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노트북]전통시장 진입 식자재마트, 상생안 마련 최선

"식자재 마트 들어오면 시장 상인들은 다 죽어요. 어떡해야 하나요." 인천 계양구는 최근 계산동 계산시장 인근에 식자재 마트를 짓겠다는 건축 허가 신청을 또 다시 반려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반려 조치다. 지난해에는 교통 혼잡 유발에 따른 대책 미흡을 이유로, 올해는 시장과의 상생 방안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건축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식자재 마트 입점 예정지와 계산시장은 직선거리로 약 500m 떨어져 있다. 정부는 전통시장 반경 1㎞를 전통상업보존구역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이 구역 내에서는 대규모 점포의 입점을 제한할 수 있다. 전통 상권을 보호하겠다는 취지다. 계산시장도 2011년 전통상업보존구역으로 지정됐다. 그런데 식자재 마트는 현행법상 대규모 점포에 포함되지 않아 이 법을 적용받지 않는다. 현장에서 만난 시장 상인들은 "식자재 마트도 지역 내에선 대형 마트 역할을 한다"며 시장 인근 입점을 제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법의 취지를 강조했다. 취재를 하며 만난 사업주도 불만은 있었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상황에서 건축을 제한하는 게 부당하다는 것이었다. 그의 말도 틀린 말은 아니다. 법의 테두리 내에서 재산권을 행사하는 것은 국민의 당연한 권리이기 때문이다.최근 인천지역 곳곳에 식자재 마트가 들어서면서 전통시장까지 위협받고 있다. 특히 계산시장은 지난해 정부가 전통시장을 살리겠다며 특성화시장 육성사업 대상지로 선정한 곳이기도 하다. 계양구도 건축 허가 신청에 법적 위반 사항이 없다는 데에는 동의한다. 법으로도 전통시장을 보호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최선의 방법은 식자재 마트와 전통시장 상생이다. 사업주는 시장과의 상생안을 마련하라는 계양구의 요구에 시장 상인들을 몇 차례 만났다고 한다. 그런데 사업주가 시장발전기금 등의 금전적 지원을 주장한 반면 상인들은 매장 면적 축소 등 실질적인 식자재 마트 운영 최소화를 요구하며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했다. 계양구가 진정으로 전통시장과 식자재 마트의 상생을 원한다면 이 갈등의 중재자로 나서야 한다. /공승배 인천본사 사회부 기자 ksb@kyeongin.com공승배 인천본사 사회부 기자

2019-04-09 공승배

[노트북]소방관용 공기호흡기 관납비리 새판짜야

오멜라스. 어슐러 K 르귄이 쓴 소설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에 등장하는 가상의 유토피아다. 르귄은 '적자생존' 정글과 같은 세상과 딴판인 세상을 글로 그리며 단 하나의 비극적인 장치를 심었다. 오물로 가득 찬 지하실에서 고통을 받고 있는 어린아이다. 오멜라스의 아이들은 청소년이 되기 전 이 아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동시에 이 아이가 비참한 삶을 사는 덕분에 자신들과 공동체의 행복이 보전된다는 교육을 받는다. 문제를 마음 한 구석에 묻고 행복하게 살 텐가. 아니면 떠날 것인가. 오멜라스 사람들은 선택의 기로에 선다.화재 현장에 가면 소방관들은 얼굴에 검댕이를 잔뜩 묻히고 등에는 'SANCHEONG'이라고 쓰인 공기통을 멘 채 잰걸음으로 움직인다. 그 공기호흡기에 미인증 밸브가 결합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더해 정부 지원을 받은 개발 기술에 문제가 불거진 방위사업과 판박이로 자사 기존 특허를 심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소방관용 공기호흡기 관납 시장은 적자생존의 법칙이 적용되지 않았다. 단 하나의 업체가 수십년간 쥐락펴락하는 독식 구조였다. 경인일보는 지난 2월 26일 (주)한컴산청이 납품한 소방관용 공기호흡기에 미인증 밸브가 결합됐다는 첫 보도 이후 한 달여 납품업체, 소방당국, 수상한 검사기관 등 업계에 만연한 문제점을 짚었다. 지속적인 보도가 이뤄지자 소방청과 소방산업기술원은 제조업체 3사를 불러 모아 공기호흡기 검사·규격 개정안을 논의했다.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발을 뗀 것이다.문제를 그대로 두고 그들만의 오멜라스를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지하실의 아이 같은 숨겨진 구조적 병폐를 꺼내 새 판을 짤 것인가. 현장 소방관들의 안전을 내팽개치고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적당히 넘어간다면 당근색 옷을 입은 소방관을 존경하는 아이들은 물론 국민 모두가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손성배 사회부 기자 son@kyeongin.com손성배 사회부 기자

2019-04-04 손성배

[노트북]반도체클러스터 개발정보 유출 '비밀은 없다'

120조가 투입되는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가 사실상 용인시 원삼면 일대로 확정됐다. 그런데 이미 2년 전부터 원삼면 독성리, 고당리 등지에선 매년 1천여 건에 달하는 토지 거래가 이뤄지며 투기 광풍 조짐이 확인됐다.이에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위해 수도권 규제 푼다… 낙후지 원삼면 일대 부동산 들썩'이란 기사 출고 후 현장으로 향했다. 하지만 현장에선 "땅값이 올랐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대화를 회피하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발길을 돌리려는 순간 한 주민이 다가왔다. 그는 "어디서 나오셨나요? 차 한잔 하시죠?"라며 자신의 사무실로 이끌었고, 10분 정도 지났을까. 그는 현장을 보여주겠다며 길을 재촉했다. 사무실을 나와 원삼면사무소 앞을 지날 때 즈음 그는 "이곳이 출입구가 될 자리입니다"라며 첫 마디를 건넸다. 당시 개발 후보지 신청 소식 외에 개발계획 등은 전혀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어 그는 "이곳은 수용되고 여기는 비수용 지역입니다. 여기가 작년 10월 지인이 대기업 직원에게 판 땅입니다. 이쪽은 게이트가, 여기 보건소까지가 모두 수용됩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의 토지이용계획을 훤히 꿰고 있었다. 1시간 가까이 독성리와 고당리 현장을 돌면서 개발 정보가 사전에 유출됐음을 직감했다. 그는 취재팀에게 한 달 전 지인에게 받았다며 사진 두 장을 건넸다. 공공기관에서 사용하는 문서 형식의 사진과 반도체 클러스터의 토지이용계획이었다.3기 신도시 도면 유출 사태가 떠오른 취재팀은 '용인시 원삼면 반도체 클러스터 정보 사전 유출·투기세력 활용 의혹'이란 단독 보도와 영상을 출고했고, 타 매체들도 앞다퉈 관련 보도를 쏟아냈다. 이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용인시는 전담반을 구성해 단속에 나섰고, 경기도는 원삼면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세상에 비밀은 없다'고 전했다. 정부의 신속한 대처에 박수를 보낸다. /이상훈 디지털미디어본부 비즈엠 취재부 기자 sh2018@kyeongin.com이상훈 디지털미디어본부 비즈엠 취재부 기자

2019-03-27 이상훈

[노트북]수원화성과 노키즈존

기다란 봉이 버스 안을 가로질렀다. 봉 앞쪽 의자마다 백인들이 앉았고, 그 뒤편에 흑인들이 비좁게 서 있다. 편안하게 앉은 백인을 바라보는 흑인 여성의 얼굴에 말로 다할 수 없는 감정이 교차한다. 20세기 미국 사회의 인종차별을 다룬 영화 '헬프'의 한 장면이다. 영화에는 차별을 묘사한 장면들이 쏟아진다. 가장 황당했던 것이 화장실을 분리한 것인데, 흑인 가정부가 집 안 화장실을 사용하는 게 불쾌하다며 별도의 화장실을 만들었다. 그야말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우스꽝스러운 장면이다. 영화를 보는 지금이야 그때 그 시절의 차별이 도무지 납득가지 않는 옛이야기라 여길 테지만 이런 식의 차별이 지금은 없을까.오랜만에 하늘이 맑았던 주말, 수원화성 나들이에 나섰다. 5살 딸 아이는 추운 날씨에도 하늘 높이 연을 날리며 즐거워했다. 때마침 불을 밝힌 화성 야경을 보며 운치 있게 차 한잔 하려 카페를 찾았는데, 그 많은 카페 중에 우리가 앉을 곳은 없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5살 아이가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없었다. 담합이라도 한 듯 화성을 마주한 거리의 카페 입구마다 '노키즈 존' 혹은 '어린이 출입금지'가 적혀 있었다. 노키즈존 논란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오죽하면 그랬겠느냐'며 부모를 타박한다. 일부 타박받을만한 부모들도 없진 않으니, 가게마다 그마다 사정이 있었으리라 이해해본다.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건, 영문도 모른 채 출입조차 거부당한 아이들에게 노키즈존은 어른들이 행하는 명백한 '폭력'이란 사실이다. 또 음주를 심신미약으로 이해하는 어른들의 느슨한 사회의식 속에서 유독 아이에게만 가혹하게 적용되는 어른들의 처벌(?)은 '나이'를 무기로 삼았다고밖에 해석할 도리가 없다. 꼭 한마디 덧붙이자면, 수원화성은 모두의 유산이다. 결코 일부 세대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공지영 사회부 기자 jyg@kyeongin.com공지영 사회부 기자

2019-03-26 공지영

[노트북]사라져 가는 인천 근대건축물

일제강점기에 지은 인천 부평의 일본식 상가주택이 지역사회 관심 밖에 있다가 지난 13일 다세대주택을 짓기 위해 철거됐다. 아베라는 일본인이 식당을 짓기 위해 건축을 신청하는 문서와 도면이 남아있었고, 일제강점기 말 부평지역 시가지화의 흔적이라 건축학적·역사적 가치가 크다는 게 연구자들 평가였다. 하지만 건물 철거와 신축 관련 행정절차가 막바지에 다다를 때까지도 지자체는 물론 지역사회 전체가 몰랐다.오랫동안 인천 향토사를 연구해온 한 인사는 부평 근대건축물 철거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2016년 철거돼 주차장으로 변한 동구 송림동 1930년대 한옥여관을 언급했다. 일본 근대건축물 철거에도 시끄러운데 왜 근대한옥 철거 때는 조용했는지 하는 안타까운 마음을 담은 글이다. 송림동 한옥여관이 무너질 때도 지자체, 언론 등을 포함한 지역사회가 조용했다.인천 중구 송월동의 근대건축물인 이른바 '애경사'(비누공장)는 2017년 거센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철거됐다. 이후 인천시는 문화재가 아니면서도 가치가 있다고 평가되는 근대건축물을 보존·활용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현재까지 체감할 만한 대책은 없다. 최근의 부평 근대건축물 철거가 그 증거다.인천에 있는 근대건축물들이 철거되고 있다. 게다가 개발 압력이 높은 구도심에 몰려 있어 사라지는 속도는 시간이 갈수록 빨라질 수밖에 없다. 또 건축물 상당수가 개인 소유라 '보존해 문화유산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지역사회'와 '재산권 제한을 원치 않는 소유주'라는 상반된 입장이 충돌할 수밖에 없다. 개인 재산권도 근대건축물 보존·활용 정책에서 고려해야 할 중요한 사안이다. 근대건축물 보존·활용에 대한 획기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인천시가 지역사회 의견을 모을 때다. /박경호 인천본사 사회부 기자 pkhh@kyeongin.com박경호 인천본사 사회부 기자

2019-03-19 박경호

[노트북]한국인의 정(情)

맞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선생님이나 군대 선임병의 폭행을 당연시하던 시절이 있었으나 요즘은 가해자의 지위를 인정하지 않고 형사처분을 내리는 추세다.더러 예외는 있다. 친구 간 가벼운 장난이라든지 이성 간 호감의 표현방식이 이에 해당한다. 이마저도 상대방으로부터 완전한 동의를 얻지 못하면 경찰서 출석을 각오해야 한다. 이처럼 폭행에 관한 잣대는 인권 향상과 비례해 엄격해지고 있다. 갈수록 폭행의 범위가 넓어지고 처벌도 강해질 것이라는 의미다.하지만 사회 인식은 아직 이 같은 변화를 받아들이는 데 더디다. 가족이라서 교사라서 선배라서 청소년이라서 '그럴 수 있었겠다'는 관용, '그럴 만했다'는 억측, '그럴 리 없다'는 정서적 면죄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한국인의 정(情)은 "뭘 그런 것 갖고 이렇게까지 문제를 키우느냐"며 피해자를 뒷걸음질 치게 한다.폭행을 간단한 문제로 치부할 수 없는 이유는 피해자에게 신체상의 후유증을 남기기 때문이다. 폭행사건에 자주 언급되는 '정신적 충격'(스트레스 장애) 또한 신경에 손상을 입힌 신체상 후유증이라 할 수 있다. 꼭 신체접촉이 없었다 하더라도, 험악한 분위기에서 상해를 가하려는 시늉만으로 유형력 행사가 인정돼 폭행죄로 기소된 경우도 있다.지난 4일 김포시에서 다문화 여고생이 하교 후 또래들에 둘러싸여 세 시간 가까이 협박과 욕설에 시달린 사건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가해 청소년들은 담뱃불을 쥔 채 입을 벌리라 하고, 피해여고생의 가방에 담뱃불을 끄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CCTV에 포착된 무리는 경찰의 최초 소환 대상인 7명보다 많았다. 컴컴한 어둠 속에서 오도 가도 못하고 오열하던 피해여고생은 입원치료를 받아야 했다. 여전히 우리 사회가 이 정도는 너그럽게 용인되는 시스템일지, 그래서 피해여고생이 오히려 마음 졸이며 지내게 되지는 않을는지, 어른들의 후속조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우성 지역사회부(김포) 기자 wskim@kyeongin.com김우성 지역사회부(김포) 기자

2019-03-12 김우성

[노트북]인천화장품 '어울' 반등위해 필요한 것은

인천 공동화장품 '어울'이 출시 5년이 됐다. 그동안 제조사와 운영사가 각각 역할을 하는 방식으로 운영됐으나 운영사 계약 기간 만료에 맞춰 제조사의 역할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운영 방식 변경이 추진된다. 어울은 인천시와 인천 지역 화장품 제조기업이 공동으로 만들었으며, 전국 최초의 '지자체 공동브랜드'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인천시는 어울이 남동국가산업단지에 집적돼있는 화장품 기업을 성장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효과는 기대 이하였다. 어울은 2017년 5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출시 이후 상승세였으나 지난해에는 22억원을 기록하면서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인천시는 매출 하락의 원인으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인한 중국과의 갈등'을 꼽았다. 이 기간 낮아진 매출액은 28억원이지만 중국 매출 하락은 15억원 수준이다. 사드 논란이 중국 매출 하락의 전부가 아닌 것이다. 인천시는 매출 하락과 관련해서는 중국과의 갈등 외에 이렇다 할 분석을 내놓지 못했다. 다만 이번 운영 방식 변경으로 '어울'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제조사가 중심이 된 협동조합 또는 특수목적법인(SPC)이 유통·판매·홍보 등의 업무를 함께 맡으면 제조부터 판매까지 각 단계가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천시는 홍보비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인천시가 어울을 중심으로 인천 화장품 산업의 발전을 꾀하고 있는 것과 같이 다른 지자체들도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부산과 충북, 제주 등 많은 지자체가 화장품 산업과 관련해 여러 지원책을 쏟아내고 있다. 지원액 기준으로 보면 인천보다 몇 배 많은 비용을 들이고 있는 곳도 있다. 인천이 단순히 운영 방식을 바꾸는 것만으로 활성화를 꾀하기 어려울 수 있다. 화장품 산업이 성장해 일정 수준 이상 오르는 데에는 최소 5~10년 걸린다고 한다. 장기적인 목표를 위해 인천시와 기업 지원 기관인 인천경제산업정보테크노파크, 화장품 업계가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정운 인천본사 경제부 기자 jw33@kyeongin.com정운 인천본사 경제부 기자

2019-03-05 정운

[노트북]'깜깜이' 택시 사납금, 관리감독 나서야

경기도의회는 지난 19일 올해 처음 열린 임시회에서 택시회사의 사납금을 사실상 인정하고 명문화 했다. 국토교통부가 사납금 명칭을 사용하지 말라며 재의를 요구한 '경기도 택시산업 발전 지원 조례'를 원안대로 가결한 것이다.국토부 입장에서는 불법인 사납금제가 경기도의 조례에 명시되는 것이 불쾌할 수 있다. 지난 1997년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이 개정되면서 사납금제가 폐지됐고, 전액관리제(월급제)가 3년 유예기간을 거쳐 지난 2000년 9월에 전면 시행됐기 때문이다.하지만 사납금은 19년이 지난 지금도 모든 법인택시에서 단행되고 있다. 차량을 빌려주고 연료비를 대주기 때문에 대신 사납금을 받겠다는 게 택시회사의 입장이다.사실 법에는 정확히 불법으로 명문화됐지만, 법을 판단하는 법원은 또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지난 2004년 대법원은 택시 운행 수익의 배분은 노사 간 협의로 결정할 사항이라며 전액관리제에 대해 사실상 강제성 없는 제도로 판시한 바 있다. 또 2007년에도 같은 판결을 내렸다. 이론은 불법인데, 현실은 아니라는 소리다.이중 잣대에 결국 사납금제를 관리 감독해야 하는 지자체들도 손을 놓고 있다. 솔직히 적발해도 택시 업체에서 대법원 판례로 항의하면 할 말이 없을 수밖에 없다.상황이 이쯤 되면 사납금제를 솔직히 인정하고 철저히 관리·감독하는 태세로 전환해야 하지 않을까. 택시 기사들은 툭하면 오르는 사납금 때문에 처우개선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데, 차라리 사납금 인상분을 제도로 규제하면 회사 마음대로 할 수 없을 테니 말이다.서울시는 택시회사의 사납금을 온라인에 공개하기로 했다. 경기도도 '깜깜이'로 운영되던 사납금을 모두가 알 수 있게 공개하고 관리 감독에 나선다면, 도내 택시기사들의 고충을 조금이나마 덜어낼 수 있을 것이다. 모두가 쉬쉬했던 사납금을 인정하고 이제는 관리·감독에 나설 때다. /황준성 경제부 기자 yayajoon@kyeongin.com황준성 경제부 기자

2019-02-26 황준성

[노트북]이 또한 다 지나가길 바라는 것인가

영화 '내부자들'은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거대 권력집단의 얼룩진 민낯을 상당히 현실감 있게 그려냈다. 그들에 대한 신랄한 비판 속에서 잠시간 쾌감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소위 나쁜 놈들과 한 배를 탄 내부자가 돼야만 그들의 진짜 모습을 고발할 수 있다는 영화 전반의 메시지는 씁쓸함을 남긴다. 만약 내부 고발이 없다면, 내부 고발이 불가능한 환경이라면 그들만의 철옹성은 여전히 공고할 테니 말이다.산본새마을금고에 관한 보도는 내부 고발에서 비롯됐다. 7년 전 일이지만, 잘못된 부분은 바로잡아야 한다는 한 금고 이사의 결단이 시발점이 됐다.하지만 그의 용기 있는 선택은 곧 외로운 싸움으로 이어졌다. 이사회 회의에 참석하는 이사임에도 과거 회의록을 열람할 수 없었고, 적법하게 받을 수 있는 자료마저도 모조리 제출을 거부당했다. 이사회 내부적으로 '눈엣가시' 취급을 받았고, 새마을금고라는 조직 차원에서도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 존재로 인식됐다. 좋은 게 좋은 거라며 적당히 넘어가자는 주변의 회유도 많았다.취재 과정에서 "이사회 이사들 중 단 한 사람만이라도 나와 같은 결단을 내렸다면, 이 사건의 진실은 진작에 만천하에 드러났을 것"이라는 그의 외침은 많은 것을 생각케 하는 대목이다. 결과적으로 그의 내부 고발은 정의가 아닌 조직에 누를 끼치는 행위에 불과했다.취재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회의 내용을 유일하게 입증할 수 있는 당시 회의록은 조작 흔적이 발견됐고, 문제가 된 간부직원의 징계와 복직 과정은 의문투성이다. 금고 차원의 내부 감사 역시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해당 간부직원은 반성은커녕 한술 더 떠 이젠 이사회의 수장이 되겠다며 선거에 뛰어들었다.그럼에도 금고 측은 이에 대한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미 다 지난 일'이라는 것이 과연 올바른 답변일까. 이 또한 다 지나가길 바라는 것인가. /황성규 지역사회부(군포) 기자 homerun@kyeongin.com황성규 지역사회부(군포) 기자

2019-02-20 황성규

[노트북]소통행정이 시민 행복 이끈다

"시는 차별 없이 소외 없이 시민 모두와 함께 하겠습니다." 민선 7기 광명시가 지난 11일부터 오는 21일까지 18개 동을 순회하면서 시민들에게 보고하기 위해 만든 올 주요 시정 브리핑 자료의 제목이다. 박승원 시장은 지난해 7월에 취임하면서 '소통행정'을 강조했고, 이를 지켜나가는 모습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우리 동네 시장실'로 지난 8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매월 한 차례씩 지정된 동 행정복지센터로 시장실을 통째로 옮겨 그곳에서 시민들을 만나고 현장을 확인하는 등 일과 모두가 이곳에서 이뤄진다. 박 시장은 또 취임 100일을 맞은 지난해 10월에 광명시민체육관에서 광명시민 500인 토론회를 열어 다양한 의견을 들었다. 시민들의 반응은 뜨거웠고, 시는 이 같은 토론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박 시장은 공무원들에게도 각종 업무 추진 시 토론회 활성화를 주문하고 있다. 부서 간 맡은 업무를 공유해 폭넓은 시정을 펼치고, 집단지성을 이끌어내 더 좋은 시정을 펼치기 위해서다.박 시장은 올 시무식 자리에서 공직사회의 신바람 나는 근무 분위기 조성을 위해 6급 이하 직원 100명으로 '조직 혁신팀'을 구성해 운영할 것을 제안했다. 이 조직 혁신팀은 127명으로 구성됐고, 지난달 30일 첫 원탁토론회를 개최한 데 이어 오는 25일까지 4차례 토론회를 하고 효율적인 혁신안을 제시할 방침이다.지난 1월에 열린 '민선 7기 광명시장 공약 실천방안 보고회'도 이색적으로 진행됐다. 시장과 부시장, 실·국·소장, 과·팀장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주요부서 팀장급 이상이 아닌 전 부서 팀장급 이상이 참석하는 등 말만 보고회였지 서로 의견을 나누는 토론회 방식으로 진행됐다.박 시장은 이 자리에서 "앞으로 주요시책 등을 추진 시 토론회를 통해 중요사항을 결정하는 등 공직사회가 집단지성을 발휘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고, 공직사회에서 토론회가 활성화되고 있다. 시장이 시민과 공무원의 작은 소리에도 귀 기울이는 소통행정을 정착시키면 시민 모두의 삶은 절로 행복해질 것이다. /이귀덕 지역사회부(광명) 기자 lkd@kyeongin.com이귀덕 지역사회부(광명) 기자

2019-02-19 이귀덕

[노트북]인천항 벌크화물 감소 대책 마련해야

인천항의 올해 물동량 목표는 1억6천200만t이다. 이는 해양수산부가 발표한 지난해 인천항 물동량 1억6천346만3천755t보다 줄어든 수치다. 2017년 연간 컨테이너 물동량 300만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를 국내에서 두 번째로 돌파하는 등 매년 컨테이너 물동량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인천항의 기세를 고려하면 매우 의아한 일이다.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컨테이너 물동량은 늘고 있으나, 벌크 화물 물동량이 매년 감소하고 있다. 벌크 화물 감소 부분을 컨테이너 증가량으로 만회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물동량을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벌크 화물은 일정한 형태로 개별 포장을 하지 않은 화물이다. 곡물·석탄·원유·철제 등이 벌크 화물로 운반되며, 항만 물동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컨테이너 화물보다 크다. 실제로 지난해 인천항 물동량 중 벌크 화물 비중은 68%에 달했다. 벌크 화물은 항만 물동량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인천항에서는 처리량이 매년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인천항에서는 1억1천181만6천459t의 벌크 화물을 처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1억1천940만7천303t)보다 6.4% 줄어든 것이다.인천항만공사는 대량의 벌크 화물을 취급하는 수도권 공장이 지방으로 이전하면서 벌크 화물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별다른 대응책이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인천 항만업계에서는 벌크 화물을 이대로 내버려둬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크다. 연구용역을 통해 벌크 화물 감소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게 항만업계의 요구다.벌크 화물은 컨테이너 화물과 함께 항만 물동량을 구성하는 양대 축 중 하나다. 지금과 같은 벌크 화물 감소세가 계속된다면 인천항의 전체 물동량은 매년 줄어들 수밖에 없다. 벌크 화물에 대한 인천항만공사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주엽 인천본사 경제부 기자 kjy86@kyeongin.com김주엽 인천본사 경제부 기자

2019-02-12 김주엽

[노트북]그들이 물류단지를 반대하는 이유

삼능산업은 지난 1985년부터 광주에서 채석장을 운영한 업체다. 주로 규석을 채취하던 삼능산업은 지난해 폐업했다. 30여 년간 삼능산업이 골재를 채취한 도수리 산39-10번지 일대에는 오랜 작업으로 100m 정도의 절벽이 형성됐고, 깊게 파들어간 지면에는 거대한 웅덩이가 고였다.이 절벽과 웅덩이의 땅에 물류단지가 들어선다. 지난해 9월 정부는 채석장 일대에 물류단지 입점을 승인했다. 주민들이 고개를 갸웃하는 것은 바로 이 지점이다. 아직 복구가 되지 않은 땅, 깎아지는 듯한 절벽과 깊은 웅덩이가 있는 이곳이 어떻게 물류단지 승인을 받을 수 있었는지가 궁금하다는 것이다.그 비밀은 '수요'와 '돈'만 있다면 어디든 물류단지를 건설할 수 있도록 하는 '실수요검증'에 있다. 서울과 같은 대형 시장과 인접한 경기도에서 '수요'로 발목을 잡힐 일은 없을 것이고, 수요를 바탕으로 기업대출을 받는다면 재무 분야 검증을 통과할 수 있기에 '돈'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이 때문에 경기도에는 물류단지가 넘쳐난다. 광주에만 운영 중이거나 계획이 잡힌 물류단지가 8곳이다. 광주 퇴촌면 주민들은 집집마다 베란다에 대문에 울타리에 '우리 가족은 퇴촌 물류단지를 반대합니다'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상거래의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오며 물류단지는 필수 시설이 됐다. 새벽에 주문하더라도 정오면 대문 앞에 도착하는 최첨단 택배 시스템의 이면에는, 몰려드는 물류단지로 짓밟힌 농촌 주민들의 일상이 있다. 촌부(村夫)들이 원하는 것은 백 리 밖 관청에서 물류단지 승인을 결정할 때, 한 번이라도 주민들의 의견을 들어달라는 것이다.퇴촌물류단지 반대비상대책위원회 이창봉 위원장은 "물류단지의 영향은 근처에 사는 주민들이 받는 거잖아요. 그런데 물류단지 승인이 정확히 어떤 기준에서 어떻게 이뤄지고, 누가 그것을 평가하는지 주민들이 알 방법은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신지영 정치부 기자 sjy@kyeongin.com신지영 정치부 기자

2019-01-29 신지영

[노트북]구도심 활성화, 교통 정책부터

구도심 활성화 대책이 쏟아지고 있다. 내항 재개발로 바다를 만질 수 있는 공간도 조성되고 있고, 승기천을 복원해 도심에 물길을 만드는 청사진도 제시됐다. 옛 외국인 사교장인 제물포구락부는 카페로, 옛 인천시장 관사는 게스트하우스로 꾸미겠다는 등 근대건축물에 사람이 모이는 공간으로 만들자는 제안도 나왔다. 처음 들으면 설렌다. 그런데 두 번 생각하면 고개를 갸우뚱한다. 과연 구도심에 사는 내 삶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인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시정이슈제안보고서가 눈에 띈다. 구도심 활성화를 위해서는 '교통 정책'이 선제 돼야 한다는 것이다. 안전한 신호 체계, 깔끔한 도로, 편리한 주차, 맞춤형 대중교통 등이다. 구도심 좁은 골목의 이면도로에는 늘 차가 빽빽하게 늘어서 있다. 최근 5년 사이 소형 오피스텔이 우후죽순 들어서면서 주차난은 더욱 심해졌다. 일부 주민들은 공영주차장 사용을 위해 분기마다 근무 중 '추첨'을 하러 가기도 한다. 실생활에서 마주하는 화물차 문제는 어떠한가. 도로에 혼재돼 있어 신호등이 보이지 않는 건 부지기수다. 밤마다 도로 가장자리에 늘어선 화물차는 운전자는 물론 밤거리를 걷는 여성, 어린이의 안전을 위협한다. 신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전거 도로가 없어 보도는 자전거와 부딪힐 염려에 노출돼 있다. 서울로 이어지는 출퇴근 교통수단 문제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연구원은 주민이 편리한 대중교통 지원 전략과 화물차 우회 도로 확보를 구도심 활성화의 핵심 교통 정책으로 꼽았다. 학교, 공원의 지하를 활용해 주차 공간을 확보하는 것도 포함됐다. 구도심 고령화에 대비해 '순환형 미니버스'도 제안했다. 병원~복지시설~집을 오가는 노인들의 패턴을 반영한 맞춤형 교통 대책이다. 연구원은 구도심의 전반적 교통 체계 개편이 다른 구도심 정책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구도심 활성화는 실제 살고 있는 주민의 삶의 질 개선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일시적으로 방문하는 그냥 왔다 가는 인구가 많아지는 것, 먹을것과 볼게 많은 관광 도시는 두번째다. /윤설아 인천본사 정치부 기자 say@kyeongin.com윤설아 인천본사 정치부 기자

2019-01-22 윤설아

[노트북]문화예술을 바라보는 눈

문화예술 관련 취재를 하다 보면 아직 우리 사회에서 문화예술인에 대한 지원과 복지, 인식 등이 전반적으로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옳고 그르다를 판단할 수 있는 문제들과 달리 문화예술은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관점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고, 개선 방안을 찾는 것이 특히 어렵다.기자 역시 문화예술인의 열악한 상황을 알게 된 건 지난해 지자체 예술단 관련 취재를 하면서다. 당시 여러 곳의 예술단 단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임금, 복지 등 내부의 문제를 접했다. 이들은 노동조합을 결성해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다행히 단원과 단장과의 갈등이 유독 심했던 한 예술단은 각고의 노력 끝에 단장 교체라는 작은 성과를 거뒀지만 여전히 예술단의 처우는 개선이 쉽지 않았다.예술인의 처우는 물론, 인식 또한 부족하다고 또 한 번 느낀 건 지난 1일 자로 해체된 양주시립예술단을 보면서다. 이들은 지난달 26일 공문을 통해 예술단 해체를 통보받았다. 시립예술단은 10여 년 동안 누구보다 열심히 활동했지만, 노력의 결과는 참담했다. 사전에 단원들과 한 차례 대화도 없이 내려진 일방적 결정에 단원들은 충격에 빠졌고, 한순간에 일자리를 잃게 된 이들은 사태해결을 위한 집회를 이어나가며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이런 상황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문화향유 기회를 많은 사람에게 제공하기 위해 곳곳에서 많은 이들이 노력하고 있지만, 이 과정을 알고 문화를 접하는 사람은 소수다. 아마 문화예술을 바라보는 시간이 바뀌는 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좋은 작품을 위해, 좋은 공연을 위해, 좋은 전시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 예술가들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이들을 위해 올 한해는 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시선이 아주 작게나마 변화하길 소원해본다. /강효선 문화체육부 기자 khs77@kyeongin.com강효선 문화체육부 기자

2019-01-15 강효선

[노트북]시민의 행복한 새출발을 위하여

의왕시는 이사준비로 설레고 부산한 새해를 맞았다. 지난 2016년 첫 삽을 뜬 백운지식문화밸리와 장안지구 내 공동주택에 5천여 가구가 이달부터 입주를 시작한다. 지난해 말부터 입주를 시작한 오전동 서해그랑블까지 더하면 6천여 세대가 새집에서 새 출발을 하게 된다.백운지식문화밸리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에서 해제된 부지에 들어서 공원·녹지 비율이 20%가 넘는 자연친화적 주거단지다. 의왕~과천 고속화도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경부·영동·서해안 고속도로와 바로 연결되는 교통망도 갖추고 있으며 인근에 대형 쇼핑몰도 들어설 예정이라 분양 당시 인기가 높았다. 장안지구는 의왕역과 영동고속도로 등 편리한 교통 여건을 갖추고 있으며, 의왕 ICD주변 산업단지, 철도관련 특구시설 등의 직주근접형 친환경 배후도시로 관심을 모았다.의왕시에 이처럼 대규모 입주가 진행되는 것은 오랜만이지만, 들뜨기보다는 걱정이 많다. 당분간은 입주자들의 생활 불편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4천여 세대가 입주하는 백운밸리는 버스노선 및 도로 등 교통인프라가 미비한 상황이다. 생활 편의시설도 부족하다. 장안지구는 초등학교 증축공사가 3월에야 시작될 예정이라 학부모들의 걱정이 크다.시는 입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지난해 말부터 관계자 합동회의를 열어 백운밸리 관련 민원에 대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마을버스 및 광역버스 노선 확보를 위해 노력하는 한편 도로 및 기반 시설 마무리 공사 등을 입주 전까지 마친다는 계획을 입주민들에게 설명했다. 조만간 입주민 불편 해소를 위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원활한 입주를 위해 공무원들과 입주민들이 함께 점검하고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김상돈 의왕 시장도 신년사 가장 첫머리에 백운지식문화밸리 및 장안지구 개발 등 진행 중인 각종 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을 약속했다. 그 약속대로, 입주하는 모든 세대들이 걱정 없이 새 출발 하기를 바란다. /민정주 지역사회부(의왕) 기자 zuk@kyeongin.com민정주 지역사회부(의왕) 기자

2019-01-08 민정주

[노트북]열심히? 잘!

연말연시를 맞아 갖는 모임에는 공통점이 있다. 만나는 사람이 다르고 관심사도 제각기 다르지만, 누군가는 꼭 옛이야기를 꺼내 든다는 것이다. 최근 동료 기자들과 가진 자리에서도 잊고 있던 옛이야기를 나눴다. 그중 수습기자 시절의 이야기는 각자의 부끄러운 흑역사를 꺼내게 하는 마법의 키워드였다. '열심히 하겠다'고 선언은 했지만 잘하지 못했던 시절, 지금도 잘하고 있다는 확신은 없지만 확실히 당시의 나는 잘 봐줄 면이 없었다. 열심히 하겠다는 열정은 있었지만 작은 문제도 해결하지 못했던 기억이 발효과정을 거쳐 안줏거리가 됐다.지난해는 유독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를 많이 들었다. 6·13지방선거에서 후보자들이 약속했고, 도의회에 입성한 의원들도 그러했기 때문이다. 단순히 숫자로 평가할 일은 아닐지라도 10대 도의회는 지난 6개월 간 118건의 조례를 처리했고, 이중 의원 발의는 84건이라는 성적표를 보면 당선 당시 약속을 지켜, 열심히 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집행부에 대한 견제가 필요한 순간, 또 협치가 필요한 순간 도의원들이 나섰고, 지역 주민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도의원들이 뛰는 모습도 봤다. 중간 중간 비판받을 만한 여러 에피소드도 있었지만 열심히 했다는 의원들의 자평에 '딴지'를 걸고 싶지는 않다.이제 2019년 기해년이다. 지난 6개월간 쉼 없이 달려온 경기도의회에 '주마가편' 격으로 당부하자면 이제는 열심히를 넘어 잘해달라고 말하고 싶다. 연말연시 느낌이 안 난다는 말이 많다. 흥청망청 보내야 연말연시는 아니지만, 차분함을 넘어 침체된 모습이다. 새로운 한해가 시작되지만 쉽게 풀 수 없는 문제가 우리 앞을 막아서고 있다는 막막함이 드는 순간이다. 지난 6개월간 열심히 쌓은 내공으로 산적한 문제를 성큼성큼 넘어주길 바란다. 한 해의 문을 연 지금, 올 한해 정말 잘해달라는 부탁을 스스로에게, 경기도의회에게 보낸다. /김성주 정치부 기자 ksj@kyeongin.com김성주 정치부 기자

2019-01-01 김성주

[노트북]'돈만 아는 저질'

적십자가 그려진 하얀 빵모자를 쓰고 화려한 셔츠에 민망할 정도로 달라붙는 스키니진을 입은 가수를 본 적이 있는가. 자칭 '민중 엔터테이너' 야마가타 트윅스터(한받)다. 그는 2009년 희대의 명곡 '돈만 아는 저질'을 발표했다. 이 노래는 '동숙의 노래'(문주란 1966년 데뷔곡) 중반부 '돌이킬 수 없는 죄 저질러 놓고'를 반복하며 20세기에서 21세기형으로 전환되는데, 디스코 비트 속에 한받은 '돈만 아는 저질'을 반복하다 흐지부지 마이크를 내려놓는다.인명은 재천(在天)이라지만, 살릴 수 있었다. '돈만 아는 저질'들이 없애버린 고압산소치료 챔버를 찾아 헤매느라 허비한 그 시간과 거리가 짧았더라면 말이다.20세기 중반에 태어난 어른들은 날이 추워지면 연탄을 땠다. 연탄가스를 먹고 눈이 안 떠져 흔들어 깨워진 뒤 싱건지(동치미) 국물 한 사발 들이켠 경험은 소중한 추억이다. 싱건지 국물에도 정신이 안 들면 보건소로 옮겨져 산소 캡슐에 들어가서 살아남은 어른들을 말한다.의료계에 따르면 1970~80년대 국가 정책에 따라 300여 의료기관에 고압산소치료 챔버가 설치됐다. 보통 보건소에 뒀는데, 여건이 안 되면 중소병원에 위탁해 운영했다. 난방 연료가 연탄에서 석유, 도시가스로 진화했다. 자연히 가스 중독 응급환자는 사라졌고 고압산소치료 챔버는 도태됐다. 돈이 안 됐기 때문이다. 가스 중독 사고는 사라지지 않았다. 수원골든프라자와 같은 다중이용시설 화재 현장과 강릉 펜션 일산화탄소 누출 사고뿐 아니라 밀폐된 지하 공사현장, 최첨단 반도체 공장 등 곳곳에 가스 중독 위협이 도사리고 있다.21세기 소녀·소년들이 기댈 곳은 이제 싱건지 국물뿐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고압산소치료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한 요양(의료)기관은 2015년 전국 111곳에서 2018년 9월 159곳으로 늘었다. 보유 의료기관이 늘어났지만, 24시간 고압산소치료 챔버 전문인력이 상주하는 의료기관은 턱없이 부족하다. 뒤늦게 경기도의회 의원들이 공공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과 의정부병원에 설치할 계획을 세웠다. 살려야 한다. 1인용은 2억원, 6인용은 6억원, 10인용은 10억원이다. /손성배 사회부 기자 son@kyeongin.com손성배 사회부 기자

2018-12-25 손성배

[노트북]K리그 새 감독들의 어려움

지난 3일 2018 K리그 시상식을 끝으로 올 시즌을 마친 도내 구단 6개(수원삼성·수원FC·성남FC·부천FC·FC안양·안산 그리너스 FC) 중 4개 구단의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하다. 그 변화는 감독 교체에서 시작된다. 수원삼성의 서정원 감독이 6년간 지휘봉을 잡았지만 성적에 대한 책임을 지고 떠났고 부천과 안산, 안양도 감독을 교체했다. 프로 축구팀은 36명 정도의 선수로 한 시즌을 치른다. 감독이 바뀌면 새로운 감독의 스타일에 따라 새로운 선수들이 합류하게 된다. 계약 기간이 남아있는 선수들은 신임 감독의 의지와 상관없이 선수들을 이끌어 가야 한다. 감독과 남아 있는 선수들이 호흡을 맞추기 위해서는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다. 이로 인해 첫 시즌을 치르는 감독이 좋은 성적을 내기란 객관적으로 쉽지 않다.이런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시장이 바뀐 시민구단들은 감독을 교체했다. 도내 5개 시민구단 중 감독이 교체되지 않은 팀은 K리그1로 승격한 성남FC와 수원FC 단 2개 팀뿐이다. '프런트의 수장' 단장, '그라운드의 수장' 감독이 모두 바뀐 이들 3개 구단들은 선수단 구성을 비롯해 구단 운영 방향까지 새롭게 설정해야 한다. 새로운 감독과 프론트, 고참 선수와 어린 선수들의 유대관계를 만들기까지는 적어도 반년의 시간이 걸린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반년의 시간이 필요한 안산과 부천, 안양은 2019시즌 좋은 성적을 거두기 쉽지 않다.'쌀딩크'로 불리는 박항서 감독은 '동아시아의 월드컵' 2018 AFF(아세안연맹) 스즈키컵에서 10년 만에 베트남에 우승컵을 안겨줬다. 박 감독은 아버지 리더십으로 팀을 리드했고 선수들은 우승 기자회견에서 감독과 스스럼없이 기쁨을 만끽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여과 없이 비쳤다. 이런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의 관계가 고스란히 경기장에서 선수들의 투지와 경기력으로 나타났다. 변화를 선택한 도내 시민구단들은 박 감독의 리더십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2019시즌에는 K리그에 새로이 입성한 감독들이 과연 어떤 합으로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성적표를 낼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강승호 문화체육부 기자 kangsh@kyeongin.com강승호 문화체육부 기자

2018-12-18 강승호

[노트북]고려인 4세가 정착할 수 있는 환경 만들자

"한국에 들어와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아이들을 보면 뿌듯하면서도 안타깝습니다."지난달 27일 고려인들의 열악한 한국어 교육 인프라를 취재하기 위해 찾아간 인천고려인문화원에서 박봉수 원장이 고려인 4세 학생들을 바라보며 한 말이다. 이날 문화원에는 학교를 마치고 온 초·중학교 고려인 4세 학생 10여 명이 한국어 수업을 들었다. 한국어 수준은 제각각이었지만 눈빛은 모두 빛나고 있었다. 고려인 4세 학생들은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등에서 나고 자라다 부모님을 따라 한국에 온 중도입국 자녀다. 각자 어린 나이에 새롭게 바뀐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고려인 4세 학생들이 우리 사회에 녹아들기 위해 노력하는 만큼 우리도 이들이 안전하게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가장 우선 고려돼야 하는 것은 고려인 4세의 체류권 보장이다. 재외동포법은 외국 국적 동포를 '부모 또는 조부모 중 한 명이 대한민국의 국적을 보유하였던 자로서 외국 국적을 취득한 자'로 정의하고 있다. 고려인 4세는 동포 대상에서 제외돼 F-1(방문 동거) 비자를 받아 거주하다 만 19세가 되면 국내를 떠나야 한다. 고려인 4세 학생들은 항상 성인이 되면 한국을 떠나야 한다는 불안감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법무부에서 내년 6월까지 고려인 4세가 부모와 함께 국내에 거주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지만 임시방편일 뿐이다.고려인 4세의 국내 거주 보장은 한국에 살고 있는 8만여 명의 염원이다. 하지만 국회에 올라가 있는 동포 범위를 확대하는 재외동포법 개정안 통과는 지지부진하기만 하다. 수년간 외쳐 온 고려인들의 목소리를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 매년 한국에 들어와 정착하는 고려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이 국내에서 자신의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최소한의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하는 역할이다. /김태양 인천본사 사회부 기자 ksun@kyeongin.com김태양 인천본사 사회부 기자

2018-12-11 김태양

[노트북]사립유치원 비리 근절 대책

지난해 16건 이었던 경기도내 사립유치원 폐원 수가 올해 24곳으로 크게 증가했다. 더욱이 올해 수치는 '사립유치원 비리 사태'가 발생하기 이전의 것이다. 대부분 원아 모집을 하지 못해 문을 닫았다.앞으로 상황은 더 안 좋아질 전망이다. 유치원 입학 대상인 만 3~5세 유아 수는 올해 135만 명에서 2021년 112만 명으로 감소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실제 2021년 취원 예정인 2017년 출생자 수는 35만7천771명으로 2016년(40만6천243명)보다 4만8천여 명 줄었다. 이 와중에 정부는 이번 사립유치원 비리 사태 이후 국공립유치원을 확대한다는 방침을 내세우고 있다.학부모들의 사립유치원에 대한 불신이 늘자 사립 대신 비리 발생의 소지가 적은 국공립을 짓겠다는 이유에서인데, 과연 아이들 수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유치원을 늘리는 것이 옳은 정책인지는 의문이다.지금의 유치원 취원율(50%)이 유지됐을 때 국공립 비율을 2021년까지 40%로 늘렸을 경우 사립유치원 1천20곳이 필요 없게 된다.사립유치원의 자리를 국공립유치원으로 메꾼다는 소기의 목적은 달성하게 되는 것이지만,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꼴이 되는 것은 아닌지 충분히 고민해야 한다.국공립의 유아 1인당 월평균 지원 예산이 사립의 2배 이상인 걸 감안하면 국공립이 늘어날 경우 막대한 혈세가 투입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더욱이 국공립유치원은 사립보다 운영시간이 짧아 맞벌이 가정에게는 적합하지 않다.그렇기에 급격한 국공립 확대 대신 사립을 잘 관리하는 게 비용·효과 측면에서 더 좋다는 결론이 나온다.그 전에 선행돼야 할 것은 물론 사립유치원의 반성이다. 정부의 정책에 반발만 할 것이 아니라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문제점을 파악해 더 좋은 육아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자정의 노력을 해야 한다. /이준석 사회부 기자 ljs@kyeongin.com이준석 사회부 기자

2018-12-04 이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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