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망대

 

[경제전망대] 경기도의 ‘히든 챔피언’을 기대한다

중소기업이 살아나지 않으면경기회복·경제활성화 어렵다도내엔 신선·가공식품기업 많아‘강소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선용산역사 ‘찬들마루’ 적극 활용세계시장 누비는 날 바란다최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코레일과 공동으로 용산역사 내에 ‘농식품 찬들마루’를 개장했다. 찬들마루는 우수 농공상 융합형 중소식품기업 제품 전용 판매·홍보관이다. ‘농공상 융합형 중소식품기업’은 농업과 중소기업이 융합하여 고부가가치 상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2012년부터 농림축산식품부와 중소기업청이 공동 육성하는 기업이다. ‘찬들’은 ‘곡식이 가득 찬 풍성한 들판’이라는 뜻의 순우리말이다. ‘농식품 찬들마루’를 통해 농업 생산물을 기반으로 창의적이고 경쟁력 있는 고부가가치 상품을 생산하는 63개 기업, 발효식품, 쌀가공식품, 주류, 차류 등 농산가공식품 360여개 품목이 소비자들에게 판매될 예정이다. 다른 유통채널보다 저렴한 입점 판매수수료를 제공하기 때문에 중소식품기업 수익구조 개선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무엇보다 중소식품기업에 새로운 판로가 제공된다는 의미가 크다. 필자가 현장간담회를 통해 전국의 중소식품기업을 다니다 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다. 뛰어난 제품이 많은데 판로를 확보하지 못하거나 마케팅능력이 부족해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aT가 제품개발, 홍보,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기업컨설팅을 해주고 있지만 한계도 있다. 호남선 KTX 개통으로 용산역사는 하루 평균 60만명의 고객이 이용하고 있다. 많은 소비자들이 중소식품기업 우수제품을 직접 보고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소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서도 독일은 높은 경제성장률과 수출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360만여개에 이르는 중소기업, 즉 ‘미텔슈탄트(Mittelstand)’를 독일경제의 핵심으로 꼽는다. 2차 세계대전 이후 황폐화된 독일경제의 도약을 이끈 것이 바로 미텔슈탄트다. 독일 중소기업은 전체 기업의 99%, 고용인력의 88%를 차지한다. ‘유럽의 피터 드러커’로 불리는 독일의 경영학자 헤르만 지몬은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각 분야에서 세계시장 점유율 1~3위를 달리거나 소속 대륙에서 1위를 차지하는 기업’을 ‘히든 챔피언(Hidden Champion)’이라고 이름 붙였다. 한 마디로 ‘강소기업’이라 할 수 있다.세계시장을 누비는 히든 챔피언의 상당수가 독일 중소기업이다. 2012년 세계 2천734개 히든 챔피언 가운데 1천307개가 독일 기업이었다. 미국(336개)·일본(220개)과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많고, 23개에 불과한 우리나라와는 무려 57배 차이가 난다. 헤르만 지몬은 히든 챔피언 기업의 공통점으로 ‘장기적 전망, 전문화된 집중력, 세계시장’을 들었다. 장기 비전을 가지고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며, 해외시장을 염두에 두고 제품을 생산해야 강소기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유행에 휩쓸리며 백화점식 생산을 하고 좁은 내수시장을 탓하는 우리 기업들이 유념해야 할 부분이다. 정부와 지자체도 중소기업에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등 적극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우리나라 기업체 가운데 대기업은 0.1%인 3천130여개, 중소기업은 99.9%인 341만5천여개이다. 종사자수는 대기업이 192만3천여명(12.5%), 중소기업은 1천342만1천여명(87.5%) 수준이다. 숫자로만 비교하면 독일과 큰 차이가 없다. 임금근로자 10명 중 9명 가까이 중소기업에 다니고 있다. 중소기업이 살아나지 않고는 경기회복이나 경제활성화도 어렵다.경기도 내 중소기업 사업체 수는 72만5천여개로 21%를 차지하고, 종사자수는 300만여명으로 23%가 넘는다. 사업체 수는 서울에 이어 전국 2위, 종사자 숫자는 전국에서 가장 많다. 중소기업이 살아야 경기도 경제가 살아나고 청년일자리도 늘어난다.경기도에는 유망한 중소기업들이 많이 있다. 특히 다양한 신선·가공식품기업이 위치하고 있다. 경기도가 자체적으로 다양한 중소기업 육성정책을 실시하고 있고, 우수상품 전시관 등도 운영하고 있으나 이번에 개장한 용산역사의 찬들마루도 적극 활용해볼 것을 권한다. 경기도의 중소기업들이 ‘강소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역민들의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경기도 식품기업들이 세계시장을 누비는 ‘히든 챔피언’이 될 날을 기대해 본다./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2015-12-23 김재수

[경제전망대] 세계 금융시장의 대격변 예고

급변하는 세계 경제환경속에서계획대로 금리조정하긴 불가능미국영향 크게 받는 우리로선철저하게 준비할 수밖에 없다글로벌 금융시장 요동친다 해도기초경제력만 키우면 극복 가능재닛 옐렌(Yellen) 의장을 비롯한 미국 연방준비제도(중앙은행)의 주요 인사들이 정책금리 인상을 예고한 이래 세계 금융시장은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와 그 영향을 놓고 많은 논쟁이 있었다. 오늘 새벽에 발표된 미국 중앙은행의 결정에 따라 이제 논쟁은 마무리되고 세계 경제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되었다. 아니, 세계 금융시장은 진작부터 격변에 휩싸여 있었다. 먼저 환율이다. 세계 중심국가인 미국의 금리가 조정되면 다른 나라의 환율은 즉각적으로 영향을 받게 된다. 엄밀히 말해서 금리조정이 예상되는 순간부터 영향을 받는다. 사실 일부 국가의 환율은 작년부터 요동치기 시작했으며,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경기가 호전되지만 이들 나라는 오히려 하향세를 보이고 있기에 이들 간의 격차가 더 벌어지고, 이는 환율로 나타나게 된다. 그러다가 임계치를 넘게 되면 그 나라는 국가부도를 각오해야 할 것이다. 지금 잘 나가는 국가들도 안심할 수 없다. 행여 한 순간만이라도 삐끗하면 바로 나락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선진국 클럽인 OECD에 가입하자마자 IMF사태가 발생하였던 것이 그 예가 될 수 있다. 도대체 지구상 어느 한 나라도 마음 놓을 수 없는, 이런 세계적인 어려움이 뻔히 예상되는데도 불구하고 미국이 금리 조정을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자국의 경기 호전이 중요 요인이겠지만, 미국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미국 달러화는 전 세계의 기축통화로서 양적으로 풍부해야 하지만 질적으로도 일정한 가치를 유지해야 한다. 그런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로 풀려나간 엄청난 달러를 그대로 둘 경우 그 가치의 하락은 불을 보듯 뻔하다. 더구나 지난달 말 IMF이사회가 중국 위안화를 특별인출권(SDR) 구성통화에 편입하기로 결정한 데서도 알 수 있듯이 바야흐로 중국 위안화가 기축통화 자리를 두고 미 달러화와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하였기에 문제의 심각성은 더해졌다. 미국으로서는 불가피하게 금리를 조정해야만 하고, 이러한 양상은 새로운 균형점을 찾을 때까지 이어질 것이다. 다음으로, 이제 세계의 이목은 금리조정 속도에 집중될 것이다. 즉 미국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어느 수준까지 금리를 인상할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미국은 금리인상을 시작하면 연속적으로 올렸으며 그 속도도 대단하였다. 예를 들어, 2004년 6월 미국 중앙은행은 정책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하여 25개월 동안 무려 17번이나 올렸다. 금리가 2년 여 만에 1%에서 5.25%가 되어 버렸다. (그리고 글로벌 금융위기를 만나면서 그 금리는 0%로 급전직하하였다.) 그동안 옐렌 의장은 금리를 올리더라도 점진적으로 인상할 것임을 수차 강조하였지만 세계 금융시장에서 그 말을 믿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급변하는 경제환경 속에서 말한 대로 실천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하기에 세계 금융시장, 특히 미국의 영향을 크게 받는 우리나라로서는 철저히 준비하는 수밖에 없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가속적으로 진행된다면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겠지만, 우선 외국자본의 유출이 걱정된다. 지난 3개월 동안 미국의 금리 조정이 임박하였다는 예상만으로도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이 10조원 이상 유출되었다는 사실은 예삿일로 보이지 않는다. 앞으로의 추세를 예의주시하면서 방비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이다.그러나 환율 변동이나, 외국자본 유출이나, 그것이 우리에게 발생할 문제라면, 그 문제의 근본원인은 바로 우리에게 있다. 아무리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을 친다고 하더라도 우리의 기초 경제체력(fundamentals)이 튼튼하다면 큰 어려움 없이 이겨나갈 수 있을 것이다. 단군 이래 위기는 언제나 내부에서 왔다./안희욱 한국은행 인천본부장안희욱 한국은행 인천본부장

2015-12-16 안희욱

[경제전망대] 한국 화장품,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하여

K-POP 열풍과 더불어국내화장품도 해외진출 급증현대인들 웰빙에 관심 많아져안전하고 우수한 제품 원해기능·품질 경쟁력 강화 않은채한류에만 의존하면 한계 부딪쳐K-뷰티 열풍이 식을 줄 모르고 있다. 2014년 국내 화장품 생산액은 9조원으로 2013년(8조원) 대비 12.5% 증가하였고, 화장품 수출도 급증해 최근 5년 평균 성장률 34.3%로 고속 성장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의 화장품 수출은 전년대비 62.5% 증가한 19억4천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2013년까지 적자를 기록했던 화장품 무역수지는 작년(수출액 17억9천만 달러, 수입액 13억5천만 달러) 처음으로 흑자(4억4천만 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9월까지 9억4천만 달러 흑자를 기록, 2년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화장품 산업은 국내 경제 성장의 주축이며, 세계 시장에 있어서 한국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하는 것만은 분명하다. 사실 ‘K-뷰티’라는 단어가 익숙해진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한류 열풍 K-POP의 인기와 더불어 한국의 아름다운 연예인들이 사용하고 광고하는 화장품에 대한 외국인들의 호기심으로 한국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른 신조어라 할 수 있겠다. 국내 화장품의 해외 진출은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한류 열풍에 의존할 수만은 없다. 시대의 흐름과 함께 웰빙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현대인들의 화장품 안전성과 품질의 우수성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기능과 품질 경쟁력을 강화하지 않은 채 한류에만 의존하게 될 경우 결국 한계에 부딪히게 될 것이다.식품의약품안전처는 ‘화장품 안전기준 등에 관한 규정’을 고시하여 화장품에 사용할 수 없는 원료 및 사용상 제한이 필요한 원료에 대하여 그 사용기준을 지정하고, 유통화장품의 안전관리 기준에 관한 사항을 정함으로써 화장품의 제조·수입 및 안전관리에 적정을 기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우수화장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CGMP)’을 마련해 원료 입고에서부터 완제품 출하까지 화장품 제조 전반에 걸친 제조 및 품질관리의 세부사항을 준수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이는 화장품 제조에 있어서 안전하고 적합한 규격의 원료를 사용하여 우수한 품질의 화장품을 제조할 수 있도록 하는 열쇠이며, 유통화장품의 안전관리 기준을 준수하기 위한 기초라 할 수 있겠다.화장품 산업에서 CGMP 도입은 국내 뿐 만 아니라 해외시장에 있어서도 큰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국내 화장품 제조업체 2천54개소 중 경인 관내 제조업체는 830개소이고, CGMP 업체는 10월 말 기준으로 전국 77개소 중 경인지역에는 32개소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화장품 선진국인 EU는 2013년 7월부터 회원국에서 생산하거나 수입되는 모든 화장품에 대해 ISO 기준을 적용한 GMP를 의무화하였으며 캐나다, 미국, 일본 등에서도 화장품 제조 시 CGMP를 준수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아름다움에 대한 추구 경향, 여성 경제활동 인구의 증가, 남성·유아 등 소비계층의 확대에 힘입어 화장품 시장은 계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3년 세계 화장품 시장 규모는 2천495억 달러로 전년 대비 3.9% 증가했으며, 이는 향후에도 지속되어 2018년 3천89억 달러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글로벌 화장품 시장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은 우수한 제조 및 품질관리 체계를 확립하는 것이며, 따라서 CGMP 도입은 한국 화장품 업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경인지방식약청은 소비자들에게 안전하고 우수한 품질의 화장품을 제공하기 위하여 화장품 제조업자 및 제조판매업자에 대한 정기감시를 수행하고 있으며, 유통화장품에 대한 정기 수거검정을 통해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민원설명회 및 간담회 등을 통해 경인 관내 화장품 업계의 CGMP 도입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화장품 업계의 제조 및 품질관리 수준 향상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나아가 질좋은 화장품을 공급하여 국민 보건 향상에 이바지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다./김인규 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김인규 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

2015-12-09 김인규

[경제전망대] FTA, 수혜와 피해 모두 제대로 따져보자

당정, 협정발효로 수혜만 강조야, 피해와 혜택 분배 초점 맞춰언제까지 이기적 계산만 할건지…다음 협상에선 필요하다면여야·기업·소비자등 조사위 구성안건·타결책 최대한 단순화 하자데자뷰(deja vu·旣視感)라는 말이 실감난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을 둘러싼 정쟁을 두고 하는 말이다. 4년 전 비슷한 시기 국회에서 벌어졌던 한미 FTA 비준안 처리와 거의 모든 면에서 흡사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당시는 여당 단독으로 처리했다는 사실 정도다. 그 결과 국회 본회의장은 최루 가스로 자욱했다. 반면 이번에는 여야 합의 처리를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마주 앉았다. 이는 한중 FTA에서 가장 걱정스러운 분야인 농업 분야의 개방 비율이 훨씬 낮았기 때문에 그나마 가능했을 것이다. 날치기 논란이 아직 고개를 들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에는 대통령의 야당을 향한 일갈이 등장했다는 점도 전과 다르다. ‘맨날 앉아서 립 서비스만 한다. 위선이고, 직무 유기라고 생각한다.’ 상황을 단순화 하고 상대를 맹공하는 대통령식 어법이자 정면돌파 전략이다.하지만 상황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무엇보다도 정부·여당과 야당이 주목하는 분야가 완전히 다르다. 정부·여당은 협정 발효로 인한 수혜만 강조한다. 미국의 경우 교역량 증대였다면, 중국의 경우는 관세 절감액이다. 이들은 중국과 FTA에서 정한 자유화 단계를 최종적으로 달성했을 때 절감 예상 관세는 54억4천만달러로, 미국이나 유럽연합의 각각 6배나 4배에 달한다고 주장한다. 중국이 우리 최대 수출국인 점을 고려한 수사(修辭)다. 특히 연말까지 비준해야 관세 절감 혜택이 극대화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비준시 관세가 낮아지고, 매년 초 단계적으로 인하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반면 야당은 협정 발효로 인한 피해와 혜택의 분배에 초점을 맞춘다. 농업이나 중소기업 분야의 피해는 얼마나 될 것인가? 수출 대기업들이 입게 될 혜택은 나라 경제 전반으로 제대로 확산될 것인가? 만일 수출 대기업이 교역 증대나 관세 절감으로 얻게 될 수익을 자신들의 곳간에 그대로 쌓아두기만 한다면 FTA는 왜곡된 형태의 부의 재분배 정책에 불과할 것이기 때문이다. 막바지 여야정 합의체가 핵심 쟁점으로 꼽은 것들 대부분은 바로 협정 발효로 인한 피해를 어떻게 보전해줄 것인지, 혜택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에 관한 것들이었다.관심사가 이렇게 다르니 협상이 쉬울 리 없다. 흥미로운 사실은 지금의 여와 야가 입장이 바뀌었던 시절에는 주목하는 분야도 달랐다는 점이다. 이번에는 정부·여당이 한중 FTA 비준안을 경제활성화법이나 노동개혁 5대 법안 등과 일괄처리 하겠다는 방침이 협상을 더 꼬이게 했다. 야당은 늘 그렇듯, 내년도 예산안과 연계해 배수진을 쳤다. 양쪽 모두 지극히 경제적인 사안일 수도 있는 FTA 비준안 처리에 정치적 계산으로 임했다는 반증이 아닐 수 없다. 여당은 총선을 앞두고 야권을 ‘경제의 발목을 잡는 세력’으로 몰아붙이려 했고 야당은 여권을 ‘특정 집단의 이해만 추구하는 세력’으로 공격하려 했다. 양국간 FTA 체결도 이렇게 어려운 상황이어서 앞으로 본격화 할 다자간 협상은 더욱 난해해질 수밖에 없다. 우리를 둘러싼 다자간 개방 프로그램은 이미 상당 부분 진척되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과 중국이 주도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대표적이다. 쌍방 FTA에 주력하던 우리는 이미 12개국간 TPP에 실기했다. 지금은 버스 떠난 뒤에 손을 들기도 머쓱한 상황이 되고 말았다. 한중 FTA 이후에는 중국 주도의 16개국 RCEP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언제까지 이토록 이기적이고도 복잡한 계산을 계속해야 할까? 상황은 단순하지 않지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기존 미국과 유럽연합과의 FTA에 대해 5년여가 지난 지금 이해득실을 면밀하게 따져보자. 추정컨대, 협정 발효 전 공언했던 만큼의 교역 증대나 관세 절감 혜택은 없었을 것이다. 유럽의 경우는 이미 소비자들이 체감하고 있다. 피해 계층과 산업에 대한 배려도 적었을 것이다. 필요하다면 여야뿐만 아니라 기업과 소비자 대표 등이 모두 참여하는 조사 위원회를 만들어도 좋겠다. 그리하여 다음 주요 경제권과의 FTA나 다자간 개방 프로그램 협상에서는 협상 안건과 타결책을 최대한 단순화 하자. 언제까지 국민들이 개방과 관련해 씁쓸한 데자뷰를 맛보아야만 하는가?/김방희 생활경제연구소장김방희 생활경제연구소장

2015-12-02 김방희

[경제전망대] 경기도와 ‘장보고 프로젝트’

도내 어장에서 생산된 김 등다양한 수산식품 가공 개발중국시장 적극 공략해야 한다해상무역 판도 바꾼 장보고처럼한중FTA 위기를 기회 삼기위해철저하고 공격적인 마케팅 필요최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해양수산부와 함께 수산물 수출 확대를 위해 ‘장보고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해상왕’ 장보고의 명성에 걸맞게 다양한 전략을 추진하여 우리 수산물 수출을 확대하자는 것이다. 우선 수출 스타품목인 ‘김’을 집중 육성 지원한다. 장보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최근 중국 상해에서 한국 수산물 홍보행사(K-Seafood Fair)도 개최했다. 중국 오피니언 리더를 초청하여 세미나를 개최하고, 한국 수산물의 우수성을 설명했다. 한국 수출업체와 중국 바이어 간 만남의 장도 마련했는데, 한국 수산물에 대한 중국 현지의 관심이 매우 높았다. 중국검험인증그룹유한회사(CCIC)로부터 한중 농수산식품 교역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감사패도 받았다. 과거에는 김이 한국과 일본, 중국 등 일부 아시아 국가에서 소비되는 품목이었고, 그나마 한인마켓에서 반찬용 위주로 소비되었다. 최근 김의 수요는 다양하다. 밥과 같이 먹는 반찬용도를 넘어서 간식이나 안주용 스낵으로 김을 즐긴다. 김 소비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졌다. 스낵김, 조미김 등 다양한 신상품이 외국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증대시킨다. 국내 업체들도 어린이용 김, 불고기맛 김 등 다양한 신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외국인 소비자들을 겨냥해 수출용 김은 바삭바삭하게 가공하고, 여러 가지 맛을 가미한다. 2012년 aT는 세계 3대 요리학교 중 하나인 미국CIA(The Culinary Institute of America)와 공동으로 글로벌 김 메뉴 요리책자를 펴낸 바 있다. 요리 시연회에서 서양음식으로 변모된 김은 인기가 대단했다. 유럽, 남미 등 전 세계를 상대로 충분히 수출 가능하다는 확신이 들었다. 맛과 영양 면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현대인의 취향에 알맞기 때문이다.김은 해외에서 칼로리가 낮고 단백질, 비타민 함량이 높은 ‘웰빙식품’으로 통한다. 소비패턴 변화와 수출증대 노력으로 김 수출은 크게 늘어났다. 2010년 처음으로 연간 수출실적 1억달러를 돌파했고, 작년에는 2억달러를 넘어섰다. 올해는 3억달러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출 3억달러를 달성한다면 국내 김 생산량의 약 36%를 수출하게 된다. 국내가격 지지와 함께 어가 소득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경기도는 주요 김 수출 지역이다. 안산 대부도, 화성 제부도 등 주요어장에서 많은 양의 김이 생산된다. 국내 생산량의 약 3% 정도이나 최근 중국수출이 크게 늘면서 수출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경기도는 올해 중국 광둥성에서 대대적인 경기 김 판촉전을 열기도 했다. 짠맛과 기름기를 줄이고 바삭하게 가공한 경기도의 조미김, 스낵김이 중국 소비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경기도의 서해안은 청정해역이며 영양염류가 풍부하다. 맛, 영양, 위생 등 ‘명품 김’으로서 삼박자를 고루 갖췄다. 경기도가 대 중국 수출에 유리한 지리적 이점을 살려 수출증대에 나서야 한다. 김을 이용한 스낵상품, 퓨전요리처럼 우리 수산식품의 다양한 변신이 필요하다. 김 수출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중국에서는 전복, 해삼 등이 건강식품으로 인기가 높다. 다양한 웰빙 수산식품을 개발·가공해야 한다. 고급화, 명품화 마케팅 전략으로 중국시장을 적극 공략해야 한다. 경제발전과 소득증대에 따라 중국인들의 한국 수산물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중국의 소비패턴 변화에 대응하고 내륙 수출시장을 집중 공략하면 우리 수산물 수출은 크게 증대될 것이다.신라시대 장보고는 서해에서 당나라 해적이 기승을 부리자, 청해진을 설치하여 해적을 소탕하고 해상권을 장악했다. 안정된 바다를 기반으로 한·중·일 3국간 해상무역을 주도하고 멀리 이슬람권까지 교역을 확대했다. 말 그대로 위기를 기회로 바꾼 장보고다. 한중FTA로 값싼 중국산 농수산물이 수입되면 우리 농어업이 어려워질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기회도 다가온다. 중국인들이 고급 농산물과 안전한 수산물 소비에 눈뜨기 시작한 것은 우리에게 좋은 기회이다. 향후 2, 3년이 수산식품 수출증대를 위한 ‘골든타임’이다. 해상무역의 판도를 바꾼 장보고처럼 우리도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 철저한 전략을 세우고 공격적으로 나서야 한다. 경기도가 앞장서서 우리 수산식품 수출에 희망을 만들자./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2015-11-25 김재수

[경제전망대] 말이 씨가 된다

파리 IS테러·메르스 등 발생땐경제도 일시적인 패닉상태 빠져현재 우리 경제는 침체기로적잖은 어려움 겪고 있지만‘앞으로 잘 될거야’ 말 하다보면분명 진일보한 결과 불러올 것 지난 주말(현지시간으로 금요일 밤) 프랑스 파리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테러가 발생하여 무고한 시민들이 목숨을 잃었다. 전 세계가 테러의 공포에 휩싸였고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안전한 곳으로 피하려는 위험 회피적인 행동을 했다. 경제 쪽에서도 비슷한 행태가 나타났는데, 월요일에 금융시장이 개장되자마자 각 국의 주가가 급락하였고 상당수 국가에서는 환율이 요동쳤다. 그러나 이런 이상 행태는 채 하루를 넘기지 못했다. 화요일부터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았으며 파리 시민들도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다. 이렇게 빨리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각 국 정부의 노력도 노력이지만, 기본적으로 현명한 시민들 덕분이라고 생각해본다. 즉 사람들은 2001년 뉴욕에서 있었던 9·11 테러의 영향으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졌던 것과 함께 두 달도 되기 전에 경제가 다시 원상회복한 것을 기억하고 있다. 경제는 일시적으로 쇼크를 받을 수 있겠지만 결국 기초체력(fundamentals)에 따라 좌우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나아가서 일시적인 어려움에 굴복하면 손해만 볼 뿐이라는 인식도 함께 하게 되었다. 이런 교훈 덕분으로 2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히 전쟁과도 같은 엄청난 사건을 단 하루 만에 극복하고 있는 것이다.사실 이러한 교훈은 9·11 테러 사건이 유일한 것이 아니다. 가까이는 지난 5월에 시작된 우리나라의 메르스 사태도 이와 비슷하다. 생경한 전염병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집단적 불안 심리를 형성하더니 급기야는 경제에 대한 비관적 기대로 비화하면서 결국에는 우리 경제가 얼어붙어 버렸다. 메르스가 극성이었던 지난 6월에 시민들의 경제 심리상태를 나타내는 소비자 동향지수(CSI)를 보면 소비지출 항목뿐 아니라 경기판단, 취업기회, 생활형편, 가계수입 등 모든 지표가 일제히 하락하였던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불안한 심리는 실제 경제활동으로 이어져 이후 우리나라의 소비와 생산활동이 크게 위축되어 버린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경제학계에서는 이렇게 어떤 계기로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한쪽 방향을 예상하면 실제로 경제가 그 상태에 빠지게 되는 현상을 ‘자기실현적 예언 (Self-fulfilling prophecy)’이라고 명명하면서 오랫동안 연구해 왔다. 이는 말 그대로 경제주체들이 예상하는 대로 결과가 이루어진다는 것인데, 예를 들어 경제에 대해 비관적인 생각을 할수록 실제로 경기가 침체된다는 것이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성립한다. 앞서 테러 발생 직후 프랑스 국민들이 보여준 ‘일상을 즐겨야 테러를 이길 수 있다’는 긍정의 슬로건이 그것이다. 프랑스의 저력을 믿고 이제껏 해왔던 대로 그대로 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가장 강력한 對테러 활동임과 동시에 프랑스 경제가 계속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우리도 이런 생각과 행동을 보이지 말라는 법이 없다. 지금 우리 경제는 경기부진 등으로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앞으로 잘 될 것이라는 말을 주고받다 보면 분명 진일보하게 될 것이다. 사실 우리 경제는 우리가 느끼는 것보다 괜찮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0년 이후 OECD 회원국 중에서 경기침체(학계에서는 두 분기 연속해서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경우로 정의한다)를 경험하지 않은 몇 안 되는 국가 중의 하나이다. 최근 발표된 일본의 경제성적표가 ‘세 개의 화살’이니 뭐니 하는 화려한 경제정책에도 불구하고 두 분기 연속하여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적어도 다른 나라 사람들이 보기에는, 대단한 것이라 아니 할 수 없다. ‘말이 씨가 된다’고 했다. 이왕이면 좋은 말, 격려와 희망이 가득 찬 말을 주고받자. 그러면 우리 경제도 틀림없이 그렇게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안희욱 한국은행 인천본부장안희욱 한국은행 인천본부장

2015-11-18 안희욱

[경제전망대] 축산물 수출과 국내 식품안전관리의 현주소

세계 각국으로 수출되는삼계탕·계란·우유제품 등위생상태는 그 국가의 이미지업계, 물량에만 관심두지 말고제품 안전성에 우선 중점두고정부도 정책지원 적극 나서야세계무역기구(WTO)의 홈페이지에는 “WTO는 국가들간의 범세계적인 무역규범을 다룬다. 그 주요 기능은 무역의 흐름을 원활하게(smoothly), 예측 가능하게(predictably), 그리고 자유롭게(freely) 보장하는 것”이라는 표현이 있다. 이 말은 세계 각국에 제한 없이 상품을 사고팔 수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보면 상품의 교역에는 상당한 제한이 따르고 있음을 알게 된다. 특히 인간의 생명과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식품에 대해서는 더욱 그러하다.실제로 국가 간의 무역에 관한 질서를 제공한다고 볼 수 있는 WTO의 여러 협정문 중 식품에 관한 협정문인 ‘위생 및 식품위생조치에 관한 협정’에서는 “인간의 생명이나 위생을 보호할 목적으로 필요한 위생조치를 취할 수 있다”라고 규정함으로써 WTO 회원국이 상대국의 식품위생관리나 안전조치 수준을 이유로 수입을 제한하는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특히 수입국 입장에서는 자국의 위생수준과 동등한 수준이 아닌 국가로부터의 축산물의 수입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역으로 말한다면 축산물의 교역이 이루어진다는 의미는 수입국의 위생수준과 수출국의 위생수준이 동등하다는 것이며, 이러한 사실은 WTO라는 국제체제 하에서 인정이 되고 있다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우리나라의 경우 축산물을 포함한 수입식품이 우리 식탁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으면서도,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식품, 그중에서도 축산물이 수출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국민들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국내 불량 계란 유통, 도축장 위생관리 불량 등 축산식품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을 초래한 일로 인하여 부정적인 시각이 있기는 하지만, 정부와 업계에서는 세계가 인정하는 위생관리 체계를 갖추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다. 그 결과로 현재 세계 많은 나라로 축산식품을 수출하고 있으며, 2014년도 21만t(8.0억달러), 2015년 9월까지 16만t(5.5억달러)의 수출 실적을 보이고 있다. 그중 삼계탕의 경우 2014년 1.7천t(7.600만$), 2015년 8월 현재 1.3천t(6.400만$)의 수출량을 보이고 있으며, 미국으로 2014년 317t(1.900만$), 2015년 8월 현재 535t(3.200만$)의 수출 실적을 보였다. 여기서 주목하고 싶은 것은 경인지역 업체에서 미국으로 삼계탕을 수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우리나라의 위생수준을 기반으로 하여 미국 정부와 약 10년에 걸친 협상끝에 2014년 수출이 가능하게 하였다. 대미 수출은 우리나라의 식품안전과 위생수준이 미국 농무부 식품안전검사청(FSIS)이 인정하는 수준에 이르렀음을 인정받은 것으로서 우리가 생산한 닭고기 제품은 세계 어느 나라의 식품안전 수준을 충족시킬 수 있다는 희망과 자신감을 심어주게 되었다.최근 우유업계에서는 원유 생산과잉과 소비부진에 따른 분유재고량 증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어려움을 수출로 해결하고자 하고 있으며, 경인식약청에서도 관내 수출업체의 대중국 수출 확대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우리 관내 업체가 선진국으로 축산물을 수출하고 있다는 사실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시스템이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사후관리에 보다 철저를 기할 생각이다. 이는 수출 식품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에 공급되는 식품을 위한 관리에도 당연히 적용되는 것이다. 수출되는 제품은 그 국가의 이미지이다. 수출업체에서는 수출물량에만 관심을 두지 말고 위생관리를 선행하여 수출제품의 안전성에 중점을 둬야 할 것이며, 정부에서도 적극적인 수출지원을 하고자 한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축산식품이 더 많은 나라로 더 많은 물량이 수출되기를 기대해 본다./김인규 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김인규 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

2015-11-11 김인규

[경제전망대] 흙수저론과 헬조선

자산과 연소득이 각각5천만·2천만원 이하면 ‘흙수저’많은 청년들이 이계급에 속하면노력해도 못 벗어난다고 느껴…당장의 고통보다 더욱 힘든건쉽게 탈출 못한다는 좌절감이다지난 몇 달 간 수저 계급론이 급속도로 정교해졌다. 수저로 신분을 구분하는 이 속설은 ‘입에 은수저를 물고 태어났다’는 영어 관용구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젊은 세대로부터 열렬한 공감을 샀다. 그들은 각 계급의 특성과 양상을 구체적으로 덧붙였다. 그 결과 지금은 우리나라의 카스트 제도(인도에서 출생시 결정되는 사회적 계층 제도)로까지 발전하는 양상이다.사람들은 네 가지 계급으로 나뉜다. 금·은·동 수저 그리고 흙수저. 경제적으로 따진다면, 금수저는 20억원 이상의 자산에 2억원 이상의 연소득을 구가하는 계급이다. 자산과 연소득이 각각 5천만원과 2천만원 이하라면 흙수저다. 금수저보다 더 누리고 사는 계급으로 플래티늄이나 다이아몬드 수저도 등장했다. 단순히 재산과 수입이 구분의 전부는 아니다. SNS 상에서 회자된 흙수저 빙고게임은 자신의 소속 계급이 흙수저인지를 판별해보는 항목들이다. 여기에는 ‘화장실에 물 받는 대야가 있음’이라거나 ‘집에 곰팡이 핀 곳이 있음’ 등이 있다. 심지어 ‘부모님 취미생활 없음’ 같은 지표마저 있다. 흙수저의 겨울나기라는 글에는 이 계층에 속한 청년들의 고단한 삶이 지독하리만치 구체적으로 묘사돼 있다. 보온과 가습을 동시에 해결하는 이들의 월동 현실과 묘안은 방 안에서 버너로 물을 끓이는 방법이다. 하룻밤 부탄가스 사용량은 400원 가량. 한 달 1만2천원이면 추위와 건조를 견딜 수 있다.1990년대 후반부터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에서 사회적 이동성(social mobility)이 심각하게 축소되고 있다는 논란이 일었다. 한 계층에서 더 나은 계층으로 올라서기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이는 한 세대에 걸친 경제적 이동성이나 탈빈곤율로 입증되곤 했다. 그보다 더욱 우려되는 현실은 부모 세대와 자녀 간의 세대 간 이동성 문제였다. 부모의 재산 혹은 소득과 자녀들의 그것이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논거들이 많이 제시됐다. 한 때 기회의 땅이라고 여겨졌던 미국에서 이 사실은 더욱 큰 충격을 주었다. 오늘날 미국에서는 상위 계층을 제외한 계층에 대한 기회의 제한이 주로 이 무렵 심화된 소득 불평등에 기인한다고 믿고 있다.선진국의 사회적 이동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자부심이 우리 사회에는 있었다. 적어도 얼마 전까지는 그랬다. 한 세대 내에서건 세대 간이건 우리는 사회적 이동성이 높은 편인 나라였다. 우리의 경우 사회적 이동성 문제에서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해온 것은 교육이었다. 누구든 좋은 교육을 통해 경제적으로 한 단계 더 나은 계층으로 올라설 수 있다. 부모뿐만 아니라 자녀 세대 역시 그럴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좋은 교육의 기회조차 상위 계층이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더욱이 상위 계층이 아닌 이상 좋은 교육조차 예전처럼 계층 이동의 확실한 수단은 아니라는 증거가 분명해지고 있다. 부모 세대인 산업화 세대가 쌓아놓은 계층의 벽이 계급이라는 성(城)처럼 확고해져서, 개인으로서는 이를 넘어서거나 부술 수가 없게 된 것이다. 수저 계급론을 청년들의 풍자나 객기로만 치부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꼭 이들의 인식이나 자조를 부정할 수 없는 현실 때문만은 아니다. 이 속설이 풍기는 뉘앙스를 한 번 생각해보라. 많은 젊은이들이 태어나면서 이 계급 구조에 속하면 아무리 노력해도 벗어나기 수월하지 않다고 느낀다. 당장의 고통보다 더욱 견딜 수 없는 것은 그것에서 쉽게 벗어날 수 없다는 좌절감이다. 그야말로 ‘헬조선’이다. 이를 두고 그들의 패배주의적 인식이나 잘못된 역사 교육 탓이라고만 한다면 견강부회(牽强附會)다. 미국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최근 한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한 사회의 건강도를 따지는 기준으로 젊은이들의 마음을 거론했다. “어떤 젊은이가 오늘과 내일을 생각하면서 잠에서 깼을 때 어제와 같거나 못할 거라고 생각한다면, 이보다 더한 재앙은 없다.”/김방희 생활경제연구소장김방희 생활경제연구소장

2015-11-04 김방희

[경제전망대] 청년 일자리, 해외에서 찾자

연평균 3.9% 성장하는 ‘식품산업’中·인도네시아 등 신흥국 주도로현재 아시아·태평양 지역이세계최대 식품시장으로 급부상우리도 기업·공공기관이 나서면해외 농식품시장 얼마든지 기회최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한국식품 홍보행사를 개최했다. ‘K-FOOD FAIR’라고 이름 지은 이 행사는 2013년부터 시작되어 한국 식품과 문화를 해외 소비자에게 알리는 통합마케팅 행사다. 행사효과를 분석해보면, 행사 개최 후 해당국가에 대한 한국 농식품 수출이 6~12% 포인트 상승할 정도로 수출증대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인도네시아는 인구 2억5천만명으로 세계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인도네시아에 과일, 김, 라면 등을 주로 수출하고 있으며 수출규모는 약 2억달러 정도이다.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과 한국식품에 대한 관심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중요성은 여러 가지다. 첫째, 인접한 싱가포르,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교두보로서 중요성이 있다. 둘째, 세계 최대의 할랄시장 국가라는 점이다. 이슬람인구는 세계인구의 약 25%인 18억명 정도이다. 인도네시아는 2억명이 넘는 국민 87%가 모슬렘이다. 단일국가로서는 세계 최대 규모다. 1조달러가 넘는 할랄시장 중 인도네시아가 2천억달러로 약 18%를 차지한다. 셋째,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인도네시아 경제는 연평균 6%의 높은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인도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나라 중 하나이며, 개발도상국 모임인 이른바 ‘G77’을 주도하는 국가이다.‘고용절벽’이라고 할 정도로 청년실업이 심각하다. 이번 자카르타 페어가 큰 의미가 있었던 것은 청년들의 해외 일자리 창출을 모색하는 자리였다는 점이다. 청년들이 다양한 경험을 쌓고 도전정신과 자신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국내 청년들뿐만 아니라 해외에 거주하는 한국 유학생도 해외 농식품미래기획단(YAFF)으로 모집하였다. 인도네시아에는 한국유학생과 현지 대학생 등 30여명의 해외 YAFF 회원들이 활동 중이다. aT 행사 시 업무지원을 하거나 식품시장조사, 소비패턴 분석, 농식품 분야 아이디어 제안 등 다양한 활동에 참여한다. 이번 홍보행사에서도 현지인 대상 ‘아트김밥 쿠킹클래스’에 직접 참여했으며, 한-인도네시아 수교 42주년을 기념한 ‘우정의 42m 김밥말이 개막행사’를 통해 교민과 현지인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특히 청년들의 해외 일자리 창출을 위해 aT는 인도네시아의 한국외식업협회와 ‘Good Job, Good people(좋은 일자리, 우수한 인재)’ 협약을 체결하였다. 청년일자리 창출 프로젝트의 하나인 얍(YAFF)의 글로벌 커뮤니티 구축을 통해 우리 청년들에게 해외시장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aT는 그동안 중국, 베트남 식품기업에 YAFF 회원을 중심으로 청년 인턴을 파견해 글로벌 식품시장을 직접 체험할 기회를 제공했다. 우리 청년들 중에는 외국어 구사능력은 물론 다양한 경험을 갖춘 ‘준비된 인재’가 많다. 이러한 인재들이 세계시장에 활발히 진출해야 청년 일자리가 늘어나고 우리 농식품 산업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필자도 과거 학창시절에 ‘평화봉사단’으로 한국에 와있던 미국인 교사로부터 영어를 배울 기회를 가졌다. 나와 얼굴이 다르고 말이 다르며 의식구조가 다른 외국인으로부터 영어를 배우고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글로벌 마인드를 가지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주미대사관에서 농무관을 지내면서 과거 평화봉사단으로 한국에서 근무했던 사람들과 다시 만날 기회를 가졌다. 나이 지긋한 노인이 되었으나 한국 음식을 좋아하는 이들과 한국의 발전상을 이야기하면서 추억을 나누었다. 외국인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하는 것, 특히 젊은 시절에 글로벌 경험을 쌓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된다.식품산업은 연평균 3.9%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의 식품시장이 확대되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세계 최대 식품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을 국내에만 국한하지 말고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 개인의 힘으로는 쉽지 않지만, 기업이나 공공기관이 나서면 얼마든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세계 농식품 시장이 한국 청년들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나라 청년들이 글로벌 마인드와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 농식품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기를 기대한다./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2015-10-28 김재수

[경제전망대] 가계부채의 민낯

인천 가구당 평균부채 6천만원부동산담보대출 비중 ‘전국최고’빚지고 사는 저소득층 40% 달해금리인상땐 시민부담 엄청날 것소비패턴 개선… 훗날 생각않고일단 저지르는 우 범해선 안돼기업도, 정부도, 가계도 엄청난 빚더미에 올라앉아 있는 우리는 가히 ‘부채의 시대’에 살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규모도 규모지만, 어렵사리 마련한 돈을 흥청망청 쓰고 있는 것이다. 금년 6월말을 기준으로 은행이 기업에 빌려주었다가 부실화된 대출금이 22조원에 달하는데,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60%나 늘어난 수치다. 이에 따라 정상적인 영업활동으로는 이자도 못 갚는 좀비기업이 전체 기업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형편이니 정부가 부실기업 구조조정에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두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고 하겠다. 기업만 구조조정을 하는 것이 아니다. 재정위기단체로 지정된 인천시도 비슷한 상황이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공공요금을 인상하고 세출을 조정하는 등 허리띠를 단단히 졸라매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시민들이 상당한 고충을 겪고 있지만, 긴 안목으로 보았을 때 올바른 정책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그러나 정작 문제는 가계부채이다. 기업이나 정부가 구조조정에 명운을 걸고 있는 것과는 달리 가계부채는 폭주기관차처럼 엄청나게 늘어나 지난 6월에 1천100조원을 넘어섰다. 제대로 된 일자리는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에서 이 많은 돈을 도대체 무슨 수로 갚아나가야 할지 걱정이 앞선다. 이렇듯 위험은 높아만 가지만, 우리 사회의 대출 불감증은 세월호 사건을 닮았는지 요지부동이다. 혹시나 이런 불감증이 ‘위기가 닥치면 다 같이 망할 테니, 정부나 국회가 어떻게 해주겠지’하는 소위 대마불사(too-big-to-fail)의 소산이라면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것이다. 왜냐하면 위기는 가장 약한 고리에서 발생하고, 설사 나중에 조치를 하더라도 처음의 발화점은 사후약방문격으로 아무런 혜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곰에게 잡혀먹히지 않으려면 친구보다 빨리 뛰어야 한다는 잔혹한 농담이 적용되는 경우라 할까. 별 차이가 없지만 경쟁자보다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면 위험 발생 가능성은 100%라는 말이다. 인천도 이 농담에서 예외가 아니다.금년 8월말로 인천의 가계대출 잔액은 42조원에 달했다. 이는 전국대비 5.5% 수준으로, 인천의 인구비중(5.6%)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그럴 수도 있는 수준’이라고 여겨질지 모르겠다. 그러나 정부가 발표한 가계 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인천의 가구당 평균부채는 약 6천만원으로 서울과 경기에 이어 세 번째로 많고, 개인소득은 약 4천만원으로 전국 평균치(4천676만원)를 크게 밑돌고 있다. 한 마디로 ‘소득은 적은데 빚은 많다’는 것이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우선 인천의 가계부채 중 부동산담보대출의 비중(63.0%)이 전국(54.8%)에서 가장 높다는 점이다. 또한 저소득층의 대출연체가 높다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한 조사에 따르면 인천의 저소득층 중에서 약 40%가 빚을 지고 있으며, 그중에 연체를 경험한 적이 있는 사람은 20%에 육박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은 인천이 마주하고 있는 가계부채 민낯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행여 부동산가격이 불안정해지기라도 한다면, 또 금리라도 올라가 버린다면(과거 경험에 비추어 그리 무리한 가정은 아니다) 인천시민이 감당해야 할 부담은 엄청날 것이다. 마치 곰이 쫓아오고 있는 형국과 흡사해 보인다.빚을 상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갚을 여유는 없고 쓸 곳은 많은 현실에서 대안을 찾기가 만만치 않다. 아마도 기업이나 정부의 구조조정에 버금가는 가계 구조조정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해본다. 대형자가용을 중형차로 줄이는 것이 아니라,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것으로 소비를 획기적으로 바꾸라는 것이다. 그리고 적어도 뒤를 생각하지 않고 일단 저지르고 보는 우(愚)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곰에게 가장 손쉬운 먹잇감은 꼴찌로 도망가는 사람보다 역주행하여 곰에게 다가오는 사람이 될 테니까 말이다./안희욱 한국은행 인천본부장안희욱 한국은행 인천본부장

2015-10-21 안희욱

[경제전망대] 100세 시대! 의료기기의 현명한 선택과 사용

제품에 부착된 기재사항에허가받은 기기인지 확인 필수영업사원 과장홍보에 현혹돼충동적 구매 자제해야효능·효과·사용법 설명서꼼꼼히 숙지하는것도 중요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의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인 사회를 고령화 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 사회로 분류되어 우리나라는 2018년 이후에는 고령사회로 들어갈 전망이다. 또한, 인구 8명중 1명은 65세 이상 노인으로 전체 인구의 13.1%를 차지하는 등 노인비율이 15년 만에 2배로 급증하였다. 인구 고령화에 대비해 제약과 의료기기 등 헬스케어(Healthcare) 산업이 활성화되는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어, 의료기기 산업은 의학과 정보통신, 전자, 재료, 광학, 바이오 등 다양한 학문이 융합되는 응용기술을 통해 인간의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하는 산업으로 어떤 산업 분야보다도 빨리 국가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어, 우리 정부에서도 의료기기 산업을 2020년까지 “세계 7대 의료기기 강국”으로 도약시키기 위해 “미래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채택하여 투자하고 있다. 이렇듯 발전하고 있는 의료기기는 잘 골라 활용하면 “득”이 되지만 잘못 사용되면 “독”이 될 수도 있다. 나이가 많아지면서 혹시나 ‘자식에게 짐이 되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어르신들의 약한 마음을 상술의 미끼로 이용하는 악덕 업자들이 주변에 도사리고 있고, 이러한 업자들의 현란한 말에 현혹되어 사기를 당하게 되는 경우 물적·정신적 손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례로, 효능·효과가 “통증완화”인 “저주파자극기”를 “암이나 염증을 태워 피를 맑게 해준다고 한다”거나, “소화불량 등 위장증상 개선”에 도움을 주는 “알칼리이온수생성기”가 “당뇨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단순하게 혈류를 측정하는 혈류계”가 “과거·현재·미래의 모든 병명을 알 수 있는 진단기 등으로 둔갑”하는 등 어르신들을 상대로 모든 병을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효능이 있는 것처럼 속여, 정작 치료 중이거나 치료가 필요한 어르신들이 위와 같이 허위로 과장된 의료기기를 맹신하게 되어 적절한 치료의 기회를 상실하는 경우 또한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이에, 노인을 대상으로 의료기기를 허위·과대 광고하여 부당이익을 얻는 행위를 근절하고자 경인식약청에서는 올해부터 경기도 및 인천지역 무료체험방 형태의 의료기기 판매업체 32개소에 대해 현장 지도·점검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어르신들께서는 이러한 피해를 당하지 않으려면 올바른 의료기기를 현명하게 구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올바른 의료기기를 구입하는 요령은 ▲제품에 부착되어 있는 ‘허가번호’, ‘의료기기’ 라는 표시 등 기재사항을 통해 허가받은 의료기기인지 여부 확인 ▲영업사원의 말에 현혹되어 불필요한 제품을 충동구매하거나 사은품 등 경품류 제공에 현혹되어 의료기기를 구입하지 않기 ▲경인식약청에 문의(02-2110-8091) 또는 인터넷 매체(의료기기 제품정보방, www.mfds.go.kr/med-info/index.do)를 활용하여 허가받은 효능·효과 확인 ▲시·군·구에 의료기기 판매업으로 신고 수리된 의료기기 판매업체에서 의료기기 구입 ▲무료관광이나 공장견학은 제품 판매가 목적인 경우가 많으니 조심하고, 이렇게 구입한 의료기기는 반드시 의료기기에 같이 포장되어 있는 첨부문서(사용설명서)를 잘 읽고 사용방법을 숙지하여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할 것이다. 상기와 같이 열거된 올바른 의료기기 구입 요령을 잘 숙지하셔서 의료기기를 선택하고 사용함으로써 100세 시대 어르신들께서 높은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김인규 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김인규 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

2015-10-14 김인규

[경제전망대] 미국의 금리 인상과 풍선 파열 효과

올 연말 美 금리인상은암실속 풍선 터지는 것처럼소리는 요란하지만엄청난 후폭풍은 없을 전망우리가 대비해야 할 것은폭탄효과 몰고 올 ‘中경제 추락’불빛 한 점 없는 컴컴한 방에 많은 사람이 모여 있다. 그 사람들은 왠지 모를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곧 무슨 일이 터질 것이란 수군거림도 점차 커진다. 이때 ‘펑’하는 소리가 터진다. 사람들은 혼비백산할 수밖에 없다. 그 와중에 예기치 않은 일들이 벌어질 수도 있다. 시간이 흘러 사람들이 마음을 좀 추스르고 나자 소리의 진원지가 밝혀진다. 누군가 풍선을 터뜨렸을 뿐이었다. 최근 미국의 기준 금리 인상을 둘러싸고 벌어질 일에 대한 우화다. 결국 암실에서 풍선이 터지는 정도의 심리적 충격은 불가피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금리 인상이 장기적으로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다. 왜 그런지 알아보기 전에, 왜 상황을 암실(暗室)로 비유했는지부터 생각해 보자.현재 글로벌 경제 상황을 살펴보면 미국 외에는 모두 경기가 부진한 상태다. 유럽이나 일본, 중국 등 주요 경제권의 경기가 언제쯤 회복될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글로벌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주요 국가가 금리를 올리는 결정은 늘 예상외의 파장을 일으키는 법이다. 1937년 대공황을 거의 벗어났다고 판단한 미 연준은 금리를 올렸다. 이 결정은 사상 유례없는 불황을 몇 년 더 연장시키고 말았다. 1994년 멕시코의 외환위기를 불러왔던 ‘데킬라 효과’도 미국의 금리인상에서 비롯됐다. 중남미 국가들의 외환위기는 부메랑이 돼 다시 미국을 덮쳤다. 그 결과 미 국채시장이 얼어붙었다. 미국의 신흥 부촌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가 파산한 것도 당시였다.가깝게는 유럽중앙은행(ECB)도 비슷한 실수를 했다.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 와중에 유럽 경기가 탄탄하다는 판단에서 금리를 올렸다. 미국의 금융위기가 글로벌 금융위기, 더 나아가서는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글로벌 경기 침체로 발전할 것이라는 예상을 못한 탓이었다. 2010년 봄 그리스를 필두로 유럽의 재정위기가 도래했다.글로벌 경제 상황 말고 양적완화(QE) 정책도 미래를 확신할 수 없게 만드는 요인이다. 중앙은행이 시중 채권을 구입하는 방식으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이 정책은 1990년대 일본이 부분적으로 시행한 것이 경험의 전부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는 전 세계적 규모로 시행했다. 미국의 3억 달러를 포함해 주요 경제국이 약 8조 달러 가량을 푼 것으로 추정된다. 전례 없던 상황이다. 누구도 이 정책의 장기적 영향을 짐작할 길이 없다. 그래서 암실이다.하지만 양적완화정책을 마무리한 미국은 언젠가 금리인상을 해야 한다. 영원히 저금리를 지속할 수는 없다. 장기적으로 보자면 풀린 돈은 물가 압력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현재는 대외여건 때문에 인플레이션의 싹이 두드러져 보이지 않을 뿐이다. 모든 경제 주체가 비슷한 예상을 하는 상황에서 연준의 금리인상 조치가 너무 늦어지면, 미국은 앞으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경제 위기를 맞을지도 모른다.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연준은 그간 섣불리 금리를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거의 금리인상에 맞먹는 효과는 누렸다. 미국이 곧 금리를 올리고 그에 따라 달러화 강세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널리 확산된 것이다. 상당수 신흥국에서 외국 자본이 대거 빠져나갔다. 우리나라 증시에서도 7, 8월 두 달간 11조원이나 유출됐다. 신흥국들의 환율 변동 폭만 보면 몇몇 나라들은 거의 외환위기에 준하는 수준이었다. 미국의 금리인상에 대한 영향은 글로벌 금융시장에 이미 선제적으로 반영돼 있는 셈이다.실제 올 연말 미국의 금리 인상은 암실 속 풍선파열과 비슷한 효과를 낼 것이다. 소리는 요란하지만 엄청난 후폭풍이 뒤따르진 않을 전망이다. 물론 글로벌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심리가 불안정해짐에 따라 외국자본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몇몇 국가들이 금융 불안 상황을 맞을 수는 있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발전하지는 않을 것이다.정작 문제는 중국 경제다. 만일 중국 경제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 된다면 그것은 암실에 풍선이 아니라 폭탄을 터뜨리는 격이 된다. 우리도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 불안에 대비는 해야겠지만, 진짜 더 단단히 준비해야 할 것은 중국 경제의 추락이다./김방희 생활경제연구소장김방희 생활경제연구소장

2015-10-07 김방희

화성포도를 중국에 수출하자

당도 높고 신선도 월등 검역조건 까다로운 미·일 등 10여개국에 수출되는 ‘화성포도’ 한·중 FTA 발효 앞두고 ‘오리지널 경기도산’으로 14억 중국인 입맛 매료 시키자 최근 한국 신선포도가 처음으로 중국에 수출되었다. 그동안 중국은 한국산 신선포도 수입을 전면 금지해 왔다. 검역문제가 신선포도 수출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올해 4월 한중 양국이 한국산 포도의 수입요건에 대해 최종 합의하면서 수출길이 열렸다. 지난 8월 충남 천안과 경북 상주의 포도농가가 대 중국 포도수출단지로 지정되었고, 최근 천안의 거봉, 상주의 캠벨포도가 첫 선적식을 가졌다. 한중 FTA 발효를 앞두고 신선 농산물 대 중국수출 확대를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우리나라는 포도에 이어 쌀·파프리카·토마토·참외·딸기·단감·감귤 등 7개 품목의 수입 허용을 중국에 요청한 상태다. 우리 신선 농산물의 본격적인 중국시장 공략이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까다로운 검역과 각종 비관세장벽 때문에 지금까지의 대 중국수출은 가공식품 위주로 이뤄졌다. 신선 농산물 중에서는 버섯류·심비디움 정도가 중국에 수출되었고 과실류 수출길은 막혀 있었다. 이제는 가공식품뿐만 아니라 신선 농산물 수출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신선 농산물 수출은 농가 소득증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한국산 농식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데에도 크게 기여한다. 중국 시장의 막강한 힘은 14억명에 가까운 거대 인구와 다양한 상품, 저렴한 생산비 등에 있다. 생활용품이나 가전제품 시장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중국의 식품시장 규모도 약 1조 달러에 이른다. 작년 11월 타결된 한중 FTA는 양국간 서명을 거쳐 국회에 비준요청을 해놓은 상태다. 전체 농수축산물의 34%에 대해 기존 관세체계를 유지할 수 있어 당장에 큰 피해는 없을 것이다. 다만 양국 농산물의 현저한 가격차이로 장기적으로 농업 피해가 불가피하다. 피해대책을 내실 있게 추진하는 동시에 우리 농산물과 식품 수출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신선 농산물의 대 중국수출은 시장개방의 위기를 기회로 살릴 수 있는 공격적인 대책이다. 한국산 포도는 당도가 높고 품질이 뛰어나다. 필자가 미국에서 농무관으로 근무하던 2005년 한국산 포도의 첫 미국 수출길을 열었다. 십 수년간 수출하지 못했던 포도의 대미수출을 하게 된 것이다. 많은 미국 현지인들이 한국산 포도의 맛과 품질에 호응을 보냈다. 한국 포도는 중국에서도 충분히 인기를 끌 것으로 확신한다. 소득수준이 높아진 중국 중산층 소비자들을 공략한다면 앞으로 수출가격도 높아지고 물량도 크게 늘어날 것이다.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국내 수출업체 간의 과당경쟁이나 출혈경쟁을 막아야 한다. 공정한 경쟁풍토와 품목조직화, 품질개선, 품종다양화 등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신선 농산물은 신선도 유지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온도·습도 등이 조금만 달라져도 부패하거나 상품성이 떨어진다. 한중간 신뢰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내가격 등락과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고품질 농산물을 거래해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수출단지가 협력해 생산부터 유통·검역·통관·물류 등 전 과정에 협력이 필요하다. 경기도에는 대규모 포도수출단지인 화성 포도수출단지가 있다. 미국·일본·대만·동남아·호주·아랍에미리트 등 세계 10여개국으로 화성 포도가 수출되고 있다. 지난해 170여t을 수출했으며 올해는 200t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검역조건이 까다로운 국가들로부터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에 향후 중국수출도 크게 기대된다. 경기도에는 포도를 비롯해 배·인삼 등 뛰어난 수출농산물이 많다. 화성 포도를 시작으로 경기도 신선 농산물을 중국에 적극 수출하자. 중국시장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 중국 농식품 수출실적은 9억8천800만 달러다. 신선 농산물 수출이 늘어나면 수출규모가 크게 증대될 것이다. 최근 중국 관광객들이 한국에 와서 ‘퓨전 한식’ 때문에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중국인들은 ‘있는 그대로의 한국’을 보고 싶어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이다. 한국산 신선 농산물이야말로 ‘오리지널 한국산’이다. 경기도의 우수한 농산물 수출이 늘어나면 ‘오리지널 경기도’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도 늘어날 것이다. 경기도 신선 농산물로 14억 중국인을 매료시키자.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2015-09-30 김재수

중국경제 패러다임의 변화와 우리

최근 중국경제 이상징후는 더 강해지려는 인위적 성격 짙어 그 파장은 기존경제에 안주하던 국가들에 엄청난 충격 안겨줘 우리는 자유경제시스템으로 새로운 환경 만드는데 집중해야 최근 갑작스럽게 중국에서 일어난 위안화 평가절하와 주가 폭락은 세간에 중국경제 위기론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어떤 분들은 ‘세계의 공장’ 중국이 ‘세계의 화약고’가 되었다고 말씀하고 계시지만, 과연 그러한지 궁금증은 높아지고 있다. 지난 8월 11일 중국 인민은행은 위안화 기준환율 산정 방식을 변경하였는데, 그 날 위안화의 가치가 사상 최대(1.82%)로 떨어졌다. 이어 8월 24일에는 중국의 주가지수인 상하이 지수가 8년 만에 가장 큰 폭(8.49%)으로 하락하였다. 이로 인해 세계의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위안화 가치가 급락하던 날에 대미 달러환율이 1천174원으로 16원이나 상승하였고 이후 4년 만에 처음으로 1천20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물론 중국주가가 폭락하던 날에는 우리 주가도 폭락했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만 그런 것이 아니고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비슷한 상황을 마주했다. 이는 세계 경제가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과 함께 중국의 영향력이 커졌다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는 증거다. 이제 시쳇말로 중국 경제가 기침을 하면 웬만한 국가는 폐렴은 몰라도 감기로 고생할 각오는 해야 할 정도가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앞으로 중국이 기침을 자주 할 것 같다는 점이다. 아니 중국 자체가 감기나 폐렴으로 고생할 가능성이 꽤 높다고 하겠다. 왜냐하면 지금 나타나고 있는 중국경제의 특이동향이 갑자기 발생한 것이 아니라, 중국정부가 지속해서 추진하고 있는 경제구조의 개혁과 궤를 같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최근 중국에서 나타나는 이상 징후는 중국경제가 약해서 발생하였다기보다는, 더욱 강해지기 위해서 인위적으로 발생시킨 성격이 짙다는 것이다. 알다시피 중국 경제는 개혁개방 이후 연평균 10%를 넘나드는 고성장시대에서 7% 내외의 중속성장시대로 진입하면서 기존의 투자와 수출 중심의 경제성장에서 소비와 내수 중심의 성장으로 전환을 꾀하고 있다. 나아가 2000년대 고속성장의 일등공신이었던 국유기업에 대해 과감한 구조개혁을 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허약한 기업들이 나가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정상기업도 움츠러들 수밖에 없게 된다. 이 과정에서 경제성장률 하락과 같은 파열음이 발생하는 것은 피할 수 없게 되는데, 그 파열음이 세계로 퍼져나가 기존의 경제환경에 안주하고 있던 국가들에 엄청난 충격을 주게 되는 것이다. 사실 걱정은 중국이 아니라 우리나라다. 외견상 중국경제가 내수 중심으로 전환한다는 것은 우리에게 기회가 온 것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내용은 조금 다르다. 우선 중국이 2025년까지 세계 제조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해 강력한 산업정책을 추진한다는 점이다. 공업 기초역량을 강화하고 스마트·첨단·친환경 제조업을 집중해 육성한다고 한다. 다시 말해 중국이 우리나라와 동일한 산업정책을 펼치겠다는 것이다. 이는 對중국 수출의 68%(인천은 77%)에 달하는 우리나라의 중간재 산업이 위태로워졌음을 의미하는 동시에 우리가 그간 줄기차게 추진해온 미래 먹거리산업이 엄청난 경쟁자를 만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군다나 만일 중국의 전략이 실패한다면, 중국경제와의 관계를 고려할 때 우리 경제에 미칠 부정적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고, 만일 성공하게 된다면 우리 먹거리를 다 빼앗기게 될 터이니 가히 진퇴양난의 국면이라고 하겠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듯이 우리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한발 앞서 변화하는 것이다. 기존의 질서에 연연해 하지 않고 우리가 주도하는 새로운 경제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하는 것이다.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 그래도 우리에게는 중국과는 달리 개인의 창의와 자발에 기초하는 자유경제시스템이 있지 않은가? / 안희욱 한국은행 인천본부장▲ 안희욱 한국은행 인천본부장

2015-09-23 안희욱

안전식품 확보·산업 활성화 중국과 협력 강화

경인식약청-中 산둥CIQ 수출입식품 안전관리와 원활한 교역위해 업무협의 중국도 우리식품 진입 막는 장벽완화 움직임 보여 두기관 협력 결실 거둘듯 예로부터 중국과 우리나라는 정치·경제·문화적으로 협력과 갈등을 넘나들며 상생의 관계였듯이, 오늘날도 중국은 최대 수입국이자 수출국으로서, 식품분야에서도 교역량이 날로 증가하고 있어 안전성 확보나 무역장벽 해소를 위해 긴밀한 협력관계를 꾸준히 유지해 오고 있다. 반면에 국내 소비자들은 과거 가짜 계란사건(2012년), 발암물질이 섞인 참기름 대용 향미유(2014년) 등 중국 내 식품안전사고 때문에 중국 정부의 불량식품 근절 노력에도 불구하고 뇌리에 중국산 수입식품에 대한 잠재된 불신이 여전히 만연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는 중국산 식품에 대한 소비자 불안을 해소하고자 중국에 식약관을 파견하여 현지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있으며, 중국산 제수용품인 고사리·도라지·표고버섯·당면·조기 등에 대해서는 매년 설·추석 명절마다 수입식품검사를 강화하여 우리 국민의 차례상 안전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한편 국내 식품업계는 중국으로의 식품수출에 있어 명확하지 않은 진입 장벽으로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해 왔다. 살균처리 기준이 상이하여 수입이 허용되지 않는 우유나 김치 수출 시에 요구되는 각종 증명서로 인한 통관지연 등 기업들의 수출활로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대표적인 사례에 대해 우리는 중국의 입장에 이의를 제기하곤 했으나 실질적인 해결책을 쉽게 찾아내지는 못하고 있었다. 이에 양 국가가 처한 상황과 상호관계는 2012년 경인지방식약청과 중국 산둥 출입경검험검역국(China Inspection Quarantine, CIQ)간 체결된 수출입식품 안전에 관한 업무협력 및 정보교환 등에 대한 ‘교류협력체결 양해각서(MOU)’로 인해 식품안전을 확보하게 됐다. 이로 인해 식품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는 전환점을 맞게 되었고 향후 난관들을 극복하고 개선해 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경인지방식약청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6개 지방청 중 가장 많은 민원을 담당하고 있어 2014년도 통계 기준, 수입식품 총 55만4천건 중 31만2천건, 약 56%를 처리할 정도로 수입식품 안전관리에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관할 지역에는 수출에 관심이 많은 업체가 밀집되어 있어 식품의 대중국 수출활로 모색을 위한 역할도 날로 중요해지고 있다. 반면, 중국 산둥성은 우리나라로의 식품 수출이 많은 지역으로서 2014년도 축수산물을 제외한 수입식품 통계에 따르면 중국 총수출 11만2천건 중 4만1천건으로 약 36.6%를 차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중국으로 수출하는 상당한 물량 역시 지리적인 근접성, 통관의 편리성 등을 이유로 산둥성 관문(CIQ)을 통과하고 있다. 경인지방식약청과 산둥CIQ간의 MOU 체결을 승계하여 발전시키고자 올 상반기 식품안전관리 기준·규격, 수입식품 검사 및 실험실 시험·검사 등 각 분야 전문가로 대표단을 구성하여 식품안전 관리 및 원활한 식품교역을 위한 방안을 협의하기 위해 중국 산둥 CIQ 및 관련 업계를 방문하는 등 양자간 업무협의회 일정을 중국 현지에서 가졌다. 무엇보다도 국내 소비자의 의식을 반영하여 중국산 식품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산둥 CIQ의 관심과 노력을 요구하고, 우리 식품의 진입을 막고 있는 장벽을 해소할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였다. 또한 제도에 대한 이해의 부족에서 비롯한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충분한 정보교류를 통해 갈등의 요소를 없앨 필요성을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무엇보다도 우리 식품의 대중국 수출 걸림돌이 되고 있는 중국 제도의 개선 필요성에 대해 중국측도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던 점이 고무적인 성과라고 할 수 있겠다. 아직 섣부른 판단이기는 하나 중국 산둥CIQ에서는 최근 진입장벽을 완화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두 기관간의 협력이 조만간에 결실을 보이지 않을까 전망하며,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2014년 9억8천900만달러의 대중국 식품수출이 2015년을 보내며 그 이상으로 확대·성장 되기를 기대해 본다. 우리 경인지방식약청은 앞으로도 중국산 식품의 안전성 제고는 물론이고 국내 식품의 대중국 수출을 통한 산업 활성화를 위해 중국 산둥CIQ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 김인규 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 김인규 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

2015-09-16 김인규

도시도 돈에 취하면 안 된다

신흥 부유층 도심으로 진입 임대료 높여 상권개발 주역인 소규모 자영업자들 내몰리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 도시엔 범죄·부정 들끓고 자금 멈출땐 활기 떨어질 수도 사무실이 그곳 귀퉁이에 자리 잡은 터라, 이웃들로부터 홍대상권 관련 소문을 심심찮게 듣는다. 최근 몇 년간 가장 빈번하게 들은 소문은 중국 자본의 유혹이다. 이 상권에 중국 관광객(遊客·유커)의 발길이 잦아지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한 매장 임대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유커를 상대로 주로 인삼이나 화장품·가전제품을 파는 임시 매장이다. 이들은 상권 내 건물주들에게 기존 임대료의 2~3배에 달하는 후한 조건을 내건다. 이런 치명적 유혹에 흔들리지 않을 건물주는 거의 없다. 그 결과 이 거리의 주역이었던 소규모 자영업자들과 창의적 문화예술 단체들은 짐을 싸지 않을 수 없었다. 전세계 주요 도시가 직면한 이른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도심 원주민 구축) 현상이다. 신흥 부유층이 도심으로 진입하면서 임대료를 높여 놓는 바람에 기존 주민들이 주택가나 상권에서 쫓겨나는 일을 말한다. 솔직히 시장경제의 부산물 같아서 이 현상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기란 쉽지 않다. 도시가 돈 중심으로 재편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 아닌가? 젠트리피케이션의 역사가 워낙 길다는 점도 이를 당연 시 여기게 하는 요소다. 3세기경 로마나 로마령 영국에서도 이 문제가 논란이 됐을 정도였다. 당시는 오래된 주택가에 소규모 가게가 파고든 것이 문제였다. 우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문화예술인의 거리였던 홍대가 오늘날 유커 전용매장과 대기업 플래그십스토어(flagship store)가 즐비한 거리로 바뀌기 전부터 그랬다. 신사동 가로수 길에서 그 거리의 주역인 포토그래퍼들이 쫓겨났다. 청담동에서는 웨딩숍에 신예 디자이너들이 밀려났다. 이 현상의 역사성을 반영하듯, 이 용어가 처음 사용된 것도 오래전 일이다. 1964년 영국의 사회학자 루스 글라스가 오랫동안 이어져 온 신사 계급(gentry)의 도시 점령을 이 말로 일반화했다. 그렇다면 늘 있어 왔던 일이자 불가피한 현상이라는 이유로 젠트리피케이션을 용인해야만 할까? 벌써부터 몇 가지 문제가 예상된다. 우선, 도시에 범죄와 부정의 그림자가 드리울 수 있다. 1990년대 이후 런던 고급 주택가의 집값과 임대료를 고공행진하게 한 것은 주로 러시아 범죄 조직의 은닉 자금이었다. 현재 인류 역사상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뉴욕 고급 콘도미니엄 역시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의 검은돈이 출처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새로운 종류의 자금 유입이 어느 순간 멈출 때 도시의 활기가 급격히 떨어질 수도 있다. 홍대상권 내 일부 건물주들은 지난 몇 달간 이미 이런 최악의 시나리오를 경험한 바 있다. 메르스 사태로 유커 유입이 중단되자 그들을 대상으로 한 임시매장 일부가 손실을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높은 임대료를 기대해 성실한 자영업자들을 내쫓았던 건물주들은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아직 현실화되지는 않았지만, 중국 자본이 국내 어느 곳보다도 선호했던 제주 지역도 마찬가지다. 어느 날 유커가 더 이상 찾지 않는다면, 중국 자본이 달려들지 않는다면 이곳은 어떻게 될 것인가? 무엇보다도 젠트리피케이션의 최대 해악은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설 땅을 없앤다는 점이다. 정작 상권개발의 주역인 그들은 치솟는 임대료로 상권이 형성조차 되지 않은 주변부로 내몰린다. 그곳에서 재기의 기회를 찾기란 쉽지 않다. 어렵사리 주변부 상권을 일구는 데 성공한다 하더라도 또 다른 젠트리피케이션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요즘 자영업자들 사이에는 이런 자조어린 푸념이 터져 나온다. ‘장사가 잘 돼도 고민, 잘 안 돼도 고민이다. 잘 안 되면 어떻게 임대료를 낼까가 고민이지만, 잘 되면 쫓겨나지 않을까 전전긍긍해야 한다.’ 세계 주요 도시들은 문제의 심각성을 자각하기 시작했다. 도시 재정을 들여가며 싼 임대료의 주택이나 상가를 공급하려 든다. 우리나라에서도 건물주와 자영업자간 자율 협약을 권장하고 있다. 자영업자들도 크라우드펀딩(crowd funding)을 통해 미친 상권에 맞서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 결국 사람과 마찬가지로, 도시도 돈에 취하면 안 된다. /김방희 생활경제연구소장▲ 김방희 생활경제연구소장

2015-09-09 김방희

평생 먹을 ‘물고기 잡는 법’

심각한 청년실업률 극복위해 젊은이들 창업기회 많이 주고 실패율 낮추기 위해선 학습·현장일 병행 시스템으로 체계적 이론과 실무경험 쌓는 직업교육 매우 중요하다 유대인들의 지혜가 담긴 탈무드에 “물고기를 주어라. 한 끼를 먹을 것이다.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어라. 평생을 먹을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뛰어난 교육방식으로 잘 알려진 유대인들의 자녀교육 기본원칙이다. 단기간에 먹을거리 해결이나 만족보다는 장기적으로 미래를 내다보면서 준비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고, 평생을 좌우할 만큼 교육이 중요하다는 뜻도 담겨 있다. 최근 청년 실업문제가 심각하다. 15~29세의 청년층 실업률이 10%에 육박한다고 한다. 청년 10명 중 1명이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상태인 것이다. 공식적인 수치는 10%이지만 청년 체감실업률은 23%로 두 배가 넘는다. 공무원 등을 준비하는 ‘고시족’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면서 취업을 준비하는 경우 등을 포함하면 청년 실업자는 훨씬 늘어난다. 120만명의 청년 실업자, 600만명에 이르는 비정규직 등을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하고 안타깝다. 취업이 어렵다 보니 창업으로 눈을 돌리는 청년들도 많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청년창업 비율이 전체 창업자 중 3.8%로 OECD 국가 중 최하위다. 미국은 20~34세 창업비율이 22%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기업가는 조기에 창업한 특징이 있다. 빌 게이츠는 20세에 창업했고, 고 스티브잡스는 21세에, 월마트의 창업자 샘 월튼은 26세에, 알리바바 그룹의 마윈 회장은 35세에 회사를 창업했다. 우리나라 청년창업 비율이 낮은 이유는 여러 가지다. 폐업률이 높고 창업교육 기회도 부족하며 시장이 제한적인 등 창업여건이 미비하기 때문이다. 청년들의 창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기능도 갖추어지지 못하고 있다. 취업도 어려운데 청년 창업은 엄청난 도전이다. 창업 성공사례는 1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90% 창업자들이 5년 이내에 문을 닫는다고 한다. 그러나 창업에 대한 도전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이미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보다는 새로운 블루오션을 찾아야 한다. 사전에 치밀한 조사분석과 준비도 필요하고, 창업에 실패하더라도 재도전하는 의지와 회복할 수 있는 사회적 제도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청년창업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농식품분야에서 새로운 창업교육을 시도했다. 지난 3월부터 수원에 위치한 농식품유통교육원에서 ‘농식품 창업교육’을 시작했다. 농식품 수출, 유통 등 농식품 분야에도 창업기회가 많은 것에 착안해 국내 최초로 농식품산업 분야에 특화된 창업교육을 실시한 것이다. 20~30대 젊은 청년들을 비롯해 은퇴를 준비 중인 중장년층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강의가 끝난 후에도 줄을 서서 강사에게 질문을 쏟아낼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 최근 설립 30주년을 맞은 유통교육원은 창업교육을 비롯해 청년 일자리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다양한 교육을 구상하고 있다. 청년실업 해소에 가장 중요한 것이 ‘현장 연계 교육’이다. 우수한 성적으로 학교를 졸업하고 화려한 스펙을 쌓아도 기업에서는 “현장업무에 바로 투입할 수 없다”며 외면한다. 고등학교나 대학교를 갓 졸업한 학생들이 학과수업 외의 현장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다. 창업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학교에서 책으로 배우던 것과 몸으로 부딪히는 시장은 차이가 크다. 다양한 취업현장, 창업현장의 기회를 청년들에게 제공해 주어야 취업률을 높이고 창업 실패율을 낮출 수 있다. 독일과 스위스가 세계적으로 청년실업률이 낮은 이유는 학교와 일터에서 일과 학습을 병행할 수 있는 교육시스템 덕분이다. 현장 일을 하면서 체계적 이론과 실무경험을 쌓는 직업교육은 매우 중요하다. 독일은 50만개 이상의 기업에서 직업교육훈련 과정을 제공하고 있으며, 스위스도 직업교육을 선택한 학생의 약 90%가 도제제도에 참여하는 등 교육과 취업이 자연스럽게 연계된다. 경기도는 전국에서 대학생, 취업준비생 숫자가 제일 많다. 대기업을 비롯해 여러 분야별 중소기업이 몰려 있는 곳도 경기도다. 경기도가 청년일자리 창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청년실업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지자체와 기업, 연구기관이 청년들을 위해 실질적인 현장교육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고 ‘물고기 잡는 방법’을 알려주는데 경기도가 앞장서기를 기대한다.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2015-09-02 김재수

미국 금리 인상의 후폭풍

전세계로 풀린 엄청난 달러미국·선진국으로 몰리고 있어환율은 상승할 수밖에 없다신흥국중 몇몇 나라는우리가 겪었던 IMF사태와비슷한 상황 닥칠 가능성 커세계금융시장은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금년 안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단순히 남의 나라 금융정책 변경이 아니라, 각 국 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A급 태풍이 될 것이다. 물론 그 시기가 9월이라는 설과 12월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분분하지만, 세계 각 국에서 이미 돈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진작 시작되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우선 그간 미국의 초저금리정책 등에 따라 전 세계로 풀려나간 엄청난 규모의 달러가 안전하고 높은 수익을 찾아 미국과 선진국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신흥국 입장에서 보면 밀려들었던 외자가 대규모로 유출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는 반드시 환율 상승을 수반하게 된다. 더구나 모두가 이런 상황을 예상하고 있기에 그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환율이 계속 올라갈 것이라고 뻔히 예상한다면, 하루라도 빨리 달러로 바꾸는 것이 이득이다.) 쉽게 말해서 신흥국중 몇몇 국가는 과거 우리가 겪었던 IMF사태와 비슷한 상황을 겪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지금으로선 경제체질이 위약한 국가 혹은 석유나 가스 등 천연자원에 의존하는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는 나라들이 위태로워 보인다. 미국금리 인상으로 달러 가치가 올라가면, 달러로 표시되는 자원의 가격은 하락할 수밖에 없기에 그런 나라들은 이중으로 외자가 빠져나가는 격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년 동안 신흥국에서는 약 1조달러가 빠져나갔는데, 그 과정에서 브라질, 러시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자원부국의 환율이 20% 넘게 출렁이고 있다. 심상치 않은 징후라고 하겠다.그렇다면 미국은 도대체 왜 금리를 인상하려는 것일까? 금리를 올리면 다른 나라는 물론이고 당장 미국경제에도 적지 않은 부작용이 예상되는 데도 말이다. 그 답은 아마도 지금에 만족하지 않고 경제체질을 더욱 강하게 만들기 위함일 것이다. 낮은 금리에 기대여 연명하는 기업들을 도태시키는 ‘옥석가리기’를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것이다. 현재 미국경기는 완전고용수준의 실업률(7월 5.3%)에서 보듯 더 할 수없이 좋다. 물가는 안정되고 경제성장률은 늘 예상을 넘어서고 있다. 이렇게 양호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제로금리에다가 대량의 통화를 방출하는 非전통적(unconventional) 방식의 통화정책과, 진흙암반층에서 가스와 오일을 뽑아내는 셰일혁명과 같은 신기술, 그리고 뼈를 깎는 구조조정노력 등 세 가지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본다. 그런데 이제 그중 완화적 통화정책을 거두어들이겠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일단 방향을 정하면 그 방향을 계속 유지하는 미국 통화정책의 특성을 감안할 때 앞으로 미국금리는 계속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세계금융계에서는 향후 3년간 미국금리가 3%p 정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미국의 기업과 근로자들이 지금보다 더 치열하게 기술혁신과 구조조정에 나서줄 것을 주문하는 것과 같은 말이다.최근 우리나라의 경제지표가 심상치 않다. 중국경제에 대한 우려 등으로 환율이나 주가의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미국금리 인상이라는 태풍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다행이 우리는 탄탄한 경상수지 흑자기조와 세계 제6위에 달하는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확보하고 있기에 당장의 태풍은 충분히 막아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만일 이보다 더욱 강력한 초대형급 태풍이 들이닥친다면 어찌 할 것인가? 산더미 같은 경제파도를 막아줄 방파제는 신흥국이나 미국의 예에서 보듯 풍부한 천연자원도 아니고, 선진국의 자비스러운 정책도 아닐 것 같다. 비정한 외자는 더더욱 아닐 것이다. 우리를 지켜줄 것은 오직 기술혁신과 구조조정노력과 같은 우리들의 땀뿐이 아닐까?/안희욱 한국은행 인천본부장▲ 안희욱 한국은행 인천본부장

2015-08-26 안희욱

안전하고 효과 있는 의료기기를 위하여

일부 수입·제조업자들공산품 수준으로 취급고장·오작동땐 환자 건강에악영향과 생명까지 위협제조·품질관리기준 향상시켜의료기기 산업 발전에 힘써야의료기기 산업은 고령화 및 건강에 대한 관심증가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우리 정부는 2020년까지 세계 7대 의료기기 강국 도약을 선언하였고, 더 나은 발전을 위하여 각종 연구개발 및 해외 고부가가치 시장 진출 등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발표하였다.최근 의료기기 산업동향을 보면 2014년 세계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3천403억달러, 우리나라는 52억달러(1.5%)로 미국, 일본, 독일, 중국 등에 이어 11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의료기기 산업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연평균 생산, 수출, 수입 성장률이 각각 11.6%, 12.7%, 4.5%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이렇듯 꾸준한 성장 및 지원에 따라 의료기기는 단순 주사침부터 MRI, CT 등 첨단의료장비까지 다양하게 개발됐다.또한 의료기관에서 쓰이는 장비 외에 전동휠체어나 체온계처럼 가정에서 사용하는 의료기기의 범위도 확대되어 우리 삶에 밀접한 영향을 주며, 우리의 건강과 생명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의료기기의 안전관리는 그만큼 더 필수적으로 되었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안전관리의 일환으로 의료기기의 안전성 및 효과성을 보증할 수 있는 기준을 정하고 있으며 이를 ‘의료기기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 : Good Manufacturing Practice)이라 한다. GMP는 의료기기산업의 국제표준규격인 ISO 13485를 근간으로 한 기준이며 의료기기업체가 생산·판매하는 의료기기가 안전하고, 유효하며, 의도된 용도에 적합한 품질로, 일관성 있게 제조·판매됨을 보장할 수 있는 품질경영시스템 수립을 위한 최소한의 요구조건이다.하지만 이러한 안전관리의 필요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일부 제조 및 수입업자들은 제품 홍보 또는 가격 상향을 위한 수단으로 의료기기로써 허가를 득하고 공산품과 같은 수준으로 의료기기를 취급하는 경우가 있다. 의료기기는 공산품과 확연히 다르다. 의료기기는 건강하지 않은 사람에게 사용되며, 이들은 정상인보다 각종 세균, 이물질 등의 오염에 민감할 뿐만 아니라 주변 온습도에 따른 성능의 변화나 미세한 전류 누설에도 취약하다.게다가 제품의 고장이나 오작동이 발생한다면, 환자에게 끼친 영향을 되돌릴 수 없다. 공산품처럼 수리를 하거나 교환하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환자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심지어 생명까지도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의료기기의 개발에서부터 원·부자재의 구입, 제조, 검사, 포장, 설치, 보관, 출하 그리고 고객 불만이나 반품에 이르기까지 GMP 기준을 준수한다면 모든 공정에 걸쳐 품질을 보증할 수 있다. 이와 같이 GMP 과정에서는 처음부터 불량이 생길 소지를 사전에 차단하고 공정단계마다 각종 점검 및 검사를 거치고 또 추후 발견되는 사고의 원인을 추적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물론, 국내 의료기기 제조업체의 80%가 연 매출 10억원 미만, 종업원 20인 미만의 영세업체라는 점이 GMP 수준 향상에 어려움을 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에 경인식약청에서는 업계와의 정기적인 설명회와 민원 상담 등으로 GMP 수준 향상과 소통을 위한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더불어 국내 의료기기 제조업체의 36%(전국 총 3천138개소 중 1천144개소)가 경인지역에 집중되어 있는바, 경인지역 GMP 수준이 곧 우리나라의 수준임을 명심하고 의료기기 산업 발전을 위해 더욱 힘쓸 것이다.앞으로도 의료기기의 효율적인 관리로 국민보건 향상에 이바지하고,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시장에서의 경쟁력이 더욱 강화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김인규 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 김인규 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

2015-08-19 김인규

롯데와 삼성 승계 보도의 3대 문제

롯데사태, 막장 요소 강한흥미 위주로만 다뤄져삼성물산 합병 보도 역시사업구조 재편 당위성만 강조추측을 사실로 단정짓는 우 범해공정·신뢰도 수준높은 기사 기대경제부 기자 출신으로 우리 경제 저널리즘의 병폐를 지적하는 일은 늘 곤혹스럽다. 문제를 만든 집단의 일원이 그 문제를 지적하는 격이니까. 하지만 경제 저널리즘의 영역을 벗어나 보니 문제의 심각성을 더욱 실감하겠다. 외환위기 당시 자책했듯, 그 문제점을 고치지 않고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더 성숙해지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최근 불거진 롯데사태가 그랬다. 지난 달 28일 한 일본 언론의 보도로 이 재벌 일가 경영권 분쟁의 서막이 공개됐다. 우리 언론은 다급하게 이 사안을 쫓았다. 막장 드라마보다 더 막장 요소가 강한 만큼 흥미 위주의 보도였다. 출생의 비밀을 중심으로 한 막장 드라마는 보통 배 다른 형제자매간 분쟁을 소재로 한다. 하지만 이 경우는 같은 모친을 둔 형제간 전면전이었다. 추측성 보도도 난무했다.경제 현안을 오래 들여다본 사람이 아니더라도, 이 일은 오랜 시간과 법적 절차가 수반되는 싸움의 시작이라는 것쯤은 눈치 챌 수 있었다. 하지만 29일 아침 대부분의 국내 언론은 싸움이 끝났다고 단정 지었다. 아버지와 이복 누이를 데리고 시도했던 장남의 ‘쿠데타’가 ‘1일 천하’로 끝나고 말았다는 식이었다. 희한한 것은 형제간 분쟁의 종식 선언뿐만이 아니었다. 차남의 통합 승계가 당연시 되고, 장남의 반전 시도는 쿠데타로 격하돼 있었다.이유야 짐작할 만했다. 차남이 장악한 한국 롯데그룹 홍보실의 설명을 거의 그대로 받아 적다시피 했기 때문이었다. 우리 경제 저널리즘, 아니 저널리즘의 고질적 병폐가 다시 한 번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사안별로 사실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편이 되고 입장부터 정리하는 것이다. 정치나 연예 기사에 이어, 이제 경제 기사마저 이런 경향에서 예외가 아니다. 우리 언론 보도를 통해 차남과 한국 롯데의 바람은 고스란히 사실로 둔갑해버렸다.삼성물산 합병을 둘러싼 보도 역시 비슷했다. 대부분의 국내 언론은 삼성의 입장을 전하는 데만 골몰했다. 삼성물산 사업구조 재편의 당위성만 강조했다. 하지만 그것은 일종의 명분일 뿐, 실질적으로 2세에서 3세로 넘어가는 기업지배구조 개편의 마지막 단계라는 것은 삼척동자라도 알만했다. 우리 언론은 그 점을 결코 심도 있게 거론하지 않았다.더욱 고약한 것은 국내 최대 재벌이 용의주도하게 만든 프레임(frame)을 설명하고 전파하는 데 충실했다는 점이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하면 애국, 반대하면 매국이라는 사고의 틀이었다. 미국계 사모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가 합병 반대 입장을 주도한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었다. 그 결과 재벌에 찬성하면 애국자, 반대하면 매국노가 되는 기묘한 구도가 형성되고 말았다.롯데나 삼성 사태를 보도하면서, 재벌 일가의 전근대적 사고를 그대로 이식받은 것도 우리 경제 저널리즘의 큰 문제다. 재벌은 창업주나 오너가 일군 것이며, 그들의 자녀에게 물려주는 것이 당연하다는 인식이다. 이쯤 됐으면 재벌은 주주의 것, 더 나아가서 사회의 것이라는 생각을 가질 법도 하건만, 이런 문제의식은 아예 없었다. 주식회사(법)의 정신에 입각하더라도, 얼마 되지 않은 지분으로 대기업 집단에 황제처럼 군림하는 것은 뭔가 문제가 있었다. 이런 관점에서 주주의 이해와 사회적 공익을 따지려는 기사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우리 저널리즘의 고질병 가운데 하나인 사실 확인 부족도 여전했다. 국내 언론들은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의 핵이 될 지주회사 광윤사와 일본롯데홀딩스의 지분 구조에 대해서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사실인 양 썼다. 하지만 11일 차남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것은 크게 달랐다. 그밖에도 많은 부분에서 추측을 사실로 단정 짓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당초 우리 언론 보도와 달리, 롯데가의 골육상쟁은 장기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후속 취재 과정에서는 이전의 문제점들을 의식하면서, 보다 공정하고 신뢰할 만한 수준 높은 경제 기사를 보게 되길 기대한다./김방희 생활경제연구소장▲ 김방희 생활경제연구소장

2015-08-12 김방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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