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망대

 

예금자를 위한 나라는 없다

[경인일보=]지난 2월 영업정지된 저축은행들에 대한 검찰 수사는 그동안 감춰져 왔던 금융개혁의 문제점을 그대로 드러내주었다. 특히 부산저축은행에서 부실대출, 비리 묵인, 기밀유출, 특혜인출, 분식회계, 뇌물공여, 직권남용, 전관예우 등 비리의 종합선물세트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불법 행위가 자행되었지만, 금융당국은 사전에 예방하지도 사후에 조치하지도 못했다. 이로 인해 애꿎은 예금자들만 엄청난 피해를 입게 되었다.1997년 IMF 금융위기 이후 진행된 금융자유화와 규제완화로 금융제도는 선진국 수준으로 근접하게 되었다고 하지만, 그 제도를 운용하는 금융인들과 감독 당국의 행태는 그 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또한 금융개혁의 결과가 금융소비자인 예금자의 이익과 편의를 증진시키지 못했고, 오히려 금융인들과 금융당국이 유착하여 비리를 쉽게 감출 수 있게 만드는 데 일조하였다. 금융자유화의 폐해는 비단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우리가 금융 선진국이라고 알고 있는 미국에서도 이와 똑같은 문제가 발생하였다. 미국 상원 조사위원회가 2년 동안 작성하여 지난 4월 발간한 '월스트리트와 금융위기:금융 붕괴의 해부'라는 보고서를 보면, 미국을 금융선진국이라고 부르기에 민망할 정도로 많은 비리들이 존재하였다. 650여 쪽에 달하는 이 보고서 곳곳에 미국 금융기관들도 부실대출, 분식회계, 전관예우 등의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할 만한 사례는 최고의 학력을 가진 인재들이 최첨단 투자기법을 활용해서 최대의 수익을 거두는 투자은행으로 군림해온 골드만삭스다. 이런 명성과 평가와는 달리 골드만삭스의 영업비밀은 부도덕했다. 골드만삭스는 한편으로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의 문제점을 인지하여 금융위기 직전에 자사가 보유한 상품을 매각한 반면, 다른 한편으로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을 금융공학으로 포장한 파생상품을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팔았다. 금융자유화와 규제완화를 위해 지속적인 로비를 해 왔던 골드만삭스는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로부터 구제금융을 수혈받았다. 금융에 대한 국가의 개입과 간섭을 반대하고 시장원리에 맡기자고 했으면, 정부로부터 지원을 사양했어야 한다. 사실 정부로부터 이런 혜택을 받지 못한 베어스턴스, 리먼 브라더스, 메릴린치는 파산하거나 인수합병되어 역사 속으로 사라져 갔다. 그러나 골드만삭스는 투자은행의 지위를 포기까지 하면서 중앙은행의 지원을 받았다. 또한 골드만삭스는 보험회사인 AIG에 지원된 구제금융의 일부를 지원받기도 하였다. 대공황 이후 가장 큰 금융위기 속에서도 골드만삭스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우수한 인재나 정교한 금융공학이라기보다는 회전문 인사- 미국식 전관예우 -에 있었다. 골드만삭스의 전직 최고경영자(CEO) 중에서 미국 재무장관이 두 명(클린턴 행정부의 로버트 루빈, 부시 행정부의 헨리 폴슨), 뉴저지 주지사(존 코진)가 배출되었다. 뿐만 아니라 월스트리트를 감독하는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윌리엄 더들리), 의장(스티븐 프리드만)도 골드만삭스 임원을 역임한 바 있다. 세계은행 총재 로버트 졸릭, 유럽중앙은행 총재로 내정된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 마리오 드라기의 이력서에도 골드만삭스 재직 경력이 포함되어 있다.'뉴욕타임스'는 상원의 보고서 발간 직후 금융위기 때문에 기소된 고위관료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개탄하였다. 이런 점에서 검찰수사를 통해 전현직 금감원 간부들을 구속 수사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미국보다 좀 나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미국은 '도드-프랑크 월스트리트 개혁 및 소비자보호법'을 제정하여 예금자를 보호하려는 시늉이라도 하였다. 반면 예금자 보호의 책임을 져야 할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금융감독권을 그냥 아무 기관에나 주자고 할 수는 없다"면서 기득권 사수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예금자를 위한 나라'는 사치스러운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2011-05-25 이왕휘

미중 전략경제대화로 본 세계통상 이슈

[경인일보=]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이후 미국과 중국이 세계경제를 이끌어 가는 양상이 강화되고 있고, 이들 두 강대국이 자국의 이해관계에 맞춘 협의에 관심을 두다보니 도하개발의제(DDA)와 같은 세계적인 통상이슈의 진전은 더딘 편이다. 다른 지역에 비해 지역주의 형성이 늦은 동아시아에서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이미 세계 2위 경제국가로 발전한 중국의 위력이 동아시아 지역주의 주도권 경쟁에서도 그대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지난 5월 10∼11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제3차 미중 전략경제대화는 중국의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회의가 되었다. 중국의 인권, 위안화 환율, 무역 역조 등에 대해 미국이 험한 말을 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미국은 민감한 이슈에 대해 말을 아끼는 대신 경제적 실리를 찾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특히 미국은 자국 기업에 대한 중국의 차별을 완화시키겠다는 확답을 얻어냈고, 중국 역시 자국산 첨단기술제품 수출에 대한 미국의 규제를 해결하는 기회로 활용했다. 따라서 위안화 환율은 중국 당국의 판단과 의지에 따라 향후 점진적으로 평가절상될 것이고, 과거와 달리 미국은 공개적으로 중국에 조속한 환율 조정 압력을 행사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최근들어 유럽(EU)이 유로화 안정에 중국 당국의 기여를 수차례 강조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미 국채(TB)를 1조2천억달러나 보유하고 있는 중국의 심기를 건드리는 것을 미국은 자제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G20이 추진하는 예시적 가이드라인 평가지표에서 환율을 배제하는 2단계 접근법이 프랑스 파리 G20 실무회의에서 최근 수용된 것은 위안화 환율에 대한 미국과 중국간 입장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금융위기 이후 실업 등 경제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미국이 DDA 협상과 같은 다자무역자유화에 관심을 쏟는 것은 어렵다. 과거 다자무역협상은 미국과 유럽이 입장을 공유하면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했기에 타결될 수 있었다. 하지만, 미국이 양보를 통해 리더십을 보이기에는 국내 정치 경제적 상황이 녹록지 않다.그동안 여러 차례 협상타결 시한을 넘겼지만, 제네바에서는 DDA 협상이 현재 시점에도 지속되고 있다. 미국, EU, 중국, 인도, 브라질 등 경제대국들간 입장 차이가 좁혀들지 않는 가운데, 어느 국가도 협상 타결에 적극 나서지 않기 때문에 현재의 부진한 협상 양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더구나 내년에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의 선거가 있어 금년 하반기에 협상타결 모멘텀을 형성하지 못하면 다자간 자유화 전망은 비관적일 수밖에 없다. 지난해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DDA 타결에 노력하기로 선언했지만, 어떤 국가도 이를 이행할 의지를 갖고 있지 않다.매년 개최되는 APEC 지도자회의에서 미국과 일본, 중국을 포함한 아태지역 21개 국가의 정상들은 매번 빠짐없이 DDA 협상타결을 주문해 왔다. 올해 의장국인 미국도 DDA 협상과 관련해 DDA 협상 진전과 보호무역주의 저지를 정상회의 주요 의제의 하나로 채택하게 될 것이다.TPP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하더라도 미국이 주도한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향후 중국이 주도적으로 추진하게 될 동아시아 경제통합에 대한 대응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동아시아에서 체결된 FTA보다 시장개방 수준이 높은 형태로 동아시아 FTA를 중국이 주도하여 체결하게 되면, 동아시아 교역질서는 상당부분 개편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국내에서 중국과의 FTA 추진이 현안으로 다시 부상되고 있다. 농업 등 취약업종에 대한 개방 부담으로 인해, 그동안 우리 정부는 한중 FTA 추진에 대한 중국측의 요청을 수용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중국이 추진하는 동아시아 FTA가 추진될 것이란 점을 고려하면, 조기에 중국과의 FTA 체결을 통해 중국을 선점해야 한다는 점도 일리있게 들린다. 더 이상 한중 FTA 추진을 미루기는 어려운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음을 인식하고, 정부는 농업에 대한 대책 마련과 더불어 한중 FTA 협상 개시 시점을 정해야 할 것이다.

2011-05-18 정인교

정운찬, 이건희, 곽승준, 그리고 철새

[경인일보=]소란스럽던 대형 강의실을 평정한 것은 두 단어였다. '거시경제론 정운찬' 그가 양복만 입지 않았다면 복학생이나 조교라고 단정했으리라. 신입생이던 필자는 두 번 놀랐다. 서울대 교수로 부임한 지 5년차로 인기가 치솟던 교수분이 기생오라비 같이 어리고 예쁘장한 꽃미남이었던 것. 그런데 칠판에 쓴 글씨는 영락없이 지렁이가 기어가는 꼴이었으니, 미(美)와 추(醜)의 선명한 대조가 30년이 다 된 지금도 선명하다.1990년 어느 봄날, 남대문 옆 삼성본관. '그 분'이 나오시는 특별한 월례조회 시간이었다. 처음에는 스피커가 불량이라고 생각했다. 모니터에서 흘러나오는 이건희 회장의 목소리가 웅얼웅얼 거리는 게 도무지 알아들을 수가 없어 물어볼 수밖에. 기계는 정상이며, 건강이 좋지 않아서인데 아마 얼마 못갈 거라며,… '역시 신입은 뭘 모르는군'이라던 주위의 귀띔이 생각난다. 그런 그가 고희까지 건재하고 있는 것을 보노라면 의학기술과 돈의 힘에 새삼 감탄하곤 한다.폭탄주를 마실 때마다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1998년 가을, 환경경제학회 뒤풀이 자리. 미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필자가 폭탄주를 마신 것도, 호기 있게 양주와 맥주를 시켜 능숙하게 폭탄주를 제조하던 곽승준 교수를 접한 것도 그 자리가 처음이었다. 그는 자비를 들여 동강의 생태가치를 연구하고 새만금토론회에서 환경보전의 필요성을 토해내던 환경진영의 기대주였다. 그런 그가 구조적으로 환경보전과는 척을 져야 하는 거대 건설업계 집안이며 현직 대통령과 막역한 관계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4대강 운하를 찬성하고 높은 벼슬자리를 넘나드는 최근에서였다.정운찬, 이건희, 곽승준. 이 세 명이 비틀리며 엮이고 있다. 각각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으로, 한국 최고의 재벌그룹 회장으로,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의 입장에서 초과이익공유제를 사이에 두고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정 위원장이 제안한 초과이익공유제를 따지고 들어가면 분명 정책실행의 맥락에서 다듬어야 할 기술적 어설픔과 구멍이 많아 보인다. 현장감이 떨어지는, 그래서 '교수다운' 모습이다. 국무총리 경력에 의아해진다. 하지만 우리는 초과이익공유제에 담긴 의미에 주목을 하는 것이 지혜로운 대처가 아닐까 싶다. '사회주의적 발상'이니, '경제학 교과서에서 본 적 없다'는 반박은 삼성의 이익만을 극대화하려는 '경제학 개론수준'의 발언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세상이 어디 경제학만 가지고, 개론수준의 지식만 가지고 다 되는 건 아니지 않은가. 하긴 경제학 개론에서는 자기이익만 챙기는 것이 개인이나 사회를 위한 합리적 행위라고 하고 있지만. 곽 위원장이 '공적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를 들고 나온 것은 연기금의 주인인 '국민의 뜻'을 내세우며 공공성을 들고 나오려고 한 듯하다. 아울러 '경제학 교과서'를 내세우는 이 회장을 '경영학적 논리'라는 앙칼진 대응으로 기를 죽이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하지만 이 회장이 '주주권 행사는 환영'이라 맞서고 정 위원장도 이익공유제를 밀어붙이려는 결기를 보이고 있는데다, 줏대 있는 한나라당 신임원내대표도 이 판에 가세하는 형국이니 싸움은 워밍업이 막 끝났을 뿐인 듯하다.세 사람의 겨루기는 결국 국민을 대상으로 편가름을 하려는 듯하다. 정, 곽 두 위원장은 평범한 국민들을 상대로 진정성을 호소하고, 삼성은 예의 그렇듯 여론주도층을 관리하고 로비하려 할 것이다. 이들을 바라보는 국민들은 어떤 심경일까.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오래가려면 함께 가라'고 했다. 아프리카 속담이다. 먼 길을 가야하는 철새들이 V자를 이루고 날면 단독으로 날 때보다 훨씬 힘이 덜 든다고 한다. 앞에서 나는 새로부터 양력(위로 뜨는 힘)을 지원받아 에너지를 적게 소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규모 10위권, 일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인 대한민국과 국민들, 그리고 세 사람까지 모두 진정 본으로 삼아야 할 것은 아프리카와 새의 지혜가 아닐까. 싸울 것인가, 협력할 것인가. 공정하고 행복한 우리들의 대한민국을 위한 선택은 무엇일까?

2011-05-11 조승헌

해비타트운동과 생산적 주거복지

[경인일보=]지난달 국민은행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주택임대차시장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45%로 집계됐다. 특히 보증부월세가 16년 만에 23.3에서 42.4로 거의 2배로 껑충 늘어났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100여 년 동안 우리나라만이 독특하게 가지고 있는 전세제도가 붕괴되면서 보증부월세를 거쳐, 이제는 서서히 월세시대로 옮겨가고 있는 과정인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소위 주택 보급률은 이미 '1가구 1주택'을 넘어 통계상으로는 주택 잉여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그런데도 전셋값이 작년 하반기부터 상승하기 시작하여 지금도 오름세가 계속 진행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월세계약이 급증하는 바람에 저소득층이 월세부담에 눌려 생계비를 크게 위협받고 있다. 정부는 거의 해마다 수차례 전·월세 안정대책을 발표하지만 도무지 약효가 없다. 한국은행은 지난 20년간의 전셋값 상승으로 씀씀이가 줄어드는 바람에 가계소비까지 위축시켜 경제성장에도 걸림돌이 됐다고 분석했다. 정부도 과거 정책을 재탕·삼탕하여 내놓는 식으로는 빈곤층에 주거비 압박만 더 가중시킬 것이라는 점을 알 때가 됐다. 그리고 공공임대주택을 늘리는 정책도 국가재정 형편상 한계가 있음이 각종 지표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최근 금융부채를 살펴보면, 지난해 이미 개인, 기업, 정부 등 경제 주체들의 이자부 금융부채가 급속하게 늘어 국내 총생산의 배가 넘는 2천500조원을 훨씬 넘어섰다.이와 같은 사례를 살펴볼 때, 금융 부채도 줄이면서 함께 집을 짓는 생산적 복지 차원의 파트너십 운동의 사례로 해비타트 운동을 소개하고자 한다.해비타트(Habitat for Humanity)는 비영리 집짓기 운동으로 무주택자가 거주할 수 있는 주거환경을 만들기 위한 운동이다. 또한 해비타트는 인종과 종교에 관계없이 전세계 모든 사람들이 집을 필요로 하는 가정과 동역하여 함께 집을 짓는 운동이다. 이 운동은 1976년 미국의 변호사인 밀러드 풀러(Millard Fuller)와 그의 아내 린다 풀러(Linda Fuller)에 의해 설립되어 자원봉사자와 후원금, 그리고 건축자재를 포함한 현물 후원을 통해서 입주가장과 함께 집을 짓고 또한 보수한다. 이를 위해 입주가정에는 비영리 목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무이자로 제공한다. 입주가정은 매월 회전기금(Revolving Fund)을 상환하고, 이 상환금은 또 다른 가정을 위해 사용되어진다. 해비타트는 집을 단순히 자선의 형식으로 공급하지는 않는다. 입주가정은 매월 회전기금을 상환할 뿐만 아니라 땀의 분담(Sweat Equity)을 통해 건축현장에서 자신의 집뿐만 아니라 이웃의 집을 짓는 과정에 500시간의 노동으로 참여한다. 이 운동은 무주택 서민의 '가정회복'을 꾀하는 주택건축운동이며 입주가정의 '자립'을 유도하는 생산적인 자조운동, '공동체 건설'에 기여하는 광범위한 자원봉사운동이다.우리나라의 해비타트운동은 1995년 당시 건설교통부 산하 비영리 공익법인으로 등록하여 전국의 각 지회가 구성되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해비타트주택의 가장 큰 특징은 설계에서부터 집짓기까지 모두 자원봉사를 통해 이루어지며, 각 기업들의 건축재료 지원을 받아 함께 직접 땀방울을 흘려 저렴하고 안락한 집을 짓는데 있다. 이는 입주가정(Homeowner partner)을 위해(for) 집을 짓는 것이 아니라 입주가정(Homeowner partner)과 함께(with) 집을 짓는 것으로 생산적 복지수단의 일환이다. 건축적인 특징은 목조주택으로 가장 간소하면서 경제적으로 건설이 용이한 단독주택형을 추구한다. 건축비는 일반 건축비의 60% 정도이며, 지어진 집들은 15년 정도의 정해진 기간에 무이자로 분할 상환한다. 정부가 적극 권장하는 도시형 생활주택이라든가 도시의 허파기능을 하는 그린벨트까지 해제하면서까지 추진하고 있는 보금자리주택보다 오히려 저렴한 주택공급이다.이제는 신규분양보다는 저소득계층을 위한 생산적 주거복지정책의 일환으로 해비타트 운동과 같은 파트너십을 통한 서민주거 공급에 정부가 관심을 가질 때가 되었다. 이러한 운동의 활발한 전개는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 국가에도 금융 채무를 줄이는 지름길이 되기도 한다.

2011-05-04 이창석

추락하는 美·日, 부상하는 中

[경인일보=]세계 3대 경제대국 미국, 중국,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이 출렁이고 있다. 지난 4월 18일 미국 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tandard & Poor's)는 미국 재무부가 발행한 채권에 대한 신용평가를 시작한 1991년 이후 처음으로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더 나아가 S&P는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바뀌면 33%의 확률로 현재 AAA를 받고 있는 미국의 신용등급이 2년 내 강등될 수 있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세계 제2위 경제대국의 지위를 중국에게 빼앗긴 일본의 국가신용등급도 미국과 같이 하향국면에 놓였다. 지난 1월 27일 S&P는 일본의 장기국채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한 단계 강등했다. 2002년 4월 이후 8년9개월 만에 S&P가 일본 국가신용등급을 다시 낮춘 가장 큰 이유는 재정건전성의 악화에 있다. 미국, 일본과 달리 중국의 국가신용등급은 상승 국면에 있다. S&P는 작년 12월 16일 중국 국가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A-'로 상향 조정하였다. 중국의 안정적인 재정 건전성과 막대한 외환보유고가 신용등급을 끌어올리는데 결정적 기여를 하였다. 이러한 국가신용등급의 조정을 둘러싸고 여러 가지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2007년 세계금융위기 발생 이전부터 미국 신용평가회사들이 미국 국채에 대한 최고 신용등급을 부여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아주 낮은 금리로 재정적자를 보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세계 3위 경제대국이자 두 번째로 많은 외환보유고를 가진 일본은 자국의 국가신용등급이 중국·쿠웨이트·사우디아라비아 등과 동급이며 국가채무 불이행의 위험에 처한 스페인보다도 낮다는 점에서 신용평가의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하였다.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가 지난 해 3분기 기준 198.4%로 미국의 92.8%보다 2배 이상 높지만, 국채 90% 이상을 국내투자자들이 소유하고 있어 재정위기의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것이다. 위안화 평가절상 압력에 시달리고 있는 중국도 신용평가기관들이 세계금융위기를 일으킨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여태까지 하향시키지 않았던 점에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미국 신용평가회사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해 중국 신용평가회사인 다공(大公)은 지난 해 7월 50개국에 대한 신용평가를 실시한 후 미국에 중국의 AA+보다 낮은 AA를 부여하였다. 다공은 그 해 11월 9일 미국 정부의 부채 상환 의지와 능력이 약화되었으며 제2차 양적완화 정책으로 달러화 가치 하락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이유로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로 하향시켰다. 일본과 중국의 미국 신용평가기관 비판은 세계금융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왜냐하면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것은 신용평가사의 국적이 아니라 채권발행국의 재정건전성, 물가안정과 같은 기본지표들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채권투자자들은 신용평가기관들보다 먼저 미국 경제에 대한 신뢰를 거두었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미국 최대의 채권투자회사인 핌코(PIMCO)다. 지난 2월 이 회사는 2천360억 달러 규모의 주력 펀드에서 미국 국채 관련 투자를 전량 매도하였으며, 3월에는 선물까지 공매도했다. 이런 투자전략은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미국 국채를 대량 매수하는 제2차 양적완화 정책이 종료되게 되면 미국 국채의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에 근거한 것이다. 핌코의 이런 비(非)애국적 투자전략은 국가신용등급이 궁극적으로 신용평가기관들이 아니라 채권투자자들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신용평가사의 애국심에 기대어 시장의 심판을 회피하려는 시도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지난 14일 발표된 '토종' 한신정평가의 국제신용평가는 국내 최초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지만 국제금융시장에서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다.

2011-04-28 이왕휘

미국 재정적자의 위험성

[경인일보=]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경제가 안정을 찾아가는듯 했으나, 엊그제 미국계 신용평가회사 스탠다드푸어사(S&P)가 미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Negative)'으로 강등함에 따라 '세계의 돈'으로 통하는 미 달러화의 위상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경제를 리드하게 된 미국은 금의 가치를 바탕으로 세계 기축통화 역할을 하던 영국 파운드를 제치고, 자국이 발행한 달러가 국제적인 거래의 수단으로 인정받도록 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전후 가장 안정적이고 성장성이 예측된 미국 경제의 역량이 자리잡고 있었다. 이번 S&P의 경고는 미국 경제가 2등국으로 밀려나 달러 발행국의 지위가 손상될 수 있다는 점을 처음으로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S&P의 발표로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식시장은 폭락장세를 보였고, 미 행정부는 즉각적인 진화작업에 나섰다. 미 행정부는 현재 재정적자 감축을 논의중인 상태에서 신용등급 전망을 낮춘 것은 정치적인 판단이 개입된 결과라는 것이다. 특히 S&P가 야당인 공화당의 입장에 기운 나머지 무리한 전망을 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무디스와 피치 등 다른 신용평가사들이 미국 경제의 신용등급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국제신용평가사들이 늘 정확한 판단을 하는 것은 아니다. 과거 동아시아 외환 위기시 이들 신용평가기관들은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하루 아침에 투기적 수준으로 깎아내림으로써 국제사회에서 자금을 구하기 어려웠고, 이자 부담도 커져 외환위기 극복 부담을 가중시킨 바 있다. 그동안 많은 국가들이 신용평가사들의 독단적인 결정에 반발하였고, 합리적인 기준을 새로이 정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이들 미국계 신용평가사들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고 영업을 해왔다. 미국의 신용등급은 AAA로, 독일·프랑스·캐나다 등과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향후 실제로 등급이 낮아질 것인가에 대해서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미국의 재정 적자와 국가 채무 누적의 문제점을 국제적으로 확인시켜 준 점은 높이 살 만하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 일부를 제외하고 1990년 이후 미국의 국가채무는 꾸준히 증가해 왔으나, 최근들어 그 증가폭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늘어나는데 그 심각성이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집권한 오바마 행정부는 재정 투입 확대로 경제를 살리는 정책을 추진함에 따라 국가부채가 5조달러 더 늘어나게 되었고 조만간에 15조달러 채무를 기록할 전망이다.막대한 국가채무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금년에도 미국은 세수보다 4배 많은 돈을 지출하고 있다. 2010년 기준 미국의 재정 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8%에 이르렀고, 국가채무 이자 지급에만 2천억달러가 필요하다. 미국이 달러 발행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았으면 벌써 파산했을 것이다. 아무리 달러를 찍어 국가채무를 메워 나가고 있지만, 이러한 악순환이 지속될 수는 없다. 공화당은 재정 적자 감축을 주장하는 반면, 집권 민주당은 재정건전성을 높이게 되면 복지지출을 줄여야 하고 이는 서민들의 어려움을 더 악화시킬 것으로 우려하여 재정적자 감축에 반대하고 있다. 공화당이 주도하여 만든 예산 감축안이 하원을 통과했지만,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상원에서는 부결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재정적자 감축 논란은 앞으로 상당기간내 해결되지 않을 전망이다. S&P는 바로 이 점을 고려하여 '부정적' 전망을 내렸고, 만약 재정적자를 합리적인 수준에서 통제하지 못할 경우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S&P의 발표 이틀후 미국 주식시장은 안정을 찾은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단기적으로는 세계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가 계기가 돼 각국이 재정건전성 개선을 위해 지출을 줄일 경우 세계 경제성장률이 둔화될 수 있고, 달러 가치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원화 가치가 올라 우리나라 수출경쟁력이 악화될 수 있고, 석유 등 원자재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 미국 등 다른 국가에 비해 우리나라의 재정건전성이 양호한 편이지만, 외국의 사례를 참조하여 재정건전성 제고에 정책적 우선순위를 부여해야 할 것이다.

2011-04-20 경인일보

어설픈 기름값 인하방식

[경인일보=]우리는 언제부터 돈 쓰는 맛을 실감하게 되었을까? 1990년대부터라고 하고 싶다. 해외여행을 마음대로 할 수 있게 된 것이 불과 20년 전이다. 1987년에 시작된 민주화의 영향으로 1989년 해외여행 자유화 조치가 취해졌다. 외제차 수입이 자유롭게 된 것도 1987년이다. 공식적인 수입 자동차 1호는 벤츠인데 한해 판매량이 고작 10대였다. 어른들이 터놓은 사치품 소비 물길에 자연스레 올라탄 자식들이 압구정동 오렌지족으로 등장한 것이 1990년대 초중반이다.그때까지, 부자라 하더라도 자신의 만족만을 위하여 쓰는 돈은 어느 정도 쓰고 나면 더 이상 쓸데가 없었다. 돈이 아무리 있어도 외제 승용차를 살 수가 없고, 외제 명품도 수입이 안 되니 밀수된 물건뿐이었다. 그러니 명품이 있어도 보란 듯이 대놓고 자랑할 수 없었던 거다. 괜찮은 물건은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불법 '양키물건'이 다였다. 그러던 것이 수입자유화, 여행자유화가 되면서 세계적 명품을 소비해 보니 부자들은 돈맛을 만끽하게 되고, 일반 대중들도 돈쓰는 짜릿함을 맛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후 경제 개방과 연이은 자유무역협정은 한국의 소비를 세계화하는 종결자라고 할 만하다.상품을 소비하듯 돈을 버는 것도 세계화가 되고 있다. 핫머니, 해외투자펀드는 물론이고 돈만 있으면 우리는 주식시장에서 외국 기업의 주주가 될 수 있다. 삼성전자, 포스코, 국민은행 등 잘 나가는 대한민국 기업들이 버는 돈은 절반 이상이 외국인 호주머니로 들어간다. 이러니 자본과 기업에서 국적을 따지는 것이 고루해졌다. 인천에 있는 한국지엠자동차회사와 미국 앨라배마에 있는 현대자동차회사 중 어느 쪽이 한국인들에게 도움을 더 줄 것인가는 명약관화하다. 미국 회사인 한국지엠이다. 우리가 삼성전자를 평가하는 건 대한민국 회사라는 애국심의 맥락보다 고용 기여가 훨씬 커다란 요인이 아닐 성싶다. 삼성전자는 대표적인 다국적기업이다.요즈음 기름값 100원 내리기가 세상관심사이다. 가격은 경제상태를 나타내는 온도계와 같다. 소비자의 지불의향액과 생산자의 수용의사액이 시장에서 균형과 조화를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런데 최근 기름값 인하는 누군가가 온도계에 억지로 찬바람을 불어 넣어 온도를 끌어내리는 모양새로 비추어진다. 그것도 석 달만 그렇게 한다고 한다. 비경제적인 손길에 휘둘리다가 경제온도계의 기능이 망가지지 않을까 염려스럽다.그 '누군가'가 이런 걸 모를 리는 없었을 것이다. 다만 경제보다 더 중요한 이해관계를 우선해야 한다고 판단을 했으리라. 기름값이 100원 내리면 소비자물가가 0.2%포인트 가량 내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런데 이번 기름값 인하는 구성이 난삽한 블랙코미디를 보는 듯하다. "기름값이 묘하다. 인하 검토해 보라"며 대통령이 운을 뗐다. 전직 회계사 출신인 주무 장관이 기름값 분석은 자기 전공이라며 기염을 토하며 장담했던 것이다. 그런데 조사결과는 "알 수 없다." 그렇지만 정유사는 일률적으로 '가격인하 담합'을 했고 장관은 국민부담을 나누겠다는 상생의 정신을 높이 산다며 화답했다. 이 극의 피날레는 정유사의 고통과 정부의 찬사가 무색하게 주유소에 가면 기름값은 거의 변동이 없다는 것이다. 이러니 주유소에서 소비자들은 혀를 끌끌 차며 냉소적이 될 수밖에. 모처럼 국민들의 마음을 살 수 있는 호기를 놓쳐버린 근본 원인 중 하나는 정부가 가진 경제주권의 폭이 개방화로 대폭 좁혀졌기 때문이라는 생각이다. 경제개방의 정도로 따지면 대한민국은 세계 최상위권이다. 덕분에 다양한 소비와 글로벌한 재테크가 가능해졌지만 우리는 이제 대한민국 경제를 흔드는 다수의 국내외 경제시어머니들과 동거를 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필자가 근무하는 연구원에서 10여 분 오르면 철마산 작은 봉오리에 닿는다. 거기서 가장 편안한 시야가 확보되는 지점은 정상이 아닌 8부 능선 가량이다. 가장 크고 가장 많고 가장 높은 것이 언제나 가장 좋은 것이 아닌 게 세상살이인 듯하다. 기름값 사태를 보면서 8부 능선 경제전망대를 생각해 본다.※ 알림경제전망대 필진이 바뀌었습니다. 조승헌 인천발전연구원 연구위원은 대통령지속가능발전위원회 갈등조정위원, 행복경제연구소 소장을 역임했으며 저서로 '행복을 디자인하라' 등이 있습니다.

2011-04-13 조승헌

무주택 서민의 힘겨운 주거비 부담

[경인일보=]주거불평등의 문제는 주택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변동을 통해서 알 수 있다. 지난해 국민은행의 발표에 의하면 지난 20년간 전국의 아파트가격은 259% 상승한 반면 전세가격은 무려 440%가 상승했다. 특히 저소득계층이 주로 점유하는 연립주택은 매매가격의 99% 상승에 비하여 전세가격은 282%가 상승했다. 결국 자가주택을 소유하지 못한 저소득가구는 자본이득에서 소외되고 전세금상승에 따른 주거비 부담이 증가하고 있는 이중고의 현실을 나타내고 있다. 주거자산 격차도 주거불평등의 원인이 된다. 각 연구기관의 주거 실태조사를 살펴보면 잘 나타나고 있다. 소득별 주택자산은 주택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일정 부분 증가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고소득층 자산은 저소득층이나 중소득층에 비교하여 큰 폭의 증가를 보이고 있다. 고소득층의 증가분이 현저하게 많은 것은 고소득층이 주택자산을 통한 자산증식 효과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현상은 부의 양극화와 함께 빈곤의 대물림을 고착화 시킬 가능성이 있다.이와 같이 주거양극화와 주거불평등 등 소위 주거열위계층(住居劣位階層)의 문제는 자가점유율이 정체되는 사회현상과도 연관되어 있다. 주택보급률의 증가에 비하여 자가점유율의 증가가 적은 이유는 신규로 공급된 주택이 이미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가구에게 다수 공급되었음을 의미한다. 이는 부동자금의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주택이 주요한 투자수단으로 인식되어 주택을 보유하려는 심리가 강해지고, 이러한 현상은 주택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결국 저소득 실수요자들의 주택구입 부담능력을 저하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최근 주택시장은 거래가 활발하지 못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택의 투자재적 속성과 소유집중 현상은 시장의 수요구조를 간과하는 공급정책 등의 문제점과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전세가격이 시세에 즉각적으로 반응하기 보다는 오히려 급등하고, 떨어진 가격은 또다시 짧은 시간에 과거수준으로 회귀하는 특성을 보이기도 한다. 특히 수도권 저소득계층의 주거문제는 자가보유의 어려움과 함께 주거비 부담에 따른 주거환경 열악이 사회문제를 야기하는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정부는 주택문제 해결을 위해 공급확대와 투기억제정책을 병행하여 추진하고 있다. 공급확대를 기반으로 하는 정책은 국민의 전반적 주거수준을 일정 부분 향상시킨 효과는 있으나, 저소득계층의 주거수준은 크게 개선하지 못하여 왔다. 저소득계층의 주거문제는 핵가족화, 1인가구의 증가, 노령화 등에 따른 수요의 문제가 더해져 심화되었으며, 가계소득의 양극화, 주택의 투자재 성격 등 사회적 환경도 악화되어 왔던 것이다.따라서 주거불평등과 주거양극화 현상은 주거권보장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주거권 보장의 핵심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보장한 헌법 제34조에 근거하며, 이를 실현하는 것은 국가의 사회보장제도이다. 주거권은 국가가 국민의 최소한의 생활을 보장하고 사회경제적 약자를 위하여 적극적 급부를 제공해야 한다는 시각에서 국민들의 실질적 평등을 형성한다고 볼 수 있다. 헌법에서 표현하는 주거권은 인간의 존엄성, 행복 추구권, 평등권, 자유권, 사회권,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환경권 등을 포함하는 복합적인 권리이다. 헌법 제11조는 주거권의 평등권적 의미를 규정하고 있다. 주거권의 자유권적 성질은 제14조 "모든 국민은 거주·이전의 자유를 가진다"에서 파악할 수 있다. 헌법 제35조 제1항, 제3항 "국가는 주택개발정책 등을 통하여 모든 국민이 쾌적한 주거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에서는 환경권 측면의 주거권을 보장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주거 열위계층을 위한 주거권 보장이 하루빨리 확립되어야 한다.

2011-04-06 이창석

전비 부족으로 리비아에서 발을 빼려는 미국

[경인일보=]북아프리카의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에서 중동의 예멘, 시리아, 바레인으로 반정부 시위가 빠르게 확산되어 왔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민주주의의 수호자로서 세계경찰 역할을 자임해왔던 미국이 이 국가들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을 주저하고 있다. 비행금지구역에 참여하는 미군의 작전권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위임하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9일 미국 국방대학 연설을 통해 "미국의 군사개입은 리비아인들에 대한 학살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 목표이며, 이를 '정권교체'로까지 확대하는 것은 실수가 될 것"이라고 천명하였다. 이 연설은 '국민보호책임'을 명분으로 정권교체를 추진했던 부시 대통령의 자유주의적 개입론으로부터 후퇴를 의미한다.미국 외교정책의 전환은 재정적자에서 기인한 것이다. 오마바 대통령은 영국 역사학자 폴 케네디가 제기한 '제국적 과잉팽창'- 재정적으로 부담할 수 없는 수준의 군사력 증강 - 문제를 염두에 두고 있다. 사실 부시 대통령의 '테러와의 전쟁'에 비하면, 오마바 대통령의 리비아 공습 작전 '오디세이 새벽'은 병정놀이 수준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디세이 새벽' 작전에 소요된 전비가 첫 1주일에만 6억 달러(약 6천663억 원)에 달했다. 현재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은 재정적자의 축소를 위해 오바마 대통령이 제출한 예산안의 대폭 삭감을 추진하고 있다. 국방예산도 예외가 아니어서, 지난 2월 로버트 게이트 국방장관은 향후 5년간 780억 달러 감축안을 발표한 바 있다. 1991년 제1차 걸프 전쟁 당시 미국은 33개국이 참가한 다국적군 편성을 통해 전비를 우방국에 분담시킨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 군사작전에 적극적인 프랑스와 영국 역시 재정적자 감축정책을 추진하기 때문에, 미국과 같은 난관에 당면할 것이다. 당시 대규모 경제지원을 했던 독일은 리비아에 대한 군사적 응징을 허용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1973호에 기권하였다. 군사동맹국 일본은 장기 불황으로 인한 재정적자에다 지진 피해를 복구하느라 여유가 없다. 경제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 러시아, 인도, 브라질도 서방국가들의 공습에 찬성을 하지 않았다. 한편, 미국은 아랍권 반정부 시위대가 서구식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시민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지 않다. 이번 반정부 시위는 장기 독재에 대한 불만보다는 식료품 가격의 급격한 인상으로 인한 생활고에 의해 촉발되었다. 따라서 미국은 반정부 시위대가 공정한 선거를 통해 서구식 민주주의를 도입하지 않고 무력을 통한 권위주의 정권의 수립을 시도할 수 있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또한 미국은 반정부 세력이 새롭게 수립한 정권이 친미/친서방 외교정책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1950년대 이집트 나세르 대통령이 주창한 아랍 민족주의를 우려해온 미국은 우호적인 국가의 독재정권을 용인하는 소위 '커크패트릭 정책'(Kirkpatrick doctrine)을 적용하였다. 전국적으로 시위가 확산될 때까지 미국 정부가 중동의 대표적 친미파인 이집트 무바라크 정권의 지지를 공식적으로 철회하지 않았으며, 바레인의 시아파 시위를 탄압하기 위한 사우디 아라비아의 파병을 암묵적으로 승인하였다. '테러와의 전쟁'을 수행하고 있는 미국은 정치사회적 불안정으로 야기된 치안 공백이 테러리스트 세력의 확대를 촉진시킬 가능성도 걱정하고 있다. 9·11 이후 리비아와 예멘은 미국과 함께 '테러와의 전쟁'의 주적인 알카에다 색출을 위한 공동 작전을 수행해왔다. 지난 28일 예멘 남부에서 벌어진 폭발사고에 알카에다와 연계된 '아라비아반도 알카에다'가 연루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오마바 대통령의 제한적 개입 정책은 상충되는 목표를 절충하려는 고육지책에 불과하다. 카다피 대통령이 도움을 받는 반정부 세력의 공세를 잘 버텨낼 경우, 이 정책의 한계는 더욱 분명해질 것이다.

2011-03-30 이왕휘

중국 내수 진출 시급하다

[경인일보=]중동에서의 자스민 혁명, 중국의 '바오바(保八)' 성장정책 포기에 이어 일본 동북부지역의 강진 발생으로 세계경제는 물론이고 우리 경제에 대한 불안요인이 연이어 터져 나오고 있다. 일본 강진이 발생한 동북부 지역은 일본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만, 원자력발전소 폭발로 세계경제에 대한 후폭풍이 적지 않다. 정유, 유화, 철강 등 업종에 따라 반사이익을 볼 수 있는 품목도 있을 수 있으나 복구비용 조달을 위해 보유중인 채권을 매각함에 따라 국제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이 우려되고, 일본산 핵심부품 조달 차질로 인한 손실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수입에너지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 산업 및 소비 구조가 개선되어야 한다는 점을 최근 국제고유가로 다시 한 번 더 실감하게 된다. 중동 사태 장기화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다시 오르내림에 따라 국제수지 관리는 물론이고 심각한 인플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강진으로 인해 일본의 정유사의 조업이 일시 중단되어 원유 수요가 줄면 국제유가는 일부 하향조정될 수 있지만, 원자력 발전소의 지진피해로 가동이 중단되면 화석에너지를 사용하는 화력발전소의 전력생산 증가로 가스와 경유 등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여 결국은 에너지가격이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4일 폐막된 중국 양회(兩會)는 중국이 당면한 정치·경제·사회적 해법을 국내외에 밝히는 계기가 되었다. 올해부터 시작되는 제12차 5개년 경제개발 계획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8%대 성장정책을 7%로 하향조정하고 양적 성장정책의 후유증을 본격적으로 치유하겠다는 점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투입한 사상 최대 규모인 6천억달러 경기부양정책으로 2009~2010년 중국 경제는 10%를 초과하는 높은 성장실적을 기록함에 따라 상하이, 충칭 등 대도시에 몰려 일용직 일자리를 전전하는 농민공들의 대량 실직사태를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중국 당국은 성장률 약화 조짐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었고, 지난 30년에 걸친 성장중시 정책으로 인해 악화된 소득격차, 부패, 지역간 갈등, 부동산 가격 폭등, 물가불안 등 사회경제적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여기에다가 중동발 자스민 혁명의 영향이 중국에 미칠 수 있고, 이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성장보다는 분배를 강조함으로써 사회경제적 불만을 줄여나가는 것이 정치적 현안으로 부각되었다. 지난 2006년 시작된 제11차 경제계획에서도 분배구조 개선을 시도하면서도 고도 성장정책을 포기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번 양회에서 성장을 다소 낮추더라도 분배구조 개선에 역점을 둘 것임을 천명한 것은 중동사태가 소득격차, 인플레, 소득감소 등 경제문제에서 촉발되어 민주화시위로 이어진 점을 크게 우려한 결과로 보인다. 특히 5% 내외로 예상되는 물가인상률보다 훨씬 높은 최소 13% 이상의 최저 임금 인상을 규정한 점은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중국이 성장정책보다는 분배우선 정책을 추진함에 따라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의 영업환경은 크게 악화될 수밖에 없다. 국제적인 신용조사기관인 피치사는 중국 경제가 하락하게 되면 우리나라와 대만이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이러한 배경에는 2010년 기준 우리나라의 5대 수출지역은 중국, 아세안, 일본, 유럽(EU), 미국 순이고, 중국의 비중은 21%로 2~5위 지역에 대한 수출비중 42%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중국 의존도가 높은 가운데, 중국 진출 대부분의 기업들이 저임금을 바탕으로 단순 조립한 제품을 제3국에 수출하는 구조로 되어 있을 뿐, 중국 내수시장에 진출한 기업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의 정책 변화로 우리 기업들은 현지가공보다는 내수시장 침투를 위한 전략 수립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또한 중국 소비자들의 소비특성과 패턴을 집중적으로 연구하여 현지 마케팅에 적합한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중국이 질적 성장으로 변경했듯이 우리 기업들의 대중국 진출 전략도 질적인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2011-03-23 정인교

부동산복지, 복지사회정책으로 전환돼야

[경인일보=]요즈음 정치권에서 복지논쟁이 일고 있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모두 내년 선거에서 복지를 최대 쟁점으로 다루겠다고 벼르고 있다. 그래서 무상급식, 무상의료, 무상교육의 논쟁이 뜨겁다. 그런데 이러한 복지시리즈 후속타로 전세란과 맞물리면서 부동산 복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일찍이 영국의 바르(Barr. N) 교수는 '복지국가의 경제학'이라는 저서에서 '교육, 보건, 주택, 빈곤구제, 사회보험 및 기타 사회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있어 국가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복지국가는 사회 구성원의 '삶의 질'은 최소한도의 사회적 복지를 보장해 주어야한다는 것이다.이와 같이 오늘날의 복지문제는 많은 분야에서 다루어지고 있다. 마찬가지로 '부동산복지분야'도 다양한 논의를 하고 있는 학문 영역들 가운데 하나로 중요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그래서 일본의 하야카와 가즈오(早川和男)교수는 "복지문제 중에서 과반수를 차지하는 것이 주거문제(住居問題)다"라고 강조하였다. 실제로 토지·주택 등 부동산 문제는 우리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문제일 뿐만 아니라 복지사회를 지향하는 현대국가에서는 '생활의 질, 삶의 질'이라는 측면에서 생의 기본적인 요소가 되어 있다. 특히, 복지를 위한 '주거의 질향상'은 국민복지의 기초적 조건으로 인식되고 있다. 우리나라 헌법 제35조 3항에서도 "국가는 주택개발정책을 통하여 모든 국민이 쾌적한 주거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밝히고 있다. 헌법에 명시된 것처럼 국가는 국민의 쾌적한 주거공간과 거주환경을 보장하기 위하여 사회복지정책을 추진하여야 한다.과거 선진자본주의 국가들은 토지·주택의 공급을 시장 메커니즘에 맡겨 개인의 문제로 처리하였다. 그 결과 조건이 여의치 못한 자 등은 열악한 주택에서 살게 되었고, 그로 인해 많은 문제점이 제기되었다. 주거환경문제의 방치는 사회에 악영향을 미치고 사회문제를 야기시켰다. 따라서 국가가 직·간접적으로 토지, 주택시장에 개입을 하게 되었고 정부 차원의 부동산정책을 강구하기에 이르렀다.선진국도 초기단계에서는 공중위생행정으로서의 토지·주택문제의 개선이 이루어졌지만 사회제도가 발달하고 복지정책이 강구됨으로써 이제는 아동·장애인·저소득계층·노인 등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사회에 있어 저소득층, 노약자, 장애인들의 불량주거환경 개선은 오늘날 복지사회건설의 정도를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가 되고 있다. 협소하고 불량한 주택과 부족한 시설에서의 주거생활은 양호한 주거환경에 비해 발병률이 매우 높으며, 열악한 주택은 언제나 과밀상태가 되기 때문에 부부간의 가정불화, 고부간의 갈등, 친자·노인문제 등의 유발원인이 된다.주거환경이 좋지 않은 가정의 아이들은 집에 정을 붙이지 못해 비행청소년이 되며 노인은 집을 나서서 거리를 배회하게 된다. 또한 산업재해로 인한 장애인이 급격히 증가함으로써 선천적인 장애인, 각종 사고로 인한 장애인들과 더불어 열악한 생활환경으로 인한 이들의 불편함과 사회적 폐해가 점점 커가고 있는 상태이다.저소득층, 노동력이 상실된 계층, 병약한 계층, 불운하여 생활이 곤란한 계층, 무능하여 소외된 계층 등이 주로 따뜻한 사랑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들이 될 것이다. 이러한 계층들에 대하여 건강과 안전 그리고 쾌적한 환경을 조성해 주는 데 있어 부동산정책이나 부동산관련 사회대책은 무엇을, 어떻게 해나가야 하는가 하는 점이 부동산복지정책의 관건이라 하겠다.그래서 일정규모 이상의 주택공급은 민간이 맡지만 저소득계층, 장애인 등을 위한 토지, 주택공급 등 부동산정책은 공공부문이 복지사회정책으로 전환시켜 나가야 한다.

2011-03-09 이창석

더 이상 미루기 어렵게 된 원화 평가절상

[경인일보=]올해 들어 물가가 더욱 빠르게 오르고 있다. 몇 십 년 만에 찾아온 이상 한파로 농작물 작황이 좋지 않은 데다 구제역이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많은 가축들이 살처분되면서 식료품 가격이 증가하였다. 설상가상으로 튀니지에서 촉발된 민주화 시위가 중동 지역 전반의 정세를 불안정하게 만들면서 석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도 폭등하였다. 이 결과 1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4.1% 상승하여 한국은행의 물가 관리 목표 기준치인 3%를 훌쩍 넘어섰다. 우리나라와 같이 물가 문제로 고민하는 중국과 브라질을 비롯한 주요 신흥시장국가들은 뛰어오르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정책과 환율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전자는 금리 인상으로 통화량을 줄여 물가 상승을 억제하는 정책이며, 후자는 평가절상을 통해 수입가격 인하를 유도하여 물가를 관리하는 정책이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은 후자보다 전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중국인민은행은 지난해 12월 한 달에만 지급준비율과 기준금리를 차례로 인상하였으며, 한국은행도 지난 해 6월 이후 세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한 바 있다. 반면, 양국 모두 국제적 비판에도 불구하고 외환시장 개입을 통해 자국 통화의 평가절상을 최소화해 왔다. 표면적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중국은 여러모로 차이가 있다. 한국은행은 중국인민은행에 비해 매우 소극적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현재 2.75%로 세계금융위기 이전 평균인 5%에 비해 아직도 낮다. 적극적 금리인상을 하지 않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2010년 말 기준 795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 때문이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대출 금리가 1%포인트 오를 경우 이자 부담액이 연간 8조8천억 원 증대될 것으로 추정된다. 가계부실의 상당 부분이 부동산담보대출이기 때문에, 금리인상이 궁극적으로 부동산시장을 침체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이런 부작용 때문에 지난 1월 13일 발표된 서민물가 안정대책에 금리정책은 빠져 있었다. 소극적 금리 인상으로 물가 상승이 제어되지 않을 경우, 환율정책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인민은행 부총재 이강(易綱)은 지난 달 26일 베이징대 강연에서 물가인상 압력을 줄이기 위한 위안화 평가절상을 시사하였다.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상은 '차이나플레이션'(Chinaflation, 중국발 인플레이션)을 통해 우리나라의 물가상승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 중국은 2010년 상반기 기준 총수입의 약 17%를 차지하는 최대 수입국이다. 따라서 중국의 물가상승은 우리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정치권에서도 환율 조정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2월 28일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야당의원들은 현 환율정책이 수입물가 상승 부담을 서민들에게 그대로 전가시킨다고 비판하면서 원화의 평가절상을 요구하였다. 5% 성장이라는 목표를 위해 수출을 포기할 수 없는 정부는 아직까지 이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사실 원화는 주요 경쟁국 통화에 비해 덜 절상됐기 때문에, 환율조정의 여지는 남아 있다. 또 G20 서울 정상회담에서 의장국으로서 국제정책공조를 주도했던 우리나라가 자발적으로 약속을 이행한다는 우호적 평가를 받을 것이다. 대한 무역적자 때문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에 소극적인 미국 의회를 설득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물론 중국보다 먼저 하지 않는다면, 이런 긍정적 효과들은 반감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2011-03-02 이왕휘

EU와 FTA 비준 서둘러야 한다

[경인일보=]유럽의회가 한-EU FTA 이행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완료함에 따라, 우리 국회의 FTA 비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럽의회의 비준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우리나라도 비준을 서둘러야 한다는 여당의 입장과는 달리, EU와의 FTA를 이제부터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 야당의 입장이다. 심지어 야당내에서는 한-EU FTA 자체를 반대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EU와의 FTA 비준에 대해 우리나라 통상당국은 낙관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무엇보다 한-미 FTA에 대해서는 극단적인 반대가 많았으나 한-EU FTA에 대한 정치권의 반발은 별로 없었다. 심지어 2006년 한-미 FTA 협상이 추진될 당시 반FTA 단체들은 미국보다는 EU와의 FTA를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다. 물론 미국과의 FTA를 반대하기 위해 궁여지책으로 내놓은 대안인 것으로 판단되었으나, 반대론자 자신들이 제안했던 FTA이므로 반대할 명분이 마땅치않을 것이다.한-미 FTA 내용중 최대 민감이슈는 투자자정부제소권(ISD)이었다. FTA 회원국의 일방적인 조치로 투자자가 손실을 볼 경우 해당 정부를 국제기구에 제소함에 따라 정부의 정책권한을 제약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미국과의 FTA를 반대했다. 하지만, EU와의 FTA에서는 이러한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기에 반FTA론자들이 EU와의 FTA를 반대할 명분을 찾기 어렵게 되었다.지난주 유럽의회가 한-EU FTA를 비준함에 따라 우리나라 야당 및 반FTA 단체들은 비준을 반대하거나 지연시킬 그럴듯한 명분을 찾게 되었고, 그나마 찾은 명분이 한-EU FTA 내용을 잘 모르기에 이번 회기에 비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미 지난해 하반기에 한-EU FTA 협정문과 내용이 공개되었으므로 억지로 꿰맞춘 논리임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유럽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서도 동일한 시점에 관련 정보가 일반공개되었는데, 우리나라 야당만 모르고 있었다고 하기에는 설득력이 부족하다. 지난 서너달 동안 유럽의회는 법안을 검토해서 상임위와 본회의 절차를 모두 마쳤는데, 이제와서 내용을 파악하는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하는 것은 우리 국회의 나태와 무능력을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밖에 없다.임시회기가 열린 지금 국회 외교통상위원회는 한-EU FTA 국회비준안을 상정하고 검토해야 한다. 정말로 민의를 대변하는 국회라면 EU와의 FTA이행으로 무역피해가 수반되는 산업에 대한 보완대책을 정밀하게 수립해야 할 것이다.한편, 보완대책이 부당하게 집행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으므로 FTA 보완대책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한-칠레 FTA 이행시 1조2천억원을 농업피해 보상 및 구조조정 지원 비용으로 확정했고, 매년 2천억원 내외의 예산을 집행해 오고 있다. 농업피해가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다고 하는데도, 1조2천억원을 지원함으로써 농업계의 기대심리를 키워놓았고, 그 결과 한-EU FTA에 대한 농업계의 기대심리도 상당할 것으로 보여 걱정이 적지 않다. 피해대책은 확실하게 수립해야 하지만, 피해여부에 관계없이 '퍼주기'식 지원은 지양되어야 한다. 제조업에 대한 보완대책도 현실적으로 수정되어야 한다. 2006년 무역조정지원제도가 입법된 이후 2차례 개정되었다. 현행 기준은 6개월간 매출 혹은 생산액 감소 25%인데, 매출이 25% 감소되면 그 기업은 사실상 부도상태로 될 가능성이 높다. 부도기업에 무역조정지원을 해줘도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부도전 미리 지원을 받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25% 기준을 20%나 10%로 낮출 수 있도록 허용했는데, 아직도 25% 기준이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지원 기준을 하향조정함으로써 중소기업들의 무역피해를 즉시에 지원해 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FTA가 우리 경제에 상당한 경제이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되므로 조기이행이 절실하다. 지금까지 이행된 FTA와는 달리 EU와의 FTA는 우리 산업에 상당한 구조조정 압력을 초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우리나라 야당은 무리한 반대를 하기보다는 제대로 된 FTA 보완대책을 확립하는 계기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2011-02-23 정인교

서민경제와 물가 불안

[경인일보=]지난해 우리 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의 불안감 속에서도 OECD 회원국중 두 번째로 높은 연 6.1%의 괄목할 만한 경제 성장을 이루어냈다. 하지만 이러한 외형상의 성적표에도 불구하고 일반 서민경제는 크게 나아지지 못했다. 왜냐하면 대기업 중심의 수출부문이 성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하반기 들어서야 비로소 내수부문이 회복되면서 소비와 투자가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부 대기업 및 수출기업들의 경우 막대한 규모의 이익을 창출하였으나 중소기업의 체감경기나 가계 소득은 하반기 이후 다소 향상되는 데 그쳐 '경기양극화와 상생'이 최근 우리 사회의 주요 화두로 대두되기도 하였다.이러한 상황 하에서 당초 올해 우리경제는 전년의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내수 활성화로 서민경제도 본격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었다. 그런데 연초부터 물가라는 복병이 나타나면서 서민 경제에 커다란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금년 1월 소비자물가가 전년동월대비 4.1% 상승하여 작년 10월 이후 석달 만에 다시 4%대로 뛰어올랐고, 생산자물가도 2년 2개월만에 최고수준인 6.2% 상승을 기록하였다. 최근의 가파른 물가상승은 공급측의 비용요인과 수요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인데, 우선 이집트 사태 등으로 인한 유가 등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 이상기온 등에 따른 국제농산물 가격 급등, 중국내 물가상승의 전이 등 공급측면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경기상승에 따른 수요증대, 미국의 양적완화정책 등에 따른 글로벌 유동성 확대, 이로 인한 투기수요 증가 등 수요요인들도 가세하고 있다.이러한 요인들에 기인한 높은 물가상승률은 국가경제의 성장에 위협요인이기도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부의 이전효과를 수반하는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즉, 근로자 등의 서민으로부터 실물자산을 가진 기업이나 부유층에게 이득이 이전되는 것이다. 더욱이 최근 물가상승 내역을 보면 전월세 가격 급등, 구제역 및 이상기온에 따른 농축산물 가격 급등 등 서민들의 생활물가와 관련된 품목들의 가격 오름세가 확대되고 있어 우리 서민경제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이에 대처하여 정부는 다각적인 개별 물가안정 대책을 추진하고 있고 통화당국인 한국은행도 새해벽두부터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등 물가안정 노력을 높여 나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 당국의 적극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단기간 내에 물가를 잡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왜냐 하면 공급측면의 비용상승 요인들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대내적으로는 우리 경제가 잠재성장률을 상회하는 성장을 보이면서 수요확대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이러한 대내외 환경 하에서 물가불안을 진정시키고 서민경제의 개선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전방위적인 노력이 병행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우선 미시적으로는 국제원자재 및 농수축산물의 안정적인 수입선 확보, 유통구조 개선 등을 통해 비용 절감노력을 경주하는 동시에 정부 및 지자체의 공공요금 인상 요인 최소화, 전월세가격 및 국내농산물 가격 안정 등 서민생활과 직결된 생활물가 안정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또한 거시적으로 정책당국은 경기·고용상황과 물가흐름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경제정책을 유연하게 운영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풍부한 유동성이 물가상승을 견인하지 않도록 금융·외환시장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을 통해 과도한 대출억제, 급격한 환율변동 방지 등 대응책을 마련하고, 정부의 재정지출도 속도를 조절하는 등 적절한 정책적 조합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끝으로 유동성 조절 효과가 상당한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금리 조정은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가운데 경제주체들의 기대 인플레이션 심리를 안정시키는 데 주안점을 두고 적기에 시행해야 할 것이다.

2011-02-16 신동욱

땅의 생명성 파괴가 너무나 심각하다

[경인일보=]예로부터 땅은 생명을 잉태, 성장, 생육하는 터로서 기능해 왔다. 생명이 스스로 생육할 수 있으려면 자신의 번식과 진화를 계속 반복해 가는 운동능력이 필요하다고 할때, 땅은 이러한 운동능력을 제공하는 에너지 제공원으로 상징되어 왔던 것이다. 그런데 생태계 파괴와 오염물질이 지금처럼 지속적으로 늘면 앞으로 90년뒤인 2100년에는 우리나라의 평균기온이 4.2도 오르고 강수량은 20%나 증가한다는 국립환경과학연구원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또 온도증가 등으로 인하여 오존농도가 15.1% 증가해 대기질이 크게 악화할것으로 전망하여 땅의 생명성 파괴가 심각한 것으로 발표됐다. 뿐만아니라 우리나라의 녹색생활경쟁력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29개국 가운데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평가되었다. 녹색규제와 녹색기술 등 4개 항목 22개 변수를 기준으로 oecd 각국의 녹색생활역량지수를 산정한 결과, 한국의 녹색경쟁력은 1점 만점에 0.41로 24위에 불과하다고 삼성경제연구소가 지난달 16일 발표한 바 있다.최근 우리나라의 정부주도 보금자리주택건설도 무자비하게 그린벨트를 훼손하는 등 땅의 생명성 파괴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개발이 상징하고 있는 대표적 용어가 효율성(Effeciency)이다. 오늘날 수많은 인문과학 분야는 효율성을 향해 매진하고 있다. 각종 수지분석, 투입산출분석, 투자분석, 합리성 또는 경제성 분석의 기본방향은 효율이 깔려 있다.그동안 전지구적으로 모든 국가들이 개발사업을 빨리 달성하는 것dl 우선적 정책목표가 되어 왔다. 이러한 흐름은 마치 거대한 문명이라는 기관차의 속도에 가속을 붙였다. 그리고 이 문명의 흐름은 불과 일백년 넘지 않은 기간 안에 전지구적인 지표의 변화를 급격하게 몰고 왔다. 땅의 개발이 폭발적으로 증대했다. 산업단지, 도시밀집주거단지, 상업시설 등이 국토의 많은 부분들을 개발이라는 명분으로 변형시켜 갔던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개발만이 살 길이다'라는 표어가 전국 곳곳에 붙어 있었던 때가 있었다. 그러한 현상은 이미 선개발국들이 걸어갔던 땅과 인간과의 관계였었다. 이러한 흐름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가장 중요한 모토가 되어 전지구적 국가들 간의 경쟁을 몰고 왔다. 에너지의 다량 소비는 개발의 속도를 북돋우는 촉매가 되었다. 지구는 더 이상 수억 년을 지속해온 자연계의 대순환의 터로 남지 못하는 곳이 늘어났다. 에너지를 과다소비하면서 '더 빨리'와 '더 많이'를 추구해온 인간의 욕구충족을 향한 활동은 보편적인 다수의 열망을 반영한 무한개발로 이어졌고, 이러한 변화의 흐름이 윤리적으로, 장기경제의 면에서 문제가 심각하다고 인식하면서도 관성의 법칙을 타고 그 움직임이 줄어들거나 멈추지 않았다.이와 같은 개발의 결과, 인류는 스스로 추구했었던 편리함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전 지구적인 자연계에 대한 변화를 동시에 몰고 왔다. 지표의 산성화, 지상기후의 온난화, 생태계의 변형적 교란 등이 그것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불과 100년도 채 못 되는 지구에서의 생명성 퇴락현상으로 상징되는 땅과 인간과의 관계현상인 것이다. 생명성 퇴락현상은 생명으로서의 본질, 즉 건강하게 오랫동안 번영해 가려고 하는 생명법칙에 대한 훼손이나 단절을 가져오는 현상들의 증가를 뜻한다. 비록 의학기술의 개발로 인간 개개인의 수명이나 건강은 과거보다 점차 늘어나거나 증대되어 왔으나 그것이 지구로부터의 인류 생존의 건강한 번영을 뒷받침하는 현상으로 이해되고 있는 건 아니다. 오히려 과거보다 훨씬 큰 전 지구적 생명위기현상 등이 증대되어왔을 뿐이다. 인간에 의해 지구 전체는 전반적으로 반생명의 터로 변해왔다고 할 수 있다. 지구 표피는 단숨에 황무지로 변화시킬 만큼 대량 살상무기가 과잉으로 증가해 왔다. 그동안 인간의 문명을 상징하는 지표 위에서의 인간의 활동 예컨대 땅의 개발, 교통량의 증대, 자원선택기회의 폭증 등은 그동안 지구를 서서히 위기의 장으로 몰고왔다.지금 우리는 인간의 수명이나 삶의 질에 관심이 높다. 그러나 무엇보다 우리는 땅의 생명, 땅의 에너지에 깊은 관심을 가져야한다. 왜냐하면 이는 인간이 땅을 향해 어떠한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인가에 대한 관심과 실천이 너무나도 화급하기 때문이다.

2011-02-09 이창석

자연과 인간을 위한 4대강사업돼야

[경인일보=]4대강사업이 올해 마무리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 이후 도시화·산업화 과정에서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등 4대강이 오·폐수 유입과 오염물질 퇴적으로 자정능력 상실 및 수질이 악화된 지 이미 오래이다. 이번 이명박정부는 4대강사업을 수질개선과 생태복원이란 국책사업으로 추진하여 왔다. 사실 우리나라는 물빈곤지수가 62.4로 30개 OECD국가 중에서 20위이다. 강물이 메말라 바닥을 드러내고 퇴적토사가 쌓여 홍수와 가뭄이 주기적으로 발생하여 온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이러한 사업은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를 살펴볼 때 매우 신중하게 추진되어야 한다. 그런데 자연이 인간에게 영향을 끼치는 관계는 인간의 생명력 증진을 위해 합목적적으로 자동조절적 기능을 갖추고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비록 자연으로서의 부동산이 인간에 의해 변화하거나 또는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영향을 받는 존재이기는 하지만, 자연은 인간이 부동산을 다루어 온 인과(因果)에 의해서 숨김없이 반응하는 존재인 것이다. 씨를 뿌리면 싹을 내는 토지를,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마구 파헤치면 그 토지는 황폐해진다. 인간은 스스로의 편의와 이익을 위해서 물리적 자극과 작용에 의하여 부동산을 욕구충족의 무한한 대상인 재화로써 다루어 온 경향이 심했고, 지금도 그러한 행위가 끊임없이 자행되고 있다. 자연을 상대로 한 인간 활동이 어느 때나 합리적으로 발전되어 온 것은 아니며, 오히려 자연을 인간의 욕구충족과 개인 또는 집단의 이익을 획득하기 위한 대상물로 여겨 온 의식이 더 컸다고 할 수 있다. 지상에서의 오랜 인류 생활사를 통해서 인간은 자연공간을 마치 물이나 공기와 마찬가지로 '무한하게 존재하는 생활의 터전'으로 인식하여 왔다. 인간은 수해와 풍해를 피할 수 있는 안전한 위치를 곳곳에서 찾을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고기를 잡을 수 있는 곳이 많았으며 곡식을 거둘 기름진 토지들도 많았다. 토지는 끝없는 넓은 공간이고, 토지가 주는 산물은 인간의 생육을 충분히 지탱해 줄 수 있는 넉넉한 양식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현대에 가까워질수록 자연공간에 대한 인간의 인식은 크게 달라진다.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에서 인간의 생존을 건강하게 유지·발전시켜 나가기 위하여 생활환경으로서의 자연을 보다 효율적으로 다루어야 함은 재삼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중대한 문제이다.최근 세계 각국의 나라들은 환경친화적인 지속가능한 개발에 관심이 높다. 외국의 하천개발 사례를 보더라도, 일본 요도가와 친환경하천복원사업과 미국의 가동보 설치를 통한 하천의 이용과 더불어 하천환경개선사업이라든가, 독일의 라인강과 프랑스 론강 등의 하천복원사업이 성공사례로 소개되고 있다. 이제는 어느 나라도 마찬가지이지만 인간은 자연과 더불어 생존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오늘날의 과학과 기술의 발달은 인간으로 하여금 더욱더 다양한 부동산활동을 하지 않을 수 없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어느 누구든지 자연의 이용-개발-관리와 관련된 의사결정의 어려움이 크든 작든 간에 끊임없이 경험하지 않고서는 현대생활을 영위하기 어렵게 되었다. 이와 함께 각종 부동산활동을 전개함에 있어서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전개방법을 모색해야하는 일은 개인이나 기업 또는 국가에 있어 중대한 과제가 되고 있다.이를 종합하면,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를 다음과 같이 요약 함축할 수 있다. 먼저 자연의 인간을 향한 관계이다. 이 관계는 결정론적이고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자연은 인간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존재이다. 다음으로 인간의 자연을 향한 관계이다. 인간이 자연이라는 존재에 대하여 미치는 영향은 근원적으로는 피종속적이며 한정적이다. 본원적인 뜻으로 본다면 인간은 자연의 존재에 의한 종속가치일 뿐이다. 따라서 4대강사업이 인간존재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존재로 존속할 때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는 상호 호순환을 할 수 있다. 그러나 4대강사업이 인간의 생존지속과 악화관계를 유지하게 되면 인간은 그의 생존과 번영을 위협받거나 존재가 의미를 잃게 된다. 그러므로 수질개선과 복원이란 사업은 이러한 취지에서 마지막까지 신중에 신중을 기하면서 진행되어야 한다.

2011-01-27 이창석

미국은 중국을 극진히 환대하는데…

[경인일보=]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18일부터 3박4일간의 미국 국빈방문을 시작하였다. 미국 정부는 후 주석을 말 그대로 칙사(勅使) 대접하고 있다. 앤드류 공군기지에 조 바이든 부통령 부부가 후 주석을 직접 영접하러 나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50만달러가 소요되는 국빈만찬을 베풀었을 뿐만 아니라 격식을 차리지 않고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기 위해 백악관 2층 대통령 주거 구역에 있는 가족식당에서 비공적인 만찬까지 대접하였다. 오바마 대통령의 환대는 조지 부시 대통령의 냉대와 극명하게 대조된다. 2006년 4월 국빈방문보다 의전상 격이 한 단계 낮은 공식방문을 했던 후진타오 주석은 백악관의 무성의한 준비로 인해 난처한 상황을 당하였다. 행사 시작 후 국가가 연주될 때 장내 방송은 중국의 공식 국호인 '중화인민공화국(People's Republic of China)'에서 인민(People's)을 생략하고 '중화민국'(Republic of China)- 대만의 공식 국호 -이라고 안내하였다. 중국에서 불법으로 규정된 파룬궁(法輪功) 지지자가 사진기자석에서 영어와 중국어로 항의 구호를 외치는 바람에 후 주석의 연설이 2분 정도 중단되기도 하였다. 부시 대통령도 백악관 환영식 도중 행사가 종료된 것으로 착각하고 단상에서 내려가는 후 주석의 소매를 잡는 결례를 범하였다. 무역 불균형 해소, 위안화 절상, 인권 탄압, 핵확산 문제 등 쉽게 합의하기 어려운 회담의제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대통령이 후진타오 주석을 이렇게 극진히 대접하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후 주석을 수행한 중국무역투자촉진단이 40여 건의 각종 경제협력을 체결할 예정이다. 수출 증대를 통한 경기 회복을 추진하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중국의 대규모 구매 계약은 통 큰 선물임에 틀림없다.또 후 주석은 20일에는 시카고를 방문하여 경제인들을 만나고 중국문화를 홍보하기 위해 만든 공자학원(孔子學院)도 방문할 예정이다. 대통령 재선을 위한 선거본부를 워싱턴이 아닌 시카고에 설치했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후 주석의 시카고 방문은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배려라고 할 수 있다.미국이 중국에 더 이상 큰소리 칠 수 없는 데는 더 근본적인 까닭이 있다. 중국은 2008년 12월 이후 일본을 제치고 채무국 미국의 채권국이 되었다. 2009년 기준으로 미국은 가구당 2만달러 이상의 부채를 중국에 지고 있다. 재정 적자 보전을 위해 국채를 계속 발행해야 하는 미국에 중국은 '요전수(搖錢樹·흔들면 돈이 떨어지는 나무)'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 외환보유고를 관리하는 중국투자공사 사장 가오시칭(高西慶)이 이야기했듯이, 빌려온 자금을 회수당하지 않고 더 많이 빌리기 위해서 채무국은 채권국에 잘 보일 필요가 있는 것이다.반면, 중국에 수출의 30% 이상을 의존하고 있는 한국은 천안함 사태 이후 북한의 도발을 비난하지 않는 것은 물론 국제적 차원의 제재 노력에도 동참하고 있지 않다고 중국을 비판해 왔다. 연평도 사건 직후 양제츠(楊潔) 외교부장보다 격이 높은 다이빙궈(戴炳國)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방한했을 때, 이명박 정부는 출발 몇 시간 전에서야 통보했다는 외교적 결례를 문제 삼으면서 6자회담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절하기도 하였다. 세계 1위 경제대국 미국도 막대한 채무 때문에 중국의 환심을 사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세계 3위 경제대국 일본 역시 작년 9월 댜오위다오(釣魚島)- 일본명 센카쿠(尖閣) 열도 -를 둘러싼 영토분쟁 당시 취해진 희토류 금수조치 이후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조심하고 있다. 미국에서 환대를 받고 돌아오는 길에 중국 지도부가 '미국의 우방이라는 한국이 왜 미국처럼 하지 않을까'라는 의문을 갖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2011-01-20 이왕위

대외경제환경 악화에 대비하자

[경인일보=]지난해 세계경제는 한해 전에 추진되었던 전세계적인 경기부양정책의 덕을 톡톡히 본 한해이었다. G20 국가들을 중심으로 2009년 유동성 공급 증대 및 세금감면, 소비촉진 정책이 대대적으로 추진되었고, 정책의 시차로 인해 정책효과의 상당부분이 지난해 발생하게 된 것이다. 그 결과 세계경제는 2009년 대비 4.2% 성장했고, 외형상 글로벌 금융위기의 후유증을 상당부분 치유하게 되었다. 올해에도 세계경제는 성장세가 지속되겠지만, 지난해보다는 성장탄력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수출로 근근이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우리 경제는 올해의 세계통상환경이 지난해보다 더 어려울 것으로 보여 대비가 필요할 것이다.2010년 우리나라는 대외부문에서 다른 국가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괄목할만한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총 교역규모는 9천억 달러로 세계 9위를 기록했고, 수출은 4천700억 달러로 세계 7위로 올라섰다. 교역규모는 지난 10년 사이 3배 증가하였으며, 우리나라 수출의 세계시장 점유율도 3%를 넘어섰고, 2010년 무역흑자규모는 417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금년에는 세계교역량 자체의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10년 세계교역량이 20%에 가까운 두자릿수로 증가하여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금년에는 선진국 경기둔화 등으로 2011년 세계교역은 지난해의 3분의1 수준인 7%로 크게 위축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올해 대부분의 선진국가에서는 금융위기 직후와 같이 대규모 경기부양정책을 추진하기 어렵게 되었고, 어떤 측면에서는 그때 푼 사상 최대 규모의 유동성을 회수해야 하는 시점이다. 미국, 일본, 유럽 등은 누적된 재정수지적자로 더이상 경기부양 자금을 투입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세계경제가 흔들릴 때마다 유럽 경제가 뇌관을 제공했는데, 올해에는 문제가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유럽에서는 재정위기가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릴 것으로 보인다. 포르투갈, 스페인 등 남유럽국가(PIIGS)의 재정건전성과 국가신뢰도가 악화됨에 따라 유로권내 불균형 완화에 대한 합의가 지연될 경우 금융불안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최소 2~3개 PIIGS 국가가 국가부도 사태에 직면할 것이고, 이에 따라 세계경제의 주름살이 몇겹 더 생기고 깊어지게 될 것이다.금년도 세계경제의 최대 과제는 인플레 억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중국을 포함한 브릭스(BRICs) 국가들은 물론이고, 유럽, 미국 등 선진국에서 에너지, 식품 등 필수소비재에 대한 물가불안이 심상치 않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신흥경제국 경제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고, 최근 들어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형성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내수확대 정책을 지속해 나갈 것이고, 중산층 증가로 소비층이 두터워짐에 따라 소비가 증가할 전망이다. 미국 경제는 비관론과 낙관론이 교차하고 있으나, 최근에는 낙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 민간 부문의 고용부진 지속, 주택경기 회복 지연 등으로 소비가 회복되지 않고 있으나, 최근 들어 미국의 가계 순자산이 증가세로 전환되고, 미 행정부와 의회가 감세 연장에 합의함에 따라 금년에는 당초 1.8%에서 2.7% 성장이 전망된다.대외경제환경의 악화로 우리 경제의 정책과제는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무엇보다 물가관리가 가장 큰 현안이 될 것이다. 또한 환율 조정도 금년중에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의 무역수지흑자를 기록한데다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의 거시정책조정 합의에 대한 부담도 작용하지 않을 수 없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수출이 부진할 것이고, 내수진작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어 청년실업을 포함한 고용 확대 대책 수립에 정책적 우선순위를 부여해야 할 것이다. 다행이라면 금년 7월부터 유럽연합(EU)과의 FTA가 이행되고, 한·미 FTA 이행 가능성이 높아 FTA로 인한 수출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FTA 국회비준이 차질없이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2011-01-13 정인교

경기지역 경제의 전망과 도약

[경인일보=]다사다난했던 2010년이 지나고 새로운 10년을 여는 2011년 신묘년(辛卯年) 새해가 시작됐다.지난 한 해 우리 경제는 확장적 재정정책과 성장을 뒷받침하는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그리고 글로벌 경기회복 등에 힘입어 수출신장세가 지속되고 기업들의 설비투자와 민간소비가 증가함에 따라 연간 6.1%의 성장률이 예상되는 등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의 험난한 파고를 성공적으로 헤쳐 왔다.경기지역 경제도 주력업종인 IT제품과 자동차 업종의 선전을 바탕으로 전국에 비해 상당폭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다행히 올 한해도 우리 경제는 견조한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새해를 맞는 우리의 마음에 희망과 기대를 품게 한다. 우선 세계경제의 회복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2011년 우리 경제는 4% 중반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수출이 지난해에 이어 호조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민간소비가 고용 및 소득여건 개선 등으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설비투자는 글로벌 수요 증대, 기업 수익성 개선 등으로 수출기업 및 대기업을 중심으로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이러한 대내외 경제 환경 하에서 올해 경기지역 경제도 내수회복과 반도체, LCD, 자동차 등 경기지역 주력제품의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는 데, 지난해 높은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와 건설부문 미약 등으로 전년에 비해서는 낮겠지만 전국 성장률을 상당폭 상회할 전망이다.그러나 이러한 긍정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올 한해 우리 경제를 낙관적으로만 볼 수 없는 요인들이 상존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우선 대외적으로 세계경제 회복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고, 유가를 비롯한 국제원자재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또한 유로지역 재정문제 및 미국의 추가 양적 완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지난해 뜨거운 이슈였던 환율논쟁이 재현될 가능성도 잠재되어 있고, 우리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내 물가와 자산가격 불안, 그로 인한 긴축정책 실시 및 성장률 둔화 가능성 등이 국내에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대내적으로는 건설부문 부진 지속, 과도한 가계부채 수준, 높은 물가상승률 등이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여지가 많다. 특히, 물가는 원자재가격 상승 등 비용측면 요인과 많은 유동성 등에 기인한 수요측면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우리 경제에 최대의 불안 요인으로 대두될 위험이 내재되어 있다.이러한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위에서 언급한 리스크 요인들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우리 경제에 내재하고 있는 구조적 문제점들을 해소하고 장기적인 비전 하에 새로운 성장산업을 발굴·지원하는 노력이 필요하다.우선 수출 증진에 지속적으로 힘쓰는 한편 무역의존도가 85%를 상회함으로써 대외충격에 취약한 우리경제의 대외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내수산업의 성장을 도모하는 정책을 펼쳐나가야 한다.또한 금융, 의료·교육, 문화·관광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업 육성을 통해 고용 창출력을 제고해 나가야 한다. 특히 경기지역의 경우 주력 업종인 전기·전자기기 업종의 취업유발계수가 8.5로 전산업 평균(14.9), 제조업 평균(11.7)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주력업종의 다변화 및 서비스업 육성이 절실한 시점이다.한편 물가안정이 뒷받침되지 않은 성장은 국가와 국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인식을 상기시키면서 중앙은행과 물가정책 당국은 물가불안이 현재화되지 않도록 세심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이러한 노력들이 결실을 맺어 지혜와 풍요의 상징인 토끼의 해를 맞아 경기지역 경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하는 한 해가 되길 기대해 본다.

2011-01-06 경인일보

서민 위한 주거복지대책 절실

[경인일보=]예나 지금이나 내집 없는 설움은 그 어떠한 설움보다 크고 진하다. 1960년대 말부터 우리나라 대도시를 중심으로 집없는 서민들이 증가해 왔다. 21세기에 이른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내집 마련이 어려워 어쩔 수 없이 전세나 월세로 남의 집을 빌려 전전긍긍하며 어렵게 살고 있는 서민들이 많다. 예전보다 정부는 주거복지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꾸준하게 개선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22%가 전세, 19%가 월세로 살고 있다. 쪽방이나 비닐하우스 거주자 등 주거취약계층도 상당수에 이른다. 이러한 현상은 서민주거문제를 외면한 오늘날의 주거복지정책에 대해 뼈저린 반성이 요구된다.최근 도시형 생활주택의 건설붐이 한창이다. 그런데 문제는 주택시장의 형성에 있다. 지금도 주택시장에서 서민들의 주거불안은 지속되고 있다. 주택시장은 토지를 중심으로 하는 부동산시장의 한 요소로서 일반 재화시장과는 다른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즉 일반재화는 자유시장 기능에 따른 수요공급 원칙에 의해서 가격 및 거래량이 결정되는 데 반하여, 주택은 토지공급의 한계라는 제약 때문에 수급불균형의 시장불완전성이 제기된다. 뿐만 아니라 주택은 비교적 큰 상품으로서 생산을 위해서는 큰 자본이 소요되므로 주택가격도 비싼 것이 보통이다. 때문에 서민들에겐 나의 집이란 그림의 떡이라 할 수 있다. 더구나 주택가격도 연소득대비 비율(PIR:Price to Income Ratio)이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가 다소 높은 편이다. 그러므로 우리 이웃,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이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와 같이 수십년전에 경험했던 서민들의 주거불안이 왜 오늘날에도 지속되고 있는가. 문제의 해답은 과거 우리나라의 주택정책이 매각주택의 공급에만 치중해 왔기 때문이다. 우리와 같은 시행착오들을 이미 많은 유럽국가들이 경험한 바 있다.세계 제2차 대전 이후, 꽤 오랫동안 서구에서 경험했던 주거취약계층을 위한 대책이 주택보급률과는 그다지 큰 관계가 없음을 경험하였다. 독일, 프랑스, 덴마크 등지의 나라들은 이미 주택보급률이 서민주거 취약계층을 보호할 수 없다는 뼈저린 경험을 통해 값싼 공공임대주택을 필요한 곳에 대량으로 공급함으로써 서민주거문제를 풀었다. 그러한 기조로 수십년간 서민주거의 안정을 구해오다가, 최근에 들어 공공임대주택 비율을 대폭 줄이니까 또 다른 집값과 월셋값의 폭등을 경험하였다.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그들의 경험을 우리는 서민주거복지를 위하여 적극적으로 펼쳐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우리 정부는 모른 척 해온 셈이다 그러면 과연 무엇이 서민을 위한 주거복지정책인지 앞의 선진국 사례를 살펴보면 너무나 명약관화한 일이다. 이제, 우리는 서민을 위한 과거 잘못된 주거복지정책을 하루 빨리 시정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지난 수십년간 건매주택공급에만 치중해 왔다. 아무리 주택보급률을 높인다고 해도 이와 같은 주택시장대책으로는 서민들의 주거불안을 해소하기 어렵다. 값싼 공공임대주택을 대폭적으로 늘리는 게 긴요한 것이다. 예를 들면, 잘못된 일관성 법칙에 사로잡힌 미온적인 정책은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한다. 이에 상응하는 경제학적 개념을 매몰비용(sunk costs)이라고 일컫는다. 매몰비용은 과거의 지출 가운데 회수 불가능한 부분을 일컫는다. 우리 속담에 '이미 엎질러진 물'로써 부동산 문제의 특성인 '비가역성'을 들 수 있다. 건매주택공급의 정책에만 매몰된다면 서민주거복지문제는 갈수록 멀어진다는 것이다.수도권 주요 권역 및 지역에 그동안 건설됐어야 할 공공임대주택들이 건설되지 못하고 분양주택들로 숲을 이루고 있다. 서민들의 내집마련을 돕는다거나, 주거취약가구의 주거안정을 도모하겠다는 명분으로 그동안 수도권에 대량으로 건설해 온 제1기 신도시들, 그리고 현재 건설되었거나 건설되고 있는 제2기 신도시들이 공공임대주택 증가를 외면해 왔던 것이다.이러한 정부의 주택건설정책이 계속되는 한, 서민들의 내집 마련이나 주거취약가구의 주거안정은 요원하기만 할 것이다.

2010-12-29 이창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