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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 '그들만의 행정'

'융통성이 없는 건지 시민의 불편은 안중에도 없는 건지…'.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그것도 매서운 한파에 꼬박 밤을 지샌 부모들부터 난로와 이불 포대기로 감싼 시민들까지….자녀를 시립어린이집에 보내려는 부모의 마음은 충분히 알겠지만 이렇게까지 만든 해당 지자체의 대처에 다시한번 실망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우선 발단은 이렇다. 용인시가 시립어린이집 신규 원아모집을 하면서 동점자 우선순위자에 대해 선착순으로 받기로 한 것이 원인이다. 지원자 대부분이 1순위인 데다 그 가운데 자격순위로 입소 대상자가 결정되니 부모 마음으로서는 '혹시 우리 아이가 동점자가 되지 않을까' 불안했을 것이다. 이런 우려는 이미 시민게시판에 줄줄이 게시됐고 시청 담당자에게도 민원 전화가 빗발쳤지만 행정은 달라지지 않았다. '이미 방식이 결정됐다', '담당자가 바뀌어 잘 모르겠다', '지금으로서는 방법이 없다'는 등의 책임회피식 답변만 이뤄졌다.지원 첫날인 지난달 28일 아침 일찍 취재진이 찾은 모습은 '진풍경'이었다. 부모들은 텐트를 가져와 새우잠을 자고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웠다. 새벽에는 학부모들끼리 자체적으로 번호표를 만들었다가 소란이 일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을 부모 탓만 해야 할까. 입장 바꿔 생각해 보자. 아무리 자녀를 위한다고 하지만 담당 공무원들도 매서운 한파 속 어두컴컴한 낯선 곳에서 밤새 줄을 선다면 분통이 안 터지는지….선착순 방식이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다. 꼭 추첨제가 최선의 방법이라고 주장하고 싶지도 않다. 아침 지원자를 받기 전까지 시립어린이집 대문을 열어주지 않겠다고 했다는데 꼭 그랬어야만 했는지, 그리고 다른 방법은 없었는지 반문하고 싶다. 행정의 최선은 시민 불편의 최소화다. 행정당국의 불편 최소화가 아니다. "좋은 것을 얻기 위해 줄 서는 건 다른 곳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일 아니냐"는 줄서기 현장에서 만난 한 담당자의 말이 자꾸만 머릿속을 스친다. /donald@kyeongin.com

2012-02-05 조영상

'무소불위, 찍히면 죽는다?'

최근 광주지역 건설관련 업계에 이상한 소문이 돌고 있다. '무소불위의 힘, 찍히면 죽는다?'광주시 공무원의 힘이 막강하고 한번 찍히면 인허가는 물론 향후 사업진행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일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은 나름의 대처하는 방법까지 터득(?)하고 있다는 것이다.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럴 만한 사건들이 기억에 떠올랐다.수년 전부터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지하수의 적합한 수질기준만 충족하면 개발허가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이 담당자가 바뀌었다는 이유만으로 '지하수 노(No), 무조건 수돗물 공급'으로 허가 기준도 바뀐 것이다. 관련 법이 바뀐 것도, 조례 내용이 달라진 것도 없었는데 말이다. 또 다른 예도 있다. 지난해 11월 A업체로부터 '시의 행정지연으로 건축행위가 중단될 위기에 처해 있다'는 제보가 왔다. 취재 결과, 관련 부서장의 지시가 내려진 담당부서에서 답변이 늦어지면서 건축행위가 사실상 중단된 것이 확인됐다. 이에 대해 광주시는 기자에게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지만 건축주에 대한 광주시의 행정은 180도로 달랐다. 건설과만의 문제였던 것이 건축과와 도시개발과 등 건축관련 인허가 부서가 총동원(?)돼 원상복구명령, 이행강제금부과, 형사고발 등 모든 행정조치가 내려진 것이다. 건축주 입장에서는 '혹 떼려다 혹 붙인 격'이 돼 버렸다.시는 "위법 사항이 발생해 조치를 한 것"이라고 해명하지만 항간에는 "괘씸죄가 적용된 것 같다"는 입소문이 파다했다.소문은 소문일 뿐이라는 말은 광주지역 건설업계에서는 안 통한다는 것이다.한 건축주가 "이곳(광주)에서는 공무원에게 밉보이면 사업하기 어렵다는 말은 소문이 아닌 사실"이라며 "시와 절대로 마찰을 빚지 말아야 하며 마찰이 생겼으면 담당 공무원과 직접 풀어야 한다는 나름의 철칙이 있다"는 말이 현실감 있게 다가오는 이유는 뭘까?

2012-02-02 임명수

경제자유구역 성패, 정부 의지에 달렸다

"너무 여건이 좋은 인천 얘기만 하시면 곤란합니다."지난 달 26일 지식경제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1차 경제자유구역 정책협의회'에서 이같은 볼멘소리가 흘러나왔다고 한다. 지경부 주최로 열린 이날 회의에서 주요 안건은 '경제자유구역 기본계획 수립 방향'이었고, 안건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한 성공모델 구축 계획'이 소개됐다. 이른바 핵심지구를 선정해 가시적인 개발 지원 정책을 펼치겠다는 건데, 현 상황에서는 인천경제자유구역이 핵심지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부적합지구에 대한 구조조정도 계획돼 있으니, 인천보다 여건이 안 좋은 다른 경제자유구역청장들이 불만을 가질 법하다. 하지만 경제자유구역제도 도입을 위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특별법을 제정한 2002년 이후 지금까지의 10년을 돌이켜보면 '새틀짜기'가 불가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국회도서관에서 경제자유구역을 키워드로 입력해 논문 등을 검색해 보면 '경제자유구역 활성화 방안', '차별화 전략', '문제점과 개선 방안' 등을 주제로 한 게 대부분이다. 경제자유구역이 활성화돼 있지 않고, 차별성을 띠지 못하고, 제도적으로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내용이다. 이는 애초 정부가 그린 '초기화면'과 달리 경제자유구역이 변질됐다는 것을 방증한다.지난 달 경제자유구역 정책협의회에서 '경제자유구역 발전 과제'를 주제로 발표한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정홍곤 연구위원은 "균형발전이라는 명목하에 정치적 사업으로 변질돼 경제성 검증이 미흡하다"며 "6개 구역간 상호경쟁을 통해 성과에 따라 정부 지원을 차등화하고 경쟁력이 없는 곳은 정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은 계획 대비 35%를 끝내고, 25%를 진행 중이다. 6개 경제자유구역 중 가장 빠른 진척도다. 기업과 외자 유치 실적도 제일 낫다. 그나마 여건이 좋은 인천경제자유구역에 남아있는 40% 계획은 정부 의지에 따라 성공 여부가 갈릴 것이다.

2012-02-01 김명래

스마트(smart)한 삶이란?

최근 화두는 뭐니뭐니 해도 '스마트'다.스마트TV, 스마트폰 등 가전제품에 필수 요소로 '스마트'라는 단어가 자리잡고 있다. 스마트(smart)란 사전적 의미로 현명한, 영리한 연설 답변 등이 재치있는 등의 뜻을 담고 있다.이런 트렌드에 맞춰 삼성전자·LG전자 등은 스마트라는 이름을 붙인 각종 제품들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또 구매자 역시 시대에 뒤떨어지기 싫어 '스마트'가 붙은 제품들을 구매하는데 열중하고 있다.실제로 휴대전화 사용자 3명중 1명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스마트폰은 편리한 휴대성은 물론 빠른 인터넷 검색과 각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자기가 원하는 정보 등을 빠르게 습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최근에는 LTE(long term evolution) 휴대전화가 각광을 받고 있다. LTE란 기존 휴대전화보다 데이터 접속이 12배 이상 빠른 고속 무선데이터 패킷통신 규격으로 TV를 통해 광고도 많이 나오고 있다.그러나 '스마트' 이름을 붙인 제품을 사용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스마트해지는 것은 아니다. 스마트하다는 것은 개인의 인식이 먼저 바뀌어야 가능한 것이다.특히 새해 첫달은 보통 대부분의 기관들의 인사 등이 몰려있고, 새출발을 위한 각오를 다지는 달이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의 올해 목표는 개인과 조직 모두 '스마트'한 무언가가 이뤄지기를 바랄 것이다. 모두의 바람이 이뤄지길 바란다.하지만, 앞서 이야기했듯 '스마트' 이름을 붙인 제품을 사용해서 스마트해지는 것이 아니라 개인 스스로 스마트한 마음가짐을 가져야만 '스마트'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2012-01-31 최규원

시대에 걸맞은 기부문화 만들자

보편적 복지를 말하는 시대다. 아이들에게 눈칫밥 먹이지 않기 위해 다른 예산을 줄여서라도 부자건 가난하건 상관없이 무상급식을 해야 한다는 정책이 국민들에게 공감대를 얻을 정도다. 그만큼 우리의 복지의식은 성숙했고, 더 많은 수요는 또 다른 공급을 원하고 있다. 남을 돕겠다는 기부도 지속적인 증가추세다. 주머니 사정은 메말라 가지만, 온정의 손길은 여전히 촉촉하다는 증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부문화는 여전히 정체돼 있다. 아직도 우리에게 불우이웃은 끼니만을 걱정하며, 쌀과 김치만 있어도 행복한 사람으로 비친다. 연말연시나 명절이면 온정의 손길이 다양한 곳에 뻗치지만, 전해지는 물품은 대부분이 쌀과 김치다. 이 같은 편식기부는 '과유불급'의 결과를 낳기도 한다. 남는 쌀은 다른 생필품 구입을 위해 시장에 헐값에 되팔리고, 보관이 어려운 김치는 버려지기 일쑤다.보일러 설치비용조차 없어 등유난로로 겨울을 보내는 어려운 이웃이 넘쳐나지만, 겨울철이면 이웃을 돕겠다며 연탄배달 쟁탈전이 벌어지는 웃지 못할 상황도 연출된다.남을 돕는다는 것은 그들의 부족한 부분을 최소한 채워준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이 때문에 어려운 이웃의 수요에 맞는 적절한 기부가 최고의 이웃사랑 실천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어려운 이웃에게는 쌀과 김치 외에도 다양한 부식, 입을 옷, 필요한 데 사용할 수 있는 현금도 필요하다. 하지만 여전히 기관 및 단체·기업의 기부문화는 관행적인 기부를 답습하고 있으며, 일반 개인 기부는 적절한 기부 통로와 방법을 알지 못해 막혀 있는 현실이다.기부문화의 발전은 기부자의 인식변화도 중요하지만 이를 개선시킬 수 있는 시스템도 빼놓을 수 없다. 경기도는 최근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사회공헌지원센터 설립 등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보편적 복지를 말하는 시대에 걸맞은 기부문화를 만드는 것이, 우리 모두의 시대적 소명이다.

2012-01-30 김태성

'선물'과 '뇌물' 사이

"애(매한 것을)정(하는)남(자), '선물'과 '뇌물' 사이는?"민족 최대의 명절 설날을 며칠 앞둔 지난 17일 수원시의 한 고위 공무원의 집으로 한우 갈비세트가 배달돼 왔다. 단순한 선물인줄로만 알았던 이 갈비세트는 그러나 수원시 발주공사를 주로 하던 조경업자가 보내온데다 갈비세트 안에는 3천만원의 '떡값'이 들어 있었다. 누가봐도 '선물'이 '뇌물'로 둔갑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이 공무원은 곧바로 이 돈을 갈비세트와 함께 감사담당관에 보고한 뒤 반환 조치했다. 감사실에선 선물을 전달한 조경업자를 경찰에 고발했고, 이렇게 일은 마무리되는듯 했다. 여기까진 훈훈했다. 집으로 배달된 거액의 떡값을 공직자가 스스로 신고했고, 시 감사담당관에서는 이같은 사실을 스스로 공개해 청렴한 수원시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었던 것.그러나 의문이 들었다. '조경업자는 왜 거액의 떡값을 전달했을까?'이 답을 찾는덴 오래 걸리지 않았다. 지난 4년간 해당 업자가 수주한 수원시 발주 공사가 무려 44건. 공사 금액으로는 10억여원에 달한다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중 80%에 달하는 35건은 수의계약으로 체결됐고, 시 발주공사 외에도 대형 건설사로 부터 수원 관내 공사를 하청받은 것도 엄청나게 많았다는 점에서 조경업자는 명절에 '인사'할 곳이 많았을 것이다.경찰 수사가 시작되고 이 업자로부터 (떡값은 들어있지 않았지만) 고액의 갈비세트를 받은 공무원들이 8명이나 더 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이들은 조경공사를 담당하거나 계약업무를 담당하던 직원들인 것으로 밝혀졌다.선물과 뇌물, 그 경계는 참 모호하다. 법에서는 '사회통념상 용인할 수 있는 금액인지 여부'와 '해당 공직자와의 업무 연관성'을 그 기준으로 삼고 있지만, 이조차 애매한 것이 사실이다. 이렇게 한번 정해보는 건 어떨까. '받고서 기분좋으면 선물, 찝찝하면 뇌물', 사실상 누구나 알고 있을 답이지만 실천하지 못한 그 기준을, 공직자들은 이번을 기회로 가슴에 새기길 바라본다.

2012-01-29 최해민

인천문예회관의 기대되는 기획

"클래식 음악 공연이어서 외면을 받는 것이 아니라 '뻔하고 재미없는 클래식 공연'이어서 외면을 받는 것입니다."부산에서 음악평론가로 활동중이며 최근 세 번째 평론집 '청중의 발견'(해피북미디어 刊)을 내놓은 김창욱(45)씨는 작금의 일반적 공연 형태에 대해 이같은 견해를 피력했다. 김씨는 "클래식 공연도 참신하고 젊은 기획을 해야 한다"며 '청중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연주 실력은 당연한 것이며, 참신한 기획력으로 청중에 다가가야 한다는 견해이다.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이하 회관)은 최근 올 한해 주요 공연 라인업을 확정·발표했다. 미하일 플레트뇨프가 지휘하는 러시안 내셔널 오케스트라(RNO), 댄스 퍼포먼스 '번 더 플로어', 뮤지컬 '캣츠', 러시아 국립 레드 아미 코러스 등 다채롭다. 최근 수년간 일개 공연기획사인 CMI에 의존해서 프로그램이 짜여졌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이 중 RNO의 인천 공연은 음악팬들의 시선을 끈다. 1990년 러시아 역사상 처음으로 탄생한 민간 오케스트라 RNO는 단원 개개인이 독주자로 활동할 정도로 단원들의 역량에 비중을 두고 있다. 지휘자 플레트뇨프는 이들을 하나로 모아 화려한 사운드를 이끌어내고 있다.인천시립교향악단은 다섯 테마로 올해 연주회를 구성했다. 그 중 세계 최정상급 오케스트라의 악장들과 꾸미는 '하모니 플러스 시리즈'는 참신함 자체이다. 토모 켈러(런던 필하모닉)와는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9번'을, 데이비드 김(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미셸 김(뉴욕 필하모닉)과는 각각 말러의 '교향곡 1번'과 '5번'을 연주한다. 이같은 연주회는 신선함을 원하는 지역 음악팬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것이며, 세계적인 악장과 함께 리허설을 하고 연주회를 갖는 단원 개개인의 연주력 또한 끌어올릴 것이다. 회관이 일신한 레퍼토리로 올해 프로그램을 구성할 수 있었던 것은 역량 강화를 통해 자체 공연기획팀을 구성했기 때문이다. 이는 법인화 문제로 흔들리고 있는 회관의 나아갈 방향이기도 하다.

2012-01-25 김영준

한해의 시작, 한숨소리가 크다

설 연휴가 끝났다. 고향집을 방문했던 사람들은 친지들과 오랜만에 만나 그동안 못다했던 이야기 보따리를 한아름 풀어놨을 것이다.취업 문제와 집값 걱정, 부모님 건강 등. 그렇다면 이번 설의 최대 화두는 무엇이었을까? 각 가정마다 조금씩 이야깃거리는 다를지 몰라도 아마 집값 걱정이 최대 화두로 떠올랐을 것이다.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로 아파트 매매가는 하락하고 전셋값은 상승하는 현상이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사람들은 올해 부동산 경기 전망 역시 불투명할 것이라는 의견을 많이 표출했을 것이다.각종 부동산 연구기관과 전문기관 등이 내놓은 올해 부동산 경기전망 또한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특히 이들 기관은 공통적으로 설이 지나면 전셋값이 또 다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실제 지난 10년간 설 이후에 수도권 전셋값은 예외없이 올랐다. 설이 지나면 개학을 앞두고 미리 이사하려는 전세 수요가 몰리면서 전셋값이 상승세에 접어들기 때문이다.더욱이 올해는 설 이후 전세 시장이 더욱 불안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이 지난해보다 6만가구 줄어든 16만가구 정도로 집계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사람들의 집값 걱정은 예년 명절과 마찬가지로 올해 설에도 최대 화두로 떠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때문에 귀경길에 오른 사람들의 마음은 고향집을 뒤로한 아쉬움 보다도 앞으로 오를 집값 걱정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이에 정부는 본격적인 한해가 시작되는 설이 자칫 한숨과 근심으로 시작되지 않도록 예년보다 더욱 강력한 부동산 활성화 정책을 내놓아 서민들의 고민을 해소해야 할 것이다.

2012-01-24 김종찬

알짜기업들의 인색한 기부

인천시 부평구에는 이름만 대면 알만한 알짜 기업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기부 등 지역사회를 위한 공헌 활동에는 인색하기 그지 없다. 그야말로 구두쇠 기업들이다. 미처 돌보지 못했던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을 다시금 되돌아보게 하는 연말연시 알짜 기업들의 인색한 기부 현실은 주변을 더 씁쓸하게 만든다. 때가 때인지라 지난 연말 작정하고 부평구 관내 기업들의 기부·후원 현황을 들여다봤다. 일단 인천상공회의소를 통해 매출 기준 부평지역 상위 10대 기업을 뽑아봤다. 그리고 부평구에 저소득 소외계층 지원을 위해 기부 또는 후원한 기업 명단과 비교해 봤다. 상위 10대 기업 가운데는 오직 '한국지엠'과 '심팩' 만이 부평구에 기부·후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최대의 커피회사인 D사, 종합 생활용품 생산기업인 P사, 유명 전자회사인 I사 등 매출 기준 상위 10대 기업에 속하는 다른 기업들은 기부·후원 명단에 있지 않았다. 50대, 100대 기업 리스트를 살펴봐도 결과는 별반 다르지 않았다. 몇몇 기업 관계자들의 얘기는 궁색할 정도였다.되레 넉넉치 못한 형편에도 남모르게 이웃을 도우며 사는 독지가들이 많았다. 그 중에는 동네 피자가게 사장님도 있었고, 용돈을 모아 성금을 보내온 중학교 학생들도 있었다. 특히 이름도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중소기업 사장님들이 때마다 잊지않고 온정의 손길을 보내오고 있었다.오늘날은 나눔과 상생의 정신이 기업 경영의 큰 덕목으로 여겨지는 시대다. 기부는 물론 교육·환경·문화 등 다양한 형태의 사회적 기여를 요구받는다. 기업들한테도 득이 되는 일이다. 일부 기업들은 자사의 이미지를 좋게 만들려고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 나서기도 한다. 부평구는 인천에서도 재정난이 가장 심각한 지역으로 꼽힌다. 돌봐야 할 저소득 소외계층이 많아 매년 전체 예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복지비로 쓴다. 최근 기부 활동에 인색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일부 기업들이 설 명절을 앞두고 부평구로 사랑의 쌀 등을 보내왔다고 한다. 부디 일회성에 그치지 않길 기대해 본다.

2012-01-18 임승재

인사(人事)는 만사(萬事)다

해마다 연초가 되면 공공기관 등은 물론 개인회사 등 상당수의 기업들이 정기인사를 단행한다. 연초 인사라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는 새해를 맞아 새로운 자리에서 새로운 마음으로 일을 시작하라는 의미일 게다. 그러나 연초 인사가 과연 기업 입장에서 득(得)일까? 기업이 인사를 단행하는 방식은 임원으로부터 시작해 말단 직원 순이다. 이 경우 직원이 많은 기업일수록 인사 기간이 길어지게 마련이다.그러나 인사가 길어지면 제대로 된 업무실적을 얻기 어렵다. 인사로 인해 자리가 바뀔 수 있기 때문에 현재 자신의 업무를 마무리하는 것 이외에 새로운 계획 등을 세우지 않기 때문이다.업무에 충실해서 새로운 계획을 세웠다고 하더라도 자리 이동이 생긴다면 그 계획은 다시 새롭게 짜일 수밖에 없다. 결국 두번 일을 하게 될 수밖에 없다.과거 한 공공기관은 연초 인사 없이 12월에 말단 직원까지 모든 인사를 마무리했다. 어차피 연말이면 자신들의 업무 성과를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에 자리 이동이 있더라도 우선 자신이 한 일을 마무리할 수밖에 없어 업무 공백이나 새로운 사업 구상 걱정도 없어지게 된다.인사는 만사라고 한다. 좋은 인재를 잘 뽑아서 적재적소에 배치해 모든 일을 잘 풀리게 하고, 순리대로 돌아가게 한다는 뜻이다.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는 말도 있다. 이 또한 같은 의미다.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으려면 이전의 것을 정리해야 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한해라는 것도 같은 의미 아닌가 싶다. 한해를 정리하고 한해를 맞이할 때 새 마음을 갖는 것처럼 기업에 필요한 사람들을 재배치하는 인사 역시 연말에 마무리하고 새해 새 자리에서 일을 시작하는 게 맞지 않을까?

2012-01-17 경인일보

여당의 쇄신안, 중앙당만의 일인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중심으로 한나라당 비대위가 하루가 멀다하고 쇄신 방향을 제시하며 공천 개혁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성희롱 등 성폭력 사건과 뇌물수수 등 부정부패에 연루된 사람은 공천하지 않기로 했다.이런 가운데 지난 15일 한나라당 인천시당측으로부터 기자에게 전화가 왔다. 최근 무영건설로 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계양갑구 홍모 당협위원장의 당원권이 정지됐다는 기사와 관련해서다. 시당 사무처의 한 관계자는 "홍모 위원장으로부터 (항의)전화가 올지도 모르니 알아둬라"며 "왜 그렇게까지 (악의적으로)기사를 썼나"라고 불쾌감을 표출했다.한나라당은 현재 쇄신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4·11 총선에서 승리를 하기 위해 가장 기본적으로 썩은 뿌리부터 과감히 잘라 내려는 시도에 나서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하부조직에서는 "이번 선거 어렵겠다"는 푸념뿐, 중앙과 보조를 맞춰 나가는 쇄신의 현장과는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특히 당협위원장의 당원권 정지와 관련해, 반성을 하고 인재 선발에 힘쓰는 게 아니라 객관적 사실을 보도한 기자에게 마치 협박하듯 항의하는 모습을 보면서 한심한 수준을 넘어 씁쓸한 생각마저 든다.한나라당 경기도당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협별로 차이는 있지만, 아직도 구태정치의 한 행태인 특정 계파에 편입하기 위해 기웃거린다거나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할때 유명인사의 참석 여부에 따라 공천권 획득을 점치는 모습도 비쳐지고 있다.절실한 마음으로 진정성을 갖추고 나선다해도 여당에겐 어렵다는 선거인데 오히려 자신들의 치부를 숨기고 감추려고만 하고 있다. 잘못된 부분은 공론화해서 잘라내고, 뼛속까지 바꿔야 그나마 여당의 체면이라도 살릴 수 있는 현실이라는 것을 한나라당은 아직도 모르는 모양이다.

2012-01-16 송수은

대형마트 편법영업 눈감는 지자체

매년 설이나 추석 연휴를 앞두고 지방자치단체들은 일부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 반짝 특수에만 눈이 멀어 통로에 물건을 적치하거나, 아예 창고용도로 비상구 등을 폐쇄하는 등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단속하겠다는 보도자료를 내놓는다.이들 기관은 특별기동단속반을 편성하거나 형식적인 단속을 피하기 위해 관할구역의 구분을 지운 교차점검을 실시하고 과태료 부과 및 시설물의 사용과 영업을 금지하는 등의 강력하고 엄정한 법적 제재도 동원할 계획이라고 으름장을 놓는다. 하지만 올해 설 연휴를 보름정도 앞두고 경인일보가 점검한 일부 대형마트들의 불법행태는 이런 지자체의 경고를 무시하듯 버젓이 자행되고 있었다. 고객들의 편의나 안전을 외면한 채 장애인주차장을 창고로 활용했고, 4층 주차공간을 창고로 활용하기 위해 '공사중'이라는 가짜(?) 안내문까지 내건 행태는 혀를 내두르게 할 정도였다. 돈 벌이에만 눈이 멀어 마트를 찾는 손님이나 이용자들의 안전과 편의는 완전히 무시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를 단속해야 할 지자체는 팔짱만 끼고 있다. 아예 눈을 감은 것 같다는 느낌마저 든다."주차장을 편법으로 이용하는 것은 무슨 법 위반에 해당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수원시청 담당공무원은 "별일 아니다. 전화 한 통화면 다 고쳐질 것이다"며 황당한 답변을 내놓았다.사실상 행정기관의 단속 손길은 전혀 미치지 않고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이러니 대형마트들이 아무리 행정기관에서 단속을 한다고 으름장을 놓아도 콧방귀도 안뀌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매번 입으로만 강력한 단속을 떠들고 적발해도 은근슬쩍 눈감아주는 자치단체의 행태가 계속되는 한 양심불량 마트를 찾는 시민들만 불편과 사고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2012-01-15 윤수경

'흑룡의 해' 훈훈한 시작과 끝을…

60년만에 돌아온 '흑룡의 해', 2012년이 밝았다. 여의주를 물고 대길의 기운을 품고 흑룡이 날아들었다는 풀이에 올해 시작은 유난히 들뜬 분위기다. 하지만 이 순간 우리에게 전해진 올해 경제전망은 그다지 희망적이지 않다. 유로지역의 재정 위기 지속 등 외부 요건에 영향을 받아 수출과 투자가 위축되고 이에 따른 국내 경제 성장 둔화가 예상되고 있다. 이는 또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와 민간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불행 중 다행이라면 지난해 이미 극심한 물가상승을 겪은 탓에 올해 물가상승 체감 정도는 덜 할 것이라는 정도다. 웃어야 할까, 울어야 할까. 고개가 절로 갸웃거려진다.인천의 상황은 특히 위험하다. 지난해 1~10월 중 가계대출규모가 9.5% 증가해 전국 평균인 6.4%를 이미 넘어선 인천은 주택담보대출 비중마저 전국 평균을 상회(경인일보 2012년 1월 11일자 7면 보도)했다. 때문에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 가능성이 타 지역보다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여기에 지난해 전국적으로 주택매매가격이 6.9% 상승한 것과 반대로 인천은 1.7% 하락했다는 사실이 더해지면 '큰일났다'싶다. 보유 자산이 많지 않은 서민의 삶도 팍팍하긴 마찬가지다. 기본생활에 육아, 교육까지 똑같이 소화해야하는 서민은 '없어서' 한숨이 난다. 최근 학부모들의 최대 근심으로 떠올랐다는 '등골브레이커' 관련 뉴스가 더욱 씁쓸하게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도 같은 맥락이 아닐까 한다. 한국은행 인천본부 관계자는 이에 "원론적인 조언을 드릴 수 밖에 없다. 어려운 시기인 만큼 긴축하고, 자금이 급하다해도 제2금융권 거래는 지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다만 한가지, "올해 경제 전망은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계기만 있다면 기대 이상으로 경기가 좋아질 수도 있다"며 한줄기 희망을 전해줬다. 시작부터 단추를 여미고 주먹을 꽉 쥐게 되는 한해다. 만만찮은 녀석과 승부를 내려면 마음가짐을 단단히 해야할 것 같다. '흑룡의 해', 반겨 맞은 것처럼 부디 웃으며 '안녕'을 고할 수 있길 기도해 본다. /박석진기자

2012-01-11 박석진

건설업계 위기 방치할 것인가

연초부터 건설사들의 한숨소리가 하늘에 닿을 듯하다. 이달 들어 시멘트와 철강 등 건설자재값이 줄줄이 인상되거나 대기중이기 때문이다.더욱이 최근 3년새 정부의 '4대강 공사'와 부동산 경기 침체가 맞물려 공사 수주물량이 급감, 건설업체들의 자금난이 더욱 심각해졌다.이로 인해 건설사들의 하루는 숨통을 옥죄는 고단한 삶의 연속이다. 하지만 시멘트업계와 철강업계의 인상에 무턱대고 손가락질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들 자재업계도 국제 원자재값 인상과 물가 인상, 산업전기료 인상 등으로 인해 경영 상황이 날로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그렇다면 이 같은 건설업계와 자재업계의 고민을 한방에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 정부가 이들 업체의 의견을 취합하고 고민을 해결할 정책을 내놓으면 된다. 그러나 정부의 현주소는 과연 어떤가. 막상 정부는 건설사와 자재업계의 이 같은 고민에 해결책은 커녕 대안도 내놓지 못하면서 뒷짐 지고 관망할 따름이다.1차적으로 건설사가 도산하거나 폐업을 신청하면 대규모 실업자가 발생할 것이고 국가경제 또한 뒷걸음질 칠 것이다. 경기도에만 1만여개에 달하는 건설사가 존재하고 최소 1명씩의 고용인원만 잡아도 1만여명이 넘는 인원이 지역경제를 책임지고 있다.자재업계도 건설사가 폐업한다면 수요처를 찾지 못해 도산할 수밖에 없고, 세계 '제1의 철강국가'라는 명성 또한 사라질 수밖에 없다.한마디로 이들 업계는 국가경쟁력 및 국가경제를 책임지는 주춧돌이다. 때문에 정부는 건설사와 자재업계의 한숨소리를 한 귀로 흘려듣지 말고 이들 업계가 공생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면밀히 검토하고 대안을 제시해 위기에 처한 국가경제를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2012-01-10 김종찬

'모바일 투표'의 명암

이쯤되면 '사건'이라 할 만하다. 민주통합당의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시민선거인단 참여 신청자가 64만3천명을 넘어섰다. 당비를 내는 당원과 대의원까지 포함하면 선거인단 수는 80만명에 육박한다.모바일 투표 방식을 선택한 일반인이 90%에 달한다. 이중 60%가량이 수도권에 거주하는 시민들이고, 호남지역에 거주하는 시민들은 20%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또 20·30대가 절반에 달한다.당 내부에서는 흥행에 성공했다는 표현을 넘어 '혁명'이라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다. 한 캠프의 관계자는 '쉬운 투표'와 '재미'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모바일로 손쉽게 투표할 수 있다는 것이 일반시민들을 대거 끌어들인 것 같다"며 "각 후보를 지원하는 세력도 있겠지만 선거인단 수가 이 정도가 되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시민선거인단이 대폭 늘어나면서 당권주자들의 고민도 늘어났다. 선거인단의 규모가 너무 큰데다 선거인단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시민선거인단을 대상으로 조직선거를 할 수가 없다.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만큼 각 캠프의 걱정과 근심도 함께 커지고 있다.하지만 모바일투표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당비를 내며 민주당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진성당원의 역할이 크게 줄어들게 됐다. 또 후보들이 대중영합주의에 빠질 가능성도 높다. 당권주자 대부분이 BBK 명예훼손 판결로 수감된 정봉주 전 의원과의 친분을 과시하거나 자신을 정 전 의원을 구할 수 있는 인물로 부각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 그렇다.조직선거가 더욱 기승을 부릴 수도 있다. 2만1천명에 불과한 대의원이 30%의 투표비중을 갖고 있어 이들을 상대로 한 조직선거·돈선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의 '모바일투표 혁명'은 전대 이후에나 평가해 볼 일이다.

2012-01-10 이호승

지역농협사태, 고객 신뢰회복 먼저

얼마 전 수원지법 안양지원에서는 지역 농민의 고혈을 빨아 제 배를 채우던 농협 임직원들에 대한 선고 공판이 있었다. 고객의 동의없이 가산금리를 조작, 대출금리를 부풀려 온 과천농협 조합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피고인석에 선 재판이었다. 이들이 챙긴 부당이득만 무려 44억원. 결국 이들은 대부분 실형을 선고받고는 구치소 직원들에 의해 끌려 나갔다.우연찮게도 같은 날 비슷한 범죄를 저지른 안양 원예농협 간부들이 검찰에 구속됐고, 또 이보다 앞선 지난해 12월에는 용인 축협에서 또한 유사한 일이 일어난 것(경인일보 2011년 12월 12일자 23면 보도)으로 보도되기도 했다. 급기야 일부 농협에서는 서민들을 속여서 챙긴 돈을 허겁지겁 되돌려주고는 "형·민사상 어떠한 책임도 묻지 않겠다"는 각서를 요구하는 일도 빚어졌다.처음 과천농협의 비리사실부터 최근 용인축협 비리까지 보도한 기자는 취재 당시 만나게 된 여러 농협 관계자들로부터 "어제 오늘 일도 아니고, 우리만 그런 것도 아니다. 대부분 이렇게 하고 있다"는 말을 반복해 들었다. 또한 농협중앙회 역시 오래 전부터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묵인해 왔다는 말도 있었다. 이처럼 무성한 소문들은 이번 검찰 수사를 통해 과감히 도려내져야 한다. 그래서 농협은 쇄신해야 한다. 그래야만 하는 이유는 농협은 서민들이 오가기 때문이다. 땡볕에 허리 한 번 펴지 못한 채 구슬땀을 흘려 수확한 작물을 팔아 번 꼬깃한 돈, 냄새 나는 우사에 365일 머무르며 자식같이 기른 소 팔아 번 돈, 귀가 떨어져 나갈 듯 칼날 같은 바람 맞아가며 바다에 나가 잡은 생선 팔아 번 돈이 모이는 곳이 바로 농협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더더욱 깨끗해야 하고, 더욱 정직해야 할 조직이다. 농업협동조합, 말 그대로 '조합'은 조합원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해 조직된 단체다. 그 단체를 유지하고 관리하기 위해 대표로 앉은 이들이 조합원을 속여가며 제 배를 불린다면 더 이상 조합은 존재할 가치가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2012-01-08 김혜민

향토 하역업체들의 한숨

"덤핑 수주는 혼자 살겠다는 궁여지책이 아니라 다같이 죽자는 식의 행태입니다."연초부터 인천 향토 하역업체들의 한숨이 깊다. 이들은 과거 50년 가까이 인천항에 터를 잡고 급속한 국내 산업발전을 이끈 장본인이다. 인천을 대(對)중국 교역의 거점항으로 만드는데 앞장섰다.그렇지만 용이 승천하듯 한창 도약의 메시지를 던져야 할 임진년 벽두부터 하역업계 전반에 우울함이 감도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지나친 경쟁으로 인한 저가 출혈수주의 폐해가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확산됐기 때문이다.저가 수주는 어제 오늘의 화두가 아니다. 시장질서를 흐리는 것은 물론이고 지금껏 엄청난 피해가 고스란히 지역업체에 전가됐다. 매출이나 재정, 인력 규모 등 회사 내형과 외형에 타격을 준 것에서 모자라 기업간 감정의 골도 깊어졌다.그야말로 갈 데까지 갔다는 것이 요즘이다. 이제 생존의 문제와 직결되는 상황이다. 그러자 다같이 살아보자는 분위기가 수면 아래에서 꿈틀대고 있다. 아직 공론화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우선적으로 정부에서 고시한 하역요율을 지키자는 의견이 공통적으로 나왔다. 즉, 화물 유치때 화주들에게서 정해진 인가요율을 받기 위해 하역사가 자발적으로 덤핑 경쟁을 지양하자는 취지다.60년 역사의 A사 관계자는 "물량을 처리할수록 오히려 적자가 늘어나는 악순환이 거듭됐다. 다시 말해 하역요율을 터무니없이 낮추다보니 민간 하역업체에서 자체 비용으로 부족분을 메우는 웃지 못할 상황까지 벌어졌었다"고 말했다.B사 대표는 하역요율 준수를 위한 담합(?)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곳 대표는 "업계가 나서 가이드라인을 엄수하자는 의지를 표명하는 게 담합으로 비칠까 조심스럽다. 하지만 필요하다면 법률적 해석이라도 거쳐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2-01-04 강승훈

새롭게 시작하는 작심삼일

2012년 임진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가 되면 사람들은 흔히들 '다이어트를 하겠다', '금주를 하겠다', '금연을 하겠다'는 등 신년 계획을 주변 지인들에게 공표한다. 이러한 목표를 공표하는 것은 자신의 목표를 스스로 담금질하고, 또한 주변 지인들이 도움을 주기 바라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자신이 정한 목표를 며칠 지나지않아, 포기하거나 잊어버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흔히들 이를 두고 '작심삼일(作心三日)'이라고 한다. 이 말은 마음 먹은지 3일이 못간다는 뜻으로 결심이 얼마되지 않아 흐지부지된다는 말이다. 그러나 몇해 전부터 '작심삼일을 100번 하면 소원을 이룬다'는 말이 생겨났다.목표를 세웠으나 그 뜻을 이루지 못하면 다시 목표를 세우고 추진하라는 말이다. 목표가 실패돼 사람들이 '작심삼일'이라고 불러도 본인 스스로 목표를 실천하기 위해 매일 목표를 세우고 꾸준하게 노력한다면 결국 그 뜻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새로운 트렌드인 셈이다.정부도 지난해부터 2012년을 준비하면서 경기 부양을 위한 각종 대책을 쏟아냈다. 정부 정책이란 개인들의 목표를 설정하는 것과 비교할 바는 아니지만, 실패한 정책을 인정하고, 실패한 정책을 대신할 수 있는 새로운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정책이라는 것이 개인의 머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들의 아이디어와 수차례 회의를 거쳐 현 시기에 가장 적합한 '해결책'을 내놓는 것이겠지만, 문제는 지난 한해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국민들에게 직접적으로 와 닿는 것이 없었다는 것이다.쉽지 않겠지만, 정부라는 것은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정책이 국민들에게 긍정적 효과를 주지 못했다면 그 실패를 인정하고 후속 대책을 통해 국민들이 보다 편안한 삶을 살 수 있도록 거듭 작심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2012-01-03 경인일보

국민들은 무엇을 바라고 있나

2012년 임진년 올해는 꼭 20년 만에 총선과 대선이 같은 해에 실시되는 해이다. 이로 인해 "우리 동네 국회의원은 누가 될까?", "차기 대통령은 누가 될까?"라고 많은 사람들은 궁금해 하고 있다. 경인일보와 한국지방신문협회 회원사 등 6개 신문사가 공동으로 여론조사전문기관인 케이엠조사연구소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충격적인 사실을 접했다.어느 정당에도 속하지 않고 대선 출마 의사조차 밝히지 않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48.1%)과 한나라당 박근혜 비대위원장(39.4%) 양자대결에서 안 원장이 무려 8.7%p 앞섰기 때문이다. 안 원장이 신당을 창당할 경우 '안철수 신당(29.2%)'이 기존의 '한나라당(24.1%)', '민주통합당(16.8%)'보다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월 총선에서는 현역 국회의원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49.9%로 지지하겠다는 응답보다 17.3%p 높았고, 여당도 야당도 아닌 무소속 후보를 지지하겠다거나 아직 지지 정당을 정하지 못했다는 사람이 10명 중 4명 가까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혁신적 변화를 요구하는 '민심'이 담겨있는 것으로 해석된다.어찌 보면 당연한 일 같다. 연말 예산안은 여야 합의로 처리하지 못해 4년 연속 '합의 처리 불발'이라는 오명을 남겼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 때 여야가 맞부딪치면서 쇠망치 전기톱에 이어 최루탄까지 동원하는 국회 폭력은 말할 것도 없다. 정당들은 사회적 갈등을 줄이기는커녕 정당 또는 국회의원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한 사회적 갈등 확대 재생산에 몰입했었다.임진년 새해가 밝았다. 정당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넘어서기 위해 한나라당은 외부인사를 영입해 내부 개혁을 도모하고 있다. 야권은 통합으로 쇄신하고 있다. 국민들은 원하고 있다. 정당과 국회의원 개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는, 구태에 찌든 정치가 아닌 정말 국민을 위한 정치를.

2012-01-02 이경진

사후약방문식 학교폭력 대책

지난달 2일 대전 여고생과 20일 대구 중학생이 '왕따'와 '학교폭력'으로 인해 자살,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에 학교와 가정에서 자녀와 학생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교육과학기술부, 경찰, 여성가족부 등 관련 정부 부처들도 저마다 학교 폭력 대책을 내놓았지만 결국 재탕용으로 사후약방문식에 불과하다.2009년 2월 고양 일산의 모 중학교에서 알몸 졸업식 파문이 일었던 당시에도 관련 부처들은 앞다퉈 학교폭력 대책을 발표하고 학교 졸업식 주변에 경찰관들을 배치하는 등 대안을 내놓았지만 2년 동안 달라진 것이라고는 거의 없다.특히, 정부부처가 내놓은 대책은 그저 이름만 바꾸거나 짜깁기한 흔적을 지울 수가 없다. 교과부의 연간 2회의 학교폭력 전수조사는 이미 시·도교육청에서 매 학기 초마다 이뤄지고 있고 일선학교에 배치될 학교폭력 전문상담사 1천800명도 교과부가 내년부터 예산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상담인턴교사가 단지 이름만 바꾼 것으로 보인다. 경찰도 수년 전부터 학기별로 학교폭력 자진신고기간을 운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학교폭력 안전Dream팀'마저도 사실상 학교폭력 수사를 전담하는 여성청소년계가 주축이 된 임시방편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청소년상담지원센터 소속 상담 전문 인력을 일선 학교에 파견해 청소년에 대한 상담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여성가족부의 대책도 수 만개에 이르는 학교를 단지 몇 명의 상담인력으로 가능할지 의문이 든다. 교육계에서는 오히려 학교 폭력이 지능화, 흉포화, 저연령화되고 있어 보다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을 하고 있다. 도내에서는 2009년 45명, 2010년 26명, 2011년 11월까지 23명 등 94명의 어린 학생들이 자살했다. 올해는 가정불화 15명, 우울증 2명, 이성문제 2명, 성적비관 1명, 기타 3명으로 왕따나 학교폭력에 의한 자살이 없었던 것으로 도교육청은 집계하고 있지만 어른들 눈에 비쳐지지 않은 학교 폭력이 없었는지 찬찬히 살펴봐야 할 것이다.

2012-01-01 문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