것이라는 대기론, 달라진 게 뭐냐 우리는 여전히 배고프고 힘들다 등등. 하지만 한결같이, 나의 금붙이는 내놓지 않을 거고, 너희들이 양보하라는 것. 이번에 뒤지고 내쳐지면 향후 20년 이상 30% 뒤처진 인생이 될 수 있다는 경계와 결기로 가득 차 있다는 것. 진정 청산해야 할 적폐?"자승자박, 어리석은 판단과 행위가 자신을 옭매이게 하는군요." 그는 그 말을 끝으로 토굴로 들어갔다. 겨울이 오면 눈이 내리고 길이 얼어 찻길이 막힐 것이니 새봄을 기약할밖에. 지난가을 그렇게 그와 헤어졌다. 유난히 추웠던 요 며칠 안부 전화를 걸었다. "산생활 20년인데 익숙해졌지요. 여긴 준비하고 노력한 만큼 생활이 되지요. 거기처럼 불확실하거나 배신에 마음 아프지 않아도 되고." 각자도생. 지금 맥락에서 해석하자면, 누군가와 힘을 모으되 낭만적이고 형식적이며 무차별적인 같이하기와 근거 없는 기대는 헛되다는 의미이다. 경제위기론, 소득주도성장론이 나에게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어떤 의미와 영향이 있는가. 행여, 부화뇌동은 아닌가, 집단적 가학적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의 방청석에 앉아 피디의 손짓에 손뼉 치고 환호하는 도구적, 하지만 자발적 즐거움에 빠진 방청객이 내가 아닐까? 그를 찾아가련다. 서울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동쪽 시골로 가서, 하루에 두 번 있는 시내버스 종점에 내려서 오르막 눈길 시오리를 가면 골이 깊어지면서 두물머리가 나온다. 곧추선 산 등에 가려 손바닥만치 내비치는 햇살, 쨍쨍한 얼음장 밑 물고랑, 언 눈이 내는 서걱거리는 소리에 뒤섞여 한동안 오르다 보면 빼꼼한 굴뚝에 창 하나 기대어 있다. 그날 밤 부르튼 발바닥, 물집 걷힌 생살에 굵은 소금 뿌리는 심경으로 그에게 물을 일이다.나의 양보와 선택으로 득을 보는 그 누구는, 내가 손해를 아까워하지 않을 만한 가치가 있는 누구인가. 그리하여야 비로소 얻게 되는 것, 오늘 힘듦 그러나 희망./조승헌 인천연구원 연구위원조승헌 인천연구원 연구위원

2019-01-09 조승헌

[경제전망대]2019년도 인천경제 전망과 과제

올 국내경제 2% 중후반 잠재성장률작년 건설 경기등 양호했던 인천BSI, 전국에 비해 가파르게 하락성장동력 확충 종합적 청사진 필요기업하기 좋은 지역 변화 노력해야지난 12월 26일 한국은행은 '2019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을 발표하였다. 한국은행은 한국은행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매년 말 내년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을 공표한다. 그리 길지 않은 동 발표문에는 한국은행이 바라보는 올해 국내외 전망이 압축된 형태로 담겨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르면 올해 국내경제는 현재 2% 중후반대로 추정되고 있는 잠재성장률 추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전망이다.이러한 전망의 주된 근거는 무엇보다 세계경제의 흐름에 있다. 경제규모에 비해 무역의존도가 높고 금융시장 개방도가 선진국 못지않은 우리로서는 세계경제의 흐름이 전망의 주요한 요소일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은 IMF, OECD 등 국제기구와 마찬가지로 2019년 세계경제가 작년에 비해 성장세가 다소 완만하지만 대체로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선진국이 지난해 수준은 아니지만 성장세를 유지하고, 신흥국이 일부 취약국의 금융불안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인도, 아세안5개국 등을 중심으로 전년과 비슷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물론 글로벌 무역분쟁 심화, 중국의 성장세 둔화, 유로지역 정치적 리스크 등 경제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높은 상태이다.그렇다면 인천경제의 올해 모습은 어떠할까? 우리나라 경제 전반의 전망이 인천지역에도 투영된다면, 그리고 무역의존도가 GRDP의 100%를 넘고 운수업 비중이 13%로 전국 평균(4%)에 비해 월등히 높아 국제 물동량 추이의 영향을 크게 받는 인천경제의 특성을 감안한다면, 올해도 작년만큼은 아니지만 그리 나쁘지 않은 모습이 기대된다. 실제로 인천의 경우 지역경기를 주도하는 제조업 생산, 수출입 물동량, 건설경기 등이 작년 한해 전국에 비해 모두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제조업 생산은 2018년1월~11월중 전년동기대비 9.5% 증가하여 전국(-0.3%)에 비해 훨씬 양호한 모습이었고, 수출입 물동량(인천세관 통관기준)도 같은 기간 중 전년동기 대비 16.5% 증가하여 전국(9.2%)을 상회하였다. 건설경기도 건축착공면적 및 건축허가면적 기준으로 볼 때 2018년1월~11월 중 전년동기 대비 각각 23.6%, 33.3% 증가하여 전국(각각 -3.3%, -5.5%)에 비해 훨씬 나은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올해 인천경제의 전망을 낙관할 수만 없게 만드는 측면들도 있다. 우선 제조업 생산을 세부업종별로 보면 2017년에는 자동차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이 전년대비 증가하였으나 2018년 들어서는 의약품과 전자부품을 제외한 모든 업종이 감소로 돌아섰다. 수출입 물동량도 2018년 연중으로는 인천이 전국에 비해 낫지만 하반기로 올수록 증가율이 전국에 비해 보다 가파르게 둔화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건설경기 측면에서도 올해와 내년도 아파트 입주물량 평균이 지난 4년간 연평균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므로 지난해의 양호한 실적이 올해 이후 전망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또한 경제주체들의 심리지표 면에서도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Business Survey Index)가 인천의 경우 2018년 들어 제조업, 비제조업할 것 없이 전국에 비해 더욱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는 모습이다.따라서 인천경제가 지난해 보인 양호한 성과를 올해 이후에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인천지역의 성장동력 확충 방향에 대한 보다 종합적인 청사진이 제시될 필요가 있고, 이를 통한 경제심리의 지지가 시급해 보인다. 이를 위해 한편으로는 바이오, 항공정비 등 유망산업 클러스터 조성을 가속화하는 한편, 물류업의 대형화, 중소기업 혁신역량 확충 등 인천지역이 지닌 기존 경쟁력의 업그레이드 방향성이 보다 확고하게 제시되어야 한다. 아울러 지자체 등 공공부문은 특정 산업이 아닌 기능적 지원(연구개발, 교육 및 정보통신기술 인프라 구축 지원 등)에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규제의 합리화와 간소화에 앞장섬으로써 인천을 기업하기 좋은 최상의 지역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노력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김현정 한국은행 인천본부장김현정 한국은행 인천본부장

2019-01-02 김현정

[경제전망대]계양테크노밸리 발표를 보고

국토부, 산업 기능엔 신경 안쓴 듯'고도제한 완화'로 사업성 높여야연구개발 중심 기업 집적효과 민감주거단지 '南'·산단 '北' 배치 필요수요조사로 분양가 등 조건도 제시정부가 발표한 제3기 신도시에 계양테크노밸리가 포함됐다. 계양테크노밸리는 굴포천 서쪽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해 335만㎡의 첨단산업단지를 개발하는 사업으로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그러나 국토부는 얼마 전까지 첨단산업단지 지정이 어렵다며 주거 위주로 개발할 뜻을 내비쳤다. 판교신도시를 개발할 때도 국토부는 벤처기업 수요가 부족하고 과밀억제권역이라는 이유로 첨단산업단지에 부정적이었다. 손학규 지사와 경기도가 330만㎡의 첨단산업단지가 필요하다고 고집(?)을 부려 그나마 66만㎡의 판교테크노밸리가 지정됐고 결과는 모두 알다시피 성공적이다.이번에도 국토부는 서울 집값 안정을 우선시하고 계양테크노밸리 산업 기능에 개의치 않는 듯했다. 그렇게 되면 인천 원도심이나 검단 신도시 개발에 부정적 영향을 주게 된다며 걱정하는 인천시민이 많았다. 하지만 다행히 인천시의 노력 덕분인지 주거와 산업 비중이 5:5로 결정됐고 주거용지 면적도 우려했던 것보다 작다. 90만㎡의 산업단지 면적은 판교테크노밸리보다 크고 마곡R&D산업단지와 비슷한 규모다. 주거단지 개발이 원도심 개발에 부담을 주겠지만 계양테크노밸리는 서울 바로 옆이므로 서울에서 인구 유입이 많을 것이다. 여기에 더해 산업단지의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돼서 직주근접이 잘 이루어진다면 부작용을 더 줄일 수 있다.계양테크노밸리의 개발을 위해 몇 가지 짚어보자. 중요한 사안 중 하나는 고도제한이다. 우리나라는 ICAO(국제민간항공기구) '권고' 규정을 따라 활주로 반경 4km 이내 45m 고도제한을 적용하고 있다. 김포공항 활주로 높이를 고려하면 계양테크노밸리에 해발 57.86m 이상의 건축물을 지을 수 없다. 대략 아파트 13층 높이다. 업무용 건물 층수는 그보다 낮다. 마곡도 이렇게 개발됐으니 개발에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고도제한 완화로 용적률이 높아지면 사업성이 높아져 계양테크노밸리 개발에 큰 도움이 된다. 고층 아파트가 사업성이 높다는 점은 자명하다. 요즈음 서울 주변에서 지어지는 지식산업센터는 20층을 넘는 경우가 많다.수도권의 다른 테크노밸리와 경쟁해야 하므로 사업성을 무시할 수 없다. 용적률을 높이지 않아도 건폐율을 줄이고 공개공지를 늘려 도시를 더 쾌적하게 만들 수 있다. 2015년 항공법(현 공항시설법) 개정으로 고도제한의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하지만 고도제한 완화를 검토 중인 ICAO가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국토부가 세부 기준을 정하지 않아 법 개정의 실효성이 없는 상태다. 라스베이거스에는 공항 주변에 고층 호텔이 즐비한데 국토부는 ICAO만 쳐다보고 있다. ICAO의 결정이 계양테크노밸리 분양 시점 앞이 될지 뒤가 될지 알 수 없다. 일부러 개발을 늦출 필요는 없지만, 고도제한 완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산업단지 배치 문제를 보자. 아직 결정된 게 아니어서 별 의미는 없지만 공개된 개발구상도를 보면 산업단지가 주거지역을 띠처럼 길게 둘러싸고 있다. 연구개발 중심의 기업은 일반 공장보다 집적효과에 민감하다. 서로 모여 있어야 교류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혁신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다. 이왕이면 한쪽으로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계양테크노밸리는 북서쪽이 김포공항 소음의 영향을 받는다. 주거단지를 남쪽으로, 산업단지를 북쪽으로 할 필요가 있다.수요조사도 필요하다. 판교테크노밸리와 마곡R&D산업단지는 제조업이 허용되지 않는다. 반면 서울디지털산업단지는 제조업이 허용되는 지식산업센터가 주류다. 판교는 처음부터 임대를 허용해서 규모가 작기 마련인 벤처기업이 입주할 수 있었다. 임대를 주목적으로 하는 컨소시엄에도 필지를 분양했다. 마곡에선 대기업과 중견기업만 입주가 가능했다. 하지만 기존 입주기업도 입주 후 5년 후엔 여유 공간을 재임대할 수 있고, 서울시도 강소기업을 위한 건물을 직접 짓기 시작했다. 마곡에서도 벤처기업과 소규모 기업 입주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제조업 허용 여부와 분양방식, 입주수요에 대해서는 도시계획 용역회사가 판단하기 어렵다. 수요조사를 통해 시행사나 기업에 직접 물어봐야 한다. 물론 가격을 제시하지 않고 구매 의사를 물어볼 수는 없으므로 예상 분양가와 용적률 등 조건을 제시하고 기업의 의견을 조사해야 한다./허동훈 에프앤자산평가 고문허동훈 에프앤자산평가 고문

2018-12-26 허동훈

[경제전망대]선진국형 SOC 투자로 국민안전 지켜야

30년 경과 인프라 고령화율 9.3% 최근 온수배관 처럼 사고위험 높아유지관리 투자 선진국 3분의 2 수준 국토정보 통합 플랫폼 구축 시급기반시설 관리법 토대로 정책 실행최근 연이어 발생하는 온수배관 파열 사고로 지하시설물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언론에 따르면 지하에 묻힌 열 수송관 중 30%가 이미 20년 이상 된 노후시설이기 때문에 사고 위험이 높다고 한다. 더욱더 심각한 사실은 그 대상이 비단 지하시설물뿐만이 아니란 것이다. 도로, 철도, 댐, 교량, 터널 등 지상에 설치된 각종 SOC의 노후화로 안전사고가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모른다는 것이다.법정 내용연수의 하한선인 30년을 기준으로 이를 경과한 인프라시설의 비중을 '인프라 고령화율'로 보고 현대경제연구원이 통계를 내본 결과 운송 수자원 등과 관련한 주요 7대 부문의 평균 고령화율이 9.3%에 달했다.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7%를 넘으면 고령화 시대로 규정하듯 우리나라 인프라도 이미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얘기다. 근본적인 대책 없이 이대로 가다간 안전사고율도 급속도로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은 SOC에 대한 신규투자보다 유지관리비용에 더 많은 투자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미국은 20세기 중반 지은 각종 기반시설이 50년을 넘었음에도 새로 도로와 철길을 내는 것보다 기존 SOC에 대한 유지관리에 더 많이 투자하고 있다. 일본 역시 수년 전부터 SOC 노후화에 대비해 중장기 계획을 짜 재정투입을 늘리는 추세다. 그들은 2013년을 사회자본 유지관리 원년으로 정해 범부처 차원의 장수명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신규 건설비보다 유지관리 투자에 정책적 무게를 두면서 대폭적인 투자를 선도하고 있다.우리나라도 1990년대부터 건설된 수많은 SOC 시설물들이 고령화되고 있어 선제적인 유지관리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나 복지에 예산이 집중되면서 시설물 유지관리에는 예산이 충족되지 못하고 있다. 근래 우리나라의 SOC 유지관리투자는 전체 SOC 건설투자 총액의 20% 내외로 주요 선진국의 3분의 2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앞으로 국민의 삶의 질은 결국 생활안전이 얼마나 잘 보장되느냐에 따라 좌우될 것이다. SOC 시설물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 각종 시설물에 대한 검사 검증과 구축된 자료를 활용한 유지관리 실용화와 신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노후 SOC 시설물의 체계적인 유지관리를 위해서는 지상 시설물의 경우 드론과 레이더 등 첨단장비를 활용해 매년 안전진단 자료를 축적해야 한다. 또한 지하시설물은 지하구조물에 대한 정확한 위치와 부식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지하공간통합정보를 연도별로 체계에 따라 축적해 나가야 할 것이다.싱가포르의 경우 도시의 지형·건물·도로 등을 디지털 공간에 재현하는 디지털 트윈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버추얼 싱가포르'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정부부처나 자치단체별로 관리하고 있는 공간정보 데이터의 통합과 공유로 융·복합해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유지관리를 지원해줄 수 있는 국토정보 통합 플랫폼 구축이 시급한 실정이다. 국토정보 통합 플랫폼 기반의 스마트시티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 데이터, 모바일 등 첨단 정보통신 기술과 융합해 각종 사고를 사전에 예측하고 선제적인 유지관리를 가능케 함으로써 '4차 산업혁명은 곧 안전사고 발생을 최소화한다'는 새로운 산업시대의 성장 패러다임으로 변화해나갈 것이다.최근 예기치 못한 안전사고로 국민의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다행히도 '지속가능한 기반시설 관리 기본법'이 제정돼 국회를 통과했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정부에서는 노후화된 인프라를 점검하고 유지관리 하는 정책실행을 위한 SOC투자를 과감하게 확대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김기승 LX(한국국토정보공사) 경영지원본부장김기승 LX(한국국토정보공사) 경영지원본부장

2018-12-19 김기승

[경제전망대]평판경영과 존경받는 기업

지속가능 경영에 필요한 내외부 '평가'국내 기업 경영진들 중요성 인식 저조시장 넓게 보고 세계로 도약해야할 때좋은 기업 많아지는 튼튼한 경제 기대경영학원론에 '계속기업(going concern)'이란 용어가 있다.즉 구성원이나 소유자인 기업가와는 별도로 계속적인 생명체로의 조직체의 개념이며, 채산이 맞는 사업을 활발히 전개해 이익을 창출하는 유망기업을 의미하는 말이다. 불량, 부실기업 또는 좀비기업과 대치되는 용어다. 지속가능 경영이 필수다.그러기 위해서는 사회로부터의 좋은 평판을 받는 것 또한 중요한 경영전략이다. 기업의 평판은 어느 한 기업이 사회구성원들로부터 얻는 '명성(reputation)'을 의미 한다. 존경받는 기업이라는 말로 대신할 수 있다.기업평판은 기업의 여러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아야 가능한 것이며 '존경받는 기업'으로 선정된 기업들은 '혁신을 통한 초일류 경쟁력을 바탕으로 탁월한 경영성과를 내고 이를 기반으로 사회친화적인 활동을 전개하여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만족시키는 기업'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세계적인 경제전문지 포츈(Fortune)은 혁신능력, 경영의 질, 구성원의 능력, 재무건전성, 자산운용, 장기투자의 가치, 사회적 책임, 제품과 서비스의 질 등 8가지 요소들을 지수화해 기업의 평판을 측정한다.이 전문지는 앞의 8가지 요소들을 기준으로 매년 세계기업 순위를 발표하고 있다.순위에 따라 기업의 가치가 시장에서 결정되기도 한다.존경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내외부로부터의 '평판'이 결정적 역할을 한다. 기본적으로 조직의 내부 및 외부적 시각을 평가하고 지수화해 측정하며 관리한다. 인식적 측면이 강조된 평판은 곧 '무형적 자산가치'와 관계가 깊다. 조직의 이해관계자들과 고객들은 평판과 같은 무형의 자산에 영향을 받아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하고 충성도를 가진다. 조직을 후원하고 지지하는 데도 이러한 무형자산의 힘이 크다. 결국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판이 기업의 자산가치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발휘하고 있다고 믿고 있는 것이다. 외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기업들을 대상으로 평판을 조사하고 분석하는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기업의 오너나 경영진들에게는 아직도 평판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저조하다.한 연구에 의하면 이해관계자와의 관계, 기업 고유의 경쟁력과 성과특성, 경영진의 능력 등 세가지 요인에 의해 평판이 결정되는 것으로 밝히고 있다. 경주 최 부잣집의 사례는 한국형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모범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 oblige)의 사전적 의미는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와 명성에 걸 맞은 책임'을 말하며, 초기 로마시대에 왕과 귀족들이 보여준 투철한 도덕의식과 솔선수범하는 공공정신에서 비롯된 말이다.우리 나라로 말하면 세속적 이익보다 대의명분과 의리를 위해 목숨까지도 버리는 '선비정신'과 비견된다. 경주 최 부잣집이 보여준 한국형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이 시대에 우리 기업들이 본받고 실천해야 할 덕목이다. 12대 동안 만석지기 재산을 지켰고, 학문에도 게을리 하지 않아 9대에 걸쳐 진사를 배출했고, 구한말 일제 강점기에는 재산을 털어 독립자금으로 내놓았다는 훌륭한 가문이다. 300여년의 부는 물론 진정한 평판과 명성을 유지 할 수 있었던 비법이기도 한 최 부자 가문의 육훈(六訓)을 음미해 보자. 과거를 보되 진사 이상 벼슬을 하지 말라. 만석 이상의 재산은 사회에 환원하라. 흉년에는 땅을 늘리지 말라. 과객을 후하게 대접하라. 주변 100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시집 온 며느리들은 3년간 무명옷을 입게 하라.오늘날의 기업경영에 꼭 필요한 도덕과 윤리의 모범으로 삼았으면 한다. 빈부격차와 인간을 도외시하고 과정보다는 오로지 능률과 성과에만 올인하는 천민자본주의와 아직도 잔재 돼 있는 실패한 신자유주의의 병폐를 극복할 수 있는 훌륭한 본보기다. 이젠 내부의 갈등과 반목으로부터 외부로 눈을 돌려 고객, 즉 시장을 보고 더 넓게는 세계를 향해 도약할 준비를 해야 할 때다.어느 재벌 총수가 남긴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라는 말을 되새겨 볼 일이다. 기업의 목적은 이윤의 극대화라고 하지만 이윤의 사회환원 또한 기업의 책임이며, 지금의 어려운 경제를 살리고 다 같이 함께 잘살 수 있는 더 좋은 사회를 만드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좋은 평판으로 존경받는 기업이 많아지는 튼튼한 나라경제를 기대해 본다./이세광 GWP Expert 조직문화연구소장이세광 GWP Expert 조직문화연구소장

2018-12-12 이세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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