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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규청장 수장모습 다시 볼 수 있길…

이철규 경기지방경찰청장이 결국 대기발령으로 청장 집무실과 관사에서 짐을 모두 챙겼다. 제일저축은행 비리와 관련한 금품수수 혐의로 검찰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언론에 보도된지 일주일도 안돼서다. 또 경기경찰 수장으로 취임한 지 3개월 만이다.이런 이유로 현재 경기청 내부는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분위기가 침통하리라고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의외로 대부분의 경기경찰들은 이런 상황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왜 그럴까. 유독 경기경찰과 인연이 많았던 이 청장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경찰들의 믿음이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이 청장은 과거 총경시절 안산과 성남, 양평 등에서 서장을 역임했다. 이 청장은 당시 지역 기자들은 물론, 직원들과 지역민들에게도 존경받는 인물로 평가 받았다. 호탕한 성격에 주변 사람들을 잘 챙기는 것이 장점인 이 청장은 그러나 우여곡절의 시련도 겪은 바 있다.이 청장이 안산서장이던 2001년 5~7월 문예회관 건립공사와 관련한 진정 사건을 수사하던 중 사건을 무마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업자 등에게서 2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됐었다. 그러나 경찰복을 벗었다가 무죄 확정 판결을 받고 2005년 복직한 바 있는 파란만장한 경찰 생활을 한 이 청장이다.이때 당시 수사를 담당했던 한 경찰 간부는 "이 청장을 잘 아는 경찰이라면 큰 걱정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 우여곡절을 겪고 경기경찰 수장까지 왔는데 이대로 무너지실 분이 아니다"며 청장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이 청장이 처음 기자실을 방문했을 때 기억이 난다.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경기경찰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한 다짐에 대한 경기경찰들의 믿음은 여전하다. 다만 이 청장의 공백으로 인해 업무 차질이 우려되고 있을 뿐이다. 이처럼 경기 경찰직원들은 이 청장에 대한 믿음과 함께 한치의 의혹 없이 모두 털어내고 수장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2012-02-26 조영상

브레인시티 개발사업 진실 밝혀야

5년여간 표류하고 있는 브레인시티 개발사업 추진 여부를 놓고 빚어지고 있는 평택시 도일동 사업지구 해당지역 주민들과 평택시의 갈등이 안개 속 진실게임 형태로 치닫고 있다. 그동안 양측은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달라', '투자자 유치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등의 가벼운 의견을 주고 받았다. 이러던 것이 지난 13일 주민들이 시 청사를 방문, 시장면담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양측간에 충돌이 발생했고, 주민들은 진실을 통해 시비를 가리겠다며 강경모드로 돌아섰다.이 사업은 지난 2007년 6월 경기도, 평택시, 성균관대학교가 성대 유치 등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시작됐고, 특수목적법인(SPC)도 설립됐다. 도일동 일대 482만4천900㎡에 첨단산업단지, 택지, 상업시설, 성대 제3캠퍼스 조성 등이 목적이다. 사업비는 4조8천억원이며 계획대로라면 오는 2014년 완공되어야 한다. 하지만 오랜 시간동안 토지보상 등이 이뤄지지 않아 땅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교육비, 생활비 등으로 사용해 온 주민들이 이자 부담 등 경제적으로 위축되면서 상당히 힘들어 하고 있다. 여기에 진실을 알 수 없는 각종 루머도 확산되고 있다. 주민들은 그동안 평택시가 '채산성이 맞지 않다', '특혜시비를 불러올 수 있다' 등의 구실을 대면서 시간을 끌어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뒤늦게 여러 자료를 확인해 보니 '투자타당성이 확보된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고, 금융권에서 구체적인 자금조달 방안까지 제시된 적이 있었다'며 이를 밝히지 않은 이유를 궁금해 하고 있다.물론 평택시도 할 말은 많을 것이다. 그동안 투자자 유치는 물론 사업 촉진 방안을 시행사와 성대에 요구해 왔고, 산업단지를 따로 떼어 개발하는 방안도 마련중에 있다며 억울해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평택시에 묻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주민들이 밝히고 있는 여러 내용과 주장, 특히 사업지연으로 주민들이 고통받고 있는 이 상황이 진실인가 거짓인가. 진실게임의 끝은 결과에 따라 한쪽이 큰 상처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평택시와 주민들이 감정을 접고, 진지하게 대화해야 한다. 양측이 만족할 만한 결과를 만들어 내기를 기대해 본다.

2012-02-23 김종호

인천시의원들, 보좌관제 반대 진짜 이유

인천시의회의 '의원보좌관제' 도입을 놓고 시의회와 인천시간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의정 활동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보좌관이 필요하다는 시의회와 상위법에 어긋나 '안된다'는 시의 주장이 맞서고 있다. 시의회는 보좌관제 예산 5억4천여만원은 통과시켰고, 시는 대법원에 관련 소송 제기를 검토하고 있다. 조례를 만들 수 있는 의원들이 상위법에 없는 내용을 추진하겠다는 것도 문제지만 비단 상위법에 위반된다는 것만이 시의회의 의원보좌관제 도입을 반대하는 근거인지는 되돌아 볼 일이다. 지방의회는 처음에 '무보수 명예직'으로 출발했다. 그러다 2006년부터 의정비가 지급되기 시작했다. 올해 시의원들의 의정비는 의원당 5천950만원 선이다. 시의회는 2008년엔 의회 청사를 증축했다. 의원들이 민원인들을 만날 공간이 없어 의정 활동의 효율이 떨어진다는게 주된 이유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당시에도 의정활동부터 똑바로 하라는 비판이 있었다. 그리고 또다시 시의회는 보좌관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다음엔 의정 활동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차가 필요하고, 그 차를 운전하기 위한 기사가 필요하고, 비서가 필요하다고 할지 모를 일이다. 역대 시의원들의 의정 활동을 시민들은 결코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고 있다. 지난 21일 찾은 시의회 청사는 조용했다. 국회의원 선거가 다가오면서 유력 예비후보들을 따라다니며 선거운동을 지원하느라 시의원들이 의원실을 비우는 경우가 많다고 시의회의 한 직원은 귀띔했다. 최근 회기중엔 상임위 회의가 간신히 진행될 수 있을 정도로 의원들의 참석률이 저조했다. 1천500여만원의 회의 출석 여비를 거짓으로 받아낸 시의원이 있는가 하면, 음주운전을 한 시의원도 있었다. 의정 활동의 효율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어떤 것'을 해야 한다고 먼저 주장할 게 아니라 제대로 된 의정 활동부터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래야 설득력이 있다. 시의원들은 보좌관제 도입을 반대하는 진짜 이유를 고민해봐야 한다.

2012-02-22 이현준

청년 구직자가 가지 못한 길

올해 한국전력 채용은 프로스트 시 '가지않은 길'을 떠올리게 했다. 시의 화자는 숲 속에서 두 갈래의 길을 만나고 사람이 적게 간 길을 선택한다. 그리고 훗날 그것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고백한다. 한전은 올해 신입사원 455명 채용 공고를 내면서 기존 '신입공채' 전형과 더불어 '청년인턴 채용확정형'이라는 생소한 전형을 소개했다. 이 생소한 전형 덕분에 청년 구직자들은 냉혹한 기로에 서야 했다. 청년인턴 채용확정형은 1차 서류전형, 2차 인·적성 검사, 3차 면접, 신체검사·신원조회가 포함된 최종 전형까지 정규직 신입 공채와 전형이 똑같고 심지어 외국어 기준, 학력 자격 역시 같았다. 하지만 가혹하게도 신입 공채 합격자와 채용확정형 합격자의 위치는 하늘과 땅 차이다. 신입공채는 바로 정규직이 되지만, 채용확정형은 월 100만원의 보수를 받으며 5개월 이상 근무한 뒤 성적에 따라 정규직 여부가 판단되기 때문이다. 또한 근무성적 미달시에는 중도 계약해지도 가능하다는 조건도 있다. '가지않은 길'에서 화자는 오랫동안 서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본 뒤에 길을 택하지만, 청년 구직자들은 갈림길을 살필 여유도 없이 당장의 '채용'이 간절한 상황이다. 2년 가까이 공기업 입사를 준비한 지인은 "교차 지원이 불가해 오랜 고민끝에 하나를 선택해야만 했다"며 "그나마 경쟁률이 낮을 것 같아 채용확정형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한전은 '채용확정형'이라는 매력적인 이름으로 구직자를 현혹했지만, 그 길은 비정규직 인턴의 다른 말일 뿐이다. 똑같은 조건과 능력을 가진 지원자라도 선택한 길로 인해 모든 것이 달라진다. 누구는 정규직, 다른 누구는 비정규직이 된다. 또 일부는 다시 실업자로 돌아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이 훗날 프로스트처럼 담담하고 아름답게 가지않은 길에 대해 노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2012-02-21 윤수경

'경기도 뉴타운, 네덜란드 병일까'

네덜란드 병(Dutch Disease)이라는 경제학 용어가 있다. 이 말은 1950년대 말 네덜란드 경제사정에서 유래한다. 당시 네덜란드는 북해에서 유전을 발견, 국민들은 열광했지만 지나친 기대가 오히려 물가와 통화가치의 상승으로 이어져 결국 장기적인 경기침체를 낳았다.경기도 뉴타운 사업의 흐름을 보다 보면 네덜란드 병이 생각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업 초기, 많은 지역에서 뉴타운 사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쯤으로 여겼지만 첫 삽을 뜨기도 전부터 서민에게 어려움만을 가중시켰다는 냉혹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뉴타운 사업이 일시에 진행되면서 이사 수요가 쏟아져 전세 가격을 급등시켰다는 주장까지 있다. 게다가 뉴타운 정비사업이 사실상 주택 공급에 효과를 주지 못한다는 회의적인 의견까지 나오면서 황금알은커녕 병든 닭에 불과했다는 불만마저 쏟아져 나오고 있다.뉴타운 열풍이 몰아친 지 수년, 새로운 동네를 만들어 줄 것만 같았던 뉴타운은 없고 슬럼화된 지역에 남은 주민들간 갈등만 남았다.얼마 전 뉴타운 추진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 결과가 발표됐다. 추진위가 구성되지 않은 66개 뉴타운 구역에서 실시된 주민의견 조사에서는 절반이 훌쩍 넘는 68%의 구역에서 주민 25%가 사업추진에 반대, 구역지정이 해제될 전망이다. 어떤 곳은 주민의 절반 이상이 사업추진을 반대하기도 했다. 해당 지역의 절반이 넘는 주민들이 그 동안 뉴타운 사업에 대해 얼마나 피로감을 느꼈을지 짐작된다. 하지만 지정 해제만이 뉴타운의 출구전략만은 아니다. 뉴타운 사업 찬반으로 갈라진 주민들의 갈등을 해소하고, 사업의 여파로 나타날 부동산 경기의 여파가 그것이다. 또한, 도내에 남아있는 120개 뉴타운 사업 구역을 어떻게 만들어갈지가 중요하다. 그것이 경기도가 가진 숙제다. 앞으로 도가 뉴타운 사업의 영향권 내에서 산재한 많은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 주목된다.

2012-02-20 김성주

경찰, 수사권 독립보다 신뢰 수사부터

얼마 전 지인을 통해 깜짝 놀랄만한 소식을 들었다. 설 전후로 수원시 전체를 발칵 뒤집어 놓은 떡값 3천만원이 한낱 조경업체 사장이 아닌 굴지의 건설회사 간부로부터 나왔다는 이야기였다. 이날 당장 취재에 들어가 해당 사실을 확인하고 급히 기사화했다.검찰을 통해 알게 된 사건의 전말은 이러했다. 조경업체 업자 A씨는 설날 직전 수원시 고위 공무원에게 한우 갈비 세트와 3천만원이 든 현금 봉투를 건넸다 수원시로부터 고발당했다. 이후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헌금을 내려던 돈이 잘못 들어갔고 혼자 한 일이다'라며 범행을 완강히 부인했다. 수사를 맡았던 경찰은 A씨가 뇌물을 전달하려던 것은 맞지만 단독 범행으로 결론 내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그리고 모두들 그렇게 사건이 끝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검찰 수사에서는 달랐다. A씨가 '원청업체의 요구에 의해 돈을 전달해 줬다'고 자백하면서 검찰은 사건을 송치받은 지 보름 만에 건설회사 간부를 포함, 5명을 기소하기에 이르렀다. 자칫 묻힐 뻔 했던 하청업체를 동원한 대기업의 상납문화 전모가 고스란히 밝혀진 것이다. 이후 경찰은 여론의 뭇매를 맞을 수밖에 없었다. 이곳저곳에서 '경찰의 수사 능력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혀를 찼고, 경찰 내부에서도 반성과 성토가 이어졌다. 한 경찰 관계자는 "수사권 독립 때문에 검찰과 대립한 게 얼마 전인데, 이런 일이 벌어져 창피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실제로 경찰은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수사권 독립을 위해 검찰의 내사 지휘를 거부하거나 수사 경과를 포기하는 등 단체 행동에 나섰고, '정치 검찰'을 외치며 국민적 공감대를 이끌어내려고 애쓰기도 했다. 그러나 수사권 독립을 위해 경찰이 이보다 먼저 해야할 일은 수사 결과를 통해 국민들의 신뢰를 쌓는 일이다. 국민들이 경찰 수사를 신뢰하게 되면 수사권 독립에 대한 공감대 형성은 저절로 이뤄질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맡은 일을 묵묵히 수행하며 제대로 된 수사로 국민의 믿음을 쌓는 경찰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2012-02-19 김혜민

정정보도, 그녀는 소머즈가 아니었다

13년 기자생활에 처음으로 큰 오점(?)을 남기고 말았다.광주시의회 민주당 소속 A여성의원이 소머즈인줄 알고 기사화 했는데 확인결과 소머즈가 아닌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명백한 오보(?)를 날린 셈이다. 하지만 당시 정황이 그랬고 믿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분명했다. 지난해 12월 1일 광주시의회 L의원은 같은 당 A의원에게 '미친X'이라는 욕설을 해 파문이 일었다. 그리고 기자는 이 지면을 통해 A의원을 소머즈로 지칭했다. 이유는 L의원이 "의회 버스에 승차해 보니 A의원 혼자 있어 언쟁이 있었고 이후 버스에 내려 혼잣말로 '미치겠네. 미친X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라고 말했을 뿐 면전에서 욕을 한 것이 아니다. 혼자말로 중얼거린 것인데 그 부분을 A의원이 들은 것 같다"고 했기 때문이다. 또 당시 시의회 버스는 시동이 걸려 있었고, L의원이 버스에서 내려 걸어가면서 중얼거렸다고 했으니 족히 10m는 떨어졌을 것이며, 버스에 승차하지 않은 채 주변을 서성이던 공무원들조차 못들었다는데 버스에 승차해 있던 A의원만 들었다는 점까지 정황도 뚜렷했다. 그 상황이라면 어느 누구라도 그녀가 소머즈임을 인정했을 것이다.그런데 지난 14일 광주시의회 윤리특별위원회가 소집되기 직전, L의원이 A의원 사무실을 방문, "욕설한 부분에 대해 잘못했다"고 사과, 모든 사실을 인정하면서 그녀가 더 이상 소머즈가 아니라는 사실도 드러났다.진실이 밝혀지고, 거짓말이 탄로나면서 기자 인생에 큰 오점이 남는 순간이었다. 그렇다고 L의원에게 책임을 묻고 싶지는 않다. 다만 14일은 윤리특위 소집기한(2개월) 마지막날이고, A의원이 이날 오전 징계대상에서 갑자기 제외됐다는 점(그동안 욕을 먹은 사람이 왜 똑같이 징계대상이 돼야 하는지 의구심이 제기돼 왔지만) 등 사과 시점이 절묘하다는 점에서 '자신에게 상황이 불리해지자 마지못해 사과한 것 아니냐'는 입소문과 '당시 왜 거짓말을 했는지'에 대한 해명은 듣고 싶다.

2012-02-16 임명수

어느 환경운동가의 죽음

그를 대여섯번 정도 본 것 같다. 기자와 취재원으로 만나 굴업도에 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던 것으로 기억한다. 굴업도 현장 취재를 가거나 인천에서 열린 굴업도 관련 토론회 자리에는 항상 그가 있었다. 동그란 안경을 끼고 수줍게 웃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그는 언제나 진지한 모습으로 사람들을 대했다. 말 수도 적었다. 기자가 먼저 다가가기에는 어려운 사람 중 한 명이었다.그런 그가 지난 11일 갑작스럽게 죽었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 굴업도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산호초를 카메라에 담으려다 일어난 실족사였다.고(故) 이승기 한국녹색회 정책실장은 '굴업도 지킴이'로 통했다. 지난 2006년 CJ그룹이 굴업도를 통째로 사서 골프장과 리조트 사업을 하겠다고 나섰을 때부터 그는 악착같이 이 섬에 달려들었다. 인천에서 활동하는 환경운동가는 아니었지만 주도적으로 굴업도 지키기 운동을 지역에서 펼쳐 나갔다. 언젠가는 "굴업도에서 멸종위기종인 왕은점 표범나비가 발견됐다"며 다급하게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온 적도 있다. 차분한 성격의 그였지만 굴업도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면 그 누구보다 목소리를 높였다. 여름·겨울을 가리지 않고 굴업도 주민들이 부를 때면 언제나 그는 섬으로 달려가 이것저것을 챙겼다.지난 14일 이승기 실장의 영결식이 열리는 내내 그에게 빚을 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기업이 섬을 통째로 깎아 골프장을 만들고 호텔을 짓는 것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그것을 막는 일이 왜 중요한지를 알고 있으면서도 행동으로 보여주지 못한 죄책감같은 것이었다.한 사람이 죽었다고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 이승기 실장이 죽었다고 CJ가 개발을 멈추지도 않을 것이고, 개발에 찬성하는 사람들이 반대로 돌아서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승기 실장의 죽음에 보태 나와 당신이 그리고 시민 모두가 소리를 낸다면 가능한 일이 될 수도 있다. 그것이 우리가 죽은 이승기 실장에게 진 빚을 갚는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

2012-02-15 김명호

스스로를 낮춰야 한다

연초 각 기관들의 인사가 한창이다. 때문에 기관마다 분위기가 어수선하다.승진된 사람은 축하받는 것은 당연하지만, 자만하지 말아야 한다는 조언을 해주고 싶다. 승진이란 자신이 속한 조직의 내·외부적으로 직급이 상승한 것이지 그로 인해 그 사람 자체가 변하는 것은 아니다.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그것은 내부적으로 일 처리함에 있어 그만큼의 권한이 있는 것이고 그 이전 능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라는 말이다.그러나 일부 승진자들 가운데 갑자기 사람이 변하는 경우가 있다. 마치 처음보는 듯 그리고 갑자기 승진을 이유로 아랫사람 또는 이전 협력사 사람들에게 하대하는 경우가 그러하다. 분명 그러한 태도에 대해 상대방은 선뜻 이해하지 못할 것이고 또 내심 불쾌할 수도 있겠지만, 그 사람 앞에서는 아무렇지 않은 듯 그 사람이 요구하는 바 대로 행동을 취할 것이다.하지만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고 했다. 그리고 그 사람을 대우해주는 것은 그 사람의 인품이다. 아무리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하지만 그 자리로 인해 자신이 되레 해를 당할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인정해준다는 것은 본인 스스로 변하지 않고 진심으로 대해야 비로소 상대방도 그 사람의 마음을 진심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의 하나는 스스로 자신을 낮추는 방법이 가장 적절하다는 생각이 든다.군림하려는 생각을 하면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최소한 상대방과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 마인드가 필요하다. 모든 기관 승진자들에게 축하를 전한다. 모두는 아니겠지만, 스스로를 낮춰 상대방이 자신을 진심으로 위해 줄 수 있는 그럼 사람이 되길 기원한다.

2012-02-14 최규원

'낙동강 벨트'만 있고 수도권은 없다

새누리당이 온통 '부산생각'뿐이다.부산지역의 소위 '낙동강 벨트'에서 야당 강세 분위기가 흐르면서 경기·인천 지역은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 정치권은 당 지도부의 무관심에 불만이 이만저만 아니다. 실제 새누리당의 공천 및 선거전략 라인에 경인지역 인사들은 찬밥신세다. 경인지역의 입장을 대변해 줄 중진 의원이 단 한 명도 들어가 있지 않은데다 지역 사정이 정확히 반영되지 않아 '사실왜곡'이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공천위원회의 경우 쇄신 공천을 하겠다는 당 지도부의 의지 때문에 지역안배를 전혀 하지 않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에따라 총선 승패를 가르는 수도권은 등한시하고 당내에서 목소리가 큰 부산·경남의 입지만 커지고 있다. 심지어 '낙동강 벨트' 공천 콘셉트를 놓고 고민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홍준표 전 대표 부산 투입설도 같은 맥락이다.텃밭인 부산·경남이 흔들리다 보니 시간이 지날수록 수도권 지역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공천위원회 구성에서 경인지역 인사는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그나마 사무부총장으로 있던 경기 연천·포천 출신의 김영우 의원도 공천위 회의 멤버에서 제외됐다. 비대위원회에서도 경기도의 공천 사정을 설명할 인사가 없다. 이에 따라 경인지역 예비후보들은 '제 팔 흔들기식'으로 각자도생하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도내 한 예비후보는 "중앙당의 조직적인 뒷받침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오로지 시장을 누비며 발품을 파는 수밖에 없다"고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반면 부산지역 정치권은 이슈를 영남권으로 선점해 블랙홀처럼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이 이슈를 선점하기 위한 영남권 정치인들의 기득권 사수 전략이라면 지나친 관전평일까.전국에서 가장 많은 의석수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말 한마디 못하고 이 같은 처지를 속으로만 삭여야 하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업자득이다.

2012-02-13 송수은

아이들 등하굣길 안전위협

초등학교 앞 교차로에 횡단보도만 9개. 그것도 교차로내 교통섬 사이로 직진과 좌·우회전, 그리고 유턴 사방팔방에 존재한다. 어린 자녀들이 이런 입체적 횡단보도를 등하굣길에 하루에 몇 번씩 오고간다면 부모의 심정은 어떨까. 매일 학교 보내기가 두려울 것이다.수원시 영통구 망포동의 대선초등학교 바로 앞에서 이런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이 학교에서 만난 교장선생님의 마음은 애절했다. 지난 2009년 9월 새로 부임한 교장은 이 문제를 알고 해결을 위해 관련 기관에 수많은 민원을 제기해도 소용이 없었다고 한다. 관내 경찰서와 시청, 학교, 정치권 관계자들과의 문제 해결을 위한 간담회에도 공사 관계자들은 나타나지 않았다며 해당 교장은 분노했다.이 학교 교장이 주장하는 것은 단순했다. 전교생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이 위험한 교차로를 오가는데 최소한의 교통 안전 시설물을 확보해 달라는 것이다. 해당 교장은 전국 어느 초등학교 앞에 이런 교차로가 있는지 찾아보라며 오히려 기자에게 반문했을 정도다. 아이들을 걱정하는 연세 드신 교장선생님의 걱정이 한눈에 묻어났다. 이처럼 학교 앞 9개의 횡단보도를 학부모와 선생님들이 매번 관리할 수도 없어 육교 설치를 요구하고 있지만 3년째 해결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사업시행자인 LH는 기술적인 문제를 이유로 펜스와 과속방지턱 설치를 약속하고 있지만 아이들의 등하굣길 안전 방책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이곳이 지역구인 이대영(새누리당) 시의원도 주민들과 함께 폭탄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LH측은 오히려 "모든 주민이 육교 설치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어떤 기술적 문제도, 육교 설치의 어려움도 아이들의 안전 확보와 바꿀 수는 없다. "차라리 거의 완공된 지하차도도 개통하지 말고 차가 전혀 다니지 않는 지금 이 상태가 훨씬 낫다"고 말한 교장선생님의 말씀이 머릿속을 스친다.

2012-02-12 조영상

가평올레길, 제대로 조성해야 한다

'가평군이 수려한 자연경관과 생태자원, 역사와 문화, 건강을 융합시킨 명품 올레길을 조성해 관광자원화해 나가기로 했다'.2010년 가평군이 친환경 녹색 상품인 올레길 조성사업을 내놓으면서 펼친 청사진이다. 2010년 8월 당시 군은 '2010년 11월 개방을 목표로 올레길 조성사업은 단순한 산책로 역할을 뛰어넘는 지역 기반산업으로 약 1억5천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생태·체험·건강·배움 등 주제가 있는 코스로 조성된다'고 밝혔다.또한 가평올레길은 물안길, 연인길이란 명칭을 갖는 '산골마을형 올레길' 시가지와 계곡, 수목원 등이 포함되는 '건강 올레길', 산과 계곡, 야생화 등을 감상하고 잣나무 숲을 걸으며 건강을 찾는 '치유의 숲 올레길' 등이 마련된다고 야심찬 계획을 밝혔다. 게다가 2011년까지 전통장인 순례길, 5대(화악·명지·운악·축령·유명산)명산 순례길, 북한강자연생태체험 순례길 등 20개 코스를 조성한다는 방침까지 내놓았다. 하지만 당초 계획됐던 20개 코스는 고사하고 최초 계획코스인 10개 코스 중 개방 여부를 떠나 입구에 안내판이 설치된 곳은 9개 코스에 불과하며 코스내 방향표지판이 설치된 곳 또한 4곳에 지나지 않는다. 2012년 현재 가평 올레길은 4개 코스만 개방된 채 지난해 수해로 올레길 조성사업이 지지부진하게 진행되고 있다.낙관했던 올레길 조성사업이 난관에 봉착한 것이다. 그러나 가평올레길 조성사업 지연을 자연재해로만 돌리기에는 설득력이 떨어진다.올레길을 조성함에 있어 안내간판 설치가 코스 정비보다 먼저 이뤄지는 등 가평올레길 조성사업은 사업진행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채 공사가 진행돼 보여주기 위한 전형적인 성과 위주의 전시행정으로 보이기 때문이다.이제라도 군은 사업의 성과 여부에 얽매이지 말고 가평의 자연환경과 생태자원,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접목시킨 가평올레길을 완성도 높은 상품으로 만들기 위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할 것이다.

2012-02-10 김민수

노인들의 눈물

헌법 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고 했다. 헌법 34조 4항은 국가가 노인의 복지향상을 위한 정책을 실시하라고 했다. 5항에서는 '신체장애자 및 질병·노령, 기타의 사유로 생활능력이 없는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고 규정했다. 하지만 국내 최대 규모의 노인복지시설 인천영락원에서 지내는 노인들은 '생명의 위협감'을 느낀다고 한다.인천시가 최근 인천지법의 회생계획안 폐지결정에 항고했다가 기각된 영락원에는 회생의 길이 없다고 보고 노인 전원조치 방침을 세웠기 때문이다.십 수 년 동안 동고동락해온 노인, 직원들과 이별하게 하는 전원조치는 이산가족을 만든다는 점에서 전쟁과 다르지 않았다. 노인들은 벌써부터 불안한 마음에 잠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밤에는 술을 마시고 칠십을 넘긴 나이에도 아이처럼 울고 있다. 궁금하다. 이 노인들이 도대체 무슨 잘못을 했는지. 인천시의 관리 소홀, 인천시의회의 이해할 수 없는 진정서 제출, 특정 정당 관계인 변호사들의 채권단 소송 등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이들이 영락원에 한 행동으로 왜 노인들이 피해를 봐야 하는지 도무지 모르겠다.그런데 책임 있는 사람들은 침묵하고 있다. 아니다. 자신의 이름이 오르내리면 부리나케 항의 전화를 하느라 어쩌면 더욱 많은 관심을 영락원에 쏟고 있는지도 모른다.이중 한 사람의 '대리인'은 최근 '영락원 요양급여 압류가 안 될 수 있다'는 최소한의 법적 검토도 거치지 않은 이야기를 하며 직원과 노인에게 희망을 줬다 뺏는 일을 저지르기도 했다. 노인들의 요구는 크지 않다. 지방의회 의원은 지방자치법에 따른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고, 공무원은 헌법이 정하는 '봉사자'로의 책무를 다해주길 바란다.

2012-02-08 홍현기

융통성 없는 사회

보금자리주택 사업지구내 신설 학교 설립에 '빨간불'이 켜졌다. 고양 원흥지구의 경우 2013년 첫 입주를 앞두고 있지만, 사업 추진을 둘러싼 관계 기관간 협의가 이뤄지지않고 있다고 한다. 통상 학교 설립 협의에서부터 준공까지 2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고양 원흥지구는 학교없이 아파트만 있는 단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문제는 고양 원흥뿐 아니라 다른 보금자리사업지구내 학교 설립 추진 상황도 비슷하다는 것이다.교육과학기술부와 교육청 등은 학교 설립 비용 방법에 대해 '학교용지확보 등에 관한 특례법'을 적용해 '사업시행자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사업비를 부담하라'는 입장인 반면, 국토해양부와 LH는 녹지율을 줄일 경우 '보금자리지구 최소 녹지율을 맞출 수 없다'며 번번이 의견 조율에 실패하고 있다.관계기관의 입장을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결국 입장 차이는 '돈' 때문이다. 다시말해 지금 당장 돈을 마련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우회적으로 돌려 상대방에게 책임을 떠밀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흔히들 인간 관계를 맺고 살다보면 자신 또는 소수가 손해를 봐야할 상황이 존재한다고 한다. 늘 손해보면서 살 수는 없지만, 공공을 위해 부득이한 손해를 봐야하는 경우가 생긴다는 것이다.지금의 교과부와 국토부의 상황도 이러하다. 그러나 양 기관의 의견 대립은 개별 기관의 손해가 아닌 제3자(?)인 국민을 볼모로 싸우고 있다.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다고 했듯이 이번 협의가 미뤄지면 결국 손해보는 것은 국민이다. 원리원칙도 중요하지만,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 사람들이 국민 피해가 불보듯 뻔한데 자기 밥그릇 싸움하고 있는 것은 보기가 좋지 않다. 원리원칙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융통성이 필요한 때다.

2012-02-08 최규원

누구를 위한 소송인가

수원시가 광교신도시내 '수원컨벤션시티21'의 부지 공급 방법과 가격을 놓고 행정소송을 제기하면서 국토해양부에 정면 승부수를 띄웠다.시는 지난달 27일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한 '광교신도시내 특계 2구역 택지공급 승인 신청에 따른 반려 처분에 대한 행정소송'에서 광교신도시지구내 '수원컨벤션시티21'용 부지 19만5천여㎡를 국토부로부터 분양원가인 800여만원대에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이는 그동안 조성원가 공급을 요구해 온 시의 주장이 공급자인 국토부의 반려로 더는 실현 가능성이 없어지자 추진한 것인데, 시는 "지방자치단체가 중앙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지만, 심사숙고하고 충분한 검토를 통해 결정했다"고 밝혔다.현재 국토부는 시의 이같은 입장에 대해 "접수받지 못했다. 백화점·호텔 등 상업시설이 들어서는 만큼 법률적으로 공개 입찰을 통해 높은 가격을 받아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1만3천여명의 광교주민들이 입주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공동시행자인 시와 승인기관인 국토부가 이런 논쟁을 벌이는 모습은 광교입주민들의 눈에 한심해 보일 수밖에 없다. 광교입주민들은 시 등이 분양공고 당시 수원컨벤션호텔 등이 들어서 '광교명품신도시'가 된다고 한 것을 믿고 들어온 것이지, 기관들간의 싸움을 보러 온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시가 10여년전부터 논란이 됐던 수원컨벤션시티와 관련해 행정소송을 추진할 것이라면 미리 추진하고 어떠한 방법으로라도 광교지구내 입주민들이 입주하기 전에 마무리 지었어야 했다.만약 이번 소송이 대법원까지 가게 될 경우 처리 소요기한이 최소 2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여 건설 지연에 따른 입주민들의 피해는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2012-02-06 이경진

용인시 '그들만의 행정'

'융통성이 없는 건지 시민의 불편은 안중에도 없는 건지…'.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그것도 매서운 한파에 꼬박 밤을 지샌 부모들부터 난로와 이불 포대기로 감싼 시민들까지….자녀를 시립어린이집에 보내려는 부모의 마음은 충분히 알겠지만 이렇게까지 만든 해당 지자체의 대처에 다시한번 실망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우선 발단은 이렇다. 용인시가 시립어린이집 신규 원아모집을 하면서 동점자 우선순위자에 대해 선착순으로 받기로 한 것이 원인이다. 지원자 대부분이 1순위인 데다 그 가운데 자격순위로 입소 대상자가 결정되니 부모 마음으로서는 '혹시 우리 아이가 동점자가 되지 않을까' 불안했을 것이다. 이런 우려는 이미 시민게시판에 줄줄이 게시됐고 시청 담당자에게도 민원 전화가 빗발쳤지만 행정은 달라지지 않았다. '이미 방식이 결정됐다', '담당자가 바뀌어 잘 모르겠다', '지금으로서는 방법이 없다'는 등의 책임회피식 답변만 이뤄졌다.지원 첫날인 지난달 28일 아침 일찍 취재진이 찾은 모습은 '진풍경'이었다. 부모들은 텐트를 가져와 새우잠을 자고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웠다. 새벽에는 학부모들끼리 자체적으로 번호표를 만들었다가 소란이 일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을 부모 탓만 해야 할까. 입장 바꿔 생각해 보자. 아무리 자녀를 위한다고 하지만 담당 공무원들도 매서운 한파 속 어두컴컴한 낯선 곳에서 밤새 줄을 선다면 분통이 안 터지는지….선착순 방식이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다. 꼭 추첨제가 최선의 방법이라고 주장하고 싶지도 않다. 아침 지원자를 받기 전까지 시립어린이집 대문을 열어주지 않겠다고 했다는데 꼭 그랬어야만 했는지, 그리고 다른 방법은 없었는지 반문하고 싶다. 행정의 최선은 시민 불편의 최소화다. 행정당국의 불편 최소화가 아니다. "좋은 것을 얻기 위해 줄 서는 건 다른 곳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일 아니냐"는 줄서기 현장에서 만난 한 담당자의 말이 자꾸만 머릿속을 스친다. /donald@kyeongin.com

2012-02-05 조영상

'무소불위, 찍히면 죽는다?'

최근 광주지역 건설관련 업계에 이상한 소문이 돌고 있다. '무소불위의 힘, 찍히면 죽는다?'광주시 공무원의 힘이 막강하고 한번 찍히면 인허가는 물론 향후 사업진행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일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은 나름의 대처하는 방법까지 터득(?)하고 있다는 것이다.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럴 만한 사건들이 기억에 떠올랐다.수년 전부터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지하수의 적합한 수질기준만 충족하면 개발허가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이 담당자가 바뀌었다는 이유만으로 '지하수 노(No), 무조건 수돗물 공급'으로 허가 기준도 바뀐 것이다. 관련 법이 바뀐 것도, 조례 내용이 달라진 것도 없었는데 말이다. 또 다른 예도 있다. 지난해 11월 A업체로부터 '시의 행정지연으로 건축행위가 중단될 위기에 처해 있다'는 제보가 왔다. 취재 결과, 관련 부서장의 지시가 내려진 담당부서에서 답변이 늦어지면서 건축행위가 사실상 중단된 것이 확인됐다. 이에 대해 광주시는 기자에게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지만 건축주에 대한 광주시의 행정은 180도로 달랐다. 건설과만의 문제였던 것이 건축과와 도시개발과 등 건축관련 인허가 부서가 총동원(?)돼 원상복구명령, 이행강제금부과, 형사고발 등 모든 행정조치가 내려진 것이다. 건축주 입장에서는 '혹 떼려다 혹 붙인 격'이 돼 버렸다.시는 "위법 사항이 발생해 조치를 한 것"이라고 해명하지만 항간에는 "괘씸죄가 적용된 것 같다"는 입소문이 파다했다.소문은 소문일 뿐이라는 말은 광주지역 건설업계에서는 안 통한다는 것이다.한 건축주가 "이곳(광주)에서는 공무원에게 밉보이면 사업하기 어렵다는 말은 소문이 아닌 사실"이라며 "시와 절대로 마찰을 빚지 말아야 하며 마찰이 생겼으면 담당 공무원과 직접 풀어야 한다는 나름의 철칙이 있다"는 말이 현실감 있게 다가오는 이유는 뭘까?

2012-02-02 임명수

경제자유구역 성패, 정부 의지에 달렸다

"너무 여건이 좋은 인천 얘기만 하시면 곤란합니다."지난 달 26일 지식경제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1차 경제자유구역 정책협의회'에서 이같은 볼멘소리가 흘러나왔다고 한다. 지경부 주최로 열린 이날 회의에서 주요 안건은 '경제자유구역 기본계획 수립 방향'이었고, 안건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한 성공모델 구축 계획'이 소개됐다. 이른바 핵심지구를 선정해 가시적인 개발 지원 정책을 펼치겠다는 건데, 현 상황에서는 인천경제자유구역이 핵심지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부적합지구에 대한 구조조정도 계획돼 있으니, 인천보다 여건이 안 좋은 다른 경제자유구역청장들이 불만을 가질 법하다. 하지만 경제자유구역제도 도입을 위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특별법을 제정한 2002년 이후 지금까지의 10년을 돌이켜보면 '새틀짜기'가 불가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국회도서관에서 경제자유구역을 키워드로 입력해 논문 등을 검색해 보면 '경제자유구역 활성화 방안', '차별화 전략', '문제점과 개선 방안' 등을 주제로 한 게 대부분이다. 경제자유구역이 활성화돼 있지 않고, 차별성을 띠지 못하고, 제도적으로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내용이다. 이는 애초 정부가 그린 '초기화면'과 달리 경제자유구역이 변질됐다는 것을 방증한다.지난 달 경제자유구역 정책협의회에서 '경제자유구역 발전 과제'를 주제로 발표한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정홍곤 연구위원은 "균형발전이라는 명목하에 정치적 사업으로 변질돼 경제성 검증이 미흡하다"며 "6개 구역간 상호경쟁을 통해 성과에 따라 정부 지원을 차등화하고 경쟁력이 없는 곳은 정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은 계획 대비 35%를 끝내고, 25%를 진행 중이다. 6개 경제자유구역 중 가장 빠른 진척도다. 기업과 외자 유치 실적도 제일 낫다. 그나마 여건이 좋은 인천경제자유구역에 남아있는 40% 계획은 정부 의지에 따라 성공 여부가 갈릴 것이다.

2012-02-01 김명래

스마트(smart)한 삶이란?

최근 화두는 뭐니뭐니 해도 '스마트'다.스마트TV, 스마트폰 등 가전제품에 필수 요소로 '스마트'라는 단어가 자리잡고 있다. 스마트(smart)란 사전적 의미로 현명한, 영리한 연설 답변 등이 재치있는 등의 뜻을 담고 있다.이런 트렌드에 맞춰 삼성전자·LG전자 등은 스마트라는 이름을 붙인 각종 제품들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또 구매자 역시 시대에 뒤떨어지기 싫어 '스마트'가 붙은 제품들을 구매하는데 열중하고 있다.실제로 휴대전화 사용자 3명중 1명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스마트폰은 편리한 휴대성은 물론 빠른 인터넷 검색과 각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자기가 원하는 정보 등을 빠르게 습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최근에는 LTE(long term evolution) 휴대전화가 각광을 받고 있다. LTE란 기존 휴대전화보다 데이터 접속이 12배 이상 빠른 고속 무선데이터 패킷통신 규격으로 TV를 통해 광고도 많이 나오고 있다.그러나 '스마트' 이름을 붙인 제품을 사용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스마트해지는 것은 아니다. 스마트하다는 것은 개인의 인식이 먼저 바뀌어야 가능한 것이다.특히 새해 첫달은 보통 대부분의 기관들의 인사 등이 몰려있고, 새출발을 위한 각오를 다지는 달이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의 올해 목표는 개인과 조직 모두 '스마트'한 무언가가 이뤄지기를 바랄 것이다. 모두의 바람이 이뤄지길 바란다.하지만, 앞서 이야기했듯 '스마트' 이름을 붙인 제품을 사용해서 스마트해지는 것이 아니라 개인 스스로 스마트한 마음가짐을 가져야만 '스마트'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2012-01-31 최규원

시대에 걸맞은 기부문화 만들자

보편적 복지를 말하는 시대다. 아이들에게 눈칫밥 먹이지 않기 위해 다른 예산을 줄여서라도 부자건 가난하건 상관없이 무상급식을 해야 한다는 정책이 국민들에게 공감대를 얻을 정도다. 그만큼 우리의 복지의식은 성숙했고, 더 많은 수요는 또 다른 공급을 원하고 있다. 남을 돕겠다는 기부도 지속적인 증가추세다. 주머니 사정은 메말라 가지만, 온정의 손길은 여전히 촉촉하다는 증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부문화는 여전히 정체돼 있다. 아직도 우리에게 불우이웃은 끼니만을 걱정하며, 쌀과 김치만 있어도 행복한 사람으로 비친다. 연말연시나 명절이면 온정의 손길이 다양한 곳에 뻗치지만, 전해지는 물품은 대부분이 쌀과 김치다. 이 같은 편식기부는 '과유불급'의 결과를 낳기도 한다. 남는 쌀은 다른 생필품 구입을 위해 시장에 헐값에 되팔리고, 보관이 어려운 김치는 버려지기 일쑤다.보일러 설치비용조차 없어 등유난로로 겨울을 보내는 어려운 이웃이 넘쳐나지만, 겨울철이면 이웃을 돕겠다며 연탄배달 쟁탈전이 벌어지는 웃지 못할 상황도 연출된다.남을 돕는다는 것은 그들의 부족한 부분을 최소한 채워준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이 때문에 어려운 이웃의 수요에 맞는 적절한 기부가 최고의 이웃사랑 실천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어려운 이웃에게는 쌀과 김치 외에도 다양한 부식, 입을 옷, 필요한 데 사용할 수 있는 현금도 필요하다. 하지만 여전히 기관 및 단체·기업의 기부문화는 관행적인 기부를 답습하고 있으며, 일반 개인 기부는 적절한 기부 통로와 방법을 알지 못해 막혀 있는 현실이다.기부문화의 발전은 기부자의 인식변화도 중요하지만 이를 개선시킬 수 있는 시스템도 빼놓을 수 없다. 경기도는 최근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사회공헌지원센터 설립 등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보편적 복지를 말하는 시대에 걸맞은 기부문화를 만드는 것이, 우리 모두의 시대적 소명이다.

2012-01-30 김태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