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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 폭염, 취약계층이 위험하다

지난달 하순부터 기록적인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경기도 전지역에 폭염경보가 내려졌고,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지난달 27일 발효된 열대야는 10일째 이어지고 있어 지난 2000년 이후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이번 폭염으로 경기지역에는 22명의 열사병 환자가 집계됐고, 농작물과 축산물의 피해도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북한강의 녹조현상도 확산되고 있어 2천만의 수도권 식수원을 위협하고 있는 등 사회 전반적으로 피해가 광범위하다.폭염특보가 발령된 이후 정부와 경기도 등은 서둘러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다. 정부는 재빨리 대책본부를 가동했고 김황식 국무총리도 쪽방촌을 찾아 독거노인들을 위로했다. 경기도도 정부의 기조에 맞춰 무더위 쉼터에 전기비를 지원하는 등 여러가지 대책을 내놓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무더위가 절정에 이른 다음에야 정부와 지자체가 뒤늦게 나섰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경기도에 첫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게 지난 6월 25일이다. 폭염특보가 발령된지도 10여일이 지났다.무엇보다도 염려스러운 것은 살인적 폭염에 무방비로 노출된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이다. 돌봐 줄 사람이 없고 질병과 장애로 거동조차 불편해 좁은 쪽방, 지하 셋방 등에서 홀로 사는 노인들이 바로 폭염이 위협하는 대상이다. 냉방기구를 갖출 형편도 안되는 지하 셋방과 쪽방에서 홀로 사는 노인들에게 폭염은 한순간에 생명을 위협하는 무서운 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올해 찜통 더위는 역대 기록을 갈아치울 만큼 매섭게 지속되고 있다. 이같은 기록적 무더위에서 취약한 계층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정부와 지자체는 취약 계층과 지역 특성에 맞는 긴급구조 활동, 건강관리 지원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도내 시·군별로 마련한 각종 대책을 종합하고 상황을 점검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특히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는 건 정부에만 맡겨놓지 말고 이웃 모두가 이들을 도우려는 공동체 의식을 발휘해야 한다.

2012-08-06 이경진

보배같은 학교폭력 대책 만들어야

경기도교육청이 최근 가장 역점을 두고 진행중인 사업은 '학교폭력 근절'이다. 지난 5월 학교폭력 예방·대책 전담부서인 '학교인권지원단'을 신설, 운영하기 시작한 것도 정책 의지의 반영이다. 김상곤 교육감이 "학교와 가정에서의 폭력 추방없이, 행복한 교육은 불가능하다"며 '아동청소년인권법' 제정을 건의하고 나선 것도 이같은 연유에서다. 또 도교육청은 학교폭력 피·가해자와 학부모가 함께하는 '힐링캠프'를 마련한다고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기자도 힐링캠프 프로그램에 관심이 컸다. 현장에서 학교폭력 피·가해 학생과 학부모들이 다양한 연수 과정을 통해 치유되는 과정을 보고,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마음에 지난 주 해당 부서에 문의를 하고, 1기 캠프가 열리기로 예정된 여주 야영장에 취재 약속을 잡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해당 야영장은 전혀 예상치 못한 답변을 내놨다. 신청자가 단 한 명도 없어, 캠프를 부득이하게 취소했다는 것.학생들의 방학기간에다 휴가철까지 겹쳐 학부모들의 적극적 참여가 기대됐지만, 신청자는 전무했다. 도교육청은 오히려 이러한 이유때문에 참여자가 없었다는 황당한 답변과 함께, 별 문제될 게 있냐는 반응이었다. "도대체 뭐가 잘못된거냐"며 '악의적 보도'라는 항의까지 했다. 하지만 담당부서 외에 다른 도교육청 관계자들의 반응은 달랐다. 도교육청 관계자들은 "학교폭력 피·가해 학생과 이들의 학부모를 참여시켜 수일간 캠프를 진행한다는 것은 쉽지않은 일"이라며 "사업 시작전 학교 폭력과 관련한 입소 대상자를 선정하고, 이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기도의회의 한 교육의원은 기자에게 "도교육청이 학교폭력 근절 의지가 빈약한 것이 드러났다"며 "시정이 시급하다"고 대책 마련에 동참할 뜻을 밝혔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훌륭하고 좋은 것이라도 쓸모있게 만들어 놓아야 값어치가 있다는 표현이다. 도교육청의 수많은 좋은 정책도 현장에 반영돼야 보기 좋은 성과를 만들 수 있다. '백약이 무효했다'는 비난은 듣지않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2012-08-05 김태성

한국 월드컵축구대표팀에 거는 기대

홍명보 감독의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이 8년만에 올림픽 8강 진출에 성공하면서 축구 열풍이 뜨거워지고 있다. 올림픽 사상 첫 메달에 도전하는 축구대표팀이 2004년 아테네올림픽 이후 8년만에 준준결승에 오른 것이다. 조 2위로 8강에 진출한 홍명보호는 이번 주말 축구종주국 영국과 격돌한다.이런 올림픽 열기를 월드컵이 이어간다. 한국축구대표팀 최강희호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3차전 우즈베키스탄전을 앞두고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오는 15일 저녁 아프리카 강호 잠비아와 평가전을 치른다. 국가대표팀의 공식 축구시합이 개최되기는 안양시 승격 이후 40년만에 처음이다. 지난 2003년 안양을 연고지로 하던 LG치타스(현 FC서울) 프로축구단이 서울로 연고지를 옮긴 이후 수준급 축구경기를 갈망해 온 안양 팬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희소식이다.이번 런던올림픽에서도 수많은 종목에서 대한민국 선수들이 선전하고 있다. 그리고 축구에 대한 대한민국 국민들의 애정은 밤샘을 두려워하지 않을 정도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우리는 2002년 한일월드컵을 통해 온 국민이 하나되는 경험을 이미 확인했다.특히 안양은 2002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이영표와 김동진(이상 안양공고) 등을 배출한 과거 축구 메카도시였다. 그러나 안양시가 야심차게 추진해 오던 안양시민프로축구단(가칭 안양FC) 창단 사업은 최근 시의회 반대로 발목이 잡혔다. 과거 국내에 성공 사례가 없다는 현실적인 이유다. 하지만 전세계를 놀라게 한 지난 2002년 월드컵 열기를 누가 미리 예상이나 했을까. 어느새 안양하면 베드타운 혹은 정체된 도시란 이미지가 굳어가고 있다. 안양시민이란 자부심을 가질만한 무언가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이렇듯 별다른 구심점이 없는 안양을 그대로 방치해둘 것인가. 이번 축구 A매치가 축구도시 안양의 명성을 다시한번 부각시키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2012-08-02 이준배

소화전도 다같은 소화전 아니다?

화재가 발생했을 때, 소방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설치되는 것이 소화전이다. 도로교통법은 화재 등 위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소화전을 사용하고자 소화전 인근 5m에는 주차를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인천지역 곳곳의 소화전 바로 앞에는 주차구획선이 그어져 있었다. 소화전이 인근에 있음에도 지자체는 주차구획선을 그었고, 이를 관리하는 소방당국은 주차구획선이 있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한 구청 관계자는 "소방당국과 협의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기 때문에 협의하지 않았다"며 "우리가 소화전을 피해 주차구획선을 그었어야 하는데, 소화전 유무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경인일보는 소화전 앞에 주차구획선이 있는 문제를 취재, 보도했다. 기사가 나간 뒤 인천소방안전본부는 현황 파악에 나섰고, 현재 소화전 앞 주차구획선은 지워졌다. 지자체는 '주차금지 노면 표시' 등을 실시해 소화전 앞 주차를 막을 예정이다. 그러나 문제는 또 있다. 겉보기엔 똑같은 소화전이지만 관리하는 기관이 다르다는 점이다. 인천에 있는 9천여개의 소화전 중 6천900여개는 소방안전본부가, 나머지는 상수도사업본부에서 관리하고 있다.상수도사업본부는 9천여개의 소화전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지만, 이중 자신들이 관리하는 소화전(2천여개)의 위치와 수량 등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자신들이 관리하는 소화전은 불을 끄기 위한 용도보다 물을 빼는 등의 용도로 설치한 것이라고 상수도사업본부는 설명한다. 또한 이들 소화전 주변에 차를 세워 놓아도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는다고 했다. 소방당국도 상수도사업본부에서 관리하는 소화전의 위치와 수량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법에 명시돼 있는 '소화전' 인근 주차금지 규정이, 행정기관의 업무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과연 소화전 뿐일까. 모든 행정은 여러 기관과 관계가 있다. 각 기관이 자신의 입장과 기준만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럴 경우 혼란스러운 것은 시민들이다. 이런 생각이 기우이길 바란다.

2012-08-01 정운

지금 필요한 건 뭐? 격려와 응원

런던올림픽이 한창이다.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은 저마다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고 있다. 그러나 경쟁을 통해 1위부터 꼴찌까지 순위가 매겨지다보니 순위권에 들지 못한 선수들이 생길 수밖에 없다. 메달을 획득한 선수들은 하루 종일 TV를 통해 경기를 반복해 보여준다. 그리고 그 선수가 어떻게 4년을 준비해왔으며 심지어 어린 시절부터 메달 단상에 서기까지 겪었던 과정들을 엮어 프로그램을 방영하기도 한다. 신문도 크게 다르지 않다. 때문에 무명의 선수가 하루 아침에 '스타'로 탄생하기도 한다.하지만 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선수들에 대한 조명은 거의 없다. 그가 경기에 출전했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다반사다. 메달이라는 결과도 중요하겠지만, 정작 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선수들의 마음은 오죽할까. 실제로 운동 선수 중에, 아니 운동을 하는 사람들 중에 지려고 운동을 하는 사람은 없다. 국가대표 역시 다르지 않다. 매 경기 항상 최선을 다하고 이기고 싶고 궁극에는 금메달을 따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경쟁선수들이 더 잘했기 때문에 좋지 않은 결과를 얻기도 한다. 특히나 전국민적 관심을 받았으나 그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실력이 녹슬었네', '정신줄을 놨네' 하며 비난하는 사람들도 생겨난다. 비난을 듣기 위해 그 동안 노력해왔고 일부러 경기에 지는 선수는 아무도 없다.우선 메달을 획득한 선수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내자! 그리고 한 나라의 대표로서 가슴에 자랑스런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를 위해 노력한 모든 선수들에게도 응원의 박수를 보내주자! 그들은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을 뿐이지 한 국가의 대표로서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지금도 애통함의 눈물을 흘리는 선수가 있다면 전국민이 격려와 응원을 보내주자. 그게 국가대표를 위한 국민들의 의무 아닐까.

2012-07-31 최규원

뿌리산업, 제대로 알고 돕자

중소기업 중심의 기초 공정 산업으로, 주조와 금형, 용접, 소성가공, 표면처리, 열처리 분야를 6대 뿌리산업이라고 부른다. 제조업의 근간이 되고 있는 뿌리기업들의 육성과 지원을 위해 정부에서는 '뿌리산업 진흥과 첨단화에 관한 법률'을 지난해 7월 제정, 지난 1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경기도의회에서도 지난 5월 '뿌리산업 진흥 및 육성 조례안'을 제정했다. 그러나 전국 뿌리산업 기업에 대한 전반적인 현황도 파악되고 있지 않다. 정부는 예산부족을 이유로 지원법이 있지만 뿌리기업들을 제때 지원해주지 못하고 있으며, 도는 그보다 더 미미하다. 한 예로 도 조례는 뿌리산업을 위해 경기도가 기술경쟁력 강화와 전문인력 양성을 실시토록 했지만, 이는 수년 뒤에나 완성시킬 수 있는 방안이다.국내 실정과는 반대로, 후발주자인 중국은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19일 지식경제부와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주최한 '한·중·일 뿌리산업 국제포럼'에서 중국은 "세계 최고 제조업 국가가 되겠다"고 한국과 일본에 선전포고를 했다. 이신아(Xinya Li) 중국기계과학연구총원(CAM) 원장이 한 발언으로, 우리에겐 생소하지만 CAM은 연구인원만 35만명에 이르고 있다. 아울러 중국 정부는 오는 2014년까지 광둥성 장먼시에 238㏊(237만5천800여㎡) 규모로 행정·기술교육·환경·IT 등이 집약된 야문정점도금공업단지를 조성, 500여개 뿌리산업 관련 기업들을 입주시킬 예정이다. 인력 등 각종 여건을 중국정부가 대폭 지원하겠다는 것.정부와 도는 바짝 긴장해야 한다. 특히 전국 뿌리기업의 35%가 몰려있는 도는 업계 종사자 및 교육계 등과 연계해 간담회를 개최,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많은 것을 한꺼번에 지원하기보다 업계 현황 및 실태파악 등 당장 필요한 것부터 해결한 뒤 단계별로 지원을 해야 뿌리산업의 실질적인 육성이 이뤄질 것이다.

2012-07-30 송수은

불법건축물, 法 규제만이 해결 길

불법 건축물을 취재하면서 가장 놀란 것은 관련 당사자들의 법에 대한 '무시'였다. 건축주와 건축업자들이 불법 건축물을 지으면 어떤 규제를 받는지 모르는 것도 아니었지만 '그까짓 거'라는 생각이 팽배했다.용인 잔다리마을뿐 아니라 오산 궐동지구와 수원 곡반정동도 마찬가지로 모두 50여억원 이상의 이행강제금 부과가 이뤄졌지만 수년이 지난 지금 사실상 변한 것은 전혀 없다. 오히려 이들 다가구주택들은 '벌집방'으로 불리면서 버젓이 영업을 하고 있고 이로 인해 애초 계획했던 지구단위계획보다 몇 배 되는 인구가 유입돼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밤이면 동네 전체 골목 골목마다 주차난으로 아수라장이 되고 있고 이로 인한 이웃간의 고성과 다툼도 심심치 않게 목격되고 있다. 이런 문제들은 사실상 건축 초반에 관할 지자체에서 강력한 법 규제와 단속만 이뤄졌어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부분이다. 단속 인력이 부족하다면 관할 건축사회를 통해 사전 관리 감독을 강화하든지, 아니면 매년 2회까지 부과할 수 있는 이행강제금을 정확하게 시행한다면 어느 정도는 막을 수 있는 것들이다. 초기에 단속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나중에는 집단적인 민원으로 변질돼 원상복구가 힘들어진다. 결국 건축물은 들어서게 되고 사용승인을 마친 뒤 불법대수선 해체 사실이 언론에 뒤늦게 보도되고 난 뒤 부랴부랴 행정처리하는 모습은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꼴'밖에 안 된다.현재 국토해양부는 대수선 해체 허가 부분에 대한 불법 건축물 이행강제금 부과율 개정을 준비중이다. 내부적 오류로 잠시 법 개정이 정지돼 있지만 정부의 강력한 불법 건축물 근절 의지가 있다면 이른 시일내에 이뤄져야 한다. 지금의 불법 건축물은 결국 건축주와 건축업자들의 배만 불리는 상황이다. 이행강제금이 단지 '수수료' 성격으로 이해돼서는 안 된다. 공무원들도 단속이 당장은 힘들더라도 적발시 강력한 행정 처분을 내려야 한다. 이를 뒷받침하는 강력한 법규 마련이 선행돼야 함은 물론이다.

2012-07-29 조영상

뒤집히는 판결에 속 뒤집히는 민심

꽤나 오랜 시간 대형마트를 규제해 달라는 절박한 외침들이 있었다. 해외처럼 대형마트를 도심 밖에 세워야 한다고 했고 SSM을 허가제로 규제해야 한다고도 소리쳤다. 그 외침이 먼 산의 메아리처럼 여겨지는가 싶더니 참다 못한 소상공인들이 단체행동에 나서자 정치권과 지자체가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게 '유통산업발전법'이고, 현재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대형마트 영업제한에 관한 지자체 조례다. 그러나 불과 4개월 만에 대형마트 영업규제는 하나 둘씩 풀리고 있다. 지난달 대형마트가 서울강동구청장과 송파구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영업시간 제한 등 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서울행정법원이 대형마트 손을 들어준 게 그 신호탄이다. 지난주에는 수원과 인천지법도 두 달 전의 기각 결정을 뒤집는 결정을 내렸다. 결국 대형마트들은 주말부터 영업을 재개했고 잠시나마 희망을 가졌던 소상공인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그런데 가처분신청을 기각했던 법원이 결정을 번복한 이유가 이상하다. 지난 5월 수원지법은 '집행정지로 인해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며 대형마트가 제기한 영업규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영업규제를 풀어주면 상생발전을 위한 공공복리에 해를 끼칠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랬던 법원은 지난 19일 '집행정지로 인해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대형마트가 다시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두 달 사이 대형마트와 소상공인들 사이에 상생을 위한 어떠한 공공복리도 증진된 것이 없는데, 법원이 도대체 무슨 이유로 결정을 뒤바꾼 것인지 알 길이 없다.물론 대형마트 영업제한 조례는 절차상의 문제들이 존재하고 보다 충분한 논의를 거쳐 현실적인 대안을 모색할 필요성도 있다. 그러나 무조건 규제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대형마트와 명확한 기준 없이 대형마트에 힘을 실어주는 법원의 태도는 찌는 더위만큼이나 답답할 따름이다.

2012-07-26 공지영

콜트악기, 따뜻한 관심이 힘이됩니다

콜트악기 해고 노동자들의 싸움이 지난 23일로 2천일을 넘겼다. 텅 빈 공장 한 쪽 농성장에서 2천일을 버텨온 노동자들은 그동안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세상 사람들의 '무관심'도 그들을 괴롭히는데 한 몫 했다. 하지만 지난 15일부터 공장에 예술가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흉물스럽게 방치되던 이 곳에 사람이 모여들며 변화가 시작된 것이다. 서서히 공장을 점거하기 시작한 작가들은 그곳을 청소하고 새롭게 칠하며 각자의 메시지를 담은 작품들로 공간을 채워나갔다. 버려진 작업복, 시계와 달력, 공장의 먼지들까지 모든것이 작품의 재료가 됐다. 지역 예술가들도 참여했지만 먼 곳에서 찾아와 제 일처럼 나서준 작가들도 상당했다.그룹으로 이번 전시에 참여한 한 작가는 "그저 그들의 외로움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 싶어서, 또 멀리서 들리지 않는 응원을 하기보다 보다 가까운 곳에서 작은 박수소리라도 들려주고 싶어서 이번 전시에 참여하고 있다"고 했다. 이 작가도 처음에는 전시 참여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농성장에서의 전시가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지 동료들과 함께 고민과 토론을 수도 없이 반복했다. 애당초 작가들의 관심이 문제해결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리라고는 감히 생각하지 않았다. 고민 끝에 전시에 참여했고 해고 노동자와 함께 지금도 현장에 있다. 그는 '그저 남들보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응원을 펼치는 수준'이라며 애써 의미를 축소했지만 누구보다 예뻤던, 그 마음 씀씀이는 감출 수 없었다.콜트악기 노동자들은 "먼 곳에서 부평 공장까지 찾아와 외로운 자신들과 함께 농성장을 지켜주는 작가들을 볼 때면 너무나 고맙다"고 입을 모았다. 당장 뭐가 바뀌진 않아도 그들 곁에서 지켜준 것만으로도 크나큰 힘이 됐다는 것이다. 그들에게 무엇보다 필요한건 다름 아닌 세상 사람들의 관심이었다.6년째 일자리 없이 버텨오다 보니 경제적인 문제도 그들을 괴롭히고 있다. 후원을 통한 적극적인 관심도 그들에겐 큰 힘이 된다. 후원계좌: 우리은행 1002―842―657296 (예금주:심자섭)

2012-07-25 김성호

'지랄'

최근 광주시의회 A의원과 통화하는 과정에서 '지랄'이라는 단어가 불쑥 튀어나왔다. '지랄'이라는 말을 듣고 곰곰이 생각해 보니 지난해 말 인기리에 방영된 '뿌리깊은나무'에서 어린 세종의 가치관(?)을 바꾸게 된 인상 깊은 장면이 하나 떠올랐다. 극중 똘복이가 던진 '임금님? 지랄을 하시라고 해'라는 말, 그리고 어린 세종은 그 말을 듣게 되는 장면이다. 일개 백성, 그것도 어린 꼬맹이로부터 듣도보도 못한 말에 문화적 충격을 받은 세종이었지만 이내 '지랄'이라는 단어를 되뇌게 됐고, 이는 극중 한글창제의 단초가 된다.기자도 예전부터 후배들이 황당한 말을 하거나 현실과 동떨어진 질문을 하면 '지랄을 하세요'라는 말을 곧잘 하곤 한다. 하지만 '지랄'이라는 말은 분명 상대방에게 모욕감을 주는 표현이다. 사전에서도 '마구 어수선하게 떠들거나 함부로 분별없이 하는 행동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물론 기자가 후배들에게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던지는 표현이기에 그들도 웃으며 넘기고 있다. 그러나 당시 A의원의 표현은 익살스럽지도 않았고, 세종에게 다가온 문화적 신선한 충격도 아니었다. 그는 '당론이라 함은 공식적으로 운영위원회를 통해 결정된 사항을 말하는 것입니다'라는 주장을 펴며, '공식절차는 아니더라도 지역당협위원장이 지시한 사항도 당론으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 과정에서 '노 의원이고, 지랄의원이고 간에'라고 말한 것이다.그는 이후 기자와의 통화에서 "나는 그런 표현 한 적이 없고, 우리가 선출한 국회의원에게 어떻게 그런 부적절한 표현을 할 수 있겠느냐"며 항변했지만 A의원은 분명히 그렇게 말했다. 당시 녹취록도 공개할 수 있다.상반된 의견을 제시했다고 해서, 자기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다양한 단어와 수식어를 사용할 수 있지만 상대방을 폄하하는 내용은 적절치 못한 것 같다. 당시 A의원이 조금은 격앙돼 있었다 하더라도 말이다. 후반기 의정에서는 보다 성숙되고 순화된 언어 사용을 기대해 본다.

2012-07-24 임명수

주민센터 저작권료 꼼꼼히 따져봐야

한국음악저작권 협회가 경기도내 주민자치센터에 음원 사용료를 요구하고 나선 것을 놓고 논란이 치열하다. 협회로서는 '정당한 권리 행사'라 주장할 수밖에 없겠지만, '벼룩의 간을 빼먹는다'는 비난 여론이 만만치 않다. 주민센터에까지 저작권료를 요구하는 것이 적어도 우리의 법 정서, 국민정서와는 거리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예로부터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생각에 '법'을 최후의 수단으로 여겨온 우리 국민들에게 있어, 저소득층 주민들의 복지향상을 위해 존재하고 있는 주민센터에까지 음원 사용료를 받아 내려는 저작권협회의 모습은 눈엣가시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저작권법에 그대로 명시돼 있으니 협회의 주장은 옳다. 다만 인정할 건 인정하되 따져볼 건 확실히 따져봐야 한다.협회는 저작권료 징수규정 제7조 3항을 적용, 주민센터의 노래교실이나 에어로빅교실도 사설 노래교실이나 에어로빅장 등 '영업장'에 준하는 만큼의 저작권료를 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전국을 대표해 협회와 협상을 벌여 온 경기도는 이 규정에서 명시하고 있는 업종들은 '영리성'을 전제로 하고 있는데다, 항목에는 '주민센터'가 없는 만큼 이 규정을 적용해선 안된다는 입장이다. 대신 같은 규정 제39조에 있는 '사용료 징수규정이 없는 경우, 협회는 사용자와 협의해 금액을 정하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확정한다'는 조항을 근거로, 저작권료의 액수와 범위를 재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주민자치센터에 대한 저작권료 문제는 저작권법이 개정된 이후 헌정사상 처음으로 제기된 사안인 만큼, 지자체에서 철저히 검증하고 따져본 뒤 일반화 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선 경기도가 도내 31개 시군을 대표하는 사이, 전국의 지자체를 대표할 행정안전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점은 아쉽다. 다행히 늦게나마 행안부가 전국 지자체의 실태조사에 착수하는 등 이 사안에 관심을 갖는 건 반가운 일이다. 이젠 저작권협회와 행안부를 조율해 줄 문화체육관광부의 노력을 기대해 본다. /최해민기자

2012-07-23 최해민

노예시장으로 떠밀리는 이주노동자

고용노동부는 지난 6월 4일 '외국인근로자 사업변경 개선 및 브로커 개입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주요내용은 그동안 사업장을 변경하려는 이주노동자에게 제공하던 구인업체 알선장을 8월1일부터는 제공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업주에게만 구직자 명단을 주고 사업주의 입맛에 맞는 노동자만 계약토록 했다. 이주노동자에게는 아무런 선택의 여지를 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사업주의 편의를 위해 사업장을 자주 바꾸지 못하게 하고, 브로커가 개입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한다. 이는 결국 사업주의 편의를 도모하고 브로커를 막겠다는 이유로 이주노동자는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는 노예처럼 만들어 버린 것이다.고용노동부가 사업주의 편에만 섰던 것은 이미 오래되었다. 2004년 고용허가제가 시행됐을 당시 근로계약기간이 1년으로 제한돼 있어서 1년마다 재계약과 함께 사업장을 선택할 수 있었다. 그러나 2010년부터는 근로계약기간을 3년까지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이주노동자는 1회의 계약으로 3년 동안 사업주의 동의없이는 사업장변경을 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이주노동자의 의사는 중요하지 않고 사업주의 의사에 따라 근로를 하든지, 사업장을 변경하든지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그것도 모자라 사업장을 선택할 권리조차 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노예시장에서 팔려가기만 기다리는 노예의 모습으로 만들어 가고 있는 것처럼 보여진다. 그들의 의사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이다. 그들은 한국에 일하러 오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고 오랜 시간 노심초사하며 기다리다 한국에 들어온다. 그런데 입국해서도 사업장을 변경할 때마다 또 다시 노심초사하며 전화 올 때만 기다리고 있어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열려가는 다문화시대에 역행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열악한 노동환경과 수많은 임금체불, 폭언, 폭행, 성추행 등으로 난무한 사업장을 감독하고 개선해서 건강한 노동시장을 만들어 나가야할 고용노동부가 오히려 이주노동자들을 옥죄어 노예시장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귀를 열고 더 많은 소리를 듣고 천천히 돌아가기를 기대해 본다.

2012-07-22 김영선

남양주시의회 파행 언제까지?

남양주시의회가 후반기 원 구성은 커녕 기초의회 사상 회기를 넘기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전망이다.시민의 대표기관으로서 시정을 감시하고 견제해야 할 임무를 갖고 있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기초인 지방의회가 본연의 임무를 외면하면서 마치 중앙정치처럼 정당싸움판이 돼가고 있다.남양주시의회는 지난 3일 제197회 제1차 정례회를 개원한 이후 의장단 구성 문제로 20여일이 다 되도록 의원들이 등원하지 않고 파행을 계속, 기초의회 사상 회기를 넘기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남양주시의회는 민주통합당 8석, 새누리당 6석으로, 민주통합당은 자신들의 뜻과 달리 같은 당 소속의원이 새누리당 의원들의 지원으로 의장에 당선되자 의장 사퇴를 촉구하며 반발하면서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이제 의회 내부의 공전과 대립은 시간이 흐르면서 민주통합당과 새누리당 양당 모두 자기들 입맛에 맞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시의회 등원에 대한 책임을 떠넘기는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시민을 대표하는 14명 의원들이 서로 소통하지 못하면서, 60만 시민과 소통을 통해 시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한다고 하는 시의회의 행동은 시민들을 우롱하고 무시하는 처사로밖에 볼 수 없다.시의회는 매년 초등학교 학생들을 초청, 의회의 기능과 의원들의 업무를 소개하고 의회 회의실을 견학시키면서 미래 사회의 지도자로서의 꿈과 함께 사회의 정의에 대해 가르치고 있다.지금 이런 시의회의 모습을 보고 어린 학생들이 똑같이 따라한다면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이제라도 의원들은 정당정치가 아닌 시민의 정치로 돌아와 시민을 위한 시민의 대변자가 되지 않는다면 시민들이 의회를 버리게 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르겠다.

2012-07-19 이종우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말이 아닌 행동

"마음에 드시죠?" 18일 인천아시안게임 주경기장 건설 현장사무소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 최고위원이 발언한 내용 중 일부다. 정부의 인천홀대론을 주장하며 인천아시안게임 등 인천 현안의 정부지원을 촉구하는 송영길 인천시장의 요청으로 이번 자리가 마련됐다. 그는 송 시장에 대한 격려인사 뒤 "이명박 정부는 더이상 인천아시안게임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고, 이 대회의 성공적 개최만이 국익에 직결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평창(동계올림픽)과 같은 수준으로 적극적인 재정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제3연륙교의 조속한 건설을 위한 정부지원과 지방재정위기단체 지정 기준 40%의 철회 등에 대한 내용도 강조했다. 그리고 관련 특위를 통해 당이 인천 현안해결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그리고 잠깐의 정적 뒤, "마음에 드시죠?"라고 말했다. 장내는 웃음이 터져나오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순간 조성됐다. 하지만 그 말의 의미는 여러가지로 생각될 수 있었다. 정말로 그렇게 하겠다는 '다짐'인 것인지, 인천을 위한 '립서비스'가 괜찮았냐는 것인지, 단순히 다음 화제로 전환하기 위한 '화제전환용'이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었다.최근 인천의 현안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정치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선을 염두에 둔 것으로 생각된다. 이날 민주통합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이해찬 당대표와 최고위원들은 인천의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새누리당 박근혜 의원 역시 지난 5월 인천을 찾아 인천의 모든 과제가 새누리당의 과제라며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나타내기도 했다. 여야 정치권의 약속대로 인천의 현안이 해결되면 인천으로선 좋다. 이들의 발언이 마음에 든다. 하지만 시민들이 더욱 '마음에 들어하는 것'은 정치권의 말이 아닌 진정성 있는 행동이라는 점을 정치권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2012-07-18 이현준

중앙정부의 이이제이(以夷制夷)

'위기의 지방재정'을 기획·취재하면서 10여년 전 사라진 전화세를 비롯해 숨겨진 지방세의 불편한 진실이 확연히 드러났다.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이 평균 80대 20을 유지하고 있는데 반해 중앙정부와 지방의 지출규모는 40대 60으로 오히려 지방이 훨씬 많아 지방 분권이 제대로 정착되지 못한 가장 큰 이유가 되고 있다. 또한 경기도와 인천시의 재정여건이 비수도권 지방자치단체와 비슷하게 급격히 악화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매년 급증하는 복지예산 부담은 수도권이 지방보다 훨씬 더 심각한 상황에 봉착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중앙정부의 부익부 빈익빈 논리는 중앙 집중화된 국세비율 80%를 줄여 지방으로 이양하기보다는 지방세 비율 20%를 줄여 지방에 나눠주겠다는 편협한 논리로 '지방 재정의 하향평준화'에 불과하다. 얼마 전 정부는 국세인 종부세와 지방세인 재산세의 통합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국세를 지방세로 전환하지 않고 국세 세원으로 계속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4년 전 "종부세를 중장기적으로 재산세에 통합하겠다"는 약속을 스스로 깬 것이다.종부세를 재산세로 통합하면 세수 감소와 함께 지자체 간 세수 불균형, 즉 '부익부 빈익빈(富益富 貧益貧)'이 우려된다는 솔깃한 설명도 뒤따랐다.이러한 종부세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일관되게 주장해온 중앙정부의 부익부 빈익빈 논리는 '오랑캐를 오랑캐로 다스린다'는 손자병법의 이이제이를 연상케 한다. 다시 말해 정부의 세원 유지를 위해 지방간 갈등을 부추기는 병폐만을 가져오고 있다. 중앙정부는 우선 지방자치가 실현될 수 있도록 기본적인 재원을 확보토록 하고 그럼에도 불구, 재정이 열악한 지방에 대해서는 교부금 등을 통해 재정자립을 높여주는 역할을 해야 하며 이는 선택사항이 아닌 의무사항이다. 최근 지방재정 몰락으로 인한 지방소비세율 인상 등의 세제 개편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중앙정부도 이에 맞춰 지방자치 실현과 상생발전을 위해 나서야 한다.

2012-07-17 문성호

정부 공공기관 이전 챙겨야 할때

내년부터 점차적으로 경기지역 공공기관들이 세종시와 지방혁신도시로 이전한다. 하지만 공공기관 지방 이전이 부지하세월이다. 현재까지 도내에서 지방이전이 확정된 52개 공공기관 중 처분되지 못한 공공기관은 안양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을 포함해 총 30곳이나 된다. 일부 기관은 공개입찰에서 4번씩이나 유찰이되고 아예 공개입찰을 진행하지 못한곳도 있다. 경기도와 일선 시군은 부지 규모가 워낙 큰데다 경기침체까지 겹쳐 추진 상황이 순조롭지 못하다는 입장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세종시나 지방혁신도시도 아우성이다. 혁신도시가 부지의 상당수가 나대지로 방치될 판이니 자칫 '반쪽도시'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말부터 입주가 시작되는 진주혁신도시가 경남도 조사 결과 11개 이전 공공기관의 산하 기관 및 협력업체 298곳 가운데 55곳만 5년 내 이전 의사를 나타냈다는 것은 충격이 아닐수 없다.공공기관 이전계획은 참여정부가 역점사업을 추진한 정책으로 과도한 중앙집중 현상을 깨고 분산시키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그러나 수도권지역에서는 공공기관이전을 위한 토지를 매각 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고 지방에서는 공공기관이 들어설 자리가 나대지로 남게될 상황이다.이리되면 중앙집중의 지방분산은커녕 혹만 하나 가져다 붙이는 꼴이 될 가능성이 높다. 공공기관 지방이전 계획 당시부터 이런 우려는 제기됐다.공공기관 이전 부진으로 수도권과 지방이 '반쪽도시'로 전락한다면 국가적 낭비가 아닐 수 없다. 엄청난 예산을 투입한 혁신도시가 제 기능을 못하는 것이 그렇고,공공기관이 이전을 하지 않음으로써 먼 길을 오가면서 발생하는 비용이 그러하다. 경기도와 일선 시·군도 마찬가지지만 정부의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공공기관 이전이 수도권과 지방이 상생할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2012-07-17 이경진

개고기 유통 이대론 안된다

"개고기 먹습니까?"개를 식용으로 삼지 않는 외국에서는 낯선 질문이지만 식용개를 취급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이 같은 질문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충청도에선 "개혀?"라는 단 두 글자로 요약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다. 웬만한 상권에서 개고기를 취급하는 음식점을 찾는 일도 어렵지 않으며 복날 등에는 문전성시를 이루는 모습도 지켜볼 수 있다. 이처럼 개고기는 하나의 음식문화로 자리잡은 지 오래지만 '식용'에 대한 논란은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다.특히 비위생적인 도축과 유통 환경이 언론을 통해 지적될 때면 이 같은 논란은 더욱 증폭된다. 현행법에 따르면 개는 축산법상 가축에 포함되지만 축산물위생관리법에는 가축에서 빠져 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일부 개고기 음식점을 대상으로 위생에 관한 행정처분을 내린 것을 볼 때, 식품위생법에서는 개고기를 엄연히 식품으로 인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시 말해 '완성된 보신탕은 식품으로 인정하되, 개고기 자체는 축산물로 볼 수 없어 도축 및 가공 과정은 법으로 관리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이처럼 개고기를 둘러싼 일관성 없는 관련 법과 정부의 뒷짐진 자세가 수십년째 이어지며 개고기 소비자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개고기의 도축부터 가공, 유통에 이르는 과정을 오로지 업자들의 양심에 맡기고 있다보니 위생에 적신호가 켜진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이번 경인일보의 보도에서 밝혀졌듯이, 개고기의 도축과 유통 환경은 우려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국민 다수가 개고기를 식용으로 삼고 있는 점을 비춰볼 때 정부는 국민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속히 조치를 취해야 한다. 먹고 안먹고는 그 다음 문제다. 지금처럼 비위생적인 유통 과정이 계속 방치된다면 인체에 치명적인 광우병 이상의 어떠한 희귀병이 발병할 지 모를 일이다. 개고기 유통, 이대론 안된다.

2012-07-16 황성규

공직자, 주인의식이 필요하다

부동산 침체에도 불구하고 제2의 평촌이라 불리며 아파트 분양 당시 평균 청약경쟁률 9.8대1을 기록한 의왕시 내손동 포일자이아파트. 입주 당시만해도 주민들은 서울외곽도로, 흥안로, 내손로 등 편리안 교통로와 안양농수산물도매시장, 롯데마트 등 발달된 상권 등으로 인해 '의왕지역에서 가장 살기좋은 아파트'라고 지칭하며 높은 기대감을 내비쳤다.그러나 준공이 불과 3년이 채 지나지도 않은 지금에 와서 주민들의 입장은 정반대로 바뀌었다. 편리할 것이라 여겼던 교통로가 오히려 주민들의 수면 방해와 청각장해 등 정신적 고통을 유발시키는 애물단지로 전락했기 때문이다.이에 주민들은 이같은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의왕시에 수차례에 걸쳐 민원을 제기했다. 그러나 주민들에게 돌아온 답변은 묵묵부답이었다. 소음이 발생하는 도로의 관리주체가 안양시이고, 방음시설을 설치해야할 의무를 가진 기관은 한국도로공사란 이유에서다.상황이 이렇자 주민들은 지난 5월 환경분쟁조정위에 '흥안로·내손로·복지로 등에서 발생하는 차량 소음으로 수면 방해와 청각장해, 스트레스 등으로 건강상 위협을 받고 있다'며 의왕시·안양시·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분쟁조정신청을 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에서도 각 기관들은 도로와 방음벽, 행정구역 등의 관리 주체가 다르다는 이유로 주민 피해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며 현재까지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국어사전에 공복(公僕)이란 단어가 있다. 국가나 사회의 심부름꾼으로 공직자를 달리 부르는 말이다. 즉 공직자는 국민들이 불합리한 일을 당했을 경우 주인의식과 봉사정신을 가지고 적극 도와야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공직자는 아무리 관리주체가 서로 다르다해도 주인의식을 가지고 문제를 제기한 주민들의 입장에 서서 신념을 갖고 후속 조치에 전념해야 할 것이다.

2012-07-13 김종찬

천덕꾸러기 인천, 희망을 말하자

언젠가부터 인천이 천덕꾸러기 신세가 됐다. '대한민국의 성장동력'을 말하던 자신감은 온데간데 없다.행정안전부는 지난 달 '제1차 지방재정위기관리위원회'를 열어 인천이 위기 지자체에 편입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재정위기 단체가 되면 인천은 지방채 발행 등이 제한된다. 또 신규 투·융자사업을 뜻대로 할 수 없게 된다. 사실상 예산 편성·집행권한을 정부가 가져가겠다는 것이다.기획재정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인천과 '아시안게임 국비 지원 전투'를 벌이고 있다. 인천시는 '국비 지원이 없으면 아시안게임을 반납하겠다'고 했지만, 현재로서는 엄포로 끝날 가능성도 크다. 정부는 인천시의 요구에 말 그대로 꿈쩍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제3연륙교 문제로 인천시는 국토해양부와 갈등을 빚고 있다. 영종하늘도시, 청라국제도시 입주(예정)자들은 '제3연륙교 건설 약속을 지킬 것'을 얘기하지만 허공에 메아리로 되돌아올 뿐이다. 답답한 시민들만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최근 사석에서 한 인천시 공무원에게 들은 얘기다. 시골에 계신 노모가 전화를 걸어 '인천이 망한다고 하는데 괜찮냐'고 물어온 적이 있다고 한다. 기자도 고교 동창을 만난 자리에서 비슷한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인천의 '대내외 신인도'가 가파르게 추락했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다.인천이 과거 무분별한 사업 추진으로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데 이의를 제기할 이들은 많지 않다. 하지만 지금처럼 잔뜩 쪼그리고 있을 필요가 없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인천은 '우량 자산'이 풍부하다. '재정위기'가 아니라 '일시적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는 것이다. 송도는 바이오 단지로, 청라는 금융 클러스터로, 서부산업단지는 전기차 핵신부품 개발 단지로 부상하고 있다. 세계1위 공항과 항만을 보유한 인천의 지리적 이점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어려운 현실을 외면하자는 건 아니다. 하지만 '긍정적 시그널'이 사라진 건 큰 문제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희망을 만들어나갈 때다.

2012-07-12 김명래

장례식장·상조회사 '이권다툼'

수원시연화장은 상조업계에서 '상조업의 무덤'이라고 불린다.상조회사들이 '상조보험' 상품에 가입한 유족에게 제공하는 관, 수의, 염습 등을 거절하고 오로지 연화장 내 장례식장에서 제공하는 것만 이용하도록 강요하기 때문이다.실제로 기자가 수원시연화장에 상담하는 척 전화를 걸어 상조보험 이야길 꺼냈더니 대뜸 (상조회사에)얼마를 냈는지부터 물었다. 비단 수원시연화장만의 문제는 아니다. 여주, 의정부, 성남에 있는 장례식장에 전화를 걸어 상조보험 이야기를 꺼내면 하나같이 상조상품 포기를 권했다.장례식장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하면 상조회사를 끼고 장례를 치를 때보다 150만~200만원가량 저렴하다는 설명과 함께였다.일부 장례식장은 아예 특정 상조회사는 들어올 수 없다고 못박았다. 장례식장 나름의 규정(?)이 있는데 그걸 따르지 않고 자신들의 물건만을 고집하는 상조회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게 장례식장 측 논리였다. 상조회사 측에서는 유족들에게 영업하기 편한 장례식장을 추천하기도 했다. 이처럼 장례식장과 상조회사가 밥그릇 싸움을 벌이는 동안 그 피해는 수년간 상조회사에 '상조보험료'를 납입한 유족들에게 돌아간다. 사랑하는 사람이나 가족 등 곁에 있던 사람의 죽음은 한 개인이 겪을 수 있는 가장 큰 심리적 외상이며 일상을 압도해 버리는 사건이다. 하지만 큰일을 당했을 때 의지가 될 것이라 믿었던 상조보험이 도리어 유족들에게 마음의 짐만 안기고 있는 셈이다.자신들의 물품과 서비스만을 고집하는 장례식장들도 문제지만, 유명 연예인을 출연시켜 눈물어린 얼굴로 장례의 처음부터 끝을 책임지겠다고 말하던 상조회사들은 소비자와의 약속을 저버려서는 안 된다. 하루빨리 상조회사와 장례식장 간의 불합리한 상황이 개선돼 합리적이고 투명한 장례비용으로 유족들의 짐을 덜어줄 수 있길 바란다.

2012-07-11 윤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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