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망대

 

베트남 쌀국수와 한국 음식

베트남 결혼이주 여성해마다 7천명 넘게 입국조리법·전통요리 등풍부한 지식·경험 활용우리 먹거리와 연계다양한 식품 만들어 수출해야최근 하노이 지사 설립을 위해 베트남을 다녀왔다. 베트남은 우리에게 아세안 회원국 중에서 싱가포르 다음으로 큰 시장이며 국가 전체 수출액 기준으로 4위에 해당한다.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연간 5%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베트남과 우리나라는 유교권에 속하고 조상을 섬기며 가족을 중시하는 등 비슷한 점도 많다. 월남전 상처가 떠오르는 특수한 관계이나 최근 양국은 과거 아픈 역사를 넘어서 상생과 교류협력, 새로운 도약을 실천하고 있다.베트남은 한류가 해외에서 바람을 일으킨 ‘원조 한류국가’이다. 전체 인구 중 30대 이하 젊은 층이 60%를 차지할 정도로 ‘젊은 나라’인 베트남은 거리 곳곳에서 에너지가 넘쳐난다. 넘치는 에너지가 한류 열풍과 겹쳐 한국 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한국식당의 숫자는 많지 않으나 라면, 김, 인삼, 버섯, 과자, 음료 등 한국 식품 소비는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다양한 외식체인도 자리잡고 있다. 베트남은 프랑스 식민지 역사가 있어 독자적인 문화기반 위에 빵과 커피 등 프랑스 식문화도 상당히 발전해 있다. 동서양이 혼합된 퓨전음식이 발전하기 좋은 나라이다. 한국음식이 세계화되려면 베트남에서 인기를 얻고 자리를 잡아야 한다. 현지에 한식당이 늘어나야 하고, 한식 조리인력도 많이 배출해야 한다. 한식의 성공 가능성은 곳곳에서 느껴졌다. 베트남 출장 중 하노이관광대학과 한식강좌 개설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우리 식품산업에 대해 강의하면서 한식에 대한 높은 관심과 열기를 느꼈다. 베트남은 인도차이나 반도의 동부연안에 위치하므로 내륙진출을 위한 거점기지도 된다. 인근 국가인 캄보디아, 라오스 등에 한류와 한식 붐을 전파할 수 있다. 이미 베트남에 수출되는 우리 농식품의 일부는 인근 국가로 재수출되고 있다. 베트남을 잘 활용하면 주변국가에 한국식품의 튼튼한 소비기반을 구축할 수 있는 것이다.최근 우리나라는 베트남과 자유무역협정(FTA)에 공식 서명하고 국회비준을 요청한 상태이다. 자동차, 화장품, 전자제품, 건설 등 많은 부문에서 관세철폐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농수산물 부문에서는 수입증대도 우려된다. 지난해 우리 농식품의 베트남 수출액은 약 4억3천만 달러, 수입액은 13억6천만 달러 수준이다. 수입액이 많으나 베트남과의 자유무역협정으로 우리 농식품의 수출 기회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베트남 농식품 수출액은 우리나라 농식품 수출국 중 4위에 해당한다. 2010년 1억5천300만 달러에 비해 3배 가까이 급증했다. 특히 베트남은 농가소득과 직결되는 신선 농식품의 주요 수출시장이며 6억명이 넘는 동남아시아 시장의 중심이다. 베트남은 경제 인구의 절반이 농업에 종사할 정도로 농업이 중요한 산업이나, 농업 생산성은 매우 낮다. 필자가 농촌진흥청장으로 재직할 당시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 여러 국가에 해외농업기술센터(KOPIA, Korea Project on International Agriculture)를 설치하였다. 베트남은 코피아센터가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나라이다. 무, 배추, 고추 등 우수한 우리 농산물 종자와 재배기술 보급을 통해 베트남 농업 생산성이 크게 높아졌다.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베트남 코피아센터에 파견되어 농업기술 협력에 힘쓰고 있는 모습을 보고 뿌듯함도 느꼈다.매년 7천명이 넘는 베트남 결혼이주 여성들이 우리나라로 들어오고 있고 농촌의 주요 인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다문화가구가 거주하는 지역이다. 양 국가의 언어와 문화를 잘 아는 다문화가정 인력을 제대로 활용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식생활과 식습관, 전통요리, 조리법 등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경험을 활용해야 한다. 이미 국내에서는 베트남 요리가 인기를 끌고 있다. ‘월남쌈’이라는 라이스페이퍼를 이용한 요리, 우리나라 불고기처럼 양념한 돼지고기구이를 쌀국수와 함께 내는 ‘분차’도 젊은이들이 자주 찾는 메뉴이다. 베트남 쌀국수가 우리나라에 성공적으로 정착한 것처럼 우리도 식품과 연계한 다양한 상품을 만들어 수출하자. 경기도가 앞장서서 한-베트남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자./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2015-06-10 김재수

롱테일(long tail)법칙과 알리페이

싸고 질좋은 상품 SNS·모바일로관심 유도하는 ‘롱테일 법칙’중국의 제3결제시스템 ‘알리페이’한국도 신용대출 어려운중기·서민들 쉽게 접근할 수 있는온라인 금융결제시스템 있었으면…롱테일(long tail)법칙이란 마케팅에서 잘 알려진 용어로 80%에 해당되는 사소한 다수가 20%의 ‘핵심 소수’보다 뛰어난 가치를 창출한다는 이론으로서, 20%의 소수가 80%를 이끌어낸다는 파레토 법칙과 반대되는 개념이다.이 용어는 2004년 10월 미국의 인터넷 비즈니스 관련 잡지 《와이어드 Wired》의 편집장 크리스 앤더슨(Chris Anderson)이 처음 사용하였다. 앤더슨에 따르면, 많이 팔리는 상품들을 연결한 선은 급경사를 이루며 짧게 이어지지만 적게 팔리는 상품들을 연결한 선은 마치 공룡의 ‘긴 꼬리(long tail)’처럼 낮지만 길게 이어지는데, 이 꼬리 부분에 해당하는 상품들의 총 판매량이 많이 팔리는 인기 상품의 총 판매량을 압도한다는 것이다. 롱테일 법칙을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면 아마존 서점과 구글의 사례가 자주 등장한다. 온라인 서점 아마존닷컴의 전체 수익 가운데 절반 이상은 오프라인 서점에서는 서가에 비치하지도 않는 비주류 단행본이나 희귀본 등 이른바 ‘팔리지 않는 책’들에 의하여 축적되고, 구글의 주요 수익원은 《포춘》에서 500대 기업으로 선정한 ‘거대 기업’들이 아니라 꽃배달 업체나 제과점 등 ‘자잘한’ 광고주라는 것이다. 인터넷과 모바일이 발전하면서 파레토 법칙에 역행하는 롱테일 법칙이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인터넷과 모바일의 발달로 중간상의 역할이 줄어들고 유통마진이 줄어들면서 값싸고 대중 소비자들을 만족시켜 줄 만한 상품들이 온라인 상거래를 통해서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러한 싸고 좋은 상품들을 보면 소비자들은 가만있지를 못하고 SNS와 모바일을 통해 전파 하게 되고 삽시간에 입소문을 타고 대다수의 소비자들이 그 상품에 관심을 가지고 구매하게 된다.개인의 견해나 사회적인 이슈들도 인터넷이나 모바일을 통해서 활발하게 의견 개진을 하면서 대중의 영향력이 막강해지고 있으며, 저가 화장품, 패션, 의류 등도 대중들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중국의 알리페이와 같은 모바일 결제 시스템도 롱테일 법칙의 좋은 예라고 볼 수 있다. 알리페이는 우리에게 이미 익숙해진 중국 최대의 전자상거래 그룹인 알리바바의 자회사로 2004년 12월에 중국 최대의 전자 거래 플랫폼인 타오바오(Taobao)에서 분리해서 현재 세계 최대의 제3자 결제회사가 되었다. 2005년부터 중국 제3자 결제 시장 규모는 급속히 확장되고 해마다 성장 폭은 100% 이상이 된다. 그 동안 오프라인 금융에서 접근이 까다로웠던 중국의 소비자들은 이제 제3자 결제시스템을 통해 일상 쇼핑, 수도, 전기, 가스 등 세금, 통신비 충전, 비용 납부 등 편리하고 빠르게 모든 일을 결제할 수 있게 되었다. 신용도가 낮은 금융 소비자나 자본 규모가 영세한 기업들에게도 금융 서비스 혜택의 폭이 넓어졌다.중국의 알리페이의 출현은 중국 대중에게 금융 서비스의 저변을 넓히고 금융거래를 좀 더 쉽고 저렴하게 이용하게 만든 기폭제가 되었다. 한국의 경우도 중국의 또 다른 금융 결제회사 텐센트와 다음 카카오가 합작하여 모바일 결제 상품을 출시하고 있으며, 삼성전자에서도 삼성페이를 준비 중에 있다. 금융에 대한 규제 강화나 신용카드의 편리함과 익숙함 등으로 알리페이와 같은 모바일 결제가 한국 금융 시장에 얼마나 빨리 상용화 될 지는 좀 더 두고 볼 일이다. 하지만 신용 대출이 어려운 중소기업이나 서민들이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온라인 금융 결제시스템이 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예컨대 이미 선진국에서 모범 사례로 잘 운영되고 있는 사회적 금융 등의 서민결제시스템이 대중들에 의해서 만들어진다면 서민들이 좀 더 쉽고 저렴하게 금융 거래를 할 수 있는 롱테일 금융거래 시스템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김순홍 인천대 무역학과 교수▲ 김순홍 인천대 무역학과 교수

2015-06-03 김순홍

경제적 돌파구의 조건

젊은이들 관심 갖고 도전하는K-POP·게임·패션·디자인 등부가가치 창출과 한류 확대하는창의산업 육성 필요한데대통령과 정부, 튼 싹은 못보고새 불모지만 찾아 안타까워내년 미국 대통령선거를 둘러싼 쟁점 가운데 하나는 1990년대에 대한 미국민의 평가다. 90년대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다. 다수는 이 시기를 1960년대 이후 최장의 호황으로 여긴다. 이 시각은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의 아내로, 민주당의 유력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에게 유리하다. 그녀는 중산층 재건과 소득 증가를 통해 90년대를 재연하겠다는 의지와 계획을 선보이고 있다. 물론 공화당 지지자들 가운데 일부는 90년대를 좋았던 옛 시절로 인정하지 않는다.여기서 의문이 하나 남는다. 90년대 미국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더 구체적으로 빌 클린턴 대통령의 어떤 경제정책이 미국 경제를 20세기 최장의 호황으로 이끌었던 것일까? 희한하게도 마땅한 정책이 떠오르지 않는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체결을 포함해 몇몇 정책이 떠오르긴 하지만, 딱히 미국 경제를 살릴 만한 정책은 없었다. 1930년대의 뉴딜정책이나 1980년대의 레이거노믹스 같은 시대적 처방은 없었다.1980년대 미국은 제조업 분야에서 일본에 추월당해 위기론이 팽배했었다. 하지만 정보기술( IT)과 벤처기업(start-ups) 붐과 금융산업 성장을 통해 다시 세계 경제를 주도할 수 있게 됐다. 말하자면, 일종의 경제적 돌파구(economic breakthrough)를 마련한 셈이었다. 경제적 돌파구란 어떤 시기 해당 경제의 인력자원과 자본이 집중돼 성장을 주도하는 분야를 말한다. 외환위기 이후 제조업 중심 성장의 한계에 직면해 돌파구가 필요한 우리로서는 미국의 90년대에서 배울 점이 많다.그렇다면 한 나라 경제가 경제적 돌파구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 가장 중요한 것은 해당 국가가 어떤 의미에서건 경쟁력 우위를 가지는 새로운 분야가 있어야 한다. 제조업에서 일본에 밀린 미국으로서는 첨단산업과 서비스 산업에 주목해야 했을 것이다. 또 한 가지, 이 새로운 분야가 시대정신과 경제활동인구의 주축인 청년들의 관심사와 맞아 떨어져야 한다. 학교를 졸업한 이들이 비록 위험이 좀 따르더라도 가능성을 믿고 자신의 미래를 맡길 수 있어야 한다. 미 서해안 실리콘밸리에는 IT 산업의 잠재력을 믿는 젊은이들로 북적거렸다. 그들의 창업 열기가 미국 경제의 돌파구였다.마지막으로, 모든 경제적 돌파구는 후유증을 낳는다. 당대건 후대건 어떤 식으로든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사람과 돈에 더해 관심이 집중되는 분야는 필연적으로 거품이 쌓이게 마련이다. 1990년대 미국 인터넷 혁명의 후유증도 만만치 않았다. IT 벤처기업의 산실이었던 미국의 나스닥 시장은 2000년대 이후 거품이 꺼지면서, 가격이 70% 가까이 떨어진 적도 있다. 따라서 경제적 돌파구를 마련하려면 후유증에 대한 사전 준비와 관리가 필수적이다.우리의 경우 역대 정부의 경제적 돌파구 전략은 이 세가지 조건에 모두 부합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 지난 정부는 4대강 사업이나 자원외교 같은 토목과 개발 사업을 돌파구로 삼았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들은 모두 과거 패러다임의 산물이었다. 인적자원과 자본을 끌어들이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 정부는 창조경제라는 방향을 잡았지만,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채우지 못하고 있다. 때에 따라 정부 입장이 달라지고 있고, 정부 당국자의 말도 바뀌고 있다. 대통령은 중동이나 남미 순방을 통해 특정 지역에 대한 수출과 투자, 청년 취업을 경제적 돌파구로 제시하고 있다. 결국, 창조경제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합의할 무렵이면 정권이 끝나 버리는 비운을 맞을 가능성이 커졌다.안타까운 것은 이미 우리 경제라는 텃밭에서 싹이 트고 있는 경제 돌파구를 보지 못하거나 외면하고 있다는 점이다. 요즘 우리 젊은이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뛰어들고 있는 K-팝, 대중문화, 게임, 애니메이션, 패션, 디자인 등이 좋은 예다. 이 분야는 주로 창의적 두뇌를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의미에서 창의산업(creative industry)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 잠재력 일부만 보여준 한류를 확대하는 것이 창의산업 육성 전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과 정부는 이미 튼 싹은 보지 못하고, 새 불모지만 부지런히 찾는 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이다./김방희 생활경제연구소장▲ 김방희 생활경제연구소장

2015-05-20 김방희

가정의 달과 경기도 먹을거리

최근 중국관광객 급증한국드라마에 등장하는치킨·떡볶이 등 큰 인기여기에 스토리를 입혀음식문화로 활용하면해외시장 경쟁력 키울 수 있어5월은 가정의 달이다. 가족·부부·어린이 등 가정과 관련된 각종 행사가 집중되는 시기다. 외식도 늘고 여름휴가 못지않게 여행객이 많아지는 때이기도 하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봄 관광주간’을 정해 봄 여행 활성화에 나서기도 했다. 여행이라고 하면 대부분 도시를 떠나 농촌·산촌·어촌으로 향하거나 해외로 나가기도 한다. 여행의 목적과 의미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먹고 보고 즐기는’ 것이 핵심이다. 무작정 흥청망청 놀자는 것이 아니다. 먹을거리·볼거리·즐길거리를 통해 문화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먹을거리 추억, 즉 식문화 관광이다. ‘금강산도 식후경’이고 ‘식도락 여행’이 있을 정도로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은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음식여행은 매우 광범위하다. 음식 자체는 물론이고 농산물 생산지역 관광, 조리, 가공, 식기, 식사예절 등 음식 관련 다양한 정보와 지식이 포함된다. 음식관광의 핵심은 먹을거리를 통한 재미있는 이야기의 구성, 즉 ‘스토리텔링’이다. 음식을 통해 감동적인 소재를 만들어내는 것이 음식여행의 참다운 멋이기도 하다.스토리텔링은 굳이 멀리서 찾지 않아도 된다. 생활이야기부터, 역사와 문화, 주변의 크고 작은 이야깃거리가 음식과 결합하면 된다. 특히 중국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중국인의 한국 방문이 급속히 늘어난다. 우리 음식과 중국 관련 스토리를 많이 발굴해 관광 상품화시킬 것을 권장한다. 필자는 만두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생긴 모습과 내려오는 스토리 때문이다. 만두는 한자로 쓰면 ‘饅頭’이나 원래는 ‘오랑캐 머리’라는 뜻의 오랑캐 만(蠻)과 머리 두(頭)다. 촉나라 제갈공명이 남만을 정벌하고 돌아가던 중 여수(濾水)라는 곳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고 폭풍우가 몰아쳤다. 병사들이 두려움에 떨자 현지인들이 “남만에서는 하늘의 노여움을 풀고자 하면 49명의 사람을 죽여 그 머리로 제사를 지내야 한다”고 했다. 제갈공명은 사람을 죽일 수 없다고 하고 대신 양고기와 돼지고기로 만두소를 만들고 밀가루로 싸서 사람머리 모양을 만들어 제사를 지내 바람을 가라앉혔다고 한다. 이때 빚은 음식이 ‘남만 사람들의 머리’인 ‘만두’라고 한다. 음식의 역사와 문화를 잘 알고 활용하는 것이 글로벌시대의 수출전략이기도 하다.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최근 홍콩 국제식품박람회에서 한국 식품을 홍보했다. 중화권 시장에서 한류를 이어나갈 차세대 주자로 한국의 ‘정통 스트리트 푸드’, 즉 ‘길거리 음식’을 적극 알렸다. 과거에는 길거리 음식을 젊은이들이 먹는 값싼 음식으로 치부했다. 지금은 다르다. 먹을거리에 경계가 없어지면서 길거리 음식의 글로벌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프랑스의 크레페, 칠레의 츄러스, 일본의 타코야키 등 종류를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우리나라도 번화가인 홍대·강남역·명동·인사동·신당동 등을 중심으로 떡볶이·닭강정·호떡·어묵·튀김·순대·붕어빵·떡꼬치 등 다양한 거리음식이 인기를 끌고 있다. 독특한 문화와 트렌드를 동시에 경험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식문화 전파수단이다. 한국 드라마에 등장한 한국식 치킨·떡볶이 등이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끈 것이 좋은 예다. 여기에 스토리를 붙여야 한다. 단순히 배를 채우는 수준이 아니라 스토리가 있는 문화로 접근해야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경기도가 중국인이 방문하는 동북아지역 중심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중에서 경기도를 방문하는 비율이 약 25%에 이른다. 동북아 시대 관광중심지로 경기도가 도약하기 위해서는 쇼핑과 단순한 볼거리에 만족해서는 안된다. 스토리가 있는 먹을거리 개발이 중요하다. 간편한 거리음식에 독특한 스토리를 더하여 관광자원으로 개발해야 한다.“당신이 무엇을 먹는지 말해주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겠다”는 명언을 남긴 프랑스 미식평론가 브리야 사바랭은 “한 국가의 운명은 그 나라가 식생활을 영위하는 방식에 달려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먹일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에 경기도의 숨겨진 ‘먹을거리’를 찾아내자./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2015-05-13 김재수

명품소비와 소득 불평등 개선

불황에도 명품 잘 팔리는 이유는부유층 수요가 많기 때문소비 고르게 증가 시키려면중산층 소비지원·세금감면 정책과40·50대 안정적 직업보장 등정부차원의 대책 필요경기가 불황인데도 고가의 명품들은 여전히 잘 팔리고 있다. 불경기에도 명품이 잘 팔리는 이유는 명품에 대한 가격이 비싸도 그것을 선호하는 부유층의 수요가 많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값비싼 명품들은 서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이지만, 부유층에게는 오히려 명품일수록 가격이 비싸고 희소성이 있어야 잘 팔린다.이러한 현상의 예로 경제학에서는 베블렌 효과와 백로효과를 들 수 있다. 베블렌 효과는 비싸질수록 수요가 증가하는 현상이고 백로효과는 남이 사면 나는 안 사겠다는 현상으로 속물효과라고도 한다. 두 가지 개념의 차이점으로는 베블렌 효과는 가격이 비싸고 이름이 알려진 명품이 자신을 과시하고 품위를 유지하기 위해 소비를 하는 것이라면 백로효과는 자신은 남들보다 다르다는 점, 개성이 표출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베블렌 효과의 사례를 보면 고가의 수입차가 최근 판매 수가 급증하고 있으며,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캐나다 구스, 샤넬, 루이뷔통, 프라다 등 명품 브랜드들은 물건이 없어서 못 팔 정도라는 것이다. 2013년 세계 명품시장 연구보고서와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전 세계 명품시장 규모는 우리나라 돈으로 약 313조원에 달했으며, 그중 한국에서 판매되는 명품 판매액은 12조원이었다고 한다. 이제 우리나라는 세계 명품 판매국 10위에 이르고 있다.명품의 소비가 늘어나는 것도 경제에 다소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국민 전체의 소비가 최근 살아나고 있지 못한 것은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 경제 전체 소비가 증가하기 위해서는 양극화가 줄어들고 중산층이 두터워져야 하며 이들의 소득이 견실하게 뒷받침되어야 진정한 의미에서 소비도 활황을 띠게 될 것이다.중산층의 개념은 그 기준에 따라 다양한 정의를 내릴 수 있으나 OECD 분류법으로는 “한 나라의 가구를 소득순으로 나열한 다음 중위소득의 소득을 가진 집단을 중산층이라고 한다. 중위수란 단순한 산술 평균이 아니라 한 명에서 100명까지 줄을 세웠을 때 가운데 50번째 사람의 소득을 중위 값 소득이라고 한다. 2013년 기준 한국의 중위 소득은 연간 4천608만원이라고 한다.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15년 발간한 ‘우리나라 가계 소득과 자산 분포의 특징’에 대한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 가계의 가처분소득 지니계수는 0.4259, 순자산 지니계수는 0.6014로 소득 불평등도와 자산 불평등도가 높은 편이다. 지니계수는 소득이 어느 정도 균등하게 분배되는가를 보여주는 지수로, 0에서 1까지의 수치로 나타내며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이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산 불평등 심화의 이유 중 하나로 이 보고서에서는 순자산이 50대 이후의 노후에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중산층을 살리기 위한 대책으로는 급격히 자산과 소득이 줄어드는 노후 저소득층을 위해서 안정적인 소득 지원방안이 마련되어야 하며, 중위수에 해당하는 소득층에 대한 소비 지원 및 세금 감면 정책이 필요하다. 또한 중산층이란 소득의 관점에서뿐만 아니라 생활의 여유, 여가생활, 자녀 교육 등의 측면도 고려되어야 한다.중산층 소득에 해당하는 40·50대 연령층에 대한 안정적 직업 보장 방안, 대학 등록금 등 자녀 학비보조 확대, 중·장년층의 의료, 보건 관리를 위한 국가 차원의 대책도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지치고 힘든 중산층 부모세대를 위해 국가, 지자체 차원에서 지역 스포츠 센터, 취미, 동호회 활동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지역 평생 교육 기관을 좀 더 저렴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복지 정책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김순홍 인천대 무역학과 교수▲ 김순홍 인천대 무역학과 교수

2015-05-06 김순홍

경인지역 신성장 동력으로서의 제약산업

의약품 실사상호협력기구 가입국내 의약품산업·제약업체국제적 위상·신뢰도 동반 상승중장기적 수출증가 기대경인청, 수출기업 실사대상 선정GMP적합판정서 신속 발급 처리최근 우리나라 평균수명은 1990년 72세에서 2013년 82세로 10세 이상 늘었다. 고령화 사회를 대변하듯이 태블릿PC와 휴대전화 등으로 인터넷에 쉽게 접속하는 실버세대를 말하는 ‘실버티즌’, 소수의 사람만 가능하다고 여겼던 100세 장수가 보편화한 시대의 인간을 뜻하는 ‘호모 헌드레드’, 제2의 인생을 구가하는 60∼70대를 일컫는 말로, 탄탄한 경제력과 여유 시간이 있어 ‘노인 아닌 노인’의 삶을 살아간다는 의미인 ‘노노족’ 등 신조어가 속속 등장한다. 이러한 평균 수명의 연장에는 의약품을 포함한 의료기술의 발달이 큰 영향을 미쳤으며 이와 관련하여 우수한 의약품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를 소개하고자 한다.의약품은 원자재의 입고부터 완제품 출하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에 걸쳐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함으로써 비로소 품질을 확보할 수 있으며, 이 규정이 바로 ‘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 Good Manufacturing Practise)’으로 품질확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준이다.우리나라는 1977년도에 의약품 GMP 기준을 제정하였고, 1985년 KGMP(Korea GMP)적격업소 지정을 시작한 이래, 1994년 의약품 제조업과 품목의 허가요건으로 의무화됐다. 지금까지는 국내 GMP 기준이 양적으로 성장했다면, 이제는 우리나라가 지난해 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PIC/s) 회원국이 됨에 따라 국가 간 상호 인정받는 세계화된 GMP 기준으로 글로벌화를 이룩해야 할 시기가 도래했다.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는 1995년 각국 GMP 기준의 조화를 도모하고 실태조사 체계의 질적 향상을 실현하고자 결성됐다. 한국의 가입은 한·미 FTA 등 자유무역환경 확대에 따른 국산 의약품 신뢰도 확보, 해외 진출 활성화 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의 의약품 수출입 실적에 따르면 2014년도 원료 및 완제의약품 총 수출액은 24억 달러로 전년(21억달러) 대비 약 14% 증가했으며, 올해는 더욱 늘어 3월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달 대비 73% 증가한 2억5천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15년도 수출액은 11%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식품의약품안전처는 불량 의약품 유통 등 위해 요인을 제거하고, GMP 기준 평가의 국제조화를 이루며, 제약산업의 글로벌화 지원 및 수요자 중심의 실효성 있는 정책지원으로 제약업체의 GMP 관리역량을 지속적으로 제고하기 위하여 작년 10월부터 ‘GMP 적합판정서 발급 및 3년 주기 갱신’ 제도를 시행하여 모든 의약품 제조업체는 오는 2017년 말까지 GMP 적합판정을 받도록 하였다. 이에 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이하 경인청)은 지난 2월 의약품 제조업체 공장장 및 실무자를 대상으로 변경된 제도를 안내하고 점검계획을 설명하였고, 3월부터 제조업체에 대한 현장 실사체계를 가동하였다. 경인청은 인천광역시와 한강 이남의 경기도 21개 지자체를 담당하는데 관내 의약품 GMP업체는 2014년말 185개소로 전국 402개소의 46%를 차지하며, 생산실적도 5조6천억원으로 우리나라 대표회사인 (주)대웅제약, 한미약품(주) 등이 있어 전국 16조2천억원 대비 약 35%로 의약품 산업분야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 경인지역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수준이 우리나라 제약 수준을 대표할 만큼 중요한 위치라 할 만하다.따라서 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 가입 등으로 인한 우리나라 의약품 산업의 국제적 위상이 격상됨에 따라 국내 제약업체의 국제 신뢰도와 동반 상승하여, 중장기적으로 의약품 수출증대가 기대되고 있다. 경인청은 의약품 수출을 신속히 돕기 위하여 수출기업을 우선 실사 대상으로 선정하여 GMP 적합판정서도 신속하게 발급하고, 아울러 제약산업의 발전을 위하여 지속적으로 GMP 기준의 국제조화와 규제정비에 더욱 힘을 쏟으면서, 제약업체와 꾸준히 상호 협력해 궁극적으로 국민 보건복지 향상에 기여하고자 한다./김인규 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 김인규 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

2015-04-29 김인규

경제 돌파구에 대한 ‘뜬금포’

극심한 화약고로 변하는 중동에청년 해외취업 적극 주문통일을 ‘대박’과 연결시킨 조급함갑작스런 대통령의 남발은경제재도약 전략부재 반증과통치권자의 신뢰 얻을 수 없어과거 청와대에서 홍보 업무를 담당했던 한 선배는 스스로도 의아한 듯 웅얼거렸다. 임기 중반을 맞은 당시 대통령의 행보에 대해서였다. “코드원(대통령을 지칭)은 외국 나가는 것을 너무 좋아해.”국민 입장에서 당시 대통령의 잦은 외국 순방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단임제 하에서 임기 중반을 넘어서면 레임덕이 본격화된다. 그 무렵에는 정권을 뒤흔드는 권력형 비리나 국론 분열을 부르는 정책 오류가 가시화되기도 한다. 국내에서 대통령은 불안하고 무능한 존재로 전락할 때다.하지만 해외에 나가면 달랐다. 순방 국가에서는 형식적으로만 극진하게 영접하는 것이 아니었다. 산업화와 민주주의를 이룬 한국에 대한 호감의 표시로 지극한 환대를 베풀었다. 외국 순방에 따른 경제나 산업 분야의 결실도 적지 않았다. 자신도 뭔가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서 흐뭇했을 것이다. 과거의 그 대통령뿐만 아니라 역대 대통령들 대부분이 임기 중후반을 외국 순방으로 소일했다.올해 들어 박근혜 대통령도 중동에 이어 중남미를 순방 중이다. 세월호 1주기나 성완종 리스트 사태의 와중에 자리를 비웠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외국 순방후 허장성세가 너무 심하다는 점이다. 그는 3월 초 중동 4개국을 순방하고 와서 ‘중동 진출을 통해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일으키는 것이 경제 재도약을 위한 하늘의 응답이자 메시지’라고 말했다. 중동 주요 국가가 경쟁적으로 석유산업 의존도를 낮추려는 상황에서 우리의 기술과 노하우를 활용할 수는 있다. 중동 각 지역의 분쟁이 어느 정도 진정되고 나면 커질 재건수요에 참여할 여지도 있다. 그렇다고 현재 중동에서 찾을 수 있는 기회가 제 2 한강의 기적을 일으킬 정도는 아니다. 중남미 순방 이후에도 비슷한 조어(造語)가 등장할까 걱정될 정도다.대통령은 청년들의 중동 진출을 적극 주문해서 빈축을 사기도 했다. 중동 지역이 이전보다 더 극심한 화약고로 변하는 상황에서, 우리 청년들이 구하는 일자리가 과연 얼마나 있겠느냐 하는 그들의 현실인식 때문이었다. 실제로 이번 정부들어 적극 추진하고 있는 청년 해외취업 사업(K-Move)으로 지난해 해외에서 일자리를 얻은 이는 5천명에 불과했다. 2월 기준으로 공식적인 청년 실업자 수가 50만명인 것을 감안하면 청년 해외 취업자 수는 1% 정도다. 어느 모로 보더라도 해외 취업, 그것도 중동 지역이 청년실업 문제의 돌파구가 될 수는 없다.대통령은 좀 뜬금없다 싶을 정도로 경제적 돌파구 이야기를 남발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비록 국무회의에서 골프를 화제로 삼다 나온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골프산업을 활성화하라고 했다. 이는 너무 지엽적인 문제였다. 통일 대박론 역시 마찬가지였다. 통일 준비, 특히 북한의 급변상황에 대한 대비태세는 갖춰야 하지만 이를 바로 대박과 연결시킨 것은 조급한 감이 없지 않았다. 결과는 북한을 자극하는 선에서 마무리되고 말았다.사실 대통령의 이런 ‘뜬금포’는 장기적이고도 핵심적인 경제 재도약 전략의 부재를 반증한다. 신기한 장소나 희한한 이야기에 갑자기 관심을 보이고 화제로 삼는 식이다. 이런 방식으로는 진짜 경제적 돌파구를 찾을 수 없다. 통치권자가 신뢰를 얻을 수도 없고, 경제 정책의 일관성을 담보할 수도 없다.이전 정부에서 경제의 돌파구로 홍보해 마지 않았던 4대강 사업이나 자원외교의 결말을 돌아보라. 4대강 사업은 비용대비 효과를 두고 끝없이 논란이 거듭되고 있다. 심지어 자원외교는 비리의 온상이라는 의문까지 제기되는 현실이다. 이번 정부를 흔들고 있는 성완종 리스트 역시 자원외교 비리에서 비롯됐다.시험을 앞두고 유독 더 집중해야 할 시험 과목들이 있을 수는 있다. 어떤 수험생이 별 노력도 없이 그런 과목을 두고 내 성적을 획기적으로 올려놓을 과목들이라고만 생각해 본다고 하자. 시험이 끝나고 나면 그는 이 과목, 저 과목 손만 대고 별무소득이었다고 자책할 가능성이 높다. /김방희 생활경제연구소장▲ 김방희 생활경제연구소장

2015-04-22 김방희

청년취업, 경기도가 앞장서자

젊은이 일자리 많고미래 유망산업이자도전 가치 있는농식품분야에 눈 돌려야道는 현장형 인재 육성과채용에 적극 나서야 한다최근 전북 부안에서 농식품 수출확대 현장간담회를 개최하고 지역대학생들을 초청하여 자리를 같이하였다. 대학생들에게 식품과 수출 현장을 직접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고 농식품 분야에 청년들의 건의사항, 아이디어를 수렴하기 위해서다. 농식품기업 CEO와 대학생들은 농식품 수출과정과 성과, 식품기업 메뉴 개발방법, 인턴 프로그램과 채용 계획 등 다양한 대화를 나누었다. 식품 기업 경영자들은 회사에 일자리가 많이 있다고 했다. 파프리카 수출로 성공한 농업회사법인 대표는 “나 역시 젊은 시절에 고생을 많이 했다”면서 청년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았다. 간담회에 함께한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도 현장과 정책, 대학 강의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대학생들의 호응도 매우 높았다. 농식품 현장을 체험할 기회가 거의 없었는데 수출현장을 직접 체험해 보니 큰 도움이 되었고, 많은 감명을 받았다고 하였다. 농식품 관련 분야가 잠재력이 높으며 숨어있는 일자리가 많다는 사실에도 놀라워했다. 청년실업 문제는 국가적 과제이다. 청년실업률이 지난 2월 11.1%로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이다. 대학 졸업시즌과 맞물려 구직자가 늘어나는 시기이기는 하나 젊은 층 실업률이 심각한 수준이다. 대학생과 취업준비생 5명 중 1명은 유료 취업강의를 수강한 적이 있고, 평균 강의료는 27만원에 달한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문제는 대부분 효과가 없거나 비용이 비싼 것을 알면서도 혼자서는 불안하니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참여한다는 점이다.농업, 식품, 수출, 유통 분야에도 일자리가 많다. 젊은 청년들이 농업과 식품산업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농식품 분야야말로 미래산업이자 도전적인 분야이다. ‘투자의 귀재’라 불리는 짐 로저스는 지난해 우리나라를 방문해 대학생들에게 농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래 최고 유망 업종은 농업이다”, “MBA가 무슨 필요가 있나, 당장 농대로 가라”고 역설했다. 다음 생에는 금융전문가가 아니라 중국 농부로 태어나고 싶다고까지 했다. 대학교육도 변해야 한다. 학교에서 배운 지식에 현장경험을 접목시켜 ‘현장형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기업의 채용 담당자들은 응시자들의 현장 경험부족을 지적한다. 대학을 갓 졸업한 학생들은 학교수업 외의 현장경험을 쌓을 기회가 극히 제한적이다. 국가기관과 공기업은 현장 밀착형 인재양성에 노력해야 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지난해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대한민국 농식품 미래기획단’ YAFF(Young Agri-Food Fellowship)을 구성하여 현장견학이나 현장 아이디어 발굴에 노력하고 있다. 현재 국내외 2천여명의 대학생들이 활동하고 있다. 국내외 식품현장체험, 중소식품기업 취업, 다양한 농식품 행사참여 등 현장 진출기회를 적극 제공하기 때문이다. 최근 열린 2기 발대식에도 100여명이 넘는 대학생이 참가했다. 앞으로도 식품기업 CEO 특강, 농식품 창업교육, 지역별 강소식품기업 탐방 등 실무경험을 쌓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경기도는 우리나라에서 대학이 가장 많이 소재하는 지역이다. 60개가 넘는 대학이 몰려 있어 대학생, 취업준비생 숫자도 제일 많다. 그러나 취업률은 전국 평균보다 오히려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경기도 전문대학의 취업률은 58%, 4년제 대학 취업률은 51%로 각각 전국 평균보다 3% 포인트 정도 낮다.청년실업은 단기간에 한두 가지 대책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산업구조나 인력 구조가 변하고 있고 수요와 공급이 불균형 상태이다. 국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나 개인 노력도 뒷받침되어야 한다. 청년들의 인식이 변해야 하고 역량도 갖추어야 한다. ‘현장형 인재’가 중요하므로 공공기관의 현장 밀착형 프로그램도 제대로 추진되어야 한다. 농식품 분야의 많은 일자리를 청년들에게 알리기 위해 경기도의 역할이 중요하다. 농업과 식품, 수출, 유통 분야에서 현장교육과 채용에 경기도가 앞장서야 한다. 청년이 살아야 대한민국에 희망이 있다./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2015-04-15 김재수

경품과 소비자 심리

유통업체는 개인에게만일확천금 요행 주는것 보다모두에게 혜택 돌아갈 수 있는다양한 이벤트 프로그램으로기업이미지 제고 시키고브랜드 알리는 판촉전략 필요요즈음 봄을 맞이하여 백화점을 비롯한 각 유통업체에서 경품 이벤트와 세일을 하고 있다. 경기 불황일수록 경품 이벤트에 대한 고객들의 기대가 커 고객 집객효과가 더 커지게 된다. 한 백화점의 경우 여름 세일을 맞아 응모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10억원을 증정하는 역대 최대 경품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금액이나 증정품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응모하는 고객 수에 따라 경품 금액이 늘어나는 방식이다. 고객이 한 번 응모할 때마다 1천원씩이 적립돼 1등 당첨자 1명은 최대 10억원을 받게 된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소비자들은 경품의 환상에 빠지게 된다.과소비를 우려해 90년대까지 경품은 상품 구입액의 10%를 넘지 못하게 규정이 엄격했으나, 2000년대 이후 이러한 경품 제도도 많이 완화돼, 구매 제한 없이 응모로만 했을 때는 경품 액수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 그 이후로 물건을 사지 않고 백화점에 와서 응모만 해도 되는 이 이벤트들이 성행하고 있다.프로스펙트 이론에서 확률이 낮은 것은 과대평가하고 확률이 높은 것은 과소평가하는 것이 인간의 보편적인 성향으로, 당첨 확률이 매우 낮은 복권을 구입하거나 경품 이벤트에 응모하는 것도 같은 이치라고 할 수 있다.경품은 소비 심리를 자극하여 소매업의 경기가 회복되는 효과도 있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다. 경품이나 이벤트 등으로 혜택을 보는 소비자들도 있지만 판촉비용 역시 고객들의 매출액에서 기업이 산정하는 것이다. 또한 경품에 당첨되지 못한 고객들의 상대적 박탈감, 할인 이벤트로 인한 충동구매등 과소비 현상과 사치 조장 등 부작용도 나타난다. 경품 응모를 이용해서 한 대형마트 직원이 경품 응모에 1·2등을 조작하고, 경품행사로 얻은 고객 개인정보를 보험회사에 팔아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사례도 있다.대한상공회의소가 3월 발간한 ‘2015년 유통산업백서’ 자료를 보면 지난 해 전통적 유통 강자 대형마트(-3.4%), 백화점(-1.6%), 슈퍼마켓(0.8%) 등은 매출이 줄거나 성장률이 부진했다고 밝히고 있다. 전통적 소매 유통업의 경우 이처럼 이벤트를 하고 세일을 꾸준히 해도 구조적인 혁신이 없는 한 연간 매출이 크게 증가하지 못하는 실정이다.경기 심리도 아직 크게 나아지지 않은 실정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5년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제조업의 3월 업황 BSI는 77로 전월대비 3p 상승하였으나, 4월 업황 전망 BSI는 80으로 전월대비 2p 하락하였으며, 비제조업의 3월 업황 BSI는 70으로 전월대비 2p 상승하였으나, 4월 업황 전망 BSI는 74로 전월과 동일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BSI와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한 3월 경제심리지수(ESI)는 98로 전월대비 2p 하락하였다고 분석하고 있다. 유통업계의 매출 활성화를 위해서는 일시적인 이벤트나 세일도 좋지만 근본적으로 장기적인 고객관리에 주력해야 한다. 우선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에 자주 오는 단골 고객을 중심으로 할인과 혜택이 더 돌아갈 수 있는 꾸준한 이벤트 전략이 필요하다. 또한 유통업체마다 각 지역 특색에 맞게 인문학 교양강좌, 음악회, 공연, 전시회 등을 무료로 운용하는 등 유통업체 주변 주민들의 정서 함양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이벤트를 개발하여야 한다.특정 개인에게만 일확천금의 요행이 주어지는 것이 아닌, 지역 주민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이벤트 프로그램을 더 강화해야 하는 것이 기업이미지를 제고시키고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판촉 전략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고객으로부터 사랑받고 신뢰받는 기업은 단순히 일회성 이벤트보다는 고객을 평생 섬기는 마음가짐이 필요할 것이다./김순홍 인천대 무역학과 교수▲ 김순홍 인천대 무역학과 교수

2015-04-08 김순홍

건강기능식품, 바르게 알고 선택하자!

제품 표시나 도안으로 구별나에게 맞는 기능성 내용과섭취량·방법·주의사항유통기한 꼼꼼히 확인하고질병 치료예방등 허위 광고에현혹되지 않도록 주의해야어느새 싹이 움트는 따스한 봄이 다가왔다. 개나리, 진달래 등 화사한 꽃과 냉이 같은 봄 나물이 반갑기도 하지만 황사나 봄철 춘곤증 같은 불청객도 피할 수는 없는 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평소 규칙적이고 적당한 강도의 운동과 비타민이 많은 과일 섭취, 피로회복에 좋은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지난해 건강기능식품 생산은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계층의 소비자 욕구가 반영되어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2013년 건강기능식품 생산실적을 분석해 보면 총 생산액은 1조4천820억원으로 2012년에 비해 5%, 수입액은 3천854억원으로 2012년 대비 9% 증가했고, 시장규모도 2009년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13년도는 1조7천920억원으로 조사된 바 있다. 특히 안전성, 기능성, 기준 및 규격 등의 자료를 제출하여 인정된 ‘개별인정형’ 건강기능식품이 전년대비 29% 증가하였으며, 건강에 좋은 효과를 주는 살아있는 균으로 된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이 전년대비 55% 증가하여 성장을 주도한 것으로 조사되었다.경인식약청 관내인 인천시와 경기도 남부의 건강기능식품제조업은 총 127개소다. 이 중 우수건강기능식품제조기준(GMP) 적용업소는 55개소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관내 업소들은 프로바이오틱스,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 홍삼, 영양소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고, 총매출액 기준 전국 상위 20개소 중 7개소가 관내 업체다.건강기능식품은 일상 식사에서 결핍되기 쉬운 영양소나 인체에 유용한 기능을 가진 원료나 성분 즉, 기능성 원료를 사용하여 제조한 식품으로 약이 아닌 식품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건강기능식품을 질병 치료제로 알고 먹는 사람이 적지 않다. 또한 옻나무 등 건강에 좋다고 인식되는 식품인 ‘건강식품’과 ‘건강기능식품’을 혼동하여 자칫 허위 과대광고에 현혹되어 피해를 보는 경우도 적지 않다.그렇다면 건강기능식품을 바르게 선택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건강기능식품이라는 표시 ▲나에게 맞는 기능성 내용 ▲섭취량과 섭취방법, 섭취 시 주의사항 ▲유통기한 등을 확인하고 선택하는 것이다.건강식품과 건강기능식품을 가장 빠르게 구별하는 방법은 제품에 표시된 건강기능식품이라는 표시나 도안을 확인하는 것이다. 이러한 표시나 도안이 없다면 그것은 그냥 건강식품일 뿐이다. 그리고 건강기능식품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기능성 내용은 제품에 표시된 영양기능정보를 보면 알 수 있는데, ‘영양소기능’, ‘생리활성기능’ 및 ‘질병 발생 위험감소 기능’으로 나뉜다.영양소기능은 인체의 성장·증진 및 정상적인 기능에 대한 영양소의 생리학적 작용이고, 생리활성기능은 인체의 정상기능이나 생물학적 활동에 특별한 효과가 있어 건강상의 기여나 기능향상 또는 건강유지·개선 기능을, 질병 발생 위험감소 기능은 식품의 섭취가 질병의 발생 또는 건강상태의 위험을 감소하는 기능이다. 따라서 본인에게 필요한 기능성 내용을 확인 후 선택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또한 일반식품과 달리 건강기능식품은 섭취량, 섭취방법이 정해져 있으므로 반드시 확인해야 하고 섭취 시 주의사항 및 유통기한도 고려해야 한다. 그 외에도 특정 식품이나 건강기능식품의 기능성이나 유용성을 지나치게 장담하거나 질병 치료 예방을 표방하는 허위 과대광고에 절대 현혹되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할 것이다.그 밖에 건강기능식품 홈페이지(http://www.foodnara.go.kr/hfoodi/)와 모바일 웹(http://m.foodnara.go.kr/hfoodi)에서 국내 제조 및 수입 건강기능식품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는 것과 건강기능식품 섭취 부작용에 대해 도움을 받고 싶다면 식품나라(http://www.foodnara.go.kr)의 ‘건강기능식품 부작용 신고’를 클릭하거나 부작용신고 번호(1577-2488)를 기억해 두면 도움이 될 것이다./김인규 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 김인규 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

2015-04-01 김인규

성장을 위한 복지와 분배 정책

낙수효과 거의 사라진 요즘당국자들 중산층이하 계층소득 보전정책 관심 없다버킷의 구멍이 막혔다면먼저 대지를 적신후물을 빨아들일 궁리해야1980년대 대학가를 점령한 책은 사회과학 서적들뿐만이 아니었다. 미국의 시사 주간지 ‘타임’지도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영어를 배운다는 명분으로 한 권쯤 끼고 다니던 매체였다. 영어 정복이라는 목표에는 실패했지만, 그 덕에 선명하게 각인된 기사가 하나 있다.80년대 초 이 주간지가 커버스토리로 다룬 내용이었다. 당시 대서양 양안(兩岸)은 보수주의 혁명이 한창이었다. 미국에서는 레이거노믹스, 영국에서는 대처리즘이라고 불리는 이 경제 사조는 감세와 규제 완화를 통해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믿었다. 주로 민간이나 정부의 수요를 자극하자던 이전의 사조와 다르다는 점에서, 이는 공급측 경제학(supply-side economics)이라고 불리기도 했다.1970년대 미국과 영국의 경제환경이 이 사조의 탄생 배경이 됐다. 당시 두 나라는 인플레이션과 각종 이해단체의 요구에 시달리고 있었다. 정부는 이런 문제에 적극적인 대응을 못했다. 정부가 문제 해결자가 아니라 문제 그 자체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었다. 이는 시장의 힘과 기업 자율성을 통해 문제를 풀어보자는 아이디어로 발전했다. 과거의 전통적 경제이론을 되살렸다는 점에서 이 경제 사조는 신고전주의(비판자들에게는 신자유주의)로 불리기도 했다.이 경제 사조의 핵심 논리를 당시 ‘타임’지 커버스토리를 통해 깨우쳤다. 오늘날에는 일상용어가 되다시피 한 낙수(trickle-down) 효과다. 감세와 규제 완화를 통해 기업이나 상위 계층의 형편이 나아지면, 이는 소비를 늘려 필연적으로 중산층과 서민의 혜택으로 이어진다. 구멍이 숭숭 뚫린 버킷에 물을 부으면 대지를 적시게 마련이라는 논리였다.비록 대학생이었지만 이 논리에 일말의 회의를 품었던 기억도 생생하다. 만일 버킷에 구멍이 제대로 뚫려 있지 않다면? 기업의 효율성이 높아지면서 사람을 더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줄인다면? 기계와 정보기술(IT)의 발달로 고용 없는 성장이 본격화되면서 이 불길한 예감은 거의 전 세계적인 현실이 됐다. 기업 이익 증가가 일자리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낙수 효과는 대부분 사라지고 있다.어떤 종류의 경제 사조든 처음 등장했을 때는 신선한 산들바람처럼 느껴진다. 당시 처한 경제환경에서 필요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자극하는 면이 있다. 문제는 시간이 흘러 이 사조가 정책과 권력, 이념과 결합했을 때다. 이때 사조는 경제환경과 무관하게 교조화되고 최악의 형태로 둔갑해 버린다. 시장의 힘과 기업의 자율성을 옹호하던 보수주의 혁명 역시 일방적 시장 만능주의와 상류층 이해 옹호론으로 변질되고 말았다.그것도 35년의 세월을 거스르고 태평양을 건너 우리 땅에 가장 교조적 형태로 수입됐다. 현 정부나 여당은 경기 활성화에 대한 압력에 직면해, 미국이나 일본이 그간 써온 유동성 공급이나 임금 인상 등의 정책을 답습해 오고 있다. 하지만 재정여력이나 경제형편을 고려했을 때 절실한 기업 법인세 인상이나 부자 증세는 절대 안 된다고 고집하고 있다. 경제정책이 이념이나 정치 공약의 함정에 묶여 버린 셈이다.레이거노믹스와 낙수효과를 설명하던 커버스토리에 대한 독자의 반박이 다음 호에 실렸다. 그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흡인(ooze-up) 효과라는 신조어까지 곁들인 어느 경제 전문가의 반론이었다. 낙수 효과와는 반대로, 먼저 중산층과 서민의 소득을 늘려주면 자연스럽게 기업과 상위 계층에 혜택이 돌아가지 않을까? 중산층 이하 계층도 결국은 기업이나 상위층의 제품과 서비스를 소비할 테니까. 실제로 보수주의 혁명의 기치가 가장 높았던 미국이나 일본에서도 중산층 이하 계층의 소득보전을 위해 소비 쿠폰을 돌린 예들이 있다.낙수효과가 거의 사라진 요즘도 우리 정책 당국자들은 중산층 이하 계층에 대한 소득보전 정책에는 관심이 없다. 이런 식의 복지나 분배 정책에 대해서는 알레르기성 반응마저 보인다. 그렇다면 이름부터 ‘성장을 위한 복지나 분배 정책’으로 바꾸면 어떨까? 버킷의 구멍이 막혔다면, 먼저 대지를 적신 다음 물을 빨아들일 궁리라도 해야 한다./김방희 생활경제연구소장▲ 김방희 생활경제연구소장

2015-03-25 김방희

이슬람시장을 다시 보자

세계인구 4분의 1인 ‘모슬렘’ 그들의 역사·문화·식습관 등 철저한 분석과 준비 필요 경기도가 앞장 서서 농식품을 중심으로‘제2의 중동붐’ 일으키자중동은 우리에게 지리적으로 멀지만 경제적으로는 가까운 지역이다. 1970년대 많은 한국 근로자들이 중동에 진출해 ‘건설수출’ 시대를 열었다. 중동의 모래사막에 건물을 세우고 도로를 닦아 값진 외화를 벌어들였다. 당시의 중동 붐을 토대로 오늘날 우리나라가 세계 10위 경제대국으로 도약했다. 그러나 중동은 아직 미지의 땅이다. 중동의 역사나 정치, 종교와 사회, 문화 등에 대해서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 산유국이 몰려 있으며 대부분 이슬람교도며, 정치와 행정·생활 등이 철저히 이슬람 율법에 따라 이루어진다는 것 정도를 알고 있다.중동지역은 고온다습한 기후에 사막지대가 많아 농업이 발달하기 어렵다. 농산물은 밀·올리브·대추야자 등에 국한돼 대부분 농식품을 유럽·아프리카 등에서 수입하는 실정이다. 최근 농식품 분야에서 중동이 새로운 시장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른바 ‘할랄식품’ 시장에 대한 진출 가능성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순방 이후 할랄식품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할랄(Halal)’은 아랍어로 ‘허용’이라는 뜻이다. 모슬렘들은 할랄인증을 받은 음식만 먹는다. 과거에는 중동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아프리카 등 이슬람권은 우리와 식 문화나 관습, 기호가 달라 농식품 주요 수출시장이 아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음료·면류·소스류·담배·냉동식품 등 다양한 한국 농식품이 이슬람권에 수출된다. 지난해 우리 식품의 이슬람권 수출액은 약 7억 달러다. 이슬람권 식품의 전체시장 규모는 1조 달러 이상이며 세계 전체 식품시장의 18%를 차지한다. 모슬렘 인구도 세계 인구의 25%정도인 17억 명에 달한다. 모슬렘 인구가 늘어나고 구매력이 커지고 있어 향후 이슬람권 식품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매우 높다. 최근에는 할랄식품이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라는 인식이 확산, 모슬렘이 아닌 사람도 할랄식품을 찾는 경우가 많다. 필자도 유럽출장 기간 중 할랄식품을 구매하는 유럽인들을 많이 목격했다. 세계적 식품기업들도 오래 전부터 할랄 식품시장을 공략해 오고 있다. 세계 최대 식품기업인 네슬레는 1980년대부터 할랄 전담팀을 구성해 준비했다. 패스트푸드점인 KFC는 이슬람 율법에 따라 도축한 육류를 사용한 ‘할랄 버거’ 매장을 운영 중이다.우리 식품업계도 할랄시장 진출을 꾸준히 준비한 결과, 할랄인증을 받은 국내 업체가 120여 개 430여 제품에 이른다. 할랄인증은 그 과정이 매우 까다롭고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어려움도 있다. 할랄 인증기관은 전 세계에 300여 개나 되고, 국가별로 인증요건도 다르다. 할랄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이슬람권 현지 기관의 실사도 거쳐야 한다. 국내 중소식품 기업들에게는 어려움이 많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할랄식품을 유망시장으로 보고 2년 전부터 체계적인 준비를 해왔다. 2013년 최대 할랄시장인 인도네시아에 지사를 설립해 본격적인 진출기반을 갖추었다. 또 한국이슬람중앙회(KMF)와 협력해 국내에서도 할랄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시간과 비용을 절약했다. 현지 전문가초청 세미나 개최, 할랄 담당관 한국실사 지원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인 결과, 2013년 7월 세계 3대 할랄인증 중 하나인 자킴(JAKIM)과 한국할랄이 동등성을 인정받았다. 우리 농식품의 이슬람시장 진출확대를 위해서 앞으로도 컨설팅 지원, 현지 전문가초청 설명회 개최, 현지 지사설립 등 다양한 지원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경기도의 우수 농식품도 할랄시장에 적극 진출해야 한다. 경기도에서 생산된 홍삼제품을 비롯 면류·소스류·음료·스낵 등 많은 제품이 할랄인증을 받았거나 추진 중이다. 지난해에도 aT의 지원을 통해 유자차·김치·마늘 가공식품 등 10개 경기도 식품업체가 할랄인증을 받았다. 지난해 경기도 농식품 수출액은 8억6천만 달러다. 전 세계인구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모슬렘시장이 경기도 농식품을 기다리고 있다. 70년대 중동건설수출로 경제도약의 기반을 구축한 우리나라다. 모슬렘시장을 다시 보고 역사와 문화·식습관 등에 대해 철저히 분석하는 등 준비를 하자. 경기도가 앞장서서 농식품을 중심으로 ‘제2의 중동붐’을 일으키자./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2015-03-18 김재수

중소 자영업에도 브랜드에 날개를 달아주자

저가 전략만으론 경영 한계자체 브랜드로 차별화 필요정부 지원방향도 특정품목유명세에서 한단계 더 나가디자인이나 로고개발 돕는전문가 양성에 주안점 둬야산업정책연구원은 매년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 브랜드 가치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14년 8월에 발표한 기업브랜드 가치평가 결과 삼성전자가 약 128조원으로 국내 최고의 브랜드 가치를 지닌 기업으로 선정됐다. 현대자동차와 LG전자는 각각 30조원과 22조원으로 평가돼 지난해와 순위변동 없이 2위와 3위를 차지했다.한편 세계적 브랜드 컨설팅그룹인 인터브랜드도 매년 전 세계 주요 브랜드의 가치를 평가, 상위 100개 기업을 선정해 베스트 글로벌 브랜드를 발표하는데 ‘2014년 베스트 글로벌 브랜드’로 IT브랜드의 가치가 전체의 30.8%를 점유해 절대 강세를 보인 가운데 글로벌 IT 기업 애플과 구글이 지난해에 이어 나란히 1위와 2위에 올랐다.애플의 브랜드가치는 2013년 983억달러(105조원)에서 21% 증가한 1천188억달러(127조원)로 평가됐다. 구글은 작년보다 15% 늘어난 1천70억달러(115조원)로 조사됐다. 3위부터 5위까지도 작년과 순위변동 없이 각각 코카콜라, IBM, 마이크로소프트가 차지한 가운데 한국 브랜드로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세계 100대 브랜드 순위 7위와 40위를 차지했다.이처럼 브랜드가치는 기업경쟁력의 중요한 요소다. 소비자들이 상품을 선택할 때 브랜드 이미지가 매우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에 기업마다 기업의 이미지와 상품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브랜드 이미지와 관련해 도미노 노오리의 행동경제학 등에 소개되고 있는 휴리스틱이론이 있다. 휴리스틱(Heuristic)이론이란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할 때 합리적 선택이 아니라 주먹구구식으로 판단해 선택하는 방법을 의미하는데 사람들이 어떤 사건의 발생 가능성을 판단할 때 객관적 정보에 근거하기 보다는 그 사건과 관련된 예를 기억으로부터 얼마나 쉽게 떠올릴 수 있는가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행동경제학은 주류경제학의 전통적 가정인 인간은 합리적으로 행동한다는 가정을 비판하며 인간의 행동이 비합리적일 때가 많으며 심리적 요인에 의해서 지배될 때가 많다는 것을 주장하는 경제학파다. 예를 들면 소비자들은 일반적으로 어떤 상품의 정확한 정보보다는 피로회복으로, 머리 아플때 먹는 약 하면 먼저 특정 브랜드 이미지를 떠올리게 된다는 것이다.그런데 중소기업들은 좀처럼 브랜드 이미지를 띄우기 쉽지 않다. 자본도 부족하고 브랜드를 개발할 노하우도 미흡한 실정이다. 자영업이나 전통시장 등의 경우도 브랜드의 로고나 심벌·간판·스토리가 있는 전단지 등의 고유 브랜드 정착이 미비한 실정이다.중소제조업·자영업자들도 이제는 브랜드개발과 브랜드가치를 높이기 위한 브랜드 전략이 필요하다. 소비자들이 무엇을 바라는가? 우수한 품질뿐만 아니라 세련된 브랜드 디자인과 로고, 고객들에 대한 친절서비스와 또 오고 싶게 만드는 브랜드 이미지에 소비자들은 매료된다. 저가 전략만으로는 자영업이나 전통시장 경영은 한계가 있다. 중소자영업 자체의 브랜드 차별화가 필요하다. 정부의 지원 방향도 기존의 단순한 떡볶이·순대전문 거리, 커튼 거리 등의 유명세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브랜드 디자인이나 로고 개발을 지원할 수 있는 전문가를 양성하는데 주안점을 둬야 한다. 상인들 스스로도 상인 공동체, 또는 협동조합 형태로 공동 브랜드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전통시장의 경우에도 시장 브랜드개발, 전용 장바구니 로고개발 등에 대한 자구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온라인이나 모바일을 이용해 중소기업 제품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는 방안도 강구돼야 한다. TV 홈쇼핑에서도 유망 중소기업의 상품진입이 보다 손쉽게 될 수 있도록 중소기업 전용 채널의 추가 확보도 필요하다. 유망 중소기업들의 우수 제품 브랜드들이 TV를 통해 소비자에게 널리 소개되고 인지도가 높아져서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중소기업 상품 브랜드가 효자 노릇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김순홍 인천대 무역학과 교수▲ 김순홍 인천대 무역학과 교수

2015-03-11 김순홍

식중독 예방, 안전을 넘어 안심으로…

전염성 질환 예방하는손씻기 생활화 선택아닌 필수여름철엔 음식 85℃이상1분 이상 충분히 가열 섭취노로바이러스 오염된 지하수겨울에도 반드시 끓여 먹어야지난 겨울철 평창올림픽 개최지 인근 리조트에서 1주일 사이 4차례 식중독이 발생하는 등 노로바이러스가 전국적으로 유행하면서 식중독은 고온 다습한 여름철(6~9월)에 많이 발생한다는 통념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식중독 발생 현황이 기존 여름철에 집중적으로 발생되던 패턴을 넘어 일 년 내내 유지되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다. 2014년에는 전체 7천262명 식중독 환자 중 늦 봄과 여름철에 학교에서 발생한 식중독 환자 수가 4천34명으로 전체의 56%를 차지했다. 이중 지난해 5월에 인천지역 1천100여명의 학생과 교사들이 집단 식중독으로 인한 고통을 겪었다. 세월호 사태 이후 식품안전을 포함한 사회안전 여론조사(SBS 여론조사, 2014년 5월)에 따르면 국민의 90%가 대한민국 사회는 불안하다고 인식하고 있었고, 응답자 중 22%가 식품안전이 불안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실 집단식중독 발생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해외 주요 식중독 사례를 보면 독일의 경우 2012년 8월 학교·보육시설에서 급식으로 제공한 중국산 냉동딸기 섭취로 1만2천여명의 식중독 환자가 발생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으며, 2011년도 미국에서는 콜로라도주에서 생산된 칸탈루프 멜론 껍질이 리스테리아균에 오염되어 환자 146명이 발생하여 이중 30명이 사망하기도 하였다. 또한 일본에서는 2011년 도야마현 등 각 지방에서 장 출혈성 대장균 O111 및 O157에 오염된 육회 섭취로 인한 식중독 환자가 181명이 발생하여 이중 5명이 사망하는 등 집단식중독 발생은 단순 먹거리 부실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그렇다면 집단식중독은 왜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것일까? 식중독 발생은 확률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농수산물을 원료로 조리 또는 가공 공정을 거쳐 식탁까지 오는 과정 중에 식품은 많은 식중독균, 위해물질 등에 노출된다. 이런 위해요소들을 세척, 소독, 가열, 개인위생관리 강화 등의 방법으로 제어함으로써 식중독 발생확률을 낮추는 것이다. 하지만 위해요소 제어 과정 중 한 곳이라도 안일한 생각으로 대응한다면 식중독 발생확률은 0%에서 100%로 바뀔 수도 있는 것이다. 식약처에서는 이런 확률적인 부분에 대하여 사전 예측하고 취약한 부분에 대하여 선택과 집중을 통한 사전 예방관리를 하고자 최근 13년간 발생한 식중독 사례를 근거로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이를 분석하여 식중독 발생을 사전 예측하는 시스템을 개발, 교육청, 지자체 등과 공유하고 있다. 이를 분석해 보면 3월, 9월 신학기 초에 학교 급식소의 식중독 발생이 집중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고, 이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하여 식약처는 전국 학교장 및 학교 영양사들을 대상으로 학교급식 식중독 예방 교육을 연 2회 학기 초에 실시하고 있으며, 또한 식약처, 교육청, 지자체 합동으로 식자재 납품업체 등에 대하여 신학기 대비 전국 합동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정부의 노력 이외에 자율적인 식중독 예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손 씻기 ▲익혀 먹기 ▲끓여 먹기이다. 우리는 생활 속에서 많은 균에 노출되어 있다. 여기에는 황색포도상구균, 노로바이러스, 병원성 대장균 등 식중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균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손 씻기는 식중독뿐만 아니라 유행성 독감 등 전염성 질환도 예방할 수 있으니 손 씻기의 생활화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하겠다. 또한 식중독균이 왕성한 활동을 하는 여름철에 가급적 음식은 85℃ 이상에서 1분 이상 충분히 가열하여 섭취하는 것이 안전하며, 노로바이러스 등에 오염된 지하수는 여름철보다 겨울철에 더 생육이 활발해지므로 지하수는 반드시 끓여 먹는 것이 안전하다. 이런 개인, 집단급식소의 자발적인 노력에 발맞춰 식약처에서도 식중독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홍보와 교육을 강화해 나갈 것이며, 식품에 대한 안전을 추구하는 마음을 안심할 수 있는 마음으로 바꿀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고 있다./김인규 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 김인규 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

2015-03-04 김인규

유럽의 실패에서 배울 점

큰 정치를 해야 할 대통령은무능한 정치권에 대한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유럽 각국의 정치는글로벌 경제의 목줄을 쥔‘통합 실패’서 교훈 얻어야각각 흩어져 살던 형제자매들이 한 데 모여 살기로 했다. 각자의 몫인 수입과 지출도 공동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막상 그 합의를 실천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각기 경제력 차이가 적지 않은 가족들 사이에 셈법이 달랐기 때문이다. 능력 이상으로 써버린 막내네는 잘 사는 형이 나서서 해결해주길 바랐다. 반면 맏형은 막내가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믿었다. 처지도, 계산도 다른 가족들의 어설픈 공동생활이 이어지면서 후유증은 끊이질 않고 있다.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과 경제를 암울하게 하고 있는 유럽 통합에 대한 비유다. 2010년 무렵 그리스에서 비롯된 유럽 위기는 5년째 제자리걸음이다. 물론 당장의 파국은 면했다. 최근 긴축 정책을 거부하며 집권한 그리스 시리자당과 유럽 채권기구는 구제금융의 4개월 연장에 합의했다. 당분간 그리스가 국가부도(default)를 내거나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할 가능성은 사라졌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풀리지 않았다. 유럽 위기는 60년 동안 이어져온 유럽 통합 과정의 구조적 문제에 기인한다. 한 나라가 되겠다던 회원국들 사이의 경제적 수준 차는 너무 컸다. 여기에 통합 과정도 지나치게 길어지면서, 그리스를 포함한 유럽 내 문제 국가들은 그간 독립적인 경제정책을 펼 수 없었다. 통화 통합을 이룬 터라 통화금융정책은 개별 국가가 아닌 유럽중앙은행(ECB)의 몫이었다. 자연히 재정정책을 통해 자신들의 문제를 풀어야 했다. 그 결과 재정정책 남발로 재정 위기가 불가피해졌다. 유럽 위기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이제 둘 중 하나다. 이른바 ‘고 유럽’(go Europe)이냐, ‘스톱 유럽’(stop Europe)이냐다. 전자는 유럽 통합을 가속화 하는 길이다. 그래야 각국의 절름발이 경제정책을 면한다. 그러자면 부실화된 유럽 은행들을 통합해야 한다. 무엇보다 재정정책을 공유해야 한다. 유럽의 이름으로 채권을 발행하고, 빚을 갚을 세금을 거둬야 한다. 이는 유럽 경제의 맏형 격인 독일의 양보가 전제돼야 한다.아예 통합을 없던 일로 돌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그리스를 예로 들면 예전 독자 통화인 드라크마화로 돌아가는 길이다. 그렇게 되면 당장 독자 통화의 가치는 폭락하겠지만, 이를 통해 경제가 회생할 길도 생긴다. 외환위기 당시 수출에 숨통이 트여 부활한 우리 경제와 비슷한 위기 극복 방식이다. 집권당이 된 시리자는 유럽연합 탈퇴(Grexit)를 무기로 은근히 유럽 채권기구들을 압박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새로운 원리금 탕감을 포함한 부채 구조조정과 긴축 조치 완화를 바라고 있다. 최근 합의는 두 입장을 어설프게 절충한 결과다. 그렇다면 조만간 유럽 위기가 풀릴 수 있을까? 쉽지 않을 것이다. 살림을 합치기로 한 형제자매의 비유로 다시 돌아가 보자. 형제자매끼리라면 문제를 쉽게 풀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각각의 배우자와 자녀 등 이미 일가를 이루고 있다. 이들의 이해 때문에 단안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독일의 메르켈 총리는 국내 유권자의 정서를 고려하느라 쉽게 양보하기 어렵다. 반면 그리스와 스페인, 이탈리아와 같은 문제 국가는 물론, 심지어 영국 같은 곳에서도 유권자 사이에서 반유럽·반통합 정서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최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대통령이 언급했던 ‘불어터진 국수’의 비유가 화제다. 정치권에서 부동산과 경제 활성화를 위한 각종 법안 처리가 늦어진데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털어놓은 표현이다. 웬만하면 정치권에 대한 비난은 국민의 공감을 산다. 하지만 이 경우는 적극적으로 공감하기가 어렵다. 지금 이 시점에 내놓아야 할 메뉴가 ‘국수’인지도 모르겠거니와 상습적으로 늦어지는 ‘배달’도 미리 고려했어야 할지 모른다. 큰 정치를 해야 할 대통령은 무능한 정치권에 대한 비난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자리다. 이것이 바로 유럽 각국 정치가 글로벌 경제의 목줄을 움켜쥔 유럽의 실패로부터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이다./김방희 생활경제연구소장▲ 김방희 생활경제연구소장

2015-02-25 김방희

중국을 바라보는 인천시의 꿈

세계 1위를 넘보는 중국과인접한 지리적 장점 살려수출·문화·관광 등요우커와 화교한류와 먹거리가 어우러진종합적 전략 마련해야영국의 시사지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주요 경제이슈로 “중국의 GDP(구매력 기준)가 미국을 추월해 세계 1위의 경제 대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 경제가 ‘신창타이(新常態)’ 체제로 들어갔으며, 이에 적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창타이는 ‘새로운 정상적 상태’를 뜻하는 ‘뉴 노멀(New Normal)’의 중국식 표현이다. 중국 경제가 지금까지의 양적 고속성장에서 벗어나 성장의 질을 높이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돌입한다는 의미이다.중국 경제의 막강한 힘은 13억 명이 넘는 거대 인구에 있다. 특히 전 세계에 정착해 있는 화교(華僑)까지 합하면 14억 명이 넘는다. 화교들은 세계 각국에 차이나타운을 만들어 문화교류는 물론 중국 경제발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에는 호주·영국 등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 국가들은 자국의 차이나타운을 중심으로 요우커(遊客)를 위한 관광명소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전 세계 해외 관광객 10명 중 1명이 중국인 관광객, 즉 요우커일 정도로 중국의 영향력이 크다. 2013년에는 연간 9천730만명의 요우커가 해외여행에 나섰고 소비금액은 총 1천290억 달러, 우리 돈으로 133조 원이 넘는다. 우리나라 최초의 차이나타운은 인천에서 시작됐다. 인천차이나타운의 역사는 구한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1882년 임오군란이 일어나자 청나라는 3천여 명의 군대를 파견했다. 이때 군인들의 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40여 명의 중국 상인들이 함께 들어왔는데, 이들이 한국 화교의 시초로 알려진다. 인천의 화교 인구는 2천800여 명으로 추산된다. 다음 달에는 인천 시내에 국내 첫 ‘화교역사관’도 문을 열 예정이다. 화교를 비롯한 중국인들과의 교류를 확대하기 위해서다.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최근 인천시와 농식품 중국 수출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수출 공동물류 상호협력, 수출 농식품 통관편의 제공, 알리바바 등 온라인 매장 입점확대 협력 등 대 중국 수출확대라는 공동목표에 구체적인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천은 명실상부 우리 농식품 교역 제1의 관문이다. 지난해 인천항을 통해 대 중국 농식품 수출물량의 약 40%가 나갔다. 우리나라의 대 중국 농식품 수출실적은 2010년 5억5천500만 달러에서 2011년 9억1천500만 달러로 급증했다. 지난해에도 9억8천800만 달러로 연평균 15%가 넘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유제품의 안전성에 대한 불신으로 최근 5년간 우리나라 조제분유 수출은 연평균 75%, 생우유는 연평균 140%가 성장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지난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실질적 타결로 한국 농식품의 중국시장 수출확대 가능성이 높은 중요한 시기다. 농업 분야를 지키기 위해 정부가 최선을 다해 협상을 추진했다. 더 세밀한 부분을 살펴보고 후속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책상다리와 비행기 빼고 다 먹는다’는 중국이다. 중국 식품시장은 우리에게 큰 기회가 될 것이다. 중국 중산층이 늘어나고 있고, 내륙시장 개발도 가속화되고 있다. 중국의 국가발전 전략 중심이 서부내륙으로 이동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2000년부터 동·서간 격차 완화를 위해 서부 대개발 50년 계획을 적극 추진하고 있어 다국적 기업도 활발하게 이 지역에 진출하고 있다. 중국시장의 잠재력은 아직도 무궁무진하다.인천을 중심으로 수출·문화·관광 등 종합적인 대 중국전략을 구축해야 한다. 요우커와 화교, 한류와 먹거리가 어우러진 종합적 전략을 마련하자. 필자는 송도지역에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을 지어 동북아 관광 허브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을 한다. 세계 1위를 넘보는 중국과 인접해 있다는 지리적 장점을 극대화하자. 중국시장은 만만한 시장은 아니나 우리에게 큰 수출시장이기도 하다. 창조적 마인드, 다양한 아이디어, 차별화된 전략과 열정을 보태면 우리에게 무한한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는 것이 중국이다. 우리 노력과 마음먹기에 달려있다. 중국시장을 두드리자. 그러면 열릴 것이다./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2015-02-11 김재수

자영업 위기와 활로 모색

대부분 도소매·음식숙박개인서비스업임을 고려해서비스·친절교육 강화 하고관련기관은 창업쏠림 현상을완화시키는 유도정책 세워야또한 동종일땐 차별화 전략 중요최근 들어 자영업의 창업자보다 폐업자 수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는 기사가 언론에 소개되고 있다. 2015년 1월 현대경제연구원과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등에서 발표한 분석 보고서에 의하면, 전체 자영업자 수는 2000년 779만5천명에서 지난해 688만9천명으로 줄었고, 총 취업자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36.8%에서 26.9%로 하락했다고 한다. 국내 자영업의 경제적 비중은 지속적인 하락 추세에 있으며 장기적으로 OECD 평균(2013년 14.9%)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령별로는 40대 자영업자의 폐업이 심각했다. 전체 자영업자의 25.6%를 차지하고 있는 40대 자영업자가 전체 폐업자의 45.3%를 차지했다고 한다. 자영업 가운데 창·폐업이 매우 활발하게 일어나는 업종은 대부분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 개인 서비스업에 집중돼 있다고 한다.청년시절에 야망을 품고 창업을 하지만 현실은 냉정하다. 지난 1월 발표된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 의하면 지난해 전체 취업자의 약 20%는 사회의 첫발을 비정규직으로 시작한다고 한다. 젊은 시절부터 정규직으로 자리 잡지 못해 창업에 뛰어들고 있으나 규모가 영세하고 체계적인 창업 교육이나 경험이 뒤따르지 않아 자영업에서도 자리 잡기에 어려운 실정이다.자영업자들에게 안정적인 경영유지와 지원기관의 보다 실질적인 지원을 위해 몇 가지 제언을 해보고자 한다.첫째, 자영업 업종의 대부분이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 개인서비스업인 것을 고려해 서비스·친절 교육을 강화시켜야 한다. 중기청이나 창업보육센터와 같은 창업 지원기관뿐 아니라 대학에서도 서비스교육과 관련된 과목들이 정규과목으로 포함돼야 한다. 서비스·친절 교육은 자신이 창업했을 경우뿐 만 아니라 관련 분야로 취업했을 경우에도 매우 유용하게 활용된다. 이미 서비스·친절 분야(hospitality)에 대한 교육이 대학 정규과목으로 정착된 사례들이 국내외에서 많이 소개되고 있다.두 번째로, 특정 업종에 밀집된 창업 쏠림현상을 완화시켜야 한다. 한번 붐이 일어나는 업종은 중소기업 관련 지원기관, 정부와 지자체, 평생교육기관 등에서 앞다투어 창업 교육에 집중하다 보니 일부 업종만 포화상태가 일어나게 된다. 중기청 등 관련 기관은 창업 아이템의 쏠림현상을 완화시키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세워야 한다. 우리 주변 가까운 거리에 프랜차이즈 패스트푸드점, 커피전문점, 치킨 전문점, 편의점 등이 밀집된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자영업자들도 창업하려고 하는 지역 상권과 시장조사 능력을 강화시켜야 한다. 적어도 포화상태에 있는 상권에는 동종의 점포를 개설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 중기청, 소상공인진흥원 등 관련 기관의 상권 정보와 교육도 필요하지만, 창업가들도 창업하려고 하는 지역의 경쟁점 분석 및 예상 매출액 등을 철저하게 분석하는 준비과정이 필요하다. 이러한 상권분석 과정에 전문가들의 지원과 창업가들에 대한 재무분석 교육 등이 더욱 절실하다.세 번째로, 동종 창업에서도 업종별 차별화 전략을 유도해야 한다. 같은 소매업 음식점, 치킨점이라도 맛과 서비스 차별화 등 고객(顧客)들을 다시 재방문하게 하는 차별화된 전략이 있어야 한다. 고객이라고 할 때 한자의 고(顧)는 돌아볼 ‘고’ 자로 ‘다시 돌아보는 손님’ 즉 단골들이다. 이런 충성도 높은 고객을 유지하기 위해서 고객관리 전략, 즉 고객응대요령·고객이벤트 등의 노하우를 현장에서 직접 실습해 보는 생동감있는 교육이 뒷받침돼야 한다.최근 화제작, 드라마 미생의 대화 한 대목이 생각난다. “회사가 전쟁터라고? 바깥은 지옥이다.”열정적인 창업가들의 창업정신과 창업지원 기관들의 부단한 지원 노력으로 중소 자영업 창업가들이 스스로 봉급생활자들 보다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하며, 자유롭게 경영하고, 폐업되지 않고, 자랑스럽게 가업으로 대를 이어갈 수 있는 창업 환경이 조성되기를 기대해 본다./김순홍 인천대 무역학과 교수▲ 김순홍 인천대 무역학과 교수

2015-02-04 김순홍

방사선 조사처리식품과 방사능 오염식품

양파·마늘등 싹 안 나게하고부패쉬운 육류·어패류 분말등도살균 위해 조사처리 된다방사능 오염식품이란원전 핵 반응기 누출사고 또는핵실험 등으로 방사능 잔류일본 원전사고 영향으로 국민들이 갖는 방사능에 대한 불안감이 증대되어, 식중독 예방 및 식품의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식품조사처리기술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부각되고 있다. 따라서 식품의 조사처리와 방사능오염에 관한 정확한 이해는 불필요한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식품 등의 조사처리 기술은 식물의 발아, 발근 억제, 살균 및 살충 등의 목적으로 식품에 감마선을 노출시켜 식품을 오래 보존하도록 하는 기술이며, 식품의 내부 또는 겉표면에 어떠한 방사성 잔류물도 남기지 않는 무열 살균 방법이다.식품 살균을 위한 방사선이용 기술특허는 1905년에 처음으로 유럽에서 등록되었으며, 1940년대 말 이후 식품 조사처리 연구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져 현재 상용화 되었다. 1997년 세계식량기구(FAO)/세계보건기구(WHO) 합동 전문가회의에서 70 킬로그레이(KGy) 선량은 식품의 관능에 영향을 주지 않으며, 유해물질도 만들어내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세계적으로도 50여국이 식품에 조사처리를 허용하고 있는데 미국이나 영국은 50여 종의 식품, 프랑스는 40여 종 이상의 식품에서, 우리나라는 26종의 식품에 조사처리를 허용하고 있다.식품의 조사처리 기술이 도입되기 이전에는 식품 저장을 위한 살균 등의 목적으로 에틸렌옥사이드나 에틸브로마이드와 같은 화학 훈증제를 이용하였으나, 식품 중 잔류로 인한 인체 위해성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사용이 금지되어, 안전하고 경제적으로 효율이 높은 방사선 조사 방법으로 대체하게 되었다. 식품에 조사처리는 여러 약품이나 화학물질을 사용하는 것에 비해 비용이 적게 들고, 부작용이 적으며, 과정이 비교적 간단하다. 예를 들어 감자를 오래 보관하면 싹이 나면서 솔라닌이라는 독성물질이 생겨 인체에 위해하고 저장성이 떨어지나 방사선을 쪼이면 싹이 나는 것을 억제함으로써 독성물질 생성도 억제할 수 있다. 양파나 마늘, 밤에도 싹이 안 나도록 조사처리를 하고 있으며, 상하기 쉬운 육류와 어패류 분말, 된장 분말 등도 살균을 위해 조사처리 되고 있다. 이 밖에도 2차 살균이 필요한 환자식과 우주식량의 살균에도 조사처리가 쓰이는데 고유의 성분을 유지하면서 방부제를 첨가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씨가 우주에서 먹었던 김치도 조사처리로 멸균한 김치이다. 미국이나 중국에서는 신선과일에도 조사처리한 후 유통하고 있다.방사선으로 조사처리한 식품을 방사능 오염식품과 오인하는 경우가 많은데, 방사능 오염식품이란 원전의 핵 반응기 누출사고 또는 핵실험 등에서 발생된 방사능에 의해 우발적으로 오염되어 방사능이 잔류하는 식품을 말한다. 따라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1986년 체르노빌 원전사고 이후 유럽에서 수입되는 식품과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일본에서 수입되는 식품을 철저하게 관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하겠다.식품 중 방사능 기준은 방사성 요오드(131I) 300 Bq/Kg, 방사성 세슘(134Cs + 137Cs) 370 Bq/Kg으로 설정하고 있으며 2011년 일본의 원전사고 이후 2013년 9월부터 식품의 방사능 허용기준을 방사성 요오드(131I)는 300 Bq/Kg, 방사성 세슘(134Cs + 137Cs)은 100 Bq/Kg 이하로 강화하였다. 현재까지 일본에서 생산되거나 일본을 경유하여 수입되는 농·임·수산물, 첨가물, 건강기능식품, 가공식품 등은 수입 건마다 방사능검사를 철저히 수행하고 있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는 수입 및 국산식품서 방사선조사와 방사능 안전관리를 철저히 수행하고 있으며, 국민의 안전한 식생활을 지키는데 있어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말씀 드리고 싶다./김인규 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 김인규 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

2015-01-28 김인규

날 때부터 슈퍼갑?

재벌총수들 자신들 자녀법과 제도, 심지어 도덕위에존재하는 특권층으로 키워오블레스 노블리주 고사하고사회적 규율을따를 필요조차 느끼지 못해미국 대형 상업은행의 프라이빗뱅크(PB·private bank) 팀장이었던 재미교포와 PB의 역할에 대해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우리나라에서야 PB는 돈 많은 자산가들의 재테크를 돕는 것이 주업무다. 미국에서도 갑부들을 돕는 일은 매한가지다. 하지만 그 영역이 재테크로 국한되지는 않는다. 그들의 삶 전 영역에 걸쳐 상담하고 조언한다. 그 가운데는 2세의 인성 교육 및 사회화 훈련도 포함돼 있다. 부호 자녀들이 사회와 공존하기 위해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를 가르치는 데 엄청난 신경을 쓴다고 한다.그래서 그럴까? 미국의 이름난 부호 자녀들의 비리나 탈선 소식은 흔치 않다. 자신이 후원했던 레슬링 선수를 쏴 죽인 듀퐁가 후계자가 있었지만 정신 질환 탓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근래의 예로는 오랫동안 파티걸의 면모를 잃지 않는 힐튼가의 상속녀도 있기야 하다. 하지만 그것은 대중의 관심을 통해 자신의 몸값을 올리는 나름의 상술일 뿐 상식에서 벗어나는 비리나 탈선은 아니다.우리 재벌 2, 3세들의 인성이나 사회적 처신에는 큰 문제가 있다. 이번 '땅콩 회항'사건으로 여실히 드러나긴 했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거의 모든 재벌가가 예외 없이, 주기적으로 문제를 일으킨다. 종업원에게 체벌을 가하며 돈으로 갚아주겠다던 이도 있었고, 경찰관을 차에 매달고 내달린 이도 있었다. 유명 연예인과의 관계도 끊임없이 연예 뉴스에 오르내린다. 숫제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사건이나 사고가 벌어지면 네티즌들은 늘 같은 의문을 품을 정도다. '뉘 집 자식이래?'오블레스 노블리주는 고사하고, 보통 사람처럼만 처신했으면…부호 2, 3세의 인성과 처신이 한미 양국간에 이렇게 갈리는 데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을 것이다. 미국사회가 자수성가를 중시하고, 명문가가 상속과 승계에 덜 관심을 갖는 것도 한 원인이다. 재산의 대부분을 당대 사회에 환원하기로 한 마당에 빌 게이츠 자녀들이 특권의식을 뽐낼 이유야 없을 것이다. 하지만 부호 자신의 의식과 행태를 빼놓고 이 문제를 논할 수는 없다. 한 마디로 우리 재벌총수들은 자신들의 자녀를 법과 제도, 심지어 도덕 위에 존재하는 특권층으로 키우고 말았다. 자신의 성인 자녀가 맞고 돌아오자 자녀의 유흥가 출입을 꾸짖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을 데리고 가 보복을 하는 것이 우리 재벌가의 부모다.미국 부호들은 자녀들에게 사회보다 더 엄격한 규율을 요구하는 반면, 우리 재벌가는 사회보다도 낮다. 오블레스 노블리주(noblesse oblige·고위층에 요구되는 엄격한 의무)는 고사하고 평범한 정상인에 요구되는 규범에도 못 미친다. 아니, 그들은 사회적 규율을 따를 필요조차 느끼지 못한다. 몇몇 보도를 통해서도 알려졌지만, 재벌가의 자녀들은 학교 선택에서부터 학교내 처우까지 남다르다. 심지어 유학생시절 리포트를 대신 써주던 해외 주재원 얘기도 당사자한테 들은 바 있다.재벌가 총수부터가 그룹 생존을 위해서라도 자녀 교육법을 바꿔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최근 자녀들의 터무니없는 처신으로 이미지 추락이나 주가 급락 등 회사에 입힌 막대한 피해는 어떤가? 외환위기 당시 무너진 주요 대기업 가운데 상당수가 가정교육에 문제가 있던 재벌가라는 분석도 있다. 재벌의 최대 승계 리스크는 총수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지분구조나 상속증여세만은 아니다. 오히려 자녀들의 인성과 처신이 더 큰 문제일 수 있다.몇년 전 명동 상권의 한 부동산 전문가를 만난 적이 있다. 그가 그 지역 빌딩 오너 몇이 최근 갑작스레 매물을 내놓게 된 사연을 들려줬다. 그들이 빌딩을 통째로 물려줄 경우 자녀들 사이에 재산 분쟁이 벌어질 것이 불을 보듯 뻔했다. 그럴 바에야 빌딩을 매각해 부부가 평생 못해본 해외여행이라도 하자는 결심을 하게 됐다는 것이다. 젊어서부터 그들이 힘들게 번 돈을 고스란히 자식들에게 넘겨주지는 않으리라는 각오로 자녀교육을 했다면 어땠을까? 애초부터 자식 농사를 망칠 일도 없었을 것이다./김방희 생활경제연구소장▲ 김방희 생활경제연구소장

2015-01-21 김방희

경기도 농업과 '2015 트렌드'

최근 모양 때문에 폐기되는농산물을 판매하는 사업이새로운 창업아이템으로 떠올라새해 농업과 식품업계에가장 필요한건 '잘생긴것' 위주에서탈피하는 '발상의 전환'이다2015년 을미년이 밝았다. 을미년은 양띠해고 60년만에 돌아온 '청양'의 해다. 1955년생 양띠가 올해 환갑을 맞이한다. 1955년생들은 우리나라 베이비붐 첫 세대이자 산업화를 일군 세대다. 최근 인기를 끈 영화 '국제시장'의 아버지 정도로 고생을 했다고들 한다. 그런 1955년생 양띠들이 이제 서서히 현역에서 물러나거나 은퇴를 준비하고 있다. 60세면 적은 나이가 아닌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최근의 사회는 여러모로 과거와는 다르다. 나이로 판단하기 어려운, 확실히 종전과 다른 패러다임이 지배하는 사회다. '인생은 60부터'라는 말이 있듯이 그동안의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사회에 봉사해야 하는 1955년 을미년생들이다.60대로 진입하는 이들이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 건강과 경제다. 우리나라는 2017년 고령사회에 진입하고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에 접어들 전망이다. 절반에 가까운 가구가 60대 이상 가구로 구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60대 이상의 생활방식과 식품 소비경향을 분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 60대 이상의 소비패턴을 보면 선택적 소비가 낮고 필수재 소비 비중이 높은 편이다. 의료비 지출이 많고, 특히 소득 대비 주거비와 식료품비 등의 비중이 매우 높다.최근 미국 식품정보 웹사이트 키친 데일리와 시카고 트리뷴, 소비자 트렌드 전문가가 2015년에 유행할 음식 트렌드 8가지를 발표했다. 아시안음식, 말차, 홉프리 비어, 발효음식, 지역생산 곡물, 못생긴 과일과 야채, 식료품 온라인쇼핑, 영양정보 애플리케이션이 선정됐다. 세계 식품 트렌드를 선도하는 미국시장에 대한 분석이나 우리에게도 적용이 된다. 특히 못생긴 과일과 야채가 유행할 것이라는 분석이 흥미롭다. 이 트렌드는 작년 3월 프랑스의 유명 슈퍼마켓이 못생긴 과일과 채소 할인행사를 진행하면서 시작됐다.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호응 속에 20~30%할인된 가격으로 모두 팔렸으며, 행사는 대성공을 거뒀다. 행사 이후 슈퍼마켓 방문자가 20%이상 증가됐고, 슈퍼마켓은 같은 행사를 다른 매장에도 확대 실시했다.영국의 세계적인 유명셰프 제이미 올리버는 못생긴 채소와 과일 소비를 촉진하는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질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는데 모양 때문에 수천톤의 농산물이 판매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접한 후 대형유통업체인 아스다와 전국적인 판촉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아스다가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소비자 65%가 못생긴 채소와 과일 구매에 호의적이었으며 75%는 가격을 내린다면 반드시 구매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소비자는 신선한 과일·채소를 값싸게 즐길 수 있고, 생산자는 농작물을 남김없이 시장에 내다 팔 수 있고,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가 없어 환경에도 도움이 된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도 모양 때문에 폐기되는 농산물을 판매하는 사업이 새로운 창업아이템으로 꼽히고 있다. 요리를 하거나 통조림으로 만들어 판매할 수도 있다. 새해 우리 농업과 식품업계에 가장 필요한 것은 '잘생긴 것' 위주에서 탈피하는 '발상의 전환'이라고 생각된다.올해도 대내외 경제여건이 어려운 상황이다. 세계적인 경기불황을 극복하는 힘은 틀을 깨는 창조적 발상이다. 1·2·3차 산업이 융복합하며 6차 산업으로 도약하고 있는 농업이야말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꽃을 피울 수 있다. 2015년 새해를 맞아 경기도와 지역주민·유관기관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농업에 접목하자. '잘 생긴 사람, 잘나가는 산업'위주에서 다소 떨어져도 성공하는 시대를 만들자. 필자는 늘 "경기도 농업이 살아야 대한민국 농업이 산다"고 주장한다. 경기도 농업이 변화하는 시대의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이 되길 기대한다./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2015-01-14 김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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