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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과 예언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다. 누구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 살기 때문에 종교에 의지하거나 앞날의 길흉을 예언하는 술사들에 자연스레 관심을 갖게 된다.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숨졌다는 소식에 각 언론 매체에서는 우리나라의 정치·경제 상황이 앞으로 어떻게 돌아갈 것인지에 대해 많은 예측 기사를 쏟아냈다. 그리고 신문과 인터넷의 한 쪽에서는 김 위원장의 사망을 예언한 족집게들의 글이 화제를 모으기도 한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지난해 9월 "2011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70세로 사망하고 아들 김정은이 29세로 권력을 세습하며 미국과의 교역을 모색한다"고 예측한 바 있다. 또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 현 대통령을 당선자로 꼽았던 역술가 김모씨가 "2010년 이후 김정일이 북한을 다스리기 힘들다"고 말했던 내용도 트위터에서 회자되고 있다.사실 그동안 많은 역술가들은 김정일의 운이 다했음을 누차 지적한 바 있다. 관상가들은 TV를 통해 드러난 김정일의 수척한 모습을 보고 예측했으며, 명리학자들은 시중에 공개된 김정일의 사주를 꼼꼼히 분석했고, 풍수가들은 전북 모악산에 있는 전주 김씨 조상묘의 지기(地氣)가 다해서 앞으로 김정일 체제가 무너지리라고 확신했던 것이다. 혹자는 더 나아가 김정일 사망에 이어 2014년부터 2020년 사이에 대한민국이 통일될 것이라고 벌써부터 호언장담하고 있다.동서양을 막론하고 미래를 예언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타인에게 주목받기를 원하며 그것이 부(富)와 연결되기를 희망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1994년 김일성의 사망을 예측한 역술인들은 이것을 호재로 삼아 많은 매체의 주목을 받고 운명상담이나 굿, 조상묘를 잡아주는 행위 등을 통해 많은 부를 축적하기도 했다.하지만 예언자들도 어디까지나 '사람'이기 때문에 재미를 떠나 투자를 고려한다면 이들의 말을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 김정일의 사망소식이 나온 그날 모 그룹의 총수는 역술인의 말만 믿고 선물시장에 투자했다가 5천여억원의 손실을 입고, 횡령 혐의로 밤샘 조사를 받은 일도 있기 때문이다.

2011-12-20 김선회

박근혜 비대위 '헌옷은 과감히 버려야'

한나라당은 19일 박근혜 전 대표를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공식 출범시켰다. 이에 박 전 대표는 당 대표직에서 물러난 지 5년5개월여 만에 당 운영 전면에 나선다. 당 운영의 전권을 행사하는 법적 근거를 갖고, 당 정책과 인적쇄신 작업에 착수하게 된다. 특히 비대위 위원 인선은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첫 인사로, 그의 쇄신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성이 큰 만큼 정치권뿐만 아니라 국민들 역시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지난 14일 박 전 대표는 남경필 의원 등 쇄신파 의원 7명과의 간담회에서 "재창당을 뛰어넘는 쇄신과 개혁을 이뤄내겠다"는 데 전격 합의했다. 이와 함께 지난 15일 친박계 핵심인사인 최경환·윤상현 의원은 '친박계 2선으로 후퇴'를 외치며 계파 종식을 선언했다.그러나 내년 총선 공천은 어떻게 될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외부 인사를 중심으로 비대위가 파격 구성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한 상황이지만, 상당수 의원들은 "나만 빼고, 다 바꿔야 해"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듯하다. 수년간 당내 주요 인사의 정책보좌진으로 활동하면서, 이번 총선을 자신의 등용문이라고 여겼을 당원들의 반발도 거셀 것이다. '박근혜 비대위'는 이들에게 모두 인색해져야 한다. 현재의 한나라당은 선거 때면 노인들을 위주로 투표해 승리하는 것을 바라는 정당이 됐다. 정상적인 사고가 아니다. 썩은, 고인 물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앞서 박 전 대표는 지난 2005년 당 대표로 인선을 하면서 친이계 핵심인사를 등용하는 동시에 친박계 인사, 혹은 친이계와 대립각을 세우는 소장파 인사를 등용, '탕평인사'를 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박 전 대표는 사즉생(死卽生)의 정신으로 당을 새로운 인사로 탈바꿈시켜야 한다. 또한 20~30대뿐만이 아닌, 10대 팬들도 확보해야 한다. '부자정당', '날치기당' 등의 수식어는 이번을 기회로 종식시켜야 살아남을 수 있다.

2011-12-19 송수은

혈세를 진짜 쌈짓돈처럼

'혈세를 쌈짓돈처럼?'이 말을 곧이 곧대로 들으면 마치 '공금을 다루는 공무원이 혈세를 쌈짓돈 쓰듯 횡령한다'는 느낌이 들지만, 뒤집어 생각하면 '혈세를 쌈짓돈 아까워 하듯 해 용처를 조목조목 살피고, 반드시 필요한 곳에만 쓴다'는 참 기특한 말이 되기도 한다. 최근 수원시와 연천군의 두 공무원들이 큰 일을 해냈다. 관행상 관계기관에서 요구하는 대로 지불해 왔던 혈세에 대해 자세히 살피고, 곱씹어 이의를 제기해 수십억원대의 혈세 지출을 절감하는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수원시 공영개발과 한 공무원은 전선 지중화 사업 과정에서 과도한 부담금을 물려 온 한국전력공사의 관행에 철퇴를 가했다. 지난해 수원시는 산업 3단지 전선 지중화 사업 과정에서 한전이 요구한 전신주 철거비용 15억원을 전액 지불했었다. 하지만 얼마 전 담당 공무원은 한전이 받아간 전신주 철거비용은 그간 국유지를 무단 점용해 설치돼 있던 전신주를 철거하는데 들었기 때문에 수원시가 아닌 한전에서 부담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이에 해당 공무원은 철거비용 15억원 반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준비 중이다. 게다가 이 공무원은 수원시에 부과된 지중화 부담금은 분납이 가능함에도 한전이 분납 가능 조항을 단 한번도 설명하지 않은 점에 대해 문제를 제기, 2013년 분납토록 하면서 이자비용 3억원도 절감해 냈다.연천군의 또다른 세무 담당 공무원은 군과 산하기관에서 그동안 잘못 지불해 온 부가가치세 18억원에 대해 국세청에 이의를 제기, 환급받았다. 지난 2007년 개정된 세법 시행령에 따라 군청과 같은 비영리 사업장은 부과세 공제대상이지만 그간 관행에 따라 계속 부가세를 지불해 왔던 것을 바로잡은 것이다. 이로 인해 해당 공무원은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지자체 예산 효율화 우수사례 발표대회에서 연천군에 최우수상을 안겨주기도 했다. 과거 공무원들의 무사안일 주의를 비꼬아 '복지부동(伏地不動)'이라 했다. 하지만 이 두 공무원들처럼 '혈세를 쌈짓돈처럼' 쓴다면 공무원에 대한 왜곡된 인식도 크게 개선될 것이다.

2011-12-18 최해민

수도권매립지와 인천의 불통

수도권 매립지에 대한 지역의 관심이 뜨겁다.최근 수도권매립지 악취 문제와 관련된 각종 심포지엄과 토론회 등이 잇따라 열리고 있다. 특히 인천시 서구지역에서는 매립기간 연장 반대를 요구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다. 하지만 아무도 듣지 않는데 인천시만 목소리를 높이다 끝나지 않을까 걱정된다. 매립지공사는 20년간 희생한 주민들에게 관심조차 없다가 이제 와서 호들갑이다. 악취는 매립지 내부에서 발생하고 피해는 바깥에 있는 주민들이 입는다. 하지만 매립지공사는 악취 원인도 스스로 찾아냈고, 결론도 혼자 지어버렸다. 인천시민이 공감할만한 얘기는 찾아볼 수 없다.지난 13일 인천대에서 열린 악취포럼에서 참석자들은 수도권매립지와 인천시 사이의 교감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하기도 했다.단적인 예로 환경부는 매립지공사는 환경명소화사업이라는 명목으로 인천시가 반대하는 매립지 영구화를 계획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매립지를 세계 최대의 환경명소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조춘구 매립지공사 사장은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을 피우겠다는 각오로 환경명소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하지만 이를 공감할 수 있는 인천시민은 얼마나 될까? 그렇게 세계적인 환경명소를 만든다고 하면 이미 서울시와 경기도에서 앞다투어 유치하려고 나서지 않았을까? 하지만 겉은 환경명소지만 속은 쓰레기 처리장이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있기 때문에 누구도 나서지 않는다. 서구가 법적 다툼을 각오하고서라도 환경에너지타운 음폐수처리시설의 건축 허가를 내주지않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조춘구 사장의 말을 빌리자면 수도권매립지는 '쓰레기통'인데, 쓰레기통에 장미꽃을 담아서 선물하면 좋아할 사람이 누가 있단 말인가.환경부와 매립지공사는 인천시가 '공감'할 수 있는 얘기를 해야할 때가 왔다.

2011-12-14 김민재

도대체 몇번째야?

정부가 지난 7일 침체된 경기 부양을 위해 부동산 정책을 내놨다.이른바 12·7 대책으로 불리는 부동산 부양책은 올해들어 6번째. 그 동안 MB 정부는 18번의 부동산·건설대책과 3번의 세제조치를 통해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감면, 전매제한 등과 같은 규제완화 조치를 단행했고, 정책 발표시마다 '서민주거 안정화', '주택거래 활성화'라는 단어를 사용했다.또 대책의 상당수는 주택소유주에 대한 혜택과 건설경기 부양에 집중됐지만 실제 효과를 본 경우는 거의 없다.실제로 정부는 2008년과 2009년 수도권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 조정, 투기과열지구 해제, 수도권 전매제한기간 추가완화 등 건설대책과 지방 미분양 주택 양도소득세 한시면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배제 등 세제지원 카드를 꺼냈다. 지난해에는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를 사실상 폐지하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배제는 1년 더 연장하도록 했다.정부가 무용지물 대책을 내놓으려 한 것은 아니겠지만, 실제 부동산 시장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현재 부동산 시장 그리고 올 한해 부동산 시장을 보면 그리스 부도위기 등 유럽경제로 촉발된 글로벌 경제위기에 따른 내수 경기 지체 등의 여파를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더욱이 이번 대책 역시 장기적으로 주택거래 활성화 방안을 내놨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양도소득세 중과제도 폐지 및 강남3구 투지과열지구 해제 등의 내용을 담은 이번 정책이 침체된 부동산을 살릴 수 있는 '키워드'는 아니라는 점이다.결과적으로 건설업체 스스로 살아나라는 이야기인데, 정부 대책이라는 것이 이러한 방법밖에 없는 것인지 건설업계의 한숨만 깊어가고 있다.

2011-12-13 최규원

김진표 수난사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와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는 개인적인 친분이 깊다. 지난 8월 국회에서 열린 김 원내대표의 출판기념회에는 황 원내대표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황 원내대표의 참석 여부가 눈길을 끈 게 아니라 두 사람이 '이례적으로' 공개 토론을 벌인 모습이 그랬다.여야 의원들이나 정치부 기자들도 두 사람의 개인적인 친분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기에 두 사람이 올해 5월께 나란히 원내대표에 선출됐을 때 여야 관계를 낙관했다. 언뜻 그래보였다. 한·미FTA(자유무역협정) 비준안이라는 암초에 부딪히기 전까진 말이다.지난 10월31일 새벽 김 원내대표는 한미 FTA로 인한 농어업 피해 보전과 중소기업 지원, 통상절차법 본회의 수정 등이 포함된 합의문에 서명했다. 당장 이날 오전 민주당 강경파 의원들은 김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지난 달 22일 한나라당이 비준안을 강행처리하자 민주당 내에서 김 원내대표의 사퇴 주장이 또 불거졌다. 황 원내대표가 "당일(22일) 오전 11시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와의) 마지막 회동에서도 (강행처리 가능성을) 다 암시했다"고 말한 게 화근이 됐다.위기는 다시 찾아왔다. 김 원내대표가 황 원내대표와 12월 임시국회를 여는데 합의한 직후였다. 지난 9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동영 최고위원은 "원내 지도부의 역사의식이 결여돼 있다. 원내대표간 합의는 최고위에서도 인준받지 못했다. 원내대표가 이 부분을 책임져야 한다"고 사실상 김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김 원내대표는 결국 이날 의총에서 예산안 처리와 FTA 피해보전 대책 등 시급한 현안을 처리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면서도 당내 사퇴 요구를 받아들여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여당과 원내 협상을 책임지라며 김 원내대표를 선출한 민주당의 현주소가 이렇다.

2011-12-12 이호승

소머즈

최근 광주시의회 L의원이 같은 당 여성의원에게 '미친X'이라는 욕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하지만 시의회 내부에서는 '욕한 것은 잘못이지만 오죽했으면…'이라는 면죄부성(?) 발언이 나도는 등 다소 황당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성폭행을 당한 여성에게 '당신이 짧은 치마를 입었기 때문'이라는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려 남성의 범행을 정당화하려 했던, 적반하장 격의 외국 사례를 보는 듯해 씁쓸하기만 하다.결론은 잠시 뒤에 하기로 하고 다시 과정 속으로 들어가 보자.L의원은 당시 상황을 설명하면서 '혼잣말로 중얼거린 것'이라고 표현했다. L의원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의회 버스에 승차해 보니 여성의원 혼자 앉아 있어 또다시 언쟁이 있었다. 이후 버스에서 내려 혼잣말로 '미치겠네, 미친X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라고 말했다. 면전에서 욕을 한 것이 아니라 혼자 중얼거린 것이다. 그런데 그 부분을 여성의원이 들은 것 같다"고 했다.그럼 여성의원은 '혼자 중얼거림을 어떻게 들었을까?'라는 의구심이 생긴다. '중얼거리다'라는 말은 '남이 알아듣지 못할 정도의 작고 낮은 목소리로 자꾸 혼자 하는 말' 아니던가. 당시 의회 버스는 시동이 걸려있었고, L의원이 버스에서 내려 걸어가면서 했다고 하니 족히 5m는 떨어졌을 것이며, 버스에 승차하지 않은 채 주변을 서성이던 공무원들은 못 들었다고 하는데 도대체 어떻게? 의구심에 대한 해답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던 중 TV에서 우연히 과거 미드(미국드라마) 한 편이 방영됐다. '600만불짜리 사나이 그리고 소머즈'. 그래 그 여성의원은 소머즈였던 것이다. 자신의 초능력을 발휘, L의원이 혼자 중얼거리는 욕을 들은 것이다.L의원은 여성의원이 소머즈라는 사실(?)을 몰랐나? 이 상황을 웃어야만 하나?이제 공은 시의회 윤리위원회로 넘어갔다. 여성의원이 소머즈처럼 능력을 발휘(?)해 혼잣말을 들은 건지 아닌지에 대한 사실관계부터 명확히 밝혀져야 할 것이고 동료의원, 그것도 같은 당 여성의원에게 욕설을 했다는 것에 대한 책임은 반드시 뒤따라야 할 것이다. 시의원을 뽑아준 시민들이 보고 있다.

2011-12-11 임명수

인천항만공사는 몰입 중

"귀찮은 일 하는 게 항만공사가 할 일 아닌가?"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준비에 한창 '몰입'중인 인천항만공사(IPA)를 바라보는 항만 업계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IPA가 이 경영실적 평가에 들이는 집중력과 노력의 반만이라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을 항만 업계와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투입했다면 좋았다는 지적이다. 인천항 사상 첫 연간 컨테이너 처리량 200만TEU를 꿈꾸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내항과 북항 등에서 처리할 일반 화물 물동량은 부족하기만 하다. IPA가 한창 바쁜 이유를 다시 설명해 보면 경영실적 평가 준비에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평가기관 제출용 보고서를 작성하는 일이다. IPA는 평균 3월 초순인 마감시한보다 3~4개월 앞서 본격적인 보고서 작성에 들어간다.이 보고서 작성에 전념할 수 있도록 IPA는 직원들을 위해 사옥에서 조금 떨어진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에 별도 사무 공간을 마련한다. IPA 직원들은 이 별도 공간을 '몰입'이라고 부른다. 민원인들의 방문과 시도 때도 없이 걸려오는 전화에서 해방돼 오로지 보고서 작성에만 매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몰입'이라는 공간에는 평소 사무실에서 쓰는 데스크톱 컴퓨터가 옮겨지고 인터넷 회선과 전화기 등의 장비도 함께 준비된다. 경영평가 보고서 작성에만 몰입하라는 회사의 배려 덕분에 직원들은 이 '몰입' 이용을 공식적으로 신청하고 편안하게 보고서 작업에 몰두한다. 1년 동안 진행한 업무를 경평을 계기로 정리하고 분석해 앞으로의 경영에 반영하게 되는 등 긍정적 측면도 물론 없지 않다. 하지만 IPA가 경영평가 준비를 이유로 민원인을 피해 컴퓨터와 전화기를 싸들고 사무실을 벗어나는 수고를 감내하는 반면, 업계의 이야기를 듣기 위한 노력은 충분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업계의 어떤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경평 보고서 작성에 들이는 노력을 보이는 것처럼 항만공사 모든 직원이 현장으로 찾아가 머리를 맞대 집중력을 발휘한다면 해결하지 못할 일이 있겠냐는 아쉬움이 든다.

2011-12-07 김성호

에너지 절약, 이젠 실천해야 할 때

에너지가 펑펑 쓰이고 있다. 국민들은 조금만 덥거나 추워도 냉난방기를 마구 가동한다.요즘같이 추울 때면 에너지 소비량은 더욱 증가한다. 길거리를 지나다가 건물 아무데나 들어가도 춥기보단 따뜻하다. 상점이 밀집한 유통센터는 오히려 훈훈하기까지 하다. 이에 상점을 찾은 시민들은 추위를 견디기 위해 입었던 외투를 벗기 십상이다. 한마디로 에너지가 줄줄 새고 있다.가정은 어떤가. 쓰지도 않는 전자제품을 모두 플러그에 꽂아 놓고 에너지 소비량을 증가시키고 있다. 또한 가정에서는 추위를 극복하기 위해 석유제품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전기 난방기를 마구 틀어대고 있다. 국민생활패턴이 이렇다보니 순환정전사태가 발생한지 3개월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현재 1인당 전력소비량은 지난 9월 순환정전사태 당시 전력소비량에 근접하고 있다.문제는 순환정전사태를 넘어 블랙아웃(예비전력마저 제로상태가 돼 전국적인 동시정전사태에 이름)까지 도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블랙아웃이 발생하면 국가 기간망이 순식간에 멈춰서고 아수라장이 된다. 사회적 손실도 지난 9월 순환정전 당시보다도 훨씬 더 증가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를 해결할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국민들 스스로 에너지절약을 생활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금 춥다고 난방기를 마구 틀기보단 내복을 껴입고, 안쓰는 플러그는 모두 뽑아놓는 등 불필요한 에너지 소비량을 줄일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또한 전력이 무형의 에너지다보니 무한할 것이라는 편견을 버리고 언제든지 과다 사용하면 없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해 전력부족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2011-12-06 김종찬

소방공무원 순직 이대로는 안된다

자신의 목숨을 바쳐 국민들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는 대한민국의 위대한 영웅들이 있다. 어딘가에서 애타게 절규하고 있을 마지막 생존자를 위해 죽음의 공포는 뒤로 한 채 오늘을 살아가는 소방관이 바로 그들이다.지난 3일 오전 평택의 한 건강식·용품 판매장에서 화재 진압을 벌이던 이재만 소방위와 한상윤 소방장 등 2명의 소방관이 순직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경기지역에서 지난 2006년부터 올해 9월까지 6년여동안 366명의 소방관이 화재 진압과 구조·구급, 교육훈련 등의 활동을 하다 순직하거나 부상을 당했다고 한다. 이처럼 순직·공상자가 많은 것은 위험성이 큰 대규모 공장과 창고, 위험물시설 등이 도내에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특정관리 소방대상시설도 전국의 15.6%나 몰려있고, 위험물 제조소 등도 19.9%로 전국 최대다. 매년 도내에서 일어나는 화재 역시 전국 발생건수의 20%에 이르고 있다.문제는 이런 위험성이 밀집해 있는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도내 소방관들이 담당하고 있는 주민 수는 전국 1위인 2천62명에 달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소방관들의 격무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구조업무의 전문성 등으로 예비인력이 충분치 못한 가운데 예산지원마저 미흡해 소방관들은 사명감에만 의존해 살인적인 근무조건을 감내하고 있다. 그러나 예산 부족으로 개선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소방관의 희생이 발생할 때마다 여론의 반짝 관심을 끌다 흐지부지되기 때문이다.정부와 경기도는 소방관들의 관련 법규를 현실에 맞게 손질해야 한다. 나아가 지방정부에 소방예산을 적극 지원하는 등 소방공무원들이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처우 개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아버지의 뜻 이은 '형제 소방관' 이재만 소방위, '쌍둥이 아빠' 한상윤 소방장, 이 두 사람의 순직은 가족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의 슬픔이기 때문이다.

2011-12-05 이경진

범죄 감싸는 학교, 안일한 교육지원청

"사건이 발생하고 2달이 넘도록 같은 초등학교에서 6학년 담임까지 맡아 근무하고 있는게 말이 됩니까?"얼마 전 한 익명의 제보자가 분노에 찬 목소리로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지난 9월 경인일보 기사가 나간 이후에도 해당 학교에서는 무슨 일인지 쉬쉬 하고 감싸기에만 급급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처음엔 제보자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 없었다. 단순 사건도 아니고, 여자 화장실에 침입한 남교사가 수개월 동안 같은 학교에서 근무를 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그러나 취재 결과 놀랍게도 A교사는 학교에서 경고 정도의 단순 징계만 받은 후 버젓이 교단에 서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추가 취재를 통해 이 교사가 1년 전 유사한 범행으로 경찰에 입건됐으나 후에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는 사실까지 알게 됐다. 생각해 보니 지난 9월 취재 당시에도 '여자 화장실에 자주 출몰하는 상습범이었다'는 주변 목격자들의 진술을 여러 번 들었던 기억도 떠올랐다. 더욱 황당한 것은 정작 교사를 징계해야 할 학교와 수원교육지원청에서는 이 같은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오히려 기자를 통해 이 교사의 범행을 다시 되묻는 웃지 못할 일까지 벌어졌다. 수원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경찰에서 학교에 수사 결과를 통보해 줬다는 것을 알고 우리에게도 알려 달라고 했으나 학교 측이 '좋은 일도 아닌데 굳이 알려야 하나, 기다리면 검찰 통보가 갈 것이다'며 거부했다"고 말했다. 이쯤 되면 학교 측에서 A교사의 범행을 숨기기 급급했고, 교육지원청 역시 안일하게 대처했다는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아무 것도 모르고 자신의 자녀를 학교에 믿고 맡긴 학부모들의 분노도 당연한 일이다.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육계의 자정 노력이 중요하다. 학교와 교육청이 문제 교사를 적절히 관리하고 처분하는 시스템 점검부터 새로 할 필요성이 있다. 무엇보다도 교사들 스스로 학부모가 마음 놓고 자녀들을 맡길 수 있도록 신뢰를 쌓는 것이 급선무다.

2011-12-04 김혜민

인천AG 국비지원 이뤄져야

지난 25일 정부종합청사 국무총리 접견실에 인천지역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이 찾았다. 2014년 열리게 될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주경기장 건설을 위한 사업비 중 일부인 1천470억원을 정부에서 지원해 줄 것을 김황식 국무총리 등 정부측 관계자에게 요청하기 위해서다. 정부 측은 '지원할 명분이 없다'며 국비지원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대회 유치 당시, 민자사업으로 하겠다더니 시간이 지나자 국비지원 없는 재정사업으로 사업 내용을 바꾸고, 이후 또다시 국비지원을 요구하는 인천시의 행정처리를 문제로 보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비지원이 이뤄질 경우, 지원의 '원칙'과 '기준'이 흔들릴 수 있어 안 좋은 선례로 남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이 문제는 금액에 관한 문제가 아닌 원칙과 기준에 관한 문제"라는 정부측 고위 관계자의 발언도 있었다. 맞다. 적어도 서류상으로는 인천시의 행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정부측의 주장을 인정할 수 있다. 시도 지난 지방선거를 통해 단체장이 바뀌었고, 이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한 고민 끝에 이런 결정을 내렸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 자리를 찾은 의원들은 '시민들의 열망', '국가 차원의 대회', '대한민국의 위상' 등을 언급하며 국비지원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성공적인 대회는 곧 인천과 대한민국의 브랜드가치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볼 수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손 놓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과정에 대한 잘못이 있다면 그 부분에 대한 일정부분의 책임을 물으면 될 것이다. 이 문제를 국비지원 문제와 별개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국비지원이 성공적인 대회를 치르는 데 전부라고는 할 수 없지만, 보탬이 될 것임엔 분명해 보인다. 대회 자체를 반납하지 않을 것이라면, 이번 아시아경기대회가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 있도록 정부와 시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2011-11-30 이현준

미지수 'X'

겨울이 다가왔다. 그런데 계절이 계절같지 않게 따뜻한 날이 계속되고 있다.과거 우리나라의 겨울 날씨는 '삼한사온(三寒四溫)'이라고 해서 사흘간은 춥고 나흘간은 따뜻한 날이 계속됐다. 이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현상이 맞는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몇년 전부터 우리나라의 겨울 날씨는 '삼한사온'이 아니다. 패턴이 한두번 정도 나타나기는 하지만, 겨울철 전체를 설명할 수 있는 현상은 아니다. 왜 그럴까? 간단하다. 사람들이 환경을 마구잡이로 파괴하면서 기후환경이 변했기 때문이다.올 여름을 봐도 그렇다. 우리나라의 장마철은 통상 6월말에서 7월말까지다. 그러나 이때는 비가 많이 오기는 하나 이로인한 피해는 크게 없다. 단 7월 말을 전후해 북상하기 시작하는 2~3개의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대부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는 집중 호우로 인해 서울 도심 한복판을 비롯한 수도권 상당수 지역에 도심 침수 등이 발생했다. 결국 전혀 예상치 못한 비 피해로 인해 우리나라의 많은 사람들은 당혹감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올 겨울 역시 여름처럼 예상하기 어려운 날씨가 이어질 것같다. 마치 중·고등학교 수학문제의 미지수 'X'처럼 말이다. 미지수 'X'는 기본적인 수식으로 해결이 되기도 하지만, 공학 계산기로도 계산이 안될 정도로 복잡하게 꼬인 '난제'도 있다. 그런데 요즘 날씨가 바로 그 '난제' 자체가 돼 버렸다.이상기후에 적응하려는 전세계 국가의 대응이 신속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이상기후에 대해 인지는 하고 있지만, 구체적이며 적극적인 대응은 없다. 근본적인 해법은 더 이상 자연을 파괴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추위를 막기 위해 패딩을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이상기후에 적응할 수 있는 사회·경제적 시스템을 구축하고, 또한 개개인의 생활패턴 역시 친환경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2011-11-29 최규원

국회보다 나은 경기도의회 보여줘라

경기도의회가 또다시 싸움판에 뛰어들었다. 합의처리 우선이라는 목표 아래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화려하게 출발했던 무상급식(학교급식지원) 협의체는 단 네차례 회의만에 결렬됐다. 도의회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한 치의 양보없는 설전속에 협의체를 정쟁의 구렁텅이로 빠뜨렸다. 이들에게는 최소한의 협상 원칙도 없어 보였다. 도민들에게 '도의회가 싸움하는 국회보다 낫다'는 환상을 심어준 꼴밖에 안됐다. 협상은 어떤 목적에 부합되는 결정을 하기 위해 여럿이 서로 의논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에 사업계획이나 이익 등의 일부를 양보하고 일부를 획득하는 일이 반복돼야 하며, 이같은 과정을 통해 서로가 만족할만한 수준의 합의를 얻어내야 한다. 하지만 도의회 여·야는 처음부터 끝까지 '된다'와 '안된다' 등 이분법적 논리로 같은 주장만을 되풀이 했다. 상대방의 의견을 듣고 양보할 의지는 애초부터 없으면서 협상 테이블에 앉은 것 자체가 문제다.원칙과 신뢰를 통해 바른 심의를 하겠다던 상임위별 예산 심의도 다를 게 없었다. 각 상임위들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도의 역점사업을 삭감하는데 집중하며 대부분 활동을 마무리했다.민선 5기 역점사업들의 예산은 대부분 삭감됐다. 도의 행정을 알리기 위한 사업예산들도 줄줄이 깎였다.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벌써부터 '이렇게 잘린 예산으로 무슨 일을 하냐'는 푸념이 나온다. 하지만 아직 모든 과정이 끝난 것은 아니다. 화합으로 올 한해를 온전히 마무리할 기회는 남아 있다. 협의체는 정쟁을 넘어 양보와 타협으로 싸움없는 합의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내달 1일부터 시작되는 예결특위도 다시한번 필요예산과 불필요예산을 분명히 정리해 내년도 예산안에 정확히 반영해야 할 의무가 있다. 집행부도 의회를 설득하기 위한 치밀한 전력과 방안을 마련해야 함은 물론이다. 8대 도의회는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시험대에 올랐다. 원만한 합의 처리를 통해 싸움뿐인 국회보다 나은 경기도의회의 뿌듯한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2011-11-28 김태성

정부 지원 절실한 민간환자이송업계

얼마 전 경기도내 한 병원에서 사설 앰뷸런스 운전사들을 만났다. 이들과의 대화를 통해 민간 응급환자이송업계의 현실을 간접 체험할 수 있었다. 이날 전라도까지 환자를 이송하고 돌아왔다는 한 운전사는 밤늦은 시간까지 커피로 잠을 쫓으며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출동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또 다른 운전사는 차안에서 쪽잠이라도 자야겠다며 대화 도중 급히 자리를 떴다. 일반인들에게 일상적인 퇴근이 그들에겐 한 달에 4번일 정도로 민간 응급환자이송업계의 현실은 정말 열악하기 그지없었다.이렇게 일하고 그들이 손에 쥐는 월급은 고작 130만원가량. 턱없이 부족해 보이는 돈에 그들은 "그래도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일인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며칠 전 대화를 나눴던 앰뷸런스 운전사에게 연락을 했지만, 모두 그 일을 그만둔 상태였다. 20대 후반의 한 운전사는 "저도 이제 결혼해야죠…"라며 씁쓸한 웃음으로 절박한 마음을 대변했다.119구급대가 사고현장에서 병원으로 1차 이송을 주업무로 한다면 민간환자이송업체는 지역간 또는 병원간 2차 이송을 담당한다. 그러나 국가예산으로 운영되는 119구급대와 달리 민간환자이송업체는 이송료가 수입의 전부다. 게다가 이송료마저 1995년 이후 한 번도 인상되지 않아 민간 응급환자이송업계는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어렵게 구한 운전사, 응급구조사 할 거 없이 모두 3개월이 멀다 하고 그만두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면서 상당수의 민간환자이송업체는 일년 내내 구인광고를 내는 등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는 판이다.올해 응급의료기금이 2천억원가량 책정됐지만, 민간환자이송업체에 지원되는 금액은 단 한 푼도 없다. 결국 되풀이되는 악순환의 고리는 시민들의 피해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응급환자를 이송하는 이들의 공공성에 무게를 두고 예산 지원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2011-11-27 윤수경

한심한 인천시 뒷북 환경정책

"인천시의 뒷북 환경정책이 한심하기만 합니다."지난 15일 구도심 철거 지역의 석면문제를 제기한 시민단체와 지역 주민들의 기자회견이 시청에서 열렸다. 대단위 철거현장에서 발생된 석면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고 있다는 게 내용이었다.이런 구도심 재개발·재건축 현장에서의 석면 문제는 지난 2009년부터 꾸준히 제기돼왔다. 서구 루원시티 철거현장에서 700여t의 석면폐기물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추정됐고, 도화구역에서도 수백톤의 석면이 발생할 것으로 당시 시행사들은 예측했다. 이런 내용이 언론에 나오자 인천시는 별도의 석면 대책기구를 만들고 주민, 환경단체 등과 모니터링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런 시의 방침을 믿은 게 잘못이었다.지난 15일 기자회견 직후 석면과 관련해 당시 약속했던 것들이 지켜지는지 확인해 보니, 잘 운영되기는커녕 부서끼리 책임을 떠넘기기에 바빴다.개발 지역 주변에 사는 주민들은 화가 날 만도 했다. 석면문제 뿐만 아니라 수도권매립지의 악취 문제, 인천만 조력발전소 건설에 따른 강화 갯벌 훼손, 굴업도 개발 논란 등 인천의 환경 현안이 제대로 풀려 나가는 게 없다.시가 이런 사안들에 대해 먼저 대처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의 아우성이 있어야 마지못해 움직이는 방식으로 일 처리가 되고 있다.수도권매립지의 악취만 하더라도 이미 수십년 전부터 지역 주민들의 단골 민원이었다. 매립지 인근 청라지구에 수천세대의 아파트가 들어오고 이들이 정부에 집단 민원을 넣고 시위를 하는 등 난리를 치고 나서야 시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송도의 번듯한 마천루와 세계 1등 인천공항, 인천대교. 시가 국내외에 인천을 홍보할때 빼놓지 않는 것들이다. 이런 화려함 속에 감춰진 지역 환경 현안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이런 것들이 모두 '빛 좋은 개살구'가 될 수밖에 없다.

2011-11-23 김명호

지역 쇼핑센터, 독창성이 살길이다

대형유통업체들의 문어발식 확장에 지역쇼핑센터가 시름하고 있다.시내 중심가에서부터 외곽, 골목에 이르기까지 대형유통업체들의 매장이 존재하지 않는 곳이 없다. 과거 지역쇼핑센터는 지역에서 고유의 상권을 형성하며 불야성을 이뤘다. 당시만 해도 지역쇼핑센터내에 매장을 하나만 입점시켜도 성공은 보장돼 있다는 시각이 팽배했다.하지만 대형유통업체의 무차별적인 확장에 지역쇼핑센터들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면서 문을 닫는 업체들이 속출하고 있다.그러나 이 같은 상황을 과연 대형유통업체들만의 책임으로 전가할 수 있을까. 물론, 대형유통업체들의 문어발식 확장이 지역쇼핑타운 도산의 촉매제로 작용했다는 것만은 부인할 수 없다. 그렇지만 지역쇼핑센터도 획일화된 제품 판매에만 열을 올리고, 독창적인 제품 판매에는 소홀히 해 고객 이탈에 가속도를 붙인 점은 엄연한 사실이다.비단 이같은 현실은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자행되고 있는 현상이다. 하지만 프랑스와 스위스, 이탈리아 등 선진국에 위치한 지역쇼핑센터들의 생존전략은 국내와는 사뭇 다르다. 이들 나라에 위치한 지역쇼핑센터들은 독창적인 제품 판매와 지역 상권을 하나의 관광지로 만드는 자구책 등으로 대형유통업체의 공습을 막아내고 새로운 유통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때문에 국내 지역쇼핑센터는 대형유통업체들의 문어발식 확장에 따른 좁아진 사업 입지만을 탓하지 말고 선진국의 지역쇼핑센터처럼 독창적이고 차별화된 판매전략을 내세워 이러한 난국을 타개해야할 것이다.또한 과거의 영광에 연연하지 말고 지역쇼핑센터만의 특화성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고유의 영역을 새롭게 개척해 앞으로는 대형유통업체들의 영역확장에서 자유로워져야할 것이다.

2011-11-22 김종찬

정치인 출판기념회도 변화돼야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회의원 및 정치 지망생들의 출판기념회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통상적으로 출판기념회는 자신을 홍보하고, 책값(?)으로 어느 정도의 자금도 마련하면서 선거 출사표적인 성격을 가져왔던 게 지금까지의 관례이다. 그러나 최근들어 출판기념회는 다양한 형태,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진화하고 있다.최근의 출판기념회 가운데 가장 눈에 띄었던 인사는 북콘서트 방식으로 출판기념회를 가진 한나라당 정병국(가평·양평) 의원이다. '문화 소통과 공감의 코드'라는 주제로 토크쇼를 열어 소설가 이외수씨, 최종일 뽀로로 대표, 가수 하춘화·허각씨, 배우 박정자씨, 사진작가 김중만씨, 평창유치위 대변인 나승연씨 등 명사들을 초청했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국내 트위터 팔로어 100만명을 넘어선 이외수씨와의 대화였다. 이씨는 정 의원의 장관 시절에 대해 거침없으면서도 세심히 평가했으며, 정 의원도 그의 말을 경청하며 꾸준한 소통을 보였다. 정치인들이 그간 강조해온 '소통'이 실제로 이뤄진 행사였다. 앞서 그는 지난해 2월 당 사무총장으로 취임하면서 'S=Symphony'(조화로운 화합), 'M=Messenger'(국민과 정치권을 연결하는 소통), 'A=Action'(실천), 'R=Renovate'(변화와 혁신), 'T=Together'(국민과 함께하고 눈높이를 함께하는) SMART한 정당을 만들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노인 정당이라고 소문난 한나라당에서 SNS(소셜네트워크)를 최초로 제시, 소통 선구 역할에 나선 것이다.최근 여의도 정가 일대에서는 하루에도 출판기념회가 3~4차례 열린다. 상당수가 자전적 에세이라고 하지만 국회 대정부 질문 또는 상임위 질문의 성격이 강한 글을 책으로 엮어내 강매도 심심찮게 행해지고 있다. 자신의 세를 과시하고 정치자금이나 마련하려는 출판기념회는 이제 지양해야 한다. 예의 정병국 의원 출판기념회는 그런 면에서 정치문화도 바뀌어가고 있음을 시사한 의미있는 행사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1-11-21 송수은

다시 거리로 내몰리는 인턴교사들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 2009년부터 추진한 '학습보조 인턴교사 지원사업'이 반짝사업에 그치면서 경기도내 2천여명을 비롯해 전국 2만여명의 인턴교사들이 내년 초부터 다시 일자리를 찾아야하는 실업자 신세가 될 전망이다. 인턴교사 지원사업을 추진할 당시 교과부의 계획은 거창했다. 어려운 경제여건 극복을 위해 예비교원, 청년층, 실직자들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은 물론, 초·중·고 학교현장의 수업지도와 교육과정 운영지원을 통해 학교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추진 배경이라고 교과부는 강조했다. 교과부는 지난해 기본계획에서도 2010년에 1만4천144명을 지원신청하는 등 전국 시·도교육청이 학습보조 인턴교사 지원사업의 지속추진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으며, 2009년 10월15일 제34차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대통령의 추진 지시가 있었다는 내용도 확인됐다.그러나 청년실업 대책의 일환으로 도입된 인턴교사 지원사업은 전액 국비지원 사업에서 시·도교육청과의 대응투자사업으로 전환되면서 삐걱이다가, 결국은 3년 만에 중단됐다. 교과부는 시·도교육청에 공문을 통한 중단 사유나 추후 대책 설명도 없이 유선전화로 "내년부터 예산지원이 중단된다"고 통보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인턴교사 지원사업 중단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인턴교사들의 몫으로 돌아가게 됐다. 이에대해 한 교육전문가는 "수백억원에 이르는 사업을 진행하면서 교육청 등 관련 기관과의 협의조차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추진한 결과"라고 했다. 인턴교사 지원사업이 단기간에 눈에 보이는 실적만을 추구하면서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진 사업이라는 지적으로, 결국 문제의 핵심은 교과부의 '독단'과 '조급함'이라는의미다.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교과부는 인턴교사 지원사업에 대한 진지한 재검토와 함께 이들의 실직문제에 대한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2011-11-20 문성호

'가스공사 안전' 앞으로가 중요

"사고가 났다고 해서 그때만 넘어가면 그뿐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인천시민들의 안전을 위해서는 앞으로가 더 중요합니다."2005년 발생한 가스누출사고 이후 구성됐다가 최근 활동을 종료한 한국가스공사 인천 LNG생산기지 안전대책협의회 김종보 위원장은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고 봤다. 그는 가스누출사고의 원인이 가스공사에서 추정한 탱크천장의 미세한 균열(Hair Crack)이 아니라 LNG유입파이프와 탱크 사이에 있다는 것을 안대협 활동 중 발견했다. 이 발견으로 해당 부분에 대한 보수가 이뤄졌다. 계속해 방치됐으면 더욱 균열이 커질 수도 있었던 LNG탱크의 안전성을 높일 수 있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가스공사에 대한 신뢰성에는 의문이 제기됐다.가스를 다루는 전문인력을 갖춘 공사라고 100% 신뢰를 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이기 때문이다. 시민의 안전을 위해서는 감시기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더구나 안대협 활동 중에도 누출이 왜 일어났는지에 대한 명확한 규명이 이뤄지지 못했다. 대한상사중재원에서 6대4의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지만 이는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비율을 의미할 뿐이다. 정확한 누출의 원인, 추가 가스누출 의혹 및 다른 탱크에 대한 점검 등 많은 것이 이뤄지지 못한 상태에서 안대협은 종료됐다. 가스누출 사고로 만들어진 인천시 특별위원회가 활동을 종료한 뒤 시에서 만들기로 한 '안전협의체'도 없던 일이 됐다. 정치적 갈등과 지방선거로 시의회의 구성이 변화된 것이 원인이었다. 이제 또 다른 감시기구가 필요하다. 가스공사에서도 후속 감시기구를 만드는 데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인천시의회가 나서줘야 한다. 그때만이라는 생각을 하지말고 적극적으로 나서 실질적으로 가스공사를 감시할 수 있도록 학계, 시민단체, 지자체 인사를 모은 기구를 만들어 주길 바란다. 송도공유수면 매립으로 가스공사 인천LNG생산기지는 점점 더 시민들에 가까워지고 있다.

2011-11-16 홍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