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노트북]부천 '문화바캉스 축제'의 옥에 티

제2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7월 13~23일), 제20회 부천국제만화축제(Bicof, 7월 19~23일), 제1회 경기국제코스프레페스티벌(GCOF, 7월 22~23일), 부천전국대학가요제(7월 14~15일) 등 문화특별시 부천의 '문화바캉스 축제'가 막을 내렸다.21회를 맞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신하균·도경수 주연의 개막작 '7호실'이 예매 시작 30초만에 매진되는 등 58개국 289편의 판타스틱 영화가 상영되는 '역대급' 기록을 쏟아냈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비롯해 내로라 하는 영화배우들 참석자 면면도 역대급이었다.부천국제만화축제 역시 국내외 72개 기업 참여·비즈니스 매칭 270여 건·470만 달러 규모 수출 상담, 중국, 일본, 프랑스, 벨기에, 이탈리아, 홍콩, 말레이시아 등 세계 9개국 만화도시 간 네트워크 구축, 1천여명의 만화가와 2천여 명의 만화산업 관계자 참여 등 국제축제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특히 대한민국 최초의 국제 코스튬 플레이 축제인 제1회 경기국제코스프레페스티벌(GICOF)은 국제 관광형 문화축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큰 기대를 모았다.반면, 행사 곳곳에서 노출한 '옥에 티'는 각각 21회, 20회라는 '관록'을 무색케 했다.우선 영화제의 경우 13일과 23일 저녁에 펼쳐진 개·폐막식 보도자료를 다음날 배포해 수많은 언론으로부터 실소를 자아내게 했다.또 개막식 당일 최용배 집행위원장이 직접 초청한 인사조차 안내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가 하면, 지역 국회의원 4명 중 1명만 참석한 의전 문제, 영화제의 가장 중요한 행사인 레드카펫 행사는 무대 및 관객들 뒤쪽에서 입장하도록 해 영화제 초유의 '뒤통수 입장'이라는 오명을 낳았다.부천국제만화축제(Bicof) 역시 큰 성과를 뒤로하고 최대 관객층이라 할 수 있는 초·중·고교의 방학과 축제 기간의 '미스 매치', 전시체험 행사장은 오전 10시가 돼도 문을 열지 않는가 하면, 거꾸로 오후 4~5시면 문을 닫아버리는 무성의로 관람객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오는 9월 세계비보이대회(9월 22~24일), 전국 버스킹대회(9월 29~30일), 세계애니메이션페스티벌(9월 20~24일) 등 '문화바캉스 2부'에서는 반면교사가 되길 바란다. /이재규 지역사회부(부천) jaytwo@kyeongin.com이재규 지역사회부(부천)

2017-07-24 이재규

[노트북]후원금 안 받는 광명시장 출판기념회

"정치인의 출판기념회에서 돈 봉투를 받지 않은 것은 처음 봅니다."지난 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양기대 광명시장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광명지역 한 단체장의 말이다.양 시장은 이날 자신의 저서인 '폐광에서 기적을 캐다'의 출판기념 토크 콘서트에 앞서 1시간가량 사인회를 했다.책을 현장에서 산 참석자들이 양 시장으로부터 책에 사인을 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선 모습이 사인회 내내 이어졌다.그동안 봐왔던 정치인의 출판기념회와는 사뭇 다른 광경이다.저자와 인사를 나눈 후 축하 돈 봉투를 모금함에 넣는 모습을 흔히 봐왔으나 이날은 돈 봉투가 아닌 직접 구매한 책을 손에 들고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양기대 시장 측은 출판기념회를 준비하면서 이 출판기념회가 후원금 편법 모금 통로라는 비판을 아예 차단하기 위해 모금함을 설치하지 않았고, 돈 봉투도 받지 않기로 했다.대신 책 판매 코너를 설치하고, 현금이나 신용카드로 책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이날 준비한 저서 1천200권은 사인회를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모두 동났다.한 퇴직공무원은 "축하금으로 10만원을 내려고 준비해 왔는데 돈 봉투도 받지 않고, 돈 봉투를 넣을 모금함도 없어서 9만원을 주고 책 6권을 샀다"며 "다른 정치인들도 이 같은 출판기념회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양기대 광명시장은 이번 저서에서 '그동안 해왔던 모든 일의 중심에 사람이 있었고, 모든 기적은 사람이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돈 봉투를 받지 않는 신선한 출판기념회를 한 그가 다음에는 사람이 하는 어떤 바른 정치를 또 보여줄지 벌써 궁금하고 기대된다./이귀덕 지역사회부(광명)이귀덕 지역사회부(광명)

2017-06-13 이귀덕

[노트북]대화가 답이다

치킨(Chicken)게임. 1950년대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한 이 게임은 한밤중에 도로 양쪽에서 두 운전자가 자신의 차를 몰고 정면으로 돌진하다가 충돌 직전에 핸들을 꺾는 사람이 지는 경기를 일컫는다. 핸들을 꺾은 사람은 겁쟁이를 뜻하는 속어인 '치킨'으로 불렸다. 어느 한쪽도 핸들을 꺾지 않을 경우 두 운전자 모두 승자가 되지만, 결국 충돌하게 된다. '치킨게임'과 유사한 사례는 국민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국가 간·공공기관 간에도 나타났다. 그리고 양쪽 모두 몽니를 부리는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이 떠안았다.지난해 11월 말 대법원이 학교용지법에 명시되지 않은 개발사업에 대해 지자체가 징수한 학교용지 및 학교용지부담금을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돌려주라고 판결하면서 시작된 '학교용지부담금 반환 사태'도 그중 하나다. 대법 판결로 승기를 잡은 LH는 경기도뿐만 아니라 인천시, 세종시, 경상도 등 전국을 휘저으며 이른바 '도장 깨기'를 시작했다. 교육청도 신도시 내 신규 학교 설립을 위한 협의에 응하지 않는 방식으로 주택시장을 볼모로 잡았다. 파장은 대단했다. 신도시 내 분양이 전면 중단되면서 주택시장은 초토화되기 시작했다. 경기도의 경우 국민의 혈세로 원금 1조6천억원, 이자포함 5조여원을 당장 올해부터 LH에 돌려줘야 했다. 지방재정은 그야말로 파탄 위기에 처했다. 서로에게 득이 되는 것은 없었다. LH는 택지 판매 비용에 학교용지부담금을 포함했기 때문에 택지를 구입한 건설사 등에 이를 다시 돌려줘야 해 줄소송 홍역을 치를게 뻔했다. 지자체와 교육청은 수조원에 달하는 지방재정 파탄을 막을 수도 없는 상황에서 국민이 떠안아야 할 피해 규모만 부풀리고 있었다.양측의 갈등을 풀어낸 것은 어처구니없게도 '대화'였다. 국무조정실 주재로 테이블에 마주 앉은 양측은 그간 쌓였던 불만을 한꺼번에 쏟아내고는 중재안을 '그들 스스로' 도출했다. '치킨'이 되지 않으려 대법원까지 가며 치고받았던 그간 모습과는 대조적이었다. 결국 주택시장을 초토화 시키고 소송비용 등 세금만 날린 셈이다. '이제라도 해결됐으니 다행'이라는 식의 안일함은 안된다. 세금이 단 1원이라도 투입됐다면 치킨게임은 없어야 한다. '대화'로도 해결할 수 있음을 스스로 증명해 보이지 않았는가.전시언/사회부전시언 / 사회부

2017-04-27 전시언

[노트북]파주시 공직기강 왜 이러나…

파주시 공직기강이 '엉망'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자정'의 목소리가 높다.시장이 구속된 비상상황인데도 고위 공직자의 음식접대, 수뢰, 음주 운전, 늦장 행정 등 공무원 품위를 저버린 사건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이재홍 시장은 뇌물수수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아오다 지난해 12월 30일 징역 3년에 벌금 5천800만원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이 시장이 구속 직전 승진 인사한 A(55·4급) 국장은 지난 16일 오후 1시께 문산읍의 한 식당에서 업무 관련 업체 관계자들과 식사를 마치고 나오던 중 국무조정실 공직복무관리관실 소속 감찰반에 적발돼 20일 조사를 받았다. 감찰반은 식사 자리를 하게 된 경위와 '청탁금지법'을 위반했는지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17일에는 파주시청 산하 시설관리공단 이모(55·행정 4급) 씨가 뇌물수수 혐의로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에 구속됐다.이씨는 시설공단 소속 운전기사와 미화원 등을 민간위탁 방식으로 전환하는 업무를 맡으면서 지난달 초 민원인에게서 5천만원을 받은 혐의다.지난해 12월 19일에는 7급인 시청 직원 D씨가 음주 운전을 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D씨는 당시 면허 정지에 해당하는 혈중알코올농도 0.075% 상태로 운전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근 시 징계위원회에서 경징계인 '견책' 처분을 받았다. 지난달 2일 산림농지과 직원들은 적성면 어유지리 군부대 내에서 소나무 재선충병 의심 신고를 접수하고 시료를 채취했으나 2주일이 지난 뒤에야 연구소로 보내 '뒷북' 행정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파주시는 이달 2일 경기도의 재선충병 감염 사실 발표 뒤 부랴부랴 대책회의와 긴급방제를 하는 등 소란을 떨었다.시는 그러나 이 같은 사태에도 불구하고 '형사처분' 대상이 아니면 대부분 '경징계'에 그쳐 공직기강 확립에 미온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시민들은 "시장이 구속된 상황에서도 공무원들은 '제 할 것 다하고 논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공직기강 해이와 도덕 불감증이 우려된다"며 "바닥 모르고 추락한 파주시 공직사회의 도덕성을 되찾기 위한 자정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지적한다.시장 권한대행 김준태 부시장은 "최근 발생한 불미스러운 행동은 시정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시민들께 큰 실망감을 드린 심각한 사안"이라며 "엄정한 공직기강 확립을 위해 내부통제 기능을 강화하고, 지속적인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이종태 지역사회부(파주)이종태 지역사회부(파주)

2017-02-21 이종태

[노트북]독도 소녀상과 위안부 피해자 문제

폭풍 같은 1주일이었다. 지난 16일 경기도의회 연구단체 독도사랑·국토사랑회가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기 위한 '평화의 소녀상'을 독도에 세우겠다며 모금 활동을 개시한 게 단초였다. '소중한 우리 땅에도 소녀상을 세워 보자'는 데서 비롯된 작은 불씨는 일본 외무상이 바로 다음 날 "독도는 일본 영토라 수용할 수 없다"고 도발, 기름을 끼얹으며 불길이 확 치솟았다."부질없는 주장을 포기하라"며 일본 망언에 강하게 대응하고 나선 정부는 정작 '독도 소녀상'에 대해선 "성격이 다른 두 문제를 연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19일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동시에 지방공무원 신분인 도의원들이 모금 활동을 하는 것은 법에 위배된다며 제동을 걸었다. 정부의 진화에도 불은 쉬이 꺼지지 않는 모양새다. 한·일 양국의 시선이 독도와 소녀상에 집중됐고, 부산 일본 총영사관 앞 소녀상 문제로 귀국한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일본대사는 독도 소녀상이 불 지핀 양국 갈등 속 보름을 넘긴 24일 현재까지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치솟은 불길이 국내는 물론, 현해탄을 넘어 일본에서까지 타오르자 여론이 술렁였다. 중국과 사드 문제로 대치하는 현재, 일본까지 자극하는 게 누구를 위한 길이냐며 도의회를 향해 "철이 없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정치인들의 이슈몰이가 위안부 문제로 압박을 받던 일본에게 독도 문제라는 '출구'를 만들어준 셈이 돼, 시간이 많이 남지 않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사과를 받을 기회를 멀어지게 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러한 냉소에 "우리 땅에 뭘 설치하든 무슨 상관이냐"며 달아오르던 여론도, 도의회의 움직임도 '철없는' 행태로 치부되며 일순간 주춤해졌다. 분명 독도와 위안부 피해는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두 문제 다 일본의 잘못과 왜곡을 공통분모로 삼고 있지만 "왜 우리 땅인데 일본은 억지 주장을 하나" "왜 일본은 명백한 전쟁 범죄를 사과하지 않나"라는 비난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고도의 전략이 수반돼야 하는 문제다. 독도 소녀상이 '투트랙' 접근이 필요한 두 사안에 섣불리 불을 놨을 수 있다. 그러나 '실효 지배 공간'을 넘어 모두가 '소중한 우리 땅'이라고 외치는 곳에 바른 역사를 새기고 기억하자는 외침을 단순히 '철이 없다'고만 치부할 수 있을까. 각계가 머리를 맞대고 슬기롭게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지만 "일본 눈치 좀 안 보고 우리 역사, 우리 땅을 말하고 싶다"는 염원마저 뒷전이 돼 버려선 안된다. /강기정 kanggj@kyeongin.com강기정 /정치부

2017-01-24 강기정

[노트북]시흥시 역점 시책사업 특정인 것 아닌, 시민의 것이다

최근 시흥시가 추진하고 있는 역점 시책사업이 시흥시의회의 제동으로 좌초됐거나 좌초될 위기에 처해 있다.예산이 전액 삭감되거나 일부 사업은 '공수표'사업으로까지 낙인이 찍혔다. 그러나 그 배경이 시민의 입장이 아닌 특정 공직자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란 소문이 나돌고 있다.시흥시의회 한 시의원의 말을 빌리자면 소문이 아닌 사실이다. 한 시의원은 대놓고 "시흥아카데미나 잔디 사업은 특정 공직자 A씨의 시장 출마를 위한 사조직 사업"이라고 했다며 그래서 하면 안되는 시책사업이란다. 여·야 일부 의원 모두 비슷한 뉘앙스로 A씨가 추진해온 사업에 대해 타과 이첩이나, 사업에 제동을 걸고 있다. 견제 정치가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다.더욱이 최근 시의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과정에서 드러난 사실인데 천연잔디 사업을 비판한 시의원이 주도해 만들어진 천연잔디 구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것도 잔디사업 추진부서가 아닌 타과에 예산(7억원)을 세우라고 주문까지 했다. 그러나 11억원의 공사비로는 예산이 부족했고 결국 잔디사업 추진부서가 나서 반가격(4억9천만원)에 구장을 조성했다. 하지만 이 구장은 잔디 부서가 만든 구장이 아닌 시의원이 만든 구장,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가 됐다.시흥아카데미 특정 교육 영상도 최근 동영상 검색 건수가 70만뷰 이상 오르는 등 인기가 폭발적이다. 내용이 알차다는 대외적 평가다.12월 5일 A씨 부서의 예산 심의에서 결정되겠지만 의회는 이 사업도 A씨가 근무하는 부서가 아닌 타 부서에서 해야 한다는 식이다. 그 이유도 A씨의 '시장출마설'을 꺼내 시민을 위한 시책사업을 마치 A씨의 사조직 사업이라 지칭하며 사업을 막아서고 있다. 시의회가 42만 시흥시민을 위한 정책인지에 판단을 해야 함에도 그가 하면 '불륜'이라는 정치를 하고 있는 셈이다. 시흥시민들도 이제 무엇이 오른 지, 의회가 잘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진짜 그의 사조직 사업인지에 대해 판단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 학교 운동장에 천연잔디를 심으면 혜택을 보는 이는 시민일 것이며 무료로 특수분야의 기술을 배울 기회의 선택권도 시의원이 아닌 시민에게 있는 것 아닌가. 시흥/김영래기자 yrk@kyeongin.com김영래 지역사회부(시흥)

2016-12-01 김영래

[노트북]산자(者)의 공덕비?

파주시 임진각에 송달용(82) 전 파주시장 공덕비 건립이 추진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송 전 시장은 파주 출신으로, 1958년 경기도청에서 공직을 시작해 1·2대 민선 파주시장을 거쳐 2002년 6월 45년 공직생활을 마감했다.1971년 초 파주군 내무과장으로 파주와 첫 공직 인연을 맺은 그는 남북적십자 회담을 앞두고 통일로 변 무허가주택 정비사업을 깔끔하게 처리하는 등 탁월한 행정능력을 인정받아 1975년 파주 부군수, 강화 부군수, 파주시장, 고양시장으로 승승장구하며 후배 공무원들의 신망을 한몸에 받았다.1992년 말 고양시장을 끝으로 공직을 떠난 그는 잠시 일반인으로 돌아갔다가 1995년 민선 1기 파주시장 선거에 나서 내리 2선을 역임하며 파주시 발전에 크게 공헌했다.특히 민선 파주시장 7년 중 1996, 1998, 1999년 사상 최악의 집중호우와 2000년 구제역 파동 등 좌절과 시련 속에서도 지역균형 발전방안을 담은 '파주도시기본계획'의 완성 등 낙후 접경지역 파주를 희망의 도시로 탈바꿈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이렇듯 파주시는 곳곳에 송 전 시장의 땀과 노력이 배어 있다. 그렇지만 그가 생존해 있는 지금 임진각에 공덕비를 세운다는 것은 다시금 생각해 볼 일이다. 공덕비는 공덕 대상이 생존해 있을 때 설치하는 특이한 경우도 있긴 하지만, 주로 후세대가 주민들을 위해 노력한 목민관의 공덕을 치하하고 기리기 위해 설치한다.송 전 시장은 그동안 지역사회에서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 왔지만 몇 번의 지방선거에서 특정 후보를 드러내놓고 지지하거나 강하게 비난하며 지역 분란의 한 축에 섰던 적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현재 임진각에는 실향민을 위한 망배단과 6·25전쟁에서 참전용사, 학도의용군이 진격하는 장면, 이들의 이름이 새겨진 '6·25 참전기념비'가 있을 뿐이다.공덕비 추진단체는 송 전 시장의 공덕비 건립에 대한 여론을 다시 한 번 수렴하길 기대한다. /이종태 지역사회부(파주)dolsaem@kyeongin.com이종태 지역사회부(파주)

2016-11-16 이종태

[노트북]경기북부지역 공직자들이여 용기를 가져라

6·25전쟁 이후 60년이 훌쩍 넘는 동안 이곳 경기북부지역은 접경지역이라는 지리적 특성으로 따뜻한 남쪽만 향하는 정부의 개발 정책에 늘 소외 될 수 밖에 없었다.아버지는 집안을 책임져야 할 남쪽의 큰아들을 위해 소 팔고, 땅 팔아 온갖 지원을 아끼지 않았지만 북쪽에 내팽개쳐진 막내 딸을 위해서는 이따금 씩 등 뒤로 건네는 알사탕이 전부였다.딸은 큰 오빠 몫을 나에게도 좀 나눠달라는 이야기조차 꺼낼 수 없는 환경 속에서 자라왔던 터라 "어딜 감히!"하는 아비의 호통 한 번에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살아 왔다.이제 연약하고 착한 막내딸도 아비를 향해 나에게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구할 때다.의정부시를 비롯한 경기북부지역 지자체의 공직자들은 수십 년 간 아비의 사랑을 독차지한 수원과 성남, 용인 등 큰 오빠의 몫을 나눠 달라고 아비에게 덤벼들어야 한다.기자가 수원에 근무할 당시 수원시청 공무원들은 걸핏하면 정부의 무능함을 일러바치면서 대놓고 기사화를 요구하기까지 했다.그러나 여리고 착하기만 한 막내딸은 아직도 아비가 무서운가 보다.지역 개발과 연관된 정부를 향한 비판 기사를 취재할 때면 어김없이 이 지역 공직자들은 "정부의 심기를 건드리지 말아 달라"고 요청한다.바야흐로 때는 지방화시대다.더 이상 아비를 무서워 할 이유가 없다.39번국도 확장도, 미군공여지를 비롯한 국방부 소유의 토지 개발도, 정부가 저질러 놓은 일이니 정부가 나서서 해결하라고 용기를 갖고 외쳐야 한다.이제 경기북부지역 공직자들은 가여운 막내딸의 굴레를 벗고 큰 오빠가 아비에게 덤벼드는 것처럼, 안병용 의정부시장이 추위를 아랑곳 않고 1인 시위에 나섰던 것처럼.의정부시청 앞 잔디광장을 떠나 광화문과 세종시로 달려가 필요한 것을 당당하게 요구해야 할 때다. 우는 자식에게 젖 한번 더 물리는 부모의 심기를 건드려야 한다./정재훈 지역사회부(의정부)정재훈 지역사회부(의정부)

2016-10-31 정재훈

[노트북]시흥아카데미 더이상의 딴지는 없어야 한다

지난 7월 12일 기준 562편 강의 송출, 유튜브를 통한 강의 조회수 51만 시흥아카데미의 현재 성적이다.그러나 때만 되면(?) 어김없이 뭇매를 맞는다. 예산까지 삭감될 뻔 했고, 사업을 추진하는 부서는 사업을 추진한다는 이유에서 관련 업무 전반에 대해 행정사무감사 철이면 어김없이 감사 대상이 됐다. 단지 "왜 그것을 특정부서에서 추진하느냐, 그래서 예산지원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특정 인사가 사업을 개발, 추진하고 있는 것도 이유 아닌 이유이다. 시민의 입장에선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시흥아카데미는 시 정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정책의 초기 기획단계부터 정책의 실행, 모니터링까지 시민과 함께 학습하는 적극적인 개념으로 탄생됐다. 한마디로 시민, 공무원, 전문가 등이 학습을 통해 소통하고 정책을 생산·결정·평가하는 새로운 형태의 거버넌스(Governance) 모델이다.지난 2012년 스웨덴학교를 시작으로 백년정원학교, 생명사랑학교, 축제학교, 모내기글방, 배곧숲학교 등 시민들에게 다양한 정책학습이 이뤄졌다. 현재 33개 학교가 개설됐다. 개설된 학교는 면접을 통해 수강생을 뽑고 강의를 통해 그 분야의 전문지식을 배운 졸업생들은 시민자치 동아리를 만들어 지역사회를 위해 활동하게 되는 방식의 학교다.한 예로 배곧숲학교 졸업생들은 학교에서 배운 조경기술을 동아리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에서 공원을 만드는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 중이다. 시흥아카데미는 누구나 온라인으로 접할 수 있다. 지자체 최초의 시스템이다. 하지만 특정부서, 특정 인사가 사업을 추진한다고 해서 매번 '딴지'가 걸린다. 또 그 인사가 추진하는 다양한 정책사업에 대해서도 성패를 떠나 '부정적 평가'가 붙는다. 지난해 시흥아카데미 졸업생들의 경연대회가 법의 심판을 앞두고 있지만, 잘한 건 잘했다고 바른말 하는 자세도 필요하지 않겠나./김영래 지역사회부(시흥)김영래 지역사회부(시흥)

2016-10-12 김영래

[노트북] 시흥 게이트 의혹 더이상은 안된다

시흥시가 일부 예산지원 행정에 있어 '게이트 의혹'이 끊이지 않고 제기되고 있다.수억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의 혈세를 집행하면서 원칙도 기준도 없다는 의혹이다. 사업주체에 따라 혈세 지원도 가려진다는 말까지 나온다. 여기서 구체적으로 거론하지는 않겠지만, 말도 안되는 예산지원에 대해 여론 뭇매에도 꿋꿋하게(?) 연속해서 지원 하거나 특정 단체에 지원되는 특혜 아닌 특혜행정이 판치고 있다. 그렇다면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기획하는 공무원의 잘못인가? 수장인 시장의 잘못인가? 아니면 감시 못하는 시민의 잘못인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여기에 최근 지역에서 또 다른 특혜성 풍문이 들려온다.시흥시가 다음 달 1일 제28회 시민의 날을 기념해 '多가치 운동하자'를 기획했는데 시민 3천여명이 참석할 예정인 이번 행사에 앞서 시흥시가 동마다 액수는 다르나 수천만원의 예산을 지원했다. 문제없이 행사를 준비하는 곳도 있지만 일부 동에서는 시작 전부터 말들이 많다. 지원된 예산이 동민들을 위해 집행되어야 하나, 막상 잔치를 치렀을 때 그 지원된 돈만큼 풍성하지 못하다는 말이 봇물을 이룬다. 일부 동에선 특정 인사가 예산 집행을 좌지우지 하다 보니 예산을 뒷주머니로 챙긴다는 말까지 나온다. 문제는 시민 화합잔치에 지원한 예산이 잘못됐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지원이 됐다면 어떻게 사용되는지, 공평하게 나눠질 수 있도록 행정기관에서 관리 감독을 잘 해야 한다는 말이다. 우는 아이에게 젖 물리듯 주는 선심성 예산집행은 말도 안된다. 이제라도 시흥시가 각종 예산지원 행정에 대해 투명하지 않은 부분이 없는지 살펴, 문제가 있다면 바로 잡아야 할 때다. /김영래 지역사회부(시흥) yrk@kyeongin.com김영래 / 지역사회부(시흥)

2016-09-29 김영래

[노트북] 고질화 된 '저질 활성탄' 이번엔 제대로 치료하자

몸에 병이 났을 때 치료시기를 놓치면 합병증이 생기거나 만성질환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제때 필요한 이유다.이는 행정에도 적용된다. 문제가 있는 정책이나 절차를 제때 바로잡지 못하면 문제는 고질화되고 그 피해는 결국 국민들이 감수해야 한다.'저질 활성탄' 문제가 처음 불거진 것은 지난 2004년이다. 수돗물 정수과정에서 정화제로 쓰이는 활성탄 납품 과정에서 규격미달 제품을 정수장에 납품한 업자들이 검찰에 적발된 것이다. 당시 검찰은 활성탄 납품과정에서 품질검사 부실 등 과실을 발견해 이를 산업통상자원부에 통보했다. 이후 산자부는 비위 직원의 징계조치를 하고 한국수자원공사(K-water) 등 정수장 관련 공공기관들과 함께 불투명한 활성탄 납품과정을 재정비했다.그런데 10여 년이 지난 올해 '저질 활성탄' 논란이 재점화 됐다. 양상은 2004년 때와 판박이였다. 활성탄 취급업자들은 경기도뿐만 아니라 전국의 정수장에 품질이 떨어지는 중국산 활성탄을 납품했다. 수자원공사는 물론, 조달청·중소기업청 등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공공기관 모두 품질검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심지어 납품업체 및 검사기관 간에 금품거래가 이뤄진 정황도 포착됐다.경인일보는 지난 8월 16일 도내 정수장에 저질 활성탄이 사용됐다는 첫 보도 이후 근 두 달 동안 활성탄 납품업체, 관피아, 수상한 검사기관, 유연탄 대신 쓰인 무연탄 등 업계에 만연해 있는 활성탄 납품 비리에 대한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었다. 지속적인 보도가 이뤄지자 수자원공사는 물론, 중기청·조달청 등 관련 공공기관들은 TF팀을 만들고 내부감사를 실시하는 등 일제히 활성탄 납품 과정의 정비에 나서기 시작했다.국민들은 최소 12년 동안 수도요금을 꼬박꼬박 내고도 '저질 활성탄'으로 정수된 물을 공급받았다. 그동안 정부와 지자체 등은 음용 캠페인까지 벌이며 수돗물의 안전성을 장담해 왔지만, 실제론 이 물 자체가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있던 것이다.이제 한 번 더 기회가 주어졌다. 고질화된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전화위복의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만약에 이번에도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적당히 넘어간다면 국민들은 영원히 '먹는물(수돗물)'을 불신할 것이다. /전시언 정치부 cool@kyeongin.com전시언 /정치부

2016-09-20 전시언·정치부

[노트북] '1분의 여유' 그늘막 쉼터

지난 8월 백경현 구리시장은 민생탐방인 간부공무원 로드체킹 현장에서 유동인구가 많은 신호등 앞에서 대중버스를 대기중인 시민들이 폭염속에서 햇빛을 피하지 못하고 힘들어 하는 것을 보았다.8월초부터 35도를 웃도는 유례없는 폭염으로 인해 지친 시민들이 가로수도 없는 신호등 앞에 서 있는 것은 고통 그 자체이다. 이에 백시장은 시민들이 잠시라도 햇빛을 피할 수 있는 방법으로 임시 그늘막 쉼터를 착안했다.이에따라 시는 지난 22일부터 주요지역인 수택동 등 17개소에 '1분의 여유'를 갖자는 그늘막 쉼터를 설치하고 폭염경보 해제 시까지 운영키로 했다.시민들의 반응은 좋았다.교문동에 거주하는 김모(53)씨는 "횡단보도를 건너기 전에 1분 정도 신호등 앞에 서 있을 때는 무더위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 짜증스러웠는데 이번에 잠시나마 그늘막 쉼터에서 뙤약볕을 피하면서 기다리는 여유가 있어 기분이 좋았다"며 "쉼터에서 주민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느껴지고 무엇보다 소중한 공간을 마련해 준 시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시에 따르면 지난 8월은 유례없는 폭염으로 인해 지자체마다 요란한 행정 지원 방침을 밝히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가장 확실한 행정은 시장이 직접 현장을 찾아 시민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보고 듣고 문제점을 파악해 해결하는 것이다. 시민에 대한 작은 관심과 배려가 살기 좋은 시를 만드는 지름길이란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다.백경현 시장은 "현장에 답이 있다, 로드체킹 민생탐방 행정이 작지만 시민에게 큰 기쁨으로 받아들인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그늘막 쉼터는 공직자로서의 책무인 주민을 배려하고 생각하는 작은 실천으로 앞으로도 시민불편사항에 대해서는 즉시 시정하는 세심한 현장행정을 지속해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시에 대한 신뢰도는 시장을 비롯해 전 공직자가 시민에게 믿음을 줄 때 이루어 질 수 있다. /이종우 지역사회부(구리)ljw@kyeongin.com이종우/ 지역사회부(구리)

2016-09-05 이종우

[노트북] '장애인단체 시위' 광명시장의 진정성

"양기대 시장과 광명시가 내년까지 특장차 증차를 약속해서 기쁘게 생각한다" " 앞으로 장애인 이동권 보장과 장애인 복지를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할 테니 지켜봐 달라."김태균 광명 장애인자립생활센터장과 양기대 광명시장이 장애인 이동차 증차를 약속하고, 시위를 중단키로 협의한 후 서로 건넨 말이다.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광명시장애인자활센터 회원 50여 명이 지난달 28일부터 장애인 이동차 증차를 요구하면서 광명시청 본관 입구에서 벌인 시위가 지난 3일 끝났다. 7일 만이다.광명시와 이들 단체가 서로 협의를 통해 한 발짝씩 양보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극적인 타결(경인일보 8월 4일 자 21면 보도)이 이뤄졌기 때문이다.가마솥 같은 불볕더위 속에서 이번 시위가 진행돼 자칫 장애인과 시위 저지에 나선 젊은 의경들이 몸을 상하지 않을까 염려하는 시선이 많았다. 그러나 큰 마찰 없이 시위가 마무리됐다.장애인들은 시위 첫날에만 본관 진입을 시도하면서 이를 저지하는 시 공무원과 경찰과 극한 대치 상황을 빚었을 뿐 이후 시위가 끝날 때까지 과격(?)한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하계휴가(1~3일)도 반납한 채 이번 협상을 이끈 양기대 시장의 태도도 화제다. 시위를 피하거나 못마땅해 하지 않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소통하려는 자세를 보이면서 협의에 나섰기 때문이다.장애인 등 약자를 보호해야 하는 것은 사회적 의무이고, 책임이다. 아직 우리 사회에서는 약자에 대해 배려나 우대를 나 몰라라 하는 경우를 종종 보는 것이 사실이다.이번 시위에서 장애인들은 막무가내식 주장이 아닌 협의를 통한 타협의 성숙한 모습을 보여줬고, 양기대 시장 등 광명시도 이해를 통한 협력의 자세로 나서는 진정성을 보였다.우리 사회가 편견 없는 약자 우대를 생활화할 날도 멀지 않았다는 희망을 가져본다. /이귀덕 지역사회부(광명) lkd@kyeongin.com이귀덕 지역사회부(광명)

2016-08-08 이귀덕

[노트북] 인사(人事)는 만사(萬事)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말이 있다.어느 조직이든 간에 인사는 그 조직을 탄탄하게 할 수도 무너지게 할 수도 있다. 공직사회가 인사철만 되면 인사권자의 판단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된다. 요즘 시흥시가 이런 형국이다.이달 정기인사를 앞두고 누가 서기관으로 진급할지, 서기관 진급으로 빈 사무관 자리는 누가 차지할지가 최대 관심사다. 이와 함께 청외기관(?) 인사도 심심한 안줏거리가 되곤 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무거운 이야기로 확대되고 있다. 역대 부시장이 청외기관 수장으로 내정됐다는 소문이 난 뒤 찬성여론도 있지만 부시장 시절 시흥발전을 위해 무엇을 했는가에 대한 반대여론도 속속 터져 나온다. 또 도(道) 인사가 시에서 진급을 노린다는 소문, 그 자리에는 또 다시 도(道) 인사가 내려온다는 소문. 여기에 도(道)는 도 인사로, 시(市)는 철저히 시 인사로 인사적체를 해소해야 한다는 의견도 잇달아 나오고 있다.그러나 인사권은 한 사람이 가지고 있다. 시장이다. 인사예고가 나가면 끝이고 앞서 터진 소문은 소문으로 끝난다. 하지만 잘한 인사와 잘못된 인사의 성적은 곧 나타나게 된다. 지금까지 시흥시 인사는 대부분 적정하게 이루어졌다는 내외부 평가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 인사를 앞두고 공직사회를 비롯해 시민사회가 유독 관심이 크다. 모 기관의 경우 초대 원장의 사퇴로 기관 안정이 늦춰지고 그 여파가 지금까지 남아있다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에 그 수장의 주인은 능력자가 발탁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또 시 행정의 축인 서기관 인사는 분야별 조직의 대표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는 공직자가 그 자리에 올라 조직을 이끌어야 한다.도(道) 인사, 시(市) 인사를 떠나, 또 일명 '짬밥'순으로 그 자리가 채워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그들이 생각하는 인사만사(人事萬事)이다. /김영래 지역사회부(시흥)/yrk@kyeongin.com김영래 지역사회부(시흥)

2016-08-08 김영래

[노트북] 온 마을이 힘을 합쳐 논을 되살려야

"큰 일이 발생하기 전엔 작은 징후들이 반드시 존재한다고 하잖아요."하인리히의 법칙. 지난해 7월부터 1년 가까이 취재원들에게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이다. 이천 SK 하이닉스 주변에 있는 논에서는 몇 년 전부터 벼가 뿌리부터 까맣게 썩으면서 서서히 말라죽고 있었다. 이러한 '농경지 황폐화' 현상은 결국 논에 심은 벼 전체를 썩게 했다.사실 농민들을 비롯해 이천시와 SK하이닉스는 이러한 징후를 미리 감지했었다. 1990년대 말부터 증상이 시작됐다는 농민들의 증언, 이천시와 SK하이닉스 등에 접수된 민원, 환경부의 수질오염 우려 경보 등이 그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징후들은 모두 덮어졌고, 논은 썩을대로 썩어 3년 전부터 벼농사를 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사실 지난해에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있었다. 경인일보의 취재가 시작되자 이천시는 피해 농민과 SK하이닉스를 협상 테이블에 앉혔다. 그런데 여기서는 보상 문제만 이야기될 뿐 사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할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더구나 이천시는 '민사에 관여하지 않는다'며 책임을 회피했다. 어영부영 넘어가는 모습에 '이러다 SK하이닉스 주변 논이 모두 썩어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지난해 겨울을 보내고 올 3월부터 주기적으로 이천 현장으로 달려가 농민과 주민, 부동산중개소 등을 취재하며 해당 논에 모내기하기만을 기다렸다. 그러다 논 주변에 건물들이 올라가고, 올해부터 농사를 포기했다는 농부의 이야기를 전해 듣고는 '논이 썩어가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그리고 지난달부터 SK하이닉스 주변의 논이 황폐화 되고 있다는 기사가 수차례 나온 뒤에야 SK하이닉스와, 경기도, 이천시 등은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해 발표했다. 하지만 대책이 나왔다고 논이 곧바로 정상화되는 것이 아니다. 땅을 되살려 다시 벼를 키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오염된 논을 회복시키는데 온 마을이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전시언 정치부 cool@kyeongin.com전시언 정치부

2016-07-05 전시언·정치부

[노트북] 시정 발목만 잡는 여주시의회

원경희 여주시장의 임기가 절반이 지나가는데 좀처럼 시정에 탄력을 받지 못하는 모양새다. 이 부분에 다양한 의견이 있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 시의회와 관계 설정이 부족한 부분이다. 최근 여주시의회는 제20회 임시회 추경 예산안 중 '세종인문도시 명품여주' 관련 예산 3억여 원을 전액 삭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말 본예산에서도 관련 예산 일부를 삭감했다. 이유야 '예산이 너무 많다', '정책의 접근 방법이 잘못됐다'는 등 시의회로서는 시정을 꼼꼼히 따져 시민을 위한 방향으로 예산안을 의결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 내면을 들어가 보면 정책의 가치와 실천 의지보다는 개인적 판단과 '반대를 위한 반대'라는 측면이 강해 보인다. 일례로 회의록을 보면 세종인문도시 사업보다는 택지개발, 산업단지 건설, 일자리 창출, 교육 및 복지 인프라 확충 등 '돈이 도는 여주'를 강조하고 있다. 이에 반하면 예산을 받기란 어려움이 따른다.'세종인문도시' 사업은 하드웨어적인 성과보다는 소프트웨어적 측면이 강하다. 원경희 시장은 본지 '자치 단상' 기고(5월 24일자 13면)를 통해 '왜 세종 인문 도시인가?'라는 설득력 있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각종 규제 등으로 인한 부정적 패배의식을 뛰어넘어 시민의 자긍심을 함양하고, 여주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새로운 발전 패러다임, 그것은 바로 세종 인문도시 명품 여주를 만드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세종대왕의 애민과 창의 정신을 바탕으로 공직자와 시민의 의식 변화를 통해 '사람 중심의 시민이 행복한 도시'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드웨어적 성과물이야 토목전문가와 예산만 있으면 만든다. 하지만 정신적인 측면은 다르다. 역사의 반복된 실수를 하지 않으며, 갈등을 해결하고 모두가 꿈꾸는 대동의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그런데 시의회는 여기에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고 있다. 이번 총선으로 정병국 국회의원이 5선의 영광을 안았다. 원경희 시장과 시의회 7명 중 5명이 모두 새누리당이다. 무엇이 문제인지 정치적 차원에서 해결점을 찾아보고 싶은 것은 기자의 욕심일까? /양동민 지역사회부(여주)양동민 지역사회부(여주)

2016-05-30 양동민

[노트북] 학대를 당한 부모들의 심정

"패륜아에게 벌을 주기 싫은 것보다 '패륜아의 부모'가 되기 싫은 겁니다."5월을 맞아 가정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해 쓴 기획기사 '버림받는 노인들'을 읽은 한 독자의 말이다.노인학대 문제에 대해 취재해보니 학대받은 부모들 대부분은 자식을 탓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식을 그렇게 키운 본인을 탓했다. 그들은 끝까지 부모였다. 하지만 자식은 달랐다. 병든 부모를 병원에 모셔가 치료를 받게 하기는커녕 굶기거나 폭행하고 심지어 살해하는 엽기적인 일을 저질렀다. 그래도 부모는 이런 사실을 감추기에 바빴다. 심지어 '짐이 되기 싫다'는 이유로 부모가 스스로를 방치 하다가 목숨을 끊는 경우도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아동학대는 피해 아동이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공권력의 개입이 가능하지만, 노인학대는 피해자가 '성인'이어서 가해자의 처벌을 원치 않으면 공권력의 개입이 어렵다. 이런 점에서 노인학대는 아동학대와 큰 차이를 보인다.노인들의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정부와 지자체는 현재 노인학대 대응에 소극적이다. 노인복지법에는 학대 피해 노인을 발견·보호·치료하는 '노인보호전문기관'을 각 광역지자체에 의무 설치하게 돼 있는데, 경기도의 경우 의정부, 부천, 성남 단 3곳에서 125만4천 명의 노인을 담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이들이 학대로부터 벗어나 일시적으로 머물 수 있는 쉼터도 단 두 곳만 설치돼 있고, 한 곳당 정원은 5명에 불과하다.경인일보가 노인보호전문기관 문제에 대해 지적한 이후 경기도의회에서 이 부분을 집중 추궁했고, 도는 보건복지부에 건의해 노인보호전문기관 1곳을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 또한 미봉책에 불과해 보인다. 이보다 더 세부적이고 지속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지역 내 협력체계 구축과 노인학대 전수조사를 해야 한다. 아동학대 대응 때처럼 학대를 당한 피해자 재조사와 병원 기록을 통한 조사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정치·행정 등 전 분야의 협력체계가 필수적이다./전시언 정치부전시언 정치부

2016-05-16 전시언·정치부

[노트북] 시흥시의회에 바란다, 시민을 위한 정치

시흥시의회가 요즘 뒤숭숭하다. 후반기 의장 선출을 두달여 남겨놓은 시점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한 의원이 최근 탈당하고 나서 여야 6대 6 구도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같은 당 소속 의원도 탈당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여·야간 '약속정치'가 과연 지켜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앞서 제7대 의회는 출범 후 여야 6대 6 동수 상황에서 협의 추대 방식으로 전반기 의장에 새누리당 소속 윤태학 의원을 선출했다. 당시 후반기 의장 몫은 더불어민주당 쪽에서 가져가는 것으로 여·야간 합의했다. 그러나 최근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한 의원이 탈당하면서 시흥시의회의 구도가 새누리 6, 더민주 5, 무소속 1 로 변동됐고 탈당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또 다른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도 당을 탈당할 경우 새누리 6, 더민주 4, 무소속 2가 된다.하지만 이 같은 변화전 후반기 의장은 야당 몫이었다. 현재 시의장 또한 후반기 의장 선출에 대해 "약속은 약속이다, 후반기 의장은 더민주 측의 몫이며, 가져가는 것이 맞다"고 소신 발언했다.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도 '약속정치'가 실현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반면, 여당 소속 의원들은 이 같은 우려(?)에 대해 별다른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여당 일부 인사가 의장이 될 것이라는 소문도 무성하다. 더욱이 앞서 협의가 됐더라도 표결을 거쳐야 하는 상황에서 약속정치가 실현되지 않을 경우 여당의 인사가 후반기 의장에 오를 수 있다는 여론도 형성되고 있다. 과연 후반기 의장 자리의 왕관을 누가 쓸 것인지는 두고봐야 할 것이지만, 시흥시민을 위한 의정활동에 임할 수 있는 의장이 후반기 의장으로 선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시흥시정에 대한 일방적인 반대, 권력을 위한 자리 싸움이 일어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하며 일부 시의원의 탈당 또한 후반기 의장 선출에 악용 되어서도 안된다.이 시점에서 시흥시의회 소속 의원들 모두가 시흥시민을 위한 정치, 시흥시정을 위한 정치를 했으면 한다./김영래 지역사회부(시흥)김영래 지역사회부(시흥)

2016-05-09 김영래

[노트북] 여당 시장, 야당 국회의원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접경지역 특성상 전통 보수지역인 파주시의 정치 풍향계가 크게 변화하고 있다.4·13 총선에서 운정신도시로 대변되는 갑 선거구는 물론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에 걸려 있는 을 선거구까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차지했기 때문이다.을 선거구는 무소속 후보의 여당표 잠식이 당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고는 하지만 대한민국 국회의원 선거 사상 처음으로 진보성향의 야당이 접경지역에서 승리하는 이변이 나타난 것이다. 이번 선거는 원주민 거주 지역인 농촌은 아직 새누리당이 어느 정도 세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아파트단지로 일컬어지는 도심지역은 야당이 월등하게 앞섰다. 특히 LG디스플레이 등 대규모 산업단지가 들어선 지역은 야당이 여당을 2배 이상 크게 앞지르며 선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이같이 전통 여당 텃밭에서 야당이 승리하면서 새누리당 이재홍 파주시장도 야당 국회의원과의 새로운 관계정립이 필요한 상황이 벌어졌다.그동안 공식적으로는 만나지 않았던 야당 당선자와의 만남이 다소 어색할 수도 있겠지만 당장 내년도 국비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보니 빠른 시일 내 만나야 할 것이다.도농복합도시인 파주는 신도시 개발과 밀려드는 공장 등 개발압력이 거세지면서 사회간접시설 확충이 매우 시급하지만 예산 규모가 적어 국비 확보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이를 두고 지역 정가에서는 이 시장이 야당 국회의원에게 어느 정도까지 시정 정보를 공유할 것인지 궁금해하고 있다.더군다나 이 시장은 현재 뇌물수수와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고 보니 민감한 개발정보 등은 야당 국회의원에게 공개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그러나 파주시장도, 국회의원도 모두 파주시민이 직접 뽑아 준 시민의 일꾼일 뿐이다. 부디 여당, 야당을 떠나 오로지 파주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 상호협력해 주길 간절히 바랄 뿐이다./이종태 지역사회부(파주)이종태 지역사회부(파주)

2016-04-18 이종태

[노트북] 아보전 상담원부터 구해야

아동보호전문기관(아보전) 상담원들은 '슈퍼맨'이어야 했다. 아동 학대 예방 교육부터 현장 조사, 학대 여부 판단, 피해 아동 관리와 사후 조치까지 모든 일이 상담원들의 몫이었다. 슈퍼맨은 어떤 상황에서도 묵묵히 아동 학대라는 '악'에 맞서 싸워야 했다. 아이를 지키지 못하면 사회의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살릴 수 있었는데 아보전이 제대로 못 했다"는 손가락질을 견뎌내야 했다.대부분 대학을 갓 졸업한 20대 여성인 아보전 상담원들은 아동 학대 현장에 나갈 때마다 각종 폭언과 폭력 위협에 시달리기 일쑤다. 관할 지역이 워낙 넓어 왕복 5시간을 오가는 '출장' 상담도 부지기수다. 주 40시간 근무를 원칙으로 하는 근로기준법이 무색하게, 야근과 휴일 업무를 거듭하며 족히 70시간을 근무한다."일하는 게 두렵고 너무 힘들다"는 상담원들의 고충이 고스란히 사회보호망의 구멍으로 이어지고 있다. 아이 이름 외우기에도 벅찬 상담원들은 채 2년을 버티지 못한다. 피해 아동은 얼굴을 익힐만하면 바뀌는 상담원들에게 마음의 문을 열지 않는다.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지길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보호망에 생긴 구멍이 커질수록 사각지대에 방치된 아이들이 늘어간다.아이들을 학대로부터 구하려면 이들 슈퍼맨이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분야별로 업무를 세분화하고 필요 인력과 기관을 확충해 보호망을 더 촘촘히 짜야 한다. 충격적인 학대 사건이 사회를 뒤흔들 때마다 정부는 대책을 내놓고 체계를 보완했지만, 부천에서도 평택에서도 아이의 죽음을 누구도 막지 못했다.아버지의 학대 끝에 맨발로 탈출한 인천 11살 소녀와 계모의 학대로 숨진 평택 신원영군 사건을 계기로 정부는 지난 29일 범정부 아동학대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많은 것을 담았지만, 아동 학대 방지의 '최첨병'인 아보전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은 빠져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반짝' 대책이 되지 않도록 근본에서부터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SOS'를 외치는 슈퍼맨부터 구해야, 슈퍼맨이 보호하는 아이들도 구할 수 있다./강기정 정치부강기정 / 정치부

2016-03-30 강기정·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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