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망대

 

장애인 위한 시설·주거환경 대책 필요

과거 우리나라는 경제발전에만 관심이 있었지 복지문제는 등한시하였다고 할 수 있다. 일찍이 소크라테스는 '검토되지 않는 삶은 우리가 살아갈 가치가 없다'고 갈파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제는 복지에 관한 과제를 살펴볼 때가 되었다. 특히, 정상인들보다 신체적으로 불편한 가운데 생활하는 장애인들에 대한 우선적인 배려문제이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의하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등록 장애인수는 약 251만명으로 지난 2000년의 96만명과 비교할때 2.6배 가량 증가되었다. 이런 통계를 볼 때 우리나라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장애인에 대한 시설과 주거환경에 대해 관심이 필요하다.오늘날 사회환경구조가 급속도로 변화되어 가는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핵가족화와 더불어 각종 산업재해 등으로 후천적 장애인이 선천적 장애인보다 월등히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실을 볼때 우리나라의 경우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나 주거환경 연구 뿐만 아니라 전문업체의 육성이 필요하다. 각종 장애에 맞는 다양한 시설과 모델 주택이 공급되어야 한다.우선적으로 이런 장애를 스스로 극복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은 집안에서 최소한의 활동을 스스로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주택환경 개선은 인건비가 비싼 나라일수록 간호보조자를 두지 않고 주택 일부 시설구조 변경과 특별히 고안된 용품을 설치함으로써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한 보고서에 의하면, 설계 당시부터 장애인 편의시설이 설계되면 그 비용이 총건축비의 2%를 차지하게 되고, 주택이 완성된 후 추가 설치할 경우는 20%를 넘는다고 한다. 이처럼 설계 초기부터 장애인시설물 설계가 이루어져야 비용과 효율성면에서도 바람직하다.장애인을 위한 각종 시설과 주거환경 개선은 이웃나라 일본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제도화된 분야이다. 여기서 제도화란 예컨대, 장애인이 거주하는 가옥이 불편해 스스로 활동하는 데 상당한 제약을 받을 경우, 장애인전문업체를 통해 면적, 배치도, 입면도, 평면도, 사양서 및 설비기구의 설명도를 우선 제작하며 그 다음으로 설치할 각종 편의용품 설비목록표, 기구작동 설명서 등을 갖추는 작업을 한다. 이와 같은 작업이 성립된 후 업체와 가옥주가 계약을 체결하면 시설물의 구조변경이 신속히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장애인을 배려한 주택설계 개념이 없는 우리나라 실정으로는 주택건립 초기부터 설계상의 작업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 일일이 설계의뢰자가 전문가처럼 각 실의 구조와 설치기구에 대한 주문을 해주어야 한다.장애인이 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는 데는 몇 가지 큰 장벽이 있다. 그 중요한 장벽으로는 첫째로, 공공시설과 교통시스템 등의 물리적인 설비환경이 장애인들에게 알맞게 되어있지 못한 문제, 둘째로 일반 시민의 무지 혹은 차별적인 편견으로 장애인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문제, 셋째로 비교적 사회 경험을 쌓을 기회가 적은 장애인 자신들의 생활방법의 문제들이라고 하겠다.장애인은 일반적으로 수입이 충분치 못하여 자력으로 주택의 구입이 어렵고, 주택에 편의시설을 설치하기도 곤란하다. 그러므로 저소득층 장애인들에게 국민주택을 우선 분양해 주고, 영구임대주택을 건설할 경우에는 이들에게 우선 임대해 주도록 하여야 한다.그리고 정부가 소유하고 있는 공공시설물을 비롯하여 민간이 소유하고 있는 공공시설물들, 예컨대 공공건축물, 교통시설, 도로와 공원시설 등을 장애인이 이용하기 편하도록 개선하여 장애인이 지역사회 활동의 폭을 넓혀 재활과 자활의 의욕을 가지고 함께 사는 사회를 이룩함이 중요하다. 이와 같이 물리적인 장벽을 개선하는 것은 장애인과의 마음의 장벽까지도 없애게 되는 효과가 있다.우리나라의 장애인 주택에 관한 첫 사례를 살펴보면, 장애인 주택은 서울특별시 소재 올림픽 선수촌 아파트의 8동, 9동, 10동 등이 있다. 장애인 올림픽 경기가 끝난 이후 보행 장애인(휠체어 이용자)에게 분양할 예정이었으나, 상당 부분은 실제 건물 용도에 맞지 않는 시각장애인을 포함하여 비보행 장애인에게 분양된 바 있다. 이제는 정상인들에 대한 복지문제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더 불편한 신체로 활동하는 장애인들에 대한 복지문제가 정상인들 보다 우선되어야 한다.

2011-06-29 이창석

그리스 비극은 계속 된다

[경인일보=]그리스 재정 위기가 드디어 해결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파판드레우 총리가 새로 구성한 내각은 어제 실시된 신임투표에서 찬성 155표, 반대 143표 (기권 2표)로 승리함으로써 강력한 긴축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정치적 동력을 확보하였다. 이로써 세계경제에 커다란 암운을 드리웠던 그리스 경제- 더 나아가서는 유로존 -의 불확실성이 상당히 제거되었다.유럽 문명의 발원지인 그리스가 유럽경제의 골칫거리로 전락하게 되는 계기는 2002년 단일화폐 유로(euro)에 가입한데 있다. 유로에 가입함으로써 독일, 프랑스와 동일한 국가신용등급을 받을 수 있게 된 그리스 정부는 국제금융시장에서 더 낮은 이자로 자금을 빌릴 수 있었다. 이렇게 빌린 돈으로 그리스 정부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과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였다. 그 결과, 그리스 정부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되었다.2007년 미국에서 발원한 세계금융위기가 유럽으로 전염되면서 그리스 정부는 더 이상 예전처럼 낮은 이자로 자금을 빌릴 수 없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까지 침체되어 국가채무 불이행 위험이 급증하자, 2010년 5월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은 그리스에 구제금융을 제공하였다. 지난 1년 동안 그리스 정부는 위기의 원인인 방만한 재정운용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리스 정부는 또 한 차례 더 구제금융을 신청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그리스가 또 구제금융을 요구하자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번에는 더 강력한 재정적자 축소, 세금 인상 및 민영화를 요구했다. 또한 이들은 그리스 정부가 이 방안을 의회에서 통과시키기 전에는 지원하지 않겠다는 조건을 못 박았다. 이런 강경 조치의 배경에는 그리스 정부가 파생상품 거래를 통해 국가채무 규모를 축소했던 전과가 있기 때문이다. 유로존 국가들은 '성장 및 안정 협약'에 따라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3% 이내, 국가 부채는 GDP 대비 60% 이내로 제한해야 한다. 그러나 그리스 정부는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 삭스가 고안한 통화스왑 거래를 통해 이 규제를 피해 수십 억 달러의 자금을 빌렸다. 파생상품 거래를 통해 빌린 채무가 국가부채로 계상되지 않는다는 맹점을 악용한 것이다.채권자들의 강력한 압박에도 불구하고 그리스 정부는 채권자들의 요구조건을 즉각 수용하지 않았다. 한편으로 그리스 정부는 EU가 유로존의 붕괴 위험을 무릅쓰고 그리스의 국가 채무 불이행을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였다. 그리스 정부의 낙관론은 유럽 최대 경제대국인 독일의 반대에 직면하였다. 개미처럼 일하는 독일 국민들은 베짱이처럼 노는 그리스 국민들을 위해서 자신들이 낸 세금이 쓰이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다른 한편으로 그리스 국민들 역시 복지 축소와 실업 대란에 대한 우려때문에 재정 긴축, 세금 인상, 민영화를 반대하였다. 연일 계속되는 격렬한 반대 시위와 파업 때문에 야당은 물론 여당조차 인기없는 정책을 추진하는데 머뭇거렸다. 이런 상황에 나온 고육지책이 파판드레우 총리의 신임투표였던 것이다.지난 13일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그리스의 국가신용등급을 'B'에서 'CCC'로 3단계 하향조정하였다. 즉 국제금융시장은 그리스 경제를 불신임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새 내객에 대한 신임투표의 결과는 이미 결정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신임투표 승리는 재정위기로 촉발된 그리스 비극의 종결이 아니라 서막에 불과하다. 구제금융을 받기 위해 타협에 잠정적으로 성공하였지만, 연금이 줄어들고 실업이 증가하면 국민들의 인내심도 한계에 다다를 것이다. 경기가 빨리 회복되지 않는 한, 그리스 비극은 계속될 전망이다.

2011-06-22 이왕휘

유턴하는 기업을 유치하자

[경인일보=]세계은행(WB)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금리인상, 재정축소 등 긴축정책으로 물가인상 압력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함을 권고하고 나섰다.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내렸던 금리를 단기간내 정상수준으로 올려야만 경기 과열 및 인플레이션을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유럽국가의 금리인상 필요성도 언급되고 있지만 중국, 브라질 등 신흥국의 경우 신속한 기준금리 인상과 재정지출 감축 없이는 심각한 인플레이션 후유증을 겪을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현재 신흥국 인플레이션은 7%에 육박하고 있고 식료품, 에너지는 물론이고 상품 가격까지 오르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향후 물가불안의 심각성에 무게를 두어야 하는 상황이다. 일본 지진, 중동 민주화 운동 등이 세계경제성장을 압박하는 가운데, 인플레 압력에 직면한 국가들의 금리인상으로 올해 세계경제의 성장 둔화가 불가피하다. OECD는 미국 경제 성장률을 지난해 2.8%에서 올해 2.6%로, 중국 10.3%에서 9.3%로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우려했던 물가는 오르고 성장은 둔화되는 스테그플레이션 국면으로 세계경제가 진입하고 있다.지난주 금융통화당국은 3개월 만에 0.25%p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수요 압력, 국제유가 불안,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등을 고려할 때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해, 800조원을 넘어선 가계빚 이자 부담을 가중시키고 경기회복세를 약화시킬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반기 공공요금 인상이 예정되어 있고, 향후 물가 관리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판단된다. 앞으로 당분간 지난 10여년과 같은 저인플레이션 시대를 기대하기 어려울지 모른다. 기름값과 원자재 국제가격이 고공행진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세계의 공장'으로 저렴한 공산품을 제공했던 중국이 '세계의 시장'으로 변했고, 중국의 물가와 공산품 단가가 큰 폭으로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임금 인상 및 내수 증가로 공산품 가격이 오르고 있고, 중국의 식품 소비 증가로 세계 곡물가격도 영향을 받고 있다. 우려했던 중국발 인플레이션이 현실화되고 있다.물가 인상은 임금 인상을 불러오고, 이는 향후 세계경제지도에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 중국의 개방 이후 많은 다국적 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한 것은 저임금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 하지만, 지난 몇 년 동안 중국의 임금은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연간 25% 인상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한편, 금융위기로 선진국의 임금은 정체되거나 오히려 낮아지게 됨에 따라 중국의 저임금 매력이 상당부분 상실되었다. 명목임금으로 보면 중국의 노동력이 여전히 싸지만 노동생산성, 물류비 등을 고려하면 중국에 투자하기보다는 차라리 미국내에 공장을 가동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에서 생산해서는 세계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이고, 향후 중국내 제조업체들은 중국 내수시장 진출용 생산시설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추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다국적 기업들은 생산기지 재배치를 가속화할 것으로 생각된다.우리 기업이 가장 많이 진출한 국가가 중국이고, 대부분의 기업들은 현지 내수시장 진출보다는 제3국 수출용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기업들은 중국내 변화에 대응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지에 진출한 대기업은 이미 이러한 변화를 감지하고 미리 준비하고 있을 것이지만, 인력과 자금력 면에서 열세이고 임금 인상에 고전하고 있는 우리 중소기업들은 제3국으로의 이전이 쉽지 않고, 내수시장 진출에도 심각한 장애물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과 지리적으로 인접한 점으로 많은 우리 중소기업들이 중국에서 사업 기회를 누렸으나, 이제 중국리스크를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한편, 미국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우리 기업들도 국내로의 유턴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 그동안 기업들의 해외이전으로 산업공동화 문제를 겪었는데, 국내로 유턴하는 기업을 통해 일자리도 창출하고 지역경제도 활성화시킬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는 물론이고 우리 노동계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나라를 생산기지로 택할 수 있도록 국내 기업환경을 개선해야 하고, 노사문화도 합리화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2011-06-15 정인교

연봉 7천만원·그 신문·고엽제·그리고 소년

[경인일보=]소년이 그들을 기다린 건 쇠고깃국을 먹을 수 있어서였다. 의정부의 캠프 레드클라우드. 지금은 미2사단 사령부이고 이전에는 한·미 제1군단사령부와 한·미연합야전군사령부였던 곳이다. 그 부대 한쪽 자락은 산인데 그 산의 대부분이 그들이 명절 때마다 찾던 선산이다. 그 산줄기를 북쪽으로 따라가면 그들이 두고 온 평안도 고향을 그리는 망향비가 산모롱이에 있다. 6·25때는 그들의 피난처이기도 했는데 감사의 뜻으로 그곳에 지어주었다는 교회가 아직도 있다. 간첩 김신조 일당이 그 산을 지나 청와대를 습격했다 해서 동네에서는 그 산줄기를 김신조루트라고 불렀다. 온양방씨 참배단이 한 무리의 승용차와 수행원을 동원하고 오는 날은 소년이 살던 동네는 흥분과 긴장이 넘쳐나곤 했다. 그들이 건네주는 봉투와 남은 먹을거리를 챙기는 기쁨도 있었지만, 어쩌다 그들의 심사에 거슬리게 되면 살던 동네에서 쫓겨나야 할 판이었으니. 거기는 온양방씨 일부가 살고 있었던 그들의 땅이었고, 실제로 그들은 과수원을 한다며 그 동네 사람들을 철거시켰다.최근 그 신문사가 작심하고 일을 벌이고 있다. 어려운 이 시국에 연봉 7천만 원 노동자가 파업을 하는 게 어처구니없다는 것이다. 자동차 부품을 조달하는 유성기업 사태를 단단히 손보고 있는 셈이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와 경제단체들은 당연히 반색이고, 회계사 출신인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 '연봉이 7천이라네요'라며 기름을 붓더니, 급기야 대통령이 정례 라디오 연설에서 이 상황을 철모르는 행동으로 못을 박아버렸다. 한국경제를 만들고 끌어가는 범주류세력이 총동원되어 코리안스탠더드, 한국판 경제정의를 만들고 있는 형국이다.연봉 7천만 원. 이 수준이면 전국 최상위권이다. 2010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들어가 보자. 신한지주 9천800만 원, 삼성전자 8천640만 원을 선두로 직원 평균 연봉이 7천만 원 이상 되는 기업은 극소수이다. SK텔레콤은 6천400만 원, 포스코 6천100만 원이다. 유성기업이 제출한 사업보고서 상의 평균 연봉은 5천710만 원이다. 여기에는 매달 80시간의 잔업특근, 심야근무, 휴일근무 수당에 경조사 때 지급하는 복리후생비, 계산에 포함하면 안 되는 퇴직 적립금까지 들어가 있다고 한다. 유성기업 노동자의 본봉에 기본수당을 더한 기본급은 월평균 172만 원이다. 이것이 유성기업 연봉의 팩트다.직장을 선택하고 일을 하는 건 임금뿐만이 아니라 사회적 지위, 업무 환경 등 다양한 요인이 포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경제학에서는 이러한 요인들을 효용이라는 단위로 통일하여 의사결정의 논거로 삼는다. 일본 원전사고 터에서 일을 하면 일당이 600만 원이 넘지만 생명의 위험을 생각해서 일을 하지 않는 건, 혹시 위험해질 수 있는 목숨과 관련된 마이너스 효용의 크기가 600만 원이 주는 플러스 효용을 앞지르기 때문이다.내가 만약 삼성전자에 계속 다녔다면 지금 내가 받는 연봉의 곱절이 넘었을 것이다. 지금도 잘나가는 반도체부문 소속이었으니 성과급과 이지가지 혜택을 셈하면 상당할 터. 하지만 난, 한 때 최저생계비 수준의 수입으로 힘든 적이 있었지만 삼성을 나온 걸 후회한 적이 단 한순간도 없다. 돈만 있다고 세상살이가 행복한 건 아니지 않은가. 헌법에 보장된 노동권까지 무시할 수 있는 연봉 7천만 원, 한국의 핵심 지도층들이 이참에 한국사회에 불문율로 굳혀버리고 싶은 코리안스탠더드의 팩트다.최근 주한미군기지에서 발생한 고엽제 문제로 세상이 시끄럽다. 진상을 밝히라 하고 오염처리와 보상이 거론될 것이다. 환경오염하면 곧바로 따라붙는 것이 오염자 비용부담원칙이다. 오염을 일으킨 자가 관련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다. 오만가지 교과서에 다 나오는 글로벌스탠더드이다. 연봉 7천만 원이면 파업하지 말라고 주창하는 그들이 글로벌스탠더드를 받아들일지, 주한미군용 고엽제스탠더드를 창안할지 살펴볼 일이다. 소년도 지켜보고 있다.

2011-06-08 조승헌

협소한 주거공간, 심리적 압박감 초래

[경인일보=]요즘에는 전·월세 주택을 구하기 어려운 서민들의 거처(居處)로 고시원·오피스텔·도시형 생활주택 등 준주택을 이용하는 계층이 많다. 특히 우리나라도 외국처럼 1인 가구가 늘면서 준주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그래서 정부도 작년부터 '준(準)주택' 개념을 도입해 고시원과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에 대한 관리에 적극 나서고 있다.이와같이 준주택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은 단순한 임대수익 목적도 있지만, 1~2인 소형 가구와 고령(高齡)의 나홀로 가구가 급증해서이다. 서울특별시의 통계에 의하면, 2009년의 경우, 1~2인 가구는 158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44.5%나 된다. 지금쯤 더 많은 가구가 준주택을 이용하고 있다. 가족 없이 혼자 살고 있는 1인 가구만 82만 가구에 이른다. 그러나 이들이 주로 거주하는 40㎡ 이하 소형 주택수는 60만호에 지나지 않는다. 이러한 부족분(不足分)을 주거 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지만 저렴한 값에 주택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준주택이 서민계층을 위해 메워주고 있다.그런데 앞으로 우리나라는 저출산·고령화와 소득 양극화 추세가 계속된다면, 이로 인해 저소득계층의 1~2인 가구는 계속해서 증가할 전망이다. 외국의 경우, 1인 가구 비중이 미국 27.1%, 일본 28.3%, 영국 29.6%로 우리나라도 머잖아 맞먹는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다. 우선 화급한 과제로 준주택의 주거 환경 개선과 함께 저소득층이 입주할 수 있는 소형 공공임대주택을 늘리고, 1~2인 가구의 연령과 소득, 주거 선호에 맞는 일정규모 이상의 다양한 주거유형을 개발할 수밖에 없다.그렇지만 아무리 일부계층이 선호한다고 하더라도 일정규모 이상의 필수 공간의 확보가 중요하다. 경제적 여건 등에 의하여 쾌적한 공간을 소유·점유하지 못하고 과밀화에 의하여 거주할 때 여러 가지 인간에게 미치는 사회·심리적 영향이 크다. 즉 주거공간이 적으면 인간에게 신경과 정신을 피로하게 하고 특히 거주인에게 강박관념을 주게 된다. 주거공간이 좁은 방에서 정신적·경제적 여유가 없는 생활은 이와 같은 비참한 결과를 초래한다. 또한 직장에서의 과혹한 노동, 물가고, 소음, 교통사고의 위험, 혼탁한 공기, 교통의 혼잡, 여기에 추가해서 거주공간의 협소·열악한 주생활이 나쁜 변형을 생기게 한다. 주거공간이 좁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초조해지고 결핵과 정신분열이 생기는 경우가 있으며 주거공간을 협소하게 강제하는 핵가족화, 부모의 이혼, 질병 등으로 가정의 곤궁, 파탄을 가져오는 경우가 많이 있다. 국토해양부는 최저주거면적을 제도도입 11년만에 1인 가구는 현행 12㎡에서 14㎡로, 4인 가구는 37㎡에서 43㎡로 확대한다고 한다. 세계가족단체협의회(UIOF)는 전용주거면적의 주택규모 기준을 1인당 약 16㎡의 주거면적(net)을 제시하고 있는 바, 그 내용은 가족수 3인은 61.4㎡, 4인은 68㎡, 5인은 82㎡, 6인은 90㎡, 7인은 103㎡, 8인은 125㎡의 최소주거전용면적을 필요로 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국민주택규모 85㎡ 이하는 오랫동안 국민들의 주택면적에 대한 소형의식을 심어주게 되었고 중산층에게는 오히려 국민주택규모 85㎡가 최저 수준의 주택규모로 인식되는 면도 적지 않아 국민주택규모 이상 주택에 거주하여야 사회·경제적 지위를 과시할 수 있다는 경향도 국민들 사이에 다소 인식되어 있다. 아무리 일부 계층이 거주하는 준주택이라 하더라도 인간답게 문화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일정규모 이상의 주거기준이 필요하다.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 한때 준주택에 대한 수요가 많았지만 지금은 인기가 떨어지고, 반면에 문화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일정규모 이상의 콤팩트 맨션이 인기를 끌고 있다. 왜냐하면 넓은 공간에 복층구조로 설계돼 업무와 주거생활을 한 공간에서 분리해 생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준주택은 일정규모 이상의 문화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공간과 아울러 주거건축유형도 획일적인 형태가 아니라 보다 다양화하고 작품화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준주택공급은 너나 할것 없이 임기응변식 주택공급이 아니라 미래를 바라보는 혜안과 지혜가 무엇보다 절실히 요구된다.

2011-06-01 이창석

예금자를 위한 나라는 없다

[경인일보=]지난 2월 영업정지된 저축은행들에 대한 검찰 수사는 그동안 감춰져 왔던 금융개혁의 문제점을 그대로 드러내주었다. 특히 부산저축은행에서 부실대출, 비리 묵인, 기밀유출, 특혜인출, 분식회계, 뇌물공여, 직권남용, 전관예우 등 비리의 종합선물세트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불법 행위가 자행되었지만, 금융당국은 사전에 예방하지도 사후에 조치하지도 못했다. 이로 인해 애꿎은 예금자들만 엄청난 피해를 입게 되었다.1997년 IMF 금융위기 이후 진행된 금융자유화와 규제완화로 금융제도는 선진국 수준으로 근접하게 되었다고 하지만, 그 제도를 운용하는 금융인들과 감독 당국의 행태는 그 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또한 금융개혁의 결과가 금융소비자인 예금자의 이익과 편의를 증진시키지 못했고, 오히려 금융인들과 금융당국이 유착하여 비리를 쉽게 감출 수 있게 만드는 데 일조하였다. 금융자유화의 폐해는 비단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우리가 금융 선진국이라고 알고 있는 미국에서도 이와 똑같은 문제가 발생하였다. 미국 상원 조사위원회가 2년 동안 작성하여 지난 4월 발간한 '월스트리트와 금융위기:금융 붕괴의 해부'라는 보고서를 보면, 미국을 금융선진국이라고 부르기에 민망할 정도로 많은 비리들이 존재하였다. 650여 쪽에 달하는 이 보고서 곳곳에 미국 금융기관들도 부실대출, 분식회계, 전관예우 등의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할 만한 사례는 최고의 학력을 가진 인재들이 최첨단 투자기법을 활용해서 최대의 수익을 거두는 투자은행으로 군림해온 골드만삭스다. 이런 명성과 평가와는 달리 골드만삭스의 영업비밀은 부도덕했다. 골드만삭스는 한편으로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의 문제점을 인지하여 금융위기 직전에 자사가 보유한 상품을 매각한 반면, 다른 한편으로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을 금융공학으로 포장한 파생상품을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팔았다. 금융자유화와 규제완화를 위해 지속적인 로비를 해 왔던 골드만삭스는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로부터 구제금융을 수혈받았다. 금융에 대한 국가의 개입과 간섭을 반대하고 시장원리에 맡기자고 했으면, 정부로부터 지원을 사양했어야 한다. 사실 정부로부터 이런 혜택을 받지 못한 베어스턴스, 리먼 브라더스, 메릴린치는 파산하거나 인수합병되어 역사 속으로 사라져 갔다. 그러나 골드만삭스는 투자은행의 지위를 포기까지 하면서 중앙은행의 지원을 받았다. 또한 골드만삭스는 보험회사인 AIG에 지원된 구제금융의 일부를 지원받기도 하였다. 대공황 이후 가장 큰 금융위기 속에서도 골드만삭스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우수한 인재나 정교한 금융공학이라기보다는 회전문 인사- 미국식 전관예우 -에 있었다. 골드만삭스의 전직 최고경영자(CEO) 중에서 미국 재무장관이 두 명(클린턴 행정부의 로버트 루빈, 부시 행정부의 헨리 폴슨), 뉴저지 주지사(존 코진)가 배출되었다. 뿐만 아니라 월스트리트를 감독하는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윌리엄 더들리), 의장(스티븐 프리드만)도 골드만삭스 임원을 역임한 바 있다. 세계은행 총재 로버트 졸릭, 유럽중앙은행 총재로 내정된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 마리오 드라기의 이력서에도 골드만삭스 재직 경력이 포함되어 있다.'뉴욕타임스'는 상원의 보고서 발간 직후 금융위기 때문에 기소된 고위관료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개탄하였다. 이런 점에서 검찰수사를 통해 전현직 금감원 간부들을 구속 수사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미국보다 좀 나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미국은 '도드-프랑크 월스트리트 개혁 및 소비자보호법'을 제정하여 예금자를 보호하려는 시늉이라도 하였다. 반면 예금자 보호의 책임을 져야 할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금융감독권을 그냥 아무 기관에나 주자고 할 수는 없다"면서 기득권 사수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예금자를 위한 나라'는 사치스러운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2011-05-25 이왕휘

미중 전략경제대화로 본 세계통상 이슈

[경인일보=]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이후 미국과 중국이 세계경제를 이끌어 가는 양상이 강화되고 있고, 이들 두 강대국이 자국의 이해관계에 맞춘 협의에 관심을 두다보니 도하개발의제(DDA)와 같은 세계적인 통상이슈의 진전은 더딘 편이다. 다른 지역에 비해 지역주의 형성이 늦은 동아시아에서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이미 세계 2위 경제국가로 발전한 중국의 위력이 동아시아 지역주의 주도권 경쟁에서도 그대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지난 5월 10∼11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제3차 미중 전략경제대화는 중국의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회의가 되었다. 중국의 인권, 위안화 환율, 무역 역조 등에 대해 미국이 험한 말을 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미국은 민감한 이슈에 대해 말을 아끼는 대신 경제적 실리를 찾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특히 미국은 자국 기업에 대한 중국의 차별을 완화시키겠다는 확답을 얻어냈고, 중국 역시 자국산 첨단기술제품 수출에 대한 미국의 규제를 해결하는 기회로 활용했다. 따라서 위안화 환율은 중국 당국의 판단과 의지에 따라 향후 점진적으로 평가절상될 것이고, 과거와 달리 미국은 공개적으로 중국에 조속한 환율 조정 압력을 행사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최근들어 유럽(EU)이 유로화 안정에 중국 당국의 기여를 수차례 강조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미 국채(TB)를 1조2천억달러나 보유하고 있는 중국의 심기를 건드리는 것을 미국은 자제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G20이 추진하는 예시적 가이드라인 평가지표에서 환율을 배제하는 2단계 접근법이 프랑스 파리 G20 실무회의에서 최근 수용된 것은 위안화 환율에 대한 미국과 중국간 입장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금융위기 이후 실업 등 경제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미국이 DDA 협상과 같은 다자무역자유화에 관심을 쏟는 것은 어렵다. 과거 다자무역협상은 미국과 유럽이 입장을 공유하면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했기에 타결될 수 있었다. 하지만, 미국이 양보를 통해 리더십을 보이기에는 국내 정치 경제적 상황이 녹록지 않다.그동안 여러 차례 협상타결 시한을 넘겼지만, 제네바에서는 DDA 협상이 현재 시점에도 지속되고 있다. 미국, EU, 중국, 인도, 브라질 등 경제대국들간 입장 차이가 좁혀들지 않는 가운데, 어느 국가도 협상 타결에 적극 나서지 않기 때문에 현재의 부진한 협상 양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더구나 내년에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의 선거가 있어 금년 하반기에 협상타결 모멘텀을 형성하지 못하면 다자간 자유화 전망은 비관적일 수밖에 없다. 지난해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DDA 타결에 노력하기로 선언했지만, 어떤 국가도 이를 이행할 의지를 갖고 있지 않다.매년 개최되는 APEC 지도자회의에서 미국과 일본, 중국을 포함한 아태지역 21개 국가의 정상들은 매번 빠짐없이 DDA 협상타결을 주문해 왔다. 올해 의장국인 미국도 DDA 협상과 관련해 DDA 협상 진전과 보호무역주의 저지를 정상회의 주요 의제의 하나로 채택하게 될 것이다.TPP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하더라도 미국이 주도한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향후 중국이 주도적으로 추진하게 될 동아시아 경제통합에 대한 대응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동아시아에서 체결된 FTA보다 시장개방 수준이 높은 형태로 동아시아 FTA를 중국이 주도하여 체결하게 되면, 동아시아 교역질서는 상당부분 개편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국내에서 중국과의 FTA 추진이 현안으로 다시 부상되고 있다. 농업 등 취약업종에 대한 개방 부담으로 인해, 그동안 우리 정부는 한중 FTA 추진에 대한 중국측의 요청을 수용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중국이 추진하는 동아시아 FTA가 추진될 것이란 점을 고려하면, 조기에 중국과의 FTA 체결을 통해 중국을 선점해야 한다는 점도 일리있게 들린다. 더 이상 한중 FTA 추진을 미루기는 어려운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음을 인식하고, 정부는 농업에 대한 대책 마련과 더불어 한중 FTA 협상 개시 시점을 정해야 할 것이다.

2011-05-18 정인교

정운찬, 이건희, 곽승준, 그리고 철새

[경인일보=]소란스럽던 대형 강의실을 평정한 것은 두 단어였다. '거시경제론 정운찬' 그가 양복만 입지 않았다면 복학생이나 조교라고 단정했으리라. 신입생이던 필자는 두 번 놀랐다. 서울대 교수로 부임한 지 5년차로 인기가 치솟던 교수분이 기생오라비 같이 어리고 예쁘장한 꽃미남이었던 것. 그런데 칠판에 쓴 글씨는 영락없이 지렁이가 기어가는 꼴이었으니, 미(美)와 추(醜)의 선명한 대조가 30년이 다 된 지금도 선명하다.1990년 어느 봄날, 남대문 옆 삼성본관. '그 분'이 나오시는 특별한 월례조회 시간이었다. 처음에는 스피커가 불량이라고 생각했다. 모니터에서 흘러나오는 이건희 회장의 목소리가 웅얼웅얼 거리는 게 도무지 알아들을 수가 없어 물어볼 수밖에. 기계는 정상이며, 건강이 좋지 않아서인데 아마 얼마 못갈 거라며,… '역시 신입은 뭘 모르는군'이라던 주위의 귀띔이 생각난다. 그런 그가 고희까지 건재하고 있는 것을 보노라면 의학기술과 돈의 힘에 새삼 감탄하곤 한다.폭탄주를 마실 때마다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1998년 가을, 환경경제학회 뒤풀이 자리. 미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필자가 폭탄주를 마신 것도, 호기 있게 양주와 맥주를 시켜 능숙하게 폭탄주를 제조하던 곽승준 교수를 접한 것도 그 자리가 처음이었다. 그는 자비를 들여 동강의 생태가치를 연구하고 새만금토론회에서 환경보전의 필요성을 토해내던 환경진영의 기대주였다. 그런 그가 구조적으로 환경보전과는 척을 져야 하는 거대 건설업계 집안이며 현직 대통령과 막역한 관계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4대강 운하를 찬성하고 높은 벼슬자리를 넘나드는 최근에서였다.정운찬, 이건희, 곽승준. 이 세 명이 비틀리며 엮이고 있다. 각각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으로, 한국 최고의 재벌그룹 회장으로,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의 입장에서 초과이익공유제를 사이에 두고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정 위원장이 제안한 초과이익공유제를 따지고 들어가면 분명 정책실행의 맥락에서 다듬어야 할 기술적 어설픔과 구멍이 많아 보인다. 현장감이 떨어지는, 그래서 '교수다운' 모습이다. 국무총리 경력에 의아해진다. 하지만 우리는 초과이익공유제에 담긴 의미에 주목을 하는 것이 지혜로운 대처가 아닐까 싶다. '사회주의적 발상'이니, '경제학 교과서에서 본 적 없다'는 반박은 삼성의 이익만을 극대화하려는 '경제학 개론수준'의 발언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세상이 어디 경제학만 가지고, 개론수준의 지식만 가지고 다 되는 건 아니지 않은가. 하긴 경제학 개론에서는 자기이익만 챙기는 것이 개인이나 사회를 위한 합리적 행위라고 하고 있지만. 곽 위원장이 '공적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를 들고 나온 것은 연기금의 주인인 '국민의 뜻'을 내세우며 공공성을 들고 나오려고 한 듯하다. 아울러 '경제학 교과서'를 내세우는 이 회장을 '경영학적 논리'라는 앙칼진 대응으로 기를 죽이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하지만 이 회장이 '주주권 행사는 환영'이라 맞서고 정 위원장도 이익공유제를 밀어붙이려는 결기를 보이고 있는데다, 줏대 있는 한나라당 신임원내대표도 이 판에 가세하는 형국이니 싸움은 워밍업이 막 끝났을 뿐인 듯하다.세 사람의 겨루기는 결국 국민을 대상으로 편가름을 하려는 듯하다. 정, 곽 두 위원장은 평범한 국민들을 상대로 진정성을 호소하고, 삼성은 예의 그렇듯 여론주도층을 관리하고 로비하려 할 것이다. 이들을 바라보는 국민들은 어떤 심경일까.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오래가려면 함께 가라'고 했다. 아프리카 속담이다. 먼 길을 가야하는 철새들이 V자를 이루고 날면 단독으로 날 때보다 훨씬 힘이 덜 든다고 한다. 앞에서 나는 새로부터 양력(위로 뜨는 힘)을 지원받아 에너지를 적게 소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규모 10위권, 일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인 대한민국과 국민들, 그리고 세 사람까지 모두 진정 본으로 삼아야 할 것은 아프리카와 새의 지혜가 아닐까. 싸울 것인가, 협력할 것인가. 공정하고 행복한 우리들의 대한민국을 위한 선택은 무엇일까?

2011-05-11 조승헌

해비타트운동과 생산적 주거복지

[경인일보=]지난달 국민은행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주택임대차시장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45%로 집계됐다. 특히 보증부월세가 16년 만에 23.3에서 42.4로 거의 2배로 껑충 늘어났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100여 년 동안 우리나라만이 독특하게 가지고 있는 전세제도가 붕괴되면서 보증부월세를 거쳐, 이제는 서서히 월세시대로 옮겨가고 있는 과정인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소위 주택 보급률은 이미 '1가구 1주택'을 넘어 통계상으로는 주택 잉여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그런데도 전셋값이 작년 하반기부터 상승하기 시작하여 지금도 오름세가 계속 진행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월세계약이 급증하는 바람에 저소득층이 월세부담에 눌려 생계비를 크게 위협받고 있다. 정부는 거의 해마다 수차례 전·월세 안정대책을 발표하지만 도무지 약효가 없다. 한국은행은 지난 20년간의 전셋값 상승으로 씀씀이가 줄어드는 바람에 가계소비까지 위축시켜 경제성장에도 걸림돌이 됐다고 분석했다. 정부도 과거 정책을 재탕·삼탕하여 내놓는 식으로는 빈곤층에 주거비 압박만 더 가중시킬 것이라는 점을 알 때가 됐다. 그리고 공공임대주택을 늘리는 정책도 국가재정 형편상 한계가 있음이 각종 지표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최근 금융부채를 살펴보면, 지난해 이미 개인, 기업, 정부 등 경제 주체들의 이자부 금융부채가 급속하게 늘어 국내 총생산의 배가 넘는 2천500조원을 훨씬 넘어섰다.이와 같은 사례를 살펴볼 때, 금융 부채도 줄이면서 함께 집을 짓는 생산적 복지 차원의 파트너십 운동의 사례로 해비타트 운동을 소개하고자 한다.해비타트(Habitat for Humanity)는 비영리 집짓기 운동으로 무주택자가 거주할 수 있는 주거환경을 만들기 위한 운동이다. 또한 해비타트는 인종과 종교에 관계없이 전세계 모든 사람들이 집을 필요로 하는 가정과 동역하여 함께 집을 짓는 운동이다. 이 운동은 1976년 미국의 변호사인 밀러드 풀러(Millard Fuller)와 그의 아내 린다 풀러(Linda Fuller)에 의해 설립되어 자원봉사자와 후원금, 그리고 건축자재를 포함한 현물 후원을 통해서 입주가장과 함께 집을 짓고 또한 보수한다. 이를 위해 입주가정에는 비영리 목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무이자로 제공한다. 입주가정은 매월 회전기금(Revolving Fund)을 상환하고, 이 상환금은 또 다른 가정을 위해 사용되어진다. 해비타트는 집을 단순히 자선의 형식으로 공급하지는 않는다. 입주가정은 매월 회전기금을 상환할 뿐만 아니라 땀의 분담(Sweat Equity)을 통해 건축현장에서 자신의 집뿐만 아니라 이웃의 집을 짓는 과정에 500시간의 노동으로 참여한다. 이 운동은 무주택 서민의 '가정회복'을 꾀하는 주택건축운동이며 입주가정의 '자립'을 유도하는 생산적인 자조운동, '공동체 건설'에 기여하는 광범위한 자원봉사운동이다.우리나라의 해비타트운동은 1995년 당시 건설교통부 산하 비영리 공익법인으로 등록하여 전국의 각 지회가 구성되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해비타트주택의 가장 큰 특징은 설계에서부터 집짓기까지 모두 자원봉사를 통해 이루어지며, 각 기업들의 건축재료 지원을 받아 함께 직접 땀방울을 흘려 저렴하고 안락한 집을 짓는데 있다. 이는 입주가정(Homeowner partner)을 위해(for) 집을 짓는 것이 아니라 입주가정(Homeowner partner)과 함께(with) 집을 짓는 것으로 생산적 복지수단의 일환이다. 건축적인 특징은 목조주택으로 가장 간소하면서 경제적으로 건설이 용이한 단독주택형을 추구한다. 건축비는 일반 건축비의 60% 정도이며, 지어진 집들은 15년 정도의 정해진 기간에 무이자로 분할 상환한다. 정부가 적극 권장하는 도시형 생활주택이라든가 도시의 허파기능을 하는 그린벨트까지 해제하면서까지 추진하고 있는 보금자리주택보다 오히려 저렴한 주택공급이다.이제는 신규분양보다는 저소득계층을 위한 생산적 주거복지정책의 일환으로 해비타트 운동과 같은 파트너십을 통한 서민주거 공급에 정부가 관심을 가질 때가 되었다. 이러한 운동의 활발한 전개는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 국가에도 금융 채무를 줄이는 지름길이 되기도 한다.

2011-05-04 이창석

추락하는 美·日, 부상하는 中

[경인일보=]세계 3대 경제대국 미국, 중국,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이 출렁이고 있다. 지난 4월 18일 미국 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tandard & Poor's)는 미국 재무부가 발행한 채권에 대한 신용평가를 시작한 1991년 이후 처음으로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더 나아가 S&P는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바뀌면 33%의 확률로 현재 AAA를 받고 있는 미국의 신용등급이 2년 내 강등될 수 있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세계 제2위 경제대국의 지위를 중국에게 빼앗긴 일본의 국가신용등급도 미국과 같이 하향국면에 놓였다. 지난 1월 27일 S&P는 일본의 장기국채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한 단계 강등했다. 2002년 4월 이후 8년9개월 만에 S&P가 일본 국가신용등급을 다시 낮춘 가장 큰 이유는 재정건전성의 악화에 있다. 미국, 일본과 달리 중국의 국가신용등급은 상승 국면에 있다. S&P는 작년 12월 16일 중국 국가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A-'로 상향 조정하였다. 중국의 안정적인 재정 건전성과 막대한 외환보유고가 신용등급을 끌어올리는데 결정적 기여를 하였다. 이러한 국가신용등급의 조정을 둘러싸고 여러 가지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2007년 세계금융위기 발생 이전부터 미국 신용평가회사들이 미국 국채에 대한 최고 신용등급을 부여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아주 낮은 금리로 재정적자를 보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세계 3위 경제대국이자 두 번째로 많은 외환보유고를 가진 일본은 자국의 국가신용등급이 중국·쿠웨이트·사우디아라비아 등과 동급이며 국가채무 불이행의 위험에 처한 스페인보다도 낮다는 점에서 신용평가의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하였다.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가 지난 해 3분기 기준 198.4%로 미국의 92.8%보다 2배 이상 높지만, 국채 90% 이상을 국내투자자들이 소유하고 있어 재정위기의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것이다. 위안화 평가절상 압력에 시달리고 있는 중국도 신용평가기관들이 세계금융위기를 일으킨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여태까지 하향시키지 않았던 점에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미국 신용평가회사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해 중국 신용평가회사인 다공(大公)은 지난 해 7월 50개국에 대한 신용평가를 실시한 후 미국에 중국의 AA+보다 낮은 AA를 부여하였다. 다공은 그 해 11월 9일 미국 정부의 부채 상환 의지와 능력이 약화되었으며 제2차 양적완화 정책으로 달러화 가치 하락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이유로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로 하향시켰다. 일본과 중국의 미국 신용평가기관 비판은 세계금융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왜냐하면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것은 신용평가사의 국적이 아니라 채권발행국의 재정건전성, 물가안정과 같은 기본지표들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채권투자자들은 신용평가기관들보다 먼저 미국 경제에 대한 신뢰를 거두었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미국 최대의 채권투자회사인 핌코(PIMCO)다. 지난 2월 이 회사는 2천360억 달러 규모의 주력 펀드에서 미국 국채 관련 투자를 전량 매도하였으며, 3월에는 선물까지 공매도했다. 이런 투자전략은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미국 국채를 대량 매수하는 제2차 양적완화 정책이 종료되게 되면 미국 국채의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에 근거한 것이다. 핌코의 이런 비(非)애국적 투자전략은 국가신용등급이 궁극적으로 신용평가기관들이 아니라 채권투자자들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신용평가사의 애국심에 기대어 시장의 심판을 회피하려는 시도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지난 14일 발표된 '토종' 한신정평가의 국제신용평가는 국내 최초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지만 국제금융시장에서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다.

2011-04-28 이왕휘

미국 재정적자의 위험성

[경인일보=]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경제가 안정을 찾아가는듯 했으나, 엊그제 미국계 신용평가회사 스탠다드푸어사(S&P)가 미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Negative)'으로 강등함에 따라 '세계의 돈'으로 통하는 미 달러화의 위상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경제를 리드하게 된 미국은 금의 가치를 바탕으로 세계 기축통화 역할을 하던 영국 파운드를 제치고, 자국이 발행한 달러가 국제적인 거래의 수단으로 인정받도록 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전후 가장 안정적이고 성장성이 예측된 미국 경제의 역량이 자리잡고 있었다. 이번 S&P의 경고는 미국 경제가 2등국으로 밀려나 달러 발행국의 지위가 손상될 수 있다는 점을 처음으로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S&P의 발표로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식시장은 폭락장세를 보였고, 미 행정부는 즉각적인 진화작업에 나섰다. 미 행정부는 현재 재정적자 감축을 논의중인 상태에서 신용등급 전망을 낮춘 것은 정치적인 판단이 개입된 결과라는 것이다. 특히 S&P가 야당인 공화당의 입장에 기운 나머지 무리한 전망을 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무디스와 피치 등 다른 신용평가사들이 미국 경제의 신용등급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국제신용평가사들이 늘 정확한 판단을 하는 것은 아니다. 과거 동아시아 외환 위기시 이들 신용평가기관들은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하루 아침에 투기적 수준으로 깎아내림으로써 국제사회에서 자금을 구하기 어려웠고, 이자 부담도 커져 외환위기 극복 부담을 가중시킨 바 있다. 그동안 많은 국가들이 신용평가사들의 독단적인 결정에 반발하였고, 합리적인 기준을 새로이 정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이들 미국계 신용평가사들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고 영업을 해왔다. 미국의 신용등급은 AAA로, 독일·프랑스·캐나다 등과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향후 실제로 등급이 낮아질 것인가에 대해서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미국의 재정 적자와 국가 채무 누적의 문제점을 국제적으로 확인시켜 준 점은 높이 살 만하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 일부를 제외하고 1990년 이후 미국의 국가채무는 꾸준히 증가해 왔으나, 최근들어 그 증가폭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늘어나는데 그 심각성이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집권한 오바마 행정부는 재정 투입 확대로 경제를 살리는 정책을 추진함에 따라 국가부채가 5조달러 더 늘어나게 되었고 조만간에 15조달러 채무를 기록할 전망이다.막대한 국가채무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금년에도 미국은 세수보다 4배 많은 돈을 지출하고 있다. 2010년 기준 미국의 재정 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8%에 이르렀고, 국가채무 이자 지급에만 2천억달러가 필요하다. 미국이 달러 발행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았으면 벌써 파산했을 것이다. 아무리 달러를 찍어 국가채무를 메워 나가고 있지만, 이러한 악순환이 지속될 수는 없다. 공화당은 재정 적자 감축을 주장하는 반면, 집권 민주당은 재정건전성을 높이게 되면 복지지출을 줄여야 하고 이는 서민들의 어려움을 더 악화시킬 것으로 우려하여 재정적자 감축에 반대하고 있다. 공화당이 주도하여 만든 예산 감축안이 하원을 통과했지만,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상원에서는 부결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재정적자 감축 논란은 앞으로 상당기간내 해결되지 않을 전망이다. S&P는 바로 이 점을 고려하여 '부정적' 전망을 내렸고, 만약 재정적자를 합리적인 수준에서 통제하지 못할 경우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S&P의 발표 이틀후 미국 주식시장은 안정을 찾은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단기적으로는 세계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가 계기가 돼 각국이 재정건전성 개선을 위해 지출을 줄일 경우 세계 경제성장률이 둔화될 수 있고, 달러 가치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원화 가치가 올라 우리나라 수출경쟁력이 악화될 수 있고, 석유 등 원자재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 미국 등 다른 국가에 비해 우리나라의 재정건전성이 양호한 편이지만, 외국의 사례를 참조하여 재정건전성 제고에 정책적 우선순위를 부여해야 할 것이다.

2011-04-20 경인일보

어설픈 기름값 인하방식

[경인일보=]우리는 언제부터 돈 쓰는 맛을 실감하게 되었을까? 1990년대부터라고 하고 싶다. 해외여행을 마음대로 할 수 있게 된 것이 불과 20년 전이다. 1987년에 시작된 민주화의 영향으로 1989년 해외여행 자유화 조치가 취해졌다. 외제차 수입이 자유롭게 된 것도 1987년이다. 공식적인 수입 자동차 1호는 벤츠인데 한해 판매량이 고작 10대였다. 어른들이 터놓은 사치품 소비 물길에 자연스레 올라탄 자식들이 압구정동 오렌지족으로 등장한 것이 1990년대 초중반이다.그때까지, 부자라 하더라도 자신의 만족만을 위하여 쓰는 돈은 어느 정도 쓰고 나면 더 이상 쓸데가 없었다. 돈이 아무리 있어도 외제 승용차를 살 수가 없고, 외제 명품도 수입이 안 되니 밀수된 물건뿐이었다. 그러니 명품이 있어도 보란 듯이 대놓고 자랑할 수 없었던 거다. 괜찮은 물건은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불법 '양키물건'이 다였다. 그러던 것이 수입자유화, 여행자유화가 되면서 세계적 명품을 소비해 보니 부자들은 돈맛을 만끽하게 되고, 일반 대중들도 돈쓰는 짜릿함을 맛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후 경제 개방과 연이은 자유무역협정은 한국의 소비를 세계화하는 종결자라고 할 만하다.상품을 소비하듯 돈을 버는 것도 세계화가 되고 있다. 핫머니, 해외투자펀드는 물론이고 돈만 있으면 우리는 주식시장에서 외국 기업의 주주가 될 수 있다. 삼성전자, 포스코, 국민은행 등 잘 나가는 대한민국 기업들이 버는 돈은 절반 이상이 외국인 호주머니로 들어간다. 이러니 자본과 기업에서 국적을 따지는 것이 고루해졌다. 인천에 있는 한국지엠자동차회사와 미국 앨라배마에 있는 현대자동차회사 중 어느 쪽이 한국인들에게 도움을 더 줄 것인가는 명약관화하다. 미국 회사인 한국지엠이다. 우리가 삼성전자를 평가하는 건 대한민국 회사라는 애국심의 맥락보다 고용 기여가 훨씬 커다란 요인이 아닐 성싶다. 삼성전자는 대표적인 다국적기업이다.요즈음 기름값 100원 내리기가 세상관심사이다. 가격은 경제상태를 나타내는 온도계와 같다. 소비자의 지불의향액과 생산자의 수용의사액이 시장에서 균형과 조화를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런데 최근 기름값 인하는 누군가가 온도계에 억지로 찬바람을 불어 넣어 온도를 끌어내리는 모양새로 비추어진다. 그것도 석 달만 그렇게 한다고 한다. 비경제적인 손길에 휘둘리다가 경제온도계의 기능이 망가지지 않을까 염려스럽다.그 '누군가'가 이런 걸 모를 리는 없었을 것이다. 다만 경제보다 더 중요한 이해관계를 우선해야 한다고 판단을 했으리라. 기름값이 100원 내리면 소비자물가가 0.2%포인트 가량 내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런데 이번 기름값 인하는 구성이 난삽한 블랙코미디를 보는 듯하다. "기름값이 묘하다. 인하 검토해 보라"며 대통령이 운을 뗐다. 전직 회계사 출신인 주무 장관이 기름값 분석은 자기 전공이라며 기염을 토하며 장담했던 것이다. 그런데 조사결과는 "알 수 없다." 그렇지만 정유사는 일률적으로 '가격인하 담합'을 했고 장관은 국민부담을 나누겠다는 상생의 정신을 높이 산다며 화답했다. 이 극의 피날레는 정유사의 고통과 정부의 찬사가 무색하게 주유소에 가면 기름값은 거의 변동이 없다는 것이다. 이러니 주유소에서 소비자들은 혀를 끌끌 차며 냉소적이 될 수밖에. 모처럼 국민들의 마음을 살 수 있는 호기를 놓쳐버린 근본 원인 중 하나는 정부가 가진 경제주권의 폭이 개방화로 대폭 좁혀졌기 때문이라는 생각이다. 경제개방의 정도로 따지면 대한민국은 세계 최상위권이다. 덕분에 다양한 소비와 글로벌한 재테크가 가능해졌지만 우리는 이제 대한민국 경제를 흔드는 다수의 국내외 경제시어머니들과 동거를 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필자가 근무하는 연구원에서 10여 분 오르면 철마산 작은 봉오리에 닿는다. 거기서 가장 편안한 시야가 확보되는 지점은 정상이 아닌 8부 능선 가량이다. 가장 크고 가장 많고 가장 높은 것이 언제나 가장 좋은 것이 아닌 게 세상살이인 듯하다. 기름값 사태를 보면서 8부 능선 경제전망대를 생각해 본다.※ 알림경제전망대 필진이 바뀌었습니다. 조승헌 인천발전연구원 연구위원은 대통령지속가능발전위원회 갈등조정위원, 행복경제연구소 소장을 역임했으며 저서로 '행복을 디자인하라' 등이 있습니다.

2011-04-13 조승헌

무주택 서민의 힘겨운 주거비 부담

[경인일보=]주거불평등의 문제는 주택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변동을 통해서 알 수 있다. 지난해 국민은행의 발표에 의하면 지난 20년간 전국의 아파트가격은 259% 상승한 반면 전세가격은 무려 440%가 상승했다. 특히 저소득계층이 주로 점유하는 연립주택은 매매가격의 99% 상승에 비하여 전세가격은 282%가 상승했다. 결국 자가주택을 소유하지 못한 저소득가구는 자본이득에서 소외되고 전세금상승에 따른 주거비 부담이 증가하고 있는 이중고의 현실을 나타내고 있다. 주거자산 격차도 주거불평등의 원인이 된다. 각 연구기관의 주거 실태조사를 살펴보면 잘 나타나고 있다. 소득별 주택자산은 주택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일정 부분 증가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고소득층 자산은 저소득층이나 중소득층에 비교하여 큰 폭의 증가를 보이고 있다. 고소득층의 증가분이 현저하게 많은 것은 고소득층이 주택자산을 통한 자산증식 효과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현상은 부의 양극화와 함께 빈곤의 대물림을 고착화 시킬 가능성이 있다.이와 같이 주거양극화와 주거불평등 등 소위 주거열위계층(住居劣位階層)의 문제는 자가점유율이 정체되는 사회현상과도 연관되어 있다. 주택보급률의 증가에 비하여 자가점유율의 증가가 적은 이유는 신규로 공급된 주택이 이미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가구에게 다수 공급되었음을 의미한다. 이는 부동자금의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주택이 주요한 투자수단으로 인식되어 주택을 보유하려는 심리가 강해지고, 이러한 현상은 주택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결국 저소득 실수요자들의 주택구입 부담능력을 저하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최근 주택시장은 거래가 활발하지 못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택의 투자재적 속성과 소유집중 현상은 시장의 수요구조를 간과하는 공급정책 등의 문제점과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전세가격이 시세에 즉각적으로 반응하기 보다는 오히려 급등하고, 떨어진 가격은 또다시 짧은 시간에 과거수준으로 회귀하는 특성을 보이기도 한다. 특히 수도권 저소득계층의 주거문제는 자가보유의 어려움과 함께 주거비 부담에 따른 주거환경 열악이 사회문제를 야기하는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정부는 주택문제 해결을 위해 공급확대와 투기억제정책을 병행하여 추진하고 있다. 공급확대를 기반으로 하는 정책은 국민의 전반적 주거수준을 일정 부분 향상시킨 효과는 있으나, 저소득계층의 주거수준은 크게 개선하지 못하여 왔다. 저소득계층의 주거문제는 핵가족화, 1인가구의 증가, 노령화 등에 따른 수요의 문제가 더해져 심화되었으며, 가계소득의 양극화, 주택의 투자재 성격 등 사회적 환경도 악화되어 왔던 것이다.따라서 주거불평등과 주거양극화 현상은 주거권보장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주거권 보장의 핵심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보장한 헌법 제34조에 근거하며, 이를 실현하는 것은 국가의 사회보장제도이다. 주거권은 국가가 국민의 최소한의 생활을 보장하고 사회경제적 약자를 위하여 적극적 급부를 제공해야 한다는 시각에서 국민들의 실질적 평등을 형성한다고 볼 수 있다. 헌법에서 표현하는 주거권은 인간의 존엄성, 행복 추구권, 평등권, 자유권, 사회권,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환경권 등을 포함하는 복합적인 권리이다. 헌법 제11조는 주거권의 평등권적 의미를 규정하고 있다. 주거권의 자유권적 성질은 제14조 "모든 국민은 거주·이전의 자유를 가진다"에서 파악할 수 있다. 헌법 제35조 제1항, 제3항 "국가는 주택개발정책 등을 통하여 모든 국민이 쾌적한 주거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에서는 환경권 측면의 주거권을 보장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주거 열위계층을 위한 주거권 보장이 하루빨리 확립되어야 한다.

2011-04-06 이창석

전비 부족으로 리비아에서 발을 빼려는 미국

[경인일보=]북아프리카의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에서 중동의 예멘, 시리아, 바레인으로 반정부 시위가 빠르게 확산되어 왔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민주주의의 수호자로서 세계경찰 역할을 자임해왔던 미국이 이 국가들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을 주저하고 있다. 비행금지구역에 참여하는 미군의 작전권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위임하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9일 미국 국방대학 연설을 통해 "미국의 군사개입은 리비아인들에 대한 학살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 목표이며, 이를 '정권교체'로까지 확대하는 것은 실수가 될 것"이라고 천명하였다. 이 연설은 '국민보호책임'을 명분으로 정권교체를 추진했던 부시 대통령의 자유주의적 개입론으로부터 후퇴를 의미한다.미국 외교정책의 전환은 재정적자에서 기인한 것이다. 오마바 대통령은 영국 역사학자 폴 케네디가 제기한 '제국적 과잉팽창'- 재정적으로 부담할 수 없는 수준의 군사력 증강 - 문제를 염두에 두고 있다. 사실 부시 대통령의 '테러와의 전쟁'에 비하면, 오마바 대통령의 리비아 공습 작전 '오디세이 새벽'은 병정놀이 수준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디세이 새벽' 작전에 소요된 전비가 첫 1주일에만 6억 달러(약 6천663억 원)에 달했다. 현재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은 재정적자의 축소를 위해 오바마 대통령이 제출한 예산안의 대폭 삭감을 추진하고 있다. 국방예산도 예외가 아니어서, 지난 2월 로버트 게이트 국방장관은 향후 5년간 780억 달러 감축안을 발표한 바 있다. 1991년 제1차 걸프 전쟁 당시 미국은 33개국이 참가한 다국적군 편성을 통해 전비를 우방국에 분담시킨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 군사작전에 적극적인 프랑스와 영국 역시 재정적자 감축정책을 추진하기 때문에, 미국과 같은 난관에 당면할 것이다. 당시 대규모 경제지원을 했던 독일은 리비아에 대한 군사적 응징을 허용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1973호에 기권하였다. 군사동맹국 일본은 장기 불황으로 인한 재정적자에다 지진 피해를 복구하느라 여유가 없다. 경제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 러시아, 인도, 브라질도 서방국가들의 공습에 찬성을 하지 않았다. 한편, 미국은 아랍권 반정부 시위대가 서구식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시민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지 않다. 이번 반정부 시위는 장기 독재에 대한 불만보다는 식료품 가격의 급격한 인상으로 인한 생활고에 의해 촉발되었다. 따라서 미국은 반정부 시위대가 공정한 선거를 통해 서구식 민주주의를 도입하지 않고 무력을 통한 권위주의 정권의 수립을 시도할 수 있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또한 미국은 반정부 세력이 새롭게 수립한 정권이 친미/친서방 외교정책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1950년대 이집트 나세르 대통령이 주창한 아랍 민족주의를 우려해온 미국은 우호적인 국가의 독재정권을 용인하는 소위 '커크패트릭 정책'(Kirkpatrick doctrine)을 적용하였다. 전국적으로 시위가 확산될 때까지 미국 정부가 중동의 대표적 친미파인 이집트 무바라크 정권의 지지를 공식적으로 철회하지 않았으며, 바레인의 시아파 시위를 탄압하기 위한 사우디 아라비아의 파병을 암묵적으로 승인하였다. '테러와의 전쟁'을 수행하고 있는 미국은 정치사회적 불안정으로 야기된 치안 공백이 테러리스트 세력의 확대를 촉진시킬 가능성도 걱정하고 있다. 9·11 이후 리비아와 예멘은 미국과 함께 '테러와의 전쟁'의 주적인 알카에다 색출을 위한 공동 작전을 수행해왔다. 지난 28일 예멘 남부에서 벌어진 폭발사고에 알카에다와 연계된 '아라비아반도 알카에다'가 연루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오마바 대통령의 제한적 개입 정책은 상충되는 목표를 절충하려는 고육지책에 불과하다. 카다피 대통령이 도움을 받는 반정부 세력의 공세를 잘 버텨낼 경우, 이 정책의 한계는 더욱 분명해질 것이다.

2011-03-30 이왕휘

중국 내수 진출 시급하다

[경인일보=]중동에서의 자스민 혁명, 중국의 '바오바(保八)' 성장정책 포기에 이어 일본 동북부지역의 강진 발생으로 세계경제는 물론이고 우리 경제에 대한 불안요인이 연이어 터져 나오고 있다. 일본 강진이 발생한 동북부 지역은 일본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만, 원자력발전소 폭발로 세계경제에 대한 후폭풍이 적지 않다. 정유, 유화, 철강 등 업종에 따라 반사이익을 볼 수 있는 품목도 있을 수 있으나 복구비용 조달을 위해 보유중인 채권을 매각함에 따라 국제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이 우려되고, 일본산 핵심부품 조달 차질로 인한 손실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수입에너지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 산업 및 소비 구조가 개선되어야 한다는 점을 최근 국제고유가로 다시 한 번 더 실감하게 된다. 중동 사태 장기화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다시 오르내림에 따라 국제수지 관리는 물론이고 심각한 인플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강진으로 인해 일본의 정유사의 조업이 일시 중단되어 원유 수요가 줄면 국제유가는 일부 하향조정될 수 있지만, 원자력 발전소의 지진피해로 가동이 중단되면 화석에너지를 사용하는 화력발전소의 전력생산 증가로 가스와 경유 등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여 결국은 에너지가격이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4일 폐막된 중국 양회(兩會)는 중국이 당면한 정치·경제·사회적 해법을 국내외에 밝히는 계기가 되었다. 올해부터 시작되는 제12차 5개년 경제개발 계획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8%대 성장정책을 7%로 하향조정하고 양적 성장정책의 후유증을 본격적으로 치유하겠다는 점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투입한 사상 최대 규모인 6천억달러 경기부양정책으로 2009~2010년 중국 경제는 10%를 초과하는 높은 성장실적을 기록함에 따라 상하이, 충칭 등 대도시에 몰려 일용직 일자리를 전전하는 농민공들의 대량 실직사태를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중국 당국은 성장률 약화 조짐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었고, 지난 30년에 걸친 성장중시 정책으로 인해 악화된 소득격차, 부패, 지역간 갈등, 부동산 가격 폭등, 물가불안 등 사회경제적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여기에다가 중동발 자스민 혁명의 영향이 중국에 미칠 수 있고, 이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성장보다는 분배를 강조함으로써 사회경제적 불만을 줄여나가는 것이 정치적 현안으로 부각되었다. 지난 2006년 시작된 제11차 경제계획에서도 분배구조 개선을 시도하면서도 고도 성장정책을 포기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번 양회에서 성장을 다소 낮추더라도 분배구조 개선에 역점을 둘 것임을 천명한 것은 중동사태가 소득격차, 인플레, 소득감소 등 경제문제에서 촉발되어 민주화시위로 이어진 점을 크게 우려한 결과로 보인다. 특히 5% 내외로 예상되는 물가인상률보다 훨씬 높은 최소 13% 이상의 최저 임금 인상을 규정한 점은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중국이 성장정책보다는 분배우선 정책을 추진함에 따라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의 영업환경은 크게 악화될 수밖에 없다. 국제적인 신용조사기관인 피치사는 중국 경제가 하락하게 되면 우리나라와 대만이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이러한 배경에는 2010년 기준 우리나라의 5대 수출지역은 중국, 아세안, 일본, 유럽(EU), 미국 순이고, 중국의 비중은 21%로 2~5위 지역에 대한 수출비중 42%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중국 의존도가 높은 가운데, 중국 진출 대부분의 기업들이 저임금을 바탕으로 단순 조립한 제품을 제3국에 수출하는 구조로 되어 있을 뿐, 중국 내수시장에 진출한 기업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의 정책 변화로 우리 기업들은 현지가공보다는 내수시장 침투를 위한 전략 수립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또한 중국 소비자들의 소비특성과 패턴을 집중적으로 연구하여 현지 마케팅에 적합한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중국이 질적 성장으로 변경했듯이 우리 기업들의 대중국 진출 전략도 질적인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2011-03-23 정인교

부동산복지, 복지사회정책으로 전환돼야

[경인일보=]요즈음 정치권에서 복지논쟁이 일고 있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모두 내년 선거에서 복지를 최대 쟁점으로 다루겠다고 벼르고 있다. 그래서 무상급식, 무상의료, 무상교육의 논쟁이 뜨겁다. 그런데 이러한 복지시리즈 후속타로 전세란과 맞물리면서 부동산 복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일찍이 영국의 바르(Barr. N) 교수는 '복지국가의 경제학'이라는 저서에서 '교육, 보건, 주택, 빈곤구제, 사회보험 및 기타 사회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있어 국가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복지국가는 사회 구성원의 '삶의 질'은 최소한도의 사회적 복지를 보장해 주어야한다는 것이다.이와 같이 오늘날의 복지문제는 많은 분야에서 다루어지고 있다. 마찬가지로 '부동산복지분야'도 다양한 논의를 하고 있는 학문 영역들 가운데 하나로 중요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그래서 일본의 하야카와 가즈오(早川和男)교수는 "복지문제 중에서 과반수를 차지하는 것이 주거문제(住居問題)다"라고 강조하였다. 실제로 토지·주택 등 부동산 문제는 우리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문제일 뿐만 아니라 복지사회를 지향하는 현대국가에서는 '생활의 질, 삶의 질'이라는 측면에서 생의 기본적인 요소가 되어 있다. 특히, 복지를 위한 '주거의 질향상'은 국민복지의 기초적 조건으로 인식되고 있다. 우리나라 헌법 제35조 3항에서도 "국가는 주택개발정책을 통하여 모든 국민이 쾌적한 주거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밝히고 있다. 헌법에 명시된 것처럼 국가는 국민의 쾌적한 주거공간과 거주환경을 보장하기 위하여 사회복지정책을 추진하여야 한다.과거 선진자본주의 국가들은 토지·주택의 공급을 시장 메커니즘에 맡겨 개인의 문제로 처리하였다. 그 결과 조건이 여의치 못한 자 등은 열악한 주택에서 살게 되었고, 그로 인해 많은 문제점이 제기되었다. 주거환경문제의 방치는 사회에 악영향을 미치고 사회문제를 야기시켰다. 따라서 국가가 직·간접적으로 토지, 주택시장에 개입을 하게 되었고 정부 차원의 부동산정책을 강구하기에 이르렀다.선진국도 초기단계에서는 공중위생행정으로서의 토지·주택문제의 개선이 이루어졌지만 사회제도가 발달하고 복지정책이 강구됨으로써 이제는 아동·장애인·저소득계층·노인 등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사회에 있어 저소득층, 노약자, 장애인들의 불량주거환경 개선은 오늘날 복지사회건설의 정도를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가 되고 있다. 협소하고 불량한 주택과 부족한 시설에서의 주거생활은 양호한 주거환경에 비해 발병률이 매우 높으며, 열악한 주택은 언제나 과밀상태가 되기 때문에 부부간의 가정불화, 고부간의 갈등, 친자·노인문제 등의 유발원인이 된다.주거환경이 좋지 않은 가정의 아이들은 집에 정을 붙이지 못해 비행청소년이 되며 노인은 집을 나서서 거리를 배회하게 된다. 또한 산업재해로 인한 장애인이 급격히 증가함으로써 선천적인 장애인, 각종 사고로 인한 장애인들과 더불어 열악한 생활환경으로 인한 이들의 불편함과 사회적 폐해가 점점 커가고 있는 상태이다.저소득층, 노동력이 상실된 계층, 병약한 계층, 불운하여 생활이 곤란한 계층, 무능하여 소외된 계층 등이 주로 따뜻한 사랑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들이 될 것이다. 이러한 계층들에 대하여 건강과 안전 그리고 쾌적한 환경을 조성해 주는 데 있어 부동산정책이나 부동산관련 사회대책은 무엇을, 어떻게 해나가야 하는가 하는 점이 부동산복지정책의 관건이라 하겠다.그래서 일정규모 이상의 주택공급은 민간이 맡지만 저소득계층, 장애인 등을 위한 토지, 주택공급 등 부동산정책은 공공부문이 복지사회정책으로 전환시켜 나가야 한다.

2011-03-09 이창석

더 이상 미루기 어렵게 된 원화 평가절상

[경인일보=]올해 들어 물가가 더욱 빠르게 오르고 있다. 몇 십 년 만에 찾아온 이상 한파로 농작물 작황이 좋지 않은 데다 구제역이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많은 가축들이 살처분되면서 식료품 가격이 증가하였다. 설상가상으로 튀니지에서 촉발된 민주화 시위가 중동 지역 전반의 정세를 불안정하게 만들면서 석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도 폭등하였다. 이 결과 1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4.1% 상승하여 한국은행의 물가 관리 목표 기준치인 3%를 훌쩍 넘어섰다. 우리나라와 같이 물가 문제로 고민하는 중국과 브라질을 비롯한 주요 신흥시장국가들은 뛰어오르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정책과 환율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전자는 금리 인상으로 통화량을 줄여 물가 상승을 억제하는 정책이며, 후자는 평가절상을 통해 수입가격 인하를 유도하여 물가를 관리하는 정책이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은 후자보다 전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중국인민은행은 지난해 12월 한 달에만 지급준비율과 기준금리를 차례로 인상하였으며, 한국은행도 지난 해 6월 이후 세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한 바 있다. 반면, 양국 모두 국제적 비판에도 불구하고 외환시장 개입을 통해 자국 통화의 평가절상을 최소화해 왔다. 표면적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중국은 여러모로 차이가 있다. 한국은행은 중국인민은행에 비해 매우 소극적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현재 2.75%로 세계금융위기 이전 평균인 5%에 비해 아직도 낮다. 적극적 금리인상을 하지 않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2010년 말 기준 795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 때문이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대출 금리가 1%포인트 오를 경우 이자 부담액이 연간 8조8천억 원 증대될 것으로 추정된다. 가계부실의 상당 부분이 부동산담보대출이기 때문에, 금리인상이 궁극적으로 부동산시장을 침체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이런 부작용 때문에 지난 1월 13일 발표된 서민물가 안정대책에 금리정책은 빠져 있었다. 소극적 금리 인상으로 물가 상승이 제어되지 않을 경우, 환율정책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인민은행 부총재 이강(易綱)은 지난 달 26일 베이징대 강연에서 물가인상 압력을 줄이기 위한 위안화 평가절상을 시사하였다.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상은 '차이나플레이션'(Chinaflation, 중국발 인플레이션)을 통해 우리나라의 물가상승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 중국은 2010년 상반기 기준 총수입의 약 17%를 차지하는 최대 수입국이다. 따라서 중국의 물가상승은 우리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정치권에서도 환율 조정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2월 28일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야당의원들은 현 환율정책이 수입물가 상승 부담을 서민들에게 그대로 전가시킨다고 비판하면서 원화의 평가절상을 요구하였다. 5% 성장이라는 목표를 위해 수출을 포기할 수 없는 정부는 아직까지 이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사실 원화는 주요 경쟁국 통화에 비해 덜 절상됐기 때문에, 환율조정의 여지는 남아 있다. 또 G20 서울 정상회담에서 의장국으로서 국제정책공조를 주도했던 우리나라가 자발적으로 약속을 이행한다는 우호적 평가를 받을 것이다. 대한 무역적자 때문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에 소극적인 미국 의회를 설득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물론 중국보다 먼저 하지 않는다면, 이런 긍정적 효과들은 반감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2011-03-02 이왕휘

EU와 FTA 비준 서둘러야 한다

[경인일보=]유럽의회가 한-EU FTA 이행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완료함에 따라, 우리 국회의 FTA 비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럽의회의 비준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우리나라도 비준을 서둘러야 한다는 여당의 입장과는 달리, EU와의 FTA를 이제부터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 야당의 입장이다. 심지어 야당내에서는 한-EU FTA 자체를 반대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EU와의 FTA 비준에 대해 우리나라 통상당국은 낙관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무엇보다 한-미 FTA에 대해서는 극단적인 반대가 많았으나 한-EU FTA에 대한 정치권의 반발은 별로 없었다. 심지어 2006년 한-미 FTA 협상이 추진될 당시 반FTA 단체들은 미국보다는 EU와의 FTA를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다. 물론 미국과의 FTA를 반대하기 위해 궁여지책으로 내놓은 대안인 것으로 판단되었으나, 반대론자 자신들이 제안했던 FTA이므로 반대할 명분이 마땅치않을 것이다.한-미 FTA 내용중 최대 민감이슈는 투자자정부제소권(ISD)이었다. FTA 회원국의 일방적인 조치로 투자자가 손실을 볼 경우 해당 정부를 국제기구에 제소함에 따라 정부의 정책권한을 제약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미국과의 FTA를 반대했다. 하지만, EU와의 FTA에서는 이러한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기에 반FTA론자들이 EU와의 FTA를 반대할 명분을 찾기 어렵게 되었다.지난주 유럽의회가 한-EU FTA를 비준함에 따라 우리나라 야당 및 반FTA 단체들은 비준을 반대하거나 지연시킬 그럴듯한 명분을 찾게 되었고, 그나마 찾은 명분이 한-EU FTA 내용을 잘 모르기에 이번 회기에 비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미 지난해 하반기에 한-EU FTA 협정문과 내용이 공개되었으므로 억지로 꿰맞춘 논리임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유럽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서도 동일한 시점에 관련 정보가 일반공개되었는데, 우리나라 야당만 모르고 있었다고 하기에는 설득력이 부족하다. 지난 서너달 동안 유럽의회는 법안을 검토해서 상임위와 본회의 절차를 모두 마쳤는데, 이제와서 내용을 파악하는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하는 것은 우리 국회의 나태와 무능력을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밖에 없다.임시회기가 열린 지금 국회 외교통상위원회는 한-EU FTA 국회비준안을 상정하고 검토해야 한다. 정말로 민의를 대변하는 국회라면 EU와의 FTA이행으로 무역피해가 수반되는 산업에 대한 보완대책을 정밀하게 수립해야 할 것이다.한편, 보완대책이 부당하게 집행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으므로 FTA 보완대책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한-칠레 FTA 이행시 1조2천억원을 농업피해 보상 및 구조조정 지원 비용으로 확정했고, 매년 2천억원 내외의 예산을 집행해 오고 있다. 농업피해가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다고 하는데도, 1조2천억원을 지원함으로써 농업계의 기대심리를 키워놓았고, 그 결과 한-EU FTA에 대한 농업계의 기대심리도 상당할 것으로 보여 걱정이 적지 않다. 피해대책은 확실하게 수립해야 하지만, 피해여부에 관계없이 '퍼주기'식 지원은 지양되어야 한다. 제조업에 대한 보완대책도 현실적으로 수정되어야 한다. 2006년 무역조정지원제도가 입법된 이후 2차례 개정되었다. 현행 기준은 6개월간 매출 혹은 생산액 감소 25%인데, 매출이 25% 감소되면 그 기업은 사실상 부도상태로 될 가능성이 높다. 부도기업에 무역조정지원을 해줘도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부도전 미리 지원을 받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25% 기준을 20%나 10%로 낮출 수 있도록 허용했는데, 아직도 25% 기준이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지원 기준을 하향조정함으로써 중소기업들의 무역피해를 즉시에 지원해 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FTA가 우리 경제에 상당한 경제이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되므로 조기이행이 절실하다. 지금까지 이행된 FTA와는 달리 EU와의 FTA는 우리 산업에 상당한 구조조정 압력을 초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우리나라 야당은 무리한 반대를 하기보다는 제대로 된 FTA 보완대책을 확립하는 계기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2011-02-23 정인교

서민경제와 물가 불안

[경인일보=]지난해 우리 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의 불안감 속에서도 OECD 회원국중 두 번째로 높은 연 6.1%의 괄목할 만한 경제 성장을 이루어냈다. 하지만 이러한 외형상의 성적표에도 불구하고 일반 서민경제는 크게 나아지지 못했다. 왜냐하면 대기업 중심의 수출부문이 성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하반기 들어서야 비로소 내수부문이 회복되면서 소비와 투자가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부 대기업 및 수출기업들의 경우 막대한 규모의 이익을 창출하였으나 중소기업의 체감경기나 가계 소득은 하반기 이후 다소 향상되는 데 그쳐 '경기양극화와 상생'이 최근 우리 사회의 주요 화두로 대두되기도 하였다.이러한 상황 하에서 당초 올해 우리경제는 전년의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내수 활성화로 서민경제도 본격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었다. 그런데 연초부터 물가라는 복병이 나타나면서 서민 경제에 커다란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금년 1월 소비자물가가 전년동월대비 4.1% 상승하여 작년 10월 이후 석달 만에 다시 4%대로 뛰어올랐고, 생산자물가도 2년 2개월만에 최고수준인 6.2% 상승을 기록하였다. 최근의 가파른 물가상승은 공급측의 비용요인과 수요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인데, 우선 이집트 사태 등으로 인한 유가 등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 이상기온 등에 따른 국제농산물 가격 급등, 중국내 물가상승의 전이 등 공급측면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경기상승에 따른 수요증대, 미국의 양적완화정책 등에 따른 글로벌 유동성 확대, 이로 인한 투기수요 증가 등 수요요인들도 가세하고 있다.이러한 요인들에 기인한 높은 물가상승률은 국가경제의 성장에 위협요인이기도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부의 이전효과를 수반하는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즉, 근로자 등의 서민으로부터 실물자산을 가진 기업이나 부유층에게 이득이 이전되는 것이다. 더욱이 최근 물가상승 내역을 보면 전월세 가격 급등, 구제역 및 이상기온에 따른 농축산물 가격 급등 등 서민들의 생활물가와 관련된 품목들의 가격 오름세가 확대되고 있어 우리 서민경제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이에 대처하여 정부는 다각적인 개별 물가안정 대책을 추진하고 있고 통화당국인 한국은행도 새해벽두부터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등 물가안정 노력을 높여 나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 당국의 적극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단기간 내에 물가를 잡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왜냐 하면 공급측면의 비용상승 요인들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대내적으로는 우리 경제가 잠재성장률을 상회하는 성장을 보이면서 수요확대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이러한 대내외 환경 하에서 물가불안을 진정시키고 서민경제의 개선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전방위적인 노력이 병행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우선 미시적으로는 국제원자재 및 농수축산물의 안정적인 수입선 확보, 유통구조 개선 등을 통해 비용 절감노력을 경주하는 동시에 정부 및 지자체의 공공요금 인상 요인 최소화, 전월세가격 및 국내농산물 가격 안정 등 서민생활과 직결된 생활물가 안정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또한 거시적으로 정책당국은 경기·고용상황과 물가흐름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경제정책을 유연하게 운영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풍부한 유동성이 물가상승을 견인하지 않도록 금융·외환시장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을 통해 과도한 대출억제, 급격한 환율변동 방지 등 대응책을 마련하고, 정부의 재정지출도 속도를 조절하는 등 적절한 정책적 조합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끝으로 유동성 조절 효과가 상당한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금리 조정은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가운데 경제주체들의 기대 인플레이션 심리를 안정시키는 데 주안점을 두고 적기에 시행해야 할 것이다.

2011-02-16 신동욱

땅의 생명성 파괴가 너무나 심각하다

[경인일보=]예로부터 땅은 생명을 잉태, 성장, 생육하는 터로서 기능해 왔다. 생명이 스스로 생육할 수 있으려면 자신의 번식과 진화를 계속 반복해 가는 운동능력이 필요하다고 할때, 땅은 이러한 운동능력을 제공하는 에너지 제공원으로 상징되어 왔던 것이다. 그런데 생태계 파괴와 오염물질이 지금처럼 지속적으로 늘면 앞으로 90년뒤인 2100년에는 우리나라의 평균기온이 4.2도 오르고 강수량은 20%나 증가한다는 국립환경과학연구원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또 온도증가 등으로 인하여 오존농도가 15.1% 증가해 대기질이 크게 악화할것으로 전망하여 땅의 생명성 파괴가 심각한 것으로 발표됐다. 뿐만아니라 우리나라의 녹색생활경쟁력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29개국 가운데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평가되었다. 녹색규제와 녹색기술 등 4개 항목 22개 변수를 기준으로 oecd 각국의 녹색생활역량지수를 산정한 결과, 한국의 녹색경쟁력은 1점 만점에 0.41로 24위에 불과하다고 삼성경제연구소가 지난달 16일 발표한 바 있다.최근 우리나라의 정부주도 보금자리주택건설도 무자비하게 그린벨트를 훼손하는 등 땅의 생명성 파괴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개발이 상징하고 있는 대표적 용어가 효율성(Effeciency)이다. 오늘날 수많은 인문과학 분야는 효율성을 향해 매진하고 있다. 각종 수지분석, 투입산출분석, 투자분석, 합리성 또는 경제성 분석의 기본방향은 효율이 깔려 있다.그동안 전지구적으로 모든 국가들이 개발사업을 빨리 달성하는 것dl 우선적 정책목표가 되어 왔다. 이러한 흐름은 마치 거대한 문명이라는 기관차의 속도에 가속을 붙였다. 그리고 이 문명의 흐름은 불과 일백년 넘지 않은 기간 안에 전지구적인 지표의 변화를 급격하게 몰고 왔다. 땅의 개발이 폭발적으로 증대했다. 산업단지, 도시밀집주거단지, 상업시설 등이 국토의 많은 부분들을 개발이라는 명분으로 변형시켜 갔던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개발만이 살 길이다'라는 표어가 전국 곳곳에 붙어 있었던 때가 있었다. 그러한 현상은 이미 선개발국들이 걸어갔던 땅과 인간과의 관계였었다. 이러한 흐름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가장 중요한 모토가 되어 전지구적 국가들 간의 경쟁을 몰고 왔다. 에너지의 다량 소비는 개발의 속도를 북돋우는 촉매가 되었다. 지구는 더 이상 수억 년을 지속해온 자연계의 대순환의 터로 남지 못하는 곳이 늘어났다. 에너지를 과다소비하면서 '더 빨리'와 '더 많이'를 추구해온 인간의 욕구충족을 향한 활동은 보편적인 다수의 열망을 반영한 무한개발로 이어졌고, 이러한 변화의 흐름이 윤리적으로, 장기경제의 면에서 문제가 심각하다고 인식하면서도 관성의 법칙을 타고 그 움직임이 줄어들거나 멈추지 않았다.이와 같은 개발의 결과, 인류는 스스로 추구했었던 편리함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전 지구적인 자연계에 대한 변화를 동시에 몰고 왔다. 지표의 산성화, 지상기후의 온난화, 생태계의 변형적 교란 등이 그것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불과 100년도 채 못 되는 지구에서의 생명성 퇴락현상으로 상징되는 땅과 인간과의 관계현상인 것이다. 생명성 퇴락현상은 생명으로서의 본질, 즉 건강하게 오랫동안 번영해 가려고 하는 생명법칙에 대한 훼손이나 단절을 가져오는 현상들의 증가를 뜻한다. 비록 의학기술의 개발로 인간 개개인의 수명이나 건강은 과거보다 점차 늘어나거나 증대되어 왔으나 그것이 지구로부터의 인류 생존의 건강한 번영을 뒷받침하는 현상으로 이해되고 있는 건 아니다. 오히려 과거보다 훨씬 큰 전 지구적 생명위기현상 등이 증대되어왔을 뿐이다. 인간에 의해 지구 전체는 전반적으로 반생명의 터로 변해왔다고 할 수 있다. 지구 표피는 단숨에 황무지로 변화시킬 만큼 대량 살상무기가 과잉으로 증가해 왔다. 그동안 인간의 문명을 상징하는 지표 위에서의 인간의 활동 예컨대 땅의 개발, 교통량의 증대, 자원선택기회의 폭증 등은 그동안 지구를 서서히 위기의 장으로 몰고왔다.지금 우리는 인간의 수명이나 삶의 질에 관심이 높다. 그러나 무엇보다 우리는 땅의 생명, 땅의 에너지에 깊은 관심을 가져야한다. 왜냐하면 이는 인간이 땅을 향해 어떠한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인가에 대한 관심과 실천이 너무나도 화급하기 때문이다.

2011-02-09 이창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