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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왜 이러나

얼마 전 도박 혐의로 입건돼 수사를 받던 외국인이 출입국관리소로 이송되는 도중 도주했다 40여일 만에 자수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느슨한 수갑을 풀고 도망가 잠적해 버렸다.취재가 들어가자 경찰 관계자는 '우리부서에 그런 사건은 절대 없다'고 밝혔다. 또다시 경기청 간부들에게 확인했지만 모두들 "그런 일 없다"며 오히려 취재 자체가 '잘못된 것 아니냐'는 식의 답변만 돌아왔을 뿐이다.처음에는 '모르쇠'로 변명하는 것 아닌지 의심했지만 확인 결과, 업무과실이 드러날 것을 염려한 팀장 이하급 직원들이 상부에 보고도 하지 않은 채 자체 해결하려고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기강해이의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내는 대목이다.최근 한 달 사이 현직경찰관이 의붓딸을 성폭행하다 구속됐고, 경찰서 간부는 사행성 게임장에 돈을 투자한 뒤 수익을 챙기다가 덜미가 잡혔다. 또 여성청소년계 담당 경찰은 호프집 여자화장실에서 몰래카메라로 여성의 신체를 촬영하다가 현장에서 붙잡혔고, 앞서 양평경찰서에서는 음주운전 중 사고를 내 입건되기도 했다. 어쩌다 이 지경까지 갔는지 총체적인 시스템의 위기가 읽힌다. 경찰의 기강해이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매번 터질 때마다 자체교육과 대대적인 감찰 활동을 통해 자정활동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시간이 다소 지나면 흐지부지돼 왔다. 물론 오비이락일 수 있다. 또 조직이 거대하다 보면 이런 사건이 발생할 수도 있다. 특히 주야(晝夜)를 시민들의 안녕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경찰공무원들이 더욱 많다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다.다만 경찰이 본연의 위상을 되찾으려면 이런 흐트러진 정신자세부터 뜯어 고쳐야 한다. 내부 비리에는 눈을 감으면서 사회의 비리를 척결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경찰은 뼈를 깎는 자정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내부 감찰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근무기강 확립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 환골탈태의 자세로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할 때 비로소 국민에게 신뢰받는 경찰로 거듭날 수 있다.

2012-04-05 이경진

샴페인 터뜨리기엔 너무 이르다

일반적으로 처음 제품을 판매하게 되면 동료 세일즈맨들이 'I/B'라고 축하해 준다. 'ICE BREAK'의 약자다. 시흥시가 지난달 29일 군자신도시 개발사업에 대한 첫 번째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액이 2천3억원이다. 그 동안 편히 쉬지도 못하면서 발로 뛴 공무원들의 성과가 나타난 것이다. 이날 계약금으로 400억원을 받았고 오는 8월 아파트 분양 승인 등 행정절차가 마무리되면 금융기관 부채를 정리, 워크아웃 대상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게 된다.첫 계약인 만큼 'I/B'라고 축하를 받으며 즐거워야 할 시흥시지만 심기가 편치 않다. 총선용 흑색선전이 난무한 데다 첫 계약에 따른 축하 회식자리가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 때문이다. 이날 회식자리에선 그 동안 고생한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폭탄주가 오갔고 노래방까지 이어졌다.얼음 위에 작은 송곳을 꽂으면 계속해서 금이 가듯 이번 첫 계약을 계기로 100% 마무리되길 염원하는 자리기도 했을 게다. 하지만 맥 빠지는 축하선물을 받은 셈이다. 축하는 고사하고 해도해도 너무하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오얏나무 아래선 갓끈을 고쳐매지 마라'는 속담이 있다. 총선을 앞두고 이날 회식자리에 특정 정당 후보가 참석했으니 오해받을 만하다. 회식 시점도 적절치 못했다. 군자신도시가 이번 첫 계약을 계기로 세일즈맨들이 바라는 'ICE BREAK'가 되길 기대하는 마음 간절하다. 하지만 갈 길이 멀다. 아직 군자신도시 명칭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군자신도시 명칭을 '배곧신도시'로 하자는 시와 '군자신도시'를 그대로 사용해야 한다는 시의회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검은 고양이든 하얀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되는데 검은 고양이냐, 하얀 고양이냐를 놓고 소모성 논쟁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이로 인해 대외홍보를 못하는 등 시작부터 삐그덕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I/B'라며 축하를 받아야 하고 자축할 만하다. 하지만 너무 빨랐다. 총선 이후가 좋았다.

2012-04-05 최원류

닭장 속 암탉을 위한 복지

서수남과 하청일이 흥겹게 부르던 '동물농장' 속 암탉은 행복했을까.실제 우리 축산농가의 현실은 암담하다 못해 참담한 수준이다. A4용지만한 공간에서 닭 두 마리가 날개 한번 펴 보지 못하고 기계처럼 알만 낳다가 죽는가 하면 암퇘지는 겨우 앉고 일어서기만 가능한 폭 60㎝의 스톨 안에서 새끼 낳는 일만 하다 생을 마감한다.지금의 공장식 축산방식 자체가 서구에서 비롯됐기 때문인지 서구에서 반성도 시작됐다. 유럽에서는 1970년대부터 동물복지의 개념이 시작됐고 최근에는 5개년 행동계획까지 시행하는 등 동물복지를 구체화시켰다. 우리나라의 경우 동물보호법이 1991년 제정된 이후 여러 차례 개정됐지만, 동물복지는 여전히 생소하고 요원해 보인다.그나마 다행인 것은 정부가 지난달 20일부터 산란계(알 낳는 닭)를 시작으로 점차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를 확대하겠다고 나섰다는 점이다. 정부가 일정 기준에 따라 인도적으로 동물을 사육하는 농장에 대해 인증마크를 주겠다는 것이다.이제라도 정부가 동물복지에 눈 뜬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인증기준이 걸음마 수준에 그쳐 아쉽다. 가령 정부가 이번에 제시한 인증기준을 살펴보면 닭의 부리다듬기가 허용돼 물의를 빚고 있다. 부리다듬기란 닭들이 서로 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부리를 자르는 것인데, 이 과정에서 닭의 조직과 신경이 손상될 수 있다. 동물복지가 발달한 나라에서는 부리다듬기를 점차 지양하는 추세이며,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법적으로 부리다듬기를 금지하고 있는 실정이다.정부는 이번 산란계 인증을 시작으로 내년부터 돼지, 2014년 육계, 2015년에는 한우·젖소 등으로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를 확대할 계획이다. 전 세계적으로 동물복지축산에 대한 의식이 향상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구체적이고 적합한 기준을 마련하길 바란다.

2012-04-03 윤수경

잡 매칭사업, 실질적 지원 병행돼야

경기도가 시행 중인 일자리 창출사업인 '잡 매칭(job matching) 사업'이 큰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동행 면접 대상이었던 구직자 중 취업자는 절반도 안되는데다 취업에 성공했어도 10명 중 6명이 6개월도 안돼 사표를 쓰는 게 현실이다. 기업은 또 어떠한가. 경기도가 실질적인 지원도 없이 근로환경만 개선하란다고 불만만 토로하기 일쑤다.구인기업 측에는 근로조건을 개선해 구직자의 취업의사를 높이도록 설득하고, 구직자에게는 중소기업으로 눈높이를 낮추도록 설득해 서로를 연결시켜 주는게 잡 매칭사업의 핵심이다보니, 경기도가 기업에게는 '근로환경 개선 요구는 현실을 모르는 것'이라 욕먹고, 구직자에겐 '눈높이 낮추란 요구가 단편적인 취업률 향상만 바라는 것'이라 욕을 먹고 있다.오죽했으면 지난달 29일 경기도가 안산 반월산단에서 있었던 잡매칭사업 구인기업 설명회에서 일부 기업 관계자들이 설명 자료에 쓰여있던 '직무적성에 따른 인재채용'이라는 문구옆에 '미친××들'이라고 쓰고는 갑자기 고성으로 "영세 중소기업의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며 밖으로 나가버렸을까.현재 경기도는 정부와 도, 일선 시군에서 중복되는 일자리 창출사업을 솎아내 '선택과 집중'을 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시행 3년째를 맞는 이 사업은 이처럼 초라한 성적표 탓에 사업을 지속해야 할지, 아니면 아예 없애야 할지를 고민하게 한다.하지만 구직자들마저 꺼리는 영세 중소기업의 구인난을 해소하는 것이 사업 취지라면, 공적인 영역에서 이 사업이 제대로 '역할'하기 위해 현실적인 지원도 병행해야 한다. 기업에 근로조건을 개선하라 요구하는 대신 기숙사를 짓는데 실제 자금을 지원해 주고, 기반시설을 확충해 줘 근로자들의 편익을 돕는다면 기업과 구직자 모두에게 환영받을 정책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경기도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2012-04-02 최해민

경관이 아름다운 축산농장

"가축분뇨 냄새로 가득한 농장이 봄꽃 향기로 만연?"지난 2008년 사업을 처음 시작한 연천군의 아름다운 농장만들기가 축산농가들이 구제역 등의 힘든 역경을 서서히 이겨내며 활기를 되찾는데 훌륭한 약재가 되고 있다. 그동안 소와 돼지, 닭 등을 사육하는 농장은 심한 악취가 나는 분뇨 냄새 때문에 대부분의 주민들이 기피하는 혐오시설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최근 축사 입구에 나무 정원이 들어서고 그 속에서 망울망울 꽃 송이가 피어나며 봄 기운을 전달하면서 다가오는 봄을 감사하고픈 충동에 휩싸이게 만들고 있다.영세한 시설 탓에 눈총만 받던 축산업이 '좋은 이웃(Good Neighbor)'으로 지역사회에 다가서려는 노력이 환영받고 있다.축사가 단순히 사람에게 먹거리를 제공하는 공급시설에 불과했다면 이제는 꽃의 화사함과 청결함을 보태 감동을 선사하는 아름다운 농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비록 축사입구를 조경시설로 단장한 작은 변화지만 이는 농장주들로 하여금 청결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스스로의 깨달음과 경쟁력을 갖추는 나비효과를 가져왔다.연천군 전곡읍 늘목리에서 젖소 90여두를 사육하고 있는 남군희씨는 과거 혐오시설에 가까웠던 축사에 수목이 드리워지게 되면서 저절로 애정을 갖게 됐다고 말한다. 특히 남씨는 여름이면 작은 정원에 자라나는 잡초 때문에 해충박멸을 위한 소일거리가 더 늘어났지만 청결한 축사환경이 자신과 젖소 건강을 지키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 아름다운 축산농장 조성전에는 피곤이란 단어가 일상 수식어처럼 따라다녔는데 지금은 식물과의 교감을 통해 피로를 이겨나가고 있다고 강조한다.구제역 발생이후 연천군에는 170여개소의 가축매몰지가 산재해 있고 이중 3분의1 가량이 축산농가 근처에 분포돼 있다. 가축공동묘지 속에서 가축과 동고동락하며 우울증 등을 극복하려는 농민들의 노력과 함께 아름다운 농장이 환기구 역할을 해주리라 믿는다. 아름다운 축산농장은 냄새 나고 지저분한 축산농장에 꽃과 나무를 심어 위생적이고 경관이 아름다운 목장으로 변모시키는 사업이다.

2012-04-01 오연근

당당하게 요구하라

골프장 사업자가 분담키로 했던 진입도로 공사비 부담을 요구하지 못하고 벙어리 냉가슴 앓고있는(경인일보 3월 13일자 20면 보도) 시흥시가 이젠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시는 사업자가 '성의있는 판단을 해줄 것'이라며 에둘러 위안을 삼고 있지만 내심 걱정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자칫 사업자가 분담키로 약속한 공사비를 받아내지 못할 경우 무능하고 무력한 행정력을 여실히 드러내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시는 고민만 하고 있다. 사업자 눈치보며 최종 승인 질질끌기만 할뿐 뾰족한 방법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올해 하반기부터 시행 예정인 친환경골프장 인증제도에 맞는 기준을 맞추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사업자의 성의있는 답변을 기다리기 위한 속내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마저도 상당부분 마무리되면서 최종 승인을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최종 승인해 줄 경우 사업자가 분담금을 부담할리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더욱 답답해하는 모습이다.사업자측은 '시에서 구체적인 요구가 있을 경우 내부적으로 검토해 보겠다'며 '최종 승인시 분담금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것 아니겠냐'는 입장이다. 사업자는 급할 게 없어 보인다. 민원이 발생하자 골프장 안하면 그만이라며 사업 추진을 중단했다가 다시 추진하는 여유를 부렸던 사업자다. 기다렸다가 최종 승인되면 동냥하듯 일부 던져주면 된다는 속내다. 이자 부담 등 자금 압박에 시달리는 사업자와는 확연히 다르다. 끌탕하지 말고 당당하게 약속대로 이행하라고 요구해야 한다. 겁많고 무능하고 무력한 행정은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용기있는 행정에 대한 비난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자칫 약속했던 분담금을 요구할 경우 제3자 뇌물요구 행위에 해당되는데다 단체장 경우 선거법 위반이 될 수도 있다'는 설명은 책임지지 않겠다는 변명으로 들릴 뿐이다.

2012-03-29 최원류

'조사4국 개청' 의심의 눈초리 거둬야

4월을 앞두고 있다. 쌀쌀한 기운에서 벗어나 몸을 풀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설 이 시기 인천 기업들은 어쩐지 조금 가라앉은 모습이다.4월3일 중부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씨티은행에 자리를 잡고 개청한다. 기업들 입장에서 보면 조금은 불편한 동거(?)가 시작된 셈이다.조사4국 개청이 다가올수록 기업들은 그들의 첫 세무조사 대상이 어디일지 관심을 쏟고 있다. 인천에 자리잡은 이유에 대해 "특별한 의미는 없다. 다만 먼거리 때문에 민원인들이 겪었던 불편을 해소하고 효율적인 세무관리를 하기 위함이다"라고 설명하는 조사4국의 이야기를 그대로 믿지 않는 모양새다. 기업인들은 남동공단·항만 등 세무조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는 곳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인천에 조사4국이 들어서는 것이 우연은 아닐거란 짐작들을 내놓고 있다.기업들의 불안한 눈초리속에 조사4국 준비단은 개청 준비 막바지에 들어섰다. 중부지방국세청 역시 조사4국장을 포함해 나급(1명)·4급(1명)·5급(4명) 등의 인사를 준비중이다.팽팽한 긴장관계가 나쁘지만은 않다. 조사4국 개청으로 인천과 경기북부권의 기업과 개인들이 세무의 의무를 다하게 되고, 조사4국 역시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세무조사 절차를 행한다면 말이다. 문제는 오랜 시간에 걸쳐 세무서와 민원인간에 쌓인 '불신'이다. 세무조사는 '일방적이고 딱딱하다'는 편견도 마찬가지다.인천내 중견기업에 속하는 A기업 대표가 "그저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면 된다. 그러면 사회는 어둠이 아닌 밝음속에 굴러갈 수 있다"고 했던 말을 되새기게 하는 부분이다. 어찌보면 인천에서 또 하나의 '역사'가 시작되는 시점이다. 점 하나로 출발한 역사의 기록에 어떤 내용을 담게 될지는 우리의 몫이다. 편견과 의심이 끼어들 순간은 분명 아니다. 잘못과 시행착오는 고치고, 장점은 살리면 된다는 생각이 필요하다.

2012-03-29 박석진

'화장실 갈때와 나올때 다르다?'

선거철이다. 각 당의 후보들은 서민들을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는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 서민들을 '혹'하게 만드는 공약도 있지만, 정작 서민들 중에서 그러한 공약을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이미 수차례의 선거를 통해 그 동안의 후보자들이 내건 공약이 실천으로 이어진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있다고 치더라도 서민(국민)들이 예상했던 것과 다른 방향으로 추진되는 경우가 많았던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보금자리주택도 비슷한 맥락이다. 정부는 2018년까지 수도권에 150만호의 보금자리주택을 건설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범지구인 하남미사를 시작해 지금까지 6차례 보금자리지구를 지정했다. 보금자리주택의 의도는 충분히 공감하고 인정한다. 그러나 실상은 사업 추진 이후 수년간 보상이 이뤄지지 않은 사업지구가 수두룩하다. 때문에 사업 추진지구도 몇 곳 없다. 더욱이 주변 시세보다 60~70% 수준으로 저렴하게 공급하겠다던 당초 계획도 보금자리지구 지정 이후 주변 지가 상승으로 분양가 책정시 예상 분양가보다 배 이상 뛰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심지어 일부지역에서는 주변 시세보다 비싼 분양가로 되레 서민들의 외면을 사기도 했다.서민들의 대표로 서민들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서민들의 어려운 점을 짚어내 보다 편리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나서겠다는 국회의원들. 상당수의 의원들이 집값 등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노력하겠단다. 과연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그렇게 말하는 걸까. 믿지는 않는다. 혹시나 하는 기대 정도가 있을 뿐이다.서민들이 원하는 것은 단 하나다.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 못한다', '화장실 갈때와 나올때 다르다'는 말처럼 당선을 위해서는 서민들에게 겸손하지만, 당선 후에는 뽑아준 서민들 위에 군림하려는 그런 모습은 보고 싶지 않다.

2012-03-28 최규원

융·복합 도시개발 '기대반 우려반'

경기도가 지난 20일 광명시를 제1호 융·복합도시개발 시범지역으로 지정했다. 오는 2020년 준공 예정인 광명·시흥보금자리 주택사업 지역 인근에 산업단지를 조성, 주거와 일자리를 한 곳에 모아놓는 자족형 주거단지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그간 '잠은 경기도에서 자면서 직장은 서울에서 다니는' 도민들이 경기도 안에서 자급자족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거시적인 목표가 반영된 계획이기도 하다. 경기도는 이런 고민으로 연구를 시작해 얼마 전 인구 100명당 지역 일자리 수가 서울과 인접할수록 적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교통이 편리하고 물리적인 거리가 짧다보니 '잠은 경기도에서, 일은 서울에서' 해결하는 도민들이 많았다는 거다. 그 중에서도 광명은 이같은 현상이 특히 심했다.이런 상황에서 도가 일자리와 거주지를 융합할 도시개발계획을 들고 나선 건 환영받을 일이다. 하지만 광명시를 융·복합 1호도시로 지정한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2010년 3월 제3차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된 광명·시흥지구는 사업시행자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자금난 탓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 국토해양부는 사업 계획을 변경해 주택 건립 물량을 조정하고, 2~3단계로 나눠 순차적으로 개발하는 한편, 부지 조성과 주택 건설에는 민간사업자 외에 연기금도 끌어들이기로 하는 등 사업 방식에서 개발 내용까지 그동안의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이로 인해 경기도가 '살기 좋은데다 취업까지 하기 좋은 경기도'를 만들기 위해 내놓은 '융·복합'이라는 청사진이 자칫 삐걱대는 보금자리 주택사업 탓에 무산될 수도 있다는 염려가 터져나오는 것도 그리 어색하지 않은 상황이다.일자리와 주거, 보육, 문화, 의료의 일치는 이미 오래 전부터 도민들이 바라던 경기도의 모습이다. 도민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면밀한 검토를 통해 사업 대상을 선정하고, 추진하는 책임있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2012-03-27 김성주

침체의 늪에 빠진 제부도

어렸을 때 물건을 훔치는 버릇이 있던 자식을 모른 척 넘어가며 10년 간 키워온 부모가 있다. 다 큰 성인이 되어서도 자식이 도둑질을 계속하자 부모는 자식을 경찰서에 신고하겠다고 한다면 이는 누구의 잘못일까? 어쨌거나 도둑질을 일삼은 자식의 잘못일까, 아니면 방치하고 키우다 뒤늦게 바로 잡으려는 부모의 잘못일까? 물론 이는 양쪽 모두의 잘못이다. 최근 화성시가 진행한 제부도 불법펜션 단속도 이와 마찬가지다.화성시는 원칙에 의거, 불법으로 용도를 변경해 숙박영업을 해오던 펜션 수십곳에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다. 시의 초강수로 제부도 펜션 전체는 영업 중단을 맞았고, 섬을 찾았다 되돌아가는 관광객이 늘면서 점점 관광객들의 발길도 하나둘씩 끊겼다. 이에 성난 펜션 업주들은 지난 22일 제부도 진입로를 봉쇄하며 항의 시위에 나섰다. 이날 만나 본 펜션업주들은 모두 비장한 얼굴로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펜션영업을 했다"고 주장했지만, 불법임을 알면서도 영업을 해온 책임만은 피할 수 없다.그런데 10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이들의 불법행위를 눈감아줬던 화성시의 속내는 끝까지 의문으로 남는다. 시는 "이참에 불법행위를 뿌리뽑겠다"고 말했지만 '이참에'보다는 '진작에' 불법행위 단속을 벌였더라면 지금의 사태까지는 오지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한편 또다른 문제는 이들 가운데 선의의 피해자도 섞여 있다는 사실이다. 합법적으로 식당을 운영해오다 이번 단속으로 덩달아 철퇴를 맞은 식당업주들은 어쩔 수 없이 펜션업주들의 시위에 가세해 화성시에 "불법영업 단속을 철회해 달라"고 외치고 있다.불법행위를 뿌리뽑기 위해 화성시가 지금이라도 채찍을 든 건 어찌보면 다행스런 일이다. 하지만 단순히 그렇게만 받아들이기엔 제부도 전체에 미친 영향이 너무나 크다. 화성시는 하루 속히 침체의 늪에 빠진 제부도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2012-03-26 황성규

자연스럽지 못한 도로

지난해 곤지암천이 범람한 이유가 폭우 때문이기도 하지만 경안천과의 합류지점이 직각형태라 원활하게 흡수되지 못했던 것도 또 다른 원인으로 꼽힌다.교통도 마찬가지다. 두 개의 차로가 갑자기 한 개 차로로 줄어들면 병목현상을 일으키고, 도로와 도로의 접속시 가속차로를 확보 못하면 흐름이 끊기는 것은 물론 사고위험까지 높은 만큼 차량이 자연스럽게 합류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하지만 최근 광주시의 행보가 이상하다. 마을도로를 개설하면서 기존 도로와 접속을 시켰는데 교통흐름은 고려하지 않은 것 같은 의구심이 들기 때문이다.시는 회덕동 J빌라의 진출도로를 개설해 주면서 관련 법이 명시한 규정을 위반하면서까지 무리하게 추진, 지역주민들과 운전자들로부터 비난을 사고 있다. J빌라 진출로와 이배재도로(지방도 338호선)가 합류하는 가속차로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폭도 좁고, 충돌방지를 위한 분리대(화단)도 규정에 맞지 않는 등 편법과 위법이 난무하고 있다는 것이다. 도로와 도로의 접속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분리대(화단)는 그 폭이 1m 이상이 되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현재 설치된 분리대는 폭이 60㎝에 불과한 실정이다. 충돌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규정임에도 그 규정을 위반한 것이다. 더욱이 좌로 굽은 회전구간 중앙선에 분리봉을 세우고 화단까지 설치하면서 도로폭이 좁아지는 착시현상을 일으켜 자칫 교통사고가 우려되고 있다.여기에 J빌라측이 일방통행의 진출로임에도 진입로라고 현수막을 걸어 초행길 운전자의 경우 자칫 분리봉을 넘을 아찔한 상황도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시에서는 "현장 확인결과 당초 계획 및 허가사항과 달리 시공된 점이 발견돼 재시공토록 했다"고 밝히고 있지만 재시공한 지금의 상황도 별반 달라지지 않으면서 운전자들의 불만은 여전하다.시는 사고 발생 후 사후약방문식의 뒷수습에 나설 것이 아니라 당장 현장을 방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 아닌가 생각된다.

2012-03-23 임명수

"일할 곳 어디 없나요"

"10년 넘게 일하던 직장에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나온 뒤 다시 직장을 구하려고 했지만 늘 퇴짜를 맞았습니다. 지금은 출근하고 퇴근할 수 있는 내 직장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작은 바람뿐입니다."전국적으로 놀고 먹는 인구가 200만명을 넘어섰다. 가끔 일자리가 크게 늘었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진다. 그렇지만 실제 구직시장의 체감도는 한겨울을 방불케 한다. 인천의 실업률은 전국 평균을 훨씬 웃돈다. 통계청이 집계한 '2007~2011년 6대 광역시 실업률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인천지역 실업률은 전국 평균치보다 1%p 이상 높았다. 부산·대구·광주·대전·울산광역시와 비교했을 때 거의 모든 기간에서 앞선 것으로 확인됐다.실업은 폭 넓은 연령대에 걸쳐서 나타나고 있다. 다시 말해 대학을 졸업해도 직업이 없거나, 잘 다니던 회사에서 잘려 빈둥빈둥 노는 인구 등 다양한 계층에서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일자리 문제는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원인으로 지목되며 시급히 풀어야 할 현안으로 등장했다.얼마 전 중부고용노동청 인천고용센터에서 만난 40대 중반의 실직자 한모씨는 "직업이 없다보니 길거리를 다녀도 나를 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듯 느껴진다. 먹고 살기에 부족하지 않은 안정적인 직장을 갖는 게 당장의 소원"이라고 떨리는 목소리로 전했다. 인천고용센터를 찾는 구직자는 매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신규 등록 구직자는 2007년 7만6천535명, 2008년 7만8천902명에서 2009년 9만7천6명으로 대폭 증가했다. 이후 2010~2011년 증가세는 잠시 주춤했지만 여전히 9만여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사회전반에서 화두로 급부상한 일자리 창출에 인천도 두 팔을 걷어붙였다. 하지만 딱히 해법이 없다. 가장 큰 이유는 구인-구직자 간 눈높이가 다르기 때문이다. 즉 취업자가 원하는 업체와 기업이 생각하는 인재상이 부조화를 이루고 있다. 근본적 미스매칭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2012-03-22 강승훈

'아전인수의 극치'

2010년 가을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피치못할 사정으로 경기도내 일선 지방자치단체장과 맺은 협약을 파기한다는 입장을 시·군에 통보했다. 이 협약은 LH가 진행중인 택지개발사업 지구가 소재한 지자체에 도서관이나 문화센터, 도로 따위를 건립해 주겠다고 했던 약속들이다. 당시 그들이 밝힌 '피치 못할 사정'이란 것은 감사원 지적사항이 있어 협약을 지킬 수 없다는 것이었다.그러나 사실 LH가 지자체장과의 협약을 깬 근거로 내세운 감사원 지적사항은 사실상 권고수준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법적 근거없는 기반시설 지원사업비를 조성원가에 산입하지 말고, 재무건전성 확보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지만 LH는 '법적 근거없는 기반시설 사업지원'만 발췌해 감사원 지시를 지자체장과의 협약을 깨는 용도로 사용했다. 반면, LH는 같은 감사에서 사내 근로복지기금을 나눠먹기 식으로 배분했다 적발됐다. 2009년 당시 LH는 통합 직전, 재정여건이 좋지 않다는 여론 탓에 임금을 동결했고, 대신 내부적으로 기금을 쪼개 1인당 300만원씩 나눠 가졌다. 2천만원을 연1%의 말도 안되는 저리로 지원하기도 했다.기금을 동결한 임금보전 기능으로 사용했다 감사원에 적발된 것이다. 이번엔 '통보'보다 한단계 수위가 높은 '주의'수준이었다. 하지만 LH는 나눠가진 기금을 반환하는 등의 조치도 없이 감사원 지적사항을 무시했다. 사후조치를 명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그런 일을 벌이지 않으면 된다는 판단에서였다고 한다.LH에 도움이 되는 지적은 적극 활용하고, 그렇지 않은 지적은 철저히 무시하는 한 편의 막장 드라마와 같은 이런 사실은 '실화'다. 1년 반이 지났지만 경기지역 7개 택지지구에서 아직까지 현재 진행형이기도 하다. 물론 부채 투성이 방만경영을 주문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의 특성과 공공성을 함께 지닌 공기업으로서, LH가 '거짓말' 경영없는, 명분도 중시하는 '공적인' 기업으로 거듭나길 바라본다.

2012-03-19 최해민

'권위'싸움에 추락된 '권위'

경기도교육청과 경기도의회의 감정다툼으로 벌어진 막장싸움은 3월 임시회 중에 마무리 되지 못한 채 찜찜한 '휴전'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 과정 속에 논란의 당사자인 이재삼 교육의원과 배갑상 도교육청 감사담당관은 초유의 법정다툼까지 벌이게 됐다. 헐뜯기식 다툼으로 시작된 이번 갈등은 기관 대 기관의 자존심 대결로 변질됐고, 결국 교육정책 등을 볼모로 치유할 수 없는 상처만 만들었다. 결과적으로는 '권위'로 인한 갈등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갈등의 단초인 교육의원과 감사관이 주장하는 서로에 대한 명예훼손도 상호간의 권위문제에서 촉발됐다. 도의회는 의회에 대한 즉각적인 사과와 인사조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도교육청에 대해 '의회 권위를 무시했다'며 비난하고 있으며, 도교육청은 이같은 이유로 도교육청 간부들을 본회의에서 퇴장시킨 도의회에 대해 '의회 권위주의의 폭거'라며 힐난했다.이들은 '권위'를 이유로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되는 싸움을 벌였고, 결과적으로는 두 기관 모두 권위가 땅바닥에 떨어졌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이번 갈등 사건은 몇번의 좋은 해결 기회를 잡았던 게 사실이다. 교육감이 의장을 만나고, 도교육청 간부들이 의회 운영위원장을 접촉하며 사태해결을 위한 출구전략을 협의했다. 하지만 이같은 과정에서도 방식·내용 등 서로의 '권위' 지키기에만 신경쓰다 번번이 무너졌다. 합치적인 의사결정으로 존경받는 권위를 실현하려하기보다는 남을 지휘하거나 통솔해 따르게 하는 힘이란 '권위'의 사전적 의미에만 몰두한 결과다. 도교육청과 도의회는 모두 무상급식, 학생인권조례 등과 관련해 서로에게 빚을 지고 있다. 혼자서는 해낼 수 없는 일들을 그동안 타협과 상생으로 이뤄냈기 때문이다. 지금의 갈등을 굳이 예전 상황에 반추해 볼 필요는 없다. 그러나 예전의 동반자적 관계와 현재의 원수같은 혈투를 지켜보는 도민들은 도교육청과 도의회 모두를 작은 권위조차 없는 이익집단으로 생각할 것이다.

2012-03-18 김태성

부천, 경제시장을 그리워하다

2013년은 부천이 시로 승격된 지 40주년 되는 뜻깊은 해다. 도시가 40년의 역사를 보유할 정도면 꽤 성숙한 도시 아니냐고 자부심을 표하는 이들도 있다.그러나 부천 중동·상동신도시가 들어선 10년 전까지만을 비춰 봐도 지금의 지역경제는 그리 신통치 않은 듯하다. 사람 나이로 40살 밖에 안된 젊은 부천이 경제 동맥경화증을 앓고 있는 게다. 우선 '문화특별시'란 슬로건이 무색하다. 관광전담 행정기구도 없고, 관광산업의 주춧돌이랄 수 있는 변변찮은 컨벤션센터 등을 구비한 특급호텔도 없어 관광산업도 신통치 않다. 부천영화제 등 국제문화행사도 예전만 못한 듯하다. 예산과 인력 등 조직이 10여개 뿔뿔이 흩어져 있으니 종합적인 축제 플랜이 나오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요원하다.최근엔 침체된 부동산 경기를 반영하 듯, 부천의 랜드마크인 60여층의 초고층 주상복합 건물이 밤에 불이 켜지지 않아 도시 한복판에 유령 타워화 되고 있다. 규제와 비행기소음 등으로 묶여있는 소위 '돈 먹는 하마'같은 땅만 수두룩하고, 뉴타운개발이 지지부진한 것도 한몫 한다. 8천여개에 달하는 영세 중소기업들의 탈부천화도 속출하고 있다. 해마다 500여 학생들이 서울고교로 진학하는 탈부천교육도 여전하다.특히 오는 10월 부천시내를 관통하는 서울지하철 7호선 연장선 개통으로 '블랙홀 경제' 우려도 크다. 지하철을 이용해 외지에서 관광객이 부천으로 들어오는게 아니라, 부천 시민들이 서울 청담동이나 압구정동으로 가 쇼핑하는 등 원정경제활동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이란 분석이다.최근 부천시는 지역발전 전략을 새롭게 수립하기 위한 '2030년 부천 도시기본계획안'을 짜고 있다. 막혀있는 혈관을 뚫어 지역경제에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부천시 행정기구도 지역경제 활성화를 뒷받침할 수 있는 조직으로 재편돼야 한다는 지적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부천시장이 문화보단 경제시장이기를 고대해 보는 건 욕심일까.

2012-03-15 전상천

추모비마저 부실이라니…

'부실시공'.우리 사회에서는 언젠가부터 부실시공이라는 단어를 자주 입에 올린다. 그리고 그 대상은 주로 건축물과 관련돼 있다. 대부분은 공사일정에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추진하거나, 자재비 등을 아낌으로써 이뤄진다. 이런 모습이 추모비 건립에서도 나타났다. 지난달 세워진 인하대 학생들의 추모비가 부실하게 시공된 이유는 졸업식이라는 행사일정에 맞추기 위해 급하게 진행된 것이 주 이유였다. 학교측은 숨진 학생들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하는 날 추모비 제막식이 이뤄지길 원했고 이러한 요구에 의해 시공업체는 야간작업까지 벌이며 하루만에 추모비를 설치했다.다행히 행사는 이상없이 진행됐지만, 급하게 설치된 추모비는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다. 숨진 학생들이 활동했던 동아리 이름마저 잘못 새겨진 추모비는 결국 전면적인 재시공 결정이 났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학교측이 보여준 모습은 추모비 건립 자체를 하나의 행사로 여겼던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마저 들게 한다.학교측은 이번 추모비 부실과 관련해 "유가족들이 모두 모이는 날에 행사를 진행하기 위해서 서둘렀던 측면이 있다. 업체에서 밤새 작업을 하다보니 부실하게 시공된 측면이 있고, 유가족들이 원하는 대로 재시공이 이뤄질 것이다"고 했다. 또한 "유가족들이 바라는 부분이 모두 해결될 수 있도록 시공업체를 소개시켜줬다"고 덧붙였다.추모비 건립을 추진했던 학교당국은 부실시공된 추모비의 모습을 발견했을 때 유가족들 심정을 생각해봤을까. 유가족들이 추모비의 문제점을 하나하나 지적하며, 고쳐달라고 시공업체에 이야기하는 마음은 어땠을까. 이러한 부분을 조금이라도 고려했다면, 추모비가 부실하게 시공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 인하대의 추모비 부실시공은 눈으로 보이는 성과에 집착하는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 없다. 다시 한 번 안타깝게 숨진 학생들의 명복을 빈다.

2012-03-15 정운

法보다는 商道를 지켜야

10년 전 방영됐던 드라마 '상도(商道)'. 최인호 원작소설인 이 드라마는 초지일관 정도를 지켜나가는 장사꾼의 파란만장한 인생역정을 감동적으로 그려냈다.주인공 임상옥은 역관이 되려는 꿈을 접고 의주만상 홍득주의 밑에서 장사를 배우게 됐고 홍득주가 전수한 몇가지 중요한 교육 가운데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바로 '장사의 목적이 무엇이냐'고 물은 뒤 "장사의 목적은 이문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것이다"라는 말이다.대기업 이랜드리테일이 뉴코아아울렛 푸드코트와 전문식당가를 직영화로 추진하는 과정을 취재하면서 느낀 점은 '대기업의 장사의 목적은 이문을 남기는 것', 다시 말해 상도의 정치수만 찾아볼 수가 있었다. 이랜드리테일 홍보실은 기사 내용 가운데 임대매장을 '퇴출'하거나 '내쫓는 것'이 아닌 "계약기간 만료로 인한 재계약을 하지 않은 것으로 위법이 아니다"고 항변했다. 또 '정부의 대기업 소상공인 동반성장 방침'에서 뉴코아아울렛 푸드코트와 전문식당가는 포함되지 않고 한쪽 입장만을 대변한 편파적 보도였다는 것이다.대기업 유통업체와 임대매장 상인들은 당연히 갑(甲)·을(乙)의 관계로 '계약 중단 및 시설물 철거' 내용증명은 수천만원의 시설비 등을 투자한 임대매장 상인들에게는 마른 날의 날벼락이나 마찬가지다. 게다가 상가임대차보호법의 계약기간 1년도 '최대'가 아닌 '최소' 보장기간이라는 것이 입법 취지다. 특히, 정부의 대기업 소상공인 동반성장 방침에서 '칼로 무를 베듯' 대형마트와 아웃렛 매장내의 소상공인은 제외된다는 이랜드리테일측의 판단은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다. 결국 정부의 동반성장 방침이 탐탁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시늉만 내겠다는 말이 아닌지 의구심마저 든다. 5년 전 비정규직 대량 해고 및 파업사태로 홍역을 치른 이랜드리테일이 이번 기회를 통해 상도와 상생하는 기업으로 이미지 변신하기를 조언해 본다.

2012-03-13 문성호

화 풀곳 없는 성난 경기도의회

경기도의회와 경기도교육청간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지만 이렇다할 합의점이 없어 보인다. 도의회는 13일부터 시작하는 도교육청의 '2012년도 제1회 경기도교육비특별회계 세입·세출 추가경정예산'에 대한 심의를 비롯, 모든 조례안 심사도 보이콧하기로 했다. 지난 6일 제265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교육위 업무보고 거부 사태를 일으킨 배갑상 감사관에 대해 김상곤 교육감의 공개사과와 배 감사관의 인사 조치를 요구했지만, 도교육청은 이를 모두 거부했기 때문이다. 이에 도의회는 교육청 간부 공무원의 본회의장 퇴장조치를 내렸다. 도교육청은 허재안 의장의 교육청 간부 공무원 퇴장 조치는 폭거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 정면으로 맞받아쳤다.지난달 9일부터 촉발된 이번 사태는 도의회측에서 원만히 해결키 위해 다양한 방안을 논의했다. 심지어 감사기관인 도의회가 피감기관인 도교육청을 찾아 김 교육감에게 면담을 요청하는 상식 밖의 대응(?)을 했음에도, 도의회는 무시당했다. 도교육청의 맞불작전에 대해 도의회는 아직까지 이렇다할 대응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큰소리만 친 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이번 회기내에 처리하지 못하면 합의절차상 동의만 남긴 안산·광명·의정부 등 3개시 고교평준화 시행을 골자로 한 '고등학교의 입학전형을 시행하는 지역에 관한 학교군 설정 동의안'이 연기될 상황이다. 연기가 될 경우 내년도 해당 지역 신입생들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가해지는 최악의 상황이 연출된다. 도의회는 도민의 원성을 사는 반면, 도교육청은 도의회 탓을 하며 책임을 회피할 것이다. 이같은 도의회의 난관은 의장단과 민주통합당 대표단의 잘못된 소통이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밀어붙이자는 의장단과는 달리 어떻게든 잘 해결하려는 민주당 대표단의 소통 부재에서 빚어진 것이다. 지금이라도 도의회는 의장단과 여야 대표단이 합심해 구겨진 자존심을 되찾고 도민을 위한 의정활동을 펼칠 수 있는 묘안을 찾아야만 한다.

2012-03-13 송수은

남한산성 복원, 이대로는 안된다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중인 남한산성 도립공원은 현재 보수작업이 한창이다. 1963년 국가 사적 제57호로 지정된 남한산성의 경우 세계 문화유산 등재가 본격 추진된 2000년부터 활발한 보수정비 작업을 벌이고 있다.이같은 노력 때문에 세계문화유산위원회는 2010년 2월 남한산성을 '세계문화유산 우선 추진 대상'으로 선정했다. 남한산성이 유네스코가 요구하는 세계유산으로서의 조건인 보편적 탁월한 가치와 진정성 그리고 완전성 등의 강점이 있다는 점을 인정받은 것. 특히 수많은 외세침략에도 굴하지 않고 역사적으로 단 한 번도 함락되지 않았던 점은 굳건히 나라를 지킨 의미가 깊은 곳이라는 평가로 우리를 자랑스럽게 하고 있다.하지만 남한산성이 보수정비돼가고 있는 모습은 이같은 세계적 명소화와는 거리가 먼 게 사실이다. 아무런 생각없이 철재와 합판목재 등으로 인공둘레길을 조성하려다 문화재청으로부터 공사중지명령을 받는가 하면, 관리 부실로 '소나무의 에이즈'로 불리는 재선충병 감염이 의심되는 고목들이 즐비한 상태에까지 이르렀다. 남한산성의 역사성을 무시하고 토사 유출을 막기 위해 현대식으로 둘레길을 만드는 일에 대해 역사학자들은 혀를 차며 어이없어 한다. 국제기준에 따라 문화재의 진정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정비하는 것을 주안점으로 둬야 하지만, 졸속 정비에만 신경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복원을 위한 복원은 남한산성의 역사적 가치를 훼손하는 꼴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문화유산인만큼 '빨리빨리'보다는 완벽함에 더욱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학계 등의 의견을 반영하고 공개적인 토론을 거쳐 국민의 합의 아래 복원정비작업을 해야 하는 것도 거쳐야 하는 절차다.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를 발굴해 세계무대에 올리는 것은 문화강국으로서의 위상을 드높이는 일이다. '빨리'와 '대충'이 아닌 '노력'과 '열정'만이 세계인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을 관계자들은 명심해야 한다.

2012-03-12 이경진

정부의 생색내기 정책, 이제그만

정부는 지난 2010년부터 개발제한구역(GB) 지정 당시부터 거주하는 세대 중 저소득 취약계층에 한해 기초 생활비용 일부를 보전해 주는 생활비용보조사업을 운영하고 있다.사업시행 당시만 해도 GB내 주민들은 그동안 국가정책에 따라 재산권 등 기본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해 받았던 불이익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정부 정책에 반색했다.하지만 시행 2년이 흐른 현재 주민들의 입장은 어떤가. 주민들은 정부 정책에 반색하기는커녕 배신감과 분노에 몸서리치고 있다.당초 취지와는 무색하게 신청기준 중 소득인정 평가기준이 보유재산(자동차·토지·주택)을 월 평균 소득으로 환산해 합하도록 돼 있어 토지를 보유한 주민들은 실질적으로 소득이 전혀 없어도 지원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원비 혜택을 받더라도 전기료 등 모든 사용 명목의 관련 영수증을 일일이 첨부해 관할시청에 제출토록 돼 있고, 이를 어길 경우 다음연도 지원대상에서 배제되는 등 까다로운 지원절차로 인해 주민들의 원망은 하늘을 찌를 듯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의왕시도 정부 정책의 개선 필요성을 강력 촉구하는 실정에 이르렀다.시는 GB내 주민들의 경우 GB 지정에 따라 가해진 규제의 정도는 자산의 많고 적음과 무관하고 경제활동기회도 상실했다고 판단되나, 정부는 오직 법령의 테두리에 갇혀 일방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소득금액 기준 폐지 등 개선책을 정부에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하지만 정부는 이 같은 GB내 주민의 원성과 시의 정책 개선 요청에 화답은커녕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앞으로 국민들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생색내기용 정책을 쏟아내기보단 정작 해당 주민들이 현실적으로 도움받을 수 있는 정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2012-03-09 김종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