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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疏通)이 필요한 때

구리월드디자인시티(GWDC) 취재 과정에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GWDC가 뭔지 잘 모르는 시민들이 상당수였다는 점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찬성하고 새누리당은 반대하는 사업 정도로만 인식할 뿐, 심지어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알고있는 이들도 더러 있었다. 이는 그동안 GWDC가 지나치게 정쟁(政爭)의 도구로 만 활용돼 왔다는 것을 방증하는 부분이다. 그러면서도 대다수의 시민들은 '어쨌든 생기면 좋은 것 아니냐'는 막연한 기대를 품고 있었다.결국 소통이 부족했다고 본다. 시민들에게 사업의 내용과 기대효과를 정확히 이해시키는 것만큼 좋은 홍보는 없다. 일반 시민들에게는 'Hospitality'나 'MICE'라는 단어조차 생소하다. 그럴싸한 단어만 나열하는 형식적인 공청회가 아닌, 시민들의 피부에 와닿을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설명회가 필요하다. 구리시는 끊임없는 소통을 시도해 시민들이 단순한 기대심리에서 벗어나 미래지역경제를 위한 필수사업이라는 점을 먼저 공감하도록 해야 한다.환경문제에 있어서도 소통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한강변에서 대규모 공사를 벌이면 수질이 악화된다는 점은 누구나 짐작이 가능한 부분이다. 다만 이를 감수하면서까지 사업이 추진돼야 할 가치가 충분하다면, 우려를 최소화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응 방안이 논의돼야 할 차례다. 구리시는 연일 환경에 관한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좀처럼 반대 여론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서울시 등은 이제라도 대화에 나서야 한다. 며칠 전 GWDC에 관한 토론회가 대대적으로 개최됐지만 정작 사업을 반대하는 서울시와 인천시·환경단체측은 불참했다. 어렵사리 마련된 기회는 결국 반쪽짜리 토론회로 전락해 버렸다. 대화 창구를 닫은채 반대 입장만 고수하는 것은 생산적인 비판이 되지 못할 뿐더러, '반대를 위한 반대'라는 오해를 낳을 수 있다. 지금부터라도 우려되는 부분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을 때까지 끊임없이 의견을 주고받으며 보완에 보완을 거듭해야 한다.다방면으로 소통이 필요한 시점에 놓인 구리시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황성규 지역사회부(구리)▲ 황성규 지역사회부(구리)

2014-08-28 황성규

불법영업 화물운송업계 개선책 시급

성남시가 화물운송사업자와 운수업 종사자들의 불법영업을 막기 위해 신고포상금제를 도입하고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시는 지난 2월 운송사업자와 운수업 종사자의 영업권을 보호하고 법질서를 확립한다는 차원에서 운수사업 관련 위반행위 신고자에 10만~2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신고포상금제 도입 초기에는 대대적인 홍보활동으로 관련업계 종사자로부터 호응과 관심을 얻었지만 정작 6개월여간 신고건수는 10건에 불과하고 신고포상금을 받아간 사람은 한 명도 없다.신고포상금제의 실적이 저조한 것도 문제지만 가장 큰 문제는 운송업계 불법영업을 사실상 막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2004년 이후 10년 동안 개별·용달 화물자동차 운송사업 허가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면서 지역의 화물 수요와 공급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다.대도시를 중심으로 한 일부 지역에는 화물수요가 늘어나면서 불법영업이 기승을 부려 허가를 받은 사업자들이 불법영업 사업자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운송허가를 받은 사업자들이 일자리를 찾아 나서야 하는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다. 게다가 불법영업을 막기 위해 신고포상금제 도입을 권하고 있는 국토부와 경기도가 정작 추진 의지가 약하다고 업계 종사자들은 지적하고 있다.국토부와 경기도가 운수사업 관련 신고포상금제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도 각 시군에 위임한 채 지켜만 보는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도내에서 운수사업 관련 신고포상금제를 도입한 지역은 성남시와 용인시·남양주시·평택시·광주시·오산시 등 6개 지역에 불과하다. 신고자들은 신고시 첨부해야 할 위반행위를 확인할 수 있는 사진과 위반증명서류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도 있지만 조례를 제정한 지역에 주소를 둔 차량 외에는 포상금제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신고를 포기, 신고포상금제가 유명무실해지고 있다.허가는 묶여 있고 적절한 단속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 되풀이되면서 화물운송업계가 불법영업으로 얼룩지고 있는 지금, 정부와 관련업계의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김성주 지역사회부(성남)▲ 김성주 지역사회부(성남)

2014-08-21 김성주

유권자는 힘들다

지난 6월과 7월 지방선거,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치러졌다.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은 당선되기 위해 필사적 노력과 온갖 고생을 한다. 유권자도 마찬가지다. 후보자 만큼은 아니겠지만 밤낮 가리지 않고 하루에도 수십통씩 휴대전화로 발송되는 선거운동 문자메시지로 인해 심각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심한 경우 자신의 지역구에 출마하지 않는 후보자의 문자메시지를 받거나 곤히 자고 있는 새벽에 숙면을 깨우는 문자메시지를 받기도 한다.상황이 이렇다보니 유권자들은 스팸문자처럼 다량의 선거운동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후보자에게 좋은 점수를 줄 리가 없다. 까칠한 성격의 유권자는 후보자에게 전화해 입에 담기도 무서운 욕설을 내뱉으며 저주를 퍼붓기도 했다.후보자들은 강변한다. 선거에 출마한 입장에서 자신을 알리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그래서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편법을 써서라도 유권자 휴대전화번호를 알아낼 수밖에 없었다고.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 단순히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 데 그칠 게 아니라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선거운동을 펼쳐야 한다.눈치가 빠른 후보자들은 선거운동 문자메시지가 유권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점을 감지하고 문자메시지 발송을 줄인다. 결과는 (이번 취재를 통해 확인한 바에 의하면) 당선이었다. 선거당락에 있어 문자메시지가 주는 긍정적 효과를 크게 찾아볼 수 없었다.이쯤 되면 정부가 변화를 모색해야 할 때가 왔다. 정치인들도 선거공영제라는 미명하에 막대한 국가예산을 지원해 후보자들의 선거운동 문자메시지 비용을 보전해줄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유권자들은 허구한날 치고 받는 정치인의 모습을 보면서 불신의 벽이 커져 정치를 멀리하고 있다. 후보자들이 진정 국민을 대변해 주는 정치인으로서 선거에서 당선되기를 원한다면 유권자들에게 가장 편하게 다가설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 됐다./박종대 사회부▲ 박종대 사회부

2014-08-20 박종대

훈풍에 돛을 달자!

"오수통이 터질 정도였으니 모델하우스에 얼마나 많은 인파가 몰렸는지 아시겠지요."최근 광주에서 성공리에 분양을 마친 대림산업 분양관계자는 '분양시장 분위기가 어땠냐'는 질문에 이같은 답을 전했다. 모델하우스를 오픈하고 주말에만 통상 4만여명이 다녀갔다고 하니 광주에서 이례적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지난 2008년 이후 부동산 침체로 이렇다할 분양물량이 없던 광주시에 분양 훈풍이 불고 있다. 이달 중순 진행된 대림산업의 분양은 1~3순위 청약접수에서 전체 1천989세대(특별청약공급 제외) 모집에 6천299명이 접수, 평균 경쟁률 3.1대 1, 최고경쟁률로는 55대 1을 기록하며 6개 전체 타입이 마감됐다.그동안 광주에서는 보기 힘들던 떴다방까지 모델하우스 주변에 등장, 분양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분양시장에 대한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택사업자들도 바빠졌다. 사업승인 이후 분양시점을 저울질해 오고 있는 태전·고산지구와 오포 신현지구 등도 조만간 분양을 위한 준비작업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며 다른 지구단위계획지역도 사업을 본격화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일부는 주택사업조합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키로 하고, 조합원 모집에 나선 곳도 등장했다.그러나 분양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는 것과는 별도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갑작스레 광주 이곳저곳에서 사업이 추진되면서 검증을 뒷전으로, 무작정 분양에만 혈안이 될 경우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여기저기서 주택사업이 추진되자 하루에도 몇번씩 해당 사업지구의 타당성과 법적문제는 없는지 문의하는 민원이 들어온다"며 "민간이 추진하는 사업을 시에서 일일이 관여할 수도 없고, 난감하다"고 털어놨다.침체된 시장에 활력이 돈다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다. 하지만 주택시장이 실수요자 위주가 아닌 사업자 중심으로 돌아갈 경우 분양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 때마침 불어온 훈풍이 일부 업자들의 욕심으로 꺾이지 않길 바란다./이윤희 지역사회부(광주) 차장▲ 이윤희 지역사회부(광주) 차장

2014-07-30 이윤희

돈때문에 멈춰버린 바이올린

구리에서 최근 아동정서발달 지원 서비스가 중단됐다. 이 서비스는 악기 강습이나 음악심리치료 등 음악을 통해 아이들의 정서를 돕는다는 취지로 수년 전부터 시행됐으며, 주로 저소득층 아이들이 대상이 돼왔다.그런데 음악으로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겠다던 어른들의 약속은 한순간에 사라졌다. 돈이 없기 때문이다. 시의 해명은 그럴 듯하다. 이 사업에 필요한 전체 예산은 지난해보다 2억3천만원가량 줄어든데다, 서비스 대상자 선정 기준이 완화돼 서비스 대상자가 대폭 늘어 재정 감당이 어려워졌다는 것. 게다가 정부예산 지원은 그대로 유지된 반면, 재정상태가 어려워진 경기도가 예산지원 비중을 대폭 줄인 탓에 상대적으로 시의 부담이 커진 것도 하나의 원인이라고 한다.그렇다면 이런 사태를 전혀 예측하지 못했느냐고 되묻고 싶다. 정부나 여느 지자체나 예산은 항상 부족하게 마련이다. 따라서 현실적 중요도를 고려해 예산을 조정해야 하는 건 불가피한 부분이다. 하지만 이번의 경우 한정된 예산으로 아무런 사전 예측도 없이 대상자를 선심쓰듯 다 받아들인 것이 문제였다. 이제 와서 돈이 없다며 서비스를 일방적으로 끊어버리는 것도 서비스 대상자를 지나치게 가볍게 여기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지금까지 서비스를 받고 있던 구리지역 400여명의 아이들은 이제 어떻게 되는걸까. 바이올린을 배우는 일에 흥미를 느껴 일주일에 한 번 있는 강습시간만을 손꼽아 기다린 아이들도 있었을테고, 음악을 통해 차츰 정서적·심리적 안정을 찾아가던 아이들도 있었을 것이다. 하루 아침에 이를 못하게 된 아이들이 느낄 실망감과 상처는 누가 달래줄 것인가. 하지만 아이들보다 더 큰 마음의 상처를 입은 건 어찌보면 부모들이 아닐까 싶다. 지원금이 끊긴 이유로 자식이 좋아하던 것을 해주지 못하게 된 부모의 마음은 어떨까.희망이 쌓여가던 아이들의 바이올린은 결국 돈때문에 멈췄다. /황성규 지역사회부(구리)▲ 황성규 지역사회부(구리)

2014-07-23 황성규

이건음악회

시스템 창호 전문기업인 이건창호가 주최한 제25회 이건음악회가 이달 초 시작돼 인천과 고양을 비롯 국내 5개 도시에서 청중과 만나고 지난 9일 막을 내렸다.인천 도화동에 본사를 둔 이건창호는 사회공헌 사업으로 1990년부터 매해 해외 정상급 솔리스트, 또는 실내악단을 초청해 무료 음악회를 개최한다. 이건음악회를 통해 국내 음악팬과 조우한 단체로는 체코의 탈리히 현악 4중주단을 비롯 독일의 무지카 안티쿠아 쾰른, 베를린 필하모닉 목관 5중주단 등 다채롭다. 특히 현지에서 얻은 명성에 비해 국내 음악팬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아 공연기획사들이 내한 공연 유치를 주저한 단체와 솔리스트들이 상당 부분 포함돼 있다.기자가 경험한 첫 이건음악회는 2002년 제13회 때였다. 부산에 거주하면서 대학원에 다니던 기자는 이건음악회의 부산무대에 선 무지카 안티쿠아 쾰른(MAK)의 연주를 직접 들을 수 있었다. 라인하르트 괴벨이 이끄는 MAK는 최정상급의 고음악(옛 음악을 그 시대의 악기와 연주법으로 연주, 정격음악·원전연주로도 불림) 연주단체다.1973년 괴벨과 쾰른 음대 동창생들로 창단한 MAK는 주로 1650~1750년에 쓰여진 바로크와 종교음악 연주에 집중했다. 당시 국내에서 볼 수 없었던 고음악단체의 연주를 실황으로 들으며 알게된 경험들(독특한 연주법과 그에 따른 표현력 등)은 말로 다 설명할 수 없을 정도다. MAK는 2006년 괴벨의 건강상 이유로 활동 중단을 선언하면서 접할 수 없는 단체가 돼 버렸다.다양한 문화를 갈구한 전국 문화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켜 준 이건음악회가 올해로 25주년(Silver Jubilee)을 맞았다. 이건음악회를 위해 초청된 베를린 필하모닉 목관 5중주단의 호르니스트 퍼거스 맥윌리엄은 "한국에서 25년간 무료 음악회를 여는 기업은 이건이 유일하다고 알고 있다"면서 "많은 나라의 여러 기업들이 큰 그림을 갖고 사회적 변화를 위한 기회를 부여한다면 구성원들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지역 기업이 25년째 지속하고 있는 무료 연주회로 인해 인천에 대한 자부심까지 생기는 요즘이다./김영준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김영준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2014-07-16 김영준

한 아이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아프리카 격언이 있다.그만큼 아이를 가르치고 돌보는 일은 부모만의 문제가 아니라 학교·지역사회 등 많은 사람의 협력과 관심이 필수적이라는 뜻이다.점차 다문화 사회로 가면서 관련 정책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에 대한 학교와 교육계의 인식은 걸음마 수준이다.최근 수원의 한 초등학교서 벌어진 일련의 사건은 이러한 교육계의 실정을 여실히 보여줬다.초등학교 6학년 담임교사가 한국과 캐나다 이중국적을 가진 아이에게 "절반은 한국인인데 김치를 먹지 못하니"라는 말을 서슴지않고 하거나 수업 도중 쉬운 단어를 반복해서 묻는다는 이유로 반 전체 학생들에게 '바보'라고 네번씩 복창하게 하는 등의 폭언을 서슴지 않았다. 학교는 물론 지역사회 역시 아이의 상처를 돌보지 못했다.해당 교사는 홧김에 혹은 훈육을 위해 한 말이었다고 해명했지만, 그 말이 아이를 병들게 만들었다.선생님이 아이들에게 하는 말은 한 아이의 일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무심코 던진 말을 아이들이 재사용하게 돼 또래 사이에서도 똑같이 쓰일 수 있다. 아이들은 선생님도 그렇게 말했으니까 우리도 똑같이 말해도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된다.다문화 가정의 아이를 가르칠 때는 문화적 배경을 파악하고 어휘 선택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한 일련의 사건들을 한 교사의 자질문제로 치부해 버리고 넘어가서는 안된다. 선생님과 학교, 교육 주체 모두가 나서 이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다시 아프리카 격언으로 돌아가서, 지난 6·4전국지방선거에서 수많은 교육감 후보들이 위 격언을 이야기하며 공약을 만들고 시민들에게 외쳤다. 목을 쉬어가며 시민들에게 외쳤던 그 분들의 말이 허언(虛言)이 되는 것이 아닌지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할 것이다./윤수경 사회부▲ 윤수경 사회부

2014-07-09 윤수경

타협과 설득의 끝은?

지난해 5월 안양시농수산물도매시장은 시의 수산동 점포 재배치로 때 아닌 몸살을 앓았다.당시 시는 노후화된 수산동의 시설을 개선하고 상인들의 매출증대 및 형평성 등을 들어 환경개선사업을 추진했다. 노후화된 시설을 개선하면 위생은 물론, 장보러 나온 시민들의 편의가 향상된다는 판단이었다. 또 점포간 위치에 따라 상인간에 발생하는 매출 차이도 조금이나마 개선해 보자는 취지였다. 이를 위해 시는 수산동 법인관계자 2명, 수산동 중도매인 10명 등이 포함된 환경개선사업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환경개선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했다.하지만 수산동 입구 쪽 등에 위치해 비교적 '명당'을 차지했던 일부 중도매인들이 고객 이탈에 따른 생존권 등을 들어 반대하고, 그동안 찬성 입장을 보이던 중도매인들까지 점포 재배치에 따른 사무실(냉동고) 축소를 이유로 반대로 돌아서면서 사업은 제동이 걸렸다. 과거 전례로 볼 때 시가 아무리 명분을 앞세워 추진하던 사업도 시민들의 반대 목소리가 높으면 좌초되기 일쑤였고, 만약 '밀어붙이기 식'으로 사업을 추진하면 오히려 역풍을 맞는 경우가 허다했다.이 사업 역시 일각에서는 상인들의 반발을 잠재울 만한 뚜렷한 대안이 없어 향후 '시민들의 반발에 의해 좌초되느냐', 아님 '밀어붙이기 식으로 사업을 추진해 역풍을 맞느냐' 둘 중 하나라고 예측했다.그러나 마땅한 돌파구가 없다고 짐작됐던 이 사업은 어느덧 1년이란 시간이 흘러 모두의 예상을 뒤엎었다. 지난달 초 수산동 점포 재배치 계획을 위한 시와 상인간 전격 합의가 이뤄져 오는 28일 첫 삽을 뜨게 됐기 때문이다. 비결은 바로 도매시장 관리사업소 직원들의 지속적인 설득과 타협 덕분이었다. 직원들은 이 기간 추진위와 함께 총 13회의 자체 회의, 3차례 이상 사업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상인들과 꾸준히 대화를 통해 설득작업을 벌여 이 같은 결과를 도출하게 했다. 이렇듯 공무원은 시민을 위해, 시민을 위한 행위를 함에 있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러나 공무원들이 막상 각종 행정을 추진해 보면 예상치도 못한 현실의 벽에 부딪힐 때가 있다. 이럴 때는 관리사업소 직원들이 보여준 끈질긴 노력처럼 꽉 막힌 현실의 벽을 넘어 보는 것도 하나의 대안으로 생각된다./김종찬 지역사회부(안양)▲ 김종찬 지역사회부(안양)

2014-07-03 김종찬

눈총받은 화려한 취임식

남경필 경기도지사를 비롯한 경기도내 대부분의 자치단체장들이 세월호 참사에 따른 국민애도 분위기에 따라 별도의 취임식을 생략하고 봉사활동으로 민선6기를 시작한 가운데 황은성 안성시장이 대대적인 취임식을 가져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남 도지사는 현충탑 참배를 시작으로 취임행사없이 안전과 관련된 현장 점검에 나섰다.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과 함께 안산 세월호 정부합동분향소를 찾아 희생자 유가족을 만나기도 했다. 그리고 대부분의 도내 시장·군수들도 조용한 취임행사를 갖거나 봉사활동 등으로 취임행사를 대신했다. 도내 한 지자체장은 취임식 생략으로 사용하지 않은 경비 900여만원을 사회복지시설에 기부하기로 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물론 황은성 안성시장도 이날 오전 조기청소와 사곡동 국군묘지 및 현충탑 참배, 무료급식 봉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오후 5시에는 오전과 전혀 다른 행보를 보여 시민들로부터 쓴소리와 따가운 눈총을 샀다. 안성남사당전용공연장에서 국회의원, 도·시의원, 유관기관 사회단체장, 전 시장, 부시장, 읍·면·동 이·통장 등 1천여명의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대적인 취임식을 가졌기 때문이다.취임식은 안성시립소년소녀합창단의 축하공연을 시작으로 취임선서, 취임사, 축사(국회의원), 축하메시지 낭독, 비전선포식, 축하의 노래 합창순으로 이어지며 1시간동안 진행됐다. 그리고 취임식에서 황 시장은 비전 선포를 통해 민선 6기의 10개 주요 시책을 공포했고 취임사에 앞서 부인과 함께 시민들에게 큰 절을 올려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이를 본 시민들의 쓴소리는 당연하다. 세월호와 군 총기사고 등 줄줄이 이어지는 불미스런 사고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며, 또한 사회분위기가 이제는 화려함보다 내실을, 주민과 함께하는 검소함을 요구하고 그 것이 맞기 때문이다.황 시장의 시끌벅적한 취임식이 시민 모두에게 새로운 출발을 알리기 위한, 민선 6기의 시정방침을 바로 전달하기 위한 행위였다고 해도 방법이 틀렸다. 지금이라도 대규모 인원을 동원한 취임행사가 세를 과시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다면 시민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또한 시민의 목소리를 겸허히 듣는 시장이 되겠다는 약속과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래야 시민들의 협조를 얻을 수 있고 퇴임때 발전상을 볼 수 있으며, 안성시사에 기억되는 시장으로 남을 수 있다. /이명종 지역사회부(안성)▲ 이명종 지역사회부(안성)

2014-07-02 이명종

개방형 인사제도 문제있나?

시흥 공직사회가 특정 개방형 인사와 관련해 요동치고 있다. 노조는 1인 시위까지 하며 특정인의 개방형 지원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개방형 직위공모를 빙자한 '엽관제(선거를 통해 정권을 잡은 사람이나 정당이 관직을 지배하는 정치적 관행)'를 반대한다는 것이다. 선거를 위해 사임한 후 재시험에 응시하는 것 자체가 상식과 도의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이같은 주장에 대해 비판하거나 평가할 생각은 없다. 또 거론된 특정인을 두둔할 생각도 없다. 하지만 거론된 자에게만 집중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반문하고 싶다. 명분에 대해서도 묻고 싶다. 그동안 노조를 포함한 시흥시 공직사회는 개방형인사 부분에 대해, 또 문제를 야기한 공직자에게 어떻게 해왔나. 무능한 개방형 인사에 대한 공식적인 평가를 내놨나, 범죄를 저질러 명예를 실추했을때 어떻게 평가했나.그런데 요즘 특정인에 대해서는 어떤가. 시흥 공직사회에 기여한, 아니면 피해를 준 사례에 대한 평가는 했는가. 이 같은 평가조차 없이 시장 선거를 위해 사표를 던지고 나간 사람이 다시 들어오는 것 자체가 엽관제라며 반대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는 것 아닌가. 평가를 전제로 할 말을 해야하는 것 아닌가. 법적으로 가능한 지원조차 하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 과연 타당한 행위일까.지식백과사전에 등록된 개방형 인사제도의 뜻은 이렇다. 개방형 인사제도는 공직의 모든 계층이나 직위에 신규임용을 개방하는 제도다. 이것은 외부 전문가에게 공직의 문호를 개방해 공직 내부의 변화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제도다. 특정 영역에서 외부 경험이 풍부한 인사를 임용함으로써 공직의 침체를 방지하고 행정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려는 목적에서 도입됐다. 특히 개방형 인사제도는 직위분류제를 도입하고 있는 국가에서 시행하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국가로 미국을 들 수 있다. 미국에서도 시행되고 있는 인사제도란다. 뜻을 간추려 보면 외부 '능력자'를 뽑기 위한 제도다. 능력도 없는 자가 '빽'으로 개방형 직위의 옷을 입는 것 자체는 분명 문제다. 이런 인사가 있다면 시민들을 위해 공직사회가 나서 당장 내쫓아야 한다. 하지만 제도의 취지처럼, 문제가 있는 사람이 아닌 능력자라면 앞뒤 다 자른 뒤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결코 정당화 될 수 없고 지지받을 수도 없다. 시민들을 위해서라도 해서는 안되는 일 아닌가./김영래 지역사회부(시흥)▲ 김영래 지역사회부(시흥)

2014-06-18 김영래

남 당선자의 '연정 정치' 기대반 우려반

'기대반 우려반'이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다. 남경필 경기지사 당선자가 대한민국 최초로 여야간 '연정'을 추진하고 나선데 대한 경기도 공무원들의 반응이다.경기도발(發) 연정에서 거론된 독일식 연정은 행정분야의 일부를 야당에서 맡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당간 정책연대로 불필요한 정쟁을 줄이고 주민의 의사를 다각도로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독일정치를 모델로 한 연정 논의는 사실 수차례 정치권에서 있어 왔지만 승자독식의 한국 정치에서 당선자를 통해 이 같은 논의가 제안된 것은 유례가 없기 때문에 도청은 물론 전국적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남 당선자와 함께 일을 하게 될 도 공무원들은 이보다 더욱 관심이 크다. 매일같이 도와 경기도의회, 경기도교육청과 불협화음만 봤던 차라 더욱 그렇다.정말 정치권이 싸우지 않고 협력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의구심이 큰 것도 사실이다.행정사무감사와 예산안 처리의 계절이 다가오면, 공무원들이 가장 피하고 싶은 것은 아마도 야당 정치인이었을 것이다. 지사와 함께 집행부에 속해 있다는 이유로 추진하는 사업 등이 무조건 '불필요 사업'·'나쁜 사업'으로 분류될 때면, 뒤돌아 깊은 한숨을 짓던 게 공무원들이기 때문이다.이 때문에 여·야간 연정 추진은 합리적인 도정의 출발점으로 기대를 모으게 하는 요인이다.우려도 있다. 연정의 과정과 결과가 도정을 더욱 복잡하게 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다. 리더의 지시를 따라 일을 하는 일선 공무원에게 리더가 여럿 있을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힘든 일이다. 게다가 지방공무원과 소방공무원까지 '마피아'와 비교하는 현 공직사회 분위기에서, 공무원이 여·야 연정의 갈등 배출구가 될 수 있다는 '괴담'(?) 들도 이들을 잠못들게 만드는 이유다.도청의 한 공무원은 현재를 '과도기'라 말했다. "별별 이야기가 다 돌지만, 이 상황이 끝나면 예전과 또 다를게 없겠죠. 정치권이 원래 그렇잖아요."민선 6기를 맞이하는 공무원 선배(?)들의 예상을 정치권은 깨야한다. 또 연정의 주체인 여·야가 공무원을 화풀이 대상으로, 희생양으로 삼을 수 있다는 우려가 기우이기를 바란다./이경진 정치부▲ /이경진 정치부

2014-06-11 이경진

전통시장 전자상품권 정책 '부실'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정부와 각 지자체가 쏟아내는 정책들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대형마트에 의무휴업일을 지정하는 영업규제가 가장 익숙한 정책이고, 이외에도 대형마트들의 틈바구니 에서 전통시장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지난 2009년 온누리 상품권이 도입됐다.종이(지류)상품권에 이어 소비자들의 편리성을 더 높이고 시장경제를 더욱 활성화시킨다는 등의 이유로 2012년 전자상품권까지 도입되기에 이른다. 그러나 전자상품권은 시장 상인들과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으면서 무용지물로 전락하고 말았다.일단은 전자상품권의 존재를 모르는 소비자들이 너무 많다. 홍보가 소비자들보다는 시장 상인들에게 치중돼 있기 때문. 그런데도 우선은 시장 점포들이 전자상품권 가맹 등록을 해야 소비자들이 결제할 수 있기 때문에, 시장 상인들을 위주로 홍보가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그러다 보니 도입 2년여가 흘렀지만, 나름대로의 홍보에도 불구하고 가맹 등록률은 아직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전국 20만여 점포 중 8만여 점포만 등록됐고, 경기도내 전통시장의 경우 2만3천여 점포 중 9천700여 점포만 등록돼 절반은커녕 42%의 등록률을 보이는 상황이다.상인들이 가맹을 꺼리는 이유는 현금 결제와 달리 결제 기록이 남는 전자카드 특성상 소득이 노출되기 때문인데, 이것보다 사실 더 큰 이유가 있다.카드 결제 단말기를 새로 구비해야 한다는 것. 상인들은 아직 몇 안 되는 소수의 소비자들을 위해 굳이 단말기까지 준비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 회의적이며, 사업자등록이 되지 않은 노점상 점포들은 단말기도 없을 뿐 아니라 아예 가맹등록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전통시장 단말기 보급률이 60%에 머물고 있는 시점에서, 전자상품권 가맹률이 절반 수준에 그치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얘기나 다름없다.실제로 전통시장을 둘러봐도 전자상품권 결제가 가능한지 여부를 물어보면 모르는 점포들도 태반이고, 필요성에 대해 얘기하면 '단말기를 먼저 지원해 주면 좋겠다'고 말하는 상인들도 많다.직접 사용해야 하는 소비자들에 대한 홍보도 함께 이뤄져야 하고, 정말 전통시장 상인들을 살리기 위한 정책이라면 그들이 제 스스로 활용할 수 있도록 단말기 구비 등 관련 지원이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지금은 모두가 기피하는 정책일 뿐이다./신선미 경제부▲ 신선미 경제부

2014-06-04 신선미

국민들과 아픔 함께 나누는 K리그

2014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축구인들이 고민에 빠져 있다.전 세계인들이 관심을 가지는 월드컵을 앞두고 무슨 고민일까 하는 생각을 하기 쉽지만 축구인들의 마음은 편치 않다. 세월호 사건 이후에도 각종 사건사고들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축구인들은 전 국민적으로 애도의 시간을 갖고 있는 상황 속에 이전 대회처럼 축제의 장으로 만들 수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K리그 클래식과 챌린지 정규리그 현장에서 만난 각 팀 지도자들도 월드컵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세월호 사건과 잇따라 일어나고 있는 사건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특히 지도자들은 세월호 사건을 바라보며 자칫 월드컵으로 인해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분위기를 해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한다. 이런 축구 지도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측은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사실 한국 프로축구 현실은 월드컵을 통해 전 국민적으로 축구에 대한 관심을 끌어내야 하는 상황이다. 1부리그와 2부리그로 나눠 프로축구리그를 운영하고 있지만 관중 몰이에서만은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국민들이 전 세계 스타 선수들의 활약을 보며 축구에 대한 관심이 커질 수 있기에 K리그 전체를 생각한다면 흥행에 있어 중요한 시기가 월드컵이다.하지만 현장 지도자들과 축구 행정가들은 흥행보다는 국민들과 아픔을 같이 하는 데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또 2014 브라질월드컵에 출전하는 한국대표팀 선수들이 사상 첫 원정 8강을 이뤄내 침울한 국내 분위기에 희망을 안겨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스포츠는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준다. 하지만 2014년도 K리그는 꿈과 희망 외에 국민들과의 소통을 위해 한 발짝 더 다가간 모습이다./ 김종화 체육부▲ 김종화 체육부

2014-05-29 김종화

'공무원병'관행 외면 반성

공무원 대상으로 취재를 하면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있다. "제 소관이 아닙니다." 담당자를 찾아 여러 부서를 빙빙 돌며 취재하다, 화가 나 강하게 항의하면 그제서야 진짜 담당자를 알려주거나, 심할 경우 처음 취재했던 그 곳에서 결국 답을 얻을 때도 있다. 기자들은 이를 '공무원병'이라 칭하며 불쾌함을 느끼지만, 정보를 얻어야 하는 입장이라 그러려니 하고 넘길 때가 많았다.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단원고가 위치한 안산시에는 경기도청, 경기도교육청, 안산시청과 같은 지자체 기관들과 안전행정부, 보건복지부 등 정부부처들이 상주해 있다. 한 건물에 사후처리를 위한 주요 행정기관들이 집결돼 있어 기자는 평소보다 취재속도가 빠르겠거니 생각했다. 하지만 이는 착각에 지나지 않았다.도청, 교육청 등 각 기관에서 집계하는 희생자 숫자가 달랐다. 희생자들이 어느 병원으로 이송되는지도 제대로 알지 못했다. '일반인 피해자 소외'와 관련된 취재를 할 때는 마을 동장, 부녀회장, 새마을회 등 동네에 떠도는 소문을 통해 피해자 집계를 한다는 황당한 얘기도 들었다. 말도 안되는 집계 방식에 꼬치꼬치 캐묻자 오히려 화를 내며 자신들에게 자료를 주지 않았다는 상대기관에 대한 험담을 늘어놓았다.지자체만의 문제가 아니다. 정부부처 관계자는 사고 열흘이 지나서야 안산에 본부를 차려놓고는 "유족들이 소통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창구를 일원화하기 위해 우리가 내려왔다"며 자랑스레 얘기해 기자를 실소케 했다.장례절차, 비용 등을 묻자 "내려온 지 2, 3일밖에 안됐는데 우리가 유족을 어떻게 만나봤겠냐"는 한가한 소리를 늘어놓았다.세월호 참사 후 공무원들은 늘 입에 달고 살던 '담당이 아니다'는 말과 함께, '유족을 위해'라는 핑계까지 덧붙여 속을 뒤집어 놓았다.그동안 '공무원 병' 관행을 눈감아 준 것에 대해 몹시 반성하고 있다. 깊은 책임마저 통감한다. 세월호 희생자들과 그 유족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공지영 사회부▲ 공지영 사회부

2014-04-30 공지영

슬픔에 빠진 실종자 가족 입장되어 보자

최악의 참사다. 꽃다운 10대 학생들을 태우고 제주도로 향하던 배는 바닥을 드러낸 채 진도 앞바다에서 누워버렸다. 이틀이나 됐다. 사고 이튿날인 17일 오후 6시. 하늘도 슬펐는지 울고 있다.아이를 키우는 학부모 입장에서 비보다. 밤새 눈시울을 붉혀야 했다. 기자라는 직업으로 어쩔 수 없이 현장에서 취재를 하고 있으나, 대한민국 학부모 입장에서 동료들과 우리 언론에 제언하고 싶은 것이 있다.기자는 이날 오전 취재팀에 합류했고, 취재를 시작한 지 4시간여만인 오후 1시25분께 한줄기 빛같은 소식이 단원고로 날아들었다. 소식은 이랬다. "손녀가 14명과 함께 살아있다." 이는 실종자 가족은 물론, 전국민이 바라는 내용이었다. 이 같은 통화내용이 알려지자, 수십여명의 취재진이 실종자 가족에게 몰렸다. 이후 비난의 뭇매가 기자들에게 향했다. 카메라 플래시가 한꺼번에 터지면서 실종자들의 생사를 애타게 기다리는 가족들과 학생들이 분개한 것이다. 비난의 뭇매였다.기자는 특종에 울고 웃는 직업이다. 하지만 이번 참사같은 악재 속에서 특종이나 낙종을 운운해야하는 걸까. 기자는 기사를 쏟아내는 기계가 아니다. 눈시울을 붉히며, 함께 아파해야 하는 국민의 한사람이다. 슬픔에 빠진 가족들의 입장, 사고 과정에 대한 냉철한 시각으로 조금이나마 유가족 ,실종자 가족들의 마음을 치유해야 하는 위로자가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제언한다. 슬픔에 잠긴, 실낱같은 희소식을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과한 취재(행동)로 불쾌감을 주지 말자. 튀는 행동을 하지 말자. 기자협회 차원에서 이와 같은 참사현장 취재의 변화를 주자. 참사와 관련, 각종 불미스러운 행위가 있었다면, 피해자들이 없는 곳에서 냉철하게 취재하는 것은 어떨까.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한다./김영래 지역사회부(시흥)▲ 김영래 지역사회부(시흥)

2014-04-17 김영래

대학들 지역사회 위한 활동 기대

얼마 전, 시흥의 한 정치인이 '반값 등록금을 실현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공약이 개인공약으로 끝날지, 지역공약으로 실현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하지만 한 번쯤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공약에는 시흥지역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에게 관내 대학인 한국산업기술대학교와 경기과학기술대학교에 입학할 경우 장학금을 지원, 학부모의 등록금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각오였다.신선했다.그는 "시흥지역의 경우 젊은 부모들이 교육 때문에 떠나는 도시"라며 "지역출신 학생들이 경쟁력 있는 지역대학에서 공부하고 지역인재로 양성된다면, 그것은 곧 지역발전 아니냐"고 했다. 특히 "지역과 지역대학이 '윈-윈'할 수 있는 공약"이라고 했다. 이 공약에는 지역은 인재를 양성하고, 지역대학은 학생 충원에 도움이 되고, 학부모는 자녀를 취업률이 높은 대학에 보냄과 동시에 등록금 부담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공약을 설명하기 위함은 아니다.시흥에는 대표 지역대학으로 한국산업기술대학교(이하 산기대)와 경기과학기술대학교(이하 과기대)가 있다. 산기대는 역대 대통령이 찾을 정도로, 취업률 등에서 경쟁력을 갖춘 대학이다. 과기대는 전문대학이기는 하나, 비공식적으로 '삼성과'가 있을 정도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약이 실현된다면 학부모들의 혜택도 있으나 가장 큰 혜택은 대학으로 돌아가고 대학은 지금보다 더 큰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큰 이득을 보게 된다.하지만 지금까지 양 대학이 시흥지역 사회를 위해 무엇을 했을까. 크게 한 일이 없다는 것이 지역사회의 평이며 교류가 없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지역사회 공헌활동에 대해 떠올리지 못했다. 이에 공약실현에 대해 '특혜지원'이라는 지적도 일부 있다.아쉬운 부분이다.기자는 양 대학에 정식으로 지역사회 공헌활동 사항에 대해 질의했고, 답은 이랬다. 한 대학은 "봉사, 기부 관련해 지역사회(언론)에 소개할 만한 특별한 활동이 없다"고 했고, 한 대학은 즉답을 피했다. 기자가 시흥시1% 복지재단을 통해 확인해 본 결과, 과기대는 백미 20kg 8포대와 10kg 2포대를 어려운 이웃에 써달라며 기증했다. 산기대는 학교차원이 아닌, 동문회에서 매년 200만원 상당을 수년째 기부했다. 더 이상 활동에 대해서는 확인하지 못했다.대학이 꼭 지역사회를 위해 환원사업을, 또 위 공약이 반드시 실현되어야 한다는 논리는 절대 아니다. 하지만, 지역발전을 위해 경쟁력을 갖춘 대학에서 지역과 소통하고 노력해야 하는 책무에 대해서는 부정할 수 없는 것 아닌가. 지역사회는 양 대학의 지역사회를 위한 활동을 기대하고 있다. 소통 또한 원하고 있다. 양 대학의 판단을 기대해 본다. /김영래 지역사회부(시흥)▲ 김영래 지역사회부(시흥)

2014-04-16 김영래

'아싸'와 '왕따'의 차이

'왕따'가 처음 등장했을 때 우리 사회의 반응은 그다지 대수롭지 않았다. 일본 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이지메가 한국에서도 일어났다며, 일회성 화젯거리 정도로 넘어갔다. 그렇게 눈을 감은 사이 왕따로 인해 하루가 멀다 하고 학교를 떠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아이들도 생겨났다. 그저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던 왕따는 어느새 괴롭힘까지 당해야 하는 '학폭'(학교폭력)으로 변질돼 청소년 범죄의 대표가 돼버렸다.도내 대학생 7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살펴보면, 다행스럽게도 학생들은 왕따와 아싸를 다르다고 생각했다. 왕따는 타의에 의해 외톨이가 되고, 심하면 괴롭힘까지 동반되지만, 아싸는 어느 정도 본인의 의지가 가미돼 혼자 생활한다고 대답했다. 그래서 본인이 노력만 한다면 얼마든지 아싸를 벗어날 수 있다는 의견도 다수를 차지했다.심지어 일부 전문가와 학생들은 아싸를 두고 타인에게 종속되지 않고 자유를 만끽하는 신(新)인간유형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그러나 대학교 현장을 돌아다니며 취재를 하면 할수록 아싸는 '신인류'라기보다 '난민'에 가까웠다. 우리가 만난 진짜 아싸들은 하나같이 '혼밥'과 '독강'을 괴로워했다. 학점, 취업 등을 위해 자발적으로 아싸가 됐다는 이들도 예외는 아니다. 대학 공동체의 붕괴로 등록금, 학과 통폐합 등 대학내 문제조차 학생들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은 차치하더라도, 대학 심리상담소마다 대인관계의 고통을 호소하는 아싸들로 넘쳐날 만큼 이들이 겪는 심리적 고통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물론 집단주의 문화가 지배하던 한국사회에 개인의 삶과 행복이 중요한 가치로 떠오른 최근의 사회 분위기가 아싸현상에 한몫했다는 것은 동의한다. 하지만 타인과 소통하지 못한 채 외딴 섬처럼 홀로 살아가는 일은 결코 옳은 가치가 될 수 없다.아직까지 아싸는 신인류일 뿐이다. 굳이 사회병리적 시각으로 아싸를 해석하고 싶지 않다. 그럼에도, 이대로 방치하면 왕따가 학폭으로 변질되었듯, 언젠가 아싸도 변할 수 있다. 아싸와 왕따는 종이 한 장 차이일 뿐이다./공지영 사회부▲ 공지영 사회부

2014-04-09 공지영

오류의 확대 재생산 더이상은 없어야

"대한민국 최초의 컨테이너 부두가 인천항 내항인 것이 확실해요?"지난해 말 인천항의 컨테이너 물동량 200만TEU 달성 기사를 준비하면서 인천항만공사(IPA) 관계자에게 물었다. 인천항 내항 4부두가 최초의 컨테이너 부두라고 알고 있었지만, 포털사이트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서는 이를 부산이라고 표기한 것을 봤기 때문이다.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는 백과사전의 내용인 만큼, 기존에 알고 있던 지식이 잘못됐을 수 있다고도 생각했다. IPA 관계자는 단호하게 최초의 '컨'부두는 1974년에 준공된 내항 4부두라고 설명했다. 백과사전에 대해서는 "백과사전이 잘못된 것이다. 지금까지 그렇게 표기된 줄 모르고 있었다"고 이야기했다.이후 취재를 통해 확인한 결과 백과사전 외에도 같은 오류가 곳곳에 퍼져 있었다. 공공기관에서 발행한 책자, 서적, 연구보고서, 언론 보도, 심지어 지난 2012년 국토해양부(해양수산부의 전신)가 발행한 '한국의 항만, 세계의 허브가 되다'라는 책자에서는 부산의 자성대부두와 인천항 내항 4부두 모두를 '대한민국 최초의 컨테이너 전용부두'라고 표기하기도 했다. 가장 아쉬웠던 점은 수년 동안 이에 대한 문제제기를 한 기관·단체·언론이 없었다는 점이다. 컨테이너 물동량 200만TEU를 달성한 것에 대해서는 대대적인 행사를 열면서도, 대한민국 최초의 컨테이너 부두였던 인천항의 모습이 지워지고 있는 것에는 눈을 감고 있었던 것이다. 보도 이후 IPA는 민족문화대백과사전을 편찬한 한국학중앙연구원측에 공문을 보내 수정 요청을 했고, 3개월여 만에 백과사전에서 '대한민국 첫 컨 부두'와 관련된 내용은 수정됐다. 하지만 이외에 다른 오류는 그대로 남아 있다. 인천항은 '인천시 중구에 위치한 항구'라고 표기돼 있고, 물동량과 관련된 각종 통계에 대한 오·탈자도 그대로다.공교롭게 올해는 갑문과 함께 대한민국 최초의 컨테이너 부두가 준공된 지 40주년을 맞이하는 해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잘못된 정보를 토대로 '부산항 자성대 부두는 대한민국 최초의 컨테이너 부두'라고 적고 있을지 모른다. 대한민국 최초 컨부두 준공 40주년을 계기로 더 이상 인천항에 대한 오류가 확대 재생산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정운 인천본사 경제부 기자▲ 정운 인천본사 경제부 기자

2014-04-07 정운

국민연금에 대한 서민들의 제언

"야 ! 기자라는 놈(?)이 이런 기사를 써야 되는 것 아니냐, 그래야 정치하는 놈(?)들이 말아먹든, 뭐든 할 거 아니냐." 얼마 전 술자리 지인으로부터 들은 '취중진담'이다. 이야기는 이랬다. 지인은 얼마 전 이사를 하게 됐는데 500만원 정도가 모자라 은행문을 두드리니, 담보대출 한도 초과로 대출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신용대출도 당연 거부당했다. 어쩔 수 없이 사금융(요즘 케이블 TV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대출업체) 2곳에서 돈을 빌렸다고 했다. 이자만 연 39%라고 했다. 4~7% 미만의 제1금융 이자에 비해 5배가량 높은 이자율이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했다. 이어 느닷없이 국민연금을 꺼냈다. 회사경력에 따라 저축(?)되는 국민연금에 대한 그의 사견은 이랬다. "당장 죽을 것 같은데, 60세가 되면 국가에서 매달 나눠 준다. 에이 지금 그 돈 있으면 비싼 이자 물을 돈으로 저축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앞 이야기와 연결되는 이야기였다. 이어 "나 같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아냐"고 했다. "야 포털사이트에 국민연금 손실이라는 제목으로 검색을 하면 수천억원 손실봤다는 기사가 수두룩하다."그는 이렇게 제언 아닌 제언을 했다. "무분별한 투자 말고 나같이 어려운 일이 있는 국민들에게, 비싼 이자 내는 국민연금 가입자들에게 적립된 연금을 한도로, 담보대출해 주고 10%대 이자만 받더라도 손실이 아닌 수익 아니냐"고.뒷말은 더욱 강하게 뇌리를 스쳤다. 지인은 "나 같은 공장 다니는 놈들 머리에서도 이런 생각을 하는데 왜 배운 놈들 머리에서는 이런 아이템이 안 나오는지, 손실을 보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자리를 뒤로 한 채 곰곰이 생각해 보니, 틀린 말이 아니었다. 이 말을 다른 지인에게 전해봤다. 반응은 비슷했다. 다른 지인은 "누군가 세상 밖으로 한번쯤 이야기를 꺼내야 한다"고 사견을 단번에 내놨다. 이어 "내가 낸 돈을 담보로 싼 이자로 돈을 빌려 달라는데, 죽으면 지급해 준다는데"라고.당초 국민연금은 가입자가 퇴직 등으로 소득원을 잃을 경우 일정한 소득을 보장하는 제도로 1988년 1월 1일부로 도입됐다. 지금은 만 60세가 돼서야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사망하거나 해외 이민자만이 중간에 찾을 수 있다. 어려운 서민들에게 햇살론 등 다양한 금융정책이 있다. 하지만 그 문턱조차 넘지 못하는 국민들도 수두룩하다. 이런 '궁(窮)민'들을 위해 국민연금관리공단도 수익도 내면서, 서민들을 지원하는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어떨까. 수천만원을 국민연금에 적금인 양 부어 놓고 30%대 이자를 쓰는 것 자체가 해외 토픽감 아닌가./김영래 지역사회부(시흥)▲ 김영래 지역사회부(시흥)

2014-03-31 김영래

대학가 '웃픈'자화상 '아싸'

"기자님, 저도 말할 줄 알아요" 기획보도 중인 '신인류보고서: 대학난민 아싸' 취재를 위해 수원의 한 대학교에서 만난 아싸 A씨가 남긴 말이다. 그는 학교에 있는 10여시간 동안 이따금씩 오는 카카오톡 메시지에 답장만 보낼 뿐 그 어떤 대화도 나누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강의실내 수십여명의 학생들은 끼리끼리 모여 떠들어댔지만, A씨가 알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대학내 나홀로족, 이른바 '아싸(아웃사이더의 준말)'가 늘어나고 있다. 취재진이 만난 아싸들은 그 유형도, 탄생원인도 모두 제각각이지만 '혼밥'과 '독강'이라는 교집합을 갖고 있었다. 대학생활 내내 학과나 동아리 활동을 열심히 했던 '인싸(인사이더의 준말)'들이 아싸를 보면 놀랄 법한 일이지만, 최근 대학가 세태가 그렇다. 설문조사 결과 대학생 다섯명 중 한명은 자신이 아싸라고 답했다. 안타까운 점은 이들 대부분이 아싸를 벗어나야겠다는 의지가 결여돼 있다는 점이다. 홀로 생활할지라도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 공통된 이유였다. A씨는 틈틈이 스마트폰을 켜 세상을 만나고, 또다른 아싸 B씨의 경우 온라인 게임 상에서 주인공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불편함이 없다고 해도, 대면적인 인간관계를 배척하는 아싸들이 사회로 배출되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는 경구를 들이밀지 않더라도 교감이나 공감능력은 의사소통의 기본이며, 인간이 사회를 구성하는 원동력이다. 한 전문가는 이를 포기한 아싸들의 증가로 인해 향후 사회 곳곳의 공동체가 파괴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비자발적 아싸, 또는 미래를 위해 자발적 아싸를 택했을지라도 주변을 둘러보고, 타인들과 교류하길 권한다. 아싸 또한 결국 사회 곳곳 어디가 됐든 조직에 속해야 할 터다. 인간은 혼자 살 수 없기 때문이다./강영훈 사회부▲ 강영훈 사회부

2014-03-26 강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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