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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복합 도시개발 '기대반 우려반'

경기도가 지난 20일 광명시를 제1호 융·복합도시개발 시범지역으로 지정했다. 오는 2020년 준공 예정인 광명·시흥보금자리 주택사업 지역 인근에 산업단지를 조성, 주거와 일자리를 한 곳에 모아놓는 자족형 주거단지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그간 '잠은 경기도에서 자면서 직장은 서울에서 다니는' 도민들이 경기도 안에서 자급자족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거시적인 목표가 반영된 계획이기도 하다. 경기도는 이런 고민으로 연구를 시작해 얼마 전 인구 100명당 지역 일자리 수가 서울과 인접할수록 적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교통이 편리하고 물리적인 거리가 짧다보니 '잠은 경기도에서, 일은 서울에서' 해결하는 도민들이 많았다는 거다. 그 중에서도 광명은 이같은 현상이 특히 심했다.이런 상황에서 도가 일자리와 거주지를 융합할 도시개발계획을 들고 나선 건 환영받을 일이다. 하지만 광명시를 융·복합 1호도시로 지정한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2010년 3월 제3차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된 광명·시흥지구는 사업시행자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자금난 탓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 국토해양부는 사업 계획을 변경해 주택 건립 물량을 조정하고, 2~3단계로 나눠 순차적으로 개발하는 한편, 부지 조성과 주택 건설에는 민간사업자 외에 연기금도 끌어들이기로 하는 등 사업 방식에서 개발 내용까지 그동안의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이로 인해 경기도가 '살기 좋은데다 취업까지 하기 좋은 경기도'를 만들기 위해 내놓은 '융·복합'이라는 청사진이 자칫 삐걱대는 보금자리 주택사업 탓에 무산될 수도 있다는 염려가 터져나오는 것도 그리 어색하지 않은 상황이다.일자리와 주거, 보육, 문화, 의료의 일치는 이미 오래 전부터 도민들이 바라던 경기도의 모습이다. 도민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면밀한 검토를 통해 사업 대상을 선정하고, 추진하는 책임있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2012-03-27 김성주

침체의 늪에 빠진 제부도

어렸을 때 물건을 훔치는 버릇이 있던 자식을 모른 척 넘어가며 10년 간 키워온 부모가 있다. 다 큰 성인이 되어서도 자식이 도둑질을 계속하자 부모는 자식을 경찰서에 신고하겠다고 한다면 이는 누구의 잘못일까? 어쨌거나 도둑질을 일삼은 자식의 잘못일까, 아니면 방치하고 키우다 뒤늦게 바로 잡으려는 부모의 잘못일까? 물론 이는 양쪽 모두의 잘못이다. 최근 화성시가 진행한 제부도 불법펜션 단속도 이와 마찬가지다.화성시는 원칙에 의거, 불법으로 용도를 변경해 숙박영업을 해오던 펜션 수십곳에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다. 시의 초강수로 제부도 펜션 전체는 영업 중단을 맞았고, 섬을 찾았다 되돌아가는 관광객이 늘면서 점점 관광객들의 발길도 하나둘씩 끊겼다. 이에 성난 펜션 업주들은 지난 22일 제부도 진입로를 봉쇄하며 항의 시위에 나섰다. 이날 만나 본 펜션업주들은 모두 비장한 얼굴로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펜션영업을 했다"고 주장했지만, 불법임을 알면서도 영업을 해온 책임만은 피할 수 없다.그런데 10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이들의 불법행위를 눈감아줬던 화성시의 속내는 끝까지 의문으로 남는다. 시는 "이참에 불법행위를 뿌리뽑겠다"고 말했지만 '이참에'보다는 '진작에' 불법행위 단속을 벌였더라면 지금의 사태까지는 오지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한편 또다른 문제는 이들 가운데 선의의 피해자도 섞여 있다는 사실이다. 합법적으로 식당을 운영해오다 이번 단속으로 덩달아 철퇴를 맞은 식당업주들은 어쩔 수 없이 펜션업주들의 시위에 가세해 화성시에 "불법영업 단속을 철회해 달라"고 외치고 있다.불법행위를 뿌리뽑기 위해 화성시가 지금이라도 채찍을 든 건 어찌보면 다행스런 일이다. 하지만 단순히 그렇게만 받아들이기엔 제부도 전체에 미친 영향이 너무나 크다. 화성시는 하루 속히 침체의 늪에 빠진 제부도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2012-03-26 황성규

자연스럽지 못한 도로

지난해 곤지암천이 범람한 이유가 폭우 때문이기도 하지만 경안천과의 합류지점이 직각형태라 원활하게 흡수되지 못했던 것도 또 다른 원인으로 꼽힌다.교통도 마찬가지다. 두 개의 차로가 갑자기 한 개 차로로 줄어들면 병목현상을 일으키고, 도로와 도로의 접속시 가속차로를 확보 못하면 흐름이 끊기는 것은 물론 사고위험까지 높은 만큼 차량이 자연스럽게 합류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하지만 최근 광주시의 행보가 이상하다. 마을도로를 개설하면서 기존 도로와 접속을 시켰는데 교통흐름은 고려하지 않은 것 같은 의구심이 들기 때문이다.시는 회덕동 J빌라의 진출도로를 개설해 주면서 관련 법이 명시한 규정을 위반하면서까지 무리하게 추진, 지역주민들과 운전자들로부터 비난을 사고 있다. J빌라 진출로와 이배재도로(지방도 338호선)가 합류하는 가속차로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폭도 좁고, 충돌방지를 위한 분리대(화단)도 규정에 맞지 않는 등 편법과 위법이 난무하고 있다는 것이다. 도로와 도로의 접속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분리대(화단)는 그 폭이 1m 이상이 되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현재 설치된 분리대는 폭이 60㎝에 불과한 실정이다. 충돌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규정임에도 그 규정을 위반한 것이다. 더욱이 좌로 굽은 회전구간 중앙선에 분리봉을 세우고 화단까지 설치하면서 도로폭이 좁아지는 착시현상을 일으켜 자칫 교통사고가 우려되고 있다.여기에 J빌라측이 일방통행의 진출로임에도 진입로라고 현수막을 걸어 초행길 운전자의 경우 자칫 분리봉을 넘을 아찔한 상황도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시에서는 "현장 확인결과 당초 계획 및 허가사항과 달리 시공된 점이 발견돼 재시공토록 했다"고 밝히고 있지만 재시공한 지금의 상황도 별반 달라지지 않으면서 운전자들의 불만은 여전하다.시는 사고 발생 후 사후약방문식의 뒷수습에 나설 것이 아니라 당장 현장을 방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 아닌가 생각된다.

2012-03-23 임명수

"일할 곳 어디 없나요"

"10년 넘게 일하던 직장에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나온 뒤 다시 직장을 구하려고 했지만 늘 퇴짜를 맞았습니다. 지금은 출근하고 퇴근할 수 있는 내 직장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작은 바람뿐입니다."전국적으로 놀고 먹는 인구가 200만명을 넘어섰다. 가끔 일자리가 크게 늘었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진다. 그렇지만 실제 구직시장의 체감도는 한겨울을 방불케 한다. 인천의 실업률은 전국 평균을 훨씬 웃돈다. 통계청이 집계한 '2007~2011년 6대 광역시 실업률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인천지역 실업률은 전국 평균치보다 1%p 이상 높았다. 부산·대구·광주·대전·울산광역시와 비교했을 때 거의 모든 기간에서 앞선 것으로 확인됐다.실업은 폭 넓은 연령대에 걸쳐서 나타나고 있다. 다시 말해 대학을 졸업해도 직업이 없거나, 잘 다니던 회사에서 잘려 빈둥빈둥 노는 인구 등 다양한 계층에서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일자리 문제는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원인으로 지목되며 시급히 풀어야 할 현안으로 등장했다.얼마 전 중부고용노동청 인천고용센터에서 만난 40대 중반의 실직자 한모씨는 "직업이 없다보니 길거리를 다녀도 나를 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듯 느껴진다. 먹고 살기에 부족하지 않은 안정적인 직장을 갖는 게 당장의 소원"이라고 떨리는 목소리로 전했다. 인천고용센터를 찾는 구직자는 매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신규 등록 구직자는 2007년 7만6천535명, 2008년 7만8천902명에서 2009년 9만7천6명으로 대폭 증가했다. 이후 2010~2011년 증가세는 잠시 주춤했지만 여전히 9만여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사회전반에서 화두로 급부상한 일자리 창출에 인천도 두 팔을 걷어붙였다. 하지만 딱히 해법이 없다. 가장 큰 이유는 구인-구직자 간 눈높이가 다르기 때문이다. 즉 취업자가 원하는 업체와 기업이 생각하는 인재상이 부조화를 이루고 있다. 근본적 미스매칭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2012-03-22 강승훈

'아전인수의 극치'

2010년 가을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피치못할 사정으로 경기도내 일선 지방자치단체장과 맺은 협약을 파기한다는 입장을 시·군에 통보했다. 이 협약은 LH가 진행중인 택지개발사업 지구가 소재한 지자체에 도서관이나 문화센터, 도로 따위를 건립해 주겠다고 했던 약속들이다. 당시 그들이 밝힌 '피치 못할 사정'이란 것은 감사원 지적사항이 있어 협약을 지킬 수 없다는 것이었다.그러나 사실 LH가 지자체장과의 협약을 깬 근거로 내세운 감사원 지적사항은 사실상 권고수준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법적 근거없는 기반시설 지원사업비를 조성원가에 산입하지 말고, 재무건전성 확보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지만 LH는 '법적 근거없는 기반시설 사업지원'만 발췌해 감사원 지시를 지자체장과의 협약을 깨는 용도로 사용했다. 반면, LH는 같은 감사에서 사내 근로복지기금을 나눠먹기 식으로 배분했다 적발됐다. 2009년 당시 LH는 통합 직전, 재정여건이 좋지 않다는 여론 탓에 임금을 동결했고, 대신 내부적으로 기금을 쪼개 1인당 300만원씩 나눠 가졌다. 2천만원을 연1%의 말도 안되는 저리로 지원하기도 했다.기금을 동결한 임금보전 기능으로 사용했다 감사원에 적발된 것이다. 이번엔 '통보'보다 한단계 수위가 높은 '주의'수준이었다. 하지만 LH는 나눠가진 기금을 반환하는 등의 조치도 없이 감사원 지적사항을 무시했다. 사후조치를 명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그런 일을 벌이지 않으면 된다는 판단에서였다고 한다.LH에 도움이 되는 지적은 적극 활용하고, 그렇지 않은 지적은 철저히 무시하는 한 편의 막장 드라마와 같은 이런 사실은 '실화'다. 1년 반이 지났지만 경기지역 7개 택지지구에서 아직까지 현재 진행형이기도 하다. 물론 부채 투성이 방만경영을 주문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의 특성과 공공성을 함께 지닌 공기업으로서, LH가 '거짓말' 경영없는, 명분도 중시하는 '공적인' 기업으로 거듭나길 바라본다.

2012-03-19 최해민

'권위'싸움에 추락된 '권위'

경기도교육청과 경기도의회의 감정다툼으로 벌어진 막장싸움은 3월 임시회 중에 마무리 되지 못한 채 찜찜한 '휴전'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 과정 속에 논란의 당사자인 이재삼 교육의원과 배갑상 도교육청 감사담당관은 초유의 법정다툼까지 벌이게 됐다. 헐뜯기식 다툼으로 시작된 이번 갈등은 기관 대 기관의 자존심 대결로 변질됐고, 결국 교육정책 등을 볼모로 치유할 수 없는 상처만 만들었다. 결과적으로는 '권위'로 인한 갈등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갈등의 단초인 교육의원과 감사관이 주장하는 서로에 대한 명예훼손도 상호간의 권위문제에서 촉발됐다. 도의회는 의회에 대한 즉각적인 사과와 인사조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도교육청에 대해 '의회 권위를 무시했다'며 비난하고 있으며, 도교육청은 이같은 이유로 도교육청 간부들을 본회의에서 퇴장시킨 도의회에 대해 '의회 권위주의의 폭거'라며 힐난했다.이들은 '권위'를 이유로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되는 싸움을 벌였고, 결과적으로는 두 기관 모두 권위가 땅바닥에 떨어졌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이번 갈등 사건은 몇번의 좋은 해결 기회를 잡았던 게 사실이다. 교육감이 의장을 만나고, 도교육청 간부들이 의회 운영위원장을 접촉하며 사태해결을 위한 출구전략을 협의했다. 하지만 이같은 과정에서도 방식·내용 등 서로의 '권위' 지키기에만 신경쓰다 번번이 무너졌다. 합치적인 의사결정으로 존경받는 권위를 실현하려하기보다는 남을 지휘하거나 통솔해 따르게 하는 힘이란 '권위'의 사전적 의미에만 몰두한 결과다. 도교육청과 도의회는 모두 무상급식, 학생인권조례 등과 관련해 서로에게 빚을 지고 있다. 혼자서는 해낼 수 없는 일들을 그동안 타협과 상생으로 이뤄냈기 때문이다. 지금의 갈등을 굳이 예전 상황에 반추해 볼 필요는 없다. 그러나 예전의 동반자적 관계와 현재의 원수같은 혈투를 지켜보는 도민들은 도교육청과 도의회 모두를 작은 권위조차 없는 이익집단으로 생각할 것이다.

2012-03-18 김태성

부천, 경제시장을 그리워하다

2013년은 부천이 시로 승격된 지 40주년 되는 뜻깊은 해다. 도시가 40년의 역사를 보유할 정도면 꽤 성숙한 도시 아니냐고 자부심을 표하는 이들도 있다.그러나 부천 중동·상동신도시가 들어선 10년 전까지만을 비춰 봐도 지금의 지역경제는 그리 신통치 않은 듯하다. 사람 나이로 40살 밖에 안된 젊은 부천이 경제 동맥경화증을 앓고 있는 게다. 우선 '문화특별시'란 슬로건이 무색하다. 관광전담 행정기구도 없고, 관광산업의 주춧돌이랄 수 있는 변변찮은 컨벤션센터 등을 구비한 특급호텔도 없어 관광산업도 신통치 않다. 부천영화제 등 국제문화행사도 예전만 못한 듯하다. 예산과 인력 등 조직이 10여개 뿔뿔이 흩어져 있으니 종합적인 축제 플랜이 나오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요원하다.최근엔 침체된 부동산 경기를 반영하 듯, 부천의 랜드마크인 60여층의 초고층 주상복합 건물이 밤에 불이 켜지지 않아 도시 한복판에 유령 타워화 되고 있다. 규제와 비행기소음 등으로 묶여있는 소위 '돈 먹는 하마'같은 땅만 수두룩하고, 뉴타운개발이 지지부진한 것도 한몫 한다. 8천여개에 달하는 영세 중소기업들의 탈부천화도 속출하고 있다. 해마다 500여 학생들이 서울고교로 진학하는 탈부천교육도 여전하다.특히 오는 10월 부천시내를 관통하는 서울지하철 7호선 연장선 개통으로 '블랙홀 경제' 우려도 크다. 지하철을 이용해 외지에서 관광객이 부천으로 들어오는게 아니라, 부천 시민들이 서울 청담동이나 압구정동으로 가 쇼핑하는 등 원정경제활동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이란 분석이다.최근 부천시는 지역발전 전략을 새롭게 수립하기 위한 '2030년 부천 도시기본계획안'을 짜고 있다. 막혀있는 혈관을 뚫어 지역경제에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부천시 행정기구도 지역경제 활성화를 뒷받침할 수 있는 조직으로 재편돼야 한다는 지적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부천시장이 문화보단 경제시장이기를 고대해 보는 건 욕심일까.

2012-03-15 전상천

추모비마저 부실이라니…

'부실시공'.우리 사회에서는 언젠가부터 부실시공이라는 단어를 자주 입에 올린다. 그리고 그 대상은 주로 건축물과 관련돼 있다. 대부분은 공사일정에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추진하거나, 자재비 등을 아낌으로써 이뤄진다. 이런 모습이 추모비 건립에서도 나타났다. 지난달 세워진 인하대 학생들의 추모비가 부실하게 시공된 이유는 졸업식이라는 행사일정에 맞추기 위해 급하게 진행된 것이 주 이유였다. 학교측은 숨진 학생들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하는 날 추모비 제막식이 이뤄지길 원했고 이러한 요구에 의해 시공업체는 야간작업까지 벌이며 하루만에 추모비를 설치했다.다행히 행사는 이상없이 진행됐지만, 급하게 설치된 추모비는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다. 숨진 학생들이 활동했던 동아리 이름마저 잘못 새겨진 추모비는 결국 전면적인 재시공 결정이 났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학교측이 보여준 모습은 추모비 건립 자체를 하나의 행사로 여겼던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마저 들게 한다.학교측은 이번 추모비 부실과 관련해 "유가족들이 모두 모이는 날에 행사를 진행하기 위해서 서둘렀던 측면이 있다. 업체에서 밤새 작업을 하다보니 부실하게 시공된 측면이 있고, 유가족들이 원하는 대로 재시공이 이뤄질 것이다"고 했다. 또한 "유가족들이 바라는 부분이 모두 해결될 수 있도록 시공업체를 소개시켜줬다"고 덧붙였다.추모비 건립을 추진했던 학교당국은 부실시공된 추모비의 모습을 발견했을 때 유가족들 심정을 생각해봤을까. 유가족들이 추모비의 문제점을 하나하나 지적하며, 고쳐달라고 시공업체에 이야기하는 마음은 어땠을까. 이러한 부분을 조금이라도 고려했다면, 추모비가 부실하게 시공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 인하대의 추모비 부실시공은 눈으로 보이는 성과에 집착하는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 없다. 다시 한 번 안타깝게 숨진 학생들의 명복을 빈다.

2012-03-15 정운

法보다는 商道를 지켜야

10년 전 방영됐던 드라마 '상도(商道)'. 최인호 원작소설인 이 드라마는 초지일관 정도를 지켜나가는 장사꾼의 파란만장한 인생역정을 감동적으로 그려냈다.주인공 임상옥은 역관이 되려는 꿈을 접고 의주만상 홍득주의 밑에서 장사를 배우게 됐고 홍득주가 전수한 몇가지 중요한 교육 가운데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바로 '장사의 목적이 무엇이냐'고 물은 뒤 "장사의 목적은 이문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것이다"라는 말이다.대기업 이랜드리테일이 뉴코아아울렛 푸드코트와 전문식당가를 직영화로 추진하는 과정을 취재하면서 느낀 점은 '대기업의 장사의 목적은 이문을 남기는 것', 다시 말해 상도의 정치수만 찾아볼 수가 있었다. 이랜드리테일 홍보실은 기사 내용 가운데 임대매장을 '퇴출'하거나 '내쫓는 것'이 아닌 "계약기간 만료로 인한 재계약을 하지 않은 것으로 위법이 아니다"고 항변했다. 또 '정부의 대기업 소상공인 동반성장 방침'에서 뉴코아아울렛 푸드코트와 전문식당가는 포함되지 않고 한쪽 입장만을 대변한 편파적 보도였다는 것이다.대기업 유통업체와 임대매장 상인들은 당연히 갑(甲)·을(乙)의 관계로 '계약 중단 및 시설물 철거' 내용증명은 수천만원의 시설비 등을 투자한 임대매장 상인들에게는 마른 날의 날벼락이나 마찬가지다. 게다가 상가임대차보호법의 계약기간 1년도 '최대'가 아닌 '최소' 보장기간이라는 것이 입법 취지다. 특히, 정부의 대기업 소상공인 동반성장 방침에서 '칼로 무를 베듯' 대형마트와 아웃렛 매장내의 소상공인은 제외된다는 이랜드리테일측의 판단은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다. 결국 정부의 동반성장 방침이 탐탁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시늉만 내겠다는 말이 아닌지 의구심마저 든다. 5년 전 비정규직 대량 해고 및 파업사태로 홍역을 치른 이랜드리테일이 이번 기회를 통해 상도와 상생하는 기업으로 이미지 변신하기를 조언해 본다.

2012-03-13 문성호

화 풀곳 없는 성난 경기도의회

경기도의회와 경기도교육청간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지만 이렇다할 합의점이 없어 보인다. 도의회는 13일부터 시작하는 도교육청의 '2012년도 제1회 경기도교육비특별회계 세입·세출 추가경정예산'에 대한 심의를 비롯, 모든 조례안 심사도 보이콧하기로 했다. 지난 6일 제265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교육위 업무보고 거부 사태를 일으킨 배갑상 감사관에 대해 김상곤 교육감의 공개사과와 배 감사관의 인사 조치를 요구했지만, 도교육청은 이를 모두 거부했기 때문이다. 이에 도의회는 교육청 간부 공무원의 본회의장 퇴장조치를 내렸다. 도교육청은 허재안 의장의 교육청 간부 공무원 퇴장 조치는 폭거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 정면으로 맞받아쳤다.지난달 9일부터 촉발된 이번 사태는 도의회측에서 원만히 해결키 위해 다양한 방안을 논의했다. 심지어 감사기관인 도의회가 피감기관인 도교육청을 찾아 김 교육감에게 면담을 요청하는 상식 밖의 대응(?)을 했음에도, 도의회는 무시당했다. 도교육청의 맞불작전에 대해 도의회는 아직까지 이렇다할 대응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큰소리만 친 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이번 회기내에 처리하지 못하면 합의절차상 동의만 남긴 안산·광명·의정부 등 3개시 고교평준화 시행을 골자로 한 '고등학교의 입학전형을 시행하는 지역에 관한 학교군 설정 동의안'이 연기될 상황이다. 연기가 될 경우 내년도 해당 지역 신입생들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가해지는 최악의 상황이 연출된다. 도의회는 도민의 원성을 사는 반면, 도교육청은 도의회 탓을 하며 책임을 회피할 것이다. 이같은 도의회의 난관은 의장단과 민주통합당 대표단의 잘못된 소통이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밀어붙이자는 의장단과는 달리 어떻게든 잘 해결하려는 민주당 대표단의 소통 부재에서 빚어진 것이다. 지금이라도 도의회는 의장단과 여야 대표단이 합심해 구겨진 자존심을 되찾고 도민을 위한 의정활동을 펼칠 수 있는 묘안을 찾아야만 한다.

2012-03-13 송수은

남한산성 복원, 이대로는 안된다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중인 남한산성 도립공원은 현재 보수작업이 한창이다. 1963년 국가 사적 제57호로 지정된 남한산성의 경우 세계 문화유산 등재가 본격 추진된 2000년부터 활발한 보수정비 작업을 벌이고 있다.이같은 노력 때문에 세계문화유산위원회는 2010년 2월 남한산성을 '세계문화유산 우선 추진 대상'으로 선정했다. 남한산성이 유네스코가 요구하는 세계유산으로서의 조건인 보편적 탁월한 가치와 진정성 그리고 완전성 등의 강점이 있다는 점을 인정받은 것. 특히 수많은 외세침략에도 굴하지 않고 역사적으로 단 한 번도 함락되지 않았던 점은 굳건히 나라를 지킨 의미가 깊은 곳이라는 평가로 우리를 자랑스럽게 하고 있다.하지만 남한산성이 보수정비돼가고 있는 모습은 이같은 세계적 명소화와는 거리가 먼 게 사실이다. 아무런 생각없이 철재와 합판목재 등으로 인공둘레길을 조성하려다 문화재청으로부터 공사중지명령을 받는가 하면, 관리 부실로 '소나무의 에이즈'로 불리는 재선충병 감염이 의심되는 고목들이 즐비한 상태에까지 이르렀다. 남한산성의 역사성을 무시하고 토사 유출을 막기 위해 현대식으로 둘레길을 만드는 일에 대해 역사학자들은 혀를 차며 어이없어 한다. 국제기준에 따라 문화재의 진정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정비하는 것을 주안점으로 둬야 하지만, 졸속 정비에만 신경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복원을 위한 복원은 남한산성의 역사적 가치를 훼손하는 꼴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문화유산인만큼 '빨리빨리'보다는 완벽함에 더욱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학계 등의 의견을 반영하고 공개적인 토론을 거쳐 국민의 합의 아래 복원정비작업을 해야 하는 것도 거쳐야 하는 절차다.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를 발굴해 세계무대에 올리는 것은 문화강국으로서의 위상을 드높이는 일이다. '빨리'와 '대충'이 아닌 '노력'과 '열정'만이 세계인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을 관계자들은 명심해야 한다.

2012-03-12 이경진

정부의 생색내기 정책, 이제그만

정부는 지난 2010년부터 개발제한구역(GB) 지정 당시부터 거주하는 세대 중 저소득 취약계층에 한해 기초 생활비용 일부를 보전해 주는 생활비용보조사업을 운영하고 있다.사업시행 당시만 해도 GB내 주민들은 그동안 국가정책에 따라 재산권 등 기본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해 받았던 불이익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정부 정책에 반색했다.하지만 시행 2년이 흐른 현재 주민들의 입장은 어떤가. 주민들은 정부 정책에 반색하기는커녕 배신감과 분노에 몸서리치고 있다.당초 취지와는 무색하게 신청기준 중 소득인정 평가기준이 보유재산(자동차·토지·주택)을 월 평균 소득으로 환산해 합하도록 돼 있어 토지를 보유한 주민들은 실질적으로 소득이 전혀 없어도 지원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원비 혜택을 받더라도 전기료 등 모든 사용 명목의 관련 영수증을 일일이 첨부해 관할시청에 제출토록 돼 있고, 이를 어길 경우 다음연도 지원대상에서 배제되는 등 까다로운 지원절차로 인해 주민들의 원망은 하늘을 찌를 듯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의왕시도 정부 정책의 개선 필요성을 강력 촉구하는 실정에 이르렀다.시는 GB내 주민들의 경우 GB 지정에 따라 가해진 규제의 정도는 자산의 많고 적음과 무관하고 경제활동기회도 상실했다고 판단되나, 정부는 오직 법령의 테두리에 갇혀 일방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소득금액 기준 폐지 등 개선책을 정부에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하지만 정부는 이 같은 GB내 주민의 원성과 시의 정책 개선 요청에 화답은커녕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앞으로 국민들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생색내기용 정책을 쏟아내기보단 정작 해당 주민들이 현실적으로 도움받을 수 있는 정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2012-03-09 김종찬

잊혀져가는 서구의 역사 '축곶산봉수'

인천 청라국제도시와 서구청 사이로 '봉수대길'이라는 큰 도로가 있다. 하지만 봉수대길 바로 옆에 있는 작은 산꼭대기에 진짜 봉수대가 있었다는 것을 아는 서구민은 몇이나 될까? 얼마전 청라에 사는 한 주민이 서구청 민원게시판에 한 글을 남겼다. 집 근처의 작은 산에 올라갔는데 무덤가에 이상한 안내판이 있어 봤더니 이곳이 바로 '축곶산봉수대'였다는 것이다.그는 "관련 자료를 찾아보니 흙과 돌을 섞어 타원형으로 쌓은 방호벽은 현재까지 다른 봉수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유일한 형태라고 하는데, 이렇게 소중하고 보존가치가 있는 문화유산이 방치돼 있어 안타깝다"고 했다.구전으로만 전해지던 축곶봉수는 지난 2004년 초 서구청에 의해 실제 흔적이 확인됐고 인하대박물관에 의해 그 역사적 가치가 인정됐다. 서구는 복원시도를 했지만 축곶산 일대가 사유지라 토지 매입비가 많이 들고 민간인 묘가 많아 사업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서구는 '복원'을 포기함과 동시에 당연하다는듯이 '정비'마저도 손을 놓은듯 보였다. 2004년 조사 당시 인하대박물관은 보고서를 통해 "안내판을 보고서야 축곶봉수의 존재가치를 인식할 정도로 안내판의 역할은 크다. 하지만 일부 축조 시기 추정과 용어에서 많은 오류가 확인돼 안내판의 교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었다. 또 안내판 근처에 인근 봉수와의 노선 등을 그린 주변 지형도를 제작, 설치해 일반인의 이해를 높여야 한다고 권유했었다. 특히, 봉수 주변의 낙엽과 잡목뿌리가 유물의 훼손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정비를 촉구했었다. 하지만 지난 4일 찾아간 축곶봉수는 인하대박물관이 지적한 2004년의 모습 그대로였다. 연구를 통해 새로운 역사적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안내판 내용은 수정되지 않았고, 쌓여진 낙엽과 잡목들로 봉수대의 옛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제 봉수대길을 지나는 시민들이 이 길이 왜 봉수대길인지 정도는 알아야 하지 않을까?

2012-03-08 김민재

대형마트 영업규제 정치적논리 개입?

올초 유통산업발전법(이하 유통법)이 개정되면서 자정부터 오전 8시까지, 월 2일 범위내에서 대형마트와 SSM(기업형 슈퍼마켓)의 영업을 기초자치단체의 조례로 규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아직 유통법 시행령이 개정되지 않아 대형마트의 영업 규제는 시행되지 않고 있지만 시행령 개정 이후 전국 지자체들의 관련 조례 제·개정이 봇물을 이룰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대형마트 영업 규제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눈여겨봐야 하는 것 중의 하나가 '왜 총선때면 대형마트 영업 규제가 이슈가 되는지'이다. 사실 대형마트의 영업규제에 관한 논란은 4~5년 전 18대 총선을 앞두고도 뜨거웠다. 당시 대형마트의 영업시간을 오후 10시까지 제한해야 한다는 것을 두고 찬반이 팽팽히 맞섰다.하지만 별다른 합의점을 내놓지 못한채 18대 총선 이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가 총선을 앞두고 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올해는 영업시간 제한보다는 월 2일 이내의 의무휴일을 일요일로 하느냐, 아니면 대형마트의 자율에 맡겨 평일로 하느냐가 최대 쟁점사항이다. 사실 총선뿐만 아니라 대선부터 지방선거까지 선거철만 되면 선거에 나온 정치인들이 찾는 곳이 바로 전통시장이다. 정치인들은 한결같이 전통시장을 활성화하겠다고 공약을 내걸고 한 표를 호소한다. 그러나 선거 이후 전통시장을 다시 찾은 정치인들은 몇 명이나 되고 또한 전통시장을 활성화하려고 얼마큼 고민을 했을까? 대형마트 영업 규제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보이는 일부 경제전문가들뿐만 아니라 전통시장 상인들까지 대형마트 영업규제 조례가 시행되더라도 전통시장이 얻게 될 반대급부는 그다지 크지 않다는 사실은 공감한다.결국 대기업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의 상생 방안을 모색하기보다는 총선을 앞두고 표를 의식해 근시안적인 방안으로 전통시장 상인들에게 또다시 상처를 안겨주는 것은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야 할 것이다.

2012-03-06 문성호

만시지탄(晩時之歎)

'만시지탄(晩時之歎)'. 요즘 경기·인천 출신 국회의원들의 머릿속에 가장 많이 떠오르는 사자성어일 듯싶다.4·11 국회의원 총선거 이후 임시국회가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만 법안을 발의했다는 보도자료가 쏟아져 나오고, 지역구 행사 방문 등 동정과 관련된 보도자료도 홍수를 이루고 있다.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온 지금에서야 지역구 활동에 소홀했다는 것을 깨달은 것처럼 보인다. 특히 지역 민원이나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추진과 관련된 보도자료가 눈에 띈다.경기 북부의 A의원은 지역구에 대공연장 건립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한다고 보도자료를 배포했고, 경기 남부의 B의원은 하루가 멀다 하고 영화관 유치, SOC사업 관련 예산 확보, 노인복지관 건립 예산 확보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있으며, 역시 남부권의 C의원은 연구단지 조성계획을 담은 보도자료를 배포했다.평소 지역구를 잘 찾지 않았던 의원들도 지역구 내 전통시장을 찾아 전통시장을 현대화해 활성화하겠다고 밝히고, 지역 소상공인연합회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며 공치사를 하고, 지역구에서 산불조심 캠페인을 벌이는 등 그간 소홀했던 지역구 일정을 소화하느라 바쁘다. 최근 정치권의 최대 현안이었던 '선거구 획정안'을 자신의 선거운동과 연계시키기도 한다.선거구 획정 직전까지도 입을 다물고 있었던 경인지역 의원들은 획정안을 담은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처리된 지난달 28일 직후부터 "행정구를 늘려 선거구를 늘리겠다" "선거구획정위를 상설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재논의해야 한다"는 등의 주장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법안을 발의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임기 막바지까지 국회의원의 본분을 다하겠다는 자세는 높이 평가받을 만하지만 18대 국회가 사실상 종료돼 발의한 법안이 처리될 가능성이 적은데도 법안을 발의하고, 이를 홍보의 수단으로 삼는 것은 진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2012-03-06 이호승

불편한 진실, 차라리 법으로 해결을

경기도교육청과 경기도의회의 막장싸움이 점입가경이다. 특정인에 대한 비난이 담긴 경기도의회 교육의원의 신상발언과 이를 이유로 초유의 업무보고 사태를 낳은 경기도교육청 고위 간부의 갈등은 웬만한 동네 불구경보다 더욱 흥미롭다(?)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다. 서로에 대한 뒷담화도 알려진 것보다 수위가 높은 수준이다.도교육청 배갑상 감사관과 도의회 이재삼 교육의원의 헐뜯기씩 싸움은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교육청 내부의 감사 방해와 명예훼손 등을 이유로 의원과 고위 공무원간의 설전이 상식을 넘어서는 수준에까지 이르게 된 상태다. 두 사람 모두 서로의 주장에 대해 '적반하장'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도의회는 다수당인 민주당의 대표단까지 나서가며 사실상 감사관의 해임을 요구하고 있고, 감사관은 이 교육의원의 사과가 선행돼야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쯤에서 되짚어볼 문제는 명예훼손과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양측의 주장이다. 배 감사관은 이 의원이 정당한 도교육청의 감사행위를 방해하며, 페이스북과 본회의 신상발언 등을 통해 본인의 명예가 훼손됐다며 분노하고 있다. 반면 이 교육의원은 감사행위를 방해한 바 없고, 교육청 내부의 암투와 교육감 측근들의 옳지못한 행동에서 비롯된 일이라며 어이없어 하고 있다.양측의 주장이 말 그대로 '불편한 진실'이라면 도의회는 교육행정에 부당하게 개입한 셈이고, 도교육청은 의회를 기만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한 결과가 된다. 그 어떠한 변명으로도 정당치 못한채 법의 테두리 안에서 처벌을 기다려야 마땅하다. 김상곤 호의 '혁신교육'이 박차를 가하고 있는 지금, 양측의 갈등으로 인해 교육현안 논의가 지지부진하게 전개되면서 경기교육에 누를 끼치고 있다. 사과도 못하겠고 이해를 통한 절충점도 찾을 수 없다면, 차라리 고소·고발 등 법으로 해결하라고 말한 도교육청 관계자의 답답한 심정이 현재 상황에서 더욱 설득력있게 느껴진다.

2012-03-05 김태성

어느 문화독립투사의 한숨

예전에는 박물관이나 미술관 한번 가보는게 연례행사나 다름없었다. 국·공립 전시관이 주를 이루다보니 숫자도 적고, 더욱이 서울에만 집중되다보니 거리감을 느꼈던게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국·공립 전시관들은 물론이고 개인이 사비를 털어 만든 미술관·전시관들이 곳곳에 자리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한바퀴 둘러보고 올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인근 성남이나 용인 등지에 비해 문화적으로 소외됐다는 광주조차도 경기도자박물관을 비롯해 영은미술관·얼굴박물관·풀짚공예박물관 등 10여개에 달하는 전시관이 자리하고 있다. 영화관 하나 없는 지역에 경기도자박물관을 제외하고는 모두 사비를 들여 만든 전시관들이 시민들의 문화적 욕구를 채워주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대충 만든 전시관은 하나 없다. 얼마전 만난 한 사립박물관 관장이 물었다. 정부가 운영하는 국·공립 전시관과 민간이 운영하는 전시관의 차이가 무엇인지 아느냐고. 운영 주체의 차이 아니냐고 말하자 그는 본인이 생각한 정답이 아니라는듯 고개를 저었다. "국·공립은 우선 건물을 지어놓고 거기에 담을 전시품들을 구성하지만, 민간이 운영하는 전시관은 콘텐츠가 모두 모아지면 그 다음에 건물을 짓고 채운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국·공립이 규모나 시설면에서 앞설지는 몰라도, 그 안을 채우는 각종 콘텐츠는 민간이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런데 이어지는 관장의 한숨섞인 얘기를 듣자니 '이러다 문화후진국이 되는 것 아닌지'하는 걱정이 앞섰다. "수십년을 이어온 박물관을 올해를 기점으로 문을 닫을까하고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유인즉 운영비를 감당할 수 없어서. 아무리 공익을 목적으로 하는 전시관이라지만 땅파서 전시관을 운영할 수는 없는 것 아니겠는가. 입장료를 받긴하지만 고공행진하는 물가 앞에선 운영이 힘든 상황이다. 이에 정부에 운영비는 고사하고 세금 부담이라도 줄여달라고 하소연하지만 공염불이라고 토로한다. 3·1절, 우리가 나라의 독립을 위해 싸운 독립투사들을 기억했듯 현재를 살아가는 문화독립투사들이 있다는 것도 한번쯤 기억했으면 한다.

2012-03-01 이윤희

자전거도로 민·민갈등 區가 나서야

"자전거도로? 그거 되겠어?"부평구가 추진 중인 자전거도로 조성을 두고 지역민의 걱정이나 우려 섞인 목소리를 듣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당장 버스와 택시 운전자들은 고개부터 저었다. 교통현장 일선에 있는 경찰관의 반응도 비슷했다. 부평대로에 자전거도로를 만들기까지는 아직 가야 할 길이 한참이나 멀어 보인다. 지난 21일에는 시민단체 주관으로 열린 주민토론회가 반대측의 거친 항의로 시작도 못해보고 중단되는 일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날 거칠게 항의하고 나선 이들은 주로 부평지하상가 상인들로, 이들은 "주최측이 반대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추진해 이 같은 일이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일부 상인은 "용산 철거민 사태와 같은 수준의 대응을 할 각오를 하고 있다"고 했다.불통의 현장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편치 않았다. 이날 토론회는 토론자들의 발제가 끝나고 자유롭게 토론할 시간이 마련돼 있었다. 주최측은 충분히 토론하자고 여러 번 강조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물론 대화 자체를 거부하고 물리력을 먼저 행사한 것은 명백한 잘못이다. 하지만 이해 못할 부분은 아니다. 그들 주장에 따르면 이것은 '생존'이 걸린 문제다. 자전거도로 사업이 지상 횡단보도 설치 등 장기적으로 어린이와 휠체어 장애인 등 교통 약자의 보행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난리가 빚어졌다. 토론회를 주최한 시민단체는 2007년부터 지역사회에 자전거도시에 대한 공감대를 만들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다. 하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그동안 공을 들여온 시간이 물거품이 됐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번 일은 분명 결코 어느 한쪽의 책임이 아니다. 그동안 진행한 것들을 다시 원점에서 논의할 때가 왔다. 구도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갈등을 풀어야 할 시기가 됐다고 본다.

2012-03-01 김성호

금리 상한선은 불공정?

얼마전 성남에서 나흘째 자살소동을 벌인 사건이 있었다. 그는 낫과 시너로 무장하고 용역과 대치중이었다. 누구와도 대화하지 않겠다고 버티면서도 그는 취재를 온 기자를 상대로 은행 금리 인상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하소연했다.그는 시중은행에서 2007년 사업자금을 빌렸다. 3년간 6.2%고정금리로 대출했지만, 신용 등급이 하락했다며 은행은 15.1%로 금리 인상을 통보했다. 해당 은행을 찾아가 억울함(?)을 하소연했으나 은행측은 원금과 이자가 연체됐으니 그 대가로 담보물건을 내놓으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금리인상의 상한선은 없다', '금리란 은행의 상품가격으로 자유시장경제에서 가격의 상한선은 시장이 정한다'며 금리 인상을 단행한 은행편에 손을 들어줬다. 더이상 어디에도 하소연할 수 없었던 그는 자살소동이라는 극단적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국민 대부분이 자살 소동까지는 아니어도 대출 빚에 허덕이고 있다.세태를 반영한 허니문푸어, 베이비푸어, 하우스푸어 등 '푸어 시리즈'가 유행이다. 또 학자금 대출로 사회출발부터 빚을 지고 시작하는 이들도 많다. 최근 정부는 900조를 넘은 가계빚을 줄이기 위한 대책으로 제2금융권의 대출 규제 정책을 발표했다. 핵심은 예대율 등을 강화해 대출 총량을 줄이는 것이다. 강수를 둬서라도 가계빚 폭탄을 제거해야겠다는 의도는 이해하나, 금리 규제가 없다면 신용등급이 낮은 서민들의 삶은 더 팍팍해질 것이다. 공정위가 대변한 것처럼 정부는 금리 규제가 시장경제에 역행한다고 여길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대출공급 총량을 줄일 때마다, 금리에는 날개가 붙는다. 어떤 정책이 공정한지, 시장에서 정부의 역할이 무엇인지 한번쯤은 작은 사람들 입장에서 생각해 봤으면 한다.

2012-02-28 권순정

초등생도 아는 불편한 진실?

초등학교 도덕수업 시간 다수결 원칙에 대해 배웠던 기억이 난다. 의사를 결정할 때 모든 이들의 입장을 고려할 수는 없으니 차선책으로 다수의 결정을 따른다는 합리적인 논리였다. 그러면서 선생님께선 다수결 원칙을 적용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에 대해서도 가르쳐 주셨다. 예컨대 '해는 동쪽에서 뜬다'는 식의 불변의 진리 또는 절대론적 개념에 대해선 다수결 원칙을 적용할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요즘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입점예고를 의무화한 조례안 시행을 놓고 벌어지는 논란을 보면서 초등학교 시절 도덕수업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경기도는 최근 도의회에서 재의결한 SSM 조례안을 공포하지 않고 보류 결정했다. 지난해 10월 지식경제부에서 해당 조례안에 '위법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경부는 조례안 내용 중 "전용면적 150㎡ 이상의 유통업 사업주는 공사착공 최소 10일 이전 입간판과 안내문을 통해 이해관계자들에게 입주사실을 통보해야 한다"는 내용은 모법에도 없는 규제를 담고 있어 위법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법률에서 위임하지 않는 규제는 위법하다는 원론을 전제한 판단이다. 경기도는 현재 재의결된 조례안에 대한 지경부의 재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그러나 이 같은 논란은 본질을 벗어난 채 왜곡돼 알려지고 있다. 마치 경기도는 골목상권 살리기에 관심이 없고, 도의회는 적극적인 것처럼 비치고 있다. "조례안 공포를 거부(거부가 아닌 보류지만)한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직무유기"라는 주장까지 나온다. 법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대해선 이론이 있을 순 있지만 법 규정 자체는 절대적인 개념이다. 단지 지경부의 위법성 판단에 따른 도의 조례안 공포 보류 조치가 '직무유기'로까지 확대되는 지금의 상황은 마치 '해는 동쪽에서 뜬다'는 명제를 놓고 다수결을 하자는 것 같은 우격다짐으로 보인다.SSM 규제 조례에 대한 국민적 합의는 이미 이뤄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것을 푸는 방법이 논란이 되는 상황인데, 다수결이 아닌, 법의 잣대로 신중히 접근하길 바라 본다.

2012-02-27 최해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