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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 경마장과 일그러진 주민들 삶

[경인일보=임승재기자]지난 22일 오후 KRA(구 한국마사회) 부평지점 일대 주택가를 돌아봤다. 골목마다 이중삼중으로 무질서하게 불법 주·정차된 차량들로 주택가는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었다. 대문 앞에 주인이 갖다놓은 '불법 주차 금지' 간판도 이날만큼은 속수무책이었다. 좁은 골목길에서 맞닥뜨린 두 차량은 연방 경적음을 울려댔다. 주택가 인근 도로도 마주오던 차량들이 뒤엉켜 심각한 교통혼잡을 빚고 있었다. '교통지옥'이 따로 없었다. 주민들의 원성은 극에 달했다. 경마가 열리는 주말마다 실내 경마장을 찾은 이용객들과 '주차 전쟁'을 벌여야 한다는 것이다. 주차할 데를 못 찾아 결국 집 앞에 잠깐 이중 주차를 했다가 견인을 당했다는 주민, 대문 앞에 차를 갖다놓을까봐 밖에 나와 지키고 서 있다는 주민, 빌라 주차장 출입구에 차를 세우는 경마장 이용객과 얼굴을 붉혔다는 주민…. 사연도 다 제각각이었다.어떻게 도심 한가운데서 이런 일이 십수 년 동안 반복돼 왔던 걸까. 지난해 금·토·일요일 동안 부평지점을 찾은 이용객은 평균 1만2천여명에 달했다. 하지만 부평지점이 보유한 부설 주차공간은 고작 차량 31대만 수용할 수 있다. 부평지점 측이 주차 요원 아르바이트생까지 고용해 인근 주택가 골목을 마치 제 집 앞마당처럼 사용하며 자기 배만 불리는 데 혈안이 돼 있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보다 못한 부평구의회는 지난 임시회에서 KRA에 건전한 경마문화 보급 노력과 영업이익의 지역사회 환원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정부의 레저세 인상, 부평구 배정 징수액 비율 상향 조정, KRA 부평지점 정원 초과 입장 금지, 마권 구매 상한제 준수, 주차난 해소 등이 그것이다. 부평구도 후속조치 일환으로 이 같은 요구들을 정부에 공식 건의키로 했다. 주민들은 그 동안 어디다 제대로 하소연도 못하고 그저 참고, 또 참아왔다. 뒤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이번에는 KRA 부평지점을 향한 문제의식이 반짝 구호에 그치지 않길 기대해 본다.

2011-05-25 임승재

공권력에 무릎꿇는 한국경제?

[경인일보=최규원기자]완성자동차의 부품을 공급하는 자동차 유성기업이 파업 1주일째를 맞았다. 때문에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 업계의 생산 차질이 점차 현실화되면서 대한민국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유성기업은 국내 완성차 업체에 피스톤링을 공급하는 업체다. 피스톤링이란 피스톤과 실린더 내벽 사이의 기밀을 유지하고 실린더 벽의 윤활유를 긁어내려 윤활유가 연소실에 들어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피스톤 바깥 둘레의 홈에 끼우는 링이다. 보통 피스톤 1개에 링 3개가 사용되는데 개당 가격은 1천351원에 불과하지만, 이 부품이 없으면 엔진 조립은 불가능하다.현재 피스톤링을 만드는 곳은 유성기업과 대한이연 두 곳 뿐이지만, 유성기업의 점유율은 최대 70%에 이르는 사실상의 독과점이다. 때문에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 완성차 업체의 생산라인은 올스톱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생산라인 중단은 그저 완성차 업체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미 2년전 쌍용자동차 파업사태로 쌍용자동차 300여개가 넘는 하청업계가 생산을 중단했던 점을 기억해 보면 수천여개 기업체의 생사가 달려있는 문제다.정부는 다수를 위한 소수의 희생 등 각종 정당성을 이유로 이번 파업과 같은 상황에 늘 공권력을 사용해왔고, 때문에 아무런 힘도 없는 파업 노동자들은 '파업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곤봉과 방패의 희생양이 돼야만 했다.쌍용차 역시 공권력으로 표면상 문제는 해결했지만, 이후 노조원들의 자살 등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는 각종 후유증을 양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또다시 공권력이라는 강수를 뒀다.누군가 그랬다. 한번 실수는 실수지만, 알고도 하는 실수는 실수가 아닌 고의라고. 또다시 공권력을 택한 정부는 '실수'라는 말로 사태를 무마시키지 않을까 걱정이다.

2011-05-24 최규원

道의회, 자기감시 철저했는지 반성을

[경인일보=송수은기자]오는 7월 제260회 임시회까지 52일간 긴 방학에 돌입한 경기도의회는 해외공무 연수와 특별위원회 운영, 각종 지역 행사 등으로 짜임새있는 일정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의욕적인 활동에 앞서 전제돼야 할 부분들이 있다.대부분의 의원들이 '특권의식'이 있다보니, 집행부 또는 감사대상 기관들 위에 군림하려고 하는 경향이 짙다. 때문에 갑작스런 업무보고를 주문한다든가, 아무렇지 않게 밥자리, 술자리를 가지며 접대받는 사례들도 비일비재하다.이런 과정에서 의원들의 식대 등을 의정활동 공통운영비에서 지출하지 않고 접대를 받을 경우 '선거법' 위반 등의 시비로 고소·고발이 따르거나 법적 다툼을 벌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최근 도의회의 한 특위가 특위 활동중 점심 접대를 받아 의원들 사이에서 문제삼고 있는 것이 그런 예이다. 늘상 있어 왔던 관행에 익숙하다보면 자칫 커다란 화근으로 확대될 수 있다. '1천300만 경기도민들을 위해 일을 한다'는 생각으로 지난 1년간 8대 의회는 운영돼 왔다. 의회는 도 집행부와 도교육청을 향해 채찍질을 가해 왔다. 그럴 때마다 도의회의 명분은 항상 '도민의 입장에서'나 '보다 투명한 예산집행' 등의 이유를 달아왔다. 그러나 정작 의원 자신들은 '도민앞에서 부끄러운 모습을 보인 적은 없었는가', '도정을 감시하고 견제하기에 내 모습은 진정성을 갖추고 있는가' 등의 자기 성찰이 있어야 한다.지방의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은 집행부는 물론이려니와 도민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방의원의 신분은 '공인'임을 각인해야 한다. 집행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를 할 때는 공인 신분으로 투명성을 외쳐대면서 자신들의 일에 대해서는 '내맘대로 식', 또는 '당연한 관행'이라며 아전인수격 해석을 해서는 곤란하다. '나부터 투명하고 깨끗한' 지방의원이 되려고 노력해야 그 의원의 의정활동이 신뢰받고 도민들의 지지를 얻어낼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잊어서는 안된다.

2011-05-23 송수은

할 말 못하는 사회, 왕따 당하는 정의

[경인일보=최해민기자]4년 전 의정부에서 주재기자로 근무하던 중 황당한 사건을 접하게 됐다. 국내 굴지의 한양대학교 구리병원의 장례식장이 임대업자간 다툼으로 수개월째 폐업상태라는 것. 이로 인해 피해를 입는 건 장례식을 치러야 할 시민들로, 지역에서 가장 큰 병원 장례식장이 문을 닫은 탓에 고인을 다른 지역까지 옮겨 모시는 번거로움을 견뎌야 했다. 발빠르게 사건을 보도했고,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은 수사에 착수, 병원의 고위 간부 A씨가 임대계약 연장을 빌미로 한쪽편 임대업자로부터 거액의 뒷돈을 받은 사실을 밝혀냈다. 간부 A씨는 기소돼 재판을 받은 뒤 징역형을 선고받고 병원에서 퇴직했다.그로부터 4년 후인 얼마 전, 황당한 제보를 접하게 됐다. 구리병원의 한 직원이 병원의 잘못된 정책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부당하게 인사조치를 당했다는 내용이었다. 해당 내부고발자는 병원과 싸웠고, 결국 노동위원회로부터 '부당한 징계였다'는 결과를 얻어내 복직됐다. 하지만 그 뒤 병원의 억압은 더욱 거세졌고, 윗선의 눈치를 보는 직원들의 따돌림은 고발자를 지치게 했다. 이에 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면서, 잘못된 점을 또 하나 지적했다. 병원측이 4년 전 본 기자가 기사화했던 사건의 비리간부 A씨에 대해 공금으로 변호사비 수천만원을 대납했던 것. 이를 들어 고발자는 당시 공금 지출 결제라인에 있었던 임원진들을 '배임'으로 고발했다. 병원을 상대로 한 손배소송과 상사에 대한 형사고발은 어찌보면 정의를 부르짖기 위한 약자의 몸부림에 불과했을 터다. 하지만 병원측은 더 거세게 고발자를 짓밟았고, 급기야 직위를 해제시켰다. 이같은 내용은 최근 경기지방노동위에서 또다시 '부당하다'는 결론이 난 상태다.병원이 잘되길 바랐던 소속 직원의 내부고발, 잘못된 것을 잘못됐다고 말하는 것조차 벌받을 일이 되는 '닫힌 사회'에 정의는 그저 왕따 당하고 있었다.

2011-05-22 최해민

도시재생과 직원의 안타까운 사연

[경인일보=이재규기자]부천시의 최대 민원부서인 도시재생과 직원이 과중한 업무로 인한 심근경색으로 쓰러졌다가 구사일생으로 생명을 건진 사연이 뒤늦게 알려져 공직사회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부천시 도시재생과 주무관(7급)인 이성우(53)씨는 석가탄신일인 지난 10일 오후 8시 집에서 휴식을 취하다 갑자기 가슴에 심한 통증을 느껴 아들의 차를 이용, 순천향대 부천병원 응급실로 향했다. 아들이 주차하는 사이 응급실로 향하던 이씨는 그러나 갑자기 호흡이 멈추면서 쓰러졌다. 다행히 의료진 및 주위 사람들의 도움으로 응급실로 이동, 응급의학과 전문의로부터 5차례에 걸쳐 심제세동기 처치를 받고 호흡이 돌아왔고 곧바로 심장내과 전문의로부터 응급 조영술을 받아 목숨을 건졌다. 이씨는 현재 병원에서 가료중이다. 경기도내에서 뉴타운사업이 가장 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부천시. 그만큼 이와 관련한 민원도 빗발치고 있는 곳이다. 지난 2월 뉴타운·재개발 등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16일동안 시장실 안팎에서 점거 농성을 벌였다. 결국 주민 30여명이 경찰에 강제 연행되고 목사 1명이 구속되는 등의 불상사가 일어났다. 이처럼 현재 부천시에는 1주일에 평균 2회 정도 20~40여명의 주민들이 도시재생과와 뉴타운개발과에서 기습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씨가 근무하는 도시재생과의 경우 지난달 25일 S정비구역 주민 50여명의 기습 시위로 전직원이 10시간 가까이 감금 아닌 감금(?)을 당해 업무가 마비되기도 했다. 특히 이씨는 D구역을 비롯, S구역, C구역 등 부천에서도 가장 앞선 원미구 관내 재건축·재개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쓰러지기 직전인 지난 4일에도 S구역 주민들이 몰려와 장시간 항의 시위를 벌이는 등 연일 강도높은 대민원 업무를 처리해 왔다. 이씨는 현재 26개월째 도시재생과에 근무중이다.시는 마침내 대민원부서 장기 근무자들을 대상으로 순환 보직을 실시, 업무 강도를 다소 완화시켜주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이씨와 같은 직원들의 고충이 다소나마 덜어질지 기대해 본다.

2011-05-19 김신태

인사 잘해야 본전이다

[경인일보=강승훈기자]인천시의 석연찮은 인사 행정이 또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최근 인천경제통상진흥원과 인천정보산업진흥원 두 곳의 원장이 상당 기간 임기를 남겨두고 자진 사퇴한데 따른 것이다. 두 기관은 모두 인천시 출연기관이다. 업무 집행에 관한 의사를 최종 결정하는 이사회의 이사장은 인천시 행정부시장이다. 그렇다보니 시의 입김에서 절대 자유로울 수 없다.대외적으로 두 원장은 자발적 사임 의사를 밝혔다. 그렇지만 이는 본인의 입으로 내뱉은 게 아니다. 즉 이번 상황을 그대로 믿기 힘들다는 뜻이다. 더욱이 두 원장과 가깝게 지내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타의에 의한 불가피한 결정에 가깝다. 옷을 벗는 것 이외에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몇 명의 지인들에 따르면, 두 원장은 이달 초 사직서를 제출하기 전 시로부터 수차례 '사퇴 압박'을 받았다고 한다. 짧게 정리하면 알아서 현직에서 물러나라는 내용이다. 권고라기보다 강제다. 기관장이라도 관리·감독 부서의 지시인 탓에 무시할 수 없다.이런 인천시의 외압 논란은 앞서 기관장의 내정설이 현실화되며 더욱 설득력을 얻는다. 인천경제통상진흥원의 새 수장은 직전 원장이 물러나기 전부터 하마평에 오르내렸고 이사장 단수로 추천된 인물이다. 그야말로 경쟁 자체가 없었다.인천정보산업진흥원장의 경우 공개 채용을 통해 선발키로 했다. 하지만 이 자리를 두고 벌써부터 말들이 많다. A씨가 유력하다, B씨가 적임자다 등등. 정작 이들은 공식적으로 후보자 제의가 있었다든지 아직 언급이 없다.문제는 시 해당 부서에서 일련의 상황을 부정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날까'라는 속담이 떠오른다. 송영길 인천시장은 취임후 줄곧 요직에 '측근심기' 지적을 받아왔다. 이번 역시 예외는 아닐 듯싶다. 인사는 잘해야 본전이라는데 인천은 과연 그럴까.

2011-05-18 강승훈

LH, 말로만 그친 U-City 사업

[경인일보=최규원기자]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는 2009년 10월 통합이전까지 대한민국의 각종 택지개발사업을 담당해 온 거대 공기업이었다. 이들은 서민들에게 보다 저렴하고 보다 살기좋은 주택 등을 공급하기 위해 선의(?)의 경쟁을 벌였다.이 과정에서 나온 택지개발지구의 콘셉트가 바로 U-City다. U-City란 말 그대로 유비쿼터스를 기반으로 휴대전화만으로도 도시 전체의 네트워킹이 가능한 도시로 보다 쾌적하고 편리한 도시로 토공이 용인 흥덕에 국내 최초로 U-City를 도입했고, 주공도 이에 질세라 파주 운정에 U-City를 도입했다. 이후 두 기관은 새로 발표되는 모든 사업지구에 U-City가 기반이 되는 택지지구를 개발하겠다고 공언했다.그러나 2009년 통합공사 출범이후 U-City 사업은 100조원이 넘는 거대 부채라는 벽에 부딪혔다. 때문에 LH는 신규사업은커녕 기존 사업조차도 사업재조정 문제로 인해 2년째 사실상 거의 모든 사업이 올 스톱된 상태다. 문제는 LH가 자금난을 이유로 그 동안 추진키로 했던 U-City 사업을 취소하겠다고 택지개발사업지구가 추진 중인 지자체에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는 사실이다.이에 대해 지자체들은 말도 안되는 처사라며 반발하고 있고, U-City 사업이 공표된 사업지구의 지자체들은 LH와 수차례 협의를 벌이고 있지만 그 마저도 신통치 않은 모양새다.더욱이 LH는 당초 추진키로 했던 U-City의 기본인 CCTV 등 설치도 안해준다는 입장이어서 지자체들의 불만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미 버스교통안내정보나 CCTV 설치는 U-City사업이라기 보다 도시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기반시설의 하나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H는 자금난을 핑계로 계속 사업을 취소하겠다고만 하니, 한 나라의 택지와 주택을 책임지는 공기업의 자세인지 스스로 한번 되짚어 볼 때다.

2011-05-17 최규원

취임 1주년, 호들갑보다 반성을

[경인일보=박상일기자]다음 달이면 민선 5기 자치단체장들이 취임 1년을 맞는다. 우리나라 지방자치제도가 지난 1991년 부활한 것으로 따지면, 지방자치 20주년과 함께 맞는 취임 1주년이기도 하다. 각 지자체들은 벌써부터 취임 1주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이벤트들을 준비하느라 부산하다. 지난 1년간의 치적(治績)을 정리해 화려하게 포장하고, 주민들의 관심을 끌기위한 아이디어를 모으는 작업이 한창이다. 이달말께면 취임 1주년과 관련한 각종 보도요청 자료들도 쏟아져 나올 참이다. 이런 모습들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민선 이후 자치단체장들이 거의 하나같이 그랬다. 자신들의 치적을 내세워 '표'를 모으려는 정치적인 의도가 다분히 깔려있다. 그렇게 따지자면 취임 1주년을 맞아 준비하고 있는 온갖 이벤트들은 3년후를 노린 정치적 행보라고도 할 수 있다. 중앙의 행정력이 지방에까지 제대로 미치지 못했던 옛날, 지방의 고을을 다스렸던 관리들은 적지않은 권력을 누렸다. 중앙정부의 감시와 통제가 약하다보니, 관리들의 마음가짐과 다스림의 방법이 고을의 발전 여부를 결정했다. 주민들은 고을을 잘 다스렸던 관리가 떠날 때는 힘을 모아 송덕비(頌德碑)를 세웠다. 그런 옛날과 비교하자면, 지금 취임 1주년을 준비하는 모습은 송덕비를 스스로 세우려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스스로 치적을 내세우며 '내가 이렇게 잘했소'라고 알아달라고 사정하는 모습이 사실은 안쓰럽기까지 하다. 취임 1년을 맞는 지금, 지자체의 수장들이 할 일은 진지하게 지난 1년을 되돌아보는 '반성'이 아닐까 싶다. 과연 지난 1년동안 정치적인 욕심을 버리고 주민들을 위해 노력해 왔는지, 혹시나 초심을 잃어버린 것은 아닌지, 잘못된 것들을 인정하고 고치려고 노력해 왔는지…. 스스로 하늘에 한점 부끄럼이 없다면, 아마도 취임 1주년 홍보는 필요가 없을듯 하다. 3년후에 주민들이 어떤 형태로든 '송덕비'를 세워드릴 테니까.

2011-05-16 박상일

경기도와 도의회의 통큰 정치

[경인일보=이경진기자]경기도와 도의회의 상생정치가 다시한번 시선을 끌고 있다. 산하단체장 임명방법을 다룬 '산하기관장 임명 임원추진위원 조례안 개정'을 놓고 빚어졌던 논란을 도가 일부 공공기관의 정관 개정이라는 묘수로 풀어 상생의 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달 도의회는 도 산하기관장 임명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에 도의회가 2명을 추천할 수 있도록 하는 조례 개정안을 만들어 상임위를 통과시켰다. 조례가 민법상 독립법인인 재단법인의 정관을 개정할 수 있는가의 문제가 법률적 쟁점이 된 가운데, 도와 의회는 협의를 진행, 서로 한발씩 양보하는 대타협의 정치를 보여줬다.재단법인 형태의 도 공공기관은 모두 12개. 이번에 2개의 관련 조례가 통과됐지만, 야당인 민주당은 차례차례 나머지 10개의 조례 개정안도 제출할 계획이었다. 도로서는 법률 위반의 소지가 있는 이들 조례안이 본회의를 통과할 때마다 대법원에 제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도와 의회가 12건의 소송을 진행하면서 사사건건 대립해 서울시나 국회처럼 전투 양상이 벌어질 수도 있는 국면이었다.그러나 양측은 지난해 말 무상급식 논란을 친환경 급식 확대라는 묘수로 해결한 것처럼 다시 한번 솔로몬적 해법을 찾아냈다. 의회가 조례안 상정을 보류하는 대신 도는 정관을 직접 개정키로 한 것. 이 해법은 도와 의회 모두가 상생하는 '대타협'이라는데 이견이 없는 것 같다. 도는 도지사가 추천한 추천위원을 의회가 추천한 위원보다 더 많이 확보해 실리를 확보했고, 의회는 그동안 없던 공공기관장 임명 절차에 관여할 수 있는 실리를 얻게 됐다. 특히 임원절차의 투명성을 확보한다는 대의적 명분도 충족시켰고 두 기관 모두 소모적인 행정력 낭비와 정쟁을 피할 수 있게 됐다.이번 타협점을 통해 도와 의회는 집행부가 제출한 조례안이 한 건도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 서울시나 걸핏하면 물리적 폭력으로 얼룩지고 있는 국회와 극명한 차별점을 보여 줬다. 도의회의 3분의 2를 점하고 있는 민주당과 도지사는 모두 직접 선거를 통해 도민의 선택을 받은 사람들이다. 서로를 인정하고 한발씩 양보하는 상생의 통큰 정치가 더욱 값지게 보이는 이유다.

2011-05-15 이경진

비상을 준비하는 지역경제

[경인일보=최재훈기자]풀이 죽어있던 포천 지역경제에 최근 낭보가 잇따라 날아들었다. 지역 중소기업인들이 베트남과 러시아 등 냉열지역을 오가며 1천900만 달러의 수출계약을 따냈다는 소식이었다.지난달 초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엑스포에 참가한 포천의 8개 기업은 현지 바이어들과 수출상담을 벌인 끝에 505만 달러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아직 협상 중인 300만 달러 상당의 계약 건도 전망이 밝다고 한다. 역시 지난달 러시아를 다녀온 포천의 11개 기업도 개가를 올렸다. 일주일간 모두 64건의 수출상담을 벌여 이 중 6건의 계약이 성사돼 1천400만 달러를 수주했다. 사실 금액만을 놓고 본다면 그다지 내세울 만한 실적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내로라하는 산업단지나 한 대기업의 수출액에도 못미친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사실이 아닌 현실의 관점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현재 포천지역 경제상황은 시 승격 이후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구제역의 여파로 축산업이 휘청이고 지역경제의 한 축을 떠맡고 있는 중소제조업마저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압박으로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미래 '생명줄'로 떠오르던 관광산업은 '큰 손'으로 여기던 해외 투자자와 국내 대기업의 외면으로 '용두사미' 꼴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런 암울한 지역경제 상황 속에서 이번 해외수출상담 성과는 현실적인 면에서 한줄기 서광이나 다름없다. 전세계를 무대로 종횡무진하는 포천의 한 LED(발광다이오드) 개발업체 대표의 말이 아직 귓전을 맴돈다."전 세계를 발로 뛰는 저 자신이 가장 빠른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해외시장에는 저보다 더 빠른 순간이동을 하는 경쟁자도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현재 포천지역에는 대규모 염색단지와 전자단지가 조성되고 있다. 이에대해 관계당국은 긴밀한 협조와 각종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2011-05-12 최재훈

체벌교사 '찍히면 죽는다?'

[경인일보=목동훈기자]최근 인천의 한 중학교 여교사가 남학생을 과도하게 체벌하는 동영상이 화제가 됐다. 같은 학교 학생이 올린 것으로 보이는 이 동영상은 엄청난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인천과 경기는 물론 전국의 학부모들이 '폭행' 수준의 동영상을 보고 큰 충격을 받은 것 같다.남학생의 부모는 여교사 A씨를 처벌해 달라며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고, 경찰은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인천시교육청도 A씨를 징계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그러나 시교육청 홈페이지 등 인터넷에는 A씨를 비난하는 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제 식구 감싸기'를 우려하는 듯 징계 수위까지 지켜보겠다는 분위기다.누리꾼들은 왜 이 동영상에 격분하는 것일까. 체벌에 관한 안 좋은 기억이 떠오른 것은 아닐까. 누구나 학창시절에 한 번쯤은 체벌을 경험했을 것이다. 모든 교사가 체벌을 학생 지도 수단으로 사용한 것은 아니지만 일부는 감정 섞인 매를 들었다. 매를 들면 좀 낫다. 주먹과 손바닥으로 얼굴과 가슴 등을 때리고 발로 걷어차는 교사도 있었다. 두 학생을 마주보게 세워 놓고 서로의 뺨을 때리게 하는 경우도 있었다.체벌을 당한 학생들은 마음에 상처까지 입었지만, 이들 교사는 '사랑의 매'라고 자기합리화했다. 어느 학교에나 이런 교사들이 한두 명씩 있었다.이제는 시대가 변했다. 학생 지도 못지않게 학생 인권이 중요한 시대가 왔다.여교사 A씨는 중징계 처분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시교육청은 A씨를 징계하는 것으로 자신의 할 일을 다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재발 방지책을 내놓아야 한다. "학교에 체벌 금지를 지시했다", "때론 체벌이 필요하지만 과도한 체벌은 안 된다"는 식은 곤란하다. 언제까지 제자들이 휴대전화 카메라로 스승의 체벌을 감시, 고발해야 하는가.

2011-05-11 목동훈

저축은행 썩은 뿌리를 걷어내야

[경인일보=이성철기자]올들어 국내 금융시장의 최대 핫이슈는 저축은행 부실에 따른 구조조정과 후속타로 터진 저축은행과 금융감독 당국간 만연한 부정·비리다.장기화된 경기 둔화와 부동산 경기 위축에 따른 그간 잠재해 있던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 대출 등 저축은행의 문제점들이 하나하나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결국 영업조치로 문을 닫게 되면서 금융 업계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곧이어 법정관리에 앞서 기업어음을 발행해 물의를 빚었던 한 대형 건설사의 기업회생 절차 신청으로 건설업계의 경영난도 문제점으로 지적되면서 금융기관 전반의 부실대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저축은행에 대한 불안감과 불신은 대규모 뱅크런(예금인출) 사태로 이어졌고 재무 건전성이 양호한 여타 저축은행들도 경영 상황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제 저축은행 부실 및 부정 비리에 대한 뿌리를 캐내야 할 때에 이르렀다. 저축은행의 부실화 원인이 부동산 PF 부실 대출에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감독 당국에 대한 책임을 철저히 물어야 한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또 금융당국의 관리·감독이 소홀한 틈을 타 대주주들이 전횡을 일삼고 청탁을 받아 대출 한도를 초과하는 대출을 승인하는 등 각종 비리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게다가 저축은행 문제의 근원이 감독 기능의 부재에 있는 만큼 부실 감독의 원인이 된 금융감독원의 독점적 감독 체제를 지적하고 있다.금융회사와 감독기관의 유착을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다. 하지만 마땅히 책임을 져야할 금융감독원의 태도가 불성실하다.뼈저린 반성없이 여전히 지위를 독점하고 우위에 서려는 금융감독원의 모습에서 피땀흘려가며 번 돈을 한순간에 날려버린 예금자들의 분노는 절대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다. 썩은 뿌리를 캐어내고 새로운 토양에서 바로 선 서민들의 은행을 국민 모두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모른척해서는 안된다.

2011-05-10 이성철

주도권싸움에 빠진 한나라

[경인일보=이호승기자]주류의 독선적 당 운영에 반발, 비주류 원내대표(황우여 의원)를 선출한 한나라당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놓고 주도권 싸움을 벌이고 있다. 4·27 재보선 패배는 이미 보름도 되기 전에 잊어버린 것 같다.비대위는 9일 아침 첫 회의를 열 예정이었지만, 위원장 선임과 위원 구성 등을 놓고 당내 갈등이 발생해 첫 회의를 뒤로 미뤘다. 남경필·김성식 의원 등 당내 소장파는 물러나는 지도부가 비대위를 구성하는 건 절차상으로 문제가 있다며 새로 선출된 원내대표가 중심이 돼 비대위를 구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반면 기존 당 지도부는 당헌·당규에 따라 당 지도부가 선출한 비대위원장이 신임 원내대표와는 관계없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하지만 안상수 대표는 지난 8일 퇴임 기자회견을 갖고 "(비대위 구성은)최고위의 권한"이라고 잘라 말했다. 일부 의원들이 반발하는 데 대해선 "당헌·당규에 충실한 것이 옳다"고 일축했다.복잡해 보이지만 누가 당 주도권을 쥐느냐를 둘러싼 기싸움이다.소장파는 안 대표가 황 신임 원내대표를 흔들고 있다고 보고 있다. 자신들은 새로 선출되는 원내대표가 비대위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는데 황우여 의원이 당선되자 안경률·이병석 등 친이 주류 의원이 원내대표가 될 것으로 예상했던 지도부가 당황해 비대위 구성안을 처리했다는 얘기다.소장파의 핵심인 남경필 의원은 "황 의원이 당선될 것이라고 지도부가 생각이나 했겠는가"라며 "황 의원이 원내대표에 당선되면서 의원들에게 '권한'을 위임받은 건 황 의원이 유일한 만큼 황 의원이 비대위 구성의 전권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표결을 통해 비주류 원내대표를 선출했지만 주류·비주류의 주도권 싸움은 아직 진행중이다.

2011-05-09 이호승

아쉬움 남는 '무상급식 확대' 발표

[경인일보=민정주기자]보궐선거도 끝난 마당에 경기도 교육계가 난데없는 정치판에서나 볼 수 있는 선전 바람이 부는 듯하다. 지난 2일 김상곤 교육감은 교육감 취임 2주년 기자회견 자리에서 '창의지성교육과정'과 교사 선발, 연수 제도 개선 등 앞으로 남은 임기동안 펼칠 굵직한 경기도 교육 정책들을 발표했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 김 교육감은 수원시의 한 사립 유치원을 방문해 배식 활동을 하면서 만3~5세 유아들에 대한 무상급식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혁신교육과 함께 그의 교육정책의 쌍두마차 역할을 하고 있는 무상급식 확대 방안을 연이어 발표한 것이다. 그러나 어린이날 깜짝 선물로 준비한 유치원 무상급식 확대 방안은 포장만 그럴싸할 뿐 내용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관련 예산 확보를 위해 지자체와의 협의가 선행됐어야 하지만 경기도내 시·군과 경기도청은 언론의 보도를 통해 뒤늦게 유치원 무상급식 실시 계획을 들을 수 있었다. 당장 올해 2학기부터 유치원 무상급식을 실시하는데 드는 비용은 교육청이 부담하더라도 내년부터 지속적으로 이어가는데 필요한 협의는 전무했다. 지자체 담당자들 사이에서는 무상급식에 대한 반대가 선거에 독이 될 수 있음을 이용한 악의적인 행동이라는 비난도 있었다.이렇듯 설익은 정책을 성급히 발표한 것은 교육계에서보다 정치권에서 더 논란이 됐던 무상급식을 통해 2선에 성공한 김 교육감이 초·중등 교육가족뿐 아니라 유치원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으려는 마음만 앞선 정치적 행보가 아니었나 싶다. 누구보다도 교육은 중립을 지켜야 하며 교육의 본질을 살리는데 충실하겠다던 김 교육감의 약속이 있었기에 이번 발표는 더 아쉬움을 남긴다. 경기도 학부모들의 지지를 이어가려면 무상급식을 통한 이슈 만들기가 아니라 그것을 내실있게 추진하려는 의지와 실행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않길 바란다.

2011-05-08 민정주

지역주민을 위한 축제

[경인일보=오연근기자]올해로 제19회째를 맞이한 연천전곡리구석기축제가 내년 이맘때면 성년을 맞이한다. 성년이라 함은 누군가 보호에서 벗어나 행위능력자 주체가 되었다는 뜻이다.오는 8일 폐막식이 치러지면 미성년 꼬리표를 역사 속 뒤안길로 묻어둬야 하는 구석기축제는 역할과 기능을 충분히 고려해야 할 시기에 접어들었다는 뜻으로 이해하고 싶다. 구석기축제는 해마다 5월 어린이 날에 맞춰 치러진다. 내방객을 맞이하기 위한 계획은 연초부터 축제 전날까지인 5개월여 동안 준비에 행정력이 동원된다. 축제장은 어린이 날과 휴일이 겹치면 끝없는 주차행렬로 인산인해를 이루지만 정작 행사의 주인격인 전곡읍 시가지는 축제 전부터 한숨소리가 새어나오기 시작한다. 주민들의 한숨소리가 나오는 이유는 평소 단골고객마저 축제장에 빼앗기게 되는 허탈감에서 비롯된다. 저녁시간을 전후해 열리는 야간 공연시간 때면 쥐꼬리만한 상권지역이 공황상태에 빠져들고 주민들은 점포문을 열어놓을 수도, 닫을 수도 없는 처지에 놓여 안절부절못한다.올해 축제는 체험과 지역주민의 프로그램 양을 높여 참여서비스를 확대했다.첫날 농협 난타공연을 비롯해 노인회민요, 5사단 군악대 공연 등 주민들의 장기자랑이 하루도 빠짐없이 열린다. 이 같은 주민 프로그램에 대한 인식은 방문객을 위한 서비스이고 달라진 점은 지난해보다 참여단체가 늘어났다는 점이다. 축제를 바라보는 주민비판을 조금이라도 무마해보려는 행정당국의 안간힘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단숨에 높은 고개를 넘을 수 없기에 지금까지 축제는 프로그램 보강에만 신경써 왔다. 성년이 되면 시선을 넓히고 자각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주민이 원하는 지역실익도 꼼꼼히 살펴보아야 할 정점에 달했다는 이야기다. 주민은 축제에 의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데 그것을 외면하면 축제의 연속성도 주민에게는 무의미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2011-05-05 오연근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

[경인일보=정운기자]'회광반조(回光返照)'. 불은 꺼지기 직전에 더 밝게 타오른다는 의미의 사자성어다. 2일 오전 1시께. 인천시 남구 숭의동에 위치한 집창촌에서 일하는 여성이 몸에 석유를 뿌리고 분신을 기도했다. 다행히 경찰의 제지로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큰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음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2004년 성매매특별법 시행 이후로, 인천의 집창촌도 쇠락해가고 있었다. 많은 이들이 떠나고 현재 수십여명만 남아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 그나마도 재개발로 내년에는 모두 철거될 예정이다. 6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이 곳에서 일하는 이들은 담담하게 재개발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이들이 몸에 석유를 뿌렸던 이유는 최근 경찰의 단속이 심해지면서 영업 자체가 불가능해지자, 이에 항의하기 위해서였다. 이들의 주장은 "어차피 1년만 지나면 나갈텐데, 그 때까지만이라도 영업을 할 수 있게 해줄 수는 없느냐"는 것이었다. 한 업주는 "불법인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60년동안 유지돼 왔고, 이는 경찰이 어느 정도 용인해줬기 때문에 가능하다"며 "그런데 폐쇄 1년을 앞두고 이렇게 강력하게 단속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경찰은 전국적으로 이뤄지는 집창촌 폐쇄조치에 따라 지난달 업주들과 간담회를 갖고, 가게를 폐쇄하겠다는 합의를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폐쇄할 때까지는 영업을 인정해 달라고 주장하지만, 불법영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을 묵과할 수는 없다"며 단속을 계속 이어나갈 뜻을 밝혔다. 불법을 근절하겠다는 경찰의 의지는 옳은 방향이라고 판단된다. 하지만 그들의 입장에 공감되는 측면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인명 피해가 발생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회광반조라는 말처럼 폐쇄 전 집창촌의 영업이 흥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꺼지기 직전의 밝음'이 분신이나 다른 어떤 불상사로 나타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2011-05-04 정운

경기도 관광산업 부활의 날개를 펴다

[경인일보=김종찬기자]지난해 11월 경북 안동에서 시작된 구제역이 불과 한달도 안돼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파주 임진각을 비롯한 도내 관광지 상당수가 차량 이동제한 지역으로 발목이 잡혔다. 때문에 도내 관광지는 차량이동제한이 풀린 지난 3월까지 4개월여간 내·외국인 관광객들로부터 외면 아닌 외면을 받아야 했다. 특히 이 기간동안 지자체 축제마저 취소되면서 그나마 찾아오던 방문객들의 발길마저 뚝 끊겼다.그나마 지난 3월 구제역 이동해제가 풀리면서 도내 관광업계는 생기를 되찾는 듯 했으나 일본 대지진이 발생하면서 외국인 관광객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일본 관광객 등 아시아 지역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도내 관광지 수익은 물론, 숙박·요식업 등 관광 업계 전반이 뿌리째 흔들릴 위기에 처했다.그러나 구제역이 소강상태에 접어들고 일본 대지진 여파가 사그라들기 시작한 4월 중순을 기점으로 도내 관광산업은 이 같은 악재를 훌훌 털어버리고 본격적인 내·외국인 관광객 모시기를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있다.평택과 고양, 부천 등 지자체들은 지난달 말부터 꽃박람회와 예술제 등 다양한 축제를 개최하는가 하면 용인 파인리조트 등 숙박업소들 역시 인근 관광지와 연계된 차별화된 축제를 지난달 말부터 개최하는 등 관광 특수를 노리고 있다. 이에 도내 유료 관광지 200여곳을 비롯한 도 관광 숙박업 등록 기준 21개 업소에는 지난달 말부터 내·외국인 방문객 수와 관광 문의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하지만 도내 관광산업 관계자들은 침체됐던 관광산업 부활에 대해 안심하지 말고 이 같은 악재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구제역과 일본대지진이 아무리 천재지변일지라도 각 지자체와 관광업계에서는 이 같은 악조건을 해결할 수 있는 차별화된 마케팅 기법을 도입하고 관광산업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앞으로는 지난 4개월간의 악몽을 되풀이하는 결과를 초래하면 안 될 것이다.

2011-05-03 김종찬

황해경제자유구역 주민관점에서

[경인일보=이경진기자]부푼 꿈을 안고 시작한 황해경제자유구역에 대한 손질이 불가피해졌다.사업시행자인 LH가 포승지구, 인주지구 등의 사업을 해지하고 있고 그동안 재산권 행사를 하지 못한 토지소유주들의 불만이 격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지자 지금까지 황해경제자유구역 개발을 위해 수년간 운영됐던 황해경제자유구역청(이하 황해청)의 기능과 역할에 비판의 화살이 꽂히고 있고 경기도 또한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황해경제자유구역은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지'를 육성한다는 장밋빛 취지로 정부가 지난 2008년 경기지역은 포승·향남지구, 충남지역은 송악·지곡·인주지구 등 총 5개 지구를 지정, 의욕적으로 추진했다.그러나 송악지구는 시행자인 한화측이 지난해 사업을 포기했고, 포승·인주지구도 최근 LH가 사업성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사업을 포기했다. 화성 향남지구와 서산 지곡지구는 시행자조차 선정하지 못하면서 전면 재조정이 불가피해졌다. 이처럼 사업이 원점을 맴돌자 주민들의 민원이 속출하고 사업 자체에 대한 회의론마저 등장하고 있다. 여론이 들썩이자 김성배 황해청장은 황해청 긴급 임시회를 갖고 "포승지구에 대해 LH의 사업포기는 협약사항 불이행, 일방적 통보인 만큼 법적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사태수습에 나섰다.경제자유구역 개발이 미진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경기 침체가 결정적인 원인이지만 황해청과 경기도의 전략적 미스는 없었는지 꼼꼼하게 따져 보고 책임추궁을 내려야 할 시점인 것도 맞다.그러나 현재는 지금까지 피해를 겪었던 주민들만을 생각해야 할 때다.쉽사리 결론 내기는 어렵지만 경기도는 유관기관 등과 황해경제자유구역 개발 방향에 대해 시행자를 새롭게 선정해 사업을 계속 추진해 나갈 것인지, 규모를 축소해 추진할 것인지, 사업을 전면 취소할 것인지 조속한 결단을 내려 지역주민들의 희생을 최소화하는 길이 바람직할 것이다.

2011-05-02 이경진

혼란지적 3색신호등 교체 꼭 필요한가

[경인일보=조영상기자]경찰의 3색 신호등 교체가 여전히 논란으로 작용하고 있다.시민들의 불편함과 부작용 및 예산 낭비 등의 반대 여론에도 불구, 경찰은 사실상 '밀어붙이기식'으로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경찰은 그 뒷받침으로 '지금까지의 시범운영 과정에서 신호등 교체에 따른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이유인데 고작 2개월 남짓한 통계치가 전부였다. 그렇다면 과연 그 짧은 기간의 시범운영 결과가 지난 수십년간 우리에게 익숙해져 있던 신호체계 변화의 두려움을 대변해 줄 수 있을까. 일선 경찰서 교통경찰들마저 상당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지만 경찰의 '문제 없다'는 공식 답변은 사실상 납득하기 힘든 부분이다.현재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것은 '빨간색 화살표 신호' 부분이다. 일반적으로 빨간색은 '정지', 화살표는 '진행'을 뜻하는데 여기서 운전자들이 혼란을 겪을 수 있다는 것.대부분 '빨간색 화살표 신호에 진행하라는 건지, 아니면 멈추라는 건지'에 대한 혼란을 지적하고 있다. 직진차량 전용인 원형 신호등에 녹색불이 들어와 있고, 옆 화살표 신호등에 빨간색 좌회전 표시가 떠 있을 경우에 자칫 좌회전을 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혼란도 혼란이지만 불필요하게 예산을 낭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전국 2만여개의 3색 신호등 교체 비용이 대략 340억원 정도로 추산되지만 굳이 끊임없는 반대여론 속에 수백억원의 예산을 쏟아부을 필요가 있냐는 지적이다. 적어도 경찰은 3색 신호등에 대해 시민들이 어느 정도 친숙해졌거나 여러 논란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공감대를 얻었을 때 교체해도 늦지 않는다는 여론이 우세하다. '졸속'에 '불필요한 예산낭비', '혼란 야기' 등의 질타가 우려되는 부분이다.

2011-05-01 조영상

광주시청의 심각한 도덕불감증

[경인일보=임명수기자]"개인 정보라 휴대폰 번호를 알려드릴 수는 없고요. 번호를 주세요. 저희가 전화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취재 과정에서 광주시청에 전화를 걸어 부서장이나 담당자가 자리에 없을 경우 휴대폰 번호를 묻곤하지만 번번이 돌아오는 답이다. 분명히 일과시간이고, 업무와 관련된 것이며, 기자의 신분까지 밝혔음에도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안된단다. 그런데 얼마전 광주시에서 일반 시민 15명의 주민등록번호와 집주소, 통장계좌번호가 고스란히 적힌 A4용지 2장이 외부로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 이면지에는 유출돼서는 안되는 개인정보가 담겨 있었다.시청 직원들의 변명은 더욱 가관이다. "공문서로 재활용된 것이 아니라 자체에서 사용하다 일부가 유출된 것"이라고 말한다. 직원의 휴대폰 번호 하나까지도 개인정보 운운하며 철저하리만큼 감추면서(?) 일반 시민의 개인정보에 대해서는 이렇게 쉽게 처리할 수 있을까.최근에는 이런 일도 있었다. 한 직원이 자신의 출근길 편의를 위해 "새벽시간대 운행하는 버스에 여성을 배치하지 말라", "내릴 사람도 없고 탈사람도 없으니 앞차를 가로질러가서 내가 저 차를 타게 해달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여성 운전기사는 늑장을 부려 환승 버스를 놓치기 일쑤인데다 남성들보다 불친절하기 때문이란다. 그러면서 "그러니까 아침에 여자를 만나면 재수가 없다고 한다"는 말까지 했다. 이 두 가지 사건은 광주시청 직원들의 도덕불감증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물론 일부 직원의 행태로 광주공직사회 전체를 매도할 생각은 없다. 다만 '나 하나 때문에 전체가 도매금으로 취급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민원인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다.

2011-04-28 임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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