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노트북]군포 지샘병원이 태연할 수 있는 이유

군포 지샘병원에서 50대 여성이 심혈관 조영술 도중 사망한 지 꼭 석 달이 지났다. 오랜 기간 취재하면서 기자로서 논리와 감성이 충돌할 때가 있었다. 단순히 유족을 동정하는 마음이 아니었다. 사회적 약자들이 매번 권력집단에 당하고 끝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먹먹했고, 국가는 이 같은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없어 보인다는 데 분노가 일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보건당국은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문을 두드려보라는 원칙적인 답변을 내놨다. 경찰은 의료분야가 전문 영역이라며 의사의 과실 여부 수사를 대한의사협회에 의뢰하겠다고 했다. 보건당국과 수사당국 모두 이미 답을 정해놓은 느낌이다.의료분쟁이 발생한 경우 종착지는 합의와 보상이라는 공식이 일반화됐다. 사람 목숨이 달린 문제에 '돈으로 해결하면 된다'는 인식이 자리 잡아 가는 건 슬픈 일이다. 분쟁 조정을 통한 합의도 중요하지만 똑같은 사고가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선 명확한 진상 조사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그러나 합의라는 대의명분에 가려져 진상 규명은 자연스레 고개를 감추고, 책임 있는 주체들은 늘 그랬듯 뒤로 빠진다.군포 지샘병원은 이러한 합의조차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돈을 원하는 게 아니라는 유족의 진상규명 요구는 진작에 묵살했다. 그 사이 의무기록은 삭제되고, CCTV 녹화분도 날아갔다. 의료사고의 종착지가 뻔한데 병원 입장에서는 굳이 유족과 접촉해 긁어 부스럼을 만들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아예 안심하고 있는지 최근에는 전철 역명 부기를 자축하는 행사까지 태연하게 치렀다.이상택 효산의료재단 회장은 부인 황영희 아프리카미래재단 이사장과 함께 10년 넘게 짐바브웨 등 아프리카 6개국 의료봉사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효산의료재단이 운영하는 군포 지샘병원 앞에서는 유족이 석 달째 뙤약볕에 상복을 입고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국제적 구호에 열을 올리는 재단이 자기 병원에서 지역 주민이 죽어 나가도 꿈쩍 않는 행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해마다 전국 각지에서 수많은 의료사고가 발생한다. 의사협회가 결론 내는 의사의 과실 여부를 신뢰하는 국민이 몇이나 되겠는가. 정부는 '사람이 먼저'라는 철학에 맞게 지샘병원 유족의 신음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객관적으로 의료사고를 규명할 수 있는 정부 직속 조사기관 설립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황성규 지역사회부(군포) 기자 homerun@kyeongin.com황성규 지역사회부(군포) 기자

2018-06-17 황성규

[노트북]투표용지 7장, 미래가 달려있습니다

우체통이 각종 고지서로 가득찼다. 내야 할 세금은 수십만원. 월급은 통장을 스치듯 지날 뿐이다. 구슬땀의 흔적이 묻어난 수십, 수백만원의 세금은 취약계층을 따뜻하게 하거나 도로를 새로 내는 일 등에 두루 쓰인다. 최악의 경우엔 누군가의 호주머니를 채울 '눈먼 돈'이 되기도 한다. 지역에서 거둬들인 세금을 어디에 쓸지 결정하는 이들은 단체장·지방의원이다. 이들의 결정에 따라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낸 세금은 마을을 살찌우기도, 또 빈곤하게 만들기도 한다.전국 최대 광역단체인 경기도의 1년 예산은 22조원에 달한다. 경기도교육청의 한 해 살림이 10조원에 이르니 합하면 무려 32조원 가량이다. 31개 시·군 예산까지 합하면 1년에 경기도에서 쓸 수 있는 재원은 57조원에 달한다. 상당부분 1천300만 경기도민들이 내는 세금에서 비롯된다. 57조원을 맡길 '풀뿌리 일꾼'을 6월 13일에 일괄적으로 뽑게 된다.이미 지난 8~9일 이틀간 사전투표를 통해 많은 유권자들이 내가 낸 세금을 믿고 맡길 일꾼을 선택했다. 전국적으로는 유권자 10명중 2명꼴로 사전투표에 참여했지만 경기도는 열기가 다소 저조하다. 13일 본 투표에도 얼마나 많은 유권자들이 투표에 참여할지 미지수다. 때아닌 스캔들에 특정 지역 폄하 발언 등이 논란이 되며 '어차피 누굴 뽑든 거기서 거기 아닌가' '투표한다고 뭐가 달라지겠나'라며 무력감을 호소하거나 냉소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유권자들도 적지 않다.그러나 투표를 포기하는 일은 내가 낸 세금을 어떻게 쓰든 묵인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4년간 경기지역에서 운용되는 재정만 228조원. 외면의 순간은 짧지만, 무관심이 불러올 결과는 밝지 않다. 선거를 흔히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하지만, 유권자 한 사람 한 사람이 꽃씨를 뿌려야만 피어날 수 있다. 13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투표가 진행된다. 투표용지는 7장, 경기도의 미래와 내 삶이 달려있다. /강기정 정치부 기자 kanggj@kyeongin.com강기정 정치부 기자

2018-06-12 강기정

[노트북]오리무중 교육정책, 선거통해 바꿀수 있다

"선생님, 특목고에 가면 분명히 대학을 쉽게 갈 수 있댔잖아요."대학교 재학 시절, 과외로 용돈벌이를 했다. 그중 한 학생과는 아직도 연락을 하고 지낸다. A는 수도권 유수의 특목고로 꼽히는 외국어고에 입학한 아이다. 성실한 데다 공부 욕심도 많은 성격이라 입학하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A의 특목고 진학은 "특목고에 가야 SKY 대학을 쉽게 갈 수 있다"는 정부 기조 때문. A가 고입을 준비하던 중학교 3학년 때인 2016년, 박근혜 정부의 교육정책 기조는 '특기자 중심'이었다. 대학은 80~90%의 학생을 수시로 선발했고 흔히 말하는 최상위권 대학(SKY)의 경우, 외국어 잘하는 학생을 수백 명 뽑는 수시 전형이 따로 마련돼 있었다. A는 결국 외고 입학에서 특기자 전형으로 대학을 가기 위해 내신과 수능보다 TEPS, TOEFL을 중점으로 공부했다.그로부터 2년이 지난 현재, A는 고등학교 2학년으로, 정시 입학을 위해 수능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 A가 고등학교에 진학한 이후, 대입 정책은 180도 바뀌었기 때문.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지난달 1일 발표한 '2020학년 대입전형 시행계획'과 각 대학의 세부 전형에 따르면 특기자 전형에서의 학생 선발이 줄어들 전망이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난해부터 교육 정책은 하루가 멀다 하고 바뀌는 실정이다. 학생과 학부모는 고입을 준비하던 때와 다른 교육정책과 마주하게 되자 혼란에 빠지는 모양새다. 교육부는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문제를 놓고 국가교육회의를 통한 대입제도 개편 특별위원회(이하 대입개편특위)를 출범해 공론화하겠다고 발표하는가 하면 지난 4일에는 대입개편특위에서의 공론화 범위 제외 사안을 놓고 의견 수렴을 하겠다고 밝혔다. 갈수록 오리무중인 교육부 정책에 맞서 우리 손으로 교육 정책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은 6·13 지방선거에서의 교육감 선출이다. 우리 손에 경기·인천 교육, 그리고 한국 교육 미래가 달려있다. /박연신 사회부 기자 julie@kyeongin.com박연신 사회부 기자

2018-06-05 박연신

[노트북]경기력 저해하는 음주행위, 최소한 제재 필요

경찰이 지난 1일 넥센 히어로즈 소속 박동원(28), 조상우(24) 선수에 대해 준강간, 강간미수 등의 혐의를 적용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두 선수는 사건 발생일인 지난달 23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의 임의동행 요구에 '오늘은 경기가 있어 가기 어렵다'며 거절했다고 한다. 다음날 경기가 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임의동행 요구를 거절할 만큼 경기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 프로 선수들이 경기 전날 늦은 시간까지 술을 마신 행위를 올바른 행동이라고 봐야 할지 의문이다. 프로야구는 명실상부한 국민 스포츠다. 프로 선수가 경기장을 찾는 팬들을 위해 최상의 컨디션으로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이 당연할 터. 하지만 두 선수가 보여준 모습은 최상의 컨디션을 준비하는 선수들이라고 보기 힘들었다. 이 때문에 두 선수는 범죄 여부를 떠나 경기 전날 늦은 시간까지 술을 마셨다는 사실만으로도 야구팬들의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통상적으로 선수단은 원정 경기에 나설 때 합숙 생활을 한다. 경기가 끝난 후에는 자유 시간이 주어진다. 선수 개인의 자율에 맡긴다는 취지에서 음주 등에 대한 별도의 제재 규정은 만들어 놓지 않는다고 한다. 특히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넥센 담당 기자는 "넥센이 타 구단에 비해 음주 행위에 대해 상대적으로 더 관대한 편"이라고 말했다. '구단이 음주 행위에 대해 너무 손 놓고 있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었다.KBO(한국야구위원회)는 지난 1월 정운찬 총재가 새로 취임한 이후 계속해서 '클린(CLEAN) 베이스볼'을 외치고 있다. 선수단의 부정과 일탈, 품위손상 행위를 없애 깨끗한 야구 문화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두 선수의 음주 행위는 결국 프로 선수의 품위 손상으로 이어졌다. 깨끗한 야구 문화를 추구하겠다는 KBO의 노력이 무색해졌다. 결국 KBO는 그 책임을 물어 사건 발생 당일, 두 선수를 구단 활동에 일절 참가하지 못하도록 참가활동정지 처분을 내렸다. 지난해 야구장을 찾은 시민만 무려 800만명이 넘는다. 프로 선수들에게는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야 할 의무가 있다. 경기력을 저해하는 음주 행위에 대한 최소한의 제재가 필요한 이유다. /공승배 인천본사 사회부기자 ksb@kyeongin.com공승배 인천본사 사회부기자

2018-06-03 공승배

[노트북]파주 캠프하우스 도시개발, 市 적극 나서야

남북·북미 정상회담 기대로 접경지역 부동산에 훈풍이 불면서 10년 넘게 지지부진한 경기북부지역 반환미군 공여지 개발사업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그러나 2009년부터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한 파주시 조리읍 봉일천 캠프하우즈의 경우 전국 반환 공여지 민간개발사업의 첫 사례로 주목을 받아왔으나 최종 승인단계에서 제동이 걸려 논란이 되고 있다.2009년 10월 사업자 선정 및 사업 협약을 체결하고 2014년 9월 경기도의 사업 시행승인을 받는 등 10년 가까이 행정절차를 진행해 온 파주시가 최종 단계인 '실시계획 승인'을 앞두고 갑자기 '사업시행자 지정 취소'를 운운하는 등 갈팡질팡하고 있기 때문이다.파주시가 11대 전략 프로젝트로 선정해 역점 추진하던 사업이 일부 공무원들의 '갑질 행정(?)' 때문에 휴지 조각 구겨지듯 내팽개쳐 지고 있는 느낌이다.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일부 공직자들은 '정치권 눈치(?)'를, 지방선거와 총선 등을 앞두고 있는 정치인들은 '유권자 눈치보기(?)'가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정부가 '국가주도로 반환 공여지 개발사업을 주도하겠다'는 지금 '파주시의 미래'와 '미개발 반환 공여지'를 위해서는 파주시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반환 공여지 주변지역 활성화를 위해 발전종합계획(2008~2022년)을 통해 계속 지원할 계획"이라면서 제도개선, 국책사업 유치 등 반환 공여구역 활성화 방안을 밝힌 바 있다.장기간 경기 침체를 겪은 데다 남북관계 악화로 민간사업자를 찾지 못해 제자리걸음을 해왔던 파주 반환 공여구역에 훈풍이 불고 있는 것이다.파주에는 캠프하우즈 말고도 자이언트(17만1천㎡)·스탠톤(27만1천㎡)·에드워드(25만2천㎡)·게리오웬(28만5천㎡) 등 모두 4개의 반환 공여지가 폐허 상태로 남아 도시미관을 크게 해치고 있다. 이들 기지는 모두 환경오염 정화를 마쳐 당장 개발이 가능한 곳이다.파주시도 캠프 에드워드와 자이언트 도시개발사업에 공기업과 대기업이 관심을 보이고 있어 남북·북미 정상회담에 기대를 걸고 있다. 파주시 공직자들은 '파주시의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으로 정책 추진에 매진하길 기대한다./이종태 지역사회부(파주) 부장 dolsaem@kyeongin.com이종태 지역사회부(파주) 부장

2018-05-23 이종태

[노트북]노키즈존에 대한 단상

종종 가던 카페가 '노키즈존(No Kids Zone)'으로 변화를 선언했다. 어린 아이들이 카페 안을 마구 뛰어다니는 일은 비교적 자주 있었지만, 인공으로 조성한 잔디에 아이의 소변을 누게 한 부모의 최근 일화가 결정적이었다고 했다. 이곳 외에도 노키즈존을 표방하는 식당과 카페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일부러 노키즈존을 찾아가는 소비자들도 있고, 노키즈존으로 바꾼 뒤 매출이 늘었다는 업주도 있다고 한다.노키즈존은 어린 아이들에 대한 일종의 '혐오'다. 아이들의 행동을 제대로 통제하지 않는 부모를 막기 위해 출발했다지만, 결국은 당사자인 아이를 배척함으로써 그 결과를 얻어내려는 것이나 다름없다. 누군가는 업주가 자유의사에 따라 결정한 영업방식에 대해 비난할 수 없다고 얘기할지도 모르겠으나, 우리는 만약 어떤 가게가 노인이나 다문화 가정을 출입하지 못하게 할 경우 기꺼이 함께 분노의 목소리를 낼 준비가 돼 있다. 노키즈존의 당사자인 아이들은 스스로의 권리를 주장하며 자신들이 배척된 것에 대한 분노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존재도 아니다.누군가는 또 아이들로 인해 방해받지 않을 권리도 존중돼야 한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모두가 예외 없이 같은 시기를 거쳐 지금의 성인이 됐고, 전술했듯이 불완전하고 미숙한 아이들의 행동은 그것을 막지 않는 부모가 비난받아야 마땅할 뿐 아이 자체가 배척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한쪽에서는 아이 낳기 좋은 사회를 만들겠다며 출산을 독려한다. 하지만 한쪽에서는 아이를 배척하고 혐오하는 시선이 부풀고 있다. 점점 아이와 함께 갈 수 없는 장소가 늘어나 서글프다는 선배의 푸념과, '맘충'의 기준이 엄격해져 어떤 때는 자신도 맘충에 해당된다는 자조 섞인 농담이 곧 나의 미래 얘기가 될 것만 같아 좀처럼 아이 낳기를 결심하기가 쉽지 않다. 일부 몰지각하고 개념 없는 부모에 대한 혐오의 화살이, 엉뚱하게 아이들에게 향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볼 일이다. /신선미 사회부 기자 ssunmi@kyeongin.com신선미 사회부 기자

2018-05-22 신선미

[노트북]상식을 벗어나는 '문화계 관행의 족쇄'

우리가 알고 있었지만, 으레 '그러려니'하며 지나쳤던 일이 있다. 아니, 세상엔 그런 일이 참 많다. 그때마다 우리는 그것을 '관행'이라 부르며 다시 지나쳐버리기 일쑤다.예술단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었다. 80년대 정권 차원의 독려로 전국 지자체 곳곳에 시립예술단이 세워졌다. 애초에 문화 융성이라는 본질보다 정치적 목적으로 설립된 측면이 강했기에 예술단의 운영방식은 주먹구구였다. '예술가는 배가 고파야 한다, 예술은 원래 그런 것이다'라고 치부하기엔 몇 십 년의 세월이 흐른 동안 변한 게 너무 없다. 그래서 우리의 기획 기사를 두고 뒷말이 무성할 수 있다. 실제로 예술단을 관리하는 도내 지자체 공무원 모두 입을 모아 이야기했다. "잘 몰라서 문제처럼 보이는 것이다. 그들은 예술단원이다. 그들뿐 아니라 문화계도 당신의 문제 제기를 싫어할 것이다."문화계를 잘 모르고 비판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어떤 관행도 '상식'을 벗어나선 안된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만약 입사 이후에도 당신은 매년 다시 입사시험을 치러야 하고 그 결과로 해고될 수 있다면? 임신과 출산을 이유로 해고될 수 있다면? '열심히 기량을 갈고닦았는지'와 같은 추상적 기준으로 당신을 평가한다면? 사장이 지정한 날짜에만 휴가를 가야 하다면? 과연 이 의문에 '관행'이라며 속 시원히 넘길 수 있는 이가 몇이나 될까. 잘 몰라서 그런 것이라 타박했던 그 공무원들에게 단원들과 똑같은 제재를 가한다면 그들은 감내할 수 있을까. 관행과 상식의 경계에서 갈피를 잡기 위해 수많은 의문을 던졌다. 하지만 '예술'의 영역이라며 묻어두기엔 이제 사회와 시민이 변했다. 이미 우리는 수많은 '관행'을 깨부수고 있지 않은가. /공지영 문화부 기자 jyg@kyeongin.com공지영 문화부 기자

2018-05-14 공지영

[노트북]지방선거 후보들 '전과' 살펴봅시다

3선 인천시의원을 지낸 A씨는 '도박죄'를 포함한 2건의 '전과(前科)'가 있어 선거에 나설 때마다 그 기록이 공개된다.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기초단체장 예비후보로 등록한 A 전 시의원의 전과 기록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몇 년 전 그와 함께 저녁 식사 자리를 가졌을 때 전과 얘기가 나왔다. A 전 시의원이 현직에 있을 때다. 그가 저지른 '도박죄'에 대해 무용담을 늘어놓듯 해명하더니 이렇게 하소연했다. "세상에 전과 없는 사람도 있습니까?"2016년 기준 법무부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인구 대비 전과자 비율은 26.1%다. 적어도 우리나라엔 전과 없는 사람이 더 많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조사에 따르면, 전국의 6·13 지방선거 예비후보 가운데 40%가 전과자다. '무면허'와 '음주운전'이 가장 많다고 한다. 인천지역 6·13 지방선거 예비후보자들의 전과 기록을 살펴보다가 놀랄 때가 많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기초의원 예비후보는 '청소년보호법 위반', '음반비디오물 및 게임물에 관한 법률 위반' 2건, '야간·공동상해' 등 4건의 전과가 있다. 자유한국당 소속의 모 인천시의원 예비후보도 전과가 4건인데 '뇌물수수', '업무상 횡령', '공직선거법 위반', '상해' 등 죄명도 가지가지다. 인천 기초단체장에 출마한 바른미래당 예비후보는 전과 6건 중 4건이 폭력 전과다. 정의당의 한 기초의원 예비후보는 현직 기초의원이던 지난해 음주운전을 하다가 적발돼 전과를 남겼다. 후보들의 범죄 전력은 여야도, 진보와 보수도 가리지 않았다. 선출직 공직자 후보가 전과가 있는지 없는지, 죄명이 무엇인지는 유권자가 투표하는 데에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선관위가 법에 따라 국민 모두에게 선거 후보자의 전과를 공개하는 이유다. 물론 "과거보다는 앞으로가 더 중요하지 않겠느냐"는 항변이 나올 수도 있다. 이 같은 항변이 선거에서 통할지는 유권자가 판단할 몫이다. /박경호 인천본사 사회부 기자 pkhh@kyeongin.com박경호 인천본사 사회부 기자

2018-05-01 박경호

[노트북]農心 움직일 정부의 원칙있는 쌀 정책 필요

고봉밥을 먹던 한국인, 언제부터 밥그릇이 작아졌을까. 밥그릇이 작아진 것은 박정희 정부 때의 일이다. 당시 쌀 소비량을 줄이기 위한 절미운동이 펼쳐지면서 지금의 스테인리스 밥공기가 등장했다고 한다. 하지만 불과 30년 새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쌀 생산량도 줄었지만, 적정 수요량보다는 과잉 생산되면서 쌀값이 폭락했다. 정부가 거꾸로 쌀 생산조정제를 추진한 이유다.쌀 생산조정제는 벼농사를 짓는 농민들이 콩·옥수수 등 다른 작물로 옮겨갈 경우 정부가 논 1㏊당 340만원의 보조금을 2년간 지급하는 제도다. 그러나 정부의 시도는 '반타작'으로 돌아갔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쌀값은 정부가 책임진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줬다고 지적한다.정부가 벼농사를 짓지 않도록 유도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쌀값이 떨어지지 않도록 세금으로 남아도는 쌀을 사들이는 모순된 태도를 보인다는 얘기다. 정부는 지난해 쌀값이 한 가마(80㎏ 기준)당 12만원대로 폭락하자 7천200억원을 들여 쌀 37만t을 사들였다. 이후 쌀값은 가마당 17만 원대로 뛰었다.사정이 이렇자 생산조정제 취지에 공감하더라도 당장 2년간 보조금을 받자고 수익성 등이 불투명한 다른 작물로 갈아탈 농민들이 있을지 의문이다. 게다가 경기도는 쌀값이 다른 시·도보다 20㎏ 기준 1만 원가량 비싸 타 작물 전환율은 전국의 4분의 1수준인 16%대에 그쳤다.경기 지역 65세 이상 농촌 인구는 35.4%, 3명 가운데 1명꼴이다. 고령의 농민들이 수십 년간 지어온 벼농사를 포기하고 다른 작물을 재배하게 하려면 정부는 '농심(農心)'을 움직일 일관되고 적극적인 신호를 줘야 한다./조윤영 경제부 기자조윤영 경제부 기자

2018-04-24 조윤영

[노트북] 저어새에게 투표권이 있다면

지난달 말 인천 남동유수지 앞에서 저어새가 둥지를 튼 지 10년을 기념해 열린 '저어새 환영잔치'에서 한 초등학생은 작은 손으로 노란색 리본에 글을 적어 나무에 매달았다. "저어새를 계속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 학생의 바람은 건물을 짓고, 도시를 개발하는 것이 아니었다. 지금 누리는 자연을 계속 향유하고 싶어했다. 이곳에서 만난 중·고등생, 학부모들은 한목소리로 '환경', '보전', '보호'를 강조했다. 이곳에 모인 이들은 200명. 대다수는 학생이었다. 선거철이다. '발전', '개발', '신축' 등은 후보들이 앞세우는 단골 키워드다. 이들이 이러한 키워드를 앞세운 공약을 강조하는 이유는 명료하다. 투표권이 있는 유권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이며 이러한 공약이 '표'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공약은 학생들의 바람인 '보호', '보전'과는 동떨어져 있다. 중고등학생에게 투표권이 없기 때문일까.멸종위기인 저어새는 송도국제도시의 매립계획을 바꿔놓았다. 환경단체 뿐 아니라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 행정기관에서도 그 중요성을 인정하며 저어새 보호를 위한 정책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선거에서 저어새는 자취를 감췄다. 일각에서는 '저어새에게 투표권이 있다면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 말에는 선거에 나서는 후보들이 '당장의 표에만 관심 있다'는 뜻이 담겨 있다. 선거가 2달도 채 남지 않았다. 인천은 저어새의 국내 최대 번식지이자, 다양한 철새의 쉼터다. 저어새를 비롯한 철새의 먹이터인 인천 갯벌은 세계적으로도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번 선거가 '생태도시 인천'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정운 인천본사 사회부 기자jw33@kyeongin.com정운 인천본사 사회부 기자

2018-04-17 정운

[노트북]아파트 시세 왜곡하는 입주민 담합

우리나라의 아파트 가격은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는 속설이 있다. 아파트 가격이 떨어졌다는 이야기는 소문조차 들어본 적이 없다. 올해 들어 아파트 가격이 하락 지표를 나타내고 양도소득세 중과가 시행된 4월 이후에는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에도 아직까지 체감하기 어렵다.심지어 포털 사이트에 버젓이 올라온 시세보다 낮은 가격의 급매물도 해당 부동산에 문의하면 돌아오는 답변은 물건이 없거나, 올린 가격에 팔 수 없다는 말뿐이다. 사실상 '허위 매물'인데, 공인중개사들도 고충을 호소한다. 이유인즉슨 아파트 가격 하락을 우려한 입주민들이 압력을 행사해 매물로 올린 가격에 팔고 싶어도 팔 수 없다는 것이다. 심지어 일부 공인중개사들은 부녀회 등 아파트 주민 단체가 정한 가격대로 중개하겠다는 서약이나 동의서를 주기적으로 제출까지 하는 실정이다. 이는 전국에서 용인, 하남, 화성이 가장 심각하다.도를 넘은 이들의 압력은 부동산 시세를 왜곡하는데도 이를 막을 제도적 장치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공정거래법상 담합 행위의 주체가 사업체로 한정돼 있어, 입주민을 처벌할 법적 근거가 없다. 강요죄는 가능하나, 생계가 걸린 아파트 주변의 공인중개소에서 신고하기란 만무하다.정부가 아파트 가격 상승을 막기 위해 부동산 규제 정책을 내놔도, 이들의 담합을 막지 못한다면 그 효과를 장담키는 어려울 것이다. 공인중개를 압박하는 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 '공인중개사법'이 하루빨리 개정돼야 하지만 국토교통부는 수년째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말뿐이다./황준성 경제부 기자 yayajoon@kyeongin.com황준성 경제부 기자

2018-04-10 황준성

[노트북]"삽질할때 흩날리는 '비리' 곰팡이 포자"

"삽질할 때 흩날리는 먼지가 '비리' 곰팡이 포자다."화성도시공사와 전직 국회의원 회사의 '동탄2신도시 공동주택 개발사업' 기사 재료를 모으러 다니기 시작할 때 한 선배가 한 말이다.공사는 지난 2015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동탄2 110개 필지 중 2곳을 수의계약으로 분양받은 뒤 곧장 민간 컨소시엄 공모 공고를 했다. 감사원의 개발사업 일괄 폐지 지적을 무시한 행보였다. 1천479세대 규모의 주택개발사업권은 전직 국회의원이 대표이사로 재직한 업체가 주도한 컨소시엄에 돌아갔다. 공사는 단 한 번도 대규모 주택개발사업을 한 적 없는 전직 국회의원 회사에 사업권을 줬다. 더구나 이 업체는 공사가 LH에 동탄2 택지를 수의계약으로 받을 수 있는지 문의하는 공문을 보내는 시점에 부동산 개발·분양업 업종을 추가했고, 공모 공고 10일 뒤에야 부동산 개발·분양업이 법인등기에 포함됐다.절차적 정당성은 확보한 사업이지만 의혹은 해소되지 않았다. 공사는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로부터 140억여원의 '사업화추진평가금'을 받았다. 대신 LH에서 분양받은 택지비보다 41억원 낮은 가격으로 PFV에 땅을 넘겼다.공사의 이번 주택사업은 앞선 조암 주택사업과 전곡산업단지 부채를 갚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일 수 있다. 하지만 공사가 동탄2 사업 과정에서 챙긴 이익은 입주민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됐다.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 교수는 "기업은 무조건 이익을 추구하지만, 국가는 이익 너머 전체를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방공기업' 화성도시공사는 경제 석학의 준엄한 경고를 엄중히 받아들여야 한다. /손성배 사회부 기자 son@kyeongin.com손성배 사회부 기자

2018-04-08 손성배

[노트북]섬주민과 연안여객선 준공영제

지난해 6월 6일 오전 7시 30분께 인천시 옹진군 백령도 용기포항에서는 아침부터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재정난으로 끊긴 백령도 아침 출발 여객선이 2년 6개월여 만에 부활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인천항에서 222㎞ 떨어진 서해 최북단 섬 백령도엔 5천600여명이 살고 있다. 육지에 있는 사람들은 잠깐 시간을 내서 들르는 구청을 이곳 사람들은 2박 3일의 시간을 투자해야 했다. 육지를 오가는 교통수단은 여객선이 유일한데, 백령도에서 아침에 출발하는 여객선이 없어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오후 1시에나 출발하는 여객선을 타고 인천항에 도착하면 오후 5~6시가 되는 탓에 다음날 볼일을 보고 그 다음날 아침 인천항에서 출발하는 배로 돌아와야 했다. 안개나 파도로 인해 배가 결항하기라도 한다면 육지에서 4~5일을 보내야 하는 일이 태반이라는 게 섬 주민들의 설명이다.해양수산부는 오는 13일까지 '연안여객선 준공영제 사업'에 참여할 선사를 각 지방해양수산청을 통해 모집한다고 밝혔다. 여객선 준공영제는 일반 시내버스에 적용하고 있는 준공영제와 마찬가지로 정부가 매년 일정액의 예산을 선사에 지원해 값싸고 안정적으로 배를 운항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해수부는 섬 주민들의 일일생활권 확보를 위한 선사에 이 예산을 우선 지원하겠다고 강조한다. 육지 사람에게는 당연한 교통 편의를 섬 주민들도 누릴 수 있게 만들겠다는 취지다. 그들도 우리와 동등한 혜택을 받을 권리가 있다. 이것이 섬 주민들의 버스인 여객선 운항이 유지될 수 있도록 예산을 지원해야 하는 이유다. /김주엽 인천경제부 기자 kjy86@kyeongin.com김주엽 인천경제부 기자

2018-04-03 김주엽

[노트북]위수지역을 놓고 본 여러 시선

포천시를 비롯한 연천군, 파주시 등 경기북부지역이 '군인 외출·외박구역 제한(위수지역) 제도'로 떠들썩하다. 그나마 강원도 지역에서 촉발된 위수지역 제도 폐지 방침에 대한 주민들의 반발이 뒤늦게 경기북부지역으로 까지 전파되면서 정부도 한발 물러선 분위기다.지난 2월 말만 해도 경기북부지역에서 위수지역 제도 폐지 방침에 대한 반발 분위기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오히려 주민들은 기자의 취재과정 위수지역 제도 폐지 소식을 전해 듣고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는 반응을 보였다.그나마 포천시 일동면의 전통시장과 터미널 인근 상인들만 각종 상인회와 연합회 이름으로 현수막을 내걸고 반발하고 있을 뿐이었다.포천시와 맞닿은 강원도 철원군에서 가장 인구가 밀집한 동송읍의 경우 같은 시기에 온 거리가 위수지역 제도 폐지 방침을 철회하라는 현수막으로 뒤덮여 있을 정도였는데 말이다.강원도의 일부 시·군은 정부가 위수지역 제도를 폐지할 경우 지자체가 군부대에 제공하던 각종 혜택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대표적인 것이 부대에서 배출되는 생활폐기물의 처리를 거부한다는 것이었다.강원도 지자체들이 제도 폐지 방침이 알려진 직후 재빠른 대응에 나선 것과 달리 경기북부지역 지자체들은 상인들에게 등 떠밀리듯 대책 마련에 나선 셈이다. 수십년이 넘도록 정부가 하는 일이라면 묵묵히 참으면서 제대로 된 단체행동 한번 하지 않았던 주민들을 위해서라도 경기북부지역 지자체들은 정부에 강하게 문제를 제기할 줄도 알아야 한다.위수지역 제도 폐지로 가장 큰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는 지역 상인들 역시 군인들을 위한 우대대책이 절실하다.일부 상인들의 군인을 대상으로 하는 폭리(바가지)가 마치 전체 상인들의 모습인 양 비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시선을 바꿀만한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다.일동면의 한 순댓국 매장에서는 평상 시 한그릇에 7천원인 국밥을 군 장병들에게는 6천원에 제공하는 곳도 있는 만큼 이곳 상인들은 군 장병들을 그저 스쳐 지나가는 뜨내기 손님으로만 여기지 말고 함께 살아가는 지역 구성원으로 존중할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다. 동시에 지자체와 상인들은 위수지역과 큰 관련이 없는 대다수 주민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위수지역 제도 폐지 방침을 전해 들은 몇몇 주민들(장사를 하지 않는)은 무관심 속에서도 내심 제도 폐지를 반기기까지 했다.지자체는 정부 정책에 항상 귀 기울여 일부 상인들의 걱정을 나서서 해결해주고 다른 주민들의 참여도 이끌어 내는 자세가 절실하다./정재훈 지역사회부(포천)정재훈 / 지역사회부(포천)

2018-03-15 정재훈

[노트북]'시흥갯골축제' 대표축제 명맥 유지해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2018 유망축제이자 경기도 대표축제인 '시흥갯골축제', 그 명성과는 달리 축제가 그동안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됐다는 사실이 경기도 감사결과, 드러났다.축제가 열리기 전 기자회견 한번 제대로 하지 않은 이유가 드러난 셈이다.경기도 감사결과 자료에 따르면 시흥시는 지난 2015~2017년 시흥갯골축제를 개최하면서 A기획사 대표 K씨를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에 따라 총감독으로 선임했다. 그리고 지난해 시흥시에서 열린 '제6회 대한민국 도시농업박람회'도 같은 방식으로 진행했다.하지만 시는 이 과정에서 시흥갯골축제 행사 경비를 집행할 때는 관련 법령에 따라 '지방계약법령을 적용해 대행사업자를 선정하고 계약을 이행하는 조건'이 명시돼 있는 보조금 교부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또한 시는 2015~2017년 시흥갯골축제와 2017년 도시농업박람회 행사 인건비 집행 시 입찰을 통해 낙찰 하한율을 적용해 총 3억5천300여만원에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음에도 A기획사와 4억200여만원에 수의계약, 4천900여만원의 예산을 낭비한 것으로 감사결과 드러났다. 더구나 시는 두 행사 모두 입찰공고를 하지 않아 타 업체에 공정한 입찰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도는 지적했다.이밖에도 시는 2016년 갯골축제 예산이 4억5천만원에서 2017년 축제 당시 33.4% 증가한 6억원으로 편성됐지만 도 재정투자사업심사도 거치지 않았다. 시가 특정 기획사에 특혜를 준 셈이다.그동안 축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그러나 시는 번번이 개인정보라며 행사 방식이나 경비 부분에 대해 공개하지 않았고 대규모 축제임에도 기자회견 한번 제대로 하지 않고 축제를 진행해 왔다.갯벌 사이를 뚫고 길게 나 있는 물길(물고랑)인 갯골. 시흥의 갯골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내륙 깊숙이 들어와 있는 꾸불꾸불한 뱀 형상의 '사행성 또는 나선형 내만 갯벌'로 유명하다. 이뿐만 아니라 시흥갯골에는 다양한 생물군들이 서식하고 있는 생태보고이기도 하다. 이 같은 좋은 입지조건에서 열리는 축제는 당연 관심도가 높다. 그런 축제를 특정인이 좌지우지해 추진해 왔다. 도 감사결과가 드러난 만큼 이제는 시민과 공직자, 전문가들이 참여해 누구나 찾고 싶은 축제로 만들어야 한다.시는 이번에 드러난 사항에 대해 시민에게 사과하고 설명해야 할 것이며 누군가 책임질 일을 했다면 '일벌백계'해서라도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김영래 지역사회부(시흥)yrk@kyeongin.com김영래 / 지역사회부(시흥)

2018-03-08 김영래

[노트북]대한민국 여성으로서 행복하십니까?

"조선의 남성들아, 그대들은 인형을 원하는가, 늙지도 않고 화내지도 않고 당신들이 원할 때만 안아주어도 항상 방긋방긋 웃기만 하는 인형 말이오! 나는 그대들의 노리개를 거부하오."수원 출신, 한국 대표 페미니즘의 선구자, 여성주의자로 꼽히는 나혜석 작가는 '여자도 인간이다'라는 주장을 펼쳤다. 그로부터 100여 년이 흐른 2018년, 한국 사회에서는 여전히 각종 범죄로부터 여성의 삶을 지켜내기 위한 운동이 진행 중이다.#나는 우연히 살아남았다지난 2016년 5월, 서울 강남역에서 페미사이드(Femicide), 여성혐오 범죄가 발생했다. 한 남성이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살인을 저질렀던 것. 한국여성의전화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2011~2015) 2천39명의 여성이 살해되거나 살인미수의 피해자로 집계됐다. 또 지난 4년간(2011~2014)의 살인 또는 살인미수 현황에서 전체 범죄자의 80%가 남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중교통, 학교, 회사 등 일상생활에서 두렵고 불안하게 살아갈 수밖에 없는 여성들은 이를 계기로 평소에 남성으로부터 느꼈던 공포심을 표출해 내기 시작했다.#MeToo여성 혐오는 비단 강력범죄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었다. 사회구조를 기반으로 발생하는 성차별적 범죄인 성폭력, 성추행은 만연해 있던 상황. 한국 사회는 여성 외모에 대한 평가로 시작해 신체적 존엄을 무시하는 등 기본적 인권마저 말살해왔다. "나도 겪었다"는 법조계 한 사람의 고백을 시작으로 문화계, 언론계, 연예계, 교육계, 정치계 내에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각종 성 관련 문제가 끊임없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피해자의 용기 있는 고백은 오히려 2차 피해를 만들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사회는 피해자의 무너진 삶보다 가해자가 살아갈 삶에 대해 주목한다. 최근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로부터 받은 성폭행 피해 사실을 고백한 여성이 왜곡된 소문으로부터 2차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는 현실이 이를 방증한다. 허민숙 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원 교수는 "한국사회에서 여성은 신체적 존엄마저 지킬 수 없는 사회 구조 속에 있었다. 여성이 자기 몸에 대한 결정권을 침해당했을 때 한국 사회 내에서는 가해자 변명거리를 주느라 처벌해 오지 못했다"며 "현재 역차별로 남성 평등을 외치고 있는 한국사회는 구조적 불평등을 인정하며 사회적으로 여성이 존엄성을 지켜낼 수 있도록 구제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110년 전 3월 8일, 남성노동자의 절반의 임금으로 생활해 오던 미국의 여성노동자 1만5천여명이 빵(생존권)과 장미(존엄성)를 달라고 외쳤던 이 날이 '세계 여성의 날'이다./박연신 사회부박연신 / 사회부

2018-03-07 박연신

[노트북]흔들리는 집 토끼

인구 104만명의 경기북부 중심도시 고양시가 최근 단행한 상반기 정기인사를 놓고 직원들의 불만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대다수 직원들은 이해할 수 없는 쪼개기 인사, 기준과 원칙을 벗어난 무원칙 인사, 특정부서 직원의 초고속 꼼수 인사 등 해도해도 너무한다는 불평과 형평성을 잃었다는 지적들이 대부분이다.이같은 불만과 불평은 직원들의 소통창구인 내부 통신망에 고스란히 올라와 기준과 원칙을 저버린 고양시 인사를 질타하는 댓글과 조회수가 순식간에 수 천건을 넘어서는등 댓글이 폭주했다.시는 인사가 끝나자 관행적으로 "이번 인사는 성과와 능력 중심의 양성평등 인사 원칙을 토대로 직렬 및 실·국별 승진자 수 적정 안배 등 고양형 소통 인사에 주력했다"는 나름의 인사원칙을 내놓았지만 직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직원들은 이번 정기인사에 많은 희망을 걸었다. 예년과 달리 올해는 6·13 지방선거를 치르는 해라 특정지역, 특정부서보다는 그동안 홀대받고 소외받은 직원 배려 등 발탁 인사를 하지 않을까 내심 기대를 했기 때문이다.하지만 별반 다르지 않은 그들만의 인사로 끝나자 이번에는 2천500여 고양시 공직사회 집토끼들이 크게 동요하고 있다.매번 기준과 원칙, 형평성을 잃은 인사가 단행되어도 직원들은 불이익을 고려, 무조건 참는 분위기였으나 "물이 고이면 썩는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당을 바꾸는 적폐청산이 필요하다"는 댓글을 다는 등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불만이 있더라도 인사가 끝나면 일상으로 돌아갔던 예년과 달리 지방선거를 앞둔 올해는 유독 집토끼들이 흔들리고 있다. 매번 되풀이된 자괴감·상실감 인사에 더는 못참겠다는 분위기여서 집안 단속이 절실해 보인다. 대한민국 10대 도시에 오른 고양시의 폭풍 성장 뒤에는 묵묵히 맡은바 소임을 다한 집토끼들의 땀과 열정이 있음을 잊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김재영 지역사회부(고양)/김재영 지역사회부(고양)

2018-01-30 김재영

[노트북]세종대왕 뮤지컬 '1446' 여주에서 빛난다

세종대왕이 존경받는 근원은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권위적 사고에서 탈피해 평등의식을 국가를 치세하는 가치철학으로 실천해낸 것에서 찾을 수 있다. 특히 장영실 등 노비 신분의 인재를 파격적으로 등용해 세계적으로 앞서가는 과학기술을 발전시켜 15세기 르네상스 시대에 동양의 작은 나라 조선이 주목받을 수 있었다.아울러 문화융성의 본질적 요소로 작용하는 문자를 독창적으로 창제해 누구나 쉽게 활용하도록 한 훈민정음 반포는 우리 민족의 자긍심임이 틀림없다. 이러한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그 과정을 감각적인 장면으로 직접 접할 기회는 극히 한정됐다. 그런데 이런 과정이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뮤지컬을 통해 세상에 선보이게 돼 관심이 높다. 여주시가 세종대왕을 주제로 한 뮤지컬 '1446'을 제작해 여주 세종국악당에서 초연했다. 뮤지컬 '1446'은 오는 2018년 세종대왕 즉위 600돌을 기념하기 위해 여주시가 'HJ컬쳐'와 협력해 의욕적으로 만든 작품인데, 한글날인 지난 9일 사전공연 형식으로 일반에 선보이고 15일까지 관람객 곁으로 바짝 다가선 것이다. 작품의 스케일은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반포한 1446년을 기점으로 시작되기 때문에 매우 역동적이고 기대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공연의 막이 오르고 고증된 무대와 의상, 그리고 배우들이 등장하면서 관람객들은 오감을 열어 눈과 귀를 집중했다. 태종이 양녕대군을 세자에서 폐하고 셋째아들인 충녕대군을 세자에 책봉하는 과정이 뮤지컬의 특징인 노래와 춤 등으로 보이면서 관객들은 숨소리조차 내지 못할 정도였다. 특히 세종대왕이 임금이 되고 태종과 통치가치를 두고 갈등을 빚는 장면에서는 관람객 손에는 땀이 배었고, 세종대왕이 과거의 폐습과 결별하고 평등의식에 근거한 개혁 드라이브를 가동하는 장면에서는 가슴이 후련했다. 변화를 위해서는 명쾌한 지도자의 결단과 추진 의지, 그리고 백성이 진정으로 바라는 간절함을 통치에 실현해 나가는 의지가 중요함을 뮤지컬에서 뚜렷하게 보여준 것이다. 그동안 여주시민들은 세종대왕 영릉을 곁에 두고 있으면서도 세종대왕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다면 뮤지컬 '1446'을 통해 감동을 느꼈을 것이다. 여주시는 세종대왕을 강조해 왔지만, 그 실체적 모습을 오감을 통해 접하는 기회를 제공하지는 못했다. 뮤지컬 '1446'은 세종대왕의 살아있는 이야기를 눈과 귀와 마음으로 느끼며 울고 웃고 감동하는 첫 사례가 됐다. 나아가 뮤지컬 '1446'이 소통과 변화를 갈구하는 우리 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주며 널리 확산하기를 기대해 본다./양동민 지역사회부(여주)양동민 지역사회부(여주)

2017-10-12 양동민

[노트북]광명시의원간 자리싸움 '점입가경'

광명시의회 의원들 간 내홍이 점입가경이다.지난 2014년 7월에 제7대 의회를 구성키 위한 의장단 선거에서 자리싸움으로 불거진 내홍이 의원들 간 이전투구식 마찰로 확대돼 지금까지 내내 이어져 오고 있다.의정활동 중 일어날 수 있는 의견 충돌보다는 세력(?) 싸움 등 사사로운 감정에 의한 다툼이 갈등과 마찰을 넘어 반목으로 이어진 경우가 대부분이다.의회사무국에 따르면 의원들 간 고소·고발이 현재 20건 안팎에 이를 정도다.의원들 간 불협화음이 얼마만큼 심각한지를 가히 짐작할만하다.시민단체 등에서 지금까지 수차례에 걸쳐 의원들의 이 같은 꼴불견을 비난하고 경고해 오고 있으나 아무런 소용이 없다.광명시의회는 오늘도 그들만의 리그를 펼치느라 한바탕 소란을 겪었다.더불어민주당(5명 중 4명)과 국민의당(3명)이 합세해 자유한국당 소속의 의장·부의장을 불신임해 전격적으로 갈아치웠다.그 자리는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차지했다.의장의 불신임 이유는 동료 의원 2명을 고소했기 때문이고, 부의장은 지난 임시회 때 10분 발언을 하면서 동료 의원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이유였다.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또 반격을 준비할 것이고, 의원들의 쉼없는 한심한 작태를 지켜봐야 하는 시민들은 또 분통이 터지게 됐다.지방의회가 시작된 지 26년이 지났으나 심심치 않게 의원들 자질 시비가 불거지고 있다.심지어는 의회 무용론까지도 제기된다.광명시의회의 지금 모습을 보고 있는 시민들의 생각이 이렇지 않을까 싶다.시민이 뽑은, 시민을 대표하는 의원이라고 떠들면서 정작 시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의원은 반드시 선거 때 응징해 시민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2018년 6월 13일 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광명/이귀덕기자 lkd@kyeongin.com이귀덕 지역사회부(광명)

2017-09-28 이귀덕

[노트북]시흥시민축구단 문제 빠른 결과 기대

시흥시가 최근 꽤 시끄럽다. 시민축구단이 문제다. 검찰 특수부가 현직 시의원의 집무실, 자택 등을 압수수색 했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도 커지고 있다.논란은 축구단과 관련, 지난 2015년 6월 초 관광비자로 들어온 외국 감독에게 월세 100만 원 짜리 아파트 지원과 1개월 테스트기간 중 600만원의 급여를 지급했다는 제보에서 시작됐다.이 외국인 감독은 이후 1천만원의 월급을 받는 조건으로 감독으로 선임됐고 경인일보는 문제를 제기, 시는 최초 지원된 600만원과 월세 700만원을 환수 조치했다. 이후 축구단은 자력으로 운영자금 확보계획 등을 세워 창단준비에 들어갔다.하지만 쉽지는 않았다. 이때 시가 창단준비금 2억원(1억원은 유소년축구단 예산)을 지원, 창단후 홍보비로 3억원을 지원했다.경기도가 이를 문제로 삼았다. 잘못된 예산지원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예산지원은 멈추지 않았다. 결국 심의가 예정된 예산까지, 20억원 가까운 혈세가 축구단에 투입됐다. 시민축구단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계속된 논란이 있었음에도 제대로 된 해명이 없었던 것과, 시민축구단이 영리 법인으로 설립됐다는 것은 이해가 쉽지 않다.예산 지원 과정도 순탄치 않다. 예산 집행 관련, 부서장 또한 매번 인사 때마다 인사 조치 됐다. 예산 지원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낸 부서장은 인사조치 됐고 일부 부서장은 예산을 집행했다. 축구단을 지원할 수 있는 조례까지 있는데 예산지원에 반기를 들었던 부서장은 왜 예산지원을 반대했을까.누군가의 조력(?)이 없었다면 예산 지원이 불가했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영리법인으로 창단되지 않았다면 운영예산 지원이 조례에 근거, 가능했다. 문제는 이번 일이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많은 시민들이 시민축구단을 응원하고 있다.수사대상자에 대한 오해가 있었다면, 시민의 대표자리로 돌려놔야 할 것이고, '적폐'라면 '일벌백계'해야 한다.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검찰의 신속 정확한 수사결과를 기대한다./김영래 지역사회부(시흥)김영래 지역사회부(시흥)

2017-09-11 김영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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