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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책임은 축산농만?

[경인일보=김민재기자]구제역으로 자식같이 키우던 소와 돼지를 땅에 묻어야 했던 농민들은 이제 아픔을 잊고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축산농가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주기는커녕 오히려 발목을 잡고 있다.정부는 구제역 양성농가에 대해 '책임'을 물어 보상금을 차등 지급한다고 한다. 방역활동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겠다는 취지다. 이 때문에 각 지자체는 '책임규명을 해야 한다'는 이유로 생계안정자금과 보상금 지급을 미루고 있다.지급이 늦춰지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살처분 보상금 차등 지급조건이 애매해 현실적으로 책임을 밝히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급조건을 보면 구제역 발병증상이 외관상 최초 나타난 날을 기준으로 첫날 신고를 하면 감액이 없다. 4일 이내 신고하면 20% 감액, 5일 이후는 40% 감액, 미신고 혹은 가축방역관이 발생사실을 발견하면 60%가 감액된다. 하지만 인근 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해 예방적 차원으로 살처분한 농가에서 뒤늦게 양성반응이 나왔을 경우 어떻게 책임을 물어야 할지 뾰족한 수가 없다. 신고한 농가보다 먼저 구제역이 발생했는지 규명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가축위생시험소조차 구제역 전염경로 및 발생 시기 등 역학적인 관계를 규명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보상금을 지급해야 하는 지자체는 타 지자체가 어떻게 하는지 눈치만 보고 있는 실정이다. 일단 지급을 했다가 이후에 기준이 바뀐다면 곤란한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결국 재입식을 시작해야 하는 축산농가들의 속은 시커멓게 타들어 가고 있다. 보상금을 받아야 재입식 계획을 세울 수 있는데 언제 받는지 얼마를 받는지조차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지난해 12월 23일 강화군 양도면을 시작으로 인천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지 벌써 4개월이 지났다. 정부와 인천시는 더 늦기 전에 구제역 피해농가 보상금 지급 방안에 대한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2011-04-28 김민재

사랑의 다단계

[경인일보=최규원기자]'Pay it forward' 2001년 국내에 개봉한 미국 영화의 제목이다. 국내에서 번역된 제목은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다. 영화 내용은 내가 도움을 받으면 다른 세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그 세 사람이 또 다른 세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이런 일이 반복되면 세상은 아름다워진다. 뭐 이런 내용이다. 그러나 요즘 세상에서 발생하고 있는 각종 일들을 보면 이 영화 내용은 그저 영화일 뿐이다.얼마 전 유명 연예인의 이혼설로 사람들이 충격에 빠졌다. 수년간 결혼 사실을 숨겨왔지만, 이혼 소송으로 두 사람의 결혼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또 이를 두고 많은 사람들은 특정 연예인을 비난하기도 했고, 다수의 언론도 이를 황색저널리즘의 시선으로 대중의 '흥미'에 초점에 맞춘 보도로 일관했다.처음에는 흥미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 더 자극적인, 심지어는 상대를 깎아내리는 글들이 인터넷과 언론을 도배하면서 필자는 짜증이 났다.그때 우연히 발견한 인터넷 기사 한 줄이 담담한 가슴 한 쪽을 후련하게 해줬다. 참치캔을 훔친 여성을 위해 경찰이 참치캔을 선물했다는 내용의 기사였다. 경찰이 조사를 하다 보니 정말 가정형편이 어려웠고, 안타까운 마음에 먹고 싶다는 참치를 사 준 것이다. 몇 해 전 이천에서 건강이 안 좋은 엄마를 위해 사람들이 엄마의 이름을 불러주면 건강이 나아질 거라며 담벼락에 낙서를 했다 붙잡혔던 초등학생 이야기도 있다. 그때도 경찰과 마을 사람들은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동네 어느 곳에도 마음껏 낙서해도 좋다며 분필을 사 준 일화도 있다.그것이 바로 'Pay it forward'다. 60평생 모은 돈을 기부하라는 것이 아니다. 그저 내 곁에 우리 주변에 어려운 사람들에게 그들이 하지 못하는 조그마한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보는 건 어떨까.

2011-04-26 최규원

'그저 쉬쉬, 잘 넘어가면 그만?'

[경인일보=송수은기자]경기도의회 경제투자위원회의 킨텍스 조사위원회가 킨텍스 제2전시장에 대한 조사기간을 오는 6월 말까지로 연장했다. 이에 따라 킨텍스 제2전시장 건립 공사와 관련한 도의회 킨텍스 조사위도 시간적 여유를 갖고 조사활동을 하게 됐다. 반면, 킨텍스를 비롯해 시공사인 현대건설 측은 당연히 달갑지 않은 표정이다. 공사가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조사위원들의 눈치(?)를 봐가며 마무리 공사를 한다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그러나 킨텍스나 현대건설 측의 대응 태도를 보면 여전히 미덥지 못하다. 최근 현대건설의 한 간부가 교체됐다는 소식에 킨텍스 관계자는 "조사위원들의 원활한 활동을 위해 협조를 잘해 달라는 주문을 현대건설쪽에 한 결과, 결국 A씨가 교체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언론에서도 사정을 좀 봐주며 기사화해 달라"고 호소를 했다. 발주처인 킨텍스가 현대건설만 믿고 제2전시장 공사를 진행했다 각종 부실의혹이 지적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대처방식'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이 뿐만이 아니다. 조사위원들이 요구하는 자료에 대한 부실도 큰 문제다. 제2전시장 건립공사 관련, 감리 과정 서류 일체를 비롯한 기타 요구자료에 대해 1~2장짜리 자료를 대충 제출하거나 제출하지 않은 자료도 부지기수다. 또 일부 현대건설측 관계자는 특정 현장과 관련한 공사진행은 현대와는 아무 관련없는 일이라며 발뺌을 해 조사위원들이 어이없어 하고 있다.대한민국, 아니 아시아 최고의 전시장이 될 킨텍스 2전시장 건립공사다. '어떻게 잘 되겠지'라는 안이한 생각과 언론만 막으면 된다는 미봉책을 반복할 경우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가 또다시 일어나지 말란 법은 없다. 의원들의 지적이 지겨워서가 아니라, 이번 기회에 철저히 안전성 검증을 해 나간다는 마인드의 전환이 시급하다.

2011-04-25 송수은

깨져버린 '20년의 약속' 철저한 규명을

[경인일보=최해민기자]1992년 11월. 경기남부지역과 서울을 잇는 의왕~과천간 고속화도로가 준공됐다. 당시 경기도는 1천200억원대의 도로 건설비를 지역개발기금에서 충당한 후 20년간 도로 이용객들에게 통행료를 징수, 갚아나가기로 하고 조례를 제정해 올해 11월 30일까지 유료도로로 운영키로 했다.하지만 민심의 기대와는 달리, 이 도로는 앞으로 30년간이나 더 유료화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도가 교통량 개선 대책의 일환으로 민자를 끌어들여 도로 확장공사에 나서는 대신 이 도로를 민간에 넘겨 유료화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20년간 이어온 도민과의 약속이 도로 확장공사에 따른 '행정편의' 앞에 이리도 무참히 깨진 것이다. 특히 도로 폭에 비해 2배가 넘는 교통량이 몰려 도로 구실조차 못하는 상태인 것보단 이용객들이 돈을 좀 더 내더라도 도로다운 도로가 되게 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는 것이 경기도의 입장이다. 백 보 양보할 때 이 논리는 수용한다 쳐도 그 방법론은 틀렸다.도민의 주머니를 털어야 될 판에 도민의 '의견'은 얼마나 반영됐을까. 도는 이미 2005년 민간업자로부터 사업제안을 받아 3년 뒤 '일부 구간을 확장공사해 주면 29년간 전체 도로에 대한 통행료 징수권을 넘기겠다'는 협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구나 올해 12월부터 내년 말까지는 조례를 개정해 경기도가 1년 1개월간 통행료를 더 거둬들이겠다는 계획까지 세웠다. 이미 수년 전 세워둔 계획임에도 조례 개정의 주체인 도의회에는 한 마디 언급도 없었다.도민과의 약속을 깬 것만도 지탄받을 일인데 의혹 또한 한두 가지가 아니다. 1천200억원대의 건설비가 20년 뒤 3천600억원대로 늘어난 사실, 불과 일부 구간 확장공사비를 대는 민간업자에게 도로 전체에 대한 사용권을 넘기도록 한 협약 내용 등. 도의회가 나서서라도 의왕~과천간 도로에 묻힌 20년간의 진실을 철저히 규명해 주길 기대해 본다.

2011-04-24 최해민

부동산대책 근본적 해법 필요

[경인일보=최규원기자]정부는 3·22 부동산 대책으로 침체된 부동산 시장의 해법을 제시했다. 3·22 대책의 주요 내용은 분양가 상한제 폐지, DTI(총부채상환비율) 폐지 등이다.그러나 시행 한 달이 지났지만, 부동산 시장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되레 부동산 시장의 혼선을 야기하고 있다. 실제 부동산 업체들이 내놓는 매주 아파트 매매가격 및 전세시장 분석 내용을 살펴보면, 3·22 대책이 아무런 효과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반대 급부적으로 민간 경매시장은 다소 안정세를 찾아가는 모습이다.민간 경매 업체가 오는 5월 19일까지 한 달 동안 경매 일정이 확정된 물건 중 입찰가격이 4억원 이하인 아파트 등이 총 1천여건이 넘는다는 통계를 내놨다. 민간 경매가 많아졌다는 것은 다시 말해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대책이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거래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민간 경매를 통해서라도 급전이 필요한 사람이 늘었다는 말이기도 하다.때문에 부동산 업계에서는 기존 최초 분양가보다는 다소 낮은 민간 경매를 통해 내 집 마련의 기회를 삼아보라고 조언한다. 이는 3·22 대책이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한다는 말이기도 하다.이에 앞서 정부는 올해 들어 두 차례 전세대란 해법을 위한 대책을 제시했지만, 실수요자들의 혼선만 야기했지 실질적 도움은 없었다. 실제로 정부 대책에도 불구하고 전셋값은 내리지도 않았고, 전세대란은 1분기를 관통했다.다시 말하면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근본적인 문제 해법이 아니라 단기적 상황을 벗어나려는 미봉책에 불과한 조치인 셈이다. 정부는 눈 가리고 아웅하지 말고,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2011-04-21 최규원

농협 고객과의 신뢰 회복 노력해야

[경인일보=김성호기자]"기계가 잘못될 리 있겠어요? 차분하게 해보세요."농협 전산장애가 빚어진 지난 12일 늦은 저녁 친한 선배로부터 전화가 왔다. 자신의 손님에게 음식 대접을 하고 결제를 하려 했지만 그가 가진 농협 체크카드로 결제가 안되고 현금 인출도 불가능해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는 내용이었다. 이미 보도를 통해 전산장애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접했음에도 그 사실은 잊은 채 "실수는 사람이나 하지 기계가 무슨 잘못이 있겠냐?"며 전화를 끊어 버렸다. 그날 계산대 앞에서 어쩔 줄 몰라 당황하던 선배를 눈치챈 일행들은 계산을 하겠다고 나섰고 선배는 또 그걸 말리느라 진땀을 흘려야 했다. 다행히 식당 주인과 안면이 있어 선배가 외상하는 것으로 소동은 마무리됐다. 하지만 그는 주인에게서 '훔친 카드 아니냐?'는 웃지 못할 농담을 듣는 등 손님들 앞에서 '양치기 소년'이 되어야 했다. 그는 본의 아니게 평소 쌓아온 신용에 적잖은 흠집을 입었다.농협중앙회는 18일 고객들이 전산장애로 입은 피해를 전액 보상한다는 내용의 피해보상 원칙을 발표했다. 그러나 보상 대상이 직접피해에 국한돼 있고 간접피해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은 언급이 없어 미흡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앞서 언급한 지인의 사례도 간접피해 중 하나다. 전산장애 다음날 기자는 취재 중 농협 영업점에서 만났던 한 주부를 잊을 수가 없다. 주부는 전산장애와 관련된 불안한 점에 대한 물음에 의외의 답변을 했다. "20년 넘게 거래해 온 믿음이 있어 전혀 불안하지 않다"며 "이른 시일 내 해결될 거라 확신한다"는 무한 신뢰를 드러냈다. 하지만 사고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총체적 관리부실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지금, 여전히 그와 같은 믿음을 갖고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수십 년간 다져온 고객과의 신뢰를 한순간에 잃어버린 농협이 자신의 피해를 꼼꼼히 살폈다면 고객이 입었을 하찮은 피해라도 남의 일처럼 쉽게 외면할 수는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2011-04-20 김성호

오산상의 회장의 바로서기

[경인일보=오용화기자]지난해 10월 오산상공회의소의 새로운 회장으로 이모씨가 추대된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그러자 그를 잘 안다는 지인들과 지역 상공인들은 30여년간을 오산지역에 살아오면서 남에게 베풀어 본 적도 없는 인색한 사람이 회장에 취임하면 상의 발전에 걸림돌이 된다는 평가를 내렸다. 그리고 회장 취임 후 그것은 현실로 나타났다. 어느 모임이나 회장이란 직함은 자신의 이익보다는 회원들을 위한 이익을 우선하고 그들을 위해 봉사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래서 경제적으로 남보다 조금은 나은 사람이 회장을 맡게 되고 그 밑에 총무나 간사가 실무적인 일을 하면서 회장을 도와 단체를 이끌게 된다.그러나 오산상의의 경우 비상근 명예직인 이 회장이 사무실에 상주, 세세한 업무까지 관여하면서 오히려 직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회장 개인의 업무까지 상의에서 처리해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이 회장은 지난 3월 중순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에서 정년퇴직한 김모(67)씨를 임시직으로 채용하는 것을 독단으로 처리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말 회원들과 강원도 삼척시의 한 골프장에서 첫 라운딩 후 저녁 식사자리에서 한 회원이 '회장 취임 후 한 번도 밥을 산 적이 없으니 그린피 정도는 회장이 계산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하자 이 회장은 '다음날 아침에 자신이 계산하겠다'며 나머지 라운딩을 했다. 그리고 회원들은 당연히 회장의 사비로 그린피를 계산한 줄 알았으나 자신들이 낸 상의의 운영자금으로 처리한 것을 나중에 알고는 아연실색했다는 후문이다.역대 회장과는 다른 행태로 직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회원들과의 골프 비용을 사비로 처리한다고 해 놓고도 공금으로 처리했다는 것은 그의 이중성을 잘 드러낸 단면이다. 또 자신의 회사 사무실이 아닌 상의 사무실에 상주하는 것이 상의 회장이란 직함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 아닌지…. 자신을 위해 회장이란 직함이 필요했던 것인지, 아니면 오산상의의 유익함과 발전을 위한 것인지 궁금하다.

2011-04-19 경인일보

법보다 도민이 먼저다

[경인일보=김태성기자]싸움이 극에 달해 중재나 화해가 안될 때 우리는 소위 '법대로 하자. 법대로'라는 말로 서로를 흘기며, 다시는 보지 않을 것처럼 헤어진다. 법(法)이 주는 딱딱한 느낌 때문인지, 소통이 불능한 상태에서 화풀이 할때 가장 먼저 튀어 나오는 말도 법이다. 지방자치, 지방주권을 부르짖는 경기도와 경기도의회는 요즘 툭하면 '법대로 하자'는 말을 서로 내뱉는다.올초부터 도의회 보좌관 도입과 사무처 인사권 독립을 두고 다툼을 벌이다 결국 법정까지 가게 된 도와 도의회는 산하기관 인사권과 관련된 조례 개정으로 또다시 법적다툼을 벌이게 됐다. 이들이 '법대로 하자'를 외치게 된 경위는 이렇다. 도의회는 지난해 행정사무감사 등에서 경기영어마을 등의 부실 운영과 원장 및 사무총장의 특채 문제 등을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했다. 하지만 도는 이같은 도의회의 의견을 수용하지 않았다. 도의회는 이같은 도의 자세가 의회를 무시한다고 봤으며, 도지사의 인사권을 견제할 수 있도록 도의회 추천 인사가 인사 추천위원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조례를 개정했다. 도 역시 도의회의 이같은 조례 개정이 지방자치법과 민법에 위배된다며 재의를 요구한 상태다. 이를 도의회가 재의하게 되면 도는 또다시 대법원에 집행정지 결정 및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이럴 경우 도와 도의회는 도민의 혈세를 들여, 최소 수개월동안 소모적인 법 싸움을 벌이게 된다.도와 도의회 모두 법원 문앞까지 가는 동안 충분한 대화를 나누지도, 타협을 이뤄 내지도 못했다. 서로의 입장만을 내세우며 목소리를 높였고, 결국 도민의 눈에는 양측의 알력싸움으로만 비춰졌다. 이들의 법 싸움에 도민은 없다. 서로의 권력을 키우고, 이기는 일에만 몰입하는 꼴이다. 하지만 이쯤에서 도와 도의회가 명심해야 할 점이 있다. 바로 법보다 앞서 도민이 있다는 것이다. 두 기관이 법으로 싸워 어떠한 결과를 얻더라도, 도민들은 이 소모적 싸움에 대한 판단을 법이 아닌 민심(民心)으로 판단하고 심판한다는 것이다.

2011-04-18 김태성

법적공방 치닫는 '후원금 교사 징계'

[경인일보=문성호기자]민주노동당 후원금을 낸 교사들에 대한 중징계를 요구한 교육과학기술부의 시정명령을 경기도교육청이 최종으로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교과부에 통보, 또다시 두 기관간의 정치적 공방과 함께 법적 다툼이 예고되고 있다.도교육청은 교과부의 시정명령에 대한 조치 결과 보고시한 만료를 앞둔 지난 15일 "이미 경징계가 요구된 해당 교원들에 대해 중징계를 요구하도록 한 교과부의 시정명령을 수용할 수 없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교과부에 전달했다.도교육청은 민노당 후원 교사에 대한 도교육청의 경징계 요구는 법률을 위반하지 않았고, 이들의 행위가 공익을 해치는 행위라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교과부는 "1심 법원이 해당 교사들의 정치자금법,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한 것은 충분히 중징계 사유에 해당한다"며 도교육청에 대한 대응 방안을 검토중이다.이와 관련해 우선 교과부가 우선 김상곤 교육감의 경징계 요구를 취소 또는 정지시킨 뒤 '중징계 요구 직무이행명령'을 내리고 도교육청은 지난해 1·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시국선언 교사 징계 요구 직무이행명령' 때처럼 직무이행을 거부하고 대법원에 '직무이행명령 이의의 소'를 제기하면서 이행명령집행 집행정지결정 신청 등으로 맞대응할 가능성이 지금으로서는 가장 높다.또한 직무이행명령의 대안으로 교과부가 경징계 요구를 취소 또는 정지시키고 도교육청 징계위원회에 직접 '중징계 요구'를 할 수 있지만 위임사무의 범위와 한계에 대한 규정이 불분명한 탓에 이마저도 법적 공방을 피할 수는 없다.지금까지 직무이행명령 이의의 소와 교과부의 지역 교육청 중징계 요구에 대한 법원의 판례가 전무한 상황에서 민노당 후원금 교사의 징계가 교과부의 입장으로 결론이 난다면 지난해 시국선언의 참패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가 되겠지만 도교육청의 입장이 받아들여지면 교과부는 진보 교육감에 대한 '딴죽걸기'라는 비난을 자초한 셈이 될 수밖에 없다.

2011-04-17 문성호

'동네북' 수도권

[경인일보=이호승기자]이쯤되면 '동네북'이다. 비(非)수도권에 두들겨 맞는 수도권 얘기다.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가 그랬다. 경기도를 비롯한 대부분의 지자체가 과학벨트 유치를 신청하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과학벨트 분산배치론까지 제기됐지만 과학벨트위원회는 '비수도권 지역 가운데 165만㎡ 이상의 부지를 확보한 전국 60~80개의 시·군'을 대상으로 입지요건을 평가하기로 했다. 수도권은 이미 논외였다.한나라당 전략기획본부장인 정진섭(광주) 의원은 과학벨트 입지 문제가 한창 논란을 빚고 있을 때 기자와 만나 "경기 출신 의원이어서가 아니라 객관적으로 경기도의 인프라가 제일 우수하다"며 "접근성이 확보되고 연구기관, 대규모의 배후단지 등이 충족돼야 하는데 경기도의 몇몇 지역은 이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기 출신 의원들은 예상되는 비수도권 의원들의 반발과 낮은 실현 가능성 때문에 과학벨트의 도내 설치에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지식경제부가 지난 11일 관보 게재와 동시에 시행할 예정이었던 첨단업종의 수도권 입지규제 완화정책도 유보됐지만 정부의 갈지자 행보를 비난하는 수도권 국회의원은 없었다. 입지규제 완화를 믿고 공장 신·증축 등을 준비해 온 기업들만 뒤통수를 맞았다.정부는 이날 관보를 통해 산업집적 활성화 및 공장 설립에 관한 법률(산집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게재할 계획이었다.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입법예고까지 됐지만 비수도권 의원들의 반발에 가로막혔다. 비수도권 의원들은 여야, 영·호남할 것 없이 한 데 뭉쳐 수도권의 규제를 완화하려는 정부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했다.그래도 수도권 의원들은 입을 다물고 있다. 순진한 건지, 자신과는 관계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2011-04-14 이호승

지방 재정주권 뺏긴 취득세 감면

[경인일보=]최근 정부의 취득세 감면정책을 둘러싸고 논란이 거셌다. 마치 폭풍이 지나간 듯하다.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해 취득세를 절반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정부의 방침에 대한 각 지방정부의 반발에 정부는 감소분의 '전액 보전'을 약속하면서 취득세 감면논란은 일단락 되는 듯하다. 정부의 취득세 감면 정책에 대항해 세수보전을 이뤄낸 지방정부의 '승리'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뒷맛은 영 개운치 않다. 가장 큰 이유는 정부에 의해 지방자치의 근간이 흔들렸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방정부와 상의도 없이 지방정부의 주요 재원인 취득세의 감면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지방자치법 122조에는 '국가는 지방재정의 자주성과 건전한 운영을 조장해야 하며, 국가의 부담을 지방자치단체에 넘겨서는 안된다'고 명시돼 있다.하지만 지방재정의 자주성과 건전한 운영을 '조장'해야 할 국가는 지방재정의 자주성을 무시하고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해 지방자치단체에 부담을 지우려 했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지방정부의 자주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 세목이나 세율을 정함에 있어 지방정부도 개입할 수 있는 방안 등의 논의를 이끌어 내지 못한 채 눈 앞의 세수보전에만 매달린 듯한 지자체장들의 모습이 아쉽기만 하다.지방정부의 재정주권 침해로도 볼 수 있는 정부의 이번 조치에 대해 특히 송영길 인천시장은 오세훈 서울시장,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달리 야당출신의 수장으로, 그들과는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은 더욱 커진다. 민선 지자체장이 지자체를 운영한지 17년째다. 하지만 사무만 있고, 예산은 없는 '반쪽 지방자치'는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다. 지방정부 위에 군림하는 정부가 아닌 '온전한 지방자치'를 위해 노력하는 정부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이를 위한 지방정부 스스로의 노력은 물론이다. 더이상 '반쪽 지방자치'는 보기 싫다.

2011-04-13 이현준

가려진 진실?

[경인일보=최규원기자]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경제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하지만, 대내·외적인 상황을 고려했을 때 기준금리 동결은 어쩔 수 없었던 모양이다. 기준금리가 매월 한 번씩 회의를 통해 결정된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만 항상 인식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그러나 기준금리가 동결됐다고 해도 예금금리는 크게 바뀌지 않는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예금금리도 당연히 인상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인하되는 경우도 다반사다.물리학에 작용·반작용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어떤 물체에 가해진 힘과 그에 반대되는 힘은 동일하다는 것이다. 이는 경제시장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외부적 요건을 무시할 수 없지만, 일반적으로 수요·공급의 법칙에 따라 특정 재화의 가격이 책정된다. 이는 우리가 알고 있는 자본주의 시장 원리이고 법칙이다. 이는 누구나 알고 있는 진실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진실과 사실을 잊고 지낸다. 이는 진실이 내 주변의 모든 것과 동일시되면서 잊고 있기 때문이다.이처럼 각종 작용 원리는 크게 변하지 않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그 결과물을 내기 위한 예상치 못한 외부적 요인인 새로운 변수라는 것이 간혹 등장한다.최근의 우리나라 각종 경제지표 역시 마찬가지다. 예상치 못했던 국제 유가 변화와 일본 대지진 등의 대외적인 상황과 내부적 요인 타개를 위해 정부는 부동산대책, 물가대책 등 다양한 변수를 제시했다.그러나 침체된 국내 경기는 안정화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각종 변수도 기본 작용 원리에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정부가 정작 그 원리에 작용을 할 수 있는 변수가 아닌 대중들을 현혹하려는 공허한 메아리는 아니었을까. 아직 정부는 상식이 뭔지 잘 모르는 모양이다.

2011-04-12 최규원

가평 도시가스공급사업 갈길 잃나

[경인일보=김민수기자]가평군이 지난 2008년부터 야심차게 추진한 도시가스 공급 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어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고유가로 인한 주민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진행되는 이 사업은 경기도와 가평군, 도시가스공급업체 (주)예스코가 지난 2007년 도시가스 조기 공급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가평군 1만여가구에 도시가스를 공급하기로 했다. 공급사인 예스코는 2008년부터 2013년까지 233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이에 따라 이 업체는 2009년 청평면, 2010년 가평읍, 2011년 상·하면, 2012년 설악면, 2013년 북면 등의 순서로 공급 일정을 잡고 공사에 들어갔다.하지만 2009년 완공 예정이던 1구간인 청평면 공사는 아직도 끝내지 못한 상태이며, 2010년 완공 계획이었던 가평읍에 대한 공사는 아직 시작도 못한채 사실상 중단 상태다.신현배 군의원은 군정질의를 통해 "경제논리로만 따진다면 가평읍에 도시가스는 절대 들어올 수 없을 것"이라며 "현재 도시가스 공급사업 정책에 대한 방향 전환과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이에 대해 집행부는 "가스공급사가 낮은 경제성을 이유로 청평면에서 가평읍 본관공사 추진에 미온적"이라는 지연 사유를 내놓았다. 덧붙여 "앞으로 군은 공급사의 약속 미이행 사항에 대해 강력한 이행 촉구를 통해 가평읍까지의 본관 공사를 조기에 추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상투적인 답변을 제시하고 있다.현재 군은 답변에서 밝힌 바와 같이 도시가스 공급사업에 대한 확실한 향후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공급사의 처분만을 기다리는 형국이다.이제라도 군은 공급사와의 동상이몽(同床異夢)에서 깨어나 가평군민의 숙원사업인 도시가스 공급사업이 조기에 추진될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다각적이고 체계적인 전략으로 올인해야 할 때다.

2011-04-11 김민수

한치 앞 못 내다본 정유사 석유 공급가 인하

[경인일보=김혜민기자]방사능 비가 내린 지난 7일, 외출을 삼가라는 조언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주유소 앞에 긴 줄을 늘어섰다. 이날은 정유사가 석유 공급가를 인하하겠다고 예고한 날이었다. 빗속을 뚫고 주유소 앞에 길게 늘어선 차량들은 180여일동안 계속되던 유가 고공행진이 시민들에게 얼마나 큰 시름이었는지를 방증해 보였다.그러나 이날 시민들은 큰 실망을 했다. 일부 직영 주유소를 제외한 대부분 주유소들의 유가 인하 폭이 예상을 깨고 극히 미미했기 때문이다. 전날과 비교해 가격이 그대로인 곳이 허다했고, 100원을 모두 내린 주유소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또 SK 주유소의 경우 카드 할인 시스템이 미처 구축되지 않은 일부 주유소에서는 현금 할인이나 적립금 등으로 혜택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날만을 기다린 운전자들은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고 일부는 주유소 업주에 강하게 항의하는 소동까지 빚어졌다.하지만 이를 모두 주유소탓으로 돌릴 수도 없다. 주유소협회측에서는 "정유사들은 지난 3월말 주유소들에 재고를 가득 채우라고 종용한 지 일주일만에 가격 인하를 전격 발표해 주유소들의 즉각적인 가격 할인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비싼 값으로 사놓은 석유가 소진돼야 가격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돌이켜보면 정유사들의 공급가 인하는 지난 3일 SK에너지를 시작으로, 5일 에쓰오일, 6일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순으로 급작스럽고 경쟁적으로 이뤄졌다.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은 정유사들의 가격 인하로 생색내기에 급급했다. 갑작스러운 인하에 뒤따를 혼란을 예상하거나 대책을 마련할 생각도 못했다.현재까지도 주유소 석유 가격은 제자리걸음이다. 정부와 정유업계는 불신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정유업계의 공급가 인하 방침이 요란한 빈수레로 그치지 않기 위해선 정부의 발빠른 대책이 필요한 때다.

2011-04-10 김혜민

최성 시장의 희망보직제

[경인일보=김재영기자]고양시가 최근 새벽 2시20분을 기해 1천500여명에 대한 대규모 승진 및 전보인사를 마무리했다. 행정조직의 근간을 완전히 뒤흔드는 조직개편과 함께 최적의 적임자를 찾는다는 명분을 내세운 인사를 앞두고 많은 직원들은 기대와 우려속에 소위 최성 식 인사를 지켜봤다. 직원들의 연공서열 파괴는 물론 학연·지연과 정치적 보은인사는 철저히 배척하며 능력있는 직원 발탁, 여성직원 주요부서 배치 등 나름대로 인사기준을 세워 고심한 흔적도 엿보인다.무엇보다 이번 인사의 최대 하이라이트는 전 직원 대상의 희망보직제 도입에 있다. 2천300여 직원 가운데 99%가 참여했다는 희망보직을 통해 상·하위 직원의 63%를 자기계발과 적성을 고려해 배치했다며 획기적 인사로 자평하고 있다.하지만 대다수 직원들은 원하는 부서를 신청해도 어차피 가지 못할 것을 예상하면서도 1~4지망까지 제출한 희망보직이 오히려 직원간 능력자와 무능력자를 평가하는 성적표로 변질됐다며 엇갈린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능력을 갖춘 인재발굴과 자기개발에 충실한 직원을 대거 발탁했다는 인사배경 설명과 달리 고양시가 선정한 높빛공직자 수상자는 물론 요직을 거친 간부 직원의 좌천성 인사 등 대다수 기피부서 발령자들은 스스로 무능력자로 허탈해 하고 있다. 자치단체장의 고유 권한을 행사한 인사권을 놓고 반박하거나 정면 도전하는 직업 공무원은 흔치 않다. 하지만 이번 인사를 둘러싼 일부 간부공무원들의 움직임은 예사로워 보이지 않는다. 희망보직을 사유로 고위직에서 동사무소 근무자까지 몽땅 최성 식 전보인사를 단행하면서 구청장의 하위직 인사권도 완전히 사라졌기 때문이다. 구청내 순환보직 인사권은 구청장이 했다는 조례를 근거로 일부 구청은 시 전보인사 권고를 바꾸는 반기도 들었다. 전보인사 권고안을 일부 거부한 구청장과 해외출장에 오른 인사권자의 귀국을 앞두고 전방위로 불거진 인사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2011-04-07 김재영

신포동에서 찾은 도시재생 참의미

[경인일보=김명호기자]요즘 인천 중구 신포동이 되살아나고 있다. 근대 개항장으로 인천의 중심이었던 이 곳은 1990년대 들어 남동구와 연수구, 송도 등 신도심이 차례로 개발되며 대표적인 구도심으로 전락했다. 인적이 뜸하던 이곳에 최근들어 주말이면 수천명의 관광객이 몰리고, 카페와 옷가게 등 동네를 떠났던 상점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변화의 시초는 개항장 일대 건물을 개조해 예술가들의 작업·전시 공간으로 활용하도록 한 '아트플랫폼'이 들어오고 부터다. 동네에 예술가들이 몰리고 또 이들의 작품을 구경하러 오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사람이 북적거리기 시작했다. 또 중구청이 차이나타운과 개항장 일대를 잇는 도보 코스(개항 누리길)를 관광상품화했고, 인천개항박물관 등 신포동 일대에 있는 근대 건축물을 이용한 특색있는 '미니박물관'이 들어서면서 동네 전체가 하나의 볼거리가 됐다.죽어가던 동네가 다시 되살아나는 것. 말 그대로 도시가 '재생'되고 있는 것이다. 인천에는 '재생'이란 단어를 잘못 쓰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도화구역, 루원시티 등 이른바 '도시재생사업'이라고 이름 붙여진 대단위 개발사업 지역. 신포동과 같은 구도심을 모두 허물고 새롭게 아파트를 짓는 것이 재생사업의 형태다. 동네의 문화와 건물, 역사 등 모든 것을 죽이고 새로운 도시를 건설하는 것에 재생이란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다. 이들 지역의 개발 콘셉트만 봐서는 도시가 생긴 후에도 거대한 아파트촌 외에는 '재생'이란 단어를 붙일만한 어떠한 것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부족한 예산에 맞춰 사업 계획이 수차례 바뀌다보니, 과연 어떠한 동네가 만들어질지 가늠하기도 어렵다. 재생이란 단어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죽게 되었다가 다시 살아남'으로 나온다.도화구역과 루원시티가 진정한 재생사업이 되려면 인천시 공무원들이 이번 주말에 신포동을 한번 가보는 것도 좋을듯 싶다. /boq79@kyeongin.com

2011-04-06 김명호

2만달러의 의미

[경인일보=이성철기자]지난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6.2%를 기록하면서 국내총생산(GDP)이 3년만에 1조달러대로 복귀했다.이와 더불어 1인당 국민총소득(GNI)도 다시 2만달러대로 올라섰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우리나라의 작년 경제 성적표다.지난 2007년 미국의 서브 프라임 사태로 촉발된 금융위기 이후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는 총성없는 경제전쟁 속에서 제조업을 중심으로 수출이 활기를 보이며 대한민국 경제는 건재함을 과시했다.이는 금융위기를 딛고 경제가 다시 정상궤도에 들어섰음을 알리는 우수한 성적이다. 1인당 GNI는 2만759달러로 2007년 이후 3년 만에 2만달러 고지를 다시 밟았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높아진 데다 원화값이 9.4%나 떨어져 달러로 표시한 소득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숫자놀음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10대 부국이 됐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여기에 '화려한 성적표'의 이면에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기름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채소 등 식자재를 비롯한 생활물가는 폭등해 서민들의 가계는 팍팍하기 그지없는 실정이다. 그러니 '2만달러'를 체감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현재 우리나라 가계대출은 80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빚더미를 깔고 앉아 하루게 다르게 뛰는 물가에 허덕이면서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입지도 못하는 어려운 시절을 맞고 있다.보여주기 위한 2만달러 성적표는 쓸모없다. 더구나 지금은 '10대 부국'을 앞세울 때가 아니다. 정부는 서민들이 경기회복의 온기를 피부 깊숙이 느낄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2만달러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 기쁨을 나눌 수 있는 그 날이 하루라도 빨리 오길 바란다.

2011-04-05 이성철

스크린골프, 누가 너무한 겁니까?

[경인일보=김태성기자]지난 주 경기도의회에서 만난 한 도의원은 본 기자에게 "스크린골프 동호회 기사는 좀 너무한 거 아니냐"며 "동호회가 시작도 하기 전에 언론 때문에 좌초가 됐다"고 푸념을 늘어놨다. 또다른 의원도 "스크린 골프는 물론 스마트폰, 외유성 해외연수 등 도의회 관련 기사는 온통 부정적"이라며 "언론 때문에 도의회가 도민들에게 욕을 먹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결론인 즉, 스크린골프 동호회에 대한 언론의 지적으로 취미 모임인 스크린골프동호회가 무산됐고 부정적 기사로 도의회의 이미지가 나빠졌다는 이야기다.그렇다면 스크린골프 동호회 추진의 본질은 무엇이었던가. 도의회는 의원들의 취미모임 지원을 위해 1인당 30만원 한도내에서 필요금액을 지원하고 있고, 이에 따른 연간 예산은 4천만원에 달한다. 물론 이같은 예산은 도민의 혈세로 충족된다. 예산 항목은 의회운영공통경비로, 대개 국제교류 및 의원세미나, 복지시설 격려 등의 용도로 쓰인다. 하지만 도의회에서는 이같은 경비의 25% 이상을 의원들의 취미활동 경비로 사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도의회내에서는 동호회를 구성하지 않으면 손해라는 말까지도 나온다.도의회는 이에 필드에 나가기가 부담스러우니 스크린골프라도 치겠다는 취지로 예산을 지원받는 동호회 구성에 나선 것. 결국 동호회 구성 계획은 여론의 뭇매로 접게 됐지만, 여전히 뒤에선 언론에 대한 아쉬움의 소리가 나오는 모습이다.언론을 통해 이번 일이 드러나지 않았다면, 스크린골프 동호회는 지금쯤 정식 구성돼 혈세를 지원받아 스크린골프를 즐기고 있을지도 모른다. 또한 무한정 확장돼 가던 동호회 지원도 걷잡을 수 없이 증액돼 도의원들의 제밥그릇 챙기기가 됐을 가능성도 있다. 국민정서상 용납되지 않는 스크린골프 동호회 모임을 추진한 것과 관련해 '너무했다'라는 생각은 도의원들의 언론에 대한 푸념용이 아닌, 도의회를 바라보는 도민들의 생각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2011-04-04 김태성

수능과 학생인권조례의 상관관계

[경인일보=문성호기자]20여 년 전 상영된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라는 제목의 영화는 현재까지도 교육의 폐단을 상징적으로 표현해내는 명언으로 회자되고 있다. 그렇지만 "청소년들에게 행복의 기준은 무엇인가"란 질문에는 대안도 찾기 힘들다.이를 두고 교육현장에서는 수십 년 동안 고민을 거듭했지만 행복의 기준에 성적이 일정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가 없다.그렇다면 전국에서 처음으로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한 경기도교육청의 행복지수는 어떨까?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201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분석결과에서 도는 전국 16개 시·도 중 언어 11위, 수리가 4위, 수리나 14위, 외국어는 9위로 전년도에 비해 오히려 떨어지면서 또다시 중하위권의 초라한 성적을 받았다.또 수리가 영역을 비롯해 4과목 모두 표준점수 차이가 커지면서 도내 학교간의 성적 격차가 그만큼 심해졌다. 특히 경기도는 중위권의 학생들이 취약한 모습을 보이면서 올 수능의 전망도 그다지 밝지 않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지난 3월부터 학생인권조례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이후 교육현장에서는 학생지도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푸념어린 목소리가 여전한 상황에서 수능 성적마저 추락하자 어느 고교 교장은 "현실과 이상의 괴리감마저 든다"는 허탈한 말로 교육현장의 입장을 대변했다.하지만 교육을 책임지는 경기도교육청은 예상 외로 무덤덤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도교육청은 "창의 학력을 키워서 미래지향적인 학력을 키우는 데 노력을 하자"는 원칙을 거듭 반복하며 "수능 등급이 낮은 학생이나 학력향상형 창의경영학교에 대한 예산, 인적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거듭하고 있다.오히려 하위권으로 추락하지 않고 중위원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에 안주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들고 있다. 행복은 성적순이라고 생각하는 많은 고3 수험생의 학부모들에게 도교육청의 태도가 이해가 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물음표(?)다.

2011-04-03 문성호

돈 먹는 하마

[경인일보=]"최종용역보고서로서의 가치가 없다."김윤식 시흥시장이 지난 29일 용역수행기관을 향해 거침없는 질타를 쏟아냈다. 이날 시청 글로벌센터에서 열린 삼미시장 특화육성사업 컨설팅 최종보고회 자리에서다. 김 시장은 삼미시장 관계자 등 10여명이 참석한 보고회에서 용역결과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1억원짜리 용역인데 너무 현실성 없는 것 아니냐"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삼미시장 상인들과 깊이있게 논의해 본 적 있느냐"며 "더 연구해야 한다"고도 했다. 김 시장이 그동안 수십여건의 용역을 진행하면서 용역결과에 대해 질타를 쏟아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참석자들의 관심은 다른데 있다. 과연 누구를 향한 질타냐는 것이다. 용역결과가 삼미시장의 자구노력을 요구하는 선결과제를 제시했을 뿐 사실상 실질적인 대안이 제시되지 않는 등 허술했기 때문에 용역수행기관을 향한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그러나 보고회에 참석한 삼미시장 관계자들을 향한 것일 수도 있다는데 무게가 더 실리고 있다.이번 용역은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특화사업으로 도가 추진하고 있는 1시장 1대학 정책 연장선상에서 진행됐다. 당초 삼미시장의 자구노력 없이 이번 용역을 통해 활성화를 기대한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지금까지 삼미시장 활성화를 위해 투입된 예산만 14억여원에 달하고 있지만 활성화는 고사하고 오히려 더 쇠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삼미시장의 자구노력 부재를 원인으로 들 수도 있다. 그럼에도 삼미시장은 상인들에게 반환해야 하는 임대보증금(4억여원)까지 제3자가 해결해주길 기대하는 눈치다. 이 같은 상황에서 나온 김 시장의 질타는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용역수행기관을 향했든, 삼미시장 관계자를 향했든 더 이상 돈 먹는 하마가 되지 말아야 한다는 속내를 보여준 것 아닌가 싶다. 이날 김 시장의 거침없는 질타를 놓고 대다수 시민들이 '시원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2011-03-31 최원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