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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 시민의 분노 이해한다

국방부는 2011년 3월29일 '미군기지 이전사업 2016년까지 이전 완료' 제목의 보도자료를 냈다. 이전을 얼마나 열심히 하려는지 한 문장에서 '이전'이라는 단어를 2차례나 썼다.A4용지 한 장 분량의 보도자료는 "미군기지 이전사업을 韓·美간 긴밀히 협력해 2016년까지 사업을 완료할 예정이다"로 마무리됐고 이후 철저히 맹신됐다. 동두천시민들이 "2016년까지 캠프 케이시가 이전한다"고 믿는 근거가 됐다.하지만 3년6개월이 지난 현재 캠프 케이시에는 여전히 마블 코믹스(Marvel Comics·미 만화책 출판사)의 영웅들처럼 '건장(健壯)'한 미군들이 주둔해 있고, 주민들이 입버릇처럼 이야기하던 2016년 이전은 2020년대 중반 이후로 보류됐다. 국방부가 동두천 시민에게 '건장(乾醬)'을 제대로 멕인(먹이다의 화성지역 방언) 것이다.문제는 잔류 결정 과정이 전혀 예측 가능하지 않았다는데 있다. 주한미군 재배치 계획이 담긴 한미연합토지관리계획(2004년 12월17일 발효)상에 캠프 케이시의 반환연도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다. 대신 "이전은 양 당사국 국가지도부의 결정에 따라 시행될 것(~executed based on decisions by the national leadership of both Parties)"이라는 '주(Note)4'로 처리돼 있다.즉, 미 군당국이 반대하면 주둔하는 것이다. 이같은 잔류 가능성은 주민들에게 제대로 설명되지 않았다. 정부 당국은 "미군을 2016년까지 평택으로 이전할 계획이나 캠프 케이시 등 몇몇 부대의 경우 한미 연례안보협의회의(SCM) 등의 결과에 따라 잔류할 수도 있다"고 설명됐어야 했다.그래야 적어도 뒷통수를 맞았다는 배신감은 들지 않을 것 아닌가. 국방부는 발가벗고 일단 동두천 시민들에게 사과부터 해야 한다./김민욱 정치부▲ 김민욱 정치부

2014-10-30 김민욱

법의 맹점 노린 불법 건설면허대여

안양동안경찰서는 지난 8월께 안양에 소재지를 둔 종합건설사 한 곳이 서울지역에서 다세대 주택을 짓고있다 관할 기관으로부터 갑자기 공사 중지를 당했다는 제보를 입수했다.당시 관할 기관은 해당 건설현장에 대해 안전상의 이유로 공사를 중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서울 독산동의 공사 현장을 방문해 현장 근로자들을 탐문 조사했지만 어찌된 일인지 서류상 기재돼 있는 건설사 직원은 한 명도 안보였다. 이후 경찰은 해당 건설사의 소재지인 안양시 관양동 사무실을 방문했지만 사무실 입구에는 명패도 없고 내부 역시 집기류 하나 없이 텅 비어 있었다.경찰은 해당 건설사가 최근 건설업계에 문제가 되고있는 불법 면허 대여를 위한 속칭 유령회사라고 판단하고 본격 수사에 들어갔다. 3개월간의 수사 끝에 해당 건설사가 1회당 최대 400만원씩 받고 총 34회에 걸쳐 건설업등록증을 전국의 건축주들에게 불법 대여한 것을 밝혀냈다.그러나 문제는 지금부터 시작됐다. 경찰은 해당 건설사의 대표인 김모(43)씨를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했지만, 관할 행정기관으로부터 이미 나간 건축허가 및 착공신고는 취소시킬 수 없다는 의견을 받았다. 경찰이 판단하기에는 건물 신축 및 증축과 관련한 건축 과정이 불법으로 진행됐지만 관할 행정기관의 입장에서는 최초 진행 과정이 불법이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하더라도 건축허가 및 착공신고 등을 위해 접수된 서류는 모두 관련 법에 따라 정상적으로 접수됐기 때문이다.이렇다보니 부동산경기 침체로 자금난을 겪는 일부 건설사의 경우 법의 사각지대를 노려 공사 수주보다 불법 면허대여에 열을 올리고 있는 실정이다. 대한건설협회 경기도회가 29곳의 업체에 대해 업체 소재지 경찰에 고발한 점만 보더라도 이를 입증하고 있다.한마디로 관련 법이 범죄를 양성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국회는 안전의 중요성이 새삼 재조명받고 있는 지금이라도 서둘러 관련 법 개정 및 제도 개선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김종찬·지역사회부(안양·과천·의왕)▲김종찬·지역사회부(안양·과천·의왕)

2014-10-23 김종찬

가족 죽음에 '직접' 나서야 하는 나라

6개월전인 4월16일 진도에서였다. 세월호 침몰 사고로 체육관에 모인 유족들은 해경이 "어둠때문에 진입이 어렵다"며 수색에 적극 나서지 않자, 오징어 배를 직접 타고 바다로 나가 조명을 비췄다. 다음날에도 가이드라인이 없어 잠수부들이 못내려간다는 말에 밧줄 가이드라인 30여개를 손수 만들었다. 그리고는 경찰과 구조작업을 펼치는 관계자들에게 각지에서 온 민간 잠수부들을 투입시켜달라고 목놓아 소리쳤다. 당시 유족들은 상황을 취재하던 기자에게 물었다. "국가는 뭘하고 있기에 이런 걸 유족들이 해야 하나요?"대청도 지뢰폭발 사고 다음날인 지난 7일 오후 인천의 한 대학병원 장례식장. 폭발사고 생존자들은 희생자의 시신 일부를 현장에서 봤다고 주장했지만 이의 수습을 위해 군(軍)이든 경찰이든 누구 하나 나서지 않자 유족들이 나섰다. 인터넷을 검색해 지뢰 제거 전문업체를 찾아냈다. 하지만 군(軍)은 현장을 통제했고, 유족들은 옹진군과 경찰 등을 찾아다니며 시신 수습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간청했다. 지켜보던 생존자 한 분이 기자에게 문자를 보내왔다. "관계기관은 가만히 있고 왜 유족들이 나서야하는 겁니까?"사고가 나자 구조작업에 나선 군(軍)은 현장을 지키는데 급급했다. "밤이라서 안 된다" "현장 투입은 위험하다"며 대처에 소극적이었다. 이같은 모습은 유족들에게 불신감만 키웠다. 진도나 대청도 희생자 유족들이 원했던 건 단 한가지. 국가가 '내 일'처럼 나서주는 것이었다. 희생자 시신수습 과정에서 유족들의 이야기를 듣고 대안을 찾아내려는 노력,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자세히 설명해주기를 바랐다. 유족이 '국가'에 대한 회의감으로 분노했던 이유는 국가기관이 그런 노력을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이다.최근 한 연구원의 설문조사 결과 우리나라 국민 안전의식이 100점 만점에 17점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안전불감증'보다 더 무서운 건, 국민을 보호해주지 못할 것 같은 '국가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윤설아 인천본사 사회문체부▲ 윤설아 인천본사 사회문체부

2014-10-22 윤설아

한 아이의 미끄럼틀 도전기

놀이터에서 초등학생 한 명이 자신의 키보다 두 배 이상 높아 보이는 미끄럼틀 정상에 올라가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주위에 있던 어른들이 위험하다며 말리는데도, 아이는 진땀을 흘리며 올라가고 또 올라갔다. 낑낑대며 절반쯤 올라갔을까 이번엔 덩치 큰 중학생 형이 갑자기 아이 앞을 막아섰다. 아이는 비켜달라고 사정했지만 중학생 형은 팔짱을 낀 채 들은 체도 안했다. 결국 포기하고 내려오려던 순간, 또래의 다른 형이 나타나 아이의 손을 잡아줬고 결국 이 아이는 미끄럼틀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며칠 전 동네 놀이터에서 있었던 일이다. 이 광경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현재 구리월드디자인시티(GWDC)를 추진 중인 구리시의 상황과 흡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리시는 수년전부터 미래를 대비한 대형프로젝트 사업을 계획했지만, 아직까지 정부는 사업 추진에 확답을 주지 않고 있다. 마치 아이가 미끄럼틀에 올라가는 것이 위험하다며 말리는 어른들처럼 말이다. 그들은 아이가 미끄럼틀에 왜 올라가려 하는지, 올라갔을 때 아이가 어떤 성취감과 교훈을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해선 과연 생각해 봤느냐고 묻고 싶다.지난 7일 구리시를 방문한 남경필 경기지사는 GWDC사업에 관한 설명을 들은 뒤 이 같은 말을 했다. 도전에는 반드시 위기가 뒤따르지만, 그것을 극복해야 좋은 미래가 펼쳐진다고 말이다. 과연 넘어질 것이 두려워 미끄럼틀에 올라가지 말아야 할지, 아니면 안전하게 올라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지 깊이 고민해 볼 대목이다.남 지사는 쿨(?)하게 GWDC 사업에 대한 경기도의 지원을 약속했다. 그동안 혼자 힘으로 고군분투해 온 구리시로서는 든든한 지원군을 등에 업게 됐다. 아이의 앞을 가로막고 있던 형과 비슷한 덩치의 형이 나타난 만큼, 이제 형들끼리 어떤 대화를 나눌지가 관건이다. 듬직한 형의 모습으로 대화를 잘 풀어간다면, 옆에서 근심어린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는 어른들도 생각이 바뀌지 않을까./황성규 지역사회부(구리·남양주)▲ 황성규 지역사회부(구리·남양주)

2014-10-09 황성규

아직 악몽은 끝나지 않았다

지난 7월 경인일보에서 '일산 입양아 사망 변조사건'을 단독·연속 보도한 이후 해당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앞서 사건의 발생지인 일산경찰서가 단순 '병사'로 사건을 종결하는 과오를 남겼지만, 경상북도의 3급지 경찰서인 울진경찰서에서는 같은 사건으로 양모 조모(46)씨를 유기치사 혐의 등으로 구속하고 양부 김모(47)씨를 불구속 입건했다.조씨의 구속은 언론과 열악한 환경에서도 묵묵히 소신을 다하는 울진서 경찰관들, 그리고 온라인 서명운동과 피켓시위까지 불사했던 국민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특히 조씨의 구속영장이 발부될 수 있었던 데는 양심있는 의사들의 증언이 큰 역할을 했다. 울진서 경찰관들은 언론보도가 의사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입을 모은다. 울진서 경찰관들은 사망한 정모(5)군이 사인에 이르게 될 때까지 수개월간 양모 조씨가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던 것에 집중, 이를 규명해 줄 의사들의 증언이 필요했지만 쉽사리 나서는 의사를 구하기 어려웠다.하지만 경인일보를 비롯한 다른 언론사들의 보도 이후 소신있는 의사들이 하나 둘 증언에 나서기 시작했고, 이 자료들은 양모 조씨가 유기치사 혐의로 구속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경인일보 보도 이후 경기지방경찰청도 해당 사건을 다시 보기 시작했다. 1급지 대도시형 경찰서인 일산경찰서의 안일한 대응으로 해당 사건이 영영 은폐될 수도 있는 사안이었다. 경기2청 청문감사실에서는 해당 사건의 자료들을 다시 살피기 시작했고 관련 경찰관들을 불러 조사를 벌였다. 하지만 사건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양모 조씨에 대한 재판이 시작됐지만, 조씨는 실종된 김모(7)군에 대해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양모의 증언에 따라 김군이 실종된 곳으로 추정되는 대전에서 김군 실종사건을 다루고 있지만 3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데다 조씨의 말이 신빙성이 떨어져 수사가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조씨에게 입양된 또 다른 아이들, 첫째와 셋째는 불구속 입건된 양부 김씨의 품으로 돌아갔다. 김씨 역시 조군의 사망변조에 가담한 데다 김군 실종을 방관했던 자로, 여전히 아이들은 위태로운 상태다.아직 악몽은 끝나지 않았다. 2012년 개정된 입양특례법은 국내 입양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해 불법 입양을 양산하고 있는 실정이다. 법의 사각지대로 또 다른 정군·김군이 생기지 않도록 제도개선과 사회의 지속적 관심이 필요한 때다./윤수경 사회부▲ 윤수경 사회부

2014-10-08 윤수경

학생 안전보다 무서운 특혜시비

지난 2009년 9월 성남시 중원구의 한 골목에서 등교하던 여고생이 15t 덤프트럭에 치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도도 없이 겨우 차량 2대만 교행할 수 있는 골목이지만 수십년간 출근길을 재촉하는 차량과 인근 8개교 1만여 학생이 얽혀 혼잡을 빚던 길이다. 이 사고로 전국적으로 등굣길 안전대책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하지만 6년여가 지난 지금도 사고가 발생했던 골목, 원터길의 풍경은 거의 변한 게 없다. 안전을 외치고 있지만 그 뒤에 깔린 어른들의 계산 때문이다. 최근 원터길 인근에 위치한 성일학원(성일중·성일고·성일정보고)은 학생안전 등 교육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인근 지역으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성남시·경기도교육청 등과 논의를 시작했다.그러나 성일학원 이전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 성일학원 이전은 땅장사를 통해 자금을 늘리려는 장삿속이라는 주장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그간 주장해 온 원터길 확장안이 추진될 경우 일대 주민들이 얻을 보상 등 경제적 이득이 사라지기 때문에 성일학원의 이전을 막아서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결국 어떤 대책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경제적 이득 대상이 달라지기 때문에 등하굣길 안전대책은 어른들의 경제논리 속에서 다시 표류하는 셈이다.중요한 건 누가 이득을 보느냐가 아닌 누구를 위한 대책인가다. 원터길을 둘러싼 논의는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시급하게 다뤄져야 할 문제다. 안전보다 경제적인 이득을 따져서 발생한 세월호 참사가 우리에게 어떤 교훈을 남겼는지 꺼내어 볼 때다.학생 안전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우선 성일학원의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땅장사를 하겠다는 계획이 아니라면 학교 이전에 대한 오해와 비판에 대해 적극 해명하고 교육환경 개선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지역주민과 학부모 등은 원터길 안전대책 중 실현가능한 것이 무엇인지 객관적인 시선으로 헤아려 학생들이 하루 빨리 안심하고 걸을 수 있는 등하굣길을 만들어야 한다./김성주 지역사회부(성남)▲ 김성주 지역사회부(성남)

2014-10-02 김성주

'잘못' 지적한 시의원 윤리委 회부라니…

"내부 일을 외부에 폭로한 의원은 색출해 윤리위원회에 회부해야 한다?"시흥시의회가 요즘, 지난달 있었던 의원워크숍 이후 발생한 불미스러운 일로 떠들썩하다.의원 A씨가 워크숍을 끝내고 가진 만찬후 이어진 2차 노래방 유흥은 바람직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어느 사석에서 했고, 그 내용이 보도되자 일부 의원들이 불쾌감을 표출하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지난 22일 대책회의까지 열고 시의회 차원에서 언론에 제보한 의원을 반드시 색출하자고 결의(?)했다는 후문이다.안타까운 일이다. 색출이 아닌 반성을 해야 맞다.사건은 유관기관이 관여하면서 벌어졌다. 의원간담회 자리에 시예산을 받아 운영되는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고, 특정 의원은 그들을 소개했다. 이어 그들과 의회사무국 직원까지 어울려 유흥을 즐겼다. 유관기관이 의원워크숍에 온 것도, 같이 어울린 것도 문제지만 더 큰 사안은 따로 있다.유관기관 관계자들이 50만원을 의회에 전달했고, 사무국 직원이 그 돈을 유흥비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잘못을 해 놓고 반성은 커녕 언론 제보자를 색출해 윤리위원회에 회부하겠다는 발상이 왜 나왔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설득력이 없다. 치부를 드러내 망신을 줬다는 것이 이유라면 더욱 그렇다.사무국 직원이 유관기관으로부터 받은 돈으로 비용을 계산했다는 것 자체가 공직사회에서 용서받지 못할 일이다.시흥시의회는 이제라도 그날의 일을 반성하고 더욱 성숙한 의회의 모습을 시민들에게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역 주민들로부터 선택받아 지역과 시를 위해 일하는 의원님들이 잘못을 지적한 동료의원에게 칼을 들이대는 모습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 유관기관 관계자와 거리는 두는 연습도 필요하지 않을까./김영래 지역사회부(시흥)▲ 김영래 지역사회부(시흥)

2014-09-25 김영래

국적 없는 아이들

'국적없는 아이들'을 취재하면서 한 옛기지촌 어두컴컴한 뒷골목에서 마주친 아이들의 눈빛이 지금도 뇌리에 생생하다. 낯선 사람을 보자 겁먹은 눈빛을 하고는 슬금슬금 뒷걸음질치다 도망치듯 어둠 속으로 사라진 아이들, 티없이 맑아야 할 이 아이들이 도대체 왜 도망쳐야 할까.한 초등학교 교실에서는 불법 체류자의 자녀들이 방과후 모여 한글을 공부하고 있었다. 언뜻 보면 외국인 학교에 와있는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올망졸망 아이들 틈에 우리나라 나이로 중·고등학생쯤 보이는 청소년도 얼핏 대여섯명 눈에 띄었다. 아이들 모두 우리말을 유창하게 구사했다. 사실 이 아이들은 피부색만 다를 뿐 한국에서 태어나 자란 한국인이다. 이들은 부모가 언제 출입국 단속에 붙잡혀 이 나라를 떠나야 할지 모르는 불안속에서 하루하루를 연명하고 있다.생활형편이나 부모의 불법 체류자 신분 등의 이유로 유치원 교육은 꿈도 꾸지 못한다. 이렇다보니 초등학생이지만 이미 유치원에서 배웠어야 할 한글을 몰라 수업시간 멀뚱멀뚱 선생님의 얼굴만 쳐다보는 아이들이 수두룩한 것이다. 중·고등학생 나이지만 뒤늦게 교실 한구석에 앉아 동생들과 함께 한글을 배우는 아이들을 보자 가슴이 저렸다. '이 현실을 어떻게 헤쳐나가야하나'라는 생각과 함께 '이 아이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현실적 한계에 자괴감마저 들었다.우리나라도 1960년대 간호사와 광부들을 독일 등 유럽에 외화벌이로 보내야했던 시절이 있었다. 또 1990년대 후반까지 '고아수출국'이라는 불명예의 멍에를 썼다. 우리는 10여년전 부족한 일손을 메우기 위해 외국인 근로자들을 불러들여 산업인력의 불균형을 맞출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불법 체류자들이 양산되고 있고 이들의 자녀가 무국적자로 암담한 현실을 살아가고 있다. 하루빨리 정치권과 국민들이 나서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법과 제도가 만들어져 이 땅에서 더이상 국적없는 아이들이 나오지 않길 간절히 바란다. /최재훈 지역사회부(포천)▲ 최재훈 지역사회부(포천)

2014-09-24 최재훈

승자의 저주에 시달리는 평택시장, 해법은?

공재광 평택시장이 '승자의 저주(Winner's curse)'에 시달리고 있다. 정치적 무명에 가까웠던 공 시장이 기라성같은 지역 정치인과의 공천경쟁에서 승리하고, '행정의 달인'으로 평가받던 관록의 김선기 전 시장마저 물리쳐 시에 입성하기까지는 9급 공무원출신의 성공스토리에 화룡점정을 찍는 듯했다.하지만 과도한 경쟁속에서 한명의 지지자라도 끌어 모으기 위해 날렸던 공약과 인물들이 되레 자신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공 시장은 시인사를 시작으로 시 산하기관단체인 체육회 사무국장과 평택공단 상무, 개방형 직위인 시 감사관 등의 자리에 자신을 도왔던 인물을 차례로 인선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자리는 한정돼 있고 자신을 도왔던 이들은 많아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인선 과정을 거치고 있다. 해묵은 문제인 지역갈등이 심화되는 결과도 초래하고 있다. 공 시장이 선거당시 지역별로 분열된 민심을 하나로 통합하겠다고 호언장담한 것과는 동떨어진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공약도 마찬가지다. 공 시장은 '브레인시티 사업 재추진' '구도심 잇는 철도의 지하화'를 공약으로 내세워 시민들의 지지를 이끌어 냈다. 하지만 취임 두달여가 지난 시점까지 브레인시티사업 재추진을 위해 구성하겠다던 추진위는 윤곽도 드러나지 않고 있다. 시의 정책방향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철도 지하화사업은 언급조차 없다. 실현가능성과 추진방법 및 방안 등을 구체적이고 꼼꼼히 따져보지 않았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공 시장이 '승자의 저주'에 몸살을 앓고 있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지역발전은 더뎌진다. 덩샤오핑의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과 간디의 '방향이 잘못되면 속도는 의미없다'는 말속에 해법이 있다./민웅기 지역사회부(평택)▲ 민웅기 지역사회부(평택)

2014-09-18 민웅기

누구를 위한 병원인가

국토교통부가 2011년 1천602억원을 들여 양평읍 도곡리 일원에 연면적 4만2천661㎡(지하 1층~지상 6층) 규모의 국립교통재활병원 건립에 들어가 지난 6월27일 준공식을 가지려 했으나 관련 단체의 집단 반발로 무산됐다. 교통장애인과의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교통장애인들은 "병원보다 생업에 종사할 수 있게 도와줄 직업재활센터가 더 절실히 필요하다"고 요구했었다.지역주민들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대형국립병원이면 응급실 정도는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시하고 있다. 주민들은 예방가능 사망률은 낮추고 심정지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응급의료시스템 구축을 희망하고 있다.군지역에서는 연 700여명이 생을 마감하고 있는데, 이중 10여%가 응급처치를 받지 못해 심장마비나 뇌사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응급의료시스템을 갖춰 제때 제대로 조치만 했어도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확률을 상당히 높일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김선교 군수나 군민, 교통장애인단체에서 수차례 건의했고 약속도 한 상태에서 정부와 위탁기관인 성모병원은 예산 타령을 하며 수혜자의 염원을 외면했다. 아무리 좋은 시설이라도 지역실정에 맞지 않으면 공염불, 시설을 위한 시설로 전락하게 된다. 다시 말하면 지역주민을 위한 시설이 아니라 위탁받은 기관을 위해 건립한 꼴이 돼 원망과 조롱을 받게 된다.정부가 1천억원대의 막대한 예산을 들여 지어놓은 의료시설에 주민들이 원하는 직업재활센터와 응급의료시스템을 갖추지 않았다는 것은 왜(?)라는 의문부호를 동반하게 된다. 소방서의 심폐소생술에 의존하고 있는 응급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고 교통장애인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짚어보고, 안성맞춤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서인범 지역사회부(양평)▲ 서인범 지역사회부(양평)

2014-09-17 서인범

시민축구단 활성화, 정부가 나서야

시민축구단이 지자체의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재정자립도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구단에 들어가는 인건비와 운영비 등은 창단이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FC안양 창단 당시 안양시는 운영예산으로 36억원(체육진흥 지원금, 광고·후원비, 경기장 수입 포함)이면 충분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난해 안양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 제출된 자료를 보면 당초 계획과는 달리 27억원가량 늘어난 63억원이나 소요됐다. 시의 재정자립도는 2010년 60.8%에서 올해 46.5%로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안양시뿐만 아니다. 시민축구단을 운영중인 부천·광주·고양·수원시 등도 비슷한 상황으로 만성적인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다. 각 지자체들이 운영중인 대부분의 시민축구단은 프로축구 K리그 챌린지(2부리그)에서 활동하고 있어 부가적인 수익(입장료·후원) 창출을 기대할 수 없다. 때문에 시민축구단은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1부 리그에만 들어가도 입장료 및 후원 등으로 탄력적인 구단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현실은 어떤가. 2부 리그 소속 시민축구단들이 1부 리그로 승격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보다 나은 경기력을 위해서는 뛰어난 실력을 가진 선수 등을 영입해 경기력을 향상시켜야 하지만 만성적 재정난에 허덕이는 시민축구단에게는 꿈 같은 이야기다. 따라서 지자체의 지원이 절실하다. 하지만 구단 지원비를 늘리려면 복지 등 다른 분야의 지원예산을 줄일 수밖에 없어 또 다른 분란을 낳게 된다.각 지자체는 시민축구단 창단 당시 지역 꿈나무육성 및 한국축구 발전이란 공통 분모로 출발했다. 이는 지자체뿐 아니라 정부도 시민축구단 활성화에 앞장서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정부는 시민축구단을 소속 지자체가 책임져야할 전유물로 여기고 있다. 꿈나무육성 등 한국축구의 미래를 위해서도 정부는 지자체의 부담을 덜어주는 지원방안을 내놔야 한다./김종찬 지역사회부(안양·과천·의왕)▲ 김종찬 지역사회부(안양·과천·의왕)

2014-09-11 김종찬

잿빛 우려 왕송호수 레일바이크

의왕시가 지난 6월 말 실패했던 왕송호수 레일바이크 사업에 참여할 민간사업자를 2개월 만인 지난 1일 재공모했다. 왕송호수 레일바이크는 한 번 실패한 만큼 이번 공모마저 실패한다면 더 이상 레일바이크를 추진할 명분을 잃게 돼 사실상 마지막 기회나 마찬가지다.시는 지난 4월 공모시 사업참여의향서를 제출했던 기업들이 부담을 가졌던 과다한 초기 투자비용과 투자금 회수기간을 한층 개선해 재공모, 다수의 업체가 많은 관심을 보이는 등 실패는 없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지난 민간사업자 공모에서 7개 업체가 참여 의향서를 제출했다고 대대적으로 보도자료까지 배포하면서 자신감을 보였는데도 결과는 참담했고, 민간사업자의 비용부담은 줄었지만 수익성 및 사업성 문제는 변함이 없어 그리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올 초 시의회가 승인해 준 예산안과 재공모 조건이 바뀌어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예산 목변경 해당여부도 쟁점으로 남아 있다. 그럼에도 왕송호수 레일바이크 민간사업자 재공모와 관련해 시의회도 시민단체들도 다들 조용하다. 아예 관심을 꺼버렸다는 말이 맞다고 생각된다."민간사업자 부담을 줄여줬다고 해서 안 들어올 업체가 들어오겠어?" 한 시의원의 말처럼 반대입장에서 찬성입장으로 갑자기 돌아선 것이 아니라 '안 되는 것은 관심과 상관없이 안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시는 시에 유리한 조건을 제시한 업체를 선정하겠다고 밝혀 최소 2개 이상 업체가 참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1개 업체만 공모에 참여할 경우 시는 선택권이 없어 조건이 부당하더라도 이를 거부하기 어렵게 된다. 수십 년 전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는 한 가전업체의 광고카피처럼 한 번 잘 못된 선택은 쉽게 되돌리기가 힘들기 때문에 무조건 설치해야 한다는 선입견을 갖지 말아야 할 것이다./문성호 지역사회부(의왕)▲ 문성호 지역사회부(의왕)

2014-09-04 문성호

시흥갯골축제 대수술 필요

시흥시 대표 축제인 시흥갯골축제가 각종 우려속에 시작해 마무리됐다. 그러나 시작전 우려는 우려에 그치지 않고 현실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당초 갯골축제는 시민, 축제 관람객들에게 갯벌에 대한 보존의식 등을 심어주기 위해 전문적인 행사로 시작됐다. 그것이 시흥지역 공론이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단순 보여주기식 축제' '축제를 위한 축제' '상술로 얼룩진 축제'로 전락했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하다.3억원이 넘는 예산중 10%상당이 축제준비 관련자 인건비로 충당됐다. 전문성을 내세운 조치였다. 하지만 소금으로 유명한 갯골에서 외지 소금 수십t(50t)을 반입해 소금 조각을 만들고, 이름조차 생소한 삼목어가 등장했다. 더욱이 행사의 하이라이트격인 소금조각과 삼목어는 띄워보지도 못한채 물에 가라앉아 관광객들로부터 망신만 당했다.또한 행사장은 술판으로 변해 축제를 즐기러 온 관광객들이 눈살을 찌푸리는 등 실망감을 줬으며 동심을 무기로 돈벌이에 급급하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시흥지역 환경단체의 한 관계자는 "갯골축제가 소요 예산, 준비기간에 비해 전문성이 크게 떨어진다"며 "갯벌을 중심으로 한 환경축제라기보다는 보여주기식 행사로 전락한 느낌이다"고 평했고, 시의 한 관계자도 "갯골에서 열리는 행사인 만큼 갯벌에 대한 이해는 물론 전문가들이 갯벌을 보호하고 보존해 나가기 위한 축제가 됐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할 만큼 행사는 형편없었다.지난 일, 후회는 말자. 그러나 행사 취지를 살리지 못해 저평가된 사정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전문성이 떨어진 행사, 돈벌이로 전락한 행사, 동심을 멍들게 한 행사 등등. 이번 축제의 마무리는 정상적이지 못한 것에 대한 자책과 반성, 이어 행사의도를 되짚어 다음을 기약하는 철저한 성찰로 대신해야 한다./김영래 지역사회부(시흥)▲ 김영래 지역사회부(시흥)

2014-09-03 김영래

하인리히 법칙과 사망변조사건

보험사에서 근무하던 하인리히는 산업재해 통계를 분석하다 한 가지 법칙을 발견한다. 큰 사고가 발생하기 전 그와 관련된 징후가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이다. 일명 '하인리히 법칙'으로 경찰 사건에서도 적용된다. 큰 사건은 어느 순간 갑작스럽게 발생하기보다 사건이 일어나기 전 일정 기간에 여러 번의 징후·징조가 있다. 하지만 징조들을 사소하게 방치했을 때 상황은 더 심각해진다.지난 7월 발생한 고양 입양아 사망 변조사건도 타성에 젖은 경찰관들의 수사, 근시안적 접근으로 제2, 제3의 피해를 키울 뻔했다. 만약 미혼모인 생모가 아이를 찾아나서지 않았다면 정모(5)군은 다른 아이의 이름으로 사망이 변조된 채 병사처리됐을 것이며, 김모(7)군이 실종됐다는 사실조차 영원히 묻혔을지도 모른다.사건을 최초 담당했던 일산경찰서 경찰관들은 병원진단과 부검결과로 나온 사인만 두고 입양된 아이가 온 몸에 멍이 가득하고 욕창이 있었던 점, 양모인 조모씨가 죽을 지경에 이른 아이를 병원에 마지막으로 데려간 것이 7달 전이었다는 점을 간과했다. 또한 아이의 신체조건이 또래 7세로 보기 힘들 정도로 왜소했던 점, 부검결과 사인은 패혈증이었지만 병에 이르게 된 경위를 무시한 채 단순 병사로 사건을 처리하는 과오를 남겼다.경찰이 조씨 가정에 좀 더 신경을 썼더라면 의심의 징조를 충분히 찾아낼 수 있었다. 조씨의 첫 번째 입양아는 중학교에 들어갈 나이였지만 초등학교 5학년에 재학중이었다는 점, 잦은 이사와 전학으로 주변 이웃이나 선생님조차 그 집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한다는 점 등도 의심했더라면, 좀 더 일찍 조씨로부터 아이들을 구해낼 수 있었을 것이다. 특히 양모의 자수에도 재수사를 벌이지 않았던 점은 일산서의 부실 수사를 여실히 드러냈다.하인리히 법칙은 여러 징후·징조를 통해 문제가 제기되고 있음에도 이를 외면하다가 큰 일이 벌어질 수 있음을 우리 사회에 경고하고 있다. 다시는 이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주변에서 일어나는 작은 징조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윤수경 사회부▲ 윤수경 사회부

2014-09-01 윤수경

소통(疏通)이 필요한 때

구리월드디자인시티(GWDC) 취재 과정에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GWDC가 뭔지 잘 모르는 시민들이 상당수였다는 점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찬성하고 새누리당은 반대하는 사업 정도로만 인식할 뿐, 심지어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알고있는 이들도 더러 있었다. 이는 그동안 GWDC가 지나치게 정쟁(政爭)의 도구로 만 활용돼 왔다는 것을 방증하는 부분이다. 그러면서도 대다수의 시민들은 '어쨌든 생기면 좋은 것 아니냐'는 막연한 기대를 품고 있었다.결국 소통이 부족했다고 본다. 시민들에게 사업의 내용과 기대효과를 정확히 이해시키는 것만큼 좋은 홍보는 없다. 일반 시민들에게는 'Hospitality'나 'MICE'라는 단어조차 생소하다. 그럴싸한 단어만 나열하는 형식적인 공청회가 아닌, 시민들의 피부에 와닿을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설명회가 필요하다. 구리시는 끊임없는 소통을 시도해 시민들이 단순한 기대심리에서 벗어나 미래지역경제를 위한 필수사업이라는 점을 먼저 공감하도록 해야 한다.환경문제에 있어서도 소통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한강변에서 대규모 공사를 벌이면 수질이 악화된다는 점은 누구나 짐작이 가능한 부분이다. 다만 이를 감수하면서까지 사업이 추진돼야 할 가치가 충분하다면, 우려를 최소화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응 방안이 논의돼야 할 차례다. 구리시는 연일 환경에 관한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좀처럼 반대 여론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서울시 등은 이제라도 대화에 나서야 한다. 며칠 전 GWDC에 관한 토론회가 대대적으로 개최됐지만 정작 사업을 반대하는 서울시와 인천시·환경단체측은 불참했다. 어렵사리 마련된 기회는 결국 반쪽짜리 토론회로 전락해 버렸다. 대화 창구를 닫은채 반대 입장만 고수하는 것은 생산적인 비판이 되지 못할 뿐더러, '반대를 위한 반대'라는 오해를 낳을 수 있다. 지금부터라도 우려되는 부분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을 때까지 끊임없이 의견을 주고받으며 보완에 보완을 거듭해야 한다.다방면으로 소통이 필요한 시점에 놓인 구리시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황성규 지역사회부(구리)▲ 황성규 지역사회부(구리)

2014-08-28 황성규

불법영업 화물운송업계 개선책 시급

성남시가 화물운송사업자와 운수업 종사자들의 불법영업을 막기 위해 신고포상금제를 도입하고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시는 지난 2월 운송사업자와 운수업 종사자의 영업권을 보호하고 법질서를 확립한다는 차원에서 운수사업 관련 위반행위 신고자에 10만~2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신고포상금제 도입 초기에는 대대적인 홍보활동으로 관련업계 종사자로부터 호응과 관심을 얻었지만 정작 6개월여간 신고건수는 10건에 불과하고 신고포상금을 받아간 사람은 한 명도 없다.신고포상금제의 실적이 저조한 것도 문제지만 가장 큰 문제는 운송업계 불법영업을 사실상 막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2004년 이후 10년 동안 개별·용달 화물자동차 운송사업 허가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면서 지역의 화물 수요와 공급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다.대도시를 중심으로 한 일부 지역에는 화물수요가 늘어나면서 불법영업이 기승을 부려 허가를 받은 사업자들이 불법영업 사업자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운송허가를 받은 사업자들이 일자리를 찾아 나서야 하는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다. 게다가 불법영업을 막기 위해 신고포상금제 도입을 권하고 있는 국토부와 경기도가 정작 추진 의지가 약하다고 업계 종사자들은 지적하고 있다.국토부와 경기도가 운수사업 관련 신고포상금제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도 각 시군에 위임한 채 지켜만 보는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도내에서 운수사업 관련 신고포상금제를 도입한 지역은 성남시와 용인시·남양주시·평택시·광주시·오산시 등 6개 지역에 불과하다. 신고자들은 신고시 첨부해야 할 위반행위를 확인할 수 있는 사진과 위반증명서류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도 있지만 조례를 제정한 지역에 주소를 둔 차량 외에는 포상금제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신고를 포기, 신고포상금제가 유명무실해지고 있다.허가는 묶여 있고 적절한 단속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 되풀이되면서 화물운송업계가 불법영업으로 얼룩지고 있는 지금, 정부와 관련업계의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김성주 지역사회부(성남)▲ 김성주 지역사회부(성남)

2014-08-21 김성주

유권자는 힘들다

지난 6월과 7월 지방선거,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치러졌다.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은 당선되기 위해 필사적 노력과 온갖 고생을 한다. 유권자도 마찬가지다. 후보자 만큼은 아니겠지만 밤낮 가리지 않고 하루에도 수십통씩 휴대전화로 발송되는 선거운동 문자메시지로 인해 심각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심한 경우 자신의 지역구에 출마하지 않는 후보자의 문자메시지를 받거나 곤히 자고 있는 새벽에 숙면을 깨우는 문자메시지를 받기도 한다.상황이 이렇다보니 유권자들은 스팸문자처럼 다량의 선거운동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후보자에게 좋은 점수를 줄 리가 없다. 까칠한 성격의 유권자는 후보자에게 전화해 입에 담기도 무서운 욕설을 내뱉으며 저주를 퍼붓기도 했다.후보자들은 강변한다. 선거에 출마한 입장에서 자신을 알리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그래서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편법을 써서라도 유권자 휴대전화번호를 알아낼 수밖에 없었다고.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 단순히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 데 그칠 게 아니라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선거운동을 펼쳐야 한다.눈치가 빠른 후보자들은 선거운동 문자메시지가 유권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점을 감지하고 문자메시지 발송을 줄인다. 결과는 (이번 취재를 통해 확인한 바에 의하면) 당선이었다. 선거당락에 있어 문자메시지가 주는 긍정적 효과를 크게 찾아볼 수 없었다.이쯤 되면 정부가 변화를 모색해야 할 때가 왔다. 정치인들도 선거공영제라는 미명하에 막대한 국가예산을 지원해 후보자들의 선거운동 문자메시지 비용을 보전해줄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유권자들은 허구한날 치고 받는 정치인의 모습을 보면서 불신의 벽이 커져 정치를 멀리하고 있다. 후보자들이 진정 국민을 대변해 주는 정치인으로서 선거에서 당선되기를 원한다면 유권자들에게 가장 편하게 다가설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 됐다./박종대 사회부▲ 박종대 사회부

2014-08-20 박종대

훈풍에 돛을 달자!

"오수통이 터질 정도였으니 모델하우스에 얼마나 많은 인파가 몰렸는지 아시겠지요."최근 광주에서 성공리에 분양을 마친 대림산업 분양관계자는 '분양시장 분위기가 어땠냐'는 질문에 이같은 답을 전했다. 모델하우스를 오픈하고 주말에만 통상 4만여명이 다녀갔다고 하니 광주에서 이례적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지난 2008년 이후 부동산 침체로 이렇다할 분양물량이 없던 광주시에 분양 훈풍이 불고 있다. 이달 중순 진행된 대림산업의 분양은 1~3순위 청약접수에서 전체 1천989세대(특별청약공급 제외) 모집에 6천299명이 접수, 평균 경쟁률 3.1대 1, 최고경쟁률로는 55대 1을 기록하며 6개 전체 타입이 마감됐다.그동안 광주에서는 보기 힘들던 떴다방까지 모델하우스 주변에 등장, 분양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분양시장에 대한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택사업자들도 바빠졌다. 사업승인 이후 분양시점을 저울질해 오고 있는 태전·고산지구와 오포 신현지구 등도 조만간 분양을 위한 준비작업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며 다른 지구단위계획지역도 사업을 본격화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일부는 주택사업조합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키로 하고, 조합원 모집에 나선 곳도 등장했다.그러나 분양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는 것과는 별도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갑작스레 광주 이곳저곳에서 사업이 추진되면서 검증을 뒷전으로, 무작정 분양에만 혈안이 될 경우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여기저기서 주택사업이 추진되자 하루에도 몇번씩 해당 사업지구의 타당성과 법적문제는 없는지 문의하는 민원이 들어온다"며 "민간이 추진하는 사업을 시에서 일일이 관여할 수도 없고, 난감하다"고 털어놨다.침체된 시장에 활력이 돈다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다. 하지만 주택시장이 실수요자 위주가 아닌 사업자 중심으로 돌아갈 경우 분양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 때마침 불어온 훈풍이 일부 업자들의 욕심으로 꺾이지 않길 바란다./이윤희 지역사회부(광주) 차장▲ 이윤희 지역사회부(광주) 차장

2014-07-30 이윤희

돈때문에 멈춰버린 바이올린

구리에서 최근 아동정서발달 지원 서비스가 중단됐다. 이 서비스는 악기 강습이나 음악심리치료 등 음악을 통해 아이들의 정서를 돕는다는 취지로 수년 전부터 시행됐으며, 주로 저소득층 아이들이 대상이 돼왔다.그런데 음악으로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겠다던 어른들의 약속은 한순간에 사라졌다. 돈이 없기 때문이다. 시의 해명은 그럴 듯하다. 이 사업에 필요한 전체 예산은 지난해보다 2억3천만원가량 줄어든데다, 서비스 대상자 선정 기준이 완화돼 서비스 대상자가 대폭 늘어 재정 감당이 어려워졌다는 것. 게다가 정부예산 지원은 그대로 유지된 반면, 재정상태가 어려워진 경기도가 예산지원 비중을 대폭 줄인 탓에 상대적으로 시의 부담이 커진 것도 하나의 원인이라고 한다.그렇다면 이런 사태를 전혀 예측하지 못했느냐고 되묻고 싶다. 정부나 여느 지자체나 예산은 항상 부족하게 마련이다. 따라서 현실적 중요도를 고려해 예산을 조정해야 하는 건 불가피한 부분이다. 하지만 이번의 경우 한정된 예산으로 아무런 사전 예측도 없이 대상자를 선심쓰듯 다 받아들인 것이 문제였다. 이제 와서 돈이 없다며 서비스를 일방적으로 끊어버리는 것도 서비스 대상자를 지나치게 가볍게 여기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지금까지 서비스를 받고 있던 구리지역 400여명의 아이들은 이제 어떻게 되는걸까. 바이올린을 배우는 일에 흥미를 느껴 일주일에 한 번 있는 강습시간만을 손꼽아 기다린 아이들도 있었을테고, 음악을 통해 차츰 정서적·심리적 안정을 찾아가던 아이들도 있었을 것이다. 하루 아침에 이를 못하게 된 아이들이 느낄 실망감과 상처는 누가 달래줄 것인가. 하지만 아이들보다 더 큰 마음의 상처를 입은 건 어찌보면 부모들이 아닐까 싶다. 지원금이 끊긴 이유로 자식이 좋아하던 것을 해주지 못하게 된 부모의 마음은 어떨까.희망이 쌓여가던 아이들의 바이올린은 결국 돈때문에 멈췄다. /황성규 지역사회부(구리)▲ 황성규 지역사회부(구리)

2014-07-23 황성규

이건음악회

시스템 창호 전문기업인 이건창호가 주최한 제25회 이건음악회가 이달 초 시작돼 인천과 고양을 비롯 국내 5개 도시에서 청중과 만나고 지난 9일 막을 내렸다.인천 도화동에 본사를 둔 이건창호는 사회공헌 사업으로 1990년부터 매해 해외 정상급 솔리스트, 또는 실내악단을 초청해 무료 음악회를 개최한다. 이건음악회를 통해 국내 음악팬과 조우한 단체로는 체코의 탈리히 현악 4중주단을 비롯 독일의 무지카 안티쿠아 쾰른, 베를린 필하모닉 목관 5중주단 등 다채롭다. 특히 현지에서 얻은 명성에 비해 국내 음악팬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아 공연기획사들이 내한 공연 유치를 주저한 단체와 솔리스트들이 상당 부분 포함돼 있다.기자가 경험한 첫 이건음악회는 2002년 제13회 때였다. 부산에 거주하면서 대학원에 다니던 기자는 이건음악회의 부산무대에 선 무지카 안티쿠아 쾰른(MAK)의 연주를 직접 들을 수 있었다. 라인하르트 괴벨이 이끄는 MAK는 최정상급의 고음악(옛 음악을 그 시대의 악기와 연주법으로 연주, 정격음악·원전연주로도 불림) 연주단체다.1973년 괴벨과 쾰른 음대 동창생들로 창단한 MAK는 주로 1650~1750년에 쓰여진 바로크와 종교음악 연주에 집중했다. 당시 국내에서 볼 수 없었던 고음악단체의 연주를 실황으로 들으며 알게된 경험들(독특한 연주법과 그에 따른 표현력 등)은 말로 다 설명할 수 없을 정도다. MAK는 2006년 괴벨의 건강상 이유로 활동 중단을 선언하면서 접할 수 없는 단체가 돼 버렸다.다양한 문화를 갈구한 전국 문화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켜 준 이건음악회가 올해로 25주년(Silver Jubilee)을 맞았다. 이건음악회를 위해 초청된 베를린 필하모닉 목관 5중주단의 호르니스트 퍼거스 맥윌리엄은 "한국에서 25년간 무료 음악회를 여는 기업은 이건이 유일하다고 알고 있다"면서 "많은 나라의 여러 기업들이 큰 그림을 갖고 사회적 변화를 위한 기회를 부여한다면 구성원들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지역 기업이 25년째 지속하고 있는 무료 연주회로 인해 인천에 대한 자부심까지 생기는 요즘이다./김영준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김영준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2014-07-16 김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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