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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그리고 A/S

가전제품을 구입할 때 제품의 성능과 제조회사를 보는 경우도 있지만 무엇보다 A/S(애프터서비스)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는 가전제품은 사용하다보면 어느 순간 고장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료이든, 유료이든 A/S가 잘되느냐, 안되느냐에 따라 해당 업체와 제품이 평가된다. 무더위가 한창이던 지난달말께 한 시민으로부터 "삼성전자 경기광주점에서 구입한 선풍기가 고장이 나 해당 매장을 방문했는데 '공휴일이라 A/S가 안된다'고 거부해 그 무더위에 되돌아와야만 했다. 세계 최고라는 기업이 이래도 되느냐"는 불만 제보를 접했다.이에 해당 매장 직원은 전화통화에서 "신입사원이 상담을 하던 도중 고객의 언성이 높아져 쫓아가 상황 설명을 했는데 그냥 나가버렸다. 오버가 심하신 분 같다"고 답변했다. 다음날 기사가 게재된 후 삼성전자 홍보실로부터도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확인 결과 그 분이 가져오신 제품은 우리 회사에 없는 모델로 삼성제품이 아닌 타 회사 제품으로 A/S 의무는 없지만 대행 서비스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발생한 것 같다"고 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불만을 제기한 제보자와 매장측에서 밝힌 고객이 분명히 다르다는 점이다.우연일지 몰라도 비슷한 시기에 선풍기 A/S를 접수한 다른 고객을 매장측이 제보자로 착각한 것이다.실제 삼성전자 제품을 들고 온 제보자는 문전박대 해놓고 다른 제품을 가져온 고객을 제보자로 착각, 고객의 잘못된 부분만을 부각시키며 진상고객(?)으로 치부하면서 자신들은 큰 잘못이 없다는 투의 변명만 늘어놓는 것이 과연 삼성전자가 추구하는 서비스 정신인가 묻고 싶다. 해당 고객이 이같은 사실을 안다면 어떨까? 세계 최고라는 명성에 걸맞는 A/S를 기대해 본다.

2012-08-16 임명수

임대아파트, 4억원의 행복

인천도시공사가 관리하는 6층짜리 선학영구임대아파트의 월 임대료는 6층이 제일 싸다. 40㎡형 기준으로 2만6천원이다. 임대료가 가장 비싼 층은 2·3층으로 2만9천100원이다. 최고-최저 임대료 차액이 3천100원이다. 하지만 다리가 불편하거나 고령의 입주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층수는 2층 또는 1층이라고 한다.선학임대아파트는 1993년 6월 첫 입주가 이뤄졌다. 당시엔 6층 아파트에 '엘리베이터 의무 설치' 규정이 없었다. 101~119동 1천300여세대는 19년동안 엘리베이터 없이 계단을 오르내렸다. 인천시가 관리했던 선학임대아파트는 2005년부터 인천도시공사로 넘어갔다. 오래 전부터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달라는 민원이 있었지만 인천시도, 인천도시공사도 민원을 해결해주지 못했다.지난달 인천도시공사는 106동과 108동에 엘리베이터를 각각 1대씩 설치했다. 사업비는 4억원이었다. 입주자들이 감사의 뜻을 모아 사진첩과 3분짜리 동영상을 3개씩 만들어 인천도시공사에 전달했다. 인천도시공사 직원들도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했다. 사진첩과 동영상 제작의 '기술적인 부분'을 지원한 선학종합복지관 관계자의 말을 들어봤다. "엘리베이터가 생기고 2년만에 처음 바깥 출입을 하신 분도 있어요. 집에서 외롭게 사시는 노인분들 중에는 말벗이 필요한데, 엘리베이터가 있으면 편하게 찾아갈 수도 있구요. 다른 동에도 빨리 생기기를 바라는 마음에 감사 메시지를 전달한 겁니다."수년 전 일이지만, 인천도시공사가 임대아파트를 인천시로부터 넘겨받은 주된 목적은 '부채 비율 축소'에 있었다. 공사채를 더 발행하기 위해서였다. 임대아파트는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 이 때문에 공사 내부에서 임대아파트는 늘 '후순위 사업'이었다. 자본금 2조원대인 인천도시공사의 창립 10년을 돌이켜봐도 '4억원의 행복'이 이처럼 컸던 적이 있었을까 싶다. 이번 일을 계기로 인천도시공사의 임대아파트 사업에 전환점이 마련되기를 기대해 본다.

2012-08-15 김명래

뽀로로파크 출구는 울음바다?

동탄 뽀로로파크 캐릭터 숍에 갑자기 아이가 맨발로 뛰어들어 뽀로로 장난감을 집어들었다. 곧장 부모가 달려와 내려놓으라고 달랬지만, 아이는 막무가내였다. 계속되는 부모의 만류에 아이는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캐릭터 숍 직원은 "하루에도 수십번 일어나는 일"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결국 아이의 부모는 아이가 집은 5만원이 넘는 장난감 대신 1만원짜리 뽀로로 풍선을 사고나서야 그 공간을 벗어날 수 있었다.'노는 게 제일 좋아 친구들 모여라'라고 노래를 부르는 꼬마 펭귄과 놀기 위해서 2시간에 1만6천원하는 입장료로는 부족했나보다.서울시 2곳을 비롯해 화성시 동탄신도시점, 파주점, 킨텍스점, 광주수완점까지 전국에 6곳의 뽀로로파크와 키즈카페는 전 지점 모두 캐릭터 숍을 반드시 거쳐야만 밖으로 나올 수 있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뽀로로파크 출구는 늘 울음바다다. 이뿐 만이 아니다. 뽀로로파크내 외부 음식 반입을 금지해 놓고 대기업에 위탁해 운영하는 음식점은 핫도그를 6천원, 아이 손바닥만한 햄버거를 4천500원에 판매하는 등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부모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이에 뽀로로파크측은 "위탁업체에 맡긴 일이니 (높은 가격에 대해)어쩔 수 없다"며 "이유식·특별식의 경우는 반입을 허용한다"는 터무니없는 항변만 늘어놓고 있다. 더욱 아쉬운 점은 비싼 비용에 상응하지 못하는 서비스다. 뽀로로파크 홈페이지에 문의전화 번호가 잘못 기재돼 있었지만, 내부에서는 이를 전혀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부랴부랴 번호를 수정하기도 했다.현재 '뽀로로' 브랜드의 가치는 4천여억원, 누적 매출은 1조원을 넘어섰다. 세계 120개국의 아이들이 뽀로로 노래만 나오면 엉덩이를 들썩거린다. 하지만 뽀로로파크는 아이 부모들에게 '동심을 이용한 상술'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뽀로로파크가 하루빨리 '뽀통령'의 명성에 걸맞은 공간으로 자리잡길 바란다.

2012-08-14 윤수경

"세상은 한 사람이 바꾼다"

요즘 '골든타임'이 대세다.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는 이 드라마는 중증외상센터를 둘러싼 의료계의 현실과 그 뒷얘기를 맛깔스럽게 그려내고 있다. '골든타임', 외상환자가 사고를 겪은 직후 1시간까지를 말하는 것으로, 환자의 삶과 죽음이 갈릴 수 있는 '황금같은 시간'을 뜻한다. 석달 전, 기자는 아주대병원 이국종 교수를 집중 조명하면서 기획시리즈 '다치면 죽는 대한민국, 제2의 석해균은 없다' 기사를 취재, 보도했었다. 당시 이 교수를 심층 취재하면서 그의 삶을 얼핏 들여다 봤었다. 정말 놀라운 것은 그 스타급 의사가 다른 의사 연봉의 절반 가량을 받으면서도 1년 365일을 거의 쉬지않고 일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석해균 선장 수술을 집도하기 전까지 무려 10년간을, 남이 알아주지 않는 영역에서 최선을 다해 달려온 그는, 이제 외상외과 영역에서 선구자가 돼 인정받고 있으며, 지금은 곳곳에 그의 뒤를 따르려는 후배 의사들도 줄을 잇고 있다.최근 '이 교수같은' 사람을 경기도청에서 만났다. 자치행정국 김기세 사무관이 바로 그다. 그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비영리 단체인 경기지역 주민자치센터에 개별적으로 음원 사용료를 요구하던 것을, 행정안전부와 문화체육관광부까지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 결국 적정한 저작권료 규정을 신설하도록 했다.김 사무관이 관심갖지 않았더라면 도내 517개 주민센터는 연간 4억원 가량을 저작권료로 내게 됐을 것이다. 이 돈은 고스란히 주민들 부담이 됐거나 지자체 예산으로 충당했어야 할 돈이다. 주민센터에 저작권료를 요구한 최초의 사건이 이렇게 마무리되면서 앞으로 10년, 아니 100년후 김 사무관을 통해 아끼게 되는 도민의 쌈짓돈은 천문학적인 액수가 될 것이다.세상의 변화는 한 사람에게서 시작된다. 각자의 영역에서 무단히 노력하는 이 교수와 김 사무관과 같은 선구자들이 있기에, 세상은 좀더 그럴듯한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장담한다.

2012-08-13 최해민

정부출연 연구원 급여의 적정선

얼마 전 연구원과 직원들의 임금을 노사 협의도 거치지 않은 채 임의로 삭감한 국토연구원이 민·형사상 고소를 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지난 3월 감사원에서 국토연구원 등 6개 기관이 정부의 인건비 인상 기준보다 높은 급여를 지급했고, 사업비를 인건비로 부당하게 집행했다는 이유로 주의 조치를 받자, 사측이 노사 임금 합의를 한 지 3개월 만에 입장을 180도 바꾼 것이다.기자는 이 사건을 취재하면서 '정부출연 연구원들이 받는 월급은 얼마가 적당할까'라는 의문이 들었고, 노조 측에 현재 급여를 물었다. 그러나 노조는 '평균보다 많은 월급을 받고 있어 일반인들은 이해할 수 없을 것'이란 이유로 답변을 꺼렸다. 노조의 걱정대로 대다수 외국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이들은 일반 직장인들에 비해 고액의 연봉을 받고 있다. 그러나 동종업계의 사기업이나 특히 외국에서 일하는 동료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훨씬 적은 액수이며, 정부의 인건비 인상률 가이드 라인은 매년 이 격차를 벌어지게 하고 있다. 지난 1월 국토연구원의 노·사가 사업비 일부를 이들의 인건비로 집행한데 합의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렇다고 해서 연구원들이 정규직인 것도 아니다. 3년마다 계약을 갱신해야하는 계약직 신분이다. 게다가 이들 급여에 대한 정부의 출연금은 60%뿐이고, 나머지 40%는 연구원들이 직접 업무를 따내서 얻는 자체 수익으로 충당해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연구원들은 '애국심'만으로 정부기관에서 일하고 있으며, 이에 만족하지 못하는 유능한 인재들은 외국으로 빠져나가거나 사기업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이들의 임금 인상이 가이드라인보다 높다고 지적할 뿐, 이들이 받는 월급이 적당한가에 대해 깊게 고민한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물론, 국토연구원이 연구비와 같은 사업비를 인건비로 부당하게 쓴 것은 사회적인 질타를 받아야 할 대목이다. 하지만 이 나라 석학들이 국책연구기관에서 적정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정부의 관심을 기대해 본다.

2012-08-13 김혜민

33년 역사 뒤안길로 사라진 남촌풀장

남촌풀장을 기억하는지. 광주시 초월읍에 소재한 3만3천여㎡ 남짓한 이곳은 1980~90년대 이렇다할 물놀이 시설이 없을 당시 광주·성남·용인·이천·하남 등 경기 동부지역의 대표 여름 피서지로 주가를 올리던 곳이다. 기자도 학창시절 부모님, 친구들과 함께 찾아 수영을 했던 추억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한해 5만여명이 이용할 정도로 각광받던 이곳이 곤지암천 수해복구사업 구간에 편입되면서 최근 철거작업이 이뤄졌다.1979년 문을 연 남촌풀장은 광주 곤지암천변에 위치해 주변 수풀 경관과 어우러지며 시원함을 제공, 수도권 근교 여름 피서지로 인기를 얻어왔다. 한해 개장하는 2달간에만 5만여명이 이용할 정도로 사람들이 몰렸으나 지난 4월 철거와 함께 33년의 역사를 마감했다. "올해는 옛추억을 떠올릴 겸 오랜만에 남촌풀장에 가야겠다"고 생각했던 필자에게 철거 소식은 추억 하나가 사라지는 것같은 허전함과 왠지모를 미안함을 갖게 했다.어렵게 수소문해 남촌풀장을 운영했던 관계자와 통화를 했다. 그는 "개장기간은 통상 2달이었지만, 실질적 영업일수는 (수해로 인해) 20일까지로 줄어든 적도 많아 어려움이 많았다"며 "상수원보호구역이라는 규제도 운영자 입장에선 큰 장벽이었던지라 직원 20여명과 함께 계속 운영해 나가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토로했다. 인근에 최신 시설을 갖춘 물놀이시설이 지속적으로 등장해 피서객들이 그쪽으로 몰리는 상황에서 기존 시설로는 경쟁에 한계가 있었던 것도 사실일 터다. 덧붙여 그는 "이곳은 하천기본계획선에 위치해 수해 방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철거라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던 만큼, 안타깝지만 문을 닫았고 애정을 갖고 이용해줬던 시민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남겼다. 혹 아직 휴가전인 분들이 있다면 나의 추억속 피서지로 떠나보는 건 어떠실지. 시대가 급변하며 언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지 모르니 말이다.

2012-08-09 이윤희

'청라 악취' 잡을 수 있다

인천 서구가 또다시 악취문제로 시끌시끌하다. 지난 7월말부터 최근까지 청라국제도시 주민들은 저녁만 되면 악취가 진동한다며 서구청에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이곳 주민들은 악취가 '타이어(고무) 타는 냄새'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청라에 거주하는 서구청 공무원들도 악취를 호소할 정도였다.빗발치는 민원에 서구는 주민생활지원국장을 반장으로 하는 '청라 악취 긴급대책반'을 편성해 본격적인 악취잡기에 나섰다.작년 이맘때 있었던 수도권매립지 악취악몽이 재현되는 듯하다. 그런데 올해는 이상하리만치 수도권매립지에 관한 악취민원이 없다. 지난해 가을 청라국제도시 주민들이 악취 때문에 못살겠다며 방독면까지 쓰고 시위를 벌였던 것이 먼 옛날 일처럼 느껴질 정도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1천억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악취방지사업을 벌인 결과 올해는 악취민원이 '제로'에 가까울 정도로 큰 성과를 거둔 것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매립지공사가 그동안 충분히 할 수 있었는데도 십수년간 악취문제를 방치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지자체의 강력한 규제와 민원에 앞서 배출업체가 자발적으로 개선의지를 갖고 악취저감에 노력했다면 악취소동 자체가 없었지 않겠냐는 아쉬움이다.이번 악취는 서구와 인접해 있는 동구의 철강업체들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동국제강이 철강을 만들어내면서 나는 냄새가 바람을 타고 서구까지 올라오는 것이었다. 서구는 최근 인천시, 동구와 합동으로 동국제강을 방문해 청라에서 감지되는 악취와 동국제강의 배출물질이 같다고 결론지었다. 수도권매립지가 소기의 성과를 이룬 것을 보면 이번 악취도 동구의 철강업체가 의지를 갖고 스스로 노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2012-08-09 김민재

DMZ와 미래의 희망 청소년들

전쟁세대도 아니고, 전쟁 이후의 경제재건 세대도 아닌 인터넷 문화에 익숙한 청소년에게 분단이라는 현실은 남의 나라 얘기처럼 먼 이야기일 수 있다. 하물며 '호국'과 '안보'라는 단어는 어떨까? 5일부터 8일까지 연천군과 파주시 일원에서 진행되는 '2012 DMZ 청소년탐험대'에 합류한 30여명의 청소년들에게도 '분단'과 '호국', '안보'라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듯 했다. 5일 발대식 겸 출정식을 위해 수원 화성행궁에서 만난 대원들의 모습은 '30도가 넘는 뜨거운 햇살을 이겨내고 일정을 소화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생겼다. 이상고온으로 인해 30도가 넘는 날씨도 걱정스럽게 다가왔다.하지만 분단으로 인해 신탄리역에서 멈춰야하는 경원선 열차, 평화누리길을 걸으며 만나게 되는 수많은 군부대들을 바라보며 분단이 더이상 먼 이야기가 아닌 우리 곁에 있는 현실이라는 것을 마음으로 느끼고 있었다. 특히 30도가 넘는 더위속에 2일에 걸쳐 진행된 30여㎞의 평화누리길 걷기 일정을 지친 동료를 도우며 완주하는 모습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무더위와 힘든 트래킹으로 인해 지친 동료대원들을 서로 격려하고 배낭을 들어주거나 부축해주는 모습, 그리고 쓰레기를 배낭에 담아오는 모습을 보며 가슴 찡한 감동을 느끼기도 했다.지난 6월 동·서독을 나누기 위해 설치됐던 독일 비무장지대를 통일 이후 어떻게 관리하는지 취재하기 위해 독일을 방문했었다. 당시 독일 현지에서 만난, 비무장지대를 생태자원으로 관리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는 그뤼네스반트라는 단체의 관계자는 "미래에도 비무장지대의 역사적·생태적 가치를 이해하고 보존해 나갈 수 있도록 어린이와 청소년의 교육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고 밝혀 인상적이었다. 한국사회에는 아직 이런 체계적인 움직임은 없다. 하지만 이번 '2012 DMZ 청소년탐험대'를 비롯해 방학을 맞아 평화누리길 트래킹을 하거나 DMZ 주변의 각종 안보시설을 견학하며 민족 분단 현실을 느끼고 있는 청소년들을 보며 한국의 미래가 밝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2012-08-08 김종화

기록적 폭염, 취약계층이 위험하다

지난달 하순부터 기록적인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경기도 전지역에 폭염경보가 내려졌고,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지난달 27일 발효된 열대야는 10일째 이어지고 있어 지난 2000년 이후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이번 폭염으로 경기지역에는 22명의 열사병 환자가 집계됐고, 농작물과 축산물의 피해도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북한강의 녹조현상도 확산되고 있어 2천만의 수도권 식수원을 위협하고 있는 등 사회 전반적으로 피해가 광범위하다.폭염특보가 발령된 이후 정부와 경기도 등은 서둘러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다. 정부는 재빨리 대책본부를 가동했고 김황식 국무총리도 쪽방촌을 찾아 독거노인들을 위로했다. 경기도도 정부의 기조에 맞춰 무더위 쉼터에 전기비를 지원하는 등 여러가지 대책을 내놓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무더위가 절정에 이른 다음에야 정부와 지자체가 뒤늦게 나섰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경기도에 첫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게 지난 6월 25일이다. 폭염특보가 발령된지도 10여일이 지났다.무엇보다도 염려스러운 것은 살인적 폭염에 무방비로 노출된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이다. 돌봐 줄 사람이 없고 질병과 장애로 거동조차 불편해 좁은 쪽방, 지하 셋방 등에서 홀로 사는 노인들이 바로 폭염이 위협하는 대상이다. 냉방기구를 갖출 형편도 안되는 지하 셋방과 쪽방에서 홀로 사는 노인들에게 폭염은 한순간에 생명을 위협하는 무서운 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올해 찜통 더위는 역대 기록을 갈아치울 만큼 매섭게 지속되고 있다. 이같은 기록적 무더위에서 취약한 계층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정부와 지자체는 취약 계층과 지역 특성에 맞는 긴급구조 활동, 건강관리 지원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도내 시·군별로 마련한 각종 대책을 종합하고 상황을 점검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특히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는 건 정부에만 맡겨놓지 말고 이웃 모두가 이들을 도우려는 공동체 의식을 발휘해야 한다.

2012-08-06 이경진

보배같은 학교폭력 대책 만들어야

경기도교육청이 최근 가장 역점을 두고 진행중인 사업은 '학교폭력 근절'이다. 지난 5월 학교폭력 예방·대책 전담부서인 '학교인권지원단'을 신설, 운영하기 시작한 것도 정책 의지의 반영이다. 김상곤 교육감이 "학교와 가정에서의 폭력 추방없이, 행복한 교육은 불가능하다"며 '아동청소년인권법' 제정을 건의하고 나선 것도 이같은 연유에서다. 또 도교육청은 학교폭력 피·가해자와 학부모가 함께하는 '힐링캠프'를 마련한다고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기자도 힐링캠프 프로그램에 관심이 컸다. 현장에서 학교폭력 피·가해 학생과 학부모들이 다양한 연수 과정을 통해 치유되는 과정을 보고,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마음에 지난 주 해당 부서에 문의를 하고, 1기 캠프가 열리기로 예정된 여주 야영장에 취재 약속을 잡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해당 야영장은 전혀 예상치 못한 답변을 내놨다. 신청자가 단 한 명도 없어, 캠프를 부득이하게 취소했다는 것.학생들의 방학기간에다 휴가철까지 겹쳐 학부모들의 적극적 참여가 기대됐지만, 신청자는 전무했다. 도교육청은 오히려 이러한 이유때문에 참여자가 없었다는 황당한 답변과 함께, 별 문제될 게 있냐는 반응이었다. "도대체 뭐가 잘못된거냐"며 '악의적 보도'라는 항의까지 했다. 하지만 담당부서 외에 다른 도교육청 관계자들의 반응은 달랐다. 도교육청 관계자들은 "학교폭력 피·가해 학생과 이들의 학부모를 참여시켜 수일간 캠프를 진행한다는 것은 쉽지않은 일"이라며 "사업 시작전 학교 폭력과 관련한 입소 대상자를 선정하고, 이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기도의회의 한 교육의원은 기자에게 "도교육청이 학교폭력 근절 의지가 빈약한 것이 드러났다"며 "시정이 시급하다"고 대책 마련에 동참할 뜻을 밝혔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훌륭하고 좋은 것이라도 쓸모있게 만들어 놓아야 값어치가 있다는 표현이다. 도교육청의 수많은 좋은 정책도 현장에 반영돼야 보기 좋은 성과를 만들 수 있다. '백약이 무효했다'는 비난은 듣지않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2012-08-05 김태성

한국 월드컵축구대표팀에 거는 기대

홍명보 감독의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이 8년만에 올림픽 8강 진출에 성공하면서 축구 열풍이 뜨거워지고 있다. 올림픽 사상 첫 메달에 도전하는 축구대표팀이 2004년 아테네올림픽 이후 8년만에 준준결승에 오른 것이다. 조 2위로 8강에 진출한 홍명보호는 이번 주말 축구종주국 영국과 격돌한다.이런 올림픽 열기를 월드컵이 이어간다. 한국축구대표팀 최강희호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3차전 우즈베키스탄전을 앞두고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오는 15일 저녁 아프리카 강호 잠비아와 평가전을 치른다. 국가대표팀의 공식 축구시합이 개최되기는 안양시 승격 이후 40년만에 처음이다. 지난 2003년 안양을 연고지로 하던 LG치타스(현 FC서울) 프로축구단이 서울로 연고지를 옮긴 이후 수준급 축구경기를 갈망해 온 안양 팬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희소식이다.이번 런던올림픽에서도 수많은 종목에서 대한민국 선수들이 선전하고 있다. 그리고 축구에 대한 대한민국 국민들의 애정은 밤샘을 두려워하지 않을 정도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우리는 2002년 한일월드컵을 통해 온 국민이 하나되는 경험을 이미 확인했다.특히 안양은 2002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이영표와 김동진(이상 안양공고) 등을 배출한 과거 축구 메카도시였다. 그러나 안양시가 야심차게 추진해 오던 안양시민프로축구단(가칭 안양FC) 창단 사업은 최근 시의회 반대로 발목이 잡혔다. 과거 국내에 성공 사례가 없다는 현실적인 이유다. 하지만 전세계를 놀라게 한 지난 2002년 월드컵 열기를 누가 미리 예상이나 했을까. 어느새 안양하면 베드타운 혹은 정체된 도시란 이미지가 굳어가고 있다. 안양시민이란 자부심을 가질만한 무언가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이렇듯 별다른 구심점이 없는 안양을 그대로 방치해둘 것인가. 이번 축구 A매치가 축구도시 안양의 명성을 다시한번 부각시키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2012-08-02 이준배

소화전도 다같은 소화전 아니다?

화재가 발생했을 때, 소방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설치되는 것이 소화전이다. 도로교통법은 화재 등 위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소화전을 사용하고자 소화전 인근 5m에는 주차를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인천지역 곳곳의 소화전 바로 앞에는 주차구획선이 그어져 있었다. 소화전이 인근에 있음에도 지자체는 주차구획선을 그었고, 이를 관리하는 소방당국은 주차구획선이 있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한 구청 관계자는 "소방당국과 협의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기 때문에 협의하지 않았다"며 "우리가 소화전을 피해 주차구획선을 그었어야 하는데, 소화전 유무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경인일보는 소화전 앞에 주차구획선이 있는 문제를 취재, 보도했다. 기사가 나간 뒤 인천소방안전본부는 현황 파악에 나섰고, 현재 소화전 앞 주차구획선은 지워졌다. 지자체는 '주차금지 노면 표시' 등을 실시해 소화전 앞 주차를 막을 예정이다. 그러나 문제는 또 있다. 겉보기엔 똑같은 소화전이지만 관리하는 기관이 다르다는 점이다. 인천에 있는 9천여개의 소화전 중 6천900여개는 소방안전본부가, 나머지는 상수도사업본부에서 관리하고 있다.상수도사업본부는 9천여개의 소화전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지만, 이중 자신들이 관리하는 소화전(2천여개)의 위치와 수량 등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자신들이 관리하는 소화전은 불을 끄기 위한 용도보다 물을 빼는 등의 용도로 설치한 것이라고 상수도사업본부는 설명한다. 또한 이들 소화전 주변에 차를 세워 놓아도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는다고 했다. 소방당국도 상수도사업본부에서 관리하는 소화전의 위치와 수량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법에 명시돼 있는 '소화전' 인근 주차금지 규정이, 행정기관의 업무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과연 소화전 뿐일까. 모든 행정은 여러 기관과 관계가 있다. 각 기관이 자신의 입장과 기준만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럴 경우 혼란스러운 것은 시민들이다. 이런 생각이 기우이길 바란다.

2012-08-01 정운

지금 필요한 건 뭐? 격려와 응원

런던올림픽이 한창이다.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은 저마다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고 있다. 그러나 경쟁을 통해 1위부터 꼴찌까지 순위가 매겨지다보니 순위권에 들지 못한 선수들이 생길 수밖에 없다. 메달을 획득한 선수들은 하루 종일 TV를 통해 경기를 반복해 보여준다. 그리고 그 선수가 어떻게 4년을 준비해왔으며 심지어 어린 시절부터 메달 단상에 서기까지 겪었던 과정들을 엮어 프로그램을 방영하기도 한다. 신문도 크게 다르지 않다. 때문에 무명의 선수가 하루 아침에 '스타'로 탄생하기도 한다.하지만 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선수들에 대한 조명은 거의 없다. 그가 경기에 출전했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다반사다. 메달이라는 결과도 중요하겠지만, 정작 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선수들의 마음은 오죽할까. 실제로 운동 선수 중에, 아니 운동을 하는 사람들 중에 지려고 운동을 하는 사람은 없다. 국가대표 역시 다르지 않다. 매 경기 항상 최선을 다하고 이기고 싶고 궁극에는 금메달을 따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경쟁선수들이 더 잘했기 때문에 좋지 않은 결과를 얻기도 한다. 특히나 전국민적 관심을 받았으나 그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실력이 녹슬었네', '정신줄을 놨네' 하며 비난하는 사람들도 생겨난다. 비난을 듣기 위해 그 동안 노력해왔고 일부러 경기에 지는 선수는 아무도 없다.우선 메달을 획득한 선수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내자! 그리고 한 나라의 대표로서 가슴에 자랑스런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를 위해 노력한 모든 선수들에게도 응원의 박수를 보내주자! 그들은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을 뿐이지 한 국가의 대표로서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지금도 애통함의 눈물을 흘리는 선수가 있다면 전국민이 격려와 응원을 보내주자. 그게 국가대표를 위한 국민들의 의무 아닐까.

2012-07-31 최규원

뿌리산업, 제대로 알고 돕자

중소기업 중심의 기초 공정 산업으로, 주조와 금형, 용접, 소성가공, 표면처리, 열처리 분야를 6대 뿌리산업이라고 부른다. 제조업의 근간이 되고 있는 뿌리기업들의 육성과 지원을 위해 정부에서는 '뿌리산업 진흥과 첨단화에 관한 법률'을 지난해 7월 제정, 지난 1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경기도의회에서도 지난 5월 '뿌리산업 진흥 및 육성 조례안'을 제정했다. 그러나 전국 뿌리산업 기업에 대한 전반적인 현황도 파악되고 있지 않다. 정부는 예산부족을 이유로 지원법이 있지만 뿌리기업들을 제때 지원해주지 못하고 있으며, 도는 그보다 더 미미하다. 한 예로 도 조례는 뿌리산업을 위해 경기도가 기술경쟁력 강화와 전문인력 양성을 실시토록 했지만, 이는 수년 뒤에나 완성시킬 수 있는 방안이다.국내 실정과는 반대로, 후발주자인 중국은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19일 지식경제부와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주최한 '한·중·일 뿌리산업 국제포럼'에서 중국은 "세계 최고 제조업 국가가 되겠다"고 한국과 일본에 선전포고를 했다. 이신아(Xinya Li) 중국기계과학연구총원(CAM) 원장이 한 발언으로, 우리에겐 생소하지만 CAM은 연구인원만 35만명에 이르고 있다. 아울러 중국 정부는 오는 2014년까지 광둥성 장먼시에 238㏊(237만5천800여㎡) 규모로 행정·기술교육·환경·IT 등이 집약된 야문정점도금공업단지를 조성, 500여개 뿌리산업 관련 기업들을 입주시킬 예정이다. 인력 등 각종 여건을 중국정부가 대폭 지원하겠다는 것.정부와 도는 바짝 긴장해야 한다. 특히 전국 뿌리기업의 35%가 몰려있는 도는 업계 종사자 및 교육계 등과 연계해 간담회를 개최,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많은 것을 한꺼번에 지원하기보다 업계 현황 및 실태파악 등 당장 필요한 것부터 해결한 뒤 단계별로 지원을 해야 뿌리산업의 실질적인 육성이 이뤄질 것이다.

2012-07-30 송수은

불법건축물, 法 규제만이 해결 길

불법 건축물을 취재하면서 가장 놀란 것은 관련 당사자들의 법에 대한 '무시'였다. 건축주와 건축업자들이 불법 건축물을 지으면 어떤 규제를 받는지 모르는 것도 아니었지만 '그까짓 거'라는 생각이 팽배했다.용인 잔다리마을뿐 아니라 오산 궐동지구와 수원 곡반정동도 마찬가지로 모두 50여억원 이상의 이행강제금 부과가 이뤄졌지만 수년이 지난 지금 사실상 변한 것은 전혀 없다. 오히려 이들 다가구주택들은 '벌집방'으로 불리면서 버젓이 영업을 하고 있고 이로 인해 애초 계획했던 지구단위계획보다 몇 배 되는 인구가 유입돼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밤이면 동네 전체 골목 골목마다 주차난으로 아수라장이 되고 있고 이로 인한 이웃간의 고성과 다툼도 심심치 않게 목격되고 있다. 이런 문제들은 사실상 건축 초반에 관할 지자체에서 강력한 법 규제와 단속만 이뤄졌어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부분이다. 단속 인력이 부족하다면 관할 건축사회를 통해 사전 관리 감독을 강화하든지, 아니면 매년 2회까지 부과할 수 있는 이행강제금을 정확하게 시행한다면 어느 정도는 막을 수 있는 것들이다. 초기에 단속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나중에는 집단적인 민원으로 변질돼 원상복구가 힘들어진다. 결국 건축물은 들어서게 되고 사용승인을 마친 뒤 불법대수선 해체 사실이 언론에 뒤늦게 보도되고 난 뒤 부랴부랴 행정처리하는 모습은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꼴'밖에 안 된다.현재 국토해양부는 대수선 해체 허가 부분에 대한 불법 건축물 이행강제금 부과율 개정을 준비중이다. 내부적 오류로 잠시 법 개정이 정지돼 있지만 정부의 강력한 불법 건축물 근절 의지가 있다면 이른 시일내에 이뤄져야 한다. 지금의 불법 건축물은 결국 건축주와 건축업자들의 배만 불리는 상황이다. 이행강제금이 단지 '수수료' 성격으로 이해돼서는 안 된다. 공무원들도 단속이 당장은 힘들더라도 적발시 강력한 행정 처분을 내려야 한다. 이를 뒷받침하는 강력한 법규 마련이 선행돼야 함은 물론이다.

2012-07-29 조영상

뒤집히는 판결에 속 뒤집히는 민심

꽤나 오랜 시간 대형마트를 규제해 달라는 절박한 외침들이 있었다. 해외처럼 대형마트를 도심 밖에 세워야 한다고 했고 SSM을 허가제로 규제해야 한다고도 소리쳤다. 그 외침이 먼 산의 메아리처럼 여겨지는가 싶더니 참다 못한 소상공인들이 단체행동에 나서자 정치권과 지자체가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게 '유통산업발전법'이고, 현재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대형마트 영업제한에 관한 지자체 조례다. 그러나 불과 4개월 만에 대형마트 영업규제는 하나 둘씩 풀리고 있다. 지난달 대형마트가 서울강동구청장과 송파구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영업시간 제한 등 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서울행정법원이 대형마트 손을 들어준 게 그 신호탄이다. 지난주에는 수원과 인천지법도 두 달 전의 기각 결정을 뒤집는 결정을 내렸다. 결국 대형마트들은 주말부터 영업을 재개했고 잠시나마 희망을 가졌던 소상공인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그런데 가처분신청을 기각했던 법원이 결정을 번복한 이유가 이상하다. 지난 5월 수원지법은 '집행정지로 인해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며 대형마트가 제기한 영업규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영업규제를 풀어주면 상생발전을 위한 공공복리에 해를 끼칠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랬던 법원은 지난 19일 '집행정지로 인해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대형마트가 다시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두 달 사이 대형마트와 소상공인들 사이에 상생을 위한 어떠한 공공복리도 증진된 것이 없는데, 법원이 도대체 무슨 이유로 결정을 뒤바꾼 것인지 알 길이 없다.물론 대형마트 영업제한 조례는 절차상의 문제들이 존재하고 보다 충분한 논의를 거쳐 현실적인 대안을 모색할 필요성도 있다. 그러나 무조건 규제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대형마트와 명확한 기준 없이 대형마트에 힘을 실어주는 법원의 태도는 찌는 더위만큼이나 답답할 따름이다.

2012-07-26 공지영

콜트악기, 따뜻한 관심이 힘이됩니다

콜트악기 해고 노동자들의 싸움이 지난 23일로 2천일을 넘겼다. 텅 빈 공장 한 쪽 농성장에서 2천일을 버텨온 노동자들은 그동안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세상 사람들의 '무관심'도 그들을 괴롭히는데 한 몫 했다. 하지만 지난 15일부터 공장에 예술가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흉물스럽게 방치되던 이 곳에 사람이 모여들며 변화가 시작된 것이다. 서서히 공장을 점거하기 시작한 작가들은 그곳을 청소하고 새롭게 칠하며 각자의 메시지를 담은 작품들로 공간을 채워나갔다. 버려진 작업복, 시계와 달력, 공장의 먼지들까지 모든것이 작품의 재료가 됐다. 지역 예술가들도 참여했지만 먼 곳에서 찾아와 제 일처럼 나서준 작가들도 상당했다.그룹으로 이번 전시에 참여한 한 작가는 "그저 그들의 외로움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 싶어서, 또 멀리서 들리지 않는 응원을 하기보다 보다 가까운 곳에서 작은 박수소리라도 들려주고 싶어서 이번 전시에 참여하고 있다"고 했다. 이 작가도 처음에는 전시 참여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농성장에서의 전시가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지 동료들과 함께 고민과 토론을 수도 없이 반복했다. 애당초 작가들의 관심이 문제해결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리라고는 감히 생각하지 않았다. 고민 끝에 전시에 참여했고 해고 노동자와 함께 지금도 현장에 있다. 그는 '그저 남들보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응원을 펼치는 수준'이라며 애써 의미를 축소했지만 누구보다 예뻤던, 그 마음 씀씀이는 감출 수 없었다.콜트악기 노동자들은 "먼 곳에서 부평 공장까지 찾아와 외로운 자신들과 함께 농성장을 지켜주는 작가들을 볼 때면 너무나 고맙다"고 입을 모았다. 당장 뭐가 바뀌진 않아도 그들 곁에서 지켜준 것만으로도 크나큰 힘이 됐다는 것이다. 그들에게 무엇보다 필요한건 다름 아닌 세상 사람들의 관심이었다.6년째 일자리 없이 버텨오다 보니 경제적인 문제도 그들을 괴롭히고 있다. 후원을 통한 적극적인 관심도 그들에겐 큰 힘이 된다. 후원계좌: 우리은행 1002―842―657296 (예금주:심자섭)

2012-07-25 김성호

'지랄'

최근 광주시의회 A의원과 통화하는 과정에서 '지랄'이라는 단어가 불쑥 튀어나왔다. '지랄'이라는 말을 듣고 곰곰이 생각해 보니 지난해 말 인기리에 방영된 '뿌리깊은나무'에서 어린 세종의 가치관(?)을 바꾸게 된 인상 깊은 장면이 하나 떠올랐다. 극중 똘복이가 던진 '임금님? 지랄을 하시라고 해'라는 말, 그리고 어린 세종은 그 말을 듣게 되는 장면이다. 일개 백성, 그것도 어린 꼬맹이로부터 듣도보도 못한 말에 문화적 충격을 받은 세종이었지만 이내 '지랄'이라는 단어를 되뇌게 됐고, 이는 극중 한글창제의 단초가 된다.기자도 예전부터 후배들이 황당한 말을 하거나 현실과 동떨어진 질문을 하면 '지랄을 하세요'라는 말을 곧잘 하곤 한다. 하지만 '지랄'이라는 말은 분명 상대방에게 모욕감을 주는 표현이다. 사전에서도 '마구 어수선하게 떠들거나 함부로 분별없이 하는 행동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물론 기자가 후배들에게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던지는 표현이기에 그들도 웃으며 넘기고 있다. 그러나 당시 A의원의 표현은 익살스럽지도 않았고, 세종에게 다가온 문화적 신선한 충격도 아니었다. 그는 '당론이라 함은 공식적으로 운영위원회를 통해 결정된 사항을 말하는 것입니다'라는 주장을 펴며, '공식절차는 아니더라도 지역당협위원장이 지시한 사항도 당론으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 과정에서 '노 의원이고, 지랄의원이고 간에'라고 말한 것이다.그는 이후 기자와의 통화에서 "나는 그런 표현 한 적이 없고, 우리가 선출한 국회의원에게 어떻게 그런 부적절한 표현을 할 수 있겠느냐"며 항변했지만 A의원은 분명히 그렇게 말했다. 당시 녹취록도 공개할 수 있다.상반된 의견을 제시했다고 해서, 자기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다양한 단어와 수식어를 사용할 수 있지만 상대방을 폄하하는 내용은 적절치 못한 것 같다. 당시 A의원이 조금은 격앙돼 있었다 하더라도 말이다. 후반기 의정에서는 보다 성숙되고 순화된 언어 사용을 기대해 본다.

2012-07-24 임명수

주민센터 저작권료 꼼꼼히 따져봐야

한국음악저작권 협회가 경기도내 주민자치센터에 음원 사용료를 요구하고 나선 것을 놓고 논란이 치열하다. 협회로서는 '정당한 권리 행사'라 주장할 수밖에 없겠지만, '벼룩의 간을 빼먹는다'는 비난 여론이 만만치 않다. 주민센터에까지 저작권료를 요구하는 것이 적어도 우리의 법 정서, 국민정서와는 거리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예로부터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생각에 '법'을 최후의 수단으로 여겨온 우리 국민들에게 있어, 저소득층 주민들의 복지향상을 위해 존재하고 있는 주민센터에까지 음원 사용료를 받아 내려는 저작권협회의 모습은 눈엣가시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저작권법에 그대로 명시돼 있으니 협회의 주장은 옳다. 다만 인정할 건 인정하되 따져볼 건 확실히 따져봐야 한다.협회는 저작권료 징수규정 제7조 3항을 적용, 주민센터의 노래교실이나 에어로빅교실도 사설 노래교실이나 에어로빅장 등 '영업장'에 준하는 만큼의 저작권료를 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전국을 대표해 협회와 협상을 벌여 온 경기도는 이 규정에서 명시하고 있는 업종들은 '영리성'을 전제로 하고 있는데다, 항목에는 '주민센터'가 없는 만큼 이 규정을 적용해선 안된다는 입장이다. 대신 같은 규정 제39조에 있는 '사용료 징수규정이 없는 경우, 협회는 사용자와 협의해 금액을 정하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확정한다'는 조항을 근거로, 저작권료의 액수와 범위를 재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주민자치센터에 대한 저작권료 문제는 저작권법이 개정된 이후 헌정사상 처음으로 제기된 사안인 만큼, 지자체에서 철저히 검증하고 따져본 뒤 일반화 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선 경기도가 도내 31개 시군을 대표하는 사이, 전국의 지자체를 대표할 행정안전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점은 아쉽다. 다행히 늦게나마 행안부가 전국 지자체의 실태조사에 착수하는 등 이 사안에 관심을 갖는 건 반가운 일이다. 이젠 저작권협회와 행안부를 조율해 줄 문화체육관광부의 노력을 기대해 본다. /최해민기자

2012-07-23 최해민

노예시장으로 떠밀리는 이주노동자

고용노동부는 지난 6월 4일 '외국인근로자 사업변경 개선 및 브로커 개입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주요내용은 그동안 사업장을 변경하려는 이주노동자에게 제공하던 구인업체 알선장을 8월1일부터는 제공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업주에게만 구직자 명단을 주고 사업주의 입맛에 맞는 노동자만 계약토록 했다. 이주노동자에게는 아무런 선택의 여지를 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사업주의 편의를 위해 사업장을 자주 바꾸지 못하게 하고, 브로커가 개입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한다. 이는 결국 사업주의 편의를 도모하고 브로커를 막겠다는 이유로 이주노동자는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는 노예처럼 만들어 버린 것이다.고용노동부가 사업주의 편에만 섰던 것은 이미 오래되었다. 2004년 고용허가제가 시행됐을 당시 근로계약기간이 1년으로 제한돼 있어서 1년마다 재계약과 함께 사업장을 선택할 수 있었다. 그러나 2010년부터는 근로계약기간을 3년까지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이주노동자는 1회의 계약으로 3년 동안 사업주의 동의없이는 사업장변경을 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이주노동자의 의사는 중요하지 않고 사업주의 의사에 따라 근로를 하든지, 사업장을 변경하든지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그것도 모자라 사업장을 선택할 권리조차 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노예시장에서 팔려가기만 기다리는 노예의 모습으로 만들어 가고 있는 것처럼 보여진다. 그들의 의사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이다. 그들은 한국에 일하러 오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고 오랜 시간 노심초사하며 기다리다 한국에 들어온다. 그런데 입국해서도 사업장을 변경할 때마다 또 다시 노심초사하며 전화 올 때만 기다리고 있어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열려가는 다문화시대에 역행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열악한 노동환경과 수많은 임금체불, 폭언, 폭행, 성추행 등으로 난무한 사업장을 감독하고 개선해서 건강한 노동시장을 만들어 나가야할 고용노동부가 오히려 이주노동자들을 옥죄어 노예시장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귀를 열고 더 많은 소리를 듣고 천천히 돌아가기를 기대해 본다.

2012-07-22 김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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